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161호 2017년 6월
노동자가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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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이주노동자의 오늘
한국과 핀란드의 야간 교대근무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나지 “못 한” 노동자 이야기 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문제, 우리사회의 노동인식 바로미터
독자에게
이제 삼성만 바뀌면 됩니다! 지난 5월 28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600일 을 맞이했습니다. 반올림 농성에 함께하고 있는 저는 일상을 일터 제작과 농성장 일정에 맞추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도 사람들을 만날 때도 집에 누워 있다가도 농성장에 있을 분들에게 미안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지난 600일 동안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며 농성하는 동지들 모두 같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600일이 지나도록 삼성은 묵묵부답입니다. 촛불의 힘으로 이재용은 구속되고 삼성은 사회적 공분을 샀지 만 달라진 건 없습니다. 그나마 삼성이 반올림의 요구를 들었던 재발방지 역할을 해야 할 옴부즈만 위원회가 부실하 고 부족하다는 점을 지난 5월 한국환경보건학회에서 확인했습니다. 삼성이 직업병 문제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 듯 외면했던 같은 기간 동종업계인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는 전문가들이 모여 현장에서 일하다 직업병 피해를 본 환자 노동자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해결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 기업들이 이렇게 나서게 된 건 분명 반올림 농성이 영향력을 미쳤을 것입니다. 이 문제가 더욱 커지기 전에, 기업의 매출, 이미지에 타격을 입기 전에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입니다. 그런데도 삼성은 자기 입맛에 맞는 언론을 활용해 반올 림을 “농성을 하는 게 다른 목적이 있는 거다” “피해자를 볼모로 투쟁한다” 등등의 비난을 하는데 에만 에너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반올림은 포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해줄 수 없다던 법원도 반올림이 농성하는 동안 난소암, 악성림프종, 폐암, 불임, 뇌종양, 다발성경화증 각종 희귀질환과 암에 대해 산 재를 인정했습니다. 이전에는 질병과 업무관련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산재 불승인을 남발하던 법원도 바뀌고 있습니다. 새 정부의 대통령도 후보자 시절 삼성 직업병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습니 다. 무엇보다 농성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반올림의 싸움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수많은 동지들, 시민들이 함께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삼성만 남았습니다. 삼성만 바뀌면 됩니다. 삼성은 대체 언제까지 직업병 피해자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 것 입니까. 언제까지 진실을 감추고 덮으면서 이 문제를 외면할 겁니까. 600일이란 시간을 주었는데 대체 얼마나 더 시 간이 필요한 겁니까. 점점 앞을 볼 수가 없고, 날이 갈수록 몸은 아프고, 먹고 살길은 막막해져 가는 직업병 피해자들 은 대체 어쩌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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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특집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의 오늘
노예와도 같은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의 현실 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농축산업 이주노동 자들이 높은 노동강도로 장시간 일하고 있는 문제를 통해, 오늘날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이주 노동자의 삶과 건강의 문제를 짚어보고 싶었 다.
표지_이기화
28 이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30 우리가 먹는 상추와 깻잎의 진실 32 농어촌 이주노동자의 현실 34 이주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하여 36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위해 싸우는 이주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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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호 표지 사진에 미디어뻐꾹님을 이기화님으로 잘못 적은 점 사과드립니다. A-Z와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제목을 잘못 적은 점도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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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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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나지 “못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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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4
노동안전건강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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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역에서는 편의점 알바 노동자에게 안전과 건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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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체크 국민안전처, 안전관리헌장 제정안 제출, 미세먼지로부터 노동자 보호해야
노동자 이야기 40
노동시간_기획 대선 이후, 우리의 시간은 어떻게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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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44
한국과 핀란드의 야간 교대근무 46
지금 당장 실시할 것
문화읽기 인간의 조건
포커스 새 정부가 노동안전보건 정책 위해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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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X건강한 책방 이 책은 슬픔에 대한 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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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작업자의 참여 배제 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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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노원구 경비노동자의 의로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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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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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노동인식 바로미터 18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어우러지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오랜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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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저러쿵 꿈 같았던 한 달간의 휴가
노란들판을 찾다 22
연구소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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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보연 이모저모
금속노조 A지회 설문조사 분석결과 26
사진으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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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건강뉴스
잦은 크레인 사고, 대체 왜?
최근 거제, 남양주 등에서 크레인 사고가 잇달아 발
사가 만든 증명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고, 건설기계
생했다. 전문가들은 부실한 타워크레인 수입과 검사
등록 신청을 할 때도 '수입 또는 제작일자'란에 알아
체계, 작업관리와 안전조치 미흡을 잦은 사고 원인으
서 써 넣으면 된다.
로 분석하고 있다. 타워크레인 기사 이모(41)씨는 "안전 검사를 믿을 수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2년 이후 현재까지 타워크
없다"고 했다. 이씨는 "1995년 제작된 크레인을 조
레인으로 인한 중대재해는 23건(사망자 31명) 발생
종한 적이 있는데 녹이 심하게 슬었고 하중 받는 부
했다. 원인별로는 작업관리 미흡 11건, 안전조치 미
위에 땜질을 했는데도 불합격되지 않았다"고 했다.
흡 6건, 기계 결함 6건 등이었고 이 중 타워크레인을
남양주 사고 당일 오전도 대한산업안전협회에서 정
설치·해체·인상하는 작업과 관련된 사고가 전체의
기 안전 검사를 실시했으나 몇 시간 후 사고가 발생
약 절반인 11건이었다.
한 것이었다.
남양주 사고도 인상작업(텔레스코핑)1 도중 발생했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건설업체, 대여업체, 근로자
다. 사고 당시 기존 기둥과 유압장치를 고정하는 부
들이 작업관리와 안전조치를 제대로 안 하는 게 주
품이 부러졌는데, 조사 결과 사고 5일 전에도 여기에
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안전대 설치 미비, 작업 감
사용되는 부품이 부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여업체
시자 부족 또는 미배치, 조작 미흡 등으로 사고가 많
에서 새 부품을 가져왔으나 크기가 안 맞아 일부를
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 최모씨는 "수요는 많고 공
깎아낸 후 교체했고, 이후 사고가 일어났다.
급은 부족하다 보니 안전보다는 작업 속도에 더 민 감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 건설 현장에 있는 약 5,800대의 타워크레 인 중 50~70%가 외국산으로 추정된다. 외국산은 국 산보다 20~50% 싸고, 생산 연도를 속이기도 쉽다. 수입 시 국토교통부에 신고하는데, 수입업자는 제작 1 공사 중인 아파트나 빌딩에서 작업장 높이가 올라가면 타워크레인 높 이도 함께 올리는 인상작업을 한다. 타워크레인 상단에는 마스트를 끼우 는 틀인 텔레스코픽 케이지가 있는데, 이를 유압장치로 끌어올린 뒤 공간 을 만들고 그 사이에 새 마스트를 끼워 넣어 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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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툭하면 쓰러지는 타워크레인… 중국산 중고 품 많다는데, 조선일보, 2017.6.3.
평균 2배 이상 많이 다치는 테슬라 노동자들
정리 콜라비 선전위원
2015년, 테슬라사(社) 공장 노동자들은 업계 평균
율 감소를 정확히 판별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기간”
보다 31% 이상 많이 아프거나 다쳤고, 심각한 손
이라는 의견을 밝히며, 회사 측의 자료 보관에 대해
상을 입은 경우는 업계 평균의 2배 이상 높은 것으
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처음 받았던 손상 기록에는
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의 비영리단체 워크세이프
2016년 135건, 2017년 46건의 손상이 누락되어 있
(Worksafe)에서 발간한 손상기록 분석 결과는 두 가
었다. 그 후 회사에서 수정한 기록을 다시 전달받은
지 공식적인 지표를 통해 테슬라의 안전보건 실태를
것이다.
보여준다. 테슬라사는 누락되었던 46건의 손상을 포함하여 첫 번째는 TRIR(total recordable incident rate)로,
2017년 TRIR을 계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한 작업장에서 노동자 100명당 질병과 손상 건수를
2017년 업계 평균이 발표되지 않았고, 회사에서 전
나타낸 것이다. 테슬라의 TRIR은 2014년 업계 평균
체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임을 고려할 때 테슬
보다 15% 높았고, 2015년에는 31% 더 높았다. 2016
라사가 업계에서 손상율이 가장 낮다고 주장하는 근
년 TRIR은 8.1이었다. 2008~2015년 사이 업계 평균
거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은 매년 6.7~7.7였다.
두 번째 지표는 Dart(days away, restricted duty
출처 : Tesla workers were seriously hurt more than twice as often as industry average, The Guardian, 2017.5.24.
or transfer rate)로, 손상으로 인해 결근하거나 평소 보다 제한적인 업무를 하는 일수를 의미한다. 테슬라 의 Dart는 2014년 업계 평균보다 69%, 2015년에는 103% 높았으며, 2016년 테슬라의 Dart는 7.3이다. 2008년 이후 업계 평균은 3.8~4.2였다.
테슬라사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17년 1분기 TRIR 이 업계 평균보다 3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 장했지만 과거 몇년간의 데이터 공개는 거부하였다. 이에 대해 워크세이프에서는 3개월은 “유의한 손상 7
지금 지역에서는
편의점 알바 노동자에게 안전과 건강을! 선전위원회
한국 사회는 편의점 공화국이라고 말할 정도로,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알바노동자
편의점 산업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초고속 성장
신민주 님(여성, 23세)은 매일 본인을 괴롭히고 폭
중이다. 그러나 편의점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력적이었던 단골 고객들과의 사건을 증언했다. 신
들의 삶은 위태롭다. 작년 12월 14일 발생한 경산
민주 님에 따르면 진상 고객들은 “화장하면 예쁠
CU 편의점 알바 노동자 살해 사건은 늘 위험에
텐데 왜 안 하냐?” “남자친구는 있냐?” “이거 계
노출되어있는 알바 노동자의 현실을 너무나도 슬
산하면 연락처 줄 수 있냐?” “몸에서 좋은 냄새가
프게 웅변했다. 이후 알바노조를 중심으로 시민사
난다” 등의 말을 하며 위협과 성폭력을 가했다고
회가 모여 대책위를 만들고 이러한 실태를 바꾸기
했다. 신민주 님은 진상 고객을 피하려 창고에 숨
위해 나섰다.
었을 때 모멸감을 느꼈고, 무엇보다 경찰에 신고 조차 할 수 없을 땐 무력감도 들었다고 밝혔다. 신
지난 5월 24일 ‘경산 CU 편의점 알바 노동자 살
고하면 단골이 떨어지고, 단골이 떨어지면 알바를
해사건 해결 및 안전한 일터 만들기 시민대책위원
못하게 되기 때문에 신민주 님은 창고에 숨는 것
회’는 윤종오, 김종훈, 이정미 의원 주최로 국회의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한다.
원회관에서 <성장하는 편의점 산업, 버려진 알바 노동자>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편의점 사업 구조가
토론회에선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편의점 알바
알바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한다
노동자의 증언과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로 확인한
편의점 가맹사업 성장과 가맹점 노동실태를 발제
야간 알바노동자의 안전 및 건강실태를 발표했다.
한 김철식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정책위원장은
또한,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한국의 편의점 산업
여러 알바 노동자들 가운데 유독 편의점 알바 노
구조를 분석하고, 위험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
동자들이 열악하고 위험한 이유를 편의점 가맹사
론을 진행했다.
업 구조로 지적했다. 2015년 12월 기준 전국 프랜 차이즈 편의점은 28,994개에 이르고, 편의점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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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당 인구수는 1,777명밖에 되지 않는다. 가맹점
성 노동자의 경우 성폭력 경험이 20%에 이른다.
주의 수익은 겨우 월 2백1만 원 정도에 그치는 것
또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1인 근무, 심야 노동에
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가맹본부인 회사는 거대
따른 수면 부족, 영양 불균형, 그로 인한 위장 장
한 이윤을 남기지만 가맹점주는 과도한 경쟁으로
애, 근골격계 질환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정해명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고, 그나마 살아남기 위
노무사는 편의점이 현금 관리, 1인 근무, 외떨어진
해 경제적 부담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며 버티고 있
위치, 취객, 폭력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교육의 부
다. 편의점이 유독 최저임금 기준을 어기고 야간,
재 등 알바 노동자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일할 수
주휴 수당을 주지 않는 것은 가맹점주의 부도덕함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
때문이 아니라 워낙 수익률이 낮은 산업구조 때문
해서는 내실 있는 안전 교육을 시행하고, 경찰 및
이다. 그런데도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이윤보다 어
지역사회 안전조직과 협력하는 한편, 작업장의 유
떻게든 점포를 하나라도 더 늘려 수익금을 가져가
해위험요인을 파악하고 개선하게 하는 등의 조치
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래서 김철식 정책위원
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은 영세한 가맹점에 알바 노동자의 책임을 묻는 것을 넘어 실제 영향력과 강제력이 있는 가맹본부
사회적으로 편의점 노동자의 일은 쉽고 단순하다
가 가맹점과 가맹점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는 인식이 높다. 그러나 경산 CU 편의점 노동자
다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살해 사건에서 우리는 늘 위험한 환경과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편의점 알바 노동자들의 실태를 확
알바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이 위험하다
인했다. 다시는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고 모
토론자로 참여한 노동건강연대 정책위원 정해명
든 편의점 알바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
노무사는 알바노조가 지난해 11월 한 달간 온/오
할 수 있도록 노동자, 가맹점주, 가맹본부가 머리
프라인으로 실시한 편의점 노동자 실태조사 분석
를 맞대야 하겠다.
결과, 알바 노동자의 약 70%가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중 물리적 폭행은 9%였으며, 여 9
동향 체크
국민안전처, 안전관리헌장 제정안 제출
푸우씨 상임활동가
박근혜 정부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의 재난
1. 모든 국민은 가정, 마을, 학교, 직장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안전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했던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안전 생활을 적극 실천한다.
국민안전처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며 폐지될 것으 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5월 23일 국민안전처는 국무총리 훈령인 안전관리헌장 제정안을 제출했
1.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안전기본권을 보장하는 안 전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안전을 위한 투자에 최우선의 노력 을 하며, 어린이·장애인·노약자·임산부는 특별히 배려한다. 1. 자원봉사기관, 시민단체, 전문가들은 사고 예방 및 구조 활
다.
동, 안전 관련 연구 등에 적극 참여하고 협력한다.
국민안전처는 안전관리헌장 제정의 이유로, “안전
1. 유치원, 학교 등 교육 기관은 국민이 바른 안전 의식을 갖
의 가치를 공유하고,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미래
도록 교육하고, 특히 어릴 때부터 안전 습관을 들이도록 지도
를 위해 국민의 안전생활 실천과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의 정책추진을 독려”하고, “안전문화가 정착
한다. 1. 기업은 안전제일 경영을 실천하고, 위험 요인을 없애 사고 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한다.
된 사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전관리헌장의 제정안 전문은 다음과 같다.
안전관리헌장은 현재 법안 심사 중으로 특별한 논 란 없이 제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지난 2014년
안전관리헌장
안전은 재난, 안전사고, 범죄 등의 각종 위험에서 국민의 생 명과 건강 그리고 재산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근본이다.
1월 29일 안전행정부 장관이 재난 및 안전관리기 본법 제7조에 의하여 개정 고시했던 내용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것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 후 정부가 진행해 온 ‘국민안전의 날 기념식’ 때마
모든 국민은 안전할 권리가 있으며,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다 참석한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함께 낭독해왔
일은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다. 안전관리헌장이 정부 행사에서 으레 낭독되는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다짐한다.
문서가 아니라, 제정 취지에 맞게 실제로 모든 국 민의 안전할 권리와 행복에 기여하는 이정표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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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바란다.
