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2288-2782
Korean Council for Reconciliation and Cooperation
2014 09 / 10 VOL.70
특집
남북신뢰의 ‘통로’ 어떻게 열까
Contents 2014 September / October Vol.70
02 특집 남북신뢰의 ‘통로’ 어떻게 열까
·남북 고위급 대화로 교류협력의 통로 열어야 | 고유환
·나진 - 하산 프로젝트, 유라시아 구상 실현의 첫 걸음 | 안병민
· 남북 사회문화교류,
북한 현실 이해하고, 민간 역할 높여야 | 이우영
민족화해 2014년 9-10월호(격월간, 통권 70호) 등록번호 종로, 마00069
14 특별 좌담회 최근 남북 민간교류의 현황과 과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69, 구세군회관 3층
· 정부, 민간교류 확대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지 보여줘야 | 편집부
전화 02.761.1213
20 논단
홈페이지 www.kcrc.or.kr
발행일 2014년 9월 1일
22 스포츠와 남북관계
발행인 홍사덕
·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북평화·협력시대’ 여는 분기점 되기를 | 김동선
· 남북 스포츠 교류는 평화정책이자, 통일대박의 출발이다 | 김경성
편집인 이경형 홍보위원장 김영만 편집기획위원 공용철, 김용현, 노태호, 오한샘, 윤법달, 정영태, 정은미, 정진아
통일준비위원회, 통일역량 모으는 컨트롤 타워 역할 해야 | 조한범
편집장 이운식
30 만나고 싶었습니다
편집부 이현희, 염규현
한반도 부활프로젝트 발표하는 ‘부활’ 리더 김태원
디자인 및 제작 (주)풍경인소풍 070.7433.1123
통일은 서로의 상처가 아름답게 치유되는 그 자체 | 염규현
34 진단
·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 | 이나미
· 김정은 집권 3년,
북한주민의 통일의식과 북한사회변동 | 정은미
42 지금 북한은
북한의 식량공급 상황과 전망
농업생산의 개혁 조치, 북한 식량 수급 상황 호전시킬까 | 김영훈
COVER STORY
남북의 통로 인천아시안게임
인천아시안게임이 남북관계 전환과 신뢰의 ‘통로’가 될 수 있기를. 사진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 Ⓒ연합
46 남북교류협력
나진 - 하산 프로젝트,
남·북·러 3각 협력으로 안정성 확보해야
|
김리원
48 통일디자인
02
통일시대 ‘대박의 주역’ 중소기업
현실성 있는 준비로 성장 동력 발판 삼아야 | 김민서
52 현장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한반도 종단 랠리
고려인의 15,000km 여정,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우리는 내일도 달릴 것” | 김종헌
56 재미동포 방북기
30
나는 지금 통일 조국에 살고 있다 | 신은미
60 분단 언저리를 거닐며
한가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남북이 하나 되는 명절이어라 | 전영선
62 그린 코리아
한반도 그린데탕트, 남북신뢰형성을 위한 ‘녹색 상생’의 길 | 추장민
66 2030통일론
나의 살던 고향은 | 이으뜸
68 길에서 만나는 평화와 통일
34
둘, 다르지 않은 하나 | 이미연
71 민족화해 Network 78 남북관계 새로 나온 책 80 독자 의견
52
통일을 준비하는 격월간지
특집 SPECIAL
남북신뢰의 ‘통로’ 어떻게 열까 ➊
남북 고위급 대화로 교류협력의 통로 열어야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1년 반이 지나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 시기부터 단절됐던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내놓고 북한의 호응을 기대했지만, 북한 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냉담했다. 북한이 신 뢰프로세스를 신뢰하지 않자 박근혜 정부는 올해 초부터 ‘통일대박론’을 내놓고 우선 실현가능한 ‘작은 통로’부터 열자며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부터 남과 북은 ‘통일대박론’과 ‘중대제안’을 내놓고 관계복원을 모색하기 시 작했다. 지난 2월 고위급 접촉을 갖고 상호 비방·중상 중단에 합의했지만 합의서 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합의이행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북한은 남측의 언론들이 그들 지도자·체제 등과 관련한 비방·중상을 일삼는다고 불만을 표시했고, 우리 정부는 자유언론의 특성상 이를 말릴 수 없다며 방관했다. 그러자 북측도 주민과 관리들을 동원해서 남측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세월 호 사고와 관련한 정부 대응을 문제 삼는 등 비난공세를 강화했다. 급변사태론 극복한 박근혜 정부의 ‘작은 통로론’ 올해 들어 박근혜 정부는 독일통일 경험의 교훈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박근혜 정 부는 이명박 정부의 급변사태론에서 벗어나 독일통일의 경험을 벤치마킹하여 ‘통 일대박론’을 실현하고자 한다. 우리가 독일통일에서 배울 핵심교훈은 ‘접근을 통한 변화정책’과 ‘작은 발걸음 정책’이다. 말이 아닌 작은 실천들이 모여야 통일이 도둑 같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도 통일대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작은 통 로’부터 열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드레스덴 선언과 8·15경축사에서 이를 구체 화하기 시작했다. 02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01
ⓒ연합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월 28일 구동독지역인 드레스덴을 방문해서 인도적 문제해결과 지원, 민생 인프라건설 지원,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 등 3대 제안을 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4월 12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서 “황당무계한 궤변으로, 논의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사실상 거부입 장을 밝혔다. 북한은 드레스덴 3대 제안에 대해 그들의 경제난을 부각시키 면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여 접근하는 체제통일(흡수통일) 정책이라고 의 01 박근혜 대통령이 8월 15일 세종 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9주년 광복 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우선 적으로 한반도의 생태계를 연결하고 복원하기 위한 환경협력의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을 가로지르는 하천과 산림을 공동 으로 관리하는 일부터 시작해 서로 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협력사업을 확대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하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미군사연습기간 동안 남북관계가 다시 경 색되고, 북한이 드레스덴 구상에 부정적 입장을 보임으로써 남북관계 개선 노력은 난관에 봉착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밝힌 ‘작은 통로론’은 이명박 정부 시기 부각된 북한붕괴론과 급변사태론을 극복하고 실천 가능한 분야부터 교류협 력을 확대해 점진적 통일을 달성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움직 임은 박근혜 정부가 ‘작은 통일’로부터 ‘큰 통일’로 나아가는 쪽으로 통일정 03
책의 수순을 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 7일 통일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정부의 통일정책 목표는 평화통일이며, 북한을 대화의 상대 로 인정하고 교류협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의 흡수통 일 배제 선언’으로 볼 수 있다. 급변사태나 흡수통일의 가능성 을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공공연하게 흡수통일을 추진 하지는 않겠다고 말함으로써 드레스덴 선언을 ‘불순한 체제통 일 야망’이라고 주장하는 북한의 반발을 어느 정도 누그러트
지난 2월 14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차 남북 당국간 고위급 접촉에서 한국측 수석대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 실 1차장(왼쪽)과 북측 수석대표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 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릴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8·15경축사에서 “남북이 실천 가능한 사업 부터 행동으로 옮겨 서로의 장단점을 융합해 나가는 시작을
안에 대해 “지금과 같이 북남사이의 정치
해 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남과 북
군사적 대결상태가 최악의 형편에 이른
은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작은 통로부터 열어나가고, 이
조건에서 그것이 과연 실현될 수 있겠는
통로를 통해 서로 이해해 가면서, 사고방식과 생활양식부터
가”라고 반문하면서, “북남합의들을 전면
하나로 융합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경
이행하고 6·15통일시대에 활성화되어온
축사에서 ‘환경협력의 통로’, ‘민생의 통로’, ‘문화의 통로’를 시
각 분야별, 분과별 협력교류기구들을 되
급히 열자고 북측에 요구했다.
살리면 북남관계는 저절로 개선되게 된 다(로동신문. 2014. 8. 22)”고 주장했다.
04
남북관계 경색국면 전환할 수 있는 인천아시안게임
최근 인천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한 남북
하지만 북한은 작은 통로부터 열자는 남측의 제안을 거부하면
실무회담이 결렬되고, 남측의 2차 고위급
서 정치군사적 대결을 해소하는 ‘근본문제’부터 해결하자고 주
접촉 제안에 대해서도 북측은 묵묵부답으
장했다. 북한이 상호 적대적 군사행동 중지와 남북대결의 악
로 일관하고 있다. 작은 통로를 열기까지
순환 고리 끊기, 북미 적대관계 해소와 평화협정 체결 등 한반
는 남북 당국 간 대화 등 신뢰회복을 위
도 근본문제를 제기하는 데 비해, 박근혜 정부는 비핵화와 관
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9월에 열리는 인
련한 진정성 있는 행동, 관광객 피살사건, 천안함·연평도 사
천아시안게임은 남북관계 복원의 또 하나
태 등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등을 요구하며, 인도적 대북지원
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아시안게임에
과 동북아 국가들 사이의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하
북한 응원단이 참가한다면 남북화해에 기
는 등 기능주의적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여하게 될 것이었다. 일부에선 북한 응원
박근혜 대통령은 8·15경축사에서 남북이 작은 통로를 열기
단이 ‘미인계’를 써서 대북경계심을 이완
위해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로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
시킨다고 우려하지만, 북측 응원단이 참
협하는 행동을 중지하고 평화구축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보
가한다면 많은 관심 끌기와 흥행에 도움
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긴장이 완화
이 될 것이다. 당장은 이질화된 북측의 ‘기
되고 평화정착이 이뤄져야 교류협력이 확대될 것이란 점을 분
이한’ 행동을 목격할지도 모르지만, 드레
명히 했다. 북한은 8·15경축사에서 밝힌 작은 통로 열기 제
스덴 선언에서 밝혔던 민족동질성 회복을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위해서도 북측 응원단의 방문은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
책에 대한 오해를 풀고 남북관계를 복원
만 북한은 8월 28일 우리 측의 부정적 반응을 이유로 응원단
하기 위해서는 고위급 접촉을 통해 지난
을 보내지 않기로 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남북화해 분위
시기 남과 북 사이에 있었던 불미스런 일
기 조성 차원에서 아쉬운 일이다.
들에 대한 포괄적 정리를 하고 새로운 미 래로 나가야 한다. 최근 급속도로 진전되
2차 고위급 접촉 통해 관계복원 나서야
고 있는 북일관계도 남북관계 복원을 재
남북 모두 올해를 남북관계 복원의 적기로 보고 있는 것 같
촉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5
다.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에 주도적으로 나섰
월 스톡홀름 북일합의 이후 북한이 다양
다. 지난 8월 11일 정부가 북한에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8
한 형태의 방사포와 미사일을 동원하여
월 19일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8·15광복절과 교
연이은 무력시위를 하는 것은 한미합동
황방문,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둔 시점에 대화제의를 한 것이라
군사연습에 맞서 억제력을 과시하는 의
타이밍도 좋았다. 아마도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를 잘 치른
미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북미협상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여당이 이제는 꽉 막힌
과 남북대화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인지
남북관계를 풀어 정국의 주도권을 잡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
도 모른다. 따라서 무력시위는 성능향상
려는 의도가 깔려있는지도 모른다. 한계에 도달한 우리 경제
과 함께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
의 성장 동력을 북방에서 찾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기 때
려있다. 북한이 원하는 북일 국교정상화
문이다. 한동안 선거가 없는 지금이 정부가 여론의 눈치를 살
등을 이루려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피지 않고 대북정책을 적극화할 수 있는 좋은 시기다.
시험발사와 관련한 유예(모라토리엄)를
북한도 연초부터 중대제안, 특별제안, 정부성명 등을 연이어
선언해야 한다.
내놓으며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터라 대화제
남북관계 개선요인이 어디에 있건 현 단
의를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회담 일정이 을지프리
계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2차 남북
덤가디언(UFG) 훈련이 열리는 시기라 북한의 고민이 길어지
고위급 접촉을 성사시켜 남북관계를 복원
는 것 같다.
하고,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
8·15광복절과 교황방한을 계기로 남북관계 복원의 계기를
험발사를 유예하여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았지만, 북한이 우리의 대화
을 촉진하는 것이다. 북한이 지금까지의
제의에 호응하지 않아 아직 국면전환의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
핵 억제력 강화와 미사일 및 방사포 성능
고 있다. 우리 정부가 고위급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문제와
개량에 성과가 있다고 자평한다면, 더 이
쌍방의 관심사항 모두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한미
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이를 억제력
군사연습문제, 5·24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쟁
으로 삼아 북미협상에도 적극 나설 가능
점현안 모두를 의제화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제안에 대해
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측이 시기조절은 요구할 수 있겠지만 완전히 거부하긴 어 려울 것이다. 관광객 피격사건, 천안함·연평도 사태 등을 해결하고 남북관 계를 복원하려면 고위급 접촉에서 현안을 포괄적으로 풀 수밖 에 없다. 비밀접촉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현 정부가 대북정
고유환은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소장과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 민 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운영위원, 통일부 정 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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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SPECIAL
남북신뢰의 ‘통로’ 어떻게 열까 ➋
나진 - 하산 프로젝트, 유라시아 구상 실현의 첫 걸음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북한동북아연구실장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10월, 유라시아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유라시아 지역 국가들의 동반 성장·번영을 위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하였다. 유라 시아 이니셔티브는 새로운 소통과 협력을 통해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 륙, 평화의 대륙으로 만들어가자는 구상이다. 하나의 대륙이란 교통·물류·에너 지 인프라 구축을 통한 거대 단일시장 형성을 추진하고, 창조의 대륙이란 창조경제 추진으로 유라시아 지역을 전 세계의 성장엔진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한편, 평화의 대륙이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으로 경제통상과 문화교류 의 큰 장벽인 안보위협을 해결하려는 구상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하기 위한 실행계획으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축을 제안하였는데, 이것은 부산 - 북한 - 러시아 - 중국 - 중앙 아시아 - 유럽을 관통하는 교통물류망 연결을 의미한다. 이와 아울러 북극항로 개 발을 통한 새로운 운송회랑 구축도 제안하였다. 또한 유라시아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역내 전력망, 가스관, 송유관 등 인프 라를 연계시키며 중국 세일가스, 동시베리아 석유 가스 공동 개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유라시아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한·중·일 자 유무역협정(FTA : Free Trade Agreement)을 가속화시키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 자협정(RCEP :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환태평양경제 동반자협정(TPP : Trans - Pacific Partnership) 등 추진 중인 협정과의 연계를 통 한 유라시아 단일시장 구축을 제안하였다. 주변국의 유라시아 전략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새로운 한반도를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해서 동아시아 전 체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번영으로 발전시킨다는 비전이다. 동북아의 긴장과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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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분쟁을 극복해 갈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교류, 개방을 통해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만들어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면서 한반도 평화통일, 주변지역과 공동번영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거대 시장인 유라시아 역내 국가 간 경제협력 및 교역의 확대를 통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만들고, 유라시아 국가들로 하여금 북한에 대해 직·간접적인 개방 압력을 가하도록 하여 한반도 긴장 완화 및 통일의 초석을 닦고자 하는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01 러시아가 유럽연합에 맞서 추진 해온 역내 경제권 통합체인 ‘유라시 아경제연합(EEU)’이 지난 5월 29일 준비당사국(러시아, 카자흐스탄, 벨 라루스) 간 창설조약을 체결하며 첫 걸음을 뗐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 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함께 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제안에 대한 국내외적 반응은 다양하다. 공간적 범 위, 목표, 실행계획의 추진 가능성 등 많은 의견이 존재한다. 이 가운데 특 히 우리나라가 유라시아 정치·경제의 틀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론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주변국의 유라시아 전략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유라시아 이니셔 티브 제안은 매우 적절한 시기에 관련국의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내용으로 07
나진 - 하산 간 철도 및 항만 현대화사업은 2008년 북한과 러시아 합영회사인 라선컨트란스가 설립되어 추진된 사업이다. 이 새로운 수송회랑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물동량 창출이 가능하고 현대적 운영기업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력을 축으로 인접국가들을 영향권에
현재 중국과 러시아는 중앙아시아국가를 포함하는 CIS 국가
편입시키려는 것으로 호혜평등에 입각한
를 대상으로 하는 유라시아 전략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러
동반자적 관계가 아니라는 비판에 직면하
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전인 2011년 10월, 유라
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의
시아에서의 새로운 통합프로젝트로서 유라시아 연합구상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패권 추구나 거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은 구소련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대 세력권 형성이 아닌 유라시아의 다원
다면적 통합을 진행시켜, 주변국가(CIS국가)들과 ‘공통경제공
적인 협력프로세스로서 중국, 러시아의
간’의 틀에서 관세동맹, 유라시아경제연합, 유라시아연합으로
유라시아 구상을 보완, 조정할 수 있는 역
심화,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 구상은 구체화되어
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11월에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3개국 정상
08
회담에서 ‘공통경제공간’ 창설 개시를 선언하였으며, 유라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제1단계,
아경제위원회라고 하는 3개국 간 공동기구 창설 조약이 체
나진 - 하산 사업과 향후 과제
결되었다.
나진 - 하산 간 철도 및 항만 현대화사업
중국은 중앙아시아권 국가와는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 구
은 2008년에 북한과 러시아 합영회사인
상, 동남아국가와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 구상,
라선컨트란스(러시아 지분 : 70%, 북한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는 공동운명체 - 이익공동체 구상
지분 : 30%)가 설립되어 추진된 사업으
을 제시하였다. 이 가운데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상은 중국 서
로 2013년 9월에 철도 개통이 이루어졌
부지역의 발전 및 확대를 유럽·아시아 내륙지역, 나아가 유
다. 그러나 이 새로운 수송회랑이 정상적
럽 전 지역으로까지 확대해 가겠다는 경제구상이다. 또한 중
으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대량의 물동량
국은 역내 개발도상국 기초인프라 건설을 위한 자금지원 목
창출이 가능하고 현대적인 운영기법을
적의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창립을 제안하면서 유
갖고 있는 한국의 참여가 필수적인 상황
라시아 역내 국가 간의 상호연계와 경제일체화의 촉진을 강
이었다. 2013년 11월에 개최된 한러 정상
조하고 있다.
회담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나
중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유라시아 구상들은 자국의 거대한
진 - 하산 간 철도 및 항만 현대화사업에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한 항만으로, 당분간 제한된 화물이 운송
한반도를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 몽골, 중앙아시아 등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나진항을 중심
유라시아 국가의 경제, 정치, 산업 등의 지경·지정학적인
으로 한 철도, 항만 물류사업은 아시아와
외부 요소와 국가별 교통, 산업의 차이,
유럽을 연결하는 국제운송회랑 구축사업
국제협력방안 등의 요소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역량이
의 시작이며,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한
구축되어야 한다.
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작동되는 것을 보 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민관 협력과 국제 협력체계 결합으로 심화·발전시켜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완결된 개념이
한국 측이 참여하는 방안이 합의되었다.
아니다. 주변국과의 지속적인 협의 하에
한국 기업들이 북한 나진과 러시아 하산 간의 철도 복구 및
구체적인 실행계획들이 심화·발전되어
나진항 제3부두 현대화의 러시아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형
갈 것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성공
태로 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포스코, 현대상선,
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한반도를 중심으
코레일이 참여하는 한국 컨소시엄은 포스코가 터미널의 운
로 중국, 러시아, 몽골, 중앙아시아 등 유
영과 석탄 등 광물자원의 물동량 확보, 코레일은 철도 운영
라시아 국가의 경제, 정치, 산업 등의 지
및 상·하역, 현대상선은 해상운송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
경·지정학적인 외부 요소와 국가별 교
지고 있다.
통, 산업의 차이, 국제협력방안 등의 요
현재 나진 - 하산 철도 및 항만시설에 대한 2차례 현지조사가
소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역량이 구축
이루어졌으며,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공사비용 산정 및 한국
되어야 한다. 또한 국제 협력체계 구축을
측 지분 참여 폭 등 구체적인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다. 나진
위한 지속적인 정부와 민간부문의 노력,
- 하산 사업은 그동안 북한 인프라 투자사업의 경제성에 대한
중점 추진 사업 도출을 위한 역내 협의체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고 한반도에서의 다자간 협력모델의 가
구축, 사업파트너로서의 북한의 참여가
능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필요할 것이다.
나진 - 하산 교통 협력사업은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 화의 대륙을 지향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1단계 사업 돌 입을 의미한다. 나진 - 하산 간 철도는 한반도와 대륙철도를 연결하는 구간의 일부이다. 이 구간의 철도가 현대화된 것은 TKR-TSR 연결사업의 1단계 구간의 완공이며 본격적인 상 업화 운송으로 이 노선의 경제성을 입증할 것이다. 또한 나 진항은 세계적인 허브 항만인 부산항과 연계되어야 항만 효 율성이 극대화되는 ‘Feeder’ 항만이다. 하지만 남북 간 해상 운송이 정상화되기 이전까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만주 횡단철도(TMR), 몽골횡단철도(TMGR)와 직접 연결이 가능
안병민은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 고, UN ES-CAP(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국가 전문가, 남·북·러 철도전문가회담 대표를 역임했으 며, 현재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북한동북아연구실장으 로 재직 중이다. 통일부,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민주평 통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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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SPECIAL
남북신뢰의 ‘통로’ 어떻게 열까 ➌
남북 사회문화교류,
북한 현실 이해하고, 민간 역할 높여야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전통적으로 8·15 대통령 경축사에는 남북관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정리되어 표 현됐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이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행동으로 옮겨서 서로의 장단점을 융합해 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남과 북 은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작은 통로부터 열어가고, 이 통로를 통해 서로를 이 해해 가면서, 사고방식과 생활양식부터 하나로 융합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 기하였다. 남북교류와 관련해서는 생태계 연결을 통한 환경협력, 이산가족 상봉과 인도적 지원을 통한 생활환경 개선, 문화이해를 통한 통일세대를 위한 문화유산 구 축, 광복 70주년인 내년을 맞이한 남북문화사업 준비를 제시하였다. 남북교류협력사업과 관련된 8·15 경축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향후 남 북교류협력에서는 실천 가능성이 사업 추진의 중요한 판단근거가 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생태와 환경 문제를 예시한 것은 상대적으로 정치적 논란이 적으면서 남 북이 모두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을 실천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 째, 경제협력보다 문화교류 분야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이해, 생활 양식 융합 그리고 광복 70주년 문화사업 등이 모두 문화부분의 교류에 포함된다. 통일대박의 중요 근거인 경제협력이 상대적으로 무시되고 있다는 점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셋째, 생활개선과 인도적 지원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권 초기부터 모자 보건이나 영유아 사업을 강조하여 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강조의 정도가 상대적 으로 약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 정부는 남북관계에서 문화를 통한 상호이해 를 지향하는 교류에 주안점을 두겠지만 실질적인 교류는 단계적으로 혹은 조심스 럽게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올해 8·15 경축사를 통해 밝혔다고 볼 수 있다.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제시해야 이번 경축사에서 나타난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대한 현 정부의 태도는 이명박 정부 10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01
ⓒ남북역사학자협의회·유수
의 소극적인 태도와 비교하여 본다면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문제 해결을 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보고 있 고, 북한의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축사를 계기로 남북교류협력 사업이 활성화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 대북사업과 관련된 시민 단체 등 현장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정부의 간섭과 통제가 여전하다는 불 만이 적지 않다. ‘수사적’ 차원이 아닌 ‘실질적’ 차원의 교류 활성화 관련 정 책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전략과 정책 수립이 필요하며 이보다 먼저 다음의 몇 가 01 지난 7월 23일 재개된 개성만월 대 남북공동발굴사업. 이번 발굴조 사의 재개로 인해 고려 궁궐의 배치 구조와 성격 규명 등 학술 자료의 확 보는 물론, 그동안 중단되었던 문화 재 분야 남북 교류협력 확대의 계기 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 사항에 대한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교류협력사업과 관련된 정부의 구체적인 입장 제시이다. 5·24조치 의 해제 문제를 포함하여 현 단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남북교류협력사업 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류협력사업의 또 다 른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시민사회나 기업들에게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11
제시되어야 실질적인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 인도적 지원사
첫째, 아시안게임을 매개로 한 체육교류
업의 경우에도 긴급구호적 성격에서부터 개발지원까지 수준
이다. 체육은 상대적으로 정치적 거부감
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 약한 분야일 뿐 아니라 분단역사에서
둘째,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협조체제의 구축이다. 남북교류
가장 꾸준한 교류의 경험이 있는 분야이
협력사업에 참여하는 시민사회 혹은 기업에 대해서 정부는 통
다. 특히 올림픽 등 국제대회는 교류의 중
제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일방적인 지
요한 계기가 되었다. 더욱이 인천아시안
시나 강제는 시민사회와 기업의 사업의지를 꺾으면서 실질적
게임 참여에 북한이 적극적이라는 점을
인 교류사업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교
고려하여, 아시안게임 참가 선수들 간의
류협력사업이 정부나 민간 어느 한 쪽만의 힘으로 이루어질
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수 없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동등한 입장에 바탕을 둔 거버넌
더 나아가 경기 실황 중계를 계기로 방송
스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
교류와 경기 분야별 지도자 간 정보교류
역적 배경이나 산업적 필요성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에 관심
등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안게임
이 많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조체제 구축도 중요하다.
