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T: Breath of th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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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hamanism GUT



Korean Shamanism GUT Breath of the Spirit 굿 _ 영혼의 숨결


목차 굿_영혼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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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문화원형의 기록으로서의 가치 이당권 /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장

한국의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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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사진의 서사적 기록 석재현 / 큐레이터,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디렉터

한국 샤머니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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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승 / 샤머니즘박물관 관장, 국가무형문화재 위원

굿_영혼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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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한국문화원의 한국 샤머니즘 사진전 메치 베아트릭스/ ELTE 한국학과 교수

작품 신들의 고향, 제주

38

김수남

굿판

70

김동희

無舞_우리 땅의 무속인과 성소

102

이한구

징소리

126

이규철

작두

152

안세홍

신당 지노 귀

190 204

박찬호

청배 請陪

234

이한구

약력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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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Gut: Breath of the Spirit The value as a record of the cultural arche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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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Dangkweon / Director of Korean Cultural Center, Hungary

Korean Gut: The Narrative Record of Documentar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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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K Jaehyun / Curator, Director of Art Space LUMOS

The World of Korean Shamanism

22

YANG Jongsung / D irector, The Museum of Shamanism Committee, National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Gut: Breath of the Spirit Photo Exhibition from the World of Korean Shamanism at the Korean Cultural Center in Hun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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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Beatrix MECSI / Associate Professor at the Korean Studies Department,

ELTE University / Art Historian

Works Jeju Island: Home of the Gods

38

KIM Soonam

Gutpan

70

KIM Donghee

The Profound: Shamans and Sanctuaries

102

LEE Hankoo

The Sound of a Gong

126

LEE Kyuchel

Chaff Cutter Blades

152

AHN Sehong

Shrine Jinogwi: Indicating the Road to Return

190 204

PARK Chanho

Mani-fest: Shamanist Costume

234

LEE Hankoo

Biography

Breath of th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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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_영혼의 숨결 인류문화원형의 기록으로서의 가치 이당권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장

본 전시는 한국의 무속신앙을 주제로, 그 생생한 현장을 그대로 세심히 담아낸 한국 사진작가들의 작품 세 계를 선보이는 장입니다. 한국인들이 오랜 시간, 현실 너머의 세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다가서려 했 는지에 대한, 이 생생한 기록들은 삶을 대하는 그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와 문 화, 그 기저에 담겨 있는 한국인들의 정신세계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무속신앙은 어느 특정 민족이나 지리적 공간을 넘어서, 인류 역사의 초기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발현된, 현 실 저편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곳과 소통하고자 시도해 온, 인류 문화의 한 원형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반 도와 한민족의 역사라는 시공간 속에서 고유의 특색이 입혀져 발현된, 한국의 무속신앙이라는 점에서 가장 한국적인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이 2020 부다페스트 포토 페스티벌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 는, 가장 한국적인 전시임과 동시에,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다가서는 전시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이번에 소개되는 많은 작품들은 단순히 한국이라는 틀을 넘어, 인류 문화 원형에 대한 기록으로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녹록치 않은 환경, 바로 그 현장에 가깝게 밀착하여, 이 무형유산들을 생생히 기록해 낸 작가들의 날카로운 시선은 단순히 화석화된 역사의 기록이 아니라, 이 세상을 대하는 한국 인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살아 숨쉬는 마음, 그 자체를 전달할 것입니다. 김수남 작가를 비롯하여, 김동희, 이규철, 박찬호, 안세홍, 이한구 작가 등 이번 부다페스트 전시에 참여해 주신 작가 분들과 함께, 금번 전시를 세심히 기획해 주신 석재현 큐레이터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불 어 본 전시와 관련하여 적극적으로 협력해주신 2020 부다페스트 포토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관계자 분들께 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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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t: Breath of the Spirit The value as a record of the cultural archetype LEE Dangkweon Director of Korean Cultural Center, Hungary

This exhibition focuses on Korean Shamanism, captured the moments vivildy by Korean documentary photographers. These documentary photographs reveal the Koreans’ genuine beliefs and approach to what is beyond the reality of this world and capture the authentic moments in their life. The exhibition offers a great opportunity to understand Korean society and culture alongside the underlying world of spirits in our people. Shamanism extended all ethnic and geographic borders since it was a universal theme from all over the world at the early stages of human history as our ancestors has been seeking to discover a world beyond reality and communicate with it. Shamanism is a cultural archetype. On the other hand, as shamanism evolved throughout the land and history of the Korean peninsula, its distinct characteristics became the most indigenous phenomenon of our national culture. For this reason, this exhibition organized by the Korean Cultural Center would be the most ’Korean’, and at the same time the most 'Universal' one among all the exhibitions of Budapest Photo Festival 2020. Many of the artworks introduced this time are unique and significant records of human culture beyond the borders of our nation. The photographers of thes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have been working in a tough circumsatnces, having gimlet eyes for capturing not just historical moments themselves but the way Korean people treat toward the life and the inner one of them. I would like to express my sincere gratitude to all exhibiting artists, including the late KIM Soonam, KIM Donghee, LEE Kyuchel, PARK Chanho, AHN Sehong, LEE Hankoo, and curator SEOK Jaehyun, who planned this exhibition with great devotion. We are also very thankful to the organizing committee of Budapest Photo Festival 2020 for all their efforts and active coop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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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HN Sehong 하로산당 영등굿 Harosandang Yeongdeung-gut Sinyang, Jeju Island, 1998


한국의 굿 다큐멘터리 사진의 서사적 기록 석재현 큐레이터,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디렉터

세상 어느 한 곳, 뉘일 곳 없던 사람들이 물가에 보금자리를 만든다. 수렵생활을 하다 정착을 한 이들은 작 물을 기르기 시작했고 그들에겐 가뭄이나 홍수가 가장 두려운 존재였다. 고대 원시사회, 목숨 줄을 쥔 자연을 향한 인간의 청은 간절하고 깊었다. 하지만 하늘은 소통할 수 없는 대상이었고 사람들은 나무, 돌, 바다, 산을 향한 막연한 숭배를 시작했다. 자신의 유한성을 경험한 인간들이 초월적인 힘을 지닌 존재에 의탁하는 시간 들 속에 드디어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이가 등장했으니 바로 샤먼이다. 신과 소통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그래 서 샤먼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했다. 형태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구상의 거의 모든 삶 속에는 샤머니즘이 투영되어 있다. 유럽의 중심에 위치 한 헝가리와 아시아에 위치한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도 헝가리도 크리스트교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나 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중들 삶의 기저 속에 샤머니즘 역시 널리 퍼져있다. 그래서 그럴까. 헝가리와 한 국의 무속신앙에는 꽤 흥미로운 공통점들이 반짝인다. 아마도 헝가리가 아시아 우랄산맥 부근에서 유럽으로 이동해 간 ‘유럽 속 아시아’란 연유도 있을 것이다. 헝가리의 전통 민속 문화 속에 등장하는 탈토시táltos는 신 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존재로, 민족의 미래를 점치거나 신들을 불러들여 병자를 치료한다. 탈토시란 이름만 아니라면 한국의 무당과 크게 다름이 없다. 지난 반만년 동안 한국인의 의식 속에 살아온 무속은 단순한 원시 종교가 아니라 민족 문화 저변을 흐르는 의식의 기저요 한국의 문화사다. 한국 무속신앙에서의 의례는 곧 ‘굿’ 이다. 하늘로부터 신을 모시는 이 ‘굿’을 할 수 있는 소수의 이들만 무당이라 불린다. 신내림을 받는 굿을 놀 수 없으면 무당 또한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수천 년 이어온 한국의 굿은 한마디로 ‘만남’이 아닐까. 하늘과 땅이 만 나고, 신과 인간이 만나고, 삶과 죽음이 만나고, 그 모든 만남이 펼쳐지는 공간이 굿판이요, 위로와 치유의 굿 판을 주재하는 이가 바로 무당이다. 죽어서도 하늘로 가지 못할 만큼 한을 품은 이들, 한 해의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려는 이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풀지 못할 숙제들이 눈앞에 펼쳐질 때 무당은 ‘굿’을 펼친다. 무당은 하늘과 땅, 신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다. 인간의 소망을 신에게 알리고 다시 신의 결정을 인간에게 들 려준다. 물론 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은 춤이나 노래를 통해 몰아의 경지에 이르고 자신이 아닌 신을 받아들인 다음에서야 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의 굿에서 제를 받을 수 있는 신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하나는 조 상신, 성주신, 삼신 같은 집안의 신이요, 두 번째가 산신, 당신처럼 마을에서 공동으로 모시는 동신이요, 마지 막이 장군신, 천왕신과 같은 마을 밖의 외부 신이다. 모시는 신들이 이리 많으니 굿의 종류도 각양각색인 것 이 당연한 이치다. 한국의 굿을 규모로 나누자면 기도하는 것처럼 두 손을 모아 드리는 비손이요, 그보다 좀 더 큰 규모의 고사나 푸닥거리가 있다. 마지막으로 음식과 술, 옷과 돈, 장식까지 화려한 상을 차려놓고 신을 청하는 종합적인 의례의 굿인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굿이라 칭하는 큰 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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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입장에서 볼 때 삶과 죽음, 희망과 좌절, 고통과 환희까지, 신과 인간과 무당의 기운이 극렬하고 감동적으로 피어나는 굿판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전통 문화나 민속이 지닌 아이러니가 있으 니 가장 가까이 있지만 홀대받기 쉽다는 것이다. 한국의 굿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그 옛날에는 지배층의 종 교 때문에 서민의 종교로 밀려나고, 아픈 역사인 일제강점기에는 ‘미신’이라는 규정 아래 혹독한 탄압을 받기 도 했다. 이러한 일들은 미신타파를 중요 과제로 삼았던 1970년대의 새마을 운동까지 지속되었다. 한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굿’은 오랜 핍박의 시간 속에서 큰 생채기만 안은 채 그 원형은 점점 사라져만 갔다. 하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굿판을 벌이고 무당을 찾았다. 한때는 사회와 시대로부터 사랑받았던 한국의 굿은 이제 점점 사라져가고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제대로 평가받기는커녕 점점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에 주목한 이들이 한국의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었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틋함 은 우리의 정신, 우리의 뿌리, 우리의 문화를 후대에 전하고픈 사명감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더 욱더 굿을, 굿판을, 무당들을, 그곳의 사람들을 끈기 있게 기록해 오고 있다. 점점 박제화 되어가는 한국의 전 통문화와 사람들의 관심을 잇는 훌륭한 가교로 사진을 선택한 것이다. 그것이 사진가들에게는 자신의 뿌리 를 찾아가는 여정이 되고, 다큐멘터리 사진이 보여주어야 할 시대의 기록이자 증언이기 때문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문화와 예술, 선조들의 삶과 정신을 잘 들려주고, 시대상을 잘 반영한 다큐멘터리 사진가 6명의 작업들을 선보이려 한다. 사실 사진가의 입장에서 굿 작업은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다. 완성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 실로 오랜 ‘시간’과 ‘애정’이라는 묘약이 필요하다. 매서운 갯바람을 맞으며, 한겨울 산 정상에서 폭설과 마주하며, 하늘과 땅을 잇는 무당들을 찾아 다니며, 가슴 아린 사연을 품은 사람들과 교감하며, 6명의 사진가들은 인류의 무형 유산인 굿판의 속살을 제 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가들의 렌즈 속에 스며든 굿에 대한 기억들, 이번 전시 작품들의 가장 큰 매력이라 면 한국인의 삶을 고스란히 투영한다는 것이다. 산, 바다, 그리고 삶의 현장 곳곳에서 펼쳐지는 신과 인간의 만남은 가장 낮은 곳에서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1980년대부터 한국의 굿판을 촬영해 온 김수남은 한국은 물론 시베리아에서 적도까지 샤머니즘의 흔적을 앵글에 담았다. 아시아 각국의 전통문화와 그 원형을 담은 서사적 다큐멘터리를 선보여 온 그는 제주 출신이 다. 검푸른 바다에서 해풍과 파도에 맞서 삶을 개척하는 사람들이 사는 섬, 제주의 굿판을 담은 김수남의 작품 들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틋함이 마치 숨결처럼 스며들어 있다. 사회와 시대로부터 멀어져 가 고 있는, 그래서 보호받아야 할 하나의 증언으로 굿을 기록한 것이다. 평생 굿판을 누비며 굿판에서 울고 웃던 그는 평소에 늘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현장에서 죽어야 한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그리고 마치 운명처럼 태 국에서 2006년 새해를 맞는 축제를 취재하던 중 카메라를 든 채 세상을 떠났다. 지난 2017년 제주의 굿을 담은 고인의 작품들은 제주에 기증되었고, 이번 전시에서 그가 직접 제작했던 그 귀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무당에 대한 호말의 의심도 없는 마음, 자신이 아니라 자식과 손주들, 가족을 위한 순애보의 마음, 마을의 농 사가 풍년이 되고 고기잡이가 풍어가 되길 바라는 마음, 사진가 김동희는 굿판에 머무는 기원의 마음에 주목 한다. 그녀는 한국에서 보기 드물게 굿 사진에 집중한 여성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오랜 세월 한국인의 정서를 관통하는 간절한 마음의 문화를 뷰파인더에 담아내고 있다. 하늘, 땅, 나무, 바위와 같은 자연에 의지하며, 오 랜 세월 신과 인간에 만남에 정성을 기울여 온 한민족의 모습이 그녀의 작품 속에서 아련하게 피어오른다. 무당이 곧 신이 되고 신이 곧 무당이 된 순간, 무당의 빨강 치마와 고운 수놓인 흰 버선발이 공중으로 차오 른다. 굿이 펼쳐지는 마당이다. 그 뒤로는 어슴푸레 사람들이 보인다. 징소리에 이끌려 굿판을 찍기 시작했 다는 이규철은 자신에게 굿판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어진 탯줄이라 표현한다. 그만큼 사람들 간의 끈끈한 마음들을 일깨워 주는 특별한 장소라는 의미다. 그 마당에서 사람들은 감정을 숨기지도 겁내지도 않는다. 마 지막 남은 감정의 한 방울까지 기꺼이 절벽 끝까지 가지고 가서 풀어 놓는 굿판, 그래서 그의 크고 작은 굿, 슬프고 기쁜 굿 사진 너머로 징소리가 실려 오는 듯하다. 사진가 박찬호는 신화의 공간에 주목한다. 수백 년 이상 한 마을의 신앙의 대상이 된 공간, 그곳은 신당이다. 박찬호는 이 신화의 공간에서 신을 부르는 신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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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을 담았다. 하늘과 땅을 연결해 주는 사람이라 불리는 그들의 모습은 무표정해서 더욱 강렬하다. 그는 오 랜 시간 한국의 ‘죽음’을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풀어내어 온 사진가다. 그것은 어린 시절 마주한 어머니의 죽 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떨쳐내려는 몸부림이었고 그에게 있어 ‘굿’은 길이었다. 인간이 이 세상으로 오기 전 머물렀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기 위한 한판 놀음이 바로 ‘굿’이다. 박찬호는 강렬한 상징과 뚜렷한 서사를 무기로 한국의 전통 굿을 더욱 특별하게 전해준다. 작두날에 천을 올리니 싹둑, 매끄럽게 잘려나간다. 날이 선 작두 위를 맨발로 올라서는 무당의 얼굴은 세상 사람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사람에게 신이 내려서 서로 영혼이 통하는 접신이 이루어진 것이다. 사진가 안 세홍은 자신과 무당, 그리고 신과 무당의 교감이 이루어진 그 찰나를 기록한다. 마치 그와 피사체 사이에 아 무것도 없이 바로 투사되는 것처럼 말이다. 신을 몸에 실어 신의 말과 행동을 대신하는 무당을 담은 그곳엔 분명 카메라가 존재하지만, 또한 존재하지 않은 듯 신과 무당들의 영혼을 사진 속에 단단히 붙들여 매고 있 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신들이 존재하는 것인지, 각기 다른 신들을 인간 앞에 불러오는 무당들의 굿판, 세상 의 경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그곳은 그래서 더 강렬하다. 이번 전시에서 이한구는 두 가지의 작업을 선보인 다. 그 하나는 ‘성소’라 불리는 무당들의 고향이다. 한국의 바리나시라 불리는 경주 봉길리 해변처럼 무당들 이 그들의 영험을 깃는 자연의 공간, 성소가 그것이다. 그동안 존중되거나 기록되지 못한 그곳에서 자연과 인 간의 경이로운 연결을 포착한 그는 신이 머무는 성소라 할 수 있는 무당에도 주목한다. 무당은 굿거리가 펼쳐 지는 단락에 따라 그 신을 상징하는 무복으로 갈아입는다. 신에 대한 예를 갖춘 무복을 입은 무당이 막 신과 섞일 즈음, 그 순간을 기록한 이한구의 작업은 영험의 에너지와 무복이 지닌 역사 원형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도 의의가 크다. 총 1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조차 한 번도 열린 적 없는 대형 기획 전시다. 1970년 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무속신앙을 담은 이번 사진전 <굿_영혼의 숨결>은 그 자체로 반만년 역사를 품은 한국의 무속신앙을 연대기처럼 만날 수 있다. 서민들의 삶 속에서 뿌리 깊게 생명력을 이어온 굿 사진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인들의 삶과 문화를 마주한다는 것이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한국의 문화적 유전자와 가장 잘 맞는 사진들이 바로 굿 사진이다. 이렇듯 한국의 전통문화를 사진으로나마 붙잡아 두고픈 다큐멘터 리 사진가 6명의 증언과 기록들에는 천상의 기도와 절절한 인간의 염원, 신과 하나가 되는 무당과 그들의 삶, 굿판에서 만난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들까지 다채롭다. <굿_영혼의 숨결>이 한국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갈증 과 호기심 가득한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한국을 발견하는 소중한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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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Gut: The Narrative Record of Documentary Photos SEOK Jaehyun Curator, Director of Art Space LUMOS

