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마을 모델 만들기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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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전 2014-14〕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마을모델 in 은평 Ver.3


■ 프로그램

사회

정춘숙 ㆍ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9:30~10:00

접수 및 안내

가정폭력 없는 움직이는 마을 모델 in 은평 Ver.3 움직이는

이지원ㆍ 한국여성의전화 서울지역운동팀

모델 발표 10:00~11:10

기관별 모델

움직이는 어린이집

이혜진 ㆍ북한산래미안어린이집 원장

움직이는 통장, 새마을부녀회 움직이는 간호사회 움직이는 성당

박시형ㆍ응암1동 통장

조미자 ㆍ은평구간호사회 회장

방데레사 ㆍ 구파발성당 교우,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움직이는 전의경어머니회 이인라ㆍ 은평구전의경어머니회 회장 움직이는 마을 청년 김다현 ㆍ 열린사회은평시민회

토론 11:10~11:40

토론1. 황정임ㆍ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ㆍ사회통합정책연구실 연구위원 토론2. 박은미ㆍ은평시민신문 편집장 토론3. 우경아ㆍ은평구 약사회 부회장

종합토의 11:40~12:00

종합토의


▬ 글 싣는 순서 ▬

움직이는 프로젝트 따라잡기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마을 만들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 이지원 ···· 5

기관별 모델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어린이집 모델 ▪ 이혜진 ····································· 33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통장ㆍ새마을부녀회 모델 ▪ 박시형 ·················· 39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간호사회 모델 ▪ 조미자 ····································· 43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성당 모델 ▪ 방데레사 ········································· 49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전의경어머니회 모델 ▪ 이인라 ························· 57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마을 청년 모델 ▪ 김다현 ··································· 61

토론 [토론1]

움직이는 마을모델 in 은평 ver.4를 기대하며 ▪ 황정임 ······················ 67

[토론2]

말해도 괜찮아, 우리 마을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 박은미 ················ 71

[토론3]

‘움직이는’ 모델 발표회를 접하며 ▪ 우경아 ·············································· 75



2014. 동네방네(동Net 방Net) 프로젝트 Ver.3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마을 만들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이지원 ▪ 한국여성의전화 서울지역운동팀

1.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모르는 ... 1) 2013년 작년 한해 남편이나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 최소 123명 한국여성의전화가 2013년 1월 1일 부터 12월 말까지 언론에 보도된 살인 사건을 분석한 결과 2013년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은 최소 123명,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 은 최소 75명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범죄를 막다가, 혹은 막았다는 이유 로 자녀나 부모 등 무고한 30명도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르면, 최소 3일에 1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으며, 미수까지 포함하면 근 2일에 1명의 여성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위협에 처해 있다. 이는 언론에 보도된 최소 한의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로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사건을 포함하 면 친밀한 관계에서 살해당하는 여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표1. 아내폭력/데이트폭력으로 인한 살인범죄의 피해자 유형>1) 피해자 범죄유형

살인 살인미수 등 누계(명)

아 내

애 인

기타2)

소 계

주변인

총계

70 35 105

52 40 92

1 0 1

123 75 198

14 16 30

137 91 228

1) 신문 등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 집계한 것으로, 전체 살해된 여성의 숫자는 아님. * 검색기간: 2013.01.01.~2013.12.31. * 사용한 검색어: 아내, 부인, 전처, 동거녀, 내연녀, 여자친구, 애인, 여성 /숨지게, 살해, 헤어지자 는 말에 격분 등 * 총 보도사건 수: 최소 202건(한 사건에 피해자가 2명인 경우 1건으로 처리)

▪5


2) 40대 피해여성이 제일 많아 아내폭력/데이트폭력으로 인한 살인범죄의 피해자 연령현황을 살펴보면, 40대가 33.1%로 제일 높았고, 다음으로 50대가 22.7%, 30대가 14% 순으 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외 연령에서도 그 수가 적다고 할 수 없어, 여성은 전 생애에 걸쳐 친밀한 관계와 폭력을 함께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표2. 2013년 아내폭력/데이트폭력으로 인한 피해자 연령> 관계

범죄유형

연령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불상

합계

살인

0

2

9

22

16

10

5

6

70

살인미수

0

2

7

14

7

0

1

4

35

합계

0

4

16

36

23

10

6

10

105

살인

2

10

9

17

10

1

0

3

52

살인미수

1

5

3

12

11

4

0

4

40

합계

3

15

12

29

21

5

0

7

92

살인

0

0

0

0

1

0

0

0

1

살인미수

0

0

0

0

0

0

0

0

0

합계

0

0

0

0

1

0

0

0

1

누계(명)

3

19

28

65

45

15

6

17

198

비율(%)

1.5

9.5

14.0

33.1

22.7

7.6

3.0

8.6

100

배우자 관계3) 데이트 관계4)

기타5)

(* 주변인 피해 제외)

3) 피해여성의 주변인 피해가 심각, 특히 자녀 피해가 많아

피해여성 이외에도 자녀, 친인척, 친구 등 15명이 목숨을 잃었고, 16명이 목숨을 잃을 뻔했다. 가해자와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전체 피해자 30명 중 자녀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모·형제·자매가 9명, 동료․친구 6명 등의 2) 이웃사람이 피해자의 차량에 적힌 전화번호를 보고 일방적인 스토킹을 하다가 피해자가 마음을 받아 주지 않자 무시당했다 생각하여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 이는 친밀한 관계에 의한 살해사건은 아니지 만 스토킹범죄가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심각성을 보여줌. 3) 배우자관계 : 아내, 전 아내, 동거인, 전 동거인 4) 데이트관계 : 애인, 전 애인 등 5) 기타 : 이웃주민에 의한 스토킹

6 ▪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았을 때는 10대 피해자가 가장 많았는데, 7명 중 6명이 피해 자나 가해자의 자녀였다. 아내를 둔기로 살해하고 아들 2명을 둔기로 내리 친 후 스카프로 목을 졸라 살해한 사건, 아내와 자녀 2명을 흉기로 찌르고 번개탄을 피워 살해한 사건, 말다툼 벌이다 부인과 아들의 목을 찔러 살해 한 사건, 전처가 재혼한 집에 찾아가 생후 3개월 된 남아 등 2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 등 어린 자녀들이 그 상황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그밖에 애인을 칼로 위협하는 가해자를 말리던 직장동료, 어머니를 보호하 려 했던 딸과 이웃, 남편이 칼로 위협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등이 “폭력상황을 제지했다”는 이유로 피해를 입었다. 이렇듯 친밀한 관계에 있 는 남성에 의해 발생하는 여성 살해 범죄는 당사자 뿐 아니라 주변인들의 생명에도 심각한 피해를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피해자 안전망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4) 지난 5년간 친밀한 관계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 최소 452명, 미수포함 최소 655명, 주변인 피해 포함 최소 797명 다음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의 관련 범죄 보도에서 취합한 누계 이다. 지난 5년간 애인이나 남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 당한 여성 수는 최소 452명이며, 미수에 그쳐 생존한 여성은 최소 203명이 다. 자녀와 부모 등 주변사람을 포함하면 최소 530명이 목숨을 잃었고, 267명은 살아남았다. 총 최소 797명이 이 범죄에 의해 목숨을 잃었거나 겨 우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는 최소치일 뿐이다. 범죄예방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되 는 여성 살해범죄에 대한 공식통계는 여전히 부재하다. 대검찰청의「범죄분 석」에도 피·가해자의 성별만 구분되어 있을 뿐, 살인범죄의 성별적 특성을 알 수 있는 정보는 매우 미흡하다. 살인에까지 이르는 여성폭력범죄를 근절 하기 위해서는 여성폭력관련 성별분리통계가 가장 먼저 시행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세밀한 범죄예방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7


<표6. 2009년 – 2013년 아내폭력/데이트폭력으로 인한 살해범죄 피해> 관계

범죄유형

아내,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여성

발생연도

합계

2009

2010

2011

2012

2013

살인

70

74

65

120

123

452

살인미수

7

54

19

49

74

203

77

128

84

169

197

655

소계 자녀, 부모 등

살인

16

16

16

16

14

78

주변인

살인미수

미파악

10

19

19

16

64

소계

16

26

35

35

30

142

합계

93

154

119

204

227

797

한국여성의전화는 2009년부터 언론에 발표된 기사 중 친밀한 관계(남편이나 애인 등) 에 의한 여성 살해 통계를 발표하여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5) 여성폭력피해 해결 가능한가?

이처럼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들에 의해 목숨을 잃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은 목숨을 잃지 않을 정도의 수많은 일상적 폭력에 여성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여전 히 ‘사소한 문제’, ‘개인적인 문제’, ‘남의 집 가정사’ 등으로 치부되고 있으 며, 그에 따라 가정폭력, 성폭력 등은 법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집 행되지 않으며, 신고해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니 다시 신고율6)이 낮아지 는 악순환에 놓여있다. 따라서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도, 피해에 따른 올바른 지원을 받기도 어려운 상태이며, 가해자 역시 대부 분 사법처리 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미온적 대처는 결국 상기 통계와 같 은 극단의 비극을 낳을 수밖에 없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여성에 대한 차별의 극단적인 표현이며, 여성의 생명 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인 동시에 사회적 범죄행위로 국 가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이다. 정부는 여성폭력이 국가의 책무임을 다시 한 6) 가정폭력 또는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조사대상자 중, 가정폭력 신고율 1.3%(2013년 전국가정폭력실 태조사, 여성가족부), 성폭력 신고율 1.1%(2013년 전국성폭력실태조사, 여성가족부)

8 ▪


번 명확히 환기하고,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피해자에 대한 조건 없는 지원과 올바른 지원 정책 마련, 강력한 여성폭력 예방 대책의 수립과 집행 에 힘써야 함이 마땅하다. 위의 통계는 공식적인 범죄 통계가 아닌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인터넷 뉴스 를 검색하여 집계한 통계로 최소한 수치이다. 현 정부 들어 가정폭력을 4대 악에 포함시킴으로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보다시피 현장에서 가정폭력을 마주하는 현실은 이처럼 비극적이다. 이런 상황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이전보다 나아졌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인식에 반하는 것이다. 2. 가정폭력 없는 ‘움직이는’ 마을 모델 만들기 활동의 출발 : 무관심 ‘가정폭력 없는 움직이는 지역사회 네트워킹 마을모델 만들기(이하 움직이 는 마을)’는 가정폭력으로 희생당하는 여성이 3일에 1명꼴로 집계가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회적 문제가 되지 못하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가정폭력 방지를 위한 법과 제도들이 마련되면서, 가정폭력 문제를 많은 부분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가정폭력 방지법이 시행 된 지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가정폭력으로 희생당하는 여성은 계속 늘어가 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접하고 있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처벌받고 피해자는 보호받을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이 왜 잘 지켜지지 않고 있을까? 이는 가정폭력이 여전히 ‘집안 일’, ‘남의 가 정사’, ‘부부싸움’, ‘훈육’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집안 일’ 이기 때문에 사적인 문제이고 ‘남의 가정사’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되고 ‘부부싸움’이기 때문에 칼로 물 베기고 ‘훈육’이기 때문에 아이를 가르치는 한 방법일 뿐이다. 이렇게 너무나 흔하고 평범해서인지 여성에 대 한 폭력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누가 봐도 인정할 만한 심각한 신체적 폭 력이 아니면 당사자나 그 주변 인물에게나 쉽게 외면되고 있다. 남편과 같은 친밀한 가족 관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다른 폭력에 비해 월 등하게 갖춘 능력 중에 하나는, “당사자든 이웃이든 그것을 폭력이라 말하 지 않게 하는 능력”인지도 모르겠다. ‘폭력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폭력 은 아니지만, 신고하기는 좀 그렇지만, 처벌할 정도는 아니지만, 문제가 있 기는 한 어떤 것, 그렇지만 딱히 해결할 방도는 없는 어떤 것’이 여성폭력

▪9


의 정의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여성폭력은 애매하고 불투명하며 비확정적 이다. 친밀함이 폭력에 선행할 때, 가족임(남편/부모)이 가해자임보다 강조 될 때, 그것은 폭력이 아닌 어떤 것이 되기를 늘 기대 받았다.7) 이렇게 본 다면 가정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은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폭력 이 갖는 운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운명을 바꾸지 않는 한 폭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기에, 이 움직임은 계속되어야만 한다. 가정폭력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인식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가정폭력 해 결이 쉽지 않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다. 가정폭력의 해결을 위해서는 먼 저 지역,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변화가 필요하고, 그 변화는 가정폭력 에 대한 편견, 고정관념에 갇혀 효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는 법, 제도를 현실과 마주할 수 있도록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왜 무관심할까? 이 물음을 묻기를 멈추고 마을로, 사람들에게로 가는 것. ‘가정폭력의 완성은 이웃의 무관심’이라며 원망을 쏟아내면서도, 그 이웃들 에게 희망을 품는 것이 ‘움직이는 마을’ 활동의 출발이자 전부이기도 하다. 3. 2012 ‘움직이는’ 모델 만들기 프로젝트 2012년에 기획팀으로 결합했던 기획위원들은 지역에서 가장 먼저 가정폭 력을 접하고, 처리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나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다. 현장에서 가정폭력을 접하고 처리하면서 부딪혔던 어려움과 고민을 충분히 나눌 수 있었고 가정폭력 예방, 발견, 지원, 후속단계별 각 기관의 역할을 담은 ‘움직이는’ 모델을 만들어 발표했다. ‘움직이는’ 워크숍에서 제안된 내용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아이들 지침서, 움직이는 이웃 지침서, 움직이는 당사자(피해자)지침서를 제작하여 배포했 다. 2012 ‘움직이는’ 모델 발표회를 통해 ‘움직이는’ 모델에 동(마을)단위 모 델, 종교기관 모델로의 확대 제안이 있었고, 이 제안을 반영하여 2013년도 ‘움직이는’ 모델은 기관을 추가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7)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친밀함과 폭력이 동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피해자는 상황을 즉 각적으로 인지하기 어렵고 그 사이 폭력관계는 점차 강화되기 쉽다. 하지만 시간의 경과가 피해자의 합의나 동의, 동조로 이해되면서 오히려 피해는 더 이해받기 어려운 지형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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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움직이는’ 기획위원 구분 연구자 지역전문가

