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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140호 2015년 9월

노동자가 만드는

www.kilsh.or.kr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특집 9 to 9의 사회 "친정 어머니의 마음으로 보살펴드립니다"

노조파괴를 이겨낸

아래로부터의 힘 1


향남공감의원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2015년 9월! 경기도 화성 향남 지역에 노동자와 지역 주민을 위한 병원이 문을 엽니다!!! (사)공감직업의학센터 부설 향남공감의원은 지역 주민과 노동자의 건강 증진과 건강한 삶을 위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뜻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설립하였습니다.

노동자, 지역 주민의 주치의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병원 노동자, 지역 주민의 주치의 향남공감의원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을 내 가족처럼 여기고,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되고자 합니다. ‘일’은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칩니다. 향남공감의원은 노동자의 건강 지킴이가 되고자 합니다.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병원 일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운영으로 공감의원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공감의원 진료 서비스

공감의원 오시는 길

진료과목 내과, 직업환경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건강증진센터 5대암공단검진, 근로자건강진단 내시경센터 물리치료실

2015년 9월!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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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행정서로 3길 34-6 홈페이지 www.gong-gam.net (제작 중)


독자에게

민주노조 파괴에 ‘민주주의’로 맞선다

1985년 4월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노동자들은 10일 동안 파업을 벌이며 임금인상투쟁 을 벌였습니다. 재벌기업 대공장 남성노동자 최초의 집단행동이었고, 2년 후 터져 나올 노동자 대투쟁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생산직 노동자를 차별하던 관리자 들과 어용 노조, 거듭된 흑자에도 제자리 걸음인 임금 속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이를 계기로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84년 8월부터 시작된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은 이듬해 임금투쟁에서 놀라운 단결력을 과시하며 김우중이 어용노조 집행부가 아닌 노 동자 대표와 직접 협상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투쟁을 통해 노동자들은 임금을 대 폭 올렸을 뿐 아니라, ‘시키는 대로 일만하고 주는 대로 받는 인간기계’가 아니며, 정당 인권운동사랑방, 임금은 노동자의 권리이자 인권이다

한 권리를 주장하는 당당한 주체로 등장했습니다.

어용노조에서 민주노조로 변하는 과정에서 작업장마다 이렇게 폭발적인 아래로부터의 투쟁과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화되는 격렬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런 투쟁에서 발견 된 현장의 역동성은 노동조합이라는 형식적 체계에 가둘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힘이 있었기에 수십 년간 노동자 위에 군림하던 어용노조를 무너뜨리고, 노동조합이 라는 단어조차 금지하던 폭압적인 정권에 맞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노동조합이 있으면 노동자들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직접적으로는 집단 교섭 을 통해 작업장 안전보건 문제를 개선할 수 있고, 노동조합의 활동과 교육을 통해 노동 자들이 직업환경 및 유해요인에 대한 지식도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그 뿐 아니라, 일부 학자들은 노동조합을 통해 노동자들이 민주주의를 배우게 되고,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발언력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이 전체적으로 노동자의 건강을 향상시키는데 도 움을 준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민주노조가 설립되던 당시의 이런 상황은 노 동자 건강 측면에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민주노조가 수립된 후, 이런 현장의 힘은 일정 정도 제도화될 수밖에 없었 습니다. 물론 이것은 투쟁으로 얻은 성과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조합원 들의 분노와 투쟁조차 활동가들이 대리하게 된 측면도, 조합원들 스스로도 ‘정치’와 ‘투 쟁’은 대의원과 조합 집행부에게 맡겨 놓은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현장의 민주주의 와 역동성, 노동운동의 힘이 약해진 것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럴 때 노조파괴에 맞선 싸움을 하면서, 조합원들이 스스로 분노와 답답함을 조직하 고, 서로가 서로를 독려하며, 투쟁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 나간 갑을 오토텍 이야기를 특집으로 다뤘습니다. 민주노조를 부수려는 폭력에 대해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무 기로 싸운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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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특집

노조파괴를 이겨낸 아래로부터의 힘 노조파괴에 맞선 싸움을 하면서,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무기로 싸운 사람들이 있다. 조합원 들이 조합의 지침을 넘어, 서로가 서로를 조직하 고, 투쟁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 나간 갑을 오토 텍 이야기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투쟁 열기가 충분히 터져나올 수 있도록 싸움을 조직했다. 노조 파괴 시도 속에 갑을 오토텍 노 동조합에는 민주주의의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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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파괴를 이겨낸 아래로부터의 힘 28

조합원의 주체성으로 다시 서는 민주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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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대첩 비책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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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임조 활동으로 소중한 민주노조 지켜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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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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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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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건강뉴스

38

10

폭염을 뚫고 전국석면피해자들이 모였다!!

40

작업중지!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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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48

안전보건활동 참고서 발암물질조사사업

시간의 재발견_노동시간 에세이 나인 투 나인(9 to 9)의 사회,

현장에서 사용하는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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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일하는 노동자의 생명, 건강, 삶을 지켜내는

달려라 건강권, 날아라 노동자 알고 사용해야 하지 않겠어요?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

지금 지역에서는 8

22

문화읽기

설악산 케이블카가 산의 민주화? 50

현장의 목소리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10년 걸린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합법화

부장해고에 맞서 싸우는 김명성 금속노조 마리오 아울렛 분회장 인터뷰 18

연구소 리포트

일터 다시 보기

노동시간 단축은 상식!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친정 어머니의 마음으로 보살펴드립니다"

22

52

54

이러쿵저러쿵

개혁의 대상이 되어버린 나

2015 산업단지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26

사진으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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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건강뉴스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 목소리 커 정리 장영우 선전위원

7월 말 충북 청주의 한 화장품 공장에서 지게차에 치인

민주노총은 8월 21일 성명을 내고 “산재 은폐를 위해 사

한 노동자가 회사 측에서 구급차를 돌려보내는 바람에

람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비정한 현상이 되풀이되지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산업재해를

않기 위해서는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은폐하려는 회사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중대재해 기업처

민주노총은 “산재 은폐에 대해 형벌로 처벌하던 규정을

벌법’ 제정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2011년에 개정해 과태료로 전환했다. 산재 은폐를 하다

산재 은폐는 이미 만연하게 벌어지는 회사의 불법 행위

가 적발되어도 얼마 안 되는 과태료만 부담하면 되는 것”

중 하나로 노동계는 이를 법적으로 막을 법 제정의 필요

이라며 “일단 산재 은폐를 하고 걸리면 돈 얼마로 때우면

성을 강조해왔다.

된다는 인식이 팽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과 12월 제2롯데월드 건설현장에서는 작업

이어 “뿐만 아니라 ‘개별실적요율제’로 산재 은폐를 하

중이던 노동자가 추락했으나 119 구조대를 바로 부르

면 할인까지 받을 수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산재 은폐

지 않고 지정병원으로 이송하다 사망했다. 올해 2월 부

가 당연시되는 구조”라며 “‘개별실적요율제’는 산재 은폐

산 신세계 센텀 공사현장에서는 노동자가 추락했으나 역

라는 범법행위를 강화하는 것이므로 즉시 폐지되어야 한

시 119를 바로 부르지 않았다가 사망했다. 롯데 전 안전

다. 또한, 산재 사망과 산재 은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함으

관리원은 진술을 통해 보도되지 않은 낙상 사건이 2번이

로써 기업이 스스로 사전 예방과 산재 보고를 할 수 있도

나 있었지만 그때마다 119를 부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교육 시간에 119 신고를 하지 말라는 교육까지 하고

또 “기업에서 산재 은폐를 하고자 하는 이유는 사람의 생

있는 것으로 밝혔다.

명보다 이윤이 먼저이기 때문”이라며 “산재가 발생해 산

기업이 산재를 은폐하기 위해 노동자를 사망케 하는 사

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징계나 범칙

건이 지속해서 발생하자, 노동계는 응급처치 미비로 사

금을 물게 된다. 또 산재 보험료가 산업재해 발생률에 따

망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해 119 신고 의무화 법안 통과,

라 부과되므로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산재 은폐를 시도

근로감독관집무규정 개정, 산재 은폐 처벌 강화하라고

하게 된다.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는 ‘골든타임’에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골드(돈)가 먼저인 것이다. 이는 명백한 살인행 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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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인 미만 도매업·음식점도 노동자 산업안전·보건교육 실시해야

앞으로 50인 미만 도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에 해당하는

또 현재는 공사금액 120억 원(토목공사는 150억 원) 미

서비스업 사업주도 노동자에게 산업안전·보건교육을 해

만 건설공사는 안전 관리자 선임 의무가 없었지만, 앞으

야 한다. 또 안전검사 대상에 이동식 크레인과 고소작업

로는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 120억 원(토목공사는 150

대가 추가돼 주기적으로 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억 원) 미만인 공사라도 터널·굴착 등 위험도가 높은 경

고용노동부는 19일 이런 내용이 담긴 '산업안전보건법

우에는 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한다. 다만 사업주의 부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동안 5인 이

담을 줄여주기 위해 새로 선임된 안전관리자는 다른 업

상 50인 미만 도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산업안

무를 겸직할 수 있게 했다. 더불어 이동식 크레인(차량탑

전보건 교육 실시 의무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사업주가

재형)과 고소작업대의 경우 고용부 장관이 실시하는 검

근로자에게 교육해야 한다.

사 대상에 포함돼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최근 서비스업의 산업재해 비중이 지

고용부는 영세 사업주가 안전검사 통과를 위해 안전장치

난 2001년 23.8%에서 지난해 33.4%로 증가 추세에 있

를 개선하는 경우 들어가는 비용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다"며 "그중 50인 미만 도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 업종에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산업재해 예방이 현장

서 재해율이 높게 나타나 마련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에서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현행 법령의 일부 미비점 을 보완한 것"이라며 "노·사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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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건강뉴스

병원 노동자 건강 빨간 불… 환자안전 담보 못해

병원 노동자의 건강과 노동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되고 있

업무상 재해와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려는 조치도 미흡했

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보건의료노조가 83개 병원

다. 안전사고 예방교육(87.4%)과 감염 질환 교육(85.7%)

1만 8,62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병원 노

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었으나, 상담치료(17.3%), 탄력

동자들은 직업성 질병·수면장애 등 각종 업무 관련 질환

스타킹 지급(35.3%), 근골격계 예방교육(64.3%), 보호장

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 지급(67.3%) 등은 미흡했다.

보건의료노동자의 업무상 직업성 질병 발생 현황을 보

건강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수면상태는 나쁜 편이었다. 병

면, 근골격계질환(29.1%, 4,470명), 수면장애(27.7%,

원 노동자의 수면상태는 100점 기준으로 할 때 39.6점

4,176명), 타박상 골절(16.8%, 2,508명) 순으로 조사되

에 불과했다. 잠자리에 들어 실제로 잠들기까지의 소요

었고, 암 발생 건수는 168명(1.2%)이었다.

시간은 97.5분으로 쉽게 잠들지 못하는 편이었고, 수면

직업성 재해 발생 건수도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

시간은 6시간 18분으로 짧았다. 수면 중에 깨는 횟수는

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2012년~2014년) 병원 노동

주1~2회가 60.8%나 되었고, 주 3회 이상도 27%나 되었

자의 업무상 직업성 재해 발생 건수는 연평균 863건으

다. 이렇게 볼 때 병원 노동자의 수면상태가 그리 양호하

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업무상 직업성 재해 발생 건수

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99건에 비해 2.8배나 늘어났다.

보건의료노조는 높은 업무상 재해와 질병으로부터 건강

병원에서 수많은 업무상 재해와 질병이 발생하는데도 불

한 노동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

구하고 조치와 보상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

존중 병원 만들기 운동, 감정노동자 보호, 근골격계 질환

원에서 업무상 재해 발생 시 적절한 조치와 보상에 대해

예방, 야간노동과 교대근무자 보호 조치, 산업안전보건

“충분하고 만족할 만한 조치와 보상이 이뤄졌다”는 의견

위원회 활동 활성화, 환자안전위원회 구성 등을 주요한

은 3.1%에 불과했고, “조치와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

사업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는 의견이 12.3%나 되었다. “잘 모르겠다”(52.4%)는 의견과 “조치와 보상이 미흡했다”(20.8%)는 의견이 대다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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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20대 정비 직원 사망, 안전업무 외주화가 부른 사고

8월 2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서울대입구역 방향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 (안전문) 수리를 하던 외주 정비 업체 직원이 안전문과 전동차 틈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 가 발생했다. 사망한 조 모 씨는 이날 오후 6시 41분경 강남역 안전문 고장 신고를 접수받고 오후 7시 20분경 홀로 현장에 도착해 정비 작업을 진행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내고 "외주업체가 차량 및 선로정비

유사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1월

업무를 맡게 되면 안전규정 준수 여부를 직접 관리·감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도 이번 사고와 똑같은 일

독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뻔한 사실"이라며 "외주업체는

이 발생했다. 당시 안전문 점검업체 직원이 문 안쪽에서

적은 인력으로 많은 작업량을 감당해야 하므로 정비인

센서를 수리하던 중 성수역으로 진입한 전동차와 안전문

력의 노동 강도가 올라가게 되고 이에 따라 정비·점검에

사이에 끼여 숨진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이 사고를 계기

지장이 생겨 결국 열차 이용자의 안전도 위협받는 악순

로 재발방지를 위해 △안전문 점검 때 2인 1조로 출동할

환이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것 △지하철 운행 시간에는 승강장에서만 작업하고 안

그러면서 "비정규직의 경우 낮은 소속감과 고용불안 등

전문 안에 들어가지 않을 것 △안전문 안에 들어갈 때는

으로 사용자에게 그 업무의 안전문제를 소신껏 제기하기

사전에 보고할 것 등을 협력업체에 요구했다.

어렵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생명안전업무 종사자

그러나 사고 당시 조 씨는 최소 2인 1조로 작업해야 한

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을 즉시 통과시켜야 한다"

다는 안전 관리 매뉴얼과 달리 홀로 일하다 변을 당했다.

고 강조했다.

망인의 지인들은 ‘근무 1년 차인 노동자가 스스로 매뉴

민주노총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지하철·철

얼을 어겼겠느냐’며,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정비 업체와

도 하청 노동자 사망 사고는 전국에서 9건이 발생했다.

서울메트로를 비난했다.

2011년 12월 계양역과 검암역 사이 선로에서 작업하던 5명의 외주업체 직원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등 총 14명 의 외주업체 직원들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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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역에서는

폭염을 뚫고 전국석면피해자들이 모였다!!

푸들리 상임활동가

사례 1. 석면방직공장 30여 미터 옆에서 슈퍼마켓을

늦게 알고 석면비산의 문제를 관할 구청과 공사업체에

10년간 운영했던 김 씨는 2012년 9월 석면건강영향

제기하였으나 어떠한 대책도 강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사를 통하여 석면폐증 2급을 진단받고 환경공단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창문을 열어놓고 지냈던 상황

석면피해구제 신청을 하였습니다. 7개월이 지난 2013

을 돌이켜보니 앞으로 아이에게 미칠 영향에 눈앞이

년 4월에 힘들게 석면폐증 2급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캄캄해집니다.

올해 5월 석면피해 요양수당이 끊겼습니다.

사례 2. 한국의 대표적인 석면광산지역인 충남 홍성 지역에 거주한 이 씨는 2014년 8월 19일 석면건강영 향조사를 받은 후 석면폐증으로 진단을 받았지만 그 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7월에야 겨우 석면폐증 2급 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인정받은 이후 단 한 번의 요양수당도 받지 못하고 같은 달 말에 간경화로 사망하였습니다.

사례 3. 8개월 된 아이가 있는 박 씨의 집 바로 앞에 는 건물 재건축 공사가 한창입니다. 처음에는 몰랐는 데, 그 건물에 석면슬레이트지붕이 있다는 사실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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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33도를 웃도는 폭염의 날씨에도 위의 피

진정 석면피해자의 아픔을 위한다면, 정부가 인정

해사례와 같은 아픔과 분노를 경험하고 있는 석면

하는 석면질환을 더욱 확대해야합니다. 대표적으

피해자와 가족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였습니

로 난소암과 후두암은 국제암연구소에서 석면노출

다. 전국에서 모인 석면피해자들은 석면질환의 심각

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확실한 암으로 분류되어 있

성과 석면피해구제제도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더 이

지만, 석면피해구제법에서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

상의 석면노출을 중단시키기 위하여 한목소리로 외

어 있습니다. 또 제도(산재보험법, 석면피해구제법)

쳤습니다.

에 따라 다른 진단절차와 인정기준, 급여기준이 적

석면질환으로 진단받은 노동자, 환경성 피해자들은

용되고 있기에 형평성에 맞추어서 보완해야 합니다.

