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2288-2782
Korean Council for Reconciliation and Cooperation
2014 07 / 08 VOL.69
특집
남북관계 개선, 민간교류의 역할은? 권두 인터뷰
정의화 국회의장
Contents 2014 July / August Vol.69
02 권두 인터뷰 정의화 국회의장
“남북국회회담 성사시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 이경형
08 특집 남북관계 개선, 민간교류의 역할은? 민족화해 2014년 7-8월호(격월간, 통권 69호) 등록번호 종로, 마00069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 민간 사회문화 교류로 ‘드레스덴 구상’ 실현해 나가야 | 성기영
· 남북관계 개선의 열쇠, 스포츠에서 찾자
· 남북교회와 세계교회의 교류,
|
장용훈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69, 구세군회관 3층
한반도 평화통일 마중물 될 수 있어 | 이창휘
전화 02.761.1213
· 교황의 방한, 민족의 마음에 평화의 씨앗 심기를 | 경동현
홈페이지 www.kcrc.or.kr
22 진단 한반도 주변정세의 변화, 우리의 선택은? 발행일 2014년 7월 1일
발행인 홍사덕
창조적 실용외교로 대응해야 | 홍완석
편집인 이경형 홍보위원장 김영만 편집기획위원 공용철, 김용현, 노태호, 오한샘, 윤법달, 정영태, 정은미, 정진아
· 중러의 밀착과 북한의 신 등거리 외교,
· 남북·한일·북일 관계 통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접근 필요 | 박정진
·단둥에서 바라본 남·북·중 경협, 다자간 협력망 구축해야 | 이유진
편집장 이운식
34 만나고 싶었습니다 한헌수 숭실대학교 총장
편집부 이현희, 염규현
·진정한 통일시대, 성숙한 시민의식이 먼저 필요합니다 | 이경형
디자인 및 제작 (주)풍경인소풍 070.7433.1123
38 지금 북한은
· 박경애 캐나다 UBC 교수가 둘러본 북한 경제개발구
경제 특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 전문인력 양성 등 다양한 노력 기울여 | 염규현
·북한의 비공식 네트워크와 평양 | 박영자
44 통일디자인
COVER STORY
금강산에서 만난 남북의 스님들
통일, 금융에 길이 있다 | 박희준
남북의 불교도들이 금강산 신계사에서 만해 스님을 추모하는 다례재를 열고,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발원했다. Ⓒ조계종 <관련기사 78page>
48 현장
· 남북·해외 아이들이 함께 그린 평화와 화해 | 이철주
· 문화와 예술로 하나 되는 ‘세계 한민족’,
통일을 노래하다 | 김희정
52 기고
02
종교가 만들어 낸 갈등해결의 역사,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의 길 | 김태현
56 내가 본 코리아
‘하나’ 된 코리아를 상상하는 이유 | 마이클 람브라우
58 2030통일론
34
통일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그리고 ‘7억 분’의 기적 | 조현기
60 통일교육·평화교육
학교통일교육의 실태, 시대와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이 필요 | 이광희
64 분단 언저리를 거닐며
북한의 해변에도 별이 쏟아지고 젊음이 넘칠까 | 전영선
66 그린 코리아
북한의 기후변화, 남북 환경·민생협력의 계기로 삼자 | 명수정
70 남북관계 새로나온 책
38
72 현장중계
제1회 청소년 통일공감 대토론회
패기와 열정이 돋보였던 청소년 ‘통일 토론’의 장 | 정명찬
76 민족화해 Network 80 독자 의견
72
통일을 준비하는 격월간지
권두 인터뷰
정의화 (鄭義和) 국회의장
“남북국회회담 성사시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대담
이경형 『민족화해』 편집인
정리
이현희 민화협 정책홍보팀 팀장
사진
김도형 객원작가
정의화 의장은 국회의장 취임 직후부터 ‘남북국회회담’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 여 왔다. 부산 지역에 기반을 둔 5선 국회의원이지만, 민족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는 누 구보다 확고하다. 의사 출신의 첫 국회의장, CEO 출신의 첫 국회의장인 그는 인본주 의 정신을 토대로 화해와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남북국회회담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와 조율하는 등 우리 내부의 합 의와 절차를 중시할 것이라 강조한다. 국회의장 임기가 끝나면, ‘3030 운동’을 통해 북 한 전역에 30병상 규모의 병원 30개를 설립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막혀 있는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통일을 일구어 나가는데 정 의장이 앞으로 더욱 큰 역 할을 하길 기대한다.
국회의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우선 소감과 포부를 겸해 정 의장님이 생각하시는 ‘국회의 장’의 상(像)을 말씀해주십시오.
“책임이 막중한 자리라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국민 으로부터 신뢰받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한민국 국회의장 은 동료의원에게도 인정을 받아야겠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국민이 편안하게 생각하고, 또 믿음이 가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남북국회회담, 정부와 하모니 이루어 추진할 것” 의장님은 정치인이시자, 오랫동안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를 위해 노력해 오신 남북관계 전문 가이십니다. 남북국회회담 추진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구상을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통일 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갖고 계시는데, 국회회담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정치를 하기 전부터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이 5천 년 역사를 가진 단일민족인 우리가 분단 되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정치를 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도 분단에 있다고 할 수 있습 니다. 제가 죽기 전에 완전한 통일을 보진 못하더라도, 서로 투자하고 또 자유롭게 관광하 는 등 통일에 가까워진 상황을 꼭 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우리 민족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통일에 대해 방관 자적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남북관계가 장기간 경 색되어 있는데 정부가 풀기 어려운 상황이면, 이것을 우회해서 풀어가는 사람이 필요하고 03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 다고 생각했습니다.” 국회회담은 어떻게 추진해 나갈 예정이십니까?
“남북국회회담은 국회가 단독으로 움직여서 되는 것이 아니고 의원들의 의견도 수렴해야 하지만, 정부를 설득하고 정부와 하모니를 잘 이루어서 하 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선 국회의 의 견을 수렴해서, 이것을 가지고 정부와 협의하고 협의가 완료되면 북한에도 제의하려고 합니다. 이 를 위해 1차적으로 여야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 로 설문을 진행했는데, 의원들 중 82%가 ‘남북국 회회담이 남북관계 및 평화통일에 도움이 될 것’이 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232명 의원이 설문에 참
“국회는 동포들을 위한 인도주의 차원의 일을 했으면 합니다. 북한 나무심기와 비료지원, 병원 건립 등 인도적 차원의 일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싶습니다.”
여했는데, 매우 이례적인 호응으로 그만큼 남북국 회회담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남북화해협력 자문위원회도 구성하여 폭넓게 의 견을 수렴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의 협조와 관련해서도 이미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도 몇 차 례 의견을 나누었고, 대통령께서도 먼저 덕담을 하시면서 정부와 잘 논의해서 추진하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정부와 보조를 맞춰가야 하므로 시간에 쫓기지는 않으려 합니다. 대통 령께서도 8·15에 대북구상을 밝힐 수 있으니, 그 이후에 구체적인 대북제안을 하는 것은 어떨지 시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정부와 협의가 마무리되면 북한에 제의해야 하는데, 어떤 구상을 하고 계십니까?
“과거에는 남북국회회담 추진 시에는 예비접촉을 먼저 해서 방식 및 의제 등을 논의했지 만, 저는 남북 의장이 먼저 만나기를 제안하려 합니다. 의장이 직접 만나서 방식과 의제 등 에 대한 큰 틀의 논의를 하고, 이후 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북한의 카운터 파트너가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일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일지는 좀 봐야겠습니다. 북에서도 이미 계산을 하고 있겠지만 거기서 답이 오면 그 것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더 연구해야겠지요. 저는 민족에 대한 사랑으로 순수하게 하는 일 인데, 북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를 기대합니다.” 남북국회회담이 성사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십니까?
“남북국회회담의 궁극적 목표는 평화헌법 제정처럼 남북이 하나 됐을 때 필요한 여러 가 지를 의회 차원에서 준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먼저 하고자 하는 것은 서로 교류를 04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증대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회는 북한의 지도부 와 동포를 분리해서 북한 동포를 위한 일들을 우선해 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는 북한의 지도부와 동포를 함 께 고려해야겠지만, 국회는 동포들을 위한 인도주의 차원의 일을 했으면 합니다. 북한 나무심기와 비료지 원, 병원 건립 등 인도적 차원의 일을 우선적으로 추 진하고 싶습니다.”
“만델라식 화해와 용서로 통일의 길 열어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신뢰를 통해 남북관계를 새롭게 풀어나가려는 노력도 진행했고, 지 난 3월에는 대통령이 드레스덴에서 북한에 3대제안을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남북관계는 풀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 등이 여전히 큰 걸림돌인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기본적으로 통일은 꼭 가야 할 길이고,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길도 통일밖에 없다고 봅니다. 일차적으로는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이 핵 개발을 중 지하도록 설득하면서 남북관계를 더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6자회담을 비롯한 다자회담도 해 나가야 합니다. 6자회담 자체가 북핵 문제를 해 결할 수 있다고 보진 않지만, 이후에 평화체제로 나아갈 때 주변국이 증인 역할을 할 수 있 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국제적 협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 국회차원에서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주요국과 의장 회의 체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의 국회의장과 미국의 하원의장이 일 년에 한두 번씩 정례적으로 만나고, 중국의 전인대 의장과도 만나 동북아 및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 한 국회차원의 논의를 진행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연초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 발언 이후에, 통일 논의도 활발해졌는데요. 통일은 어떤 방 향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김정은과 지도부들의 생각이 중요합니다. 이들은 분명히 급 속한 체제 붕괴에 따른 통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도부들의 두려 움을 없애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급속한 붕괴는 우리에게도 이롭지 못합니다. 점진 적 평화통일로 나아가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상호 이득을 높일 수 있습니다. 북한 주 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면서, 점진적으로 경제통일, 정치통일로 나아가야 하고 우리가 흡 수통일이나 북한의 급속한 붕괴를 바라고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끊임없이 줄 필요 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결국, 통일로 가려면 남아공의 만델라와 같이 용서와 화해의 길로 가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그동안 일어났던 비인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민족사에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 05
어나지 않도록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겠지만, 그 러한 과정을 거치고 난 다음에는 결국, 용서와 화해로 가야 할 것입니다.” 통일 및 남북관계는 그 어느 분야보다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우리 정치권은 이를 정 파적으로 접근한 경우가 없지 않았습니다. 남북문 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이념별, 세대별 남남갈등 을 줄이고, 합의를 높여 나가기 위한 정치권의 역 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화의(和議)’의 정신으로 잘 풀어나가겠습니다. 특히, 국회 등 정치권이 국 민의 신임을 얻을 수 있도록 국회의 혁신과 소 통,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5 선 이상의 의원이 모인 원로 회의체를 구성하 여, 국회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갈등을 해소 하고 견해차를 좁히는 역할을 하도록 하고자
“3030 운동은 북한의 30곳에 30병상 규모의 작은 종자 병원을 만들어서, 통일됐을 때 그 병원이 종합병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구상입니다. ”
합니다. 그동안 정치권이 우리 사회 갈등을 증폭시켜 왔 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정치권이 성숙한 모습 을 보일 수 있도록 국회 내에 몇 가지 불문율을 만들려고 합니다. 첫째는 여야가 상호 호혜 하는 불문율입니다. 여와 야가 60%, 40%의 비 율은 유지해야지 한쪽이 독식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둘째는 의원 간 상호 존중 의 불문율입니다. 서로 높임말을 쓰고 막말하지 않고 몸싸움하지 않는 불문율입니다. 그 리고 선배와 원로 의원을 존중하는 불문율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국회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원로 의원이 여야를 설득하여 풀어나가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 정입니다.”
“의사 출신, CEO 출신 최초의 국회의장, 정치로 인본주의 실현해 나갈 것” 의장님은 국회의원이 되시기 전에 20년 동안 의사의 삶을 살면서 의료봉사 활동을 해 오셨 고, 국회의원이 되신 이후에도 대북 의료지원 등 인도적 대북 지원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셨습니 다. 이러한 활동을 하게 된 계기와 철학은 무엇입니까?
“의료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고, 정치도 민생을 구하는 측면에서는 닮은 측면이 있 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의사의 삶을 살았을 때도 ‘환자로부터 생긴 이익은 환자와 사회를 위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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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써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 특히 사회의 병폐현상과 정치가 후진적인 것에도 불만이 많았는데 사회를 치료해 보고 싶은 대의를 품고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1996년에 부산에서 공천 받았 을 당시, 이미 수술 일정이 6월까지 꽉 차 있어서 선거운동 중에도 수술을 진행하고 국회 의원이 된 이후에도 수술 일정이 있었습니다. 환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그것은 제가 기 본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2006년에는 ‘남북의료협력재단’을 설립해 대북 의료지원 사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제가 의사로서 기본적으로 생명에 대한 존중 및 인간에 대한 사랑을 몸으로 익혔기에 북한 의 현실에 대해서도 방관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의사로 활동할 당시에도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또 병원 CEO로서도 꽤 성공을 거두셨습니다.
“병원장이었던 장인어른께서 1974년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제가 병원을 맡 게 됐습니다. 부산에 있는 유명한 신경외과 전문병원으로 한국 최초의 신경외과 의원으로 시작된 곳인데, 당시에 상속세 등 세금이 90% 이상 나왔습니다. 병원이 거의 파산 직전이 었죠. 그런데 그 병원을 살려 놓고 지금은 직원이 1,200명이나 되는 병원으로 성장시켰습 니다. 그것은 CEO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의사 출신 최초의 국회의장이란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CEO 출신 최초의 국회의장이기도 한 셈이지요(웃음).” 의장님은 민화협 공동의장으로 활동하시면서 오랫동안 민화협 활동에 동참해 오셨는데요. 앞으로 민화협이 어떤 역할을 더 중점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민화협은 민간차원에서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곳인 만큼, 원래의 취지대 로 화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더욱 노력해 주십시오. 남북이 통일로 가려면, 화해와 협 력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민간의 역할이 중요합 니다. 민화협이 민간차원에서 남북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트고, 그 길을 더 넓혀 나가는데 더욱 힘써 주길 바랍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의사로 20여 년, 정치인으로 20여 년의 삶을 보내셨습니다. 앞으 로 20년은 어떻게 기록되길 바라십니까?
“큰 욕심은 없고, 제 이름자 그대로 정의와 평화를 위해 살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가 정의 로운 사회가 되어 갈등하지 않고 배려하고 양보해서 우리부터 하나가 되어, 남북 간에 화 해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제가 신경외과 전문의이고 오랫동안 대북 의료지원도 해 왔는데, 2년 후 국회의장직을 물러나면 ‘3030 운동’을 하고 싶습니다. 3030 운동은 북한 의 30곳에 30병상 규모의 작은 종자 병원을 만들어서, 통일됐을 때 그 병원이 종합병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구상입니다. 제 이름의 ‘화(和)’가 고를 ‘화’인데, 고르게 잘 사는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07
남북관계 개선, 민간교류의 역할은? ➊
특집 SPECIAL
민간 사회문화 교류로
‘드레스덴 구상’ 실현해 나가야 성기영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지난 2월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성사된 이후 남북관계는 반년 가까이 정체 국 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언급한 ‘통일대박론’과 통일준 비위원회 결성 추진 등으로 한껏 고조되었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차츰 잦아들고 있다. 물론 ‘통일 드라이브’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 의지가 퇴색한 것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 난 3월 독일 방문 중 ‘드레스덴 구상’을 발표해 대북 인도적 지원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하고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을 약속한 바 있다. 08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그러나 ‘드레스덴 구상’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여전
관계가 갖는 상대적 비중은 높아지기보다는 차츰 낮
히 노골적 거부와 격렬한 비난에서 한 발짝도 움직
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드레스덴 구상이
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4월 12일 국방위 대변인 담
각론적 차원에서는 북한의 구미를 당길 만한 요소들
화와 23일 조평통 공개질문장을 통해 이번 선언을
을 적지 않게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호응
‘독일식 흡수통일 시도’로 규정했다. 나아가 박근혜
해 나오고 있지 않는 데는 이러한 요인도 하나의 배
정부의 통일론 자체를 ‘먹고 먹히는 체제대결’이나
경을 형성하고 있다.
‘외세를 업고 일방이 타방을 먹는 체제대결’로 비난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돌파해나갈 수 있는 유일한
하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드레스덴 구상이 내포
드레스덴 구상이 북한의 호응을 얻지 못한 채 허공
하고 있는 정치적 함의를 가능한 한 배제하고 인도
을 맴도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통일준비위원회가 머
적, 사회문화적 협력사업을 중심으로 남북 간 협의
지않아 발족할 전망이다. 대통령이 직접 의장을 맡
를 성사시켜 나가는 것에서부터 첫 단추를 끼울 필
게 될 통준위는 통일 관련 연구와 정책 생산을 주도
요가 있다. 이를 통해 쌓여진 신뢰를 바탕으로 복합
하면서 정부와 기업, 유관 단체 및 시민사회 전반의
농촌단지 건설과 같은 본격적 민생 인프라 구축사업
통일 논의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요컨대 올해 하반기 남북관계는 뚜렷한 상황 반전
다시 말해 인도적 지원,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주
의 기회를 잡지 못한 채 현상 유지 상태를 지속할
민 간 동질성 회복이라는 3대 요소를 갖고 있는 드레
가능성이 높은 반면, 국내적으로만 통일 관련 논의
스덴 구상의 이행전략을 짜는 데 있어 동질성 회복
가 활성화되는 불균형적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
사업으로부터 출발해 인도적 지원을 통해 대북 접근
다. 통일 논의 활성화가 남북관계 개선과 동시 병행
의 창구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생 인프라 구
적으로 순환하면서 한반도 주변에 화해의 분위기가
축 협의에 나서는 방식을 제안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조성되기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로서는 답답한 상황
말하자면 통일비전으로서 드레스덴 구상의 핵심은
이 아닐 수 없다.
민생 인프라 구축이라는 데에 이견이 있을 수 없지 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대북제안과 협력사업의 우
러시아·일본 통해 탈출구 찾는 북한
선순위를 놓고서는 역발상의 전략을 바탕으로 접근
게다가 최근 들어 전개되고 있는 북한의 대외정책
해 보자는 것이다.
전개방향은 남북관계의 진전과는 상반된 경로를 향 하고 있다. 북한은 납치자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 구축을 위한 드레스덴 구상
발판으로 일본의 아베 정부로부터 경제 제재 해제
이러한 방식은 드레스덴 구상을 단순한 대북 제안에
방침을 끌어냈으며 러시아로부터는 110억 달러에 이
그치게 하지 않고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구축이라는
르는 구소련 시절 부채의 90%를 탕감받기도 했다.
국정목표로 연결 짓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접근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하고 북핵 협상의 정체 국면
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에서 대중, 대미 협상이 재개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대로 남북한 주민들 간의 접촉 빈도를 증가시켜 남
김정은 정권이 러시아와 일본을 통해 대외정책의 돌
북 간 동질성 회복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사회문화적
파구를 찾기 위해 나선 것이다.
차원의 교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북한의 대외정책에서 남북
장기화되고 있는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을 고려할 때 09
남북한 주민들 간의 접촉 빈도를 한꺼번에 늘이기는
민간 차원의 사회문화 분야 교류협력 사업은 남한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해
내부에 통일친화적 사회를 형성하는 데 디딤돌의 역
법은 남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관심을 증대시킬 수
할을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내부의 기능적 분화
있는 교류사업을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함께 발굴해
를 유도함으로써 통일 이후 통합작업에는 촉매 역할
나가고 이를 남북한 내부에 확산함으로써 간접적 접
을 하게 될 것이다. 독일 통일 과정에서 동독의 교회
촉의 경험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가 담당한 역할이나 이 과정에서 서독의 지원이 어
이를 위해서는 공동 스포츠 경기나 남북 공동의 역
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되새겨보면 민간 차원의 교
사연구, 관광지 개발을 위한 조사 작업 등 비정치적,
류와 이를 위한 정부와의 역할 분담의 중요성은 더
비전문적 교류 아이템과 접촉 채널을 가동함으로써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촉발시키는 것이 요구된
물론 민간 차원 교류의 호혜성이라는 관점에서 보자
다. 이러한 교류사업의 경우 대중매체의 관심을 유
면 북한 내에 시민사회는 진정한 의미의 민간단체가
도함으로써 ‘교류의 승수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
존재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에서도 더욱 유용성이 인정된다.
러한 비대칭성이 오히려 남한 사회가 갖는 다원성
특히 이러한 비정치적, 비전문적 교류는 민간 분야
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건강성을 북한 내부에 보여
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정부는 이를 측면
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할 필
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요가 있을 것이다.
할 수 있다. 북핵 문제 해결 논의가 한 걸음도 진전
또한 민간 차원의 사회문화 교류는 평상시 남북관계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다
의 안정성을 강화하면서도 궁극적으로 북한 사회의
면 이러한 비정치적 사회문화 교류, 그중에서도 민
외부의존성을 강화시킴으로써 유사시 북한의 탄력
간 분야의 협력 방식은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
적 변화와 복원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
요가 있다.
다. 민간 교류가 갖는 이러한 긍정적 효과를 감안하 면 남북관계 경색의 장기화에 따라 활력을 잃고 있 는 국내 대북지원 민간단체의 목소리를 하루빨리 복 원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도 드레스덴 구상의 이행전략 차원에서라도 민간단체의 목소리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북한민생 인프라구축, 민·관·기업이 함께 참여해야 민간 차원의 사회문화 교류를 활성화함으로써 동질 성 회복을 목표로 하는 남북 간 호혜적 협력이 진행 될 때만 드레스덴 구상의 민생 인프라 구축 작업도 원활하게 작동될 것이다. 다시 말해 호혜적 협력정 신에 바탕을 둔 민생 인프라 구축 작업을 펼칠 때만
지난 6월 5일 진주시 진성면 프랜토피아에서 통일딸기 조직배양묘 5천주 와 모종생산자재를 평양시 천동국영농장으로 전달하기 위한 출발식이 있 었다. 2010년 5·24 조치 후 처음으로 농업물자가 북측으로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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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이 구상이 일회성의 시혜적 대북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통일시대를 위한 디딤돌의 역할을 담
부 지자체들은 농촌현대화 사업, 양묘장 조성, 산림 병충해 방제 등 남북 간 농업협력을 추진해 온 경험 을 갖고 있어 이들이 보유한 사업 역량과 기존 협력 채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정부·민간의 지혜로운 역할 분담을 세월호 참사의 후폭풍과 지방선거 결과, 그리고 국 무총리 지명자를 둘러싼 논란 등으로 상반기 국정 운영이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면서 예정됐던 통준 위 발족은 늦어지고 있다. 통일대박론의 추진 동력 도 출발 당시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 남북관계 발 전사에서 커다란 중요성을 갖는 6·15공동선언 14 주년과 7·4남북공동성명 42주년이라는 계기를 통 지난 6월 29일 금강산에서 열린 ‘만해스님 남북 합동 다례재’에서 만난 남 북의 스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서도 정부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발표하지 못 했다. 게다가 8월 하순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이 예정되어 있다. 지난해 UFG 연습 당시만 해도 개성공단이 극적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북한이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은 2월 고위급회담을 통해 한미군사훈
당하게 될 것이다.
련 기간 중 이산가족 상봉에 동의했음에도 남북관계
북한 내에 복합농촌단지와 같은 민생 인프라 구축
를 통해 얻은 것이 없음을 판단하고 8월 UFG 연습
작업이 현실화된다고 하더라도 민간단체의 참여는
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일 것이다.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복합농촌
따라서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
단지 구상은 농업, 축산, 산림을 패키지형으로 동시
는 7~8월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대단히 중요
병행 개발하는 아이디어를 바탕에 두고 있다.
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을 위
따라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비정부기구나 사
해 활용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 짧으면 짧을수록 정
업자단체보다는 국내외 여러 단체들이 공동참여하
부와 민간의 지혜로운 역할 분담은 더더욱 중요하
는 방식의 컨소시엄을 주체로 내세울 필요가 있다.
기 마련이다.
특히, 컨소시엄 구성과정에서 평양 주재 국제기구나 비정부기구, 나아가 북한의 해당 분야 고위 관계자 가 참여하는 방식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복합농촌단지 사업의 국내 추진 주체 결성 과정에서 는 정부기관, 지자체, 민간기업, 전문가 그룹 등의 공동참여가 필수적이다. 특히 경기도, 강원도 등 일
성기영은 시사저널, 동아일보사 기자를 거쳐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박사후연구 원, 연세대학교 북한연구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현재 통일연구원 남 북통합연구센터 부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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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민간교류의 역할은? ➋
특집 SPECIAL
남북관계 개선의 열쇠,
스포츠에서 찾자 장용훈 연합뉴스 북한부 차장
6·25전쟁을 거치고 대립을 이어온 남북관계는 사실상 스포츠로 대화와 교류의 문을 열었다. 스 포츠는 ‘대립’을 생산하기 좋은 분야다. 승부가 있고 경쟁이 있기 때문에 남북한처럼 분단국에서는 대결의 장으로 스포츠가 활용된다. 전후 남북한 스포츠 경기는 현재의 한일전 이상으로 남북 양쪽 정부와 국민, 체육인들에게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장으로 받아들여졌다. 북한이 1966년 런던 월드 컵에서 8강에 진출하자 현재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는 이에 자극받아 1967년 1월 ‘양지’ 라는 축구팀을 만들고 실업팀에 따르는 월급을 주면서 중앙정보부 내 잔디구장에서 훈련을 할 수 12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있도록 하는 등 북한 축구 ‘타도’에 나서기도 했다.
