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가 만드는
통권 142호 2015년 11월
www.kilsh.or.kr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작업중지권 판결 사례와 과제 유해요인조사 제대로 해서 골병을 함께 꼭 잡자!
더 이상 석면피해 없어야한다 1
좋은 교대제는 없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지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교대제 이야기
음 소 지 연구 보건 안전 노동 한국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좋은 교대제는 없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교대제 이야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지은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www.kilsh.or.kr laborr@jinbo.net 모든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조건을 만들고, 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노동 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세상을 열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IMF 이후 높아진 노동강도로 생긴 골병을 직업병으로 제기한 ‘근골격계 직업병 투쟁’에 함께하면서 2003년 10월 24일 출범하였다. 노동시간, 노동자의 몸과 삶을 주제로 한 현장 참여 행동 연구, 노동자가 주체가 되는 교육, 연대 활동을 통해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진 곽경민 직업환경의학 전공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권종호 직업환경의학 전공의, 경희대학교병원 김경근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 수료 김보성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 수료 김세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김재광 공인노무사, 노무법인 필 김형렬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부교수 송홍석 내과 전문의, 향남공감의원 이명준 직업환경의학 전공의, 원진녹색병원 이진우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 이훈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이혜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임상조교수 최민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www.kilsh.or.kr 책값 13,000원
노동자의 몸과 삶에 좋은교대제란 없다! 왜곡된 삶을 위해 질곡의 노동으로 빠져드는 노동자, 질곡의 노동을 선택하는 노동자, 무엇을 위해 나의 삶을 희생해야만 하는가? 좀더 나은 교대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아니다! 좀더 나은 대안을 찾는 노력은 교대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좀더 구체적인 대안을 원하는 독자라면 근본부터 부정하라 이 책은 좀더 근본적인 고민을 원하는 독자에게 역설적이게도 너무 구체적이라 느껴질 것이다 그동안 나왔던 교대제 관련 책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간의 노동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라는 산업공학의 관점에서 논의되었다면 이 책은 일하는 사람들의 입장에 서있다 일하는 사람들의 꿈, 삶, 몸, 마음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김형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2
독자에게
정의란 무엇인가
중학교 가정 시간에 합성섬유 종류와 특징을 배웠습니다. 레이온은 가볍고 촉감이 비 단처럼 부드러운데다, 땀도 잘 흡수되어 치마 속감으로 많이 쓰인다고 배웠습니다. 그 렇게만 알고 있던 레이온이었는데, 대학에 들어가, 새로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 ‘레이 온’을 만드는 데 이황화탄소라는 물질을 쓰는데, 이게 사람들에게 중독을 일으켜 언어 장애, 마비 증상, 기억력 감퇴 등을 일으키고, 우울증이나 뇌졸중 같은 병도 발생시킨 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사망했고, 격렬한 투쟁 끝에 겨우 직업병으로 인 정받아 보상도 받게 되었으며 결국 국내 공장은 폐쇄됐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제가 가장 놀란 점은 레이온 제조 설비가 중국으로 수출되었다는 것이었 습니다. 레이온 공장과 이황화탄소, 그리고 직업병에 대한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직 업병이 정확히 뭔지도 모르고 이황화탄소가 정확히 어떤 물질인지도 몰랐지만,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문을 닫은 설비를 가난한 다른 나라에서 그대로 받아들여 다시 가동 한다는 것이 정말 부당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사실 일본 도레이사로부터 우리 나라로 수입될 때 이미 설비를 판매한 사람들은 이황화탄소가 얼마나 위험한 물질인 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황화탄소 중독은 1890년대 독일 고무공장에서부터 시작되 어, 1950년대 미국, 유럽,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까지 오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부당한 일은 다른 물질, 다른 공정에서도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몇 년 전 한 석면 연구자가 우리나라에 있던 석면 방직 공장이 팔려나가 있는 인도네시아 공장 을 방문한 경험을 들었습니다. 보호복에 공기가 따로 공급되는 마스크까지 중무장하 고 방문한 연구진을, 방진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고 일하던 그 곳 노동자가 어색하게 바라봤다는 얘기였습니다. 수십 년 전, 부산의 석면 방직 공장에서 일했던 한국 노동자 가 똑같이 보호장구를 갖춘 일본 연구자들을 만났던 경험을 알고 있었기에, 그 자리가 더욱 불편했다고 했습니다. 대한민국 영내에서든 밖에서든 더 이상 석면 피해는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석면 이 인체에 얼마나 나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석면 사용을 금지하고, 이미 사용 된 석면을 유해성을 최소화하면서 해체해가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국내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석면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는 더 많은 피해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막거나 줄일 수 있는 위험을 방치하는 것은, 그 로 인한 피해의 공범이 아닐까요? 다른 위험 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조선소 안에서 똑같은 형태의 사고가 반복되어 노동자들이 줄줄이 사망하고, 미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노동자 건강 문제가 제기됐던 반도체 산업에서의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해 농성 투쟁이 벌어지는 한국에서, 직업 건 강의 ‘정의’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되는 나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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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특집
더이상 석면피해 없어야 한다
더 이상 석면 피해 없어야 한다 28
그림으로 보는 석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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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노출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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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고통 외면하는
한국에서 석면이나 석면함유제품을 제조·수입· 양도·제공 또는 사용하는 것이 2007년부터 단 계적으로 금지돼왔다. 그런데, 아직도 석면 피해 가 계속되고 있다. 누가 어떻게 고통받고 있는지 파헤쳐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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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석면피해보상제도의 문제점 36
석면 산업의 국제이동금지와 아시아에서 석면추방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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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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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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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건강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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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11번째 집단산재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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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노안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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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보건활동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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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다시 보기 52
모든 산업재해는 산재보험으로! 이러쿵저러쿵
변화를 꿈꾸며 일하는 현정 씨의 하루 연구 리포트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겨울철 배달 사고와 업무상 재해
끝까지 함께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자!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문화읽기
문화읽기,단편모음
현장의 목소리 14
시간의 재발견_노동시간 에세이 밤을 잊은 그대가 놓치고 있는 밝은 시간들
안전보건활동 참고서 12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작업중지권 판결 사례와 과제
달려라 건강권, 날아라 노동자 10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소규모 사업장, 보건관리의 사각지대
지금 지역에서는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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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농성투쟁기
'유해요인조사’, 제대로 해서 ‘골병’을 함께 꼭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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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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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건강뉴스
집단 수은 중독 광주서 발생 정리 장영우 선전위원
송원그룹 계열사인 남영전구 광주공장에서 설비 철거작
목격”됐다고 했다. 실제 노동자 3명은 철거작업을 시작
업을 했던 노동자들이 맹독성 물질인 수은에 중독된 사
한 지 4일 만에 수은 중독으로 의심되는 증상으로 일을
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수은에 중독되면 폐 손상을 비롯
그만뒀다. A씨 등은 구토·피부발진·손발 저림을 참으며
해 심하면 경련,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독성물질이지만 철
철거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런 뒤 원인 모를 통증과 피로
거작업을 했던 노동자들은 수은이 있다는 사실을 통보
를 호소하며 병원을 전전했고 결국 6월26일 원광대병원
받지 못했으며 제대로 된 안전장구도 지급받지 못한 채
에서 수은중독 판정을 받았다. A씨의 혈액에서는 정상인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수은
의 30배를 웃도는 리터당 163마이크로그램(163㎍/ℓ)의
에 중독된 사례가 알려진 것은 2000년 3명의 노동자에
수은이 검출됐다. A씨 등은 철거현장에 수은이 있다는
게 수은중독증이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것을 발주처도, 도급업체도 알려 주지 않았으며 수은일
당시 공장 설비 철거 작업을 담당했던 하청업체 노동자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은색 덩어리들 속에서 일한 것으로
2명이 수은 중독을 호소하며 지난 8월 초 근로복지공단
전해졌다.
광산지사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산재를 신청한 A(60)
광주고용노동청은 수은 집단중독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씨와 B(55)씨를 비롯해 9명의 노동자들은 일급 25만 원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광주고용노동청
을 받기로 약속하고 철거작업에 투입됐으며 지상과 지하
은 “해당 사업장이나 노동자가 신고하지 않는 상황에서
에서 산소절단기로 생산설비를 자른 뒤 공장 밖으로 옮
사고를 인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다만 화학물질 중
기는 일을 했다. ‘매일노동뉴스’ 보도에 따르면 노동자들
독이나 집단 발병 등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은 “설비를 자르고 나면 은색 액체 덩어리가 떨어졌고,
근로복지공단, 안전보건공단 등과 신속한 정보공유가 미
바닥에서 물방울 같은 주먹만 한 액체 덩어리를 수시로
흡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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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 최악은 텔레마케터
국내 주요 직업들 중 감정노동 강도가 가장 센 직업은 텔
고용노동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이같이 자신의 감정
레마케터(전화통신판매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을 숨기고 고객에게 미소로 응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
10월 13일 한국고용정보원이 국내 주요 730종 직업의
는 560만~740만 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감정노동 강도를 분석, 비교한 결과 텔레마케터가 1위,
30~40% 수준이다. 특히 최근 들어 유통, 금융 등 서비
호텔관리자가 2위를 차지했다. 텔레마케터는 일을 하면
스업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감정노동자 또한 증가추세
서 불쾌하거나 화난 고객 또는 무례한 사람을 대하는 빈
다. 박상현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고객만족이라는 소
도가 높아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장 심한 직업으로도 꼽
비문화가 만들어 낸 그늘이 감정노동”이라며 “감정노동
혔다.
직업인을 위한 관심과 배려, 정책적인 지원과 예방책이
상위 20위권에는 호텔관리자(2위), 네일아티스트(2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항공권발매사무원(7위), 검표원(12위), 바텐더(17위), 해양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감정노동자의 산재 인정 범위
경찰관(17위), 법무사(20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100위
를 확대하는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시행
권에서는 약사(27위), 장학사(31위), 결혼상담사(52위), 입
규칙' 개정안을 11월 2일 입법예고했다. 업무상 질병 인
학사정관(60위), 한의사·치과의사(68위) 택시기사(82위),
정기준 가운데, 그 동안 정신질환 중에는 '외상후 스트레
유치원원장(87위) 등이 올랐다. 국회의원은 소방관, 변호
스 장애'만 포함돼 있었는데, 개정안에 따르면 업무와 관
사, 출납창구사무원과 함께 공동 75위를 차지해 눈길을
련한 폭력이나 폭언 등 정신적 충격을 유발하는 사건이
끌었다.
나 이와 관련된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한 적응장애, 우울
고용정보원은 해당 직업별로 경력 1년 이상인 재직자 35
병 에피소드도 포함되게 되었다. 개정된 법안은 빠르면
명씩 2만 5,550명을 표본 조사했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
내년부터 적용받을 수 있을 예정이다.
빈도(5점), 외부 고객 대응 중요도(5점), 불쾌하거나 화난 고객 대응 빈도(5점)를 합산해 직업별 순위를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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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건강뉴스
가습기살균제 추가 사망 "살인죄로 처벌해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가습기 살균제와 폐질환 사이에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가습기 살균제 제조 판매사 대표 등을 '살인죄'로 처벌
없어 수사를 잠정 중단했던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에 인
해야 한다."고 요구해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체에 유해한 성분이 포함됐다"는 정부 역학조사 결과에
이들은 10월 1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
따라 최근 본격적인 재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압수물
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 "지난 9월 대
분석이 끝나는 대로 업체 대표 등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
구에 사는 37살 장 모씨가 추가로 숨져 사망자가 모두
할 계획이다. 그동안 피해자들은 검찰 고발과는 별도로
143명으로 늘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를 상대로 현지 법원에 손해배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양요안)는 지
상 청구소송을 내고 영국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다각
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옥시레킷벤키저 한국
도로 '피해 구제' 활동을 펼쳐왔지만 옥시레킷벤키저측
본사와 해당 제품 유통업체인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본
은 "사망자와 가습기 살균제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
사, 인천 송도에 위치한 연구소 등 관련 제품 제조업체와
를 입증할 수 없다"며 손해 배상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
유통 업체 6~7곳에 수사관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졌다.
실시했다.
한편 유엔(UN) 인권이사회의 배스컷 툰캇 유해물질 특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검사 보고서 등 관련 서
별보고관이 최근 방한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를 포
류와 파일을 분석해 이들 업체가 제품 안전성 검사를 제
함해 한국에서 벌어진 유해물질과 인권 침해 사례 등에
대로 했는지, 유해성분이 들어있어 인체에 해롭다는 것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벌였다. UN 유해물질 특별 보고관
을 알면서도 제조와 유통을 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
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툰캇 특별
할 계획이다.
보고관은 10월 23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지난 2011년 시판중인 가습기
열고, "기업들이 안전한 화학물질의 사용과 개발이라는
살균제를 사용한 임산부와 영유아가 폐질환으로 잇따라
책임을 재발방지 조치로 우회하는 것 같다"며 이윤만 추
사망하면서 논란이 시작됐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구하는 기업들을 비난했다.
은 지난 2012년 해당 가습기 업체들을 '과실치사' 혐의 로 수사당국에 고소,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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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주 안전·보건 의무 대폭 강화된다
하청 노동자에게 안전·보건 추가조치 요구권을 부여하
더불어 산재 발생 위험으로 사업주가 안전·보건 조치를
고 원청업체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확대하는 내용의
했으나 조치가 미흡하다고 여겨질 때에는 노동자가 추가
법 개정이 추진된다.
조치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사업주가 요구에 불응할 경
고용노동부는 10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우에는 고용노동부에 신고할 수 있으며, 이를 이유로 노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동자에게 불이익을 준 사업주에게는 1,000만 원 이하의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먼저 도급인(원청)이 수급인(하청)과 함
이밖에 산재 발생 사실을 지방노동관서에 보고하지 않았
께 안전·보건 조치를 해야 하는 장소가 현행 20곳에서
을 때 부과되는 과태료를 상향하고, ‘산업재해 예방 통합
사업목적 달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모든 작업으로 확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
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도 현행 ‘1년 이하의 징역
안에 포함됐다.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수급인과 동일한 ‘5년
안경덕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최근 작업들이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된
외주화하면서 하청 근로자의 재해위험 노출이 심각해지고
다. 특히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사망하면 7년 이하의 징
있는데, 사업주들이 근로자 보호에는 원·하청이 따로 없
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는 점을 인식하고 책임감을 갖고 산재예방을 할 수 있도 록 현장 지도·감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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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역에서는
반올림, 11번째 집단산재신청
재현 선전위원
또한, 반올림은 기자회견을 통해 같은 날 오후 코엑 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반도체의 날’ 행 사를 규탄했다. ‘반도체의 날’ 행사는 반도체 산업 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리고 반도체 산업 종사자들 의 화합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2007년부터 열리고 있는데 2007년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23살의 나이에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 씨 의 죽음이 사회적으로 알려진 해와 같은 해다. 그러 지난 10월 29일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의 사회적
나 고故 황유미 씨의 죽음이 알려지고, 반도체 산
해결을 촉구하며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23일 차 이
업 직업병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후 지금
어 말하기(노숙농성)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반도체
까지 반도체 산업의 이윤을 위해 희생당한 노동자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11번째 집
의 생명과 삶의 문제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단산재신청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
않고 있다.