기획위원 황정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다문화정책센터 연구위원) 박은미 (가정폭력 2차 피해 사례연구팀 신경희 (은평구여성정책모니터링팀

/

/

본회 가정폭력전문상담원)

본회 가정폭력전문상담원)

황지영 (갈현초등학교 교사) 아동/청소년 전문가

김현미 (구산초등학교 지역사회교육전문가) 허 일 (은평구청소년복지상담센터

경찰서

CYSNET

담당)

문승민 (서부경찰서 생활안전과 여성청소년계) 이윤희 (은평경찰서 형사과 형사지원팀)

구청/정책전문가

김지영 (은평구 희망마을담당관 주무관)

가정폭력전문가

정춘숙 (본회 상임대표)

4. 2013 ‘움직이는’ 모델 만들기 프로젝트 2013년 ‘움직이는’ 프로젝트는 민간기관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마을 속 ‘움직이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기초를 다졌다. 지역아동센 터 &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지역아동센터 부모모임, 은평약사회, 은평구민체 육센터 회원, 한빛마을센터 회원, 은평구새마을부녀회, 사찰 심택사를 대상 으로 움직이는 워크숍을 진행하였고, 응암지구대, 신사지구대, 응암3파출소, 녹번파출소는 교대 시간을 이용하여 모든 경찰을 대상으로 가정폭력 대응 전략에 대한 교육 및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일련의 결과를 정리하여 지역아 동센터, 은평약사회, 마을, 종교기관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고 경찰은 2012년에 이어 두 번째 움직이는 모델을 만들었다. 더불어 지속적인 ‘움직 이는’ 모델의 결과물로 은평구 약사회가 약 봉투를 제작, 은평구 모든 약국 에 배포한 것은 이런 흐름을 마을에서 만들고 싶었던 ‘움직이는 마을 프로 젝트’가 만든 의미 있는 열매이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11


<그림1> 은평구약사회가 제작(3만장)해서 관내 198개 약국에 배포한 [나와 이웃에 힘을 주는 처방전] 약 봉투. 이 봉투에는 ‘옆집의 고성에 이웃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과 가정폭력 상황에 놓인 이웃들이 도움 받을 수 있는 방법 들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 2013 움직이는 기획위원 구분 연구자

기획위원 황정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사회통합정책연구실 연구위원) 권오련 (응암동 산골마을 부녀회 회장)

마을

원점례 (응암동 산골마을 부회장) 이경미 (응암동 산골마을 부녀회 총무) 이신애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마을상담원)

교회

문상임 (광현교회) 용영순 (성산교회)

약사회 지역아동센터 경찰서 아동/청소년 전문가

12 ▪

우경아 (은평약사회 부회장) 김명자 (은광지역아동센터 센터장) 김미라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아동·여성계 형사) 박보람 (은평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형사) 이정자 (은평구청소년상담지원센터 팀장) 김현미 (구산초등학교 지역사회교육전문가)


황지영 (갈현초등학교 교사/은평학부모네트워크) 구청/정책전문가

가정폭력 전문가

박소영 (은평구청 가정복지과 주무관) 조남진 (한국여성의전화 회원/2012 움직이는 네트워크 기획위원)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상담소 소장)

<그림2>2012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가정폭력 없는 움직이는 모델 만들기는 마을 모델을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공공기관, 민간기관 모델에 이어 2014년도에는 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리더들의 모델을 만들었다.

5. 2014 ‘움직이는’ 모델 만들기 프로젝트 진행과정 1) ‘움직이는’ 기획위원의 구성과정 2014년은 마을 속으로 들어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 를 만드는 것과 종교기관 모델을 확대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종교 기관은 가정폭력 피해 당사자들이 피해를 처음으로 드러내고 있는 매우 중 요한 공간이다. 2013년에 ‘움직이는’ 모델을 완성하지 못해 아쉬웠던 교회

▪13


모델을 만들기 위해 은평구內 40여 곳의 교회에 연락을 했지만 교회의 문 턱을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교회를 대신하여 구파발성당의 움직이는 모델 을 만든 것은 올해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구파발성당은 본회 방데레사 회 원이 다니고 있는 성당으로 성당 수녀님께 사업을 설명할 수 있는 만남을 주선하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마을 기획위원은 마을에서 실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리더들을 섭외하였다. 은평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은평간호사회 회장, 은평의용소방대 대장, 서부경찰서 전의경어머니회 회장, (사)아줌마가 키우는 아줌마 연대 회장, 그리고 응암1동 통장 및 새마을 부녀회 회원, 열린사회은평시민회 청 년모임 회원, 은평구 여성 활동가 연대모임 ‘여담’ 회원, 북한산래미안어린 이집 원장으로 기획위원을 구성하였다. 기획위원의 섭외는 직접 만나 사업의 취지 및 목적을 설명하고 이 과정에 기획위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모든 기획위원들 이 흔쾌히 수락, 결합하면서 2014 움직이는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  2014 움직이는 기획위원 구분

기획위원 고은경 (은평여성연대 여담) 김다현 (열린사회 은평시민회 청년모임)

마을

박시형 (응암1동 7통 통장) 정영록 (응암1동새마을부녀회) 임정숙 (아줌마가키우는아줌마연대) 이인라 (서부경찰서전의경어머니회)

어린이집

이혜진 (북한산래미안 어린이집)

종교기관

방데레사 (구파발성당)

소방서

나상옥 (은평소방서의용소방대)

간호사회

조미자 (서울시은평구간호사회)

가정폭력 전문가

신상희(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상담소 소장)

14 ▪

서경남(한국여성의전화 교육조직국장)


2) ‘움직이는’ 기획위원의 역할 움직이는 기획위원은 월1회 정기 기획회의에 참석하여 전체적인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논의하고, 기관별 워크숍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다리 역할 을 하였다. 기획회의는 기획위원들이 가정폭력에 대하여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 는 사회적 범죄로 인식하는 것을 목표로 1, 2차년도와 같은 방식을 도입하 여 가정폭력과 관련된 영화를 감상한 후 토론,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진행 되었다. 기획회의 진행 방향,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1, 2차년도 기 획회의 방식에 대한 만족스런 평가가 있어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기획회의를 진행하다보니 1,2차 년도처럼 기획위원들의 활 발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어려움이 발생했다. 왜 그럴까? 분석을 해 본 결과 1, 2차년도 기획위원들은 가정폭력을 직, 간접으로 경험하면서 고민할 기회가 있었지만 3차년도 기획위원들은 보수성이 강한 지역 내에서 활동하 고 있었고 가정폭력에 관심을 갖지 않은 이상 가정폭력을 알아채거나 가정 폭력을 경험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따라서 가정폭력에 대한 이해나 정 보를 높이기 위해 기획회의 중간에 ‘가정폭력 실제와 대응’에 관한 강의를 배치하여 진행하기도 하였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기획위원들의 특성을 파악한 다음 기획위원들의 눈높이에 맞춘 유연한 진행방식은 유효했다.  2014 움직이는 기획회의 진행과정 회차

일시

움직이는 1차 회의

6/26

움직이는 2차 회의

7/22

내용 -

참석 소감 나누기 2013년 ‘움직이는’ 지역사회 네트워킹 모델 만들기 사례발표 2014년 ‘움직이는’ 지역사회 네트워킹 모델 설명 프로젝트 전체 일정 공유 및 기획회의 일정 논의 질의응답 기획위원 위촉 영화감상(“침묵을 말하라”) 및 이야기 나눔 2014년 사업계획서 공유 ‘움직이는’ 네트워크 모델 논의 질의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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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3차 회의

8/27

- 영화감상(“우모자”) 및 이야기 나눔 - ‘움직이는’ 네트워크 모델 기관별 실행 계획 논의 - 질의응답

움직이는 4차 회의

9/19

- ‘가정폭력의 실제와 대응’ 강의 - ‘움직이는’ 네트워크 모델 기관별 실행 계획 논의 - 질의응답

- ‘움직이는’ 모델 워크숍 진행 결과 보고 움직이는 10/28 - ‘움직이는’ 모델 기관별 실행 계획 및 일정 논의 5차 회의 - ‘움직이는’ 모델 워크숍 정리 틀 논의 - ‘움직이는’ 모델 워크숍 진행 결과 보고 움직이는 11/18 - ‘움직이는’ 모델 기관별 실행 계획 및 일정 논의 6차 회의 - ‘움직이는’ 모델 발표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

3) 2014 ‘움직이는’ 모델 만들기 워크숍 진행과정 ‘움직이는’ 모델은 사람의 변화만이 지역의 변화,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기대로 시작한 모델이다. 이미 사람들 속에 깊이 내재화된 가 정폭력에 대한 통념이 하루아침에 변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과 만나 가정폭력을 드러내놓고 얘기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지역에서 다른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 가정폭력이 침묵과 무관심 으로 완성되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직면하게 했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었 던 가정폭력이 ‘나’와 마주하는 순간이 됐다. 마주하는 순간 고민이 시작되 고 내가 할 수 있는 실천 활동까지 만들어내는 과정은 가정폭력의 진실과 바른 인식에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이렇게 ‘움직이는’ 모델은 사람 에서 사람으로 전달되어지는 변화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북한산래미안 어린이집, 은평간호사회, 은평의용소방대는 다른 기관에 비 해 가정폭력의 상황을 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했다. 이에 가 정폭력에 대한 전문적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가정폭력 피해 당사자들의 스 토리를 담은 영화 ‘침묵을 말하라’를 감상 한 다음 워크숍을 진행했다. 응암1동 통장 및 새마을부녀회, 구파발성당, 은평구여성활동가연대 ‘여담’, 서부경찰서 전의경어머니회, 열린사회은평시민회 청년모임은 주변 이웃의 관심으로 가정폭력을 해결해 가는 영화 ‘실뭉치’와 가정폭력 피해 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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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리 모건의 이야기를 담은 TED ‘CRAZY LOVE’를 감상한 다음 워크숍 을 진행했다. ‘움직이는’ 워크숍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워크숍 형태로 진행되는 것에 대한 낯설음과 어색함을 드러냈다. 일방적인 강의와는 달리 본인의 생 각이나 느낌을 말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다소 주저함이 있기도 했지만 시 간이 지날수록 주제에 따라 그룹별로 얘기를 나누어가면서 워크숍에 집중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룹별로 나눈 얘기를 발표하고 경청하는 과정 은 가정폭력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이해를 높임으로서 편견이나 고정관념 을 조금씩이나마 깨뜨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 번으로는 부족하니 지속적 으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참가자들의 평가가 있었다. ① 은평구 가정어린이집 연합회 ‘움직이는’ 워크숍

 순서 날짜 : 2014년 10월 22일 대상 : 은평구 가정어린이집 연합회 원장 (13명) 장소 : 본회 지하2층 교육장 내용 : ‘침묵을 말하라 & TED 레슬리모건’ 감상 및 ‘움직이는’ 모델 토론  4가지 토론 주제 ① 가정폭력을 주위에서 보거나 경험한 적이 있나? 있다면 당시 어떻게 대처했 는가? ② 가정폭력의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가? ③ 가정폭력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가? ④ 가정폭력 예방을 위해 단체 또는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은평구 가정어린이집 연합회 이혜진 원장은 사업초기 교회를 섭외하는 과 정에서 알게 되었다. 교회 신도로써 ‘움직이는’ 모델이 교회 내에서 진행되 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많았으며, 그 계기로 본인이 직접 어린이집 원장으로써 은평구 가정어린이집 연합회에서 ‘움직이는’ 모델을 만들어 보 고자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사업 발표시점에 다른 지역으로 직장을 옮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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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후임으로 오신 박현숙 원장님의 도움으로 마무리가 잘 되었다. ‘움직이는’ 워크숍은 어린이집 원장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가정폭력의 이해 가 아동학대쪽으로 집중되는 면이 있었지만, 가정폭력의 범위에 대해서는 경제적, 정신적 폭력과 언어폭력 등 다양하게 이야기되었다. 국가지원내용 에 대해서는 쉼터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으며, 실천 활동으로는 가정통신문 발송 시 가정폭력에 관련된 리플렛을 같이 보내는 것, 리플렛과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스티커 및 홍보물을 상시 비치하는 것 등이 있었다. 더불어 원 장님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교육 이수에 대한 의견 이 나왔다.

