2024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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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모기지 변동금리 vs. 고정금리 놓고 선택 고심 전문가 “3년 고정금리가 현재 최선의 시점”

모기지 시장에서 올 봄에 고정금리 선

택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예

고가 아직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변

동금리 모기지가 비용이 더 드는 선택

지이긴 하지만,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된 주택 구매자나 재융자를 고려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밴쿠버 한 모기지 전문가는 현재 변동

금리 모기지가 6.1~6.5% 수준으로 가

장 비싼 옵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

은행이 정책 금리를 충분히 낮춰 변동

금리가 고정금리에 비해 절약이 될 것

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금

리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가을보다 지금이 주택담보대출을 받기에 더 좋은 시기라고 주장했다.

현재 고정금리 모기지는 5% 미만의 금

리를 제공하는 3년 혹은 5년 상품들이

나오고 있으며 일부 주택 구매자들은

4.79%의 낮은 5년 보험부 모기지 금리

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전문가는

변동금리 모기지가 고정금리보다 더 위

험한 선택이라고 경고했다.

모기지를 중도에 해지할 가능성이 있

는 주택 소유주는 고정금리와 변동금

리 모기지의 해지 위약금 차이를 고려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동금리 모기지의 경우 일반적으로 3

개월 분의 이자 지불액이을 내야 하지

만 고정금리 모기지의 경우 해지 시점

에 따라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다.

결국 모기지 선택은 가계 예산, 위험, 그리고 잠재적인 생활 변화 등 다양

한 요인을 고려한 각 가정만의 개별적

결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고정금리 모기지는 캐나다 채권 시장과 연계되어 있으며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에 대한 시장 기대에 따라 수익률이 증 가하거나 감소한다.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인플레이션 및 기

타 경제지수에 따라 늦봄 또는 초여름 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 고 있다.

티프 맥클렘 중앙은행 총재는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그 상승 속도만큼 빠르 게 감소하지 않을 것이며 팬데믹 시대

의 최저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 라고 경고했다. 최근 모기지 금리의 인 하와 더불어 추가적인 인하가 예상되면

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선택하기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특히 임대 아파트는 14.4%로 가장 빠른 연간 가격 상승률을 보였으며 콘도미니 엄은 평균 2천372달러, 저층 아파트는 2 천347달러로 각각 5%, 5.3% 상승했다.

이 외에도 지난달 캐나다 4개 주에서 공동 주거 공간의 리스팅이 전년 대비

그래픽=AI이미지

‘도둑취급 불쾌 vs. 도둑방지 대안’

수퍼스토어 로블로사 도입 실험

수퍼스토어를 소유한 캐나다 최대 소 매 유통업체 로블로(Loblaw)사가 매장 내 절도를 방지하기 위해 자가결제 시 스템에 영수증 스캐너를 도입하는 실험 을 시작했다. 고객들은 셀프 계산대에 서 계산이 끝난뒤 영수증의 바코드를 스캔해야 하며 이후에 금속문이 열려 매장밖으로 나갈 수 있다. 이러한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이 불 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고객은 최근 스 캔을 하지 않고 문을 나섰다가 경보가 울렸다며 "도둑 취급을 받아 불쾌했다"

72% 증가했으며, 공유 숙소의 평균 요 구 임대료는 1,010달러로 12% 상승했 다고 전했다.

고 말했다. 로블로측은 소매점 절도가 주로 조직적인 범죄에 의해 이루어진다

고 주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데이터는 제시하지 않았다.

BC주, 한파에 과일 피해 심각

기록적인 한파로 인해 오카나간 지역의

과일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BC주

의 과수원들이 올해 과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켈로나의 한 과수원 농장주는 온실

에서 복숭아 가지를 잘라내어 꽃봉오리

의 개화 상태를 확인한다. 이 과수원은

소셜 미디어에 기록된 소프트볼 크기

의 큰 복숭아를 생산한 곳이다. 그러나 올해는 온실의 가지에서 꽃이 피지 않

았다. 지난 1월 극심한 추위가 원인으 로 지목되었다. 이 농장주는 “복숭아, 살구, 자두 등 의 손실률이 90% 이상에 달할 것”으로 말했다. BC주의 여러 과수원에는 특히 치명적인 상황이다. 피터 시몬슨 BC 과수 재배자 협회

장은 복숭아, 살구, 천도복숭아, 자두의 수확량이 최소 90% 감소할 것으로 전 망했으며, BC 체리 협회는 체리 작황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지역의 겨울 기온이 예년보다 높 아 과일나무가 완전히 휴면 상태에 들

활발한 꽃봉오리 활동이 관찰되었다. 하지만 이후 중부 지역의 기온이 영하 27도까지 떨어지면서 활동 중이던 꽃봉 오리가 얼어 죽었다. 이 과수원은 4에이 커(4천900평) 규모의 복숭아 수확으로 한 해에 약 8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전체 30에이커(3만7000평) 과수원 수입 의 약 20%를 차지한다. 올해는 다양한 작물 재배로 인한 수익과 가판대 수익 덕분에 경제적 어려움을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팸 알렉시스 BC 농업부 장관은 현행 농작물 보험 프로그램이 농가를 지원하 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 임을 밝혔다. 현재 정부와 지방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 다. 웨스트 켈로나의 한 농장주는 올해 복숭아와 살구 따기 이벤트를 진행하지 못하겠지만 최상의 자두 품종은 생존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2년 기상이변으로 과일 수확에 실 패했을 때 시도한 토마토 따기 이벤트 가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올해도 비슷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加 항공업계, 재합병 임박에 항공료 인상 우려

캐나다 항공업계가 몇 년간 저가항공사

와의 경쟁속에서 이제 다시 합병의 길

을 걷고 있으며, 이는 항공 요금 인상

과 항공편 선택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

아지고 있다. 5월 이후 저비용 항공사인 스웁과 링

크스 에어가 시장에서 사라졌으며 웨 스트젯이 선윙 항공을 인수했다. 전문 가들은 항공사 수가 줄어들면 특히 서 부와 전국의 소규모 시장에서 서비스 감소와 가격 상승을 의미할 수 있다 고 우려했다.

제5352호
과일
The Korea Daily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A 올 여름
등장예고
어가지 않았고, 이로 인해 1월 초에는 金 <금>
"신병이 부족해" 캐나다군 비상… 입대조건 대폭 완화

새로운 모병 전략 '적성검사 폐지'

캐나다 국방부는 군의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모병제

도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군 당국

은 적성 검사를 폐지하고 의료 조건

을 완화해 더 많은 병력자원을 충원

하기로 했다.

