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문화예술교육, 창조적 에너지로 학교폭력을 넘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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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Arts & Culture Education Forum 2012

문화예술교육, 창조적 에너지로 학교폭력을 넘어서다 2012. 3. 21. 14:00 – 17:40

14:00 – 17:40 Wed., March 21, 2012

포스트타워 아트홀

Art Hall, Post Tower

수요일

주최

주관

후원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문화예술교육, 창조적 에너지로 학교폭력을 넘어서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발행인 박재은

Korea Arts & Culture Education Service

발행일 2012. 3. 21. 발행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기획 정연희 교육진흥본부장 황지영 교육개발팀장 노현정

© 본 자료집은 제작자와 출처를 표시하면 자유이용을 허락합니다. 단 영리적 이용과 2차적 저작물의 작성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문화예술교육, 창조적 에너지로 학교폭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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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s & Culture Education Forum 2012

넘어서다


환영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

인사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광식

문용린 이 자리에 참석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반갑습니다.

꽃샘추위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음에도 한낮의 완연한 봄을 알리는 햇살에 기분 좋은 3월입니다. 봄볕처럼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어보고자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하며,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최근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학교폭력 문제를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시각 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를 여러분과 함께 모색하고자 “문화예술 교육, 창조적 에너지로 학교폭력을 넘어서다”라는 주제로 2012 문화예술교 육 포럼 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을 위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 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큰 상처와 고통을 안겨줄 수 있는 학 교폭력은 이제 더 이상 방치해 둘 수 없는 사회문제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오랜 시간 학교폭력 문제에 깊은 관심을 두고 고민해온 저로서는 오늘의 자 리가 더욱 소중합니다. 학교폭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 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지혜와 경험을 모으고, 아울러 가해자와 피해자, 학 부모, 교사, 경찰, 교육자 등 모두가 힘을 모아야할 때입니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함께 초·중·고등학교 학생에게 문화적 감수성과 창의력을 높여주고자 학교 및 사회 문화예술교 육 정책들을 활발히 추진해 왔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와의 협력사업으로 국악·연극·영화 등 8개 분야 예술강사를 학교에 파견하고 있으며, 예술꽃 씨 앗학교 운영 지원을 통해 초등학교 때부터 1인 1예능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많은 학생들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창조적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오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신규사업으로 박 물관, 문화원 등 문화예술기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요문화학교 운영 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대책들이 마련되고 있으나 보다 근본적인 예방과 치유에 대한 논의가 시급한 때이며, 그런 의미에서 학교폭력 문제의 예방과 치유적 측면 에서 “인성교육”의 강화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인성교육을 통해서 무엇보다 폭력이 깃들지 못하게 하는 문화적 생태환경 조성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인성교육의 강화에는 문화예술교육이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생 각합니다. 학생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타인을 인정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 우고, 감수성을 향상시켜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식하 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축 척해온 성공사례와 실패사례의 경험과 연구의 성과 등을 함께 공유하는 것 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오늘 마련된 문화예술교육 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 한 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만나 함께 고민하는 자리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습 니다. 존경하는 관계자 여러분,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학교폭력에 관심을 가진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음으로써 더 나아가 학교폭력 문제를 예방하 고 해결하는 데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문화예 술교육 포럼 의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주된 수혜자인 학생들은 문화예술교육의 과정에서 자 신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문화예술에 발산하게 되고, 자기 자신을 비롯해 친 구, 가족, 나아가 내가 속한 사회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로 새롭게 인식 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의 결과는 곧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효과이기도 합니다. 오늘 개최되는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를 사 례와 함께 공유하고,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결방안으로서 문화예 술교육의 가능성에 대하여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져 학교와 사회가 문화 공동체로 인식되고, 다양한 문화예술의 경험이 인성교육의 초석임을 확인 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학교폭력”의 문제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 우리 사회 전 반에 문화로 소통하고 융합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오늘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의 중요 성을 인식하고 학교에서 창의 · 인성의 문화예술교육이 더욱 확대되는 계기 가 되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축사

교육과학기술부 학교폭력근절추진단장

개회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박재은

오석환 안녕하십니까? 먼저, 바쁘신 가운데 귀한 걸음해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월 6일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 대한 실행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 운데, 학교폭력 해결을 위한 소통의 자리가 마련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예방과 조치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 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 폭력 자체에 대한 불관용(Zerotolerance)’ 원칙으로, 폭력은 초기에 대처해야 확산과 악순환 방지효과가 크 다는 경험에 따른 것입니다. 심리적 · 신체적으로 불안정한 성장단계에 있는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 학생들이 자신의 에너지를 건강하게 발산하는 방법으로 ‘문화예 술교육’이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학생들에게 꿈과 힘을 길러주고자 학교 예술 동아리 지원 확대(1, 000개), 학생 오케스트라 사업 확대(150개 학교), 예술교육 선도학교 운영(100개 학교) 등 문화예술 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근본적 대책으로 인성 체험 진로교육을 더욱 확대하고자 합니다. 오늘 마련된 포럼에서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쌓아 오신 소중한 경험을 공 유하고,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활용할 수 있는 자양분을 마련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이 갖는 가능성과 실천방안 에 대한 여러 의견이 모아짐으로써, 학교폭력을 넘어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마련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문용린 이사장님을 비롯해 이번 행사 에서 귀한 의견 및 사례를 준비해주신 많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와중에도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일 신문과 방송을 통해 보도되는 학교폭력 뉴스가 우리의 마음을 무겁고 불편하게 만듭니다.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 상처 받고 소외 된 아이들의 모습은 다름 아닌 우리 사회의 현재이자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 문제는 학교라는 담장 안에서 혹은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 적 구도 속에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고 민하고 해결해 나가야할 공동의 문제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에 모인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집단따돌림 등 의 경험으로 세상과 단절되었다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친구’를 되찾은 아 이들, 문화예술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도 공동체식 수업방식으로 바꿨다는 선생님들, 아이들의 공연을 계기로 지역 문화공동체까지 만들어진 초등학교의 사례까지,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크고 작은 변화를 바라보며,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창조적 에너지로 학교폭력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마련된 포럼에서는 이처럼 우 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긍정적인 변화의 사례를 공유하고,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며 그 가능성과 현실성을 논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로 여기 모인 여러분이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을 그리는 주체이자, 실천가입니다. 또한, 오늘 포럼에서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온 교사와 학생들 의 목소리도 함께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자리로 마련하였습니다. 학교폭력의 ‘예방’과 ‘치유’를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을 논의하는 이번 포럼에서 여러분의 다양한 경험과 지혜를 모아 혜안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 합니다. 그럼,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목차 환영사 문용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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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소통의 문화예술교육 — 금성초등학교 사례 최윤철, 부산 금성초등학교 교사

인사말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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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인성교육 — 교육연극방법론 적용을 중심으로 김숙희, 한국교육연극학회장

축사 오석환, 교육과학기술부 학교폭력근절추진단장 104 개회사

— 문화예술교육에서 바라본 학교폭력의 대안

박재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정문성, 경인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Session 1 14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우린 친구였잖아”

— 학교, 폭력 그리고 친구에 관한 단상

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126

다양한 접근을 통한 학교폭력 문제 해결

130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134

‘교육의 근본’으로 돌아가자!

김영재, 교육과학기술부 학교폭력근절팀 교육연구관

박광일 · 양진형, 부산영상예술고등학교 졸업생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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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

김현목,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교육과 사무관

이유미,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장 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 예술교육을 매개로 한 공감증진을 위하여

— ‘가슴을 채우고 정신을 높이는 예술교육’을 통하여 이홍수,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

김붕년, 서울대학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142 Session 2 70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가르쳐 주세요 내 안에 끓어오르는, 나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이것들을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김현수, (사)들꽃청소년세상 공동대표 김효진, 장안대학교 학생

학교폭력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정연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교육진흥본부장


프로그램 일정

소요시간

발표 주제

사회 · 발제 · 토론자

일정

(220분) 13:30-14:00

30

Opening

30

소요시간

발표 주제

사회 · 발제 · 토론자

(220분) 등록

14:00-14:10

10

환영사

문용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

14:10-14:20

10

인사말 축사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석환, 교육과학기술부 학교폭력근절추진단장

14:20-14:25

5

개회사

박재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14:25-14:30

5

발제자 및 토론자 소개

임영식,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사회자)

Session 1

45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14:30-14:35

5

“우린 친구였잖아” — UCC로 보는 학교 폭력 브리핑 부산영상예술고 동아리 학생作

김철한, 부산영상예술고등학교 교사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 학교 폭력의 본질 들여다보기

이유미,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폭력, 창조적 에너지로 발산하라 — 문화예술교육 출구시스템 구축하기

김붕년, 서울대학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Session 2

90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15:15-16:15

60

문화예술을 통한 인성교육, 예방과 치유 사이에서 — 학교폭력 감소, 예방 및 치유 프로그램 국내외 사례 소개

국내사례 — 김현수, (사)들꽃청소년세상 공동대표 김효진, 장안대학교 학생 (들꽃청소년세상 그룹홈 입소생) — 최윤철, 부산 금성초등학교 교사 — 김숙희, 한국교육연극학회장 — 정문성, 경인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14:35-14:55

14:55-15:15

20

20

박광일·양진형, 부산영상예술고등학교 졸업생

해외사례 — 독일 발도르프학교 사례 — 핀란드 끼바 코울루 사례

16:15-16:25

10

16:25-16:45

20

휴식

Session 3

55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16:45-17:30

45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

발표자 — 이유미, 정문성, 최윤철

학교폭력SOS지원단장 토론자 — 김영재, 교육과학기술부 학교폭력근절팀 교육연구관 — 김현목,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교육과 사무관 — 이홍수,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 — 정연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교육진흥본부장 17:30-17:35

5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짧은 필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17:35-17:40

5

폐회

임영식,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사회자)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우린 친구였잖아"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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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우린 친구였잖아” 학교, 폭력, 그리고 친구에 대한 단상

박광일 · 양진현 부산영상예술고등학교 졸업생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우린 친구였잖아"

안녕하세요. 저희는 부산영상예술고등학교 2011년도 졸업생 박광일, 양진현입니다. 저희가 이번 UCC를 만들게 된 계기는, 졸업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주제를 고민하던 중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를 학생인 저희들의 시선으로 그려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지금 학교폭력이 심각한 문제가 되었지만 그 당시에도 학교 내에서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문제였기에 학교폭력 관련 UCC를 만들어 예방을 위한 영상자료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획, 제작한 것입니다. “우린 친구였잖아”라는 UCC는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입장이나 폭력 이후의 심정, 입장을 한 번이라도 다시 생각해보고, 여러 학생들이 저희가 제작한 UCC를 시청한 후 자신의 주위에 이러한 친구들이 없는지 다시 한 번 둘러보면서 학교폭력으로 인해 더 이상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제작하였습니다. 제작을 하면서 여러 감정이 왔다 갔다 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이었던 김성민 친구도 연기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괴롭고 많이 힘들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피해자의 심정을 최대한 담아 보자는 의도에서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느껴보려고 관련 에피소드를 많이 수집하였는데, 그 내용을 접한 저 역시 굉장히 슬펐고 어려움을 겪는 친구를 즉시 도와줄 방법이 없어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영상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려 주위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의도한 대로 사람들의 관심을 충분히 이끌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학생들과 선생님, 학부모 분들까지 한 번 더 신경을 써 주어 가해학생이나 피해학생 모두가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과거 중학생 시절, 친구를 괴롭혔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 친구에게 폭력을 행하면서까지 제 자신을 행복하게 하려고 했는지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춤을 정말 좋아했는데 제가 왜 그토록 춤을 좋아했었는지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곰곰이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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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해보니 그 당시에는 ‘ 왜?’ 라는 물음이 없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부터는 제가 왜 춤을 좋아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저의 춤을 보고 좋아해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저와 같이 있을 때 웃는 것이 좋았고 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춤을 추고 싶었던 것입니다. 지금 학교에서 폭력을 행하고 있는 학생들도 저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이 없는 친구들에게는 꿈이 필요합니다. 꿈을 가지고 있는데 친구들을 괴롭히는 학생이 있다면, 자신이 어떤 것을 꿈꾸는지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꿈을 찾아나가는 과정 안에서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위의 관심만 있다면 학교폭력이 더 이상 심각해지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시기보다는 자제력이 부족하고 판단력이 부족한 중학생 시기에 학교폭력 문제가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중학생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져 학생들이 ‘ 대구사건’에서처럼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학교 안팎에 청소년들이 쉽게 이야기 나누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위 친구들과 가족들의 관심도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에서도 학교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가해자를 처벌로써 대하는 것보다는 꿈을 찾아주고 꿈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게 교육을 해주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가해자 학생도 잘하는 것이 있을 것이고 하고 싶은 것이 있을 것입니다. 처벌로써 처리하기보다는 그 학생이 진정 원하는 것을 하며 성취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면 삶은 한층 더 즐겁고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피해자가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리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무작정 신고만을 독려하기보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공간을 확보하여 학교폭력으로 고통 받는 학생들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치유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우린 친구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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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최근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최근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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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주요 실태 학교폭력 실태조사 주요결과✽

2011년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가해 경험 2011년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최근 1년 간 학교폭력 피해율은 18.3%, 가해율은 15.7%로 조사되었다. 피해율의 경우 2010년 11.8%와 비교해 볼 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해율 역시 2010년 11.4%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생하는 학교폭력은 저연령화, 집단화, 폭력에 대한 인식 부족, 폭력의 잔인화 등 학교폭력이 다양한 양상으로 계속 학생들의 사이에서 심각한 문제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가해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이 무뎌지고 일상화되어 폭력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목격학생 역시 학교폭력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보복 행위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주위에 잘 알리거나 도움을 제대로 요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현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유미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장

<그림 1> 2011년 학교폭력 피가해 경험

✽ 조사대상: 전국 초중고 학생 및 학교 외 청소년(초4~고2) 9, 174명 조사기간: 2011년 12월 1일~ 2012년 1월 31일 조사방법: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설문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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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충동 학교폭력으로 인한 피해자의 심리적 고통은 심각한 수준이다.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 초등학교가 위험하다’ 재학 기간 중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2, 834명)중 학교폭력 피해를 처음 당한 시기에 대해 질문하였다. 그 결과 ‘ 초등학교 5학년(21.8%)’, ‘ 초등학교 4학년(14.5%)’로 나타나

2011년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한 학생들을 살펴보면, 가해학생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며 잔인하고 교묘한 학교폭력 괴롭힘에 장기간 노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하고 극단적인 죽음을 선택하여 사회적인 문제로 심각하게 부각되었다. 2011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9,174명 중,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 1,673명(18.2%) 중, ‘ 전혀 없다(68.6%)’를 제외하고 ‘ 일 년에 1-2번’(15.4%), ‘ 한 달에 1-2번’(5.8%), ‘ 일주일에 1-2번’(3.9%), ‘ 지속적으로(10회 있다)’(6.2%)로 나타났다. 2010년 실태조사에서 자살을 생각해 본 경험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 전혀 없다’라는 응답을 제외하고 자살을 일 년에 1번 이상 생각해본 학생 30.8%에 비해 2011년은 31.4%로 나타났다. 항목

2010년

2011년

전혀 없다

287명(69.2%)

1,148명(68.6%)

일 년에 1-2번

61명(14.7%)

258명(15.4%)

한 달에 1-2번

19명(4.6%)

97명(5.8%)

일주일에 1-2번

16명(3.9%)

66명(3.9%)

지속적으로(10회 있다)

32명(7.7%)

104명(6.2%)

합계

415명(100%)

1,673명(100%)

<표 1>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자살생각 여부 비교

초등학교의 학교폭력이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2011년 조사에서 ‘ 초등 1-3학년’의 경우 26.5%로 나타났으며, ‘ 초등 4-6학년’이

46.2%로 나타났다. 2010년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 초등 1-3학년’ 17%, ‘ 초등 4-6학년’ 35.9%로 나타나 작년에 비해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초등학교 시기는 또래관계에서 친밀감을 형성해야 하며, 친밀감을 토대로 자신의 사회적 자리를 매김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으로 인한 위축감, 불안 등으로 짓밟히고 있어 초등학교 내의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마련이 매우 시급함을 알 수 있다. 한편 초등학생이 도움을 가장 많이 요청하는 대상은 학부모가 1위, 담임교사가 2위 순서로 나타났는데, 잘 알리지 못하는 이유로는 일이 커질 것 같다거나 부모님께 야단맞을 걱정을 먼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연령화 현상이 심각한 만큼 초등학생의 적절한 대처를 위한 예방교육과 부모님의 올바른 자녀양육, 그리고 담임교사의 관심 있는 지도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며 학급 내의 따돌림과 사소한 괴롭힘부터 예방하도록 또래들 간의 바른 의사소통과 상호 이해를 촉진하고 바른 협동심을 함양하는 프로그램 지원과 개입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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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조사에서는 학교폭력 피해 경험시기에 고2를 포함하지 않았으며 기타 응답은 제외하였음 ✽✽✽ 2011년 조사에서는 학교폭력 피해 경험시기를 초1, 초2, 초3, 초4, 초5, 초6, 중1, 중2, 중3, 고1, 고2로 나누어서 살펴보았음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최근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항목

2010년 ✽✽

2011년 ✽✽✽

초 1-3학년

174명(17.5%)

750명(26.5%)

초 4-6학년

356명(35.9%)

1,311명(46.2%)

중 1학년

186명(18.8%)

355명(12.5%)

중 2학년

124명(12.5%)

253명(8.9%)

중 3학년

98명(9.9%)

75명(2.6%)

고 1학년

53명(5.3%)

60명(2.1%)

고 2학년

-

30명(1.0%)

합계

991명(100%)

2,834명(100%)

<표 2> 최초 학교폭력 피해 시기

학교폭력 집단화현상과 동조경향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 중 가해자의 수에 대해 질문하였다. ‘ 1명(32.1%)’, ‘ 2~5명(52.0%)’, ‘ 6명 이상(15.9%)’ 순서로 나타나 2명 이상의 학생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이 전체의 67.9%에 해당되어 학교폭력의 집단화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과 비교하여 살펴보면, ‘1명(33.8%)’, ‘2~5명(49.9%)’, ‘6명 이상(16.3%)’로 나타나 2명 이상에게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경우가 66.2%로 작년에 비해 증가하였다.

남녀 학생 차이로는 여학생의 경우 2명 이상의 학생에게 피해를 당한 경우가 77.6%로 남학생에 비해 집단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집단폭력의 경우, 가해행위에 대한 죄책감 감소, 피해학생에 대한 미안함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점 등 다수가 행하는 폭력일수록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보다는 정당한 행동이라고 합리화하거나 자신은 피해자에게 심하게 폭력을 행하지 않았다고 여기는 등 상황을 축소시키는 경향이 두드러지며, 또래들 간의 동조

현상으로 인해 적극적 가담자 외에도 비적극적 가담자가 나타나 피해자의 후유증은 더욱 심각해진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1학년 시기에서 가해자가 2명 이상인 경우의 비율이 높으므로 해당 학년에 대한 예방프로그램 또는 개입프로그램 적용 시 집단 동조현상과 집단역동을 잘 반영한 프로그램이어야 하겠다. 항목

2010년

2011년

1명

141명(33.8%)

512명(32.1%)

2-5명

208명(49.9%)

828명(52.0%)

6명이상

68명(16.3%)

253명(15.9%)

합계

415명(100%)

1, 673명(100%)

<표 3> 학교폭력 가해학생 수

학교폭력 피가해 경험 중복피해 전체 학생 9,174명에서 피해와 가해를 모두 경험한 학생이

785명(8.6%)으로 분석되었다. 학교폭력 피해와 가해가 모두 ‘ 셀 수 없이(6회 이상)있다’라고 응답한 경우는 전체의 48.9%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증가할수록 학교폭력 가해의 경험 또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학교폭력 피해를 ‘ 셀 수 없이(6회 이상)있다’와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 셀 수 없이(6회 이상)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8.9%로 나타나 또래들 간의 피 · 가해 중복경험이 폭력에 대해 무감각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또래폭력의 모방학습, 일상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피해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단지 자신의 피해에만 머물지 않고 또 다른 교우들을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행동을 함으로써 피해를 당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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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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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가해를 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념을 학습하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을 학습하고 갈등에 대한 올바른 신념과 대처방안들을 익혀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질문에는 ‘ 왜 똑 부러지게 대처하지 못하는지 답답하다(31.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 무섭다(26.6%)’, ‘ 화가 난다(19.7%)’, ‘ 별 느낌 없다(17.1%)’라는 응답결과가 도출되었다.

항목

1회 있다

2~3회 있다

4~5회 있다

셀 수 없이

전체

(6회 이상)있다 1회 있다

2~3회 있다

4~5회 있다

셀 수 없이

위에서 분석한 것과 같이 방관자 또한 피해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교폭력을 보고도 어떻게 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좌절하고 있음을 볼 때 예방교육 및 프로그램 적용 시 반드시 인성교육, 타인을 돕는 용기와 도덕성을 기르고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자신감 향상을 도울 수 있어야한다.

184

92

12

15

303

52.9%

32.7%

19.4%

16.0%

38.6%

70

105

18

24

217

20.1%

37.4%

29.0%

25.5%

27.6%

59

37

17

9

122

항목

빈도(명)

비율(%)

17.0%

13.2%

27.4%

9.6%

15.5%

모른 척 하였다

1, 575

56.3

35

47

15

46

143

모른 척 하지 않았다

1, 223

43.7

10.1%

16.7%

24.2%

48.9%

18.2%

합계

2, 798

100.0

348

281

62

94

785

100%

100%

100%

100%

100%

(6회 이상)있다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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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목격 후, 모른 척한 경험

무응답: 59명

<표 4> 전체 대상에서 학교폭력 피해와 가해 경험 응답자

학교폭력 방관자 학교폭력을 목격한 적이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 1, 575명(56.3%)이 목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하지만 이들 중 56.3%는 학교폭력을 목격하고도 모른 척 하였다고 응답하여 학교폭력 목격 이후 방관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른 척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1순위는 ‘ 같이 피해를 입을까봐(29.9%)’, 2순위는 ‘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25.3%)’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폭력 목격 후 어떠한 느낌이 들었는지에 대해 묻는

가해자, 반성보다 행동의 정당화! 가해학생은 무감각하다 학교폭력 피해와 가해율이 전년도에 비해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학교폭력 가해학생은 본인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보다는 행동에 대한 정당화를 하여 심각성을 보였다. 피해학생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 대해 ‘ 피해학생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한다(50.7%)’라고 하였지만, ‘ 정당한 행동이었다라고 생각한다(11.1%)’, ‘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9.6%)’로 응답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입혔지만 죄의식을 느끼지 않으며 정당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올바른 인성교육이 필수적임을 시사했다. 이는 학교폭력 가해행동 이후, 발생한 일의 유형을 살펴보면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33.8%)’로 나타나 가해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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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적절한 교육적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가해행위에 대한 정당성은 더욱 강화되며 가해행동이 고착화됨을 알 수 있다. 대부분 가해학생들의 유사점이 공통적으로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부족, 공감능력 결핍, 피해자의 입장에 대한 몰이해인 점을 감안하여 가해프로그램 적용 시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학교폭력 전문기관 피해학생은 학교폭력 피해에 대해 ‘ 고통스러웠다(63.4%)’, ‘ 등교거부(50.7%)’, ‘ 자살충동(31.4%)’등의 고통을 호소했다.

