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from the perspective of Bible
2017 Vol.18
4차 산업혁명은 어떤 진보를 가져올 수 있는가? 경제성장의 장밋빛 전망을 뒤엎는 비관적 통찰!
2017 Vol. 18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의 생활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다! Spirituality
07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과제
“이 책은 감히 아류가 있을 수 없는 하나의 랜드마크다.” _ 로버트 M. 솔로, 198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정연승
_ 폴 크루그먼,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책장을 넘길 때마다 드러나는 새로운 사실과 절묘한 통찰력에 탄복을 금할 수 없다.”
Cover Story 박용익
12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고용생태계의 변화와 사회적 과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파이낸셜타임스 최고의 책
이코노미스트 올해의 책
블룸버그 최고의 책
87 루터의 재발견
최주훈
Management Insight
94 흙수저 CEO의 멋진 반란 야놀자
권수라
107 기독경영이란 무엇인가
박 철
114 사람 중심 기업가정신
배종태
People & Company
Book & Culture
116 쇼팽의 심장, <녹턴>
지강유철
송영광
120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최 은
40 1기생 좌담회 : 3명
123 4차 산업혁명은 없다
김진형
126 하나님의 이야기
천서진
130 조국장의 독수기
조기성
30 제조 민주화의 시대를 여는 기업, D'Lab
로버트 J. 고든 지음, 이경남 옮김, 김두얼 감수 2017년 7월 출간
김세중
양혁승
(양선기ㆍ이미혜ㆍ이종희)
스타트업 스쿨 ChEMBA
_ 조지 애커로프,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 경제 혁명 100년의 회고와 인공지능 시대의 전망
손봉호
80 Church for Society
06 4차 산업혁명 주요기술과 산업의 변화 방향
“이 책의 독자들은 과거에 대한 인식과 미래에 대한 전 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76 통일의 기독교적 명분
Issue
50 목회자 납세와 교회의 공공성
송용원
Waits
54 종교인 과세 무엇이 유리한가
최호윤
75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강대연
59 종교개혁과 평신도의 재발견
최삼열
129 로사리오 길
조기성
63 종교개혁과 기독경영
한정화
135 독자의 소리
김지혜 / 김영수 / 안혜원
www.kocam.org
2017 Vol. 18
CMR(Christian Management Review)는 사단법인 기독경영연구원이 발행하는 대표 크리스천 경영 전문 매거진입니다.
■ 권두언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과제 정연승 편집위원장• 단국대 교수
공동 발행인 박래창 이사장 / 박철 원장 고려대 교수 편집 자문위원 김병연 서울대 교수 / 김성국 이화여대 교수 / 백기복 국민대 교수 유영진 Temple Univ. 교수 / 윤현덕 숭실대 교수 / 이건호 순복음대구교회 목사 이장로 고려대 교수 / 이장호 높은뜻광성교회 목사 / 임성빈 장신대 교수 정현구 서울영동교회 목사 / 주우진 서울대 교수 / 한기수 연세대 교수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 / 황호찬 세종대 교수 편집위원장 정연승 단국대 교수 편집위원 권수라 한양대 교수 / 류지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유시용 중앙대 교수 / 조성돈 실천신대 교수 편집장 조기성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4차 산업혁명이 화두입니다. 인공지능의 발달, 사물인터넷, 딥 러닝, 스마트 홈, 스마트 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기술의 진보는 기존의 정보통신혁명이 스마트 기술화로 진화함 으로써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찰스 슈밥이 지적한 것처 럼, 단순한 디지털화의 진전을 뛰어넘는, 기술의 조합에 기반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은 사회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야기하고, 특히 기업경영과 경 제영역은 다른 영역에서보다 뚜렷하고 심층적인 도전에 직면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4차산업 혁명이 불러올 다양한 긍정적/부정적 영향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특 히 4차산업 혁명의 비성경적, 비인격적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테슬라의 창업자 앨론 머스크도 “인 공지능 연구는 악마를 소환하는 것과 같다”라며 맹목적 기술발전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실제 4차 산업 혁명이 불러올 미래사회와 산업환경 속에는 상당한 비중으로 비성경적 요소와 비인격적 측면이 포함되 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4차산업 혁명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먼저 4차산업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명확한 가치관 정립과 방향성의 제시가 필요합니다. 이번 호는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미래방향을 짚어보기 위해 ‘4차 산업혁명과 패러다임 전환‘이라 는 주제로 꾸며보았습니다. 먼저 커버스토리에서는 4차산업혁명의 주요 기술과 산업의 변화방향, 4차산업혁
기자 김윤미
명이 불러올 고용생태계의 변화라는 2개 기고문을 통해서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 산업, 고용생태계의
디자인 & 인쇄 RED PRINTING & PRESS
관련하여 현장에서 많은 창업기업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는 업계전문가와 제1기 CHEMBA수료생들과의 현
발행처 기독경영연구원 04157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 328(도화동 532) 신원빌딩 1층 전화 02-718-3256 | 팩스 02-718-3528 이메일 kocam@kocam.org | 홈페이지 www.kocam.org 페이스북 www.facebook.com/www.kocam.org
변화방향을 이 분야에 가장 정통한 실무와 학계의 집필진을 통해 살펴 보았습니다. 또 이번 호에는 창업과 장감 넘치는 인터뷰 내용을 실었으며, 이슈에서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종교인 납세, 평신도 재발견 등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내용들도 다루었습니다. 그 밖에도 경영과 문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읽 을거리를 준비했습니다. 최근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북한 핵 위험이 고조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감과 불확실성이 점점 커 지고 있습니다. 또한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은 모두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면서 ‘코리아 패싱’ 이라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상황 속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특히 우리 기업인들은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하는 걸까요? 분명한 것은 기독교가 초 대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살수 있는 것처럼, 우리 기업과 사회도 본래의 모습과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주님이 우리에게 명하신 말씀대로 기업을 경영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며, 이는 또한 새로운 시대 트렌드와 기술변화에 끊임없이 대응하면서 일신우일신하는 것입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CMR는 비매품으로 기독경영연구원의 후원자 들에게 발송되고 있습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후원약정서를 작성해 주시거나 사무국으 로(전화, 이메일)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벌레를 잡는다라는 오래된 속담처럼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를 직시하고 더 빨리 대응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며 준비합시다. C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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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R 2016 Vol. 18
4차 산업혁명
주요기술과 산업의 변화 방향 박용익 LG CNS 상무(경영학박사)
그림 1 4차산업혁명 관련 구글검색어 동향 분석
로 유도하고 있고, 국가 간, 기업 간, 산업 간 뿐 만 아니
스트리 4.0’을 발표하였고, 2013년 하노버산업박람회
라 사회 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수반하고 있는 변화를
(Hannover Messe)에서 메르켈 총리 주도로 인더스트
지적하며, 이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
리 4.0 추진전략을 공유한바 있다. 이러한 혁신을 선제
1
장하였다. 그는 또한 이러한 변화를 주도할 메가 트랜
적으로 수용한 대표적인 기업이 지멘스(Siemens)였다.
드 기술로 물리학 기술, 디지털 기술, 생물학 기술을 언
지멘스는 자국 산업정책을 충실히 받아들여 성과 창출
급하며 이 중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술 간
에 노력한 결과 2015년 메르켈 총리의 독일 암베르크
융합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 변화가 이루어 질
공장 방문 시 전 공장의 75%를 자동화하고 불량 수준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을 100만개 당 11.5개라는 놀라운 성과를 제시하였다.
2
우리나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인더스 트리 4.0(Industry 4.0),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등 용어와 혼재되어 쓰이고 있으며, 특 히, 지난 대선을 중심으로 각 당에서 ICT와 관련한 공 약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집중 부각하면서 대
1. 4차 산업혁명의 등장배경
6
가) 4차 산업혁명의 등장
중에게 보다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그림 1 참조)
나) Industry 4.0
날마다 들려오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등장 소식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2016년 1월 그가 의
과 이를 활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등장 소식과
장으로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
4차 산업혁명과 유사하게 쓰이는 ‘인더스트리 4.0’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이제는 일반인들에
서 현재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기인한 변화를 ‘4차산업
은 독일, 특히 독인 제조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에
게도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에 관
혁명’이라고 처음 명명하였다. 슈밥은 그 저서 ‘4차산업
의한 생산 혁신을 주로 지칭하는 용어이다. 독일은 제
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살펴보면 그 출발점이나 이전
혁명’에서 1~3차 산업혁명과는 달리 선형적 속도가 아
조업 중흥을 위해 이미 2012년 독일인공지능연구소
산업혁명과의 차이, 그리고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닌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변화가 전개 중이며, 디지털
를 중심으로 CPS(Cyber Physical system) 중심의 ‘인더
‘융합(기술간/산업간)’이라는 관점의 고찰은 부족해 보
혁명을 기반으로 다양한 과학기술을 융합해 개인 뿐
인다.
아니라 경제, 기업 사회를 유래 없는 패러다임 전환으
1. 클라우스 슈밥, ‘클라우스 슈밥의 4차산업혁명’, 새로운현재, 2016 2. AIㆍ빅데이터 활용 ‘스마트공장’…제조업 생산방식 혁명 이끈다. 한겨레. 2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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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R 2016 Vol. 18
용 소프트웨어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될 것이다.
요소 기술 간의 결합에 의해 나타난 대표적인 응용
빅데이터와 이를 활용하기 위한 고급분석 기술은 이
결합 기술의 영역이 바로 사물인터넷(IoT)이다. 사물
미 고객의 세밀한 취향을 파악하여 최적의 제품이
인터넷은 스마트 디바이스(센서 포함)와 네트워크, 그
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생산 현장에서 불량
리고 빅데이터 기술이 결합하여 새로운 응용 분야가
을 예측하고, 무중단 생산을 가능케 하는 등의 성과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물인터넷은 크
를 올리고 있다.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 기기
게 보면 이후에 기술한 모든 응용결합기술의 영역을
들은 앞서 설명한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을 기반으로
아우른다고도 할 수 있는 포괄적인 개념이다(예를 들
4
2018년까지 180억 개 이상의 기기가 상호 연결되어
어, 로봇기술 역시 넓은 의미의 사물인터넷이라고 할
빅데이터를 생산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전문 기관들
수 있다.).
이 예측하고 있다. 그림 2 4차 산업혁명의 기술요소: 기술간 융합 및 산업으로의 적용
가) 요소기술의 발전
이에 메르켈 총리는 “제조업의 미래를 보았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하였고, 이어 2015년 하노버 산업박
나) AI와 결합한 응용결합(융합)기술의 등장
과 AI와의 결합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06년 이후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융합’에 있고,
지능 분야의 눈부신 발전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이
이러한 ‘융합’은 다시 ‘기술 간 융합’과 ‘산업 간 융합’으
전에는 불가능 할 것으로 생각된 다수 응용기술 영역
‘딥 러닝(Deep Learning)’이 등장하면서 이루어진 인공
람회 개막식 연설에서 인더스트리 4.0을 ‘미래 독일, 나
4차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된 요소기술 또는 요소기
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술 간 융합이란 앞서 설명한
의 난관들을 극복 가능하게 해주었고, 지능형 로봇, 자
아가 미래 세계를 만들어 갈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게
술의 변화는 크게 컴퓨팅 파워의 급격한 발전, 네트워
요소기술간의 결합과 요소기술이 AI와 만나 융합하면
율주행과 같은 혁신적 기술을 실현하는 기반이 되었다.
된다.
크 기술의 진화, 클라우드 기술발전, 빅데이터의 등장
서 새로운 영역의 융합기술 들을 만들어내는 두 가지
향후에는 더욱 복잡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위험감지
과 고급분석 적용확대, 그리고 연결된(connected) 스마
영역이 있다.
및 감성서비스 등의 영역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
인더스트리 4.0이 4차 산업혁명 이라는 용어가 태 동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또 4차 산업혁명이
5
트 기기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인더스트리 4.0의 연장선 상에 있음은 분명하지만, 주
컴퓨팅 파워 측면에서 보면 과거 100년간 컴퓨터
로 제조업 중심의 관점에서, 디지털 기술에 의한 변화
의 성능은 지속적으로 향상되어 왔고, 특히 지난 20
를 생산성 기반으로 해석하였다는 면에서 4차 산업혁
년간은 컴퓨팅 파워가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다. 쉽
명보다는 좁은 개념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게 설명하면, 1997년 체스에서 인간을 꺾어 유명해
2.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진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Deep Blue)’보다 현 재 일반인들이 쓰고 있는 스마트폰의 처리 속도가 3
오히려 2-3배 빠른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네트워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무엇보다도 디지털 기술
크 측면에서는 현재 4G 네트워크와 블루투스 등의
의 급격한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그렇지만 ‘디지털 기
근거리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이미 초연결(Hyper-
술’이라고 통칭하기에는 기술의 범위가 넓고, 그 변화
Connectivity)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향후 5G가 등장,
의 폭도 크기 때문에 여기서는 디지털 기술을 ‘요소기
대중화하게 되면 유래 없는 통신 혁명이 다시 한 번
술’, ‘인공지능’, 그리고 ‘응용결합기술’로 나누어서 살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기술의 보급 역시
보고자 한다.(그림 2 참조)
확대 일로에 있으며, 향후 대부분의 기업용 및 상업
3. 감동근(아주대), 인공지능의 원리 및 기술동향, 2017, 여의포럼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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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논하자면 요소기술
그림 3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 발전 방향 4. BI Intelligence, 2013 5. Global AI Trend 2017~2021 in Industrial Sector (Technav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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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R 2016 Vol. 18
3. 변화에의 대응: 경제적 변화와 사고의 변화
다) 산업으로의 적용 4차 산업혁명이 ‘산업혁명’으로 불릴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요소기술과 응용결합기술이 실험실에 머물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어나는 산업의 변화는 산업
고를 갖추는 것이다. 두 번째는 디지털 기술과 특정사
않고 이미 여러 산업분야에 적용(융합)외어 기존 산업
간 융합과 산업 간 경계의 해체, 그리고 이로부터 나타
업영역의 전문성을 모두 갖춘 양손잡이형 역량을 계발
을 변화시키고 산업 간 융합을 통하여 산업 간 경계를
나는 ‘파괴적 혁신기업(Disruptive Innovator)’의 등장이
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빠른 기술의 변화와 이의 적
무너뜨리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파괴적 혁신을 적용한
용을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만 하지 않고 에코시스템과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의료분야에서는 사고로 양
새로운 사업의 창출이 기존의 대기업에서 일어나는 경
파트너십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Open Innovation’의
팔을 잃은 환자에게 ‘로봇의수’를 이식하고, 환자의 뇌
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는 ‘유니콘(Unicorn)’이라고
활용이다. 이러한 역량과 사고의 전환을 기반으로 협
파와 로봇의수에 장착된 인공지능의 학습기능을 결합
불리는 벤쳐기업의 사업모델과 그 성공에서 많은 사례
력과 혁신을 함께 추구해 간다면 4차 산업혁명이 빚어
하여 환자의 생각 만으로 의수를 제어하는 획기적인
를 찾아 볼 수 있다. 유니콘 기업의 상당수가 기존 산업
내는 큰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변화를 즐길 수 있는 ‘서
기술이 개발되었다. 유통분야에서는 센서, 네트워크,
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융합기업이라는 조사자료는
퍼(Surfer)’형 개인, 조직,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
클라우드,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각종 요소 및 응용결
이러한 결과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그림 4 참조)
각한다. CMR
6
합기술을 활용하여 고객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이와 같이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기술과 AI를 기반
인공지능이 사람의 역할을 위협하는 시대에 인간
한 ‘아마존 고(Amazon Go)’가 큰 화제이다. 인공지능과
으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져, 건물 없는 숙박업(에어
의 가치(인문학적이 아닌 경제적, 산업적 가치)를 찾아
수경재배를 통하여 공장형으로 농작물을 생산하는 소
비앤비), 보유 차량 없는 운수업(우버), 땅 없는 농업(스
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위 ’스마트팜’은 이미 여러 곳에서 시험재배를 마치고
마트팜), 의사보다 선호되는 인공지능(왓슨) 등이 등장
첫 번째로는 창의, 도전, 실험정신 그리고 디자인적 사
본격 생산을 시작하고 있으며, 공유경제의 대표적 기
하게 되고, 이를 통한 사회 경제적 대변혁이 예상된다.
업인 우버는 향후 자율차량으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융합’ 이라는 개념이 있다.(그림 3
계획을 발표하였다.
참조)
박용익 상무는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박사학위(MIS)를 취득, 아 더앤더슨, 베어링포인트 등의 컨설팅회사에서 근무하였다. 현재 LG CNS 빅데이터사업부문/컨설팅부문 부문장(상무)으로 있으 며, 온누리교회 안수집사이다.
그림 4 미국 유니콘 기업 유형 분류
7
6. Johns Hopkins Applied Physics Laboratory, Youtube 7. 유니콘으로 바라본 스타트업 동향과 시사점, 한국무역협회,20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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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R 2016 Vol. 18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1 고용생태계의 변화와 사회적 과제 양혁승 교수(연세대)
1. 들어가는 말
4
었다. 막연하게 말로만 듣던 인공지능의 실체가 이미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박사
만개의 일자리가 순감할 것이다. 영국 옥스포드대학
우리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었다.
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종말을 불러올 수도 있다."라
교수인 프레이와 오스본(Frey & Osborne)도 2013년에
2
2016년 3월 바둑 황제 이세돌과 구글 계열사 딥마인
그리고 그 발전수준이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선을 훨
고 경고했다. 인류의 발전은 생물학적 진화속도에 의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기존 직업들이 컴퓨터 기술
드(Deep 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씬 넘어섰다는 점을 확인해주었다. 더 나아가 인공지
해 제한을 받기 때문에 인공지능 발전속도와 경쟁할
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한 결과
서울에서 세기적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대다수 전문
능의 발전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호
수 없으리라는 이유에서이다. 세계 전기차 선두업체인
2010년에 존재한 미국 내 직업들 중 47% 정도가 10~20
가들의 예상을 깬 알파고의 4승 1패 승리였다. IBM이
기심 수준을 넘어 매우 현실적인 우려를 불러일으켰
테슬라와 민간 상업우주선 회사인 스페이스 엑스(X)
년 이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개발한 인공지능이 1997년 체스, 2011년 퀴즈게임에서
다. 알파고는 바둑이라는 특수한 영역에 한정된 기능
의 창업자인 앨론 머스크(Elon Musk)도 “인공지능의
인간 최고수들을 넘어선 바가 있다. 그러나 고도의 전
만을 보여주었지만, 고도의 수 계산과 직관을 활용해
연구는 악마를 소환하는 것과 같다.”며 맹목적 기술발 3
5
위 프레이와 오스본 교수의 예측모델을 적용하면,
략적 두뇌게임의 상징인 바둑에서조차 인공지능이 인
야 하는 전략적 두뇌게임에서 발군의 역량을 보여준
전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세계경제포럼(World
영국에서는 20년 내에 현존하는 직업의 35% 정도가 자
간을 넘어서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결
인공지능이 다른 영역으로 확대 적용될 때 미칠 파급
Economic Forum) 또한 최근의 기술혁명이 전방위적
동화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직업에서 요
과는 대다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효과가 매우 크리라는 점이다.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간파하고, 인공지능
구되는 핵심기술도 급격하게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을 중심축으로 광범위한 영역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
세계경제포럼 2016 주제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는 대변혁의 물결─이를 4차 산업혁명으로 명명함─
대부분의 직업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기술의 1/3이 새
을 세계경제포럼 2016의 핵심주제로 채택하였다.
로운 기술들이 될 것이다. 기술변화에 의해 대체될 가
이 세기적 대결은 우리 사회에 큰 경각심을 던져주
그와 같은 우려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제기되어왔다.
6
능성이 낮아 고용전망이 안정적인 직업들조차도 기반
출처: Frey & Orsborne, 2013
그림 1 컴퓨터화로 대체될 미국 내 직업군별 확률과 고용규모 1. 본 원고는 『호모 컨버전스: 제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아시아)에 실렸음을 밝힌다
12
그리고 세계경제포럼 2016의 주제보고서는 조사대
환경이 크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수년 내에 지금과
상 15개국을 기준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향후 5
는 매우 다른 기술들을 사용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4차
년 내에 일자리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였다. 그 예측
산업혁명이 일자리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시간이 흐를
대로라면 향후 5년 내에 71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
수록 지금의 예측보다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고, 21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 결과적으로 500
예상된다.
2.“Stephen Hawking warns artificial intelligence could end mankind,” BBC News, 2014-12-02. http://www.bbc.com/news/technology-30290540. 3.“Elon Musk: ‘With artificial intelligence we are summoning the demon.’” Washington Post, 2014-10-26.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innovations 4. WEF, 2016. The Future of Jobs: Employment, Skills and Workforce Strategy for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5. Frey, C. B. & Osborne, M. A., 2013. The Future of Employment: How Susceptible Are Jobs to Computerization? 6. WEF, 2016. The Future of Jobs: Employment, Skills and Workforce Strategy for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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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삶의 양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4차 산업혁명
3. 4차 산업혁명이 고용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1) 새롭게 부상하는 고용형태 :
4차 산업혁명은 이전의 산업혁명이 그랬던 것처럼 게 될 것이다. 상품 및 서비스의 생산양식과 고용관계,
보내지 않고도 그 디지털 플렛폼을 이용하여 신속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회사가 일거리를 플렛폼에 올리 면, 각 매장 인근에 있는 플렛폼 가입자들(Gigwalkers)
새로운 형태의 노동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그 노동시
이 매장을 방문하여 현황을 파악한 후 해당 자료를 플
지털화되면서 정보의 저장, 활용, 유통이 획기적으로
장은 일자리를 찾는 사람과 기업을 맺어주는 전통적
렛폼에 올리고 금전적 대가를 받게 하는 방식이다.
향상되었다.
노동시장이 아니다. 대신 일거리와 그 일을 처리해줄
높은 전문성을 요하는 일거리를 매개하는 디지털
사람을 연결해주는 업무처리 시장이다. 디지털 플렛
플렛폼도 생겨나고 있다. 데이터분석 전문가들과 데
질 것이다. 단적인 고용관계, 도시에 모여 임금노동자로 살아가
에 흩어져 있는 매장 안 어느 곳에 어떻게 배열되어 있
초연결 가상공간에서 디지털 플렛폼을 축으로 한
생활양식, 경제구조, 사회구조 등이 획기적으로 달라 현재 우리가 익숙한 대량생산체계, 장기적이고 집
같은 유통회사에 납품하는 회사가 자사 상품들이 전국 는지 알기 원할 경우 굳이 자사 직원을 그 많은 매장에
플렛폼 기반 임시직의 확산
기존의 삶의 양식과 사회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
털 플렛폼이 한 예이다 (<그림 2>의 b 참조). 월마트와
는 현대인의 생활상 등은 2차 산업혁명에 의해 형성되 고 심화된 것들이다. 19세기 말 전기동력의 발명으로
아날로그 기술생태계가 디지털 기술생태계로 전환
폼을 매개로 일하는 사람들은 최소 근무시간을 보장
이터분석 알고리즘 개발 프로젝트를 연결해주는 캐글
촉발된 2차 산업혁명은 인류의 전반적 삶의 양식을 획
되면서 기술발전의 속도도 크게 향상되었다. 디지털
받지 못한 임시직들(zero-hours contract)이다. 아마존
(Kaggle)이라는 회사의 플렛폼이 대표적이다 (<그림
기적으로 변화시켰다. 전기동력은 대규모 공장제생산
기술혁명은 생산성의 향상과 생산비의 급격한 하락을
(Amazon)이 운영하고 있는 미케니컬 터크(Mechanical
2>의 c 참조). 이 플렛폼은 한 회사가 상금을 걸고 데이
을 가능케 했다. 그리고 그것이 노동의 분업원리와 결
이끌었다. 이제는 디지털 기술인프라가 제거된 세상을
Turk)가 디지털 플렛폼의 한 예이다. 아래 <그림 2>의
터분석 알고리즘 개발 프로젝트를 올리면 여기에 가입
합하여 일관공정시스템과 같은 포드식(Fordism) 대량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생활과 사회경제구조 속
a는 그 플렛폼의 초기화면이다. 기업이 처리해야 할 일
한 데이터분석 전문가들이 그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경
생산방식을 태동시켰다. 프레드릭 테일러(Frederick
에 깊숙이 들어와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발전이 정보
거리를 그 디지털 플렛폼에 올리면, 그것을 처리할 수
연대회를 벌인다. 그 경연대회에서 가장 우수한 해법
Taylor)가 창안한 과학적 관리법에 따라 업무는 단
혁명을 불러옴으로써 우리는 디지털 정보네트워크 속
있는 개인들이 일거리를 처리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을 제시한 사람이 거기에 걸린 상금을 받고 그 경연을
순ㆍ세분화되고, 조직은 기능중심의 부서들로 분화되
에 살아가고 있다. 중앙집중화된 거대조직에서 효율성
받는다. 세계 어느 곳에 있는 누구나 그 플렛폼에 올라
주관한 회사에 자신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제공한다.
었다. 그에 따라 미숙련 노동자들의 단순 일자리가 급
향상을 추구하던 시대는 점차 저물고, 분권화되고 슬
온 일거리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국지적 시간제약
격하게 늘었다. 일자리를 찾아 농촌지역에서 공장지대
림화된 조직에서 창발성과 혁신을 추구하는 지식기반
을 뛰어넘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로 인구유입이 급증하였으며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
시대가 전면에 부상하였다.
었다. 1차 산업에 종사하던 인구는 급격히 줄고, 2차 산
이상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굳이 정규직 을 채용하지 않고도 디지털 플렛폼을 매개로 필요할 때마다 그때 그 때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 점차 확대
초연결성을 활용하여 업무처리를 위한 공간적 제
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운용되는 경제영역을 임시
업에서 임금노동자로 일하는 인구는 급격하게 늘었다.
모바일 컴퓨터는 사람들간 연결성을 획기적으로
약을 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디지털 플렛폼도
직 경제(gig economy), 혹은 온라인 플렛폼 경제(online
점차 대규모 노동자들을 관리하기 위한 관료조직이 발
높임으로써 초연결 사회를 불러왔다. 정보의 디지털화
있다. 기그워크(Gigwalk)이라는 회사가 제공하는 디지
platform economy)라 부른다. 또한 주문형 업무처리
전하였다. 20세기는 가히 조직의 시대였다. 그 결과로
와 컴퓨터의 성능향상은 빅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을 가
조직인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생활양식이 일반화된
능하게 함으로써 인공지능 발전의 주춧돌이 되었다.
것이다.
인공지능은 기존의 생산양식과 경쟁의 룰을 획기적으
a. Mechanical Turk
b. Gigwalk
c. Kaggle
로 바꾸면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변혁을 이끌고 있
14
그러나 디지털기술의 본격화로 촉발된 3차 산업혁
다. 그 대변혁은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
명은 2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낸 산업화 시대의 생산양
로운 사회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 사회가 어떠한 모습
식과 고용관계, 사회경제구조 등에 균열을 내기 시작
을 띠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의 불안
하였다. 전자ㆍ정보통신 기술발전은 1980년대 개인용
감은 커지고 있다. 일자리만 하더라도 안정적이고 집
컴퓨터의 등장과 1990년대 인터넷 기술의 발전을 거치
단적인 고용관계가 불안정하고 개인화된 고용관계로
면서 생산과 업무프로세스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
전환되고 있다. 고용관련법의 사각지대에서 일하는 임
였다. 효율적 정보처리인프라가 깔리고 모든 것이 디
시직 노동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림 2 일거리를 연결해주는 디지털 플렛폼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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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주문형 경제(on-demand
로 줄었다. 같은 기간 약 40만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줄
economy)라고도 부른다.
어든 것이다 (감소율 0.3%). 지난 10년 동안 미국 내에 서 일자리가 늘어난 곳은 임시직을 포함한 비정규직이
위와 같이 디지털 플렛폼을 매개로 한 임시직 경제
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인해
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2-2015년 사이에 임시직
사라진 대규모 정규직 일자리들이 2015년까지도 이전
경제에 참여한 근로자가 미국 전체 노동력의 6.5%(약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고용
7
1,030만명)에 이른다는 추계가 있다. 이 숫자는 정규 직 일자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부업으로 디지털 플렛폼 에 올라온 일거리를 활용하는 임시직까지 포함한 수치 이다. 정규직을 갖지 않고 임시직(zero-hours contract)
없는 성장흐름은 앞으로 점차 더 강해질 것이다.
2) 생산공정의 초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그림 3 GE의 산업인터넷 플렛폼 개념도
을 주업으로 하는 근로자만을 계수하더라도 미국 전
4차 산업혁명이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 혹은
체 근로자의 2%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임
산업인터넷(industrial internet)이라는 이름 하에 생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전 공정을 최
있다. 뿐만 아니라, 정교하고 정밀한 제품 제작은 물론
시직 증가추세는 영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영
공정을 획기적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독일에서 대
적화하고 있다. 그리고 자사가 개발한 산업인터넷 클
개인 고객의 필요에 맞는 맞품형 제조도 가능하다.
국 통계청(Office of National Statistics)에 따르면, 2015년
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인더스트리 4.0은 스마트 공
라우드 플렛폼인 프레딕스(Predix)를 외부개발자에게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Boeing)은 현재 수백 가지의
도 10-12월 사이에 그들의 주 직업이 임시직인 사람들
장을 지향하고 있다. 가상-물리시스템(cyber-physical
개방하여 산업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산업인
부품을 3D 프린터로 제작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 나
이 약 801,000명(전체 인력의 2.5%)에 달했다. 이 수치
system),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빅데이터(big
터넷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그림 3> 참조). 프레딕스
사(NASA)는 메이드인스페이스(Made in Space)사와 무
는 2013년도 같은 기간에 586,000명이었던 것에 비해
data),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등을 활용하
가 산업인터넷의 핵심 플렛폼으로 자리잡을 경우 그것
중력상태에서 작동하는 3D 프린터를 개발하여 2014년
36.7%나 증가한 수치이다.
여 생산공정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가는 GE의 새로운 사업
11월에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올려 보냈다. 우주선에
캇츠와 크루거(Katz & Krueger)도 임시직을 포함
물리적 생산공정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가상-물리시스
모델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서 필요로 하는 부품들을 현장에서 제조하여 사용하기
한 비정규직들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확
템을 통하여 생산공정을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생
8
9
10
위함이다. 미국의 로컬모터(Local Motor)사도 3D 프린
인해준다. 미국의 경우 2005년에 1,420만명(10.1%)이
산공정 곳곳에 설치한 센서들을 연결한 사물인터넷을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더스트리 4.0이나 산
팅 기술을 자동차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의료분야에
던 비정규직은 2015년에 2,360만명(15.8%)으로 늘어났
통해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빅데이터로부터 인공지능
업인터넷은 모든 공정을 지능형 네트워크(intelligent
서는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인공 장기, 의수, 의족, 턱
다. 10년 동안 약 66.5%가 증가하였다. 반면, 2005년에
알고리즘이 유용한 정보들을 도출한다. 그렇게 도출된
networks)로 통합하여 가치사슬의 전 과정을 최적화하
뼈 등을 환자맞춤형으로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다. 보
1억2,620만명이던 정규직은 2015년에 1억2,580만명으
정보는 자율최적화, 자율진단, 자율조직화 등에 쓰이
려는 노력이다. 그러한 혁신이 진전되면 될수록 전 공
급형 3D 프린터의 가격이 급격하게 인하되면 필요한
고, 임직원들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정의 초자동화로 인해 많은 일자리가 없어지질 것이
물품들을 자가제작(DIY: Do It Yourself)하는 움직임도
다.
크게 확산될 것이다. 3D 프린팅 기술이 각 영역의 제조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사도 2010년부터 소프 트웨어 기반 혁신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실리
3차원 프린팅(3D printing) 기술도 제조혁신을 이끌
콘벨리에 대규모 소프트웨어 계열사를 설립하고, 산업
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열 가소성이 높은 원재료를
인터넷(Industrial Internet)이라는 이름으로 가치사슬의
노즐에서 녹여 한층씩 쌓아감으로써 3차원 입체형상
전 공정을 지능화하는 데 대규모로 투자했다. 전 생산
을 만드는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 기술이다.
공정에 센서들로 연결된 사물인터넷을 구축하고, 그로
이 기술은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중간과정, 즉 금형
부터 들어온 실시간 데이터들을 클라우드 플렛폼에서
제작이 필요하지 않고, 클릭만 하면 설계도면대로 입
7. Insurance Journal, 2016-2-22 8.“Number of people on zero-hours contracts in UK increases to 801,000.” Independent, 2016-3-9. 9. Katz & Krueger, 2016, “The Rise and Nature of Alternative Work Arrangements in the United States, 1995-2015.
16
출처: Predix: Industrial Internet Platform. GE Digital, 2016
현장으로 확산될 경우 대량생산라인에 고용되어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을 것이다.
3) 중간층 지식근로자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인공지능
체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제품제조에 드는 시간을 크
2016년 봄 미국 조지아공과대학의 한 교수는 대학
게 단축할 수 있고, 제조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원생 대상 대규모 온라인 강좌를 운영하면서 수강생들
10.“NASA has successfully created the first 3D printed object in space,” Extreme Tech, 201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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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학습을 도와줄 인공지능 조교 질 왓슨(Jill Watson)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의 활용에 따른 한계생산
개발하여 다른 조교들과 함께 투입하였다. 수강생들
한 수준에 이른다. 통•번역 자료가 충분히 쌓이지 않
비용이 갈수록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의
이 조교 질 왓슨(Jill Watson)에게 도움을 청하면, 질 왓
아 아직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에도 자료가 축적되
영역 확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는 전
슨은 여느 조교들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상에서 수강생
면 통•번역의 정확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국내 한
문직 일자리까지도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는 현실을
들을 지도하였다. 그러나 질 왓슨의 도움을 받았던 대
회사도 IBM과 한국어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진화
초래하게 될 것이다. MIT 교수인 브린욜프슨과 맥카피
부분의 수강생들은 그녀가 인공지능 조교였다는 사실
한 왓슨(Watson)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을 2017년에 국
(Brynjolfsson & McAfee)도 컴퓨터가 점차 인간의 광범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 생태계에 미칠 파급효과가
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내에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위한 인지작업(cognitive tasks)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매우 크리라는 데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과
13
1) 생산성 향상과 고용간 비동조화 (decoupling)
연 일자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까, 아니면 일자
고 경고했다. 그런가 하면 2016년 상반기에 미국 내 대형 법률회
그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세계경제포럼(WEF)의 설
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까? 그리고 자동화에 의
사 베이커 & 호스테틀러(Baker & Hostetler)사는 인공지
립자 클라우스 슈왑(Klaus Schwab)은 4차 산업혁명이
해 생산성이 향상되면 그 혜택이 임금노동자의 소득을
능 법률가 로스(Ross)를 채용하여 기업청산 관련 법률
진행되면서 높은 기술숙련도를 가진 전문가들과 낮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할까, 아니면 향상시키는 방
분야에 투입하였다. 로스(Ross)는 그 분야에서 일하
은 기술숙련도를 가진 저임금 노동자들의 수요는 계
향으로 작용할까?
는 50여명의 법률가들과 함께 일하는데, 해당 분야의
속 증가하겠지만, 중간수준의 기술숙련도를 가진 지식
법률과 판례들을 충분히 학습하고 나면 변론을 위한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는 크게 축소될 것이라 예측하
12
14
과거 1, 2차 산업혁명이 보여준 결과는 대변혁기에
백업자료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
였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코셔(Kosher)도 응용프로
산업혁명을 이끈 기술진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램 인터페이스(API: Applied Programming Interface)
자리들이 많이 없어졌지만, 새로운 생산양식으로부터
한편, 2011년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Watson)
를 개발ㆍ활용하는 ‘API 위의 일(above the API)’과 그러
파생된 더 많은 일자리들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그로
인공지능은 주식시장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미
은 미국의 대표적 TV 퀴즈게임(Jeopardy)을 평정한 후
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의 통제를 받는 ‘API 아래
인해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증가하고 임금노동자들의
국의 투자자문회사 찰스 슈왑사(Charles Schwab
의료계로 투입되어 인류의 숙원 중 하나인 암정복 프
일(below the API)’로 나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중간
소득도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거시지표로 보더
Corporation)는 2014년 10월부터 인공지능 기반 투자
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머지않아 암뿐 아니라 다양
수준의 기술을 요하는 직업들의 상당수는 ‘API 아래 일’
라도 1900 - 2000 사이에 미국의 농업종사자는 인구의
자문시스템인 슈왑 인텔리전트 포트폴리오(Schwab
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서 인공지능의
전락하거나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42%에서 2%로 급격하게 감소하였지만, 농업 산출량은
Intelligent Portfolios)를 운영하고 있다. 그 이후 많은 증
활약이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15
림 4> 참조).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경제 전반에 걸쳐 경제활동참가
권사들이 인공지능을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률이 큰 비율로 증가한 반면 실업률은 높아지지 않았 16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인공지능 기반 투자수익률이 전
인공지능의 활용도가 이처럼 지적, 전문적 영역으
문가들의 판단에 따른 투자수익률에 비해 얼마나 효과
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것은 기술적으로는 지금도
적인지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인공지능이 상당한 수준의 지적 작업까지 해낼 수 있
포드(Ford) 자동차회사가 개발한 일괄공정 대량생
확장가능성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음을 의미한다. 물론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곧
산시스템이 고용에 미친 효과를 보더라도 부정적 효과
바로 그러한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보다는 긍정적 효과가 더 컸다. 일괄공정 대량생산시
인공지능을 활용한 통•번역 시스템의 개발은 다른
기술을 채택하고자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비용 면에
언어권에 속한 사람들 사이의 언어장벽을 뛰어넘게 해
서 얼마나 효율적인지, 인공지능의 활용에 대한 사회
줄 것으로 기대된다. 두 언어권 사이에 서로의 언어로
규범과 제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등을 고려하여 특정
번역된 문서나 통역자료들이 많이 축적되어 있는 경우
기능에 인공지능을 활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11.“A robot has been teaching grad students for 5 months... and NONE of them realized,” Daily Mail, 2016-5-10. http://www.extremetech.com/extreme/194991 12.“Meet Ross, the World's First Robot Lawyer,” Fortune, 2016-5-12. http://fortune.com/2016/05/12/robot-lawyer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3581085.
18
4. 4차 산업혁명의 불연속적 효과
그것을 학습한 인공지능 통•번역기의 정확도는 상당
11
다.
출처: Kosher, A. W., 2015
그림 4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직업구성의 변화 예측
스템은 전체 생산공정을 단순 세분화하고, 그렇게 세 분화된 공정에 많은 노동자들을 배치하였다. 그 생산
13. Brynjolfsson, E. & McAfee, A. (2012). Race Against the Machine: How the Digital Revolution is Accelerating Innovation, Driving Productivity, and Irreversibly Transforming Employment and the Economy; Brynjolfsson, E. & McAfee, A. (2014). The Second Machine Age: Work, Progress, and Prosperity in a Time of Brilliant Technologies. 14. Schwab, K. (2016).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World Economic Forum. 15. Kosher, A. W., “Google Cabs and Uber Bots Will Challenge Jobs 'Below the API'”, Forbes, 2015-2-4. 16. Autor, D. 2014. Skills, education, and the rise of earnings inequality among the other 99 percent.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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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숙련도가 높을 필요가
산성이 컴퓨팅 파워와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없었고, 자동차 생산의 전 공정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
상당한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그 기간 동안 고용이 함
도 상관없었다. 그로 인해 자동차 제작에 대한 숙련도
께 늘어나지는 않았다. 아래 <그림 5>에서 보듯이 미
가 높은 사람들의 수요가 급격하게 줄었다. 그러나 전
국에서는 1997년부터 생산성과 고용이 서로 분리되는
체 자동차 생산공정의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졌고,
양상이 전개된 것이다.
그 만큼 자동차의 가격이 낮아져 자동차 대중화의 길 이 열렸다. 생산성이 높아지자 포드사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파격적으로 높였다. 공장제 대량생산 시스템의 발전과 함께 고용과 노동자들의 임금소득이 상승하여
2) 강한 기술편향성으로 인한 소득불균형 심화
상품시장 전반의 유효수요를 견인하였고, 유효수요의
디지털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 기술 등은 기술
증가는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증가시키는 선순환 구조
편향성이 매우 강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 때문에
를 만들었다.
고급기술 보유자의 소득 집중도가 커진 반면 중급기술
출처: Brynjolfsson, E. & McAfee, A., 2014
그림 7 교육수준별 정규직 남성근로자의 임금 변화 추세 (1963~2008) 19
보유자를 포함한 나머지 근로자들의 실질소득은 현저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고급기술 보유자들의 소
초과하여 빠르게 증가한 반면, 비숙련 노동자의 수요는
마틴 포드(Martin Ford)에 따르면, 2차 산업혁명으로
하게 떨어진다.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경제적 이득이
득은 지속적으로 성장하였다. 이처럼 고급기술 보유자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림 7>이 보여주는 바와
인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그 성장의 결실은 대
고르게 공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미국 근
의 지속적 소득증가와 중ㆍ하급기술 보유자의 소득정
같이 교육수준간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었다.
부분 고용의 증가와 고임금이라는 형태로 근로자들에
로자의 임금은 정체되었으며, 임금이 떨어진 근로자들
체 혹은 소득감소 추세는 대부분의 서구 선진국들에서
17
20
게 돌아갔다. 2차 산업혁명을 선도한 새로운 기술은
도 많았다. 70년대 이래 미국경제의 견실한 성장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득불균형은 1929년
게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조지메이슨 대학 경제학
새로운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냈지만, 전 사회의 생산성
불구하고 남성근로자 중 중위(median) 소득자의 임금
대공황 직전 이래 볼 수 없었던 수준까지 심각해졌다
교수 타일러 코엔(Tyler Cowen)도 인공지능을 장착한
는 것이 브린욜프슨과 맥아피(Brynjolfsson & McAfee)
지능형 기계와 컴퓨팅 기술의 급속한 진보는 사회구성
교수의 평가다.
원들을 두 계층으로 나누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
과 부를 증가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다.
18
은 1979-2014 사이에 단지 3% 인상된 데 그쳤다.
그러나 3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한 이래 생산성의 향
21
술엘리트 계층과 거기에 속하지 못하는 계층으로 나
상과 발맞추어 노동자들의 임금이 함께 상승한다는 규
그러한 현상은 교육수준별 소득격차에서도 드러난
뉜다는 것이다. 기술엘리트 계층은 전체 인구에서 차
칙이 깨지기 시작했다. 지난 30여년간 미국경제의 생
다. <그림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73년 이전까지만 해
지하는 비중이 10%도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
도 생산성 증가가 교육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의
능형 기계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반으로 상당한
소득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물이 들어오면
이득을 얻을 것이다. 반면, 나머지 계층의 급여는 정
모든 배들을 들어올리는 것과 같다. 1970년대 석유파동
체되거나 하락할 것이다. 구스, 맨닝, 살로몬스(Goos,
과 경기후퇴기에는 모든 집단의 소득이 동반 하락하였
Manning & Salomons)는 유럽에서도 기술분포에서 가
다. 생산성이 모든 계층의 소득에 고르게 영향을 미쳤
장 높은 구간과 가장 낮은 구간에 있는 직업의 성장이
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1980년대 초 개인용 컴퓨터
있었던 데 반해, 중간구간의 직업은 줄어드는 직업 양
(PC)의 발명과 확산으로 숙련노동자의 수요는 공급을
극화(job polarization)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출처: Brynjolfsson, E. & McAfee, A., 2014
그림 6 실질 GDP 대 1인당 중위소득 변화추세
출처: Brynjolfsson, E. & McAfee, A., 2014
그림 5 노동생산성 향상 대비 민간고용 증감
명목소득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1979년부터 2007년
22
사이 미국에서는 상위 1%의 명목소득은 278% 증가한 반면, 소득분포의 중간에 있는 이들의 명목소득은 35%
17. Martin Ford, 2015. The Rise of the Roots (『로봇의 부상』). 18. Kearney, M. S., Hershbein, B. and David Boddy, D., 2015. “The Future of Work in the Age of the Machine. The Hamilton Project Framing Paper. Brookings.
