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2586-3975
설화수 복순도가
BRAND
VOL.7
값 12,000원
정원석 작가
PEOPLE 1
공방 판 온고지신
STYLE
거창유기 토토공방
LIVING
SUMMER / FAL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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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 FAL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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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공예의 가치, 쓰임으로 답하다. 현대공예매거진 크라프츠가 어느새 7번째 호를 발간하게 되었다. 첫 창간호와 비교하면 같은 잡지가 맞는지 싶을 정도로 많은 변 화가 있었다. 여러 공예작가와 공예관련인들을 만나며 들은 가장 큰 우려가 잡지의 지속성이었다. 그간 여러 공예 잡지들이 생겨 났다 사라져온 지금, 유일한 공예종합매거진인 크라프츠는 독자 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 중이다. 큰 기업에 속하지 않은 독립매거진의 특성상 우리는 변화에 유연 하다. 무엇이 더 나은 길인지 끊임없이 탐구한다. 그래서 나온 것 이, 이번 잡지이다. 그간 공예를 공예가 아닌, 작가 중심으로 조명해왔다. 공예품은 만들어진 그 순간부터, 작가의 손을 떠나 사용자에게 쥐어지게 되 며, 그 쓰임으로 마지막 가치가 완성된다. 그래서 우리는 쓰임에 좀 더 집중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1년 6개월 동안 치열하게 고민하며 깨달은 것이다.
크라프츠 편집장
최유미
8 | Edi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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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프츠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 30길 21 A동 1503호
@kraftsmagazine KRAFTS VOL.7 SUMMER / FALL 2019 ISBN 2586-3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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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문화 발행인
김향남 크라프츠는 전국 아티스트와 브랜드를 찾아다니며 만드는 현대공예 계간지
COVER PHOTO: 공방 판 (흑유시리즈 - 해태다관)
입니다. 모든 물건이 쉽게 쓰이고 버려지는 세상에서 정말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물건을 찾기 위한 여정이 담겨있습니다. ‘나만의 것’이 넘치는 개성 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Copyright© 2019 크라프츠(KRAFTS). 이 책의 저작권은 크라프츠에 있습니다. 본지에 수록된 글 과 사진은 크라프츠의 서면 허가 없이 사용이 불가합니다.
KRAFTS is a quarterly magazine for Korean crafts based in Seoul. Each issue is a snapshot of our journey to find things that we can truly love and cherish in an age of disposability. It is our aim to build a society that values uniqueness and craftsmanship.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ANY FORM WITHOUT THE WRITTEN PERMISSION OF KRAFTS.
10 | 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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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따로 또 같이의 미학 - 짜임공예디자인 그림 속에서 찾아보는 추억 - 구세인 The Better Blue - 할리케이 청자의 재발견 - 효천요
LIVING
놋그릇의 반란 - 거창유기 소담한 옹기밥상 - 공방판
그릇, 이야기를 품다 - 조오씨네-도도 일상 음식의 화려한 변신 - 토토공방 STYLE
오늘의 차(茶)이야기 욕실의 품격
PEOPLE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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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CULTURE
BR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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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예술에 숨을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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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에 사랑을 담아서, 호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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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미술품 구입을 어렵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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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가 골목길을 걷는 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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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수
86
- 아티스트 정원석
에코락(樂)갤러리
복순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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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Table of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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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IBUTORS
SUMMER / FALL, 2019
편집
글
최유미 | 편집장
최유미 박세환 박소은 김성우
사진
교열•교정
박소은 배수경
최예선
디자인
경영•광고
임태규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세환 | 이사
법률고문
발행인
박지선 | 법률사무소 장율
김향남 | 대표
김기화 | 마케팅
KRAFTS 제7호/2019년 Vol.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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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처: 크라프츠(KRAFTS)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30길 21 A동 1503호
잡지등록일: 2017년 11월 17일 등록번호: 서초, 마00098호
대표전화: 02-573-5513
인쇄: 영은문화㈜
팩스: 070-7755-5513
발행일: 2019년 7월 22일
16 |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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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의 미학 글•최유미 에디터 사진•박소은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큰 솥에서 각자의 접시 위에 음식을 담아주며 ‘나눔’을 경험하고, 함께 같은 음식을 먹으며 ‘공감’하는 과정일 것이다. 하나였던 것이 여러 개로
DESIGN | 짜임공예디자인
나뉘며 다시 함께하는 모습으로 변하는 것은, ‘따로 또 같이’의 가치이다. 전통의 짜임 방식으로 제작되는 ‘짜임공예디자인’의 나무 제품에는 이러한 가치가 담겨있다. 여러 조각으로 나뉜 듯한 나무 플레이트에는, 컵 코스터, 나무 접시 등 총 6개의 조각이 끼워져 있다. 나무 코스터 위에는 어떤 잔을 두어도 꼭 들어맞았다. 십자로 끼워 맞춰져 있는 나무 접시 들에는 미니 파운드 케이크와 블루베리를 놓아보았다. 그렇게 다 함께 두고 예쁘게 사진을 찍은 후 각 플레이트 조각들을 꺼내 앞에 두고 나누어 먹었다. 조각조각들을 다시 하나의 플레이트에 끼워 넣을 때는, 마치 퍼즐 맞추기 놀이를 하는 듯 즐거 웠다. 굳이 모든 조각을 내놓지 않아도, 각각의 조각 제품들을 따로 써도 좋았다. 조각마다 다른 나뭇결은 단조롭지 않아 더 좋았다. 서로서로 맞물려 연결된 짜임같이 식탁에 모인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어울려 행복하길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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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을 담고 제작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제품 속에는 ‘따로 또 같이’의 미학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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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서 찾아보는 추억 글•박세환 에디터
DESIGN | 구세인
사진•박소은
일상 속에서 만나는 단순한 사물이나 제품의 패키지를 그림으로 새롭게 표현하는 작가가 있다. ‘드로잉 스티커’로 이미 온라인 등에서 탄탄한 팬덤을 지니고 있는 구세인 작가다. 부엌 찬장에 서 흔히 볼 수 있는 양념통, 과일, 채소 스티커를 다이어리, 노트북, 휴대전화 케이스 등에 붙여 포인트를 주니, 누가봐도 색다른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드로잉 액자는 아기자기한 스티커와 달리 또 다른 따뜻한 매력이 있다. 부엌이나 침실, 서재 등 나만의 따뜻한 공간에, 직관적이고 어 렵지 않은 드로잉 속 오브젝트를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평소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합
가 쓰여진 제품을 보면 그제야 다른 나라에 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패키지 색상과 폰트, 소재와 형태를 유심히 보고 저만의 시각으로 그 도시를 기억해요. 그렇다보니 여 행 기념품들도 마트 제품이 대부분이죠. 집에 돌아와 기억 속 제품들을 그리면서 현지의 느낌 을 떠올려보는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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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모두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저는 그 나라의 마트에 가는거에요. 그 나라 언어
The Better Blue 글•박세환 에디터
사진•할리케이, 박소은
물빠진 청바지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가공해 백팩과 벨트백, 파우치를 내놓는 ‘업사이클’ 브 랜드 할리케이(Harlie K)의 김현정 대표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The Better Blue”로 정의한 다. 물 빠짐을 통해 탈색이나 화학공정 없이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을 디자인에 녹여낼 수 있
DESIGN | 할리케이
어서 친환경적이다. 수거된 청바지를 해체하여 일정한 간격으로 재단하고 올을 풀어 질감을 살 린 데님은 ‘파란 물결의 파도’를 연상시킨다. 청바지 외에도 커피마대자루, 자투리가죽, 자투리 데님, 헌 셔츠 등의 다양하고 이질적인 색감과 소재를 사용해서 보다 아트적인 제품을 제작하였 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은 저마다 다른 워싱과 주름을 자랑한다. 여행 시 가방은 악세사리 역할 도 하지만 편안함, 수납성 등 기능적인 부분이 우선이다. 데님라인, 커피마대라인 백팩과 메신 저백 모두 남녀공동 여행 가방으로 적합하다. 벨트백 라인은 파티룩에 잘 어울리는 여성용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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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아트웍처럼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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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의 재발견 글•최유미 에디터
DESIGN | 효천요
사진•박소은
도자기 그릇의 재질과 형태가 다각화된 요즘, 청자 그릇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에디터 역시 청자를 작품이 아닌, 그릇으로 마주하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효천요 권태현 명장의 제품은 꾸밈이 없다. 밋밋하다는 의미가 아닌, 사용자에게 편안한 그릇으로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의 권태현 명장이 만들어내는 청자 그릇은, 현대적인 식탁 위에서 전혀 이 질감이 없다. 청자 그릇에 컬러풀한 체리, 블루베리를 담아내 보았다. 청자의 클래식한 느낌은 사 라지고, 음식과 식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현대적인 공간에 맞게 청자를 재해석하려는 노력 덕분이다. 쓰임을 위해 새로운 기법과 디자인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명장의 또 다른 고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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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 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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놋그릇의 반란 글•최유미 에디터
사진•박소은
요즘 도자기 그릇에 푹 빠져있는 에디터에게, 한가지 미션이 생겼다. 도자기 그릇 뿐만 아니라, 다양한 그릇을 사용해볼 것. 그리고 그 후기를 독자들에게 알릴 것. 머릿속에 제일 처음 떠오른 그릇은 다름 아닌 유기였다. 친숙해 보이지만 화려하고, 도 통 쉽게 다가설 수 없던 그 그릇. 유기를 사용해보았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묵직함
처음 사용해본 유기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실 생활에서 사용하는 그릇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다. 스테인리스 그릇의 그것과는 비교조차 되 지 않는다. 식탁보를 깔고, 그 위에 샐러드를 넣은 유기 볼 을 놓아봤다. 놓을 때 낮은 울림의 ‘쿵’ 소리가 난다. 가벼운 음식인 샐러드에 무게감이 불어
LIVING | 거창유기
무거웠다. 바꾸어 말하면 묵직한 바디감이 있
넣어 졌다. 기분 좋은 무게감이다.