신청한 지 6개월 이상의 시간을 기다려야 겨우 석

그리고 여전히 석면노출의 위험에 폭로되고 있는 노

면질환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신청

동자와 시민들의 건강보호를 위하여 재개발지역의

한 후에 요양급여를 받지못하고 사망하는 경우도

석면해체, 철거시 비산방지와 철저한 감시감독이 시

많습니다. 6개월 이상 걸려서 어렵게 인정을 받았더

행되어야 하며, 다중이용시설의 석면안전관리를 철

니 요양급여기간이 2년 밖에 되지않거나 장해등급

저히 하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이 낮아서 제대로 치료받기조차 어렵습니다. 치료 가 안 되는 질환임에도 석면피해자의 고통을 덜어 주기는커녕 오히려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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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건강권 날아라 노동자

현장에서 사용하는 물질, 알고 사용해야 하지 않겠어요? 엠에스오토텍지회 서일용 노안2부장, 금속노조 경주지부 이상환 노안국장 인터뷰

최민 선전위원장

2010년 금속노조에서 발암물질 진단사업을 진행하

발암물질 조사사업, 어떻게 진행했나?

면서 각 사업장의 발암물질 사용 실태가 알려지며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후 금속노조는 산별

서일용 우리지회에 민주노조가 만들어진지

협약을 통하여 <발암물질 금지 및 예방에 대한 협

2년 3개월이 되었다. 그렇기에 올해 처음으로 발암

약>을 체결하였고, 지부 단체교섭을 통하여 발암물

물질 조사사업을 하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원진노

질 조사사업을 진행했다. 비록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동환경연구소, 지회 노안1·2부장, 대의원과 회사관

구체적으로 발암물질에 대한 사업주의 의무규정이

리자, 조반장이 함께 참석하여 2개의 팀으로 나누

마련되지는 못했으나 경주지부에서는 2년마다 한번

어서 활동했다. 1차적으로 전수검사를 통하여 위험

씩 현장활동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현장의 유해물질

한 물질에 대한 사용여부, 사용량 등을 확인하였고,

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체물질 사용, 화학물질관리

시급하게 폐기해야할 물질을 선별하여 부서별 관리

등의 개선활동을 하고 있다.

자들과 함께 폐기했다. 나머지 목록에 대하여 추가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된 발암물질 조사사업에 참여

확인작업을 거쳐 이후 지속적으로 관리할 목록을

한 9개 지회 중 엠에스오토텍지회를 경주지부 노안

만들었다.

국장과 함께 방문하였다.

우리지회는 노안 1·2부장이 있는데, 4월 한달동안 진행된 지부 발암물질조사사업에서 노안 1부장은 한달간 상근을 하며 이 사업에 결합하였고, 노안2 부장인 나는 지회 발암물질조사사업 때 1주일간 상 근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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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과정에서 회사의 반응은? 그리고 매연이 많이 발생되는 지게차 문제도 해결 노사합의로 진행한 사업이기 때문에 회사에

이 되었다. 차체회사이기 때문에 디젤지게차 사용

서 크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착수 전 회사 관계자들

이 많아 매연 문제를 산보위에 계속 제기하였으나

과의 간담회에서 사업취지 설명하며, 이는 조합원만

그간 쉽게 해결이 안 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

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작업자에게 해당되는 문제

사 때 매연을 측정하였고, 결과가 기준치보다 훨씬

임을 공유했기에 회사 관리자들도 긍정적이었고, 이

높게 나와서 순차적으로 저감장치가 달린 모델로

후 개선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요

바꾸도록 회사와 합의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현장

즘엔 업체들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친환경

개선활동에 조합원들도 긍정적인 평가 하는 것 같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협조가 잘되었

다. 사업 전에는 조합원 교육을 배치하지 못했으나

다. 조사과정에서 확인된 발암물질을 폐기한 것도,

조사를 마무리하면서 조사결과에 대한 보고대회를

대체물질로 바꾸는 것에도 불만은 없었다.

가질 예정이다.

조사사업이 현장에 미친 영향은?

지부 차원에서는 발암물질 조사사업을 진행하며 어려운 점이 없었는지?

긍정적인 영향은 우리가 사용하는 물질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한 것과 안전성이 확보된

이상환 그동안 의심은 가지만 정확하게 확인

물질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새로운 물질이

할 수 없었던 취급물질에 대하여 유해성 여부를 확

들여올 때 과거에는 부서별로 무분별하게 들어왔던

인할 수 있었다. 단계적으로나마 유해물질을 안전

유해물질이 적합성 검사를 통과한 물질만 단일 루

한 물질로 대체할 수 있게 되어 사업을 한 보람을

트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것도 의미있는 점이다.

느낀다. 사업 과정에서 조합원들과 갈등을 겪기도

또한 벤젠이 함유되어있는 신나를 폐기하고 대체물

했다. 독성이 강한 세척제를 사용하면 세척력이 좋

질을 사용하기로 했다.

기 때문에 가끔씩 숨겨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서 폐기할 때 설득하느라 애를 먹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점점 관심을 가져주고 있기에 힘 들지는 않다. 더불어 8월에 경주역 앞에서 지역생협과 함께 시민 을 대상으로 우리 지부에서 진행한 발암물질 조사 사업 결과를 알리는 선전전을 처음으로 진행했다. 발암물질이 노동현장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렸다. 지역 내 발암물질 추방을 위해, 가족 들의 건강을 위해 직접 시민홍보를 해보았는데, 시

8월 27일 경주역 인근에서 '경주시 노동자, 시민과 함께 하는 유해물질 캠페인'을 벌이며 나눠준 유인물

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높았다. (이건 자랑인데) 타 지역보다 경주지부가 발암물질 추방사업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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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활동 참고서

현장에서 사용하는 유해물질, 알아야 바꿀 수 있다!!!

발암물질조사사업

푸들리 상임활동가

2010년 진행한 금속노조 발암물질진단사업 보고서와 금속노조

시작은 발암물질 파악하기부터

산별협약 제26조[발암물질 금지 및 예방]를 참고하였고, 이혜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도움을 주었습니다.

우선 발암물질 조사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사업장 의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나 지부별 단체교 발암물질 사용 심각하다

섭을 통하여 발암물질 조사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 록 해보자.

2010년 금속노조에서 진행한 발암물질조사사업 결

제일 먼저 물질안전보건자료를 정리하는 것에서 시

과를 보면 16개 지부 87개 사업장에서 취합된 물질

작한다. 이때 현재 사용하는 물질뿐 아니라 과거에

안전보건자료가 12,952개이며, 이 자료 중 카스 번

사용했던 물질도 도입연도, 사용량, 사용방법 등 그

호가 없거나 영업비밀로 표기된 경우를 제외하고

사용 이력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암 종류에

확인된 성분이 2,152개로 나타났다.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발암물질에 노출된 후 암

이 제품을 그 안에 들어있는 가장 강력한 독성물질

이 발견될 때까지 보통 10년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

을 대푯값으로 놓고 평가했다. 발암성 1급 제품이

문이다. 직접 사용하는 화학물질뿐 아니라 공정부

764개(5.9%), 발암성 2급이 830개(6.4%), 발암성 3

산물도 포함해서 조사한다. 목록이 정비되면 발암

급이 4,584개(35.4%)로 나타났으며, 기타 독성(생식

성, 생식독성 여부를 확인하고, 확인된 발암물질에

독성, 발달독성 등)제품도 950개(7.3%)였다. 발암성

대한 부서별 목록을 구체적으로 작성하여 조합원이

과 기타 독성을 가진 제품이 전체의 55.0%에 해당

쉽게 볼 수 있게 만든다.

하였다.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현장의 유해물질 사

조합원 면담이나 설문조사를 통해 의심스러운 물

용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위험천만한 현장을 바

질, 걱정되는 공정도 확인한다. 퇴직자를 포함한 노

꾸기 위해 현장 내 발암물질에 대한 파악과 파악한

동자들의 암 발생 현황도 정리해야 한다. 암 종류,

발암물질에 관한 대응활동이 필요하다.

발병 나이, 구체적인 노동 내용과 이력, 화학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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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경험 등을 정리해본다. 특정 공정, 특정 물질

노동조합과 조합원이 함께하는 활동으로 거듭나기

을 사용하는 노동자들에게서 유사한 암이 발생하 지는 않았는지, 특별히 많이 발생한 암은 없는지, 매

발암물질 조사사업이 제대로 시행되고 대책을 마련

우 희소한 암은 없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노동조합과 조합원이 함께

독성 확인이나 분석 등은 외부 기관에 맡기더라도,

만들어가는 활동이 되어야 한다. 사업을 통해 조합

사용 물질 확인 및 목록화, 조합원 암 발생 현황 정

원들이 노동자의 건강을 기준으로 제품을 도입해야

리 등은 노동조합이 스스로 해야 조합 내에 사업의

한다는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사하여

경험과 성과, 정보가 축적될 수 있다. 부서별 화학

문제를 파악하고 대안을 토론하는 과정에서도 조합

물질 목록 만들어보기, 회사에서 파악하는 목록과

원들이 실제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늘려야 한다.

실제 사용 목록 대조·확인해보기 등은 조합원이 직

발암물질 조사사업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조합원의

접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이다.

관심이 낮을 수 있으니, 사업 전에 조합원 교육과 설

독성 확인도 발암물질네트워크의 발암물질목록이

명회를 통하여 사업의 취지와 목적을 공유하고, 부

나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소 홈페이지 ‘물

서별로 주체를 만들어내는 활동을 함께 진행한다.

질안전보건자료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여 직접 하고

그래야 대책 마련과 개선 활동도 꾸준히 진행될 것

최소한의 자문만 작업환경측정기관 등에 의뢰할 수

이다. 사업이 끝나고도 꼭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도 있다.

만들고, 개선 방안이나 현장 생산에서 주의할 점 등을 부서별, 공정별로 토론한다.

파악된 발암물질에 대한 후속 대책활동 한 사업장을 넘어 지역의 활동으로 자리매김하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통하여 파악된 발암물질에 대한 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고위험물질로

지회에서 발암물질 조사 사업이 힘들다면, 경주지

파악된 물질을 폐기하거나 대체물질로 바꾸기, 고위

부 사례처럼 지부 공동사업을 모색해볼 수 있다. 활

험작업에 대한 대책 마련, 과거 사용한 제품에 대한

동가 인력도 부족하고 경험도 적은 상황에서, 지부

자세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방안 마련(조합원 인터

활동으로 진행하면 사업 진행에 실질적인 도움이

뷰, 작업환경측정자료확보, 직업성질환자 확인 등),

될 뿐 아니라, 그 파급력도 향상될 수 있다.

제품구매나 도입 과정부터 유해성을 확인하고 안전

그리고 발암물질은 현장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 제품을 사는 구매시스템 마련 등이 필요하며, 파

누구나 일상에서 발암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

악된 발암물질 항목이 특수건강검진이나 작업환경

에서 지역활동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

측정 과정에 포함한다.

빈번한 화학물질 사업장 사고가 지역에서 이슈가

이전에 발암물질진단사업을 했던 사업장에서 이후

되고 있으니, 지역 차원에서 화학물질에 대한 알 권

활동이 중단되었다면, 파악된 발암물질이 현재 어떻

리 확보(‘우리동네위험지도 앱활용’)와 사고 발생 예

게 관리되고 있는지, 달라진 점은 없는지, 이후 들어

방을 위한 관리 감독 요구 등을 통하여 지역주민들

온 다른 화학물질이 없는지 확인하여 목록을 재정

과 호흡하는 활동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시도가

비하고, 필요하면 발암성 여부를 확인한다.

될 것이다. 15


현장의 목소리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답이다!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는 김명성 금속노조 마리오 아울렛 분회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옛 구로공단)에 있는 마리오

들을 외주화했다. 2013년에는 회사가 직접 경영하

아울렛은 2001년 국내 최초로 생긴 의류 아울렛 쇼

는 식음료팀 직원 10여 명을 권고사직하더니, 2014

핑몰로, 주말이면 10만 명 이상이 드나드는 동양 제

년엔 패션 사업부 직원 20여 명을 또다시 권고사직

일의 매장이다. 김명성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

했다. 이후 현장에선 다음 목표가 시설관리팀일 거

역지회 마리오 아울렛 분회장은 8년 전 시설관리

라는 소문이 횡행했다.

팀 정규직 노동자로 입사했다. 시설관리팀은 마리 오 아울렛의 전기, 안전, 소방 등 시설 전반을 관리

“시설관리팀을 외주화한다는 소문이 계속 돌다 보

한다. 업무 특성상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일도

니까 내부에서 긴장이 있었어요. 그래서 노동조합

많았지만, 매장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일

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작

했다. 그런데 2014년 3월 마리오 아울렛이 시설관리

년 2월 20일에 인사자문 직원이 권고사직을 발표하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김명성 분회장을 비롯해 24명

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 날 노동조합 만들었는데,

의 노동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이후 지방노동

결국 4월 1일에 시설관리팀을 외주화했어요.”

위원회에서도 마리오 아울렛이 부당해고를 저질렀 다며, 이를 철회할 것을 판결했지만 회사는 모르쇠

처음 만들 때, 한국노총 소속이었던 노동조합은

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6명의 조합원은 지방노동위

2014년 6월 상급 단체를 민주노총으로 변경하며 금

원회 판결 이행을 요구하며, 회사 앞에서 농성을 벌

속노조 깃발을 올렸다. 김명성 분회장(당시 부분회

이고 있다.

장)을 포함해 21명의 동료는 회사의 권고사직을 거 부했다. 그러자 회사는 대기 발령을 내렸다.

하루아침에 일터에서 쫓겨난 마리오 아울렛 노동자들 “작년에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실하고 마리오 2012년 마리오 아울렛은 60여 명의 계산직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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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렛 홍성열 회장이 면담하면서 알려진 내용인


고, 만일 쓰러지면 책임질 테니 작업을 계속하라고 강요했다. 그뿐만 아니라 7m 높이의 건물을 페인트 장대 연결봉으로 칠하라고 시키는 바람에 노동자들 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다리와 안전모, 안전화 지급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당했다. 약속은커녕 법도 안 지키는 마리오 아울렛 회사의 악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서울지방 고용노 동청 관악지청이 마리오 아울렛이 지난 3년간 시설 데, 홍성열 회장은 대기 발령시키면 우리가 새 직장

관리 노동자 19명에게 3억6천만 원의 임금체불을 지

구해서 나갈 줄 알았는데 안 나가고 버틴 거라고 하

적하며 지급 명령을 내렸지만, 이것 또한 외면했다.

더라고요. 저희가 임금을 받는 기준이 오전 9시부 터 오후 6시가 아니라, 오후 7시까지 추가 고정 수

“노동자들이 노동법에 대해 배운 적도 없고 전혀 모

당 1시간을 포함해서 받거든요. 그 부분이 임금의

르고 있었는데 노동조합 만들고 노무사님 상담을

30% 가까이 육박할 정도로 꽤 되는데 대기발령을

받아보니 24시간 당직 근무하면서 받아야 할 야간

시키면서 임금을 70%만 주고 수당도 전혀 없으니까

수당, 연장 수당을 못 받았던 체불임금액이 상당했

다들 버티기가 쉽지 않았어요.”

어요. 문제는 노동부에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 겼는데 검찰에서 재조사를 하더라고요. 재조사 과

회사는 시설관리팀 노동자들이 대기 발령에도 불구

정에서 홍성열 회장과 같이 조사를 받았는데 검찰

하고 그만두지 않자 제 발로 나가도록 다른 묘안을

조사관이나 검사가 법 위반에 대해서 고의성 여부

찾았다.

를 따져본다고 하더라고요. 느낌이 이상했어요. 결 국에는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소 건은 무혐의

“대기발령을 두 달 통보 했는데, 한 달 지나서 저

처분이 나왔어요. 답답했지요. 마리오 아울렛은 동

희를 회사로 다시 부르더라고요. 그러더니 한 개에

양 최대 아울렛이라고 말하면서 과연 근로기준법을

200kg 되는 화분 600개를 매장에 나르고 정리하는

모르고 야간수당을 안 줬을까요? 만약 몰랐다고 하

일을 시켰어요. 또 하루는 35도까지 올라가는 한여

더라도 법을 안 지켰으면 그에 합당한 처벌이 있어

름 땡볕에 건물 외벽 페인트칠을 시키더라고요. 이

야 하지 않나요? 사업주가 최저임금이 안 되게 임금

때 4명이 일하다 쓰러져서 병원에 가고, 남아있던

을 주고,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몰랐다고 하면 고의

사람들도 어지럼증을 느끼고 구역질하고 난리였는

성이 없어서 처벌을 안 받는 건가요? 저는 법을 모

데 계속 일을 시켰어요.”

릅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상식에는 맞지 않네요. 지 금은 체불 건은 민사소송으로 다투는 중입니다.”

당시 노동자들은 폭염주의보에는 작업을 자제해 달 라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

이후에도 마리오 아울렛 문제가 계속 불거지자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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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은 지난해 12월 29일 국

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6월 5일 마리오 아울렛이

정감사에서 홍성열 마리오 아울렛 회장을 증인으

근로기준법 24조에서 정한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

로 채택해 반노동 행위의 책임을 물었다. 홍성열 회

을 충족하지 못한 점, 근로자 대표 등과 협의를 거

장은 국정감사에서 시설관리팀의 전문성을 확보할

치지 아니한 점 등을 볼 때 부당해고라고 판결했다.

