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165호 2017년 10·11월
노동자가 만드는
www.kilsh.or.kr
우리에겐 노조가 필요하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안전사회를 그립니다 “오늘 또 한명의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질병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질문과 답
독자에게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것 얼마 전 배우 김주혁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는 화려한 스타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 쳐왔고, 이른바 국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 을 함께 아파하고 슬퍼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관심은 고인이 왜 사고를 당했고, 당시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사고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된 건 언제였는지, 사망 시각이 언제였는지, 장례식장 표정은 어떤지 등의 실시간 언론 보도로 이어졌습니다. 대중 들 역시 고인의 장례식장은 물론 사고 현장과 각종 온라인 페이지에서 그를 추모하며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전 하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고인이 출연했던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봤던 한 사람으로 그의 죽음이 참 안타 까웠습니다.
그런데 한편 복잡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은 매년 약 2,400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산재로 사망 하는 산재 공화국입니다. 노동자의 죽음은 너무나 자주 일어나는 가까운 일상과도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 도 우리는 산재 사망 노동자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기억하기는커녕 그들의 죽음에 둔감하기도 합니다. 언론 역 시 노동자의 산재 사망을 김 모 씨, 이 모 씨에게 벌어진 사건 사고로 기억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사회 구석구석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을 기록하거나 기억하는 것도 아닙니다. 스크린도어를 수 리하다 사망한 김 군이 살아생전 어떠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 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노동자들과 그 노동의 가치를 알고 기억하는 것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 는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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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특집
우리에겐 노조가 필요하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노동조합은 노예가 아 닌 인간으로 살기 위해, 죽을지도 모르는 현장이 아니라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기 위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권리다. 이번 에 만난 대리운전, 택배, 자동차 판매 노동 자들 역시 어떠한 것을 기대한게 아니었다. 현장에서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것 뿐이었 다.
표지_미디어뻐꾹
26 노동조합 '각오해야 하는 선택'이 아니어야 한다 28 전체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위해 싸우는 대리운전 노동자 31
저희는 뜨거운 감자가 아니라 민주노조를 하고 싶습니다
34 택배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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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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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416연대 페이스북
독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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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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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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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건강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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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역에서는 반올림 열 세 번째 집단산재신청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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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동향 조선업종 중대재해 대책 마련을 위한 국민참여 조사위원회 출범한다 산업재해 은폐 시 형사 처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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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에세이 “오늘 또 한명의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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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건강상식 집에서도 통증 잡기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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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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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건강 칼럼 공포의 집이 아니기를 운에만 맡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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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질문과 답
현장의 목소리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안전사회를 그립니다
발칙X건강한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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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정형외과 수술 후 섬망 증세 발현과 요양 중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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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화면 밖에서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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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죽음을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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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리포트 A사업장 위험성평가 연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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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이주노동자 사업장변경 제한 폐지 권고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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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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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이야기보 나는 감시, 단속적 노동자인가?
엔사회권위원회 결정을 환영한다!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5
노동안전건강뉴스
3년간 대기업 건설사 산재사망 247명 정리 권종호 선전위원
최근 3년간 국내 100대 건설사가 시공한 현장
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지급된 산
에서 사망한 노동자가 247명
재급여액은 1,846억8,574만원이다.
지난 3년간 대우건설 산재사망자는 2014년 8명,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6명 등 총 20명으로 가장
건설사별 산재보험료 지급액 순으로 보면, ㈜대우
많았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과 에스케이건설에서도
건설이 133억4,65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지에스건
각각 13명과 11명의 산재사망자가 발생했다. 조사대
설㈜ 114억8,805만원, 현대건설㈜ 106억7,310억원,
상 100대 건설기업 중 최근 3년간 1명 이상의 산재
삼성물산㈜ 100억1,608만원, 에스케이건설㈜ 92억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은 총 79곳에 이른다.
365만원 순이다.
100대 건설 기업 중 재해자 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산재보험급여가 많이 지급된 것은 그만큼 업무상 이
지에스건설로 지난 3년간 470명의 재해자가 발생했
유로 사망 또는 부상이나 질병 등의 재해를 입어서
다. 대우건설에서 345명의 재해자가 발생했으며, 현
각종 급여(보험금)지출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건설(267명), 에스케이건설(230명), 롯데건설(155
같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건설사의 산재사망
명) 순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사망 근로자는 적었지
자는 247명이며, 재해자 수는 4,607명에 이른다.
만 산재비율이 높고, 산재후유증 발생 사례가 많아 산재보험급여 지급액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100
이와 같은 자료를 발표한 송옥주 의원은 보도자료를
대 건설 기업중 한국전력기술㈜만 유일하게 지난 3
통해 “산재 발생이 높은 사업장에서 사망근로자의
년간 재해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발생비율도 높은 편으로 확인된다”며 “대기업 건설 사뿐만 아니라 중소 건설사에서도 산재 은폐시도는
최근 3년간 건설사에서 지급한 산업재해보상 급여액
계속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감
은 1,800억여 원, 사망자 수는 240여명에 이르는 것
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25일 더불어민주당 송옥 주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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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작업장에서 인명피해 급증
중국의 안전 규제는 지난 30년 동안 변화에 발
명이 사망하는 등 일련의 심각한 재난이 발생하여
맞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응한 근로안전법이 개정되었다.
새롭게 개정된 안전 법안에도 불구하고 직장에서 사 망자 수는 계속 높은 상태이다. 2016년 12월 중국
개정안에는 회사가 건강 및 안전 규칙 및 절차 초안
인민대표대회(NPC)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중
을 작성해야하는 요구 사항이 추가되었다. 또한, 회
국에서는 일터에서 66,000명이 사망했고 발표했다.
사는 숨겨진 위험을 발견하고 해결하고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인민대표회의 상임위원회의 장 핑(Zhang Ping)부회
와 함께 개정안에는 사고의 심각성에 따라 증가하
장은 "안전을 간과하면서 개발에 역점을 두는 경향
는 벌칙 목록도도 포함되어 있다. 가장 심각한 사고
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급속한 경제 발전은 사
는 약 2,000만 위안(약 34억 원)의 벌금을 부과할
람에 대한 피해의 증가와 맞닥뜨리게 된다.
수 있다. 안전에 돈을 쓰지 않은 작업장에서는 작업 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을 포함하여 규제 당국에 새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에 설립되었으며 공산주
로운 권한도 부여했다.
의 지도력 하에 급속한 산업화 시대를 겪었다. 1978 년 정부는 중앙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이동하면
규제 당국은 안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채택
서 경제를 개혁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의 노동조건 개선을 모
및 사회발전을 경험했지만 높은 불평등과 함께 환경
색하고 있는 홍콩에 본부를 둔 조직인 중국 노동 게
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도전에 직면해있다.
시판 (China Labor Bulletin)은 "정부와 정책 입안 자에게 중대 재해에 대한 고착을 중단하고 일상적인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 정부는 건강과 안전
안전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
에 대한 점진적 규제를 시작했다.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02년 정부는 근로안전법과 직업병 예방 및 통제 법을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2013년 청도 석유파이 프라인 폭발로 62명이 사망하고, 2014년 8월 쿤산
출처_http://www.healthandsafetyatwork.com/ international-safety/china/rapid-growth-comeshuman-cos
(昆山, Kunshan)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여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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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역에서는
반올림 열 세 번째 집단산재신청 진행 - 근로복지공단은 삼성 등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의 산업재해 신속히 인정하라
선전위원회
지난 10월 31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
5명의 노동자가 산재를 신청하였다.
킴이 반올림이 13번째 삼성 등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 노동자의 집단산재신청을 진행하였다. 지금
근로복지공단은 대법원 판결의
까지 반올림이 집단산재신청을 한 노동자는 94명
의미를 기억해야 한다
으로, 전자산업 노동자의 직업병 문제는 심각하
그동안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자가 현장에서 사용
다.
한 각종 유해화학물질과 발암물질 등에 충분히 노 출되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 화학물질과 발병한
여전히 암과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아픈
질병의 원인이 의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
직업병 피해노동자들
다 등의 이유로 산재 불승인을 남발해 왔다. 그러
이번 집단산재신청에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나 최근 대법원이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 노동자의
고 황유미 님이 일했던 같은 3라인 디퓨전 공정에
산재신청을 무책임하게 불승인 내리는 근로복지
서 일하다 2004년 ‘다발성경화증(시신경척수염)’
공단의 결정을 지적하며,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
이 발병해 현재까지 투병 중인 은영 님, 삼성디스
다고 제기하였다.
플레이 탕정 공장에서 일하다가 퇴직 후 비호지킨
8
림프종을 진단받고 힘겹게 투병 중인 87년생 여
대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이 유해화학물질 노출에
성 노동자, 마찬가지로 탕정 공장에서 일하다 ‘골
의한 직업병의 경우 상당인과관계의 증명 책임 완
육종’이 발병한 정은규 님, 90년대 삼성전기 조치
화를 법리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희귀질환의 경
원공장에서 일하다 ‘만성골수성 백혈병’이 발병해
우 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연구 결과가 충분치
투병 중인 75년생 여성 노동자, SK하이닉스 사내
않은 이유로 인과관계를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
협력업체 소속으로 반도체 패키징 모듈 테스트 업
고 지적하였다. 쉽게 말해 유해화학물질과 질병과
무를 하다 ‘파킨슨병’이 발병한 이화정 님 까지 총
의 상당인과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하거나 현
출처_반올림
이 사진은 1990년대 삼성 반도체 기흥공장 3라인 공정 에서 일했던 박민숙 님 사진이다. 같은 라인에서 고 황 유미님과 이번에 산재를 청한 은영 님이 일했다.
대 의학이 밝혀내지 못했다고 해서 무차별적으로
근로복지공단과 삼성은 직업병 피해자의
불승인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목소리에 응답하라 이제 근로복지공단은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산재
또한, 대법원은 특정 질환 발병율이 다른 곳보다
보험의 목적과 취재에 맞게 산재 인정기준을 즉각
높은 점, 사업주의 협조 거부, 행정청의 조사 거부
개정하여 신속하게 재해 노동자의 산재를 인정해
나 지연 등으로 유해위험요인 파악이 어려운 경우
야 한다. 직업병 피해 노동자에게 현장의 유해위
노동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해야 한다고
험요인을 은폐하고 이들의 희생으로 부를 쌓아 올
지적하였다. 특히 작업 환경상 여러 유해요인이
린 삼성은 이제라도 직업병 피해 노동자에 대해
존재할 경우 발병에 그 요소들이 복합으로 작용할
사과하고 책임 있는 보상에 나서야 한다.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유해화학물질의 노출에 대해서도 노동자가 현장 에서 노출허용 기준 이하의 저농도로 노출되었다 고 할지라도, 상시적으로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 었을 경우, 노동자에게 현대의학으로도 그 발병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희귀 질환이 발병한 경 우엔 전향적으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 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이러한 결정이 산재 보험이 공적보험이자 사회보험으로 본래 목적과 기능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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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 동향
조선업종 중대재해 대책 마련을 위한 국민참여 조사위원회 출범한다 선전위원회
노동부가 조선업종에서 중대재해가 연이어 발생 함에 따라 민간 전문가가 중심이 되는 조선업 중 대산업재해 국민참여 조사위원회 (이하 조사위원 회)를 구성 출범한다고 발표하였다.
조사위원회는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 위원을 위원장으로 총 17명의 민간전문가, 조선
출처_고용노동부
업 전/현직 노동자, 노/사추전전문가 등이 참여 한다. 특히 민간전문가로는 산업안전전문가 외에 산업 및 고용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사회학, 경영 학, 법학 전문가가 참여한다.
장 방문, 사업장 자료조사, 노사 관계자와 현장 노 동자 인터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업장 안전 시스템, 원청과 하도급 실태 및 고용 형태 등 사 고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는 제도와 관행, 구조적
이번 조사위원회는 지난 7월 산업안전강조주간 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재해 대책 패러다 임 전환을 선언하면서, 대형 인명사고나 사회적 파장이 큰 산재 사고에 대해 국민이 직접 참여하 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문제점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조사를 마치 면 계속되는 산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적 개선 방안뿐만 아니라 관련 제도 및 구조적 개선 책까지 아우르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 이다.
때까지 사고 원인을 투명하고 철저하게 조사하도 록 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이행하면서 추진하게 되었다.
이번 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얼마나 실효성을 갖게 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우려과 교차한다. 금번 활동을 바탕으로 향후 조사위원회가 조선업종뿐
조사위원회는 내년 2월까지 조선업체의 사고현
아니라 안전사고와 중대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 는 다른 업종과 현장까지 확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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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은폐, 안된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시행
지난 10월 19일부로 산업재해 발생 사실을 은폐
출처_민중의소리
한 자를 형사 처벌하고, 도급인 노동자와 수급인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통합하여 공표하도록 하는 등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되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앞으로 산업 재해 발생 사실을 은폐한 사업주는 1년 이하 징 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법 개정 이전에는 벌금으로만 산업재해 은폐 책임을 물었
“위험 업무를 외주화 하고 하청 업체가 산업재해
다면 이제는 법적인 구금으로까지 책임을 묻겠다
를 은폐하는 현실이 개선되어 원청에 책임을 물
는 것이다. 산업재해 사실 자체를 은폐했을때 부
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과하던 과태료는 1천만 원에서 1천5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대재해의 경우엔 3천만 원까지
이 개정안은 당장 내년부터 상시노동자 1천 명
부과하도록 했다. 노동부는 법이 아니라도 산업
이상 제조업과 철도·도시철도운송업 원청에 적용
재해를 은폐한 사업주에게 불이익을 주고, 산업
되며, 2019년부터는 500명 이상 사업장까지 확
재해를 은폐할 수 없도록 하는 대책을 마련하곘
대된다. 따라서 하청업체의 사업장명·상시노동자
다는 입장도 발표하였다.
수·재해자 수를 포함한 ‘통합 산업재해 현황 조사 표’를 매년 4월30일까지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
금번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앞으로는
출해야 한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로 작
제조업과 철도·도시철도운송업의 원청은 하청업
성하면 과태료 1천만 원을 부과한다. 앞으로 현장
체에서 벌어지는 산재를 통합해 고용노동부에 보
이 어떠한 실효성이 있고 변화할 수 있을지 귀추
고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조치에 따라
가 주목된다. 11
안전과 건강 칼럼
공포의 집이 아니기를 운에만 맡길 것인가 - 방문노동자는 작업을 중지할 권리가 필요하다 김재광 소장
아주 잠깐이라도 자신의 집에 낯선 이가 방문
답했다. 이 중 31.4%가 폭력 또는 물리적 위협
하면 불편하고 조심스러운 것이 인지상정이다.
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다. 폭력 정도를 보면
이럼에도 우리 모두는 불가피하게 낯선 이들의
신체적 접촉에서 물건 던지기, 칼이나 몽둥이
방문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로 무
같은 흉기까지 사용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었
언가를 설치하거나 점검하는 노동자들의 방문
다.
이다. ‘고객의 집’이 ‘공포의 집’이 되는 순간이다. 이 사적인 공간에 불가피하게 낯선 이와 함께하는
러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힘듦은 비단 ‘집주인’만의 것은 아니다. 어떠한
물었더니 무려 85.4%가 "개별노동자가 알아서
이유이건 간에 방문하는 노동자 역시 다르지
해결하거나 회사에 기대할 것이 없어 알리지
않다. 실적 압박이 있거나, 방문 이유가 고객
않고 해결한다"고 답했다. 폭력 실태도 문제지
불만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면 그 정도가 오
만 이를 해결하는 과정과 방법이 더 큰 문제인
죽하겠는가.