미세먼지로부터 노동자 보호해야 - 고용노동부 이제야 대책 마련 준비해 재현 선전위원장
어느 날부터 이것 때문에 한국 사회의 일상이 바
출처_KBS뉴스갈무리
뀌었다. 바로 봄날의 불청객 미세먼지다. 언제부 터인가 아침에 눈을 뜨면 일기예보와 함께 미세먼 지 예보를 살펴보게 되었다. 우리 일상과 밀접한 중요한 문제인데, 온종일 바깥에서 일하는 노동자 들에게는 더욱 심각하다.
이와 관련하여 고용노동부가 황사, 미세먼지로 인
이번 고용노동부 입법 예고는 산업안전보건규칙
해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장해를 우려하여 조치를
중 ‘분진’의 정의에 황사, 미세먼지를 포함한다는
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
것이다. 노동자의 건강장해 예방 의무가 있는 분
월 27일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
진 작업 중 하나로 황사 또는 미세먼지 경보발령
정안을 입법 예고하여 황사, 미세먼지에 따른 안
지역에서의 옥외작업을 별도로 열거하여 사업주
전보건조치를 명확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 그에 따른 조치를 하도록 강제하려는 의도다. 이러한 작업을 하는 노동자는 호흡용 보호구를 지
황사, 미세먼지에 따른 건강 영향에 대해 예전부
급 받고, 황사, 미세먼지 유해성을 주지 받는 등
터 사회적으로 문제 제기가 되어왔지만, 별다른
황사 또는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 등에 따
조치 없이 황사, 미세먼지 발생 지역에서 작업하
른 건강장해 예방 조치가 의무화된다.
는 상황이 산업안전보건규칙의 안전보건조치 의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이러한 고용노동부의
무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논란이 되어왔다. 그러나
조치를 환영한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
날이 갈수록 미세먼지 문제가 더욱 극심해짐에 따
지 문제에 따른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라 고용노동부가 이번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다.
위해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대처를 바란다. 11
포커스
새 정부가 노동안전보건 정책 위해 지금 당장 실시할 것 - 노동자의 참여와 권리 확대방안 중심으로 선전위원회
선거 기간 내내 적폐청산을 말해왔던 문재인 후보가
산업보건위원회 설치 등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래서 이번 포커스 코너에선
의 의무가 없다.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범위를
적폐청산을 말하는 새 정부가 노동안전보건 영역에
규정하는 시행령 개정과 산업안전보건법 제3조 “적
있어서 반드시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짚어보고
용 범위”를 개정하여 모든 노동자에게 산업안전보건
자 한다. 그간 일터를 통해서 여러 노동안전보건 과
법이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제를 소상히 제시했는데 이번에는 노동자의 참여, 권 리 확대를 중심으로 짚어보도록 하겠다.
내실 있는 안전교육으로 대체로 노동조합이 없는 현장에선 제대로 된 안전교
모두에게 산업안전보건법을
육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사업주는 늘 업무가 바쁘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의 안
는 이유로 교육을 이수했다는 서명지를 돌리거나, 조
전과 보건을 예방해야 하며 일하는 사람은 안전하고
회 시간을 쪼개서 진행하거나, 동영상 강의 등으로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대체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현재의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의무를 해야 할
건강을 위해 기본적인 교육조차 진행되지 않는 현장
강제력이 약하다. 그 결과 하루 일터에서 5~6명의 노
을 바꾸기 위해선 내실 있는 안전 교육을 위한 시간,
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한다.
내용 범위 등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따라
문제는 산업안전보건법의 강제력을 차치하더라도
서 현재의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3조(교육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2조의 2 “적용 범위 등”으로
간 및 교육내용), 제37조2(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
인해 이 법의 적용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있다.
육 시간·내용 및 방법 등)의 개정으로 내실 있는 안
공공행정, 공기업, 교육서비스 노동자들과 광산업,
전교육이 되도록 강제해야 한다.
원자력, 항공, 운송업계 노동자들이다. 이 노동자들 이 일하는 현장은 안전교육,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12
특히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작업장의 경우 원/하청
가릴 것 없이 모든 노동자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해
다양한 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산업안전보건
야 한다. 반올림에 직업병 피해를 제보한 삼성반도체
위원회를 설치 할 수 없고 권한을 행사할 수도 없다.
직업병 노동자, 삼성/LG 하청공장에서 일하다 시각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5조 산업안전보
을 잃은 메탄올 피해 노동자 모두 내가 사용하는 화
건위원회의 설치 대상 기준을 바꿔 일하는 사람들이
학물질이 뭔지 몰랐고, 가르쳐준 사람도 아무도 없었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을 보장하도록
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해야 한다.
실효성 있는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로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활동과 권한 강화로
2004년 법제화된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에 대한 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와 마찬가지로 명예산업안전감
선도 필요하다. 현재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3년
독관 역시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위촉 대
에 1회 실시해야 한다는 강제력만 있을 뿐 조사를 어
상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 지금 현재 명예산업안전
떻게 할지, 노동자의 참여를 어떻게 보장해야 하는
감독관 위촉 대상이 산업안전보건위원회와 마찬가
지, 조사결과를 노동부에 보고해야 하는지, 조사 이
지로 100인 이상 사업장으로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
후 개선 대책은 어떠한 과정으로 이행해야 하는지
다. 100인 이상 사업장 기준을 개선해야 안전과 보
등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 결과 근
건관리가 취약한 중소영세 사업장이 방치되는 문제
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사업장별로 노사의 힘 관계
를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 또한, 무엇보다 내실 있
에 의해 결정되어 어떤 사업장은 내실 있는 조사를
는 현장의 안전보건관리 감독을 위해 명예산업안전
하는 반면 어떤 사업장은 사업주 면피성 도구로 활
감독관의 권한이 확대되어야 한다. 지금 현재 명예산
용되고 있다. 따라서 현장의 근골격계 유해요인을 개
업안전감독관은 역할만 정해져 있지 이 역할을 수행
선하고 노동강도를 완화하기 위한 근골격계 유해요
하기 위한 활동 시간, 운영 방안에 대한 법적 구속력
인조사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이 없다. 따라서 각 사업장의 노사 힘 관계에 의해 명
관한 규칙 제12장 근골격계 부담작업으로 인한 건강
예산업안전감독관 활동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명예
장해의 예방 항목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도로
산업안전감독관의 활동을 보장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규정 할 필요가 있다.
시행령 제45조의2(명예감독관 위촉 대상 등)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
모든 노동자에게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노동조합의 단협에 준하는 권한이 있는 산업안전보
새 정부가 현장의 안전과 보건과 관련해서 노동자의
건위원회의 결정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안전
권리,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과 사업주가 실질적
과 보건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그러나
인 개선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강제하고 관리 감독
모든 노동자들이 이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 것은 아
하는데 보다 더 많은 관심과 힘을 쏟을 것을 당부한
니다. 현재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사업장의 규모, 업
다.
종에 따라 제한적으로 설치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 면 100인 미만 사업장, 공공행정, 교육서비스업 등 13
알기 쉬운 위험성평가
작업자의 참여 배제 할 우려가 있다 - 고용노동부의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일부 개정안 검토
재현 선전위원장
이번에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5월 15일 ｢ 사업장
컨설팅 지원대상 사업장은 30인 미만인데 여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고용노동부고시 제
기서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장하여 더 많은
2016-17호) 일부 개정안 입법 예고에 대해 살
소규모 사업장이 위험성 평가 컨설팅을 받도록
펴보려 한다. 내용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하겠다는 것이다.
위험성평가 절차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제6조 와 제10조) 구체적 내용은 상시노동자 수 50명
고용노동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소규모 사업
미만 사업장(총 공사금액 20억 원 미만의 건설
장에서 위험성평가를 부담 없이 실시할 수 있
공사)의 경우 3단계(파악된 유해·위험요인별
도록 평가 절차를 간편화하고, 컨설팅을 확대
위험성의 추정) 절차를 생략하겠다는 것이다.
해 내실 있는 평가로 만들겠다고 한다. 특히 우 수 인정 사업장에 대한 사후 심사도 확대하면
둘째 사후심사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다. (제19
위험성 평가 결과를 충실하게 이행하도록 강제
조) 구체적 내용은 위험성 평가 우수 사업장 인
하는 힘으로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을 받은 후 해당 인정기준에 미달하지 않도 록 사후적으로 심사했던 대상을 10%에서 20%
그러나 위험성의 추정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
로 확대 관리하는 것이다.
록 하는 개정안은 우려가 된다. 실제 유해위험 요인 파악 이후 곧바로 위험성을 결정하는 절
14
셋째 위험성 평가 컨설팅 지원대상 사업장을
차를 진행하면 평가를 보다 간편하고 신속하게
확대하는 것이다. (제23조) 현재 위험성 평가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은 있다. 특히 현장에서 안
전보건을 담당하는 인원이 적은 50인 미만 사
필자가 2015년 금속노조 경기지부 소속 사업
업장의 경우 그럴 수 있다.
장에서 사측 주도로 실시한 위험성평가 보고서 의 90%가 형식적이었다. 그러므로 절차의 간
문제는 위험성 추정 절차를 생략하게 되면 위
소화로 위험성평가의 어려운 장벽 하나는 넘을
험성평가의 애초 취지인 노사가 자율적으로 현
지 모르지만, 그것이 실제 유해위험작업을 하
장의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추정하여 결정
는 노동자의 참여를 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다는 의미를 훼손한다는 것이다. 실제 노사
다시금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
가 유해위험요인을 결정하기 전에 작업자들이 현장 조건과 상황과 개선 방안을 토론하고 위 험성을 추정하여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은 위험 성평가를 내실 있게 진행하도록 하는 중요한 계기다.
위험성 추정 절차가 있는 지금도 이미 위험성 평가는 안전보건공단이 모든 사업장에서 더욱 쉽고 간편하게 평가를 하도록 하면서 작업자의 의견을 배제한 체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곳이 다수다. 15
ㅇㅇㅇㅇㅇㅇ 현장의 목소리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문제, 우리사회의 노동인식 바로미터 -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민주노총전북본부 교선부장 강문식님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2011년 12월 기아차 광주공장 뇌출혈 사고, 2014
력적인 구조에 노동문제까지 결합되는 것을 발견
년 1월 CJ 제일제당 진천공장 자살, 2016년 구의
하면서 특성화고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
역 하청업체 사망사고, 이 죽음의 공통점은 특성
다.
화고 현장실습생이거나, 현장실습생 출신이란 점
16
이다. 그리고 올해 초 LG유플러스 콜센터로 산업
“특성화고 취업률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헛다리
체 파견형 현장실습을 나갔던 학생이 스스로 목
만 집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전북지역 특성화고 학
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생들이 어디로 현장실습을 나가 무슨 일을 할까가
이 반복된 죽음은 막지 못할 죽음이었을까? 좀 더
궁금해졌죠. 작년 3월 네트워크에서 전라북도교육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고민을 나누기 위해 전북
청에 특성화고 현장실습 현황 관련 정보공개 청구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이며 민주노
를 했어요. 그랬더니 ‘요청하신 자료는 단위학교 관
총전북본부 교선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문식
리자료이기 때문에 도교육청에서 보관하지 있지 않
님을 전라북도 전주에서 만났다.
다고’ 답변이 왔어요. 정말 깜짝 놀랬죠.”
강문식 님은 본인이 경험했던 학교가 억압적이고
다른 시/도교육청도 비슷했다. 2016년 직업계고
질서복종만을 훈육했다고 했다. 억압적이고, 폭
전체 학생수는 졸업생 기준 11만4225명에 달한
다. 이 중 상당수가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으로
라보는 인식수준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기 때
나감에도 시도교육청에서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
문이죠. 청소년이란 신분과 함께 학생, 청소년에게
지 않다는 것은 결국 교육청과 학교당국에 의해
사회가 부과하는 역할과 규범들로 인해서 발생하는
학생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차별이 있고, 이 사회에 기본적으로 노동에 대한 불
아닐까.
공정한 인식이 있는데 서로 맞물려서 더 그렇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청소년노동인권에 관심이
이전에도 특성화고 현장실습생들의 사망사건이
있는 개인과 단체들은 네트워크를 만들어 서로
자주 발생했는데, 이번 콜센터 사건의 경우 특히
교류하며, 학교에서 노동인권교육도 진행하고 있
주목을 많이 받았다. 이 현상에 대한 의견을 물었
다. 그러나 노동인권교육만으로는 우리나라 교
다.
육현실의 근본적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을 정작 학교에 나가 깨달았다고 했다.
“그동안 해마다 현장실습생들의 죽음이 반복되고 누적되면서 임계치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이번 사
“작년 모 지역 공고에 교육을 갔는데, ‘우리는 ○○
건이 발생한 곳은 한 집 건너 내 주변 사람 누구나
공고예요. 우리는 이런 거 필요없어요’라고 하더라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인 휴대폰 업체의 콜센터라는
구요. 이런 거 들어봐야 우리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거죠. 감정노동도 문제구요. 그리고 피해자가 청소
는 거예요. 특성화고 안에서도 서열화가 돼있어요.
년, 여성이라는 점. 이들은 보호해야 하는 존재인데
그 서열구조에서 아래쪽에 있는 이런 학생들은 권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부채의식들, 어쩌면 세
리의식이 아예 없는 거죠. 십 몇 년을 선생님, 가족,
월호 사건 이후 사회가 공유하는 부채의식 같기도
사회에서 그런 대접 받으며 살아왔겠구나 생각이
해요. 청소년과 여성을 약자로, 보호 받아야할 대상
들었어요. 그런 친구들에게는 학교를 졸업해서 안
으로 보는 인식이 작용한 측면이 있는 것 같아서 고
정적 직장에 취업한다는 고민 자체가 거리가 먼 거
민이 드는 부분이에요.”
죠. 아르바이트 전전하는 거구요. 큰 문제와 결부되 어 있는 것 같아요. 청년일자리 문제와도 맞물려 있
서울뿐 아니라 전주에서도 해결 촉구를 위해 격
는 건데. 10대, 20대 전반적 정서일 수 있겠단 생각
주 금요일 추모문화제, 회사 앞 출근선전전, 지역
도 들어요.“
토론회, 회사 앞 추모부스를 놓고 시민들이 추모 엽서를 쓸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강문식 님은 노동인권교육을 한다는 것에 감사해
있다. 강문식 님은 지역 추모활동을 하면서 시민
야하는 현실이 우리 교육 상황이 너무 밑바닥이
들의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상상력
란 걸 증명하는 것 아니겠냐고 씁쓸히 말을 이어
을 발휘하지 않아도 내 문제라고 느낄 수 있었던
갔다.
사건이 바로 LG유플러스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이었던 것이다.
“현장실습 문제가 중요한건 우리 사회가 노동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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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었는데 한 어르신이 오셔서 자기도 써도 되
드)을 분리해야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원하지
느냐고 하시더라구요. 그 놈의 실적, 딱 다섯 글자를
않아도 실적을 채우기 위해 무조건 해야하는 상
쓰시더라구요. 자기도 삼성에서 일하다 얼마 전 퇴
품판매영업이 가장 큰 고통이라는 것이다. 실제
직했는데 실적가지고 사람을 줄 세우고, 쪼고, 인격
로 2012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진행한 <서비스
적 모멸을 주고 하는 것들이 너무 힘들었다고, 대기
산업의 감정노동 연구>에 따르면 콜센터 노동자
업일수록 더 심하다고, 꼭 없애야 한다고 하셨어요.
의 경우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를 동시에 하는
거기서 한참 서있다 가셨어요.”
노동자가 사회심리스트레스, 우울증의 위험 정도 가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아웃바운드, 인바운드
문제는 교섭에 나오지 않는 LG유플러스다. 모든
순으로 나타났다.