In the past, people who had no place to live made their homes around water. At first, they lived by hunting, and then settled down to grow crops. For them, droughts and floods were the most feared things in the world. In primitive societies, human requests towards nature - which determines life and death - were ardent and heartfelt. However, they could not communicate with heaven, and people started a nebulous worship of trees, rocks, the sea, and mountains. While humans came to grip with their finitude, they began depending on beings with transcendental powers, and that is when those who could communicate with the gods emerged. They are shamans. As a result, people who could not communicate with the gods unconditionally depended on a shaman. Although there are differences in form and degree, shamanism is reflected in almost every life on Earth. The same is true in Hungary and Korea. These two counties have a high proportion of Christians, yet shamanism is still prevalent in people's lives. Perhaps because of that fact, there are interesting common features found in the shamanism of Hungary and Korea. Perhaps it is partly because Hungary is the “Asia of Europe,” which moved to Europe from an area near the Ural Mountains in Asia. The táltos, a figure in Hungarian mythology with supernatural powers similar to a shaman, is a part of Hungarian traditional folk culture, connects gods with human beings, and predicts the future of people, and call on gods to cure patients. The term táltos is no different from a Korean shaman. Shamanism, which has existed in the Korean consciousness for the past 5,000 years, is not just a primitive religion, but the basis of consciousness that flows under the national culture as well as the cultural history of Korea. In Korean shamanism, the ritual is called a gut. Only a small number of people who can perform a gut, serving gods from heaven, are called as shamans. If you cannot perform a gut because you are not possessed by the gods, you cannot become a shaman. Perhaps Korean gut, which has been around for thousands of years, is simply a meeting between heaven and earth, gods and human beings, life and death. All of these encounters unfold at the scene of a gut, and the shaman presides over the gut for the purposes of comfort and healing. The shaman performs a gut for people who have too much resentment to go to heaven even when they die - those who wish to pray for a good harvest and a catch a plentiful amount of fish, and people who face insurmountable tasks which cannot be solved by humans alone. The shaman is a mediator between heaven and earth as well as between gods and human beings. The shaman informs gods of human wishes and then tells the decisions of these gods in return. Yet this role of a mediator is only made possible when the shaman reaches a state of serenity through songs or dances and after embracing the gods, not themselves. There 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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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erous gods that can receive rituals in a Korean gut. First, there are household gods such as the Ancestor God, the House Lord Spirit, and the Household Childbirth Goddess. Second, there are gods which villagers worship in common, like the Mountain Spirit and Village Spirit. Finally, there are gods outside the village, such as the Martial God referred to as "General," and the Lord of Heaven (Cheonwangsin). There are so many gods enshrined that it is natural there are various kinds of gut. To divide Korea’s gut based on their “scales,” it begins with a simple ritual called bison, in which people put two hands together as if praying. There are rituals on a larger scale that include blessing ceremonies and exorcism. Lastly, there is a full ritual where the shaman calls on gods with a gorgeous table complete with food, alcohol, clothes, and a collection of money. This is an event that we generally call a Korean gut. From a photographer’s standpoint, scenes from a gut are incredibly attractive, as life and death, hope and frustration, pain and ecstasy - the spirits of gods, humans, and shamans - all emerge drastically and impressively. However, there is an irony within traditional culture and folklore: It is the closest thing to people and their souls, but is easy to be neglected. The Korean gut was no exception. In the past, shamanism was looked at as the religion of the common people due to the religion of the ruling class, which was once Buddhist and then Confucian.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era, a painful period for Koreans, shamanism was eventually suppressed under the name of “superstition.” This continued until the Saemaul Undong movement in the 1970s, when breaking superstition proved a major hurdle. The archetype of the gut, a proud Korean cultural heritage, disappeared in a long period of persecution, with only severe wounds left in the aftermath, but common people still conducted gut and visited shamans. Korean gut, once loved by society, has now become something that is disappearing and needs to be protected. Korean documentary photographers have paid attention to the fading traditional culture, yet have not been properly appreciated. The sadness and sorrow about disappearing things then turned into a mission to convey our spirit, our roots, and our culture to future generations; photographers have long documented gut, scenes from a gut, shamans, and all the people involved. They chose photography as a great bridge between Korean traditional culture - which in some cases is becoming more and more stagnant - and people’s interests. It is a journey for photographers to find their roots, while at the same time to record and capture the testimony of the times that documentary photographs should show. At this exhibition held in Budapest, Hungary, we will present the works of six documentary photographers that reflect the art and culture of Korea, the lives and spirits of their ancestors, and reflect on previous times. In fact, working at a gut is not very easy for photographers. Indeed, it takes a long time and a lot of affection to produce a completed work. While being faced with bitter winds by the sea and heavy snow at the top of a mountain in the middle of winter, looking for shamans connecting heaven and earth, interacting with people who have heartbreaking stories, six photographers have shown the heart of a gut, an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 The exhibition highlights memories of different gut that permeated into the lens of photographers, and the biggest charm of this exhibition is that it reflects Korean people’s lives as they are. The encounters between gods and humans in the mountains, by the sea, and between people in everyday life are presented in sublime beauty. KIM Soonam, who has photographed scenes from Korean gut since the 1980s, has captured many traces of shamanism in Korea, as well as from Siberia to the equator. He recently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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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arrative documentary of traditional cultures and their archetypes in different Asian countries. Kim was from Jeju Island, and his works, which contain the island of a people who have pioneered their lives against wind and waves in the dark blue sea, as well as the scenes of gut in Jeju, are filled with resentment and sadness - almost like a breath - about what is disappearing. He recorded gut ceremonies as a testimony that is moving away from society and the present day, and something that should be protected. He used to cry and laugh at gut scenes, and say to himself, "A documentary photographer must die while in the midst of working." Then, as if by fate, he died while holding a camera for the New Year's festival in Thailand in 2006. Kim’s works, which contain gut ceremonies from Jeju, were donated to the province of Jeju in 2017, and at this exhibition, you can see the precious works that he created. For her part, KIM Donghee pays close attention to praying hearts, no doubt about shamans, a heart full of love - not for the prayers themselves - but for their children and grandchildren, the families, the hope that a village would have a good harvest, and a good catch of fish. Kim is a rare female documentary photographer who has concentrated on the photography of gut in Korea. Over the years, she has captured the culture of earnest hearts that have penetrated Korean sentiment for many centuries. Her works present sentimental images of Korean people who have been devoted to the encounter of gods and humans over countless years, relying on nature, such as the sky, the earth, trees, and rocks. The moment a shaman becomes a god and the god soon becomes the shaman, the red skirt of the shaman and the finely embroidered white socks jump into the air. This is where a gut is performed. Behind them, people cannot be clearly seen. LEE Kyuchel, who began to photograph gut scenes because of the sound of a gong, expresses these gut scenes as an umbilical cord that connects people with people. It means that it is a special place to remind people of the tight bonds between them. In this situation, people do not hide their feelings, nor are they afraid of revealing them. At the scene of a gut, they take the last drop of emotion to the edge of the cliff and release it. That is why it feels like we can hear the sound of a gong behind Lee’s photos of big and small sad and joyful - gut performances. At the same time, photographer PARK Chanho focuses on mythical spaces. A place that has been an object of faith in a village for hundreds of years is called a sindang. PARK Chanho captured the view of a priest calling on gods in this mythical space. Shamans, who are called people who connect heaven and earth, look even more intense because they have no facial expression in the photographs. Park is a photographer who has dealt with death in Korea for a very long time through documentary works. It was a struggle to shake off the trauma of his mother’s death as a child, and gut was a way for him to address this. Gut is essentially a performance to show human beings the way back to where they were before coming into this world. PARK Chanho delivers traditional Korean gut in a unique way with powerful symbols and clear narratives. When a piece of cloth is put on chaff cutter blades, it is cut off smoothly. The face of the shaman, standing barefoot on the sharp blades of the chaff cutter, feels quite different from a person of this world. The shaman is possessed by a god and their souls communicate with each other. Photographer AHN Sehong records the moments when the rapport between himself and the shaman, as well as that between the gods and the shaman, is realized. It is almost as if there is nothing between him and the subject to be projected on the camera lens. There is certainly a camera in that place that contains the possessed shaman speaking and acting in the place of the gods, and still the camera firmly captures the souls of gods and shamans in photos as if the camera did not exist. We do not know how many gods exist in the world. Therefore, gut scenes featuring shamans who bring different gods before humans - the place where no boundaries of the world exist - are even more intense. At this exhibition, LEE Hankoo presents two projects. One is the home of shamans called “The Sanctuary.” A sanctuary is a place in nature from which shamans draw magical power, like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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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ch of Bonggil - ri in Gyeongju. Having captured the phenomenal connection between nature and human beings in places that have never been respected or recorded, he also respects shamans, another sanctuary where gods dwell. He actually managed to capture a shaman changing into different ceremonial robes in each part of the gutgeori to symbolize a specific god. In fact, LEE Hankoo recorded the moment when a shaman, who was dressed in a ceremonial robe, was about to be possessed by a god. His work is also significant in that it is a record of the historical archetype of magical energy and a shaman’s costumes. This exhibition, which will display 130 works in total, is a large - scale special exhibition that has never been held in Korea. And the exhibition, Gut: Breath of the Spirit, covers Korean shamanism from the 1970s to the present, and highlights much of Korean shamanism, which has a history going back five thousand years, almost like a chronicle. The most enticing part of the gut photos has been deeply rooted in the lives of common people, and this is because they allow viewers to see the faces of Korean lives and culture. Photos of gut best match the culture of Korea that has been passed down for thousands of years. As such, the testimonies and records of six documentary photographers - all of whom want to hold onto traditional Korean culture at least with photography - capture diverse aspects of the society, including celestial prayers, desperate human aspirations, shamans who become one with gods, their lives, and the joys and sorrows of those who they met at a gut. I hope that Gut: Breath of the Spirit will be a valuable guide to discover another Korea for visitors who want to learn more about Korean traditions and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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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샤머니즘의 세계

양종승 샤머니즘박물관 관장 국가무형문화재 위원

1. 한국 샤머니즘의 역사와 흐름 한국의 샤머니즘은 이 땅에 유교, 불교, 도교 등 외래종교가 들어오기 전 아득한 상고대로부터 민족 신앙으 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의 샤머니즘은 시대 흐름 속에서 기층적 종교로 계승 발전되어 왔다. 3세 기에 편찬된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 제천의례, ≪삼국유사(三國遺事)≫에 기 술된 단군·주몽·혁거세 등의 시조 신화는 모두가 천신 강림의 산신 신앙, 인간 승화의 곡신 신앙, 신인 융합 의 창조신앙 등으로 되어 있어 당시의 샤머니즘 신앙 형태를 알게 한다. 이를테면, 천신 강림에 의해 성립된 산신신앙은 하느님 또는 하느님의 아들 내지는 하늘의 빛이 산이나 숲으로 내려 곡식·생명·질병·선악 등 인 간 생사화복과 생산을 주관하고 있다. 인간 승화의 곡신 신앙이란 속된 자신을 부정하고, 승화를 추구하여 거 룩하고 숭고한 신과의 교류를 꾀한다. 그래서 컴컴한 땅속에서 죽어 없어졌다가 새 생명으로 되살아나는 곡 식 씨앗의 원리처럼 자신 승화를 위해 밤낮 음주가무로 황홀한 탈아입신(脫我入神)의 경지에 들어 신과 교류 하였다. 신인이 융합하는 창조신앙은 신이 하늘로부터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거나 인간이 승천하여 하느님과 결합하여 인간 삶의 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신앙 원리를 바탕으로 고대 부족국가에서는 제천의식을 행하였는데, 마한(馬韓)에서는 신단과 수호신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소도(蘇塗)를 정하여 대목(大木)을 세우고 방울과 북을 달아 신에게 제사하였 다. 그리고 5월에 씨를 뿌린 후와 10월에 가을 추수를 끝낸 후에는 사람들이 모여 음주가무를 즐기며 신과 하늘에 제를 지냈다. 변한(弁韓)에서도 신에게 제사하였고, 부여(夫餘)에서도 하늘에 제사 지내며 음주가무 를 곁들이는 영고(迎鼓)가 행해졌다. 예(濊)에서는 10월 신을 향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술을 마시고 가무를 즐기는 무천(舞天)이 행해졌다. 삼국시대에서는, 신라 탈해왕이 죽은 후 동악신이 되었는데 그 형상이 문무왕 꿈에 나타났다. 또한, 신라의 충신 박제상 아내가 여산신이 되기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동쪽의 토함산, 남쪽의 지리산, 서쪽의 계룡산, 북쪽의 태백산, 중앙의 부악(父岳) 또는 팔공산을 오악(五岳)이라 하여 산신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고구려에 서도 10월 국중대회를 열어 신께 제사하는 동맹(東盟)을 개최하였다. 집 좌우에는 대옥(大屋)을 지어 귀신 에게 제사하면서 영성과 사직을 받들었다. 백제에서는 왕이 하늘과 오제(五帝)의 신에게 제사하는 제천의식 을 행하여 풍작을 기원하고 천신께 감사하며 나라의 태평을 기원하였다. 이와같은 삼국시대 샤머니즘 전통 은 고려 시대로 이어졌다. 고려 샤먼은 신령과 소통하여 기우제와 왕실의 축복을 비는 별기은제를 지냈다. 그 뿐만 아니라 샤먼이 왕실을 비롯한 서민들의 치병 의례를 맡아 행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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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의 유교 정책은 민중을 샤머니즘 일변도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상과 실제에 있어 조 선왕조의 종교정책은 이율 배반을 낳게 된 것이다. 샤머니즘을 음사로 규정하고 이를 금하는 법령으로 샤먼 을 성 밖으로 추방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국무당을 내세워 기우제와 서낭제를 행하기도 하였다. 궁중 나 례(儺禮)에 광대와 함께 샤먼을 동원하여 의례를 집행케 하였을 뿐만 아니라 관공 의료기관 성수청(星宿廳) 이나 활인서(活人署)에 샤먼을 배치하여 의생과 함께 민중의 구병을 담당케 하였다. 그러면서 샤먼들로부터 무업세(巫業稅)를 징수하기도 하였다. 외면으로는 유교주의였으나 내면으로는 샤머니즘에 따라 지배되는 구조였다. 민중 신앙으로 자리 잡았던 샤머니즘은 끊임없이 진전되어 산천제·서낭제·기우제 등 공동체 의례 뿐만 아니라 치병이나 안택 등 가정 단위 의례에서도 크게 성행하였다. 그리하여 궁중에서는 물론, 일반 사가 에서도 제화초복(除禍招福)을 목적으로 샤먼 의례가 성대히 베풀어졌다. 한국 샤머니즘은 개화기에 접어들면서 외부로 유입된 서구문물에 의해 크게 위축되었다. 특히 서양 의학이 샤먼의 의술적 기능을 위축시켰다. 일제강점기에서의 일본 제국주의는 한국 샤머니즘을 미신으로 폄하하여 타파를 주장하였다. 광복 후, 산업화, 도시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전통문화가 퇴색되자, 1961년 민족문 화 보호와 계승을 위한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었다. 그리하여 정통성을 가진 샤먼 의례를 무형문화재로 지 정하고 의례 전통의 맥을 잇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위적 문화보호정책은 또 한편으로 디지털 시대 에 가공되고 상업화되고 있는 사이버 샤머니즘 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2. 한국 샤머니즘의 문화적 특징 샤머니즘(shamanism)이라는 용어는 예벤키(Evenki)족이 사용했던 ‘흥분한 사람 또는 미친 사람’이라는 뜻의 샤만(shaman)에서 유래되었다. 그리고 폴란드 상인 이데스(Eueret Yssbrants Ides)가 18세기 초 바이칼 서북부 퉁구스(Tungus)족 샤먼을 조사하여 유럽 문화권에 소개하면서부터 이 용어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 후, 민족학, 민속학, 인류학 연구자들이 시베리아 지역 이 외의 여러 문화권에서 샤머니즘 현상을 조사 연구하면서 인류문화의 보편적 신앙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고대 한국에서도 샤먼(shaman)을 뜻하는 고어 삼마(彡麽)라는 용어가 쓰였다. 이로써, 샤머니즘은 고대 동북아시아계 민족이 널리 신앙하였 던 숭배 사상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미르시아 엘리아데(Mircea Eliade, 19071986)의 「Shamanism: Archaic Techiques of Ecstasy」 (1964)이 출간되면서는 샤머니즘에 대한 관심 이 한층 고조되기에 이르렀다. 샤머니즘이 인류 문화 속에 뿌리내리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영적 존재와 소통 할 수 있는 샤먼의 접신술이다. 한국 샤머니즘은 두 얼굴을 갖는 관념체이다. 영적 힘을 갖는 신앙체와 민족문화 시원체가 그것이다. 전자 는 믿음으로 체계화된 신앙이고 후자는 유무형 문화가 집결된 문화이다. 그래서 샤머니즘은 한국인의 종교 심성과 민족문화 주체성을 일깨워주는 모체로써 역할하여 왔다. 그래서 샤머니즘은 무형문화재로 악가무극 의 근거가 되는 민족문화의 요체로 각광받아 온 것이다. 한국의 샤머니즘 우주관은 천상, 지상, 지하 삼계로 구분된다. 상계와 하계는 신이 존재하고 중계는 인간 거 주한다. 상하계는 인간 오감으로 느끼지도 못하고 왕래할 수 없지만 샤먼은 이곳의 존재 양상을 보고 느끼며 감지한다. 또한 샤먼은 필요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상하계에서 군림하는 영적 존재와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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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서 특권을 지니며 그들과 소통을 통해 우주를 여행할 수 있다. 영혼관에서는 정령을 의미하는 넋, 혼, 영 이 존재한다. 인간을 육신과 영혼의 이원적 결합체로 보며, 영혼은 육신의 생존적 원력이라 믿는다. 따라서 영혼은 인간 생명의 근원이며 또한 힘이다. 이러한 영혼은 육신이 사라진 뒤에도 산자의 삶을 지배하면서 함 께 공존하게 되는 영생적 불멸의 존재이다.