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남북한이 단일팀으로 참
경쟁과 대립의 최일선에 서있는 분야인 만큼 화해와
가했다. 이 대회에서 개최국 포르투갈, 남미 축구의
협력의 최전선에도 스포츠가 있다. 남북한의 첫 회
최강자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등과 같은 조에 속한
담은 1963년 1월 스위스 로잔에서 도쿄 올림픽대회
단일팀은 1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8
단일팀 구성을 위한 회담이었다. 스포츠가 남북대화
강전에서는 대회 준우승국 브라질에 패배했지만, 한
의 물꼬를 튼 셈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남
민족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후 남북 관계가 악화되
북한 단일팀 파견을 제의함에 따라 남북한이 회담
면서 스포츠 교류는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테이블에 앉았다. 국가를 아리랑으로 하고 남북한 평가전을 통한 선수 선발 등에 합의했지만 선수단의
‘지바의 기적’을 일궈낸 남북 탁구단일팀
훈련방법, 임원 구성문제, 단일팀 지원에 대한 행정
다시 교류의 물꼬를 튼 것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적인 절차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성과 없이 끝
이 열리고 6·15공동선언에 합의하면서부터다. 남
나고 말았다. 이 회담 이후 남북한 체육계의 만남은
북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IOC의 지원 속에
국제대회에 단일팀을 구성하여 참가하는 문제에 대
개막식 공동 입장이라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한 논의로 집중되었다.
이후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과 2007년 장춘동계
1979년에는 평양에서 열리는 제35회 세계탁구선수
아시안게임까지 국제 종합대회에서 총 8차례 공동
권대회 단일팀 참가를 위한 남북탁구협회 회담이 열
입장했다.
렸다. 이 회담 역시 원칙적인 문제에서 합의하지 못
또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유니버
하면서 애만 쓴 대화로 끝났다. 1980년대 들어서도
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등에는 북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1988년 서울올림픽,
한에서 대규모 응원단까지 파견해 남북 체육 교류
1990년 베이징 아시아 경기대회에 단일팀을 만들어
가 절정을 이뤘다.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남자
참가하는 문제를 놓고 체육회담이 이어졌지만 별다
배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 북한 응원단이
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1990년 남북
체육관을 찾아 한국 선수단을 응원한 일은 지금도
양측은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제6회 세계청
많은 스포츠팬의 가슴에 남아 있는 장면이다. 한국
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단일팀을 구성해 참가키로
은 당시 일본과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겨 금메
합의했다.
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남한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
1991년 4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
한 북한 선수단과 함께 내려왔던 북한 응원단은 남
회 남북한 단일팀은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출전했
쪽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뉴스메
다. 흰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한반도
이커가 되기도 했다.
기’가 남북한의 국기를 대신했고 국가로는 ‘아리랑’
주로 재일동포를 실어 나르던 만경봉호를 타고, 무장
을 불렀다. 이 대회에서 코리아팀은 남쪽의 현정화,
공비 침투로 유명한 다대포항에 머물며 이곳을 ‘화해
북쪽의 리분희, 유순복 등이 출전한 여자 단체전에
의 항구’로 바꿔놓았으며 미녀 응원단이 첫선을 보였
서 중국과 숨 막히는 접전 끝에 우승했다. 당시의 환
다. 또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북한이
희와 기쁨은 영화 하지원과 배두나라는 예쁜 여배우
보낸 응원단에는 현재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가 출연한 영화 ‘코리아’로 재연되기도 했다.
의 부인으로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인 리설주 씨가
같은 해 5월에는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앳된 학생이 퍼스트레이디가 13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막식 당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있는 남북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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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은 없었지만, 그만큼 북한에
선수단을 안 보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회에 참
서 남한에 내려오는 응원단은 아무나 선발될 수 없음
가하고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해 국위를 선양하는 것
을 보여주고 있다.
을 우선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올해 9월 인천에서 열리는 하계 아시안게임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은 작년 7월 한국에서 열린 동
에 선수단을 파견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최근 얼어
아시안컵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은 3위에
붙었던 남북체육교류가 재개되고 북한이 응원단을
올랐다.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이 일본과 비기
파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조
거나 일본을 꺾어야 북한이 우승할 수 있었기 때문
직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북한의 대회 참가를 적극적
에 관중석에서 북한 선수들이 한국을 응원하는 장
으로 추진해왔다. 지난해 4∼5월경에 조직위가 아
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한국이 일본을 2-1로
시아올림픽평의회(OCA)를 통해 북한의 인천아시안
물리쳤고 한국과 북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함
게임 참가를 요청했고 지난달에도 김영수 조직위원
께 우승과 승리를 서로 축하하며 어깨동무를 하기
장이 OCA 본부가 있는 쿠웨이트를 방문해 토마스
도 했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에게 “인천
또 지난해 9월에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안컵 및 아시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참가하도록 노력해달라”는 뜻
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출전
을 전했다. 일단 북한의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했다. 당시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내면서 북한에
결정이 남북관계 차원보다는 국제대회 출전이라는
서 태극기가 시상대에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
명분에 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기도 했다. 국가를 뛰어넘는 선의의 경쟁을 앞세우는
한 국가로서 국제대회 참가는 어찌 보면 당연한 권
스포츠 정신에 맞는 장면이고 북한의 이번 대회 참가
리인 만큼 북한이 남한의 인천에서 열린다고 해서
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최근 북한의 분위기로 보면
경, 축구감독 김광민, 탁구감독 김철웅 등이 입주
남북관계를 푸는 열쇠로
했다.
스포츠를 적합한 분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스포츠 관련 공개 활동도 갈수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그 어느 분야보다
록 활발해지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작년 9월 15일
체육분야에서 강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부인 리설주와 함께 평양에서 진행 중인 2013 아시 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를 직접 관람했 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한국 선수가 등장했으며 김 제1위원장 부부는 손뼉을 치며 한국 선수를 응 원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
하지만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가 역으로 남북
이 체육 관련 공개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은 ‘스포츠
관계 개선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광’으로 알려진 그의 개인적 관심을 드러내는 데 그
일단 현재까지는 선수단만 보내기로 했지만 북한이
치지 않고 통치의 한 방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
예전처럼 응원단을 보낸다면 응원단의 남한 방문 과
된다.
정에서 신변보호와 체류 일정, 방문 경로 등에 대해
일반적으로 스포츠는 동적이다. 경기하는 선수나 응
남북 당국 간 논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남북 대
원하는 관객이나 모두 흥분하고 빠져든다. 그래서
화의 문이 열리면 자연스럽게 현재 꽉 막힌 남북 간
체육은 새로 출범한 정치권력에는 좋은 통치방법 중
대화와 교류협력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의 하나이다. 국민을 체육으로 묶으면서 불만을 잠
는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재울 수 있고, 스포츠의 활기를 통해 구성원의 에너 지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 체
인천아시안게임, 남북관계 새로운 돌파구 만들어내길
제의 ‘체육사랑’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
특히 최근 북한의 분위기로 보면 남북관계를 푸는
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열쇠로 스포츠를 적합한 분야로 볼 수 있다. 김정
따라서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스포츠에서 찾는
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그 어느 분야보다 체육분야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남쪽 입장에서도 체육은 비
에서 강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국제대회
정치적이기 때문에 정치적 부담이 적고, 북한의 호
에서 우승한 선수들에게 카퍼레이드를 해주는가 하
응을 유도하기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북한의 최고
면 고위 인사들이 직접 공항에 나가 영접을 하는 모
지도자가 스포츠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습을 보이고 있다.
북측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
최근에는 체육인들을 위한 전용 아파트를 건설해 사
면에서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은 남북한 스포츠계가
기진작에도 나서고 있다. ‘체육인 살림집’(주택)은 평
종목별로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도
양 보통강 기슭에 건설됐으며 가정용품과 고급가구
록 해야 한다.
를 일식으로 갖췄고 진료소와 식당, 세탁소 등의 편 의시설도 마련됐다. 북한의 언론 매체들은 이 아파 트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선물’이라고 선전했다. 이 아파트에는 올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우승자 김정, 세계유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설
장용훈은 경남대 북한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연합뉴스 북한부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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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민간교류의 역할은? ➌
특집 SPECIAL
남북교회와 세계교회의 교류,
한반도 평화통일 마중물 될 수 있어 이창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국 간사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이하 WCC)는 2014년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스위 스 보세이(Bossey)에서 ‘한반도 정의, 평화와 화해에 관한 국제 컨설테이션(International Consultation on Justice, Peace and Reconciliation on the Korean Peninsula)’을 개최하였다. WCC 는 이번 컨설테이션에 대해 WCC 총무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가 지난해 9월 평양을 방문하여 조 선그리스도교련맹(이하 조그련)에 제안한 바 있으며, 이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와 컨설테이션에 대해 논의하여 성사된 것이다. 이번 행사는 전 세계 15개국으로부터 34개의 교회와 16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에큐메니컬 기관에서 총 54명이 참석하였다. NCCK
이션에 반드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
는 회원교단 관계자를 비롯하여 총 17명의 대표단을
을 밝혔다. 한편, WCC 총무 울라프 픽세 트베이트
구성하여 이번 협의회에 참여하였으며, 조그련은 행
는 앞으로 향후 4년 동안 한반도, 수단, 시리아, 콩
사 참석을 위해 2013년 선임이 된 강명철 위원장을
고의 정의와 평화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노력을 할
포함하여 4명이 스위스 보세이에 왔다. 조그련 강명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철 위원장은 2012년 작고한 강영섭 위원장의 아들 이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남과 북은 반목·대립 대상이 아니다
원을 역임하고 있다.
2011년 11월 2∼5일 NCCK 교회 지도자들이 평양 봉 수교회를 방문하여 남북그리스도인 평화통일 공동
분단의 장벽을 넘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회를 개최한 이후, 이번 컨설테이션에서 NCCK
이번 컨설테이션은 1984년 10월 29일 세계교회협의
대표단은 북한교회 대표인 조그련 신임위원장 강명
회 국제문제위원회가 주최한 ‘동북아시아 평화와 정
철 목사와 처음 만났다. 한반도에서 남북교회가 만
의협의회’가 개최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인 올해 개
나지 못하고 머나먼 유럽 땅에서 만나야 하는 점이
최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있었다. 당시 일본 도잔소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었다. 남북교회 대표단
에서 열린 협의회는 세계교회가 처음으로 한반도 분
이 모인 자리에서 평양에서 기도회를 하는 것에 대
단의 문제를 다루는 회의였으며, 조그련을 초청하였
해 협의하였다. 조그련 대표단은 남북관계가 갈등과
으나 끝내 참석하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세
대립의 상황에서 남북교회가 평양에서 만나서 기도
계교회가 한반도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
회를 하는 등 교류협력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어려
지며 평양을 방문하여 조그련을 만나는 등 각고의
움을 표명하였다.
노력 끝에 1986년 스위스 글리온에서 남북교회가 공
한편, 19일 오후 폐회예배에서 NCCK 김영주 총무
식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따라서 남북교회의 역사
와 조그련 강명철 위원장이 남북교회가 서로 합의
에 있어서 도잔소 회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보
한 ‘2014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에 서명하였다.
통 ‘도잔소 프로세스’라고 부른다.
이날 저녁, 남북교회 참가자들은 저녁 식사 후 ‘고향
이번 행사는 도잔소 프로세스의 의미와 정신에 대해
의 봄’을 함께 부르며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고찰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2013년 WCC 10차 부산
는 서로 다르지 않고 하나의 민족임을 확인하는 감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동적인 시간이었다.
관한 선언’의 내용과 실천사항을 비롯해 한반도 평
남북의 정치적인 환경과 관계없이 종교 교류, 인도
화를 위한 세계교회의 역할과 방향 그리고 에큐메니
적 차원의 노력(인도적 지원, 이산가족 상봉), 문화,
컬 운동의 관점에서 국제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
체육 부문 등 비정치적인 부분에 대해 원활한 교류
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와 협력이 있을 수 있도록 남북정부가 유연한 자세
세계교회 참가자들은 젊은 세대들이 분단의 문제에
를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남과 북은 협력하고
대해 관심을 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남북교회
통일을 해야 할 양자이지, 대립과 반목을 추구해야
의 젊은 사람들이 직접 만나 교류하며 한반도 평화
할 대상이 아니다. 남북이 정치적인 현안에 대해 논
문제에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의견
쟁이 있고 대립이 있을지라도 민간 차원에서 접근
을 모았다. 또한, 앞으로 많은 젊은이가 국제 컨설테
할 수 있는 교류와 협력의 영역을 남겨 놓아야 한다. 17
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활동계획을 논의하기로 결정 하였다. 특히, WCC, 아시아교회협의회(Christian Conference of Asia), NCCK, 조그련이 2015년 잠정적으로 8월에 한반도 분단 70년을 맞이하여 보다 큰 규모의 정의, 평화, 화해와 통일에 관한 국제 컨설테이션을 세계교회 참가자들은 젊은 세대들이 분단의 문제에 관심을 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남북교회의 젊은 사람들이 직접 만나 교류하며 한반도 평 화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갖기로 하였으며, 이 컨설테이션에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중동을 포함하는 세계 곳곳에서 많은 젊 은이와 여성을 참여시키기로 결의하였다. 세계교회는 매년 8·15 광복절 이전 주일을 한반
작금의 현실은 다양한 남북교류 협력을 할 수 있는
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 주일로 지키기로 재확인
정치적인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독
하였으며 WCC는 남북교회가 합의한 공동기도문을
교를 포함한 남북의 종교 교류는 평화통일을 이루어
WCC 공식언어로 번역하여 세계교회가 함께 사용
가는데 밑거름이 된다. 종교가 지향하는 기본적인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이번 컨설테이션의 결과
태도는 비폭력적이고 평화를 지향한다. 남북정부가
들을 WCC 가맹교단과 에큐메니컬 동역자들과 함께
관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것부터 노력을 한다
나누기로 하였다.
면, 종교 교류가 남북관계 개선에 물꼬를 트는 마중
이번 컨설테이션에서 발표된 코뮤니케의 내용을 살
물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조그련 위원장
펴보면, 각국의 교회가 해당 정부에게 북한의 경제
강명철 목사는 6월 19일 오전에 진행된 성경공부 시
제재를 철회할 것을 요청, 군사훈련 중단, 6·15 및
간에 ‘정의와 평화의 행로에 관한 고찰’이라는 주제
10·4선언의 이행, 평화조약 체결, 평화통일을 위한
로 “평화는 무장충돌 같은 것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국제 네트워크 구축, 남북 젊은이들의 평화통일운동
것이고 그와 반대되는 무장충돌 같은 것은 비평화적
참여, 일본 정부에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와 배
인 것이다”라고 언급하는 등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
상 등 세계교회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다양
의 중요성을 밝혔다.
한 연대와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
독일 통일의 과정에서 동서독 교회의 활발한 교류활
이번 컨설테이션을 계기로 세계교회가 한반도 정의
동이 독일 통일을 이루는 데 이바지했듯이, 적어도
와 평화를 위한 여정에 함께 하기로 결의하였다. 세
종교인들의 원활한 교류 사업이 평화통일을 위한 씨
계교회 참가자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각국으로
앗이 될 것이다.
돌아가서 구체적인 노력을 할 것을 다짐하였다. 짧 은 기간 동안 이루어진 행사였지만, 남북교회가 만
세계교회,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한 여정을 함께 할 것
나고 세계교회가 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에 지
남북교회를 포함한 세계교회와 에큐메니컬 선교기
지와 협력의 틀을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관 참가자들은 2박 3일 동안 이루어진 컨설테이션의 결과로 코뮤니케(Communique)를 발표하였다. 7월 2일부터 9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CC 중앙위원회에서 이번 행사에서 발표된 내용을 바탕 18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이창휘는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Bradford 에서 갈등해결학(Conflict Resolution)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 다. 현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국 간사로 일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 민간교류의 역할은? ➍
특집 SPECIAL
교황의 방한,
민족의 마음에 평화의 씨앗 심기를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장
세계적인 스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8월 14일 한국을 방문한다. 인기 작가가 쓴 책이 나오자 마자 매진이 되는 경우, 이른바 ‘완판남’, ‘완판녀’라 부르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1월 출 간된 「복음의 기쁨」 한 권으로 ‘완판남’ 대열에 올랐다. 정확히 말하면 「복음의 기쁨」의 인기라기보 다는 교황 ‘프란치스코 현상’의 하나로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그가 교황이 되고 2013년 바티칸을 방문한 신자수가 2012년 방문 신자수의 3배 수준인 660만 명에 이르는 현상은 프란치스코 교황 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교황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가 거의 실시간으로 머나먼 이곳 19
까지 보도되고 있으니 프란치스코 교황의 등장이 신
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민족의
앙인은 물론이고, 많은 이들에게 기쁨이 되고 있음
화해와 평화를 위한 미사가 우리 마음 안에 평화의
은 분명해 보인다.
씨앗을 심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일정 마지막 날인 8월 18
하지만 지리적 분단보다 더 심각한 건 우리 마음의
일, 명동성당에서 ‘화해와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
분단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념논쟁으로 사회가 갈라
한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일제의
졌듯, 한국의 종교들도 언제부턴가 종교의 가르침보
점령기를 벗어나면서 타의에 의하여 남북으로 분단
다는 사회의 이념과 가치관이 우선시되는 흐름이 나
되었고, 남북이 각기 독립 정부를 수립한 후 6·25
타나고 있다. 가톨릭의 경우를 봐도 시국미사에 참
전쟁을 겪고 오늘까지 남과 북은 적대적 관계를 유
여하는 성직자, 평신도들을 종북세력이라 규정하고
지하고 있다. 어쩌다 한 번씩 선심성 이산가족의 만
적대시하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 그 반대의 경우
남이 있고 금강산 관광과 같은 극히 제한된 교류는
도 적대시하기는 마찬가지다.
있지만, 서로 지척에 가족을 두고도 마음대로 찾아
소위 민주화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이다. 그런데 현
가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적대적 관계 안에 있
대인의 마음은 과거 암울했던 시기보다 평화로워졌
는 것이 사실이다.
을까? 이제 길거리에서 행인들의 소지품을 검색하 거나 반체제 인사들을 잡아다가 고문하는 일은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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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사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졌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은 과거보다 더 무기력해
한국 교회가 1950년 한국 전쟁이 발발한 날인 6월
지고, 자꾸만 암담해지는 듯하다. 미디어로 전해지
25일에 가까운 주일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는 뉴스는 숨 가쁜 속도로 많은 정보를 쏟아내 결국
기도의 날’로 정한 것은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아픔
무력감과 절망 그리고 냉소를 자아내기만 한다. 누
을 우리 모두 함께 바라보고 함께 아파하자는 데에
군가 구세주가 나타나 정치고 사회고 세상을 확 바
그 목적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절망적 현실을 거슬
꿔주기를 바라지만, 그런 메시아적 소망은 거듭 배
러서 새로운 미래를 향해 기도하자는 것이다. 우리
신당한다. 좌절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저마다 사생활
는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사람들이 아니
로 도피하거나, 개인적인 힘을 키우는 데 골몰한다.
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이 사람들을 구
인심 넉넉한 마을 풍경은 시골에서조차 과거의 추억
원하여 모두가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자유롭게, 행
이 됐고, 아무도 남을 돌보지 않는 삭막한 도시 정서
복하게 또한 은혜롭게 살 것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는 현실이 됐다.
다. 북녘 동포들을 위한 우리의 마음이 구호로만 끝
마음 둘 곳이 없는 부서진 마음의 시대, 역설적이게
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여
도 마음이 돈이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런 현상
서 그분이 보여주신 자비와 선하심을 배워 실천하는
을 일컬어 마음 산업, 혹은 치유 산업이라고도 부르
사람들이다. 그 자비와 선하심이 우리의 삶 안에 살
는데 최근 명상, 마음 수련, 마음 공부, 자기 치유,
아 있어서 예수님이 우리 가운데 살아 계시게 해야
테라피, 우울증 관리 등 정서 관리와 관련된 산업이
한다. 멀리 있는 형제의 아픔에 진심으로 참여하는
급성장하고 있는 현상에서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사람은 먼저 가까이 자기 눈에 보이는 형제의 아픔
마음 산업의 성장은 웰빙 열풍을 타고 종교에도 크
을 자기 것으로 해야 한다. 가까이 있는 형제를 사랑
고 작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순례와 피정에
하지 않는 사람은 멀리 있는 형제를 사랑하지 못하
참여하는 신자들의 수가 해마다 많이 증가하는 현상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난 5월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루 지 살렘 구시가지의 ‘통곡의 벽’을 방문하여 기도를 하고 있다. 교황의 방한이 한반 도에 평화의 씨앗을 심는 계기가 되기 를 바란다.
과도 관련이 깊다. 순례객, 피정객은 늘어도 삶이 변
쉽다. 이념이나 당파주의가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
하는 신자들을 찾아보기 힘든 탓에 영성마저 상품화
을 악마화하는 것이 문제이다.
한다는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위로가 필
우리와 상대방을 흑백의 구도로 나누고 싶은 유혹을
요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물리치고, 나와 전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 울이는 너그러움의 여백에서 민주주의는 꽃을 피울
지리적 분단보다 마음의 분단 치유를
수 있다. 성급하게 단정하거나 결론을 내리지 않고,
미국의 교육지도자요, 사회운동가인 파커 파머는 그
모순되는 요구와 주장들을 일단 끌어안고 서로 끈질
의 책 「비통한자들을 위한 정치학」에서 민주주의에
기게 토론하고 설득하는 장이 있어야 한다. 의견이
서 마음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답하고 있다. 가령 우
아무리 상반된다 해도 상대방의 인간성을 부정하지
리 사회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 모임이나 동창
않아야 그것이 가능하다. 그를 위해서는 이견을 가
모임에서 정치나 종교를 주제로 말하는 것을 금기시
진 사람들이 정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한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거나 믿는 종교가 다른 상
공간이 필요하다. 그곳에서 민주주의를 지탱할 수
대에게 서로의 마음이 닫혀 있는 탓이다. 한 형제요,
있는 마음의 습관이 자라나기 때문이다. 프란치스
자매라 말하는 교회공동체 안에서도 정치적 견해가
코 교황이, 그리고 종교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
다르면 이야기가 바로 끝나버리는 경우를 자주 목
을 해야 한다면 이러한 마음의 습관을 바꾸는 역할
격한다. 그래서 파커는 민주주의의 관건은 우리가
이어야 하지 않을까?
타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고 말한다. 아무리 객관적인 근거와 합리적인 주장 을 내놓는다 해도, 마음이 닫혀 있으면 소용이 없다. 내가 옳고 상대방이 틀렸다는 신념을 지닌 사람들에 게 그 신념과 모순되는 확고한 증거를 제시하면, 그 들은 자기의 신념을 오히려 더욱 강력하게 옹호하기
경동현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회비와 연구활동 수익으로 운영되는 평신도 중심의 (사)우리신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천주교 회가 더욱 건강해지기 위한 쇄신 방안을 연구하며, 공동체적 삶을 꿈꾸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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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한반도 주변정세의 변화, 우리의 선택은?
중러의 밀착과 북한의 신 등거리 외교, 창조적 실용외교로 대응해야 홍완석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학과 교수
2014년 새해 벽두 유라시아 권력구도 재편의 신호탄인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제사 회의 큰 관심과 이목을 끌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유럽연합(EU)과 나토(NATO) 의 동진 팽창을 차단하려는 러시아의 지정학적 반격에서 비롯된 바 이는 유라시아 지배권을 둘러싼 강대국 간 세력투쟁의 산물로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최근 유라시아 동쪽 끝 동북아에서도 안보적 불연속선을 형성하면서 역내의 정치 지형 재편을 추동하는 다양한 지정학적 현상들이 관찰된다. 이를테면 G2로의 부상과 함께 중화질서의 재현 야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중 국의 ‘주동작위’(主動作爲 : 세계의 규칙에 중국의 이익을 반영하겠다), 일본의 재 무장과 군국주의화 추세를 묵인하는 가운데 거침없는 중국 패권을 선제적으로 견 제하기 위한 미국의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전략, 부활한 유라시아 강대국으 로서 21세기 아·태지역에서 공고한 지정학적 ‘닻’을 내리려는 러시아의 ‘신동방 정책’, ‘경제 거인 정치 난쟁이’라는 조소(嘲笑)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본의 ‘적극적 평화주의’, 체제보전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 선’, 여기에 영토 및 역사 분쟁에서 촉발된 민족주의 열풍이 상호 중층적으로 오버 랩 되면서 동북아 지역에 안보적 불안 요인이 높아지고 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동북아의 지정학적 기상도 이와 더불어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쇠퇴에 따른 세력전이와 그 여파로 대륙 세력과 해양세력 간의 각축이 더욱 심화되면서 역내에서 힘과 이해관계의 위계를 재구성하는 지정학적 ‘새판짜기’가 한창이다. 구체적으로 미중의 패권 경쟁 격화, 중러 간 전략적 연대 강화, 중일관계의 악화, 한일관계 경색 장기화와 일본의 대북 접근, 밀착되는 한중관계와 북중관계의 균열, 북러 간 우호적 협력작용의 증대 등 이 적절한 사례가 될 것이다.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의 길항작용이 연출되는 새로운 동북아 전략환경 속에서 한반도 정세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지정학적 현상으 로 다음 두 가지 추세가 주목된다. 22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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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첫째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중러의 정치·군사·경제협력 강화이다. 현재 중러관계는 전략적 협력 수준에 있어 유사 이래 최고의 황금 밀월기를 구가 하고 있다. 실제로 양국은 1996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수립하고 정치외교, 경제통상, 군사안보, 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지속 적으로 강화해 오고 있다. 양국의 협력은 군사안보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 다. 2001년 아시아판 나토로 불리는 상하이 협력기구를 창설한 이래 2005 년부터 세계 주요지역에서 육상 및 해상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해오고 있다. 이란·시리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주요 국제적 이슈가 부상할 때마다 공 고한 연대도 과시하고 있다. 01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4월 30일 북한 만수대의사당에서 유리 트루트녜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 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와 만나 이야 기하고 있다.