모병업무를 총괄하는 크리스타 브

로디 준장은 “이러한 변화가 병력자

원을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하며 국방

부는 현재 정규군과 예비군을 합해 1

만5,225명의 병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고 전했다. 이에대해 빌 블레어 국방

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지식의 정확도를 묻는 시험이 사회

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것

이 조금은 새로운 관점인 것 같아요.

사회의 발전도 지식이라는 초석이 있

어서 가능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지

식도 사고력의 바탕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 라져요.

▶무슨 뜻이죠?

-시험을 치르듯 지식을 확인하면서 내

가 알고 있다는 것에만 치중하면 사고

력을 발휘할 수 없어요.

▶그러면 지식이 사고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뜻이군요?

-물론이죠.

▶어떤 경우에 그런가요?

-복어를 가지고 생각해볼게요. 복어에

대해 잘 알려진 지식이 뭘까요?

▶그야 복어는 독이 있고 위험에 처하

면 배를 부풀려 방어를 한다는 거요.

-복어의 독이 어떤 독인지 알고 있 나요?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저도 독의 이름은 몰라요. 그러면 이

장관도 현재 상황을 "캐나다 군에 대 한 죽음의 나선"이라고 표현하며 인 력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군 당국은 현재 부사관 20명과 장교 27명을 적성 검사 없이 임관시키기로

했다. 적성 검사 면제 병과는 일반 수

병부터 정보 장교까지 다양하다.

지원자들은 대학 학위나 전문 대

학 학위를 소지하고 있거나, 선택한

직업에 교육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은 올 봄 또는 초 여름에 의료 요건을 완화하여 채용

제 알고 있는 지식과 모르는 지식으로

나눠졌죠?

▶예. 그러네요. 이 내용으로 시험을

봤다면 66.66 점 받았겠네요.

-지식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렇죠. 그런

데 이 지식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 을까요?

▶복어는 전문가가 손질한 것을 먹어 야 한다는 것 정도 아닐까요?

-전문가는 독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다고 하나요?

▶독이 있는 부분과 없는 부 위가 있는데, 독이 없는 부분 만 요리하면 먹을 수 있다고 들었고요.

을 늘리기 위한 두 번째 방안을 시행 할 예정이다.

현재는 모든 입대자가 동일한 의 료 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이제는 낮은 위험도의 의료 취업 제한을 가

진 많은 사람들이 군에서 완전히 복 무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새로운 방 침에 따라 지원자의 의료 상태는 그 들이 지원하는 직업의 물리적 요구 사항을 방해하지 않아야 하며, 입대 후에는 의료 취업 제한을 받게 된다. 국방부는 채용 과정을 가능한 한 효 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혁 신적인 방법을 시도하고 평가중이다.

-지식이 있으면 그 지식을 사용해서 사회의 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겠 죠? 복어 요리 전문 요식업을 개업하 는 것처럼요. ▶그렇죠. 아니면 복어 요리 전문집에 요리사로 취업을 해도 되고요. 많은 사 람들이 이렇게 살아가지 않나요? 반도 체 지식이 있으면 반도체 회사에 취업 해서 살아가고, 의학 관련 지식을 배우고 익혔으면 의사로서 사람의

-그러면 전문가는 어떻게 독이 있는 부

분과 없는 부분을 구분할 수 있을까요?

▶그야 배웠기 때문 아닐까요?

-누구에게 배웠을까요?

▶그 위의 스승에게 배워서 아닐까요?

-그러면 그 위의 스승은 어떻게 알았 을까요?

▶누군가 처음 독이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찾은 사람이 있었겠죠.

-자, 이제 하나씩 살펴볼까요?

▶뭐를요?

빌 블레어 국방장관은 이러한 두 가 지 새로운 시도를 "훌륭한 첫걸음"이

라고 하면서 캐나다에서 최고이자 가

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효율이 높은 손질법을 생각한 사람

은 무엇인가 새로운 방법을 찾은 것

이니 사고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

는 건가요?

-맞아요. 깊이에 상관없이 사고력을 발

휘한 경우죠.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발

견했는데, 누군가 찾아와서 가르쳐달라

고 하면 어떨까요?

인스턴트 지식, 인스턴트 교육

병을 치료하고요. -이렇게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이 사고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거의 없는 건가요? 복어 손질하는 법

을 배워서 사용하는 과정에 무슨 생각 이 있을 필요가 없는 것 같거든요. 그 래서 생각 없이 일한다는 말이 나오 는 걸까요?

-대부분은 그렇게 배운 것을 사용하면 서 살아가죠. 그런데 복어 요리사 중에 는 복어를 손질하는 더 효율적인 방법

▶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아 요. 그 기술이 정말 획기적인

것이라면 가르쳐주지 않을 것 같아요. 비법이니까요. 반도체 기술같이 더 고

급 기술이면 더하겠죠. -그렇겠죠. 자, 여기까지가 배우고 익힌 지식으로 먹고 살아가는 사람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차이에요. 그런데 새로운 기술을 찾은 사람은 왜 가르쳐 주지 않 으려 할까요?

▶가르쳐주면 금방 따라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경쟁자가 늘 어나기 때문 아닐까요?

장 강한 자원을 모병하기 위해 모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을 시행해 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금방 따라할 수 있을까요?

▶방법을 알았으니까요.

-지식을 배워서 익혔다는 뜻이죠?

▶그러네요.

-이렇게 지식은 상대적으로 배우기가 쉬워요. 물론 지식에 따라 난이도가 다 르기는 하지만요. 어떤 경우든 지식으 로 남겨진 것은 배워 익히기 쉬워요. 그러니까 서로 감추려고 하죠. 그래서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현재의 교육 을 저는 인스턴트 교육이라고 불러요. 지식도 인스턴트 지식이고요. ▶인스턴트 지식과 인스턴트 교육이라, 새로운 단어의 조합이네요. -자, 이제 다시 돌아가서, 새로운 방법 을 찾은 사람이 가르쳐 주지 않으려는 이유에는 한 가지가 더 있는데, 이야기 해 볼까요?

A3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A7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전면광고 A8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전면광고 A9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전면광고 A10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AI, 인류 멸종수준 위협될 수도” 미국 보고서의 경고

민간업체, 미 국무부 의뢰로 조사

“미국 정부, 개발 감독 개입 필요 AI 반도체 수출도 통제 강화해야”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이 인류를 멸종

시킬 수준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보고

서가 나왔다. 이 보고서는 AI가 무기화

하고 통제력이 상실된다면 세계 안보 위

험이 커지므로 미 정부의 개입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현지시간) 타임지에 따르면 AI

정책 조언 등을 제공하는 미 민간 업체

글래드스톤 AI는 이날 홈페이지에 ‘첨

단 AI의 안전성과 보안성을 높이기 위

한 실행방안’과 관련한 보고서를 발표

했다. 총 247쪽에 달하는 보고서는 미

국무부의 의뢰로 작성됐다.