이러한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 학교폭력 피해학생에게 심리적 치료지원 및 학교폭력 전문기관의 위기개입이 시급하다.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여 도움을 요청하였지만 여전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37.2%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폭력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였지만 도움의 지원이 효과적이지 않았거나, 사안처리와 가해학생의 처벌에만 초점이 맞춰져 피해학생의 심리적 고통이나 자살생각 여부 등을 세심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학생들은 학교폭력 전문 상담기관의 필요성에 대해 62.2%의 학생들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2010년 조사(61.6%)와 비슷한 수치로 전문기관에 대한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어 정부기관에서도 학교폭력 전문기관의 신속한 위기개입을 통한 안전보호, 피 · 가해자, 학교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돕는 화해중재상담, 심리치료를 통한 회복, 가해자 전문프로그램 실시와 사후관리를 통해 재발방지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최근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

대상자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학생

재학기간 중 학교폭력 최초 피해경험 시기 재학기간 동안 학교폭력 피해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 1회 이상’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28.9%이다. 즉, 10명 중 2~3명은 재학기간 중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 308명 중 72.7%는 초등학교시기에 처음으로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고 있는 바, 이는 고학년이 되면서 폭력 피해로 인한 고통이 가중되지 않도록 초등학교에 적절한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그림 2> 재학 중 피해경험 경험률 및 발생시기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경험 · 기간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1, 677명(18.3%)이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여 10명 중 대략 2명은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응답자 중 기타 의견을 제외한 1, 529명 중 ‘ 하루~2주 미만(53.9%)’, ‘2주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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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최근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

3개월 미만(15.7%)’, ‘3개월 이상-6개월 미만(16.2%)’, ‘6개월 이상1년 미만(14.2%)’로 나타나 3개월 이상의 비율이 30.4%로 나타나 학교폭력의 장기화가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4> 학교폭력 피해유형 1순위

<그림 3> 최근 1년간 피해경험률 및 피해 기간

학교폭력 피해유형 학교폭력 피해유형을 살펴보면 ‘ 맞았다’(1위), ‘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2위), ‘ 말로 협박이나 위협을 당했다’(3위)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피해유형은 전년도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덧붙여 이번 연도의 성별 차이 분석에서 남학생의 경우 ‘ 맞았다’가 51.5%로 나타났으며 전년도 48.3%에 비해 증가하였다. 반면, 여학생의 경우 ‘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가 35.0%로 나타나 전년도 33.6%에 비해 증가하였다.

특히 ‘ 집단적으로 따돌림을 당했다’의 경우 남학생은 4.4%인데 비해, 여학생은 19.5%로 4배 이상 차이를 보여 여학생의 집단적인 행동과 따돌림현상이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등교거부, 복수충동)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등교거부 충동 여부에 대한 분석결과, 9,174명 중 1, 674명(18.2%)이 응답하였다. 등교거부에 대한 응답을 분석한 결과, ‘ 전혀 없다’(49.3%)를 제외하고 ‘ 일 년에 1-2번’(24.5%), ‘ 한 달에 1-2번’(10.3%), ‘ 일주일에 1-2번’(8.1%), ‘ 지속적으로(10회 있다)’(7.8%)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복수충동에 대한 응답을 분석한 결과, ‘ 전혀 없다’(26.4%)를 제외하고 ‘ 일 년에 1-2번’(23.3%), ‘ 한 달에 1-2번’(13.3%), ‘ 일주일에 1-2번’(13.0%), ‘ 지속적으로(10회 있다)’(24.0%)로 나타나 가해자 대상 복수에 대한 충동성이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피해학생에 대한 학교폭력에 있어 학교에서 학생에 대한 일차적 보호와 상담, 지원 및 개입이 필요하고 가정, 학교, 학교폭력 전문기관의 유기적 위기개입 및 지원체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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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가해학생

재학기간 중 학교폭력 가해경험 9, 147명 중 재학기간 동안 학교폭력 가해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1회 이상 학교폭력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2, 165명(23.4%)이었다. 즉, 10명 중 2~3명은 재학기간 중 학교폭력 가해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무응답을 제외한 응답자

<그림 5>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등교거부, 복수충동률

2, 308명 중 74.6%는 초등학교 시기, 처음으로 학교폭력 가해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초등학교시기에 적절한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학교폭력 피해 이유에 대한 생각 학교폭력 피해자가 피해를 당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한 결과, ‘ 만만해 보여서(32.7%)’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외에 ‘ 아무 이유 없거나 모름(19.1%)’ 등의 의견이 높게 나와 학교폭력에 있어 특정한 이유 없이 타인을 괴롭히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7> 재학기간 중 가해경험 및 최초 가해 시기

최근 1년간 학교폭력 가해경험 최근 1년간 학교폭력 가해경험을 묻는 질문에 대해 15.7%가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성별에 따라 1회 이상 가해한 경험을 살펴보면, 남학생은 19.7%, 여학생은 10.9%가 가해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림 6> 학교폭력 피해 이유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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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최근 1년간 학교폭력 가해경험

가해행동 이후 상황(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최근 1년간 학교폭력 가해 후 일어난 일에 대한 우선순위 응답 결과, 상당수의 학생들(33.8%)이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 피해학생에게 사과하고 일이 좋게 해결됐다(31.8%)’가 높은 수치를 보였다.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보아 학교폭력 가해경험 이후 적절한 제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처벌 및 교육조치에 대한 대책마련과 동시에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전문기관의 확대가 필요하다.

가해학생의 죄책감 무감각 현상 학교폭력 가해 이유를 살펴보면, ‘ 장난(1순위)’, ‘ 상대학생이 잘못해서(2순위)’, ‘ 이유 없음(3순위)’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해행동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 피해학생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한다(50.7%)’, ‘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과하게 반응했다고 생각한다(28.6%)’, ‘ 정당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11.1%)’, ‘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9.6%)’라고 응답하여 가해행동에 대하여 죄의식을 느낄 수 있는 올바른 인성교육 및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절실함을 시사하였다. <그림 10> 최근 1년간 학교폭력 사후발생 유형(1순위)

가해행동을 하지 않게 된 이유 최근 1년 동안 학교폭력 가해행동을 하지 않게 된 이유에 대해

1순위로 ‘ 스스로 나쁜 행동임을 알게 되어서’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2순위로는 ‘ 학교 선생님이 알게 되어 꾸지람을 들었다’, 3순위로는 ‘ 피해학생 부모님이 연락을 해서 꾸지람을 들었다’로 나타났다.

<그림 9> 최근 1년간 학교폭력 가해 이유(1순위)

그리고 ‘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받고 생각이 변했다’는 의견이 4순위로 나타나, 가해학생이 스스로 나쁜 행동임을 인지함으로써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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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행동을 멈춘 것으로 나타나, 가해학생의 인지 교정과 동시에 행동수정이 가능한 교육과 상담프로그램의 개입이 필수적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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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

학교폭력 목격학생

학교폭력 목격 후 느낌 학교폭력 목격 후 어떠한 느낌이 들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 왜 똑 부러지게 대처하지 못하는지 답답하다(31.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 무섭다(26.6%)’, ‘ 화가 난다(19.7%)’, ‘ 별 느낌 없다(17.1%)’라는 응답결과가 도출되었다. 또한 목격학생의 느낌을 살펴보면, 모른 척 한 학생인 경우 ‘ 별 느낌 없다(23.4%)’, ‘ 무섭다(27.3%)’, ‘ 화가 난다(14.6%)’, ‘ 우울하다(7.8%)’, ‘ 왜 똑 부러지게 대처하지 못하는지 답답하다(27.0%)’로 나타났다. 모른 척 하지 않고 도움을 요청한 학생의 경우 ‘ 별 느낌 없다(13.0%)’, ‘ 무섭다(23.0%)’, ‘ 화가 난다(32.0%)’, ‘ 우울하다(4.3%)’, ‘ 왜 똑

<그림 11> 최근 1년간 학교폭력 가해행동 하지 않게 된 이유

학교폭력 가해 이유에 대한 생각 가해자가 학교폭력을 가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 ‘ 장난(38.2%)’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월등히 많았다. 다음으로 ‘ 이유 없음(20.7%)’, ‘ 오해와 갈등(10.6%)’, ‘ 스트레스(9.7%)’ 순으로

부러지게 대처하지 못하는지 답답하다(27.4%)’로 나타나 목격학생이 방관자로 머무르지 않고 주위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피해학생이 또 다른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 및 예방교육이 개발되어 확대 실시되어야 하겠다.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그림 13>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 목격대응 행동

<그림 12> 최근 1년간 학교폭력 가해이유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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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목격 후, 모른 척한 이유 학교폭력 목격 후 모른 척한 이유를 살펴보면, 1순위가 ‘ 같이 피해를 당할까봐 모르는 척 했다(29.9%)’라는 응답이고 2순위는 ‘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모르는 척 했다(25.3%)’, ‘ 관심이 없어서 모르는 척 했다(18.9%)’, ‘ 개입을 해도 소용이 없어서 모르는 척 했다(14.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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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사례 초등학교 때부터 지속적으로 돈을 상납한 사례

① ② ③

<그림 14> 학교폭력 피해 목격 후 미신고 이유

피해학생: 중2, 남 가해학생: 중2, 남 사건상황: A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B학생에게 돈을 30만원 정도 상납했음. 중학교에 들어가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또다시 괴롭히고 돈을 요구하기 시작함. 게임을 하자고 해서 하고나면 게임에 졌으니 문자로 “내일 오전까지

3만원 가지고 와, 가지고 오지 않으면 수업 끝나고 기다려.”라는 협박 문자를 보냄. 또한 자신의 생일선물로 2만원을 가지고 오라고 하고, 바지 수선을 맡기게 하고 수선비를 지불하게 하고 수선을 한 것이 마음에 안 드니 3만원을 가지고 오라고 협박 문자를 계속 보냄. A가 돈을 가지고 가지 않으면 욕설을 하고 놀리고 조롱하고 뺨을 때리거나 다리를 걷어차는 등 신체폭행까지 함. 지속적, 반복적으로 당하던 A는 어느 날 엄마지갑에서 돈을 몰래 꺼내서 수 십 만원을 상납하기에 이르렀음. 내담자의 심각성: A학생은 지속적으로 위협, 협박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등교를 거부하고 있음. 또한, 심리적 위압감으로 인생을 포기하고 싶고 자퇴하고 싶다고 호소함. 하지만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 1년 몇 개월만 더 참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함. 설마 고등학교는 같은 학교에 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음. 부모님한테 이야기를 해도 딱히 해결할 방법은 없다고 하며 자포자기하고 무기력함을 호소함.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따돌림과 괴롭힘

폭력유형: 초(여)/집단따돌림, 괴롭힘, 언어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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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특징: 같은 반 학생들, 다수의 방관자

① ② ③

피해학생 : 초4(여) 가해학생 : 초4 같은 반 학생들 사건상황: 초등학교 4학년인 A를 같은 반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너한테 냄새가 난다. 너는 쓰레기다.”라는 말로 모욕을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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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가 두터운 A는 같은 반에서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B를

1년 내내 종 부리듯이 부렸음. 청소는 물론이고, 매점에서 간식 심부름, 준비물, 교과서 빌려오기 등등을 시켰으며(셔틀문화, 폭력적 계급문화) 심하게는 화장실에 휴지를 들고 따라와서 밖에서 대기하도록 하기도 함. B와 같은 유사한 피해를 당한 같은 반 학생들은 그 무리들을 반에서 상위 클래스로 인정받고 있으며, 교사들에게도 인정받는 학생들이고 또한 노는 아이들의 보호를 받는 아이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괴롭힘을 받는 B는 하위 클래스, 진따, 종, 왕따라고 불린다고 함. 피해학생의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계기는 B가 이들로부터 급기야 구타를 당한 후, 부모님이 B의 몸에 멍이 든 것을 보게 됨으로써 자녀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서서히 알게 됨. 부모님은 학교에 가해 학생의 전학을 요구하고 있으나, 학교에서는 A를 평상시에 매우 신임하고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라고 믿고 있었기에 더욱 믿기 힘들어하고, 또한 같은 반 학생들도 이런 사실에 대해서 누구하나 정확히 나서서 말하려하지 않아 사실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

청소시간에는 바닥 쓰는 빗자루로 A의 책상과 의자를 쓸고 바닥 닦는 걸레와 빗자루로 가방 등 물품을 쓸어버리는 행동을 자주 함. A가 책상에 앉아 있을 때에도 빗자루로 머리와 옷을 쓸어버리면서 “쓰레기야, 넌 휴지통으로 가라.”라고 말하기도 함. 매일매일 교실에서 비웃음과 함께 빗자루질과 걸레질에 아이는 울었지만, 방관하고 지켜보는 아이들의 쏟아지는 비난과 욕설은 아이에게 더 큰 충격이 됨. 작은 협박이나 신체 건들이기, 머리카락 잡아당기기, 발 걸기 등 괴롭히는 행동들이 A에게만 집중적으로 일어남. 그러던 중 학교에 가기 싫다고 가정에서 울면서 호소하는 일이 발단이 되어 피해사실이 알려짐. 의기소침하고 항상 자신은 다른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말하는 등 매우 큰 상처를 받았음.

이유 없이 장난으로 시작된 여학생의 집단폭력 우등생이 셔틀폭력의 주동자

— —

① ② ③

폭력유형: 고(남)/강요 심부름/셔틀폭력/주위에 알려지자 신체폭행 사례특징: 우등생 가해자, 학교 내 피라미드 권력구조, 다수의 방관자

피해학생: 고3, 남 ※지속반복 장기적 강요, 심부름 가해학생: 고3, 남 ※가해자, 우등생 사건상황: 고등학교에서 3년 내내 반장을 한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옴. 평상시에 학교 선생님들의 기대와

— —

폭력유형: 중(여), 집단 괴롭힘, 따돌림, 언어폭력 사례특징: 장기적 피해로 인한 휴유증 심각, 우울 진단

① ② ③

피해학생: 중3, 여 가해학생: 중3, 같은 반 10명 사건상황: 평상시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A는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이유 없는 장난으로 사소한 말장난이 시작되다가 3월 말부터 신체적 접근으로 밀치기 등이 시작되고 지속적으로 사소한 부탁을 하기 시작함. 날이 갈수록 습관처럼 정도가 심해져서 싫다고 하면 욕을 하거나 멈추지 않고 더욱 귀찮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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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지속 반복적으로 당하다가 10월 경 교실에서 A 피해학생과 가해자 10명이 시비가 붙게 되자 A가 핸드폰으로 녹음해서 부모님께 말씀드린다고 하고 녹취하여 기록을 부모님께 들려 드리게 되어 사실이 알려짐. 놀란 부모님은 학교를 찾아가게 되어 항의하고 같은 반 가해자들에게 의자들을 던지는 등 폭력이 발생함. 피해학생인 A는 신체적 외상은 없으나 심한 우울과 불안감을 호소하고 학교 등교를 거부하고 엄마에게서 일초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등 불안정한 애착과 퇴행행동을 하기도 함. A의 상태가 극도로 나빠져 정신과를 방문하여 우울진단을 받고 치료해야할 지경에 이름. 부모님 측은 무조건 가해자의 전학만 요구하고 고소함.

학교폭력 예방과 개입을 위한 프로그램 예방교육의 도움 정도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정부는 연간 2회 이상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 배움터지킴이 배치, 학교 내외

CCTV설치 등의 대책으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러한 대책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살펴보았다. 예방교육 참여 여부를 살펴보면, 대부분 ‘ 1회 이상(83%)’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예방교육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도움정도를 살펴보면, ‘ 도움이 되었다(32.3%)’로 나타났으며 ‘ 도움이 되지 않았다(36.1%)’ 또한 낮지 않은 비중으로 나타나 예방교육의 도움정도, 효과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연령별, 학년별, 성별 특징을 고려해야 하며 발달시기에 적합한 효과적 전달매체, 영상, 문화, 음악, 예술적 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겠다.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최근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

예방교육 및 프로그램 목적

학생 대상 일회성 학교폭력 예방교육에서부터 다회기로 구성된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학교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예방하며 발생 시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 • • • • • • •

학교폭력 예방 학교폭력에 대한 이해 향상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바르게 인식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후 올바른 대처방안 자신에 대한 ‘ 소중함’과 가치발견 및 ‘ 자신감’ 회복 타인에 대한 ‘ 존중’ 방관자에 대한 적극적 개입과 ‘ 주위에 알리기’, ‘ 돕기’ 이타행동 촉진

• • • •

가해자의 긍정적 자기 정서 경험과 ‘ 도덕성’ 증진 폭력 발생 시 ‘ 도움요청’ 학습경험 폭력 목격 또는 발생 시 알리는 ‘ 용기’ 재발방지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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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문화예술교육 적용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교육적 접근을 예방프로그램에 적용할 경우, 교육 목적에 도달하고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부분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 •

또래들 간의 긍정적 관계형성을 위한 감성적 접근 피해학생들의 자기상(‘ 만만해 보인다’) 긍정화를 위한 자신감 향상

• •

자기성취감, 자기효능감 가지기 힘의 우열(힘이 세거나 무섭다, 아무 이유 없거나 모름)을 중시하지 않는 프로그램 적용 필요

• •

단절된 또래 간의 상호작용을 긍정적인 것으로 경험 심리적 또는 신체적 우열을 중시하기보다 서로 간의 재능을 칭찬

평상시에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고 자연스럽게 어울려 놀 수 있는 경험

같은 반 학생이 주가해자이므로 또래들 간 함께하는 프로그램 개발 시급

위기청소년의 경우 신체폭행, 금품갈취, 괴롭힘, 집단따돌림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으며 손상된 자존감을 문화예술교육으로 회복

초등학생에 대한 시급한 조기개입 중요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최근 학교폭력 실태와 현황

문화예술적 활동을 함으로써 직간접적 폭력예방 효과를 가질 수 있는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

그림그리기, 글쓰기, 만들기 활동을 통한 긴장완화, 정서적 안정감

• • • • • • •

음악을 듣고 느낌을 그려보는 등 창의적 경험 또래들 간의 개인 및 집단활동 가능 다양한 감각활동을 통한 인지력 상승효과 또래들 간의 상호피드백, 사회성 기술, 상호작용효과 집단협동심 강화 리듬감, 멜로디, 하모니 악기 연주, 작품 활동 등을 통해 스스로 해내는 자기성취감 고취

• • • • • •

집중력강화 심리적 안정감 증진 긴장완화 산만한 아이들의 정서개선 효과 고품격의 사회적 만남 고난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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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예술교육을 매개로 한 공감증진을 위하여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수많은 집단따돌림과 학교 내 폭력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를 만나면서, 특히 가해자 아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공감능력의 결여”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반복적인 가해행위를 하는 가해 청소년의 경우, 자신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심각한 고통을 준다는 사실을 “정말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은 놀라웠다. 그러나 사실 이런 일들은 바로 우리 가정과 직장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고 있는 일이기도하다.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몰이해로 인한 갈등과 문제가 얼마나 흔한 일인가를 떠올려 보자.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모든 폭력의 근저에는 공감능력의 결여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 사례는 공감능력의 결여가 학교폭력의 피해-가해 아이들에게 얼마나 뚜렷하게 발견되는지를 보여준다.

사례를 통해 본 학교폭력 피해아동의 치료과정 환아 기본정보

— — — 1. 2. 3. 4.

Sex/Age: F/9yrs Education: 초등학교 3학년 Problems: 토하고 머리, 배가 아프다며 학교에 가려하지 않는다. 말수가 줄고 자주 눈물을 보인다. 짜증난다, 신경질 난다며 어머니를 때린다. 일시적인 틱 증상을 보인다.