견 이후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으로 이동해 산재
오랜 시간 동안 반도체 생산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
를 신청했다. 이번 집단산재신청에는 지금까지 가장
자들은 수백 가지의 독성 화학물질과 방사선 노출,
많은 직업병 피해자를 발생시킨 삼성을 비롯해 SK
야간 교대근무, 과로에 시달리면서 피부병, 생리불
하이닉스, 아이엠텍에서 일했던 반도체 직업병 피해
순, 우울증 등을 앓아왔다. 심지어 목숨을 앗아가
노동자 7명이 참여했다.
는 백혈병과 악성림프종, 뇌종양, 유방암 등의 암 발
10
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물질에 노출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반올림에는 재생불량성빈혈, 다발성경화증,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위
루게릭, 전신성홍반성루푸스 등 희귀난치성 질환 제
해 반올림은 지난 10월 7일 조정회의가 끝난
보자도 많아, 이런 희소한 질병 위험도 증가하는 것
직후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무기한 이어말하
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기 (노숙농성) 투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피해 규모만 해도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은 366명에
반올림의 요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달한다. 이 중 70명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보 상을 신청했는데 4명만이 직업병으로 인정받았고,
△ 조속한 시일 내에 조정을 이어갈 것
50여 명이 정부의 조사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 성실히 조정에 임할 것
있다.
△ 무능력하고 비인간적인 삼성 교섭단 교체
반올림은 집단산재신청을 통해 삼성뿐만 아니라 SK 하이닉스 반도체, 아이엠텍, SKC에서 일하다 병들고
이 싸움에 <일터>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죽어간 노동자들이 집단 산재 신청에 참여하는 것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을 보더라도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의 직업병 문 제가 더는 한두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으 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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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건강권 날아라 노동자
노동안전보건활동, 시작하는 당신에게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노안팀 인터뷰
최민 선전위원장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이제 설립된 지 1년쯤
물질, 발암물질 등 기초적인 내용을 처음 배우게 됐
된 노동조합이다.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이 다수
다.
노조로 존재하고, 노조 탄압도 받고 있다. 지회 설
한국타이어 공장은 하루도 사고가 안 나는 날이 없
립 이후, 공장별, 조별로 노안활동가를 배치해 노안
다. 아침 조회 때 전날 발생한 사고 내용을 조장이
팀을 구성했고, 최근에는 산재 은폐 사례를 고발하
읽어주는데,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다. 그런데도 산
면서 산재 요양 신청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처음
재 신청도 없고, 환경 개선 얘기도 없다. 활동가 교
노동안전보건활동을 본격적으로 해보려는 노동조
육을 받으면서 노안 문제를 들고 일어나야겠다 생
합이나 활동가는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는지 만나서
각했다.
들어보았다. 지회에서 자체적으로 노안 실무학교를 진행했다고 처음 본격적으로 노안활동을 시작하게 됐을 때 어
들었다. 어떤 기획이었나?
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2기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노안문제를 김용성(부지회장) 현재 다수 노조 하에서는
활성화하고, 이걸 이슈로 조합원을 만나야겠다고 생
‘노안’이 뭔지도 몰랐다. 그러니 우리도 뭘 해야 하
각했다. 노안부장 인선을 확정하기 전에, 노안담당
는지 몰랐다. 지회 출범한 지 3개월쯤 됐을 때, 금속
자도 내용으로 조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노조 노안실에서 하는 6개월짜리 노안활동가 교육
관심 있는 활동가들이 모두 노안 실무학교에 참여
이 시작됐는데, 거기에 참여하면서 산재 처리, 화학
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해보겠다’ 마음 먹은 사람
12
들이 노안부장, 노안차장을 하게 됐다. 그렇게 꾸려
회사도 바짝 긴장한 것 같다. 예전에는 노안 교육도
진 노안팀이 현재 2개 공장 합쳐 총 11명이다. 앞으
거의 서류상으로만 진행했는데, 이제 신입사원 대
로 2년 내에 각 조별로 노안 부장 1명, 차장 2명씩
상 교육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산안법으로 고발한
총 24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사항들은 회사가 발 빠르게 대응해서 개선하기도 했다. 아직 현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조합의 압박 덕
양진권(노안부장) 실무학교 내용 중에는 실제
로 현장 노동조합에서 노동안전보건활동을 하고 있
분인 것을 잘 모르고 있기도 해서, 잘 알려내는 것 도 과제다.
는 갑을오토텍 안재범 동지 교육이 와 닿고 재미있 었다. 야간 마치고 온 참가자들도 전혀 졸지 않고
노안활동을 새로 시작하려는 노동조합이나 활동
재미있게 들었다. 근골격계질환이나 사고 사례 산재
가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처리와 관련된 실무 얘기였는데, 노안활동은 노동조 합이나 활동이 누군가에게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다 는 점에서도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때는 현장 경험이 많은 좋은 강사에게 기초부터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 리 같은 경우는 갑을오토텍지회의 실제 사례를 배
노안팀이 공장별, 조별로 배치되니 좋은 점은 어
운 게 큰 도움이 됐다.
떤 점인가?
또 한가지는 조합원이 실제 필요한 것을 하고 그걸 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근골 유해요
현장 상황을 구석구석, 빠르게 알 수 있다
인에 들어가는 공정이 있어서 개선을 요구했는데,
는 점이 가장 좋은 점이다. 조합원이나 비조합원들
바뀐 공정이 일하기에 훨씬 불편해서 작업자들이
이 우리에게 제보하기도 좋다. 지난 여름에 가류공
항의하는 적도 있었다. 그저 법에 맞추는 게 아니
정(생고무타이어에 열과 압력을 가해 고무제품으로
라, 작업자가 정말 필요로 하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
완성하는 과정)에서 일하는 조합원이 너무 덥다고
필요한 것 같다.
연락이 왔다. 핸드폰 앱으로 재보니 45℃가 나왔다. 1588-3088 신고 전화했더니, 갑자기 안전모 쓴 관리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뭐든 직접 해 보라고
자들이 부산하게 들락날락하고, 에어컨을 세게 틀
말하고 싶다. 한 가지를 알게 되면, 한 가지 실천 활
어줘 온도가 내려갔다. 우리가 운영하고 비조합원이
동을 하라는 것이다. 머릿속에 넣고만 있는 것은 자
나 관리자들도 들어와 있는 밴드가 있는데, 여기에
기 것이 아닌 것 같다.
문제점을 지적하면 알아서 조치가 되기도 한다.
또, 미리 회사 정보나 자료를 모아두는 것이 도움이
십년 쯤 일하면 누구나 한두 번은 다치는데, 산재는
될 것 같다. 우리가 산재 은폐를 고발하듯이 과거의
생각도 안 해본 게 현실이다. 병원 갈 수 있도록, 주간
회사나 어용노조 행태를 수집해두는 것이 큰 힘이
조로 바꿔주는 게 회사가 해주는 배려의 전부였다.
되는 것 같다.
사실 ‘은폐’라는 생각조차 없었다. 그런데 여기에 ‘산재 은폐’라고 이름 붙이고, 산재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얘 기하니 조합원들이 공감하고 변화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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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활동 참고서
목표와 집중점을 세우고 출발하자 노동안전보건활동 시작하기
선전위원회
목표와 집중점 세우기
활동’이 뭔지 알고 느끼는 것이 목표다. 목표가 뚜렷 하면, 이후 사업을 진행해나가는 과정에서도 사업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안전보건활동의 목표를 뚜렷
하나하나마다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전체 노
하게 갖는 것이다. 목표는 해당 사업장, 해당 노동조
안 사업의 목표를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합 역량과 상황에 걸맞는 것이어야 한다. 뚜렷한 목 표가 없으면 산재 및 공상 처리, 달력 식으로 굴러
자료 모으고 분석하기
가는 일상 사업 구색 맞추기를 하다가 시간이 지나 고, 조합에 따라서는 짧은 임기가 지나 그나마 쌓인
그동안 회사나 노동조합이 해왔던 노안사업 보고서
경험이나 성과마저 잃어 버리기 일쑤다. 이 과정에
와 필요한 경우 원자료를 요구하고 모아서, 새로운
서 목표를 잘 실현할 수 있는 활동이 집중사업으로
시각으로 분석해봐야 한다. 노동조합이 그 동안 제
될 수 있다. ‘공상 없는 현장 만들기’, ‘노안 활동가 5
대로 개입을 못 해왔을지라도 법적 의무사항을 회
명 만들기’, ‘조합원 누구나 작업중지권이 뭔지 알고
사가 자기 식대로 진행해온 결과가 있을 것이다.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하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요청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법적 의무 자료로는 작
내실화하기’ 등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보
업환경 측정 자료, 근골 유해요인조사 자료, 위험성
다, 이후에 노동안전보건 활동 담당자나 조합 집행
평가 자료, 건강진단 자료(일반, 특수 건강진단 내
부가 바뀌더라도, 사업이나 활동의 큰 맥락을 이어
용을 모두 포함하고, 개인별 결과가 아니라 전체 결
나갈 수 있는 사업이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한국타
과 분포 및 현황 자료를 요청하면 된다), 산재 및 공
이어지회에서는 노안 활동이 전무했던 상황을 배경
상 현황(연도별 발생자, 발생 부서, 진단명, 요양기간
으로, 가장 직접적인 사고성 재해 산재 은폐 고발과
등), 안전보건교육 시행 횟수와 내용, 산업안전보건
산재 신청 및 승인 투쟁을 집중사업으로 잡고 있다.
위원회 협의 내용 및 회의록 등이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이 하는 노안
자료를 받으면, 이를 비판적으로 뜯어봐야 한다. 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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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현장에서 이 사업들을 어떻게 받아들여 왔는지,
노동안전보건활동 학교
왜 그랬는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은 과감히 줄일 부분은 없는지, 정말 필요한 내용이 빠져 있지
노안 활동을 처음 시도하는 노동조합 혹은 활동가
않은지, 각각의 조사 결과들이 현장에 얼마나 다시
의 경우 노동안전보건활동 학교를 열고 실무와 기
흘러들어가 필요한 정보로 활용되고 있는지 등을 기
본적인 활동에 대해 익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도움
준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노동안전보건교육만 해
이 된다. 금속노조의 경우 노안실이나 각 지부 차
도 교육 주제와 내용이 적절했는지, 방법은 효과적이
원에서 실무 학교를 진행하므로 적극적으로 참여한
었는지, 더 좋은 방법은 없을지, 강사진은 누구였으며
다. 다른 산별노조나 지역 지부 등에서도 단위의 필
개선의 여지는 없는지, 현장의 반응은 어땠는지 등
요를 반영하여 이런 기획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다시 뜯어볼 내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단위 노동조합에서 개별적으로 노동안전보건활동 학교를 기획해볼 수도 있다. 이 경우 지역에서 활동
조합원 의견과 평가 수렴
하는 노동자건강권 단체들이나, 다른 현장의 노동 안전보건활동 경험이 많은 노동자로부터 도움을 받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조합원들의 의견을 직접
을 수 있다.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경우, 아예 단위
듣고 조직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노
사업장에서 그동안 진행했던 노동안전보건활동 기
동조합 사업이 현장 평가를 잘 진행하지 못 하는
록이나 자료를 교육 자료로 활용해서 교육 과정을
경향이 있다. 새로운 활동 기획 단계에서 이전 활동
통해 사업 계획까지 직접 수립하는 과정으로 만들
이나 사업에 대한 조합원 의견과 평가를 수렴한다.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도 목표 즉 배워야 할 점, 배
조합원의 의견을 듣는 방법은 다양하다. 설문 조사
우고 싶은 점이 뚜렷해야 성과를 남길 수 있다는 점
(모든 조합원을 대상으로도 할 수 있고, 일부만 무
은 마찬가지다.
작위로 뽑아서 표본 조사를 할 수도 있다.), 면접 및 인터뷰 조사(이 경우 문제 당사자, 관련 경험자 등
노동안전보건활동 소통 공간 확보
풍부한 얘기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선정하는 것 이 좋다.), 대의원이나 실행위원 토론, 더 나아가 조,
노동조합마다 조합원과 소통하는 방법, 공간이 있
반별 토론 등 사업장 규모와 토론 주제에 따라 아
겠으나 노동안전보건활동에 힘을 기울이려는 경우
주 다양한 방법을 구사할 수 있다.
노동안전보건활동을 직접 소통할 정례적이고 충분
이런 아래로부터의 참여 조직은 처음 전체 사업을
한 공간을 확보할 것을 추천한다. 노동조합의 상황
구상하는 과정에서 뿐 아니라, 일상 노안활동에서
과 조합원들의 주된 소통 방식에 따라 그 공간은 소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식지, 웹 게시판이나 이메일, 문자나 단체 채팅방 등
통해 노동안전보건활동이 산재 고충 처리반 활동을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어떤 형태든 조합원들
벗어나, 현장 조직화에 기여할 수 있다. 사업 기획부
과 일상적으로 또 가능하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터 진행, 평가까지 노동안전보건활동 담당자 바깥
일정 공간을 확보해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알리고,
으로 문제의식과 실천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의식적
현장의 의견과 실천, 변화를 조직하는 데 활용하도
으로 해야 한다.
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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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끝까지 함께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자! 공장 부지 매각에 맞서 투쟁하는 금속노조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신애자 분회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
하이텍알씨디코리아(하이텍)는 무선모형조종기를 만
공식으로 얘기한 건 9월 15일 교섭 석상에서였는데
드는 회사로 그 시작은 1973년 태광산업으로 거슬
11일에 240억 받고 공장 부지를 매각했다고 일방적
러 올라간다. 하이텍은 연 500억 원 이상의 순이익
으로 통보하더라고요.
을 내는 흑자기업이었지만 노동자들은 월 100만 원 도 안 되는 월급을 받으며 일했다. 이뿐만 아니라
하이텍 자본의 일방통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하이텍 자본은 직장폐쇄, 휴업, 부당해고, 단협해지,
공장을 3개월 안에 빌려줘야 한다며 공장이전 장소
CCTV를 통한 노동자 통제, 감시 등 노조파괴 공작
와 시기는 추후에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9월 회사는 노동조 합에 공장 부지를 매각했다고 통보하며 새로운 공장
회사와 임·단협 교섭 기간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
으로 출근하라고 통보했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노
는데 사전에 회사에서 전혀 언급이 없었나요?
동조합을 파괴하겠다는 하이텍 자본의 도발이 시작 된 것이다. 7명의 조합원은 생존권 보장, 민주노조
교섭에서는 전혀 없었어요. 2014년에 공장부지를 매
사수를 요구하며 투쟁에 돌입했다.
각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는데 그때도 교섭은 아니었죠. 이때만 해도 회사에서는 공장부지 매각
하이텍 자본의 일방적인 공장 부지 매각 통보
에 대해 노동조합의 입장을 말해달라고 요구했었어 요. 공장 부지 매각으로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고
공장 부지 매각 소식은 언제 접하셨나요?
공장을 폐쇄하려는 의도가 분명해서 노동조합은 그 안을 받을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어요.
9월 14일에 공장에 임대 들어온 수선집 아주머니가 부지 매각 소식을 전해줬어요. 회사가 노동조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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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전했다는 공장은 확인되었나요?
신애자 분회장 (사진 출처_ 금속노조)
9월 17일에 회사가 현장 게시판에 공고를 붙이더라
사가 노동조합을 없애려고 탄압했던 걸 돌아보면
고요. 조합원 개별로 내용증명도 보내고요. 독산역
박천서 회장이 무슨 의도로 공장 부지를 매각하고
근처에 있는 대륭 2차 건물에 공장이 있으니 10월
이전을 하려고 하는지 뻔하다고 생각해요.