표면의 결
에디터는 무광과 유광 중에 고르라면 항상 무 광을 고집한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결 때문이 기도 하지만, 손끝에 느껴지는 실크 같은 보드 라운 감촉 때문이기도 하다. 유기의 표면은, 무광의 크롬도금의 표면보다 더 부드럽다. 만지고있어도 계속 만지고 싶은 촉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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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만큼 부드러운
예상보다 훨씬
현대적인 디자인 기억 속에 박혀버린, 유기-한식의 조합이 아 닌, 양식과의 조합으로 사용해보았다. 가족과 즐기는 휴일의 브런치라는 컨셉으로, 파스타 와 촙스테이크, 그리고 샐러드를 담아봤다. LIVING | 거창유기
유기 위에 옻칠로 컬러를 입힌, 식전 빵이 담긴 기다란 빨간색 그릇과 촙스테이크를 담은 청 록색 그릇은 그 어떤 양식 기보다 더 양식기 같 은 느낌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소재를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 아닌, 한국적인 느낌이 자연스레 스며든 우아한 양식기였다.
뽐내듯 내놓고 싶은, 나만의 그릇
무거운 유기를 데일리 그릇으로 쓰기에는 설 거지하는 사람의 고충이 적지 않다. 하지만 매 일매일 쓰는 밥공기가 아니고서는, 유기를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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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다. 정성스러운 상차림이 필요할 때, 친구들에게 자랑하고싶은 테이블을 꾸밀 때, 흔한 도자기 가 아닌 유기를 선택해보는 건 어떨까. 아마 우 주급 센스라고 칭찬받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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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한 옹기밥상
LIVING | 공방 판
글•최유미 에디터
흔히 숨 쉬는 그릇이라고 하는 옹기는, 주로 쌀독이나 발효음식인 장류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 용돼 왔다. 장독대 뚜껑을 깨고 혼나본 기억이 있는 세대의 사람이라면, 옹기만큼 정겹고 흔한 도자기는 또 없을 것이다. ‘무겁다, 시커멓다, 잘 깨진다’ 등의 편견을 떨쳐버리고, 모던한 옹기를 만드는 젊은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방 판’의 김승용 작가 역시 ‘젊은 옹기’를 만드는 작가이다. 그는 옹기의 미적인 부분을 부각시 켜 다른 식기들과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만들고 있다. 그의 제품 중 일상에서 사용되는 식기 라 인인 모던시리즈를 에디터가 직접 사용해봤다. 모던시리즈는 옹기의 따듯한 물성과 현대적인 색감이 어우러진 디자인이 특징이다. 한식 식기 로 구성돼 있어, 보리밥과 국, 그리고 몇 가지 반찬으로 반상을 차려보았다. 옹기 그릇들은 음식
단정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릇들은 무겁지 않았다. 옹기를 나이 든 사람들만의 그릇 이 아닌 젊은 사람들도 써보고 싶은, 손이 가는 그릇으로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대로, 쓰면 쓸수록 자꾸만 손이 갈 것 같은 제품이다. 새로운 느낌이면서도 쉽게 손이 가는 그릇을 찾고 있다면 옹기 그릇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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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적당히 돋보이게 하면서도 스스로 존재감을 빛냈다. 어떤 색채의 음식과도 잘 어울리면서도,
그릇, 이야기를 품다 글•최유미 에디터
그릇은 음식을 담는 도구일 뿐 아니라, 작가의 감성을 전달하는 하나의 예술품이기도 하다. ‘조 오씨네-도도’의 그릇은 하나하나마다 작가의 추억이 서려 있다. “큰 떡갈나무에 의지한 툇마루가 있는 한옥, 한옥 주변의 나무에 걸터앉은 구름과 새, 마당에 흐 드러지게 핀 각양각색의 수국 들... 어렴풋이 기억하는 어릴 적 우리 집 풍경입니다. 새하얀 백자
LIVING | 조오씨네-도도
위에 어릴 적 행복했던 추억을 담아보았어요.” 따사로운 추억이 담겨서일까, 백색의 도자 위에 얹혀진 푸른 그림 문양들은 차갑다기보다는 정 겹고 따듯한 느낌이 든다. 세워서 보면 영락없는 미루나무인 기다란 플레이트, 그리고 청기와 집을 형상화한 그릇. 음식 을 담아도 될까 싶을 정도로 그림 같은 그릇에, 시원한 냉우동과 초밥을 담아보았다. 밋밋했던 식탁이 마치 정지용의 시 ‘향수’의 한 구절처럼,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흐를 것 같은’ 풍 경으로 변했다. ‘조오씨네-도도’의 그릇은 잠시나마 에디터의 기억 속 깊이 자리 잡은 추억들을 마주하게 해주 었다. 그리고 소환된 추억들은 잠시나마 마음을 덥혀주었다. 기분 좋은 미소를 띤 채로 배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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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일어서니, 채워진 것은 비단 배고픔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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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음식의 화려한 변신
LIVING | 토토공방
글•최유미 에디터
예쁜 그릇은 그 자체로 예쁜 것과 음식이 담겼을 때 예쁜 것 두 가지로 나뉜다. 토토공방의 그릇 을 두 가지 중 하나로 굳이 분류하자면, 후자에 가깝다. 적어도 에디터가 이번에 사용해본 토토 공방의 제품들은 그랬다. 아주 노련한 스타일리스트의 손길을 거친 것처럼, 일상의 음식들을 놀 랍도록 음식을 돋보이게 해주는 ‘예쁜’ 그릇이었다. 처음 사용해본 그릇은 보울과 접시 사이 정도의 깊이의 플레이트였다. 한눈에 봐도 파스타를 담 아도 딱 예쁜 그릇이었지만, 계절감에 맞는 일상 음식인 콩국수를 담아보았다. 콩국수로 한 상 을 차리고 나니, 동료 에디터들이 다가와 탄성을 지른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먹는 게 최선인 줄 로만 알았던 콩국수가, 도자기 위에 들어서니 격이 다른 일품요리로 변신해있었다. 도자기 특유 의 청량감은 여름 별미음식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다음은 한식 한상차림을 꾸려보았다. 따듯한 밥상의 온기를 느끼게 하기 위해, 이번에는 흙 에 가까운 색의 식기로 플레이팅을 했다. 음식들과 그릇이 나무 테이블 위에 어우러져 말 그대
김민배·신연희 부부 작가가 만드는 토토공방 제품들은 실제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그릇이다. 투톤 그릇들은 알껍데기의 안팎의 느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고, 겉면은 흙의 질감을 살려 만든다. “음식이 돋보일 수 있는 그릇을 만들려고 해요. 그래서 그릇의 형태가 단순해질 수밖에 없고 조금은 단조롭기도 하죠. 인위적인 느낌 없이 부드럽게 손으로 빚어 이어진 느낌이 나는 그 릇들을 만들고 있어요. 자연스러움을 모토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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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자연을 담은’ 식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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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 토토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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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 오늘의 차이야기
오늘의 차(茶)이야기 글•최유미 에디터
사진•박소은
‘차 한잔하자’는 말은 오늘날, ‘어디 가서 목축이며 이야기하자’라는 의미의 관용어가 됐다. 차(茶)라는 단어가 어느샌가 마실 거리의 대명사가 된 오늘날, 진짜 차를 사랑하는 이들이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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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고 있다. 진짜 차 마니아들에게, 차는 단순히 마시는 것이 아니다. 다기를 정성스레 준비하고, 숙우에서 끓인물을 식히고, 차통에서 조심스레 찻잎을 꺼내 다관에 담는다. 맑게 우러나온 차를 찻잔에 따라 한 모금 마시게 되는 그 순간까지의 과정 모두가 차다. 오늘의 차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차를 담아내는 차 도구를 만드는 4명의 도예가와, 젊은 차 문 화를 이끄는 카페를 취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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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한잔에 피어오르는 꽃 봉오리, 단스튜디오
‘단스튜디오’ 이경희 작가의 차도구는, 흔히 요즘 많이 유행하고 있는 차분하고 심플한 ‘모던한’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모던함이 모두의 취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여성스럽 고 화려한 외관은 모던함과는 또다른 매력이다. 모란을 모티브로 청화백자 생활식기를 주로 만드는 ‘단스튜디오’의 다관은 역시 ‘부귀, 영화, 성실’을 뜻하는 모란 모양의 뚜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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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가 시그니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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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 오늘의 차이야기
