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8월 우ㅐ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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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만드는

통권 163호 2017년 8월

www.kilsh.or.kr

계속되는 노동자 살해, 과연 진상 고객만 문제인가?

현장을 바꾸고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게임산업 노동자 노동실태와 건강 연구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 (1)



독자에게

세상도, 일하는 사람에게도 가을이 왔으면 아침에 눈을 뜬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휴대폰에선 벌써 폭염 경보 문자가 울립니다. 일부 지역에선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 었고, 하루 300mm에 달하는 폭우로 인해 재난 수준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계절은 시 간이 지나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지만, 하루하루가 불볕더위와 폭우로 재난과 다를 바 없는 고통을 견디며 일하는 노동자 에게 청량한 가을은 언제 오는 것일까 하고 말입니다.

지난 7월 16일 각종 폭우로 인해 훼손된 도로를 정비하던 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지자체에선 이 노동자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죽음을 순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체 이 국가는 재난 상황에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을 해낸 노동자에게 죽어서도 차별을 가합니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창을 뜨겁게 달궜던 휴테크 회사의 가학적 노무관리와 일터 괴롭힘도 이 여름 불쾌지수를 한층 달궜습니다. 해고 이후 어렵사리 복직한 회사에서 화장실 앞에 책상을 놓을 때 이 노동자는 어떤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야 했을까요. 버스나 지하철에선 지루한 시간을 때우면서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오 락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여가를 보내기 위해 하는 게임을 만드는 그 노동자는 목숨을 걸고 일 합니다. 게임 개발자들은 프로그램 최종 마감일 앞두면 퇴근은 커녕 주말도 없고, 밥도 못 먹고, 씻지도 못하면서 크런치 모 드로 일합니다. 대체 게임을 꼭 사람을 갈면서까지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경주마를 관리하는 마필관리사 노동자도 지난 두 달 동안 2명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마필관리사는 한국마사회, 마주(개인), 기수, 조교사(협회) 다음으로 서열이 가장 밑인 하청에 재하청 노동자라고 합니다. 평소 주행검사, 마방청소 등 업무를 하는 마필관리사들은 하루 노동시간이 기본 12시간이 넘습니다. 여름엔 야간 경마가 있어 하루 18시간 일하는 게 당 연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인력은 늘 부족하고 업무는 넘치고, 경영진은 노동자를 노예 취급하다 보니 노동자들이 극심한 스 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부산경마장은 예정대로 경주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부산경마장 은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염치도 없나 봅니다.

그렇지만 지난 한 달간 불쾌한 날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아쉬움과 앞으로 과제도 남아 있지만 새 정부가 노선버스, 우편 업 등 노동시간 특례 업종 일부를 폐지하겠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정에는 일터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현장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오랜 기간 싸워왔던 지난한 과정이 녹아 있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노동시간 특례 업종 일부 폐지가 근로기준법 59조 폐지로 노동시간특례를 없애자,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과 휴게와 휴일에 규정을 모두 적용 하지 않는 63조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사회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노동자들은 이 법을 폐지하기 폭염에도 굴하 지 않고 싸워나갈것입니다. <일터>도 이 투쟁에 함께하면서 현장과 사회에 여러 고민과 토론을 확장시키는데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3


차례

특집

계속되는 노동자 살해, 진상 고객이 문제인가? 연이어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죽고 있다. 안 타깝게도 산재 공화국 한국에서 노동자의 죽음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닌데, 최근 벌어 진 노동자들의 죽음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노동자들이 직접 다른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했기 때문이다. 언론 은 이 상황을 진상 고객과 미치광이의 잔 혹한 살인으로 이슈화하면서 모든 문제의 원인을 가해자에게 뒤집어 씌운다. 그러나 문제는 진상 고객과 미치광이가 아니다. 이 러한 사람들이 있더라도, 아무리 위험한 환 경이라고 해도,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도록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고 시스템 을 구축하는 게 사업주와 정부의 역할이다.

26 계속되는 추락 사망 재해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28 배달 · 운수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현실 30 또 다른 노동자의 죽음을 막으려면 32 위태로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들 36 기업이 변해야 노동자가 생명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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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민중의소리

출처_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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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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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이야기 나는 용팔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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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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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건강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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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역에서는 삼성 반도체 LCD 다발성경화증 직업병 피해자 산재인정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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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동향 근로복지공단 재해조사 전문 인력 양성했다?! 노동부 조선업종 노동자 안전보건 문제 관련해서 기업들 불러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대기시간과 휴식시간은 노동시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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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에세이 과로자살의 위험을 거둬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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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건강상식 집에서도 통증 잡기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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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어머니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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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건강 칼럼 강화되는 폭염, 고열작업자 안전대책 시급

현장을 바꾸고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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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져야 한다는

연구리포트

사진으로 보는 세상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을 읽고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약속을 지킬 것이다

게임산업 노동자 노동실태와 건강 연구 24

발칙X건강한 책방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현장의 목소리

우리 일터부터 좋게 만들어요 20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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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보연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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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건강뉴스

근로기준법 59조 노동시간 특례조항 폐기 위한 ‘과로사OUT 공동대책위(준)’ 발족 정리 나래 상임활동가

7월9일 14시30분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인근에서

출처_공공운수노조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2명 사망, 16명이 다친 큰 사 고였다. 사고 당시 운전기사는 “과로로 운전하던 중 깜빡 정신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실제 하루 17 시간씩의 ‘복복격일제 근무(3일 일하고 하루쉼)’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오후 전남 화순의 한 은행 앞 도로에서 신호대 기 중이던 운전기사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다. 사인

9시간, 주48시간이며 최대 연속 운전시간은 휴식 없

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심혈관계질환은 장시간 노

이 4시간 연속 운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

동, 높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많이 발

라는 특례법을 근거로 오히려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

생하는 질환이다. 사망한 운전기사 역시 1일 16.5시

고 있다.

간씩 운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졸음운전사고 이처럼 노동자들이 초장시간노동에 시달릴 수밖

를 예방하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적절한 휴식과 수

에 없는 이유는 바로 ‘근로기준법 59조 노동시간 특

면을 보장해야한다. 이는 고려사항 또는 권고사항 정

례법’ 때문이다. 특례법은 법정 노동시간인 52시간

도가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주당 40시간, 연장12시간) 외에 노사합의로 주 12 시간 초과노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운전노동자 뿐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근로기준법 59조 특례법이

만 아니다. 총 26개 업종이 적용 받아 전체 사업체의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일부 업종으로 축소해서는 안

60.6%, 전체 종사자의 42.8%가 장시간노동에 시달

된다. 자본은 법을 적극 활용하여 노동자를 장시간노

리고 있다.

동과 극심한 노동 강도의 덫으로 밀어 넣고 있다. 정 부는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하지 말고, 해결에 적극 나

성인 기준 2시간을 깨어있으려면, 1시간을 자야한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최대운전시간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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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야한다.


베트남의 노동개악 그리고 직업병 증가 문제

베트남의 직업병 노동자 비율이 몇 년 전에는

취했으나, 개정(안)은 ‘1일 8시간 또는 1주 48시간을

10~15%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약 30%까지 치솟

초과할 수 없다’고 개정하여 사업주는 현행보다 더

았다. 57개 성(행정구역단위) 및 시 단위별 노동자

유연한 방식으로 노동시간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약 120만 명)의 「기초질병검진결과보고서」를 살펴

초과노동시간의 경우 개정(안)은 기존200시간(특별

보면, 조사대상자의 25.6%는 호흡기 질환, 16% 소

한 경우 300시간)을 400시간으로 확대했다. 심지어

화기 질환, 6.7% 안과 질환, 8.3% 관절 질환 등으로

의견수렴을 위한 1차 개정(안)에서는 600시간 확대,

조사됐다. 유해·유독환경에 노출되어 심각한 직업병

초과노동시간의 제한조차 없애자는 복수의 개정안

에 걸린 환자들은 15만6천888명에 달했다. 청각손실

이 제시되었다고 한다. 1일과 1주 단위로 노동시간을

64.4%, 규소중독 10.2%, 중증기관지염 5.1%, 일산

제한했던 이중 규제를 해소하고 연간 초과노동시간

화탄소중독 3.2%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보건소나

을 늘렸다는 점이다.

관계당국을 통한 건강검진과 치료를 받고 있는 노동 자수가 전체의 약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뿐만 아니라 연차휴가와 관련해 노동자에게 혜택 이 주어졌던 규정들이 다수 삭제됐다. 또한 임신 7개

베트남 정부는 재정확보, 검진정책 효과적 시행, 사

월 이상의 여성노동자에게 경한 업무로의 배치전환

용자 인식 등의 어려움으로 직업병 예방과 조치의

이나 1일 1시간의 노동시간 단축 혜택을 부여했으나,

한계를 제기했다. 그러나 문제는 베트남의 노동개악

이 조항 역시 삭제했다.

이다.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는 2017년 3월 노동법 최종 개정(안)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노동법 개정

베트남 정부와 자본은 지금도 수많은 직업병 피해자

(안) 가운데 노동시간과 휴식에 관한 규정은 노사간

들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저임금의 열악한 작업

이목이 집중되어 있던 사항이다. 베트남 내 외국투자

환경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더 싼 값에, 오랜 시간

기업이나 자국 기업들 역시 개정 동향을 예의주시했

동안 일을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노동개‘악’을 시도

다.

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노동개악을 멈춰야 한다.

노동시간은 현행 규정 ‘노동시간은 1일 8시간, 1주 4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하여 이중 규제 방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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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역에서는

삼성 반도체 LCD 다발성결화증 직업병 피해자 산재인정 받아 - 근로복지공단은 여전히 입장의 변화 없어 재현 선전위원장

지난 7월 25일 서울고등법원(제1행정부, 재판장

이번 사건의 1, 2심 재판부는 모두 김미선 님이 업

최상열)에서 삼성전자 LCD(현재 삼성디스플레

무 중 유기용제 등 신경독성 물질에 상당 수준 노

이) 생산라인에서 일하다 다발성경화증에 발병한

출되었고, 만 17세부터 밀폐된 작업공간(클린룸)

김미선 님을 산업재해로 인정하였다. 이번 법원은

에서 교대근무ㆍ야간근무를 수행하였으며, 과

지난 2월 10일 1심 재판(서울행정법원)에서와 같

로ㆍ스트레스에 시달린 점 등을 다발성경화증의

은 판단을 내렸다. 반면 일하는 노동자의 버팀목

발병 요인으로 인정하였다. 업무와 직업병의 인과

을 자처하는 근로복지공단은 법원의 판단에 불복

관계를 업무 내용뿐만 아니라 작업 공간, 기간, 근

하면서 직업병 노동자의 산재를 인정하지 않는 태

무형태 등 현장 상황을 종합해서 판단한 것이다.

도를 고수하고 있다.

또, 법원은 김미선 님의 경우 이 병의 평균 발병 연령에 비해 어린 나이에 진단을 받은 점, 삼성전

희귀질환 다발성경화증이 업무와 관련이 있

자 반도체ㆍLCD 사업장에서의 다발성경화증 유

다고 판단한 법원

병률이 한국인 평균 유병률 (10만 명당 3.5명)보

김미선 님은 만 17세인 1997년 6월 삼성전자 기흥

다 월등히 높은 점을 고려하여 판결했다.

공장에 입사해 3년간 LCD 모듈과에서 OLB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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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TAB Solder 공정의 오퍼레이터로 근무하였다.

실제 다발성경화증은 희귀질환이지만 반도체 노

근무 중이던 2000년 3월 다발성경화증이 발병하

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엔 삼성전자

여 그로부터 3개월 뒤인 2000년 6월에 퇴사하였

반도체ㆍLCD에서 일하다 발병한 노동자가 4명

다.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 세포에 원인 불명의

이나 있다. 그만큼 삼성전자 반도체ㆍLCD 사업장

다발적 손상이 발생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발

작업환경과 조건이 직업병과 인과관계가 상당하

병 이후엔 일상적인 삶을 사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다는 뜻일 것이다. 서울고등법원(제2행정부)의 경

병이다.

우 지난 5월 26일에도 또 다른 다발성경화증 직업


병 피해자 이소정 님의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

특히 법원은 김미선 님은 밀폐된 곳에서 유기용

장) 산재를 인정한 바 있다.

제 사용과 납땜 작업 등을 하였기 때문에 적절한 환기가 필요한 환경이었으나 국소배기장치의 노

삼성과 노동부의 자료 은폐를 지적한 법원

후화로 환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

이번 재판에서 1, 2심 재판부는 사업주 삼성디스

하였다. 또한, 삼성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도 삼

플레이의 문제점을 판결문에 적시하기도 하였다.

성 LCD 공장에 대한 ‘안전보건진단 보고서’를 제

첫째 삼성디스플레이는 재판부가 요구한 작업환

출하라는 재판부 요청에 “사업장의 영업비밀”이

경측정 자료를 제출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근무했

라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였다. 이번 판결을 계

던 기간 중 일부 시기, 일부 물질에 대한 측정 결

기로 삼성과 노동부의 태도가 계속해서 비협조적

과만을 제출하였다. 심지어 원고가 근무 중 취급

이라면 재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한 화학물질 중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환경측정

판단된다.

대상 물질에 포함되어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삼성 은 ‘납’ 외의 물질에 대해서는 작업환경을 측정하

삼성과 근로복지공단 지금도 너무 늦은 거다

지 않았다고 하였다. 재판부는 삼성의 태도에 대

이번 산재 인정으로 최소한의 생존권은 보장받을

해 작업환경측정을 하지 않았거나, 관련된 자료를

수 있게 된 김미선 님의 경우 여전히 마땅한 치료

보관하지 않았고, 이 사건 소송에서도 자료 제출

방법과 약도 없이 재발과 악화를 반복하고 있다.

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시하였

그 사이 고관절, 무릎 연골 등 심한 손상을 입었고

다.

4~5년 전부터는 시신경 염증이 악화해서 앞을 못 보는 1급 시각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하루라도 빨

두번째 재판부는 원고가 사업주로부터 취급 물질

리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삼성

의 종류나 그 위험성, 취급 시 유의 사항 등에 대

과 근로복지공단은 이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를 바

해 제대로 된 고지나 교육을 받지 못하였고, 그에

꿔주길 당부한다.

따라 유해물질에 대한 제대로 된 보호 장구도 착 용하지 아니하고 작업하였다는 점도 지적하였다. 실제로 삼성은 원고가 취급한 ‘와이어솔더(납)’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자 “관련 자료를 모두 폐기했 다”며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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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 동향

근로복지공단 재해조사 전문 인력 양성했다?! - 계속해서 공단 제도의 변화 이어져야 선전위원회

지난 7월 20일 근로복지공단이 제3기 산업재해 조

열한 고민과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졌다고 자평했다.

사전문가 77명 배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근로

그러면서 앞으로 공단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산

복지공단은 충북 진천에 있는 인재개발원에서 급

재보험 중추기관으로 역할을 다 하겠다고 하였다.

여 재활이사 및 수료생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 데 2017년도 산재보험 CIE(Certified Investigation

실제 현장에선 부실한 현장조사, 조사 조차 이뤄지

Expert, 재해조사 전문가) 합격증서 수여식을 개최

지 않는 문제 등으로 인해 고통 받는 노동자가 많았

하였다.

던 만큼 근로복지공단의 이러한 시스템은 매우 의미 있는 행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CIE 양성과정이 구

이번 CIE 과정에선 산업재해 조사 전문가가 갖추어

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양성과정 하나로 전문

야 할 법령, 의학, 산업의학, 조사기법, 직업적 유해

가 배출이 가능한 것인지, 이후 전문성 관리는 어떻

요인 등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시행하였다고 한

게 되는 것인지 등 확인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다. 이번 CIE 과정은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 요양 결정에 대한 재해조사의 전문성과 공신력을 제고하

또한, 공단은 정확한 현장조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

는 기반을 확립하기 위한 목표에 맞춰 진행되는 사

지만, 어떻게 하면 신속하게 산재를 산재로 인정할

업이다.

것인지 내부 조직의 개혁이 필요하다. 공단이 부실 한 현장조사, 미적거리는 산재인정 결정으로 인해

이번 CIE 양성과정에선 77명의 재해조사 전문가가

산재 노동자의 몸과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

배출되었다고 한다. 근로복지공단은 2015년 79명,

기고 있다. 부실한 현장조사를 개선하기 위해 조취

2016년 84명에 더해 총 240명의 ‘재해조사 전문가’

를 취하는 것과 같이 이후 신속한 산재인정, 산재인

인력풀을 갖게 되었다. 근로복지공단은 CIE 과정을

정 범위 확장, 노동자 입증 책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산업재해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이 믿고 의지할 수

공단이 고민과 노력을 거듭하길 바란다.