목적으로 외주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리오 아울렛은 지금껏 지방노동위원회 판 정을 외면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회사가 지방노동위

“전문성 확보가 아니라 비용을 아끼고 싶었던 거예

원회 판결을 지킬 거라고 기대했지만, 변화가 없자

요. 처음엔 외주화를 하면 인건비가 30% 가까이 차

싸움의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이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국정감사에서 드러 난 자료를 보니 인건비 차이가 10%더라고요. 게다

“지방노동위원회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회사 앞

가 부가가치세는 별도고요. 계산해보면 한 달에 노

에서 아침 1시간 선전전만 진행했어요. 나중에 들

동자 한 명당 4만 원 차이가 나는 거죠. 게다가 전

어가서 다시 일해야 하는데 우리 투쟁 강도가 세면

문성은커녕 매장이 잘 돌아가지도 않아요. 일하는

나중에 들어가서 일할 때 불편할 것 같아서 대화로

직원들 얘기 들어보니 시설관리 직원들이 계속 바

해결하려고 했죠. 그런데 이제는 회사가 지방노동위

뀌고 있대요. 처음 온 사람이 일을 어떻게 제대로

원회 판결을 지키지 않으니까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

하겠어요. 회사도 심각성을 알 텐데 자신들 잘못을

지 9시간씩 농성을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투쟁

인정하기 싫으니까 쓸데없는 자존심이 세우면서 버

계획이 있어도 제대로 싸우지 못했는데 이제부터는

티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거 다해보려고요.”

국정감사에서 홍성열 마리오 아울렛 회장은 ‘무분별

마리오 아울렛은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 결

한 권고사직과 130%에 이르는 높은 이직률에 대해

과 영업팀 일부 직원을 총무팀으로, 홍보팀 일부 직

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2014년 10월

원을 영업팀으로, 재무팀 일부 직원을 영업팀으로

24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각 의원실에 제출한

보냈다. 이러한 조직개편은 회사가 시설관리팀 노동

‘중장기 고용확대전략’ 근거로 제출했다. 이 자료에

자들이 직무를 맡을 수준이 부족해서 전환배치가

따르면 마리오 아울렛은 3년간 약 100여 명의 노동

어렵다는 이유로 정리해고했다는 말과 배치되는 행

자를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국정감사가 끝

위다. 현장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노동조합이 만들

나자마자 2014년 12월 29일 분회장, 부분회장 등 조

어지고 나서 권고사직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회사

합원 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가 인원 감축을 위해 전환배치를 한 것 아니겠냐며, 노동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한다. 마리오 아울

“회사가 2014년 9월에 다시 두 달간 대기 발령을 통

렛은 한때 300여 명의 정규직 노동자가 있었지만,

보했어요. 11월엔 시설관리팀원들 위축시키려고 영

지금은 정규직이 100명도 안 된다.

업부로 전환배치 한다고 했는데 저희가 별거 아니 다, 일할 수 있다고 하니까, 직무를 맡을 수준이 안 된다면서 정리해고를 통보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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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다!


김명성 분회장은 생각보다 싸움이 길어지면서 경제

사람인지라, 우리보다 더 아프고 잠도 못 잘 정도로

적으로 어려워진 것이 고민이라고 했다.

힘들어할 거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어요. 회사나 노동조합이나 서로 이 상황이 힘드니까 빨리 현장

“사실 노동조합 활동한 거 후회를 안 한다면 거짓말

으로 돌아가서 회사는 체불임금 지급하고 업무 정

일 것 같아요. 딸 셋에 아내까지 책임지고 가정을 꾸

상화하고, 저희는 다시 하던 일을 하는 것만이 유일

려야 하는데. 가족들 눈치가 보이더라고요. 친구들

한 답일 것 같아요.”

도 처음엔 잘 해보라 하더니, 시간이 지나니까 네가 무슨 투사냐, 너는 가족 생각은 안 하느냐, 너 잘났

김명성 분회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투쟁에 연대해

다고 싸우는 거냐고 하니까 감정이 나빠지더라고요.”

준 동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래도 이 싸움을 포기하지 못 한 것은 억울한 마

“농성장 보셔서 아시겠지만 연대 단위에서 보내온 플

음 때문이다.

랑이 쭉 걸려있어요. 우리보다 먼저 정리해고 싸움 을 하고 있는 쌍차 동지들, 지난번 영등포 근로복지

“처음에도 억울하다는 심정 하나로 시작했는데 시

공단에서 투쟁 같이했던 갑을오토텍지회 동지들이

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억울한 마음이 더 커지는 것

연대해주셨어요. 갑을 동지들은 다음번엔 라인별로

같아요. 그래서 힘들지만,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해

플랑 맞춰서 오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연대 동지들의

요. 무엇보다 홍성열 회장이 누구보다 명예욕이 큰

플랑으로 마리오 아울렛을 둘러쌀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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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부터 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양문영, 유기훈, 이재중

* 2015 여름 한노보연 학생실습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서른네 번째 이야기

“친정 어머니의 마음으로 보살펴드립니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이선영 씨

“친정 어머니의 마음으로.” 어딘지 모르게 진부함이 느껴지는 이 카피는 산모·신생아 건강 관리사를 소개하는 한 업체 광고에 나오는 문구이다. ‘어머니’라는 단어에서 연상하는 사랑 과 헌신의 속성을 광고 문구에서 보는 것이 누군가에겐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쩌면, 이 광고 한 줄의 광고가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이선영(가 명) 씨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쇳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해가 넘어가는 초저녁, 산모의 집 에서 일을 끝내고 퇴근한 선영 씨를 만났다. 10년 넘게 집에만 있다 하게 된 일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라는 직업을 꼭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계획해서 하게 된 것은 아니에요. 어쩌다 보니 우연히 시작한 일인데... 제가 여성인력개발센터라는 정부 하청 산하 기관에서 ‘내 일 찾기’라는 프로그램을 참여했거든요. 고용노동부 지원으로 취업 교육 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인데, 그 프로그램을 하던 중에 어떤 사람이 제 성격을 보고는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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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사람인 것 같으니까 그런 분야로 교육을 받아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교육을 2주간 60시간 받았고, 일을 시작한 건 6월 초부터니까 지금 3달째네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란 전문 교육을 받은 관리사가 출산가정을 방문해 산모의 건강회복 과 신생아 돌보기, 그리고 이에 관련된 범위 안에서의 가사를 주 업무로 하는 직업이다. 고용 노동부에서는 경력단절 여성들을 노동시장으로 재진입 시키기 위해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운 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센터에서는 ‘여성 적합형 일자리’에 관련된 직업 상담, 직업교육훈련,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선영 씨 역시 여기에서 산모·신생아 건 강관리사 일자리를 추천받아 교육을 이수하고 취업하게 되었다. “결혼하고 나서는 전업주부였죠. 그러다가 작은아들이 커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가 되 었어요. 그 때 큰 애는 초등학교 4학년이고 막내는 없을 때니까, 이제 가계 사정에 도움이 되 어야겠다 싶어서 학습지 교사 일을 1년 정도 했죠. 근데 원래 학습지 교사가 하루 종일 나가 있잖아요. 거의 10시까지 밤늦게 일을 끝내고 집에 와보면 첫째는 컴퓨터 게임 하고 있고, 둘 째는 방바닥에 엎어져 자고 있고... 그걸 보고 ‘내가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 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이 이런데 지금 내가 다른 아이들을 관리하는 일을 할 때인가. 그래 서 그만뒀어요.” 자식들 교육을 위해 큰 결단을 하고 일자리를 포기한 후, 선영 씨는 틈틈이 자잘한 아르바 이트를 했었다. 그러다 막내가 중학교에 들어가자 금액이 적더라도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하 다는 생각에 다시 직업을 찾게 되었다. 하지만 올해 54세의 10여 년의 경력단절 여성인 선영 씨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뻔했다. “16년 전, 학습지 교사 하면서 100만 원 이상을 받았어요. 당시 많이 받는다는 생각 안 했는 데, 지금은 더 적게 받는데도 적다고 생각 안 들어요. 내가 지금 이 나이 되어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고, 내가 어딘가에 전문적인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중간에 경력단절이 있 으니까. 직업을 찾아도 50대 넘어가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고. 그래도 집에서 단순한 알바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밖으로 나와서 하는 게 몸은 힘들지만 좋은 것 같아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매뉴얼에 없는 한 가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가요. 평일은 9시부터 5시까지 8시간, 토요일은 9시부터 1시까지 4 시간, 이렇게 2주 동안 진행을 하거든요. 아침에 출근하면 먼저 산모 아침 챙겨주고 청소하 고, 어제 널어놓았던 빨래를 개요. 점심이 되면 점심을 챙겨주고 그사이에 제가 아기를 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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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 그리고 아무래도 산모가 피곤하니까 낮잠을 자게 되면 그 때 아기를 돌보고, 중간에 아 기 목욕시키고, 빨래를 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에요. 저녁 준비를 하고, 산모가 저 녁을 먹는 동안 아기를 돌보고, 설거지를 끝내고 퇴근을 하고... 그런 식이에요. 그런데 아시 겠지만 제가 가사 관리사는 아니에요. 화장실 청소를 하거나 대청소를 하거나 이런 건 제 일 이 아니고, 산모를 돌보고 신생아를 돌보는 개념의 일을 하는 관리사예요.” 사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는 취약계층의 복지를 위해 시행하는 보건복지부의 바우 처 제도 중 하나이다. <산후도우미>지원사업이라고 해서 전국 가구 월평균소득의 65% 이하 인 출산 가정에 선영 씨와 같은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를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보건복지 부가 정한 서비스 매뉴얼에 따라 일하게 되어있다. 매뉴얼을 보면 산모와 신생아의 몸 상태 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영양 및 건강상태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 서비스 항목별로 상세 하게 업무지침이 나와 있다. 하루 제공한 서비스를 기록하는 보고양식도 따로 있다. 하지만 이 업무 매뉴얼에 휴식시간에 대해서는 자세히 명시되어있지 않았다. ‘휴게시간 1시 간, 이는 점심시간으로 활용될 수 있음’ 정도만 쓰여있을 뿐이다. 선영 씨는 ‘스스로 쉬는 시 간을 찾아야 한다’고 했으나, 산모와 신생아의 생활 전체를 관리해야 하는 중에 자율적으로 1시간을 쉬는 게 영 쉽지 않은 모양이다. “중간에 산모 좌욕 돌봄도 있고, 산모 복부 마사지도 1주일에 3번 하게 되어있어요. 그리고 아기 예방접종 스케쥴에 맞춰서 산모랑 같이 병원 가는 것도 포함되어 있고요. 거의 하루 종 일 일을 하는 것 같아요. 원래 한 시간을 쉬어야 하는데, 그렇게 쉬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많 아 봤자 30분 정도 쉬는데... 내가 잘못된 경우예요. 토요일도 30분 쉬도록 되어있는데, 아직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어요. ‘어머니’와 ‘어머니’ 사이에서 “제가 어영부영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를 생각하게 된 게 제가 산후 조리를 정말 못 받았거든요. 첫째 낳을 때 뿐 아니라 둘째 때도요. 아니 막내 때는 더 심했죠. 그래서 정말 힘든 사람들 생각해서, 힘들지만 바우처 일 쪽을 제가 많이 하고 싶었 어요. 일을 해도 좀 보람이 있어야 하잖아요, 돈도 돈이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 생각해서 일을 하는 거예요.” 선영 씨의 경우 일한 3달 동안, 2명의 산모와 아기를 만났다. 바우처 지원사업으로 파견되면 평균 한 가정당 2주 정도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3개월이면 더 많은 가정을 돌았을 수 있다. 그런데 그녀는 첫 산모는 1달, 두 번째 산모는 2달, 한 가정에서 꽤 오랜 기간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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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산모들이 자신처럼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일을 한다는 선영 씨의 마음이 통했는지, 한번 만난 산모들이 더 일해 달라고 업체에 따로 요청했기 때문이 다. 산모가정과 확실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힘든 일일 것이다. “산모들이 처음에는 아무래도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조금 지나다 보 니 달라지더라고요. 지금 산모는 산후조리원에 2주 있었고 1주를 친정집에 있다가, 집으로 오면서 저를 부른 거에요. 그러다 보니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도와줄 수 없거나 조금 부족할 수 있는 부분들을 바로 옆에서 관리해줄 수 있고, 먼저 이런 경 험을 해봤던 사람으로서 작지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가 많죠. 그러다 보면 산모도 저를 믿어주시게 되고요.” 막 출산을 마쳐 힘들기 이를 데 없는 산모와 가장 연약하고 도움이 필요한 신생아. 이들을 위해 식사 준비, 빨래, 위생 관리, 육아 지도, 정신적 지지까지 모든 부분을 ‘전문가’로서 관리해주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는 그야말로 ‘친정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단지 이 역할이 현대의 서비스 산업 형태로 전환된 것으로 보였다. 한 업체의 광고 문구처럼 이선영 씨는 짧게는 2주, 길게는 몇 달 동안 다른 집 산모와 신 생아의 ‘친정엄마’가 된다. 선영 씨의 집에서 자식들의 ‘어머니’였던 것처럼 말이다. 그 러고 보니, 그녀가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나면 다시 본인의 가정으로 돌아가 밀린 가사노동을 그대로 떠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해도 또 비슷한 일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요? 사실 나잇대가 비슷한 다른 동료 들은 아이들이 다 커서 좀 다를 텐데요, 저희 집은 막내가 아직 어려서 신경 써야 하 는 부분이 있죠. 집안일까지 신경 쓰면서 그렇게 하루하루 생활하다 보면 몸이 힘들 어서 고생이긴 하죠. 그렇게 힘들긴 해도, 애기가 너무 예뻐요. 지금 애기는 60일 되 었는데, 뭔가 보이고 그러나 봐요. 막 웃고 그러는데, 그럴 때마다 정이 새록새록. 끝 날 때 좀 아쉬울 것 같기도 해요.”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선영 씨는 ‘산모들이 나에게 의지를 많이 한다,’ ‘아기를 자주 안 다 보니 손목이 아프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얼마나 예쁘냐’, ‘이 일 하니 4대 보험도 되 고, 나이 들어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릴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산모·신생아 건강관 리사로 오랜만에 직장생활을 재개한 그녀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습 속에서 ‘어머니인 노동자’ 그리고 ‘어머니 노동을 하는 여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정과 일터 모 두에서 ‘엄마’의 역할로 이 사회의 돌봄을 책임져야 하는 여성의 존재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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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리포트

2015 산업단지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최민 선전위원장

* 일부 내용은 지난 7월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에도 기사로 실렸습니다.

산업단지 노동자들,

으며 노동조합이 없는 이른바 ‘미조직’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하고 있을까?

었다. 이 조사과정에는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대 구)산업보건연구회, 마산창원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올해 4월, 민주노총과 함께 미조직노동자 조직화 사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

업에 참여하는 전국 8개 산업단지에서 전국산업단

이 함께하였다.

지 노동실태조사를 시행했다. 출퇴근 시간 거리에 서 혹은 점심시간 식당 근처에서 무작위 설문조사

안전교육을 받지 않는 노동자가 65%

를 시행해 총 1,494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8개 산업단지 중 서울 구로, 경남 녹산, 울산 매곡,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업

대구 성서 산업단지 네 곳에서는 설문조사 내용 중

무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아야 한다. 또 업무로 인

건강권 실태를 함께 물었다. 중소영세사업장은 사

해 발생 가능한 사고와 질병이 무엇이며 어떻게 예

업규모가 영세하여 사업주들이 안전보건에 대한 투

방 가능한지도 알아야 한다. 사업주는 위험성을 알

자나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작업환

리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한 달에 2시간 혹은 분

경은 더 위험하고 열악하다.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

기에 6시간 안전교육을 유급으로 해야 할 의무가 있

사는 이런 산업단지 내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

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안전보건교육을 전혀 받지

건강하게 일하기 위한 알 권리, 치료받을 권리, 위험

않는다는 응답이 54.8%에 이르고, 교육을 받지 않은

작업을 중지할 권리 등을 얼마나 보장받고 있는지

채 사인만 했다는 응답도 10.1%나 됐다. 65%의 노동

에 대해 가장 기초적인 내용을 조사한 것이다.

자들이 안전교육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건강권 실태조사 설문에 참여한 노동자는 총 757명

이러니, 본인 직업에서 일하다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으로, 응답자 대부분이 중소사업장에서 일하고 있

이나 사고에 대해 알고 있다는 노동자가 절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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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일하다 발

보여주는 말로 들린다.

생할 수 있는 질병과 사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가에 대한 질문에 388명(52.8%)이 알고 있다고 답

위험 감수하고 일하는 산업단지 노동자들

변했으며 347명(47.2%)이 모른다는 답변을 하였다. “일하다가 위험하다고 느낀 적 있었나요?”라는 질문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산단 노동자들

에, 곧바로 “많죠.”하는 대답이 나온다. 금속노조 서 울지부 남부지역지회 마리오아울렛 분회 윤유석 부

조사팀 중 한 명이 공단에서 노동자를 대상으로 선

분회장이다. 주말에는 10만 명도 찾는다는 대규모

전물을 나눠주다 허리를 다쳐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울렛 매장에서 시설 관리 업무를 했기 때문에,

노동자를 만났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무거운

일도 많았고 위험한 경우도 있었다.

물건을 옮기다 허리를 다쳤는데 병원에 가니 허리디

2014년 여름, 폭염주의보가 자주 내리던 그 때, 회

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산재신청 하셔야

사는 노동자들에게 물류센터 외벽 도색 작업을 지

죠” 하니 “내가 산재 신청하면 회사가 보험료도 올라

시했다. 외부 업체에게 맡길 경우 비용이 많이 들기

가고 민폐여서...”라며 말끝을 흐리며 가더라고 한다.