견미(牽美) 반패권 연합으로서 중러의 전략적 밀착은 지난 5월 상하이 정상 회담에서 명징하게 확인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 국 국가주석은 지난 10년 동안 이견을 보여 온 4,000억 불 규모의 천연가스 23
2008년 한국과 전략적 관계를 맺은 중러의 협력 강화는 박근혜 정부가 제시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현, 즉 21세기 한국의 국가적 번영을 보장해주는 에너지, 철도, 자원, 북극항로, 시장 확보를 위한 북방지역 진출에 유익한 환경을 제공한다.
수출 협상을 타결해 에너지 동맹을 구축했다. 이어서 최근 러
을 강요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이 외
시아와 중국이 각기 우크라이나 사태와 남·동중국해 영유권
교안보적 ‘샌드위치’ 상황에 빠져 있다는
갈등으로 미국으로부터 가해져 오는 다중적 제재와 봉쇄에 시
것은 뒤집어 해석하면 한국이 높은 수준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해상협력-2014’로 명명된
의 경제력, 군사력, 문화력, 외교력을 갖
합동군사훈련을 함께 참관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견고한
춤에 따라 한국의 대외적 선택이 유라시
전략적 찰떡궁합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아의 세력판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우리가 중러관계의 추이에 큰 관심을 두는 이유는 양국의 결
되어가고 있다는 것, 즉 지정학적 추축(樞
탁이 반미적 성향의 북한과 더해져 과거 냉전기처럼 북·중·
軸)국가가 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
러 삼각체제를 구축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물론
대편에 서 있는 미일동맹과 중러연대 양
그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작금의 지정학적 상
측이 한국을 끌어당기는 외교안보적 인력
황과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실현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引力)이 날로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중러의 밀착을 제약이 아닌 기회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발상의
국의 외교적 좌표 설정이 더욱 곤혹스러
전환이 필요하다. 중러의 전략적 연대는 오히려 세력균형 차
워져만 간다.
원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 측면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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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동안 중러 양국이 한목소리로 북한의 비핵화를 일관되
북한의 신 등거리 외교, 동기와 배경은?
게 요구했고,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실험을 반대했으며, 또 평
동북아에서 포착되는 두 번째 새로운 지
양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일정수준 억제해왔다는 것은 주지의
정학적 동향은 탈중국화를 위한 대외적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중러의 밀월은 일본의 영토 야욕과 군
노력으로서 북한의 신 등거리 외교, 즉 북
국주의화 추세를 견제하는 중요한 의미도 지닌다. 2008년 한
한 외교의 다변화에 따른 북러관계 강화
국과 전략적 관계를 맺은 중러의 협력 강화는 박근혜 정부가
와 북일관계 개선 움직임이다. 최근 북러
제시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현, 즉 21세기 한국의 국가적
간 협력 확대 추세가 여러 곳에서 감지된
번영을 보장해주는 에너지, 철도, 자원, 북극항로, 시장 확보
다. 러시아의 대북 석유수출 확대, 2013년
를 위한 북방지역 진출에 유익한 환경을 제공한다.
9월 54㎞의 나진-하산 철도구간 개통, 러
중러의 공고한 협력이 한국에 주는 고민은 정작 다른 데 있
시아의 나진항 3호 부두 임차, 북러 교역
다. 영토와 세력권,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놓고 갈등이 격화되
에서 루불화 결제 협의, 110억 달러에 이
고 있는 중러의 대륙연합과 미일의 해양연합 간 대립구도에
르는 대북 채권의 90% 탕감 그리고 북러
서 미국의 동맹적 위계 하에 있는 한국이 준 제로섬적인 선택
양국의 최고위급 인사들의 상호방문이 현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을 틔우기 위해 북한도 아베 정권과의 담
북한의 대러접근 강화 이유는 다양한 수준에서 설명이 가능
판을 통해 외교적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하다. 우선 북한의 자주성 유지를 위해 대중 편향정책에서 탈 피할 필요가 있다는 점, 남한과의 군사력 열세를 만회하기 위
한국외교 새 패러다임은 균형,
해 러시아 산 첨단무기 및 부품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 러
전략적 모호성
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대중국 석유의존도를 줄이고 수입구조
중러 간 전략적 밀착, 북러 협력 강화 추
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 부강해진 러시아로부터 더 많
세, 북일관계의 개선 움직임 등은 한반도
은 인도적 및 경제적 지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지적
를 위요한 동북아지역에 지정학적 유동성
할 수 있다.
과 다층성을 강화시키면서 전략환경의 불
러시아가 북한을 끌어안는 이유도 유추하기 그리 어렵지 않
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 주변 4강 가운데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북 영향력을 증대
동북아의 정형화된 세력방정식이 해체되
시키고, 이를 통해 러시아를 포함한 북핵 6자회담의 모멘텀을
고 미국의 역할이 점차 축소되어가는 가
유지하면서 한국에 대한 지렛대를 강화하려는 지정학적 포석
운데 새로운 지정학적 구도가 형성되어
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러시아가 국가적 명운을 걸고 추진 중
가고 있는 것이다.
인 낙후된 시베리아 극동지역 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지정학적 추세를
컨대 경제적 사막지대 시베리아 극동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할 것인가? 요지
는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이어지는 철도, 가스관, 전력망의 연
는 전략환경의 변화에 맞게 한국의 대외
결이 필수적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껴안기를 통한 협력
정책도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바뀌어야
확보가 필요하다.
한다는 점이다. 한국이 평화통일 시대
북러의 상호 접근은 중국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안보적 의
를 주도적으로 개척하고 독자적인 국익
존도를 줄이려는 북한의 의도와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대와
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제 국제관계에
함께 지경학적 이익을 확보하고자 하는 러시아의 계산이 수렴
대한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고,
되어 나타난 현상이다. 북일관계 개선 동향 또한 전략적 이해
대미 편승외교에서도 탈각해야 하며, 무
관계 일치의 산물이다.
엇보다도 한일관계를 포함해 한미동맹과
최근 일본 아베 정부는 평양과의 몇 차례 비밀 교섭을 통해 북
한중/한러 전략적 관계를 조화롭게 발전
한에 납치된 일본인에 관한 조사를 재개하는 조건으로 그동안
시켜 나가는 창조적 실용외교가 요구된
규제해온 북한선박입항, 인적왕래, 대북송금을 해제하기로
다. 창조적 실용외교의 키워드는 ‘국익’,
합의했다. 북일 수교를 목표로 한 아베 정권의 대북 독자외교
‘균형’,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단어로 요
강화는 다목적 카드용이다. 우선 역사왜곡과 독도영유권 마
약된다.
찰에서 비롯된 한국의 대일 강경정책에 대한 반작용의 측면이 있고, 한국과 중국의 밀월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포함된다. 또 북한을 지렛대로 한반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고 납북자 문제의 해결을 통해 추락한 자신의 입지를 만회해보려는 국내 정치용 포석도 담겨 있다. 한국을 중시하는 시진핑의 중국에 대한 반발심과 함께 서구의 제재로 인해 옥죄인 경제적 숨통
홍완석은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학교에서 정치 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 아·CIS학과 교수, 국제지역대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한국국제정치학회 러시아· 중앙아시아분과위원회 위원장, 러시아연방 정치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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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한반도 주변정세의 변화, 우리의 선택은?
남북·한일·북일 관계 통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접근 필요 박정진 일본 쓰다주쿠 대학 국제관계학과 교수
북일 관계가 본격적으로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 5월 28일 스웨덴 스톡 홀롬에서 열린 북일 정부 간 회담에서, 평양선언에 기초한 과거청산, 현안해결, 국 교정상화와 관련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합의의 골자는 북한 측이 납치 문제 해결 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의 조사개시와 더불어 일본이 실행해 오던 독자적 대북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이다. 이 합의 패키지는 2008년 8월, 북일 실무자그룹회의에서 이미 합의된 사항이었지만 당시 후쿠다 수상의 퇴임과 더불 어 백지화되었다. 2011년 민주당 정권 시절에 재추진의 시도가 있었지만, 이 또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추진력을 상실했었다. 결국 금번 합의는 6년 만의 부활인 셈이 다. 이로써 2002년 평양선언 이후 장기간 표류되어 왔던 제13차 북일 국교정상화 본 회담의 재개가 현실성을 띄기 시작했다. 합의에 배경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통된 해석이 제출되고 있다. 북한 측의 의도에 대해서는 일본의 대북제재 해제를 통한 경제난의 탈피와 한·미·일 공조의 약화 가 주되게 거론되고 있고, 일본의 경우 납치 문제 해결과 이를 통한 아베 내각의 국 내 지지율 상승이 주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황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북일 합의 이면과 조총련 일본정부는 금번 스톡홀롬 합의를 통해 납치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설 명하고 있다. 실제 합의문의 내용을 보면 해결의 대상을 납치 희생자 재발견 및 귀 국은 물론, 북송자 가족 고향방문 및 귀국, 해방 직후 북한 잔류 일본인 참배 및 유 골반환 문제로 확장하고 있고, 이들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약속하고 있다. 즉 북한 은 납치 문제 외의 복수의 카드를 추가시킴으로써 문제 해결의 단계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교섭 상의 자율성과 시간을 확보한 것이다. 그 반면에,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다는 기존의 입장은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즉시 귀 국 또는 반환을 약속함으로써 진정성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일본정부가 말하는 납치 문제 해결의 단초는 이 지점에 숨어 있다. 합의에 임하면서, 북한은 납치 희생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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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자의 추가적 공표와 이들의 귀국을 준비해 놓았을 가능성과 이 점이 접촉과 정에서 일본 측에 전달되었을 것임이 읽혀지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를 현실화시키는 조건으로서 흔히 일본의 대북 송금금지조치, 즉 경제 제재가 이야기되고 있다. 북한이 경제난의 타개를 위해 일본에 접근하 고 있다는 분석도 이에 근거한다. 하지만 북중 교역이 결정적인 파탄에 이 르지 않는 한, 현금을 얻기 위해 굳이 현시점에서 북한이 일본에 접근할 이 유는 없다. 북한의 일본에 대한 경제의존도는 당초부터 교섭의 레버리지가 될 수준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합의문의 약속사항은 액면가이다. 북한의 일본에 대한 전략적 이해관 계를 이해하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부상하는 이면 상의 거래가 보인다. 만경 봉호 입항재개와 조총련 본부 매각문제가 그것이다. 만경봉호는 유일한 인 적 물적 교류 및 교역의 합법적 루트이자 조총련에 대한 직접지도를 가능 01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3일간 일본 측과 일본인 납북자 문제 등의 논의를 마 무리한, 북한 측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담당대사가 5월 28일 기자들의 질 문을 받고 있다.
하게 하는 소통로이다. 이것이 막혀오면서 김정은 체제가 등장한 후에도, 허종만 조총련 의장은 평양에 입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의 대 일접근은 모두 비공식화되고 있고, 북한의 이러한 비공식적 접근은 일본에 27
서 공작활동으로 비춰진다. 물론 북한의 입장에서는 대일 통
않을 것이다. 실패의 책임은 언제든지 북
일전선 사업이다.
한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성공
조총련은 대일 통일전선 사업의 거점이기도 하지만, (준)대일
의 신호탄은 아베의 방북이 될 것이다. 납
공관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해 왔다. 북일 관계가 정상화에 접
치희생자를 데려오는 퍼포먼스가 필요하
근할수록 후자의 역할이 확대된다. 그렇다면 일본에서의 현실
기 때문이다.
은 어떠한가. 얼마 전 도쿄의 조총련 본부건물이 건설업체에
아베의 방북일정이 시야에 들어왔을 경
경매 처분되었다. 본부건물을 허물고 맨션을 짓기 위함이다.
우, 일본정부는 기본적으로 한국의 입장
이 상황을 되돌리지 않는 한 북일 관계는 일회성이 될 수밖에
을 가장 먼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
없다. 현재 일본정부는 ‘법치’를 강조하며 총련 본부 매각문제
만 과거와 같이 한일 간의 ‘긴밀한 공조’는
에 대한 관여를 애써 부정하고 있지만, 납치 문제 재조사의 진
생략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한국정
전 여부는 이와 밀접하게 연동될 것이다.
부의 반발이 있겠지만, 이는 미일 간의 조 정을 통해 상쇄시킬 수 있다고 판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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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변동기에 접어든 북일 관계
이다. 이처럼 북일 접근에서 한국의 소외
일본 정부의 반응에서 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과의 합의
라는 다소 생소한 전망이 가능한 것은, 현
결과를 아베 수상의 입을 통해서 매우 극적으로 연출하려고
재 한일관계가 크게 악화되어 있어서만은
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분명 국내 정치가 작동하고 있다. 아
아니다. 북일 관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베노믹스의 경기회복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비등해지고 있고,
변화가 먼저 감지되는 쪽은 일본이다. ‘납
TPP 교섭을 둘러싼 국내 여론 또한 유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치 문제 해결’의 공식적인 수위를 재조정
평화헌법의 개헌을 둘러싼 정치적 추진력이 약화되고 있다.
하는 과정에서 아베 개인의 리더십이 결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가 내각결정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
정적 의미를 가진다. 아베가 이 문제에 가
유이다. 이는 곧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 강경한 입장이었기에, 역설적으로 그
아베의 입장에서는 돌파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여기서 납
의 리더십은 정당성을 발휘하고 있다. 이
치 문제는 아베 또는 그의 내각에게 유력한 정치적 자산이 된
에 더해 납치 문제 해결을 둘러싼 국내 여
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할 작정인가.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
론의 압박 또한 과거에 비해 현저히 약화
정부의 공식입장은 모든 피해자 귀국, 진상 규명, 납치 실행
된 상태이다. 교섭과 제재를 둘러싼 납치
범의 일본 인도이다. 하지만, 납치 문제와 관련해 북한 측이
피해자가족의 분열이 이를 방증한다.
주장해 온 ‘8명 사망, 4명 미입국’이 김정일의 유훈이 아닌 것
최근 이지마 수상특사의 방북 등 일본의
처럼, “모든 납치 피해자의 귀국”이라는 문구는 정치적 수사
독자적인 대북접근이 북한의 핵실험 직후
에 불과하다. 정부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납치 피해자들이 수
라는 국면에서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백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납치 실행범을 찾아서 일본으로 보
특기할 만하다. 반복되는 핵 실험을 목도
낸다는 말은 더더욱 현실성이 없다.
하면서 일본은 북한의 평화조약 체결 주
결국 현실적인 ‘납치 문제 해결’의 재정의가 필요하며, 이는 일
장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북핵
본 국내의 정치과정에 의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그 근
포기를 위한 6자회담이 실효성을 상실한
거가 되는 북일 합의가 또다시 파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
상황에서 평화조약 문제를 둘러싼 4자회
지만 이것이 반드시 아베의 지지율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지는
담(남·북·미·중)이라는 구도가 부상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할 경우, 북한 문제를 둘러싼 논의에서 일본은 제외되게 된다.
우리에게 북일 국교정상화가 가지는 의
이 가능성이 현실화되기 전에, 일본으로서는 북한과의 쌍무적
미는 막중하다. 북중, 남북교역을 능가
관계의 회복이 시급해진 것이다. 그 간 북일 간 본 회담을 대
하는 대규모 북일 ‘경제협력’이 실현된다.
신해 온 ‘북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작업부회(Working group)’
그 과정에 일본은 자동적으로 북한의 개
가 기능정지 상태에 있던 것은 이 때문이다. 작업부회의 설치
혁개방 프로그램의 일원이 된다. 우리의
와 운영은 6자회담의 합의 사항이다. 물론 납치 문제가 북일
외교안보정책에서 북한이 차지하는 위치
교섭과 6자회담을 교란시켜오기도 했다. 하지만 납치 문제를
는 여전히 절대적이다. 하지만 일본 요인
의제로, 북일 양국은 2차례 정상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수준의
은 암묵적으로 ‘패스’되고 있는 것이 현실
공식 회담(정부 간 회담, 실무자급 회담, 고위급회담, 포괄병
이다. 대북정책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행회담)을 전개해 왔다. 최근에는 북일 평양선언 당시의 비공
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북일 접근에 당
식 접촉 루트도 부활시키고 있다. 현시점에서 보면, 납치 문제
황하며 “마음대로 북한하고 이야기 하지
가 있기에 북일 양국은 자신들만의 의제로 만날 이유가 항시
마!” 식의 대응이 보인다. 과거에는 이러
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한 대응이 효용성을 발휘했었지만 지금
물론 앞으로의 북일 간 합의의 이행을 낙관하는 것만은 아니
은 아니다.
다. 조총련 본부의 정상화는 물론, 특정 실종자 문제와 정부
한국의 중재나 견제로 북일 관계가 좌우
인정 납치 피해자 문제 모두에서 일정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
되는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 북일 간 쌍무
그래야 아베의 방북이 가능하다. 하지만 ‘납치 문제 해결 후 북
적 이해관계의 확대는 일시적인 것이 아
일 국교정상화 본회담’이라는 흔한 도식은 현실에 부합하지
니다. 한일 관계가 그러한 것처럼, 북일
않는다. 현재의 북일 교섭이 순항할 경우, ①조사위의 결과로
관계도 구조변동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이
서 실제적인 조치(귀국)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②계속 조
러한 변화를 방관하면서, 대립 속에 한일
사의 입장에서 북일 국교정상화 본회담이 재개되는 상황이 예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하고, 북일 정
견된다. 일본 여론이(완전히는 아니지만) 납득하기 위한 납
상화 교섭의 급진전을 지켜볼 것인가. 무
치 피해자 조사결과는, 결과의 내용이 아니라 조사과정에서
엇보다 남북 관계와 한일 관계, 그리고 북
의 투명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북일 공동조사가
일 관계를 통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접
이루어져야 한다.
근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대북 포괄접근 이 그러했다. 먼저 현재의 한반도 신뢰프
한국 견제로 북일관계 좌우되지 않아
로세스 구축의 비전 안에 북일 관계가 구
납치 문제에 대한 북일 공동조사는 국교정상화 본회담이 본궤
체적으로 위치해 있는지부터 재검토해야
도에 올라야만 가능한 이야기이다. 현재 제13차 북일 국교정
한다.
상화 본회담의 재개 또는 진전 여부는 내년 중반(6월), 즉 한 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일정이 고려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회담이 재개된다면 그 타결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 지 않을 것이다. 기본관계설정에 대한 합의는 평양선언에서 이미 이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북일 국교정상화는 먼 미 래가 아닌 것이다.
박정진은 도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일 본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근무하였으며, 현재 일본에 소재한 쓰다주쿠(津田塾) 대학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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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한반도 주변정세의 변화, 우리의 선택은?
단둥에서 바라본 남·북·중 경협, 다자간 협력망 구축해야 이유진 한국정책금융공사 책임연구원
지난 6월 20일에서 22일 남북물류포럼 창립 10주년 간담회 겸 학술세미나로 단둥 (丹東)에 다녀왔다. 이번 행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현재 북중 경협의 상황과 현지 분위기를 담고자 한다. 압록강 서쪽 끝 중국 최대 국경도시인 단둥은 과거에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압록 강 강가를 혼자 산보하기에 무서운 도시였는데, 북중 간 무역이 활성화된 현장으 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북한 사람이 빈번하게 오가는 도시인 이곳에서는 보위부 직 원부터 무역상, 은행원, 공장 노동자, 식당 종업원, 가사도우미, 일용직까지 다양 한 북한의 계층을 목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 사람과 자연스럽게 섞여서 지 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묵었던 호텔에서도 김정일, 김정은 배지를 단 북한 사람이 옆 테이블에서 열심히 축구 중계를 보며 밥을 먹고 있었는데, 같이 간 일행은 북한 사람이 단둥에서 구입한 물품을 차에 가득 실어 아침 일찍 신의주로 갈 채비를 하 는 모습도 보았다고 했다. 이렇게 북한 사람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우리는 북한을 근접에서 보고 느끼고 간접 체 험하고자 단둥을 방문하였다. 북중 무역 80% 단둥에서 이뤄져 단둥 현장에서 보니 단둥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품 중 한국 물품도 많은 것이 흥미로웠다. 단둥 내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상사에서 북한 사람과 북한에서 거주하 고 있는 화교가 물품을 구입하는 거리가 있었는데, 10여 군데에서 한국 내 대형마 트 경쟁으로 폐업한 동네슈퍼 물건이 ‘땡처리’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이러 한 교역은 실제로 100% 순수 북중무역은 아니지만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북중 무역 통계로 잡힌다고 하는데, 통계상으로 보면 북한의 2013년 무역 총액 73억 달러 중 북중 무역액은 65억 달러이고, 특히 단둥은 북중 무역량의 8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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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를 차지한다고 한다. 북한 경제의 절반 이상은 단둥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이 느껴졌다. 북중 무역 물류길은 현재까지는 중조우의교를 통해 기찻길과 차도로 단둥 과 신의주를 오가고 있었는데 새벽 산책길에서 속도를 내며 중조우의교 위 를 건너고 있는 짧은 기차를 보니 상태가 낙후되어 보였다. 이제 중국 단둥 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신 압록강대교가 완공되면 북중 경협은 급물살 을 탈 것으로 보인다. 신 압록강대교는 현수교 모양을 가지고 있는 사장교 로 85%의 공사율을 보이고 있었다. 아직 전기시설을 설치해야 하고 포장 작업 등이 남아있지만 다리 연결은 완공되었고 교각 중간 부분에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01 중국 단둥세관 앞에서 만난 북한 여성근로자들
특히, 북한과 사업하는 기업인의 한결같은 불만인 대외결제시스템 미비 문 제가 바로 단둥에서 해결되고 있었다. 신의주에는 북한 은행인 조선광선은 31
02 03 황금평 경제구의 모습
03
행 대표부가 단둥에 나와 단둥지점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조선광선은행 대표부는 북한 내부 은행 간 결제가 가능하며 대량의 현금이 북한에 들여보내지거나 나오는 역할을 하고 중
볼 수 있었다.
국 은행의 계좌를 통해 무역자금을 결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
2010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황금평·위화
었다. 조선광선은행 대표부가 중국의 제재로 문을 닫았다는
도 경제지대는 각각 16㎢, 12.2㎢ 면적으
소문과 달리 현지 조선족 사업가의 말에 의하면 은행 업무가
로 다른 경제특구의 면적보다 월등히 규
계속되고 있었다.
모가 작다(나선 470㎢, 신의주 132㎢ 등). 북한은 현재 황금평과 위화도를 중국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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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중 경협의 현장, 아리축구화 공장
본으로 선개발한 후 인근에 있는 신의주
현재 중국 단둥에만 북한 근로자 1만 5천 명이 나와 있고, 두
를 단계적으로 개발하고자 한다. 황금평
만강 국경도시인 도문에는 1천 명 정도가 나와 있다. 그리고
정문에는 빨간 글씨로 ‘황금평 경제구’라
단둥의 1만 5천 명의 근로자 중 소수지만 일부를 아리축구화
고 쓰여 있었고 철조망으로 둘러 싸여 있
공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북한 근로자가 만드는 축구화는 모
었지만 자세히 보니 벼가 많이 자라고 있
든 공정이 수제로 이루어지며 한 켤레 한 켤레가 정성스럽게
었다. 황금평 정문에서 군인 두 명의 모습
만들어지고 있었다. 북한은 인력을 제공하고, 모든 원자재는
만 볼 수 있었는데 관광객의 발길을 통제
한국에서 들여오며, 중국의 건물과 토지를 사용하는 형태의
하지 않았다.
삼각협력이 이루어지는 현장이 바로 아리축구화 공장이었다.
현재 단둥시위원회는 황금평을 관광코
북한 사람인 공장 소장이 공장에 대한 소개와 내부 안내를
스로 개발하는 방안을 북한과 협의 중인
직접 하는 것이 놀라웠다. 공장 안에서 북한 근로자는 동 건
데, 아마도 황금평을 둘러싸고 있는 철조
물 내 있는 기숙사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등 자체적으로 모
망 바로 앞 군용차 보초길이 관광길로 활
든 것을 해결하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다. 축구화 한 켤레
용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또한 황금평
를 구입하였는데 350위안이었고 사이즈도 어린이 사이즈에
에서 벼 수확 체험 등도 할 수 있지 않을
서 어른 사이즈까지 여러 개였다. 몇 년 전에는 한 켤레에 200
까 하는 생각도 황금평 앞 현장에서 생각
달러여서 공장 방문객이 선뜻 구매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
해보았다.
제 공장에서도 판매하기 위한 전략으로 가격을 내리는 것을
압록강변에서 보이는 위화도는 건물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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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02 아리축구화 공장
동은 보였지만 아직까지 개발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압록
장은 공장 방문자에게 판매하거나 홍보하
강변에 위화도 표지판이 없었다면 위화도라고 알 수 없을 정
는 방법을 잘 모르는 듯했다. 중기적으로
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우선 황금평 개발이 활성화되면 위화
는 북중 접경지역 단둥 등지에 한국 공장
도 또한 개발될 것을 기대해보았다.