② 응암1동 통반장 및 부녀회 ‘움직이는’ 워크숍  순서 날짜 : 2014년 10월 27일 대상 : 통반장 및 새마을 부녀회 회원 (20명) 장소 : 응암1동 주민센터 2층 교육장 내용 : ‘실뭉치’ 감상 및 ‘움직이는’ 모델 논의  4가지 토론 주제 ① 가정폭력을 주위에서 보거나 경험한 적이 있나? 있다면 당시 어떻게 대처했 는가? ② 가정폭력의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가? ③ 가정폭력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가? ④ 가정폭력 예방을 위해 단체 또는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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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형 기획위원과 정영록 기획위원은 2013년 본회가 주최한 은평평화여 성리더십 교육을 수료한 후 후속모임으로 진행된 은평구의회 모니터링을 같이 한 경험이 있다. 지역사회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으로 통장, 새마 을부녀회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애쓰고 있 다.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시겠다는 의사를 밝 혔었고 올해 움직이는 기획위원으로 흔쾌히 결합하게 되었다. 매월 1회 있는 통장 월례회 시간을 2시간 앞당겨 통장, 새마을부녀회 회 원이 참여하여 움직이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당일 워크숍에서는 가정폭력에 대한 다양한 얘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가정폭력에 대한 실제적인 사례가 얘기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두 기획위원의 열정적인 활동으로 워크숍 이후에도 월 정기회의시에 짧은 시간이지만 가정폭력 관련해서 얘기를 나 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가정폭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독려하고 있는 점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실천 활동으로는 지역 주민을 직접 만나는 예비군 훈련 통지 시 가정폭력 관련 리플렛을 집집마다 우편 함에 넣어주거나 나눠주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③ 서울시립 서북병원 간호사회 ‘움직이는’ 워크숍  순서 날짜 : 2014년 10월 28일 대상 : 서북병원 수간호사 (15명) 장소 : 서북병원 회의실 (오후2시~4시) 내용 : ‘침묵을 말하라’ 감상 및 ‘움직이는’ 모델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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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가지 토론 주제 ① 병원에 가정폭력 피해자가 방문하는지? 또 일반 환자와 어떻게 구별 가능한 지? ② 가정폭력의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가? ③ 가정폭력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가? ④ 가정폭력 예방을 위해 단체 또는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 각하는가?

은평구 간호사회 회장이면서 서울시립 서북병원 간호부장 조미자 기획위 원의 참여는 의미가 크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신체적, 정신적 상해를 치 료하기 위해서 병원을 갈 수 밖에 없고 의료진에 대한 높은 신뢰를 감안할 때 의료진들의 가정폭력에 대한 전문적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가정폭력 피 해 당사자들에 의해 필요성이 제기된 의료진들에 대한 ‘움직이는’ 모델은 2013년 은평구약사회 모델에 이어 올해 간호사 모델까지 만들 수 있었다. 워크숍은 수간호사를 대상으로 진행돼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아쉬 운 점은 서북병원 환자의 대부분이 만성질환자로 가정폭력 피해자의 실제 적인 사례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논의된 실천 활동 으로는 환자 내원 시 기본 검진체크리스트에 가정폭력과 관련된 사항을 첨 부하는 것과, 서북병원 로비에 가정폭력에 대한 홍보 및 지속적인 교육에 대한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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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구파발성당 ‘움직이는’ 워크숍

 순서 날짜 : 2014년 10월 29일 대상 : 구파발 성당 교우 (160여명) 장소 : 대강당 (오전10시40분~오후1시) 내용 : ‘실뭉치’ 감상 및 ‘움직이는’ 모델 논의  4가지 토론 주제 ① 가정폭력이 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② 가정폭력의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가? ③ 가정폭력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가? ④ 가정폭력 예방을 위해 단체 또는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 각하는가?

올해 종교기관의 ‘움직이는’ 모델은 방데레사 기획위원과 구파발성당의 적 극적인 참여로 가능했다. 가정폭력과 성폭력 전문상담원 교육을 받으신 수 녀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구파발성당의 ‘움직이는’ 워크숍의 시작은 가정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참여해 줄 것을 부탁하는 신부 님의 기도로 시작했는데 감동적이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160여명이나 되는 많은 교우가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성당 내 반별 모임을 할 수 있는 모임 방들이 많아 그룹별로 나뉘어서 워크숍을 진행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젊은 세대부터 노인 세대가지 다양한 연령층이 골고루 참여하여 가정폭력을 주 제로 토론하고, 정리하고, 발표하는 과정은 움직이는 모델 그 자체였다. 구 파발성당의 움직이는 워크숍은 문턱이 높다고 종교기관의 ‘움직이는’ 모델 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더욱 더 많은 종교기관과 함께 할 수 있을 때 ‘움직 이는’ 모델의 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성당에서 할 수 있는 구체적 실천 활동 내용들이 많이 나왔는데 성당 내 에

가정폭력 예방 스티커 및 리플렛 상시 비치, 가정폭력 상담실 운영, 아

버지 교실 및 청년모임 등에서 가정폭력 및 성폭력 교육을 진행하고, 성당 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컵에 가정폭력에 관련 정보를 인쇄하는 것 등이 나 왔다. 더불어 가정폭력 및 성폭력과 관련된 심화교육에 대한 요청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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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논의해 진행하기로 했다.

⑤ 은평구 여성활동가 연대 여담 ‘움직이는’ 워크숍  순서 날짜 : 2014년 11월 6일 대상 : 여담회원(5명) 장소 : 갈현동 재미난 장 내용 : ‘실뭉치’, ‘TED 레슬리 모건’ 감상 및 ‘움직이는’ 모델 논의  4가지 토론 주제 ① 가정폭력이 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② 가정폭력의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가? ③ 가정폭력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가? ④ 가정폭력 예방을 위해 단체 또는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 각하는가?

고은경 기획위원은 은평구에서 오랫동안 지역 활동을 한 마을 활동가이며, 은평지역 여성 활동가들의 모임인 은평여성연대 ‘여담’의 구성원이다.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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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은 지역 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마을 활동들을 하고 있 다.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여성들에 대한 모든 폭력이 사라지는 것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함에 적극 공감하고 결합했다. 구성원들의 마을 활 동 경험과 여성폭력에 관심으로 수준 높은 워크숍을 기대했다. 그런데 모임 구성원의 갑작스러운 가족상으로 적은 수의 인원만이 참여하게 되었고 논 의가 깊게 진행되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학교 밖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아이들에게서 가정폭력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는 사례들을 나누었고 아이들 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가정폭력이 우선 해결되어야함을 확인할 수 있 는 시간이었다.

⑥ 서부경찰서 전의경어머니회 ‘움직이는’ 워크숍  순서 날짜 : 2014년 11월 6일 대상 : 어머니회 회원 (12명) 장소 : 서부경찰서 2층 회의실 내용 : ‘실뭉치’, ‘TED 레슬리 모건’감상 및 ‘움직이는’ 모델 논의  4가지 토론 주제 ① 가정폭력이 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② 가정폭력의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가? ③ 가정폭력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가? ④ 가정폭력 예방을 위해 단체 또는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 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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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라 기획위원은 평소 여러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고, 이번 ‘움 직이는’ 기획위원의 참여도 열정적이었다. 서부경찰서 내 교육장에서 진행 된 워크숍에서는 가정폭력의 범위에 대해서는 다양하게 확장된 이야기가 나왔다. 구체적인 실천 활동 내용으로는 전의경어머니회 회원들의 가정폭력 상담원 교육과 전의경을 대상으로 하는 가정폭력 예방 교육이 얘기되었다. 또한 가정폭력을 예방을 위해서는 남성이 변해야 가능하고 그러기 위해서 는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적 차원의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남성회 원의 적극적 주장도 있었다.

⑦ 은평 의용소방대 ‘움직이는’ 워크숍  순서 날짜 : 2014년 11월 20일 대상 : 의용소방대 회원 (150명) 장소 : 은평소방서 내용 : ‘침묵을 말하라’ 영화감삼

나상옥 기획위원이 결합한 은평의용소방대는 영화 ‘침묵을 말하라’를 보았 고 시간상 워크숍은 진행하지 못했다. 의용소방대원들은 실제로 화재 현장 이나 구호 현장에 출동해 측면 지원 활동을 하면서 가정폭력 현장을 목격 하기도 한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가정폭력 재소자들의 얘기를 담은 영화 관람 후 짧은 시간 동안의 소감나누기에서는 ‘불편하다’, ‘먹먹하다’, ‘다 맞는 얘기다’, ‘잘 봤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소감들은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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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에 관심을 갖고 고민을 시작하게 된 기회가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⑧ 열린사회은평시민회 청년모임  순서 날짜 : 2014년 11월 28일 대상 : 열린은평시민회 청년모임 장소 : 앵프라맹스 북카페 내용 : TED 레슬리 모건 “CRAZY LOVE”

열린사회은평시민회 청년모임은 은평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을 활동가들 을 중심으로 한 재능기부 모임으로 서로 자신의 능력을 공유하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움직이는’ 워크숍은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가부장적인 사고와 성역할 고정관념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너무나 당연하 게 받아드리고 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가정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겠 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 자신을 뒤돌아보고 성찰 해야겠다”는 젊은 남성회원들의 고백은 너무 반가웠다. 부 모님과의 관계나 데이트 관계에서 직접 보고 겪은 사례 나눔은 가정폭력이 우리와 멀리 있지 않음을 알게 했다. 미래의 가정폭력 가해자, 피해자가 되 지 않기 위해 성 평등 감수성과 민감성을 높이는 노력을 직장이나 일상생 활 속에서 실천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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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1차, 2차년도 움직이는 네트워크 기획위원 ‘움직이는’ 심화워크숍  순서 날짜 : 2014년 11월 19일 대상 : 1.2차 년도 움직이는 기획위원 6명 장소 : 본회 2층 회의실 내용 :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모르는’ 영화감상 및 ‘움직이는’모델 논의

지난 1, 2차 년도에 결합했던 ‘움직이는’ 기획위원의 심화 워크숍은 각 기 관별 단체 내부에서의 지난 활동을 공유하고 조금 더 발전되는 ‘움직이는’ 모델을 위한 논의의 자리였다. 8회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중 가 정폭력 피해자 사례별로 실제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누구나 알 지만, 누구도 모르는’을 감상했다. 전 세계 여성들이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음에 분노하고 또 가정폭력 해결이 넘지 못할 벽처 럼 느껴지는 답답함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가정폭력이 누구나 알지만 누 구도 모르는 역설적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기획위원들 스스로 사례 논의를 하고 교육을 연계하고 기관방문 일정을 계획하는 모습에서 실제로 네트워크가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렵게 구축된 네트워크이니 만큼 지속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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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폭력을 앞서서 말하지 않을 때, 말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움직이는 마을’은 2012년을 시작으로 올해 3년째 진행했다. 처음 움직이 는 마을의 목표는 폭력과는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들, 스스로 그렇다 고 여기는 사람들이 폭력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에 있었다. 본 회 말고도 마을에서 폭력을 문제 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했고, 폭력이 타자의 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랐고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실험 하는 장이 ‘움직이는’ 프로젝트였다. 사람들에게 가정폭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나마 거부감, 부담감 없이 다 가가고자 2차 년도부터 선택했던 방식이 영화였다. 영화 얘기를 시작으로 워크숍의 물꼬를 트기 시작해서 ‘가정폭력’과 ‘나’에 대한 얘기까지 자연스 럽게 연결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사람들도 저마다 폭력에 대해서 할 말이 무척이나 많았다는 것을, 지금까지 그 말을 할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이 없었 다는 것을 ‘움직이는’ 프로젝트를 통해 알아갔다. 생각할 시간이 생기고, (서로) 들어주는 공간으로 초대할 때 사람들은 저마다 말들을 쏟아냈고, 아 이디어를 냈고, 그 생각들을 현실로 만들기 시작했다. 폭력은 불편한 주제 일 거라고, 말하기를 꺼려할 거라고 지레 짐작했던 (여성의전화의) 편견과 주춤거림들은 ‘움직이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여지없이 깨져갔다. 여성의전 화가 나서서 “폭력은 A이므로, B라고 말해야 하고, C를 만들어야 하며 그 러기 위해서는 D를 해야 합니다.”라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움직이는 마 을’ 만들기가 ‘의미’들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검열이나 진단 없이 폭력에 대한 내 경험, 내 생각, 내 의견을 개진하는 것, 아이러니 하게도 여성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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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폭력은 이렇게 심각한 문제다!”라고 말하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폭 력을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7. ‘움직이는’ 마을 프로젝트 2012, 2013, 그리고 2014. 2012년 첫 해에 움직이는 워크숍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 들은 폭력과 무관하기 쉽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폭력을 직, 간접적으로 경 험한다는 것과, 하지만 그것을 두고 폭력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그 명명하기 를 내내 망설인다는 것이었다. 이 둘은 모순되지만 폭력은 바로 그 모순적 인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 같았다. 때문에 첫해 보고서에서 폭력 없는 마을 은, 폭력인지 아닌지를 ‘고민하고/ 생각하고/ 갈등하다/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폭력을 인지할 수 있는 감수성이 충분해서 폭력이 여기저기 서 드러나고 더 커지기 전에 해결하는 마을이라고 제안한 바 있었다. 2차 년도인 2013년은 “지역사회 주민을 가정폭력 알아채기의 주체로 세우 기 위한 본격 가동의 신호탄을 올린 해(황정임, 2013)”였다. 움직이는 워크 숍은 학교 교사, 지역사회교육전문가 뿐만 아니라, 지역아동센터(부모모임), 약사회, 새마을부녀회, 사찰(심택사) 신도 등과 함께 진행하였고, 이 과정은 ‘움직이는’ 기획위원들의 발품으로 성사되었다. ‘움직이는’ 기획팀이 움직이 고, ‘움직이는’ 워크숍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 이런 움직임이 더 많아지고 더 잦아지는 것이 폭력 없는 마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3차 년도인 2014년은 조금 더 마을 주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해였다. 마을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지 역 주민의 한 사람이자 여성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을 통로로 삼았다. 의용소방대, 간호사회, 어린이집, 청년회, 성당, 통반장 및 새마을부녀회 전의경어머니회 중심으로 진행된 워크숍은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 고 있는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까지가 가정폭력일까? 라 는 주제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신체적인 폭력을 넘어서 언어적, 성적, 정서적 폭력까지를 포함하며 피해자가 폭력이라고 정의하는 순간 “그 것은 폭력이다”라고 얘기하는 수준까지 변화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첫 번째로 가정폭력을 사회구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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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문제로 바라보지 못하고 개인의 성향,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1, 2차 년도와 비교했을 때보다 견고함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이는 지역 속 으로 들어갈수록 보수성이 강해짐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가정폭력을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는 이상 가정폭력은 여전히 ‘집안 일’ ‘남의 가정사’일 뿐이기 때문에 관심 밖의 사소한 일이 될 수밖에 없고 사회적으로도 가정 폭력 해결을 위한 적극적 노력도 필요하지 않게 된다. 두 번째로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상담하고 지원하는 내용들을 거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와 정 책들은 가정폭력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이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얘기하는 사람이 몇 되지 않아 난감하기도 했다. 지역사회 곳곳에 가정폭력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가 홍보되고 널려져 손 만 뻗으면 닿을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는 이웃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신고해봤자 소용없더라 는 얘기가 종종 있었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되지 않고 피해자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가정폭력이 범죄행위임이 모두에게 인식되어질 때만이 제대로 처벌이 가능해질 것이다. 사람들의 생각이나 인식이 한 번의 교육이나 워크숍으로 변하기는 쉽지 않 다. ‘움직이는’ 프로젝트가 긴 호흡을 가지고 느리게 갈 수 밖에 없는 이유 이기도 하다. 3차 년도까지 ‘움직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총 40명의 기획위원, 26 개 기관의 1,000여명과 함께 ‘움직이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가정폭력이 이 제 지역에서 조금씩 드러내어 얘기되어지고 가정폭력에 관한 정보들이 지 역에 퍼지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프로젝트가 가정폭력이 더 이상 ‘집안 일’에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는 사회적 범죄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사람들과 지역을 변화시켜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켜야 하는 ‘움직이는’ 프로젝트는 갈 길이 멀다. 사람들의 인식은 한 순간에 변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계를 통 해서 계속 알려내야 한다. 그리고 의식의 변화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까 지 하다. ‘움직이는’ 모델 만들기 과정이 더디고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 과가 없을지라도 가정폭력이 현실과 맞닿지 않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 는 ‘움직이는’ 프로젝트는 지속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최대한 많은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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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집중했다면 내년부터는 지금까지 구축된 네 트워크를 더욱 더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제일의 목표로 삼고자 한다. 더불어 올해 진행한 구파발성당의 ‘움직이는’ 모델과 같이 지역사회에서 코 어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에 집중하는 ‘움직이는’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서로를 지켜주고 관심을 갖는 ‘움직이는’ 마을은 보다 세밀하고 단계적이 며 장기적인 과정을 통해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 참고자료 한국여성의전화(2014), 분노의게이지 분석보고서 한국여성의전화(2012),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모델 in 은평 ver.1 한국여성의전화(2013),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모델 in 은평 ver.2 김홍미리(2014), 서울시 여성주간 안전마을 토론회 발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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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기관별 모델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어린이집 모델 ▪ 이혜진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통장ㆍ새마을부녀회 모델 ▪박시형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간호사회 모델 ▪ 조미자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성당 모델 ▪ 방데레사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전의경어머니회 모델 ▪ 이인라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마을 청년 모델 ▪ 김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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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어린이집 모델

