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폭력 '말하기'의 쟁점과 방향 by Korea Women's Hot-Line

일시 ❘ 2016년 11월 28일(월) 오후 7시 장소 ❘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 주최 ❘ 한국여성의전화, 아동·여성·인권정책포럼 주관 ❘ 한국여성의전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정춘숙

Program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기념 집담회

2016.

11.

28.

▪ 진행❘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1부. [여는 이야기] 피해당사자/연구자/법조인/지원자/페미니스트 위치를 오가는 6인의 여성들

▪ 최희진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 ▪ 지평선 (망나니의 칼을 꺾은 생존자) ▪ 김재희 (변호사 김재희 법률사무소 대표) ▪ 허민숙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 Y (셰도우 핀즈 Shadow Pins) ▪ 이소진 (동국대학교 철학과 학생회)

2부. [종합토론]

집담회에 임하는 우리들의 자세

1.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 개인 간의 차이를 존중하며 다 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나눠주세요.

2. 서로의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절대로 다른 곳에 옮기지 말아주세요. * SNS를 통해서나 주변 사람들과 집담회의 내용을 공유할 때도, 다른 사람의 경험을 노출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3. 주최 측 외에는 사진 및 비디오 촬영, 녹음을 할 수 없습니다. * 집담회 기록을 위해 촬영과 서기를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진행합니다. 이후 사람이나 사례가 특정되지 않는 선에서 SNS와 보도자료를 통해 집담회 내용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4.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자리. 자신이나 주변의 경험을 드러낼 때는 노 출의 가능성을 고려해서 말하기를 해주세요.

2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목 차

[발표1] 변화의 중심, ‘말하기’

[발표2] 암연 속에 묵과되었던 진실과 정의

[발표3] 천 개의 사건, 천 개의 얼굴들

[발표4] 지켜지지 않을 비밀, 되돌아가지 않을 길

[발표5] 말은 힘, 기록은 무기, 연대는 변화

[발표6] 공생의 조건_ 사건 이후 새롭게 정의되는 '우리'

발 표 1

변화의 중심, ‘말 하기’ 최희진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소장)

○ 우리가 하는 것은 ‘폭로’ 인가? ‘말하기’인가? - “ 폭로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고발’은 현재진행형이다.”, “SNS를 통한 폭로 전의 열기가 식을 줄을 모르자” ,

“#OO_내_성폭력’란 해시태그로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OO_내_성폭력’ 과 관련된 기사 중) - 폭로하다 : 알려지지 않았거나 감춰져 있던 사실을 드러내다. 흔히 나쁜 일 이나 음모 따위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이른다. (네이버 국어사전) -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 성차별적인 사회구조가 과연 ‘감춰져’ 있던 사실일까? - 말하다 : 어떠한 사실을 말로 알려주다. (네이버 국어사전)

→ 수없이 많은 젠더폭력이 자행되고 있지만 아무도 이를 문제시하지 않는 상황 에서 공개적으로 문제제기 하는 것임

○ ‘누구나 이야기하는, 그러나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을 말한다는 것 - 1983년, 여성의전화에 전화상담을 한 피해당사자들이 있기에 : 사적 영역에서의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의 심각성 드러남 : 여성의 대한 폭력문제 =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인 문제 => 사회 문제로 대두 - 1991년, 송00 사건1) : 기독평화여성회와 지역 여성단체가 대응, 여론화

변화의 중심, ‘말하기’ 5

→ 어린이 성폭력 문제를 전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 ->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 이후, 집단화, 저연령화, 극악화된 성폭력사건이 드러나면서 성폭력 범죄를 다룰만한 법안 과제 등장 - 1992년, 김00 사건2) : 가정 내 근친 성폭력을 드러냄.

