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174호 / 2018.8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뜨거워지는 지구, 노동자 보호는? 건설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고, 노동자의 삶도 바꾼다 문송면’원진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위 활동을 돌아보며
1023일 만에 첫 매듭 반올림을 비롯해 수많은 연대 단위가 꿋꿋이 세 번의 겨울을 나고 세 번째 맞는 여름을 버틴 결과, 1023일 만에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매듭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오 는데 2013년 2월 반올림이 삼성으로부터 직업병 해결을 위한 교섭을 제안받은 날로부터 꼬박 5년 7개월이 걸렸습니다. 당시 삼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든 조정위원회 권고안을 받 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반올림은 2015년 10월 7일 삼성의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 며 농성투쟁에 나섰습니다.
소수의 인원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직업병 피해자 및 유족과 함께 어떻게 농성을 해야 할지 걱정과 근심을 안고 시작했지만, 여러 동지들의 연대로 1023일을 울고 웃으며 버틸 수 있었습 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농성장은 오성급 호텔이었고, 투쟁의 현장이었고, 삼성과 재벌 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 시민들의 거점이자 이윤에 눈이 먼 삼성 왕국이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일깨워주는 교육 현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세 번의 겨울을 나고 세 번째 여름을 맞이하는 동안 삼성은 끄떡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과정에서 부정부패와 정권유착으로 3대 세습을 완성해나갔 습니다. 게다가 삼성은 삼성의 앞잡이 언론과 가족대책위를 통해 “삼성 직업병 문제는 다 끝 났다” “보상도 마쳤다”며 농성을 깎아내렸고, 세상 사람들이 우리 목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존 재를 가리고 지우고자 했습니다.
이에 맞서 반올림은 연대 단위와 함께 촛불 항쟁의 중심에서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 사과, 이 재용 구속과 재벌체제 청산을 외치며 투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촛불은 끝났지만 매 주 수요일 반올림 농성장에선 이재용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을 끄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힘은 삼성이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결국 단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 는 점을 일깨웠습니다. 그리고 삼성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으며, 마침내 삼성 직업병 문제 해 결에 첫 매듭 하나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한편, 이번 사실상 강제조정(중재) 방식 결정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 니다. 반올림은 2015년 출범부터 지금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조정위원회 와 삼성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라는 사회 구성원들의 요구와 바람을 저버리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찬바람이 불 때 쯤 조정(중재)안이 완성되고 실행될 것입 니다. 그때까지 첫 매듭이 단단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길 부 탁드립니다. 독자에게
01
출처 : 금속노동자 발행인 김형렬 발행기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선전위원 경희, 승종, 영우, 세은, 종호, 나래, 지나, 재현 만평 박원종 편집·표지 언제나봄그대곁에 인쇄 동광문화사 발송 산재공동체 발행일 2018.8.6 전화 서울 02-324-8633, 수원 031-247-8633, 부산 051-816-8633 팩스 서울 02-324-8632, 수원 031-247-8632 이메일
특집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04 08 10 13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10년의 기록
16
노동자에게 필요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laborr@jinbo.net 홈페이지 www.klish.or.kr
02 2018년 8월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바란다 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10년 노동자 직업병 산재인정의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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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역에서는 향남에서 “우편물에 담긴 일과 건강에 관한
현장의 목소리 2018 여름건강현장활동 대학생, 모두의 건강을
토크콘서트” 열려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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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뜨거워지는 지구, 노동자 보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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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연구리포트 인천공항 수하물시설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및 작업환경 실태조사
28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폭염 속 노동시간
30 32
사진으로 보는 세상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편의점 알바, 누가 쉽다고 하나요?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건설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고, 노동자의 삶도 바꾼다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폭염 속에 노동자들이 죽어간다
50
노동자 건강 상식 당뇨 이야기
52 문화읽기 사당동 더하기 25
54 이러쿵 저러쿵 문송면·원진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위 활동을 돌아보며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출처 : 호나라
국제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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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03
특집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10년의 기록
재현 선전위원장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10살 생일을 맞아 자화자찬 근로복지공단
(이하 질판위) - 2006년 12월 노사정 합의 이후 2008년 7월 1 일 발족했다.
지난 7월 산업안전강조주간을 맞아 업무상질 병판정위원회 10년 기념식 진행했다. 이 자리에 서 근로복지공단은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 질판위는 뇌·심혈관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정 신 질환 등 업무 관련성 평가가 어려운 업무상 질 병 판정의 전문성과 공정 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었 다. - 질판위원은 변호사 또 는 공인노무사, 의사, 치 험 관련 업무 5년 이상 종사자 등이 판정위원 임 무를 수행한다.
2018년8월호 8월호 04 2018년
출처 : 근로복지공단
과의사, 산업재해보상보
- 질판위는 10년간 9만 2000여 건의 산재를 심
질판위 문제는 없었나
의했다. 10년간 판정 위원은 218명에서 550명
- 2008년 질판위 발족 이후 업무상 질병 승인율
으로 확대되었다.
이 2009년 39.0%, 2011년35.7%로 감소했다. - 뇌·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2008년 21.7%이었
- 2008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출범 전 업무
던 업무상 질병 승인율이 2009년에는 15.6%,
상 질병 승인율이 45.4%였는데 2017년 현재
2010년에는 15.5%로 감소했다.
52.9%로 소폭 상승했다. -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도 업무상 질병 승인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
이 2008년 61%에서 2009년 53.7%, 2010년
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명실상부한 업무
46.9%로 감소했다.
상질병 전문 판정기구로서 그 존재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 정신질환도 업무상 질병 승인율이 2008년 31.6%에서 2009년 25.5%, 2010년 16.7%로
“앞으로도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연대하여 업
감소했다.
무상질병 판정의 전문성과 공정성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 근로복지공단 심
- 당시 업무상 질병 승인율이 계속해서 감소하자
경우 이사장
노동계로부터 질판위가 객관성과 전문성을 이유 로 산재를 협소하게 판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엉터리로 진행되는 재해조사로 인해 객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산재 승인률 변화
관성, 전문성에 신뢰도가 낮아졌다.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43.5%
39.3%
36.1%
35.8%
38.9%
44.1%
45.1%
44.9%
44.1%
53.9%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 2018년 3조8312억 -> 2017년 말 15조 7,893억. 그동안 3배 이상 수입을 기록
출처 : 금속노동자
승인율
2008년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05
특집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 결국 2016년 금속노조는 질판위 기능에 대해
- 심지어 2010년~2017년 상반기까지 한 번도
문제를 제기하며 서울질판위원장 퇴진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심의 위원도 627명에 달
농성 투쟁에 돌입했고, 그해 위원장이 사퇴했다.
했다. 결국 질판위는 일부 회의에 참여하는 심의 위원이 독식하는 구조로 진행되었다.
- 서울질판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것은 전체 업무 상 질병 사건 30%를 서울이 담당하기 때문이었
- 결국 이러한 상황은 새로운 화학물질과 위험한
다.
작업환경 등 업무상 질병에 대해 질판위원이 자 신들이 주장하는 객관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판
- 이듬해 2017년 서울질판위원장 교체 이후 전
정하는 데 있어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
체 업무상 질병 승인율은 52.9%로 다소 높아졌
미한다.
다. 이 승인율은 2008년 질판위 발족 후 가장 높 았다.
-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 림’에 따르면, 반올림이 반도체 직업병으로 산 재를 신청한 노동자가 99명인데 이중 인정받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의 문제점
은 사람은 29명에 (약 29%)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는 2017년 질 판위 평균 승인 율 52.9%, 직업 성 암 승인율이 61.4%인 것을 고 려했을 때 매우 낮은 수치다. 이 렇든 질판위가 새 로운 반도체·전 자산업 노동자들 의 산재 문제를 객관적이고 전문
출처 :민주노총
성을 가지고 판정 할 수 있는지 의 심스럽다. - 심지어 산재 문 - 최근 질판위가 인력 부족을 이유로 58명의
제에 있어서 신속한 보상과 요양 이후 복귀도 문
심의위원을 10년간 연임시켰다. 이는 심의를 할
제가 생겼다. 질판위가 2008년~2017년 상반기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까지 3,970건을 법적으로 정해진 기한을 넘겨 처리했다.
2018년8월호 8월호 06 2018년
- 질판위 심의 과부화도 문제다. 2017년 상반기
-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재해조사 초기 단계부터
기준 한 질판위원이 반나절에 13.6건을 다루고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를 투입해 신속성과 전문
건 강 13분 정도를 다룬다. 이는 노동자가 일하
성을 강화했다.
다 왜 병에 걸렸거나 죽었거나 자살했는지 등을 판정하기에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이다. 판정위
- 법원 판례조차 반영하지 않을 정도로 보수적이
원에게 사전에 제출해야 할 자료 역시 늦게 제출
던 뇌·심혈관계질환 산재인정 기준이 완화되었
되면서 더욱이 검토 할 시간이 부족한 현실이다.
다.
- 그 결과 실제 산재신청을 했던 유족들이 질판
- 특히 재해조사 결과 유해요인 노출 수준이 당
위가 노동의 질적 특성이나 스트레스 상황을 고
연 인정기준을 충족하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
려하지 않고 판정을 내리는 것, 질판위원들의 성
하는 ‘추정의 원칙’을 도입하면서 눈에 띄는 변
의 부족, 전문성 부족 등이 산재 과정에서 가장
화가 나타났다.
힘들었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이제라도 변화가 - 법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2015
시작된 것 같아 다행이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
년은 916일간을 심의하기도 했다. 결국 이 피해 는 산재를 기다리는 아픈 노동자들이 입게 된다.
- 산재보험이 아픈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보장하고 그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
최근의 변화
서는 안 된다.
- 업무관련성 전문조사(특별진찰)가 확대되고,
- 질판위가 업무와 관련한 질병의 원인을 객관적
소위원회 운영이 내실화되면서 노동자에게 불
이고 전문적으로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리한 미확인 질병에 대해서는 심의 기회가 한 번
다. 그러나 이것을 산재승인 여부에만 중심에 두
더 제공하도록 했다.
는 것이 아니라 위험으로부터 어떻게 노동자들 을 보호하고 직업 병을 예방할 것 인가로 무게 중 심이 옮겨질 때 비로소 의미 있 는 진전이 있을
출처 : 금속노동자
것이다.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07
특집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바란다
유상철 노무사, 노무법인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질판위) 심의위원
용하여 실물적인 변화가 느껴질 정도의 상황이
으로 위촉되기 전인 2012년 7월. 도시철도 기관
다. 물론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제도 개선을 위한
사의 자살 사건 대리인으로 구술 심리에 참석했
노력은 지속해서 전개되어야 한다. 다양한 논의
었다. 당시 다른 심의위원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과정을 통해 제도 개선 요구가 반영되도록 해야
않은 채 서울 질판위 위원장만 50분가량 집중적
하는 것은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더없이
으로 질문 공세를 퍼부었었다. 서울 질판위 위원
중요한 일이다.
장은 이 사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는 다 양한 이유를 세세하게 열거하면서, 대리인에게
2018년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이 개선되었다.
반박할 수 있으면 한 번 해보라는 태도로 심리를
「뇌·심혈관 질병 업무상 질병 조사 및 판정 지침」
진행하였다. 당연히 사건은 인정되지 않았다. 이
에서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후 행정소송을 통해 지법에서 승소한 후 고법까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라도 업무부담 가
지 올라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었다. 이러한 일
중 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업무의 경우에
이 있고 몇 개월이 지나 질판위 심의위원으로 판
는 업무관련성이 증가한다.”고 보고 있다. 업무관
정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 위원장은 멋쩍은 표
련성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으로 악수를 하였고 아주 공손하고 차분하게
업무시간은 업무관련성 판단의 주요 지표가 된
그날 심의회의를 진행하였던 기억이 난다.
다.
2018년의 질판위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 는 일이었다. 지난 몇년 간 질판위 운영과 관련된
최근 진행한 사건의 노동자는 월요일 새벽 자
제도적 개선 사항은 노동계 요구를 상당 부분 수
택을 출발하여 전국의 거래처를 돌아다니며 AS
08 2018년 8월호
등 기술영업을 한 후, 금요일 야간 또는 토요일
트레스 요인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려
새벽 자택으로 돌아오는 업무 형태로 일했다. 그
고 노력한다. 임상의의 경우 재해자의 구체적인
리고 이 노동자는 근로계약서상 근무지가 자택으
노동과정에 대한 이해보다 의학적 소견을 중심
로 되어 있고, 자택을 산재보험 적용사업장으로
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전문분야의
신고한 상태였다. 사건을 하면서 업무시간을 산
특성을 고려할 때 임상의, 직업환경의학과 외 산
정할 때 자택을 출발하여 거래처에 도착하는 시
재 전문가로 참석하는 이들의 노력이 더욱 중요
간을 모두 업무시간으로 합산하였다. 그런데 근
하다. 물론 주관적인 견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
로복지공단은 자택에서 거래처까지 이동 시간에
니라 개별 사건의 제출 자료와 유사 사례, 판례
대해 거래처에 도착하기 전까지 시간을 업무시간
등을 근거로 심의위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정
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이었다. 대리인이 산정한
이 필요하다.
업무시간과 근로복지공단의 조사 과정에서 산정 한 업무시간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분
민주노총 추천으로 질판위 위원으로 활동하면
명 “업무시간은 근로계약상의 근로시간과는 다
서 회의 참석 연락이 오면 반드시 참석하겠다는
른 개념으로 업무를 위한 준비 및 정리 시간을 포
각오로 임하고 있다. 7일 전에 연락이 오는 관계
함하여 사용자의 지휘, 감독하에 놓여 있는 시간
로 일정 조정이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가급적 질
을 의미한다.”고 지침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판위에서 연락이 오면 조정 가능한 일정을 옮겨
사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이
서라도 꼭 참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재해자의
때문에 질판위 사건들을 종합하여 업무시간 산정
노동과정과 업무특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공
에 대한 세부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질판위 판정
감대가 형성되면 될수록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
의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
과 업무관련성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이어질 수
한다.
있기 때문이다.
질판위는 전문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
근로복지공단이 앞으로 질판위 심의위원을 확
다. 또한, 심의위원의 전문 분야에 따라 각각의
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만일 질판위 심의위원으
전문성에 대해 존중하고 있다. 질판위 심의 전에
로 위촉받아 활동한다면 무엇보다 업무를 수행
심의안뿐만 아니라 제출 자료, 조사 자료 등 모든
하다가 질병에 걸린 재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자료를 심의위원이 검토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
바라보고, 객관화시키고 업무관련성 판단의 타
다. 그러나 심의회의를 진행하다 보면 일부 위원
당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
의 경우 심의안 이외 제출 자료에 대해 사전에 숙
여야 할 것이다. 수많은 노력을 통해 개선된 제도
지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를 사건에 반영하고 적용하여 현실에서 실현하 는데 질판위 심의위원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
심의를 진행하면서 제출 자료를 근거로 재해자
이다.
의 노동과정, 업무특성, 기계설비, 작업도구, 스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09
특집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왜 - 최근 불승인 사례를 중심으로 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안재범 운영집행위원,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노안위원장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7월 2일 업무상질병판 정위원회 10주년 기념식을 했다. 이 자리에서
첫 번째 사례 재해자는 10년간 하루 평균 11시간 정도의
공단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지난 10년
주야교대 근무를 하였으며 주 업무는 고객이
간 심의 안건만 9만 2000여 건에 이르며 직업
주문한 물건을 수량에 맞게 손으로 옮겨 팔렛
병 인정률은 2010년 36.1%, 2013년 44.1%,
트에 적재를 하고, 적재된 물건을 지게차를 이
2017년 52.9%로 상승했고 판정위원도 218명
용하여 배송차에 상차해주는 업무를 하였다.
에서 550명으로 대폭 늘었다”는 평가를 했다.
그러던 중 2017년 9월경 참을 수 없는 통증이 계속되어 병원에 내원하여 MRI를 찍은 결과
하지만 2018년 현재도 업무상질병판정위의 여전히 엉터리 심의와 부실한 운영능력으로 인
“경추추간판 탈출증 제6-7번 간”,“경추의 염좌 및 긴장”의 진단을 받고 요양신청을 하였다.
해 재해자는 억울한 불승인 처분으로 정신적 물 리적 손실과 실익 없이 다퉈야 하기 때문에 스
해당 지사 현장 재해조사결과 및 임상 자문내용
스로 산재를 포기하게 만드는 실정이다. 최근
해당 지사 조사자의 재해조사 평가결과: 목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에 2건의 산재 불승
부담 작업 최대 7점 중 전체공정이 6점으로 평
인 건이 접수되어 정보공개요청을 통해 확인한
가되었다. (지게차 작업 6점, 피킹 작업 6점, 빵
결과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업무상
피킹 작업 6점, 제품 제고 체크 6점)
질병판정위의 심의내용을 확인하였다.
10
2018년 8월호
○ 임상 자문의사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도저히 어려워서 주치의로부터 “M770 내측상
: 진료 기록상 상기 진단명이 확인됨.
과염”을 진단을 받고 요양신청을 하였다.
○ 직업환경의학과 자문의사 의견은 이러했다. : 2007년부터 약 10년간의 근무경력 및 업무 내
해당 지사 임상 자문 및 업무 관련성 자문 내용
용, 작업 자세 등을 고려한 결과 높은 높이의 적재
○ 임상 자문의사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물을 지게차를 이용하여 적재 및 하차작업 등이 경
: 진료 기록상 상기 진단명이 확인됨.