때문이었다. 1층은 그나마 할 만 했지만, 2층(약 7M

일하다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어떻게 하였는지에

높이)은 너무 높아 작업 자체가 어려웠다. 노동자들

대해 겨우 131명(19.1%)이 산재로 처리한다고 응답

은 비계나 사다리 설치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페인

했다. 회사부담으로 공상 처리한다는 응답도 106명

트 붓을 장대로 길게 연결하여 사용하라며 무시했

(15.4%)밖에 되지 않았다. 개인 치료 355명(51.7%),

다. 어떤 곳은 안전 난간이 없는 2층 발코니에서 칠

그냥 참는다 63명(9.2%) 등으로 60%의 노동자가 일

하기도 하였다. 위험을 느낀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하다 다치거나 아플 때 개인 치료하거나 그냥 참고

안전 도구인 안전모와 안전화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있었고, 80.9%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산재보상의 권

한참을 뜸들이다 작업이 끝날 때쯤에야 선심 쓰듯

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가져다 주었다. 쉴 공간도 없이, 뜨거운 태양 아

사실 노동자들이 산재처리를 하지 않을 경우 대부

래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어지러움증과 구토를 호소

분은 노동부에 사고 발생이 보고되지 않는다. 그럼

했다. 한 노동자는 너무 어지러워 병원에 가던 도중

그 사고는 사회적으로 은폐되고 사고원인은 밝혀지

구토를 하며 쓰러져 구급차로 실려 가기도 했다. 노

지 않는다. 사고가 난 현장은 아무런 일이 없다는

동자들은 폭염 주의보 속에서는 작업을 자제 해 달

듯이 다시 돌아가고 사고 대책은 마련되지 않는다.

라고 수 차례 요청 하였지만 회사에서는 요청을 묵

그 결과 유사하거나 똑같은 사고가 재발한다. 그러

살했다. 쓰러졌던 노동자 병원비 지급마저 거부당하

면 노동자가 다치고 노동자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

였다.

하는 현실이 반복된다.

이렇게 일하다 위험하다고 느낀 경우, ‘못 하겠다’고

“출퇴근 시간 공장 앞에 서 있으면 발목에, 팔이나

회사나 관리자에게 얘기하기는 어려운 걸까? “못 하

손목에 깁스하고 출근하는 노동자들 종종 볼 수 있

겠으면 나가라는 식이니까요. 항의하면 해고라고 어

어요.” 라는 다른 조사팀의 얘기가 오늘날 한국사회

디 써 있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지속해서 외주화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건강권 현실을 한 번에

를 추진하면서, 신규입사자보다 나가는 사람이 더 25


많은 상황에서 누구도 ‘위험해서 못 하겠다.’ 말을

의 노동자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사업주가 제

못 하는 거죠.”

역할을 하고 있느냐에 대한 응답에서도 58.0%의 노

일하다가 위험을 느끼는 것은 비단 제조업이나 건

동자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설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윤유석 부분회장처

산업단지 사업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사업

럼 제조업에서 일하지 않는 경우에도 일하면서 위

장이 산업안전의 사각지대라는 것을 노동자들도 느

험한 일은 많다. 일할 때 위험하다고 항상 느끼는

끼고 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안전관리자나 보건관

노동자가 12.2%, 가끔 느끼는 노동자는 41.7%에 달

리자 등 산업안전보건체계와 안전보건관리규정, 안

했다. 업종에 따라 나누어 보았을 때도, 제조업 노

전보건교육을 모두 면제받는다. 사업장 규모가 작

동자들이 위험을 조금 더 자주 느끼지만, 비제조업

아서 자체적으로 안전보건체계를 갖추기 어렵다면

노동자들도 큰 차이는 없었다.

이를 공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

그러나 어떤 일을 하는 노동자든 일하다 위험을 느

런 대책은 부족하기만 하고 지금으로써는 방치되고

끼는 경우에도 작업을 중단하기 어렵다. 이번 전국

있는 수준이다.

산업단지 노동실태조사 건강권 부문 조사에서도,

그 결과의 한 지표가 산재다. 고용노동부 산재 통계

일하다 위험이 발생했을 때, 노동자가 작업을 멈출

에 따르면, 2014년 1년간 산업재해를 당한 90,909명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중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비율은 32.4%, 50인 미

질문에, 응답자 22.6%는 노동자가 그런 권리를 가지

만 사업장 노동자 비율은 81.0%에 달한다. 5인 미만

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사업장 노동자는 100명당 1.19 명이 산재를 당해, 5

작업 중단은커녕, 회사에 개선을 요구하는 것도 만

인 이상 사업장 전체 재해율 0.42%의 3배에 달한다.

만치 않다. 일하다 위험을 느꼈을 때, 회사에 개 선을 요구했다는 응답은 21.7%에 불과했다. 절반

산단 내 건강권의 그늘, 비제조업 노동자

정도는 회사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해결했고, 30.8%는 위험을 느꼈지만 무시하고 계속 일했다고

공단 구조 고도화와 함께 산업 단지에서 늘어나고

응답했다.

있는 서비스 산업 역시 산업안전의 또 다른 취약 분

무시하고 일했다고 응답한 88명 중 39명은 개선을

야다. IT 산업(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정보서

요구해도 회사가 들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스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답했고, 37명은 늘 있는 일이라서 매번 개선을 요구

등)은 사업 규모와 관계없이 안전보건교육 의무가

할 수도 없다고 답했다. 불이익이 걱정돼서 개선 요

면제된다. 사무직으로만 구성된 사업장은 산업안전

구를 못 했다는 답도 18명이었다.

보건체계와 안전보건관리규정, 안전보건교육을 모 두 면제받는다. IT 노동자나 사무직 노동자들의 장

제 역할 못 하는 정부와 사업주,

시간 노동, 직무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근골격계질

대신 노동조합에는 기대

환, 뇌심혈관질환이 사회적으로 알려진 것이 오래되 었는데도 여전히 이렇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건강을

실태조사 결과를 제조업과 비제조업으로 나누어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84.9%

비교해보았다. 안전교육의 경우 제조업 노동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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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가 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지만, 비제조업 노

따른 산단 내 노동자 건강권 악화에 대한 관심과 주

동자의 경우 그 비율이 25.5%에 불과했다. 이에 따

시가 필요하다. 산업단지 내 서비스, 판매, IT 등 안

라 본인 직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나 사고

전보건 취약 업종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

에 대한 인지도도 제조업의 경우 절반이 겨우 넘는

산업단지 노동자들은 정부와 사업주에 대해서는 실

58.2%의 노동자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비제조

망하고 있었지만, ‘노동조합이 생기면 노동자들의 안

업 노동자의 경우 알고 있다는 응답이 46.4%에 그

전과 건강이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

쳐 절반이 되지 않았다.

에 대해서는 무려 40.6%의 노동자가 매우 그렇다,

치료받을 권리 행사도 마찬가지였다. 비제조업 노동

42.3%의 노동자가 그렇다고 응답하여 노동조합이

자의 경우 일하다 아프거나 다쳤을 때 산재로 처리

자신들의 건강권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한다는 응답은 12.1%에 불과해 제조업 노동자의 절

있으리라는 기대가 컸다.

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79.6%가 자기 돈으로 치료

노동조합을 향한 이런 기대는 근거가 있다. 노동조합

하거나 참고 넘어간다고 응답해 문제의 심각성이 여

이 있으면 노동자들이 집단 교섭을 통해 작업장 안전

실히 드러났다.

보건 문제를 개선할 수도 있고, 작업환경 및 유해요 인에 대한 지식이 증가하며, 작업장 내 안전 문화를

산업단지에서 건강하게 일하기 위하여

조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노동자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 기대는 아직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공단 구조 고도화와 더불어

말 그대로 ‘기대’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산업단지인

산단 내 비제조업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데, 비제조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노조 조직률은 2%라고 한다. 기

업 노동자들의 건강권 수준이 제조업 노동자보다 훨

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

씬 열악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공단 구조 고도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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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힘든 작업을 마치고 이동하는 철로위의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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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쌀집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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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노조파괴를 이겨낸 아래로부터의 힘

조합원의 주체성으로 다시 서는 민주노조 선전위원회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경과하며 민주노조가 폭발

에서 조합원들은 수동적인 개인으로 여겨지고, 사

적으로 등장한 이후, 30년이 지났다. 현장의 민주

회적으로는 자기 밥그릇 챙기는 정규직 노동자 취급

적 역동성은 어느 새 80년대 전투적 노동조합주의

당한다.

의 추억으로만 여겨진다. 민주노조 건설을 둘러싼

이런 노동조합들마저 사측의 주도 아래 극단적인 폭

격렬한 투쟁 국면이 일단락되고 노사 관계에서 제

력으로 깨져나가 억압적인 어용노조로 교체되는 것

도적 측면들이 완성됨에 따라, 노동조합은 노동자

이 복수노조 시대 민주노조의 현실이기도 하다.

를 대리하거나 대행하는 데에 머물게 된 경향을 보 였다. 그 결과 노동자 개인은 운동의 주체가 아니라

투쟁 속에 실현된 조합원 민주주의

지침을 이행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조합 지도부를 넘어서는 아래로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사측의 노조 파괴시도에 맞

부터의 투쟁, 통제 가능하지 않은 자발적인 투쟁은

선 한 노동조합의 투쟁이 이목을 끈다. 금속노조

환영받지 못한다. 민주적 역동성을 잃고 제도화된

‘갑을오토텍 지회’의 투쟁이다. 복수노조 도입 이후,

노동조합은 ‘관리된 투쟁’을 조직한다. 의례화된 임

어용 노조를 활용한 민주노조 파괴가 노무법인들의

단협 투쟁 일정, 자조 섞인 ‘뻥 파업’ 등은 노동조합

돈벌이 수단으로까지 된 마당에, 갑을오토텍의 노

운동의 현재를 보여주는 한 단초다. 나아가 투쟁을

조 파괴 시나리오 자체는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스스로 조직할 수 있는 현장의 역량에 대한 믿음

그러나 그 뒤 진행 과정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조합

자체가 약해진지 오래다. 관성화된 조합 활동 과정

원들은 노동조합의 지침을 넘어서는 활동을 제안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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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1인 시위도, 가족 연대 활동도, 교대제 2조의 오

이었다. 조합원들은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두원 자

전 투쟁 결합도, 조합원 스스로 채팅방을 통해 상

본을 때려눕혔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투쟁을 마무

황을 나누고, 토론하고, 투쟁 방안을 제안하고, 호

리할 수 있었다.

응했다. 노동조합은 이런 조합원들의 열기를 적극적

이런 투쟁 과정에 대해 엄정흠 두원정공 대의원은

으로 받아 안고, 이런 주체적인 활동을 최대한 보장

“언제부터인가 투쟁이 지침에만 의존한다. 이러니

하고 살리는 투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전부

투쟁을 노동조합이 관리하는 측면도 있고, 그런 투

터 고민하던 분임조 활동을 본격화해 실질적인 소

쟁에 간부도 조합원도 익숙해진다. 지침을 떠나 자

통과 논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조직했다. 갑을오토

발적으로 투쟁하자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텍지회 안재범 노안부장은 “평상시처럼 지도부나 확

조합원들이 지침을 내려달라고 하기도 했지만, 막상

대간부들만 공유하고 판단하여 결정했다면 조합원

분임조 활동이 활발해지고 매일 1시간씩 중대 총회

동지들의 자발성, 역동성은 고사하고 기세도 떨어

가 벌어지자 자연스럽게 갖가지 활동을 제안하고

져 투쟁을 말아 먹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균형

주체로 나섰다. 정작 판이 열리니 조합원들이 다 알

조합원은 “우리가 몰랐던 조합원들의 저력이 있었던

아서 하더라.”고 회상했다.

것 같다. 그걸 끌어내는 계기와 모아내는 매개체가

두원정공 지회라고 전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필요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자세한 내용은 이어

“오히려 조합간부들이 이렇게 해도 되나 할 정도로,

진 특집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세가 올라오는 게 무서웠다. 조합 활동 오래 한 간부들에게 조합원을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은연

다시 발견한 조합원의 자발성과 주체성

중에 있었던 거다. 조합원들의 투쟁이 간부들의 계 획을 넘어서면, 결국은 그 부담이 조합으로 온다. 그

갑을오토텍 조합원들에게 주체적인 활동의 영감을

러니 집행부도 조합원들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받아

준 것이 두원정공 투쟁이다. 2014년 구조조정에 반

안을 수 있어야 한다."

대하는 과정에서 두원정공 노동자들이 아래로부터 만들어간 투쟁이 힘이 되었다.

노조는 민주주의 학교라는데 주목해야

2014년 두원정공 지회의 투쟁은 사측의 단협 위반 으로 시작되어, 교섭이 교착 상태에 있으면 폐업절

갑을이니까, 두원이니까 가능했다고 단정 짓지 않았

차를 밟겠다는 사장의 발언으로 전면전으로 확대되

으면 좋겠다. 또 한편으로 단사의 투쟁 성공사례를

었다. 폐업 발언이 나오자 조합원들이 스스로, 당시

접하며 고군분투하는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자괴감

지침으로 시행하고 있던 1시간 파업을 전면파업으

에 빠지지도 않았으면 한다.

로 전환시켰다.

다만 ‘노동조합’이 형식적으로 유지되며 자본의 지

노동조합도 이런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에 적극적으

배와 관리를 일부 대변하는 존재가 아닌 자본의 논

로 호응해, 조합 지침 대신 소단위(중대)별로 파업

리를 꿰뚫어 세상의 질서를 바꿔내는 노동자들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노래가사

학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이 투쟁과 경험

바꾸기 대회, 계열사 노동자 만나러 광주에 가기, 사

에서 함께 배우고 읽었으면 한다.

장을 만나러 집이나 두원공대로 원정투쟁 가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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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노조파괴를 이겨낸 아래로부터의 힘

갑을대첩 비책공개

안재범 운영집행위원, 갑을오토텍지회 노안부장

갑을오토텍은 그룹차원에서 노조파괴 용병들을 모

한 것이 노조파괴문건으로 확인되었다.

집했다. 신입사원으로 위장해 갑을오토텍에 입사한

금속노조 타 지회들의 노조파괴 시나리오에서 확인

노조파괴 용병중 절반이상이 전직 경찰과 특전사

되듯이 갑을자본도 노동조합을 파괴하려는 목적은

등 군경 이력을 가진 자들이다. 전직 경찰들은 경찰

명확하다. 자본의 이익극대화 수단(사내비정규직,

협동조합을 통해 특전사는 특전 동지회를 통해 사

외주 용역화, 생산성 등 인원 및 사업구조조정)들을

전 모집됐다.

아무런 저항 없이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즉, 모든

특히, 노조파괴 총책 및 팀장급으로 활동한 자들은

자본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민주노조를 이익극

이미 계열사인 동국실업에 부·차장으로 인사발령

대화의 최대 걸림돌로 여기고 현장에서 치우려 하

이 나서 투입됐던 자들이다. 용병들은 입사 전부터

는 것이다.

수차례의 교육을 받고, 금속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어용노조 설립을 통한 노조파괴 활동을 준비했다.

분노한 조합원들의 1차 투쟁,

갑을자본은 용병들에게 특정 지회간부 테러, 금속

마침내 6·23 항복문서 쟁취!

파업 시 대체인력 및 파업파괴, 생산량 UP, 폭력사 태유도 및 구사대, 직장폐쇄 후 선별복귀까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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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자본의 신종노조파괴에 맞선 지회대응은 크게


법적투쟁과 1차 2차 파업투쟁으로 나눌 수 있다.

조합원들에게 전면 공개했다. 이 과정을 통해 조합

지회의 법적투쟁은 충남지부에 익명으로 제보된 내

원들은 신종 노조파괴 분쇄는 대화나 교섭에 앞서

용을 토대로 여러 가지 정황과 증거들을 모으기 시

조합원 스스로가 이 투쟁의 선봉에 서는 것임을 알

작했다. 전직 경찰관 출신의 이력과 용역들의 모집

아가고 있었다.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이 분임조 활동

책과 경로를 찾아냈고, 이를 근거로 고용노동부 천

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안지청에 요청한 특별근로감독은 노사 쪽과 산안

한편, 전직 경찰과 특전사 출신으로 무장한 노조파

쪽 두 가지 모두 이례적으로 즉각 받아들여졌다. 노

괴용병들의 폭력은 무자비했고, 거침이 없었다. 때

동부의 수사는 빠르고 신속했다. 그러나 딱 그만큼

려보기만 했지 맞아 보지 않은 이들의 폭력은 매우

이었다. 신종노조파괴의 모든 증거를 손에 쥔 고용

위협적이었다. 6월 17일 용병들의 무자비한 집단 폭

노동부 천안지청과 검찰은 시간 끌기에 들어갔다.