→ 피해당사자, 가족들, 변호사, 여성단체, 대학생들이 하나가 되어 승리를 이 끌어낸 사례(고등법원 판례상 살인 사건에 대해 집행유예가 선고된 첫 사 건)

→ 여성에게 불리한 남성중심적인 법과 법조계의 태도를 드러내고 비판하는 계기 - 1993년, 서울대 신00 교수 성희롱 사건 : ‘사제지간의 다정한 정이 없어지고 인간애가 사라지고 있다’고 ‘개탄’ : 언론도 성희롱을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로 보기보다 개인적인 문제, 장난 등으로 보면서 이를 문제 삼는 여성들을 이사회의 ‘부적응아’ 취급 : 6년간의 법정투쟁이 이어졌고, 결국 신 교수가 피해당사자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최종판결

→ 성희롱도 명백한 범죄라는 것을 알려냄. → ‘여성 자신의 느낌’ 이 존중받아야 함을 깨닫게 한 사건 ▷ 피해 당사자들과 여성단체의 ‘말하기’를 통해 성폭력 범죄를 다루는 법안 제정 ▷ 1990년대 초만 해도 ‘성폭력’이라는 용어는 입에 올리기조차 힘들었는데 이제 는 일상적인 사회 문제가 되었음. - 현존하는 여성폭력과 관련된 정책, 제도, 법 등 마련되었음.

1) 자신을 성폭행했던 송00을 살해한 사건 2) 12여 년 동안 자신을 강간한 계부 김00을 남자친구와 함께 살해한 사건

6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 ‘말하기’를 막는 역고소 - 가해자들의 명예훼손, 무고 등의 역고소는 ‘여성폭력’의 문제는 희석화 : 가해자들을 실추시켰느냐 안했느냐의 문제로 전략 - ‘말한’ 혹은 ‘말하려고 하는’ 피해당사자들과 지원하는 자들을 막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은 있기에. 계속 말해야 함.

터

- 2000년, 성폭력사건지원을 한 대구여성의전화가 가해자로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사건3)

홈페이 지와 소식지에 게재, 배포함으로써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주장하며 명예

: 2001년, 가해자들은 법원의 판결이 있기도 전에 실명으로 범행사실을 훼손으로 고소

반 출 등 다양한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200만원의 벌금형 선고 :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싸워 2005년 가해자의 실명과 성폭력 내용을 공 : 지역의 단체들과 지역 교수, 일 시민들이 탄원서를 제

개한 것에 대해 무죄 선고

→ 성폭력피해자에 대한 여성단체의 공익활동 인정받음. - 2015년, # 데이트폭력 말하기 : ‘데이트폭력’의 문제가 헤어지지 못한/ 개인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범죄행위로 인식

트

: ‘데이 폭력’으로 명명하지

못하던 피해 당사자들이 스스로 명명화하고 사건

화

작 준 당사자가 있기에, 다른 피해당사자들도 용기가 생긴 것. ▷ 역고소 하는 행태를 막는 법 및 제도 마련 시급 : 20대 국회 -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에 대한 무고 사건은 성폭력범죄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종료되거 나 법원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 수사할 수 없도록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무고 사건에 관한 특례를 규정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 시 해

발의 예정.

3) 가해자들은 2000년 5월 경일대학교 조교를 강간한 K교수와 2000년 7월 제자를 강제추행 한 경북대학교 L교 수임. 범행자들의 신분이 대학교수들이고, 피해자들이 그 가르침을 받는 제자들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 에게 충격을 주었고, 성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된 사건

변화의 중심, ‘말하기’ 7

○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 말한 이후, 지쳐있다면 : 역고소를 한 가해자 : 피해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들

둔 : 피해사실은 믿으나 피해당사자에게도 문제가 있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 등 : 가해자를 두 하는 사람들 등 - 말하기는

또 다른 말하기를 만드는 것. :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것 :

같이 싸울 수 있는 것 :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고 무궁무진 하다는 것 ▷ 아직도 우리에게 ‘말하는’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하다. : 당사자들이 모여야 사회적 연대가 되어

<참고문헌>

합 동 한국여성의전화연합(2003), “성폭력을 다시 쓴다” 성폭력 역고소 공동대책위원회(2003), “성폭력가해자에 의한 대구 명예훼손재판 분석토론회” 한국여성의전화(2015), “데이트/폭력/관계를 말하다” 포럼 자료집 한국여성의전화연 (1999), “한국여성인권운 사”

8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발 표 2

암연 속에 묵과되었던 진실과 정의 지평선 (망 나니의 칼을 꺾은 생존자)

누구에게나 갑자기 벼락처럼 발생할 수 있다. 누구 한 사람만의 이야기이거나 특정인만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자 신과, 어머니. 여자형제들, 주변의 지인에게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성폭력은 어느