기능과 디자인 모두를 잡은 차도구, 공방 판
젊은 차(茶) 마니아가 늘어나면서 여러 개성의 차 도구 선택폭도 다양해지고 있다. ‘공방 판’ 김승용•이나리 작가 부부의 다기는 소재면에서 독특하다. 유약으로 전통 방식의 부 엽토(나뭇잎이나 작은 가지 등이 미생물에 의해 부패, 분해되어 생긴 흙)와 천연재료인 나무재 등 친환경적인 재료만을 이용해 만들어진 옹기 제품이다. 기능적인 절수와 사용의 편리함을 고려해 디자인된 다기들은 손작업과 물레로 만들어진 다. 구름산, 해태 등 한국적인 요소들이 가미되어 미감과 재미를 더했다. “개성을 담은 여러 작업들은 요즘 젊은 취향의 차인들에 개성에 따라 차도구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 준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김승용 작가의 말처럼, 공방 판의 제품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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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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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 오늘의 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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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둔탁한 느낌의 다관은 막상 잡아보니 손에 착 감기듯 그립감이 일품이었다. 거친 겉면의 텍스춰는 화려
하지는 않지만 어디서든 눈에 띄는 무게감을 자랑한다. 손으로 빚었지만 합이 딱 맞는 다관 뚜껑은 신기할 정 도이다. 차도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탐낼법한 다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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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 오늘의 차이야기
푸른 하늘빛 속에 강물을 담은 듯한 다기, 토림도예
토림도예의 다기는 ‘차는 올드하다’는 편견을 없애기 충분하다. 우선 처음 만져봤을 때, 공산품에서는 볼 수 없는 굉장히 얇고 모던한 라인이 눈에 띄었다. 심플하고 군더더기가 없다는 게 첫인상이다. 토림도예 신정현 작가는 “얇다 보니 아무래도 사용하면서 약간 의 긴장감을 느끼게 되고, 그 긴장감은 곧 차에 대한 집중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토림 도예의 시그니처 컬러는 ‘빈티지 블루’다. 빛바랜 듯한 푸른색을 띠고 있는 이 색상은 푸 른 계열이지만 동시에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다기는 결국 차를 우리는 도구다. 차를 마시는 행위를 위해 실제로 사용되는 기물이다. 그래서 두고 보기에 예쁘지만, 사용감이 좋지 못한 기물은 오브제지 다기라고 생각하 지 않는다. 기초가 잘못 세워진 위태로운 건물 같은 느낌이다. 언뜻 보기엔 비슷할지라 도 결국 자주 손이 가는 기물은 정해져 있다. 신 작가는 “많은 선택지 중에 자주 쓰이는 기물이 되기 위해 작업한다. 차 맛을 제대로 뽑아내는지, 차의 향을 가두진 않는지, 차를 우려내는데 너무 뜨겁거나 무겁진 않은지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작업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샘플을 만든 후 꽤 많은 시간을 사용해보고 판매를 결정한다고 한다. 사용하다 보면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점 때문에 불편한지가 금방 보이기 마련이다. 그런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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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진적으로 개선해가며 작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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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 오늘의 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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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연할 정도로 얇은 찻잔은 어쩌면 차에 더욱 집중하게끔 하는 미니멀리즘의 발로일지도 모르겠다.
곳곳에 흑갈색 유약이 묻은 청동검 같은 오묘한 색상의 빈티지 블루 개완에 찻물을 담고 있자니, 땅과 하늘 사이에 물을 품고 있는 삼라만상이 표현된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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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 오늘의 차이야기
차와 커피의 신선한 크로스오버, 조오씨네 - 도도
도자 공예에서 작가들은 무엇보다 사용자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지만 작가의 개성과 사 용자의 편의성이 잘 버무려 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에 매진한다. 하지만 이렇게 태 어난 제품들이 때로는 의도와 다르게 사용되어지기도 한다. ‘조오씨네-도도’의 에스프 레소잔이 딱 그런 경우다. 청량감 넘치는 원색 계통의 커피잔이 녹차를 즐기는 젊은 소 비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으면서 찻잔으로 그 쓰임이 확장됐다. 차의 용도를 더해, 다 관을 곁들여 만들어 놓으니 새로운 형태의 찻잔 세트가 완성됐다. 조한범•오수정 부부 작가의 성을 따서 내세운 조오씨네-도도 공방은 다기 세트의 이름을 ‘미루나무 세트’로 정했다. 조 작가는 “미루나무 그늘 아래에서 꼭대기에 걸린 구름을 보며 차 한 잔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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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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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 오늘의 차이야기
일반적인 다관보다는 살짝 큰 느낌의 찻주전자는, 이미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 요소 덕에 만족감을 준다.
차를 따라 마시는 잔은, 에스프레소 잔으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다양한 방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크로스오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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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고 있는 요즈음, 차와 커피 두 가지 용도로 사용되는 이 제품들은 활용도 면에서 만점을 주고 싶다.
차(茶)를 사랑하는 이들 의 사랑방, 온고지신 글, 사진•박세환 에디터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것을 앎. 서울 샤로수길에서 차(茶) 전문 카페 ‘온고지신’을 운영하는 김봉석, 김명호 대표에게 차는 전통과 새로운 트렌드를 잇는 연결고리다. 입구로 이어지는 계단에 진열된 찻잎 주머니를 지나쳐 고목의 미닫이 문 앞에 멈췄다. 사진을 찰칵 찍어본다. 문을 밀 때 오래된 나뭇결의 따뜻한 촉감이 좋았 다. 매장 안에는 허브티 계열의 상큼한 향이 공기 중에 남아있다.
크라프츠: 생각보다 젊으시네요. 김봉석: 네, 저는 1988년생이고, 동업자인 김명호 대표는 1989년생이에요. 크라프츠: 차 카페를 오픈하셨는데, 그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김봉석: 작은 커피숍과 파스타 레스토랑을 운영했어요. 카페를 운영하면서 하루에 커 피를 한 잔 이상 마시면 머리가 아파 중간중간 티백 차를 마시기 시작했죠(웃음). 티백 이지만 차 종류가 되게 많더라고요. 차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라프츠: 너무 좋아서 공부하게 만드는 것이 취향의 힘이 아닐까요. 김봉석: 맞아요. 차를 마시면서 몸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도 제거되면서 몸과 마음이 가벼 워지는 느낌? 그래서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차를 수집하면서 사업을 준비했죠.
크라프츠: 매장 분위기도 그렇고, 주요 타겟층이 젊은 소비자일 것 같아요. 김봉석: 아직 가오픈인데도, 많은 분이 방문해주세요. 거의 20대 초중반 분들이에요. 젊은 분들에게 차는 생각보다 고루 하거나 어려운 문화가 아니에요. 정말 단순하게 접근 할 수 있는 분야에요. 우선 정말 예쁜 다기들이 많죠. 주전자 모양인 다관, 숙우, 찻잔, 각 다기의 역할은 누가 봐도 명확해요. 가지각색의 핸드메이드 찻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 럽게 차 문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점차 커지는 밀크티 시장도 차 문화를 쉽게 접 하는 데 한몫해요. 홍차 베이스가 많이 들어간 밀크티를 마시면서 홍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죠. 나중에는 홍차를 얼그레이,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아쌈 등 여러 가지 블렌딩 원료로 우려내 마시는 단계로 넘어가요.