12일부터 근무를 해라 이렇게 왔어요. 공장을 돌리겠다는 하이텍 자본 신뢰할 수 없다 공장 설비는 있던가요? 하이텍은 1996년 필리핀에 생산 공장 세운 지 2년 가서 확인해보니 설비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준비
만인 1998년 국내 공장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려
를 완벽하게 하지는 못했는지 의자와 창문이 없었
고 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투쟁을 통해 이를 막았
어요. 한 마디로 생색내기 하는 거죠. 분양 면적을
다. 이후 2002년 박천서 회장은 “올해는 10억이 들
확인해보니까 56평인데 실 평수는 38평 정도 되겠
든 20억이 들든 반드시 노동조합을 깨겠다”고 천명
더라고요. 지금 현장이랑 비교해보면 너무 작은데
하면서 일방적으로 단협을 해지하고 5명의 노동자
공장 안에 식당 겸 휴게실, 노동조합 사무실까지 만
를 해고했다. 2005년에는 노동자들 몰래 본사를 충
들다 보니 공간이 안 나와요.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북 오창으로 옮겼고, 2007년에는 자본금 5,000만 원
건 피하려고 장치를 마련한 것 같아요.
짜리 회사를 만들어 생산부서를 그 회사로 분리하 고 평생 고용을 약속하며 이전을 강요했다. 회사의
공장을 완전히 정리하지는 않겠다고 보이는데 실
강요에 못 이긴 비조합원 노동자들은 회사를 이전했
제 그런가요?
으나, 1년여 만에 정리해고 당했다. 이후에도 하이텍 자본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다가 2011년 10여년
네, 겉으로 보면 그렇죠. 그런데 지난 10여 년간 회
만에 임·단협을 체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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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_ 금속노조)
지난 상황을 돌이켜 봤을 때 회사를 신뢰하기 힘
들어가지도 못하고 정문에서 막혔는데 이날은 우리
든 상황인 것 같습니다.
가 조금 늦게 갔더니 회사 경비가 느슨해져 운 좋게 본사 건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건물 들어가서 3
회사가 평생 고용보장을 하겠다고 약속했던 것도
층 중역실을 가니까 박천서 회장이 딱 있더라고요.
깼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이번 공장이전이 노동조
회장 만나서 우리 조합원들 생존권 보장하고 이 문
합을 정리하려는 목적이 분명하다고 생각해요. 그
제를 해결하라고 얘기했더니 첫 마디가 “니들하고
러니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밖에서 볼 때는
할 얘기 없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는 “임금 따
공장을 운영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당해왔
박따박 받아가면서 무슨 생존권을 이야기 하느냐”
던 조합원들 정서와 박천서 회장이 했던 행동들을
고 하는 거예요. 그러더니 직원들을 불러서 우리를
보면 고용보장은 믿을 수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생
막아 세우고 그 길로 도망갔어요. 우리가 잡아먹는
존권과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서 싸울 겁니다.
것도 아닌데 박천서 회장은 매번 우리만 보면 도망 가기 바쁘네요.
박천서 회장 만났다고 들었는데 뭐라고 하던가요? 2013년 박천서 집 앞에서 조합원들이 잠복근무하 공장 부지 매각 소식을 듣고 9월 21일에 충북 오창
다 만났을 때도 박천서 회장은 “나는 노동조합 일
본사에 가서 박천서 회장을 만났어요. 사실 회사가
에 관여하는 바가 없으니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본사에
고 한다.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가장 기여했던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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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들이 본인들의 회사 본사에 마음껏 들어가지도
오랜 시간 투쟁하면서 지칠 법도 한데 계속 투쟁
못하고 회장은 조합원들만 보면 도망치는 하이텍 자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그게 뭘까요?
본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억울하기도 하고 포기할 수도 없다' 그런 심정인 것 우리는 이 공장을 지킬 것입니다
같아요. 포기하면 공장에서 쫓겨나는 것 밖에 없으 니까요. 지난 10년 동안 순간순간 힘들고 어려울 때
천막 농성에 돌입하면서 노동조합의 요구와 각오
도 있고 포기할까 생각도 했죠. 지금도 여전히 그런
는 무엇인가요?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하지만 분회장이니까 책임 도 있고. 개인이 포기하는 거는 다른 부분인 것 같
이 공장에서 계속 일을 하겠다는 거예요. 회사를 발
아요.
전시켰던 노동자들이 버려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민주노조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긋지긋한 하이텍 자본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 다면 뭘까요?
다들 오랫동안 투쟁으로 건강도 좋지 않아서 농성 투쟁 결의하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하이텍은 개인의 욕심으로 채워진 것이 아니라 여 기서 일했던 노동자들이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
농성하는 거에 대해서 조합원들이 많이 부담스러워
렇기 때문에 여기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했어요. 근데 우리 상황이 조합원이 많지 않으니까
합니다. 노동조합도 인정해야 하고요.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할 수가 없거든요. 우리 싸 움을 알려내고 확대하려면 발로 뛰는 수밖에 없는
힘든 싸움을 함께 이어나가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데 그 역할도 해야 하고 공장도 지켜야 하니까요. 그
도 한 마디 부탁드려요
래서 다 같이 싸우자고 결의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조합원들은 순번을 정해서, 저랑 부분회장은 격일로
정말 힘들지만, 끝까지 함께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
공장을 지키고 있어요.
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린 조합원들도 있어서 육아에 대한 부담도 있겠어요
오는 11월 27일 금요일 15시부터 하이텍 공장 앞에서 지 역에서 함께 투쟁하는 금속노조 서울지부 마리오아울렛
저만 해도 집에 가면 난리예요. 애들 반찬도 해야
분회와 함께 투쟁 기금 마련을 위한 주점을 연다. 이 행사
하고. 밥을 자주 못 챙겨주니까 맨날 컵라면, 냉동
에도 많은 관심과 연대 부탁한다.
식품 사다 놓는 것도 미안하고. 빨래도 수북이 쌓여
문의 : 금속노조 서울지부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있고. 다른 조합원들도 마찬가지예요. 이렇게 하는
신애자 분회장 010 7434 4050
게 버겁기는 한데 그래도 여기서 쫓겨나면 당장 갈 곳도 없으니까 버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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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부터 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서른여섯 번째 이야기
변화를 꿈꾸며 일하는 현정 씨의 하루 법률 사무소 소장 김현정 씨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
김앤장, 광장, 태평양, 화우. 한 번쯤 언론을 통해 들어보았을 법한 국내 최고 로펌으로 일컬 어지는 법률 사무소들 이름이다. 대형 로펌들은 삼성, 현대, 기아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외 국계 기업의 M&A, 구조조정, 인사 노무를 비롯해 지적재산권, 특허권 등 법적 분쟁을 해결 한다. 거꾸로 말하면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닌데, 이번에 일터는 이런 로펌들과 달리 변호사 1명이 운영하는 작은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는 현정 씨를 만났다. 특별한 철학으로 운영하는 법률 사무소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수원에 있는 ㄷ법률사무소에서 소장으로 근무하는 현정입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법조인이 되는 게 꿈이어서,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변호사 사무 실에서 일하면 도움이 되겠다 싶어 시작했는데 벌써 6년이 지났네요.” 다른 법률 사무소와 다르게 직함이 소장인 이유가 있나요? “저희는 일반 사건이 아니라 노동 인권전문 사건들 그중에서도 노동조합과 관련된 부당해고, 해고 무효 확인 소송, 체불임금,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이런 사건을 주로 맡아요. 그렇다보니 일하는 노동자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이 직함을 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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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특별한 사무소인 줄 알고 오셨나요? “아니요. 처음엔 이럴 줄 몰랐어요. 면접 볼 때 여기는 일반적인 사건은 맡지 않고 노동자들 사건을 주로 맡는 사무실이라고는 하셨는데 그때만 해도 저는 어디를 가나 다 똑같은 사건 만 맡을 수는 없으니까 다른 특색이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돌이켜 생 각해보면 특별한 느낌이 있었어요. 채용 공고가 나서 전화를 했었는데 대개 다른 사무실은 직원이 전화를 받는데 여기는 변호사님이 직접 전화를 받으시더라고요. 그리고 마치 저를 모시는 듯한 인상을 받아서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필요 이상으로 너무 친 절하니까 뭔가 이상하다는 의심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면접을 봤는데 다행히 마음을 놓았어요.” 어떤 점 때문에 긴장, 의심을 풀게 되었을까요? “변호사라고 하면 뭔가 굉장히 권위적일 것 같은데 변호사님이 너무 수수하시고 마인드가 보통 분들과 다른 것 같더라고요. 그때 이런 분과 함께 일한다면, 일하면서 배울 게 많겠구 나 생각했어요. 지금도 여전히 저를 대하실 때 나는 변호사고 너는 직원이다 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본인을 항상 낮추세요. 생각만이 아니라 실제 그렇게 하시고요. 그런 부분이 존경스럽고 그래서 지금도 같이 일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요.”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은 현정 씨가 하는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처음에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한다고 하니까 오~ 좋은 데서 일한다 이런 반응이었어요. 가족들은 지금도 많이 자랑스러워하세요. 저희 일 특성상 집회나 이런 것들에 참여하게 될 때가 있는데, 친구들도 처음에는 빨갱이? 이런 얘기도 하더니 지금은 아무래도 남들이 하기 힘든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하거나 높게 평가해주는 것 같아요.” 6년 정도 일했으면 관성에 빠지거나 일이 지겨울 법도 할 것 같은데 슬럼프 같은 건 없었나요? “작년에 회의감이 크게 왔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한번 회의감이 몰려오고 나니까 안 좋은 이야기를 듣거나 접할 때 내가 이 일을 하는 게 잘하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 가령 저희 사무실에 오시는 노동조합 간부들이 저희를 대하는 태도 때문에 힘들 때가 있어 요. 왜 ‘변호사를 산다’고 하잖아요. 너는 내가 돈을 주고 샀기 때문에 그 값어치를 해야 한 다는 태도를 소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다고 하는 노동조합 간부들이 보일 때 정말 화가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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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더라고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고 일부 그런 분들 있는데, 정말 그럴 때는 회의감도 느 끼고 참을 수가 없어요. 조합원들이 저런 분들을 믿고 따를 텐데, 저런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철저하게 속고 있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그러면 변호사님은 또 그런 일부의 사람들 때문에 제가 노동조합에 대해 왜곡되게 생각할까 봐 안타깝게 생각 하고요. 일부 몇 사람 때문에 왜곡해서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분들이 있다는 게 저로 서는 허탈해요. 의욕이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 저런 분들을 위해 제가 열심히 해서 재판에서 이긴들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고민이 들어요.” 현정씨의 하루 변호사가 아닌데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시는 분은 어떤 일을 하실지 궁금한데, 일과가 대략 어떻게 되나요? “9시 출근해서 18시에 퇴근해요. 퇴근 시간 잘 지키는 게 사무실 방침인데 일의 특성상 갑자 기 사건을 맡게 되거나, 급하게 뭔가를 제출해야 할 때는 퇴근이 늦어져요. 재판은 여러 가지 기한을 지키는 게 중요해요. 안 그러면 재판 결과에 불이익이 있거든요. 출근해서 기본적으 로 하는 일은 진행 중인 사건을 검색하는 거예요. 상대측에서 어떤 자료가 제출되었는지. 판 사님이 명령을 내린 게 있나 그런 걸 파악해야 해요. 재판 기일이 잡혔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요. 재판에 제출할 서면 검토하고, 제출할 서류들도 챙기고요. 재판 전에 준비해야 할 자료들 있으면 그거 준비하러 법원이나 검찰청에 가서 서류를 받아와야 해요. 또 신문기사도 많이 봐요. 사건 준비하면서 많은 사업장을 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보게 되더라고요. 여기는 현 재 상황이 어떤지 그런 것들. 일을 하다 보니까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기사들 접하다 보면 대형 로펌들 얘기가 많이 나올 텐데 그럴 땐 어떤 생각이 들어요? “기사에서만 접하는 게 아니라, 지금도 맡고 있는 사건이 거의 대부분 김앤장, 태평양, 화우 이런 곳과 싸우는 거예요. 대기업 사건은 더욱 그래요. 그렇다 보니 소위 대형 로펌에 대해 서는 우리가 싸워서 이겨야 하는 적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솔 직히 없는 것 같아요.” 재판 관련 업무 외에도 사무실 살림 꾸리는 게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사무실 특성이 있다 보니까 입사해서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풍요로웠던 적이 없 었던 것 같아요. 월급도 솔직히 넉넉하지는 않고요. 그렇다고 해서 생활이 안 될 정도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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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또 돈은 쓰기 나름이니까요. 돈만 따진다면 지금까지 이 일은 못 했을 것 같아요.” 함께 일하는 사무실 식구와 관계는 괜찮으세요? “저희 사무실은 항상 억울하거나 부당함을 많이 겪은 분들의 사건을 맡기 때문에, 이겨야 하는 일, 그렇지만 이겨봐야 본전인 일을 하죠. 그래서 마음이 아주 힘들어 요. 얼마 전까지 웃으면서 같이 상담하고 재판 준비했던 분들이 분신했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하고요. 변호사님이 정말 급한 일이 아니면 업무 외 시간에 연락을 안 하 시는데 전화가 오면 겁부터 나더라고요. 또 누가 돌아가셨나. 그래서 초반에 일 시작 했을 때는 전화벨이 울리면 덜컥 겁부터 나고 공황장애 같은 게 올 정도로 힘들었어 요. 이런 상황에서 일하다 보니 서로 처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서로에게 해가 되 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는 것 같아요.” 뭔가 달라졌으면 좋겠다 지금껏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내담자가 있나요? “쌍용차 사건인데, 처음에는 정치적인 문제에 전혀 관심도 없었고 남의 일이라고 생 각했어요. 일하는 것도 기계적으로 일했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쌍용차 사태 때 관 련 영상이나 책을 접하고 한상균 당시 쌍용차 노동조합 위원장 사건을 맡으면서 피 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현장에 있던 아이들을 보면서, 왜 정말 크게 머리를 맞은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요, 아, 내가 몰랐던 것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 하는구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사건마다 개인적인 감정 이입이 됐던 것 같아요. 저희 사무실의 특성이 저에게도 흡수되는 그런 느낌이었죠.” 일하면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 진행하는 소송들이 좋은 성과를 얻어서 또 하나의 판례를 남기면 뿌듯할 것 같아요. 기존에 저희에게 불리했던 판례가 있다면 뒤집었으면 좋겠고요. 어려운 사 람을 위해서 법이 자리 잡는 데 일조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뭔가가 달라졌으 면 좋겠어요. 그게 무엇이든. 제가 겪고 있는 중 여러 가지 중 하나라도 작게나마 좋 게 변화가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일하면서 힘들기도 하지만 얻은 것도 많 아요.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느끼고, 여태껏 살아왔던 방식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었고요. 앞으로는 다 같이 웃으면서 살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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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리포트
‘유해요인조사’, 제대로 해서 ‘골병’을 함께 꼭 잡자
아이구 상임활동가
본 연구리포트
본 연구리포트는 2016년 근골유해요인조사 제대로 하기 TFT
계 직업병이 노동자 개별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조정
가 실시한 조사연구내용 중 주요내용으로 조만간 전국금속노조 노안실에서 조사보고
의 결과로 인한 집단적인 노동자 건강권의 훼손임
서와 근골유해요인조사 지침 그리고 현장기획선전물로 현장에 전달할 예정이다.