권한과 책임은 원청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 들은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식으로 교섭에 불참
그리고 고 홍수연 님이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을 해결하기
것처럼 기업으로 나가 실습을 하는 산업체 파견
위한 투쟁을 통해 현장에선 변화가 있었다고 한
형 현장실습은 당장 중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
만약 올해 당장 중단이 안 되도 업체 파악, 직무 등을 파악해야하는 것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내부 재직자들을 만나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교섭을 진행하면서 현장 개
“전라북도교육청은 파견 시기를 2학기 중간고사 이
선사항을 알려달라고 하니 ‘지금처럼만 되면 괜찮
후로 미룬다고 매뉴얼 지침 발표를 했어요. 그런데
다’고 하더라구요. 이번 사건 이후 저녁 6시 반이면
문제는 학생들이 면접을 이미 보러 다니거든요. 면
아예 사무실 불 끄고 퇴근 시키고, 회사에서 일부 부
접을 보러 갔는데 똑같은 조건에서 다른 지역에서
서는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업무를 분리시켰다고
는 9월부터 바로 일을 할 수 있는데, 여기는 10월이
해요. 당장 바꿀 수 있는 문제였다는 거에 슬프기도
나 11월부터 되는 거죠. 면접 보러 갔다가 그냥 되돌
하고. 사람이 죽어야만 바뀌는 건가 싶기도 하고. 아
아오는 경우가 더러 있나 봐요. 이렇게 되면 당장 반
마 원청에서 바꾸라고 해서 조치가 취해진 걸 거예
발이 생기죠. 학생들에게서 나오는 이런 반발을 접
요. 전주고객센터 뿐만 아니라 다른 자회사 콜센터
하면서 아직 우리가 공감대 형성을 못했구나라는
도 노동환경이 조금씩 바뀌었다고 그러더라구요.
생각이 들어요. 전국적으로 같이 대응해서 늦추더
결국 원청에 책임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
라도 같이 늦추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죠. 그런데 교섭에 원청은 안 들어오고 회피하고 있 고, 괘씸하죠.”
현장실습생 역시 민주노총과 함께 해야 할 주체 로서, 노동조합 활동가로서의 의견을 물었다.
강문식 님이 만났던 재직자들은 공통적으로 일 반상담업무(인바운드)와 상품판매영업(아웃바운 18
“노동조합 전체 사업장의 공통된 고민이예요. 조합
원 평균 연령이 높아요. 신규조합원 특히 젊은 조합
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로 취업한 학생들도 상
원 조직이 필요하죠. 단순히 젊은 사람 조직의 문제
당수 있다. 교육청의 취업제한 조치만으로 실질
가 아니라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 문제예요. 솔직
적인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뜻이다. 학생들은 자
히 나이에 따른 위계, 직군에 따른 위계가 노동조합
신들이 취업한 업체에 어떤 위험이 있고 어떤 물
에도 있어요. 이런 현상을 바꾸기 위해 서로 존중하
질이 쓰이는지 사전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
는 노력도 필요하죠. 그런 걸 통틀어서 현장의 미조
다. 이번 고객센터 사건이 발생하기 전, 민주노총
직 청년노동자들의 처지를 살피는 것부터 착목하면
전북본부는 전북교육청에 화학물질 정보제공 등
좋겠어요.”
문제를 제기했었고 교육청에서도 추진해가겠다 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강문식 님은 취업제한보
강문식 님은 그동안 전북에서 있었던 문제와 해
다 권리강화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결방식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강문식 님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에 대해 “토론을 해보고 싶은 지점이기도 한데, 김승환 전북
물었다.
교육감의 문제해결 방식에 고민이 있어요. 2015년 에 김승환 교육감이 반도체 기업에 현장실습 보내
“현장실습 문제는 특성화고에만 있지 않습니다. 그
지 말라고 했죠. 삼성전자반도체 직업병 사례를 봤
래서 큰 틀에서 우리사회의 노동의 인식도 같이 바
을 때 환영할 일이예요. 하지만 문제는 삼성공장에
뀌어야 합니다. 현재는 노동인권교육이 법에 치중
만 있는 것도 아니고, 반도체 공장에만 있는 것도 아
되어 있는데, 노동과 사회의 관계 문제를 담은 교과
니에요. 업체 한두 군데 차단한다고 학생들, 미래노
서 개발과 교육과정이 시급하다고 봐요. 지금의 교
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전북
육은 특성화고 뿐만 아니라 전체 교육에서 교육의
교육청의 조치가 사회적으로 논란을 던지는 효과는
목표가 실종됐습니다. 고민할수록 큰 문제라는 생
있었겠지만 실제 노동환경의 변화로 이어지는 고리
각이 들지만, 이제 시작인 것 같고 더 길게 보고 가
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문제가 있으니 일단 차단하
는 게 필요하겠죠.”
자 하는 건 너무 편의적이고 임시방편적인 처방입 니다. 우선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알권리에 대 한 교육, 취업 전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구요. 더 나가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스 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바꿔야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 니다.”
당장 전북지역 특성화고에서 2015년 현장실습을 나간 기업체 중 1급 발암물질 배출사업장이 11곳
인터뷰 이후 지난 6월 7일 공대위와 서울대책회의 는 회사와 교섭을 통해 LB휴넷 대표이사 명의의 공 개사과 및 유가족 대면 사과, 유가족 보장, 감정노 동자 보호대책 마련, 시간외 근무 중단, 전주시 감 정노동 실태조사 적극 협조, 일반 상담업부와 영업 상담업무 분리 등 작업환경개선 대책에 합의하였 습니다. 공대위는 6월 7일 교섭결과 보고대회를 마 지막으로 공식 해산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산 업체 파견형 현장실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대책회의는 이 문제의 고민을 어어가기 위해 앞으로의 활동을 모색 중입니다. - 편집자 말 19
쉰 다섯번째 이야기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어우러지는 노란들판을 찾다 -노란들판 나해니, 조수안 팀장 인터뷰
정경희 선전위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한다는 가치를
2006년도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업으로 실사기
10년 넘게 실현해오고 있는 서울 성북구에 위
계 한 대를 들여와서 일당백으로 고생을 많이 했는
치한 사회적 기업 노란들판에서 일하는 나해
데, 너무 급한 상황이면 현수막 출력기 걸어놓고 기
니, 조수안 팀장을 만났다.
계 밑에서 자고 다음 날 새벽에 현수막 마감해서 들 고 나가서 시공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10년
노들야학에서 시작되었다는
이 흘렀는데 현재는 직원이 18명이고 장애인고용공
노란들판 설립과정이 궁금했다
단에서 지원하는 근로지원, 활동보조인까지 합하면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수업 후 교사와 학생의 뒤풀
22명이 일을 하고 있고, 이 중 장애인은 관악지역자
이 자리에서 검정고시를 거치고 사회에 나가도 취
활센터 인턴까지 8명 일하고 있어요."
업이 안 되는 현실을 한탄하니, 이알찬 교사가 야학
20
에 일터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해서 시작하게 되었어
노란들판에서 현수막이나 인쇄물이 제작되기
요. 현수막이라면 장애인도 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
위해서 어떤 작업과정을 거치게 되나?
에 2006년 3월 노들장애인야학 자립작업장으로
"먼저 홈페이지, 메일, 웹하드를 통해 주문접수가 되
시작했어요. 교사, 동문, 학생 세 명이 시작하며, 이
면 사무팀에서 고객 응대를 해서 납기일, 디자인 문
알찬 교사가 수원에 있는 바다의별 직업재활센터에
구, 사이즈 등을 파악해 작업지시서를 적어 접수를
서 일주일동안 숙식하며 업무 흐름을 배워온 거죠.
해놓으면 디자이너들이 자기 폴더로 가져가요. 그
러면 서버로 소통하는데 디자이너가 가져가는 순간
사고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누적되는 질환에 대
부터는 디자이너와 근로지원인의 몫이에요. 수정과
한 예방을 위해 어떤 것을 하고 계시나?
정을 거쳐서 완성되면 작업팀 폴더에 넣어놔요. 작
"아직은 안 하지만 일하는 중간에 스트레칭 체조를
업팀이 출력기계로 뽑고 작업지시서에 적힌 배송방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작업팀에서 열 재단을 할
법이나 기일을 지켜서 퀵이나 택배로 발송하는 시
때 코팅된 원단이 녹으면서 유독한 연기를 흡입할
스템이에요. 인쇄 쪽도 마찬가지로 디자이너가 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서 공기청정기를 계속
객과 소통해서 최종 협력인쇄소로 넘기는 시스템이
돌리고는 있지만 걱정이 돼요. 그 부분만 국소배기
죠."
장치를 설치해야하는데 건물구조상 고려를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도 여러 가지로 많이 노력
여러 작업과정 중 가장 힘든 과정은
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어떤 것인가? "다들 힘든데 아무래도 출력, 마감, 시공, 배송, 포장
2009년도부터 함께했다는 경원지원팀 나해니
을 하면서 몸을 많이 사용하고 서있는 작업팀이 힘
팀장님의 역할이 궁금했다
들 것 같고, 디자이너의 경우 목, 어깨, 허리, 팔 통증
"사회적 기업 관련 사업보고, 지원사업 제안과 관련
이 많이 있어요. 작업이 많을 때는 야근도 하게 되면
된 각종 보고, 사업비 신청 등 전반적 행정업무를 하
서 장시간 앉아서 작업을 하니까 오십견 진단 받으
고 있어요. 종이인쇄물 견적 내고 초기상담을 하는
신 분도 계세요. 뇌성마비 특성상 디스크가 많은데
일이 매일하는 업무고요. 고정적으로는 못하지만
디스크로 물리치료 받는 분들도 계시고요."
해야 하는 일 영업,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 회의가 있 을 때 참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제가 외부 인터뷰
일하시다 아픈 거니 산재라 할 수 있는데
를 많이 하는 이유가 노란들판 대표님이 노란들판
어떻게 처리하시나?
야학 상근을 하시고, 대표대행 하시던 경영이사님
"출퇴근 중, 사무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경우가 있
이 성북구 마을사회적경제센터의 센터장을 맡으면
어서 산재 처리를 했어요. 시공 나갔는데 강당 문이
서 노란들판은 현재 팀장 공동운영으로 가고 있어
닫혀 있길래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사다리 놓고 올라
요."
가서 시공하던 중 갑자기 강당 문이 열리면서 사람 들이 우르르 나와서 사다리가 그대로 넘어간 사고
여러 가지 일을 맡고 계신데 힘든 점은 어떤 것
가 있었는데,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다들 너무
이 있는지?
놀랐었어요. 예방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예상치 못
"5년차까지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정부의 지원이
한 경우가 가끔 발생해요."
2011년에 끊기면서 노란들판의 매출로만 운영을 해 야 했어요. 납기일을 맞춰야하는데 노동력은 한계 21
가 있으니까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일이 몰
스 받아요. 회식이 몇 번 있는데 사람들이 먼저 다가
렸어요. 그 과정에서 힘든 시기가 있었죠. 제 역량을
와서 뭐 때문인지 물어보기도 해요. 그러면 반은 풀
벗어나는 일을 책임을 지고 감당해야 했어요. 노란
려요."
들판의 가치에 공감해서 일을 시작했지만 육체적으 로 너무 힘드니 무력감이 오고, 정신적인 우울감도
8시 30분부터 10시 30분 사이에 본인이 출퇴
오더라고요. 지난 3년간 5명의 청년을 채용하면서
근시간을 정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하
일이 많이 나뉘어졌어요. 지금 가장 힘든 것은 물리
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적으로는 일이 많이 몰릴 때이고(일이 없는 것보다
"8시 30분에 시작한 사람은 5시 30분에 퇴근하고,
는 훨씬 낫지만), 정신적으로는 주문이 몰려서 디자
가장 많은 이들이 근무하는 시간은 10시부터 7시까
이너들이 야근을 오래 해야 하는 상황을 보는 것이
지예요. 10시 출근 7시 퇴근 근무시간제를 시작한
가장 힘들어요. 개인적으로는 팀장으로서 당연히
이유는 장애인 직원이 많다보니 9시 출퇴근시간에
가져가야하는 책임이지만 가끔 무겁게 느껴질 때에
걸음이 늦으신 분도 있고 해서 대중교통이 붐비는
요. 이거는 어쩔 수 없이 지혜와 노력을 통해 계속
시간을 피해서 1시간을 더 늦췄어요."
감당해 나가야하는 것 같아요." 다른 기업에서 보기 드문 내부프로그램이 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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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증장애인 취업
않다고 들었는데 간단히 소개해주신다면 어떤
지원프로그램으로 참가하셨던 세 분이 모두 지
것이 있을지 물었다.
금까지 함께하고 계신데 그 중 한분으로 청각
"초창기부터 10년 동안 일한 직원들의 체력이 방전
장애를 갖고 있는 조수안 디자인팀장의 역할과
되고 있었어요. 초창기 멤버 중 일의 과부하로 지친
힘든 점도 들어보았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7-3-7 제도를 만들었어요. 7년
"사무팀이 접수를 하고, 고객의 요청을 반영하여 디
이상 근무한 사람은 3개월 전에 공지하고 회사와 같
자인을 잘 하고자 노력해요. 근무시간 내내 컴퓨터
이 조정을 하면 7개월의 무급휴직을 쓸 수 있는 제
앞에서 일해요. 일을 오래하다 보니 자세가 좋지 않
도예요.
아요. 허리가 아프고 어깨도 아파요. 퇴근 후와 토요
직원들의 행복을 위한 행복위원회라고 있어요. 그
일마다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 받아요. 일하다 스트
달의 생일자 문화상품권 챙겨주기, 전반적인 간식
레칭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잘 안 돼
거리, 사무용품, 소모품 등을 관리하고 구매하는 일
요.
을 맡는데요. 직원이 3명씩 두 달마다 돌아가면서
일할 때 가장 힘든 점은 디자인을 했는데 고객의 마
하니 살림살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연스럽게 알
음에 들지 두려움이 있죠. 그리고 어려운 점은 의사
게 돼요. 회식비용이 초과되면 다른 비용에서 줄여
소통이 제일 어려워요. 디자인 수정할 때 어떻게 말
야하는 걸 알게 되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자신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이 쌓이는데요. 혼자 스트레
이 조금은 희생하는 경험을 해보면서 서로 챙겨주는
문화가 자리 잡는 것 같아서 긍정적인 평가가 있어요. 청각장애인과 소통을 위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선 생님 모시고 수화도 배우고, 전화를 받는 분은 점심 시간에 30분을 더 쉴 수 있게 해드리고 있어요. 물 리치료나 작업치료가 필요한 뇌성마비 장애인의 경 우 근무시간에 치료받을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직원내부역량강화교육으로 디자이너 한겨레문화 센터 교육비 지원이나 통역이 가능하도록 노란들판
육, 생활, 기본소득, 취업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디자이너에게 맞춤 교육계획을 짜서 4회 차 진행했
많은데 지금 시점에서 노란들판이 할 수 있는 일을
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어요. 물론 휴식시간도 가능
계속 논의하며 고민해나가고자 해요. 내부적으로는
한 보장하려고 해요. 샌드위치데이에 쉬고, 생일에
새로 들어온 청년들과 오래 일한 장애인분들이 서
는 강제로라도 휴가를 써야 해요. 올해부터 1월 비
로 이해하고 어우러지면서 노란들판이 지향하는 바
수기에 5일씩 재충전 휴가를 팀원이 돌아가며 가졌
를 잘 실현해가는 것이 있고, 외부적으로는 부설기
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어요."
관으로 장애인노동상담센터를 만들어서 장애인 노 동권에 대한 세미나, 취업과정에서 곤란을 겪을 일
이렇게 좋은 제도를 실현하려면 현실적으로 급
에 대한 상담을 해보고자하는 희망이 있어요.
여는 어느 정도 받는지 궁금해진다.
노란들판 고객의 60%는 시민사회단체인데 노란들
"임금제가 직급수당이 있고, 업무의 힘든 정도에 따
판을 유지시키는 힘이에요. 그런데 노란들판이 어
라 업무수당이 있어요. 기본급이 있고 년차가 올라
떻게 일하고 있는지 대부분 잘 모르세요. 그래서 노
갈수록 3만원씩 느는 게 있고요. 매년 초에 성북구
란들판의 얘기를 할 수 있는 창구로 블로그를 만들
생활임금과 최저임금을 놓고 기본급을 책정해요.