크라프츠: 어떤 차 종류가 반응이 제일 좋은지. 김봉석: 직접 블렌딩한 차 종류를 찾으세요. 크게 ‘온고’와 ‘지신’으로 종류를 나눴는데, 지신 계열은 젊은 입맛을 겨냥한 말린 애플, 로즈힙, 시나몬 등의 원료를 섞은 허브티에 요.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차죠. 차를 처음 접하시는 분 도 ‘향이 되게 좋은데?’라는 반응이에요. 쉽게 마실 수 있습니다.
크라프츠: 준비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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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 차 외에는 아무래도 다기 플레이팅 관련 가장 많이 회의하는 편이에요. 차와 디 저트에 맞춰서 스타일링을 해야 하고 다기를 선별해야 합니다. 주로 ‘쨍한’ 식기나 고동 색, 파랑색 원색 계통을 좋아해요. 디저트 플레이팅 그릇은 한남동 이악크래프트 이현지 작가님 제품입니다. 다관, 숙우, 찻잔은 토림도예, 차호(차를 보관하는 함)는 옹기를 만 드시는 김승용 작가님이 만들어 주셨어요. 모두 차와 디저트에 맞게끔 커스터마이징 제 작된 것입니다. 플레이팅과 디저트 개발은 해외 아코르호텔 주방장 경력을 가지고 있는 김명호 대표가 맡아주고 있어요. 차 문화는 소중한 사람에게 대접하는 문화에요. 가오픈 기간이라 사람이 많을 때는 일회용 컵으로 차가 나갈 때가 있는데 손님에게 항상 죄송하 다고 사과합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잔에다 차를 대접하는 것은 죄송한 일이에요. 그만큼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좋은 경험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향기와 풍미를 오래 머금고 있는 흙 찻잔 속 차를 마시면서 보내는 시간은 색다른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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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의 품격
글•박세환 에디터
사진•배수경
하루에 우리가 욕실에서 보내는 시간과 중요도를 생각해 보았을 때, 욕실은 절대 무시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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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공간이다. 비단 씻는 행위뿐 아니라 나를 꾸미고, 힘든 일과를 보내고 난 후 리플레쉬 하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욕실의 무드 또한 리빙룸의 그것만큼이나 중요하지 않을까. 나의 욕실을 빛내줄 오브제들과 프리미엄 덴탈케어 루치펠로로 함께 꾸며본, 욕실의 품격을 소개한다.
STYLE | 욕실의 품격
해야지의 알루미늄 트레이와, Cruvue의 원석, 핑크톤 패키 지의 루치펠로 덴탈라인으로 꾸며본 페미닌한 욕실.
Craft Combine 의 플레이트와 Bud Vase. 대리석 플레이트는 오브제로 두어도, 비누를 올려 두어도 멋스럽다.
모던하고 시원한 패키지의 라운드어바웃 디퓨져. 여러 종류의 패키지를 마음껏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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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빌의 클래식 면도기로 꾸며본 두 번째 욕실. 은색레터의 루치펠로 패키지는 욕실의 청량함을 돋보이게 해준다. 나뭇잎을 꽂은 디퓨저는 라운드 어바웃, 원석이 놓인 플레이트는 해야지, 원석 제품들은 모두 Cruvue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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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블랙패키지의 루치펠로의 프로즌피루나 치약은 욕실의 품격을 살리는 제품이다.
“루치펠로의 감각적인 패키지 디자인은 특별함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하여 그들의 고급스러운 취향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 디테일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루치펠로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만족도에 대비하여 비용이 아깝지 않도록, 소비자의 가심비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죠.”- 루치펠로 오은영 대표
STYLE | 욕실의 품격
왼쪽부터 지키빌의 원목 클래식 면도기, 루치펠로, 해야지의 알루미늄 컵, 라운드 어바웃의 블랙라벨 패키지의 디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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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정원석 작가
엔지니어링, 예술에 숨을 불어넣다 - 아티스트 정원석
글•최유미 에디터
사진•정원석 제공
키네틱 아트. 동역학의 의미를 지닌 KINETIC과 ART가 결합한 키네틱
사 때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한 자동차회사와 함께
아트는, 말 그대로 동적인 요소로 표현되는 예술작품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실제로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업무를 해보니,
젠틀몬스터와 아더에러 등 여러 패션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널리 알려
이건 제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어요. 정밀한 기계
진 정원석 작가는 최근 5월 성수동 갤러리 스페이스 오매에서 키네틱
일수록, 엔지니어는 좁고 깊게 일할 수밖에 없어요. 저는 그게 싫었던
아트를 중심으로 한 자신의 개인전 ‘THE ORIGIN’을 열었다. 정원석
것 같아요. 부분적인 것 대신, 전체적인 것을 디렉팅하는 일을 하고 싶
작가는 한국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하고, 영국으로 건너가 RCA(ROY-
었습니다. 그게 바로 디자인이었어요. 그래서 당시 부전공이었던 디자
AL COLLEGE OF ART)에서 DESIGN PRODUCT을 전공했다. 엔지니
인과 교수님께, 제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학교를 추천해달라고 졸
어링과 디자인. 다른 듯 닿아있는 이 두 가지의 영역의 경계에서 활동
랐어요. 제 스스로에게 자극이될 수 있는, 내가 못 들어갈 만한 학교로
하는 정원석 작가를 그의 성수동 작업실에서 만나보았다.
요. 그게 RCA였어요. (웃음)
크라프츠: 한국에서 로봇공학을 공부했고, 영국에서는 제품디자인
크라프츠: 포트폴리오도 없는 공대생이 어떻게 RCA에 들어가게 된
을 전공하셨어요. ART & DESIGN 쪽으로의 급작스러운 변화의 계기
거죠?
는 무엇인가요?
정원석: 당연히 첫 지원에서는 떨어졌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
정원석: 로봇공학은, 사실 얇고 넓게 공부하는 학문이에요. 학부와 석
속 영국에서 지냈어요. 다음 해 지원을 위해 RCA 주변에서 지내면서,
사 정도의 수준에서는 다양한 방면을 훑는 정도의 공부였던 것 같아
알음알음 소개받은 졸업반 학생들의 졸업작품을 도와줬어요. 제가 엔
요. 어쨌건, 덕분에 자동차, 의학, 비행기 등등 원하는 영역에 대한 지
지니어인 만큼, 테크니컬한 부분에서는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도움이
식은 어느 정도 쌓았던 것 같습니다.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명, 두 명 도와주고 나니, 그들의 작품이 한편
ART & DESIGN 쪽으로 방향을 틀 게 된 이유는, 학부를 졸업하고 석
으로는 저의 포트폴리오가 되었어요. 두 번째 응시에서는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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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정원석 작가
PEOPLE | 정원석 작가
저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줬어요. “봐라, 이렇게 너희 졸업생들의 작품
어내는 게 바로 ‘디자인’이었어요.
을 만드는데 내가 이렇게 도움을 주었다. 내가 너희 학교 학생이 되지
크라프츠: 최근 개인전 ‘THE ORIGIN’에서 선보이신 연필깎이로 표현
못할 이유는 뭐가 있냐.” 결과는, 합격이었어요.
된 시계, 돌아가는 벨트로 만들어진 시계 또한 많이 인상 깊었습니다.
크라프츠: 첫 작품인 새(BIRD)는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요?
‘시계’라는 개념이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정원석: RCA에는 입학했지만, 엔지니어였던 저에게 갑자기 디자인적
정원석: 시간을 딱히 공상적인, 관념적인 부분으로 설명하려던 것은
인 감각이 생겨날 리는 없었어요. 그래서 첫 일 년은 무척 고생했던 것
아니에요. 다만 시계를 다양한 물리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싶었습
같아요. 그렇게 방황 아닌 방황을 하고 있었을 때, 첫 튜터링 교수님이
니다. 연필 한 자루가 다 깎여나가는 시간을 한 달로 두는 거죠. 한 다
어느 날 저를 도서관으로 부르셨어요. 갑자기 책을 막 꺼내서 바닥에
스가 다 깎여나가면 1년이 되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시계는, 다시
쫙 까시더니, “이게 네가 하고 싶은 거니?” 라고 물으시더라고요. 그게
돌고 도는 형태의 시계라면 제가 풀어나가는 시계는 저만의 방식, 비
레베카 혼(REBECCA HORN)의 작품이었어요. 날개가 펼쳐지고, 잉크
가역적인 동적 형태로 표현했어요.