것이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문화도 문제지 만, 이를 방치거나 심지어 조장하는 이른바 ‘고
그런데 ‘오죽하겠는가’라는 정도가 상당히 심
객우선’ 방침과 안전배려 의무를 저버리고 이
각하다. 지난달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
윤에 집착하는 회사 행태가 결정적인 문제다.
방문 설치·수리기사 안전과 인권 실태조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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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노동자의 안전과 작업중지권 토론회'에서 발
노동자의 신체적·정신적 안전과 건강을 고려
표된 설치 노동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
한다면 이 같은 상황에 대처할 노동자 보호매
답자 77%가 고객에게 폭언·폭행을 당했다고
뉴얼이 존재해야 한다. 보호매뉴얼의 핵심 내
출처_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용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침해받을 위기 상
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문노동자의 응답
황에서 노동자에게 작업을 중지하고 거부할 수
과 같이 ‘작업중지와 거부’ 권리는 제조업 사업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권장하는 것이어야 한
장 노동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 산업
다. 그러나 현재 방문노동자들은 그곳이 공포
의 모든 노동자에게 필요하다. 그렇게 법을 개
의 집이 아니기를 운에만 맡기고 있다.
정해야 한다.
방문노동자들은 이렇게 정신적·신체적 안녕
사용자는 안전배려 의무에 충실하고, 국가는
이 위협받는 상황과 환경에 대한 대안으로 ‘작
법·제도를 정비해 노동자가 부당하고 위험한
업현장에서 노동자 판단으로 작업을 중지하고
일과 환경을 거부할 수 있고, 보장된 권리 속에
대처할 수 있는 권리’와 ‘무조건 고객 위주에서
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동자의 안녕은
벗어나 고객과 작업자 동등원칙 확립’을 요구
운이 아니라 법과 제도로 보장해야 한다.
하고 이를 공식 확인하는 ‘체계적 매뉴얼’을 제 시했다. 간접고용형태 개선과 법·제도 개선·보 완도 주문했다.
개별회사 차원의 대처도 중요하지만, 국가 차 원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직접적으로는 산업안전보건법 ‘작업중지’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작업중지’에 있어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필요한 권한을 부여하고, 다양한 조건에서 적 13
ㅇㅇㅇㅇㅇㅇ 현장의 목소리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안전사회를 그립니다 - 안전사회시민네트워크(준) 창립준비위원장 송경용 신부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우리사회에서 ‘안전’문제는 주로 어떻게 다뤄
해 자세히 들어 보았다.
질까. 흔히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안전모’다. 개인에게 장비를 지급하여 스스로 사고를 대응
안전넷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하고, 책임지는 것.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많
“세월호 참사 때문이었죠. 사람들이 많이 잊어버리
은 것이 변화했다. 안전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
긴 했지만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크고 작은 사고들
라, 국가의 책임이라는 점이 많은 사람들의 가
이 일어났었어요. 서해 페리호 사건, 씨랜드 사건,
슴과 머릿속에 박힌 것이다.
상품백화점 붕괴, 가습기 살균제 문제 등 말이죠. 참 사가 근본적으로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 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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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30일 서울NPO지원센터에서 오는
뽑아야 하는데 그걸 관(官)에만 맡기면 안 돼요. 어
11월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안전사회시민네
떻게 시민의 힘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법
트워크(준)[이하 안전넷]의 창립준비위원장 송
과 제도, 정책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적 패러
경용 신부를 만나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행동
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첫 번째로 사회
해야 할 안전문제와 안전넷의 설립 과정에 대
의 패러다임을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존중하는 걸
로 바꾸자고 했어요. 그동안 우리가 사람답게 사는
개 결정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는데
세상을 외쳤는데, 가장 최우선에 생명과 안전이 있
요. 공론화 과정과 결정에 대해 어떻게 보
다는 거죠. 두 번째는 피해자의 눈으로 사건과 사회
시나요? 그리고 핵발전소에서 근무하는 비
를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예요. 사건의 피해자는 해
정규직의 규모가 38%로 확인됐습니다. 노
당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2, 3차로 피해를 입
동자들이 불안정한 노동환경에 놓이면 안
거든요.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이제 지겨우니깐 덮
전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보는데요. 안전과
자고 막말을 하기도 해요. 요새 늘 하는 얘기인데 산
노동의 문제는 어떻게 연결고리를 찾아야
재로 상처 받는 사람들, 대형 참사로 피해를 입은 사
할까요?
람들이 몇 명인지, 어디서 살고 있는지 몰라요. 사건
“사실 핵발전소뿐만이 아니라 우리 삶을 위협하는
이 일어나면 피해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 않고 빨
게 너무 많아요. 1년에 2천4백 명의 노동자들이 산
리 돈 줘서 끝내자, 덮자는 식의 보상배상 논리로 보
업재해로 죽어요. 자살자 역시 1년에 3만 명이 넘습
죠. 그러니 피해자의 입장, 관점에서 사건을 보고 대
니다. 너무 끔찍하죠. 누군가 브레이크를 걸고 더 이
응 하는 게 중요해요.”
상 안 된다, 단호히 조치를 취하는 게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첫 번째, 노동환경 자체가 안전해야 합니
우리 사회에서 안전 문제는 사회 정책이나
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똑같은 사람인데 안
제도, 회사의 의무와 책임이 아닌 개인의
전해야죠. 안전 앞에서는 좌-우, 정규직-비정규직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 의미가 없어요. 우선 노동환경이 안전하냐, 안하
“그동안 안전문제는 개인 탓으로 돌렸어요. ‘너’가
냐 그걸 집요하게 물어봐야 해요. 두 번째는 위험의
부주의해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학교 갈 때 길 조심
외주화를 용납해선 안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하라고 하잖아요. 우리는 늘 아이에게 조심하라고
가르고, 비싼 노동과 값싼 노동으로 인간을 나누는
만 했지 아이들이 다니는 '길‘에 대해선 고민해본 적
게 상품화인거죠. 인간에게 등급을 매길 수 없습니
이 없어요. 환경이 안전해야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
다.”
되는 것인데 말이죠. 일터에서 노동자에게도 마찬 가지예요.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산업안전보건의 날
정사업본부가 집배 노동자들에게 무제한 연장노동
기념식 영상메시지를 통해 ‘정부는 제도는
을 강제한다는데, 그것 자체가 용납할 수 없는 거죠.
물론 관행까지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개선
어떻게 사람이 무제한 연장노동을 합니까. 기계도
방안을 찾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문재인
아닌데요.”
정부가 안전문제를 대하는 태도와 관점이 어떻다고 보시나요? 그리고 안전사회를 위
안전운동 의제 중 최근 논란이 되었던 문제
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가 핵발전소 재개입니다. 공론화위원회 재
“준비과정에서 대선 후보들이 다 약속했었어요. 문 15
재인 대통령도 반올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안전넷이 11월 정식 출범하는데요. 어떤
들에게 미안하다고도 했죠. 의지가 많다고 봅니다.
계획과 취지에서 진행하게 되었는지, 그리
시민 안전, 노동 문제에 있어서 기대를 갖고 있어요.
고 준비 정도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노동안
우리도 함께 노력해야겠죠.”
전보건운동을 하는 활동가와 단체들, 시민 단체, 인권운동단체, 노동조합, 정당 등 개
안전넷 활동을 해오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
인과 조직이 연대할 수 있는 것들에 무엇이
았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이신가요?
있을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올해 4월 광화문광장에서 한
“어떤 인권운동가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생명안
약속식입니다. 아직 출범 전 상태였죠. 반올림, 가습
전 운동이야말로 우리 사회 운동의 블루오션이라고
기 살균제 피해자, 세월호 가족 분들이 적극적으로
요. 그동안 쪼개져서 사안별로 운동해왔어요. 근본
참여해주셔서 잘 치를 수 있었죠. 그때 대선 후보들
적 질문, 어느 순간 길을 잃어버릴 때도 있고, 그 사
에게 생명안전에 대한 약속을 받았고, 약속을 하게
안이 너무 힘들 때도 있고, 정말 이 방향으로 모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던 행사라고 봐요. 그
져야 한다 하면 할수록 그랬어요. 그러다가 생명안
리고 첫 번째 이야기 마당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전 문제,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근본을 되돌아보
자, 세월호 가족 분들을 만나 이야기 나눴을 때 너무
게 된 거죠. 우리가 무엇 때문에 어디를 바라보고 운
의미 있었고, 크게 감동 받았어요. 그때 가슴 떨린
동했는지요. 때로는 싸우고 등 돌렸지만, 다시 근본
감동의 힘으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
에 대해 성찰하고 돌아볼 수 있었어요. 우리가 각자
우리가 함께 해야 하는구나.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20~30년간 열심히 살아왔는데 좀 더 근본적인 성
남아요.”
찰을 하면 힘을 모을 수 있겠죠. 행복의 첫 번째 조 건은 안전하고, 건강해야 한다는 겁니다. 노동이 존
안전넷과 신부님께서 생각하시는 안전운동
중 받는 사회, 인권이 존중 받는 사회라는 말이 결국
의 중요한 가치가 궁금합니다.
동일해요. 하나로 힘을 합칠 수 있는 운동이라고 봅
“사회적 환경, 노동환경을 비롯해 근본적으로 정부
니다. 어떤 이론, 조건, 이념에 관계없이 말이죠.”
나 기업 등 책임 있는 주체들이 안전과 생명에 대해 인식하고, 제도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시
그렇다면 신부님이 바라시는, 안전넷이 그
민들도 ‘누가 알아서 해주겠지’가 아니라, 우리 스스
리는 안전사회 모습은 어떤 걸까요?
로 사회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면 좋겠
“정부든 기업이든, 시민이든 생명과 안전이라는 가
어요. 조금 더 우리 사회가 품격 있는 사회, 물신주
치가 모든 법, 제도, 정책에 우선순위가 되는 사회입
의를 넘어서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중요한 운동
니다. 그래서 어떤 정책과 제도를 만들 때 생명존중
인거죠.”
의 가치를 담고 있느냐, 이게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위험의 외주화
16
출처_노동과 세계
도 없어진다고 봐요. 시민들도 안전문제를 생명에
왔다. 게을러서 그런 것이 아니다.’ 즉 임금은 그 사
대한 존중, 그렇지 않으면 생명에 대한 가치를 잃어
람이 몇 시간 일 했느냐를 기준으로 주는 대가가 아
버리게 된다고 봅니다. 얼마나 돈이 있느냐, 없느냐
니라는 겁니다. 그걸 초월 하는 거죠. 사람이 한 인
그걸로 사람을 줄 세우고, 금수저, 흙수저 하면서 우
간으로서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재충전하고, 가족
리 사회의 가치가 전도 되어있어요. 궁극적으로는
과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자신이 속한 사
시민들 사이에서 이런 운동을 통해 가치관이 바뀌
회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노동에 대한 대가이
기 바랍니다.”
고, 그것이 함께 우리가 지녀야할 의무인거죠. 뜻하 는 바가 많은 책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쉽게 ‘인적자
마지막으로 저희에게 들려주시고 싶으신
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 단어를 사용하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않았으면 해요. 사람을 상품화하고, 도구화 하는 용
“여러 분이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이 한 권 있어
어는 주의해야 합니다. 그 말 속에 담겨 있는 생명에
요. 19세기 영국의 사상가 존 러스킨이 쓴 <나중에
대한 태도, 자본주의식 사고인거죠. 안전문제를 고
온 이 사람에게도>라는 책입니다. 마태복음 성경에
민하는 사람들부터 바뀌었으면 합니다.”
나오는 포도원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 침 9시부터 와서 일 한 노동자가 있어요. 그리고 일 이 다 끝난 후 오후 4시에 온 노동자가 있습니다. 그 런데 포도 농장주가 둘에게 임금을 똑같이 줘요. 아 침 9시에 온 노동자가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랬더니 농장주가 뭐라고 하냐면 ‘그건 자네하고 한 약속이 다. 이 사람은 하루 종일 일자리를 못 구해서 헤매다 17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쉰 여덟번째 이야기
화면 밖에서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 - 방송작가 황민주 님 인터뷰 출처_mbc
재현 선전위원장
우연한 기회에 방송국 조연출로 알바를 하면
무원 시험을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권유하
서 방송작가의 꿈을 키웠다던 황민주님은 지
셨거든요. 그래서 학교 휴학하고 시험 준비를 했는
난 3년간 방송국에서 일했다. 최근에는 현장에
데 도저히 못할 것 같아서 공부는 정리하고 학교 복
서 일하는 방송작가 노동자의 노동인권을 위해
학 전까지 등록금 마련하려고 알바를 구했어요. 그
‘공정노동을 위한 방송작가 대나무 숲’를 운영
때 마침 한 파견업체에서 제 전공을 보더니 방송국
하며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활동하고 있다. 이
에 자리가 있으니 오라고 해서 그때부터 1년 반 동
번 일터에서는 황민주님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안 방송국에서 뉴스 송출하는 조연출 알바를 했어
긴 방송작가 생활 3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
요. 왜 뉴스 진행할 때 앵커가 보는 카메라 화면을
지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프롬프터라고 하잖아요 그걸 만들었어요. 그리고 뉴스에 필요한 영상 틀어주고 그 밑에 자막 넣고, 앵
18
방송작가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커 뒤에 있는 배경화면에 맞는 사진이나 영상도 찾
“대학에서 언론 정보학을 전공했는데 정작 학교 다
고요. 한 달 일해서 받는 월급은 150만 원 정도였는
닐 때는 전공을 살릴 생각이 없었어요. 부모님도 공
데 그것도 제가 새벽 4시까지 출근이라 하루 교통
비 1만 5천 원이 포함된 거였어요. 사실상 최저임금
인터뷰하고 어떠한 내용으로 촬영하면 좋겠다는 구
도 못 받으면서 일한 거죠. 그렇게 일하면서 제가 예
성안을 촬영팀에 작성해줘요. 촬영팀은 그대로 주
전부터 글 쓰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조연출 일보다
말 내내 영상 찍어서 월요일에 제작팀에 줘요. 그 다
옆에서 방송 작가가 하는 일이 재미있어 보이더라
음날부터 막내작가들은 촬영한 걸 프리뷰라고 해서
고요. 그때부터 방송 작가가 되기로 했어요.”
영상에 있는 모든 상황을 말로 풀어요. 누가 등장했 다 어떤말을 했다 등등요. 그걸 보고 제작진이 방송
그 뒤로 황민주님은 KBS 구성작가 협의회 홈페
에 나갈 영상을 대략 편집한 가편집본을 만들면 저
이지에 구인구직 글이 올라오는 걸 보고 이력
희는 자막 입히고, 더빙하고 작업을 마치죠. 1주일
서를 보내며 일을 찾았다. 이곳 홈페이지가 방
내내 이렇게 방송을 만들면 수요일 오전에 부장급
송 작가 구인구직이 제일 활발한 곳이기 때문
임원들이랑 시사회를 열고 수정 의견 있으면 반영
이다. 지상파 3사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해서 저녁에 방송을 내보내요. 그렇게 방송 끝나면
구성작가 반 수업을 듣지 않는 이상 대부분은
다시 아이템 찾고 지난주에 했던 일을 반복하고요.”