있도록 산재보험의 공정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치 10


노동부 노동자 안전보건 문제 관련해서 기업들 불러 지난 7월 6일 노동부가 국내 10대 대형 조선소 경

출처_청년전태일

영진을 불러 “하청업체에 위험이 전가되지 않도 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노동부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김왕 산재예방 보상정책국장 주재로 현대중공업 · 대우조선해양 · 삼성중공업 · STX조선해양 · 한진중공업 등 국 내 10대 조선소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업 안전보건 리더 회의를 개최했다. 노동부의 이러한 주문은 매년 10여 명씩 산재로 노동부는 이날 조선업에서 계속 발생하는 사내하 청과 외주업체 · 물량팀 노동자의 취약한 안전관 리 문제에 대해 조선업 특성을 감안해 안전관리 활동과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겠다

사망하는 현대중공업과 지난 5월 1일 크레인 전도 로 노동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대형사고 를 발생시킨 삼성중공업 사건에 심각성에 대한 반 응한 결과라고 풀이된다.

고 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원·하청 상생 안전보건 수준을 평가하고 원청이 하청에 대한 안전투자를 강화하도록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 자리에서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안전혁신 실현과 안전일터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한 약속이

노동부는 하청/외주 업체의 노동자 안전 관리 능 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노동자의 안전에 대 해서 만큼은 원청이 직접 챙긴다는 책임 있는 자 세와 안전 경영을 기업들이 펼쳐달라고 요구했고

실제 현장에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안전사고 예방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동부는 기 업들이 약속을 이행하거나 강제할 수 있도록 일상 적인 관리 감독 체계를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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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건강 칼럼

강화되는 폭염, 고열작업자 안전대책 시급 이숙견 상임활동가

*이번 호부터 <안전과 건강 칼럼> 코너를 연재합니다. 이코너 는 연구소 회원이 매일노동뉴스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칼럼을 연재하게 됩니다.

한국은 섭씨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 할 때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때 폭염 경보를 발령한다. 올해 폭 염 특보는 6월 중순부터 시작돼 7월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발령되고 있다. 경남 밀양지역에 내 려진 폭염특보만 19일 기준으로 벌써 22일째다. 6~7월 폭염 특보가 가장 많이 발령된 2013년보 다 이미 8일이 더 많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폭염이 지속적으로 확대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 이다.

기상청 기후변화정보센터가 낸 한반도 기후변 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 없이 이 대로 지속한다면 21세기 후반 한반도 폭염일수 는 17.9일에서 최대 40.4일로 늘어날 수 있다. 열대야 역시 지금보다 13배 늘어난 37.2일에 이 를 수 있다고 추측한다.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현재의 여름은 너무나 무덥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조차 힘겨워지고 있다. 12

이러한 폭염에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할까. 우 리 몸은 더우면 열을 방출해 정상 체온을 유지 한다. 하지만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조절 장애로 인해 오히려 신체 내부의 열을 제대로 방출하지 못해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 제대 로 된 안전대책 없이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고열작업을 하게 된다면 결국 열사병·열탈진· 열실신 등 온열 질환에 걸릴 수 있으며 신속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고용노동부 통계자료를 보면 2012년 이후 최근 5년간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 재해를 입은 노동 자는 58명이며, 이 중 11명이 사망했다. 폭염에 장시간 노출될 수밖에 없는 건설업 재해자가 31 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재해자가 11명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일사병이나 열사병 같 은 온열 질환자(노동자 포함)가 이미 376명 발 생했고, 이 중 2명은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최근 학교급식 노동자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


는 열기와 폭염 탓에 열탈진으로 호흡곤란을 호

bulb Globe Temperature 실외에서 활동하는

소하며 쓰러지는 일들이 전국에서 발생했고, 시

사람의 열적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지수) 온도

급한 안전 보호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12

를 기준으로 작업과 휴식 시간의 비율을 나눠서

개 지역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WBGT 온도가 경작 업(32.2도)·중등작업(31.1도)·중작업(30.0도)이

노동부는 지난달에 발표한 ‘2017년 폭염 대비

되면 1시간당 25%(15분)만 작업을 하고 나머지

노동자 건강 보호 대책 보도자료’에서 폭염 취

75%(45분)는 휴식을 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

약 사업장의 온열 질환 예방 3대 기본수칙으로

다. 하지만 이런 기준은 노동부 고시에는 명시

‘물·그늘·휴식’ 세 가지를 제시하고, 사업장 지

돼 있으나 산업안전보건법에는 규정돼 있지 않

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온열 질

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하다.

환 예방 3대 기본수칙 이행 가이드를 홍보 중이 다. 3대 기본수칙 내용 중 휴식보장 내용을 살펴

다른 국가에서는 고열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

보면, 폭염 특보 발령 시 1시간 주기로 10~15분

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제도적

이상씩 규칙적인 휴식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장치를 갖추고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 모든 노

35도가 넘어가는 불볕더위에, 더군다나 건설·조

동자가 정상적 심부(체내) 온도인 37~38도를 초

선·농업·택배 등 대부분 실외작업 조건을 고려

과하지 않는 작업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는 기준

한다면 10~15분의 휴식은 너무나 부족한 것이

이 있다. 미국은 작업이 끝난 후 측정한 구강 온

현실이다.

도가 37.6도 이상일 경우, 측정한 심박수가 분 당 110회 이상인 경우 다음 작업주기를 3분의 1

그래서 노동부는 10~15분의 휴식과 함께 기상

로 단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미

청에서 제공하는 ‘열지수나 더위체감지수’를 활

국 캘리포니아주는 2006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용해 사업장별로 자체적으로 휴식시간을 조정

무더위로 인한 질병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사업

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실제로 기상청 열지수와

주는 노동자에게 물과 그늘, 충분한 휴식시간을

더위체감지수는 행동요령에서 폭염 경보가 발

제공해야 하며 온도가 화씨 95도(섭씨 35도)까

령되는 시간대에는 ‘매우 위험’ 단계이니 실외

지 올라갈 경우 농업·건설·조경, 석유 및 가스

작업 현장의 모든 노동자는 작업을 중지하고 별

추출, 농업 운송 등 5개 산업 노동자들은 오후 1

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시원한 그늘에서 휴식을

시까지만 일하도록 했다.

취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지속해서 확대·강화되고 있는 폭염에 대비해 노 또한, 고열작업에 대한 노동부 고시를 보면 기

동자와 취약계층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온·습도·복사열·기류를 반영한 WBGT(Wet-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3


ㅇㅇㅇㅇㅇㅇ 현장의 목소리

출처_민중의소리

현장을 바꾸고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동인천분회 김인석 분회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지난 2013년 76년의 무노조 경영을 자랑하던 삼

혁 실천단 SEEN(쎈)'을 구성하여 투쟁하고 있다.

성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그 어려운 걸 해낸

이번 투쟁을 비롯해 노동조합의 현안 등 문제와

노동자들은 바로 에어컨, 냉장고, TV, 휴대폰 등

관련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지난 7월 26일

을 설치/수리하는 노동자들이었다. 노동조합은

인천에서 김인석 분회장님을 만났다.

민주노조 깃발을 올리고 한국에서 가장 힘이 세 다는 삼성에 맞서 열사 투쟁, 본사 앞 노숙투쟁 등

노동조합 설립 이후 변화된 현장

치열하게 싸웠다. 투쟁 이후 현장의 노동조건을

14

점차 변화시켰고, 비수기에도 일정 생활임금을

“저희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휴대폰 등을 설치/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은

수리하는 일을 한다. 아무래도 가장 더운 7~9월이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각 센

성수기인데 그중에서도 7말 8초가 가장 바쁘고 힘

터 사장(이른바 바지사장)을 앞잡이로 세워 노동

든 시기다. 아침 8시 출근해서 밤 8~9시에야 일을

조합 탄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

마친다. 주말도 계속 출근해야 하고 저도 이번 3주

에 맞서 지난해엔 촛불을 들었고 올해는 '재벌개

동안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다.”


아무래도 서비스 일을 하다 보니 삼성전자서비스

업을 할 땐 목숨을 걸고 혼자 일해야 했다. 고객한테

노동자들은 고객이 불편호소에 퇴근 시간이 지났

는 평가 점수 잘 받아야 해서 늘 굽신거리며 저자세

다고, 주말이라고 모르는 척 하기 어려운 조건이

로 일하는 문화였다. 그러다 노동조합이 생기니까

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작업자마다 차이는 있겠

고객한테 내 자존감을 지키면서, 고객에게 할 수 있

지만, 하루 10건 정도의 일을 한다고 한다.

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되었다. 기본급 비중도 급여 중 70~80%로 올라가면서 일을 할 때 여유도 생기

“에어컨의 경우 한번 고칠 때 건당 30분~1시간 정

고 건수에 목을 맬 정도는 아니게 되었다. 위험한 작

도 걸린다. 일할 땐 안전 장비와 공구 가방도 챙기

업을 해야 할 땐 추가 인원과 안전장비가 올 때까지

고, 이동할 땐 운전도 하는데 그런 시간이 책정되어

고객에게 기다려 달라고 요청하거나, 지금 당장 작

있지 않다 보니 늘 시간에 쫓긴다. 또, 작업자들이

업을 할 수 없다고 고객에게 동의를 구할 수도 있게

에어컨이나 세탁기 같이 무거운 가전제품을 들고

되었다.“

나르다 보니 어깨, 허리, 팔, 손목, 다리 등 온몸이 다 아프다. 물리치료를 받고 싶어도 지금도 밀려있는

아무리 현장의 노동환경이 열악하다고 해도 무노

고객 콜을 더 미루고 가야 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가

조 경영 삼성에 맞서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싸움

장 바쁜 성수기에 병원에 가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을 해야겠다고 결의하게 된 배경과 과정이 궁금 해졌다.

김인석 분회장은 그나마 노동조합을 만들고 나서 점심시간은 보장된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점심시

“회사에서 우리를 인간적으로 대하지 않았다. 늘 실

간이 없어서 작업자들이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는

적 압박 스트레스는 주면서 정작 줘야 할 수당도 제

데,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나서 이제는 점심시

대로 주질 않았다. 특히 지금 센터 바로 직전 팀장하

간에 콜도 받지 않고 오롯이 밥을 먹고 쉴 수 있다

고 사장은 돈도 너무 떼먹었다. 예를 들어서 센터에

고 한다. 뿐만 아니라 현장은 노동조합 이전과 이

서 한 달 500건을 일하면 작업자들이 월급 250만

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한다.

원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200만 원만 주고 나머지 150만 원은 팀장하고 사장이 먹은 거다. 심지어 한

‘노동조합을 만들기 이전엔 기본급도 거의 없어서

명분도 아니고 40명분을 몇 년 동안이나 가져갔다.

항상 출장 건수에 목을 매는 삶이었다. 비수기 때 한

그사이 사장은 빌딩 2개를 올리고 보트도 샀다고 들

달에 60건 해봤자 100만 원도 안 남아서 가족에게

었다. 그래서 노동조합에 가입해서 싸워야겠다 생

늘 미안하고 면목 없었다. 차도 직접 사서 할부 갚

각하고 투쟁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당신이랑은 같이

고, 기름 넣고, 밥도 내 돈으로 사서먹고, 휴대폰 요

일을 못하겠다고 요구해서 전 사장의 목을 날렸다.”

금도 내 돈 내면서 일했기 때문에 아무리 일해도 돈 을 벌기 어려웠다. 일하는 환경도 위험해서 고소작 15


촛불 이후 재벌개혁 투쟁에 나서다

들이 급여를 나눠서 보전해주는 것이다. 그랬더 니 조합원과 그 가족들이 돈도 돈이지만 어려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지난 4월부터 쟁

일을 함께 나눌 동료가 있고 가족에게도 믿음과

의권을 얻고 투쟁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이 싸움

신뢰를 주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현재 어

은 가장 현장이 바쁘다는 여름에도 이어지고 있

렵게 진행되는 임금협상에서도 이러한 노동조합

다. 대체 어떤 이유에서 재벌개혁 투쟁에 나서게

이 단결력을 잃지 않고 있다.

된 것일까? “노동조합에서 지난 촛불 이후에 적폐청산을 하겠

“올해는 임금 협상만 하고 있는데 역시나 이전과 마

다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삼성 이재용 부

찬가지로 원청인 삼성은 전혀 대화에 나서지 않고

회장도 감옥에 있으니 사회적으로 적폐청산의 목

전국 센터 중 대표단을 구성한 사장들이 나오고 있

소리를 이어 가보자는 뜻으로 '재벌개혁 실천단

다. 이렇다 보니 노동조합은 금속노조 중앙교섭 기

SEEN(쎈)‘을 만들고 투쟁하게 되었다. '재벌개혁 실

준으로 기본금 약 30만 원 인상, 식대 7,000원으로

천단 SEEN(쎈)’은 전국에 조합원 30명이 3박4동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원청이 아니라

안 서울로 모여 다양한 실천을 하고 있다. 벌써 7차

결정 권한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례 210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는데 단체티셔츠나 조 끼를 입고 광화문, 시청, 여의도 등에서 재벌개혁 캠

모두가 잘못인 걸 아는데 혼자만 모르는 삼성

페인을 해왔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따릉이 자전 거로 우리 문제를 알리는데 시민들 호응이 좋았다.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배제하는 건 삼성이지만 많

한강에서 얼마 전까지 가장 핫하던 최저임금 1만 원

은 대중이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게

노래를 배우고 춤도 배웠다. 학생, 반올림 동지들과

사실이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에 대해서도 고

도 함께 연대하고 있다. 땀도 나고 체력적으로 힘들

객이나 시민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그 평

기는 한데 그래도 행복하고 즐겁게 투쟁하고 있다.

가에 따라 조합원들이 영향을 많이 받는 건 아닌

이전에 52일 동안 삼성 본사 앞에서 노숙투쟁을 했

지에 대해서도 궁금함이 있었다.

을 땐 조합원들이 너무 불안해하고 힘들어 해서 이 번엔 그렇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고민

이전부터 저희가 선전전하고 그러면 시민들 반응

하고 있다.”

이 긍정적이었다. 시민들이 “돈도 많이 버는 삼성 이 너무한다”, “삼성에도 노조가 있어야 한다”는

16

동인천분회의 경우 투쟁도 함께 하면서 조합원들

말씀들 많이 해준다. 고객들도 “회사에서 매번 서

이 경제적으로도 연대하고 있다고 한다. 3박4일

비스 평가하는 전화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전화

동안 지명파업으로 일을 안 하면 경제적으로 부

를 잘 받아주겠다”고 말씀한다. 또 고객들은 삼성

담이 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그동안 일했던 동지

에 대한 불만도 많이 토로한다. 대한민국 사람이


출처_금속노조 삼성서비스지회

라면 누구나 삼성에서 만든 가전제품을 하나씩은

정규직 문제에 있어 유리한 국면을 맞이했다는

사용하는데, 삼성이 무상으로 A/S를 하는 게 아니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삼

고 고객이 자기 돈 들여 서비스를 받는 구조이기

성이 변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은 상황에

때문에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서 새 정부가 줄곧 적폐청산, 비정규직 제로 시대 를 열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행동을 보여주고 있

삼성은 지금도 노동조합을 탄압하면서 진짜 사장

기 때문이다.

은 본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전혀 반성도 변화도 없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화겠다는 의 지가 있고 저도 그렇게 돼야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여기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조합원들도 기

까지 모두 삼성 직원인 줄로 알고 있었다. 삼성에서

대를 많이 걸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때 우리가 중심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3개월 동안 교육받고 사원

을 잘 잡고 사회변화에 노동조합이 어떻게 대응해

증 받아서 삼성 옷 입고 일하는데 어떻게 삼성 직원

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이 아니냐. 일할 때도 삼성 관리자가 우리 일을 다 관리 감독 하는데 우리는 그저 협력업체 직원이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은 지난 촛불

고만 한다. 그래서 삼성을 상대로 불법파견 사용과

에선 박근혜, 이재용을 감옥에 넣는데 함께 했다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면, 이제는 우리 일터를 바꾸고 재벌을 사회를 개 혁하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알고 있

현재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은 1심에서 노동조합

다. 삼성을 바꿔야 이 사회도 바꿀 수 있고 사회를

이 패소하고, 2심 재판을 앞둔 상황이라고 한다.

바꿔야 삼성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 싸움에 한국에서 힘이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나 애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현장

쓰고 있는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의 건투를 빈다.