가 뿌려지는 등 키네틱 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자신의 이념을 표현하
크라프츠: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는 작업이었죠. 그리고 그게 정확히 제가 하고 싶었던 거였어요. 제가
정원석: 지금은 아티스트로서 작품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요. 이제는 심
그렇게 갈구하면서도 어떤 것인지 몰랐던 것을, 교수님은 단번에 파악
플하고 간단한 기술로 더 많은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솔직히 지금까
하고 제시해줬던 거였어요. 그 이후로 공부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했어
지 엔지니어링과 관련된 부분, 테크니컬한 부분은 할만한 건 거의 다 해
요. 그렇게 처음으로 만들어진 오브제가, ‘새(BIRD)’입니다. 처음 새를
봤어요. 이전 제 작품 ‘새’만 하더라도, 부품이 200개가 넘어요. 다 제가
만들 때, 교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러이러한 개념을 오브
직접 만드는 부품들이고, 하나하나 도를 닦는 기분으로 만들었죠(웃음).
제 화하고 싶다 라고 했을 때, “그럼 디자인은 어떻게 할 거야?” 라는
이제는 저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집중할 수 있는 작품을 하려고 합니다.
물음을 받았어요. 날갯짓과 스토리텔링이 아트라면, 그걸 구현해내는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듯이, 패션계와는 지속해서 협업을 하고 싶어요.
것이 디자인이었죠. 내가 생각한 것을 실현하게끔 하는 솔루션을 만들
여러 브랜드 중 COS는 꼭 같이 협업하고 싶은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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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에 사랑을 담아서, 호호당
글, 사진•박세환 에디터
호호당 양정은 대표에게 보자기는 ‘예쁜 포장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의 감성을 대변하는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인 포장 은 소중한 이에게 살면서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는 아름다 움 그 자체다.
양정은: 살다 보면 누구에게 무슨 선물을 받았는지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지기 쉽죠. 엄청나게 고가이거나 특이한 선물이 아닌 이상은요. 그런데 보자기로 소중히 포장된 선물을 받을 때의 감 동적인 순간은 그 자체로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안에 어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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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 호호당
이 들었는지 상관 없이요.
크라프츠: 왜 보자기인가요.
크라프츠: 주로 어떤 손님들이 선물 포장을 의뢰하나요.
양정은: 보자기가 한국전통의 아름다움 가지고 있지만, 그 외에도 버
양정은: 그동안 고객들의 다양한 선물을 보자기로 포장해왔는데,
려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보자기를 포장
오래도록 많이 찾아와주시는 분들은 결혼을 앞두고 새로운 가족
치처럼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다른 용도로 다시 써요. 합성섬유가 아닌
을 맞이하는 분들이에요. 과하지만 않다면 새로운 가족에게 마음
면이나 린넨 소재만 고집하는 이유도 보자기를 손수건으로 재활용하는
을 전하는 문화는 정말 아름다운 전통이라고 생각해요. 외국인 친
분들이 많기 때문이죠. 다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하
구에게 선물할 때에도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오시는데, 주로 포장
게 만드는 것이 보자기의 매력입니다.
은 한국적인 감성으로 마무리하고 싶어 하십니다. 그럴 때 제 보
최근에는 친환경적인 접근으로 보자기가 다시 주목받는 부분도 있어
자기가 역할을 톡톡히 하죠.
요. 요즘 비닐봉지 사용도 줄이는 분위기잖아요? 또 예전에는 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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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하면 과할수록 고급스럽다고 좋아하셨는데 요즘은 환경에 대한 고
입니다. 그 보자기를 저희가 대신 포장해 드리는 비용은 따로 5천
민 탓에 포장재 소재도 꼼꼼히 살피시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원이 추가됩니다. 다림질하고 선물에 따라 적당한 포장법을 제안해서
크라프츠: 보자기 포장 비용은요?
쇼핑백에 담아드리는 과정까지 포함이죠. 포장법을 배우러 오시는 분
양정은: 저렴하게는 아기자기한 행주로도 포장을 많이 하시는데, 3천
들도 많습니다.
원부터 시작해요. 그 외 다른 전통 보자기 가격대는 1만 원~3만 원 선
크라프츠: 호호당을 시작하신 계기는?
DAILY | 호호당
양정은: 요즘은 잘 모르시지만, 저만해도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보자
보자기라는 이름에서 한복 원단 같은 느낌이 나는데, 꼭 옛스러운 원단
기를 허투루 버리시는 걸 본 적이 없었어요(웃음). 항상 집안 어딘가에
만 있는 게 아니라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보자기 외에도, 제가 아기를
넣어두셨다가 반찬 싸줄 때 꺼내시곤 하셨죠. 명절날 서울역에서 보자
키우다 보니 한국의 색이 담긴 배냇저고리, 유아용품도 디자인하고 기
기를 들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은 것도 이 이유인 것 같아요. 제가 보자
획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삶 속에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전
기 선물을 받으면 그걸 다른 사람의 선물에도 포장해서 줄 수도 있죠.
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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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에코락갤러리
어려운 미술품 구입을 어렵지 않게, 에코락(樂)갤러리 글•박세환 에디터 사진•에코캐피탈 서민주
에코락갤러리는 작가, 작품, 거래 시스템 모든 것이 평범하지 않은 미술 갤러리다. 가로수길 맞 은편, 하림 타워 2층에 위치한 이곳은 하림그룹 에코캐피탈이 운영하고 있다. ‘캐피탈’과 ‘갤 러리’.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지만, 에코락갤러리는 ‘미술품 60개월 무이자 할부 서 비스’를 제공해 누구나 미술시장에 쉽게 접근하고 작품을 소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세 수긍 이 간다. 에디터가 갤러리에 실제로 찾아가 보니 평일 점심시간에 가볍게 들를 수 있고, 주말엔 연인과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 갈 수 있는 오픈 된 공간이었다. 갤러리에서는 청년 신진작가들의 ‘제2 회 인물展’이 진행 중이었다. 전통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방식으로 인물회화를 표현 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평면 캔버스가 아닌 알루미늄판에 드럼 스틱을 두드려 굴곡을 만 들어 자신의 얼굴을 새겨 넣은 최소리 작가, 나뭇조각으로 섬세하고 미묘한 찰나의 표정을 표 현한 윤보윤 작가 등의 작품이 그 중 하나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어도 가격을 선뜻 물어보기 쉽지 않은 기존의 갤러리와는 다르게 작품 옆에 가격과 작품 정보가 붙어 있다. 60개월 이내에서 자유롭게 할부 기간을 정해 작품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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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할 수 있어서 부담 없는 가격이 놀라웠다. 커피 한두 잔 가격의 할부금으로도 미술 작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천만 원이 넘어가는 작품도 월 납부금만으로 보았을 때 합리적인 가격으 로 느껴졌다. 실제로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작품을 소유하는 기적’이 에코락갤러리의 홍보 문 구이다. 에코락갤러러의 온라인 플랫폼 에코락갤러리닷컴(ecorockgallery.com) 에서 더욱 더 편하게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1,300여 명의 작품 17,000여 점이 등록돼 있다. 구매 기 능 역시 오프라인과 동일하다. 예술품은 결국 나의 만족을 위한 기호품이다. 누구나 본인의 안목으로 컬렉터가 될 수 있다. 그 시작이 어렵다면, 에코락 갤러리에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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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에코락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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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해외르포
여행자가 골목길을 걷는 다는 것은 글•헤럴드경제 김성우 객원기자