3. 한국 샤머니즘의 신앙적 구조 및 연구 한국 샤머니즘의 기능, 의미, 형태를 알게 하는 것은 굿이다. 굿은 신복(神服)을 갖춰 입은 만신(萬神, 또는 무당)이 신도(神圖), 신구(神具), 신화(神花)를 장식한 신청(神廳)에 신전(神錢)과 제물을 바치고 악가무극 (樂歌舞劇)을 동반하면서 신을 부르고 모시고 놀리고 보내는 신앙의례이다. 굿을 주관하는 만신은 천지창조 와 국가 기원을 비롯하여 탄생, 삶, 죽음 그리고 사후세계를 이야기하는 신화(神話)를 음악적 선율에 얹어 불 러 인류문화의 존재 가치와 그 정당성을 일깨운다. 만신은 영적 세계와 인간세계의 매개자로 역할 하며 신으 로부터 얻은 영적 힘을 인간 삶에 유익하도록 돕는다. 그러므로 굿은 신령의 초자연적 힘을 활용하여 인간의 불행을 미리 예방하고 길복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신앙의 실천으로 일관된다. 이러한 굿은 유무형적 문화가 총체적으로 집합된 한민족문화의 총체이다. 그래서 전통적 맥을 잇고 있는 문화로서 향유되는 가운데 예술 로 연희되고 문학으로 활자화되며 종교로서 신앙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샤머니즘 연구는 삶과 죽음으로 얽혀진 전승과 이승 그리고 저승의 세계관을 받드는 산자들의 신앙적 행위의 문화적 구조 및 양태를 밝히고 분석한다. 그러므로 샤머니즘의 참 연구는 믿음 속에 담겨 온 신앙적 자취 그리고 종교적 모습을 인류문화의 한 면으로 밝혀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래서 샤머니즘 연구 는 삶 속에 녹아 내려진 언어적 신화, 의례적 실천, 예술적 행위, 사회적 조직, 문화적 형태, 신앙적 기능, 사 회적 역할 등으로 점철된 사상과 철학을 고찰하기 위한 다원적 형태의 접근 방법이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샤머니즘은 그 자체가 역동적 삶의 양식이기 때문에 이를 연구하는 것은 인류의 근원과 양태를 밝히고 삶의 번영과 창성의 발판으로 삼아 나가기 위함인 것이다.

4. 한국 샤머니즘에서의 탄생과 삶 그리고 죽음 한국 샤머니즘은 인간 생명과의 연관 선상에서 생성되고 지속 발전되어 왔다. 한국 샤머니즘이 신앙적 체 계를 세울 수 있었던 것도 1) 탄생 2) 삶 3) 죽음과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 생명의 세 가지 요소들에 대한 해답은 샤머니즘 실천 행위 속에서 적절하게 제시된다. 그러므로 한국 샤머니즘 속에서는 1) 태어나는 것 2) 사는 것 3) 죽는 것이 인간사와 관련되어 작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의례 행위를 통해 표현되 고 응용된다. 생명을 받아 삶을 영위하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과정에서의 1) 뼈 2) 살 3) 피로 구성된 육체적 형태와 1) 영 2) 혼 3) 넋으로 구성된 정신적 모습들을 다룬다. 그래서 생명과 삶 그리고 죽음은 한국 샤머니 즘의 신앙적 기틀을 세우는 주요한 기둥이다. 탄생은 인류 지속성을 유지하고 삶은 지속의 형태이며 죽음은 인류 질서의 가시적 현상이다. 한국 샤머니즘에서의 죽음은 망자가 현세적 공간과는 반대되는 또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을 말한 다. 사람이 죽어가는 저승, 즉 내세적 공간은 이승, 즉 현세적 공간과는 반대되는 곳으로서 누구나 언젠가는 죽은 후 가야 할 곳이다. 저승으로 이동한 망자의 삶은 이승과 연계되어 있다. 이승의 삶 또한 전승, 즉 전세 적 공간의 삶으로부터 연결됐다고 믿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저승의 삶은 이승의 삶이라는 현실적 세계가 대비되어 논의되는 것이며, 이승의 삶 또한 전생의 삶으로부터 연장이라는 가치에 의해 전개 된다. 이로써 인간의 삶은 곧 전승과 이승 그리고 저승으로 구조화된 이른바 삼생(三生)적 구도 속에서 이해 된다. 이승은 현실 세계이며 저승은 죽은 후의 사후세계이고 전승은 태어나기 전의 이전 세계이다. 그리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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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각기 독립된 것이 아니라 서로 얽혀 있는 연속 선상에 놓여 있다. 죽음이란 넋(영혼)과 몸(육신)이 분리되는 현상이다. 넋은 혼(魂)이며 몸은 백(魄)이다. 그러므로 혼백(魂 魄) 분리는 육체가 소멸해도 넋은 영원히 존재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샤머니즘적 영혼관은 전세-현 세-내세로 이어지는 이른바 일원적 내세관으로 구체화 된다. 그래서 인간이 죽으면 몸뚱이는 땅에 묻히거나 불에 태워져 재로 변하여 공중에 날아가고 아니면 또 다른 생물에게 공양 돼 없어지지만, 그 넋은 또 다른 공 간으로 이동하여 활동이 계속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혼은 산자 삶에 어떠한 방법으로든 영향 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국 샤머니즘 속에서는 죽은 자가 산자에 대한 삶의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으므로 산자는 죽은 자에게는 죽은 영혼이 불멸하여 영생한다는 믿음이 주어진다. 죽은 자가 어떠한 형태로든 산자 삶에 관여하게 된다고 믿는 것이다. 이를테면, 산자가 자신의 삶 속에서 발생하는 좋지 못한 해로움이나 이로운 재복을 얻게 되면 이는 죽은 자의 영혼과 관련된다고 사고하는 것이 그렇다. 그러므로 산자는 죽은 자의 영혼을 보살피지 않으 면 해로움이 닥친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죽은 자의 영혼을 극진히 대우하여 해로움을 피하고 이로움을 받아 들이려 한다. 한국 샤머니즘에서의 산자는 죽은 자를 봉양하고 있는 것이며, 죽은 자는 산자의 현실적 조건을 증진하는 사회적 기능을 갖는다.

5. 한국 샤머니즘에서의 쇠붙이와 짐승 가죽 한국 샤머니즘에서의 쇠붙이와 짐승 가죽은 샤먼을 상징하는 대표적 영물(靈物)들이다. 쇠붙이에는 신의 소리를 내거나 접신할 때 쓰는 방울, 천상 세계를 암시하면서 직위를 표명하는 관(冠), 무기로서 신의 위엄을 나타내고 악귀를 물리치며 제물을 올릴 때 사용하는 칼이나 삼지창, 신의 형상을 비춰보거나 소리를 내게 하 는 동경, 종, 해·달과 별 및 우주를 상징하는 패용장식, 천상 지상 세계를 왕래하는 새, 불을 밝히는 촛대, 향 을 올리는 향로, 제물을 담는 술잔이나 제기 등이 있다. 이러한 쇠붙이들은 고대사회로부터 오늘날까지 신성 한 영물로 기능을 하면서 샤머니즘의 유형적 형상을 상징하는 대표적 장식물로 군림했다. 쇠붙이 장식들은 샤먼 머리에 쓰거나 몸에 달기도 하고 신을 모시는 신성한 공간에 모셔두기도 하는데, 의례를 진행할 때는 각 각의 기능이 구체화한다. 쇠붙이 영물들은 샤먼으로서 직명을 부여받을 때부터 일생 간직하게 된다. 샤먼을 상징하는 영물로 신앙이 되고 신의 위력이나 영검함을 표상하는 상징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한국 강신무들이 신내림을 받을 때 쇠 걸립을 하게 되는데, 이때 쇠붙이를 걸립하여 귀물(鬼物)을 제작하여서 평생 소유하며 신의 상징 물로 간직한다. 제주 샤먼이 소유하는 쇠붙이에서도 귀중하게 여기는 것은 울쇠이다. 울려서 소리를 내는 울 쇠는 샤먼의 신단(당주)에 두었다가 의례 때 꺼내어 사용한다. 샤머니즘 의례에서 쇠붙이는 신의 형체와 영적 세계로의 진입 그리고 인간이 감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일 을 들여다보는 것에 그 쓰임새 목적이 있다. 샤먼들이 신의 세계나 인류 미래를 설명할 때 쇠붙이로 된 명두 나 동경에 의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쇠붙이가 암시하는 것은 세 가지 측면이다. 첫째는 ‘비치는 것’이고 둘째는 ‘트는 것’ 셋째는 ‘나가는 것’이다. 비치는 것은 세상을 환하게 비친다는 것으 로서 자연의 이치 속에서 인간은 하늘의 뜻을 담고 살아가야 한다는 원리를 반영하다. 튼다는 것은 성질 또는 형식이 다른 두 개의 유기체 또는 무기체를 합일하려는 소통을 뜻한다. 이를테면, 인간 세상과 신의 세계, 삶 과 죽음, 하늘과 땅, 남과 여, 위와 아래, 어둠과 밝음 등으로 구분된 것을 소통해 내기 위함이다. 나가는 것은 문명의 길을 뜻한다. 이는 인류 삶의 현대적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짐승 가죽으로 제작되는 샤먼 북은 샤먼의 또 하나의 대표적 상징물로써 다양한 상징성과 주술적 힘을 갖고 있다. 샤먼이 신복을 차려입고 의례에 임할 때는 반드시 북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래서 북은 샤먼을 대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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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샤먼이 영의 세계로 들어가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 북소리이다. 샤먼이 접신하거 나 또는 신을 강림시킬 때 그리고 접신 후 이곳저곳의 영적 세계를 왕래하는 데에도 북소리는 필수적이다. 샤먼 북에서 흘러나오는 강한 가죽 소리는 신을 불러들이고 신을 좌정시킨다. 샤먼이 서사무가를 읊을 때도 북소리가 필요하며 샤먼이 몸을 흔들어 신과 접촉을 시도할 때도 북소리가 나야 한다. 음악적으로 예술성을 극대화한 북소리는 샤먼의 영적 음성과 조화를 이루어 신어(神語)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즉, 신의 메시지를 샤먼의 북소리에 얹어 읊어내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북소리는 애초 좋지 못한 해로운 악을 물리쳤던 것이지 만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 기능이 더해져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하는 소망의 소리로도 역할 하게 된 것이다. 한편, 샤먼 의례에서의 북은 단순히 소리를 내는 악기로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다. 북소리로서 신을 부르 고 신을 모시며 또한 신을 즐겁게 하고 신을 보내기도 한다. 그래서 샤먼 의례가 시작되면 샤먼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것이 북소리이며 의례 마무리에서도 북소리가 동반된다. 이처럼 북은 샤먼이 있는 곳이면 어디 든지 함께 있어야 하는 필수적 악기이다. 그야말로 북은 샤먼의 존재와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샤먼 의례 음악은 앞서 논한 바와 같이 타악기로 연주되는 북소리와 쇳소리가 있다. 그래서 샤먼이 서사무 가를 구송할 때나 춤을 추고 여러 가지 의례를 진행할 때 북소리와 쇳소리를 낸다. 그러면서 때에 따라서는 관현악기 음률이 가미되기도 한다. 그러나 북소리와 쇳소리는 영적 의례 음악을 조화롭게 승화시키는데 절 대적인 소리이다. 두 악기가 어우러질 때야 샤먼은 비로소 더욱 강한 영적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는 땅 을 울리는 북소리가 하늘을 울리는 쇠붙이 소리와의 화음으로 천하를 감동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방울 소리와 종소리 역시 쇳소리들이다. 이들 소리 또한 신을 불러들이기도 하고 동시에 좋지 못한 해로운 악 귀를 쫓아내기도 한다. 영적 존재는 쇳소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무서워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샤머니즘에서의 의례 음악은 신의 소리라 믿는다. 그래서 한국 샤먼들은 아무 때나 악기를 다루지 않 는다. 신을 모시고 만나야 할 곳에서만 악기를 다룬다. 그리고 악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을 존엄하게 생각한 다. 또한, 샤먼 의례 곡을 연주하는 악사들은 자신들의 연주를 통해 샤먼이 신과 접촉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악사가 곡을 연주할 때의 자세와 행동은 대단히 엄숙하다. 그리고 악사들은 자신들의 음악이 샤 먼을 통해 인간의 속성(俗性)에서 신의 성성(聖性)의 세계로 다가간다고 믿는다.

6. 한국 샤머니즘에서의 신의 언어 한국 샤머니즘 속에는 신의 언어가 있다. 신의 언어, 즉 신어(神語)는 일반인 사이에 통용되는 일상 언어와 는 차이를 나타내는 이른바 샤먼 집단의 전문 용어이다. 이러한 신어는 오로지 샤먼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특수한 샤머니즘적 속성이 있으면서 샤먼과 신봉자를 중심으로 오랜 시간 전승되어 온 고어이다. 신어에는 두 형태가 있다. 하나는 말소리로 구사되는 언어적(verbal)이고 또 다른 하나는 행동이나 행위 때 문에 표현되는 비언어적(non-verbal)이다. 언어적 신어에는 신가(神歌)를 비롯한 연극적 재담, 영험적 공 수, 의례적 대화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비언어적 신어는 손짓, 몸짓, 표정, 수학적 등식, 그림, 영물(靈物) 활 용을 통한 기호와 상징으로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한국 샤머니즘에서의 신어는 신봉자와 의례를 주관하는 샤먼들 사이에 공유되면서 신과 인간의 소통과 통신전달을 목적으로 기능한다. 그러면서 한국 샤먼들의 오랜 전통에 따라 세대에서 세대 그리고 지역에서 지역으로 전해지면서 샤머니즘의 중요한 모체로 인식됐다. 한편, 한국 샤먼의 신어는 지역에 따라 그 형식을 달리한다. 동일 지역이라 할지라도 샤먼 의례의 전승 계보 와 지역적 특성 그리고 구조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거나 응용되는 특성을 갖는다. 이처럼 신어는 사용자가 속 해 있는 샤머니즘 집단의 특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앙체의 전반적 맥 락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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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샤머니즘 신어의 생명은 집단적 공유성과 배타적 습성에 있다. 샤먼들은 자신들 세계에서 통용되는 신어가 타 집단 즉, 일반인 집단과 구성원에게 공유되는 것을 철저히 금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만 신어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공유적 은밀성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샤먼들은 이러한 신어 지속성을 위해 샤먼 계보 또는 집단에 따라 철저한 교육을 하기도 한다. 한국의 샤먼 신어는 신앙 행위와 관련되어 발생한 것들이고 시기적절하게 응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로 신 앙을 실천하는 의례 진행에서 사용된다. 신을 부르거나 모실 때, 신의 세계를 여행하게 될 때, 신의 말을 지시 받거나 이행하고 이를 인간에게 전달할 때 등이다. 한국 샤먼의 신어는 또한 샤먼들의 심리와 생활 수준 그리 고 신앙의례 등을 직접 반영하고 있으므로 샤먼들 사이에 일체성, 동질성, 결속성 등을 도모하는데 크게 작용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신어는 특수 및 전문 용어가 혼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 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으므로 샤먼들의 신비성과 특수성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그러면서 비사용자들과의 이 질성을 나타내어 자신들만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표방하기도 한다. 이는 일반 사람들이 신의 세계를 추상케 하고, 삶의 사고를 더욱 폭넓고 깊이 있게 만들어 주는 능력을 갖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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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 of Korean Shamanism YANG Jongsung Ph. D. Director, The Museum of Shamanism Committee, National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1. Introduction to Korean Shamanism Korean Shamanism has been passed down through the lives of common people for millennia, shaping their spiritual and world views before foreign religions such as Taoism, Buddhism, Confucianism, and Christianity, had entered the country. The first foreign religion to enter the land was Buddhism, but it was only in the late 4th century, while Shamanism had existed since the beginning of the 1st century, according to records. Since the days of ancient tribal communities, a memorial service was held for the sky, for a good harvest, longevity, and peaceful royal reigns. The period of the Three Kingdoms period (Silla, Goguryeo, and Baekje, 37 BC E- 668 CE) inherited the customs of ancient society for shamanic rituals. This tradition of shamanism in the Three Kingdoms Period led to the Goryeo Dynasty (918-1932 CE) and the shaman of Goryeo held a special festival to pray for rain festival and the blessing of the royal family in communication with the Divine Spirit. In addition, shamans performed rituals for the royal family and among the common people. The Confucian policies of the Joseon Dynasty (1392–1897 CE) resulted in people being driven into a one-sided appreciation of Shamanism. While Shamanism was defined as superstition, there were still shamanic rituals held for rain and good harvests in villages. Not only was the court ceremony performed with shamans, but also shamans were assigned to a public health center to handle the relief of the people along with medical doctors. On the outside, it was Confucianism, but on the inside, it was still dominated by Shamanism. Therefore, Shamanism, which had been established as the belief of the people, has constantly advanced, and has been widely practiced not only in the rituals of communities, such as worship to village gods and mountain spirit, but also in family unit ceremonies for reasons like full recovery of disease and comfort. Shamanism has existed with a universal character and distinctiveness among the Korean people’s religious approach to thought, which was gradually integrated and systemized through antiquity. Shamanism was described by various terms, including folk religion, and the indigenous, all used by researchers and believers alike. In all cases, Shamanism could be explained through the exorcism ritual called ‘Gut’. The shaman (mudang or mansin in Korean) serves in the roles of clergy and master of ceremonies, wearing specific costumes for the Gut. They arrange the tools, paintings, flowers, food, money, and offerings in the shrine according to shamanic rules and cre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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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st auspicious environment for spirit to enter. The shaman also chants shamanic melodies and dances to their spiritual music while telling stories about myths of heaven, earth and man. Thus, this rite of Gut performed by the shaman can be understood as a total cultural assembly of both tangible and intangible culture of Korea. This ritual has been enjoyed as a traditional performance art form, and has evolved from a source of word-of-mouth into of written document for both literature and scholarship. Long seen expressed only through ritual to the common folk, Shamanism has existed as a religion along Korean history. Its substantial purpose is to satisfy the prayers’ instinctive desires to prevent misfortune and maintain comfort. Korean Shamanism was dampened by Western culture that flowed from outside as it entered the 20th century. Western medicine, in particular, has greatly diminished the medical function of shamans. Japanese imperialism called for the destruction of Korean Shamanism by denigrating it as superstition. After Korea’s liberation from Japan’s colonial rule, the Cultural Properties Protection Law was enacted in 1961 to protect and inherit national culture as the traditional was tarnished amid the trend of industrialization, urbanization, and globalization. As an identical attempt to let the ritual tradition continues, one designated it as an intangible cultural asset. Meanwhile, such artificial policy for the protection of cultural properties, on the one hand, raises awareness of the cyber-culture of Shamanism, which is being processed and commercialized in the digital age. There are two different types of Korean shamans which are differentiated from one another through the means by which they are initiated into the roles of a shaman. A possessed shaman suffers from a shamanic disease, attributed to the literal possession by a spirit or god. Later, he or she becomes a professional shaman through a prescribed set of steps and an initiation ritual. The other type are hereditary shamans, whose ancestor's profession was a shaman and they inherit their relative’s craft, practices, and traditions. A key difference between the two, however, is that a shaman who became professional through being possessed by the spirits and subsequent rites, can make predictions of coming events by the invocation of spiritual power. These spirits also exhibit their supernatural power by means of dancing on knives. Hereditary shamans, on the other hand, lack this spiritual experience. They conduct Gut, though they do so without possession or direct spiritual power. The nature of the practice of Shamanism in Korea appears as spiritual activities with a shaman's entrance into a state of ecstasy. This is created within the context of unlimited time and space. The viewpoints for this context are the three worlds, where unlimited time and space are created: on heavenly and earthly world and the undersea. The structural theory, in which those realms function as symbols as applied to human life, give ‘form’ to the nature of Shamanism. Thus, to comprehend the nature, one should begin from a recognition of the spiritual word because its meaning, with a ‘letting-nature-be’ metaphysical view point, is set up by the means and orders of holy and perfect lives. The status of ecstasy is the state of a complete absence of ego, which is built-up through contact between shaman and god heads. Because of this, languages and behaviors of a shaman in ecstasy are held together with gods' language, uncommon gestures, and mysterious behaviors different from the ordinary. A shaman is a person who comes in and out between the material and the spiritual world; who acts as the mediator inbetween: and who explains and represents b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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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s. Various spiritual symbolic languages and gestures which are caused from the ecstasy phenomenon, can be certainly distinguished from other religions. Of the persons who attempt those missions, it is only a shaman who knows how to enter to ecstasy. Shamans possess the practical techniques to be possessed of a spirit. And those technical means have been equally surveyed in other culture, where has the similar sacred heritage. It is typical to view Shamanism as historical heritage for Koreans because it was created and evolved with the mankind. The reason why Shamanism could set up its faith system is because it is related with the issues of 1) human birth, 2) the management of life, and 3) the resurrection to godhead from the afterlife. And the answers for those factors have been properly given in the practice and conduct within Shamanism. Therefore, shamanism functions within the sphere of the history of man. In a related manner, Korean Shamanism deals with and controls tangible physical shapes, composed of 1) bone, 2) flesh, 3) blood and the intangible psychological shapes, composed with 1) spirit, 2) soul and 3) breath. With those, it is critical to understand the ‘mind’ of Shamanism as it pertains to death, which humanity possesses perhaps the most fear. In the faith of Shamanism, the deceased are moved to the other world opposite from the earthly space. And then, they would take on another life. The afterlife, the opposite of the earthly plane, is the space where the dead should go after death. However, the life of the deceased is related with earthly life. That is, the afterlife could be discussed with the contrast of corporeal life to that of the next life. And, that other life would be opened out with the value of extension of the life before lived. With those, the human life of shamanism would be understood as the three life structures of before life, earthly life, and next life. Earthly life is corporeal life, the next life is the world after death, and before life is the world before birth. Those lives are not independent of each other, but are complexly mixed with one another and are on the same line. Therefore, it is the structure which human life is linked with one another between life before birth, human (corporeal) life, and the life after death. Korean Shamanism’s viewpoints for the soul and the flesh are the following. It is the concept that death is the phenomenon of separation between soul and body: soul is the spirit, and the body may become extinct, but spirit should exist eternally. This spiritual viewpoint of Shamanism is structured with the unitary other life, which is linked with before-earthly-after life. Thus, even if persons were buried into ground or were scattered as ashes or were offered to other lives and disappeared, the soul would move to other space and continuously take on activities. With those ways, spirits would have influence on the lives of living persons. And living persons should cope with spirits in normal life. Because dead men have dominion over living persons in Shamanism, living persons believe that dead spirits are immortal, live eternally, and they participate in the lives of living people, anyway. For instance, Koreans think that whether living people experience harm or enjoy the fruits of fortune, it must be dependent on the spirits of dead persons. Therefore, they believe that if they get harmed, they must not have treated the spirits of the dead very kindly. With those views, living people should support the spirits of the dead and that dead persons have the ability to control the real conditions of living people.

