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s Vol.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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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for Korean Crafts

Cover Story 가구, 감정을 품고 표정을 드러내다 가구작가 함도하 공간 공예의 신(新)메카 꿈꾸다 ‘용산공예관’

공방 Inside ‘맨 오브 라만차’ 돈키호테의 도시 스페인 톨레도의 금속공예

Makers 크라프츠x서울디자인재단 ARCH MARKET

함도하 작가의 도형머릿장

ISSN 2586-3975 값 12,000 원 9 772586 397003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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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fts Vol.3 May/June 2018

Front 014

Editor's Letter

016

Things

024

Editor's Choice

030

공간

공예의 신(新)메카 꿈꾸는 ‘용산공예관’ · 030

자개 속에서 꽃피는 ‘무지개 빛깔’ · 038

042

공방 Inside

어두운 거리를 밝히다, 강동구 엔젤공방 · 042

‘맨 오브 라만차’ 돈키호테의 도시 …스페인 톨레도의 금속공예 · 048

054

Reviews

이천시, 한국 도자의 우수성 세계에 알린다 · 054

현대미술의 바다에 빠져들다…‘아트부산 2018’ · 060

도자와 꽃의 만남, ‘2018 이천도자기축제’ · 066

072

Talk

오왕택·오유미 나전칠기 부녀의 ‘아름다운 도전’ · 072

076

Crafts shop

077

Crafts Guide

위) 홍지은,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 13x53cm 색소지+물레성형 2013 아래) 한도현 White Porcelain Moon Jar. 43x43x47.5cm 2011


007


Krafts Vol.3 May/June 2018

Features 080

Cover

가구, 감정을 품고 표정을 드러내다 · 080

‘진화하는 작가’ 구세나 · 088

096

Talent Spot

‘움직임'의 예술…금속 공예가 임현철 · 096

‘선의 미학’ 장신구 작가 원재선 · 098

유리와 금속의 조화…작가 임지수 · 100

공간의 예술, 도예작가 김혜령 · 102

104

Focus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5월 24일부터 4일간 개최 · 104

서울디자인재단이 보여주는 공예의 ‘무한도전’ · 108

112

Makers

서울디자인재단, 8개 지역 프리마켓과 손잡고 프리마켓 개최 · 112

116

Opinion

공예를 위한 새로운 접근 · 116

위) 원선재 Be with You 브로치 85x15x10mm, Sterling silver, Stainless steel, Thread, 24k gold leaf 2016 아래) 함도하 하트머릿장


009


Krafts Vol.3 May/June 2018

014

Editor's Letter

016

Things

024

Editor's Choice

Yongsan Crafts Museum aims to become new Mecca of crafts · 024

080

Cover

Ham Doha infuses emotions into furniture · 080

Gu Sena keeps taking on new challenges in ceramic design · 088

096

Talent Spot

Metal artist Lim Hyun-chul gives static objects movements in his artworks · 096

Jewelry artist Won Jae-sun makes sculptural jewelry with lines · 098

Lim Ji-su harmonizes glass and metal in her nature-motivated artworks · 100

Ceramist Kim Hye-ryung focuses on structure, space and shadow · 102

104

Focus

'Seoul Int'l Handmade Fair' set for May 24 · 104

Seoul Design Foundation · 108

030

Place

Korea Mother-of-pearl Museum features rainbow-colored mother-of-pearl craftworks · 030

Angel workshops in Gangdong-gu brightens up the former red-light district · 038

042

Studio Inside

The metal craft of Toledo, the city of Don Quixote · 042

Icheon introduces beauty of Korean pottery in 'Collect 2018' · 048

054

Reviews

112

Makers

'Icheon Ceramic Festival 2018' to feature a meeting of pottery and flower · 054

Seoul Design Foundation to open '2018 Seoul Crafts Free Market's · 112

'Art Busan 2018' ends with greatest success ever · 060

116

Opinion

'Icheon Ceramic Festival 2018' to feature a meeting of pottery and flower · 066

A new approach to crafts · 116

072

Talk

Daughter of Oh Wang-taek, Oh Yumi succeeds father's mother-of-pearl skill · 072

076

Crafts Shop

078

Crafts Guide

김판기 Comb-pattern Bowl 50x50x20cm 2017

Features

Front


문화와 예술의 교역, 관세법인 정상이 함께하겠습니다.

수출입 통관 관세환급 FTA 원산지 증명서 신청 물류 절감 컨설팅 대표이사 박순익 E-mail : separk@topcustoms.co.kr www.topcustoms.co.kr 문의·상담 032-891-4011 011


Krafts Vol.3 May/June 2018

Magazine for Korea Crafts

편집 Editorial Dept. 편집장 Editor-in-Chief 박수현 Park Su-Hyun | sh@krafts.news 기자 Staff Reporter 최예선 Choi Ye-seon | melody@krafts.news 우형주 Wu Hyeong-ju | brotherj701@krafts.news 김기화 Kim Ki-hwa | dimensionbuster@krafts.news 사진 Photography 박요한 Park Johann | Johann@krafts.news 교열·교정 Copy Editing 최예선 Choi Ye-seon | melody@krafts.news 온라인 미디어 | Online Media 황지영 Hwang Ji-young | sgndo1315@krafts.news

디자인 Design 아트디렉터 Art Director 이화연 Lee Hwayeon | callmedear@krafts.news 디자이너 Designer 인우리 In Uri 어시스던트 디자이너 Assistant designer 고영선, 최우영

경영관리·광고 Management · Advertising 이사·에디터 Director·Editor 최유미 Choi Yumi | yumi.choi@krafts.news 마케팅·PR Marketing·PR 김소연 Kim Soyeon | syk19372@krafts.news 법률고문 Legal Adviser·Lawyer 박지선 변호사(법률사무소 장율) Park Ji-sun(Jangyul Law Office)

발행인 Publisher 김향남 Kim Hyang-nam

광고 및 정기구독문의 02-573-5513 www.krafts.news

구세나 Tree Vase 2015 270 x 240 x 225 mm

© 2018 크라프츠(Krafts) 이 책의 저작권은 크라프츠(Krafts)에 있습니다. 본지에 수록된 글과 사진은 크라프츠 (Krafts)의 서면 허가 없이 사용이 불가합니다. Copyright© 2018 Krafts.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012

Krafts 제3호 / 2018년 5·6월호 발행처 크라프츠(Krafts)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 373 (서초동, 홍우빌딩)12층, 108C호 대표전화 02-573-5513 팩스 070-7755-5513 잡지등록일 2017년 11월 17일 등록번호 서초, 마00098호 인쇄 영은문화㈜ 발행일 2018년 5월 10일


013


Editor’s Letter

변화의 바람 글 박수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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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공예품은 어떤것일까. 독립 큐레이터 박중원은 이번 Opinion 기고문 (p.114) ‘공예를 위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인류 역사의 숨결을 지닌 공예는 이제 4 차 산업혁명이라는 또 하나의 문화적 도전을 받고 있다”며 “일반적인 제작과정을 넘 어 이미 알려지거나 새로운 개념, 재료, 기술들을 조합하고,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과 협업하는 등 다른 것과의 결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표현의 창출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도예작가 구세나는 ‘새로운 접근’에 힘쓰는 대표 공예작가 중 한 명이다. ‘레몬스퀴 저’ 작품으로 국내외 유수 전시회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구 작가는 이번 커버스 토리(p.86)에서 “고정관념을 깬 형태나 새로운 시도”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도자라 는 입체물 외 다른 소재에 그래픽을 입혔을 때 느낌이 색달라 재미있고 그것 자체로 또 하나의 새로운 느낌으로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편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연출해보고 싶다는 가구작가 함도하(p.78)의 말 또한 독 자들에게 그의 향후 작품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말 삼성물산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와 ‘센티멘트(정서, 감정)’라는 테마 로 가구 전시회를 열면서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계의 유망주로 떠오른 함 작 가는 이번호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사람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느꼈던 감정들을 짤막짤막한 프레임, 단면적인 모습으로 찍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찰나의 순간에 포 착된 감정의 변화들이 가구와 결합된다면 어떤 모습의 작품이 탄생할지 상상조차 즐 겁다.

작가들의 창작 노력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주는 좋은 소식도 있다. 지난 2월 한남 동 가로수길에 새로 문을 연 ‘용산공예관’은 사람(공예인)과 사람(구매자)를 이어준 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의 신축건물에서 가장 눈에 띈 곳은 1층에 자리한 공예판매샵이다. 고풍스러운 도자기부터 아기자기한 수 공예 소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이곳은 ‘일상 속 공 예’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공예 매거진 <크라프츠>도 5월, ‘ARCH(Art & Culture by Human)’ 라는 브랜 드를 새로이 선보이며 변화의 기로에 섰다. 다양한 공예·디자인 제품 및 볼거리로 사 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문화의 장’을 표방하는 ARCH는 그 첫번째 프로젝트로 서울 시 산하 서울디자인재단과 공예프리마켓 ‘ARCH MAREKT’을 공동주관한다.

양천구 양천문화회관 분수광장 앞에서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ARCH MARKET은 공예품 및 디자인 제품의 전시 및 판매뿐만 아니라 작가들을 직접 초청 하는 등 문화복합공간으로써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ARCH는 더 많은 공간에서 작가들의 상상력이 담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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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gs ①

홍지은 “알록달록 다양한 색상의 도자기들을 보면 마치 어린아이들이 갖고 노는 컬러클레이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의 작업은 청자토와 백자 토로 무늬를 내는 연리문기법이라고 하는 전통기법에서 비롯되어 서로 다른 종류의 점토를 섞기도 하고 여러가지 색의 조합으로 나만 의 색토를 재료로 더 다양한 색감 대비를 나타낸다. 자기 본연의 질 감과 분위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하여 각 색상의 점토를 겹겹이 쌓아 만든 줄무늬 패턴 조형과 물레성형을 통한 단단한 형태감이 자 유로운 색감을 담은 도자기로 완성된다.”

― 홍지은 작가노트 www.instagram.com/_hongjeeeun_/ 지아가가 갤러리 www.giagaga.com/ 서울시 서초구 동광로 49길 74 갤러리밈 www.gallerymeme.com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5길 3 Dessert Bowl

선율 Part2_10x10x36cm(가운데화병)_색소지 물레성형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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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recolor serise-part 2 15X15X18cm(가운데 화병 기준)_2016

비오는 밤(Rainny Night)_39x39x13cm_색소지+물레성 형_2013

Table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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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gs ②

세라믹하우스 ​ 세라믹하우스는 백자흙의 물성을 최소한의 꾸밈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끊임없이 탐구하고있다. 세라믹하우스 조명식 작가의 시그니처인 나이테 시리즈는 작가의 시간, 우리들의 시간, 그리고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www.ceramichouse.co.kr 경기도 이천시 경충대로 2993번길 35(사기막골 도예촌)

나이테 시리즈 컵. 물레성형

다과 접시. 물레성형 백자토. 보름달을 연상시키 는 다과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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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렛(Goblet) 받침 달린 물레성형 백자토. 수 금(24k). 잔. 바디와 스템을 따로 붙이지 않고 물 레성형으로 균형을 잡아 한 몸으로 완성된 점이 포인트. 작가의 섬세한 감각을 알 수 있는 작품

나이테 시리즈 꽂이. 물레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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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gs ③

엔도디자인스튜디오 ​주얼리의 경계를 확장하는 ‘Cross the Line’을 컨셉으로 다양한 기 능과 재료가 결합된 주얼리 작업을 하는 공예 작가 김은정의 실험적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인 ‘엔도디자인스튜디오’는 소재·기능·형태·기 법의 컨버전스를 통하여 <Petal Jewelry>를 비롯하여 새로운 가치 와 경험을 창조하는 주얼리디자인을 지향한다. www.endodesign.co.kr 오프라인 판매처 리움뮤지엄샵


◃ Petal Jewelry 45×45×24 ㎜ etc., 2017, silver925, leather, cz

▵ Cross the Line

꽃잎의 아름다운 순간을 모티브로 실버와 가죽을 결합하여

70×9×7 ㎜, 2015, silver925, cz

제작한 주얼리로 서로 다른 물성을 지닌 소재를 사용하여

봄날에 떨어지는 꽃잎을 모티브로 브로치와

금속주얼리에 따뜻한 촉감을 주고자 하였다. 선별된 재료,

목걸이로 사용할 수 있는 두 가지 쓰임새의 주얼리이다.

차별화된 디자인, 완벽한 마감으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사용시 브로치핀과 체인을 간단한 조작으로 숨기고

지속적으로 라인을 확장하며 브로치, 펜던트, 반지, 귀걸이로

드러냄으로써 각각의 기능에 완전한 착용감을

제작 판매하는 엔도디자인스튜디오의 시그니처상품.

줄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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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oss the Line 60×10×8, 25×12×9 ㎜, 2016, silver925, leather, cz 착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줄 수 있도록 소재면에서는 실버와 가죽을 결합하고, 기능면에서는 브로치와 목걸이를 결합하여 제작한 주얼리이다.

