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가 만드는
통권 151호 2016년 8월
www.kilsh.or.kr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노동자 건강권 과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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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노동자 건강권과 과제
모든 노동자는 꼭 생명안전업무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정규직으로 고용이 안정된 상황에서 일할 권리가 있습니다. 또, 모든 노동자는 법정 노동 시간인 주 40시간 일하고 자신이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만일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는 잘잘못에 따라 처벌을 받고 재발방 지대책을 마련하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그래야 노동자들이 어떤 일을 하던, 어떤 상황에서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현실은 너무나 당연하고 정당한 요구를 법으로 만들어야 합니 다. 그래야 자본과 정부를 강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6월 20대 국 회가 개원하자마자 이러한 요구를 담은 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한편, 정부 여당 은 오로지 노동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자본을 위한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물론 꼭 정부 여당의 아니더라도 지금의 야당이 실제 발의한 법안을 통과시킬 의 지가 있는지는 늘 물음표입니다. 이번에 제출한 노동안전보건 관련 법안들 대부분 이미 19대 국회때 제출했지만 20대 국회로 공을 넘긴 법안들입니다. 게다가 야당 이 경제민주화, 새정치를 외치고 노동자들의 편에 선듯 하지만 이들은 언제나 표 심의 향방에 따라 늘 결정을 뒤집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일터는 부족하지만 이번 20대 국회에서 노동안전보건 관련 법안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너무나 당연하고 정당한 법안들이 통과될 수 있도록 사회적인 논의를 촉발하는데 작은 힘이나마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 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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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특집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노동자 건강권 과제 이번 일터는 20대 국회가 발의한 여 러 법안 가운데 노동자들이 안전하 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결해 야 할 다섯 가지 법안을 선정하고, 해 당 법안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았다.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노동자 건강권 과제 26 28 30 32 34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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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기대해도 좋은가?
생명안전업무 노동자 정규직화 보장해야 이젠 정말 기업을 처벌하자
작업중지권 실효화로 중대재해 예방하자 인격살인, 일터괴롭힘 예방이 시급하다 실 노동시간을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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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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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노동안전건강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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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노동자는 위험상황을 대피할 권리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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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재발견_노동시간 에세이
사드의 전자파 보다 더 위험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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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위험성 평가란 무엇인가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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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X건강한 책방
‘주님’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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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차례
지금 지역에서는 포커스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현장의 목소리
귀족노동자?의 실체
더 많은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을 허하라 노동자가 아닌 노동자들, 그들의 노동시간
현실은 영화보다 막 간다 고통에는 이름이 필요하다
인천국제공항 노동자의 86%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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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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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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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저러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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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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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노동보건연구공모 선정
15년차 기계장인 지헌 씨 이야기 한국지엠 노동강도평가 보고서 (2)
간접고용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나는 왜 큰일에만 분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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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건강뉴스
건설업 산업재해율 더 올랐다
정리 장영우 선전위원
지난해 건설업의 산업재해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 건설 업체 규모가 클수록 환산재해률이 낮았다.
환산재해율은 2015
년에 조사대상 건설업체가 시공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자를 파악해 사 망자는 일반재해자의 5배 가중치를 부여하고, 하청업체 재해자는 원청업체에 포함 해 산정된다
1~100대 기업의 환산재해율은 0.28%인데 반해
601~1000대 기업은 1.6%로 약 6배나 차이가 났다. 대형
업체별만 보면, GS건설이 가장 높았고 부영주택, 쌍용건 설 등이 뒤를 이었다. 낮은 업체는 한화건설, 현대엔지니
어링, 대림산업 순이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재해률이 낮 은 업체는 사업장 감독을 유예받고 높은 업체는 8~9월에 정기감독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공공기관이 발주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재해율
과 사망만인율은 각각 0.41%, 1.86%로 전년과 비슷했
박화진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원청업체가 하
망만인율은 노동자 1만명당 발생하는 사망자 수를 말
야 할 장소를 전면 확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추진
다. 재해율은 노동자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 수를, 사
한다. 공공기관이 발주한 건설현장의 재해률은 2012년 (0.54%) 이후, 사망만인율은 2013년(2.98%) 이후 감
소하는 추세다. 공공기관 중 재해율과 사망만인율이 가 장 낮은 곳은 인천항만공사, 가장 높은 곳은 한국철도공
사였다. 정부는 산업재해율 등을 ‘입찰참가자격 사전심 사'(PQ)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보고서'에 반영할 방 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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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업체 노동자의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보건조치를 취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입법예고 와 규제심사를 거쳐 지난달 28일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고려아연 황산누출 피해노동자 또 한 명 숨져
지난 6월 28일 오전 9시 15분께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지난 7월 18일 두 명의 플랜드건설 노동자들의 장례식
가 갑자기 배관에서 쏟아진 황산을 뒤집어쓰고 심한 화
빌며 유가족에게 머리 숙여 애도의 말씀을, 국민 여러분
고려아연 2공장에서 정기보수공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었으나 숨졌다.
7월 14일 오후 2시 30분쯤, 전신 2~3도 화상을 입고 부 산의 베스티안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이던 김아무개 (61)씨가 17일간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던 끝에 결
국 숨진 것이다. 앞서 지난 12일엔 이번 사고로 같은 병 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이아무개(50)씨가 숨진 바 있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플랜트노조)는 입장 을 내고 "올해 반년이 갓 지났을 뿐인데 울산지역 건설
현장에서 산재사망자가 속출하고 있고 중경상 부상자 는 손에 꼽을 수가 없을 정도"라면서 "건설현장의 반복 되는 죽음은 분명 안전관리 시스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은 사람이 죽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이 치러졌다. 고려아연 측은 18일 오전 "고인의 명복을
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안 전·환경·보건 분야 투자를 최우선으로 향후 5년간 3천 억 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라고 했다.
하지만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는 “고려아연은 울
산에서 산재사망이 가장 다발하는 사업장 중 하나지만 계속된 산재사망에도 사업주에 대한 엄중처벌이 없다."
면서 "매번 반복되는 솜방망이 처벌과 하급 관리자에 대한 형사처벌만으로는 반복되는 산재사망을 해결할 수
없다. 산재사망은 기업에 의한 명백한 살인행위이므로
기업살인법을 제정해 원청 사업주에 대한 엄중 처벌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 두 명의 사망자를 낸 고려아연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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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역에서는
노동자는 위험상황을 대피할 권리가 없는가? 이태진 회원, 금속노조 대충지부 미비부장
지난 7월 26일 오전 유성기업 故 한광호 열사 투쟁
해물질로 2드럼 (300L) 가량이 새어나온 것으로
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본사 앞 양재동 농성장에
알려졌다. 티오비스는 유출된 후‘황하수소’라는 독
올라가는 길에 콘티넨탈지회장으로부터 긴급한 전
극물로 바뀌는데 이 과정에서 구토와 호흡곤란. 메
화를 받았다. 현장 인근에 안경공장에서 유독물질
스꺼움 등의 증세를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소방청
이 노출되어, 군인들까지 와 있는데 지회에서 어떻
은 오전 09시경 사고발생 공장 반경 500M 인근주
게 해야 할지를 묻는 전화였다. 우선 어떤 물질이
민들에게도 대피령을 내렸다.
노출되었는지를 파악하고, 노동부에 위험상황 신고 전화 1588-3008를 해서 조취를 취하도록 요구하라 고 했다.
그러나 공장 안 노동자들에게는 위험상황 조차 알리지 않았다
위험상황에 따라 공장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현장은 오전 09시 30분경 관련 내용을 처음 확인하
사고 경위는 이랬다. 7월 27일 오전 8시쯤 안경공장
청은 관련 물질이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구토와 호
에서 티오비스가 1차 노출되었다. 방제 작업을 마치
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
고 티오비스를 옮기는 과정에서 2차 노출사고가 발
하라고 당부했다. 노동조합은 “왜 재해사실을 사람
생했다. 이때 유해가스 노출로 18명이 병원에 입원
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공지하지 않느냐”고 반문하
하고 2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였는데, 이미 공지가 모두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출된 가스인‘티오비스’는 유
소방청의 공지를 들은 공장안의 노동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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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유선으로 소방청에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소방
자본의 오만함과 위험불감증은 큰 화를 부른다
수 없었던 사건이다. 노동부 근로감독관 조차 해당
오전10시경 회사 안전관리자를 통해 해당 유해물질
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 관리자는 자신의 임의적인
의 성분을 물었지만 현재 확인중이라는 답변만 돌
판단아래 현장의 노동자들을 위험한 상황에 방치
아왔다. 오전 10시 20분경 노동조합은 재차 공문을
했다. 오히려 자신이 현장에서 땀흘려가며 오전부터
통해 작업중지를 포함, 해당 안전조치를 신속하게
이를 지켜보면서 노력하고 있는데 왜 이를 몰라준다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오전 10시 40분경 노동조합
며 화를 냈다. 노동조합은 오전 11시 40분경 더 이
은 노동청 본청에 유선을 통해 재해사실을 해당 노
상 악화되는 상황을 회사의 판단에만 맡길 수 없다
동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는 것과
고 판단하여 조합원 모두를 대피시켰다. 그러자 회
작업 중지를 포함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노동조합 지회장은 반드
촉구했다. 오전10시 50분 노동조합은 재차 회사 관
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오히려 겁박했다.
리자를 만나서 조속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지금 누가 쓰러진 것도 아니고 증상 을 호소하는 것도 아니라며 작업 중지를 발동할 이
사업장의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예방해야 한다
책임은 노동조합이 아니라 회사가 물어야 한다.
유가 없다”라는 답변만 늘어놓았다. 오전11시경 노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회사에게 있다. 회
동부 근로감독관이 사업장을 방문했고 회사와 노동
사는 기초적인 재해사실을 해당 작업자들에게 알리
조합 3자 논의가 이루어졌다. 해당 근로감독관은“현
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피해사실 관계조차 확인하지
재 인근 사업장중 일부가 모두 대피한 상황이라며
않았다. 이것 역시 현행법을 위반한 불법이다. 오로
회사도 사전 예방차원에서 이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 이윤에 눈이 멀어 작업자들을 자칫 끔찍하고 위
의견을 제안했으나 회사는 이마도 역시 거부했다.
험한 상황으로 내몰 수 있었다는 태도에 우리는 분
모든 책임은 노동조합 지회장이 감수해야 한다?
노하고 또한 주목하고자 한다. 노동자들은 무엇보 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 자본의 이윤추구가 이를 우선할 수 없다.
이번 사고는 누가 봐도 작업중지의 필요성을 부정할 9
포커스
사드의 전자파 보다 더 위험한 것은? 선전위원회
지난 7월 13일 경상북도 성주군에 배치한다는 소식
가능해진다. 최근 일본이 자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
이 전해지면서 온 나라가 아니 동북아 전체가 들썩
만 무력행사를 할 수 있는 이른바 평화헌법을 개정
이고 있다. 고고도 지역 방어 체계 사드 (Terminal
하여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는 미국의
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는 동북
미사일 방어체제 (MD)에 속하는 무기로, 날아오는
아 국가들 간의 군사적 긴장 관계를 유발시킨다.
미사일을 대기권 중상층 고도 40~150km에서 다른 미사일로 요격하여 파괴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 리하여 국방부는 사드 배치로 한국이 북한의 군사 적 도발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적 긴장 불러오는 사드 문제는 사드가 단순한 미사일 방어체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는 공격형 무기로써 미국의 군사력 을 확장하는데 활용하기 위한 무기체제로 알려져 있 다. 사드의 핵심인 x밴드 레이더가 전진배치 모드가 되면 2천km까지 탐색이 가능해 중국 내륙 탐지가 10
출처_ 참여연대 카드뉴스
무조건 안전구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사드의 전파가 강도가 인체 보호기준의 약 3~5% 수준으로 매우 낮아 안전하 다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공문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공중파 언론 또한 출처_ 민중의 소리
효용성에도 물음표인 사드 한편, 사드의 효용성은 여전히 물음표라고 알려져 있다. 2013년 6월 미 의회 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북한과 너무 가까워서 만일 북한에서 미사 출처 레디앙
일을 쏘더라도 저고도로 날아오는데다 몇 분 내에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 문제에 대해 사드 레 이더 전방 3.6km 에서 고도 315미터 미만, 5.5km 전방에서는 고도 483미터 미만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고 문제가 없다는 국방부 입장을 앵무새처럼 떠 드느라 정신이 없다.
사드보다 더 위험하고 폭력적인 정부
떨어지기 때문에 사드로 별다른 이익을 기대하기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겠단 발표가 나오고 성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또, 사드는 현재 기
주군에 모든 행사는 취소되고 그 자리를 군민들의
술적으로 검증이 안 된 무기 체제이며 실제로 사용
촛불집회와 서명운동으로 채우고 있다. 성주 군민
했던 사례도 없다. 미 국방부의 14차례 사드 요격
들은 하루 아침에 미래가 무너져버린 것 같다고 말
실험 중 성공한 회수도 11번일 정도로 사드 효용성
한다. 전국 생산량의 70% 차지하는 성주참외는 전
은 확인된 바 없다. 또, 지난 1월에 미 국방부 시험
자파 참외, 사드 참외란 오명을 뒤짚어 쓰면서 농촌
평가국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사드 시험평가 결
경제가 파탄 직전이고, 그 여파로 주변 상권마저 침
과, 레이더와 인터페이스의 결함이 과도할 정도로
체되면서 지역 경제 전반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많고, 엑스밴드 레이더를 운용하기 위한 소프트웨
그런데 정부는 국가위기 상황에서 성주 군민들이
어의 개발에는 수년이 더 필요하며, 사드가 완전한
지역이기주의와 외부세력에게 휘둘려서 사드 배치
군수물자 보급 상태로 인정받기 위해선 18가지 군
를 방해한다며 성주 군민들에게 종북 딱지를 붙이
수물자 보급 조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등 숱한 지적
는데 여념이 없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
이 나왔다.
송전탑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싸웠던 밀양 주민들
안전성도 확인안된 사드를 밀어붙이는 정부
에게 종북 딱지를 붙이고 고립시켰던 전략과 똑같 다. 언제까지 주민들이 국가의 필요에 의해 하루 아 침에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위험천만한 송전탑과,
x밴드 레이더의 안전성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사
사드가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 또, 국
드가 있는 괌에서 실시한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
가의 필요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언제까지 종북 딱
르면 레이저 빔이 지표면과 이루는 각도를 5도로 최
지와 외부세력, 지역이기주의라는 이유로 고립되어
대한 낮췄을 때 반경 100ｍ밖에서는 인체와 농작물
야만 할까? 사드의 전자파보다 더 위험한 것은 이
에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100m밖은
국가 그 자체다. 11
알기 쉬운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란 무엇인가 ④ 위험성 추정 선전위원회
위험성 추정이란 유해･위험요인별로 부상 또는 질병 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과 중대성의 크기를 각각 추정하여 위험성의 크기를 산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가능성은 노출빈도·시간, 유해･위험한 사건의 발생확률, 피해의 회피·제한 가능성을 고려하여 판단 한다. 중대성은 부상 또는 건강장해의 정도, 치료기
‘부상 또는 질병 가능성’은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노출빈
도･시간, 유해･위험한 사건의 발생 확률, 피해의 회피･제
한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추정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일상적으로 장시간 이루어지는
간, 후유장해 유무, 피해의 범위를 고려한다.