에서의 남북교류가 일정한 성과를 거둔다
셋째, 현 단계 북한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
면 체육교류 전반에 대한 사업 활성화도
를 들어 상대적으로 풍족한 평양보다는 기타지역에 대한 인도
고려할 수 있다. 김정은 정권 수립 이후
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안이다. 그러
승마장이나 스키장 그리고 ‘물놀이장’ 건
나 북한은 열악한 지방의 현실이 드러나는 문제를 의식하여
설에 관심을 기울이는 가운데 북한에서
지방에 대한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따라서 공간
는 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적인 차원에서는 무조건적인 지방 진출을 강요하기보다는 평
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분야별 국제경기
양이나 개성 등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없는 지역을, 문화교류
에서의 협력체제 구축이나 관련 정보교류
에서는 북한이 상대적으로 자신이 있는 분야의 교류부터 추진
그리고 더 나아가 일반 주민의 체육교류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도 생각해볼 여지가 많다.
넷째,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대한 남한 사회의 인식전환 노력
둘째, 인도적 지원의 활성화이다. 현 정부
이 필요하다. 인도적 지원과 북한의 무력 증진을 동일시하거
수립 시점부터 누누이 강조하였던 인도적
나 남북 문화교류를 종북주의의 확산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지원을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
경향이 팽배한 현실에서 교류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민
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대북지원 단체들
주주의 체제가 성립된 남한에서 시민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
의 남북접촉을 제한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는 정책이 추동력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남북교류협력사
지원하여야 한다. 그동안 대북지원을 꾸
업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를 시민에게 설득하는 것은 중
준히 해왔던 단체들은 규모의 차이는 있
요한 일이다.
지만 북한지역 곳곳에 진행해왔던 사업들 이 지난 정부 시절 남북관계의 악화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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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고려한 실현 가능한 사업 먼저
부의 지나친 통제로 중단된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전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구
우선 과거 사업의 복원을 시작으로 인도
체적인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생각해
적 지원 사업의 양적·질적 발전을 단계
본다면 다음과 같은 사안들이 될 수 있다.
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한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아시안게임에서의 남북교류가
추진한다면 북한도 호응할 가능성이 크고
일정한 성과를 거둔다면
교류의 파급력도 커질 수 있다. 농업기술
체육교류 전반에 대한 사업 활성화도
이나 광업기술 그리고 최근 북한이 적극
고려할 수 있다.
나서고 있는 건설관련 학술교류가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다섯째, 개성공단을 활용한 사회문화교 류의 확대이다. 현재 경제협력사업으로
많은 대북지원 단체들의 사업 경험이 15년을 넘고 있는 현실
만 제한되어 있는 개성공단을 사회문화교
에서 인도적 지원 사업에 대한 민간부분의 노하우도 많이 축
류의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상징적인 차원
적되어 있다. 인도적 지원사업과 관련된 민간과 정부 간의 소
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실효성도 높을 것
통체제 복원도 실효성 있는 사업 입안과 추진에 중요하다는
이다. 4만 명이 넘는 북한 노동자들과 남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의 기업들이 함께하는 공간에서 공연이 나 체육경기와 같은 문화 이벤트를 개최
민간 노하우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 분야 재개 필요
한다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회문화교
셋째, 문화관련 사업에서는 지속하여온 사업이나 과거 교류
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단순한 남북교
경험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사전편찬사업
류가 아닌 통일문화의 실험장으로 개성을
이 지속사업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4년 편찬을 목표로 하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였던 겨레말큰사전 사업도 2010년부터 남북공동회의가 중단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경우 그동안 과시적
되어 있는데 지금처럼 회의를 재개하고 추진일정을 다시 합의
이고 ‘이벤트’적인 성격이 강했다. 따라서
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한 모두 교류의
개별사업들이 파편화되는 경향이 많았는
경험이 축적되어 있고,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
데 앞으로는 축적적인 동시에 유기적 결
에서 ‘신계사’ 및 ‘영통사’ 복원과 유사한 문화재 관련 사업이나
합을 지향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
유물조사 등도 상대적으로 추진이 쉬울 수 있다. 대중문화의
어 사전편찬은 출판교류와 결합하는 방
교류도 과거 경험이 적지 않고, 사회적 영향력이 있다는 점에
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고, 체육교류는
서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비공식적이지만 북한도 한류
언론교류와 결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가 확산되고 있고, 통일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남한 젊은 세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아울러 과거 교류
대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문화의 교류도 의
의 대표적인 문제였던 전문가 중심의 교
미가 있다.
류가 아닌 많은 시민의 참여가 촉진되는
넷째, 학술교류사업이다.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절에 다양한
방향의 교류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학술교류가 진행되어왔는데 이를 복원하고 발전시키는 노력 이 필요하다. 일본이나 중국의 팽창정책에 남북한이 모두 고 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분야의 학술교류도 가능할 것이 고, 북한이 과거에도 적극적이었던 국어 분야나 과학기술 분 야의 교류도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학문적 차원의 교류 와 아울러 경제나 산업 분야와 결합되는 실용적인 학술교류를
이우영은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현재 북 한대학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민화협 정책위원 회 사회문화분과 위원장을 비롯해 정책위원으로 활동 한 바 있다. 저서로는 『북한체제의 이해』, 『북한 도시주 민의 사적 영역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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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좌담회
최근 남북 민간교류의 현황과 과제
정부, 민간교류 확대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지 보여줘야
이운식
문경연
사회 이운식 민화협 사무처장 좌담
문경연 한국수출입은행 북한개발연구센터 부연구위원
이재상
전영선
최혜경
지난 6월부터 사회문화와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들의 사업 협 의를 위한 방북이 이뤄지면서 2010년 5·24조치 이후 오랫동 안 막혀 있던 남북 민간교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박근
이재상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사무처장
전영선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원이나 사회문화, 종교 분야의 교류는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
최혜경 어린이어깨동무 사무총장
워왔다. 더불어 나진 - 하산 프로젝트의 국내 기업 참여, 개성
혜 정부는 출범 이후 정치적 상황과는 별개로 인도적 대북지
공단 신규투자 허용 방침 등 다소 전향적인 의지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민족화해』는 최근 남북 민간교류 차원에서 북한을 방문했던 민간단체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를 초대해 최근의 교 류 현황과 향후 발전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 회는 8월 21일 민화협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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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규현 민화협 정책홍보팀 부장
이운식 최근 남북 민간차원의 접촉이 조금씩 이뤄지며 변
시 명확하다면 분배계획서를 요청하지 말자는 것이
화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3년
었다. 통일부는 이를 수용했다. 이런 융통성을 반년
과 올해 초 상황이 다른 것 같고, 또 최근에도 달라지는 모
만 빨리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지원사업 분야 역시
습이다. 우선 인도적 지원 분야의 전반적인 상황을 설명해
영유아 및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 외에 농업 등의 사
주셨으면 좋겠다.
업 분야로 다소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 전 드레스덴 구상이나 성명 등을 통해 우리 당국의
최혜경 사회문화 분야나 인도지원 모두 2014년 들
입장이 강하게 드러나다 보니 북측이 과거 햇볕정책
어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
을 두고 일정 기간 오해했던 것처럼, 지금 어떤 제
지만 사회문화 분야에 비해 인도지원은 투명성 강화
안을 해도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우리
를 목적으로 이전 정부에 비해 북한에 지원할 수 있
정부를 불신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 역시 ‘일
는 지원물자 품목의 제약이나 새롭게 요구하는 행정
단 만나는 보자’ 정도의 변화이지, 지원사업 방향에
절차 강화로 인해 여전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예
대한 입장이 결정된 것은 아니기에 남북이 만나 어
를 들어, 사전분배내역 요청이다. 초기에는 북한 역
떤 조율이나 접점을 찾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시 우리 정부의 변화를 기대하며, 약 1년 반 정도 일
것 아닌가 생각된다.
정부분 성의 있는 대응을 해왔다고 보인다. 우리 측 요구에 일정한 성의를 보인다면 인도적 대북지원을 넘어 남북관계의 점진적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
사업 분야 확대됐지만, 남북 당국 간 불신 해소 필요
것 같다. 하지만 기대했던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지 난해 말부터 우리 측 민간단체에게 문제를 제기하기
이운식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상황은 어떤가.
시작했고, 결국 올 4월 공식 문건을 통해 협의되지 않은 물자에 대해서는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
이재상 적어도 사회문화 분야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다. 6월 들어 해결 국면이 잠시 보이긴 했지만 현재
전 정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좋아졌다고 평가할 수
상황으로는 대통령의 8·15 경축사 이후 국면이 전
있다. 2013년 후반기부터 일정한 변화가 시작된 것
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같다. 이 시기에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하 경문 협)을 비롯해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겨레말큰사전남
이운식 6월~7월 들어서는 이전에 비해 협의의 내용이 다
북공동편찬사업회 등에 북한이 연락을 취해왔다. 적
소 넓어지지 않았나?
어도 사회문화 분야에 있어서는 북한이 새로운 움직 임을 보여준 것이다.
최혜경 최근 남북관계를 보면 타이밍, 즉 시기 측면
현재 추진 중인 우리 단체의 사업을 설명하자면, 조
에서 아쉬움이 크다. 여러 조치나 의지 표현을 반 박
선왕조실록 편찬 착수 600주년을 기념해 2012년부
자만 빨리 혹은 늦게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터 남(3개본)과 북(1개본)에 있는 조선왕조실록 사
들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대북협력민간단체
대본을 공동으로 전시하는 기념사업을 준비했었다.
협의회(이하 북민협) 회장단이 개성에서 북한 측과
당시엔 이뤄지지 못했는데, 북한이 지난해 다시 사
협의하기 전에 통일부에 요청한 것이 있다. 기존 합
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해보
의서에 현장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고, 지원 품목 역
자는 연락을 해왔다. 그리고 올해 3월 통일부 승인 15
을 받아 중국 심양에서 사업논의가 있었고, 이후 이
이재상 우리 정부가 원칙을 강조하는 것에 관련해
메일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다가 지난 8월 12일 개성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인
에서 회담이 진행되면서 최종적인 사업 명칭을 ‘우
시절 공약 중 남북교류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
리민족 기록유산 공동전시 및 학술회의’로 확정짓는
면서 추진하겠다는 것이 있었다. 그 공약을 지키려
선까지 진전을 이뤘다. 현재 일부 변화된 사업계획
하다 보니, 최근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 발생하는 것
을 우리 정부와 북한 모두 검토하는 중이다. 더불어
같다. 예를 들어 통일부가 민간단체의 방북승인을
남북역사학자협의회의 만월대 발굴이나 겨레말 큰
할 때마다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모습을 들
사전편찬사업도 재개되었다. 이를 보았을 때, 사회
수 있다. 북측은 협력사업이 성사되기도 이전에, 혹
문화 분야만큼은 현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의지가 어
은 어떠한 성과에 대해 부풀려 언론에 공개하는 것
느 정도 반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역시 여
을 상당히 불쾌하게 받아들인다. 그런 이유로 협력
타 사업에 비해 사회문화 분야에는 조금 더 적극적
사업이 중단된 경우도 적지 않다. 원칙을 지키는 것
인 것 같다.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남북 당국 간의
은 중요하다. 하지만 북한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불신이다. 우리 정부는 아직 민간차원의 다양한 교
부분을 우리의 원칙이라며 일방적으로 끌고 나가는
류 확대에 신중한 모습이고, 북한 역시 우리 정부의
것 역시 현명한 접근은 아니라고 본다. 융통성을 발
관계 개선의지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있다.
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운식 최 사무총장님 말씀대로 북은 지난 4월부터 물자
이운식 우리 정부는 드레스덴 구상으로부터 시작해 통일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이유로 물자수
준비위원회 출범, 민간단체 30억 원 공모사업, 8·15 대통
용을 거절한 것인가.
령 경축사, 남북관계발전 2014년 시행계획 발표 등 남북관 계와 관련한 여러 계획, 구상들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정책
최혜경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우리 정부가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도적 지원사업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고 있다 는 점이다. 분배계획서 등의 세부적 사항이 아닌 우
전영선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의지를
리 정부의 방침 자체가 인도주의 사업의 목적을 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정부로서는 민간
손시키고 있다는 이유다.
과 달리 경색된 남북관계를 한꺼번에 풀 수 있다고
민간단체들도 북측을 만날 때마다, 현재 우리 정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단계별로 작은 성과를 거두며
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 그리고 지금의 제약 사항을
이를 토대로 큰 부분의 진전을 이뤄내려 한다. 북한
한꺼번에 풀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한다. 속도와 절
이 충분히 받을 수 있으면서도 우리 내부의 진보와
차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통일부가 추구하는 관계 개
보수가 모두 만족할 수 있을 정도의 사업, 행동을 고
선의 목표가 민간단체들이 추구하는 목표와 다르지
민하는 것이다. 이번 8·15 경축사에서 대통령이 제
는 않다고 생각한다. 통일부가 현장경험이 많은 이
안한 사업들은 그러한 고민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보다 다양한 접근법
점은 전 정부에 비해 확실히 나아진 부분이다.
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길이 오직 하나만
하지만 오랜 남북관계의 단절로 인한 어려움도 존재
은 아니지 않나.
하는 게 사실이다. 당장 남북관계를 추진하고 있는 기존 시스템과 제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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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이 나오고 있고, 과거 남북교류나 협력에 대한 데이
수 있을 만한 내용을 발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는
터 축적도 필요하다. 게다가 남북 당국이 여전히 서
후자로 생각하고 싶다. 분명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
로를 충분히 신뢰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는 아마도 북
작용하고 있다.
한 역시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경연 현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얼마나 진실성이
있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신호를 보내야 북한이 구
우리 정부의 확고한 관계 개선의지 보여줘야
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이 박근혜 정부의 대북 신호를 파악하
이운식
지 못해 선뜻 관계 개선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지에 대해 북한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또한 대응하고 있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최근 보여주는 것처
다고 보는가.
그렇다면 현재 우리 정부의 대북 제안이나 메시
럼 북한이 민간교류 접촉, 협의과정에서 비교적 사 소한 것으로 꼬투리를 잡는 모습이 나타난다. 사실
문경연 사실 지금 북한의 입장에서는 굳이 남측과
우리 정부가 과감히 남북교류협력을 재개하겠다는
관계 개선을 하거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상황
강한 시그널을 보낸다면 이런 사소한 문제들은 넘어
은 아닌 것 같다. 경제적으로도 그 전에 비해 상당
갈 수도 있는 문제들이다.
히 나아졌고 외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 도 아닌 것 같다. 체제 이양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
최혜경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보편성과
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특수성을 동시에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중, 한미, 한일관계가 모두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
하지만 현 정부는 남북관계 설정에 있어 지나치게
다. 때문에 북한은 어느 정도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
보편성만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8·15 경축사에서
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안 나오고 무
제안한 생태나 문화 사업들은 북측도 거절하기 힘든
언가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북 내부의 문제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남북관계에서 필요한
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보다는 현 정세를 나름대
사업이다. 하지만 인도주의적 사업은 보편성을 지향
로 주시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하더라도 아직은 남북관계에서 나타나는 특수성을
가 생각된다.
동시에 고려해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 야 한다. 여기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지 않은가 싶다.
전영선 최고지도자의 심중을 실무진이 제대로 파악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북한 역시 남북관계 이재상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산림 하천 공동관
를 추진할 수 있는 축적된 역량 자체가 지난 10년간
리나 생태환경 문제, 문화유산 공동 보전 및 관리 등
많이 약해졌다. 또한 정확한 방향이나 지침이 나와
은 이미 오래전부터 민간 쪽에서 논의되었던 사업들
있거나 현지지도 등을 통해 제시된 것들이 많지 않
이다. 이 사업들이 다시 나온 것인데, 이는 두 가지
기 때문에 대남 정책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어려움
해석이 가능하다. 현 정부가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굴할 능력이 부족하던가, 아니면 정부가 귀를 열
또 하나 드는 생각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예전 지도
고 민간에서 제기되었던 사업 중에 북한이 받아들일
자들처럼 남북관계에 대해 그렇게 많은 관심이 있을 17
까라는 부분이다. 물론 남북관계가 북한의 대외정책
사례다. 현재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ODA로 개도
적 차원에서 중요하지만, 이전처럼 통일에 대한 필
국에 지원하는 금액이 약 3조 원이다. 그런데 우리
요성이나,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내적
정부는 이번 사업에 30억 원을 제시했다. 북한의 입
동기가 사실상 부족한 상태다. 그런 측면에서 남북
장에서는 당연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
관계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달라졌다고 볼 수 있고,
다. 한 단체당 약 2억 원 수준인데, 이 금액이면 민
이를 또 다른 목적을 위해 활용하려는 입장이 강한
간단체가 북측을 만나 사업을 협의하기에도 부담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크다. 사업의 내용이나 범위가 상당히 줄어들 수밖 에 없기 때문이다.
이재상 현재 동북아 정세가 워낙 복잡하다. 저는 남
북 모두 국내 정치나 외부 환경을 고려할 때 관계 개
최혜경 저는 공모사업의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
선이 필요한 시점이라 보인다. 다만 결정적으로 실
고 싶다. 기존의 협력사업은 민간이 할 수 있는 사
마리가 될 계기를 양쪽 모두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업 부분들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지금은 특정 주
이다. 서로 일정 부분 배려하며 상대방에게 명분을
제를 정부가 정하고 공모하는 정책사업의 성격이다.
주는 것이 필요한데, 그런 것을 못 찾고 있는 것 같
정부가 밝힌 세 가지 분야는 기존에 남측 민간단체
다. 분명 개선에 대한 의지는 양측이 계속 공식적으
가 이미 해왔던 사업이다. 정부가 이번 공모사업을
로는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서로의 노력을 보다 객
통해 사업 분야를 확대했다면, 기금을 통한 사업 수
관적으로 상대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개인
행뿐만 아니라 동일 주제 사업을 민간단체가 자부담
적으로는 정치적 언론플레이 등 상대를 자극할 수
으로 수행하는 것까지 개방하겠다는 것을 공식화시
있는 모습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 정부가 막을 것 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개별 단체가 통일
18
문경연 민간단체에 대한 30억 원 지원사업 공모를
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사업 수행 여부가 결정되는
지적하고 싶다. 정부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결과
것과 공식화시키는 것은 이 사업에 대한 정부의 의
적으로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케 만든 대표적인
지를 보여주는데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민간의 역량 강화에 민관이 함께 힘을 모으자
아울러 민간단체 자체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사업을 만들어 내기 위해 책무성을 보다 키워야 하고, 사업
이운식 마지막으로 향후 전망이나 민간교류의 과제 등에
의 투명성, 효과성 등을 높여 나가야 한다. 또한 북
대해 말씀해 달라.
한 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혜경 인도적 지원사업은 북측 사업 상대와 약속한
부분도 있지만 결국 북한 주민과의 약속이기도 하
전영선 정부에서도 통일 관련 민간단체의 역량을 키
다. 이것을 지난 몇 년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빚
우는데 투자해야 한다. 사회문화 분야는 민간이 중
진 마음이 있다. 지원사업의 시작은 중단되었던 사
심이 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 민간단체의 역량
업을 재개하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아울
을 강화시키고 통일에 활용해야 한다. 북한이 남측
러 새로운 사업 협의를 위한 만남이 지속적으로 이
민간단체에 과도하게 기대했다가 예상한 성과나 변
뤄져야 한다. 올해 북민협 대표단으로 그리고 어린
화가 나타나지 않아, 이제는 그 기대를 어느 정도 접
이어깨동무 차원에서 북측을 만났을 때 답답함을 많
었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도 있다. 민간단체의 역량
이 느꼈다. 더 늦으면 늦을수록 이러한 간극은 더 커
을 강화하는 데는 정부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 남북
질 수밖에 없다. 정부로서는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
관계에서는 민간단체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결과적
겠지만, 한두 번의 만남으로 큰 성과를 기대하는 것
으로 정부의 정책 추진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인
은 무리다. 지속적으로 만나며 서로의 이해와 신뢰
식해야 한다.
를 쌓아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북 당국 간이 경험 축적의 단절로 상호 소통이 어려운 것처럼, 민
이재상 서로가 의지는 있지만, 진정성을 의심하고
간차원의 노하우나 경험 역시 단절될 위험이 있다.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자주 만나는
마지막으로 정부의 보다 융통성 있는 자세를 기대
것이다. 민간단체의 대북접촉을 지금보다 더 많이
한다. 현재 지원 가능 기준은 ‘평양이냐? 평양이 아
개방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인 현장에서는 민간이
니냐?’라는 지역적 기준이 중요하게 고려된다. 하지
움직이고, 그것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부분
만 인도적 지원사업의 경우 사업의 외연적 측면, 그
들을 통일부나 정부 당국이 하면 된다.
사업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목적성, 파급의 효과성 등
민간 역시 정부가 지원해 줄 수 있는, 승인해 줄 수
을 감안하여 다양한 기준으로 사업의 목적성을 바라
있는 명분 있는 사업아이템 개발에 더 노력해야 한
봐야 한다. 지역적 기준을 넘어서는 융통성을 발휘
다. 민간에서 이러한 경험들이 축적된다면 결국 당
할 필요가 있다.
국 간 큰 틀의 합의나 회담도 순조롭게 풀릴 수 있다 고 본다.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보여 줄
문경연 과거에는 민간단체들이 대국민 캠페인이나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그것이 바로 민간교류의
여론조성 활동 등 다양한 노력을 전개했다. 정부 입
확대, 지원이라고 생각한다.
장에서는 당연히 부담이었지만, 동시에 이를 받아들 여 진전된 부분도 적지 않다. 지금은 이런 모습을 보
이운식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
기 힘들다. 민간의 이러한 활동이 통일부에게 긍정 적인 방향으로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19
논단
통일준비위원회, 통일역량 모으는 컨트롤 타워 역할 해야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8월 7일 1차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 했다. 통일준비위원회는 대통령을 위원장으 로 50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정부와 민간 측 의 부위원장 각각 1인을 두고 있다. 통일준비 위원은 정부위원 11인, 국책연구원장 6인, 국 회 여야 정책위의장, 민간위원 30인을 포함 하고 있다. 이외에도 31인의 전문위원, 시민 자문단, 통일교육자문단 그리고 언론자문단 을 구성했다. 통일문제와 관련하여 정부의 공식적인 부처로 이미 통일부가 존재하고 있다. 통일문제에 대한 대통령 자문기구로 국내외에 방대한 조직을 갖추고 있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도 오 래전부터 운영이 되어 왔다. 통일을 염원하는 정당·종교·시민단체협의체인 민족화해협 력범국민협의회도 가동되고 있다. 일각에서 이 같은 기존의 부처와 기구의 존재를 들어 새 로운 위원회의 구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통일준비위원회는 정부와 민간, 여야, 시민사회 등 한국사회 전반의 의견을 수렴하는 구 조를 띠고 있다. 통일은 단순한 정책적 사안을 넘어 제2의 건국에 해당하는 중대사이자 남 북한과 전 세계 한민족 구성원 모두의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통일은 한국의 새로운 국가발전과 미래세대를 위한 국가적·민족적 프로젝트로 기획되어야 한 다. 효율적인 준비 여부는 통일한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요인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정파성 탈피한 범국민적 차원의 운영 필요 | 통일은 개별 부처차원을 넘어 범정부, 범사회적 차원에서 준비가 필요하다. 통일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준비의 필요성과 아울러 범정부, 범사회적 차원에서 추진되어 야 한다. 정부 각 부처와 동등한 위상을 지니고 있는 통일부의 역량만으로 통일준비의 컨 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20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
을 고려한 관점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 국가발전
회 역시 각기 특화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략 차원의 통일준비 역시 범정부, 범사회적 차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대통령의 통일정책 수립
에서 추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통일준비위원회의
과 집행을 위한 여론수렴과 자문의 기능을 담당한
기능과 역할이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정당·종교·시
실질적 통일준비의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는 점도
민사회 등 한국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통일 의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내년이면 광복 70주년을 맞이
를 결집하고 남남 및 남북 간 화해를 추구한다. 그러
한다. 분단체제의 장기화로 ‘단절된 민족공동체’라
나 이들 기구들이 통일을 위한 범정부, 범사회적 역
는 비 정상성이 점차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량을 결집하고 준비하는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통일의식을 약화시키고 있다. 통일준비위원회의 구
에는 한계가 있다.
성과 운영은 통일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범국민적 차
통일준비위원회는 범정부, 범사회적 차원에서 통일
원에서 강조하고, 긍정적인 통일비전을 제시함으로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고 준비하는 컨트롤 타워의 기
써 통일역량을 강화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통일
능과 역할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따라
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다.