▿ Geometree 50×50×17, 55×52×14, 73×68×12 ㎜, 2016, silver925, pearl 나뭇가지를 모티브로 기하형태를 구성한 브로치와 펜던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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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ples 75×75×25, 25×30×8 ㎜, 2015, silver925, cz, pearl 물결을 모티브로 한 주얼리로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선재의 금속볼이 움직이는 브로치와 목걸이는 장식과 함께 재미있는 주얼리의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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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hoice ①

백자

예올 기획전 음용도구展

예올 기획전 음용도구展에서는 서로 다른 영역의 작가 4 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금속 공예가 박미경, 민덕영 부부와 도자공 예가 김덕호, 이인화 부부가 만들어내는 이번 전시 는 생활 속의 음용 도구의 다양한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KCDF 공 예주간 참여 행사로 진행되는 ‘음용도구전’은 주 제에 맞춘 차와 술, 다과를 맛보며 오감으로 작품을 감상하 는 기회 또 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yeol.org 전시장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50-1 예올 북촌가

차와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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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차와 술

김덕호 ✖ 이인화 백자, 백자의 재료가 주는 물성에 주목하였 다. 두 작가가 흙을 체득하는 과정에서 느 낀 단순함의 미학은, 간결함을 간직한 백자 음용도구로 탄생했다. 박미경 ✖ 민덕영 차와 술, 박미경, 민덕영 작가에게 차와 술 이 있는 자리는 가까운 사람과의 담소- ‘소 통’의 시간이다. 금속이 주는 굳건함 위에 옻칠의 화사한 색감을 얹어, 편안한 자리를 따뜻하게 만드는 기물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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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hoice ②

유화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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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유기

1924년부터 시작된 4대, 100여년의 가업. 거창유기는 음식을 넘어 과거 선조들의 정신과 기 개가 깃든 역사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일제의 수탈과 억압 속에서 유기를 지켜낸 1대 김석이 옹, 사라져가는 경남의 단조유기를 이은 2대 이현호 옹, 산업화의 물결 속에 갈 곳을 잃고 있 던 전통 주물유기를 붙잡아 되살린 3대 이기홍 장인, 세계속의 대한민국 유기를 알리고자하 는 4 대 이 혁 전수자. “기존의 유화는 기름 유(油) 그림 화(畫)를 쓰나, 놋 유(兪) 그림 화(畫) 로 바꾸어 놋그릇에 그 린 그림이란 의미로 “유화”라고 붙이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형태 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었 던 유기에 전통적인 염료인 옻칠을 입혀 색감의 변화를 주고자 합니다.”

4대의 유기 샐러드

유화 접시(27cm)

이혁 4대 전수자 약력 서강대 기계공학 학사 졸업(~2008) 만도 글로벌R&D 선임연구원(~2015) 거창유기 4대 전수자 입문(~현재) 2016년 제 46회 경상남도 공예품 대전 은상 2016년 제 46회 대한민국 공예품 대전 특선 2016년 제 19회 경상남도 관광기념품 공모전 장려상 2017년 제 47회 경상남도 공예품 대전 금상 2017년 제 47회 대한민국 공예품 대전 특선 2017년 제 20회 경상남도 관광기념품 공모전 장려상 2017년 대한민국 우수공예품(K-ribbon) 지정 2건(거창유기) 2017년 공예트렌드페어 메종&오브제 어워드 선정

홈페이지 www.kcyugi.co.kr

E-mail hyuck.yi@kcyugi.co.kr

(2018년 메종&오브제 참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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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hoice ③

이천도자트렌드 (TREND)공모전 수상작

유네스코 창의도시 이천시가 도자예술의 발전과 대한민국 도자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개최하고있는 이천도자트렌드 (TREND)공모전의 수상작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올해 공모전에서는 “도자의자(Ceramic Chair)”라는 주제로 생활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 도자기 의 다양한 활용을 모색하였다. 사진 이천시제공

▵ 김경수(은상)

▹ 박성극(대상)

lidded stool & footrest,

대지의 시간, 1000x1200x800,

370x370x470, 백자토,반투명유은분

석기질점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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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특선) 5 Story-stool, 400x500x450, 자기 질점토,스틸

김자영(금상) 모두의 아픔에는 경중이 없다, 400x400x600, 조합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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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①

1

공예의 신(新)메카 꿈꾸는 ‘용산공예관’ 글 · 사진 최유미 에디터

서울의 ‘핫플레이스’ 한남동 가로수길에 하얀 벽체와 파란색 창호가 어우러진 건물 한 채가 들어섰 다. 바로 지난 2월 개관한 ‘용산공예관’이다. 지하 3층, 지상 4층, 연면적 2800㎡ 규모의 신축건물에 들어선 용산공예관은 ‘전통공예 계승’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용산구와 SPC그룹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한남 동과 공예. 어울리는 듯 색다른 이 둘의 만남을 직접 보기 위해 <크라프츠>가 공예관을 찾아가 보았다.

030


2

1 한남동 가로수길에 들어선 용산공예관 외부전경 2 용산공예관 1층 공예품판 매점 전경 3 용산공예관 1층 공예품판 매점에서 판매중인 공예품들

벚꽃이 흩날리던 지난 4월, 용산공예관의 널찍

이러한 가격구조에 대한 질문에 용산공예관 윤

한 야외 테라스에서는 한복차림의 외국인 젊은

진수 주무관은 “관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임

여성들이 모여 앉아 봄 햇살 아래에서 셀카를 찍

대료에 대한 부담이 없고, 무엇보다 납품하시는

고있었다.

작가분들을 설득시켜 많은 분들이 공예품을 만 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격책정을 하

건물 1층에는 넓은 공예품판매장이 한눈에 들어

였다. 우리 또한 수익을 목표로 운영하는 것이 아

왔다. 화려한 자개장, 고풍스러운 도자기부터 아

니다 보니 판매수수료를 많이 떼어가지 않고있

기자기한 수공예 소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전

다”고 대답하였다.

시 되어있었다.

3

이곳 샵에 전시된 제품들은 비싼 이태원 땅에 손

공예판매장의 주요고객층에 대한 질문에는 “1층

으로 만든 수공예품이니 가격이

공예품샵에는 청년층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비쌀 것이란 선입견을 깨고,

연령대의 분들이 방문하는 편이다. 외국인들은

다른 공예판매점에 비해 훨

물론, 연예인분들도 종종 물건을 사러 온다. 얼마

씬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

전 톱스타 여배우가 방문하여 한지로 만든 쌀독

되고 있었다.

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031


1층을 둘러보고 난 후 올라간 2층은 여러 공방과 한복체험장, 도자기 체험장이 자리잡고있다. 공 개입찰을 통해 입점된 공방에서는 금속공예, 알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장인들이 모여 작품활동 을 하고있다. 한복체험장의 경우, 개량한복이 아 닌 전통고급한복을 대여해준다. 1층에서 공예품 을 관람한 후, 2층에서 체험을 통해 한국의 문화 를 느끼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다고 한 다. 한복체험장 입점 대표는 “용산이 세계의 문 화를 담고 있는 지역이나 한국적인 정서는 느끼 기 어려운 곳인데, 한국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소식에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편 이다”고 말했다.

2층 알공예 공방에 입주한 황갑주 장인은 이곳 용산공예관은 전통과 현대 모두를 아우르는 공 예 판매장으로, 대한민국이 보장하는 공예품을 만들어 세계에 한국을 알릴 것이라는 포부를 밝 혔다.

같은 층에 위치한 도자체험관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다. 도자체험관 담당자는 “서울 시 내에서 도자기를 체험하고 굽는 곳은 많지 않고, 관에서 운영하는 도자기 체험장은 용산공예관 한 곳 뿐이라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중이 다”고 밝혔다. 또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재방문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1

1 용산공예관 1층 공예품판매점 전경 2, 5 용산공예관 1층 공예품판매점에서 판매중인 공예품들 3, 4 용산공예관 2층 도자기 만들기 체험장 6 용산공예관 2층 한복체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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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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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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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지로 좌경을 만드는 작업모습 2 3층 공방에서 매듭공예작업중인 모습

3층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예 교육을 진행하는 ‘공예 배움터’와 분야별 공방 5개실(짚풀·죽(竹), 한지·종이, 규방·자수, 금속·칠보, 민화·병풍)이 위치하고있다. 각 공방에는 적게는 4명부터 6명 까지의 60세 이상의 공예가들이 입주해 있다. 이들은 이곳에서 작품을 제작하며 후학을 가르 칠 예정이다. 전통문화 계승과 일자리 창출이 동 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이곳 공방에서 만난 최명순 작가는 노년층 일자 리 창출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이다. 한지공예를 시작한지 10여년이 된 최명순 작가는 용산공예 관 입주 전에는 한 가정의 아내로, 어머니로 집에 서 ‘취미’로 한지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판매 처가 따로 없어 만든 작품을 집에 쌓아 둘 수 밖 에 없었던 그는 용산공예관에 입주하면서 인생 제2막을 시작했다. 공방에 입주하여 작품을 만 들고, 만든 제품을 1층 공예품매장에 진열하여 판매하였다. 전통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색을 덧 칠한 그녀의 작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고, 얼 마전에 한 유명인이 그가 만든 쌀독 2점을 구매 해갔다. 그의 한지공예품은 부담없이 구입가능 한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들이다.

때마침 공방에서 좌경을 만드는 중이었던 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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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순 작가는 “나와 같이 공예 기술·기능을 가진 노

지 공예, 주머니 만들기 등의 다양한 수업이 이

1 한지공예 공방의 최명순

년층들은 마땅하게 판로나 작업을 할 수 있는 장

루어질 예정이다. 현재는 전화로 신청을 받고있

2 3층 공방에서 매듭공예작

소가 없는데 용산 공예관을 통해 좋은 기회를 얻

으며, 조만간 홈페이지에서도 신청 가능하다.”고

업중인 모습

었다” 면서 “모 한류스타분이 내 작품이 재미있

말했다.

들었다. 이곳에 와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입

3층을 둘러보고 올라간 4층은 전시 및 세미나 등

주 소감을 밝혔다.

의 목적으로 대관이 가능한 다목적실과 옥탑 야 외공연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매봉산이 시원

용산공예관 관계자는 “3층 중앙에 위치한 ‘공예

하게 내려다보이는 옥탑공간은 접이식 어닝이

배움터’에서는 한국 전통 공예에 대한 인식 제고

설치되어 있어 햇살과 비바람을 막아준다.

를 위하여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이 4월 말부

036

3 4층 다목적실 4 한남동 가로수길에 들어 선 용산공예관 외부전경

는 작품이라고 물건을 구입해 가셨다는 얘기를

터 열릴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은반지 만들기, 한

작가

용산구 일자리경제과 송경선팀장은 “용산공예관


은 전통과 첨단을 넘나드는 복합적인 공간, 한 곳

4

에서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제 여러 전통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각 지의 지방으 로 내려가지 않아도 이곳에서 문화를 쉽게 향유 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복합공예공간은 용산 공예관이 처음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깊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이태원이라는 공간적 특수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입주해 있는 공예 장인분들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서도 좋 은 공간이다. 장인분들께서 각자의 사명감을 가 지고 계시고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037


공간 ②

한국나전칠기박물관

자개 속에서 꽃피는 ‘무지개 빛깔’ 글 김기화 기자 · 사진 박요한 기자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공간을 가득 채운 나전칠기 작품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나전칠기 고 유의 다채로운 빛깔과 자개로 수놓아진 부드러운 곡선이 가구들에 멋을 더한다. ‘색다른’ 전통공예 들이 보관된 곳.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이다.

1

038


남산체육관역에서 내린 후 길을 따라 도보로 2

물을 빽빽하게 수놓은 자개를 보면 장인이라는

분 남짓. 기대감을 품고 한국나전칠기박물관에

수식어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게 된다. 보

도착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벽을 따라 쭉

는 각도에 따라 비취색으로도, 노란색으로도, 보

나열된 나전칠기가 관람객들을 반긴다.

라색으로도 보이는 표면에는 자개 하나하나마

전시된 나전칠기 공예품들을 보며 관람객들이

다 섬세한 옻칠이 되어있다. 이익종 생옻칠 장인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실물과 사진은 다르다’

의 솜씨이다. 작품에 관람객 자신의 모습이 비춰

는 점이다. 작품을 보는 각도에 따라 나전칠기가

질 정도로 세밀하고 고른 옻칠은 ‘조약돌’에 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무지개빛깔은 시시각각 바

치를 더한다.

뀐다. 사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나전칠기만의 매력이다.

황삼용 작가의 ‘조약돌’이 현대적인 오브제의 느 낌을 주는 반면, 벽면을 가득 채운 수많은 나전

1, 2 한국나전칠기박물관 외 부전경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칠기 작품들은 보다 전통적인 멋을 자랑한다. 모

작품은 끊음질(자개를 길고 가늘게 잘라 그 선

두 일사 김봉룡 선생의 작품이다. 고(故) 김봉룡

들로 문양의 한 부분, 혹은 전체를 표현하는 기

선생은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 10호 나전장

법) 장인 황삼용 작가의 ‘조약돌’이었다. 커다란

이자 우리나라 근현대 나전칠기 역사의 궤를 같

바위 크기(가로 90cm, 세로 50m, 높이 36m)

이했다. 채화칠로 덮인 주홍색 바탕과 유려한 곡

의 ‘조약돌’ 형상. 자연스러운 곡선 형태의 구조

선의 당초문양, 그리고 무궁화, 모란, 석류, 학,

2

039


봉황 무늬들이 어우러진 작품들은 모두 우아하 고 고급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세월이 작품들을 빗겨 가기라도 한 듯, 바래지 않은 나전칠기의 빛깔과 뚜렷한 채화 색은 우리나라 나전칠기 기 술의 가치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의 김은애 큐레이터에게 한 국의 나전칠기를 물었다.

Q 우리나라 나전칠기의 역사는 어떻게 되는가 A 우리나라에서 나전칠기가 언제부터 만들어 졌는지 확실치 않지만, 현존하는 작품들은 고려 시대 것부터 보인다. 그러나 고려 나전칠기의 정 교함과 아름다움으로 볼 때 일찍부터 나전칠기 기술이 축적되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후 조 선시대를 거쳐 조선 후기에는 정감 어린 민화 풍의 나전칠기가 유행하였다.

Q 다른 공법에 비해 나전칠기만이 가지는 의의 가 무엇인가 A 오로지 자연으로부터 얻은 재료만으로 보석 과 같은 빛을 만들어낸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1

이자강점이다. 나전칠기에 쓰이는 자개들은 버 려진 조개 껍질로부터 오고, 옻칠 역시 나무에서 채취한다. 또한 여러 번의 옻칠, 손톱보다 더 작

길을 끈다. 황삼용 작가의 ‘조약돌’에 대한 간략

은 자개 무늬 등에는 작가의 인고의 시간과 정

한 소개 부탁한다

성이 담겨있어 나전칠기 공법에 가치를 더한다.