이혜진 ▪ 북한산래미안어린이집 전 원장

1) 가정어린이집의 참여 의미 소규모 가정어린이집에 원아들은 대부분이 만 0세에서 만 2세까지의 영아 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부모님들이 20대에서 30대의 젊은 부모님들이다. 이 시기에는 생애 처음으로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부모라는 거룩하고 위대한 위치가 부여되기도 하지만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부담스럽고 갑작스러운 위치로 느껴지기도 한다. 설사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준비가 되어 있고 남편, 아내, 부모라는 위치 를 수행해 낼 수 있는 의지가 있어 서로 사랑과 기쁨으로 애를 써서 가정 을 지키고 만들어 가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과 돌발적인 갈 등의 요소가 가정 내에서 발생하게 된다면, 쉽게 불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감정의 상함과 절망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격동적인 생애시기를 보내고 있는 부모의 자녀를 대상으로 보육서 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정어린이집은 가장 밀접하게 재원생의 각 가정과 긴밀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기관이다. 특히 자녀를 원에 맡기는 어머니들은 출산과 육아로 야기되는 문제들을 원에 와서 보육교직원과의 상담을 통해 우울감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기도 한다. 부모님들의 이런 다양한 반응과 재원생의 원내 모습의 관찰을 통해 그 가정의 현재 상태를 진단할 수 있으며,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적 합한 기관이 가정 어린이집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가정어린이집은 가정과의 가까운 유대관계로 가정폭력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정기적이며 다양한 부모교육을 가정에 자연스럽게 강연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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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렛 자료 등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2) 영화 ‘침묵을 말하라’ 모임에 참여한 구성원은 은평구 가정어린이집 연합의 회원인 은평구 내 가정 어린이집 원장들이다. 은평구 가정어린이집 연합은 매달 월례회를 통 해 은평구 내 가정어린이집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을 협의하고 의결하는 모 임으로, 다양한 원의 사례들을 나누고 조언을 주고받으면서 하나의 목소리 로 보육정책에 의견을 내기도 한다. 더불어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은평 지역 의 보육을 위해 조금 더 유익한 연합회로 발 돋음 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의지를 갖고 있는 가정어린이집 연합은 한국여성의전화의 가정폭 력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네트워크 만들기 사업과 연계하였다. 각 원이 매 개체가 되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점조직의 형태로 가정과 긴밀하게 교류할 수 있기에 은평구 가정어린이집 원장님들의 관심도와 호응도가 높 았다. 워크숍 참가자는 20명으로 제한하여 우선 신청을 받아 진행했는데, 모임 당일 어린이집 관련 교육이 갑작스럽게 공지되어 13명의 인원으로 모 임을 시작하였다. 먼저 한국여성의전화 설립배경과 사업에 관한 홍보영상물을 보고 바로 ‘침 묵을 말하다’라는 영화를 감상하였다. 이 영화의 여성들은 모두 가정폭력의 피해자이지만 결국엔 가해자 남편을 살해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감옥 에서 복역 중인 여성들이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결과를 맞이하고 그 에 대해 처절하게 법적인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고 슬펐다. 그러 한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주위에 누군가가 그녀들의 상황을 조금 만 관심을 가져주었거나, 그녀들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청 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적극적인 대응들은 제일 먼 저 여성들 스스로가 용감하게 침묵을 깨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는 생각 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가정의 은밀하고 개인적이며 사적인 범위이 기 때문에 누가 개입하거나, 스스로 드러낸다는 것이 너무도 어려운 일이라 는 생각도 든다. 그러므로 이러한 가정 내의 폭력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거 나 처리하는 과정이 비밀스럽고 사적인 범위를 보호하며 진행되기 위해선 한국여성의전화와 같은 단체의 역할이 참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여성의전화에 대한 홍보도 널리 널리 지역 내에서 알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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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눈 이야기 ① 가정폭력을 알아챘을 때 어떻게 했었는지? - 가게하시는 어머님이 몰래 아이를 원에 보내고 아빠가 찾으러 오면 아이가 등원하지 않았다고 말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보았다. - 친구가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을 받은 것을 뒤늦게 알았으나, 그때는 벌써 친구의 가족들이 개입해서 친구가 남편과 이혼한 상태였다. - 원아 중 이혼한 아빠가 친할머니 댁에 맡겨진 아이를 보러 오는 기간 이면 아이가 체벌 받은 흔적들이 보인 적이 있었으나, 가정사이기 때문 에 깊이 관여 하지 못하여 아빠가 오는 기간이면 유심히 아이를 관찰 중이다. ② 어디까지 가정폭력이라 생각하는지? - 상대적인 것 같다. - 각자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 - 신체적 폭력, 언어적 폭력, 정서적 폭력이 가해졌을 때다. - 폭언, 부부간의 강간 ③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국가 지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 여성의 전화에서 전화 상담과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 쉼터내의 숙식, 자녀 심리치료, 접근 금지 등의 복지서비스혜택을 받을 수 있다. - 긴급전화 1366이 있다. - 모자보호센터를 통해 보호받을 수 있다. - 굿네이버스에 아동학대 신고를 할 수 있다. - 변호사 선임을 받을 수 있다. ④ 개인으로서 가정폭력예방과 대응 할 수 있는 것은? - 보육교직원으로서 가정폭력피해자 상담을 통해 위로하고 한국여성의 전화를 안내할 수 있다. - 매일의 보호자와의 만남 시 보호자들의 안부와 가정의 상황을 자연스 럽게 공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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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어린이집으로서 가정폭력예방과 대응 할 수 있는 것은? - 부모교육이나 강연회 시 주제를 가정폭력 예방관련으로 선정하여 강사 를 초빙 할 수 있다. - 정기적인 아동학대예방교육과 가정폭력 예방교육 자료를 배부할 수 있 다. - 현관입구에 한국여성의전화 홍보물을 꽂아 둘 수 있다. - 관내 긴급 상황 전화번호로 1366번을 문서화할 수 있다. 4) 워크숍의 결론 ① 부모교육이나 강연회 시 가정폭력 예방관련 주제 선정하여 부모교육진 행 ②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 예방 관련 리플렛 자료 원내 현관에 비치 ③ 가정과의 밀접한 교류로 가정 내 폭력 발견 즉시 적절히 개입하여 상 담기관 연계 ④ 적극적인 한국여성의전화와 네트워크 관계망 형성 ⑤ 보육교직원의 가정폭력상담원 교육 MOU 체결 5) 가정어린이집은 예방 교육기관으로 최적의 모델 가정어린이집은 대부분 한 달에 한 번씩 부모교육 자료를 배부하고 있는 데 이러한 정기적인 교육자료 배부는 각 가정에 거부감 없이 부모 스스로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 줄 수 있으며, 연 2회 이상의 부모교 육, 부모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가정어린이집은 폭력에 대한 인식 교육도 주제로 선정하여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매일 등 하원 시 부모님과의 다양한 육아와 관련 된 상담을 하면서 자연스레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의 이야기들을 나누며 각 가정과 밀착 있는 유대관계를 유지하여 사적인 다양 한 일들을 공유하면서 가정 내 폭력 상황을 빠르게 알아차려 대처할 수 있 고 전문기관에 안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6) 각 가정의 인근에 있는 가정어린이집은 마을 안전망 구축의 거점기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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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에 가정 어린이집 개소수는 3,266개소이며, 은평구 내 가정어린 이집 개소수는 114개소의 점조직에 형태로 우리 지역 내에 가까이 포진 되 어 있다. 특히 초기 가족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단계에 가정을 대상으로 보 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정어린이집은 가정폭력의 초기 진화를 하는 데 거 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7) 전문가 집단의 적극적인 인식개선 활동 ① 영아보육전문가로 이루어진 가정보육시설어린이집 보육교직원은 출산 과 육아로 가정 내에 다양한 형태의 사례를 매일 매일 접하며 지극히 사적 인 가정사를 자연스레 공유할 수 있는 기관으로 민첩하면서도 친밀하게 피 해자가 편안한 맘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경계심 없이 자녀의 육아를 담당하 는 보육교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또한, 안내자로서 피해자의 상 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이야기 해줄 수 있으며, 전문기관으로 안내 해 줄 수 있다. ② 가정보육시설의 보육교직원은 기본적으로 배려심과 다른 사람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바탕으로 한 직업관이 뚜렷하므로 소정의 가정폭력관련 상 담원교육을 받는다면 지역 내에 가까운 가정폭력전문상담자로서 활발한 활 동을 하리라 기대한다. 이러한 적극적인 활동은 우리 지역 내에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활동과 네트워크 활동에 튼튼한 연결망이 되리 라 생각하며, 의지를 들여 적극적인 활동을 할 것이다. 평소에 가정폭력에 대한 뉴스를 들었을 때 참으로 당혹스럽고 세상에 저 런 일이 하며 잠시 흥분하고 일상에 생활로 돌아 왔었다. 하지만 이 워크숍 을 통해 내가 보육인으로서 지역 내에서 이러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피 해자가 있을 때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들을 위로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용기 를 북돋아,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관으로 안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 게 되었다. 지역 내에서 가정폭력예방과 초기상담과 진단으로 미래의 건강 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데 내 자리에서 작은 섬김에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 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더욱 가정폭력예방을 위해 관심을 갖고 지역 내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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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통장 ∙ 새마을부녀회 모델 박시형 ▪ 응암1동 통장

1) 응암 1동 통장단, 새마을 부녀회 소개 은평구 16개동의 한 동네로서 응암1동 통장이 하는 일은 주민의 거주, 이 동상황 파악, 행정시책 홍보, 민방위 통대장으로써 민방위 훈련 참석 및 민 방위 통지서 전달, 그 외 동 행정에 필요한 사항, 주민의 여론, 요망사항을 듣고 보고 하는 것과 매월 25일 통장회의 참석 및 반회보를 나누어 주는 일과 적십자회비통지서 배부 및 홍보, 그 외 다수의 행사참석 및 주민들의 작은 일까지도 지원 협조하고 있다. 더불어, 새마을 부녀회는 새마을 사업에 협조지원하며 동행정의 자원봉사, 반찬, 김장 등을 하여 수급자나 취약계층에 계신 분들에게 나누는 일들을 하고 있다.

