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s of Hanok, the Traditional Korean House Cha Jang-sup Photographs
차장섭
2017. 12. 4 Mon ~ 2018. 2 23 Fri
2017년 경북대학교박물관 특별전
비대칭의 균형, 그리고 여백
비대칭의 균형, 그리고 여백
차장섭
Walls of Hanok, the Traditional Korean House Cha Jang-sup Photographs 2017. 12. 4 Mon ~ 2018. 2 23 Fri
경북대학교 박물관장 한기문
韓屋의 壁 비대칭의 균형, 그리고 여백 사진전을 열며 이번 특별전 한옥의 벽 비대칭의 균형, 그리고 여백의 사진작 가 차장섭은 경북대학교 사학과에서 공부하였으며『조선후기 벌열 연구』,『선교장,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집이야기』등 의 저서를 남긴 역사학자입니다. 한국 가족사家族史 연구를 위해 전국에 산재한 종가宗家를 조 사하던 중 한옥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경북 포항의 고 택古宅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작가가 당연한 것으로 만 여겼던 한옥의 아름다움을 새삼 발견하고 직접 가 본 사백 여 고택의 각기 다른 모습과 그 아름다움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기록하였습니다. 작가는 한옥의 아름다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 하여 늦은 나이에 대학에서 사진을 본격적으로 배웠고 2008 년부터는 Mind·Image 전시회를 비롯 각종 단체전에 출품 하고 개인전도 열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서울 가나아트스페이 스, 온그라운드 갤러리, 안동 국학진흥원 유교박물관으로 이어지 는『한옥의 벽, 비대칭의 균형 그리고 여백』순회전시회를 열 기도 하였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한옥 벽의 “여백”이 단순히 비어 있음을 뜻하는 공백이 아니라 언제나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의 정신을 품고 있 으며 한옥의 벽면은 자유로운 면 분할로 아름다운 한 폭의 추상 화입니다. 이번 전시회가 굴뚝에 연기 피어오르고 방 안에 온기 가득한 정경을 그리면서, 그렇게 한옥의 모습을 우리 모두 가 슴 속에 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Han Gi-moon
Gr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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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屋의 壁 비대칭의 균형, 그리고 여백
우리의 집, 한옥
자유로운 면 분할
한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다. 흔히 인간을 소우주小宇宙라 고 하고 자연을 대우주大宇宙라고 한다. 집은 그 가운데 존재하 는 중우주中宇宙이다. 대우주와 중우주, 그리고 소우주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이다. 따라서 집은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 는 매개체인 동시에 사람, 자연과 더불어 하나로써 서로 조화를 이루는 존재이다.
한옥의 벽면은 자유로운 면 분할로 아름다운 한 폭의 추상화가 된다. 흰 회벽을 바탕으로 짙은 색 기둥과 보가 가로세로로 그어 지고, 그 사이에 크고 작은 문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같은 면 분 할은 장인의 솜씨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벽체 위에 자연스럽 게 표현된다. 이렇게 표현된 벽면은 군더더기 하나 없이 정갈하 고 담백하다. 기둥이 만들어내는 선만으로 구성된 벽면은 백의 민족의 순결함을 보여 주는 듯하다. 또한 서양 미술의 추상화가 차가운 기학적인 추상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옥의 벽면은 따뜻 한 인간미가 넘쳐나는 리얼리즘적인 추상이다. 몬드리안의 추상 은 치밀한 계산 위에 재고 따져서 정교하게 작도한 추상이라면 한옥 벽면의 추상은 살기 위해 집을 짓고 문을 만들다보니 자연 스럽게 형성된 생활의 흔적이다.