20
이러한 현상은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될수록 더 빠르
19. Brynjolfsson, E. & McAfee, A. (2014). The Second Machine Age: Work, Progress, and Prosperity in a Time of Brilliant Technologies. 20. Kearney, M. S., Hershbein, B. and David Boddy, D. (2015). “The Future of Work in the Age of the Machine.” The Hamilton Project Framing Paper. Brookings. 21. Tyler Cowen, 2013, Average Is Over: Powering America beyond the Age of the Great Stagnation. New York: Penguin. 22. Goos, M., Manning, A. & Salomons, A., 2009. “Job Polarization in Europe,” American Economic Review, 99 (2): 5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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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의 기회와 동력으로 삼으려면 그것을 효과적으로
기업이든 국가든 그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흡수할 수 있는 사회혁신(civic innovation)이 반드시 뒤
우수인력을 수요에 맞춰 확보하지 못하면 발전의 동력
따라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파급효과를 건설적으로
을 결코 살릴 수 없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산업화 시대
흡수해낼 수 있는 사회경제 인프라를 서둘러 구축해야
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우수 인력을 기반으로 발전
한다. 첫째, 사회구성원들이 미래의 직업들을 효과적
의 동력을 가동해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으로 수행해낼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을 갖추도록 효과
필요역량을 우리나라 국민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습득
적인 교육ㆍ훈련 기반을 구축하고, 그러한 기회에 국
하느냐에 따라 새롭게 형성되는 세계경제판도에서 선
민들의 접근도를 높여야 한다. 둘째, 고소득 일자리 창
두그룹에 들어가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출을 뒷받침하고 촉진할 수 있는 공공빅데이터 인프라
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느냐, 위기로 맞이하느냐가 거
구축을 위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셋째, 대
기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혁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사회구성원들 출처: Brynjolfsson, E. & McAfee, A., 2014
그림 8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율
오토(Autor) 교수도 2000년대 이후의 고용증가는 기술
으로 증가한 반면, 노동소득분배율은 급격하게 감소하
분포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국한되고, 급격한 급여상
였다 (<그림 8> 참조). 56개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경제
승은 가장 높은 수준의 소수 기술엘리트층에서만 발생
학자 카라바부니스와 나이만(Karabarbounis & Neiman)
23
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추
은 38개국에서 노동소득으로 배분되는 몫이 현저히 감 소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노동소득분배율의 감소는
와 소득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생산성 향상이 임금상승으로 전환되지 않고, 생산성의
디지털 기술혁명은 그 파급효과 측면에서 자본편향
다. 끝으로 개인의 사생활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강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그러한 교육훈련에 쉽
화해야 한다.
게 접근하여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활짝 열어야 한다. 더
1) 기술독해력(technology literacy) 증진과 교육혁명
나아가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을 잘 다룰 수 있는 인 재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산업화 시대에 맞춰진 표준화되고 획일적인 교육ㆍ훈 련 패러다임으로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는 고사하
능으로 새 지평을 열게 된 지능형 기계의 급속한 발전 은 비정형화된 육체노동과 지식노동까지 대체함으로
기술혁명은 그 동안 정형화된 지식노동까지 대체하였
5. 대변혁기를 대비하기 위한 사회적 과제
원통합관리 시스템(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literacy)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교육ㆍ훈련 인프라를
가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
써 자본편향성을 더욱 더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트웨어의 개발로 세무인력의 일자리가 축소되었고, 자
화를 해소할 수 있는 사회경제시스템을 정비해야 한
향상과 노동소득의 증가 사이에 비동조화(decoupling)
성이 강하다. 컴퓨터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전된 디지털 다. 일례로, 터보택스(Turbo Tax) 같은 세금보고용 소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기술에 대한 독해력
24
세는 중간 허리부분을 축소하면서 고용시장의 양극화
3) 노동소득분배율의 지속적 감소
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갈수록 심화될 양극
의 도입은 인력의 효율적 운용을 증대함으로써 관련 인
4차 산업혁명이 우리사회에 던진 과제는 통합적인
력의 수요를 줄였다. 그 결과 자본소득분배율은 지속적
대책을 요구한다. 기술혁신(technological innovation)을
23. Autor, David. 2014. “Polanyi’s Paradox and the Shape of Employment Growth.” Working Paper No. 20485,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Cambridge, MA. 24. Karabarbounis, L. & Neiman, B. (2013). “The Global Decline of the Labor Share,”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Working Paper No. 19136. (마틴 포드, 2015에서 재인용)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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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뒤따라가기도 어렵다. 학생 개개인의 재능을 고려하
근무시간의 15%에 해당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지 않은 채 평균점수를 기준으로 학생들을 줄세우는 교
수 있도록 한 룰)과 20% 룰을 적용하는 이유가 바로 그
육, 정답이 있는 문제를 빨리 풀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
때문이다. 법정근로시간 단축은 일자리를 나누는 효과
육, 세분화된 전공영역에 갇혀 종합적인 문제해결능력
뿐만 아니라, 임금노동자들을 지식근로자화하는 효과
배양을 가로막는 교육은 하루 빨리 폐기되어야 한다.
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대신 학생들 안에 내재되어 있는 지적 호기심으로 부터 출발하여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창
3) 청년세대 지원과 창업 활성화
의적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미지의 세계를 이끌어갈
다. 신기술의 변화추세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주역들은 미래세대이다. 미래세대의 경쟁력이 곧 우리
내적 필요(needs)와 사회문제를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사회의 경쟁력이다. 우리 사회가 미래세대에게 많은
있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지난 4,50년 동안
투자를 해야 한다. 그들로 하여금 누군가가 이미 열어
우수한 인적 자산이 우리나라 경제사회 발전의 초석이
놓은 길,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이 높은 길에 안주하게
되었듯이 4차 산업혁명을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
해서는 안 된다. 특별히 산업화 시대에 부모세대가 경
는 인적 인프라를 견고하게 구축함으로써 재도약의 기
험한 성공방정식을 미래세대에게 강요해서도 안 된다.
회로 삼아야 한다.
그들이 불굴의 도전정신과 실험정신, 창의적 사고력,
2) 인력운용 패러다임 전환과 법정 근로시간 단축
기업가 정신 등으로 무장하여 불확실성이 높은 미래를 개척해가도록 격려해야 한다. 한 번 실패하면 재기가 어려워 안정지향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사회환경을 그대로 방치해서도 안 된
기업의 인력운용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집중
다. 자신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을 과감하게 시도해
하지 못해 역량을 쌓아갈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는 현
터 많은 데이터가 모여들게 하는 디지털 플렛폼을 가
적 자원투입에 기반한 추격형 기업경영으로는 4차 산
볼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깔아주고, 우리 사회를 미
실을 혁파해야 한다. 그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업
진 조직과 기관이 빅데이터 시대에 강자의 자리를 차
업혁명 시대를 헤쳐나가기 어렵다. 그러한 발전모델은
래세대의 상상실험실로 바꿔줘야 한다. 그들이 협업네
을 통해 실현해볼 수 있도록 창업생태계를 활성화해야
지하게 된다.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아마존, 알
이미 중국기업들에 의해 추격당하기 시작했다. 빠르게
트워크를 구축하여 글로벌 인재들과 경쟁하며 성장할
한다.
리바바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다음카
발전하는 기술들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시장에서 표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들이 일자리를 구
준이 될 수 있는 상품과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형 기업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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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빅데이터 공공인프라 구축
카오 등이 그러한 플렛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다방면에서 혁신을 만들어낼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빅데이터 시대이다. 디지털
정부는 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빅데이터 공
수 있어야 한다. 일과 학습이 통합적으로 일어날 수 있
기술혁명과 정보통신혁명의 가장 중요한 열매 중 하나
공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사적으로
는 인재경영이 이루어져야 하며, 국가는 이를 제도적,
가 빅데이터의 축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빅데이
전유되어서는 안 될 빅데이터를 공공자산화해야 한다.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법정근로
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보물창고라 할 수 있
오늘날 각 개인은 데이터 제조기(data generator)라 할
시간 단축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습득과 창의
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인공지능도 빅데이
만큼 다양한 데이터를 뿌리고 다닌다. 편리함을 위해
적 업무수행은 구성원들이 과중한 업무부담에 시달리
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학습하
신용카드나 디지털 기기와 같은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
는 상황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창의적 DNA를
고, 그렇게 학습한 예측모델을 활용하여 그 보물창고
면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행적 정보가 어딘
조직 내에 체질화하기 위하여 3M이나 구글(Google)과
에서 가치 있는 정보들을 추출함으로써 최적의 예측을
가에 기록된다. 신용카드사, 전자결제수단 운영사, 대
같은 혁신주도 기업들이 각각 15%룰(R&D 인력들에게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데이터 원천으로부
형유통사 등은 고객들의 소비관련 정보들을 보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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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고, 통신사는 고객들의 통화내역에 관한 정보를 보 유하고 있다. 여기저기에 다양한 빅데이터들이 쌓여가 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나 공공기관에 대규모 데이 터들이 축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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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빅데이터로 전환하여 활용할 필요가 있다.
5) 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책: 기본소득제
또한 4차 산업혁명의 특성을 감안하면 경제적 불평 등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대로 최신 기술혁명은 초자동화를 가능케 함 으로써 일자리를 줄이고 자본소득과 노동소득의 격차
4차 산업혁명의 대변혁이 전반적 고용률은 물론 중
를 급격하게 키우고 있다. 또한 기술편향성이 강한 기
이렇게 쌓인 빅데이터는 누구의 자산일까? 예컨대,
급기술 일자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
술진보(skill-biased technological change)로 인해 저급기
신용카드를 사용한 고객은 거래를 목적으로 자신의 카
면, 기존 경제순환 메커니즘을 불능화할 위험성이 매
술의 일자리는 물론 중급수준의 일자리까지 대체되거
드정보를 제공했을 뿐인데, 대형유통사나 신용카드사
우 높다. 고용을 통한 소득분배가 더 이상 상품과 서비
나 디지털 플렛폼 기반 임시직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
가 그것들을 축적하여 사적 이윤추구를 위해 사용할
스에 대한 유효수요 및 투자를 견인하는 메커니즘으로
인해 소득불평등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권한이 있을까? 엄밀하게 얘기하면, 특정한 목적 때문
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수요측면
1993-2010년 사이에 국민소득의 절반 이상이 소득 최
에 수집된 개인 정보의 경우 그 목적이 해소된 시점부
에서만 보면 국내수요가 경제를 뒷받침하지 못할 때
상위 1%에 속하는 가계로 흘러 들어갔다는 보고가 있
터는 그 정보를 모은 회사나 기관이 그에 대한 소유권
해외수요(수출)을 돌파구로 삼을 수 있으나, 저성장 기
다 . 세계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2년 사이에 발생한
이나 타 목적의 사용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조가 세계 각국의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잡은 상
소득증가분의 95%를 최상위 1%가 차지했다는 분석결
다양한 과정을 통해 축적된 개인정보의 저장, 활용, 폐
황에서 해외수요가 예전처럼 우리 경제성장을 떠받쳐
과도 있다 . 현 소득분배체계가 유지되는 한 4차 산업
기 등에 관한 사회적 논의, 즉 정보주권에 관한 사회적
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우리 경제의 해외
혁명이 진전되면 될수록 고용의 양극화, 부와 소득의
선순환을 위한 핵심 메커니즘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
논의가 심도 있게 이루어져야 할 이유이다. 그렇게 모
의존도가 커질수록 해외수요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양극화는 더욱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다. 유럽 선진국가들이 기본소득제(basic income)에 관
은 정보는 본래의 목적이 해소된 순간 폐기하는 것이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심할 경우 국민경제
정상이나, 빅데이터의 가치를 감안하여 굳이 그러한
의 주권을 상실할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그러기에 국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
정보를 저장ㆍ활용해야 한다면, 국민들의 동의를 받아
내수요가 지속발전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제
로 보이는 임시직(zero-hours contract)의 법적 보호장
개인의 사적 정보를 철저하게 보호한다는 조건 하에
순환 메커니즘을 견고하게 구축해야 한다.
치를 시급하게 정비해야 한다. 이들을 노동자로 볼 것
심을 갖고 공론화하는 배경 중 하나도 이 때문이다.
6) 사생활보호 안전장치 강화
인가, 독립계약자로 볼 것이냐에 따라 이들은 근로기
디지털 정보통신 인프라가 발전할수록 디지털 네
준법과 노사관계 관련법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가능
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개인들의 개인정보가 본인들
성이 높다. 그리고 비용절감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
의 의도와 상관없이 네트워크에 쌓아가고 있다. 앞으
에서는 갈수록 임시직의 활용을 늘려갈 것이기 때문에
로 사물인터넷이 발전하면 개인들의 일상생활 패턴까
이들의 노동권이 보호되지 않으면, 고용의 양극화는
지 볼 수 있는 촘촘한 정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쌓여
더욱 더 심화될 것이다. 그리고 임시직 활용이 확대될
갈 것이다. 그리고 고도로 진화한 인공지능은 그렇게
수록 기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동권도 갈수록 제약
쌓인 빅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하여 특정 목적에 사용
을 받게 될 것이다.
할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빅브라더(big brother)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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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의 소득분배 기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
든 개인들을 감시하는 사회가 도래할 수 있는 조건이
황에서 그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경제의 지속적
갖춰진 셈이다. 기술진보가 그러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면, 인간에게 더 많은 자유와 행복을 가져다 주는 유토
불안정도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를 획기적으로 보완
피아 대신 인간을 디지털 원형감옥(digital panopticon)
해줄 수 있는 새로운 소득재분배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에 가두는 디스토피아를 초래할 것이다. 기술의 진보
한다. 완전고용이 정책의 목표가 되기 어려운 4차 산
가 인류의 번영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일어나게 하려
업혁명 시대에 소득재분배는 복지 차원을 넘어 경제의
면, 디스토피아를 초래할 위험성을 사전에 철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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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몰고 올 거대한 변혁의 물결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책
을 지적한다. 그렇지만 그는 우리가 기술발전을 두려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불연속적 대변혁기를 산업화
워하기보다는 오늘날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
시대의 사회경제운용 패러다임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고 새로운 기술발전을 활용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CMR
하여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 해볼 것을 촉구한다. 분명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의 파급효과에 대해 과 도하게 비관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능동적으로 새로운 기술혁명을 이끌어간다면 일자리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긍정적 효과는 자연적으로 오지 않는다. 제4차 산업혁명을 수 동적으로 맞이할 경우에는 비관적 예측이 현실화될 가 능성이 훨씬 더 크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비관적 예측 예방해야 한다. 기술진보의 위험성에 대한 예방장치를
(discrete knowledge)를 활용하여 처리하는 일은 비교
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는 것은 곧 긍정적 효과를 극대
철저히 마련할수록 국민들이 4차 산업혁명을 긍정적
적 기계가 대체하기 수월하다. 그러나 개인 안에 내재
화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관점에서 반기게 될 것이다.
화되어 있지만 문서화하기 어려운 지식, 즉 암묵지(tacit
6. 맺음말
28
knowledge)에 기반하여 처리해야 할 일은 컴퓨터가 대 체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업무는 기계가 더 효과적으로 잘 수행하고, 나머지 다른 업무는 인간이
제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인간과 상호보완
해 비관적 예측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소개한 예
성을 가진 지능형 기계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 될수록
측들은 현존하는 직업들이 컴퓨터 기술의 발전에 의
더불어 인간이 할 일들도 새로 생겨날 수 있음을 의미
해 얼마나 쉽게 자동화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예측
한다. 그는 지능형 기계의 사용을 통해 일련의 업무에
한 것들이다. 그리고 새로 생길 직업들에 대한 예측도
서 생산성이 향상되면 인간이 잘 할 수 있는 나머지 업
현 단계의 기술발전을 고려하여 우리가 상상할 수 있
무들의 경제적 가치가 필연적으로 증대될 것이라고 전
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즉, 4차 산업혁명의
망한다. 규칙적인 일들을 기계가 감당해준다면 인간은
진전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현재로서는 우리가 상상
보다 더 창의적인 일들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
할 수 없는 직업들을 예측에 담아내지 못한 한계를 안
장이다.
고 있다.
양혁승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에서 노사관계 전공 석사 학위를,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인적자원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사우 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경영학 교수로 2년간 재직했고 현재 연세 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있다. 경실련에서 정책연구부장으로 3년 동안 활동한 바 있으며, 현재 경실련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위와 같은 입장에서 팀 오레일리(Tim O’Reilly)도 만
오토(Autor) 교수는 기계와 인간 사이의 상호보완
약 지능형기계와 자동화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
성을 강조한다 . 그는 대부분의 일이 바람직한 결과를
과를 가져온다면, 그것은 인간의 상상력 부족과 보다
내기 위해서는 기계와 인간이 함께 수행할 수 밖에 없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 부족 때문이라고 일갈한
다고 얘기한다. 명료한 절차를 따라 수행하는 일이라
다 . 물론 그도 신기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서 이윤을
든지 체계적 기록으로 전달이 가능한 지식, 즉 명시지
키우려는 기업가들과 기업들이 너무 많아 신기술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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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cam.org
Company
D’LAB
송영광 대표
본인 소개를 ‘맛깔나게’ 부탁한다. 신앙이력을 포함 해서 특이점이 있는지
이름이 송영광이다. 아버님이 신앙을 가지고 계 신 분은 아니셨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 영광받으라 는 의미로 ‘영광’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다. 에베 소서 1장에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심이라”는 구절 을 보면서 내 정체성에서 대해 “Song of Glory”, 하 나님의 영광을 노래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 각했다. 믿지 않는 집안에서 태어났고 고1때 감리 교회를 다니다가 오순절 찬양사역자의 찬양집회에 서 회심을 했다. 그때는 그게 회심인지 몰랐다. 교 회 다닌 지 6개월 쯤 되니 학습을 받으라고 했고, 학습을 받기 위해 오순절 찬양집회에 참석이 필수 였다. 그때는 신앙이 없었기 때문에 하나님을 찬양 하는 가사가 전혀 와 닿지 않았다. 두 번째 집회 참 석에서 “나의 창조자 나의 구원자”라는 가사를 입 만 벙긋하면서 따라 부르고는 그 자리에서 1시간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창업가 정신을 기르고 제조 민주화의 시대를 이끄는 기업,
반을 울었다. 왜 우는지 모르겠는데 마음은 마냥 서러웠다. 그전까지는 ‘하나님이 나를 지으셨다.’라 는 말이 교회를 다니면서도 기분 나빴다. 그 집회 참석 이후로 하나님이 나를 창조하셨다는 것이 믿
기고 거부감이 사라졌다. 당시에는 내게 무슨 일 이 일어났는지 몰랐는데 후에 선교단체 활동을 하 면서 그 경험이 회심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개인 적인 신앙 성향은 선교단체와 맞지 않았지만 감사 하게도 선교단체에서 지적이고 세계관적인 토대를 잘 다질 수 있었다. 대학시절 어떤 여자 분이 내게 와서는 하나님이 나를 위해 기도해 주라고 말씀하 셨다며 찾아온 일도 있었다. 방언을 가지고 있는데 쓰지 않았다는 얘기도 했다. 방언을 따라하라고 해 서 따라하면서 방언을 시작했다. 신앙적 태생은 오 순절 같다. 그런데 내안에 직관적인 성향이 있기도 해서 생각해보니 대학시절 선교단체 활동을 하면 서 신앙 조화를 이룬 것 같다. 처음부터 오순절 계 통의 교회에 다녔거나 계속 오순절 신앙생활만 했 다면 현재의 이런 사업도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 예상된다. 멀쩡하게 다니 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결정적인 고민이랄까 이유는 무엇이었나, 과정이
아니라 어떤 영감, 어떤 문제의식이 있었는지에 대 해 얘기해 달라.
D’LAB 색다를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 그동안 지면에 올라온 송영광 대표에 대한 인터뷰를 다 찾아 읽었다. 천차만별이었다. 진지하게 다룬 지면도 있었지만, 인터뷰는 어떤 매체에게는 반복되는 그저 일일테다. 인터뷰를 하는 회사 마음과 인
터뷰를 (당)하는 사람의 온도차도 분명하다. 그간 진행했던 인터뷰를 읽으면서 인터뷰를 질문을 구상했다. 미리 인 터뷰 질문을 메일로 보내고 약속 시간을 잡았다. 오후 3시,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이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자극
이 필요한 시간, 5호선 마포구 공덕역 기경원 사무실에서 판교 D’Lab까지는 먼 길이었다. 판교역에 내려서 택시를 탔다. 새롭게 형성된 판교 신도시 주택가에 D’Lab이 자리 잡고 있었다. 4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아
이들이 함께 탔다. 초등학생들이었다. 조잘 조잘대던 아이들이 함께 내렸다. D’Lab 문을 벌컥 열고 아이들이 쪼르르 들어갔다. 아이들 덕에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입구가 인상적이었다. 들어서자 말 그대로 공작실이 펼쳐졌다. 무슨 공
방같이 자연스레 어지러웠다. D’Lab이 지향하는 바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광경이었다. 송영광 대표가 반갑게 맞아주 었다. 기대와 설렘을 안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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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기독교 공동체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
위한 다른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회사를 다녔는데
모님께는 초반 창업에 대한 얘기는 안했고, 아내에
다. 공동체로 함께 사는 삶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
회사 생활은 너무 힘들었다. 사람이 경제적으로 자
게만 얘기했다. 아내는 3개월 정도 뒤에 창업 하라
닫고 부르더호프 같은 곳도 찾아봤다. 원래 창업보
유롭지 못하면 애굽살이와 다름없는 노예생활을
고 했고 교회 빵집을 도와주는 것도 반대 했지만
다 공동체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나님이 각 가정의
(아내는 내가 교회에 있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
그런데 왜 창업을 하게 되었나.
가장에게 땅을(기업) 주신 것이 인간을 향한 하나
다) 나는 퇴사하고 빵집을 도왔다. 결국 빵집 일을
님의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착취가 불가능한
도우면서 아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나도 내가 교회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얘기지만 어느 날 책을
온전한 경제 단위인 가정에 땅을 주셨다. 내가 왜
에 있을 사람은 아니라는 걸 스스로 깨닫고 그만두
읽다가 내가 설교자로 부름 받았다는 것을 확신했
직장생활을 하며 힘들었는지 그때 깨닫게 되었고,
게 되었다. 양가 부모님께 말씀 드렸을 때 긍정적
다. 병역특례로 5년간 일을 하면서 빨리 회사 생활
그것을 내 고통으로만 보이지 않고 함께 일하고 있
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특별
을 끝내고 신학교에 갈 생각을 했다. 당시 결혼도
던 직장동료들 모두 우리 시대의 고통 받는 모든
히 마음이 힘들진 않았다. 아내가 빵집 하다가 또
했었고 분명 내적인 확신은 있는데 주변에서는 아
자들의 문제로 느껴졌다. 하나님이 주신 마음인 것
다른 걸 한다고 하니 내 마음대로만 한다며 조금
닌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다시 취직 했고 삼성
같다. 물론 직장에 그리스도인들도 많았고, 함께
힘들어 하기도 했다. 재정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부
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내가 다닌 회사 중
예배도 드렸지만 결국 모여서 하는 이야기가 직장
분도 없지는 않았지만 당시 빵집을 도와주면서 교
가장 힘든 회사였다. 매일 매일 받는 압박이 정말
생활의 괴로움을 토로하며 그저 버티고 있는 것이
회와 힘들어진 부분이 있었는데 그러면서 영적으
심한 곳이었다. 하루종일 일만 생각하도록 체계적
다였다. 버티는 것만도 한편으로 대단한 것이지만
로 힘들어진 것도 아내가 힘들어한 이유였던 것 같
으로 조직화된 곳이다. 상사들이 엄청 열심히 일하
그이상의 삶은 불가능한 것일까라는 질문이 들었
고 그 기운에 직원들이 다 눌리는 분위기다.(웃음)
었다. 결론은 ‘작고 건강한 기업’이 많아 져야 한다
시대가 지날수록 경제적인 것과 영적인 것이 연결
는 것이었다.
되리라 생각했다. 예를 들면 삼성도 경제단체지만
고민하던 당시 영감을 주었던 책이 있었다면
‘디지털 시티’라는 말을 쓰면서 그 안에 운동 공간• 수영장•정신상담소 등 모두 들어가 있다. 교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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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해 달라
선교단체 배우고 훈련받은 영향이 크다. 선교단
영적인 것 뿐 아니라 경제적인 것도 같이 고민해야
<소유냐 존재냐>(에리히 프롬), <노동의 미래
체에서 배운대로 살기에 회사 생활은 너무 어려웠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신앙을 지키기가
>(토머스 말론), <경영의 기쁨>, <경영의 미래>(게
다. 삶에서의 예배, 노동이 곧 예배라는 것을 지킬
어렵겠다. 경제신학과 공동체에 관심이 많았는데
리 해멀, 빌 브린) 이런 책들이 모두 세상이 점점
수 없었다. 회사에 다닐수록 경쟁심과 욕심이 생기
교회가 운영하는 빵집을 도우려고 퇴사 했다. 회사
중앙집권적 회사체제에서 분산네트워크 형태의 기
면서 내적인 갈등이 많았다. 그 시기 회사라는 것,
를 바라보는 크리스천의 관점과 교회에서 바라보
업으로 변해 갈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세상
기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
는 사업은 많이 달랐다. 3개월 정도 도와주다가 그
이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가는 형태와 같다고 생각
다. 책을 찾아보니 기업을 알려면 결국 자본주의
만두고 창업을 시작했다.
했다. 시대속에서 감지되는 하나님의 움직임이라
를 알아야 했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에
창업을 시작할 때 마음은 이랬다. 삼성에 있으
서는‘자본주의의 심리학적 전제는 인간의 이기심
면서 직원들이 회사생활을 힘들어하면서도 그만두
다고 생각한다.
이다’라고 한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이기심이 극대
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당시 다니던 교회 담임 목
화되고 체계화된 시스템이라는 거다. 내가 왜 그간
사님이 희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특히 인상
창업 계획을 주변과는 어떻게 소통했나, 조언을 구
회사생활에서 그렇게 힘들었는지 그제서야 이해
적이었던 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탈
하게 되었다.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인간이 힘들지
출 시키고 가나안으로 인도하셨을 때 경제법과 함
않으면 이상한 것이다. 그게 문제의식의 시작이었
께 땅을 분배해 주셨는데 명확히 각 가정의 ‘가장’
다. 주중에 회사내내 보내다가 딱 하루 교회 가서
에게 나누어 준 부분이다. 내가 회사를 다녔던 이
당시 다니던 교회 목사님이 성도들에게 각 가정
는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는 내 회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즉 돈을 벌기
이 기업을 소유해야한다는 설교를 항상 하셨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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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이고 사회적으로도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된
한 사람이 있었는지,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특히 아
내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궁금하다. 아이와는 소통 을 했나, 아이와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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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 정도여서 상황에
을 해야 할지에 대해선 여전히 막막했다. 몇몇 함
친구가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렇게 한 고비 한 고
대해서는 잘 인지하지 못할 때였고, 지금도 아이에
께하자고 해서 일을 같이 시작했던 사람들도 있었
비 넘어가게 되었다. 돌아보면 내 능력으로 여기까
겐 대기업 들어가는 게 좋은 게 아니라고 아이 스
는데 처음 6개월 동안 매출이 60만원이었다. 매출
지 온 게 아니라는 게 너무 분명하다. 나는 사업에
스로 의미 있고 가치가 있는 일을 하도록 얘기하고
이 그러니 다들 떠나더라. 현실을 뼈저리게 이해하
대한 방향만 가지고 버티고만 있었고 그때그때 함
있다.
게 되었다. 일반 회사들의 수익을 내기 위해 억압
께 한 사람들 덕에 매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창업은 결국 인적 토대(함께 일할 사람)와 물적 토
대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 이 든다. 창업 과정에서 숨 막혔던 고비나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을 것 같다
처음에 빵집을 나와서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아내가 딱 100만원을 주면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알아서 하라고 했다. 아내는 나를 위해 마음을 단 호히 먹었다. 아는 분이 1년 정도 사무실을 빌려주 셨다. 주변에서 버리거나 안 쓰는 가구들을 저렴하 게 가져다가 사무실을 채웠다. 실은 앞이 캄캄했 다. 딱히 사업아이템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한
된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눌리고 영적으로 어렵던 시기였다. 관 계의 어려움도 컸다. 내 입장에서는 제대로 빨리 했으면 하는 일이 진도가 안 나가거나 하면서 갈등 이 생기기도 했다.
‘기업가 정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 히 전자공학과를 나온 사람이 아니라 타고난 감각
어떤 수위로 창업을 하든지 대표(CEO)가 되는 순 고독한 자리다. 숨 막혔던 고비나 힘든 순간 어떻게
정말 좋아서 뭔가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좋
랄까, 스스로 자신이 상하지 않도록 자신을 건강하
특별히 학문적인 배경이 있는 분이 아니었지만 뛰
간 많은 것을 혼자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외롭고
혼자서 앱을 만들어 본 사람이라든지 자기 스스로
고비를 넘겼나, 스트레스를 푸는 혼자만의 비법이
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만났던 한 엔지니어는
게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어난 엔지니어 감각을 가진 분이었다. 자기 차에 스
가지 분명한 것은 있었다. 2014년 1월1일 신년 기
숨 막혔던 고비가 많았다. 넘기고 자시고는 없
도회 때 생각이나 의지와는 다르게 ‘대한민국 경제
다. 그냥 버텼다. 2014년 7월에 정부에서 다음해
구조를 바꿔달라’는 기도를 간절히 했다. 부르심은
소프트웨어 교육 과정에 대한 발표를 했고, 당시
명확했다. 경제구조 자체를 바꿔가야 한다는 것에
한국에서는 소프트교육을 하는 곳이 우리밖에 없
대한 분명한 부르심.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사업
었다. 갑자기 여러 신문에 우리 회사 이름이 났고 오기 시작했다. 회사는 당시 딱히 교육에 대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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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하나
을 가진 사람,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좋아서
학부모들로 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문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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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뽑을 때 기준이 있나,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스로 배선을 깔아 카메라를 설치하는 사람이었다.
육과 관련된 대부분의 역할을 엄마가 하고 있지만 점점 더 사회에 필요한 교육이 중요시 되면서 아빠 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사회가 재구성 되면서 가정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특히 <게임튜브> 개발 과정이 흥미로웠다. 핵심적 인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개발 과정을 설명해 달라
원래 제조업이 아니라 제조 서비스업을 하려고
개인적으로 ‘짓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밥을 짓다,
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아이디어가 있으면
시를 짓다, 음악을 짓다,라고 하는 예술적인 활동까
어로 구현해주고 동영상을 찍어서 퀵-스타터 같은
소’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Daddy's Lab 이라는
생산하고 국제 유통을 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작고
농사를 짓다,라는 육체적인 노동부터 이름을 짓다,
그것을 3D프린터나 오픈소스 하드웨어 소프트웨
지.‘아빠의 공작소’라고 회사 이름을 지었다.‘공작
곳에 올려서 펀딩 받아서 성공하면 중국공장에서
말을 지은 까닭이 있나
건강한 기업들을 세울 수 있는 창업 플랫폼 회사를 목표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로 그 과정을
각도 없었고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만 있었는데 재
특별한 이름을 찾다가 나온 것이 아니라 우연히
다 경험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직접 제품을 만들
정적인 부분에 도움이 필요하다 보니 교육 분야 사
이름이 떠올랐다. 짓고 보니 여러 의미를 담을 수
어 보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게 소프트
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고
있었다. 여기서 아빠는 ‘하늘 아버지’기도 하지만
웨어를 배우고 제작하고 만들 수 있는 것을 해보자
은혜였다. 그 뒤로도 계속 고비는 계속이었다. 교
특별히 기독교적인 의미를 담고 싶진 않았다. 하나
해서 시작했다. 교육은 우리 사업의 핵심이 아니라
육에 대한 수요는 커지는데 교육을 담당할 사람도
님은 신앙이 있든 없든 똑같이 해와 비를 허락하시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 시작한 것이다.
없었고, 정부 과제를 받았는데 뭘 만들 수 있는 사
지 않나. 직원을 뽑을 때도 반드시 기독교인만 뽑
요즘은 아이들이 재밌게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툴
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혼자 할 수 있는 상황도 아
지는 않는다. 실제로 우리의 주 고객이 될 분들이
이 많이 있다. 미국 MIT에서 만든 스크래치라는 프
니었다. 그런 와중에 놀랍고 신기하게도 능력 있는
아빠들이다. 지금도 많은 대기업에 일하는 아빠들
로그래밍 툴인데, 그래픽으로 되어있고 아주 직관
친구가 함께 일하고 싶다고 연락 왔다. 당시 100만
이 제 2의 인생을 계획하며 연락이 온다. 앞으로 아
적으로 만들었다. 실습해보니 프로그래머는 재밌
원 밖에 월급을 줄 수 없었는데도 기꺼이 일을 시
버지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산업혁명
었는데 막상 아이들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작했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확장해 갈 것에 대한
전에는 아빠가 아빠면서 동시에 회사 사장님이기
같아 물리적인 세계와 연결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
고민이 있었을 때는 경영에 대한 마인드가 있는 한
도 또 선생님이기도 했다. 지금은 입시 때문에 교
을 했다. 온라인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을 실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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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적으로 오프라인 상에서 더 재밌게 구현하면서
해 갈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아이에게 공부를 하
록 워크샵을 진행을 했는데 참가자 중 한분이 기존
소프트웨어를 배울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소프트웨
는 시간,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시간을 구분해서 정
에 있던 것 보다 더 기발하게 만들어서 SNS에 올렸
어와 하드웨어를 연결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일방적인 통제는 부작용을
다. 일반인도 워크샵을 거치고 이렇게 만드는데 제
회사를 다닐 때는 손수 만들 수 있을꺼라 생각조차
낳기 마련이다. 부모는 아이가 게임을 못하게 하는
대로 한번 만들어 보자 싶어 제작했다. 워크샵에서
못했다. 회사를 나와 보니 다른 세상이 있었다. 인
게 아니라 스스로 게임을 만들도록 도전을 하는 것
만들었던 것을 예쁘게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더
터넷 상에 개발 과정, 코딩 소스들이 다 있다. 이기
도 좋은 방법이다.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의 마음
니 특히 여성들 반응이 좋았다. 이거 되겠다 싶어
적인 자본주의 사회의 중심에 있는 미국이 오히려
을 갖게 하는 것이다. 게임을 못하게 하면 아이들
서 제대로 만들기 시작했다. 1천 8백 개 정도 판매
그런 것들을 다 오픈소스로 전 세계에 공유하고 있
은 더 하고 싶어 할 뿐이다. 게임도 에너지가 있어
했다. 교육에 집중하다가 연구 개발단계 까지는 하
었다. 인터넷에 검색하고 1주일 만에 만들었다. 그
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가진 그 에너지를 잘 이용
는데 생산까지 다 하려니 쉽지 않아서 현재 판매는
전에는 회사 안에서나 만들고 구할 수 있었던 부품
하게 전환하면 좋겠다. 보편적인 예는 아니지만 한
보류하고 있다.
이었는데 나와 보니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았다.
예로 지금 수강하는 아이 중 게임을 만드는 반 한 아이가 이전에 게임중독으로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했었다. 처음에 앱 만드는 반에 있었는데 오히려 게임을 만드는 반으로 바꾸었더니 그 아이가 게임을 만들면서 스스로 달라졌다. 아이는 정
인가, 쉽게 설명해 달라. 생계가 가능하고 추가적인 연구나 향후를 위한 투자 가능한 현금 확보가 이루 어지고 있는 상황인가
말 게임을 만들고 싶어 했다. 에너지가
지금 매출의 90프로 이상은 교육이다. 앞으로의
굉장했다. 유니티 게임 매뉴얼이 모두
방향은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한 창업가 교육이 방
영어로 되어 있는데 게임 만드는 법을
점이다. 작고 건강한 기업을 많이 만드는 것을 목
익히려고 스스로 매뉴얼을 가지고 영어
표로 초기에는 성인들이 대상이었는데 그러기에는
<게임튜브> 개발 후 <스크래치>를 비롯해 소프트
공부하기 시작하더라. 아이 아버지는 아이거 건설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아이
적인 에너지로 전환해 무언가를 스스로 하는 것을
들을 교육하는 것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 전향적인 교
보고 놀라고 기뻐했다.
웨어 코딩 과정을 아이들 혹은 중고생들과 함께 하
육과 교육의 질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 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게임이
나 영상에 지나치게 몰입하고 중독될까 걱정하며 수세적으로 통제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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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사업이랄까 핵심적인 아이템, 콘텐츠는 무엇
<한글시계> 개발 과정도 흥미진진했다. 어떻게 시
작했나? 이후 분당에 있는 고등학교 스타트업 동아 리와 협업을 했다
소프트웨어는 양면적이다. 위험한 것도 맞고 도
게임튜브도 기획한 것이라기보다 만들다 보니
움이 되는 것도 맞다. ‘생산도구’로서 접근해 사용
나왔고, 한글 시계도 처음부터 개발하려던 건 아니
하는 것은 굉장히 좋다고 본다. 소프트웨어 교육과
었다. 한국과학 창의대전에서 한글시계로 워크샵
코딩을 생산 도구로 봐야지 ‘소비’하는 용도로 사용
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다. 한글시계를 찾아보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게임을 만들 때 논리적
니 어떤 분이 만들었는데 혼자 만들어도 4-5시간
인 사고가 필요한데 이 부분은 아이들에게 아주 좋
걸리는 제작과정이더라. 이걸 초보자 20명으로 어
다. 모순을 같이 짊어지고 가야할 것이다. 한편으
떻게 워크샵으로 진행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아
로 어떤 시기에는 강제로 못하도록 통제할 필요도
이디어가 떠올랐는데 당시 3D프린터를 3대 가지
있다. 아이들과 섬세하게 대화하면서 원칙을 소통
고 있었다. 3D프린터로 참가자들 스스로 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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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시
대에 대해 엇갈린 견해가 있다. 장밋빛 미래를 예견
하기도 하고 인류에게 특히 제조업 노동자들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4차 산업혁 명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궁금하다
10대 때 소프트웨어 개발을 접하고 경험하는 것
4차 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긍정
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처음 앱을 만들 때 먼저 기
적인 면은 생산수단의 개인소유화가 일어나고 있다
획 작업을 거친다. 앱을 만들 수 있는 손쉬운 무료
는 점이다. 예를 들면 앱 하나를 잘 만들면 기존의 일
오픈 소스와 툴이 있다. 툴이 직관적으로 그래픽하
반 회사보다 더 큰 회사가 세워질 수 있다. 꼭 취업하
게 잘 나와 있다. 코딩 교육은 그래픽 기반으로 시
지 않아도 자기의 뜻과 아이디어를 충분히 잘 구현할
작해 조금 고학년이 되었을 때는 텍스트 기반으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뭔가를 구현하는 것에 있어 인
넘어간다. 향후에는 연구개발이나 생산을 확장 시
간의 감성ㆍ인간다움ㆍ이전에 혼자 표현하지 못한
킬 것이다. 결국 교육과 회사가 연결되어서 아이들
창의성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
이 만든 것이 제품화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당
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부정적인 면은 계속 개
장은 제품화하기보다 경험하는 단계, 교육과 개발
인화 되고 다양한 직종이 생기면서 자본이 더 중요해
에 집중하있다. 하지만 적어도 5년 안에는 실제로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보완이 아니라 대체
거기서 제품을 개발하고 매출이 일어날 것이다. 올
재가 되면서 오히려 부가 더 극대화ㆍ양극화 될 위험
해부터 중학교가 코딩 교육이 의무화되면 또 다른
도 있다. 전에는 돈과 사람이 같이 있어야 했는데 이
기회와 전망이 있을 것이다.
제는 돈만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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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교육이 교육을 위해서 존재할 때 재미가 없 다. 교육이 사회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 사회와 어떻게 호흡할 수 있는지 알 수 할 때 흥미가 생기 고 동기부여가 된다. 소프트웨어 교육도 자격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사회에 뭔가 새로운 것을 제시하고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교육 에 있어 how가 아니라 why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한 이야기가 없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시기에 도달하자 노예제도가 사라져야 한다는 인식이 생 기기 시작 했고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과 관련해서 가까운 미래에 대한 청사진 제시 혹은
이 자본주의를 제대로 읽고 공부해사 자본주의의
전망을 해 달라. 어떤 지점을 고민해야 하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변화를 추동하고 변화시켰으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라고 본다. 대학생 때부터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들었다. 다음 세대 신앙
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회사 생활하면서는 할 수도
에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무 좋은 경험이다. 기회가 된다면 창업에 도전하라.