방송사나 외주제작사가 작가의 이력서를 보고 직접 계약하는 형태로 작가 일을 시작한다.
황민주 님은 매주 계속되는 방송에 문제가 생 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소 10개 이상의 아이
“제가 보낸 이력서를 보고 KTV라고 국가에서 운영
템을 확보하려고, 퇴근하거나 주말에도 아이템
하는 정책방송원 방송국에서 연락이 와서 휴먼다큐
찾기를 쉴 수 없었다고 한다.
프로그램에서 일하게 됐죠.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출퇴근 하는 게 힘들어서 6개월 정도 막내 작가로
“MBC에서는 창사특집 방송이었는데 청년을 주제
일했어요. 그다음엔 MBC에서 1년 가까이 일하고,
로 해보자는 것 외에 세부적인 내용이 없어서 방송
채널 A에서 1년 반 정도 일했고 입봉도 여기서 했어
제작보다는 가장 처음 기획부터 같이했어요. 그때
요.”
는 아이템 회의 정말 많이 했는데 하면서 허탈했던 기억이 있어요. 피디나 조연출분들이 요즘 불안정
방송국에서 하루 동안 어떤 일을 하나요.
한 청년들, 3포 세대 청년들 취재해보자면서 누가
“KTV 방송은 수요일에 한 번 30분 동안 방송했기
좋을지 고민하는데, 사실 자기들 눈앞에 방송 작가
때문에 주 단위로 일을 했어요. 방송내용이 다른 사
들이 있잖아요. 최저임금 받으면서 주말도 없이 일
람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일반인들을 조명
하는데 저희가 그렇게 일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
하는 다큐멘터리였어요. 그래서 방송을 하는 수요
했나 봐요. 아무튼, 그래서 기획이 정해지면 방송에
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다음 방송 아이템을 찾거나
필요한 출연진, 대역배우, 소품, 광고까지 모든 섭외
사람을 섭외했어요. 섭외가 확정되면 전화로 사전
를 다 하는 게 중요했어요. 채널A에서는 오후 시간 19
대 뉴스 프로그램에서 일했어요. 주간에 있던 뉴스
어려웠어요.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방송을 출연해
들에 이슈가 된 몇 개를 선정해서 집중적으로 분석
달라고 전화하고, 인터뷰도 해야 하는데 용기가 안
하는 방송이었죠. 그때는 점심시간 전까지 주요뉴
나더라고요. 그래도 방송 작가는 전화로 일 시작해
스를 선정하는 게 중요해서 아침에 늘 쫓기며 일했
서 전화로 일 끝나니까 꾸역꾸역했던 것 같아요. 아
던 것 같아요. 출근하자마자 회사 내부 홈페이지에
그리고 뉴스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까 온갖 시사 문
서 기자들이 이슈들 발제한 자료 읽고, 오늘 청와대,
제를 이해하고 내용을 쫓아가는 일도 처음엔 쉽지
국회 등에서 어떤 주요 뉴스가 있는지, 자료를 받으
않더라고요.“
려면 어느 기자에게 연락하면 되는지 확인하고 현 장에 연락해서 자료 요청하고 인터뷰를 받고 그랬
방송 작가에 대한 처우는 어떠했나요.
었죠. 그리고 나서 생방송 때 전체적인 영상을 어떻
“어디를 가나 막내 작가는 대부분 최저임금 못 받아
게 구성할지 스케치해서 제작팀에 넘기고, 앵커한
요. 2~3년 정도 지나야 그나마 최저임금 받으려나
테 순서지랑 대본 주고, 패널한테는 예상 질문과 답
요. 여기는 돈이 진짜 안 돼서 서울에서 혼자 살면
변할 때 참고해야 할 자료를 정리해줬죠. 방송 시작
월세 내고 남는 것도 없어요. 그리고 만일 방송 촬영
하면 작가 몇 명은 부조정실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을 마쳤어도 방송국에서 내부 사정으로 방송을 못
방송을 송출하고 몇 명은 스튜디오에서 앵커랑 패
하거나 안 하잖아요 그걸 방송이 죽는다고 하는데
널들한테 진행 상황 알려주고, 속보 있으면 안내하
그랬을 때 우리는 주급을 못 받아요. 내부 사정으로
고 그렇게 하루 일을 마무리했어요.”
방송이 죽었는데 그 피해는 방송 작가들이 받는 거 예요.”
일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건 뭐였나요. “처음 조연출 알바 할 때 세월호 참사가 있었어요.
그래서 방송 작가들은 월드컵이나 올림픽 때
그때는 저뿐만 아니라 다들 너무 슬퍼해서 평점심
경제적으로 제일 어렵다고 한다. 이 기간이 되
을 유지하고 방송하는 게 힘들었죠. KTV에서 일할
면 각 방송사는 2~3주 정도 기존 방송 편성을
때는 일을 해도 해도 끝이 없어서 답답했어요. 일반
죽이고 스포츠 경기로 채운다. 이렇다 보니 방
인들 섭외하는 것도 어려웠고요. 제가 만약 섭외를
송 작가들 세계에서 월드컵이나 올림픽은 불청
못 하면 선배 언니들이 “너가 설득력 있게 말을 못
객 취급을 받는다.
해서 그런 거라”고 혼낼 때는 서럽기도 하고요. 채널
20
A에 있을 때는 촛불 정국이라 뉴스가 너무 많았잖
그런데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인
아요. 일도 많은데다 박근혜랑 태극기 부대 쳐다보
가요.
면서 일하는 게 힘들어서, 그때는 진짜 영혼은 집에
“사건은 슬픈 내용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보람 있었
두고 몸만 출근해서 기계처럼 일했던 것 같아요. 그
던 기억이 있어요. 얼마 전에 아파트 주민이 외벽 청
리고 방송 작가들은 다 공감 할 텐데 전화하는 일이
소하던 노동자 생명줄을 끊어서 죽인 일이 있었잖
아요. 제가 사건사고 담당이라서 소식 접하고 유족
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분에게 전화로 인터뷰를 요청했어야 했는데, 그때 너무 죄송하고 미안해서 머뭇거렸거든요. 그러다
그래서 황민주 님은 방송 작가들 스스로 어떤
전화를 걸었는데 유족분이 흔쾌하게 인터뷰에 응해
조건과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부
주시고, 방송 이후에도 직접 전화를 주셔서 언론 보
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항의할 수 있도록 근거
도 때문에 너무 큰 도움 받았다고 고맙다고 말씀하
가 되는 표준 계약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시는 거예요. 그때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작은
강조했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일하면서 다치거나 아프면 어떻게 해결하
“사실 방송 작가들이 열악하게 일하는 거 모르는 사
나요? 그리고 현장에서 가장 먼저 바뀌어
람은 없잖아요. 그렇지만 방송 작가들 이 일을 너무
야 할 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하고 싶어서 시작했거든요. 일하면서 자부심도 느
“아무래도 컴퓨터 작업이 많으니까 목, 어깨, 손목
끼고 즐겁게 살고 있고요. 그런데 한쪽에선 방송 작
이런 데가 늘 아파요. 그런데 산재는 신청도 어렵
가들이 너무 불쌍하고 열정 페이 받으면서 일하는
고 승인받는 것도 어렵잖아요. 저희는 산재보험료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복잡해요. 어
를 안 내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정규직으로 일하면
떨 땐 열악한 환경이 알려지면 좋겠다는 마음과 우
무급으로라도 병가 내고 쉬려고 할 텐데 방송 작가
리가 불쌍하게 여겨지는 것 같아서 괜히 불편한 마
는 99%가 비정규직이니까 병가 내고 쉬는 건 불가
음 사이에서 늘 왔다 갔다 하게 돼요. 그래서 요즘
능하죠. 지금 당장 꼭 바꾸고 싶은 거는 계약서 다운
생각하는 게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불쌍하다고 생
계약서를 써보는 거예요. 방송 작가들이 평균 6개월
각하는게 아니라 방송 작가들 스스로 어떠한 마음
이나 1년에 한 번씩 프로그램이나 방송사를 바꾸게
으로 어떠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변화가 필요
되거든요. 그런데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계약서를 써
한 건 무엇인지 말하고 알리는 게 너무나 필요하다
본 적이 없어요. 제가 정책방송원에서 일 할 때도 거
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되도록 더 많은 작가들을
긴 정부기관인데 계약서를 안 쓰더라고요. 그러니
만날 거예요.”
까 정확히 내 월급이 얼마인지 노동조건은 어떠한 지 몰라요. 제가 MBC에서 일하게 됐을 때 조연출한 테 월급이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근데 그걸 왜 물어 보세요”라고 답을 하더라고요. 노동부도 우리는 노 동자가 아니고 개인사업자라서 보호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데요. 정권 바뀌고 나서는 노동자성을 인 정받을 만한 자료를 찾아오라고는 안내하는데 앞으 21
연구소 리포트
A 사업장 위험성평가 연구 결과
재현 연구원
올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이하 연구소)는
강조하는 교육을 하였다.
매년 현장의 모든 유해위험요인을 평가하고 개
- 조합원 교육 이후 실제 현장 조사에 참여할
선하는 위험성평가를 금속노조 A 사업장과 진
실행위원을 구성하고, 연구 조사를 위한 실행위
행하였다. 이번 위험성평가 직전 근골격계 유해
원 역량강화교육을 하였다.
요인조사를 공동으로 진행했던 바 있어 지난번
- 노사 논의 끝에 각 실행위원이 16시간씩 시간
과 같이 작업자가 함께하는 참여활동연구 방식
할애를 받아 연구소 연구진과 공동으로 현장
으로 진행하였다.
조사를 하고 위험성평가 시트를 작성하였다. - 현장조사를 할 때 실행위원과 연구진은 작업
목표
자들이 일할 때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되는 사진
A 사업장은 2013년 위험성평가가 제도화되고
과 동영상을 촬영하였다.
나서 처음으로 노사가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
- 작성한 시트를 정리하여 실행위원과 연구진
를 시행하는 만큼 작업자가 현장에서 느끼는
이 함께 검토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이 무
사고, 소음, 근골격계 질환, 화학물질에 대한 유
엇일지 토론하였다.
해위험요인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 연구진이 최종으로 시트와 보고서를 정리하 여 전 조합원 대상으로 위험성평가 결과를 발
연구 조사 과정과 방법 - 본격적인 위험성평가 연구 사업에 앞서 전 조 합원 대상으로 위험성평가의 의미와 목표 등을 22
표하였다.
성에 대해 교육을 받은 적도 없어서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소음 역시 상당히 심각한 유해요인이었다. 설비 는 노후 됐는데 공간은 부족하다 보니, 소음 노 위험성평가 흐름도
출을 줄일 수 있는 부스 하나 설치하는 것도 어 려웠다. 근골격계 유해요인의 경우 지난 근골격
현장조사 결과
계 유해요인조사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초장시
현장 조사 시트를 23개의 공정마다 작성하여
간 노동과 심야 노동과 중량물 취급, 부담 자세
실행위원과 작업자의 목소리와 판단을 최대한
등이 유해위험요인으로 지적되었다.
담아내고자 하였으나 이번 조사 내용이 완벽하 다고 할 수는 없다. 내용상 전문가가 하는 조사
개선 방안
보다 부족함이 있을지라도 작업자가 주체적으
이번 위험성평가 연구를 통해 공정별로 시급하
로 현장조사를 한 것은, 결국 일상적이고 지속
게 개선해야 할 부분과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
해서 현장을 개선해 나갈 사람이 전문가가 아
우고 개선해야 할 방안을 제시하였다. 현장은
닌 직접 일을 하는 작업자이기 때문이다.
비좁은 공간으로 인해 중대 사고가 발생할 수
A 사업장의 경우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장 부
있는 유해위험요인이 상당하였다. 더군다나 업
지로 인해 작업자가 각종 유해위험에 노출되어
무 특성상 대부분 작업자가 지게차를 운행하면
있었다. 특히 대부분 작업자가 지게차를 운전해
서 일하는데, 공간이 비좁다 보니 통행로에 제
서 중량물과 설비를 나르고 적재하는 일이 많
품이나 원료를 적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럴
았는데, 공간 자체가 협소하다 보니 사고의 위
경우 지게차 운전자와 이동 중인 작업자 간 충
험성이 굉장히 높았다.
돌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 심지어 부족한 공간 으로 인해 작업자가 통행할 수 있는 길 자체가
또한,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위험성의 주지,
구분되지 않거나, 대차를 실은 지게차를 돌릴
사용 및 보관 방법, 보호구 사용방법, 환 배기
공간이 없어 시야가 가려진 채 운전하는 상황
및 국소 배기장치 설치 및 성능관리 등 종합적
도 비일비재했다.
인 관리 시스템이 거의 없다시피 하였다. 이러 한 상황인데 작업자들은 유해화학물질의 위험
절대적으로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23
문제를 개선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작업자의 생 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좁은 공간이라도 지게차와 작업자 간 이동 구획을 명확히 할 것 을 제안했다. 최소한의 공간 마련도 어렵다면 현장 내 지게차 운행속도 낮춤 조치, 신호수 배 치, 지게차 운행 중 일시 작업 중단 등의 조처를 하도록 하였다. 또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될 수 있으면 작업자가 지게차 시야를 가리면서 원료 및 제품을 싣고 운행하지 않도록, 작업량 자체를 조절하여 작업자에게 여유를 줄 수 있
소 등을 위해 사용하는 사다리 역시 공간 부족
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하였다.
으로 경사가 가파르고 계단 폭이 좁아서 작업 자의 추락 위험성이 매우 높았다. 이러한 안전
비좁은 공간 때문에 작업자가 늘 전도 위험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자가 직접 사용할
노출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대차 적재 공간이
수 있는 경량의 가변형 안전 발판을 제공하라
부족하다 보니 모든 작업자는 현장 곳곳에 이
고 제안하였다. 이후엔 계단 경사와 폭은 물론
중 삼중으로 대차를 적재하였다. 더구나 현장에
이고 관리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재점검하고
선 대차 바퀴나 종발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 시
개선하도록 제안하였다.
스템이 없어서 언제든 대차가 전도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대차 적재 높이를
근골격계 질환의 유해위험요인을 개선하기 위
제한하도록 조치하고, 대차 바퀴 및 종발에 대
해서는 우선 근골격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한 정기적인 검사 및 정비 체계를 만들어야 한
경량의 인간공학적 작업 도구를 마련하거나 교
다고 제안하였다.
체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높낮이 조절이 가 능하거나 이동이 편리한 앉은뱅이 의자 지급
비좁은 현장 공간으로 작업자가 일하다 추락하
등으로 인간공학적 부담 요인을 개선하도록 제
거나 끼이고, 전도되는 등 사고가 발생할 가능
안하였다. 그다음으로는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
성이 높았다. 현장의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작
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시간당 15분씩 충분
업자가 일하는 설비 곳곳에 안전 발판 혹은 난
한 휴식 시간을 보장하거나, 작업량을 줄이는
간이 없거나 있어도 실효성이 없는 곳이 대부
등 관리적 방법을 제안하였다.