한옥은 자연과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축이다. 한옥은 부 지 선정에서부터 건축 형태에 이르기까지 자연을 존중하며 자 연에 순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건축물의 위치를 잡는데 있 어 지세地勢에 잘 적응하도록 하였으며, 건축물의 모습도 배경 이 되는 주변의 경관과 어울리게 하였다. 자연의 지세를 억누르 고 자연에 대항하는 듯한 자세로 지어지는 다른 나라의 건축물 과는 차이가 있다. 비대칭과 균형 한국의 전통 건축은 비대칭이다. 전체 배치를 놓고 보면 궁궐, 사찰, 서원, 향교 그리고 민간주택등 모든 건축이 좌우 비대칭이 다. 서양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의 건축들이 대칭구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서양 건축은 강박 관념에 가까울 정도로 심하 게 대칭을 선호한다. 비대칭의 구성은 건축물의 배치뿐만 아니 라 한옥의 벽면에서도 나타난다. 한옥의 벽은 다양한 크기와 다 양한 모양의 면들이 모여서 하나의 통일체를 이룬다. 그러나 가 운데를 기준으로 대칭을 이루는 벽면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언뜻 보면 대칭처럼 보이는 벽면도 양쪽의 다른 형태의 문을 배 치하거나 그 크기를 달리함으로써 비대칭을 추구한다. 그리고 완벽한 대칭을 이룬 벽면에서는 작은 소품을 다르게 설치하는 등 결코 경직되고 긴장감을 주는 대칭은 피하고자 하는 것이 우 리 한옥의 벽면이다. 한옥의 비대칭은 산만한 혼란을 야기하는 무질서와는 다르다. 나름대로 고도의 질서를 가지는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한옥의 비대칭은 좌우 모습이 거울에 비친 듯 똑같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보다 큰 균형감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모 습의 마당들이 자신들만의 아름다운 공간을 연출하듯이 한옥의 벽면 역시 다양한 모습의 벽면과 문이 만들어내는 공간 구성을 통해 서로 경쟁하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감싸 안는 조화를 이룬다. 서양의 건축이 대칭을 통한 외형적인 질서 라면 한옥은 비대칭의 조화를 통한 내재적인 질서라 할 수 있다.
2016년 6월 빨간 양철지붕집 학산재鶴山齋에서 차장섭車長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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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벽의 자유로운 면 분할은 한국인의 심성을 가장 잘 반영한 것이다. 조선의 여인들은 조각보에서 자연스럽게 추상미술을 사 랑과 정성으로 표현하였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목수들은 한옥의 벽에 그것을 재현해내고 있었다. 마음 가는 대로 가장 솔직한 미 술을 표현한 것이다. 장식적이고 의도적인 다른 나라의 미술이 다소 인위적이라면 자유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표현한 한옥의 벽 은 꾸밈없는 자연스러움을 담고 있다. 여백의 미와 단순미 여백은 단순히 비어 있음을 뜻하는 공백과는 구분된다. 여백은 빈 것처럼 보이지만 무엇인가 있음을 암시하는 공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백은 언제나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의 정신 이다. 비어 있다는 것은 언제든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 다. 가능성은 희망이다. 가득 채워져 있다면 이제는 지워지기를 기다릴 따름이다. 여백이 뭔가를 꿈꿀 수 있는 희망이라면 채워 진 공간은 더 나아갈 수 없는 절망이다. 한옥의 벽은 단순함으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단순함은 절제 의 구현으로써 부분을 이루는 각각이 하나의 통일된 주체 안에 서 파악된다는 뜻이다. 건축물의 부분들이 제각기 표정을 내밀 며 나서려 하거나 자기 흥취에 빠져 독자적인 얼굴을 가지려 한 다면 단순성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든 것들이 총체성을 갖고 하나의 목소리로 외침이 될 때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한 옥의 벽면은 단순함이 주는 아름다움이 있다. 한옥 벽의 색은 흑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단순한 색은 흑黑과 백白이다. 모든 색을 더하면 흑이다. 모든 색을 빼면 백 이다. 모든 선을 단순화하면 가로 선과 세로 선만 남는다. 몬드 리안은 색과 형태를 단순화했다. 색은 삼원색을 사용했으며, 형 태는 가로 선과 세로 선의 결합이다. 한옥 벽의 가로와 세로 선 의 결합은 몬드리안과 동일하다. 그러나 색은 흑백이다. 서양화 가 가장 컬러풀한 유화라면 우리 미술은 흑백의 수묵화이다. 흑 백黑白은 여백의 허실虛實과 같은 것이다.