A ‘조약돌’은 황삼용작가의 연작으로서 해외에 서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14년 이탈

Q 김봉룡 선생의 작품이 전시장 대부분을 차지

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에 출품된 작품은 이것

하는데 작품 특징이 무엇인지

보다 더 큰 작품으로, 폭이 1.8m에 달한다. 가장

A 김봉룡은 조선시대의 전통을 계승한 장인으로

비싸게 거래 된 것은 1억 2000만원 정도에 팔

서 실톱으로 자개 문양을 오려내는 줄음질 기법

린 것으로 안다. 자개를 실처럼 가늘게 잘라 문

의 대가였다. 특히 그의 곡선적인 당초문양은 유

양을 표현하는 끊음질은 황삼용 작가의 특기로,

연함과 부드러운 윤곽선 표현으로 가장 대표적

고된 작업을 요한다.

이다. 그는 통일신라시대 이후에 끊겼던 채화칠 기를 재현하고자 노력했으며, 문양에 따라 여러

Q 최근 주변에서 나전칠기를 보기는 쉽지 않

자개들을 적극 활용하여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다. 나전칠기 기술의 진흥은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까

Q 박물관 중앙에 놓여진 ‘조약돌’은 상당히 눈

040

A 나전칠기 장인들 뿐만 아니라 전통공예를 하

2


3 4

는 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작품을 전시하거

음에 김은애 큐레이터는 “각각의 작품 모두 고유

나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

한 가치를 지녔기 때문에 그 가치를 높고 낮음으

다. 때문에 경제적으로 자립하기란 쉽지 않다.

로 판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국나전칠기박

지금까지 장인 분들은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작

물관은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266에 위치해있

업을 해왔다. 그분들의 땀과 수고로 만들어진 작

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개관하며 토요

품들을 대중들이 관심을 갖고 봐주는 것도 큰

일과 일요일, 그리고 법정 공휴일엔 휴관한다.

격려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옛 기술의 전 수를 바탕으로 지금 이 시대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단순한 기 술 습득뿐만 아니라 디자인 교육 등이 수반되어 야 할 것이다. 1 황삼용 작가의 조약돌 2 한국나전칠기박물관 내부전경2 3 김봉룡 선생의 나전칠기 작품3. 채화칠과 학 무늬가 돋보 인다.

가장 가치가 높은 작품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물

4 김봉룡 선생의 나전칠기 함

041


공방 Inside ①

어두운 거리를 밝히다, 강동구 엔젤공방 강동구 성안로에 위치한 엔젤공방들은 1호점부터 10호점까지 모두 활기찼다. 한때 변종업소가 들어선 칙칙한 거리였다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밤 거리도 훨씬 덜 무서워졌다. 엔젤공방은 어두운 거리를 상징적으로도, 그리고 실제로도 환하게 밝힌 듯 하다. 글 · 사진 김기화 기자

강동역에서 5분 남짓 걸리는 곳에 위치한 골 목. 엔젤공방을 취재하기 위해 골목 입구에 들 어섰으나 눈에 보이는 것은 휑한 거리뿐이었 다. 길을 잘못 찾아왔나 반신반의하면서도 걸 음을 재촉하자 곧 엔젤공방들이 하나 둘 모습 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금세 거리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현대적인 감성의 공방들이 세련된 모습으로 보행자를 반긴다.

엔젤공방 사업은 2016년 1월부터 시작된 강동 구 거리조성 사업이다. 한때 90여개에 달했던 성안로의 변종업소들. 단속과 행정처분으로 그 수를 줄여 나갔지만 40여개소가 남았을 즈음 엔 정비가 한계에 다다랐다. 이에 주민대토론 회를 개최하고 민원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해결 책을 찾은 결과 변종업소 거리를 공방거리로 만드는 ‘엔젤공방거리 조성사업’이 탄생했다.

042

엔젤공방 거리 외부 전경


043


청년, 경력단절 여성 등의 지원을 받아 창업교

지 불을 밝혀주는 공방들 덕에 훨씬 편하고 아

육 및 지원을 한지 2년. 술집 변종업소들은 18

름다워졌다는 평이다. 학생들의 통학로가 깨끗

개소로 줄었고 엔젤공방은 10호점까지 들어섰

해 졌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다. 결과가 증명하듯, 엔젤공방 사업은 실로 공 방 관련 창업자들에게 매력적인 기회가 아닐

이러한 엔젤 공방 거리를 가득 채운 다양한 공

수 없다. 구, 건물주, 공방운영자가 협약을 맺

방들. 그 중 취재를 한 공방은 엔젤공방 4호점

어 공방 입점 후 5년간 계약기간이 보장되고

인 ‘시와저’와 7호점인 ‘메탈룸’이다.

임차료는 동결된다. 심지어 1년간은 임차료의 반을 구에서 지원한다. 변종업소였던 공간을

먼저 방문한 시와저는 전통의 오색 빛깔을 강

모두 치우는 기초 인테리어 또한 구에서 지원

조한 깨끗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숟가락과

한다. 창업의 초기 목돈 부담을 상당량 줄여주

젓가락’에 착안해서 이름을 지은 시와저는 그

는 것이다. 이외에도 창업 관련 교육, 공방 홍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 젓가락을 만드는 공

보 등의 지원도 제공한다고 한다.

방이다. 나무 위에 옻칠을 하는 전통적인 방식 으로 친환경 젓가락을 만드는 것이 특징. 안전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불과 2년전까지

한 식기를 사용하고 싶은 사람, 특별한 선물을

만 해도 ‘밤에 지나가기 두려웠던 거리’가 밤까

준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044

시와저 내부 전경


1

2

3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금 비

지 않도록 노력은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

체험으로 만들어진 젓가락들

싸더라도 친환경 유기농 식품을 구매하시는 소

우가 많답니다.”

3 시와저 내부 전경.

비자 분들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의외로 음식

1 시와저 옻칠 수저 2 시와저의 젓가락 만들기

4 시와저의 젓가락받침

과 함께 입에 들어가는 수저의 재질에 대해서

이런 공정을 거쳐 옻칠된 젓가락은 인체에 무

는 간과하시는 분이 많더군요.” 시와저 공방의

해한 방부효과와 항균효과를 갖게 된다. 직접

유수혜 작가 말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나무

제작한 젓가락뿐만이 아니다. 판매용 외부 작

젓가락에는 폴리우레탄 화학도료를 주로 사용

가들의 젓가락 또한 모두 천연 옻칠 젓가락이

합니다. 한두 번 그런 젓가락으로 먹는다고 바

다. “신뢰할 수 있는 작가님의 작품만 판매하

로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겠지만 몸에 좋다고

고 있어요. 제가 사용하거나 제 자식에게 줄 수

는 못하겠죠.”

없는 작품은 팔지 말자는 원칙을 갖고있지요.” 시와저는 이외에도 식사 예절 교육, 젓가락 만

시와저에서 제작하는 젓가락은 다르다. 화학

들기 등의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

도료가 아닌 천연 옻칠로 코팅을 하기 때문이

라고 한다.

다. 물론 그 과정이 간단하지는 않다. 옻칠을 한번 얇게 칠하고 건조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 만 24시간이다. 이걸 7~10번 반복하니 젓가락 하나 만드는데 2주에서 한달 남짓 걸리는 셈이 다. 옻나무 수액을 다루는 동안 옻이 오르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유수혜 작가가 웃으며 답한 다. “오르죠! 작업하다 보면 손이 퉁퉁 부어있 을 때가 많아요. 마르기 전에 최대한 손에 묻히

4

045


1

다음으로 방문한 메탈룸은 금속공예공방이다.

용하다가 보석이나 문양을 추가로 얹는 것부

주로 금속 쥬얼리를 다루며, 주문 제작도 하지

터, 크게는 아예 전체를 녹여서 새로 만드는 것

만 소비자가 직접 와서 자신의 액세서리를 제

까지 가능하죠. 그래서 소비자 분들이 주문제

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넓고 세련된 매장 안팎

작이 가능한 공방을 더 찾는 것 같아요.”

의 분위기와 간격을 두고 배치된 작업 탁자는 말 그대로 공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 하는 것 같았다.

메탈룸의 공방주 이소라 작가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점차 바뀌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제 소비자 분들은 단순히 비싼 것, 고급스 러운 것 보다는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지닌 쥬얼리를 갖고 싶어해요.” 이소라 작가에게 있 어서는 반가운 변화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액 세서리들은 획일화 되어있지요. 주문 작업 액 세서리는 소비자의 개성을 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두 추후작업이 가능해요. 작게는 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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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2 메탈룸 내부 전경


3

솜씨가 좋아서 일까, 소비자의 요구를 잘 잡아

4

6

내서 일까. 주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유

5

동인구가 많거나 상권이 크게 형성된 편은 아 니지만, 주택가라서 퇴근길 출근길에 들르시 는 단골 분들이 꽤 있어요.” 단순한 주문 제작 서부터, 취미반, 초보반, 중급반, 고급반 등으로 나뉘는 금속공예 교육 프로그램은 공방을 찾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금속 을 다루는 공예라고 하면 너무 전문가의 영역 이라 체험이나 학습이 안될 거라 생각하는 분 들이 있어요. 항상 체계적으로 알기 쉽게 알려 드리려 노력한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 며 이소라 작가가 덧붙인 말이다. 3 메탈룸 이소라 작가 작품 4 메탈룸 주문제작 쥬얼리 5 메탈룸 수강생 작품 6 메탈룸 원데이 클래스 결

각종 공방에서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엔젤공방 거리. 성안로의 어둠을 밝히는 불이 되고 있다.

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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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 Inside ②

‘맨 오브 라만차’ 돈키호테의 도시 스페인 톨레도의 금속공예 ‘맨 오브 라만차’ 돈키호테의 도시, 시간이 멈춘 듯 중세의 색채를 그대로 머금은 톨레도(Toledo)는 1561년 펠리페2세가 수도를 마드리드로 옮기기 전까지 스페인의 정치·행정의 수도였다. 아랍계 무어인들이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한 8세기부터 약 400년가량 이슬람의 문화가 유입되어 화려한 문명의 꽃을 피웠다. 글 · 사진 최유미 에디터

1 톨레도 시내의 검을 파는 샵 2 스페인 천년의 고도, 톨레도 시내전경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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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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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

세계적인 철생산지, 검의 중심지로 거듭나다.

톨레도의 철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와 더 불어 오랜시간 수도와 군사적 요충지로 군림해

5

온 도시의 특성으로 톨레도에서는 투구와 갑 옷, 칼 같은 전쟁관련 무기들이 많이 생산되어 왔다. 여전히 그 명성이 이어져와 톨레도에는 수많은 금속제품 공방이 들어서있다.

다마스커스의 향수가 남아있는 아름다운 공예품,

그중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공방인 MARIA-

다마스키나도(Damasquinado)

NO ZAMORANO SWORDS WORKSHOP에 서 톨레도검의 전통적인 제작과정을 엿볼 수

무쇠판위에 음각그림을 그린 후 상감기법을 이

있었다.

용해 금사와 은사를 채워 넣고 고온에 구워 만 들어진 다마스키나도(Damasquinado)는 검과 더불어 톨레도를 대표하는 공예품이다. 다마스키나도는 다마스커스(현재 시리아의 수

1 검을 만드는 작업중인 MARIANO ZAMORANO의 숙련공들

도) 출신의 장인을 일컫는 말로, 이슬람의 영향

2 공방의 주인 Mariano Zamorano가

을 직접적으로 받은 공예품이다. 초기에는 이

작업중인 검을 들어보이고 있다

슬람의 영향으로 주로 기하학적 형태의 패턴이

3 MARIANO ZAMORANO의 내부 공방 4 다마스키나도 제작 모습 5 톨레도의 다마스키나도(Damasquinado)

제작되었지만, 르네상스 이후에는 다양한 모습 의 그림들로 수놓아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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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 시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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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중세시대 번영의 향수가 물씬 남아있는 천년의 고도 톨레도. 수세기가 지나도 반짝이는 검과 공예품들 은 그대로 남아 화려했던 옛 시절의 모습을 여전히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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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 ①

2018 Collect London 展

이천시, 한국 도자의 우수성 세계에 알린다 글 박수현 편집장 · 사진 이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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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Collect London 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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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가 2월 런던 ‘콜렉트 2018' 전시회 참가 를 시작으로 ‘명문 도예도시’로의 도시브랜드

1 김경수 Lidded Stool 37x37x46cm 2017 2 곽경태 Bowl

가치를 세계적 수준으로 높여나가고 있다. 지

91x91x48.5cm 2017

난 2010년 우리나라 최초로 유네스코 창의도

3 서광수 White Porcelain

시로 지정된 이천시는 매년 이천도자기축제,

1992

Moon Jar 60x60x55cm

세계도자비엔날레 등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행사를 개최하면서 한국 도자생산 중심지 의 명성을 공고히 다지는 중이다.

특히 최근에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런던 콜렉 트전에는 김용섭, 김판기, 유용철, 이규탁 이천 시명장 등의 작품이 전시돼 이천을 기반으로 탄생한 한국 전통 도자의 아름다움을 전세계에 뽐냈다.

1

지난 2014년에 이어 올해 런던 콜렉트에 두 번 째 참가하는 이천시는 한국 전통의 뚜렷한 스

콜렉트는 2004년부터 개최된 유럽의 주요 연

타일을 타 문화의 도자들과 차별화시킴으로써

간 예술행사 중 하나로, 매년 4대륙 39개의 갤

도자 분야에 전반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끼쳤

러리가 참가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 미

다. 옹기, 고려청자, 조선 시대의 달항아리 등

국, 일본, 프랑스, 노르웨이, 이탈리아, 벨기에,

과 같은 작품은 대영 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등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전세계 갤러리 작품

전 세계의 권위 있는 기관에 전시 및 소장되고

이 한 곳으로 모여 방문객과 콜렉터들에게 특

있다.