는
을 드러냈다. 노동강도 강화저지와 집단적 작업환경
전국금속노조 8기 2년 차 노동안전보건실 사업으
개선, 노동자의 현장통제력 강화를 내걸고 근골격계
로 진행한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실태 파악
직업병 투쟁이 전국적으로 벌어진 결과, ‘사업주의
과 대안 마련을 위한 조사연구 내용이다. 2016년 근
근골격계 질병 예방의무’와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
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하려는 목적으
조사’가 법제화되었다. 하지만 법제화 이후 총 4차
로 진행한 본 조사연구는 전국금속노조 노안실과
례의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가 시행되었지만 유해
노동안전보건 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TFT
TFT에는 금속노
요인조사는 3년마다 돌아오는 형식적인 노동안전보
조 노안실의 박세민 실장, 윤덕기 부장, 나현선 부장,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상임
건사업으로 관성화되는 경향을 지속하고 있다.
집행위원 이은주, 산업보건연구회 사무국장 김은미,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여기에 자본은 현장 노동자와 조합의 참여를 배제
현미향, 일과 건강 사무국장 한인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손진우, 이숙견, 정재현,
한 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무력화하고 있다.
최민, 아이구 상임활동가 등이 참여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자본의 행태에 노동조합의 대응은
행했다.
개별지회 차원에서 담당 중심의 수세적인 수준에
를 구성하여 공동으로 진
머물러 있다. 투쟁으로 쟁취한 유해요인조사에 숨과 활력을
결과적으로 현재 근골격계 직업병 문제에 대해 자 본은 공상치료와 사업장 내 치료 등을 통해 일상적
1997년 IMF 경제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으로 근골격계 질환자를 관리하는 등 현장통제 강
으로 현장에서 노동강도와 자본의 현장통제력이 강
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예방 측면에서는 유
화되었다. 2002년 집단적인 산재요양투쟁은 근골격
해요인조사를 통하여 형식적이고 기능적인 인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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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근골격계 투쟁
유해요인조사 실태와 관련
학 중심의 작업환경 평가만을 진행하면서 근본적
을 통해 확인한 유해요인조사 실태
인 작업환경 개선과 예방대책을 배제하는 등 ‘예방
한 설문항목, 면접내용, 워크숍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금속노조 노안실과 TFT 명의
활동 시행의 시늉을 내고 실제로는 하는 것이 없는’
로 조만간 배포할 조사연구 보고서를 참조하길 바란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담당 중심의 관성화된 유해
2016년 다섯 번째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요인조사는 확 바꿔야 할 심각한 수준이다. 이대로
앞둔 현실에서, 골병을 함께 꼭 잡을 조사를 제대로
는 골병을 잡기는커녕 공상처리조차 여의치 않게
하여 관성화되어 가고 있는 근골 유해요인조사에
될 현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료받을 권리는 물론
숨과 활력을 불어넣는 데 온 힘을 모아야 한다. 공
이고 보호예방이라는 애초의 법적 취지가 무색하게
상이 아닌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 쟁취, 인간공학적
될 지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태를 좀 더 살
개선만이 아니라 조합원이 체감할 노동 강도를 포
펴보자.
함한 근본적인 노동조건 개선, 현장조직력 강화 등
대부분의 지회에서 근골 문제를 제기하고 인식하고
에 이바지할 수 있는 유해요인조사를 조직적이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가 노동 과정과 속도, 강
일상적이며, 조합원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절실하
도, 시간 구성에 대해 통제권을 행사하고, 일터의 주
다. 자본의 이윤보다 노동자의 몸과 삶이 중요하다
인이 되는 과정으로 만들기 위한 목표 설정과 기획
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 부족했다. 근골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하기 위
는 골병을 잡기에
해서는 조사 전 과정에서 노동자 참여를 늘리기 위 실태는 골병을 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
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본적인 준비와 과정을 노동조합이 주도하지 못한 경우가 상당한 현실이다.
90개 지회가 참여한 설문조사, 18개 지회가 참여한
특히 노동조합이 참여한다 하더라도, 간부나 담당자
심층면접 조사, 실태와 대안 마련을 위한 워크숍 등
중심으로 참여하는 것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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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근골 집단산재요양 신청
산재 신청보다 공상 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훨씬
노동자들이 ‘더 쉽고, 더 편하고, 더 행복하게 일할
많았다. 이미 2012년부터 산재보다 공상을 많이 하
권리를 쟁취’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는 사업장이 2/3가량 되고, 이 비율이 줄어들지 않 고 있다. 유해요인조사를 하더라도 증상 설문 조사
2016년 근골 유해요인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
도 전체적으로 모두 시행하지 않고, 증상 설문조사
노동안전보건 활동의 틀과 결을 바꾸자
를 하더라도 검진과 검진으로 발견된 질환자의 치 료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그리
조합원들의 관심이 많고 참여도도 높은 고용과 임
고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유해요인조사를 시행
금문제만이 아니라 이윤보다 노동자의 몸과 삶을
하고도 조사가 끝난 후 이를 조합원과 노동조합의
중심에 둔 건강권 쟁취 활동을 통해 활동의 틀과
성과로 남기는 활동으로 충분히 이어나가지 못하고
결을 보다 구체화하고 일상화할 수 있다. 자본의 이
있었다. 이렇게 되면 애써 만든 유해요인조사의 성
윤에 맞설 노동자의 몸과 삶이 지향하는 가치와 필
과마저 유실되고, 조사는 되풀이되지만 개선되는
요를 구체화하는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통해 산별노
점은 없다며 조합원들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
조 완성에 필요한 주체와 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데
는 원인이 되었다. 조사 결과가 실제 현장의 변화로
이바지할 수 있다.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일상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골병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첫째, 지회는 물론이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가 3년마다 해야 하는 숙제
고 금속노조와 지부 및 지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목
가 아니라 3년 동안 개선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필
표와 기획 그리고 조직적 태세가 필요하다. 둘째, 3
요를 조직하고, 현장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경험하
년 주기의 관성적이고 담당 중심의 조사가 아니라
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조합원이 주체로 참여해서 진행하는 과정을 거쳐
근골 집단산재요양투쟁으로 법까지 만들게 했던 전
조직력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 셋째, 골병을 제대로
국금속노조는 2015년 근골격계 질환 소견자들 51명
잡기 위해서는 조직적이고 일상적인 활동으로 인간
에 대한 집단산재투쟁을 시작했다. 투쟁은 지금도
공학적 개선은 물론이고 노동조건 전반에 대한 개
진행 중이다. 신청한 조합원들, 노안담당자들, 노조
선이 필수적이다. 넷째, 공상이 만연한 현실을 바꿀
노안실 만의 사업이 아니다. ‘일하다 아프지 않고,
수 있는 조합원과 조합 차원의 각별한 인식전환과
병들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쟁취’했던 금속
실천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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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병을 꼭 함께 잡기 위한
준비하자. 실제 조사에 함께할 조합원들을 찾아 역
2016년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 조사를
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자. 노조, 지부, 지회 차원의 조직적 활동을 위한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의 사업목표는 건강권
대응체계를 조직하자.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을 주
쟁취, 조직력과 현장통제력 강화, 제대로 치료받을
시하고 기록하면서 노동자의 필요와 기준을 만들
권리 쟁취, 노동조건 개선 등 현장문제 전체를 포괄
자. 전국금속노조 사업장에서 공상을 없애 나가기
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 기획과
위한 활동을 시작하자.
과정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조합원들의 현실과
조사연구 과정에서 한 지회의 노동안전보건 간부가
요구, 참여를 반영하고 실현해 나갈 구체적인 방안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행
을 만드는 것이다.
동으로 옮겨지길 바란다. 그래야 노동자의 몸과 삶
기획과 목표에 대한 논의와 결정 이후에는 조사와
보다 자본의 이윤을 위해 무한 질주하는 신자유주
개선, 평가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과정
의 유연화 공세에 맞서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하고,
은 현장의 모든 공정을 빠짐없이 하는 것도 중요하
더 행복한 일터’에서 일하며 살 수 있지 싶다.
지만, 노동자들의 몸과 삶의 필요에 기초한 목소리 와 행동을 모으는 조직과정이다. 때문에 산보위나
"현장을 조직하는 건데 다른 다양한 현안문제를 어
특단협 요구를 매개로 한 조합의 사업기획과 목표
떻게 반영해서 같이 할 거냐, 전술로서도 충분히 근
관철을 위한 노사협의→ 구체적인 사업기획의 사전
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활용할 수 있겠다라고 생
검토 혹은 공유한 기관선정→ 조합원의 실태와 관
각을 해요.... 근골격계유해요인 조사사업을 어떻게
심 파악을 위한 사업 관련 설문 및 간담회→ 우선
바라볼거고 이 사업을 올해 어떻게 만들어갈 거다,
개선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부담 작업을 중심으로
조합원들을 어떻게 참여하게 할 거냐 이런 것만 활
한 예비조사→ 현장의 노동을 주시하고 기록하는
발하게 되면 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에서 만들고자
본 조사→ 인간공학적 개선은 물론이고 적정인력과
하는, 조직사업으로 가져가고자 하면 조직사업이
적정작업량 선정 등 개선할 내용과 근거를 찾고 개
되는거고, 조합원들하고 일상적인 소통하는 걸 좀
선방안을 모으는 과정→ 조사 전반에 대한 보고 혹
만들어 가보자라고 하면 그렇게 가져갈 수 있고 그
은 토론→ 조사 결과에 대한 보고와 토론→ 개선을
렇게 되는건데..." (K 지회)
위한 체계-활동시간-우선순위 선정-개선 등 노사협 의 및 실행→ 사업 평가 등 전 과정에서 사업의 핵 심주체인 조합원들이 얼마나 목소리를 내고 참여하 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준비하자. 2015년 4/4분기 산보위 혹은 2016년 1/4분기 산보위 안건으로 채택하여 협의를 시작하자. 금속노조 차원에서 준비 중인 보고서 읽 기는 물론이고 2016년 유해요인조사 제대로 하기 위한 지침서와 현장기획선전물을 통한 교육선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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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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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쌀집아재
'바른 먹거리'를 내놓는다는 풀무원이, 노동자들과 노예계약을 맺고, 노조 활동을 탄압해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수도권 대형소핑몰 부근에서 풀무원 불매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 현재 풀무원분회는 여의2교 부근에서 노동탄압중단! 산재사고보상! 노예계약폐기!를 요구로 걸고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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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더 이상 석면 피해 없어야 한다
그림으로 보는 석면 이야기 선전위원회
석면이란 석면은 길이와 폭의 비율이 3:1이상 되는 길쭉한 모 양(asbestiform)을 가진 자연 광물에서 나오는 섬유 를 통칭하는 말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및 국제노 동기구(ILO)에서 유해한 것으로 문제시하는 석면광물 은 6가지인데, 그 중에서도 사람에게 노출되어 석면질 환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백석면(chrysotile), 갈석면 (amosite), 청석면(crocidolite) 등이다. 석면은 열에 강하고, 부식이나 마모가 잘 되지 않으며, 보온성이 좋고, 시멘트와 같은 다른 제품과 섞으면 강 도도 좋아져 현대산업사회에서 상업적으로 널리 이용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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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쓰였나? 건축용으로는 주로 지붕슬레이트, 천정재나 벽면재로 쓰이는 석면보드, 보온단열재, 방열, 방화 등에 쓰이 는 석면압축판 및 석면시멘트판 등으로 사용되었다. 석면을 이용한 방직업으로 석면섬유사, 석면천, 석면 장갑, 석면 테이프 등이 제조, 사용되었으며, 자동차부 품으로 브레이크라이닝과 클러치패킹, 가스켓에 사용 되었다.
석면으로 생길 수 있는 질환 석면에 노출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폐질환으로 흉 막비후, 석면폐증, 석면폐암이 있다. 그리고 폐질환 뿐 만 아니라 극히 드문 암인 악성중피종은 90%이상이 석면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국제암연구소는 석면이 난소암이나 후두암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정하는 석면질환은 흉막비후, 석면폐증, 석면폐암, 악성중피종이다.
2007년부터 석면사용 금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석면이나 석면함유제품을 제 조·수입·양도·제공 또는 사용하는 것이 전면 금지돼 있다.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금지해오다, 올해부터 는 모든 석면함유제품의 사용이 전면 금지된 것이다. 전세계적으로도 57개 이상의 국가에서 석면 사용이 전면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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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위험은 남아있다 그러나, 과거 석면을 함유한 건축물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건축물을 해체하거나 리모델링할 때 작업자나 주변 거주자에게 노출될 수 있다. 건축물이 아니더라도, 석면이 함유된 보온재, 보일러, 천장 등을 해체, 수리하는 작업을 수행할 경우에도 노 출될 수 있으며, 폐선박(과거 선박에도 석면사용이 많았 음)을 해체하거나 수리하는 과정에서도 노출될 수 있다,
지역 주민도 노출될 수 있다 재개발 광풍으로 전국도심 곳곳에서 철거와 리모델링 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석면을 함유한 건축물의 제거, 해체작업이 법적규정을 지키지 않고 무차별 공사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작업을 감시감독해야 할 노 동부와 지자체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못하고 있다. 결국 재개발 지역의 주민은 석면노출의 위험에 내몰리 고 있다. 석면노출을 막기위해선 석면해체작업시 석면 관련 정 보를 지역 거주 주민에게 투명하고 성실하게 공개하고, 주민감시단 활동 등 주민 참여와 감시활동, 필요한 경 우 주민건강영향조사 등을 보장해야 한다.
현재까지 석면질환자 2,000여명 석면을 취급한 노동자가 석면질환에 걸렸을 경우 산재 보험으로 치료와 보상을 받고 있으며, 주민피해자의 경우에는 석면피해구제법에 적용을 받게 된다. 현재까 지 보상받은 노동자, 주민석면피해자는 2,000여명이 었으며, 이 중 사망자는 700여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 만 이것은 빙산의 일각!! 해외의 피해사례를 보면 앞으 로 한국에서는 10배 이상의 피해자가 더 발생할 것으 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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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건수
소계
악성 중피종
폐암
석면 폐증
흉막 비후
질환자
1,180
269
114
795
2
사망자
559
479
67
13
0
1,739
석면피해구제법 석면질환자 (2012년 2월 3일시행~2015년 8월)
전체 건수
폐암
악성 중피종
석면 폐증
기타
107
86
28
20
241 사망자 136 석면으로 인한 직업병 발생 현황(1999년~2014년)
이중 기준 더 큰 문제는 석면의 이런 건강 유해성이 알려진 지가 이미 수십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세계적으로 석면 생산과 사용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석면 산업체들은 6가지 석면 종류 중 '백석면'은 그 해 가 덜하다는 연구를 지원하고, 유해물질 수출을 금지 하는 로테르담 협약의 유해물질 리스트에 백석면이 국가별 2014년 석면 사용량 및 금지 실태
들어가지 않도록 로비를 펼치고 있다.
연 10,000톤 이상 사용하는 러시아, 브라질, 인도, 중국 등이 있
결국 여전히 어떤 나라에서는 금지되고 어떤 나라에
고, 반면 서유럽 중심의 57개 국은 사용 금지
서는 생산과 소비가 증가하는 석면의 이중 기준이 작
출처 : international asbestos secretariat
동하고 있다.
위험의 이동 위험은 부유한 나라로부터 가난한 나라로 이동하 고 있다. 일본 석면 방직 회사들은 1960년대부터 대 만, 한국을 비롯한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부터 한국도 인도네시아, 중국 등으로 공장 을 이전시켰다. 지금은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이 중 요한 생산 국가다.