차장섭
차장섭車長燮은 1958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인 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과정을 마쳤다. 조선사연구회 회장, 강원대학교 도서관 장, 기획실장, 강원전통문화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 교양학부 교수로 한국사, 한국미 술사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조선후기 벌열 연구』(일조 각, 1997),『고요한 아침의 땅, 삼척』(역사공간, 2006),『인 간이 만든 신의 나라, 앙코르』(역사공간, 2010),『선교장, 아 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집이야기』(열화당, 2011),『부처를 만 나 부처처럼 살다』(역사공간, 2012),『아름다운 인연으로 만 나다』(역사공간, 2013), 『자연과 역사가 빚은 땅, 강릉』(역 사공간, 2013),『한옥의 벽』(열화당, 2016) 등이 있다.
Cha Jang-sup
Bi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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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2017 2016 2011
한옥의 벽, 비대칭의 균형 그리고 여백, 경북대학교박물관 한옥의 벽, 비대칭의 균형 그리고 여백, 서울 가나아트스페이스, 온그라운드 갤러리, 안동 국학진흥원 유교박물관 선교장,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집이야기, 강릉문화예술회관
단체전
2015 2013 2009 2008
화和, 강릉문화예술회관 사진 새 옷을 입다, 강릉문화예술회관 공간, 강릉문화예술회관 Mind·Image, 강릉문화예술회관 강원도 사진가 초대전, 영월문화예술회관
Photographs
韓屋의 壁 비대칭의 균형, 그리고 여백
1. 초야에 묻혀 학문을 하다 경북 봉화 해저 개암고택 Original Family House of Gaeam, Bonghwa, Gyeongsangbuk-do.
봉화의 선비들은 비록 벼슬을 버리고 초야에 묻혀 학문과 덕행을 닦 지만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가장 먼저 나라를 구하는데 앞장섰다. 특히 해저의 의성김씨는 3대에 걸쳐 항일투쟁을 하였다. 벼슬을 하 지 않지만 위기의 나라를 구하는 것이 봉화 해저 고택의 특징이다.
2. 선비의 이상향 경북 안동 도산서당 Dosan-Seodang, Andong, Gyeongsangbuk-do.
도산서당은 퇴계 이황이 제자들을 가르치고 스스로 학문의 꽃을 피 운 곳이다. 선비의 이상향으로 중국에 송나라 성리학자 주자의 무이 정사가 있다면 조선에는 이황의 도산서당이 있다. 터를 잡고 5년 만 에 농운정사와 함께 완성한 도산서당은 퇴계 이황이 직접 설계도를 그린 것이다. 그의 깊은 사상이 그대로 담겨있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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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를 버리고 나라를 구하다 경기 여주 이인영 생가 Birth House of Yi In-yeong, Yeoju, Gyeonggi-do.
여주 이인영 생가는 한말의 의병장 이인영李麟榮의 생가이다. 이인 영은 한말에 명성황후가 시해되자 의병을 일으켜 13도 총대장 의병 으로 활동하였다. 이인영의 생가는 ㄱ 자 초가로 7칸 집이다. 좌측 으로는 부엌과 두 칸 안방이 있고, 한 칸 윗방이 있다. 꺾인 곳에 두 칸 대청을 두고, 한 칸의 건넌방이 있다. 시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단순한 초가집이다.
4.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수의 집 경기 이천 어재연장군 생가 Birth House of Eo Jae-yeon, Icheon, Gyeonggi-do.