을 건설해서 북한 인력을 쓰는 방안이 있
유람선을 타고 북한 마을을 돌아보았는데 몇 년 전 현장에 오
다. 남한 단독으로 어려울 경우 중국과 동
셨던 분들 증언에 따르면 예전과는 달리 붉은 글씨의 북한 선
반으로 북중 접경지역이나 중국과 지경거
전구호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하였다. 관광객을 신경
리에 있는 평안북도 신의주, 황금평, 위화
쓴 탓인지 근래 북한 선전구호를 뜯어내고 새롭게 단장한 북
도, 량강도의 혜산, 함경북도의 온성 등
한의 섬에 있는 집들도 새롭게 색칠해져 있었고 집 앞마당도
에 진출한다면 투자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잘 정돈되어 있었다. 하굣길에 섬 주변 길을 걷고 있는 북한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5·24 조
여학생과 손인사를 나누며 인사를 하였다. 북한 군인도 손을
치 완화 및 해제 후 남북 경협을 통해 북
흔들어 주는 등 개방된 북한주민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한 경제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 우선 북 한이 제시한 경제특구와 경제개발구 계획
남북 중심의 다자간 경협 프로젝트 충분히 가능해
에 주목해 볼 수 있다. 모두 매력적인 것
지난 몇 년 안에 급격히 발전한 단둥의 모습은 앞으로 북한 신
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필요에 맞게 개
의주, 황금평, 위화도의 발전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남
발협력 프로젝트를 선정해야겠다. 남한
한이 북한, 중국과 같이하는 초국경협력이 가능해야 하는데
과 근접한 거리에서 북한 내륙으로 들어
현재로선 북한 물자의 남한 유입이 5·24 조치 위반 사항이라
가는 순서대로 개성, 금강산, 현동, 흥남,
세무조사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우선, 남한과 중국의
신평, 와우도, 송림 순으로 살펴볼 수 있
경제협력을 중국의 동북 3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있다. 한국
겠다. 북중 접경지역과 남북 근접지대에
기업이 동북 3성으로 진출한다면 향후 남북관계가 좋아질 경
서 북한 내륙으로 우리의 협력과 지원을
우 북한과 경협도 고려해볼 수 있다. 앞으로 동북 3성에서 북
통해 개발이 확산된다면 북한경제는 새로
한으로 경제협력이 서서히 확대되어 자연스레 다자간 경제협
운 활로를 모색하고 종국적으로 일정 부
력망을 구축할 수 있고, 그 가운데 우리 기업이 중심축을 잡게
분 체제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되는 것이다. 물론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 경협과 북한
나아가 한국이 통일을 준비하며 주변 강대국과 북한을 포함한
개발의 현장은 북한지역이므로 북한 주
경제적인 ‘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
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남
과 러시아,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
북한의 통합을 평화적으로 조성해나가야
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한다.
당장은 아리축구화 등 남·북·중 합작기업의 판매 루트를 만 들어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재는 중국 시장으로 나가 고, 한국으로도 들어와서 판매도 되지만 국내에서는 기증되 는 경우가 많은데 ‘Made in China’ 제품으로 찍혀 나와 북한 근로자가 만들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아 리축구화 홍보를 해주는 것은 어떨까? 북한 측 노동자와 소
이유진은 고려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 고려대 일민국 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로 근무하였으며, 현재 한국정 책금융공사 북한경제팀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북한연구학회 및 한국국제정치학회 대외협력위원 등 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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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한헌수 숭실대학교 총장
진정한 통일시대, 성숙한 시민의식이 먼저 필요합니다 대담
이경형 『민족화해』 편집인
정리
염규현 정책홍보팀 부장
사진
김성헌 객원작가
숭실대학교가 서울 재건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올해를 ‘제3의 창학’의 원년으로 선포한 숭실대는 통일시 대를 이끌 리더를 양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또한 통일교육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숭실평화통일연구원을 열고, 국 내 최초로 ‘평화 통일’을 교양필수과목으로 개설하는 등 ‘통일 대학’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인재 상을 정립하고 통일교육의 틀을 만들겠다”는 한헌수 총장을 만나 숭실의 새로운 미래와 비전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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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 숭실대가 서울 재건 60주년을 맞아 ‘통일 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반도 평화 통일’을 국내 최초로 교양필수과목으로 개설하고, 리더십 인증제도, 숭실평화통일연구원 개원 등 ‘통일’을 화두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배경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서울 재건 60년을 맞으면서 우리 대학이 앞으로 어떤 좌표를 설정해야 할지 생각해야 할 시점이었습니다. 또한 교육환경도 많이 바뀌었고요. 제가 작년 2월 총장으로 취임했는데, 총장으로 나서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도 우리 대학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존 재의 의미를 가질 것이냐는 고민에서 시작됐어요. 숭실은 평양에서 출발한 대학이고 분단의 과정에서 서울로 옮겨왔죠. 그러한 과정을 생각 하며 우리 대학이 과연 120년의 역사를 지내면서 맡은 책무를 다 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 니다. 또 앞으로 60년을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하는지도 고민했고요. 그 과정에서 제3의 창학 이야기가 나온 것입니다. 평양 시절 숭실은 자립, 독립의 의지를 간직하며 끝내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폐교라는 순교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와서 산업화, 민주화 의 시간동안 많은 우수한 인재를 키워냈습니다. 그러한 성과들을 바탕으로 이제 앞으로 다 가올 통일의 미래에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생각한 결과, 제3의 창학을 선포하게 된 것이죠. 통일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우리의 새로운 소명이라고 생각하며, 이 부분에 역점을 두기로 한 것입니다.” • 리더십 인증제도 역시 그러한 ‘통일 인재’ 양성의 일환으로 실시하게 된 것인가요?
“숭실은 통일 시대의 창의적 지도자를 새로운 인재상으로 설정했습니다. 지금 우리 학생 들이 사회적 지도자 역할, 핵심 중추의 역할을 할 시기를 생각하며 그 시대에 적합한 리더 십을 스스로 개발해 낼 수 있는 훈련을 대학 4년 동안 돕는 것이죠. 우리의 인재상에 걸맞 은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자체적으로 인증해주는 제도입니다. 3학년까지 잘 마치게 되면 이에 맞는 장학금도 지급하고, 인증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잘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 하는 제도이죠. 리더십은 반드시 앞서 나가
“차별화된 통일교육으로 창의적 리더 양성”
며 대중을 이끈다는 것보다 각자의 역할에
• 지난 4월 30일 개원한 숭실평화통일연구원에 대한 기대
맞게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이
가 큽니다. 앞으로 통일교육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주
라고 생각합니다. 숭실의 모든 학생이 자신
목받고 있는데, 연구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의 역할에서 최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통일 시대의 창의적 리더를 인
록 돕고자 합니다.”
재상으로 설정하고 교양 과목뿐 아니라 전공 교육에서도 이런 것들이 어떻게 구현이 되고 평가될 것인지에 대한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런 일들을 전반 적으로 주도하기 위해서는 연구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 고요. 연구원을 만들며 몇 가지 사명을 부탁드렸습니다. 우선 저희 학교뿐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공동으로 적용할 35
수 있는 통일교육과정, 그리고 어떻게 남과 북이 어울려 살 것인지, 차이를 극복할 것인지 또한 통일이 진정한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상호 양보와 희생이 필요할 것인지 등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통일을 조금 더 냉정하게 바라보며, 우리 개개인 모두가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통일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죠. 지금보다 더 높은 시민의식이 갖춰지지 않으면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 니다. 또 하나는 ‘교육’입니다. 어떻게 하면 남북의 교육 격차를 극복할 것인지, 그 준비 과 정을 어떻게 꾸려야 할 것인지, 통일 후에는 어떤 형태의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지 등에 관 해 중점을 두고 연구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통일 이전이라도 가능하면 평양에 다시 숭실대학을 세우는 문제, 통일 이후 숭실대학의 역할 등을 깊이 있게 고민하려 합니 다. 아울러 곧 문경에 200여 명 수용이 가능한 연수원을 열 계획입니다. 이곳을 활용해 우 리 청년들에게 민간차원, 대학차원의 차별화된 통일교육을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통일지도자 연수원을 만드는 것이죠.” • 총장님은 전자공학 박사 출신 IT전문가이 십니다. 하지만 통일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매우 깊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남북문제, 통일을 바라보는 개인적인 철학이나 생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통일이 되면 어떤 편익이 발 생하고,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이익을 안겨 줄 것인지 강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에 게 통일은 당위의 문제입니다. 누가 통일을
얼마 전 제가 서울 재건 60주년과 관련해 이제 일본을 용
이루는가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통일은 결
서하자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 숭실처럼 일본
국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남북관
에게 큰 피해를 입은 곳도 없거든요. 학교가 폐교당하고,
계가 오랜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전 재산을 몰수당한 아픔이 있잖아요. 그럼에도 저는 피
있어, 안타까운 상황임은 틀림없죠. 하지
해자가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해자가 용서를
만 그럼에도 통일은 반드시 이뤄진다, 해
할 수는 없죠. 지금 한일관계 역시 답답한 상황인데, 일본
가 뜨고 지는 것처럼 통일은 결국 이뤄진다
의 잘못된 역사의식을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정을
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어떻게 하면 통일
앞세우기 보다는 ‘일본을 제쳐두고 통일을 생각할 수 있
이 될 것인지는 솔직히 크게 관심이 없습니
을까?’라는 현실인식 하에, 우리 숭실이 먼저 막힌 남북
다. 다만, 반드시 이뤄질 통일을 앞당길 수
관계, 한일관계를 뚫어낼 역할과 의무가 있지 않을까 생
있으려면 우리가 먼저 성숙해져야 한다고
각했어요.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을 깨우쳐 주면서 동시
생각할 뿐입니다.
에 화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할을 우리가 해보자고 강 조한 것입니다. 이러한 성숙된 모습을 우리가 먼저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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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반드시 다가올 통일, 제대로 준비해야 합니다” • 취임 이후 지금까지 이룬 성과와 앞으로의 역점 과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제 취임 1년이 조금 지났는데 성과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조금 성급하지 않나 싶어요.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 경제를 이야기했을 때 우리 산업을 창의적 패러다임으로 바꾸겠다 는 의지를 굉장히 높게 평가했습니다. 드레스덴 선언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그것을 당 장 내년에 성과를 내겠다고 하면, 그것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아직 창의 적 훈련을 받지 않았는데, 조직 자체가 창의적이지 않은데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거둘 수 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저 역시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성과를 말하기엔 이 르다고 생각하고요. 통일시대의 창의적 리더 양성이라는 숭실의 목표도 20년 정도는 지나 야 결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지금 계획대로 잘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는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숭실이 가지고 있는 역사가 ‘숭실인’에게 통일에 대한 소명의식을 전해주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1954년 서울에서 숭실이 재건될 당시 주춧돌을 놓아 준 이들이 바로 평양 졸 업생들이었습니다. 그때 입학식에서 학생들은 비록 입학식은 서울에서 하지만 졸업식은 평양에서 하자고 했죠. 통일이 곧 이뤄질 것이라 믿었던 것이죠. 곧 다시 평양으로 돌아갈 것이다, 언제라도 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자는 마음이 어느새 현재에 이르게 된 것입니 다. 통일에 대한 염원, 소명의식은 숭실인에게 늘 있었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준비해왔습 니다. 연변과기대를 통한 평양과기대 지원이나 협력사업도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번에 평양과기대의 첫 졸업생들이 배출되었는데, 이들은 곧 북한을 움직이 는 핵심적인 리더가 될 것입니다. 저희는 굳이 크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통 일을 준비하고 또한 연구하고 있습니다.” • 말씀 감사합니다. 끝으로 젊은이들에게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통일은 결국 북한 주민이 원해야 이뤄질 수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아직 그 들은 통일에 대해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도 비슷하다 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과연 통일을 얼마나 절실히 바라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 런 차원에서 각 대학이나 연구기관, 정부기관 등에서 통일시대를 대비하려고 노력하는 것 은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숭실은 늘 그래 왔듯 차분하게, 젊은 세대들이 통일시대 를 살아갈 자격을 갖춘 시민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앞으로의 20년이 한반 도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위기와 고난을 이겨내고, 통일 대박이 허황된 문구가 아닌 실질적 삶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겠 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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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한은
박경애 캐나다 UBC 교수가 둘러본 북한 경제개발구
경제 특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 전문인력 양성 등 다양한 노력 기울여 정리
염규현 민화협 정책홍보팀 부장
현재 북한의 경제개발 의지, 그 중에서도 해
지난 2011년부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는 북한과
외 투자 유치를 위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지식파트너십프로그램(KPP)’을 체결하고 매년 하반기 북한
바로미터를 꼽는다면 지난해 11월 발표한 13
김일성종합대학, 인민경제대, 원산경제대, 평양외국어대 등
개의 경제개발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각각
의 교수 6명을 초청하고 있다. 북미권에서 유일하게 북한과 체
1.5~8㎢의 용지규모를 가진 13개 개발구의
결한 학술프로그램인 KPP를 통해 북한의 교수들은 UBC학생
전체 면적은 총 44.3㎢에 이른다. 현재 북한
들과 함께 6개월 동안 경제, 경영, 무역, 금융 등을 배운다. 이
은 이 13개 개발구에 약 16억 달러 규모의 외
프로그램을 기획·준비하고 운영해온 박경애 교수는 지난해
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럼
10월에 이어 올해 5월 평양에서 경제특구와 관련한 학술회의
현재 이 개발구들의 준비 모습은 어떠할까?
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또한 4월 26일부터 5월 9일까지 직접
언제부터 본격적인 투자 유치를 할 수 있을
청진, 어랑, 와우도, 신평, 현동, 나선 등 북한의 경제개발구
까? 최근 북한을 방문해 6곳의 개발구를 살
를 둘러보기도 하였다. 그가 직접 살펴본 북한 경제개발구는
펴보고 돌아온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아직은 건설 계획을 구체화하는 단계였다. 하지만 그곳의 책
(UBC) 박경애 교수로부터 현황과 전망을 들
임 관리들의 의지와 열의는 놀랄 만큼 대단했다고 평가한다.
어보았다. 인터뷰는 전화로 진행되었다.
“지난해 10월 그리고 올해 5월 열린 회의에 관한 북한의 관심 은 정말 대단했어요. 80여 개 좌석이 준비된 양각도 국제호텔 에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꽉 찼을 정도입니다. 북측 당국 관료, 연구원, 학자들이 주로 참석했고, 특히 지방 경제개발 구 담당 관료들이 모두 참석했어요. 자신들이 모르는 것이 무 엇이고, 경제개발구의 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야겠다는 열의가 대단했어요. 저와 함께 방북한 외국학자 들이 한목소리로 ‘대단한 열의’라고 평가할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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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9일까지 박경애 교수와 그가 초청한 외국 전문 가 및 학자들이 청진, 어랑, 신평, 나선 등 6곳의 북한 경제개발구를 직 접 둘러보았다.
나선, 청진 발전잠재력 높아,
한 조건들이 무엇인지 꼼꼼히 배우고자 하는 모습
남포는 습지 문제 해결해야
을 보여줬다.
지난 10월 회의는 타국의 경제특구를 통해 성공과
“제가 경제특구 전문가가 아니라 단정적으로 말씀
실패 사례들을 확인해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올
드릴 수는 없지만, 일단 나선지역은 어느 정도 자리
해 5월 회의는 직접 북한 경제개발구를 둘러보고
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석한 경제
온 상황에서 ‘북한의 경제개발구’에 대한 평가와 향
전문가들도 인정했습니다. 위치적으로도 중국, 러
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평양 주
시아, 남한을 모두 연결할 수 있는 전략지이고, 기
재 13개국의 외교대표단이 모두 참석할 만큼 관심
반시설도 다른 곳에 비하면 잘 갖춰진 상황이니까
이 높았다.
요. 3개의 부두 중 한 곳은 러시아의 철도회사와 북
박경애 교수와 그가 초청한 외국 전문가 일행이 경
한의 나진항 측이 함께 만든 합영회사에 49년 동안
제개발구 현장에 갈 때마다 그 지역을 담당하는 인
조차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나머지 2개의 부두에
민위원회 담당자들이 모두 나와 일행을 맞았다. 이
대해서 한국 언론들은 중국에 조차했다고 전하고
들은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솔직히 인정하
있는데, 북측은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현재, 협
고 무엇이든 배우려는 자세를 보였다. 특히 현재 자
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어요.”
신들의 상황에서 경제개발계획이 성공하는 데 필요
박경애 교수와 함께 방문한 경제학자들이 입을 모 39
아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평가한 곳은 청진 경 제개발구이다. 위치적 장점, 즉 항구, 철도, 비행장 등의 접근 용이성과 발전소, 제철소 등의 시설이 갖 춰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도 많아 노동력 공 급 차원에서도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박 교수는 함께 간 외국학자들이 ‘청진이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신평 관광개발구와 현동 공업개발구 역시 성장 가능 성이 있다고 평가되었다. 신평 관광구를 둘러본 외국 학자들은 뛰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는 이곳이 ‘제2의 금강산’이 될 수 있다고 감탄했고, 에코 투어의 형태, 즉 생태관광지의 개념으로 자연경관을 최대한 훼손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발구를 조성한다면 큰 경
강원도 원산시에 위치한 마식령스키장. 북한의 원산관광특구 개발계획의 일부분이다.
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원산 옆에 위 치한 현동 개발구 역시 비행장 등의 기반 시설을 갖 추고 있고, 주변 관광지에 공급할 수 있는 공산품 생
있는 것 같아요. 관련 책자도 받아왔는데, 투자 유
산에 있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치를 위해 여러 법·제도 정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한편 남포 와우도 수출가공구는 해결해야 할 문제
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법적인 정비도 중요하지
들이 일부 존재했다. 개발구의 위치가 습지에 있기
만, 일단 특구의 발전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이야
때문에 개발 비용이 크게 드는 등의 어려움이 예상
기했어요. 투자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으로
되었다. 습지보호차원의 문제가 유엔협약과 어떻게
보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죠. ‘이곳
충돌할 수 있는지, 습지를 보호하며 개발구를 발전
을 투자할 때 투자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은 무
시킬 방안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여
엇인가, 어떠한 인센티브가 있는가?’ 등을 끊임없이
기에 북측 담당자들은 지적들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물었습니다. 일단 북측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저렴
반영하려 노력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한 숙련 노동력의 공급을 말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것과 아울러 다른 장점들도 내세울 필요가 있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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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력 양성에 최우선 노력
아요. 북측 역시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 같
한편, 북한이 13곳의 지방 경제개발구를 선정하고
았습니다. 투자환경이 크게 좋은 것이 아니라는 사
이를 발전시키려는 근본 목적, 즉 외자 유치의 차원
실을요. 때문에 우리에게 조언을 구하면서도, 자체
에서는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일단 박
적으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는 느낌을
경애 교수가 보기에 자체적인 노력은 꾸준히 하는
주었어요. 북측도 계획을 발표하고 지금까지 마냥
모습이었다.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결국, 투자 유치가 중요하다는 것은 북쪽도 충분히
실제 북한은 외자 유치를 위한 나름의 노력을 꾸준
인식하고 있었어요. 그동안 법적인 정비를 여러 차
히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현재 자신들이 가지고
례 진행해 관련 법도 제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인재양성’에 더욱 심혈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인재양성이 경제특구
를 가르치는 교수들을 초청해 이들에게 북한의 경
성공의 핵심 중 하나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
제발전을 위해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더 큰
다. 일례를 들어 김일성종합대학에 무역경제학과
효과를 거둘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그 결과
가 국제경제학과로 개명한 것, 평양인민경제대학의
가 미약하나마 지금 북한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생
개발학과 신설, 장철구 평양상업대학의 호텔경영학
각합니다.”
과, 호텔봉사학과 신설, 정준택 원산경제대학의 관 광경제학과 신설 등은 북한이 전문가 양성에 더욱
남북 경협의 빠른 재개,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
새로운 학과를 개설하고, 기존 학과명을 바꾸는 것
이제 북한은 경제개발구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 유
은 곧 강의에 쓰일 교재 및 교수진의 변화를 의미
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북
한다. 커리큘럼 역시 거기에 맞게 고쳐야 한다. 바
한 주민에게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정
로 여기에서 박경애 교수는 KPP의 중요성과 역할
권 차원의 부담감도 존재한다. 여기에 큰 영향을 줄
을 부여한다.
수 있는 것이 바로 한국의 참여 여부이다. 박경애
“UBC에 와서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는 북한 교수
교수 역시 북한 개발구 성공에 한국 참여가 중요한
들의 열의는 이미 저희 학교 내에서 유명할 정도입
역할을 할 것이라 내다본다. 경제특구전략을 통해
니다. 기본 일정 외에도 하나라도 더 배우고 익혀서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이 그 경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강해요. KPP를 마치고 돌아
험을 살려 북한의 경제개발계획의 성공을 도울 수
간 교수들을 매년 평양 방문 시 만나는데, 올해 4월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통일의 밑거름이 되고, 나
말에 갔을 때 한 대학에서만 3명의 KPP 성원들이
아가 남북 신뢰형성의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벌써 5권의 교과서를 썼다고 말할 정도예요. 자신
“KPP를 시작한 지 4년입니다. 올해도 물론 프로그
들이 배우고 온 지식을 현장의 학생들에게 그대로
램을 진행할 것이고요. 이제 분야의 폭을 넓혀 지식
전수해주는 것이죠. 또한 이들은 학교에서만 머무
교류의 영역을 확장하고픈 생각이 있습니다. 북한
는 것이 아니에요. UBC 방문 시 현장 교육도 실시
역시 이에 거부감을 보일 것 같지는 않고요. 지금까
합니다. 법률회사, 은행, 보험회사 등 다양한 곳을
지 북측이 프로그램 운영에 대해 적극 협조해온 만
방문해 회사 대표들과 만나 직접 현장의 이야기를
큼 사업의 확대나 발전에 대해서도 큰 반대는 없을
전해 듣기도 합니다. 외부 강사진을 초빙해 다양한
것 같아요. 이러한 작은 노력이 부디 더 큰 결실을
분야의 이야기도 듣고,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기 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에는 논문도 한 편씩 씁니다. 저는 이런 KPP의 활 동이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한 교수로만 끝나는 것 이 아님을 믿고 있습니다. 매년 6명이라는 어찌 보 면 적은 인원의 방문이지만,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 가 각 학교에서 수많은 학생을 또다시 가르쳐야 하 잖아요. 제가 처음 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동기이 기도 한데, 과거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실시한 북한 관료의 현장시찰 프로그램보다는 북한의 미래 세대
박경애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에서 정 치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 다. 현재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에서 정치학과 교수로 있으며, 한 국학연구소 소장, 캐나다-북한 지식 교류협력 프로그램(KPP) 소장도 맡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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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한은
북한의 비공식 네트워크와 평양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인구 약 10%인 230만 명 이상으로 구성된 ‘북
공생구조가 평양지역이 가장 견고함을 보여준다.
한식 혁명의 수도’ 평양은 북한의 과거·현재·미
둘째, 전체 산업별 인구구성은 농림어업 36.0%(439
래가 응축된 복합도시이다. 지난 20년 이상의 시장
만 명), 제조업 23.7%(288만 명), 사업·개인 공공
화 전개와 함께 ‘권력-부 공생’의 비공식 네트워크
서비스업 20.3%(247만 명) 순이다. 지역별로 보면,
도 가장 발달하였다. 북한의 인구, 산업, 생활 관련
평양시는 사업·개인 공공서비스업(33.8%), 자강
1)
조사결과 에 기초할 때, 그 주요 변화의 특징을 정
도는 제조업(32.2%), 평안남도는 광업(12.0%), 황
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해남도는 농림어업(58.1%)의 비중이 높다. 평양은
첫째, 2008년 기준 16세 이상 북한인구의 경제활
타지역에 비해 사업·개인 공공서비스업의 비중이
동참가율은 70.2%로, 경제활동인구는 1,219만 명
높다. 평양시민 약 35%가 사업 및 개인 공공서비스
이고 비경제활동인구는 518만 명이다. 고난의 행
업에 종사한다는 것은 평양이 권력과 상업의 중심
군기 직전인 1993년(76.0%)에 비해 5.8% 감소하였
도시임을 실증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산업
다. 특히 북한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비교적 높
구조적으로 상업주도 시장화에 따른 ‘권력-부 공
은 수준이며, 평안북도가 72.0%로 가장 높고 평양
생’ 네트워크가 가장 발달한 지역이라는 것을 보
이 67.7%로 가장 낮다.
여준다.
이 결과는 ‘공식적 경제활동의 감소와 비공식적 경 제활동 증대’ 및 비공식 경제활동 과정에서 각종 부
체계적으로 얽혀있는 네트워크
패구조가 자리 잡게 된 구조적 환경을 인지하게 된
평양은 체제(regime)의 특성을 전형적으로 보여주
다. 또한 여성주도 시장경제 활동이 자리 잡은 북한
는 정치-권력 주도 공간으로, 정치권력 유지의 핵
사회에서 중심도시인 평양의 여성 경제활동이 가
심기제인 공식·비공식의 ‘후견(patron)-피후견
장 낮다는 점은 위계적 남성 권력 주도의 권력-부
(client)’ 네트워크가 체계적으로 작동하는 곳이다.
1) 통계청 조사관리국 인구총조사과, 『북한 인구와 인구센서스 분석』, 2011. 3. 22. 이 보고서는 통계청과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이 북한 인구센서스(1993, 2008) 등 국내외 북한 인구통계를 수집하여 공동 연구한 주요 결과를 토대로 작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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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내 북한정권 지지자 규모를 추산할 때,
‘상·중·하 계층균열’2 ) 과 이 계층구조에 따른 거주
노동 당원·유급 관료·군대·평양 주민 등 이들의
지역별 분화와 상관성이 높다.
3중 중복성을 고려해도 최소 230만 명 평양시민 수 준의 지지자를 추정할 수 있다. 수령의 지지자 그룹
거주지역 간 격차 점점 확대
에 대한 특별한 예산배분과 평양에 집중 거주하는
특권지역인 평양 내부에서도 지역균열이 생각보다
측근연합 및 그들과 직·간접적 연줄망에 얽혀있는
상당히 심하고, 거주지역 행정구역 간 빈부격차가
‘권력-부 공생’ 관계 때문이다.