보고서의 골자는 최첨단 AI와

AGI(범용인공지능) 등장은 핵무기 도

입을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최악의 경

우 인류에게 멸종 수준의 위협을 초래

해 세계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

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최첨단 AI와 AGI의

큰 위험 요소로 ‘무기화’와 ‘통제력 상 실’을 꼽았다. 보고서는 “이 시스템은 잠

재적으로 생화학 및 사이버 전쟁을 설

계하고 실행하는데 사용될 수 있고, 통

제가 불가능해져 인간에게 적대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AGI 진화 속도를 재앙

적 위험의 핵심 요인으로 봤다. AGI는

대부분의 작업을 인간 수준 이상으로

수행하는 인공지능으로 공상과학 영화

등에 등장하고 있다. 아직 존재하지 않

지만, AI 전문가들은 향후 5년 이내에

AGI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CNN에

따르면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

픽, 엔비디아는 모두 오는 2028년까지

AGI에 도달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보고서는 이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 정부가 AI 개발에 신속하고 단호하 게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

로 긴급 규제 안전장치와 새로운 AI 감

독 기관을 만들고, AI 모델 훈련에 사용 할 수 있는 컴퓨터 성능을 제한하는 방 안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첨단 AI 반도 체 제조와 수출에 대한 통제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드스톤 AI 공동 설립자이자 최 고경영자(CEO)인 제러미 해리스는 CNN에 “AI는 이미 경제적으로 혁신적

인 기술이지만, 사람들은 AI가 재앙적

인 위험을 포함한 심각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험성 때문에 AI 연구

를 아예 그만두게 하는 것도 바람직하 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타임지에 “최

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는 모든 사람의 AI 연구를 완전히 중단시켜 이 기술의 놀라운 이점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라

고 했다.

미 AI정책연구소(AIPI)의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80% 이상이 AI 가 우발적으로 재앙적인 사건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총리 사의에도 아이티 폭력시위 계속 올해 들어 반정부 시위와 갱단의 무장 폭력으로 무정 부 상태에 빠진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12일 시위대가 타이어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전날 아리엘 앙리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폭력시위는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EPA=연합뉴스]

유료방송 재허가 폐지  대기업 방송 진출 문턱도 낮춘다

한 총리 “산업성장 막는 규제 풀 것” 지상파·종편 유효기간 5년�7년 ‘1조 K콘텐츠 펀드’로 제작사 지원

한덕수 국무총리는 13일 “낡은 방송 규

제를 전면 재검토해 불필요하거나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는 과감히 폐지하

거나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

린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발전위원회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유료방송의 재 허가·재승인제를 폐지하고, 규모 있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 점유율 규제를 폐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유료방송에 대한 재허 가 규제를 철폐하고, 지상파와 종합편성

채널에 대한 허가·승인 유효기간을 늘리

는 내용의 규제 개선 방안을 확정했다.

위원회는 우선 IPTV·케이블·위성·홈

쇼핑 등 유료방송에 대한 재허가·승인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7년마다 정부

의 사업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불필요한 심사 부담을 줄여주 겠다는 취지다. 또 지상파방송과 종편· 보도 채널에 대해서는 유효기간을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늘린다.  대기업 등이 일정 수준 이상 방송 지 분을 가질 수 없도록 한 소유·겸영 규제 를 푸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자산총액 이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은 일정 비율(지 상파 지분 10%, 종편·보도 채널 30%)이 넘는 방송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는데, 앞으로는 관계 법령상 자산 기준을 상향 해 대기업의 방송 진출 문턱을 낮춘다.  이밖에 위원회는 한 사업자가 유료 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일반 PP는 매출 액 49%)을 넘길 수 없도록 한 시장 점유 율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유료방송의

70개 이상 채널 운용 의무와 1개국 수입 물 편성·오락물 편성 규제도 폐지한다.

위원회는 또한 프로그램 편성 시간의

20% 이하로 제한된 광고 시간 총량 규

제도 풀기로 했다.

드라마·영화 등 영상 제작자에 대해서

는 제작비의 최대 30%를 세금에서 감면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소·중견기업 이 영상 콘텐트 문화산업 전문회사에 투 자한 금액에도 3%의 세제 혜택을 준다.

정부는 1조원대 ‘K-콘텐츠·미디어 전

략 펀드’를 조성해 국내 콘텐트 제작사

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제작사가

지적재산(IP)을 해외에 넘기지 않고도 제작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토종 OTT의 해외 진출을 지 원하기 위한 스마트TV 전용 채널도 확 대한다.  한 총리는 “이번 정책안은 미디어·콘 텐츠 업계, 학계 등 민간 전문가와 관계 부처가 함께 만든 종합전략으로, 개별 부처가 단독 추진하기 힘든 핵심 정책 방안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 다”며 “관계 부처는 후속 조치에 만전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2024년 3월 14일 목요일 14 종합
A11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미국·멕시코 가르는 ‘만리장성’ 매일 1만명이 넘는다

미 국경마을 ‘노갤러스’ 가보니

미 출국 자유롭지만 입국 까다로워

장벽 위 철조망엔 옷가지·추모꽃

보호소엔 불법이민자들 수십명 줄

트럼프 측 “바이든 정부 들어 폭증”

불법이민 문제 대선 핫이슈 떠올라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서남부 애리조 나주(州)의 주도 피닉스에서 차로 3시

간 달려 도착한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마을 ‘노갤러스’. 마을 남쪽엔 9m 높이

의 철제 장벽이 국경을 따라 끝없이 이 어졌다. 미국이 세운 이 장벽 안쪽은 애

리조나주 노갤러스, 벽 너머는 멕시코

소노라주 ‘노갈레스’(스페인어 발음)다.

국경 봉쇄의 상징이 된 철제 장벽이 늘

어선 멕시코 접경 마을에 미국인의 관심

이 쏠리고 있다. 불법 이민 문제가 조 바

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의 재대결 구도로 굳어진 11월 미 대선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갤럽 여론 조사에서 ‘미국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을 묻는 질문에 미국

인 28%가 이민 문제를 꼽았다. 지난해 8

월 조사에서 9%였던 답변 비율은 반년

만에 3배 이상 높아졌다. 이민에 대한

우려가 경제(12%)와 물가(11%) 문제를

앞섰다. 1992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당

선 이후 자리잡은 ‘선거=경제’란 공식마

저 뒤집을 만큼 뜨거운 쟁점이 됐다.

미국인 3명 중 1명 “이민자가 미국 위협”

노갤러스에 세워진 장벽은 미국과 멕

시코의 국경 3144㎞ 중 이미 벽이 설치

된 1049㎞ 구간의 일부다. 트럼프의 구

상처럼 나머지 구간에도 장벽을 세우면

중국 만리장성의 총연장 6300㎞ 절반에

해당하는 ‘미국판 장성’이 완성된다.