2. Sacred Shaman Implements of Iron and Animal Leather in Korean Shamanism Iron and animal leather are the most typical holy sacred implements in Korean Shamanism. Bells are used for making the sound of gods and are used for being possessed of gods; coronets are used for indicating the heavenly world; three-pronged forks or knives are used for weapons, representing the dignity of gods, defeating devil souls, and giving sacrifices; bronze mirrors are used for viewing the shapes of gods; objects for making sounds, such as big bells and gongs, 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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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ilized; decorations are worn symbolizing the sun, moon, stars, and the universe; birds of coming and going between heavenly and earthly worlds; candlesticks for lighting; perfume burners for burning incense; cups and utensils for ancestral rites, etc. All those iron objects of Korean Shamanism have played a role as holy things from ancient societies to today and have dominated as symbols of representing visible shapes. Those materials have been put on the head or body, have been put on holy spaces, and have been specified for each feature during ceremonies. Korean Shamans keep those iron holy things from when they receive the missions of the shaman job as a lifelong endeavor. Holy objects representing the shaman are recognized in belief, and those materials would be entitled to be the symbol of gods' authorities and holiness. The shaman of Korea performs iron-casting when they’re being possessed by the spirit of a god. At that time, they receive numerous objects made of metal; manufacture materials imbued with soul and spirit; and they keep those objects for their entire lives as the symbol of the gods. Shamans inherit metal bells, and they regard them as the most valuable thing. Their materials are made of bronze, and they are composed of 1) sun mirror - symbol of sun, 2) moon mirror - symbol of moon, 3) body mirror - symbol of fortune and long life, 4) rectangle mirror - shape of lotus, and 5) symbol of holy spirits, and stars. All those metal objects originate from the function of the handling of fire. Fire represents the power of purification in the shamanic ceremony, and on the other hand, it dominates as the symbol of science and civilization. Thus, fire becomes the other symbol of metal. The blacksmith, who deals with fire, is used to complete the holy objects’ relationship line with the gods. The metal of Korean Shamanism ceremony is for expressing the shape of the gods, the entrance to the gods' world, and looking into ineffable other worldly things. We can recognize that Korean shamans use the intangible shape on metal when a shaman explains the gods' world and the future. On the other hand, from the viewpoint of human cultural history, there are three aspects of metal’s implications. The first is ‘reflecting’, the second is ‘opening up’, and the third is ‘moving forward’. The reflecting means shining up the world brightly. That reflects the theory which human should live on having the sky in mind with the rules of nature. Opening up is the communication of unifying different types of two organic and inorganic substances. For instance, It is for the communication between human world and gods' world, life and death, sky and earth, male and female, up and down, darkness and brightness, etc. which are blocked between them. Moving forward means the way of civilization. This implies the help of modern development of human life. We can understand that the entrance from the ancient society to modern society is not possible without iron. The Korean shaman drum which is made from leather, is another typical symbol for the shaman. The symbolic meanings and the magical powers implied are varied. The drum should be included surely when the shaman wears the traditional garb and enters into the ceremony. Thus, the drum is regarded as a material representing the shaman. Because the sound of drum is required when a shaman crosses into the spiritual world, the shaman considers it to be a very valuable thing. As well, the sound of the drum is necessary when a shaman is possessed by spirits and soars beyond this world in a state of ecstasy. The sound of the drum also makes the ancestors' spirits move down into the shrine. The strong leather sound from the shamanic drum calls gods and facilitates the gods to be seated within the shrine. The sound of the drum is needed when a shaman reads their magical narration and initiates contact with gods. The sound of the drum - its musical rhythm - gives form to gods’ words, which are made by the gods’ voices and harmonies. That implies that shamans read the gods’ world through sound. Koreans have believed that the shaman's drum sound possesses the power of defeating harmful forces. This has been extended to the belief in which the drum works as the sound of the wishes of a shaman's will. Therefore, the sound of a shaman's drum not only plays out roles, but also provides a necessary function for inducing contacts between shaman and God. In addition to those, the drum sound makes gods happy and sends the gods back to the realm from which they came. The shaman's drum has been the stuff of a long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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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hamans, themselves, are not the only parties to play drums directly; but also, professional musicians play them in the shamanic ceremony. The drum in a shamanic ceremony is not a simple instrument. The sounds of the drum calls gods, worships gods, rejoices in the presence of the gods, and sends the gods back. Once a shamanic ceremony begins, the first thing which the shaman encounters is the drumming sound, and it is required at the final stage, as well. Thus, the drum should be with the shaman wherever a shaman goes, together, and it is the necessary instrument for the shaman. Simply, the drum is like a shaman's existence, itself, and is often referred to as a 'shaman whole thing.' Shamanic ceremonial music is composed of drum sounds, of percussion and metal sounds. When a Korean shaman reads their magical narration, the drum would be played, and when dancing and performing other processes ensue, the drum would be also played. However, the metal sound would be added at those moments, as well. In some cases, other instruments would be added, too. The reason why metallic sounds should be added to drum sound is creating an absolute form for the empowered ceremonial music. When those two instrumental sounds are mixed, stronger power is demonstrated. That is because the drum sound, which vibrates the ground, is harmonized with the sound of metal, which vibrates the sky, and those move up through the whole world. The small bells sound and big bell, as the metal sound, might call gods and throw harmful spirits out at the same time. This is because gods like metallic sounds and fear them simultaneously. On the one hand, a Himalayan shaman's small bells and big bell may each make sounds, but, in use, they are tied into one bundle, and make mixed sounds. This sonic architecture expresses a wideranged sound of small bells and big bells chiming both alternatively and in unison. Korean shamanic music is the sound of the gods. It has originated from the belief that it is the gods’ music. Thus, they are not reluctant to play instruments at any time. However, they play instruments only where they meet gods and they think the sound from instruments is quite dignified. They think unlimited connected sound and reverberation are important because they believe that with those, gods could come down and contact with humans. On the other hand, the musicians playing ceremonial music know that a shaman could make contact with gods through the playing of music. Thus, when playing music, the attitude of musicians is solemn. When playing music, they release all of their energy to the shaman. They think that their music makes secular humans approach to the holy god.

3. The Sacred Languages of the gods in Korean Shamanism There exist gods’ languages in Korean Shamanism. It is professional terminology which is different from the one ordinary people use. Those languages of gods have special shamanic characteristics which are used only between shamans. They are comprised of archaic words, which have been passed down from antiquity among the shaman and devotee. Those gods’ languages can be separated largely into two types. One is verbal, which is commanded with spoken sounds, and the other is non-verbal, which is expressed with behaviors and actions. The linguistic type of language includes lyrics of gods’ songs, dramatic jokes, holy messages, ceremonial dialogue, and etc. The non-verbal language of gods is composed of signs and symbols like body gestures, facial postures, mathematical equations, paintings, and spiritual tools. Those languages of gods are intended for communication between gods and human, along with mediation of shaman. Those have been passed down from generation to generation and from region to other regions, and have been recognized as the significant mother body in Shamanism. The languages have different forms based on the in accordance with varied cultural areas. Also, even though some occupy the same shamanic cultural area, those have been expressed or applied in different types and characteristics according to the group features and regional architecture. The languages are closely related with cultural characteristics to which they belong. And therefore, to understand those, we need to comprehend the overall context of belief gro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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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fe of the languages are related to both the group’s sharing and exclusivity. Shamans often fervently prohibit their own languages to be used by other groups or members. With those prohibitions, they could maintain it as secret. Shamans exhaustively train for preservation of their languages. On the other hand, because the languages are an outbreak and application from an act of faiths, those are mainly used in the practical rituals. One uses the languages when calling to gods and travelling to gods’ worlds, to receive gods’ messages and to deliver them to prayers. Because the languages directly reflect the shamans' mental status, living standard, and their faithfulness of ceremony, they are useful in discerning the unity, homogeneity, and solidarity among shamans. Furthermore, because the gods’ languages are mixed with shamans’ special and professional terminologies, and since ordinary people are not able to understand, those fortify the mystical qualities and specialties. Simultaneously, they represent a notable difference from non-users, recognizing a claim of a shaman's own worldly existence. Those languages let people revere the gods' world and enable to approach to their own lives a lot more widely and thoughtfu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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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_영혼의 숨결 헝가리 한국문화원의 한국 샤머니즘 사진전 메 치 베 아 트릭 스 ELTE 한국학과 교수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이 최근에 새로운 장소로 이전해서 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에서 재개원 하였다. 세계에서 두 번째이고, 유럽에서는 제일 큰 규모의 한국 문화원으로 변모한 이곳에서 지금껏 한국에 서도 볼 수 없었던 대형 기획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의 주제는 전형적으로 한국적이지만 궁극적으로 는 인간의 가장 보편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전시 제목에도 있듯이 ‘굿’이라는 말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지만 전시에 참여한 여섯 명의 한국 사진 작가(김수남, 김동희, 이한구, 이규철, 박찬호, 안세홍)의 130여 작품을 끝까지 감상하다 보면 이 단어의 의 미가 무엇인지 그려질 것이다. 사진에는 구름과 산, 바다, 아주 거대한 나무, 타오르는 불과 같은 자연의 모습과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 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이라고 보기 힘든, 아주 독특한 차림의 남자 혹은 여자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아주 중요한 인물들이다. 모든 관심은 그들에게 집중된다. 보이지 않는 초월적 세 계와 평범한 속세에서 답을 구하는 범인들 사이를 매개하는 중재자, 그들이 바로 샤먼 shaman, 한국어로는 무당(혹은 무인)이다. 그들은 인간의 속성을 버리고 몰아의 경지에 이른 모여든 군중 앞에서 눈으로 볼 수 없 는 신과 인간을 중재하는 능력을 지닌 자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것이 필요할까? 이런 ‘굿’이라는 의식은 무엇 을 위한 것일까? 고대부터 지구의 환경에 취약했던 인간은 생존에 필요한 조건을 결정하는 변덕스러운 날씨를 경험할 뿐 아 니라, 개인이나 공동체 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질병이나 죽음으로 고통 을 받아왔다. 이렇게 쉽게 이해가 되지 않거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견뎌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 서 인간은 위안과 위로를 받기 위해 울부짖었으며 이러한 정신과 육체의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인간과 보 이지 않는 신들의 관계를 이해시키고 경험하게 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무속인의 과제였다. 그들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신들과 접촉하며 특정한 움직임과 무구를 활용해 보이지 않는 힘들 을 광장에 불러 현시하도록 한다. 신들을 맞이한 후 소원과 기원을 풀어놓으며 의례가 성공적으로 끝난 후에 는 일상의 삶이 나아지길 바라면서 신들을 보낸다. 풍년과 풍어 그리고 죽은 사람들의 한이 풀리기를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의례를 통해 더 높은 경지의 신들과 만남을 구하는 사람들은 정서적인 교감을 느끼고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며 영적 치유를 받게 된다. 본질적으로 무당은 공동체의 ‘심리학자’와 같은 존재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우리는 한국 무속인들의 의례와 관련된 사진들을 접할 수 있다. 과연 이 작품들은 관객들에 게 어떤 말을 할까? 하늘과 땅, 인간과 자연, 그리고 초자연적 세계가 서로 만나 상호작용하는 이 특별한 상 황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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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된 작품들은 이곳 유럽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창과 같다. 시간적으로도 그런 것 이 대부분의 작품이 1980~90년대에 한국에서 촬영한 다큐멘터리 사진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독특한 풍 광들과 반도의 남쪽 지역에 위치한 제주도의 해변, 첩첩이 높은 산들 사이에 숨어있는 자그마한 신당들, 서 울 근교의 골목들은 한국이라는 지역을 더욱 친근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장소들은 비일상성과의 접합이 일 어나면서 변화한다. 이들 접합은 영혼과 감정, 인간의 고통, 기원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며 이러한 인간의 감 정에 우리 또한 연결된다. 우리는 고통과 상실감, 불안감 그리고 미래에 대한 걱정과 염원들을 완전히 없애고 위안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염원을 하는 의식이 하나 둘씩 치뤄질 때마다 인간의 이성 너머 또 다른 세계 에서 그 해법을 찾는다. 시공간이 하나가 되면서 경계가 사라지는 특별한 순간이다. 그리고 작품들을 통해 우 리 역시 이 특별한 순간의 일부가 된다. 작품들은 모두 다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각자의 관점이 투영되어 있다. 사라져가는 전통을 보전하려 는 단순한 기록 사진으로서가 아니라 작가의 관점에서 사람과 자연, 초자연적인 존재와의 특별한 연결을 느 끼게 하는 뭔가가 있다. 김동희와 이규철 작가의 일부 작품에서 강조된 ‘빛’, 또는 초자연적인 힘과 접신한 무당의 역동적인 움직임 은, 특히 안세홍의 사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사실 작가는 사람이 아닌 신을 촬영한다. 알록달록한 무신들을 나타내는 제단 앞에서 초록 치마를 입은 무당이 서있는 이규철 작가의 <서해안 대동굿>(2014)은 많은 이야 기를 담고 있다. 제단 위에 놓인 여러 신들의 모습은 또렷하지만 무당의 얼굴은 흐릿하다. 중앙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인간인 무당이 아니라 그녀를 통하여 현시되는 신들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인의 모습을 담은 포트레이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한구는 각각 의례에 맞는 의상들을 차려 입은 샤먼들의 모습을 스튜디오 사진처럼 담았다. 이 인물들은 어두운 배경 속에서 민속화집 속의 삽화 마냥 강렬하게 채색되어 있다. 여기서도 강조되는 요소는 각각의 무당 개인이 아니라 그 기능에 맞는 의상이 다. 안세홍의 작품 속에서는 클로즈업된 무인들 그 자체보다는 그들의 활동과 움직임을 강조하고 있다. 박찬 호 초상화에서는 자연과 무인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며 풍광 속에 인물을 담고 있다. 하지만 신당 중앙에서 홀로 앉아있는 무인들도 볼 수 있다. 관객은 누구일까? 여전히 이런 샤먼들은 필요할까? 현재 의 심리학지와 역사, 종교의 논리로 지배되는 이 세계에서 정제되지 않은, 때로는 다소 원시적인 모습이 등장 하는 몰아의 샤머니즘 의식이 여전히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이 전시에서도 보여주듯이, 한국의 정체 성과 전통을 보존하려는 차원에서 대중의 관심이 다시 쏟아지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이 이 현상에 대해 어떻 게 받아들일 것인가도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 될 것이다. 사이버 세계에서는, 인터넷 세상의 공간에서도 나타 나는 샤먼 현상들은 다른 형태이기는 하지만 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사이버 세계에서 이러한 종류의 직접적이면서도 자연과 맺는 공동체 기반의 관계는 사라져 버릴 수 있다. 어쩌면 나 중에는 정말 이 사진들이, 사라져가는 과거 공동체의 전통을 다루는 단순한 기록물만으로 이야기되지 않을 수 있다. 예술적 가치와 인간의 영혼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지닌 이 사진 작품들은 사라져가는, 한국적이지만 동시에 지극히 인류 보편적인 현상인 굿에 주목하게 한다. 이는 초자연적인 세계와 지상 세계, 인간이 서로 만나고 직접적 상호교감을 나누게 할 뿐 아니라, 한국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 전시를 감상하는, 저 깊이 똑 같은 염원과 두려움을 지니고 있는 이곳 유럽인들도 한국의 혼(魂)과 만날 수 있도록, 또한 이를 통해 자신의 혼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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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t: Breath of the Spirit Photo Exhibition from the World of Korean Shamanism at the Korean Cultural Center in Hungary Dr. Beatrix MECSI Associate Professor at the Korean Studies Department, ELTE University / Art Historian