거리에 선 관광객들이 큰 소리로 떠들었다. 저마다 신이 난 듯 목소리 톤은 격양돼 있다. 목소 리 주인들 중 일부는 카메라와 휴대전화로 바닥을 조준했다. 그리고 분주하게 셔터를 눌렀다. 바닥에 뭔가 있는듯 했다. 사진을 찍은 관광객들은 다시금 격양된 대화를 이어갔다. ‘뭐가 그렇게 신기하지?’ 문득 궁금해졌다. 무심한듯 관광객들이 서 있던 곳으로 다가가 여행 객들이 카메라를 조준했던 곳을 바라봤다. 육각형 타일들로 이뤄진 바닥에는 검은색 페인트 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용과 꽃 그림이다. 내 시선은 아까전 서있던 바닥으로 향했다. 그 곳에는 화장실 바닥같은 네모난 타일이 박혀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거리위의 모든 보도블럭 들이 다시 보였다. 거리에 깔린 보도블럭들의 모양은 구획별로 달랐다. 색깔과 모양이 각양 각색이었다. 올해는 조금 이른 여름 휴가. 휴식을 갖기 위해 지난 6월 2박 3일 일정으로 타이베이를 찾았 다. 한국에서 약 2시간 30분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간 타이베이에서는 여행기간 내낸 비가 내렸다. 타이완섬 북쪽에 위치하는 타이베이는 기후가 ‘고온다습’하다. 한여름철(6~8월) 월별 평균 강수량은 300mm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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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타이베이는 ‘우산을 쓴 도시’다. 여행객들에게 우산은 필수품이다. 그리고 도시 자체 도 항상 ‘두꺼운 우산’을 쓰고 있다. 그 두께는 얇으면 약 5~7층, 두꺼우면 수십층에 달한다. 타이베이를 가득 채운 ‘필로티 빌딩’들에 관한 이야기다. 타이베이 구도심의 고층건물들은 대부분이 1층 일부를 비워두는 필로티 구조로 건축돼 있다. 빈공간은 보행자들이 걸어다니 는 보도(步道)로 쓰인다. 네모자로 도심 한가운데 반듯하게 깔려진 보도들 입장에선 필로티 천장은 비를 막아줄 든든한 우산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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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해외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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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해외르포
‘두꺼운 우산’을 쓰고 있는 이런 도심지의 모습들은 타이베이를 처음 찾은 여행자들에게 색다 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건물 1층 필로티에는 형형색색의 광고판이 설치된다. 차량과 스쿠터, 고층건물로 빽빽한 타이베이 도심은 형형색색의 광고판 덕분에 더욱 가득찬 느낌을 준다. 빈 틈이 없는 느낌이다. 타이베이는 중국처럼 화려하면서도, 일본처럼 섬세한 도시다. 주요 사적지들은 ‘붉은색’과 ‘ 황금색’으로 화려하게 뒤덮여 있다. 하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다. 도심 곳곳의 조형물에서는 섬세함이 묻어난다. 화단에 설치된 울타리도 다양한 조각을 품고 있다. 타이베이 근교의 여행지들도 이런 타이베이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우리에게 ‘상업단지’로 잘 알려진 지우펀(九份)은 과거 금광이 있던 지역의 좁은 골목길을 상점가로 개조한 곳이다. 금광이 생기기 전 이곳은 원래 아홉가구만이 사는 산골 마을이었다고 한다. 인근 마을에서 들 여온 생필품 등을 이 아홉집이 나눠 가졌다고 해서 지우펀(아홉구 九, 부분분 份)이라고 불 렸다. 지우펀은 마을의 이런 역사를 제대로 간직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우펀 골목길은 서너 사람이 겨우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다. 골목길 양쪽으로 문을 연 가게들은 각양각 색의 물건들을 판매한다. 음식과 기념품, 도자기, 화분 등 가게마다 파는 물건은 특색이 있다. 골목길을 걷다가 머리위로 시선을 돌리면 수천개에 달하는 홍등이 여행자를 반긴다. 홍등에 는 검은색으로 ‘지우펀’이 새겨져 있다. 복잡한 곳이지만 실제 방문하면, 복잡함보다는 생기 가 느껴지는 것 같다. ‘풍등날리기’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타이베이 근교 마을 ‘스펀’도 그렇다. 스펀에는 좁은 철길 을 가운데 두고 주택가가 형성돼 있다. 이런 모습은 관광객들이 주기적으로 쏘아 올리는 풍등 과 어우러져 가득찬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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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시내에서는 별다른 관광지를 가지 않더라도 타이베이만의 이런 이색적인 모습을 담 다 보면, 시간이 금방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싱가포르 사진작가 제 이미 려 씨는 타이베이를 ‘뒷골목의 매력이 장점인 도시’라고 했다. “타이베이에서는 잠시 눈 을 감았다 뜨면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니까 그렇지. 골목길 갈 때도 모퉁이 하나만 넘어서면 색 다른 가게에서 서로 다른 물건을 판매해. 어떤 골목은 나무를 많이 심어놔서 도심에 숲이 우 거진 느낌이라면, 다른 골목의 매력은 갖은 조각들이 박혀서 멋을 내는 철창이 매력적이야. 싱 가포르는 타이완보다 좁은 나라인데도 그런 매력이 없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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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설화수 글•박세환 에디터 사진•신경섭, 설화수
평소 피부관리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30대 초반 남성인 본 에디터가 설화수 브랜드에 처음 흥 미를 느끼게 된 계기는 안티에이징 때문만이 아니었다. 코스매틱 브랜드 홍보매거진으로서 이례적으로 매 호 표지에 모델이 아닌 공예품이 실리는 설화수 매거진을 챙겨보며, 코스매틱 뿐만 아니라 전통과 헤리티지를 포함한 한국의 미(美) 전반을 기민하게 다루는 브랜드가 설화 수 외에 또 있을까 싶었다. 설화수 매거진에서 다룬 전통한지 조명에서부터 나뭇결이 살아있 는 트레이, 금속에 옻칠과 자개를 입힌 컵잔에 얽힌 스토리텔링은 공예매거진 에디터의 관심 을 끌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트다. 모든 브랜드가 그렇듯, 지향점은 소비자지만 공감을 끌어내는 방식은 다 제각각이다. 설화수 의 행보는 그래서 특별하다. 설화수는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해 대중과 전통 문화의 거리를 좁혔다. 자연스럽게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해외에도 홍보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외국어 투성의 브랜드 이름, 국적이 불분명해 보이는 여타 코스매틱 브랜드와는 달 리 설화수는 당당하게 한국적인 브랜드 이름과,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동양의 절제된 아 름다움으로 마케팅을 펼쳐나간다. 눈 속에서 피어나는 꽃(雪花), 그 빼어난 아름다움(秀)이라 는 브랜드명처럼 설화수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매화의 아름다움을 이상 향으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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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 설화수
메세나 활동,
‘설화문화전’에 대해 전통을 현대인의 눈높이와 감성으로 끌어올리는 데에는 지난한 노력
총 14인의 전통공예 작가와 현대 작가가 참여,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
이 필요하다. 지난 역사의 숨결이 마치 어제의 그것 마냥 느껴지게 할
인 2010 설화문화전에서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 ‘수작’이라는 주제를
수 없을까?
통해 작품 가치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코자 했다. 공예를 만드
아름다움의 가치에 대해 공감하고 재발견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특별한
는 작업인 수작(手作), 그 결과물은 미의 완성을 지향한다는 의미의 수
경험이 된다. 특히 그것을 한국의 전통문화에서 되짚어본다면 세대 간
작(秀作), 작품 간의 교류로 만난다는 의미의 수작(酬酌) 등 다양한 의미
의 공감을 형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설화수의 ‘설화문화전’이 바로
를 전달했다.
그러한 취지의 문화 메세나 활동이다. 전통,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
이후로도, 2011 ‘가설假說의 정원庭園’, 2012 ‘흙, 숨 쉬다. 옹기’, 2013
리에 모아 그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전시를 위한 문화 행사다. 누구나 공
‘활力,시대를 관통하다’, 2014 ‘스키닉스(SKIN=NIKS)’, 2015 ‘설화(說
감할 수 있는 한국의 미(美)를 전통과 현대의 균형과 조화 속에서 공감
話): ONCE UPON A TIME - 백일홍 이야기’, 2016 ‘설화(說話): ONCE
할 수 있다.
UPON A TIME – 견우 직녀’ 등의 문화전이 꾸준히 이어졌다.
설화문화전의 시초는 지난 2003년 구성된 ‘설화 문화 클럽’이다. 잊혀가
지난해 ‘포춘랜드 - 금박 展’은 기존 관람형 전시회에서 벗어나 능동적
는 전통문화의 가치를 알리고 계승하고자 40여 명의 문화 예술인이 참
관객 참여형 전시기획을 통해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의
여하면서 본격적인 문화 메세나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예술인을 후원
전통 금박 예술을 매개로 전통의 아름다움과 그 의의를 현대적으로 재구
하고 숨겨진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형태의 기금 마련
성했다. 직물 위에 얇은 금박으로 찍어내는 전통 기술인 금박을 통해 옛
자선 행사인 ‘설화문화의 밤’으로 진화했다. 자선행사를 통해 발생한 수
선조들이 그린 아름다움을 바라본 것이다. 또 동시대 현대작가 12팀이
익금을 비영리 문화 재단에 기부하는 등 한국 전통문화 발전을 위한 적
새롭게 접근한 금박과, 전시의 주축이었던 중요무형문화재 김기호 금박
극적으로 활동이 이어졌다. ‘설화문화의 밤’을 계승하면서 그 영향력과
장의 전통금박공예가 어떻게 어우러졌는지도 주목할 점이었다.