노갤러스의 장벽 위엔 날카로운 철조

 미국 애리조나주 남단 국경도시인 노갤러스의 장벽에 이곳을 넘다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꽃이 매달려 있다.  노갤러스 장벽은 국경 3144㎞ 중 이미 벽이 설치된 1049㎞ 구간의 일부다.  6일 투산의 한 보호시설에서 수단 출신의 불법 이민자가 기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조셉리 기자

망도 여러 겹 설치돼 있었다. 일부 철조 망엔 벽을 넘다 걸린 사람이 남긴 옷가지 가 매달려 있었다. 추락해 숨진 이를 추 모하기 위해 둔 꽃다발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멕시코 국경을 넘은 불법 이민자는 30만 명을 넘어서

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에 1만

명 이상이 벽을 넘고 있다는 얘기다. 기 자는 이날 순찰대원과 함께 국경 일대 에서 대기했다. 기자가 있던 곳에선 불 법 이민자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밤새 긴급 무전이 이어졌다.

트럼프 측은 선거 유세 중 상대적으

로 관대한 국경 정책을 폈던 바이든 정 부 들어 불법 입국이 폭증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 프 정부 때 한 해 40~50만 명 수준이던 멕시코를 통한 불법 월경 인원이 지난 한 해 247만여 명에 이르렀다. 상대적으 로 관대한 국경 정책을 폈던 바이든 대 통령도 국경 통제 강화 방안이 담긴 행 정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노갤러스 식당 앞에서 만난 호아킨 세라노는 “나도 30년 전 불법으로 저 벽 을 넘어 미국에 왔다”며 “지금은 합법 체류 자격을 얻었다”고 밝혔다. 불법 이

민이 대선 이슈로 부각된 데 대해 세라 노는 “사람들은 그저 먹고살기 위해 장 벽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1월 “불법 이민

증가세가 꺾였다”며 노갤러스를 포함한

4곳의 검문소를 통한 멕시코 통행을 재

개했다. 통행이 재개된 노갤러스의 검

문소엔 총을 든 군인이 배치돼 있었다. 하지만 멕시코로 가는 과정은 간단했

다.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요구조차 없

이 자유롭게 걸어갈 수 있었다.

반면 미국으로 돌아오기 위해선 까다

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멕시코인들

은 대부분 신분증 검사에 이어 X선 검 색대에서 소지품 검사까지 받아야 했 다. 동양인인 기자에겐 “시민권자인가” 라고 물은 뒤 운전면허증만 확인하고 입국을 허가했다.

국경 넘다 숨진 이민자 10년간 4274명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불법 입국 을 위해선 벽을 오르거나 허술한 면을 노리고 큰돈을 내고 브로커를 사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국경 일대에 선 냉장차에 숨어 입국을 시도하다 냉 동 장치가 고장 나 냉동고에서 집단 사 망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지난 10 년간 이렇게 멕시코 국경을 넘다 사망한 사람들은 4274명에 달한다.  국경을 넘은 불법 이민자 중 일부는 노숙자 등에게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하 는 보호소를 찾아간다. 5일 새벽 5시 기 자가 찾은 투산의 한 보호소에선 하루 10명으로 제한된 추가 입소 자격을 얻 기 위해 수십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이날 정원 초과로 입소하지 못한 미국 인 구스타보 헬라는 “불법 이민자 때문 에 나처럼 도움이 절실한 미국인들이 박 대당하고 있다”며 “멕시코뿐 아니라 세 계에서 몰려오는 사람들을 먼저 돕는 정 부를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고 말했 다. 실제로 불법 이민자 때문에 일자리 와 복지 혜택을 빼앗긴다고 여기는 미국 인 비율이 늘고 있다. 보호센터 관계자는 “센터는 시민권자든 불법 이민자든 신분 에 따른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근의 또 다른 보호시설에서 기자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내전을 피해 탈출한 뒤 멕시코를 통해 불법 입국한 이민자 따리끄(가명)를 만났다. 내전으로 부모 를 잃은 그는 기자에게 “도움이 필요하 다. 일자리를 주선해줄 수 없냐”고 수차 례 요청했다. 투산·노갤러스=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2024년 3월 13일 수요일 12 글로벌
A12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정부, 공공병원에 948억 투입  교수들엔 진료 유지 호소

신규 의사 채용 땐 월 1800만원 병원 전원 구급차비 전액 지원

1·2·3차 병원 역할 확실히 구분

지역에‘은퇴 의사’배치도 추진

상급 종합병원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1, 2차 병원으로 전원하는 경우 환자가 부

담했던 구급차 이용료 전액을 지원한 다. 또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의사를 신 규채용하는 경우 최대 월 1800만원을 지원한다. 의과대학 증원 갈등에 따른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대 책을 내놨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3일 중 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 리핑에서 “오늘부터 1개월간 상급 종합 병원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1, 2차 병원

으로 환자가 전원하는 경우, 지금까지 본인 부담이었던 구급차 이용료를 정부

가 전액 지원한다”고 밝혔다. 15일부터

는 권역 응급의료센터에서 경증이나 비 응급 환자를 다른 의료기관으로 안내

하면 중증도를 분류하는 전담 인력에

도 인센티브를 준다.

정부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공

백을 막는 공공의료기관에는 올해 총

948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

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가 최근

추가 배정받은 예산으로, 복지부는 올

상반기에 공공병원 총 41곳을 대상으

로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달 중 상급 종합병원과 공공의료

기관 등에서 의료 인력을 신규 채용하

는 경우 월 최대 의사는 1800만원, 간호

사는 400만원을 지원한다. 상급 종합병

원의 경우 현재 하루 평균 전문의는 최

대 45만원(휴일은 최대 90만원), 간호

사는 최대 15만원의 당직수당을 제공

한다.

은퇴 의사가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

도록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심으로 ‘시니

어 의사제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의사

를 구하기 쉽지 않은 지역의 공공병원

이나 보건소에 퇴직 예정 또는 퇴직한

의사를 보내는 방식이다.

정부는 의료 공백에 따른 비상진료 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1~3차 병원 역할을 명확하게 나누는 의료개혁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상급 종합 병원(3차)은 중증·응급환자 치료에 집 중하고, 종합병원(2차)은 중등증 환자, 동네 의원(1차)은 경증 환자에게 집중 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권역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지역의료 혁신 시범사업’도 시작한다. 권역별로 3년간 최대 500억 원 규모를 지원한다.