력을 참을 수 없어 여기서 끝장을 내자며 기업노조

반면 지회조합원들과 주변의 기대는 컸다. 노조파괴

사무실로 향하는 조합원들의 분노를 보며, 오히려

에 대해 법이 이렇게 빠르게 움직인 적은 단 한 번

전세가 역전됐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언론 카

도 없었기 때문이다. 증거도 충분했다. 적어도 노조

메라에 죽봉 든 조합원들의 모습이 나올까 우려하

파괴 가담자들 중 한 두 명이라도 구속된다면 이후

는 목소리도 있었다.

투쟁의 고삐를 쥐고 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자본의

하지만 조합원들의 의지는 분명했다. ‘공장 밖으로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잘 알면서도 기대감을 버리

쫓겨나더라도 용병들과는 더 이상 현장에서 같이

기는 어려웠다. 결국 자본과의 1차전이 진행되는 내

일을 할 수 없다. 여기서 끝장을 보자.’ 고 다짐했다.

내 법과 공권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목도하면서 그

결국 7일간 정문봉쇄 투쟁을 통해 용병들을 공장

기대가 얼마나 헛된 것인지 깨닫게 됐다. 고용노동

밖으로 몰아내고 6·23 합의라는 갑을자본의 항복

부, 경찰, 검찰은 자본의 움직임과 태도에 따라 말

문서를 받아냈다. 6·23 합의는 조합원 동지들의 주

과 행동을 바꿔가고 있었다.

체적인 투쟁, 가족대책위의 헌신적 투쟁, 그리고 어

파업투쟁은 합의를 우선할 지 담판을 낼 지였다. 정

느 때 보다도 열렬했던 연대의 힘이 결합되어 만든

상적 노사관계로 보자면 현안문제든 협상이든 밀

승리였다.

고 당기는 노사합의 과정을 거쳐 마무리가 된다. 하 지만 정상적 노사관계가 모두 파탄난 상태, 즉 갑을 자본에 의해 그 어떤 대화와 교섭도 차단된 상태에 서 지회는 고민 끝에 섣부른 교섭을 청하기보다 최 대한의 조직력과 투쟁력을 갖춘 상태에서의 ‘담판’을 결정했다. 모든 역량을 아래로부터의 조직체계를 세우는 데 집중했다. 나아가 조합원들의 자발적 투쟁과 실천 을 장려하고 아낌없이 지원했다. 더불어 자본이 내 세우는 논리를 하나하나 반박했다. 노동부의 조사 로 잠시 미뤄뒀던 신종 노조파괴의 모든 증거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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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의 망설임 없는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로

용취소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구제신청까지 했다.

2차 투쟁도 승!!

이때 갑을자본의 이데올로기는 이랬다. “금번 사건 으로 고객사로부터 일부 차종이 회수되고 주력제품

6·23 합의를 통해 노조파괴 용병들을 전원 채용 취

에 대한 물량도 이원화될 위기에 있다며 더 이상의

소시키고, 기업노조 설립을 주도했던 기존 5명에 대

파업은 고객사로부터 퇴출된다는 것과 통상임금확

해서도 7월 중으로 퇴사조치하기로 했다.

대, 주간연속 2교대 시행에 따른 노동시간 단축 및

하지만 노조파괴 분쇄투쟁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

임금상승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이대로 가면 회사

다. 6·23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사항(채용취소

가 폐업할 수밖에 없다.” 비생산부서의 외주용역, 생

에 따른 신규채용 및 채용원칙, 채용 취소자들과의

산성 30% 향상, 적자 아이템의 외주생산 등에 노동

법적분쟁에 따른 후속조치, 2015년 발생한 민형사

조합이 동의해 주면 용병들 문제도 말끔히 정리하

상 사건에 대한 징계 등 불이익 금지, 부당노동행위

겠다는 것이 6·23 합의 이후 갑을자본이 취한 태도

에 대한 사과 및 책임자에 대한 인사조치, 부상자에

였다.

대한 치료비 부담 및 치료기간 정상근태, 조합원 심

이런 갑을자본의 태도에 지도부는 완성차의 요구로

리치료비 부담, 기숙사 퇴거조치, 합의서 불이행 책

주력 차종 물량이 줄어들게 되면 고용불안으로 조

임 등)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합원들이 흔들릴 수 있지 않을까를 우려했다. 조합

갑을자본도 완성사의 일부 생산차종에 대한 물량회

원 동지들이 ‘회사가 살아야 우리가 산다.’는 이데올

수를 빌미로 한시적인 일용직 운영, 비생산부서의 용

로기를 넘어설 수 있을까. 그리고 물량 반납 얘기를

역화 및 일부 생산 공정의 외주화, 생산성 향상 등을

현장에 알리면 투쟁의지가 위축이 되거나 꺾이지

공격적으로 요구하며 이미 6·23합의로 채용 취소된

않을까. 어느 정도 수준으로 현장에 알려야 할 지

용병들을 적극 활용했다. 기숙사 기거는 물론이고

고민했다.

식사까지 제공했다. 용병들은 한발 더 나아가 기업

그러나 지도부의 우려와 고민은 기우에 불과했다.

노조 사무실을 회사 정문 앞에 차리고 지노위에 채

분임조에 이 문제를 공개하고 토론에 붙인 결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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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원동지들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같이 죽자! 망

갑을자본은 ‘조합원들의 분임조 활동’에 떨었다

하는 싸움하자!’는 반응이었다. 이에 따라 갑을오 토텍지회는 곧바로 2차 투쟁을 선포하고 분임조 활

2014년 교대제 준비 시기부터 두원정공동지들의 투

동을 중심으로 조합원들의 기세를 끌어올리는데 주

쟁을 연구하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분임조에 대한

력했다.

조합원 교육을 실시하고, 중대장, 소대장, 분임장 체

또한 휴가 기간 동안 확대간부동지들이 공장을 사

계를 세우고 교육을 실시하면서 공정별로 5-6명씩

수하며 사무 관리직들이 휴가를 가지 못하고 현장

61개 분임조 조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복수노조

에 투입돼서 생산하는 것을 저지하였다. 동시에 노

와 노조파괴 문제가 벌어졌다.

동부 천안지청에 사무 관리직 사원들의 건강권을

두원정공 지회의 2차례 분임조 교육이후 처음엔 중

위한 배치 전 건강검진, 작업변경 특별교육 등이 진

대장, 소대장, 분임장 3명의 동지가 뭐라도 해야겠다

행되지 않은 것을 고발조치하고 그 결과로 ‘부분 작

고 시작한 아침 출근 선전전이 1주일이 지나면서 50

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으나 갑을자본은 이를 무시

명, 100명으로 늘고 전체 조합원으로 확대되었다.

하고 사무 관리직의 현장투입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또한 2조 근무 조합원들이 노동부, 법원 등에 가서

이에 따라 지회는 논의 끝에 분임조를 통해 휴가 중

투쟁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서면서 분임조는 서로

인 조합원의 공장집결을 결정했고 300여명의 조합

투쟁을 결의하고 소통하는 논의 구조를 만들어 나

원동지들이 한걸음에 달려왔다. 이러한 조합원동지

갔다.

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도부는 이 싸움은 이겼다고

이번 신종노조파괴 분쇄투쟁을 잠시 돌이켜 생각해

생각했고 회사는 이러한 조합원들 기세에 눌려서

보면 평상시처럼 지도부나 확대간부들만 공유하고

현장 침탈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판단하여 결정했다면 조합원동지들의 자발성 역동

이후 휴가 마지막 날인 8월 9일에는 전체 조합원들

성은 고사하고 기세도 떨어져 투쟁을 말아 먹는 꼴

에게 철야농성을 위한 파업배낭을 꾸려서 공장에

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갑을자본은 막바지 실무

집결하도록 했고 전면적으로 공장가동을 막고 싸울

교섭에서 “투쟁이 끝나면 분임조를 해체할 것인지"

것을 결의했다. 결국 전 조합원 철야농성 하루 만에

묻고 분임조가 있어서 아무 것도 안 된다는 우스갯

갑을자본의 교섭요청이 왔고 후속조치에 대한 노동

소리를 했다고 한다. 자본이 무서워했던 것은 지도

조합의 요구안 전체를 합의하게 되었다.

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제 자본은 더 큰 공격을 더욱 철저하 게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도 이를 대비하기 위해 분임조 활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큰 투쟁이든 작은 투쟁이든 지도부가 하나하나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일상투쟁을 조합원들이 할 수 있도록 배치하 려고 한다. 그리고 교육, 소모임, 학습모임 등을 더욱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 상시 분임조가 가동될 수 있 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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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노조파괴를 이겨낸 아래로부터의 힘

분임조 활동으로 소중한 민주노조 지켜냈어요!!! 갑을오토텍지회 조균형 조합원 인터뷰 선전위원회

길고 힘들었지만 어느 때 보다 조합원 스스로 나섰

나는 그냥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얹은 셈이다. 박종

던 이번 투쟁!! 싸움의 당사자였던 조합원들은 이번

국 조합원이 제안했고 나랑 손찬희 조합원이 초기

투쟁 과정을 어떻게 기억할지 궁금했다. 지난 8월

에 참여했다. 작년에 신규채용 60 명이 됐는데, 이

21일 갑을오토텍 지회 사무실에서 조합원 조균형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는 제보가 2월부터 계속 됐

님을 만나 소회를 들었다. 조균형 님은 갑을오토텍

다. 사실 기업노조 만들면서 복수노조 만들어서 노

에서 21년째 일하고 있는 노동자로 2005년에 대의

동조합 흔들려는 움직임은 2010년경부터 감지됐던

원, 2010~2011년 노동조합 조사부장 활동을 한 적

게 있었기 때문에 조합에서 차분히 대응하는 편이

이 있다.

었다. 초반에는 주로 외부에 이런 문제를 알리고, 정 보를 모아나가는 일을 했다.

초반에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피켓 들고 일인 시

그러던 중 박종국 조합원이 조합원들이 먼저 뭐라

위 하는 모습 보고 감동 받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한 거다. 작년 두원

했다. 첫 피켓팅한 3인 중 한 명이라고 들었다. 어

정공 투쟁 때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피켓팅했다는

떻게 행동에 나서게 되었나?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 때 200일 투쟁했다 고 했으니, 우리도 200일이라도 버티겠다는 생각이

36


격려가 됐고, 사진이 계속 올라오니까 조합원들 사 이에서 ‘오늘은 누가 참여했구나, 오늘은 누가 안 보 이네’ 하는 얘기들이 되고, 안 나오는 사람에 대해 독려도 하게 됐다. 또 카톡 채팅방을 통해서는 토론도 많이 하게 돼서, 소통의 중요한 통로가 됐다. 무전기보다도 더 빠르 게 상황 공유가 되더라. 조합원들이 토론도 했지만, 위안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사람들이 투쟁하는 동안 늘 교섭 속보를 그렇게 기다린다. 실제 내용이 궁금해서라기보다, 모르고 있는 상황이 불안한 거 다. 평소에 눈 뜨고 살던 사람이 눈 감으면 불안한 면 승리하지 않겠냐며 시작했다.

거랑 같은 거다. 그런 불안감을 카톡 단체방이 덜어

피켓팅 시작한 날,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조합원 중

준 거 같다. 상황이 바로 공유되고, 그 상황에 대해

한 명, 늙은 노동자가 ‘나는 어차피 여기 떠나면 갑

서로 얘기 할 수 있다는 것이.

을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지만, 정년하기 전

중간에 낮 시간 투쟁이나 연대 활동에 2조(주간연

에 투쟁이라도 같이 할 수 있어서, 이 투쟁 같이 해

속 2교대의 후반조)가 참여하는 과정도 카톡 단체

서 후배들에게 노동조합이라도 지켜서 남겨주고 갈

방 토론을 통해 시작하게 됐다. 한 대의원이 ‘요즘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 때 생각

간부들이 밖으로 다니느라 바쁘다, 기자회견하고 외

하면 울컥해진다. 그 내용이 대자보로 붙고, 채팅방

부 사람들한테 우리 상황 알리고 있다. 그 와중에

에서 공유됐다. 조합원들이 이런 얘기에 공감하고,

고용노동부, 경찰서 이런 데서 1인 시위 하고 있는

서로 감동받았던 것 같다. 3명으로 시작한 피켓팅이

데, 2조가 잠 조금 덜 자고 같이 하자’는 얘기를 카

8명, 20명 하다가 제일 많을 때 200명까지 늘었다.

톡방에 올리고, 조합원들이 ‘그래, 좋다’하면서 시작

처음에 간부들이 아침에 나오면, 우리가 오지 말라

된 거다.

고 했다. 조합원들이 조합이 시켜서 하는 투쟁이라 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랐다. 진심으로 자발적으로,

가족대책위도 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대책위 외에

마음이 동한 조합원들이 만들어간 투쟁이 됐다.

도 다양한 방식으로 가족들이 참여했던 것도 인상 적이었다. 가족들 동참도 자발적으로 시작됐다고

조합원들 사이에서 투쟁을 알리고, 동참을 이끌어

들었다

내는 데 SNS 등을 잘 활용한 것 같다 피켓팅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때, 딸이랑 얘기를 정말 SNS 활용을 잘 한 것 같다. 피켓팅 시작하면

하게 됐다. 이러저러해서 아빠가 선전전 하느라 매

서 사람들 모아서 처음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는데,

일 새벽에 일찍 나가고, 주말마다 바쁜 거다 그랬더

점점 확대돼서 나중에는 거의 전 조합원이 참여하

니 딸이 ‘피켓팅 나도 할까?’ 하고 먼저 얘기를 꺼냈

게 됐다. 초반에 피켓팅 사진도 올리고 하면서 서로

다. 그래서 할 거면 피켓은 네가 예쁘게 만들어 와 37


라 했다. 그랬더니 열심히 만들어서 어느 날 아침에

투쟁 과정에서 정말 바닥으로부터 그런 힘이 올라

피켓팅을 같이 나갔다. 그 때쯤 피켓팅이 좀 뻔해지

왔던 것 같다.

는 것 같았는데, 이벤트가 된 거다. 역시 또 사진 찍

이 과정에서 분임조 활동이 시작됐다. 다른 지회들

어서 올리고 그랬더니 조합원들 사이에서 얘깃거리

도 분임조 활동은 꼭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

가 되더라. 그러면서 다른 조합원 가족들도 여러모

도 몇 년 전부터 분임조 얘기를 했다. 확대간부들

로 참여하게 됐다.

이나 실천단은 교육도 몇 차례 받았었다. 그런데 우

이 얘기를 했더니, 아들 녀석이 자기도 투쟁 기금으

리도 ‘좋긴 하지만, 그게 될까?’ 하는 생각으로, 현장

로 20만원을 보태겠다고 하더라. 딸도 자기랑 동갑

내 구역별로 친목 모임 하는 정도였다. 그러던 중,

인 다른 조합원 형님 딸이랑 돈을 모아서 밥버거를

이번 투쟁이 자연스럽게 분임조 활동의 시발점이

400인분 사서 보내기도 했다. 그러면 또 다들 신기

된 거다.

하고 재미있으니까 화제가 되고, 얘깃거리가 되고,

분임조가 토론과 행동의 단위가 되면, 조합원들이

분위기가 살아나는 게 느껴졌다.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지금 우리 분임조는 5명

개인적으로도, 우리 가족들도 내가 하는 활동에 대

인데, 토론을 하면 누구든 한 마디씩 꼭 하게 돼 있

해 막연하게만 알던 것을 이해하게 된 것 같아 좋

다.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다가도, 자기 얘기를 하게

다. 주말마다 나가고, 약속 많고, 저녁에 늦게 들어

된다. 불안한 마음, 반대 의견, 걱정되는 부분도 얘

오는 것에 대해 부인이 불만을 갖기도 했는데, 이번

기가 나오게 되고, 서로 설득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투쟁에 같이 참여하면서 나가서 무슨 일을 하는지

된다.

알고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 가족대책

또 같이 결정한 내용은 ‘나는 빠져도 되겠지’하는

위들, 피부 관리해야 할 사람들인데 땡볕에 얼굴 벌

생각을 못 하고 꼭 같이 지키게 된다. ‘전 조합원 모

개져서 투쟁하던 장면들은 지금 생각해도 안쓰럽기

여라’ 하면 400명이니까, 나 한 명 빠져도 되겠지 싶

도 하고, 저 사람들까지 나오게 하다니 암울하다는

은데, 분임조마다 5명씩 연락을 돌리니까 내가 빠지

생각도 들고 그런다.

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기업노조 만들 어 나간 사람은 우리 분임조 활동보고 ‘5호 담당제’

이런 아래로부터의 제안과 자발적인 분위기가 조

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합원들에게 활력을 줬고, 조합원 스스로 자기 투

우리도 분임조 활동이 이제 시작된 거고, 정착된 것

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은 아니다. 분임조마다 활동 방식도 다양하고, 아직 운영이 서툰 조도 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처음부

이번 투쟁을 통해 느낀 게 조합원들에게 숨겨진 저

터 다 잘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조합에서

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몇 년 전 노동조합 조사부

잘 될까?’ 이런 생각하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시도

장 할 때 조직 분석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했었다.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분임조 활동을 통해 노동

복수노조 등 바람이 불면 훅 갈 수도 있겠다고 걱

조합 내적으로 조직력이 강화되고, 조합원들의 자발

정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가 몰랐

성과 참여도가 높아진 것이 이번 투쟁의 가장 중요

던 조합원들의 저력이 있었던 것 같다. 그걸 끌어내

한 의미 중 하나라고 보기 때문이다.