별한 경험을 제공해왔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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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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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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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천시청 문화관광과 도예팀 정수희 사무관은

세계에 알릴 생각”이라며 “선조의 기술에 창

2 2018 Collect London 출

“이천시가 이번 런던 콜렉트의 성공적인 전시

의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차세대 이

품작

를 시작으로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아무나 만

천 도예가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들 수 없는 도자기,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

것”이라고 밝혔다.

1 서광수 Celadon Moon Jar 44x44x44cm 199

로 수십 년째 한길만을 걸으며 전통 도자의 정 신과 기술을 계승과 발전에 힘써온 대한민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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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 ②

아트부산 2018

현대미술의 바다에 빠져들다 ‘아트부산 2018’

아트부산2018특별전 신지오마키 사진=아트부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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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VIP오프닝 파티부터 영화의전당과 함께한 예술영 화 상영회 행사 등 다양한 볼거리들로 ‘문화예술축제’로 자 리잡은 아트부산 2018. 참가 갤러리 관계자, 컬렉터들로 제 한되어 있는 보편적 아트페어와 달리 일반 관람객에게까지 영향력을 넓혀 아트바젤 홍콩처럼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아 트페어로 자리잡겠다는 포부를 밝힌 아트부산 2018에 크라 프츠가 다녀왔다. 글 · 사진 최유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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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매스’라는 자기 세계가 확고한, 동시 에 대중이 열광하는 그런 작가들이 모여 함께 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 말부터 뉴욕 첼시에 서 갤러리를 운영해왔고, 현재 뉴욕에 아티스 트 레지던시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14년도 에 서울 지사를, 2017년 7월에는 죽전 용인 아 트센터를 오픈해 현재 총 3개의 갤러리를 운영 하는 중이다.

아트부산 참가 작가들의 구성은? 갤러리스탠은 함께 모여 있을 때 시너지를 내 고 서로 공감 할 수 있는 20~40대 작가들로 구 1

성되었다. 소속 작가 중 가장 젊은 작가는 27

지난 4월 19일 VIP프리뷰를 시작으로 20일부 터 22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 제 1전시장 에서 열린 아트부산 2018이 역대급 관람객 수 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번 아트부산 2018에는 15개국에서 161개 갤 러리가 참가하여 4,000여점의 현대 미술 작품 을 선보였다. 비록 지난해에 비해 하루가 줄었 지만, 19일 VIP프리뷰를 포함한 4일동안 6만 여명의 관람객이 방문, 역대 최고 방문객수를 기록했다. 실제로 22일 일요일 하루에만 2만명 의 관람객이 방문해 넓은 전시장을 가득 메우 는 장관을 연출했다. 국내외 컬렉터를 비롯한 미술 애호가 및 미술관계자는 물론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해양도시 부산의 특성을 잘

2

녹여내며 월등하게 성장한 프로그램과 전반적 인 질적 퀄리티 향상으로 성공적인 행사로 평 가 받으며 마무리된 이번 아트부산에서는 특히 젊은 작가와 신진 갤러리의 약진이 돋보였다.

그중 개성 넘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주 목받는 갤러리스탠(GALLERY STAN)의 송인 지대표를 만나보았다.

1 아트부산2018 갤러리스 탠 부스 전경 2 갤러리스탠 송인지 대표 3 아트부산2018 갤러리스

갤러리스탠에 대해 소개해달라 갤러리스탠은 Contemporary Art 갤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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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 부스에 전시 된 작품들 4 아트부산2018 현장 사진 =아트부산제공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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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다. 나이를 떠나서 같이 재미있게 놀면서 작업하고, 각자 작업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는 다. 지금은 모두 Fine art라는 공통분모를 가 지고 있지만 출발은 조금씩 달랐다. 그러한 다 름으로 인하여, 작가들끼리 콜라보레이션 작업 에 적극적이다. 아트부산에도 작가들끼리 콜라 보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우리 작가들은 일 종의 Crew ship의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갤러리가 전속작가를 보유하고 있다기보다는,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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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1 여오워크샵 전경 사진=아

갤러리스탠만의 특별함이 있다면?

트부산제공

우리는 한국 시장을 바탕으로 세계에 진출 하 고자 작가들을 서포트 하고있다. 현재 우리 갤

2 프로젝트아트부산대상작

특별전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벡스코 3B홀

김현엽 사진=아트부산제공

전체를 매운 신지 오마키(Shinji OHMAKI)의

3, 4 아트부산2018 현장 사

러리는 뉴욕에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술축제’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심혈을 기울인

진=아트부산제공

7m 높이의 미디어 설치 작업은 비엔날레급 전

있다. 소속작가들이 원할 때 뉴욕에 머무르며

시 퀄리티로 수많은 관람객을 압도하며 가장

외부적이고 환경적인 요소의 변화로부터 영감

많은 사진 세례를 받았다. 또한, 벡스코 광장을

을 얻고 한국으로 돌아와 보다 더 성장할 수 있

가득 채운 박은선 작가의 대리석 조각전도 국

게끔 하는 프로그램이다.

내 아트페어 산업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는 평 을 받았다. 아트부산측은 향후 다른 페어들과 차별화된 컨텐츠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아트부산이 기획 단계부터 ‘문화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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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 ③

2018 이천도자기축제

도자와 꽃의 만남, ‘2018 이천도자기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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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이천도자기축제, 도자기와 꽃 전시관 등 볼거리 풍부 • 세계 최고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축하 에어쇼 개최 예정 • 꽃꽂이 전시, 도자 화분에 다육이 심기 등 각종 다양한 체험거리도 글 박수현 편집장 · 사진 이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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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천도자기축제가 예스파크(이천도자예 술마을)에서 개최된다. 4월 27일부터 5월 13일 까지 17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작가들의 공방, 공예품뿐만 아니라 유채꽃, 게걸무 밭등 을 볼 수 있는 꽃 축제도 함께 열린다.

야생화, 꽃꽂이 전시와 경연대회, 도자 화분에 다육이 심기 등 각종 체험, 대형 꽃 전시관 조 성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도 펼쳐진다.

예스파크 개별 공방에서는 예술인 마을의 특성 을 살려 1박2일 아트스테이 프로그램이 추진된 다. 이천도자기축제 홈페이지에서 아트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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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신청하면 원하는 작가의 공방에서 1박2일간

명맥을 이어갈 전망이다.

머무르며 공예 제작기술을 보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제공된다. 본 프로그램

이천 도자기축제 개막식을 기념하여 27일 대

은 단순히 일회성 축제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

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축하

라 숙박, 도예체험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

에어쇼도 펼쳐진다.

는 문화관광 패키지이다. 블랙이글스는 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B 8 기존의 축제에서 지적된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

대의 편대로 구성되어 있는 공군 특수비행팀으

기 위하여 마을 곳곳에 다양한 종류의 푸드트

로 개막식 당일 5시 30분부터 25분간 예스파

럭이 배치된다. 이번 축제에서는 봄날 걷기 좋

크 상공을 돌며 축하 에어쇼를 보일 예정이다.

은 마을 거리에서 개성 넘치는 200여개의 공 방을 둘러보며 맛있는 먹거리와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꽃과 도자기의 만남으로 도자기의 다양성을 더 욱 확대시켜 나가는 이번 축제에 많은 관심이 주목된다. 이천시는 향후 예스파크를 활성화시 켜 침체된 도자산업에 물꼬를 터주고, 문화 예 술이 살아 숨 쉬는 유네스코(UNESCO) 창의 문화 도시의 위상과 ‘대한민국 대표 도자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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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오왕택·오유미 나전칠기 부녀의 ‘아름다운 도전’ 글 최유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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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화되고 산업화된 현대사회에서 ‘대를 잇는 가업’이란 말 이 주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여기 ‘대를 잇는 장인정신’으로 나전칠기라는 가업을 이어가는 부녀가 있다. 고암 오왕택 장 인과 딸 오유미 작가이다. 내내 움츠리고있던 꽃봉우리가 수줍게 피어나던 3월의 어느 날, 북한산 자락의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오왕택 작가와 오유미 작가의 공방, 고암나전칠기연구소를 찾아 그들의 이 야기를 담아왔다.

1 오왕택 나전칠함 사계 2015

Q 어떤 계기로 나전칠기를 시작했는지

롯이 다 하긴 했지만, 아버지께서 많이 알려주시고 조언도 해

오유미 작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 하고 기업에 취직을 하

주셨습니다. 아버지도 본인의 작품을 만드시면서 그렇게 저를

였지만 그 일이 내가 원하는 일인가 하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끌어 주셨어요.

그때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기술이 아까운데 저에게 이어받아

오왕택 장인 그렇게 1년 동안 작품을 만들어서 원주 공예 공

보지 않겠느냐 조심스레 제안하셔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되

모전에 작품을 출품 했는데, 유미는 특선을 하고 저는 입선을

었습니다. 그게 2010년이었습니다.

했어요.

Q 원래도 나전칠기에 대한 관심이 있었나

Q 작품세계와 작품이 아버지의 것과 많이 비슷할 것 같다

오유미 작가 사실 나전칠기를 제가 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오왕택 장인 완전히 달라요. 저는 작품에 있어 선을 중요시 한

적이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대학교 졸업할 때까

다면, 유미는 색을 중요시합니다.

지는 아버지가 중간에 나전칠기 작업을 그만두었던 기간이었

오유미 작가 저는 색을 가지고 작업을 해요. 제가 나전칠기에

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나전칠기를 이어서 할 거라는 생

처음 입문했을 때, 쓸 수 있는 색이 붉은 색 검은 색 이런 정도

각은 안 해봤죠. 고등학교 때부터 미술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

로 딱 정해져 있는 게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왜냐

만 그 열의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습니다. 나전칠기는 완전히

면 저는 대학교까지 전통 공예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상태였

낯선 분야였고요.

으니, 어떻게 보면 서양 문화에 더 익숙한 세대잖아요. 예쁜 색 들도 많은데, 원색만을 사용한다는 게 저는 납득이 안 돼서. 처

Q 최고의 스승님이 바로 옆에 계시다. 아버지 밑에서 배우는

음부터 아빠와 싸워 가면서 컬러 연구를 좀 많이 했고, 작년과

게 힘들지 않았는지

재작년,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문화재단 창작 아케이드라

오유미 작가 처음에 갈등이 많았어요. 왜냐면 이게 제가 해보

는 곳에 들어가서 색깔 연구를 본격적으로 했습니다. 이제 컬

지 않은 일이라...

러관련 데이터를 220개 정도 가지고 있어요. 옻칠 관련 색에

오왕택 장인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죠. 나전칠기가 작업이 굉

대한 데이터에서는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볼

장히 정교하고 단계 별로 밀도 있게, 심도 깊게 진행되는 일이

수 있습니다.

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거예요.

오왕택 장인 유미의 작업이 특별한 것이 옻칠 색깔을 다양화 시켰다는 거예요. 파스텔 톤으로.

Q 오유미 작가는 첫 작품으로 공모전 특선에 입상했는데 오유미 작가 아버지가 고생을 많이 하셨죠. 실작업은 제가 오

Q 오왕택 장인의 작품이 주로 전통적 장이나 함 위주라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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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 작가의 작품은?

오유미 작가 그래서 다른 분들에 비해서 시간이 몇 배로 걸리

오유미 작가 처음 시작을 식기로 시작을 했고, 플레이트나 찬

는 것은 사실이죠. 칠에서부터 도안까지 혼자 다 하시는 데다

합, 테이블 상판 등으로 작품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이제는 어

가 손으로 하는 주름질도 고집을 하시다 보니까.

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가 온 것 같아 요. 이제는 저 뿐만 아니라 옻칠에 컬러를 이용하시는 분들도 많이 늘어났고. 더 이상 차별화된 나만의 것이 사라지니 작품 활동에 재미가 없어졌다고 할까요? 그래서 어떤 아이템을 어 떤 방식으로 끌어가야 나만의 색을 드러낼 수 있는 독보적인 세계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작품활동 관련 오왕택 장인의 신조는? 오유미 작가 아버지는 ‘우리 공방에서는 무조건 기계 절삭은 없다’고 원칙을 세우시고 고수하고 계세요. 어떻게 보면 바보 같은 거죠. 현대사회의 속도를 무시하고 본인만의 속도로 사 는 거니까. 근데 저 또한 그게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 일이라 고 생각을 합니다. 무척 힘들지만요. 오왕택 장인 제가 10년동안 나전칠기를 그만둔 적이 있습니 다. 장인이라면 힘들더라도 꾸준히 그 자리를 지켰어야 했는 데 그러지 못한 거죠. 복귀를 해서도 잠시동안 떠났다는 빚진 마음에, 나라도 전통을 지키고 그 길을 계속 걸어가야 되겠다 싶은 마음으로 이 길을 걷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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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유미 작가의) 작업 중 가장 좋아하는 과정이 있다면? 옻칠과정에서는 새로운 색을 조색하고, 기물위에 올리는 과정 을 가장 좋아합니다. 나전칠기는 손톱으로 바위 뜯기 하듯, 조금씩 시간을 쌓아 최 종과정을 향해서 나가야 하는 지루한 작업입니다. 그러나 조 색하고 기물위에 올리는 순간 눈에 뜨이는 변화가 있어요. 제 가 의도한 색이 피어나오면, 마음이 환하게 피어나죠. 아직은 지루한 일상을 살아내는 것보다는 드라마틱 한 순간들 이 더 좋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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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두 분의 향후 목표가 무엇인지 오왕택 장인 나전칠기 발전을 위해 후학을 양성하는 일. 그게 우선 과제이고, 또 하나는 좋은 작품을 제작하여 많이 보여주는 일입니다. 저 스스로가 스승님의 작품을 보며 자극을 받고 목표점이 생겼습 니다. 저의 제자들에게도 그러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오유미 작가 올해는 나전패턴에 대한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 다. 벽걸이 같은 평면 혹은 함으로 작업해 볼 생각입니다. 이제 까지 제가 쌓아온 데이터인 색, 질감을 바탕으로 저만의 개성 을 나타낼 수 있는 작품활동을 하고싶어요.