석면 추방을 위한 국제연대 그래서 국제연대가 중요하다. 아시아 석면추방네트워 크(A-BAN)는 아시아에서 증가하고 있는 석면 사용 을 아시아 지역 풀뿌리 운동으로 막아내자는 취지로 2009년 결성되었다. 지금도 아시아 석면 피해자대회, 아시아 석면회의 등을 개최하며 아시아에서 환경정의 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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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더 이상 석면 피해 없어야 한다
석면노출은 현재진행형 석면추방 그날까지 투쟁!! 푸들리 상임활동가
올해 4월부터 한국은 석면이나 석면함유제품을 제
면 슬레이트 건물이며, 미등록 무허가 건물과 창고,
조·수입·양도·제공 또는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
축사 등을 포함하면 160만∼161만여 동(환경보건시
하였다. 2007년부터 석면의 유해성에 따라 단계적으
민센타 발표자료 인용)에 해당된다. 하지만 환경부
로 금지해오다 올해부터는 모든 석면함유제품의 사
는 2021년까지 19만동의 슬레이트지붕을 교체할 계
용(대체품이 개발되지 않은 군수용품 및 화학설비용
획이라고 발표하고 있고, 지자체의 경우에도 일 년
석면함유제품을 포함하여)을 전면 금지한 것이다.
에 2~300여 채의 슬레이트 지붕만 겨우 교체하고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석면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속도라면 슬레이트
다. 석면노출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붕 철거만 80년이 넘게 걸리게 된다. 대부분의 슬 레이트 지붕은 3~40년 이상 노후한 상태이기 때문
한국의 슬레이트 지붕, 철거만 80년이 걸린다.
에 석면노출의 위험이 더욱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렇 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노후한 슬레이트
1970년대부터 도심과 농어촌에서는 새마을운동이
지붕 교체가 시행되어야 한다.
전국을 강타하였고, 대표적으로 진행된 사업 중의 하나가 슬레이트지붕 개량사업이었다. 기간 석면슬
관리감독부재,
레이트 지붕이 많이 제거되었으나 현재까지도 우리
마구잡이 철거로 인한 석면비산 심각하다.
나라 전체 건축물의 18%를 넘는 약 123만동이 석
올해 6월 부산지역의 대규모 재개발지역인 만덕5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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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주민들은 석면해체·제거과정에서의 석면비산
2012년부터 시행된 석면안전관리법은 연면적 500㎡
문제로 부산시와 LH공사, 철거업체를 고발하였다.
이상의 공공기관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중
철거가 진행된 건물 주변곳곳에 석면슬레이트 조각
이용시설에 대하여 건축물 석면조사를 실시하고, 기
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석면해체 작업시 석면비산
준치 이상의 석면이 발견될 경우 석면건축물안전관
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기준을 지키지 않은 채
리인 지정, 6개월마다 위해성 평가 및 조치, 시설 개
마구잡이로 철거를 진행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
보수시 석면자재 임의훼손 금지 및 비산 방지 등을
한 행위를 관리 감독해야 할 노동부와 지자체는 이
하도록 되어있다. 이 법의 취지는 언제라도 노출될
러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지역주민들의 민원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의 석면으로부터 시민의 안전
을 받고서야 확인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은
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일상적으로 석면안
비단 만덕5지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각지의 재
전관리는 기본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개발지역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과 리모델링
도 석면노출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하여 석면이
작업이 멈출 줄을 모른다.
함유된 건축물의 단계적인 제거작업이 필요하다.
석면으로부터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도모하고 석면
얼마 전 교육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유치
노출을 막기 위해서는 석면해체·제거작업 시 석면
원, 초·중·고 건물 10곳 중 7곳에 석면건축물이 있
관련 정보를 투명하고 성실하게 공개하고, 주민감시
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에 비해서 석면 관련 질
단 활동 등 주민 참여와 감시활동을 보장해야 할
병발병의 위험이 훨씬 높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것이다.
서라도 시급히 석면건축물은 해체해야한다. 그리고 다중이용시설에 누락되어 있는 소규모 건축물과 많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의
은 노동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공장건축물의 경우에
석면관리 제대로 해야
도 석면안전관리법이 적용되어 전체 국민들이 석면 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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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더 이상 석면 피해 없어야 한다
피해자 고통 외면하는 한국 석면피해보상제도의 문제점 푸들리 상임활동가
“석면의 위험성에 대하여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을 취급했던 사업장 인근에 거주하여 석면질환이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석면공장이 있을 줄이야!”
발생된 피해자를 위하여 2010년 특별법으로 제정된
“치료도 안 된다고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석면피해구제법’이다.
지 막막해요.”
노동부와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에 의하 면,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직업성 노출로 인한 석
2008년부터 지금까지 석면추방공동대책위 활동을
면피해자는 241명(사망자 136명), 환경성 노출로 인
하면서 만났던 대부분의 석면피해자들은 이렇게 하
한 석면피해자는 1,739명(사망자 559명)이다. 하지
소연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처음부터 알려주
만 기간으로 보나 노출된 상황을 고려해 보면 노동
지않은 회사와 국가에 대하여 분노하며, 석면피해의
자 피해자 수가 환경성 피해자수보다 월등히 많아
고통을 온전히 스스로가 감내해야하는 현실에 힘
야함에도 오히려 7~8배가 적은 수치이다.
겨워하고 있다.
왜 이럴까? 산재로 인정받기 위한 절차가 훨씬 까
현재 한국의 석면피해보상제도는 두 가지로 구분할
다롭다는 것이다. 석면폐증으로 산재를 신청 할 경
수 있다. 하나는, 직업성노출로 석면제품을 취급했
우에는 진폐법(탄광폐)의 적용을 받아 X-ray사진으
거나 노출된 노동자가 석면질환이 발생했을 때 산재
로만 판독을 하기 때문에 초기 석면폐증을 인정받
보상보험법으로 치료와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다
기가 어렵다. 그에 비해 석면피해구제법에서는 석면
른 하나는 환경성노출로 석면제품을 만들거나 석면
폐증의 경우 폐CT 필름을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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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ay에서는 아직 안 나타났지만 CT에서는 변화가
더더욱 석면피해자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석면피
나타난 초기 석면폐증도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해구제기금이 부족하기는커녕 340억 가량이나 남아
산재 신청과 승인 과정도 훨씬 복잡하다. 90%이상
있는데 피해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석면이 원인이라는 악성중피종으로 산재신청을
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의 석면피해자들이 8월 한여
할 경우에도 신청하고 난 후 인정을 받기까지 일 년
름 뙤약볕을 받으며 서울 광화문에 모여 항의집회
이 넘게 소요되기 때문에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
와 기자회견을 개최하였고, 이번 11월에도 제2차 전
하고 사망하는 피해자도 발생되고 있다. 그리고 노
국석면피해자대회를 더욱 확대하여 개최할 준비를
동자 피해자들이 30~40년 전에 일했던 근거자료(동
하고 있다.
료의 증명, 회사사진, 사업주날인 등)가 없어서 직업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 인정하는 석면질환의 확
성 노출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
대가 필요하다. 현재 인정받는 석면질환은 악성중피
우, 산재 대신 석면피해구제법으로 인정받는 것을
종, 석면폐암, 석면폐증, 흉막비후이다. 하지만 국제
택하게 된다. 산재보험의 보상급여가 환경성피해자
암연구소는 난소암과 후두암이 석면에 의하여 발생
의 구제급여보다 훨씬 높은데도, 산재보험으로 보상
하는 석면질환임을 경고하고 있으며, 다른 유럽의
을 받아야할 많은 노동자 피해자들이 석면피해구제
국가들도 난소암과 후두암을 석면질환으로 인정하
법을 적용받고 있다.
고 있다.
더불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로, 석면피해구제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박탈당한 석면피해자의 고통
법에서 질환에 따른 차등지급의 문제이다. 석면질환
과 석면피해로 인하여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야 하
으로 인정되는 질환 중 석면폐증의 경우 1급에서 3
는 가족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정부는 석면피
급으로 등급을 구분하고 있는데, 석면폐증 2급과 3
해자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에 최대한 귀 기울이며,
급의 경우 요양생활수당을 2년 동안만 지급받기 때
석면피해구제법과 산재보험법이 피해자들의 고통을
문에 지속적인 치료와 요양이 필요한 석면피해자들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진정한 피해보상제도로
임에도 2년이 지나고 나면 아무런 보호대책 없이 방
거듭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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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더 이상 석면 피해 없어야 한다
석면 산업의 국제이동금지와 아시아에서 석면추방을 위하여 아시아 석면추방네트워크(A-BAN) 회의 참가기 푸들리 상임활동가
한국 최대의 석면방직회사였던 J사, 1970년대에 일
시아지역의 석면추방을 위하여 2009년 홍콩회의에
본에서 석면규제가 본격화되자 일본 니치아스의 자
서부터 시작된 A-BAN회의는 현재까지 일곱 차례
회사 다츠타는 J사와 함께 부산 연산동에 합작회사
진행되었으며, 이번 회의는 9월 6일부터 9월 7일 이
를 만든다. 그리고 일본으로부터 청석면과 백석면
틀에 걸쳐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었다. 전체
방직기계를 옮겨온다.
19개 국가의 노동안전보건·환경단체 활동가와 석면
1990년, 한국에서도 석면규제의 움직임이 생겨나기
피해자 90여명이 참석하여 각국의 석면규제현황, 사
시작할 무렵 한국의 J사는 인도네시아 시비농에 합
용실태, 피해자현황을 나누고 아시아에서 석면추방
작공장을, 1996년에는 말레이시아, 2000년에는 중국
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였다.
에 현지 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부산 공장에서 가
전 세계적으로 석면사용을 전면금지한 국가는 57
동하던 구형 석면 방직기계를 이들 나라로 보낸다.
개 국가이지만, 아시아에선 일본, 한국, 홍콩, 대만만
이러한 유해위험산업의 국제이동은 비단 석면 산업 문
이 석면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
제만은 아니다. 실제로 국내 최대의 직업성질환의 피
될 석면피해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해를 야기한 원진레이온의 경우도 설비가 일본에서 한
더 큰 문제는 중국에서 석면 사용이 증가되고 있으
국으로 그리고 이제는 중국으로 넘어가서 가동 중에
며 아시아국가로의 석면 산업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있다.
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가속화시키고 있
유해위험산업의 국제이동금지를 위하여, 그리고 아
는 것이 러시아, 캐나다, 중국 등 거대석면기업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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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다. 이들은 전문가(의사, 대학교수 등)를 돈으로
각 국가별로 자국에서 진행할 수 있는 생산품에 대
매수하여 “백석면의 경우 안전하게만 사용하면 문제
한 석면모니터링, 거주지, 공장주변에 대한 석면모니
없다.” 라는 논리를 주장하며 세계적으로 유해물질
터링 활동을 진행해보기로 하였고, 지속적인 화상
이동을 규제하는 로테르담협약에 석면이 포함되지
회의를 통하여 피해자발굴에 연대하고, 서로의 상
못하게끔 로비를 펼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아
황을 소통하기로 하였다.
시아국가는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제가 없는 상황
더디긴 하나 아시아국가에서 점점 석면문제의 심각
이라 ‘석면을 사용할 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없는 상
성을 인식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국가차원에서
황에 노출된다.’
2020년에 석면전면사용금지를 발표하였고, 싱가포
하지만 희망은 있다. 아시아 각국에서 모인 90여명
르, 스리랑카 등도 점진적으로 석면사용을 금지하
의 활동가들과 피해자들이 자국 내에서 석면추방
겠다는 국가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2
을 위한 활동을 풀뿌리 민중들을 조직하고 있고,
년 후인 2018년 방글라데시에서 개최될 8차 A-BAN
석면피해자 발굴을 위하여 국제연대활동을 진행하
회의에서는 9월 7차 A-BAN회의에서 결의된 많은
고 있으며, 이번 A-BAN회의를 통하여 함께 할 수
계획들이 성과로 만들어져서 함께 나누기를 기대하
있는 활동계획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며, 더 많은 희망적인 소식을 기다려본다.
그 첫 번째로 중국의 석면사용에 대한 모니터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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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서 노동자들이 특수검진을 위해 내원하였는데, 이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의 주된 업무는 용해작업과 사
소규모 사업장, 보건관리의 사각지대
상작업이었으며, 작업과 관련된 여러 가지 유해인 자 중 특히 납이 문제가 되었다.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금속, 유기용제 등은 소변이나 혈액 검사를 통 해 노출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데, 납의 경우 특수 검진 1차 검사항목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납 농도를 측정하게 되어 있다. 특수건강검진 실무지침에 의하 면 혈중 납 농도가 30ug/dl이상이면 요관찰자로 더 이상 노출이 없도록하고 관찰해야하며, 혈중 납 농 도가 40ug/dl이상이면 질병이 있는 사람으로 분류
이영일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해야 한다.
ug은 마이크로그램으로 1/1,000,000그램, dl은 데시리터로 1/10리
터에 해당하는 단위다.
내원한 노동자들의 검진 결과는 평균
혈중 납 농도가 45ug/dl 이상이었으며, 60ug/dl을 넘어가는 분도 한 분 있었다. 납을 다루는 직업군은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납 노 출의 위험성이 크다고 알려진 업종은 제련·합금 제 조업, 고철 가공처리업 등이다. 용해된 납의 경우 500~600℃부터는 납 흄(fume)이 발생하는데, 흄이 란 고체 상태의 물질이 높은 온도에 의해 기체로 되 었다가 다시 응축되어 아주 작은 입자 상태로 된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원 근처에는 공단들이 제
것을 말한다. 이러한 납 흄은 입자가 아주 작아서
법 있다. 병원 바로 근처인 사상지역에 주로 5인 이
호흡기를 통해 쉽게 흡수될 수 있고, 혈액 속으로
상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들이 밀집된 공단이
녹아들면서 인체에 고루 퍼져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낙동강을 건너가면 녹산공단이라는 비교
있으며, 납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이든 흄의 흡입은
적 큰 규모의 공업단지가 있다. 유해물질을 취급하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 용접작업자와 용해작업자
는 곳이라면 특수건강검진을 당연히 받아야 함에도
는 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대표적인 직업군에 속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으며, 특히 영
한다. 그 밖에도 페인트 등의 안료나 염료 제조에도
세사업장이 그러하다. 특수건강검진업무를 시행하
사용되며, 이전에는 휘발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성
는 기관들은 대부분 50인 이상의 사업장들을 대상
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납을 첨가하였지만, 대
으로 하고 있는데,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원의 경우
기 중으로 납이 방출되는 문제로 미국에서는 일찌
종종 사상공단의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이 병원
감치 판매를 제한하였고, 우리나라의 경우 1993년
외래로 특수건강검진을 위해 내원한다.
부터 판매가 중지되었다. 납은 한자어로 연(鉛)인데,
올해 4월에 전체 노동자 10명 미만의 작은 사업장에
과거 주유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무연휘발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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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다양한 계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심한 납 중독은 뇌병증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노동자들의 높은 혈중 납 수치와 비교하면 호소하는 증상은 없 었으며, 표적장기들과 관련된 검사에서 특별한 소견 들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노 동자들 개개인에게 현재 하는 작업에서 납이 인체 에 끼칠 수 있는 유해한 영향, 납의 특성과 함께 납 흄의 개념을 알려드리면서 특수방진 마스크 착용 미국에서 사용되는 납 작업장 경고 표지 "중독될 수 있으므로 흡연이나 음식물 섭취 금지"
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렸다. 8월 2차 추 적검사까지 완료한 결과 다행히도 노동자들의 혈중
서 ‘무연’은 매연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닌,
납 농도는 4개월 전에 비해 많게는 15ug/dl 이상 감
납이 포함되지 않은 휘발유를 의미한다.