었어요. 소소한 이야기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어요.
생활임금에 가깝게 책정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블로그에 들려주시면 좋겠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보통 일터의 노동자들보다 많이 받지 못해요. 풀타
같이 일하는 일터가 어떤 모습으로 일이 굴러가고
임 근무자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이 약 180만 원정도
있는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http://blog.
돼요. 작년에 임금체계 논의를 하고 설문조사도 했
naver.com/norandp9101)
었는데 60%는 만족하고, 40%는 부족하다고 느꼈 어요."
청각장애를 갖고도 10년간 노란들판에서 함께 하고 있는 조수안 팀장은 장애인도 용기를 내
앞으로 노란들판이 성장해 나갈 방향과 일터
면 당당하게 일할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장애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들었다.
인이 자신감을 갖고 비장애인들과 평등한 일터
"한국사회에서 장애인이 살기 너무 힘들잖아요. 교
를 만들어가는 노란들판의 물결이 세상 곳곳에 퍼져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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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리포트
2017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결과 보고서 - 금속노조 A지회 설문조사 분석결과
재현 연구원
3년에 한 번 돌아오는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의 해인 2016년을 맞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이하 연구 소)와 금속노조 A지회는 연구 사업을 착수하였다. 이 사업장은 지난 2013년 연구소와 한 차례 근골격계 유 해요인조사를 실시했던 곳이라 지속적으로 현장과 관계를 맺어나간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연구였다. 연구 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작업자와 함께하는 참여활동연구 연구조사로 진행하였다.
작업자 현황은?
이 사업장은 규모가 작지만 (가)지역과 (나)지역으로 나뉘어있어 설문조사를 각각 분석하였다. 그 결과 기 초인적사항은 위 표와 같다. 참고로 설문 응답은 약 90%가 참여하였으며, 작업자는 모두 정규직이면서 조 합원이었지만 (가)지역의 경우 부서에서 비조합원 이주노동자 약 10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부서 역시 대 부분 고르게 분포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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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12~13시간씩 일하는 작업자 이 사업장은 노동시간이 매우 긴 사업장이었다. 중위수로 봤을 때 (가)지역의 경우 주간 근무 시 하루 노동시 간이 10시간, (나)지역이 10시간 반이었다. 야간 근무 시 (가)지역이 하루 11시간, (나)지역이 12시간이었다. 그 런데 여기에 더해 (가), (나)지역 모두 근무하는 날 내내 잔업을 2시간~3시간 반 정도 실시하고 있었다. 게다가 특근도 (가)지역은 1회 이상이 8명, (나)지역은 4회 초과가 10명으로 특근도 상당하였다. 이렇게 업무량이 많 다 보니 작업자의 연차 사용도 (가) 지역 평균 11.20일, (나)지역 7.29일 못하였다. 그나마 연차를 사용한 이유 도 정말 쉴 수밖에 없는 집안 경조사라는 응답이 두 지역 모두 가장 많았다.
근골 부담 환경과 긴 노동시간 교대제로 지치는 작업자 업무의 힘든 정도(보그 점수)를 물었을 때 (가)지역 평균 11.50점, (나)지역 평균 12.08점으로 두 지역 모두 약 간 힘듦 정도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소진 정도를 물었을 땐 육체적으로 항상 지친다는 작업자가 (가)지역 1명, (나)지역 7명이나 됐으며, 정신적으로 항상 지친다는 작업자가 (가)지역 3명, (나)지역 4명이나 되었다.
그렇다면 노동강도를 결정하는 주요 원인은 무엇일까? (가)지역과 (나)지역 작업자 모두 주요 원인 중 1순위 로 ‘인간공학적요인’을 꼽았다. 좁고 위험한 현장, 중량물 취급, 지게차 운전 등 근골격계 질환에 직접적인 요 인이 노동강도를 높인다고 응답한 것이다. 그다음 우선순위도 모두 심야 노동과 장시간 노동을 꼽았다. 가뜩 이나 열악한 현장 환경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하는 시간까지 긴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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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3명이 근골 환자인 작업자 근골격계 질환 설문 결과 (가)지역은 미국의 산업안전보건연구소(NIOSH)의 근골격계 질환 증상 기준으로 기준 3 즉, 검진 대상 작업자가 (가)지역 9명(30%), (나)지역 11명 (26.8%)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 서 계속해서 지적했던 인간공학적 요인 부담과 장시간 노동과 교대(심야)노동의 결과로 근골격계 질환 증 상자가 상당히 많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치료나 요양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실태를 확인해본 결과 지난 1년간 아픈데도 참고 출근했다는 날의 경우 (가)지역 70일, (나)지역 67일로 나타났다. 1년 중 약 240~260일 출근한다고 했을 때 작업자 평균 무려 1/4기간 동안 아픔을 참고 일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근골격계 질환 치료받은 경우, 복귀 후 부담작업이 어느 정도 개선되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개선은 되었지만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응답 이 (가)지역 8명, (나)지역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작업자들이 느 끼기에 여전히 실효성 있는 개선으로까지는 나아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근골격계 질환을 줄이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까 하는 질문에는 (가) 지역 19명과 (나)지역 13명 모두 ‘노동시간단축’을 꼽았다. 반면에 노동강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가장 많이 지적되었던 인간공학적 개 선은 (가)지역 1명, (나)지역 7명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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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계 부담 자세로 일하는 작업자
절대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작업자 피로정도를 묻는 설문에서 현재 피로를 느끼는 원인으로 1순위는 ‘수면의 양과 질 저하’가 (가)지역 12명, (나)지역 19명이나 되었다. 게다가 더욱 문제는 몸은 피로한 데 수면 상태도 좋지 않은 것이었다. ‘실제로 몇 시간을 잤느냐’는 질문에 대해 주간 근무 시 고작 (가)지역 평균 6시간 30분, (나)지역은 평균 6시간 40 분 정도였다. 야간 근무 시엔 더 심각했다. (가)지역은 평균 5시간 27분, (나)지역은 평균 4시간 32분 정도 밖에 안 되었다. 절대적인 수면 시간이 짧다 보니 수면의 질 역시 좋을 리 없었다. 특히 야간 근무 시 수면 의 질이 아주 나쁘다고 응답한 작업자가 (가)지역 3명(10%), (나)지역 5명(39.5%)이나 되었다.
근골격계 유해요인 개선과 장시간 심야노동 개선해야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중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첫째 골병 환자에 대한 조속한 의학적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설문분석결과 전체 작업자의 30%가 근골격계 질환 검진 대상자일 만큼 현 장엔 근골격계 질환 환자가 많았다. 따라서 우선 아픈 작업자에 대한 의학적 조치와 산업재해 신청 등 후속 활동이 필요하겠다.
둘째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작업장 환경개선을 해야 한다. 작업자들이 노동강도 강화와 근골격계 질 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던 인간공학적 요인(중량물작업, 반복작업, 서서작업 등)과 소음, 분진, 덥고 추 운 실내 환경 등의 작업장 환경개선을 실시해야 한다. 또,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치료와 예방 관리 프 로그램 마련도 필요하겠다.
마지막으로 중·장기적 과제로 노동시간단축과 심야노동을 개선해야 한다. A 사업장의 경우 작업자의 근골 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반드시 노동시간단축과 교대제(심야노동)를 개선해야 한다. 작업자들 역시 설문조사를 통해 근골격계 질환 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노동시간 단축을 우선해야 한다고 응답했 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므로 이번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계기로 노사가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머리를 맞대야 하겠다. 27
사진으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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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4월 광화문에선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한마당이 열렸습니다. 이날 모인 이주/노동자들은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사망관 련 실태조사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하고, 법무부 장기구금 외국인 강제송환 중단을 촉구했다. 무엇보다 이 주노동자를 억압하는 고용허가제 폐지, 최저임금 1만원 인 상 등을 요구하며 함께했다. 사진 푸우씨 상임활동가 글 선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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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의 오늘
이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재현 선전위원장
“가난하고 시컴한 사람” “사장님 나빠요라는 한국말부터 배우는 사람” “불법체류자” “연쇄살인범” "한국인들이 하지 않으려는 더러운 일 하는 고 마운 사람”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왔으니 고생해도 되는 사람”
에서 “말하는 소(牛)”였다. 왜냐? 일이 힘들어도 이주노동자들은 대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할머니, 아줌마 일꾼들 은 꼭 퇴근 10분 전에 꼭 장갑을 벗고, 새참이 시원찮다고 핀잔주고 커피를 마신다며 꾀부리 는데 이주노동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해가 질 때까지 일해도 군말이 없었다. 월급은 간단하게 100만 원이었다.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이주노동자가 있다 필자의 큰아버지를 비롯해 작은아버지 식구들 까지 4가구가 시골에서 고추 비닐하우스 농사 를 짓는다. 2년 전쯤 명절에 갔을 때 낯선 이주 노동자 부부가 있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베트남과 태국에서 온 노동자들이었다. 가족들 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주노동자들은 이 집안 30
컨테이너에 방을 주면서 숙박비는 떼었다. 그래 도 쌀은 실컷 준다면서 이 동네에서 그나마 양 심이 있는 주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명절 시골에 갈 때면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 었다. 어쩌다 이주노동자들과 눈이 마주칠 때면 그 찰나의 눈빛에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죽어야만 세상에 드러나는 이주노동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체 류 비전문 취업 및 방문 취업자 이주노동자는 51 만 명. 비자 만료 시한을 넘긴 미등록 이주노동자 까지 다 하면 약 80만 명이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 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나 많은 노동자는 중소 영세 사업장, 농축 산업, 서비스업 등에서 일하며 한국 사회를 지탱 하고 있다. 더는 집안 고추 비닐하우스는 이주노 동자들 없이 돌아가지 못한다. 그런데도 이주노동 자들은 노예와 다를 바 없이 살아간다. 살아있을 땐 투명인간 취급받다가 산업재해로 죽어야 세상 에 드러난다.
지난 대선 때 잠시 주목을 받았지만,
이주노동자와 어깨를 걸자
선거는 끝났다
노예제와 같은 고용허가제, 온종일 허리 한번
지난 대통령 선거기간 대통령 후보도 이러한 실태
펴지 못하게 하는 근로기준법 63조, 단기간
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었다. 특히 대통령이 된 문
이주노동자를 착취하는 계절 이주노동자 제
재인 후보와 진보정당 심상정 후보는 이주노동자
도, 불법체류자를 방지하기 위해 이주노동자
가 사업장을 변경했다는 이유로 비자 연장과 갱신
에게만 출국 후에 퇴직금을 지급하는 제도 노
신청이 제한되거나 거부되는 고용허가제 법률을
동조합 인정받는데 만 10여 년 등등. 오늘날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일터에서 다루는 근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의
로기준법 63조는 폐지하고 근로기준법에서 보장
삶을 설명하는 것들이다. 만일 내국인 노동자
하는 노동시간, 일일 휴식시간, 유급 주휴일 등에
의 일상이 이러한 제도들로 구속받고 있다고
대한 권리에서 이주노동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확
생각해보자.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사회라고
대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누가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비정상을 정상으
심상정 후보는 한 발 더 나가서 노동영주권 제도
로 돌리기 위해 이주노동자와 어깨 걸고 억압
를 도입하여 이주노동자들이 숙련도와 관계없이
과 차별의 굴레를 함께 벗어던지자!
일정 기간 혹은 법이 정한 최소 요건을 충족하면 영주권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선거는 끝났고 과연 새 정부는 약속을 지킬 것인가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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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의 오늘
농어촌 이주노동자의 현실 권종호 선전위원
오늘날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음식 중에 농어촌
지 않았다. 결국, 이주 노동자는 사업주에 의해 사
이주노동자들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
지로 내몰렸고 두 명의 소중한 목숨을 잃고 말았
로 한국의 농어촌 이주노동자 규모는 엄청난 수준
다.
이다. 이들의 열악한 현실은 이미 많은 사건, 사고, 증언
농어촌 이주노동자 수보다 처우 매우 열악
등을 통해 알려져 왔지만 이번 특집을 준비하는 5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등록외국인 현황
월 한 달 동안 발생한 양돈장 이주 노동자들의 질
을 보면 2015년 9월 말 기준 농축산 분야 취업 비
식 사망 사고는 이러한 현실을 더욱 충격적으로
자로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2만5천627
보여준다.
명, 어업 분야는 8천856명으로 총 3만4천483명 으로 보고되고 있다.
경북 군위 양돈장에서 네팔 노동자 2명 사망
2015년 기준이고 등록된 노동자의 규모만을 보여
지난 5월 12일 경북 군위군의 한 양돈장에서 네팔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계절 이주노동자 제도까지 시
노동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분뇨를 처
행되고 있는 현재의 농어촌 이주노동자는 훨씬 큰
리하는 정화조의 청소를 위해 들어갔다가 내부에
규모일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한 달 사이에 양
축적되어 있던 황화수소 가스에 질식해 사망한 것
돈장 질식 사망 사건으로 4명이 사망할 정도로 이
이다.
들에 대한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이미 이러한 양돈장 황화수소 질식 사고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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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잘 알려져 안전보건공단과 양돈협회가 재해 예
비인간적인 작업량
방을 위한 업무협약까지 체결하고 교육과 현장지
국가인권위원회의 ‘2013년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도를 하던 내용이다.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들은 작
사고가 발생한 양돈장도 질식 위험 때문에 기계로
업량을 제시간에 끝내지 못하면 고용주가 밥을 먹
청소작업이 진행되던 곳이었는데 기계가 고장 나
지 못하게 하거나(36.0%), 일하는 시간에는 화장
자 이주 노동자에게 수작업을 지시했고, 작업 전
실도 못 가게 했다고(9.9%) 증언했다.
내부의 가스 측정과 같은 안전조치는 전혀 시행되
제구실 못하는 숙소 및 생활환경과
그런데도 계약서상 근무조건인 8시간 기준의 최
고용주의 비인격적 대우
저 임금 수준에 해당하는 월 100~120만 원의 급
이들이 머무는 숙소는 비닐하우스나 컨테이
여만을 받았으며 그러면서도 비닐하우스로 만들
너 또는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임시건물 형태
어져 비만 오면 물이 새고 쓰레받기로 물을 퍼내
가 67.7%에 달했고, 그마저도 사용료를 받아 임
야 하는 간이 숙소 사용료로 매달 15만 원씩 지급
금에서 제하는 경우도 13.0%였다. 또 잠금장치
해야 했다.
가 없거나(44.7%), 화장실이 없거나(39.9%), 창 문이 없거나(26.7%), 남녀 구분이 안 돼 있거나
농어촌 이주노동자를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16.2%), 난방시설이 없는(11.8%) 등 숙소로서 제
몰아가는 악법들만 가득
구실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상황은 밀양 깻잎 산지에서만의 문제가
인권위 조사에서는 또 고용주로부터 폭언(75.8%)
아니다. 남양주 상추, 태백 배추, 청도 미나리, 홍
이나 폭행(14.9%)을 당하거나, 여성들의 경우에
성 돼지 등 대부분의 농어촌 이주 노동자가 있는
는 성폭력을 당한 경우도 30.8%나 됐다.