1 기계절삭이 아닌 수작업을 고집하는 오왕택 장인 2 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소장중인 오유미작가의 작품 3 오유미 LATURE BANDING-ROUND 4 오유미 작가가 데이터화 한 색으로 만든 컬러칩 5 오왕택 사방탁자다탁세트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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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s Shop

메종드뮤지아 maison de muzia 1980년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시들지 않는 꽃', Preserved Flower는 생화가 가장 아름답게 피었을 때, 인체와 환경 에 무해한 보존액을 사용하여 특수 보존 처리된 꽃을 뜻한다. 생화 특유의 촉촉한 질감과 선명한 색감을 최대 3년 이상 보존할 수 있다. <메종드뮤지아>는 국내외 플로리스트 전문 교육 과정을 수료한 황서영 작가의 플라워숍으로 특유의 섬세한 감각과 최상의 재료들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100%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분주한 일상 속 잔잔한 휴식과 서정 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www.maisondemuzia.com Email maison_de_muzia@naver.com

프리저브드 핑크 글리터 미니 안개 화병 SET 가격 34,500원

프리저브드 카네이션 돔 가격 59,000원

청오 김용회 군더더기 없는, 그래서 그 나무가 갖고 있는 절대미를 드러내려는 손끝은 묵은 나무의 숨결을 온전히 드러낸다. 검붉은 초콜릿 색깔이 나는 벚나무, 먹사옥으로 만든 제품은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을,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옛 이야기를 간직한 고재는 햇빛과 비바람을 견뎌낸 흔적들이 빛바랜 색깔과 굴곡들로 어우러져서 현재의 나무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따뜻함을 품고 있다. 010-4603-9228 경남 하동군 악양면 정동상신길89-59

느티나무 찻상 디자인이 단순할수록 더 정교해져야 하는데 아카데믹한 교육을 받지 못한 얼치기 목수는 매번 시행착오로 뜯고 고 치기를 반복한다. 결국 작품은 너덜너덜 해진다. ‘단순한 것이 좋은 디자인’이라는 격언을 생각하며 군더더기를 줄 이고 또 줄여본다.

먹감나무 플레이트 전시 때마다 곶감 빼먹듯 작업을 하다 마지막으로 남은 오 래된 먹감 나무 한 판. 변재는 벌레 먹거나 삭아버리고, 심 재만 오롯이 남았다. 갈라진 부분을 잘라내니 써먹기가 더 옹색해졌다. 며칠을 두고 고민을 하다 상태가 최상인 부분 만 오려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도마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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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평세라띠끄

강석근옻칠목조형

“평범한 일상의 지루함을 깨면 생활의 공간은 멋이 되 고, 삶의 여백은 예술이 됩니다. 시간의 모서리를 들여다 보 면 색다른 세계가 보입니다.” 도평세라띠끄의 작품들 은 바쁜 일상 속의 현대인들과 소통하며 건강한 식(食) 문 화를 위해 흙과 자연을 담아서 사람을 향한 그리움으 로 빚어낸다. 침묵의 기다림 끝에 열정을 태워 나온 작 품과 함께 소통하며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강석근옻칠목조형'의 그릇들은 전자레인지에도 사용 가 능하며, 수반으로 사용해도 좋을 만큼 물에 강하다. 생나 무를 가공하여 만든 'GreenWood 옻칠그릇'은 처음 나 무의 나이테가 가졌던 모습으로 완성되며 통나무를 다 듬어 만든 옻칠나무컵 역시 마지막엔 가장 Natural한 모 습을 가지도록 하였다. 옻칠목기가 갖는 장점에 디자인 과 실용성을 더했다.

www.instagram.com/dopyoung_ceramics www.blog.naver.com/dopyoungyo 오프라인 판매처: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도평길51번길 30-11

울산광역시 울주군 웅촌면 은하길 81-7 E-mail: namuggum@naver.com

blog.naver.com/namuggum

Mobil: 010.9209.5084

가을스톤플레이트

느티나무 GreenWood 옻칠그릇 비빔기나 면기로 사용하기 좋다 20cm*20cm*8cm 180,000원

M3 M³"(Metal-Make-Master)는 금속공예를 전공한 신이슬 작가와 김지현 작가가 함께하는 작가브랜드이다. 주로 장신 구, 소품, 식기, 차도구등 금속과 나무를 이용한 여러 품목의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으며, 팀으로 활동하지만 작업의 방 식 이나 작품활동을 하는 것에 있어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작업을 추구하고있다. 때문에 형태와 크기의 제약이 없고 다양한 품목들을 작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M³는 공예의 미적인 아름다움과 사용의 즐거움 느낄 수 있도록 대중과 함께 소통하고있다. 오프라인 판매처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신월리 202-2

샐러드볼&소스볼 Salad Bowl &

브로치

Sauce Bowl, 신이슬, 적동, 옻칠,

(Peer through a crack #1),

280x280x100mm, 양식기를 사용

Silver, 925/000, 김지현,

하는 사람을 위한 샐러드 볼, 소스볼

호두나무, 65 x 90 x 35 mm

신이슬 작가 E-mail : sys3419@nate.com www.instagram.com/

김지현 작가 E-mail : rlatjrflq@naver.com www.instagram.com/jihyun3927

shindodo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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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s Guide

광화문 국제아트 페스티벌

복록수 福祿壽

기간 ◦ 2018-04-19 ~ 2018-05-27

기간 ◦ 2018-01-24 ~ 2018-08-19

장소 ◦ 세종로 공원, 서울 메트로 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장소 ◦ 화정박물관

단체 ◦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조직위원회

단체 ◦ 화정박물관

2018 아시아 기획전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

알렉스 카츠, 아름다운 그대에게

기간 ◦ 2018-04-07 ~ 2018-07-08

기간 ◦ 2018-04-25 ~ 2018-07-23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장소 ◦ 롯데월드타워 7층, 잠실점 에비뉴엘 6층 롯데뮤지엄

단체 ◦ 국립현대미술관

단체 ◦ 롯데뮤지엄

SeMA 소장작품 기획전 <잃어버린 세계>

바람을그리다:신윤복·정선

기간 ◦ 2018-03-27 ~ 2018-07-01

기간 ◦ 2017-11-24 ~ 2018-05-24

장소 ◦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장소 ◦ DDP 배움터 2층 디자인 박물관

단체 ◦ 서울시립미술관

단체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예술가 없는 초상

IN_D_EX : 인덱스

기간 ◦ 2018-03-20 ~ 2018-05-20

기간 ◦ 2018-04-17 ~ 2018-06-10

장소 ◦ 서울특별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

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단체 ◦ 서울시립미술관

단체 ◦ 서울시립미술관

가나아트 컬렉션 상설전 <시대유감時代遺憾>

이반 나바로 : The Moon in the Water

기간 ◦ 2018-04-24 ~ 2018-12-31

기간 ◦ 2018-04-20 ~ 2018-06-03

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층

장소 ◦ 갤러리 현대

단체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특별시

단체 ◦ 갤러리 현대

세 부처의 모임-상주 용흥사 괘불

전통 공예의 미美 탐구 - 소반展

기간 ◦ 2018-05-04 ~ 2018-10-28

기간 ◦ 2018-04-18 ~ 2018-05-20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관 불교회화실

장소 ◦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2층 전시관 '결'

단체 ◦ 국립중앙박물관

단체 ◦ 한국문화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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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거나, 망각하는 Remembering, or Forgetting

도시, 풍경

기간 ◦ 2018-04-24 ~ 2018-06-17

장소 ◦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

장소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라이즈 호텔

단체 ◦ 대전시립미술관

작가 ◦ 아츠로 테루누마, 아사미 키요카와, 우지 하한,

쉬 바청, 김인배, 권하윤, 돈선필

기간 ◦ 2018-04-20 ~ 2018-06-30

점.선.면.展 기간 ◦ 2018-04-13 ~ 2018-05-27

웅얼거리고 일렁거리는

장소 ◦ 천안예술의전당미술관

기간 ◦ 2018-03-22 ~ 2018-06-24

단체 ◦ 천안문화재단, 천안예술의전당미술관

장소 ◦ 백남준아트센터 단체 ◦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

4·3 70주년 특별전 : 포스트 트라우마 기간 ◦ 2018-03.31 ~ 2018-06-24

금하는 것을 금하라 Not Allowed to Ban

장소 ◦ 제주도립미술관 기획전시실, 상설전시실

기간 ◦ 2018-02-26 ~ 2018-06-24

단체 ◦ 제주도립미술관, JIBS, JEMIN일보

장소 ◦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3, 4, 5전시실 단체 ◦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2018 기간 ◦ 2018-05-24 ~ 2018-05-27

이돈흥,리우정청 춘수모운展 : 예결금란

장소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알림관

기간 ◦ 2018-03-13 ~ 2018-06-17

단체 ◦ 사회적기업 일상예술창작센터, 서울디자인재단

장소 ◦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1,2 전시실 작가 ◦ 학정 이돈흥, 리우정청

예올 기획전 음용도구전 기간 ◦ 2018-04-19 ~ 2018-05-17 장소 ◦ 예올 북촌가 작가 ◦ 김덕호, 민덕영, 박미경, 이인화

오월의 산책 기간 ◦ 2018-05-01 ~ 2018-05-31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 단체 ◦ 국립현대미술관

씨실과 날실로 기간 ◦ 2018-04-17 ~ 2018-06-03 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단체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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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①

일상 생활의 사물에 감정을 이입하기란 쉽지 않다. 함도하 작가에게 가구가 가지는 의미는 조금 다르다. 의자, 책상, 방금까지 불을 밝혔던 조명은 개개인 감정의 자취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매개체다. 즉, 그에게 가구란 곧 나 자신이자, 감정 그 자체, 그리고 우리 모두가 느끼는 감정의 총화(總和)였다. “첫 인상에도 감정에 들어가고 아침에 눈떠서 잘 때까지 감정을 느끼는 게 사람이거든요. 비록 표현하지 않았더라도 사람이 죽을 때까지 가져가는 단어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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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감정을 품고 가구디자이너 함도하

표정을 드러내다

글 최예선 기자 · 사진 함도하 작가 제공

함도하 작가의 감정머릿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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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시리즈’가 서구풍 가구를 의인화 해 화려 하고 다채로운 느낌을 줬다면, 이번 ‘머릿장 시 리즈’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절제’였다. 화려한 듯 하면서 소박했고 감정이 온 가구를 휘감고 있었던 감정 시리즈와 달리 묵직하고 깊이 있 는 감정이 곳곳에 깃들어 있었다. “여기 있는 작품 모두가 제 감정이자, 저 자신 입니다.” 가구 디자인계의 떠오르는 신예, 함도 하 작가를 지난 3월 30일 저녁, 갤러리다온에 서 만났다. 1

1, 2, 3 함도하 작가의 도형 머릿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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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시리즈’에 이어 최근에 ‘머릿장 시리즈’ 를 내놨는데 설명 부탁드린다 머릿장 시리즈는 2017년 여름부터 작년 말까 지 6개월 간 하나하나 직접 옻칠을 하고 장식 도 달면서 만든 작품입니다. 감정을 담아 가구 를 의인화 한 감정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았 는데 이번엔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전 통가구를 테마로 잡았어요. 만드는 방식은 전 통 방식이지만 풀어내는 방법은 현대적인 팝 아트적 요소를 담으려 했어요. 젊은 세대들에 게 외면당한 전통 가구에 팝 아트적 요소를 더 해 회화와 같은 형태로 풀어내려 한 거죠.

저는 홍익대학교에서 목조형 가구디자인과를 전공했어요. 옛날부터 가구를 찾아 헤맸는데 저도 어쩔 수 없는 한국사람이더라고요. 제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가구가 전통가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굉장히 멋있는데 왜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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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될까 하는 의문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전 통 가구를 재해석 한 작품들은 많은데 제가 일 부는 너무 한 박자 멀리 갔다는 생각이 들었어 요. 저는 반 박자, 멀리 가지 않고 훼손하지 않 는 선에서 기법이나 방식은 옛날 전통가구 만 드는 방식으로 하지만 문양과 색감을 조금 다 르게 한번 표현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감 정시리즈의 연장선 상에서 하나 하나 감정을 담았어요. 특히 감정 머릿장을 보면 감정을 의 인화한 문양들이 곳곳에 들어 가 있어요.

함 작가는 머릿장에 직접 옻칠을 하는 작업에 서 숱한 ‘옻 독’을 겪었다고 한다. 옻 알레르기 가 있는 전통가구 장인이라. 직접 해야만 하 는 이유를 물었다. “가구가 아니고 작품이니까 요.”

/ 함도하에게 가구란? “애증이죠. 여자친구 같으면서도 때론 저를 너무 고통스럽게 하는, 하지만 동반자이고 친구죠.” /

함도하 작가의 감정머릿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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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도하 작가의 스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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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은? “나 자신이요.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게 뭔지 가장 잘 아는 건 나 자신이니까요. /

함도하 작가의 스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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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구인가 어렸을 때부터 가구들을 보면서 상상을 키웠던 것 같아요. 집에서 가구와도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어요. 하나의 친구였죠. 삐그덕 소리를 내 는 의자를 보면 ‘나 늙었어’라고 하는 것 같고, 엄마가 방문을 세게 닫으면 ‘아파’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가구에도 감정이 있다고 생각했 죠. 그리고 제가 앉아있던 의자는 제가 떠난 자 리에서도 제 감정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었 어요. 제가 한번 앉거나 만졌던 가구는 내 것이 되는 것 같았어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최후의 만찬’을 보면서도 사람들이 의자에 앉 아있는 각도나 자세가 다 제 각각인데 그들이 앉은 의자도 그 사람들의 감정을 대변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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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메인 테마는 항상 ‘감정’인데 그 이유나

1 아트부산2018에 전시된 함도하작가의 감정의자

계기는?