어재연魚在淵은 고종 때의 무관으로 1871년고종 8 신미양요辛未洋擾 당시 미국 로저스 제독이 지휘하는 군함과 광성진廣城鎭에서 격돌하 다가 백의종군한 아우 어재순魚在淳과 함께 전사하였다. 그는 1841 년헌종 7 무과에 급제하여 1864년고종 1 장단부사를 거쳐 1866년에 공충도公忠道 병마절도사가 되었다. 로즈Rose 제독이 강화도를 침략 하는 병인양요가 발생하자 병사를 이끌고 광성진廣城鎭을 수비하였 다. 미군이 강화도를 침략하는 신미양요가 발생하자 강화도에 급파 되어 미군의 총공세에 맞서 고군분투하다가 장열하게 전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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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까치구멍으로 숨을 쉬다 경북 경산 영남대 민속촌 까치구멍집 Kkachi-gumeong-jip, Minsokchon of Yeungnam University, Gyeongsan, Gyeongsangbuk-do.
까치구멍집은 강원과 경북 북부 산간 지방에 분포하는 서민 가옥이 다. 추위와 산짐승의 공격을 막기 위해 방을 두 겹 또는 세 겹으로 이어 붙이고, 채광이나 환기를 위해 벽면에 구멍을 뚫은 게 특징이 다. 공기의 유통을 위하여 낸 둥근 구멍이 까치둥지를 닮았다고 해 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 구멍이 있는 집을 까치구멍집이라 부른다.
6. 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집 경기 고양 일산 밤가시 가옥 Residence of Bamgasi, Ilsan, Goyang, Gyeonggi-do.
밤가시 가옥은 조선후기 우리나라 중부지방의 전통적인 서민 농촌 주택의 구조를 원형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집은 약 150년 전에 건 립 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ㄱ’자형 안채를 중심으로 행랑채가 맞은 편에 대칭으로 지어져 있어 전체로 볼 때 ‘ㅁ’자형으로 구성되어 있 다. 특히, 지붕의 형태가 또아리 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소박하면서도 튼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50년 된 밤가시 초가 는 서민들의 생활사, 즉 온돌과 외양간, 아궁이 등의 한국 특유의 생 활사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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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민초民草의 자화상 경기 고양 일산 밤가시 가옥 Residence of Bamgasi, Ilsan, Goyang, Gyeonggi-do.
밤가시 초가는 똬리집이다. 똬리집은 평면 구성이나 지붕모양이 똬 리를 닮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좌우 각각 4칸이며 안마당 을 중심으로 담장없이 사방으로 방들이 배치되는 폐쇄적인 구조 를 이룬다.
8. 나무의 자연스러움이 빚은 아름다움. 경기 이천 어재연장군 생가 Birth House of Eo Jae-yeon, Icheon, Gyeonggi-do.
어재연장군 생가는 앞에 사방으로 개방된 바깥마당이 있고 일一자 형 사랑채가 바깥마당과 접해 있다. 또 사랑방 뒤의 안마당을 중심 으로 ㄱ자집 형태의 안채가 집 안의 중심이 되도록 자리잡고 있고, 안마당 동쪽에 광채가 있어 전체적으로 ㅁ자집 형태를 이룬다. 각 건물들은 띄엄띄엄 여유 있게 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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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지리산의 끝자락을 부여잡은 구석집 전북 남원 덕치리 초가 Residence of Deokchi-ri, Namwon, Jeollabuk-do.
남원 덕치리 초가는 억새풀로 지붕을 이은 집이다. 집 앞에는 논밭 이 있고, 그 너머로 지리산 봉우리들이 펼쳐져 있다. 지붕이 지리산 의 봉우리와 닮아 자연과 하나된 느낌이다. 흙을 쓰지 않고 돌로만 쌓은 강담이 집을 둘러싸고 있다.
10. 난蘭, 술酒, 책書을 사랑한 선비의 집 전북 익산 가람 이병기 생가 Birth House of Yi Byeong-gi, Iksan, Jeollabuk-do.