정부는 이날 의대 교수들이 집단사 직 등 단체행동을 예고한 데 대해 “환 자를 등지고 떠난다면 남아 있는 전공 의와 의대생은 물론, 국민을 잃게 될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박 차관은 “(의대) 교수님들까지 빠 지면 지금의 비상 상황도 유지할 수 없 다. 교수님들께서 현장을 떠나실 일은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전공의 집단 이탈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면서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 다. 1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휠체어를 탄 시민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전국 의대교수 비대위 출범  “내일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 결정”

“의협, 중재안 들고 국민 설득해야 정부는 2000명 못박지 말고 협상을”

서울대에 이어 전국 의대 교수들도 집단

사직 카드로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13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

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19개 의대

비대위는 전날(12일) 오후 온라인으로 1차 총회를 열고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 대위를 출범하기로 했다. 방재승(분당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서울대 의 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의대 교수들은 회의 직후에 “오는 15 일까지 각 대학 교수와 수련병원 임상 진료 교수 의사를 물어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는 데, 사직 전공의에 대한 사법조치가 현 실화하면 교수들도 병원을 떠나겠다는

것이다.

의대 교수들은 “의대생과 전공의들 이 학업과 수련을 마치지 못하면 대한 민국 의료의 진짜 붕괴가 올 것”이라며 정부에 복귀 협상 자리 마련을 요청했 다. 배우경(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 과 교수) 서울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 언

론대응팀장은 “교수가 제자를 지키는 일은 당연하고, 환자를 지키기 위해서 도 제자들이 필요하다”며 “이들 없이 환자를 지키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의 집단사직할 경우 시점은 오는 18일 이후가 유력하다. 익명을 요 구한 한 서울대 의대 교수는 “서울대병 원 전공의가 사직서를 처음 낸 게 지난 달 18일이라, 꼭 한 달 후 시점을 사직서 제출 시기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민법 660조에 따르면, 고용 기간의 약정이 없 는 경우 당사자(근로자)의 계약 해지 통

고 후 한 달이 지나면 해지 효력이 생긴 다. 다만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도 수리 할 가능성은 작다.  방 비대위원장은 이날 ‘정부가 1000명 이라도 (증원)하자면 논의에 나설지’ 묻

는 중앙일보 취재진에 “저는 그 정도라

도 오케이인데, 의협(대한의사협회)은

택(턱)도 없고 전공의들은 더 택(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의협을 향해 “(의

대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

는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중 재안을 들고 국민을 설득해 정부를 압 박해야 한다”고, 정부에는 “2000명 증

원을 못 박지 말고 협상 테이블에 나와 달라”고 의협과 정부 양측에 재차 대화 를 촉구했다.  한편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환자 단체 7개로 구성된 한국중증질환연합 회는 이날 “교수들의 집단사직 예고나 1년 유예 제안은 정부에 백기를 들라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제자의 집단 의료거부로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중증환자에게도 관심과 애정을 가져달 라”고 호소했다. 채혜선·남수현·문상혁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2024년 3월 14일 목요일 6 이슈 의료 공백 장기화
A13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30년 차르’ 노리는 푸틴, 김정은에 ‘핵보유국 인정’ 선물?

“우크라전 지원한 북에 보답” 분석

‘핵우산’표현으로 NPT 시험한 듯

“푸틴 발언, 위협적이고 도발적

국제사회가 절대 용인해선 안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선

을 이틀 앞둔 13일(현지시간) 북한을 사

실상의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로시아1·리아노

보스티 등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자

체 ‘핵우산’을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핵과 관련해) 어떤 것도 요청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언급이 핵 비확산 체제와 관련해 어떤

인식을 바탕으로 나온 것인지는 명확지

않지만,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

하는 취지의 발언은 처음이다.

‘핵우산’은 핵을 보유하지 않은 나라

가 핵 보유 동맹국의 핵전력을 통해 자

국의 안전보장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

다. 그런데 푸틴은 ‘자체적으로’라는 표

현을 덧붙였다. 이는 북한이 핵을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핵우 산’을 요청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

석될 수 있다.

서 합법적으로 핵을 보유한 나라는 미

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

뿐이다. 이외에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

엘은 NPT 체제 밖에서 핵을 개발해 ‘사

실상(de facto)의 핵보유국’이라고 불리

는데, 국제사회가 우여곡절 끝에 이들 국가의 핵 보유를 묵인하고 있다.

북한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협상

이 결렬된 후 앞으론 비핵화 협상이 아니

라 북핵을 용인하는 전제하에 핵 군축 협

상에만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와 관련해 미국 국가정보국(DNI)도 지

난 11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김정은

은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

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러시아와 군

사적 밀착 관계를 활용하려고 희망할 것”

이라고 전망했는데 푸틴의 이날 발언은

김 위원장의 숙원을 지지해 준 셈이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는 “푸틴의 발언은 핵 비확산 체제의 근 간을 흔드는 매우 위협적이며 도발적인 언사”라며 “국제사회가 절대 용인해선

안 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다만 푸틴 특유의 모호한 레토릭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적극 지원해

온 북한에 반대급부를 제공한 것일 수 있는 만큼 향후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

현재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반미

다는 신중론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푸틴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기

연대’ 중·러·이란, 중동서 해군 합동훈련  올해가

푸틴, 나토에 맞서 다자외교 추구 ‘경제 버팀목’시진핑과는 더 밀착

중국·러시아·이란이 지난 11일 중동 에서 해군 합동훈련인 ‘해상안보벨트 2024’를 시작했다고 AP통신 등이 12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15일 까지 아라비아해 오만만 해역에서 실시 된다. 3국 합동훈련은 2019·2022·2023년 에 이어 네 번째다. 훈련에는 3개국 외에 아제르바이잔·인도·카자흐스탄·오만· 파키스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참관 국으로

는 부담스러운 만큼 대신 핵우산이라는 표현으로 NPT 체제를 시험해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 관련 발언에서 볼 수 있듯 30년 집권 시대를 열겠다는 푸틴 대통 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제 외 교안보 질서를 흔들고 있다. 2000년 첫 당선 이후 대통령 네 차례, 총리를 한 차 례 역임한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 승리할 경우 임기가 2030년까지로, 소련 시절 이오시프 스탈린 공산당 서기장의 29년 독재(1924~53년)보다 통치 기간이 길어진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구축한 체제를 ‘푸 틴주의(Putinism)’라고 부르는데, 이는 민족주의, 러시아정교회, 보수주의, 국가 자본주의, 미디어 장악 등을 통해 2000 년 첫 대선에서 내세운 ‘위대한 강대국 러시아의 부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드레이 콜레스니코브 카네기 러시 아 유라시아센터 선임연구원은 지난 7일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이번 대선은 후 기 푸틴주의가 성숙 단계에 접어든 것을 의미한다”며 “푸틴은 2000년 스탈린주의 국가를 부활시켰는데 차이가 있다면 당 시엔 반근대적 권위주의를 일부 숨겼지 만 이젠 완전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라 고 지적했다. 백일현·정영교·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러시아의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15~17일 대선 승리를 통해 2000년부터 2030년까지 30년 집권을 꿈꾸고 있다. 맨 왼쪽은 1998년 당시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게 연방보안국 업무보고를 하는 푸틴. 그는 집권 기간 중 김 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 등 모두 5명의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로 윤석열 대통령과는 아직 정상회담을 하지 못했다. [AFP=연합뉴스, 중앙포토] 푸틴