서 통일대비 종합계획수립 및 실질적 통일준비가 중 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통일준비위원회가 정파성
| 통일역량과 의지의 결집 |
을 탈피한 범국민적 차원에서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
유구한 한민족 역사에서 이념 간 대립과 분단은 순
무엇보다 중요하다. 역대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의
간에 불과하다. 통일은 한반도와 전 세계를 무대로
교훈은 남남갈등 해소가 남북관계의 진전 못지않게
삶을 영위하는 한민족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는 공
중요하다는 점이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세계적인 냉
통의 사안이다. 통일준비위원회는 명멸해간 수많은
전체제의 해체와 남북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수용하
대통령 직속 위원회 중 하나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
지 못함으로써 남남갈등이라는 고비용 구조를 형성
다. 통일준비위원회는 동북아와 한반도 근대사의 질
했으며, 이는 대북정책 추진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
곡을 넘어 아름다운 통일, 즐거운 통일 그리고 행복
로 작용했다. 통일준비위원회의 효율적 운영에 있어
한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기관차로서의 역할을 수행
서 범국민적 역량의 결집과 지지의 확보는 가장 우
해야 한다. 긍정적 통일비전의 실현을 위한 가장 중
선적인 과제가 되어야 한다.
요한 전제는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통일이어야 한
통일은 국가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불리는 한강의
라는 점에서 준비의 필요성이 있다. 성공적인 통일
기적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는 소통과 화합에 심각
과제의 수행을 위해서는 통일한국의 정체성과 비전
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의 사회갈등지수는
을 확립해야 하며,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 전반을 국
OECD 국가 중 사실상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같
가발전 전략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
은 현실을 방기하고 국가대사인 통일준비가 가능할
관계의 진전과 북한경제회생 문제 역시 통일한국의
수 없다. 통일준비위원회가 통일을 향한 의지와 역
국가발전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장기간 지
량을 결집하는 진정한 컨트롤 타워가 되어야 하는
속된 분단체제로 인해 한국의 국정운영 및 국가발전
이유이다.
전략은 한반도의 남쪽에 국한되어 왔다. 따라서 향 후 인프라의 구축 및 국가적인 개발사업은 통일한국
조한범은 상트 페테르부르그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통 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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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남북관계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북평화·협력시대’ 여는 분기점 되기를 김동선 경기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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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러 국민체육실태참여조사(문화체육관광 부, 2012)에 따르면 70%가 남북한 체육 교류가 한반도 통일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들을 통해 우리 국민 대다수는 남북 교류협력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체 육교류를 들고, 체육교류가 통일에 긍정 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 최근 2014인천아시안게임 사전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바 있
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는 ‘서울올림픽기념 인천아시안게임 국제학술대회’에 북한 올
이와 같이 체육 또는 스포츠의 수단적 가
림픽위원회 소속 관계자 8명이 입국(8. 20~22)하여 학술대회
치는 매우 유효적절한 도구이자 수단으
기조강연 및 조 추첨 행사, 그리고 경기장 시설 관람 등의 일정
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에
을 소화하고 출국하였다. 북한 관계자 방남 일정 속에서 북한
대하여 전문가들은 스포츠가 다른 문화
은 최종적으로 14개 종목 150명(남 70·여 80)과 임원 및 관계
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국제적 의사소통
자 123명의 참가를 천명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은 우리 측
곧 국제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함에 있어
에 아시안게임 선수단 파견 관련 실무협의를 문서교환 형식으
서 가장 유효한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
로 제안하였으며, 우리 정부도 이를 수용하며 국제관례에 따
다. 아울러 이와 관련하여 전 유엔 사무
른 지원 방안의 긍정적 검토를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남북
총장인 코피 아난(Kofi Annan)이 스포츠
관계 회복의 최소한의 단초를 제공하는 긍정적 기회요인, 희
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측면을 언급하
망 고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며 “스포츠가 세계의 보편적인 언어로서 평화, 관용, 그리고 상호 이해를 증진시
평화와 화해의 강력한 수단, 스포츠 교류
켜주는 아주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남북체육교류협력은 1964년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위해 1963년 1월 스위스 로잔에서 회담을 한 이래 50여 년 동안 수 십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그 결과 1991년 제41회 세계탁구 선수권대회와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 및 참가라는 성과를 얻었다. 또한, 이후 올림픽대회를 비롯한 일부 국제대회에서 남북한 선수단 공동입장, 공동응원 등의 성과를 창출한 바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남북체육교류협력 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직면한다. 그 대답은 단연코 체육교류가 남북한 화해협력과 한반도 긴장완화, 나 아가서 평화정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 문일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 사례로 남북교류협력 관련 여 론조사 결과보고서(통일부, 2011)를 보면 남북교류협력을 위 한 수단으로 스포츠 분야가 29.2%로 가장 많이 꼽혔다. 아울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이 공식 참여를 하게 됨에 따라 이번 대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 45개 회원국이 모두 참가 하는 진정한 아시아의 축제로 치러지게 되었다. 사진은 지 난 2002년 9월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개막을 앞두고 고려항 공을 통해 김해공항에 도착하는 북한선수단 2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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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지난 8월 20일 2014인천아시안게임 사전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서울올림픽기념 인천아시안게임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양성호 북한 조선체육대학장이 인 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국제스포츠과학회의’에 참석해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고 의미부여 했듯이 체육 및 스포츠의 순기능적 의미에 대해
으로 1974년 제7회 테헤란아시안게임 참
단절, 분열, 갈등이 아닌 통합, 연대, 화합, 교류협력 등의 가
가를 효시로 총 9회 참가의 역사를 보여
치로 접근함이 가능할 것이다.
주고 있다. 2014아시안게임의 개최도시 인천은 다문
한반도 신뢰구축의 중요한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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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다민족 국제도시라는 특수성에 기초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의 공식적인 참가를 통해 아시아
하여 서해평화를, 그리고 동북아평화를
올림픽평의회(OCA) 45개 회원국 전체가 참가하는 퍼펙트한
위한 국제평화도시 추진을 지향하고 있
아시안게임이 비로소 가능하게 되었다. 오는 9월, 45억 아시
다. 이에 상응하여 서해접경지역에 긴장
아인의 축제로 승화될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 제17회 인
을 극복하고 서해평화와 동북아평화를 위
천아시아경기대회(9. 19~10. 4)는 36개 종목에서 439개의 세
한 남북교류협력의 거점도시로 발전하기
부 경기가 진행될 예정으로 45개국, 약 1,600여 명 이상의 참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2014
가를 전망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우여곡절 끝에 1951년 제1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경색된 남북관계
회 인도 뉴델리대회를 시작으로 ‘영원한 전진(Ever Onward)’
를 풀어내고 산적한 한반도 신뢰구축과
을 표어로 4년마다 올림픽 개최주기 중간 해에 개최되고 있
평화공존으로의 방향 모색이 요청된다.
다. 한국은 1954년 제2회 마닐라대회 첫 참가를 시작으로 현
체육을 비롯한 문화·예술·학술·방송
재에 이르고 있으며, 북한은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참가로 지
등의 교류협력을 의미하는 사회문화 분
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5회 연속 참가, 또한 전체적
야의 남북교류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정부의 전략적 추진방안 등을 해당 지자
2014아시안게임의 개최도시 인천은
체와의 협의체 구축을 통해 본격 추진하
다문화·다민족 국제도시라는 특수성에 기초하여 서해평화를,
고, 이를 통한 남북 접촉면 확대를 모색할
그리고 동북아평화를 위한 국제평화도시 추진을 지향하고 있다.
필요가 있다.
이에 상응하여 서해접경지역에 긴장을 극복하고 서해평화와
이는 작은 교류와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
동북아평화를 위한 남북교류협력의 거점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한 남북교류협력 활성화에 이은 큰 통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 통합의 추진방향 설정을 의미한다. 이 에 대한 현실적 구현의 가상 시나리오로 오는 9월 19일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남북 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입
는 현실에 비추어, 금번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한 남북한 상호
장하고, 남북한 주요 경기에서 공동응원
체육교류협력의 모멘텀 회복이 가능하리라는 조심스러운 전
활동, 그리고 남북체육회담을 통한 향후
망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재 경색국면 일변도로 진행되고
2015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단일팀 구성
있는 남북한의 정치적 수사(rhetoric) 공방이 조금이나마 신뢰
참가 합의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
와 민족애를 기반으로 한 화해협력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는
다. 이와 함께 2014인천아시안게임 종료
희망과 열망을 피력하고 싶다.
후에도 OCA와 인천시가 아시아 청소년
현 시점에서 언급되고 있는 정체분리(政體分離)나 정경분리(政
스포츠 유망주 초청훈련과 스포츠 저개발
經分離), 그리고 민간교류 우선의 원칙 등을 상기하며, 지난 3
국 코치 파견 등을 포함하는 ‘비전 2014프
월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 선언에서 천명한 바와 같
로그램’의 지속가능한 실천을 통해 북한
이 민족공동번영과 동질성 회복을 위한 작은 실천·작은 교류
을 비롯한 아시아 스포츠 교류협력의 추
협력 차원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남북한 접촉면 확
진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대를 위한 전향적인 노력과 가시적인 성과 도출을 위한 최선
인천아시안게임이 스포츠를 통한 남북
의 노력이 요청된다.
평화 및 협력시대를 여는 중요한 분기점
금번 2014인천아시안게임은 ‘이념과 종교, 민족의 갈등을 녹
이 되도록 명실상부한 평화체전으로, 나
이는 평화의 제전, 화합과 나눔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감동
아가서 인천이 국제적인 평화도시로서의
의 대회’로 소통과 화합, 그리고 배려의 대회로 승화되었으면
위상을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
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 45억 명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는 퍼
주하여야 할 것이다.
펙트한 행사로 치러내며, 나아가서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생생 한 통일교육의 현장으로 다양한 파급효과를 생산하며, 분단사
아시안게임, 남북교류협력·
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스포츠이벤트이자 남북화해협력의 새
통일교육의 생생한 장이 되길
로운 이정표로 발현되길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최근 2014인천아시안게임 국제학술대회 에서 기조강연을 한 북한 조선체육대학 학장이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 김정은 제 1위원장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북한체육 강국 열풍’이 광풍으로 확대 발전되고 있
김동선은 한양대학교 체육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경기 대학교 체육대학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통일준비위원회 사회문 화분과 전문위원, 사단법인 민족통일체육연구원 원장, 대한체육회 남북체육교 류위원회 위원,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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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남북관계
남북 스포츠 교류는 평화정책이자, 통일대박의 출발이다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상대에 마음을 못 열면 대화가 아니라 독백이다” 한국을 방 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월 17일 아시아 주교단 연설에 서 한 말이다. 북한이라는 상대방이 있는 남북관계에서도 깊 이 되새겨 보아야 할 말이다. 나는 오랫동안 북한과 교류하면 서, 교류를 통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 었고, 이러한 신념으로 북한에 대한 스포츠 지원 및 남북체육 교류를 추진해 왔다. 남북 유소년 축구교류전, 남북 오가며 다시 열려야 남북체육교류협회는 중국 운남성 쿤밍에 있는 ‘홍타스포츠센 터’에서 2004년부터 10년간 북한의 4·25체육단 소속 1,500 여 명의 남녀 선수단 전지훈련 및 체육장비를 지원해 왔다. 9 세의 어린 선수부터 성인 선수까지 축구·탁구·마라톤 등 의 종목에 지원하며 북한 스포츠 발전에 일조하였다. 북한 스 포츠를 지원하게 된 계기는 남북의 균형 있는 스포츠 발전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 행사에 남북 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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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구성 등 북한의 참여와 협력을 유도하여, 스포츠를 통해 남
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북교류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훈련지
현 시기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먼저 시작
원을 받은 북한 선수단은 ‘2006 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해야 하는 사업도 바로 ‘남북 유소년 축구
과 ‘2008 FIFA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아시아국가 최초로
정기교류전’이다. 남한 도시와 북한 평양
FIFA 주최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2013년 대한민국에서 개최
에서 정기적으로 왕래하며 실시하는 남
된 동아시안컵 여자축구대회에서도 우승했다. 또한 44년만에
북교류 사업인 만큼, 이 사업이 다시 재
‘2010 FIFA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개되어 정착된다면 ‘경평축구’ 등 남북한
좋은 성적을 올렸다. 나는 북한 스포츠를 발전시킨 공로를 인
의 대형 스포츠 사업으로 이어지는 기틀
정(北에서)받아 북한과의 많은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으며,
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지속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할 수 있었다.
10월에 경기도 연천군에서 ‘남북 유소년
북한과 스포츠 교류 사업 중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은
축구경기’를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준비
바로 ‘남북 유소년 축구 정기교류전’이다. 나는 대한민국 최초
하고 있는데, 본 사업이 성사되어 남북체
로 2006년~2008년 3년간 매년 2회씩 6번 ‘남한 유소년 축구
육교류의 새로운 길을 열어 나갈 수 있기
단’을 평양대회에 보냈으며 ‘북한 어린 축구선수’를 4번에 걸쳐
를 기대한다.
남한 대회에 초청했다. 2009년부터는 남북관계가 어려워지면 서 남북한 지역에서의 경기를 치루지 못하고, 장소를 중국으
접근이 쉬운 스포츠 통해
로 옮겨 남북 유소년 축구경기를 실시하면서 ‘남북 유소년 축
통일의 통로 열어야
구교류’를 이어 왔다. 어려운 남북관계 상황에서도 경기도와
스포츠는 꽉 막힌 남북관계를 푸는 첨병
인천시 등이 사업을 후원하면서 성사될 수 있었다.
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화해무드
다행히 올해는 남북체육교류협회와 북한 4·25체육단이 남북
를 조성하는 응원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소년 축구경기를 계기로 어떠한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매
작년 6월 최악의 남북관계 상황에서도 서
년 남북경기를 이어가기로 합의했고, 중국 광저우에서 아래와
울에서 열린 ‘EAFF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같이 세 차례에 걸쳐 경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에 북한 여자축구팀이 참가했고, 같은 해 9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 역도선수권대
• 제 1 경기 (2월 27일 / 오후 1시) 인천광성중 축구팀 VS 북한4·25체육단 남자유소년팀
회’에는 우리 선수들이 참가했다. 개막식
• 제 2 경기 (2월 27일 / 오후 3시) 인천유나이티드 프로축구팀 VS 북한4·25체육단 종합팀
이라는 호칭 사용과 함께 태극기가 입장
• 제 3 경기 (3월 15일 / 오후 3시) 인천가정여중 축구팀 VS 북한4·25체육단 여자유소년팀
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게양되기도
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북한에서 대한민국 했다.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면서 애 했다. 이것은 스포츠였기에 가능한 일이 었다. 올해 2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
올해 상반기 한미연합 군사훈련 기간 중에 실시된 이번 남북 축
사가 성사된 것도 이러한 스포츠를 통해
구교류는 김정은 정권 이후 최초로 추진된 순수 민간 교류사업
화해분위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의 성과였으며, 이는 향후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정기 교류
과언이 아닐 것이다.
로 정착시킬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값진 ‘통로’
박 대통령의 광복절 대북 메시지는 한마 27
01
014년 2월 27일~3월 1일 중국 광 01 2 저우에서 열렸던 유소년 친선경기 02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선수단을 격 려하고 있는 김경성 위원장
디로 우선 작은 것부터 신뢰를 쌓아 남북관계의 점진적인 발
게 되는 것이다.
전과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구체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 행사에
적으로 ‘환경·민생·문화의 통로’라고 지칭하고, 이런 작은
북한 선수단이 참여하는 것은 대회의 성
통로들이 모여 동질성을 회복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공적 개최뿐 아니라 흥행에 따른 경제적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은 남북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실행
효과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북한은 현
에 옮길 수 있는 일련의 사업을 패키지 형태로 제안하며 남북
재 이번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참가를 계
관계 개선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통일준비위원회의 출범,
기로 ▶2014인천 장애인 아시아 경기대
남북 최고위급 접촉 제안,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인천 아시아
회(10. 18~24) ▶2014제주 세계 여자 복
경기대회의 북한 선수단 파견 등으로 이어지는 큰 흐름 속에
싱 선수권대회(11. 13~25) ▶2015광주 하
서 보다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파악된다.
계 유니버시아드 대회(7. 3~14) ▶2015문
남북이 신뢰를 축적하면서 동질성을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연
경 세계 군인 선수권대회(10. 2~11) 등의
결이 쉬운 스포츠 분야를 우선 활용해야 한다. 이를 실천할
스포츠 행사에 모두 참가할 것으로 보인
방법으로 우리나라에서 연이어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 행사
다. 따라서 국내에서 연이어 개최되는 국
에 북한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제 스포츠 행사를 잘 활용한다면 남북관
필요하다.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하
계를 자연스럽게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는 것을 시작으로, 2015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에선 남북단일
될 수 있을 것이다.
팀을,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공동개최를 이끌어 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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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2014아시안게임에는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스
북한에 대한
포츠 약소국 지원프로그램이 있고, 여기에는 북한도 지원대
인도적 차원의 스포츠 지원 필요
상국에 포함되어 있다. 북한에 훈련 및 장비를 지원함으로써
북한의 변화와 개방은 자연스럽게 이끌
북한 스포츠 발전을 도우며 남북의 균형 있는 스포츠 발전을
어 내야 한다. 스포츠 통합이란 축구·배
이루어 향후 남북단일팀 구성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
구·농구·핸드볼 등 남북이 함께 할 수
다. 결국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는 2015광주
있는 종목에서 리그를 함께 하는 것이며,
유니버시아드대회 남북단일팀 구성의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하
북한 선수단이 남한 프로리그에 참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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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야 할 것이다. 스포츠 교류가 통일프로세스의 중요한 역할 을 한다는 측면에서 북한 스포츠 발전에 대한 지원은 인도적 지원이나 농업분야 협력만큼,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꼭 필요한 사업이다. 내년이면 분단 70년이 된다. 통일은 철도·도로연결 사업 (SOC 사업), 산림개간, 아파트 등 건물 재건축 사업, 각종 서 비스 사업(육로를 통한 러시아, 중국 관광 사업 등)의 활성화 02
로 최소 50년 이상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봇물 터지는 시 발점이 될 것이다. 우리는 통일의 주역이 될 젊은 세대가 북한 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이해하고 고찰해 봐야 한 다. 이는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 양질의 정보와 관심을 가질
북한 선수가 남한 프로팀에 입단할 수 있
수 있는 참여의 장이 부족하고, 당장 먹고 사는 문제 외에 관
게 되는 등 남한 리그에 북한이 참여해 리
심을 쏟기가 어려운 각박한 사회구조와 경제구조에도 원인이
그를 통합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있다고 본다. 이런 무관심의 시간이 계속 흘러간다면 언젠가
스포츠 통합은 남북 주민 간의 정서상 가
는 이루어져야 할 통일에 대해 서로의 골만 더 깊어질 것이다.
장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이며,
통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이자 많은 사람이 동의하
이를 통해 상호 이질감을 해소하고 동질
는 국가 발전의 핵심 전략이라는 점은 정치권을 비롯하여 모
성을 회복하며 신뢰를 축적해 나가는데도
두가 동의하고 있는 바이다.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북한도 스포츠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이다. 축구선수 드로그바가 ‘2006
만큼은 국제적 기준을 준수하려고 노력하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 후 내전을 겪고 있는 조국 코트디부
고 있어, 북한의 리그 참여는 다른 분야보
아르의 전쟁 중지를 호소하여 전쟁을 멈추게 한 것처럼, 스포
다는 어렵지 않게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
츠를 통해 많은 감동 스토리가 탄생하고 또 여기에 관중이 열
다. 우리의 프로리그에 북한 선수가 참여
광하고 공감하면서 하나가 된다. 이러한 감동과 공감을 통하
하게 되면 침체되어 있는 우리의 스포츠
여 남북 주민은 거리감을 없앨 수 있고 동질감을 회복할 수 있
리그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뿐
다. 이렇게 남북 스포츠 교류는 경직된 관계 개선에 가장 효
만 아니라 북한 선수단이 우리의 프로리
과적인 명실상부 최고의 평화정책이라 말할 수 있다. 스포츠
그 참여를 통로로 해외 진출의 기회를 늘
는 통일대박 시대의 시작이자 마무리인 것이다. 북한의 비핵
린다면 북한 주민의 관심과 변화를 이끌
화는 어려운 문제이나 남북의 믿음이 두터워진다면 해결될 수
어 낼 수 있어 자연스럽게 북한의 변화를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이 아니라 마무리가 되어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할 것이다.
이러한 스포츠 통합을 위해서는 반드시 북한에 대한 스포츠 지원이 필요하다. 그 것은 남북 스포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 해서 필요한 것이며, 우선적으로 북한에 훈련 및 장비를 지원하는 사업이 선행되
김경성은 MBC국제축구학교 이사장, 포천축구센터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평양 에 (주)남북경협을 설립하고, 중국 단둥에 남·북·중 합작 축구화공장인 ARI SPORTS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현재 대한체육회 KOC남북체육교류위원회 부위원장,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민화협 체육위원장, KBS 2014 통일자문위 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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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한반도 부활프로젝트 발표하는 ‘부활’ 리더 김태원
통일은 서로의 상처가 아름답게 치유되는 그 자체 글
염규현 정책홍보팀 부장
사진
김성헌 객원작가
대한민국 락의 살아 있는 전설,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 수많은 노래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그는, TV 예능 프로그 램과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민 할매’, ‘국민 멘토’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 그가 분단 70년을 앞 두고 통일과 화해,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분단 69년인 올해, ‘한반도 부활프로젝트’의 이름으로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 <TO BE ONE>의 제작 과정 동영상을 매주 통일부 유니TV와 유튜브 등에 공개하고 있는 그는, “상처가 아름답게 치유되 는 과정” 그 자체가 통일의 여정이라 말한다. 9월 말 쇼케이스와 10월 시작되는 전국투어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 는 그를 만나 그가 꿈꾸는 통일 그리고 음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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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날아오르는 머나먼 저 언덕에 희망이라는 바람이 부네 누군가 노을이 물든 저 길목을 걸었겠지 난 또 내일도 어제와 같은 꿈에 너와 머물겠지 언젠가 꿈속에 서로 만나듯이 저 바람을 타며 새가 날아가듯 저 바다를 넘어 기찻길을 따라 새가 날아오르는 하늘을 보라 커다란 날개를 펴고 가까이 가려 해 우리가 살아온 날보다 내일이 더 길 테니 - 부활 8집 <새.벽> 중
“한반도 통일은 지구에서 벌어질 가장 위대한 축제가 될 것이다. 또한 그것은 인간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사건의 시작일 것이다.” 내년이면 결성 30주년을 맞이하는 그룹 부활의 영원한 리더 김태원. 그의 음악세계에 ‘통 일’, ‘분단의 상처’, ‘치유’는 늘 중요한 화두 중 하나였다. 1994년 발표한 4집 앨범에 수록된 <244 저무는 날> 그리고 2002년 8집 타이틀곡인 <새.벽>은 그가 꿈꾸는 통일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의 염원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그가 올해 ‘한반도 부활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어느새 8개월 동안 이어진 여정이다. <TO BE ONE>이란 제목으로 세상에 태어날 노래는 그에게 “그동안 연결되고 이어져 온 뜻과 바람이 비로소 만나는 시점”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지난해 말 부활이 활동을 전면 중단한 뒤, 작가로서 영원한 고민에 다시 빠지게 되었습니 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작가는 멈춰 있으면 안 되거든요. 더구나 내년이면 부활 30주년을 맞습니다. 그동안 부활을 사랑해주신 이들에게 다시 음악으로 무언가 보답을 해야 한다고 느꼈어요.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이 프로젝트를 듣게 되었어요. 항상 가슴에 안고 있던 통일의 이야기, 분단의 이야기를 이번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음악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흔 쾌히 함께 하게 된 것이죠.” 현재 통일부 유니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제작과정이 매주 공개되고 있는 <TO BE ONE> 은 9월 27일 강원 춘천 KT&G 상상마당 야외공연장에서 쇼케이스를 통해 대중에게 소개 될 예정이다. 여기엔 부활뿐 아니라 ‘청춘합창단’도 함께 한다. 31
“제가 통일을 이야기하고 노래한다는 것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예술을 하 는 친구들, 특히 음악을 하는 많은 친구들이 통일과 분단, 민족의 하나됨을 고민하고, 이를 예술로 승화 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저처럼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하고 있을 뿐이죠.” “음악은 그 어떤 것도 초월할 수 있어요” 지난 6월 27일 파주 도라산역에서 열린 ‘통일음악 회&통일문화네트워크 출범식’에서도 김태원의 모습 을 볼 수 있었다. 통일문화네트워크는 통일문화운동 에 관심 있는 인사 및 단체들이 함께 다양한 통일문
지난 6월 13일, 12개 시민단체가 함께 한 통일콘서트에 참석한 김태 원은 자신이 생각하는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직접 들려주기도 했다.