점점 확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평양 중류층 출신
그 중 평양에 대한 지원은 김일성 시기부터 오랜 기
탈북민은 평양지역 내 지역균열 실태로, 평양시에
간 북한정권이 공들인 평양시와 평양 시민에 대한
서 잘사는 지역은 중구역(특히 창광거리), 모란봉구
상대적 후견·특혜 등이며, 측근연합과 그 가계에
역(재일교포 등이 사는 곳), 보통강구역, 대성구역이
대한 후견은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은까지로 이어지
고, 못사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은 사동구역(락랑구
는 권력엘리트들과의 대를 이은 네트워크에서 비롯
역), 력포구역, 룡성구역이라고 한다.3 ) 상류층 출신
된 운명공동체 특성이다. 중요한 점은 이 후견-피후
역시 잘사는 곳으로 중구역, 보통강, 평천구역 등을,
견의 체계적 부패가 물질뿐 아니라 가치와 문화, 특
못사는 곳으로 선교와 락랑(통일거리)구역을 지목하
히 수령에 대한 보은(報恩)이라는 도덕적 가치와 인
였다. 한편 체제에 불만이 높은 지역으로는 노동자
간적 감성에 기초해 있다는 점이다.
밀집지역인 선교구역을, 체제신념 및 권력 충성심이
김정은 정권 등장 이후 북한내부 정보를 종합할 때,
높은 지역으로는 중구역을 지목하였다.4 )
평양 및 평양 주민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핵심 특
평양 주민 내부에서도 계층과 거주지역에 따라, ‘국
징을 확인할 수 있다. 부와 상품 소비 수준이 생각보
가-사회’ 또는 ‘정권-주민’ 관계의 차이가 드러난다.
다 훨씬 높다. 평양 시내에서는 어디서든 손쉽게 토
예를 들어 평양대건설 사업에 따라 만수대지구 창전
요타와 소니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평양 시
거리에 세워진 초고층의 화려한 아파트 단지 때문
민은 상대적으로 김정은 통치에 만족한다. 평양 시
에, 평양간부들 또한 창전거리를 ‘평양 위의 평양’으
민의 ‘선택받았다’는 의식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그
로 부른다. 시장경제가 발전한 북한 도시지역을 중
배경에는 북한정권의 지역 및 주민에 대한 분리 통
심으로 권력과 부의 수준에 따른 계층분화와 지역분
치술이 있다.
화가 진화된 상태이다. 도시화와 권력 및 부의 수준
평양은 정권의 ‘후견-피후견 통치술’과 함께 기이할
이 높은 평양 내부의 계층과 지역 균열도 크게 드러
정도의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고, 그 ‘기이한 풍요’는
나고 있다.
다양한 부패구조와 연계되어 있다. 그리고 그 부패 및 뇌물 구조는 권력위계, 직업과 출신성분, 재산과 소득, 생활과 소비, 직업과 다양한 연줄망 등에 따른
박영자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숙명여대, 성 균관대, 이화여대에서 연구교수로 근무하였으며, 현재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2) 박영자, “2003년 <종합시장제> 이후 북한의 주변노동과 노동시장”, 『한국정치학회보』 (한국정치학회, 2009) ; 박영자, “체제변동기 북한의 계층·세대·지 역 균열”, 『한국정치학회보』 (한국정치학회, 2012). 3) 여 성. 30대 초반. 예술단원 및 가정교사. 평양. 대졸. 2010년 탈북. 4) 남 성. 40대 초반. 외화벌이 식당 사장. 평양. 대졸. 2010년 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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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디자인
통일, 금융에 길이 있다 박희준 아시아경제신문 외교통일 선임기자·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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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대박론’을 편 이후 한국 사회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통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정부는 물론, 학계와 언론들도 앞다퉈 통일 논의에 뛰어 들고 있다.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제2회 통일주간 행사를 벌여 통일공감대 확산에 나서 고 있고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은 ‘통일금융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금융 측면에 서 통일 지원방안을 연구 중이다. 민간 시민사회단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대 표 상임의장 홍사덕)도 6월 15일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전국 초·중·고 생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경협과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기 도 했고, 언론사들도 금융포럼을 열어 금융 측면에서 통일 대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내년이면 분단 70년을 맞이하고, 고령이 된 7만여 명의 이산가족이 이산의 아픔을 안 고 통일을 염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통일의 당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통일은 이산의 아픔 해소는 물론이거니와 저성장·저물가·저고용·저출산, 그리고 고령화라는 ‘4저1고’의 난제에 봉착한 한국 경제가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한 퀀텀 점프 (Quantum jump)의 모멘텀을 찾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그러나 통일이라는 당위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1989년 베 를린 장벽 붕괴 이후 약 1년 만에 통일조약을 체결한 독일은, 통일의 기쁨을 잠시 맛 본 뒤 동서독 체제 간 이질성에 따른 사회적 갈등, 동서독 불균형 발전 등으로 통일 이 후 15년 동안 경기둔화를 경험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반면교사가 되고도 남는다. 2030년 통일 시 20년간 통일 비용 3,440조 원 우리가 통일 금융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통일 후 북한 경제의 회생과 남북 국민의 소 득격차 해소 등을 위해 천문학적인 통일 비용이 필요한데 북한의 금융시스템은 매우 낙후돼 있기 때문이다. 독일 통일 당시, 서독의 1인당 국민 소득은 동독의 2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의 1인당 국민 소득은 북한의 18배에 이른다. 서독의 명목 GNI는 동독의 8배 수준이었 지만, 한국의 명목 GNI는 북한의 38배나 된다. 서독은 1971년부터 1989년까지 연평균 약 2조 원을 동독에 지원했지만, 한국의 지원규모는 2012년 기준으로 약 141억 원 수 준에 불과하다. 경제력 격차가 크다는 것은 통일에 수반되는 비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를 낳을 만하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지난해 말 펴낸 <정치·사회·경제분야 통일 비용편익 연구>에서 2030년 통일되는 것을 가정해 20년간 3,440조 원의 통일 비용이 지출될 것 으로 추정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 등으로 경제편익은 6,400조 원으로 두 배에 육 박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원은 ‘통일 비용’을 남한에서 북한으로 이전되는 투자성 재정지출로 정의하고, 2031년부터 매년 남한 GDP의 1%를 지출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45
통일 비용은 물론, 이보다 클 수도 있고 적을 수도
매일경제신문은 아울러 통일금융 업무를 주도할 정
있다. 3,440조 원이 최소액이라고 가정해보면 매년
책금융기관을 설립하여 저리에 조달한 자금을 시중
172조 원이 20년간 지출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은행에 공급하고 이를 신속하게 대출하는 방식으로
2014년 우리나라 예산 357조7,000억 원의 48% 정
북한 개발과 부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
도로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남북한의 경제력 격
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개발은행
차가 크다는 점에서 이 비용은 남한이 전부 부담할
에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대비는 무엇보다 필요하다.
구를 주주로 참여시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정도 비용을 조달하려면 남북한 금융기관 간 협
아시아경제신문은 5월 26일 개최한 국제금융포럼에
력은 필수다. 그런데 북한은 우리가 금융기관이라고
서 국부펀드와 연기금들의 자본을 유치하는 방안을
부를 만한 게 거의 없는 실정이다. 북한은 조선중앙
제시했다. 한국투자공사(KIC)의 허재영 이사(대체
은행이 통화의 발행과 자금의 배분을 독점하고 실물
운용실장)는 “통일에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한데 이
경제계획에 따라 자금 공급을 통제하는 체제를 갖추
를 국내서만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상당 부분에
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제대로 작동되는 장·단기
서 외국인 투자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외국인
금융시장이나 상업은행 등이 전무한 실정이고, 그나
투자를 끌어 모으려면 외국인 투자가가 믿고 투자할
마 알려진 정보도 극히 빈약하다.
수 있도록 통일 시 발생할 리스크에 대한 정부의 관 심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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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들
왕차오양(Wang Chaoyang) 중국사회과학원 부원
민간 전문가들은 통일 비용 마련을 위해 다양한 해
장도 한반도 통일 초기단계에서는 외국자본을 효과
법을 쏟아내고 있는데 대체로 정부와 기업, 국제기
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왕 부원
구가 함께 재원을 마련하고 느리지만 안전하게 통일
장은 중국이 경제개방 초기, 국제기구 혹은 기타 국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세발자전
가로부터 돈을 빌려 제조업을 발전시키고 인프라를
거’론이다. 정부가 앞바퀴가 되고 기업과 국제기구
건설한 예를 들고 재원 마련을 위해 외국인 직접투
가 각각 뒷바퀴가 되어 북한을 부흥시키자는 주장
자 유치도 필요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다. 정부가 앞장서 종잣돈을 만들고, 과거 한강의
통일재원 조달 방안 연구는 비단 박근혜 정부만 하
기적을 만든 핵심요인인 과감한 정책금융을 통해 북
는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통일부는
한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시장 조성자 구실을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산업
함으로써 ‘뒷바퀴’인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국제사
연구원(KIET)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남북경제공동
회의 협력도 이끌어내자는 논리다.
체 추진구상> 보고서를 받았다.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4월 정부 차원의 마중물 마련
이 보고서는 장·단기 대응책을 제시했는데 요즘 민
과 관련해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증액할 필요가 있다
간 전문가들이 내놓은 방안들이 거의 다 망라돼 있
며 세발자전거론을 폈다. 남북협력기금 규모는 연 1
다. 단기로는 남북협력기금의 확충을 통한 통일기금
조1,000억 원대에 불과하고 기금 용도는 투자가 아
조성과 원화 및 외화 표시 통일채권 발행, 통일복권
닌 인도적 협력에 국한돼 있으니 이를 ‘정부예산 1%’
발행, 중장기로는 증세와 통일세 도입, 남한 민간자
즉 연간 3조5,000억 원 정도로 늘려 10년 정도 조성
본의 북한 투자확대, 국제금융기구의 차관도입, 대
하는 것이 실행 가능한 규모라고 제안했다.
일본 청구자금 도입, 해외직접투자 공동유치를 각각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제시했다. 이외에도 북한의 광물자원개발, 부담금
민간 전문가들은
부과, 북한지원 신탁기금과 동북아개발은행 설립 방
통일비용 마련을 위해
안, 공적개발원조 등의 방안도 포함됐다. 당시 연구
다양한 해법을 쏟아내고 있는데
기관들은 정부 재정의 1~1.5%를 남북협력기금으로
대체로 정부와 기업,
할 경우 상당한 개발자금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국제기구가 함께 재원을 마련하고 느리지만
내다봤다. 통일세의 경우 우리의 조세부담률이 낮다
안전하게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는 점에서 도입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북한판 코트라’ 설립을 지원 하는 한편, 북한이 국제대북투자펀드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적극 고려하고 외자유치 활 성화 차원에서 대북 투자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 국제사회에서 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코리아 디
북한을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 Multilateral In-
스카운트’라는 멍에를 씌우고 있다.
vestment Guarantee Agency) 및 국제금융사(IFC ;
북한의 변화와 개방이 없이는 통일 금융에 대한 준
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에 가입시키는
비는 반쪽짜리 준비요,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을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더라도 통일이 언제 우리에
는 “재원 조달 방법 중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게 다가올지 모른다는 점과 통일 비용이 막대할뿐
방법은 재원 조달의 현실성과 안정성을 고려할 때,
더러 통일이 줄 유·무형의 편익이 실로 엄청나다
남북협력기금(통일기금)의 사용, 채권 발행, 조세 인
는 점에서 통일 금융을 준비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
상이 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통일로 남북의 대치상황이 해소된다면 남한만 해도 국내총생산(GDP)의 2.5%에 이르는 국방비를 포함
결국 북한의 변화와 개방에 달려있어
한 막대한 분단유지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사회복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은 지난달 범정부 ‘통일
비용으로 투입할 경우 통일에 따른 사회적 갈등 치
금융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금융위 등은 9
유를 빨리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독일이 통
월 초까지 약 3개월간 심도 있는 논의를 벌여 통일
일 25년 뒤 유럽연합(EU)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준비를 위한 정책, 계획 등 통일을 위한 방안들을 마
국가가 되고, 전범국가에서 탈피해 세계 평화에 기
련할 계획이다. 특히 독일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조
여하는 안보 공여국이 됐다는 사실은 우리가 통일한
사하고 북한의 금융법제와 금융제도 현황, 남북 통
국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합 금융시스템 구축 방안, 경제 투자 등을 위한 민간 자금조달 방식 등 통일재원 규모와 조성방안을 마련 할 것이라고 한다. 이 모든 것들은 북한이 개방과 개혁에 나서야 가능 해 한계가 있다. 우리가 아무리 협력을 하고 싶어 해 도 북한이 폐쇄적인 태도를 고수해서는 곤란하다. 북한은 핵개발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의 핵병진 노선은 한국
박희준은 서울대 영문과와 동대학 대학원 졸업 후 1991년 서울신문 사회부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경제부와 국제부를 거쳤다. 2000년 파이낸셜뉴스로 옮겨 기획재정부, 산업자원부, 청와대 출입기자, 정 치경제부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아시아경제신문에서 정 치경제부 외교통일 선임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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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할린 동북아 청소년 평화미술전 참관기
남북·해외 아이들이 함께 그린 평화와 화해 이철주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문화예술위원회 대표
지난 5월 13일부터 6월 2일까지 사할린에서 특별한
‘평양학생소년궁전’ 소속 학생들의 작품을 제공한 나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사할린의 유일한 우리말 신
호드까 주재 북한 총영사관에서는 “해외동포 청소년
문인 “새고려신문”이 창간 65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평화미술 전시회가 동북 아시아의 평화와 우리 민족
기획전 <유라시아; 평화의 길로>가 그것. 평화와 화
의 민족성을 살리며, 조선과 러시아 청소년들의 이
해, 통일과 정체성을 테마로 한 아이들의 그림을 모
해와 친선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아 유즈노 사할린스크에 있는 ‘안톤 체홉 미술박물
축전을 보내 주기도 하였다.
관’과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필자와 이 전시회를 공동으로 추진한 새고려신문의
공동 제작한 것이다.
배 윅토리아 사장은 남과 북 그리고 해외동포가 쉽
유화, 수채화, 드로잉, 한국화 등 150여 점의 다양한
게 왕래할 수 있는 공간적인 특수성을 강조했다. 사
그림을 남과 북 그리고 사할린과 재일 동포 학생들
할린은 과거 일제 강점하에 있었고, 2차 대전이 끝
이 출품했다. 특히 남과 북 그리고 일본 총련계 ‘조
난 후에는 경제 개발 단계에서 북측과의 빈번한 교
선학교’ 학생들의 해외 공동 전시는 남북사회문화
류가 있던 지역이다. 그래서 이념적인 이유로 상호
교류사상 최초의 행사로서, 국제적인 반향이 컸다.
왕래가 어려운 남과 북의 정세 속에서 역사적 경험 을 공유한 사할린이 유라시안 협력 체제에서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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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아이들의 염원
남과 북의 평화적 교류와 통일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5월 13일에 열린 개막식에서 안나 쥬크 안톱 체홉 미
지적했다. 개막 축하공연에서는 오랜 전통을 자랑
술관장은 “이 전시회가 우리를 통합시킨다. 아이들
하는 에트노스예술학교 민족학과 학생들이 북한의
은 국경과 민족을 넘어 보편적 가치인 ‘선’과 미래의
부채춤과 남한의 설장구 공연을 통해 화해와 교류를
가치인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감동을 토로하
통한 평화의 내일을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였다. 사할린문화기금의 왈레리 벨로노소브 부이사
이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는 총련 산하 재일 조선학교
장 역시 “어린 화가들이 미래를 지향하는 그림을 그
학생들의 전시였다. 필자의 추천과 고려인통일총연
리는 것이 감동적이었다”고 평했다. 유즈노 사할린
합회의 협력으로 ‘재일조선학생미술전람회(학미전)’
스크에 있는 아니와·우글레고르스크 미술학교와
의 입상작이 대거 전시되었다. 지난 40여 년간 일본
제9동양어문학교 학생들의 작품 출품을 주관한 사
내 동포 사회의 최고·최대 미술축제로 자리 잡은
할린주 문화예술교육센터 옐레나 수다코와 관장은
학미전에는 해마다 1만 점을 웃도는 조선학교 학생
동 기관에서 추진하는 ‘국제평화미술제’에도 남과 북
의 작품이 응모되고 있으며, 경쟁에서 입상한 우수
그리고 재일 조선학생들의 작품을 초청할 것이라는
작품은 도쿄, 오사카, 고베, 후쿠오카를 비롯한 일본
계획을 밝히기도 하였다.
의 주요 도시에서 매년 순회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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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을 이루어줄 소년 | 장가나 (도꾜 조선제5초중급학교 중1) 염 자화상 | 한 알리나 (사할린 우글레고르스크시) 12년제 선전 포스터 | 최성원 (평양학생소년궁전) 노인 | 진나선 (인천예고 3학년)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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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은 재일 동포사회의 ‘소통의 장’으로도 널
김명선 교원이 멀리 홋카이도를 바라보면서 하염없
리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일본 땅에서 민족성을 지키
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삼촌이 귀국선을 타지 못
고 통일을 이야기하는 민족교육의 대표적인 성과로
해 사할린에 끌려 왔다 실종되었던 것이다. 아직도
주목받고 있다.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것을 새삼 확인하는 순 간이었다.
700만 해외동포, 든든한 통일의 가교
이번 전시를 기획하며, 필자는 이해와 화해를 통해
이번 전시회를 위해 방문한 가나가와현에 있는 남
공존과 공영의 비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 바탕
부조선초급학교 교원인 성명미 선생은 “지금 아이
은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했
들을 가르치는 교원들은 2세, 3세가 되고 학생들은
다.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지역의 미래 세대
3세~5세이다. 현재 우리 학교에서는 조선 국적, 한
가 평화로운 세상을 그려주기를 바랐다. 역사의 발
국 국적, 일본 국적 등을 가진 동포 자녀가 우리 말,
전과 새 세대에 대한 희망은 늘 미래 세대에 대한 기
우리 글, 우리 문화와 역사를 배우고 있다. 조국은
대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또 분단이란 특수 상황 속
둘로 갈라져 복잡성을 띠고 있지만, 일본에 있는 우
에서 통일은 남과 북의 힘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을
리 학교 공간에는 북도 남도 해외도 상관없이 조선
것이다. 그래서 해외 동포 사회의 역할이 중요한데,
민족의 피가 흐르는 자녀가 함께 다 배우고 있다”고
고려인과 재일동포의 가교 역할은 특히나 더 그러하
소개했다.
다. 통일 역시도 남과 북의 지역적·정치적·군사적
사할린과 재일의 동포들은 역사적 상처를 공유하고
통합이라는 협소한 개념이 아니라, 700만 해외동포
있다. 일본 강점기에 징용, 징병으로 끌려와 갖은 고
가 함께 하는 민족적·정서적 통합으로 나가야 함은
생을 했고 종전 후에는 버려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자명한 것이리라 .
나 사할린으로 이중 징용과 징병으로 끌려온 재일 조선인들은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해 또 다른 이산 가족사를 써야만 했다. 일정 중에 사할린 남부 코 르사코프에 있는 ‘망향의 언덕’을 방문할 기회가 있 었다. 성명미 선생과 동행한 지바조선초중급학교의
이철주는 문화기획자로서 남북문화교류에 오랜 경력자이다. 북한 음반 8종 출시, 금강산가극단 내한공연, 노동당사 특별공연 등을 제 작 및 기획하였다. 최근에는 남북 합동음악회와 내년 해방 70주년 을 기념한 한민족 공연을 기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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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문화와 예술로 하나 되는 ‘세계 한민족’, 통일을 노래하다 김희정 (사)원코리아 대표
(사)원코리아가 주관하는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응원하며 문화 예술로 전 세계 한민족이 하나 되자’는 취지의 “원코리아 온누리 페스 티벌”이 중국 심천공연을 시작으로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 원코리아 (대표 김희정)와 심천한국상공회(회장 유영철), 민화협 화남협의회(회 장 강희방) 3개 단체의 공동 주최로 “원코리아 온누리 페스티벌 2014 심천공연”이 지난 6월 21일 화교성 해경호텔 10층 대연회장에서 열린 것이다. 1부 공연은 나경화 씨의 민요 ‘아리랑’, ‘칠갑산’ 등의 노래와 가 야금 연주로, 전미애 씨의 태평무, 입춤, 진도북춤과 김경진의 방송댄 스가 선을 보였다. 이어 2부에서는 심천 필오케스트라 첼로리스트 김인하 씨가 오펜바흐 의 ‘자크린의 눈물’ 등 3곡과 이성규 씨의 색소폰 연주로 ‘you riase me up’ 등 3곡이 연주되었는데 공연을 보러온 500여 명의 교민과 조선족 동포, 중국인 등이 모두 하나가 되어 ‘아리랑’과 ‘고향의 봄’을 함께 부 르는 등 감동적인 한민족 축제의 장으로 2시간 동안의 공연이 대성황 을 이뤘다. 재외동포들의 정성, 한민족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이번에 중국 선전에서 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민화협의 공이 크다. 작년 가을 민화협에서 주최한 민화협 해외협의회 전체회의 행사 에서 만난 화남협의회 강희방 회장이 우리의 뜻에 동감해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이번 공연이 성사될 수 있었다. 원코리아는 한국 외교부 승 인 사단법인으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응원한다’는 취지를 전 세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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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에 알리고자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재외
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자는 세계평화를
동포들과 함께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와 예술 공연을
위한 큰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하며, 국제적 접근과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 민화협을 비롯한 많은 이들
함께 작은 것부터 신뢰를 형성해 나가는 우리의 의
과 협력해 나가면서 더 많은 공연을 추진해 나가고
지가 절실히 요구되는 사업이다. 우리끼리의 행사가
싶다는 바람이다.
아니라 세계인이 관심을 두는 프로젝트로 만들기 위
원코리아는 이러한 문화운동을 통해 한민족 우리 동
해서는 세계에 알려야 하고 세계인이 함께 참여하고
포가 서로 사랑하고 협력하며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
응원하도록 해야 한다.
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의 문화 예술을 사랑하
원코리아 온누리 페스티벌은 이번 중국 선전공연을
는 거주국의 국민도 함께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시작으로 8월 9일에는 미국 워싱턴DC, 9월 14일에
을 응원하게 만들자는 목적도 있다. 언어의 장벽과
는 미국 애틀랜타, 11월 2일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치
타국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은 서로
러질 계획이다. 고국에서는 10월 3일경 철원 비무장
의 문화를 이해하고 공유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
지대에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인데 규모를 크게 잡고
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 재외동포들이 글로벌 문
있는 만큼 국내외의 많은 분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
화 네트워크로 연대해 나가면서 각자가 거주하고 있
히 필요하다.
는 나라에서 펼치는 한국 문화 행사는 공공외교의
워싱턴에서는 버지니아 한인회(회장 홍일송)와 공동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최로 열리며 애틀랜타에서는 원코리아 미주 위원
한편 원코리아 온누리 페스티벌이 다른 단체의 문
회(회장 유인상)가 원코리아 장학 기금 마련 골프대
화 행사와 다른 점은 이 행사가 전 세계에서 재외동
회와 함께 온누리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타
포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국에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재외
다. 원코리아의 취지에 관심을 갖는 재외동포들이
동포를 통해 전 세계 여기저기에서 펼쳐지는 원코리
각국에서 자발적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모금
아 온누리 페스티벌이 언젠가는 ‘원코리아 데이’를
운동을 벌이며 시민의 힘으로 온누리 페스티벌 행사
만들어 내고 세계의 평화에도 이바지하는 행사가 되
를 펼치고 있다. 동포 간의 갈등과 분열로 생긴 상처
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와 후유증을 치유하고 화합과 소통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전 세계 곳곳에서 이와 같은 행사를 응원하고 펼쳐나갈 계획이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원코리아 데이’를 만들자 DMZ 평화공원 조성 사업은 단순히 우리의 이익만 이 아니라 지구상에서 전쟁을 없애고 더 이상 전쟁
김희정은 (사)원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으며, 일본 리츠메이칸 대 학원 국제관계학과에도 적을 두고, 인제대학교 통일학과 박사 과 정을 밟고 있다. 일본에서는 하나한국어 교육원과 하나문화교류 센터 대표로서, 한일 친선 교류 문화 사업과 한국어 교육에도 힘 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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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종교가 만들어 낸 갈등해결의 역사,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의 길 김태현 목사
그리스도교는 약 이천 년 전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라는 일련의 사 건에 의해서 탄생되었다. 예수의 생애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 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으로 요약될 수 있다. 신학적으로 예수는 하나님과 인간(혹은 피조세계)의 화해를 만들어 내신 분으로 ‘화해자’로 요약된다. 예수를 ‘화해자’로 인식하는 신앙전통은 세상의 여러 분쟁지역에 서 평화를 위한 자기 역할을 찾고 있다. 더불어서 자신의 과오를 고백함으로 시대의 양 심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죄책고백, 제2차 세계대전에 있었던 일본 기독교단의 책임에 대한 고백 1910년 일본 기독교는 <복음신보>를 통해 조선의 식민지화가 신의 뜻이라고 정의하며 일본의 대한제국침략을 정당화한다. 일본 기독교는 일본의 주류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기회를 엿보던 중 침략과 전쟁을 옹호함으로써 국가의 악마성을 옹호하는 종교의 얼굴 을 취하였다. ‘하나님의 뜻’을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고 삶의 거울로 이해하지 않고, 오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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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려 어떤 이익이나 명분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함으로써 스스로 반평화적이 며 위험한 전쟁의 도구로 전락시켰다. 물론 일본의 양심적 기독교인들은 이 일에 반대했고 자성이 일어났다. 일본 기독교는 1967년 부활절에 “제2차 세계대전에 있었던 일본 기독교단의 책임에 대한 고백”을 발표 한다. 일본 기독교는 역사인식의 과오를 말로만 고백하지 않고 1970년대 이후부터 한 국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의 협력자로 혼신을 다했으며, 일본 내에서도 재일교포문제 에 대해 적극적으로 함께 투쟁했다. 현재도 많은 일본의 그리스도인들이 일본 내의 보 수반동 세력에 대한 저항운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일본의 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오류와 잘못에 대한 각성으로 한 발짝 전진했다. 일본교회의 사례는 과 거나 현재 여전히 소수이지만 어떤 입장에 서 있는지에 따라 전쟁의 조력자가 될 수도, 평화의 사자가 될 수도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전쟁이나 대결은 어느 곳에서나 있을 수 있지만, 그것에 대한 자기반성과 죄책고백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 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상징 만들기, 코소보 십자가와 평화를 위한 의지 코소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고슬라비아 연방에 편입되었지만 자치권을 갖고 있었 고, 1974년부터 다른 연방과 똑같은 권한이 주어졌다. 그러나 1980년 티토가 사망한 후 유고슬라비아의 지방자치시스템의 위기상황으로 세르비아 정부는 코소보의 자치권을 백지화했다. 공공, 국가기관의 코소보 출신 알바니아인들이 해고되었고, 학생들은 공공 교육에서 배제되었다. 이에 세르비아 정부의 인종차별정책에 대항한 유사 정부가 만들 어졌고, 1989년에 설립된 코소보 민주연맹이 이 시스템을 관리했다. 유사 정부가 1991 년에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알바니아계 주민의 과반수가 코소보의 독립을 지지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코소보 독립을 반대하였고, 결국 1998년에 내전이 발발하였다. 코소 보 민간인들의 대량 희생으로 1998년에 유엔안보리는 세르비아 경찰과 군의 폭력을 비 난했다. 결국 나토는 1999년 세르비아에 공습을 실시하였고, 그해 6월 평화안이 수용 되었다. 2002년 3월 알바니아 민족동맹(LDK)의 이브라힘 루고바가 코소보 초대 대통 령으로 선출되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2004년 유혈충돌이 발생하였다. 2008년 자치 선언과 국제사회의 독립국가 지위 인정과는 달리 여전히 분쟁의 위험이 많은 곳이다. 코소보 십자가는 내전 중 사용된 탄피로 제작되었다. 사람을 겨냥하고 발사된 다양 한 총탄으로 만들어낸 이 십자가는 크기나 모양이 다양하지만, 그것의 상징은 한결 같이 ‘평화’이다. 전쟁의 현장에서 어느 한쪽 편에 선 하나님을 기대하기 힘들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어느 종군목사는 병사들에게 ‘살아 있을 것’ 외에는 설교할 것이 없다고 고백했다. 코소 보 내전이 종교전쟁으로 규정되기도 하지만, 세르비아나 알바니아 그리스도인의 다수 는 적극적으로 반전을 외쳤다. 53
코소보 십자가는 반전의 상징이 되어 세계 여러 곳으로
한반도에서는 ‘통일’이라는
퍼지게 되었다. 십자가는 애초에 그리스도교를 향한 폭력
정치적 상황에만
과 박해의 상징이었다. 죽음과 박해라는 공포 그 자체였
집중하는 느낌이 강하다.