곳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상황이다. 심지어 농한기에는 강제 휴직을 시키면서 임금을
농업이주노동자 노동인권 침해 사례
안 주거나 숙소의 난방, 급수를 중단해 버리기도
폭로 및 노동부 규탄
하고 다른 사람의 작업장에 데리고 가 일을 시키
2013년의 현실을 보고한 내용임에도 현재까지 개
고 하루 일당 6만 원 중 2만 원을 사업주가 착복
선된 바는 전혀 없다. 지난 2월 3일 이주민 인권
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공동대책위원회와 밀양
그럼에도 농어촌 이주 노동자를 보호해 줄 제도
깻잎 밭 이주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시민
도, 그것을 관리 감독할 고용노동부의 의지도 없
모임은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에서 농업이주노동
는 상태이다. 오히려 근로기준법 63조에 휴게, 휴
자 노동인권 침해 사례를 폭로하고 노동부 규탄
일 적용 제외 대상,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보험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입 적용 제외 대상,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전국 최대의 깻잎 산지인 경남 밀양의 비닐하우
관한 법률에 사업장 변경 금지 원칙 등 농어촌 이
스, 그 안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따야 하는 깻잎
주 노동자를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몰아가는 악
의 양은 하루 1만5천 장, 상자로는 15상자에 달했
법들만 가득한 상황이다.
다. 보통 숙련된 노동자가 하루 10상자를 겨우 작
농어촌 이주 노동자의 현실을 살펴보면서 보호받
업하는데 이주 노동자에게 할당된 작업량은 하루
을 법이 없는 인간에게 똑같은 피와 살을 가진 다
10시간 이상 꼬박 작업해야 채울 수 있는 양이었
른 인간이 얼마나 악독해질 수 있는지 실감하게
다.
된다. 33
특집 :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의 오늘
우리가 먹는 상추와 깻잎의 진실 - 반노동적·반인권적 계절 이주노동자 도입실태와 문제점 나래 상임활동가
요 며칠 집에서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 끓이는 간장
히며 2015년 10월부터 시험 시행했다. 지자체가 필
냄새가 진동했다. 마늘종, 양파, 깻잎 등 종류도 다양
요한 만큼의 이주노동자를 법무부에 제출하면 심사
하다. 집에서뿐만 아니라 흔히 식당 반찬으로 나오는
를 거쳐 이주노동자를 내주고, 지자체는 이주노동자
것들이다. 맛이 있기도 하지만, 집에서나 식당에서나
를 농가에 배정한다. 그러나 노동계와 이주노동자 당
부담 없이 이런 종류의 채소를 접할 수 있는 이유는
사자들은 이 제도에 대해 우려하는 바가 크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그 농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우리나라 농가를 책임지는 이주노동자
이 저임금을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농촌의 이주노
우리나라 농가는 이주노동자들이 책임지고 있다 해
동자 문제는 심각하다.
도 과언이 아니다. 농촌 고령화와 주민 축소로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이 자리를 채운 것은 다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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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기 계절 이주노동자 제도 확대하는 정부
닌 이주노동자이다. 한국 거주 농업 이주노동자는
정부는 올해부터 초단기 계절 이주노동자 제도를 3
2016년 3월 법무부 기준 2만 4,281명이다. 미등록
월 13일부터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이주노동자들은
이주노동자를 합칠 경우 3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단기 취업(C-4)비자로 농번기에 입국해 1~3개월(90
농업 분야에 2003년부터 산업연수생제도가 도입되
일 이내) 체류하며 지정된 농가에서 일하고 본국으
면서 932명의 농업 이주노동자가 한국에 들어왔다.
로 돌아가는 제도다. 체류 기간연장은 허용되지 않으
초창기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어업보다 농축산
며, 재입국은 농번기 때만 가능하다.
업은 규모가 작았다. 그러나 점점 농축산업의 이주노
법무부는 제도 도입 취지를 ‘농번기 극심한 구인난
동자 수가 증가한다. 2009년에는 2,000명으로 건설
해소를 위해 외국인을 단기간 고용할 수 있도록 하
업과 같고, 2010년부터는 건설업 1천600명, 어업 1
자는 농민과 지자체의 숙원을 반영’하는 것이라 밝
천100명에 비해 농축산업이 3천100만 명으로 치솟
는다. 그리고 올해 2017년에는 건설업 2천400명, 어업
보험과 산재보험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므로 다쳤
2천600명에 비해 약 2.5배에 달하는 6천600명이 농축
을 때 제대로 치료받기 힘들다. 아픈 몸을 치료하
산업에 도입될 예정이다.
는데 돈을 다 써 수중에 돈 한 푼 남지 않은 이주노 동자들의 사례는 흔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인권과 노동권이 실종된 계절 이주노동자의 현실
이를 통해 우리는 얼마나 이 사회가 이주노동자를
점차 한국에 정착하는 이주노동자 특히 농업 이주노동
노예로 취급하고, 비인격적으로 대하고 있는지 확
자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
인할 수 있다. 정부의 이주노동자 체류 정책의 최
동권은 보장되지 않는다. 장시간노동에 저임금, 임금체
우선 목적은 ‘정주화 방지’이다. 값싼 저임금의 노
납, 언어폭력과 폭력, 성희롱과 성폭력 등 온갖 문제에
동력이 필요해 이주노동자들을 들어오게 하지만
시달리고 있다.
장기간 일하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계절 이주노동자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들은
오직 농촌의 인력난 해소에만 급급해하며 정작 이
단체로 입국해, 각각 농가로 배정되고, 취업 기간이 종
주노동자들의 반인권적‧ 반노동적 문제는 내버려
료되면 단체로 출국한다. 취업 기간은 3개월로 제한되
두고 있다.
어 더 일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농촌에서 가장 바쁜 기간 동안 일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는 무척 강하다. 이
계절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라!
때를 위해 이주노동자들은 철저히 ‘이용’당한다. 그리고
장시간 노동에 저임금, 폭력적인 노동강도 강화,
그 기간이 종료되면 농번기가 아니란 이유로 쫓기듯 출
사회보장 박탈하는 계절 이주노동자 제도는 즉각
국당한다. 그리고 지정된 농가에서만 일해야 하고, 사업
중단되어야 한다. 이미 농촌 이주노동자들의 문제
장 이동 역시 불가능하다. 이들은 이동의 자유마저 박탈
가 심각하다. 그런데 기존에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당한다. 문제가 있는 사업장일지라도 꾹 참고 근무해야
노력은 하지도 않은 채, 정부와 지자체는 오히려
한다.
문제가 더욱 악화할 소지가 있는 계절 이주노동자
이미 시범사업을 한 괴산군에서 계절 이주노동자들의 3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한다.
개월 치 임금을 근로계약이 끝나고 귀국하는 시점에 현
정부가 즉각 시행해야 할 것은 이주노동자의 건강
금으로 지급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괴산군은 월급을
권을 보장하고,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의 장시간,
제때 받게 되면 사업장을 이탈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
저임금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며 반인권적‧ 반
고 해명했다. 농축산업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휴일‧
노동적 행위를 멈추는 것이다.
휴게의 적용을 받지 않아 장시간노동과 저임금에 노출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건강보험, 산재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서도 배 제당한다. 취업 기간이 3개월 미만인 비정규직은 건강
35
특집 :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의 오늘
이주노동자의 건강권 송홍석 향남공감의원 원장, 회원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한 부의 불평등은 빈국에서
는 근본적인 문제로 사업주의 이해만이 작동하는 고
부국으로의 강제된 이주노동을 낳았다. 한국도 내국
용허가제의 문제, 사업주의 안전 인지적인 경영인식
자본의 이해와 맞물려 이주노동의 국내유입이 꾸준
의 부재, 국가적인 소규모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
히 늘면서 2016년 등록된 이주노동자만도 58만여 명
의 문제 등을 먼저 꼽을 수 있다.
에 이르렀다. 이주노동자는 내국인이 꺼리는 위험한
위험스럽기 그지없는 사업장을 회피할 권리는 사업
일자리를 메우며 한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
장 변경 제한에 박탈당하고, 일하다가 산재를 당해도
가 되었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는 고용허가제로 인해 이주
하지만 젊고 건강했던 이주노동자의 몸과 맘은 병들
노동자는 목숨을 내놓고 일하든지, 불법체류자가 되
고 다치고 버림받고 있다. 전체 산재의 80%가 발생
든지 불안한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는 50인 미만 소규모 영세사업장에서 주로 일하는
최저임금 이하의 인건비에, 하루 10시간 이상의 장시
이주노동자는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6,728명이 산재
간·고강도·고위험 노동에도 군소리 없이 일하는데,
를 당했고(재해율 0.87%), 88명이 사망했다(사망만
사업주는 안전보건 예방 의무를 알 필요도 이런 것에
인율 1.52). 같은 해 내국인의 재해율은 0.49%, 사망
돈과 시간을 허비할 이유도 없다.
만인율은 0.96%였는데, 강제귀국과 사업주 불이익
2011년 외국인 이주노동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사
으로 인한 광범위한 산재은폐 현실까지 고려하면 이
업장 이동을 원하는 이주노동자는 62%에 달했고, 이
주노동자의 건강권 현실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해할 수 있는 안전교육을 받은 노동자는 26.8%에 불 과하였다. 2008년 이주노조 등이 조사한 바에 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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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일할 권리,
면 64%의 이주노동자가 회사를 옮기고 싶다고 했으
위험을 회피할 권리의 문제
며 그 주된 이유는 더 나은 작업환경으로 옮기길 원
이주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
해서였다.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의 문제
지하고, 이주노동자의 정주권과 노동권을 실질적으
고용허가제의 시행에 따라 형식적으로는 모든 이주
로 보장하는 노동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
노동자가 산재법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업
그리고 사업주는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노
주가 산재보험 가입을 안 했거나 산재 신청과정의 어
동환경을 만들고, 정부는 재정적, 행정적으로 충분한
려움 혹은 산재 신청 후 강제 출국의 두려움 때문에
지도와 지원을 해야 한다.
산재 치료와 보상의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입사 전의 형식적이고 일회적인 안전보건교육 이 아니라, 입사 후 사업장별로 다양하게 존재하는
또, 이주노동자들은 이주에서 오는 스트레스, 주거환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교육
경, 기후 등의 변화, 엄청난 노동강도, 휴식과 운동의
이 이루어져야 한다.
부족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성인병 질환, 위장장애, 근골격계질환, 정기검진을 통한 건강관리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 보장을 위해서 거시적으로는
의 부재, 수면장애, 불안우울 등의 정신건강 문제가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도 건강보험을
빈발한다. 그런데도 아플 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전면 적용하여 경제적 장벽을 줄여야 한다. 산재 신
없는 장벽이 존재하는데, 긴 노동시간, 의료비 부담,
청도 의료기관이 직접 해야 하고 신청 후 강제 출국
언어소통의 문제, 단속의 두려움, 보건의료 관련 정
등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 또한, 이주
보 부족의 현실 등이고, 이러한 내용은 이주노동자를
노동자의 생활임금 보장과 노동시간을 규제하고, 언
대상으로 한 여러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어장벽 해소를 위한 통번역시스템을 구축하여 원활 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주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하여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병들고 다쳤을 때
당장에 보건의료서비스의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는 내국인과 이주민, 합법과
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에게 의료공제회와 같은 민
불법을 불문하고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인류의 보편
간 차원의 지원이 활성화되고, 보건소나 공적 의료기
적인 권리이다. 인권으로서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관에서 사업장을 찾아가는 보건교육, 전염성질환 예
국가와 사업주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 ‘위험을 회피
방활동, 보건의료 관련 각종 정보 제공 등도 필요한
할 권리’,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를 실현할 책무를
일이다.
다 해야 한다.
먼저, 건강의 유해위험요인을 노동자 스스로 거부할 수 있도록 사업장 이동을 제한하는 고용허가제를 폐 37
특집 :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의 오늘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위해 싸우는 이주노조 재현 선전위원장
이주노동자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 이주
올해 이주노동자 메이데이에도 평소 참여하는 조합
민의 인권과 노동권을 위해 싸우는 민주노총 서울경
원보다 4배가 더 참가했다. 조합원들이 자신감이 생
인이주노동조합(이주노조) 박진우 사무차장을 만나
긴 것 같다.
지난 투쟁의 이야기, 이후 과제 등을 들어보고자 하 였다.
이번 일터에서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문제를 다루는 데 실제 현장에서 본 실태는 어떠한가.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2015년도 12월 18일 세계이주민의 날에 맞춰 고용노
저는 이주노조에서 일한 지 6년 정도 되었고, 하는
동부에 ‘고장 난 계산기를 고치라’고 요구하는 투쟁
일은 주로 이주노동자 상담업무와 각종 이주노동 관
을 했다. 근로기준법 63조의 가산수당 이른바 0.5를
련 회의, 대외적인 연대활동 등을 하고 있다.
안 붙이는 거다. 대신 임금은 100% 줘야 하는데 당 시 실태를 파악해본 결과 농축산업에서 일하는 이주
38
이주노조는 언제부터 만들어져서 활동하고 있는가.
노동자들이 300시간 일해도 계약서상 230시간 계약
2005년에 창립했는데 당시 노동조합 설립 필증이 나
했다고 그만큼만 임금을 받는 그러한 상황이었다. 다
오지 않았다. 이후 10년 동안 노조 인정 투쟁과 대법
른 노동자들 계약서도 실제 일하는 시간과 계약서상
원소송까지 진행했고, 지난 2015년 6월 대법원에서
시간, 임금, 노동조건이 다 달랐다. 그런데도 고용노
이주노조 합법을 인정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가 설
동부는 관리 감독할 의지가 없어서 투쟁했다. 그리고
립 필증을 주지 않아 7월 한 달 내내 농성해서 8월 21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이러한 고용노동부의 문제를
일 설립 필증을 받았다. 노조가 합법화되고 나니 이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최근 민주당 이용득 의원실로
전과 비교했을 때 이주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참여할
부터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 중 하나인 근로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면서 조합원이 꽤 늘어났다.
기준법 63조 폐지를 시행하려고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계절 이주 노동자 제도에 대해서도 싸움을 벌였다.
는 병원이 많지 않다. 국가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실
작년, 재작년 시범 사업을 할 때는 해당 지역이 정해
행하는데 예산이 바닥나면 그나마 있는 병원도 치료
져 있었다. 언론에서도 계절 이주노동자가 어떻게 일
를 중단해야 한다. 또 법무부 통보의 의무면제 지침
하는지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3월 법무부
으로 인해 병원이든 학교든 이주노동자의 진료 사실
가 본격적으로 실시한다고 하여, 이주운동진영이 거
을 알려야 한다. 그 결과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신
세게 문제제기를 했다. 고용노동부 역시 고용허가제
분이 드러나기 때문에 병원의 문턱이 상당히 높다.
가 아닌 다른 제도로 이주민이 한국으로 들어오면 고 용허가제 자체의 근간이 흔들리기 때문에 반발하면
이후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어떤 활동을 고민하
서 계절 이주노동자 제도는 현재 잠정 보류상태다.
고 있는가.
계절 이주노동자는 각종 사회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
우선 민주노총 내 조합원들과 함께 교육하고 호흡하
고 자신들을 보호하거나 권리를 구제해 줄 수 있는
면서 현장에서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 노동자가 하나
시스템 자체가 없어서 폐지되어야 한다.
가 되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건설이 나 금속노조에서 이주노동자를 배척하는 현상들도
이 제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고요.
빚어지지만, 노동조합을 가입시키고 함께 투쟁하는
고용허가제로 들어와서 9년 8개월을 꽉 채운 노동
모범적인 현장사례도 충분히 있다. 또 앞으로 이주노
자를 ‘성실 근로자’라고 부르는데, 올해 7월 3,000명
조 지역지부가 있는 곳에서 선전전과 캠페인 노동조
의 노동자가 해당한다. 앞으로 매년 이만큼의 노동자
합 가입 신청 등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가 고용허가제 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이후에 어떤 상 황이 전개될지 큰 관심사다. 정부가 계절 이주노동자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도를 도입한 것도 고용허가제가 끝나는 숙련 노동
한국에 미등록이주노동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200만
자가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주노조는
명 정도가 있는데 2000년대 중반부터 기하급수적으
이런 단기적인 정책으로 이주노동자의 정책을 실현
로 늘었다. 그런 점에서 이주노동자의 문제는 우리가
하는 건 불가능하고 노동비자나 영주권 등 근본적인
피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주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동자가 단결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동조 합을 만들고 조직화하는 것이 이주노동자들이 일하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경우 일터뿐만 아니라 병원
는 일터를 바꾸는 길이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만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큰 장벽이라고 들었다.