추부터의 과도한 신전이 이루어져 부담 작업으로
○ 직업환경의학과 자문의사 의견은 이러했다.
업무 관련성이 높음.
: 장기간 근무 기간 및 작업 내용을 고려한 결과 반복적 상지 및 손사용으로 인한 업무 관련성이 높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판단 및 일부 불승인 사유
다고 판단됨.
그러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결국 불승 인을 판정했다. 사유는 이렇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불승인 사유 그러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결국 불승
“신청인은 지게차 작업 외에도 패킹 작업을
인을 판정했다. 사유는 이렇다.
병행하여 1일 4시간 정도 지게차 작업을 수행 하고 렉의 위치도 3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정상
“신청인이 수행한 작업 내용상 팔을 사용하
적인 자세로 작업을 하는 비율이 상당하여 반
는 작업 자세가 신청 상병을 유발할 정도의 팔
복하는 작업 빈도가 낮다는 판단으로 업무 부
꿈치 부위 부담 작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위원
담 작업으로 볼 수 없다”고 불승인 판정을 하였
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
다.
지 않는다”고 불승인 판정을 하였다.
두 번째 사례
흠결과 하자 투성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재해자는 완성차 사내하청에서 근무하는 여
이처럼 두 건의 사례만 보더라도 업무상질병
성조합원이며 1997년에 입사하였고 재해 발생
판정위원회가 얼마나 부실한 운영과 엉터리 심
공정으로 직종을 전환한 것은 8년 정도였다. 주
의를 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해
업무는 차량의 출하 전 검사를 하는 공정이며
당 지사 임상 및 직업환경의학 자문 의사는 모
구체적으로 차량의 휴즈박스, 도어, 트림, 본네
두 질병이 확인되며, 업무 관련성이 높은 것으
트, 트렁크 등을 손과 팔을 이용하여 올리고 내
로 판단하였다. 또한 지사의 재해조사결과 역
리는 반복적인 동작을 통해 작동 여부를 확인
시 재해자의 전 작업공정에서 업무 관련성이
하는 작업을 2인 1조로 일 3백 대 정도 하였다.
높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업무상질병판정위
이로 인해 수년 전부터 손, 손목, 팔꿈치, 어깨
원회의 불승인 판단 근거는 매우 추상적이며,
등의 통증으로 퇴근 후 병원에서 약물과 물리
직업환경의학 자문의사 자문결과와 해당 지사
치료를 하였으며 2017년 11월경 업무 수행이
의 재해조사결과, 재해자가 제출한 자료에 전 부 반하고 있다.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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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또한, 불승인 판정의 핵심적인 근거가 되는
의를 바로잡아야 하고 설령 불승인 판단을 내
업무상질병판정위원 모두 동일한 의견으로 “상
리더라도 명확한 근거로 그 이유를 설명해야
병은 확인되나 업무 관련성은 인정하기 어렵
한다.
다”가 전부다. 왜?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기가 어려운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누가 보더
이처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10년이 지
라도 이해가 될 수 있는 상세하고도 구체적으
난 지금도 여전히 설치배경과 취지에 맞지 않
로 서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 라는 이유가
는 운영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심의위원 구
빠져있다. 누가 봐도 불성실한 판정 의견을 제
성부터 심의안건의 검토, 심의회의 절차 등이
출하는 것은 그 누구도 불승인 근거를 찾을 수
전혀 고려되지 않고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러
없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불승인 이유가 명
한 어처구니없는 문제로 고군분투해가며 언제
확하지 않은 한 심사청구나 재심사청구를 할
까지 싸워야 할지 이제는 다른 판단을 해봐야
수 없을뿐더러 원처분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의
할 시점인 듯하다.
운영상 심각한 흠결과 하자이므로 업무상질병 판정위에서 재심의, 재심사를 요구하며 투쟁을 할 수밖에 이유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지사 의 의견과 반하는 결정을 하려면 최소한 위원
출처 : 금속노동자
장은 심의안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통해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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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호
질병판정위원회 10년 노동자 직업병 산재인정의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가 도입된 지 10년이
해 질병판정위원회에 민주노총 추천 위원을 추
되었다. 질판위 도입 이전 직업병 산재심사는
천하고 참여 했다. 이후 질판위원 워크샵, 지역
근로복지공단에서 진행되었고, 민주노총은 불
별 간담회를 진행하고, 2016년 2월초부터는
공정 불승인 남발과 장기간 소요되는 산재심사
민주노총 내부 질판위 사업단을 통해 제도개선
의 문제를 제기하며 ‘독립적, 객관적 심의기구’
안을 만들어 일부 제도개선이 진행되었다.
와 ‘선 보장 후 평가제도’를 요구했었다. 그러 나, 민주노총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2006년
2012년 제도개선에서 <상병별 심의, 직업환
산재보험제도 노사정논의에서 직업병심의는 <
경의학 위원 확대, 사업주 제출 자료 제공, 위원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라는 단 한 줄로 정리
장과 공단 추천 산재보험 전문가 역할 제한, 근
되었다. 이후 그 구성과 운영에 대한 논의는 없
골과 뇌심의 현장재해조사 강제> 등등과 <역학
이 정부의 일방적 추진으로 2008년 제도가 도
조사 의뢰에 대한 공단본부 심의, 신청인과 대
입되었다. 이후 뇌심질환 등 직업병 인정기준
리인 참여 보장> 등의 제도운영과 더불어 퇴행
개악과 함께 오히려 산재불승인이 남발되면서
성 근골, 뇌심질환 만성과로, 직업성 암등 직업
민주노총은 질병판정위원회 해체 투쟁을 진행
병 인정기준 개정도 같이 진행되었다. 이후 근
했다. 이후 2012년 – 2013년 질판위 운영과 직
골격계 재해조사 시트가 약 한 달여간의 농성
업병 인정기준 제도개선 노사정 논의를 진행하
투쟁을 통해 도입되었다. 2016년에는 <상병미
고 개선되면서, 민주노총은 조직 내 논의를 통
확인으로 불승인 남발 개선을 위해 소위 구성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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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및 재심의를 하도록 하고, 근골격계 재해조사 동
기준에 대한 개선으로 이어졌다.
영상 제출 시 당사자 확인, 질판위 위원의 회의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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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균등 배분, 회의자료 일체 사전 제공강화, 위
지난 10년 동안 질병판정위원회 해체투쟁과 제
원장 의결권 제한 준수> 등이 개선되었다. 이는
도개선 투쟁을 현장과 중앙에서 이어가면서 답답
민주노총 추천 질병판정위원회 위원 대상 조사와
한 마음에 속이 터지는 상황을 한 두번 겪은 것이
개선방안을 마련해서 노동부 공단에 제출하고 노
아니다. 직업병 산재심사승인 과정에서 너무도
사정 논의를 통해 개선한 것이다. 질병판정위원
당연하고 상식적인 노동자의 권리는 정부와 공단
회 제도개선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중에 금속노
의 안일한 운영과 보수적인 전문가 위원들의 태
조에서는 질판위 운영 문제가 심각했던 서울 질
도에 번번이 좌절되었다. 너무도 상식적인 운영
판위 위원장 퇴진투쟁을 전개하여 위원장이 교체
의 문제만 갖고도 수많은 집회와 제도개선 논의
되기도 했다.
를 거쳐야 했던 매 순간마다 “정말 질병판정위원
그 동안 질병판정위원회의 전향적인 심사 승인
회의 대안은 없는 것일까” 라는 고민의 반복이었
에는 노동조합의 투쟁이 있었다. 철도 지하철 노
다. 여러 제도개선이 진행되었지만, 그러나, 아직
동자 정신질환 관련 공공운수 노조, 유성기업 등
도 산재노동자들은 본인의 신청 건이 다뤄지는
금속노조의 투쟁, 전기원 노동자의 전자파 직업
회의에 <어떤 위원이 참여하는지, 질판위 심의자
병에 대한 건설노조의 투쟁, 압구정동 경비노동
료에 회사에서 어떤 근거로 산재가 아니라고 주
자의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산재인정 투쟁. 유산
장하고, 공단에서 조사한 내용의 결과는 무엇인
과 불임 성희롱 산재인정, 라돈과 미세먼지 등 지
지. 산재 불승인이 어떤 근거와 이유로 된 것인지
하 공간 직업병, 지게차, 청소자등의 디젤에 의한
>와 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에
직업병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산재신청,
대해서는 알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재해조사, 역학조사의 전 과정에 개입하고, 불승
지난한 투쟁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본적
인에 대한 소송까지 끈질긴 노동조합의 대응 투
이면서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비밀”이 유지
쟁은 산재 승인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른 노동자
되고 있는 중이다. 노동위원회가 1회 심의 당 3-4
의 산재승인과 새로운 직업병 인정기준의 개정으
건이지만, 산재심사는 여전히 13건을 넘고, 일반
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아직 사례가 없는 급식
적인 소송은 1건당 수차례의 재판이 열리지만,
실 노동자의 폐암, 태아의 산재인정 문제 등이 진
질판위는 1번 보류를 하더라도 많아야 2회 정도
행형이다. 노동시민사회단체의 투쟁 또한 마찬가
의 심의에 건 당 7분 내외를 넘지 않고 처리되고
지다. 반올림에서 진행한 전자 반도체 산업 노동
있다. 질판위 심의기간의 문제는 졸속심의가 되
자의 직업병 인정 투쟁은 직업성 암 인정기준의
지 않으면서도, 처리기간도 단축되어야 하는 두
개정은 물론이고, 입증책임의 완화, 추정의 원칙
가지 과제를 모두 안고 있다. 장기간 소요되는 직
도입 등의 큰 계기가 되었다, 질판위 문제와는 다
업병 심의문제는 대부분 질판위 보다는 역학조사
르지만 광주의 남영전구 수은중독 대응도 중독사
기간의 장기화 문제여서 이 또한 추가적인 과제
고 산재신청 처리에 대한 개선으로 이어졌고, 제
이다. 이는 역학조사, 재해조사, 질병판정위원회
주 이민호 군의 산재보상 대응 투쟁도 유족급여
의 인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질
2018년 8월호
병판정위원회의 형식적 심의건수를 축소하는 문
치 그 대표선수처럼 되어 왔다. 결국 이후에도 해
제이기도 하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 <당연인정기
결 방안은 복합적으로 개선되어야 하지만, 핵심
준 혹은 추정의 원칙> 으로 표현되고 있다.
적인 문제는 질병판정위원회가 어떠한 구조와 상
그 동안 사실상 당연인정기준의 도입은 경총의
으로 정립되어야 하는 문제가 남게 된다. 2013년
주장이 많았다. 그 이유는 당연인정기준화 되어
질판위 제도개선 이후 산재심사승인제도와 관련
있는 외국의 직업병 리스트가 상당히 엄격하고
된 프랑스, 독일, 일본, 대만 등에 대한 현장 출장
좁은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민주노총은
과 연구가 진행되었다. 각 국가별로 중요과제는
당연인정기준의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달랐지만 기본적인 심사승인절차에 대한 기본 확
었다. 외국과 달리 질병판정위원회가 직업병 인
인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한국에서 직업
정기준보다 보수적인 판정이나 불승인 남발을 많
병에 대한 심사와 승인은 어떤 구성과 절차로 진
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인정기준은 제도 취
행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되어
지와 달리 불승인 남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또
야 한다. 그동안 노동단체들은 민주노동당 초기
한, 당연인정기준을 도입하는 외국의 경우에도
시절의 ‘선 보장 후 평가’ ‘독립적 심사승인제도’
산재신청 건수 대비 승인률이 낮거나 한국과 비
라는 슬로건 외에 구체적인 개선 대안을 제시하
슷한 수준이 많았다. <추정의 원칙>은 그와는 별
지 못해 왔다. 산재심사승인의 종합적인 측면 보
도로 입증책임의 문제와 연동되어 기간의 승인사
다는 ‘부분적인 문제와 제목만 있는 개선과제’만
례가 질판위 심의나 판례로 축적되어 있고, 산재
을 제출한 체 10년이 흘렀다. 민주노총은 질판위
가 아니라는 명백한 반증을 못하거나 없다면 산
해체 투쟁에서 질판위 추천으로 조직 내 논의를
재로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제도의 취지나 한국적
진행하면서 두 가지를 같이 논의했다. 하나는 위
현실에서는 매우 중요한 원칙이다. 이후에는 상
원 추천을 통해 전체 노동자의 산재불승인 남발
병별로 당연인정기준과 추정의 원칙이 적재적소
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심의
에서 발휘되어 직업병 심사의 고질적 문제인 산
참여를 통해 근본적인 개선 대안을 찾아나가자는
재불승인 남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것이다. 그 동안 참여를 통한 불승인 남발 축소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현재 질병판정위원회의
운영과 인정기준 등의 부분적인 개선은 진행되어
위원들의 전문성, 객관성은 현격하게 높아져야
왔다.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 산재심사승인제도
하고, 이를 위한 대책이 강제되어야 한다. 아울러
의 근본적인 개선대안 모색의 시작을 제안 드린
산재심의, 자료, 결과 공개에 대한 비밀주의가 타
다.
파되어야 한다.
그 동안 산재불승인 남발은 질병판정위원회로 만 치환되어 왔던 측면이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은 직업병 인정기준, 현장재해조사, 역학조사를 비롯하여 근골격계 등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문 제가 복합 작동되어 왔고, 질병판정위원회는 마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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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노동자에게 필요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조기홍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본부장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질판위)는 2008
우 인정률이 질판위 설치 이전보다 훨씬 낮아진
년 7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개정하여 설치된
결과를 초래했다. 질판위 10주년을 맞이하여 근
업무상 질병 판정 전문기구다. 뇌심혈관계질환
로복지공단 심경우 이사장은 “업무상질병판정위
을 비롯하여 근골격계 질환 및 암 등 업무와의 상
원회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가치를
당인과관계 판단이 어려운 업무상 질병 판정의
실현하는 명실상부한 업무상 질병 전문 판정기구
전문성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됐다. 과거 업
로서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자평했으
무상 질병의 경우 전문성 부족 및 편파적인 판정
나 노동계에서는 질판위의 문제점을 지속해서 제
으로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업무상 질병이 인정
기하고 있고 심지어는 질판위 해체까지 주장하고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인정이 되더라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어 노동자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목 적으로 질판위가 설치된 것이다.
첫째, 질판위의 공정성 및 전문성이다. 질판위 구성은 정부, 노동자 단체, 사용자 단체 각각 1/3 로 구성되어 있으나 위원장의 경우 근로복지공
그렇다면 과연 질판위 설치 이후 무엇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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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출신 등 정부 인사가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
졌을까? 질판위가 노동자의 업무상질병 인정에
으로 판정에는 참여하지 않으나 부당하게 판정
큰 기여를 했을까? 대답은 ‘아니다’ 일 것이다. 여
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는 노동자
전히 노동자들은 업무상 질병을 인정받기 매우
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질판위
힘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뇌·심혈관계질환의 경
위원장을 공단 출신보다는 공정하고 산재보험에
2018년 8월호
이해도가 높은 외부 민간인 전문가로 확대하여
지 않은 상태로 회의를 진행한 사례도 2008년부
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질판위를 산재보험 급
터 최근까지 169차례였다. 위원들에 대한 검증
여를 지급하는 근로복지공단 산하가 아닌 노동부
과 부당한 회의 진행은 금지해야 한다.
직속 독립기구로 확대하여 더욱 공정하고 체계적 이고 전문적인 그리고 신속한 판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질판위의 신속성이다. 2008~2017년 상 반기까지 질판위는 3970건의 심의 처리기한을 넘겨, 산재 판정을 기다리는 노동자들에게 피해
질판위에 참여하는 위원들의 전문성도 문제다.
를 줬다고 문진국 의원은 지적했다. 2015년 최장
질판위 위원들 중 산재보험 제도와 업무상 질병
심의 기간이 916일이었던 사건도 있었다. 심의
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위원이 얼마나 될
기간이 길어질수록 피해 노동자의 고통은 그만큼
까? 질판위에서는 임상 의사를 비롯하여 변호사,
길어질 수밖에 없다. 역학조사, 직업성폐질환연
노무사 등 추천 전문가의 능력에 대해 검증은 하
구소, 산재병원의 업무 관련성 조사 등 전문가의
고 있지 않다. 과연 이러한 임상 의사를 비롯한
평가를 거쳐 업무 관련성이 높을 경우 질판위를
추천 전문가들이 이 노동자의 작업환경을 제대
거치지 않고 소속기관에서 결정하도록 하여야 한
로 이해하고 있을까? 능력도 검증 안 되고 노동
다. 노동자를 위해 설립된 질판위의 취지를 되살
현장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노동자의 업무상 질병
리기 위해 인력풀 확보와 위원장 위촉방식, 처리
판정을 맡긴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개인의 잘못된
기간 및 회의 구성의 개선이 시급하다.