저변을 넓히고자, 누구나 참여, 공감할 수 있는 문화 행사로 발돋움한 것
전통과 현대의 상생에 대한 설화수의 철학은 지난해까지 한국, 중국, 싱
이 지난 2009년 시작된 ‘설화문화전’이다. 소박하고 자연스러움을 사랑
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총 6개국으로까지 확장했다.
했던 우리 조상들의 성품을 닮은 색, 백(白). 2009년 설화문화전은 백색
이러한 설화수의 글로벌 메세나활동은 ‘BEAUTY FROM YOUR CUL-
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공예 계승작가 8인과
TURE’라는 이름으로 전통의 숨결 속에 간직되어온, 가장 한국적이면서
현대 작가 8인, 촉망받는 신진작가 8인 등 총 24명의 작가가 함께했다.
세계적인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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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수와 전통문화의 만남 설화수와 전통문화의 만남에서부터 설화수 매거진에서 다뤄지고 있
피어나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변화의 유혹을 이겨내고 전통을 지켜
는 공예작가의 선정 기준, 한국적인 미와 가치에 대한 해외 반응 등 평
낸 올곧은 장인정신과 기술을 예술로 승화하는 작업 과정은 설화수의
소에 궁금했던 점을 정리해 설화수 브랜드마케팅팀을 이끌고 있는 배
철학과도 닮아있습니다. 설화수는 세대 간의 아름다움을 이어나가는
진영 팀장에게 직접 물어봤다.
방법이 결국 문화와 예술이라는 답을 얻고, 설화문화전을 통해 고귀한
크라프츠: 설화수와 전통문화의 만남,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됐나요?
전통의 가치와 숭고한 장인정신,궁극의 아름다움을 현대에 알리기 위
배진영: 우리 선조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며 인간과 자연은 하나라는
해 노력해왔습니다. 우리 전통문화에서 발견한 미학과 실용성이 설화
깨달음을 얻으며 자연으로부터 삶의 이치를 배웠습니다. 설화수는 자
수 제품을 통해 그 가치를 다시 평가받은 것처럼, 설화수는 설화문화
연의 섭리와 생명력을 온전히 응축시킨 아시아의 지혜, 바로 한방에
전을 통해 전통이 품고 있는 격조 높은 아름다움을 재조명하는 자리
근간을 두고 있는 브랜드죠. 따라서 브랜드의 시작점에서부터 우리의
를 마련, 계승하고자 합니다.
뿌리가 된 전통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이를 지키고 발전시키며 더
크라프츠: 그간의 설화문화전 중 가장 큰 반향을 불러온 설화문화전
욱더 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있었어요.
은 무엇인지.
설화수의 용기는 조선백자 중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넉넉하
배진영: 가장 큰 반향을 불러온 설화문화전은 단연 지난해 진행한
고 여유로운 멋스러움과 손끝으로 전해지는 담백한 감촉에서 전통의
‘포춘랜드-금박展’ 입니다. 해당 전시는 전통의 가치, 고귀한 장인정
미학과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은은한 기품이 느껴
신과 영원불멸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예로부터 영원한 아름다움
지는 설화수 고유의 패턴인 매화문 꽃살 문양은 한국 궁궐에서 여성
과 소망을 의미했던 전통기술인 ‘금박’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김기호
들이 머무는 공간을 에워싼 꽃담과 오래된 사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9 호의 원본 작품 세 점을 주축으로, 전통 금박
꽃살문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예술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제작한 현대작가12 팀의 신작이 전시됐
설화수의 광고 또한 출시 당시부터 한국적인 오브제와 전통 예술 작
습니다. 전시는 아모레퍼시픽 그룹 본사 로비공간에서 이루어져 누구
품을 설화수의 제품과 조화롭게 접목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분
나 오고 가며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기획했습니다. 전시 이외에도 작
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통 장인 및 현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여 한
가들의 다채로운 감각으로 창조된 놀 거리, 볼거리, 먹거리, 간직할 거
국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아트 콜라보 광고 캠
리로 구성돼 축제의 장으로써 많은 관람객의 큰 호응을 끌어냈습니다.
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의 장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한
크라프츠: 한국적인 미와 가치에 대해 해외에서의 반응은 어떤지.
국 국가 무형 문화 유산들을 직접 재현하며 한국적인 것들의 본질적
배진영: 지난2010 년 설화수가 미국에 처음 진출했던 당시, 현지 최
인 가치와 아름다움, 숭고한 장인 정신을 전하는 명작세트 컬렉션도
고급 백화점인 ‘버그도프 굿맨’은 입점 브랜드 매장 인테리어를 엄격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게 규제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설화수의 경우, 이례적으
크라프츠: 설화수는 매거진 등을 통해 지속해서 젊은 공예작가들을
로 브랜드 고유의 꽃살 무늬 문양과 색상, 한자 로고를 그대로 내세울
조명해오고 있는데, 선정 기준은 무엇인지.
수 있도록 하여 당시 업계의 주목을 받았죠. 이는 브랜드가 전하는 전
배진영: 설화수는 브랜드의 미학과 철학을 고객에게 널리 알리고 소
통적인 문화 이미지가 해외에서도 통했다는 의미죠. 이를 계기로 미
통하고자 2004 년부터 브랜드VIP 매거진 ‘설화수 매거진’을 발행해
국 여성 고객층을 중심으로 ‘보물 같은 브랜드’로 입소문이 나면서
오고 있습니다.
이후 ‘니만 마커스 백화점’에도 입점했습니다.
설화수 매거진에서는 작품의 소재나 표현방식에서 전통의 요소가 활
그곳에서는 실란 컬렉션 중 다섯 점을 재현하여 특별 전시를 진행하기
용되어 ‘전통문화의 재 해석’을 잘 보여주는 공예작가를 선정, 소개하
도 했습니다. 실란 컬렉션은 매년 콜렉팅을 위해 구매하는 해외 소비
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작품 속에서 전통문화에 대한 그들의 애
자도 있을 만큼 특별한 스토리와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또한2017
정과 열정, 그리고 이를 계승하고 새로이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창조하
년에는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는 모습을 고객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죠.
단독 매장을 오픈하면서 전 세계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습니
크라프츠: 설화수가 설화문화전을 매년 진행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
다. 작년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기간 중에는, 시진핑 국가
합니다.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와 국빈들에게 전달할 특별 선물로 설화
배진영: 투박하지만 정성스러운 장인의 손끝에서 아름다운 생명력이
수가 장인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한 국빈세트가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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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가치,
강남 신사동의 도산대로. 수많은 명품브랜드의 숍들이 늘어선 거리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에,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자리 잡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5층
글•최유미 에디터
문이다. ‘아시아 지혜의 미를 비추는 등불’이라는 설화수 브랜드의 철
으로 구성된 이 아름다운 건물은, 마치 황금빛 브라스가 건물 내·외 부 전체를 감싸며 빛을 담아내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건물의 디자인 컨셉이 아름다움을 비추는 등불을 형상화한 ‘랜턴(Lantern)’이기 때
학을 담고 있다. 1층에 자리한 헤리티지룸에 들어서자, 한 무리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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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반짝이며 안내 직원의 도슨트를 듣고 있었다. 조화와 균형을 강
만나볼 수 있다. 설화수는 매년 전통장인과의 협업을 통해 실란메이
조하는 설화수의 철학이 녹아 있는 이곳은 경복궁이나 인사동과는 또
크업을 선보이고 있다. 나전, 금박 등 다양한 공예기법으로 제작된 실
다른 결의 ‘코리안 헤리티지’를 보여준다. 헤리티지룸 안쪽 한 켠에
란메이크업은, 패키지 그 자체로 예술품이라는 느낌을 준다. 지난해
는 설화수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이상적 모습이자 자음단이 선사하
는 속 표면에 금선, 은선을 끼워 정교한 무늬를 완성하는 입사 기법의
는 자연스러운 윤기를 상징하는 커다란 달항아리가 전시되어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78호 입사장 홍정실 장인이 참여했다.