2) 여성의전화를 만나다 응암 1동에서 41년을 살아오던 중, 7년 전 통장 공고문을 보고 응모하여 통장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은평평화여성리더쉽'이라는 주제로 한국여성 의전화에 강의를 들으러 가게 되었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곳에서 무엇을 하나?' 생각했지만 작은 인원이 듣는 강의는 매우 훌륭했다. 수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듣는 강의와는 달리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서로 인사하고, 토론 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서로서로 나눌 것이 많았다. 이렇게 시작된 한국여성의전화와의 인연이 올해는 '가정폭력근절을 위한 움 직이는 지역사회 네트워킹 모델 만들기'라는 결과물로 이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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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정폭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정폭력은 집안에서 일어나는 특성으로 인하여 소리 없이 우리사회를 어둡고 답답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 때문에 쉽게 털어 놓을 수 없는 이야 기를 마음 열고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지역사회가 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이나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과 실제적이고 합당한 법이 만들어져야 할 것 이다. 이번 교육을 받으면서 '가정폭력' 근절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에 대 한 생각을 나누고자 그 주제를 가지고 동네 통장 및 새마을부녀회 회원들 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했다. 2014년 10월 27일 월요일 9시 30분! 통장들과 부녀회 회원들로 구성된 워크숍을 가졌다. 영화 '실뭉치'을 보면서 소그룹을 만들어 서로 토론을 했 다. "나를 저렇게 가두어 놓는다면 난 5분도 살지 못할 것 같아요. 때리는 것 도 폭력이지만 밖에 못나가게 하고 문을 밖에서 잠가 놓는 것은 인간에 대 한 엄청난 폭력이라고 생각해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자가 이웃의 도움을 받아서 지혜롭게 그 상황을 벗어났네요. 그런데 아쉬운 것은 자신의 자유를 누리면서 남편의 행동을 고 치고자 하는 방법을 알아보지 못한 점이에요." "영화처럼 아랫집 이웃의 도움으로 가정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우리 도 그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도움을 주고 싶어도 혹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 요. 신변보호제도는 있나요?" "마음을 열어주는 대화가 필요한 것 같아요. 대체적으로 폭력을 쓰는 사람 들이 평소에는 말이 없다가도 술이 들어가면 평소에 참았던 일들을 폭력으 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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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점 조직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공중파로 홍보하며 공익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영화 속에서 여자는 단지 남자의 귀속물인 것 같아요. 아무리 남자가 힘 이 세고, 돈을 벌어다 준다고 해도 똑 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저렇게 할 수 가 있을까요?" "저도 저런 상황의 가정을 본다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겠어요." "여성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인간은 평등한 것인데 어떻게 집안에 감금당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실뭉치' 에서는 우리 에게 좋은 이웃이 되라고 이야기 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이웃에 대 해 더 고민해봐야겠어요." "저는 제 동생이 가정폭력으로 인하여 파킨슨병을 얻어 어렵게 살고 있었 어요. 그런데 지방에 살고 있는 동생과 평소에 연락을 잘 하지 못하고 살아 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살고 있는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모든 일 이 다 진행된 후에야 알게 되었지만 그 전에 알았다 해도 어떤 방법으로 도울 수 있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어요. 먼 거리에 있는 친척보다 이웃 사촌이 더 가깝다는 말이 있듯이 저는 제 동생을 떠나보내고 난 후 매우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가정폭력이 더 마음에 와 닿는군요. 가정폭력이 근절될 때까지 열심히 노력해 보겠습니다. 워크숍을 통해 위와 같은 많은 의견들이 나왔다. 이 의견들이 일회성으로 허공에 외쳐지는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우리 모든 통장과 부녀회 회원들은 골목골목마다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눈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우리의 무관심을 먹고 자라는 것이 가정폭력이라 한다. 지역의 리더로서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볼 때 가정폭력은 사라진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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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이 끝나고 한 달 뒤인 11월 26일 주민자치회의에서 이야기콘서트 코너가 있었다. 이야기콘서트에서 '가정폭력'에 대하여 짧지만 TED : 레슬 리모건 'CRAZY LOVE'를 감상하고 작은 토론회를 가졌다. 주민자치회의 많은 남자 위원들은 영상을 보고 상당히 놀라는 것 같았다. 가정폭력이 있 는 가정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겠냐고 물어보았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그 가정을 방문하여 관심 있게 대화를 해보겠습니다." 이 영화를 본 주민자치위원들은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돌아 보겠다고 했다. 이렇게 많은 이웃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가정폭력 예방 을 위한 작은 한 걸음을 내밀어 본다. 가정폭력이 근절되는 그날까지! 한국여성의전화를 통해 가정폭력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실감해 본다. 많 은 의견 속에 속 시원한 해답은 없었던 것 같다. 피해자인 여성은 아이들 때문에, 친정식구 때문에, 주위에 눈이 두려워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주위를 둘러보면 피해자인 여성을 도와줄 수 있 는 기관도 있고, 이웃도 있다. 우리가 이웃이 되어 피해자인 여성을 안내해 주고 도와주어야 한다. 지금은 가정교육이라는 것이 퇴색되었지만, 스스로 가정에서 어머니가 교 육을 하고 대화를 하여 우리 가정이 먼저 바로서야 할 것이다. 가정교육은 책(인문학)을 많이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문명이 발전한다 해도 책 속에 모든 길이 있는 것 같다. 가정폭력을 근절하는 것은 우리의 관심과 교육만이 방법이 될 것 같다. 또한 국가에서도 행정지원을 하여 가정폭력으로 피해를 보는 여성과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실질적인 법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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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은평구간호사회 모델

조미자 ▪ 은평구간호사회 회장

1. 여성의전화와 은평구간호사회 연결 경위 우리나라에서 간호사로 활동하는 사람은 의료법의 규정에 의해 대한간호 협회 회원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있으며, 2013년 말 회원으로 등록한 간호 사수는 171,500명에 이르고 있다. 대한간호협회의 산하조직은 국가의 행정 조직에 맞추어 각 시.도 및 시. 군. 구별로 간호사회가 조직되어 있다. 따라 서 서울시 25개구에 각각 간호사회가 구성되어 있으며, 은평구간호사회 회 장은 은평구여성단체장 연합회 회원으로도 활동하며 간호업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여성들과 교류하면서 정보 공유와 함께 여성들의 발전을 위해 노 력하고 있다. 은평구청과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의 추천으로 올해 6월부터 가정폭력 근 절을 위한 동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지역사회 네트워킹 모델 만들기 기획회의에서 영화보기와 관계자들의 설명 을 통해 여성들이 가정폭력에 노출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라 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그 정도의 심각성에 크게 놀랐고, 가정폭력에 대해 무지했던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2. 은평구 간호사회 소개 은평구간호사회는 의료기관, 학교 보건교사, 보건소 등에 근무하는 회원 1,00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정기적으로 회합 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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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간호사회는 간호사들의 회비로 자치구 간호사회에 조금이나마 예산 을 지원하고 있어 구 단위 간호사회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특수사업을 수행 할 수 있다. 은평구간호사회는 특수사업으로 최근 수년간 청소년들과 일반 시민들에 대한 손 씻기 홍보 교육을 실시하여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도 록 하며, 감염성질환에 이환되지 않도록 대 시민 건강교육을 실시해오고 있 다. 보건소에 소속된 회원들은 만성질환자에 대한 방문건강 관리 및 지역주 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 서북병원은 결핵환자와 치매어르신, 재활이 필요한 환자, 그리고 일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서울시 직영병원이 다. 또한 은평구간호사회에서 가장 회원이 많은 관계로 간호부장이 구 간호 사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서북병원은 병원에 방문하는 대상자들을 진료하는 것 외에도 복지관, 교 회, 학교 등을 직접 방문하여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는 등 건강증진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오고 있다.

3. 워크숍 진행 은평구간호사회 회원들은 각 기관에 분산되어 있어 같은 장소에서 워크숍 을 진행하기 곤란하여 먼저 서울시 서북병원에서 워크숍을 진행하고 점차 확산하기로 하였다. □ 일시 : 2014. 10. 29(화) 오후 2시~4시 □ 장소 : 서북병원 대회의실 □ 참석자 : 병동팀장(수간호사) 이상 20 명 □ 진행순서 ○ (사)여성의 전화 소개 ○ “침묵을 말하라” 영화상영 ○ 각 모둠별 영화소감 나누기 및 발표(3모둠) □ 논의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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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 가정폭력 피해자가 방문하는지, 또 어떻게 구분하는지? ○ 어디까지 가정폭력이라고 생각하는지? ○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 간호사회 혹은 개인으로 할 수 있는 가정폭력 예방과 대응에 대해 생각해보기 □ 영화감상 후 소감 발표 내용 ○ 가정폭력과 폭행은 상대방이 약자라고 여겨질 때 발생하므로 가정 폭력 피해자는 여성이 많다. ○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성장한 청소년이 폭력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정교육과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 가정폭력을 처음 경험할 때 단호하고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은폐 와 묵인은 배우자에게 습관화되고 이것이 지속적인 가정폭력으로 이 어진다고 생각한다. ○ 여성은 사회적 약자이므로 가정폭력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경제적, 정신적으로 힘을 길러야 한다. ○ 상습적 폭력에 대한 대처 방법을 몰라 보호받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 다. ○ 창피, 두려움, 수치로 인하여 이웃에게 혹은 지인에게 알리지 못하고 있다. □ 논의 주제에 대한 토의 결과 ○ 병원에 가정폭력 피해자가 방문하는지? 또 일반 환자와 어떻게 구별 하는지? - 주로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병원으로서는 정확하게 파악하 기 어려운 점이 있다. - 노인 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강의는 우리병원 직원과 관내 노인복지 시설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적이 있었으나 주로 부부관계 사 이의 폭력에 대하여는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 의료기관의 응급실, 병원의 외래에서 근무하는 간호사가 가정폭력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고 사료된다. - 암으로 입원했던 남자환자의 경우를 보았을 때 그 남자환자가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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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휘두른 적이 있었던 사람으로 가족의 충분한 간호를 받지 못한 것을 목격했다. 따라서 노년까지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가정폭력은 근절되어야 한다. ○ 가정폭력의 한계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하여 - 신체적 폭력, 어떤 도구를 사용하여 생명에 위험을 느끼게 하거나 신체에 흔적을 남기는 것, 때리거나 밀치는 행동 등 - 성폭력 및 성적 강압 등 두려움과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 언어폭력, 심한욕설, 신체적⋅정신적 비하발언, 상대방 집안에 대한 비하발언 등 - 경제적 구속, 경제적 지원 중단, 가장으로서 의무감을 하지 않는 것 - 상대방의 행동범위 구속(외모-머리, 화장, 옷차림 등에 대한 지나친 간섭) - 피해자를 힘들게 하는 상황을 유발하는 외도, 스트레스를 받도록 가 하는 것 - 무관심,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 - 상대방의 약점을 거론하여 심리적 면을 건드리는 언행의 지속 ○ 가정폭력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국가지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에 대하여 - 쉼터, 무료 변호사 알선, 무료 의료지원 등에 대해 알고 있다. - 그러나 간호사들은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지원해주는 것이 어 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 쉼터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인식하고 있었고, 상담소, 경찰에 신고 하는 정도로 알고 있었으며, 긴급여성 전화번호는 대부분 암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 간호사회, 혹은 개인으로서 가정폭력 방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 간호사로서의 역할 - 여성 환자 입원 시 면담 및 신체사정을 통해 가정폭력 등의 유무에 대해 파악하고 간호력 정보지에 기록함으로써 중재역할을 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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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 병원 홍보물에 가정폭력 시 즉시 신고할 수 있는 전화번호 안내 - 보건소 등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대 시민 보건교육 - 병원 간호부서장과 리더십 교육 시 가정폭력 예방에 대한 교육 및 소속 간호사들에 대한 전달 교육 실시 - 여성들이 자녀의 예방접종을 위해 의료기관 방문, 산모건강을 위해 방문하는 의료기관, 보건소 등에 가정폭력 예방, 신고 등에 대한 안 내문 비치 - 아기수첩, 산모수첩 등 눈에 띄기 쉬운 위치에 가정폭력 신고전화 삽입(관련기관 협의 필요) ▣ 개인으로서의 역할 - 이웃에서 가정폭력 발생 시 신고 및 신속한 대처를 하도록 도와준 다. - 간호사들에게 가정폭력 실태에 대한 교육을 통해 개인의 자아 존중 감 향상과 준비를 통해 배우자와 함께 자신이 행복한 미래를 설계 할 수 있도록 한다. - 다른 여성들에게 가정폭력을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안내자 역 할을 할 필요가 있다. □ 향후 계획 - 한국여성의전화 협조를 통해 은평구 간호사회에 소속된 각 기관의 간 호부서장을 대상으로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는 워크숍 개최 한다. - 2014년 사업결과 보고 시 한국여성의전화와 공동으로 진행한 동 사업 결과를 보고하며, 간호사회 차원에서 가정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사업 을 포함할 수 있는지 검토하도록 한다. - 서울시에서 노인, 만성질환자,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방문건강관리사 업을 담당하고 있는 바, 간호사가 방문하여 신체사정과 면담을 할 때 가정폭력 여부를 확인하고 절차를 안내하도록 한다. - 노인, 장애인, 어린이에 대해 학대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경우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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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에 의해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가정폭력 도 중요하게 인식하도록 포함하며, 필요시 대처방법을 안내하고 신고 하도록 한다. - 여성 당사자로서 또한 많은 여성을 대하는 직업인으로서, 소외된 사 람들의 대변자와 옹호자로써 활동하도록 하며, 가정폭력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데에 역량을 기를 것이 요구된다. - 아울러 전문직업인으로서 앞으로 가정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는 사업 에 적극 참여하고 중요한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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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성당 모델

방데레사 ▪ 구파발성당 교우 ∙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Ⅰ. 구파발성당 소개 구파발성당은 천주교 서울대 교구 중 서울지역 제3은평지 구에 속합니다. 1973년에 설 립되었고, 현재 서울대교구 소 속 신부님 두 분과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소속 수녀님 두 분이 사목하고 있습니다. 구파발성당은 은평뉴타운 전체 지역을 관할하며, 교적에 등록 된 교우의 수는 5,000여명입니다. 2011년에 봉헌한 새 성전은 3호선 구파발역 2번 출구 앞에 있습니다.