2 가구디자이너 함도하

저는 작품을 만들기 전에 글을 먼저 써요. 소설 처럼 픽션을 써내려 가죠. 그 스토리를 만들고 글을 다듬는 데 약 3개월정도가 걸렸어요. 그 리고 거기서 찾은 단어가 바로 감정이었어요. 결국엔 제 소설 안에 있는 인물들 사이의 감정, 거기서 발현되는 관계,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 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제가 작품으로 표 현해 놓은 감정들은 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 는 감정이에요. 눈치 보는 것, 슬픈 것, 기쁜 것. 근데 보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놓지 않 은 경우가 많아요. 우리는 감정을 보통 속이고 사니까요. 그래서 눈치 보는 감정을 담은 작품 에 가장 애정이 가는 것 같아요. 가구로 감정을 호소해보고 싶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 관심 가는 아이템이나 소재는? 짤막한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찍어보고 싶어요. 대상은 안정했는데 한 사람이 아침부터 저녁까 지 느꼈던 감정들을 짤막짤막한 프레임, 단면 적인 모습으로 찍어보고 싶어요. 이를테면 어 떤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 피곤해 하는 그 모습 2

086

2

을 그대로 담는 게 아니라 어깨의 한 부분을 담


아 거기서 느껴지는 근육의 감정들을 담고 싶

고픈 작가 안 좋아해요. 팔려야 예뻐져요. 쓴

어요. 한 순간, 찰나에 느껴지는 감정에 의한

소리도 들어야 고쳐지고 발전해요. 저도 그림

몸의 변화, 내가 보지 못하는 변화, 감정에 따

도 그리고 손으로 하는 건 다하긴 하지만 제가

라 버릇처럼 나타나는 변화들을 담아보고 싶어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배우려고

요. 아직까진 꿈이에요. (웃음)

하는 거죠. 저는 나이가 들어서 팔짱 끼는 노장 스승처럼 되고 싶진 않아요. 꼰대가 고집을 피

함 작가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계에

우면 권력이 되는 거죠. 전 그렇게 되고 싶지

서도 유망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말

않아요. (웃음)

삼성물산 여성 패션브랜드 구호(KUHO)와 가 구 전시회를 열면서 주목 받았지만 사실 그 전

컬래버레이션하고 싶은 작가나 분야는?

부터도 많은 작가들과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꾸

사진작가요. 지금 찾고 있어요. 제 작품을 찍은

준히 해왔다.

그 사진 위에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건 또 다른 감정이잖아요. 사진은 내가 찍은 대상이

컬래버레이션을 많이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무

프린트 돼서 나오는 거죠. 예를 들면 컵을 모양

엇인지

그대로 찍고 그 위에 말꼬리나 말 풍선을 달아

작가로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요. 제

서 컵이 생각하는 걸 그림 위에 그리고 싶어요.

직업이 결재를 받거나 회사 다니는 게 아니라

그럼 사진에도 감정이 담기게 되는 거죠. 감정

어떻게 보면 배짱이 같은 부분이 있어요. 내가

과 또 연결됩니다. 1분에도 여러 가지 생각을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서 작업하고 자고 싶

많이 하는데 사진은 그 한 찰나를 표현 해주는

을 때 자다 보니 쉽게 매너리즘에 빠지거든요.

거잖아요. 그 안에 그림을 그려 그 찰나의 감정

그래서 일년에 세 번은 협업을 하려고 굉장히

을 담고 싶어요.

노력해요. 정말 다른 분야, 스프레이 아트, 도

앞으로는 어떤 ‘함도하’를 만나게 될까.

3

예, 섬유디자인 하시는 분들 등등 저와 다른 분 야와 함께 하려고 해요.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어떤 가구디자이너가 되고 싶나

고요.

매달 매달 전시가 있는 가구 작가가 되고 싶어 요. 가수가 무대가 있어야 노래를 부르듯 제게

‘너 이리로 와, 나도 반 갈게.’ 그렇게 중간에서

무대는 전시에요. 매 순간마다 전시가 계속 잡

만나요. 합의를 봐요. 컬래버레이션이 제가 매

히는 가구 작가가 되고 싶어요. 작품은 팔려야

너리즘에 안 빠지는 이유 중에 하나예요. 그리

예뻐져요. 그 무대 위에서 선보이고 또 팔리면

고 제가 배우는 게 많아요. 얘기를 듣다 보면

서 제 작품도 더 자극을 받게 되는 거 같아요.

4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걸 떠올리게 돼요. 작가 들은 보통 자신의 세계관이 뚜렷하기 때문에

작가라는 사람으로서는 잔잔하게 옆으로 오지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그러한 교감에서

랖이 넓어지는 사람이 아니라 깊어지는 사람

감정이 생겨요. 처음에는 날을 세우고 만나요,

이 되고 싶어요. 화려하고 잘 하는 것도 중요하

서로가 다르니까. 그런데 제가 한 발 물러나면

지만 깊이감도 중요하잖아요. 내년 3월까지 전

그분도 물러나요. 그렇게 한 두 발 물러서다 보

시회가 풀(Full)이에요. 앞으로 해 나가야 되는

면 중간에서 만나요. 그럼 ‘어떻게 할까요’ 라

전시가 한 20개 정도. 개인전 4개, 페어(Fare)

는 이야기가 너무 무궁무진하게 나와요. 저도

가 6개, 콜라보 5개.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시는

그러면서 집에 오는 기분이 좋아져요.

데, 앞으로도 끊이지 않았으면 해요.

작품은 팔려야지 예뻐져요. 저는 대학로의 배3

3, 4, 5 함도하 작가의 스툴

5

087


Cover ②

진화하는 작가 도예작가 구세나 글 박수현 편집장 · 사진 구세나작가 제공

088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구세나의 세라믹 작품들

089


1

레몬 스퀴저, 고랭지배추, 컬리 플라워...

릉올림픽파크 라이브사이트 한국공예전에서 구 작가가 선보인 ‘강원도의 향’이 있다. 영락

전혀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단어지

없는 강원도산 배추 모형의 화병이 사람들의

만 하나의 공통점으로 귀결된다. 바로 자연. 도

시선을 특히 더 끌었던 이유는 무엇일가.

1, 2 롯데에비뉴엘에서 열린 구세나작가 개인전 전경 3 런던 Design Junction 2017에 출품된 구세나 작가 의 작품들

예작가 구세나의 주된 관심사는 ‘자연’이다. 도 예는 흙이라는 자연소재로 탄생하는 예술임에

“원래 자연물을 이용해서 작업을 많이 해왔습

도 분명 흔치 않은 주제들이다. 지난 4월 마주

니다. 자연에서 형태나 촉감, 색감에서 영감을

한 구 작가의 설명은 명쾌하다. 바로 ‘도자기’ 라는 이미지가 주는 고정관념을 깬 형태의 예 술을 추구하고 싶다는 것. 새로운 촉감과 색감 이 주는 영감이 구 작가를 ‘자연’으로 이끌었 다.

홍익대학교와 영국왕립미술대학원 도예·유리 과를 졸업한 구 작가는 국내 뿐만 아니라 영국 을 비롯한 유럽 각지에서 섬세한 관찰력과 상 상력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작품을 선보여왔 다. 생명이 없는 ‘수단’으로서의 자연 매개체에 상상력과 표현과 생명을 불어넣어 반복된 일상 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시각적 풍요를 선사한 다. 대표적으로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강

090

2


3

091


1

092


많이 받는 편이죠. 원래는 ‘촉감’이라는 테마

이징 세라믹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

로 영국에서 레몬과 컬리플라워로 많이 활동했

했습니다. 이번 개인전은 봄을 주제로 했습니

습니다. 배추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먹거리이고

다. 올해가 개띠여서 여기가 대중적인 공간이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 처음 시도해

라 개 캐릭터도 만들고 도자기 이외에 그래픽

보았습니다. 배추를 관찰했을 때 형태적으로

작업도 많이 하고 이제껏 만든 작품을 그래픽

도 재미있는 요소가 많았죠. 그 형태적 미를 그

으로 만들어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대로 담아내고자 배추를 캐스팅해 기본 형태를 ‘그래픽 작업’에 화들짝 놀라 질문을 이어갔다.

만들고 형태를 수정해 배추 꽃병을 만들었습니 다.”

“제 작업 자체가 디자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 니다. 제 작품을 명함처럼 그래픽으로 만들기 도 하죠. 덕분에 (다른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하기도 하고 제 작품의 그래픽을 입힌 옷이나 가방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도자’라는 입체물 외 다른 소재에 그래픽을 입혔을 때 느낌이 색 달라 재미있습니다. 그것 자체로 또 하나의 새 로운 느낌으로 공간을 구성할 수 있고 색감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죠.”

구 작가는 스스로를 ‘도예작가’로 여긴다. 다만 기존 전통 도예작가들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사 회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

“실용적이든 예술적이든 (작가로서) 큰 흐름

2

을 읽지 못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현재가 아 자연에서 얻은 위트 있는 구 작가의 독특한 디 자인은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에서 4월 30 일까지 진행된 구세나 개인전 ‘Imaginature'

1 구세나의 세라믹 작품들 2 구호 한남 플래그쉽스 토어에서 열린 GUHO x SENAGU 전시

니라 미래를 볼 수 있어야 하죠.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흐름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 합니다. 지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개인전에서

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구 작가의 시그니

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작품을 선보

처인 레몬 형태의 레몬스퀴저, 컬리플라워에서

인 적이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보면 제 작품이

영감을 얻은 플레이트, 앵무새를 그대로 옮겨

움직이는 식이죠. 도자기와 기술의 만남이 사

놓은 듯한 저그 등 예술적 관찰력과 상상력을

람들에게는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합니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에비뉴엘 각 층마다 조

다.”

화를 이루며 전시돼 있었다. 지금도 공예인들 중 예술에 증강현실 기술을 “레몬스퀴저는 영국 졸업 전시 때 처음 만들었

대입한 사람은 본인밖에 없을 것이라고 구 작

는데 작품은 도자기지만 원래 고정관념에서 깬

가는 확신한다. “지금도 4차산업 관련 수업은

형태나 새로운 시도를 선호합니다. 기존 스퀴

찾아가서 듣는 편이에요. 어떤 새로운 시도가

저 모양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가 없을까 고

없을까 이런 걸 계속 고민하고 있죠. 공간적인

민하다 레몬 형태 자체가 짜기 좋은 형태라 작

부분에도 단순히 기존 예술 갤러리보다는 좀더

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으로 현지에서 ‘라

재미있는 공간이 없을까 고민합니다. 갤러리는

093


1

094


2

좀 딱딱한, 일반인들이 다가가기 좀 어려운 느

보고 싶기도 해요. 한 예가 음식입니다. 푸드

3 구세나의 세라믹 작품

낌이 있거든요. 작가로서 사람들에게 시각적으

스타일링이 주는 싱싱한 느낌을 이미지화 하는

4 구세나 작가

로 신선한, 즐거운 무언가를 제시해 주는 것이

작업을 준비 중입니다.”

1, 2 롯데에비뉴엘에서 열린 구세나작가 개인전 전경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매번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구 작가지만 ‘도 구 작가에게 3D 프린팅 기술 역시 자신의 예

자’라는 전통이 가지는 무게감을 외면하는 것

술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피할 수 없는 ‘툴

은 아니다. 그럼에도 구 작가는 흙에 대한 애착

(Tool)’이다.

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방식과 색깔을 꾸준히 연마하는 것이 우리나라 도자의 역사를 잇는

“어떤 작업의 경우 3D 프린터로 원형을 만들

또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기도 해요. 적극적으로 기술을 활용하는 편이 죠. 모든 기술을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정도 배워 둔다면 표현의 폭을 더 넓힐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면서 나 만이 갖고 있는 감수성이나 상상력과 결합하는 식이죠. 물론 이 같은 기술만 가지고는 사람의 마음을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의 손만이 상대방의 마음을 울릴 수 있죠.”

구 작가에게 앞으로 예술가로서 해보고 싶은 새로운 분야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계속 하고싶은 것도 많고 호기심도 많아요. 그동안 상업적인 전시도 많이 했지만 오직 인 3

간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감성이 무엇인지 찾아

4

095


Talent Spot ① 1

‘움직임’의 예술

금속 공예가 임현철 글 우형주 기자

도자기, 가구, 장신구 등의 공예품은 ‘정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금속 공예가 임현철의 테이블 오브제는 그런 인식과 정반대의 느낌을 뿜어낸다. 무생물의 사물이 아닌 ‘움직임’과 감정을 불어넣은 작품이다.

임 작가의 작품 세계가 궁금하다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생각해 가며 기하도형의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움직임이 있는 사물이다.

형태로 디자인한다. 애초에 움직이는 것을 염두

작품들의 형태, 개념, 의도가 대부분 다르기 때

에 두고 형태를 그려 나가는 경우도 많다.

문에 다양하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움직임이 라는 하나의 큰 굴레로 묶을 수 있다. 단순히 열

움직임과 공예, 얼핏 봐서는 잘 어울리지 않는

고 닫는 것도 하나의 움직임이며, 모든 작품에

것 같기도 하다. 이에 철학이 있는가?

움직임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이런 움직임을

나의 작품들에 대해 많은 평가들이 있었고 그

위한 구조를 만들기 가장 쉬운 형태가 기하학

에 따른 많은 변화들이 있었지만, ‘재미있는 것

적인 도형들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자연 속에

과 갖고 싶은 것은 다르다.’라는 평가가 가장 기

서 모티브를 얻지만, 그 안에서 움직임을 부여

억에 남는다. 보기에 재미있고 흥미로운 작품들

2

096


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나 정말 갖고 싶은 작

고 바뀐 모습을 보면 그만큼 새로운 시선으로

품은 드물다는 말이다. 이 말이 나에게는 큰 울

바라보게 된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움직임이라

림이었다. 정말 가지고 싶은 작품에 대해 생각

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자꾸만 시선을 잡아 끄

해보며 사람과 사물 사이의 관계를 고민하게

는 힘을 가지게 하고 싶다. 또 손으로 조작하거

되었고, 단순히 독특한 요소와 특이한 형태를

나 씀에 따라 변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구조를

갖춘다고 해서 보고 쓰는 이들에게 얼마나 매력

주로 사용한다. 기계 장치나 외부 동력의 힘을

적으로 비춰질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빌리지 않으면 사람이 직접 만져야 한다. 이 과 정에서 자연스레 작품에 관여하게 되고 교감하

사람들은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꽃을 가꾸

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면서 늘 공예를 곁에 가까이 둔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내가 지금 공예품을 쓰고 있구나’하

공예 활동을 하며 겪은 난점들이 있는지?