The Korean Cultural Centre has just opened its gates again at a new and lot larger precinct in Budapest. It has become the world’s second and Europe’s first largest cultural centre. This time it hosts a huge photo exhibition yet unseen in Korea, which presents a characteristically Korean and still truly human topic. The word “gut” in the title is an unknown concept for most people, but if we look at the nearly 130 pictures of the six Korean photographers at the exhibition (KIM Donghee, LEE Hankoo, KIM Soonam, LEE Kyuchel, PARK Chanho, AHN Sehong) we come to understand the essence of the word. In the photos we can see clouds, mountains, the sea, uniquely big trees and flaming fire as well as people with faces of expectation. Among them a distinctively dressed man or woman appears in the middle with a meaningful and almost inhuman face. All attention is focused on the faces. He mediates between the invisible transcendental world and the simple people looking for guidance in everyday life. He is the shaman, the mudang in Korean, who can create that ecstatic state of mind where he loses his own personality, and where he becomes a medium and can create an opportunity of manifestation for the invisible spirits presenting themselves to the gathering. Why is it necessary? What is the purpose of a gut ritual? Since ancient times people exposed to earthly conditions can experience the whims of the weather which define the criteria necessary for survival. They suffer all kinds of personal and communal harms. They also survive traumas, the loss of their beloved ones, illnesses and death. To bear the burden of these inconceivable, unpredictable and challenging situations is not an easy task. Man asks for understanding, reassurance and consolation. The task of the Shaman is to alleviate the pains of the body and the spirit, to understand, to experience and to invoke the connection between man and the invisible forces. He gets into touch with forces believed to have a considerable effect on our lives. He visualizes and throws into space the invisible forces with the help of a special choreography and with special tools. The shaman entertains the invoked deities, then he presents his wishes, and finally, he says goodbye to them hoping that the successful ritual will bring forward an improvement in everyday life: abundance of crops, lots of fish, and the souls of the deceased may find peace. Finally, by completing the ritual, experiencing catharsis with the help of channelling emotions, people seeking connection with upper forces are healing spiritually. Essentially, the shamans are the therapists of a given community. At the exhibition we can see photos taken at Korean shamanistic rituals. What do these pictures convey to the visitor? How do they depict the special situation when sky and earth, man and nature as well as the supernatural world get into personal relation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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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hamanism GUT


The photos are windows on a world so far away from Europe and sometimes even the present day (many of the photos were taken in 80s and the 90s). Specifically Korean landscapes, the shores of Jeju island in the south, little shaman sanctuaries among high mountains, and streets of Seoul bring Korea closer to us. But the precincts get spiritualized by the not everyday relationships. They are filled with spirit and soul, emotions, human suffering and expectant curiosity. They can connect themselves to all these. We seek alleviating and consoling certainty for the sufferings, losses, expectations and worries we have experienced. By exposing troubles and wishes at a ritual, the solution is projected so high that it transcends everything human. Time and space become one, limits disappear. These are special moments. In these photos we are parts of these special moments. The works of Korean photographers are about the same topic, but from a unique perspective. These photos are not only documents of a now disappearing tradition, but they project perspectives that prop up the special connection between man, nature, and the supernatural reflected in each photo. In the pictures we often see emphatically presented rays (in the photos of Kim Donghee and Lee Kyuchel) or those dynamic motions in which the shaman obsessed by supernatural forces gets transubstantiated (in the pictures of KIM Donghee, LEE Hankoo, LEE Kyuchel and PARK Changho and especially AHN Sehong). As a matter of fact, the photographer takes a picture of the spiritual being and not the physical body. Especially expressive LEE Kyuchel’s photo entitled Seohaean Daedong-gut (2014) in which a shaman woman in green skirt stands in front of an altar representing colourful shaman deities. We can clearly detect the forms of the deities on the altar, but the woman’s face remains dim, although she is posing in the middle of the picture. She is not interesting as a person. The deities she impersonates are more interesting. But we find portraits of shamans with names, too. LEE Hankoo presents the shamans in different clothes fitting the occasion in studio photos. These figures appear colourfully, almost as illustrations of an ethnographic collection, in front of a dark setting. In this case, the dresses fitting the functions are emphasized, and not the person. In AHN Seong’s photos the action and the movements are emphasized in the close up presentation of shamans. In PARK Chaho’s portraits of shamans the figures appear in a landscape, sensing the connection between nature and the shamans, but we can see them sitting alone in the middle of the shaman sanctuary. Who will be their audience? Do we still need shamans? Can the ecstatic and often bloody sacrifices of shamanistic rituals exist in the age of modern psychology, explanations or methods of historic religions? The public opinion has recognised them again by paying attention to Korean identity and tradition. The exhibition is a proof of all this. Another interesting question is the attitude of younger generations to the shamanistic tradition. Cyber-shamanism, shamanistic practices appearing on the internet, proves that the tradition survives, although in a different form. The direct relationship between nature and the community may be lost in this form. In this case the pictures are only documents of the communal traditions of ancient times. The artistic value of the photos at the exhibition accosts the human soul with their message and call attention to a specifically Korean and now disappearing but deeply human ritual, the gut ceremony. Not only the supernatural, the worldly and the human spirit meet and feel this direct relationship, but also the European visitors far away from Korea, who have the same wishes and fears, can feel Korean spirituality and their own spirituality through this.

Breath of th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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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hamanism Breath of th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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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_ 영혼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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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신들의 고향, 제주 김수남

굿판 김동희

無舞_우리 땅의 무속인과 성소 이한구

징소리 이규철

작두 안세홍

신당 지노 귀 박찬호

청배 請陪 이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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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hamanism GUT


Works Jeju Island: Home of the G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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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oonam

Gutpan

70

KIM Donghee

The Profound: Shamans and Sanctuaries

102

LEE Hankoo

The Sound of a Gong

126

LEE Kyuchel

Chaff Cutter Blades

152

AHN Sehong

Shrine

190

Jinogwi: Indicating the Road to Return

204

PARK Chanho

Mani-fest: Shamanist Costum

234

LEE Hankoo

Breath of th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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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고향, 제주 Jeju Island: Home of the Gods

김수남 KIM So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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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좋은 무당이 뭔지도 몰랐고 가치 있는 굿이라 는 개념도 없었다. 내 눈에는 몽땅 같은 것으로 보였는데 그걸 사진적인 감각만 신경 써서 표현하려고, 희한한 장 면이나 찍으려고 하니까 무당들 눈에 더 형편없는 눈으로 보였겠지. 결국 한계를 느끼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 다. 내 평생 필요에 의해서 공부하기 시작한 건 굿이 처음 이었다.” 김수남은 대학 입학 선물로 받은 카메라를 들고는 빛과 그림자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된다. 그리고 곧 그는 자기의 인생을 걸 새로운 주제와 만나게 된다. 굿, 미신타파를 부 르짖던 정권에 의해 곧 사라져버릴 것 같았던 한국의 문 화였다. 그는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굿 사진 을 찍기 시작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한국인에게 굿은 단순한 미신이라고 하기에는 문화 그 자체였다. 제주의 섬을 두고 사람들은 1만 8천의 신들이 사는 ‘신 들의 고향’이라 부른다. 매년 음력 1월이면 도내 각 마을 에서는 본향당굿과 영등굿이 시작되면서 제주의 모든 곳 은 굿의 열기로 가득해진다. 굿은 신과 인간의 만남이다. 인간이 신을 찬양하여 노래함으로써 신을 맞이하고, 신과 인간이 노래와 춤으로 함께 즐긴다. 인간이 신을 만나는 일은 굿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사제인 심방을 매개로 신 과 인간 사이의 다리를 놓는다. 무당은 다른 종교의 사제 들처럼 마을 사람들의 정신적 문제들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갈등의 해결을 돕는 일종의 상담자 역할을 하는 존재였다. 김수남은 제주 출신다운 시선으로 해풍과 파도에 맞서 삶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필름에 붙들었다. 검푸른 바다 에서 생의 끈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고통과 애환이 관통했 다. 제주 사투리마저 자랑스러워할 정도로 제주를 무척 사랑했던 사람, 김수남이 살아있는 굿 사진을 찍은 비결 은 탁월한 공감능력이었다. 그는 카메라를 들고 덩실덩실 춤추고 막걸리 잔을 함께 기울이며 피사체의 내면을 들여 다보고 나서 셔터를 눌렀다. 제주 굿판에서 매번 펑펑 눈 물을 쏟는 김수남을 본 사람들은 말했다. “저 심방은 왜 굿은 안하고 울기만 하느냐” 라고 말이다.

“I had no idea what a good shaman was, and had no concept of what a valuable gut was at the time; everything looked the same to me. I tried to portray these shamans through a photographic lens, and to simply capture rare scenes. Perhaps my photos seemed shallow to shamans. In the end, I felt a sort of limitation and started to do a lot of research in the field. Traditional Korean gut was the first activity that I started to study out of necessity for my own life.” KIM Soonam became deeply fascinated by the world of light and shadow with a camera he received as a gift when he started university. Soon after, he encountered a new theme: gut, a part of Korean culture that seemed to be disappearing because the government insisted on breaking this “superstition.” Kim said many times that he started to take photographs of gut ceremonies because he felt sorry that a tradition was disappearing. For Koreans, gut has long been a culture in and of itself, so it was inappropriate to simply call it a “superstition.” People from Jeju call the island the “home of the gods,” a land where 18,000 gods are said to exist. In the past, each village and town in Jeju carried out bonhyangdang gut and yeongdeung gut on Lunar New Year, filling every corner of Jeju with excitement for these gut. A gut is a meeting between gods and humans. People greet gods by praising them, and both humans and gods enjoy the moment through song and dance. Humans first encounter gods through gut, and the priest or shaman establishes a bridge between gods and humans. Traditionally, shamans, like priests in other religions, served as a kind of counselor who listened to the mental health problems of village people, then suggested solutions, and helped relieve conflicts between them. In his pictures, KIM Soonam photographed people who had pioneered their lives against wind and waves from the point of view of someone representing those native to Jeju. The pain, joy, and sorrows of those who were continuing their lives in the dark blue sea penetrated his photographs. KIM Soonam loved Jeju so much that he was even proud of Jeju’s regional dialect. His secret in taking realistic photographs of gut lied in his amazing ability to feel empathy for others. As he held his camera, danced joyfully, and shared bowls of makgeolli (rice wine) together with others at the scene, he captured the inner side of the subject before snapping a photo. People who saw KIM Soonam crying endlessly at every gut in Jeju said, “Why is that [person we assumed was a] shaman crying, not performing a g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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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하로산당 영등굿 Jeju Harosandang Yeongdeung-gut


Sinyang-ri, Namjeju-gun, Jeju Island, 1982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Jeju Chilmeoridang Yeongdeung-gut


Geonib-dong, Jeju, Jeju Island, 1981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Jeju Chilmeoridang Yeongdeung-gu Geonib-dong, Jeju,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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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Jeju Chilmeoridang Yeongdeung-gut Geonib-dong, Jeju,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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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굿 Jeju Sin-gut


Donggimnyeong-ri, Jeju Island, 1981


제주 무혼굿 Jeju Muhon-gut Gosan-ri, Bukjeju-gun,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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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무혼굿 Jeju Muhon-gut Gosan-ri, Bukjeju-gun,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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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무혼굿 Jeju Muhon-gut Gosan-ri, Bukjeju-gun,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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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굿 Jeju Sin-gut Donggimnyeong-ri,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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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씨할망당 영등굿 Jeju Yeossi Halmangdang Yeongdeung-gut Hado-ri, Bukjeju-gun, Jeju Island,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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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굿 Jeju Sin-gut Donggimnyeong-ri,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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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등굿 Jeju Yeongdeung-gut Geonib-dong, Jeju,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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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등굿 Jeju Yeongdeung-gut Hado-ri, Bukjeju-gun, Jeju Island,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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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씨할망당 영등굿 Jeju Yeossi Halmangdang Yeongdeung-gut Hado-ri, Bukjeju-gun, Jeju Island,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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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무혼굿 Jeju Muhon-gut Gosan-ri, Bukjeju-gun,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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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무혼굿 Jeju Muhon-gut


Gosan-ri, Bukjeju-gun, Jeju Island, 1981


제주 무혼굿 Jeju Muhon-gut Gosan-ri, Bukjeju-gun,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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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씨할망당 영등굿 Jeju Yeossi Halmangdang Yeongdeung-gut Hado-ri, Bukjeju-gun, Jeju Island,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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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굿 Jeju Sin-gut Donggimnyeong-ri,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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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굿 Jeju Sin-gut Donggimnyeong-ri,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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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굿 Jeju Sin-gut Donggimnyeong-ri,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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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굿 Jeju Sin-gut Donggimnyeong-ri,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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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굿 Jeju Sin-gut


Donggimnyeong-ri, Jeju Island, 1981


제주 영등굿 Jeju Yeongdeung-gut Geonib-dong, Jeju,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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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판 Gutpan

김동희 KIM Do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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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로 직장 생활을 할 때 굿판을 어지간히도 찾아 다녔다. 어찌된 일인지 굿판에만 가면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유독 눈에 밟히곤 했는데, 아마도 내 소망의 한 자 락을 그들의 모습에 얹어 보려 했던 게 아닌가 싶다. 샤머 니즘 냄새를 맡기 전이고 민속에 발을 들여놓기 훨씬 전 인데 <굿판>이란 책을 출간하면서 한때 ‘민속사진가’라는 당치 않은 별명이 붙기도 했다. <굿판>에서 내가 정작 담 고 싶었던 건 굿 그 자체라기보다 굿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기원과 굿이 인간에게 만들어주는 기도였는데 말이다. 내가 굿 사진을 찍었던 관점은 미신을 믿는 사람들의 마 음이었다. 세상의 냉대와는 상관없이 그들은 나름의 순수 함과 진정성이 있는 사람의 모습이어서다. 등 구부러지고 손 굽은 할머니들의 기원은 자식과 손주들 장래였고, 자 기는 없는 순애의 모습들, 무당 앞에서 순종하는 몸짓과 무당들의 권위가 그들만의 세계를 갖추고 있었다. 굿의 세계에는 긴 세월 우리들 정 서를 흐르는 문화가 있었다. 낯선 이방 종교보다는 하늘, 땅, 나무 바위를 의지하는 자연의 힘. 나는 그 자연성이 좋았다. 사람 본연의 모습. 지금 이름은 잊었지만 어느 문 인이 내 굿 사진에는 아련한 노스탤지어가 있다고 했는데 공감되었다. 그동안 전시회 초대도 여러 차례 받고 작품을 발표할 기 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번번이 없던 일이 되고 말았던 것은 사진에 간절함이 배어 있지 않다는 스스로의 생각 때문이었다. 나는 아직도 기도를 할 줄 모른다. 아니 애는 쓰지만 내가 봐도 내가 하는 건 기도가 아닌 것 같다. 아마 도 내게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게 있는 모양인데, 들고 있 는 것 또한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앞으로 카메라를 잡기 전 이젠 내 손을 먼저 들여다볼 참이다.