분이었다. 현장에서 설비에 원료를 채우거나 청 24
마지막으로 비좁은 공간과 관련해서 연구진은
에 노출되는 경우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부담이
결국 중장기적으로 볼 때 현장의 유해위험요인
상당하다고 조사되었기 때문에 소음을 줄이기
을 낮추거나 없애기 위해선 공장용지 확장이나
위한 각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제안하였다. 구
이전을 포함한 중장기적인 계획과 고민이 필요
체적인 방안으로는 소음 부스 설치가 필요하지
하다고 제안하였다. 그렇지 않고서는 현장의 유
만, 공간 부족으로 어려울 경우엔 설비에 차단
해위험요인을 제거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이 따
및 흡음재 부착, 적절한 맞춤형 보호구 사용 및
를 것으로 보았다.
관리 방법에 대한 교육을 제시하였다. 또한, 그
전체적으로 관리시스템이 부재한 화학물질에
동안 작업자들이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정
대해서도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업데이트
신적인 부담이 상당했던 만큼 청력보존프로그
와 화학물질의 유해위험성에 대한 작업자 교육
램을 제대로 실행에 옮길 방안을 노사가 함께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A 사업장의
마련하라고 제안하였다.
경우 화학물질의 사용량 자체가 많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소량이지만 작업자 건강에 치
근본적인 개선 방안
명적인 물질인 WD-40, 기어윤활유, 카본 등의
이번 위험성평가가 현장의 유해위험요인을 있
화학물질을 꾸준히 오랜 기간 사용하는 현장이
는 그대로 드러내고 개선하는 것은 그 자체로
었다. 게다가 작업자들이 해당 물질에 대한 유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현장개선과 함께 놓치
해위험성과 대처 방안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지 말아야 할 것은 작업자에게 유해위험요인이
화학물질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
되는 작업량, 작업방식 등 전반적인 노동조건에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이를 위해
대해서도 재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별도의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조사
다. 가령 지난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이
사업을 노사가 고민해보고, 현장에 있는 국소
후 노사는 인간공학적 개선뿐 아니라, 작업자에
배기장치의 성능 향상과 환 배기 시스템에 대
게 가장 부담이 되는 초장시간 노동과 교대근
한 실효성 있는 개선을 제안하였다.
무를 개선하기 위한 근무형태개선 TFT를 운영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위험성평가 연구
소음으로 인한 유해위험성도 대다수 작업자가
결과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업자가 유해위험요
느끼는 부담이었다. 사무실이나 제품 포장 및
인으로부터 건강하고 안전하기 위해서는 결국,
출하 공정 쪽이 아닌 다른 공정의 경우 대부분
절대적인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평균 소음이 80db를 넘었다. 특히 전체 작업자
개선 방안이 될 수 있다.
중 하루 10분 이상 120db 정도 되는 설비 소음 25
사진으로 보는 세상
26
지난 7월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내몰린 경기도 광역버스 운전노동자의 졸음운전으로 대형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버스회사 와 경기도 교통행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잇따르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버스 준공영제’를 대책으로 내놨다. 그러나 경기 도청의 준공영제에는 버스 운전노동자의 과로를 막기 위한 노동조건 개선도, 교통복지 확대도 없었다. 경기도 버스의 5% 에 해당하는 광역버스를 대상으로 준공영제를 실시하며, 버스업체의 사업수익을 보장하는 얄팍한 꼼수였다. 이에 버스노 동자와 경기도의 시민사회가 나섰다. 과로없는 안전한 버스, 교통복지 확대, 완전공영제를 요구하며 경기버스공동행동이 출범했다. 글/사진_푸우씨 상임활동가
27
특집 : 우리에겐 노조가 필요하다
노동조합 ‘각오해야 하는 선택’이 아니어야 한다
김재광 소장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 10%
안 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1987년 노동자 대투
자본주의 사회 노동시장에서 노동자는, 의무는 넘
쟁 이후 2~3년간 반짝 상승했다가 지금껏 10%
쳐나지만 권한이 없고 매우 협소한 위치를 점하
정도에 머물러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게 된다. 또한, 노동자는 노동력만 따로 떼어내 팔
(OECD) 평균인 27.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
수 없기에 불가피하게 인격을 동반한 노동에 임
준이고,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낮다(2015년 기준).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업주 또는 사용자의 선
한편 단체협약 적용률1도 13% 정도로, OECD 평
의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최대한의 이윤
균 55%에 한참 못 미치는 최하위권이다. 이러한
추구를 목표로 하는 경제 환경에서 사업주의 선의
통계는,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활동할 권리가 헌법
를 기대하기는 좀처럼 어렵다. 요즘 들어 부쩍 회
상 기본권임에도 대다수 노동자들은 이를 인식하
자되는 ‘갑질’은 원초적으로 임금노동의 노사관계
지 못할 뿐 아니라, 노동조합이 무엇인지조차 알
에서 비롯된다. 노동자에게 최고의 ‘갑’은 사업주
기 어려운 한국의 현실을 반영한다. 노동조합을
를 위시한 사용자이다. 그래서 보호 법률이 있음
내 삶과는 별개로 생각하며 사는 것이 오히려 자
에도, 다치거나 죽을 것을 예감하면서도 일을 하
연스럽다. 심지어는 적대감마저 조성된다. 정말
고, 집에 가고 싶어도 퇴근을 못 한다. 임금이 체
한국 노동자의 90%는 노동조합이 필요 없는 것
납돼도 면전에서 대들지(?) 못하고, 심지어 성희
일까?
롱을 당해도 참는다. 이른바 ‘사용종속 관계’는 이 토록 서글프다. 이렇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
1 비조합원에게도 노동조합 단체협약의 노동조건이 적용되는 비율 28
는 일이 일터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너무도 간명하다. 기본적 인격의 보장도 사업주의
어디쯤 서 있는지 알 수 있다.
선의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사회적·제도적으로 더욱 독려 그리하여 개별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는 논리적
되어야
귀결은 즉 헌법과 실정법이 보장하는 노동조합을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이익단체라는 사실 자체만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노
으로도 노동자에게 필요한 이유가 된다. 또한, 노
동조합 조직은 불가피하게 동료들 그리고 사업주
동조합은 다른 이익단체 이상의 사회적 순기능
와의 관계를 재편해야 하는 불편과 수고가 동반되
을 가진다.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노동자의 복리
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주와의 불편한 관계는 종
와 건강을 유지 증진하는 것 자체로 중요한 기능
종 ‘각오’가 요구된다. 그 배경에는 역사적으로 한
을 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민주적 조직운영
국의 지배 권력이 노동조합에 대한 편견을 교육하
을 직접 경험하여 민주시민으로서 역량의 기초를
였고 지금도 그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있
다질 수 있다. 물론 이는 설립 취지에 맞는 민주적
다.
운영을 전제로 한다. 기업에 유착해 설립 취지를 망각하거나, 단결과 연대를 담합과 배제로 변질시
한편, 유연화 전략으로 인해 노동자는 고용을 위
킨다면 노동조합은 사회 공동체에서 고립되거나,
협받으며 더욱 개별화되었고, 다단계 하청구조가
사회악이 될 것이다.
확대되었다. 노동조합의 필요성은 증대되었으나 기업 단위의 노조 설립은 현실적으로 더욱 어렵게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앞서 밝힌 노동조합의
됐다. 제도적으로는 산업별 교섭과 협약 확대를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노동조합은 사회적,
강제하지 않아서, 산별노조가 있어도 산별 규범을
제도적 차원에서 노동대중과 ‘시민사회’에 더욱
형성할 수 없게 되어있다2. 또한, 노동자성을 인정
권장되어야 한다. 노동조합이 일반화되어 ‘시민’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가 증가했지만 이에
과 ‘시민사회’에서 분리되지 않고, 사회적으로 격
부응하지 못하는 제도가 노동조합 조직을 가로막
려되고 동시에 감시될 때 비로소 공동체와 상호작
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4개 핵심협약 ‘△결
용하는 조직으로 자리할 수 있다. 적어도 노동자
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87호) △
에게 노동조합이 ‘각오해야 하는 선택’이 아닌 사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98
회가 되어야만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작될 것이
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29호) △강제노동 폐
다.
지에 관한 협약(105호)’이 아직도 비준되지 않은 점을 보더라도, 한국 노동자의 단결권과 노동권이 2 참고로 프랑스의 경우 노동조합 조직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협약적용률은 97%에 이른다. 이는 산 별교섭과 협약적용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 다. 29
특집 : 우리에겐 노조가 필요하다
전체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위해 싸우는 대리운전 노동자 재현 선전위원장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지난 8월 28일 서울
다. 그래서 지역에서 시작해서 전국노동조합을 만
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
들려고 했는데 역량이 부족해서 그렇게 하지 못했
고, 지금까지 노동조합 인정을 요구하는 투쟁을
다. 그나마 가장 활동이 활발했던 대구에서 노동조
벌여왔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김주한 정책
합 인정 투쟁을 앞장서면서 지방노동청에 노동조
실장을 만나 대리운전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최
합 인정을 요구해서 설립 필증까지 받았었다. 그러
근 투쟁 상황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
나 정부가 대리운전 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니라 개
았다.
인 사업자인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기존 노동 조합과 새롭게 노동조합을 만들려는 지역에서 활동
생업도 하랴 노동조합 활동도 하랴 건강은
을 제한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노동조합은 여전
어떠한가.
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어젯밤에도 대리운전하고 새벽에 퇴근해서 아침 선전전하고 집에 잠깐 들어갔다가 지금 세 번째 일
대리운전이라고 하면 누구나 할 수 있을 정
정을 하고 있다. 요즘 이렇게 저렇게 투쟁이 계속되
도로 쉽고, 아르바이트로 하는 일 정도로
면서 이런 날이 많다."
인식되는 것 같은데 실제 그러한가. "말씀하신 대로 대리운전 일은 마치 부업으로 하는
30
사실 인터뷰 오기 전까지 노동조합이 있는
일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최근 노동조합에서 실태조
지 몰랐다. 언제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건가.
사를 해보니 대리운전을 전업으로 하는 노동자들이
"2006년부터 전국에 노동조합을 본격적으로 만들
70%나 됐다. 여기에 전업으로 대리운전을 하면서
려고 했다. 대리운전 노동자의 소속 회사가 워낙 다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는 노동자가 전체의 10%였
양하기 때문에 기업별 노동조합을 만들 수가 없었
다. 따라서 전체의 80% 정도가 대리운전 일이 직업
이다. 예전에 아주 초반에는 대리운전이 무슨 일인
평균 5~6번 정도 호출을 받으니까 7~9만 원 정도
지 잘 모르고 시장도 형성되기 전이라 그때는 몇 달
버는 거다. 그런데 매일 출근할 수 없으니까 1주일
하는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
에 한두 번 정도 쉬면 한 달 평균 수입이 180만 원
다. 그런데 지금은 이곳 시장규모가 연간 3조 원 정
정도 된다. 여기서 회사에 수수료 20% 내고, 호출
도나 되고 15만 명이 종사하는 하나의 산업이 되었
프로그램 사용료 내고, 보험료에 통신비까지 개인
다."
이 해결해서 한 달에 150만 원 정도 남는다. 이러니 까 대리운전해서 먹고는 사는데 돈은 절대 못 모은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
다."
움은 어떤 것들인가. "야간노동 자체가 발암물질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
정부가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
데 우리는 매번 낮과 밤이 바뀌어서 일하기 때문에
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왔는가.
이게 가장 힘들다. 주간에라도 푹 쉬어야 하는데 잠
"전혀 없다. 요즘 자본이 플랫폼 노동이다 뭐다 하
을 충분히 자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한번 수면 리듬
면서 철저하게 노동자가 일하는 시간만 급여를 주
이 깨지면 정말 힘들다. 그리고 대리운전 노동자들
고, 나머지 쉬는 시간이나 대기 시간은 급여를 안
이 평균 저녁 6~8시 정도에 나가서 다음날 새벽 4
주거나 사용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지 않나.
시 늦으면 6시에 퇴근하기 때문에 하루에 10시간
그런데도 정부는 아무 대책이 없다. 이전부터 대리
가까이 일한다. 물론 종일 호출이 있어서 10시간 내
운전 노동자를 보호할 방안이 없었다. 지난 촛불 때
내 운전하는 건 아니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호출을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엄청 열심히 광장으로 나갔
계속 기다리고 목적지까지 손님 데려다주고 다음
다. 경남지부는 처음에 한번 촛불 광장에 테이블 놓
호출 받을 장소나 집까지 알아서 걷고 이동하는 게
고 시민들한테 커피를 나눠줬는데, 그다음부터 사
어렵다. 길이라도 익숙하면 그나마 괜찮을 텐데 일
람들이 커피를 찾으니까 몸은 힘든데 안갈 수도 없
하다 보면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요즘에 감정노동
어서 촛불 끝날 때까지 계속 커피를 나눠줬다. 이게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대리운전은 술
뭐냐면 지금껏 정부가 대리운전 시장을 자율에 맡
취한 고객을 제일 많이 상대하는 일이라 볼꼴 못 볼
긴다고 하면서 대리운전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
꼴 다 보면서 일한다. 심지어 일하면서 고객한테 폭
장하지 못했다. 그래서 조합원들이 거리로 광장으
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는데 참는 것 외에 다른 방법
로 나온 거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중으로 배제되었
이 없다."
다. 자본은 사용자로서 책임을 외면하고, 정부는 우 리를 노동자가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라면서 노동
경제적으로 처우나 조건은 어떠한가.
삼권으로부터도 배제한 거다."
"어느 회사나 다 마찬가지인데 우리는 기본급이라 는 게 없다. 한번 호출비가 1만5천 원인데 하루에 31
지난 8월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 제출 이후
인정해달라고 하는 거다. 물론 노동조합을 인정하
현재까지 진전된 내용은 없는가.
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활동을 안 하거나 못하는
"문재인 정부가 대선 전 공약으로 특수고용노동자
것도 아니지만 우리들의 요구를 정치적으로나 사회
의 기본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우리는
적으로 전달하고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당연히 노동조합이 인정 될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최소한의 법적인 권리를 보장받는 게 필요하다고
지금까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는 있지만, 시간을
보고 있다. 또, 제도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조직화를
더 달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우리 노동조합 입장에
위해서라도 노동조합 필증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에
현장에선 뭔가 일정하게 사회적으로나 노동부에 의
게 불리하다고 판단해서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
해 권리가 보장받는 노동조합이 되어야 최소한의
농성을 하기로 했다."
가능성이 보이고 움직일 거라고 본다. 지금처럼 헌 법에서는 보장하지만, 임의조직인 노동조합일 때와
이제 정부와 대화로만 풀기 어렵다고 판단
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한 것인가. "우리가 대리운전 노동자의 사회보험 적용이나 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가.
우 개선과 같이 굉장히 무리하거나 어려운 걸 요구
"지금은 우리한테 절박해서 노동조합 인정 투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다른 건
하고 있는데 사실 단순하게 이것만을 위해서 투쟁
몰라도 정부가 약속했던 특수고용노동자인 대리운
하는 건 아니다. 이 투쟁은 우리에게 가장 절박한
전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해달라는 거다. 민주노
문제이자 전체 특수고용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총에서도 우리 노동조합의 인정 여부가 새 정부가
위한 투쟁이다. 조합원들에게도 우리가 조직은 작
앞으로 특수고용노동자의 기본권 보장에 있어서 어
고 힘은 없지만 가장 절박하니까 특수고용노동자의
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시금석이 될 거라고 판단하
권리를 위해서 싸워보자고 설득했다. 이 투쟁이 새
고 있다."