현장에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종 소송과 비 17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쉰 여섯번째 이야기

우리 일터부터 좋게 만들어요! - 노동인권 시민단체 활동가 복성현 님 인터뷰

고졸 취업 동아리에서 정치사회강연 사회를 보는 복성현님 (왼쪽 남성) 문영 한노보연 실습 학생

시민단체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는 복성현 활동

견근무를 하는 복성현 활동가는 환하게 웃으며

가 말에 먼저 떠오른 것은 SNS의 시민사회활

얘기했다. 그래서 지금은 힘든 얘기가 하나도

동가 ‘대나무숲’ 페이지였다. SNS에는 임금님

없단다. 지금 일하는 곳 말고, 작년부터 올해 3

귀는 당나귀를 외친 대숲에서 따온 ○○대숲

월까지 특성화고교 현장실습으로 취직해서 일

페이지가 흔하다. 시민사회 활동가 대숲도 그

했던 곳의 이야기를 주로 풀어내겠다는 그를

중 하나다. 활동가들의 장시간 노동, 저임금, 감

말렸다.

정노동과 여러 소진 문제를 터놓는 글들이 종

복성현 활동가는 “이전 직장은 제가 활동하던 동

종 익명으로 게시되며, 활동가들이 기명 또는

아리에서 말하는 노동과 너무 괴리감이 커서, 그만

익명으로 공감의 댓글을 단다.

두고 일자리를 찾다가” 지금의 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지금 일터의 어떤 요

저는 제 일자리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소들 덕분에 일자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환

올해 4월부터 서울시 아르바이트 청년 권리지

하게 웃음꽃이 피는지 하나하나 들어보았다.

킴이로 시민단체 ‘우리동네노동권찾기’에서 파 18


우리의 노동부터 좋게 만들자,

시간이 되게 다르더라고요."

이런 분위기가 있어요. 임금 부분에서는 어땠을까. 이전에는 최저임금 "제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고 느껴요. 업무도 제시간

보다 못 받았었다고 했다.

안에 할 수 있는 정도지만, 많으면 미뤄라! 이렇게 말씀하시거든요. 전에 세무사 사무실에서 일했을

"7시간 근무에 115만 원이었는데 일단 기본 일하는

때는 야근을 많이 했어요. 신고가 몰려서 바쁜 기간

게 8시간이었거든요, 그러면 최저가 안돼요. 그것

에는 야근을 계속했죠. 한 달에 일주일은 한 것 같아

때문에 싸웠어요. 제가 자취를 안 했는데, 만약 자취

요. 지금은 오전 9시 출근, 저녁 6시 퇴근인데 사실

했으면 그 돈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없었을 것 같아

‘칼퇴’라는 말도 되게 이상해요. 퇴근은 제때 하는

요. 지금은 제대로 나와요. 160만 원. 이 정도면 생

게 맞잖아요. 칼퇴도 지금은 잘 돼서 그 외의 시간도

활은 그래도 가능하죠."

제 시간으로 쓸 수 있어요. 동료와의 관계도 물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 한 일하는 중에도 그래요. 그 전에는 회사에 있는 동안

명, 한 명을 헤아리는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

엔 일해야 한다, 세무사님이 이런 게 있으셨거든요.

았다. 지금 직장에서 일하기 전에는 대표라는

개인 SNS나 인터넷을 아예 못 하고 업무시간에 다

직함이 강압적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고 했

른 일 하는 걸 싫어했어요. 그래서 할 일을 다 하고

다. 이전에는 상사들로부터 여러 이유로 혼났

일하는 척도 했어요. 바쁠 땐 계속 일이 몰렸고요.

다. 배우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일에 서툴러서,

실수를 안 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하고

고졸로 취업했으니 대졸보다 더 조심하고 꼼꼼

싶지 않아도 일이 많아서 열심히 하게 되고, 그랬었

해야 한다며 챙겨준다는 이유로. 지금은 경험

죠.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받고, 그래서 잘

많은 동료들이 잘 챙겨주고, 배울 것도 많다고

처리해낼 수 있어요. 사업 하다가 어쩔 수 없이 야근

했다. 힘든 일이 없다고, 힘들다면 사이가 너무

하게 되면 다른 시간에서 빼 주세요.

좋아서 같이 노느라 힘들다며 함빡 웃는다.

보통 일주일에 주말 이틀이 제 시간이잖아요? 회사

일이 좀 더 일상이고 삶 같아요. 이 일로

에 얽매여 있을 때 주말에는 ‘아 또 회사 가면 이거

제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해야 해. 하기 싫어.’ 이런 생각이 되게 많았는데, 지 금은 ‘주말에는 뭐 하고 놀지?’ 이렇게 생각이 들어

"제가 저희 단체에서 맡은 주 업무는 재정이에요. 그

요. 그래서 물리적인 시간은 비슷할 텐데도 느끼는

리고 단체 사업인 고졸 노동인권 동아리 운영을 돕 19


는 보조일을 하고, 노동인권 교육도 고등학교로 나

만들어서, 서로 사람 대 사람으로 관계를 어떻게 맺

가고 있습니다. 원래 제가 회계만 하는 걸로 여기 들

어야 하는지를 배우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얘

어왔어요. 교육 나가서 얘기도 해주고 싶었는데, 제

기하면서 알게 모르게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가 부족할까봐 걱정됐었어요. 처음엔 보조강사로 같이 나갔고, 노동인권교육 강사 양성 과정을 마치

동아리에서 노동에 대한 얘기를 듣다보니 ‘어, 내가

고 나니까 수업도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강사 양성

하는 노동도 이상한데’, 이런 인식도 생겼고, 친구들

과정 듣는 시간도 업무 시간에 다 포함됐고요. 일을

에게도 ‘그거 잘못 된거야’, 얘기해주다보니까 친구

잘 해내는데, 새로 경험하고 배우는 것도 항상 많아

들 인식도 높아졌고요. 같이 캠페인도 다니게 됐어

요. 저는 엄청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나가

요."

서 친구들 보는 것도 좋고, 강의하기 위해서 제가 항 상 공부하니까요. 이전 회사는 제가 그냥 돈 벌러 간

노동인권단체 활동가들 역시 동아리 소속으로,

곳, 그렇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좀 더 제 일상이고 삶

모임이 있을 때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눈 경험

같아요."

이 목성현 활동가에게 노동에 대해 돌아볼 계 기가 됐다. 직접 일하기 전 학교에서 한 번 들

복성현 활동가는 단체사업으로 진행하는 고졸

었던 노동권 강의는 사실 거의 기억에 남지 않

취업동아리 ‘처음처럼’을 매우 아낀다. 자신이

는다고 회상한다. 현장실습으로 취업해서 일하

고등학교 때 가입해 활동했던 동아리다. 작년

며 친구들을 만나면, 갓 취업한 친구들 사이에

10월에 만들어져 이제 2기를 모집하고 있다고

서 오가는 이야기는 거의 일자리의 힘듦에 대

했다. 학교에 노동인권교육을 오셨던 활동가분

한 토로다.

을 통해 알게 됐고,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나오

그런 이야기들을 동아리 모임에서 활동가들과

다보니 어느덧 단체의 할동가가 되어 고등학교

나누며 노동에 대한 인식이 싹텄다. 노무사를

로 인권 교육을 나가고 있다.

대상으로 준비한 노동 강사 양성 프로그램을 동아리에서 함께 듣기도 했다. 프로그램 성원들

"처음엔 친구들도 만나는 재미로 나갔었는데 종종

의 청소년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계기도 되었

배우거나 다른 활동도 해요. 노동인권교육도 듣고

다. 동아리 구성원 중에서 노동인권 강사 활동

요. 노동절에 같이 강의 듣고 행진도 하고, 캠페인도

에 관심이 생긴 친구가 있다고 한다.

했어요. 누가 어떤 내용을 배우고 싶다고 의견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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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알아보고 가능하면 자리를 만들어요. 친구들이

"저는 이런 동아리가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친구들

연애강의 듣고 싶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자리를

인식부터 올려야, 사회가 노동에 대한 감수성이 높


아질 텐데, 이 학생들이 노동자가 되는 거잖아요. 노

씨의 말투에 무게가 실린다. 일을 나가게 될 여

동권에 대한 얘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성들을 떠올리며 회사에서 여성들이 커피타오

좋겠어요. 저도 동아리를 안 했다면 내 권리가 침해

기 등의 잡일을 맡게 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

당하는 걸 모르고 있었을 거예요. 학교에선 ‘기업가

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신 교육’ 이런 걸 과목으로 넣는다고 하는데 다들 사장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노동’이 스스로에게 돈 벌이만 뜻하기보다는 경험이자 새로운 것을 배

고등학교로 노동인권교육을 나가면 동아리 ‘처

운다는 의미가 크다는 백성현 활동가에게 앞으

음처럼’에 대한 안내도 한다. 동아리에 관심을

로 하고 싶은 일을 물었다. “활동도 더 하고 싶고,

보이고 가입 의사를 밝히는 분들도 있다. 그 친

사진도 해보고 싶고, 동물 커뮤니케이션도 해보고

구들이 백성현 활동가는 참 반갑다. 특성화고는

싶어요. 해보고 싶은 건 많아요.” 다 할 수 있지 않

곧 현장실습 명목으로 취업을 나갈 시즌이다.

을까요라는 필자의 물음에 “다 할 수 있는 사회가

취업을 나가면 오직 회사를 위한 시간밖에 없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백성현 활동가는 답했다.

고, 회사에 얽매여 있다는 느낌을 받을 친구들

우문현답이었다.

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난다고 했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그런 사회를 만든 게 미 안하다고, 한 톤 낮은 목소리로 말을 잇는 성현

21


연구리포트

게임산업 노동자 노동실태와 건강 연구

최민 상임활동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2016년 넷마블을 비롯한 게임 업체에서 과로

게임산업 변화 연구, 포괄임금제와 노동시간의

자살, 과로사로 추정되는 젊은 노동자들의 죽음

총 5개 영역으로 진행 중이며, 이번에 소개하는

이 잇따랐다. 2016년 11월 넷마블에서의 세 번

것은 이 중 설문조사 결과이다. 설문조사는 3월

째 죽음이 알려진 후 넷마블 전현직 근무자를

21일부터 4월 26일까지 5주간 온라인으로 진행

대상으로 급히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설문 응

되었고, 총 621 명이 설문 조사에 참여했다. 성

답자의 월 노동시간은 평균 257.8 시간으로 5인

별 정보가 없는 1명을 제외한 620명의 응답을

이상 기업체 상용직 노동자보다 월 평균 90시

분석했다.

간 가까이 더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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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자연대에서 시행한 게임개발 노동자

설문에 참가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노동환경 조사 결과 역시 월 평균 205.7시간으

설문 참여자 중 남성이 400명, 여성이 220명이

로, 게임업계 노동자들이 전반적으로 장시간 노

었다. 20~30대가 대부분이었고, 대졸 이상 학

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당시 설

력자가 2/3 가량 되었다. 기혼자가 28%로 적었

문조사는 주로 게임개발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

다. 절반 정도는 성남/ 판교에서 근무하고 있었

동 그 자체의 실태를 밝히는 데 집중했기에, 게

고, 1/4은 강남과 서초 지역, 15.5%가 구로/금

임개발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노동

천 지역에서 일한다고 답했다. 54.4%가 모바일

자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과 사회관계에 어떤

게임 개발 회사에서 일한다고 답했고, PC/온라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후속 연

인 게임개발 회사에서 일한다는 응답은 29.4%

구를 실시했다. 후속 연구는 후속 설문조사, 심

였다. 게임 개발보다 퍼블리시를 주로 하는 회

층 면접조사, 신체활동량과 활동 중 혈압 측정,

사에서 일한다는 응답은 10% 정도였다.


업무별로는 아티스트가 가장 많았고 전체 응답

했을 때, 62만원부터 800만원까지 분포하고 있

자의 1/3이 넘었다. 기획자가 22.9%, 프로그래

었고, 중위값은 296만원이었다. 300만원 미만

머가 21.8%였다. QA/CS/운영 담당은 8.4%,

이라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50%가 넘었다.

인사/총무/마케팅 등의 사업부는 5.5%, 개발관

포괄임금제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연장 및 휴

리를 맡은 관리직은 4.0%였다.

일 근로 수당이 월급에 일괄 포함돼 있는지, 그

회사 규모는 50인 미만이 22.7%, 100인 이상

렇다면 그 연장수당은 일주일 몇 시간 분인지

이 63.1%였다. 응답자의 35.2%가 300인 이상

묻자, 87.7%의 응답자가 연장 수당이 월급에 일

대기업에 속한다고 응답해, 이미 게임 개발 산

괄 포함돼 있다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그 포함

업이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확인할

분이 몇 시간분인지 응답한 경우는 61명에 불

수 있었다.

과했다. 실제 본인의 근로 계약 내용을 제대로

95% 이상의 노동자가 상용직이라고 답했고,

인지하지도 못 하고, 그에 따른 노동의 대가도

근로계약 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절반

제대로 챙기지 못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까웠다. 파견, 용역 업체를 통해 임금을 지급

게임산업 노동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받는 비율은 1.8%로 매우 낮았다. 그러나 연봉

장시간 노동이다. 크런치 모드가 아닌 일상적

협상 결렬시 회사를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 경우 노동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았

비율이 33%, 팀 해체시 회사를 나가야 한다고

다. 중위수는 주당 50시간이었다. 40시간 포함

생각하는 비율도 43%가 넘어, 정규직이라고

하여 그 이내로 근무한다는 응답이 20% 가량

해도 비정규직과 다름없는 불안정한 고용 상태

이었고, 40~48시간 이내로 근무한다는 응답이

에 있음을 알 수 있다.

24% 정도 됐다. 뇌심혈관질환이 발생했을 때,

이런 고용 불안정 특징은 이직 경험에도 드러

과로로 인한 업무관련성이 당연히 인정되는 기

난다. 이직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74.2%였다.

준인 60시간을 초과하여 일한다는 응답이 남

대부분 20~30대인 응답자들 4명 중 3명은 이

녀 모두 10% 정도에 해당했다.

직 경험이 있어 게임 노동자들의 이직이 잦다

지난 1년간 크런치 모드가 한 번도 없었다는 응

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답은 16%에 불과했다. 지난 1년간 한 번이라도 크런치 모드를 경혐했다는 84%의 응답자는 1 년에 평균 5회, 1회당 24일의 크런치 모드 시기

게임산업 노동자들은 어떻게 노동하나?

를 보낸다고 답했다. 이들이 표시한 크런치 모

임금은 남녀 모두 80% 이상이 연봉제로 받고

드 회수와 1회당 크런치 모드 날짜 수를 곱하

있었다. 월 급여 전체 액수는 세 전을 기준으로

면, 크런치 모드가 한 번이라도 있었던 게임산 23


업 노동자들은 1년에 평균 70일을 크런치 모드

방식으로 60세까지 일을 지속할 수는 없다는

로 보낸다.1 이 크런치 모드 기간의 하루 근무

뜻이다.

시간은 평균 14.35시간이었다. 크런치 모드 시 기 하루 노동시간이 17시간이 넘는다는 응답도

장시간 노동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19.7%나 됐다.

게다가 게임산업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폭력

지난 1년 동안, 출근 후 퇴근까지의 시간이 12

적이었다. 지난 1개월 간 언어 폭력을 당한 적

시간이 넘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87.6%, 24

있다는 답변이 남성은 25.5%, 여성은 39.5%나

시간 이상 회사에 머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됐다. 원치 않는 성적 관심을 당했다는 응답도

39.0%나 됐다. 심지어 36시간 이상 회사에 머

7.3%, 27.7%로 높았다. 위협 또는 굴욕적 행동

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17.9%, 48시간 이상

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남성 24.0%, 여성

머물러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9.2%나 됐다.

31.4%나 됐다. 이는 일반 노동자와 비교했을

이렇게 장시간 노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때, 언어폭력 경험은 남성은 3.6배, 여성은 6.1

하나는 회사에서 책정하는 개발 기간이 너무

배, 원치 않는 성적 경험은 남성 24.3배, 여성

짧거나 자주 변동되기 때문이다. 노동자 교육과

16.3배, 위협 또는 굴욕적 행동 역시 남성 12.6

훈련에는 투자하지 않으면서, 불합리한 개발기

배 여성 17.4배로 높은 결과다. 자유롭고 권위

간을 들이밀며 노동자를 쥐어짜는 시스템이다.