판단에 의해 노동자가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 기 때문이다. 향후, 질판위 심의를 2단계로 구분
셋째, 보상과 예방의 연계방안이 필요하다. 업
하여, 1차 단계에서 임상 의사의 참여 상병을 확
무상 질병 판정을 받을 경우 이는 개 별 노동자의
인하며, 2차 단계에서 법률가 및 직업환경의학
문제가 아닌 사업장 전체 노동자의 문제일 수 있
의사 등이 참여하여 업무 관련성을 심의하는 구
다. 따라서 업무상 질병 발생을 노동부에 통보하
조로 개편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고 노동부는 이를 근거로 사업주에게 예방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고 이행 여부를 감독하여야 한다.
2017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자유 한국당 문진국 의원이 25일 근로복지공단으로
끝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 1조에는 ‘근로
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질판위에서 2008년부터
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
10년간 연이어 활동한 위원 수는 58명이었다. 위
며 (생략)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증
원은 임기 2년에 4회 연임할 수 있다. 10년 임기
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며, 근로자 보호에 이바
가 불법은 아니지만, 일부 위원들이 장기 연임하
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로 되어있다. 질판위
면서 일부 심의위원들의 ‘독식 구조’가 형성돼 판
또한 산재보험 운영 목적에 따른 운영을 하여야
정이 경직되고, 새로운 유형의 판정에 적응하기
한다. 노동자에게 피해를 주는 질판위가 아니라,
어려워 노동자들이 산재 판정에서 불리해진다는
노동자에게 필요한 질판위가 되어야 한다.
지적이 나온다. 규정을 어기고 노사 동수를 맞추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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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역에서는
지난 7월 13일 늦지 않은 저녁, 화성시 향남읍 중심의 아담한 카페 에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 중에는 근무를 마치고 동료와
향남에서 “우편물에 담긴 일과 건강에 관한 토크콘서트” 열려
함께 참석한 사람, ‘지역주민이 집배원에게, 집배원이 지역주민에 게’가 적힌 보드판에 몇 글자 적어 붙이는 사람, 무거운 앰프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 아이의 손을 잡고 이야기 손님으로 나올 남편이 너무 떤다며 걱정하는 사람,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사람 등 저마다의 걱정과 설렘 속에서 토크콘서트는 자리를 펴고 있었다.
토크콘서트를 시작하기 전 집배노동자가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하루를 담은 10분 영상을 상영했다. 영상 속 집배노동자는 평균 아 침 7시 24분에 출근해서 저녁 7시 30분 퇴근까지 장시간 일하고 있 었다. 하루 배달을 마치고 지친 모습으로 들어온 집배노동자는 “우 편물 많았죠, 비 왔죠, 겸배 했죠, 최악의 하루였죠! 이런 최악의 하 루가 한 달 중 15일에서 25일정도 되요.”라고 말한다. 우편집중국에 서 들어온 우편물을 아침저녁으로 분류하는 일은 배달 일을 위해 불 가피한 작업과정이지만, 대부분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이 렇게 불합리한 근무조건에서도 계속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국민은 우편물을 받아야하고, 우리는 우편물을 전달하는 것이 일이 기 때문이라는 어느 집배원의 말이 여운을 남겼다.
토크콘서트는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집행위원장의 사회 로 진행되었다. 1부에서 장시간 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 해 이야기 손님으로 나온 김정수 향남공감의원 원장은 과로사와 사 고사를 꼽았다. 만성적인 과로 상태는 뇌심혈관의 악화로 이어져 과 로사가 발생할 뿐 아니라, 집중력과 주의력 부족을 초래하여 사고도 잦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15년 이전 10년간 살인기업 선정식서 4위를 차지한 75명이라는 우정사업본부의 사망자수는 특단의 대책 이 시급한 상황임을 단적으로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박철수 집배노동자는 누가 봐도 장시간 노동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 정경희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이사
수 있는데, 우정사업본부는 현실에 맞지 않는 공무원 복무규정이라 는 잣대를 들이대고, 일반우편 2.1초 등기우편 28초라는 우편물 배 달기준시간을 정해서 집배원을 옭아매려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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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호
살아남기 위해 적정인원을 충원해 달라는 집배원의 요구가 무리한 요구냐며 울분을 삼켰다. 또한, 1년간 중지됐던 토요택배를 부활시킨 우정사업본부의 행태는 주52시간으로 노동시간 을 단축하고자 하는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집배원도 가족과 함께 주말이 있는 삶을 살 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 밖에 하루 종일 오토바이 위에 있어야 하는 집배노동자는 진동으로 인한 허리통증뿐 아 니라 왼쪽 다리로 배달우편물의 무게를 지지해야하기 때문에 일을 하다보면 왼쪽 무릎과 발 목이 아프고, 중량물을 배달하다보면 안 아픈데가 없는 한마디로 걸어 다니는 정형외과 병동 이라고 한다. 현재 노사정이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추진단을 꾸려 올해 연말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집배원의 죽음을 멈출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크콘서트의 감초 울림밴드의 리듬과 노랫소리가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2부로 이어졌다. 2부에서는 집배노동자가 지역주민에게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겪는 고충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SNS로 고객 한분 한분에게 보내지는 배달예정 메시지는 PDF라는 기계로 일괄 보내지기 때문에 그 정보를 일일이 집배노동자가 기억하지 못한다며 지역주민들이 쉽게 하 는 오해에 대해 설명하였다. 간혹 자신의 시간에 맞춰서 배달해달라는 분이 계신데 맞춤배달 을 할 수 없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고단한 집배노동자가 먹는 피로회복제는 바 로 ‘고맙다’는 말 한마디이니, 우편물 받으실 때 고맙다는 한 말씀만 해주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역주민이 집배노동자에게 보내는 메시지에는 눈, 비, 미세먼지 뚫고 우편물 배달해 주셔서 고맙다며, 늦게 배달해도 되니 건강 챙기며 일하시라고 적혀있었다.
결국 노동시간 단축, 적절한 휴식 시간, 토요택배 폐지,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 인원충원 없 이 불가능하다. 집배노조의 3600명 일자리 창출 요구는 이들이 처한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이다. 이런 사정을 지역주민이 공감하는 것은, 집배노동자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시작점이며, 나아가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바탕으로 작용하리라 믿는다. 그래서 공감직 업환경의학센터에서는 지역주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해마다 진행하는 공감건강강좌의 하 나로 일과 건강에 관한 토크콘서트를 준비하게 되었다.
오는 9월 13일에는 지역주민의 생활 속에서 노동하는 경비노동자와 건강에 대한 내용으로 토크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기회가 많아질수록 공장과 집의 경계를 넘어,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단절을 극복하여, 투쟁하는 노동자가 내 가족, 이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힘겨 운 파업을 할 때도 연대와 지지를 보내는 지역주민이 되는 길에 토크콘서트가 있었으면 한 다.
지금 지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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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지난 7월 17일, 미국의 130개 단체가 안전보건청(OSHA)에 국가 차원의 폭염 시 작업장 안전기준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
뜨거워지는 지구, 노동자 보호는?
을 발표했다. 소비자보호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이 조직한 이번 성 명서에서, 1992~2016년 사이 폭염으로 78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 고 최소 69,374명이 다쳤다는 노동통계국 통계자료를 인용했다. 기 후변화 위기로 폭염 일수가 증가하면서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작업장 위험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보 호하기 위한 OSHA 일반 규정이 있지만, 폭염 대비 안전기준 수립을 지지하는 이들은 일반 규정이 폭염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기에 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OSHA는 열 스트레스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강제적 권한이 있지만, 구체적인 규칙을 수립하는 것은 많은 이점이 있습니 다.” ‘퍼블릭 시티즌’의 기후 프로그램 책임자인 David Arkush(데이 비드 아쿠시)는 이렇게 말한다. “첫째, OSHA는 열 스트레스에 대해 강제력을 많이 시행하지 않아요. 구체적인 규칙은 사업주들이 정확 히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려줄 겁니다.” David Arkush(데이비드 아 쿠시)는 말을 이었다.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법을 따를 것이라는 점이 중요해요. 모호한 안전기준에 따라 사업주들을 감시하는 것보 다,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주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직접 말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이번 성명에서는 폭염에 대비한 새로운 작업장 규칙 수립을 요구 하고 있다. 휴식 시 충분한 그늘, 적절한 식수, 더 엄격한 모니터링, 관리자 교육 등이 포함된다. 또한 사업주가 폭염 관련 사고를 기록 및 보관하도록 하고, 기준 위반 사항을 노동자들이 부담 없이 신고 할 수 있도록 ‘내부 고발자 보호 프로그램’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퍼블릭 시티즌’은 관련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 정리 김세은 선전위원
서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2100년까지 매년 20일 이상의 치명적 폭염을 겪게 될 것이라는 하와이대학교 연구진의 2017년 연구결 과를 인용하며, 지구온난화가 작업장 위험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
20 2018년 8월호
고했다. 향후 몇 년간 미국의 133개 도시에서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치명적 수준의 더 위를 경험하게 될지 살펴본 ‘클라이밋 센트럴01’의 기상예보 데이터를 인용했다. ’퍼블 릭 시티즌‘은 이 데이터와 고용통계 자료를 매치해, 기후변화로 인해 노동자들이 얼마 나 심각하게 영향을 받을지 예측했다. 대상이 된 도시들은 2000년에 평균 20일의 위험 한 더위를 경험했으나 2050년에는 58일로 증가할 전망이다. ‘퍼블릭 시티즌’은 특정 직업의 노동자 수와 각 도시의 예상 폭염일수를 곱해 ‘노동자-폭염일수 수치(Workerdays metric)’을 산출해냈다. 예컨대 어느 도시에서 1,000명의 건설 노동자들이 일하 고, 예상 폭염일수가 3일이라면 ‘3000 노동자-폭염일’이 된다. 2000년 기준, 133개 도 시의 농업 노동자들은 ‘340만 노동자-폭염일’을 경험했다. 이 수치는 2030년엔 1280 만, 2050년에는 1,530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건설노동자들의 경우, 더욱 극단적인 수치가 나온다. 2000년 기준, 133개 도시의 건 설노동자들은 ‘3530만 노동자-폭염일’을 경험했고, 이는 2030년에는 7,640만, 2050 년에는 9,510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2016년 인구를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산 출한 결과이다.
캘리포니아의 Judy Chu 의원은 관련 법안을 곧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Chu 의원 은 2005년 주 의회 의원으로 재직 당시 폭염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 기준 제정을 추진하였고, 캘리포니아는 현재 관련 기준을 갖춘 세 개 주 중 한 곳이다. 2004년 여름 한 여성 노동자가 37.8도가 넘는 날씨에 10시간동안 포도를 딴 후 사망했 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미국 농장 노동자 조합을 선두로 투쟁이 시작됐다.
2017년 학술지 Nature Climate Change에 실린 한 연구논문에서, 치명적인 열파02의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온실가스가 상당히 감축되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욱 악 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미국의 파리기후 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01 Climate Cetral. 미국의 기후 관련 비영리단체 02 수일 또는 수주간 이어지는 이상고온 현상
출처 : As the Planet Warms, Can OSHA Protect Workers From Extreme Heat?, In These Times, 2018.7.23.
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21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 경기 이천의 농장에서 일한 캄보디아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 농업 - ILO 184호 농업 안전 보건 협약
출신 이주노동자 차이 스레이 오운(24, 여) 씨의 하루는 아침 6∼7시 시작 됐다. 그는 비닐하우스에서 치커리, 상추, 겨자, 시금치 등을 재배하고 수 확하는 일을 했다. 6월부터 9월까지 비닐하우스 안은 찜통처럼 더웠고, 허 리를 펴고 쉴 수 있는 시간은 점심을 먹는 30∼40분 정도였다. 10월에는 특히 일이 많아 하루 11시간씩 29일을 일하고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 한 달간 일한 시간은 309시간이었다. 그런데도 가장 일을 많이 한 10월에 차 이 씨가 받은 월급은 118만 5천100원에 불과했다. 지난해(2013년) 법정 최저임금인 시간당 4천86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그가 받아야 할 월급은 150만1천740원이다. 비닐하우스 일은 겨울로 접어든 11∼12월에도 별 로 줄지 않아 하루 9∼10시간씩 꼼짝없이 일했다. 이렇게 두 달 동안 각각 246시간씩 일하고 받은 돈은 107만 3천320원과 102만 4천770원이었 다. 법정 최저임금대로라면 119만 5천560원을 받았어야 했다. 1월이 되 어 일감이 확 줄자 고용주 이모(62) 씨는 열흘간 “일이 없다”며 차이 씨를 강제로 쉬게 하고 달랑 66만 9천940원의 월급을 줬다. 차이 씨가 “휴업 급 여를 주든지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근로계약을 해지해 달라”고 요청 했지만 될 일이 아니었다. 이 씨는 “쉬는 동안 다른 곳에 다녀오라”며 숙소 의 전기와 난방을 끊어버렸고, 차이 씨는 비닐하우스 가건물 숙소에서 혹 독한 추위에 떨며 한겨울 추위를 견뎌야 했다. - <농업 이주노동자에게 인권을> ① 2만 명 농촌 잔혹사 2014/03/24 연합뉴스
위의 사례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농업에 종사한 이래 현재까지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주노동자의 노동 현실이 열악한 것은 어느 현 장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농림축산, 어업(이하 포괄적 의미로 농업) 에서 발생하는 노동 착취와 비인간적 처우는 그 정도가 더 심각하 다. 이는 한국의 법제도 어디서도 관리 감독받지 않는 농업 노동의 특성 때문이다. 유일한 한국 근로기준법상 농업에 대한 언급은 ‘제 63조 적용의 제외’ 부분에서 근로시간과 휴식, 여성과 소년에 해당 하는 부분마저 농업 부분에는 적용을 제외한다는 부분이다. 이를 다 시 이야기하면 임신한 여성이라도 농업 부분에서는 연장 노동, 야간 노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권종호 선전위원,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어떻게 이런 노동 인권의 심각한 침해가 가능한 것인가. 이는 농 업 부문에서 엄연히 존재할 수 있는 ‘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보호가
22 2018년 8월호
그들이 소수라는 이유로 철저히 무시되어왔기 때문이다. 대부분 농업인은 자영업자에 해당하고 임금노동자는 매우 소수였다. 하지만 농업 지역이 급격한 고령화와 규모가 커지는 농산업화를 동 시에 겪으면서 현재의 농업 현장에서는 임금노동자의 필요성이 매우 커졌다. 문제는 이렇게 농업 에 종사하는 노동자 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법적 보호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 고 이주노동자를 이용한 노동 착취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농업 부분에서 노동 착취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과거에 한국인도 이주노동자로 많이 갔던 플랜테이션 농장이 대표적이다. ILO의 ‘제184호 농업 안전 보건 협약’은 그렇게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노동 인권이 유린당할 수 있는 농업 현장의 문제를 특별히 다뤄 관 리하기 위해 1958년부터 있었던 ‘플랜테이션 농업에 관한 협약 및 권고’부터 1999년의 ‘가혹한 형태의 아동노동에 관한 협약’에 이르기까지 농업에 적용될 수 있는 모든 협약을 총망라해 2001 년 제정되었다. 이 협약은 농업을 작물 생산, 임업 활동, 목축, 잠업의 직접 생산은 물론이고 사업 장의 운영자에 의한 농산품 및 축산품의 가공과 농업설비의 사용과 유지보수 등을 포함한 농업 사 업장에서 행해지는 모든 활동을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하여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 는 1차 산업 부분을 광범위하게 다루도록 하였다. 또한 특별한 예외가 있을 수는 있으나 그 이유를 명확하게 기술하며 이에 대한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대책 이행에 따르는 후속 보고서를 제출하게 되어있다.
이 협약의 세부 내용은 한국의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정해진 노동 시간, 복지, 산업 안 전, 보건 등 대부분의 사항을 농업 분야에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있다. 그에 따라 위험성평가 시행, 관청의 관리 감독, 작업중지권, 안전 보건 관련 정보 제공 및 협의, 기계 · 유해 화 학물질 및 생물학적 물질로부터의 위험 예방은 물론이고 아동 · 여성 노동자에 대한 특별한 보호, 임시계절 노동자의 동등한 권리, 노동시간, 야간 노동, 휴식 시간 등의 일관된 적용 등을 모두 명시 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의 근로기준법 제63조에서 아동 · 여성 노동자에 대한 특별한 보호와 노동 시 간의 제한 사항을 농업 등 광범위한 1차 산업에서 모두 제외해 버린 점은 매우 심각한 노동 인권의 침해이다. 그뿐만 아니라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도 법인 또는 상시 5인 이상 농작업장 노동자로 한정하고 있어 대부분의 농업 노동자는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한국의 현행 법은 열악한 농업 현장의 노동자를 전혀 보호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애써 배제하고 있다. 농업에서 임금 노동자의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이를 이주노동자를 통해 충당하는 상황에서 이러 한 법 제도의 문제는 농업을 심각한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로 만들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서 ILO 제184조 농업 협약은 매우 중요하다. 이 협약의 비준을 위 한 법 제도 정비 과정을 통해 농업 현장의 노동 인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23
연구리포트
인천공항 수하물시설관리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및 작업환경 실태조사
전지인 건강한노동세상
1. 한 노동자의 폐암으로부터 시작된 노동안전보건활동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이 수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공간이라면, 같은 넓이의 지하 2층은 수하물이 이동하는 공간이다. 하루에도 수천, 수만 개의 수하물은 얼기설기 놓인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흘러간다. 수하물처리시설은 기본적으로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유지보수업무는 그림자처럼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의 노동이 존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얼마 전 인천공항 지역지부 노동조합을 통해 17년간 24시간 교대로 하루의 1/3을 수하 물시설이 있는 지하 2층에서 보냈다던 노동자가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노동조합과 건강한노동세상은 이 노동자에 대한 산재 요양신청을 진행했 다. 또, 수하물시설관리공간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찾아 원청인 인천공항공사, 1 차 하청업체, 2차 하청업체 6곳 등 총 8개 업체를 대상으로 고발을 진행했다. 고발 이후 고 용노동부 인천중부지청장 면담을 통해 수하물시설관리 작업현장에 대한 역학조사와 산업 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지도 감독을 요구하였다.