초중고 교과 과정에 코딩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적
창업은 놀라운 경험이다. 창업을 하려면 정말 많은 것
교육과 더불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아이들 교육
할 필요도 없는 고민들을 창업을 통해 할 수 있다. 너
디자인 교육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결국 구현
향후 Daddy’s LAB은 어떻게 진화할 예정인가,
면 좋겠다. 그리스도인들이 너무 안정적이고 시대 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회가 기업 가에 대해 성직자만큼의 투명성을 요하고, 마케팅 에서도 영성을 논하고 있다. 인터넷도 구조자체로 서 메세지가 되고 있다. 변화를 추동하고 선도했으 면 좋겠다. 인터뷰 조기성
인터뷰 녹취 및 정리, 사진 김윤미 인터뷰 장소 판교 D.LAB 사무실
가 명품을 만든다는 어느 브랜드의 말, 결국 차이는 작 렸다. 사심 없이 시작했지만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 다 음 세대의 미래까지 고민하는 데 이르렀다. 각자가 각 가정이 자신의 힘으로 ‘생산 수단’을 소유하는 것, 공산
주의자 마르크스가 이루지 못했던 꿈이 한 사업가로 인
해 또 다른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한 사람 을 통해 기업이 일어나고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꿈을 키 우고 서로가 서로의 생계 뿐 아니라 서로의 삶을 윤택하
게 하고 풍요롭게 하는 일, 창업은 어쩌면 이웃 사랑과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는 가장 급진적인 일일지도 모르
겠다. 1시간 남짓 예상한 인터뷰가 2시간 가까이를 넘었
다. 송영광 대표는 바로 다른 일정이 있었지만 조금 미 루고 마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내내 송영광 대
표의 눈빛은 반짝였다. 흥분과 설렘으로 가득했던 인터
뷰, D’LAB이 차근차근 없던 길을 만들며 새로운 길을 떠 나길 바란다. 건강한 기업으로 인해 사람이 살고 사회의
작은 부분에 변화가 일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감행
했으면 좋겠다. 몇 년이 지나고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인터뷰 하고 싶어졌다. 인터뷰를 마치고 D’ LAB 사무실을 나서면서 맞은 따사로운 오후 햇살이 살 가웠다. CMR
3-5년 이후 중점 사업이랄까, 그리고 있는 로드맵 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
이 아주 중요하다. 공감에서 가치의 발견이 출발
매출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
한다. 디자인 thinking은 누구에게 무엇이 필요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3D프린터를 가정에 대여해
지 고민하고 사고하는 것이 능력이다. 엔지니어링
주고 매달 전자제품 몇 개와 3D프린터로 출력할
이나 소프트웨어 교육보다 더 중요하다고 본다. 공
수 있는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주고 집에서 만들어
감을 위해서는 약자와 함께 어울려 더불어 지내는
서 출력해서 직접 조립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3-5
게 필요하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는 중고등학교
년 사이에 시도해보려고 한다. 이게 결국 ‘제조 민
에 갓난아이를 두고 만나게 하면서 공감능력이 커
주화’이다. 개인과 가정이 제품생산에 주체가 될 수
지고 왕따가 사라지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디자인
있다. 수익은 이렇게 참여하는 회원분들과 교육사
thinking은 실제 사고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교회
업 그리고 실제로 그 모든 과정을 통해 탄생한 제
학교 뿐 아니라 전반적이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이
품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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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고 생각한다. 성경에서 노예제도에 대한 명확
성적인 인식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그리스도인들
안책이 뒷받침 되면서 안정적인 지원이 확대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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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것이 만든다. 욕심 없이 시작한 일이 큰 일이 되어 버
진행 중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스타트업
면 위험부담이 큰데 사회적으로 점점 제도화 되고 보
수 있는 것은 감성의 영역이라고 본다. ‘공감 능력’
하나님께서 시대적인 변화를 이끌어 가실 때가
얘기는
기경원에서 처음으로 스타트업 스쿨 ChEMBA를
있지만 창업에 대한 답은 없다. 지금은 사업한다고 하
은 ‘인문학적 영역’이다. 그것을 볼 수 있고 캐치할
송영광 대표는 특별한 것이 없어서 특별했다. 작은 차이
지금 시대는 자본주의 시대에 대해 비판적이고 반
우선 정부도 수많은 사업을 진행하고 지원을 하고
은 기계가 해줄 수 있는데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
못 다한 이야기가 있나,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People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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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였는데 하루 일정이 굉장히 빡빡한 곳이었다. 나 랑 너무 맞지 않았다. 야자 시간에 견디다 못해 학 교를 뛰쳐나왔다. 아버지는 보수적인 분이셨는데 내가 학교를 뛰쳐나온걸 보고 화가 나셔서 학교 다 닐 필요 없다며 반성의 시간을 가지도록 했다. 결 국 나중에 실업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때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계획서를 만들어 보여주면서 다시 유학 을 보내달라고 졸랐다. 그렇게해서 다시 호주로 유 학을 갔다. 기독교집안은 아니었다. 언니만 유학가 기 전 세례를 받은 상황이었다. 호주에서 처음 간
People
학교가 감리교 재단 학교였다. 신앙이 없었지만 채
은 사회에서는 중요시 되지만 나는 이상하게 그런
스타트업 스쿨 ChEMBA 1기생
플에 참여해야했다. 언니는 영국에서 교회활동도
분야의 책을 읽으면 머리에 안 들어오고 인문학 관
많이 했고 오랫동안 우리 가족을 위해 많이 기도했
련 책을 읽으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졸업 후에
다고 한다. 호주에서 처음으로 한인교회에 갔는데
도 전공을 따라 문•사•철 쪽으로 일을 하고 싶었
장로교회였다. 그 교회 어른들이 나를 별로 좋아하
는데 대학시절 만난 지금의 아내와 결혼 때문에 인
지 않았다. 아마 내 모습이 레게머리에 자유분방하
생이 바뀌었다. 당시 예비 장인어른이 문•사•철
고 놀기 좋아해 보였는데 좋은 학교를 다니는 것이
쪽으로 일을 하고 싶다는 내 계획에 절대 반대하셨
마음에 들지 않으셨던 것 같다. 그때 교회에 대해
다. 취업을 하고 결혼승낙을 받으라고 단호히 말하
반감이 커져서 그 뒤로 교회를 안다녔다. 호주에서
셨다. 사업하는 것도 반대하셨다. 사업의 위험성에
멜버른 대학을 다니다가 다시 중국의 대학에서 공
대해서 너무 잘 알고 계신 분이셔서 본인 딸을 직
부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논문 문제로 졸업이 어려
장 없는 사람에게 줄 수 없다고 하셨다. 결국 결혼
워 다시 호주에서 대학을 마쳤다. 그 후 홍콩에서
을 위해 취업을 했다. 3년 정도 회사를 다니고 내가
일을 하다가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다. 정신없고 다
하고 싶은 걸 할 생각이었는데 27년을 일하게 되었
양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런데 돌아보니 지금까
다. 동부화재를 다녔는데 회사생활을 하면서는 경
지 변함없이 관계가 유지되는 사람들이 모두 내게
제학을 공부했다. 동부화재를 다녔으니 금융 쪽,
교회를 다니라고 했던 사람들이다. 친언니를 포함
보험 쪽으로 계속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동부
이었다. 언니가 유학을 가면서 언니처럼 유학을 보
해 나를 위해 기도해준 사람들이 많았다. 이 나라
화재에서는 법인영업 업무를 했었다. 퇴직 직전에
내달라고 했는데 부모님이 딸 둘 중에 하나는 부모
저 나라 돌아다니면서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는
는 방카슈랑스라는 업무를 했었다.
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보내주지 않았다. 난 하고
데도 큰 사건 없이 살아온 걸 보니 그간 기도해준
편하다. 미혜라는 이름은 서른 넘어 만난 사람들로
싶은 건 무조건 해야하는 성격이다. 혼자 유학에
사람들 덕이 아니었나 싶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
부터 불리는데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Summer’라
대해 알아보다 무료로 보내줄 수 있는 곳을 찾아
서 살았던 것이 이번에 시작한 창업에도 좋은 영향
다. 전에는 IT회사에서 제조, SOC 업무를 그리고
는 이름이 모든 것에 있어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내
서 무료니까 부모님께 보내달라고 했다. 부모님도
을 주는 것 같다. 가끔 지난 10년을 낭비한게 아닌
공공분야에서 IT컨설팅, IT개발 업무를 했다. 신앙
성격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언니가 음악을 전
내 뜻이 분명하니 허락해 주셨다. 그래서 미국으로
가 생각할 때가 많은데 돌아보면 다 축복이었다.
을 가진지 7년 정도 된다. 삶에서 진정한 제자도의
공했다. 나도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언니는 시키
유학을 갔다. 유학중에 어떤 상황이(이유는 기억
면 시키는 대로 하는 성격이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
이 안난다) 발생해 비자를 못 받아 중3때쯤 한국으
터 내가 하고 싶지 않으면 열심히 하지 않는 성격
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다녔던 고등학교는 기숙학
이미혜 · 양선기 · 이종희
“ 창업은 용기와 도전이 필요한 결단과 선택의 연속이자 삶의 방식이다! ” 각자 자기소개를 ‘맛깔나게’ 해달라
이미혜(이하 이) Summer Lee로 불리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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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Company
양선기(이하 양) 대학 때 미학을 전공했다. 원
래 문•사•철에 관심이 많았다. 경제학•법학 등
이종희(이하 희) 현재 삼성 SDS에서 일하고 있
삶을 구현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쿠웨이트 프로젝 트가 있어 자원해서 가게 되었다. 4년 7개월 정도 일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쿠웨이트에서 프로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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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에 대해 홍보를 했다. 처음엔 나는 해당사항이
한국에서도 비슷한 업종에서 일을 했다. 홍콩에서
없다고 생각했는데 얘기를 듣다 보니 내게 꼭 필요
일을 할 때에 비해 급여, 업무량 등 조건이 많이 안
한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되었다.
좋았다. 내 성격상 참고 다닐 수 가 없었다. 그래서
이 기경원 이사이시고 같은 교회 장로님이신
김세중 교수님으로부터 소개 받았다.
스타트업 스쿨 쳄바는 수강생 진입 장벽을 높였다. 교육기간(20주)이나 지원서, 면접까지 있었다. 각
자 지원 지원가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 창업을 고
민하기까지의 과정(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창업 까지 고민하게 되었는지)을 포함해서 얘기해 달라
양 27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을 보니
벌써 7년째이다.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사업과 관련해 기준이나 일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신 앙을 가지기 전에는 법적인 부분에서 투명하지 않 아도 별로 거리낌이 없었는데 교회를 다니면서 경 영에 있어 원칙을 지키고 주일에는 일을 받지 않기 시작했다. 웨딩 사업 특성상 쉽지 않았지만 하나님 의 방법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면서 함께 일하는 프리랜서들도 일요일에 쉬도록 했고 대우 도 더 잘해주었다. 그렇게 7년 가까이 일을 하며 시 스템이 구축된 기업의 사장이 되고 싶은 소망이 계
두 가지로 나뉘더라. 하던 일을 계속 하거나 완전히
속 있었는데 웨딩사업을 하면서는 혼자 다 해야 하
다른 분야로 간다. 나는 최신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는 슈퍼맨 같은 사장님으로 일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사회와 기술이 많이 바뀌었다. 앞으로 20년 더
이미 몇 년 전부터 ‘마이리얼 트립’같은 사업에 관
트를 진행하면서 회사에서 맡는 마지막 프로젝트
는 시간들이 너무 좋았는데 중반을 넘어 가면서 스
사회생활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과거의 직장생활을
심이 있어 같이 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 고민하던
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많은 열정을 쏟았다.
쿨 특성상 창업에 대한 실제적 수업이 계속 되었
다시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인생 이모작에는 4차 산업
중에 챔바 소개를 받았고 이거다 싶어 바로 지원하
맘대로 일하기보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방법대로
다. 공부하고 싶었던 마음 때문에 강의를 더 듣고
혁명에 초첨을 맞춰서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었다.
게 되었다.
일하기 위해 애쓰면서 개인적으로 훈련의 시간을
싶었다. 어디 가서 이런 대단한 강의들을 듣기 쉽
그것이 구체적으로 창업이 될지 4차 산업혁명에 관
보내고 왔다. 한국에 돌아와서 보니 아버님께서 몸
지 않다. 너무 좋은 교수님들과 강의를 더 많이 접
련된 실제적인 일을 할지는 결정을 못한 상태로 쳄
이 불편하신걸 알게 되었고 주변에 나이 드신 분들
할 수 없는 게 도리어 아쉽다.
바에 지원했다.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혼자 무언가를
기 전 SNS를 통해서 이런 창업스쿨이 열릴 것이라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여기 창업스쿨에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쿠웨이트에서 사업을 구상
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면서 스스로 사업을 준비할 역량이 안 되어 있었
의 상황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들이 있었다. 그래 서 이번에 창업을 하게 된 여행사업도 어르신들을
양 나도 같은 생각이다. 쳄바 교육과정을 기획하
모시고 떠나는 상품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어르신
고 운영하시는 분들의 목표나 취지에 맞게 지금쯤이
들을 겪으면서 느낀 점들을 잘 녹여내고 싶다.
면 나도 회사의 형태를 어느 정도 갖추길 바랬는데 창
스타트업 스쿨 ChEMBA(이하 쳄바) 1기가 막바지
를 향하고 있다. 지금 ‘심정’을 한마디 정도로 짧게 표현해달라
이 너무 아쉽다! 학교 다닐 때 경영을 전공했지
만 졸업 후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챔바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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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두고 웨딩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올해
업을 실제로 준비해 운영가능한 회사를 시작하는 생 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배웠다. 할 일이 정말 많다. 스타트업 스쿨 쳄바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홍보기간이 짧아서 가슴을 졸였다. 쳄바를 어떻게 알게 되었나
양 김재구 교수님(스타트업 스쿨 쳄바 학장)과
원하면서 경영에 대한 최신 트렌드나 새로운 지식
학교생활을 같이 해서 이후 꾸준히 모임을 함께 하
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개인적으로 강의 듣
고 있었는데 그 모임에서 김재구 학장님이 창업스
People & Company
이 홍콩에서 국제회의 기획하는 쪽 일을 했고
희 올해 1월 정식으로 챔바 1기 모집 공고가 나
다고 느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창업을 시작하 는 방법 부터해서 하나님이 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이끌어 가시는지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었다. 킹덤 컴퍼니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예전 교회에서 한정 화 교수님과 했던 순모임에서 들을 기회가 있어 꾸 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챔바 모집 공고 를 봤을 때 주저하지 않고 바로 지원하게 되었다. 챔바 교육 내용은 만족스러운가, 현재까지 챔바 과정
을 이수하고 있는 수강생으로서 <스타트업 스쿨 챔바 1기> 과정에 대해 신랄한 평가를 조목조목 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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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막상 지나고 나니 20주라는 교육 기간이 짧
아이디어와 창업 아이템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을
다. 처음엔 20주가 언제 가려나 했는데 갈수록 교육
줄 알았다. 예를 들면 마케팅•비즈니스 캔버스•투
이 세상을 보는 안경이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
기간이 더 길었으면 싶더라. 개인적으로 이론 강의
자•재무•아이템 선정과정 등 창업에 연관된 다양
았다. 미션으로서의 사업(Business As Mission)이
를 많이 듣고 싶은데 주1회가 아니라 주2회로 이론
한 분야 등에 대해 배우고 볼 수 있는 시야를 열어주
라는 말도 계속 생각하게 된다. 회사생활을 하면
과 실전을 한주에 같이 진행했으면 좋겠다.(웃음)
고 가르쳐준 것이 좋았다.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한
서 회사라는 거대한 조직의 논리에 따라 살 수 밖
참가하는 분들이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는 분들이라
테 여기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너무 감사
에 없었다. 신앙과 회사생활이 분리되지 않도록 노
교육시간에 딱 맞춰 오기 쉽지 않은 것은 이해를 하
하다. 창업을 준비하는데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거
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회사 내 신우회 활동도 오
지만 그래도 시작시간이 자꾸 늦어지는 것이 아쉬
친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천지차이라 생각한
랫동안 하고 신우회 회장도 했었는데 회사입장에
웠다. 마치는 시간은 늦추기가 어려우니 안 그래도
다. 창업은 무엇보다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서 신우회를 용인해 주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
20주가 짧게 느껴지는데 매주 수업시간 마저 줄어 드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직장이 멀어서 혹은 직장
이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이 너무 감
에 활동하기가 쉽지 않았다. 챔바에 와서 보니 킹 덤 컴퍼니로서의 사업을 해야 한다는 말, 미션으로
는 일이라는 걸 지난 16주간의 교육과정을 거치면
일이 늘 유동적이어서 늦게 오셨겠지만 시작 시간
사하다. 영적으로 약한 부분이 많은데 함께 팀을
서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래서 더욱 와 닿고
서 느꼈다. 정해진 답도 없을 뿐더러 그 답을 찾아
에 모두다 같이 모여 딱 시작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룬 사람들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함께 채워갈 수
창업 이후에도 계속 기억하고 싶은 말이다.
가는 과정으로서 창업은 결단의 연속이다.
양 회사에서 성과 위주로 일을 오랫동안 해서
있어서 좋다.
이 신현상 교수님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 날카
같은 사업을 준비하는 한 팀이라고 들었다, 이 팀의
로운 질문들을 던지실 때 힘들기보다 속이 시원한
잡을 때가 없다. 무엇보다 교육비가 없다는 점이
희 3월 기독경영포럼에 참여했을 때 챔바에 대
한 소개를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스쿨이 얼마나
걸 느꼈고 발표를 준비한 팀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
놀랍다. 대한민국에 이런 곳은 없을 것이다. 여기
준비 되었는지 약간 긴가민가했던 게 사실이다. 스
게 해준 것 같다. 유통관련 강의를 해주신 정연승
서 뭔가를 더 요구하면 과욕인 것 같다는 생각마저
쿨이 시작하고 보니 매주 수업이 기다려지더라. 단
교수님 수업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사업가라면 유
기 등재 등 설립 과정 마무리 단계에 있다. 여행
든다. 너무 좋았다. 2기 생들이 누가 될지 모르겠지
순히 강의나 이론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은 교육과
통과 트렌드의 변화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이라는 아이템을 정한지 두 달 정도 지났다. 팀원
만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정이 너무 좋고 여기서 만난 멤버들도 너무 좋다.
는 걸 진지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들을 이미 서로 대표라고 부른다. 회사이름의 뜻
그런지 이런 교육과정이 내겐 너무 만족스럽다. 흠
쳄바 과정이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나, 되고 있 다면 각자 특히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고 있나
양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회사생활만 했기 때문에 정해진 틀과 시스템 속에 서 할 일만 하면서 살았다. 창업을 배우다 보니 창 업에 필요한 일들이 수십가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챔바 운영을 위해 헌신하고 함께 참여해 기도해주 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많은 분들에게 소개하고 알리기 보다 정말 뜻이 있고 창 업에 대한 의지가 강한 분들 몇몇에게만 소중한 마 음을 담아 챔바 2기에 참여하도록 추천하고 싶다. 이 좋은 것을 정말 좋은 사람에게만 알리고 싶다.
무엇인가, 짧게 자신만의 정의를 내려달라
이 용기와 도전! 양 살아가는 방식! 지난 27년의 회사생활은 어
희 회사의 정식 명칭은 ‘위집 주식회사’이고 등
은 여행이라는 아이템을 정하면서 가정 안에서 특 히 어르신들을 섬기고 돕는‘우리들의 집사’라는 의 미로 이름을 지었다. 사업의 큰 틀은 가정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그 첫 번째로 여행이라 는 아이템을 론칭했다. 시니어 여행, 우정 여행, 가 정 여행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국내 여행과 해외여 행 상품도 기획하고 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 상품
려울 때도 있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길이었다. 창
에 필요한 국가, 대상 등을 구체화하는 작업 중이
희 입교식 때 박래창 이사장님의 ‘후배들에게
업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성공확률로 봤을 때 창
다. IT관련하여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두 영역이
업은 가시밭길이자 좁은 길이다. 결국 어떻게 살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어려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끈기’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야하는지 삶의 방식으로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
이 있는데(특히 어르신들의 온라인 접근) 이 부분
사업은 좌절하고 실패할 수도 있는 부분이 많아서 그
는 것이 창업이라 생각한다.
에 누구나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과
얘기해주신 것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앞으로 기업을 해나갈 때 마음속에 모토로 삼고 꼭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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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먼저 고민하는 선배 입장에서 ‘창업’은 결국
사업 아이템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인상적인 강의 혹은 강사가 있었나, 이유는 무엇이었나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뚝심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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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입교식에서 총신대 신국원 교수님이 ‘성경
희 창업은 결단의 연속이다. 예측할 수 없는 상
황이나 갈림길에서 끊임없이 선택하고 결정해야하
여행을 실제로 가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사진과 동 영상을 추억으로 담아서 공유하고 언제든 볼 수 있 는 시스템 두 부분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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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바 교육과정에서 제안은 팀별로 유한책임회사를
디자인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관심 있고
도 하다. 위집은 시작부터 주식회사로 회사를 설립
변에 그런 분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세우길 권유했다. 폐업이 상대적으로 쉽기때문이기 하기로 한 이유가 있나
회사가 추구하는 것 중 또 하나는 사회적 여
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고 고객과 많
듭하다 보니 우리가 하려는 사업의 가치가 정말 중
이 접촉하여 실제적인 결과를 얻고 성공아이템ㆍ성공
요하고 일회성이 아니라 끝까지 가보자라는 생각
사례를 속히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충분한
이 모아졌다. 이왕 시작하는 거 책임있게 해보자는
실험을 통해 실패하든 성공하든 경험을 실제적인 사
결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업 아이템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희 재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꾸준한 고민이 필
후 펀드나 지분 문제 등을 생각했을 때 한계가 있
요하다. 재무상태는 결국 회사의 지속가능성과 연
더라. 유한회사로 시작해서 다시 주식회사로 변경
결되기 때문이다. 적절한 수익모델 개발이 중요하
할 바에 처음부터 주식회사로 가자는 의견이 일치
고 적정선의 서비스 금액 책정을 위해서는 발품 팔
되어 결정하게 되었다.
아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는 걸 느끼기도 한다.
양 창업할 때의 관점이 4가지라고 배웠다.
투자 받는 것도 관건이다. 투자 설명회도 있다고 들
른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다. 사업에 올인 할 시기
한 차별점이 있나
떻게 배치하고 활용할 것인지도 중요한 것 같다.
었다. 각자 혹은 함께 준비하고 있는 위집만의 특별
행 기업이다. 여행 사업이 현재 굉장히 다양하고 잘
Pain • Wants • Needs • Desire 그중에 여행업은
안 되는 곳도 많아서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지만 가
Desire의 영역이다. 매슬로가 말한 인간의 욕구 5
족 간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등을 회복하는데 초점
단계 중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 시켜 줄 수 있는
을 맞춘 여행이기 때문에 다른 여행사와 분명한 차
것도 바로 여행이라 생각한다. 우리 세대만 해도
별성이 있다. 사실 힐링은 여유 있는 사람에게 필요
가족여행이 활발하진 않았다. 앞으로는 여행이 시
졌다. 우리 사업에 대해 바로 쓴 소리를 해주었다.
하기보다 약자, 사회에서 힘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장이 지금보다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요즘 해
준비과정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것이다. 정작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은 여행을 갈 수
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우리나라에
아이디어도 많고 계획도 크지만 그걸 어떻게 구현
없다. 우리의 여행을 통해 삶을 살아갈 희망을 찾을
도 외국에 버금가는 아름답고 좋은 여행지가 충분
할지, 어떻게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해 나가야
수 있으면 좋겠다. 여행을 앞두고 행복하지 않나. 힘
히 많다. 자연경관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 언
할지 실제적으로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
들고 어려운 분들이 다가올 여행을 기다리면서 희망
어, 음식, 문화 등 우수한 면이 많다. 사람들이 매력
게 된 계기이다. 좋은 경험이 되었다.
을 잃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을 꿈꾼다. 예를 들면 위
을 느낄 수 있는 상품으로 잘 조합하여 상품성 있
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여행을 기획한다든지 장애인
는 여행 패키지를 만들어 가고 싶다.
들을 위한 여행을 기획한다든지 우리는 일반적인 여 행과 다르게 고객에게 맞춘 여행패키지를 기획한다. 그리고 여유가 있어 편하게 여행을 갈 수 있는 분들 이 우리 여행사를 이용하면서 들인 비용으로 여행을 가기 어려운 분들이 여행을 갈 수 있는데 일조를 한 다는 것이 우리 사업의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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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MVP(Minimum Viable Product)가 시급하다고
이 창업 교육을 받으며 팀을 꾸리고 회의를 거
희 공부하고 알아보니 유한책임회사로서는 추
이
함께 하고 싶은 분을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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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회사 설립을 준비하면서 가장 시급하게 보안 하고 준비해야 할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
이 팀원들이 다양한 재능을 가진 분으로 이루
어져 있고 아이디어도 많은데 영상 또는 전문적인
이 이미 한 컨설팅 회사와 접촉해서 만남을 가
희 외부의 시선 즉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생각
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팀 내부의 인적자원을 어 투자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할 필요도 있겠 지만 투자를 받든 못 받든 우리 상황에 맞게 정직 하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싶다. 창업 교육을 받으며 창업을 준비해보니 창업가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어떤 것이 있나
양 경제생활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계를 유
지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최저생계비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무리 창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
했을 때 아직 준비 해야할 것이 많다. 앞서 만남을
다고 하더라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창업 할 때는
가진 컨설팅 회사에서 팀원들이 단단히 결속되어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자신이 먹고
24시간 풀타임으로 집중력 있게 함께 할 팀을 원한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먹고사는 문
다(그래야 투자자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다)고
제를 해결해야 이상도 이룰 수 있고 누군가도 도울
조언해 주었다. 아직은 팀원 6명 중에 풀타임으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창업가에게 필요한 자질은 자
함께 하고 있는 멤버가 3명이다. 나머지는 각자 다
기가 선택에 후회하지 않고 목숨 걸만한 책임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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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다.
이
년 동안은 시행착오도 많을 것이다. 사업은 3가 지 영역이다. 첫 번째가 ‘모시고 여행(Moseego
이미 창업을 해봤다. 사업가는 말도 잘해야
Travel)’이다. 부모님, 어르신 등을 모시고 떠난다
하고 협상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사람들의 마음을
는 의미와 함께 More See Go의 의미도 함께 담았
잘 읽어내고 소통할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다. 이런
다. 두 번째는 ‘부바’여행이다. 어부바에서 나온 개
부분은 장점인데 재무 분야ㆍ수익률을 현실적으로
념으로 아이들을 업고 떠나는 가족 여행 패키지다.
따지고 고민하는 능력은 부족해서 함께 하는 팀원
이 두 가지 아이템이 자리를 잡고 수익을 내고 안
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싶다.
정화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희
결국 사업은 사람과 하는 일이다. 관계를
희
최근 스타트업 기업들의 피칭자리에 가보
잘 하는 것이 중요한 자질 같다. 하나님과의 관계,
면서 우리 회사와의 다른 스타트업과의 차이점들
팀원 간의 관계 등 홀로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해
을 많이 살펴보고 고민하게 되었다. 결국 고객의
나가는 능력ㆍ자질이 중요하다.
필요에 맞는 제대로 된 사업을 하기 까지 충분한
창업과 관련해서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어떻게 되 길 예상하고 기대하는가
이 아직 시작단계라 앞으로 갈 길이 멀다. 3-4
정보와 경험이 필요하다. 앞으로 최소한 1-2년은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간이 예상되는데 그 시간들 을 빨리 당기고 넘겨버리기 보다 더 많은 고객들을 접하면서 차곡차곡 시행착오를 겪으며 잘 보내고 싶다. 미래의 자산은 거기서 나오지 싶다.
후배들, 다음 챔바 2기들에게 해주고 싶은말이 있 나, 그리고 못다한 한 마디가 있다면 해달라
이 Lucky you!! 이 교육과정에 참여한 것 자체가
너무나 큰 행운이다. 현재 우리 팀원은 사업에 대해 서 두려움이 없다. 우리 모두 기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팀원 한명 한명이 하나님의 기업을 세우고
희 후배님들 순간을 즐기길! 교육과정의 모든
순간순간에 아끼지 않고 자신의 열정을 다 쏟아냈
다.
으면 좋겠다! CMR
적하는 의미에서 무료봉사 사업을 예상한다. 교회
에서 주방봉사, 주차봉사 하듯 봉사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고객들에게 다가서고 싶다. 미래의 챔 바 후배들에게는 두말 할 필요 없다. 대한민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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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후배들이여 챔바 꼭 들어라.
자 기도하면서 기다리고 만난 기도의 응답이라 믿는
양 앞으로 1년 정도는 MVP 형태로 경험을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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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바에 함께하는 것은 그야말로 행운을 잡는 것이
인터뷰 조기성
인터뷰 녹취 및 정리ㆍ사진 김윤미
인터뷰 장소 이 대 앞 어느 까페에서 쳄바 17주차 시작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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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모든 현실 사이에서도 중보자이시다. 따라
목회자의 납세와 교회의 공공성
서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마주할 수 있는 대상은 이 세상에 없다. 목회자의 납세 문제 도 예외는 아니다. 송용원 목사(은혜와선물교회)
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극적으로 체험하고 사
이 있다.
도로 부르심을 받은 바울은, 당시 이방 세계의 중 시민으로서 조세와 관세를 양심껏 성실히 납부하
“그럼 자녀들은 면제받는 것이 아니냐? 하지만 저들을
꾼으로 선한 일을 수행하는 세속 정부에게 말이다.
나오면, 나와 네 몫으로 세금 징수원들에게 주거라.”
아우구스티누스가 구분한 대로 예수님은 ‘하나 던 영락교회가 자발적으로 목회자 납세를 행했다
지만, ‘지상의 도성’에서는 평화와 건덕을 위하여
는 점이다. 한국교회는 다른 어떤 종교보다도 먼저
그 자유를 절제하고 세금을 ‘기꺼이’ 내라고 권면하
종교인 납세를 시작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신 것이다. 이는 예수님께서 수제자 베드로에게 직
반세기가 흐르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2017년
접 주신 명령이니, 가톨릭과 개신교를 막론하고 모
의 개신교는 종교인 납세 문제에 있어 가장 뒤쳐져
든 기독교 성직자에게 해당될 것이다. 더 나아가
있다. 각자 소견에 옳은 대로 의견을 개진하고 관
마태복음 22장에서 예수님은 적대적인 바리새인들
최근 한국교회에 던져진 가장 뜨거운 이슈이다.
철하려 한다. 이러할 때일수록 기독교신앙의 근본
의 교활한 질문을 받으셨을 때도, “가이사의 것은
종교인 납세는 해묵은 논쟁이지만 오랫동안 해결
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Ad Fontes! 목회자는 예수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고 응
되지 못한 상태에서 해를 넘기곤 했다. 그리고 다
그리스도의 제자로 부르심을 받은 종으로서 “성도
답하신 바 있다.
시 유예를 해달라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를 온전하게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하며 그리스도
된 것은 1960년대 후반이다. 그 시절은 천신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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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도성’에 속한 그리스도인은 면세의 자유가 있
의 몸을 세우는”(엡 4:12) 사명을 받은 존재이기 때 문이다.
끝에 되찾은 나라의 기틀을 간신히 세워가던 때다.
목회자 납세를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
초대 국세청장은 하다못해 구멍가게 주인도 품팔
나 성경 본문을 가지고 말한다. 하지만 종교개혁의
이 노동자도 세금을 내는데, 유독 성직자들에게만
후예임을 자처한다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
세금을 면제한다면, 이는 과세 공평의 원칙을 깨뜨
심으로 성경을 제대로 읽어야 할 것이다. 디트리
리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는 취지를 천명
히 본회퍼가 말했듯, 그리스도는 인간과 하나님 사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당시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
이에서만 중보자이시지 않다. 그분은 인간과 인간,
심지였던 로마의 성도들에게 책임성 있는 훌륭한
세금을 내느냐? 왕의 자녀들이냐, 백성이냐?”
먼저 잡힌 고기의 입을 열어라. 거기서 한 세겔 동전이
종교인 납세에 대한 이슈가 처음 공적으로 제기
을 면제해야 한다든지, 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급하시면서 당시의 일반 세금에 대해 주신 말씀
실족하게 할 필요는 없으니,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
‘내서는 안 된다.’
이처럼 신약성경에는 특별히 목회자니까 세금 든지 하는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다메섹에
“백성입니다.”
‘목회자도 세금을 내야한다.’, ‘내지 않아도 된다.’,
칼뱅의 세 가지 렌즈
마태복음 17장에 보면 예수님은 성전세에 대해
“시몬아. 네 생각은 어떠냐? 왕이 세금을 거두면 누가
예수님은 뭐라고 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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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권면하였다. 하나님의 주권 아래서 그분의 일
“모든 자에게 줄 것을 주되 조세를 받을 자에게 조세
를 바치고 관세를 받을 자에게 관세를 바치고 두려워
할 자를 두려워하며 존경할 자를 존경하라.”(롬 13:7)
바울은 (목회자를 포함한) 그리스도인의 납세를 단지 개인의 양심과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와 정책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 해야 할 것은, 칼뱅이 말하는 율법의 세 가지 용법 이다. 제1용법은 죄를 깨닫고 두려움을 갖게 하는 기능이고, 제2용법은 시민사회를 위한 강제적, 수 동적인 기능이고, 제3용법은 성령의 역사로 그리스 도의 복음을 받은 신자로서 하나님의 법을 적극적 으로 지키는 기능이다. 목회자의 납세는 제도와 정 책의 차원에서는 제2용법에 해당하지만, 자발적, 적극적으로 준수하는 차원에서는 제3용법이 함께 적용될 수 있다. 목회자는 어디에 서 있을까? 그리스도의 제자로 서 교회를 위해 부름 받은 종이다. 동시에 목회자 는 국가 고유의 영역주권을 존중하는 시민으로서 살아야 한다. 납세의 의무는 그것을 위한 필수적 조건이다. 그렇다면 국가와 정부가 교회를 탄압하 는 도구로 납세를 악용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는 것이 온당한가? 하나님의 종으로서 사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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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를 근로소득세로 성실히 납부하는 일은 시민
회자의 일은 노동자의 일과 달리 근로가 될 수 없다
혜로 받은 소득 중 일부를 다시 이웃을 위한 선물로
사회의 일원으로 마땅한 일이다. 설령 국가와 정부
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교회에서 받는 사
세상과 소통하는 영적인 기쁨에 목회자가 소외되지
가 납세를 교회 탄압의 도구로 남용한다고 해도 그
례비는 근로소득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기타소득으로
말아야 한다. 칼뱅은 토지도, 노동도, 임금도, 상업도
것은 하나님이 심판하실 일이다. 목회자는 그저 율
분류해야 한다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모두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했다. 세금 또한 국가에
법의 제3용법을 순종하면 될 일이다.
이분법적 사고는 환상!
대한 무거운 채무가 아니라, 국가가 교회와 시민을 루터와 칼뱅은 하나님이 교회와 국가를 그분의 양손으로 쓰신다고 말하였다. 카이퍼는 교회와 국
보호하는 선한 일을 하는 공무를 부탁하며 제공하는 공적이고 정치적인 선물의 순환으로 보았다.
가가 각자 고유의 영역주권을 가지면서 구별되나
성경의 메시지는 모호하지 않다. 목회자를 포함
분리될 수 없는 협력 관계에 있다고 해석했다. 교
다만 한 가지 조심스레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한 모든 그리스도인이 세속 정부에 세금을 납부하는
회가 성령의 영적 임재라면 국가는 빵과 포도주에
면, 종교인의 납세는 가급적 평범한 시민들의 납세
것이 마땅하다. 세상에서 평신도가 하는 일은 세속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둘은 서로 떨어져 있지 않
와 비슷하게 하되, 어려운 형편에 있는 목회자들도
적인 직업이고, 교회에서 목회자가 하는 일은 거룩
다. 교회는 특별은총으로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서민들이 국가의 지원과 혜택
한 직업일까? 그건 이방의 타종교 스타일이나 중세
를 바르게 하는 영적인 공동선(spiritual common
을 받는 자리에서 배제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리
가톨릭 스타일인지는 몰라도, 성경 스타일은 아니
good)을 위한 구원의 공동체이고, 국가는 일반은
고 상대적으로 고소득에 해당하는 일부 종교인 납
다. 물론 종교개혁 스타일도 아니다. 기독교 영성은
총으로 모든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바르게 하는 사
세도, 일반 사회의 고소득자와 다르지 않게 세율을
물질과 영혼을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고, 둘 다 하나
회적인 공동선(social common good)을 위한 창조
적용하는 것이 덕이 된다고 본다. 종교인 납세를 적
님이 만드신 실재하는 피조물임을 인식한다. 물질과
의 공동체이다. 앙드레 비엘레는 이웃과 물질의 나
당히 포장하는 정도로 하거나, 구색 맞추기 식으로
영혼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면 모두 영적인 가치를
눔이 없는 성찬은 실체 없는 환상(fantasy)에 불과
하는 것은, 종교인의 도덕적, 영적 존엄성과는 어울
지니게 되듯 목회자가 하는 교회의 일과 신자가 하
하다고 혹평한 바 있다. 그리스도인이 영적인 일을
리지 않기 때문이다. 종교인은 비록 생활이 풍족하
는 세상의 일은 모두 거룩한 소명이다. 그래서 종교
위해 드리는 헌금과, 국가의 물리적인 일(physical
진 않다 해도, 정신적으로는 사회의 지도자다.
개혁가 루터는 만인제사장의 메시지로, 모든 그리스
work)을 위해 납부하는 세금은 사회적 성화(social
도인은 하나님 앞에서 똑같이 거룩한 일을 하는 것
sanctification)라는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건이다. 신자들의 다양한 직업의 영역도, 목회자의
은혜 있는 곳에 납세도 있어야
영역과 그 직책만 다를 뿐, 삶으로 드리는 ‘예배 이
그 가운데 신자들이 땀을 흘려 장만한 연보로 조
와 국제 평화를 위한 목적으로, 따로 사용처를 지
성된 사례비를 목회자가 일상생활에 쓰는 것은, 특별
정해서, 거기에만 사용하게 하면 어떨까? 그렇게
은총영역이 아니라 일반은총영역이다. 그러니 목회
하면 종교인들은 자기가 내는 세금이 어려운 이웃
자 또한 납세를 통해, 시민으로서 세속정부의 법을
과 소외되기 쉬운 이슈를 위해 전적으로 쓰인다는
따르고, 목회자로서도 교회의 건덕을 세워, 모범이
사실에 더 감사할 수 있고, 일반인들도 종교인들이
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사회에도 유익한 존
사회 복지와 국제 평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적극
재가 되는 것이다. 세상에서는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참여한다는 사실에 함께 더 기뻐할 수 있지 않을까
있다고 말하지만, 성경에서는 은혜 있는 곳에 노동
생각이다.
이분법적으로 나누던 중세 구조를 확실히 깨뜨린 사
후의 예배’로서 하나님의 거룩한 일이다. 그래서 목
500년 전, 종교개혁가들은 그들의 설교가 끝날 때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와 사회의 공익을 위하 여!”라고 외치며 마치곤 했다. 그들은 시민사회에 등 떠밀려 공공성을 말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공 공성을 주도했다. 오늘날 21세기는 영성과 공공성 이 융합하는 시대로 찾아왔다. 개혁의 후예인 개신 교 목회자가 교회와 사회의 유익이 된다면 왜 납세 를 마다하겠는가! 사도 바울은 “자신이 유대인에게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약한 자들에게 자신이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고전 9:20-22)이라고 고백했다. 종교개혁을 통해 갱신된 목회자의 3대 자격은 바른 신학과 덕성을 갖추고, 지식과 교양을 갖추고, 시민
또한 종교인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 물질이 아 니라 영혼, 높은 곳이 아니라 낮은 곳을 보듬는, 사
이라고 선언한다. 종교개혁은 성직과 소명의 범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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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적 존재다. 그러니 종교인들이 납부하는 근로소 득세는, 가급적 국가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있고, 노동 있는 곳에 소득 있고, 소득 있는 곳에 과
사회와 적극적으로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회 적 인격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었다. 공적 교회의 지 도자로서,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사회적 인격을 갖 춘다는 것은, 납세를 포함한 모든 이슈를 더불어 고 민하고 기꺼이 나누고 참여하며 타자에게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되게 하고,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며 존경받는 풍경일 것이다. CMR
송용원 목사는 은혜와선물교회에서 도시목회를 하며, 장로회신 학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조직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예일대에 서 미로슬라브 볼프에게 공공신학을 배웠고, 에든버러대에서는 칼뱅의 공동선 사상을 연구했다. 기독경영연구원에서 만난 분들 과 엮인 덕에 ‘일과 영성’에 대한 책들을 틈만 나면 뒤적거려야 함이 예기치 못한 (부담이자) 기쁨이다.
세 있다고 본다. 목회자도 예외는 아니다. 값없이 은 혜로 주의 종이 되고, 그 은혜로 주의 일을 한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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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저자와 문화선교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함께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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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타난 헌금(제물, 연보)과 세금
종교인 소득세 무엇이 유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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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윤 회계사(삼일회계법인, 나눔과셈 대표)
1) 율법이전 아벨과 가인의 제사 시 드린 제물, 족장시대의 아브라함과 야곱의 십일조 개념이 등장하나 율법 이전의 헌물과 십일조개념이다.
2) 율법시대
세금의 속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신정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구약시대에 번제, 소제, 화
일치시대에는 헌금의 정신을, 신정 분리 구조의 왕
목제, 속죄제, 속건제의 제물로 드리는 헌물이 제
정시대 이후의 헌금사용에 대해 찾을 수 있다. ‘제
사의 종류에 따라 다양했으나 이스라엘백성이 죄
물, 제물/연보, 제물/연보/세금’의 단계로 확장된
의 용서를 받고 백성과 하나님사이의 화목, 백성들
변천과정에서 표면적으론 교회 또는 국가에 드리
간의 화목을 위한 제물이라는 점에선 동일하며, 이
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론 하나님께 드려진 재정의
스라엘 백성이 하나님나라 백성을 의미한다는 점
사용처 속성을 검토하는 것은 교회 재정과 세금의
에서 현대 교회에서 헌금/재정의 사용처가 하나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게 한다.
과 하나님나라백성(공동체)의 화목, 공동체 구성원 들 간의 화목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헌금/교회재정과 세금의 상관성을 찾을 수 있다.
제물과 교회 재정의 사용방향은 구약시대에 이 스라엘 공동체의 공동비용인 레위지파를 위하여
3) 왕정시대
지출되고, 나아가서 유대 공동체와 이방을 위한 공
구약의 헌물은 화폐경제의 발달에 따라 시간적
적 부조의 용도로 확장되었다. 교회 재정은 하나님
공간적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나라를 위하여 사용되어야 하며, 하나님나라 백성
수 있는 화폐로서의 헌금으로 변천되었으며, 정치구
인 공동체성을 근거로 약한 지체들을 영적으로, 육
들어가는 글
조의 변화에 따라 제정이 분리된 왕정시대부터 비로
적으로 섬기고 분담하는 방향이라는 공통점이 있
2015년 12월 종교인 사례비를 기타소득의 한 항목으로 열거한 소득세법개정안(2018년 1월 1일 부터 시행)이
소 종교 활동으로서의 헌금과 국가운영을 위한 세금
다. 국가 구성원을 중시하는 민주주의가 발전하면
국회를 통과하면서 그동안 논란이 되어 오던 종교인과세에 대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지만 이는 그동안 무관하
이 구분되기 시작했다. 왕정시대 이전까지의 공동체
서 세금의 성격이 공적비용의 분담이라는 1차적 성
다고 생각해왔던 교회와 세금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고, 서울시 강남구청 관할 교회와 기독교 사회복지단
비용은 제사를 위한 레위지파의 운영비에 국한 되는
격에 국한되며 발전함에 비해 연보(헌금)는 초기
체에 대한 취득세, 재산세 추징과정을 보면서 카페를 운영하던 중소형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면서 궁
개념으로 제물과 헌물이 드려졌으나 왕정시대부터
이스라엘 공동체의 공동체 운영비용 차원을 넘어
이스라엘은 제사 및 레위지파를 위한 제물과 공동체
공동체 구성원의 공적 부조 역할을 담당한다는 차
국가 운영을 위한 세금을 구분하였다.
원에서 교회에 드려진 재정(연보, 헌금)은 세금의
극적으론 교회와 세금의 관계, 목회자와 세금의 관계에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가 부인하지 못하는 현상은 교회가 개독교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교회가 외치는 복음과 행하는 선한 사업마
저 일반 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종교인 소득세와 관련되어 진행되는 많은 논의는 사회법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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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헌금과 세금
왕정시대를 지나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 현대시
성격을 포괄한다고 하겠다. 따라서 헌금이 적극적
계를 완전히 무시하거나,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혜택을 목적으로 설득하는 등 논의가 주로 사회법에 기반을 둔 문제
대는 하나님나라 백성으로서 드린 연보(헌금)과 일
인 사랑의 실천이라면 세금은 소극적인 사랑의 실
제기에 대한 대증적 대응을 하면서 정작 중요하고 기준이 되어야할 하나님과 예수님의 ‘공의’와 ‘사랑’의 정신을 우
리가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안타까움을 가지며, 사회법에서 인식하는 세금에 관한 개념과 성경의 관점
반국가 백성으로서 납부한 세금의 사용처가 엄격
천이라 하겠다. 즉, 세금을 부담스러운 경제적 손
에서 이를 어떻게 풀어야할지를 고민한다.