화 콘텐츠 제작·보급, 국내외의 통일문화 공연 등 을 전개하는 범국민적 통일문화운동의 일환으로 만 들어졌다. 김태원은 통일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 이 시대에 맞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말한다. 그동안
“누군가 부활이 어느 시점에서 평양공연을 하는
너무 정치와 경제 속에 통일을 가둬두었다는 지적이
것도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물론 그것도 의
다. 그 어떤 조건도 없는 문화와 예술이 남북의 닫힌
미가 있죠. 하지만 저는 먼저 서로의 문화와 예
마음을 열고 서로 ‘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술을 공유하고 받아들이는 가운데 자연스러운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자 바람이다.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음악 은 사람 사이의 소통과 위안을 위한 예술이잖아 요. 남북한 주민 모두의 마음을 위로하고 보듬어 줄 수 있을 때 부활의 평양공연도 더욱 의미가 있 으리라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그는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음악과 스포츠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긍 정적으로 보고 있다. 문화를 알고 예술을 사랑한다면 그것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힘 역시 알고 있 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남쪽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북한의 모란봉 악단 공연이나 스포츠 분야에 대한 육성 등 현재 북한의 모습은 문화와 예술을 키워드로 한 남북의 소통 가능성 을 열어두고 있다. 김태원은 우리의 예술인들이 북한에서 공연하고, 반대로 북한의 예술인들이 남쪽에서 공연하며 서로 ‘공명’하는 순간이 곧 오리라 믿고 있다. 통일은 인류 최대의 축제이자 아름다운 사건 김태원이 생각하고 바라는 통일, 그리고 그 과정은 아픈 상처가 서서히 치유되는 시간의 완결이 다. 상처가 아무는 시간은 결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매일매일 다른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상처 는 아물어져 있다. 그렇게 어느 순간 상처가 아물듯 통일이 되면, 비록 그 순간엔 약간의 아픔을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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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겐 상처가 치유되는 그 아름 다운 과정 역시 소중하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상처가 아물듯, 그렇게 자연스러 운 모습으로 한반도는 다시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요. 그러한 하나 됨이 한꺼번에 이뤄질지도 모른다는 걱 정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것은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 고 생각합니다. 잠깐의 혼란, 아픔은 있겠지만, 결국 천 천히 단단한 하나가 되어 치유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래서 전보다 더욱 단단해질 수 있는, 그런 통일이었으면 좋겠어요.” 통일의 순간은 모든 상처가 낫는 바로 그 순간이다. 젊은 이들 중에는 그 상처가 영원히 아물지 않을 것이라 믿는 이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그 상처는 너무나 아름답게, 우리의 의지와 는 상관없이 아물게 되어 있다고. 우리는 그 치유의 시간을 맞이해야 한다고. ‘To Be One’을 향한 이야기는 계속 될 것 최근 부활은 새로운 보컬 김동명을 영입해 새로운 싱글 <사랑하고 있다>를 발표했다. 지 금까지 김태원이 ‘사랑했던 것’을 이야기하고 회상했다면, 이제는 지금 사랑하고 있는 것 들에 대해 노래하고자 한다. “그동안 부활이 ‘사랑했던 것’을 노래하며, 역시 무언가를 ‘사랑했던’ 이들이 많은 위안을 받으셨다고 해요. 하지만 지금은 사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 금 사랑하고 있는 것, 부활이 사랑하고 있는 것, 그런 것들에 대한 ‘ING’입니다. 여기엔 제 아내도 포함될 것이고, 부활의 팬들, 나아가 남북 모두가 될 수도 있어요. 모든 ‘현재’를 말 하고 싶어요.” ‘3등은 괜찮다 3류는 안 된다’, ‘끊임없이 반전해야 창조할 수 있다’는 철학으로 30년 음악 인생을 걸어온 김태원. 수많은 대중들의 마음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보듬어준 부활의 또 다 른 시작은 어쩌면 바로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안에 ‘통일과 민족’은 늘 이야기 될 것이다. 오는 9월 2일 통일부, 국민대통합위원회, 민주평통, EBS와 공동으로 열리는 통 일토크콘서트 ‘통일드림’에 첫 게스트로 나서는 김태원. ‘TO BE ONE’을 위한 그의 노래를 오랫동안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무언가 행동하면 한 번에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또 그래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지 금, 그런 것과 상관없이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묵묵히 의미 있는 일들을 추구한다 는 것은 굉장히 의로운 것입니다. 그보다 의로운 사람은 없어요. 개인적으로 이 시대에 가 장 필요한 사람은 정의로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민화협이 15년간 노력해온 그 모든 것들이 저는 그런 정의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응원합니다.” 33
진단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 이나미 방송통신대학교 연구교수
“이제 교회오빠의 시대는 갔습니다. 성당오빠의 시대가 왔습니다.” 우스갯소리 잘하 는 필자가 다니는 성산2동 성당 송환진 신부의 말이다. 여성이라면 한 번쯤 사춘기 시 절 아련한 ‘교회오빠’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반면 ‘성당오빠’는 좀 생소하다. 그 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대단한 인기의 성당오빠가 나타났 다. 교황을 보러 광화문에 갔었던 송 신부는 교황이 입맞춤한 아기들이 부러워 옆의 동 료에게 자신도 안아서 올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동료 신부 왈, “경호원에 게 총 맞을라!” 실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기는 대단하다. 그가 즉위하자 바티칸 방문자 수가 3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런 축복을 누려보지 못했다. 가난한 자 를 위해 몸소 가난을 실천했던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름을 최초로 딴 교황인 그는 현 정 치권력과 자본주의 경제 질서를 강하게 비판하고 사회 변화를 촉구하며 철저히 가난 한 자 편에 섰다. 그런 그에게 온 세상이 환호한다. 이는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 변화를 원하며 가난한 자 편에 서고 있다는 뜻이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 황의 등장은 이런 민심에 대한 하늘의 반응이다. 좀 정치학적으로 보자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곧 터질 것 같은 세상 사람들의 분노에 대해 로마가톨릭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선택한 것이다.(한때 가톨릭은 교회의 위기를 타개해보고자 사람들의 공포를 이용하 기 위해 매카시즘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변화를 바라는 세상 민심의 상징인 그가 바 로 한국에 왔다. 세상 사람보다 더 지치고 더 슬프고 더 변화를 바라는 현재의 한국인 들은, 긴 가뭄 끝에 비를 본 것처럼 그를 열정적으로 환영했다. 또한 그가 확실하게 권 력을 꾸짖어 주길 바랐다. 그는 그런 우리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의 메시지는 그가 끝내 떼지 않은 세월호 추모 리본처럼, 단호했다. 리본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것 을 우려하자 그는 ‘고통 앞에 정치적 중립은 없다’고 명백히 말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 해서도 그러했다. 마지막 명동성당에서의 미사 제목이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라는 데서도 그것은 드러난다.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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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지난 8월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시복식에 앞서 카퍼레이드를 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있다.
불가능하고 비실용적이고
도” 하느님은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며 좋은 결실을 줄 것이
거부감이 들 정도의 용서를 하라
라고 말했다.
우선, 그는 평화를 촉구했다. 그는 청와대
이는 김대중 정부가 집권 초기에 마치 ‘간을 보듯’ 부단히 침
연설에서 평화에 대해 “단순히 전쟁이 없
략을 일삼은 북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긴 했으나 또 한편
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이며 정의는
인내심을 갖고 계속 화해의 손을 내밀었던 점을 떠올리게 한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
다. 다들 불가능하고 비실용적이라 했으며 일부는 거부감까
과 협력을 통하여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지 가졌으나, 그로 인해 마침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성
요구”한다고 했다. 그럼 얼마나 용서해야
사되고 평화의 무드가 조성되었던 것이다. 교황은, 우리가 용
하는 것일까. 그는 죄지은 형제를 일흔일
서하지 않고 조건을 내걸고 비용을 따지면, 평화를 바랄 수 없
곱 번이라도 용서하고 또한 “아무런 남김
다고 전한 것이다.
없이 용서”하라고 한 예수의 말을 인용했 다. 이는 총체적이고 무조건적인 용서를
우리의 삶과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라
의미한다. 그는 이것이 “인간의 시각으로
교황은 한민족이 “60년 이상 지속되어 온 분열과 갈등”을 체험
볼 때에는 불가능하고 비실용적이며 심지
했으나 “재난과 분열로 흩어졌던 백성을 일치와 번영 속에 다
어 때로는 거부감을 주는 것이라 하더라
시 모아들이시겠다는 하느님의 약속”이 있음을 상기시키며 그 35
그가 끝내 떼지 않은 세월호 추모 리본처럼, 단호했다. 리본이 정치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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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메시지는,
점검해보라는 부르심”이다. “이 부르심은 여러분 각자가, 개인 으로서 또한 공동체 차원에서, 불운한 이들, 소외된 이들, 일 자리를 얻지 못한 이들, 많은 이가 누리는 번영에서 배제된 이 들을 위하여 과연 얼마만큼 복음적 관심을 증언하는가에 대하 여 반성하도록 도전”해 온다고 했다. 우리 사회를 정의롭고 인
이용될 것을 우려하자 그는 ‘고통 앞에 정치적
간다운 사회로 만들려는 노력, 즉 소외된 이들을 위하는 것이
중립은 없다’고 명백히 말했다.
남북갈등의 해결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그러했다.
과연 왜 그런가. 이는 바로, 가까이 있는데도 소외된 자들을 무시하는 우리가 과연 멀고도 이질적인 북에 있는 사람들을 진정으로 배려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관련된 것이다. 현재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풍토가 만연된 사회분위기는 남북관계 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북관계를 경제적 논리로만 풀어
것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러했던 것처
가는 것이다. 그럴 경우 진정한 평화는 올 수 없다. 우리의 정
럼, 우리에게도 이것은 희망으로 가득 찬
치가 경쟁과 이기심을 벗어나 사회 정의를 추구해야 남북관계
하나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도 같이 풀릴 수 있다. 교황은 분명히 지적했다. 그는 우리에
약속은 하나의 명령과 분리할 수 없도록
게 “그리스도인으로서 또 한국인으로서, 이제 의심과 대립과
연결”되었는데 “그것은 곧 하느님께 돌아
경쟁의 사고방식을 확고히 거부”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도움
와 온 마음을 다하여 그분의 법에 순종해
이 필요한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관대
야 한다는 명령” 즉 ‘회심’이라고 했다. 그
함이 지속될 수 있도록, 그리고 모든 한국인이 같은 형제자매
리고 그 회심이란 “한 개인으로서 그리고
이고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에 대
하나의 민족으로서, 우리의 삶과 우리 역
한 인식이 더욱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했다.
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마음의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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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의미한다고 했다. 즉 신앙적 언
한민족의 전통 가치에 입각한 문화를 형성하라
어로는 하느님께 돌아오는 것이지만, 실
그는 귀국 후에도 자료집 인사말을 통해 “한국 땅은 전통 깊은
천적 언어로는 우리의 삶과 역사의 흐름
아시아 문화들과 영속적인 복음의 새로움이 어우러진 곳”이
을 바꾸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삶과
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선교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자생적
역사로는 민족의 일치를 이룰 수 없다는
으로 천주교가 생겼음을 인식하고 이를 강조했다. 우리의 경
것이다. 삶과 역사의 변화는 ‘정의롭고 인
우 천주교는 서구 기독교인이 이식한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
간다운 사회’를 이루기 위함이다. 교황에
로가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복음의 가르
의하면 “회심을 촉구하는 하느님의 긴박
침과 한민족의 고귀한 전통 가치에 입각한 문화를 형성해 나
한 부르심은 한국에서 그리스도를 믿고
가도록 요청”했다. 이를 좀 급진적으로 생각하면, ‘복음의 가
따르는 이들에게도 하나의 도전을 제시”
르침’마저도 반드시 기독교적 복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천
하는데 “그 도전은 참으로 정의롭고 인간
주교는 일찍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 밖에서도 구원
다운 사회를 이룩하는 데에 그리스도인
이 있다고 선언했다. 즉 선하게 양심적으로 산다면 모두 구원
들이 과연 얼마나 질적으로 기여했는가를
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비신자라도 그의 마음에 양심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이 있다면 그것은 하느님이 준 것이기 때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형제들을 생각해 보라”고 하
문이다. 따라서 ‘복음의 가르침’은 기독교
면서 “그들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그래서 ‘같은 가족’이라
적 신앙 이전에, ‘양심적으로 사는 것’을
고 했다. 그리고 거기에 희망이 있다고 했다. ‘같은 언어’란 ‘같
의미한다. 만일 신자라도 양심적으로 살
은 문화’이다. 우리는 같은 언어와 공통의 한민족 문화를 통해
지 않는다면 그는 복음의 가르침을 따르
평화와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지 않는 것이다. 교황은 복음의 가르침과 더불어 ‘한민족
영성과 실천을 통한 한반도 평화의 구축
전통가치에 입각한 문화를 형성’하라고
신학자 김경재는 요아킴이 역사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시
요청했다. 이 역시 서구 중심주의를 벗어
대로 나누었는데 오늘날은 성령의 시대라고 했다. 필자가 이
난 가르침이다. 천주교는 아시아에 교리
를 세속에 적용해보면, ‘성부의 시대’는 ‘권위의 시대’로 공포를
를 전파한 초기부터 토착 문화와 밀착되
통해 권력이 세상을 지배한 시대라고 여겨진다. 민초들이 신
었다. 유교에서 말하는 ‘상제’가 바로 천주
이나 지배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죽음을 당했다. ‘성자의
교의 ‘천주’ 즉 ‘하느님’이라고 했으며 제
시대’는 ‘이성의 시대’로, 말과 논리가 지배한 시대라고 여겨진
사를 지내는 것도 무방하다고 했다. 개신
다. 근대 이후 현재까지의 시대로, 신을 믿게 하기 위해 선교
교에서는 천주교가 성모를 숭배한다고 비
사를 파견하고 예수를 믿으라고 강조하며 정치적으로는 선거
판하는 데, 이 역시 천주교가 토착문화를
를 통해 권력을 잡는 시기이다. 즉 예수가 복음을 전하듯 권력
존중한 결과라고 여겨진다. 각 민족의 민
이 말로 사람들을 설득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시대이다. 이제
중들은 종교에서도 자비로운 어머니를 찾
다가올 시대는 ‘성령의 시대’로 ‘영성과 실천의 시대’이다. 계산
는다. 우리에게도 전통적으로 관세음보
적 이성과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무조건적 사랑과 실천을
살이며 삼신할미가 있다. 천주교에서 성
요청하는 영성의 시대이다.
모가 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광화문
교황의 실천이 바로 그 다가올 시대를 이미 보여주고 있기 때
시복 미사의 성모님은 한복을 입은 우리
문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그 실천은 낮은 곳으로 임
의 어머니로 나타났다. 교회 밖의 구원과
하는 것이다. 높은 자가 스스로를 낮추는 것은 정의롭고 아름
민족 고유의 가치 강조는 천주교의 관용
답다. 정의로운 이유는 높은 자리에 오르기까지 다른 이들로
정신을 드러낸다. 한반도의 남북갈등, 남
부터 많은 것을 얻었으므로 자신을 낮추는 것이 당연하기 때
남갈등 해결에도 ‘관용’은 매우 중요한 가
문이요, 아름다운 이유는 높은 것이 낮은 것을 지향해야 조화
치이다. 더구나 우리에게는 각자의 차이
롭고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
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
보는 정의롭고 아름답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역시 시대적 요
이 있다. 그것은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
청에 발맞추어 영성적으로 실천적으로 또한 정의롭고 아름답
이다. 이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것이어
게 추구해야 할 것이다.
서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이다. 그러 나 교황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것처럼 강조했다. 그는 “먹을 것을 구하러 이집트 에 간 요셉은 형제를 발견”했는데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같은 말을 쓴다는 걸 알았기
이나미는 고려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 서 연구교수, 하와이대 한국학센터에서 방문학자를 지냈으며 현재 방송통신대학 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한국자유주의의 기원』, 『한국의 보수와 수 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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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김정은 집권 3년,
북한주민의 통일의식과 북한사회변동 정은미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남북관계의 대립이 장기화되고 남북한 간 교 류협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남한주민의 통 일에 대한 열망은 해가 갈수록 점점 약화되고 있다.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대박’을 언 급하면서 그나마 사회적으로 통일에 대한 관 심이 높아지는 분위기였으나 서울대학교 통일 평화연구원이 7월에 실시한 전국 국민 대상 설 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 답한 비율은 55.9%로 전체 국민의 절반 가까 이는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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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그렇다면 북한주민의 통일의식은 어떤 수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의 시장화와
준일까. 안타깝게도 현재 북한지역에 거
계층분화에 관심을 갖는다.
주하고 있는 북한주민의 통일의식은 측정
사회주의 시민사회 이론에 기반을 둔
이 불가능하다. 다만 서울대학교 통일평
기존의 연구들에 의하면, 독재사회에서
화연구원이 2010년부터 매해 동일연도에
민주화 가능성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탈북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간접적
시민사회의 형성이고, 시민사회가
으로나마 북한주민의 통일의식을 조사해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산계층의 형성이 중요하다.
오고 있다. 그 결과, 통일의 필요성에 대 한 북한주민의 열망은 절대적이다. 북한 에 살고 있을 때 ‘통일이 필요하다’라고 생 각했다는 응답률은 2010년 98%, 2011년 93.7%, 2012년 93.3%, 2013년 100%로 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긍정적인 응답이 20% 안팎의
타났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통일을 그토
수준으로 나타났던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그만큼 남한주민
록 원하는 것일까. 2014년 조사에서 통일
에 비해 북한주민이 통일 사회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는 것
의 이유에 대한 질문에 ‘북한주민이 잘 살
을 보여준다.
수 있도록’이라는 응답이 47.6%로 가장
통일에 대한 강한 열망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북한
많았다. 두 번째로 응답률이 높은 항목은
주민 10명 중 4명 이상은 사실상 통일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
‘같은 민족이니까’(24.1%)였다. 이 두 수치
상하고 있다. 특히 통일에 대한 회의는 김정은 정권 출범 이
의 차이는 북한주민에게조차 민족주의 규
후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통일이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예
범보다는 현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수
상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불가능하다’라는 응답의 비중이 가
단으로써 통일이 더 절실함을 보여준다.
장 많았는데, 조사가 시작된 2010년에는 응답률이 27.2%였던 데 비해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2011년 43%로 크게 증
통일 사회에 대한 이상주의적 기대 높아
가했고, 김정은이 집권한 첫해인 2012년에는 44.4%, 2013년
통일의 필요성과 이유에 대한 응답결과는
45.3%로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대 권력세습이 현실화
분명히 고통스러운 북한주민의 현실에 대
되고,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북한체제의 변
한 방증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북한주민
혁에 대한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북한사회에 통일의 가능
이 기대하는 통일된 사회의 일면은 다소
성보다 통일의 불가능성을 예상하는 회의적 분위기가 크게 증
이상주의적이다. 통일된 이후 주요 사회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어떻게 될 것으로 기대하는가라는
만일 통일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북한주민은 어떤
질문에 대해 4년간의 조사 결과를 종합해
통일방식을 원하는 것일까.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바대로 북한
보면, 통일 이후 빈부격차가 개선될 것이
당국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줄곧 연방제 통일을 주창하
라는 응답률이 83.7%, 실업문제가 개선
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주민의 속내는 어떨까. 가장 많은 응
될 것이라는 응답률이 87.3%, 남북한 주
답을 보인 통일방식은 ‘남한의 현 체제로 통일한다’(38.9%)이
민이 잘 어울려 지낼 것이라는 응답률이
다.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을 보인 것은 ‘통일이 이뤄지기만 하
80.3%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남한
면 어떤 체제이든 상관없다’로 나타났다. 반면에 ‘북한의 현 체 39
제로 통일한다’의 응답률은 2%, ‘연방제로
결과만을 보고 판단했을 때 김정은 집권 3년간의 식생활 수준
통일한다’의 응답률은 4.7%에 불과했다.
은 비교적 안정적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이 결과는 응답자 집단이 남한에 거
하지만 북한사회에서도 계층분화가 가속화되면서 사회 불평
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이라는 특수성
등 현상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2014년 조사를 기준으로 자
을 감안해서 신중하게 분석해야 한다. 남
신의 귀속 계층의식과 식생활의 구조를 교차분석 해본 결과,
한체제로 통일해야 한다는 응답은 제쳐둔
북한에 거주할 당시 상층에 속했다고 응답한 사람들 모두가
다 하더라도 통일만 된다면 어떤 체제이
하루 세끼 식사를 했으며 쌀밥을 먹었으며, 일주일에 한두 번
든 상관없다는 응답이 두 번째로 비중이
정도 고기를 먹었다. 반면에 중층에 속했다고 응답한 사람들
높다는 사실(가장 높은 응답률과 불과 8%
중에 84%가 하루 세끼의 식사를, 56.7%만이 쌀밥을 먹었으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
며, 35.1%만이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고기를 먹었다. 하층에
할 필요가 있다)은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속했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식생활은 더욱 열악했다. 하루 세
편가를 틈 없이 통일이 그만큼 절박함을
끼 식사가 가능했다는 응답률은 55.3%, 쌀밥을 먹었다는 응
보여준다. 그리고 ‘북한과 남한의 체제를
답률은 6.7%,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의 고기를 먹었다는 응답
절충하여 통일한다’라는 응답률이 21.6%
률은 2.1%에 불과했다. 이처럼 계층 간의 기초적인 식생활 수
로 나타났다. 통일방식에 대한 응답 결과
준은 매우 큰 격차를 보였다. 여기서 계층 간 비공식 월수입
를 뒤집어서 다시 보면, 결과적으로 북한
을 살펴보면 하층은 월 10만 원 미만, 중층은 월 10만 원 이상
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임에도 불구
~50만 원 미만, 상층은 50만 원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고 남한체제로의 통일방식을 선호하는
지역별 부(富)의 불평등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고착화되고
북한주민은 10명 중 3~4명에 불과하다는
있다. 행정구역별로 가장 잘 사는 지역의 1순위는 3년 연속 평
점을 알 수 있다.
안남도가 차지했다. 가장 가난한 지역 1순위는 3년 연속 강원 도로 나타났다. 평양시를 제외한 가장 잘 사는 시는 1순위 라
기초적인 의식주 생활은 안정적,
선, 2순위 신의주, 3순위 평성이다. 모두 큰 시장이 발달한 도
사회 불평등은 가속화
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것은 북한사회가 시장을 매개
김정은 집권 3년이 지난 현재 북한주민
로 부의 불평등한 분배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의 일상생활은 어떨까. 탈북하기 이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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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하루 세끼의 식사를 했다는 사
사상 통제로 북한체제 내구력 지속되고 있어
람이 3년간(2012년~2014년)의 조사 결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의 시장화와 계층분화에 관심을 갖는
과 평균 77%로 나타났다. 식사의 양도 중
다. 사회주의 시민사회 이론에 기반을 둔 기존의 연구들에 의
요하지만 식사의 질 역시 중요하다. ‘거
하면, 독재사회에서 민주화 가능성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의 입쌀로만 먹었다’는 응답률은 2012년
시민사회의 형성이고, 시민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산계
35.7%, 2013년 36.8%, 2014년 41.5%로
층의 형성이 중요하다. 이러한 이론에 비추어보면 2000년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고기를 ‘일주일에
이후 북한사회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시장화와 계층분
한두 번 정도 먹었다’는 응답률은 2012년
화는 분명 북한사회의 시민사회 형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21.6%, 2013년 23.3%, 2014년 24.8%로
높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러한 기대감을 실증
단백질 섭취도 조금씩 늘고 있다. 이상의
적으로 보여줄 만한 자료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경험적 데이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한주민의 통일의식 조사결과, 통일 이후 북 빈부격차가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률이 매 우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남북주민이 서 로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런 결과는 남한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의 결과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남한주민에 비 해 북한주민이 통일 사회에 대한 기대 수 준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터는 그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에
일을 선호했다. 반면에 주체사상에 대한 자부심이 낮고 최고
더 무게를 실어준다.
지도자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 사람들의 경우는 모든 문항들에
본 연구원이 2010년 이후부터 4년간 조
서 전자와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강력한 사상통제를 받고 있
사한 결과를 다차원으로 분석해보면 소득
는 북한주민의 현실세계에서 자생적인 체제 비판의식의 형성
분화와 정치·사회의식 간 차이는 대부분
이나 당 - 국가로부터 자율적인 시민사회의 형성이라는 것은
통계적으로 상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
거의 비현실적인 기대로 보인다. 오히려 이상의 데이터는 북
다. 북한 정권유지 기간, 북한사회 안의
한체제의 내구력이 지속되는 이유를 보여준다.
비판행위 존재 여부, 사회주의 경제 지지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사회가 빠르게 변동하고 북한주민의
도, 집단과 개인의 우선순위, 통일방식 등
삶과 의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니, 당연한
과 같은 북한체제의 유지와 관련된 문항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변화의 방향과 내용이 반드시 우리
들에서 높은 상관성을 보인 변수는 주체
가 기대하는 것과 일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너무 서둘러
사상에 대한 자부심과 최고지도자에 대한
서도 너무 기대해도 안 되는 것이 통일일지 모른다. 오히려 지
지지도이다.