가람 이병기 생가는 대나무숲 속에 둘러싸인 단정한 초가이다. 선 비의 은근하고 담백한 생활의 멋을 느끼게 한다. 가람 이병기는 스 스로 술복, 제자복, 화초복의 세 가지 복을 가진 사람이라 자처했다. 허세나 야단스러움이 없는 적절함이 우리 말과 글을 가다듬는 데 일 생을 바친 선생의 체취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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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율곡 이이의 꿈 강원 강릉 오죽헌 Ojukheon, Gangneung, Gangwon-do.
신사임당과 율곡栗谷 이이李珥가 태어난 집으로 조선 중종 때 건축 되었다. 기둥머리에 배치된 공포栱包는 주택건축에서 보기 드문 이 익공형식二翼工形式이다. 그러나 쇠서의 곡선에는 굴곡이 남아 있 고, 첨차檐遮의 형태는 말기적인 주심포집과 공통되는 특징을 지 니고 있다.
12. 산을 등에 지고 가슴에 물을 안다 경북 상주 양진당 Yangjindang, Sangju, Gyeongsangbuk-do.
상주의 양진당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킨 조정趙挺이 지은 것 이다. 양진당은 다락형태의 고상형 구조이다. 이같은 구조는 습한 기후와 강물의 범람 등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사랑채가 강물 의 범람으로 무너진 것을 고려하면 양진당이 누상형樓上形으로 지 어진 이유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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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비대칭의 비례와 균형 경북 안동 하회 양진당 Yangjindang, Village of Hahoe, Andong, Gyeongsangbuk-do. 충효의 정신이 강물되어 마을을 감싸 도는 안동 하회 양진당은 겸 암 류운룡의 집으로 가장 오래된 풍산류씨 대종가이다. 입암 류중 영의 호를 빌어 ‘입암고택立巖古宅’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 류중 영은 류운룡의 아버지이다. 건물 안쪽 천장은 지붕 재료가 훤히 보 이는 연등천장으로 꾸몄고 한석봉이 쓴 ‘양진당養眞堂’이란 당호와 함께 여러 현판들이 걸려 있다.
14. ‘팔련오계八蓮五桂’의 고택 경북 안동 풍산 학암고택 Residence of Hagam, Andong, Gyeongsangbuk-do.
안동 풍산읍 오미리는 풍산김씨 집성촌이다. 김양진金楊震과 증손 자 김대현金大賢이 크게 이름을 떨쳐 가문의 위상을 높였고, 김대 현의 아들 8형제가 모두 진사시에 합격하고 이들 중 김봉조·김 영조·김연조·김응조·김숭조가 문과에 급제하자 인조가 ‘팔련오 계八蓮五桂’라고 하면서 ‘오미五美’라는 마을 이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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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구름에 달 가듯이 자연 속에 살다. 경북 청송 평산신씨 판사공파 종택 Original Family House of the Pyeongsan Sin Pansagongpa Clan, Cheongsong, Gyeongsangbuk-do.
청송 중평마을은 평산신씨 집성촌이다. 고려 개국공신 신숭겸의 후 손들이 조선이 건국되자 세상을 등지고 진보에 은거하였다. 연화봉 을 배경으로 가장 높은 곳에 평산신씨 판사공파 종택이 자리하고 종 택의 서쪽으로 서벽고택과 사남고택이 연이어 지어졌다. 조선시대 종법질서에 따라 공간구성 체계와 분가할 때 터를 잡는 방법을 준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6. 청백한 재상이 살았던 청빈한 집 충남 아산 맹씨행단 Haengdan of the Maeng Clan, Asan, Cungcheongnam-do.
맹씨행단은 맹씨가 사는 은행나무 단이 있는 집이란 뜻이다. 맹씨행 단은 14세기 중반에 지어진 집으로 현존하는 전통 가옥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이지만 옆에는 집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은행나무가 집 을 지키고 있다. 맹사성이 살았던 옛집 맹씨행단은 그가 청백리임 을 단적으로 보여주듯 그 규모가 단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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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편안하고 여유로운 비대칭 경기 화성 정용래 가옥 Residence of Jeong Yong-rae, Hwaseong, Gyeonggi-do.