히 구분되고 있다. 교회공동체와 개인에게 맡기신
실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사랑의 나눔이라는 관점
재물의 관리자라는 관점에서 우리는 연보(헌금)와
이 그리스도인의 출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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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다. 그래서 (개정)소득세법 21조 3항은 종교
지? 어느 방식이 더 사실 관계에 맞는지? 등에 대한
인 소득의 경우 제20조 제1항에 따른 ‘근로소득으로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맘몬이 정해준 기준
원천징수하거나 과세표준 확정 신고를 한 경우에는
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
해당 소득을 근로소득으로 본다.’(소법 21조 3항)고 규정하여 소득자의 선택으로 근로소득 또는 기타소 득으로 선택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동일한 성격의 소득이 소득자의 선택에 따라 근 로소득으로 분류될 수도 있고, 기타소득으로 분류될 수도 있음은 소득세 과세체계상 있을 수 없는 상황 을 인정한 것이다. 그 동안 과세대상이 아닌 종교인 소득을 2018년부터 과세대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 라, 기존 소득세법 규정으로 근로소득 과세대상이었
종교인 과세 연혁
는데 종교인들이 ‘근로’소득이라는 세목 명칭에 가 금•상여•수당과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 법인
치관적 부담을 가지니 기타소득으로라도 소득세를
의 주주총회•사원총회 또는 이에 준하는 의결기관
납부할 수 있도록 종교인들에게 배려한 것이다. 기
1968년부터 제기된 종교인 과세논의는 2006년
의 결의에 따라 상여로 받는 소득, ‘법인세법’에 따
존 규정보다 종교인들을 더 어렵게 하자는 세법 개
국세청정이 직무유기로 고발되면서 사회문제화 되
라 상여로 처분된 금액, 퇴직함으로써 받는 소득으
정이 아니라 종교인들을 배려한 세법개정이다.
다가 2012년 기획재정부장관의 발언으로 논의가
로서 퇴직소득에 속하지 아니하는 소득
다시 시작되었다. 2013년 8월 소득세법과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고, 하위 규정인 시행령은 개 정되었지만 상위법인 소득세법이 국회논의에서 유 보되면서 급기야 시행령 시행직전인 2014년 12월 시행시기 1년 유보로 결론 났다. 다시 2015년 8월 세법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고, 그 해 12월 개정안 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현재 상태에 이르고 있다.
소득분류 소득세법은 소득의 성격에 따라 근로소득, 사업 소득, 기타 소득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2) 기타소득(소법 21조)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 금소득•퇴직소득 및 양도소득 외의 소득으로서 다 음 각 호에서 규정하는 것을 기타소득으로 규정하 고 있다. (26호) 종교 관련 종사자가 종교의식을 집 행하는 등 종교 관련 종사자로서의 활동과 관련하 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종교단체로부터 받은 소 득(이하 “종교인소득”이라 한다)
무엇이 유리한가? 종교인 소득세 강의를 마치고 질문을 받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어느 것이 유리한가?’이
1) 소득 분류 결정 2018년부터는 수령하는 사례비의 성격을 교회 또 는 목회자가 결정할 수 있으므로 먼저 교회 차원에 서 지급하는 소득을 어떤 가치관을 기준으로 근로소 득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기타소득으로 분류할 것인 지를 결정해야 한다. 경제적 기준만으로 보면 당연 히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는 것이 근로소득으로 신고 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우리가 선택해야 하 는 판단기준은 경제적 유불리 차원만으로 정하는 것 이 아니라 무엇이 성경에서 요구하는 하나님 사랑으 로 세상을 품는 방법인가? 무엇이 각자에게 맡겨 주 신 직업을 소명으로 인식하는 반응인가? 등등 여러 가지 관점에 대해 교회가 교인들과 같이 고민하면서 결정해야만 하며, 이러한 과정은 교인들이 의사 결정 하는 기준을 직접적으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된다.
다. 필자가 다시 질문자에게 ‘유불리 판단기준이 무
2) 사례비항목 결정
엇인가?’라고 반문하면 선뜻 답하지 않지만 언론사
목회자에게 지급하는 사례비 항목을 세법에서
기자를 포함한 대부분 경제적 기준으로 유불리를
인정하는 비과세 항목인 식대, 출산육아수당 등으
판단한다. 어느 방식이 목회자가 세금을 적게 내
로 구분 할 수 있는 성격이라면 사례비 지급시 이
고, 교회가 부담할 경제적 지출이 적은지, 또 어느
를 구분표시해서 지급하도록 한다.
3) 선택적 소득 구분
방식으로 신고해야 복지혜택을 더 받을 수 있는지,
종교인 소득은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
가장 자본주의적 판단기준인 투입대비 산출결과의
제로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므로, 종교인 소득이 근로
교회가 알고 준비해야할 사항
효율성을 기준으로 고민한다.
소득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기타소득이 아니라 근로
그리스도인이 선택하는 판단기준의 우선순위
1) 근로소득(소법 20조)
소득에 해당한다. 지역교회에 소속되어 정기적으로
가 경제적 유불리기준으로만 고민해야하는가? 예
해당 과세기간에 발생한 다음 각 호의 소득으
일정액의 사례비를 수령하는 경우 근로소득에 해
수님 앞에서 모든 율법을 다 지켰지만 가진 소유를
로 열거된 것을 근로소득으로 분류하고 있다. 근로
당하지만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명시하였기
팔아 나누어주라는 경제적 손실에 부담을 느껴 가
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봉급•급료•보수•세비•임
에 실무적으로 소득분류의 혼선이 야기될 수 있는
버린 부자 청년과 무엇이 다른가? 라는 의문이 든 다. 어느 방식이 이웃사랑을 더 잘 실천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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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비 지급절차 개선 그 동안 월정액(月定額)으로 경비를 지급한 경 우 그것이 교회를 위한 비용 지출이라 하더라도 개 정 세법 적용시점 부터는 모두 목회자 개인의 소득 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는 실제 지출한 비용을 확인할 수 있는 교회 명의 체크카드/신용카드 등을 사용하도록 절차를 개선 한다.
4) 관련 세무절차 공부 원천징수 및 신고납부 절차에 대해 행정 사무원 또는 목회자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공부를 해야 한다. 혼자하기 힘들다면 여러 지역교회 담당자가 같이 모여서 공부하거나 노회단위로 집중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방법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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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글
세금이 일반 사회 국민들의 정서감정에 중요한 이유는 국가
의 재정수요를 세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세금은 국가의 존재기 반이 되며, 국가라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구성원인 국민은 어떤
형태로든지 공동체 운영비를 부담하여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기독교인이 부담하는 세금은 복음사역 이전에 구성원으로서
종교개혁과 평신도의 재발견
의 분담(分擔)이다. 국가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공동체비
최삼열 IVF 한국교회탐구센터 대표간사, 교회탐구포럼 시리즈 기획자
용분담 성격인 세금을 부담하지 않는 것은 다른 구성원에게 부
담을 전가하는 행위가 되며, 세금을 분담하는 것은 다른 구성원
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이웃사랑의
소극적인 실천행위’이다. 교회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 의 사랑과 명령 때문에 세상이 하라고 하지 않는 구제와 선교를
한다. 그러면서, 세상이 부담하라고 요구하는 세금을 외면한다 면 이것을 어떻게 봐야할까? 당연하다고 요구하는 부담은 하지
왜 평신도인가? 많은 사람들이 알듯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않으며, 요구하지 않은 부담을 하며 사랑을 전할 때 세상은 교회
다. 세계적으로 이를 기념하는 많은 행사들이 열리
하고, 그 사랑의 진정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창조주의 아들임
서 많은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종교개혁의 본고장
를 신뢰하지 않고, 교회가 행하는 사랑의 행위들을 ‘쇼’라고 비하
에도 십자가에 죽기까지 낮추시며 소외되었던 이방인, 죄인들을 찾아오셨던 그리스도의 마음을 교회가 회복하는 것이 교회가 이 땅에서 교회로서의 역할을 회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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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교계 안팎에 보다 더 철저한 ‘칼빈주의자’들이 많은 한국에선 오 히려 더 각별하다고도 할 수 있다. 종교개혁의 의 미, 역사, 사상, 신학 등 50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개혁의 원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참으로 많은 주제 가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주제와 사안이 얘기되는 가운데 ‘평신도’에 대한 탐구는 매우 드물 다는 인상을 받았다면, 관찰력의 부족 때문일까?” 교회탐구포럼 시리즈 7권이 이 문제를 다룬 것 은 바로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필자가 섬기고 있는 한국교회탐구센터(이하 센터)는 종교개혁의 핵심 가치 중의 하나가 “평신도의 재발견” 혹은 “평
종교개혁과 평신도의 재발견 : 평신도에게 종교개혁은 어떤 의미인가 송인규 외 | IVP | 2017년
신도의 위상 회복”이라고 보았다. 반대로 말하면,
개혁과 평신도의 재발견>(IVP)으로 올해 6월에 출
평신도의 위상을 억누르고 교회에서 특권적 지위
간되었다. 필자가 생각했던 원제목은 이 책의 1부
를 누렸던 사제주의를 지적/극복하지 않고서는 종
의 제목으로 살아남아 그나마 다행이다.
교개혁의 의미를 온전히 되살린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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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뜻이다. 기획 초기 단계에서 필자가 생각한 이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두 편의
책의 제목은 “종교개혁은 어떻게 사제주의를 무너
논문이고, 2부는 설문조사 분석이며, 3부는 평신도
뜨리고 평신도를 재발견했나?”였다. 그 후 몇 번의
19명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핵심은 3부다. 그것은
논의를 거치면서 좀 더 간단한 현재의 제목, <종교
분량에서도 드러나는데 전체 분량의 2/3을 3부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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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고 있다. 즉, 이 책을 손에 들고 대충이라도 훑어
고로만 바라보면 경직되기 쉽다. 다채로운 삶에서 울
본다면 압도적인 분량의 3부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
려 퍼지는 풍성한 공동체의 이야기 대신에 창백하게
다. 대개의 독서 경험이 그러하듯 이 책을 순서대로
탈색된 집단의 규칙만 남게 된다. 19명의 이야기를 통
읽어 나갈 수도 있겠으나 기획 의도를 생각한다면 오
해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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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들은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책의 2부는 평신도들의 소명의식을 설문조
히려 정반대의 순서로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다시 말해 3부의 이야기, 다양한 현장에서 사제와 같은 소
전형적인 간증 스토리를 지양하고 싶었다. 주일학
명의식으로 살아가는 평신도 19명의 생생한 스토리
교 교사, 성가대, 단기선교, 농촌봉사 등 교회 테두리
를 먼저 읽고, 평신도들은 소명에 대해 어떤 인식을
내에서 섬기는 이야기도 싣지 않았다. 간증과 교회
갖고 있는지에 대한 2부의 설문조사 분석을 접한 후,
봉사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두 가지 이유
마지막으로 1부의 두 편의 글을 읽는다면 종교개혁
때문이다. 첫 번째는 ‘균형’이다. 한국 교회에선 이미
에 대해 좀 더 신선한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많은 ‘간증 스토리’가 넘쳐난다. 교회에서 봉사
한국교회탐센터의 송인규 소장(합신 은퇴교수)은
하는 미담도 많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된 19명과 같
19명의 평신도들의 이야기를 접한 후 서문에서 이렇
은 이야기는 거의 들려지지 않았다. 두 번째는 ‘신학’
게 썼다.
이다. 대개의 간증은 기복적이고 승리주의적인 스토
“나는 여기 수록된 19명의 세상살이 이야기를 바짝 뒤 쫓으며, 흡사 내가 그들 각자의 삶 가운데 발을 디뎌
놓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졌다. 그러면서 가장 먼 저 드는 느낌은 ‘미안하다’ ‘부끄럽다’는 것이었다. 같
19명의 평신도의 이야기를 모으면서 중요하게 생 각한 기준이 있다. 성별, 나이, 지역이다. 기획단계에
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세상살
명, 여자 10명으로 구성했다. 비교적 젊은 20대부터
간힘, 그들의 좌절과 한숨조차 바로 하나님 나라를 위
되지 못한 건 아쉽게 생각한다. 애초에 수도권 10명,
절감했다. 이제는 ‘세상 속 평신도의 삶’이라는 표현을
않았다. 그간 한국 교계에선 ‘50대 이상 수도권 남자’
다.” (종교개혁과 평신도, IVP, 9쪽)
았던 목소리, 잊힌 목소리가 드러날 차례다.
성이의 삶을 헤쳐 나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는 사실
중의 한명이 마지막까지 섭외가 안 되어 결국 남자 9
이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들의 고뇌와 안
50대까지의 목소리를 담았다. 다만 지역 편중이 해소
한, 하나님 나라를 향한 거룩한 산 제사임을 뼛속 깊이
비수도권 10명으로 구성하려 했으나 의도대로 되지
그저 손쉬운 단어의 조합으로만 통용하지 않을 것이
들의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상대적으로 들리지 않
노교수의 심금마저 울릴 수 있었을까? 우선 밝혀둘 것 은 이들은 어떤 모범사례(best-practice)로 제시된 것 이 아니다. 모두가 따라야 할 규범(norm)도 아니다. 우리는 종종 교리적 판단에 빠질 때가 많다. 신앙에서
치인 소명의식에 대해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까? 실 제로 그 실천은 얼마나 되고 있나?”를 실증적으로 조사해 보고 싶었다. 여론조사 전문 기관 ‘지앤컴리 서치’(대표 지용근)에 의뢰해 19세 이상 전국의 개 신교인 1천 명(목회자 제외)을 대상으로 올해 3월 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 교사회학)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설과 분 석 작업을 맡았다. 설문조사는 평신도의 정체성, 직업 소명, 성경 이해와 목회자 의존도, 교회 활동 등 4분야로 이루어졌다.
사에 있기보다 각자의 삶의 부르심에 있다고 보았다.
은 하늘 아래 살면서 이토록 응어리진 아픔과 모순투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어떤 이들이기에 은퇴한
사한 결과와 해설이다. “평신도들은 종교개혁의 가
리가 많다. 또한 평신도의 핵심 사명은 교회 내의 봉
서 남자 10명, 여자 10명으로 구성하고 싶었다. 필자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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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징 중의 하나는 독특한 필자 소개에
조사 결과 중 재미있는 것이 많은데 몇 가지만 소
있다. 아마 이런 식의 필자 소개에 익숙하지 않은
개해 본다. 우선 성경구절 중 “왕 같은 제사장”이라
분들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다. 모든 필자가 동일
는 구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는데,
하게 ‘현재 하는 일(직함)과 출생연도’만 표시되어
‘모든 성도가 제사장이므로 나도 곧 제사장이라고
있다. 출생연도를 굳이 밝힌 것은 위에서 설명한
생각한다.’가 47.6%, ‘상징적인 표현일 뿐 모든 성도
대로 ‘나이’를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를 다 제사장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가 44.5%로 거
어린 사람들은 필자 소개에 쓸 것이 상대적으로 적
의 비슷하게 나왔다. 소위 ‘만인제사장론’을 의미하
다. 현재 하는 일(직함)만 표시한 이유다. 때론 오
는 말씀에 대해 여전히 절반 가까운 성도들은 현실
해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었지만, 필자 소
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개를 이렇게 바꾼 것에 작은 의미 부여를 해본다. 그래도 한국에 이만한 평신도들이 있다는 데 자
목회자와 평신도의 차이에 대해서도 물어 보았
부심을 느낀다. 소위 사회적으로 저명인사나 고위직
는데, 그 결과 ‘목회자와 평신도는 직분에 따른 역
이 아니더라도 ‘부름 받은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통
할 차이가 있을 뿐 신분상의 차이는 없다’가 60.8%,
해 한국 교회의 새로운 저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목
‘목회자는 영적 지도자이고 평신도는 이에 따라야
회자들의 추문, 대형교회의 난맥상, 교회의 사회적
하므로 신분상에도 차이가 있다’ 35.3%로 나타나
신뢰도 하락 등 한국 교회의 우울한 소식 이면에 ‘이
여전히 성도 중의 1/3은 목회자들을 특권 계급/신
름도 없이 빛도 없이’ 자신들의 삶의 현장에서 예수
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외에도
님처럼 섬기는 평신도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
다양한 설문조사 결과가 상세한 해설과 그래프로
었다. 어쩌면 진정한 종교개혁은, 새로운 종교개혁은
제시되고 있으니 평신도들의 인식이 궁금하신 분
이들과 함께 물밑에서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들은 책을 참조하기 바란다.
교리는 매우 중요하지만 매사를 옳고 그름이라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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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은 사제주의를 무너뜨리고 평신도를 재발견했을까 1부의 첫 번째 글에서 이재근 교수(웨신)는 역 사적 관점에서 종교개혁의 혁신과 한계를 정리한 다. 종교개혁은 ‘정말’ 사제주의를 무너뜨리고 평신 도를 재발견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종교개혁 은 ‘전 신자 제사장’(priesthood of all believers) 원 리를 천명하면서 중세 가톨릭교회가 표방하던 사
므로 다른 용어 ━예컨대 ‘한 백성’━를 사용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송 교수는 실용적 필요가 있다고 주 장한다. 오히려 더욱 중요한 것은 평신도의 ‘위상’ 과 ‘사명’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기 때문에 글의 대부분을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흔히들 ‘평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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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과 기독경영
한정화 교수(한양대)
신학’하면 목회자만큼은 아니더라도 평신도들도 교양 수준에서 어느 정도 알아야 할 내용(예를 들 어 ‘평신도를 위한 교회사’ 등)을 떠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본래 의미라고 할 수 없다. ‘평신도 신학’은 ‘간략한 신학’이 아니다.
제주의를 어느 정도 무너뜨렸지만 동시에 한계도 존재했다. 즉 이상적, 원리적으로는 사제주의가 무
우리는 모두 종교개혁의 후예들이다. 개혁은 5
너졌지만 현실적, 제도적 측면에서는 개신교 각 교
백년 전 완성된 형태로 주어진 것이 아니고 ‘날마
파마다 사제주의적 잔재가 여전하다고 이재근 교
다 계속 개혁’해야 하는 정신이다. 기억해야 할 것
수는 지적하고 있다. 개신교 각 교파마다 ‘전 신자
은 개혁에는 항상 안티테제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제사장’ 원리를 어떻게, 얼마나 적용해 왔는지를 역
5백년 전 그 안티테제는 ‘사제주의’였다. 당시에 강
사적으로 꼼꼼하게 정리한 내용은 이 분야에 관심
고한 벽처럼 보였던 ‘사제주의’도 성경을 재해석하
있는 분들에게 유익한 자료가 될 것이다.
기 시작하면서 ‘전 신자 제사장’ 원리에 의해 무너 졌다. 만약 오늘날에도 종교개혁의 정신에 따라 개
“한국 교회는 평신도 신학을 수용할 수 있는가”
혁이 계속되어야 한다면, 우리가 극복해야 할 안티
라는 글에서 송인규 교수는 ‘평신도’라는 용어를 규
테제는 무엇일까? 우리 앞에는 어떤 모순이 놓여
명한다. 항간에는 ‘평신도’라는 용어가 비성경적이
있을까? 출발은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CMR
종교개혁과 기업경영
1) 통합적 관점과 사회변혁적 세계관 종교개혁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신앙과 삶
종교개혁은 16세기 이래 정치, 경제, 학문, 문
에 대한 이원론적인 시각을 통합적으로 바꾸는 전
화, 예술 등 다방면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고 그 영
기를 마련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경제관과 노동관
향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 사
에 영향을 미쳐 사회변혁적 세계관의 형성에 기여
회에서 기독교가 가지는 영향력이 현저히 악화되
했다. 월터스토프에 의하면 중세의 인생관은 대단
었고, 서구 사회에서 기독교의 쇠퇴가 나타났으며
히 내세 지향적이었고 우리는 순례의 길을 걷는 나
한국도 이와 유사한 길을 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그네일 뿐이었다. 아우그스티누스의 ‘하나님의 도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종교개혁자들의 사상과 철
성’을 인용했다. 참된 크리스천은 “언제나 장래에
학을 다시 조명해 보면서 우리의 현실에의 시사점
약속된 영원한 복에 시선을 고정하고 낯선 땅에서
과 미래 방향을 조명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이 세상의 한시적인 것들을 사용하는 자처럼 행해
작업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종교개혁은 16세
야지, 그런 것들이 자신을 옭아매거나 하나님께 이
기 이래 기독교 세계관의 변화에 심대한 영향을 미
르는 길에서 벗어나게 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쳤고, 이것이 오늘날의 비즈니스 활동에도 많은 영
된다.” 이러한 세계관에 근거하여 “중세 기독교는
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회피적(avertive) 종교의 특징을 띄고 있었고 초기
1
1.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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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 홈즈는 자신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칼
칼빈주의의 지배적 성격은 형성적(formative) 종교 의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한다. 칼빈은 인간 존재의 참 목표가 삶을 통해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 이라고 했는데, 이는 이 세상을 향해 고개를 돌린 중대한 전환임과 동시에 회피적 종교에 대한 확실 2
한 반박임이 분명하다.
이 점에 대해 아더 홈즈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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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기에는 하나님이 우리의 최고선으로 인정되셨
고 하나님과 그에 의한 창조교리의 합의가 개인이나 사
회, 법과 도덕성, 예술과 과학, 그리고 역사와의 관계에
서 깊이 있게 제시되었었다. 어거스틴이나 아퀴나스와
빈의 글(기독교강요, 1권 52쪽)을 인용했다.
터주의처럼 종교적 요소를 다른 요소들로부터 떼어
는 사회적 연대감의 완성으로서 ‘영적 교제의 표징’
“하나님에게서 나오지 않고 그를 그 원천으로 주장하
놓는 입장이나, 카톨릭의 경우처럼 이런 집단적 책
이라고 보았다. 비즈니스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지 않은 한 조각의 지혜나 빛, 의, 권세, 옳음, 또는 참
임감이 특정기관들을 통해 표현되거나 간헐적인 개
서는 사유재산이 필요하다. 반면 사기와 부정은 물
된 진리는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모든 것
입의 형식으로 표출되는 입장과는 다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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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투기, 매점매석도 영적 교제의 표징인 상업의
을 그로부터 받기를 기대하고 그가 우리에게 주신 것
칼빈의 경제사회사상을 앙드레 비엘러는 ‘신본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금해야
들을 감사함으로 인정해야만 한다”
주의적 휴머니즘’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신본주의
한다는 입장이다. 비엘러는 기업은 영적 은사 교환
적 관점이 진정한 휴머니즘이라고 했다. 칼빈은 개
의 장으로서 아담 스미스가 말했듯이 ‘개인의 이기
종교개혁은 크리스천의 사회변혁적 세계관 형
인의 중요성을 무시하거나 간과하지는 않았지만,
심을 기반으로 한 시장에서의 보이지 않는 손’만이
성에 기여했다. 월터스토프는 성도는 자기가 몸담
개인의 자유와 책임도 항상 공동체 속에서 혹은 사
아닌 ‘이타적 동기에 의해 지배된다’고 보았다.
은 세계의 사회구조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했다.
회적 맥락에서 생각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적
“그 구조는 자연질서의 일부가 아니라 인간이 결정
휴머니즘으로서 공동체 맥락에서 ‘노동과 경제의
2) 노동관
한 것이므로 서로 협력해서 바꿀 수 있다. 아니, 그
상호활동’에 초점을 맞춰었다.
초기 변화는 루터주의에서 일어났다. 중세 교회 에서는 평범한 직업이 소명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것은 개혁이 필요한 타락한 구조이기 때문에 반드 시 바꾸어야 한다. 자기가 몸담은 사회질서의 개혁 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름을 받은 제자들의 사명가운데 하나다. 그것은 신앙에 덧붙여진 어떤 것이 아니라 기독교 영성에서 당연 히 흘러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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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은 교회개혁을 넘어선 정치•경제•사
식으로 창조하셨다는 희랍적 견해를 받아들였다. 이것
여 삶의 전 영역에서 변화와 변혁을 이루어야 한다
포괄적인 세계관에 적용할 형이상학적인 창조관을 구
영향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러한 점에
를 들어 마르틴 루터는 종교적인 소명을 세속적인 것보
독교(world-formative Christianity)’라고 했다. 모든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의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소명
서 추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모든 피조계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과 모든 삶과 사고의
기 칼빈주의는 곳곳에서... 사회 전체의 삶을 일종
역시 전포괄적인 세계관을 구상한 것이다.”
력을 기울였다....그것은 교회가 삶의 모든 측면에
이 우리의 경험세계를 질서 지우며, 하나님께서도 그런
혁, 정치안정, 경제발전에 기여했다. 말씀에 근거하
에 근거하여 그들은 사람과 도덕성, 그리고 은총 등 전
는 비전을 제네바에서 실천했다. 삶의 전 영역에서
성했다. 그러나 개혁자들은 좀 다른 입장을 취했다. 예
서 월터스토프는 개혁주의 기독교는 ‘세계형성적 기
다 더 높이는 경향이 있던 중세적 경향을 거부하고서,
삶의 분야의 문제에서 성경적인 답을 찾고 현실에
2. 앞의 책, 42쪽. 3. 아더 홈즈, 23쪽. 4. 니콜라스 월토스토프,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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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는 분업을 통해 서로의 필요를 채워가
같은 기독교 철학자들은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보편들
영역에 대한 그의 주권을 그 핵심으로 삼고 있다. 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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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을 설정했다. 이는 루
회를 변혁시켰다. 제네바의 지도자 칼빈은 종교개
을 보다 직접적으로 말했다. 그리고 존 칼빈의 신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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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될 때부터 타고난 이 동반자 의식은 먼저 부부 관계에
거의 없었다. 그는 사회적 세계에 속한 평범한 직
서 표현되고, 그 다음에는 가족공동체에서 표현된다. 동반자
업을 소명이라고 일컬은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인간의 교제는 하나님이 다른 사람이 하는 일과 더불어 하나
기 직업을 순종을 실행하는 통로로 보았다.
서비스의 상호교환은 인간 공동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깊은
통해서 실행되어야 한다는 확신이다. 칼빈의 사상
의식이 완성되는 것은 노동과 경제적 상호활동에서다.
의 온전한 일이 되도록 하는 관계 속에서 현실화된다. 상품과 연대의 구체적 표현이다.”
6
불러 그 일을 시킨다는 것이다. 칼빈주의자들은 자 7
우리의 순종은 소명 안에서 뿐만 아니라 소명을 은 노동관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기독교 중세
에른스트 트뢸치는 ‘기독교 사회윤리’에서 “초 의 ‘기독교 사회주의’로 빚어내기 위해 조직적인 노
5. 앞의 책, 23쪽. 6. 앙드레 비엘러, 35쪽. 7.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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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를 두고 서서 그 문화와 표현들을 비판적으로 즐
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은 엄격히 제한했
은 “첫째, 부를 포함한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이다.
길 줄 알아야 한다... 문화에 참여하는 길과 관련된
고, 일정 이상의 이자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둘째, 우리는 그것을 사랑의 규범에 의해서 재분배 15
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복음과 성경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받아들인 크리 스천이라면, 동료와 이웃들이 하는 일의 이면에서
칼빈은 돈과 재물에 대하여 긍정적인 면과 부정
움직이는 하나님의 손길을 누구보다 잘 알아볼 수
적인 면을 동시에 강조했다. 돈은 인간의 생존은
11
물론이거니와 삶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도 필
있을 것이다.
요하며, 교회의 본분을 다하고 사회적으로 유용하 칼빈은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자리와
거나 선한 사업을 위해서도 필요한 하나님의 선물
임금에 대해서도 확고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실
이다. 따라서 칼빈은 돈에 관하여 ‘하나님의 은총의
교리에 따라 노동은 신앙과 영적 삶과는 직접적 관
업 문제에 대해 사회나 국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
표시’로 ‘영적 사명’이 있다고 했다. 돈은 신앙을 통
계없는 세속적 의무였다. 그러나 칼빈은 복음은 인
야 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인간에게서 일할 권리
해 자기의 모든 소유는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라
간의 노동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노동에 참여하게
를 빼앗는 것은 분명히 범죄이기 때문이다. 사실
고 인식하는 사람들에게는 은총의 표시인 동시에,
한다. 인간의 노동에다 이전에는 전혀 갖지 못했던
그것은 그의 생명을 빼앗는 것과 같다.”
8
영적 존엄성과 가치를 부여했다. 이것이 칼빈적 사 회의 출현과 발달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9
12
다른 사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분별하지 못
람을 자신의 일에 유용하거나 노동자를 착취하는
한 채 자신의 삶만을 위해 재화를 가지는 사람들에
것도 범죄이다. 노동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
게는 심판의 표시가 된다.
므로 임금은 하나님의 은총의 결과라고 하는 것을 이 점에 있어서 팀 켈러도 같은 견해를 표명하
모든 사람은 인정해야 한다. 고용주가 고용자들로
고 있다. “이러한 노동관은 마르틴 루터의 가르침
부터 임금을 박탈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에서 출발했다. 마르틴 루터는 사랑으로 보살피는
주시는 것을 박탈하는 것이 된다.
하나님의 손길은 동료 인간들의 노동을 통해 광범 위하게 다가온다. 일은 섭리를 이뤄 가시는 창조주
3) 돈과 금융
의 중요한 도구다. 그것이 바로 인간 세상을 유지
칼빈은 비즈니스와 금융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10
해가는 주님의 방식이다.” 그는 이원론의 대척점
고 보았다. 구약의 유대인 사이에서 이자를 금한 것
에 신앙과 일의 통합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크리
은 당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사업 및
스천의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삶의 방식을 강조했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대부금에 대해 이자를 받
다. “ 크리스천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들의 문화
는 것을 정당하다고 보았다. 중세에는 ‘돈은 부를 생
와 직업세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따라
산하지 못한다’라는 사상이 지배했는데, 칼빈은 돈
서 어느 분야의 일을 하든지 양쪽 모두 일정한 거
은 부를 생산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가난한 자
이 점에서 비엘러도 마찬가지의 해석을 하고 있 16
다.
“부자는 하나님의 섭리에 또 다른 경제적 사명을 가지고 있
다. 부자는 가난한 자들이 더는 가난해지지 않고 부자들이 더
는 부유해지지 않도록 더 가난한 이들에게 자신의 부의 일부
를 나누어 줄 책임을 가지고 있다....가난한 사람은 하나님의
편에서 부자가 자기의 재화를 떼어 나누어줌으로써 그 자신 을 돈의 노예가 되는 것에서 자유롭게 할 기회를 제공하는 부 자의 이웃이 되도록 예정되어 있다.”
칼빈은 스트라스부르그에서 잠시 목회를 했던
13
1538년에서 1541년까지의 3년을 제외하면, 1536년 “모든 물질이 하나님이 자비하심으로 우리에게 주어졌으며,
부터 156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평생을 제네바
사용한 모든 일에 대해서 각자 하나님 앞에서 정산할 때가 온
명적 변화를 겪고 있었다. 제네바는 가톨릭을 후원
장려하시며, 또한 과도한 것과 겉치레와 허황된 것을 가증이
유를 쟁취했다. 또한 신앙적으로는 로마 카톨릭 교
운용은 인정하지 않는 분이시며, 뿐만 아니라 사람의 정신을
네바의 독립과 자유는 종교개혁의 성공적인 수행과
또한 그 물질들은 우리에게 맡겨진 것들로서 후에 그것들을
교회에서 사역했다. 그 당시 제네바는 몇 가지의 혁
다는 것이다” “그분은 절제와 검소함과 단정함과 적절함을
하는 이탈리아의 사보이 공국으로부터 정치적인 자
여기시는 분이시다. 또한 사랑이 함께 들어 있지 않은 물질
회로부터 자유를 획득했다. 따라서 도시국가인 제
정절과 순결한 상태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지성을 어둡게 만
맞물려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제네바는 사회복
드는 온갖 쾌락거리들을 친히 입으로 정죄한 분이다.”
14
4) 사회빈곤에 대한 책임 칼빈은 부의 순환에 대한 부자들의 책임을 강조 했다. 기독교 강요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은사(gift)는 우리 이웃의 이익을 위해서 분배하라 는 조건으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하고 맡기신
8. “자기의 소명을 이루는 일을 삶의 목표로 두는 사람만이 적절히 틀이 잡힌 삶을 살아간다 하겠다. ... 자기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닥치는 온갖 불편과 근심거리, 지치게 만드는 것들과 걱정거리들이 모두 하나님께서 지워 주시는 것임을 깨닫고 아무런 불평 없이 지고 나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주 귀한 위로가 생긴다. 곧, 여러분에게 주어진 소 명을 따라 나아가면 아무리 천하고 추한 일을 한다 할지1라도, 그 일이야말로 하나님 보시기에는 찬란하고 고귀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기독교강요 3권 248~249쪽).” 9. 앙드레 비엘러, 76~77쪽. 10. 팀 켈러, 228쪽. 11. 팀 켈러1, 245쪽. 12. 앙드레 비엘러, Social Humanism, 로버트 웨버 166쪽에서 재인용.
66
것(벧전 4:10)라고 했다. 칼빈의 경제윤리의 핵심
13. 앙드레 비엘러, 45쪽. 14. 존 칼빈, 기독교강요 3권 247쪽. 15. 고광필, 216쪽. 16. 앙드레 비엘러, 56~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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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했다. 프랑스 난민들의 상당수는 높은 수준의 수 18
공업과 사업기술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수공업, 상업 및 금융업의 발전에 대한 19
관심과 긍정적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프랑스 역사 학자 에밀 두메르그는 “칼빈에게 있어서 무역과 산 업은 농업과 마찬가지로 적법하다. 왜냐하면 상인 과 직공의 수입은 농민의 수입과 마찬가지로 노동 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결국 돈 문제로 귀 결한다. 이자 붙은 대여는 중세와 근세를 나누는 기 지에 있어서 현격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었다. 적지
준점이다. 노동과 돈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세워진
않는 프랑스 출신의 종교적 난민들이 신흥 개신교
것이다.(한국칼빈학회, 칼빈 그 후 500년, 197쪽)
도시국가였던 제네바로 몰려왔던 것이다(칼빈신학 개요, 183). 칼빈은 실제로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종교개혁과 자본주의
종합복지관 형태의 제네바에 구민원을 설립했다.
종교개혁은 노동과 비즈니스에 대해 소명이라
종교개혁은 믿음에 의한 사랑의 실천, 즉 디아코니
는 관점에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종
에서 자가 생산을 권장하고 소매업은 견제, 비판하
다. 그래서 사회의 도덕과 윤리적 가치의 보호 차
아 운동으로 발전되었다. 종교적인 이유로 프랑스
교개혁 이전 중세사회에서는 비즈니스 자체가 발
였고, 특히 금전대여를 통해 얻는 이익을 옳지 않다
원에서 상업과 상행위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가하
에서 제네바로 넘어오는 난민들이 대거 발생하자
전하지도 못했지만 비즈니스에 대한 사회인식도 부
고 주장하면서 고리대금업에 대한 혐오감을 나타
는 가치판단의 기준을 제공한 것이다. 셋째, 농업
칼빈을 중심으로 교회는 ‘가난한 외국인들을 위한
정적이었다. 이는 그리스, 로마시대의 인식의 연장
냈다. 그러나 상업을 천시하는 중에서도 사회적 필
중시 사회에서 농업만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는
프랑스 기금’이라는 구제헌금 기구를 운용하였다.
선상에 있었다. 상행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표명
요에 따라 상업이 발달했고, 귀족들은 노예로 하여
것이고 상업활동이 창출하는 가치에 대한 부정적
이 기구는 본래 제네바에 거부하는 프랑스 목사들
한 대표적인 철학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이
금 상업을 담당하도록 해서 부를 획득했다. 왜 농경
견해가 있었다. 또한 상업에서 높은 수준의 부를
이 프랑스를 복음화하여는 노력의 일환으로 조성된
다. 플라톤은 「The Republic」에서 이상 국가론을
사회에서는 상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졌고
축적하게 되면 청년들이 농업을 경시하고 돈 벌러
국제적인 기금이었지만, 결국 제네바의 중요한 사
전개하면서 상행위는 필요하지만 좋은 것은 아니
철학자들도 비판적 견해를 가졌는가?
고향을 떠나게 되면 농업 종사 인구가 줄어들 것에
회복지 기능을 담당하게 되었다. 실제로 칼빈 당시
라고 평했다. 특히 시장에서 상행위는 속임수가 나
제네바 목사회의 사역 중에서 구제가 차지하는 비
타나기 때문에 엄격한 통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첫째, 엄격한 신분사회에서 상행위를 통해 부
아니지만 야고보서 4장에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
중은 매우 높았으며, 이 정도로 칼빈은 사회복지 사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도. 공정가격(just
를 축적하고 신분상승을 꾀하는 것에 대해 전통
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역을 중요시 했던 것이다. 또한 종교난민의 제네
pric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간과 장소의 차이
적 신분질서를 위협하는 현상으로 보는 입장이다.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 하는 자
바 유입이 증대하자 실업해소를 위한 다각적 노력
에 의해 생기는 부가가치는 무시하였다.「Politics」
상인은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권력층과 밀착하
들”에 대해 “허탄한 자랑을 일삼는 자”라고 했다.
17
17. 한국칼빈학회, 칼빈신학개요, 195~196쪽. 18. 칼빈주의자들이 농업보다 상공업 방면을 선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본다면 그것은 대체로 환경의 탓이었다. 루터가 활동했던 작센지방은 곡창지대였다. 칼빈의 제네바는 론(Rhone)강 하구에 위치하여 북으로는 스스와 남으로는 리용(Lyon)을 경 유하여 프랑스와 교역하는 항구도시였다. 더욱이 제네바로 쇄도해 들어왔던 수천 명에 달하는 피난민들은 번번히 그들의 재산을 투자하기에 용이한 화폐의 형태로 가져왔다. 이들에게 이자대부 권한을 제한하려는 정책을 거부했던 것은 생계수단을 막지 않으 려는 의도였다고 본다. 칼빈주의의 또 다른 거점은 네덜란드였는데 이는 칼빈주의가 도입되기 전부터 기독교권의 교역 중심지였 다(롤란드 베인턴, 228쪽). 19. 프랑스 역사학자 에밀 두메르그는 “칼빈에게 있어서 무역과 산업은 농업과 마찬가지로 적법하다. 왜냐하면 상인과 직공의 수입은 농민의 수입과 마찬가지로 노동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결국 돈 문제로 귀결한다. 이자 붙은 대여는 중 세와 근세를 나누는 기준점이다. 노동과 돈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세워진 것이다.(한국칼빈학회, 칼빈 그 후 500년, 197쪽)
68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상행위 경시에 대한 근거는
게 되고 권력투쟁의 조정자나 후원자 역할을 하기
중세는 명백한 계급의 구분, 정치적 분열, 교회
도 했다. 또한 상인들의 이동성과 정보전파는 왕이
의 보편성이 지배하는 사회였다. 사회계급도 귀족,
나 봉건영주들 같은 통치자의 입장에서 사회통제
성직자, 자유인, 농노로 구분되어 있었다. 영주 중
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둘째, 상행위에
심의 분권적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 장원도시와
는 속임수가 따른다는 도덕적 비판에 근거한 것이
도시간의 거래는 있었으나 활발하지 못했다. 각각
다. 상인은 높은 이득을 취하기 위해 가격을 속이
법령과 화폐 등이 달랐기 때문에 상업 발달의 저해
는 행위를 일삼기 때문에 부도덕하며 이는 사회의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교회가 보편적인 지배층
윤리와 도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본 것이
이 되면서 상업활동이 종교적 가치판단에 의해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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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만 아니라 하늘 주인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근면
고 저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원을 받은 자는 하
하게 일해야 하는 천직인 것이다. 그 결과로서 근면
나님의 영광이 삶의 유일한 목적이 되고 이를 위해
에의 기풍이 진작되었는데 이는 맹렬한 노동이나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삶으로써 자신의 구원을 확인
오락에 대한 경시가 아니라 매일의 일을 성실하게
할 수 있게 되는데, 그 수단이 바로 자신의 직업에
이행하는 의무감을 뜻했다. 이 같은 태도는 쉽게 농
서 행하는 철저한 금욕적인 노동이다.
23
장으로부터 공장으로 옮겨졌고 기업가는 생산적인 21
임금 노동자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비엘러는 18세기 청교도 사상은 칼빈과 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종교적이고 세속적인 요인
제되었다. 교부 터툴리안(Tertullian)은 “이윤추구
자)은 이자를 인정한다”라고 했다. 변제기일을 넘
활동을 하는 사람은 영생을 얻지 못한다”고 하면서
겼을 경우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전
이윤 추구 활동을 억제했다. 교회의 기본적인 목적
까지의 일반적 사상과는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이
은 인간의 구원이기 때문에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었지만 중세의 상업활동
인간의 이기적 욕망을 부추기는 것이 때문에 악의
은 종교적 금제에 갇혀 있었다. 그러다가 종교개
근원이 된다고 했다.
혁과 청교도 혁명에 의해 새로운 경제 사상이 출현
20
하게 되었다. 대부에 대해 이자를 허용한 것은 금 그러나 중세 후기로 가면서 교회철학과 사회 적 상황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사회적 필요에 따
융산업의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금융 자본주의 출현에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라 상업 활동이 발달하게 되었는데 종교적 가르침
들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보았다. “베버의 분석
부여받은 소명으로 간주되었고 노동은 종교적 행
은 정확한 것이기는 하나 원래의 칼빈주의와는 거
위가 되었다. 세상 안에서의 금욕주의는 청교도
리가 먼 사회에 적용되어야 한다. 베버의 중요한
들에 의해 노동, 저축, 영적 가치들을 희생해가면
실수는 후기 청교도 사상을 원래의 칼빈주의와 혼
서 획득한 이윤을 찬양하는 세속화된 중산층의 윤
동한 것이다. 그는 만일 ”막스 베버가 18세기 청교
리로 변형되었다. 이러한 청교도적 윤리가 오늘날
도 사상이 아닌 16세 칼빈주의를 연구했더라면 다
자본주의의 발전을 가져오게 되었다는 막스 베버
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내
의 연구가 나타난 이래 수많은 논쟁이 나타나고 있
세를 바라보면서 세상 일에서 생활방식을 합리화
다. 베버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세속적 금욕주의를
한 것은 금욕적 프로테스탄티즘의 직업사상이 낳은
예로 들었는데, 내세 구원 및 신앙과 직결된 교리
결과였다. 목적으로서의 부의 추구를 비난 받아야
24
인 예정론이 근원이 되어 현실의 삶에서 철저히 합 리화된, 금욕적인 노동 및 직업윤리가 의도치 않게 태어났다고 보았다. 절약과 저축으로 생긴 돈을 이 윤 추구를 목적으로 투자하는 독특한 직업 및 노동
과 상충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토마스 아퀴나스
루터파의 공헌은 우선 수도원 운동을 거부하
(Thomas Aquinas, 1225-1274)는 상거래는 필요악
고 일상 세속적 직업을 하나님을 합당하게 섬기
(necessary evil)이라는 기본 전제는 변하지 않았지
기 위한 적절한 영역으로 격상시킨데 있다. 직업
만 “이윤은 좋은 목적으로 쓰인다면 수치스러운 것
(vocation)이란 단어는 루터에 의해 수도원으로부터
은 아니다”라는 수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윤은
작업장의 일반노동에로 전용되었다. 그가 보기에
불로소득이 아니라 상거래에 대한 노동의 대가라
농부, 의사, 학교 선생, 목사, 관리, 보모, 하녀나 하
고 했다. 이자(interest)에 대해서도 “생계대출(소
인 등의 직업은 그 나름대로 종교적인 소명(calling)
비)에 대하여 이자를 받아선 안 되며, 산업대출(투
이며 종사자는 단지 말로만 하지 말고, 세상 주인에
20. 경제윤리에 있어서도 토마스는 노동, 이득, 사유재산 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것은 중세 봉건사회의 내부에서의 제 변화-중세도시의 발달과 상인계층의 대두 등-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 있어서는 노동, 수 입, 또 그 소비의 방법도 그 사람의 신분에 따라 행해져야 하며 바로 그것이 중용의 덕을 지키는 것이며 정의의 질서에 따라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토마스의 사상이 어느 정도 근대사상의 씨앗을 내포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스콜라 철학의 전통적인 성격, 즉 중세적ㆍ봉건적인 사회질서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중세 봉건질서를 정립화, 합리 화시키고 있는 점도 엿볼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스콜라 철학과 봉건윤리 (사상사개설, 1996. 4. 1., 사회문화연구소)
70
가장 큰 관점의 변화는 노동이 하나님으로부터
윤리가 확립되었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현대 자본 주의의 특징적인 정신인 ‘세속적인 금욕주의’를 뿌 리 내리게 함으로써, 자본주의 발전에 유의한 수준 에서 기여했다.