고발 이후 노사 입회하에 근로감독관의 현장조사가 시행되었고, 그 결과 작업환경측정
24 2018년 8월호
미실시, 안전 보건교육 미실시, 산업재해
세, 평균 근속연수는 8년으로 10년 이상의
미보고 등 실태가 드러났다. 이로 인해 원
장기근속자도 44.2%로 높게 나타났다. 주
청인 인천공항공사를 비롯한 8개 업체에
간노동시간은 77.6%가 8~9시간 사이로
총 1억 여 원의 과태료와 시정명령이 내려
일하고, 야간노동시간은 60.1%가 15시간
졌다. 또, 현장 환경에 대한 조사에서 분진
이상 일한다고 응답했다. 주관적으로 희망
이 법적 기준치 이하로는 조사되었지만,
하는 업무량을 조사해보니 평균 희망업무
노조는 미세먼지 등의 추가적인 분진조사
량이 주간은 82%, 야간은 70%로 줄이고
와 환기장치의 추가 설치 및 충분한 가동,
싶다고 응답해 야간노동에 더 부담을 느낀
청소작업 도구 및 방법 개선, 무엇보다 안
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보건 사항에 대해 노사 간 협의체 구성 을 요구하였다. 노동조합이 요구한 끝에
노동강도에 대한 설문에서는 72%가 강
원청인 인청공항공사와 협의체 구성에 합
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는 야간에 이루
의하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어지는 장시간 노동 때문이기도 하지만 야 간에 중량물 작업인 모터와 벨트 교체작업
이후 수화물시설관리지회에서는 전 조
이 이루어지다 보니 점검 및 모터 수리작
합원을 대상으로 자체적인 노동안전보건
업을 하는 주간보다 노동강도가 세기 때문
교육과 함께 전반적인 작업환경과 근골격
으로 짐작할 수 있겠다.
계 질환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폐암 사건을 계기로 조합원들은 지금
작업현장에 대해 느끼는 주관적 심각성
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분진, 소음, 협
에서 1위 분진, 2위 소음, 3위 협소한 공
소한 공간, 중량물, 어두운 작업환경에 대
간, 4위 중량물, 5위 조명(어두움) 순으로
해 얘기하기 시작했고, 노동자들의 노동안
꼽았다. (환산점수가 낮을수록 심각하다고
전보건에 대한 인식이 확대됨은 물론 작업
느낌)
환경 개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 다.
2. 수하물시설 작업환경 및 근골격계 질환 실태조사
수하물지회 조합원 219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평균 연령은 45
연구리포트
25
유해환경 1. 더위/ 추위 2. 소음 3. 조명 4. 냄새 5. 분진 6. 기계위험 7. 공간협소 8. 불편자세 9. 중량물
매우 심각
상당 심각
약간 심각
심각하지 않음
합계
인원수(명)
32
47
86
48
213
비율(%)
15.0%
22.1%
40.4%
22.5%
100.0%
인원수(명)
104
81
28
3
216
비율(%)
48.1%
37.5%
13.0%
1.4%
100.0%
인원수(명)
52
81
68
15
216
비율(%)
24.1%
37.5%
31.5%
6.9%
100.0%
인원수(명)
33
59
85
39
216
비율(%)
15.3%
27.3%
39.4%
18.1%
100.0%
인원수(명)
115
78
21
2
216
비율(%)
53.2%
36.1%
9.7%
0.9%
100.0%
인원수(명)
42
64
70
39
215
비율(%)
19.5%
29.8%
32.6%
18.1%
100.0%
인원수(명)
76
68
55
16
215
비율(%)
35.3%
31.6%
25.6%
7.4%
100.0%
인원수(명)
55
67
64
29
215
비율(%)
25.6%
31.2%
29.8%
13.5%
100.0%
인원수(명)
52
86
62
15
215
비율(%)
24.2%
40.0%
28.8%
7.0%
100.0%
10. 고압전류
인원수(명)
16
34
82
82
214
비율(%)
7.5%
15.9%
38.3%
38.3%
100.0%
11. 고소작업
인원수(명)
45
67
55
48
215
비율(%)
20.9%
31.2%
25.6%
22.3%
100.0%
12. 스트레스
인원수(명) 비율(%) 인원수(명) 비율(%)
14 6.6% 13 6.0%
68 32.1% 48 22.3%
98 46.2% 91 42.3%
32 15.1% 63 29.3%
212 100.0% 215 100.0%
13. 보호구
환산점수 2.704225 1.675926 2.212963 2.601852 1.583333 2.493023 2.051163 2.311628 2.186047 3.074766 2.493023
2.698113 2.948837
근골격계질환 설문조사에서는 신체 부위
의 지속시간, 통증의 빈도 등을 조합하여
별 통증 호소율은 허리, 어깨, 목 순으로 나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 유무에 대해서 설문
타났으며, 1개 부위 이상 통증을 호소한
했다. 각 조합의 결과에 따라서, 통증호소
노동자는 84.4%로 나타났다. 이는 수하물
자, 관리대상자, 유소견자 등으로 구분하
시설의 모터와 벨트 교체작업을 진행할 때
였으며, 한 부위 이상 미국 국립산업안전
모터와 벨트의 무게가 20~40kg으로 작업
보건연구원을(NIOSH) 기준으로 관리가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수동으로 운반해야
필요한 응답자는 72.5%, 인천대 기준으
하는 경우가 많고, 주로 어깨에 지고 이동
로 근골격계 질환자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
하기 때문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아 작업환경에 대한 신속한 개선과 면밀한 의학적 검진과 관리가 요구되는 응답자는
신체 부위별 통증 호소 유무 및 정도, 통증
26 2018년 8월호
43.6%로 조사되었다.
신체부위별 통증호소자
통증부위의 합계
100 80 60
목
어깨
허리
57.3%
65.1%
71.1%
팔/ 손목/ 팔꿈치 손가락 33.5%
무릎 51.4%
40
42.7%
20 0
없음 15.6%
1개부위이상 2개부위이상 3개부위이상 84.4%
72.9%
62.4%
3. 수하물시설관리 현장에서는
질병으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
현재 수하물시설관리 현장은 다소나마 공
답한 117명 중 52%가 근골격계 질환이라
기 순환이 이루어져 작업현장 온도가 내려
고 답할 만큼 많은 수의 수하물시설관리
갔고, 추락위험이 있었던 곳곳에 안전시설
노동자들이 골병을 앓고 있다. 협소한 작
을 설치했으며, 분진청소 방법도 그저 공기
업공간으로 불편한 작업 자세를 강요받고,
중으로 날리는 것이 아닌 흡입의 방식으로
중량물인 모터와 벨트의 수리 및 교체작업
요구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시설관리책임
으로 허리와 어깨가 병들고 있다. 얼마 전
자인 인천공항공사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허리로 요양신청을 했던 수하물시설관리
법적인 노사관계를 뛰어넘어 원청과의 협
노동자가 요양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모
의체를 구성하여 이후 작업환경 개선에 대
터와 벨트 교체 작업이 상시작업이 아니라
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
는 이유다. 수하물시설관리는 고장이 나거
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중량물 취급과 협
나 교체가 필요할 때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한 공간에 따른 불편한 작업 자세를 개선
상시적인 작업은 아니지만 1회 작업의 노
하기 위한 논의가 협의체에서 시작되기를
동강도가 훨씬 높은 작업으로 결국 노동강
기대한다.
도의 증명도 당사자의 몫으로 남았다.
연구리포트
27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폭염 속 노동시간 최민 노동시간센터 회원, 상임활동가
그림 : 카유보트, 마루를 깎는 사람들(1875, 오르세 미술관)
질 것이다. 꿇어앉 아 체중을 지탱해 야 하는 무릎은 뻐 근할 것이고, 뻗었 다 당겼다 반복해 야 하는 어깨는 묵 직하고, 대패를 꼭 쥐어야 하는 손가 락은 뻣뻣할 것이 다. 일하면서 지친 심신을 달래려면 적당한 알코올은 필수. 그림 한쪽에 큰 술병이 하나 놓 였다. 더울 때 알 남성 노동자 세 명이 마룻바닥을 대패로 긁어내
코올 섭취는 위험하다는 조언이나, 작업 중에 술을
고 있다. 건축 막바지에 나무로 된 마룻바닥을 다
마시지 말라는 훈계는 통할 것 같지 않다. 이렇게
듬는 작업이다. 날씨가 몹시 더운지 세 명 모두 웃
더운 날, 저렇게 힘들게 일한다면 평소 8시간씩 일
옷을 벗어 던졌다. 한여름에 무릎을 꿇고, 힘을 다
하던 노동자도 네 시간이면 진이 다 빠질 것 이다.
해 바닥을 긁어내는 일을 하다 보면, 옷이고 뭐고
그나마 그림 속 노동자들이 건물 안 그늘에서 일하
거추장스러울 것이다. 서너 시간 같은 일을 하다보
고, 서로 얘기도 나누는 모습은, 요즘 한국 뙤약볕
면, 무릎, 허리, 어깨, 손가락 어디든 아프지 않을
에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비하면 여유마저 느
수 없다. 아니, 오늘이 이 일을 처음 하는 날이 아닌
껴진다.
이상, 어쩌면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여기저기 아파
28 2018년 8월호
올여름, 유난한 더위 폭염으로 인한 희생자도 여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노동시간은 곧 임금의 문제
럿 발생하면서, 폭염 속 노동자들의 건강에도 언론
이기 때문이다. 더위로 인해 줄어든 노동시간은 반
이나 정부가 관심을 쏟는 것처럼 보인다. 노동부는
드시 유급으로 보상되어야 한다. 노동시간을 단축
올해부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폭염
하고도 날이 더워 일을 못 하는 것은 노동자 탓이
에 직접 노출되는 옥외장소에서 작업 하는 경우에
아니니까.
적절하게 휴식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내
뜨거운 차량으로 종일 이동하며, 중량물을 싣고
용을 포함했다. 또, 「옥외작업자 건강보호 가이드」
내려야 하는 택배 노동자의 경우 건당 수수료는 여
를 발행하여, 휴식, 작업중지, 음료수 제공 등 다양
름에 더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 그래야 폭염 시간
한 측면에서의 폭염 시 주의할 점을 제공하기도 했
대에는 배달을 중단하고 마음 편히 쉴 수 있지 않
다. 그늘막 제공, 식수 제공, 휴식 장소 제공 등도
을까. 집배 노동자에게도 폭염 시간 노동을 제한하
필요하지만, 너무 더운 시간에는 작업을 아예 중단
고 대신, 여름에는 배달이 늦어지는 것을 우정본부
하는 것, 일을 할 수 있는 기온에서도 충분한 휴식
가 감수해야 한다. 안 그러면 낮에 쉰만큼, 밤늦게
시간을 제공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가장
까지 일해서 메꾸거나, 폭염 이외의 시간에 노동강
중요하다.
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고열작업 노동
이로 인한 당장의 손실은 고용보험 일부를 활용
자의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규정이 있는데, 폭염 시
할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적정 노동강도와 적
옥외 노동자의 경우 이를 준용할 수 있다. 예를 들
정 임금이라는 측면에서 임금 산출에 반영되어야
어 이 글을 쓰는 7월 30일 오전 9시에 이미 더위체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더위로 인해 노동
감지수는 29로 건설 노동자라면 15분 일하고, 45
시간이 줄어들어야 하니, 공사 기간을 정할 때 처
분 쉬어야 하는 기상 상황이다. 기계 조정을 하기
음부터 7~8월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공사 기간을
위해 손 또는 팔을 가볍게 쓰는 경작업조차 오전 9
2배 이상으로 넉넉하게 산정해야 한다. 이 기간에
시가 넘으면서는 45분 일하면 15분 쉬어야 한다.
맞춰 하루 일당으로 계산하는 건설 노동자들의 급
전체 노동시간의 25%는 쉬어야 한다고 돼 있다. 7
여가 미리 책정되면 된다.
월 30일 정오 서울특별시 더위체감지수는 33이다. 곡괭이질 또는 삽질하는 중작업은 물론, 모든 옥외
폭염 아래 하루 노동/ 천근 만근 짓눌러오네/ 이
작업은 작업을 중지해야 하는 온도다. 이런 날 건
러케 살아야 쓰는 거시냐고 차라리 하루/ 포기해버
설 노동자를 비롯해 힘을 많이 쓰는 옥외 작업자들
리자고/ 주저앉다가 다시 일어서네
은 평상시 노동의 1/4~1/2만 일해도, 평소 하루 노 동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다 쓰게 된다. 그러니, 폭
철근공이면서 시를 쓰는 김해화 시인의 시 <새
염 시기 하루 노동일은 8시간이 아니라, (노동의
벽 세시>의 일부다. 폭염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꼭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6시간이나 4시간, 심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은 폭염 아래 노동마저, 포
어는 2시간이나 0시간이 되어야 한다.
기하지 못 하고 새벽 세시에 일어나 나갈 수밖에 없는 노동 조건이 문제다.
하지만, 더울 때는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29
사진으로 보는 세상
지난 7월 17일 정동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문송면 원진 노동자 30주기를 맞아 산재 피해자 증언 대 회와 노동안전보건과제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집단직업병 당시 일했던 원진레이온 노동자, 삼성전자 반도체/LCD 공장 뇌종양 피해노동자, 과로로 사망한 집배, IT 노동자 유족, 노조파괴를 위한 일터괴롭힘과 가학적 노무관리로 탄압받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함께 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그 어떤 전문가, 활동가들 보다 피해 노동자, 유족들의 짧지만 깊고 울림이 있는 증언 그 자체가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2부 백도명 서울대보건대학원 교수,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의 발제 역시 그간 어지럽게 펼 쳐있던 고민을 모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후 30년 뒤에는 어떠한 평과와 과제를 남기게 될까. 그러기 위해 노동안전보건운동 진영은 무엇을 해야 할까. 사진 민주노총 글 선전위원회
30 2018년 8월호
사진으로 보는 세상
31
편의점 알바, 누가 쉽다고 하나요? 20대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 안지완 님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길거리를 지날 때마다 꼭 한 번은 마주하게 되는 편의점. 간단한 간식류부터 도시락, 생필품, 비 상약 등 생활 전반에 필요한 물품을 파는 곳으로 기능한다. 국내 5대 편의점 프랜차이즈 점포 수 가 올해 3월 4만 개를 넘어섰다. 그 수많은 편의점에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있다. 계산할 때 말고 그들을 제대로 마주한 적이 없었다. 최근 최저임금 논란으로 다시 주목받은 편의점 아 르바이트를 하는 안지완(23세)님을 지난 7월 29일에 만났다.
“대학생이고 다음 학기 휴학 예정입니다. 아르바이트는 생활비 벌려고 시작했어 요. 학교 다니면 부모님이 생활비로 30만 원씩 주셨는데, 지금은 휴학 중이라 안 주시거든요. 그래서 집 근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어요.
이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한 지 한 달 좀 넘었네요. 밤 11시부터 아침 9시까 지 일하는데 물건 진열하고, 물류가 들어오면 정리하고 상품을 채워놔요. 유통기 한 지난 음식도 확인해서 폐기하고, 청소하죠. 요즘엔 편의점에서 닭도 튀겨요. 그 거 청소도 하고, 기름도 갈고. 도대체 누가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태만하다고 하는 지 모르겠어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향한 차별적이고 편견 어린 시선에 대해 안지완 님은 안타 까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답했다. 아르바이트를 얼마나 해봤냐고 물으니 생각 이상 으로 많은 경험이 있었다.
“수능 끝나고 바로 시작했어요.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사이에요. 휴학, 방학, 재학 중 가리지 않고 했어요. 전에 다른 편의점에서 6개월 정도 일을 했어요. 그전 엔 파리바게뜨 4개월, 이자카야 술집 3개월, 단기 호텔 아르바이트, 인천공항 물류 아르바이트도 했어요. 물류 일은 10시간 일하고 더 하면 1.5배 시급을 더 쳐준다 고 했는데도 너무 힘들어서 거부했어요.”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다들 등록금 대출을 갚아야 하 는 상황이다.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더라도 물가 상승을 감당하기 힘들다. 연애는 꿈도 못 꾼다.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모두 ‘돈’이다. 지금까지 해본 아르바이트 중 어떤 일이 제일 힘들었는지 궁금했다. 체력적으로
32 2018년 8월호
힘들었던 공항 물류 아르바이트일 거라고
다’는 응답이 전체의 81%에 달했다. 1위
예상했는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는 반말 등 인격적인 무시(57.1%)였고, 불 합리한 요구나 부당한 지시(47.2%), 감정
“이자카야 술집이 제일 힘들었어요. 여성
노동 강요(40.7%), 폭언(28.6%) 등이 뒤
을 성적 대상화시켜요. 술집에서 아르바이
를 이었다.