4번째

역 할을 해주는 이들 국가는 러시아로선

이석배 전 주러시아 대사는 지난 8일 인터뷰에서 “동해에서 중·러 합동 군사 훈련을 하는 등 올해에도 러시아와 중 국과의 공조는 계속될 것”이라며 “러 시아의 전통적인 세력권인 중앙아시아 와 북캅카스에선 관세동맹, 군사·안보 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를 통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전직 대사들 “러시아도 한국 중요성 잘 알아  원칙 지키며 협력할 공간 찾아야”

“한·러 관계 악화 방치 안돼

고도의 외교력 필요한 시점”

이양구 전 대사는 “러시아는 한국이 위협적이지 않으면서 경제 발전에 도움 이 되는 국가라고 믿기 때문에 우리와 의 관계를 열고 생각할 거다”며 “러시아 를 적대하는 게 아니라 권위 주의와 국제법 위반에 반 대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

기술이나 미사일 기술을 이전하진 않을 거라 본다”고 예상했다. 이양구 전 대사 북· 러 연대는 자연스럽게 강화되겠지만, 전쟁이 마무리되면 약화할 수밖에 없 다”며 “우리는 한·미·일 공조를 강화해 야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까지 시야를 넓혀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2024년 3월 14일 목요일 8 이슈 푸틴 집권 30년
A14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이양구
전면광고 A16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전면광고 B2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샤워는 약산성 제품으로 3일에 한 번, 씻은 후 3분 이내 보습제 발라야

아토피 피부염 팩트체크

알레르기로 인한 가려움으로 피부를 긁어 피부 장벽이 무너지고 염증이 유발돼 또다시 극심한 가려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는 질환. 아토피 피부염은 환자의 삶의 질을 극도로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부모는 아이가 피부를 조금만 긁어도 불안해진다. 최근엔 좋은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치료 경 과가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선입견과 오해가 많은 질환이다.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된 팩트를 짚어봤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습함보다는 건조함이 위험하다 둘 다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악 화시킨다. 피부가 건조하면 피부 장벽 기

능이 손상되면서 피부 장벽을 통해 면

역 반응을 유발하는 항원이나 감염을 유

발하는 세균의 침입이 용이해져 염증이

더욱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습한 환경

도 증상을 악화한다. 여름에 땀을 흘리

면 땀 자체가 아토피 피부염 병변에 자극

을 주고, 습한 환경이 장벽 기능이 떨어

진 피부에 병원성 세균 번식을 유발해 잦

은 감염을 야기한다. 너무 건조해도, 너

무 습해도 안 된다. 실내 습도를 40~60%

로 맞춰야 하는 이유다.

비만일수록 증상이 더 심하다

18세 전에 아토피 피부염이 생긴

성인은 비만일 때 증상이 더 심하고, 소

아·청소년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이 심할

수록 식욕 억제 호르몬(렙틴) 농도가 낮

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렙틴은 아토피 피

부염을 일으키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

제하는데, 이 농도가 낮으면 기능이 제대 로 작동하지 않아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토피 피부염 환자

는 체중 감량이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도움된다 증상 개선에 도움된다는 연구도

있고, 반대의 연구도 있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합한 메타분석과 최근 논문의

결론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프로바이

오틱스를 섭취한 경우 아토피 점수가 유 의하게 감소하고 삶의 질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 여러 나라의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섭 취가 권장된다. 특히 락토바실러스 람노 서스 균종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 졌다.

씻을 땐 물로만 씻는 게 좋다

피부 지질층을 보존하기 위해 씻 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젠 바뀌었다. 비누 등을 너무 자주 사

용하면 지질층이 손상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질층 위에 증식하는 세균을 제 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3일에 한 번 정 도는 사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씻은

후 비누 거품이 남지 않도록 충분히 제거 하고, 세탁한 옷에도 세제가 남지 않도록

잘 헹궈줘야 한다는 점이다. 비누 제품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위한 약산성 클렌 저를 선택하는 게 좋다. 또 씻은 후엔 3분 이내에 전신에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보 습제는 씻지 않은 날이라도 매일 2회 이 상 발라줘야 한다.

나이 먹을수록 증상이 완화한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나아진 다. 소아에게 생겼을 때 10년 이내에 소실 될 확률을 50~70%로 본다. 다만 75세 이 상의 연령에서는 나이 들수록 증상이 심 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노화 에 따른 피부 장벽 기능 저하, 기저 질환 및 약물 사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

으로 본다. 적어도 18~74세에서는 나이 들수록 심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 천식 위험도 커진다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

비염은 모두 알레르기 질환이다. 서로 가

족 같은 병이다. 세 가지 질환을 모두 앓

는 경우도 많다. 이들 질환을 차례로 겪

기 때문에 이를 묶어 ‘알레르기 행진’이 라고도 부른다. 아토피 피부염은 생후

3개월, 천식은 만 12세 정도에 시작되고

그 후에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되기 시작 한다. 즉 알레르기 질환에 취약한 상태

라고 볼 수 있다.

완치는 불가능한 질환이다 나이 들면서 나아지거나 없어지 기도 하지만 완치의 개념보다는 꾸준히 신경 써서 관리하는 질환으로 봐야 한 다. 악화 인자를 피하고 생활 습관을 조 절해 악화하는 횟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다. 최근에는 여러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 되면서 이를 적용하도록 치료 가이드라 인이 개정되기도 했다. 중증의 경우 면역 조절제와 생물학적 제제 사용을 권장하 고 있고, 전신 스테로이드의 장기간 사 용은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약물치료 와 생활 습관 교정으로 완치에 가까운 상태로 생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 스와 부족한 수면, 알코올 섭취, 근거 없 는 보조제 섭취, 밀가루 음식이나 디저 트, 단 음식 등 정제 탄수화물 섭취는 증 상을 더 키운다.