정용래 가옥은 안채 상량문 묵서에 ‘大韓光武三年己亥二月二十四 日未時立柱上樑’이라고 적혀 있어 1899년에 건립되었음을 알 수 있 다. ㄱ자형 안채와 ㄴ자형 사랑채·행랑채가 모여 경기도의 전형적 인 튼ㅁ자형 평면구조를 보이고 있다.
18. 날줄과 씨줄이 만나 만들어진 면 경북 봉화 해저 개암고택 Original Family House of Gaeam, Bonghwa, Gyeongsangbuk-do.
봉화는 선비들의 은거지로 널리 알려져 왔으며 이곳 사람들은 옛 날부터 학문을 숭상하고 예절을 지키며 농사에 힘써 항상 절약하며 검소하게 생활하여 왔다. 해저의 고가들은 의성김씨 입향조인 팔오 헌 김성구의 ‘청빈하게 살라’는 유훈을 받들어 양반 주택의 처마 끝 에 달았던 부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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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밤나무로 지은 집 경기 고양 일산 밤가시 가옥 Residence of Bamgasi, Ilsan, Goyang, Gyeonggi-do.
밤가시 초가는 일산 신도시 중심에 있다. ‘밤가시 초가’라는 독특한 이름은 과거 이 마을에 밤나무가 울창하였고 밤나무를 재목으로 집 을 지었기 때문이다. 실재 기둥·대들보·문지방·문설주·마루· 서까래와 가구·생활용품들을 모두 밤나무로 만들었다.
20. 산으로 돌아간 고매한 선비의 집 대구 달성 조길방 가옥 Residence of Jo Gil-bang, Dalseong, Daegu.
조길방趙吉芳 가옥은 해발 450m 정도의 높은 산간마을에 있다. 원 래 대구 동촌비행장 근처에 살고 있다가 9대조 조광국趙光國이 가 화家禍를 당하여 홀로 이곳으로 들어와 정착하였다. 안채는 정착 당 시인 1784년경에 건립하였으며, 사랑채는 1925년경 확장하고 아래 채는 1955년경에 무너진 것을 다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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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배려의 넉넉함이 있는 만석꾼의 집 전북 정읍 김동수 가옥 Residence of Kim Dong-su, Jeongeup, Jeollabuk-do.
김동수 가옥은 조선시대 양반 가옥의 백미이다. 조선 중기 상류층 주택의 면모를 잘 갖추고 있는 김동수 가옥은 만석꾼의 집이지만 소박함과 질박함으로 친근미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먼저 상대를 배려하는 넉넉함은 우리 한국인의 심성을 꼭 닮아 있다.
22. 닫힘의 벽과 열림의 문 충북 청원 문의문화재단지 부강리 고택 Residence at Bugang-ri, Munui Cultural Assets Complex, Cheongju, Chungcheongbuk-do.
충주호는 1985년 남한강에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인공호수이 다. 댐 건설로 많은 문화재들이 수몰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이에 수몰 지역의 문화재를 원형대로 이전, 복원하여 청원 문의문화재 단지가 조성되었다. 문의문화재단지는 1997년에 문산관을 비롯하 여, 전통가옥, 민속자료전시관 등 10동을 이전하여 재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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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읍성 안에 살았던 백성의 집 전남 순천 낙안읍성 초가 Residence of Naganeupseong, Suncheon, Jeollanam-do.
성내城內에는 양반이 살지 않는다. 관에 출입하는 아전들이나 가난 한 서민들이 주로 살았다. 따라서 읍성 안에는 기와집이 없고 관아 건물을 제외한 모든 주택은 초가집이다. 순천 낙안읍성 초가집은 읍 성 안에 살았던 백성의 집이다.
24. 큰 사람이 살았던 작은 집 충북 증평 연병호 생가 Residence of Yeon Byeong-ho, Jeungpyeong, Chungcheongbuk-do.