적이지 않을 것 같은 선입견과 달리 개별 노동

이런 시스템 안에서, 개발자로의 자긍심이나 앞

자들에게 매우 적대적인 노동환경이라는 결과

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상처받기

다.

마련이다. 개발사는 사실상 대형퍼블리셔의 하 청업체라는 응답이 64%나 됐고, 지금 개발하

게임산업 노동자들의 건강은 어떤가?

는 게임이 성공해도 본인의 미래가 크게 달라

지난 12개월 동안 건강문제로 결근한 적이 있

질 것 같지 않다는 응답 역시 63%나 됐다. 60

거나, 1년간 아픈데도 나와서 일한 적이 있는

세가 되었을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하고

지 물어봤다. 건강 문제로 결근했던 경험이

싶다는 응답이 60%가 넘었지만, 60세가 되었

64.6%, 몸이 아픈데도 참고 일한 경험이 71.6%

을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할 수 있을 것

에 달했다. 응답자의 연령대를 고려하면 더욱

으로 생각한다는 답변은 6.6%에 불과했다. 게

심각하다. 4차 근로환경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임개발자로서의 일을 사랑하지만, 지금과 같은

때, 20대 게임개발 노동자의 경우 일반 노동자 에 비해 건강 문제로 결근한 비율은 3.75배, 몸

1 365일 내내 크런치 모드라는 응답자도 6명이나 되었는데, 이들의 답변을 제외하면 1년에 평균 67일을 크런치 모드로 일하 게 된다. 1년 365일 내내 크런치 모드라는 응답자들의 경우, ‘크 런치 모드가 아닌 때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평균 67.5시간이라고 응답하여, 1년 내내 크런치 모드라 는 응답과 일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4

이 아픈데도 참고 일한 경험은 4.02배나 높다. 정신건강도 심각했다. 우울증이 유력하게 의심


되는 비율이 남성 32.5%, 여성 51.8%로 매우

주당 노동시간이 늘어나거나, 지난 1년 중 한번

높게 나타났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거의 매일

출근해서 회사에 가장 길게 머문 시간, 크런치

한다는 응답도 남녀 각각 2.8%, 5.0%에 달했

모드 시기 하루 노동시간 등이 증가할수록 우

다. 자살 시도 경험도 2.1%였다. 우울증 의심 비

울증상, 자살사고 위험이 모두 증가했다.

율은 연령대별로 나누어 보았을 때 일반 인구 에 비해 3~5배 높은 수준이고, 자살 시도 경험

성별, 교육수준, 나이, 월 급여, 결혼여부, 고위

역시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0.4%에 비해

험 음주 여부 등을 모두 보정한 결과다.

5배 이상 높다.

우울증상 위험도는 크런치가 아닌 시기 장시간

우울증을 의사에게 진단받은 경험이 있는지

노동과 관련이 깊었고, 자살사고의 경우 지난 1

직접 물어보아도 결과는 비슷했다. 전체 620

년 중 회사에 가장 오래 머문 시간이나 크런치

명 중 104명(16.8%)이 우울증을 진단받은 적

시기 하루 노동시간과의 관련성이 더 높았다.

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도 치료를 받고 있다

과로하는 노동자들이 자살에 이르는 경우, 만성

는 응답이 25명(4.0%, 진단 받은 사람 중 비율

적인 과로가 우울감을 증가시키는 기전이 작동

은 24.0%)이었다. 이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할 뿐만 아니라, 급격한 초장시간 노동이 자살

2014년 직장인 성인 남녀 1,000 명을 대상으로

사고나 시도에서 방아쇠 역할을 할 가능성을

실시한 ‘직장 내 우울증 조사’에서 우울증으로

보여준다.

진단받은 비율 7%보다 2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또한, 주당 노동시간이 증가할수록, 본인이 60 세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자리 지속성 인식’이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노동시간이 증가할수록 부정적인 인식이 비례 하여 증가하는 것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현재의 게임산업 장시간 노동이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 은 방식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과로사, 과로자살 뒤에는 일상적인 장 시간 노동, 쥐어짜는 크런치모드, 폭력적이고 적대적인 노동환경이 있었다. 해석하는 일은 끝 났다. 중요한 것은 일터를 바꾸는 것이다.

노동시간 특성과 우울증상, 자살

25


사진으로 보는 세상

26


우리는 이미 너무 길게, 많이 일하고 있습니다. 과로 사회에서 살아가는 노동자들은 고통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 기도 합니다. 도대체 누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까? 이 사회는 마치 노동자 개인의 능력이 부재해서, 어려움을 이겨 내지 못해서라고 과로사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 급급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충분히 살 수 있었고, 살아야 하는 사 람들이었습니다.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근로기준법 특례 59조는 지금 당장 폐지되어야 합니다. 글_이나래 상임활동가, 사진_민주노총,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7


특집 : 계속되는 노동자 살해, 과연 진상 고객만 문제인가?

계속되는 추락 사망 재해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이숙견 상임활동가

지난 6월, 양산 ㄷ 아파트 외벽 도색작업 중 추

다.(6월 20일 ‘웅상이야기’ 카페 발췌) 지금도

락재해로 사망한 노동자의 죽음은 많은 사람의

시민들의 온정의 마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뇌리에 박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사망 사건이

한편, 지난 7월 21일 울산지검은 가해자 ㄱ씨를

발생한 초반에는 고인의 죽음이 매번 발생하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는 산재 사망 중 하나로 노동부 통계자료에서 나 확인할 수 있는 사건으로 크게 이슈가 되지

그런데 지금 “그런데 말입니다.”는 말이 뇌리를

않았다. 그러나 조사과정에서 사망의 원인이 어

스친다. 눈물겹게 아름다운 소식과 마땅히 죗값

떠한 가해자에 의한 죽음이라는 사실이 언론을

을 치르게 된 가해자의 기소 사실에도 불구하

통해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관심을 받았다.

고, 여전히 이 사건의 핵심적인 근본 원인을 언 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 정부와 기업 모

28

이 과정에서 고인의 삶과 가족에 관한 많은 이

두 사건의 근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모든

야기가 회자했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고인

책임을 가해자 ㄱ 씨에게 지우게 했다. 사망 사

에 대한 애도와 남은 유족에 대한 연민으로 무

건이 발생한 지난 6월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만

려 2,552명이라는 국/내외 시민들의 자발적인

약 아래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고인의 안타까운

모금으로 134,490,662원의 조의금이 전달했

죽음은 어쩌면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 1 새벽 일찍 일을 구하러 갔지만 결국 일감을 찾지

통신 케이블 설치/수리 작업을 하던 중에 열악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온 S 씨는 소주 한 병을 마시고

한 노동조건, 죽음을 부르는 처참한 노동강도,

잠을 청했다. 새벽부터 일감을 구하기 위해서 인력

불안전하지만 작업중지를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사무소를 찾아갔지만, 허탕만 치고 온 터라, 짜증이

내몰리면서 결국 일터에서 죽었다.

났다. 그런데 베란다 너머로 음악 소리가 들려서 잠 을 방해 받았다. 밖을 내다보며 “시끄럽다.”고 고함

지난 7월 31일 노동부는 “8월부터 2개월간 건

을 질러봤지만 음악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홧김에

설현장 추락재해예방에 집중”하겠다는 보도자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지만, 옥상엔 ‘외벽 도장작업

료를 발표하였다. 8월 한 달 동안 추락재해 예

중’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작업자가 외부인을 통제하

방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9월 한 달은 추락

고 있었고, ㄴ 씨는 작업자에게 음악을 꺼달라는 요

재해 취약사업장 1,000곳을 불시에 집중 감독

청을 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을 할 계획이란다. 노동부의 이러한 활동이 제 발 추락 사망 사고를 멈추기를 희망한다. 하지

이번 양산지역 추락 사망 사고에서 우선 직시

만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해결 없

했어야 할 사실은 제 3자의 살인행위보다 사업

이 부분적이고 단기적인 점검 활동으로 노동자

주가 안전보건조치 이행의무를 다했는가 여부

의 죽음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다. 그 다음으로 그럼에도 필연적으로 사건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판단이다. 하지만 지난해 통

올해도 폭염이 길어지면서 에어컨 설치 노동자

계 자료를 보면,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업무상

의 하루는 늘 바쁘다. 하지만 사업주와 정부는

사고 사망자가 499명이었고, 그중 추락 사망자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적어

가 절반을 웃도는 281명(56%)이라고 한다. 이

도 아래와 같은 노동조건을 기본적으로 보장해

통계치는 매일 1.5명의 건설노동자가 작업 현장

야 한다.

에서 사망하고, 그중 0.76명의 노동자가 추락 사고로 사망하는 끔찍한 현실이다. 그리고 대부

# 2 폭염이 장기화하고 있는 여름, 에어컨 설치의 계

분의 산재 사망 사고의 원인이 사업주의 안전

절이 왔다. 하지만 다행히 이번 여름은 노동자의 안

보건조치 불이행으로 사실상 노동자의 살인을

전을 위해서 노사가 공동으로 지침을 만들었다. 이

내버려뒀다고 볼 수 있다.

제는 고객으로부터 에어컨 설치 주문이 폭주하더라 도 하루에 설치하는 대수를 2~3대로 한정하기로 했

비단 건설업뿐만 아니라 에어컨 설치/수리,

다. 그리고 재촉하는 고객에겐 노동자가 아닌 회사

통신 케이블 노동자의 사망 사고도 심각하다.

에서 양해를 구하고, 노동자와 협의해서 일하는 시

2014년 4명, 2015년 5명, 2016년 6명(2016. 9.

간 조율을 하고 있다. 설치 노동을 할 때는 각종 안전

7. 기준) 등 3년간 총 15명의 노동자가 에어컨,

사고 조치를 마무리하고 2인 1조로 작업을 한다. 29


출처_공공운수노조 특집 : 계속되는 노동자 살해, 과연 진상 고객만 문제인가?

배달 · 운수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현실

푸우씨 상임활동가

지난 7월 6일 ‘오늘은 일을 못 나가겠다’고 연가를

다. 특히 고인이 근무했던 안양 지역은 최근 신도시

낸 21년 차 집배원 노동가 자신의 일터인 안양우체

개발 등으로 물량이 급증해 인력 부족에 시달렸던

국 앞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분신으로 집배

대표적인 곳이다. 그는 새벽 4시 반에 출근해 밤 10

원의 열악한 근무조건을 세상에 알린 그는, 이틀 뒤

시 반에 퇴근한 것으로 알려져 ‘하루 18시간’에 이르

생을 달리했다. 이로써 벌써 올 한해 목숨을 잃은 집

는 초장시간 노동을 감당하고 있었다.

배원은 12명1, 자살한 집배원의 숫자는 5명이다. 고인 을 죽음에 이르게 한 열악한 노동 현실은 배달·운수

운수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도 심각한 것은 마찬가

노동자에게 낯설지 않은 현실이다.

지이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7월 9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7중 추돌사고를 낸 광역급행버스 운전

살인적인 노동강도 장시간·중노동 ‘과로’

자 김 씨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집배원을 포함해 배달·운수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김 씨는 사고 전날인 8일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 반

장시간·중노동 ‘과로’의 심각성은 사회적으로 지속

까지 19시간 가까이 일했다. 일을 마친 후 자정을 넘

해서 문제제기 되어왔다. 2013년 노동자운동연구

겨 집에 도착하여 씻고 잠든 후 9일 오전 6시에 기상

소가 진행한 『집배원노동자의 노동재해·직업병 실

하여 출근해서 다시 운전대를 잡은 시간은 오전 7시

태 및 건강권 확보방안』(2013.12) 연구결과에 따르

15분경. 이틀을 일하고 하루를 쉬는 근무형태에 따라

면 집배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비수기 57.6시간,

김 씨는 결국 이틀 동안 제대로 쉬지 못한 상태로 30

폭주기 70.2시간, 특별기 85.9시간2으로 매우 심각하

시간 가까이 차량을 운전하다가 대형 사고를 낸 것 이다. 따라서 사고를 낸 운전자의 ‘졸음’을 일으킨 과

1 사망원인은 5명은 자살, 5명은 심근경색, 뇌출혈과 같은 과로 사, 2명은 교통사고였다. 2 비수기는 폭주기를 제외한 평상시, 폭주기는 매달 14~22일 즈음, 특별기는 구정, 추석, 선거기간 등을 의미한다.

30

로상태로 운행에 내몰리는 구조가 반드시 개선되어 야 한다.


한층 부추긴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사업용 차량 운전 사들이 2시간 이상 운행 때 반드시 15분 이상을 휴식

지난 2011년, 등록금을 벌고자 피자 배달을 하던 19

하도록 보장하고, 운행 간격도 최소 8시간 이상 유지

세 청년이 숨지면서, 이른바 '30분 배달제'에 대한

하도록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더욱 안타까운 것

사회적 논란은 해당 업체의 30분 배달제 폐지로 이

은 올해 3월 김 씨의 동료노동자들이 관계 당국인

어졌다. 그러나 2016년 또 다른 패스트푸드점 배달

오산시청에 “전날 운행 후 다음 날 운행 때까지 8시

원이 택시와 충돌해 목숨을 잃으면서 그가 10분 더

간 휴식을 보장해 달라”는 진정을 제기했으나, 근무

빨라진 '20분 배달'에 희생된 것이 확인됐다. 이들

에 반영되지 않았던 점이다. 당사자들의 절박한 호

중 다수가 스스로 콜을 받아 건당 수입을 챙기는 개

소는 무시됐고, 결국 대형 참극이 벌어졌다.

인사업자인 ‘사장님’으로 분류되어 사고를 당해도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인 것

미국 고속도로안전청의 연구보고서는 18시간 동

은 익히 알려진 사실. 배달과 택배 등의 업무에 종사

안 잠을 자지 못한 상태로 운행하는 운전자는 혈중

하는 노동자는 사업주와의 분명한 종속적 관계에도

알코올농도 0.05%의 음주 운전자와 상태가 비슷하

불구하고 고용의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적인 계

고, 21시간째 깨어있는 상태의 운전자는 알코올농도

약구조인 ‘특수고용직’이라는 이유로 노동자성을 발

0.08%3 때 수준처럼 둔해진다고 문제를 지적하고

탁당하며, 착취당하고 있다. 이들은 사실상 기본급조

있다. 또 다른 운수노동자들인 택시노동자들도 월

차 없는 임금형태로 인해 건당 수수료를 위해 목숨

20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을 걸고 속도전에 뛰어든다.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와 한국노동안전보건 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택시노동자 건강 실태조사 연

근로기준법 59조 폐지와 특수고용노동자

구에 나선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운수노동자들이 도

의 노동자성 인정이 절박하다.

로 위를 장시간 중노동으로 인한 ‘피로’, ‘졸음’을 견

집배원, 버스, 택시 등 배달·운수노동자의 과로를 눈

뎌내는 현실은 위험천만하다.

감는 것은 근로기준법 59조에 포함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특례업종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더 빨리’ 경쟁

특례업종 나열은 무한대로 노동자의 몸을 혹사하는

과로만이 문제가 아니다. '배달공화국’ 대한민국에

주범이다. 또한 ‘특수고용직’이라는 이름의 노동자

서, 배달·운수노동자는 고객 만족을 위해 ‘더 빨리’

착취는 노동자성을 배제함으로써 사업주가 마땅히

경쟁에서 ‘더 많이’ 희생되고 있다. 배달만을 전문으

져야 할 책임은 회피하고, 모든 부담을 노동자에게

로 하는, 신종 '배달 대행업체'의 등장은 속도경쟁을

전가하고 있다. 배달·운수노동자들의 노동으로 인해

3 7/15일부터 강화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혈중 알코올농도 0.05%~0.1%는 벌금 150~300만원,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된 다.

많은 이들이 누리고 있는 편리함이 더는 부당한 노 동의 대가여선 안 된다. 31


출처_알바노조 특집 : 계속되는 노동자 살해, 과연 진상 고객만 문제인가?

또 다른 노동자의 죽음을 막으려면

재현 선전위원장

작년 12월 14일 새벽 3시경 경상북도 경산시 진량

사고 대응 시스템이 부재한 편의점

읍에 위치한 CU 편의점에서 야간 노동을 하던 알

편의점은 기본 24시간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알바

바 노동자가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노동자가 야간노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런데

당시 고객이 비닐봉지 비용 20원을 내는 문제로

운영 시간은 길지 몰라도 편의점 가맹점주의 월수

알바노동자에게 시비를 걸었고, 스스로 분을 삭이

입은 대략 212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적은 상황이

지 못한 손님이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 알바노동자

다. 결국, 가맹점주는 본사에 지급해야 할 비용을

를 찔러 살인을 저질렀다.