1층 테라스 공간에서는 오방색 크리스털 조명 아래 다과와 차를 즐
‘지혜를 담는 함과 함과 보자기’라는 뜻을 담은 지함보(智函褓) 서비
길 수도 있다. 실제로 국내외 고객이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스도 같은 층에서 제공된다. 지함보 포장서비스는 이곳에서만 제공
2층에서는 리미티드로 출시하는 실란메이크업의 16년 히스토리를
되는 것으로, 기품을 보여주는 포장 요소 하나 하나를 통해 예의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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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복을 비는 정성의 마음이 담아있다. 혼수용, 신부세트를 비롯한
적이었다. 티클래스와 뷰티클래스를 비롯하여 핸드터치서비스, 아이
다양한 포장서비스는 받는 이로 하여금 포장의 가치와 품격을 느낄
터치서비스 등 다양한 뷰티서비스는 홈페이지 사전 예약을 통해 만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설화수의 전 상품을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
나볼 수 있다.
는 제품존과 피부 고민별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카운셀링존이 자
화룡점정은 도산공원의 푸르름이 한눈에 들어오는 5층 루프탑이다.
리 잡고 있다
날씨가 맑으면 상시 오픈되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날
그 외의 층은 제품 홍보보다는 문화적 콘텐트를 느낄 수 있는 공간
도 따스한 바람과 청명한 하늘 아래서 진정한 휴식을 경험했다. 짧
이었다. 3층 컬쳐라운지가 대표적이다. 방문 당시 다도에 대한 설화
은 시간이었지만 면과 선, 색과 향의 조화 속에서 지극히 한국적인
수의 철학을 느낄 수 있는 티 클래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코스메틱
정서의 것들에 매료되기 충분했다. 공간과 어우러지는 설화수의 자
이 외면의 뷰티와 이어진다면, 이곳은 향을 이용한 터치, 마음을 가
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이야말로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가
라앉혀주는 티 클래스 등 내면을 함께 다스리는 서비스가 있어 인상
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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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그 자체로 아름다움 글•박세환 에디터 사진•복순도가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으로 인해, 특히 젊은 층에서는 한식집을 찾지 않는 이상 막걸리를 쉽게 접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막걸리는 윗세대 어른들의 술이라는 이미지가 컸다. 그러한 이 미지를 깨고, 쟁쟁한 외국 술들과 견줄 힙한 국내 막걸리 브랜드가 있다. 바로 복순도가이다. 취재를 위해, ‘복순도가F1963’을 방문한 일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막걸리 도가 를 보고 자라온 세대는 아니라 도가의 분위기를 연출한 인테리어와 소품, 소리, 향이 생경하게 다가오면서도, 전통 발효 방식을 한식 퓨전 음식과 함께 현대적인 브랜딩으로 풀어서 소비자 에게 소개하는 스토리텔링이 좋았다. 순식간에 식욕이 자극됐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에서 김 정식·박복순 부부의 손 막걸리를 힙한 젊은 브랜드로 재창조한 데에는 장남 김민규 복순도가 공동대표의 역할이 컸다. 미국 쿠퍼유니언대학(The Cooper Union)에서 건축을 전공한 김 대표는 양조장 건축부터 제품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특히 복순도가는 ‘발효’를 컨셉으로 다각화된 브랜딩을 전개하고 있다. 울산에 위치한 도가는 김 대표의 ‘발표 건축’을 컨셉으로 완성되었다. 발효의 개념을 확장하여, 공간의 차원에서 사물들이 서로 유기 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어떻게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로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김 대 표의 철학은, 레스토랑에도 그대로 담겨있다. 공간 구성은 물론, 막걸리가 담기는 잔까지 그 의 발효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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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와 음식, 그리고 도자기
글•박세환 에디터 사진•배수경
복순도가 손막걸리는 국내산 햅쌀과 누룩을 사용하고 저온으로 장기숙 성시틴 슬로우 푸드(slow food)다. 부산에 위치한 ‘복순도가F1963’은 복순도가의 전통 발효 문화를 그대로 옮겨온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다. 청량감 넘치는 시원한 막걸리의 목넘김만큼이나 만족스러웠던 부 분은, 여러 메뉴에 맞춰서 잔을 선택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복순도가 김민규 공동대표에게 ‘막걸리와 도자기의 만남’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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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프츠: 복순도가F1963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크라프츠: 막걸리잔 하나 하나가 독특한데요, 각 제품 소개를 해주신
김민규: 복순도가F1963은 울산에 위치한 도가의 발효 문화를 젊은 셰
다면.
프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한식을 구현한 곳입니다. 인테
김민규: 다양한 수제잔들을 수집해서 막걸리와 함께 선보이고 있습니
리어를 보시면 막걸리를 거르는 천을 천장에 매달아 놓았고요, 곳곳에
다. 우선 막걸리는 ‘사발잔에 마셔야 제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지현
발효되는 소리가 담긴 항아리를 배치하여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인상깊
작가님과 콜라보해서 만든 사발잔은 잔 바깥면이 평평한 모양으로 되
은 장소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어 있어 그립감이 좋고, 그릇이 넓어 시원하게 들이켤 수 있는 것이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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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입니다. 8각형 모양의 막걸리잔도 인기가 많은데요, 정 작가님이 만
기 좋습니다. 또 ‘WAVE TABLEWARE’라는 이름으로 복순도가와 콜라
들어 주셨습니다. 막걸리 외에도 물잔, 아이스티 잔으로 쓰여집니다. 얇
보 해서 탄생한 잔도 있습니다. 역시 사발잔인데요, 이잔은 막걸리잔 뿐
고 가벼워 호응이 좋습니다.
만 아니라 밥, 국, 요거트 등 용기의 활용도가 다양합니다. 잔 윗부분을
한식 레스토랑이다보니 광주요 그릇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막걸리잔
보면 물결 모양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중에서는 광주요 소리잔을 쓰고 있는데요, 소리잔은 잔을 잡은 밑 부분
크라프츠: 수제 그릇과 잔을 고집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에 구슬이 들어 있어 잔이 비었을 때 흔들면 소리가 납니다. 그러면 앞
김민규: 수제 그릇은 일반공장의 그릇보다 친환경적이고 품격있으며 따
사람이 잔을 채워주면 됩니다(웃음). 소리잔은 디저트 잔으로도 사용하
뜻함이 느껴집니다. 제가 추 구하는 발효음식, 발효건축과 더불어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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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라는 물성을 지닌 물건이 ‘도자기’라고 생각을 했 기때문입니다.
죠. 달콤하지만 단맛에 과함이 없으며, 새콤하지만 너무 신맛도 아닙
발효가 유익한 것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말했듯, 그저 차가운 흙이 세
니다. 적당한 새콤함과 달콤함이 있기에 한식, 양식 가릴 것 없이 어
라믹이라는 새 로운 유용한 물질로 변화하는 것도, 발효의 과정처럼
떤 안주든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도가의 대표메뉴 한식 해물파전, 비
하나의 유용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빔밥뿐 아니라 파스타, 구운 브리치즈 또는 드라이 플래터 같은 양식
크라프츠: 양식과 막걸리가 생각보다 잘 어울리네요.
안주와 함께해도 잘 어울려요.
김민규: 도가에서 직접 담금 된장, 고추장, 청, 김치의 개성이 어우러
크라프츠: 사람들의 취향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죠. 전
진 신선하고 품격있는 음식을 제공하지만 한식과 양식 퓨전식도 청
통주에 대한 젊은 세대의 접근방식도 다른 것 같아요.
량한 막걸리와 잘 맞아요. 특히 모짜렐라 감자전은 복순도가 시그니
김민규: 저는 도가라는 것이 술 판매 뿐만 아니라 하나의 문화라고 생
처 메뉴입니다. 일반적으로 막걸리하면 떠오르는 것이 전류의 음식
각합니다. 복순도가는 술 제조만 하는 공장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
인데요, 일반적인 감자전은 강판에 갈아 쫀 득하게 만드는게 특징인
습니다. 건축, 전시까지 폭넓게 활동하는 이유도 도가라는 공간자체
반면, 복순도가 모짜렐라 감자전은 채를 쳐서 바싹하게 굽는 것이 특
가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케팅에 있어
징 이며 감자전 안에는 모짜렐라 치즈, 땡초, 위에 감자칩, 치즈가루
서도 정서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도 복순도가 제
를 뿌려 감자의 맛과 치즈의 풍미를 더했어요. 기름에 구운 전이다 보
품의 브랜딩에도 이러한 ‘정서’를 담고 기존 전통적 이미지를 담기위
니 느끼할수 있는 부분을 청량감이 강한 복순도가와 먹으면 느끼함
해 굉장히 노력합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나만의 것’에 목말라하
이 줄여주죠. 막걸리가 또 산뜻한 스파클링 와인을 연상케 하기도 하
는 세대에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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