정부가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해 어떠한 입장인지를 확인하게 되는 만큼 최대한 역량을 집중해서 싸울
만일 정부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다
거다."
면 어떠한 문제가 계속 발생할 거라고 보 는가.
※지난 11월 3일 노동부가 전국대리운전노동
"노동조합 인정 여부는 대리운전 노동자들만의 생
조합이 요청한 설립 필증에 대해서 변경신고사
존권 문제가 아니다.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고객의
항이 아님을 사유로 하여 사실상 반려와 다름
생명과 안전과 직결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
없는 결과를 통보하였다.
자와 고객 모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제 도를 마련하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노동조합을 32
특집 : 우리에겐 노조가 필요하다
저희는 뜨거운 감자가 아니라 민주노조를 하고 싶습니다 - 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 김선영 위원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 이 글은 김선영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구술형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자동차를 파는 비정규직 노동자였어요.
저희는 무조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했어요.
하는 일은 현대자동차 대리점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일
2001년부터 대리점에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정규직이
이었어요. 지금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되
랑 똑같이 차를 팔지만, 비정규직이었고 근로계약서, 기
서 투쟁하고 있고요. 주변 사람들은 제가 대기업에 자동
본급, 퇴직금, 4대 보험도 없이 일했어요. 현대기아차 정
차 세일즈맨이라 돈을 많이 벌었겠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규직 노동자들은 열심히 투쟁해왔기 때문에 노동조건을
그렇지 않아요.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자동차 회사인
많이 개선했는데 저희는 투쟁을 안 해서 제가 입사했을
현대기아차도 IMF 금융위기 때 몸집을 줄이려고 노동자
때나 지금이나 별로 바뀐 게 없어요. 대리점에서 일하는
를 해고하고 정규직을 비정규적으로 일하게 했거든요. 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영점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
래서 예전에는 자동차를 현대기아차 직영점에서 판매했
랑 달라서 자동차를 못 팔면 월급이 하나도 없고 부진자
는데 IMF 이후부터는 직영점이 아닌 대리점에서 비정규
교육에 끌려가고 해고도 됐고요. 그래서 어떻게든 정규직
직 노동자들이 차를 팔게 되었죠. 이제는 세월이 흘러서
노동자들보다 차를 많이 팔아야 하니까 고객들이 서비스
전국에 현대차 직영점이랑 대리점이 400개 정도로 똑같
를 많이 바라면 제 돈 써가면서 차를 팔았죠. 정규직 노동
이 있고요. 일하는 노동자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6,000
자들은 상대적으로 제 살 깎아가면서 차를 안 팔아도 되
명 정도로 똑같아요. 현대차는 직영점 운영하면서 들어가
니까 저희가 차 가격 깎아주고 서비스를 과도하게 하면서
는 비용, 노동자들 임금과 복지 등 비용을 대리점 소장한
시장질서 망가트리고 손님 뺏어간다고 손가락질을 많이
테 떠넘기면서 차는 차대로 똑같이 파니까 엄청 남는 장
했어요. 사실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인데 저희는 당장 차를
사를 하고 있어요.
못 팔면 길바닥에 나앉으니까 별다른 방법이 없고, 차를 33
많이 팔아도 정작 남는 건 또 별로 없었어요. 이 악순환이
요. 아마 대리점 소장들은 소송 끝날 때까지 시간을 끌 거
지금까지 계속된 거고요.
예요. 현대기아차가 대리점 소장들이 모여 있는 협회에다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해도 절대 응하지 말고 시간을 끌
더는 이렇게 살기 싫어서 노동조합을 만들
어서 재판으로 가라고 지침을 내렸거든요. 대리점 소장은
어야겠다 결심했어요.
정규직 노동자가 퇴사해서 현대기아차에 면접을 보고, 본
일도 일인데 대리점 소장들에 비인격적인 태도가 너무 부
사에서 사람을 결정하면서 다시 현대기아차랑 대리점 계
당했어요. 저희는 A 대리점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고 싶
약을 맺는 구조라서 현대기아차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없
어도 대리점 소장끼리 동의서가 없으면 이동을 못 했어
어요. 재계약도 현대기아차 손에 달려있으니까 대리점 운
요. 대리점 소장한테 완전히 종속돼서 일한 거죠. 저도 소
영할 때도 고분고분 말을 들어야 하고요.
장한테 다른 직원들 다 있는 회의에서 “개새끼야 병신아 왜 인생을 이렇게 사냐.” “나 같으면 쪽팔려서 그렇게 안
누가 봐도 진짜 사장은 현대기아차 아닌가요.
살고 일 그만두겠다.” 이런 폭언을 매일 들었어요. 차를
예전부터 대리점별로 현대기아차 내부 인터넷 페이지에
못 팔고 돌아오면 서류를 얼굴에 집어 던지기도 하고요.
들어갈 수 있는 아이디가 있었어요. 이걸로 인터넷 페이
그때는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
지 들어가서 차 가격은 얼마인지, 어떤 행사를 하는지, 공
터 언젠가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인간답게 살자고 마음먹
지사항은 뭔지 등등 본사에서 내려오는 정보를 확인하고
었던 것 같아요.
차를 팔았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노동조합을 만드니까 아 이디로 여기를 못 들어오게 막았더라고요. 아침에 출근하
현대기아차는 노동자를 갈라치기 해서 손
면 8시 반에 현대차에서 사무실에 설치해준 빔으로 방송
도 안 대고 코 풀고 있어요.
보면서 아침 체조하고, 현대차에서 만든 H-뉴스 듣고 조
2016년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현대기아차에 진짜 사장 정
회를 했는데 그것도 싹 없어졌어요. 부진자 교육도 현대
몽구가 우리 문제 책임지라고 요구를 했어요. 현대기아차
차에서 직접 했는데 이 교육도 없어졌고요. 현대차가 우
에선 대리점이랑 우리 회사랑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죠.
리한테 들어주던 상해보험도 이젠 대리점 협회가 들고 있
이 문제는 지금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으로 다투고 있는
어요. 이게 다 왜 그런지 아시겠죠? 이제라도 현대차가 비
데 현대차는 우리랑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김앤장이랑 손
정규직 노동자 진짜 사장이라는 걸 은폐하고 지우겠다는
잡고, 기아차는 태평양이랑 손을 잡더라고요. 노동조합은
거예요.
소송은 소송대로 하면서 조합원들이 일하고 있는 대리점
34
소장들에게 교섭도 요구했는데 대리점 소장들이 너희는
우리를 지켜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 사업자니까 교섭에 나올 이유가 없
15년 전에 어떤 비정규직 노동자가 산타페 차를 팔았어
다고 버티더라고요. 노동부에서도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
요. 그런데 그 차가 1주일 만에 고장이 나서 손님이 대리
구했으니 대리점 소장이 교섭에 나와야 한다고 명령을 내
점을 찾아왔죠. 그 손님은 차가 고장 났으니 화가 나니까
렸는데 지금까지 버티면서 이것도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차를 판매한 노동자한테 책임지고 새 차로 교환해 달라
고 요구하는데, 그건 비정규직 노동자 혼자 책임질 수 있
긋나기 때문에 절대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했는데 벌써 1
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대리점 소장이랑 현대차는
년 반이 지났어요. 현대기아차 정규직 노동조합은 금속노
나 몰라라 하더라고요. 결국, 그 손님이 차를 판매한 노동
조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려고만 하면 항의하고 몸싸움까
자한테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펴서 1달 만에 죽었어요.
지 벌였어요. 금속노조에서 대의원대회를 열고 표결로 결
현대차는 끝까지 자기 직원이 아니라고 아무런 보상도 안
론 내려 해도 투표 자체를 거부해서 회의 자체를 무산시
했어요. 나중에 이 문제가 산타페 차 동호회 인터넷 카페
켰고요. 저희는 현대기아차가 워낙 힘이 강한 회사라 거
에서 알려지고 방송까지 되니까 현대차에서 유족한테 이
기랑 싸우는 것도 힘든데 같은 노동자들과 다투고 노조를
사실을 밖에 말하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알고 있어
설립할 권리도 박탈당하는 상황이에요. 저는 지금도 왜
요. 그때 다들 상심이 컸어요. 차를 잘 못 만든 건 현대차
우리가 정규직 노동조합의 허락을 받고 금속노조에 가입
인데 왜 일하다 죽는 건 우리인 건가 억울하잖아요. 그때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아무리 노동조합에서 내부
부터 현대차에서 산재보험은 아니지만, 상해보험을 비정
적인 갈등이 있다고 해도 규약은 지키고 안에서 토론하고
규직 노동자한테 들어줬다고 하는데 이제는 그것마저 현
해결해야 할 문제잖아요.
대차가 안 해주는 거예요.
그렇지만 끝까지 정규직 노동조합에 손을 자본과 싸우는 것도 힘에 부치는데 같은
내밀 거예요.
노동자를 설득해야 해요.
지금 이 갈등은 현대기아차 자본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2015년에 노동조합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금속노
갈라치기하고 분열하게 하려는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그
조를 찾아갔어요. 그때부터 금속노조 미조직 비정규 담당
래서 아무리 정규직 노동조합이 우리를 배척하고 서운하
활동가분이랑 전국 다니면서 노동자들 만나고 조직을 했
게 해도 끝까지 설득할 거예요. 우리가 힘을 합치지 않으
죠. 그 다음해엔 금속노조에서 조합원이 많지 않아서 지
면 현대기아차 자본을 절대 이길 수 없거든요. 그러니 금
회를 구성하기는 힘드니 일단 노동조합을 먼저 띄우고,
속노조도 현대기아차 정규직 노동조합도 우리를 뜨거운
조합원을 더 조직해서 금속노조에 가입하기로 했어요. 그
감자로만 취급하지 말고 민주노조다운 결정을 내렸으면
래서 노동조합 먼저 띄우고 금속노조에 가입하려고 가입
해요. 제가 알고 있고 기대했던 민주노조, 노동조합은 이
신청을 했는데 현대기아차 정규직 조합원들이 저희가 금
런 게 아니었거든요.
속노조 가입하는 걸 반대한다는 거예요. 당시 금속노조 위원장이 저를 찾아와서 노동조합 규약이 가입을 요청하 면 한 달 이내로 승인하게 되어 있는데, 한두 달만 기다 려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농담으로 “이거 얘기 가 길어지는 거 아니냐.” 물어보니 그렇지 않을 거라고 하 더라고요. 그때만 해도 노동조합은 규약이 있고 정규직이 반대한다고 노동조합 가입을 막는 건 민주노조 원칙에 어 35
특집 : 우리에겐 노조가 필요하다
택배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 선언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김태완 위원장 인터뷰 나래 선전위원
나래 상임활동가
청명한 가을 하늘은 과연 누구에게나 고를까. 함박
없다 보니 노예시장 분위기가 있어요. 예를 들어 회사
웃음을 짓는 인파들을 가로질러 인터뷰하러 가는
가 정책 변화하면서 비용이 발생하면 그 비용을 노동자
길이 무겁게 느껴졌다. 지난 8월 28일부터 서울 고
에게 전가해요. 발생하는 비용을 메우기 위해 노동자는
용노동청 앞에서 택배 노동자의 노조 인정을 요구
일해요. 결국,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지고, 부당함에 맞
하며 2달 넘게 노숙농성을 하는 김태완 위원장을
서 자기 권리를 주장하려고 하면 바로 계약해지 당합니
가을 하늘빛을 닮은 푸른색 천막 농성장에서 만났
다. 그러므로 노동조합 만들기가 어려워지죠.”
다. 특수고용직은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 도급계 본인 역시 2013년부터 택배 일을 시작해 지금도
약을 맺어 개인사업자로 분류가 된다. 학습지 교
택배 노동자로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김태완 위
사, 화물 노동자, 골프장 캐디 등이 있다. 그리고 우
원장은, 특수고용 노동자인 택배 노동자들이 왜 노
리 주변에서 가장 일상적으로 접하는 이들 중 택배
동조합을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를 털어놓았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은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업
다.
무 대가로 수수료를 받으며,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당연히 회사는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과 의
“우리 신분이 특수고용 노동자이다 보니, 노동자로서
무를 회피하고 악용한다. 따라서 노조 설립은 물론
기본권리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우리
파업, 사용자와 교섭조차 할 수 없다.
를 노동자로 대하고 일을 시키죠. 그런데 법적 보호가 36
“노조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월평균 소득이 320만 원
점에서 비용 절감, 업무지시 등에 쉽기 때문에 이렇게
정도 나왔어요. 많이 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희가
될 수밖에 없어요. 워낙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에 이전
일하는 걸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요. 아침
정부들이 친 노동 정부가 아님에도 개선에 대한 의견이
7시까지 출근해서 오전 내내 터미널에서 물건을 받아
있었죠. 권고 발표 후 아직 노조와 구체적 안을 만들기
요. 그러면 배송 출발 시각이 평균 1, 2시예요. 오후 5시
위한 자리를 제안 받진 않았습니다. 이후 구체적으로 방
까지 고객들에게 배송하죠. 하루 평균 배송 물량이 250
안을 마련한다면 정부는 설립신고 내주는 것뿐만 아니
개, 200가구 정도예요. 물건 당 소요시간이 1분이어야
라 노동자 편에서 증인으로 나와 적극적으로 방어해줘
해요. 1시간에 40~50개를 해야죠. 그런데 배달이 어려
야 합니다. 노동존중을 얘기하는 정부라면 그렇게 해야
운 지역은 한 시간에 20개 하기도 벅차요. 그렇게 배송
죠.”
못 한 게 남으면 다시 배송 나가요. 거기서 끝이 아니에 요. 다시 서브 터미널(옥천, 대전 등)의 사무실로 복귀해
김태완 위원장에게 택배 노동자들이 바라는 일터
서 누락, 가격 조정 등 전산업무를 약 1시간 동안 해요.
에 관해 물었다.
배달 업무가 전부가 아니죠. 평균 저녁 8시에 퇴근하는 데, 배송이 다 안 끝나면 밤 11시, 12시까지 일합니다.”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고생하며 온 사람들입니다. 그러면 적어도 이 사람들이 정당하게 일한 만큼 대우받
특수고용직인 이들은 당연히 연차도 없고, 수당도
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습니다. 청년
없다. 오로지 물건 당 수수료로 월급이 책정된다.
들이 들어와 보람을 느껴 ‘평생 여기서 일하며 살 수 있
하지만 회사는 택배 노동자들이 돈을 많이 번다며
겠다.’ 생각할 수 있도록 노동조건을 바꿔야 해요.”
악선전을 한다. 가족들과 저녁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하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말이다.
노숙농성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라며 농성장 인터 뷰를 마친 얼마 후 노조는 지난 10월 23일부터 노
다행히 지난 5월 국가인권위원회는 노조법이 정
조 설립 필증 쟁취를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
한 근로자의 범위에 특수고용직을 포함할 것을 고
갔다. 그리고 바로 11월3일 고용노동부는 “택배노
용노동부에 권고했다. 이어 10월 17일 고용노동부
조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설립신고 요
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독려, 특수고용직의
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해 설립신고증을 교부했다”
노동권을 보호할 수 있게 특별법 제정 또는 노동법
고 노조설립을 인정했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없었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태
다면, 시민사회의 연대가 없었다면 불가했을 결과
완 위원장의 판단과 고민을 물어보았다.