김붕년 서울대학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현병력

— 초등학교 1학년: 뒷자리에 앉은 여자아이가 환아의 머리를 헝클어버리고, 연필이나 볼펜으로 등에 낙서를 하는 등 괴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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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환아는 그냥 말없이 참고 지냈고 한 번씩 머리, 배가 아프다고 하고 토하는 증상이 있어 환아의 모가 한약을 지어 먹임

눈물을 흘리고 짜증난다, 신경질 난다며 한 번씩 모를 때리기도 함

— 초등학교 2학년: 1학년 때 환아를 괴롭히던 여자아이와 같은 분단의 남자아이 둘이 학년 초부터 지속적으로 환아를 괴롭힘. 환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분단의 다른 아이들도 환아와 놀지 못하게 하고 모둠별 수업도 하지 못하게 함. 환아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가서 아이들에게 나눠 주기도 하고 학습 자료를 찢고, 머리, 배, 목 등을 때리고 꼬집고 연필이나 샤프심으로 온 몸을 찔러 등과 오른쪽 허벅지에 흉터가 남음. 환아는 소리 죽여 울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식으로 대응함 2학년 2학기가 되면서 아이들이 환아를 괴롭히는 정도가 심해져 환아 모가 가해 아동의 부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하여 주의를 부탁하였으나 그 때 뿐이었고 환아가 문제가 있으니 그런 식으로 당하는 것이라고 하여 가해 아동의 부모와 싸우기도 함 — 2학년 11월: 환아 모가 환아의 피 묻은 셔츠를 가지고 학교를 찾아가 환아가 계속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반성문 작성과 자리 재배치 등을 요구함.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담임선생님은 “우리 반에서는 왕따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며 방어적으로 대처하였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 가서 이야기한다며 오히려 환아를 야단치기도 함. 아이들은 억지로 반성문을 쓰기는 하였지만 환아가 먼저 잘못하여 괴롭힌 것처럼 말하였고 학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왕따라고 놀리고 화장실에서 창피를 주는 등 모욕을 주었음 당시부터 눈을 깜박이고 코를 씰룩이는 일시적인 틱 증상이 시작됨. 환아는 아침마다 머리, 배가 아프다고 하고 토하면서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였고 말수가 줄고 모에게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더욱 괴롭힌다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모에게 이야기하지 않으려 함. 자주

환아 부모가 학교를 찾아가 가해 부모로부터 각서를 요구하였으나 잘 해결되지 않아 12월 중순 경부터 학교에 가지 않고 개인 신경정신과에서 약물치료 및 놀이치료를 받음. 1월 경 틱은 없어졌고 다른 증상들도 많이 호전됨 — 초등학교 3학년: 근처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고 처음 2주는 비교적 잘 지냈으나 3월 중순 경 같은 분단의 남학생 한 명이 환아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가 주지 않는 일이 생기면서 틱 증상 외의 상기 주 문제들이 다시 악화됨 특히 ‘ 사회적 상호작용 및 대인관계 적응’과 ‘ 언어적 의사소통’ 영역의 상대적 곤란이 현저함. 무력감, 좌절감, 자신감 저하, 고립감, 위축감, 의사소통, 반응과 행동이 시작되는 속도가 느리고 어색함

가족관계

주된 양육자: 환아 모

— 모: 고졸. 주부. 현재 환아의 문제를 이전 시댁과의 문제에서 억울하게 누명쓰고 당했던 것과 유사하게 느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면이 있으며 이전에 다녔던 병원이 학교와 짜고 일을 진행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함 — 유치원: 4-6세 사이에 다님. 환아 조부의 병수발로 모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환아 6세경 조부가 사망, 환아 부가 대장암 3기로 수술을 하게 됨에 따라 모가 환아를 잘 돌보지 못함. 정서적으로 위축되어 지냈고 또래 사이에서 비교적 잘 어울리고 놀았으나 부끄러움이 많음. 한번씩 소변을 가리지 못할 때가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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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부모 간 갈등으로 한번씩 부가 모를 때릴 때가 있었으며 환아가 그 사실을 알고 있음

불안으로 인해 몸과 얼굴이 굳어졌다. 아이 스스로 친구에게 당했던 사건들을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불안으로 주저했으나 점점 분노를 드러내며 상황을 묘사했다. 눈물도 흘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의 진폭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치료자와 함께 좋은 또래관계를 놀이로 표현하였다. 그림도 그렸다. 친구와 사이좋게 점심을 나누어 먹는 그림이었다. 또래의 경험이 판타지 속에서 새롭게 구현되었다. 세 번째 시간은 아이가 많은 감정을 표현한 시간이었다. 공포-불안분노-우울 그리고 희망과 행복까지.

— 조모: 환아 모를 많이 의심하고 구박하여 고부간의 갈등이 심하였고 그 일로 환아 출생 전에 수차례 이혼하려 하였음. 92년 화재사고로 환아 고모 4와 함께 사망 — 부: 대졸. 회사원. 99년 대장암으로 수술 받았으나 현재는 건강한 편. 욱하는 성격이 있어 모와 싸울 때 한 번씩 모를 때릴 때가 있음. 소송문제, 환자 입원문제에 대해 전혀 개입하지 않으려 함 —

환아 언니(13세): 중 1. 환아와 달리 적극적인 성격

치료과정

처음 아동을 만났을 때,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가 잠을 잘 못 드는 것이었다. 반복적인 불안-공포 관련 환상들이 잠드는 데에 방해를 주고 있었다. 수면 문제는 낮 동안의 피곤함과도 연관되어 있었고, 학교 적응을 더욱 나쁘게 만들었다. 어머니와 함께 잠자리에서 이완을 하기 위해 이완 연습을 하도록 격려하고 교육하였다. 또한 앞으로 잠자리에 편히 들 것이라는 암시와 격려를 해주었다. 다음 시간은 관계 촉진을 위한 놀이치료가 진행되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치료시간을 놀이 시간으로 인식하도록 격려하였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시간에는 과거 폭력과 관련된 불안을 직접 다루는 치료적 작업을 포함시켰다. 과거 기억이 떠오르자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시간은 한 달 뒤에 일주일 간격으로 진행되었다. 더 이상 잠을 자는 데에 문제는 없다고 하였다. 이 시간에는 또래관계에서의 자기표현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행하였다. 주눅 들지 않고 표현하는 연습, 당당하게 무시하기, 비굴하지 않게 거절하기, 울지 않고 피하기 등이 이야기 되었다. 어머니에 대한 정기적 면담도 함께 진행되었다. 정기적 면담과정에서 감정 표현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초기에는 치료진에 대한 불신감과 양가적인 감정-행동 표현이 많았다. 그러나 규칙적이고 공감적인 면담을 통해 아동에 대한 자세한 평가 및 설명을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아동의 정서-행동이 호전을 보이면서 모와의 관계가 뚜렷이 개선되었다. 어머니는 자신의 과잉대응과 예민성을 인정하였고 아이의 건강한 측면을 북돋아주는 놀이활동이 크게 늘었다. 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폭력에 희생된 아동과 그 부모는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피해아동은 가족 내에서도 충분히 공감 받지 못하며, 어머니조차도 아이에게 충분히 공감해주지 못한다. 충분히 표현되지 못한 부정적 정서는 계속 피해아동과 부모의 가슴에 남게 되고 이는 끊임없이 튀어나와 아이를 괴롭힌다. 특히 수면시간이 괴로운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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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학교폭력과 정신병리 문제

학교폭력은 학생들의 개인적 특성, 좌절감, 그리고 학교 내외의 사회적 요인들에 의해 유발되는 범죄적 특성을 가진 행위(이돈희,

1996)로서 자신보다 신체적, 심리적으로 약한 위치에 있는 학생에게 가해지는 위협, 또는 실제 행위를 총칭한다. 이는 타인에게 해를 입히거나 무언가를 방해할 목적이 있는 행위로서 시간에 걸쳐 반복된 행위가 나타나고 힘의 불균형이 있어 힘이 더 센 편에서 약한 편으로 가해가 이루어지는 공격의 한 형태이다. 이는 직접적 신체적 폭력, 직접적 언어적 폭력, 간접적인 배제 혹은 뒷담화, 사이버 상에서의 폭력과 같이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90년대에 나온 통계를 보면, 미국의 경우 초, 중학생 10%(Hodages et al., Perry et al., 1988), 영국은 초등학생 27% (Williams et al., 1996), 일본은 초등학생 31%, 중학생 55%, 고등학생 38%로 중학생 때 학교폭력이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국내의 최근 통계도 이와 유사하다. 매우 넓은 범위의 유병률(14.1-70%)을 보이고 있으며

(김준호, 1991; 송우영, 1994; 이시형, 1997), 남자에서 약간 더 많고(남(28.2%) > 여(23%)), 대도시보다는 읍면이나 중소도시에서 좀 더 많다는 주장도 있다(읍면(29.6%) > 중소도시(24%) > 서울(23.8%) > 광역시 (23.2%)). 비슷한 동아시아권 국가인 한-중-일 비교연구에서는 90년대 후반의 다소 오래된 연구이기는 하나, 한국의 중학생들에서 가장 높은 빈도의 학교폭력 경험이 발견되었다. 1997년 4월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 각각 중학생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 내 구타 등 폭력행위는 한국(49%), 중국(38%), 일본(28%), 말로 위협해 용돈 뺏기는 한국(40%), 중국(17%), 일본(6%), 폭력을 동반한 금품갈취는 한국(32%), 중국(11%), 일본(4%)으로 이미 15년 전에 한국의 학교폭력의 빈도는 가장 높았다. 이는 요즘 대서특필되는 학교폭력의 문제가 이미 고질적인 장기적 문제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교내에서 벌어지는 신체적인 폭력과 집단따돌림 모두 한국에서 가장 빈발하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이에 따른 유병률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건수가 증가하다가 중학교 1학년 때 최고, 3학년부터 크게 감소, 고등학교 1, 2, 3학년이 되면서 현저하게 감소되는 패턴을 보인다. 피해집단의 경우에도 중학교(29.6%)가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다(초등학교 (25.1%), 고등학교 (21.3%)). 그리고 성적에 따른 분포에서 알 수 있듯이 공부를 잘한다고 따돌림을 적게 당한다는 믿음은 옳지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적별 따돌림 경험비율: 상(29.2%) / 중(29.7%) / 하(31.0%).

대부분의 통계는 초기 청소년기에 학교폭력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아마도 초기 청소년기의 큰 변화에 대한 적응 스트레스와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 초기 청소년기는 신체적-성적 발달이 매우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며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크게 늘면서 공격적인 행동의 위험성도 급증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청소년시기에 발달해야 할 전두엽과 같은 조절 중추의 발달은 상대적으로 매우 미약하여 충동이나 공격성의 조절이 힘든 상황에 봉착한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가족중심의 관계에서 또래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새로운 또래문화를 형성할 때인데 이런 변화과정에서의 적응과정에서 또래 간 폭력이 나타날 위험성이 증가된다. 학교폭력의 문제점은 낮은 보고율 및 발견율이다. 많은 통계에서(삼성생명 사회정신건강연구소, 1997) 증명하고 있듯이, 주위에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있어도 선생님께 말씀 드리지 않는다는 비율이 76.5%나 되었다. 따돌림 당하는 아이를 친구로 사귀지 않는다는 비율도 남학생 35.8%, 여학생의 경우는 50.8%로, 왕따를 당하는 학생들은 교사 등 어른으로부터 적절히 보호 받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또래 친구들로부터도 소외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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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이상의 사례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집단따돌림의 실태를 보면 매우 다양하다.

가해자의 공통적인 특징에 대한 연구에서는 가해경험 빈도는 남학생이 역시 더 높았고 남(52.6%) / 여(41.1%), 성적과 관계없이 고르게 가해빈도가 분포하는 양상을 보였다. 상(45.4%) / 중(48.5%) / 하(52.4%).

학교에서의 실제 모습을 살펴보면, 소외: 상대 안하기, 같이 놀지 않기, 같이 도시락 먹지 않기, 모함: 엉뚱한 소문내기, 모욕: 은근히 욕하기, 빈정거리기, 면박이나 핀잔주기, 괴롭힘: 말을 따라 하며 놀리기, 분필이나 물건 던지기, 발 걸기, 도시락 반찬 뺏어먹기, 폭력: 장난을 빙자하여 때리거나 가혹행위 하기 등 매우 다양하다. 가해집단과 피해집단의 심리학적 특성은 일면 유사하고 일면 상이하다. 피해집단에 대한 조사에서 Olweus(1994)는 두 가지 유형의 피해집단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제안을 하였다. 첫째는 수동적이고 복종적인 피해자(passive or submissive victim)이다. 이 그룹은 울음, 복종이 가해행동을 강화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하였다. 두 번째 유형은 도발적 피해자(provocative victim)들이다. 행동 문제가 흥분, 화나게 하여 상대방의 폭력행동을 유발하게 하는 피해그룹으로 가해와 피해를 동시에 경험하는 것이 특징이며 잠재적으로 보다 높은 자살 위험성을 보인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따돌림을 당하는 아동의 특성에 대한 연구에서는 ‘ 또래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이다. 비언어적 정서인식의 정확도가 낮다. 사회적 불안이 높다. 집단따돌림 피해척도가 높다.’는 특성이 제시되었고, 다른 연구에서는(Egan&Perry, 1998) 자기 방어 능력이 떨어지고 유머가 없으며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고 비효율적으로 자기주장을 하거나 순종적이고 자신의 소유물을 쉽게 포기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피해그룹의 특성은 피해를 통해, 즉 외상적 경험으로 인해서 더욱 악화된 면이 있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를 요한다.

국내 연구 중 가해자의 성격적인 특성을 연구한 두 편의 연구들을 보면, 서로 비슷한 성격특성을 보여주는 데, 박경숙(1998)의 연구에서는 반에서 잘 나가는 아이들(42.9%), 짓궂거나 장난이 심한 아이들(39%), 약삭빠르고 교활한 아이들(36.6%), 자기 욕을 들었거나 친구에 대한 험담을 들은 아이들(26.7%), 인기가 있고 친구가 많은 아이들(21.3%), 지도력이 있고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들(16%)로 대개 가해그룹이 반에서 잘 나가고 자기 힘을 과시하는 아이들임을 시사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가해자의 공통적인 특징(김용태, 1997)을 자기 힘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아이들(40.2%), 싸움을 잘하는 아이들(남학생)(33.3%), 질투심이 많은 아이들(여학생)(36.2%)로 열거하여, 힘의 위계에서 또는 힘의 먹이사슬에서 가장 상층부를 차지하는 아이들이 가해그룹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국의 연구에서는 좀 더 심층심리적인 특성을 연구한 결과, 가해그룹이 갖는 가장 핵심적 공통 특성은(Olweus, 1994), 공감능력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낮고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구를 지니면서 동정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공감능력의 결여는 가해그룹이 꼽은 가해 이유를 들어보면 명백해진다(김용태, 1997). 대부분의 아이들이 따돌림 당하는 아이가 따돌림 당할만한 행동을 하기 때문(83.4%)이거나 친구들이 따돌리니까 덩달아서(40.7%), 자신의 집단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서(18.5%)라고 언급하는 등 따돌림에 있어 피해자 요인이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이는 가해아동의 심리 사회적인 역동 속에, 좌절, 공격성의 표현, 따돌림 당한 경험에 대한 보복과 공감능력의 부족, 또래의 압력이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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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따돌림 현상의 일반적인 특성을 보면, 간접적 가해(소외, 모함)에서 직접적 가해(모욕, 폭행, 갈취)로 발전하는 경향,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원인을 전가시키고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다. 일부의 주동자가 따돌림을 주도하고 대부분의 학생은 동조 또는 방조하는 경향, 교사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가해가 이루어지고 학생들 사이의 집단규범으로 인해 교사에게 이야기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발견하기가 어렵다.

Psychosomatic symptoms, Anhedonia, anxiety, depression, 결석, 사회적 위축, Posttraumatic stress reaction 등이었다. 반면 가해자 그룹에서는(Kaltiala-Heino et al., 2000), 공격성과 파탄적 행동문제가 주 핵심 병리였다. 즉, Externalizing behavior, Hyperactivity, Excessive drinking & substance use 등이 가장 흔했다.

최근 2000년대 이후의 따돌림 현상의 추세는 더욱 문제가 많은데, 1) 집요하다, 2) 은밀하고 집단화의 정도가 심해진다, 3) 가해 학생들의 죄의식이 없다는 것이 두드러진 특성이 되겠다.

이에 따라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의 대처방식도 대단히 소극적이거나 오히려 따돌림을 촉진 내지 지속시킬 수 있는 방식들이 많았다. 박경숙 등(1998)의 연구에서, 따돌림을 당할 때,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말씀 드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는 불과 10%에 불과했고, 행동 양식이 조용하고 소극적으로 변한다(43.6%), 따돌리는 아이들한테 잘해준다(23.6%), 태연히 행동한다(21.1%),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20.4%), 결석하거나 전학한다(19%), 인기 있는 아동에게 붙는다(18%) 등의 양상을 보였다. 이런 대응은 따돌림 문제가 생겨도 의논할 상대가 마땅치 않다는 데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의논상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는다(32.3%), 친구(25.1%)가 대부분이었고, 부모님(15.5%)과 담임선생님(5.2%)은 소수에서만 활용되었다. 또한 상담선생님(1.8%)의 역할도 매우 미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따돌림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오랜 동안 암묵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집단따돌림이나 학교폭력으로 인한 정신병리 연구는 매우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Mynard et al.,2000). 피해자 그룹에서 발견되는 양상은 주로 우울-불안을 위주로 하는 병리로서 증상들을 살펴보면 초등연령의 경우, Internalizing behavior,

그러나 가장 심각한 그룹은 가해-피해가 혼합된 그룹이었다. 이 경우에는 병리양상도 더 다양하고 심각도도 더 심했으며 자살 행동 위험성도 뚜렷하게 더 높았다. 대표적인 증상은, Highest in

externalizing behavior & hyperactivity, Feeling of ineffectiveness, Interpersonal problem, School absenteeism, Eating disorder, substance use 등이었다.

그리고 아직 제한적이기는 하나, 학교폭력으로 인해 희생을 당한 아이들에 대한 장-단기 추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추적 연구의 결론은 학교폭력이 오랫동안 아동의 적응과 발달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몇몇 연구들의 결과를 간단히 살펴보면, 서울대병원(2000)에서 1년 간 추적을 한 결과, 지속적으로 따돌림을 당한 아동의 특성이 정신병의 초기 전구 증상과 유사하고 따돌림 을 당한다고 호소한 집단은 후에, 정신병적 증상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다는 결과를 보였다. 외국 연구에서 시행된 추적조사에서도, 우울-자살 사고가 증가하고(Kaltiala-Heino et al., 1999), 이러한 현상은 남녀 모두에게서 확인되었다. 그러나 약간의 남녀차이는 있었는데, 여아는 따돌림이 지속적이지 않더라도 risk가 증가하는 반면, 남아는 따돌림이 지속적이면 우울, 자살 사고 및 시도에 대한 risk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Klomek, et al., 2011). 또한 이런 효과는 매우 장기간 지속되었는데, 초등학교 어린 시절의 bullying

behavior는 청소년기, 초기 성인기의 우울, 자살 사고/시도와 관련이 높았다(Klomek, et al.,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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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장기간의 추적과 관련된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예는 28세/ M/ 전문대졸/ 미혼으로, 주 증상은 강박사고와 누군가 지켜보면서 수군거리는 것, 간헐적으로 욕하는 소리 등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중학교 때 욕설, 폭력, 밥숟가락을 교복에 묻히는 등 심한 왕따 경험이 있으며 이로 인해 강박적인 washing이 발생하였다. 부모는 환자가 보복 당할까봐 표현하지 않아 몰랐다고 보고하였다. 고등학교 때도 왕따가 지속되었다. 간헐적으로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저항하는 행동이 발생하였고, 대인관계가 거의 없으며, 체육시간 등 학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였다. 대학교 입학 후에도 음주를 강요하는 분위기, 기숙사 roommate와의 잦은 다툼 등으로 적응하기 어려워하였다. 이에 그는 대인관계를 맺지 않고 공부에만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누군가 잘못한 점을 지적하면 ‘ 나를 비판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하였다. 다른 사람 눈치를 많이 살피고 ‘ 뭐라고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증상이 발생하였다. 18세 이후, 입원 및 투약을 지속하였으나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주소: 강박증, 우울, IOR ). 집에서 누군가 자신을 지켜본다고 믿는 망상으로 발전하여 집중력도 저하되었다. 2010년부터는 ‘ 천안함, 연평도 사고가 나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닌가’하는 강박사고가 발생하였다. 뉴스를 보다가도 비판적으로 화를 내는 모습, 대화의 흐름이 끊기고 엉뚱한 말을 하는 증상이 발생하였다. 진단적으로는 우울과 강박사고가 동반된 조현병이었고 우울감, 취약하고 손상된 자존감, 분노 및 적개심이 상당하여 부정적인 정서에 대한 인지 통제가 어려웠다. 다른 예에서는 21세/ M/ 대학 휴학/ 미혼으로, 주 증상은 Chronic depression, 불면 후 psychotic episode, 집중력 저하로, 어려서는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이나 마음이 여린 편이었다. 선교사인 환자부를 따라서 일본, 미국을 오가며 학창시절을 보냈다(주로 일본에서 거주).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이지매를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당하여(“한국에서 온 아이다” 놀림감으로 삼음) 점점 내향적인 성격으로 변하였다. 중 3때부터 우울감, 무력감을 느끼고 게임을 하거나 만화를 보는 시간이 증가하였다. 주의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성적은 저하되었다. 졸업 후 한국 대학으로 진학하여 사람도 많이 사귀려고 하고 여러 가지 일들을 빠르게, 많이 하려는 경향 있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걱정이 많은 편(집안 경제에 대한 과도한 걱정, 방사선이나 쓰나미에 일본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해를 입지는 않을까 등)이었으며, 불편한 점을 주변 사람들에게 잘 이야기하지 못하였다. 2011년 9월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 노예 취급을 받는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며, 수면, 식사량 줄고 불쾌감이 심하였다. 이후에도 5일 동안 수면이 없었고, 눈물을 흘리며 횡설수설하면서 이야기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고 호소하였다(주로 주변 대인관계 문제들). 진단평가 상 기분조절장애와 동반된 정신증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강한 정서적 고통 경험(우울, 분노, 적개심), 자존감이 낮고 의존적인 성향이 나타났다. 스트레스나 분노를 selfregulation하기 어려워 보였다.

이런 사례들의 공통적 특성은, 청소년기의 지속적인 따돌림 경험이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위축시키고 주변 상황을 fearful하게 인지하도록 하고, 따돌림으로 인한 만성적인 우울, 불안감은 강박증, 정신증적 episode 등 여러 정신장애를 촉발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따돌림의 해결을 위한 접근

따돌림의 해결은 따돌림 상황을 반 구성원 내지 학교 구성원 전체에게 알리고(공개의 원칙), 따돌림 과정에 대해서 피해당사자를 보호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그 고통을 표현할 수 있게 하며(표현의 원칙), 이를 가해자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공감하게 하고(공감의 원칙), 가해자가 분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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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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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사과를 하도록 함(사과의 원칙)으로써, 즉 이러한 방식을 통해 전 구성원들 사이에서 더 이상 따돌림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는 분명한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음에도 학교의 상황이 이 같은 원칙을 적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현재 효과가 증명된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핵심내용이다(Olweus’s program, Sheffield bullying project 등). 이런 접근을 통해서 2년 정도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약 50%의 학교폭력/따돌림 감소 효과를 보였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직접적인 연구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학교 내-외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의 폭력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고 피해아동의 고통에 공감하도록 촉진하며, 가해아동과 가족이 죄책감을 느끼고 사과를 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부가적으로 구체적 실행방안을 살펴보면, 정기적으로 전체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학교 내 폭력근절을 위한 교내 회의의 날 제정, 방관자에게 명백한 책임을 공유하는 정책 등이 포함되어 있다. 덧붙여, 가해아동에 대해서는 가해행동으로 인해 야기된 고통에 대해서 사과와 더불어 보상을 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사과는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하고 1:1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하게하고, 글을 써서 미안함을 표시하는 선물을 하도록 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향후 피해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받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효과가 있고 가해자에게는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돌아보고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공감을 증진시키는 교육의 필요성

결론적으로 보면, 학교폭력 뿐만 아니라 폭력을 감소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교육적 접근은 아동-청소년의 공감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 접근법이다. 예방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일뿐만 아니라 발생한 폭력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예술교육이 이런 공감능력 증진에 어떤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개선시킬 수 있는 예술교육의 힘: 정신건강 증진효과

학생들의 태도 개선에 대한 예술교육의 기여도와 관련된 수치가 학습 향상도와 비슷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 캐나다, 호주, 영국, 미국, 핀란드: 양질의 예술교육이 학생의 태도를 향상시키고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음. 또한 예술 참여가 어린이의 정신적 건강, 자신감, 학교에 대한 태도 등을 진작시킨다고 함 — 나이지리아: 예술교육이 어린이들의 기술을 향상시키고 삶에 대한 태도를 개선시켰다고 함 — 중국: 어린이들이 학습을 즐기고 자신감은 물론 친구들과의 의사소통 능력이 좋아짐 —

호주: 학교 활동 참여 및 출석률 향상으로 나타남

— 세네갈: 예술교육에 참여한 학생이 ‘ 그룹 활동, 관용, 지적 호기심, 상상, 유머, 적극적인 감상의 표현, 자신의 작업이 관찰되는 것을 수용, 경쟁의 의미 이해’에 도움이 되었음 여러 국가들에서 연구된 결과를 종합해 보면, 양질의 예술교육을 통해 ‘ 아동은 자신감이 향상되고 학습을 즐기고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며 또래와의 의사소통 기술이 향상되고 있는’ 바, 궁극적으로 예술교육이 학생들의 정신건강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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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그러면 실질적으로 어떠한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태도 개선에 도움을 주었는지 그 특징들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1. —

협력의 중요성 대표적 프로젝트 명 ‘ 국가예술 및 청년시범 프로젝트’ (캐나다)

취약한 지역사회 청소년, 학부모, 교사 대상 ‘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예술 네트워크(ANCY)(캐나다)

프로그램 특성 예술가와 교육 분야의 파트너십

— —

프로그램의 효과 아동 청소년들은 서로 협력하며 일하는 기술이 향상됨 다양한 방법, 발표 스타일로 더 수용적인 태도와 실험적인 것을

— —

2.