아니라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정치
이주민 가운데 백혈병이나 성병 같은 중대한 수술이
세력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이주노동자들이 더 나
필요한 상황이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치료를 지원하
서야 한다. 39
직환의가 만난 노동자 건강이야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나지 “못 한” 노동자 이야기
송윤희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직환의가 만난 노동자 건강이야기 코너지만, 난 오늘
로 산재 신청을 했냐고 물었다. 하지만 담당자는 “저
직환의가 만나지 “못 한” 노동자 이야기를 하고자 한
희도 잘 모르고 지금 병원 중환자실에 계시고 의식
다.
이 없단 말만 들었어요.” 라고 옆 동네 얘기하듯 했 다. 우여곡절 끝에 그 분의 아들이 회사에 다니고 있
한 알루미늄 제제 처리 업체. 2조 2교대, 죽음의 맞교
고 우리와 여러 번 상담을 했던 분인 것을 알게 됐다.
대를 하는 곳을 상담 차 방문했다. 작년 건강검진 결
“아드님과 통화해볼 수 있을까요?” “오늘은 안 하시
과 수축기 혈압이 230까지 올랐고, 당 관리도 잘 안
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재차 부탁했지만 담당자는
된 분이 있어 상담을 요청했다. 6개월 전에 한 번 뵈
거절했다.
었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계시나 보고 싶었다. 그간 다행히 혈압약 투약은 시작했다고 간호사 선생님이
질병판정위원회의 판결에 따라 다르겠지만 산재로
말씀하셨다.
승인될 여지가 꽤 높은 분이었다. 맞교대에 지난 8년 간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를 해왔다. 마음이 걸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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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오늘 병가세요.” 회사 담당자의 말이었다. 더
그날 밤 여러 한노보연 동지들의 의견을 구하고 사
설명을 안 하는 담당자에게 간호사 선생님이 무슨
측에 산업보건의로서 제언 사항을 문서로 작성했다.
일이었냐고 물었다. 난 밀려오는 상담자에게 상담을
요지는 사업주에게도 산재로 신청을 하는 것이 여러
하느라 그들의 대화를 한 귀로 들었다.
모로 제일 깨끗하고 안전한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그
“쓰러지셨어요.” 간신히 말을 뗀 담당자였다. 귀가
리고 지금 공상 처리를 한다 해도 현재 2주째에도 의
번쩍 뜨여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그는 2주 전
식이 안 돌아왔다는 것은 향후 위중한 경과로 갈 가
에 일하다가 회사에서 쓰러졌다는 답을 해왔다. 곧바
능성이 농후하며 그럴 경우 언제든 노동자 측에서는
마음이 바뀌어 산재를 신청할 수 있고 그러면 향후
었겠지만 이런 사례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기여를
산재 은폐로 처벌될 가능성도 있다는 강한 말도 포
했을 것 같기도 하다.
함했다. (실제로 직업성 질병의 경우 질병판정위에 서 승인을 내린 그 시점부터 산업재해로 치기 때문
물론 뇌출혈이나 뇌경색, 심근경색과 같은 뇌심혈관
에 그 시점으로부터 1개월 이내 공식화한다면 은폐
질환이 업무관련성이 있다고 인정받는 것이 나날이
는 아니다)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뇌심혈관 질환은 눈에 보이는 ‘사고’로 인한 산업 재해는 아니지만 과
담당자에게 통화를 했으나 그는 이런 언급 자체를
중업무가 크게 기여해서 일어난 산업 현장의 질환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통화 내내 그는 웃음을
로 산업 재해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주야 맞
흘리며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자꾸 전화를 끊으려
교대를 하는 곳, 일주일에 하루도 간신히 쉴까 말까
했다. 정확한 노동 시간을 알기 위해 (질판위에서는
하는 곳은 더더욱 그렇다. 개인의 건강 상태 기여도?
최근 4주, 12주의 과중 업무가 산재 승인에 중요한
물론 있다. 하루에 담배 두 갑 피고 라면만 먹는 사
요인이다) 업무 일지를 달라는 요청도 가볍게 거절
람이면 업무보다 개인 생활 관리가 문제일 것이다.
당했다. 통화 후 심장이 쿵쿵거리고 한숨이 절로 나
하지만 같은 사람이더라도 하루 12시간 근무에 주
왔다. 다음 날 메일로 제언서를 보냈지만 별 효력이
야 맞교대를 하고 있다면 업무 기인성을 높게 봐야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다고 생각한다.
난 그날 내가 관리해야 하는 노동자를 못 만났고, 가 족과 통화도 못 했다. 향후 또 사측에 그 분의 상황
결국 이야기가 만나지 ‘못 한’ 노동자 때문에 고민하
을 물어보면 아마도 담당자는 불편해할 것이다. 계
는 직환의로 되어버린 것 같다. 수많은 작은 공장들
속 물고 늘어진다면 어쩌면 우리 보건관리 기관과
을 순회하고 노동자를 상담하는 게 내 일이다. 이 밑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닥 일선에서 이런 예민한 문제들에 직면할 때마다 산업보건의 모순을 피부로 경험한다. 분명 산업보건
내가 이번 뇌심혈관 질환 사례에 특별히 더 신경이
기관은 산업안전보건법 하에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
쓰였던 것은 전에도 그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
녕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 일을 한다. 하지만
문이었다. 그곳도 주야 맞교대를 하는 자동차 부품
동시에 그 일은 사업주가 법에 명시된 그 의무를 다
회사였다. 한 노동자가 야간 근무 후 집에서 자다
이행했다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말 때가 혹은 그쳐
가 뇌출혈이 왔다. 난 사측에 노동자의 가족과 통화
야 할 때가 부지기수다. 노동자를 위한다는 명제 하
를 하고 싶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상태보고서에
에, 사업주의 생색내기 수단으로 변질되기 십상인
이 상황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고 실제
이 산업안전보건법은 어쩌면 법철학 상 이 자본주의
로 기록을 남겼다. 이후 사업장에서는 우리 기관과
사회에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도 있다.
계약을 해지했다. 공장 이전이라는 다른 이유도 있
그러나 이 법이 가진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궁극 적인 우리의 목적은 잊혀져서는 안 될 것이다. 41
노동시간_기획
야간노동, 교대제를 줄이려는 정책적 접근
김재광 소장
1. 대선 이후, 우리의 시간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2. 돌봄 노동을 위한 시간 3. 노동시간 특례제도와 과로의 기준 4. 야간노동, 교대근무를 줄이려는 정책적 접근 5. 노동시간만 줄이면 되나? 노동하는 시간 ‘동안’의 문제
새 정부 들어서 연장과 휴일을 포함한 최대 허용 노동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조정될 가 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전에도 강조했지만, 이는 ‘법규성’도 없는 고용노동부의 잘못된 행정지침 을 제대로 돌려놓는 것으로 박근혜 정부가 강조했으나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던 그야말로 ‘비정 상의 정상화’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방향은 법정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논의가 없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나 실노동시간의 단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노동시간 관련하여 현 정부의 공약이나 현재의 논의에서 야간노동과 이를 동반한 교대제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현 정부의 공약에서는 이른 바 ‘칼퇴근법’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교대제 노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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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제는 대부분 야간(오후 10시부터 상오 6시까지, 노동법에서는 이를 야간근로라고 지칭함)노 동을 포함하여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시간의 양뿐 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 한 지점이다. 고용노동부는 교대제를 “근로자가 일정한 기일마다 근무시간이 다른 근무로 바뀌는 근무 상태 혹은 제도”라고 규정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정상적인 낮시간(오전7시에서 오후7시 사이) 이외에 이루어지는 노동시간”으로 확장 하여 정의하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고용노동부의 정의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기업체의 15%, 30 인 이상 기업체의 경우 33.6%, 300인 이상 기업체의 46.1%가 교대제를 운영(2013년 현재)하고 있어 노동시간의 양과 질의 문제를 언급하는 데 있어 상당한 고려가 필요한 영역임에 분명한 것이 다.
현재 한국에서 교대제의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다음의 몇 가지 이유로 쉽지 않다. 우선 앞서 언급 한 바와 같이 법정 노동시간 단축은 고사하고, 초과노동시간에 대한 기준과 규제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 다른 문제를 접근하는데 엄두를 낼 수 없다 점이고, 둘째, 교대제는 고용과 연관되어 있어 이 를 개선하려 할 때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며, 셋째, 24시간 돌아가는 생산과 서비스를 한국의 역동성인, 심지어 자랑스러워하는, 문화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사실 낮에 이루어지는 교대제는 실노동시간의 단축과 고용 증진에 긍정적 효과를 가질 있는 방안 이기도 한데, 오히려 이를 이유로 고용상황이 악화할 수 있는 점이 없지 않아, 이를 논의하기에 한 국 사회의 상황이 녹록지 않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적어도 인간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필수적인 영역을 제외한 생산과 서비스의 전 분야에서 24시간 노동이 무엇 때문에 필요한 것인지 에 대한 성찰과 이를 근거로 한 야간노동의 폐지를 방향으로 삼아야 하며, 불가피한 야간노동에 대한 최대한 보호와 규제를 새 정부는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미 야간노동에 대한 특수건강검진이 도입될 정도로 야간노동은 종사하는 노동자는 수면장애, 위장장애, 우울감, 만성피로, 뇌심혈관 질병의 위험의 중가 암 발생 위험 증가, 안전사고의 위험증 가, 가정 및 사회생활의 유대 약화 및 단절 등등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위험을 실질적으로 잠재적 으로 안고 있다. 이에 국제노동기구, 세계보건기구 등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의 원칙을 제시 하고 있는데, 이를 종합하여 한국의 실정에 비치어 정리한 다음의 원칙(좋은 교대제는 없다. 2015. 참고)이 향후 노동시간의 양과 질의 변화에 대한 논의와 정책에 반영되기를 바란다. 43
불가피한 분야의 교대제, 개선의 원칙 <야간노동> - 가능한 야간노동을 안 하거나,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다. - 야간 연속근무는 3일 연속하지 않도록 한다. - 고정된 야간노동을 용역, 파견, 하청화하는 것을 금지한다. - 야간노동 교대조에서 상시 주간노동조로 전환될 때 반드시 휴일(24시간)를 가지도록 한다. - 40세 이후는 가능한 주간노동으로 전환한다.
<노동시간, 노동 인력> - 야간노동의 횟수를 최소화한다. 이를 위한 충분한 인력을 확보한다. - 야간노동일수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휴일을 부여한다. - 주 단위 노동시간과 최대노동시간을 미리 확정한다. - 야간노동의 노동 강도를 완화한다.
<교대가 이루어지는 시간> - 오전 6시 이전이나, 심야에 교대하지 않는다. - 교대시간에 교통의 편의를 제공한다. - 교대시간에 안전의 문제를 보장한다.
<야간수면> - 야간노동이 이루어지는 동안 안정적인 가면(假眠)을 보장한다.
<교대주기> - 24시간 격일제(맞교대)를 금지한다. - 짧은 주기 교대 방식을 선택한다. - 교대근무와 주간 고정 근무를 일정한 시기를 두고 번갈아 실시한다. - 정교대(오전-낮근무-밤근무 순) 순서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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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시간> - 야간노동 시 주간노동에에 2배 이상, 식사시간을 제외한 1시간 이상의 절대적 휴식시간을 보장한다. - 3교대 근무 시 연속 2개의 교대근무를 해서는 안 된다.
<휴일> - 교대근무 시, 최소 1주일에 1일 이상의 유급휴일이 보장되어야 한다. - 월 1회 이상 주말에 유급휴일이 보장되어야 한다.(사회적 휴일 보장)
<예측 가능한 일정> 교대 일정은 최대한 간단해야 하고, 예측가능 하여야 한다.
<업무 내용과 형태> 야간노동 시 정밀한 작업이나, 안전 위험이 있는 작업은 금지하거나 최소화하여야 한다.
<작업환경> - 야간노동 시 적절한 조명과 환기, 고립 최소화, 적절한 구급시설 등의 요건을 확보한다. - 야간노동 시 가면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임금> - 주간 노동만으로도 생활임금이 달성되도록 한다. - 야간노동에 대한 부가 수당은 당연하나, 이를 위한 노동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고령, 임산부 등 민감 집단에 대한 배려> - 임신 중에는 야간노동을 금한다. - 40세 이후 야간노동을 최소화한다. - 심혈관 질환, 위장장애, 수면장애, 간질, 야맹증 등이 있는 경우 야간근무를 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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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한국과 핀란드의 야간 교대근무
최민 상임활동가
2조 2교대로 일하는 한국 노동자 A씨와 B씨 경기도의 자동차 부품 업체에서 18년째 일하는 A씨. 18년째 교대근무 중이다.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를 한 주 씩 돌아가면서 한다. 주간 근무는 아침 9시부터 오후 7시 40분까지(점심시간 40분)이고, 야간 근무는 오후 8 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 40분까지(식사 40분)이다. 하지만, 2시간 잔업은 기본이고, 물량이 많을 때는 야간 작업 시 4시간 잔업도 한다. 야간 때도 주 6일 근무하고, 주간 때는 일요일까지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일요일 저녁에 퇴근해서, 월요일 저녁부터 다시 야간 근무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을 때는 몰랐는데, 요즘은 확실히 야간 끝나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든다. A씨와 동료들 사이에는 근골격계 질환도 아주 흔한데, 다들 이 런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노동조합에서는 근무 형태를 개선하기 위 한 준비를 하고 있다. 완성차 공장에서 일하는 B씨의 사정은 조금 낫다.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시작된지 만 4년이 좀 넘었다. 그 전에 는 B씨도 주·야간 각 10시간 일하고1, 주말 특근도 해왔다.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후 지금은 전반조일 때 8시 간 10분 일하고 오후 3시 40분에, 후반조일 때는 8시간 20분 일하고 0시 40분에 마친다2. 주간연속 2교대제 시작 전에는 노동강도가 높아질까, 급여가 줄어들까 우려도 컸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니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전의 야간 노동이 얼마나 고된 것인지, 뒤늦게 몸이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주간연 속 2교대제가 도입될 때에는 후반조 근무가 9시간 20분이었는데도, ‘이 9시간 20분과 야간근무 때 10시간과 는 단순한 1시간 차이가 아닌 것’ 같았다. 그때보다 야간 근무 시간이 더 줄어든 지금은 더욱 그렇다.