아토피 피부염이 빈혈 위험을 높인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환자의 경우 빈혈 발생 위험이 높고, 인구통계학적 특성 등 여러 변수를 보정한 후에도 결과가 유지 된다는 연구가 있다. 특히 혈액을 만드 는 재료는 충분하지만 이를 혈액으로 만 드는 기능이 떨어진 ‘만성질환 빈혈’(만 성질환에 의한 빈혈, 염증 반응 빈혈) 위 험을 높이는데, 아토피 피부염 같은 알레 르기 질환으로 생긴 염증이 철분 대사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도움말=장예지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백진옥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

건강한 가족 2024년 3월 4일 월요일 S 7
B3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새벽 5시30분 야구장 오픈런, 이게‘류현진 효과’

류, KIA 상대로 대전구장 복귀전

궂은 날씨에도 시범경기에 3500명

류현진 선수 유니폼도 200장 품절

23일 LG와 시즌 개막전 선발 예고

“와, 벌써 사람들이 저렇게 줄을 선 거예 요? 류현진이 대단하긴 대단하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

거즈의 시범경기가 열린 12일 대전 한화

생명 이글스파크.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10시쯤 손님을 싣고 이곳에 도착한

택시기사는 야구장 주변 풍경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평일 오전인데도 대로변

상점가까지 긴 줄이 이어져 포스트시즌

을 방불케 했다.

팬들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선 이유

는 간단했다. 12년 만에 금의환향한 ‘코

리안 몬스터’ 류현진(34)이 이날 복귀 후

처음으로 KBO리그 공식 경기에 출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대전

구장 등판은 2012년 10월 4일 넥센(현 키 움) 히어로즈전 이후 4172일 만이었다.

평일 시범경기는 관중이 무료로 선착 순 입장한다. 더 좋은 자리에서 류현진을

보려는 한화 팬들의 발걸음이 새벽부터

이어졌다. 그 대기 줄의 맨 앞자리를 차

지한 회사원 신우재(26)씨는 “오전 5시

30분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류현진

가 던지는 모습을 중앙 테이블석에서 보

고 싶어서 새벽같이 일어나 서둘렀다”고

털어놨다. 대전에 사는 신씨는 류현진을

직접 보려고 하루 휴가까지 냈다고

신씨는 이날 새로 산 류현진의 유니

폼을 입고 경기를 지켜봤다. 최근 한화

가 야구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류현진

의 오센틱(선수들과 동일한 제품) 유니

폼은 초도 물량 200장이 하루 만에 동 났다. 레플리카(복제품) 유니

폼도 하루 평균 200벌씩 팔 리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이례적인 판매량이다. ‘류

현진 효과’를 실감하고 있 다”고 귀띔했다.

이날 비가 오락가락하는 쌀쌀한 날 씨에도 3500명의 팬이 입장했다. 돌아 온 에이스가 흰색 한화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자 환호와 박수가 다. 일부 팬은 12년 만에 대전에서 국민 의례를 하는 류현진의 뒷모습을 영상에

1회 실점 후 무덤덤한 표정을 짓는 류현진. 이날 투구에 대해 “만족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담기도 했다. 류현진은 “마운드에 올라

갔을 때 함성이 커서 기분이 좋았다. 그

덕분에 재미있게 던졌다”며 “시범경기

인데도 팬들이 많이 찾아오시고, 경기

가 끝난 뒤에도 기다려주시는 걸 봤다.

나도 그 마음에 최대한 보답하고 싶다”

고 했다.

KIA는 이날 류현진을 상대하기 위해

베스트 라인업을 내세웠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 “류현진은 마운드에 서

있기만 해도 선수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투수”라며 “주전 타자들에게

류현진의 구종과 구질을 가장 먼저 체크

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류현진은 1회 1사 후 이우성에게 우월

2루타, 김도영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1실점 했다. 그러나 그게 위기의 전부였 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증명

한 류현진의 날카로운 제구력에 양팀 선

수들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3루수 자리에서 류현진의 투구를 직

접 본 팀 후배 노시환은 “내가 본 모든

투수 중 제구가 가장 좋았다. 모든 구종

을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지는 능력을 갖추

고 계셔서 수비할 때도 정말 편했다”고

했다. 류현진을 상대로 유일한 적시타를 친 KIA 김도영도 “값진 경험을 했다”며 “모든 구종이 완벽했다. 특히 제구력이 워낙 뛰어났고, 직구도 구속에 비해 힘 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이날 성적은 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 최고 구속은 시속 148 ㎞까지 나왔고, 직구 평균 스피드는 시 속 144㎞였다. 류현진은 “생각보다 스피 드가 잘 나왔다. 체인지업 제구가 조금 흔들린 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만족한 다”며 “앞으로 투구 수와 이닝 수를 늘 리면서 주 무기인 체인지업을 조금 더 보완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최원호 한 화 감독도 “류현진이 4이닝 동안 구위와 제구 모두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 다”며 흡족해했다.

류현진은 오는 17일 롯데 자이언츠와 의 부산 시범경기에서 마지막 실전 점검 을 할 계획이다. 이날 투구 수를 최대 80 구까지 끌어올린 뒤 23일 서울 잠실구 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정규시 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대전=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글래스노·야마모토 vs 다르빗슈·머스그로브  에이스 빅뱅

오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

즈에 참가하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

고 파드리스의 선발투수가 공개됐다. 공

식 개막전을 맞아 양 팀은 최고의 카드

MLB 사무국은 12일(한국시간) “서

울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다저스는

타일러 글래스노, 샌디에이고는 다르빗

슈 유를 예고했다. 2차전에는 다저스 야

마모토 요시노부와 샌디에이고 조 머스

그로브가

서울시리즈는 MLB

한국에서 열리는 공식 경기다. 그간 유 5년 1억3500만 달러(약 1760 던 야마모토는 지난해 12월

와 정교한 제구력이 돋보인다. 오타니 쇼헤이가 먼저 둥지를 튼 다저스 유니폼 을 입고 고척돔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 을 치른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 는 올 시즌 투수로는 뛰지 않고 우익수  서울시리즈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 된 샌디에이고의 다르빗슈는 “매우 행 복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아직 한국 을 방문해 본 적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더 특별하다”고 했다. 글래스노도 “개 막전 선발투수라는 말을 듣고 뿌듯하고  서울시리즈에는 샌디에이고 김하성 과 고우석도 출전할 예정이다. 미국의 ko.bongjun@joongang.co.kr

12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시범경기에서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12년 만에 복귀한 류현진은 이날 KBO 첫 공식 경기에서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대전구장엔 3500명의 팬이 관중석을 메웠다. [뉴스1] 타일러 글래스노(사진 왼쪽)와 다르빗슈 유. 2차전 머스그로브가 B4 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서귀포 초가집서 가족과 11개월

이후 아내·아이 일본 떠나보내

가족 위해 전시회, 수금 안돼 실패

이건희컬렉션 12점 제주에 기증

47억원. 2018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팔

린 이중섭(1916~56)의 그림 ‘소’의 가격 이다. 그는 김환기에 이어 ‘한국에서 그

림값 가장 비싼 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힌

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불행했던 예술

가’로도 불린다. 가족과 떨어져 살며, 그

림만 그리고 또 그리다가, 행려병자로

마흔 살 짧은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한눈에 알 수 있을 만큼 개성 있는 스

타일을 구축한 데다 이런 ‘스토리’까지

더해지며, 이중섭은 가장 널리 사랑받

는 ‘국민 화가’가 됐다. 이건희 컬렉션에

서도 그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국립현

대미술관에만 황소·흰소 등 총 104점이

기증됐다. 유화·은지화·엽서화 등 이중

섭만의 특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고루

포함돼 있다.