였다. 그러나 대리운전기사노조의 설립신고는 반 려됐다. 택배노조의 승리를 시작으로 전체 특수고
“특수고용 노동자 문제는 워낙 심각한 문제입니다. 특
용노동자들의 노동권 쟁취를 위한 투쟁이 힘이 받
수고용 형태 노동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죠. 사용자 관
길 간절히 바란다.
37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이야기
나는 감시, 단속적 노동자인가?
권종호 선전위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24시간 맞교대를 하는 보안업체 노동자 A 씨는 주상
몸을 누일 공간은 없다. 의자에 기대어 최대한 편안
복합 아파트 경비 및 안내 업무를 수행한다. 근무하
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전부이다. 피곤해서 깜박 잠
는 날은 낮에 따로 쉴 시간 없이 순찰, 감시, 안내 등
들긴 하는데 자고 일어나도 피로는 여전하다.
의 업무를 하다가 밤에는 4시간 정도 수면 시간이 주 어져 수면실에 들어가서 잘 수 있다. 하지만 저녁 9
24시간 맞교대를 하는 시설 관리 노동자 C 씨는 서
시부터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세 팀이 번갈아 수면을
울 시내 작은 빌딩의 지하에서 냉난방 설비를 운용
취하는 관계로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자는 날이
하고 필요시에는 각종 전기 설비의 유지 보수를 해
면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어쨌든 수면 시간이라
주기도 한다. 24시간 맞교대이기는 하지만 오후 6시
눕긴 하지만 평소 항상 깨어있던 시간에 갑자기 자
이후로는 대부분의 빌딩 인원들이 퇴근하는 관계로
려니 잠도 안 오고 잡생각만 늘어간다.
특별한 일이 없다. 지하에 있어서 공기가 좋지 않고, 기계 소음에, 비좁긴 하지만 그래도 누워서 잠을 잘
24시간 맞교대를 하는 아파트 경비직 노동자 B 씨는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빌딩 내부 공사
상황이 더 열악하다. 낮에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들
같은 특별한 일이 있는 경우를 빼고는 잠은 충분히
이 정해져 있다. 분리수거, 주차단속, 화단 정리, 청
자고 퇴근하는 편이다.
소 등등 일이 끝나면 틈틈이 CCTV 확인도 해야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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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순찰 업무도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다행히
앞서 본 세 명의 노동자 모두 감시, 단속적 노동자로
밤에 휴게시간이 3-4시간 주어진다. 함께 근무하는
승인되어 근무하고 있었다. 이러한 감시, 단속적 노
파트너와 적당히 시간을 나눠서 자긴 하는데 마땅히
동자로 정의되는 순간 근로기준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부분은 야간노동 수당과 연차 휴가뿐이다.(표 1) 연차 휴가는 못 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실제 보호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야간노동 수당뿐이고 이러한 결과 1년 동안 휴무 없는 24시간 맞교대도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일해도 연장, 휴일 노동 수당 조차 받지 못한다.
구분 노동시간 수당 휴게·휴가
적용 규정
미적용 규정 주 40시간, 없음 연장 12시간 한도 연장·휴일노동 야간노동 가산수당 가산수당 주휴수당 연차유급휴가 휴게시간 (15일~25일)
표 1 「근로기준법」 ·제63조 (적용의 제외) 내용 정리
출처_노동과세계 이러한 상황에 대해 근로감독관의 과도한 업무량 때 문에 제대로 된 판단이 어렵다는 점에서 자세한 승 인 기준을 상위법에 명시해야 된다는 제안과 열악한 감시, 단속적 노동자의 근무 실태가 이미 2004년에
앞서 이야기한 A, B 노동자는 24시간 근무 후 집에
「감시.단속적 근로자 실태조사」 보고서로 노동부에
가면 하루를 꼬박 피로를 푸는데 쓰곤 한다. 반면에
제출되었지만, 최저임금 적용이 2015년에야 가까스
C 노동자는 불편하게라도 근무 중에 좀 잠을 자고
로 시행된 것 이외에는 아직까지 전혀 개선된 바가
퇴근 후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C 노동자에게
없다.
현재의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상황이 적절하다는 것 은 아니다. 감시, 단속적 노동자의 건강을 위해서 노
휴식의 기회도 추가 근무의 수당도 없을 정도로 노
동시간 상한은 꼭 적용되어야 하고, 수면 및 휴게 시
동 가치를 최소한으로 평가하는 감시, 단속적 노동
설에 대한 개선된 기준도 마련되어야 한다.
의 개념이 가능하다면, 역으로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노동 시간의 상한이 있어야
반면 A, B 노동자의 경우 현재 근무 조건이 감시, 단
한다. 노동 가치가 최소화될 수 있을 정도라면 그에
속적 노동자에 해당하는지부터 다시 따져야 한다.
맞는 엄격한 기준 수립과 적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
낮 시간 동안 하는 감시 이외의 상시적인 활동이 있
이다.
다는 점, 근무 중 밤 수면이 현실적으로 힘들어 정신 적, 육체적 피로가 심각하다는 점 등은 감시, 단속적 노동으로 승인될 수 없는 요건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의 승인은 전적으로 근로감독관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고 대부분 서류 접수를 통한 관행적 승인으로 신청의 98%가 승인되고 있다.
39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검토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
권종호 선전위원
#1 마타와 존은 만 12세, 만 10세, 만 5세, 6개월의 네 아
이 끝날 때는 육아휴가를 다 쓰고, 둘 다 정상근무를 해야
이의 부모로, 마타는 치과 간호사, 존은 자동차 기술자로
한다.
일하고 있다. 마타는 주 2일 16시간, 존은 주 4일 36시간 인데 하루 9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첫째, 둘째, 셋째는 이
#3 여름방학 후 부터, 아나는 주 2일 종일근무 16시간에,
미 학교에 다니고 있고, 아직 아기인 막내는 하루는 보육
자택근무 4시간을 해야하고 케이스는 주 5일 근무를 해
시설에, 하루는 존과, 나머지는 마타와 함께 보내고 있다.
야 한다. 아나가 근무하는 주 2일은 엄마가 아이들을 학
첫째, 둘째, 셋째가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일주일에 하루
교에 데려다 주고 조금 늦게 출근을 하고 늦게 퇴근을 하
는 존이, 다른 하루는 할머니가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
는 대신, 아빠가 이틀 일찍 퇴근을 하고 학교가 끝나는 시
온 시간부터 엄마가 퇴근하는 시간까지 한 시간 반 정도
간인 3시 30분에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리고 오기로 했고
돌봐주고 있다.
직장에 일주일에 이틀 수업을 일찍 빼달라고 신청한 상태 이다.
#2 아나와 케이스는 만 5세, 만 3세 두 아이의 부모로, 아
40
나는 사회복지 기관장의 비서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일
이상은 네덜란드 맞벌이 부부들이 직장과 육아를 병
주일에 12시간 일한다. 목요일 하루는 종일 근무로 8시간
행하는 사례다. 유연한 노동시간 제도와 노동시간에
일하고, 4시간은 자택 근무를 한다. 목요일 하루는 고등학
따른 차별의 금지 조항 등을 통해 기본적인 보호가
교 역사교사로 일하고 있는 케이스가 아이를 돌본다. 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육아를 위한 시간에 자율적으로
부부는 둘 다 당분간 이렇게 육아휴가를 파트타임으로 받
투자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네덜란드뿐 아
아 사용하면서 지낼 생각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여름방학
니라 독일, 영국, 핀란드 등의 근로 기준 관련 법률을
살펴보면 일·가정 양립에 관한 세심한 배려를 볼 수
보면 임신 중 태아 검진과 관련된 시간을 임금 삭감
있다.
없이 확보해주도록 되어있고 2008년부터 시행되 고 있지만, 현실은 연차 사용을 강요받는 경우가 대
예를 들면 아이를 입양했다면 입양된 아이와 부모의
부분이다. 2014년부터 같은 법 74조 7항에 임신 중
적응을 위해 2주에서 4주의 입양 휴가를 주게 되어
일정 기간 동안의 매일 2시간의 근로시간 단축도 임
있는 것, 미성년자 혹은 직업 교육 중인 자가 출산한
금 삭감 없이 가능하도록 명시했지만 이에 대한 신
경우, 낳은 아이의 조부모가 육아 휴직을 쓸 수 있게
청도 시행도 거의 되지 않고 있다.
하는 것, 노동자가 임신했음을 알리면 고용주가 노 동자의 업무에 대한 위험성평가를 시행하고 그 결과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
에 따라 노동시간 단축이나 작업 전환 등을 시행하
인디언 오마스 족의 격언은 부족사회를 한참 벗어난
게 되어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도 아직 통하는 진리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온 마을이 아닌 사회와 제도가 보장
그러나 한국에 사는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들에게 이
해야 한다는 점이다. 2014년 한국 노동연구원은 여
러한 사례와 제도는 꿈같은 이야기다. 맞벌이하던
성 고용률이 높은 국가에서 출산율이 더 높다는 연
부부는 한 사람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지 종일 육
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 시설이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겨야 할지 결 정해야 한다. 육아 휴직을 사용할 수도 있고 심지어
이에 대해 한국노동연구원 정성미 연구원은 "영유
아빠의 육아 휴직도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지만, 인
아 자녀 양육지원, 육아휴직, 유연한 근무 시간제 등
사상의 불이익과 경제적 어려움을 생각해 쉽게 포기
일·가정 양립 관련 제도의 차이뿐만 아니라 제도 사
해버리게 된다. 육아휴직을 적절히 사용한다 하더라
용이 가능한 기업문화와 육아·가사가 여성에게만
도 1년이라는 기간 자체가 매우 짧아 네덜란드의 사
집중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가진 선진국은 높은
례와 같이 일상적인 단시간 노동이나 출퇴근의 유연
고용률과 함께 출산율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
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결국 육아를 위해
명했다. 현대의 한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온 마을
퇴사나 종일 보육 위탁을 결정하게 된다.
의 노력이란 이런 것이다. 단순한 제도의 차이에 더 해 사용 가능한 기업 문화와 사회적 분위기, 나아가
한국의 일·가정 양립에 관한 법률은 ‘남녀고용평등
노동 시간으로 차별받지 않으며 유연한 변경이 가능
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라는 별도의
한 노동 시간 제도의 적용 등 아이의 양육과 가정의
법을 통해 꾸준히 발전되어 가고 있고, 임신한 노동
행복을 위해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만들어가야 할
자에 대한 보호도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다. 하
것이 많다.
지만 현실적인 시행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예를 들 어 ‘근로기준법 74조의 2. 태아 검진 시간의 허용'을 41
노동시간에세이_과로자살 거둬내기
“오늘 또 한명의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서선영 박사, 과로자살 연구팀
“오늘 또 한명의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목
아닌 ‘이주노동자’의 자살은 쉽게 잊혀졌다.
숨을 끊었습니다.” 2017년 여름, 네팔 출신 미디어 활동가의 페이
계속 되는 이주노동자들의 자살
스북에는 며칠 간격으로 같은 글이 올라오고
프랑코 베라르디는 「죽음의 스펙터클」이라는
있었다. 대구의 한 이불공장에서, 경산의 한 재
저서에서 자살은 더 이상 정신병리학의 주변적
활용 처리 업체에서, 충주에서, 화성에서, 그리
현상이 아니라, 현재의 역사를 바라보는 결정
고 저 멀리 제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주
적 관점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맥락에
노동자 소식이었다. 같은 국가 출신 이주자들의
서 이주노동자의 자살 또한 한국사회 이주노동
연이은 자살 소식에 네팔 공동체는 술렁거렸
제도의 변화 과정과 그 속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고, 대사관은 노동자들을 위한 요가와 명상 수
처했던 현실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업, 현장 순회교육을 기획하며 급하게 자살 방 지 대책을 모색했다.
지난 2003년 8월 정부가 고용허가제를 통과시 킨 후, 11월부터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42
이주민지원단체는 자살한 노동자들의 사연과
강제 추방을 시작하자, 단속추방의 공포와 스트
유서 공개를 통해 고용허가제가 이들을 죽음으
레스 속에서 한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가 지하
로 내몰았음을 성토했다. 하지만 언론의 조명을
철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고, 연이어 방글라
받는 것도 잠시,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으로 보
데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들이 목숨을
이는 ‘자살’은, 그것도 대통령도 유명 연예인도
끊었다.(참고: 오마이뉴스 “더이상 죽이지마!
강제 추방은 인간사냥”)
쓰고 버려지는 노동자들 유서를 남긴 이 네팔 노동자는 “건강문제와 잠
이들은 한국으로의 이주를 위해 본국에서 빌
이 오지 않아서 지난 시간동안 치료를 받아도
린 돈을 다 갚지도 못한 상태에서 강제 추방의
나아지지 않고, 시간을 보내기 너무 힘들어서
위협에 놓이자 한국에 남아있을 수도, 고국으
오늘 이 세상을 떠나기 위해 허락을 받습니다.
로 돌아갈 수도 없는 벼랑 끝에서 극단의 선택
회사에서도 스트레스도 받았고 다른 공장에 가
을 한 것이다. 이들의 죽음을 딛고 시행된 고용
고 싶어도 안되고 네팔 가서 치료를 받고 싶어
허가제, 이 새로운 제도 속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도 안되었습니다.” 라고 자살의 이유를 설명하
삶은 어떠했는가?
고 있다.
2004년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중국
「Disposable women and other myths of
출신 노동자가 “집에 가고 싶은데, 사장이 임금
global capitalism」(「쓰고 버려지는 여성들, 그
을 주지 않는다. 오직 죽을 수밖에 없다”는 유
리고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다른 이야기들」)에
서를 남기고 자살했고(참고: 한겨레 “지하철 자
서 멜리샤 롸이트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자본주
살 중국노동자 “체불조사” 보름 넘게 미적), 이
의 하에서 일회용 노동자로서 어떻게 취급되고
후에도 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 네팔 출신 연
있는가는 이들의 죽음의 원인과 일상에서 보여
수생 등 이주노동자들의 자살은 계속 이어졌
지는 여러 삶의 측면을 통해 드러난다고 이야
다.(참고: 오마이뉴스 “고용허가제 1년…이주노
기한다. 유서에서 보이듯이, 이 네팔 노동자는
동자는 여전히 죽어간다”)
불면증의 고통, 정신적 스트레스, 적절한 치료 를 받을 수 없는 노동 조건과 함께 사업장 이동
특히 네팔 노동자들의 경우 양국 정부가 고용
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된 고용허가제의 문제점
허가제 양해각서를 체결한 2007년 이후 한국
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에 들어온 노동자들의 자살률은 급격히 증가한 다. 고용허가제 시행 14년째인 올해 8월에 자
즉, 한국 경제에 필요한 ‘노동력’으로 4년 10개
살한 한 네팔 노동자는 “우리는 더 이상 한국의
월 동안 쓰이고, 고용허가제가 정한 그 기간이
고용허가제도가 외국인노동자들을 구속하는
끝나면 출국해야 하는 ‘일회용 노동자’로서, 그
제도가 아니기를 바란다”는 말을 유서에 남겼
가 인간으로서 누려야하는 기본적인 권리는 상
다.(참고: 오마이뉴스 “이주노동자 자살 급증,
당 부분 박탈당한 것이다. 그리고 마치 중국의
무엇이 문제인가?”)