2교대로는 새벽 1시 이후 일할 수 없는 핀란드 핀란드에서는 A씨처럼 일할 수가 없다. A씨의 노동시간 자체가 법으로 정한 주당 40시간이 훨씬 넘기 때문 이라는 점은 지난달 살펴본 네덜란드의 경우와 같다. 핀란드에서는 52주간의 평균 노동시간이 40시간을 넘지 않으면 된다. 4주나 16주를 평가 기간으로 삼는 네덜란드보다 좀 더 노동시간 규제가 느슨한 측면이 있다. 그 1 오전 8시~오후 7시, 오후 7시~다음날 오전 6시, 식사 1시간 2 전반조 06시 50분 시작 오후 3시 40분 종료(식사 40분, 근무 8시간 10분), 후반조 오후 3시 40분 시작 다음 날 00시 40분 종료 (식사 40분, 근무 8시간 20분) 46
럼에도 1년(52주)간 평균 주당 40시간 노동은 지켜져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핀란드에서 야간 노동은 밤 11시부터 아침 6시 사이의 근무를 뜻하는데, 야간근무가 가능한 업 무를 노동시간법에 명시하고 있다. 공공 도로나 거리 유지 청소, 신문· 잡지 등 미디어 업무, 업무 성격상 밤에 만 수행되는 업무, 경찰· 병원· 경비· 숙박업 등이다. A씨나 B씨가 일하는 일반 제조업처럼 법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업종 외의 업종에서 야간 근무를 시 키려면, 반드시 3개 이상의 교대로 나눠서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 A씨나 B씨처럼 2교대로 업무를 하는 경우는 01시까지만 업무가 가능하다. 01시 이후의 새벽 시간까지 일을 시키려면 반드시 3교대를 도입해야 한다. 2교 대로 근무하려면, B씨 경우처럼 야간 잔업이 없는 주간연속 2교대로 운영되어야 한다. 한국의 교대제는 여전히 장시간 노동을 기반으로 하는 낡은 형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교대제를 시행하는 사업장의 63.5%가 2조 2교대로 운영하고 있다3. 노동자에게 미치는 야간 노동의 해악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 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변화는 가능하다. 핀란드의 노동시간법(Working Hours Act) 중 야간 노동(교대제) 관련 조항 ●야간 노동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만 가능함. 야간 노동이란 23시부터 06시 사이에 최소한 3시간 노동하는 경우를 뜻함. ▶3개 이상의 교대로 나뉘는 업무 ▶2개조로 나뉘는 업무는 01시까지만 허용 ▶공공 도로, 거리, 비행장 유지와 청소 ▶약국 ▶신문, 잡지, 통신사, 그 외 미디어 업무, 신문 배달 업무 ▶회사, 기관, 프로젝트에서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필요한 서비스와 정비 업무, 작업장의 정규 업무와 동시에 수행될 수 없는 업무 ▶토탄 채취 시기의 토탄 지역 ▶제재소 건조실 ▶온실 및 건조실의 보일러실 ▶노동자 동의 하에, 긴급한 파종이나 수확 업무, 동물 해산과 직접 관련된 업무, 병든 농장 동물 치료 등과 같이 업무의 성격상 연 기할 수 없는 농장 업무 ▶업무의 성격 상 거의 완전히 밤에만 수행되는 업무 ▶기간기반 업무(period-based work) : 핀란드 노동시간법은 주당 40시간, 하루 8시간 이상의 노동시간을 금하는데, 이 중 특수 한 노동에 대해 1주일 대신 2주나 3주를 기본 기간으로 보고 평가하고 있음. 이 업무들은 3주 동안 120시간, 2주 동안 80시간 기 준으로 노동시간을 정할 수 있음. 1) 경찰, 세관, 우편, 통신, 라디오 방송국(그러나 그 건설이나 기계, 수리 업무는 해당 안 됨) 2) 병원, 건강센터, 24시간 어린이집, 여름캠프, 기타 복지 시설, 교도소 3) 운하, 도개교와 여객선을 이용한 승객과 상품 운송 4) 선박과 철도 화물 적재 및 하역 5) 선박 시험 운영 동안 하는 업무 6) 공공도로가 아닌 곳에서 수행되는 단거리 목재 운반, 삼림 개량 업무, 기계임업 업무 7) 가사 8) 경비 9) 낙농업 10) 숙박, 음식 업체, 문화 여가 업체, 영화사
3 2011년「기업체 노동비용 조사」부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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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인간의 조건
이강 회원
심금을 울리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 제목으로
더라고요. 아마도 작정하고 극한직업을 자초한
아마 수많은 책이 검색될 겁니다. 한나 아렌트,
것 같습니다. 꽃게잡이 배, 돼지 농장, 자동차 부
지그문트 바우만 등등. 외국 작가 이름은 패스
품 공장, 비닐하우스 농장, 주유소, 편의점 등 모
하고 쭉 검색창을 내리다 보면 빨간 장갑이 보
두 오래 하긴 쉽지 않은 험하고 힘든 일들이었
일 거예요. 네, 우리에게 익숙한 그 노동자의 트
습니다.
레이드마크이자 1,000만 가구 집에 하나씩은
48
있을 빨간 장갑 맞습니다. 제가 말하는 책은 바
험악한 일터에서 그는 인간의 극단적인 상황까
로 그 책입니다. 지금은 30대 중반쯤 됐을 한승
지 가게 됩니다. 그니까 영화로 치면 이창동 감
태라는 작가가 직접 몸으로 밑바닥을 구르며 온
독님 영화 필이랄까요? 등장인물이 쫌 더 가난
갖 노동을 한 3년여의 경험을 책으로 남겼습니
하게 변주된. 그럼 너무 심각하고 예술지향적일
다. 지방의 4년제 대학을 나오고 제일 힘든 일들
것 같습니까? 걱정 마십시오. 묵직한 것을 담고
만 골라 했는데, 나중에 후기에 보니 조지 오웰
서도 20대 특유의 유쾌함이 있답니다. 아프고
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모델링 했
눈물 나고 죽을 것만 같은 순간들인데 김제동식
유머가 갑. 툭. 튀어나와요. 거기서 끝나지 않습
다르게 생긴 이들, 그리고 약한 이들을 차별하
니다. 고단한 노동을 끝낸 하루, 동료 노동자와
는 동물적 본성 말입니다.
첨예한 대립을 한 하루를 마치면서 이 젊은 작 가가 내뱉는 촌철살인의 사유들이 또 한 번 가
남의 약함으로 나의 우월함을 증명하려는 건 동
슴을 울립니다. 소주 한 잔에 김치찌개 국물 삼
물에게 내재된 본성이지요. 다만 동물로 그치지
키면서도 책 페이지를 들추고 곱씹고 싶게 만들
않기 위해 인간의 수퍼에고가 작동해서 그런 차
지요. 그 사유의 수준은 못 해도 만화가 최규석
별을 최대한 없애려 노력해 왔던 것이 ‘이성적
급, 많게는 멋쟁이 좌파 김규항 급입니다. 글은
인’ 인류가 걸어온 길일 겁니다. 문제는 그 ‘이
여기까지 쓸 테니 이제 책 사서 읽어보세요.
성’이 택도 없이 자주 마비된다는 겁니다. 이 작 가와 같이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힘 들때 그러
...라고 하고 싶지만 그러면 지면이 남으니 계속
지요. 대공황이 올 때. 경제가 냉각될 때. 전쟁
이어서 쓰겠습니다. 수많은 금쪽같은 구절들과
핑계가 필요할 때. 석유가 필요할 때. 역사 속에
영화 급 사연들이 가득한데요, 가장 마음에 와
남겨진 이런 우리의 발자취를 우리는 되도록 숨
닿았던 건 작가가 정말 솔직하게 자기 치부를
기고 싶어 합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사실을
그대로 얘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돼지 농장에
숨기는 것처럼 말입니다. 근데 이 젊은 작가는
서 일할 때 그는 몽골 노동자들을 만납니다. 작
버젓이 글에다 써놓았습니다. 그 솔직함이 좋았
가는 다른 노동자들이 암암리에 그들을 차별하
습니다.
는 분위기를 타지 않고 그 이주 노동자들에게 잘 해주죠. 그러나 그건 그나마 노동이 견딜 만
나중에 누군가 이 책을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몇 주가 지나고 돼지 똥
생각도 했습니다. 1,000만 관객은 못 들어도
치우기 노동이 극에 달해 미치기 일보 직전인
100만은 꿈꿔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 100만
어느 날!
도 무리겠습니다. 저희 엄마에게 보여주니 이런
몽골인 노동자가 그에게 선임자로서 할 만한 조
책 누가 읽냐고 깝깝해서 혼났다고 핀잔을 주시
언을 해오자 그는 폭발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더라고요. 아니, 그래도 이창동과 김제동과 최규
똥 치우던 삽을 마구 휘두르죠. 그의 폭발과 폭
석과 김규항이 섞여 있는 이 책, 한 번쯤 읽어보
력에는 “감히 누구한테 조언 질이야!! 저리 안
고 싶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일터를 덮고 구매
꺼져! 이 가난한 몽골 새끼들아!”라는 원초적인
버튼을 누릅니다. 지금 누릅니다. 그만 읽고... 누
감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인정하기
릅니다. 도서관서 빌려도 돼요~ ^o^
싫지만 슬픈 인간의 본성이 있었습니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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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 건강한 책방
이 책은 슬픔에 대한 책이 아니다. -<재난을 묻다>,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재난참사기억프로젝트팀 지음
출처_서해문집
전주희 노동시간센터
가장 아름답고 고통스러운 책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니 책
는 이들의 작업은 <금요일엔 돌아오렴>이 갖는 의미를 다
의 제목을 말하라고 한다면 그건 ‘416 세월호참사 시민
시금 깨닫게 해준다. 한국사회를 세월호에 묶는 것, 그것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이 쓴 <금요일엔 돌아오렴>이다.
은 봉인이 아니다. 오히려 ‘세월호’라는 고통의 자리에서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이라는 부제를 달고
벗어날 수 없도록 단단히 묶어내는 작업은 세월호와 무관
있는 이 책을 받아든 순간 예고도 없이, 그러니까 코끝이
하게 파편으로 남아있던 사건들을 소환한다. <재난을 묻
찌르르 한다거나 목울대가 꽉 막혀 돌덩이가 박혀있는 듯
다>는 ‘오래돼서, 현재라서, 해결되지 않아서, 쉽게 지워져
한 징후도 없이 왈칵 눈물부터 나왔다. 지하철에서 무심결
서 등등의 이유로’ 외로운 섬으로 떠돌았던 오래된 재난들
에 SNS를 하다가, 밥을 먹으며 TV 뉴스를 보다가 마치 고
을 이어주는 책이다. 남영호 침물참사, 화성 씨랜드 청소
장 난 것처럼 왈칵할 때였다. 그러니까 나는 물총이 되었
년수련의집 화재참사,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춘천봉사활
고, 누군가 물총의 방아쇠를 장난삼아 꾹꾹 누르는 거 같
동 산사태참사, 여수국가산단 대림산업 폭발참사, 태안해
았다. 이 책이 발행된 날짜가 2015년 1월 16일이었다. 너
병대캠프 참사, 장성효사랑요양병원 화재참사. 어디선가
무 고통스러운 제목이 아닐까. 왜 이 작가들은, 고통을 기
언젠가 들어본거 같았던 사건들. 기억하지 못하고 말해지
록하겠다고 자처한 이들은 이토록 고통스러운 제목 안에
지 못함으로 인해 이제는 ‘사건’의 자리에서 삭제된 사건
자신을 묶어두었을까.
들. 이들을 다시금 세월호 옆에 묶으며 기록단은 다시 묻 는다. 아니 기록단을 통해 이 재난들이 우리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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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생존 학생들과 형제, 자매들의 기록을 담은 <다
‘왜 우리는 익숙한 슬픔을 반복하는가.’
시 봄이 올 거예요>에 이어 이번 <재난을 묻다>로 이어지
역설적이게도 <금요일엔 돌아오렴>이라는 가장 고통스
러운 제목을 세상에 내놓은 작가단이 <재난을 묻다>에까
의 시간을 절단해 피해자의 몫으로 봉인한다. 고통에서 벗
지 이르러 묻는 것은 ‘익숙한 슬픔’의 반복이다. 세상의 모
어난 사회는 또 다른 재난을 맞이하며 익숙한 슬픔을 반
든 슬픔은 결코 익숙할 수 없는 것이어서 슬픈 것이다. 그
복한다. 이 책은 이러한 사실을 명징한 언어로 꾸짖기보다
런데 익숙한 슬픔이란 무엇일까. 우선은 세월호를 기점으
는 해묵은 사건을 길어내 우리 앞에 내놓는다. 50년 동안
로 시간을 거슬러 50년간 10인 이상이 사망한 대형재난
재난을 기억하고 사유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작가단은
은 276건. 우리는 두 달에 한 번씩 재난에 따른 슬픔을 겪
또 다른 사실을 복원해냈다. 피해자의 자리에서 고통에 묶
었다. 지난 50년간 말이다. 또 하나는 재난을 일으킨 주범
여있는 사람들. 유가족들은 그 자리에서 처음부터 저항했
과 재난으로 목숨을 잃거나 가족, 친구를 잃은 사람들이
다. 남영호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사건의 자리
감당해야 할 고통의 무게다. 1970년에 일어난 남영호 침
를 이동했다. 국가를 향해 행진했다. 가족들이 연행되기도
몰사고는 340명 승선자 중 최대 337명이 사망한 사건이
했다. 국가는 그때도 ‘사이비 유족의 개입을 조사하겠다’
었다. 사고 후 수습된 시신은 총 40구. 적재량 130구를 3
는 것으로 대응했다. 씨랜드 화재 참사의 유가족들은 모기
배나 초과한 과적이 직접적 원인이었다. 해경은 사고 당시
향 운운하는 정부가 작성한 백서를 거부하고 유가족들이
구조신호를 놓쳤고, 사고 직후 남영상선 직원들을 줄행랑
자체 조사한 <백서>를 발간했다. ‘원만한 조기 수습’을 거
을 쳤다. 국가는 사고 일주일 만에 수색을 포기, 인양을 포
절하고 보상금 일부를 종자돈 삼아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을
기했다. 검찰도 수사를 종결했다. 국회 특조위가 구성되었
만들었다. 재단은 지금까지 화재 예방 교육 등의 사업을
지만 정리된 기록조차 남기지 않았다. 참사 보름 만에 유
해오고 있단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족에 대한 보상이 완료되었다. 선주는 그 사건 이후 더 큰
유가족들은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길 거부했다.
배를 가졌고, 더 큰 부자가 되었다. 선박사고도 계속됐다.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재난을 일으킨, 혹은 재난을 단순
“‘나’는 더 이상 재난을 멀찍이서 지켜보는 자리에 있지
한 사고로 전락시킨 모든 자에게 재난은 사고로 축소되었
않았다. ‘나’는 세월호 참사의 ‘목격자’였고 ‘고통’은 내 안
다. 그리고 그들은 깃털처럼 가벼워질 수 있었다. 1999년
에도 새겨졌다.”는 작가단의 고백은 이 책이 가지는 자리
6월 30일 씨랜드 화재 참사는 그들에게는 모기향 때문에
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알려준다. 고통에 봉인되
불이 난 재수 없는 사건이 되었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진
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고통의 자리에 묶는 것으로 세상을
상규명을 요구하는 유족들에게 화성군 부군수는 “내가 아
다시 보는 것은 얼마나 다른 삶을, 사회를 만드는가. 다시
이들을 죽였냐?”는 말을 쏘아붙였다. “정부가 거기에 보내
알고, 다시 읽고, 다시 쓰는 일. 그리하여 고통의 자리에서
라고 했냐?”는 경기도 여성국장도 한몫 거들었다. 유가족
세상을 향하는 유가족들의 싸움을 눈 밝게 발견하고 다시
들은 이때도 역시 보상금을 노리는 시체장사꾼처럼 취급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작가단은 재난의 고통을 간직해왔던
되었다. 씨랜드 참사가 단순 사고가 되고, 재난의 책임자
낮은 저항들의 기록으로 다시 썼다. 이 책은 슬픔의 무덤
들은 또다시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인
이 아니라, ‘저항자들의 책’이다. 익숙한 슬픔을 중단하자
현동 호프집에서 고등학생 56명이 사망했다. 기준 미달의
고 선언하는 고통의 기념비다. 그래서 세월호라는 고통의
건축자재가 내뿜은 유독가스가 원인이었다.
자리에 우리를 묶는다는 것, 파편적인 옛 사건들을 다시금
재난이 재난으로 인정되지 않는 사회에서 재난은 또 다른
묶어낸다는 것은 슬픔의 반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신
재난을 부른다. 신속한 처리와 ‘원만한 조기 수습’은 재난
의 고통을 마주하며,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자만이 이토록 오랫동안 저항할 수 있고, 타자의 고통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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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法
노원구 경비노동자의 의로운 죽음
유상철 노무사 노무법인 필
2017. 3. 18. 토요일 오전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
으로 긴급 이송하였으나 경비노동자는 사망하였다.