런 성폭력사건이 일어났을 때 여자들이 갖는 두려움과 공포는 수치심이다. 당 한 피해자로서의 수치심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를 세상에 알리고 신고나 고소 이

를 한다는 자체조차도 주저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직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성의 편견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성폭력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당할만한 여지를 제공했다는 행실이 좋지 않은 여자로 보일 수도 있고 고소를 하고 난 후의 가해자와의 대면에서 또 제 2 이는 아 도

의 피해가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역공을 당하기도 한다. 잘못된 수사와 증거부족으로 오 히려 상대는 불기소처분이 내려지고 피해자는 오히려 무고라는 가해자의 입장이 되기도 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 또한 문제이다. 이

때문에 성폭력피해자는 제2의 제3의 너무나 많은 고통을 이중삼중으로 겪는

다.

번째는 가해자와의 전쟁이고 두 번째는 경찰 검찰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그리고 세 번째는 이를 이겨낼 수 있어야 하는 자신과의 전쟁이 이어진다. 첫

암연 속에 묵과되었던 진실과 정의 9

이러한 일들을

경험하면서 과연 성폭력피해자는 본인의 피해사실을 편안한 마음

할 수 있는가?

으로 고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폭력피해사실을 신고하고 고소했다는 것은 진실을

밝히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억울함이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용기와

겨 할 싸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사실은 거짓이 아니다. 자신이 이 내야

그러나 현실은 피해자가 피해를 당했다는 진실만으로 가해자가

처벌을 받는 것

니 본인이 피해 입은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 사실을 증명해달라고 요청하고 도와달라는 것이 피해자 아닌가? 그리고 그 사실을 수사하고 증거를 찾아주는 것이 대한민국의 경찰과 검찰의 본 분이 아니던가? 이 아 라,

1. 피해자는 왜 한순간에 무고의 피의자로 둔갑하는가? 앞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피해자는 본인이 당한 피해를 명백하게 입증해야한다. 그러나 성폭력과 강제추행 등의 일들은 생각지도 않았던 순간에 발생하는 일이 며, 그 장소와 증인 또한 확보하기 쉽지 않다. 런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가해자의 증언들이 거짓이고 가해자의 지인들이 입 을 맞추어 거짓을 말한다면, 한순간에 피의자가 된다. 그

즉. 한명의 사람이 진실이 말하지만. 여러 사람이 거짓이 말한다.

10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짓

하지만 한사람의 진실과 여러 사람의 거 과의 다.

검사의 말로는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다.

싸움에서 한사람이 진실이 묻힌

점

검사는 세계에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기소편의주의와 기소독점주의이다. 이는 검사의 개인적인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그들의 자의나 독선에 의해서는 아 니되어야한다 누구보다도 냉철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거나 피해자의 태도에 의한 본인의 개인적 인 감정으로 인해 독단적인 생각을 한다면 피해자가 아무리 콩으로 메주로 쓴다 문제 // 대한민국의

고 해도 들리지 않는다.

특히나 검사가 남자라면 세세한 여성이 갖는 수치심이라든가. 그럴 수밖에 없었 던 상황 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피해자의 외모나 직업, 경제력 등에 있 어서도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관시킨다. 피해 자체의 진실만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2. 무고의 피의자로 돌변하였다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가? 먼저 억울함이 앞서 생각이 앞서가서는 안 된다.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가해자의 주변을 알아보고 검색한다. 그들의 거짓말을 입증하는 찾고, 도와줄 수 있는 변호사나 여성단체 상담소와 의논한다.

물

결과 을

엇 요 싸움의 시작이다. 상처받은 자신을 격려하고 위로하며 자신감을 갖도록 힘쓴다. 무 보다 중 한 것은 자기와의

암연 속에 묵과되었던 진실과 정의 11

3. 성폭력 피해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저 사람이

잘못했으니 혼내주세요”라고 신고하는 것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다.

왜냐하면 가해자는 가해자 나름대로 빠져나갈 궁리를 모색하고 있다. 나라를 믿고 의지해서 되는 것이 법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함이 중요하다.