화랑 방문, 공공 전시회, 공연 및 행사 등 ‘ 싱가포르 아시아 문명 박물관’ 프로젝트를 4개 다른 학교와 함께 진행

적용함 낙천적인 태도 높은 열정과 참여율

교실 및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데 자신감을 갖게 됨. 소심함

극복 개인적인 성찰의 계기가 되며 비평 능력도 향상 문화의 다양성 학습 프로그램 특성

연령, 피부색, 지위를 불문하고 타인과 자유롭게 섞이는 기회 제공(나이지리아)

조직의 협력을 중요시함(조직과 정부부처, 기관과 파트너)

비정부기구, 화랑, 예술가들의 파트너십(캐나다, 호주, 콜롬비아, 뉴질랜드, 영국, 미국, 핀란드 등 많은 나라에서 이러한 파트너십을 이용하여 효과를 보았음) 학교와 박물관, 기관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교재 개발 및 교사 연구를 실시 실질적으로 학교 밖 전문가가 어떻게 일하는가를 배울 수 있으며, 의견 워크숍, 전시회, 연구여행, 학교방문, 예술작품이나 학습재료 직접 만들기 등을 통해 활동하며 배울 수 있음 학교 밖의 공공 경험

예.

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지역사회의 가난한 사람을 돕는 자금 모음(싱가포르) 여러 이민족의 댄스그룹의 공동 공연(싱가포르) ‘ 재즈 페스티벌, 홀더힐 극장 페스티벌, 그롭 오버’ 등 국가문화 행사에 참여(바베이도스) 예술극단(캐나다) 등

— — 3.

프로그램의 효과 다른 민족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 문화적 성장으로 이어짐 토착민과 사회, 다민족 사회의 행복과 번영에 기여 문화의 재생산 프로그램 특성 콜롬비아 북 산텐더에서 예술교육을 통해 무력분쟁으로 황폐해지고 폭력 및 강제 이주율이 높은 곳을 변화시킴. 학교는 어린이와 10대 등 젊은 층이 사회 현실에 대한 또 다른 표현으로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자유시간을 활용하도록 함

요약하면, 학교와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전문가들을 연계함으로써 아동청소년들은 협력의 중요성, 문화의 다양성을 학습하며 문화의 재생산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질 높은 예술교육을 통해 발표나 참여에 소극적이고 수줍음이 많았던 학생들이 더 적극적이고 실험적으로 참여하며 행복하고 낙천적으로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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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효과는 간접적으로는 공감능력의 향상을 촉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신건강의 전반적인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되나 불행히도 직접적으로 공감능력에 대해 사전-사후 평가를 시행한 연구는 찾기 어려웠다.

스트레스 적응, 신체스트레스 지수, 자율신경계의 대처능력이 향상되어 전반적인 적응 능력이 향상되고 스트레스는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험집단 및 통제집단 참여자들의 점수를 비교한 결과, 실험집단은 통제집단에 비해 스트레스 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이 향상되었다.

예술교육을 통한 폭력성의 감소

예술교육이 폭력적 성향을 감소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소아청소년 정신의학이나 아동 심리학에서 사용되는 많은 치료들에는 예술적 속성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놀이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드라마치료 등에서도 보다 직접적으로 예술적 방법론을 치료의 도구로서 활용한다. 이런 치료들이 폭력성을 근간으로 하는 정신병리를 보여주는 품행장애, 주의력결핍장애, 반항장애 등의 치료에 부분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으나, 치료가 아닌 예술적 교육이 보다 광범위한 집단에서 폭력성을 감소시킨다는 가설에 대해서는 아직 적절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이에 대해 의미 있는 국내연구가 한 편 시행되었는데, 우리나라 소년원학교, 교정시설 내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 문화예술교육 효과성 검증의 생리적 측정’을 실시한 연구이다. 대상자는 크게 실험집단(39명)과 통제집단(35명)으로 나누어졌으며, 경제적 수준은 대부분 보통 수준, 문화예술교육을 거의 받은 적이 없는 사람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고, 받은 적이 있더라고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스트레스 변화에 대한 적응, 신체적 스트레스, 환경 변화에 대한 자율신경계의 대처능력, 부교감신경계의 기능 등 생리적 평가지수를 문화예술교육 전후에 측정하였으며, 교육 전에는 두 집단 점수 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아 동질집단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약 30회기 정도의 문화예술 프로그램 참여 후 실험집단 참여자들은

이러한 결과는 예술교육이 아동청소년들의 스트레스와 관련된 심리적인 측면은 물론 신체적인 측면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사용된 도구들은 대부분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말초 및 자율신경계의 변화와 연관된 지표들을 평가한 것으로, 보다 중요한 중추신경계의 변화는 측정하지 못하였다. 현재 뇌과학을 활용한 연구 방법들은 직접 뇌의 기능적구조적인 변화를 추적 관찰할 수 있는 연구 디자인이 가능하게 하였다. 향후 예술교육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에서도 뇌영상 기법을 활용한 연구를 통하여 보다 진보되고 강력한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연구를 시행하였으면 바람이 크다.

예술교육을 통한 폭력성의 감소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산출하는 뇌영상 연구의 제안(예)

1.

임상적, 인지적, 생물학적 지표와 관련된 뇌활성화 분석 공감능력과 관련된 신경기질(Neural substrate)에 대한 뇌 활성화 양상 분석 가설: 따돌림의 피해 및 가해 아동들은 공감능력과 관련된 신경기질의 활성화가 정상대조군 아이들에 비해서 저하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움 이는 기존 연구들에 의해서 지지를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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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과정 및 단계

분석 1: 해부학적 구조 비교

Philips Achieva 3.0 Tesla TX MRI (Philips, Eindhoven, the Netherlands) 스캐너를 이용하여 영상을 획득함. 영상 획득 parameter는 다음과 같음: EPI, 40 coronal slices, 5.0 mm thickness, voxel size of 3.1×3.1×5.0 mm, TE=30msec, TR=3000ms, Flip angle=90˚, in-plane resolution=64×64 pixels, field of view (FOV)=200×200 mm. 영상 분석 프로그램인 SPM(statistical parametric mapping) 5th version을 사용하여 관련 영역의 발달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여, 구조적 차이를 규명함. independent t-test를 이용하여 각각 두 군씩 비교함. 통계적 유의수준 FDR<0.05, extent

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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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

소요시간

R

Rest

기저 뇌활동성을 측정하기 위한 장면

30초

S

자극장면

Empathetic stimulation Cartoon

30초

M

대응장면

시각자극에 대한 반응 고려: 검사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함

30초

fMRI stimulation 2 for emotion 기쁨, 슬픔, 중립 사진 이용

threshold 40 수준에서 각각의 두 군 사이의 차이를 분석함

— 분석 2: 뇌활성화 패턴 분석 공감능력을 자극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자극으로 제시하면서 뇌활성화 패턴을 보기 위해 7분 30초의 두 번의 fMRI 스캔을 실시함

a. b.

c.

fMRI stimulation 1 for empathetic stimulation: cartoon 3 조건의 블록 디자인 (Blocked design with three conditions) 실험군과 대조군 학생들은 cartoon pictures를 이용하여, 뇌활성화 패턴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함: 촬영 전에 학생들은 교육을 받아서 이미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음 휴식기 영상, 자극 영상, 대응 영상이 각각 30초씩 제시되는 하나의 세트임. 각 영상은 매 세트마다 불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총 5세트가 7분 30초간 반복해서 보여 질 것임.

과정 및 단계

방식

소요시간

R

Rest

기저 뇌활동성을 측정하기 위한 장면

30초

S

자극장면

기쁨/슬픔의 얼굴 장면으로 감정을 자극

30초

M

대응장면

시각자극에 대한 반응 고려: 중립 얼굴 자극

3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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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분석방법

Session 1 학교폭력, 그 시작과 끝에 서서

집단따돌림: 사례소개와 예방, 치료

— 치료 전 분석했던 뇌 부위의 활성화 패턴 변화를 관찰하고 교육 후 변화 패턴을 비교 분석함

촬영된 fMRI data는 the Brain Voyager software package (BVQX 1.9,

Brain Innovation, Maastricht, The Netherlands)를 이용하여 분석함. 각 대상군의 fMRI time series는 BVQX 분석을 통해 얻어진 해부학적

3D data에 입힌 뒤, Talairach space에 치환함. fMRI time series는 time correction, 3D motion correction, spatially smoothed using Gaussian kernel with an FWHM of 6mm and temporally smoothed using Gaussian kernel of 4s using algorithms provided by BVQX를 거쳐 만들어짐. 평균화된 fMRI data는 general linear model에 의해 자극 장면(집중력/감정)에 반응하는 뇌활성화를 세 군간 비교분석함

2.

문화예술교육(내용미정) 12주 (3개월) 후의 뇌 활성도 변화: 교육효과에 대한 뇌실질 기능변화규명

교육 전 후에 공감능력을 평가척도(Toronto Empathy

Questionnaire, German Questionnaire for assessing affective and cognitive empathy in children & adolescents)로 활용하여 평가함. 교육 전 기능성 뇌자기공명영상을 촬영함 실험군은 active한 문화예술교육을 시행하고, 대조군은 waiting list로 관리함

— 12주 후에 각 군에서 공감능력 및 주의력, 기분 변화 등의 변화를 판정하고 12주 때에 기능성 뇌자기공명장치를 촬영함 — 각 개별적 지표 및 교육적 변인들 12주후 뇌기능적 변화와의 관련성을 분석함 산출된 반응 또는 패턴유형을 종속변인으로 하고, 각 개별적인 교육변인을 독립변인으로 하여 다변량회귀분석을 시행하여 유의한 관련성 및 상호작용을 검증함

결론

집단따돌림 등 학교폭력 문제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현재 피해를 받는 아동과 학급 전체의 아동 및 청소년에게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매우 장기적인 정신병리 후유증을 안겨준다. 집단따돌림 등 학교 폭력은 은폐되고 드러나지 않을 때 악화되고 더욱 진행되며, 개인 대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하려고 하면 더욱 어려움이 증폭될 뿐 해결은 더욱 요원해진다. 적극적인 공개와 표현, 가해 및 피해학생-선생님-해당 부모님뿐만 아니라 반 전체 구성원에 대한 교육/토론이 필요하다. 이는 집단따돌림에 대항하는 분명하고 명료한 학교 내의 원칙이 제정되었을 때에만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일련의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노력은 향후 문제 해결과 예방에 있어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느껴진다. 집단따돌림의 피해아동 뿐만 아니라 가해아동의 정서-행동 문제도 심각하며,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공감능력의 결여이다. 피해 및 가해아동 뿐만 아니라, 방관 아동들의 경우에도 공감능력이 문제가 발견되는 일이 흔하다. 그러므로 공감능력의 증진을 위한 교육이 강화되어야하며, 여기에 문화예술교육이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또한 이러한 효과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연구를 제안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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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가르쳐 주세요 내 안에 끓어 오르는, 나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이것들을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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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쳐 주세요 내 안에 끓어 오르는, 나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이것들을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가르쳐 주세요

청소년들과 함께 살아온 지난 18년을 돌이켜보면 먼저 캄캄한 절망감이 스쳐갑니다. 그 첫 경험이 잊히지 않습니다. 1994년 초겨울, 청소년들과 함께 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습니다. 남자아이들 6명이 여자아이 한명을 무참하게 집단폭행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가해자나 피해자나 다 함께 살아가던 아이들이었습니다. 이것은 사건의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큰 아이들은 작은 아이들을 앵벌이 시켜 갈취하고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잔인하게 때렸습니다. 타이르기도 하고 호소도 하고 꾸중도 하고 경찰에 신고도 하고······. 하지만 잦은 폭력사건 앞에서 실질적인 개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개입을 하면 힘없는 아이들은 더욱 심하게 폭행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끓어 오르는, 나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이것들을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김현수 (사)들꽃청소년세상 공동대표 김효진

그러나 지난 18년 동안 돌이켜보면 희망과 감동을 발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2005년 겨울, 쉼터에서 연극을 했습니다. 자신들이 겪어온 이야기를 대본으로 꾸미고 연극을 만들었습니다. 연극을 하는 아이들이나 보는 아이들이나 연극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자신들의 이야기이니까 말입니다. 연극은 연극이 끝난 이후 절정에 도달했습니다. 자신이 연극을 보면서 가슴 속에 털어놓고 싶은 분노, 그리움, 호소, 용서 등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장면을 다시 재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장면의 배우가 나와서 상대역이 되어주었는데 자신을 때리고 밤새도록 잔소리하던 아버지에게,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어머니에게, 폭행을 당했던 선생님에게, 자신을 왕따 시킨 친구들에게, 누구나 나와서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분노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용서할 수 없다는 아이들도, 용서를 선언한 아이들도 모두 엉켜 엉엉 눈물을 흘렸습니다. 눈물바다를 이루었고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였습니다. 저는 이때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응어리진 감정은 예술로 표현될 수도 있고 엄청난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진하게 체험하였습니다.

장안대학교 학생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통하여 청소년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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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쳐 주세요 내 안에 끓어 오르는, 나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이것들을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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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무대를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의 숨겨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통하여 자신을 살펴볼 수 있게 되고 지지와 격려를 받을 기회를 얻게 됩니다. 청소년시절이야말로 격려와 박수를 많이 받아야하는데, 문화예술교육 활동은 이런 무대를 만들어줍니다.

‘ 폭력’도 함께 들어와 동거하고 있었습니다. 힘이 센 형들이 힘이 약한 동생들을 때리고 갈취하고 억압하는 사건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이런 사건들에 이렇게 저렇게 대처를 하다가 폭력을 행사한 아이를 가정에서 2주 또는 4주 집밖으로 추방(?)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그것은 너무 가혹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생각해낸 활동이 도보여행입니다. 도보여행은 보통 9박 10일 정도 하루에 2-30km씩 걷고 노숙을 하면서 식구들 모두가 아예 거리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도보여행을 하고 스스로에게 쓴 아이의 소감문 2편을 소개합니다.

문화예술교육 활동은 삶 속에 내재된 갈등과 역경을 집약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주는데, 이 과정에서 인내심과 협동심을 발휘하게 되고 자신이나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시야를 넓이고 다양한 시각으로 자신과 세상을 볼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발견하고 진로를 정해서 스스로 노력하는 계기가 되는 등 문화예술교육 활동의 유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습니다. 들꽃청소년세상은 가정해체와 가정폭력으로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사회적 폭력에 노출되어있는 아이들이 공동생활가정을 이루어 살아가고 또 배우는 현장입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을 진행합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여행을 많이 다녔고 영화나 연극 등 관람하기, 다양한 캠프활동, 난타와 밴드 등 문화예술동아리활동, 해외탐방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가지고 문화예술교육 활동의 유익함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에게 이번 도보에 처음으로 조장을 했는데 아이들 챙기는 것도 귀찮고 힘이 들었을 텐데 잘 해냈다. 들꽃피는학교를 출발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믿기지 않는다. 조원들도 다 힘든데 짜증내고 화도 내서 미안하게 생각하지? 서로 웃고 떠들고 울기도 하고, 혼도 나고, 화도 내보고 일상에서는 겪을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모든 것을 다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간직하자, 야! 이번 도보 중에 느낀 것이 많은데, 그 중 3가지는 진짜 기억에 남을 거야. 첫 번째는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서로 이해하고 생각해주는 마음이고, 마지막은 미션팀하면서 느낀 것인데 세상에는

문화예술교육 활동(도보여행)을 통해 청소년들은 약자, 그리고 약함에 대한

정말 내가 지금까지 보고 지내왔던 그런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됩니다.

상냥한 사람, 정겨운 사람, 또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야.

들꽃청소년세상에서 문화예술활동이 갖는 의미를 2000년부터 시작한 도보여행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000년도쯤에는 공동생활가정이 10개 가정으로 늘었습니다. 한 가정 당 5-6명의 아이들과 부모 역할을 하는 어른 교사가 함께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가정에는 거리생활이라는 거친 생활 속에서 함께했던

남은 하루 열심히 걷고,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모든 일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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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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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쳐 주세요 내 안에 끓어 오르는, 나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이것들을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문화예술교육 활동(도미노캠프)을 통해 청소년들은 협동의 쾌감을 체험합니다.

고생도 많고 탈도 많고, 좋고, 나쁘고, 슬프고, 억울하고 답답하고, 아프고, 화나고, 우울했을 텐데……. 그래도 끝까지 참아줘서 고마워.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울기도 하고, 짜증도 내고 화도 냈었잖아. 그래도 많이 참았으니까 괜찮아. 포기 안 해 준 것이 고마워, 정말 고마워··· 정말  너 자신이 참 대견스럽다. 난 정말로 널 사랑하고 아껴줄 게. 그리고 널 쑥스러워하지 않고, 떳떳하고 자랑스럽고 훌륭한 이라고 생각할게. 아, 우리 아! 이젠 네가 정말 좋아졌어. 왜냐고? 이번 도보를 통해서 용기와 자신감을 얻어 너에 대한 마음이 좋아졌거든. 그 전에는 내가 정말 싫었고, 미웠고, 왜 태어났는지… 그런 생각도 많이 했어. 차라리 죽지 왜 태어나서 힘든 일만 당하는지……. 열 받고, 짜증나고, 화나고 그럴 때, 차라리 죽자 이런 생각 밖에 안 들었어. 이제는 그런 생각 전혀 안하니까 걱정하지 마! 아, 파이팅…….

도보여행은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들만을 거리로 다시 내보낼 수 없어서 모두 함께 거리생활을 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습니다. 거리생활을 문화적 활동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로 서로를 돕고 협력하면서 또 스스로를 성찰하는 데 사용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매년 도보를 통하여 가장 감동 받는 것은 쓰러지는 아이들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들입니다. 힘들고 지쳐 눈물 흘리는 아이들을 조장을 비롯한 조원들이 부축하고 격려합니다. 진심으로 말입니다. 이렇게 한 열흘 정도 함께 거리생활을 하고 나면 아이들 사이엔 짙은 우정과 추억이 생깁니다. 약한 친구를 때리고 못살게 구는 것이 아니라 함께 힘들어하고 돕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새로운 자신을 발견합니다.

2003년에 들꽃피는학교에서 도미노캠프를 열었습니다. 37명의 학생과 5명의 교사가 36, 000개의 도미노를 쌓는 캠프였습니다. 기획에서 기금 마련까지 아이들이 준비했습니다. 도미노를 하자고 한 것도 아이들이었고 장소를 섭외하고, 귀찮아하는 아이들을 설득한 것도 아이들이었습니다. 도미노 디자인은 들꽃피는마을의 10주년을 축하하고, 성공적인 건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조별로 디자인했습니다. 멋진 작품을 기대하며 도미노를 쌓기 시작했는데 큰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예산을 줄이기 위해 아크릴판 없이 디자인 용지 위에 직접 쌓기로 했는데, 강당의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 때문에 용지가 울자 정성껏 쌓은 도미노가 잇달아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쓰러지는 것도 재미있는지 한 조의 도미노가 쓰러지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을 지르며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아이들은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 동안 쌓은 것이나, 6시간 동안 쌓은 것이나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애초의 계획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저녁을 먹기 전에 모두 마치고 밤에 도미노를 쓰러뜨리며 기쁘게 축제를 벌이기로 했지만, 저녁시간이 되어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이들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고, 앞서의 환호성은 사라진지 오래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하자는 교사의 제안에도 아이들은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평소엔 먹을 것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아이들이었지만, 저녁도 굶고 쌓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더 흐르고 도미노가 쓰러질 때마다 짜증 섞인 목소리가 튀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조별 팀워크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누구에선가 새로운 기운이 시작되었습니다. “ 우리 이러면 안 돼. 모두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실수했잖아.” “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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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 다시 쌓으면 돼.” “ 이 부분은 내가 맡지.” “ 그래, 난 손이 떨리니까 그만 쌓고 도미노 나르는 일을 할 게.” “ 자, 우리 시간을 두고 교대로 하자. 집중력이 떨어지면 안 되니까.”

그렇게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디자인 용지를 칼로 정교하게 오려 종이가 우는 것을 피하는 조도 있었고, 용지를 걷고 바닥에 분필로 다시 디자인한 조도 있고, 아예 디자인을 바꾸어 현실적으로 가능한 규모로 축소한 조도 있었습니다. 교사들로 이루어진 조도 이에 질세라 용지를 오리기도 하고 디자인을 변경하며 해나갔습니다. 이쯤에서 모든 문제가 풀리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한 조의 아이들은 용케도 끝까지 디자인 용지를 바꾸지 않고도 잘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거의 90%쯤 완성되었을 때는 다른 조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자정이 다 되었을 무렵, 작품이 와르르 무너져 버렸습니다. 화가 난 조장아이가 무너지고 남은 것들마저 발로 차며, 포기를 선언해버렸습니다. 그때 발에 채인 도미노 조각이 다른 조의 작품에 부딪쳐 다른 조의 작품도 일부가 망가져버렸습니다. 졸지에 피해를 입은 조의 조장이 달려들어 소리를 질렀고, 도미노를 발로 찼던 조장아이는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아이들은 멍하니 넋을 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교사들을 쳐다보았습니다. 사태를 수습하는데 도움을 청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한 조가 포기를 하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디자인은 조별로 이어지면서 전체가 하나의 주제를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 조가 포기를 하는 것은 전체가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교사들은 이 사실을 깨우쳐주면서 다른 조들은 계속 도미노를 쌓도록 독려하였습니다. 그러던 사이 그 조의 아이들은 조장을 찾아 나갔습니다. 그리고 한참 만에 조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는, 본래 크기의 4분의 1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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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의 작품을 구상하고 다시 쌓기 시작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졸음을 이기지 못한 조원들을 재우면서, 각 조의 마지막 전사들이 남아 마무리 작업을 해내었습니다. 새벽 3시, 도미노는 마침내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도미노물결은 10주년을 축하하고 들꽃청소년센터의 성공적인 건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출발하였습니다. 무너지면서 새롭게 그려내는 그 무늬야말로 아이들이 모습이었습니다.