작업에 수반하는 것으로 피하기 어려운 것
가능성과 중대성
에 수반하는 것으로 피하기 어려운 것
가능성 추정 : 피해(부상 또는 질병)의 발생 가능성 은 다음과 같이 그 크기를 추정하며, 사업장의 특성 에 따라 그 단계를 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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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 ③ 가능성이 있다 : 비정상적인 작업에 수반하는 것으로 피할 수 있는 것
④ 가능성이 거의 없다 : 드물게 이루어지는 작업에 수반 한 것으로 피할 수 있는 것
중대성의 추정
[예시] 근골격계부담작업의 중대성 결정방법
중대성의 크기 추정은 다음과 같고, 과거의 사고발생과 예상되는 위험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결정하며, 사업장 특성에 따라 중대성 수준의 단계를 조정할 수 있다. ‘부상 또는 질병의 중대성’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휴업 일수 등을 척도로 사용하며,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① 치명적 : 사망재해나 신체의 일부에 영구손상을 수반 하는 것
분류기준
구분
가능성
최대
5
매우 힘듦
중
3
약간 힘듦
대 소
최소
4
내용
보그 스케일
힘듦
2
쉬움
1
매우 쉬움
심박수
점수
16 이상
160 이상
12～13
120～130
14～15
140～150
10～11
100～110
6～9
90 이하
② 중대 : 휴업재해(1개월 이상인 것), 한번에 다수의 피
위험성 추정방법
③ 중등 정도 : 휴업재해(1개월 미만인 것), 한번에 복수
행렬법, 곱셈법, 덧셈법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이
해자를 수반하는 것
의 피해자를 수반하는 것
④ 경상 : 휴업을 동반하지 않거나 병원치료가 필요 없는 정도인 것
가운데 올해 금속노조에서 위험성평가를 실시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곱셈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 다. 곱셈법은 부상 또는 질병의 발생 가능성과 중대 성을 곱셈하여 위험성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예시] 근골격계부담작업의 가능성 결정 방법
구분 최상
상
중
하
최하
가능성 5
4
3
2
1
내용
초과 근무(1일 8시간 이상)
계속(1일 4시간 이상)
자주(1일 4시간 미만)
가끔(하루 또는 주 2～3일)
3개월 마다(년 2～3회)
가능성
최상
상
중
하
최하
가능성
최대
대
중
소
5
20
15
10
5
3
12
9
6
1
4
단계 4
2
4
16 8
3
12 6
3
2 8
4
2
1 4
3
2
1
만일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해서 작업자가 하루 4시 간 이상 작업을 하고 보그 스케일 점수가 12~13점이 라면 위험성은 가능성(4)*중대성(3) = 12점이 된다. 이렇게 화학물질, 소음, 사고성 재해 여부 등 가능성 과 중대성을 추정하여 점수를 산출하면 된다. 이후 에 산출한 점수가 사업장에서 허용 가능한 기준인지 비교하여 위험성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13
현장의 목소리
‘주님’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
재현 선전위원장
1965년 문을 연 별 다섯 개 특1급 세종호텔은 세종
호텔 프런트에서 일하던 임신 5개월인 여성 노동자
대학교 법인 대양학원이 100% 지분을 보유한 세종
는 식당 서빙 업무로 배치되고, 구조조정으로 노동
투자개발이 운영하고 있다. 이 호텔의 최대 권력자인
강도가 높아진 노동자들은 어깨 인대가 찢어지거나
주명건 회장은 부패비리 사학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무릎에 물이 차는 등 힘든 업무를 견디며 일했다.
세종대학교 재단 설립자의 장남인 주명건 회장은
그래서 노동조합은 부당전보 철회와 구조조정 저
1978년 경영학과 교수직을 시작으로 1996년 이사장
지, 민주노조 사수, 비정규직 정규직화, 외주화 반
으로 취임했는데, 2004년 교육부 감사에서 113억의
대를 요구하며 지금까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회계부정과 비리가 밝혀지면서 2005년 이사장 자
그러던 와중에 2015년 노동조합의 요구가 하나 더
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러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늘었다. 세종호텔이 김상진 전 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출범 당시 한반도 대운하를 최초로 제안하고, 인수
징계해고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약하면서 정부 권력을 등에 업고 2009년 다시 세종호텔 회장으로 복귀했다. 현장에 복귀한 주명건 씨는 2009년 7월 부서통폐합
세종호텔에게 눈엣 가시였던 김상진 조합원
과 조직개편 등을 강행하며 부당전보와 구조조정을
“2006년부터 2014년까지는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활
밀어 붙이며 현장에서 ‘주님’과 같은 막강 권력을
동했는데요, 임기가 끝나고 부당전보를 내려서 거부
행사했다.
하고 싸웠는데 지난 4월에 해고 통보를 받았어요.”
14
1992년 3월에 입사해서 올해로 25년차가 된 김상진
조합원이 노동조합 위원장에 당선되고, 2011년 한
조합원은 객실 관리 업무를 시작으로 회계 업무, 야
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2012년
간 당직 지배인, 홍보팀에서 회사 홈페이지 관리까
1월 부당전보 철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구조조정
지 회사에서 필요한 일이라면 뭐든 제 역할을 다해
저지 등 요구하며 70여명의 민주노조 조합원 중 50
왔다. 그러나 회사는 2006년 노동조합 위원장이 되
여명이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일단락되었지만
고 회사에 할 말은 하는 김상진 조합원을 눈엣 가시
조합원에 대한 강제전보와 부당한 징계가 계속 되
처럼 여겼다.
면서 탄압을 이기지 못하고 연이어 조합원들이 노동 조합을 탈퇴하면서 현재 15명의 조합원이 노동조합
“유니온샵이다 보니 입사해서 바로 조합원이었는데 그땐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불만은 있었죠. 임단협은 하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공개도 안 하고 결과만 통보하고, 단체 협약은 보여주지도 않
과 함께하고 있다.
부당 전보에 맞서 싸웠다
았죠. 그러다 2004년 객실, 홍보부 등에서 일하던
“2014년에 노동조합 위원장 임기가 끝나고 당연히
직원들에게 부당 전보를 해서 20명 정도 직원들이
홍보팀으로 복귀했는데, 2015년 1월에 웨이터 업무
집단 연차를 내고 업무를 거부하면서 싸웠는데 이
로 발령을 냈어요. 저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도 부
때 노동조합이 회사 편을 들더라고요.”
당 전보를 같이 받았어요.”
김상진 조합원은 이때를 계기로 어용인 노동조합을
부당 전보 통보를 받고 조합은 논의 끝에 우선 다른
바꿔야 겠다고 생각했다. 2006년 노동조합 민주적
조합원들은 부당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우선 일을
운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공약으로 내건 김상진
하고 김상진 조합원만 이를 거부하고 회사에 맞서 15
싸우기로 했다.
데 식당 가는길에 잔디밭이 있는데 저희 조합원이 많지 않다보니 보통 2명이 선전전을 하고 피켓을 잔
“저는 홍보팀으로 계속 출근했는데 며칠 지나니까
디밭에 쭉 두거든요. 그런데 회사에서 저희 선전전
회사에서 책상을 빼더니 부서 열쇠도 바꿔버리더라
때문에 잔디가 죽었다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고요. 그래서 플라스틱 간이의자에 앉아 출근 투쟁
해요. 그리고 저희가 호텔 앞에서 선전전을 하는데
을 이어가며 부당전보를 계속 거부해서 결국 1월에
그걸 영업방해라고 가처분 신청을 했어요.”
해고 통보를 받았네요.”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세종호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매주 목요일에 있는 집회 앞뒤 로 조합원들과 연대 동지들이 음식을 나눠먹기도 하 고 가끔은 술도 먹고 하는 걸 가지고 호텔 앞에서
“오랫동안 싸워왔지만 지금이야 말로 전면전으로 싸
취식행위를 하지 못하게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러
우는 상황이에요. 회사는 끊임없이 노동조합에 고
한 법적인 부분은 예전 발전노조 파업을 무력화하
소고발 남발하고 협박을 하고 있죠. 지금 고진수 노
고, 파업에 나선 철도 조합원 1,000여명 징계할 때
동조합 위원장님이 남대문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러
관여했던 노무법인 동화와 한국에서 5대 로펌으로
갔는데 그것도 회사의 어처구니없는 고발 때문이죠.”
꼽히는 세종 로펌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
회사는 노동조합 활동을 위해 호텔 안에서 피켓팅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
을 하거나 선전전을 하는 노동조합 위원장에게 공 동주거침입을 이유로 고발을 했다.
“명동에 호텔도 많이 늘어나면서 어떻게든 비용을 줄여야 하고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노동조합이 걸림
“저희가 점심시간에도 식당 앞에서 피켓팅을 하는 16
돌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300여명이 됐던 직원이
지금은 170여명으로 줄인 것도 노동조합을 탄압했 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현재 공식적인 대화는 전혀 없어요. 작년만 해도 대화의 제스처가 있었는데 지금 상황에서 회사는
세종호텔 노동조합은 비정규직 없는 호텔이었다. 타
소수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마음이 없겠죠. 지금은
호텔의 경우 정규직이 10~20% 밖에 안되고 최근
서로 힘을 보여주려는 상황이라 뭔가 계기가 있어야
에 지어진 호텔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노동자를
대화가 열릴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세종호텔 문
고용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그렇다보니 회사가 저
제를 알려내는 선전 활동 계속해나갈 예정이에요.
항의 씨앗인 노동조합을 말살시키려는 전략을 계속
노동탄압 규탄하는 연서명도 받고, 일간지 신문에
해서 취하는 것이다.
광고도 낼 생각이고요. 국제노동기구(ILO)에도 노 동기본권 침해로 제소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내부
“회사의 탄압으로 현장 분위기가 무거워지면서 조
적으론 현장 노동자들과 계속 소통하고 당장 노동
합원들이 많이 탈퇴했어요. 부당해고나 부당전보가
조합에 가입하지는 않더라도 이후에라도 함께 싸울
있었을 때 법적으로 이기지 못하면서 자신감과 사기
수 있도록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조직도 해야겠죠.”
가 떨어진 측면도 있고요. 주명건 회장이 2005년에 쫓겨났다가 2009년 다시 복귀하게 되면서 아무리
김상진 조합원의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 관련해
싸워도 이 사람을 이기지 못 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서는 민주노총 법률원과 노노모, 민변 노동위에서
강해진 것 같아요. 게다가 노동조합은 계속 밀리고
같이 대응해주고 있다. 상급단체인 서비스연맹에서
밀려서 조합원들이 나가고 저도 해고가 되다보니 조
도 재정적인 부분은 물론 여러 면에서 투쟁에 함께
합원들이 노동조합과 함께 싸워서 현장을 바꿔야겠
해주고 있다.
다고 결심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함께 만들고 쟁취하기 위해 오 세종호텔 노동조합은 현장에서 혼자 살아남는 게
랫동안 싸웠던 조합원 동지들이 너무 고맙고 힘이 된
아니라 단결해서 힘을 모아서 함께 살자는 공감대를
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 당장은 힘들고 어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점에서 김상진 조합
렵지만 꼭 승리해서 행복한 날을 맞이하면 좋겠어요”
원이 현장에 복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세종호텔 노동조합은 오랫동안 소수노조로 싸우면 “2012년에 파업을 했을 때 복수노조 조합원들이 구
서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그 어느
사대로 나서면서 조합원들과 충돌이 있었어요. 그래
사업장 보다 연대 투쟁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
서 서로에게 감정이 남아있기는 한데, 그래도 우리
결과 지난 6월 진보정당, 노동시민사회 등이 공동
가 소수의 조합원으로 이렇게 싸울 수 있는 건 조합
투쟁본부를 구성하여 노동조합과 함께 싸우기로 결
에 가입하거나 함께 싸움에 나서지는 않지만, 우리
정했다. 앞으로 이 공동투쟁본부가 힘을 내서 무소
가 이기기를 바라는 동료들의 기대가 있어서예요.”
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주님’에 맞서 승리하는 그
힘들지만 투쟁을 멈출 수 없다
날이 오길 바래본다.
17
A부터 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마흔 다섯번째 이야기
15년차 기계장인 지헌 씨 이야기
정경희 선전위원
지헌 씨는 전문대학을 졸업한 고 자동차 부품회사 사무직으로 일하다 기계 가공 일을 배우 며 소위 남들이 말하는 ‘공돌이’를 선택했다. 몇 차례 회사를 옮기기는 했지만 15년째 같은 일을 하는 지헌 씨는 덩어리에 불과했던 소재를 가공을 해서 이 사회에 필요한 물건으로 만 들어내는 장인으로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었다. .
저들이 마음대로 해고하지 못할 무기가 없더라구요 “전문대 건축학과 2년제를 다녔어요. 졸업하고 나면 보통 설계실에서 일하는데 건축사무실 에서 설계하는 선배들을 보면 3~4년 일해도 월급이 130~140만원으로 박봉이어서 미래가 불확실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진로를 생각하다가 자동차 부품회사 사무직으로 2년 정도 일했는데 회사가 어렵게 되자 감원을 했어요. 이때 보니까 인사처에서 차장, 과장급들에게 전화해서 며칠까지만 나오고 짐싸라고 통보하는 걸 보니 다음엔 나도 저렇게 되겠구나 하는 위기감이 느껴졌어요. 동시에 저렇게 안되려면 저들이 마음대로 해고시킬 수 없는 무기를 가 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마침 같이 일하던 형이 기계 일 배울 사람 좀 알아봐 달 라고 해서 선뜻 제가 가겠다고 했죠. 안산 시화 공단에 있는 조그만 회사에 들어가서 사상 이나 도장 같은 기초적인 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10년 정도 일을 하고서야 큰 기계를 잡을 수 있었다는 지헌 씨는 공업고등학교나 산업대학 원에서 이론부터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계를 능숙하게 익 히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18
“보통 기계는 공고나 산업대학교, 기술교육원에서 배우는 분들은 이론과 실습 위주로 배우 지만 현장에서는 일을 하면서 기계를 배워야 하니까 간단한 일부터 시작돼요. 처음 공장에 들어가서 기계로 작업하는 걸 보기 때문에 눈으로 익히는 과정은 초등학생이라고 보면 되고 요, 중학교 과정 정도 되면 조그만 기계도 한 번 만져보고 도면 보는 방법, 측정 공구 사용 하는 법도 배워요. 지금처럼 큰 기계를 맡는 과정은 대학교 과정이라고 보면 되요. 이쯤되면 도면 해석은 물론이고 어떤 물건을 가져다주면 관리자들은 몰라도 기술자들은 어떻게 만들 면 되겠다는 것을 알아채죠. 10년 정도 넘으면 자유자제로 물건을 가공을 할 수 있어요.”
아는 지인이 이 일을 하겠다고 하면 말리고 싶어요 육체적으로 더 편한 직장을 포기하면서 자신이 선택한 일이고, 지금은 숙련의 경지에 이르렀 지만 젊은 사람이 이 일을 시작하겠다고 하면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88올림픽 당시에는 일이 참 많았어요. 그땐 기계를 다루는 사람들이 대기업 과장만큼 월급 을 받았으니까요. 그런데 그 때 이후로 인건비가 오르지 않아서 지금은 많이 받는 게 아니에 요. 솔직히 기계 일을 다른 사람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진 않네요. 일을 배우는데 걸리는 시간만큼 다른 일을 한다면 충분히 급여로 보상받을 수 있으니까요. 예전에는 공돌 이라고 무시했지만 요즘은 인식이 많이 개선이 돼서 도자기를 빚는 사람처럼 장인으로 인정 받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일을 배우는 기간에 비해 금전적인 대우는 많이 올라가지 못했어 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추천은 못하겠네요.”