고 느끼지는 못한다. 사람들이 자신이 쓰는 도

가장 어렵고 언제나 고민되는 것 중 하나가 작

구가 무엇인지 느끼는 순간은, 다양한 계기를

품의 가격을 매기는 일이다. 공예품이란 상품

통해 주변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할 때다. 그런

화를 고려하여 제작 공정을 줄이고 단가를 낮

다양한 계기 중 움직임을 선택했다. 가만히 있

추더라도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상품들

는 사물에서 무언가 변화가 일어난다면 자연스

에 비해서 고가일 수밖에 없다. 합리적인 소비

레 사람들은 호기심을 느끼고 한 번 더 바라보

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이런 공예품과 생산 상

게 된다. 한 번 더 바라보면 한 번 더 만지게 되

품들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여 무엇을 구매할

고, 한 번 더 만지게 되면 한 번 더 쓰게 된다.

지 정할 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

그런 과정을 통해 물건에 애착을 가지게 되는

다. 페어에 작품을 제출해 보았으나 ‘예쁘지만

것이다. 누군가가 공예품에 애착을 가지게 된

비싸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던 경험이 쓰라

다면 다른 사물들 역시 보다 열린 마음으로 바

리게 남는다. 스스로에게 ‘내가 가는 방향이 맞

라보게 될 수 있을 것이고, 그 사물이 가지는

는 것인가’하는 질문도 던졌었고.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 를 갖고 작업하고 있다.

앞으로의 작품활동 방향은?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서 좋은 작업

공예품에 반드시 움직임이 들어갈 필요는 없

을 선보이는 게 우선 목표다. 그 다음으로는 사

다. 형태 자체로 매력적인 작품들도 많고, 독특

람들을 사로잡는 작품을 만드는 것. 갖고 싶고,

하거나 참신한 발상을 통해 마음을 사로잡는

애착을 느끼고, 나만의 작은 보물이라고 느낄

작품들도 많다. 모두 좋아하는 작품들이다. 다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다. 개인적

만 내 작품들은 사람들과 한 번이라도 더 교류

으로는 먼 훗날 지난 작품들을 보면서 이렇게

하고 상호작용하기를 바란다. 작거나 중요해

변해왔고 꾸준히 발전했다고 느낄 수 있는 날

보이지 않는 움직임들도 내 작품에 있어서는

이 올 때까지 지치지 않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다. 3

움직이는 공예품 가운데서 본인의 작품이 가지 는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내 작품들은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작 품들은 심지어 움직이는지조차 모르도록 만들 어져 있기도 하다. 사람들은 천천히 움직이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

1 활개2 2 품다2 3 피다2

097


Talent Spot ②

‘선의 미학’

장신구 작가 원재선

장신구 작가 원재선은 해외 각종 공예페어에 작품을 출품하거나 미국의 공예 공모전 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보다 훨씬 발달 해 있는 해외의 아트주얼리 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은 원 작가가 한국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 주었다. “해외의 전시 중 한 관람객이 돋보기를 들고 와서 작품을 들여다보기에 깜짝 놀랐습 니다. 완성도 있는 작품이라는 칭찬을 들었습니다만 그 뒤론 작품의 내용만큼이나 표 면 상의 디테일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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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ing Lines _Brooch_ 170x170x80mm_Sterling silver, Stainless steel, Thread_2017_on th body


나는 선적인 작업에 흥미를 가지며, 선으로 그려진 장신구 를 만든다. 작업의 주된 관심은 시적으로 혹은 정서적 으로 우리들의 삶의 기록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 이다. 날마다 같은 시간이 반복되지만 저마다 갖는

1

다른 일상의 기억들을 금속선을 실로 감는 행위를 통 하여 기록한다. 이렇게 담겨진 다채로운 삶의 기록 들은 나의 의도에 의해 간결하거나 혹은 복잡한 선의 구조를 만들며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된다.

직선과 곡선을 드로잉 하듯이 그려내며 내부와 외부, 대칭과 비대 칭, 경계가 없는 상호작용, 그리고 다양한 색의 패턴으로 이루어 진 선의 구성으로 탄생되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선으로부 터 리듬을 느끼며 공예적인 기법들과 함께 인체로부터 공간으로 그리고 반대로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선의 반복적인 패턴을 만들 어낸다.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특유의 강한 물성을 가진 금속선위에 색을 입히는 과정이다. 금속과 실이라는 상반되는 물성인 두 재료의 결 합은 색채적인 한계를 갖는 금속 표면을 한 올 한 올 실로 감아 색 을 입히는 일련의 과정으로 색의 조화를 이루며 선이 가지는 절제 된 간결함 속에서 강인함과 유연함을 동시에 담는다.

2

― 원재선 작가노트中

3

원 작가는 앞으로도 도전적인 정신으로 국내와 국외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작가는 또한 “아직 한국의 대중문화 에는 예술장신구뿐 아니라 다른 공예 분야들이 충분히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며 다양 한 전시와 교육을 통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 Drawing Color_Brooch_130x170x70mm_Sterling silver, Stainless steel, Thread_2017 2 Drawing Lines_Necklace_180x230x10mm_Sterling silver, Stainless steel, Thread_2017 3 Blooming Lines _Ring_110x100x70mm_Sterling silver, Stainless steel, Thread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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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ent Spot ③

1

유리와 금속의 조화

작가 임지수 유리와 금속이 어우러지며 식기의 모습을 갖춘다. 나무와 새를 모티브로 한 식기는 고풍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유리공예가이자 금속공예가인 임지수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섬세한 작업을 펼친다.

일상에서 쉽게 쓸 수 있는 공예품을 주로 만드

겠지만 테이블웨어에 따른 식탁 분위기가 이런

는 것 같다

특별한 관계형성에 중요한 부분이다.

평소에 일률적인 것이 아닌 다양함에 가치를 두고,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매일 아침

작품활동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시 하

마시는 커피를 담는 잔이나, 식사 용기 같은 것

는지

에서의 사소한 변화에서도 다름을 찾을 수 있

제 작품은 주로 자연과 관련돼 있다. 우리들은

다고 생각한다. 생활하는 공간에 작은 변화를

자연물을 바라볼 때 편안함과 친숙함을 느끼지

주는 것으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만, 최근 시대가 급변하며 일상에서 자연을 느

식사시간에 만들어가는 관계는 다른 어떤 시간

끼기는 쉽지 않다. 누구나 매일 방문하는 식사

보다 특별하다. 기물 자체의 아름다움도 중요하

공간에서 자연을 가까이 할 수 있다면 이런 문

2

100


쁘게만 만드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 경우도 많 다. 나는 결혼 6년차에 접어들었고 매일같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며 식기를 그 누구보다도 3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사용자가 겪 을 만한 불편함, 번거로움 등을 최대한 줄이고 자 제작 과정에서 직접 시연해 보는 횟수도 많 고, 사용한 후에 보관하는 과정까지 고려해서 작업한다.

대한민국 공예 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젊은 작가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많이 만들어 제를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테이블웨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현재 공예트렌드

에 새와 나무 등을 등장시켰다.

페어나 디자인, 주얼리 관련 페어들이 열리고 있지만 회사들의 입점으로 상업적인 분위기로

한편으로 유리를 붙여 형태를 만들거나 판유리

변모하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

에 조각을 하면서 시각적인 답답함을 해소한

다. 대량생산되는 제품의 가격 경쟁에서 공예

다. 유리와 금속의 결합을 통한 작업은 지금도

품은 밀려날 수밖에 없고, 작품의 우수성만으

연구하고 있고,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로 어필하기에는 공예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인

싶은 표현 방법이다. 아마 유리를 적절하게 활

식이 아직 충분히 좋지 않다고 본다.

용할 수 있다는 점은 나의 강점이 아닐까. 앞으로의 목표는? 유리 외에 금속공예 분야까지 도전한 이유는?

올해는 그룹전 2~3번과 공모전 등을 통해 나의

유리에서 표현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작업을 많은 이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를 만들어

금속을 통해 좀더 섬세한 표현에 도전해보고

보고 싶다. 새가 등장하는 시리즈에는 아직 아

싶었다. 학부 시절에는 유리공예를 전공했지만

이디어가 많다. 당분간은 작업에 새가 다양하

대학원은 금속공예학과로 진학했고. 당연하게

게 들어가지 않을까.

도 금속이라는 소재의 특성을 이해하고 기술을 연마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에 와서야

1 함

유리를 전공했다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느끼지

3 설탕 프림기

만, 처음에는 금속으로 표현할 수 없는 모호한

2 소스볼과 도마 4 머핀 접시

형태나 유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형태만을 고 집했다. 아무래도 유리를 전공하는 만큼 내 작 품에서 유리가 대단하게 표현되어야 한다는 압 박도 있었고. 욕심을 버리고 작은 것 하나, 익 숙한 형태 하나에 집중하게 되니 그제서야 편 해졌다. 4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공예품이라는 특징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직접 사용하기 어려운 장식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더라. 심지어 직접 사용해봤냐고, 예

101


Talent Spot ④

공간의 예술,

도예작가 김혜령 “구조와 공간의 다양한 형태, 그리고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를 모티브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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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작가 김혜령의 도자기는 대중들에게 일반

자들이 계속해서 움직여갔습니다. 이 풍경들을

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전통 도자기의 형태와는

저만의 방식으로 형상화 해 단 하나밖에 없는

많이 다르다. 김 작가의 작품은 ‘공간’이라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

주제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표현한 미술품에 좀

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에는 제가 가지고 있

더 가깝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모노톤을 기반

는 것들을 담아둘 수 있어요. 사상, 고집, 신앙,

으로 엷게 채색된 삼원색은 공간을 이루는 그

아니면 오늘 하루의 사소한 이야기 같은 것들

림자의 이미지를 보다 확실하게 살려 준다.

말입니다. 매일같이 이것들을 담고, 또 어떤 날 은 꺼내서 드러내고. 그런 과정을 통해 관람객

“뉘엿거리는 해가 사물들의 그림자를 만들고,

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건물 사이의 틈들이 여러 도형들로 채워지고, 공사 중이던 집채의 골조들이 골목마다 선을 긋기 시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둠이 완전히 가라앉을 때쯤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1 Structural Bonding(detail)

또다른 도시의 모습을 보여 주었고, 모든 그림

3 Structural Bonding_122016

2 Room by room_201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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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①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5월 24일부터 4일간 개최 • 5월 24일(목)부터 5월 27일(일)까지 ‘리폼’을 주제로 DDP 알림터에서 열려 • 국제관, 생활관, 주제관과 핸드메이드 관련 취미, 체험 등으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 존’ 눈길 • 이집트, 태국, 싱가폴 등 17개 이상의 국가에서 핸드메이드 작가 참가 글 박수현 편집장

1

사회적기업 일상예술창작센터와 서울디자

잡는다.

2017

인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서울국제핸드메이 드페어 2018’이 5월 24일(목)부터 5월 27일

지난 2017년에는 아시아 대표 핸드메이드

(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터

권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아시아 핸드메이

에서 열린다.

드 네트워크’를 선포하고 홍콩, 대만, 태국, 베트남 등 핸드메이드 창작자를 소개했다.

올해 5회를 맞이하는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 어는 국내외 핸드메이드 관련 활동을 소개하 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발굴 및 확산하기 위 해 시작되었다. 핸드메이드는 생활 속 손쉬운 DIY부터 집짓 기까지, 개인의 취미영역에서 지역의 사회적 경제 영역까지 새로운 문화흐름으로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는 이러한 흐름 속 에서 핸드메이드와 다양한 사회영역의 창의 적인 결합을 만들고, 국내˙외 다양한 창작자 들과 시민이 만나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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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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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주제는 ‘리폼 (Reform)’이다. 리폼은 생활 속 가장 흔한 핸드 메이드 양식이다.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는 리폼이라는 익숙하고도 새로운 작업 영역을 소 개하고, 사회적인 영역 안에서의 리폼을 탐색한 다. 프로그램은 크게 생활관, 국제관, 주제관으로 구성된다. 수제 먹거리를 구입하고 캐리커처를 그릴 수 있는 이벤트 존과 직접 핸드메이드를 체험하고 갓 시작한 창작자들의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존도 마련한다. 생활관은 350여 팀의 핸드메이드 창작자들이 참가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집트, 태국, 싱가폴, 인도 등 17개국 이상의 창작자들이 참 가하는 국제관에서는 다채로운 문화권의 핸드 메이드 전통과 가치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입장권은 공식 홈페 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4월 1일(일)까지 구매 시 40% 할인된 가격으로 예매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공식 홈페이지(www.seoulhandmadefair.co.kr)를 방문하거나 사무국(T.02-333-0310/0317)으로 문의하면 된다.

1, 2, 3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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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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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② Focus ②

2016 생활의발견 서울공예박람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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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변기부터 새활용까지

서울디자인재단이 보여주는 공예의 ‘무한도전’ 디자인 문화 확산과 국제적 수준의 디자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서울시가 2009년 설립한 서울디자인재단의 행보가 남다르다. 서울디자인재단은 공예관련 행사는 물론 서울시내 다양한 공예관련 공간을 담은 '공예지도' 발간 및 메이커들을 위한 재료 및 가공업체 정보를 제공하는 어플인 '디자이너스맵'을 출시하는 등 '공예 생태계조성'을 위하여 다각화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문화적 요소가 반영된 고부가가치의 공예문화산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서울디자인재단의 '무한도전'에 주목해보자. 1

글 최유미 에디터 ·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올해 4월 27일부터 8월

색다른 비전을 제시하고있다.