소하였다.
외래로 내원했던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은 열악했으
요즘 TV에서 노동개혁 공익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리라 판단이 된다. 혈중 납 농도가 60.7ug/dl로 가
수 있다. 사실 공공의 이익에 전혀 부합하지 않기
장 높은 수치를 보였던 분은 용해작업이 아닌 사상
때문에 ‘공익광고’에서 ‘공익’이란 단어는 어폐가 있
작업을 하시는 분이었는데, 용해작업과 사상작업
으며, 광고를 보고 있자면 부아가 치민다. 진정한 노
의 공간이 분리되지 않았고, 용해작업자들의 경우
동 개혁은 노동자들이 당연하게 누려야 할 권리를
간헐적으로라도 마스크를 착용한 반면, 이 분의 경
최대한 보장하고, 산업현장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우 사상작업을 하시면서 마스크 착용을 거의 안 했
가지 위험요소로부터 노동자들을 잘 보호할 수 있
던 것이 유독 혈중 납 농도가 높았던 이유였으리라
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함에
판단된다. 사업장 내에 배기장치가 있다고는 하였으
도, 정부가 외치는 노동개혁에는 ‘쉬운 해고’만 있을
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하였고,
뿐 개혁의 방향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2014년
배기장치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은 이루어지지 않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산업재해 통계자료에 의하
등 작업환경에 대해서도 개선할 점이 많았다. 특수
면 전체 노동자 수 중에 5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
건강검진 실무지침에 의하면 혈중 납이 30ug/dl 이
수가 월등히 많으며, 재해율 또한 사업장의 규모가
상일 경우 2개월에 한 번씩 혈중 납을 연속해서 최
작을수록 높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소 2번 추적검사를 하게 되어있으며, 작업을 제한한
것도 없으며, 여전히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
후에 추적검사를 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이러한 소
동자들은 산업보건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더
규모 사업장에서 작업제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
는 방치할 수 없다. 소규모 사업장의 보건관리를 위
다. 납 자체가 1급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신경계 증
한 인프라 구축과 관리방안에 대한 제대로 된 담론
상(떨림, 저림), 소화기계 증상(식욕 저하, 소화불량
이 필요하며,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나가
등)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신장에 손상을 가하는
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시작해도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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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고 살려내자, 작업중지권
을 때 작업중지를 이유로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되고, 이를 어길 시 사업주는 형사처벌을
작업중지권 판결 사례와 과제
받게 된다. 결국, 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경우 ‘합리적 인 근거’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된다. 합리적 이유가 없다면 노동자는 징계책임을 질 수 있다. 그리고 작 업중지 시간만큼의 임금공제 및 작업중지로 발생한 손해배상 등 민사책임을 질 수 있다. 아울러 업무방 해죄의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 책임의 범위별로 나 누어보면, 일반적으로 징계책임이 가장 범위가 넓고 민사책임, 형사책임 순서로 범위가 좁아진다. 즉 징 계책임이 가장 쉽게 인정될 수 있고, 민사책임, 형사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책임으로 갈수록 책임인정이 어려워진다. 형사책임 이 인정되면 다른 책임은 인정된다고 보아도 무방하 나, 형사책임을 면하더라도 징계 및 민사책임이 없 다고 볼 수는 없다. 아래에서는 형사책임 즉 노동자 무죄 사건을 소개하는바, 위와 같은 점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징계책임 민사책임
형사책임
작업중지권 행사와 형법상 업무방해죄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는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작업중지 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경우 노동자가 지는 책임
보장한다. 작업중지권과 관련된 각 주체의 권리･의 무관계를 보자. 노동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
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작업을 중지하고
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형법 제314조 제1항).
대피할 권리가 있고, 이 사실을 지체없이 직속 상급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자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직속 상급자는 보고받은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대법원에 따르면 실제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위의 경
로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는 없고, 제압될 추상적
우 작업을 중지시키고 노동자를 대피시키는 등 필
위험성만 있다고 평가된다면 업무가 ‘방해’되었다고
요한 안전･보건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고, 그 이후
본다. 이를 업무방해의 “구성요건”이라고 한다.
에 작업을 재개할 수 있다. 사업주는 노동자가 급박
그러나 빠져나갈 구멍은 있다. 형법 제20조는 정당
한 위험이 있었다고 믿을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
행위의 경우 즉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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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비록 업무가 방해되었더라도 위법한 것은 아니
사건2/3: 같은 법원 2010. 11. 3. 선고 2010고단
라고 본다(이하 “위법성 조각사유”). 대법원은 이를
1672 판결, 대법원 확정, 같은 공장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 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
사건2 조립2부 도어B반, 2009. 10. 22.
라고 하며, 구체적으로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
(중지시간: 15:45-16:28)
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
노동자 X는 15:38경 도어 모듈 취부작업 중 모듈이
해법익과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외에 다른
잘 빠지지 않자 힘을 주어 빼다가 모듈이 턱에 부딪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혀서 전치 2주로 얼굴부위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어
경우를 정당행위라고 한다. 검찰은 구성요건 및 위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생산라인은 일시 중지되었다.
법성 조각사유를 모두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관리자는 단순실수이며 ‘아차사고’라는 이유로 대의
이를 작업중지권 행사에 대입해 보자. 검찰은 노동
원이나 산업안전보건위원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은
자가 작업을 중지한 것이 사업주의 자유의사가 제
채 라인을 재가동했다. 산업안전보건위원 B는 ‘안전
압･혼란될 위험이 있다고 본다면 업무방해죄로 기
사고’임을 주장하며 대책회의 등 절차를 거친 다음
소할 것이다. 그리고 검찰은 작업중지가 정당행위에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는 이유로 15:45경부터 16:28
해당하는지 또한 고려하여야 하지만, 실제 판단은
경까지 작업을 중지시켰다. 한편 사업주측이 일방적
대개 법원에서 이뤄진다. 작업중지가 형법상 정당행
으로 작성한 회의록에는 도어 모듈 부분에 문제가
위에 해당한다면 무죄 판결을 내릴 것이다.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판결 사례
사건3 조립2부 도어B반, 2009. 10. 28. (중지시간: 22:20-24:00)
사건1: 수원지방법원 2010. 5. 19. 선고 2009고단
21:50경 유리창이 손괴되어 라인이 일시 중단되었
5228 판결, 대법원 확정, 기아차 화성공장
다. 관리자는 ‘안전사고’가 아니고 다친 사람도 없으 므로 청소 후 라인 재가동할 것을 주장했다. 산업안
사건1 조립1부 하체3반, 2009. 6. 10.
전보건위원 B는 이는 ‘안전사고’이므로 대책회의 등
(중지시간: 18:34-19:30)
절차를 거친 다음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는 이유로
18:04경 연료탱크가 컨베이어에서 장착 작업 리프
22:20부터 24:00까지 작업을 중지시켰다. 같은 사고
트 내로 약 30도 기울어진 상태로 불완전 이송되어
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차체 하부와 연료탱크가 맞물리자 관리자가 생산라 인을 중단시켰다. 관리자는 원인을 파악하지 않은
사건1의 경우 법원은 A로서는 같은 사고가 전날에
채 18:34경 라인을 재가동했다. 노조 대의원 A는 원
이어 반복하여 발생했고,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지
인을 규명해야 한다는 이유로 19:30경까지 작업을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계속하면 작업자가 다칠 수
중지시켰다. 한편 같은 사고가 전날에도 발생하였으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았다. 아울러 해당 사업장
나 원인 규명은 없었다.
에는 라인이 중단되었을 경우 노사가 원인 파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를 하고, 협의를 통하여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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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이해하거나 동의할 경우 라인을 재가동해왔던
법원은 노동자 유죄를 선고한 사건에서 노동조합 대
관행이 있음에도, 그러한 관행을 준수하지 않은 관
의원이 라인별 생산 인원이 부족하다며 관리자에게
리자의 작업재개 지시를 거부한 것은 사회상규에
가동중단을 요구하였으나 거부당하자 임의로 작업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사건2의 경우 실제로 노
을 중지시킨 것을 두고 ‘작업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동자가 상해를 입었고 사건3의 경우 노동자가 다치
급박하고도 심각한 위험’이 없었음을 들어 정당한
지는 않았으나 유리창이 차량에 장착되기 이전에
이유가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2004도8530 판결). 결
파손될 경우 그 파편이 튀어 작업하던 동료가 다칠
국 생산 인원의 부족은 정당한 사유가 안 되며, 산
가능성이 있어 두 경우 모두 ‘안전사고’라고 보았다.
재 발생의 구체적 가능성이 필요한 것이다.
아울러 사건2, 사건3의 경우 사건1과 마찬가지의 관
법원은 위 가능성이 산안법상 작업중지권 행사요건
행이 있었으나 관리자가 이를 존중하지 않고 작업
인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과 같은 것이라
을 재개하였으므로, B로서는 이 사건 각 사고의 원
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징계/민사책임에 비하여 형
인 및 대책에 대하여 의견을 모으고 사고 발생 사
사책임이 더 엄격하게 지워짐을 고려한다면, 산안법
실을 알림으로써 계속하여 유사한 안전사고의 발
상 ‘급박한 위험’의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형사책
생을 방지하고 근로자들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하여
임을 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행동을 하였다고 보아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을 보자. 수단의 상당
않는다고 보았다. 결국, 세 사건 모두 정당행위에 해
성(적합성)은 목적을 이루기에 적합한 것이면 충분
당하여 위법성이 없어 무죄라고 보았다.
하다. 방법의 상당성에 대해서는 목적을 이룰 수 있 는 여러 수단이 있다면 그 중 과도하게 상대방의 법
어떤 경우에 정당행위로 무죄가 되는가?
익을 침해하는 방법을 택하면 안 된다는 의미로 새 겨볼 수 있다. 사건의 경우 모두 작업중지 이후 사업
작업중지권 행사가 무죄판결을 받으려면 정당행위
장을 이탈하지 않고 분임 토의장에서 설명 및 토론
의 요건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
이 있었으므로 작업재개 시 즉시 복귀가 가능했고,
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해법익과의 법
작업중지 시간 또한 필요 최소한 정도로 추정되는
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
바, 방법의 상당성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법원이
한편 사건에서 문제가 된 사업장에서는 단체협약에
위 사건들을 판결할 때, 위 요건을 빠짐없이 요구하
서 ‘안전사고’의 경우 산업안전보건위원회가 작업중
고 그에 따라 판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아래에서는
지 조치를 할 수 있게끔 되어 있다. 그러나 세 사건
판례가 제시한 정당행위의 틀에 따라서 사건을 분
모두 단협상의 절차요건 및 행사주체 요건도 충족
석･평가한다.
하지 않았어도 정당행위가 인정되었다. 따라서 단체
우선 행위의 동기 및 목적의 정당성을 보자. 이는 작
협약이 요구하는 절차를 준수하지 않더라도 방법의
업중지권 행사에서 다른 동기나 목적이 주된 것이
상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동기나 목적은 ‘마음속의
법익 균형성 및 긴급성을 보자. 법익 균형성이란 지
생각’이므로 결국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충
키고자 하는 법익이 제한받는 법익보다 더 우월해
분한 상태였음을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된다.
야 함을 뜻한다. 작업중지권의 경우 사람의 생명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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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 안전과, 사업주의 사업장에 대한 지배통제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작업중지를 계속하여도 무
(경영권)이 충돌한다. 사건1의 경우 같은 유형의 사
방하나, 위 조치가 있는 경우 즉시 복귀해야 한다.
고가 전날 발생했으나 사람이 다친 것은 아니었다.
대상 판례들은 정당행위의 범위를 비교적 넓게 보
사건2의 경우 사측이 모듈에 결함이 있음을 인정하
아 작업중지권 행사를 충분히 보장함으로써, 노동자
였으나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발생했던 적은 없었던
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장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3은 같은 유형의 사고도 없
평가를 받을만하다.
었고, 사람이 다친 경우도 아니었다. 즉 법원은 반드
아쉬운 점은 있다. 대상 판례들은 작업중지권 행사
시 사람이 다친 이후이거나 이전에 같은 유형의 사
가 당연히 업무방해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았
고가 있어야만 법익균형이 충족되는 것은 아님을
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우리 헌법은 노
밝혔다. 한편 긴급성이란 법익침해의 위협이 예상되
동3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래서 대법원은, 쟁의행위
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로 해석할 수 있는바,
가 곧바로 업무방해의 구성요건을 충족시키는 것
이 또한 반드시 이전에 같은 유형의 사고가 있었거
으로 본다면 헌법상 권리행사에 위축을 가져온올
나 사람이 다쳐야만 긴급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수 있기 때문에, 쟁의행위가 “전후 사정과 경위 등
보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
보충성이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가능했다면 그 수단을 써야 한다는 의미로 새겨볼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
수 있다. 세 사건 모두 ‘사고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
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
은 상태’에서 작업이 재개되었고 따라서 어떠한 시
고 평가(전격성 및 막대한 손해 요건)”될 수 있는 경
정조치 또한 없었다. 그러므로 안전을 담보할 수 있
우에만 업무방해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는 다른 수단이 없었으므로 작업중지권 행사는 불
(대법원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생명권 및 건
가피하였다.
강권은 헌법상 최고의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에 근거
정리해보자. 동기 및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려면
를 두는 권리이다. 작업중지권의 행사는 이러한 생
객관적으로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
명 및 건강을 지키는 것이므로, 작업중지권의 행사
태여야 한다. 행위의 수단 및 방법의 상당성에 있어
또한 전격성 및 막대한 손해 요건이 충족되어 사업
작업장을 무기한 이탈하는 등의 과도한 방법을 사
주의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는 경우에만 구
용하기보다는, 분임 토의장 등의 장소에서 대기하
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든지 또는 그보다
다가 원인이 규명되고 적절한 조치가 있으면 곧바
더 좁게 구성요건이 인정되어야 한다.