던 십자가가 오늘날 평화의 상징이 된 것이다. 가장 큰 폭
담론이라면 통일로 인한
력 안에 작은 평화가 내재된 셈이다. 마찬가지로 코소보
국가적 이익에 대한 담론이다.
사태 역시 여전히 불씨를 안은 채로 진행형이지만, 코소
이러한 담론에서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나
보 십자가와 같은 상징을 통해 ‘반전’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해를 발견할 수 없다. 이제는 희망의 상징을
한반도에도 새로운 상징이 필요하다. ‘통일은 대박’이라
새로이 정립해야 할 때이다.
는 말이 생겼지만, 대결양상 자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
평화에 대한 이상이 이곳과 저곳에서
다. 동반적 관계가 아닌 대상화하고, 통일을 단순히 경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에 새겨져야 한다.
적 수치로 받아들인다면 통일은 요원할 것이다. 낡은 ‘통 일담론’을 ‘평화관계’로 전환해야 할 시기이다. 여전히 대 결 중인 한반도에 평화의 상징은 무엇일까? 대화와 연대, 북아일랜드 그리스도인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 북아일랜드 분쟁의 역사는 12세기 초 영국이 아일랜드 북부 얼스터 지방을 점령하면 서 시작됐다. 1541년 영국 국왕은 아일랜드 국왕을 겸임했으며, 17세기에는 가톨릭 지 역인 아일랜드 북부에 국교도(성공회)를 집중적으로 이주시켰다. 1801년에는 아일랜 드를 합병했다. 이에 아일랜드 구교도들은 20세기 들어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을 창 설, 영국과 전쟁을 벌여 독립을 쟁취했다. 1922년 영국·아일랜드 조약에 따라 아일 랜드는 독립되었지만, 북아일랜드 6개 주는 여전히 영국이 지배하고 있다. 소수인 가 톨릭계 주민은 취업불이익, 불평등선거 등 심한 차별정책을 받았고 분쟁이 일어났다. 아일랜드의 통일을 주장하는 아일랜드 공화국군(IRA, 1919년 창설)은 테러, 게릴라 전 등을 벌였고, 1968년 10월 5일 런던-데리(London-Derry)에서 폭력사태에 이어 1972년 영국 공수부대에 의한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 사건으로 내전상황으로 치닫게 되었다. 1969년부터 1998년 ‘성(聖) 금요일 협정(Good Friday Agreement)’으 로 내전이 종결되기까지 약 30년간 3,700여 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북아일랜드 분쟁은 정계는 물론 교회의 평화운동 협상을 통한 분쟁해결의 좋은 예이 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개입된 것도 사실이지만, 아일랜드 문제의 근원은 종교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문화적·역사적·사회적인 것이다. 주지할 것은 자신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그리스도인들이 그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 고 먼저 대화하고 연대했다는 점이다. 소수의 그리스도인이 문제의 극복을 위해 노력하던 중 1964년부터 글렌스털 교회 일치 회 의와 1966년에 그린힐 회의가 시작되었다. 1970년에 아일랜드 교회 일치 학교(The Irish School of Ecumenics)를 설립하게 되었다. 또한 북아일랜드 중재 네트워크와 코리밀라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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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는 화해의 예언적 표지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북아일랜드에서 전개되어 온 다수의 공동체 사업들은 그리스도교의 대화와 연대의 정신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해 도 틀리지 않다. 이러한 대화와 연대의 정신은 후에 유럽연합의 탄생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금까지 몇 가지 분쟁과 문제해결을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노력을 살펴보았다. 이 외 에도 미국의 청소년 문제해결을 위한 ‘텐-포인트 지도력 재단’, 브라질의 ‘비바 리오’, ‘민족간 화해를 위한 팔레스테인 센터’, 독일의 ‘시티 오브 브라운쉬에이그’ 등의 그리 스도교 갈등해결 운동들이 전개되고 있다. 위의 사례들을 열거함으로써 이 땅의 평화 를 위한 단초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분쟁의 중심에는 누군가의 잘못이 있다. 일방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잘못에 대 한 반성과 죄책고백은 문제해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나아가 당장 해 결할 수 없다 하여도 서서히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코스보 십자가 는 그런 점에서 여전히 위험이 산재한 지역에 희망과 같은 것이 된다. 북아일랜드의 분 쟁해결 과정에 있어서 그리스도인들이 보여준 대화와 연대는 그 상징이 어떠한 것인지 잘 보여준다. 그들의 희망은 작은 모임에서 시작되어 평화를 위한 공동선을 이루자는 큰 흐름으로 발전해 나갔으며, 마침내 평화를 위한 제도를 이뤄냈다. 종교가 평화의 이상을 새기는 역할 해야 한반도에서는 ‘통일’이라는 정치적 상황에만 집중하는 느낌이 강하다. 담론이라면 통일 로 인한 국가적 이익에 대한 담론이다. 이러한 담론에서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나 이해 를 발견할 수 없다. 이제는 희망의 상징을 새로이 정립해야 할 때이다. 평화에 대한 이 상이 이곳과 저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에 새겨져야 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 회가 1988년에 발표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은 죄책고백과 평화에 대한 이상을 담고 있다. 아직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이상 은 세상의 평화를 위해 그리스도교가 가장 크게 기여했던 시대에 이뤄진, 일본의 죄책 고백, 코스보 십자가, 아일랜드 교회의 노력들과 같이 공간을 달리하고 있지만 동시대 에 제기된 중요한 평화의 단초들이다. 88선언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민간이 주 축이 되는 평화 만들기와 그것의 근본적인 힘이 되는 건강한 시민사회형성을 위한 교 육이다. 아직 우리 사회는 평화를 위한 인식의 전환은 물론 상호 존중을 위한 준비가 미 비한 것 같다. 6.15공동선언 이후 십수 년이 지났고 우리의 상황은 공동선언 이전과 그 렇게 나아진 것 같지 않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종교인들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언급된 사례들이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김태현 목사는 장로회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한반도 평화와 화해협력을 위한 교회운동을 해왔으며, 현재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 일치협력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 신앙과 직제협의회 공동사무국장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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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코리아
‘하나’ 된 코리아를 상상하는 이유
수 있을까? 혹시 ‘작은 세상 이론(Small
마이클 람브라우 아리랑 인스티튜트 서울 지부장
면 거의 알게 된다는 이론이다. 우리가 매
World Theory)’을 아는가? 예를 들어 나 를 시작으로 오바마 대통령까지 세계 사 람들이 평균적으로 6단계(5.73명)를 거치 일 만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 지를 잘 전달하면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사회에 아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긍 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하면 된다’는 말을 믿는다. 필자가 설립에 참여해 활동
사람이 희망이고, 한반도의 미래다
중인 ‘아리랑 연구소(Arirang Institute)’의 공식 웹사이트에 들
아리랑 연구소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어가면 연구소의 사명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다. 한반도 이슈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 해, 한반도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진행
독립적이고 비정치적인 비영리단체
한다. 토론 내용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들 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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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관련 국가 간의 친선을 강화하고, 사람들과 진정한 관
뢰를 쌓아간다. 연구소는 전문가들이 만
계를 형성하기 위해 학문적 환경에서 과학·교육·문화 교류
날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소
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우리는 ‘개인과 개인의 외교’를 믿는
망이다. 이를 통해 인적네트워크가 잘 갖
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는 ‘사람’을 믿는다. 그리고 ‘악수와 포
추어진다면 통일이 됐을 때 생길 문제를
옹’을 믿는다. 우리는 인간관계를 믿는다. 바로 이것이 아리
잘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적 네트
랑 연구소를 만든 이유이다. 왜 ‘개인과 개인의 외교’를 강조
워크가 잘 구축된다는 것은 서로 신뢰가
할까? 여러분은 여자 친구 또는 남자 친구와 SNS나 카카오톡
있다는 뜻이다. 신뢰가 있으면 서로 정보
등으로 다툰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내가 왜 그랬을
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더 좋은 미래를
까?’라고 후회하며, 화해를 시도할 것이다. 그럴 때 당신은 어
함께 만들 수 있다. 그동안 연구소는 프로
떻게 행동하는가? 전화를 걸거나 직접 만나서 화를 풀지 않는
그램의 분야가 넓어지고 교육을 위한 세
가? 어쩌면 사업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사업하려면 먼
미나를 연속하여 개최했으며, 앞으로 프
저 거래를 해야 한다. 양쪽이 거래 조건에 동의했더라도, 어느
로페셔널 네트워킹 행사와 첫 출판물을
한 쪽에서 ‘악수’로 마무리하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서
발행할 예정이다. 이미 서울에 살고 있는
로에게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 걱정이 된다면, 결국 거래는 취
새터민의 영어능력 향상을 위한 ‘영어 카
소된다. 그 때문에 우리는 ‘개인과 개인의 외교’에 집중하는 것
페’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이들의
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영어역량을 키우기 위한 ‘새터민 이니셔
예나 지금이나 인간관계가 제일 중요하다. 정부 기관이든 기
티브’ 프로그램도 세웠다. 한반도에서 아
업이든 모두 ‘사람’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많은 사
리랑 전승지역을 여행하는 자전거 투어
람을 만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칠
와 북한에서 관현악단 공연(Orches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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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을 할 계획도 세웠다. 이처럼 우리 는 교육, 문화 교류, 대인 중심의 대화를 위한 기회를 창조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리랑 인스티튜트의 주요 활동 왜 하필 <아리랑 인스티튜트>일까? 아리
| 아리랑의 길 |
랑은 바로 한반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2014년 9월 12~14일 동안 ‘아리랑의 길’ 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다. 아리랑은 한반도의 전통적 문화이며,
15명씩 두 팀으로 나눠 각 팀이 각각 반대편에서 출발하는 여정이
남북 모두의 것이다. 문화는 인간만이 창
다. 한 팀은 DMZ 부근 연천에서, 다른 팀은 부산에서 출발해 2박 3
조할 수 있다. 지구에 존재하는 수만 개
일 후 문경새재에서 만나 마지막 날 문화축제 및 아리랑 공연을 즐
동물 중 오직 인간만이 음악, 예술, 언어
길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등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
| 데이터분석 워크샵 |
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소망을 ‘아리
8월 한 달 동안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무료진료와 구
랑’을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아리랑은 바
호활동을 하는 의료봉사단체인 라파엘 클리닉과 공동으로 아리랑
로 한반도의 창이다. 아리랑은 사람들을
인스티튜트의 마이클 람브라우 서울지부장이 데이터분석 연구방법
연결하는 ‘무엇’이다. 아리랑을 통해 평화 를 넘어 통일된 한반도의 미래가 가능하
에 대한 강의를 진행한다. 직장에서 요구되는 능력이 급변하는 상 황에서 학생의 전반적인 테크니컬 스킬은 물론 자료 활용 노하우 및 업무집행에 요구되는 능력배양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되었다.
게 될 것이다. 아리랑 연구소는 이를 통해 ‘개인과 개인 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외교’를 실 천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 다. 어쩌면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 새터민 이니셔티브 |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새터민의 영어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역량강 화 프로그램이다. 국제자원봉사자로 구성된 강사팀이 5주간의 실시 간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매주 Skype 영상통화를 통해 일대일 수업으로 진행된다.
행사지만 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러낼 생각 이다. 사람들이 모여 신뢰를 만들고 신뢰 가 모이면 통일이라는 희망이 생긴다고 믿기 때문이다.
| 아리랑 트레일 - 희망 여행 | 올가을 서울에 있는 외국인 자전거 동아리(Han River Riders)와 아 리랑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부산에서 서울과 평양까지 자전거 로 여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전거로 여행하며 아름다운 한반도의 경관을 돌아보고, 한반도를 위한 한국인의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 상
마이클 람브라우는 한반도 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해 지난 2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출범한 <아리랑 인스 티튜트> 서울 지부장이다. 2008년 주한미군으로 복무 한 것을 인연으로 한국에서 북한을 연구하고 있다. 현 재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의 원문자료 등을 데이 터화하여 북한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빅데이터 연구 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상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리랑 민요가 유명한 장소를 방문하고, 아리랑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현지인을 만나 함께 통일과 아리랑을 이야기할 것이다. 이 모든 경험은 다큐멘터리로 촬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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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통일론
통일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그리고 ‘7억 분’의 기적 조현기 서강대학교 사학과 3학년
오늘날 우리 2030세대는 등록금 문제, 취업난, 내 집 마련, 출 산과 양육에 대한 고민 등 현실적인 생활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다. 2030세대들에게 생활 문제도 큰 문제지만 무엇보다 제 일 큰 문제는 희망이 없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힘든 현실 에 가로막혀, 꿈과 희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다 른 사람들보다 통일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이라고 생각하지 만, 통일보다는 어떻게 취직해서 먹고 살지를 더 많이 걱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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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상대적으로 다
망이 될 수 있다.
른 세대에 비해 2030세대는 통일에 대해 관심이 적고, 부정적
역사와 정치를 공부하는 대학생으로서 우
인 의견도 높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젊은 세대
리의 과거를 되돌아보았을 때, 각 세대들
들에게 통일을 말하고 공감을 요구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70대 이상은 일
생각도 든다.
제에 저항하며 광복을 이룰 수 있다는 희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통일을 말하는 이유는 통일이 2030
망, 40~60대는 민주화와 경제 발전이라
세대에게 힘든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
는 희망이 있었다. 이런 희망을 품고 각
각하기 때문이다. 희망이라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
세대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 오늘날 무
지만, 사전에 나오는 희망의 의미는 ‘앞으로 잘될 수 있는 가
역규모 세계 8위·국가 총생산액 세계 15
능성’이다. 이런 사전적 의미에 기초해 보았을 때, 나는 ‘2030
위·성숙한 민주주의 체제 등 세계적인
세대에게 어떤 것이 희망이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을 해보았
국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다. 취직, 행복한 가정, 명예와 부… 여러 가지가 떠올랐다. 그
또 다른 새로운 도약의 시점에 있다고 생
러나 우리는 이런 개인적인 욕망들로만 살아갈 수 없다. 세대
각한다. 지금보다 더 행복한 국가, 세계를
전체가 공감하고 원하는, 모두를 단합시킬 수 있는 희망이 필
리드하는 중심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통
요하다. 통일이야말로 2030세대가 주도하는 세대 전체의 희
일이라는 희망과 시대정신에 도전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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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통일을 이루어가는 과정 속에서 2030
생각하지만, 통일은 작고 쉬운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세대는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희망
내가 작고 쉬운 일부터 통일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과 노력을
을 찾아갈 것이다. 그리고 이런 통일을 이
기울인다면, 주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이런 감동을 통해 우
루는 과정 속에서 발휘되는 창조성과 다
리 사회 전체가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양성은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
나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통일부에서 대학생기자단 활동을 했
키고, 이런 혁신을 통해 통일 한국은 새
다. 대학생기자단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통일에 대한 이야
롭게 도약하여 이전보다 더 좋은 나라 그
기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 많이 있었다. 여러 사람들
리고 성숙한 사회로 성장할 것이다. 그리
과의 대화 속에서 충격적으로 느꼈던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
고 이런 변화의 중심에 2030세대가 서게
람들이 통일에 대해 평상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려 하지도
될 것이다.
않는다는 점이었다. 통일은 단순한 정치적인 통합의 과정뿐만 아니라, 남과 북의 모든 부분이 합쳐지는 과정이다. 따라서 자
10분의 노력이 기적을 만들어낸다
신이 어떤 직업과 관심을 가지고 있어도 통일은 우리 모두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통일에 대해 이야
문제이며, 누구나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
기하면, 사람들은 통일을 실천할 수 있는
래서 우리 대학생 기자단은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통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묻는다. 그 대답으
일에 대해 단 10분 만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하기 위해
로 나는 “주위의 사소한 것부터 진실하게
노력했다. 이런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피부가 좋아지는 시간
행동해 보자”고 답변한다. 이런 나의 주
10분, 10분 동안 통일 생각해요’라는 주제로 통일 마스크 팩을
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나누어주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
얼마 전 영화 <역린>을 통해 유명해진 중
고, 통일부 내부에서도 신선하면서도 진지한 캠페인이라는 높
용 23장 구절을 인용해 나의 경험을 말
은 평가를 받았다.
해보려고 한다. 물론 영화에서는 원문과
현재 남북한을 합쳐 약 7천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10분만 통일
다르게 의역이 되고 현재적인 의미가 가
을 생각하면, ‘7억 분(1331년)’에 달하는 엄청난 시간 동안 통
미되었지만, 설명하기 적절한 것 같아 인
일을 위해 생각할 수 있다. 7억 분의 생각은 통일이라는 희망
용했다.
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오늘부터라도 통일에 대
중용 23장에는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해 주변 사람과 10분 동안 이야기하거나, 혼자서 통일에 대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진지하게 10분 동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제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
안한다. ‘우리의 10분이 사소해 보이지만 사소하지 않은, 통일
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을 만드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겉으로 드러난다.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아직 지식과 견문이 부족하여, 의견과 제안들이 부족하거나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
힘들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통일은 여러 과정을 거치면
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서 시련을 겪어야만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분들이 나의
생육 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통일에 도움이 되는 발전적인 논의와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
다양한 생각들을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요즘 많
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고 쓰여 있다. 많
이 힘들어하는 2030세대에게 통일이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기
은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어렵고 힘들게
원하며, 파이팅을 외쳐본다!! “2030 파이팅!!” 59
통일교육·평화교육
Learning in school ‘The reunification of Korea’
학교통일교육의 실태, 시대와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이 필요 이광희 전 경기도교육청 대외협력관
최근 청소년들의 의식조사 결과에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고, 부정적인 의식이 많아졌다는 소식이 있다. 그런데 이들 청소년들이 낮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학교에서 통일에 관련한 교육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면 그런 의식조사의 결과는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너희 학교에서 통일교육을 하고 있니?”하 고 물어보자. 100명에 98명 정도는 “안 한다”고 답할 것이다. 그 중 두어 명은 “통일 캠프 에 다녀왔다”거나, “강사가 와서 통일에 대한 특강을 했다”는 정도일 것이다. 이렇게 내 일의 주역들에게 통일을 교육하지 않는데 어떻게 통일을 지향하는 나라가 될 것인지, 어 른들은 모두 반성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나 통일부에 물어보자. 통일교육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취미활동인가? 그렇다고는 대답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의 제도권 교육에서는 통일은 일개 스포츠 종목 하나 보다도 청소년들에게 투자된 시간과 노력이 적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적극적 학교통일교육의 중요성 이런 문제의식으로, 경기도교육청과 서울교육청 등 교육청 이 관할하는 초·중·고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소위 제도 권 안에서의 통일교육을 살펴본다. 그 대상은 현재 1,200만 여 명이라는 대한민국 내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많은 인 구를 가지고 있으며 북한과 직접 접하고 있는 경기도의 교 육청 사례를 중심으로 하고, 타 지역과의 비교로 서울시교 육청의 사례를 참조한다. 학교통일교육은 크게 보아 두 가지 형태로 볼 수 있다. 첫째 는 정규 교과과정에 연계되어 이뤄지는 통일교육인데, 이 부분은 사회, 도덕, 한국사 등의 수업에서 통일과 관련된 내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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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학습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는 정규 교과과정 외에 체험활동이나 행사, 특강 등을 통해 이뤄지는 통일교육으로, 최근 경기도교육청은 이 부분에 비중을 두어 새로운 시도 를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금년 교육과정에 통일교육 내용을 연계해 활용하도록 교수-학습 과정안을 초중등용으로 보급할 예정으로 제작했는데, 이 책자에는 도덕, 사회, 한국사 등의 교과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PPT자료를 포함한 통일관련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 다. 이 책자가 보급되면 평소 교육과정에 통일을 적용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체험활동, 행사 등을 통한 통일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 1,000여 명이 참가하여 자전거를 타고 임진각에서 DMZ 일원의 12㎞를 달리면서 분단 의 현장을 체험하는 남북평화자전거대행진, 그리고 초·중·고 20개교를 선정, 학급 또 는 동아리 단위로 분단과 역사유적지를 기행, 현장체험을 통한 평화통일의식을 함양하 는 통일·역사·인문학기행 등이다. 통일부 협력사업으로 나라사랑교육강사단, 참전유공자회, 눈높이강사단 등의 인력풀을 학교에 안내하여 6·25전쟁, 천안함, 연평도사건 등에 대한 계기수업으로 특강을 하도 록 한다. 현재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이러한 강의를 통일안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분류 하고 있다. 한편 현재 경기도교육청은 통일부와 연계해 통일교육시범학교를 초·중·고 각 1개씩 3곳을 정해 2년씩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범학교는 일회성 차원으로 끝나 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속성과 확산성이 없는 방식의 시범학교 운영, 그것도 2,200여 개의 학교가 있는 경기도에서 전체의 0.13%에 불과한 3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실효가 있는 것인지 깊은 의구심이 든다. 이렇게 시범학교의 수도 문제지만 통일교육 프로그램 을 개발해 실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해 확산시키는 작 업이 없는 시범학교는 매년 0.13%의 학생에게만 구경 을 시키는 것에 불과함을 지적하고 싶다. 반면 학교 측의 지속적인 의지로 훌륭한 통일교육시 범학교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학교가 서울의 서서 울생활과학고등학교이다. 서서울생활과학고는 학생들 을 통일시대의 역군으로 키운다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2000년부터 서울시교육청의 통일교육시범학교를 시 작으로 지금까지 통일교육을 꾸준히 해왔다. 2008년 통일부의 지원으로 서울통일관을 학교 내에 설립해 상 시적인 전시와 체험교육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 는 서서울생활과학고의 사례는 학교 구성원들이 통일 에 대한 사명감과 열정을 갖고 민족사의 희망을 열어
경기도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남북평화자전거대행진
가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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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없이 부족한 통일교육시간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특화 사업으로 2011년부터 도 내 통일운동단체 및 통일교육기관을 선정해 연간 약 1,200여 시간(600여 개 초·중·고등학교)의 통일특강 을 실시하고 있다. 특강은 도내의 통일운동단체나 통 일교육기관의 강사가 방문해 학교의 교사가 할 수 없 는 현장감과 신선한 내용의 강의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2012년부터는 강사에 대한 사전 연수와 함께 수 업에 대한 학부모, 지역사회의 모니터링을 함께 실시 하고 있다. 학교통일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턱없이 부족한 교육시간 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통일교육에 할애해야 한다.