지헌 씨도 처음 시작할 때 6개월마다 급여를 10만원씩 올려 받았다고 한다. 일이 힘드니 그 것이 동기부여가 돼서 견뎌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초봉을 110만원부터 시작했다고 하니 올려 줬다고 해도 정당한 댓가를 받은 것인지 의심스럽다.
“처음 들어오면 잔업까지 포함해서 하루 12시간 정도 일을하면 월 160~170 정도 받을 거예 요. 작은 회사들이 많은데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먼지도 많고 그라인더 작업하고 나면 팔도 떨리고 손도 떨리는데 다른 더 쉬운 일을 해도 그 정도 급여는 받잖아요. 사실 젊은 사람들 이 와도 멀리서 일을 바라보기만 하고 가버리는 친구들도 꽤 있어요. 회사는 작고 환경은 더 럽고 그래서 요즘 젊은 사람 보기가 힘들어요.
지헌 씨가 하는 일은 힘든 일은 이주 노동자들이 대부분 맡아서 하고 젊은이들은 회피한다는 일의 과정이 궁금해 19
졌다. 지헌 씨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주로 동을 취급하는데 보통 기계가공을 하는 곳에서 는 철, 비철, 스테인레스 등의 소재를 사와서 부품이나 물건으로 만들어 철강회사나 반도체 업체에 납품하게 된단다.
“주조반에서 동을 녹여서 수냉함이 흐르는 물건의 틀을 만들어요. 수냉함은 물건의 입구와 출구가 있어서 물이 들어가서 물건의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주물반에서 물건 을 청소해요. 그 다음 쇼트를 한번 쳐요. 쇼트란 작은 쇠구슬 알갱이로 된 곳에 물건을 집어 넣고 때려주는 거예요. 가공반으로 내려오면 기계에서 가공을 하게 되는데 주물반에서 물건 이 완벽하게 만들어져서 나오지 않거든요. 가공반에서 다듬고 구멍도 내주고 하죠. 용접반 에서 물이 새면 안 되니 구멍 난 곳은 용접으로 때워 주죠. 사상반으로 가서 용접으로 지저 분해진 곳을 그라인더로 갈고 깨끗하게 다듬죠. 그 다음 물을 담아서 새는 곳이 없는지 수 압 테스트를 해요. 이 물건이 제철소에 들어가면 굉장히 높은 고열에 시달려요. 그래서 최대 한 자유롭게 많은 물이 흘러줘야 빨리 식을 것 아니에요. 빨리 식지 않으면 열 압력 때문에 물건이 터져버리거든요. 그러면 사람이 다칠 수 있고, 기계가 망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 시 수압 테스트를 해줘야 해요. 주물 작업을 할 때 끓는 철은 아주 천천히 부어야 해요. 빨 리 붓게 되면 안에 기공이 생기게 되고, 이것이 나중에 열을 받으면 팽창해서 터져 버려요. 마지막으로 주물 상태를 확인해 보죠. 주물의 두께가 잘 나왔는지 기공은 없는지 확인해 보 고 출하를 하게 되죠.”
이 작업과정 중 지헌 씨가 일하는 과정은 가공반이다. 프레스나, 밀링, 보링은 소재를 테이 블에 고정시켜놓고 기계에 공구를 끼워서 상하좌우로 파주거나 깎아서 모양을 만들어 주는 방법인데 이 중 지헌씨는 보링기를 이용해 동을 가공한다고 한다.
“보링이라는 말이 구멍이라는 뜻이잖아요. 보통 구멍을 뚫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은 다목적 기계예요. 선반도 되고 밀링도 되고 테이블 자체가 굴러가요. 그렇기 때문에 상 하좌우 범용에서 쓰는 전천후 기계라고 보시면 돼요. 기계를 하다보면 단계가 있거든요. 예 를 들면 물건의 거친 부분을 다듬는 사상을 하거나 구멍을 파면 까칠까칠한 부분이 살아나 는데 이것을 다듬어 주는 면칠을 하게 되죠. 철을 깎으면 마찰이 일어나서 소재도 그렇고 공 구도 열을 받아요. 소재의 열을 식히기 위해 물에다 절삭유를 타면 우유처럼 하얗게 변해 요. 절삭유는 10:1로 물에 희석해서 쓰기 때문에 오래 쓰는데 가공을 할 때 테핑유는 좀 비 싸서 꼭 필요한 경우만 써요.”
앗 뜨거워하면서 털어요. 그러면 빨개요
20
손이나 다리를 삐거나 다치기도 하고 지헌씨도 물건을 잘못 들어 손가락이 부러진 적 도 있다고 한다. 철을 깎을 때 나오는 먼지뿐 아니라 주물반은 먼지가 많아서 저녁에 보면 눈과 입을 빼고는 다 새까맣고, 목이 칼칼하고 마른 느낌이 많이 든다고 한다. 또 천정에서 물건을 나르는 호이스트 등 현장에 위험은 얼마든지 있다고 하는데 가 장 흔한 사고는 화상이라고 한다.
“흔하게 다치는 것은 화상이에요. 나무 깎을 때 톱밥이 날리듯이 기계로 깎을 때도 날려요. 기계의 회전이 빠르면 빠를수록 멀리 빨리 날아가고 이것이 얼굴에도 달라 붙어요. 그럼 엄청 뜨겁거든요. 앗 뜨거워하면서 털어요. 그러면 빨개요. 화상을 입 은 거죠. 심한 경우는 6개월에서 1년까지 가고, 작은 것은 한 달 정도 가요.”
사장님이 기름 묻은 장갑을 빨아 쓰래요. 그러면 포상하겠다고. 지헌 씨 회사는 여느 회사 못지않게 잔업이 많다. 그래서 일이 지겨울 때도 있지만 어느 정도 월급을 가져가려면 잔업을 해야 하니 쫓기듯이 일을 하게 된단다. 그래도 월급이 제 때 나오면 다행이다. 요즘 가장 힘든 것은 열심히 일하는데도 월급이 제 때 안 나오는 것이다.
“회사가 어려워서 월급이 제 때 안 나와요. 그나마 현장은 조금 빨리 주는 편이고 관리자들은 더 늦게 줘요. 사장과 임원진들은 법인 차량, 법인 카드 등으로 누리면 서 살아왔는데, 회사가 어려워지면 경영진들이 경영관리의 책임을 지고 누리던 것을 내려놔야 되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현장을 더 어렵게 만든단 말이에요. 절약차원에 서 현장에 30개씩 지급하던 장갑을 스물다섯개로 줄였어요. 장갑에 절삭유나 기름 이 묻으면 바꿔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습진이 생기는 것 처럼 피부가 안 좋아지거 든요. 장갑 하나에 200원인이고, 일하는 사람이 25명 정도 되요. 그래봤자 한 달에 3만원 아끼는 건데, 그걸 아껴요. 그리고 사장님이 기름 묻은 장갑을 빨아 쓰래요. 그러면 포상하겠다고요.”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이 만든 물건이 반도체 LCD, 제철소에 들어가서 활 용된다고 생각하면 보람을 느낀단다. 생활 속에서 필요한 것을 어디 가서 살 수도 없 어서 가족이나 주위 분들이 기계를 잡고 있는 지헌 씨에게 만들어달라고 할 때는 나 만이 해 줄 수 있는 거라 뿌듯하단다. 천상 기계장인 지헌 씨. 결혼할 준비도 해 놨 고 선을 50번도 넘게 봤지만 아직 좋은 인연을 만나지 못했다는 지헌 씨. 자신의 선 택이 잘했다는 것을 확인받 는 앞날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21
연구소 리포트
한국지엠 노동강도평가 보고서 (2) 살맛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5가지 과제
한국지엠 노강평가 연구진
지난 “군인같은 한국지엠 노동강도, 이제 바꾸자”에서 이어집니다.
표준작업서는 제대로 기능하는가?
간 내 작업을 마치기 위해 앞뒤로 짬을 내서 자재 포장지를 뜯고, 자재를 미리 옮겨두거나, 마킹을 하 는 등 각종 서브 작업하고 있었다. 이런 작업과 시 간이 표준작업서에 반영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GM은 글로벌 생산 시스템인 GMS로 표준작업시간
서 작업자들은 시간 내 작업을 마치기 위해 각자의
을 설정하여 높은 품질의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하
노하우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다고 한다. 그러나 현장 조사 결과 작업자들은 높 은 편성률과 짭수, 빠듯한 작업 시간, 작업환경을
“배선을 정리해야 하는 서브 작업이 많이 있는데 표
반영하지 못하는 표준작업서로 인해 높은 노동강도
준작업서엔 시간이 전혀 반영 되어 있지 않아요. 특
를 견디며 일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작업자들은 표
히 겨울철엔 배선이 굳어있고 늘 제 자리에 있는 게
준작업서대로 작업을 할 수 없었고, 오히려 작업자
아니라 정리할 때 힘도 많이 들어가는데 작업시간
를 통제하는 근거로 활용 되고 있었다.
에 반영이 안 되어있어요.” (샤시)
작업량과 시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자재 개수가 많거나 공정 가지 수가 많은 경우에는
표준작업서
작업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금 표준작업서상 택 타임이 너무 빠듯하다고 지적했다. 작업자들은 시 22
미리 서브작업을 해야 돼요. 안 그러면 시간 내 작 업을 마칠 수가 없어요.” (의장)
책상머리에서 만든 혼류생산 시스템
표준작업서 현장조사를 함께 진행했던 실행위원들
혼류생산 시 택 타임은 전체 혼류 생산량의 평균 시
“차 크기나 색상에 따라 작업 시간이 부족할 때가
간에 따른 시간이다. 그래서 작업자들은 가령 택
있어요. 가령 하얀색 차량과 검은색 차량이 있다고
타임 보다 작업을 빨리 마치는 2륜 엔진 작업 때 시
하면 아무래도 오염 여부가 눈에 잘 띄는 검은색 차
간을 벌어서, 택 타임 내 작업을 마칠 수 없는 4륜
량일 경우 손이 더 많이 가죠. 그런데 검은색 차량
엔진 작업을 겨우 마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현장
이 연달아서 나오면 그럴 때 작업시간이 받치죠.”
에서 혼류 생산이 평균일 수 없고, 생산량을 예측
(도장)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말 그대로 평균 시간은 책상머리에서 만들어진 시간에 불과하다. 따라서 GM은 국내 타 완성차 기업들이 가장 작업 시간이
높은 짭수와 편성률이 문제
오래 걸리는 차량이나 엔진 작업을 기준으로 택 타
대부분의 작업자들은 현재 짭수와 편성률이 너무
임을 설정하고 있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높아서 일을 하는데 힘들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 했다. 실제 지금의 짭수와 편성률은 숙련 작업자를
“4륜차냐 2륜차냐 엔진 옵션 비율에 따라 작업량과
전제로 하는 기준이다. 비숙련 작업자라면 지금의
방법이 달라져요. 특히 툴 작업 여부에 따라 작업
펀성률을 견디며 시간 내 작업을 마칠 수 없다. 그
때 들이는 힘이 달라지죠. 작업량도 달라지니까 시
런데도 현장은 매번 짭수를 올리거나 생인화를 이유
간도 부족하죠. 이렇다보니 4륜 엔진 작업 할 때 택
로 작업자를 계속 줄이며 노동강도를 높이고 있다.
타임을 넘겨서 라인이 정지 된 적도 있어요.” (엔진 서브
“표준작업서대로 하려면 할 수는 있지만 작업 시간 23
이 부족해요 여유시간이 없죠. 특히 2인1조 작업이
으로는 글로벌 지엠의 물량 정책으로 인한 고용 불
면 상대방 작업자랑 호흡도 맞아야 하니까 여기서
안과 옴짝달싹 할 수 없는 ‘낮은 업무자율성’이 중
도 시간이 오래 걸리죠. 노동강도 낮추는 건 바라
요한 직무스트레스 요인이었다.
지도 않고 지금에서 작업량이 늘거나 생인화한다는
조립부나 차체부는 근골격계질환이나 피로도가 높
얘기나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진짜 바라는 것 없어
았고, 프레스부는 시간당 보행수가 다른 부서보다
요.” (의장)
높았다. 도장부는 작업의 특징상 정규 노동시간보 다 긴 작업을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현재의 맨
“짭수와 택 타임 관련해서 시급하게 부서 협의가 필
아우어 결정 방식은 이런 다양성을 전혀 반영하지
요한데 그걸 안하려고 해요. 지금은 인원으로 늘리
않는다. 동작 시간만으로 노동강도를 따질 수 없다
던 짭수를 반이상 줄이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인데
는 점을 분명히 하지 않고서는, 조합원들의 높은 피
말이죠. 지금 둘이 하던 작업을 한명이 하거나 풀맨
로도와 극심한 근골격계질환을 설명하거나 해결할
이 없는 곳도 있어서 화장실 한번 가는 것도 힘들어
수 없다.
요.”(엔진)
살맛나는 일터 만들기 위한 5대 과제
2. 적정 노동강도로 줄여야 한다 한국지엠에서는 25~30%의 노동강도 저하가 필요
설문조사, 심층면접, 생체지표 측정, 보건자료 추세
하다. 심박동수를 기준으로 한 생체지표 측정 결과
분석, 표준작업서 실사까지 이번 노강평가 연구를
가 그렇다. 휴식 시의 심장 박동수와 일할 때의 심
바탕으로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군인같은 노동강도
장박동수 비교해서 최대노동시간을 계산했다. 기
를 견디는 것이 아니라 살맛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
준을 다양하게 두어 계산을 해보니, 1/3에서 절반
해 필요한 5가지 과제를 도출하였다.
에 해당하는 작업이 적정 노동강도보다 높은 것으
1. 동작 시간만으로 노동강도를 따지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로 나타났다. 이들 작업은 평균 30% 가량 노동강 도를 줄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은 상 대적으로 젊은 조합원(45세 미만) 대상 실험이므로 조합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면 더 엄격하게 적용해
노동강도는 매우 복합적으로 결정된다. 회사에서
야 한다. 또, 이 기준은 교대근무나 특근은 고려되
생각하는 것처럼 작업을 동작으로 쪼개고, 각각의
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역시 더 엄격하게 적용되어
동작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측정하는 것만으로
야 한다.
는 적절한 노동시간, 적절한 노동강도를 표현할 수
‘노동강도를 얼마나 줄이면 적당하겠나’라는 설문
없다. 쫓기듯 일할 수밖에 없는 속도, 비용절감과
조사에서도 평균 28.6% 의 노동강도 저하가 필요
효율화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생인화, 부
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한국지엠 조합원들이 정신
족한 인원으로 잠시도 짬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모
적, 육체적으로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노동강
두 노동강도를 표현한다. 고생한 데 비해 적게 받는
도, 10년 이상 일해도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하지 않
임금이 노동강도 문제로 다가오기도 했다. 공통적
을 수 있는 노동강도, 평균 연령이 46.6세나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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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린 조합원의 현실에 맞는 노동강도를 찾는다면,
산재 대신 병가나 공상 등 개인적인 방식으로 처리
지금보다 25~30% 줄어든 노동강도가 적정 노동강
되고 있다. 먼저 이들 보건 문제에 대한 좀 더 효과
도라고 할 수 있다.