금 우리에게 더 시급히 요청되는 것은 서로에 대한 인정과 이
구체적으로 주체사상에 대한 자부심이 높
해, 그리고 소통의 증대일지 모른다.
고, 최고지도자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사 람들의 경우 일관되게 북한정권의 지속 가능성을 크게 봤으며 북한사회 안에 체 제 비판행위의 존재 여부에 대해 낮게 평 가했다. 또한 사회주의 경제에 대한 지지 도가 높았고,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시하 며, 북한체제로의 통일이나 연방제의 통
정은미는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 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민화협 정책위원과 『민족화해』 편집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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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한은
북한의 식량공급 상황과 전망
농업생산의 개혁 조치, 북한 식량 수급 상황 호전시킬까 김영훈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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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북한의 식료품 공급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경로로 이루어져 왔다. 하나는 비농업부문 종사자와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배급이고, 다른 하나 는 농촌의 농가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식량 분배 이다. 요컨대 전통적으로 북한의 식료품 공급은 ‘배 급’과 ‘분배’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 도시의 ‘장마 당’과 농촌의 ‘농민시장’이 식량 공급의 보완적인 기 능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식량위기 가 발생한 이후부터 식량 및 식료품 수급에서 시장 의 역할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모내기에 한창인 북한 농민들의 모습
북한 농촌의 협동농장 농가는 식량을 자체 생산분 에서 분배 형태로 확보하며 기타 식료품의 경우 자 가 텃밭 생산과 공공배급을 통해 공급받는다. 식량
다른 경로를 통해 필요한 식량과 식료품을 확보하기
의 경우 국가의 농업지도기관에서 각 생산단위별로
시작했다. 즉 소토지 농사를 직접 영위하거나 농촌
설정한 생산 목표를 달성하면 농가는 평균적으로 연
지역에 사는 친지들에게 의존하기도 하고, 여유가
간 260㎏의 식량을 가을에 한꺼번에 분배 받게 된
있는 경우 시장에서 구매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다. 이 경우 생산목표 초과와 미달 여부에 따라 추가
식료품을 조달하게 되었다.
적인 분배를 받거나 기본 분배량이 차감될 수 있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등
데, 최대 15개월 치에서 최소 8개월 치에 해당되는
국제기구의 조사결과(2013년 11월)에 의하면, 북한
분배를 받게 된다. 이외에 농가들은 모두 텃밭과 소
의 도시가구 중 공식·비공식적으로 소토지 농사를
토지를 경작하고 있어 농가에서 필요로 하는 채소는
짓는 가구의 비중은 약 38%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대개 자급한다.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이 소비하는 곡물의 8%와 채소 대부분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시 근로자, ‘배급’과 ‘국영상점’ 통해 공급
소토지를 이용할 수 없는 나머지 62%의 도시가구
배급제도에 의존하는 근로자 가구는 다르다. 식량은
는 농촌에 거주하는 친지들의 도움에 의존할 수밖
기본적으로 근로자의 직업과 가구원 수, 연령에 따
에 없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소비하는 곡물
라 정해진 배급량을 식량배급소에서 공급받게 된다.
의 16%, 채소의 52%가 친지들로부터 공급된다. 소
식량을 제외한 식료품 역시 배급을 통하거나 국영상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도 일부 식량은 친지에게
점에서 매우 낮은 국정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
의존하고 있어 평균적으로 볼 때 도시가구들은 연
어 있다. 국영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식료품은 주
간 24㎏의 곡물을 농가로부터 지원받는 것으로 보
로 채소, 양념류(간장, 된장 등), 식용유 등이며, 명
고되고 있다.
절과 같이 특별한 경우에는 육류와 주류 등 기호식 품도 공급받을 수 있다.
크게 증대된 시장의 역할
그러나 국가의 배급체제가 약화된 2000년대 들어
시장 즉, 도시의 장마당과 종합시장, 농촌의 농민시
국영상점의 식료품 공급 기능도 떨어져 북한 주민은
장은 일반적으로 채소나 곡물의 주요 공급원으로 분 43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의 조사결과(2013년 11월)에 의하면, 북한의 도시가구 중 공식·비공식적으로 소토지 농사를 짓는 가구의 비중은 약 38%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지지도한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의 전경
류되지 않고 있다. 농산물, 특히 식량은 시장에서 거
라서도 큰 등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시장가격
래되는 것이 완전하게 허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
이 해당 상품의 수급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음을 방
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사실상 식량과 기타 식료
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요컨대 시장에서의 거래량
품의 시장 거래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배급
이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식량이
과 분배, 국영상점 구매, 소토지 농사, 친지로부터의
라 할지라도, 시장가격의 추이를 통해 그 수급상황
도움 등 식량과 식료품 공급원은 다양해졌지만 그것
을 엿볼 수 있다.
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 따라서 모자라는 부분
44
은 시장에서 구매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날이 갈수
다소 안정된 쌀 시장가격
록 증가하고 있다.
올해 현시점까지 북한의 식량 수급이 당초 전망을
북한의 시장에 대한 조사는 매우 제한되었지만, 국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 점은 시장의 쌀 가격
제기구의 실사단은 도시의 종합시장과 장마당, 농촌
변화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림>은 평양 지역의 시
의 정기 농민시장도 방문할 수 있었다. 이들의 조사
장에서 거래되는 쌀 가격을 달러화로 환산해 연도별
에 의하면, 방문한 소수의 도시 시장들에서 육류, 신
로 비교해 제시한 것이다. 이 그림을 통해서 두 가지
선한 채소, 의류 및 공산품 등 비교적 다양한 상품의
분명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거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농촌지역의 시장에서
첫째는 어느 해를 막론하고 같은 연도 내 식량가격
는 공산품이 일부 판매되는 것 외에 주로 지역에서
의 계절 등락이 매우 심하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의
생산된 농산물, 양념, 기호품, 해산물, 소가축 등이
식량부족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
거래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 둘째,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쌀 시장가격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가격은 일관성이 없지만
전체적으로 상승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동
국영상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이다. 예
기간 동안 쌀 수급사정이 나빠졌음을 의미한다. 반
를 들면 국영상점에서는 마늘 1㎏이 380원인 반면
면 2013년과 2014년의 가격 수준은 낮은 위치로 이
시장에서는 그보다 5.3배 높은 2,000원에 거래되는
동해 있다. 이것은 2013년과 2014년 북한의 식량사
식이다. 국영상점과 식량배급소의 배급·국정가격
정이 전년에 비해 나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요컨
은 고정되어 있어 수급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대 식량난이 여전히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식
다. 반면 시장가격은 지역에 따라 다르며 시기에 따
량사정이 호전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그림 북한 시장의 쌀 실질가격 추이 (평양, 2010. 1. ~ 2014. 5.) 실질가격 ($ / kg)
1.1 1.07 1 0.87
0.9
0.83
0.79
0.8
0.71 0.7
0.82
0.75 0.71
0.68
0.6
0.63
0.63
0.66
0.63 0.53
0.5
2
3
4
5
2012 2011
0.48
0.45 1
2013
2010
0.52
0.4
2014
6
7
8
9
10
11
12
주 : 환율과 시장가격은 관찰 기간에 따라 가중평균한 월평균 값임 자료 : 데일리NK(http://www.dailynk.com)
지난해 11월 이후 크게 하락해 올해 4월까지 안정세
다는 점이다. 특히 동해안 농업지대의 가뭄이 심해
를 보이던 시장의 쌀 가격은 5월 들어 약간 상승하
올해 가을 작황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며, 화학
고 있다. 그러나 가격 상승을 놓고 북한의 식량부족
비료는 5월 말 현재 예년 동 기간 수입의 65%인 8만
이 다시 심화될 조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2014년
4,500톤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1월~5월까지의 쌀 시장가격은 여전히 2013년 동 기
내년 식량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
간의 가격 수준을 하회하고 있고 5월의 가격 상승도
로는 ‘포전담당책임제’의 확대와 ‘작업분조’의 규모
예년의 상승 추세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러한 가격
축소에 따른 동기유발효과를 들 수 있다. 농업생산
변화를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 북한의 식량 공급 상
에서 이러한 개혁적 조치가 시범단위의 실험을 넘어
황은 봄 가뭄 피해에도 불구하고 예년에 비해 호조
전국의 협동농장으로 확산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직 불명확하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향후 농업생 산성 증대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정책적 조치에 해
내년 북한 식량 수급 전망, 부정적·긍정적 신호 공존
당된다. 이에 관해서는 향후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
아직 시기가 이르고 자료도 부족하지만 북한의 내
요가 있다.
년 식량 수급도 조심스럽게 전망할 수 있다. 현 상 황에서는 부정적 요소와 긍정적 요소가 함께 존재한 다. 부정적 요소는 2014년 초여름 가뭄이 7월 중순 까지 지속되었다는 점과 화학비료의 수입이 감소했
김영훈은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농업경제 학회 사무총장, 통일부장관 정책자문위원,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 이다. 통일준비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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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협력
나진 - 하산 프로젝트,
남·북·러 3각 협력으로 안정성 확보해야 김리원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NORTH KOREA RUSSIA
SOU KORETAH
최근 북한이 9월 19일 개막하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말 러시아 철도공사로부터 나진 - 하산 프로젝트에
273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을 보내기로 했다는 소식
대한 참여 제안을 받았고 검토에 착수하게 되었다.
이 들린다. 현재의 남북관계를 감안하면, 지루하고
이후 통상적인 사업성 검토 절차에 따라 현장 실사
후덥지근한 가뭄 끝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사업의
와 서류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사업지
성격은 전혀 상이하나 나진 - 하산 프로젝트도 남
역이 북한 내에 있어 실사에 어려움이 존재했으나,
북관계 개선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다행히 우리 정부를 비롯한 러시아와 북한 당국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동 사업은 사업성 검토가 진
도움으로 올해 2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친 나진 현
행 중인 단계이기 때문에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면
장 실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현재는 종합적
이 있다. 그러나 향후 대북 관련 다양한 협력사업
인 사업성 결과를 도출 중이며, 이르면 연내에 투자
을 준비하는 데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고자 포스코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의 나진 - 하산 프로젝트 참여배경과 진행상황,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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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 사업추진을 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간략하게
자원수입루트 다변화,
소개하고자 한다.
기존 훈춘물류단지 사업과 시너지 효과 기대
포스코는 북한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 등 북방지역
포스코가 나진 - 하산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면, 크
이 자원뿐만 아니라 물류측면에서 풍부한 개발 잠
게 두 가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첫
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째는 자원수입루트의 다변화이다. 현재는 제철 연
2009년부터 이들 지역에 대한 종합전략을 수립하
원료의 주 수입처가 호주와 캐나다 등 소수 국가에
고 여러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그러던 중 2011년
한정되어 있다. 이는 곧 공급처가 소수의 과점구조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진 - 하산 사업은 철도수송과 해상수송이 결합된 복 합물류사업으로, 철도분야 유지보수 및 운영에 경 쟁력을 보유한 코레일과 해운 물류사업에 전문성을 가진 현대상선이 공동으로 한국 컨소시엄을 구성하 여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각자의 전문분야가 유기 적으로 결합할 경우, 사업 및 운영 리스크를 저감할 북한의 함경북도 항구도시 나진과 러시아 극동지역 도시 하산을 연결하는 철도 선로가 5년간의 개보수를 거쳐 지난 2013년 9월 22일 개통되었다. 사 진은 나진 - 하산 철도 개통식의 모습.
수 있을 것이다.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남·북·러 정부의 적극적 지원 중요
로 되어 있기 때문에, 연원료 가격 협상 시 포스코
지난 7월 중순 나진 현장 실사에 동행했던 한국 정
와 같은 수요자가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는 것
부 관계자가 언급했듯이, 북한 당국자가 한국 실사
을 의미한다. 따라서 나진 - 하산 사업 참여를 통해
단에게 나진 - 하산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것
향후 러시아뿐만 아니라 북한 등으로 자원수입루트
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바 있다. 또한 실사 기
확대가 가능하다면 원가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
간 중인 7월 18일에 북러 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
다. 둘째, 훈춘물류단지 사업과의 연계성이 높아질
석한 가운데 항만 준공식을 개최함으로써, 물리적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건설 주도로 현
으로 러시아 시베리아산 석탄이 북한 나진항을 경유
대그룹과 함께 북·중·러 접경지역인 중국 훈춘에
하여 제3국으로의 수출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점으
150만㎡ 규모의 물류단지를 건설 중이며 조만간 운
로 볼 때, 나진 - 하산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는 러시
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훈춘 지역 발전의 최대 걸림
아 철도공사 및 북한 정부의 의지가 어떠한지를 짐
돌은 동해 쪽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출해구가 없어 물
작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나
류루트 확보가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나진
진 - 하산 사업의 실현가능성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항을 통한 해상 물류루트가 확보될 경우, 훈춘물류
관련국 정부의 지원이 될 것이다. 즉 한국 컨소시엄
단지 사업과 나진 - 하산 사업 간에 중장기적으로 상
이 사업에 참여하여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운영 등
당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의 사업 영위가 가능한지가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기대효과에도 불구하고 나진 - 하산 사
또한 나진 - 하산 프로젝트는 사업지역은 북한과 러
업을 추진함에 있어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
시아에 있되, 한국의 기업들이 참여하게 되는 3각 협
도 사실이다. 주지하다시피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
력사업의 성격을 띠는 만큼, 법률적·제도적 측면에
라 남북협력사업은 큰 변동성을 보여 왔다. 이번 사
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다수 존재한다. 따라서 이해
업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즉 정치적 리스크가 가장
당사국들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사업 참여가 쉽지
큰 변수이나 이와 관련해서는 사실 개별 기업 수준
않을 것이다.
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다만, 현재의 남 북관계 및 사업지역의 특수성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 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남· 북·러 3각 협력사업’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
김리원은 피츠버그대학교 석사 및 성균관대학교 경제학 박사과정 을 수료했으며, 현재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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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디자인
통일시대 ‘대박의 주역’ 중소기업
현실성 있는 준비로 성장 동력 발판 삼아야 김민서 세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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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 통일 대한민국은 우리가 명실상부한 경제 대국
학비즈니스 도시로 떠오르며 ‘실리콘 색스니’(실리콘
으로 도약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밸리와 작센주의 영어명 색스니의 합성어)라는 신조
준비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반도 통일은 ‘대박’이 아
어를 만들어냈다. 통일 독일 이후 20여 년이 흐른 현
닌 ‘쪽박’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한편 ‘통일대박’을
재 드레스덴은 구동독을 대표하는 변화의 도시로 거
이루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역할이 필수적이다. 먼
듭났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시의 적극적인 기업 유
저 통일을 이룬 나라 독일의 드레스덴 성공 사례는
치 전략으로 지멘스, 폴크스바겐, AMD, 인피니온
중소기업의 대박이 이뤄져야 ‘통일대박’도 가능하다
등 쟁쟁한 업체와 대학, 연구소가 들어섰고 정보기
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남북관계 여
술(IT) 부문 유럽 1위, 기계부품과 나노재료 부문 독
건상 ‘통일 경제’ 논의를 구체화하고 가시적 장치를
일 1위로 성장했다. 생명공학과 그린에너지 분야로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고 준비가 여러모로 미흡
도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첨단
한 게 사실이다.
산업기지로 발전했다. 2012년 디르크 힐버트 드레
통일은 중소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해 내야
스덴 경제담당 부시장이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하는 주역이자 핵심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는 ‘통일
한 조언은 핵심을 찌른다. 그는 당시 “독일엔 탄탄한
경제’의 중추이다. 북한 내 개발특수, 풍부한 지하자
중소기업이 많아 드레스덴에 다양한 기업을 유치할
원, 다양한 신규사업, 안정적 내수시장 등은 분명히
수 있었지만, 한국은 대기업 위주로 산업이 발달돼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통일 직후 대기업이 북한으로 옮기려고 할지 의문”
넣기에 충분한 매력적 요인이다. 하지만 단서가 있
이라며 “독일은 구동독 도시에 대한 경제적 원조를
다. 흔히 말하는 ‘통일대박’이 ‘대기업만의 대박’을 의
하기가 비교적 쉬운 환경이었지만, 남북한은 단절이
미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중소기업 대박’으로 이어
심해서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이 얘기를
져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의 절대다수를 차지
압축하면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이 없었다면 드레스
하는 경제 주체인 중소기업이 통일 경제의 문을 여
덴의 성공도 없었다는 말이다.
는 중심축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어야 중소기업
개성공단 사례만 보더라도 남북경제협력에서 우리
성장을 발판으로 한 한국 경제의 성장과 발전도 담
중소기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올
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 6월 14일로 개성공단에 우리 기업이 입주한 지 10 년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누적 생산액은 23억 달
중소기업, 통일 경제의 중추
러, 교역 규모는 9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누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 ‘통일대박’론에 불을 지핀 뒤
적 방문인원은 94만 명에 달한다. 당시 15개였던 기
곧바로 찾은 독일의 드레스덴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업은 현재 125개로 늘어났다. 개성공단은 5·24 대
바가 크다. 당시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에서 남북한
북 제재 조치의 예외가 적용되는 남북경협의 유일
주민의 인도적 문제 우선적 해결, 남북 공동번영을
한 공간이다. 때문에 개성공단은 남북 교역 규모의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 등
99% 가까이 차지하는 남북경협의 상징이나 다름없
을 골자로 한 이른바 ‘드레스덴’ 구상을 발표했다. 드
다. 지난해 여름 공단의 잠정 폐쇄와 재가동이라는
레스덴은 통일 후 가장 성공적인 발전을 이룬 구동
공단 조성 이후 최대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다행히
독 도시로 꼽힌다. 독일 동부 작센주의 주도 드레스
개성공단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125개 기업 대부
덴은 첨단과학기술 산업을 유치해 유럽의 대표적 과
분은 중소기업이다. 만일 이들 중소기업이 없었더라 49
면 개성공단의 성공도 없었을 것이다. 개성공단에서 중소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처럼 통일 이후에도 북한 내 시장경제 확산 주체는 중소 기업이어야 한다. 통일 준비 과정과 통일 이후에도
01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 해야만 북한 내 시장경제 확산에도 불이 붙을 것이 고 북한의 대도시는 물론 작은 도시에 중소기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북한 전역에 건강한 시장경제 가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남북경협의 현재와 미래, 중소기업 02
남북경협의 시야를 남·북·중 및 남·북·러 경제 협력으로까지 넓히면 중소기업의 역할은 더 커진다. 북한은 경제 성장 돌파구를 외자 유치를 통한 경제
01 개성공단에서 조업 중인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 02 제 2의 개성공단 후보지로 최근 거론된 나진 - 선봉 경제특구
특구 개발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3년 5월 경제개발구법 제정을 계기로 개발구 및 특구 개 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사가 있음을 공식화했으며 전국 각지 14개 경제개발구를 지정했다. 지역 특색
꿔볼 만하지 않을까. 정부는 올해 남북관계발전기
에 맞게 농업, 관광, 금융, 무역 등 분야도 나름 세분
본계획에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남·북·러 3각협
화했다. 내부 자원이 고갈된 북한이 자체 역량으로
력의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올해 안으로 국내 기업
한두 개도 아닌 십여 개의 개발구 계획을 제대로 실
의 사업 타당성 검토 작업 이후 한러 사업자 간 본
행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외자
계약 체결이 이뤄진다는 계획을 잡아두고 있는 등
유치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만 가능한 일이지
적극적이다. 사업 진전 정도에 따라 법·제도적 지
만 국제 제재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 방안도 마련해 부산∼나진∼러시아로 이어지는
그런 면에서 남·북·러 및 남·북·중 삼각 협력은
남·북·러 물류 활성화 방안도 수립한다는 방침이
관련국 모두가 ‘윈 - 윈’ 할 수 있는 협력 틀이다. 정
다. 장기적으로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추진
경 분리 원칙이 겉돌고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남북
을 위한 첫 단계로 남북 철도 연결을 마무리하는 것
경협이 냉온탕을 오가는 현실을 감안해도 남북 이외
도 검토되고 있다.
에 제3국과 함께 하는 경제협력사업은 남북 모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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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하는 측면이 있다. 중국
제2·제3개성공단 제안, 현실성은 미지수
의 동북3성과 러시아 극동 지역 개발은 남북한의 협
중소기업들은 이미 제2, 제3의 개성공단 가능성까
력이 이뤄져야 탄력을 받고 빛을 발할 수 있다. 우
지 거론하며 남북경협 범위를 확대하는 데 불을 지
리 중소기업이 북중·북러 접경 지역 내 인프라 투
피고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최근 언론과
자·개발, 물류사업을 비롯한 산업단지 조성에 참여
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나진·선봉 경제특구에 제2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미리 온 통일 대박’을 꿈
개성공단을 만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한 것이 계기로 작용했다. 중소기업 대표단은 향후
개성공단에서 중소기업이
나선 지역 등 북한 경제 특구를 방북하는 방안도 추
주도적 역할을 한 것처럼
진할 계획이라고 하니 직접 실사를 통해 사업의 입
통일 이후에도 북한 내 시장경제
지 타당성을 검토해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중소
확산 주체는 중소기업이어야 한다.
기업계에선 나진·선봉지역이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가 국경을 맞댄 물류 요충지라는 점에서 제2개성공 단의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로 꼽는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북러 간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회적 참
통일 경제시대 위한 중소기업의 준비 필요해
여를 추진하면서 실사가 진행되는 등 새로운 경협
다행스럽게도 중소기업의 통일에 대한 기대감은 큰 편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는 점도 이러한 분위기에 힘
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을 실어주고 있다. 북한도 제2개성공단 후보지로 나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이 본 통일 경제
선 특구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기 공급
인식조사’를 살펴보면 중소기업 CEO 10명 가운데 8
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남한 기업들 사이
명은 통일이 중소기업의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에선 해주나 남포 특구를 선호하는 의견도 있는 것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들 가운데 매
으로 전해진다.
우 긍정적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23.5%였다. 업종별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개성공단 사업도 아직 미완성
로 보면 서비스유통업(85%)과 제조업(82.3%)에서 유
인 만큼 나진·선봉에 제2개성공단을 검토하기는
독 긍정적 기대감을 많이 갖고 있었다. 이러한 기대감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업계 주장이 나오자마자
이 반영돼 통일이 되면 북한에 진출할 의향이 있는 중
통일부는 관계자 입을 빌려 “현재 개성공단의 발전
소기업도 78%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상
적 정상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황을 봐서 진출한다는 의견이 50.7%인 절반에 달해
제2개성공단 조성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고 못 박은
북한시장 진출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5·24조치
바 있다. 정부는 현재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해 인터
나 금강산관광 중단, 개성공단 잠정 폐쇄 등 남북한의
넷 공급과 전자출입체계(RFID), 외국기업 유치를 적
정치·군사적 상황에 따라 남북경협이 직격탄을 맞
극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
는 일을 지켜본 ‘학습효과’ 때문이다.
정이다. 이른바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와 국제
하지만 아직 대다수 중소기업은 통일에 대한 준비
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3통(통신·통행·통관)
가 부족한 실정이다. 같은 조사에서 통일 경제시대
문제 해결이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
준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혀 준비 안 했다는 응답
업들의 새로운 대북사업 참여 의지 자체는 긍정적으
이 62.9%에 달했고 충분히 준비됐다는 기업은 4.0%
로 봐야 할 측면이 있다. 당장 단기적으로만 보면 실
에 그쳤다. 중소기업이 준비됐을 때라야 통일이 되
현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이들의 구상이 현실화된다
더라도 제대로 된 ‘통일대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면 남북한과 제3국이 함께 묶인 경협 사업은 그 자체
것이다.
로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안정에 기여하는 바가 크 고 긴장도를 완화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남북 당국 간 협의 수준과 협상 능력이 기업인의 새로운 구상 욕구에 미치지 못할 뿐이다.
김민서는 영국 브리스톨대에서 공공정책학 석사를 취득했고, 현재 세계일보 외교안보부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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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한반도 종단 랠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 우크라이 나 키예프,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타지키스 탄 두산베,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카자흐스탄 알마티, 러시아 예카테린부 르크,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산, 나진, 백 두산, 금강산, 평양, 개성, 서울, 안산 그리고 부산, 다시 경주와 청송, 안동, 동해까지. 01
험난했던 15,000㎞의 여정이다. 이 일정에는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정을 같 이 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스크바에서부터 출발 한 사람도 있고 중앙아시아에서 출발한 사람도 있 다. 그리고 연해주에서 합류한 대원도 있고 서울부 터 함께한 추진위 관계자들, 자원봉사자들, 서울 부산 국민참여 랠리라고 하는 프로그램으로 참여한 시민도 있다. 지금부터 이처럼 다양한 지역에서 다 양한 사람이 참여하여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고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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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150주년 기념 유라시아 자동차 대장정의 이야 기를 하고자 한다.