문화예술교육 활동(동아리활동)을 통하여 청소년들은 주인공이 되고 자존감이 향상됩니다.

동아리활동으로서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활동한 난타동아리와 지금 현재 활동 중인 밴드동아리 활동을 어느 그룹홈 아이들 5명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누려합니다. 그 집의 아이들은 함께 밴드동아리에서 활동합니다. 첫 번째 아이는 드럼을 연주합니다. 10대 사춘기의 한 가운데서 드럼이라는 악기는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드럼을 두드림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였습니다. 물론 지루한 반복의 시간도 있었겠지만 2년여를 꾸준히 배워 중급실력이 되었습니다. 학생들 비전캠프에 참여해서는 자신의 인생 비전 사명선언문을 작성하면서 드럼실용전문학교를 세워 어려운 친구들을 인재로 길러내는 강사이자 설립자가 되겠다고 야무진 인생계획도 세웠습니다. 그리고 가정을 찾아오시는 미술치료 선생님에게 드럼을 가르쳐드렸습니다. 자신이 배우는 선생님을 또 가르친다는 것에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학생의 자리에서 지도만 따르다가 선생이 되어 누군가를 가르쳐주는 자신을 대견스러워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아이는 그룹홈에 들어와서도 가출을 반복하던 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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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가 마음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가수라는 꿈을 가지고 밴드활동을 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중가요인 라디의 ‘ 엄마’라는 노래를 자신의 한을 담아 노래했을 때 들꽃 내에 있는 또래 관객으로부터 찬사와 공감과 몰입을 끌어냈습니다. 자신의 아픔을 진정으로 노래했을 때 같은 아픔을 지닌 친구들로부터 이해와 공감, 위로를 받으면서 자신이 왜 가수가 되어야하는지,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어느 대학의 실용음악학과에 진학하면서 아이는 십대를 통과하였습니다.

산만한 편에 속해 피아노를 가르쳤습니다. 의외로 장기간 다니고 있습니다. 피아노 선생님의 특별한 애정 속에서 2년여 동안 꾸준히 배워 지금은 체르니 30번을 치고 있습니다. 밴드 합주시간에는 넘치는 자신감을 주체할 길이 없어 자기보다 나이 많은 누나한테 충고까지 하다 구박을 받기도 하지만 어린 초등학생이 중고생 형들과 밴드 합주로 호흡을 맞춘다는 건 대견한 일입니다. 나이가 아닌 실력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세 번째 아이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아이였습니다. 단체 활동에 섞이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이런 성향의 아이들이 많습니다. 밴드를 구성한다고 했을 때도 본인은 소신껏 안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중학생들 사이에 통기타가 유행인지 친구들도 배우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그룹홈 구성원들도 배우는 걸 가까이에서 봐서인지 중반기 때쯤 본인이 자발적으로 와서 신청했습니다. 지금은 밴드 전체의 분위기와 호흡을 가장 잘 소화하는 사람으로 변화되어 밴드부 리더가 되었는데 리더십을 잘 발휘하고 있습니다. 밴드활동을 통해 아이는 자신 속에 숨어있는 리더의 자질을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네 번째 아이는 밴드가 구성되기 전에 기타를 배웠습니다. 그렇지만 음악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던 아이였습니다. 주 1회 레슨도 겨우 받고 레슨을 빼먹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만 배우겠다는 소리는 또 안 합니다. 1년 반 정도 배우다가 밴드가 구성이 되었는데 드럼과 키보드 건반 빼고는 모두 생초보들이었습니다. 거기서 아이는 더 이상 하수가 아닌 고수가 된 것입니다. 강사의 별 지적도 없고 성실하게 하니까 칭찬과 인정을 받게 된 것입니다. 묵묵히 합주하는 아이를 밴드 선생님은 애정과 칭찬으로 격려해주었습니다. 지금은 당당하게 베이스 기타를 칩니다. 다섯 번째 아이는 막내 초등학교 5학년생입니다. 애정결핍과 정서가

밴드는 호흡이 맞아야합니다. 그런데 그룹홈 내에선 보컬을 담당한 형과 피아노를 담당한 초등학생 동생이 잘 다투었습니다. 초등학생으로서 아직 관계의 개념이 잘 서지 않은 아이가 고등학생 형들을 살살 약을 올리다 얻어터지곤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밴드 합주 시간이 되면 초등학교 동생의 키보드 건반에 맞추어 보컬 전문인 고등학생 형이 노래를 불러야합니다. 서로 호흡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되는 사이인 것입니다. 밴드활동을 한 이후로부터는 다툼의 과정이 잦아들었습니다. 서로 호흡을 맞추고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순간입니다.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통하여 김효진 양은 억압된 분노를 예술적으로 승화시켜나가는 진로를 찾았습니다.

이제는 학생 본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김효진 양은 어린 시절에 부모님을 잃고 참으로 어려운 환경을 뚫고 올해 자신이 희망하던 대학 연기영상과에 입학한 대학 신입생입니다. 효진 양의 이야기를 통해서 왜 우리의 10대 자녀들이 폭력에 노출되는지, 또 어떻게 폭력을 극복할 수 있는지, 특히 이를 위해 문화예술교육이 어떤 영향을 가지고 있는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들꽃청소년세상에 살고 있는 장안대학교 연기영상과 12학번 김효진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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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노출되어 자랐습니다. 친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께서 새아버지와 재혼을 하시고, 또 동생을 낳고, 새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사랑하는 남편을 둘이나 잃고 자식 둘을 혼자 힘으로 키우게 되면서 어머니의 스트레스나 하소연은 늘 저와 동생에게 폭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제가 숨 쉴 수 있는 방법은 제 친구들, 선배들과 함께 거리를 장악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었던 저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죠. 집에서 어머니께 받은 폭력을 또 다시 거리에서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만이 제 나름대로 견딜 수 있는 길이라 믿었습니다. 그렇게 저도 모르게 폭력을 대물림하던 저는 우연히 들꽃청소년세상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들꽃청소년세상은 제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저를 변화시켰습니다. 처음엔 가기 싫어서 미치겠던 도보여행도 억지로 등 떠밀려 가서 얻어온 것은 거리에 대한 인식과 거리에서의 우정이었습니다. 도움의 손길이 없는 어둡고 으슥한 곳, 그렇기에 폭력을 풀기에 적합한 곳이라는 거리에 대한 제 인식은 어느새 나에 대한 깊은 성찰과 날 성숙하게 만드는 동료들 간의 교류, 땀의 소통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부터가 벌써 폭력에서 벗어나는 첫 번째 걸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작년 2월쯤 비전캠프라는 곳에 가게 되었는데요. 물론 이곳도 처음엔 가기 싫었습니다. 가서 딱히 할 것도 없는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할 땐 그때 내가 비전캠프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하루 살기도 힘겨워 잃어버렸던 내 꿈을 찾았고, 그 꿈에 대한 설계를 스스로 해냈으며, 무엇보다 자신 있게 내 꿈을 선언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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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쳐 주세요 내 안에 끓어 오르는, 나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이것들을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그 외에도 스스로 돈을 벌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며 스스로 정한 여행을 떠나는 ‘ 돈 벌어서 여행가기’ 프로그램을 통해서 ‘ 나는 어리지만 내 스스로 내 삶을 주도할 수 있다’ 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욕심쟁이인 저는 작년 여름에 네팔여행도 다녀왔습니다. 네팔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배움과 깨달음을 얻어왔죠.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제가 ‘ 아, 난 정말 감사하게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뭐 말 다했죠. 더 중요한 건, ‘ 와, 이 사람들 되게 불쌍하다······ 세계에서 3번째로 못사는 나라래.’가 아니라 ‘ 틀면 물 나오고 불 켜지고 뜨시고 푹신한 곳에서 생활하면서 늘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사는 내가 한심하다.’하는 생각을 했다는 겁니다. 아마 이 때부터 제 인생에 감사함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주옥같던 네팔여행이 끝나고 저는 바로 입시지옥에 퐁당 몸을 담갔습니다. 높은 대학, 좋은 대학, 이름 있는 대학을 원하는 입시생으로서 말이죠. 감사하게도 저의 꿈에 도움을 주신 분들 덕분에 연기학원을 다니고 뮤지컬, 무용, 연기를 배우면서 열심히 대학이라는 산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 문제 없을 것 같던 앞날에 문제가 생겨버렸습니다. 제가 가고 싶던 대학 두 군데를 모두 떨어진 것입니다. 물론 수시탈락이어서 정시 때까지 마음을 다잡고 연습에 매진했어야 하는 시기였지만 온갖 자존심과 오만함으로 똘똘 뭉쳐있던 저는 더 달리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그렇게 주저앉아 있을 때 지원한 대학이 장안대학교였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합격했다고 앞에서 말씀하셨지만, 전, 전혀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들은 건 있어서 한예종, 서울예대, 동국대, 단국대 등 높은 곳만 우러러보고 있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저희 시설장님의 추천으로 들꽃에 있는 움직이는 드랍인센터 EXIT에 자원봉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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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청소년들이 주로 활동하는 시각인 밤에 버스 안에서 청소년들과 수다도 떨고 밥도 짓고 책도 읽는 그런 버스 쉼터 같은 곳이었는데요. 아마 이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전 아마 아직도 장안대에 가기 싫다고 꼴사납게 징징거리고 있었을 겁니다. 어쩌면 대학을 안 갔을 수도 있었겠죠. 저는 그곳에서 다시 한 번 새삼 느꼈습니다. 나도 이 친구들처럼 이렇게 생활했던 때가 겨우 2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대학은커녕 하루 먹고 잘 걱정에 몸을 바들바들 떨던 나. 그 때의 나를 기억해 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했습니다. 난 왜 장안대가 싫은가? 아뇨, 싫지 않았어요. 단지 대학 명성에 너무 목숨을 걸고 있었던 것뿐이죠. 그래서 장안대학교 입학을 결심했습니다. 결심을 하고 나니 여러 가지로 도와주시는 분들 덕분에 장학금으로 장안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현재 장안대학교 연기영상과 12학번 새내기 김효진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 하루 24시간을 폭력에 노출된 상태로 사람에게 마음을 닫고 오로지 친구들과 소통해왔던 과거. 그리고 내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씩 달려가고 있는 현재. 나를 변화 시킨 것, 나를 폭력으로부터 해방시켜준 그것은 바로 예술이다.” 제 안에는 상상하지 못할 만큼의 분노와 불신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아니, 지금도 그럴 겁니다. 다만 다른 점은 과거엔 서러움, 억울함, 증오, 절망, 억압, 충동 등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이런 것들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해서 ‘ 폭력’이라는 두 글자로 제 자신을 표현했다면, 지금은 그 표현 방식이 달라진 것뿐이겠죠. 가사로, 음으로, 노래로, 음악으로, 대사로, 희곡으로, 연기로……. 제 안에 요동치는 수많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가르쳐 주세요 내 안에 끓어 오르는, 나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이것들을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그리고 솔직히 전 이게 행복합니다. 이 방법을 쓰기 시작한 후론 사람들이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거든요. 그 누구도 저에게 거리 청소년, 비행 청소년, 양아치, 날라리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여러분, 청소년기는 인생에서 그 어떤 시기보다 활기찬 때입니다. 새록새록 무언가가 가슴 속에서 계속 피어나는 그런 시기입니다. 떠오르는 것도 새로운 것도 많이 생기지만 청소년기는 그 어떤 시기보다 모르는 것투성이인 시기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표현하기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에게 예술이라는 아름다운 방식을 가르쳐주는 게 어떨까요.

어른들께 우린 몰라요. 어른들이 말하는 것처럼 우린 아직 어리니까요. 어리다는 이유로 제약만 두지 말고 가르쳐 주세요. 수학, 과학, 사회 이런 거 말고 정말 중요한 걸 가르쳐주세요. 내 안에 끓어 오르는 나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데 이것들을 어떻게 표출해야하는지. 잘못됐다고 손가락질만 하지 말고 가르쳐주세요. 과거의 효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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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공감과 소통의 문화예술교육 금성초등학교 사례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공감과 소통의 문화예술교육

경제성장 뒤편의 교육에 대한 갈증

지난 수십 년 간 우리나라는 근대화의 길을 걸으며 적은 투자로 최대 소득을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교육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콩나물 교실에서 최대의 교육적 효과를 얻기 위하여 일제 학습과 문제풀이에 전념하였고, 엘리트를 추려내어 우리 사회의 경제를 일으키는 든든한 기둥을 길러내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경제는 전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의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였고, 학습자 또한 교육을 통해서 개인적인 신분상승의 기회를 이룰 수 있었기에 누구나 주어진 교육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하였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경제 성장에 감탄하며 주위를 소홀히 하고 있을 때, 학습에 대한 지나친 강요로 인해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점차 생겨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 학교폭력’, ‘ 집단 괴롭힘’ 등과 같은 사회 문제들이 갈수록 더 부각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사회적 상황 속에서도 경제성장과 획일주의보다는 모든 사람이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저마다의 행복한 삶을 찾는 교육 수요자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그들은 공교육의 획일화와 경직된 교육과정 운영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고 있다.

최윤철 금성초등학교 교사

90년대를 지나면서 삶의 형태가 보다 다양해지고 경제적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자 그들은 스스로의 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그 동안 탈학교는 사회에 대한 개인의 부적응으로만 치부되어 왔고 그 책임과 경제적 부담 또한 개인에게 전가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모임을 만들고 대안학교를 세우거나 교육에 대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갈수록 늘어나는 탈학교 아이들 중 상당수가 거리를 떠돌고 있으며 이에 못지않게 많은 아이들이 외국의 학교로 진학을 하거나 대안학교 등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홈스쿨링을 통해 현재의 교육 제도를 거부하기도 한다. 경제적인 여유가 뒷받침되어 자녀 교육을 위해 해외 유학을 선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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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소통과 표현의 경험을 많이 가져보지 못한 아이들의 일탈과 예상치 못한 어려움 등으로 여전히 힘들어하기도 한다. 공교육을 기피하는 많은 이들이 선택한 대안학교들은 시설의 낙후성, 교사 재교육 구조의 문제점 등으로 힘겹게 학교를 유지하고 있다.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외국학교 진학이나 비인가 대안학교 진학, 홈스쿨링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일부 소수의 수요자만이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엘리트교육의 한 형태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여전히 학교를 이탈하는 많은 청소년들은 개인에게 부과되는 책임과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의 모습이다. 대안학교에 자녀를 보내거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아이들의 부모들도 똑같이 교육세를 내고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있지만, 그들은 교육에 있어서 그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경제적 여력이 없는 소외된 교육 수요자들은 교육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포기하거나 교실에서 도태되고 만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치러지는 전국 학업성취도평가가 강화되고, 심지어 시도교육청에서 학생들의 시도 간 학력평가를 대비하여 초등학교 1, 2학년용 평가지까지 학교에 배부함으로써 지식 중심의 교육 풍토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발맞추어 부산 지역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그동안 중학교에서나 실시하던 학년별, 과목별 평균성적과 성적분포도 그리고 학생의 평균성적을 가정에 통보하면서 학부모들의 조급함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다양한 개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변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에서는 한 줄 세우기가 강요되고 지나친 학습 부담으로 마음 둘 곳 없는 아이들은 사회의 부적응아, 비주류, 탈선 청소년이란 이름으로 매도되고 있다.

학교현장의 노력,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서는 2009개정교육과정을 발표하면서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에 학습의 효율성 제고, 폭넓은 인성교육 추구, 학생의 핵심역량 강화, 학교의 다양화 유도를 내세우면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 육성을 개정교육과정의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생활 또한 더욱 메말라가고 있다. 교과부에서는 사교육비가 일부 감소되었다고 발표하였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학교 방과 후 활동이 크게 늘어나면서 학생들은 학원과 학교 방과 후 활동에 이중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학원 사교육비는 늘지 않고 거의 유지되었다고 하지만 방과 후 교육활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일과에 대한 부담이 심각하게 가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초등학교에서의 방과 후 교육활동이 처음 학교에 도입될 당시에는 교과 보충수업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교과활동이 특기적성활동을 훨씬 초과하여 사실상 학원이 학교에 들어온 결과이지만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활동은 사교육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물론 학교 방과 후 교육활동 비용은 사교육비 지출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개편과 학생들의 실제 생활은 숫자로 파악되는 실태 파악과 현실이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공감과 소통을 여는 문화예술교육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교육의 기준은 국어와 수학, 그리고 과학적 사고 달성과 같은 이른바 주지 교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지 교과의 교육이 단순히 그 과목 자체만의 교육으로 그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바탕으로 할 때 더욱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으며, 문화예술교육은 이러한 경험과 학습의 방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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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소통의 문화예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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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 문화예술교육을 학교 교육과정에 도입한 2006년 당시, 금성초등학교는 3월 1일자 전교생 46명으로 2009년 폐교 예정 대상 후보학교로 지정되었다. 본교 학부모들은 대부분 상업에 종사하고 있어 방과 후 아이들을 돌봐줄 도움이 절실했으나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마을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또한 여느 농어촌학교와 마찬가지로 결손가정이 많았고 아이들의 다양한 문화적 경험이 절실한 지역이었다.

문화예술교육은 어린이들의 감성과 요구를 자유롭게 소통시키는 통로이자 신체적 정신적 성장에 있어 자연스러운 발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은 협력, 존경, 책임, 관용, 그리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키워준다. 특히, 초등학교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은 그 자체의 교육보다는 다른 교과와 함께 이루어질 때 그 효과가 더욱 커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 세계 예술교육 현장지표(유네스코, 2004년)’에서는 ‘ 예술교과 관련 교육을 다른 교과와 분리하여 전문교육을 시키는 것은 중등교육에 적합하나 다른 교육 활동에 예술을 결합하여 통합하는 교육은 초등학교 단계에 적합하며 더 보편적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통합적인 문화예술교육은 무용, 시각예술, 음악, 드라마와 같은 각각의 예술 형태들의 스킬, 사고방식 등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문화예술을 통해 다른 교과의 교과과정을 가르치며 창의성, 예술적 교육학을 적용하는 교육은 전체 학문적 성취도를 높인다. 이는 또한 학교와 학습에 대한 진전된 태도, 문화적 정체성 강화, 개인적인 만족도, 복지 등 정서적 분야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학교에 대한 불만을 감소시키며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인식 변화를 일으킨다. 본교는 지난 4년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 예술꽃 씨앗학교’로 지정되어 교육활동을 해 왔으며 각

교과를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결합하여 ‘ 문화예술교육 중심의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 교사와 문화예술 전문가들은 교육과정 재구성 단계에서부터 상호 연계하고 파트너십을 키웠으며 현직 교사의 문화예술 소양 함양은 물론 교수법에서도 상호 협력하였다. 이와 같이 학교와 문화예술기관이 교육을 위해 각각의 문을 열고 상호 협력할 경우, 교육의 질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드는 본교와 같은 학교를 폐교시킬 수는 없다는 생각을 가진 교사와 학부모들이 모이면서 작은 학교가 가진 지리적 여건과 기존 시설을 이용하여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학교로 변화하였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하여 ‘ 따뜻한 돌봄, 몰입하는 배움, 함께하는 어울림’을 기치로 학교 공동체 구성원 간의 인간적 소통과 나눔, 지역 사회와의 만남에 의한 공동체 교육, 학생활동 중심의 문화예술교육을 강조하였다. 그 결과 폐교로 치닫고 있던 작은 학교가 지역 문화의 중심이 되고 낙후 지역의 갈등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교육을 원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제는 공교육이 나서야 한다. 교육기관은 다양한 교육 수요자들의 요구를 적극 받아들이고 적어도 일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동등한 행정적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입시교육이나 엘리트교육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공공성 회복과 생태주의,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는 교육 수요자들에게도 그에 맞는 학교를 운영함으로써 공교육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야할 것이다. 과도한 경쟁시스템을 벗어나 존중과 어울림, 나눔과 배려의 학교 풍토는 학교의 분위기를 바꿀 뿐만 아니라 사회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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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 배움 · 어울림이 있는 학교

금성초의 교육철학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 따뜻한 돌봄’, ‘ 몰입하는 배움’, ‘ 함께하는 어울림’이다. ‘ 따뜻한 돌봄’은 초등학교에서 돌봄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중심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서 본교는 저학년을 위한 방과 후 돌봄교실을 2실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통해서 교사와 아이들 모두 서로 배려하고 나누며 잘 어울리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 몰입하는 배움’을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많은 부분을 주제중심 통합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하여 운영하고 문화예술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교육에서 주제를 재구성하고 수업을 진행할 때는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운영해 나간다. 이처럼 학교 주변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생태교육, 다양한 예술 활동, 아동 중심적이며 공동체 교육 지향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함으로써 ‘ 예술꽃 씨앗학교’의 특성을 실현시키고 있다. ‘ 함께하는 어울림’은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바탕으로 교육 공동체, 지역사회, 나아가 생태계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는 금성초등학교의 나침반이다. 이를 위하여 생태교육을 강화하고, 학교 행사를 할 때는 항상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시간을 준비한다. 또한 학년별 학부모 저녁 모임, 학부모 강좌를 개설하여 학교가 지향하는 교육철학을 함께 공유하고 교사와 학부모가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학급 어린이회를 없애고 만든 두레활동 시간에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학생들과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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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