적인 건강증진활동이 절실하다.
3. 표준작업서 개정해야 한다
5. 고용불안을 넘기 위한 집단적인 대응이 필요
노동강도의 이런 복합적인 측면을 반영한 표준작업
하다
서가 제정되어야 한다. 현재의 표준 작업서는 실제
한국지엠 노동강도 강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현장의 필요에 걸맞지 않는다. 노동강도의 다양한
세 명 중 한 명은 ‘글로벌 지엠의 물량정책과 이에
측면이 고려되지 않았고, 동작에 필요한 단위 시간
따른 고용불안’을 꼽았다. 구조조정을 직·간접적으
이외의 피로 유발 요인들도 고려되지 않았다. 표준
로 겪은 조합원들에게 ‘공장 불 끄는 일’이나, 한
작업서와 표준작업시간 산정에 노동강도의 다양한
회사에 다니지만 급여 차이가 크게 나는 지금의 상
측면을 고려하기 위해, 단순 작업의 경우 여유율을
황은 마음이 영 심란한 일로, 높은 노동강도의 원
높인다든지, 작업장 기온이 높을 때는 여유율을 높
인이자 노동강도를 유지해가는 원인이 된다.
이는 등 구체적인 방법이 있다.
그러나 대응은 개인적이거나 부서 수준이다. “일이
예를 들어 혼류생산에서 기준 시간은 가장 작업 시
많고 속도가 빠르면 그거 하기 바쁘거든. 그러면 생
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을 기준으로 설정돼야 한다.
각이라는 게 없어져.” “제가 이기적인 생각일 수 있
이미 타 완성차 사업장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맨아우
는데, 솔직히 말해서 나 일하는 데만 편하면 상관
어를 결정하고 있다. 작업 도구 부실과 장비 노후화
없다.”는 것이 면접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반응이다.
등에서 발생하는 시간 손실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
이런 분산된 대응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야금
다. 기계에나 적용시킬 수 있는 80~90%대의 편성
야금 집어넣는 거예요. 매년. 매년 (시간이) 줄어”
률이 적용된 작업에는 인원이 충원되어야 한다. 무
든다. 그렇게 높아진 노동강도는 조합원들이 몸으
엇보다 이런 다양한 문제를 직접 겪고 있는 현장 작
로 흡수한다. 1분에 하라는 작업을 너무 숙달되어
업자의 목소리가 결정 과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30초에 마친다. 회사는 이를 핑계로 시간을 더 줄
4. 실효성 있는 건강증진 활동이 필요하다
인다. 너무 숙달되어 시간이 남게 된 이 작업이 적 절한 노동강도라면, 일하는 동안 심박수가 이렇게 올라가거나, 근골격계 질환 환자가 이렇게 많을 리
일반인구집단에 비해 암사망률이 낮긴 하지만, 그
가 없다. 고용불안을 넘기 위한 집단적인 대응으로,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뇌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
이미 ‘한국 최고’ 수준의 노동강도를 효과적으로
망은 일반인구집단에 비하면 그 비율이 높다. 근골
낮추기 위한 계획이 시급하다.
격계질환 의심자는 비슷한 금속노조 소속 다른 사 업장보다 훨씬 높다. 일부 부서에서는 절반 가량의 조합원이 근골격계질환이 의심되어 의사 진찰이 필 요한 수준이다. 일터에서 발생한 질환이나 사고는 25
사진으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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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사회적 대화의 문을 '여름'
반올림 노숙농성 300일 문화제가 있었다 사진_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글_ 선전위원회
27 사진/글 쌀집아재
특집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노동자 건강권 과제
20대 국회 기대해도 좋은가? 재현 선전위원장
민심은 어디에?
국회 개원 후 법안 1000개 발의에 걸린 날짜
20대 국회가 개원한지 44일이다. 지금 현재 (7월 27일 기
준) 국회가 발의한 법안이 1,000건을 넘었다. 하루 평균 20~30건씩 법안이 발의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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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정부와 20대 국회가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국정과 제로 다음을 꼽았다. 대체로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제 양극화 현상이 완화되어 삶의 질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 을 나타냈다.
국회가 민심을 읽고 있는가?
경제 발목 잡는다?
정부 여당인 새누리당은 4.13 총선 공약을 이행하는 첫 걸
음으로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9건의 법안을 제출했는데 대체로 재벌 기업을 규제 완화 법안들이 줄을 이었다.
그렇다면 야당은?
출처_전경련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5단체와 업종·지역 별 단체들로 구성된 ‘경제단체협의회’는 제20대 가 제출한
60여건의 노동 법안들 중 5개 법안 (노동개혁 법안, 기간제· 파견 및 외주 규제, 산업안전 규제 강화 법안, 노동시간 단
축 법안, 청년고용할당제 법안)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법이라며 문제 삼았다. 그러나 이는 20대 국회가 경제적 양
극화를 해소하길 바라는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출처_새누리당 홈페이지
대한상공회의소 분석 결과 지금까지 발의 된 법안 중 기업
규제 법안이 119개다 . 이중 절반 이상은 더불어민주당 소 속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의 경우 가
그리하여 이번 일터는 20대 국회가 발의한 여러 법안 가운
데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결해 야 할 다섯 가지 법안을 선정하고, 해당 법안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았다.
장 많은 기업 규제 법안(8개)을 발의한 의원으로 꼽혔다. 정 의당은 ‘최고임금법’ 일명 살찐 고양이 법을 발의하며 기업
을 규제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한편, 이 법안들 중 대부분은 기존 법을 개정하거나 19대 국회 때도 제출했으나 통과되
지 못해서 20대 국회에 다시 제출한 법들이다. 따라서 실제 힘 있게 법안 통과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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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노동자 건강권 과제
생명안전업무 노동자 정규직화 보장해야 재현 선전위원장
지난 5월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 도어 정비를
에 관한 법 개정안’과 유해·위험작업에 하도급을 금
하다 사망한 비정규직/하청 노동자가 만일 업무를
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철도 운행 때 기
혼자 하는 것이 위험하고, 2인 1조로 일해야 한다
관사 및 운전업무종사자 2명이 함께 승차하는 것을
는 매뉴얼이 있으니 작업을 거부했다면 어떻게 되
의무화한 ‘철도안전법 개정안’ 등도 함께 발의했다.
었을까? 우리 모두는 그 결과가 어떠할지 예측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밀접한 업무들은 일의 속성
가능하다.
상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 해라!
나 현재는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이 업무를 하는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거나 외주/파견업체 체에 전가하면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
그래서 정치권에선 20대 국회가 개원하고 전기, 가
행할 수 없는 구조에 처해있다.
스, 석유, 병원, 통신사, 선박 등 국민의 생명과 안
그런데도 재계는 고용 형태나 외주화 여부가 안전
전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하는 노동자
문제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법안 발의가 경
의 경우 기간제, 파견, 하도급을 제한하고 정규직
제위기 상황에서 기업에게 ‘정규직’, ‘직업고용’이
으로 직접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라는 이중규제를 가하여 고용 시장을 더욱 위축시
또, 국민의 안전과 밀접한 업무에 기간제 노동자 사
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용을 금지하는 ‘기간제 및 단시간 노동자 보호 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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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_ 공공운수노조
법안 통과를 넘어 남겨진 과제
수 없다고 해도 생명안전업무를 어떻게 규정하고,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생명안전업무 외주화 금지
대통령으로 업무 대상을 정한다고 하는데 그 범위
특별법’안과 함께 생명안전업무의 기간제, 파견 고
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 여기에 포함되지 못하는
용을 제한하는 법 개정안을 비롯하여 원청의 책임
업무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 입법안도 발의 됐었
게다가 고용노동부는 지난 19대 국회 때 “공익을 위
다. 그러나 이 법안들은 박근혜 정부와 여야의 다
해 경제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에도 필요 최
툼에 밀려 모두 심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소한에 그치는 것이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
이번 20대 국회 역시 정부와 여당이 제출한 법안과
를 존중하는 헌법 원칙에 부합된다면서 “고용 형태
전혀 달리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파견 노동자를
에 대한 제한은 핵심 업무를 대상으로 필요 최소한
전면 확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고, 앞
에 한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험난한
서 언급했던 재계의 압박 등으로 인해 법안이 통과
여정이 남아있다.
되리라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법안을
따라서 20대 국회에서 제출한 법안을 매개로 생명
발의한 야당이 실제 법안을 통과시킬 의지가 있는지
안전업무를 하는 노동자의 정규직화의 필요성과 사
도 확인이 필요하다.
회적 공감대를 높이면서, 근본적으로는 외주화라
한편,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지금 제출된 법 자체
는 이름으로 위험 업무가 비정규직, 파견 노동자에
의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야당이 제
게 전가되는 지금의 사회 구조를 바꾸기 위해 정치
출한 법이 통과되어 생명안전업무에 비정규직을 쓸
권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 31
특집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노동자 건강권 과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해야 이진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 사무국장
산재사망률 OECD 1위 한국
하지만, 이러한 사고에 대해 기업에 부과되는 벌금
조선소, 지하철, 건설현장, 에어컨을 수리하는 장
자나 원청 대기업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경우
소에서도 하청노동자들의 노동재해는 끊이질 않고
가 비일비재하다. 보통은 기업의 하위직 직원이나
있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성수대교 붕괴, 삼풍
현장관리책임자 정도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지우는
백화점 붕괴, 장성요양병원 화재 등 대형 참사로 시
데 그치게 된다.
민들의 생명도 위협받고 있다.
기업 자체에 대한 처벌은 어떨까? 현행 법체계에서
반복적인 산재사망과 재난사고의 원인은 기업의 탐
는 기업이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발
욕과 이윤추구에 있다.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해서
생하였더라도 개인에 대한 처벌은 가능하지만 ‘기
위험을 양산하고, 기업들은 더 많은 돈을 더 벌기
업 자체’를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에선
위해서 노동자와 시민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생명을
‘법인’이 범죄를 저지를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위협하고 있다. 기업은 위험한 업무는 하청에게 넘
기업의 규모가 거대해지고, 활동방식이 자체의 조
기고, 안전관리는 대행기관에게 넘기고 있다. 노동
직문화 등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
현장의 무너진 안전시스템은 노동자를 병들고 죽게
면, 기업에 대한 처벌은 단순히 그 종업원에 대한
만들었고, 시민도 이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감독상의 과실 책임만을 묻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기업살인법 논의에 참여한 시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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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최대 수천 만 원에 불과하고, 기업의 최고책임
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안전 의무 위반으로 노동자, 지역주민, 이용자에게 사상 이 발생한 경우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 또한, 근로 기준법 상의 고용관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특수 고용형태, 도급용역 하청노동자가 재해를 당한 경 우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뿐만 아니 라, 불산가스 누출사고, 세월호 참사, 가습기살균 제 참사 등 일반 시민들이 피해를 입은 경우를 포함 할 수 있도록 “이용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라고 규 촐처_ 노동당
정하였다.
회단체들은 노동자 사망을 유발하는 원인과 시민이
조 또는 조직문화’에 두었다. 법인처벌과 관련하여
겪게 되는 사고의 원인이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또
기본적으로는 양벌규정을 취하되, 안전조치의무 위
한 기업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최고의 사고예방 방
반을 직접 지시하거나, 위반이 행해지고 있음을 알
안 중 하나라는 것에 동의했다. 기업의 책임분산 조
면서 방치・묵인・조장한 경우 가중하여 처벌하도록
직구조로 경영책임자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점,
규정하였다. 또한 행정상의 제재로 영업정지와 허가
경영책임자가 처벌될 경우에만 양벌규정으로 기업자
취소 조항이 있고, 법무부장관으로 하여금 처벌 사
체를 형사 처벌할 수 있다는 현행법의 한계를 명확
실을 공표하도록 규정했다. 재해사고를 예방하는데
히 하고 이를 넘어서는 법안을 구성하고자 했다.
에는 엄중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것도 중요하다
법안에서는 기업과 경영책임자에게 사업수행이나
는 취지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한 규정도 새롭
사업장관리에서 안전의무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
게 포함하였다.
고, 이를 위반하여 사고와 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 제정연대는 입법청원
영책임자를 처벌토록 하고 있다. 이 법은 “사업 또
운동과 리플렛 및 소책자 발간 등의 활동을 전개해
는 사업장과 다중이용시설 및 다중을 상대로 교육·
왔다. 비록 19대 국회에서 입법발의를 진행하진 못
강연·공연 등을 행하는 장소에서 안전 관리 및 안전
했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알려내는 과정에서 '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인체에 해로운 원료
산재사망과 재난참사는 기업과 정부정책 및 조직의
나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보건 조치를 제대로 이행
구조적인 살인행위'라는 점을 사회적으로 부각시켰
하지 않아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범죄”에 대하
다. 20대 국회 개원 직후에는 ‘세월호에서 옥시참사
여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을 처벌함을
까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토론회’를 개최하면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참
서 입법추진의 시작을 알렸다. 국회사업뿐만 아니
사에 대해서도 기업처벌법이 적용할 수 있도록 ‘제
라, 참사 유가족과의 연대, 산재·재난사고 대응, 살
조물’에 대한 내용을 새롭게 포함하였다.
인기업 선정과 언론대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
적용대상은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소
과 노동자의 힘을 모아나갈 예정이다. 중대재해기업
에 국한 없이) 및 사업장뿐만 아니라, 다중이용시설
처벌법 제정을 통해 이젠 정말 기업을 처벌하자.
기업처벌의 이론적 근거는 ‘위험을 방치하는 조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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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노동자 건강권 과제
작업중지권 실효화로 중대재해 예방하자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OECD 산재 사망 1위인 우리 사회에서, 위험에 처
후에 위험이 없다고 판명되거나 이 합리적인 근거를
한 노동자들이 스스로 위험한 업무를 거부하고, 위
노동자가 제시하지 못하면, 사업주는 언제든 해당
험한 상황을 중단시킬 권리를 가지는 것의 중요성은
노동자를 징계하거나 손해를 끼치는 처우를 행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현재 산업
수 있는 것이다.
안전보건법 26조 작업중지권은 재해 예방이라는 실
이러니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 고용이 불안한
제 효과를 거두기에 너무 부족하다.
하청 노동자들은 작업중지권을 사용하는 것이 부담
법은 노동자 개인에게 위험상황에서 대피할 권리를
스럽다. 20대 국회에서 노동자 안전을 고민한다면,
먼저 주고, 작업을 중지할 의무는 사업주에게만 부
산업안전보건법의 작업중지권 조항 개정이 반드시
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직접 작업당사자가 아닌
필요하다.
노동조합 간부가 노동자들을 대피시키고 작업을 중 지한 경우 추후에 회사로부터 업무방해로 고발되거 나 손해배상청구 대상이 되기도 한다.
노동자 대표에게 작업중지권을!
또, 법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하기 위한 조건으로
가장 먼저 사업주에게 있는 작업중지권을 노동자 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만
표에게도 부여해야 한다. 이미 여러 사업장에서 단
한 합리적인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가 생명
체협약을 통해 노조, 노동조합의 안전보건 간부,
에 위협을 느껴 작업 중지를 실시했다 하더라도, 이
대의원, 명예산업안전감독관 등 다양한 형태의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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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 대표에게 위험에 대해 판단하고 작업을 중지 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유사한 위 험에 노출된 노동자들도 함께 대피하고 작업을 멈 출 수 있도록 할 수 있고, 개별 노동자들이 부담과
두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어야 한다.