폭스콘의 노동자들이 “ 어쩌면 우리 같은 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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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 집원에게는 […] 죽음은 우리가 살아 있었다
후한동안 공포와 두려움으로 잠을 못 잤는데,
는 것을,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 우리에겐 절망
그 이유는 자신에게도 언제 그런 상황이 발생
뿐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미 자살한 친
(참고: 엔드루 로스 「엑소시스트와 기계」)라고
구처럼 몇몇 동료들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으
이야기 했듯이, 죽음을 통해 자신의 절망적 현
며, 수면제를 복용해야 잠을 잘 수 있다고 했다.
실을 알리려 했던 것 일수도 있다.
그리고 자살의 원인과 극복방안에 대한 자신들 의 견해를 이야기 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은 너무나 쉽게, 알 려지지 않는다. 경찰은 간단한 조사와 행정 절
자살을 선택하게 되는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
차를 진행하고, 대사관과 협의 하여 빠르게 시
는 고립감과 외로움에서 시작되는 우울증이다.
신을 본국으로 송환한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은
도, 본국에 있는 가족들도 이들의 갑작스러운
보통 사업주가 지정해준 기숙사나 숙소에서 생
죽음에 문제를 제기할 여력도 기회도 없이, 그
활을 하는데, 공장과 숙소가 외진 곳에 있는 경
렇게 자살 사건은 마무리된다. 고용허가제 하에
우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된다. 특히 가족과 함께
서 단기 노동력으로 들어온 이들이 죽음을 통
지낼 수 없는 상황에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며
해 노동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을 때, 이들의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되기도 하는데, 이
육체는 빠르고도 신속하게 폐기처분 되어지는
는 자연스럽게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제대로 된
것이다. 그 사이, 인천공항에는 새로운 이주노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자살로 이어진다.
동자들이 고용허가제로 들어오고, 바로 얼마 전 이들이 목을 매고 숨을 거둔 그 공장은 새로운
직업을 바꿀 수도 없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도
노동력을 투입해 주야간으로 쉬지 않고 기계를
제한된 상황에서 주어진 열악한 노동조건과 생
돌린다.
활환경을 받아들여야 하니, 이에 대한 스트레 스가 극에 달하고, 개인의 건강은 물론이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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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
와 사업장 내에서의 관계, 작업 능률에도 영향
지난 6월 한 이주노동자가 기숙사에서 목을 매
을 미칠 수가 있다. 프랑코 베라르디가 “착취,
자살을 한 공장도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다. 그
경쟁, 불안정성 등이 갈등적 사회관계의 효과로
공장에서 이주노동자 자살은 2011년과 2017년
인식되는 게 아니라 자아의 결함이자 개인의
두 번이나 있었다. 공장 근처의 한 식당에서 만
하자로 내면화된다”고 얘기한 것처럼, 고용허
난 자살한 이주노동자의 친구들은 그 사건 이
가제 하에서 노동조건으로 인한 문제들이 개인
출처_노동과세계
화될 때 우울증은 더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있으면 같이 병원에 가고 보살펴주는 것이었다. 작업장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외로움도
특히 이주노동자들은 본국에 있는 가족들을(때
함께 극복하고, 서로 도와주면 괜찮을 수 있다
로는 친척들 까지 함께) 책임져야 하는 경제적
는, 이들의 바람은 참 소박하고 따뜻하다. 하지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장에서의 불
만 이미 자살의 물결은 이주노동자들을 일회용
안정성은 이중의 고통을 야기시킨다. 즉, 한국
노동자로 만들어, 집단적으로 규제하고 통제하
의 노동현장 상황을 잘 모르는 가족들의 경제
는 고용허가제의 도입과 함께 시작되었다. 아니
적 기대와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 가족들
어쩌면 그 이전에 국제노동이주가 한국에서 시
을 부양하느라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작된 시점, 즉 한국사회가 신자유주의 경제 질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한국에서의
서에 편입되고 저임금의 노동력을 유연하게 이
고통스러운 현실이 맞물려 이중, 삼중의 고통이
용하기 시작한 그 시절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되고, 이를 잘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가 자아의 결함으로 인식되기도 하여, 결국은 현실의 탈출
그렇다면 이제, “오늘도 또 한명의 이주노동자
구로서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글이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것을 멈추기 위해 우리는 어디서부터,
소박한 바램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죽지 않고 노동
동료의 자살을 두 번이나 경험한 이주노동자들
하고 싶은, 바로 그 소박한 바람을 위해서 말이
의 결정은 돈을 모아 운동기구를 사서 함께 운
다.
동을 하고, 불면증이나 우울증이 생긴 동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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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건강상식 집에서도 통증 잡기
붙이면 편해지는 테이핑 따라잡기 (3)
[어깨 주변 근육 건염] 아파서 팔을 구부릴 수가 없어요! 정경희 선전위원 (사)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향남공감의원 물리치료사
동료들이 작업할 부품을 자재 창고에서 작업대까지 옮겨주는 일을 하는 황 모 씨는 언젠가부터 일을 할 때마다 어깨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며칠 전부터 잠을 설칠 정도로 어깨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위 팔두갈래근 건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물리치료실에 들어왔다. 수시로 물건을 들고 운반해야 하는 일을 하는 그에게 위팔두갈래근의 손상은 치명적이었지만, 당장 일을 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근무 중 잠깐 시간 내서 치료는 받겠지만, 치료받는 시간보다 훨씬 더 긴 근무시간 동 안 성치 않은 위팔두갈근이 어떻게 스트레스를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위팔두갈래근 에 테이핑요법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달에는 이처럼 회전근개 근육은 아니나 어깨나 팔을 움직일 때 주요한 세 개의 근육[위팔두갈래근,삼각근, 넓은 등근]을 다뤄보고자 한다.
1. 위팔두갈래근 위팔두갈래근 (상완이두근)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으면 볼록 튀어나오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위팔두갈래근 은 아래팔의 굽힘 근육으로 작용하고, 짧은 갈래는 어깨관절의 탈구를 방지하기도 한다. 팔꿈치를 쭉 편 상태에 서 어깨 관절부터 팔꿈치 접 히는 부분까지 테이프 길이를 잰다. 양쪽 1/3지점을 두갈래 로 나누어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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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관절의 빗장뼈 방향으로 한 갈래를 붙이고, 어깨 봉우리 방향으로 다른 한 갈래를 붙인다.
팔꿈치 접히는 부분으로한 갈래를 붙이고, 팔꿈치 안쪽으로 다른 한 갈래를 붙여서 마무리 한다.
2. 삼각근 역삼각형 모양의 삼각근은 팔을 몸통으로부터 90도 정도 옆이나 앞으로 올리는 역할을 한다. 전, 중, 후 로 나뉘는 근육은 넓어서 예방주사를 놓을 때도 흔 히 쓰인다.
팔을 자연 스럽게 편 상 태에서 어깨 관절 위에서 옆면으로 볼록한 부분이 끝나 는 지점부터 시작하 여 어깨관절까지 테 이프의 길이를 재서 3/4를 양갈래로 나
볼록한 부분이 끝나는 지점에 붙어있는 부분을 고정하고, 앞쪽 갈래는 앞쪽 삼 격형 모서리에, 뒤쪽 갈래는 뒤쪽 삼각형 모서리에 각각 부착한다.
눈다.
완성된 모습 *^^*
3. 넓은 등근 골반과 척추부터 위팔까지 등에 넓게 펼쳐진 넓은 등 근은 팔의 폄과 몸통으로 당김, 안쪽 돌림과 같은 운동 을 하고, 어깨를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어깨가 위로 올 라가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
다른 갈래는 견갑골의 중간 지점을 가로질러 흉추를 덮지 않은 안쪽까지 테이프를 붙여준다.
한쪽 끝은 골 반의 가장 높은 부 모서리 부분에 이 착한다. 이때 테 않 지 나 어 늘 프가 도록 주의한다.
환자는 테이핑측 손으로 반대 쪽 어깨를 잡은 자세에서 위팔뼈 위에서 1/4 지점부터 테이프의 길이를 재서 그림처럼 끝부분만 조금 남긴채 반으로 나눠 자른다. 위팔뼈 위에서 1/4지점에 테이프의 붙은 부분을 고정 하여 붙이기 시작한다.
다른 갈래의 끝은 흉추를 덮지 않은 안쪽 선을 따라 테이프 길이만큼 붙여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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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
콜라비 선전위원
재봉틀로 만든 에코백 중학생 시절, 가정 교과목의 뜨개질 숙제가 내겐 너
전 펠트 원단을 손바느질해 작은 소품을 만드는 클래
무 힘들었다. 결국, 옆에서 보다 못한 엄마가 다 해주
스에 4주간 참석했다. 그 후 생일선물로 컵 받침을 받
셨던 기억이 있다. 몇 년 전 어느 휴일, 연구소 회원
고 싶다는 친구에게 펠트 원단으로 컵받침세트를 만
몇 명이 모여 코바늘뜨기 인형을 만들었다. 지금 생
들어 선물했고,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작은 카네이
각하면 내가 거길 왜 갔는지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아
션 액자를 만들어 드렸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선물
마 다시 해보면 생각보다 잘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을 받아든 사람들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여느 때
로 갔던 것 같다. 모임을 주도한 동지가 차근차근 알
보다 환하게 웃는 것 같았다.
려주었지만 결국 난 인형 머리조차 완성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아, 난 역시 손재주가 없는 사
바느질의 즐거움을 알게 되자 자연히 재봉틀로 관심
람이구나.’
이 넓어졌다. 어릴 적 외갓집에는 외할머니가 쓰시던 오래된 재봉틀이 있었다. 그 후로는 재봉틀을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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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손재주가 없는 게 아니라 내가 단지 뜨개질
서 본 적도 다뤄본 적도 없었다. 지난 여름, 재봉틀 수
에 젬병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올
업을 첫날 처음으로 재봉틀의 작동원리와 기본 사용
해 바느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면서부터다. 몇 달
법을 배웠다. 생각해보니 외할머니의 재봉틀이 작동
되는 걸 본 적은 없었던 것. 윗실과 밑실이 엮이며 바
또 생산 주체로서의 기쁨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사
느질이 되는 기계라니, 새삼 너무 신기한 것이었다.
람이 일해서 돈 벌고 그걸 소비하는 데에 익숙해져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 감사 인사를 하고 싶을 정도였
있다. 나 또한 그렇다.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돈 주고
다. 그 후 다섯 번의 클래스에 참여해 앞치마, 파자마
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왔고, 심지어 별로 필요하
등 몇 가지 아이템을 만들었다.
지 않은 물건들을 사며 왠지 모를 부족한 느낌을 채 우려 했던 때도 있었다. 물건을 산다고 해서 채워지
아직 능숙한 실력은 아니지만, 서서히 자신감이 붙었
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물론 요즘엔 질 좋은 기성
다. 1년간 해외에서 지내게 된 친구에게 재봉틀도 빌
품들이 다양하게 판매된다. 하지만 내가 딱 원하는
려놓은 터였다. 마침 동생이 갖고 있던 원단을 내밀
것을 내 손으로 직접 생산 또는 제작한다는 것, 물건
며 에코백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동생이 원하는 가방
을 쉽게 구매해 얻는 즐거움보다 특별하고 오래가는
크기와 끈 길이, 안감 등에 대해 상의했고, 주말 몇 시
것 같다. 물건을 완성했을 때 얻는 성취감이 생활에
간 동안 애쓴 끝에 가방을 완성했다. 완성된 가방을
서 그것을 실제로 사용하면서 좀 더 오랫동안 이어지
보니 뿌듯했고, 그 후로 동생이 가방을 즐겨 쓰고 있
는 것이다. 나아가 내 삶을 좀 더 주체적으로 구성해
어서 기쁘다.
나간다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
손바느질 클래스를 처음 시작할 때는 내 손이 어색하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유독 나만 좋다고 느끼는
고 무디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느낌은
건 아닌듯하다. 예전엔 관심이 없어서 잘 안 보였는
희미해지고 익숙해졌다. 한땀 한땀 바늘을 움직이며
지 몰라도, 인터넷 이곳저곳을 찾아보면 무엇이든 직
물건을 완성해가는 것 자체가 무척 오랜만에 경험하
접 만드는 걸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많다. 관심
는 일이었다. 나는 주로 펜으로 글씨를 쓰고 키보드
이 있다면 온라인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
나 핸드폰 화면을 두드리거나 물건을 손에 쥘 때 손
다. 수많은 개인 블로그나 동영상 사이트에서 구체적
을 쓴다(미세한 손동작으로 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인 방법과 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은 그만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늘 해
큼 그런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일 것
오던 익숙한 동작을 별 생각 없이 할 뿐이다. 그런데
이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셀프인테리어’나 ‘가구
그보다 좀 더 작은, 손과 손가락의 미세한 감각에 집
DIY'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경제적인 이유도
중하는 일을 오랜만에 하게 된 것이다. 잠자고 있던
크겠지만 내 손으로 뭔가 만들어낸 후의 즐거움과 만
감각을 다시 깨워 알아차린다는 점에서 흡사 명상과
족감은 분명 특별한 매력이 있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후로 휴일에 라 디오를 켜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손끝의 감각에 집중 해 뭔가를 만드는 시간은 새로운 즐거움이 되었다. 49
발칙 건강한 책방
질병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질문과 답 -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읽고 출처_동아시아
최원영 회원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사회역학자인 김승섭 선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것은 책의 전반부에 나오
생님이 쓰신 책이다.
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HIV 감염인에 대한 논문 이다.
“그물망처럼 얽힌 여러 원인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아프다면 그 그물망을 만든 거미는 무엇이고 누구
콰줄루나탈 지역은 남아공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일까요?"
인 동시에 HIV 감염인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었 다. 2000년대 초반까지 이 지역 성인의 기대수명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겉표지에 있는 글귀처
은 52.3세에 불과했다. 사망 원인의 절반은 HIV
럼 ‘질병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감염과 관련된 것이었다. 2004년 남아공 보건부
그 질문에 이미 내포된 답이었다.
는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국제원조비용을 이용하 여 HIV 감염인을 무상으로 치료하기로 한 것이다.
본문에는 다양한 여러 가지 논문들이 소개된다. 평
그 후 매년 성인의 기대수명을 조사했고 2011년
소 논문을 읽을 기회가 많지 않은 나에게는 책에
에 이르자 기대수명이 61세까지 증가했다.
소개된 논문들 하나하나가 신선하고 흥미로운 이 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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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줄루나탈 주민들은 HIV/AIDS 때문에 죽었던
걸까, 아니면 치료 약에 대한 접근권이 없어서 죽
조작을 통해 자행된 대량 해고와 사회적 안전망의
었던 걸까?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콰줄루나탈 사람
부재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백남기 농민의
들이 죽은 것은 HIV 감염 때문이 아니라 치료 약
죽음이 ‘고칼륨혈증으로 인한 심정지’로 인한 것
을 살 수 없는 가난 때문이었다.
이 아니라 ’물대포를 앞세운 국가폭력‘ 때문인 것 처럼.