Ⅱ. 워크숍 일시 : 2014년 10월 29일(수) 10:40~13:00 Ⅲ. 워크숍 장소 : 구파발성당 2층 대강당 Ⅳ. 워크숍 참여 인원 : 구파발성당 교우 140~160명 정도 Ⅴ. 워크숍 진행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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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그램 소개 2. ‘실뭉치’ 영화 감상 3. 조별 토론 및 발표 ⑴ 가정폭력은 왜 일어난다고 생각하십니까? ① 경제적인 이유 -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불만 증가와 부부갈등 - 남편 실직 후 폭력 행사, 일 년에 한 번으로 시작해서 점점 자주 폭력을 행사하여 이혼으로 끝이 남 -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자기주장이 많아지고 남편들의 적 극적인 가사 일 참여 요구에 남편들이 폭력적으로 대응함. ② 폭력의 악순환 - 대물림 - 가족력으로 가정폭력을 보고 자란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폭력이 대 물림 됨 - 폭력에 노출되었을 때 옳고 그름에 대한 교육이 부족함 ③ 술 - 남편의 술주정으로 인한 폭력 - 술을 마시면 사람이 변해서 폭력적이 됨 - 술이 깨면 용서를 빌고 다시 폭력이 되풀이는 반복적인 경향 있음 - 잘못된 음주 문화 ④ 가정교육 - 사랑받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나 사랑하는 방법을 모름 -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폭력적인 게임을 접함 - 과보호로 인해 아이들의 인성이 나빠짐 - 밥상머리 교육이 필요함 ⑤ 가부장적 사고와 폭력적 성격, 습관 - 성격이 자기 위주이고 폭력적인 사람 - 남편이 가정에 대한 배려나 사랑이 부족함 -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지배하려고 함 - 가족을 자기 소유인 것처럼 여김 - 의처증, 의부증과 같은 정신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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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방에 대한 집착 - 분노조절장애 - 바깥일의 스트레스 해소 - 때리는 것은 습관임 - 주변 사람이 접근하면 아닌 척 하고 숨김 - 처음 폭력을 참아 주면 점점 강도도 세지고 빈도도 잦아짐 - 자녀들 때문에 참고 살다보면 중독이 되어 헤어질 생각을 못하고 그냥 살게 됨 ⑥ 의사소통의 문제 - 가족 간 대화 부족 - 서로 간의 이해 부족 - 부부간에 상호소통이 점점 저하됨으로 인해 작은 일도 커지고 민감 하게 반응하게 됨 - 서로를 남과 비교하면서 자극적인 말을 하고 무시함 - 약점을 건드리는 언행 ⑦ 사회·제도적인 문제 - 힘 있는 사람이 가정이나 학교, 직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허 용 되는 사회 - 유교사상, 남성의 우월성 - 경찰에서도 대수롭지 않게 대응함 -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벼움 ⑵ 어디까지가 가정폭력일까요? ① 신체적 폭력 - 주먹질 - 물건을 던질 때 - 참지 못하고 손을 한 번 대는 것 - 낙태 강요 ② 언어적 폭력 - 언어폭력, 폭언, 말로 상처 주는 것, 욕설 ③ 정서적 폭력 - 부당하게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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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 들게 겁을 주는 것 - 자기 뜻대로 길들이고 통제하려고 하는 것 - 학대 - 무시하는 것, 무응답 - 늘 감시하고 외출을 금지하는 것, 의처증, 의부증 - 무관심, 외면 - 인격을 모독하는 행동 -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말과 행동 - 이기적으로 혼자만의 취미생활을 함 - 포르노 중독 - 딴 살림을 차리고 사는 것, 외도 ⑶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① 신고 - 피해자가 직접 112에 신고할 수 있음 - 이웃이 대신 신고해 줄 수 있음 ② 상담 - 한국여성의전화 - 가정폭력 상담소 - 구파발성당 ③ 이웃의 도움 - 이웃의 집으로 피신시키기 - 초인종 울리기 - 홍보물을 문틈이나 우편함에 넣어주기 ④ 피해자 보호와 치유 - 1366 여성긴급전화 - 쉼터 ⑷ 구파발성당 차원에서 혹은 개인적으로 가능한 가정폭력 예방과 대응 ① 구파발성당 - 성당에 응급전화 설치 - 성당에 상담소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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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에 가정폭력 예방 안내 책자 비치 - 화장실에 가정폭력 상담전화번호 스티커 붙이기 - 구역 반장을 통해 신부님, 수녀님께 도움 요청하기 - 구역장, 반장 모임에서 가정폭력 심화교육 실시 - 아버지학교 등에서 남성들을 대상으로 가정폭력 예방교육 실시 - 아동, 청소년, 청년들을 대상으로 가정폭력 예방교육 실시 - 주말을 이용한 부부교육, 부모교육 프로그램 진행 - 일회용 컵에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의 전화번호를 넣어서 홍보 ② 개인 - 폭력이 있을 시 첫 대응이 중요하므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함 - 폭력 남편과는 이혼하는 것이 더 나음 - 이웃끼리 자주 만나서 친교를 이루고 위급할 때 신속하게 돕기 - 아파트 모임에서 대화할 때 정보 전달하기 - 가정폭력 관련 책자나 지원 단체의 홍보지를 집집마다 돌림 - 싸우는 소리가 들릴 때 대신 신고하기 - 폭력 피해자를 집으로 피신시키기 - 쉼터에 가는 방법 알려주기 - 텔레비전 등 방송매체의 폭력적인 장면으로부터 아이들 보호하기 - 어려서부터 신앙심을 키우기 - 전인적인 인격 교육 필요 - 성서 구절이나 희망의 글귀 전달하기 - 텔레비전이나 미디어의 폭력적인 장면 피하고 가려서 보기 - 가정에서 사랑과 믿음으로 서로 화합하기 - 부모가 신앙의 모범을 보이고 자녀를 주일학교에 잘 보내기 4. 질의응답 ⑴ 경찰에 신고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현 정부는 가정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4 대악 척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을 신고하면 경찰이 출동합니다. 신고 기록이 남고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 관계를 파악합니다. 가정 폭력 피해자가 보호를 요청할 경우에 긴급임시조치로 가해자를 피해자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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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 분리시킬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도 있고, 쉼터를 연계할 수도 있습니다. ⑵ 쉼터에서 자립하는 기간 동안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쉼터에서는 무료로 생활하며, 가정폭력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상담을 통해서 정서적인 안정과 자신감을 찾을 수 있으며, 심리적·정서적 지지를 받습니다. 쉼터를 떠나서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무료로 직업 훈련을 받을 수 있습니다. 쉼터에 자녀와 함께 머무를 수도 있으며, 필요할 경우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비 밀리에 전학시킬 수도 있습니다. ⑶ 여성긴급전화는 몇 번인가요? 여성긴급전화는 1366번이고, 이주여성 긴급전화는 1577-1366번입니다.

Ⅵ. 워크숍 진행 후기 구파발성당의 신부님, 수녀님, 구역장님들, 반장님들, 교우들의 협조로 워 크숍이 원활하게 진행되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워크숍에 참여한 교 우들의 열기가 정말 뜨거웠습니다. 시종일관 경청하며 집중하는 모습과 진 지하게 토론에 임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조별로 토론한 내용을 발표할 때는 많은 발표자들이 전문가와 같은 의견을 내어서, 사전에 다른 곳에서 교육을 받고 온 것은 아닌지 궁금할 지경이었습니다. 본당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가정폭력 예방교육’이었기 때문에, 영화도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교우 분들이 가정폭력에 대해 어떻게 생 각하고,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알아보자는 취지로 접근하였는데, 뜻밖에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으며, 그 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 기들을 꺼내 놓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는 소감을 전해 주었습니다. 워크숍 후속 작업으로, 장차 구역장·반장 모임에서 가정폭력에 대한 심화 교육을 실시하고, 그 내용을 반장들이 반모임을 통해 교우들에게 전달하는 방안도 논의되었습니다. 구파발성당이 중심이 되어 교우 가정뿐 아니라 이 웃에서도 가정폭력을 근절하고, 평화롭고 안전한 마을 만들기의 좋은 모범 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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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올해 한국여성의전화에서 가정폭력전문상담원 교육을 받게 된 계기 는, 작년 가을에 만났던 개인 상담 내담자가 어렸을 때 가정폭력 피해자였 는데 제가 가정폭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적절한 도움을 드리지 못하였 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당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과 함께 기도모임을 하면서 학생들이 부모님의 과도한 체벌과 통제로 인해 괴로워하고 친구들 과 자주 다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가정폭력전문상담원 교육을 받고 한국 여성의전화에서 전화상담원으로 활동하면서 종교와 무관하게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본당에서 교우들과 함께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 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던 중에 한국여성의전화로부터 ‘가정폭력 근 절을 위한 ‘움직이는’ 지역사회 네트워킹 모델 만들기에 구파발성당이 한 축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녀님께 먼저 말씀을 드 렸는데 수녀님께서 이미 가정폭력,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으셨고, 사목을 하 시면서 가정폭력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우들을 상담하신 적이 있으셨기 때 문에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셨고 본당에서 워크숍이 진행될 수 있었습니 다. 저는 가정폭력전문상담원 교육을 받고 나서 성폭력전문상담원 교육도 받 았습니다. 데이트폭력이 가정폭력으로 이어지는 많은 사례들을 접하면서 본 당 청년들과 함께 데이트폭력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도 들었습니다. 자신이 경험한 부모님의 모습과는 다른 엄마, 아빠 혹은 아 내, 남편으로 살고 싶은 청년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바람직한 미래의 모 습을 미리 생각해 보고 훈련해 보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데이트폭력이나 가정폭력도 많이 줄 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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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전의경어머니회 모델

이인라 ▪ 서부경찰서 전의경 어머니회 회장

저는 서부경찰서 전의경 어머니회 회장을 7년째 맡고 있는 이인라입니다. 자문의원 3분과 운영위원 30명이 있습니다. 올 봄까지는 전의경어머니회였 다가 지금은 의경후원회로 바뀌었습니다. 저희 연간 행사는 이렇습니다. 구정에는 사골을 푹 고아서 떡국을 해줍니 다. 성년의 날에는 만 20세 되는 날 대원들에게 장미 한 송이를 주고 피자 파티를 열어줍니다. 여름에는 삼복더위 중 중복에는 삼계탕 150마리를 찹 쌀, 대추, 인삼, 마늘을 넣고 작업하여 끓여줍니다. 의경들이 체육대회를 하 거나 야유회를 가면 우리 후원회에서는 부추 빈대떡을 오징어를 푸짐하게 넣어 정말 맛있는 빈대떡을 만들어 줍니다. 얼마나 잘들 먹는지요, 정말 신 난답니다. 지금은 데모가 없지요. 몇 년 전만 해도 여름에 데모를 할 때는 더운 날씨 에 고생하는 전의경들을 위해서 시원한 수박화채를 만들어서 직접 데모 장 소로 가서 나눠주었습니다. 겨울에 데모를 할 때는 뜨끈뜨끈한 오뎅국을 끓 여서 먹이곤 합니다. 추석이 돌아오면 집 생각나는 대원들에게 송편 한가마 반을 구입해서 음료수와 함께 전달해줍니다. 지금은 새로 생긴 행사가 있습니다. 신입으로 들어오는 의경들이 한 달에 7~8명이 됩니다. 어머니회에서는 일대일로 데리고 식사도 하면서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부모님을 떠나온 대원들에게 부모 역할을 하고 따뜻한 대화를 함으로써 푸근한 마음을 갖게 하는 취지입니다.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탈영을 막는 계기이기도 하지요. 앞으로도 입소대원들을 위해서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사업에 결합하게 된 동기는, 은평구청에는 여성단체장 22명이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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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저는 서부경찰서 전의경어머니회 회장으로 가입되어 있었는데 여성의 전화 부름을 받고 가입하게 되어서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회의에 참 석해 가정폭력이라는 공부도 하게 되었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서부경찰서에서 진행한 전의경어머니회 워크숍에서 나온 내용은 1) 가정폭력이 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① 남자의 가부장적인 태도 때문이다. ② 살아온 환경이 다른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생활 속에서 배려심이 부 족해서 ③ 경제 상황이 어려워서 ④ 남자가 부인을 사랑하지 않고 애인이 있는 경우 가정폭력은 더욱 심해 질 것 같다. ⑤ 어려서부터 폭력성이 가득한 환경 속에서 살아온 경우 ⑥ 남자의 외도로 가정에 충실하지 않은 경우 ⑦ 서로에 대한 무관심 2) 어디까지 가정 폭력이라고 생각하는가? ① 가정이 파괴될 정도의 행동 ② 감정이 앞선 행동과 언어 (즉, 가정에 대한 사랑이 아닌 권위적인 행동) ③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는 행동과 말 ④ 때리고 기물 파손 ⑤ 무관심과 방치 3) 가정폭력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① 경찰서 112로 신고한다. ② 쉼터를 찾는다. ③ 형제자매 등 지인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④ 1366 여성의 전화에 신고한다. 4) 가정 폭력 예방과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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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과잉 사랑 또는 부모의 욕심에 의한 이기적인 가르침 ②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노력해야 한다. ③ 가정 폭력에 대한 교육 및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 ④ 부부간, 가족간의 존중 및 배려로 폭력을 예방한다. ⑤ 주위에 가정폭력 피해자가 있다면 안부 차원으로 찾아가 이야기를 들 어 준다. ⑥ 가까운 곳에 전문 상담원이 많았으면 좋겠다. ⑦ 후환이 두려우므로 비밀 보장이 되어야한다. 가해자는 대부분 남자이기 때문에 우리 의경후원회에서는 의경들에게도 시간을 내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의경후원회 회장으로써 서장님께 강력 하게 건의할 예정입니다. 또 의경후원회 회원님들께서는 가정폭력 전문 상 담원 자격증을 취득하려합니다. 의경후원회 자문위원님, 회원님들께서는 이 번 ‘움직이는’ 워크숍에 대해서 굉장히 만족해 하셨고. 의경후원회에 들어 온 것을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저 또한 보람 있는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 주위에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친한 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남편이 술만 취하면 아이들과 부인에게 심하게 폭력을 휘두릅니다. 이혼을 하고 싶어도 무서워서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막내아들이 아빠를 죽이고 감옥에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합니다. 흉측한 욕설과 기물 파손 등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랍니다. 늦은 밤이고 새벽이고 수시로 술을 사오라고 난리를 친다고 합니다. 동생 남편은 제가 볼 때는 멀쩡한 사람입니다. 남들에게도 너무 잘합니다. 하지만 가족에게 너무 살벌하게 대해 살 수가 없다고 합니 다.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어도 너무 독한 남편이 친정이나 남은 가족들에게 해코지를 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 야 하나요? 저는 동생에게 가정폭력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에 대해 그 동안 제 가 배운 것을 전해주었습니다. 문제가 바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비밀보장 이 되는 전화 상담으로 시작해 가정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울 것 입니다. 더불어 그 동생과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분들에게 ‘실뭉치’에서와 같은 이웃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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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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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마을청년 모델