본인 스스로가 증거를 확보하고 있어야하며 , 혼자 힘으로 어려울 때는 고소하 는 처음 시기부터 변호사나 전문상담소와 의논을 한다. 처음에 고소장이 중요하며, 첫 단추가 중요하다. 첫 단추가 어긋나면 ,자칫 무고의 피의자로 둔갑할 수 있다. 엇

요

박수를 보내고. 주변의 시선에 자유로워져야한다. 정의와 진실을 위해서 싸우는 전사가 되어야 그리고 무 보다 중 한 것은 자신의 용기에 한다.

4. 여성 성폭력피해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은 무엇이며,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 코스프레에 경찰과 검찰은 익숙해져있다? - 성폭력 피해자의 말할 수 없는 깊이 있는 심리적 분석이 필요하다. - 피해자의 입장에선 여성을 위한 변호사선임제도. 원스톱피해자지원시스템에 의한 깊이 있는 조사와 도움, 정신적 치료와 법적인 도움 - 피해자

12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발 표 3

천 개의 사건, 천 개의 얼굴 13

14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천 개의 사건, 천 개의 얼굴 15

16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발 표 4

지켜지지 않을 비밀, 되돌아가지 않을 길 허민숙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여성들의 거짓말 여성들은 때로 거짓말을 했다. 그것은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그와 화해하고 용서하고 싶다고, 내 잘못도 있다고, 그리고 사소한 일 을 과장해서 말한 것이라고, 내가 좀 그런 면이 있다고. 이런 거짓말들은 철썩 같 이 믿어졌다. 얘기하기도 했다. 그것은 강간이었다고, 합의한 적도 없고, 동의한 적도 없다고, 무섭게 처벌해 달라고, 두렵고 혼란해서 신고가 늦었 던 것이지 무언가를 계획하느라 그런 것이 아니라고, 나로 인해 가족과 주변인들 이 고통 받는 것 같아 고소를 취하한 것이지 더 이상 거짓말을 꾸며내기 힘들어 그런 것이 아니라고. 이런 진실들은 그러나 철저히 외면당했다. 여성들은 용기를 내 진실을

분 허위진술일 것이라는 성폭력 무고에 대한 신화는 여성 에 대한 편견을 기반으로 한다. 거짓말을 잘할 뿐 아니라 명석하지 못해 헷갈려 한다고, 정신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망상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내고, 본질적으로 사악하기 때문에 어느 순진한 남성의 일생을 박살내려는 이해하기 힘든 욕망을 가진 자들이 바로 여성들이라고. 이러한 여성들을 추적하고 처벌해야 하는 일은 그래서 성폭력을 엄단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고. 여성들의 신고는 대부

편견은 어리석다.

착

념 강하면 강할수록 피해자에 대한 비난은 거세 진다. 행실이 나쁜 여성에게만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신화, 피해자는 거짓말을 일 전형성에 대한 집 과 고정관 이

지켜지지 않을 비밀, 되돌아가지 않을 길 17

래 바로 그 당사자라는 비난은 모두 여성에 대한 편견과 관련이 있다. 여성을 멋모르는 아동과 동급으로 인식하고 취급하려는 태도, 때문 에 신뢰할 수도, 경청할 가치도 없다는 무시와 폄하는 다른 범죄에서는 거의 찾 아보기 힘든, 피해자에 대한 압도적 비난의 원인이 된다. 삼고, 사실 사건을 초 한

편견은 위험하다.

동의, 저항 사이의 구분에 대해 혼란해 하고 있 다. 그러나 이는 혼란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위험에 관한 것이다. 강간신화, 여성 에 대한 전형성이 팽배한 사회에 살고 있을수록 여성들이 피해자가 될 확률은 더 높다. 신고하지 않을 확률도 더 높으며,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도 훨씬 크다. ‘완벽하게 낯선 가해자에 의한 갑작스러운 공격, 격렬한 저항으로 인해 심 각한 신체적 상해 및 피해가 증명되는 것’이 ‘진짜 강간’이라고 믿는 여성들은 그 렇지 않은 여성보다 피해자가 될 확률이 더 높다. 적지 않은 사회구성원들이 폭력,