22
세속적 금욕주의는 철저히 합리
적으로 부와 소득의 획득 자체를 목적으로 검약하
21. 롤란드 베인턴, 221쪽. 22. 칼빈주의와 자본주의를 연결시키는 사상의 핵심은 노동을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소명으로 간주하는 것과 금욕주의다. 칼빈은 매우 독특한 형태의 금욕주의를 창시했다. 중세시대의 금욕주의는 공로주의적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금욕을 통해 인간 은 구원에 필요한 공로를 획득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종교개혁자들은 금욕주의를 전혀 다른 각도에서 이해했다. 그들은 복 음서 안에서 자유로운 용서, 은총을 통한 구원이라는 복된 소식을 발견했다. 그리스도의 희생만이 하나님 앞에서 유효한 유일한 공로이다. 금욕주의는 구원의 결과이지 구원의 전제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직업노동은 이웃사랑의 외적 표현으로 보았다. 그 러나 이러한 사상이 청교도의 현세 지향성을 만들어 냈다. 목적으로서 의 부의 추구를 비난 받아야 할 죄악이라고 보면서도 직업 노동의 열매인 부의 획득은 신의 축복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막스 베버, 1996). 23. 정세열, 72쪽. 24. 앙드레 비엘러,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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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죄악이라고 보면서도 직업노동의 열매인 부의 25
획득은 신의 축복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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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가르친 루터파의 경우보다 더 강력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재물이 축적되었다. 세속적 성공을 신 적 호의의 증거로 보는 태도는 칼빈도 그 추종자들
칼빈은 검소한 경제생활을 강조했지만 금욕주
로 동의한 바 없다. 그들은 비천해짐과 풍부해짐의
의를 옹호하지는 않았다. 칼빈은 매우 독특한 형태
비결을 배웠다. 그들은 주께서 사랑하는 자를 채
의 금욕주의를 창시했다. 중세시대의 금욕주의는
찍질하신다는 것을 알았다. 금욕주의 보다는 규율
공로주의적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금욕을 통해 인
(discipline)이 더 적당한 표현이다. 초기 칼빈주의
간은 구원에 필요한 공로를 획득할 수 있다는 말이
자들은 윤리적 엄격주의자들이 아니었다.”
27
다. 그러나 종교개혁가들은 금욕주의를 전혀 다른 각도에서 이해했다. 그들은 복음서 안에서 자유로
청교도의 금욕주의 사상은 오늘날의 사회와 기
운 용서, 은총을 통한 구원이라는 복된 소식을 발
독교인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논쟁이 되고 있다.
견했다. 그리스도의 희생만이 하나님 앞에서 유효
크리스천에게 “즐김이 먼저인가, 금욕이 먼저 인
한, 유일한 공로이다. 금욕주의는 구원의 결과이지
가”라는 주제의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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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전제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 한국 교계에서 ‘청빈론’과 ‘청부론’의 논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개인적 라이프스타일로서는 청
크리스천은 검소와 절제의 생활방식을 지켜야 한
을 살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겐 질투를 불러일으키
다는 견해가 대립되기도 한다. 결국 핵심은 절제와
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단지 속물 근성을 자극해 탐
균형이다. 획일적인 기준을 가지고 정하기보다 사
욕을 부추기는 품목들에 대해 그리스도인 생산자들
람에 따라 자기의 상황에 맞게 이러한 덕목을 실천
은 주의 깊게 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천만 원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점에 있어서 리처드 츄닝
리 모피 코트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다시 한
롤란드 베인턴은 칼빈과 칼빈주의가 자본주의
빈한 삶을 강조하는 것이 크리스천의 덕목으로 생
정신으로 특정지어지는 생활태도를 만들어냈는가
각 할 수 있지만,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은 소비를
라는 질문에 대해 비엘러와 같은 견해를 표명하고
위축시켜 투자와 일자리의 감소를 가져 오게 된다.
있다. “부단한 노동의 의무, 시간이나 돈이든 일체
21세기 소비경제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하나님은 우리가 인생을 즐기도록 창조하셨다.
오락에 소비하려 들지 않았다. 직업노동에 성실할
청교도 윤리는 부적합하다는 견해와 오늘날에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필수적인 것 이상을 갖도록 하
28
의 의견을 소개하고자 한다.
29
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자본주의의 발전과 경제수준의 향상에 따라 절제와 균형이 무너
셨다. 모든 사치 욕구는 그것이 단지 필수적이지 않 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다. 좋은 피아노, 정교한 예술품 또는 새 양복이 절대적으로 필수 불가결한
지고 무절제와 방만 속에서 기독교가 쇠퇴할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후기에 올수록 청교도적 생활은 부의 유혹이 주는 너무나 강한 시련에 부딪 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막스 베버는 존 웨 30
슬리의 말은 인용하여 이 문제를 제기했다.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삶의 질을 높여 준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만들고 촉진시킬 재화와 서비스에 관해서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단 순히 사치 욕구와 소비성향을 높이는 데 급급한 상 품보다는 지속적인 유익을 창출하고 삶의 질을 진 정으로 높일 수 있는 상품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우리는 제품이 가지는 기본 목적을 봐야 한다. 제 품의 기본 의도가 구매자에겐 사회적 지위를, 그것
25. 앙드레 비엘러, 137쪽. 26. 앞의 책, 66쪽. 27. 롤란드 베인턴, 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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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가 증대될 때마다 종교의 내용은 그 만큼 감소 되었던 것을 염려한다. 따라서 나는 문제의 성격상 어
떤 참된 신앙의 부흥이 오래 지속될 수 있으려면 어떻 게 해야 할 지를 모른다. 왜냐하면 종교는 필연 적으로
근면(industry)과 절약(frugality)을 낳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가 증대하면 자만과 열정과 세속적
애착이 그 모든 형태로 증가한다... 물론 종교의 형식은 그대로이나 정신은 점차 사라져간다.”
28. 리처드 츄닝, 232쪽. 29. 리처드 츄닝, 233쪽. 30. 막스 베버, 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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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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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는 말 종교개혁은 기독교 세계관의 변화를 일으켰고 그 결과 정
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에 걸쳐 심대한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는 21세기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 노동관에 변화를 일
으킴으로서 노동과 직업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소명이라는 인 식을 확산시켰다. 이것이 상공인들의 직업관과 세계관에 영향
을 미쳤다. 청교도의 ‘세속적 금욕주의’가 자본주의의 발전에 상당 부분 기여하였고, 이들의 가치관이 기업경영의 행태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부의 축적은 규범의 약화를 가져오게 되 어 사회의 도덕과 윤리의식의 약화를 초래했다.
한국도 근검절약의 정신으로 경제발전에 성과가 나타나자
빠르게 사회윤리 규범이 무너지면서 기독교의 세속화가 신속 하게 진행되었다. 기독교의 세속화 과정에서 종교개혁이 비판
했던 이원론과 사제주의가 되살아났고, 특히 한국의 민족 정서 와 결합된 샤머니즘적인 행태가 만연해있다. 예수 믿고 현세에
서 복을 누리자는 형통신학적인 메시지가 많은 크리스천들을 세속적 라이프스타일로 이끌고 있다. 믿음과 삶이 괴리된 이원 론적인 세계관이 만연되어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움직
임은 미약하고 오히려 이에 편승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 결과 기독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급속히 감소해서 ‘사회 변혁적’ 또는 ‘세계 형성적’ 관점과 행동은 영향력이 미미한 상 태에 있다. 오히려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휩쓸 리거나 방관하거나 무력해지는 현상을 겪고 있다.
종교개혁 5백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사회변혁적 세계관을 삶의 중심에 두는 운동이 활발해 지기를
기대한다. 크리스천의 직업관, 노동관, 재물관이 하나님 나라
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되고 적용되는 움직임이 확산되기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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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란다. 우리 사회의 불공정과 경제 불평등에 대한 심각한 문
제인식을 가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운동에도 적극적인 참여 가 필요하다. 기독경영연구원이 기업 세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는 크리스천의 모임으로서 기 독경영의 핵심원리로 제시한 JusT ABC가 개인적 삶이나 기업 경영의 현실 속에 체화되도록 하는 교육, 훈련, 자문 등의 활동
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힘써야 한다. 종교개혁 5백주 년을 맞아 다시 한 번 개혁주의 정신과 변혁적 세계관이 기업과 삶의 현장에서 나타나도록 분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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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미국 조지아대학교 (University of Georgia) MBA,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고 기독경영연구원 ABC 컨설팅 센터장이다. 사단법인 한국벤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 임하였으며, 중소·벤처기업 분야의 정부 정책 개발과 벤처기업 협회 자문 역할을 맡아왔다. 또한 코스닥 상장심사위원장과 청 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를 역임하며 한국의 벤처 및 기업가정 신을 육성·지원하는 일에 집중했다. 학회 활동으로는 한국전략 경영학회, 중소기업학회, 인사조직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13년 3월 13대 중소기업청장에 임명되어, 2016년 1월까지 2 년 10개월 동안 최장수 중소기업청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는《초일류 기업으로 가는 길》 (1994),《벤처창업과 경영전략》 (2003),《불황을 뚫는 7가지 생존 전략》 (2005),《기업가정신의 힘》 (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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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기독교적 명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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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교수)
의 지하자원을 중국에 헐값에 팔지 않아도 되고, 철도망을
서 바라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 더 훌륭하고 강한 나라가
시비레아 횡단철도에 연결함으로 유럽 수출비용을 줄일 수
되어서 그 힘으로 약한 나라들을 도울 수 있다면 그리스도인
있고, 러시아의 자원을 훨씬 싸게 수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은 열심히 통일을 위하여 기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성공단의 경험에서 볼 수 있듯 남한의 선진 기술 과 자본, 북한의 우수한 인력과 풍부한 자원을 잘 결합한다
그러나 이 모든 이익은 다분히 우리 중심적이고 세속적
면 국제 경쟁력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질
이다. 구태여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도 한국이이라면 모두
것이다.
바라는 것들이다. 그런 것을 위하여 기도하고 노력하는 것 을 나쁘다 할 수는 없지만 그리스도인이 그런 이익을 위하
통일이 되면 지금처럼 안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
여 적극적으로 헌신할 만큼 가치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우
다. 소수민족 문제로 골몰하는 중국은 우리나라까지 넘보
리가 통일을 위하여 열심히 기도하고 노력하기 위해서는
지 않을 것이고, 일본도 독도 문제로 괴롭히겠지만 안보문
그보다는 좀 더 중요한 명문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제까지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도 안보를 정치에 이 용할 수가 없게 되고 선거 때마다 안보가 논란거리로 등장 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그리스도인은 북한 선교를 통일의 중요한 명분으 로 간주한다. 막대한 경비를 들여 언어와 문화가 다른 먼 나라에도 선교를 하는데 바로 지척에 있는 동포가 세계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한국의 대통령 선거로 한반도 정
나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세에 어떤 성격의 것이든 변화가 일어날 것이 확실하다. 비
통일만 이뤄지면 민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대
서 가정 전도가 안 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실로 역설적
국들과의 외교관계도 훨씬 유리하게 될 것이다. 사드•핵
이고 안타깝다. 적어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통일 이외에 다
우산•미군주둔 등의 문제도 없어질 것이고 일본에 대해서
른 어떤 방법으로도 북한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와
록 개연성이 크지 않지만 한반도 통일도 한번 기대해 볼 수
통일은 경제적으로도 대박일 것이 분명하다. 양쪽이 지
도 좀 더 의젓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의 재능이 합쳐지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북한 동포 한사람이라도
있지 않을까 한다. 그동안 온갖 갈등과 긴장에도 불구하고
금 쓰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비용을 경제•교육•복
면 예술•연예•스포츠 등 문화 활동도 훨씬 더 활발해질
더 구원하려면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야 한다.
남북한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우
지•문화•학문 등의 분야에 투자한다면 엄청난 이익을 볼
것이며 K-POP 등 이미 확신되고 있는 한류가 더 큰 힘을
리의 소원은 통일!”이었다. 이 꿈이 이뤄지면 얼마나 좋겠
것이며 멋진 선진국이 될 수 있다. “규모의 경제” 관점에서
얻을 것이다.
는가? 언어, 풍속, 역사가 같은 한 민족이었고 한 나라였던
남북한 인구와 영토가 합쳐지면 시장이 훨씬 더 커질 것이
이런 이익들은 다른 나라에서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으면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인권유린을 이제는 종식
우리가 우리의 의지와는 다르게 갈라졌기 때문에 다시 하
고 지금처럼 해외무역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될 것이다. 북한
서 얻을 수 있는 유익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라고 해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 대부분은 굶주리고, 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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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 동포들의 복음화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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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에 시달리며, 자유를 잃는 등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
만약 북한 정권이 지금이라도 개혁되고 개방되어서 스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존엄성을 지키며 기본 권리를 보
스로 북한 주민의 생명•자유•인권을 충분히 보호하고 보
장하는 기독교가 이 세상에서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
장한다면 남한의 그리스도인들은 구태여 통일을 추구할 명
무 가운데 하나다.
분이 없다. 그러나 지금의 북한 정권은 그럴 가능성이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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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고 통일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에 우리는 통일을 추구
한국의 그리스도인은 경제, 정치, 외교, 문화 등 다른 분야의 이익은 포기할 수 있어도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을 무시하면 안 된다.
할 수밖에 없다. 남한의 주민 상당수는 경제를 비롯한 여러 정황이 통일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통일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일리 있는 주장이 다. 그러나 그것은 북한 주민의 고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 은 관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에는 엄청난 고통을 당 하는 억울한 주민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어떤 이유에 서라도 통일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를 모른 척하고, 신경 쓰지 않는다면 이는 우리가 져야 할 책임을 방관하고 방치 하는 것이다. 지금도 계속해서 수많은 주민이 부당하게 목
독일은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통일이 이뤄졌다.
숨을 잃고 인간이 감내하기 힘든 참혹한 고통을 당하고 있 으므로 하루라도 빨리 이를 끝내는 것이 우리의 가장 시급 한 과제다. 한국의 그리스도인은 경제•외교•정치•문화 등 다른 분야의 이익은 포기할 수 있어도 북한 주민들이 겪 고 있는 고통과 아픔을 무시하면 안 된다.
그런데 거기에는 서독 교회의 공헌이 매우 컸다. 서독 정부의 도움도 있었지만 서독 교회는 꾸준하게 동독을 도왔다.
독일은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통일이 이루어졌
들보다 탈북민을 돕는데 더 큰 열심을 보일 임무가 있다.
다. 그런데 거기에는 서독 교회의 공헌이 매우 컸다. 서독
그들을 방치해 놓고 북한 동포들의 기아와 인권을 걱정하
정부의 도움도 있었지만 서독 교회는 꾸준하게 동독을 도
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CMR
왔다. 심지어 동독으로 보낸 원조 상당 부분을 독재자가 불 법으로 갈취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도왔다. 남한 교회도 그런 사랑과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국 교회도 거기서 배울 것이 많다. 사람은 무조건 먹어야 산다.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우리는 북한 동포들이 먹을 수 있고 기본적인 건 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사람의 생명과 권리보 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은 일반 시민
손봉호 교수는 서울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대학 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외대, 서울대 교수를 거쳐 동덕여대 총장과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서울대 명예교수, 고신대 석좌 교수,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로 섬기고 있다.
*이 글은 저자와 편집장에게 허락받아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매거진 <월드뷰> 6월호에 실린 글을 함께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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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세중 교수(아주대 MBA겸임)
그렇다면 사회적 책임 활동으로 인해 우리의 최대관심이
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고도의 영적 훈련을 받고 자신을 헌신할
되어왔던 교회성장은 어떠한 영향을 받는가? 사회사역을 위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소그룹 공동체에 의해 가능하다는 생
해 먼저 인적, 재정적 자원을 쓸 때 교회성장이 희생되지 않
각을 갖게 된다. 교회의 원리는 마태복음 22:37 에 나온 바 첫
을까? 우리는 곧 이런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이것의 근본
째 하나님을 사랑하고 둘째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사랑
적 원인은 그 동안 성장에 대한 개념이 양적인 개념으로 잘못
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하여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인식되어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올바른 성장은 성숙이 1947년 워싱턴 19번가에 작은 건물을 구입하여 8명과 함
사하고 헌신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사회의 버
께 교회를 시작하면서 The School of Christian Living 이라는
림받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랑의 수고를 감당할 때 내적,
입교훈련 프로그램을 세우고 첫번째 헌신 서약자를 세우게
인 변화라고 말하고 있다. 삼위일체 교리는 하나님의 사회적
외적으로 진정한 교회의 질적인 성장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된다. 특히 부인인 메리 여사는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실내장
본질을 나타내며 따라서 기독교도 사회적이고 참여적이라고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미국의 세이비어 교회(The
식에 힘을 기울인다. 빈민지역의 사역일수록 아름다움은 영
주장한다. 구태여 신학자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것을 성
Church of the Saviour)는 1947년 워싱턴 DC에 설립된 이래로
혼을 살찌운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
경구절에서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정교인이 150명을 넘어 본 적이 없는 교회이다. 워싱턴 DC는
는 영적인 훈련(Inward Journey) 과 이웃을 사랑하여 섬기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빈부격차가 큰 도시였으며 워싱턴 중심
외적인 사회참여(Outward Journey) 를 목표로 훈련을 하였으
가를 벗어나면 흑인이 많고 노숙자, 아픈 사람, 호스피스 병
며 1953년 리더스다이제스트 잡지에 사회변화를 위한 목회
동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 교회가 나서서 그 일을 했으며
철학이 소개되면서 21세기 교회의 혁신모델로 주목받기 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회 1위라는 평가를 받고
작했다. 1976년까지 120명의 교인이 등록하였다.
─요 3:16─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마태 22:39─
오늘날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의 개념은 지속
있다. 70년간의 역사를 통해서 9개의 신앙 공동체로 구성되 며 사회사역에 연간 2,000만 불의 예산을 집행하는 교회이다.
조직과 훈련의 강화를 위하여 1988년 Servant Leadership School 을 세우고 각 사역형태를 따라 지교회 형태의 10개의
2. 세이비어 교회의 훈련과 사역
가능한 발전의 개념과 함께 어느 때보다도 강조가 되고 있으
여기서 세상과 이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즉 사회
며 시대의 화두가 되어 기업을 비롯한 각 기관들의 지속가능
(Society)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사회를 위해서 그분 자신
교회 설립자인 고든 코스비 목사는 버지니아의 침례교회
한 경영의 기초가 되고 있다. 보통 우리는 CSR 을 Corporate
을 내어주셨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교회는 이 말씀을 어떻게
출신으로 청소년 그룹의 리더로서 활동했으며 15세때는 인종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으로 이해하고 배
받아들이고 적용해야 할 것인가? 주님의 희생적인 삶의 원리
차별이 심한 미국 남부지방의 흑인교회에서 설교를 하며 4년
우며 또 가르치고 있다. 필자 또한 MBA 와 기업 등에서 CSR
를 따른다면 교회 역시 이 사회를 그토록 사랑하여 교회 자신
간 비공식적인 목회를 한 특이한 경력이 있다. 그 후에 신학을
과 CSV(공유가치 창출경영) 에 대해 가르쳐 왔지만 항상 머
을 내어주어야 마땅할 것이다. 이것은 사회에서 버림받고 소
했는데 이후 인종차별이 없는 교회를 개척하겠다는 결심을 하
리 속에서는 CSR 이 Church Social Responsibility 로 번역되
외된 사람들에 대한 헌신이며 교회와 그 구성원의 주님에 대
게 된다. 그는 군목으로서 2차 대전에 참전하던 중 격전지에서
어 떠나질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이 오늘날 복음주의 교회가
한 사랑을 외적으로 표현하는 이웃사랑의 실천인 것이다. 이
장병들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죽음을 죽는 것을 목도하고 충격
겪고 있는 비난과 갱신의 요구의 핵심적인 원인 요소가 되고
윤(Profit)을 좇는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지 않으면
을 받게 된다. 제대 후에 본격적인 목회 비전을 세우고 인종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하나님(The Social God)
안 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이윤을 좇지 않고 사랑으로 섬겨
별이 없는 교회, 온전한 성도의 책임을 다하는 교회를 지향하
을 저술한 사회신학자 케네스 리치에 의하면 복음주의의 변
야 하는 교회는 더욱 사회적 책임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며 그 역시 규모를 갖춘 교회가 이런 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생
화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서구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사회
그러기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기독교에 특히 개신교에 쏠려
각으로 존 록펠러 재단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비전
적 관심이 부활하고 있으며 이것은 로잔 언약 이후의 핵심적
있으며 그것은 오늘날 일반의 교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기
의 차이와 좌절을 경험하고 고든 목사는 큰 규모를 통해 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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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게 된다. 대신 진정으로 세
며 개인주의, 이기주의를 벗어나 타자를 배려하며 위하여 봉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1. 교회의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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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공동체가 세워졌다. 각 신앙공동체는 효과적인 사역을 위 해 독립된 비영리단체로 등록되었고 각 공동체마다 소그룹 사 역공동체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초기에는 교회 비전에 동의한 사람들도 외적인 사회참여 실천은 쉽지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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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uality
2.1. 정식교인이 되기 위한 훈련과정 :
영적인 훈련과 외적인 사회봉사
1. School of Christian Living
교인이 되기 위한 입교과정 훈련으로서 교인과 비교인이 함께 교회의 사역과 삶을 배우는 신학교이다.
2. Servant Leadership School
Spirituality
2) Servant Leadership :
의 모든 교인들은 매일 한 시간씩 기도에 헌신하며 많은 교인
목회철학인 다양한 종류의 섬김의 리더십을 소개하는
들이 관상기도의 전통에 대해 깊이 있는 지도를 받는다. 교
과정
인들은 각 공동체별로 교회의 영적 지도자들과 정기적으로
헨리 나우엔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랑받는 자의 삶)
만나고 그들의 영적 생활에 대한 보고서를 매주 기록하는 등
필독
공동체 식구들과 함께 그들의 삶을 나누게 된다. 세이비어
3) Community : 진정한 제자의 삶에서 공동체의 핵심적
교회의 크고 작은 75개의 사회사역 중에서 핵심 되는 사역을
인 역할을 공부한다.
소개한다.
영성과 사역의 중요한 연결점 - 공동체
예수그리스도를 개인과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모
(디트리히 본회퍼, 장 바니어, 엘리자베스 오코너의
델로 삼고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섬기는 리더”들을 훈련
책 필독)
1) Potter’s House 토기장이의 집
각자가 속한 지역사회로 나가 복음을 전하겠다는 목적으
4) 4 ) 빈민지역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이해 : 워싱턴 빈민지
로 설립된 카페 겸 서점이다. 워싱턴 백악관에서 북서쪽으로 2
역과 사역기관들을 견학한다. 지역주민들의 관점과 참
마일 지점, 흑인과 중남미계 사람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아담
1) 영적인 훈련을 통해 점점 예수님의 형상을 닮아가는 것
여 방법들을 통해 도시를 변화시키는 기관들의 사역을
스 모르간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낮에는 카페로, 저녁에는
2) 예수님의 긍휼하심을 실천하며
배우며 빈민들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는 과정
모임장소로 이용된다. 공연들과 소그룹 모임, 예배가 이루어
시켜 세우는 사역을 목적으로 한다.
3)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진다. 검소하고 소박한 분위기로 평안함을 주고 있다. 1960년
5) 사 막교부 연구 : 초대교회와 동방 정교회 사막교부들의
4) 구체적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의 관계개선에
영성에 대한 글들을 읽고 초대
대 시절 워싱턴 지역 최초의 커피 전문점이었다고 한다. 이곳
헌신하며
교회의 영성과 관상기도 등 여러 가지 기도의 유형에
은 무엇보다 비종교적인 사람들이 종교적인 질문을 할 수 있
5) 더 나아가서 용기 있는 희생적인 삶을 통해서 세상을
대해 배우는 과정
변화시키는 데 헌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6) 하 나님의 소명 :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와 세상에서
2.2. 세이비어교회의 사역 소개
는 장소로 유명했다. 서가에는 대중적인 기독교 서적들 대신 현대신학과 영성의 고전들, 사회적 활동과 정치적 정의를 담
나에게 원하시는 하나님의 소원이 무엇인지 조명해 보
설립 초기부터 고도로 훈련 받은 사람들이 작은 그룹을
은 책들이 가득 차 있다. 초창기 세이비어의 교인들은 본회퍼
스쿨은 6개 이상의 세부과정으로 구성되며 기본 6개 과정
는 시간을 갖는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소명을 이루
만들어 그들이 속한 지역사회에 봉사하게 했다. 그것은 소그
나 칼바르트의 신학을 배웠다고 한다. 이곳을 거쳐간 강사들
은 내적인 영성과 외적인 사역의 균형을 추구하도록 구성
는 삶에 전 인생을 걸고 하나님께 맡기는 과정
룹의 신앙공동체에 바탕을 둔 사역이다. 이 사역은 점차 확
가운데는 월터 브루그만, 유진 피터슨, 파커 팔머, 폴 스티븐
7) A uthentic Church 진정한 교회의 탐구 : 오늘날 교회의
대되어 지교회로 발전해 나간다. 세이비어 교회가 발견한 가
스 등이 있다.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모습을 진단하고 진정한 교회의 모델에 대해서 초대교
장 중요한 교회의 구조라고 평가된다. 세이비어교회의 모
열띤 토론을 하면서 이를 극복하는 방법들을 자유롭게 연구하
회와 교회의 역사, 세이비어교회의 비전과 방향을 통해
든 구체적인 사역들은 내적인 사역인 (Inward Journey) 영
는 것이 이곳의 문화다.
조명하고 각자의 사역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과정
성 사역을 기초로 이루어진다. 영성의 핵심으로서 관상기도
되어 있다. (12주/ 외부 목회자나 평신도 가능/15명 제한 운영) 1) 기도(Contemplation Prayer)
2) 콜럼비아 로드진료소
2) 성서
(Contemplation Prayer)를 중시하며 관상의 삶을 강조하는 공
3) 공동체
동체로서 행함(Doing) 이전의 존재함(Being)을 강조하고 있
4) 하나님의 소명
다. 영성 사역에는 개인 경건과 소그룹 공동체 모임, 훈련 프
이비어 교회를 방문 후에 빈민사역에 소명을 받고 1979년 세
5) 빈부로부터의 자유
로그램, 그리고 수양관 사역이 해당된다.
이비어교회 의료사역에 뛰어든다. 건강보험이 없는 저소득 주
파키스탄 의료선교사로 지원했던 제넬 박사가 1975년 세
민들을 대상으로 질병예방 프로그램, 치료, 목회상담 및 정신
6) 신령한 능력 초창기 때부터 세이비어 교회는 메릴랜드 주에 복합 수련
건강 상담, 사회봉사 등의 사역을 하고 있다. 교인 가운데 몇몇
이를 상세히 살펴보면;
센터인 Daysprings Retreat Center 를 건립하고 사역에 임하였
의사, 간호사,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시작되어 그리스도의 집
1) Conversation : 세이비어교회의 사역에 처음 참여하는
다. 이곳에서 공동체 일원들은 의무적으로 일년에 두 번 3박
과 워싱턴 빈민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사역으로 발전
4일씩 침묵수련의 시간을 갖는다. 모든 모임들은 5분에서 20
하였다. 자원봉사자들이 매년 7,000 시간 이상씩 봉사하고 있
분에 이르는 침묵과 중심의 기도로 시작한다. 세이비어교회
다.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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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리스도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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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있다고 한다. 워싱턴 지역은 8,000-1만명의 노숙인중 50%
민들과 함께 삶을 나누는 존경 받는 목회자이다. 그는 서번트
1985년 노숙자를 위한 미국 최초의 24시간 병원시설로
정도가 약물 중독 상태이다. 여기서는 중독 치료와 함께 사
리더십 스쿨에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과정을
시작되었다. 노숙자들을 위한 치료와 상담이 다각적으로 이
회정착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사역의 중요한 목적
가르치고 있다.
뤄지고 있다. 워싱턴 지역에만 8,000명 이상의 노숙인들이 살
이다. 1단계로 28일간으로 짜여진 집중적 회복 프로그램이
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이 마약이나 알콜에 중독되어 있고
진행된다. 이 기간에 12단계의 치료과정을 거친다. 80% 이상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노숙자들을 거들떠 보지
이 성공적으로 과정을 마치며 2단계는 과도기 프로그램으로
도 않고 마치 노숙자들이 항상 그 자리에 익숙하게 있는 것
중독자들이 6개월간 이곳에 머물며 정상적인 삶을 준비한다.
근처에 위치해 있다. 예수님의 가르치시는 모습의 동상이 있
처럼 지나쳐 버린다. 그리스도의 집은 이런 노숙자들을 품에
돈 관리, 건강관리 법을 배우고, 취업준비 등을 한다. 매년
다. 예배는 방문자들도 참석할 수 있는데 예배장소는 요나가
안았다. 가장 먼저 방문자들을 맞아주는 것은 발을 씻겨주시
150여명 대상자 가운데 65%가 치유되어 직업을 가지고 새로
3일을 보낸 고래 뱃속 같은 느낌을 주는 방이다. 기도할 때
는 예수님의 동상이다. 34베드 규모로 크지는 않지만 잘 정
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3단계는 주거 프로그램으로 노숙자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이 건물의 3층 게스트 하우스는 헨리
돈되어 있으며 병원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치료받고 있
들이 정상적 삶을 시작하는데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
나우엔이 저술을 하며 머물렀던 곳이다. 헨리 나우엔은 여
는 노숙자들은 깨끗하고 단정해 보인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을 감안하여 지원하고 있다. 참여자 200명 가운데 80% 이상
기서 “사랑 받는 자의 삶” 을 집필하였다. 1층에서는 Servant
모두 이 건물의 3층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며 24시간 노숙자
이 약물중독에서 해방되어 건강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
Leadership School 의 강좌들이 1년에 봄 가을 겨울 세 차례
들을 돌보고 있다. 그들은 안정된 의사의 삶을 포기하고 섬 김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그 외에 많은 지역교회와 자원봉
5) 희년 주거사역 Jubilee Hou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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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Festival Center
서번트 리더십 학교가 운영되는 곳이다. Potter’s House
오후와 저녁 시간에 진행된다. 마치 2차 대전 때 본회퍼가 시 행했던 지하 신학교를 연상케 한다. 이 스쿨은 유명해져서
지역의 저소득 주민을 위한 아파트 임대사역으로 Potter’s
교인들의 교육뿐만이 아니라 세이비어교회의 비전을 배우기
앞쪽의 넓은 들판과 갈대밭이 있어서 경건한 분위기를 이루고
과 저녁식사를 제공한다. 엘고어의 부인 티퍼 고어도 이곳에
House 뒤쪽에 아파트 2동 800 세대의 건물에 1600가구가 입
원하는 신학자, 목회자, 평신도들이 전세계적으로 찾아와서
있다. 이곳에서는 결코 입 밖으로 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소
서 정기적으로 자원봉사자로 일하였다.
주해 있다. 역시 독립적으로 비영리 단체로 등록되어 있다.
비전을 공유하는 학교이다. 안식년으로 장기간 머무르는 사
그룹은 1년에 두 번씩 의무적으로 3박4일의 침묵기도 수련회
치료를 마친 노숙자들은 본인의 결정에 따라 12단계의 회
부동산 재벌인 제임스 라우슨이 세이비어교회의 사역에 감
람들도 있다. 불과 2킬로 떨어진 곳에는 백악관과 의회가 자
에 참석해야 하며 인원은 18명을 넘지 않도록 되어있다. 참석
복 프로그램과 신앙훈련 및 직업훈련을 받는다. 또한 직업
동하여 아파트 두 동을 기증하였다. 그러나 그는 많은 재정
리하고 있다.
자들은 지도를 따라 삼삼오오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한다. 관상
알선과 저소득층의 거처를 준비해 준다.
적인 헌신을 하고도 정식으로 교인이 되지는 못했다. 엄격한
사자들이 협력하여 사역을 돕고 있다. 각 지역교회에서 점심
4) 사마리아인의 집
입교과정 때문이다. 크리스챤 리빙 스쿨을 마쳐야 하고, 하루 한 시간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온전한 십일조를 드려야 하
8) 지역사회 연계사역들
기도 또는 중심기도라고 하는데 고요한 가운데 자신을 비우고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으로 채우는 기도이다. 통성기도에 익숙
선한 목자 사역(Good Shepherd Ministries) 은 유치원생
해져 있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 된다.
마약이나 알콜에 중독된 사람들을 치유하기 위해 1985
고, 1년에 두 번씩 영성 침묵수련회에 참석해야 하며, 자신의
부터 12학년까지 빈민지역 자녀들을 돌보는 사역이다. 주로
침묵기도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우리의 본질을 직시하게 하며
년에 시작되었다. 미국 전역에는 약 60만명의 노숙자들이 있
은사에 맞는 소그룹 사역에 참여하여 훈련 받고 자원봉사를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며 지역주민은 저렴한 비용을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평화와 안식을 경험하게 한다.
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 중에 절반 정도가 약물중독에 관련되
해야 한다. 그리고 매 1년마다 서약을 갱신해야 한다. 이것은
지불한다.사라의 집(Sarah’s Circle) 은 나이 드신 여성들을 위
오늘날 인본주의적인 문화 가운데 있는 현대 교회들에 큰 도
한 양로원 사역이고, 방주 공동체(Community of Ark) 는 정신
전이 아닐 수 없다.
지체 장애인과 정상인이 함께 생활하는 사역이며 요셉의 집
6) 만나 주거사역
워싱턴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거사역으로서 빈민
지역의 저소득층 주민이 개발에 밀려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가 장 싼 가격에 쓸모 있는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
(Joshep’s House) 과 미리암의 집(Miriam’s House) 은 후천성
이상으로 세이비어교회의 형성과정과 영성 훈련, 그리고
면역결핍증 환자들이 치료받으며 편안히 죽음을 맞이할 수
사회사역에 대해 살펴 보았다. 세이비어교회는 오늘날 교회
있도록 하는 사역이다.
의 불균형적 성장이 문제가 되는 시대에 분명히 건강한 교회
9) 침묵기도 수양관 Daysprings Retreat Center
갱신의 모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결코 급진적인 모델이 아 니다. 오히려 느림의 미학을 가지고 차근차근히 성경의 제
1950년대 초에 세이비어 교인들이 땅을 사서 기부한 것
자양육의 원리를 따라 교인을 충분히 훈련하여 세우고 실천
동체 교회(New Community Church) 가 주도하고 있고 짐 딕커
인데 지금은 땅값이 올라 수 천만 불에 이른다고 한다. 200 에
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소그룹을 이
슨 목사는 백인으로서 자식들을 흑인 학교에 보내며 흑인 빈
이커의 넓은 지역 안에 있고 건물은 서너 채이다. 뒤쪽의 산과
루게 하고 그룹의 기도를 통해 공동체의 사역에 대한 소명을
고 실천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세이비어교회의 지교회인 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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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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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하여 순종함으로써 그 지역사회에 필요한 사역을 하나 하나 시작해 나갔다. 각자의 소그룹이 공동체 사역으로 발전 한 것이며 그들은 지교회로서 독립하여 예배와 사역을 드리 고 있다. 이것은 세이비어교회가 발견하고 증명한 교회의 중 요한 구조중의 하나가 되었다. 오늘날 그 겨자씨는 큰 나무
참고문헌
· 2017 한국리더십학교 US필드스터디 팀 방문 인터뷰 (2017. 8. 4) · 위대한 사랑의 힘에 사로잡힌 삶, 고든 코스비, 2015
· 세상을 위한 교회, 세이비어 이야기, 엘리자베스 오코너, 2016 · 미국을 움직이는 작은 공동체 세이비어 교회, 유성준 2005 · 사회적 하나님, 케네스 리치, 2009
를 이루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상황적으로 문화적으로 미국과 한국은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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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의 재발견 루터의 종교개혁과 현대적 의미
도 사회책임이 강조되는 시대에 교회의 규모에 관계없이 각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
자 위치한 지역사회에서 자신이 감당할 만한 사회적 결핍과 이슈를 선택하여 이웃사랑의 실천으로서 교회의 인적자원과 재원을 지속적으로 사용한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20년~30 년 후에는 교회의 균형적 성장이라는 아름다운 열매를 거두 며 진정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 좋은 나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CMR
김세중 교수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오하우스 한국지사장으로 근무했고 켄블랜차드 리더십 센터와 서 울국제컨설팅/ 위스콘신 주정부사무소 컨설턴트를 역임했다. 아주대학교 MBA 겸임교수 (사회책임경영)와 기독경영연구원 이사, 한국리더십학교 이 사, 새서울 CBMC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루터의 생애와 신학: 질문과 저항
것이 개신교 정신이며, 우리가 루터를 배우는 이유이다. 요
종교개혁 정신은 저항이며, 소통이다.
하여, 소통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개
약하면, 구습(권위주의 체계)에 질문하고, 저항(Protestant) 신교의 본질에 속하고, 이를 위한 종교개혁 정신은 간단히
16세기 당시 개신교는 공통분모가 있는가? 사실 알고 보
말해, ‘질문하고 소통하여 바로잡는 저항의 힘’, 그리고 그것
면 개신교라고 말하는 진영의 공통점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개신교회의
다만 반-가톨릭 진영이라는 점에서만 공통적이다. 그런데 개
종교개혁 정신이다. 이와 같은 대표적인 예는 루터의 95개
신교란 말의 원래 의미는 단순히 반-가톨릭이 아니다. 정확
조 논제, 독일어 성서 번역과 개정 작업, 개신교 최초의 목사
히 말하면, 앞선 시대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
의 청빙 과정, 교회 음악(Coral)의 출현, 개신교회의 헌금사
과 소통을 통해 재해석하고, 그 해석의 힘으로 자기 삶의 자
용(Gemeinekasten), 모든 신자의 만인사제직, 대/소교리문
리를 변혁시켜 나간다는 것이 개신교 진영의 공통점이다. 이
답을 통한 보편 교육의 확대와 신학방법론(Oratio Meditatio
■ 위 글은 지난 9월 기독경영포럼에서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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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tatio), 최초의 개신교회인 토르가우 교회(1544)의 건축과
수에게 집중되어 교회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평신도들
않은 신학적 문제가 없을 정도로 여기저기 손을 대고 있다.
이상 세 가지를 21세기 교인들은 그다지 충격적으로 받
구조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은 소수집단에 의해 결정된 정책을 거의 알지 못하는 실정이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구멍도 많고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서
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시대적 맥락을 고려하고 루터의 언
다. 대부분의 재정지원은 공동으로 책임을 지지만 재정의 사
술들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루터는 목회자
명을 논쟁적 구도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와 같은 세 가지 특
용은 소수 엘리트 집단에 의해 사용이 결정된다. 흔히 교회
였다는 점이다. 그는 비텐베르크 시 교회와 그 외 지역에서 4
징들을 가장 잘 아우르고 있는 표지는 비텐베르크 시 교회의
공동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소수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
천 편 이상의 설교를 했고, 자기 공동체의 위험이 있을 때 마
‘종교개혁 제단화’(Reformationsaltar)이다.
는 조직은 공동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런 형태의 조직은 중
다 펜을 무기로 삼아 저항했던 인물이다. 그러니 그에게 교
세 교회와 다를 바 없다.
회 공동체는 곧 종교개혁 정신의 산실이고 모체가 된다. 성 서를 통해 만난 교회, 그리고 꿈을 꾸고 만들어 가고 싶었던
루터의 교회론: 새로운 공동체
소통이란 의미에서 보자면,
목을 받지 못했지만, 종교개혁의 본거지로 부르는 것이 마땅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를 한
공동체를 꿈을 꾸며 만들어 갔을까? 16세기 가장 충격적으로
하다. 종교개혁의 상징인 이종배찬, 교회 음악혁명이라고 할
두 시간에 소개하기란 불가능하다. 그의 생애와 관련된 시대
받아들일만 했던 루터의 교회론을 압축해서 정리한다면 세
수 있는 코랄이 만들어지고 불려진 곳, 루터가 선포했던 다수
적 상황과 저작에 관한 사항만 하더라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가지로 줄일 수 있다.
의 설교와 삶의 자리, 최초의 청빙 목사가 세워진 자리이기 때
존재한다. 더욱이 그가 저술한 문서 분량만 보더라도 사람이 이렇게 쓰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스러울 정도다. 19세기 말부 터 진행된 바이마르판의 경우에 각 권당 6백 페이지가 훨씬 넘는데다가 1백권이 넘고, 아직 완전한 편집이 종료되지 않
과 인간이라는 수직적 소통, 즉 신앙의 영역으로부터 시작하여
은 상태다. 거기에 중요문서들의 경우엔 라틴어가 사용되었
동시적으로 세상이라는 수평적 소통으로 확장하는 것이라 할
고, 독일어로 쓰여진 부분 조차 현대 독일어와 전혀 다른 뉘
수 있다. 종교개혁의 기초를 신과 인간의 소통으로부터 시작하
앙스인 경우가 많다. 매년 쏟아져 나오는 루터관련 단독 저
여 동일한 목적을 가진 신자들의 연합으로 파악한 것은 정확히
서와 학술논문만 하더라도 1500-2000권 정도 되기 때문에 객
본 것이다. 여기에는 이미 sola 원리의 근간이 모두 집약되어
관적 평가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종교개혁신학의
있다. 신-인간, 인간-인간이라는 수직적, 수평적 소통이 그것이
핵심이라고 모두가 동의하는 ‘성서 이해’ 자체만 하더라도 통
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개신교회는 종교개혁의 정신, sola
일된 견해로 압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종교개혁
의 정신, 소통의 정신이 수직-수평 모두 모두 사라져 가고 있
시대와 그로부터 파생된 ‘개신교 신학’의 각론으로 들어가면
다. 게다가 프로테스탄트가 가진 저항의 힘마저 사라졌다.