로 복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단협상 행사 절차
아울러, 법원은 어떨 때 작업중지권 행사가 정당행위
및 주체요건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익 균형
에 포섭되는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해야 한
성 및 긴급성의 측면에서, 동종 사건이 있었거나 사
다. 이를 토대로 노동자는 징계 및 민사책임을 피할 수
람이 다쳐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산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최소한의 조건 또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
있다면 위 요건이 충족된다. 마지막으로 사업주 측
한 설명은 작업중지권의 행사 요건 및 절차 규정을 구
이 객관적으로 이해할만한 원인 규명 및 재발방지
체화함에 있어 일정한 기준 역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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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재발견_ 노동시간 에세이
영화음악’을 듣고 3시에 잤다. 왜인지 모르게 컨디 션이 좋은 날이나 다음날 학교 안 가는 토요일 같
밤을 잊은 그대가 놓치고 있는 밝은 시간들
은 날에는 영화음악 프로그램이 끝나고 난 후 하는 ‘밤을 잊은 그대에게’라는 방송까지 들었다. 당시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이 모두 그랬듯, 9시 정식 1교시가 시작되기 전 아침 자율학습이 우리 학교에 도 있었다. 아침 7시 반까지 등교를 해야 했는데 매 일 새벽까지 라디오를 듣고 잠드니 아침에 일어나 는 게 죽을 맛이었다. 다행히 고등학교는 집에서 뛰 어가면 10분이면 주파할 수 있었다. 거짓말이 아니 라 정말 아침 7시에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맞고 일 어나서 세수만 겨우 하고 교복 챙겨 입고 넘어질 듯
정하나 상임활동가, 노동시간센터 회원
뛰며 겨우 등교했다. 학교에 가서도 정신이 차려질 리 만무했고, 남들 다 긴장하고 공부하는 고3 때에 도 나는 새벽 라디오 청취를 끊지 못해 2교시까지 는 거의 비몽사몽 ‘공부 포기 모드’의 학생이었다. 유흥가에 접근성이 커진 성인이 된 후에는 말할 것 도 없었다. 물론 아르바이트나 직장 생활을 시작하 면서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밤의 자유를 즐기 는 것은 나름의 조절을 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심야 라디오와 함께 시작된 올빼미형 습관
하고 나는 올빼미형 인간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 근거는 첫째, 전날 일찍 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수면패턴에 따라 흔히, 아침형 인간과 올빼미형 인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힘들다는 것. 물론 (아직 젊
간으로 나눈다. 나는 주로 올빼미형 인간으로 살아
다고는 해도) 20대 후반을 지나 30대를 지나면서
왔다. 더듬어보면 초등학교 때에는 깨우지 않아도 7
나도 몸이 아프지 않은 이상 예전처럼 하루 12시간
시에 바로 일어나 아침 어린이 프로그램도 보고, 밥
씩 자거나 하지 않게 되고, 피곤해도 아침 8시면 눈
도 먹고, 씻고도 시간이 남아 심지어 아이 걸음으
이 떠지긴 한다. 그렇지만 아침은 늘 피곤한 시간
로 30분은 넘게 걸리는 학교까지 걸어가기까지 했
이고 그리 생산적인 일을 할 수가 없다. 둘째, 하루
던 거 같다. 생각해 보면, 라디오를 듣기 시작한 다
중 집중력이 제일 발휘되는 시간은 오후 3시~4시
음부터 ‘올빼미스러움’이 내 안에 배양되기 시작했던
정도, 그리고 밤 10시 경이다. 읽히지 않던 자료, 안
거 같다. 고등학교 시절, 이제는 고인이 된 신해철의
써지던 글도 이 시간에는 속도가 휙휙 잘 나간다.
‘음악도시’는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하던 프로그
비교적 시간 활용이 자유롭던 대학원에 다니던 시
램이었는데 거의 매일 빼놓지 않고 듣고 잤던 기억
절, 수면시간에 변화를 줘보면서 ‘집중력 폭발시간’
이 있다. 종종 새벽 2시 음악도시가 끝난 후 ‘***의
을 바꿔보려고 해봤는데 결과는 별로 변화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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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에만 운영하는 N버스 생긴 서울, 한 블로그에서는 올빼미족들에게 심야버스 퇴근노선도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출처_ 한화생명 블로그)
다. 고딩시절부터 단련한 올빼미 스타일이 이미 몸
하지만 퇴근 이후에도 그리 넉넉한 여가는 가질 수
에 각인되었나 보다.
없다. 출근 시간 지옥철부터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 다 보면, 빨리 집에 들어가 드러눕고 싶은 마음이
노는 것도 밤이 편한 올빼미? 실은 ‘시간이 없다’
더 많이 든다. 게다가 칼퇴근하는 날이 뭐 얼마나 많으랴. 체력의 잔여량 정도로나, 하루 중 남은 시
이런 몸이다 보니, 노는 것도 밤에 노는 게 좋다. 일
간의 양으로나 그리 넉넉하지는 않을 것이다.
없는 주말에 영화를 한 편 보려고 해도 4시 이후 저
예전에 방송작가를 하던 지인이 ‘이 일을 시작한 이
녁 타임 걸 예약하게 된다. 가격도 싼 조조할인도 있
래, 늘 피곤하고 시간이 없다’라는 불평을 하는 걸
는데도, 영화는 날 밝을 때 보는 게 왠지 이상하다.
들었다. 시사라디오 방송의 대본작가였던 그녀는,
도리어 새벽에야 끝나는 심야영화를 선택하는 판이
매일매일 새로운 대본을 써야 했다. 당일 방송 녹음
다. 하루 일과 중 ‘일’을 하는 시간이 늦게 종료가 되
이 끝나면 다음 날 아이템회의를 하면서 대본을 쓰
는 탓도, 습관이 그렇게 배긴 탓도 있을 것이다.
고 퇴근 후 잠들기 전까지 계속 실시간으로 뉴스검
사실, 나뿐 만 아니라 임노동을 하는 많은 사람들
색 등을 하면서 대본을 완성해 간다고 했다. 녹음
이 주 중에 여가를 갖기란 어려운 일이다. 최소한
과 회의를 마치면 반드시 방송국에 있어야 하는 것
퇴근 시간인 6시 이후부터야 가능하다. 9시 출근
은 아니기 때문에, 대본 초고를 잡아놓고 퇴근해 친
전에 수영을 하러 다니거나 외국어 공부학원을 다
구도 만나고 문화생활도 즐기긴 하지만 집에 들어가
니는 직장인 친구들을 본 적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서 완성해야할 일이 있으니 언제나 여유가 없고 뒷
1~2달 하다가 퇴근 시간 이후로 시간을 변경하였다.
꼭지가 늘 당긴다는 것이었다. 그때 위로랍시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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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이런 말을 해주었다. “언니, 일반 직장인들 대부
다. 생체리듬을 교란하고 수면장애를 유발한다, 오
분이 그렇긴 해요. 다음날 출근이 부담스러워서 주
래 앉아 있으면 뇌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을 높인다,
중에 약속을 잘 안 잡더라고요.” 물론 그녀에게 전
과로사의 원인이 된다,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얘기
혀 위로가 안 되었을 것이다.
들이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야간노동을 ‘암을 유 발할 가능성이 있는 유해요인’(Group 2A)으로 분류
누구에게나 소중한 밝은 시간의 여유
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런 ‘과학적인’ 이야기를 마치 증명이라 하듯, 내
아무리 내가 올빼미이다 손, 요즘 같이 하늘이 높고
몸이 이미 변해가는 것을 본다. 성인이 된 후 알게
맑은 날이 많은 이 계절을 이렇듯 스치듯 지나가야
된 ‘심야까지 이어지는’ 유흥과 공부, 노동은 무엇보
하는 게 아쉽다. 나뭇잎의 색깔이 변해가고, 그것이
다 먼저, 야식습관을 일상화했고 살이 어마어마하
파란 하늘과 콜라보레이션되어 함께 그려내는 운치
게 쪘다. 수면이 부족하고 스트레스가 없으면 코티
는 해 떠 있는 시간에야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솔
풍경이 그려내는 시간의 의미를 음미할 시간이 출
은 상태가 지속되면 비만, 고혈압, 당뇨, 피로, 우울증, 기분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
근 시간 45분 남짓에 불과하다는 게 슬프다. 물론,
고 한다.
사회단체는 일반 기업처럼 엄격한 출퇴근 근태관리
다더니 내가 딱 그렇구나 하고 몸소 보여주고 있다.
가 없으니 커피 한잔을 사서 가느라 늦게 간다 해
감기 따위 잘 걸리지 않았는데, 요즘 보면 1년에 한
도 크게 염려할 게 없긴 하다. 그래도 아쉬우면 사
두 번은 꼭 감기몸살을 앓고 지나간다. 면역력이 확
무실 옥상에 괜히 더 자주 나가 허리도 펼 겸 가을
실히 떨어진 것이다. 확실히 나이도 좀 더 들었지만
공기를 마신다. 건물 앞쪽에서 예쁘게 물들어가는
면역력을 보강할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않았으니, 계
관악산이 훤하게 보이지만 아쉽게도 옥상에서는 보
속 이런 식이면 더 안 좋아질지도 모른다.
이지 않는다. 물론, 사무실 안쪽에 있는 큰 유리창
인생이 하나 쥐면 하나 놓아주는 것이라 그런가. 올
으로는 관악산이 훤히 보이긴 하지만, 정작 실내에
빼미형 인간이 ‘밤을 쥐고, 낮을 놓아주며’ 잃고 놓
있을 땐 창문 쪽으로 고개를 잘 안 들게 된다.
치고 있는 것이 있다. 특히나 건강영향은 인류로 태
그리고 퇴근길에는 시간이 좀 늦었더라도 생각나는
어난 이상 누구든 피해가기 어렵다. 올빼미로 살기
친구에게 전화한다. 언제 만나자거나 특별히 상의할
로 그렇게 태어난 것인지, 아니면 여러 사회 구조적
게 있다거나 하는, 그런 전화는 아니다. 그야말로 안
맥락 속에서 그리 택해진 것인지부터 잘 따져봐야
부 전화. 약속을 잡아 실제로 면대면으로 보는 건
할 노릇이다. 어느새 놓치고 있는 풍경과 관계, 잃어
좀 미루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 지금 바로 생
버린 몸과 정신의 건강 중에서 내가 붙잡고 싶었던
각날 때 전화라도 안 하면 점점 더 관계가 소원해질
것은 없었는지부터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
거 같아 안부로 마음을 전한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다. 여전히 나는 올빼미처럼 해가 뉘엿한 시간부터
관계에 공들이는 시간이나 에너지가 넉넉지 않으니
에너지가 더 나는 사람일 수 있겠지만, ‘올빼미’로만
이렇게라도 한다.
살고 싶지는 않다. 아침형 인간으로 개조할 필요도
하는 활동이 ‘노동안전보건’이다 보니, 장시간노동과
능력도 없긴 하지만, 날 밝은 시간에 가질 수 있는
심야노동이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을 많이 알게 된
삶의 소중함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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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티솔은 혈액 속 지방과 당 수치를 일시적으로 높이기 때문에 코티솔 수치가 높
이라는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고, 비만하게 된
VS
올빼미형 인간 수면부족 인간
06:53 한국인 일일 평균 수면시간 (갤럽조사) 미국수면의학회(ASSM) 권고 수면시간(7시간) 에 못미침
18/18 OECD 18개국 중 수면시간 최하위 반면, 연간 노동시간은 2160시간, ‘일중독사회’의 오명
49만명 2014년 불명증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 매년 17%씩 증가 추세
자료참고: KBS 시사기획 창
49
문화읽기
도에 기인 될 수도 있겠다. 그래서 가장 신임 받는 뉴스프로그램도 만들어졌으니 그 중간 과정에서 우
문화읽기, 단편모음
리 국민은 달콤하고 청량한 프로그램들을 선물 받 았다고 볼 수 있겠다. 어찌됐건 종편 방송의 다양한 시도는 반가운 일이다. 태초의 시작엔 눈살을 찌푸 렸으나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는 것은 문화의 발전 이라 볼 수 있으니. 근데 여기서 반전. 종편들의 참여로 기존 공중파 방송국에서는 광고 수입원에 있어 더욱 더 치열한 경쟁 체제에 놓이는 바람에 더욱 안전빵이면서 뼛 속까지 대중적인 소재들로 드라마를 내놓고 있다.
송윤희 회원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잃기 마련인 것! 문화의 양극화 지난 해 나는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에서 주최 하는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에 당선이 되었다. 거 기서 만난 한 작가 분은 이미 소설을 세 권이나 낸 분이었다. 사석에서 그 분에게 이미 중견 소설가로 서 벌이는 괜찮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살짝 예상 은 했지만 그래도 돌아온 대답은 너무나도 터무니
싫었던 종편, 기특한 다양성
없었다. 한 작품을 쓰는 데 드는 시간은 1-2년. 그 러나 막상 1쇄 인쇄에 받는 돈은 260만원이었다고
최규석 작가의 명작 <송곳>이 드라마가 되어 방영
했다. “먹고 못 산다. 다 투 잡 뛰어야 한다.” 물론
됐다. 이 드라마가 지난 해 <미생>의 영광을 이을
이 분은 장르 소설이 아니라 순수 소설이었기 때문
것이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와중에 첫날 방송의
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결국 그분이 내린 결론은
결과가 나왔다. 2%를 좀 넘는 시청률은 선방이라는
40이 넘은 나이에 전향이었다. 소설에서 영화와 드
게 대체적인 평가다.
라마로 말이다. 이는 이미 90년대부터 시작된 오래
2009년 험악한 미디어법 개악 이후 생긴 종편채널
된 현상이니 놀랄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나는
에서 노동 운동을 소재로 하는 가장 급진적인 대중
여기서 그 260만원에 주목했다. “해도 해도 너무하
콘텐츠가 수십억 대기업의 자본 투자로 제작되어
다. 한 창작자의 고혈을 짜낸 글이 그렇게 돈이 안
방영되고 있다. 어불성설로 느껴진다. 어찌 보면 이
되는 것인가..” 이렇게 가다간 예술과 예능(엔터테인
런 아이러니한 현상은 긴 시간을 두고 국민들의 선
먼트)의 줄다리기를 하며 즐거움과 동시에 각성을
입견을 종식시키려는 그 종편 방송국의 영리한 태
줘야 하는 대중문화들이 한결같이 다 엔터테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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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 치환되어 일시적 향락의 도구로 전락해버리는
아도 아주 잘도 골골한 내음을 피우는 것 같다.) 대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들었다. 그렇게 한숨을 내쉬고
중의 관심 밖 어느 모퉁이에 놓여버린 그 문화들에
있었는데, 피아노를 전공한 한 친구가 공연을 준비
대한 우리 사회의 편향된 관심에 안타까운 마음이
하며 한탄을 해왔다. 공연 한 번 올릴 때마다 사비
들었다.
500만원은 써야 한다고... 입이 저절로 다물어졌다. cf) 한편 한콘진은 연간 100억 원에 육박하는 예산 문화의 양극화가 너무나 심하다
을 이야기 산업(소설,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웹 툰) 하나에 쏟아 붓고 있다. '뭐든 해리포터 하나만
아니, '문화 양극화'는 완화된 표현이고. 단순하게 말
터져라.' 라는 심정인 것 같다. 돈 받고 지원받아서
하자면 지나치게 대중문화로 한 사회의 유용 가능
창작하는 사람으로서는 좋긴 하지만, 다른 문화 영
한 문화 자본(문화 콘텐츠, 예술 작품을 양산해내는
역과 비교하면 너무 많은 혜택을 받는 것 같긴 하다.
데 필요한 모든 비용, 인력, 국가 예산)이 몰리고 있
<송곳>은 반갑다. 한콘진의 지원 정책도 고맙다. 이
다. 클래식 음악, 소설, 시, 순수 미술. 분명 소중한
야기 산업의 영역에 들어와 고군분투하는 사람으로
인간의 문화유산인 이 분야들은 하향 곡선을 탄 지
서는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눈을 들어 조금 멀리서
오래다. (그러면서도 내부는 부패하여 끼리끼리 살
바라봤을 때 기형적으로 거대해져서 산업으로, 심
리고 먹여주기 급급하다. 보통은 조직이 비대해지고
지어 국가 (창조) 경제에 이바지할 것으로 각광받는
파이가 커지면 그때서야 썩기 마련인데, 이쪽은 작
이 상황이 조금 의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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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살얼음판에서 급정거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던 19세 청년은 겨울철 살얼
겨울철 배달 사고와 업무상 재해
음이 낀 것을 생각지 않고 서둘러 운전을 하다가 사 거리에서 빨간 신호에 걸렸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았으나 오토바이는 밀려 나갔고 좌회전 하던 차 량에 부딪쳤다. 오른쪽 대퇴부가 골절되고 안면부 를 크게 다치는 재해를 당하였다. 중국집은 산재 미 가입 사업장이었다. 요양신청부터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했다. 2년 정도 요양을 하고 7급의 장해등급 을 받았다. 시간 압박에 따른 사고
유상철 노무사 (노무법인 필)
또 다른 사건. 아르바이트생이 일하던 피자집은 학 원이 밀집된 지역에 있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여기저기 학원에서 피자 배달이 몰려들었다. 아침 부터 쉬지 않고 배달을 했다. 사장은 경차를 이용해 서 배달을 하고, 아르바이트생 2명은 오토바이를 이 용해 배달을 했다. 오후 4시경 2곳의 배달을 동시에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나갔다. 1차 배달을 마치고 2차 배달을 가던 중 중
사건이 있다. 햄버거, 피자, 중국음식, 치킨, 족발 등
앙분리대와 충돌한 후 도로 한복판에 쓰러졌다. 헬
배달음식이 특정 사업 분야를 차지할 정도로 번창
멧을 착용하고 있었으나 헬멧에 금이 간 상태였다.