When I was working as an employed photo journalist, I took part in gutpan (scenes of Korean shamanic rituals) countless times. For some reason, whenever I went to a gutpan, praying people caught my eyes probably because I was trying to overlap part of my wish on their image. Although it was before I had a sense of shamanism, or far before I took a step into the world of folklore, I earned the nickname “folklore photographer” when I published a book titled Gutpan. However, what I really wanted to capture in Gutpan was the origin of human beings that produce gut (Korean shamanic rituals) and the prayers that gut presents humans with, rather than gut itself. I took photographs of gut ceremonies from the perspective of people who believe in shamanism. Regardless of what the world thinks about shamanism, there is an innocence and sincerity unto their own. Elderly women, backs bent over, praying for the future of their children and grandchildren, are displayed, and pure love is shown without making any wishes for themselves. Obedient gestures in front of shamans and a shaman’s authority had their own world. The world surrounding gut was a culture that had impacted the emotions of Koreans for many years. It was the power of nature that relied on the sky, earth, trees, and rocks, rather than a foreign religion; I liked the naturalness, or the true nature of human beings. A writer someone whose name I have forgotten - said that my photographs of gut show such vague nostalgia, and I could understand what the person was saying. To date, I have been invited to several exhibitions and given quite a few opportunities to present my works. However, I did not actually take advantage of such opportunities each time because I believed that my photographs did not represent me in the finest way. Still, I do not know how to pray. No, I mean I try, but I feel that my prayers are not true prayers. Perhaps there is something I still can't let go of, yet I still don't know what I'm holding on to. Before I hold the camera, I’m going to look into my hands 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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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리 풍어굿 Hwangdori Pungeo-gut (Ritual for Bountiful Fish)


Seosan-gun, Chungcheongnam-do, 1979


신과 세당굿 God and Sedong-gut


Jeju Island, 1982



부군당(府君堂)굿 Bugundang-gut Seoul,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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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Jeju Chilmeoridang Yeongdeung-gut Jeju Island,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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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세당굿 God and Sedong-gut Jeju Island,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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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단오굿 Gangneung Dano-gut Gangneung, Gangwon-do,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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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대탁굿 Hwanghae-do Daetak-gut Yongin-gun, Gyeonggi-do,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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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집 Haunted House Seoul,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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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통일 나라굿 Nara-gut for National Reunification Seoul,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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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통일 나라굿 Nara-gut for National Reunification Seoul,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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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대탁굿 Hwanghae-do Daetak-gut Yongin-gun, Gyeonggi-do,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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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 별신굿 Jumunjin Byeolsin-gut Gangwon-do,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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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통일 나라굿 Nara-gut for National Reunificatio Seoul,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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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 별신굿 Jumunjin Byeolsin-gut Gangwon-do,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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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씨할망당 영등굿 Yeongdeung-Gut Jeju Island,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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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오귀굿 Donghaean Ogwi-gut Yongin-gun, Gyeonggi-do,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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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세당굿 제비잡기 God and Sedang-gut Jeju Island,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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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기도 Pray to Mountain God Seoul,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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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세당굿 God and Sedong-gut


Jeju Island, 1982


제주 영등굿 Jeju Yeongdeung-gut


Jeju Island, 1982


제주 영등굿 Jeju Yeongdeung-gut Jeju Island,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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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도 전의 목욕재계 Shamans’ Ablution before the Pray in the Mountain Seoul,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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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 본향당 Joongmun Bonhyangdang Shrine Jeju Island,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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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해 동안 내가 사진으로 대면하고 있는 무(巫)의 세계를, 나는 아주 오래전 할머니의 등에 업혀서 만나러 가곤 했다. 유년시절을 보낸 시골마을에서 작은 산 두 개 를 넘으면 무속의 성소(聖所)가 있었다. 할머니는 일 년 이면 두세 차례 나를 업고 쌀을 머리에 이고 오솔길로 이 어진 산을 넘어 성소로 향했다. 두 산 능선이 만나는 우묵 한 숲에 자리 잡은 성소에는 당집과 무속인이 있었다. 무 구들, 굿당의 그림들이 낯설고 무서웠지만, 어린 마음에 도 할머니의 어떤 간절함이 잇닿아 있는 성스러운 대상이 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머리와 손에 보퉁이를 이고 진 같 은 동네 아낙들까지 모여들면, 숲은 곧 굿판으로 바뀌고 징소리 장구소리에 나무들이 흔들리며 잎을 뒤챘다. 어린 나는 할머니의 치마폭에 숨은 채 저물도록 이어지는 굿과 사람들의 하염없는 비나리를 지켜보았다. 멀리 산 능선들 사이로 산안개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서, 할머니가 빌고 있는 기원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중이라는 생각을 했다. 비나리와 산안개의 관계처럼, 우리 땅의 무속과 자연, 무속인과 그들의 성소를 하나로 잇댄 작업이 <無舞 _ 우 리 땅의 무속인과 성소>다. 오랜 세월 이 땅과 이 땅 민족의 신앙이었던 무속을 미 신이라 하고, 할머니와 동네 여인네들과 같은 민중들의 간절함을 무지몽매라 한 근현대사 속에서, 무속인들의 기 도처였던 자연공간은 결코 성소로서 존중되거나 기록되 지 못하였다. 그러나 모든 무속인들에게는 그들의 영험을 길어오는 자연의 공간, 본향(本鄕)이라고 부르는 기도처 가 있다. 오늘날 한국의 손꼽히는 무속인 중의 한 명인 이 영희 박수무당에게는 경주의 선덕여왕릉이 그렇고, 만신 민혜경에게는 주왕산이 그렇다. 동해안별신굿의 명맥을 있는 동해안 무속인들에게는 동해 앞바다가 성소다. 인간 과 자연의 이토록이나 경이롭고 깊은 연결을, 나는 어디 에서도 본 바가 없다. 2009년에 시작해 2015년에 선보인 <無舞>시리즈 첫 번째 <無舞 _ 우리 땅 숨은 예인들의 마지막 춤과 소리> 에서 그 진정성을 사진으로 부여잡으려 했던 것과 같은 마음으로, 시리즈 두 번째 <無舞 _ 우리 땅의 무속인과 성 소>를 함께 시작했다. 십여 년간 작업을 이어오면서도 여전히 ‘시작’이라 함은, 기존에 한 번도 시도된 바 없다는 뜻 외에 그 방대함에 비 해 사진가로서 내 한 개인의 시도가 너무도 약소함에 대 한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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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cently come into contact with the world of shamanism through photography, but I used to experience it through my grandmother many years ago. In a countryside village where I grew up, we could reach a sanctuary by crossing over two small mountains. Two or three times a year, my grandmother carried me on her back with a bag of rice on her head while we crossed the mountains to a sanctuary that was located in a sunken forest where two mountain ridges meet. Our end goal was to reach a shrine house (dangjip) and a shaman. Shamanic tools and paintings in the shrine house were strange and scary for me as a child, but I could feel that they were sacred objects that my grandmother was connected with. When other women with packages on their heads and in their hands also gathered there, the forest turned into a gut; leaves on trees shook at the sound of the gong and janggu. I would hide in my grandmother’s traditional dress as a little boy at the time, but I would watch the gut, which lasted until dusk, and witness people’s endless prayers. Watching the mountain fog rising through the faraway mountain ridges, I thought that my grandmother’s prayers were soaring into the sky. Like the relationship of prayers and mountain fog, my project, which connected shamanism with nature and shamans with their sanctuaries, was the basis of the Hidden Artists series. Throughout Korea’s modern history, shamanism - something that had long been the faith of people in this country - was referred to as “superstition,” and the fervor of people such as my grandmother and other women around her was considered the darkest ignorance. As a result, places in nature which were shaman prayer sites were never respected or considered sanctuaries. However, all shamans have a place in nature from which they draw their spirituality; they are prayer sites which they call their hometown. For LEE Younghee, one of the leading shamans in Korea today, the Royal Tomb of Queen Seondeok in Gyeonggju is his prayer site, while for a female shaman named MIN Hyegyeong, Juwangsan Mountain is her prayer site. For shamans on the east coast of Korea who continue the tradition of carrying out Donghaean byeolsinsut (a village ritual on the east coast), the coastal waters of the East Sea are their sanctuary. For me, this is the most wonderful and profound connection between human beings and nature than anywhere else in the world. I started working on The Profound series in 2009 and exhibited it in 2015. With the first project of the series, The Profound: Hidden Artists, I wanted to capture their sincerity through photography. Then, with the same mindset, I started the second project, The Profound: Shamans and Sanctuaries. Although I have worked on the series for roughly 10 years, I still use the word “start.” Besides meaning that such a project has never been attempted before, it is also a confession that my attempt as an individual photographer is so feeble compared to the subject’s vastness.


無舞 _ 우리 땅의 무속인과 성소 The Profound: Shamans and Sanctuaries

이한구 LEE Han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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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나무 Birds and Trees


Taebaek Mountain, Gangwon-do, 2018


넋 건지기 _ 동해안 별신굿 Soul-seeking Shaman _ Donghaean Byeolsin-gut


Busan, 2011


넋 위로하기 _ 남해안 별신굿 Comfort the Spirit _ Namhaean Byeolsin-gut


Tongyeong, Gyeongsannam-do, 2011


생각중인 여인 _ 서울굿 A Woman of Thought _ Seoul-gut


Gyeongju, Gyeongsangbuk-do, 2019


눈과 굿당 Snow and Gut-dang


Daegwallyeong, Gangwon-do, 2018


기도와 눈보라 Pray and Snowstorm


Gangwon-do, 2011


숲 속의 기도 Prayer in the Forest


Gyeonggi-do, 2018


무당부부_ 동해안 별신굿 A Shaman Couple _ Donghaean Byeolsin-gut Hupo, Gyeongsangbuk-do,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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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무당 _ 동해안 별신굿 Sea and Shaman _ Donghaean Byeolsin-gut Hupo, Gyeongsangbuk-do,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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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덮인 나무와 초 Snow Trees and Candles Daegwallyeong, Gangwon-d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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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과 신아들의 산기도 Shaman and her Son in Gods Praying in the Mountain Gyeonggi-do,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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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물고기 Snow and Fish Gangwon-do,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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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소리 The Sound of a Gong

이규철 LEE Kyu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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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시에서 자라서 굿을 볼 수 없었다. 대학에서 사진 을 전공하는 나는 우연한 기회에 선배를 따라 굿판을 만 났다. 굿에 대한 별스러운 호기심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곳에서 만난 한국의 굿은 감동과 경이로움 그 자체였 다. 굿을 의뢰한 이는 대단히 고통스러운 이유에서 굿을 청하고, 그 의식은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무당의 힘을 빌 려서 들여다보게 된다. 몸으로 느껴지는 징소리와 구구절 절 이어지는 사설, 무당의 행위에 울고 웃는 신명과 치유 의 시간이 그곳에 흐르고 있었다. 굿판의 징소리에 이끌려 서해안 별신굿을 시작으로 본 격적으로 굿에 대한 기록을 이어왔다. 한국의 굿은 조선 왕조(1392-1910)로부터 시작해 일제 강점기(19101945)를 거쳐 현재까지 긴 세월을 미신이라는 이름으로 탄압받고 차별받거나 때로는 금지 당해왔다. 특히 1970 년대 근대화, 산업화라는 명목아래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 면서 신당을 파괴하고 굿을 중지시키는 활동이 이어왔다. 어려움 속에서도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는 있지만 한 국의 굿은 이제 깊은 산속의 굿당이나 영험한 장소, 특별 한 날에나 만날 수 있는 풍경이 돼버렸다. 별신굿 풍어제는 ‘일상생활의 기원과 한’ 그러니까, 바다 에 나간 남편과 자식들의 무사귀환과 안녕을 바라고, 씻 김굿은 가족을 잃은 고통스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한 마당 이다. 나는 굿을 의뢰한 사람들과 굿을 주관하는 무당과 의 관계를 사진에 담고 싶었다. 굿판은 나에게 사람과 사 람 사이에 이어진 마음의 탯줄이랄까, 정을 일깨워주는 특별한 장소였다. 하늘과 땅을 잇는 이가 무당이라면 나 는 이미지와 현실세계를 연결하고 싶었다. 사라지고, 잊 혀지고, 터부시되는 굿의 이면을, 굿이 지닌 긍정적인 면 과 전통문화를 지키고 이어가기를 원한다. 굿판으로 가 는 나에게 어떤 이는 무섭지 않느냐, 요즘 같은 21세기에 ‘굿’은 무슨 굿이냐고 묻기도 한다. 나는 그 질문에 말이 아닌 사진으로 답하고 싶었다. 그냥 ‘징소리가 좋아서’ 라 고 말이다.

I grew up in a city, which meant I never got to see a gut in person at the time. While majoring in photography at university, I happened to see a gut by chance while following a fellow student. I was not particularly curious about gut, but the Korean gut I saw there left me with a deep impression and wonder. The person who commissions a gut does so for a very painful reason, and the ritual makes them look into the inner core of themselves with the help of a shaman. The time of excitement and healing was flowing there while they cried and laughed at the gong sound, and at the endless speech and shaman’s behavior. Drawn in by the sound of a gong, I have continued to record gut in earnest, starting with Seohaean byeolsingut (a ritual village on the west coast). Korean gut has been suppressed, discriminated against, or sometimes banned in the name of superstition for a long time. This goes all the way back to the Joseon Dynasty (1392-1910) and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1910-1945), and right up until the present day. In fact, when the Saemaul Undong (New Community Movement) began in the 1970s under the banner of modernization and industrialization, the government continued activities to take apart shamanic shrines and suspend the practice of gut. Today, Korean shamanic practices remain mired in a background of difficulties, meaning that Korean gut has now become something that can only be seen at shamanic shrines in deep forests, spiritual places, or on special days. Byeolsingut pungeoje (ritual for a big catch of fish) respects the hopes of everyday lives. In other words, it wishes the safe return and peace of one’s husband and children at sea, while ssitgimgut is a ritual to soothe painful hearts from losing one’s family members. I wanted to photograph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people who commissioned gut and the shaman who hosted it. The scene of a gut is an umbilical cord of hearts that connects people with people, or a special place to remind me of human affection. If one who connects heaven and the earth is a shaman, I want to connect these images with reality. I want to preserve and pass down the other side of gut, something which is disappearing, forgotten, and regarded as taboos. Instead, I want to bestow the positive side of gut and its traditional culture to future generations. When I go to areas where a gut is being carried out, some people ask me if it isn’t scary or what the use of gut is in the 21st century. I’ve always wanted to answer the question not with words but with my photographs, and I would just say: “Because I liked the sound of a g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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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별신굿 Namhaean Byeolsin-gut


Tongyeong, Gyeongsangnam-do, 2012


위도 띠배굿 Wido Ttibae-gut Wido, Jeollabuk-do,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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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별신굿 Hwanghae-do Byeolsin-gut Incheon, Gyeonggi-do,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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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만수대탁굿 Hwanghae-do Mansu Daetak-gut Hwacheon, Gangwon-do,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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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새남굿 Saenam-gut Seoul,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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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진오귀굿 Donghaean Jinogwi-gut Yeongduk, Gyeongsangbuk-do,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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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진오귀굿 Donghaean Jinogwi-gut Yeongduk, Gyeongsangbuk-do,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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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내림굿 Seohaean Naerim-gut Ansan, Gyeonggi-do,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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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별신굿 Hwanghae-do Byeolsin-gut Incheon, Gyeonggi-do,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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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진적굿 Hwanghae-do Jinjeog-gut Hwacheon, Gangwon-do,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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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내림굿 Seohaean Naerim-gut Ansan, Gyeonggi-do,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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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대동굿 Seohaean Daedong-gut Hwacheon, Gangwon-do,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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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만수대탁굿 Hwanghae-do Mansu Daetak-gut Incheon, Gyeonggi-do,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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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풍어제 Donghaean Pungeoje Gisang, Gyeongsangnam-do,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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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풍어제 Donghaean Pungeoje Yeongduk, Gyeongsangbuk-do,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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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풍어제 Donghaean Pungeoje


Gijang, Gyeongsangnam-do,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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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성굿 Chiseong-gut Gampo, Gyeongsangbuk-do,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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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 λ Chaff Cutter Blades

μ μ Έν AHN Se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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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도의 샤머니즘은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사는 공간이며,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천지인 조화의 정서 가 한국인의 가슴 속 깊이 내려오고 있다. 동네가 떠나가도록 울려대는 징, 장구, 방울 소리와 신을 상징하는 매서운 눈빛의 그림, 붉은 옷에 날카로운 긴 칼 을 휘두르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무당의 얼굴은 감히 접근 하기 어려운 낯섦이다. 이러한 속에서 오랜 시간이 흘러 서야 굿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무당의 이면에 감추어진 영혼을 보고자 했다. 인간은 자신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신에게 안녕과 복을 빈다. 이러한 종교적 과정이 '굿'이고, '굿'을 주관하 는 무당은 신뿐만 아니라 가깝게는 조상의 영혼과 소통을 하며 인간을 연결해 주는 매개자의 역할을 한다. 신내림 을 받아 다양한 신을 모시고 있는 무당이 노래와 춤을 비 롯한 제의 절차로 영혼을 부르는 몸짓과 표정은 평상시의 모습과는 남달랐다. 선득선득 수시로 변화하는 영혼의 몸짓과 표정에서 뿜어 져 나오는 신기, 맨발로 날선 작두 위로 올라서는 순간 천 지신에 대한 인간의 믿음은 절정에 달한다. 인간은 신에 게 안녕과 복을 빌고, 신은 신명으로 이를 받아들이면서 굿판은 천지신과 인간이 화합하는 공간으로 소통과 축제 의 장으로 이어진다. 굿판과 무당은 대상과의 소통과 조화가 절실한 나로서는 영혼의 세계는 혼돈의 대상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대상 에 대한 이해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어느 순간부터 사 진기의 셔터를 누르는 찰나 나와 무당, 영혼과의 교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비로소 대상을 향해 셔터를 자유로이 누를 수 있었고 조화를 통해 하나가 되는 순간 파인더 밖 으로 사진이 나올 수 있었다. 천지신과 인간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순간이다.

Shamanism on the Korean Peninsula is somewhere that allows human beings and gods to live as one. This notion of a harmony between heaven, earth, and people - something that is necessary for human beings to survive - has flowed deep into the hearts of Koreans. It is very strange to approach the echoing sounds of gongs, double - headed drums (janggu) and bells reverberating in a neighborhood as well as paintings of figures with scary eyes that symbolize gods, and the face of a shaman that changes every minute as the person wields a sharp, long sword in a red robe. It took some time, but I eventually started to understand gut and I tried to see the soul(s) hidden behind the shaman. Human beings pray for peace and blessings to gods who have more power than themselves. This religious process is called a gut, and the shaman who presides over a gut acts as a mediator who connects human beings with other beings while at the same time communicating not only with gods but also with the souls of ancestors. When they call on souls through ritual procedures, including singing and dancing, the gestures and facial expressions of possessed shamans who worship these various gods appear different from what they usually look like. With the divine spirit emanating from the gestures and facial expressions of souls that change every minute in a chilling way, at the moment when a shaman steps up to the sharp blades of a chaff cutter with their bare feet, human beings’ faith in gods climaxes. As humans pray for peace and blessings to gods, and gods embrace these prayers, the scene of a gut leads to a venue of communication and a festival where gods and humans come together. As I desperately needed communication and harmony with the subjects in my photos, gut and shamans in the world of souls were a subject of confusion. However, I sought to find a deeper understanding of the subjects over a long period of time. As they say, “Devotion touches the heavens.” I began to become in communion with a shaman and a soul at some point while taking photos. Ultimately, I was able to take pictures naturally, and the photos were released through the viewfinder at the moment when we became harmonized as one. This was a moment when the border between gods and human beings was naturally conn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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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부. 영등굿 OH Yongbu. Yeongdeung-gut (Shamanic Performance in Shrine)


Goseong, Jeju Island, 2005


황도 붕기풍어제 Hwangdo Bunggi Pungeoje (Ritual for Bountiful Fish)


Taean-gun, Chungcheongnam-do, 2000


고순안. 삼싱불돗당 영등맞이 KO Soonan. Samsingbuldotdang Yeongdeungmaji (Shamanic Performance in Shrine)