금성초등학교는 아이들의 행복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나와 조금 다른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꿈을 향해 가는 길이 얼마나 행복한 길인지 배우는 곳이다. 물론 금성초등학교에도 자아존중감이 낮은 아이들, 폭력적인 아이들, 다소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많은 아픔을 안고 금성을 찾아온 아이들이 상처를 보듬고 조심스럽게 하나 둘 웃음을 띠기 시작하는 걸 보면서 금성초등학교의 존재 이유를 느낀다. 금성초등학교는 아직 기존 학교의 문제점을 다 극복해 내지 못했고 교육과정도 많이 엉성하다. 학교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교장, 교감 선생님과 밤새워 토론을 하고 교사들 사이에서 논쟁이 격렬해질 때도 많다. 하지만 끊임없이 교사의 길을 되돌아보고 고민하는 교사들이 있고 함께 학교를 만들어 나가고자하는 열정을 가진 학부모들이 있기에 ‘ 따뜻한 돌봄’, ‘ 몰입하는 배움’, ‘ 함께하는 어울림’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학부모는 교육의 주체

학부모들은 교육의 수요자로서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 주체의 한 사람이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인해 학교와 가정이라는 교육의 장에서 역할 분담에 따라 교육공동체의 일원이면서도 학교 교육의 운영 참여에는 소외되어 있었다. 사실 예전과 달리 학부모들의 학력은 교사들과 동등한 수준이 되었으며 학교가 이들을 활용할 경우 학교 교육을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더욱 질 높은 교육도 가능하다. 본교에서는 학교 교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학부모 자원 교사 신청을 받고 학부모가 학교 교육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 예로 요리, 민요, 미술, 생활체육, 택견, 전래놀이 등 방과 후 교육활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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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정규 교육과정의 보조교사로서 학교교육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학교의 가장 큰 행사인 학교축제 ‘ 금정산 아이들을 품어 마을과 만나다’와 ‘ 학부모교육 강좌’를 학부모기획단을 운영하여 직접 기획하게 함으로써 학부모가 학교교육의 주체로서 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학부모 글 금성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이유

● 한 아이, 한 아이를 위한 선생님들의 작은 배려에 가슴이 뭉클하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작은 아이는 왜 방학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우리 작은 금성초등학교에 다양한 경험과 프로그램들을 위해 정말 모든 에너지를 쏟아 애써 주시는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 귀한 내 아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여느 아이들과 다르고 느리다는 것을 알았을 때 엄마인 나조차도 받아들이기 힘들고 곤혹스럽긴 하였지만, 그런 이유로 배움의 공간에서 차별과 무관심에 몸과 정신이 옴짝도 못하게 된다면 그나마 아이에게 맞춰 자라고 있는 모든 의미의 성장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다는 급박한 생각이 들었다. 애끓는 마음으로 수소문 한 끝에 금성초등학교를 알게 되었고, 천운으로 학교를 다니게 된 지도 1년 6개월이 지나간다. 처음에는 단지 남과 다른 내 아이가 선생님께, 아이들에게 이유 없는 차별이나 괴롭힘, 해코지를 당하는 것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싶은 ‘ 철저한 이기적인 마음’, 출발은 그것이었습니다. ● 아이는 온갖 스트레스로 인해 틱장애와 ADHD라는 병을 얻게 되었다. 병원을 찾으니 스트레스가 주원인이었다. 1년 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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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약을 먹였으나 별 차도가 없었다. 그래서 모든 학원을 중단하고 학교도 일반 공립학교보다는 대안학교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TV에서 금성초등학교가 소개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생태체험 활동과 문화예술, 체육 등 봄에는 집중기, 가을에는 계절학교 등 일반 공립학교에서는 접해볼 수 없는 수업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공립학교이면서 일반 공립학교와는 차별화된 수업으로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많은 체험과 공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가득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바로 전학을 시켰다. ‘ 금성초등학교’ 정말 멋진 학교다. 아름다운 자연,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 하지만 그 속엔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가 참 많이도 변했다. 폭력과 폭언으로 멍들었던 아이를 선생님께서는 기다려 주셨다.

우리 아이의 변화

● 집이 장전동이라 동네 친구보다 1시간을 일찍 일어나야 하지만 딸도, 저도 행복합니다. 어렸을 땐 놀아야 한다. 노는 게 공부다.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줘야 집중도 잘하지요. 그래서 지금 저희 아이는 놀 줄 아는 아이로 변했어요. 부끄럼 많고, 소심하고, 미리부터 걱정하고, 동생들 때문에 항상 화를 잘 냈던 00이가, 일상에서 많은 좌절을 경험했던 00이가 작은 성취에 감사하고 노력하며,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는 자아상이 생겼습니다. ● 선생님과 아이들과 함께 산에 가서 여러 가지 식물과 동물들을 관찰하면서 봄이 오는 소리를 직접 만끽하고는 집에 와서 저에게 들뜬 목소리로 열심히 이야기해 주는 아이의 모습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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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대한 만족도

● ‘ 재미나게 힘차게 우렁차게 웃음으로 활짝 핀 얼굴들’ 이라는 문구가 어울리는 학교 학생들이 누구냐고 물으면 전 단연코 금성초등학교 우리 아이들이라고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 "엄마, 다음 주에도 학교 가면 안 돼?" 마음 속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뒹굴뒹굴 텔레비전 보기 좋아하는 우리 아이가 이 더운 여름방학에 학교에 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간절히··· 제 마음속에 이유도 모를 감사함이 몰려들더군요. 아니, 감사할 이유들이 너무 많아 무작정 감사했다는 말이 맞겠네요. 학교의 돌봄, 아이가 자기 삶에서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 주체로서 변화, 함께하는 즐거움을 배워가는 것 등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방학이 싫은 아이들! 학교가 너무나도 재미있고 좋은 아이들! 금성초등학교의 무엇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일까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의견

● 더 높은 공연 관람 수준이나 악기 기량의 측면에서는 배워나가야 할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예술을 통한 다양한 경험들과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시간들은 아이들에게 더 풍요로운 삶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다.

금성초등학교에 전입하고 싶은 학부모

● 아이가 선택적 함구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초등학교는 꼭 금성에서 다니게 하고픈 엄마입니다. 아이들이 감당하기에 벅찬 과외, 수업내용··· 정말 끔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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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소통의 문화예술교육

직장도 그만 둘 계획이고··· 그런데 금성에 집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이 실감나는군요. ● 공부만큼은 찌든 곳에서 힘들게 시키지 않으리. 이 생각만으로 이곳 저곳. 대안학교는 어떨까? 어디가 괜찮나? 참 많이 알아봤어요. 우리나라 공교육에서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네요. 이렇게 앞선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차근차근 열심히 다져 가고 계셨다니~ 존경스럽습니다~~!! ^^ 사실 경기도나 강원도··· 이쪽으로 이사를 가야하나···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었습니다. ● 금성초등학교를 알게 되고, 가슴이 두근거려 혼났습니다. 꿈이 가까이 온 듯 하구요. 저희 이사 가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우리 가족,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동네 아줌마끼리 농담 삼아 거기 이사 가면 슬레이트 지붕에 푸세식 화장실에서 살아야한다 했는데 여기 와보니 진짜네요. ● 저는 양산 신도시에 살고 있고, 둘째를 형과 함께 콩나물시루 같은 학교에 보낸 지 몇 달 째 가슴에 울음을 토해 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전학할 수 있죠? 도와주세요.

행복한 사람이 성공적인 삶을 산다

지난 2월 6일 발표된 ‘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에서는 학교폭력의 원인을 ‘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로 소통 감성 능력이 약화됐다’, ‘ 성적 중심의 입시위주 교육으로 인해 인성교육에 소홀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왜 학교가 학생들에게 과도한 학업을 강요하고 인성교육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을까? 그것은 학교가 ‘ 미래를 선도할 세계적인 인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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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을 갖고, 빠른 승진으로 사회의 리더로 살아갈 것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되지 못한 사람들은 루저가 되어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 부모와 아이들, 아니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

기회를 주는 것,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기르는 것, 창조를 통하여 내면의 행복을 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 이것은 공감과 소통의 문화예술교육을 강화함으로써 가능할 수 있다.

학원과 보육교실을 오가면서 불안한 미래사회를 위한 준비만 하는 우리 아이들, 그리고 경제성장과 일중독에 빠져있는 부모들의 막연한 불안감. 이러한 불안감은 노후 준비에 이르기까지 평생 동안 우리 마음을 초조하게 한다. 결국 미래에 대한 초조함이 학생들을 옭아매는 이유가 되고 학생들을 성공으로 이끌어 가야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교사들은 학생들과 공감하고 소통하기 보다는 강요의 분위기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흔히, 가정폭력 유발요인을 상대방을 무시하는 가정 분위기와 가족 내 권력 집중, 아동학대 경험, 가족 간 폭력 경험들이라고 한다. 학교폭력도 다르지 않다. 교사들의 학습 강요와 권위적인 학급 운영, 학생인권 무시 등은 학교폭력으로 이어진다. 학생들에게 서열을 짓고 경쟁을 시키면서 리더를 기르겠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교사들부터 학급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교사와 학생이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학급 분위기를 형성해 나간다면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한 학교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에는 인성교육과 예술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대책으로 인성교육과 예술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지식 중심의 학교 풍토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 또한 점수화하여 입시에 반영하겠다거나 인성 관련 학생부에 기록하겠다는 것은 서열과 경쟁으로 인한 학교폭력의 원인을 하나 더 추가하겠다는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고,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의

문화예술교육으로 현재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지금 행복하고 미래에도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교육이다.

금성초등학교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하여 생태교육을 통하여 생명에 대한 존중과 어울림을 예술교육을 통하여 반복 연습이 아닌 소통과 창조를 공동체교육을 통하여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와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면서 금성가족 모두가 작지만 행복한 학교를 가꾸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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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인성교육 교육연극방법론 적용을 중심으로

김숙희 한국교육연극학회장 더 베프(전 어린이문화예술학교) 명예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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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인성교육

교육연극의 목표

인간을 정의하는 말 가운데 “호모 사피엔스”, 즉 생각하는 인간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진 단어이다. 그런데 21세기는 호모 사피엔스보다 “호모 루덴스”에 더욱 주의를 집중하고 있다. 호이징아는 놀이를 인간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주장함으로써 비생산적이고 비경제적인 것으로만 여겨왔던 놀이에 대한 기존의 개념에 새로운 획을 그어준 기념비적인 학자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논리에 의하면, 놀이란 눈에 보여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적 위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공놀이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놀이를 인하여 근육이 강화되고 정신이 맑아지듯, 놀이는 일상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맞서고 극복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종의 인생 안내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뇌 활동 자체가 고도의 놀이이며 경쟁의 놀이가 스포츠로, 모방의 놀이가 예술로, 조합의 놀이가 수학을 탄생시킨 것처럼 놀이처럼 첨예하게 신경과 주의력 집중을 요구하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굳이 호이징아의 학설을 빌리지 않더라도 예로부터 우리네 어르신네들은 아이가 놀지 못하면 어딘가 분명 아픈거라고 말씀하신곤 했다. 어느 가정이건 정신적 혹은 육체적으로 건강치 못한 아이가 있을 때 그 부모는 공부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아이가 건강하기만을 바란다. 그러나 정작 아이가 건강할 때는 그 사실을 망각하여 아이들에게 놀이의 시간을 허락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네 실정이며 아이들이 병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겨를 조차도 없는 것이 우리네 형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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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주요내용 공통

연극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유대감을 형성하여 삶의 변화 유도

방법론

• 드라마(drama)와 연극(theatre)의 복합적 양식 • 일관된 목표를 유지하는 교육방법 • 인간의 연극적 성향을 계발, 활용 • 성인의 역할에 따른 다양성이 가능한 교육(강조, 균형) • 선택과 결정에 정석은 없다. 수준과 형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 어떠한 형식도 가능하다 (cf. 자연상태의 드라마, 지도된 드라마, 참여드라마, 보여지는 연극 등) • 인간의 경험에 형식과 의미를 부여 • 언어능력,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방법, 창의성의 개발을 통한 긍정적 자아개념, 사회인식력, 가치와 태도에 대한 판단, 공연예술의 이해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인성교육

주요 프로그램 소개 엄마와 함께 하는 연극놀이

하하! 호호! 웃고, 떠들고, 뛰고, 놀면서 엄마와 자녀가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는 과정 북아트

엄마의 어린시절 상자 책 만들기 / 나에게 보내는 편지 인형극

엄마들의 문화가 담긴 인형극을 만들고 자녀들에게 공연까지 연극과 교육의 경계

• “연극은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이자 수단으로 기능하였고 연극의 역사는 인간 자신, 인간을 둘러싼 세계, 진리와 실재에 대한 변화하는 인간의 관점에 관한 기록이다.” * 교육연극과 연극교육은 경계를 넘나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참여자를 주체로 할 때의 비중 배분과 목표이며 교사(cf. 용어)의 능력에 따라 결과가 결정된다.

프로그램의 기대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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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통하여 자신 내부에 부정적으로 숨어있는 무의식을 밝고 건강한 정서함양과 긍정적인 자기표현, 자기계발로 변화시켜 ‘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연극의 특성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창의력, 상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공동작업을 통해 각자의 환경을 스스로 극복하는 능력과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방법을 터득함으로써 미래의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해준다. 공연에 초대되는 청소년들에게도 같은 환경의 친구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를 통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는 교육의 파급효과를 발생시킨다.

전시회 및 수료식

가족, 친지, 친구들을 모두 초대해 책 출판 기념 전시회를 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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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인성교육

참가자 소감

● 처음엔 하기 싫어서 빠지고 싶고 어색하고 그랬는데 연극을 마치고 나니까 우리가 뭔가 큰일을 해낸 것 같고 자신감도 생기고 또 다시 한다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 공연이 끝난 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점도 많았고 좀 더 잘 할 걸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생애 가장 기쁜 날인 것 같다. 우리를 무대에 서게 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 드리고 정말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 ● 나 나름대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또한 많은 깨달음의 시간이었음을 고백하고 싶다. ● 연극 공연 날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과 초조함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우리도 그 일에 어느샌가 빠져든 것이 아니었나 싶고, 우리가 눈물을 흘렸던 만큼 아쉬움도 컸으며 무엇보다 내 일생에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될 것이다. 좀 더 열심히 할걸 하는 후회스러움도 있었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 그렇게 하기 싫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즐거운 방학시간을 방해 받는 사실에 화가 났었다. 연극을 배우면서 모르던 연극세계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하기 싫던 연극인데 끝나고 난 지금은 시원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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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문화예술교육에서 바라본 학교폭력의 대안

정문성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서언: 왜 문화예술교육인가?

최근 국내 · 외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크게 보면 하나는 우리 교육에서 문화예술교육이 결핍되어왔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예술교육의 효과가 생각보다 매우 크고 광범하다는 점이다. 원래 교육이란 전인교육을 의미했다. 인간의 모든 발달 가능성을 끄집어내어 최대화시키는 것이 교육이다. 그러나 근대를 지배한 합리주의는 다중지능이론으로 비유한다면 언어와 논리수학 두 영역의 능력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신체운동, 음악, 공간, 자연친화, 자기성찰, 인간친화 등 다른 영역의 능력을 무시해온 셈이다. 문화예술도 소외된 영역에 속한다. 이는 한 개인이 가진 다양한 능력을 계발하지 못하게 했음은 물론, 소외된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의 개인들이 제대로 능력을 발굴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최근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이러한 반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문화예술의 교육적 효과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이 단지 문화예술가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성적 효과가 있음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론적으로나 실용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음악치료, 미술치료, 연극치료 등이 이런 사례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을 치료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한 논란은 있으나 정신과치료 등에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 인간이란 말과 글로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으로, 소리로, 몸짓으로도 표현한다. 이는 단지 치료의 문제 이전에 우리의 삶 자체이기도 한데, 그 동안 이러한 부분들이 억제되어 왔던 것이다. 그 외에도 문화예술교육은 자존감, 행복감, 창의성, 협동성, 사회성 등 다양한 인성의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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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의 효과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사회, 경제적으로 보면 1995년 세계화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문화콘텐츠가 중요한 지식산업으로 성장하면서 현실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사회, 경제적 관심과 국가의 정책 등이 문화예술교육에 큰 영향을 끼친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05년 12월 29일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제정되면서 문화예술교육이

이에 여기서는 문화예술교육의 인성적 효과에 대한 이론과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의 욕설문화와 학교폭력 등의 사회문제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을 모색해보자 한다.

강화되기 시작했다(석문주 · 권덕원 · 오지향, 2010). 이 법에 의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설립되고,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지정 및 운영되면서 구체적인 문화예술교육의 지원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에 학교 및 사회문화예술교육의 지원도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역 문화예술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책과 함께 최근에는 관련 사업이나 프로그램들이 어떤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 작업도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는 주로 문화예술교육 효과성 평가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사업이나 프로그램이 제대로 수행되었는지에 대한 점검의 의미도 있지만 과연 문화예술교육이 그 대상에게 어떤 변화를 주는지, 그리고 그 대상의 주변, 예를 들어 학교, 기관, 지역사회 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은 요구도 담겨져 있다. 이러한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결되면 문화예술교육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목표와 더불어 특정 대상, 또는 기관, 지역사회를 염두에 두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들이 부가적인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게다가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또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잠재적 교육과정처럼 부수적인 효과 또는 영향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청소년의 욕설문화와 학교폭력 등의 사회문제에 대해 문화예술교육의 강화가 그 대안의 하나일 수 있다는 주장도 이러한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결핍이 학교폭력의 직접적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를 예방 또는 치유하는 하나의 작은 대안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예술교육의 인성적 효과

‘ 2011 서울국제창의예술교육 심포지엄’에서 Patteson(2011)은 캐나다 왕립음악학교(The Royal Conservatory)가 ‘Learning Through the Arts(LTTA, 예술을 통한 학습)’ 사업을 통해 학교 및 지역사회를 변화시켜온 사례를 발표하였다. 그는 이 사업의 성공 이유로 네 가지를 들었다. 첫째, 철학적이고 실용적인 기반이다. 탄탄한 이론적 배경에 따른 분명한 철학, 그리고 실천 가능한 접근을 통한 실용성의 확보를 통해 추진력을 얻었다는 것이다. 둘째, 예술가와 교사의 전문성 개발이다, 결국 교육의 효과는 교사의 손에 달려있다. 그런 점에서 예술가와 교사의 전문성 개발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를 바라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예술가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전문성과 교육전문가로서 교사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없었다면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셋째, 프로그램 평가 연구에 대한 노력이다, 프로그램 평가 연구가 기반이 되어 있지 않다면 프로그램에 대한 정책적 지원, 재정적 지원, 프로그램의 개선이 불가능하다. 넷째, 특정 교육적 맥락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와 요구에 대한 대응이다. 교육은 두 가지 접근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교육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강제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요구하기 때문에 실행하는 측면이다. 전자의 경우는 의무교육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교육적 판단에 따라 학생들이 마땅히 배워야 할 내용을 교육과정으로 정해서 가르치며,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학교에 와서 배워야 한다. 후자의 경우는 학생들의 능력이나 적성에 맞게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을 선택해서 배울 권리에 따라 교육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를 말한다. 학생들은 교육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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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의 효과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필요한 최소한의 문화예술교육을 의무적으로 배워야 하며, 더 배우고 싶거나 문화예술교육 중에서도 자신이 특히 하고 싶은 영역을 선택해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전자의 경험이 있어야 후자의 요구가 생긴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반면, 일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부족한 문화예술교육을 사교육으로 보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이것도 경제적 능력이 있는 중산층의 학생들에게만 해당된다. 한편, 발달과업이론도 이를 지지하는 바, 인간은 발달단계에 따라 반드시 수행해야 할 과업이 있는데, 그 과업을 경험하지 않으면 그것이 결핍이 되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사교육 기회도 없는 학생들에게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아이들의 발달적 욕구에 충분한 과업으로 경험되지 못하고 있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문화예술교육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면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원리로 인성적 효과를 나타내는가? 첫째로 슈타이너의 교육철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 특히 초등학생들은 감성적으로 세계를 향해 알려져 있으며 문화예술을 통한 감성교육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만들어가는 예술작품 그 자체임을 강조한다. 이는 아동발달심리학의 측면에서도 설득력이 있다. 피아제 이론에 의하면 사춘기에 해당되는 추상적 조작기 이전에는 감성과 신체의 발달이 급속히 이루어지며, 이때는 인지적인 접근의 교육보다 감성적 접근의 교육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즉 문화예술교육은 초등학교 단계에서 특히 풍성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슈타이너의 생각이고, 이를 실천한 것이 바로 발도르프학교의 교육방침이다. 발도르프 교육학자의 다음 증언은 의미심장하다. 즉 감성이 발달하는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으로, 중등학교수준부터는 인지가 발달하므로 집중적인 인지적 교육을 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의 발달수준에 부합하는 공부를 하게 되므로 훨씬 즐거운 학교생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발도르프학교를 졸업하나 일반학교를 졸업하나 능력의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한 학생은 천국에서 공부했고, 다른 학생은 지옥에서 공부했다는 차이죠.