루터 신학을 바라보는 각도가 일치하는 곳이 과연 존재하기
문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이유는 이곳에 루터의
1. 교회는 말씀의 피조물이다. 2. 교회 공동체는 목회자를 선출할 수도 있고, 반 대로 해임할 권리도 갖는다. 3. 교회는 성도의 공동체(communio sanctorum) 다.(만인사제직과 관련하여)
교회관을 한 눈에 엿볼 수 있는 종교개혁 제단화가 있는 곳이 기 때문이다. 종교개혁이 성공적으로 진척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신학과 예술의 접목, 즉 미디어의 접목이 이곳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인쇄술이 종교개 혁 신학과 더불어 가장 효과적으로 빛을 낼 수 있었던 근본적 인 이유가 여기 있다. 가끔 나는 거칠지만 이런 표현을 잘 사
나 할까 싶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많은 학자들이 이런 다작의 루터를 일종의 ‘조직신학자’로
자유와 소통이라는 종교개혁 정신은 사라지고 교회조직
보고 그의 사상을 이해하는 것은 큰 오판의 시발점이다. 루
의 권력 독점화, 관료제로 인해 비인격적 인간관계를 야기하
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책상머리 앞에 앉아 있던 ‘신학
고 있다. 목회자는 행정가 아니면 무당, 아니면 예능 MC로 변
자’가 아니다. 그에겐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의
신하였고, 교역자와 직분자들은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라기
모든 글들은 닥친 상황 한 가운데서 밤샘 벼락치기 시험을 치
보다는 하나의 기능직이나 취미생활로 전락하고 있다. 또한
르듯 글로 풀어낸 것들이다. 이 말을 곧 루터는 급박한 사건
교회 내 권력의 중앙집권화가 이루어지고 정책 결정권이 소
한 가운데 살았다는 것을 뜻한다. 그 때문에서 그가 다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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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회는 95개조 논제가 게시되었던 성채 교회에 비해 주 그렇다면 루터에게 교회는 무엇일까? 그리고 어떤 교회
종교개혁 정신에서 나오는 자유로운 소통은 필연적으로 신
오늘에 대한 비판
이상적인 공동체 역시 루터에겐 ‘교회’였다.
비텐베르크 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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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한다. ‘찌라시로 성공한 최초의 인물은 루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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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크에 모여서 일전을 준비 중이던 슈말칼트 연합군들을 습격해서 당시 작센의 선제후였던 요한 프리드리히 용맹공
개혁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성서번역만 보더라도 그
(Kurfürst Johann Friedrich der Großmütige, 1503-1554)을 포로
렇다. 1522년 9월 성경의 경우, 거기엔 21개의 목판화가 담겨
로 잡고 사형판결을 내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요
있었고, 1534년 신구약 완역판엔 123면의 채색삽화가 담겨
한 프리드리히는 사형은 면하게 되었지만, 그로 인해 황제 선
있다. 루터는 언어가 담지 못하는 신학적 통찰을 바로 그림
출권을 박탈당하고 영토마저 축소되는 일을 당하게 된다. 이
속에 담아 누구라도 한 눈에 인상적으로 새길 수 있도록 모험
는 곧 개신교 진영의 위기를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루터는 이
을 감행했다. 이런 작업의 배후엔 루터의 강력한 지지자이자
미 한 해 전에 사망했고, 그로 인해 개신교회의 리더십은 상당
친구였던 루카스 크라나흐 부자가 있다. 루터는 이들과 함께
한 타격을 입게 된다. 뮬베르크에서 승기를 잡은 황제는 여세
성서의 메시지를 시각적 이미지에 어떻게 담을 지 고민하고
를 몰아 개혁의 중심지인 비텐베르크로 진군하게 된다. 그 소
실천했다. 그 중에 가장 강력한 루터신학의 핵심은 단연코
식을 접한 시민들은 앞을 다투어 도망하게 된다. 그로 인해 비
비텐베르크 시 교회 제단화를 꼽을 수 있다. 여기엔 루터의
텐베르크는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교회관과 종교개혁의 저항적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비텐베르크에 입성한 황제는 95개조 논제가 게시되었고,
역사
루터의 시신이 안장되어 있는 성채교회 안으로 들어가게 된 다. 그 때 부하들은 루터의 묘를 파헤쳐 부관참시할 것을 조 언했지만 황제는 그의 승리를 이미 확신했던 터라 “나는 산
종교개혁 제단화(Reformationsaltar)로 불리는 이 작품이 봉
자와 싸우지 죽은 자와 싸우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
순한 교회 인테리어용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여기엔 루터파
교회 성직자의 권위를 앞세워 성도 위에 군림하지도 않는다.
헌된 1547년 4월 27일은 아주 특별한 날이다. 루터가 죽기 직
긴 채 그곳을 떠나게 된다. 그의 생각에 더 이상 개신교 진영
의 교회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시 말해 이것은 장식용
자신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인 것처럼 신자들을 속이지도 않
전부터 개신교 진영은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열렬한 로마교
이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이런 비참한 상
이 아닌 정치적 저항이고, 신앙고백적 행위이기도 하다. “교
는다. 자기 교회의 성장을 위해 이웃과 사회에 대한 교회의
회의 추종자였던 황제 Karl 5세가 세력을 확장하며 개신교 지
황에 당시 비텐베르크 시 교회의 담임 목사였던 부겐하겐은
회는 복음이 순수하게 선포되고 성례전이 바르게 집행되는
책임을 등한시하지도 않는다. 루터는 이런 교회를 “적그리스
역 소탕 작전을 시도하게 된다. 급기야 황제는 엘베 강변의 뮬
이 제단화를 봉헌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제단화가 단
성도의 사귐이다.”라고 요약되는 1530년 아욱스부르크 신앙
도적”이며 “거짓 교회”로 규정한다.
고백서 제7항이 그것이다. 이 사상이 여기 담겨 있다. 제단화 는 시각 예술로 표현된 개신교 교회론의 표상이다. 4폭 제단
참된 교회는 말씀의 권위가 올바로 서 있고, 그리스도가
화로 구성된 종교개혁제단화엔 중앙패널엔 최후의 만찬(성
머리가 되며, 성령에 의해 움직이는 성도의 교제이다. 성도의
만찬), 좌측은 세례, 우측은 참회, 프레델라엔 말씀선포로 구
교제는 그리스도와 신자간 상호 교통과 사귐이 일어나고 신
성되어 개신교회가 무엇인지 그 본질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
자와 신자가 말씀의 능력 안에서 영적-물질적 상호 개입이 일
기서 중세와 구별되는 것은 십자가 중심, 그리스도 중심, 만
어난다. 이 교제의 공동체 속에 신자들의 슬픔과 기쁨은 그
인사제직, 모든 세속직업의 소명론이라는 몇 가지 특징을 꼽
리스도와 나누게 되고, 이를 통해 신자 상호간 사랑이 일어나
아낼 수 있다. 이는 개혁의 대상이 되어 버린 한국 교회에 시
게 된다. 루터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교파를 초월하고 역사
사하는 바가 크다.
를 초월하여 종말의 때까지 존속할 유일하며, 거룩하고, 우주 적이며, 사도적인 교회를 철저히 고수했다. 루터의 교회관은
루터의 종교개혁은 교회의 양적 부흥을 위해 힘쓰는 갱신
말씀과 복음에 집중하는 참된 교회의 모습을 강조한다. 그의
운동이 아니었다. 자신의 명성을 위해 사변적인 신학만을 강
교회관은 복음이 사라지고 세속화되어가는 현대 교회에 진
조하지 않는다. 영적인 것만 강조하면서 신비적인 것만을 추
정한 개혁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구하지 않는다. 보이는 경험상의 교회를 무시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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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R 2017 Vol. 18
Spiritu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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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 개신교인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이다. ‘세대 간 소통’
혁되어야 한다(Ecclesia semper reformanda). 개혁을 추구하
해야 한다. 교회 성도의 노령화는 그 심각성을 경고한다. ‘교
지 않는 교회는 개신교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 생애에 걸
회와 교회의 소통’이 있어야 한다. 종교개혁의 정신은 하나님
친 고민과 소통, 거기서 나오는 저항의 힘. 이것이 다시 회복
앞에 자기 모든 영혼을 물 붓듯이 쏟아 낼 수 있는 양심적-인
해야 할 종교개혁의 정신이며 의미이다.
격적 신앙으로부터 시작하며, 같은 목적의 신앙인들이 손을 잡은 연합을 우리는 교회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교회는 교
종교개혁의 역사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과 같다. 소비자
파나 교단을 초월한 신앙의 연합체일 때 자유와 진리를 위한
가 똑똑해져야 시장이 변하듯, 신자 개인이 똑똑해져야 교회
저항의 힘을 극대화 할 수 있게 된다. 또 한 번의 개혁의 힘이
가 변하고 세상이 변한다. 그곳에서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절실한 이때 바로 이 소통이 요구된다.
사람 간에 진정한 소통의 혁명이 일어난다. 그것이 종교개혁 자가 꿈꾸던 교회 공동체, 소통공동체다. CMR
끝으로 우리 안에 숨겨진 무서운 적을 조심해야 한다. 이 적은 16세기 존재하던 교황주의가 아니다. 이보다 더 무서운 종교개혁은 복음의 발견과 함께 현실을 직시하며 질문하
현을 사용한다. 즉 ‘학문에 열정이 없는 신학자는 결국 교회
“생각 없음”, “순전한 무사유”의 적이다. 제 아무리 빛나는 역
고, 어긋난 현실에 저항하고, 저항자들이 함께 소통하며 새로
를 분열케 하는 자’라는 뜻이다. 이처럼 신학자들에게 무거운
사와 전통, 미래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진리
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운동이다. 즉, 개신교란 저항하는
책임을 지게 하는 이유는 이들이 목회자를 양성하며, 그 목회
에 대한 고민과 묵상, 진리를 향한 소통들이 없다면 개신교회
소통공동체이다. 16세기 소통을 막아 섰던 주범은 중세 교권
자는 교회의 설교자가 되기 때문이다. 설교자는 자기가 배운
의 존재의미는 없다. 루터가 95개조 논제 제 1항에서 ‘회개’를
주의자들과 교회의 잘못된 가르침이었다. 현대교회도 다르
대로 교회 공동체에 양분을 제공한다. 그렇기에 교회와 신학
언급하면서 이 회개는 ‘전 생애에 걸친 깊은 뉘우침’이라 하였
지 않다. 그러나 역사가 지나면 그 상황도 변하듯 현대 교회
교의 불통은 곧 교회의 분열을 부추기는 근간이 된다. ‘신학
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교회는 항상 개
가 힘을 써야 할 종교개혁의 주제, 즉 소통의 주제들은 여전
의 요람은 교회’라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교회는
히 우리에게 남아 있다. 몇 가지 원론적인 주제에 대한 제안
신학자들의 권고를 즐겨 들어야 한다.
최주훈 목사는 루터대학교 신학과와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 일 레겐스부르크 대학교에서 조직신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7 년 현재 중앙루터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기독교 역사의 수면 아래 잠겨 있던 보물들을 건져 올려 풀어놓는 그의 글과 말에서는 언제나 현실을 반추하게 만드는 비판적 힘과 대중 안에서 소통하는 위트와 미소를 느낄 수 있다. 저서 로는『신론』 『교회론』 (대한기독교서회, 공저)이 있고,『마르틴 루터 대교리문 답』 (복 있는 사람),『기독교와 현대사회』 (크리스천헤럴드)를 우리말로 옮겼 다.
을 하며 글을 마감한다. ‘세상과 소통’해야 한다. 루터에 따르면 교회는 풍광 좋 ‘역사와 소통’해야 한다. 이는 이 글의 초두에 언급했던 정
은 산속에 있는 수도원이 아니다. 교회는 세상 속에 존재한
체성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이는 단지 종교개혁사적 의미에
다. 고로, 교회는 세상과 소통해야 하며, 그 속에서 불의와 부
만 국한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기독교의 역사와 관련이 있기
정의를 향해 프로테스탄트의 이름으로 당당히 저항할 수 있
에 감각적-문자적 성서관에서 역사적 성서관으로 돌리는 것을
는 기개를 가져야 한다. 더 나아가 세상과 소통한다는 의미
포함한다. 또한 말씀과 성례전의 바른 회복도 여기에 해당한
는 하나님이 주신 창조세계와 소통한다는 뜻도 포함된다. 교
다. 개혁자들이 이를 위해 의미 있는 저항들이 있었다면 현대
회는 세 가지 삶의 자리를 공유해야 한다. 신앙생태계(교회
개신교인이라면 적어도 이에 대한 고민들을 해야 할 것이다.
내부 공동체), 지식생태계(교육 공동체), 시민 사회 생태계가 그것이다. 폐쇄적 순환구조의 교회는 썩게 되어 있다. 그런
‘교육의 소통’이 필요하다. 이는 교회와 신학대학을 향한
게토화된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교회는 필연적으로 누구든
제언이다. 루터는 신약성서 번역 서문에 신학자의 자세에 대
지 함께 공존하고 누구든지 살 힘을 제공받을 수 있는 거룩한
해 언급하면서 이를 Oratio, Meditatio, Tentatio라고 설명한
‘성도의 사귐 공동체’(communion sanctorum)이다.
다. 루터가 의미하는 meditatio는 단순한 묵상이 아니고 학 문적 열정을 담은 성서 연구를 의미한다. 그러면서 루터는
16세기에는 예상치 못했던 환경의 문제들이 우리 앞에 놓
meditatio 없는 신학자를 향해 ‘Rottengeist’(분열의 영)라는 표
여 있다. 신음하는 자연세계를 향한 소통, 이 문제는 바로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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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MANAGEMENT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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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e h T egic t a r t S ction e l e S
흙수저 CEO의
멋진 반란
야놀자의 성장과 경쟁력
야놀자 매출액 성장 현황 (단위:억원)
O2O시장 온라인 상거래�규모 약 44조원 모바일�약 15조원
(2015~) O2O 커머스 (2010~) 모바일�커머스
(2000~) PC,WEB 기반 커머스
출처: 야놀자 감사보고서 2012~2016
O2O 시장
오프라인 상거래�규모 약 320조원 온ㆍ오프라인 공통�접점의�증가 =‘O2O의�확대’
출처: ‘O2O, 커머스를 넘어 On-Demand Economy로’ KT경제연구소, 2015
섭다. 특히 야놀자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전 장관이 이
랫폼이자 더 나아가 글로벌 기업의 꿈을 키우는 기업
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
이 있다. 바로 ‘야놀자’다. 야놀자는 ‘모텔’로 불리는 국
트로부터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숙박 스타
게 후기나 가격, 약도, 사진 등의 정보를 제공했다. 이
입하면서 숙박 업소 서비스 및 디자인의 상향평준화를
내 중소형 숙박업의 이미지 개선뿐만 아니라 서비스
트업의 투자 유치로는 최대 금액이다 .
를 기반으로 2007년 5월 정식으로 야놀자닷컴을 오픈
통해 숙박 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도 바꿔
함으로써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사명을 야
나갔다. 또 국내 중소형 숙박업소 양성화, 더 나아가 대 한민국 놀이 문화의 초석을 다지는 데 앞장서 왔다.
이다. 특히 야놀자는 2016년 10월 모텔 예약뿐만 아니
오늘의 야놀자를 만든 이수진 대표는 스타트업업
놀자로 변경한 후 2010년부터 중소형 숙박업계에 예약
라 호텔·펜션·게스트하우스·해외 민박에 이르는 종합
계의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최고경영자(CEO)다. 이 대
시스템을 도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호텔이나 펜션과
숙박 예약 플랫폼이자 프랜차이즈·교육·소모성자재구
표는 자신을 ‘노력 진행형인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모
같은 숙박 시설들과 달리 모텔업계 특성상 예약 시스
설립 후 야놀자는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매(MRO)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종합 숙박 기업으
텔 청소부로 시작해 2005년 스물여덟 살의 나이에 자
템을 도입하기 쉽지 않았다. 3년여간 실패를 거듭하다
시작했다. 우선 본래 사업인 온라인 숙박서비스도 모
로 탈바꿈하였다.
본금 5000만원을 토대로 숙박 공급자들을 위한 구인,
가 2010년 이후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국내에 정착되
텔에서 호텔, 팬션,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그 범위를 확
부동산 정보 온라인 커뮤니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면서 업계 최초로 당일 예약 시스템을 오픈할 수 있었
장하였으며, 오프라인 시장으로도 진출하여 호텔야자
야놀자는 국내 1위 숙박 O2O 기업이다. 동종 업계
이를 이용해 숙박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
다. 업계 최초로 중소형 숙박 시설에 도입한 당일 예약
등의 프랜차이즈 숙박업소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중 매출액, 누적 가입자 수(688만 명), 숙박 데이터베이
는 숙박 B2B 사업을 구상하였으나, 생각보다 수익성이
과 미리 예약, 연박 등 ‘예약 시스템’은 시장에서 성공적
또한 숙박업자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하는 숙박 B2B 서
스(3만5000개), 예약 가능 숙박 제휴점 수(1만5200개),
없어 실패하였다. 그 이후에 우연히 모텔 사용자들이
으로 정착, 업계 표준이 돼 이후 많은 숙박 O2O 서비스
비스와 객실 내의 물품 등을 제공하는 MRO 분야에서
누적 다운로드 수(1750만 건) 등 순위를 산정하는 여러
후기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를 인수할 기회가 생
들도 앞다퉈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호텔
도 사업이 진행 중이며, 활발한 SNS 활용을 통해 놀이
지표에서 후발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성장세도 무
겼고, 이 대표는 이를 인수함으로써 모텔 사용자들에
야자’를 시작으로 국내 최초의 숙박 프랜차이즈를 도
문화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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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예약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국내 대표 숙박 플
질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주목할만한 스타트업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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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앱 인지도 및 사용률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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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는 설립과 동시에 꾸준히 성장중이다. 2012
SWOT 분석은 기업 내부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외
년에 96억이었던 매출액은 2016년 기준 337억까지 상
부의 기회와 위협 요소를 분석하는 기법으로 새로운
승했으며, 거액의 투자도 유치하였다. 또한, 2019년을
전략을 찾는데 사용되는 분석이다. 야놀자를 SWOT 분
목표로 상장 준비도 하고 있다.
석의 틀로 분석하면 아래와 같다.
야놀자는 앞으로 숙박업 자체를 변화시키고자 하
1) Strength
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어두웠던 모텔 등의 숙 박업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숙박산업을 근 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나아가 야놀자는 ‘누
야놀자는 숙박 O2O 산업에서 1*2위를 다투는 기업
구나’,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이라는 Brand Mission을
인 만큼 다수의 강점을 보유한다. 우선, 타기업에 비해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누구나’ 는 다양한 가격대의 모
기술에 공격으로 투자한 결과 스마트 프런트, IoT기술,
든 숙박 카테고리를 내•외국인을 막론한 모든 사람들
AI/AR/VR 기술, 마이룸, 정보관리 등의 기술적인 우위
에게 제공한다는 의미이며 ‘마음 편히’는 편하고 깨끗
를 점하고 있다. 기술적 우위는 야놀자와 제휴를 맺는
하며, 신뢰할 수 있는 숙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
공급자와 야놀자를 사용하는 소비자 모두에게 편의를
이다. 그리고 ‘놀 수 있는’ 이란, 놀기 좋은 숙박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스마트프런트의 경우 국내 최초로 객
만들어서 다양한 놀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
실 현장 관리와 온라인 예약 고객 관리를 통합해서 볼
한다.
수 있게 만들어, 효율적인 고객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다. 고객 정보 유출로 문제가 있었던 경쟁자 여기어때
문 브랜드로 야놀자 외에도 전국 다수의 숙박 업체에
야놀자의 IoT 기술은 객실 현환을 파악해 원격으로 제
와는 달리, 야놀자는 최초로 ISIM(정보보호 관리체계)
서 사용되고 있다.
어하고 숙박업소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인건비 등의
를 인정 받은 기업이다.
SWOT 분석을 통해서 본 야놀자의 경쟁력
운용비용을 줄여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야놀자는 업
이수진 대표가 만들고 있는 야놀자의 기업 문화도
르게 증가했다. 야놀자는 이를 겨냥해 야왈발을 만들
계에서 정보관리 및 보안에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
하나의 강점이라 생각된다. 이수진 대표는 몇 년 전 회
고 씨트립 연동, 알리페이 사용 등 중국 고객을 겨냥한
사의 수익률이 저조했을 때, 직원들의 자율출퇴근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망고플레이트, 쏘카 등
도를 도입하여 이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 야놀자의
의 회사와 O2O 얼라이언스를 형성해 고객에게 통합적
수평적인 기업 문화는 기업 전반에 아이디어와 역량
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야놀자의 강점이다.
<Opportunity>
- 중국 고객 Targeting: 야왈발, 씨트립연동, 알 리페이 -수평적 기업 문화, 자율출퇴근제 - 회원제: 가격할인, 포인트 누적, 세일, 이벤트, BC카드 -교육 서비스 제공: 숙박 창업 등에 대해 -최저가 보상제도: 차액의 300% -ISIM(정보보호 관리체계) 최초 인증 -오프라인 사업: Hotel Yaja, Yam, MW -O2O 얼라이언스: 쏘카, 요기요 등
<Weakness> -숙박업체: 중개수수료 cf)여기어때 무료 -소셜이 빠진 소셜커머스 -이용후기 삭제 논란: 신뢰도 하락 -브랜드에 대한 신뢰성 -기술적 열세: 여기어때의 VR과 챗봇
<SO>
<Threat> -차별화가 어렵다 -과점 시장 -소비자 공급자 교체 비용이 낮다 -놀이문화:대체재 다양하다
을 공유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이라 판단되어 이를 강
2) Weakness
점으로 평가하였다. 야놀자는 기업 내부의 문화만 차 별화된 것이 아니라 일련의 CSR 활동을 통해 기업 외
<ST>
- 교육을 통한 훌륭한 창업지원 → 프랜차이즈 확대 - 직접 운용하는 숙박 프랜차이즈의 서비스 질 향상 -MW 보급 확대, 좋은숙박연구소 -'야놀자'브랜드 이미지 구축 - 목이 좋지만 낙후된 숙박 업소 인수 후 프랜차 이즈로 전환, 창업 -애완 동물 허가 숙박
- 국내 고객 손실을 중국인 고객으로 만회한다 -스마트 프런트 서비스로 차별화 -더욱 다양한 숙박 제휴 -MRO, VR로 놀이 확대 -보안 강조로 개인정보 유출 방치 강조 - O2O 얼라이언스를 기존의 취지대로 쌍방향으 로 만들어야 한다 -쏘카+야놀자
<WO>
<WT>
- 고객들 간의 정보 공유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 - 리뷰/평가 외 - CSR-사용 안 한 비품을 기부, 재사용프로그램 -시설의 안전성 확보 노력 -공격적으로 기술력 투자 진행
- 과연 숙박 중심의 놀이 문화가 강세를 보일 것 인가 -이용후기에 대한 투명한 관리 - 서비스 양질의 문제, 제공 정보의 정확성 재고 해야 함
부에서도 사람들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야놀
숙박 업체에 대한 중개수수료 부분에서, 여기어때
자는숙박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과 이미 숙박 업계에
는 이를 무료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야놀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들
자는 중개수수료를 숙박 업체에 부과하고 있다. 그래
의 성공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서 제휴 업체를 확보하는데 이 점이 단점으로 작용한
야놀자의 오프라인 사업도 다른 O2O 기업과 차별
다.
화 되는 강점이다. 야놀자는 Yaja, Yam 등의 숙박 프랜
SNS가 중요해진 현 시대에서 야놀자도 이 트렌드에
차이즈를 직접 운영하기도 하고 비품과 침구 등의 객
맞춰 움직이고 있다. 야놀자 Cast, 페이스북이랑 인스
실 용품 브랜드 MW를 통해 객실 용품의 질 향상을 목
타그램 걔정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표로 하고 있다. MW는 좋은 숙박 연구소 연구진들의
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소셜이 빠진 소셜커머스’이
연구를 통해 투숙객들을 분석해서 만든 객실 용품 전
다. SNS의 형식을 빌려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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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용 보편화 -놀이, 데이트 문화의 변화 -Big Data, AI 관련 기술 발달 -숙박 업소의 양지화 -CSR -애완 동물과 동반 여행
<Strength>
우리나라는 근 몇 년 동안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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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교육원 등의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 Threat 숙박 O2O 산업은 과점 시장의 형태로 성장하고 있 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의 소수의 기업 간의 경쟁이 강하고, 이 경쟁은 숙박 산업을 넘어 O2O 스타트업 시 장에서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숙박 O2O 산업이
확장했다. 2,000여 개의 숙박 가맹점에 도도 포인트를
어떤 사람과 사귀는게 좋을까 등 데이트, 여행, 연해 등
설치하여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야놀자 포인트 시
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주로 개재되며 직접적인 상품
스템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야놀자가 이토록
광고 대신 2030 고객의 관심을 끄는 콘텐츠를 통해 야
로열티 프로그램에 신경 쓰는 이유는 계절 영향이 큰
놀자앱을 경험하도록 이끄는 것, 이는 건강하고 밝은
업계 특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회원 대
이미지를 만드는데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상의 이벤트나 포인트 제도는, 고객이 비수기에도 야
다른 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차별화 전략
놀자 제휴 매장을 찾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개인 매 장에서도 고객 관리를 통해 비수기의 불안정한 매출
는 뜻이다. 야놀자는 이용자들의 의견이 반영이 되고,
경쟁이 강한 이유는 소비자와 공급자 측면에서 교체
야놀자는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제휴를 통해 경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창원에 위치한 '파스트럭 이태
공유가 될 수 있도록 현재의 SNS 운영 방식을 개선할
비용이 낮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다른 회사 앱을 사용
이 치열한 숙박 업계에서 차별점을 만들고 있다. 특히,
리식당'은 도도 포인트를 통해 8,000명 가까이 되는 회
필요가 있다. 이에 비슷한 맥락으로, 이용 후기 관리에
하면 유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숙박 업체도 야놀
자동차 대여 서비스 '쏘카'나 맛집 검색 서비스 '망고 플
원을 모았고, 회원들에게 비 오는 날에는 무조건 할인
대한 불신이 높다. 야놀자는 위와 같은 측면에서 전반
자 외의 기업과 쉽게 제휴를 맺을 수 있다.
레이트'와의 제휴는 '야놀자'를 놀이 문화 전반에 기여
을 해준다는 메시지를 카카오톡으로 발송한다. 비 오
또한 O2O의 특징상 서비스의 차별화가 어렵고 진
하는 기업으로 인식시키는 중요한 행보였다. 접속 고
는 날 하락하는 매출을 고려한 것. 매장의 섬세한 고객
입 장벽이 낮다. 경쟁사들 간에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객이 숙박 예약부터 자동차 렌탈, 맛집 정보까지 제공
관리 마케팅을 계기로 단골들은 이제 '비 오는 날 = 파
차별화된 특징을 찾기가 힘들다. 시장 진입을 위해 대
받도록 서비스가 연결되면서, 세 서비스의 주요 고객
스트럭 이태리식당'으로 이 매장을 기억할 정도이다.
규모 고정 자산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규 진
인 젊은층을 사로잡았고, '야놀자'는 숙박 정보 제공 앱
입자들이 다른 산업에 비해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는
에서 놀이 정보 제공 앱으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적으로 긍정적이고 신뢰도 높은 브랜드 이미지를 쌓지 못하고 있다.
3) Opportunity 우리나라는 최고의 IT 강국인 만큼 스마트폰 보급
기회가 존재한다.
도도 포인트로 하는 세련된 고객관리
2) Rarity희소성 야놀자 MY ROOM
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야놀자는 숙박 O2O를 넘어 놀이/여행 문화까지 진
Big Data와 AI 관련 기술의 진보도 이뤄지고 있다. 이
출하려 한다. 놀이 문화는 현재 속해있는 숙박 산업보
고급 호텔이나 펜션을 이용하기 위해서 멤버십에
야놀자는 2015년 11월 중소형 숙박시설에 새로운
러한 기술적 발전의 추세는 야놀자의 사업과 긴밀하게
다도 경쟁자가 많다. 한국인들의 놀이는 스포츠 관람,
가입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면에, 모텔에 회원 가입
서비스인 MY ROOM을 선보였다. MY ROOM은 인테리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이미 AI, AR, VR
게임, 운동 등 무한하다. 이 경쟁의 틈에 껴서 숙박이라
을 하고 포인트를 적립하는 것은 고객에게 익숙하지
어부터 청소 상태, 비품등을 야놀자가 직접 관리한다.
등의 기술을 사업에 도입하고 있고 더 나아가 발전시
는 주된 컨셉으로 놀이 문화 산업에 뛰어드는 것은 큰
않았다. 하지만 야놀자는 기존의 편견을 깨고 '풍선' 적
업주에게는 공실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단골쿠폰을
킬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도박이라 생각한다. 여행 또한 경쟁자가 많은 레드 오
립 제도를 시행했으며, 2015년부터는 '도도 포인트'와
통한 고객 재방문을 유도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션이다. 야놀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기반으로 여
의 제휴를 통해 앱 기반의 적립 제도를 오프라인까지
있도록 돕는다. 또 몰카 안심존과 같은 제품보증으로
숙박 업소에 대한 인식 변화도 야놀자에게는 좋은 기회이다. 이는 야놀자와 여기어때 등의 회사가 숙박
행 산업에 뛰어드는 것 또한 모험이다.
업소에 대한 이미지를 양지화하는데 성공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모텔, 호텔 등, 특히 모텔과 성매매 등의 오로지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과 연결되었지만, 최근에는 이를 한 형태의 데이트 또는 놀이 공간이라 는 인식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21세기에는 기업의 목적이 이윤을 추구 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회는 기업이 사회적 책 임(CSR)을 다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또한 야놀자
VRIO 분석을 통해 본 야놀자의 Value 1) Value 경제가치 광고성을 뺀 콘텐츠로 부정적 이미지 탈피
가 기업 이미지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
야놀자는 모텔업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한다. 야놀자는 이와 관련하여 HOTEL UP과 야놀자 평
위해 콘텐츠를 마케팅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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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anage me nt I nsi ght 98
과 야놀자 앱에는 *남자가헤어지고 싶을때 심리*,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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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정보 제공시스템, 3차원 웹페이지 표출을 위한 제
도 야놀자프렌차이즈에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편리한
을 확인해 고객이 마음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
어방법’, ‘위치 정보를 활용한 방문자 콘텐츠 저장 시스
온라인 발주 시스템과 직거래 단가 절감, 고품질 물품 선
준다. 또한 야놀자는 MY ROOM와 함께 MY KIT를 선
템’, ‘이벤트 알람 및 위시 리스트를 이용한 선물 주문
정으로 야놀자가 만든 프리미엄 객실 상품 브랜드 MW
보였다. MY KIT에는 프리미엄 비품 브랜드 MW의 샴
시스템’, ‘객실정보 제공 시스템’, ‘카메라 설치 인증 시
는 고객들의 신뢰감과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푸, 린스, 바디용품, 칫솔, 면도기 및 화장품 등 기본 비
스템’, ‘숙박 서비스 제공 시스템 및 방법’, ‘숙박 통합 관
품이 들어있다. 추가로 배달,먹거리,즐길거리, 뷰티케
리 시스템 및 방법’ 등 ‘마이룸’과 IOT에 관한 8가지다.
야놀자의 직영운영 경험으로 풍부한 운영 노하우를
적하는 것이다. 그 이유로 2014년 대비 10배 가까이 증
어등을 위한 다양한 기업들의 각종 쿠폰과 선물이 들
야놀자 측은 "좋은 숙박을 실천하기 위해 출시한 프리
보유, 체계화된 운영지원시스템과 안정적인 시설보유
가한 110억 원의 광고비와 O2O산언 전반의 버블이 꺼
어있는 것이 마이키트의 가장 큰 특징이다.
미엄 객실인 ‘MY ROOM’에 대한 기술과 BM 특허를 통
로 숙박업 창업경험이 전혀없는 초보자도 성공적인 운
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러한 주장이 틀린 것은 아
해, 이용자 혜택을 극대화하고 후발 업체들이 흉내 낼
영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향후 새로운 업체들이 시장
니다. 분명 재무제표상 그러하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수 없는 고유 모델을 구축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에 등장하더라도 야놀자프랜차이즈만의 체계화된 운영
이와 같은 기사나 분석에서는 재무제표를 매출과 수익
시스템과 우수한 수익성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
에 한정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아쉽다고 말하고 싶다.
야놀자는 호텔스컴바인과의 제휴를 통해 야놀자 호 텔비교라는 서비스를 출시하여 중저가형 호텔을 원하 는 고객을 유치하였고 오직 야놀자와 중개 제휴를 할
야놀자 프랜차이즈의 경쟁력
최근 야놀자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이 다분하다. 실제로 야놀자의 매출 증가률이 횡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는 점을 지
4) Organization 조직
경우 IOT기술인 스마트프론트를 적용한다. 스마트프
숙박업을 선도해온 야놀자는 지난 12년간 전국 숙
론트는 IOT를 활용한 객실운영, 자동화된 예약관리, 효
박업 상권의 입지조건과 매출 추이에 대한 데이터를
과적인 광고 집행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최초의
축적해왔다.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야놀자프랜
모든 직원의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자율 출퇴근
박을 넘어 여행 분야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게다가,
통합플랫폼이다. 근무자 채용, 부동산 정보 조회부터
차이즈의 상권분석 시스템은 숙박업 점포개발에 특화
제를 시행하고 있다. 구내식당에서는 삼시 세끼를 모
AR, VR, IoT 등의 신기술을 접목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비품 및 침구구매까지 숙박운영을 위해 필요한 모든 업
돼있으며 이를 이용한 부동산 개발과 복잡한 행정업무
두 다 제공하고 샤워실과 수면실도 운영하고 있다. 명
이는 1, 2년으로 성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이에
무를 한번에 해결하도록 원스탑 플랫폼으로 구현했다.
를 지원한다. 금융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아
절수당을 비롯해 건강검진비, 교육비, 도서구매비 지
걸맞는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고, 그 투자의 성과
는 은행이 없어도 야놀자프랜차이즈는 다양한 은행권
원 등의 복리후생도 갖췄다. 야놀자는 2014년 포춘코
는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과 MOU를 체결해 금리 우대를 제공하고 최대한도의
리아와 잡플래닛으로부터 ‘일하기 좋은 회사’로 선정
대출을 지원해준다.
됐다. 이러한 제도는 장기적으로 기업 생산성과 창의
야놀자는 2016년에 약 150억원의 전환사채 3차례로
3) Imitability 모방곤란성
야놀자는 지금, 현재, 올해만 회사를 운영하고 싶 은, 단기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야놀자는 숙
인테리어디자인은 트랜드를 선도하고 있는 야놀자
성 성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창의적이고 차
나눠 발행했다. 만기는 4년이고 연 이자율이 3%이다. 투
의 주요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일괄 출원 등록했다. 기
프랜차이즈는 부설기관인 좋은 숙박연구소를 통해 디
별적인 제품을 만들어야하는 시장 상황에서는 생산성,
자자들은 모두 사모펀드 회사이다. 이와 같이 사채를 발
존 사업자나 후발 업체들의 따라 하기 관행으로 야기
자인 개발, 다양한 디자인 콘셉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
창의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근무시간만 두고 생각하더
행한 점이 이자비용을 늘려 야놀자의 수익성 악화에 큰
된 시장 혼란을 바로 세우고 야놀자만의 사업 모델이
러한 객실인테리어는 디자인과 소품,각종 자재를 직접
라도 야근없이 주어진 근무시간에 맞춰 열심히 일하게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회사가 운영을 잘 못하
나 기술에 대한 특허가 침해되는 경우 강력한 패널티
경험할 수 있는 숙박전문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
하는 구조가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고 이는 당연히
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기 위해 투자금을 모은 것이
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최소한의 장치를 마
도 야놀자프랜차이즈의 강점이다.
기업성장과 매출, 장기적 지속성과 연결된다.
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에 대한 비판을 재평가해야 한다.
련할 수 있게 됐다. 특허 목록은 위치 정보를 이용한 여
다양한 시설이 집약돼 있는 숙박공간은 식당이나 카
야놀자의 주요 재무 지표 (단위:원)
페등 일반적인 상업공간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숙박업 공사경험이 부족한 일반 인테리어업체에 서 리모델링을 진행할 경우 예상치못한 하자가 발생하 기도 한다. 야놀자프랜차이즈는 숙박업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구성과 운영편의성을 고려한 인테리어, 투 명하고 합리적인 공사를 통해 믿을 수 있는 리모델링을 과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제어할 수 있게하는 IOT
2014
영업수익
17,347,123,153
이자비용
313,625,778
영업이익
투자활동 CF
2015
29,899,218,129
2016
33,709,355,179
1,507,521,363
(7,562,575,765)
(6,050,357,477)
1,662,466,988
(6,164,067,281)
(15,587,119,457)
157,473,018
958,397,585
출처: 야놀자 감사보고서 20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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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는 위에서 언급한 MY ROOM과 IOT솔루션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하듯이 사물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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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의 수익구조
야놀자가 직접 탐지기를 들고 방마다 살펴봐서 안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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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야놀자의 전환 사채 (단위:천원)
발행일
만기일
연이자율(%)
2020.04.01
3.00%
제1회사모전환사채
2016.02.03
2020.02.03
제3회사모전환사채
2016.04.01
2020.04.01
제2회사모전환사채
2016.04.01
액면가액 합계
3.00%
10,000,000
3.00%
2,500,000
2,500,000
15,000,000
상환할 증금
1,301,119
전환권 조정
(1,365,565)
장부금액 합계
그러면 150억 원 투자를 받은 것을 어디에 사용하 고 있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우선, 호텔나우를 인수 하면서 호텔까지 영역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그보다, IoT 기반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와 오프라인
당기말
야놀자 vs 여기어때 야놀자
여기어때
94%
295 %
매출액
758억 원
제휴점 수
1만 1,500여 개
5,300여 개
이용자 수
58만 5천 명
103 4천 명
매출액 성장률 누적 다운로드 수 향후 전략
1,200만 건
야놀자의 경쟁자는 누구? 1) 경쟁자 현황
900만 건
서비스의 질적 향상
14,935,554
출처: 야놀자 감사보고서 2016, 2015
246억 원
공격적 마케팅으로 양적 성장
출처: 야놀자 감사보고서 2016, 2015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고객 흡인력, 비즈니스
였다. 여기어때의 매출액은 246억원으로 야놀자에 비
기능, 콘텐츠, 디자인, 기술성의 5개 항목에서 여기어
해 적은 수치이지만 매출액 성장률에 주목할 필요가
때의 점수는 평균 82.9점으로 1등을 차지했다. 에어비
있다. 여기어때의 매출액이 295배 증가하며 놀라운 성
엔비와 호텔타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휴점 수와 누적 다운
2) 야놀자vs여기어때
로드 수 역시 야놀자에 비해 뒤쳐지고 있지만, 여기어 때는 2017년 목 표를 공격적 마케팅을 통한 양적 성장
사업에 투자했다는 점을 눈여겨보어야 한다. 이는 장
숙박 O2O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야놀자의 선
기적으로 야놀자의 수익성 개선과 소비자 서비스 향상
점을 시작으로 늘어나고 있다.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
야놀자와 제공하는 서비스가 가장 유사하고 숙박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용자 수의 경우 여기어
을 목표로 한 투자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는 야놀자와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숙박 모바일 어플리
O2O 서비스 산업에서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여기
때가 103만 4천 명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야
서 디딤발을 딛는 것처럼 야놀자도 더 큰 이익을 위해
케이션을 고객 흡인력, 비즈니스, 콘텐츠, 디자인, 기술
어때가 주 경쟁 업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여기어때
놀자 보다 약 2배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
현재의 비용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 최근 수익성 악화
성 등의 기준으로 평가하였다.
를 운영하는 위드 이노베이션은 개인 정보 보안 솔루션
게 두 배 가까이 차이나는 이용자 수의 원인을 ‘자주 같
개발 및 공급업체인 위드웹으로 사업을 시작하였다. 이
이 쓰는 앱 (2017.01)’ 조사 결과를 통해서 유추할 수 있
에 대한 올바른 평가라고 생각한다.
평가 결과 여기어때 앱의 사용자 환경(UI)이 가장
숙박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평가결과
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휴업체 수를 빠른 속도로 늘려
후, 2014년 4월 야놀자의 1인 독 주 체재였던 숙박 O2O 시장에 전환에 성공하였다. 야놀자와 유사하게 사용자 위치를 기반으 로 주변 숙박 업체 정보를 제공 하고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텔 뿐 아니라 팬션, 호텔, 게스트 하우스, 글램 핑, 한옥 등의 중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17년 4월 기준 자료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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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한 후 출범 1년 만에 흑자
르면 야놀자는 758억의 매출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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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숙명여대 웹 어플리케이션 연구소
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기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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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vs 여기어때 장단점 비교 기술력
야놀자
- 360도 VR 카메라 서비스 중단 - AI 챗봇 개발 중(상용화 전)
오프라인
- H에비뉴,호첼야자,모텔얌 등 104개의 - 모텔과 호텔 보유
정보보안
- ISMS인증제도 도입
브랜드 이미지 하락 제휴점과의 관계
여기어때
- VR객실 정보 서비스 - AI챗봇 ‘알프레도’
- ‘호텔 여기어때’ 론칭 - ePRVACY인증마크 도입 - 고객 안심 캠페인:안심번호 서비스 - 리뷰 조작 논란 - 고객 개인 정보 대규모 유출
- 리뷰 조작 논란 - 과도한 광고비 인상 등 ‘갑질 논란’에 휩싸임
출처: 야놀자 감사보고서 2016, 2015
의 60%를 오프라인 사업에서 얻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
여기어때와 야놀자 모두 숙박 업소 사업자들로부
다. 아래 첨부된 사진과 같이, 여기어때를 사용하는 이
360도 VR 카메라 서비스는 현재 중단하고 있다. 여기
용자들의 자주 같이 쓰는 앱에는 야놀자가 포함되어
어때가 ‘VR 객실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박 제휴점
있지 않다. 그러나 야놀자를 사용한 이용자들의 결과
500곳, 객실 2000개를 돌파하였으며, 사용자 10명 중 8
에는 여기어때가 포함되어 있다. 즉, 야놀자를 사용한
명이 ‘VR이 기존 2D 이미지보다 한층 신뢰가 간다.’라
고객들은 해당 앱을 사용한 후에 여기어때로 이동했거
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서 미루어 보았을
여기어때의 겨우 숙박 O2O 업계 최초로 ePRIVACY
와 야놀자에 광고를 하지 않기로 서명하였다. 의정부
나 두 앱을 같이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 여기어때가 VR 영역에서는 비교적 야놀자 보다 앞
인증마크를 획득하였다. 이 인증은 인 정보를 취급하
내에 있는 숙박업소들 모두가 두 숙박 어플리케이션에
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는 모든 활동에 대해 관련 법안에 근거해 개인정보보
서 빠지게 되는 것이다. 많은 제휴점을 확보하는 것이
인공지능 메신저인 여기어때의 챗봇 알프레도의
호협회에서 평가 및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우수 인증제
중요한 숙박 O2O 산업의 특성상, 두 업체는 대규모 이
누적 이용자 수는 4만명, 누적 대화수 20만 건을 넘어
도 이다. 그동안 네이버, CJmall, 한국농어촌공사 등 대
탈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휴점과의 관계를
서고 있다. 숙박시설 빅데이터를 활용해 24시간 사용
형 온라인 기업 및 공기업만이 선정됐던 공신력 높은
견고히 할 필요가 있다.
여기어때의 경우 공격적인 ICT를 접목하여 후발자
자를 응대하며 숙소 위치, 투숙 인원 등 간단한 문의 뿐
인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야놀자의 경우에
우위 효과를 얻고자 하고 있다. ‘(어떤 공간에) 머무르
아니라 예약 변경, 숙소 추천까지 진행하고 있다. 야놀
도 공식 정보보안 인증제도인 ISMS를 획득하였기 때문
다’라는 의미의 영어 Stay에 기술을 의미하는 영어 Tech
자 역시 네이버와 합작하여 관련 기능을 개발 중에 있
에 정보 보안 측면에서는 두 업체가 유사한 수준이라
를 접목하여 스테이테크 (Staytech)라는 사업명을 만들
지만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했다.