제외하고 알바노동자를 고용하는데 들어가는 인 건비를 줄이지 않는 이상 200만 원 이상 수익을

죽음을 각오하고 일해야 하는 편의점 노동자

기대하기 어렵다. 그 결과 야간에 알바노동자가

지난 5월 24일 성장하는 편의점 산업 버려진 알

혼자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주로 취객을 상대

바노동자 - 야간알바 건강실태 안전대책 중심으

하게 된다. 이렇다 보니 알바노동자가 취객으로부

로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터 각종 폭력과 시비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게다

CU 편의점에서만 강력범죄 1,000여 건이 발생했

가 혼자 일하기 때문에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질

고, 이중 강도가 557건, 강제추행 506건, 강간 17

수밖에 없고, 어떤 상황에서 건 매장과 계산대를

건, 방화 8건 살인 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사

지켜야 해서 위험한 상황에서 매장을 나간다는 건

건의 경우에는 5,0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

알바노동자가 상상하기 어렵다.

나 이번 사건은 어쩌면 예견된 사고가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편의점이 알바노동자에게

또한, 위험한 상황에서 알바노동자가 경찰이나 사

위험천만한 노동환경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설 경비업체에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부 재한 경우가 많다. 경찰은 인력이 늘 부족하고,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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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을 부를 수 있는 시스템도 미비한 경우가 대부

사건은 이슈화됐지만 변한 것은 없다

분이다. 사설 경비업체 서비스의 경우 온전히 가

CU 경산편의점 사건은 언론을 통해 쟁점이 되었

맹점주의 지급능력과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에,

다. 그러나 이 사건이 알바노동가 왜 죽게 되었는

알바노동자 개인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대안

지,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는지를 조명하기보다 가

을 만들기란 어렵다.

해자가 얼마나 잔인하게 범죄를 저질렀는지, 정신 질환이 있는지 등 가십 거리에 집중되었다. 반면

최근에는 본사에서 매장마다 수익성을 고려하기

에 또다시 알바노동자의 참혹한 죽음을 막기 위해

보다 편의점 가맹점 늘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어

어떠한 조치와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는지 사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인적이 드물었던

적으로 논의가 확장되지 못했다. 그 영향으로 현

동네 구멍가게가 우후죽순 편의점으로 바뀌면서

재 CU 본사는 사회적 비난을 덜기 위한 만큼만

알바노동자가 더 위험한 곳에서, 다른 사람에게

대책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경찰과 업무협약으로

도움을 구하기도 어려운 곳에서 일하고 있다.

사고 대응하기, 계산대(POS)에서 경찰에 바로 신 고하는 시스템 만들기, 사고에 대한 위로금 지급

야간 노동만 문제는 아니다

하기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후속 조치를

편의점이라는 공간 설계도 문제가 있다는 게 전

하는 데 집중되었다.

문가들의 지적이다. 가령 사건이 발생한 경산 CU 편의점 계산대는 탈출구가 없는 ㄷ자 구조였다.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기업이

진상 고객이 나가는 쪽문을 막고 흉기를 휘두를

책임 있게 나서야

경우 알바노동자가 피할 방법이 없다. 이 구조는

편의점 알바노동자의 안전사고를 실질적으로 예

본사에서 더 많은 상품을 효율적으로 진열하기

방하기 위해선 편의점 운영에 있어서 권한과 능력

위한 설계로 알바 노동자의 안전 문제는 고려되

이 있는 본사가 시스템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여

지 않았다.

야 한다. 가령 이윤보다 노동자의 안전을 우선하 는 매장 공간 재배치,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 위협

여성 알바노동자의 경우 남성 알바노동자와 달리

하는 야간노동 폐지, 위험 상황에서 노동자가 작

살해위협과 각종 성희롱과 성폭력에 노출된다.

업을 거부하거나 중단할 권리 보장, 충분한 현장

여성 알바노동자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

인력 충원, 노사공동으로 현장의 위험성을 평가하

객으로부터 모멸감을 느껴야 하고, 도움을 요청

고 개선하는 활동 등을 고민해 볼 수 있다. 하루빨

할 곳이 없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알

리 알바 노동자가 목숨을 걸고 일하지 않아도 되

바노동자를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책임감 있는 조직의 역할

없다 보니 여성 알바노동자는 일을 하면서 몸과

이 요구된다.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33


출처_노동과세계 특집 : 계속되는 노동자 살해, 과연 진상 고객만 문제인가?

위태로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들

나래 상임활동가

‘인터넷 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인터넷 설치·수

“일반적으로 개통, 멀티, 장애(수리)파트가 있는데 저

리 노동자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할까? 속도가 빠

는 장애 업무를 맡고 있고, 통신업계에서 일한 경력은

르고 안정적인 만큼 노동자들의 삶도 그럴까? 지

14~15년 정도 됐습니다. 전에는 한국통신 KT에 있었는

난해 9월 27일 SK브로드밴드 의정부센터 인터넷

데, 입사한 해 결혼을 했습니다. 그때 아내가 일하는 걸

설치기사가 비 오는 날 전신주 위에서 작업하다 추

물어보기에, 전봇대에 올라가는데 오늘 바람 부니 휘청

락해 하루 만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분명 사

휘청했다는 얘기를 했죠. 아내가 그 얘기 듣고 직장을

고가 예상되는 작업이었지만, 당시 센터팀장은 실

옮겼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로 옮기게

적압박을 하며 작업을 강행했다. 결국, 죽은 것은

됐죠.”

전신주 위에 올랐던 노동자였다. 죽음은 여기서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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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지 않았다. 올해 6월16일 KT 자회사 KTs 직원은

인터넷·TV 설치, 수리 노동자들은 대기업 원청 소

인터넷 수리를 하던 중 흥분한 고객에게 살해당했

속이 아닌, 원청과 위탁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소속

다.

이다. 거기서도 협력업체 소속과 개인 도급 방식의

날씨뿐만 아니라 고객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설치·

형태가 혼재돼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느

수리 기사노동자는 위태롭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

끼는 가장 근본적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기 위해 7월 25일 SK브로드밴드 자회사 ‘홈앤서비

“실적 압박이 문제예요. 접수가 취소된다거나 하면 마

스’에서 근무하는 조정욱 님을 만났다.

이너스 패널티를 줘요. 저희는 성수기, 비성수기 따로


없어요. 아파트 입주 단지 오픈이나 봄·가을 이사철, 영 업정책이 시행되면 일이 몰려요. 보통 시간당 하나씩 접 수데요. 그런데 그 한 건이 인터넷 하나가 아니라, 요즘 IPTV가 많이 활성화 돼서 시간에 많이 쫓겨요. 건수로 치면 많은 집에 가는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요즘엔 인터넷과 TV가 여러 대인 집이 많거든요. 그 배선 다 하 고 품질 측정하면 결국 시간에 쫓기죠. 점심 못 먹는 친 구들이 최근에도 제법 많아요.”

점심도 못 먹고 시간에 쫓겨 일하는 이들의 임금

인터뷰에 응해주신 SK브로드밴드 홈앤서비스 노동자 조정욱 님

수준은 기본급 138만 원, 식비 10만 원, 업무수행수

고용 문제를 제기하고, 2015년엔 80일 넘게 고공

당이 10만 원이 공통이고 여기에 개통 목표 포인트

농성도 불사했던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이상 했을 때 플러스로 받는 것과 시간 외 수당을

다. 그런데도 서울 강서·마포, 부산·제주·전주지역

받는다. 만약 목표 포인트를 채우지 못하면 공통으

5개 협력업체가 자회사 편입을 거부하고 있다. 어

로 받는 158만 원이 전부다. 지금까지 월 2백을 못

수선한 상황에서 자회사 전환 후 분위기를 물었다.

넘긴 기사도 있다고 했다. 자회사 전환 후 임금인

“이름은 바뀌었지만, 유니폼은 그대로예요. 분위기로 봤

상을 묻자, 기본급 10만 원에 식비 3만 원 총 13만

을 때 달라진 건 하나도 없어요. 왜냐면 여전히 실적압

원 인상이 끝이라고 했다.

박이 있고, 노동조합을 탄압했던 관리자들이 그 전에는

“자회사 전환됐어도, 저희는 정규직이라고 얘기 안 해

팀장이었는데, 지금은 센터장이 됐거든요. 센터장 되고

요. 사장만 달라졌죠. 저는 전에 하나넷이란 업체에서

승계돼서, 똑같은 업무를 하고 있죠. 비조합원들도 ‘또

속해있었는데, 지금은 홈앤서비스 자회사 소속인 거죠.

시작이네’ 그래요. 관리자들이 여전히 압박하고 그러니

진짜 사장인 SK브로드밴드 직원으로 인정은 못 받은 거

까요.”

예요.” 인력충원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인력충원이 미비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 및

한 상황에서 휴가를 제대로 쓰기 어렵다. 서로 고

IPTV 설치, AS 업무를 103개(직원 약 5,200명) 위

생하는 동료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이

탁업체를 둬 운영했다. 얼마 전 문재인 정부가 출

있기 전에는 저녁 8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지 못했

범하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자, 7월 3

다고 했다. 조정욱 님은 저녁 늦게까지 근무하던

일 민간부문에서 최초로 ‘자회사 정규직’ 전환을

때로 돌아가면 어떨 것 같을지 질문을 하자 난색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 노동조합에서 끈질기게 간접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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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죠. 그렇게 일 못 해요. 그리고 우리 직군에 일하는

니, 비 조금 내릴 때 올라갔데요. 실적 때문에 미룰 수가

사람들은 평생직장이란 개념을 안 가져요. 이직률이 굉

없었다고요. 비가 계속 오면 일을 못 해요. 그러면 실적

장히 높죠. 무엇보다 젊은 친구들이 들어오면 일은 힘든

이 안되죠. 날씨에 의한 문제인데도 담당 기사가 고객과

데, 처우가 나쁘니까 오래 근무할 생각을 못하는 거죠.

직접 통화해서 미뤄야 해요. 업무가 밀려있으니 한참 뒤

그나마 노동조합 생기고 싸워서 이직률이 약간 줄었어

로 배치되죠. 그러면 클레임이 발생되고, 해피콜 점수가

요. 그래도 여전히 이직률은 높죠. 그런데 요즘 자회사

안나오죠. 고소 작업에 대한 2인 작업, 안전조치 매뉴얼

에서 지난 금요일, 토요일 프로모션을 걸었어요. 기사

도 없어요. 산업안전보건법에 나온 정도예요. 본사 지침

에게 저녁 6시 이후 개통 시 1만5천 원 추가 지급하겠데

으로 나온 건 우천시 승주금지, 그거 하나예요. 헬멧 착

요. 결국, 야간개통을 하라는 거죠. 야간을 강제로 못 시

용하고 절연작업 장갑 끼고 그게 다죠. 2인 작업도 자기

키니 이런 조건을 걸더라고요.”

업무가 끝나야 가능해요. 업무가 밀려있는 상황에서 안 될 수밖에 없죠.”

연장 근무도 회사 눈치 때문에 하는 사례가 많다. 관리자가 실적 압박 메시지를 직원 단체방에 계속

몸을 다치는 사고 외에도 마음에 상처를 많이 입는

보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설치·수리

다. 고객들을 직접 상대하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업계 노동자들의 안전사고 발생의 주요 원인은 ‘실

“처음 노동조합에서 임금단체협약 맺을 때도 감정노동

적압박’이라고 지적했다.

자라는 점을 많이 강조했죠. 저희는 업무 특성상 고객

“산업재해도 그렇고 모든 문제가 실적압박 때문에 발생

이 통화를 하면 연락처를 저장해요. 그러면 새벽에도 인

합니다. 예를 들어 수리 기사는 오전9시 반부터 첫 업무

터넷이 끊긴다고 전화를 하는 분도 있어요. 받아서 내일

가 들어와요. 자회사 전환돼서 업무 관련 동영상 보면 9

아침에 간다고 해도, 막 욕을 해대요. 얼마 전 일요일에

시 15분 정도가 되죠. 그런데 일하러 나가는 것도 눈치

가족들과 점심을 먹었는데, 그날도 고객이 전화해서 불

가 보여요. 평일은 그렇다 쳐도, 토요일에는 45분 단위

만사항을 얘기하더라고요. 지금 와서 빨리해놓으라고

할당이거든요. 토요일에는 두 지역을 맡아요. 그런데 지

반말을 해요. 결국, 밥 먹다 말고 나가서 통화하고, 담배

역은 더 넓고, 업무 시간은 45분이니. 컴퓨터 위치 변경

한 대 피우고 식당에 들어갔어요.”

만 해도 한 집에서 40분에서 1시간은 걸려요. 그걸 얘 기해도 회사는 실적만 따지니까 신경도 안 쓰죠. 그래서

문제가 있는 고객 대응도 기사 개인에게 떠맡겨진

기사들 교통사고, 접촉사고 건수도 많아요.”

다. 다른 기사를 보내더라도 사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달까진 접수 시 ‘다른 기사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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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발생한 추락사 문제도 여전히 현장에

요청’이 기재입되어 있으면, 기사에게 패널티를 부

선 개선이 안 되고 있었다.

과했다고 했다. 조정욱 님은 ‘회사’가 그런 상황을

“얼마 전에도 비가 왔거든요. 다른 기사들 얘기 들어보

만든 것이며 강조했다.


“그건 회사가 그렇게 만든 거예요. 자회사 전환 되고서

이 가장 필요할까.

아침마다 이런 구호를 외칩니다. ‘고객은 퍼스트(first)

“사고들을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거의 비정규직, 아르바

다!’, 그걸 시작으로 하고 마지막엔 ‘우리는 홈앤서비스!’

이트더라고요. 이 노동은 대부분 노동인권이 정착되어

를 외쳐요. 그 전에는 안 했죠. 일부 고객들은 무리한 요

있지 않죠. 우리가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아르바이트

구를 해요. 예를 들어 컴퓨터가 한 대인데 회선은 4개를

노동자들을 공장 부품처럼 회사에서 취급하는 마인드

연결해달라고요. 그래서 안 된다고 하면, 다른 기사를

를 바꾸지 않으면 안 돼요. 지금은 오로지 이렇게 해야

불러요. 이런 문제는 회사가 막아줘야 해요. 하지만 기

매출이 올라간다는 계산밖에 안 해요.”

사 개인에게 책임을 미루면 정작 고객들과의 갈등만 키 우죠.”

20여 년 가까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로 살아 온 조정욱 님이 바라는 안전한 일터는 어떤 모습일

그렇다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

까.

강 보장을 위한 시스템과 문화가 만들어지기 위해

“산재보험, 4대 보험 가입됐다고 안전한 일터가 아니에

선 어떤 것들이 가장 먼저 마련되어야 할까?

요. 그건 법적 테두리 안에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죠.

“이게 가장 고민 많이 했던 부분이에요. 답이 안 나오더

저는 노동자들이 인격적으로 대우받으며 일할 수 있는

라고요. 왜냐면 가장 기본적인 스케쥴 조정조차 기사가

환경이 마련되어야 안전한 일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

요청하는 대로 안 해주잖아요. 실적 압박에 대해 어느

각해요.”

정도 해소만 되도 진짜 많은 게 바뀔 거예요.” 지금도 더운 여름날 무거운 공구 가방을 들고 골목 최근 KT 자회사 KTs 인터넷 수리 노동자 사망 사

을 누빌 조정욱 님에게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건을 계기로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들에 대한 작

말을 물었다.

업중지권 요구가 나온 배경에 대해 물었다.

“노동인권이 정착되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반드시 필요해요. 사실 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할 수 있

제가 나중에 노동자가 아닌 위치에 있다 해도 노동인권

으면 좋은데, 저희 업무는 그게 어려워요. 그렇지 않은

에 대한 간절함은 끝까지 갖고 살 거예요. 일하는 사람

경우가 많거든요. 가서 상황 발생하기 전까진 몰라요.

들을 보면 계속 그 생각이 날 테니까요.”

작년쯤 다른 인터넷 업체 기사가 작업 마치고 뒤돌아서 신발 신는데 칼에 찔렸어요. 다행히 작업복에 장비가 많 아서 약간 찢어진 정도였죠.”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노동자들을 비롯해 최근 반 복되는 노동자들의 사고와 죽음을 막기 위해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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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계속되는 노동자 살해, 과연 진상 고객만 문제인가?