트한다는 이유로 소위 ‘술집 여자’가 돼요. 손님들이 ‘아가씨 이리 와봐요’, ‘술 좀 따
높은 갑질·폭력 경험에 비해 대응 방식은
라줄래요’ 이래요. 거기에 대처 못 하는 사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냥 참는다’는 응
장이 있고, 2차 가해 하는 사장도 있었죠.
답이 57.2%로 가장 높았고 ‘지인에게 심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고요. 그게 너무
정을 털어놓는다’가 18.8%, ‘관련 단체에
싫었어요. 몸이 힘든 것보다 스트레스가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한다’는 답변은
심했어요. 그래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
1.9%에 그쳤다. 관련 법을 잘 모르기도 하
게 됐죠.”
고, 두렵기도 한 여러 상황이 복잡하게 얽 히며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권·
“파리바게뜨도 힘들기로 유명해요. 빵 이
인권 침해는 더욱 공고해진다.
름을 다 외워야 해요. 음료도 만들고 여름 엔 빙수도 만들고요. 그런데 아르바이트를
안지완 님은 용기를 내어 노동부에 신고해
그만둘 상황이 생겼는데 사람 구할 때까지
마땅히 받아야 할 임금을 받았지만, 그 과
만 해달라는 게 2~3주가 넘었어요. 근로계
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사장이 출퇴근 기
약서를 봐도 강제노동할 이유는 없거든요.
록부를 조작하지 않을까, 본인이 가진 유
그래서 안 나갔죠. 13만 원을 못 받은 상
일한 증거는 문자밖에 없는데 이걸로 증명
황이었는데 굳이 사장이 직접 와서 받아가
될까 걱정도 되고 겁도 났다. 그런 어려움
라는 거예요. 아마 뭐라고 하고 싶었던 거
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겠죠. 문자로 계좌 알려주고 보내 달랬더 니 직접 오라고 하더라고요. 고용노동부에
“지금도 주휴수당, 야간수당 못 받아요. 수
신고했죠. 그리고 13만 원을 받았어요. 그
습 3개월 일 하는 거로 계약했거든요. 이
13만 원이 뭐라고요.”
미 6개월 동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는 데 또 수습인 거죠. 지금 6,700원 받아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은 지난 5월 4일
편의점주가 그러더라고요. 정부가 임금 올
‘아르바이트생 1,106명 대상으로 갑질 경
리는 건 맞지만, 귀족 노동자를 탓해야지
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우리같이 힘든 자영업자에게 책임을 떠넘
결과 ‘알바 근무 중 갑질 피해 경험이 있
기면 어떡하냐고요. 그래서 저에게 미안하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33
지만, 수습으로 3개월 일해달라고 하더라
외모 평가, 성적 발언, 신체접촉 등은 아르
고요. 그나마 바로 집 근처라 교통비 아끼
바이트 노동자들이 흔하게 겪는 문제 중
는 셈 치고 하는 거예요.“
하나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5명 중 2명이 근무 중 성희롱 피해를 겪었다. 특히 여성
주 15시간 일하는 경우 주휴수당 적용 대
과 남성 비율이 9:1 정도로 여성 아르바이
상이다. 하지만 편의점주는 운영이 힘들다
트 노동자들의 피해가 극심하다. 성폭력
는 이유로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다. 게다
문제에서도 고용주, 정부는 전혀 힘이 되
가 야간수당조차 받지 못한다. 시간외근로
지 못한다. 혹시 안전대책이 있는지 물었
의 경우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기 때
다. 노동자들의 안전, 건강 문제는 본사에
문에 편의점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따져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보면 실제로는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5인 이 넘을 거라고 추측은 하지만 소용없다.
“얼마 전에 점장이 발주를 잘못해서 제 담
명백히 야간근무를 하는데도 정당한 대가
당 시간에 상자 30개가 들어왔어요. 물류
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노동자분이 저한테 오늘이 마지막이냐, 사 장한테 밉보인 게 있냐고 할 정도로 말도
“언제 잘릴지 모른다고 항상 느껴요. 저 아
안 되는 상황이었죠. 진열대에 있는 상품
니어도 할 사람이 많은 거죠. 하지만 저는
말고도 창고에 물건을 옮겨요. 라면은 천
이 일을 안 하면 생활이 불가능해요. 하다
장 문을 열어 넣어야 해요. 사다리 타고요.
못해 등록금이라도 내야 해요. 그러니 사
맨 처음엔 밤에 일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
장 협박이 잘 먹히죠. 좋은 사장이 있을 수
눈 초점이 흐려지고 머리가 띵하더라고요.
없다는 걸 아르바이트 하면서 느꼈어요.
그 상태로 올라가니 떨어질 수 있겠단 생
그래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성추행, 성차별
각이 들었어요. 휘청하면 끝장나겠다는 느
적 말을 들었을 때 뭔가 제기하기가 힘들
낌이요. 잠을 잘 못 자니까 자꾸 어디 앉으
어요. 제기해도 반응이 ‘좀 참지 그러냐’거
면 나도 모르게 중력이 빨아들이듯 자요.
든요.
눈 뜨면 내가 잠을 잔 건지 모르게 피곤해 요. 잔다고 해도 몰아서 자요. 눈도 되게 아
사실 제기해본 적도 있어요. 너무 화가 났
프고요. 24시간 눈을 뜨고 있으니깐요. 현
거든요. 그런데 사장이 ‘네가 술 취한 사람
실감각도 없어지고 멍해져요.”
한테 가면 안 됐다, 오라고 해도 무시했어
34 2018년 8월호
야지’ 그러는 거예요. 또 어떤 사람은 칭찬
“폭력도 비일비재하죠. 일 시작하기 전에
이랍시고 ‘네가 섹시해서 그렇다’고 한 적
사장에게 비상벨이나 전화기를 30초 이상
도 있어요.“
놓으면 경찰 호출 되는 게 잘 되냐고 물었
는데, 사장이 그런 일 없을 거라는 거에요.
“이 사회에서는 장시간 노동을 할 수밖에
고장 난 지 한참 됐다고요. 다른데도 비슷
없어요. 제 주변 대부분이 150~180만 원
할 거에요. 혹시나 통화가 돼도 위급한 상
사이를 벌겠지 생각해요. 200만 원 이상
황이 정확히 어떤지 경찰이 구체적으로 설
벌어야 하는 조건이면 장시간 노동을 하는
명하라고 요구한대요. 일촉즉발인 상황에
거예요. 내 삶을 150~180만 원 사이에 맞
서 그게 가능한가요.”
출 생각을 하죠. 식비를 이만큼 쓰고, 외식 을 몇 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지금부터
한국 사회에서는 ‘아르바이트 노동’에 대
해요.”
해, 임시직, 젊은 층이 한때 하는 일, 생활 비가 아니라 용돈 벌이, 고생해도 되는 일
마지막으로 편의점을 이용하는 손님들과
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노동력을 제공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하고 싶은
임금을 받아 생활을 유지하는 자는 모두
말을 물었다.
‘노동자’임에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다. 안지완 님에게 우리 사회가 아르바이
“편의점 노동자는 이 가게가 아무 일 없이
트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직접 체감한
24시간 유지될 수 있게 하는 업무를 해요.
경험이 있는지 물었다.
손님들이 그 이상 요구해서는 안 되고, 그 럴 이유도 없어요. 그리고 편의점 노동자들
“생활비라고 전혀 생각 안 하는 것 같아요.
이 자기 몸을 지킬 수 있으면 좋겠어요. 4
우리 나이 또래 청년들 말고도 수많은 사
대 보험도 안 되고, 산재 처리도 어렵잖아
람이 아르바이트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
요. 모든 노동자가 4대 보험 적용이 될 수
요. 아르바이트 노동 역시 사회적으로 필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해요. 4대 보험 들
요한 일을 사회적으로 해내는 거죠. 그런
면 임금 줄어든다고 노동자가 스스로 포기
데 이걸 왜 쉬운 일로 생각하는 걸까요?
하게 만드는데 그런 문제가 안 생기게 해
사회를 직시하면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야죠. 모두가 안전하게 일 할 수 있고, 정규
기제를 기업이 얼마나 잘 이용하는지 알
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아르바이트 노동자
수 있어요.”
든 다치지 않게 하는 건 당장 이뤄져야 해 요. 위험요소는 어느 직업에나 있는 거잖아
아르바이트 노동 문제는 청년 세대의 대표
요.”
적 문제이기도 하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고 싶어도 이미 나쁜 일자리가 노동시 장을 잠식한 지 오래다. 그 문제를 지금의 청년 세대는 잘 알고 있다.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35
현장의 목소리
2018 여름건강현장활동 대학생, 모두의 건강을 고민하다
활자, 그 너머 윤상일 보건의료학생 매듭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 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 입 속의 검은 잎(기형도), 문학과지성사, 1989
스스로를 ‘노동’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 생각했다. 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이 되었을 때도 ‘노동’, ‘노동자’라는 단어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다. 단어가 주는 불온하고 강렬한 인상 때문이었을까. 애써 ‘일’, ‘일하는 사람’이라고 바꿔 부르곤 했다. 의대에 진학하고 나서는 두꺼운 교과서와 수많은 강의 록에 허우적대며 사회와 담을 쌓고 지내면서 노동과 더 멀어졌다. 그러다 노동자 건강권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어느 한 책 덕분이었다. 그 책의 저자는 우리네 사회 는 질병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묻고 있으며, 때로는 일터 자체가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쌍 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반올림, 원진레이온 등 사례를 설명하며 ‘어떤 학자는 노동자들의 편에 서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의 말에 설득이 되어, 이후 학내 동아리에서 같이 책과 뉴스 기사를 읽으며 노동자 건 강권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그러던 중 보건의료학생 매듭에서 여름방학에 건강현장활동01 (이하 건활)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2주밖에 없는 방학 중에 6일을 바쳐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은 망설였 지만, 포스터에 적힌 ‘학교와 병원에만 있으면 알 수 없습니다’라는 글귀에 설득되어 길게 고민하지 않고 신청했다. 건활은 글이 차마 담아내지 못한 현장의 모습을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현장은 글을 통해 접한 것보다 더 열악했다. 지난 6월 시안화수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인천남동공단에서 노동자 119 연락처 01 건강현장활동은 보건의료학생 매듭이 기획하는 활동으로, 건강할 권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5박 6일 간 산업 재해, 의료민영화, 여성 건강권, 노동 건강권 등에 대해 세미나를 하고 현장을 찾아가는 활동이다. 올해 건강현장활동에서 노동 건강권으로 다룬 주제로는 故 박선욱 간호사 공대위, ST 유니타스 웹디자이너 과로자살사고, 인천남동공단 시안화수소 중독사망사고, 반올림, 인천공항 교대제였다. 현장활동은 각각의 주제에 대해 먼저 글을 읽고 생각을 나눈 다음, 현장에 찾아가서 선전전이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36 2018년 8월호
가 적힌 종이를 나눠주면서 눈에 들어온 것은 한
원들의 목소리는 글보다 더 열악하고 복잡다단했
두 가지가 아니었다. 공단 내부를 자세히 둘러볼
다. 수북이 쌓인 정체를 모르는 먼지들, 노동시간
수는 없어, 모든 장면을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52시간을 어떻게든 끼워 맞추겠다며 공항 공사에
수많은 담배꽁초와 숨 막히듯 더운 공기는 현장의
게 억지로 강요당한 12조 8교대, 비정규직 노동자
상황을 충분히 담아내는 듯했다. 특히 시안화나트
들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 어떻게든 임금을 최소
륨 라벨이 그대로 붙어있는 쓰레기통은 두 눈으로
한으로 주려고 하는 공항 공사의 지능적인 꼼수.
보아도 믿기지 않았다. 불과 1달 전 이곳에서 사람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불건강에 기여하고 있었
이 죽었는데도 말이다. 쓰레기통 하나만으로도 인
다.
천남동공단이 위험 물질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현장 당사자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현장의 이 모든 열악한 환경이 과연 무엇이 문 제인지 몰라서 생기는 것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 각하지 않는다. 현장에 찾아가기 전 사전 세미나
책이든 기사든 필자가 현장에 오기 전 접한 글들
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모두가 무엇이
은 현장 당사자의 목소리를 가공한 결과물이었다.
문제인지 알고 있었다. 서울아산병원의 故 박선욱
웹툰 『송곳』과 인천공항 노동자들에 대한 사전 세
간호사 자살 사고는 태움이라는 기이한 일터 문화
미나를 통해 노동조합과 그들의 현실을 접할 수
와 간호사 인력 부족이, ST유니타스 웹디자이너
있었지만, 현장에 직접 가서 들은 노동조합 조합
자살 사고는 과로를 조장하는 포괄근로계약이 문 제였다. 인천남동공단 시 안화수소 중독 사망 사고 는 하청업체에 가해지는 낮은 단가의 압박, 부족한 위험 물질 관리 및 규제 제 도와 원청 처벌의 부재가 문제였다. 한번은 휴식시간에 친구 들과 모여 노동자가 건강 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 와 그에 대한 대책을 이야 기한 적이 있다. 결론은 뻔 했다. 생명보다 돈과 이익 을 중요시하는 자본주의의 구조가 문제이고, 이를 해 결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현장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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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뒤엎고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우
들은 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 학교가 시키는 것들
리는 자조 섞인 말투로 이야기를 나눴다. 덤으로
을 꼬박꼬박 잘 지켜가며 대학교에 진학한 학생들
‘4차 산업혁명이 노동 구조를 바꾸면 노동자들이
이다. 애초에 이런 학생들이 노동권에 관심이 별
더 건강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이야기를 나누기
로 없고, 혹시나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사회과학
도 했다.
동아리에서 알아서 찾아가며 공부를 하는 것이 현
그때 친구들과 나눴던 말들이 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조를 바꾸자는 말은 한편으
실이다. 올해 초, 내과 강의시간에 대사성 산증이 다뤄진
로 공허한 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
적이 있다. 그 시간에는 대사성 산증의 원인, 기전,
장 구조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
표준 치료 등에 대해 배웠다. 교수님은 “메탄올에
서 보건의료학생의 입장에서 볼 때 현실적인 대안
의해 대사성 산증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런 경우는
은 막막하다. 2년여 전 파견직 노동자 6명이 메탄
거의 없으니 몰라도 된다”며 지나가듯 말씀하셨
올 중독으로 인해 실명했을 때도, 노무사 선생님
다. 병원 안에서는 맞는 말일지 모른다. 하지만 병
들은 원청을 처벌해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원 밖, 피해자분들께는 틀린 말이다. 2년 전 메탄
있다고 외쳤다. 피해자 중 한 명은 UN 인권이사회
올 중독 실명 사고, 1달 전 시안화수소 중독 사고
에 가서 원청과 정부에 책임을 요구한다는 발언을
피해자분들 모두 대사성 산증으로 아파해야만 했
했는데도, 지금까지 변한 것은 없다. 심지어 같은
다.
공단에서 시안화수소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도 발 생했다. 분명해 보이는 대안마저 받아들여지지 않 는 상황 속에서 학생 입장에서 제안할 수 있는 대 안이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렇다면 왜 이들의 외침이 전달되지 않았을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보건의료인의 무 관심이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프랑스를 비롯 한 선진국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에 노동문제에 대 해 경제 · 사회 · 윤리적 측면의 광범위한 교육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심지어 독일은 초등학교에 서 모의 노사교섭을 진행한다고 한다.02 반면 우리 나라는 노동권에 대한 교육은 거의 하지 않을뿐더 러, 노동권 교육시간을 제외하면 노동이라는 표현 을 수업시간에 듣기도 힘들다. 대학교에 오면 사 정이 달라질까. 그렇지 않다. 대개 보건의료학생 02 김소연, 『“한국 노동교육 전무…독일 초등학생은 단체교섭 배워”』 한겨레, 2012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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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성 산증 강의 삽화에서 알 수 있듯, 의학 교 육은 (적어도 필자의 학교에서는) 지나치게 과학
적 측면에서만 이뤄진다. 의학을 사회적 맥락에서
염병이 Rickettsia prowazekii라는 균에 의한 발진
바라보려는 사회 의학도 엄연히 의학의 하나의 패
티푸스임이 밝혀졌지만, 루돌프 피르호의 주장이
러다임으로서 존재하지만, 과학적 의학만을 진정
오늘날 우리나라의 보건의료학생들에게 주는 울
한 의학이라 생각하며 교육하는 의과대학의 입장
림은 크다. 결국은 교육이다. 교육이 바뀌고 보건
에서 사회 의학은 잊혀 버린 옛 이론일 뿐이다. 필
의료학생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 진부한 대안이
자는 의학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부정하
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필자는 보건의료인이 한
는 것이 아니다. 현대의학이 지금까지 발전한 데
사람이라도 더 노동자 건강권에 관심을 두고 아픈
에는 과학이 기여한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필자
노동자의 곁에 선다면, 그들의 목소리는 더욱더
는 과학적 의학만이 의학의 전부가 아니며 의과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건의료인이 과학 교
학에서 사회 의학도 과학적 의학만큼이나 중요하
과서 너머, 활자 너머의 현장과 연대하는 사회가
게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오길 꿈꿔본다.