고려인의 15,000km 여정,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우리는 내일도 달릴 것” 김종헌 동북아평화연대 사무국장
평화와 통일을 위한 49일의 여정 길게는 49일, 남쪽에서는 9일의 여정이었다. 필자는 그 9일의 일정에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추 진위(상임대표 이인제, 이해찬, 정태익 등, 이하 추 진위) 사무국장으로 참여했다. 우리의 임무는 남에 서의 일정을 꾸리고 안내하는 일, 게다가 체재비용 까지, 한마디로 온갖 일을 다 맡아서 해야 하는 입 장이었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동북아평화연대(이하 동평)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고려인 이주 140주년 행사를 기념하고, 우수리스크라는 연해주에 고려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중심지에 러시아 한인이주 140주년 기념관(현 고려인문화센터)을 지어 기증하는 일을
자흐스탄 키질로르다(아랄해 동쪽) 방향으로 철야 이동한 랠리팀 01 카 이 칠흑 같은 어둠, 먼지, 움푹 파인 구멍, 진흙 등 심각한 장애물을 극복하고 다음날 아침 목적지에 도착했다. 02 랠리팀이 가는 여정마다 많은 이들이 함께 하며 성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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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그러한 연고로 이번 추진위에서 동평이 자연 스럽게 사무국단체를 맡게 되었다. 최초 이 랠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작년 초로 조바실
리(전 러시아 고려인연합회 회장)로부터 2014년 러
그러다 어렵게 우리 정부의 승인이 나오게 되었는
시아에서 ‘고려인 자발적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회’
데, 이번에는 북이 문제였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
가 조직되어 여러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며 모스크바
지만 북이 정치적으로 랠리를 이용하려 한다는 남측
에서 출발하여 한반도를 종단하는 랠리를 기획 중
기사를 빌미로 남측으로 내려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사실 우리 단체도 철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때가 7월 초, 이 일을 준비
도나 자동차를 이용한 러시아 종단 프로그램에 직
하는 추진위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
간접으로 참여해 본 경험도 있고 주변에 많은 단체
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내려오지 않는다면 그 동안
도 한반도 종단계획과 러시아횡단을 이어 성사시켜
의 준비가 물거품이 되는 것이고 내려온다고 해도
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번번이 북에 막
이 짧은 시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특
혀 실패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쪽
히 자금 문제는 랠리 마지막 동해 출국까지 문제였
에서 온 이 제안 역시 성공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생
다. 불과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시간에 제한된 정부
각했다.
의 행정지원과 약간의 지원금으로는 이 행사를 준비
실제 국내에서도 이해찬, 이인제 국회의원 등이 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확정된 안이 없고 물거품이
세해 국회의원을 포괄하는 고려인 150주년 기념사
될 수도 있는 계획을 가지고 관심을 보이는 기업도
업회가 꾸려지고 1월 20일 정식 발족식을 했을 때
찾기 어려웠다. 어쨌든 최종적으로 원래 통과하려던
까지도 이 사업은 비중 있게 보고되지 못했다. 사업
8월 15일 통과 계획은 무산되었고, 다음날 16일 3시
의 핵심이 북한에 이은 남한의 통과이고 남북관계
경에 통과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러시아 측 추진위로
의 경색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성사 가능
부터 들을 수 있었다.
성이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바실리가 남 북에 보낸 서신은 대답 없는 메아리로 그칠 가능성
모두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한반도 종단
이 커지고 있었다.
랠리팀을 맞아야 하는 시간이 채 한 달여 남은 시점
그러던 중 5월경 북으로부터 승인이 떨어졌다는 소
이었다. 이때부터 정말 정신없이 준비를 맞추어야
식이 들려왔다. 추진위 관계자들은 기쁘면서도 이
했고 마지막 모기업의 후원이 결정되는 행사 일주일
제 행사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논의하기 시작했
전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8월 15일 통일부에서 전
다. 이때부터 남과 북의 오랜 실랑이가 시작된다. 우
화 한 통이 울렸다. 개성출입경사무소로 북의 전문
리 정부에서도 자연스럽게 통과승인이 나고 순차적
이 내려왔는데 3시 입경이 아니라 5시 입경으로 통
으로 풀릴 거라는 기대와 달리 남북 통과의 협상은
보되었다는 것이다. 6시에 국회의장 만찬이 잡혀져
지리멸렬하게 시간을 끌게 되었다. 북이 남측에 어
있는데, 요즘 말로 ‘멘붕’이 왔다.
디로 해서 어떻게 내려 보낼 것인지 확답을 주지 않
부랴부랴 시간을 옮기고 관련기관에 통보하고 8월
아 못 내려오게 될 수 있다며 남측은 승인을 할 수 없
16일 그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개성출입경
다고 하고, 러시아 측은 내려가면 남측이 받으면 되
사무소 앞 수많은 기자가 도열하고 있는 그 순간 고
는 것인데 왜 승인을 안 해주냐며 남·북·러 주체
려인 랠리팀이 등장하여 김 에르네스 단장이 “우리
들이 6월 말까지 지루하게 공방을 시작했다. 언론에
팀이 역사상 처음으로 자동차로 북에서 남으로 휴전
서도 북의 문제로 남북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는 기
선을 넘었습니다. 150년 전 이주했던 고려인이 남긴
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역사입니다”라고 호기롭게 선언했다. 53
03 월 16일 개성출입경사무소를 통과하여 남쪽으로 내려온 랠리팀. 03 8 04 랠리팀은 한국에서의 여러 일정을 소화한 뒤 마지막으로 동해로 출발하며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사진은 8월 19일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모습.
“우리 팀이 역사상 처음으로 자동차로 북에서 남으로 휴전선을 넘었습니다. 150년 전 이주했던 고려인이 남긴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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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에르네스는 모스크바의 사업가 집안 출신으로 20
일을 맡으면서 고민이 많았다. 그들이 남에 대해 어
여 차례 랠리를 경험한 랠리광이기도 하다. 2012년
떠한 기억을 가지고 갈지 모르겠지만, 남측 언론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APEC가 있었을 때에도 러시
비롯한 많은 곳에서 북에 대한 찬양이 나오는 것 아
아 종단 랠리를 조직한 바 있다. 러시아에서 출발할
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국가가
때는 7월 7일, 남북 간에 통과가 불확실했을 때였다.
주관해서 일을 치루는 것과 정부의 지원을 받긴 했
그럼에도 그들은 도전할 줄 알았다. 그들에겐 반드
지만 민간의 작은 단체가 나서서 맞이하는 것의 차
시 풀릴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였다.
결국 그들은 북에서 남으로 내려왔다. 많은 사람의
하지만 랠리팀은 하나의 불문율을 가지고 여정에 올
꿈으로만 생각했던 일을 실질적으로 성사시킨 최초
랐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는 어디에서 어떤 대접을
의 사람들이 된 것이다.
받든 무슨 일이 있었든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가기로
한편 한국에서 랠리팀은 국회의장 및 국무총리 면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과 국가, 기관
담, 재외동포재단 방문, 서울시와 부산시 만찬, 세
과 조직이 얽혀서 만들어낸 장대한 서사시와 같은
월호 안산방문 등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마지막으로
랠리가 끝났다.
동해 출발까지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지면으로
서로 내년을 기약하면서 한국의 광복 70주년과 러
풀어내지 못할 일들도 많았고 한국을 방문한 그들과
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랠리를 다시
한국에서의 일정을 준비한 추진위, 정부 측 인사, 방
하자고 약속을 주고받았다. 올해의 경험으로 두 번
송관계자들, 스폰서 기관 등 수많은 이해당사자들
다시 이런 팀을 맡고 싶지 않다고 몸이 먼저 반응하
이 크고 작게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심지어는 랠리
는 것 같다. 그러나 가슴은 왠지 다시 뛰고 있다. 정
에 참여한 사람들, 추진위에 참여한 사람들 내부에
말 이 랠리의 성공은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가 되어
도 충돌이 있었다. 랠리를 150주년 사업으로 승인한
야 하는 것 같다. 한 번의 요행이 아닌 두 번째, 세 번
조바실리, 랠리를 직접 조직한 김 에르네스, 여기에
째도 이 길을 갈수 있다는 확신, 그리고 종국에는 누
북이 이 사업을 승인하도록 역할을 한 러시아범민련
구나 가고 싶어 하는 길이 되도록 하는 일.
의 김 펠릭스까지, 모두 랠리의 주역이면서도 미묘
그러한 그림이 눈앞에 아른거리니 가슴이 뛰지 않을
하게 견제하는 관계였다. 사실 이 셋 중 누구 한 명이
도리가 없다. 그리고 마음 한켠에는 한번 경험했으
역할을 못했다면 랠리는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니 내년에는 진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주책없는 마음이 요동친다. 이 일을 치르는 동안 한국에서 고
광복 70주년 기념 랠리의 성사를 기원하며
생하신 수많은 추진위원분과 자원봉사들에게 마지
그들은 유독 북에서의 환대에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막으로 감사 인사를 전한다.
했다. 그러면서도 북에서 본 것들에 대해 가슴 아프 다고도 했다. 북의 자연이 참 아름다웠다고 했다. 북 의 거리를 도열한 시민의 환영인파를 보고 감동했다 고도 했다. 한 고려인 랠리 참가자는 “북쪽에서는 통 일을 간절히 원한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한국에서 는 통일이 절실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는 말로 필자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사실 필자도 이
김종헌은 연변대학 한어계를 졸업하고 연변대 역사계 석사를 수료 했다. 재외동포법계정특위 사무국장, 연해주물결운동 사무국장, 고 려인이주150주년기념사업 추진위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동 북아평화연대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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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방북기
나는 지금 통일 조국에 살고 있다 신은미 재미동포
2011년 10월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에 이끌려 정말 내키지 않았던 첫 북한관광을 다녀온 이래, 불과 2년이 채 되지 도 않은 2013년 9월까지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북한을 여행했다. 북한에 수양딸 둘, 수양사위 하나, 수양손자 하 나, 수양조카 하나, 수양동생 둘을 포함한 대가족(!)을 이 루고 있는 지금, 북한 땅에 첫발을 디딜 당시의 긴장감을 01
생각하니 헛웃음만 나온다. 요즘은 평양공항에 닿는 순간 마치 고향에 돌아온 기분으로, 반가운 마음에 환한 미소 가 절로 지어진다.
필자가 북한을 여행한 2년 사이 북한에는 많은 물리적 변화가 있었다. 우선 거리가 푸 르러졌다. 도시의 모든 차도와 인도 사이에 잔디를 깔아 도시가 너무나 환해졌다. 평양 뿐만 아니라 지방도시도 마찬가지다. 이제 내게 평양은 ‘공산혁명의 수도’라기보다는 차라리 아름다운 전원도시로 다가온다. 게다가 엄청난 건설 붐이 일어, 갈 때마다 새로운 고층빌딩들이 세워지고 있다. 주 로 주거용 아파트들이다. 늘어나는 외국 관광객들을 위해 호텔도 새로 짓거나 재건 축(리모델링)도 한창이다. 반면 나쁜 변화도 있다. 승용차와 택시가 많이 늘어 공기가 탁해졌다. 평양의 공기가 좋 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인 듯싶다. 게다가 교통량이 늘어남에 따라 신호등이 많이 생겨 났다. 이러다가는 평양의 명물인 여자교통안전원들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북한 고급 식당이나 백화점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곳은 주민이 소지하고 있는 외화를 흡 수하는 역할도 한다. 북한 주민은 북한화폐의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외화 소지를 선 호한다. 따라서 외화만 사용할 수 있는 고급 식당이나 백화점을 설립하여 이들이 소지 하고 있는 외화를 거두어들이기도 한다.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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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03
양의 명물, 여자교통안전원 01 평 02 잔디가 깔린 함경남도 함흥 시내 03 물놀이 공원에서 수영과 휴식을 즐기고 있는 북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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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 물놀이장과 같은 대형 물놀이 공원, 만경대 놀이 공원 등 인민들을 위한 위락 시설 또한 많이 늘고 있다. 이러한 시설들은 입장료가 매우 저렴해 항상 많은 사 람으로 꽉꽉 차있다. 이러한 물리적인 변화는 ‘북한 주 민의 소득이 증가하고 있으며, 따라서 생활수준이 향 06 자 친구에게 스케이트를 배우는 북한의 여성 04 남 05 결혼식을 마치고 혁명열사능(국립묘지)에 참배를 온 신랑 신부 06 잔디가 깔린 평양 시내. 둘째 수양딸 설향이와 함께
상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기업의 독립채산 제라든가 농업에 있어서의 분조제와 같이 기업이나 개 인의 인센티브를 강조하는 경제개혁이 주민의 소득 증 가에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북한 동포들은 2011년이나 2013년 이나 아무런 변화가 없다. 시어머니 모시는 일과 저녁
반찬거리 걱정하는 여성도, 자녀교육에 치맛바람 휘날리는 엄마도, 애들 키울 일에 어 깨가 무겁다는 아빠도, 군대에 가있는 손자를 보고 싶어 하는 할머니도, 농촌으로 ‘모내 기 전투’에 동원되어 나가며 얼굴을 가릴 수건과 화장품을 잊지 않고 챙겨가는 여성도, 남편감 고르느라 있는 멋, 없는 멋 다 내고 다니는 처녀도 모두 다 그대로이다. 즉, 당연 히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며 이는 다른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그동안 우리는 교육이나 과장된 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아 ‘북한은 우리와는 어울릴 수 없는 전혀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물론 나 자신도 그렇게 생각 하던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다. 어린 시절 반공교육에 의하면 북한 사람은 사람 모습을 하고 있는 ‘도깨비 악당’들이었다. 슬픔도 기쁨도 사랑도 연민도 인정도 웃음도 효도도 모르는, 그저 빨간 깃발 아래서 총부리를 겨누며 행진하는 무감각의 로봇들이었다. ‘세 뇌’란 이렇듯 무서운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북한을 정치, 경제적인 면에서만 접근했지 그들을 문화적인 면에서 이 해하려는 노력이 거의 전무했다. 내가 북한을 여러 차례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이 바로 ‘우리는 수천 년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 이루어진, 변할 수 없는 민족적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깨달음인 것이다.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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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간혹 “이제는 남과 북의 문화적 이질감이 너무 깊어 함께 할 수 없다”고 하는 말 을 들을 때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그런 생각 없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 는 동포들이 있다. 미국이야말로 우리와는 문화적 이질감이 극치에 달하는 나라다. 더 욱이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동포들조차 아무 문제 없이 잘 어울려 살고 있지 않은가. 오 히려 그 다양성이 미국의 힘이 되기도 한다. 이제 ‘남과 북은 문화적 이질감이 깊어 함 께 할 수 없다’는 생각 없는 말은 접어야겠다. 만남과 소통이 통일의 시작 그동안 헤어져 산 70년 사이 우리의 본질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다만, 생활양식에 변 화가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러한 차이는 우리가 북한 동포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 어 함께 살아나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여러 차례에 걸친 북한 여행으로 확신하고 있다. 남한은 남한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그들만의 생활양식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통 일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한마디로 난센스라는 것을 나 역시 지금에서야 알아차리고 있 다. 따라서 통일을 위해 한쪽의 양식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 또 강요한다고 되지도 않 는다. 북한을 여러 번 여행하다 보니 이제는 그곳 동포들의 생활양식이 아무 거리낌 없 이 받아들여진다. ‘다름’에서 오는 어색함 마저 전혀 없다. 건설현장에 ‘로력동원’ 나가 는 나의 수양딸에게 “시멘트 열 포대만 잘 개고 와”라고 스스럼없이 말하기도 한다. 생 활양식도 세월이 흐르면서 장점에 따라 변화하게 되어 있다. 억지로 바뀌는 것이 아니 다. 그때그 때의 상황에 따라 변하고 진화하게 되어 있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첫 단계는 만남과 소통이다. 이해는 곧 다름을 인정하고 자연스럽 게 받아들이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통일의 첫 단계이다. 우리는 어서 교 류해야만 하며 자유스러운 교류는 곧 절반의 통일을 이루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나같이 평범한 사람에게 통일이란 뭐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저 가고 싶을 때 가서,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통일인 것이다. 나는 이번 겨울 북 한에 있는 수양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평양에 갈 예정이다. 가는 김에 낚시를 좋아하는 남편은 대동강에서 얼음낚시를 벼르고 있고 나는 최근에 개장했다는 마식령 스키장에 서 스키 타는 일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 국적을 갖고 있어 조국의 남과 북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나는 그런 점에서 이미 통일 조국에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신은미는 이화여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에서 성악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현재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다. 2011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40여 일 동안 북한 전역을 여행 하고 여행 이야기를 정리해 <오마이뉴스>에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연재했다. 해마다 북한을 여행하 고, 달라진 북한의 최근 모습과 평범한 북한 주민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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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언저리를 거닐며
한가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남북이 하나 되는 명절이어라 전영선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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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 ‘대하, 전어, 꽃게, 막걸리, 천안 호두, 문
명절, 자연에서 배우는 섭리(攝理)
경 사과, 의정부 부대찌개, 경주의 떡과 술, 김치, 순
한낮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지만 아침, 저녁으로 부
창 고추장과 된장, 장호원 복숭아, 이천 쌀, 파주 장
는 바람은 제법 선선하다. 자연은 참으로 한결같다.
단콩, 마포나루 새우젓, 진도꽃게, 전주발효식품, 홍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온다는 것을 은밀하게 알려
천 인삼과 한우, 그리고 커피’의 공통점은?
준다. 곡식도 묵묵히 익어가고 있다. 빠른 곳에서는
가을이면 제철인 음식? 반은 맞혔다. 정답은 가을
벼 수확을 했다는 뉴스도 있다.
에 열리는 음식 축제들이다. 서해안 여러 곳에서 열
자연은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다. 선조들은 그런 자
리는 가을전어축제부터 10월의 마지막 날에 바다를
연을 경외했다. 억지로 무엇을 하지 않아도 그렇게
바라보면서 그윽한 커피와 함께하는 강릉커피축제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자연을 본받고자 하였다. 자
까지 모두 가을에 열리는 축제들이다. 일 년 중에서
연의 섭리를 배우고자 하였다. 자연은 한결같았다.
먹거리와 관련하여 이만큼 많은 축제가 열리는 때가
그런 한결같은 자연의 흐름에 계기를 부여했다. 일
또 있을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년을 스물넷으로 나누고, 나눈 절기에 계절의 특성
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
을 따서 이름을 붙였다. 절기에 붙여진 이름에 따라
다. 일 년 중 먹거리도 풍부하고, 인심도 넉넉해지는
할 일을 정했다. 절기가 있어 씨 뿌려야 할 때를 알았
계절이다.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살아가다가도 명절
고 곡식 거둘 때를 알았다. 절기라고 모두 같지는 않
이 되면 잊고 지냈던 일가친척과 친구들을 만나 회
았다. 절기 중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 날이 있다.
포도 풀고 음식을 나누면서 정을 나눈다. ‘명절이라
명절이다. 우리 민족에게는 농사를 시작하고 곡식
고 뭐 특별한 게 있을까’ 싶다가도 ‘추석’이 다가올수
을 거두는 시기가 더없이 중요했다. 농사를 시작할
록 가슴이 설레고, 고향 생각도 새삼스럽다. 명절은
때나 곡식을 거두는 시기(農耕始畢期)에는 한자리에
명절인가 보다.
모여서 풍년을 기원했다. 그리고 수확할 때가 되면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좋은 곡식과 과일로 자연과 조상에게 감사드렸다.
다고 하면 그렇게 놀랍니까?” 남북이 같다고 배워서
한반도 땅 위에서 우리 민족은 수천 년을 그렇게 살
일까.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낯선 모양이다. 남한
아왔다. 민족의 명절은 민족의 문화와 함께 하였다.
주민은 남북이 다르다는 것이 몸에 배어서인지 남북
비록 광복 이후 남북으로 갈라졌어도 반만년을 흘러
이 같다고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리얼리?”이다. “북
온 민족 공통의 문화적 DNA는 여전히 남북 주민의
한은 사회주의 국가인데, 북한에서도 제사를 지내
마음에 남아 있다. 분단의 시간이 70년 가까이 되어
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조상을 모시는 것이 남이
가고 문화적 차이가 커졌지만 기층문화에 내재된 민
나 북이나 다를 게 뭐 있느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족문화의 자장은 생각보다 강하게 남아 있다.
‘살기도 어렵다는데, 조상 제사지낼 여유가 있나요?’
문화는 제도를 넘어서는 힘이 있다. 오랜 세월 자연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질문이었다. 어리석은 생
에서 배웠고 몸으로 익혔기 때문이다. 민족문화는
각이다. 우리네 부모들이 어렵다고 자기 것부터 챙겼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쉽게 없어지지 않
던 적은 없었다. 살기 어렵다고 해서 조상 모시기를
는 끈질긴 생명이 있다. 현대 사회체제 안에서도 민
게을리하지 않았다. 좋은 것을 골라 조상께 감사드
족문화의 전통은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형식은 현
렸다. 없는 살림에도 정 나눔에는 야박하지 않았다.
대적으로 바뀌었지만 내용은 여전하다. 남북이 다
북한이라고 다르지 않다. 추석이 되면 조상 무덤을
르지 않다. 농사를 마치면서 자연과 조상에게 감사
찾아 풀도 베고 제사를 지낸다. 방송에서는 모처럼
드리고 거둔 곡식으로 이웃과 함께 정을 나누는 것
씨름 경기도 중계하고 보름달 아래에서 놀이도 즐긴
은 제도나 이념으로는 규제할 수 없는 민족의 삶에
다. 명절이 짧아 먼 거리에 있는 친척들이 모이지는
내재된 원형이다. 남북은 한때 명절 보내는 것을 허
못하지만, 가까운 친척이나 이웃이 한자리에 모여
례와 미신을 모신다는 이유로 비판하기도 했었다.
음식과 정을 나눈다. 지역에 따라 특별한 선물이 내
하지만 민족문화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통해 명절
려지기도 한다. 선물이 없어도 일 년 중 물산도 가장
로서 의미가 재조명되었다. 북한에서도 민속명절을
넉넉할 때다. 찹쌀로 떡도 만들고 송편도 만들어 이
쇠는 것은 ‘민족의 고유한 관습을 존중하고 살려나
웃과 나눈다. 상차림에는 ‘조율이시(棗栗梨枾)’나 ‘홍
가며 생활을 낙천적으로, 문화정서적으로 조직해 나
동백서(紅東白西)’ 같은 의례에 따라 상을 차리기보
가는 데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민족명절
다는 생전에 고인이 좋아했던 음식을 중심으로 올린
로 공식화하였다.
다. 상차림이 풍요롭지는 못해도 조상을 모시는 마 음은 한결같다.
한가위, 넉넉함을 나누다
자연은 공평하다. 가리지도 구분 짓지도 않는다. 보
남북을 통틀어 추석은 민족명절 가운데 설과 함께
름달을 보면서 ‘천강(千江)’에 달빛이 빠짐없이 고루
가장 의미 있는 명절의 하나로 평가한다. 아침 일찍
비치듯 넉넉함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소원해 본다.
일어나 새 옷으로 갈아입고 햇곡식으로 빚은 송편과 술, 과일을 차려 놓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북한 에서도 차례를 지내고 성묘도 한다. 남한 사람들은 북한에서 제사를 지내고 조상을 모신다는 사실에 놀 란다. 재밌는 것은 남한 사람의 반응에 대해 북한 사 람들은 의아해한다. “남조선 사람들은 왜 남북이 같
전영선은 한양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 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민화협 정책자문 위원, 통일준비위원회 전문위원, 통일교육원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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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코리아
한반도 그린데탕트, 남북신뢰형성을 위한 ‘녹색 상생’의 길 1)
추장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그린데탕트 정책은 환경공동체 건설을 통한 통일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하 고 있는 주요 국정과제이다. 주요 분야로는 녹색경제협력, 접경지역·DMZ·백두 산화산 공동연구, 개성공단 내 신재생에너지 단지조성 등이 제시되어 있다. 올해 8·15경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한반도의 생태계 연결 및 복원을 위한 남북한 하천 및 산림 공동관리,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초청 등은 그린 데탕트 정책의 구체화 과정으로 풀이된다. ‘그린데탕트’ 개념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환경 분야에 속하는 ‘그린(green)’의 개념 과 안보·군사 분야에서 다루어 온 ‘데탕트(
)’의 개념이 융합되어 특정한 정
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적 개념이다. ‘그린’ 정책은 국내외에서 최근 등 장한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green) 정책과 친환경적인 산업 육성과 국토개발을 위한 녹색화(greening) 정책으로 구성된다. 주지하다시피 ‘데탕 1) 이 글은 저자가 과제책임자로 수행한 “한반도 「그린데탕트」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추장 민 외, 2013)의 내용을 참고하 여 작성되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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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 정책은 1970년대 동서진영이 전통적 또는 비전통적인 안보문제로 인한 관련 당 사국 간의 대립과 긴장을 완화하여 분쟁을 방지하고, 공동으로 위기를 경감하여 평 화공존을 추구한 정책이다.