발도르프학교가 대안학교로 출발했으나 대부분의 대안학교처럼 사라지지 않고 오랜 역사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둘째는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은 다양한 지능을 갖고 있고, 이를 골고루 계발해야 할 뿐만 아니라 특히 개인이 잘하는 것을 더욱 계발하여 장점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그 동안 소외되었던 다양한 지능들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이는 시대가 그 동안 소외되었던 다양한 지능들을 요구한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은 다중지능이론을 교육에서 실천하고 있다. <표 1>은 호주의 한 초등학교의 교육프로그램으로 한 학기 내내 ‘ 열대우림기후’라는 주제로 다중지능교육을 하고 있는 사례이다. 학생들은 이 매트릭스에서 자신이 잘하는 지능을 세 가지 선택해서 과제를 수행하여 발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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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구분

지식

이해

적용

언어

식물과 동물 목록 만들기

동물 보고서 만들기

논리-수학

종합

평가

우림보호 표어 우림지역의 특징 만들기 목록만들기

숲과 바다가 만나는 곳 기술하기

우림보호 계획 짜기

20세기 우림의 우림기후 변화 연대기 먹이사슬 만들기 조사하기

우림지대 식물 우림지역 동물의

동식물 카드

우림 물 순환 분석하기

분류하기

만들기

공간

우림지대 동식물 그리기

세계지도에서 벤다이어그램으로 우림지역 우림지역 비교하기 표시하기 우림지역 개발 장단점 보여주기

개별프로젝트 꾸미기

우림지역 견학 계획 만들기

신체-운동

우림지대동물 식물 호흡 마임으로 다이어그램 표현하기 만들기

우림 세트 만들기

우림지역 개발 장단점 보여주기

열대우림관련 연극하기

우림관련 보드게임 만들기

음악

인간과 우림 관계 노래 만들기

우림기후 우림지역 표현하는 짧은 규칙 랩으로 노래 만들기 표현하기

우림지역의 여러 가지 소리 테이프로 만들기

빗소리 내는 악기 만들기

우림의 날 제정 기념 춤추기

대인관계

개인보고서 발표하고 토론하기

우림기후 개인과제들 파괴에 대해 함께 철하기 조사발표하기

환경보호 인터뷰 따오기

‘ 우림이 없었다면’ 주제로 토론하기

정부환경기관 인터뷰 따오기

개인이해

환경보호 중요성 주장하기

우림기후 우림지대에서 개별프로젝트 동식물 중 살아진 것 자기평가하기 좋아하는 이유 설명하기 설명하기

동식물 차트 만들기

우림지역 비교표 만들기

우림기후의 식물군 층 그리기

<표 1> 열대우림지대 다중지능 수업계획표

분석

적응과정 분석

출처: Australia의 Kensington Public School 수업 자료(2004)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다중이론에 의하면 성공한 인물들은 대개 세 가지 정도의 특출한 지능이 결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문화예술교육은 그 자체뿐만 아니라 다른 지능과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최근 시도되고 있는 STEA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and Mathematics)교육은

수학 및 과학에 예술을 접목하여 융합인재를 양성하려는 정부 정책의 일환인데, 이 역시 이러한 다중지능이론에 근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다중지능이론은 전인교육의 기초이론으로 각광받고 있다. 즉, 아이들은 다양한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며, 그런 교육을 받았을 때 인지적으로나 정의적으로 건전한 성장을 할 수 있다. 그 동안 언어와 수학 등의 영역에 비해 홀대받던 문화예술교육의 측면에서 볼 때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셋째는 정화(카타르시스)이론이다. 프로이드에 따르면, 인간은 파괴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증오심이나 분노 등의 감정을 적절한 경로를 통해 분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러한 스트레스가 쌓여 반사회적 공격적 행동을 유발시킨다고 하였다. 이를 좀 더 넓게 해석하면 문화예술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들을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여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합법적인 또는 적절한 방법으로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는 기회를 학교에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 왕따, 폭력, 약물 등의 비행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문화예술적 표현과 감상이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정화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문화예술이 말과 글뿐만 아니라 그림, 소리, 몸짓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표현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은 더 나아가 Green(2001)이 말하는 ‘ 깨어 있음’의 철학에 의하여 더 심미적으로, 더 적절하게 문화예술을 표현하고 감상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왜 문화예술이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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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문화예술교육의 인성적 효과 사례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성에 대한 사례연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전술한 캐나다의 LTTA(예술을 통한 학습) 사업은 1994년부터 이 프로그램과 관련한 60여건의 연구를 실행했으며 이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확인하면서 추진하였다. 몇 가지 연구결과들의 사례를 보면 이 문화예술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의 국어 · 수학 · 사회 성적이 향상되었으며, 습득지식의 유지력이 더 길었으며 학생들의 참여도가 더 높았고 리더십도 더 성장했다. 그리고 학교 오는 것을 더 즐겁게 생각했으며, 체육과 예술을 가장 좋아하는 과목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자신감과 자부심을 얻었으며, 비판적 사고를 갖게 되었고,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이 커졌으며, 사회성 · 상상력 · 창의성 · 자부심 · 자신감을 향상시켰다는 등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하였다(Eisner, 1974; Greene, 1995; Welch & Greene, 1995; Csikszentmihalyi, 1996; Elster, 2001; Patteson, 2010; Collard, 2011).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들이 수행되면서 그 효과들이 밝혀지고 있다. 교정시설/소년원학교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효과성 연구(임영식 외, 2011)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한 집단이 통제집단에 비해 스트레스가 적었으며, 사회성과 문화예술 선호성, 자기조절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음을 보고 하였다. 또한 생리적인 스트레스지수(PSI)의 측정에서도 소년원의 경우, 실험집단이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음을 보고하였다. 서울문화재단은 미국 링컨센터를 모델로 문화예술교육전문가를 양성하면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가장 활발하게 서울 지역의 문화예술교육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서울문화재단의 어린이 창의예술교육 효과성 분석 연구(정문성 외, 2011)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자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다른 친구와의 친밀감과 이해도가 증가하는 등의 인성적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효과를 나타냈음을 보고하였다. 특히 학교 내의 방과후학교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한 학생이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사교육)에 참여한 학생보다 효과성의 향상점수가 높았다는 것은 의미 있는 결과로 보인다. 또한 일반학생들과의 비교에서 실험집단학생들은 인성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일반학생들은 인성점수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효과성 연구들 중에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꽃 씨앗학교 지원사업의 경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이 사업은 문화예술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소규모 초등학교에 4년간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선정된 학교에는 4년간 매년 1억 원씩을 집중 지원한다. 연구대상은 16개 예술꽃 씨앗학교 4, 5, 6학년 학생이며, 2011년 6월과 11월에 사전, 사후검사를 실시하고 면접조사도 별도로 수행하였다. 그 결과를 세 가지 인성영역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자존/행복감 영역

자존/행복감 영역에 있어서는 예술꽃 씨앗학교와 일반학교 간의 사전-사후 점수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에 면접조사에서는 의미 있는 증언들이 나타났다. 기존의 학생 평가가 주로 학습자의 인지적 능력에 치중해 있었지만 문화예술교육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재능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감춰져 있던 재능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이들의 자아존중감 향상을 가져오고 이는 학교를 즐거운 곳으로 바꾸고 있다. 학교라는 곳 자체가 본래 학력을 가장 중점에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예술꽃을 시작하면서 특별히 느끼게 되는 부분이 아이들이 가진 재능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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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각자 다르다는 것이다. 중간발표회 때 아이들이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공연’, ‘ 어울림 뜨락 성과박람회 공연’ 등 다른 학교들에 비해 많은

자신 있게 드러내는 모습들을 보았고 아이들의 숨은 재능에 대하여

발표회를 개최하여 학생들에게 다채로운 표현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칭찬해주게 되면서 아이들이 새롭게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게

문화예술체험의 양과 질을 높였다.(다 초교, 교사)

된 것 같다.(가 초교, 교사) 지적인 부분은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사회성이나 정서적인 부분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학력을 강조하는 학교의 경우, 성적이 저조한 아이가 자존감이 낮아지기 쉬운데 우리학교 한 아동의 사례를 보면 성적은 거의 꼴찌인 아이가 초등학교에서 자신이 했었던 밴드부를 중학교 가서도 자신이 직접 창설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짧은 문화예술교육경험, 그리고 자존감과 행복감이 급속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직 학생의 자존감과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데에는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지만 지속적인 문화예술교육의 경험으로 충분히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보았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수치화되기는 어렵지만 중학교 가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한다.(나 초교, 교사) 이 프로그램이 가져올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 한 말씀 더 드리자면 아이들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해주고 강화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뮤지컬 대본수업을 하면서 00이라는 아이를 알게 되었는데 맞춤법 등 기초학력은 부족하지만 창의력 있고 아이디어가 뛰어나 칭찬을 많이 해주었고 아이도 자신의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았다.(가 초교, 문화예술강사)

학교별로 사전 점수와 사후 점수를 비교한 결과, 몇몇 학교의 경우 매우 높은 효과성을 보여주었다. 이들 학교는 프로그램 양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학기 중의 방과후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음악/국어 수업과의 통합 외에도 방학 중 80시간의 집중 프로그램(연극 30시간)을 운영하여 타 학교에 비해 충분한 수업시수를 확보하여 프로그램의 반복도를 높였다. 또한 질적인 측면에서도 국악ㆍ양악 협주, 연극 등의 학생들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필수적인 프로그램을 지역사회, 학부모와의 긴밀한 연관관계를 바탕으로 운영하였다. 또한 ‘땅끝 예술꽃 작은음악회, ’ ‘노인의 날 기념 음악회’, ‘해남문화예술회관 야외 공연장 방과후학교

표현/창의성 영역

<표 2>는 표현/창의성 영역에 있어서 예술꽃 씨앗학교와 일반학교 간의 사전-사후 점수를 비교한 것이다. 예술꽃 씨앗학교의 경우, 프로그램 실시 전 3.67점에서 실시 후 3.77점으로 증가하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에 비해 일반학교의 경우에는 3.56점에서 3.66점으로 소폭 증가하였지만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학년, 성별, 사교육 여부, 경제 환경의 주요 변인별로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5학년, 6학년, 남학생, 사교육을 받지 않은 집단, 경제적 수준이 중인 집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반면에 일반학교의 경우 경제적 수준이 하인 집단만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따라서 예술꽃 씨앗학교 지원사업이 5~6학년 학생, 남학생,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 경제적 수준이 중인 학생의 표현력과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데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115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116

구분

학년

성별

사교육

경제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예술꽃 씨앗학교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모든 수업은 야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처음에는 야외에서

일반학교

수업받기조차 힘들었던 아이들이 1~2년 후에는 완전히 적응해있는

사전

사후

통계치

사전

사후

통계치

4

3.69

3.76

t=1.429

3.82

3.77

t=0.801

구별하지 않는 데에 있는 것 같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어가기 보다는

5

3.72

3.82

t=2.013*

3.43

3.56

t=1.265

스스로 기준을 세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을

6

3.61

3.71

t=2.013*

3.45

3.65

t=1.917

본다.(마 초교, 문화예술강사)

3.66

3.79

t=2.941**

3.56

3.64

t=0.978

3.68

3.75

t=1.594

3.58

3.69

t=1.377

3.70

3.77

t=1.964

3.62

3.70

t=1.274

3.49

3.76

t=3.131**

3.36

3.50

t=0.809

3.94

4.08

t=1.224

3.61

3.84

t=0.584

3.66

3.76

t=3.034**

3.60

3.65

t=0.876

3.35

3.48

t=0.627

2.99

3.84

t=2.665*

3.67 (997)

3.77 (1002)

t=3.112**

3.56 (266)

3.66 (261)

t=1.702

전체 (사례수)

<표 2> 표현/창의성

* p < .05, ** p < .01

면접조사에서도 학생들의 표현과 창의성 효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수업 내용적으로 본다면 수업시간 중에 역할극 같은 활동을 아이들이 너무 잘하고 글쓰기나 발표 등의 표현활동의 경우 아이들의 감정이나 언어적 표현이 늘었다. 또 음악시간에 악기를 단순히 ‘ 치는’ 것에서 나아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라 초교, 교사)

모습을 본다. 이것은 기준을 가지고 보통의 아이들과 특별한 아이들을

협동/사회성 영역

<표 3>은 협동/사회성 영역에 있어서 예술꽃 씨앗학교와 일반학교 간의 사전-사후 점수를 비교한 것이다. 예술꽃 씨앗학교의 경우, 프로그램 실시 전 3.34점에서 실시 후 3.42점으로 증가하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에 비해 일반학교의 경우에는 3.32점에서 3.32점으로 점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유의미한 차이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학년, 성별, 사교육 여부, 경제 환경의 주요 변인별로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특히 6학년, 남학생, 사교육을 받지 않은 집단, 경제적 수준이 중인 집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일반학교의 경우 어떠한 집단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예술꽃 씨앗학교 지원사업이 6학년 학생, 남학생,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 경제적 수준이 중인 학생의 협동심과 사회성을 증진시키는 데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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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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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학년

성별

사교육

경제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예술꽃 씨앗학교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전학생 중 00 같은 아이의 경우, 아이들 사이에서 이상하다고 불만이

일반학교

많았다. 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또래 친구들이라고

사전

사후

통계치

사전

사후

통계치

4

3.31

3.39

t=1.594

3.49

3.45

t=0.387

달라졌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혼자만 놀던 그 아이가 어느 순간 여자

5

3.42

3.46

t=0.811

3.24

3.24

t=0.008

아이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니 이 학교가 된 학교라는

6

3.31

3.42

t=2.505*

3.24

3.26

t=0.277

생각이 들었다.(바 초교, 학부모)

3.26

3.39

t=3.187**

3.23

3.27

t=0.528

3.43

3.47

t=0.952

3.42

3.39

t=0.434

3.37

3.42

t=1.777

3.35

3.38

t=0.555

아이었고 수업시간에도 아예 참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 달 이후에

3.20

3.41

t=2.594*

3.27

3.13

t=0.852

완전히 달라졌다. 요즘엔 생활태도가 일단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말도 참

3.55

3.68

t=1.182

3.56

3.26

t=1.287

3.33

3.42

t=2.818**

3.34

3.38

t=0.018

3.07

3.09

t=0.121

2.93

3.16

t=0.749

이 학교 수업을 하면서 처음에는 공격적이고 사람과 대면하는 것을

3.34 (1012)

3.42(1015)

t=2.822**

3.32 (276)

3.32 (266)

t=0.042

어려워하던 아이가 몇 개월 지나면서 신뢰가 형성되고 일정부분

전체 (사례수)

생각하는데, 세찬이가 이 학교를 다닌 지 한 두 달 정도 지나고 나서 ‘ 많이

그 아이는 5학년이고 집안 환경도 굉장히 좋은 편이다. 하지만 다니던 학교에서 심한 왕따를 당해서 첫인상은 굉장히 부정적인 자세를 지닌

잘한다. 이러한 변화가 예술꽃 수업 때문인지 착한 아이들의 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변화는 확실하다.(바 초교, 교사)

교감하면서 인성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사 초교, <표 3> 협동/사회성

* p < .05, ** p < .01

문화예술강사) 이 지역 여러 학교 학생들을 지도하는 글쓰기 강사가 우리 학교 아이들이 다른 학교 아이들에 비해 협동심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다른 친구가 다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면접조사에서도 문화예술교육은 참여와 함께 배움, 감성과 협력 중심의 활동으로 여러 가지 문제 상황에 놓인 어린이들에게 행동교정 및 정서적 안정과 같은 치유의 효과를 낳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극단적인 행동을 하던 어린이가 눈에 띄게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든가, 부적응 행동을 보이거나 집단따돌림 등으로 인해 사회성이 부족한 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주변 학생들의 다양한 시각을 인정하게 되었다든가 하는 보고를 하였다. 폭력성이 강했던 ADHD 학생, 학습거부 학생, 장애우, 홈스쿨링 학생 등의 학교 적응 등과 같은 변화도 보고되었다.

것이다. 또 야생캠프를 했을 때는 힘든 것을 견디고 교우와 어울리는 능력이 우리 학교 학생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에 비해 뛰어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아 초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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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결론: 문화예술교육과 학교폭력의 관계에 주는 시사점

학교폭력과 같은 청소년의 문제행동은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된다. 모든 문제행동은 개인이 문제행동의 이익과 처벌을 계산한 후에 실행한다는 고전이론, 개인의 타고난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생물학적 이론, 개인의 발달과정에서 생기는 심리적 혼란이나 상처에 기인한다고 보는 심리학적 이론이 있다. 이처럼 여러 관점의 이론들이 있기는 하나, 문제행동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기보다는 사회 환경에서 찾는 연구가 좀 더 활발히 이루어져왔다. 이러한 연구의 주요한 관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해체이론의 경우, 급격한 사회변화가 일어날 때 사회규범이 인간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함으로 발생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청소년을 둘러싼 열악한 주거환경, 과밀인구, 문화갈등, 도시화, 실업, 빈곤, 가족해체 등이 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둘째, 긴장이론은 계층이나 빈곤 등 사회적 성공기회의 제약으로 인한 긴장과 좌절이 문제행동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셋째, 사회학습이론은 매체나 또래집단 등의 문제행동을 모방함으로써 발생한다고 본다. 넷째, 사회통제이론은 어떠한 이유로 사회적 통제력이 상실되었을 때 문제행동이 발생한다고 본다. 심리적 접근이나 사회적 접근은 열악한 환경에도 건전하게 성장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유복한 환경에서도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학생을 설명하기 힘들다. 이에 최근에는 사회심리학적 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제행동의 원인은 전술한 심리적인 원인과 사회학적인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복합요인으로 설명해야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낙인이론이 대표적인데, 문제학생이 되게 만드는 사회적 환경, 주변에서 문제학생으로 낙인하는 과정, 이를 받아들이는 개인의 심리적 기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문제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이혜주 · 이미리 · 모경환, 2006).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역으로 문화예술교육은 여러 차원에서 여러 요인에 의해 건전한 학교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복합적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첫째, 전술한 바대로 개인의 발달심리 면에서 볼 때 초등학교는 인지적 능력보다는 감성과 신체가 급속히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문화예술교육은 이러한 발달적 요구에 가장 적합한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충분한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발달과 학습의 부조화, 이에 따른 심리적 긴장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예술꽃 씨앗학교 연구의 경우,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의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다양한 문화예술체험과 공연 등의 경험은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며 이는 친사회적 행동(Prosocial behavior)을 유발한다. 기존의 인지적 학업성취 위주 교육에서는 체험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자신의 재능 발굴, 성취감 등은 자존감을 갖게 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사회의 질서유지에 동조하는 태도를 유도한다. 특히 남학생들에게서 효과성이 높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실은 면접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문화예술교육은 문제학생의 행동을 교정 또는 치유해주는 역할을 한다. 면접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많은 문제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는 모습들이 보고되고 있다. 문화예술활동을 함께 함으로써 사회성이 발달하기 때문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음악치료, 미술치료, 연극치료들이 관심을 끄는 것은 문화예술경험이 정서적 순화 또는 정화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넷째, 오케스트라, 합동공연 등 장르별로 모둠을 형성하여 활동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속감을 갖게 되고, 이는 공동체 의식을 향상시킴으로써 왕따와 같은 문제행동을 예방하는 효과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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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다섯째, 학생들 간의 대화가 많아지고 대화의 내용이 풍부해졌다는 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이는 함께 하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 느낌, 활동 계획 등 대화의 공통 소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은 항상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주변으로부터 주목받기를 원한다. 이것이 고함과 욕설과 폭력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면접을 통해 학부모, 지역주민들이 학생들의 입에서 욕설이 사라졌다는 증언을 많이 한 것은 문화예술교육 경험이 대화의 소재가 될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자신들을 마음껏 표현하게 되었기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들은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높아지게 한다. 초등학생의 발달심리상의 요구,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공동체문화 등을 고려할 때 초등학교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은 건전한 학생문화를 형성하는 대안으로 보다 강조될 필요가 있다.

Session 2 문화예술로 인성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참고문헌 석문주 · 권덕원 · 오지향(2010). 국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현황 및 분석: 학교 문화 예술교육 중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과 민족. 40. 205-233. 이혜주 · 이미리 · 모경환(2006). 청소년문제론. 서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임영식 외(2011). 문화예술교육 효과성 연구-교정시설, 소년원학교 중심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정문성 김혜숙 김혁진(2011).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어린이 창의예술교육 효과성분석연구. 서울문화재단. 정문성 모경환 석문주 김해경(2011). 문화예술교육 효과성 연구-예술꽃씨앗학교를 중심으로.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Collard, P.(2011). Delivering creativity: Turning Theory into Practive. 2011 서울국제창의예술교육 심포지엄(pp. 35-42).

Csikszentmihalyi, M. (1996). Creativity, flow and the psychology of discovery and invention. New York: HarperCollins. Greene, M. (1995). Releasing the imagination: Essays on education, the arts, and social change. New York: Teachers College Press. Green, M. (2001). Variations on a Blue Guitar. New York: Teachers College Press. p.19. Eisner, E.W. (1974). Is the artists-in-the-schools program effective? Art Education, 27(2), 19-23. Patteson, A. (2010). Learning Through the Arts: Music Champion program evaluation research report, year 1. Available from the Royal Conservatory, Toronto. Patteson, A.(2011). Learning through the arts: an international education program transforming lives and communities globally. 2011 서울국제창의예술교육 심포지엄(pp. 61-74). Welch, N. & Greene, A. (1995). Schools, communities and the arts: A research compendium. Tempe, AZ: Morrison Institute for Public Policy, Arizona State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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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교육의 근본’으로 돌아가자!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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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다양한 접근을 통한 학교폭력 문제 해결

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다양한 접근을 통한 학교폭력 문제 해결

앞서 발제하고 토론해 주신 여러 분들께서 한결같이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과 그 문제해결 방법을 찾고 노력해 주시기에 학교와 교육청의 업무를 직 · 간접적으로 관장하는 교육과학기술부 담당자로서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한편으로는 오늘의 포럼과 같이 다양한 소통의 기회가 활성화되고, 사회 각 분야에서 무엇 하나라도 도움을 줄 것이 없는지 손 내밀어 주시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이 순간. 정말 이번에는 학교폭력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아시다시피 지난 2월 6일 국무총리실이 중심이 되어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과 범정부 대책으로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단기 대책 중심으로 접근해오던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들을 보다 중장기적이고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과 검증을 통해 정교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전국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중간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김영재 교육과학기술부 학교폭력근절팀 교육연구관

학교가 새 학년 새 학기를 맞는 3월은 가장 바쁘고 어수선한 시기이다. 학생들도 새로운 교우관계를 형성하는 시기로 사회관계상 불안정한 시기일 수 있다. 학교폭력 발생빈도를 볼 때도 취약시기임에 분명하다. 학부모님과 현장 교사들께서도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하여 이전보다 더 큰 관심을 갖고 관리하고 계시다고 알고 있다. 과거에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라 하더라도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도가 높아지고 사회적 성숙도가 커진 지금은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과거와는 다른 문제의 분석과 접근, 해결방법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써 문화예술교육은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 하겠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그간 다양한 방법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노력해 왔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 창의성과 인성 함양을 위한 초중등 예술교육 활성화 기본방안’(‘ 10.7), 초중등예술교육 활성화 방안(‘ 11.4)을 발표한 이후, 정규 예술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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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접근을 통한 학교폭력 문제 해결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활성화, 일반교과에서의 예술수업 기법 적용, 예술실 현대화사업 등 학교 현장에서의 예술교육의 활성화 여건을 마련해 왔다. 또한 양 부처가 공동으로 협의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예술강사 지원사업은, 올해 전국 6,531교에 4,263명의 예술강사를 파견하여 국악, 연극, 영화, 무용, 공예, 사진, 디자인, 만화/애니메이션 8개 분야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예술꽃 씨앗학교 부산 금성초등학교 최윤철 선생님의 ‘ 따뜻한 돌봄’, ‘ 몰입하는 배움’, ‘ 함께하는 어울림’의 교훈을 바로 세운 예술꽃 씨앗학교 사례는 소규모 학교를 지역 교육 문화공동체를 중심으로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 좋은 시사점을 제공해 주셨다. 경인교육대학교 정문성 교수님의 예술꽃 씨앗학교를 통해 살펴본 문화예술교육이 학교폭력에 끼친 긍정적 효과, 특히 초등학생의 발달심리상의 요구,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공동체 문화 속에서의 개인적인 성장뿐 아니라 문화적 토양 아래서 건전한 학생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은 앞으로도 학교에서의 문화예술교육에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고 생각된다.