는 계기와 모아내는 매개체가 필요했던 거다.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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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 조합원들이 이렇게 잘 싸울 수 있었던 이유

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절박함이 있어서 조

는 무엇이었을까?

합원들도 스스로 투쟁에 나섰던 거다. 그렇게 치면 싸우다 져도 죽는 거지만, 물량 때문에 지

사실 우리가 몇 년 전부터 ‘자판기 노조’ 탈피하자

금 그만두면 그냥 죽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많

는 얘기를 많이 했다. 조합원들이 간부들에게 ‘이 문

이 했다. 그런 마음을 조합원들도 공유하고 있

제 해결해줘’하는 것을 안 했다. 구역 내에서 발생

었기 때문에 잘 싸울 수 있었다.

한 문제는 구역 내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우리

그리고 그 때, 조합도 대처를 참 잘 했다. 사무

구역에서는 몇 년 전에, 조합원들 근무 태도 가지고

직 투입해서 기계 돌리겠다고 했을 때, ‘그럼 너

시비 걸고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생산과장을, 조합

네들 특별안전교육은 받았냐?’고 던지고 노동부

원들이 항의하고 현장 투쟁 벌여서 바꿔내기도 했

에 고발하면서 충돌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하

다. 이런 경험이 훈련이 돼 있다가, 죽기 살기로 투

면서 막바지 투쟁이 잘 될 수 있었다.

쟁해야 하는 시점이 되니까 터져 나온 것 같다. 조 합이 시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간부들

복수노조를 등에 업고 민주노조 탄압하는 경

이 하는 일이 아니라 내 투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우도 많고, 민주노조 패배 소식도 많았는데, 이번에 갑을이 긴 싸움을 승리로 마무리하게

본격적인 싸움만 해도 2달이 넘고, 분위기가 뒤숭

되어 의미가 크다. 조합원 입장에서 가장 중요

숭할 때부터 치면 거의 6개월이다. 지치거나 힘든

하게 생각되는 의미는 어떤 것인가?

때도 있었을 텐데 제일 큰 것은 노조파괴 시도에 대항해서 승리 피켓팅 처음 시작한 게 4월 8일이었으니, 4달 정도

했다는 점이다. 아직도 용역들 일부는 기숙사

를 정신없이 지냈다. 사실 그 동안은 지치거나 힘들

에 남아 있고, 다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노조

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나간 것 같다. 그 사이

파괴 시도는 노동계가 전국적으로 직면한 문제

에는 개인 생활이라는 게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 물

인데, 여기에 우리 투쟁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

론 투쟁하는 동안 나도 겁났고 무서웠다. 평생 사람

수 있었다면 좋겠다.

들이랑 싸울 일 없이 살아왔는데, 웬 깡패 같은 사

내부적으로는 우리 조합원들이 이길 수 있다는

람들이 현장에 들어와 돌아다니니, 무섭기도 하고

자신감을 갖게 됐고, 분임조 활동 등을 통해 조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이런 얘기도 조합원들하고

직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투쟁

많이 했는데, 얘기하다보면 다들 똑같이 느끼고 있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위안도 받고, 다시

런 걸 다시 짚는 평가는 큰 의미는 없는 것 같

힘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다. 어떤 때든 완벽하게 준비돼서 투쟁할 수는

8월 들어 현대차에 공급할 물량이 정말 부족하다

없는 거다. 어떤 상황에서든 조합원들이 함께

는 얘기가 나오고 관리직에서 직접 기계 돌리겠다

잘 버텨준 것이 중요했다고 본다.

고 할 때 나도 불안했다. 그래도 돌아보면, 우리가 처음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이 싸움에서 진다면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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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지만, 이전보다 상당히 자주 이주노동자들을 만나 게 된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

본디 ‘검진’이라는 업무가 가진 특성상, 그리고 여러 현실적 여건 때문에 검진하면서 만나는 노동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는 힘들다. 이미 파악되어있는 유해인자 목록이 대체로 정확할 거라는 믿음 아래 그에 따라 핵심적인 증상이 있는 지 물어봐야 하고, 신체진찰도 꼭 필요한 것을 해 야 한다. 조금이라도 이야기가 길어질라치면, 간호 사가 다가와 ‘선생님, 조금 더 서둘러주셔야 해요.’라 고 다급하게 속삭이기 일쑤. 테이블 옆에 길게 늘어

김세은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져 서 있는 분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말과 손이 빨 라진다. 하지만 1:1로 대면하는 검진만큼 노동자들 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 러니 상황 봐가며 가능한 이것저것 물어보고 이야 기를 들으려 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늘 여유롭지는 않다. 짧은 시간 내에 문진과 진찰을 해야 하고, 간 략한 교육이 필요할 때가 많다. 짧은 검진시간,

서울에서 전공의 생활을 했던 작년까지는 이주노동

말 안통하는 이주노동자는......

자 진료소에 나가는 등의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 는 이상 일하면서 이주노동자를 만나는 일이 거의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건강검진 자체도 여

없었다. 어쩌다 가끔 만나게 된다 해도 몸짓, 손짓,

러 문제를 안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만나는

간단한 그림으로 미흡하게나마 의사소통을 할 수

이주 노동자들은 더욱더 고민거리다. 대부분 시

있었고, 그런 상황이 일단락되고 나면 더는 그 문제

간적 여유가 없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국적

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 일하면서 자주 접하

을 물어보진 않지만, 이름이나 외모로 보아 대부

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큰 관심도, 그럴만한 별다른

분 동남아시아에서 온 노동자들이 가장 많다. 얼

계기도 없었다.

굴을 마주 보고 앉으면 일단 한국어를 할 수 있

그런데 올해 봄부터 공단 지역이 있는 중소도시의

는지를 먼저 물어본다. 한국에 온 지 오래된 경

병원에서 일하게 되면서 상황이 좀 달라졌다. 공단

우는 한국말이 꽤 능숙하거나, 최소한 질문 내용

과 다소 거리가 있는 집 근처의 동네마트에서도 이

을 이해하고 간단하게나마 대답을 할 수 있는 분

주민들을 심심찮게 만날 정도이니, 공단에 있는 사

들이다. 그러면 아픈 곳이 있는지, 일할 때 보호

업장으로 출장검진을 가면 회사마다 좀 차이는 있

구를 착용하는지 등 간단한 단어나 손짓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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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도 어려운 이주노동자는 어떻게 안전하게 일할 수 있을까 기본적인 의사소통조차 어려운 이들이 어떻게 위험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곳에서 일할 수 있 는 건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국어로 된 매뉴 얼이나 MSDS

Material Safety Data Sheet, 물질안전보건자료

를 읽을

수 있고, 동료와 문제없이 소통이 가능한 많은 한국 인 노동자들에게도 일터는 안전하지 않다. 많은 사 람이 일하다 다치고 병들거나 죽는다. 하물며 기본 적인 의사소통조차 쉽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은 어떨 까. 그나마 반복적인 동작으로 인한 허리통증이나 어깨통증은 어떻게든 몸짓으로라도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늘 일하며 다루는 물질이 훗날 암이나 진폐 사진 출처 : 행동하는 의사회

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인지,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로 일하면 왜 위험한지를 그들은 알고 있을까. 혹

해 서로 알아들 을 수 있다. 얼마나 정확하게

은 그런 것을 알 기회가 주어지기는 할까. 우리가 알

전달되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어쨌든 핵심적인 내

지 못하는 사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위험을 무릅쓴

용의 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에 온 지 얼마

채로 일하고 있는 걸까.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안 된 분들은 한국어를 할 수 있는지 묻는 첫 번째

출장검진에서 이주노동자들을 만난 날에는 이런 생

질문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여러 번이었

각으로 한동안 답답하다.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다. 예상하지 못한 채로 처음으로 그런 상황을 맞

내가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지 감이 잡

았을 때는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혔다. 서로 멀뚱

히지 않고, 내가 뭔가를 바꾸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멀뚱 눈만 바라보며 잠시 정적이 흘렀다. 무슨 말을

일이라는 생각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한국인이든

해야 할지, 어떤 손짓을 해야 할지 금방 생각이 떠

이주민이든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오르지 않았다. 내가 그 나라 말을 할 줄 아는 것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고 시스템을 갖춰 나가야 하

아니고, 뭐든 말해봤자 전달이 되지 않을 테니, 어

겠지만, 이 지역에서 이주노동자들을 만나는 직업환

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개인의 병력이나 주요 증상

경의학과 의사 중 한 명인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

유무에 대해 미리 스스로 점검한 문진표를 건네받

는 작은 것부터 해봐야겠다. 예를 들어, 기존에 나

지만, 한국어로 된 문진표를 그가 정확히 표시했을

와 있는 외국어 안전보건자료를 사업장에서 활용하

리 없다. 국적에 따라 간단한 영어로 소통할 수 있

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 외국어 문진표를 우리 병원

거나, 한국어가 능숙한 같은 나라 출신 동료의 도움

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 다른 직원들과 의논해보는

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그것은 운이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이 글을 쓰다 보니 갑자기 정

좋은 경우다.

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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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고 살려내자, 작업중지권

과 관련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요. 그에 따라 문제공정에 대한 개선을 진행합니다.

일하는 노동자의 생명, 건강, 삶을 지켜내는 작업중지!

최근에도 소개해 할 만한 일이 있었는데요. 얼마 전 절삭유(切削油)는 기계 가공에서 공구의 냉각과 윤활을 위해서 사용

에 절삭유

되는 액체로, 윤활 작용에 의해 절삭 공구의 수명을 연장한다.

냄새가 심해서

조합원들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인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현장조합원들이 대의원을 찾아갔고, 대의원 이 바로 부서장을 찾아가서 절삭유 냄새 때문에 작 업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 후, 냄새가 빠질 때까지

작업중지권 매뉴얼 구성을 위한 금속노조 현장활동가 간담회

환기를 하며 작업을 미루는 조치를 취한 적이 있습 니다. 그런 일상적 현장활동으로 작업중지가 진행되 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는 사실 노조차원에서 역 할을 한 것이 아니라, 관련한 절차가 모두 진행된 후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에 사후적으로 노조에서 보고를 받아 확인한 건데 요. 보고를 받은 후에 저는 현장에 찾아가서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했고, 재발방지에 대한 계획을 회사 와 함께 수립했어요. 또 한가지 사례를 말씀드리면, 이런 일도 있었어요. 얼마 전 폐수처리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거든요. 시설 이 워낙 낡아서 지붕까지 타버렸습니다. 소방서에서

지난 8월 12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당장멈춰팀

출동해서 불을 진화하는 과정에서 천장을 깼는데,

에서는 ‘작업중지권 매뉴얼 구성을 위한 금속노조

그때 폐수처리장 천장이 슬레이트로 된 것을 발견한

현장주체 간담회’(이하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일터

거죠. 그런데 화재 발생한 바로 다음날, 담당 과장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간담회에 참여한 현장동지

태연하게 배전반 인원들을 투입해서 정리작업을 하

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간담회에서는 ‘매뉴얼

는 거예요. 슬레이트가 석면이라 무방비로 작업을 해

을 왜 만들고자 하는지’, ‘어떤 내용으로 구성할지’,

서는 안 되는 상황인데 말이죠. 그래서 “이 석면 슬레

‘어떤 형식이 좋을지’ 등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진행

이트는 발암물질이고, 제거를 하기 위해 주변을 전체

됐다. 이번 일터 140호에서는 지난 간담회에서 나눈

적으로 밀폐를 한 상황에서 석면철거 전문업체가 정

현장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리정돈을 해야 한다.”라고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당시 투입된 작업자분들은 그런 이야기를 별로 달가

노동조합의 현장활동으로 진행되는 작업중지

워하지 않으시더라고요. 때마침 작업이 진행되는 날 이 금요일이었고, 당장 폐수처리장 정리를 하지 않으

저희 현장에서는 일상적으로 작업환경의 문제가 발

면 다음날 예정된 특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생하면, 해당 부서의 대의원이 회사의 담당 부서장

것이 불만스러웠던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작업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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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하도록 조치를 취했고, 석면 철거 전문업체가 오

실 최근 갑을오토텍은 사측과 지속적으로 싸움을

게 되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대로 해야 할 것이니,

하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사측과의 갈등이

그대로 지키자고 회사를 압박하니까 조치가 이루어

굉장히 고조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에서 파업을 진행하는데, 사측이 생산을 하겠다고

두원정공 지회 노안부장 손상기

관리자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는 일이 발생했어 요. 그때 노동부가 이 문제에 대해 개입하도록 강제 해서, 부분적으로 작업중지를 실행했습니다. 당연히 진행되어야 할 위험한 기계 설비에 대한 사

각 사업장의 특성을 넘어설 수 있어야

전 교육이나 안내, 특수건강검진 등 절차가 이뤄지 지 않은 채, 관리자들이 투입되어 무리하게 설비를

작업중지라는 것이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무겁게 받

가동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니까요. 이에 대해서

아들일 만한 사안인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사실

노동부에 문제를 제기했고, 그 결과 노동부가 직접

두원정공은 소문난 강한 노동조합이기 때문에, 일상

나서서 9일간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것이죠.

적인 노동조합 활동으로 작업중지를 하는 것이 자연

이런 사례를 알려내고, 현장에서 가능한 지점을 찾

스럽게 정착된 거잖아요. 그렇지만 노동조합이 없는

아내는 등 고민을 같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업장에서도 사실 작업중지가 가능할 수 있도록

갑을오토텍 지회 노안부장 안재범

하는 것이 우리 고민의 출발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장에 노동조합이 있거나 없거나, 또 는 노동조합이 있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조직력 이 있냐 없냐, 그리고 조직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회

왜 해야 하는지, 충분한 근거를 갖도록!

사와의 관계에서 노조가 힘이 더 세냐, 약하냐 이런 차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니까요. 이런 각기 다른 조

노동조합이 있다고 하더라도, 노조간부나 활동가들이

건들이 작업중지권을 실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

‘어떤 상황일 때 라인을 멈춰야 하나, 설비가동을 중

도록 하는게 정말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그렇지

단해야 하나’의 판단 근거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않으면, 몇몇 사업장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사례

것이 필요합니다. 이게 매우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이거나, 꿈같은 이야기가 되는 것일 테니까요.

당장 라인을 멈추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할 만한 상

갑을오토텍 지회 노안부장 안재범

황에서 작업중지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사실 앞뒤 안가리고 작업중지를 해야 할 상황인 것 이죠. 하지만 최근에 노동현장에서 작업중지를 해서 고소·고발을 당하거나, 회사로부터 징계에 회부된다

산안법 위반 사항에 대해

거나 말도 안되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잖아요. 이런

노동부가 내린 작업중지 명령

일들이 알려지면서, 주저하게 되는 게 사실이거든요. 산업안전보건법 26조에 노동자의 ‘작업중지’를 명시

그런 수준에서 저도 현장에서 고민이 있었어요. 사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법에 이런 게 있다고 알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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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기본적인 교육이 물론 필요하지만, 한편 이 수준

성을 알려주고 병원을 가겠다고 말했더니, 오히려 나

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령, 사고가 발생하

서서 막더란 말이죠. 그래서 노조 통하지 않고 바로

거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중지를 했다면, 즉

부서에 얘기를 했죠. “이렇게 일 못 하겠다”라고 말

각적으로 임시 산업보건위원회(혹은 노사협의회)를

이죠. 그리고 최소한 문제에 대해서 확인하고 짚고

개최한다든지, 그에 따라 산업보건위원회나 노사협

넘어가자고 해서, 모두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주사

의회에서 사고 조치에 대한 합의와 마무리를 절차

를 맞고 했던 경험이 있었어요.

를 갖는다든지 등의 안내와 교육이 현장에선 매우

사실 작업중지는 ‘어떤 어떤 경우에 하는 것이다’라

필요합니다.

고 현장에 따라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있죠. 아

각 현장의 특성에 따라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이후

니, 오히려 안 정해져 있는 경우가 더 많을 겁니다.

중지부터 마무리까지의 절차 등 현장마다 저마다의

그런 차원에서 작업중지를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노하우가 있는데, 이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자리

노사관계의 문제이고 힘의 문제이기도 하니까, 조금

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또 회사마다

구체적으로 근거를 갖도록 하는데 역할이 필요하다

작업중지를 하게 되면 업무방해에 따른 사측의 탄

고 생각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노조에 힘이 있다고

압이나 압박이 있는데, 각 현장에서 이런 문제를 어

하더라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이니까요.

떻게 풀어내고 있는지 등도 같이 토론하거나 얘기를

두원정공지회 대의원 엄정흠

나눈다면 좋겠습니다. 한국지엠 지부 조합원 안규백

자본에게도 작업중지의 필요성을 각인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현장조합원이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

사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고의 사례는 다양하지 만, 근본적인 원인은 비슷한 것 같아요. 모두가 사전

작업중지를 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 노안부장이나

예방을 위해 라인이나 설비를 멈췄으면 사고가 나지

활동가들만이 아니라, 조합원이 어떻게 이해하도록

않았을 상황이니까 말이죠. 사실 노동자의 생명과

할 것인가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흔히 생각하는 사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보호나 예방을 위해, 작업중지

고만이 아니라, 유기용제 중독이나 각종 질병을 초

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자본에게 더 큰 손해가 발생

래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것이 작업을 중지할

한다는 것을 자본이 인식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할

사안이고,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받아들일 수 있도

것입니다.