이러한 ‘그린’과 ‘데탕트’를 통합한 ‘그린데탕트’ 개념은 ‘환경문제와 기후변화 및 자 연재해, 그리고 자원개발로 초래된 관련 당사국 간의 대립과 긴장을 완화하여 분쟁 을 미연에 방지하고, 이들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을 통해 관련 당사국 간 평화와 상 행을 도모하고 위기를 경감하는 정책’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정책적 범위는 먼저 녹 색 정책 분야로서 환경오염방지, 생태환경보호, 산림보전 등 환경보전 정책, 기후 변화대응을 위한 감축·적응 정책, 환경산업·생태관광 등 녹색산업 육성정책 등 을 들 수 있다. 녹색화 정책 분야에는 산업과정 및 설비의 청정화, 산업구조·기술 의 녹색화, 녹색 국토·교통·도시의 조성, 환경친화적 농림수산업 정책 등이 포함 된다. 이처럼 그린데탕트 정책은 기존의 환경·기후정책과 함께 ‘그린’을 매개로 하 여 대부분의 산업과 분야를 포괄한 융합정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데탕트 정책은 남북한이 주요 이해당사 그린데탕트, 안보·통일·환경 포괄하는 통일정책
자이고 한반도를 주요한 공간적 범위로 하는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책이다. ‘그린 데탕트’ 개념의 정책적 함의를 한반도 차원에서 적용한 ‘한반도 그린데탕트’의 개념 은 ‘남한과 북한, 동북아의 주요 당사국들이 한반도와 역내의 환경문제와 기후변화 문제 및 자연재해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환경친화적인 개발과 산업육성을 통해 한 반도 환경공동체를 건설하여 남북한 간 대립과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상생·통 일·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안보, 통일, 환경을 포괄하는 통일정책’으로 정의된다.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책은 사실상 붕괴상태에 있는 북한의 국토환경과 사회경제 기반을 복구하고 북한을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로 인도하여 한반도 전체의 지속가 능한 발전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남북한 신뢰구축, 긴장완화, 평화공존을 이루고 통일을 준비하는 통일정책이다. 따라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인 여건을 고려하면서 단계적인 추진전략을 수립하여 장기간에 걸쳐 추진 될 필요가 있다. 남북한 ‘환경공동체 건설’을 실현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으로서 한반도 그린데탕 트의 비전은 ‘평화롭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한반도 구현’에 두어야 할 것이다. 한 반도 그린데탕트 정책은 기존의 전통적인 안보의 맥락에서 평화의 가치, 그리고 비 전통적 안보의 맥락에서 안전과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으며, 궁 극적으로 한민족 전체가 평화롭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한반도에서 생존하고 발전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4대 정책목표를 가져야 한다. 첫째, 남북한 신뢰구축으로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공존을 실현하여 통일기반을 조성한 다. 특히 시작단계에서의 정책목표는 남북한 신뢰구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둘 째, 북한지역의 국토환경을 복원하여 한반도 차원에서 한민족의 지속가능한 생존 63
공간을 구축한다. 셋째, 생태관광, 신재생에너지개발 등 남북녹색경제협력을 통한 북한의 경제회복에 기여한다. 넷째,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한다. 한반 도 그린데탕트를 통한 남북한 신뢰구축과 긴장완화는 동북아 평화와 안보의 핵심 요소이며,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은 한반도 그린데탕트를 구현해 나가는 필수적인 방책이기 때문이다.
남북관계와 이를 둘러싼 국제관계의 특수성과 복잡성, 그리고 여론, 조직, 제도 및 남북환경공동체 건설을 위한 장기적 프로젝트
재원과 관련된 국내 추진여건의 미비 등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책은 취약한 정책기 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정책의 추진원칙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다양한 차원에서 사 전 검토를 통해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효과성을 높여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책은 첫째, 남한, 북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가 및 국제기구 등 국제사회의 세 가지 차원에서 이해당사자의 수용성을 우선 고려해 야 한다. 둘째, 정책의 성과, 즉 앞에서 제시한 비전과 4대 목표달성에 기여하는 효 과성을 기준으로 정책과 사업을 선택해야 한다. 셋째,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등 국내외 관련정 책, 그리고 국제사회의 주요 의제와의 관련성을 고려해야 한다.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책의 포괄 범위가 광범위하고 남북관계의 경색상태가 지 속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관련 정책과의 연계 및 제3국 또는 국제기구 등 국제사회의 활용이 필 수적이기 때문이다. 넷째,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 책은 남북한의 범위를 뛰어넘어 관련국과 국제 기구가 참여하는 ‘정책과 사업의 국제화’를 통해
남북한 ‘환경공동체 건설’을 실현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으로서 한반도 그린데탕트의 비전은 ‘평화롭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한반도 구현’에 두 어야 한다.
국제사회의 공동의제로 추진될 수 있도록 국제 성을 가져야 한다. 다섯째, 장기적인 투입과 지 속적인 노력 없이는 정책의 비전과 목표달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책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위와 같은 수용성, 효과성, 관련성, 국제성 및 지속가능성의 5대 추진원칙에 따라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책의 기본방향은 무엇보다 남북한 신뢰구축과 한반도 긴장 완화에 최우선 정책목표를 두어야 한다. 또한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적인 규범을 준수하는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남북한 직접채널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의 간접채널을 통한 국제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 다. 이와 함께 정책의 융합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관련 정책과 사업을 융합하고 연 계하여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즉, ‘DMZ세계평화공원 조성’, ‘한반도 신뢰프 64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등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책과 직·간접적으로 관 련이 있는 정책 및 사업과 긴밀한 융합과 연계가 요구된다. 그리고 다양한 효과성 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북한의 산림황폐화, 에너지·식량 부 족, 자연재해 등 문제가 상호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현실에 착안하여 관련 분야 및 사업을 연계·통합한 패키지형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복합효과를 확 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남북한 긴장완화와 북한 생태복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역별 특화를 통한 성공사례를 창출해 야 한다. 성공사례를 통한 가시적인 성과는 남북한 간의 상호 신뢰를 구축하여 정 책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담보해 주기 때문이다.
남북관계가 여전히 경색국면에 처해 있는 시기에서는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책의 그린데탕트 중요성에 대한 남북한 공감대 형성 중요해
구체적인 추진전략과 사업을 개발하여 추진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동시에 국제기 구 등 국제적인 자원을 활용하여 인도적 지원과 기술원조 등의 사업을 추진하여 북 한과의 간접적인 대화와 협력 채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남북관계가 개선되어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책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비하여 조직, 제도 및 재원 등의 분야에서 국내 추진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조직적 측면에서 특히 정책융합형 또는 패키지형 정책과 사업을 장기간에 걸쳐 추 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부처 간 칸막이를 걷어내고 통합적인 실행기구를 설치하 여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즉 관련부처 및 정부 산하기관이 참여하는 ‘한반도 환경공동체 건설사업단’과 같은 조직을 설치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제도 적 기반으로는 기존의 남북관계 법규를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책 및 사업을 우대하 고 지원하는 규정을 보완하여 개정하는 등의 관련된 법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재원 조달을 위하여 남북교류협력기금, 국제기구기금 및 민간자금을 활용하여 ‘한 반도 환경공동체 기금’을 조성하여 운영하는 방안 등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그린데탕트 정책의 추진기반은 남한과 북한 정부의 관심과 의 지가 핵심이다. 즉, 정치적 추진력 확보가 관련 정책과 사업 추진의 관건적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남북한 간에 한반도 그 린데탕트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여 협력에 합의하고, 미국 및 중국 등 주요 관련국과 유엔 등의 지지를 확보하여 정치적 추진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추장민은 북경대학교에서 환경과학 학위를 받고, 미쯔비시화학생명과학연구소에서 특별기술원으로 근무 하였으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한반도미래환경TF팀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동 연구원에서 연구 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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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통일론
나의 살던 고향은 이으뜸 충북대학교 4학년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봉숭아 꽃, 살구 꽃 아 기진달래….” 우리가 어릴 적 많이 듣고 부르던 ‘고향의 봄’. 얼 마 전 탈북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이 아니었다면 이 노래의 진 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이 과였고 대학 전공도 북한학이 아니지만 통일과 북한에 관심을
주 목요일 저녁, 서울에 올라와 수업을 듣
가지고 진로를 설정하고 지금까지 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보
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
니 다양한 포럼이나 행사에 초청되어 유익한 시간을 보내는
래도 과정을 듣게 된 이유는 탈북대학생
기회가 많았는데, 이번에 운 좋게도 한반도미래재단에서 주
들과의 만남 때문이었다. 탈북친구들과
최한 통일지도자아카데미에 참여하여 탈북대학생들과 함께
만날 때마다 시간도 짧고 단기적인 만남
일본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비록 3박 4일이
이라 매우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데, 이번
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탈북대학생들과 많은 생각을 교류하고,
만큼은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하고,
또 일본 국제대학교 학생들과도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 이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매우 유익할 것이
기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통일을
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준비해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는 남한대학생들보다 탈북대학생들이 더 많은 공간에서 함께 수업을 듣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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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대학생들과의 첫 만남
이 어색해서인지 처음 만남은 설렘보다는
탈북대학생들과 함께한 일본여행은 통일지도자아카데미를
약간의 두려움이 더 컸다. 그래도 한 달이
한 학기 동안 수강한 뒤 졸업여행으로 가게 된 것이었다. 그러
지나고, 두 달이 지나면서 점점 더 친해져
니까 함께 여행한 탈북대학생들을 처음 만난 것은 지금으로부
함께 통일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며 소통
터 3개월 전. 나는 4학년이기도 하고 거주지가 지방이어서 매
할 수 있었다.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즐거운 시
우리가 통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간을 보냈던 친구들과 함께 일본으로 가
15일 아침 드디어 셋째 날. 내일 아침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는 날. 우리의 목적지는 니가타였다. 니
했기에 마지막 날인 만큼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
가타는 겨울레저여행으로 유명한 곳이지
날 특별한 만남이 있었는데, 바로 니가타 국제정보대학에 방
만, 우리가 그곳으로 가게 된 이유는 니가
문해 일본학생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니가타 국
타가 북한과 특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
제정보대학은 한국어, 중국어, 영어와 같이 다양한 주변국들
다. 만경봉호 기항지가 있으며, 메구미 납
의 언어, 문화 등을 배우는 학교라 학생들이 한국어와 영어를
치사건 등 아직까지도 논쟁이 되고 있는
매우 잘하여 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일본학생들도 남
사건들이 벌어진 장소인 만큼 졸업여행이
북한에서 온 대학생들이 신기했는지 누가 북에서 왔고 누가
지만 많이 배우고 오겠다는 마음으로 출
남에서 왔는지도 물어보고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냐며
발하게 되었다. 7월 13일 밤에 도착하여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짧은 시간 함께 했지만
14일 아침, 첫 일정으로 갔던 곳은 하쿠산
많은 이야기를 나눈 만큼 금세 친해져서 헤어지기 아쉬울 정
신사. 이곳은 니가타 마을의 수호신이 있
도였다. 그래서 서로 SNS친구가 되어 지금까지 교류하며 잘
는 곳이라고 하여 공원으로 꾸며놓은 신
지내고 있어 이번 여행은 나에게 국제친구가 생긴 첫 기회이
사였다. 신사 옆에는 바로 니가타 시청이
기도 하였다.
있었는데 니가타 시장님과의 만남을 통해
글 서두에 ‘고향의 봄’이라는 노래를 언급했다. 우리는 국제정
일본이 생각하는 남북관계, 다양한 북한
보대학에서 숙소로 오는 동안 차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시간
관련 사건들에 대한 생각 등 통일에 대한
을 가졌는데, ‘고향의 봄’ 노래가 시작되자 북한대학생들의 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굴에서 슬픔이 보여 가슴이 무거웠다.
이후 일정은 반다이 빌딩. 우리로 치면
‘난 왜 슬프지?’ 라는 생각으로 부르다가 노래가 끝날 즈음엔
63빌딩과 같은 전망대에서 니가타 시내
결국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어쩌면 노래 속의 가사가 고향을
를 조망하고 만경봉호 기항지를 보러 가
그리워하는 북한친구들의 마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그 친구
게 되었다. 이번 여행을 하며 만경봉호에
들이 한국으로 온 이유는 죽음을 각오하고 올 만큼 절실했기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만경봉호는 북
때문이지만, 그 곳에서 태어나 가족들과 함께 오랜 시간을 살
한 원산과 일본 니가타 사이를 오가며 북
아온 만큼 북한이 고향이기 때문이다.
송 교포 및 조총련대표단과 화물을 운송
우리는 통일을 외치지만 북한 자체를 외면하고 있었다. 북한
하는 북한의 화객선으로 예전에 일본정부
의 정치제도와 정부가 나쁜 것이지 북한주민은 죄 없이 고통
가 북한과의 협정에 의해 재일본조선인총
을 당하고, 그게 너무 힘들어 우리나라로 넘어오고 있는 것이
연합회(조총련)계 재일교포를 북한으로
바로 한반도의 현실임에도.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북한 자
송환한 사건에서 만경봉호가 오갔던 장
체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남북에서 고통 받고 있는 우
소라고 하였다. 함께 여행하는 탈북대학
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생들 중 실제 만경봉호를 타고 북송되었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한반도의 미래가 밝아지는 지름길이 아
던 가족이 있는 학생에게는 가슴 저린 장
닐까?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저 멀리 북한주민이 고통 받는 일
소로 남겨져 있는 학생들이 있어서 무거
이 없어지고, 내 친구들과 많은 탈북민이 자신의 고향 땅을 밟
운 마음이 들었다.
아보는 시간이 다가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67
길에서 만나는 평화와 통일
둘, 다르지 않은 하나 이미연 대한예수교 장로회 정릉교회 통일선교부
무릇 통일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막연하게 혹은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60여 년간 언제나 그랬듯이 남북한 정부는 서로의 정치적 입장만 내세우면서 서로 공격하고 공격당하며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국가적 차원의 행동들은 남북한 주민으 로 하여금 통일에 무관심하도록 만들었다. 1989년 동유럽 국가들의 체제전환을 계기로 구소련의 국가적 지원이 끊긴 북한이 1990 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중국이나 제3국, 특히 한국으로 넘어오는 탈북자들 이 발생하게 되었다.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그들이 겪은 쓰라린 체험은 자본주의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던 남한 주민에게 경종을 울렸고,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등의 사건 68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역시 국가의 안보가 얼마나 중요하고 통일이 필요한
를 통해 통일에 대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다. 탐방
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지인 제주열방대학은 기독교 선교단체가 운영하며, 통일시대와 북한선교를 준비하고 있는 곳이었다. 비
‘통일이주민’에서 ‘통일가족’으로
자향이 그윽한 비자림에서는 자연의 평화로움 가운
요즘 현 정부의 “통일 대박론”을 중심으로 국가적 차
데 숲길을 거닐었고, 한라산을 오를 때는 북한을 통
원에서 통일에 대한 목소리가 역동적으로 흘러나오
해 백두산을 오르는 꿈을 펼쳤다. 태평양전쟁유적지
고 있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국내에 들어와
에서는 연약했던 민족의 아픔을 씹어야 했고, 4·3
살고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사회복지 차원의 지원활
평화공원에서는 이념의 갈등을 건전히 해소하지 못
동 역시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회 역시 이
하고 폭압과 인권유린으로 어그러지게 된 것을 가슴
들에 대한 선교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탈북자들의 건
아프게 들어야 했다. 제주를 관광지로만 이해했지
강한 사회정착을 돕고, 올바른 탈북자 선교 정책을
만, 막상 관광지라는 꺼풀을 하나 벗기니 일제강점
수립하고 북한선교에 대한 열정을 회복하려는 노력
기와 분단 역사의 아픔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땅
을 거듭해오고 있다. 필자가 다니고 있는 서울시 정
이었다. 마지막 날 보게 된 제주4·3평화공원 안에
릉동에 위치한 정릉교회가 주최한 ‘한라에서 백두까
있는 통일독일의 옛 베를린 장벽은 참가자들에게 의
지’ 주제 통일수련회 역시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미하는 바가 컸다.
탈북자들과 교인들이 서로 하나가 되어 통일을 준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서로가 다르지 않음
비하고, 하나님의 평화와 생명이 하루빨리 북한에
을 인정하고, 서로의 편견과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
도 임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되었다.
고 회복해야 할지, 한국 사회 속에서 공존하는 가운
정릉교회는 10년 전 남한 교인들로만 구성된 ‘통일
데 상호 배려하고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참된
시대를 준비하며 공부하고 기도하는 모임’을 만들었
기독교 정신을 살리는 것은 무엇인지, 또한 바람직
는데, 이 모임이 발전해 남과 북의 사람들이 함께 여
한 사회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힘쓸 수 있는 것은
행을 떠나기까지 발전한 것이다. 그동안 정릉교회는
무엇인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탈북자들이 ‘통일의 씨앗’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사 회적으로 사용되는 새터민 또는 북한이탈주민과는
통일준비, 2만 7천 명과 더불어 사는 세상
다른 ‘통일이주민’ 또는 ‘통일가족’이라는 용어를 쓰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탈북자들이 관심의 대상이 되
고 있는데, 탈북자들에 대한 배려가 보인다. 이번 수
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련회를 계기로 ‘통일이주민’이라는 용어도 아예 사용
역시 사실이다. 이번 수련회에 참여한 남한 청년들
하지 않기로 뜻을 모으고 있다.
중에도 처음 탈북자를 만나보거나, 북한에 대해 모 르는 이들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수련회를
남북 사람들의 제주 2박 3일
통해 서로 다른 사회에서 태어났지만 다르지 않음
24명이 출발한 제주도 2박 3일 여행에는 9명의 탈북
을 느낄 수 있었고 탈북자들 역시 남한 사회를 구성
자들이 참여했다. 제주열방대학을 비롯해 비자림,
하고 함께 꾸려나가는 동반자로 인식되었다고 이야
한라산, 태평양전쟁유적지, 제주4·3평화공원, 이
기하였다.
기풍 선교사기념관 등을 돌아보며 제주의 역사를 배
문화적, 사회·경제적 그리고 종교적 차이와 차별
우고, 저녁 시간마다 친교의 시간과 통일토크콘서트
을 넘어서 서로 하나가 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 69
남북의 청년들이 함께 한 2박 3일의 제주 통일수련회. 한라에서 백두까지 민족과 통일의 이야기가 퍼지기를 기도했다.
려는 노력! 그 자체가 통일로 가는 한 걸음이 되고
로 나뉘어 있던 것을 하나 되게 했다고 기록하고 있
이러한 걸음들이 모여 통일의 구심체를 이루지 않을
다.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었고, 세상에서 소망
까? 한국 사회에 거주하는 2만 7천 명에 달하는 탈
이 없고, 하나님도 없다던 이방인들을 교회의 한 성
북자들은 통일시대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도로, 동일한 시민으로, 천국에 속한 사람들로 바꾼
해야 한다. 그렇기에 탈북자들이 남북한 간의 사회
것이다. 기독교가 제시하는 진리 안에서 서로가 연
문화적 이질성을 극복하고 남한의 문화에 얼마나 빨
결되고 하나가 된다는 것은 남북 사람들 모두 예전
리 잘 적응하는가 하는 것은 한반도 통일 이후 사회
의 생활과 생각에서 과감히 떠나 새로운 삶의 지평
통합의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을 여는 것이다. 이 같은 통일주제 또는 탈북민의 정
물론 탈북자들이 가지고 있는 조직과 집단에 대한
착지원을 위한 종교적 차원의 관심과 전략은 실질적
부정적 아비투스와 탈북자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인 통일준비에 귀감이 될 만한 모델들을 만들어낼
부정적인 인식이 개인을 통한, 개인만을 위한, 개인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에 의한 그들의 “홀로 서기”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제주통일수련회가 끝나갈 무렵, 전국 방방곡곡으로
고 생각하고 있지만, 탈북자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
민족과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곳에서 통일수련
와 열린 태도를 가지고 세심하게 접근한다면 충분
회를 열어보자는 제안들이 쏟아졌다. 그러다가 남한
히 서로가 함께하는 공존과 통합을 이루어 나갈 수
에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질 때쯤이면 개성이나 금
있을 것이다.
강산, 평양, 백두산에서도 수련회를 여는 날이 다가
비록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올 때는 통일과 북한민
오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이야기들과 함께….
주화, 북한재건의 시대적, 역사적 사명을 위한 투사 로 오지는 않았지만 2만 7천 명의 그들이 사랑하는 재북 가족과 부강 번영할 한반도의 미래와 행복을 위하여 통일의 전도사, 통일의 다리를 놓는 사람들 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성경에서는 예수그리스도가 유대인과 이방인이 서 70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이미연은 2008년 탈북하여 남북한 교육 차이에 관심을 가지고 현 재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행정학 석사과정으로 재학 중이며, 북한 사회문화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북한과 남한에서 유 아교육을 전공한 그는 남북한 교육의 심각한 차이점을 극복하기 위 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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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협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민화협 NEWS Korean Council for Reconciliation and Cooperation
7·4남북공동성명 발표 42주년 기념 토론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는 7월 4일 오후 2 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7·4남북공동성명 발표 42주년 기념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7·4남북공동성 명 재조명과 통일담론, 그리고 新남북합의 추진방향”을 주제 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7·4공동성명 42주년을 맞이하며 남북 간 합의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사회 통일담론 논의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홍사덕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반도를 분 단시킨 1945년 세계체제는 ‘미중(美中)화해’ 등으로 상징되 는 1970년 전후의 첫 번째 변화와, 1990년 소련의 붕괴로 진
제는 남과 북이 실천할 수 있는 내용에 합의하고, 합의된 사
행된 변혁 등 두 차례의 대변화를 겪었다”며, 지금 세 번째
안은 반드시 이행하는 관행을 정립하여 신뢰를 쌓아가야 한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장은 그 변화를 “중국
다”고 말했다.
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의중에 맞춰 20여 년 동안 재군
“7·4남북공동성명의 재조명과 새로운 통일담론”에 대표 발
비를 충실히 준비해 온 일본이 언제든 전쟁이 가능한 보통
표를 맡은 조민 통일연구원 연구본부장은 통일원칙으로 ‘평
국가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대변혁이다”고 말하고,
화적 합의통일’을 제시하고 북한 정권이 ‘개발독재체제’로 전
“진앙지가 바로 옆에 있다. 이러한 변화에 즈음하여 민화협
환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방안으로 북한의 연방
은 새로운 남북합의를 어떤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 것인지를
제를 비판하며 ‘자치’와 ‘공치’를 강조한 ‘한반도 연방제’를 제
모색해 보고자 한다. 모두 함께 지혜를 모으는 장으로 여겨
시하기도 했다.
달라”라고 강조했다.
“4대 남북합의 평가와 新남북합의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한
축사에 나선 김남식 통일부 차관은 “그동안 남북대화가 630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는 남북관계를 ‘중년부부론’에 대입
여 차례 개최되었고, ‘7·4남북공동성명’을 비롯하여 남북 간
하여, 남북관계 발전방향을 제안했으며, 보수는 포용기조를
맺은 합의서만도 230여 건에 이른다. 특히 남과 북이 상호
인정하고, 진보는 평화로운 흡수통일의 현실성을 인정해야
존중하는 가운데 평화통일을 달성하겠다는 ‘7·4남북공동성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新남북합의 추진방향과 관련
명’의 기본정신은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한 남북 간 합의들
하여 강경정책보다는 포용정책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단순
의 기반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하지만, 아무리 중요
한 포용정책의 복귀가 아니라, 변화한 환경에 맞게 진화된 포
한 합의라도 이행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그동안 남과
용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의 사회는 장달중
북이 중요한 합의를 많이 체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맡았으며, 토론에는 박명규 서울대
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기 어려웠
학교 통일평화연구원장, 유호열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던 것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이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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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협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원혜영 국회의원, 김명환 자유총연맹 총
과 비교했을 때 영양불량 실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고 지적
재, 김민하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이자현 민화협 고문을
했다. 만성영양불량 상태를 보면 6~11세 여아기준으로 남한
비롯하여 홍사덕·김정숙·조성우 민화협 상임의장, 마의
3%, 북한 20.6%로 나타나고, 성인 54~59세를 기준으로 할
웅·김필건·이배영·이장희 민화협 공동의장 등 150여 명
경우는 남한 3%, 북한 58.2%로 편차가 더욱 심각하다고 발
이 참여했다.