작업 재개를 위한 조건을 명시하자
눈치 보기 때문에 혹은 ‘잘 몰라서’ 작업을 중지하
또, 작업을 중지한 뒤 다시 작업을 재개하기 위한
지 못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어 작업중지권의 실
조건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위험이 있어 대피한 것
효를 높일 것이다.
을 인정하더라도 작업 중지 시간이 과도하다며 업
실질적인 불이익 금지가 필요하다
무방해나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캐나 다 노동법에서는 현 상황이 작업을 중단할 만큼 위 험한지에 대해 노동자와 사업주 사이에 이견이 있을
위험을 느껴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에게 ‘합리적 근
경우, 3번까지 중재 절차를 규정해 두고 이 절차가
거’를 요구하는 대신, ‘판단한 근로자의 의도가 악
진행 중인 동안에는 ‘사업주가 보기에 위험하지 않
의적이지 않다면’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에게 불리
다 하더라도’ 노동자가 작업 중지를 지속할 수 있도
한 처우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프랑스
록 보호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자는 사업주가 적
노동법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작업중지권을 제한하
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작업에 복귀하지 않
는 협약이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업주를 벌하는 내
을 수 있다’는 항목이 명시되는 것이 좋겠다.
용이 포함돼 있다. 작업을 중단한 노동자에게 ‘합 리적 근거’를 요구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작업중지권 사용을 제한하게 된다. 따라서 악의적으로 작업을
법만 고치면 되나?
중지한 것이 아니라면, 위험하다 느껴 작업을 중지
법 개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작업중지권이 실제로
한 모든 노동자를 적극 보호할 필요가 있다.
재해를 막고, 안전한 일터 확보로 이어지도록 엄격
안전과 보건에 위험이 있을 때는 모두 작업 중지를!
한 법집행이 필요하다. 인천의 한 제조업 공장에서 는 사업장 한 쪽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진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도중에도 다른 한쪽에서는 계속해
작업중지를 할 수 있는 조건을 현재의 ‘산업재해 발
서 기계를 가동시켰다. 노동자들은 당황했지만, 작
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보다 훨씬 넓힐 필요가
업을 계속하라는 사업주에 맞서 작업을 멈추지 못
있다. 이 ‘급박한 위험’이라는 말은 대부분의 작업
했다. 이렇게 작업중지권을 보장하지 않은 사업주
중지권 사용을 전도, 추락 등 재래형 안전사고에만
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이 이어져야 한다. 중대재해
국한하도록 하는 효과를 낸다. 이런 다양한 안전과
를 예방하기 위한 노동부의 의지도 중요하다. 법 개
건강 위험요인으로부터 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통
정이 곧 제대로 된 집행을 보장하지 않지만, 노동
해 보호받을 수 있기 위해 작업중지권의 범위를 대
자의 힘과 관심으로 이루어진 법 개정은, 제대로 된
폭 늘려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와 제24조
집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작업중지권 조항
의 안전과 보건의 예방조치와 이를 구체적으로 정해
이 20대 국회에서 개정되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둔 안전보건에 관한 규칙을 위반한 상황에서는 모
노력이 필요한 때다. 35
특집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노동자 건강권 과제
인격살인, 일터괴롭힘 예방이 시급하다 김재광 회원
2015년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 ‘직장 내 괴롭힘 보
때로는 가해자로, 공모자로 그리고 방관자로 연루되게
고서-인격 없는 일터’는 당시 대한항공 땅콩 회항 등으
만들고 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조사대상의 86.6%
로 불거진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다룬바 있다. 명예
가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고, 해당 조사기관은 직장
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전단지 배포, 모뎀 수거 등
괴롭힘 1건이 개인과 사업장에 미치는 피해를 금액으로
단순 반복 업무를 하는 KT 직원, 조합장과의 갈등으
환산할 경우 1,500여 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기
로 집단 따돌림과 업무배제를 겪은 지역 농협 직원, 과
도 하였다.
도한 실적 압박을 개선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
일터괴롭힘은 해당 노동자의 지위와 업무와 관련하여
을 끊은 LG유플러스 협력업체 직원, 사장 의견에 반대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을 침해하거나 신체적, 정신적, 정
하는 의견을 냈다가 100일 이상의 중징계를 받은 HMC
서적 건강을 훼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터괴롭힘의
계약직 과장 등 다양한 사례가 등장했다. 위의 사례 말
양태는 일을 너무 적게 주거나 너무 많이 주는 경우, 업
고도 최근까지 이어지는 유성기업의 민주노조 조합원에
무에서 배제하거나 본인 고유업무가 아닌 업무를 주는
대한 끈질긴 괴롭힘은 대표적인 일터괴롭힘으로 뽑히고
경우, 욕설이나 공개적 모욕을 하거나 신체적 위협을 하
있다. 이렇게 드러난 사례 말고도 은밀하고 끔직한 괴롭
는 경우, 동료로부터 고립시키거나 고립을 종용하는 경
힘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 성과경쟁중심의 심화, 구조조
우, 부당한 소문을 내는 경우, 공평한 기회를 박탈하는
정의 일상화, 고용불안, 생활불안, 반노조정책 등은 일
경우, 심리적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경우 등등 다양하게
터를 끔찍하게 만들고 있고, 일터의 내외부의 성원들은
나타나지만 이에 공통된 것은 권한과 권력의 남용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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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이자스민 의원은 고평법을 김기식 의원은 근로기준법 을 개정하여 이를 예방, 처벌하려 하였고, 심상정 의원 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병’을 업무상 재해로 명시하고 자 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법안은 19대 국회에서 의 결되지 못하였다. 20대 국회에 들어서는 이인영의원은 19대에 통과되지 못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다시 발의하였고, 산업안전법 에 있어 작업중지권을 고객에 의한 위험까지 확장하는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하였다. 비록 19대 국회에 제출된 발의 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되고, 현재 발의된 안 역 시 앞으로의 운명이 불확실하지만, 일터괴롭힘 혹은 직 장 내 괴롭힘이라는 용어가 회자되어진 기간이 그리 길 지 않다는 점에서 이 정도의 제도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 촐처_토리펀딩
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다만, 일터괴롭힘의 예방과 규 범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고용정책기본법, 근
제라는 것, 피해자의 존엄을 파괴한다는 것, 정신적, 신
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
체적, 정서적 건강이 훼손된다는 것, 대부분의 양태가
보상법 등등 전체 노동관련 법의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현재 법률로 예방하거나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률규정 및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일터괴롭힘은 특정 개인의 성품만의 문제가 아니며, 특
한편, 일터괴롭힘을 노동자 건강권의 차원에서 법률화하
정 기업만의 문제로 국한할 수 없다. 사회전체 구조의 문
고자 한다면 산업안전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산업안전보
제이며, 이윤절대 사회의 그늘인 것이다. 이로 인하여 노
건법 제5조에서 선언적으로 규정하는 ‘신체적 피로와 정
동자들은 인격침해로 인한 정신질환을 겪기도 하고 직접
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
적 신체침해를 당하기도 하고 급기야 자살에 이르기도
성’의 사업주의 책임을 행위규범인 제24조(보건의 조치)
한다. 노동자의 건강과 삶을 파괴하는 일터괴롭힘에 대
의 규정으로 명문화하여야 한다. 동시에 작업중지 및 거
한 제도적, 사회적 대책이 요구되는 것이다.
부의 권리에 있어 정신적 침해 역시 규정되어야 할 것이
이런 이유로 인하여 일터괴롭힘을 예방하고 처벌하기 위
고, 일터괴롭힘으로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훼손으로
한 법률안이 19대 국회부터 제출된 바가 있다. 근로기준
야기되는 질병에 대한 예방 및 관리 의무를 산업안전보
법에 ‘직장 내 괴롭힘’을 규정하여 이를 규율하는 방안
건기준에 관한규칙에 규정하여 사업주의 관련 질병의 예
이 한정애 의원이나 이인영 의원의 대표발의가 있었고,
방의무를 구체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자스민 의원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
계속되는 제기와 시도가 법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므로
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서 ‘성희롱’에 관한 규정을
향후 일터괴롭힘을 공론화하고 이를 더욱 더 사회화하
‘괴롭힘’으로 변경하여 일터괴롭힘을 예방 및 규제하여
는 노력을 통해 보다 유용하고 의미 있는 입법이 이루어
하였다. 고객 및 민원인에 대한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해
지기를 기대한다. 37
특집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노동자 건강권 과제
실 노동시간을 줄여라! 이혜은 노동시간센터
한국은 명실상부한 장시간 노동 국가이다. 2015년
간을 기존의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겠다는 내용
OECD 통계에서는 OECD에 새로 가입한 코스타리카와
이 포함된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1주간의 근로시
기존의 1위 노동시간 국가인 멕시코 덕분에 이제는 한국
간은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나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이 3위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연간 2,113시간이나 일하
의해’ 1주간에 12시간 한도 내에 연장근로를 할 수 있
고 있어 2014년 기준 1770시간인 OECD 평균에 비해 한
다. 마치 일주일의 최대 노동시간은 52시간인 것처럼 보
참이나 길다. 그렇다고 해서 역시 자연스럽게 진짜로 노
이나 휴일 근로는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괴한
동시간이 줄고 건강하고 행복한 노동을 하게 될 거라고
행정해석 덕택에 토, 일요일 각각 8시간을 근무할 경우
기대하는 노동자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
1주 최대 노동시간이 68시간에 달하게 되고 이 관행이
대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분명히 있다.
암묵적으로 묵인되어 왔다. 그런데 역시나 여기에 ‘단계
연장근로 한도의 제한
적 시행’이라는 조건을 붙였을 뿐 아니라 1주 8시간의 범 위 안에서 ‘근로자대표와의 합의’로 ‘특별연장근로’를 허 용하자고 한다. 그동안 애매하고 “1주일은 7일이 아닌 5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일” 이라는 민망한 해석에 기대어 장시간 근로를 강행시
에 의하면 “1주”를 휴일을 포함한 7일로 명시하여 휴일근
키던 것을 이젠 법으로 명시하여 보장받겠다는 것이다.
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도록 하여 1주간의 최대 노동시
38
근로시간 특례업종의 제한
특례 제외 업종
역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근로기준법 개
3. 도매 및 상품 중개업 / 4. 소매업 / 5. 금융업 /
정안 중 현행 근로시간 특례업종을 표준산업분류에 따 라 26개로 재분류하면서 이 중 10개 업종은 특례업종으 로 유지하고 16개 업종은 제외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현 행 근로기준법 중 노동시간과 관련되어 최고의 독소조 항이라고 볼 수 있는 <제59조>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는 다음과 같다. <제59조>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1. 보관 및 창고업 / 2. 자동차 부품 판매업
6. 보험 및 연금업 / 7. 금융 및 보험관련 서비스업 / 8. 우편업 9. 교육서비스업 / 10. 연구개발업 / 11. 시장조사 및 여론조사업 / 12. 광고업 / 13. 숙박업 / 14. 음식점 및 주점업 15. 건물, 산업설비 청소 및 방제서비스업 16. 미용, 옥탕 및 유사서비스업
가장 실망스러운 점은 운송업을 특례업종으로 유지한 안을 발의했다는 점이다. 노동자의 건강 뿐 아니라 국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에 대하여 사용자가
의 안전과도 직결되어 대부분의 나라에서 대중교통 운전
주(週) 12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로를 하게 하거나 제54조에
있는 것인지, 외면하는 것인지 답답하다. 사실 이정도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제53조제1항에 따른
자의 운전시간을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고
따른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
수준의 특례업종의 제한이 몇 년 전부터 노사정위원회의
1. 운수업, 물품 판매 및 보관업, 금융보험업
2. 영화 제작 및 흥행업, 통신업, 교육연구 및 조사 사업, 광고업 3. 의료 및 위생 사업, 접객업, 소각 및 청소업, 이용업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서 여기까지 끌어왔다고 하니 더 욱 한심하다. 운송업까지 특례업종에서 제외시키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4. 그 밖에 공중의 편의 또는 업무의 특성상 필요한 경우로서
단편적인 법 발의보다는 제대로 된 국정감시
이 ‘특례업종’에 해당되는 노동자는 약 4백만 명에 달할
현재에도 노동시간과 관련된 다양한 법 개정안들이 발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서 노동시간에 대한 근로기준법이
의되어 있다.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의 이찬열의원의
얼마나 유명무실한가를 보여줘 왔다.
대표발의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에서는 포괄임금제의 금
이번 개정안에서는 다음과 같이 특례 대상과 제외 업종
지 및 사용자에게 근로자 업무개시 및 종료시간 기록의
을 정리하였다.
무 부여하도록 하였고, 더불어민주당의 신경민의원은 근
특례 유지 업종
로시간 외의 시간에 전화, 문자, SNS 등을 이용하여 사
3. 항공운송업 / 4. 그 밖에 운송 관련 서비스업
에도 상당수의 의원들이 공휴일과 공직선거일의 유급휴
7. 전기통신업 / 8. 보건업
였다. 워낙에 의원발의가 난무하고 통과율은 저조한 씁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고시에 의하면 ‘사회복지사업’)
1. 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 / 2. 수상운송업 5. 영상ㆍ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 / 6. 방송업 9. 하수ㆍ폐수 및 분뇨처리업
* 그 밖에 공중의 편의 또는 업무의 특성상 필요한 경우로서 대 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생활의 자유 침해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였다. 그 외
일화, 공휴일 확대, 대체공휴일제도의 확대 등을 발의하
쓸한 상황에서 이런 의원발의들이 반갑지만은 않다. 무 엇보다 노동시간은 노동시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시 간 문제와 얽혀있는 저임금, 고용불안 문제를 같이 꿰뚫 어보고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39
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귀족노동자?의 실체 내원한 것이다. 혼자 오신 것이 아니고 노동조합 담 당자와 함께 오셨다. 진단이 비교적 명확해서 작업 공정상 어깨 부담 작업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확 인된다면 가능할 것 같았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김정수 회원 (사)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향남공감의원 원장
점은 이 분이 어느 한 공정에서만 일을 했던 것이 아니라 부서 내 20개쯤 되는 공정에서 번갈아가며 일을 했던지라 전체 공정을 다 뒤져야 한다는 것이 었다. 한두 달 뒤 이 분이 다시 병원을 찾아 왔다. 이번에 는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형님과 함께 오셨다. 일하 는 부서 내 전체 공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각 공정 에 어깨 부담 작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각 공정에 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일을 했는지 등에 대해 사진까 지 첨부해서 아주 자세히 정리를 해 오셨다. 함께 오
작년 9월에 개원한 우리 병원 인근에는 K자동차 공
신 분의 도움을 받아 정리하신 것이라고 했다. 정리
장이 있다. 이 공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해 오신 자료를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업무관련성 소견
일부 언론에서 종종 ‘귀족노동자’로 불리곤 한다.
서를 작성했고 올해 1월 산재 신청을 했다. 4월에 산
작년 말 한 노동자가 우리 병원을 찾았다. 이 공장
재 승인이 났고, 두 번의 연장 신청이 받아들여져서
에서 10여 년간 일한 30대 후반의 남성 노동자로,
8월 말쯤 종료 예정으로 현재 열심히 치료 중이다.