기업이 변해야 노동자가 생명을 지킨다

재현 선전위원장

한국이 산재 공화국이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노

히 달라진 것은 없다. 개별 기업 역시 노동자의

동자의 부고 소식이 전해진다. 노동자 대부분은

사망과 관련해서 최소한의 책임만 지면서, 노동

노동자는 각종 안전사고와 과로, 골병 등 직업

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병으로 인해 사망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머리기

대책을 마련하는데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사처럼 일터에서 노동자들이 가스총이라도 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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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객에게 살

그 결과 대부분 기업은 노동자의 죽음을 근본적

해 위협을 느끼거나 실제 살해되고 있다. (“인터

으로 예방하는 조치가 아니라 사고 이후 대책을

넷 수리 기사는 가스총이라도 챙겨야 했을까”

마련하는 데 힘쓴다. 가령 노동자가 물리적으로

(2017.619 오마이뉴스))

고객에게 대항할 수 있는 조처를 하는 방식이

또한, 고객의 물리적인 폭력만이 아니라 개별

다. 또는 경찰 혹은 방범 서비스 회사와 협력체

회사로부터 실적, 감정노동, 과로 등 압박을 받

계를 구축해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겠다거나,

은 콜센터, 방송 업계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사고 이후 유족/피해자에 대한 위로금 지급 정

끊기도 했다.

도가 대부분 기업에서 빠지지 않는 조치들이다.

노동자의 죽음을 막기엔 역부족인 사후 대책들

기업이 노동자의 생명을 우선하는

노동자의 죽음이 계속되면서 이 문제가 이슈화

조직으로 바뀌어야

되고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리기는 했지만, 여전

이러한 대책도 마련되어야 하지만 실제 노동자


의 죽음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 기

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만일

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개별 기업은 노동자의

노동자가 지금 당장 일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

생명보다도 이윤을 우선하는 가치와 철학을 다

면 삼성에 연락해서 작업 중지를 요청할 수 있

시 정립해야 한다. 아무리 개별 기업의 이윤이

게 되었다. 실제 이러한 조치 이후 현장에선 이

중요해도 노동자가 목숨을 걸면서, 죽음을 무릅

전과 다른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쓰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없다.

개별기업을 강제하기 위한 정부의 책임도 막중 개별 기업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고객

이러한 조치는 결국 개별 기업은 노동자의 생명

에게 불편을 감수하고 서비스를 기다리게 하는

을 지키는 데 있어서 매출액, 실적, 고객 서비스,

조치, 노동자가 위험 상황을 중단시키거나 해당

상품 생산량 변화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 문제

상황을 대피할 수 있는 권리, 노동자가 안전하

이다. 이럴 때 정부의 역할은 개별 기업이 위험

게 일할 수 있는 작업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업무의 부담을 덜기 위한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

시스템 구축 등에 힘써야 한다. 이러한 사항들

하도록 해야 한다. 또, 솜방망이 처벌을 생각하

은 개별 노동자가 조처를 할 수 없거나 개별 기

고 노동자의 생명을 파리 목숨 취급하지 않도

업이 보장하지 않으면 개별 노동자가 스스로 결

록, 해당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개별 기업에 막

정하기 어려운 일이다.

중한 책임을 물려야 한다. 대부분 기업은 노동

지난해 삼성 에어컨 설치 기사가 추락 불안정한

자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

난간에서 일하다 사망했었다. 사고 이후 삼성

것에 따른 조치가 이윤과 생산량에 막중한 피해

에어컨 설치 기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 현장

를 주거나 안전문제에 있어서 비용 지출을 최

엔 누가 갔어도 사망했을 거라고 말했다. 이때

소화하는 선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정부는 개별

만일 사망한 노동자가 고객에게 지금 이대로 일

기업을 강제할 방안을 찾고 실제 집행해야 한

하면 추락할 수 있으니 고소작업 차량이 올 때

다.

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과연 노 동자가 사망했을까?

나가며 계속되는 노동자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개별

한편, 이 노동자의 죽음 이후 삼성 서비스노동

기업들의 가치 변화와 이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자들의 투쟁 끝에 노동부와 에어컨 설치 기업은

정부의 역할이 막중하다. 이럴 때 노동자를 위

반성과 노력의 결과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하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

지키려는 조치를 마련했다. 그래서 현재 현장

고, 위험 상황에서 노동자 스스로 생명과 안전

노동자들은 위험 상황 시 회사가 정한 매뉴얼에

을 지킬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도록 하는 대안

따라 고객에게 고소작업차량이 올 때까지 기다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39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이야기

나는 용팔이로소이다

류현철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재작년인가 공중파에서 방송된 “장소불문 · 환

적이지 않다는 생각이다. 저 용한 의사가 되기

자불문 고액이 돈만 준다면 조폭도 마다하지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용함은 질병을

않는 ‘실력 최고의 돌팔이’ 외과의사가를 기억

다루는 의사로서의 기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

하는가” “왜인지 모르겠지만 병원에 잠들어 있

어 증상이나 질병의 원인을 알고, 진단을 내려

는 '잠자는 숲속“ 미녀 재벌 상속자를 만나며

병명을 붙여주고, 치료방법까지 정확히 알면 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펙터클 멜로드라마”

것이다. 그럼 다음의 상황을 보자.

를 기억하는가? -노동자 : 선생님, 몇 주 전부터 오른쪽 어깨가 자꾸 물론 몰라도, 기억나지 않아도 된다. 사실 나 역

아파요. 이제는 팔을 잘 들어 올리지도 못하겠어요.

시도 관심사는 메디컬(의학) 드라마로서 주인

왜 그런 걸까요?

공인 의사의 리얼리티나 멜로 드라마로서 잠자 는 숲속의 미녀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이 드라 마 제목에 있었다. 실력 최고의 용한 돌팔이라

-의 사 : 팔을 들어 올리는 자세로 일을 오래 하시잖 아요. 또 일할 때 어깨에 힘을 줘서 잡아 당기는 경 우도 많아서 그런 겁니다. -노동자 : 도대체 병명이 뭔가요?

는 뜻의 “용팔이”가 드라마의 제목이었다. ‘용

-의 사 : 우측 어깨의 회전근개 손상이 의심됩니다.

한 돌팔이’라니 이것은 그야말로 ‘소리 없는 아

-노동자 : 그러면 어떻게 하면 안 아프고 좋아질까

우성’과 같은 형용모순 아닌가?

요? -의 사 : 아, 일 좀 그만하고 쉬셔요. 일을 안 하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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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근골격계 질환과 같은 직업성 질환을

아집니다.

대하는 의사의 모습을 투영해보면 그다지 모순

-노동자 : ??


출처_일과건강

질병의 원인을 알려주고, 진단도 내리고, 치

중장비 유압장치를 만드는 공장에서 20년 넘

료방법까지 알려준 의사는 이 노동자에게 용

게 일해 온 40대 노동자는 수년간 좌우를 번갈

한 의사일까 돌팔이일까? 돌팔이는 치유의 능

아가면서 발생하는 어깨통증으로 나에게 진료

력이 없는 의사를 말하는 것이겠다. 물론 의사

를 받아왔다. 스트레칭,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

로서의 기본적 지식을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하

사치료를 병행하면서 증상을 관리해왔다. 증상

는 경우가 그러할 것이며, 질병 자체를 다루는

은 개선과 악화를 반복했다. 분명한 것은 작업

기술 이외에는 다른 품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

물량이 줄어드는 시기나 휴가를 보내고 나면

도 그럴 수 있으며, 질병의 원인과 치료방침에

증상이 좋아진다는 것이었다.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적 관계요인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도 그럴 수 있다.

동갑내기인 그는 나를 주치의로 부르면서도 짐 짓 ‘어깨는 날개입니다’라고 라디오에 등장하

사회기초보장제도가 부실한 사회에서 노동자

는 유명 의사를 찾아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농

들은 임금을 받아야만 생계와 생활을 유지할

반진반한다. 나는 용한 의사를 찾을게 아니라,

수 있다. 그들에게는 직장 안에 있는 위험요

인제 살살 일하라고 일을 안해야 낫는다고 진

인 보다는 직장 밖으로 내몰리는 실업과 해고

반농반한다. “일을 계속 하면서 증상이 좋아질

가 더 큰 건강유해요인이 되는 법이다. 그들에

수 있을까요?”

게 일을 그만하고 쉬라는 이야기, 작업을 전환 하라는 틀리지 않은 이야기가 해결책이 되기는

몇 번의 악화와 개선을 거듭하고 난 이후 그는

어렵기만 하다. “나는 용팔이로소이다.”

진지하게 묻는다. 부담스러운 일로 인해서 발 41


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질환인데, 어찌 그 일을

에게도 볼멘소리를 해보지만 달라지지 않는다.

고스란히 해나가면서 좋아질 수 있겠는가? 일

작업장의 소음 수준을 낮추는 권능은 일하는

을 계속하면서 증상이 좋아지려면 작업의 조건

노동자에게도, 소음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산업

이 개선되어야만 한다. 장비개선을 포함한 인간

위생기사에게도, 그를 문진하고 판정한 의사에

공학적 개선을 하거나, 인력을 충원하여 작업물

게도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량을 줄이고 노동강도를 낮추는 것이 필수적이 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아무리 정확한 진

작업환경측정, 배치 전 건강진단, 특수건강진

단도 용한 의사도 무의미한 것이다.

단,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위험성 평가 모두직업성 질환의 예방을 위한 제도들이다. 직

소음성 난청에 대하여 요관찰 대상이 된 50대

업성 질환은 질병경과가 일반 질환과 별반 다

노동자는 매번 소음성 난청에 대한 검사를 다

르지 않아서 원인규명과 산재 인정에 매우 어

시 받으러 병원에 가야하는 것이 불만이다. “아

려움이 많다, 하지만 직업성 질환이 일반 질환

이고, 만다꼬 자꾸 불러쌌능교? 청력 안 좋아진

과 구분되어서 관리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거야 벌씨로 알고 있는 기고, 약도 없다믄서요.

차이점은 예방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말하는 거 다 알아묵꼬 하믄되고. 고마 귀마개 나 잘 착용하라고 할 거 아잉교? 아따, 귀찮아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조절하여 질병이 발생하

서 몬살긋네.”

지 않도록 하는 것이 1차 예방이다. 질병을 조 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벌써 몇 년째 소음성난청에 대한 특수건강진단

해주는 것은 2차 예방, 질병이후의 적절한 재활

이라고 치르는 연례행사에 대해 그는 못마땅하

관리를 통해서 복귀를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3

기 이를 데 없다. 변하는 것이 없는 탓이다. 때

차 예방이다. 그래서 당연히도 1차 예방이 가장

가 되면 으레 소음측정기를 달아 작업환경측정

의미 있고 중요하다. 앞서 열거한 제도들은 확

을 하고 오라가라 특수건강진단을 하지만 작업

인된 위험요인의 개선을 전제로 기능해야만 의

장의 소음을 낮추기 위해서 공정 개선이 이루

미가 있는 것이다.

어지거나 장비가 개선된 것은 없다.

42

소음측정기를 달아주는 산업위생기사에게 특

노동자들이 작업환경과 노동조건을 변화시키

수건강진단 문진을 하는 직업환경의학전문의

는 권능은 조직된 힘에서 나온다. 노동조합이


조직된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안전보건과 직업

정을 적용하고, 고용주가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

건강수준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

할 의무를 상기시킬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여

다면 직업환경의학 의사들의 권능은 어디에서

야 한다. 필요하면, 해당 노동자와 기업대표에

오는가? 그것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여 직업

게 통보하고 관할당국에 보고하여야 한다.”

윤리를 관철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직업 건강과 관련한 학문적 성과와 연구를 기반으로

이 윤리강령의 서문의 일부는 용한 돌팔이에서

한 지속적 참여와 개입을 통해 충돌되는 이해

진정한 직업건강 전문가로서 거듭나는 길의 면

관계에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

모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건전한 직업건강

로 인정받는 것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실무의 목적은 단지 건강을 평가하고 의료서비 스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동

2015년 국제산업보건위원회(ICOH)에서 제

자의 건강과 업무능력을 보호, 유지 및 증진하

안되었고 '일터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

고, 이를 위해 일 외의 가족상황과 직장 외의 생

학의학과 의사회'에서 번역한 “직업건강 전

활환경까지 고려하는 것이다. 직업건강실무 및

문가를 위한 국제 윤리강령(International

직업건강증진의 이러한 접근은 포괄적이고 합

code of ethics for occupational health

리적인 방식으로 노동자의 건강과 인간적·사회

professionals)” 에서는 직업건강전문가들에게

적 필요를 다룬다. 여기에는 예방적 건강관리,

개선조치에 대한 추적조사를 의무로 규정하고

건강증진, 치료적 건강관리, 긴급재활, 필요한

있다.

경우에는 재해에 대한 보상, 그리고 질병 및 손 상으로부터의 회복과 업무복귀를 위한 전략이

“부당한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포함된다.”

취하지 않거나 건강 또는 안전에 대한 위험의 증거를 제시하는 상황을 개선하기를 거부하거 나 부정적인 입장을 갖는 경우, 직업건강 전문 가는 최대한 신속하게 우려 사항을 서면으로 작성해야 한다. 여기에는 적절한 과학적 지식을 고려하여 노출 제한을 포함하는 관련 건강보호 기준을 적용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법률 및 규 43


노동시간 국제기준 비교 연재 5

대기시간과 휴식시간은 노동시간인가? 이혜은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구인 공고> 모집직종 : 병원 및 공공시설 경비원 경력조건 : 관계없음 학력 : 학력무관 고용형태 :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 12개월 임금조건 : 월급 1,690,000원 이상 식사(비) 제공 : 미제공 근무시간 : (오후) 4시 30분 – 익일 (오전) 8시 30분 (휴 게시간 9시간 근무시간 7시간) 소정근로시간 : 48시간 (“소정근로시간" 이란 근로자와 사용자가 정한 1주 동안 근로하는 근로시간을 말합니다) 근무형태 : 주 7일 근무

하지만 사업주는 이 노동자가 다른 어떤 곳도 아닌 학교 내에서 잠을 자고 혹시 무슨 일이 생 기면 깨어나 이를 처리하기를 원하기에 야간경 비라는 직무로 고용했다. 노동의 강도는 매우 낮을 수 있지만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대기하 는 시간이라면 역시 노동의 범주에 넣어야 하 지 않을까.

학교경비원으로 검색하면 상당수의 구인공고

경비원, 당직근로자 등 업무가 간헐·단속적으

가 이렇게 뜬다. 위 내용은 대구지역 한 고등학

로 이루어지고, 휴게시간·대기시간이 많은 경

교의 경비원을 구하는 공고이다. 오후 4시 30

우를 감시(監視) 또는 단속적(斷續的)으로 노

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 30분까지 학교를 지키

동에 종사하는 자로 부르는데 다른 국가에서

지만 이 중 휴게시간이 노동시간보다 길다. 실

는 이들의 노동시간을 어떻게 책정하고 규제하

제 이 노동자는 하루 16시간을 일터에서 보내

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먼저 한국은 감시 단속

지만 임금을 지급받는 “소정근로시간”은 주당

근로자의 경우 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

48시간에 불과하다.

우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 관련 규정이 적용되 지 않는다. 그래서 주 7일 하루 16시간 일하는

44

학교 숙직실에서 밤에 잠을 잔다면 그건 노동

게 가능하다. 게다가 형식적으로는 주 48시간

이라고 봐야 하는가? 이런 상황을 볼 때 현재

노동하는 것으로 것으로 평가되니 어떻게 보면

한국에선 노동으로 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노동시간 규정에서 벗어나지도 않는 셈이다.


영국의 경우 대기시간에 대해 노동시간으로 보

출처_노동부

는 경우와 보지 않는 경우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당직의 의미인 “on call”은 사업장 내에 있을 경우에는 노동으로, 사업장 밖에서 당직 일 때는 노동이 아닌 것으로 구분한다. 감시단 속 노동자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노동시간 규정 보다 좀 더 완화해서 야간노동시간이나 휴식시 간 규정 등에서 몇가지 예외를 두고 있기는 하 나 최대노동시간 규정 (17주간 평균 주당 노동 시간 48시간)은 감시단속 노동자라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근로시간”은 하루 16시간 혹은 17시간으로 정 해져 있다. 주간에 3시간, 야간에 4-5시간 (비 록 경비초소에서 합판에 박스 깔고 잠을 청하 는 시간일지라도)을 휴게시간으로 정하기 때문

핀란드 역시 사업장에서의 대기시간은 노동시 간으로 간주한다. 노동시간법 4조의 ‘노동시간 의 정의’에 의하면 일하는 데 사용한 시간, 노동 자가 사업주의 처분(배치)에 따라 일터에 존재 하도록 요구되는 시간을 노동시간이라고 정의 하고 있다. 심지어 노동시간법 5조 ‘대기시간’

이다. 따라서 주당 노동시간은 실제 아파트에 출근해 있는 84시간이 아닌 56-59.5시간으로 계산된다. 이런 노동시간 계산을 보고 있자면 뇌심혈관질환의 만성과로 인정기준인 주당 평 균 60시간을 교묘히 피해가려는 속셈은 아닌 지 의심이 가기도 한다.