고 볼 수 있다.
3) 경쟁자와의 장단점 비교 기술력 - VR과 AI 챗봇은 여기어때가 강세
어 공간 효율을 위한 혁신적인 시도들을 진행하고 있 다. 그 일환으로 가상현실 (VR), 사물인터넷 (IoT)를 접
오프라인 진출 - 야놀자 강세
지는 오프라인 사업에서는 야놀자가 앞서고 있다.
정보 보안 - 두 기업 유사하지만 여기어때의 ‘안심번호’ 서비스는 차별적
터 받는 광고비를 과도하게 인상하는 등의 ‘갑질 논란’ 에 휩싸인 바 있다. 이로 인해 경기도 의정부시에 있는 50여 개의 숙박 업소 대부분이 올해 6월부터 여기어때
브랜드 이미지 하락 - 여기어때 약세
두 기업 모두 리뷰 조작 등의 논란으로 브랜드 이 미지가 하락하였지만 여기어때의 경우 지난 3월 대규 모 고객 정보 유출 논란을 겪은 바 있기 때문에 상대적
그러나 여기어때가 제공하는 ‘안심번호’ 서비스의
으로 타격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해킹으로 인하여 91만
목하였는데, 객실정보를 VR로 제공해 보다 상세히 소
여기어때의 경우 수익다각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경우 야놀자가 제공하지 않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명의 이용자 명과 휴대 전화 번호, 그리고 숙박 이용정
개하고 있으며, IoT를 접목해 키리스 (Keyless) 시스템
2016년 10월 오프라인 사업에 진출하였다. 2016년 10월
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여기어때 고객 안심 캠페인
보 323만 건이 유출되었다. 유출한 정보는 해당 고객에
을 개선하였다. 또 내년부터는 인공지능 (AI) 챗봇을
서울 잠실에 오픈한 호텔 여기어때 1호점을 시작으로 3
중 하나로, 고객이 숙소를 예약할 경우 여기어때가 제
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문자 메시지 전송으
도입하여 인공지능 메신저 챗봇이 고객 응대 및 예약
년 내 200호점 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휴점에 전송하는 사용자 전화번호를 ‘050’으로 시작하
로 이어졌다. 특히 개인정보에 민감한 우리나라의 경
서비스까지 할 예정이다.
러나 야놀자의 경우 2012년부터 H에비뉴, 호텔야자, 모
는 가상의 번호로 대체하는 서비스이다. 뿐만 아니라
우 이러한 사건은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으
이에 반해, 야놀자 역시 VR을 활용하여 서비스 질
텔얌 등의 브랜드로 모텔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여
예약자 명 등 개인 정보가 100% 암호화되어 개인정보
로 예상되어 여기어때의 약점이라고 판단하였다.
향상을 도모하고 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였던
2016년 9월 기준 104개의 모텔과 호텔을 런칭하며 매출
를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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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점 과의 관계 - 야놀자, 여기어때 모두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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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MANAGEMENT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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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략적 방향 숙박O2O산업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야놀자는 장
숙박O2O산업은 산업 특징상 신뢰가 중요하다. 숙
기적인 계획과 비전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누구
박 업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나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 ‘통합 놀이/여행 서비스’를
것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
기본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를 위해 2015년과
이 필요하다. 몰카 안심존, 지속적인 창업 교육, 브랜드
2016년에는 영업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업
및 숙박업에 대한 이미지 개선, ISMS 인증 제도 등을 진
손실은 투자의 결과이자 미래의 더 큰 수익 창출을 위
행하고 있는 야놀자는 이런 점에서 볼 때 미래지향적
한 준비 단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인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해 볼 수 있
향후 전략적으로 1. O2O얼라이언스 재배치, 2. O2O
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지만, 야놀자는 이에 대비해
얼라이언스 강화 with Socar, 3. 결제 방법 개선을 진행
다양한 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
함으로, 숙박O2O산업의 CSF와 야놀자의 계획과 비전
으로 볼 수 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야놀자이지만
에 부합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O2O얼라이언스 강화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더 기대되는 기업이다. 이번 여
전략은 ‘통합 놀이/여행 서비스’에 한 걸음 다가가는 전
름 휴가를 계획하고 계신 당신은 어느 앱을 선택하여
략이다. 결제 방법 개선은 O2O서비스의 성공에서 주
숙박을 해결할 것인가? 이들의 성장과 경쟁력의 향상
요한 이용자 편의성와 이용자 수 증가를 달성할 수 있
으로 당신의 즐거운 비명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
는 전략이다. 물론,각 각의 전략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
다!! CMR
점들이 보완되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독경영이란 무엇인가?
박철 기독경영연구원 원장•고려대 교수
크리스천 경영자의 삶은 참으로 힘들다. 돈을 벌어 야 하는 세속적 세계에서 순결한 신앙을 지키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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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사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정말 ‘비둘기 같이 순결하고, 뱀 같이 지혜로운’ 경영을
기독경영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기업이란
하고 싶지만, 실상은 ‘비둘기 같이 우둔하고, 뱀 같이 교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기업에서 일하고 기업을 통
활한’ 경영에 빠지기도 한다. 정말 신앙과 사업의 세계
해 돈을 번다. 사람들은 가정, 교회, 혹은 각종 친목모
는 결코 같이 가지 못하는 것인가? 세상에서 빛과 소금
임 등에서 보다도 기업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사
의 역할을 하고, 하나님께도 칭찬받는 기업경영을 할
람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기업에
수 없을까? 기독경영연구원은 지난 20년간(1996-2016)
서 일한다. 기업에서 일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
기업세계 위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를 기도하면서 경
고 인정받으려고 한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가진 신념,
영현장에서 적용되어야 하는 기독경영의 원리를 탐구
이상, 그리고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기업에서 일하기
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2017년에 창조, 책
도 한다. 도대체 기업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왜 기업을
임, 배려, 공의, 신뢰, 그리고 안식이라는 원리를 제시하
만들고 거기서 일하게 되었을까? 특히 크리스천에게
게 되었다. 이 원리를 논하기 전에 먼저 기업의 본질과
기업은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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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정의
기업의 주권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모인 조직이라고 쉽
기업의 주권은 하나님이 가지고 있다. 즉, 기업의
게 정의되곤 했다. 과연 기업은 돈만 잘 벌면 되는 것일
운영은 사람이 할지라도 기업은 전적으로 하나님이 주
까? 경제적 주체로서 기업은 생존을 위해 이윤을 남겨
인이시며 통치하시는 영역이다. 기업에 하나님의 나라
야 하겠지만, 지나친 이윤추구는 기업 조직의 구성원
가 임하게 해야 한다. 이는 기업세계 위에 하나님의 주
을 힘들게 하고, 고객, 공중, 더 나아가 이 사회를 해칠
권이 온전히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기업의 주권이 하
수 있다. 기업구성원과 이 사회를 병들게 하는 기업조
나님께 있다는 생각은 더 책임 있고, 겸손하게 기업을
직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우리는 어떤 기업을 추구
경영하게 한다. 왜냐하면 기업의 진정한 주인이 경영
해야 할까? 하나님의 문화명령을 수행하는 자녀로서
자가 아니라 하나님이라고 생각한다면 오만하거나 무
그리스도인들은 기업에 대한 시각이 달라야 한다. 기
책임하거나 대충 하는 경영을 하지 못할 것이다. 기업
업은 하나님께서 특별한 목적을 위해 허락하신 유업이
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한다면, 경영자는 내 마음
며, 우리는 최선을 다해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 기업을
대로가 아니라 청지기로서 기업을 운영하게 된다.
통해 나타나는 성과물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이 사 회를 더 아름답게 하기 위해, 우리의 이웃을 섬기기 위 해 사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기업 1
에 대한 정의를 따르고자 한다.
기업이란 하나님의 주권 하에 사람들이 역 량과 자원을 청지기적으로 활용하여 가치 창출을 통해 하나님과 사람을 섬기는 사회적 공동체이다.
기업의 주체
기업은 개인들이 모인 공동체이다. 기업은 어떤 목 업은 본연의 모습을 잃게된다. 너무 쉽게 사람을 해고
다. 사회적 공동체로서 기업은 단순한 이윤창출이나
하고, 억압하고, 상처주고, 소외시키는 기업은 왜곡된
하나님께 이 모든 세상을 창조하셨기에, 기업도 분
주주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조직이 아니라, 사람들 간
모습이다. 기업은 사회적 기관으로서 다양한 이해관계
명히 하나님의 주권이 미치는 영역이다. 기업도 하나
의 관계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조
자들과, 조직내부에서 서로 헌신하고 배려하는 사람들
님께서 ‘보시기에 좋게’ 창조된 영역이었다. 따라서 기
직이다. 사회적 공동체이기에 기업에서 사람을 생각하
과 상호작용하는 공동체이다. 따라서 직원간에 서로를
업 경영에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기업 세계가 하
지 않고 비인격적인 수익이나 시스템에 몰입될 때, 기
존중하고, 격려하고, 성장시키며, 공동체로서 아름다
나님 나라가 되고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는 것
운 모습을 일구어가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이 그리스도인들의 소명이다(요 17:4). 기업과 기업인
기업의 목적
다. 이 양면성은 기독교적 세계관의 관점인 창조-타락구속이라는 틀로 볼 수 있다. 선하게 창조된 인간은 타
자 추구하는 결과와 관련되어 있다. 과연 기업을 돈을
락으로 변질되고 하나님의 형상을 잃고 원래와 왜곡된
벌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것일까? 기업의 주권이 하나
모습을 지니게 되었다. 태초에 선하게 창조되었던 기
님께 있고, 기업의 주체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기
업조직도 타락의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기업의 창
업의 목적도 여기에 상응해야 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근
조질서는 회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과 조
본적인 목적은 동기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실천
직이 모두 성경의 가르침으로 돌아와야 한다.
땅 위에서 이루고, 이웃과 인류를 섬기는 것이다. 기업 의 목적은 사람들의 역량이 최대로 발휘되도록 자원을 선용하여 창출된 가치를 이웃들이 누리게 함으로써 하 나님의 나라가 이 땅 위에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기독경영이란 기독교인이 경영하면 기독경영일까? 기독교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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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바라보는 시각에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있
기업의 목적이란 기업을 시작하고 운영하는 동기이
이다. 기업의 가치창출 활동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
1. 배종석.박철.황호찬.한정화, 기독경영 JusT ABC, 예영, 2010
기업과 창조질서의 회복
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협력하는 시스템이
명과 비전을 가지고 있으면 기독경영일까? 기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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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를 드리고 큐티를 하는 것이 기독경영일까? 기업
케팅, 회계, 재무관리, 인사조직관리 등)이 하나님의 말
전혀 다른 방향, 즉 하나님께 돌아와 그리스도께 순종
정리하여 기업경영에 적용가능한 원리로 변환시키는
의 불신자들을 전도해서 크리스천으로 만드는 것이 기
씀에 기초하여 나온 원리에 따라 실천된다면 기독경영
하는 방향이 있다. 그리스도로 인해 구원받은 우리의
작업이 필요하다.
독경영일까? 기업에서 번 돈의 일부를 선교비나 헌금
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영의 영역, 즉 가치 창출을
사명은 기업의 회복이다. 이 회복은 창조질서로의 회
으로 사용하는 것이 기독경영일까? 우리는 여기서 성
위해 수행되는 제반 활동을 ‘구조’로 보고, 이것이 하나
복을 의미한다. 이 회복은 타락의 영향으로 왜곡된 것
경적 원리와 종교적 활동의 제도화 측면에서 생각해
님께 뜻대로 가는지의 측면을 ‘방향’으로 설정할 수 있
을 창조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재창조의 과정이다. 원
볼 수 있다. 성경적 원리대로 경영하지 않으면서 직원
다. 구조는 영역의 고유성을 반영하는데, 제품과 서비
래 선하게 창조되었던 기업과 경영의 영역을 회복하
기독경영을 논의할 때 대전제들이 있는데 하나님
예배를 드리고 QT를 하며, 신우회를 장려하는 것은 종
스의 창출을 통한 가치창출 활동은 다른 영역(예: 정치,
여, 하나님께서 사랑하신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드
의 주권사상, 하나님 나라,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 등이
교적 활동이 조직에 제도화 되어 있을 뿐이다. 또한 조
교육, 언론 등)의 활동과 구별된다.
는 것이다. 타락으로 왜곡된 사람과 조직을 회복시키
그러한 예이다. 기업은 하나님의 소유이며 그분의 주
는 것이다. 기업의 본질적 의미(하나님을 향한, 사람을
권이 기업 세계 위에 임해야 한다. 기업경영을 통해 하
향한 그리고 자연을 향한 목적)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나님 나라가 확장되어야 한다. 기업에 속한 구성원이
직의 목적, 과정, 그리고 결과가 모두 성경적이어야 한 다. 기업에서 번 돈의 일부를 선교비나 헌금으로 사용
3
주님을 영접하게 하는 것, 하나님의 뜻대로 기업경영
고 있는지 지향점과 관련되어 있다. 우리는 ‘구조’를 하
비전만 가지고 있는 것은 목적에만 한정된 것이다. 기
나님의 뜻에 합당한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인간의 본
독경영은 개인 뿐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능과 탐욕을 지향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즉, 이 방
그렇다면 어떻게 회복이 가능한가? 그것은 하나님
끼치는 것, 그리고 기업을 통한 선교를 하는 것 등이 모
한다. 본서에서는 기독경영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
향은 타락의 길과 회복길로의 지향으로 나눌 수 있다.
의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 즉 성경에 따라 기업을 이해
두 여기에 속할 것이다. 기독경영의 대전제는 하나님
맘몬(물신)에 이끌려 끝없는 탐욕과 상대방을 짓밟고
하고,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기업을 경영할 때에만 가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하여 청지기 정신으로
상호파멸의 타락을 추구할 것인지, 하나님의 선한 창
능하다. 성경 말씀은 우리 삶에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독경영의 대전제를
조질서에 합당한 기업과 경영으로의 회복을 추구할 것
내용을 담고 있어서 기업 경영에 직접 적용하기가 쉽
바탕으로 기독경영의 실행을 위한 성경적 원리의 도출
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비록 타락의 영향 아래 있지만
지 않다. 뭔가 성경을 통괄하는 가치를 추출하고 이를
은 매우 중요하다.
의를 따르고자 한다.
기독경영이란 하나님의 주권이 있는 사회 적 공동체로서 기업이 하나님과 사람을 탁 월하게 섬기기 위한 가치 창출 활동에 성경 적 원리를 적용해가는 과정이다. 즉, 기독경영이란 어떤 종교적 모습을 띠는 것이 아 니라, 기업의 모든 활동을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기독교적 가치에 따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 도 온전히 임해야 한다. 교회와 예배 뿐 아니라, 언론, 교육, 경영, 정치, 연구 등의 영역에서도 하나님의 주권 이 회복되어야 한다. 기독교적 세계관의 틀인 구조와 방향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경영의 여러 영역(‘구조’) 이 성경적 원리(올바른 ‘방향’)에 따라 실행된다면 그때 우리는 기독경영이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즉, 하 나님께서 선하게 창조하신 경영의 영역(생산운용, 마
2, 배종석.박철.황호찬.한정화, 기독경영 JusT ABC, 예영, 2010
창조
(Creation)
책임
(Accountability)
배려
(Benevolence)
공의
(Justice)
신뢰
(Trust)
안식
(Sabbath)
을 수행하는 것, 기업경영 활동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구성요소
- 목적지향(purpose-driven) - 주인의식(ownership) - 혁신성(innovativeness)
- 법적, 윤리적 책임(complicace) - 경제적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 포용(embracement) - 호혜(reciprocity) - 나눔(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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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통치는 종교적 영역뿐 아니라 비종교적 영역에서
핵심원리
다.
4
하는 것은 결과에만 한정된 것이고, 성경적인 사명과
2
110
방향은 이러한 구조(제반 경영활동)이 어디를 향하
기독경영을 위한 핵심원리
- 형평(equity) - 평등(equality) - 공평(impartiality)
- 진실(truthfulness) - 투명(transparency) - 일관됨(consistency)
- 영혼의 풍요(fullness of the soul) - 그침과 쉼(finish&rest) - 관계의 누림(enjoyment in relationship)
3. 배종석.박철.황호찬.한정화, 기독경영 JusT ABC, 예영, 2010 4. 핵심원리 도출을 위한 배경에 대해서는 배종석 외 (2010)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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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독경영의 대전제를 따라, 배종석 외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여 이해관계자
공의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
(2010)에서는 창조(Creation), 책임(Accountability), 배려
전체의 기대에 부응하는 원리’를 말한다. 달란트 비유
이 흐르게 하라는 말씀(아모스 5:24)처럼 하나님은 경
(Benevolence), 공의(Justice), 그리고 신뢰(Trust) 다섯가
(마 25:14-30)에서 처럼 위임을 맡은 자는 맡겨진 일에
제, 사회, 종교 등 모든 영역에서 정의가 지켜질 것을 원
지의 원리를 제시하였다. 각 원리의 영어단어 첫글자
최선을 다해 책임을 완수하고 이를 주인에게 보고하여
하고 계신다. 공의의 원리는 ‘하나님의 의에 따라 공정
를 모아서 이를 'JusT ABC'로 표현하였다. 2017년 여기
야 한다. 기업을 내 것이라 여기고 하나님을 두려워하
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원리’다. 기독경영이 공의의
에 새롭게 안식(Sabbath)의 원리를 더하였다.
지 않고, 방만하고 지속가능하지 못하게 경영하고 있
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불의를 미워하고 정의를 펼
다면 책임의 원리를 실행하지 않는 것이다. 책임원리
치시는 하나님의 속성 때문이다(사 30:18). 기업내에서
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는 준법(compliance), 지속가능
불의가 횡횡하고, 불의한 자들과 손잡는 경영은 공의
하나님께서는 창세기에서 문화명령을 통해 우리에
(sustainability), 그리고 사회적책임(social responsibility)
의 원리를 실행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공의 원리를 구
게 ‘창조사역’에 동참할 것을 명하셨다. 창조의 원리란
이다. 준법이란 법적, 윤리적 책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성하고 있는 요소는 형평(equity), 평등(equality), 그리고
‘하나님의 창조의 동역자로서 가치 창출 활동에 주도적
기업행위를 함에 있어 관련법규를 철저히 지키며 윤리
공평(impartiality)이다. 형평은 자신의 능력, 노력, 성과
으로 참여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원리’이다.
적으로도 올바른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지속가
등에 상응하는 대가를 인정하는 것이다. 평등은 인간은
히브리어 메누하(menuba)는 충만한 휴식 혹은 몸
기업은 태생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조직이다.
능은 경제적 책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효과적이고 효
하나님의 형상대로 태어난 귀중한 존재이므로 하나님
과 마음이 평안을 이룬 상태를 의미한다(시 23:2). 안
기업은 창조의 주체이자 단위 조직이므로 창조원리가
율적성인 방법으로 고객가치를 제공하여 이윤을 창출
과 사람 앞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공평
식의 원리란 ‘하나님이 주신 영적, 정서적, 육체적 쉼과
기반이 되어야 한다. 창조 원리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는
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조직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사
은 사회와 개인의 편견과 치우침에서 벗어나 객관적이
평안을 누리는 원리’다. 아무리 앞의 원리들을 잘 적용
목적지향(purpose-driven), 주인의식(owership), 그리고
회적책임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통해
고 중립적인 태도와 행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안식이 없는 경영은 진정한 기
혁신성(innovativeness)이다. 목적지향이란 하나님의 창
건전한 기업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창조
조목적에 맞게 합당하고 명확한 비전/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추구하는 것이다(창 1:18, 고전10:31). 주인의식은
독경영이라고 할 수 없다. 안식의 구성요소는 영혼의 풍요(fullness of soul), 그침과 쉼(finish and rest), 그리고
신뢰는 대부분 기업들이 내세우는 핵심가치지만,
관계의 누림(enjoyment in relationship)이다. 영혼의 풍
조직리더와 구성원들이 조직의 일원으로 주도적으로
사랑과 용서는 하나님의 중요한 성품이다. 기독경
정작 신뢰를 얻는 기업은 많지 않다. ‘그리 아니하실지
요란 마음의 평안과 영원의 맛을 누리는 것이다. 그침
참여하고 역량개발에 힘쓰는 것이다(창1:28, 갈 4:7). 혁
영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며, 사랑을 베풀
라도(단 3:18)’라는 믿음의 고백을 경영현장에서도 드
과 수미은 일에서 벗어나 정서적, 육체적 휴식을 누리
신성은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가
고 섬기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하는데 이를 ‘배려의 원
러내는 것이 기독경영의 실천이다. 신뢰의 원리란 ‘하
를 것이다. 관계의 누림이란 일, 직장, 공동체, 가정 속
치를 창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창1:27, 엡5:16).
리’라 한다. 배려의 원리란 ‘하나님의 사랑으로 기업의
나님과 사람 앞에서 거짓 없이 행하여 이해관계자들
에서 만족감을 누리는 것이다. 안식은 단순히 활동을
이해관계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섬기는 원리’를 말한
에게 믿음을 주는 원리’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을 수 있
멈추고, 다음날을 위해 쉬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에도
다. 인간은 이기적인 유전자를 타고나서 남을 위한 희
는 근거는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의 말씀과 이루실 일
방해 받지 않고, 창조를 즐기고 감사하며 하나님의 임
우리는 하나님의 선한 청지기가 되어야 한다. 책임
생과 손해를 감수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랑과
에 있어 신실하시기 때문이다. 아무리 앞의 원리들을
재를 경험하는 적극적인 의미이며 안식을 통해 노동의
의 원리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법적 책임과 사회적
선행, 온유와 관용이라는 배려의 원리가 드러자지 않
잘 실행한다 하더라도 그 속에 진실되고 정직하며 일
존엄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6가지 기독경
는다면 기독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배려
관성 있는 신뢰의 원리가 깔려 있지 않으면 기독경영
영의 원리는 적용하여 기업경영에 힘쓰는 크리스천 기
의 원리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는 포용(embracement),
을 온전히 한다고 할 수 없다. 신뢰 원리의 구성요소
업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CMR
호혜(reciprocity), 그리고 나눔(sharing)이다. 포용이란
는 진실(trustfulness), 투명(transparency), 그리고 일관
열린마음으로 다양성을 수용하고 감싸주며, 관대함
(consistency)이다. 진실이란 하나님으로 부르심을 받은
을 보이는 것이다(잠 10:12). 호혜란 조직 내외부 이해
일에 거짓됨이 없이 합당하게 행하는 것이다(엡 4:1, 잠
관계자들과 상호협력하며 상생을 추구하는 것이다(눅
11:1). 투명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어떤 것도 숨기지
6:31). 나눔은 기업의 자원, 수익을 사회의 필요를 위해
않고 드러내는 것이다(딤후 5:25). 일관은 이해관계자들
기꺼이 내어놓는 것이다(신 10:18).
에게 한결같은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히 13:8, 6:11).
책임
박철 교수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 원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삼성물산 섬유마 켓팅팀에서 근무했으며 미국 반더빌트대학과 몽골 MIU에서 방 문 교수로 활동했다. (사)신나는조합 이사를 역임하였고 현재 기 독경영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마케팅관리>, <기독 경영 JusT ABC>(공저), <경영, 신앙에 길을 묻다>(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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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신뢰
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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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MANAGEMENT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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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중심 기업가정신
심 기업가정신(humane entrepreneurship)이 확산돼야
새로운 패턴과 발전 경로를 발견할 수 있으면 그 기업
한다.
은 한 사람의 최고경영자(CEO)에게만 의존하는 기업 에 비해 동태적인 안정을 향유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
배종태 교수(카이스트)
둘째, 전통적인 기업가정신은 기회 추구를 통해 새
진다. 이러한 새로운 발견을 위해서는 △관련이 적어
로운 가치 창출을 강조해왔으며 그 가치에는 경제적
보이는 개념과 현상을 연계해 패턴을 찾아내는 연상하
가치, 사회적 가치, 개인적 가치가 다 포함된다. 그렇지
기 △기존 개념을 거부하고 통찰력을 바탕으로 질문하
만 기업가정신 사이클은 창출된 가치를 가장 바람직하
기 △가설이나 사업모형을 재빨리 실험해보고 확인해
게 나눌 때 완성된다. 더 나은 방식으로 창출된 가치 분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실험하기 등의 발견 기술이 필
배 및 사용이 이뤄질 때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가치 창
요하며 많은 노력과 훈련·습관이 발견 기술을 발전시
출을 더 촉진하고 이해관계자 및 조직구성원들의 동기
킨다.
및 만족도 향상, 조직 활성화 및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이제 기업가정신은 창업기업과 기존기업에서 모 두 잘 작동할 수 있어야 하며 사업 중심과 사람중심의
셋째,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기업의 지속성장과
균형 잡힌 총체적 기업가정신(total entrepreneurship)으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의 비전공
로 발전해야 한다. 특히 기존 조직에서는 사내 기업가
유•동기부여•역량강화가 필요하다. 먼저 조직구성
정신을 넘어서 모든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원들에게 꿈과 열정을 심어줘야 하고(envisioning), 권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자리 잡을 때 지속적인 성장과
한을 위임해 신바람 나게 일할 풍토를 만들어야 하고
발전을 이룰 수 있다. CMR
(empowerment), 새로운 사업과 업무를 실험하고 스스 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며(experimentation), 업이 어려운 역경을 뚫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기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공유해야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위
기업가정신에 몇 가지 요소가 더해져 완전한 기업가정
한다(excellence). 이러한 실천원리가 실행될 때 사람중
기를 미리 감지하고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공감을 통
신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더 필요한 요소는 무
심 기업가정신이 정착할 수 있다.
해 포착한 기업가가 절실하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
엇일까. 넷째,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창의적 조직을 구축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많은 성공사례는 기업가의 역할
우선 기존의 기업가정신은 사업기회 포착 및 실현
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조직의 여러 구성원들이 주
을 강조하며 사업 중심의 기업가정신, 기업가주도의
에 초점을 뒀고 인적 요소는 기업가 및 창업 팀 중심으
인의식을 가지고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확산시켜왔다.
로만 설명돼왔다. 물론 기업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숙기업의 경우에는 기업가뿐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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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업가도 창업 초기의
라 조직구성원 모두의 참여를 통한 기업가정신의 활성
절실함과 열정을 계속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기
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구성원들에게 기업
업의 경영권이 가족의 다음 세대로 넘어가게 되면 창
가형 경영자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수동적으
업주가 기업은 물려줬지만 기업가정신은 물려주지 못
로 상부의 지시를 이행하고 관리만 하는 방식이 아니
했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도 많다. 신생창업 기업에서
라 기업가형 경영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업을 구
성장 동력의 핵심이었던 기업가정신이 조직이 계속 성
상하고 추진하도록 조직의 경영방식과 문화가 바뀌어
장하고 규모가 커지고 사업이 다각화되고 경영권이 이
야 한다. 즉 사업 중심 기업가정신을 보완하는 사람중
M anage me nt I nsi ght
실현하는 것이 잘 알려진 기업가정신의 성공원리다.
배종태 교수는 카이스트 대학원 경영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 고 1993년부터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거나 학술대회에 발표한 논문 및 연구보고서가 100여 편 에 달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는 한편 학술지 편집위원, 중 소기업학회 회장, 정부 및 민간기업 자문가로서도 활동했으며 과 학기술처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는 카이스트 테크노경영 대학원 교수 겸 최고벤처경영자과정 책임교수로 재직 중이고, < 기독경영연구원> 연구위원 및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박태준의 경영철학 1,2≫(공저), ≪기술의 대융합≫ (공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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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심장, 밤을 긋고 가르는 노래
녹턴
심(心)에서 발생하여 폐를 지나 간에 이르고 비에 이 르면 죽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구약 시대의 히브리인들은 하나님을 외모가 아니 라 심장을 보는 분(삼상16:17), 또는 마음을 감찰하시 는 분(잠21:2)으로 이해했습니다. 신약성경은 “심장 이 깨닫고(마13:15), 심장에서 생각하고(막2:6), 심장 지강유철 양화진문화원 선임연구원
으로 믿으며(롬10:10), 심장에 기록하고(고후3:3), 심 장을 굳세게(살전 3:13)” 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 독일군의 바르샤바 폭격의 여파로 쇼팽의 심장은 그의 생가 젤라조바 볼라에 머물다가 1945년 10월 성 십자가 성당에 재 안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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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에 이어 계속) 쇼팽은 1849년 10월 17일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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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기독교는 신앙이 단지 머리의 문제가 아니라 가 슴 곧 심장의 문제라고 가르쳤습니다. 마커스 보그는 『기독교의 심장』에서 ‘기독교를 심장의 길’로 설명
벽 2시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죽기 전에 쇼팽은 자신
그래서 인류가 심장을 어떻게 이해하여 왔는지
하였습니다. ‘믿는다’란 뜻의 라틴어 크레도(Credo)에
의 장례식 때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연주해 줄 것, 미
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작년 11월에 『마음의 장
는 ‘나의 심장을 바칩니다.’란 뜻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완성 악보는 폐기할 것, 자신의 심장만큼은 조국 폴
기 심장』이란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학술 공동체
상기시켰습니다. 믿음이란 “심장을 통해 인격적으로
란드에 묻어줄 것을 유언했습니다. 많은 성인이나
B-MADE(의생명 예술디자인교육)센터는 8명의 저자
연결된 관계성을 의미하며, 기독교에서는 이를 ‘사랑’”
유명 인사의 유언이 그렇듯 쇼팽의 유언 또한 절반만
에게 각각 원시 종교, 자연철학, 해부학, 물리학, 화
이라 부른다는 것입니다. 낭만주의 시대에 특별한 지
이행되었습니다. 수십여 곡의 미완성 악보들이 쇼팽
학, 생리학, 분자 생물학, 문학, 시와 회화, 음악, 첨단
역에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자기 심장을 그곳에 묻어
의 유지에 반하여 출판된 것입니다. 쇼팽의 심장은
미디어아트가 바라보는 심장에 대해 쓰도록 했습니
달라는 유언을 남기는 전통이 유럽에 있었다고 했습
삼엄한 폴란드 주둔 러시아군의 눈을 피해 바르샤바
다. 이 책에서 인류는 1만5000년 전의 후기 구석기 시
니다. 쇼팽이 어떤 영향을 받아 자신의 심장을 적출해
성 십자가 성당에 안치되었습니다. 쇼팽의 누나 루
대부터 심장에 주목한 것이 분명합니다. 스페인의 엘
고향에 묻어달라고 했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분명한
드비카는 동생의 심장을 숨기고 1850년 1월 2일 파
핀달 동굴과 프랑스 니오 동굴 벽화에 그려진 매머드
사실은 쇼팽에게 심장이 매우 중요했다는 점입니다.
리를 떠났습니다. 쇼팽의 심장은 1월 9일 성 십자가 성당에 안장되었습니다. 당시 현행법상 장기의 외국 반출은 불법이 틀림없었음에도 쇼팽의 심장 적출에
쇼팽의 심장은 1850년 1월 9일 바르샤바 성 십자가 성당에 안치되었다. 그의 시신은 프랑스 파리 페르 라셰즈 묘지에 안장되었다.
유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이 동의했다는 사실이 놀랍
에 심장이, 들소엔 심장의 위치를 나타내는 화살표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심장이 나오는 문헌상의 최초 기
2008년 쇼팽의 사인이 폐결핵이라는 음악계에 정
록은 기원전 2000년경에 나타납니다. 수메르 우루크
설에 과학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이들
의 왕 길가메시가 황소를 죽인 후 심장을 꺼내 태양
은 폴란드 정부에 바르샤바에 있는 성 십자가 성당에
습니다. 장기 적출을 실행에 옮긴 의사 장 쿠리베이
습니다. 그 유언의 실행이 너무 비현실적이고 엽기적
의 신에게 제물로 바쳤다는 기록입니다. 이집트 종교
안치된 쇼팽의 심장 조직검사를 요구하였습니다. 쇼
예(Jean Cruveilhier')는 프랑스에 널리 알려진 병리학
이라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왜 심장을 조국으로 가져
는 ‘심장의 종교’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심장을 중
팽 당대에 알려지지 않았던 ‘섬유성 낭포증’이 쇼팽의
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쇼팽의 심장 적출에 응했다
가야 하는지에 대해 그 자리에 있던 누군가가 질문을
요시했습니다. 심장이 부활의 열쇠라 믿은 것입니다.
사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섬유성 낭포증’은 불치
는 사실도 대단해 보입니다.
던졌더라도 쇼팽으로부터 답을 듣긴 어려웠을 것입
그런 이유로 이집트인들은 심장만 방부 처리해 미라
의 유전 질환입니다. “호흡기로 감염이 되고, 재귀열,
니다. 그의 기력이 매우 쇠약했던 탓에 귀를 기울이지
안에 다시 집어넣는 의식을 행했습니다. 인간이 죽은
늦은 사춘기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쇼팽에게도 이
유럽에서 쇼팽 이전에 사람의 심장을 적출하여 딴
않고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쇼
뒤에 영혼이 담긴 심장과 정의의 여신 마아트의 상징
와 유사한 증상이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그해 7월 26
곳으로 옮긴 역사가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쇼팽의 여
팽은 유언장을 미리 써 둔 것도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인 깃털을 올려놓은 저울이 평형을 이룰 때만 부활할
일 폴란드 문화부는 “전문가와 상의한 결과 (부검을)
러 평전과 관련 기록을 살폈지만 왜 그가 자신의 심장
지인이나 가족에게 심장 관련 유언을 미리 해 두었다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기원전 2000년
승인할 시기도 아니고 그로 인해 얻을 잠재적 지식도
을 고국에 묻어달라고 부탁했는지를 알려주는 정보
는 기록도 없습니다. 쇼팽이 어떤 이유로 자기 심장을
경 심장에 좀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심장이 몸 전체
정당하지 못하다”며 과학자들의 제안을 거부했습니
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쇼팽은 죽기
바르샤바로 옮겨달라고 했는지를 두고 우리가 할 수
로 혈액을 순환시키는 펌프라고 이해한 것입니다. 28
다. 쇼팽의 사인 논란은 2014년 4월에 다시 불거졌습
불과 몇 시간 전에 심장을 조국에 묻어달라고 유언했
있는 일은 추측이 전부지 싶습니다.
가지 맥박 유형을 구분했던 당시 중국인들은 “병이란
니다. 이에 대해 쇼팽 누이 루드비카의 후손은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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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바르샤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쇼팽의 심장을 성
긴 수정병은 다시 성 십자가 성당 기둥에 봉인됐습니
십자가교회에 반환할 것을 통보했습니다.
다. 폴란드 정부는 그 수정병을 “2064년까지 건들지
성 십자가 성당의 파괴로 쇼팽의 심장은 그의 고
말 것”이라는 권고문을 붙였습니다.
향 젤라조바 볼라에 임시 보관되었습니다. 독일이 패전하자 쇼팽의 심장은 성 십자가 성당에 재 안장되
다. 그는 온종일 자기 방에 틀어박혀 흐느껴 울기도 하고, 걸어 다니기도 하고, 쓰던 악 보 위에 여러 번 썼다 지우고, 그러고도 다음 날이면 세심하고도 필사적인 인내력으로 그 일을 또 다시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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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습니다. 1945년 10월의 일입니다. 이때 쇼팽의 심 장은 그가 죽은 지 96년 만에 처음으로 폴란드 의사
짧고 쉬워 보이는 작품을 쇼팽이 그토록 어렵게
2005년 쇼팽 국제콩쿠르 제15회 우승자 라파엘 블레 하츠의 녹턴 17번 op. 62번은 그의 녹턴 전집을 기대 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들에 의해 오픈되었습니다. 런던의 쇼팽협회 콜몬델
썼기 때문이었을까요. 20세기의 대표적인 쇼팽 스페
리 회장이 성 십자가 성당에 안치된 심장이 쇼팽의
셜리스트 중 한 사람인 폴란드 출신의 루빈스타인은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은 2차 세계대
리스트와 쇼팽을 비교하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폴란드의 추기경, 폴란드 쇼팽협회 회장 등 거의 모
전 당시 독일군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습니다. 폴란
두가 쇼팽 심장의 조직 및 유전자 검사를 반대했습니
드 정부가 독일로부터 쇼팽의 심장을 돌려받을 때 진
다. 그러자 영국 런던의 쇼팽협회 로즈 콜몬델리 회
위 확인을 제대로 안 했다는 주장입니다. 2008년과
장은 “그게 쇼팽의 심장이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하
달리 2014년 9월에 폴란드 정부는 쇼팽의 심장에 문
고 나섰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쇼팽의 심장이 독
제를 제기한 법의학자와 병리학자, 유전의학자들에
일군의 수중에 들어간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 쇼팽의 심장의 육안 관찰을 허락했습니다. 그 결
독일 점령하에 있던 1944년에 독일의 패전 징후
과 쇼팽의 심장에 ‘결핵 혹’이 있음이 처음 발견되었
가 보이자 폴란드는 8월 1일에 ‘바르샤바 봉기’를 일
습니다. 그러나 조직 검사나 유전자 검사 없었기 때
지금까지 살폈듯 쇼팽의 심장은 자신은 물론 폴란
으켰습니다. 초기엔 폴란드가 독일군을 바르샤바의
문에 쇼팽의 사인 논란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쇼
드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쇼팽의 심장
2005년에 쇼팽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라파엘 블
주요 거점에서 몰아냈습니다. 그러나 폴란드는 63일
팽의 심장을 관찰했던 타데우스 도보시 법의학 교수
은 폴란드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오죽
레하츠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쇼팽을 심장과 같
동안 독일을 잔혹하게 짓밟혔습니다. “바르샤바란
가 “적출 후 봉합 기법이라든지 보관 방식, 보관 후
했으면 2001년에 바르샤바 국제공항의 새 이름을 프
은 작곡가’에 비유했습니다. ‘쇼팽의 음악이 심장과
지명만 빼고 다 파괴하라”는 히틀러의 명령으로 도
상태, 수정병(水晶甁) 모양 등 여러 면이 당시와 똑
레데릭 쇼팽 국제공항이라 지었겠습니까. 조르주 상
같다’고 할 때 가장 어울리는 그의 음악이 녹턴임은
시의 건물 85퍼센트가 파괴되었고, 20여 만 명의 폴
같다”며 독일군에 의한 바꿔치기 의혹은 사실이 아
드와 사랑했던 9년 동안 쇼팽은 그의 중요한 곡을 쏟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쇼팽은 1827년부터 20년
란드 저항군과 민간인이 죽거나 부상당했던 것입니
니라 주장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쇼팽의 심장이 담
아내다시피 했습니다. 상드는 『내 인생의 이야기』
동안 21곡의 녹턴을 작곡했습니다. 19번부터 21번까
에서 쇼팽의 작곡과정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지는 그의 사후에 출판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
다. 바르샤바 중심부에 있던 성 십자가 성당도 폭격
만 말입니다. 그의 녹턴을 우리 선배들은 야상곡(夜
을 받았습니다. 조병선은 『클래식 법정』에서 스티 븐 라거베르그가 쓴 『쇼팽의 심장』(2011)을 소개 합니다. 독일의 보복이 시작되자 폴란드에 파병되었 던 독일군 군종장교 슐체(Schulze) 목사는 성 십자가 교회 주임 신부에게 쇼팽의 심장을 안전하게 보관했 다가 전쟁 후에 돌려주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 결과로 슐체는 쇼팽의 심장을 폴란드 성인의 유물이 라고 속여 바르샤바 진압군 사령관 하인츠 라이네파 르트 장군에게 헌납하였습니다. 자신이 받은 흑단 상자를 자세히 살핀 라이네파르트 장군은 그것이 쇼 팽의 심장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흉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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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심장 장기>는 인류 역사에서 심장에 대한 연 구가 어떻게 진전되었음을 추적함과 동시에 종교와 예술과 신화와 의학이 이해한 심장의 역사를 보여준 다. 이 책의 장점은 심장을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할 뿐 아니라 현대 과학의 심장 연구 단계가 어디에 왔 는지를 가늠케 한다.
“나는 불꽃같이 화려한 리스트의 소나타 를 칠 수 있다. 그런 곡을 완주하려면 40분이 걸린다. 다 치고 피아노에서 일어서도 피곤 한 줄을 모른다. 그러나 쇼팽의 경우는 연습 곡 중 가장 짧은 곡도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 여 전력투구해야만 한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송>은 1846년 쇼팽이 연인 조 르주 상드와 함께 지내던 노앙을 떠나 파리로 돌아온 날로부터 그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3년여의 시간을 5500매로 재구성한 촘촘하게 재구성한 장편 소설이 다. 23세의 어린 나이에 첫 소설『일식』으로 아쿠타 가와 상을 수상을 증명하듯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게 만든다. 최근에 <장송>의 뒷얘기와 최근의 쇼팽 연구 동향을 담은 <쇼팽을 즐기다>가 번역되었다.
“산책하는 동안 그의 머릿속에서 선율이 노래한다. 그러면 그는 그 사이를 못 참고 얼 른 그 선율을 직접 연주한다. 그러나 바로 그 때, 내가 지금껏 본 것 중에서 가장 가슴 찢어 지는 애처로운 노동이 시작된다. 무수한 노 력이 이어지고 이럴까 저럴까 하는 망설임, 이전 주제의 어떤 세세한 부분을 다시 포착 하기 위한 조바심이 계속된다. [……] 자기 기 준에 맞는 명확히 규정된 선율을 다시 찾아 내지 못하면 속이 상해서 절망에 빠지곤 했
想曲)이라 번역했습니다. 그 깊은 밤에 쇼팽의 음악 은 생각 속에서 숭고했고 빛났습니다. 그의 심장이 노래였기 때문입니다. CMR
지강유철 양진문화원 선임연구원은 1958년 태어나 총신대 교회 음악과에서 지휘를 공부하고 삼일교회, 왕성교회, 산정현교회 등 에서 성가 지휘와 청년 담당 교역자를 지냈다. 기독교윤리실천운 동과 교회개혁실천연대의 사무국장으로, 뉴스앤조이와 월간 인 물과사상의 기자로 봉사했으며, 지은 책으로는 <요셉의 회상> < 안티 혹은 마이너> <장기려, 그 사람>이 있다. 2009년 5월부터 100주년기념교회 양화진문화원 선임연구원으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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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어 맴도는 이들에게
오가는 중이다. 심지어 부친상을 당한 그 날 밤에 도 패트릭은 친구들을 불러 핏자를 먹고 여자친구 와 잠을 잤다. 밴드 연습도 거르지 않고 학교에도
맨체스터 바이 더 씨
2016
Book & Culture
최은 영화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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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며 일상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십대 남자아 이임을 고려하더라도,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패트 릭은 유독 쿨하고 철없어 보일 만큼 무심하다. 하지만 삼촌인 자신의 금욕적인 냉정함과 조카 었다. 조는 리가 맨체스터로 이사해오기를 바라는
의 무심함은 짝패와 같은 것이었음을 일찍이 리는
뜻에서 이사비용을 포함한 초기 정착비용을 책정
잘 이해하고 있었다. 리의 깊은 슬픔이 술집에서의
해 두었고, 아들 패트릭을 위해서는 아끼던 배와
난데없는 폭력으로 종종 돌출된다면, 패트릭의 쿨함
집과 양육비를 남겼다. 패트릭이 성인이 되어 독립
은 의외의 순간에 폭발하고 만다. 이를테면 냉동닭
하기까지 재산관리는 리의 몫이었다. 패트릭의 모
을 보았을 때라든가. 패트릭은 호흡곤란 상태에서
친은 알콜중독과 정신병력으로 조와의 이혼 후 관
오열하며 외친다. “아빠가 냉동고에 있는 게 싫어!”