우측 어깨에 통증을 느껴 찾아간 병원에서 회전근
이 분과 함께 산재를 신청하고, 승인받고, 치료하
개 파열이라고 진단을 받고 산재 처리가 가능할지
는 과정에서 ‘귀족노동자’의 실체를 좀 더 정확히
- 업무관련성 소견서 발급이 가능할지 - 상담 차
알게 되었다. 병원에 처음 오셨을 때 이 분은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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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를 신청하더라도 승인되는 경우보다 불승인되 는 경우가 많고, 그런 경우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겪게 된다고 한다. 회사에 찍히고, 브로커에게 돈 뜯기고, 동료들에게 꾀병 환자로 낙인찍히고...... . 노동조합도 없는 영세 사업장 노동자 얘기가 아니 출처_금속노조 삼성서비스지회
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강성노조로 유명 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얘기다. 이들에게 ‘귀족’이라는 수식어가 과연 온당한 것인가? 일하
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조합원들이 일하다
다가 다치거나 아팠을 때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 무
가 다치거나 아팠을 때 필요하면 산재 처리를 적극
슨 특별한 권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기
지원해주는 노동조합과 산재에 대해 좀 아는 직장
본권인 이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
동료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산재 신청조차 하지 않았
에게 ‘귀족’이라니... 게다가 ‘귀족’이라고 불리는
을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산재 승인을 받았지만 처
노동자들의 처지가 이러한데, ‘평범한’ 노동자들의
음 진단 받았을 때부터 산재 승인까지 6개월이 걸렸
처지는 어떨까? 생각하면 그저 답답할 뿐이다.
으나 이 기간은 그나마 짧은 편이다. 나중에 전해들
이런 막막한 현실 속에서 이 분이 산재로 요양을 하
은 얘기인데, 같은 부서 내에 아픈 분들이 또 있는
면서 열심히 치료에 전념하며 건강해질 수 있었던
데 잘 몰라서 혹은 회사의 눈치가 보여 그냥 적당히
것은, 조합원들이 일하다가 다치거나 아팠을 때 필
개인적으로 치료받고 마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요하면 산재 처리를 적극 지원해주는 노동조합(단
한다. 산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산재를 신청하
결)과 산재에 대해 좀 아는 직장 동료(지지)와 우리
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헤
의 도움(연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
매다 보면 산재 승인을 미끼로 접근하는 각종 브로
서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
커에게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을 괄호 안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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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고 살려내자, 작업중지권
작업중지권 매뉴얼 전국 간담회 (1)
더 많은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을 허하라
경기지역 간담회 경기 지역 간담회는 두 번 진행했다. 한 차례는 금 속노조 경기지부 노안위 회의에 앞서 지부 소속 지 회 노안 활동가들과의 간담회로 진행됐다. 다양한 현장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작업중지권이 있기도, 없기도 한 우리 현장 이야기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한 지회에서는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이 전혀 알려지 지도 않고 사용되지도 않아 안타까웠던 사례를 들 었다. 작업자가 작업 도중 기계에 손가락을 다쳐, 피가 철철 났는데도, 조합원들이 전혀 몰랐다는 것 이다. 다행히 수술이나 입원, 긴 시간 휴업을 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작업중지도 되지 않고, 노동 조합에 사고를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곁의 몇 명을 제외하고는 같은 현장에서 일하던 노
당장멈춰 팀은 작업중지권을 현실화하기 위해 2014
동자들도 동료의 부상을 몰랐던 것이다. 뒤늦게 상
년부터 현장 활동가 인터뷰, 단체협약 연구, 작업중
황을 알게 된 뒤 조합에서는, 최소한 누군가 다친
지 투쟁 사례 사회화 등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어느
경우에는 작업을 멈추고, 사고를 전파하는 것이 필
일터, 어느 노동자에게나 꼭 필요한 작업중지권이지
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할 때는
만, 이전의 활용 경험이 있고 실제로 작업중지권 행
작업을 멈추자고 토론했다고 한다.
사를 두고 노·사간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금속 노동
노동조합의 대응도 중요하다는 얘기도 있었다. 한
자들과의 소통이 많았다. 그 동안의 활동의 성과
사업장에서는 작업 중 환기 시설에 문제가 발생한
를 모아 <금속노동자를 위한 작업중지권 이렇게 쓰
적이 있었다. 냄새가 심하게 났고, 도저히 일을 못
자 매뉴얼>을 준비했다. 매뉴얼을 정식으로 출간하
하겠다는 조합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회사에서
기 전, 1차로 완성된 내용을 가지고 권역별 간담회
는 내려와서 상황을 보고도 기계를 계속 가동할 것
를 진행 중이다. 매뉴얼과 작업중지권 관련 과제에
을 요구했다. 결국 대의원 한 명이 현장에서 조합원
대한 현장 활동가들의 의견을 담고, 토론의 결과물
들을 모두 나가도록 하고, 혼자 대걸레를 들고 현장
로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 첫 번째로 경기와
에 남아 기계 가동을 막았다. 결국 작업중지 상태
인천 지역 간담회 토론 내용을 싣는다.
에서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이후 회사는 이 대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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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징계했다. 그러나 당시 노동조합은 이런 사실을
오늘 작업 안 해’하는 식의 작업 중지나 거부가 일
조합원들에게 적극 알리고 분노를 모아내거나 투쟁
상적이기도 하다.
을 조직하지 못했다. 회사와의 협상으로 해당 대의
대신 이 때의 난점은, 이들 노동자들에게는 ‘작업중
원의 징계는 막아냈지만, 이 사업장에서 그 후 작업
지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
중지는 마치 조합이나 동료 노동자에게 폐를 끼치
이다. 금속 제조업 사업장 이외의 노동자들의 작업
는 일처럼 돼 버렸다.
중지권 실현을 위해서는 작업중지, 위험작업 거부
이렇게 서로 다른 조건이지만, 여러 지회에서 함께
라는 인식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고민이
해볼만한 활동이 몇 가지 제안됐다. 조합원이나 지
함께 진행돼야 한다.
회 간부 노동안전보건 교육에 작업중지권 내용 넣
이를 위해서도, 좀 더 친밀한 서비스 노동자들의 위
기, 각 지회의 단체협약 돌아보고 개정해서 산업안
험 작업을 선전에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
전보건법 26조보다 나은 단협 만들기 등을 함께 해
다는 제안도 있었다. 알바 노조의 패스트푸드 조합
보자는 토론으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원들과 함께, 최소한, 비나 눈이 와서 배달이 어려
알바 노동자, 건설 노동자에게도 필요하다
울 때는, 15분 배달제를 거부하는 등의 활동을 조 직해볼 수 있겠다. 초스피드로 햄버거를 만드는 것 이 얼마나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보여주기 위해, 햄
7월 5일에는 경기지역 다양한 활동가들과의 간담회
버거 만드는 전 과정을 영상으로 찍고 ‘위험한 햄버
를 따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금속노조 소속 사
거’를 사회적으로 알려내면서, 거부 투쟁을 조직하
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외에도 건설노조나 알바
자는 얘기도 나왔다.
노조 활동가, 반월시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
콜센터 노동자들의 전화 끊을 권리도 대표적인 작업
담 활동가, 사회변혁노동자당 활동가 등 다양한 영
중지권이다. 몇 년 전만해도 상담사가 먼저 전화를
역의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끊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원
활동가들의 요구 중 하나는 작업중지권이 ‘금속노
스트라이크 아웃제도’가 제도화되었다.
동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
하루 16시간 운전을 요구받는 운전 노동자가 적정
속 노동자를 위한 작업중지권 매뉴얼’이라는 책 제
노동시간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하는 것은 이루
목에서 ‘금속 노동자를 위한’이라는 말을 빼면 안
기 어려운 일처럼 보이지만, 이미 화물연대 노동자
되느냐는 제안을 했을 정도다.
들이 수년 전부터 이런 구호를 걸고 투쟁해왔다. 유
컨베이어 생산 시스템에서 잠깐 동안의 작업중지
럽과 북미 대부분의 운전 노동자들은 하루 9시간
도 생산 손실을 크게 가져와 사측과의 대립이 격화
이나 10시간 이상의 운전은 거부하고 있다. 다양한
될 수밖에 없는 금속 사업장에서는, 사업주 못지않
노동을 하는 여러 노동자들이, 아주 다양한 형태의
게 노동자들도 작업중지권 활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
노동 과정에서 자기 결정권을 주장하는 모습을 신
다. 그에 비해 건설이나 서비스 사업장에서는 노동
나게 상상해보는 시간이었다. ‘금속 노동자를 위한
자들이 오히려 위험 작업 거부를 덜 어렵게 행동에
작업중지권 매뉴얼’ 이후 당장멈춰 팀의 과제이기도
옮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건설 현장에서는,
하다.
선배 노동자들의 판단에 따라 ‘이런 식으로 나오면 43
인천지역 간담회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
인천지역 간담회는 7월 19일 금속노조 인천지역공
들은 단체협약을 통해, 혹은 그때 그때 현장에서의
동운영위원회와 인천지역 노동안전보건단체인 건강
힘겨루기를 통해 안전할 권리, 멈출 권리를 지켜갈
한 노동세상,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공동 주최
수 있지만, 미조직 노동자들은 그럴 수 있는 여지가
로 열었다. 금속노조 노안실, 금속 인천지부 소속
적기 때문에 법 개정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이다.
여러 지회 활동가들과 한국지엠지부 및 한국지엠비
그리고 이런 법 개정 과정에서 현재 나와 있는 근로
정규직지회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건강한노동세상
감독관의 지침 내용이 잘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는
과 이주인권센터도 함께 참여했다.
의견을 제시했다. 매뉴얼에는 근로감독관의 유해위
노동조합 없는 곳에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다. 노동조합도 있고, 고용도 보장된 조직 노동자
험작업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작업중지 명령』업무처 리 지침 중 작업중지 대상작업 선정기준이 실려 있 다. 그 중에는 추락･붕괴･충돌･전도재해를 위한 안
토론 과정에서 비정규직이나 노동조합 없는 곳의 노
전조치를 하지 않은 작업, 안전조치가 안된 화학설
동자들에게 도움 될 내용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
비 등으로 인해 주변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
는 지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위험한 상황이라 생
화재･폭발･유독물 누출 등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각돼서 작업을 중지했는데 회사에서 제대로 반응하
있는 경우, 감전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전기설비 또
지 않는 경우 이후 법적인 투쟁 등의 대응을 어떻게
는 전기취급작업 등 최근에 발생한 대형 산재를 저
할 수 있는지 등의 지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절로 떠올리게 할 만한 내용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
안전문제로 작업을 중지했을 때 불이익을 받으면 안
다. 뿐만 아니라 작업환경 개선시설 미설치 또는 개
되는데, 이 불이익이라는 게 어떤 형태로 나타날 수
인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화학물질의 허용･노출기
있는지, 어떤 처우를 받으면 안 되는 거고, 만일 불
준 초과 작업, 산안법령에서 정하는 유해화학물질
이익한 처우가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하면 되는지 등
에 대한 관리기준을 미준수한 경우도 포함된다.
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되거나 보고 배울만한 사
올해 초 핸드폰 제조 하청 업체에서 발생했던 메탄
례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주인권센터
올 중독으로 인한 실명 사고도 모두 여기에 해당한
활동가의 지적이었는데,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잘 모
다.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멈추고 항의할 수 있었
르는 해외에 있다는 점 자체, 또 사업장 변경이 제
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각각의 사업장을 근로
한되는 등 불리한 사정이 내국인 노동자보다 더 많
감독관이 항상 살피고 감독할 수 없다면, 노동자들
아 작업중지권 사용을 두려워할 수 있겠다는 우려
이 스스로 위험을 발견하고, 위험하다고 느끼면 멈
였다.
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실제 사고를 막는 데 얼마
근로감독관의 작업중지, 노동자도 멈출 수 있도록 건강한 노동세상 전지인 활동가는 이렇게 작업중지 권을 쓰기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서도 44
나 큰 힘이 될 수 있을지 보여주는 사례다. 최소한 근로감독관이 작업중지를 시킬 수 있는 범위는 노동 자가 작업을 중지했을 때 모두 보호할 수 있어야 제 대로 된 작업중지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 때 대피시키지 않는 사업주를 고발하자
현재의 법이 한계가 많지만, 그래도 이를 활용하는
노동조합에서는, 위험상황이라고 생각되면 누구든
행동이 제안되기도 했다. 작업중지를 제 때 시키지
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조합원이든 비조합원
않는 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위반으로 고발
이든 연락할 수 있는 노동조합 내 핫라인 설치하고
하는 활동을 통해서도, 거꾸로 작업중지권의 중요
그 핫라인 담당자는 단체협약으로 보호하는 활동
성을 알리고 사업주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지 않
도 할 수 있겠다.
겠느냐는 것이다.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남동공단 지역에서 발생한
지역에 있는 H 사업장의 경우, 작업장 안에서 화재
위험 상황, 작업 중지가 필요할 것 같은 상황에 대
가 났는데도, 한쪽에서는 일을 계속 시킨 사례가
해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지역 차원에서 만드는
있었다고 한다. 한 쪽에서는 조합원들이 소화기를
것도 해봄직한 일일 것 같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노
들고 진화하는데도, 대피를 시키기는커녕 작업을
동부의 위험상황 신고전화인데, 근로감독관들이 제
지속하라는 독려를 했다고 한다. 노동자들이 찍은
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워낙 높다. 지역의
동영상에 이런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했다.
노동조합 상급단체나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활동
이런 경우, 이 정신 나간 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단위에서 먼저 ‘위험상황 핫라인’을 만들어 운영하
26조 위반으로 고발할 수 있지 않을까? 26조 1항
고, 여기서 노동부 위험상황 신고전화를 활용해서
(위험 상황에서 노동자를 대피시킬 의무)을 위반한
함께 대응할 수 있다면, 위험상황 신고전화를 조금
사업주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금에 처해진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벌칙 중 두 번
단위 사업장 노동조합에서는 일상적으로 사고나 위
째로 강한 벌칙이다.
험에 대해 기록을 잘 남기는 것도 중요한 활동으로
노동조합이 직접 할 수 있는 행동을!
제안됐다. 일상적인 위험이나 사고, 아차사고에 대 해 매일 일지를 적어두는 것은 작업 중지의 불가피 성과 합리성에 대한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
매뉴얼과 함께 활동가나 노동조합이 직접 할 수 있
다. 직업 중지를 한 경우에도, 사고 순간부터 사측
는 '행동' 사례를 제안하는 운동이 함께 되면 좋겠
의 최초 반응, 이후 대응, 노·사간 협의 과정과 결과
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업장에 있는 산업안전보건
등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잘 남기면, 이 역시 작업
법이나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위반 상황에 작
중지 과정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업중지권 스티커 붙이기를 제안하면서, 스티커를 전
것이다.
국적으로 배포하는 활동은 어떨까? 개별 사업장 45
시간의 재발견_ 노동시간 에세이
노동자가 아닌 노동자들, 그들의 노동시간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노동시간센터
대학 연구실의 조교, 병원의 인턴과 레지던트, 기업
에서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한
의 인턴사원.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국의 장시간 노동은 자영업자의 낮은 소득과 분리
바로 직업을 얻기 위해 수련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해서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라는 점이다. 대학이나 기업의 훈련과정에서 일정
법적으로 노동시간 규제를 받지 않는 소위 ‘특례업
기간 실무 경험을 쌓고 더 높은 수준의 직업적 역량
종’의 노동자들도 있다. <근로기준법> 제 59조에는
을 갖추기 위해 현장에서 일하며 배우는 사람들이
‘운수, 물품 판매 및 보관, 금융보험, 영화, 통신,
다. 이들은 대개 20대부터 3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
교육 및 조사연구, 광고, 의료 및 위생, 접객, 소각
이고 연구원이나 교수, 의사나 기업의 사원이 되리
및 청소, 이용’ 등의 업종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와
라는 희망을 품고 ‘노동’과 ‘배움’ 사이에서 분투하
서면합의를 한 경우 근로시간 규제의 대상이 되지
고 있다.