에서는 노동자가 대기하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 의 최소 절반은, 임금이나 이에 상응하는 정규 업무 중 휴가 시간으로 보상되어야 한다고 규 정하고 있다. 물론 이들도 예외 없이 법적으로 최대 가능한 노동시간 규제 (주당 평균 노동시 간 40시간) 를 받는다.

작년에 열악한 학교경비원의 노동환경과 연이 은 뇌심혈관질환 사건으로 이슈가 되면서 서울 의 학교에서는 이제 1인이 주7일 근무를 하지 않고 2교대를 하는 근무형태로 바뀌었다. 전체 임금 총액은 떨어지긴 했으나 시간당 임금수준 은 올리면서 개선을 하였으니 환영할 만한 일

결국 이런 국가들에서는 한국과 같은 매일 16 시간 경비업무, 혹은 24시간 맞교대와 같은 근 무형태는 불가능하게 된다. 고령노동자들이 주 로 하게 되는 아파트 경비업무의 경우 전국적 으로 24시간 맞교대 형태로 수행되지만 “소정

이다. 당장 핀란드처럼 갈 수는 없겠지만 감시 단속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제대로 산정하고 근 로기준법상의 노동시간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더 많은 과로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 다. 45


시간의 재발견_노동시간에세이

과로자살의 위험을 거둬내기 위하여

하반기 동안 '과로자살'에 대한 문제를 다룬 노동시간에세 이를 연재한다. 앞으로 여러 필자가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회복지사,이주노동자, 외국사례 등을 비롯해 여러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과로자살의 행렬 한복판에서

게 휴식은 없구나. 사람 대하는 게 너무 힘들다. 일

장시간 노동이 유발하는 문제들은 널려있다. 그 가

이 자꾸만 쌓여만 가고, 삶이 두렵고 재미가 없다.

운데 하나로 ‘과로자살’을 들 수 있다. 과로자살은

아침이 오는 게 두렵다”는 심경의 일기를 남기고

과로사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만들어진 개념으

열차에 투신했다.

로,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고의적으 로 자기의 생명을 끊는 행위를 일컫는다.

언뜻 드문 일이고 예외적인 사례라고 치부할 수 있 다. 또한 자살의 원인은 다양한데 과로만으로 설명

생경한 어휘다. 과로와 자살, 딱히 납득될만한 조

하는 건 억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억지스럽고 예

합은 아닌듯하다. 그렇게 힘들면 회사를 그만두면

외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지만, 그 해에만 4명의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장시간 노동의

사회복지 공무원이 잇따라 자살했다.

문제를 설명하는데 과로자살을 사례로 드는 건 꽤 불편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어이가 없을 정도로 과

왜 과로자살이 반복 발생하는가?

로로 인한 자살 사건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비극의 공통분모는 한 사람이 2~3인분의 일을 짊 어지게 하는 업무구조에 있었다. 현장에서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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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34세 사회복지 공무원이 과로로 인한 스트

은 늘어나는데 반해 정작 담당 인력이 뒷받침되지

레스에 시달리다 자살했다. 그는 자살 전 3개월 동

않아 깔때기 모양처럼 업무가 한꺼번에 몰리는 상

안 하루도 쉬지 못할 만큼 격무에 시달리다 “나에

황을 ‘깔때기 현상’이라고 일컫는다. 이럴 때면 사


회복지 공무원이나 누구나 할 것 없이 살인적인 초

물론 사회의 질까지 달라진다는 말이다. 그러고 보

과에 시달린다.

면 장시간 노동은 우리네 삶을 ‘쪼그라들게’ 만드

과로자살의 원인은 업무적인 요인 외에도 개인 요

는 폭력 그 자체다.

인, 경제 요인, 제도 요인, 사회문화 요인 등이 복잡 하게 얽혀있다. 장시간 노동, 과도한 업무, 병영적

새로운 현상으로서의 과로자살

조직문화, 직장내 괴롭힘, 억압적 노무관리, 가족

우리가 과로자살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과로

문제, 생활고까지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들이 맞

자살이 신자유주의 시대의 새로운 현상이기 때문

물린 비극이다. 한 사람이 목숨을 포기한다는 결정

이다. 물론 노동자들의 업무에 기인한 자살은 있어

까지 수많은 복잡성을 고려하면 자살의 원인을 하

왔다. 그렇지만 과로자살 현상은 90년대 중반 이

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후 30~40여분 마다 1명 꼴로 자살하는 자살의 폭 증이라는 맥락에서 진단하고 해결해야할 새로운

그렇지만 특정 작업장에서 자살이 반복된다면, 공

문제다. 이전의 과로자살과는 어떻게 다른지 유형

통의 구조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

화할 필요가 있다.

러한 가설에 기초해 자살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작 업장을 분석한다면, 죽음을 야기하는 구조적 위험

또한 실적 압박이나 성과 평가 같은 개별화된 경쟁

의 공통 요인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장치가 극단적인 경우 자살까지 내몰고 있다는 점 에 주목해야 한다. 과로자살을 유발하는 새로운 위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고 하지 않던가. IT개발

험 요인들을 포착해 제거해 나가는 작업이 요구되

자, 드라마 PD, 대기업 연구원, 로펌 변호사, 지하

는 대목이다.

철 기관사, 우편 집배원, 현장실습생, 은행원, 증권 맨, 제약 영업사원, 대학교 교직원, 지자체 공무원,

『죽음의 스펙터클』을 쓴 프랑코 베라르디는 끊임

서비스센터 기사, 항공사 승무원, 대기업 협력업체

없는 경쟁이 노동자들의 삶을 한없이 불안정하게

직원 등 반복된 자살 그 자체가 과로사회의 구조적

만들어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내몬다고 지적한다.

위험을 드러내야 하는 이유다.

매일 같이 서로 간에 전쟁을 벌이도록 하는 경쟁 구조는 극도의 스트레스, 무기력·절망감 등 정서의

어떠한 시간 구조에 발을 딛고 있느냐에 따라 삶

사막화, 모욕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

의 결은 달라진다. 시간 구조는 나를 구성하는 생

서 그는 신자유주의적 경쟁 이데올로기가 폭력과

각, 관계, 감정, 현재와 미래, 사랑, 행복, 꿈, 희망까

모욕을 ‘그럴싸하게’ 합리화하는 수단이라고 비판

지 모든 것을 모양 짓는 핵심 변인이다. 시간 구조

하고 이러한 곳에서는 자살이라는 죽음의 행렬이

가 어떻게 조직되고 구성되느냐에 따라 삶의 결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일갈한다.

47


노동자 건강상식 집에서도 통증 잡기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 (1)

"악! 목이 뻣뻣해 움직일 수가 없어요" 거북목중후근 알아보기 정경희 선전위원 (사)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향남공감의원 물리치료사 “잠을 잘못 잤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목을 돌리기조 차 힘들어요.” 사무직에 종사한다는 20대 여성이 목을 부여잡고 치료실에 들어왔다. 일하는 대부분 의 시간 동안 컴퓨터 모니터를 주시하고, 휴식시간 에는 틈나는 대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고 한다. 게다가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는 손으로 턱을 괴는 버릇이 있다고도 했다.

잠을 잘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 시간에 목을 앞으로 쭉 뺀 상태로 생활하고 있는 그녀의 목 앞 근육은 길게 늘어나서 약해져 있고, 목 뒤 근육은 과도하 게 긴장되어 뻣뻣해졌을 것이다. 이런 불안정한 자 세가 누적돼 옆으로 돌리는 근육도 긴장되어 목을 돌리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 키네지오 테이핑의 원리와 효과 : 키네지오 테이프는 근육과 비슷하게 늘어나는 테이프이다.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하 지 않고 관절의 어긋남을 잡아준다. 늘린 근육에 테이핑을 하고나서 근육이 수축하게 되면 테이프와 근육을 싸고 있는 피부가 쭈굴쭈굴하게 되어 공간이 생기고 이 틈으로 혈액, 림프액, 조직액 등의 순환이 원활하게 되어 통증을 감소시키 고, 근육의 기능을 바로 잡아주어 2차 손상을 예방한다.

* 키네지오 테이핑의 주의사항 물에 젖어도 떨어지지 않으므로 3일 동안 유지하면 효과적이다. 옷을 입고 벗을 때 끝이 말리지 않게 주의하고, 피부 알러지로 심하게 가려울 때는 즉시 떼도록 한다. 48


목 신전근 스트레칭 운동 목을 뒤로 젖힐 때 움직이는 대표적인 근육(목 신전근)은 목 뒤쪽의 머리널판근, 머리가장긴근, 머리반가시근이다. 앞을 보는 자세에서 턱을 목 쪽으로 당겨 목 뒤쪽의 뻣뻣해져 있 는 목 신전근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한다. 이때 고개를 숙이 지 않도록 주의한다.

목 신전근 테이핑 목 신전근들은 가까이 있어서 한꺼번에 테이핑이 가능하 다. 환자의 자세는 위의 그림과 같이 목 신전근을 스트레 칭 한 상태에서 목을 앞으로 숙인다.

⑴ 테이프를 목의 길이만큼 잘라준다. 길이는 아랫부분은 고개를 숙이면 목뼈가 끝나는 지점에서 유난히 튀어나와 있는 척추(경추 7번)부터 윗부분은 머리카락이 나있는 바 로 밑 부분까지 잰다. ⑵ 자른 테이프의 2/3만큼 세로로 반 갈라서 잘라준다. ⑶ 아래 그림과 같이 아랫부분에 자르지 않은 방향의 테 이프를 먼저 붙이고 근육을 따라 두 갈래의 테이프도 자 리를 잡아준다.

목 사각근 테이핑 목을 돌리거나 옆으로 구부릴 때 움직이는 사각근은 세 가닥으로 나뉘어 전, 중, 후 사각근이라 부른다. 환 자의 자세는 테이핑을 할 반대 방향으로 목을 돌린다. ⑴ 전사각근은 귀 뒷부분의 튀어나온 목빗근 뒤쪽부터 쇄골 앞쪽까지 길이를 재서 2.5cm 폭으로 세로로 잘라서 붙인다. ⑵ 후사각근은 귀 뒷부분부터 경추 7번을 향하여 길이를 재서 2.5cm 폭으로 세로로 잘라서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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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어머니의 유서 - <하라 다미키 단편집>, 하라 다미키 지음, 정향채 옮김, 지만지, 2017 정글 회원

출처_지식을만드는지식

얼마 전 일본의 소설가 하라 다미키의 단편집을

병하던 경험과 원폭 체험을 담은 단편을 연이

읽었습니다. 하라 다미키는 1905년 히로시마에

어 발표하고, 원폭 소설의 대표작인 <여름꽃>을

서 태어난 시인이자 소설가였습니다. 1924년 게

1948년에 간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본의 식민

이오대학에서 일문학을 전공하고 이른 나이에

지였던 조선에서 또다시 전쟁이 시작된다는 소

등단했지만 아내가 당뇨 합병증과 결핵으로 쓰

식을 들은 다음 날, 그는 기차선로에 몸을 눕혀

러진 이후 간병을 하면서 발표 작품도 줄어들고

자살합니다.

고립된 생활을 이어갑니다. 한국에 소개된 하라 다미키의 단편집은 총 3부

50

그리고 아내가 사망 1945년 1월 고향인 히로시

로 나뉘어 있는데, 1부에 실린 다섯 작품은 모

마로 내려가고, 그해 8월 원폭이 히로시마에 떨

두 원폭 피폭 이전, 아내를 간병하는 남편의 이

어집니다. 원폭 투하 당시 견고한 자택 건물 안

야기입니다. 그래서 1부는 원폭 문학과는 큰 관

의 화장실에 있어 강한 피폭은 피했다고 합니

계가 없습니다. 오히려 가와바타 야스나라, 아쿠

다. 전쟁의 참화에서 살아남은 그는 아내를 간

타가와 류노스케, 미시마 유키오 등 당대의 서


정적인 일본 문학의 전통 안에서 간병의 우수를

그리고 또 몇 년이 지나,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

느끼게 하는 작품들입니다. 그러다 <아름다운

다, 예전에 당신께서 쓰신 유서 노트를 우연히

죽음의 낭떠러지에>라는 단편에서 다음 대목을

읽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웃

읽게 되었습니다.

으시면서 그땐 정말 무서웠다고 말씀하시곤 기 록 때문이 아니라, 남은 빈 노트가 아까워서 책

"일주일 전에 아내는 작은 수첩에 연필로 유서

장에 꽂아둔 거라고 하시더군요. 어머니다운 일

를 적고 있었다."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이 대목에 유독 눈길이 끌린 것은 문득 어머니

그때, 악성이 아니라는 판정은 받았지만 전자

께서 적은 유서 노트를 읽었을 때가 떠올랐기

궁적출은 해야 했습니다. 수술을 받으러 들어간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미니께서 동

날, 전신마취를 앞두고 있던 어머니는 옆에 있

생과 저를 데리고 대구 시내로 가서 콜라, 아이

던 수술 보조에게 손을 잡아달라고 했답니다.

스크림처럼 '금지 품목'을 사주신 날이 있었습

너무 춥고 무서워서. 수술 보조는 걱정하지 말

니다. 동생과 저는 신이 나서 군것질을 했죠. 시

라며 부드럽게 말하곤 손을 꼭 잡아 주었다고

간이 한참 흘러 대학생이 되고 난 후. 노트가 필

하더군요. 돌이켜보면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아

요해 책장에 꽂힌 대학노트들을 뒤적이다 어머

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씀하셨죠.

니께서 그때 쓴 노트를 발견했습니다. 몇 페이 지 쓰이진 않았지만, 군것질을 맛있게 했던 그

학생 때나 인턴 때 수술 보조를 들어가면, 마취

날의 기록도 적혀 있었지요.

전의 환자들의 손을 꼭 잡고 '괜찮아요.'라고 속 삭이는 버릇이 생긴 건, 그때 어머니의 손을 잡

'아이들이 먹고 싶은 걸 먹이고 싶었다.'

았을 이름 모를 선배의 체온이 수술대 위에 벌 거벗은 인간에게 하염없는 위안이 되었음을, 그

당시 자궁경부암 의심 판정을 받고 몇 해 거듭

의 손을 회상하는 어머니의 안도한 표정에서 확

된 검사상에서 악성과 경계성과 양성을 오가는

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혼란스러운 이야기를 거듭 듣던 어머니는 그날, 확진을 위한 절제생검을 앞두었던 겁니다. 아이 들을 두고 가게 될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였던,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 제 나이와 비슷한 그때 의 어머니를 이 소설을 읽다가 문득 다시 떠올 려 보았습니다.

51


발칙 건강한 책방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출처_나름북스

박채은 노동시간센터

Intro

굴뚝에선 죽어간 노동자들

침치미니 침침 침침 체리~

일하는 사람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는 이 굴뚝 속으로 직업환경의학 의사들이 달려갔다. 굴뚝

이 책 제목을 보고 떠오른 노래이다. 영화 <메

이 대변하는 것은 우리의 일터, 청소부가 대변

리포핀스>의 삽입곡 중 하나인 이 노래는 굴뚝

하는 것은 우리의 노동자다. 그러니까 우리의

청소부가 일하러 가면서 부르는 노동요인데, 단

노동이 얼마나 안녕한지 알아보기 위해서 그들

조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런지 어린 날 이 노래

이 달려갔다.

가 참 구슬프게 다가왔다. 허름한 옷, 구겨진 모 자, 다 닳아버린 구두, 그리고 검댕이 묻은 얼굴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병에

을 하고 있던 굴뚝청소부의 모습이 내내 머릿속

걸렸다. 이름도 백혈병, 뇌종양을 비롯해 다발

을 맴돌았다. 그리고 이 생각이 들었다.

경화증, 루푸스 등 이름도 쉽지 않은 여러 희귀 질환이 삼성반도체 노동자에게 빈번하게 나타

굴뚝 저 속에서 일하면 숨은 쉴 수 있나? 그곳

났다.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클린룸은 상품을

은 너무나도 공포스러운 공간이었다.