그럼 이번엔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의 학교통 일교육현황을 비교해보자. 경기도교육청의 통일교육 을 주관하는 부서는 민주시민교육과(2013년 설립된 전 국 교육청 중 유일의 부서임)인데 비해 서울교육청은 학교생활교육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도교
육청에서는 ‘2014년 학교통일교육기본계획’을 기초로 통일교육을 운영하고 있는 데 비 해 서울교육청에서는 ‘2014 체험중심의 나라사랑교육기본계획’ 안에 통일교육이 안보, 보훈교육과 함께 들어가 있다. 그리고 서류상에 기록된 교육의 목적도 ‘올바른 국가관 확 립’이며, 체험활동은 통일안보현장체험 중심으로 나와 있다. 물론 경기도교육청의 통일 교육에도 안보체험 등이 들어 있으나, 전체를 통일교육이라는 범주로 하고자 하는 노력 이 보이는 반면에 서울시교육청은 아예 나라사랑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안보, 보훈교육에 통일교육을 끼워 넣는 식으로 만들어가고 있음이 큰 차이다. 서울시교육청과 통일교육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기관은 서울지방보훈청, 전쟁기 념관, 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이며,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유관기관은 통일교육 원, 민족통일협의회, 이북5도위원회, 국가정보원, 한국자유총연맹, 국가보훈처 등이다.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학교통일교육은 교육청 관할지역의 각 학교와 교사들에게 일정의 지침과 안내의 역할을 하므로 깊이 있게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크게 세 가지의 현실적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교육시간의 근본적 부족 문제이다. 앞서 지적했듯 우리 교육현장에서의 통일교육 시간은 근본적으로 부족하다. 앞에서 설명한 경기도교육청에서 주관한 유관기관과 함께 하는 통일교육도 연간 1,200시간 정도인데, 생각해보자. 경기도 내 2,200여 초·중·고 교에서 한 학교의 전교생을 모아 1년에 2시간씩만 통일교육강의를 해도 4,400시간이 된 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가급적 학급수준에 맞는 강의와 교육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 한 학년을 모아서 하는 경우로 계산해도 약 19,600시간이다. 그런데도 1년에 1,200시간 강 의를 시행하니 1년에 두 시간을 하는 통일교육강의도 전체 학생의 1/16 정도만 받는다는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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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이 나온다. 학급수준으로 강의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1/16이 아니라 1/50내지 1/80 로 그 비율이 내려간다. 제대로 된 통일교육이 힘든 경우다. 관행화된 통일교육 틀 벗어나야 그리고 ‘관행’의 문제가 있다. 학교통일교육의 많은 부분이 아직도 관행화된 통일교육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개 내용이 “전쟁의 참혹함, 북한의 실상, 통일의 당위성, 안 보의 중요성” 식이다. 이렇게 시대의 변화와 신세대의 감각에 맞지 않으니 통일교육은 재 미없는 교육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비해 최근 경기도 안성시 소재 탈북청소년학교인 한겨레학교의 학생들인 탈북청소년들이 직접 남한의 학생, 교사들과 대화하면서 하는 통 일교육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안보교육에 통일교육을 종속시키려는 시도를 꼽을 수 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지역에 주둔하는 군부대에서 학교에 찾아와 안보교육을 하겠다고 요청하여, 학생들에게 천안함 등에 대한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북한이 우리를 이렇게 살상하는 존 재이니 경각심을 갖고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는 길만이 살길이라는 특강을 했다. 결국, 이런 내용은 북한에 대한 적대감과 이질성을 강조해 통일을 멀리하자는 쪽으로 흐르기 쉽다. 최근 전국적으로 이런 교육을 통일교육 또는 통일안보교육이라고 칭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통일교육에 안보내용을 적용하고 배분하는 것은 민족과 국가의 생존과 활로를 개척한다 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타당하다고 보이지만, 안보교육에 통일개념을 종속시키는 방식은 대단히 근시안적인 태도이므로 정책적인 고려와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이 전쟁이 없는 평화로 운 나라이며, 아울러 분열 대립, 갈등하는 민족이 아닌 통일된, 그 이전이라면 통일을 지 향하고 만들어가는 나라이다. 이러한 사명에 비춰 볼 때 현재의 교육부와 통일부는 학교통일교육에 관한 한 직무유기 상태이며, 전국의 17개 시도교육청 또한 자신의 책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타 시·도에 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이 이 정도이다. 무책임한 어른들 이 되지 않길 바란다면 학교통일교육의 정책담당자, 교육부와 통일부 공무원과 관련 전 문가들이 각성해야 하며, 모든 국민이 관심을 두고 함께 참여해야겠다.
이광희는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과 동국대 북한학과에서 북한학 석박사과정을 수학하였고, 최근까지 경기도교육 청에서 대외협력관을 역임했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 경남본부의 공동대표로 남북교류협력운동에 참여했으며,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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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언저리를 거닐며
북한의 해변에도 별이 쏟아지고 젊음이 넘칠까
나 보양식으로 여름 건강을 챙긴다. 학생들은 답사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도 많다. 북한의 산은 수려하고 기암괴석이 많다.
라는 명분으로 백두산을 찾는 것으로 여름 야영을 대신한다. 금수강산으로 불리는 한반도의 북쪽은 산악지형이 발달하였고, 해변을 끼고 있어서 곳곳이 명산이요, 절경이다. 북한에도 이름난 해수욕장도 있고 명산 북한의 명산으로는 금강산을 비롯하여, ‘함경북도의 금강’으로 불리는 칠보산, 민족의 성산 백두산, 묘 향산, 구월산이 널리 알려졌다. 황해남도의 장수산,
별이 쏟아지는 해변, 젊음이 넘치는 바다, 달콤한 사
자강도의 오가산, 진달래꽃으로 알려진 평안북도의
랑을 속삭이는 여름. 이 말에 콧노래가 나오고 몸이
약산, 평양의 모란봉도 널리 알려진 산이다. 해수욕
흔들린다면 당신은 7080세대가 분명하다. <해변으
장으로는 원산 명사십리 해수욕장, 마전 해수욕장,
로 가요> 가사를 떠올렸다면 당신의 몸은 분명히 디
몽금포 해수욕장, 진강포 해수욕장 등이 유명하다.
스코 리듬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보컬 1
북한에서도 첫손에 꼽을 수 있는 해수욕장은 원산
호인 키보이스가 부른 노래, 여름 하면 생각나는 노
명사십리 해수욕장이다. 명사십리는 원산시 동남쪽
래, 여름이면 최소 한 번 이상 들을 수 있었던 노래
갈마반도에 위치한 십리(4km) 길이의 아름다운 모
이다. 여름과 젊음, 바다는 떼어 놓을 수 없는 불가
래해변을 일컫는 말이다. 명사는 아름다운 모래라는
분의 관계인 모양이다. 뜨거운 여름이 되면 여름만
뜻이다. ‘밝을 명(明)’자를 쓰기도 하지만 ‘울 명(鳴)’
큼 뜨거운 청춘들이 바닷가로 몰려든다. 여름 해변
자가 맞다. 명사십리(鳴砂十里)이다. 바닷가 모래에
이 싫어졌다면, 붐비는 사람들이 싫고 바다에 뛰어
다 ‘울 명’자를 붙이는 이유는 모래를 밟을 때 소리
드는 것이 싫어졌다면, 청춘과 이별한 지 제법 되었
가 나기 때문이다. 가늘고 고운 모래밭을 걸으면 유
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리알과 같이 작은 모래 사이로 공간이 생기고, 공간
남한에서 여름 바캉스는 일상으로 벗어나 자연을 즐
사이로 울림이 생겨 ‘삑! 삑!’하는 소리가 난다. 강원
기는 재충전의 시간이다. 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도 동해의 헌화로 해변모래에서도 소리가 난다. 천
시작되면 계곡이나 바다, 워터파크, 테마파크를 찾
연기념물로 지정된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는 송림
아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여유가 있으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와 검푸른 동해의 싱그러
면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
운 파도 소리를 같이 들을 수 있다. 해 질 무렵 노을 의 풍경이나 휘영청 달이 뜬 밤풍경은 그림이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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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의 여름 바캉스
없다고 한다.
북한 주민은 어떨까? 북한 주민의 여름나기도 우리
북한의 해수욕장이나 산은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은
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반도 북쪽이라고 해서, 우
아니다. 관광지나 휴양지를 관리하는 국가의 승인
리보다 위도가 높다고 해서 여름이 시원하지는 않
을 받아야 한다. 사전에 국가에서 수요를 맞추어야
다. 여름 기온은 남이나 북이나 큰 차이가 없다. 북
하기 때문에 여름이라고 해도 자유롭게 해수욕을 즐
한 주민의 여름나기 역시 만만치 않다. 단체로 시원
기지는 못한다. 개인이 움직이기는 여건이 허락하
한 바다나 계곡을 찾아 더위를 씻어 버리고, 어죽이
지 않는다. 막강 권력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직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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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북한의 대표적 물놀이장인 만경대 물놀이장 02 원산 명사십리, 마전, 몽금포, 진강포 등 북 한에는 이름난 해수욕장이 많다.
01
02
나 협동농장에서 단체로 다녀오는 것이 보통이다.
나, 이·미용 시설을 갖추었다. 청량음료점도 있다.
열심히 일해서 직장에서 모범이 되었다면 선발되어
인민편의 봉사시설로서 필요한 것을 갖추었다. 시설
특별한 대우를 받는 영광을 누릴 수도 있다. 직장에
도 최신식이다. 여기는 누가 올까? 아무나 올 수 있
서 단체로 다녀오는 휴가는 포상 성격이 크다. 봄부
을까? 일부 부유층만 오는 것은 아닐까? 북한에 최
터 여름까지 제대로 쉬지도 못한 노동자를 위한 집
신 시설이 생겼다고 하면 예외 없이 떠오르는 생각
단 포상의 하나이다. 교통편이나 숙박시설도 제한
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되어 있다.
물놀이장은 북한 당국이 직접 세운 것도 있지만, 개 인이나 기업에서 운영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돈벌
늘어나는 물놀이장, 커지는 자본주의 바람
이를 위해서 개인이 투자한다는 것이다. 국가에 일
여름이 되면 가까운 물놀이장이나 유원지를 찾는다.
정 금액을 바치고 사업권을 받아 수영장을 만들어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에는 야영장도 있고, 대중목욕
운영한다. 외부의 음식물을 일체 가지고 갈 수 없는
시설인 은덕원도 있다. 유희장과 식물원, 동물원이
이유도 내부의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란다. 일반
있는 대성산이나 만경대 유원지, 능라 물놀이장은
주민이 이용하기에는 적지 않게 부담스럽지만, 이용
평양 시민이 휴식을 위해 즐겨 찾는 명소의 하나이
객은 늘고 있다고 한다. 공공기관의 형식을 갖추었
다. 규모도 크고, 시설도 현대적이다. 북한의 대표적
지만 운영 방식은 자본주의 뺨친다. 보이지 않게 자
인 만경대 물놀이장은 4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
본주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모로 높은 미끄럼틀과 물놀이장을 갖추고 있다. 김
비키니 수영복은 아직 낯선 풍경이다. 몸매를 드러
정은 시대의 대표적인 대중위락시설로 평가받는 능
내는 일에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비키니
라 물놀이장도 유명하다. 잘 갖추어진 수영시설과
보다는 원피스 수영복이 많다. 남한에서 건강과 섹
함께 실내에는 음료점을 비롯하여 편의시설도 잘 갖
시함의 상징인 구릿빛 피부보다는 하얀 피부를 더
추어져 있다. 여기가 북한인가 싶을 정도이다. 바로
좋아한다고 한다.
옆에는 곱등어관(돌고래관), 전자오락실 등의 유희
북한 주민의 휴가 보내기도 자본의 흐름을 타고 달
시설도 있다. 종합유희장으로는 손색이 없다. 경제
라지고 있다. 휴가도 계층별로 차이가 크다. 차를 조
적인 여유가 있어서일까? 그만큼 수요가 있는 것일
직해서 먹을 것을 잔뜩 싣고 먼 곳으로 가서 휴가를
까? 수영장 건설이 그렇게 시급한 일이었을까? 생
보내는 고위층도 있고, 집 주변 가까운 시내나 계곡
각이 복잡해진다.
을 찾아 여름을 보내는 중산층도 있다. 휴가를 있는
은덕원은 주요 행정단위별로 세워진 수영시설을 갖
듯 없는 듯 보내는 계층도 있다고 한다. 아! 올여름
춘 대중목욕 시설이다. 목욕과 사우나를 기본으로
은 또 어떻게 보내야 가족의 눈총을 덜 받을 수 있을
하면서 수영장도 있다. 대중목욕 시설의 대부분은
까? 고민이 밀려온다.
2000년대 중반부터 생겨난 것이다. 특히 김정은 체 제로 접어들면서 인민 위무(慰撫) 차원에서 평양을 비롯하여 주요 지역에 생겨나고 있다. 수영과 사우
전영선은 한양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한양대학교 아태 지역연구센터 연구교수를 거쳐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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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코리아
북한의 기후변화, 남북 환경·민생협력의 계기로 삼자 명수정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연구위원
여러 환경문제 중의 하나로만 여겨졌던 기후변
도의 연평균 기온 상승은 약 1.2℃로 10년당 연평균
화는 어느덧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단어가
기온의 상승 경향은 남한이 0.36℃인데 반해 북한은
되었다. 기후변화는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많은 영
0.45℃로 북한에서 기후변화가 더 빠르게 진행됨을
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의 생활상까지도 서서히
확인할 수 있다. 평균기온뿐 아니라 겨울이 짧아지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는
고, 봄과 여름이 길어지며 겨울 결빙의 깊이 또한 감
평균기온과 해수면의 상승, 그리고 홍수 및 가뭄과
소하고 있다. 겨울철 얼어붙은 강은 더 이상 흔하지
같은 재난재해의 증가와 같은 여러 부정적인 현상
않은 모습이 된 것이다.
을 초래하고 있다. 북한도 기후변화의 영향에서 예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기후
외가 아니다.
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감축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 다. 그러나 경제개발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나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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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경제난과 에너지 부족으로
서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소 추세
북한은 오랜 경제난과 에너지 부족으로 오히려 온실
한반도는 전 세계 기후변화 진행 속도보다 더욱 빠
가스 배출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림 1 참조).
르게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인 것으로 비록 그 원인인 온
데 북한은 남한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기후변화가
실가스를 직접 배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영향으
진행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한반
로부터 피해갈 수는 없다. 북한에 미치는 기후변화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그림 ➊ 연도별 CO2 배출량 (단위: 백만 톤)
600 500 400
남한 북한
300 200 100 0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의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
량 생산 증가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없지 않으나 잦
먼저 자연재해 발생과 피해의 증가를 들 수 있다. 기
은 홍수 발생으로 인한 농경지 침수와 변해가는 기
후변화는 단순히 평균적인 온도와 해수면의 상승과
후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는 북한의 농업시스템은
같은 점진적인 변화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온도와
식량 부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강수량과 같은 기상현상의 분포도 변화시켜 극한 현
특히, 농업에 필요한 관개시설이 턱없이 부족하여
상을 초래하는 경향이 있다. 즉, 한파와 혹서와 같은
가뭄의 발생은 식량 생산에 치명적인 피해를 초래한
극한 온도, 홍수와 가뭄과 같은 극한 강수량 등 가혹
다. 더 나아가 식량 부족은 주민들이 충분한 영양을
한 현상이 이전보다 더 자주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섭취하는데 장애가 되며, 이는 곧 보건 문제로 이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더욱 잦아진 열파(heatwave)와
지게 되는 것이다.
홍수와 가뭄, 그리고 슈퍼 태풍과 같은 현상들이 이
이외 생태계의 변화와 생물들의 서식처 이동 등을
를 반영해주는 것이다. 이에 Germanwatch는 전 세
들 수 있다. 해수 온도의 상승은 해양의 어종 변화를
계의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Global
초래한다. 우리나라 전통 밥상에서 흔히 올라왔던
Climate Risk Index를 개발하여 매년 발표하고 있는
어종인 명태가 더 이상 동해에서 잘 잡히지 않아 러
데, 북한은 Global Climate Risk Index 2013에서 전
시아 해역까지 가야 하는 것이다. 산림 수종의 변화
세계 7위를, Global Climate Risk Index 2008에서
와 작물 재배 적지 또한 변할 수밖에 없다.
는 전 세계 2위까지 기록한 바 있다. 기후변화 관련 자연재해에 따른 사망률과 GDP 손실 및 관련 피해
노후된 기상장비,
등으로 산정되는 이 지수는 특히 극한 기후 현상에
전력 부족으로 위기대응 체제 부실
의한 각국의 취약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러한 결과
이러한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북한의 대응역량은
는 북한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역량이 충분하지 못
어떠할까?
하다는 것을 나타내어 준다.
기후변화의 영향 중 하나인 자연재해에 신속히 대응
다음으로 식량 부족과 보건에 미치는 피해를 들 수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기상 정보의 빠른 전파가 필
있다. 사실 대기 중의 CO2 증가나 기온 상승은 식
요하다. 그러나 북한은 기상정보 획득에 필요한 기 67
상장비가 낡았을 뿐 아니라 주민들에게 이러한 정보
북한 산림생태계 훼손의 원인은 에너지뿐 아니라 식
를 제공할 수 있는 전기가 충분하지 못해, 재난재해
량 부족에도 기인한다. 식량 생산이 부족한 북한은
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피가 이루어지지 못해 피
일찍이 정책적으로 경사지를 다락 밭으로 개간하여
해가 더 커지는 실정이다.
옥수수와 같은 작물을 키우며 산림생태계를 훼손해
홍수와 가뭄과 같은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서
왔다. 그러나 결국 식량 생산량 증진에는 실패하고
는 관련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며, 북한
산림생태계 파괴로 오히려 생태계 서비스 기능만 낮
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산림생태계의 자연
추게 되어 기후 변화에 더욱 취약해진 것이다. 따라
적인 자연재해 완충 기능을 최대화하는 것이 필요
서 북한은 기후변화에 대한 노출뿐 아니라 사회경
하다. 그러나 오랜 에너지 부족을 겪으면서 북한주
제 전반의 취약성과 생태 환경적 취약성으로 하루빨
민은 연료림을 구하기 위해 산림을 지속적으로 훼손
리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해 왔다. 평양과 평안남북도를 제외한 북한 대부분 의 지역은 난방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나무 연료
기상정보 공유 위한 남북교류 필요
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북한은 대기 중
북한의 기후변화는 앞으로도 계속 심화될 것으로 전
의 온실가스의 흡수와 홍수와 가뭄과 같은 자연재해
망된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하면 북한은 21세기
의 완충 기능 등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다양한 생
후반까지 평균기온뿐 아니라 최고기온 및 최저기온
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림생태계 훼손이 심각해
도 꾸준히 상승하고 강우량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
지고 있다.
망된다(그림 3 참조).
북한의 연료목 생산량의 추이를 통해서도 북한의 에
그러나 비록 강우 총량이 증가하더라도 강우 강도
너지 사정이 기후변화 관련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또한 증가하여 수자원 관리 방안을 개선하지 않는다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그림 2 참조).
면 가용 수량은 오히려 줄어들 뿐 아니라 홍수와 가
그림 ➋ 연료목 생산량(m3) 7,000,000 6,000,000 5,000,000
남한 북한
4,000,000 3,000,000 2,000,000 1,000,000 0
68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그림 ➌ 북한의 강수량과 기온에 대한 기후변화 전망
연강수량
1100
20
1050
16
1000
12
950
8
900
4
최저기온
850
0 1981-2010
21세기 전반
21세기 중반
온도(℃)
평균기온
강수량(mm)
최고기온
21세기 후반
뭄 관련 피해 확대가 우려된다. 따라서 북한의 기후
들의 건강을 위해 보건 부문의 협력도 중요하다. 변
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온도 상승에 따른 각종 변화
해가는 한반도 생태계에 대한 남북공동 생물자원 모
에 대한 대응과 수자원 관리 등 다각도의 협력이 필
니터링과 작물재배 적지의 이동 농업 협력도 빼놓
요함을 알 수 있다.
을 수 없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먼저 온실가스 배출을 줄
기후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제
이고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과 피해를 줄이는 노력이
도적 측면의 협력도 필요하다. 즉, 기후변화에 어느
필요하다. 그러나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북한
부문이 취약한지를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강화해나
은 온실가스 배출보다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역량
가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와 적응 계획을
강화가 시급하다.
수립을 지원하는 협력도 필요할 것이다.
북한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으로 먼저
기후변화는 위기라고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기상협력을 들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취약한 부분을 파악하고 사회경제 전반을 점차 강화
기후변화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전망이 필요하며,
시켜 나간다면, 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남과 북은
이를 위해서는 기상기후 관련 정보의 공유와 전파가
이어져 있는 만큼 한반도에서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
우선되어야 하므로 남북 기상협력은 반드시 없어서
응하기 위해서는 남북 간의 협력이 특히 중요하다.
는 안 된다. 그러므로 기상기후 정보의 공유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은 정치·군사적 측면으로부터 비교
남북교류 강화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자연재해
적 자유로운 환경과 생태계 그리고 민생에 대한 논
발생과 같은 위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예경보 시
의를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기후변화를 남북이 활
스템 구축 사업을 제안할 수 있다.
발히 교류하고, 관련 협력사업 추진을 통해 남과 북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경제
이 함께 도약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기후변화는 우리
전반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북한의 경우 특히 전
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것이다.
기 및 에너지 공급과 식량 생산 증진이 시급하다. 또 한,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기능과 재해 완충기능 강 화를 위해 훼손된 산림생태계를 복원하는 것도 시 급한 사안이다. 기후변화는 말라리아와 수인성 전 염병의 발생을 확산시킬 잠재성이 높은 만큼, 주민
명수정은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미국 산 림청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였으며, 현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 원,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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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ooks
남북관계 새로나온 책
[편집자 주] <민족화해>에 3회에 걸쳐 ‘건축가의 눈으로 본 평양과 서울 그 리고 통일’을 연재했던 건축가 임동우 소장이 새로운 책을 펴냈다. 『북한 도 시 읽기』는 북한 도시의 지형·인구·인프라·산업 관련 수치 등 각종 정보 가 다이어그램으로 간결하게 시각화돼 있다. 국내 언론은 이 책을 “눈으로
임동우
보는 북한 도시 백서”라 평가하고 있다. 저자에게 직접 책 소개를 부탁했다.
건축가, 설계사무소 PRAUD 소장
최근 건축문화계에 큰 소식이 있었다. 제4회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에서 한
꼼꼼함과 독창성이 공존하는 ‘북한 도시 백서’ 편집부
국관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는 국제무대에서 늘 변방에 가까웠 던 한국 건축계를 한순간에 국제적인 조명을 받게끔 한 큰 사건이었다. 그 리고 이것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한국관에서 남북한의 도시 와 건축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동시에 전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중에서 도 북한과 관련된 내용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을 뿐 아니라 그 자료의 범위와 깊이에 놀라게끔 하기도 하였다.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북한의 도시와 건축에 대한 관심이 바야흐 로 건축계에서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도시 읽기』는 이러한 국내외의 분위기와 맥을 같이 한다. 그동안 북한에 대한 많은 자료가 다양 한 분야에서 축적되었음에도 대중이 그 자료를 구하고 접근하는 데에는 많 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이는 대중뿐 아니라 북한의 도시와 건축을 연 구하고자 하는 분야의 전문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북한 도시 읽기』는 다 양한 분야에서 축적된 자료 중 북한의 도시와 건축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 요한 자료를 축출하여 시각화하였다. 이는 전문가뿐 아니라 대중이 더 쉽게 북한의 구축환경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된다. 첫째 장은 현재 북한의 도시와 건축 혹은 문 화전반에 걸쳐 어떠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상기시키기 위한 에세이, 두 번째 장은 북한국토전반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와 그를 뒷받침해주는 에 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세 번째 장은 본격적으로 27개의 북한 도시에 대한 1
정보를 제공한다. 인구, 밀도, 면적, 산업 등의 기본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북한 도시 읽기
주요 도시의 공간 구성상의 특징과 상징광장 그리고 주거지역의 구성 방식
North Koean Atlas』
에 관한 정보를 시각화하여 제공하고 있다. 네 번째 장은 더 세밀한 스케일
임동우 저 | 담디 | 2014
의 정보를 제공한다. 북한 건축을 구성하는 다양한 용도를 기준으로 이들 이 어떠한 건축공간과 형태를 보이는지 말해주고 있다. 이는 그동안 상징 적인 건축에만 치우친 북한 건축에 대한 이해에서 벗어나 북한 일상의 건 축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장에서 는 다양한 북한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건축가의 가상 시나리오 작
70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업을 보여준다. 이는 현실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앞으로 변화하는 북한에 어떠한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는지 화두를 던지고 있다. 책을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매우 많은 시각자료가 있음에도 일부 작가의 에세이 내에 포함된 것을 제외하면 북한 도시의 건축 풍경사진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이는 이 책이 자극적인 사진자료를 통해 북한에 대한 단순한 흥미를 유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북한에 대한 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자세로서 접근해야 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많은 선정적인 이미지가 북한에 대한 흥미를 유발했지만, 북한에 대한 연구를 오히려 왜곡시키는 경우가 있었다. 이 책이 차가운 머리로 북한의 구축환경을 이해하고 한 반도의 미래를 구상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 『김정은에게
북한의 미래를 묻다』
현대북한연구회 연구총서 6권. 이번 연구총서는 ‘김정은 시대 북한의 지속성과 변화’에 맞춰져 있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안보 등 북한의 각 분야가 과거 김정일 체제와 비교해서 얼마나 변했으며, 어떤 부분을 지속하고 있는지를 평 가하고 전망하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의 변화 양상은 주목할 만하다 는 판단 아래, 김정은 정권에 대한 일종의 첫 평가와 함께 북한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시도한 책이다. 서보혁 외 | 선인 | 2014
3 『칼날
위의 평화』
대통령직 인수위원에서부터 통일부장관에 이르기까지 정책참모로서는 참여정 부에서 가장 오래 일했던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의 대북정책을 정리했다. 그는 책을 통해 그동안 한쪽에서는 북한에 끌려 다니 며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비난과 다른 쪽에서는 미국에 복종하면서 주권을 팔아넘겼다는 진보와 보수 양측의 지적에 대해 과연 그것이 합당한 비 판이었는지 ‘사실’을 통해 반박하고 있다. 이종석 | 개마고원 | 2014
4 『남북한
경제통합의 혜택과 한반도 통일국가의 역할』
통일을 위한 남북한의 10년간 경제적 통합과 통일 이후의 한반도 경제를 예측 할 수 있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경제통합의 혜택과 통일 비용의 분석에 있어 경제성장 모형을 사용하였고, 설정된 시나리오가 경제 전반에 관한 거시 적 변수들을 통합적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남북 경제통합 및 통일의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좋은 지표가 되고 있다. 강문성 외 | 아연출판부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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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중계
제1회 청소년 통일공감 대토론회
패기와 열정이 돋보였던 청소년 ‘통일 토론’의 장 정명찬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
청소년들은 통일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며 고민하고 있을까? 6·15남북공동선언 14 주년을 맞았던 지난 6월 15일,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었다. 민족 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주최하고 민화협 통일교육위원회, 이화여대 통 일학연구원, 투게더 디베이트클럽, 한국디베이트코치협회 주관, 통일부와 한국교 원단체총연합회의 후원으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개최된 ‘제1회 청소년 통일공감 대토론회’에는 통일을 고민하고 공감하는 전국의 초·중·고 학생 96개 팀 288명(각 32팀/3인 1팀)이 참가했다. 참가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이 될 만큼 시작 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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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이번 행사에 대한 관심과 열의는 뜨거웠다. 대회 당일에도 참가 학생들의 열정과 설렘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공식적인 접수 시간인 오전 7시 30분 이전부터 이미 많은 팀이 대회장을 찾아 접수 확인 을 받고 앞으로 진행될 토론에 대한 파이팅을 다짐 했다. 단체복을 맞춰 입고 접수대를 찾았던 초등부 참가자들의 얼굴엔 비장함마저 엿보였다. 고등부 참 가자들은 나름대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진 표와 상대 팀을 확인한 뒤에는 어떻게 토론을 유리 하게 이끌 것인지 팀원들과 전략을 확인하고 수정했 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팀원을 기다리느라 걱정 반 짜증 반으로 접수대 앞을 지키던 한 중등팀 참가자
게 진지하고 성숙한 토론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
들은 마지막 팀원이 도착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반
었다. “재밌다!” 첫 라운드를 마치고 나오던 초등부
가운 얼굴로 친구를 맞이하였다. 토론대회는 물론
참가자들이 제일 먼저 외친 말이었다. 단순한 참여
우승을 향한 경쟁의 장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친구들
를 넘어 대회를 즐기기 시작한 어린 참가자들의 모
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 공부하는 소중한 추억의 공
습이 대견하였다.