요즘 보건의료학생에게 “의학은 사회과학이 며, 정치는 대규모의 의학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병리학의 아버지, 루돌프 피르호(Rudolf Ludwig Karl Virchow, 1821-1902)가 했다고 말해주면 믿
ST 유니타스 간담회를 다녀와서 이지연 보건의료학생 매듭
을까? 1848년 초, 상부 실레지아 지역의 직조공 들 사이에서 전염병이 유행했다. 이에 당시 유능 한 의사였던 루돌프 피르호는 현장으로 가서 머물 면서 전염병의 원인 이 무엇인지 조사했 다. 그가 작성한 보 고서를 보면 전염병 의 원인으로 빈곤을 지목하며, 노동을 해 도 노동자의 몫에 돌 아가는 돈이 적은 현 실을 비판하고, 무능 한 정부를 비난하는 대목이 나온다. 훗날 세균이 질병의 원인 이라는 세균설이 입 증되면서 당시의 전
이번 2018 건강현장 활동에서는 주로 여성 건 강권과 노동자의 건강권을 다루었고, 몇 개의 현 장을 방문하여 간담회를 갖기도 하고 직접 현장에 서 연대하기도 하였다. 이 중에서 ST 유니타스 간 담회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소개해보고 싶다. ST 유니타스에서 과로로 인해 자살한 웹 디자이너 故 장민순 씨는 회사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 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과로로, 일주일에 연장 근 로했던 시간이 법으로 정해진 기준인 12시간이 넘 는 주가 ST 유니타스에서 근무한 총 129주 중의 46주가 되었다. 이는 근로기준법을 심각하게 위 반한 행위이다. 또한, 이와 같은 과도한 업무로 인 해 회사에 입사하기 전 거의 완치되었던 우울증이 재발하게 되었다. 우울증 악화로 휴직하고 돌아온 고인에게 회사는 총 4명분의 일을 맡겼다. 그뿐만 아니라 업무 외 시간에 연락하거나, 수당도 주지
현장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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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 업무 참여 여부를 인사 고과 등에 반영하는
업 때문에 바쁘거나 해서 지칠 땐, 잠시 귀 기울이
등, 직장에서의 갑질도 비일비재하였다.
는 것을 멈추기도 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상황 뒤에는 특정 법령이 자리하고 있었다.
스스로 자부심에 사로잡혀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일 최대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월 69시간
“나 이런 이슈들 알고 있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
까지 연장 근로를 시킬 수 있는 탄력 근무제로 인
다.
해 노동자는 연장 근로와 야근을 매우 압축적으로
저희는 이번 건강현장활동에서 故 박선욱 간호
하게 되었다. 단적으로, 고인의 경우는 하루에 12
사 공동대책위원회와 ST 유니타스 과로 자살 대
시간 이상 근무한 비중이 18%가 되었다. 하지만
책위원회, 반올림, 인천남동공단, 인천공항, 의료
고인의 연봉 근로계약서에는 이미 주당 16시간이
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분회 등과 연대하였고 먼저
연장근로수당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이것은 이미
아산병원에 찾아가 선전전을 진행하였습니다. 병
이 자체로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것뿐만 아니
원은 으리으리하였고 그에 맞게 수많은 환자가 붐
라, 노동자는 이러한 포괄 임금제로 인해 만성적
볐습니다. 병원이 크니깐, 게다가 아산병원이니깐
으로 야근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환자들은 병원의 의료를 믿고 자신의 몸을 맡기지
하지만 이러한 근무환경에 못 이겨 자살을 한 직
만 정작 의료진들이 인력 부족에 의해 그에 따른
원에 대해 회사는 과로 자살을 인정해 주지 않았
“태움”에 의해 고통 받는 것은 전혀 몰랐습니다.
다. 심지어 고인은 이미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우
‘리플렛을 나눠주면서 정말 이런 일이 있었어요?’
울증이 거의 완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이
라면서 매우 놀란 시민분도 있었고, 같이 아산병
것을 개인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치부했다.
원을 욕하면서 공감해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단
이러한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순히 저만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공
하루 최장 노동시간을 법으로 정해야 할 것이다.
론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또한, 근무시간 이외의 연락을 지양하도록 해야
이었고, 그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호소하고 알리
하고 과도한 업무를 방지하기 위해 인력을 확충해
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들다는 것 역시 깨달았습니
야 한다.
다. 책상에만 앉아있으니 알 턱이 없었고, 알기만
현장에 가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
하고 행동하지 않았던 내가 위선적이었다는 생각
형섭 보건의료학생 매듭
까지 들었습니다. 故 박선욱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것은 스트레스 조절을 못 한다거나 우울증이 있었다는
불건강한 환경에 놓인 수많은 사람이 있고, 단순 히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병원만으로는 해결 하지 못하는 사회적 원인이 존재한다. 책이나 뉴 스를 통해 많이 접한 이야기이고, 이 이야기에 공 감하면서 지난 세월을 살아왔습니다. 현장은 방문 하지 않으면서 그에 관련한 뉴스만 들으면서,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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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간호사의 수련 기간도 부족하고 수련을 담당할 인력 역시 부족하 게 된다면, 감정적 스트레스는 높아질 수밖에 없 을 것이고, 교육받는 사람과 교육하는 사람 모두 고통스럽게 됩니다. 게다가 아직은 본인의 일에
익숙지 않은 간호사가 현장에 투입되게 된다면 의
현장이 있었는데, 그리고 그러한 현장 역시 알고
료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있었는데, 왜 난 바쁘다는 이유로, 과제가 많단 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환자에게 불이익이 되는
유로 같이 농성장 지킴이를 많이 하지 못하였고,
것뿐만 아니라 이런 환경에서 일한다면 신규 간호
그들과 공감하지 못하였는가. 승리의 기쁨을 같이
사는 환자에게 해가 되는 존재로 스스로를 바라볼
나눌 자격이 있는가.
수밖에 없고 의료인으로서 효능감은 바닥에 떨어
그러나 문화제에 다녀온 후 작업환경보고서 공
지게 됩니다. 이는 결국 구조의 문제입니다. 자살
개가 될 경우 기업의 영업비밀이 노출되어 이익이
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고, 범인은 병원입니다.
침해할 수 있다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이
추모의 의미로 보라색 리본을 육교에 묶으면서 보
나와 아직 세상은 노동자의 편이 아니라 기업의
이는 병원이 과연 생명을 살리기만 하는 곳인지
편이라는 생각이 너무 들었습니다. 언제 이윤보다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생명이 우선한다는 것, 생명 없는 이윤은 의미가
이런 인력 부족과 직장 내 괴롭힘, 과로의 구조 에 갇혀 사는 의료인들을 포함한 병원 노동자들을
없다는 것을 세상이 알까요. 반올림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일하는 작업장에
바라보며, 사실 한국의 모든 노동자가 이러한 현
대한 알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인천남동공단을 방
실에 처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일
문하여 선전전에 참여하였습니다. 인천남동공단
하는 노동자라면 독서나 영화감상과 같은 취미생
에선 메탄올 중독으로 시력을 잃거나 마비가 되거
활은 사치이고,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과 여유
나, 시안화수소 중독으로 노동자들이 죽어갔고 왜
롭게 보낼 시간은 당연히 없고, 밤새워서 일하기
자신이 아픈지 모른 채 자신이 건강관리를 제대로
도 하고 휴가 반납하기도 하면서 직장 내 상사의
하지 못했다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공단 내 식당
괴롭힘도 다 버티면서 사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
으로 식사를 하러 가면서 주변의 공장을 살펴보게
냐는 프레임에 갇혀 살진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
되었습니다. 내부에 들어가 자세히 살펴보진 못했
다. 그리고 이러한 노동 구조가 과연 누구한테 이
지만, 얼핏 봐도 안전관리가 부실한 작업환경에
득이 돼서 굳건히 존재하는가 생각해보게 되었습
놓여 있었고, 대부분 하청업체에서 파견근로 하는
니다.
노동자들로 자신의 안전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
그 후 저희는 반올림 농성 마침 문화제에 참여하
니다. 심지어 작업환경 측정하는 기업조차도 관련
였습니다. 삼성전자, 조정위원회와 반올림이 중재
사업장들과 관련이 되어 있어 제대로 된 기능을
합의서에 서명을 하고 1023일의 긴 농성이 끝난
하지 못하였습니다.
현장이었습니다. 저희를 비롯해 많은 연대 단위들
파견업체, 하청업체, 원청업체, 정부 그 무엇도
이 같이 발언하고 반올림 분들과 같이 지난 농성
이들의 건강을 책임지지 않고 방기했습니다. 파견
했던 순간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업체나 원청은 작업장 탓으로 돌리고, 하청업체는
영광스러운 날에 함께하게 되었고, 저는 그날 너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노동자를 지켜줄 수 있는
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이렇게 지난한 싸움을 해온
안전 장비나 화학약품 등을 갖추지 않고,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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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위험을 미리 방지하지 못하였고 하청업체
방문하고 왜 우리가 공항을 갈 때마다 깨끗한지,
들이 경쟁력을 위해 노동자의 안전을 희생하게 하
수화물이 처리되는데 착오가 없는지, 승강기나 무
도록 만든 환경 역시 방치하였습니다. 결국 근본
빙워크를 이용할 때 고장이 없고 고장이 나도 빠
적으로 자본이 낳은 파견과 하청의 구조가 노동자
르게 고쳐지는지, 보안 검색이나 출입국 심사 시
들의 건강보다 이윤추구에 힘쓰도록 만든 것이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는지, 공항 내 위험 상황 시
노동으로부터 소외된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 공항과 비행기를 연
찾기 위해선 사업장 자체의 잘못도 크지만, 그뿐
결해 주는 통로가 덥거나 춥지 않고 탑승 시 안전
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하게 지나갈 수 있는지, 이착륙 시 두려워하지 않
마지막으로 저희는 인천공항에 방문하여 공공
고 안전한 비행이 되도록 활주로가 정리되어 있는
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지 등 우리가 지나쳤던 모든 노동을 생각해볼 수
갖고 선전전에 동참하였습니다. 문재인대통령이
있었습니다. 공항뿐만 아니라 모든 우리가 누리는
취임 후 공항에 찾아가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화
시설에서, 제품에서 지나쳐왔던 노동들이 있겠죠.
하겠다며 선언했었기에 저는 잘 되겠거니 하고 관
이런 수많은 노동자가 그러나 같은 직장에서 노
심을 두고 있지 않았으나 실상을 그렇지 못하였습
동해도 비정규직이라고 차별당하고 교대제에 의
니다. 아직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진행 상황은 더
해 불건강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 역시 잘 몰랐습
디고, 직접고용이 아니라 자회사를 설립해 간접고
니다. 알아도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였고, 저의 일
용을 진행하며, 아직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의
로 와 닿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현장에 와 봐
차별은 심하였습니다.
야 이들의 존재를 느낄 수 있고 비로소 문제를 인
그뿐만 아니라 몇몇 노동자들은 12조 8교대제
식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와 같은 비인간적인 교대제에 처해있고, 대부분 4
분들 역시 자본에 의해 착취당하는 노동
조 3교대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건강
자로 비정규직이라는 값싼 노동력으로 사
한 교대제는 없듯, 야간근무를 하여도 제대로 된
람이 치환되고, 노동자를 사람 취급하지
쉬는 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채, 모두 겨우겨우 일
않아 안전관리 역시 미흡해 수하물 관리
하며 24시간 공항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하다가 벌레에 쏘여 하반신이 마비되거
이번에 주 52시간 근무제로 전환되면서 기존의 교
나, 분진에 의해 폐암이 생기고, 노동 강도
대제 근무를 하시는 분들의 일하는 시간은 단축하
도 높아 골병이 드는 등 건강권이 침해되
되 인력은 충원하지 않아 훨씬 더 고된 강도의 노
고 있었습니다. 공사로서 타 기관들의 모
동환경에 처할 위기입니다.
범이 되어야 하는데, 정작 비정규직을 채
현장을 방문해보니 공항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용하고, 비인간적인 교대제를 적용하는
일하시는 노동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사실 공항
등 노동자 착취에 모범이 되고 있었습니
에 가면 여행을 가는 느낌이 들어 싱숭생숭한 느
다.
낌이 많이 들었고, 그 안에서 일하시는 노동자분
이토록 다양한 현장을 방문하면서 고통
들은 생각해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받는 노동자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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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은 일 때문에 다치고 아팠다는 것입니다.
청에도 직접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작업환경
그들을 아프게 한 구조를 살펴보면 얼마나 자본이
측정 역시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하
치밀하게 일터에 들어와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구
고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부족한 인력 역시 충원해
조를 짜왔는지, 이런 불건강한 환경에 놓인 노동
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는 근
자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워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
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노동자들은 결국 더 아파
었습니다. 먼저 이러한 환경에서 노동자의 건강권
할 것입니다.
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는 병원의 규모나 병상
저는 우리가 모두 얼마나 자본주의가 사회에 요구
수에 따라 필수 의료 인력을 정해두고 직장 내 괴
하는 이윤 중심, 효율 중심의 사고에 갇혀왔는지 반
롭힘에 대해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성하며,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선 어떤 가치를
또한, 노동자들의 알 권리가 보장되도록 기업보
우선 시 해야 하는지를 돌이켜 봐야 한다고 봅니다.
다는 힘없는 노동자의 편에 서야 합니다. 산재 입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건강한 삶
증책임을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장이나 기업이 하
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록 해야하며, 영업기밀이라며 공장이 작업환경
제가 생각하는 건강한 삶은 일하기 위한 삶이 아니
을 숨기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건강권을 침해
라 일과 일 이외의 삶이 공존하는 삶입니다.
하는 사업장을 찾아 강하게 처벌해야 하고, 이를
이를 위해선 노동자들은 일할 때도 자신이 어디
보장할 수 없는 사업장들을 돕기 위해 금전적 지
서 무슨 약품이나 기계를 다루면서 어떤 일을 왜 하
원을 해주거나, 하청업체끼리의 경쟁을 줄이기 위
는지 알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이 어느 시간에 어느
해 원청의 하청 후려치기를 막는 규제를 두고, 하
정도 일을 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으며, 그에 합당
청업체에서 발생한 작업환경이나 안전 문제를 원
한 것을 넘어 일 이외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만큼 의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몸을 버 리고 죽어라 일해야 겨우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자 신이 한 일에 효능감을 느끼며, 건강권을 보장받고, 결정권과 통제권을 지닌 주체적인 노동자 말입니 다. 이렇게 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가 변해야 모 두가 건강하게 노동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자본가와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건강한 삶과 일터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 다녀온 후 전 정말 안일하게 살아왔음에 반성하였고, 노동자들의 삶과 사회적 구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노동자가 건강 한 그 날까지 얻은 깨달음을 잊지 않고 열심히 투쟁 하겠습니다.
현장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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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건설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고, 노동자의 삶도 바꾼다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 노동안전부장 이준상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노
“목수 일을 3년 정도 했습니다. 그러다 다쳐서 산
동자들이 있다. 바로 건설 노동자들이다. 목수, 철
재로 쉬는 중에 노동조합 지도부가 투쟁하다 구속됐
근공, 건설기계, 타워크레인, 전기원 등 다양한 분
고, 건강이 회복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본격적으로
야의 건설 노동자들이 존재한다. 상가, 주택, 빌 라, 아파트의 다양한 건물을 완성해 나가는데 이 들의 땀과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들의 노동환경은 위험천만하다. 건설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 소식은 하루가 멀다고 들려온다. 최근 에는 전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20년 경력 베테 랑 목수 노동자가 폭염 중 계속된 작업으로 정신 을 잃고 추락해 사망했다. 광주에서도 비슷한 사 망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건설 노동자들의 안 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너무나 많다. 건설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활동을 시작한 지 올해, 만 4 년 됐네요.”
10여 년이 넘은 광전본부는 목수 중심으로 200 여 명의 조합원의 규모였으나 2014년 말 현장 투 쟁이 크게 벌어지면서 규모가 10배 이상 늘었다. 그 과정에 함께 했던 이준상 님에게 노동조합은 소중한 곳이다.
“원래는 급한 시기에 활동하고 다시 현장 일을 하려 고 했어요. 그런데 간부도 부족하고, 큰 투쟁에 승리
현장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건설노조 광주
해서 조직도 확대되니 여러 일이 생겼죠. 그때 마침
전남지역본부(이하 광전본부) 노동안전부장 이준
전기원지부에서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신청 하는
상 님을 지난 7월 19일에 만났다.
일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조직사업 경험은 부족해 도,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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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관
각하죠. 짧은 기간 안에 부족한 비용으로 일을 하려
련 법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현장을 돌아보
고 하니깐 당연히 급하게 공사 기간을 맞추게 되죠.
니 아픈 사람이 정말 많았던 거죠. 그때부터 노동안
그러면 안전문제는 뒷전이고요. 이게 가장 핵심적
전보건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문제입니다. 그리고 노동자들 역시 이렇게 방치되 어 일한 지 너무 오래됐어요. 안전시설이 부족하지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한다. 정
만 갖춰져도 불편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이런
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2020년까지 산재 사고
상황에서 사측이 핵심적 역할을 하지 않으면 사고
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건설현장 사망자 수는 매해 늘어나고 있다. 고용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5년간 건설업 산업재해 현 황을 보면 총재해자 수는 11만 878명이다. 사망 재해도 문제지만 추락과 부딪힘 등 전형적인 재 래형 사고가 흔하다. 도대체 왜 건설현장에서 사 망, 사고가 반복되는 걸까.