않으며 ‘그밖에 공중의 편의 또는 업무의 특성상 필
보통 ‘장시간 노동’이라고 하면 생산직 노동자를 연
요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도 여기에 포
상하기 쉽지만, 그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함된다. 얼핏 보아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 제
노동시간 조사 자체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도
공 업무와 주요 전문적 업무들이 노동시간 규제에서
의문이지만, 장시간 노동은 특정 산업이나 직업에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정되지 않는다. 통계적으로 노동시간이 가장 긴
그러나 자영업자든 특례업종 노동자든 하루 24시
집단은 ‘자영업자’이다. 영세사업장의 자영업자들
간을 일터에서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장시간 노동
은 노동시간의 규제를 받지 않아 낮은 수익구조 속
체제라고 해도 먹고 자고 쉬고 이동하는 일상 활동
46
출처_ JTBC 뉴스 갈무리
에 필요한 기본 시간은 주어지기 마련이다. 현대 사
는 지금까지 대학의 어떤 연구실에서 노동시간 규정
회는 노예제나 봉건제가 아니라 ‘자유로운’ 임금노
이 엄격하게 준수되고 시간을 넘겨 일할 때는 조교
동자들의 사회이며 개인은 노동자이자 동시에 시민
의 동의를 얻으며 초과근무 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으로서 그의 고용주와 동등한 시민권을 갖기 때문
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다.
이다. 그러나 2016년 8월 지금 여기, 하루 6시간
필자의 과문한 탓과, 조교를 노동자이기보다는 학
수면도 없이 일을 해야 하는 이들도 있다. 바로 수
생으로 생각하는 교수들의 입장, 대학의 형식적 관
련노동자들이다.
리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조교들의 노동시
대한민국의 법과 각급 기관의 인사규칙, 심지어 이
간이 대학사회의 중요한 '노동문제‘로 제기되고 있
들이 작성한 고용계약서에도 있지만, 정작 현실에
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더 이상 참을 수
서는 없는 것. 그것들 중 하나가 수련생의 노동시
없게 된 그들이 스스로 조직화해서 문제를 제기하
간 규제다. 정부는 2014년 10월 <대학원생 권리장
고 있지만, 여전히 ‘조교 노동자’조교로 일하는 대학원생들을
전>(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을 발표하고 대학원생
‘연구 노동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조교 업무에는 연구 지원뿐만 아니라, 교육
이 조교로 일할 경우 근로시간과 근로내용, 임금기
과 행정 업무를 전담하는 경우도 있어 이 글에서는 ‘조교 노동자’로 부르기로 한다.
준의 정보를 제공하고 준수할 것을 명시했지만, 이
는 노동자이기보단 학생이며 교수의 제자이다. 따
규정이 대학에서 얼마나 지켜지는지는 알 수 없다.
라서 이들 수련생들에게는 ‘노사관계’보다 ‘사제관
어떤 효과적인 처벌 규정도, 현실 점검을 위한 후
계’가 더 우선한다. 대학병원 인턴의 경우 그들의
속 절차도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
관리 책임을 맡은 부서는 고용노동부가 아니라 교 47
육부라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일을 시키기보다
상황에서 자신의 연구를 시작하는 것은 거의 불가
가르치는 데 목적을 두고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능했다. 이제 P는 왜 자신이 대학 입시를 두 번이나
힘들게 프로젝트를 따와 연구실을 운영하는 교수들
치르며 대학원까지 왔는지, 대학원에서 자신이 원래
이 더 많겠지만, 대학사회의 조교나 수련의들을 바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잘
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사제관계’가 앞서기 쉽다.
기억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 수련생들이 처한 현실은 법적 테두리를
K는 의류디자인을 전공하고 4학년이 되던 해 의류
넘어 도덕과 인습의 경계에까지 걸쳐 있다. 따라서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했다. 디자인 팀에서 인턴사
문제를 드러내기도 해결하기도 어려워, 많은 경우
원으로 ‘월화수목금금금’ 밤낮없이 일하던 그녀
수련생들은 스스로 감내하는 상황에 있다.
는 월급날 누구에게 말하기조차 부끄러울 만큼 적
P는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박사과정
은 급여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몇 달을 일
생이다. 대학 입학 후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한 후 다른 회사에 들어갔지만, 역시 인턴은 시키
몰라 방황했던 그는 컴퓨터를 전공하기로 결심한
는 대로 일하고 주는 대로 받아야 하는 존재였다.
후 대학 입시를 다시 치러 컴퓨터 학과를 졸업했다.
그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일을 ‘배우는’ 수습생이었
선배의 소개로 컴퓨터 전공 교수의 연구실에서 대
기 때문이다. 졸업 후 K는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했
학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실리콘 밸리의 입성을 꿈
다. 혼자서 작은 작업실을 얻어 옷을 만들고 인터넷
꾸며 프로젝트에 열심히 참여했다. 그러나 3년이 지
에서 판다. 여전히 그녀는 일요일에도 가끔씩 일을
난 지금 연구실 조교 생활을 계속할지 아니면 그만
하지만, 불만은 없다. 그 댓가가 자신에게 돌아온다
둘지 고민하고 있다. 일주일 내내 주말도 없이 연구
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에서 하루를 보내고 가끔 밤을 새워야 하는 생활
Y는 대학병원 소아과 병동에서 근무하는 레지던트
에서 몸과 마음이 지쳐버렸다. 지도교수의 프로젝
1년차 의사다. 대학 재학 시절을 늘 수석 장학금을
트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받을 만큼 명민하고 성실했던 그는 인턴과정을 거 치며 자신이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다는 사 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소아과를 선택하고 악명 높 은 ‘레지던트 1년차’를 시작한 후 그는 혼란에 빠졌 다. 24시간, 48시간, 심지어 72시간 동안 깊이 잠 을 자지도, 편히 음식을 먹기도 어려울 정도로 바쁜 일과에서 자신의 체력이 점점 소진되어 갔고, 진료 중에 잠시 의식을 잃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잘못 하면 어린 환자의 치료를 그르칠 수도 있겠다는 두 려움에 빠진 그는 병원을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다. 곧장 군대에 끌려가야 하지만, 군의관에게는 잠 잘 시간은 주어질 거라고 생각하면 그리 나쁜 선택은
출처_ SBS 카드뉴스 갈무리 48
아닐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P, K, Y는 모두 고용계약을 맺고 일하고 급여를 받
는 노동자이지만, 노동자만은 아니다. 수련과정에
것인지. 소수이나마 장밋빛 미래를 움켜쥔 이들이
있는 사람들이므로 피교육생(수련생)이기도 하며,
40대가 되면 청년들에게 또 얼마나 ‘헝그리 정신’을
교육기관이나 교수, 상사의 지시를 따라야 할 의무
강요할 것인지. 우리는 20대들의 땀과 눈물을 팔아
가 있다. 또 교수와 상사의 평가에 따라 채용이 결
얼마나 더 우리의 탐욕을 채워갈 것인지.
정되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다. 일반 노동
2014년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가 발표한
자들처럼 평가가 나쁘면 다른 직장으로 이동해서
<대학원생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원생들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교수와 상사의 인정
이 조교업무를 수행하는 데 가장 어려웠던 경험이
을 얻지 못하면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기 위한 기본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학업 및 연구시간의 감소’
조건, 자격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다. 20대 초반부
가 59%(183명)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조교
터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이상 준비해 온 길을 수
업무로 인해 자신의 학업에 사용할 시간이 부족하
련기간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한다면 ‘낙오
다는 것이다. 병원의 인턴이나 레지던트 역시 같을
자’로 낙인찍히기 쉽다. 또 다른 길을 가기에는 너
것이다. 환자 진료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면 의
무 늦었다는 두려움으로 대부분의 수련생들은 무제
사로서 자기 공부를 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
한적인 노동시간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다. 이런 환경 속에서 그들의 연구 성과나 진료 행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 무거운 스트레스로 몸
위가 얼마나 높은 질을 지닐 수 있을지, 그들이 제
과 마음이 피폐해진 이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대로 성장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시선은 어떤 것인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한 가지 소식이 들려왔다. 보건복지부가 레지던트의 연속근무 시 10시간의 휴
“우리 때는 더 했는데, 그걸 무슨 고생이라고 하
식시간을 보장하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
냐? 요즘 애들은 ‘헝그리 정신’이 없다.”
에 관한 규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한 것이다. 이제 내년부터는 Y와 같은 불행한 사례가
필자가 만난 주류사회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생
더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그 기대가 긍정보다는
각은 이런 것이었다. 1960년대 개발 시대도 아닌
부정 쪽으로 기우는 것은 필자의 지나친 기우일지
21세기에 웬 ‘헝그리 정신’인가? 그런데, 아이러니
모르지만, 법이 만들어졌으니 반드시 그 효과를 거
하게도 우리의 수련생들은 매우 ‘헝그리(hungry)하
둘 수 있기 바란다. 이제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실적
다’. 배가 고프고 잠이 고프고 따뜻한 격려가 고프
경쟁이라는 목표를 위해 젊은이들의 눈물을 외면하
고 생활을 꾸려가기 위한 임금이 고프다. 노동자에
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대한 존중이 고프고 노동자의 인권이 고프다. ‘헝 그리’하지만, ‘헝그리하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 노동현장의 정치적 권리가 이들에게는 주어지지 않 기 때문에 고달픈 몸과 마음을 간신히 지탱하며 미 소를 짓는다. 괜찮다고. 견딜만하다고. 필자는 두렵다. 이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간신히 버텨낸 이들에게 정말 ‘장밋빛 미래’가 있을 49
문화읽기
현실은 영화보다 막 간다
송윤희 회원, 영화감독
문화읽기 코너지만 전반적인 사회 현상을 수박 겉핥
째라는 심정인지, 아니면 고령화 사회에서 70대 이
듯이 읽어 보자. 현실은 영화보다 막 나간다. 그래
상의 티켓 파워를 과신해서인지 개봉을 망설이지
서 난 이 막장 현실을 영화로 비유해보고자 한다.
않았다. 70년을 살지 않은 사람은 이 영화를 보지
두둥! 전 국민을 깜짝 놀라게 한 영화 <현실은 현
말라. 막강한 영상물등급 판결에도 이 전대미문의
실이다>!<영화는 영화다> <배우는 배우다>의 제
영화는 이미 관객 150만을 돌파, 장기 상영에 들어
목 패러디로 기획되어 대중의 관심을 한껏 받았던
갔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50대와 60대까지도
2016년의 기대작! 영화사 <대한민국>이 제작했지
나이를 속여 가며 관람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만, 유럽과 미국은 물론 선정성과 아이템의 야만성
그렇다면 대체 이 영화의 무엇이 대중을 끌어 당겼
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악명 높은 제작
을까? 놀라지 말라. 영화 <현실>엔 무려 200명이
사 <IS>도 공동 제작으로 타이틀에 올랐다.
넘는 인명이 살해된다. 이것도 그나마 촬영 본에
영화 <현실은 현실이다> (이하 현실)는 영상물등급
1,000명이 넘은 것을 편집 본에서 추려서 200명으
위원회에서 전례 없는 등급을 받았다. 바로 19금을
로 준 것이라 한다. 그 중 관객의 뇌리에 제대로 인
넘어 70금을 받은 것! 대체 무슨 내용을 담았기에
상을 준 첫 번째 칼부림 에피소드는 대한민국의 강
전 국민의 90%는 아예 보지도 말라는 등급을 때
남역에서 일어난다. 유명 스타 대신 대략 20명이
린 것일까? 이 상황에서 개봉을 한다 해도 손익분
넘는 앙상블 등장인물의 맹활약으로 돌아가는 영
기점을 넘기지 못 할 판국이었음에도 제작사는 배
화. 그 첫 장면에서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한 남성
50
출처_ JTBC 뉴스 갈무리
이 너무나 평범한 또 다른 여성을 무자비하게 칼로
압력과 협박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난도질해 살해를 하고 만다. 평론가들은 이 장면을
영화 중반부에 가서는 작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
두고 그간 우리 사회에 내재되어 온 여성 비하와 혐
군 영화 <내부자들>의 표절 논란을 일으킨 장면들
오를 담았지만, 그 방식이 너무 직설적이었다며 치
이 나온다. 감독은 그저 오마주일 뿐, 그리고 삶을
기어린 감독의 연출에 혹평을 가했다. 그러나 오히
살아가면서 느끼는 진실에 대한 통찰 과정에서 결
려 이 장면에 대해 영화 안팎에서 관객의 즉석 토
국 만나게 되는 인간의 공통적 사유의 결과일 뿐이
론과 공방이 이어지면서 “인간”을 질문하는 영화
라고 해명했지만 너무 심하게 판박이인 장면에 많
매체로서 최고의 정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또 다른
은 혹평이 잇따랐다.
평론가들의 평이 잇따랐다.
<내부자들>에서 일부 정계 및 고위 사회 인사들이
이에 일부 국수주의적인 인물들은 2015년 깐느에
단체로 나체로 나와 술을 마시며 여성의 접대를 받
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유대인 대학살을 소재로 한
는 장면을 영화 <현실>에서는 한 유명 대기업 인사
영화 <사울의 아들>은 영화 <현실>의 첫 장면만큼
가 자택으로 직접 여성들을 불러 접대 받으며 용돈
은 인간의 잔인성을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했다며,
을 건네주는 장면으로 치환시켰다. 또한, 전자 영화
50년 넘게 우려먹은 아우슈비츠를 흉내만 낸 것뿐
에서 출세욕에 눈이 먼 검사 대신에 물욕에 눈이 먼
이라고 폄하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아우슈비츠라
검사장을 주요 인물로 배치, 학연으로 똘똘 뭉친 내
는 거대 스케일로 묘사하지 않더라도 인간에 내재
부 서클을 통해 기업 내부 정보를 얻어 주식으로 한
된 잔인함과 남 탓 습성, 혹은 죄의 전가 습성은 강
순간에 떼 부자가 되는 에피소드를 넣었다.
남역의 단 두 인물만으로도 충분히 묘사가 된다는
그뿐만 아니라 민정수석까지 똑같이 조연급 등장
지적인 것이다.
인물로 나와 그 권력욕과 물욕을 그대로 베껴서 재
살인 사건은 제작사 <IS>의 강력한 입김으로 여러
현해내고 말았다. 가장 심했던 건 대사까지 패러
테러 에피소드로 나오기도 한다. 프랑스, 영국, 미
디 한 것. “대중은 개돼지”란 표현을 그대로 갖다
국, 동남아 전역에 올 로케로 촬영된 테러 장면들
베껴 쓴 것에 대해서는 비판과 조롱까지 잇따랐다.