간이기도 했던 것이다.
아쉽게도 중등부과 고등부의 예선을 직접 보지는 못 하였다. 각 라운드가 끝나고 대기 시간의 참가자들
아이들의 눈으로 본 ‘통일의 재발견’
만 확인할 수 있었다. 중등부와 고등부 B팀이 섞여
본격적인 토론은 초등부 “통일은 빠를수록 이익이
있던 대기실을 지나갈 때 참가자들의 대화를 우연
다”, 중등부 “인도적 대북지원은 조건 없이 실행되
히 듣게 되었다. 지난 라운드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
어야 한다”, 고등부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 간 경제
완하기 위해 팀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던 중인 것 같
협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의 주제로 오전 8시
았다. 갑자기 대화 주제가 통일의 필요성 그 자체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퍼블릭포럼 디베이트
전환되었다. 토론회의 주제는 통일 혹은 통일을 위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각 팀은 총 3라운드의 예선
한 교류협력의 확대를 전제로 하고 있었는데, 그 전
을 거쳤다.
제 자체에 대한 의문을 한 참가자가 던진 것이다. 놀
초등부 담당 스태프로 배정되었던 덕분에 초등부 예
랍게도 다른 팀원들은 “그건 일단 당연한 거고. 이것
선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고백하자면 접
부터 봐봐!”라고 즉각적인 답을 하였다. 질문을 던졌
수 확인 때 해맑은 초등부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며
던 학생도 “통일이 안 되면 더 어려워지겠지”라며 동
얼마나 진지하게 토론에 임할 것인가에 대해 살짝
의하는 것을 보였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학생들이 통
의심했었다. 그런데 예선장으로 향하며 연신 “긴장
일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동
된다”를 속삭이던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스태프들
의한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던 고마운 순
의 통제에서 단 한 명도 벗어나지 않고 질서정연하
간이었다.
게 이동하던 모습에서, 긴장됨과 동시에 상기된 표
예선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두 팀은 공개시연 방식의
정으로 토론 상대를 마주하던 모습에서 누구 못지않
결승전을 치렀다. 초등부에서는 무남독녀팀과 해신 73
에게 이득이기에 통일 필요성 인식 확산에 도움이 된다는 점, 통일 이후 막대한 재건비용을 줄임으로 써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과 지금이 경제 협력의 적기라는 점 등 네 가지의 근거로 찬성 주장 을 펼쳤다. GAFL Knights팀은 남북경제협력의 안 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것과 남북경협으로 남북관계 가 개선되지 않은 것, 그리고 현실적 대안으로 동 북아경제협력을 제시하며 반대 측 발표를 마무리하 였다. 청소년의 ‘공감’이 통일의 가장 큰 원동력 될 것
74
팀이 각각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통일은 빠를수록
초등부와 중등부, 고등부 모두 결승전에서 한층 깊
이익이다”에 대해 토론하였다. 무남독녀팀은 평화
은 논리와 상대의 논리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질문을
로운 한국에서의 안정된 삶, 경제적 이익, 민족적 염
보여주었다. 또한 상대의 주장에 대해 반박 논리를
원이자 세계평화 기여 등을 근거로 찬성 논지를 이
준비하면서도 진지한 태도로 경청하는 것을 잊지 않
끌어 나갔다. 해신팀은 이에 대해 막대한 통일비용
았다. 제1회 청소년 통일공감 대토론회의 대상은 초
과 분단의 장기화로 인한 정치적·제도적·사회문
등부 무남독녀팀, 중등부 카르페디엠팀, 고등부 승
화적 갈등 가능성, 성급한 통일이 전쟁으로 발전할
리팀에게 돌아갔다.
가능성 등을 근거로 반론에 나섰다.
통일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
중등부 또한 “인도적 대북지원은 조건 없이 실행되
는 ‘관심’이다. 통일이란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어야 한다”는 주제로 카르페디엠팀과 Coolpeace팀
이루어낼 수 있다. 이것은 현재의 관심 없이는 불가
이 결승전에서 만나게 되었다. 반대 측인 Coolpeace
능하다. 그중에서도 앞으로 통일의 주역이 될 청소
팀이 먼저 북한주민의 생존권 보장이 되지 않음, 남
년의 통일에 대한 관심은 특히 소중하고 값지다. 한
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음, 북한의 자립경제
어머니는 토론회를 준비하는 초등학생 자녀의 변화
를 도와 빈곤을 퇴치하여야 함 등의 근거를 발표하
를 묻는 질문에 “평소라면 북한 관련 뉴스가 나왔을
였다. 이에 맞서 카르페디엠팀은 남북대화·교류 활
때 스포츠 채널로 돌렸을 아이가 펜과 종이를 가져
성화·관계개선의 여지를 기대할 수 있다, 국제적
와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답하였다. 누
인도적 지원의 원칙과 인도적 지원의 개념적 이유,
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현재의 남북관계와 통일에
그리고 북한 주민의 생명을 담보로 조건을 제시하는
대해 공부하고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모습. 이것은
것은 옳지 않다는 근거를 내세웠다.
우리 사회가 통일에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큰 동력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 간 경제협력을 최우선으로
이자 희망이다. 앞으로 매년 치러질 청소년 대토론
해야 한다”는 주제의 고등부에서는 승리팀과 GAFL
회는 통일 준비에 대한 의식을 공유하고 마음을 확
Knights팀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결승전을 진행
인하는 청소년들의 살아있는 학습의 장이 될 것이
하였다. 승리팀은 경제협력이 민족 동질성을 회복
다. 이번 토론회는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이
하는 남북교류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 남북 모두
더해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고등부 우승 하나고등학교 ‘승리팀’ 미니 인터뷰
을 주요하게 부각시켰다고 생각합니다. Q. 남북 경협에 대한 개인적 생각 역시 찬성인 것인가요?
“국민적 통일 공감대가 확대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 네. 경협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 다. 일방적인 지원의 형식보다는 남북이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협을 적극 추진해 통일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 다고 생각합니다. Q. 토론을 통해 반대편의 의견도 충분히 들었을 텐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나요? 이 : 반대편 역시 충분한 논거를 기반으로 주장했습니다. 남북경협이라는 주제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모두 설득력 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렇게 친구들과 한 자리에 모여 통일을 이야기한다는 것
이 흔한 경험은 아니었을텐데,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요. 김희준(하나고 2년) : 저와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 친 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토론대회의 장점 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의견들을 공유하고, 제 논점이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또한 어떤 부분이 좋았는 고등부 우승을 한 ‘승리’팀이 홍사덕 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를 깨달아 가면서 라운드가 지날수록 보완할 수 있었 습니다. Q. 요즘 청소년들이 통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
Q. 이번 토론회에 참가하게 된 소감?
한규현(하나고 2년) : 토론회에 참가해 결승에 오르고 우
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통일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하는지요.
승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시험공부도 잠시 미뤄
김 : 현재 학교에서 과제연구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
두고 토론회 준비를 열심히 한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합니
요. 어떤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논문을 작성하는 것인데
다(웃음).
요. 저는 청소년 통일편익에 대한 인식조사를 바탕으로 논
Q. 스스로 ‘승리팀’의 강점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합니까?
문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를 보면 청소년들이 통일
한 : 팀워크라고 생각해요.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가며
에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고, ‘통일 대박’과 같이 통일편익
각 라운드를 치른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에 대해 많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이번 대회가
Q. 함께 고생한 팀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한 : 음, 같이 밥 먹자!(웃음)
Q. 쉬운 토론 주제는 아니었는데, 어떻게 임했나요?
이시우(하나고 2년) :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한 경제협력
통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홍보한다는 차원에서 더 의 미가 있는 것 같아요. Q. 통일 혹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어른들에게 부탁하고 싶
은 것이 있다면?
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주제를 두고 찬반 토론을 벌
김 : 어린 저희들이 봤을 때도 통일이 이뤄진다면 우리 국
이는 것이었어요. 저희는 찬성 측으로 토론했는데, 주요
민들이 얻을 수 있는 편익이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
쟁점은 남북경협이 다른 교류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
으로 정부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통일에 대한 국민 인식
또한 지금 충분히 경협을 확대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 등
개선이나 여론 형성이 힘써주셨으면 합니다.
75
Network
민화협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민화협 NEWS Korean Council for Reconciliation and Cooperation
민화협 정책위원회, “국가안보와 인간안보, 그리고 통일준비” 간담회 개최
통합적으로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단 상황으로 인한 안보 위협 등 외부로부터 위협뿐만 아니라, 사회발전 에 따른 내부로부터의 위험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 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또한 대북정책과 관련하 여 민생인프라 등은 인간안보의 관점으로 접근하면서, 정치 군사적 상황과 분리하고 지속성을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 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화협 전문가 간담회, 통일공감 확산을 위한 문화적 접근논의 민화협 정책위원회는 5월 27일, “국가안보와 인간안보, 그리 고 통일준비”를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 담회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사회 안전 문제에 대한 관 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남북 간 군사적 위기와 급격한 통일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한 준비실 태와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는 임강택 민화협 정책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 며,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이 ‘국가안보 위기관 리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서보혁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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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HK연구교수가 ‘인간안보와 남북관계의 재구성’을 주
민화협은 5월 22일 오전 10시 ‘문화적 접근을 통해 통일공
제로 발표했다. 토론에는 김종대(디펜스21 편집장), 조민(통
감대 확산’을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
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김귀옥
회는 통일문제에 대한 문화적 접근을 통해, 통일에 대한 국
(한성대 사회학과), 김석향(이화여대 북한학과), 김창수(코리
민적 합의를 확대하고, 이 과정에서 민화협의 역할을 높이
아연구원 연구실장), 박정원(국민대 법과대학), 이주철(KBS
기 위해 마련됐다.
북한부), 장명봉(국민대 법대), 정영철(서강대 공공정책대학
참가자들은 예술과 문화를 중심의 통일논의를 통해 국민의
원), 정영태(통일연구원),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소) 등 민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하
화협 정책위원들이 참여했다.
는 스토리가 있고, 재미있는 통일문화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참가자들은 기존의 국가안보를 전통적 안보에서 포괄안보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통일문화행사는 참여하는 사람들에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고, 국가안보와 사회 안전을
게 감동과 태도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하고, 문화 수용자와 통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일문화운동 생산자의 차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 식의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다양한 통일문화 사업 아이디어들을 제시했다. 이번 간담회는 통일문화운동을 고민하는 전문가와 단체 실 무자, 통일부 관계자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기존의 방식을 벗 어나서 통일 문화 운동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 다는 공감을 모아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간담회에는 김정환 (구로문화재단 상임이사), 박일수(사랑의연탄나눔운동 팀 장), 박진원(한반도평화포럼 사무국장), 오한샘(EBS PD), 이 승태(영화산업고용복지위원회 사무처장), 이예정(우리민족
명이 참가하였다.
서로돕기운동 부장), 전병길(예스이노베이션 경영컨설팅 대
간담회에서는 각 단체별로 추진하고 있는 통일교육 사업의
표), 신미녀(새롭고하나된조국을위한모임 대표) 등 통일문화
목표와 방식, 2013년 교육 내용과 2014년 계획을 공유하여
운동 관계자를 비롯하여 통일부 및 민화협 관계자들이 참
그간 통일교육을 시행하는 주체들 사이에 나타나는 통일교
여했다.
육의 방향과 내용 면에서의 차이를 검토하고, 구체적인 통 일교육 과제에 관한 논의를 전개하였다. 또한, 참가자들은 참여 단체들이 교육 내용에 대해 차이를 인정하는 토대 위 에서 통일교육이 통일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기만 하는 교
민화협 통일교육위원회, 통일연구원과 공동으로 “사회 통일교육 사업의 진단과 전망” 간담회 개최
육이 아니라 통일 전후 사회통합 과정에서 갈등을 해결하고
민화협 통일교육위원회(위원장 박현선, 이영동)는 통일연
아울러 지속가능한 통일교육과 사회 통일교육의 발전을 위
구원과 함께 6월 30일(월)에 광화문 통일연구원 회의실에
해 교육 마케팅 분야 등 다른 영역과의 교류 및 접합을 시
서 “사회 통일교육 사업의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간담회
도하고, 기업, 언론 등 다양한 행위자들의 공동으로 참여하
를 개최했다. 박현선 통일교육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간
여 통일 친화적 사회를 만들기 위한 통일교육의 실질적 전
담회에는 통일연구원에서 조정아, 박영자 연구위원과 김직
방향을 모색하자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수 연구원이 참여했고, 이영동 통일교육위원장, 경실련 통
통일교육 현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애로를 공유하고 해
일협회 김삼수 팀장, 한국교총 박우식 부장, 어린이어깨동
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기회가 되었으며, 참가자들은 민
무 이성숙 팀장, 한국YMCA전국연맹 이윤희 국장, 흥사단
화협이 주도하여 통일교육 분야에서의 수평적인 네트워크
민족통일운동본부 이현정 부장, 한국YWCA연합회 최수산
와 민관협력 체계를 더욱 확대·강화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바람직한 통일을 이루기 위한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이 되 어야 한다는데 공감하였다.
나 부장, 세계평화여성연합 한순실 팀장, 새롭고하나된조국 을위한모임 한지영 과장 등 민화협 회원단체 관계자 15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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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work
유관단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민족화해 NETWORK Korean Council for Reconciliation and Cooperation
만해스님 남북 합동 다례재, 금강산 신계사에서 봉행
이며 “우리 남북불교도들은 만해스님의 뜻과 정신을 오늘에 되새겨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한 조국의 평화통일을 실현하 기위해 노력 할 것”을 발원했다. 남북관계가 장기간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에서 열린 이번행사는 향후 남북 불교교류 등 종교교류를 비 롯하여, 민간교류의 재개 및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 칠 것으로 기대된다.
민족의 평화와 화합, 통일을 위해 노력해왔던 남북 불자들
겨레의 숲, 겨레말큰사전편찬위 등 개성에서 실무접촉 진행
이 금강산 신계사(神溪寺)에서 역사상 최초로 만해스님을 기리며 평화통일을 발원했다. 남측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 동체추진본부(본부장 지홍스님, 이하 민추본)와 북측 조선 불교도연맹(위원장 강수린, 이하 조불련)은 6월 29일 오후 2시 신계사 대웅전에서 불자 50여명(남측 30명, 북측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만해스님 열반 70주기 남북합동다례 재’를 봉행했다. 이번 다례재는 올해 만해스님 열반 70주기를 맞아 민추본 이 주요 사업으로 추진해 온 성과다. 민추본은 지난 3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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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심양에서 조불련과 실무협의를 갖고 다례재를 제안한 이
민화협이 주도하는 북한 산림복구지원단체 ‘겨레의 숲’(상임
후, 지속적으로 조불련과 논의를 갖고 다례재 봉행을 추진
대표 홍사덕)이 북한 개성을 방문해 4년간 중단되었던 북한
해왔다. 조불련 역시 “(만해스님은) 반일투사이자 민족대표
산림복구사업을 재개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 겨레의 숲 이
33인의 한 분으로 북측에서도 대단히 존경하는 민족의 지도
운식 사무처장, 오정수 이사 등 관계자 4명은 6월 26일 개
자”라며 합동다례재 봉행에 적극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성 민속여관에서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실무협의
다례재는 민추본 사무총장 진효스님과 조불련 부장 혜안스
를 갖고, 산림 병충해 과제를 최우선으로 선정, 지원사업을
님의 공동사회로 조국통일을 기원하는 타종, 삼귀의, 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먼저 ‘겨레의 숲’은 5·24조치 이후 중단되
올리는 헌다와 헌향, 헌화, 종사영반, 스님의 행장소개 순으
었던 북측 지역 주요 산림 병충해 방제사업을 재개하기로 합
로 진행됐다. 남북은 공동발원문을 통해 “과거의 교훈을 망
의하고, 평양 대성산, 용악산, 금강산, 묘향산 등 주요 명승지
각한 채 평화를 위협하는 일본의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
를 병충해 피해지역 중점 대상지역으로 선정했다.
민족화해 VOL.69 July / August
이번 합의에 따라, ‘겨레의 숲’은 오는 7월 중순까지 약 7000ha에 해당하는 솔나방, 솔잎혹파리 등 산림병충해 피 해지역에 방제 약품과 기자재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 울러 남북은 지난 2010년 중단된 양묘장 조성사업, 조림사 업 등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2007년 4월 창립된 겨레의 숲은 평양, 개성, 금강산, 황해북도 등 6개 지역에 양묘장을 조성·지원해 왔으며, 570ha의 산지에 일반조림과 함께 밤 나무, 사과나무 등 유실수 조림을 추진해 왔다. 또한 솔나방, 솔잎혹파리 등 산림병충해 피해지역 약 6400ha 산림에 대 한 방제사업을 펼쳐왔다. 5·24조치 이전인 지난 2010년 3
해 노력해 왔다.
월에는 황해북도 중화군의 약 250ha 지역에 대한 시범조림,
정 총장은 1977년 통일원에 들어가 30여 년 동안 대북정책
산림병충해 피해지역 9000ha에 대한 공동 방제활동, 양묘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99차례의 남북회담에 대표 및 운
장 및 산림종자관리센터 설립 지원 등에 합의했으나 사업
영책임자로 관여하고, 남북합의서 중 67건에 협상 실무자
이 중단된 바 있다.
와 최종 책임자로 참여한 바 있는 대북정책 전문가이다. 퇴
한편 6월 25일에는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 공동
임 후 2005년 2월부터 2009년 2월까지는 민화협 대표상임
편찬회의를 위한 실무접촉이 개성 민속여관에서 열렸다. 남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민간차원에서 남북교류와 협력, 통일
북은 이번 실무접촉에서 공동편찬회의 개최 등 사업재개에
준비를 위해 노력해 왔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사장 임
대해 논의했다. 겨레말 큰사전 편찬사업은 지난 2004년 남
동원)은 “정세현 총장은 일선 관료로서, 장관으로서, 그리
북간 합의, 2007년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 제
고 민간 분야로 옮긴 뒤에도 일관된 철학을 갖고 통일 정책
정으로 남북공동편찬회의(20회), 남북공동집필회의(4회) 등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며, “공무원 가운데 뛰어난 정책 전
을 개최해왔다. 공동편찬회의는 지난 2009년 12월 중국 선
문가가 드물고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는 세
양에서 열린 것을 끝으로 열리지 않았으며, 집필 및 연구사
태에 비춰볼 때 그의 행보는 귀감이 될 만하다”고 선정 이
업은 현재 66% 진행된 상황이다.
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6월 26일,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홍사덕 민화협 대표상임의장도 참 석하여 축사를 했다. 홍 의장은 ‘수상자로 인해 상이 빛나는
정세현 전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한겨레통일문화상 수상
경우가 있는데, 정 총장이 한겨레통일문화상을 수상하여 상
정세현 원광대학교 총장(전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사진 왼
없이 이어나가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더욱 빛난다’며, 앞으로도 남북화해를 위한 활동을 중단
쪽)이 제16회 한겨레통일문화상을 수상했다. 정세현 총장 은 정부와 민간을 넘어들면서 남북관계 발전과 통일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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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의견
READER'S
2014. 05+06 Vol.68
Korean Council for Reconciliation and Cooperation
독자 여러분이
〈독자엽서〉로 정답과 의견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의견을
지난 68호의 정답은 ①번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입니다.
소개해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께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통일교육·평화교육 코너에 실린 ‘남북청소년 마주 보며 서로 껴 안다’ 기사를 통해 청소년 통일교육의 중요성과 올바른 방향은 무엇인 지 새삼 깨닫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책이나 영상 물 등 이론적 미디어 매체가 아닌 남북학생이 실제로 마주 보며 소통 함으로써 청소년이 지닌 순수한 열정으로 서로 오해와 편견을 녹이는 올바른 통일교육의 실례를 볼 수 있었습니다. 탈북 청소년 역시 우리
최광식 교수님의 권두 인터뷰를 의미 있
와 똑같이 놀이를 좋아하고 꿈을 가진 청소년이기에 ‘남북학생 마주보
게 읽었습니다. 분단된 조국의 통일이 말처
기 워크숍’과 같은 행사가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미
럼 쉽지는 않지만, 남북 문화재 발굴과 보
래 통일의 주역이 될 청소년에게 통일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놓고 함
존을 위한 교류를 통하여 문화적인 면이라
께 고민하며 공감할 수 있는 자리 마련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도 먼저 문이 열리기를 기원합니다. 특히 중
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개최되는 민화협 주최 ‘청소년 통일공감 대토론
국의 동북공정이라는 역사왜곡, 일본의 역
회’가 더욱 기대됩니다. 부디 많은 청소년이 참가하여 올바른 통일관을
사왜곡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이 시점에서
가졌으면 합니다. - 이준임
남북역사와 문화재만이라도 사상과 이념을
경기 포천시
초월하여 함께 연구·발전하여 통일을 앞당 남북이 화해하려면 서로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북한이 필요 로 하는 인도적 지원이나 혹은 구상무역과 같은 형태의 경협이 필요하
기고, 민족이 번영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 공준식 충북 보은군
다고 생각합니다. 민화협이 통일부 등 정부기관과 여러 민간단체와 함 께 협의하여 간접지원의 형태이든 구상무역의 모습이든 북한과 ‘주고
‘일본군성노예문제 해결을 위한 남·
받는’ 연습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은 반드시 있습니
북·해외 여성토론회’ 기사를 인상 깊게 읽
다! - 민현식 서울 동대문구
었습니다. 남과 북으로 나뉘었지만 같은 여 성이고 통일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공통된
도서관에서 처음 <민족화해>를 읽었습니다. 콘텐츠와 시사하는 내
생각이 서로 하나 된 느낌이 들었고, 그런 만
용이 좋아 거침없이 끝까지 읽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
남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토론회였다고 생
가이기에 다양한 주장과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늘 안타까운
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뜻있는 자리가 자
것은 국토는 반 토막이고 동서의 지역갈등과 좌우논쟁의 끝없는 갈등,
주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심지어 이념까지 사분오열된 느낌을 받을 때마다 견딜 수 없는 수치를
- 이소원 제주도 서귀포시
느꼈습니다. 통일이라는 대명제 아래 소통과 화합, 배려와 존중으로 하 나 되어 진정한 선진국의 대열에 섰으면 합니다. ‘2030통일론’의 통일 대박은 If보다는 How를 생각하자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으며, <민족화 해>의 팬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 최병갑 전남 화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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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crc.or.kr 사진으로 보는 민화협 통일바라기 15년 ➌
2003. 6. 14 ~16
국제평화대회 민화협은 6·15공동선언 발표 3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의지를 높이고, 한반도 평화와 통 일에 대한 국제적 합의와 지지를 확대하기 위해 ‘국제평화대회’를 개최했다. 국제평화대회는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개최한 본 행사와 성균관대학교에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해외에 서는 평화운동가와 학자 등 60여 명이 참여했다. 15일 도라산에서 열린 국제평화대회 본 행사에는 1,000 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했다.
KC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