그들이 진짜 두려워하는 것

움

잘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이다. 여성이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고발하는 것, 자신의 연인을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로 정확하게 지목하는 것, 이러한 여성은 여성일리 없다는 그 공포. 성폭력 의 피해자라면 스스로를 수치스럽게 여기며 숨기려 들 것, 연인에게 폭행당했다 면 남성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여성임을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며 함구하려 들 것, 이러한 여성이 “진짜” 여성이라 믿고 싶었던 남성들에게 고발하고 폭로하는 여성 은 ‘미친 여자거나 여자가 아닌 여자’일 뿐이다. 공격하는 여성에 대한 공포는 여 성이 남성의 폭력성을 두려워하는 것과 그 맥락이 다르다. 남성중심 문화에서 여 성의 공격성은 기괴하거나, 코믹하거나, 미쳤거나, 비웃을만한 일로 간주되어왔기 때문에 여성의 공격성은 남성 집단에게 현실적 두려움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여 성의 공격성을 혐오하는 진짜 이유는 “여자다움” “천상여자”에 대한 신앙과 같은 믿음이 사실은 ‘사회적 허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남성의 요구 와 욕구에 순응하는 여자다운 여자에 대한 환상과 기대를 산산조각 내는 여자들 은 기존의 젠더질서를 뒤흔들기에 그 무엇보다 공포스럽다. 폭로하는 여성들에 대한 두려 은 사실 ‘

18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격

속

온 것은 바로 이것이 여성에 대한 남 성지배를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이라면 폭로할리 없다, 여성이라면 공격적일리 없다는 믿음은 남성에 대한 의존, 남성을 두려워하고 순 응하는 여성들을 만들어내기 위한 장치이다. 여성과의 대결에서 언제나 남성이 승리할 것이라는 교활한 암시. 공격적이라는 것은 적극적이라는 것이기에, 여성의 적극성을 부정함으로써 남성만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졸렬한 조바심. 여성의 비공 성에 대한 신화가 지 되어

나쁘거나 미쳤거나

외

묘사함으로써, 즉 여성의 비인간 화를 통해 여성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정당화해왔다. 여성을 이분화 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효과적인 지배전략이다. 여성을 순결한 여성과 문란한 여성으로 구 분함으로써 성적무지와 순결을 규범화하는 동시에 성폭력에 대한 책임은 도발적 이고 유혹적인 여성에게 떠넘기며 남성의 성적 특권은 유지되어왔다. 여성은 본 질적으로 나약하기에 진짜 피해자라면 완전히 무너지고 철저히 파괴되어야 한다 고 추측했기에 당당하게 피해사실을 폭로하고 가해자를 고발하는 여성들은 사악 하거나 미친 여성들로 단정되어왔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의 역사는 여성을 예 적으로

바

못한 것, 부당한 일들은 들통 나기 마련이다. 여성들에게 닥친 불행은 그러나 좋은 일도 몰고 왔다. 여성들은 말하기 시작했고, 그것은 전염성이 강한 것이었다. 화장실 낙서를 통해 공유되었던 강간범들의 명단4)은 이제 해시태그의 모습으로 재현되었고 여성들의 폭로의 역사는 이어졌다. 물론 남성들의 비굴함도 대물림되었다. 올 르지

연대의 품격 연대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그들 또한 연대했다는 걸 알고 있다. 여성들을 모 욕하고 조롱하고 비하하고 폄하하면서, 위협하는 것, 결국 공포심으로 여성들을 얼어붙게 만들려는 것, 그러한 연대를 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4) 1990년 미국 브라운 대학의 여자 화장실에서 여대생들은 데이트 중 자신을 강간한 강간범의 명단을 공유하였 다. 그 명단은 날이 갈수록 길어졌고, 다른 건물의 화장실로 확대되었다. 이 일은 대학 내 성폭력, 데이트 성 폭력의 실상이 알려지고 그 심각성이 논의된 계기가 되었다. 침착하고도 영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켜지지 않을 비밀, 되돌아가지 않을 길 19

속 며 패배감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을, 과거로 되돌리고 싶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초라하고 누 추하기 짝이 없는 열망에 대한 좌절 때문이라는 것, 여자들이 더 이상 여자답지 않음에 대한 공포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 역시 알고 있다. 그 연대는 비열하고 저 했으 , 열등감, 그리고