책에는 저자 자신의 연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 다. 그중 나를 울린 것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사람을 죽이는 것은 나쁜 일이다. 하지만 셀 수없
의 이야기였다. 90쪽에는 2009년 쌍용자동차 정
이 많은 사람이 가난해서 더 오래, 더 힘든 일을
리해고 이후 사망한 노동자, 가족들의 명단을 정리
한다. 그래서 병들고, 가난으로 치료를 포기하며
한 표가 있다. 29명이 사망한 날짜와 당시 연령대,
죽어간다. 우리는 그런 가난한 죽음을 일상적으로
사망 원인을 무미건조하게 나열한 표를 보고 나도
접한다. 가난한 이들은 때로 이 모든 중간과정을
모르게 눈가가 뜨거워졌다.
생략한 채 아주 빠른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몇 년 째 OECD 국가 중 압도적으로 자살률 1위를 차지
어릴 때 부모님이 주신 용돈으로 꾸려가던 나의
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다.
가계부에는 ‘보름이와 떡볶이’, ‘교통카드 충전’, ‘가영이 생일선물’ 등 아주 작은 세상만이 담겨있
저자는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다. 아니, 질병
었다. 각종 공과금, 경조사 부조금, 연말 소득 정
은 사회의 책임이라고 말하고 있다. 칼이나 총이
산, 집세, 대출금 등과 같이 어린 시절엔 신경 쓰지
있는 것 자체로 사람이 죽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않아도 되었던 것들이, 어른의 세계에서는 내가 져
그 칼로 사람을 찌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세
야 할 짐들이 되었다. 지금의 내가 아니었다면, 지
균과 바이러스가 있다고 해서 사람이 죽는 것은
금보다 좀 더 어린 나였다면 적어도 그 표를 보고
아니다. 누군가 가, 그들을 세균과 바이러스에 더
눈물이 나진 않았을 것 같다. 지금은 ‘생활고’라는
쉽게 노출되도록 만들고, 그들이 그 치료 약을 구
추상적인 단어가 실제로 어떤 의미일지 막연하게
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책의 마지막은 우
나마 와닿기 시작한 나이인가보다.
리가 그런 ‘누군가’에 맞서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 낼 수 있음을 말한다. 아픔이 길이 되는 그런 희망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죽음은 ‘추락 시 충격
을 이야기하고 있다.
에 의한 뇌 손상’이 아니라 ‘해고’가 원인이었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자살, 병사 따위가 아니라 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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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法
정형외과 수술 후 섬망 증세 발현과 요양 중 사망 유상철 노무사 노무법인 필
지인의 소개를 받았다며 40대 후반의 남성이
황이었다. 기존의 정신과 질환은 업무와 관련
사무실을 찾았다. 아버지가 업무상 재해로 요
성이 없는 개인적인 질환으로 볼 여지가 많았
양 중 사망을 하였다는 것이다. 최초 요양 승인
다. 고인은 2017년 2월 서류 결재를 위해 2층
을 받은 상병은 “경추골절”인데 사인은 “급성
사무실로 올라가던 중 계단에서 미끄러지면서
호흡부전(질식)”에 의한 사망이었다. 산재법은
뒤로 넘어졌고 “경추돌기골절”의 부상을 입어
업무와 부상,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고령이었지만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지 여부로 판단하는데 뭔가 텅 빈 느낌이었다. 유족은 여러 사무실을 돌며 변호사, 노무사들
곧바로 정형외과 수술을 진행하였고 수술 후
과 상담을 하였던 상황에서 이미 스스로 “업무
안정을 취하며 회복을 기다렸다. 고인은 입원
상 재해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및 수술 전에 비교적 명료한 상태의 의식 수준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하는 심정으로 우리 사무
을 보였다. 그러나 수술 후 의식을 회복하는 과
실을 찾았다는 것이다. 유족을 진정시키고 문
정에서 자기 통제력이 부족하여 튜브를 제거
답식으로 상담을 이어갔다.
하려는 등 비협조적인 행동 양상을 보이고, 잠 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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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의 아버지는 만77세로 15년 이상 건물 관
하거나 고함을 치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 낙
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임대료 수금관리, 건물
상과 상해의 위험으로 억제대를 착용한 상태
청소 등 종합적인 업무를 주6일 동안 수행하였
에서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을 받은 결과 "섬망
다. 10년 전부터 수면에 어려움을 호소하여 정
(Delirium)"으로 진단받고 병행 치료를 수행
신건강의학과에서 “수면장애, 혼합형 불안 및
하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였다. 2주 가량 지난
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하였던 상
후 낯선 환경보다는 친숙한 자택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하에
결국, 섬망증상의 발현 및 악화에 경추골절의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자택으로 퇴원하여 요양
재해와 정형외과적 수술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치료를 받았다.
수 있었다. 고인의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 한 후 추가상병 신청과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
섬망 증상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였지만 다소
구를 동시에 진행하였다. 최초 경추골절의 재
완화된 상태를 유지하였으나 퇴원 후 2달가량
해는 이미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상황이었고,
지난 시점에 섬망 증상이 극도로 악화되었다.
경추수술 후 섬망 증상이 발현되었고, 섬망 증
통상적으로 고령의 나이에 정형외과 수술을 받
상이 악화된 상태에서 질식사하였다는 점에서
는 경우 섬망 증상이 발현될 수 있지만, 고인의
추가상병이 인정될 경우 최초 경추골절에 의한
경우 상태와 기간이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요양 중 사고(기도폐색에 의한 급성호흡부전)
상황이 지속되었다.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고
로 사망하였다고 주장한다면 업무와 관련성이
인은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하였으나, 섬망 증
높다고 판단하였다.
세는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였다. 2017년 4월 말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경우 유족은 산재보상을
의식이 저하되어 “급성호흡부전으로 인한 질
통해 생계 안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
식”으로 사망을 하였다.
보다 고인이 개인적인 이유로 사망한 것이 아 니라는 점을 확인받는 것, 한편으로는 명예를
최초 경추골절의 재해로 요양 중 질식사하였다
찾는 것일 수도 있고, 유족들이 위로를 받는 과
는 것만으로는 인과관계 주장이 불분명하였다.
정일 수 있다. 그 때문에 유족 사건을 맡게 되
섬망 증상의 발현에 대한 자료를 찾던 중 고령
는 경우 심적 부담과 스트레스가 극심해질 수
의 나이에 정형외과 수술을 시행한 경우 섬망
밖에 없다. 다행히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에
증세가 발현될 수 있다는 의학 논문을 여러 편
대한 주장 내용을 받아들여 섬망 증상을 추가
찾았다. 이미 고인에 대하여 10년가량 정신과
상병으로 인정하고, 섬망 증상이 악화된 상황
치료를 담당하였던 주치의와 경추수술을 정신
에서 질식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업무상 재
과 협진을 담당하였던 주치의에게 의학적 소견
해로 인정하였다. 추석을 앞두고 유족뿐 아니
을 요청하였고, “환자가 섬망의 치료 도중 사망
라 나로써도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이었다. 유
한 것과 환자의 근로 중 발생한 경추돌기골절
족이 밝아진 표정을 보니 어려운 과제를 해결
사고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이라는 의학적
했다는 마음에 뿌듯함이 느껴진다.
소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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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죽음을 대하는 자세
나래 상임활동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포기하지 말아 달라
본인들은 선내에 남아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며 수색 연장을 호소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
2014년 7월 순직공무원으로 인정됐으나 국가보
다. 다행히 정부가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 연말
훈처는 2015년 6월 유족들의 국가유공자 유족
까지 세월호 미수습자에 대한 수색에 나서기로
등록을 거부했다.
했다. 하지만 연장된 기간은 올 연말까지고, 내 년에는 수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초
국가유공자는 대부분 현충원에 안정되지만, 순
해수부는 이달 말 세월호 수색을 마무리할 계획
직공무원은 안장 대상 심리위원회에서 대상자
이었다. 현재 미수습자는 5명이다. 미수습자 수
로 인정받아야 하고 유족보상금 조차도 나오
색은 가족들이 호소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지 않는다. 법원의 당연한 판단에 안도하고, 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당연히 책임지고 해
뻐해야 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긴박한 순간
야 할 일이다. 참사가 개인의 문제와 책임이 아
에, 공포가 엄습해오는 상황에서 학생들 혹은
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생명을 우선한 이들의 죽음을 결코 외 면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소식이 들려왔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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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들의 대피를 돕다 숨진 교사들이 국가유공자
문제는 여전히 사고와 위험이 끊이지 않는다는
(순직군경) 예우를 받아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점이다. 화물을 실은 선박 사고가 올해도 있었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이어졌다. 숨진 교사들은
다. 최근 세종 1호, 뉴서림호, 무룡 1호 등 선박
참사 당시 탈출할 수 있었지만, 학생들에게 구
은 화물고박지침서에 나온 안전조치를 제대로
명조끼를 입히고 먼저 탈출시켰다. 그러나 정작
이행하지 않다가 단속에 걸렸다.
출처_416연대 페이스북
지난달 제주도에서는 철근을 제대로 고박하
다. 우리가 제대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은 바로
지 않거나 최대 중량을 초과하는 등 적재 방법
이 점들이다.
을 어긴 선박 7척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무거워 질 대로 무거워진 선박은 침몰사고 위험이 커지
지난 10월 29일은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전국
고,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10월
곳곳에서 촛불이 피어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
29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상안전연구실분석
다. 광주 시민대회에서 유경근 세월호 집행위원
에 따르면 해양사고는 2012년 1573건에서 2013
장은 “촛불 혁명 1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서로가
년 1093건으로 줄었다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서로에게 잘했다고 격려하는 축제의 자리지만
2104년 1330건, 2015년 2101건, 2016년 2307
촛불 집회가 아직 우리에게 추억이 될 수는 없
건으로 증가했다. 사고 원인은 기관손상(31%),
다”고 강조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안전운항 저해(16%), 충돌(11.8%), 좌초(6.2%),
5명이 돌아올 때까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화재폭발(5.9%) 등이다.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죽음을 대
일부 언론과 정부 관계자 중에는 우리 사회 전
하는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반의 안전의식이 낮은 수준을 사고의 주요 원 인으로 지적한다. 하지만 개인의 안전의식이 과 연 핵심적 원인인가?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사 건, 사고를 통해 그리고 세월호 참사를 통해 국 가 안전 시스템의 부재, 자본의 탐욕을 보아왔 55
성명서
이주노동자 사업장변경 제한 폐지 권고한 유엔사회권위원회 결정을 환영한다! 정부는 고용허가제 폐지하고 모든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라!
74개 단체들이 연대한 ‘UN사회권 심의 대응 한국 NGO모임’에 따르면 지난 10월 9일 ‘유엔 경제적 사 회적 문화적 권리규약 위원회(사회권 위원회)’는 한국에 대한 최종 권고문을 발표하였다.
이 권고 가운데는 UN, ILO 등에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한국정부에 권고되어 온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내용 또한 강조되어 있다. 사회권위원회는 “사업장변경을 제한하고 사업장 변경 시 이주노동자들을 사용자의 권한에 종속시키는 고용허가제상의 조건들이 이주노동자들을 착취에 취 약하게 만든다는 것에 여전히 우려한다. 한다. 나아가 위원회는 농업과 어업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 이 착취를 당하고, 많은 경우에는 그러한 착취가 강제노동에 이른다는 보고에 우려를 한다”고 표현하며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의 사업장 변경제한과 농어업 이주노동자들의 강제노동 상황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당사국이 고용허가제하에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사업장변경 제한을 폐지할 것을 권고한다. 나아가 위원회는, 노동관련법의 적용범위에 관한 권고(30, 31항)를 염두에 두면서, 이주노동 자들에 대한 여권 압수 관행을 예방하고, 착취와 사실상 구금과 신체적인 학대에 관한 보고에 대해 조 사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을 포함해, 어업과 농업 분야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및 사회보장 권리 가 확실히 보호되고 존중되게 할 것을 당사국에 촉구한다. 위원회는 당사국이 ILO 강제노동협약 제29 호와 강제노동폐지협약 제105호를 비준할 것을 권한다.” 고 하였다.
이는 고용허가제 하의 사업장 변경 제한이 이주노동자를 사용자에 종속시키고 착취 상황에 놓이게 하 며, 특히 농어업에서는 강제노동 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심각한 상황 인식 하에, 그에 대한 대안으로 사 업장 변경제한 폐지(사업장 이동 자유 보장)와 취약한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 보호를 강력하게 촉구한 것이다. 특히 사업장 변경제한 문제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폐지’를 권고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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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부가 고용허가제를 통해 이주노동자 권리를 구조적으로 침해해 온 것이 더 이상 국제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임을 다시금 확인함과 더불어 인권침해 제도 폐지를 명확하게 촉구한 것이다.
농축산어업 분야 이주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 적용 전면적 확대 등 공정한 노동조건 보장을 촉구하 고 여권압수금지, 착취·폭행·구금 근로감독과 가해자처벌을 촉구한 것도 사실상 강제노동 상황에 놓 여 더욱 열악한 처지로 내몰려 있는 이들의 권리보장이 시급함을 확인한 것이다.
우리는 한국정부가 사회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여 이주노동자 사업장변경 제한을 폐지하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일을 그만둘 수 없게 하는 이 제 도로 인해 이제 목숨을 져버리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이상 고용허가제 사업장변경 제 한으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이 죽음의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된다.
또한, 장시간노동에 시달리며 초과수당도 받지 못하고 휴일도 거의 없는 상태로 고통을 받고 있는 농 축산어업 이주노동자의 상황을 정부는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정부는 사회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고 모든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
2017. 10. 11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 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자연대, 녹색당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서울경인이주노동자노동조합 (MTU), 아시아의창, 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이주민지원센터 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 진,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이주인권센 터,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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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보연 이모저모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은 교육과정! 교육적 가치를 살리는 법으로 바꾸자! 입법 청원 운동에 함께 해주세요! 그간 우리 곁에서 쓰러져간 소중한 생명이 있습니다. 바로 특 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입니다. 인권 침해부터 사망까지 학생들과 학부모, 우리 사회가 겪는 아픔을 말할 수 없습니 다. 이에 우리는 고등학생을 산업체 현장에 저임금 노동력으 로 투입하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제도를 폐지하고, 직업계 고 현장실습 운영을 초·중등교육법에 담아 교육 과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입법 청원에 나섭니다. 더 이상 누 구도 아프지 않도록 서명에 동참해주세요. 서명운동은 11월 30일까지 진행 할 예정입니다.
올바른 교대제 개선과 노동시간 단축 방향은 무엇일까요? 새 정부가 성공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사회적으로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활발해졌습니다. 이후 공공운수노조/법률원과 노동자 운동연구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공동으로 공 공/운수 부문 교대제 개선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과 좋을 일자 리 창출 방안이 무엇일지 지난 4개월 동안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은 11월 15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에서 진행 하는 월례 토론에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반올림 10주년 문화제에 함께해주세요! 출처_반올림
오는 11월 16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활동 10년을 맞아 삼성본관 앞 농성장에서 문화제를 진행합 니다. 10년의 투쟁을 함께 해왔던 많은 분들과 지난날을 돌 아보고, 800일 가까이 노숙농성하고 있는 삼성 직업병 문제 를 하루빨리 해결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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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보건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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