계가 단절된 상태이고 패트릭에게는 리가 유일한
『세대를 가로지르는 반역의 정신, 쿨』에서 저
혈육이므로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리는 형의
자 딕 파운틴과 데이비드 로빈스는 쿨의 정서는 오
유언에 격렬하게 저항한다.
랜 세월 감정을 숨기는 것이 생존의 전략이었던 흑
그럴 만도 했다. 아내와 두 딸, 갓난 아들과 함께
인 노예들로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
행복하게 살던 리는 어느 겨울 세 자녀를 화재로
다. 어떻게 해도 폭력과 압제를 피할 수 없는 약자
한꺼번에 잃었다. 자신의 실수 때문이었다. 마리화
들이 감정을 숨기고 더러 강하게 더러 무심하게 위
한때 핀란드 여행 붐을 낳기도 했던 일본 영화 <
스턴에 머물면서 리는 배관과 하수, 화장실과 전
나에 코카인까지 흡입한 상태였다고 털어놨음에도
장해온 것으로, 그것은 절망과 두려움의 표현일 수
카모메 식당>(2006)에는 세계지도를 펴놓고 눈을
기까지 관리하는 잡역부로 일하고 있다. 그에게는
불구하고 경찰은 리를 기소하지 않았다. 벽난로의
있었다. 강준만은 또 현대인에게 ‘쿨’은 ‘감정의 처
감은 채 콕 찍은 곳이 핀란드여서 그곳에 오게 됐다
수 년 째 울혈성 심부전증을 앓고 있어 언제 유명
안전장치를 잊은 것이 범죄는 아니며, 누구나 실수
세술’이라고 말했다. 길에서 만난 랜디의 돌발고백
는 한 일본 여성이 등장한다. 또 다른 여성은 20년
을 달리할지 모르는 형 조(카일 챈들러)가 있었고,
를 할 수 있는 거라고 그들은 말했다. 리는 되묻는
에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던 무표정을 마침내 일
간 간병하던 부모님을 차례로 여의고 상심해 있을
그가 쓰러져 입원할 때마다 달려가 챙겨야 할 십대
다. “이게 끝인가요? 이제 가도 된다구요?” 그는 경
그러뜨리고, 바에서의 난동 후 굳어있던 면상까지
때, TV를 보다가 헬싱키에서 열리는 맨손기타 대회
조카 패트릭(루커스 헤지스)이 있었다. 조와 패트
찰의 총으로 자살을 기도하기까지 한다. 법은 용서
도 피멍으로 짓이겨내고 나서야 리는 패트릭에게
소식을 접한 후 곧장 날아왔다고 말했다. ‘지구 끝’
릭은 아직 맨체스터에 살고 있다. 바닷가의 맨체스
해도 스스로는 용서할 수 없어 리는 스스로 유배자
고백할 수 있었다. “난 버틸 수가 없어...” 리는 더
까지 홀로 떠나올 정도라면, 얼마나 기막힌 사연을
터(Manchester by the sea).
가 되었다.
이상 배 위에서 어린 패트릭에게 살아남는 법을 알
지니고 있겠나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그 렇게 훌쩍 떠날 수 있는 시간도 돈도 없이 그저 버 텨야만 하는 사람들은 어찌하나, 싶어지기도 한다.
스스로에게 형벌을 가한 삼촌과 ‘쿨’한 조카
그 날 이후 맨체스터를 떠난 리에게 삶이란 죽
고 못 만드는 게 없고 널 웃게 해줄 유일한 인물이
지 못해서 견디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리는 스스로
라고, 큰소리를 치던 ‘엉클 리’가 아니었다. 영화의
고행을 하듯 좀처럼 웃지 않고 사람들에게 살갑게
시작을 열었던 배 위에서의 장면 이야기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주인공 리 챈들러(케
여느 날처럼 쌓인 눈을 치우던 리에게 전화가
영화는 전해온다.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떠
이시 애플렉)도 어쩌면 그렇게 제 살던 곳을 떠나
한 통 걸려온다. 자주 있는 일이었지만 이번에는
났던 전처 랜디(미셸 윌리엄스)를 포함하여 리에게
정박중인 배, 유예된 ‘출발’
왔고, 간절히 떠나고 싶었을 사람이었다. 하지만 <
좀 심각했다. 곧장 길을 나서 맨체스터의 병원에
관심을 보이는 여성이 넷이나 있었지만, 리는 꿈쩍
케네스 로너건의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결
카모메 식당>의 여인들과 달리 그는 멀리 가지 못
도착한 리는 형의 사망소식을 듣게 된다. 조의 유
도 하지 않았다.
국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이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했다. 고향 맨체스터에서 1시간 반 남짓 떨어진 보
언장에는 패트릭의 후견인으로 리가 지목되어 있
인사를 하거나 쉽게 정을 주지도 않고 살아갔다고,
반면 조카인 패트릭은 두 명의 여자친구 사이를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던 로너건의 전작 <유 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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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없다 김진형 생각의힘 편집장
업혁명을 대비해야 한다고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직속 으로 곧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발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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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 온 미>(2000)에서 새미(로라 리니)와 테리 (마크 러팔로) 남매가 사고로 한 날 한 시 부모를
리가 형의 소장품이었던 장총들을 처분해서 ‘클
주류 거시경제학의 대가이자 인플레이션, 실업,
잃고 단 둘이 남겨졌던 것처럼, 리와 패트릭도 남
라우디아 마리’에 새 모터를 달아준 것은 최고의 선
경제성장에 관한 세계적인 전문가로 손꼽히는 로버
은 자들이 된 것으로 영화는 그들의 이야기를 시작
택이었다. 홀로 남아 백번이라도 자살하고 싶었을
트 J. 고든은, 로봇과 인공지능이 전대미문의 속도로
했다. 이 두 남자가 결국 ‘남겨진’ 이들이라고 한다
자신의 고통을 패트릭에게 물려주고 싶지는 않았을
미국 경제의 생산성 상승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테크
면, 그들을 남겨두고 떠난 것은 형이자 아버지였던
것이다. 결핍이 대물림될 수 있다면, 돌봄은 더욱
노 낙관론자들(techno-optimists)’의 주장, 즉 4차 산업
조였다. 새미의 부모가 그랬듯이 그는 헬싱키보다
그러하다. 조가 아직 살아있던 영화의 첫 장면에서
혁명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로봇이나 인공지
일본보다 더 먼 곳으로 떠나버렸다. 하지만 혹독하
셋이서 배에 올라 낚시를 하던 패트릭과 리는 이제
능 같은 디지털 기술 분야가 눈부시게 성장한 것은
고 냉정한 맨체스터의 겨울이 끝나고 언 땅이 녹아
둘이 나란히 앉은 배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뒷모습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 성과가 경제성장의 동력이
드디어 조의 시신을 매장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이
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마감한다. 어깨넓이가 이미
될 만큼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그러
마지막 즈음에 와서야 우리는 조가 얼마나 긴 시간
비슷해진 두 남자는 더 이상 무인도 이야기도 상어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게다가 불평등이 심화되고 교
동안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 남은 자들을 살뜰히
농담도 주고받지 않지만, 언젠가는 스스로 키를 잡
육 체제가 흔들리고 인구학적 역풍이 불고 정부 부채
보살펴왔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고 맨체스터의 항구를 멋지게 떠나가게 될 것이다.
“스탠리 A. (1936-2009) / 클라우디아 마리
어떤 영화는 영화가 끝난 이후에 비로소 오래
CLAUDIA MARIE (1940-2001) / 조셉 R. (1970-
기억되는, 작품으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한여름에
2015)” 망자들의 생몰연도가 새겨진 새 가족묘비는
보는 맨체스터의 겨울 풍경이 황량해서 더욱 아름
조가 남긴 배의 이름이 일찍 여읜 모친의 이름이었
답다면, 아마도 우리 삶이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음을 알려준다. 조는 패트릭에게 ‘클라우디아 마리’
그들에게, 그러니까 맨체스터 옆에, 바다가 있어서
를 남겨주었다. 리와 조에게, 그리고 패트릭에게도
다행이다. CMR
결핍되어 있던 ‘어머니’라는 배였다. 그리고 리에게 는 맨체스터라는 바다를 되돌려주었다. 그 배를 다 시 품에 안아 너른 바다로 보내줄 고향이다. 배는 바다에 있을 때 가장 쓸모 있고 아름답다는 것을, 맨체스터의 풍경을 담은 무심해서 아름답기 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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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영화의 장면들을 보며 새삼 생각한다.
최은은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영화이론을 공부했고(영화예 술학 박사), 중앙대와 청어람아카데미 등에서 강의했다. 영화 연구 자로 대중영화가 동시대 관객과 소통하는 방식에 관한 책을 집필 하면서, 부르심에 따라 비정규직 말쟁이 글쟁이의 삶을 충실히 살 고 있다.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 – 경제 혁명 100년의 회고와 인공지능 시대의 전망 로버트 J. 고든 지음 ㅣ 생각의힘 ㅣ 2017
문제가 심화되면서 경제성장은 앞으로 훨씬 느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지금의 젊은 세대는 그들의 부모 세대만큼 교육을 받지도 건강하지도 경제적으 로 잘살지도 못하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고 경 고한다.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2011년 독일 정부는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추진하며 4차 산업혁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는 1870년부터 촉발된
명이란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2016년 세계경
미국의 경제 혁명 100년, 그리고 1970년 이후 경제성
제포럼(WEF)은 향후 세계가 직면할 화두로 4차 산
장의 둔화 과정을 총체적으로, 그리고 시기별, 지역
업혁명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은 로봇, 인공지능
별, 소득계층별, 산업 부문별 각론으로 다루는 이 방
(AI), 생명과학, 빅데이터 등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
대한 저작이다. 이 책은 세 개의 빅 아이디어에서 출
혁명을 말한다. 지난 대선에서 유력 후보들은 4차 산
발한다. 첫 번째 빅 아이디어는 경제성장은 몇백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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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게 상승하기도 하였으나 1994~2004년까지의 10년
이룰 것이 이미 다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에 국한되었다. 요약하면, 3차 산업혁명은 2차 산업
적어도 고든에 의하면, 3차 산업혁명은 2차 산업혁명
혁명의 경제적 성과에 현저히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의 경제적 성과에 현저히 미치지 못했으며, 4차 산업
다.
혁명의 가능성을 긍정할 어떤 데이터도 찾을 수 없다 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세 번째 빅 아이디어는 미래의 경제성장을 예측하
저성장 시대의 역풍을 퇴치하기 위한 정책 변화를 도
기 위해서는, 1970년 이후 미국의 성장 기제가 만들
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고든은 ‘결과의 평등’
어낸 주요 역풍을 살펴보고 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을 위해 세금 체제의 누진성 강화, 최저임금 인상, 근
는 것이다. 악화되는 불평등은 소득증가분의 상당 부
로소득 지원세제 등을, ‘기회의 평등’을 위해 영유아
분을 최고 1%로 몰아주어 하위 99%의 몫을 더욱 위
교육 기회 확대, 중·고등교육 강화, 퇴행적 규제 완
축시켰다. 20세기 내내 빠르게 성장했던 교육 수준은
화 등을, 인구 및 재정 역풍에 맞서기 위해 이민 정책
이제 정체되기 시작해 생산성 성장을 감소시키는 원
의 재고와 세제 개혁 등을 제안한다.
인으로 작용했다. 1인당 노동시간은 베이비붐 세대 의 은퇴와 함께 줄어들고 있다. 늘어나는 은퇴한 노
이 책은 1870년 이후 현재까지의 미국의 경제를
령 인구와 줄어드는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재정적 역
다루고 있지만, 우리에게도 공명하는 바가 적지 않
풍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미국은, 그
다. 미국이 1970년부터 1970년까지 경제 혁명을 이루
동안 일정한 속도로 경제적 발전을 창출하는 꾸준한
만들었던 여러 양상을 각종 사료와 데이터를 통해 제
리고 인류는 과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
어냈다면, 한국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고도
과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1770년까지 수천 년 동안
시하고 논증한다.
을까.
성장을 이루어냈다. 미국의 1970년 이후, 그리고 한
Book & Culture
경제성장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며, 이후 187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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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의 1980년 이후도 유사하다.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
까지 100년 동안은 점진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다
두 번째 빅 아이디어는 1970년 이후의 경제성장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현 시대가 맞닥뜨린 경제
되고 있으며 본격적인 저성장시대를 지나고 있다. 고
가 1870년부터 1970년까지는 비약적인 경제성장이
은 현란하면서도 동시에 실망스러웠다는 것이다. 3
성장의 둔화가 아니라 1870년부터 1970년 사이의 혁
든은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루어졌다. 1869년 대륙횡단철도와 전신의 동시 개
차 산업혁명은 1960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계속
명적 한 세기다. 1970년 이후 성장 속도의 둔화는 새
“(경제성장의) 황금기와는 달리 성장이 항구적으로
통은 미국 전역을 하나로 묶는, 미국의 진보와 미래
되고 있다. 이 책에는 ‘4차 산업혁명’이 등장하지 않는
로운 발명과 혁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음식, 옷, 주택,
둔화될 것이라는 점을 양국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에 관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제조 기술의 발달과 우
다. 저자는 현재를 3차 산업혁명 시기로 분류한다. 4
교통, 엔터테인먼트, 정보, 통신, 건강, 의료, 근로 조
(<중앙일보>, 2017년 7월 26일자) 따라서 4차 산업혁
편주문 카탈로그와 백화점의 등장으로 인해 가격은
차 산업혁명으로 부를만한 경제성장의 혁신은 여전
건 등 생활수준을 결정하는 많은 기본적인 차원에서
명의 신화를 쫓기보다는,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만
인하되고 가계소득은 상승했다. 도시의 각 가정들은
히 요원하기 때문이다. 고든은 경제성장의 지표로 국
들기보다는, 결과의 평등과
전기, 수도, 하수도, 가스, 전화 네트워크로 연결되었
내총생산(GDP)가 아니라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기회의 평등을 위한 고든의
다. 네트워크화된 주택과 현대식 가전제품은 여성들
productivity, TFP)을 제시한다. TFP는 노동과 자본 투
정책 제안을 우리의 상황에
을 집안일에서 해방시켰으며 여성들이 시장노동에
입량에 비해 생산량이 얼마나 빨리 늘어나는지 측
맞게 개발하고 적용해야 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TV는 사람들에게
정하는 척도인데, 1970년 이후의 TFP는 1920년부터
지 않을까. CMR
‘세상을 보는 창’을 선사하며 공적 경험까지 만들어냈
1970년까지 이룩한 성장 속도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
다.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위대한 발명‘들은 일상
다. 1970년 이후에도 혁신은 계속되었지만, 그 범위
생활의 거의 전 영역에서 혁신과 각성을 일으켰다.
는 엔터테인먼트와 정보통신기술에 집중되어 예전
단 한 번의 100년인 이 ‘특별한 세기’는 다른 어떤 100
만큼 전면적이지 않았고 생활수준의 향상 속도도 느
년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든은 이 특별한
렸다. 컴퓨터 속도의 진화, 메모리 가격 하락률, 정보
경제 혁명의 세기를 유일하고 반복될 수 없는 것으로
통신기술 투자의 폭등 등으로 TFP가 일시적으로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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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에 관한 기술을 문학적·역사 적으로 의심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프로반 은 통일된 내러티브 문헌으로, 역사서술 문헌으로, 교 훈적 문헌으로 열왕기 전체를 면밀히 살피면서, 신구 약 성경 전체라는 맥락에서 열왕기를 설명해 나간다. 그래서 중간 중간 “정경적 맥락에서의 솔로몬, 엘리야, 엘리사, 히스기야와 요시야” 등 참신한 챕터들이 등장 한다.
이스라엘 왕들의 이야기 너머에 흐르는
더 놀라운 건, 『UBC 열왕기』가 “서론”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는 주석서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이안 프로반의 제자이자, 번역자 중 한 명인 전 성민 교수(VIEW)는 독자들에게 이 주석의 “서론”을 꼭 읽으라고 당부한다. 일반적으로 주석서의 서론은 제
하나님의 이야기 Book & Culture
천서진 성서유니온 단행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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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 신명기
목, 구조, 저자, 배경, 연대, 신학 등을 다룬다. 그러다
이안 프로반 지음 ㅣ 성서유니온 ㅣ 2017년
보니, 주석을 찾아보는 이유가 특정 본문에 대한 해설
서는 매우 중요한 학자다.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작정하고 읽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교에서 열왕기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영국
이안 프로반의 서론은 단순히 열왕기에 대한 역사적,
에든버러 대학교의 교수로 있다가 1997년부터 캐나
문학적 배경 정보를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다에 있는 리젠트 칼리지에서 Marshall Sheppard 성서
서론에서 “내러티브 문헌”, “역사서술 문헌,” “교훈적
학 석좌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주류 성서학계의 비
문헌”이라는 열왕기의 세 가지 장르적 본질을 논의한
평적 논의와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복음주의 구약학의
다. 이 논의는 전형적인 주석의 서론을 넘어 성경해석
을 읽기 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주석의 서론을
흔치 않은 책 소개 기회이다 보니 편집자로서 고민
를 위한 주석이라 할 수 있다. 최고의 학자들 중에서
토대를 더욱 튼튼하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UBC
의 첨단 논쟁점들에 대한 열왕기 사례 연구에 가깝다.
이 많았다. 소개 하고 싶은 몇몇 책이 떠올랐지만, 이
성경을 연구의 대상으로만 삼지 않고 삶에서 실천해
열왕기』의 서론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그의 저술은
특정한 물리적 시공간 안에서 벌어진 일들을 특정한
책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렇지 주석을?
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집필자로 선정했다
구약을 구약 자체로 면밀히 해석하면서도 기독교 경
문학적 관습을 통해 특정 목적을 가지고 기록한 글을
목회자나 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매체가 아닌데?’ 그
는 점만 봐도 이 주석의 지향점을 알 수 있다. 『UBC
전이라는 맥락을 놓치지 않는다. 국내에는 『이스라
특정한 종교적 헌신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 어떻게
랬다. 그럼에도 편집자는 이 책을 집어 들었다. 『UBC
열왕기』도 학문의 영역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학자가
엘의 성경적 역사』(공저, CLC)가 소개되었으며, 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최고의 논의라 할
열왕기』.
모든 사람이 읽고,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집필한
근 출간된 Seriously Dangerous Religion: What the Old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성경해석이 문학, 역사, 신학
다는 UBC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Testament Really Says and Why It Matters는 그의 구약
과 어떻게 상호 작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 탁월한 논
신학의 정수를 보여 주는 책으로, 주로 창세기 본문
의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이 서론의 문제의식과 주장
먼저 “UBC가 뭐야?” 하는 분들을 위해 잠깐 이 주석 시리즈를 소개한다. 『UBC 열왕기』가 속한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인 “이안 프로반은 또 누구
을 토대로 성경이 제시하는 세계관이 얼마나 현대 사
은 후에 『이스라엘의 성경적 역사』의 1부 “역사, 역
Understanding the Bible Commentary(이하 UBC)는 존
야?” 하는 독자들의 반응도 충분히 예상된다. 이안 프
회에 여전히 의의가 있는지 밝힘으로써 2016년 캐나
사서술, 그리고 성경”이라는 곳에서 더 상세하고 깊이
골딩게이, 트렘퍼 롱맨, 고든 피, F. F. 브루스 등 쟁쟁
로반(Iain W. Provan)은 아직은 한국에 널리 알려지지
다 성서학회로부터 R.B.Y. Scott Award를 수상했다.그
있게 다루어진다).
한 저자들로 유명한 주석 시리즈다. UBC는 목회자와
않았지만(편집자가 이 저자를 안다고 하자 오히려 놀
런 프로반의 『UBC 열왕기』는 주목해야 할 열왕기
신학생은 물론 성경을 진지하게 읽고자 하는 모든 이
라는 교수님들도 있었을 정도), 서양 복음주의 학계에
주석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학계에는 분열 왕국 시대
끝으로, 번역서에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 한 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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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혀야 할 것 같다. 서론에서 설명하듯, 프로반은 이
대한 저자의 이와 같은 헌신에 독자들도 다음과 같은
주석에서 열왕기가 최종 형태로 만들어지기까지 ‘관여
성찰로 응답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사랑하는 것이
한 인간적인 영향력들을 언급할 때’ “저자들”(aurthors)
성경 본문과 그것의 무대인 역사인가, 아니면 정통이
배론성지 너른 풀밭 옆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가 누웠다.
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이 번역서에서는 서론을
라는 허울 아래 있는 사람의 전통인가?’
로사리오 길 초입에 하늘을 보고 누웠다.
제외한 본문 주석에 나오는 “aurthors”라는 표현을 역
서 있는 게 아니라 누웠다.
자와의 협의 하에 “저자”로 표기했다. 성경 각 책들의
열왕기는 이스라엘 왕들과 예언자들에 관한 이야
저자가 누구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상당히 경직된 접
기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그분의 일하심에 관한 이
검은 나무를 베고 지고 누웠다.
근을 하는 한국의 분위기에서 “저자들”이라는 표현이
야기이다. 그래서 『UBC 열왕기』도 한 권의 책으로
옆구리 창 자국은 없지만
낯설 수 있고 심하면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
읽을 때 더 진가가 드러나는 주석이다. 그리고 바로 이
손과 발 굵은 대못은 그대로다.
다. 그러나 번역자 전성민 교수는 “프로반의 논의와 용
것이 이 지면에 주석을 소개하는 이유다. 성경을 사랑
굵은 가시관 눌러 쓴 퀭한 눈동자에
어들은 성경 본문에 대한 철저한 헌신과 성경의 역사
하는 모든 독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성격의 주석이
슬픔과 아픔이 가득 고였다.
성에 대한 깊은 존중에 뿌리를 둔 것이므로, ‘저자들’
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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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표현에서 낯설음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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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푸른 연녹색 나무 아래
쨍하게 화창한 파란 하늘과 어울리지 않는다.
는 그 정서가 성경 자체에 대한 헌신이 아니라 자신에
“이 주석은 여기저기 조금씩 읽기보다는, 이 책이
게 익숙한 전통에 대한 습관적 호감은 아닌지 성찰해
해설하는 열왕기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읽도
누운 예수, 로사리오 길 앞에 십자가에 달린 예수가 누웠다.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프로반의 경우, 성경 본
록 저술되었다. 열왕기 고유의 메시지를 충실하게 전
로사리오 길을 십자가 예수로 걷기 시작하는 것은 맞고 옳다.
문 자체에 대한 그의 깊은 헌신으로 인해 자신이 기존
하려면 열왕기 전체와 씨름해야 한다. 열왕기는 부분
가로 누운 슬픔이 깊다.
에 사용해 왔던 해석 방법론을 포기하면서 이 주석을
적으로 들추어 보는 책이 아니라 전체로 읽는 책이다!”
저술했기 때문이다(참조. 서론의 주15). 성경 자체에
_서론 중에서 CMR
깊은 가을, 비 오늘 날이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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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신철규 ㅣ 문학동네 ㅣ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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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가 쓴 소설은 이상하고 야릇하다. 어떤 단편은 영화 감독 봉준호가 연 출한 <플란다스의 개>를 떠올리게 만든다. 결국 한 번 더 봤다. 김금희는 나른
신철규는 아슬아슬하다. 상투와 참신 사이를 어지럽게 오간
하도 슬퍼서 밤새 울어 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들이다. "
한데 별스럽다. 어떤 톤과 정서는 봉준호스럽다. 별다른 일 없을 "한낮"에 일
다. 시집 읽으며 이 사람, 참 착하다 혹은 오지다라는 생각이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 밖에 없다"란다, 뻔
어나는 별스럽지 않은 일을, 별스럽도록 밀어 부치는 힘이 남다르다. 복잡한
들었다. 우리가 사는 시대 사람 착한 것은 욕에 가깝다. 착하
하다, 근데 무슨 말인지 알겠고 어떤 다른 말이 필요하나 싶
지하철 피곤한 아침 출근길이건, 후텁지근하고 나른한 저녁 퇴근길이건 상관
고 순진한 것이 질병처럼 여겨지는 시대가 문제다. 시가 곧
다. 우리 주변에는 어떤 이유에서든 '무거운 눈물' 흘리는 사
없이 빠져든다. 소설이 과거를 가져와 향수를 자극하며 주려는 시도는 뻔하
사람같은, 사람 됨됨이를 자주 드러내거나 드러나게 하는 시
람들이 너무 많다. 하도 울다보면 눈이 쓰리고 아프다. 마치
다. 김금희는 과거를 불러와도 틈을 주지 않는다.
는 위험하다. 가령,
눈에 "물에 불은 나무토막이 눈 속을 떠다니는 것”처럼 말 이다. 이것도 뻔하다. 그치만 어쩌라고. 꺼이꺼이 울어 본 사
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ㅣ 문학동네 ㅣ 2016
별스럽지 않은 일상의 소소한,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인데 서스펜스가 느껴
십자가는 높은 곳에 있고
람은 안다. 슬픔의 절정, 젊은 예수가 짊어진 십자가가 생각
지는 것도 김금희가 가진 힘이다. 소설이건 영화건 어떤 자극이, 독자와 관객
밤은 달을 거대한 숟가락으로 파먹는다
나고 소돔과 고모라를 탈출하던 밤, 롯의 심정을 떠올린다. "
의 경험치와 밀고 당기기를 탱탱하게 유지하면서 최대치를 이유 게 오갈 때
한 사람이 엎드려 울고 있다
못 박힐 손과 발을 몸 안으로 말아넣고" 예수는 겟세마네에
뜨끔하고 서늘하고 먹먹하고 힘이 쭉 빠진다. 김금희는 부풀어 올리기보다 힐
눈물이 땅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으려고
서 울었다. 기도한 게 아니라 웅크리고 밤새 치를 떨었다. 밤
끔 뒤돌아보게 만든다. "한낮"은 일상, "연애"는 사건의 은유다. 어떤 연애든 "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받고 있다
이 달을 숟가락으로 파먹어 너덜너덜 해진다. 밤은 깊어가고
너무"하기 마련이다, 한낮엔 더더욱. 단편 소설집을 두 번 연거푸 읽다니, 것
문득 뒤돌아 보는 자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갈 때
날은 여지없이 밝는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돌이킬 수도
두 별스런 일이다.
바닥 모를 슬픔이 눈부셔서 온몸이 허물어질 때
없다. 세상은 여전한데 나만 슬프다. 모든 슬픔이 지독한 이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 밖에 없다
유다. 그래서 슬픔은 이겨내는 게 아니다. 끝까지 슬퍼하는
권여선과 백수린과 김금희를 읽는다. 김금희가 단연 울린다. 소소한 일상인
눈을 감으면 물에 불은 나무토막 하나가 눈 손을 떠다닌다
것이다. 애도는 끝까지 함께 곁에서 울겠다는 태도다.
데, 커다란 사건이나 반전이 없는데도 김금희는 색다르다. 김금희가 다음 순
신은 그의 등에 컬터앉아 있기라도 한듯
간을 가슴 졸이게 기다리도록 만드는 것은 예기치 못한 사건이 아니다. 잡아
그의 허리는 펴지지 않는다
신철규 첫,시집은 수줍고 착하고 설렘으로 가득하다. 슬픔과
끄는 힘이 다른 데 있다. 설은 수없이 많은 단어와 문장을 품고 낳는다. 그만
못 받힐 손과 발을 몸안으로 말아넣고
아픔을 자주 노래하는데 그렇게 읽힌다. 오랜 만에 읽히는 시
큼 흩날리고 사라지는 단어나 문장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 찰나와 틈을 헤
그는 돌처럼 단단한 눈물방울이 되어간다
집, 말도 안되게 뜨거운 나날, 며칠 만에 후루룩 읽었다. 맘에
집으며 시선을 붙들고 마음을 뺏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거기다 마음을 흔드
밤은,
쏙 드는 단 한 편을 만나러 시집을 읽는다. 외울 것 같다. 시
는 것은 더더욱, 김금희는 그걸 해낸다. 김금희는 고루 좋다.
달이 뿔이 될 때까지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는다
간이 지날수록 이런 시집에 끌린다. 말이 많건 적건 솔직한
('눈물의 중력' 전문, 문학동네, 25쪽)
시집, 솔직해서 아찔한 시집, 부끄러움 묻어나는 시가 좋다. 신철규,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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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귀환
수전 손택의 말
서동욱ㆍ진태원 엮음 ㅣ 민음사 ㅣ 2017
수전 손택∙조너선 콧 ㅣ 마음산책 ㅣ 2015
스피노자의 범신론은 근대 주체철학이 몰고 올 파국에 대한
세계와 현상에 대한 신학의 문제설정을 현대철학이 주목한
예상치 못한ㆍ기대치 않은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어 좋았다. 조너선 콧
1978년은 <사진에 대하여>가 출간되어 인기를 끌고 투병으로 얻은
백신이었다. 스피노자가 주장한 내용도 그렇지만 스피노자
스피노자의 영감(초월적인 절대자ㆍ인격신을 제거한 스피
이 수전 손택을 인터뷰한 것은 1978년이다. 2004년 12월 수전 손택은
통찰을 엮은 <은유로서의 질병> 출간을 앞두고 있던 시기였다. 인생
가 처하고 주목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신학
노자의 내재성이 가진 문제설정과 활력 등)을 통해 해체하고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조너선 콧은 2013년에야 1978년 파리
의 화양연화에서 죽음 코 앞까지 다다랐던 조마조마한 기운이 인터뷰
정치론>은 스승과 동료들이 종교계와 정부로부터 사상과 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풍성하고 깊은 울림, 현대철학에 스
와 뉴욕에서 진행한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편집하고 논평한 인터뷰
에 서려있다.
현의 자유를 박탈당해 투옥ㆍ처형되는 상황에서 쓰였다. 스
민 스피노자를 은밀히 엿보고 듣는 일은 흥미롭다. 인정하든
기사가 아니라 수전 손택의 목소리를 오롯하게 그려낸 마주이야기다.
피노자에게 인간을 포함 물질 세계 전체는, 자연 안에 하나
인정하지 않든 우리는 살아낸만큼 읽는다. 마을 친구들이 준
로 연결되어 끊임없이 산출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고 산출되
생일 선물, 번역투와 다투지 않고 읽을 수 있어 그만이다. 한
인터뷰는 파리(프랑스)와 뉴욕을 오가며 진행했다. 프랑스는 내게 시
는 객체가 되기도 한다. 스피노자는 자연 전체를 신으로 이
가지, 연구와 글은 다른 문제라는 것, 자신이 가진 것으로 최
몬 드 보부아르, 보들레르와 랭보, 앙드레 지드와 폴 발레리의 나라, 미
해한다. 스피노자가 어떻게 문제설정 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선을 다할 뿐이다. 다른 누군가를 위할 때 우리는 가끔 자신
셸 푸코와 질 들뢰즈 비롯 현대철학자들의 나라다. 지리적 프랑스와
게 내용 이해만큼이나 중요하다.
의 취약함을 넘어선다.
내가 읽은 프랑스는 아무 상관이 없다. 뉴욕은 영화의 도시다. 뉴욕을
"실제로 글을 쓰고 나면 전 이미 어디 다른 곳으로 옮겨 간 뒤랍니다." 수전 손택의 말,이다.
가장 사랑한 감독은 우디 알렌이지 싶다. 뉴욕을 가보고 싶다고 생각
스피노자의 신관은, 인간 주체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한 적은 없다.
객체화ㆍ대상화시키는 폭력과 실체론적 사유의 위협으로부 터 자연과 인간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ㆍ최선의 사유이
조너선 콧은 수전 손택과 인터뷰한 내용을 1979년 10월, 자신이 일하
자 안간힘이다. 스피노자는 데카르트와 동시대를 살지만 주
고 있던 <롤링스톤>이라는 잡지에 3분의 1정도 실었다. 35년의 시차,
체철학의 한계와 위험을 감지하고 근대의 역사적 한계를 극
인터뷰 전문이 공개된 시기가 애매하다. 2004년 12월 수전 손택 사망
복하고 넘어설 수 있는 탈근대적 '영감'을 제공했다. 1960
직후도 아니고 2013년 이라니 조너선 콧은 무슨 마음을 먹은걸까. 조
년대 프랑스 중심의 스피노자 연구 붐은 그야말로 '제다이
너선 콧의 <서문>은 의외로 담백한데 호들갑 떨지 않고 수전 손택을
의 귀환'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현대철학에 스며든 스피노
팔지 않는다.
자의 숨결을 추적하는 국내 연구자들의 노력, 진태원ㆍ서동 욱ㆍ조정환ㆍ최원 선생이 눈에 띤다.
<해석에 반대한다>로 명성을 얻은 수전 손택은 1974년 유방암 선고 를 받고 2년간 투병한 후 76-77년 무렵 다 나았다. 인터뷰를 가졌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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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스쿨 ChE-MBA 1기 수업을 들었던 6개월이 꿈같이 지나갔다. 개인과 가정, 사회 통합을 이루는데 이바지하는 기업을 세우자는 소명을 발견하고, 이를 위해 실제 다양한 시도들을 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 다. 과정이 끝나면서 감격스러웠지만 앞으로 매주의 모임이나 수업이 없이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 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다. 그 와중에 도착한 CMR! 오랜 친구의 편지처럼 기뻤고 하나님께 서 기독경영연구원을 통해 크리스천 실업인들이 삶과 일터에서 중심을 잃지 않도록 세밀하게 섬기고 있다는 걸 느꼈다. CMR은 하나님의 뜻을 세상에 실현시키는 방법에 대하여 어떤 신앙서적보다도 구체적이고 실제 적인 조언을 하고 있어 이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주위 많은 크 리스천 청년들에게 CMR과 기독경영연구원을 소개할 예정이다.
진심의 공간
김지혜 마젠타아트 대표
김현진 ㅣ 자음과모음 ㅣ 2017
시끄러운 곳에서도 읽히는 책이 좋은 책이다. 아무렇지 않게 주의를
러져야 글은 솟아오른다. 김현진의 글은 "중복된 우주" 사이로 오롯하
‘21세기 부름 받은 교회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신앙 생활하는 청년으로서 이 사회에서 어떤 삶을
끄는 탓에, 버스건 지하철이건, 술판 벌이고 몹시 떠드는 무궁화 옆자
게 솟아오른다.
살아야 할까?’를 늘 질문하며 살아갑니다. 신앙과 현실의 괴리, 그 격차를 줄이지 못해 분투하던 중 CMR에 나
Book & Culture
리에서건, 서서든 걷든 읽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는 책이 좋다. <진심
타난 기업 현장에서 고투하는 신앙 선배들 모습을 보았습니다. 회사 운영하면 느낀 좌절과 외로움을 이겨내는
의 공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 지은이는 건축과 집에 대해 쓰
느리게 읽다가 군데군데 고개를 끄덕인다. 잊고 있었던 것, 생각만 했
면서 문과 계단을 맨 처음 말한다. 영화 <라빠르망>에 등장하는 계단
지 미처 말로 옮기지 못해 애태웠던 것들이다. 오래 머물러 몇 번이고
에는 그리움과 애틋함이 가득하다. 카메라의 위치와 계단의 교차는 계
되 내이고 다시 읽는다. 공간과 풍경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 "그 장
단에 대해 아는 자의 시선이다. 계단에 대해 조금 더 듣고 싶다. 게다
소 그 순간에 우리가 바라본 어떤 고장의 풍경은... 우리들의 영혼을 뒤
가 공간과 시간을 깊이 사유하되 개별 사물의 쓰임새를 조심스레 살핀
흔들어 놓는다."
다. 글과 엮은 사진도 그만이다. 읽은 책 목록을 슬쩍 흘리고 글을 마칠
모습, 이미 많은 것을 경험했지만 더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대부분의 기업들이 돈이라는 욕망을 따라갈 때, 그리스도의 올바른 신앙의 가치를 선택의 지표로 두고 뚜벅뚜벅 제 길 걷는 신앙 선배님들의 묵묵한 모습을 보면서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놀라게 됩니다. 다른 자리, 다른 현장에서 살지만 모두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모습 보며 ‘21세기 부름 받은 교회의 모습’을 떠 올립니다. 그 속에서 신앙 생활하는 한 명의 청년으로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도 알아갑니다.
때마다 자신이 쓴 시를 용기 내 엮어 실었다. 쓰고 읽고 찍는 이가 어떤
김영수 삼우 떡사랑 운영팀장/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생_전도사
것을 즐겨 듣고 보는지 괜스레 궁금하다.
장과 장 사이가 짧(게 읽힌)다. 읽다보면 한 장이 벌써 끝나는 게 아쉽 다. 아쉬워서 조금만 더 길게 이야기해주길 바라고 조금 더 많은 걸 알
창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와 닿았던 말이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지름길은 기업가가 되는 것이다"입니다. 사람과
려주길 바란다. 글과 사진과 시를 적절하게 구성하고 배열했다. 사진
세상을 만든 하나님의 창조성을 본받아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마
도 좋다, 가령 '문'을 이렇게 찍은 사진을 본적이 없다. 그야말로 건축
음이 맞는 팀원을 만나 힘차게 출발했지만 업의 방향성을 잃지 않게 서비스를 구성하는 것에서부터 수익모델을 만들
가의 시선, 책의 구성도 배열도 사진도 시도 건축하는 이를 쏙 빼닮은 게 틀림없다. 치밀한데 여유 있고 사려 깊으면서도 감각적인데다 단단 하다. 문장 사이 폭이 넓어 리듬이 느껴지는 글, 이런 글쓰기를 좋아하
어 가는 것 등 쉬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가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풀리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문 제들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내가 해결하려고 하는 시간들 끝에 하나님은 가장 기본인, 모든 일의 중심인 당신께 '순
는데, 양효실도 그렇고 닮고 뺏고 싶은 글쓰기다. 건축은 이과 계열 중
종'하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 모든 일이 내가 하려고 하지만 내가 할 수도 없고, 내가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이
인문학적 소양이 꽤나 필요한 학문이 아닐까. 글 엮은 책 역시 “중복
이끄시는 길을 따르는 것인데 말입니다. CMR에 담긴 지혜와 좋은 자료들은 선택의 기로마다 좋은 영감을 줍니다.
된 우주”다. 시간과 공간에서의 사건, 삶과 만남, 배움의 과정이 어우
CMR을 읽으시고 사업을 진행하는 모든 분들 이미 잘 하고 있으시겠지만,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과 더욱더 가까워지 는 길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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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 요약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기 독 경 영 연 구 원 � 소개
What is biblical management? What would Jesus do if he is a CEO?
기업경영에 하나님의�뜻이�이루어져 하나님의�이름을�영화롭게�하고 기업세계�위에 하나님의�나라가 임하게�하옵소서.
2017년
이사장
박래창 (2013 현재)
고문 송 자 (1996-2001 이사장)
유영구 (2006-2009 이사장)
황호찬 (2000-2001 원장)
한상열 (2002-2003 이사장)
이장로 (2010-2012 이사장)
박의범 (2002-2003 원장)
신세철 (2004-2005 이사장)
한정화 (1998-1999/2004-2009 원장)
배종석 (2010-2015 원장)
윤현덕 숭실대 교수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담임목사
이건호 순복음대구교회 담임목사
김세중 오하우스코리아 대표
김용준 성균관대 교수
정현구 서울영동교회 담임목사
문영기 유진크레베스 대표
안동규 한림대 교수
송용원 은혜와선물교회 담임목사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임성빈 장신대 교수
우리는�믿습니다.
이대식 (주)삼신기계 대표
배종석 고려대 교수
이병구 (주)네패스 회장
황호찬 세종대 교수
이 6가지�핵심원리에�따라�이루어져야�합니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한정화 한양대 교수
정종섭 웨슬리퀘스트 대표
김재구 명지대 교수
지용근 지앤컴 대표
박 철 고려대 교수
최현돌 대구대 교수
류지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김용준 성균관대 교수(1998-1999 부원장)
이상석 (2003-2005 부원장)
김홍섭 인천대 교수(2013-2015 부원장)
안동규 한림대 교수(2000-2001 부원장)
김원수 (2006-2007 부원장)
한기수 연세대 교수(2013-2014 이사)
최현돌 대구대 교수(2002-2003 부원장)
천상만 (2010-2013 부원장)
주우진 서울대 교수(2013-2014 이사)
장순웅 (2002 부원장)
류지성 (2010-2014 부원장)
기업�경영을�통해�창출한�수익으로�헌금을�많이�하는�것만으론�충분하지�않습니다.
기업�내에서�예배, 전도, 신우회와�같은�종교활동을�하는�것만으론�충분하지�않습니다.
부이사장
기업과�경영의�본질이�성경적�기반과�하나님의�뜻에�따라�이루어져야�합니다.
김인식 코리아디지탈 기술고문
기독경영의 6가지�핵심원리 JuST ABC
이사
성경적�경영은�창조(Creation)ㆍ책임(Accountability)ㆍ배려(Benevolence)ㆍ공의(Justice)ㆍ신뢰(Trust)ㆍ안식(Sabbath)
연구 교육 자문
- 좋은경영연구소 - 기독경영포럼 - 기독경영저널 CMR 발간�및�출판
- 기독경영스쿨 : 스타트업�스쿨 ChEMBA - 기독경영아카데미 - 기독경영학회(ACM) - ABC컨설팅 - 교회건강센터 - 기독경영실천연합
감사
경영의�패러다임�전환 Paradigm Shift
자문위원
경영과�조직의�재창조
차세대�리더양성
Recreate the Business World for His Kingdom
Next Generation
건강한�기업, 교회, 조직 Support & Consulting
04157 서울시�마포구�독막로 328 (도화동 532) 신원빌딩 1층 T 02-718-3256
F 02-718-3528 E Kocam@kocam.org
W www.kocam.org
운영위원 박 철 원장, 고려대 교수
김홍섭 인천대 교수
최성진 한양대 교수
이형재 부원장, 국민대 교수
류지성 삼성경제연구소 박사
조성도 전남대 교수
방유성 부원장, 피플퀘스트 대표
박광우 KAIST 교수
정연승 단국대 교수
이천화 부원장, 가립회계법인 회계사
배종태 KAIST 교수
천상만 중앙성결교회 목사
배종석 고려대 교수
최호윤 나눔과셈 회계사
강 준 지지지산운용
송수진 고려대 교수
최현돌 대구대 교수
권수라 한양대 교수
안동규 한림대 교수
편주현 고려대 교수
김광점 가톨릭대 교수
유시용 중앙대 교수
한상만 성균관대 교수
김재구 명지대 교수
윤방섭 연세대 교수
한정화 한양대 교수
김인식 코리아디지탈 기술고문
이영달 동국대 교수
황호찬 세종대 교수
사무국
조기성 사무국장
김윤미 사무간사
문화적 색안경을 벗으면 성경이 바로 보인다! “우리 자신을, 여러 문화권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그리고 성경을 잘 이해하도록 돕는 좋은 책이다.” 마크 놀, 노트르담 대학교
성경과 편견 Misreading Scripture with Western Eyes 랜돌프 리처즈 , 브랜든 오브라이언 지음 홍병룡 옮김 332쪽 | 15,000원
『성경과 편견』에 이은 또 하나의 화제작!
신 간
바울과 편견 Paul Behaving Badly 랜돌프 리처즈 , 브랜든 오브라이언 지음 홍병룡 옮김 272면|13,000원
바울을 긍정적으로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균형잡힌 바울 읽기를, 오늘날의 시각에서 바울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설득력 있는 바울 읽기를 제시하는 책이다.
성서유니온 http://www.su.or.kr 02)2202-0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