우리의 연대는 다르다. 그것은 정의로움, 삶의 권리, 나와 다른 이의 존엄, 원칙, 평등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으며, 투박한 선의,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일구 어 낸 절제된 감정, 그러나 감히 예측할 수도 없이 미래로 이어지고 열려질 연대 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삶이 흔들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삶의 평온함이 평범함이 그리고 고요함이 그렇게 쉽게 사그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그녀들이 경험했음을 알고 있 다. 하지만 잠깐의 흔들림은 큰 균열을 불러일으켰다. 정의로운 것, 옳은 것, 삶의 소중함에 대한 그들의 신념과 용기는 여성의 경험을 여성이 해석하겠다는 의지, 우리는 누구인가, 무엇을 느끼는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이제 우리가 말하겠다는 너무도 당연한 삶의 권리를 실천함으로써 여성다움에 집착하며 가부장적 젠더질 서를 되돌리려는 그들의 허황된 계획과 욕망을 무너뜨렸다. 그 여성들의

미성숙한 질투와 어린애 같은 소유욕을 분노와 좌절이라 칭하며 폭력 유발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고 거세게 비난했던 일, 여성의 분노를 정신이상 내 지는 본질적 사악함으로 조롱했던 그 모든 일들은 통찰되었다. 이 범죄의 압도적 가해자들인 남성들의 행동과 인식, 태도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집중하기보다, 남성들을 자극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 그들의 감정을 존중하고 달래주어야 한다 는 훈계를 늘어놓았던 그 부당함은 거부될 것이다. 대신에 여성들의 감정, 동기, 저항, 좌절, 한계, 선택, 결정의 과정과 그 이유들에 대해 더 많이 말할 것이며, 여성들 역시 사회·경제적 권력, 존경과 존중, 그리고 복수심 등 인간의 욕망과 관 련된 모든 가치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라는 점을 보다 분명히 확인시켜 줄 남성들의

것이다.

20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미 길을 나섰다.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비가오건 바람이 불 건 눈보라가 치건, 나섰던 길을 걸을 것이며 함께 걸을 것이다. 지금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많은 이들이 또 우리의 뒤를 따를 것이다. 모든 것은 불확실하지만, 불확실성의 힘,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 가지고 올 힘을 믿는다. 여성들은 일어설 것이고 계속 걸어갈 것이다. 우리의 다리는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 않을 것이므로. 여성들은 이

지켜지지 않을 비밀, 되돌아가지 않을 길 21

발 표 5

말 은 힘, 기록은 무기, 연대는 변화 Y (셰도우 핀즈 Shadaw Pins)

1. 경향 → 가해자 반응(사과/해명/반박 등) → 피해자 지인/제3자 반응 → 보복성 고소(6개월 이내) 피해자 폭로

2. 형사법상 보복성 고소 명예훼손 (형법)

명예훼손 (정통법)

욕

모

(형법)

공연히 사실 적시

목

또는 허위사실

망 짓

비방의 적/정보통신 /공공 연히 사실 는 거 사실 적시

또

욕

공연히 사람 모

22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징역·금 또 벌금 허위사실적시 : 5년 이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사실적시 : 3년 이사 징역 또 는 3천만원 이하 벌금 허위사실적시 : 7년 이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1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사실적시 : 2년 이하 고 는 500만원 이하

3. 고소대상별 보복성고소 고소 대상 피해자

고소죄명

고소내용

연대결과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 모욕

폭로내용 전체 혹은 일부

무 의

트윗

1. 리 연대자

2. 게시 허 위사실적시 명예훼손 + 모욕 및 모욕 3. 감정표현 제3자 4. 의견개진 5. 욕설

혐

혐의없음 기소유예

됨

죄가안

4. 전략과 대응 익 최소화 전략

(1) 불이

사과

합의

익

불이 최소화 전략

물·트윗 등 삭제 및 사과문 게시 친고죄·반의사불벌죄 특성 활용 검찰조사 단계에서 활용 개인적 상황 등 활용

게시

형사조정

처요청

선 (2) 무죄 전략

무죄 전략

(3)

허위사실적시 반박 사실적시 입증 위법성 조각사유 용

활

허위가 아니라 사실임을 입증 폭로내용이 허위가 아니라 사실이라고 믿었음을 입증 사실적시 명예훼손 공공의 이익 모욕 정당행위(사회상규) 폭로내용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만 고소당했어도 사실적시 명예훼손 + 모욕까지

고려해 대응하기

말은 힘, 기록은 무기, 연대는 변화 23

5. 무죄전략 준비 (1) 진술 전

준비 준비서류 등

고소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