록 말이죠.

오늘과 같은 간담회를 계기로, 작업중지 투쟁을 하

가령, 두원정공의 노동조합이 예전 어용노조이던 때

고 있는 현장활동가들이 각자의 현장에서 외롭고 힘

가 있어요. 당시 저를 포함해서 테스트공정에서 기

겹게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지지하고 연대할

름을 다루던 작업자들이 손에 다 피부병이 생겼어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요. 그때 당시 어용노조 노안부장에게 사안의 심각

사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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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삼성반도체에서 발생한 백혈병 사망을 계기로 지

작업을 중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합원이나 활

속적으로 책임을 묻는 싸움을 하면서, 반도체 전자

동가들이 잘 알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산업의 유해한 작업환경이나 직업병의 문제를 사회

산안법 상에 사업주 의무로 돼 있는 안전상의 조치,

적 의제로 만들어낸 것이잖아요. 마찬가지로 작업중

보건상의 조치, 각 사업장별로 특별히 유의해서 살

지권 투쟁 또한 그런 사회적 의제와 쟁점이 될 수 있

펴야 하는 안전, 보건 문제들을 먼저 잘 알아야 위

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험을 인지하고, 작업을 중지할 수 있으니까요.

한국지엠 지부 조합원 안규백

그래서 매뉴얼이 이런 내용을 잘 담았으면 좋겠습 니다. 또, 우리가 먼저 만들려는 매뉴얼은 금속노 조 소속 노동조합 활동가나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 는 것이지만, 나아가 미조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 도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러려면, 이런 내용이

무엇이 '위험'인지도 함께 얘기돼야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미조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 일수록 '작업중지가 필요한 위험 상황'을 인식하도록

예전에 철도 노조 인터뷰했을 때 해주신 말씀인데, 작업중지권 자체에 대한 설명도 중요하지만 '어떤 때

하는 것이 급선무일테니까요. 당장멈춰팀 푸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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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재발견_ 노동시간 에세이

자인 16세기 사상가 캄파넬라는 인간에게 적당한 노동시간은 하루 5시간 노동이라고 썼다. 15세기 철

‘나인 투 나인 9 to 9’의 사회 일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학자·정치가이자 신학자였던 토마스 모어는 『유토 피아』에서 인간에게 적당한 노동은 오전 3시간과 오후 3시간, 합해서 하루 6시간 노동이라고 보았다. 당신은 하루에 몇 시간 일하고 싶은가? 그리고 실제 로 몇 시간 일하는가? 시간제 근무자가 아니라면 대 부분 하루 8시간 이상, 10시간에서 12시간 일하지 않을까? 물론 그 이상 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가 최근 인터뷰한 여러 기업에서 실제 근무시간은 ‘나인 투 나인(9 to 9)',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12시간이 가장 많았다. 하루 중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일하는 데 바치는 셈이다

신경아 노동시간센터 회원,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나인 투 나인’이 왜 나쁜가? 열심히 오래 일해서 승 진하고 월급도 많아져 아파트 평수를 늘리고 낡은 차도 바꾸면 좋은 삶이 아닌가? 그럴 수도 있겠다. 허나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긴 시간 노동으로 잃어버리는 것은 없을까? 건강, 가족과의 저녁식사, 아이들의 웃음소리, 친구, 영화, 산책, 운 동, 여행, 늦은 밤 스탠드 불빛 아래서 책 읽기, 광화

인간은 하루에 몇 시간 일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문 집회 가기... 생각해 보니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

이 질문에 대한 여러분의 답변은 무엇일까? 내 상상

은 것 같다.

엔 이렇게들 답할 것 같다. 노동의식의 역사 초등학생 :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다.” 중학생 : “일하기 싫다.”

인간의 역사에서 ‘노동’이 오늘날처럼 사랑을 받게

고등학생 : “글쎄 안 하면 좋겠지만, 조금만 하고 놀고 싶다.”

된 것은 불과 2~3백 년에 지나지 않는다. 정확히 말

대학생 : “나도 일할 수 있을까?”

하자면 ‘자본주의 시대의 도래’ 이후부터다. 그 이전

취업준비생 : “일만 하게 해준다면 24시간 한다.”

에는 어땠을까? 기독교 신화에 따르면. 신이 인간에

직장인 : “퇴근이라도 정해진 시간에 하면 소원이 없겠다.”

게 내려준 낙원, 에덴동산에서 인간은 아무 일 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신의 노여움

이 질문은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수 세기

을 사 에덴에서 쫓겨나게 된 아담과 이브는 “땀 흘

전 ‘노동’에 관심을 가졌던 사상가들은 이 문제에 대

리는 수고를 하지 않고는 먹을 수 없으리라”는 저주

해 거의 일치된 답변을 했다. 『태양의 도시』의 저

의 메시지를 받는다. 이처럼 서구인들의 의식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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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하는 기독교 사상에서 노동은 신의 처벌이었다.

휴가가 적어 연간 노동일수가 많고 1일 노동시간도

중세시대까지 서구에서 노동은 사회적 하층계급의

길다. 또 노동을 그만두는 시점, 최종 은퇴연령도

의무였다. 노동은 안 하면 안 할수록 좋은 것이었

높다. 지난 세기말 유럽에서는 노동자들의 퇴직 연

다. 오죽하면 중세의 귀족들이 글씨 못 쓰는 것을

령을 높여 연금 수급시점을 늦추려는 법안이 통과

자랑으로 여겼고 글씨를 쓰느라 모양이 망가진 손

되면서 노조를 중심으로 강한 저항이 있었던 데 비

을 가진 이를 경멸했을까. 생계를 위해 글씨를 써야

해, 한국에서는 노동자들 스스로 퇴직을 늦추고 싶

했던 사람들은 낮은 계급이었기 때문이다. 노동의

어 한다. 70살까지는 일하고 싶다는 것이 내가 만나

의무에서 자유로운 자. 그들이야말로 선택받은 계

본 중고령 노동자들의 희망이었다.

급이었다.

한국인들이 장시간 노동지향의 DNA를 갖게 된 것

동양도 마찬가지다. 조선시대 양반 남성들은 농사

은 20세기 산업화의 산물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

나 수공업에서 면제되었고 글을 읽을 자유와 책임

리는 압축적 성장기를 거치면서 한국인들은 언제까

이 주어졌다. 노동은 노비와 농민, 여성의 몫이었다.

지가 될지 모르는 길고 긴 레이스에서 쉼 없이 뛰

한 예로, 『구운몽』, 『사씨남정기』의 저자 서포

고 또 뛰었다. 그 결과 식민지와 전쟁을 경험한 빈

김만중은 양반 가문이었지만 벼슬을 그만둔 아버

곤국에서 아시아의 용(龍)이 되었고 세계적인 대기

지를 대신해 어머니의 바느질로 가족의 생계를 꾸

업도 몇 개 등장했다. 인터뷰하며 만난 많은 노동자

렸다. 과거에 급제한 양반들은 관직을 얻어 가족을

들이 일하는 시간이 길고 늘 피곤하며, 가족과 함

부양할 수 있었지만, 대다수의 양반계급 남성들은

께하거나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

과거 준비를 하며 일생을 보냈고 먹고 살기 위한 농

했다. 그렇지만 그들 중 노동시간을 줄이겠다고 생

사와 길쌈, 수공업은 농민과 여성과 수공업자 그리

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임금이나 승진 등

고 노비들이 수행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노동이 모든 사람들의 의무이자 권리가 된 것은 근

찬성하는 사람보다는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이다. 잘 알려진 대로, 서구의

사실 노동시간을 줄이면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할지

프로테스탄트혁명을 거치며 직업은 신이 내려준 소

도 걱정스럽다. 얼마 전 노르웨이에서 만난 한 여교

명(calling)이 되었고 부(富)는 근면의 표식으로 신

사는 자신들은 오후 4시면 퇴근해 집으로 간다는

의 선택을 예고하는 기호(a sign)가 되었다. ‘일하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순간 궁금했다. ‘4시에 퇴근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구호는 고아나 가난뱅이,

해서 뭘 하지?’ 반대로 그녀는 한국에서는 7~8시에

알콜 중독자들을 가둬 강제노동을 시키는 구빈원

퇴근한다는 나의 말(더 늦게 퇴근하는 곳도 많지만

(救貧院)에서부터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자본

말하기가 창피했다)을 듣고 물었다. “그 시간까지 회

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은 노동자가 될 권리를

사에서 뭘 하나?”

부여받으며 노동자가 될 의무를 지게 되었다.

일과 가족을 양립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고 부 모휴가 등 가족돌봄 시간을 넉넉히 준다는 스웨덴

우리 안의 일중독 DNA, 다른 욕구를 억압한다

과 핀란드, 노르웨이에서 내 눈에 띄었던 것은 수 많은 공원, 산책 나온 아이들과 부모들, 집에서 즐

한국인들은 오래 일한다. 세 가지 의미에서 그렇다.

길 수 있는 여러 놀잇감이었다. 더 깊은 인상을 받 47


았던 것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수많은 결사체들이었

일 내내 야근할 때가 있어요. 그리되면 그 다음 일

다. 스웨덴에서는 은퇴한 노인들도 서너 개의 사회

요일 날은 꼼짝을 못해요. 그냥 하루 죙-일 잤어요.

적·정치적 모임에 소속해 있으며 토론과 정치참여 를 위한 활동에 적극적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

Q. 직장을 바꾸신 후, 좋은 점이랄까요,

하고 스웨덴을 비롯한 EU 국가들에서 실시된 여론

그런 게 있으십니까?

조사를 보면, 사회적 참여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 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박영수(가명) : 시간이 많아서 좋아요. 내가 책을 볼

몇 해 전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EU와 같은 설문조

수도 있고,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시간이 많아서 좋

사를 했는데, ‘노동시간이 너무 길고 가족생활시간

아요. 금요일 날 5일 근무인데도, 우리는 한 십 년

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많았지만, ‘사회 참여를 위한

전부터 5일 근무를 했어요. 저는 금요일 한, 세시 되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매우 적었다. 사회 참여

면 와요, 집에. 한가하니까. 그 대신 그 전에 일은 다

에 대한 욕구 자체가 형성되기 어려운 조건에 있기

해놓고 오죠. 시간이 많은 게 제일 좋아요. 근데 저

때문이다. 기본적인 휴식과 가족생활조차 영위하기

사람(부인) 같은 경우 토요일 오전근무까지 하거든

어려운 상황에서 사회적 관심을 가지고 정치적 활

요. 그러니까 저하고 시간이 안 맞아요. 어딜 갈라

동에 관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가 힘들 것이다.

면 금요일 날 오후에 가면 딱 좋은데, 그럼 한 이삼

너무 긴 노동시간은 인간의 내면에서 다양한 욕구

일 쉬잖아요. 저 사람은 토요일 날 오전까지 근무를

가 형성되는 것을 막는다.

하니까 오후 돼야 시간이 나거든요. 저는 시간이 많은 게 제일 좋아요. 책도 볼 수 있고 밭에 정원에

짧아진 노동시간이 가져다 준 삶의 변화

쑥도 캘 수 있고, 나물도 있으니까. 가을 같은 때 밤 도 딸 수 있고. 그게 한 가지가 제일 좋아요.

노동시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후 나는 남성노동 자들의 삶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산업화 시

일요일만 되면 피곤에 지친 몸을 누이고 밀린 잠을

대를 살아온 남성들의 구술 생애사를 통해 한국사

자는 일상과, 주 5일제 근무로 책을 읽고 운동하고

회의 남성들이 어떻게 일중심적인 삶을 살게 되었

들로 나가는 삶에 대한 진술은 한 사람의 이야기이

고 그것이 한국의 남성성과 가족, 젠더관계에 가져

지만 매우 다른 정서를 담고 있다. 때로 일주일 내

온 변화는 어떤 것인지 살펴보려는 목적에서였다.

내 야근을 해야 하는 지치고 피곤한 모습과 금요일

그때 인터뷰한 내용을 잠시 소개한다.

오후부터 주말을 쉬는 덕분에 책도 읽고 자연도 즐 기는 서정적인 인간의 모습, 두 가지 이야기가 담겨

Q. (과거에) 선생님은 일요일 날 쉬실 때에

있다. 인터뷰에 응한 박영수 씨는 "시간이 많은 게

보통 뭐하셨습니까?

제일 좋다"고 되풀이했다. 일에서 벗어난 ‘시간’이 자 기 삶에서 어떤 다른 의미를 갖는지 느끼고 있기

박영수(가명) : 쉴 때 그때는 주로 자는 경우가 많았

때문이다.

었어요... 그 전에는 주로 잠을 많이 잤어요. 피곤하

‘일중독’은 일이 곧 자아의 중심이며 일 이외의 다른

니까... 주야간 하고 오면. 그것도 야근, 며칠씩 일주

삶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상태, 일이 없어지면

48


자신의 삶도 끝난다고 느끼는 의식상의 특징을 말

있고 덕분에 사람들은 너무 오래 일하지 않아도 충

한다. 1960년대 박정희 정부는 산업화 역군이라는

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간은 사회

이름 아래 일중독을 보편적 정서로 만들었다. 50여

적 불평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 속의 일중독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일중독은 좋은 삶

DNA가 지워지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사회

이라는 20세기적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 불평등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

500여 년전 토마스 모어나 캄파넬라는 어떻게 5~6

서 노동시간 단축요구는 한국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시간 노동을 주장했을까? 생산과 배분이 적절히 통

비판적 성찰과 함께 가야 한다.

제되는 사회에서는 부의 지나친 불균형을 막을 수

일과 여가

2012년 15세 이상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가생활 욕구와 필요성‘ 조사 중

어떤 시간을 원하나요? 17.6%

(자료 출처: 서울시, 2011서울서베이)

>

더 많은 수입을 위해 일을 더 하고 싶다

44.6% 여가시간을 더 가지고 싶다

하지만… 노후에 활동하기를 희망하는 삶을 물었더니 ‘소득창출’이 2위.

58.8

55.1 35.4

39.3

43.3 26.3

취미.교양활동

소득창출

자원봉사

종교활동

자기계발

손자녀 양육

49


문화읽기

시설 안전대책 보완 등 7가지 조건을 이행했을 때 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건대 사

설악산 케이블카가

실상 통과나 다름없다. 가령 국립공원위원회는 지 난 2012년 6월과 2013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환경 부가 ‘멸종위기종 등 법정 보호동물의 주요 산란처

산의 민주화?

및 번식지를 회피하고, 아고산(亞高山) 식생이 자생 하는 지대는 회피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들이 밀며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중단시켰던 기준까지 도 어기면서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 국립공원위원회 위원장이자 MB 정권 시절 환경 영향평가를 무시하고 22조 원의 4대강 사업을 추진

재현 선전위원

했던 전력이 있는 정연만 전 환경부 차관과 2014년 10월 설악산 케이블카를 살려야 한다며 조기 추진 을 지시한 창조경제의 선봉장 박근혜 대통령이 있 었다. 박근혜 정부는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로 창조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환경정책평가원에서 발 표하는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데 온 힘을 기울 였다. 가령 예상 탑승자 수를 늘리거나, 강풍 및 안 전점검 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365일 케이블카를 운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서 수익을 산출하면

2009년 나는 강원도 양양에서 2년을 살았다. 엄밀

서 창조경제 목적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히 말하면 양양에 있는 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

윤 앞에 안전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면서 산악지대

당시 간부들은 나중에 전역하고 양양에 오면 설악

능선으로부터 불어오는 빠른 풍속에 대한 안정성

산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케이블카가 만들어져 있을

문제는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

테니 꼭 놀러 오라고 했다. 당시 양양을 제 발로 찾

설악산 케이블카로 지역 경제발전의 부푼 꿈을 안

아오는 상상만으로 끔찍할 때라 한 귀로 듣고 한 귀

고 있는 양양군은 환경부의 가이드라인에 거론되는

로 흘렸었다. 그러다 최근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논

설악산에 법적 보호종인 산양, 수달, 삵, 담비 등의

란을 접하면서 문득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배설물이 일부 발견된 건 맞지만, 이곳이 서식지는

지난 8월 28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강원도 양

아니라고 주장하며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가 문제없

양군이 신청한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오색지

다는 입장을 줄곧 밝혔다. 양양군은 지난 6월에도

구부터 대청봉 정상에서 1.4km 떨어진 끝 청 사이

산림청이 설악산 케이블카에 대한 국립공원 계획

3.5km를 운영하는) 시범 사업안을 통과시켰다. 탐

변경 협의 검토보고를 통해,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방로 회피 대책 강화, 멸종위기종 보호 대책 수립,

예정지에서 산사태와 낙석 우려 지역이 있다는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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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또한 사업 계획을 심의 의결하는 과정에서 제외

오색그린야드호텔 1천만원 / 재경양양군민회 1천만원 / 대

했다.