가 발생하는 거죠.“ 현장에서 계속해서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 비 용 문제를 제기하며 여러 노력을 하는 와중에도 이준상 님의 눈길은 노동안전보건 영역으로 향 한다.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문제를 물었다.
“가장 먼저 근골격계 질환 사업에 관해 관심을 두 고 있습니다. 1~2년 이내에 관심을 둔다고 바뀌는
“단순히 사고 문제만 놓고 접근할 것은 아닙니다.
영역은 아니에요. 구조적, 관행적 문제를 하루아침
건설 현장은 근본적, 절대적으로 적정 공사비와 공
에 바꿀 수 없기 때문이죠. 2~3년 동안 기초를 쌓고
사 기간이 확보되지 않아요. 불법 하도급 문제도 심
안정화 되기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노동조합에서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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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성과를 바탕으로 토대를
도 기억나요.“
어떻게 구축할지가 핵심이죠. 건설현장에서 산재를 은폐하기 위한 공상 처리도 너무 흔하고 노동자들
물론 아쉬운 경험도 있다.
역시도 익숙해서 이런 것들을 바꿔야 근골격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산재 인정받고 나서 관심이 생기더
도 공식적으로 드러낼 수 있겠죠. 최근 하는 중요한
라고요. 그래서 전체 교육을 해보자 결심했어요. 한
고민입니다.“
달 반 동안 조합원 대상으로 하루 2시간씩 교육을 했 어요. 산재신청 기본 절차, 법적 구조, 사측 압박 문
목수로 일을 하다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며 여러
제 등에 대해 이해와 설득시키고 교육했죠. 교육하
좌충우돌이 있었다. 물론 이준상 님에게도 노동
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소음성 난청 문제를 얘기하
안전보건 영역이 쉽지는 않았다. 낯설고 어려웠
더라고요. 교육 때 소음성 난청 있는 분들을 개별적
다. 그런데도 어떻게 돌파해 나가며 꾸준히 활동
으로 면담 받아서 취합해보니 350명 중 10% 정도
해올 수 있었는지 노하우가 궁금했다.
해당됐어요. 알아보니 소음성 난청은 특수건강검진 을 받아야 한다길래 안전보건공단에 직접 찾아가기 도 했죠. 특히 건설노동자들은 검진을 받으려면 일
“방법보다는 당장 목적의식 때문에 여기저기 부딪 혔어요. 그냥 했죠. 하다 보니 알게 되더라고요. 현실 적 한계는 직면했지만, 생각도 못 했던 일이 되다 보 니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죠. 더디게 가더라도 갈 수는 있겠더라고요. 여기저기 자문도 구하고, 자료 도 찾아보고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되더 라고요.” 지금도 많은 조합원과 산재 문제로 상담하고, 술잔 도 기울이지만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조합원은 마음 한편에 있었다. 이준상 님에게는 그분들이 힘
을 하루 빼야 하는데 그러면 일당을 포기해야 하거 든요. 그래서 업체 찾아가서 설득해서 특수검진을 받을 수 있게 만들었죠. 산재신청 추진도 했는데 기 간도 오래 걸리고 작업환경측정도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 장기적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 런데 그때 노동조합 조직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접게 됐어요. 노동조합에서 집중하고 역량을 투여해야 하 는데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죠. 일단 상황을 파악한 수준에서 중단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어서 굉장히 아 쉬워요.“
들더라도 다시 활동을 다짐하게 되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2015년 말에 처음 근골격계 질환 산재 신청을 냈 던 조합원 두 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한 분은 60
그간 경험을 토대로 본인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에 작은 변화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변화들이
대 중반이었고, 한 분은 50대 초반이요. 처음에 조합
이준상 님을 비롯해 건설현장에서 노동안전보건
원들에게 꼭 산재 인정받을 거라고 했는데, 조합원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에너지가 된다.
들도 안 믿었어요. ‘노가다 골병’이라는 사회적 통념 이 건설 노동자 스스로에게도 있었던 거죠. 산재가
“확실히 많은 변화가 있죠. 쉽게 산재 신청을 하고
되겠냐, 안 되는 거 해서 회사 불편하고 우리 불편하
승인받는 게 지금 구조에서 쉽지 않아요. 그래도 분
게 하지 말자는 인식이요. 두 분 다 수술하고 집에서
명 인식은 변했죠. 조합원들도 많은 상담을 해와요.
요양 중인데 산재신청 설득하려고 집까지 찾아갔어
초기에 본인의 질병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얘기했어
요. 가족들도 만났고요. 그렇게 신청하고 결국 인정
요. 몸이 경쟁력인 건설 현장에서 근골격계 질환은
받았죠. 너무 기뻤어요. 본인도 어려울 거로 생각하
고용 문제이기도 하니까 동료와 경쟁에서 떨어질 수
면서 돈을 못 버는 상황에서 생계 걱정을 많이 했는
도 있고요. 사회 관심은 둘째치고 노동조합도 관심
데, 소식을 듣고 나서 그분들이 지었던 표정이 아직
이 없으니 본인이 참고 버텼는데 지속해서 사업을
46 2018년 8월호
하다 보니 주변 동료들도 건설현장에서 골병든 게
“무지하고 무관심해요. 피상적으로 건설 노동자들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이고, 우리가 얘기
이 힘들다는 건 누구나 다 알죠. 하지만 구체적으로
할 수 있고 산재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거죠. 최
건설 노동자들의 노동 가치를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근 노동조합에서도 이 사업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
존중하는 구조는 전무해요. 여전히 빠른 시일 안에
로 변화하고 있어요.”
공사를 끝내서 이익금을 최대한 많이 남기기 위해 수단으로 활용하죠. 그나마 최근 전국 토목건축 현
건설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높이고 안전을 위
장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노동조합을 통해 노동
협하는 문제는 현장에도 있지만, 생활 전반에 놓
자들이 힘을 가진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
여있다. 바로 ‘휴식’ 문제다. 건설현장은 촉박한 공사 기간 때문에 날씨 영향만 없다면 주말, 공휴 일 없이 매일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몸은 지치고,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집에 돌아가 서 바로 기절하듯 자도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은
히 건설 노동자들의 노동 가치, 개별 노동자들의 안 전, 복지, 건강을 진정성 있게 고민하진 않아요. 굉장 히 형식적이죠.”
노동안전보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 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는지 물었다.
삶은 위태롭다. 이런 문제에 대해 7월 12일 국토 교통부는 공공 건설공사 안전강화 방안을 발표했
“노동안전보건 활동이 누구나 다 알고 있고, 해야
다. 건설 현장의 안전을 강화하고 공사 품질을 높
한다는 인식은 있어요. 그런데 누구도 어떻게 하는
이기 위해 공공 현장부터 견실시공을 강화해 나
게 맞는지, 어떻게 하는 게 잘 되는 거라는 조언을 해
갈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공공 공사로부터 노
줄 사람이 많지 않아요.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부분
동자의 휴식을 보장하며, 적정 공사 기간을 확보
이죠. 일단 노동안전보건 사업을 고민하는 분이 있
하는데 일요일 휴무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다면 힘들더라도 지금부터 시작하면 누군가에게 큰
한 것이다. 올해 9월부터 시범 도입되며 내년 상 반기에는 모든 공공 공사에 적용된다. 하지만 여 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다.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을 하면 좋겠습니다. 분명 변해 가는 흐름이 있어요. 건설노조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변 하고 있어요. 노동조합에서도 하면 좋은 사업 수준
“안정적 휴식이 보장되는 건 정말 중요해요. 그러기
이 아니라, 이제는 구조적으로 사업에 대한 장기적
위한 전제는 일상적 고용문제가 안정화 되고, 임금
대책과 관심,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노동조합의
이 보전돼야죠. 쉬고 싶고, 그러면 정말 좋은데 건설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영역인 거죠.“
현장 작업 특성상 눈, 비가 오면 쉬어야 해요. 그리고 공사가 끝나면 다른 현장에 가기 전까지 일을 못 해 요. 당연히 생계 위협을 받죠.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 는 게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이준상 님은 정부와 건설 자본의 건설 노동자 안전, 건강 문제에 대한 태도와 관점을 지 적했다.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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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폭염 속에 노동자들이 죽어간다 며칠 전 오후, 진료실에 3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을 중단할 것, 어쩔 수 없이 작업을 해야 할 경우
들어왔다. 건장한 체격과 달리 얼굴은 창백하고
중간 중간 그늘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 얼음
힘이 없어 보였다.
물보다는 적당히 시원한 물을 마실 것, 물을 마실 경우 반드시 식염을 함께 먹을 것, 물보다는 이온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
음료를 마실 것 등을 권고하였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그런지 몸에 힘이 하나 도 없고, 머리도 아프고, 찬물을 많이 마셔서 그 런지 설사를 해서요.”
올해 7월말까지 온열 질환자가 2천 명이 넘고, 이미 20여 명이 숨졌다고 한다. 올 여름이 다 지
“무슨 일을 하세요?”
나고 나면 사망자는 더 늘어나 있을 것이다. 뜨거
“토목 공사요.”
운 환경에 노출되어 열 때문에 생기는 질환을 온
“그럼 바깥에서 일하시는 거 아니세요?”
열 질환이라고 하는데, 열경련(heat cramp), 열
“네, 맞아요.”
실신(heat syncope), 열피로(heat exhaustion),
“이렇게 더울 때도 일을 하세요?”
열사병(heat stroke) 등이 있다. 열경련은 뜨거운
“공사 기한 맞추려면 어쩔 수 없어요.”
환경에서 격렬한 운동을 하고 난 이후에 근육이 수축되면서 국소적인 통증과 근육경련이 생기는
역대 최악이라고 불리는 폭염이 며칠째 계속
것이다. 열실신은 말초혈관 확장 등으로 인한 일
되고 있을 때였다. 병원을 제 발로 찾아오셨고 이
시적인 저혈압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열피
정도의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의식은 멀쩡해 보
로는 땀을 많이 흘리는데 수분을 제대로 보충하
였고, 다행히 체온도 정상 범위 내였다. 그런데
지 못하는 경우에 생기는 피로함이나 어지러움,
30대 성인 남성치고는 혈압이 상당히 낮았다. 폭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말한다. 이런 질환들은
염 속에서 일을 하다 보니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어서 서
증상이 나타난 것 같은데, 찬물을 너무 많이 마
늘한 환경에서 수액을 공급해주면서 전해질 균형
신 탓에 설사를 해서 수분이 충분히 흡수되지 않
을 맞춰주면 보통 회복이 잘된다. 며칠 전 그 환
아 오히려 탈수 증상이 심해진 듯 했다. 환자에게
자도 열실신 혹은 열피로 정도로 진단할 수 있을
생리 식염수에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포함되
것 같다. 그러나 열사병은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
어 있는 수액을 처방하고, 폭염 상황에서는 작업
에 문제가 생기면서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
48 2018년 8월호
가고, 의식변화가 생기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
히 기온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데다, 휴식을 제공
는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체온 조
하라는 기준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 온열 질환 예
절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들은 열사병에 취약하므
방의 효과가 의심된다. 기상청은 이미 기온 외에
로 주의를 해야 한다.
습도를 포함한 건구습구온도(WBGT 온도, 더위 체감지수)를 제공하고 있고, 건구습구온도가 30
그런데 올해 7월 말까지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도가 넘을 경우 옥외 작업은 모두 중단할 것을 권
20여 명 중 30~40대 사망자가 6명이고, 이 중 4
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7월 31일 정오 기온은
명이 야외 작업 중에 사망했다고 한다. 역대 최악
34도로 고용노동부 지침은 시간당 15분씩 휴식
의 폭염이라니 젊은 노동자들까지 죽음에 이르는
하는 것이면 족하지만, 건구습구온도는 33도로
것이 이해가 되는 측면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
기상청 권고에 따르면 실외 작업은 중단해야 한
노동자들은 이런 무더위에, 연일 폭염 특보가 발
다. 이러니 고용노동부 지침의 실효성을 의심하
효되고 있는 이런 상황에, 뉴스에서 매일같이 폭
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실제로 작업 현장에서
염으로 인한 사망 소식이 들려오는 이런 상황에,
이 지침이나마 제대로 지켜질지 그 또한 심히 의
뙤약볕 아래에서 꼭 일해야만 했을까? 이 노동자
문이다.
들의 사망은 명백히 업무로 인한 사망이고, 그 뙤 약볕 아래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예방할 수 있었
올여름은 1994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더운
던 사망이다. 그것을 예방하는 것이 산업안전보
해였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상 기후 현상이 전
건법의 취지이자 국가의 의무가 아닌가? 그런데
지구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24년 만의 폭염이
고용노동부의 대응은 안일하기만 하다.
라는 기록은 앞으로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노동
고용노동부는 얼마 전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 가이드」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폭염주의보
자가 폭염 속에서 작업하다가 죽게 될 것이다. 폭 염 속 노동자들을 살리려는 조치가 시급하다.
(33℃) 발령 시에는 시간당 10분씩, 폭염 경보 (35℃) 발령 시에는 15분씩 휴식’하라고 안내하 였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이 지침은 습도가 높 은 우리나라 여름 기후의 특성을 무시하고 단순
김정수 운영집행위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이야기
49
노동자 건강 상식
당뇨 이야기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당뇨‘입니다. 너무 잘 알
감염, 수술, 약물 남용 등의 환경적인 요인도 유
려져 있고 고혈압, 고지혈증과 함께 3대 만성질
전에 못지않게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즉, 당
환이며 유병률 14%로 한국 사람 7명 중 1명일
뇨병은 유전과 환경이 복합작용을 하여 나타나는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고혈압, 고지혈증은 약
것입니다.
물로 비교적 조절이 되는 데 비해 당뇨는 조절이 쉽지 않으며 당뇨 약물과 함께 식이 및 운동 요법
환자들이 당뇨에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 자주
이 꼭 병행되어야 하므로 관리가 쉽지가 않습니
질문합니다. 답을 바로 하면 당뇨병 환자에게 특
다. 당뇨병에 관한 내용은 진단, 약물치료, 합병
별히 좋은 음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음식
증 관리, 운동 및 식이 요법 등 많은 양이 있으면
을 골고루 섭취하면서 체중이 늘지 않도록 적정
관계로 다 다룰 수는 없고 이번에는 평소 당뇨 환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체중이거나
자들이 자주 질문을 하거나 당뇨를 관리하는 데
미만인 경우 에너지 섭취를 줄여 체중을 감량해
꼭 필요한 몇 가지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야 혈당도 조절이 잘되고 고혈압 관리에도 도움 이 됩니다. 또, 과일의 당은 설탕이나 다른 당과
많이 듣는 질문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우선 당
는 달리 당뇨 환자에게 아무런 나쁜 영향을 주지
뇨는 유전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질문을
않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문제가 없다고 알고 있
확장하면 당뇨는 왜 생기는지에 대한 물음이겠습
는 사람도 있는데 적절한 양의 과일 섭취는 건강
니다. 당뇨는 유전과 관련 있습니다. 당뇨병이 있
을 위해 권장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의 과일 섭
는 부모가 젊은 나이에 당뇨병이 생겼다면 그 자
취는 권하지 않습니다. 과일에 들어있는 단당류
식이 살아가는 중에 당뇨병이 생길 확률이 높습
인 과당은 설탕의 형태로 음료나 과자 등에 첨가
니다. 그래서 젊은 나이에 발병한 당뇨인은 그의
당으로 많이 사용되기에 과일을 먹으면 혈당은
부모가 당뇨병일 확률이 높습니다. 양친이 모두
상승합니다. 과일도 당지수가 낮은 편에 속하는
당뇨병이면 30% 정도에서 당뇨병이 생깁니다.
과일을 권합니다. 즉 수박, 파인애플, 망고보다
이는 유전적인 성향이 강하여도 모두가 당뇨병이
딸기나 사과, 배, 복숭아, 토마토가 더 좋습니다.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현재 는 어떤 한 가지 인자가 당뇨병을 생기게 하는 것
그리고 당뇨가 있을 때 운동은 어떤 방법으로
이 아니고 여러 가지 인자가 당뇨병의 원인이 된
어떤 운동이 좋은지 궁금해합니다. 당뇨병이 없
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만, 스트레스, 노화,
는 사람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근육조직의
50 2018년 8월호
포도당 섭취가 증가하고 인슐린 농도가 감소하
또한, 당뇨가 있으면 대부분 의사가 정기적으
며, 유리지방산의 농도가 증가합니다. 그 결과 혈
로 혈액검사를 하라고 하는데 혈액검사가 환자
당 수치가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지질과 지단백
들은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당화혈색소라는 것
을 개선하여 뇌심혈관질환의 일차 및 이차 예방
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합니다. 당뇨 환자
효과가 있습니다. 또, 당뇨병 고위험군에서는 당
들은 공복 혈당을 80~130mg/dL, 식후 혈당을
뇨병 예방효과가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에서 규
180mg/dL로 조절하는 것이 좋은데 혈당은 식전
칙적인 운동은 혈청 지질, 혈압, 혈류량 등을 개
에 측정했을 때와 식후에 측정했을 때 차이가 크
선하여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체중감
게 나며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혈당만으로 당
소 효과가 있으며,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켜 혈
뇨 조절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혈
당 조절을 쉽게 합니다. 또, 인슐린과 경구혈당강
당 수치 말고 정기적으로 혈액으로 당화혈색소
하제의 용량을 감소시키고 근력과 관절 기능을
를 측정하게 됩니다. 이 당화혈색소가 6.5% 이
향상해 삶의 질을 증진시키며 스트레스를 감소시
상이면 당뇨로 진단할 수 있으며 한국 당뇨병학
키는 장점이 있습니다.