위한 클린룸일 뿐 일하는 사람을 위한 곳이 아 니었다. 알 수 없는 유해화학물질로 인해 노동 자들이 병을 얻었지만, 삼성과 근로복지공단은

52


산재가 아니라고 한다. 업무와 질병과의 연관

더는 발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성,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못하니 직업병이라 아

‘버린다’. 일하다 병에 걸린 아픈 노동자는 자본

니라는 것이다.

입장에선 더는 ‘사용 불가능한 자원’ 이상도 이 하도 아니다. 얼마든지 건강한 인적자원을 세상

현장실습을 나간 청소년 노동자가 현장에서 죽

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본의 오

는 일이 많아졌다. 현장실습을 나간 학생들은

만함을 가만히 지켜볼 순 없지 않은가. 이 책은

전공과 관계없이 학교의 취업률을 위해, 돈을

사회 제도의 문제점과 구조의 모순을 해결하기

벌기 위해,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고 참고 일했

위해 한 걸음을 내딛는 책이고, 그래서 함께하

다. 일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실수가 잦아졌고,

고자 한다.

일터에선 선배들이 몸과 마음을 괴롭혔다. 그런 데 탐욕으로 가득한 이 사회는 청소년 노동자에

이 책 속에 담겨있는 모든 이야기를 읽다 보면,

게 ‘참고 벌면 좋은 날이 온다’, ‘젊어서 고생은

구체적으로 무엇부터 하나씩 해결해나가야 하

사서도 하는 고생’이라며 이들에게 참으라고 강

는지 고민이 든다. 그 첫 번째로 굴뚝에서 고통

요했다.

받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알리고 싶어 졌다. 우리는 살기 위해 일하는데 여전히 일하

도시철도 기관사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열악하

다 죽는 사회다. 그런데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

고 외로운 작업환경으로 인해 정신질환을 겪고

사들’은 이러한 노동자의 사망원인을 찾아내고

있다. 아주 예전의 일로 기억했던 수은 중독 같

바꾸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굴뚝 속으로 들어

은 재래형 사고도 얼마전 다시 일어났다. 조선

간 의사들이’ 아픈 노동자의 손을 잡고 노래를

소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은 기계에 협착되

부르면서 앞으로 가고 있다.

거나, 미끄러운 비계에서 추락해 사망할지라도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콜센터에

영화 <메리포핀스>의 노래는 더 이상 단조가

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고객들의 갑질과 성희롱,

아니다. 그래서 더는 애달프지 않다. 함께 부르

회사의 친절과 실적 강요로 감정노동과 정신적

고 싶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Chim chiminey chim chiminey chim chim

굴뚝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은 앞으로 가고 있다

cheree~

자본은 개개인의 노동자를 ‘인적자원’으로 규

A sweep is as lucky as lucky can be~

정하고 이들을 마치 자연자원처럼 사용한다. 좀 더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평가하고 개발하고, 53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을 읽고

유상철 노무사 노무법인 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이하 ‘한노보연’)가 「굴

을 멈춰도 될까?, △(건강진단의 모순)예방하려다

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을 발간했다는 소식을

배제되는 불편한 진실, △(산재노협 활동가) 남현

듣자마자 동네 서점에 찾아가 책을 찾았다. 서점

섭의 삶과 죽음, △(위험한 첨단전자산업) 삼성반

주인은 아직 신간이라 구비하지 못했다며 다음날

도체 피해자들과의 10년, △돌먼지 속에서 살아

받을 수 있도록 주문을 넣겠다고 했다. 다음날 책

온 사람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유산과 기

을 받아들고 글 싣는 순서만으로도 지난 노동안

형아 출산, △조리급식 노동자의 골병이 말하는

전보건 투쟁의 역사와 지금의 상황을 생생하게

것, △(영혼까지 팝니다) 감정노동의 맨 얼굴, △

확인할 수 있었다.

(과로사와 과로 자살)열심히 일한 당신, 죽는다, △(우울한 사회)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노동자,

이 책은 △(제일화학의 기억) 끝을 알 수 없는 죽

△그때도 있었고 지금도 있는 수은중독, △태국

음의 먼지 석면, △(터널 끝 어둠으로부터 진폐병

노동자 집단 앉은뱅이 병을 일으킨 노말 헥산, △

동까지) 석탄 광부 이야기, △(마음을 병들게 한

(메탄올 중독사건)법의 사각지대에서 시력을 잃

청구성심병원) 일터괴롭힘, △(간을 망가뜨린 독

은 파견노동자들, △현장실습이라 불리는 어린 노

성물질) 죽음을 막지 못한 건강검진, △(도시철도

동자 착취의 굴레, 그리고 에필로그(굴뚝 밖으로

기관사의)정신질환도 직업병입니다, △(‘골병’의

나온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장을 바꾼) 두원정공 노동자들, △(아픈 노동자

54

대우자동차 이상관) 죽음으로 항변하다, △(열사

이 책을 읽으며, 2010년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

병, 그리고 저열한 제도에 쓰러진)조선소의 청년,

염 사건을 진행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LED 생산

△(숨겨진 산업재해들)위험을 방치하고 생명을

공정에서 에폭시를 취급했던 노동자였다. 2005.

무시한 범죄, △(작업중지권)얼마나 위험할 때 일

3.에 발병하여 2005. 10. 퇴직 후 호전되어 다른


직장에서 일하였다. 그나마 노동자가 일했던 공장

니며, 예전의 건강상태로 다시 회복되는 것은 너

은 임금이 높은 편이라 2007. 10.에 다시 입사하

무도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의 사례와 같이 직업병

였고 입사 후 1달 만에 재발하였다. 그래서 작업

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노동자의 사례가 재발하지

공정을 바꾸어 일하다가 2009년 4월경부터 같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이 책에 기

공정에서 일하였고 결국 2009. 6. 상병이 악화되

록된 수많은 노동자의 삶과 죽음에 대한 투쟁의

어 퇴사하였다.

기록이 중요한 것이다.

노동자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전국에서 유 명하다는 피부과는 모두 돌아다녔다. 자그마치 13

이 책의 서문은 “당신은 어떤 일을 합니까?”로 시

곳의 의료기관을 다녔다. 나중에 업무상 재해로

작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다치지 않고, 병들

인정을 받고 요양비 청구를 위해서 교통비가 더

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하자’는 절박한 요구에 전적

들더라도 모든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의사들에게

으로 공감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만 만족할 수는

한마디씩 꼭 전해주라고 하였다.

없습니다. 일하며 아프지 않고 죽지만 않으면 되

당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접촉성 피부염의

는 것이 아니라, 일을 통해 행복하고 더욱 건강한

작업 관련성 지침’을 1999년에 발간하였고, 전문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삶

가로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에폭시를 취급

보다 이윤이 우선’인 일은 사라져야 합니다. 일의

하는 경우 접촉성 피부염이 발병할 수 있다는 것

과정과 결과에서 정작 일하는 사람을 소외시키는

은 손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13개

구조와 생각은 변해야 합니다. 일하는 사람이 일

의 병원을 전전하는 동안 그 누구도 “당신이 하는

의 진정한 주체가 될 때 일터와 사회의 건강은 비

일이 뭔가요? 당신이 취급한 물질이 뭔가요?”라

로소 온전할 것입니다. 비단 의사만이 아니라 우

고 물었던 의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리는 언제나 질문해야 합니다. 궁금해야 합니다.

사회단체에서 활동하던 동생이 노동안전보건 단

나는, 당신은 무슨 일을 합니까? 우리의 질병은

체의 활동가를 만나 오빠의 안타까운 사연을 얘

어디서 왔나요? 우리에게 일터는 행복입니까 아

기했고, 이를 듣던 활동가가 “산재 여부를 검토할

니면 고통입니까?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에겐 어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여 우리 사무실을 찾아 왔

떤 일터가 필요한가요?”라며 서문을 마무리하고

던 사건이었다. 그 노동자의 신체적 특징상 에폭

있다. 그리고 “아픈 건 당신 잘못이 아니라 일 때

시에 노출되는 경우 혈액반응도가 일반인에 비해

문입니다”라는 화두를 던진다. 이 책 서문의 의미

높은 특질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

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노동자의

되었다. 업무상 재해가 발생한 후 요양치료를 받

건강권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고 다시 사업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

다. 55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져야 한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재현 선전위원장

지난 7월 17일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정하는 데 105일이나 걸렸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에서 세월호참사 문제 해결을 위한 하반기 과제를

국가의 모습은 세월호 인양을 하는 과정에서도 드

정리 발표하였다. 4.16 연대는 이번 발표를 통해

러났다. 따라서 이제라도 해수부는 미수습자 수습

하반기 주요 요구를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책임

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져야 한다!”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적폐청산 -

또, 세월호 참사로 인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진실규명, 인양수습 방해한 적폐세력 청산!”로 정

진도 피해 어민, 민간잠수사를 비롯한 모든 피해자

했다.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세월호 참사

에 대한 치유와 회복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의 진실을 향해 다시 한 발자국 내딛어야겠다.

위해 국회는 ‘피해자 지원 특별법’을 즉각 개정하 여 치유, 회복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단원고 생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

존 학생 75명과 안산 지역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책임이며 정부는 국민의 생

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

명을 책임져야 할 책무가 있었다. 그러나 이전 정

서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공원, 재

부와 국회는 세월호 참사를 부담스러운 문제로 치

단설립, 세월호 보전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

부하였다. 따라서 새 정부와 국회 등 국가 책임자

되어야 하겠다.

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자신에게 책무가

56

있음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지금 이 국가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자

수용할 때까지 3년이 걸렸고, 스텔라데이지호 침

가 반드시 처벌되어야 다시는 세월호 참사의 비극

몰 사고에 대한 구조와 수색 등 국가의 책임을 인

이 반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


명과 책임자 처벌은 절대 늦춰져서는 안 될 선행

한다.

과제이다. 또,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

박근혜, 황교안, 김기춘, 우병우 등은 세월호 참사

은 이 국가가 생명존중 안전사회로 가기 위한 디

의 진실규명을 방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은폐하고

딤돌 역할을 할 것이다. 통로를 열어낼 수 있을 것

왜곡하고 폄하하여 여론을 조작해서 구체적으로

이다.

국정원이 움직였다. 따라서 새 정부는 국정원에 대

그렇다면 무엇을 규명하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해서도 즉각 조사해야 한다.

가. 우선 세월호참사와 연루된 청와대(박근혜의 7

세월호 인양과 수습에도 방해했던 해수부-해피아

시간), 국정원, 해수부, 해경 등 모든 책임자를 즉

적폐세력에 대한 청산도 시급하다. 현재 당시 1기

각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 최근 세월호 참사에

세월호 특조위 조사 방해에 앞장서고 인양 준비와

대한 국정원의 개입 정황이 드러났다. 황교안 총리

시기를 조절하는 등 의혹을 샀던 적폐세력 해수부

와 새누리당의 반대로 세월호 참사에 조사와 수사

의 고위 관료들이 그대로 해수부에 있거나 심지어

는 멈춘 상황이다. 따라서 즉각 조사와 수사가 재

승진하기도 했다. 이들에 대한 청산 없이 세월호

개되어야 한다.

선체 수색과 조사, 보존은 요원한 일이다.

이를 위해 제2기 특별조사위원회를 재건하여 진상 규명에 착수해야 한다. 지난 1기 특조위는 박근혜

세월호 참사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정부의 탄압으로 강제해산 되었다. 박근혜 정권의

우리는 세월호참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다

탄압에 맞서 특조위 연장을 위해 특별법 개정안을

짐했다. 그러나 지난 시기 국가는 아무 일 없었다

추진하였지만, 새누리당의 반대와 당시 야당인 민

는 듯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강요하며 우리

주당이 우물쭈물하면서 그 어떤 결단도 내리지 못

의 기억을 지우려 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촛불

했다. 그러므로 국회는 현재 계류 중인 사회적 참

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기를 염원했다. 민심은 국가

사 특별법을 조속히 입법하여 2기 특조위를 재건

의 정상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

해야 한다. 또, 이전 특조위를 강제해산시킨 박근

이며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

혜와 그 일당이 정치적인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4.16연대는 약속의 연대다. 세월호 가족과 시민들

것이다.

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4.16연대를 결성하였고 1 만 회원의 힘으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

진실규명, 인양수습 방해한 적폐세력 청산!

섰다. 우리는 전국 각지에서 중단 없이 싸움을 펼

이전 정부와 청와대에서 세월호참사 진실규명을

쳐나갈 것이며 우리의 작은 움직임은 변치 않는

방해한 세력을 청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새 정부

힘으로 자리 잡아 생명존중 안전사회, 민주주의의

의 역할이 막중하다. 새 정부는 일전에 언급한 대

‘보루’가 되어 반드시 세월호 참사 이후는 달라져

로 정부 차원의 조사기구를 꾸려서 방해세력을 청

야 한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산하기 위한 조사가 즉각 착수될 수 있도록 해야 57


한노보연 이모저모

출처_금속노조

김종중 열사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7월 22일 금속노조 충남지부 갑을오토텍지회와 김종중 열사 장 례위원회는 7월 22일 ‘김종중 노동열사 민주노동자장’을 치렀습니 다. 김종중 열사의 장례는 갑을오토텍 노조파괴와 불법 직장폐쇄에 항거하며 목숨을 끊은 지 무려 96일 만에 진행되었습니다. 갑을오토 텍 이제헌 지회장은 고 김종중 열사에게 “열사를 가슴에 품고 못다 한 투쟁을 이어가서 꼭 노조파괴 없는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현장을 만들겠다”는 결의를 밝혔습니다. 고 김종중 열사의 명복 을 빕니다.

경기이주공대위에서 <이주민 구술사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높게 쌓이는 국민 국가의 벽으로 인해 이주민에게 혐 오를 일삼고, 일터와 사회에서 차별받는 문제를 드러내고자 시작하 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팀은 구술사를 통해 삭제되거나 사회적 으로 발언권이 부족한 이주민의 목소리를 온전히 기록하고자 합니 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될 <이주민 구술사 프로젝트>에 많 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여러분의 후원도 고맙게 받도 록 하겠습니다. * IBK기업은행 168-019282-01-043 수원이주민센터

출처_공공운수노조

“죽음의 경주를 즉각 멈춰라!” 지난 8월 2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상황실에서 아래와 같이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성명은 지난 5월 27일 부산경남 경마공원노조 고 박경근 마필관리사가 ‘한국마사회-개인마주-조교 사-마필관리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착취구조에 맞서 노동조건 개선 과 직접고용을 제기하며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가, 현실을 비관하며 목숨을 끊은 지 두 달여 만에 또다시 사고가 반복되어 발표하게 되었 습니다. 사망한 고 이현준 마필관리사는 숨지기 전날까지 인력 부족 으로 쉬는 날에도 당진 근무를 섰다고 합니다. 또, 고인은 최근 장염 으로 인한 복통으로 4일간 병원에 입원했지만 마방인력 부족으로 제 대로 치료받지 못한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업무를 할 수밖에 없어 괴 로워했다고 동료들이 증언하였습니다. 올 초엔 6개월가량 팀장의 병 가로 인력이 충원되지 않은 상태에서 팀장의 업무까지 떠맡아 수행 하며 상당한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한편, 마필관리사들의 연이은 죽음이 계속되지만, 마사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이 이번 주말 경마시합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동료 노동자들의 계속된 죽음으로 마필관리사 노동자들의 정신적 충격이 심각한 상태에서 시합이 단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습니다. 따

58

라서 노동부는 즉각 작업중지를 하고, 지속해서 방치되어온 마필관 리사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노동안전보건잡지

일터의 정기구독 회원을 모집합니다 6개월 구독료 20,000원 1년 구독료 40,000원 권당 가격 4,000원 구독 신청 031-247-8633, laborr@jinbo.net 입금계좌 국민은행 660401-01-702487(예금주 : 한노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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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S 정리가 늦어져서 7월 후원회비 납부 내역을 실지 못하였습니다. 다음달 일터에서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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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통권 163호 2017년 8월 발행인 김형렬 선전위원 경희, 승종, 영우, 콜라비, 종호, 경미, 나래, 재현 만평 박원종 편집 성실 인쇄 동광문화사 발행기관 한 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발행일 2017년 8월 8일 주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남부순환로 2019 경신빌딩 501호 (우 07023) 전화 (서울) 02-324-8633 (수원) 031-247-8633 (부산) 051-816-8633 (홈페이지) www.klish.or.kr 이메일 laborr@jinbo.net 팩 스 (서울) 02-324-8632 (수원) 031-247-8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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