은 몽타주로 이어지며 완벽한 무음으로 보이다가
그러나 감독은 표절에 대한 반성은커녕, <현실은
급기야 흑백에서 페이드아웃으로 끝나는데, 감독
현실이다> 2탄에서는 더한 검찰과 대기업 총수들의
은 이 장면의 연출에 있어 성경의 레위기와 요한계
모습을 선보일 거라고 당차게 말한 바 있다. 지금
시록을 참고하여 절제를 시도했다고 한다. (기획과
도 절찬 상영 중인 영화 <현실>. 과연 70세 금 판정
제작 과정에서의 종교적 성향차로 현장에 <IS>의
으로도 200만을 돌파할까. 귀추가 주목된다. 51
발칙×건강한 책방
고통에는 이름이 필요하다 <<일터괴롭힘, 사냥감이 된 사람들>>, 류은숙·서선영·이종희 지음, 코난북스, 2016
유기훈 후원회원, 보건의료학생 매듭
일터에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우리는 위로 아닌 위
가 겪는 고통의 방향이 ‘내면’을 향하도록 강제한
로를 건네고는 한다.
다. 일터에서의 고통은 개인 혹은 가족이 감내하고 극복해야 한다는 전제 속에서, 노동자 개인의 고통
“돈벌어먹는 게 다 그렇지 뭐.”
은 설사 그것이 체계적인 ‘괴롭힘’일지라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된다.
이처럼 일터에서 벌어지는 괴롭힘과 그 피해는 ‘돈 벌기 힘들다’는 이름 속에서 늘 정당화되어 왔다. 일터는 ‘원래부터’ ‘고통의 장소’이며, 그 것을 감내
“먹고 살자고 어쩔 수 없지 않기”
2016년 6월 23일, 청년
허브 주최 책 간담회 제목에서 차용
하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 즘처럼 취업하기도,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든
『일터괴롭힘, 사냥감이 된 사람들』의 저자들은 이
세상에 일터에서의 고통은 ‘배부른 소리’ 취급을
러한 일터 속 괴롭힘과 고통의 문제가 “결코 사소하
받기 일쑤다.
지 않으며,”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넘어갈 문제도
게다가 ‘아빠, 힘내세요!’, ‘알파걸/우먼’, ‘진짜
아니라고 말한다. 폭언, 따돌림, 실적 강요, 배제,
어른’, ‘존버(존나게 버텨라)’ 등의 수사들은 우리
꺾기 등의 일터에서의 괴롭힘은 인간의 존엄성을 침
52
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이며, 무조건 참
괴롭힘에 많이 노출된다는 것은 일터괴롭힘이 ‘개인
고 감내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의 문제’가 아님을 시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통을 지칭할 수 있는 이름으로 ‘일
한편, 일터괴롭힘이 ‘정당한 업무지시’라는 이름
터 괴롭힘(Workplace Harassment)'라는 용어를
하에 노동탄압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KT사태를 계기로 2014년부터 자주 쓰이게 된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단어가
는 사실은 또 하나의 큰 문제이다. 노조에 가입했
제안
있지만, 저자들은 이 단어가 동료나 상사 이외에 고객으로부터의 괴롭힘이나 사무실
다는 이유로, 성과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육아휴직
이외/업무 시간 이외의 괴롭힘을 포괄하기 힘들다는 점에 천착하여 ‘일터괴롭힘’이라
을 썼다는 이유로 “책상 하나 있는 사무실에 덩그러
는 단어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한편 KT는 2014년 4월 역대 최대 규모인 8300여
나 앉혀놓고 아무런 업무도 주지 않거나,” “일은 안
명의 노동자들을 강압적인 명예퇴직을 통하여 구조조정하면서, 명예퇴직 신청 거부
주고 하루 종일 풀 뽑기만 시키”며 모멸감으로 퇴사
자들을 CFT(Cross Function Team)라는 신설조직에 배치시킨 후 불합리적 업무를
하도록 압박하는 행위는 ‘정당한 업무권 행사’라는
지시하는 등의 구조적 괴롭힘을 행하여 논란이 되었다.)
명목 하에 처벌에서 빗겨나간다.
한다. 개인의 ’사
소한‘ 고통들을 ‘일터 괴롭힘’이라는 이름으로 포착 하는 순간, “어쩔 수 없었던” 아픔들이 실은 “어쩔 수 없지 않은 것”임이 드러난다.
고통에는 이름이 필요하다
- ‘일터괴롭힘’의 개념화를 위해
권력에서 괴롭힘으로
“병을 앓아도 대놓고 앓을 수 있는 병이 있고, 쉬쉬
그렇다면 일터괴롭힘이 다른 따돌림 문제와 두드러
기 때문이다. 괴롭힘 피해자가 그렇다. 괴롭힘을 당
지게 다른 점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권력관계에 따
했다고 말하면 왠지 자기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고
른 괴롭힘이 ‘업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다는 점을
초라하게 느껴진다.”(p.63)
하며 끙끙대야 하는 병이 있다. 사회적 편견이 두렵
지적한다. 직장 상사가 ‘아랫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생산성 향상’,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될 때,
90년대 초 ‘성희롱’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이전, 수
권력은 폭력을 ‘통과의례’로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많은 피해자들의 고통은 개인의 문제이자 부끄러움 으로 치부되었다. 이처럼 자신의 고통이 ‘문제’이자
“조장은 파견직 P의 뒤에 서서 물량을 몇 개나 빼는
‘권리 침해’로 인식되지 않는 사회 속에서 괴롭힘의
지 시계로 재며 내내 소리쳤다. ‘너 아니여도 일할
피해자는 스스로의 자존감만을 깎아나갈 뿐이다.
사람 많아.’ ‘일도 못하는데 앉아서 하냐? 그렇게
저자들은 일터에서 겪는 ‘개인적 아픔들’에 이름을
일하고도 밥이 넘어가?’”(p.98)
붙임으로써 그 아픔이 실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자 구조적인 ‘문제’임을 지적하는 것이 이 책의 의의라
책에 소개된 파견직 P의 사례처럼 일터 내 괴롭힘의
말한다. 일터에서의 고통이 당연하지도, 사소하도
화살은 직위가 낮은 사람, 그 중에도 사회적 권력관
않은 ‘인권의 문제’임이 공유되는, 피해자들이 자신
계가 낮은 사람에게 더욱 집중된다. 남성보다는 여
이 ‘피해자’임을 자각하는 그 날을 향한 첫 선언으
성이, 자국출신보다 외국인이, 정규직보다는 비정
로서 『일터괴롭힘-사냥감이 된 사람들』을 펼쳐보면
규직이, 교육수준이 높은 직종보다 낮은 직종이 더
어떨까 한다. 53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인천국제공항 노동자의 86%가 간접고용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유상철 노무사(노무법인 필)
지난 7월 19일 새벽 인천 지역에서 남성 2명이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행인들에게 비비탄을 발사해 여러 명이 다쳤다는 뉴스를 접했다. 총기와 흡사한 비비탄의 위험 성을 알리는 보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후반부 뉴스 앵커는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 는 23살 동갑내기 친구로, 한 명은 회사원, 나머지 한 명은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요 원이었습니다”라는 것이다. 굳이 피의자 1명은 회사원이라고 보도하면서 다른 한 명 에 대해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요원’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일까? 의구심과 불편함 이 몰려왔다. 과연 다른 언론사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로 노사분쟁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 공운수노조 산하 상당수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며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정 부는 공공기관 노동자의 도덕적 해이, 업무능력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성과연봉제 도입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인천공항’에 서 그것도 ‘특수경비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이 어처구니없는 범죄를 저질렀으니 국민 을 상대로 정부의 입장을 항변하기 위한 미끼를 던지는데 한 몫을 할 것이라는 판단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나만의 추정이기는 하지만 이런 의도로 보도 할 생각이라면 인천국제공항 고용형태의 특성에 대해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마치 피의자가 인천공항 소속 노동자처럼 보도하였지만, 민간 용역업체에 소속되었다 는 사실을 과연 알고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마도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노동 자들 중 이 소식을 접한 수많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언짢은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에 개항하였고,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을 운영하기 위해서 1999년 인천공항공사 공기업을 설립하였다. 개항 초기부터 인천공항공사의 인력운 54
영 방식은 아웃소싱(위탁･용역)에 초점을 맞추었다. 인천공항공사에서 근무하는 정규직은 업무 분야별 중간관리자 역할을 담당하고, 공항운영, 환경미화, 시설/시스템유지보수, 보 안검색, 소방대, 세관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용역업체에 위탁하는 방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 전체 인력 7,543명 중 인천공항공사 소속 정규직 1,053명을 제외한 6,490명은 모두 용역업체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들이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노 동자들은 7~8년 이상 같은 장소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용역계약 시기에 따라 업체가 변경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새로이 입사하는 방식을 취하 다 보니 소속 업체에서 근속수당이나 연차휴가의 가산은 꿈도 꾸기 어렵다. 외주화를 통한 운영방식은 이제 공공부문까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수 익성 중심의 경영구조를 강요하면서 공익성을 방기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것이 외 주 화를 통한 인력운영의 문제이다. 과거 건설업에 통용되었던 ‘원청-하청’, ‘발주자-하도 급’ 방식의 운영구조는 제조업뿐 아니라 공공부문 등 모든 산업에 걸쳐 뿌리 깊이 자리 잡 고 있다. 또한, 불필요한 관리비용의 낭비와 중간착취라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 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고려하지 않고 간접고용을 통한 비정규직 인력만 확산하는 인 력구조를 정부는 선호하고 있다. 자본과 경영 측의 요구이기 때문이다. 진짜 사장은 1명인 데 분야별 용역업체에 따라 사장이 달라지고 유사업종에서도 어떤 사장을 만나는지에 따 라 노동조건이 달라지는 현실이다. 특히 공공부문의 경우 진짜 사장의 진짜 결정은 정부 가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게다가 2017년 인천국제공항은 제2터미널 개항을 앞두고 있다. 국민들이 마음 편히 인천 국제공항을 이용하기 위해서 인천공항 곳곳을 누비며 일하는 노동자들의 처우와 고용형태 개선이 급선무라고 판단하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세계허브공항이라고 자평할 것이 아 니라 일하는 모두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정규직화를 통한 인력운영에 대해 진짜 사 장과 진짜 결정권을 가진 정부는 결단해야 한다. 55
이러쿵저러쿵
나는 왜 큰일에만 분노하는가 김보성 회원
며칠 전 일터에서 <이러쿵 저러쿵>에 실을 근황 원고를 써달라면 연락해왔을 때, 별 생각 없이 ‘예, 쓰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근황’이라니, 내성적이고 부끄럼 많은(!) 나로선 이건 책을 쓰는 것만큼이나 부담스럽다. (솔직히 그것보단 덜 부담스러운 것 같긴 하다.) 그렇지만 ‘A4 한 쪽 반’이라는 분량에 홀려 ‘예’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덕분에 내 일상과 뇌구조를 새삼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생각했지만 막 상 끄집어 낸 적 없는 얘기를 해볼까 한다. 서른이 되던 해 직업적 활동가로서의 길을 정리하고 새로운 선택을 하면서, 많은 변 화를 경험했다. 어떻게 보면, 그건 비교적 동질적인 무리에서 나와 조금은 더 이질적 인 무리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대학원에 진학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고등학교, 대학교 이후로 보지 못한 친구들과도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때 ‘그녀’와도 다시 연락이 닿았다. 그녀는 선생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룸메이트의 말을 빌리자면, 근무하는 학교에서 주변 사람들이 혀를 내 두르는 유명한 ‘싸움닭’이 되어 있었다. 이른바 ‘관습’이라는 명목으로 행해져왔던 부 조리한 구태, 윗사람의 부당한 지시와 권위적 행태, ‘부탁’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오는 선배 동료의 은근한 압력, 그리고 신참 미혼 여선생을 향한 가부장적인 시선, 아이들 에 대한 온당치 못한 대우 가운데, 그녀가 그냥 봐 넘기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얌전하고 말이 없던 그녀가 직장에서 벌인 크고 작은 ‘소동들’에 대한 이야기를 룸메 이트에게 전해 들으며, 그녀가 얼마나 멋진가 생각했다. 책상을 맞대고 아침부터 저 녁까지 함께 근무하는 ‘옆 반 담임’, ‘학년 주임’, 교장과 교장의 잘못을 지적하고 문 제 삼는 것은, 정권을 욕하고 제도를 비판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몸 담고 밥 벌어 먹고 있는 ‘직장’에서 ‘싸움닭’이 되는 것은, 어쩌면 사회에서 ‘투사’가 되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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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 때 나는 새로운 조직과 환경, 사람들에 적응하려고 고군분투 하고 있었다. 나는 온순하고 복종적이며 관망자적인 인간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몇 년차’가 되자 겨우 조금 여유가 생겼다. 때때로 ‘아줌마스러움’을 내세워 넉살을 떨며 하고픈 말을 흘리거나, 이건 아니지 어쩌고 하며 혼잣말처럼 구시렁댈 수 있는 수준으로 놀랍게 ‘진화’했다. 그녀를 다시 만난 즈음부터 머릿속에 질문 하나를 품고 산다. 나는 왜 큰일에만 분노 하는가. 세월호 분향소에 찾아가 울며 헌화하고, 퇴근길에 만난 시위대의 행렬엔 함 께 하고, 우리 사회의 노동 문제에 대해선 온갖 잡글을 써대면서, 왜 내가 몸담고 밥 벌어 먹고 있는 곳에선 정작 싸움닭은커녕 병아리도 되질 못하나. 서른에 다시 만난 그녀와 같은 사람을 최근에 한 명 더 알게 됐다.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의 저자인 309동 1201호가 바로 그이다. (다른 곳에서 실명을 밝혔지만, 여 기서는 책의 저자명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자.) 문학을 전공한 그는, 자신의 일터에 현미경을 갖다 대고 자신의 노동환경과 노동과정을 분석했다. 정작 노동사회학을 전 공하는 내가 ‘온순하고 복종적이며 관망자적’으로 구시렁대고 있을 때 말이다. ‘나도 싸움닭이 되기로 했다!’라고 끝맺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녀’와 ‘309동 1201 호’처럼, ‘‘나의 일터와 밥벌이, 어제와 오늘의 일상적인 작은 경험들’에 나도 분석과 비판의 칼을 들이대겠다!‘라고 마무리하는 게 이 글의 기승전결 구조에 아름답게 들 어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솔직해지자. 편집부에서 근황을 알려 달라 하지 않았나. 일단 ‘병아리’라도 되어보려 한다. ‘닭’이 되면 다시 소식 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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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16년 노동보건연구공모 선정
2016년 노동보건연구공모 결과, 다음 두 단체가 선정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임연 구자에게 개별 연락드리겠습니다.
연구공모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연구주제 1 <노동자 건강권> 교양도서 발간 모든이의 민주주의 연구소
연구주제 2 특성화고 학생의 현장실습과 노동세계 진입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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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보건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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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진 이현석 이활연 임재우 정규전 정라영 정병권 정성욱 정종혁 정해선 정현섭 조명심 조영호 조종완 조창묵 지영훈
진선우 최원영 최원영 추승현 한규권 함승호 현대자동차 남 양위원회 황진철
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향한 걸음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통권151호 2016년 8월
발행인 김형렬 선전위원 경희, 승종, 영우, 재천, 종호, 하나, 재현 만평 박원종 편집 영 인쇄 동광문화사 발행기관 한국노동안전보건 연구소 발행일 2016년 8월 9일 주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남부순환로 2019 경신빌딩 501호 (우 156-827) 전화 (서울) 02-324-8633 (수원) 031-247-8633 (부산) 051-816-8633 홈페이지 www.kilsh.or.kr 이메일 laborr@jinbo.net 팩스 (서울) 02-324-8632 (수원) 031-247-8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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