2010년 3월, 문화예술 소외/취약지역 65개교에 학생오케스트라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지역의 교육지원청이 중심이 되어 예술교육협의체를 구축, 지역 학교 간 연계하여 148교 연계, 약 4천여 명 학생들의 오케스트라 활동을 지원하게 되었다. 올해에는 전국 150교 대상 학생오케스트라 사업을 확대하고, 종합예술교육 선도교육지원청을 20개 선정하여 합창, 뮤지컬, 밴드 등의 다양한 예술교육 활동을 하게 된다. 또한, 예술교육 선도학교(71교) 운영을 통해 예술교과 수업시수를 증대하고 타교과 융합형 교육 도입, 체험중심 토의활동을 통해 예술교과 교실수업을 개선하게 되며, 중학생 예술동아리(500개) 사업은 학생들이 가장 많이 희망하는 예술동아리를 학생 자율적으로 구성하여 신체활동이 많은 협동 활동 중심으로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토요휴업일을 활용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게 된다. 예술중점학교 사업(23교)은 예술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학생들에게 특성화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일반 중 · 고등학교에 예술중점반(음악, 미술, 공연/영상)을 설치하여 심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밖에, 음악중점학교 13교에 국악교가를 보급하고(’11.12), 국내정상급 예술명예교사(정명화, 김덕수, 김대진 등)들이 학교 현장을 방문하여 마스터클래스를 실시했으며(’11.10, 21개교), (주)삼익악기에서는 충북 음성군 내 10교에 통기타 200대와 운영비 일부를 지원했고 전국의 고등학교(10교)에 학생 밴드부 악기와 연말 전국발표회를 지원할 예정이다.

학교폭력의 문제는 학교폭력 가 · 피해 학생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 상담 치유 뿐 아니라 해당 학부모와 학교 지역사회가 지속적으로 해결해 가야할 문제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뿐 아니라, 독서활동 강화, 체육수업시수 확대 및 학교 스포츠클럽 활성화, 가족관계 개선 부모교육 확대, 가정과 사회가 함께하는 토요학교 등 다양한 인성교육을 통하여 중장기적인 학교폭력 예방대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자녀교육의 많은 부분들이 학교를 중심으로 한 교육기관에 맡겨져 있지만, 우리 조상들의 자녀교육 방법인 ‘ 밥상머리교육’은 상담 영역의 효과뿐 아니라, 인성교육의 모든 측면을 고루 담고 있다. 오늘 저녁 여러분의 소중한 자녀들과 한자리에서 학교 · 친구 · 가족에 대해 따뜻한 이야기 나누는 자리 만들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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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김현목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교육과 사무관

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오늘 이 자리에서 많은 분들이 해주신 좋은 말씀과 사례들 속에서 우리들은 두 가지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먼저 학교폭력 문제가 꼭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는 점과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 언급되는 수많은 대책 중에서 문화예술교육이 가장 효과성 있는 해결책이라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해외사례들의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학교폭력은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문제점은 아니다. 오히려 학교라는 또 하나의 사회에서 아무런 충돌과 갈등이 없기를 기대하는 것이 비현실적일 것이다. 다만, 이러한 폭력이 개인 간의 갈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인 형태로 발전해가면서, 동시에 더욱 잔인한 모습으로 피해자의 육체와 정신을 모두 피폐하게 만든다는 점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폭력이라는 행위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조직화되고 잔인해져가는 청소년들의 폭력의 형태와 그것이 자리 잡게 된 원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우리나라의 학교폭력에 대한 효과성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적인 삶을 살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남을 이기는 법은 배우지만, 함께하는 공동체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하고 있다. 함께 할 시간조차 없는 바쁜 부모님들과 경쟁만이 존재하는 사회 속에서 청소년들의 감성은 메마르고 있고, 자아는 형성되지 못하고 있으며, 자존감은 떨어진다. 집단 속에서 따돌림을 당할까봐 두려워 남을 따돌리며, 성적으로 매겨지는 서열에 익숙해져 버린 그들은 폭력마저도 서열화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바로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공동체의 중요함을 느끼게 해주고 자아를 형성하고,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게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꿈의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는 ‘ 엘시스테마’는 음악영재 교육프로그램이 아니다. 엘시스테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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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에게 정서의 안정을 가져다주며, 사회성을 함양시키는 데 목표가 있다. 즉, 오케스트라라는 작은 공동체에서의 협동과 화합을 통해서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의 가치와 사회의 약속을 배워나가는 사회 프로그램이다. 법무부와 협력 하에 사회복귀를 준비하는 소년원학교 재학생들에게 실시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낮아지는 스트레스 지수와 높아지는 사회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소년원학교의 학생들은 자신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공동체를 체험할 수 있었다. 전국 소규모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된 예술꽃씨앗학교 사업은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협동/사회성 영역에서 효과를 보였으며, 문제상황에 놓인 학생들의 행동교정 및 정서적 안정효과와 함께 폭력성이 강한 ADHD 학생, 학습거부 학생, 장애우 등의 학교적응에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논어 태백편에는 子曰,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시에서 감정을 일으키고, 예에서 의지를 확립하며, 음악에서 덕성을 완성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이제 우리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문화시민을 양성하는 살아있는 교육이 되어가고 있다. 공동체를 회복하고, 사람들의 마음의 안정을 주는 우리사회의 새로운 에너지이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은 심각성을 더해가는 학교폭력의 중요한 예방책이자, 재발방지를 위한 사회적 백신이 될 것이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통한 학교폭력 예방 및 재발방지를 위해서 더욱 더 노력할 것이다.

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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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의 근본’으로 돌아가자! ‘ 가슴을 채우고 정신을 높이는 예술교육’을 통하여

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교육의 근본’으로 돌아가자!

발표 내용에 관한 견해

오늘의 발표들은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들에 슬기롭게 대처하여 극복한 분들과 그런 사태의 방지와 사후대책을 위해 연구하고 실천하시는 분들께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특히 “수학 · 과학 · 사회‥ 이런 것 말고, 정말 중요한 걸 가르쳐주세요.”라고 한 김효진 양의 호소는 귀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 공감능력의 증진’을 강조하신 김붕년 교수님의 말씀은 예술교육의 당위에 관한 강한 확인이었습니다. 그리고 학생지도와 예술교육에 관한 다양한 사례와 새로운 관점을 소개해주신 여러분들에게도 깊이 감사합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정부와 시도교육청들의 대책이나 오늘의 발표내용을 보면 대부분 ‘ 마음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주거나 상처를 어루만지는 치유대책과 청소년임을 감안한 징계대책들’입니다. 피할 길 없어 쓰는 폭력행위를 제지하려고만 하는 것이나 응어리를 풀어주고 상처만 치유하는 것, 발생된 폭력행위를 징계하려고만 드는 것은 일시적이고 소극적이며, 근원적인 해결에는 충분하지 않은 대처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근원적인 대처는, 학교 교육이 ‘ 교육의 근본’으로 돌아가게 하는 일입니다. ‘ 가슴을 채우고 정신을 높이는 예술교육’을 통해 바르고 아름다운 인성을 함양함으로써 교육의 이상을 실현하는 일인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관점에서 사태의 원인을 살피고 대책을 위한 제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사태발생의 원인에 관한 소견 이홍수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

오늘날의 학교폭력사태는 지난 20여 년간 추진되어온 몇몇 불합리하거나 무책임했던 교육정책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따라서 책임은 그런 정책들을 추진한 정치권과 정부, 동조했던 일부 교육학자, 그리하도록 촉구하거나 방관했던 학부모들에게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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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고양을 위한 ‘ 음악 · 미술’교과는 시간단축과 교사감소로 고사(枯死)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학교폭력사태는 학교를 잡다한 지식과 정보를 주입하는 곳으로 만들어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휴머니즘과 상상력, 창의력을 갖춘 품격 있는 지성인의 육성과는 무관한 곳이 되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시사 받아야 할 것은 ‘ 어린이 · 청소년기 학생들을 예술의 경험과 학습을 외면하게 하고 소수 교과지식의 상대적 경쟁에 매달리게 하는 것은 휴머니즘을 갖추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확장할 최적(最適)의 기회를 빼앗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폭력에 관련되었던 학생들은, 피해를 당했든 가해를 했든, 모두가 광의의 피해자입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인지되는 사태발생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1990년대 초부터 교육부가 학교수업에 ‘IT 기자재 10~20% 사용’을 권장하여 번쩍번쩍 지나가는 화면 속의 교과내용을 ‘ 구경하면서 기억만 하도록’ 학생들을 오도함으로써 ‘ 논리적

사고와 내적 작용에 의한 진정한 경험과 학습’을 저해했습니다. 교사와 학생들은 ‘ 교과의 속’보다 ‘ 겉’에, ‘ 학습의 과정’보다 ‘ 결과’에, ‘ 합리와 공익’보다 ‘ 요행과 자익’에 더 몰두하게

되었으며, 교사의 정성과 사랑, 설명과 시범은 점차 줄고 컴퓨터의 역할은 늘어나 ‘ 교사 존경심’은 사라지고 ‘IT기기 경외심과 의존도’만 높아졌습니다. 결국 학교폭력 사태는 학교가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느끼고 생각하며, 통찰하고 판단하는 내면의 작용을 체득하게 하는 데 실패하고, 교사와 학생 간의 인간관계가 붕괴되어 교화와 훈육이 무력화함으로써 ‘ 敎(교과내용 지도)와 育(인성 함양)’을 온전하게 이루지 못하고, ‘ 敎’조차도 반쪽만 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양상에서 우리가 시사 받아야 할 것은, ‘ 반쪽의 敎는 단편적인 지식을 쌓게 하여 재화와 권세만 탐하는 불행한 지식인이 되게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2.

1990년대 중반 이래, 학교는 ‘ 상대적 경쟁체제 속의 지식획득의 장’으로 고착되어 왔습니다. 제7차 교육과정 입안자들은 ‘ 효율성과 수요자 중심’이라는 경제논리로 대학입시에 대비하는 지식교과 중심의 교육과정을 만들어 지식경쟁을 격화시켰습니다. 2000년대 초부터는 ‘ 사교육비 경감’을 이유로 예술 · 체육교과 대입내신반영제외정책을 추진하고, 최근에는 비주지 교과들의 학습평가를 무력화시켜 지식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들었습니다. ‘ 국 · 영 · 수’교과들은 과다한 수업시간과 과중한 학업 량에 시달리고, 정서의 순화와 정신의

‘교육의 근본’으로 돌아가자!

3.

지식경쟁체제 속에서 건재할 수 있는 학생은 ‘ 국 · 영 · 수’교과에 우수한 성적을 보이는 소수일 뿐, 대다수는 열등생으로 가름될 수밖에 없고, 열등생으로 몰려 수업에서 밀려나는 청소년은 스스로 목표를 세워 성취하거나 자신의 존재감을 확장할 길이 없습니다. 청소년들로부터 질서와 규칙을 지키며, 숙고하고 배려하며, 힘써 공부하고 이상을 좇으려는 마음을 빼앗은 사람은 학교를 지식경쟁의 장으로 만든 어른들입니다. ‘ River Boy’의 작가 Tim Bowler는 “십대는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 상처받기 쉽다. 그래서 쉽게 폭력을 쓰며, 그것이 오히려 자신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그들이 폭력을 쓰더라도 징계로 그들을 지킬 수는 없다. 꾸짖는 대신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자신의 미래가 얼마나 아름답고 찬란할 수 있는지를 일깨워 주어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결국 폭력사태는 우리의 가정과 학교, 사회가 그들에게 ‘ 추구되어야 할 가치’를 향해 자신의 절대적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게 할 만한 의지와 기회를 만들어주지 못했고, 예술교육을 통해 그들의 소중한 인생, 아름다운 미래의 가능성을 일깨워준 적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 생애 중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질풍노도의 시기, 가치와 아름다움에서 가장 잘 감동받을 수 있는 청소년기에 깊은 예술적 감동을 경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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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못하면 그들은 행복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 받아야 합니다.

美的, 감동적으로 경험하고 기본과 원리를 배우게 함으로써 ‘ 바르고 아름다운 인간적 품성’에 필요한 심성적 바탕을

마련해줄 것을 제안합니다. ‘ 문학’ · ‘ 음악’ · ‘ 미술’은 지식교과가 아니고 지식과 기능을 바탕으로 하는 ‘ 정서와 정신의 교과’이기 때문에 특정 학년이나 학기에 몰아서 배우고 다음 학년이나 학기에 배우지 않아도 되는 교과가 아니라 모든 학년, 매학기, 매주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학습해야 하는 교과라는 점을 고려하기 바랍니다.

대책을 위한 제언

1.

교과별 배정 수업시수의 적정화 제7차 교육과정이래 수업시간수가 특정 교과들에 편중되고 일부 교과의 시수는 심하게 감소되어 ‘ 전인교육과 인성 · 창의성 함양’을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009교육과정에서 학년별 이수교과수를 제한하기 위해 ‘ 음악’, ‘ 미술’을 과목으로 강등시켜 묶어놓은 ‘ 예술교과’를 ‘ 음악’교과, ‘ 미술’교과로 환원하고, 수업시수를 제6차 교육과정

4.

3.

‘ 기본 · 원리중심’의 교과내용 구성 1990년대 초부터 학교의 교육역량은 약화되었고, 학생들은 지나친 지식경쟁과 과다한 학업부담에 지쳐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사의 교육역량강화와 교과별 지도내용의 축소를 도모할 것을 제안합니다. 특히 각 교과가 잡다한 지식정보를 주입하는 데에서 벗어나 기본과 원리를 탐구하고 경험하게 하기 위해 기본 · 원리중심의, 최소량의 내용을 선정하고 의미 있게 조직하도록 이끌어주기를 바랍니다. ‘ 음악’ · ‘ 미술’ 수업 정상화 집중이수제도는 ‘ 음악’ · ‘ 미술’교과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집중이수의 성과가 큰 교과에는 적용하되 ‘ 음악’ · ‘ 미술’교과는 제외시켜서 12년 동안 지속적으로 예술을

평가 · 내신반영 방식의 정상화 현행 방식은 ‘ 국어 · 수학 · 영어’교과 편중현상을 더 악화시켜 ‘ 학습부담 및 사교육의 증대’와 ‘ 예술교과의 비정상화’를

초래하였고, 예술교과들을 휴식과목으로 왜곡 인식하게 하고 교과의 당위성까지 부정하는 상태에 이르게 함으로써 전인교육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를 2007년 6월 이전의 ‘ 교과공통 평가 · 내신반영체제’로 환원시키기를 제안합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 평가 및 내신반영 방식의 차별화는 교과의 차별화’를 뜻하고, ‘ 평가력 약화와 내신반영 제외는 교과교육의 무력화’로 연결되며, ‘ 예술교과의 위축은 인간성의 붕괴’를 초래한다는 점을

수준(중학교 ‘ 음/미’ 각각, 1학년-2시간, 2-2, 3-1)으로 배정하여 균형 잡힌 교육을 수행할 것을 제안합니다. 특히 학생들의 학업부담은 이수교과의 수가 아니라, 교과별 학습내용의 양과 학기별 집중 정도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을 고려하기 바랍니다. 2.

‘교육의 근본’으로 돌아가자!

고려하기 바랍니다. 5.

학교 내외 예술활동의 활성화 학교 내외에서 진행되는 각 예술분야의 활동과 교육이 체계화 ·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협력하여 학교 ‘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 문학 · 음악 · 미술’을 비롯한 ‘ 국악 · 공예 · 디자인 · 만화/애니메이션 · 사진 · 무용 · 연극 · 영화’ 등을 충실하게 경험시킬 수 있도록 제도와 여건을 마련할 것을 제안합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지방자치단체들도 관련기관 및 단체들로 하여금 합당한 체제를 갖추게 하며 조직과 내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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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화하고 활성화하도록 이끌고 도와줄 것을 제안합니다. 특히 학생들이 ‘ 문학 · 음악 · 미술’교과목의 성과를 기초 · 기본으로 하여, 보다 다양하게 분화되고 진화된 예술형태들을 학교내외에서 선택하여 깊이 있게 경험하면서 인간의 내면과 삶의 모습에 울고 웃으며 감동하고 전율하며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학교폭력사태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길임을 고려하기 바랍니다. 6.

예술중심의 문화풍토 조성 오늘날 각 세대의 일부만이 예술문화권에 속해 있고, 모든 세대의 대다수는 연예 · 오락 중심의 유희적 문화권에 속해 있으며, 심지어 사회전체가 ‘ 연예오디션’에 지배당한 건 아닌지 착각할 정도입니다. 예술과 연예 · 오락은 구별되어야 합니다. 차별하자는 것이 아니라 각기 목적과 효용의 면에서 합당하고 온전하게 사용하고 즐김으로써 내면의 평화와 진정한 즐거움, 정서적 만족과 정신의 고양을 함께 이루며, 건강하고 아름답고 발전적인 문화풍토를 조성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예술중심의 문화정책을 적극 수립하고 추진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는 사회 속에서 행해지고 있는 유희적 문화경향의 끝은 어디일까를 생각하고 우리의 삶이 사회전반적인 폭력의 위기에 이르기 전에 사회문화의 연예 · 오락화 질주를 멈추게 하며, 학교내외에서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충실하게 예술을 교육하고 모든 국민이 질 높고 다양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고도의 문명과 휴머니즘적 문화가 균형을 이루는 사회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텔레비전에서 ‘ 막 가는 언동과 비열한 삶들까지 서슴없이 보여주는 드라마들’과 ‘ 찢어진 사랑 위주의 노랫말과 현란한 몸짓의 10, 20대 노래들’, ‘ 실패한 삶에 대한 회환만을 울부짖는 30, 40대의 노래들’을 주로 보고 듣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우리가 ‘ 올바르게 살라’고 말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교육의 근본’으로 돌아가자!

맺는 말

우리의 학교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간의 삶이 영위되는 한(限) 예술은 영원할 것이며, 문명이 위기를 겪을 때 인류에게 예술이라는 극복의 장치가 있다.( John Dewey)”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예술교육을 통해 ‘ 심미적 이성인’, ‘ 홍익인간’으로 육성되고, 모든 국민이 질 높은 예술 향유로 정신의 고양과 삶의 질적 향상을 이룸으로써 가정의 행복과 국가의 중흥을 성취하며, 우리로 말미암아 우리나라에서 인류공영의 실현이 촉발되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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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학교폭력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사회 구조 속에서 학교폭력을 바라보자

학교폭력은 복잡하고 다양한 측면을 포함하고 있는 현상이다. 따라서 단일처방으로는 해결이 어려우며 학교폭력 문제의 다양한 근원을 다루는 복합처방이 필요하다. ‘ 피해자와 가해자뿐 아니라 방관자의 정신 육체적 건강에 급성 만성적으로 전쟁의 폭력과 유사한 영향을 미치는 질병’✽으로 간주되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학교 시스템 개혁만으로는 불가능하고 학교, 가정, 지역사회, 국가를 포함하는 광범한 변화전략이 필요하다. 정부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였으나 그 대응책들은 대부분 학교폭력의 문제를 개인적인 폭력행동을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사회 환경, 사회적 편견, 경제적 불평등, 양극화 등 폭력의 근저를 이루고 폭력을 촉진하는 실제 현실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폭력과 성인폭력, 학교폭력과 사회폭력은 미묘하게 상호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폭력적 행동만을 규제하는 방안은 임시방편적인 처방일 뿐 지속가능한 학교폭력 대응전략이 될 수 없을 것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정연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교육진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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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든 국가에서 학교폭력은 공공연히 발생하고 있으며 중요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학교폭력 문제가 갖고 있는 심각성은 그 정도가 매년 강화되고 있으며 그 사회적 파급효과가 계속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폭력성이 청소년기 적응 스트레스 탓이라는 것만으로는 학교폭력이 계속 강화되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Merten(1994)은 중학생의 공격적 행동에 대한 연구에서 주류 중산층의 문화가 개인주의, 성공, 계급제를 촉진하고 고양시킴으로써

✽ 매일경제 (2012.1.4), [세상읽기] 학교폭력 어떻게 예방할까, 유한욱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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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2012 문화예술교육 포럼

Session 3 문화예술교육,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공격적인 행동을 촉진시키게 됨을 지적하고 있다. 학생들은 비열하게 행동하는 것이 학교 내에서 힘과 지위를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고 학교폭력은 결국 학생들의 전략적 행동의 한 형태라는 것이다.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예술교육이 담당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1세기에 신자유주의의 영향 하에 실력주의(meritocracy)와 경쟁(competition)이 교육정책에서 최고의 가치로 받아들여졌다. 이것이 학생들의 행동, 태도, 신념에 영향을 미쳐 학생들 간의 싸움과 갈등을 더욱 부추긴 것은 아닐까? 승자가 아니면 패자가 될 수밖에 없는 학교 현실에서 학생들에게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요구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가 아닐 수 없다. 작금의 학생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범죄 등 사회폭력에 대해 자각하고 있으며 교사나 학교 또한 상징적 폭력(symbolic violence)을 통해 학생들을 억압하고 있지 않는가? 이러한 속에서 어떻게 학교폭력을 청소년기의 폭력성 문제로 인식하고 그 해법을 구할 수 있겠는가? 청소년성인폭력, 학교-사회폭력의 관련성에 대한 인식 없이는 학교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구할 수 없을 것이다. 학교만이라도 현재 우리사회를 닮은 경쟁의 장이 아니라 더불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상호 이해하고 공감하며 협력적으로 살아가는 문화적 삶의 공동체가 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학교폭력의 개선, 그 가능성과 한계

Wimmer(2006)는 양질의 예술교육을 통해 학습자의 전인적 성격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예술이 사회발전의 비판적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 문화예술교육’은 예술교육의 문화적 실천을 통해 예술교육의 사회적 가치를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이다. 학습자들로 하여금 교실 안에서의 개인발전을 넘어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 다양한 문화의 이해를 통해 건전한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결과 사회가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고 통합을 이룩할 수

이번 포럼에서 소개된 문화예술교육의 다양한 국내외 사례는 학교문화예술교육을 통해 학습자들의 자존감, 공감능력, 사회성을 제고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이 공감, 소통 등 개인의 문화적 역량을 제고시키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하더라도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 등의 체계적·지속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지 않는다면 그 성과는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밑으로부터의 변화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가치가 ‘ 적자생존’, ‘ 무한경쟁’에 있고 교육정책 또한 단기적인 효율성이나 효과성에 그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기존 교육폐해를 낳은 교육기조를 그대로 둔 채 추가적인 방안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그 성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근본적인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일례로써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수량화된 지원내용을 제시하기에 앞서, 기존 학교 문화예술교육이 과연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는 조건과 질을 갖추었는가?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갖추어가야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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