한불교조계종 휴휴암 1천만원 / 양양군농협지부 5백만원 /

정권과 지자체의 개발붐을 바탕으로 건설자본과

성심레미콘 5백만원 / 재성정보통신 5백만원 / 충요공원 5

토호세력은 물론 전경련까지 나서서 설악산 케이블

백만원 / 나노인스텍 5백만원 / 양양MG새마을금고 5백만

카 설치는 장애인과 노약자가 산 정상에 오르도록

원 / 속초양양 축협 5백만원 / 양양군 번영회 3백만원 / 오

보장하는 ‘산의 민주화’라고 칭송하며 설악산 케이

색2리마을주민 2백만원 / 한양석재 2백만원 / 양양군새마

블카 설치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이들

을회 2백만원 / 자유총연맹 양양지회 2백만원 / 낙산신용협

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시작으로, 전국의 국립

동조합 2백만원 / 대운건설 1백만원 / 낙산사 6백만원 / 동

공원을 상품화하는 야심에 찬 꿈을 품고 있을지도

방관광 1백만원 / 양양주료합동 1백만원 / 설악임업영농조

모른다.

합법인 1백만원 / 동거동락(식당) 1백만원 / 신흥토건 1백만

이윤 앞에 정권과 자본은 물론 지자체를 비롯해 전

원 / 정일 부동산 1백만원 / 일양레미콘,아스콘 1백만원 / 최

경련까지 전방위적인 공격에 위태로이 서 있는 설악

고횟집 1백만원 / 시원안전산업 1백만원 / 서진중기 1백만

산 국립공원의 나무와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

원 / 대한펌프카 1백만원 / 동해막국수 1백만원 / 녹원갈비

가는 멸종동물의 삶이, 꼭 노동개혁과 청년실업 해

1백만원 / 색연필 양양사랑점 1백만원 / 강원송이산 영농조

소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라며 정권과 자본의 칼날

합법인 1백만원 / 뚜레쥬르 양양점 1백만원 / 동해사 1백만

앞에 풍전등화 같은 노동자 민중들의 모습을 보는

원 / 그린환경 1백만원 / 광고사 5십만원 / 단양면옥 1백만

것 같다. 숨이 콱 막혀오는 요즘 설악이 내게 묻는

원 / 함경면옥 5십만원 / 윤..규 십만원 / 전노련강원영동지

다. 야만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역연합회 5십만원 (우리가 아는 그 전노련 아닙니다) / 안..현 십만원 / 대명 쏠비치 양양 2백만원 / 은하뷔페 1백만원 /

* 원고를 넘기기 직전인 8월 29일 설악산 케이블카 유치 추진위 원회서 발표한 성금 내역을 공개하며 마친다. 양양군 의회 의원 및 도의회 의장, 의원을 비롯해 양양군 체육회, 부녀회, 노인회,

양양초교42회 졸업생 5십만원 총액 1억 1천 2백 2십만원 (출처 : 강원저널)

산불 감시단체, 학교 동창회 등의 명단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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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날 이주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조 합법화 는 한국 사회에서 함께 사는 모든 이주노동자에게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며 "모든 이주노동자의 인권

10년 걸린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합법화

과 노동권을 보장받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2015년 7월 9일의 일이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차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 언을 하였다. 권성동 의원은 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노동부 장관과 질의를 통해 “우리가 싼 맛 에 외국인 근로자를 쓴다”면서 “다른 나라도 마찬 가지다. 외국인 근로자한테는 임금을 많이 안 준 다. 최저임금 대상에서 제외한 나라도 많다. 우리나

유상철 노무사 (노무법인 필)

라처럼 외국인 근로자를 이렇게 잘 보호하는 나라 가 없다”며, 최저임금 대상에 외국인노동자를 제외 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들 40%에 숙 식을 제공하는데 숙식비에 최저임금까지 하니 외국 인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높다”며 “선진국도 숙박비 가 최저임금에 삽입 되고 있다. 이런 얘기 하면 국 제 감각이 떨어진다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명동은 늘 사람이 붐비는 곳이다. 특히 12월이 되

에 외국인 근로자들의 후생복리가 지나치게 좋아지

면 더욱 그렇다. 개인적으로 12월을 명동성당에서

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돈까

보냈던 적이 있다. 1996년 12월과 2003년 12월이다.

지 많이 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주노동자를 새

2003년 11월 중순경 이주노동자들은 단속추방 반

경 받는 머슴으로 치부하고 있다.

대를 외치며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하였다. 그해 크 리스마스 무렵 눈발이 흩날리는 명동성당 들머리에 서 춤과 노래로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난다. 그날은 알싸한 추억으로 가슴 깊은 곳에 묻혀 있다. 이주노 동자들은 명동성당 농성을 마무리한 후 이주노동조 합 설립을 준비하였고 2005년 4월 24일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이주노조 건설을 위한 기나긴 투쟁을 시 작하였다. 그리고 10년이 흘러 지난 8월 20일 노동 부는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주노 조)에 설립 신고증을 교부하였다. 10년이 걸렸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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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에 벌어진 일이다. LG유플러스 협력업체

노동법이 만들어진 역사는 노예와 같은 삶을 떨쳐버

노동자들이 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을 하였다. 6개

리고 노동자로서 권리를 확장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월이 지나도 사건이 처리되지 않자 근로감독관을

처절한 투쟁의 결과였다. 그래서 최소한이나마 근로

찾아갔다. 근로감독관은 충격적인 말은 하였다. “여

기준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등 개별적 영역의

러분들이 사실은 요새 노예란 말이 없어 그렇지 노

노동법, 집단적 영역의 노동법이 생겨난 것이다. 노

예적 성질이 근로자성에 다분히 있어요. 근로자도

동법은 최소한의 규범이다. 때문에 “반드시 이것만

노동법에 보면 돈 주는 만큼은 ‘너는 내 마음대로

은 지켜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노동법이 규율

해야 한다.’ 이렇게 돼 있다고, 현재의 노동법도 옛

하고 있는 최소한의 권리와 의무는 어쩌면 노동자를

날 노예의 어떤 부분을 개선했을 뿐이지 사실 이게

노예나 노비와 구분 짓는 기준일지도 모른다.

돈 주고 사는 거야 이게”라는 말을 하였다. 사실상

하지만 노동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의 생각이나 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노예”와 다름없다는 것이

동법을 집행하는 행정부의 공무원이나 노동자들을

다. 근로감독관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부랴부랴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도 저열한 것이 현실이다. 이

노동부는 해당 근로감독관을 직위 해제시키고 징계

런 사회적 인식은 비단 이주노동자에게만 국한된

에 착수하겠다고 하였다. 아마도 노동부는 속으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심각한 문제다. 노동법을 통

‘맞는 말을 했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노

해 권리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변화도

예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것만으로도 불쾌했을 것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

이다. 지금쯤 해당 근로감독관은 무슨 일이 있었느

가는 수많은 노동자 스스로 자신을 한번 돌이켜 보

냐는 듯 예전보다 조금 더 좋아진 보직에서 근무하

자. 나를 노예라고 생각하는지? 아닌지? 내가 노예

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처럼 살고 있는지? 아닌지?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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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다시보기

노동시간 단축은 상식! 특집 노동시간을 둘러싸고 계속되는 싸움을 읽고

정라영 후원회원, 한신대 대학원

통권 139호

통권 138호 2015년 8월

노동자가 만드는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그러나 이젠 돈이 없는데 시간도 없는 시대가 도래 했다. 왜 시간이 없을까? 왜 없어 졌을까? www.kilsh.or.kr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시간부족은 성인이 되어야 겪는 문제가 아니다. 초등학생이 되는 순간, 혹은 그 이전

2015・ 8

부터 아이들 역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뺏긴다. 수능을 마친 후에도 마찬가 특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지이다. 대학생을 ‘놀고 먹는다’고들 하지만 대다수 대학생은 이 말을 듣는 순간 발끈

노동시간을 둘러싸고 계속되는 싸움 2015-08-12

오전 12:17:02

할 것이다. 내가 대학교에 들어와서 경험한 과제와 시험 부담은 상상할 수 없는 양이 었다. ‘지금이 내 생에 가장 바쁜 날이겠지’하는 푸념이 해마다 반복되었고, 바쁨의 정도는 매학기 갱신되었다. 학점관리 하면서 스펙도 쌓아야 하고 생활비도 벌어야 한다. 이것이 지금 대학생들이 처한 현실이다. 학생들은 이처럼 취업이 되는 순간까 지 끊임없이 무언가에 시간을 쏟아야 한다. 그렇게 노력해서 취업을 하고나면, 이젠 일이 너무 바쁘다. 야근과 특근의 일상은 어느 직장이나 동일하다. 8월호 특집기사를 보면 2012년 OECD 평균 노동시간이 1,765시간인 것에 비해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은 2,856시간으로 1,000시간이나 더 일했다. 그럼에도 장시간 노동을 인식하지 못했 다고 하니 정말 놀라웠다. 기사 중 「주간연속2교대제 투쟁 교전에서 나타난 노동시 간 - 생산성을 둘러싼 교전」에 이런 구절도 있다. “‘노동자 모두가 잠든 시간’은 자동 차 노동자들이 처음 겪는 사건이다. 이들은 단 한 번도 동료들이 모두 잠을 자는 시 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 밤에 잠을 자야 건강에 좋다는 것, 장시간·야간 노동이 나 쁘다는 것은 다들 아는 이야기이다. ‘밤에는 잠을 자야 한다’는 이 당연한 이치가 자 본이 개입되자 투쟁해야만 하는 사안이 되었다. 이런 장시간·야간 노동이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일까? 보건의료 학생단체 매듭이란 곳에서 여름건강현장활동 프로그램으로 청천공단에 방문한 적이 있다. 이곳은 95%의 사업장이 20인 이하로 구성되어 있고 사업주와 관리자마저 하 루 12시간 이상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박카스 광고 중 ‘대화 회복’ 편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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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 노동자의 현실을 잘 표현했다. 광고에 나온 ‘집에서 소외된 아빠’ 모습은 ‘직장 인 아무개씨’는 있으나 가정에서는 투명인간인 사무직노동자의 일상을 보여준다. 의 사 같은 전문직종도 마찬가지이다. “‘주 100시간 노동’…수술실서 조는 전공의들”이 라는 기사를 보면 1년 중 병원에 가지 않는 휴가는 7일이고, 당직이 아니더라도 밤 11~12시에 퇴근한다. 전공의 경우 평균 노동시간은 주 93시간, 인턴은 116시간이라 고 한다. 왜 일을 하는가? 일 하는 것은 선택인가? 흔히 말하듯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았 다면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한다. 그러나 살기위해 취업을 한 것인데, 어느 순간 ‘삶’ 은 사라지고 ‘노동만 하는’ 삶으로 변모한다. 영화 <인타임>에 나오는 살기위해 노동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 본다. 그들은 그야말로, 살기위해 노동한다. 노동 하며 시간이 소모되고, 삶을 위해 다시 노동해야한다. 결국 살기위해 일하다 죽는다. 이는 영화 속 상상이 아니다. 한국 노동자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비정규직들, 특히 여 성과 청소년의 경우 더 심하다. 여성은 직장 퇴근 후 가정에서 가사노동을 수행하고, 청소년도 학업노동을 해야 한다. 정규직이라고 다르지 않다. 연 7천만 원이란 고임금 을 받는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들이 주간근무만 했을 시 받는 급여는 월 120~130만 원 수준이라고 한다. 즉 7천만 원이란 금액의 대부분이 초과노동에 대한 임금인 것 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시간·야간 노동을 ‘선호’한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기 본급이 이렇게 낮은 데 어떻게 추가로 노동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한 해고나 승 진의 불이익에서 벗어나 할당된 일을 끝내지 않고 정시에 퇴근 할 수 있는 노동자가 얼마나 있을까? 업무량을 조절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노동자에게 가능한 일인가? 기계 발전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면서 상식적으로 노동시간은 단축되어야 한다. 실제로는 기계발전이 노동 강도는 높이는 반면, 노동시간은 유지 또는 증가되었다. 이제는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 노동시간 증가는 일자리 창출이 심각하게 요구되 는 현재 추세에도 어긋난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하기 위한 삶이 아닌, 인간다운 삶 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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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저러쿵

개혁의 대상이 되어버린 나

윤성호 회원, 도시철도 기관사

며칠 전 가판 신문 헤드라인에 노사정 대화 재개 라는 제목과 함께 한국노총 위원장 을 비롯한 노사정 대표 4명이 손을 잡고 웃고 있는 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졌다. 새누리당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정부가 추 진하는 개혁의 대상자는 공기업 노동자들이며 방법은 노사정위원회를 열어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해고를 쉽게 하는 입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내용은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저성과자 퇴출제인데 내가 보기엔 그냥 노동자 개별 화다. 전체 노동자 대비 조직 노동자 비율이 10%도 안 되는 한국에서 그 조직 노동 자들을 개별화하겠다는 발상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생각인데, 그런 일을 노동조합 대 표가 직접 나서게 하겠다는 정부의 마력이 대단하다. 노동조합 대표에게 노동자를 개별화하는 회의에 참석하라는 정부도 이상한 정부지 만 참석하는 한국노총 위원장은 내 눈에는 귀신으로 보인다. 오세훈이가 서울시장 시절, 도시철도공사에 ‘5678’ 서비스단이라는 퇴출 조직을 만들 었다. 기관사들은 서비스단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수동운전으로 실적 경쟁을 했으 며 주말마다 봉사 활동 참석경쟁을 했고, 참석하기 싫은 회사 회식에 꼬박꼬박 참석 해야 했다. 또 여름에 에어컨을 켜지 못했고,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저절로 불이 꺼 졌다. 에너지절약 시민 계도 방송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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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유증은 대단했다. 당시 노동조합 위원장은 자회사 사장으로 갔고 기관사들은 4명이 자살에 이르게 됐다. 신기하게도 경쟁이 한창일 때는 아무런 일이 없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반드시 사고가 났다. 나는 요즘 거리에 나부끼는 노동 개혁 반드시 이루겠다는 새누리당의 의지 섞인 플 랑카드를 볼 때면 여러 사람 죽이겠다는 글로 읽힌다.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 개혁인가?

‘5678’ 서비스단이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5678서비스단’은 노동조합 활동 징계자, 고령자, 개인적 사유로 인한 징계자 등으로 구성된 사실상의 강제퇴출 프로그램이었다. 서울 도시철도 공사는 ‘5678’ 서 비스단에 속한 노동자들에게 부정 승차단속, 열차 내 무질서 단속, 포스터와 스티커 붙이기 같은 업무를 수행하게 하면서, 수년 동안 전문적인 일을 하던 노동자들에게 수치심, 무시당 한 느낌 등을 주었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심각한 직무스트레스와 우울 증상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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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퀴즈로 본 일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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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열쇠

8. 지난 8월 12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팀에서 1. 올해 4월, 민주노총과 함께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사업 는 ‘작업중지권 매뉴얼 구성을 위한 금속노조 현장주체 간 에 참여하는 전국 8개 ○○○○에서 노동실태조사를 진행 담회’를 진행하였다. 간담회에서는 ‘매뉴얼을 왜 만들고자 했다. 이중 서울 구로, 경남 녹산, 울산 매곡, 대구 성서 지 하는지’, ‘어떤 내용으로 구성할지’, ‘어떤 형식이 좋을지’ 등 역에서는 설문조사 내용으로 ○○○○ 건강권 실태를 조사 에 논의가 있었다. p.40 했다. p.22

2. 지난 8월 28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 양양군 세로열쇠 이 신청한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 사업안을 통과시 1. ○○○○○○○○○○는 전문 교육을 받은 관리사가 출산 켰다. p.48 가정을 방문해 산모의 건강회복과 신생아 돌보기, 그리고 3. 사측의 민주노조 파괴 시나리오에 의해 전직 경찰과 특 이에 관련된 범위 안에서의 가사를 주 업무로 하는 직업이 전사 등 군경 이력을 가진 자들을 노조 파괴 용병으로 채 다. p.18 용한 사업장. ○○○○○ 자본은 용병에게 특정 지회간부 테 러, 금속파업 시 대체인력 및 파업파괴, 생산량 UP, 폭력사 태유도 및 구사대, 직장폐쇄 후 선별복귀까지 계획한 것이 노조파괴문건으로 확인되었다. p.30

4. 2015년 6월 지방노동위원회의 시설관리 노동자에 대한 부당해고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있는 사업장 p.14

7. 2012년 OECD 평균 노동시간이 1,765시간인 것에 비 5. ○○○○○○공사는 ‘5678서비스단’이라는 노동조합 활동 해 자동차 ○○○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2,856시간으로 징계자, 고령자, 개인적 사유로 인한 징계자 등으로 구성된 1,000시간이나 더 일했다. 그럼에도 장시간 노동을 인식하 사실상의 강제퇴출 프로그램을 운용하면서 사회적 논란을 지 못했다. p.52 빚은바 있다. p.54 9. 한국인들이 ○○○ 노동지향의 DNA를 갖게 된 것은 20 6. ○○○○○○○○은 위험천만한 현장 내 발암물질에 대한 세기 산업화의 산물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압축적 파악과 이후 현장을 바꾸기 위한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노 성장기를 거치면서 한국인들은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는 길 동조합은 조합원들이 노동자의 건강을 기준으로 제품을 도 고 긴 레이스에서 쉼 없이 뛰고 또 뛰었다. p.45 입해야 한다는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조사과정, 대안마련 토론에서도 조합원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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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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