재가 발생했다. 이른 06시 근무교대를 한 경비노동 자는 담당 구역 초소에서 경비업무를 수행하고 있었
경비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각 언론사는 의인
다. 09시 04분경 지하 공동구 노후배관 교체공사를
으로 보도하였다. 얼마 후 국민안전처는 위험한 상
하던 중 용접 불씨가 튀어 화재가 발생하였다. 검은
황을 무릅쓰고 타인의 생명을 구한 여러 의인에게
연기와 매캐한 냄새가 아파트 지하에서 위층으로 퍼
참 안전인상을 수여하며 기념패와 메달, 소정의 포
져 올라가는 상황이었다. 경비노동자는 09시 10경
상을 하였다. 경비노동자의 유족이 대신하여 포상을
화재로 정전이 되어 엘리베이터가 정지되었다는 연
받으며 사망한 경비노동자의 넋을 기렸다. 주민들은
락을 받았다. 즉시 경비노동자는 계단을 뛰어오르며
경비노동자가 근무하였던 초소에 감사와 추모의 메
현관문을 두드렸다. “화재가 났으니 밖으로 빨리 대
시지를 붙이고 꽃과 초를 놓아두는 등 추모를 이어
피하세요. 불이야~”라고 고함을 치며 계단을 뛰어올
갔다.
랐다. 8층에 멈춰선 엘리베이터를 확인하고 출동한 119에 알리고 다시 위층으로 뛰어올랐다.
서울시에서 취약계층 노동자의 법률구제를 지원하 는 서울시 노동권리보호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60세의 경비노동자는 평상시 생활하는 데 큰 어려
서울노동권익센터를 통해 이 사건을 최근 배정받았
움은 없었지만 3년 전 심장 스탠트삽입술을 받은 상
다. 화재 상황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과정에서
태로 갑자기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관리를 해
경비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업무상 재해로 인
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
정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사
이 없었다. 주민들 대피를 위해 계단을 뛰어오르던
고 성 재해와 질병 성 재해가 복합적으로 발생한 사
중 09:34경 9층 계단에 쓰러진 채 대피하던 주민에
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의해 발견되었다. 즉시 119구급대가 출동하여 병원 52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천재지변· 화재 등 사업장
계하였다. 화재로 인해 경비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내에 발생한 돌발적인 사고에 따른 긴급피난· 구조
인정한 것이다.
행위 등 사회 통념상 예견되는 행위로 인한 사망 또 는 부상에 대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다만, 평상시 심장에 기존 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경
업무상 부상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비노동자의 사망과 화재 사고 사이에서 심장에 뚜렷
인정되어야 하고, 기초 질환 또는 기존 질병이 자연
한 신체적 이상 증상이 발생하였고, 자연 발생적 경
발생적으로 나타난 증상이 아니어야 한다. 이 사건
과보다 더욱 악화되었다는 점을 확인해야 했다. 경
과 같이 화재사고와 사망 사이 업무관련성을 판단하
비노동자의 재해경위서를 종합적으로 작성해서 관
기 위해서는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할 근로복지공단에 접수하였다. 근로복지공단 또한
정도의 긴장·흥분·공포·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환경
경비노동자의 사망에 대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
의 변화로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긴 상황에 해당
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속한 시일 내 업무상 재해
하는지 판단하게 된다. 또한, 발병 전 24시간 이내에
여부를 판단해 유족들의 안타까운 상처가 조금이나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의 발생
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로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 의 병변 등이 그 자연 경과를 넘어 급격하고 뚜렷하
이 사건을 진행하면서 수많은 언론보도를 접하였다.
게 악화된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관련 기사 중 “일부 아파트 주민들 집값 내려간다. 사진 찍지 마라”는 기사를 접하였다. 경비노동자의
경비노동자는 출근 의무가 있는 근무일 06시에 교
희생을 기리는 주민들의 발길을 취재하는 언론사 기
대를 마치고 담당 구역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
자들에게 일부 주민이 쏟아낸 막말이다. 생과 사를
다. 그러던 중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화재가 발생
가르는 한순간! 화재사고 속에서 주민을 대비시키던
하였고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갇힌 주민들을 확인
중 사망한 사람과 이 사건으로 집값 하락을 염려하
하고 토요일 주말 거주지에 머물러 있던 주민을 대
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라는데 내심
피시키기 위해 신체에 무리가 따를 상황이었지만 계
충격을 받았다.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단을 뛰어오르며 화재 사실을 알렸다. 소방서의 화
숭고한 죽음에 대해서는 위로와 추모를 아끼지 않는
재 조사 결과 경비노동자의 사망에 대해 소방기본법
것이 사람 된 도리라고 생각한다.
에 의해 “소방 활동 중 사망한 인명피해(사망)”로 집 53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오랜 기다림 장영우 선전위원
세월호 수색작업은 4월 18일부터 시작되어 6월 말
의 유골은 지난달 5일 세월호 침몰 지점 수색과정에
객실부 수색을 끝날 것으로 보인다. 수색이 끝나면
서 발견됐다.
세월호 선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7월 초쯤 이루 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7일 “3~5층의 전체 수색구역 44곳 중 33곳의 수색을 마쳤다. 아직 수색하지 못한
세월호 선내의 미수습자는 9명이었는데 지난달 22일
3층과 5층의 중앙에서 집중적으로 미수습자 흔적을
세월호 3층 선미 객실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수습본부는 일주일 안에 선체
발견된 유해가 일반인 미수습자인 이영숙 씨로 최종
의 1차 수색을 마치고, 이달 안에 2차 정밀 수색을 매
확인됐다. 이로써 지난달 19일 세월호 선체에서 수색
듭짓는다는 목표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을 본격화한 지 한 달 반 만에 미수습자 3명의 유해
54
를 찾았다. 유전자(DNA) 감식을 통해 지난달 25일 4
한편, 경기 안산 단원고 고창석 교사의 유해가 발견
층 선미에서 발견된 유골이 단원고 조은화 양으로 확
됐던 세월호 침몰 해역의 수중수색 작업이 종료됐다.
인된 후 지난 2일 3층(3-6구역)에서 수습된 유골이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세월호 침몰 해역 사각 펜스
단원고 허다윤 양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미수습자
내 수중수색 작업을 28일로 종료했다고 이날 밝혔다.
9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조양과 허양, 이
세월호 침몰 해역에는 지난해 3월 가로 200m, 세로
씨, 단원고 고창석 교사 등 총 4명이다. 고창석 교사
160m, 높이 3m의 사각 펜스를 설치했다. 유해 유실
출처_KBS 뉴스 갈무리
을 막기 위해서였다. 선체 인양이 완료된 직후인 4월
는지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이상 업무상 과
9일부터 2개월 동안 잠수사가 투입돼 수색 작업을 해
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경의 침몰원인 결
왔으며 22일부터는 음향탐지기(소나) 탐색도 진행했
과 발표 중 일부 침몰원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다. 침몰 해역에서는 5일 고 교사의 유골 1점이 발견
있다. 여러 침몰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침몰했
됐으며 유전자(DNA) 검사를 거쳐 17일 신원을 확인
다면 각각의 침몰원인이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도 선
했다. 유류품 6점을 수습하는 성과도 거뒀다. 수중수
체 조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또한, 세월호 과적이 원
색 작업은 종료됐지만, 해저에 설치된 사각 펜스는
인이라면 제주해군기지 건설용 철근 또한 면밀한 조
당분간 철거하지 않고 유지한다. 고 씨의 유골이 발
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견된 곳이 세월호의 선미가 놓여 있었던 곳과 가까운 만큼, 추가 수색 필요성을 검토해 향후 철거 여부를
그리고 진상규명 문제에서는 침몰 원인과 더불어 정
결정할 계획이다. 세월호 인양을 위해 선체 아래쪽에
부의 구조 활동 방기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루어져야
리프팅빔을 설치하면서 파 놓은 토사 더미를 추가로
할 것이다. 퇴선 명령을 내렸으면 될 일을 아무도 퇴
수색할 수도 있다.
선 명령을 내리지 않았으며 세월호에 제일 먼저 도착 한 헬기와 123정은 소극적인 구조에만 시간을 허비
세월호의 진실을 인양하라
했다. 하지만 정부는 123정 정장이외에는 구조실패에
세월호가 인양되었고 새 정부가 들어섰다. 새 정부에
대한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았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바라는 점은 많겠지만, 세월호에서는 무엇보다도 진
위해 설립된 특별조사위원회는 전 정부와 당시 여당
상규명이 우선이다. 63빌딩 높이의 반이나 되는 큰
의 방해로 제대로 된 활동을 펼치지 못한 채 해산되
배가 침몰하고 300명 넘는 사람이 사망했는데 명확
었다. 세월호에 진상규명은 유가족들의 상처치유와
한 침몰원인을 아직 알지 못한다. 2014년 10월 검경
함께 우리 사회가 적폐를 청산하여 한 단계 발전할
합동수사본부가 수사결과 발표에서 침몰원인으로 지
수 있는 사회로 도약하는 길이기에 새로운 정부는 세
목한 것은 과적과 고박불량, 급격한 변침 등 세 가지
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반드시 이루어야 할
였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세월호 침몰원인에 대해
것이다.
"사고 당시 세월호의 조타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였 55
이러쿵저러쿵
꿈 같았던 한 달간의 휴가
재현 선전위원장
지난 3월, 한 달간의 긴 휴가를 다녀왔다. 대학 시
서로를 쳐다보며 외모, 옷차림 등 온갖 것을 비교
절부터 가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한다. 그런데 유럽에선 그 누구도 한국 사람의 시
포기해야 했던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평
선으로 나를 쳐다보는 이가 없었다. 물론 개, 고양
소 틈틈이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며 마음의 위안
이보다 계급이 낮다는 키 작은 동양 남자라 그랬
을 얻었던지라 부푼 마음을 안고 공항으로 향했
는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무척 자유로운 느낌이
다. 그러면서도 사실 여행을 간다는 게 잘 실감이
었다.
나지 않았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고 나니 옆자리 의 중동계 네덜란드인 에스마가 영어로 인사하며
유럽 사람들의 여유로움도 신기하게 다가왔다.
말을 걸어왔을 때 ‘와! 나 진짜 떠나긴 하는구나’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들은 나를
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먹
포함해 모두 한국 사람이었다. 또 자동차 경적 소
먹해지면서 여행 중 인상 깊었던 몇몇 장면들이
리도 들리지 않았다. 단, 이탈리아는 예외였다. 런
떠오른다.
던, 파리, 스위스에서 한 번도 못 들었던 자동차 경적 소리를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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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가장 놀라웠던 건 많은 사람이 남의
다. 마치 서울에 온 듯한 익숙한 풍경에 발가락부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었다. 한국 사람들
터 머리까지 짜증이 올라왔다. 성질머리 급하고
은 남의 시선을 상당히 의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사람들도 재수 없고 더러웠던 로마는 상상하기도
같다. 길을 걷거나 지하철을 탈 때 같은 공간의
싫다.
세계적인 영국 록 밴드 비틀즈가 발매한 앨범 <Abbey Road>가 탄생한 런던의 Abbey Road(에비로드)에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마트 계산대 옆 의자에 앉
여행하는 동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불쾌했던 경험도
아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이었다. 한국도 지금은
있었다. ‘인종차별’. 꽤 자주 차별받는다는 느낌이
오랜 투쟁을 통해 계산원 노동자가 의자에 앉을 수
들었다. 로마에서 스마트폰으로 구글 지도를 보며
있지만 그건 쉴 때뿐이다. 그런데 유럽에선 모든 노
길을 헤매는 내게 10대로 보이는 청소년들 여러 명
동자가 앉아서 계산 업무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겐
이 침을 뱉은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괘씸하고 불
별것 아닐 수 있지만 2007년 뉴코아-이랜드 파업 당
쾌하다. 어느 커피숍에서는 영어 발음이 이상했는지
시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웠던 나로선 느
단어가 틀렸는지 내 말을 받아서 주변 사람들과 낄
낌이 남달랐다. 런던으로 가는 네덜란드 국적기 비
낄거리며 나를 한심한 눈으로 쳐다봤던 남자들도 있
행기에서 미소를 잃지 않던 한국인 승무원과는 달리
었다. 또 한 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중국인에 대한 차
40~50대 유럽인 승무원들의 걸크러쉬한 얼굴과 표
별이었다. 상당히 많은 한국 사람들도 중국인을 비
정도 떠오른다.
하하곤 하는데,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보 다 후지고 낮다고 생각하는 중국 사람들이 전 세계
말로만 듣던 유럽의 노동시간도 가까이에서 보니 더
를 휩쓸며 돈 쓰고 다니는 것에 대해 유럽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다. 거리를 걷다 보면 4시쯤부터 퇴근하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굉장히 무시하고 싫어한다고
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에겐 매일 가족들과
한다.
저녁을 먹는 게 당연하고 소중한 일상이라고 한다. 회식하는 경우도 적고, 하더라도 최대한 일찍 가정으
늘 익숙했던 곳을 벗어나 걷고 먹고 자면서 늘어지
로 돌아간다고 한다. 휴가도 차이가 크다. 7~8월이 되
게 쉬다 보니 꿈 같은 한 달이 어느새 지났다. 짧다
면 대부분 파리 주민들은 휴가를 떠나고 많은 외국인
면 짧지만 길다면 길었던 한 달간 잘 쉬었으니 일하
관광객이 이 도시에 머문다고 한다. 유럽 국가 대부
는 사람 모두가 안녕할 수 있게 다시 힘을 내야겠다.
분에서 노동자들은 한 달 이상의 휴가가 보장된다고 한다. 57
한노보연 이모저모
출처_반올림
삼성반도체 노동자 희귀질환 산재 소송 승소 지난 5월 26일 서울고등법원이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이소정 님 (다발성경화증)의 산재 소송에 대해 승소 판결을 하였습니다. 근로복 지공단에서 불승인했고, 1심 행정소송에서도 패소했던 사건인데 2심 에서 결과가 바뀌었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다발성경화증이 희귀질환이고 원인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어느 정도 자연과 학적 연구가 진행되어 있는데 원고가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면서 유 기용제 노출, 교대근무, 햇빛 부족 등이 원인이 되어 다발성경화증이 발병한 것으로 판단해 요양 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판결은 이른바 '희귀질환'에 대한 업무관련성 판단에 있어서 진 전을 보인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반올림 티셔츠 함께 입어요! 반올림에서 농성 투쟁에 연대하는 의미로 티셔츠를 함께 입는 활동 을 하고 있습니다. 1만 원을 후원하시면 티셔츠와 반올림 스티커, 부 채를 선물로 드립니다. 티셔츠는 강남역 8번 출구 반올림 농성장에 서 직접 받으시거나, 배송받으실 수 있습니다(배송료 3천 원 별도). 1 차 마감은 6월 11일이지만 이후에도 계속 진행됩니다. 신청 : 우측 QR코드 스캔 또는 010-4165-6235(반올림 권영은), 외환은행 630-008618-301(반올림)
출처_참소리
‘헤드셋 내려놓고 편히 쉬기를’ - 스토리펀딩 함께해요 콜센터에서 일하던 현장실습 청소년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사건 등, 청소년 노동자들이 다치고 죽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동 인권 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의 노동 현실을 알리고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노동자의 권리를 알고 보장받을 수 있도록 여러 청소년 노동자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스토리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번 펀딩은 청소년 노동 인권 활동가들,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실 습 청소년 사망 사건 대책 회의,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노동 자의 목소리를 전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그리고 출판사가 함께합니 다. 펀딩에 참여해주신 분께는 후원금액에 따라 <십 대 밑바닥 노동 >, <10대와 통하는 일하는 청소년의 권리 이야기> 책을 선물로 드립 니다. 펀딩은 2017.6.16.에 마감됩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5135 (다음에서 ‘스토리펀 딩 헤드셋’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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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보건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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