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론을박할 대상도 되지 않는다. 이제 기다리던 봄날이 성큼 내 곁에 서 있다. 가벼운 배낭 하나 울러메고 우 리 아가 손잡고, 삼천리 방방곡곡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도 많구나. 봄햇살이 하얀 포말처럼 부서지듯 내 을 기다리지 않았는가. 태초부터 한번 는다. 부활은 다시 사는 것이다. 육신이 어느 이름 모를 암자에 단 며칠이라도 창가를 두드리면 나는 툴툴 털고 일어 이라도 봄이 오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죽어 하늘나라로 승천하는 것은 부활 내 고단한 영혼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나 봄길을 걷고 싶다. 우리 아가 예쁜 봄날은 꼭 온다. 그분의 약속이고 만물 이 아니다. 그녀가 말한다. “내가 당신 날이 있을까. 절간의 풍경소리며, 스님 꽃신 신기우고 조그만 손 꼭 잡은채 그 들의 믿음이지 않았는가. 나만의 기다 의 환영을 보았나이다. 내 영혼이 부활 의 독경소리가 너무도 멀리서 들리는 렇게 봄길을 걷고 싶다. 봄이 곧 올 것 림이 간절하지 않으니, 고마움도 소중 한 당신의 환영을 보았나이까?” 하니, 구나. 과연 내 생애 그럴 날이 또 올 수 이라는 막연함이 내 앞 뜰에 피어난 이 하지 않구나. 미안한 마음으로 봄길을 그분께서 “아니다. 네 마음 속에 내가 있을까? 름 모를 봄꽃으로 나는 그제야 알았다. 걷자. 소중한 마음으로 봄길을 걷자. 눈 이미 있으니 네가 나를 보았느니라” 고 우리 마음 속의 <꽃신>은 무엇인가? 나의 반복되고도 건조한 삶들이 이 봄 에 보이는 봄의 아름다움을 내 마음에 대 종교에서 부터 현대 철학에 이르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해 줄수 없었 날을 무심하게 맞이했구나. 봄 언덕이 담자. 바람 소리, 새소리, 개울물 소리 까지 두가지 설이 존재한다. “육신은 죽 던, 그래서 마지막으로나마 꼭 사 주고 든, 숲길이든, 산길이든, 따뜻한 햇살이 를 내 마음에 담자. 봄의 향내들을 내 어 땅에 묻히고, 영혼은 살아서 천국으 싶었던 <그 무엇>, 함께 하고 싶었고 함 비추이는 곳이라면 우리 아가 손 잡고 마음에 담자. 로 간다.”의 육신과 영혼의 이원 분리 께 나누고 싶었던 <그 무엇>, 내가 가 그렇게 봄길을 걷고 싶다. 봄길을 걷는 올해도 봄꽃은 어김없이 피어난다. 앞 론이다. 또 다른 설은 “육신과 영혼은 장 소중하고도 귀하게 간직하고픈 <그 다 함은 소박한 내 삶의 소망이다. 이 섬도 뒷섬도 없이 주신 순서대로 피었 하나다. 육신이 죽으면 영혼도 함께 죽 무엇>이 아닐까? 그러면 우리의 <아가 제 무슨 미련이 남아서 또 그렇게 아쉬 다가 지지 않는가. 동백섬의 붉은 동백, 는다”의 육신과 영혼의 일원론이다. 그 >는 누구인가? 아가는 새생명이다. 내 워 할까? 아니다. 그분으로 부터 그동안 홍매화, 섬진강 강변의 산매화, 지리산 무엇이 진리이든 간에 내가 죽어서 구 존재의 의미이며 희망이다. 나의 <꽃신 받은 것만으로도 넘치고 또 넘친다. 이 의 진달래, 덕유산 벚꽃, 학교 언덕배기 원받아 천국가는 것 보다는, 그분은 이 >을 신고 예쁘게 단장한 모습을 바라 제는 가벼운 마음으로 나의 봄길을 가 의 개나리, 어릴적 동네 밖의 애기 사 미 부활하셔서 우리 모두들 마음 속에 만 봐도 좋을 듯한 <그 사람>, 못해주 자. 더 이상의 부담스런 인연을 뒤로 한 과꽃, 살구꽃, 철쭉, 산유화, 하얀 조팝 영원히 살아계심이 훨씬 더 생산적이고 어 늘상 미안하고 그래서 가슴 속에 눌 채, 만나고 헤어짐이 흐르는 강물처럼 나무, 앵두나무 꽃, 백목련, 자목련, 어 의미있는 삶을 사는게 아닐까? 하늘에 러놓아 화석이 되어버린 <그 사람>, 아 봄길을 걷자. 머니가 좋아하시던 라일락, 수선화, 수 계신 그분이 언젠가인지 모를 그날에 기처럼 순수하고 맑은, 아기처럼 삶의 봄길을 걷는 날이면 아무런 변명도 없 국, 치자꽃, 제비꽃, 할미꽃.. 그리고 보 지상에 내려오셔서 산자와 죽은자를 고통과 두려움을 모르는, 아기처럼 삶 이 나의 잡초덩굴 같은 머리 속을 맑 고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들꽃들, 너무 심판하시고 믿는자를 구원하신다? 글 의 비루함과 처절함을 모르는, 그래서 게 비우기로 하자. 많은 사람들과 많은 나도 위대하고도 꾸밈이 없는, 그분이 쎄?? 그분은 이미 내 마음 속에 부활하 나보다는 더 행복하고, 나보다는 더 오 일들과 많은 생각과 말들 속에서 먹고 주관하는 봄의 향연이다. 봄꽃 한송이 여 살아 계시고, 내가 죽는 날까지 그 래 살아야 할 <그 사람>, 오직 나만을 살 수 밖에 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이제 한송이 마다 그 시절 한 사연과 한 사 분이 나와 항상 동행하신다고 믿는 것 믿고 의지하기에, 내가 아니면 혼자서 는 하지 말자. 바쁘다는 말도, 누구와 람의 그리움이 한장의 사진 되어 내 기 이 나의 믿음이다. 내 사후는 아무도 모 살 수 없을 것 같은 <그 사람>, 그 사람 의 약속도 이날은 없기로 하자. 이 날 억에 인장된다. 른다. 사후 세계는 인간의 의지가 아니 이 나의 <아가>가 아닐까. 이 좋은 봄 은 그분의 위대함만 보기로 하자. 삼라 봄은 계절의 부활이다. 그분은 이미 고, 오로지 신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물 날, 우리 아가 예쁜 꽃신 신고 활짝 웃 의 모든 생명들이 그분의 말씀대로 봄 우리들 마음에 부활하셨다고 나는 믿 론 전적으로 나의 개인적 신앙관이니 으며 봄길을 함께 걸어 보자.. www.juganphila.com 주간필라 Mar 25.2016-Mar 31.2016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