Hado, Jeju Island, 1996


안봉호. 영등굿 AHN Bong-ho. Yeongdeung-gut (Shamanic Performance in Shrine) Onpyeong, Jeju Island,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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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이. 죽도 남해안 별신굿 JUNG OkyI. Jukdo Namhaean Byeolsin-gut (Village Ritual of the South Coast) Tongyeong, Gyeongsangnam-do,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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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순실, 잠수굿 SEO Soonsil. Jamsugut (Shamanic Performance for diving women) Gimnyeong, Jeju Island,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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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순. 하로산당 영등굿 YANG Jungsoon. Harosandang Yeongdeung-gut (Shamanic Performance in Shrine) Sinyang, Jeju Island,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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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화. 황도 붕기풍어제 KIM Geumhwa. Hwangdo Bung-gi Pungeoje (Ritual for Bountiful Fish) Taean-gun, Chungcheongnam-do,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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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황해도 재수굿 KIM Jungsuk. Hwanghae-do Jaesu-gut (Ritual for luck) Goyang, Gyeonggi-do,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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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희. 황해도 재수굿 HAN Eunhee. Hwanghae-do Jaesu-gut Koyang, Gyeonggi-do,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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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희. 황해도 진오귀굿 HAN Eunhee. Hwanghae-do Jinogwi-gut (ritual for the Dead) Goyang, Gyeonggi-do,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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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옥. 황해도 진적굿 HAN Myoungok. Hwanghae-do Jinjeog-gut (Shaman ritual for himself) Bucheon, Gyeonggi-do,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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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순애. 황해도 진적굿 HA Soonae. Hwanghae-do Jinjeog-gut (Shaman ritual for himself) Bupyeong, Gyeonggi-do,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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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로산당 영등굿 Hariosandang Yeongdeung-gut (Shamanic Performance in Shrine) Sinyang, Jeju Island,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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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이. 죽림 남해안 별신굿 JUNG OkyI. Juglim Namhaean Byeolsin-gut (Village Ritual of the South Coast) Geoje, Gyeongsangnam-do,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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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순애. 동해안 별신굿 BIN Soonae. Donghaean Byeolsin-gut (Village Ritual of the East Coast) Gangneung, Gangwon-do,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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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굿 Yeongdeunggut (Shamanic Performance in Shrine) Goseong, Jeju Island,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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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산. 황해도 내림굿 JUNG Munsan. Hwanghae-do Naerim-gut (Ritual to become a shaman)


Incheon, Gyeonggi-do, 2005


황해도 재수굿 Hwanghae-do Jaesu-gut (Ritual for luck) Incheon, Gyeonggi-do,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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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 내림굿 PARK Se-eun. Naerim-gut (Ritual to become a shaman) Incheon, Gyeonggi-do,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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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화. 황도 붕기풍어제 KIM Geumhwa. Hwangdo Bung-gi Pungeoje (Ritual for Bountiful Fish) Taean-gun, Chungcheongnam-do,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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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화. 대명풍어제 KIM Geumhwa. Daemyung Pungeoje (Ritual for Bountiful Fish) Gimpo, Gyeonggi-do,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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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애. 황해도 재수굿 PARK Myungae. Hwanghae-do Jaesu-gut (Ritual for luck)


Incheon, Gyeonggi-do, 2005



죽림 남해안 별신굿 Juglim Namhaean Byeolsin-gut (Village Ritual of the South Coast) Geoje, Gyeongsangnam-do,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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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영. 황해도 진적굿 HONG Seyoung. Hwanghae-do Jinjeog-gut (Shaman ritual for himself) Bucheon, Gyeonggi-do,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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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녀. 황해도 하직굿 JEONG Geumnyu. Hwanghae-do Hajig-gut (Ritual for the Living Before Death) Incheon, Gyeonggi-do,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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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겸. 황해도 재수굿 PARK Inkyum. Hwanghae-do Jaesu-gut (Ritual for luck) Incheon, Gyeonggi-do,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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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물. 황해도 진적굿 KIM Maemul. Hwanghae-do Jinjeog-gut (Shaman ritual for himself) Incheon, Gyeonggi-do,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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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순. 영등굿 YANG Jungsoon. Yeongdeung-gut (Shamanic Performance in Shrine) Sinyang, Jeju Island ,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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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Shrine

박찬호 PARK Cha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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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많은 나라가 그러하듯 한국에도 여러 형태의 신과 신화가 있었다. 우리의 신은 통치자의 이념과 산업화의 시기를 겪으며 무지의 오명을 쓰고 인간의 외면 속에 사라졌다. 모든 문화권에는 각자 의 신화가 존재한다. 그 신화는 국가의 생성과 함께 하며 한 나라의 기본적 정서의 밑바탕을 형성한다. 그러나 유 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에 수많은 신화들이 기록에서 누락되어 사라졌으며 일제강점기에는 한민족 의 정체성을 말살시키기 위해 수많은 신화의 장소들이 강 제로 철거되어지고 이주되었다. 또한 급격했던 산업화의 여파와 함께 전통은 미신이 되었고 무지함의 대명사로 인 식되어 존중 대신 손가락질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 국가 의 시작과 함께 했던 “무교”는 속된 “무속” 으로 인식 속에 서 격하되었다. 사진 속의 공간들은 마지막 남은, 아직 살아있는 한국의 신화의 공간이다. 수 백년 이상 전승되어 한 마을의 신앙 의 대상으로 현존하는 공간이다. 이곳들은 모두 각기 다 른 신화의 장소이며 이곳을 지키는 신관의 “무가”를 통해 그 신화가 구전되고 있다. 한국의 신들은 공간에 머무르 며 신관의 몸을 통해 현신한다고 믿는다. 나는 신앙의 대 상으로서 현존하는 신화의 공간인 신당 안에 유구한 세월 동안 대를 이어 그곳을 지켜온 신관을 세웠다. 신당과 신 관이라는 각기 다른 개체는 하나가 되어 신화의 공간에 신을 부른다. 그리고 나는 사진을 통해 충만한 ‘신기’가 채 워진 그 공간을 박제한다. 현대에 들어 과학과 철학의 비약적 발전은 더 이상 신화 가 신뢰할 수 없음을 역설하지만. 생과 사, 그리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극복하지 못한 이상 우리는 혼돈과 허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낡고 먼지투성이인 신화를 꺼내서 닦 고 들춰보는 것은 로고스의 빛이 미처 도달하지 못한 어 두운 곳에서 현대인이 겪고 있는 혼돈과 허무를 안온함과 동경으로 치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업은 현 시대까지 수십 세기 이상을 이어온 신화와 신관에 대한 경외이며 또한 급속한 기술의 진보과정에서 잃어가는 것에 대한 고 찰이기도 하다.

Gods are dead. Like many countries with a long history, there have been many forms of gods and myths in Korea. Our gods disappeared, as they were eventually ostracized by human beings under the stigma of ignorance, while going through the ideology of presidents and industrialization. Every cultural domain has its own myths. The myth goes with the creation of the country and forms the foundation of a country’s basic tendency. However, during the Joseon Dynasty, when Confucianism was the dominant ideology, countless myths were omitted from official records and then disappeared. In addition,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countless mythical locations were demolished or moved by force in order to subjugate the identity of Koreans. In the aftermath of the country’s rapid industrialization, tradition became a superstition. It was recognized as a well - known example of ignorance, and was scorned instead of being respected. As such, the “shamanic religion,” which started with the beginning of the nation thousands of years ago, was now looked at as vulgar “shamanism” in people’s awareness. The spaces in my photographs are the last remaining mythological spaces in Korea. Each space has been handed down over hundreds of years, and still exists as an object of faith in villages. These are places of different myths, which are orally passed down through “shamanic songs” by priests who look after these places. Korean gods are believed to stay in these spaces and their hierophany is realized through the bodies of priests. Priests have preserved shamanic shrines (sindang) for many generations. When I took each picture, I captured a priest in a shamanic shrine, which is a mythical space that serves as an object of faith. The different entities of a shrine and its priest become united to call on the gods in areas of myth. On top of that, I seize the areas that are replete with a divine spirit through photography. B r e a k t h r o u g h d ev e l o p m e n t s i n s c i e n c e a n d philosophy in modern times emphasized that we could not trust myths anymore. However, we cannot be free from chaos and a sense of futility unless we overcome the wonders of life, death, and nature. By taking out old, dusty myths and looking into them, we can replace the chaos and sense of futility that people today experience in the dark - where the light of Logos could not reach yet - with tranquility and yearning. This work displays a respect for the myths and priests that have existed for numerous centuries to the present day. It is also a reflection of what we are losing in the process of rapid technological prog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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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붕기도당 _ 김금화 Hwang-do Boong-ki Shrine _ KIM Guemhwa

Taean, Chungcheongnam-do,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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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 부군당 _ 김금휘 Bugundang Shrine of Bamseom _ KIM Gumhui

Seou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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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혼맞이굿 _ 박순애 Goheung Honmaji-gut _ PARK Sunae

Gwangju,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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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한강부군당 _ 만신 유효숙 Goheung Honmaji-gut _ PARK Sunae

Seou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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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리본향당 _ 심방 오용부 Bonhyangdang Shrine of Susan , Simbang OH Yongbu

Jeju Island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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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말도당굿 _ 악사당주 장영근 Bulmal Dodang-gut _ JANG Younggeun

Suwon, Gyeonggi-do,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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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머리 성황당 _ 만신 김진섭 Jaenmeori Seonghwangdang Shrine _ Mansin KIM Jin-sup

Ansan, Gyeonggi-d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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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흘본향당 _ 김영철 Bonhyangdang Shrine of Waheul _ KIM Youngchul

Jeju Island,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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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엄나무성황당 _ 서유정 Samcheok Kalopanax Seonghwangdang Shrine_ SEO Yujung

Samcheok, Gangwon-d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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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 본향당 _ 고덕유 Bonhyangdang Shrine of Biyang-do _ GO Duckyu

Jeju Island, 2017


202

구름산도당 만신 _ 최대숙 Gurumsandodang _ CHOI Daesook

Gwangmyeong, Gyeonggi-do,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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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별신굿 _ 김현숙 Namhaean Byeolsin-gut _ KIM Hyunsook

Sacheon, Gyeongsangnam-do, 2019


지노 귀 Jinogwi: Indicating the Road to Return

박찬호 PARK Cha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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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셨다.’ 한국에서는 죽었다는 말을 이렇게 표현한 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길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말인가? 나는 ‘죽음’과 ‘돌아감’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움켜쥔 채 지난 십 여 년의 시간 동안 작업에 몰두해왔다. 아니, 다큐멘터리 작업을 통해 ‘죽음’과 맞닥뜨려보고 싶 었다는 것이 더 적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죽음을 처음 대면한 순간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겠지만 나의 경험은 조금 결이 달랐다. 내 나이 11살 때부터 3년 동안 나는 말기 암환자들이 모여 있었던 병실에서 어머니 를 간호하며 지냈다. 누군가 항암제라도 맞고 오는 날이 면 어김없이 병실 가득 울려 퍼지는 절규가 어린 나에겐 지옥과도 같았다. 하나, 둘, 주인을 잃어가는 침대. 결국 어머니 역시 고통 속에서 돌아가셨다.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죽어서 어디로 돌아가는지, 즉 죽음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답을 찾아야 했다. 그 답의 일부를 수십 세기 이상을 이어 져 내려온 우리의 전통신앙에서 발견하고 싶었다. ‘돌아 가셨다’라는 어휘의 근원은 전통신앙에서 유래된 단어로 인간은 (북두)칠성에서 왔다가 (북두)칠성으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장례절차에서 사람이 죽으면 그 시신을 ‘칠성 판’ 이라고 불리는 나무판 위에 묶어 입관하는 행위들이 그 어휘를 반증한다. 오귀굿, 오구굿, 진오귀굿, 새남굿, 망묵굿 등 여러 다양한 ‘굿’들은 지노귀 굿의 다른 형태로 지노귀는 가리킬 ’지指’, 길 ’노路’, 돌아갈 ’귀歸’, 자를 의 미한다. 즉 망자에게 인간세상으로 오기 전, 존재 이전에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기 위한 한국 전통의 ‘굿’ 인 것이다. ‘본향당’과 ‘본향당굿’ 이라고 불리는 마을당과 제의 역시 그 마을의 조상을 신격화시켜 기억하는 행위이다. 이렇 듯 우리에게 있어 죽음의 의미는 알게 모르게 많은 부분 이 전통신앙에 기초하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무속식, 유 교식, 불교식, 장례식 등을 수도 없이 찾아다니며 내 질문 의 답을 찾아왔다. 그 모든 과정들은 결국 나의 죽음과 대 면하는 일이며 준비하는 작업이기도 했고, 결국 모든 인 간의 물음이기도 했다. 오랜 시간 작업을 해왔지만 나는 아직도 우리가 어디로 돌아가는지 명징하게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여정에서 명확하게 알게 된 답이 하나 있다. 그 답은 바로 ‘기억’이다. 지난 십 년의 시간 동안 전국 방방 곡곡을 누비며 기록한 수많은 ‘굿’이라는 형식의 제의들 역시 결국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한 의식이었다.

In Korea, to pass away is expressed literally as “returned.” Where did we come from and how come people say we “return”? I have been absorbed in my work for over a decade, looking at essential questions about death and “returning.” Actually, it may be more precise to say that I wanted to face death through my documentary work. The first time that anyone encounters the realm of death is an unforgettable experience, but my own experience was a bit different. From the age of 11, I spent three years nursing my mother in a hospital ward full of terminal cancer patients. One day, when someone in the same room received an anticancer injection, the patient’s scream of pain filled the entire room; as a little boy, it felt like hell. Patients were passing one after another. In the end, my mother also passed in great pain. In order to overcome the trauma of death, I had to find the answer to where we go when we die, in other words, what death means to us. I wanted to find some of the answers in our traditional beliefs that have been passed down for many centuries. The origin of the word “returned” in Korean was derived from traditional beliefs, and meant that human beings come from seven stars (the Big Dipper) and then return to the seven stars. When a person dies, the body is tied on a wooden board which is called a “seven - star board” (i.e. putting the body in a coffin for a funeral), providing evidence for the origin of the word. Various gut such as ogwigut, ogugut, jinogwigut, saenamgut, and mangmukgut are different forms of jinogwigut. Jinogwi literally means “indicating the road to return.” In other words, it is a traditional Korean gut to tell the dead the way back to where they were before they came to the human world - even before their existence. The village shrine and ritual, bonhyangdang and bonhyangdanggut, respectively, are also related to the deification of ancestors from the village. For Koreans, the meaning of death is unwittingly based on traditional beliefs in many parts. Over the course of many years, I have searched for answers to my questions by visiting countless rituals related to shamanism, Confucianism, and Buddhism, as well as having gone to many funerals. All these events were meant to confront my own death and, ultimately, to prepare for it. In the end, these questions are for all human beings. Although I have been working for a long time, I still don’t know clearly where we are returning. However, there is one clear answer that I learned on my journey, and that has to do with memory. Numerous rituals in the form of gut that I documented for the past 10 years, traveling all over the country, were also rituals to remember some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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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제 Dang Ritual to Pray for Peace and Richness


Byeonsan, Jeollabuk-do, 2017


신목옆에 서있는 사람 A Man Standing by a Sacred Tree


Jeju Island, 2014


바다와 선비 Sea and a Confucian Scholar Buan, Jeollabuk-do,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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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_ 영감놀이 Yeonggamnori-gut _ Praying to the Old Man God Jeju Island,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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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신 A Shaman Possessed of a Spirit Jeju Island,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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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굿 4 Dang-gut Exorcism 4 Jeju Island,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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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위에 서 있는 무녀 _ 무당 안병희 A Female Shaman Standing on a Cliff _ AN Byonghee


Buan, Jeollabuk-do, 2019


신목 그리고 심방 _ 심방 강대원 A Sacred Tree and a Shaman _ GANG Daewon


Jeju Island, 2015


흔적 _ 제물 A Vestige after Burning the Offering


Jeju Island, 2013


진혼 Requiem


Daejeon, 2014


본향당굿 _ 심방 오용부 Bonhyangdanggut _ Shaman OH Yongboo Seongsan, Jeju Island,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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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굿2 _ 심방 김돌산 Dang-gut Exorcism 2 _ KIM Dolsan Gujwa-eup, Jeju Island,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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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당제 A Ritual for a Guardian Deity in the Village Guri, Gyeonggi-do,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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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_ 누군가의 Mother _ Someone's Jeju Island,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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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굿 3 Dang-gut Exorcism 3 Jeju Island,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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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를 태우다 Burning Soji Jeju Island,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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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제물 Knife and offering Jeju Islan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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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신에게 바치는 제물 2 Offerings to Dead Ancestors 2 Buan, Jeollabuk-do,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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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불림제 _ 심방 서순실 SEO Soonsil, Female Shaman _ Mabulimjae


Jeju Island,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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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_김녕 The Sacred Tree in Gimnyeong Jeju Island,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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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배 請陪 Mani-fest: Shamanist Costume

이한구 LEE Han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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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느낀 한국의 샤먼은 다양하고 체계적이었다. 자연의 특정한 공간들이 무속의 성소라면, 무당의 몸은 곧 신이 머무는 성소였다. 굿을 하는 동안 무속인들은 굿 거리(단락) 장면마다 해당 신을 상징하는 의례복(무복, 신 복)으로 갈아입고 그 무복에 맞는 신을 맞이하여 마침내 사람이 아닌 그 신이 된다. 아름답고 때론 기괴하기까지 한 무복을 입은 무당에게 신이 내리면 무당은 자신을 버 리고 그 신이 되어 말과 표정 행동 등이 바뀌었는데, 영험 한 신의 말과 예지력으로 인간의 잘못을 꾸짖고 삶의 고 민을 풀어내며 위로한다. 화려한 신복을 입은 사람에서 마침내 그 의복의 주인공인 신으로 변한 그 특유의 모습 은 오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무속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한 가지 욕심 이 생겼다. 다양한 무복을 갈아입을 때마다 무속인이 방 울을 들고 부채를 펴들면, 그 무속인에겐 무복에 맞는 다 양한 신이 내린다. 그 자체로 신의 현신인 것이다. 단순히 무복의 디테일이나 무당(인간, 영매)가 아니라, 무속인에 게 내린 신들의 초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무복을 입은 무 당을 통해 그 신들의 초상을 찍고자 했다. 그러나 신복의 디테일을 살리면서 무당에게 신이 씌워져 마침내 신의 모습으로 변한 모습은 촬영이 어려웠다. 거 기엔 신을 영접하는 음악과 가무가 동반되어야 하는데 그 러면 의상의 디테일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반인간 반신의 모습을 한 즉 인간과 신이 섞일 즈 음의 모습을 촬영 하는데 의미를 두었다. 이제 막 신이 오 르기 직전의 모습이 이 사진들이다. 한편 이 많은 무복은 대를 물리는 일이 없고 당대의 무당이 죽으면 그 무당이 입던 무복은 불에 태워 사라진다. 이렇듯 태생적으로 보 존이 희귀한 무복이기에 각 지방의 특색 있는 무복의 원 형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 역시 의미가 깊은 일이다.