김다현 ▪ 열린사회은평시민회 청년모임

1. 열린사회은평시민회 소개 열린사회은평시민회는 열린사회시민연합의 은평지부로 지역사회 공동체활 성화를 위한 다양한 회원활동, 시민교육, 주민자치, 자원봉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 회원활동 : 사회적 소수자 이해워크숍 ‘다양성의 힘’, 회원월례모임 ‘회 원의 품격’, 청년모임, 회원동아리(수채화, 우쿨렐레, 책읽기 등) ○ 주민자치 : 서울시 및 은평구 마을공동체위원회 참여, 모기관(열린사회 시민연합)과 함께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진행, 주민자치위원 교 육, 갈현2동 마을공동체추진단 및 마을네트워크 참여 ○ 시민교육 : 서울시 평생학습프로그램 진행(클래식, 수채화, 동화, 우쿨렐 레 등 대중 인문예술강좌), 청소년자원봉사마을학교 ‘세움터’ 운영 ○ 자원봉사 : 은평지역 저소득가정 무료집수리 사업 ○ 민관협력사업.지역네트워크활동 - 18개 은평지역단체.기관 네트워크활동: 은평마을 상상축제, 상상포럼, 지역사안 연대활동 -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 참여, 기타 구정 협력활동 ○ 부설기관 지역아동센터 열린학교 : 저소득 무료방과후교실 ○ 위탁기관 은평청소년문화의집 신나는애프터센터 - 마을인문학도서관, 청소년동아리활동, 청소년시민리더십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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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획회의 결합계기 작년부터 열린사회은평시민회에서는 청년모임을 통해 각자의 재능으로 매 월 모임을 진행하고 있었다. 주요 멤버들이 지역 활동가들이며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었기에 이번 기회에 같이 사회 이슈를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은평구에 입성한 뒤로 여성정치 강좌, 여성주의 교육과 강의, 모임들이 지역에 많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생기던 차에 ‘가정폭력 근 절을 위한 움직이는 지역모델 사업’을 알게 되었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는 없었지만 사회적인 현상으로 가정폭력과 여성폭 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한 달에 한번 기획회의에 참여하면 된다는 조금은 여유 있는 결합수위에 큰 고민 없이 청년모임의 몫으로 기획위원에 함께 하게 되었다. 3. 기획위원을 하며 느낀 점 사회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같이 나눌 수 있는 마을 단위를 지속적 으로 고민하는 이번 기획회의가 나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자주 만나던 지역사회 활동가들이 아닌 지역 주민들과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고, 특히 실제 주변에 가정폭력을 겪고 계신 분들의 간접적인 경험을 들을 수 있어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 가정폭력이 유지되는 구조가 기본적으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가부장적 인 가정구조가 여성에게 불리한 권력관계로 발현되는 문제이기에 개인적인 문제나 사적인 문제로 인식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의 사 람들과 많이 이야기해보고 싶기도 하였다. 마침 은평시민회에서는 평생학습프로그램으로 ‘여성주의산책’ 이라는 여성 주의 강좌가 있었고, 이번 기획회의와 더불어 개인적으로 여성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기회였다. 여성주의라는 것은 불평등한 이 사회에서 약자 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힘이며 꾸준히 각성하며 키워야하는 시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월 참여하도록 노력했지만 일정상 후반부 참여를 잘 못하여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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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워크숍 내용과 의견 이번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모델 - 마을청년’ 워크숍은 그동안 청년모임에서 해보지 않았던 방식과 주제였기에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은평시민회의 청년모임은 작년부터 정기적으로 청년들의 재능을 동네 청년 들과 나누는 형식으로 모임을 진행했었고, 연말에는 파티를 하며 일 년을 정리했었다. 이번 워크숍도 이 청년파티와 결합하여 딱딱하지 않고 쉽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파티 전에 워크숍을 준비하였다. 시간상 짧게 진행하여 아쉽기는 했지만 TED 영상을 보고 가정폭력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 처음, 미국의 유명한 작가이자 사업가인 레슬리 모건 스타이너가 겪은 가 정폭력사례를 담은 TED 영상을 보고 장내는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선뜻 말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들이 가정폭력에 대 한 통계를 이야기하며 물꼬를 텄다. 생각지 못한 가정폭력에 대한 통계가 놀랍기도 하였고, 폭력을 겪은 여성들이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가자들이 이야기했던 것 중에 공감하고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모아보니 이런 시간을 가졌던 것이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부모와의 관계에서 겪었던 훈육을 전제로 했던 폭력이 지금 생 각해보니 가정폭력으로 볼 수 있었음을 느끼게 되었고, 의외로 간접적으로 가정폭력과 데이트폭력을 접한 사례가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라게 되었 다. 직접적으로 폭력을 겪진 않았어도 일상적으로 폭력을 다루는 뉴스와 점점 강도가 높아지는 폭력 수위에 대한 피로감들이 폭력에 대한 감수성을 무디 게 하는 환경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도 큰 공감을 불 러일으켰다. 그리고 폭력이란 권력관계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라는 생각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폭력을 휘두른다는 것은 물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약 자이기에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른다는 맥락과 통하는 것이다. 이를 이야기 하다보니 가정폭력의 대상이 여성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는 현실과 맞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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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런 가정폭력이 가정문제이고 개인적이라는 인식에서 우리들은 어 디까지 개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떠올랐다. 오히려 공적인 역할일 경우에는 전문적으로 개입할 수 있겠지만 당장 옆집의 가정폭력에 대해서 는 고민되고 뭔가 주춤하게 하기에 작은 실천이라도 하자고 작은 결의를 하였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마을청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눈에 보이는 많은 것들을 실천하기는 어려웠지만 평소 생각해보지 않은 사회적 이슈에 관심 을 갖게 하는 시간을 갖고 의견을 나누어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폭력에 대 한 감수성을 키우고 좀 더 주변에 관심을 갖게 된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청년들이 사회적 이슈를 접하는 기회는 아마 뉴스와 SNS가 주일 것이다. 그 한쪽 방향으로 접하는 정보를 또래가 서로 만나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갖고 지역사회에서 무언가 해볼 수 있는 찾아가는 첫 단추가 되었던 시간 이었고,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을 모으고 여성폭력 없는 안전한 마을을 만 들기 위한 노력들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모델’ 기획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다 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 이야기 나누면서 폭력에 대한 우리 사 회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내가 겪지 않고 있기에 무뎌질 수 있는 감각을 일깨우고, 혹시라도 나와 주변에 생길 수 있는 폭력상황에 대 해 대처하는 방법들을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이에 지역사회가 교육과 강좌들을 통해, 주민들과 차별과 폭력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만남의 과정 을 많이 기획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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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토론

[토론1] 움직이는 마을모델 in 은평 ver.4를 기대하며 ▪ 황정임 [토론2] 말해도 괜찮아, 우리 마을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 박은미 [토론3] 2014년 ‘움직이는’ 모델 발표회를 접하며 ▪ 우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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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마을모델 in 은평 ver.4를 기대하며

황정임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2013년 전국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부폭력 발생 당시 혹은 발 생 이후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98.2%였고, 도움을 요 청했다는 응답은 1.8%였음. 또한 이웃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하였을 때는 55.6%가 신고의사를 나타냄. 신고하지 않는 이유로는 '남의 일이므로'가 55.8%로 가장 많았음. 이렇게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살펴볼 수 있는 우리사회의 모습은, 여전히 가정폭력에 대해 가족 내에서 발생하는 일이 고, 가족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하고, 남의 일로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음.

○ 지난 두 번째 해 토론회에서 본 토론자는, <‘가정폭력을 둘러싸고 있는 무관심과 침묵의 카르텔’을 깨기 위해선 우리의 일상에 대한 관찰과 변화 가 필요하고, 이것이 움직이는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가 태동한 이유이자 지속되어야할 이유>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는 ‘움직이는 마을모델 in 은평’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고 있음.

○ ‘움직이는 마을모델 in 은평’은 올해로 세 번째 해를 맞이함. 2013년 사 업에 대한 토론회에서 본 토론자는, <2013년은 지역사회 주민을 가정폭 력 알아채기의 주체로 세우기 위한 신호탄을 올린 해로, 본 사업의 취지 에 보다 부합하는, 지역사회에 다가가는 시도를 했다>고 의의를 설명한 바 있음. 올해도 이러한 작업의 연속선상에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음. 발표문에서도 ‘조금 더 마을주민의 삶으로 들어가는 해’라고 언급되어 있 다시피, 더 많은 주민들과의 ‘접점찾기’를 통해 접점을 찾기도 했고, 그간 의 시행착오를 보완도 했고, 새로운 도전도 직면했을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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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을 만들고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하드웨어적인 시도와 달리 인 식과 행동, 문화 등을 변화시키는 소프트웨어적인 시도는 즉각적이고 가 시적인 성과를 증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 또한 견고할수록 더욱더 작 은 변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디 갈 수밖에 없고, 무 수한 반복의 과정이 수반될 수밖에 없음. 따라서 이런 사업일수록 길게 호흡해야 함. 그런데 이 긴 호흡은 짧은 호흡들이 모이고 모인 긴 호흡이 어야 함. 스며들듯이, 차곡차곡 다져지고 축적되면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방향을 향해, 단기 방향과 과업들이 전략적으로 설정 되어야 함. 특히 인식과 행동, 문화의 변화가 아닌 서비스와 cctv 설치 등 인프라 중심의 하드웨어적인 안전마을과는 다른, 지역사회를 변화시키 고 사람을 변화시킴으로써 가정폭력이 없는 마을을 만들어 나가는 대안 적 모델로서 그 의미와 색깔을 갖기 위해서도, 이러한 긴 호흡과 짧은 호 흡의 전략적 병행은 필요함.

○ 발표문에서 ‘서로를 지켜주고 관심을 갖는 움직이는 마을은, 보다 세밀 하고 단계적이며 장기적인 과정을 통해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 급되었는데, 본 사업을 주도해 왔던 한국여성의전화도 이를 인식하고 있 다고 볼 수 있음. 본 토론자는, 작년 토론회에서도 로드맵을 만들자는 제 안을 한 바 있음. 즉 전체의 방향과 목표 속에서 어느 시점에 무엇을 이 루고자 하는지에 대한 그림이 있어야, 매해 사업들이 일정한 연속성을 갖 되 각 연도마다 차별성을 가질 수 있고, 이를 통해 단기목표를 달성하면 서 장기목표가 조응될 수 있다고 본 것임.