표하면서 통일준비 차원에서 북한 여성 및 영유아에 대한 인 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모자보건 사업 방 향과 관련하여 북한의 특수성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가 필요 하다는 점과 지원과정에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지원 품
북한 모자보건 사업 추진방향 모색을 위한 간담회
목 및 지원 방법 등을 개선하여 영양개선의 효율성을 높여 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주현 처장은 “대북의료지원을 통해 본 북한 의료현황과 모 자보건 사업 실행방안”에 대한 발표를 통해 이명박 정부 이 후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이 매우 위축된 상황을 지적하면서,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1,000일 패키지 사업이 성사되 려면, 남북 당국 간의 협력과 신뢰가 중요하며 사업의 효과성 측정을 위한 데이터 축적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농촌 복합단지’ 사업과 연계하여 지역 여성 조직 등 단위기관에 두 유 등 생산기반을 마련하고, 우선적으로 임산부 및 2세 미만 가구에 공급하는 방안 등도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정부와 대북지원단체가 북을 통일 파트너로 바 라보는 시각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전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실천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대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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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협은 8월 26일 오전 10시 광화문 민화협 회의실에서 “북
원이 정치와 군사적 문제에서 벗어나 독립성과 지속성을 보
한 모자보건 지원사업의 의미와 추진방향 모색”을 주제로 간
장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공감하면서, 여성단체들이 여성적
담회를 개최했다. 본 간담회는 민화협 여성위원회가 중심이
관점에서 북한 모자보건 지원사업에 적극 참여해 인도적 대
되어 진행했으며, 여성위원회 소속단체 및 유관단체 관계자
북지원의 폭을 넓혀 나가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30여 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여혜숙 민화협 여성위원장이
이날 행사에는 민화협 임직원을 비롯하여 녹색어머니중앙
사회를 보고,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엄주현 어
회, 대한영양사협회, 새롭고하나된조국을위한모임, 세계평화
린이의약품지원본부 사무처장이 발표를 맡았다.
여성연합, 세계평화종교포럼, 여성인권을지원하는사람들, 인
윤지현 교수는 “북한 여성과 영유아의 영양실태와 북한 모
간의대지, 통일여성안보중앙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여
자보건 사업 방향” 발표를 통해 북한 영유아의 영양상태가
성단체협의회, 한국YWCA연합회, 한민족통일여성협의회, 어
다소 개선되기는 했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매우 크고, 남한
린이의약품지원본부, 통일부 인도지원과 등에서 참여했다.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2014 통일문화축제 - 가족과 함께하는 2박 3일의 통일 캠핑 형식의 행사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통일문화축제는 가족 과 함께하는 2박 3일 캠핑으로 열린다. 참가자는 총 500 가족 2,000여 명이며, 임진각 평화누리 주변에 임시로 마 련한 캠핑장에서 캠핑을 즐기면서, 다양한 통일행사에 참 여하게 된다. 주요 행사로는 민통선 일대를 달리는 자전거 행진과 임진각 통문을 거쳐 임진강변을 따라 걷는 걷기대회를 비롯하여, 아 이들이 참여하는 평화통일백일장과 가족사진 콘테스트, 전 통놀이 한마당, 통일콘서트, 가족장기자랑 등 가족이 함께 2014 통일문화축제가 2014년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임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다. 신청은 홈
각 평화누리 공원 및 임진각 일대에서 열린다. 민화협은 매
페이지(www.tongilfestival.kr)를 통해 할 수 있고, 500가족
년 임진각 일대에서 국민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축제
을 선착순으로 받는다.
민화협 결성 16주년 기념 후원의 날 - 커져라 통일희망, 불어라 통일바람 민화협 결성 16주년 기념 후원의 날 행사가 9월 25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세 종홀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는 “커져라 통일희망, 불어라 통일바람”을 주제로 통 일의 길을 만들어 온 민화협과 회원단체들의 활동을 돌아보고, 새로운 통일의 바 람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의지를 나누는 자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는 여는 공 연, 축하 인사, 활동 영상, 축하 공연, 감사 인사, 만찬 등으로 진행된다. 민화협은 매년 활동 재정을 마련하고, 인도적 대북지원을 비롯한 남북협력 사업을 안정적 으로 추진하기 위해 후원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후원참여는 정기 후원회원 가입, 후원의 날 행사에 참여하여 후원금 납부, 계좌 송금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다. 후원 회원 가입은 민화협 홈페이지(www.kcrc.or.kr)에서도 할 수 있다. •후원문의 02-76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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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남북 민간교류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남북 민간교류 NEWS Korean Council for Reconciliation and Cooperation
NCCK- 조그련, 평양 봉수교회서 평화통일기원예배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남북공동기도회가 지난 8
조그련 강명철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그동안 자주 만나
월 15일 평양 봉수교회에서 2년 9개월 만에 열렸다. 한국기
지는 못했지만 우리의 마음은 주 안에서 하나로 묶여 있었
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조선그리스도교련맹(조그련)의 공
다”며 “공동모임은 평화의 분위기를 마련하는 데 있어 중
동 주최로 열린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통일을 위한 8·15
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기도회는 8·15 직전 주일을
남북공동기도회’에는 250여 명의 남북 크리스천들이 참석했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키기로 한 지난해 세
다. 평양에서 남북공동기도회가 열린 건 2011년 11월 이후 처
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의 선언에 따른 것이다. 이후
음이다. 남쪽에서는 김영주 총무를 비롯해 여성과 청년대표
NCCK와 조그련은 지난 6월 스위스 보세이에서 열린 국제
포함, 19명의 대표단이 방북했다.
협의회에서 이번 기도회를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NCCK 김영주 총무는 “남북교회가 함께 모여 민족의 화합과
있다. 교회협의회는 조그련 측에 ‘8·15 한반도 평화통일 남
평화통일을 위한 공동기도회를 가진 것은 뜻깊은 일”이라며
북공동기도회’의 정례화와 광복 70주년인 내년 ‘8·15 국제
“남북교회는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한 협력과 연대를 하기로
협의회’ 개최 방안, 남북교회의 긴밀한 협력을 위한 연락사
다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소 개설 등을 제안했다.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사업, 2년 반 만에 본격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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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사업이 지난 7월 23일, 김정일 국
일부는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 2014년도 사업계획
방위원장 사망 이후 2년여 만에 재개되었다. 23일 오전 개
에 대해 남북협력기금 2억 7천6백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성 만월대에서 진행된 고려 왕궁터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사업은 지난 2007년에 시작, 2010
사 재개 착수식에는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국립문화재연구
년 ‘5·24조치’로 중단됐으며, 2011년 11월 11일 열흘간 조사
소 발굴단 등 남측 관계자와 민족화해협의회, 조선중앙역사
단이 방북했고, 뒤이어 24일부터 한 달간 현지에 체류, 사업
박물관 발굴단 등 북측 관계자가 참석했다.
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
사업의 재개로 인해 신준영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
망으로 전원 철수,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이번 개성 만월
등 13명이 개성을 방문하여, 7월 23일부터 8월 16일까지 발
대 남북공동발굴조사의 재개를 통해 고려 궁궐의 배치 구조
굴·조사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조사단은 개성 만월대 서부
와 성격 규명 등 학술 자료의 확보는 물론, 그동안 중단되
건축군지구 ‘가’ 건물지군 남측 구역 발굴·조사, 기존 발굴
었던 문화재 분야 남북 교류협력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지역 원상회복 및 복토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통
기대하고 있다.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남북, 겨레말큰사전 편찬회의 재개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회의가 중국 선양에서 5년 만에
천여 개다.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5·24
재개되었다. 남북 편찬위원들은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6일
대북 제재조치 이전까지 남북 편찬위는 낱말 총 4만여 개에
까지 선양에서 21차 편찬회의를 열고 공동편찬 중단기간 동
대한 집필을 완료해 전체 편찬작업의 12% 수준까지 진행한
안 남북이 각기 진행한 편찬작업 현황을 공유하고 이후 편
바 있다. 남북 간 언어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추진되는 겨레
찬일정을 논의했다. 우리 측에서는 홍종선 편찬위원장 등 32
말큰사전 편찬사업은 비정치 분야의 사회문화 남북 교류 사
명의 학자와 편찬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사업회는 이번 21차
업으로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에 따라 매년
편찬회의에서 북측과 낱말 1만 8천여 개의 뜻을 검토해 이
30억여 원의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한편 편찬위 사업회는
중 1만 6천여 개에 대해 합의를 마쳤다. 또 앞으로 분기마다
다음 회의를 9월 말경 평양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
낱말 1만 8천여 개의 뜻을 검토해 2019년 4월까지 사전 편찬
다. 사업회는 팩스 등 서면으로 북측과 구체적인 일정과 장
사업을 모두 마무리 짓기로 했다. 겨레말큰사전에 실릴 낱말
소를 협의할 예정이다.
은 총 33만여 개로 지금까지 남북이 합의한 낱말 수는 5만 5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 남북공동행사 합의
피스코리아, 백범 김구 추모행사 남북공동개최 협의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상임대표 김삼열)와 북측 단군민
사단법인 피스코리아(총재 김민하)는 지난 8월 14일 개성에
족통일협의회는 지난 7월 29일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서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김일환 중앙위원 등 관계자들이 만
단군릉 개건 20돌을 맞아 개천절 남북공동행사를 치르기로
나 백범 김구 선생 추모행사 등 남북공동행사 개최에 대해
합의했다. 이날 실무접촉에 남측에서는 김삼열 독립유공자
협의했다. 이번 실무협의에 남측에서는 홍원식 피스코리아
유족회 회장 등 6명, 북측에서는 려정선 ‘단군민족통일협의
상임이사 등 6명이 참석했다. 앞서 남측 피스코리아와 북측
회’ 부회장 등 5명이 마주했으며, 8·15공동행사, 개천절 공
민화협은 지난 6월, 분단 후 처음으로 백범 선생 서거 65주
동행사, 가경절(음력 8월 15일) 공동행사 등에 대해 논의했
기 추모 남북 공동추모문을 발표한 바 있다. 피스코리아는
다. 단군릉은 평양시 강동군 문흥리 대박산에 위치하고 있
1998년 국회가 ‘백범서거50주기추모행사예산안’을 의결함
으며, 1993년 발굴, 1994년 10월 11일 단군릉 개건 준공식이
에 따라 이의 집행과정에서 설립된 단체로 남한 내에서는
열린 바 있다. 앞서 남북은 2013년 9월 14~15일 중국 선양
달마다 사회복지법인 원생들을 상대로 한 인성교육을 지원
에서 개천절 기념행사를 평양에서 공동 개최키로 합의한 바
하고, 북한에서는 도서 『백범 김구』 보급과 장애인 지원 사
있으나 지난해에는 무산되었다.
업 등을 전개해 온 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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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NETWORK | 세미나 현장
남북국회회담의 역할과 과제 이경형 민족화해 편집인
“국회의장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남
북국회회담은 북한이 국내외 정치적 이유를 들어 언제든 무
북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한 일이었다. 통일은 당연히 가야
산시킬 수 있는 한계가 있지만, 북측이 즉답을 하지 않더라
할 길이다. 이걸 못하면 우리는 슬픈 민족이 되고 만다. 대한
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국은 통일이 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제2소주제인 ‘남북국회회담의 전망과 과제’를 발표한 홍익
취임 초부터 남북국회회담의 추진을 강조해온 정의화 국회
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에 있어
의장은 제헌절 다음 날인 지난 7월 18일 국회 제1소회의실
정부 주도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북한은 그들이 원하는 인
에서 열린 ‘남북국회회담의 역할과 과제’ 주제 세미나에 참
도적 지원이나 경협 등과 같은 실질적인 이익을 취하기 어
석,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남북국회회담을
렵다고 보고 있어 국회회담 개최의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가능한 한 조속히 성사시켜 꽉 막힌 남북의 물꼬를 트도록
고 평가했다. 홍 의원은 “정부와 사전 협의하여 동의를 구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정부와 2인 3각으로 협력하여 남북
야 하고, 여야 간은 물론 시민단체, 경협단체와도 충분한 협
관계가 적어도 한국과 중국, 한국과 베트남처럼 자유 왕래
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와 교류가 이뤄지는 단계로까지는 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
제3소주제인 ‘남북국회회담의 정책과제’를 다룬 이장희 교
고 역설했다.
수는 단기적 과제로, 남북한 국회의원 상호 정기적 교환 방
(사)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이장희 상임대표)가 (사)한반도평
문과 제3차 남북정상회담 추진 유도, 평화통일 염원을 실천
화통일시민단체협의회(이종걸 상임대표 새정치민주연합 국
해나가는 균형자 역할 등을 제시하면서 “정부는 통일정책
회의원)와 함께 주관한 이날 세미나는 남북국회회담의 역
추진의 행정부 독점의 무모함과 냉전적 시각을 깊이 자성해
할, 전망과 과제, 정책 과제 등 3개의 소주제로 나눠 주제 발
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교수는 “국회는 정파를 초월
표를 한 뒤 여야 의원과 전문가들의 지정토론으로 이어졌
하여 남북문제에 대해 지나친 안보논리를 견지하는 정부를
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견제하고 화해와 협력정신으로 민족적 통일정책을 추구해
세미나장에는 원혜영 국회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장을 비롯,
야 한다”면서 국회가 남북관계를 뚫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
이재오, 설훈, 유인태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10여 명과 통일
주기를 당부했다.
관련 단체의 많은 회원이 참석하여 남북국회회담에 대한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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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을 나타냈다.
우세한 체제 역량으로 통일전선전술 역공할 수 있어
제1소주제인 ‘남북국회회담의 역할’에 관해 길정우 의원(새
토론에 나선 이이재 의원(새누리당)은 “남북국회회담은 준
누리당)은 “최근의 변화된 동북아정세는 ‘남북관계 개선과
비 과정에서 대북정책에 관한 여야 간 이견을 해소하는 것
정상화가 한국의 대 주변국 관계에서 행사할 수 있는 레버
은 물론,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
리지를 확대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
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남북 정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부 간에는 7·4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남북공
마지막 토론에서 최재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과
동선언, 10·4남북공동선언 등 성과물이 있지만, 정부 차원
행정부 간에 협의를 선행한 뒤 여야 간 정보 공유와 야당의
의 이행문제가 정권교체에 따라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고, 국
참여로 초당적 협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남북대화
회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및 접촉 채널은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도 토론에서 “북한이 원하는 대북지
청와대·통일부와 사전 협력 중요
원의 확대를 위한 법적 조치와 예산 뒷받침을 국회가 하기
이날 포럼에서 여야 의원들과 전문가들은 남북국회회담의
때문에 북한도 남북국회회담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필요성에 관해 대체로 공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담의 실
전망했다. 고 교수는 “정부 당국이 남북국회회담 추진을 북
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발언자들이 다소 회의적인 시
한의 통일전선전술 차원의 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로 볼지
각을 나타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회의적인 시각이 북한
모르겠으나, 그 같은 전술은 체제역량이 우세한 쪽에서 열
의 수락 여부 이전에 청와대와 통일부가 국회의 남북국회회
세 쪽을 흡수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술”이라고 분석하고 “우
담 추진에 과연 동의하고 협력해줄 것인가에 모여지고 있
리 쪽이 훨씬 우세한 체제 역량을 활용하면 도리어 ‘역통일
다는 것이다.
전선전술’이 가능할 것이므로 다양한 교류와 접촉은 결코 우
정의화 국회의장은 남북국회회담을 통해 경색된 남북관계
리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를 개선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열정적으로 나서고 있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남북국회회담은 최고위
다. 전체 국회의원의 63%가 회담의 조속한 추진에 동의하고
급 정치협상회의로서 남북긴장완화, 신뢰구축방안, 상호비
있다. 이런데도 이 같은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은 정부의
방 중단, 남북정상회담 개최 권고 등 모든 의제가 폭넓게 다
대북정책 추진이 국회의 의사와는 별개로 작동하고 있음을
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남북 당면 현안 협
방증한다. 이날 포럼의 성과는 남북국회회담 추진의 동력을
의는 정부 간 대화로, 통일문제·민족미래문제는 남북 국회
확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회와 정부가 진지하고 솔직한 협
회담에서 협의하는 등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를 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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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새로 나온 책
한반도의 산림자원은 본래 북한 지역에 더 많이 있었다. 1910년 일제가 조 선 침탈을 위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한반도의 전체 임야 중 대부분이 북 한 지역에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해방 이전까지 일제는 우리의 산림자원 을 무수히 수탈했는데, 이 역시 대부분 북한 지역의 산림이 대상이 되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남북 모두의 과제, 북한산림 복구 편집부
해방 이후에도 산림자원은 역시 북한이 남한보다 더 많았다. 이러한 추세는 1970년대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냉전체제가 흔들리며 북한 이 외부에서 수입하는 에너지와 식량이 대폭 줄어들고, 이를 타개하기 위 해 산지개간을 통한 식량증산과 임산에너지의 확대공급을 위한 과도한 임 목벌채가 이뤄지며, 북한의 산림은 점점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저자인 김성일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는 “식량 생산을 위해 산림을 마구잡이로 다락밭으로 개간하고, 이 때문에 대홍수가 일어나 토지와 농작 물이 유실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1990년 전 체 면적의 68%를 차지했던 북한의 산림은 15년 만인 2005년 51%로 줄어들 었고, 2010년에는 47%로 떨어지게 되었다. 약 20년 만에 북한 산림면적의 3분의 1이 사라진 것이다. 훼손된 산림면적은 260만㏊ 이상, 서울시 면적 의 약 50배다. 지금도 해마다 축구장 13만 개 크기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세계적인 산림학자인 저자는 북한 산림복원이야말로 통일 이전부터 우리 가 시작해야 할 숙원사업이라고 강조한다.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통 일 후 천문학적인 환경, 농업, 산림, 인프라 복원비용을 감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판단하기에 황폐해진 북한산림이 복원되기까지는 최소 50 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통일준비 사업 중 가장 많은 비 용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한다. 저자는 북한 산림복원을 더 이상 식량원조사업이나 생태적 이슈 차원으로 접근하지 말 것을 주장한다. 오히려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국제 외 교적 문제로 인식하여 다자간 협력과 국제문제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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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임의로 분단될 수 없다. 그리고 황폐해진 산림을 복구하는 것은 그
『북한 산림, 한반도를 사막화하고 있다』
어떤 이데올로기도 필요치 않다. 남과 북 모두 한반도 구성원으로의 책임
김성일·이동호 저 | 스토리윤 | 2014. 7
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자, 또한 호소이다. 북한산림복구사업, 더 이
감을 가져야 한다. 책은 산림복구 사업의 시급성, 절박성을 다시 한번 확
상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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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2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안보와 평화 - 불가능주의에서 가능주의로』
저자는 한반도에서의 평화·안보·통일 문제의 해결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예외적인 것 도 아니며, 불가능한 상황과 조건에서도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는 낙관론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통일준비위원회의 출범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둘러싼 논의가 전환점을 맞이한 시점에 서, 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데 유효한 참고가 될 것이다. 임혁백 저 | 한울 | 2014. 7
3 『민족과
탈민족의 경계를 넘는 코리언』
코리언들의 민족정체성과 분단 - 통일의식을 다루고 있다. ‘민족공통성’이라는 프레임 위에 서 한국인, 탈북자, 재중 - 재일 - 재러 코리언들이 가지고 있는 민족정체성 비교 연구, 코리 언들의 민족정체성이 각자 처한 국내적-국제적 환경 및 본국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 ‘인지 - 정서 - 신체적 정체성’의 구조, 해외 거주 코리언들에게 나타나는 민족과 국가의 균 열을 우리 자신의 균열로 받아들이는 자세 등을 서술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저 | 도서출판선인 | 2014. 7
4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 - 미국의 전문가 15인에게 묻는다』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결정하는 백악관 및 국무부 전·현직 고위관료, 싱크탱크 전문가와 학 자 15인에게서 미국의 본심을 직접 묻고 캐낸 책이다. 커트 캠벨, 제임스 스타인버그 등 국내 언론이 접촉하기 어려웠던 인물들은 물론 리처드 부시, 쑤전 셔크 등 미국 내 아시아 전략 관 련 최고위층 인사와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담아 미중관계의 향방과 그것이 향후 한반도와 동 아시아 국가들에 미칠 영향력을 전망한다. 이용인·테일러 워시번 저 | 창비 | 2014. 6
5 『영국
외교관, 평양에서 보낸 900일』
2006년 2월~2008년 7월, 평양 주재 영국 대사로 근무했던 지은이가 펴낸 북한 그리고 평 양이야기. 총 4부로 이뤄진 책은 지은이의 체험이 그대로 담겨 생생함을 전해준다. 아울러 1부 ‘내가 본 북한, 사람, 삶’과 2부 ‘평양의 외국인’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는 특히 그가 주로 상대한 평양의 비핵심 엘리트층이 각자 개성적이고 똑똑하며, 친절·쾌활 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나다고 전하고 있다. 존 에버라드 저 | 책과함께 | 201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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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의견
READER'S
2014. 07+08 Vol.69
Korean Council for Reconciliation and Cooperation
독자 여러분이
<독자엽서>로 정답과 의견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의견을
지난 69호의 정답은 4번 ‘명사십리 해수욕장’입니다.
소개해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께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지난 6월 15일 민화협이 주최한 제1회 통일공감 대토론회를 중학교
‘통일교육·평화교육’ 학교통일교육의 실
에 다니는 아이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토론회를 보며 아들과 통일에 대
태, 시대와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 잊지 못
는 기사를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할 겁니다. 특히 중등부의 ‘인도적 대북지원은 조건 없이 실행되어야 한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 전쟁이 끝난 게 아
다’ 주제는 통일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 같습니다. 『민족화해』에서 통
니라 50년 넘게 휴전 중인 국가임을 사람들이
일공감 대토론회를 다시 만나 반가웠습니다. - 강길우
잊고 사는 듯합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교육의
인천시 남동구
최일선에 있는 학교에서 통일교육이 이루어져 ‘지금 북한은’ 코너의 경제특구 개발관련 기사가 이목을 끌었습니
야 함에도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다. 북이 13개의 경제특구를 지정하고 그 성공을 위해 전문인력을 양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아이
성하며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이 퍽 고무적이었습니다. 하루빨리 북의
가 올여름 한국스카우트연맹과 한 음료수 회
경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남북이 민족적 번영을 누리면 좋겠습니
사에서 매년 개최하는 국토대장정(제20회 평
다. 또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서 남북경협 역시 속히 재개되면 좋겠습
화통일 걷기체험활동) ‘휴전선 155마일’에 참
니다. 조만간 『민족화해』에서 남북경협 재개소식을 들을 수 있으리라
여합니다. 곧 고3이 될 거라 공부에 매진했으
기대해 봅니다. - 윤성환
면 싶다가도 우리 국토를 밟아보며 통일안보
대전시 동구
의식을 가슴 깊이 배우고 온다면 이 또한 멋진 매호 『민족화해』를 접하며 민족화해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남북평화통일을 향한
일이다 싶어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통일교육, 꼭 필요하니까요. - 이복형 경남 밀양시
올바른 시야를 높이는 데 『민족화해』가 큰 도움이 됩니다. 이번 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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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내가 본 코리아’ 코너의 마이클 람브라우 아리랑 인스티튜트 서울
민간사회문화의 교류가 남북관계의 협력
지부장의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한반도 통일에 대해 연구하는
을 좀 더 앞당기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싶
외국인의 눈을 통해 바라본 통일의 올바른 과정, 실천 방법에 대해 알
습니다. 북한의 반응은 노골적인 거부와 격렬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필자가 말한 바와 같이 전 세계인
한 비난이지만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합동다례
들은 5명~6명만 거치면 서로 아는 사람이 되므로 우리가 매일 만나
재나 자원조사, 문화재 발굴 등 다양한 분야에
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통일의 메시지가 전달된다면 이러한 인적네트
서 남북이 하나 되어 일을 추진할 수 있는 분야
워크를 통해 한반도 통일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는 아주 많습니다. 북한 민생인프라 구축을 위
평화통일이라는 결실은 농부의 역할을 하는 관련기관과 단체의 노력
해 민·관·기업이 다 함께 참여해야 하는 것
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물과 공기, 햇빛과 같이 보이지 않는
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닐까요. 남북
곳에서 그 역할을 다해주는 국민 모두의 통일을 향한 긍정적 말 한마
이 접촉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과 정
디, 화해의 제스처 동작 하나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가 지혜롭게 역할을 분담해야 함을 새롭게 깨
- 조영민
닫게 되었습니다. - 조광진 부산시 서구
경기도 의정부시
민족화해 VOL.70 September / October
www.kcrc.or.kr 사진으로 보는 민화협 통일바라기 15년 ➍
2005. 8. 14
남북통일축구 2005년 8월, 광복 60주년을 맞아 남·북·해외가 함께 한 ‘8·15민족통일대축전’이 서울에서 열렸다. 8월 14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7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8·15기념행사와 남북통일축 구 남자대회가 개최되었다. 통일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추진된 남북통일축구 경기는 인터넷 예매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국민의 큰 호응을 얻었다. 남북 선수들은 선의의 경쟁과 우정 을 나누는 감동의 경기를 펼쳐 많은 갈채를 받았다.
KC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