한 상황이다. 겨울철 방학이 시작되면 오토바이 배
뇌출혈 수술을 받고 치료비 전액을 사장이 부담하
달 업무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였다. 아르바이트생은 피자집을 그만두었고 1년 동
고용된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은 다양하겠지만 한
안 제대로 일을 하지도 못했다. 1년이 지난 시점에
순간에 인생이 뒤바뀌는 사건을 경험하는 아르바이
서 요양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뒤늦게 산재
트생과 가족들을 수없이 만났다. 오토바이를 이용
신청을 하였다. 하지만 사고 충격으로 재해경위를
한 배달 중 사고는 사망 또는 큰 부상으로 이어지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던 아르바이트생은 사장의
는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때문에 사용자와 노동자
일관성 없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불승인 처분을 받
모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에 주의를 거듭해야
았다.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
하고, 고객님들은 시간적인 압박을 하지 않아야 한
었다. 아르바이트생은 머리를 다쳤던 사고로 인해
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장해 9급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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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_참세상, 썩은 돼지
개업과 폐업까지 10일
었다. 피자집 개업을 통한 부부의 새로운 인생은 잊 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채 불과 10일 만에 끝나야
30대 후반의 부부는 피자집을 개업하면서 새로운
했다.
인생을 시작하였다. 주위의 격려와 개업이라는 흥 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개업 초기 비용절감만
드라마, 영화에 나올 법한 일들이다. 하지만 이 사
생각했던 부부는 겨울 방학을 맞아 고등학교 2학
건들은 모두 내가 직접 상담하고 처리를 했던 사건
년 2명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하였다. 부부는 아
들이다.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인생은 모두 급격
르바이트생들이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배달을 하는
한 변화를 겪어야 했다. 아마 지금까지 상처는 가슴
경우에도 별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개업이라는 상
깊이 남았을 것이다. 마음의 상처가 문제인가? 아르
황은 부부에게 하루하루 연속된 긴장과 흥분을 안
바이트생의 인생이 바뀌고, 가족의 인생이 바뀌는
겨주었다. 일터의 안전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었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 겨울방학이 되면
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주문과 정산 시스템 관리만
거리거리에 중･ 고등 아르바이트생들이 오토바이를
지원을 해 주었다. 개업 7일째 배달을 나갔던 아르
몰고 배달을 할 것이다. 사용자들은 다른 무엇보다
바이트생이 돌아오지 않았다. 사방팔방 수소문 끝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교육은 물론 항상 안전
에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
에 주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저렴
면서 사망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개업 후 14일 이
한 가격의 배달음식, 저렴한 가격의 아르바이트생,
내 발생한 재해였기 때문에 산재 처리는 어려움이
비용절감만 생각하는 사용자의 잘못된 만남은 모
없었다. 하지만 부부는 알바생의 장례를 마치고 피
두에게 불행이 될 수 있다.
자집 문도 닫았다. 사망사고의 충격을 이겨낼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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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다시보기
모든 산업재해는 산재보험으로!
전지인 건강한노동세상
통권 141호
통권 141호 2015년 10월
노동자가 만드는
#1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건설현장에서 사고를 당했다. 회사에서 공상으로 처리하자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나?” www.kilsh.or.kr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15・ 10
최근 건강한노동세상 사무실에 방문한 한 건설 노동자와의 상담에서 그가 꺼낸 첫 특집 노동자를 위한 근로자건강센터 활용법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취객만 상대해야하는 노동의 고달픔
산재 은폐를 넘어, 치료받을 권리로
마디였다. 그는 건설자재가 떨어지면서 코에 부딪혀 뼈가 부러진 상태였다. 건설현장 이 어딘지 물어봐도 묵묵부답이다. 대부분 처음 상담을 오는 노동자들은 혹시나 있
2015-10-05 오후 11:22:40
을 불이익 때문에 본인의 현장을 숨기는데 이 분도 다르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 니 상담을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산재신청을 권할 수가 없다.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났을 때 장해가 남는 경우를 제외하면 산재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직 업병일 때는 좀 다르다) “우리 단체(건강한노동세상)에서는 공상에 대해 상담은 하지 않는다. 공상은 불법이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상담을 온 건설노동자가 깜짝 놀랐다. 산재보험과 공상은 선택의 문제이지 불법이라고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에서 공상은 산재보험보다 우선하는 하나의 제도로 아예 자리를 잡았다. 산 재 은폐는 안 하는 사람이 바보라는 게 정석이다. 산재는 원청의 경우 정부의 공공 입찰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하청업체의 경우에도 원청과의 재계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은폐에 나서게 된다. 그에 비해 산재 은폐에 따른 처벌 은 1차 적발에 300만 원, 2차에 600만 원, 3차 이상은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 는 행정처분에 불과하다 보니 기업들이 산재 은폐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산재 은폐에 대해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산재 예방으로 직결되지는 않겠지만, 처벌이라 도 강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력한 처벌이 정답은 될 수 없을지언정 최소 한 ‘따끔’한 본보기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중대재해 사망자 중 하청 노동자 비율은 2012년 37.7%, 2013년 38.4%, 2014년 38.6%, 2015년 상반기 40.2%로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다. 상대적으로 재정구조가 취약한 하청업체에서 안전에 대한 투자가 충분히 이루어질 리 만무하여서 더 열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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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조건과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위험이 전가되고 있 다. 그런데도 산업재해의 책임은 하청업체와 재해자에게만 부담하도록 하는 구조 또 한 산재 은폐를 부추기는 기제로 작용한다. 안전에 대한 책임을 원청이 부담하도록 하고 무재해 사업장에 산재 보험료를 감면해주는 대신 중대재해를 은폐한 원청에 대 해서는 강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2 “공상으로 처리하고 싶은데 회사에서 산재보험으로 처리하라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자동차 부품사에서 10년 가까이 일 해온 노동자가 회전근개파열로 상담해 왔다. 직 업병에 대해서는 현장의 반응이 상반된다. 직업병을 산재 요양 신청하는 경우, 자신 의 질병과 일과의 연관성을 재해 노동자 본인이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심사 기 간도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질병판정위원회를 통한 직업병 인정률도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기업은 재해자에게 개별적으로 산재보험 신청을 하라고 하면서 뒤에서는 재해자에게 불리한 (거짓) 정보를 제공한다. 재해자는 신청 자체의 어려움과 불승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산재보험 신청이 부담스러워 신청 자체를 포 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혹여 신청했다 하더라도 직업병으로 인정받기가 어렵다. 결 국, 이러한 산재보험제도 자체가 산재 은폐를 부추기는 셈이다. 산재보험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사보험이 아니라, 일하는 모든 사람이 마땅히 누려 야 하는 사회보험이다. 더 많은 사람이, 충분하게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 이 사회보험의 역할일 텐데 지금의 산재보험제도는 대상이 한정적이고 어떻게든 승 인율을 낮추는 데에 골몰하는 것처럼 보인다. 산재보험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되새 겨 위상을 바로잡아야 할 때이다. 적용 대상 확대, 충분한 보상, 선 보장 후 평가, 공 단의 입증책임, 독립된 운영기구 신설 등 산재보험의 개혁방향은 ‘모든 산업재해는 산 재보험으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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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저러쿵
나의 첫 농성투쟁기 강남역 8번출구, 대한민국 거대권력과 싸우는 자리에서
정하나 상임활동가
10월8일 밤, 반올림이 삼성전자 사옥이 있는 강남역 사거리 길바닥에 노숙농성을 시 작한지 2일차 되던 날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농성장 밤 지킴이어서, 빠렛트를 깔아 놓은 강남역 8번 출구 호텔방에 겨울 침낭을 쓰고 들어가 누었습니다. 그 때 까진 아직 비닐도 치지 않았고, 날씨도 지금처럼 춥지는 않아서 제법 운치를 느낄 만 했습 니다. 강남대로를 달리는 차 소리가 조금 시끄럽긴 했지만, 높은 가을 하늘과 꼴 보 기 싫은 삼성전자 건물 꼭대기의 사각 모서리가 그리는 밤풍경이 묘한 기분에 젖어 들게 했습니다. 삼성을 상대로 8년을 싸워온 반올림도, 삼성 앞에서 노숙농성을 한 것은 이번이 처 음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 노숙을 하는 것도, 농성장에 상주하는 것도 난생 처음입 니다. 좋은 친구들과 오토캠핑 해보는 게 늘 로망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이런 곳에 서 꿈을 이루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농성에 들어가기 전 사실 두려운 마음도 꽤 있 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농성에 돌입하고 나니 그런 마음은 잦아들고, ‘내가 이런 것 도 하게 되다니... 올~’ 하는 자긍심과 ‘이제 나는 여기서 뭘 해야 하나? 어떻게 역할 을 해야 할까’ 하는 긴장감이 더 듭니다. 농성장에 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삼성전자 사옥 바로 옆에 딱 붙어 차려져 있 는 반올림 농성장에 드러누우면 건물 전체를 푸른빛이 도는 유리로 감싸 미끄덩하 게 쭉- 뻗어있는 ‘삼성전자’가 나를 내려다봅니다. 땅바닥에 딱 붙어있는 나와 저 높 은 건물 위의 권력, 참 대조적인 장면입니다만, 양치도 안하고 후줄근하게 노숙을 하 는 데도 참 뿌듯했습니다. 사회운동이라고는 학생 때에도 별로 안 해봤고, 집회 참 석 경력(?) 역시 10년도 안 되는, 말하자면 진보하는 역사 앞에 무임승차자로 살아온 날들이 더 길었던 저 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긴 했지만 ‘생물학적’으로 인간 종류일 뿐... 참으로 ‘인간답게 산다’는 것을 삼성 앞마당에 누워있던 그날 밤, 새로이 경험한 것 같습니다. 두려워서 피하기만 하는 대상이던 삼성을 상대로 근 10년을 변함없이 싸워온 피해자·활동가들과 ‘투쟁’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게 언감생심 부끄럽고 (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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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3일차, 티타임을 가진 반올림
줘서) 고맙고... 빠릿빠릿하게 투쟁에 발맞추지 못할까 미안한 마음도 들고... 아무튼, 전반적으로는 뿌듯한 마음을 안고 잠이 들어서 그랬나, 다음날 7시까지 푸욱 자고 일어났습니다. 춥거나 시끄러워서 한번 깰 법도 한 데 말입니다. 물론, 이런 감상적인 생각만 하고 있어서는 아니 되겠지요. 하지만, 일주일에 적어도 나흘 농성장에 붙어 있으면서 더 감상적이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학간다고 할 때 보낼 걸, 괜히 삼성 가라고 해서... 비슷한 나이또래 아가씨들만 지나가도 눈물이 나요.” 라고 하시던 故 조은주 씨(92년생, 삼성LCD 근무하다 혈액암으로 사망) 어머 니 같은 유가족 분들을 뵐 때, 투병 중이라 긴 시간 농성장을 지키지는 못해도 일주 일에 하루 이틀은 시각장애용 지팡이를 들고 꼭 찾아오는 김미선(삼성LCD 근무, 다 발성경화증 피해자)씨 같은 피해노동자들을 뵈면 슬프고 조바심이 납니다. 또, 우리 를 물개 원, 투로 부르며 내내 감시하고 비바람 막는 비닐 하나 못 치게 막아대는 삼 성 쪽 사람들을 보면 짜증도 마구 납니다. 요 며칠전 은수미 의원실에서 폭로해 알 려진 바, 삼성이 보상금을 내주고 피해자들에게 받는 비밀유지 및 권리포기 각서 내 용을 읽고 난 후엔 욕이라도 해주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기도 했습니다. 직업병 발생 책임을 인정하는 ‘진정어린 사과’와 피해자를 기만하거나 배제하지 않는 ‘폭넓고 충분한 보상’,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투명하게 관리하고 예방하 는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 이 상식적인 3가지 요구를 묵살하는 삼성은 오늘도 거기에 있습니다. 반도체와 LCD사업장만 해도 벌써 죽은 사람이 74명이나 될 정도 로 이미 피해가 만연한 상태인데도 대충 몇몇 피해자들만 추려서 보상하면 모든 책 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안일하고 파렴치한 삼성을 오늘도 올려다보고 왔 습니다. 저항의 현장에 서 있다고 해서 승리가 그냥 따라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싸움의 전 체를 그리는 능력은 비록 없지만, 앞서 싸워온 동지들이 지켜온 ‘강남역 8번출구’ 그 자리를 지켜나가며 ‘같이’ 만드는 승리를 저도 꿈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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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퀴즈로 본 일터 1.
3.
4.
5.
2.
7. 6.
가로열쇠
세로열쇠
1. 석면을 안전하게 관리함으로써 국민 건강 피해를 예방하 기 위한 법. p.33
1. 00은 유해성에 따라 2007년부터 제조, 수입, 양도, 제 공, 또는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해오다 올해 4월부로 전
2. 지난 10월 13일 한국고용정보원이 국내 주요 730종 직 업의 0000 강도를 분석, 비교한 결과 텔레마케터가 일을
면 금지당했다.p.28
하면서 불쾌하거나 화난 고객 또는 무례한 사람을 대하는
3. 1992년 6월 인천지역의 노동재해의 심각함과 단위사업 장의 노동안전 관련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
빈도가 높아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가장 심각한 직업으로
진 모임을 시작으로 2002년 5월 25일 새롭게 설립한 단체
도 꼽혔다. p.5
이름은? p.52
4. 00그룹의 계열사인 남영전구 광주공장에서 설비 철거 작업을 했던 노동자들이 맹독성 물질인 수은에 중독된 사
4. 대형 마트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던 직원들이 큰 난 관을 만난 후 힘을 모아 싸워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웹툰.
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p.4
최근에는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텔레비전 드라마가 만
5.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작업중지권은 사업주가 산업재해 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
들어졌다. p.48
였을 때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000를 작업장소로부
5. 0000 산재요양투쟁은 0000 직업병이 노동자 개별의 문 제가 아니라 1997 IMF 경제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
터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한 후 작업
정으로 인해 현장의 노동 강도가 높아지고 자본의 현장 통
을 다시 시작하여야 한다. p.40
제력이 강화된 결과 집단적인 노동자 건강권이 훼손된 것임
6. 금속노조 00000지회 설립한 지 1년 된 노동조합으로, 한국노총이 현장의 다수 노조로 있어서, 민주노조가 탄압
을 드러냈다. p.22
받는 상황에서도 노동안전보건의 문제로 현장을 조직하겠
7. 무선모형 조종기를 만드는 회사로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방적으로 공장 부지를 매각한 사업장은?
다는 고민에서 노안팀을 구성해서 활동하고 있다. p.10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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