○ 따라서 3년을 마친 상황에서,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의 긴 호흡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필요함. 이를 위해서 첫째,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초기에 설정했던 목적과 목표를 재점검하고, 보다 구체화하고 필요할 경우 보완하여 재설정하는 것도 필요함. 과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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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만들고자 하는 것과 궁극적으로 혹은 결과적으로 도출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도 필요함. 이는 단기적인 과업과 장기적인 과업 설 정에도 근거가 될 것으로 보임. 둘째, 추진방식과 관련하여 지금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주민들과의 접점 찾기에 초점을 두고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접점찾기와 만들어진 접점들의 역할과 활동을 어떻게 지속하고 활성화할 것인지를 탐색・발전 시켜 나가는 것을 병행할 것인지에 결정해야 함. 2013년 토론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언을 한 바 있음. <계속 신규참여자만 확대할 수도 있겠지 만, 지역사회를 움직이는 주체를 세우기 위해선 신규와 지속을 동시에 가 져감으로써 재생산구조를 만들어야 함. 즉, 신규참여자는 새로운 주체를 발굴하고 찾아가는 걸 목표로, 기존참여자는 한단계한단계 인식의 변화에 서 행동의 변화를 넘어서 자발적 실천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함>. 본 사업의 궁극적 목표가 마을에서의 접점 찾기라면, 접점이 될 수 있는 은평구 내 대상과 단위에 대한 맵핑이 선행 되어야 함. 이는 접점을 찾아내는 작업을 언제까지, 누구를 대상으로 진 행할지에 대한 로드맵이 될 것이고, 이러한 계획에 따라 진행하고 진행되 지 않는다면 왜 안 되는지에 대해 점검하고 보완해 나가는 방식이어야 함. 그러나 본 토론자는 개인적으로는 투 트랙 전략에 비중을 두고 진행 되기를 기대함. 3년이라는 시점이 그러한 시도를 해봄직한 시기라고 판단 되기도 하고, 인식의 변화에서 행동의 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다음 단계 는 필요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임. 그래서 2015년에는 기존의 접점찾기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2단계 그림 그리는 작업에 보다 비중을 두었으면 좋 겠음. 셋째, 현재까지 진행했던 문화적 접근에 기반 한 운영방법에 대한 점검 과 보완이 시도되면 좋을 거 같음. 그간에도 꾸준히 보완되어 왔을 것이 고 대상에 따라 유연하게 완급조절, 강약조절하면서 진행되었을 텐데, 동 일한 프레임으로 진행되었던 문화적 접근이 갖는 성과와 한계를 점검해 보고 유형화 혹은 특성화된 실행방안의 도출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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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을 거 같음. 넷째, 계획-진행-평가-확산(공유)-보완 등의 순환구조를 유기적으로 연 결지으면서 운영해야 함. 그동안 매해 토론회를 운영해 왔는데, 결과보고 의 장이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제안과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던 자리였 다고 생각됨. 그러나 토론회에서 제안되고 제시되는 방안이나 의견이 익 년도 사업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거나, 전년도 사업과의 가시적인 연결고리 도 강하지 않았다고 보여짐. 한해의 사업을 정리하여 발표하는 것 뿐 아 니라 이 모델의 발전을 기대하는 다양한 의견들의 사업 반영 여부를 검 토하고 새로운 실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함. 다섯째, 여성의전화에서 이 사업과 관련된 운영기반이 안정적으로 마련 되어야할 것으로 보임. 가능하다면 전담자가 고정적으로 배치되어 안정적 이고 집중적으로 사업이 추진, 관리되면 좋을 거 같고, 사업진행과 함께 모든 과정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작업도 병행되는 것이 필요함.

○ 시도만으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단계가 있는가 하면, 발전과 변화를 시 도하면서 그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는 것이 의미를 갖는 단계가 있다고 봄. 그간 움직이는 마을 만들기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였는데, 이를 통 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기대와 필요가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 라고 보여짐. 제도정책으로의 한계는 우리가 목도한 바이고, 여전히 가정 폭력 피해를 입어도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거나 주위에서 가정폭력이 발생되어도 신고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임. 이런 견고한 지역을 변화 시키고자 하는 본 사업은, 시도 자체로서의 의의를 넘어서는 양적, 질적 변화와 도약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됨. 보다 치밀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위한 지난 3년에 대한 평가, 향후 변화와 발전을 위한 방향과 실 천과제의 설정, 이를 위한 인력이나 시간 등의 안정적 추진기반이 요구 됨. 움직이는 워크숍을 통해 1,000여명의 마을 사람을 만났는데, 이 모든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델 그 자체가 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가. 그것이 보다 구체적으로 고민되어 실행되는 2015년 사업을 기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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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도 괜찮아, 우리 마을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박은미 ▪ 은평시민신문 편집장

집안에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가스를 잠그고 창문을 열고 몸 을 낮게 숙이고 탈출해야 한다. 이런 단순 대처를 평소 소방훈련까지 해가 면서 연습하고 대비하는 이유는 급박한 상황이 되면 생각에 따라 몸이 움 직이는 게 아니라 습관에 따라 몸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상황을 예 측해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몸으로 움직이고 연습해 보아야 위기상황 에서 올바르고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곳곳에서 마을 만들기가 한창이다. 주민들이 제안하고 실행하는 작은 단위 의 사업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네트워크와 커뮤니티를 만들고 좋은 마을 을 만들자며 시리즈 기획 강좌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 안전한 마을을 만들고 생태환경과 미래세대를 생각하는 여러 활동은 주로 주변 환경개선 사업으로 시작한다. 쓰레기를 치우고 깨끗한 환경을 만 들고 CCTV를 설치해 범죄예방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런 주변 환경개 선사업은 마을 안 깊숙이 숨어있는 폭력을 예방하고 대처하기에는 부족하 다. 특히 집안 내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문제는 안전한 마을 만들기 사업에 서도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가정폭력문제는 여전히 꺼내놓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교통사고, 화재 등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마을에 있다면 피해상 황을 점검하고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고민하는 반면 가정폭력 피해자는 피 해자를 비난하기 쉽고 문제가 드러나더라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충분히 학습하고 고민해 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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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나면 이렇게 대처합시다’처럼 ‘가정폭력이 일어나면 이렇게 대처합시 다’가 마을 안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공감되고 학습과 훈련까지 이어지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여성의전화가 진행하는 ‘움직이는’ 마을 만들기는 마을 속에 숨어있는 가정폭력이라는 주제를 밖으로 꺼내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가정폭력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마을의 문 제임을 알고 공동의 대처방안을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시작점이 되기 때문 이다. 아줌마는 전 부치고 아저씨는 막걸리? 마을 만들기가 한창인 곳을 찾아가보면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풍경이 있 다. 주로 아줌마들은 음식을 만들어 손님을 대접하고 뜨개질과 비누 만들기 등을 하여 마을기금을 마련한다. 반면 아저씨들은 주위를 어슬렁거리다 먹 을거리가 준비되면 막걸리를 들고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난다. 공동체를 복 원하고 활성화시킨다는 마을 만들기가 또 다시 여성노동을 바탕으로 이루 어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다시 만들어 야 할 공동체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되지만 아직 마을에선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없다. 부족한 게 아니라 없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마을 만들기라는 커다란 주제는 어느새 우리 곁에 와 있지만 마을 만들기 에 참여하는 주민들조차 어떤 마을을 만들지 고민은 부족하다. 특히 사업위 주로 진행되는 지금의 마을 만들기 방식에서 큰 주제를 토론하고 이야기하 는 건 어렵다. 물론 ‘아직’이라는 말로 혹은 ‘이제 시작’이라는 말이 적합한 마을 만들기이지만 그러기에 더 어떤 마을을 만들 것인가 고민은 치열해야 한다. 그리고 시작해야 한다. 우리 동네에서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얼 마나 되는지, 피해자들이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을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마을 만들기에서 인권감수성, 젠더감수성이 왜 중요한지 자꾸 이야기하고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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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불이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것처럼 가정폭력 피해자들과 마을사람 모두가 꼭꼭 묻어두 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꺼내서 살피고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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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움직이는’ 모델 발표회를 접하며...

우경아 ▪ 은평구약사회 부회장

2013년 가정폭력 없는 ‘움직이는’ 모델 만들기 기획위원으로 결합했었다. 처음에는 다소 생소한 내용이라 의식도 없었고 아무 도움도 못될 것 같아 부담스러웠다. 수차례에 걸친 교육과 토론과정을 거치며 거점 기관별로 워 크숍을 준비했다. 워크숍을 통해 각 단위의 특성에 맞는 실천 활동 내용을 함께 고민했다. 법과 제도의 한계를 넘어서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보려고 노 력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공공기관이나 NGO단체가 오랜 기간 지속해 온 가정폭력 관련 법률개정과 지원정책, 대책수립이 사실상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의 처지와 여건을 개선하기까지는 복잡하고 다양한 실질적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현실이 오 히려 법과 제도를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오랜 가부장적 관습 과 적극적인 의식개혁 교육과 홍보의 부족이라 생각한다. 침묵과 이웃의 무 관심을 먹고 자라온 가정폭력! 이웃의 적극적인 관심과 더불어 사는 삶만이 그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움직이는’ 네트워크 사업 은 중요한 의의가 있다. 작년 은평구약사회 단위에서는 타 단체와 마찬가지로 여성인권영화상영 및 토론 과정을 거쳐서 가정폭력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며 약사회 단체의 특성인 대국민 접근성, 건강관련 업무의 전문성, 오피니언리더로서 사회적 신뢰성을 이용해 적극적인 정보전달자와 지역사회 평화 멘토가 되자고 의 견을 모았다. 실천 활동으로 한국여성의전화와 가정폭력 예방 및 홍보를 위한 약봉투 3 만장 제작하여 지난 6월 21일 은평구 관내 198개 약국에 배포했다. 5천장 은 서울시 약사회 타 지역구 24개 임원약국으로 배포되었다. “나와 이웃에 힘을 주는 처방전”의 이름으로 배포된 이 약 봉투에는 ‘옆집의 고성에 이웃 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과 이 가정폭력 상황에 놓인 이웃들이 도움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은평구 약사들은 “약사회가 이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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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할 수 있구나? 사회공헌활동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약 봉투를 받은 손님은 “여권이 신장되어서 가정폭력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전 히 가정폭력이 일어나고 있나봐요? 가정폭력 피해자가 지원받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네요?, 이웃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했 다. 소식을 접한 서울시 여약사회 부회장은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은평구 약사회의 발 빠른 행동을 반기며, 향후 은평구만이 아니라 “서울시 전역으 로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이 약 봉투는 일반적인 홍 보물보다 지속적이고 오랫동안 배포할 수 있기 때문에 가정폭력 예방에 이 봉투가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은평구 약사회의 ‘움직이는’ 약 봉투가 서울시 및 전국으로 확대되어서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중요한 모델이 되길 바란다. 최근에는 위기청소녀 돌봄사업으로 성폭력예방교육과 피임약 올바른 사용 을 관내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진행하면서 달라진 성폭력관련법률을 안내하 고 있는데 내년에는 남녀공학과 인문계고로 대상을 확대하여 가정폭력관련 양성평등교육도 메뉴얼에 추가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금년에도 새로운 기관들이 ‘움직이는’ 안전마을 만들기 사업에 결합하여 단위별 성과를 낸 것을 보니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것 같다. 단위별 로 간단히 특성을 검토해보았다. ▫ 은평구 가정어린이집은 가정폭력예방교육 자료를 배부하고 부모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폭력에 대한 부모교육을 직접 담당하며 가정폭력의 초기 진화를 하는 중요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 종교기관으로 결합한 구파발성당은 가정폭력과 성폭력 전문 상담원 교육을 받으신 수녀님과 ‘움직이는’ 기획위원 방데레사 교우님을 비롯해 시 작 전 기도로 감동을 주신 신부님 등 다수의 도움과 지원이 있었다. 많은 교우가 열성적으로 참여한 훌륭한 모델인 것 같다. 가톨릭 기관이 추구하는 사랑, 나눔, 봉사, 섬김의 공동체문화가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과 사회를 이 루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은평구간호사회는 일선에서 피해 대상자를 발굴해 기관으로 연계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의료기관을 통해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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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홍보와 교육을 실시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또한 방문건강관리 사업까지 확대되면 그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보다 많은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면 주의 깊은 관리감독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통장 및 부녀회는 지역공동체에서 주민의 관심을 가장 잘 집중하고 감 독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행정단위이다. 지역사회 네트워킹 모델의 핵심단 위가 되어 구체적이고 모범적인 활동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 전의경어머니회는 남성 특히 전의경 대상으로 성 평등적인 관점의 중 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담당했으면 좋겠다. 가정폭 력을 비롯 여성에게 폭력을 가하는 남성들은 성 평등 지수가 낮다고 한다. 우리사회는 아직까지도 “남자는 이래야 해, 여자는 이러야 해”라는 성별고 정관념을 반영하는 교육이 만연하다. 성별고정관념은 성역할에 따른 차별로 이어지고 가부장적인 사고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사고를 가진 남성은 가족 구성원들에게 힘으로 지배하고 통제할 가능성이 많다. 결혼 전인 젊은 남성 들을 대상으로 바른 아버지, 남편의 상을 제시할 수 있는 교육으로 평등한 가족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전의경어머니회 회원들의 정성스런 맘과 보살핌은 전의경들에게 많은 힘 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가정폭력이란 범죄가 개인의 자존감 향상과 행복한 가정설계를 위해 문명 사회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는 건 보편적 진리이다. 차이가 차별로 합리 화되어 여성인권을 짓밟고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에 걸림돌이 된다면 이 또한 정의로운 사회에 방해 요소이다. 사회가 책임져야 할 불행마저 개인의 인내심에 떠맡기는 건 불행을 권하는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 불행은 한 개 인이 참고 버틴다 하여 감히 이겨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공동체의 역량을 집중해서 적극적인 개입으로 해결해야 건강한 사회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제도개선만으로 우리가 목표한 바를 이룰 수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의식을 바꾸는 일이다. 의식의 변화는 결국 생활과 관점 그리고 가치 의 변화로 이어진다. 상호존중과 양성평등에 기반 한 타인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사는 삶이 행복한 가정과 사회를 이루는 기본이라는 가치를 품고 사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면 세상도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 가정폭력근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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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한 ‘움직이는’ 마을 만들기 사업이 각계각층의 기관과 단체를 촘촘히 연 결하여 우리 동네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획기적인 모범 사례가 되었으면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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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종합 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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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종합 토의

3. 리더십 교육 후속 1)목표:

지자체의 여성정책을 분석 파악한다.

2)대상: 2015 3)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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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평구 의회 모니터링

교육생 및 기존 회원

은평구 여성정책관의 집행과정과 은평구 의회 모니터링 및 분석활동을 한다.


4)추진방법

①은평구

의회 행정 사무감사 일정에 맞춰 참관

②모니터링 ③보고서

보고서 회원 각자 작성

및 모니터링 참관기 지역신문에 보도, 모임평가 및 사무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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