회에서는 당뇨 환자는 당화혈색소의 조절 목표 를 6.5% 미만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화혈색소가
이렇듯 당뇨에서 운동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6.5%면 평균 혈당은 140mg/dL정도 되는데 우
당뇨병이 있는 성인은 매주 최소 150분간 중등
리나라에서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조절되
도의 유산소 신체활동(최대 심박수의 50~70%)
는 환자의 비율은 23%, 7% 미만으로 조절되는
을 하도록, 1주일에 최소 3일 이상 운동을 하도
환자는 43%라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당뇨가
록 권합니다. 보통 1회의 유산소 운동이 인슐린
잘 조절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
감수성에 미치는 효과는 24~72시간 지속되므로
니다.
2일 이상 연속으로 운동을 합니다. 저항성 운동 도 유산소 운동과 동일한 정도로 인슐린 감수성
이상 짧게나마 당뇨 환자들이 자주 궁금해하는
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항성 운동이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언급했다시피 당뇨는
유산소 운동과 비교하여 심장허혈이나 뇌졸중의
조절이 쉽지 않은데 조절이 되지 않은 상태로 오
위험을 높이지 않으므로 중년이나 고령의 당뇨병
래 지속되면 합병증으로 많은 고생과 비용을 치
환자에게서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금기가 아니
르게 됩니다. 그래서 당뇨병에 대해 많이 알아야
라면 1주일에 최소 2회는 저항성 운동을 하도록
하고 혈당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합
합니다. 유산소 운동과 저항성 운동을 함께 하면
니다.
혈당 조절 면에서 추가 효과가 있으므로 병행하 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운동인데 막상 시간을 내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기도 합니다.
장영우 선전위원, 내과의사
노동자 건강 상식
51
문화 읽기
사당동 더하기 25 료 접근성 문제로 시작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 서 독거노인, 빈곤층, 의료 보호 계층, 차상위 계 층을 만나며 인터뷰를 했더랬다. 극빈층은 아니 었지만 역시나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분들이었다. 그러나 고령층이 대부분이었던 이분들은 가난했지만, 삶에 활력을 지니고 있었 다. 사회복지사나 주변 사회복지관의 지원을 받 고 있었지만 대부분 희망적이었다. 아마도 오랜 삶의 연륜 끝에 일희일비를 넘어선 단계에 이른 분들이기에 그랬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러나 8년 후 이 책 <사당동 더하기 25>를 읽 었을 때 난 내가 틀렸음을 깨달았다. 이 책은 수 출처 : 또하나의문화
십 년에 걸쳐 빈곤층을 관찰한 기록물이다. 한 대 학교수가 25년간 철거민 가족을 추적한 이 책은 철거 동네에서 자라난 70년대 생 아이들의 대여 섯 살 때 모습부터 그들이 성인이 되어 아이를 낳 고 살아가는 모습까지 담고 있다. 스물 세 살쯤에 노숙자 교회에 간 적이 있다. 찜 질방처럼 널따란 공간에 노숙자분들 수십 명이 옹기종기 앉아 계셨다. 실내는 어둑했고 퀴퀴한 냄새는 코를 깊숙이 찔렀다. 난 아주 짧은 찰나에 도 깊은 이질감을 느꼈다. 그때가 아마도 한계에 달한 극빈층을 가장 가까이서 본 경험인 것 같다.
25년의 관찰 연구 결과 결론은 빈곤의 세습화 였다. 이제 서른 언저리가 된 한 연구 대상자였던 청년이 말했다. “내가 커서 잘 살면 내 아들도 잘 살고, 내가 못 살면 (내 아들도) 똑같이 살아야 되 니까 누가 하나 잘해서 성공해야 하는데 안 그러 면 못 살고, 돌고, 돌고 또 돌고...” 연구의 결론을
그곳을 다녀온 뒤 짧은 소회를 글로 적었더랬 다. 그리고 끝이었다. 우리 사회의 가장 밑바닥인 노숙자를 만난 경험은 강렬했지만, 여파는 짧았 다. 이후 가난한 이들을 만난 건 8년 전이었다.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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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대상자가 직접 입으로 말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허심탄회하게. 그 단정적인 말에 난 갑갑함 을 느꼈고 슬펐다. 그리고 이전에 인터뷰하며 내 가 빈곤층에게 느낀 긍정적인 감정은 내가 이들
을 만난 게 고작 몇 일, 혹은 몇 달 뿐이기에 가능
가질 여지가 있다. 아무리 퀴퀴한 냄새에 이질감
했던 것임을 깨달았다. 그분들의 부모와 후손을
이 들어도, 그들이 <빅 이슈>를 팔며 다시 삶을
만났더라면, 그 빈곤의 끈질긴 세습에 똑같이 갑
일으킬 것이라는 희망을 꿈꿀 수 있다. 하지만 25
갑함을 느꼈을 것이다.
년을 꿰뚫는 시간을 통해 그들 자식에게 빈곤이 세습되는 것을 고스란히 보다 보면 그런 희망은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많이 나왔
그냥 순진하게만 느껴진다.
다. 특히 주거 공간이 작아서 생기는 에피소드들 은 뇌리에 깊게 남았다. 작은 집에서 식구들이 잘
책을 읽고 난 후 여파는 길었다. 노숙자 교회에
때 모두 나란히 “모로” 누워 잔다고 했다. 그렇게
갔다 온 그때보다 훨씬. 가난에 대한 명확한 해결
자는 모습은 날을 세운 칼 같다 하여 칼잠이라고
은 없다고 암시하며 책은 마무리 짓는다. 그래도
일컬었다. 그게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반 일
이 책을 통해 그 갑갑한 빈곤의 굴레를 한 번쯤
이었다. 그러나 감히 짐작하건대, 지금도 어느 가
은 같이 고민해보면 좋겠다. 당장 해결책이 없더
족은 그렇게 힘겹게 잠을 청하고 있을 것이다. 네
라도. 결국 희망 없음을 깨닫게 되더라도 말이다.
다섯 살 아이들도 작은 집에서 맘껏 뛰놀지 못했
책을 읽는 이들의 공감과 고민이 모여, 결국 언젠
다. 아니, 맘껏 걷지도 못했다. 아이들이 할 수 있
가 올 미래엔 한 올의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지
는 활동이라곤 할아버지 무릎에 앉았다 일어나
않을까. 그렇게 꿈꿔 본다.
할머니 무릎에 앉았다 하며 오가는 것뿐이라고 했다. 발바닥에 모터 달린 듯 뛰어다녀야 할 아이 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처사 같았다.
끝으로 저자의 마지막 문장은 내 가슴에 돌 덩이를 얹어 주었다. “25년에 몇 년이 더해져도 (난) 같은 이야기를 쓰게 될지 모른다. 그 점이 두 렵다. 25년이 더 더해져도 그럴지도 모른다.” 잠 시 봉사 차 접한 노숙자 교회나 인터뷰 목적으로 만난 의료 소외계층에게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 “희망 없음”을 난 아주 극명하게 이 책을 통해서 느꼈다. 빈곤층의 현재 단면적 모습만 봐서는 언 젠가 이 상황을 벗어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송윤희 회원 문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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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 저러쿵
문송면·원진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위 활동을 돌아보며 - 추모를 넘어 변화의 시작으로!
30년 동안 계속되는 도돌이표 : 산업재해 “그냥 핸드폰 부품을 만드는 거라고 설명을 듣고
수많은 문송면, 원진노동자, 황유미를 기억하며 지난 5월 16일,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갔고 이게 위험 물질이다, 어떻게 써야 한다. 이
30주기 추모조직위가 발족했다. 한국 노동안전
런 말을 한마디도 듣지 못했어요.”
보건운동의 시발점이었던 문송면과 원진노동자 를 추모하고, 추모와 기억을 넘어 현재의 산재 투
2015~16년 삼성과 LG의 3차 하청업체에서 핸드폰 부품을 만들던 청년 노동자 6명이 메탄올
쟁에 힘을 싣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추모위의 활동은 산업재해가 만연한 현실을 알
중독으로 실명했다. 메탄올은 시신경과 중추신
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텀블벅 펀딩을 비롯해 뮤
경계, 뇌 손상을 유발하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
지컬, 사진전, 웹툰과 영상 제작 등 다양한 형식
를 수 있는 고위험성 물질이기 때문에, 산업안전
의 사업을 통해 문송면·원진과 현재의 산재문제
보건법에서는 메탄올 취급 사업장은 보호 장비를
를 알렸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올바른 기억에서
착용하고 배기장치를 설치할 것을 규정하고 있
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추모위 활동은 더 많은
다. 하지만 6명의 피해자는 안전장치는커녕, 자
사람과 함께 산재 없는 세상을 고민하는 기반을
신이 다루는 물질이 무엇이고 어떤 위험성을 가
형성하는 의의가 있었다. 특히 문송면과 원진 투
졌는지 설명조차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한다.
쟁을 비롯해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
자신이 다루는 화학물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던 청년학생들도, 추모위 활동을 통해 노동자들
채 산업재해에 노출되는 것은 메탄올 실명 피해
이 유해성이 너무나 명확한 화학물질에 무방비로
자만의 일이 아니다. 2007년 삼성반도체 공장에
노출되어 병드는 일이 되풀이되는 이상한 현실을
서 얻은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도, 1988년 한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한국사회의 모순을 고민하
국 사회에 처음으로 산업재해의 경종을 울린 문
기 시작하게 되었다.
송면과 원진레이온의 노동자들도 자신의 업무가
7월 2일 문송면의 기일을 맞아 추모제와 추모
갖는 위험성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문화제도 진행했다. 묘하게도 7월 2일은 반올림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1988년 이후 30년의 세
이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월 동안 화학약품의 이름만, 병명과 죽음의 형태
1000일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추모위와 반올림,
만 바뀐 채 반복되고 있는 산업재해의 행렬은 언
민중공동행동은 반올림 농성 1000일을 맞아 추
제쯤 끊어질까?
모제와 함께 삼성 포위 행동을 진행했다. 반올림의 투쟁은 88년 문송면·원진 이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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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적인 산재 투쟁이다. 추모위에서는 반올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올해 전국학생행진은
림 농성 1000일 투쟁에 집중적으로 힘을 실으면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과 문송면·원진 30주
서 제2의 문송면·원진노동자인 반도체 노동자들
기를 맞아, 산업재해를 주제로 ‘128주년 430 청
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투쟁에 힘입어, 반올
년학생문화제 <갈림길에 서다>’를 진행했다. 문
림과 삼성전자가 중재위의 조정안에 무조건 따를
화제에선 그 자리에 모인 청년학생들에게 계속해
것을 합의하며 반올림 농성이 마무리되었다. 아
서 질문을 던졌다. “이처럼 극단적인 산업재해를
직 중재위의 조정안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투쟁
일으키는 한국사회의 모순은 무엇인가?”, “그리
의 결과에 대해 단언하기에는 이르지만, 이전보
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전자
다 전향적인 변화임은 확실하다. 그리고 반올림
는 한마디로 답하기 어려운 것이나, 후자의 답은
의 투쟁은 삼성을 비롯한 재벌 대기업에 산재 책
명료하다. 자신의 권리를 고민하며 싸워온 노동
임을 묻고 한국사회의 실질적인 표준으로 작용하
자·시민의 투쟁만이, 사회를 바꿔온 유일한 방안
는 삼성에 변화를 강제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
이라는 것이다.
의 투쟁이자 성과이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
모든 투쟁에서 주체들은 두 개의 길 앞에 놓인
은 삼성 포위행동과 농성 마침 문화제 등 반올림
다. 자신이 마주한 모순을 묵인하고 순응할 것인
투쟁을 계기로 산재문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관심
지, 혹은 투쟁으로 변화의 씨앗을 만들어갈 것인
과 연대를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투쟁의
지. 그리고 메탄올 실명 피해자 이진희 씨는 안전
자산은 제3, 제4의 문송면·원진노동자가 발생하
교육과 노동부의 철저한 감독, 그리고 하청구조
지 않는 사회를 앞당기는 중요한 기반이다.
를 양산한 재벌의 변화로 다시는 자신 같은 피해
사회적으로 산재문제를 알리고, 반올림 투쟁을
자가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진희 씨
중심으로 투쟁 동력을 묶어낸 점은 추모위 활동
만이 아니다. 반올림의 한혜경 씨도, 과로 자살한
의 분명한 성과였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현재의
에스티유니타스의 장민순 씨도, 그 외에 수많은
여러 산재문제를 제기하는 것 이상으로, 노동자
산재 피해 노동자들이 자신 같은 피해자가 또다
건강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현시기
시 나오지 않도록 사회가 변화해야 함을 이야기
노동안전보건운동의 구체적이고 우선적인 과제
했다. 이제는 이들의 목소리에 응답해, 이들이 심
가 무엇인지는 뚜렷하게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이
어온 변화의 씨앗을 싹틔워가야 할 때다.
다. 또한 사회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것에서 한 발
7월을 기점으로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짝 더 나아가, 더 많은 시민과 노동조합의 의식에
30주기 추모조직위의 활동도 한 순환을 마무리
변화를 만들고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주체
했다. 앞으로 추모위는 연대의 폭을 넓히고 건강
를 조직해내는 것은 우리 앞에 남아 있는 과제이
권 쟁취를 위한 구체적인 과제와 요구를 밝히는
다.
후속사업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해 남은 과제는 결코 적지 않으나, 함께
추모를 넘어 변화의 씨앗을 싹틔우자! 4월 28일은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
하는 연대를 알기에 남은 길이 멀지 않다고 느낀 다. 청년학생들 또한 그 길에 함께 할 것이다.
다. 4월 말은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이 대학 에 적응해나가면서 사회에 대한 관심을 길러가기
조민지 전국학생행진
이러쿵 저러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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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보연 이모저모
에스티유니타스 “깊이 반성, 법정노동시간 지킬 것” 지난 7월 12일 인터넷 강의 업체 에스티유니타스가 과도한 장시간노동에 시달리다 지난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사 웹디자이너 장민순 님의 유족에게 사과하고 야근 관행을 바꾸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번 사과는 사 건이 있고 반 년만의 일입니다. 에스티유니타스 대책위원회는, 에스티유니타스 윤성혁 대표가 유족을 만나 공 식 사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윤성혁 대표는 야근문화와 업무소통 등 문제가 있었고, 이로 인해 고인이 겪었을 고 통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며 유족에게 사과했습니다. 또, 에스티유니타스는 사과뿐만 아니라 앞으로 법정노동 시간을 초과하는 야근을 근절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를 위해 법정노동시간 준수, 출퇴근 확인 시스템 도입, 자 유로운 연차 사용·특별휴가 활성화, 인력 충원, 업무시간 외 업무지시 및 과외업무 금지 등을 약속했습니다. 또, ‘근무환경 혁신위원회’를 가동하고, 심리상담을 지원하거나 리더 교육을 하는 등 고충해결 시스템도 도입하기 로 했습니다. 그동안 회사가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길 촉구해왔던 언니 장향미 님은 “수천 번 사과를 하고 개선 안을 낸다 해도 죽은 동생은 다시 살아올 수 없겠지만 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이곳이 좀 더 나은 일터로 바뀌게 된다면 부모님과 제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이라며 “개선안을 잘 이행해서 생전 동생의 바람대로 야근하지 않는 회사,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회사,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회사로 탈바꿈하길 바란 다”고 말했습니다. 에스티유니타스 공인단기·스콜레 웹디자이너 과로자살 대책위원회는 앞으로 회사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시하고, 고 장민순 님의 산재신청을 진행 할 예정입니다.
서울아산병원 특별근로감독 촉구 서명운동 돌입한다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 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 회가,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하였습 니다. 고 박선욱 간호사는 지난 2018년 2월 1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다 태움과 극심한 과로 노동으로 사망하였습니다. 또, 박선욱 간호사는 수직적인 병원 체계, 인력 부족으로 인해 장시간 과로 노동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은 고 박선욱 간 호사의 죽음에 대해 어떠한 사과도 없었습니다. 이에 공대위는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을 통해 서울아산병원의 진상을 규명하고 병원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여 제2 의 박선욱 간호사가 나오지 않도록 요구하고자 합니다. 관련한 서명은 큐알코드에서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과제 공모 선정한다 연구소가 노동자와 연구자를 대상으로 노동보건 연구 과제를 공모합니다. 연구 주제는 노동안전보건과 관련 한 자유 주제입니다. 지금까지 노동안전보건 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적이고 실천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개 인이나 단체면 공모에 참여 할 수 있습니다. 연구 공모 신청은 오는 18일까지 양식을 갖춰서 연구소 이메일 laborr@jinbo.net으로 접수하면 됩니다. 이후 8월 말 두 편의 연구과제를 선정해 한 건당 500만 원 내외의 연구 비를 제공 할 계획입니다. 여러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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