하지만 더 눈길이 가는 건 서귀포 이

피란 제주서 그린‘섶섬’

배고팠지만 행복한 그 시절 닮았다

이건희·홍라희 마스터피스

‘사랑꾼’ 화가 이중섭의 제주살이 우리나라 박물관·미술관 역사상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기증. 이건희 컬렉션 이야기입니다. 명품 컬렉션은 돈만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작가와 컬렉터가 시대와 만나, 혹은 시간을 거슬러 서로를 발견하는 운명적 순간에 세기의 컬렉션이 탄생합니다. 이번엔 이건희 컬렉션 이 서귀포에도 12점 기증한 이중섭 작품 이야기입니다. 이중섭 가족이 가장 행복했던 공간입니다.

이중섭의 ‘섶섬이 보이는 풍경’. 1951년 피란 생활 중에 그렸지만 이중섭이 살던 서귀포 집 에서 바라본 섶섬과 제주 앞바다가 평온한 느 낌을 준다. 작은사진은 서귀포 이중섭미술관 옥상에서 바라본 섶섬. [사진 이중섭미술관]

중섭미술관에 기증된 그림들이다. ‘배

고팠지만 행복했던’ 이중섭의 제주 피란

11개월을 기려 만든 이 작은 미술관에도

이건희 컬렉션 12점이 갔다. 대부분 이중

섭의 서귀포 시절과 관련된 그림들이다.

6·25 전쟁 때 월남한 이중섭 가족은 정부의 수용 피란민 소개(疏開) 정책으

로 제주도에 왔다. 피란민이 넘쳐나기는

여기도 마찬가지였을텐데. 그림 속 제주 앞바다만큼은 거짓말처럼 평온하다. ‘섶

섬이 보이는 풍경’에는 당시 이중섭이 살던 서귀포 집에서 바라본 섶섬과 바다

의 모습이 담겨 있다. 집 앞 초가집들과 눌(낟가리)들은 사라졌지만, 멀리 섶섬 과 바다는 그대로다. ‘섶섬이 보이는 풍

경’은 2021년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이중섭미술관에 기증한 12점 중 하나다.

기증작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 시

절 그린 ‘서귀포의 환상’ 이란 작품이 있

마스터피스 추천기사 백남준에 “넥타이 풉시다” 컬렉터 이건희의 첫마디 2

이건희에 이부진까지 모았다

부녀 홀린 청도 ‘검은 숯덩이’ 1

다. 이중섭이 남긴 그림 중 가장 크다. 8명 의 아이가 귤을 수확하고 있다. 파란 바 다 너머 하늘도 귤색이다. ‘섶섬이 보이는 풍경’과 함께 제주 생활의 고마웠던 이에

게 선물하기 위해 그린 것이라고 전해진

다. 귤이 자라는 따뜻한 곳에서 작은 집 이나마 가족과 지낼 수 있게 된 안도감에 서였을까. 이중섭은 개성을 줄인 차분한 붓질로 선물 받을 이에게 보답했다.  이중섭미술관은 기증으로 이뤄진 미 술관이다. 서귀포시가 이중섭 가족이

살았던 초가집을 복원한 게 1997년이 다. 미술관을 처음 찾은 사람들은 네 가 족이 지낸 방이 너무 작고 초라해 놀란 다. 시는 2002년 초가집 옆에 전시관을 세웠다. ‘이중섭 그림 없는 이중섭 전시 관’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사 람들이 나섰다. 화상부터 지역 주민들까지, ‘이중섭 팬’들의 기증 덕에 제대로 된 미술 관의 형태를 갖출 수 있 었다. 이건희 컬렉션도

이건희가 세상에 알린‘낙원’ 이중섭 스승, 전설의 여성 화가 3

힘을 보탰다. 이중섭의 가장 행복했던

제주 시절과 관련된 12점을 엄선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건희 컬렉션 기증

을 계기로 이중섭미술관을 재건축해 시

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건희 컬렉션을 통틀어 이중섭 연 구자들의 가장 큰 주목을 끈 것은

그가 연애 시절 그린 엽서화다. 이 중섭은 1939년 도쿄 문화학원 에서 한 해 후배인 야마모 토 마사코를 처음 만났다.

1940~43년 이중섭이 글 없이 그림만으 로 채워 마사코에게 보낸 구애의 엽서들. 미술사가 최열은 “‘사랑의 기호학’이라 부를 만한 엽서화 연작은 이중섭의 은지 화 연작과 더불어 미술사의 축복”(『이 중섭, 편지화』)이라고 평가했다.  이중섭의 엽서화가 처음 공개된 건 1979년 서울 미도파백화점에서 열린 회 고전에서다. 여기 나온 엽서화·은지화· 수채화 등 180여점을 삼성가에서 구입 했고, 이 중 일부가 국립현대미술관과 이중섭 미술관에 기증됐다.  둘은 어렵게 결혼했지만 전쟁통 가족 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이중섭은 11개 월의 ‘행복한 제주 시절’ 후 얼마 못 가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다. 결혼 7년 만이었다. 일본의 마사코에게 “우리 네 가족의 장래를 위 해 목돈을 마련키 위한 제작에 여념이 없소”라고 편지를 하던 이중섭은 1955 년 미도파 화랑 전시에서 승부수를 던 졌다. 작품은 꽤 팔렸지만 수금이 안 됐 다. 그 좌절이 이듬해 그를 죽음으로 이 끌었다. 그랬기에 사후의 영광도, 치솟 은 그림값도 더욱 안타깝다.  아내 마사코는 1976년에야 ‘남편의 나 라’에 올 수 있었다. 이중섭 서거 20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1978 년 정부는 이중섭에게 문화훈장을 추서 했다. 마사코는 2022년 8월 13일 이중섭 의 곁으로 돌아갔다. 101살. 7년을 부부 로 함께 지내고 70년을 그리워한 끝이 었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2024년 3월 12일 화요일 14 | 마음 챙기기
이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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