The Korean shamans that I encountered were diverse and systematic in their performances. If specific spaces in nature are shamanistic sanctuaries, a shaman’s body is the sanctuary where gods reside. While conducting a gut, a shaman changes into different ceremonial robes (otherwise known as the “clothes of gods”) in each part of the gutgeori to symbolize a specific god, then greets the god that matches with the robes, and finally becomes the god, not a human. When the shaman, who is wearing a beautiful and sometimes unfamiliar costume to others, is possessed by a god, the shaman renounces themselves and becomes the god through the way they talk, their facial expressions, and their changed behavior. The shaman scolds human errors and helps to assuage the tragedy of life through the words and vision of a miraculous god. A human being wearing the gorgeous clothes of a god finally turns into the very god, whose unique look has a mysterious charm. While carrying out a project on shamanism, there was one thing I wanted. Every time a shaman changes into a variety of robes, the shaman holds a bell and spreads a fan. That’s when the shaman is possessed by one of many different gods that fits the shaman’s costume at the moment. The situation reveals the portrait of a god possessing the shaman, not just the details of the shaman’s costume or the shaman as a human or a medium. My job was to take photos of the gods through a shaman wearing these costumes. However, it was difficult to photograph the shaman finally turning into a god, being possessed by a god while, at the same time, highlighting the details of the costume. The scene was accompanied by music and dance to greet a god, and because of that the details of the costume could not be captured. As a result, I thought it would be meaningful to photograph the image of a half - human and half - god at the time when the human and the god come together as one. These photographs show shamans right before the moment they are possessed by gods. On the other hand, all those shaman’s costumes are never handed down, and when a shaman dies, the shaman’s costumes are burned. That’s why a shaman’s costumes are rarely preserved, so it is also meaningful to record a typical shaman’s costumes in different regions and in their original forms through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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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경. 황해도굿 _ 산천거리 MIN Hyegyeong. Hwanghaedo-gut _ Sancheongeori Gyeonggi-d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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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경. 황해도굿 _ 토인성수거리 MIN Hyegyeong. Hwanghaedo-gut _ Toinsungsugeori Gyeonggi-d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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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경. 황해도굿 _ 용태부인 MIN Hyegyeong. Hwanghaedo-gut _ Yongtaebooingeori Gyeonggi-d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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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경. 황해도굿 _ 대감거리 MIN Hyegyeong. Hwanghaedo-gut _ Daegamgeori Gyeonggi-d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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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경. 황해도굿 _ 타살감흥거리 MIN Hyegyeong. Hwanghaedo-gut _ Tasalgamheunggeori Gyeonggi-d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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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경. 황해도굿 _ 신장거리 MIN Hyegyeong. Hwanghaedo-gut _ Sinjanggeori Gyeonggi-do, 2019

242


민혜경. 황해도굿 _ 칠성거리 MIN Hyegyeong. Hwanghaedo-gut _ Chilseonggeori Gyeonggi-do, 2019

243


김구월. 황해도굿 _ 작두거리 KIM Guwol. Hwanghaedo-gut _ Jagdugeori Seoul, 2018

244


김기찬. 황해도굿 _ 장군거리 KIM Gichan. Hwanghaedo-gut _ Janggungeori Seou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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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서울굿 _ 구능거리 LEE Younghee. Seoul-gut _ Guneunggeori Gyeonggi-d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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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욱. 황해도굿 _ 비수거리 PARK Jeonguk. Hwanghaedo-gut _ Bisugeori Seou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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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Bi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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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oonam

김수남 (1949-2006)

KIM Donghee

김동희 (1949-)

1949년 제주 한림에서 태어난 김수남은 한국의 대표적인 다큐멘터

김동희는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아버지

리 사진가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후 월간지 세대, 동아일보 등을 거

가 사주신 니콘 카메라로 사진과 인연을 맺었고, 서라벌예술대학 사진

치며 사진기자로서의 인생을 시작한다. 사진기자로 경력을 시작한 그

과에 진학하면서 사진이 인생의 반려가 되었다. 잡지사에서 10여 년

는 1980년대부터 사라져가는 한국의 굿을 촬영하는데 집중한다. 이

간 사진기자로 활동했고, 출판사 계몽사 사진부 팀장으로 5년간 일했

작업의 결과물인 『한국의 굿_20권 전집』(열화당)은 예술적인 가치와

다. 이후 프리랜서 사진가로 여행 사진과 포토 에세이를 다양한 지면에

함께 사라져가는 한국의 무속신앙을 기록한 문화인류학 자료로서의

발표했다. 백화점 문화센터 강사로도 활동하며 다큐멘터리 사진 강좌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작가는 관심을 아시아로 돌려

를 최초로 이끌기도 했다. 수강생들과 주제별 기획 작업을 해 나가면서

아시아 각국의 소수민족의 무속과 전통문화를 촬영했다. 수많은 사라

협업의 기쁨과 보람이 컸다. 기자 생활을 시작한 1976년 겨울, 계룡산

져가는 전통문화를 아쉬워하던 그는 생전에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현

으로 휴가를 갔다가 해 저문 산속 곳곳에서 타오른 촛불의 흔적과 움막

장에서 사진을 찍다가 최후를 맞을 때 가장 행복할 것이라고 말하곤

같은 산당에 모여 진지하게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났다. 직장 생

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2006년 2월 4일, 마지막 촬영지인 태국 치

활 틈틈이 굿판을 돌아다니며 기도란 기도자의 간절함에 있음을 보았

앙라이에서 카메라를 손에 쥔 채 세상을 떠났다.

고, 그들의 애절한 몸짓의 배경인 하늘, 땅, 바다, 산 등 자연과 어우러

KIM Soonam, born in 1949 in Hanrim, Jeju Island is a leading documentary photographer in South Korea. After graduating from Yonsei University, he became a photographer while working in the monthly magazine Sae-Dae and Dong-A Ilbo. Since the 1980s, he had focused on taking pictures of the Korean Gut that has been disappearing. As a result, <Gut, Korean Shamanic Ritual_20 series> (Youlhwadang) has been recognized for its artistic value as well as a cultural anthropological document on shamanism in Korea. Since the 1990s, he had been interested in Asia and photographed the shamanism and traditional culture of minorities in Asian countries. Having missed numerous disappearing traditional cultures, he used to say in his lifetime that documentary photographers would be happiest when they met their ends while taking pictures on the scene. And like a lie, he passed away on February 4, 2006, with a camera in his hand at the last location, Chiang Rai, Thailand.

진 우리 민족의 정서가 아름다웠다. 그것을 기록한 결실이 사진집 <굿 판>(시각, 1983)이다. 그러나 이후 암 투병으로 작업은 여기에서 멈추 었다. IT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한국의 굿을 통한 샤머니즘의 속성 을 객관화하는 작업을 더 심도 있게 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겨 둔 채로. KIM Donghee was born in Busan in 1949. She fell into her relationship with photography when she was gifted the Nikon camera from her father on a school trip in high school. Afterward, she majored in photography at the University of Surabal Arts, and since then, photography became a companion of her life. She worked as a photo journalist for a magazine publishing company for more than 10 years and another 5 years as chief of the photo department in publishing house Kyemongsa. Later, she presented travel photos and photo essays as a freelance photographer on various papers and held a special course on documentary photography for the first time at the department store's cultural center. She felt pleasure and rewarding while working on the projects of the courses with her students. In the winter of 1976, when she started her career as a journalist, she went on a vacation to Gyeryong Mountain. She saw traces of burning candles here and there on the darkened mountain and met people praying earnestly in a hut - like high place. Whenever she had time, she went to see GutPan and found that prayer was in the earnestness of the praying persons. The sentiments of the people were beautiful harmonizing with sky, the earth, the sea, and the mountains which were became the backgrounds of praying gestures. The fruits of recording it was the photo album <GutPan> (Sigak, 1983). However, her work could not go further because of the cancer. Regretting that it failed to make the task of objectifying shamanism more deeply through the Korean Gut, which still exists in the time for information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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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Hankoo

이한구 (1968-)

LEE Kyuchel

이규철 (1969-)

이한구는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그는 '종으로 횡으로'라는 표

이규철은 1969년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랐다. 사진학을

현이 이름을 수식하는 사진가다. 이 땅의 백두대간을 비롯한 산과 산

전공한 뒤 언론사와 출판사 사진부에서 근무하던 그는 2001년부터

마을의 문화와 삶을 사진에 담아왔고 해외의 고산들을 종으로 오르고

스튜디오 AZA를 운영함과 동시에 개인 작업을 해오고 있다. “사진은

횡으로 걸으면서, 그 노정 속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사진세계를 구축

사람, 사회, 자연과 나와의 관계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하는

해왔다. 소소하고 소외된 것들에 긴 시선을 두고 ‘이 땅의 숨은 예인들’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입대한 청년들의 생생한 병영생활을 역동

‘애달픈 우리 농촌’을 비롯해 30년 가까이 서울 도심이면서도 변방인

적인 프레임으로 담은 <군인, 841의 휴가>(2002), 증도의 소금밭에

‘청계천’을 찍고 있다. 그 결과로 2010년과 2011년에 <소소풍경>시

어른거리는 노동과 생태를 교차시킨 <달빛, 소금에 머물다>(2007),

리즈를, 2012년에는 스무 살 군 입대 시절에 어렵게 찍은 군대사진 <

굿이라는 무속 의식의 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발원과 긴장을

군용·Military Use>으로 국내전시와 사진집을 출간(눈빛 출판사)했

포착한 <굿 징소리>(2014), 서정적이면서 사적 사유를 담고 있는 <

고 2015년 휴스턴 포토페스트 인터내셔널 디스커버리V 기획전에 초

눈 속에서 참 진을 찾는다>(2018), 제주의 법정에서 만난 4.3수형인

대작가로 참여했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작업 중인 '청계천'을 프롤

의 기록 <나, 죄 어수다>(2019)의 개인전과 2019년 수원국제사진

로그 형식의 사진전 <이한구의 청계천>(2015), 우리 시대 숨은 예인

전, 2016년 대구사진비엔날레, 그리고 2015년 중국 핑야오 국제사

들을 작업한 <무무_마지막 예기와 꾼, 개비에 관한 기록>, 그리고 <애

진페스티벌 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인은 늙지도 않아>(2016) 전시를 열었다. 또한 그는 현재 사진전시가

LEE Kyuchel was born in Jinan in 1969 and grew up in Daegu. He majored in photography and has worked in media companies and publishers. He has been working on his personal work since 2001 while running Studio AZA. "Photography is a process of finding relationships between people, society, nature and me," he said. He had a number of photo exhibitions with documentary photographs such as <Soldier, 841’s leave>(2002), the series that documented the military service life of young men in a dynamic frame, <Moonlight, stay in salt>(2007), which intersects the labors and ecology of the salt fields of Jeungdo, <Gut, the sound of the Jing>(2014), that captured the hot origin and tension that emanates from the scene of a shamanic ritual, <Finding truth in the snow>(2018), and <I am innocent>(2019) which recorded the convicts who were met in a court for the Jeju April 3rd Uprising and Massacre. He also participated in 2019 Suwon International Photo Exhibition, 2016 Daegu Photo Biennale and 2015 China Pingyao International Photography Festival.

활발히 이루어지는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 대표이다. LEE Hankoo was born in Seoul in 1968. He is a photographer who matches well with an expression of ‘lengthwise and breadthwise.’ He took pictures of the culture and life of the mountain villages, including the Baekdudaegan Mountains range of the peninsula. Also he has built his own unique world of photography while he was going up all the way of lofty mountains. He has lived in downtown in Seoul for nearly 30 years, but has been taking a deep look at the small and neglected, taking pictures of life on the outskirts. As a result, he worked on the <SoSoPungKyung> series in 2010 and 2011. Also in 2012, he held an exhibition and published the photo book <Military Use> (Noonbit Publishing Co.), which was taken while serving in the military at the age of twenty. He was invited to the Discovery V Project of International FotoFest in Houston as an exhibitor in 2015. He has held many exhibitions, including <LEE Hankoo’s Cheonggyecheon> in the form of a prologue that has been working on since 1988, <Mu-Mu> which works on hidden artisans of our generation, and <Lovers Don’t Get Older.>(2016) He is also the representative of the photo gallery ‘Ryugaheon’ where photo exhibitions are actively taking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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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Chanho

박찬호 (1971-)

AHN Sehong

안세홍 (1971-)

한국의 죽음에 관한 의미를 탐구해온 사진가 박찬호는 한국의 고유

안세홍 사진가는 강원도 옥계에서 태어나 중, 고등학교 시절 탈춤 사

한 문화 중 제의와 관련된 문화를 오랜 시간 동안 기록해 왔다. 소년시

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전통문화에 관심을 두게 됐다. 대학 시절부터

절 어머니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된 죽음이라는 그의 “사적 고민”은 인

장애인, 일본군 성노예, 인권 등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간의 근원적인 “공적 고민”이 되어 작업의 동력이 되었다. 죽음과 돌아

이후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불교, 무속 등을 공부하면

감이라는 인간의 본질적인 질문에 침잠하는 그는 시각적 탐구를 통해

서 한국인 가슴에 내려오는 정서인 샤머니즘을 깊이 있게 작업하기

그 본질에 다가가려 했다. 죽음과 추모의 장소이면 그곳이 어디든지

도 했다. 1990년대부터 바닷가 어민들의 풍어와 안녕을 비는 풍어제

찾아 다니는 사진가 박찬호는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가 타고 가는 꽃상

와 2000년대부터는 천지신을 인간과 연결하는 강신무를 촬영하고 있

여의 뒤를 따르며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 있다. 그의 사진작업

으며 2010년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풍어제인 <해무>(2011), 도쿄

은 2016년도 온빛 다큐멘터리 기획전으로 <돌아올 歸>를 통해 처음

Place M 갤러리에서 강신무를 주제로 한 <혼무>를 발표한 바 있다.

소개가 되었다. 그 이후로 싱가포르, 아르헨티나, 중국 등의 국제사진

그는 현재 미얀마, 중국, 인도 등 아시아의 전역에서 샤머니즘의 흐름

축제에서 초대전시를 가졌으며 2018년 뉴욕 타임즈에서 그의 인터

을 작업하고 있다. 그 외에도 1996년부터는 한국의 일본군 성노예 피

뷰와 작업이 소개되기도 했다. 2019년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박

해 여성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필리핀, 중국 등 아시아에서

찬호 사진집 『RETURN_歸』가 출판되었으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현지 피해 여성 140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한국, 미국,

2019년 FNC Photography Award에서 한국 신화의 원형을 찾아가

독일 등지에서 30여 회 이상의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으며, 피해 여성들

는 ‘신당’ 작업으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어 출판과 전시를 앞두고 있

의 기록과 지원을 위한 ‘겹겹프로젝트(JUJU project)’를 진행하고 있

다. 지금껏 오직 한국의 대지와 전통을 소재로 끊임없이 연작을 생산

다. 또한 일본비주얼저널리스트협회(JVJA)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

해내는 사진가 박찬호는 오늘도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

서로는 『눈 밖에 나다』(도서출판 휴머니스트), 『겹겹-중국에 남겨진 조

으러 몰두하고 있다.

선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서해문집 & Otsuki Shoten) 등이 있다.

PARK Chanho has explored the meaning of death. He has documented cultures related to the unique ancestral rites of South Korea for a long time. His ‘Private Concern’ about death has begun in his childhood with his mother’s death, and it naturally has become ‘Public Concern’ of human beings. He tried to approach the essential question of ‘Death and Return’ through a visual study. He has found and visited anywhere regarding death and remembrance, Buddhist memorial rituals and so on. Park's works were introduced in his exhibition, <RETURN_歸 > organized by Onbit Documentary in 2016 for the first time. Afterward, his works were invited from International Photo Festival such as Singapore, Argentina and China. . Also, his documentary work was featured in the New York Times with his interview in 2018. Park's photo book <RETURN_歸 > was published by Art Space LUMOS, which drew keen attention in Korea in 2019. He was selected as the photographer of the year for his work on <SinDang> to find the origin of Korean myths at the 2019 FNC Photography Award. Photographer PARK Chanho, who produces a series of works based solely on Korea's land and traditions, is still trying to find answers to the fundamental questions of human.

AHN Sehong was born in Okgye, Gangwondo, in 1971. As he began taking photos of mask dance, Talchum during his school days, he became interested in traditional culture. He has been steadily documenting the disabled, comfort women drafted into Japanese force and the subjects under the theme of human rights. Later, he traveled around the country studying Buddhism and Shamanism to understand Korea, and once worked deeply on the Korean sentiments that were imbued with Shamanism. Since the 1990s, he has been working on a ritual for a big catch of fish and the well - being of fishermen, and since the 2000s, on Gangsinmu(possessed shamans), a pathfinder to gods of heaven and earth. In 2010, he released <Haemu> (2011) in Osaka, and <Honmu> in Place M Gallery in Tokyo. He is currently working on the trend of Shamanism across Asia, including Myanmar, China, and India. Also since 1996, he has been recording Korean female victims of sexual slavery in the Japanese army, and 140 victims of women in Asia such as Indonesia, East Timor, the Philippines, and China, etc. He has held more than 30 photo exhibitions so far in Japan, Korea, the U.S. and Germany, and is conducting ‘JUJU Project’ to document and support female victims. He is also a member of the Japan Visual Journalist Association (JVJA). His books are <Nun Bak E Nada_fall out of favor> (Humanist), <Layer by Layer_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 Korean women left in China> (SeoHaeMunJip & Otsuki Shoten) and s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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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hamanism GUT Breath of the Spirit 굿 _ 영혼의 숨결

Venue | Korean Cultural Center, Hungary Organizer | Korean Cultural Center, Hungary Exhibition Curator | SEOK Jaehyun _ Director of Art Space LUMOS Design | KWON Seokjin Staff | KO Dongwan Publisher | Art Space LUMOS Korea Date | March 20, 2020 Design | KWON Seokjin _ Print House Translator | Janka Tímea Kovács(KOR/HUN/ENG) Kyoung ae Jin(HUN/KOR) Kim Hyun-kyung(KOR/ENG), Richard Harris(KOR/ENG), LEE Boyoung(KOR/ENG) Proofreader | Borbála Németh(HUN), Anna Magyar(HUN) Printing | Sinsago Hi-tech Co., Ltd ISBN 979-11-965561-2-9 All the images and texts in this publication cannot be used, modified, or reproduced in any manner. Copyright Inquiries _ photoseok@gmail.com

The exhibition is the official program of Budapest Photo Festival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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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hamanism GUT Breath of th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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