26일까지 1층 전시실에서 폐기물에 디자인을

서울디자인재단은 2016년 첫 서울공예박람회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전시인 ‘무한한

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래, 매년 다른 주제로

새활용 상상 전’을 개최한다. 폐자전거, 폐유리

서울공예박람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서울공예

1 무한상상 새활용 전시참여 '글라스본' 2 무한상상 새활용 전시참 여 스튜디오 '비페이블'

병, 페트병 등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에 디자 인을 더하거나 활용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2

만든 작품들로 꾸며지는 이번 전시회는 최근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 면서 새활용을 통한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실 현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운 영하는 세계 최대 업사이클링 문화공간인 서울 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이 시민들의 삶 속에 철 학으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 2017년 9월 설립 되었다.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최경란)이 공예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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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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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는 매년 9월 ‘서울디자인위크’ 기간 중 DDP에서 열리는 공예박람회로, 2016년에는 ‘생활의 발견_밥그릇’을 주제로 열렸으며 2017 년에는 ‘주(住)_화장실 문화 변화에 따른 공예 품’이라는 색다른 주제로 개최되었다.

2016년 처음 열린 서울공예박람회는 수요미식 회로 널리 알려진 황교익 맛칼럼니스트가 총 감독을 맡으며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생활 의 발견_밥그릇’이라는 주제로 우리의 식문화 속 밥그릇을 다루고 생활속의 공예를 재조명하 여 기발하고 참신한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았 다.

2017년에 개최된 서울공예박람회에서 서울디 자인재단은 참신함을 넘어서 파격적인 시도를 꾀하였다. 바로 누구에게나 은밀한 장소인 ‘화 장실’을 주제로 선택한 것이다. 거기에 더불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셀프 인테리어 노하우를 전한 제이쓴(본명 연제승)을 큐레이 터로 선정하였다. 젊은 감각과 실용성으로 대 중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제이쓴을 통하여 생 활예술로서 공예를 보다 친숙하게 보여준다는 계획이었다. 그렇게 개최된 ‘2017 서울 생활의 발견_은밀한 공예’는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으 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앞서 언론보도자료를 통해 “시민의 문화적 만족도를 높이고 공예 관련 산 업과 타 분야 종사자들의 참여를 통해 산업간 교류의 장, 또 다른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서울공예박람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공예를 단순한 문 화와 예술의 한 분야가 아닌 산업의 한 분야로 녹여내겠다는 의지이다. 그리고 이것이 서울디 자인재단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 유이다.

1, 5 2016 생활의발견 서울공예박람회 전경 5

2, 3, 4 2017 서울생활의발견 은밀한공예 박람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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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rs

서울디자인재단, 8개 지역 프리마켓과 손잡고 프리마켓 개최 글 김소연 기자

서울디자인재단과 8개 지역 프리마켓의 협력으로 진행되는 ‘2018 공예프리마켓’이 5월부터 10월까지 서울시 전역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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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회를 맞이하는 ‘공예프리마켓’은 개성이 중시되는 소비 트랜드 변화로 공예품의 잠재적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생활공예를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접촉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공예에 대한 올바른 가치인식을 제고하고 공예소비를 확대시키기 위하여 진행되는 행사다.

올해 ‘공예프리마켓’의 주제는 ‘의(衣)’로 모자, 안경, 쥬얼리, 신발 등 다양한 의(衣) 관련 공예품 셀러가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지난 3월 올해 공예프리마켓 지원사업에 참여할 운영단체를 모집하여 지난달 본지 크라프츠를 비롯, 건대프리마켓 운영위원회, 웍스994, 리스페이스, 무소속연구소, 주식회사 라피스, 환경예술센터, 도프협동조합 등 8개 단체를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단체는 서울디자인재단으로부터 프리마켓 개최에 필요한 장비 및 홍보물을 지원받으며 서울디자인위크 기간 중 열리는 DDP공예프리마켓 행사에 참여한다.

한편, 크라프츠는 오는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양천구 양천문화회관 분수광장에서 'ART & CULTURE by HUMAN'이라는 주제로 공예프리마켓 <ARCH MARKET> (아치마켓)을 개최한다.

ARCH (ART & CULTURE by HUMAN)는 크라프츠가 공예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한 브랜드로 지속적으로 지역 공예품과 독창적인 디자인 제품이 한 공간에서 전시·판매 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 DDP에서 <ARCH MARKET> 행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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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ART & CULTURE by HUMAN)은 공예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게 위해 설립된 크라프츠의 브랜드입니다. <ARCH MARKET>은 다양한 공예・ 디자인 제품 및 볼거리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문화의 장입니다. www.archmar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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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MARKET 참여셀러 모집공고 명칭: ARCH MARKET(아치 마켓) 일시: 2018년5월 26(토)~27일(일) 11:00~17:00 장소: 서울시 양천구 양천문화회관 분수광장 앞 주관: 크라프츠 매거진, 서울디자인재단 후원: 양천사랑복지재단

ARCH MARKET 소개

현대공예매거진 크라프츠와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주관하고 양천사랑복지재단이 후원하는 공예프리마켓 <ARCH MARKET>이 오는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양천구 양천문화회관 분수광장 앞에서 개최됩니다. ARCH(ART & CULTURE by HUMAN)은 공예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된 크라프츠의 브랜드입니다. <ARCH MARKET>은 다양한 공예・디자인 제품 및 볼거리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문화의 장입니다.

참가대상

수공예, 산업공예, 생산공예품 및 새활용제품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 및 일러스트 작품 개성있는 디자인 및 리빙아트 제품

비용안내

개별판매부스: 토~일 50,000원 (1일 25,000원) 위탁판매부스: 토~일 130,000원 (위탁판매부스는 ARCH MARKET이 대행・위탁 판매합니다)

신청방법

아래 링크에서 온라인 신청서 작성 www.archmarket.kr

문의

www.krafts.news info@kraft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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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공예를 위한 새로운 접근 글 독립 큐레이터 박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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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의 도래는 모든 분야에 새로운 방법적 접근들을 요구한다. 알파고 (AlphaGo)를 통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한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시대적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인류 역사의 숨결을 지닌 공예는 이제 4차 산업혁명이라 는 또 하나의 문화적 도전을 받고 있다. 그것은 일방적으로 배척하거나 무조건 적으로 수용할 대상이 아니라 창의적인 접근 방식으로 융화를 시도해야 할 때 이다. 그럴 때만이 새로운 공예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것들이 합쳐지고,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다양함과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시대적 현상은 융합과 같은 사상의 발전에 밑바탕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정보혁명과 스마트혁명을 거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융합 현상은 이제 우리 시 대의 분위기를 대표하고, 함축하는 것 이상의 문화현상이 되었다. 이미 현시대 의 많은 부분에서 목격되는 이질적인 것들 간의 융합은 트랜디한 이슈로 미래 사회, 경제 문화의 진보를 예견하는 척도가 될 것이며, 현대사회에 주도적 역할 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 천년 동안 공예는 원초성을 중시하는 재료, 전통성, 수공성, 그리고 장인정 신을 근본으로 규정하고 기존의 테두리로서 장르를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 렇기 때문에 오랜 역사를 지나오면서 축적된 공예만의 지식과 경험은 21세기에 행해지고 있는 공예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장애물로 여겨지며, 다른 것과의 결

휴(休)/2005/

합에 소극적이었다. 공예의 장르적 관점에서 볼 때, 사회문화적 화두로 떠오른

물레성형 후 변형/

융합 개념의 적용은 그들에게는 일종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공예에서 이질

48X48X64.5(h)cm

적 대상과의 섞임이 단순한 산술적 결합을 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융합 과 정에 대한 원리, 체계화된 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또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가 요구된다.

융합을 실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분리주의적 또는 배타주의적 사고를 지양해야 한다. 이 사고방식들은 사고 자체를 고립시킴으로 경직되어 다양성을 인정할 수도 없게 만들며, 대상에 대한 편견과 획 일화를 유발함으로써 융합을 통한 새로운 창출을 방해한다. 융합을 위해서는 이질적 대상들 간의 다름이 그들 간의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간의 방식과 특성을 새로움으로 인식하는 창의적 접근이 요구되 며, 이러한 인식을 통해 대상에 내재된 가치와 에너지를 발견하는 자세 가 요구된다. 융합의 원리로는 개방, 수용 그리고 창조적 접근의 세 단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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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융합의 원리는 개방성에서 시작한다. 대상들에 대한 각각의 특수성을 인 정할 수 있는 편향적, 배타적이지 않은 개방적 사고와 태도는 이질적인 것들 간 의 간극을 좁히고 연결의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서로 다른 대상 간의 수용 과 혼합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둘째, 융합은 이질적인 대상들 간의 외형적 섞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개방성을 바탕으로 타자를 배제하지 않고, 이 해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관용과 공존의 자세가 필요하다. 다른 것 에 대한 존재 수용적 자세에 기초한 이질적인 것들 간의 융합은 상대에 대한 신 뢰 안에서 결합대상의 본질적 속성의 교차를 통한 수용 단계로 이행 될 수 있으 며, 이 과정을 거쳐 융합의 목적이 구체화된다. 마지막으로, 융합의 실현여부는 이질적인 것들 간의 결합 가능성을 예측하고, 맥락적 사고를 통해 과정 중 직면 한 문제에 대한 신속한 대처, 그리고 전체 결합과정에 대한 창의적이고 체계적 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융합의 성취를 위한 요구는 실행자의 상상력과 통 찰력에 의해 충족된다. 상상력과 통찰력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진행되 는 융합 과정은 이질적인 것들 간의 결합에서 필수적인 성장 동력으로서 새로 운 것의 창출을 유형화한다. 결과적으로, 섞임을 통해 새로움을 창출하기 위한 융합의 결합원리는 탈중심성에 의한 경계의 해체, 획일성을 지양, 다양성의 존 중과 갈등의 수용, 그리고 구분된 가치를 합치기 위한 자유로운 창의력에 기반 하고 있다.

서로 다른 맥락에서 기원한 유·무형적 특징을 결합하는 적용 방법은 모두 같 은 형태의 융합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결합의 대상, 환경, 그리고 목적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 섞임의 방법은 달라야 한다. 제롤드 레빈슨(Jerrold Levinson)은 다양한 결합의 상황에서 요구되는 특징적인 결합의 형식을 세 종 류(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로 제시했다. 이 세 가지 형식은 결합의 방법으로 써 독립적으로 특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뚜렷한 결합 개념에 의한 잠재적 가능성을 갖고 있다.

둘째, 물리적 결합은 서로 다른 대상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수평적으로 결합되 며, 결합을 위한 서로 다른 대상들의 물리적 형태와 특징적 내용은 수평적 결합 의 과정에서 그들의 정체성은 유지된다. 즉, 이 유형에서의 결합은 대상들의 본 질적 특성을 확인 할 수 있을 정도의 징후가 결합의 결과물에서 나타난다. 둘 째, 화학적 융합은 둘 또는 그 이상의 사물이 결합하는 과정에서 개개의 요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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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근원적 정체성이 어느 정도의 손실과 유지에 의한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 해 융합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이 형식은 요소들의 섞임의 결과물에서 그들의 순수한 상태와 본질적인 특성과는 차이를 보여준다. 셋째, 생물학적 융합은 구 성요소들에 대한 필요부분의 발췌와 부분적 조정에 의한 융합대상의 본질이 유 지된 결합을 넘어, 섞임의 과정에서 적용되는 구성요소들의 본성의 변화에 따 른 현상의 변화를 통해 융합의 결과물 자체의 새로운 의미와 형태를 창출하는 결합이다.

마지막으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융합방법에 기반해 공예에서 새로운 결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 축적과정을 통해 상식이나 논리가 통하지 않 는 문제나 한계를 인식하고, 주어진 환경과 재료를 창의적 활용해 최선의 해결 책을 찾을 수 있는 브리콜라주(Bricolage)형 인재가 필요하다. 공예에서의 일 반적인 제작과정을 넘어 이미 알려지거나 새로운 개념, 재료, 기술들을 조합하 고,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과의 협업하는 등 다른 것과의 결합을 진행하는 과정 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창조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새로운 표현의 창출을 시도 할 수 있다. 이는 공예의 디자인 및 제작능력의 향상과 더불어 공예 제작과정에 서의 새로운 접근을 통해 발전되고 확장된 융합 표현을 창출할 수 있다. 융합 공예를 위한 이 세 가지 조건의 충족은 이질적 대상에 대한 논리적 창의적 접근 과 결합이 가능하게 할 것이며,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공예 창출의 가능성을 확장할 것이다.

그러나 공예와 융합의 접목은 단순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 공예작품 제작 및 표현영역의 확장 등의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융합 공예가 제시 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기대하기에 앞서 ‘어디까지 결합 및 융합할 수 있는 것일 까?’ 그리고 ‘어느 지점까지 수렴되고 그 궁극적 도달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박중원은 국민대학교 조형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카디프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에서 석 사학위, 선더랜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주제전, 2016 공예트렌드페어 주제관 및 마에스트로관, 2017 밀라노 한국공예의 법고창신전, 2017 공예트렌드페어 마에스트로관, 2018 평창문화올림픽 한식문화행사 ‘잔치: 맛과 멋 으로 따스함을 나누다’ 전시 큐레이터를 역임했다. 현재 서울여자대학교와 경희대학교에 서 강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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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프츠> 정기구독 안내 Krafts는 격월간 발행 현대공예 잡지입니다. '사용하는 예술'의 아름다움에 끌리는 젊은 기자들이 만듭니다. 인류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대한 사랑으로, 새롭고 남다른 시선을 가지고 공예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섭니다.

가격 1권 12,000원 정기구독(1년, 총 6권) 70,000원 정기구독 신청 방법 전화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www.krafts.news)에서 신청 정기구독 및 광고문의 02-573-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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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첫번째 아치마켓 핸드메이드 공예품 디자인 리빙아트

2018년 5월 26(토)-27일(일) 양천문화회관 분수광장앞 11:00-17:00 주관: 크라프츠 매거진, 서울디자인재단 후원: 양천사랑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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