증평 연병호 생가는 독립애국지사 연병호가 태어나고 성장한 생가 인 동시에 만년에 이곳에서 살다가 생애를 마친 집이다. 연병호는 평생을 나라의 독립과 발전을 위하여 헌신한 인물로 나라를 일제에 빼앗기자 독립운동을 하고, 해방된 후 제헌의원 시절에는 국호를 < 대한민국>으로 할 것을 주장하여 관철시켰다. 국회의원을 지낸 분 이 마지막을 보낸 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초라하지만 오직 나라만을 생각했던 큰 사람의 깊은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우리나라에 서 가장 아름다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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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무질서의 질서 경북 청송 평산신씨 서벽고택 Residence of Seobyeok, Cheongsong, Gyeongsangbuk-do.
평산신씨 집성촌인 청송 중편마을은 주산主山을 중심으로 가장 뒤 쪽 높은 곳에 종가가 자리하고 그 전면으로 후손들의 집을 지어서 위계질서를 지켰다. 그리고 같은 높이에서는 동쪽에 큰 아들을 배치 하고 서쪽으로 가면서 작은 아들의 집을 배치하였으며, 마을의 가장 아래쪽 경작지 가까운 곳에는 민가民家를 배치하였다.
26. 책보자기만한 하늘이 마당에 떨어지다. 경기 고양 일산 밤가시 가옥 Residence of Bamgasi, Ilsan, Goyang, Gyeonggi-do.
밤가시 가옥은 집안에 들어서면 도너츠 구멍처럼 작은 구멍으로 하 늘이 보이고 그 크기와 꼭 같은 모양의 마당이 있다. 그리고 주춧돌 의 자연스럽고 거친 품새를 보면 옛날 우리나라 민초民草의 자화상 같은 느낌이다. 특히 기둥은 거칠게 다듬어져 있으며 서까래도 불규 칙하게 배열되어 서민 가옥의 단순 소박하며 견실한 특성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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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자연스런 나무의 천연덕스러움 경기 화성 정용래 가옥 Residence of Jeong Yong-rae, Hwaseong, Gyeonggi-do.
정용래 가옥의 다듬지 않은 자연스런 나무를 자유자재로 사용한 천 연덕스러움은 목수의 탁월한 능력과 자연과 어울리고자하는 사대 부의 심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28. 자연과 어울리는 사대부의 심성 대구 달성 조길방 가옥 Residence of Jo Gil-bang, Dalseong, Daegu.
조길방 가옥은 비록 하늘만이 보이는 산간의 급경사에 자리한 초가 집이지만 이곳에 살던 사람은 함안 조씨 동계공파 후손으로 사대부 였다. 이를 과시하기 위해 여러 장의 교지를 사진액자 속에 넣어 대 청마루에 걸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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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민가에서 만나는 정겨움 전남 보성 강골 초가 Residence of Ganggol, Boseong, Jeolllanam-do.
보성의 강골마을은 광주이씨 집성촌으로 마을 뒷산인 오봉산을 배 경으로 30여 채의 한옥이 모여 있는 전형적인 한옥마을이다. 여기 저기에 서있는 고목들과 담쟁이덩굴과 대나무로 뒤덮힌 돌담길이 정겨움을 더한다. 특히 초가는 민초들 삶의 터전이다.
30. 만권의 책을 쌓고 독서하던 공간 경북 안동 도산서당 완락재 Dosan-Seodang, Andong, Gyeongsangbuk-do.
도산서당은 방 셋의 작은 집으로 군더더기를 찾아 볼 수 없는 단정 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 모습은 단정한 선비의 풍모 그대로이다. 그러면서 집과 마당, 마당 너머 낙동강을 낀 산과 들이 하나의 공 간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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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도道와 이理를 즐기고 완성하다 경북 안동 도산서당 완락재 Dosan-Seodang, Andong, Gyeongsangbuk-do.
도산서당의 완락재는 퇴계선생께서 학문을 연구하시고 심신을 수 양하신 방이다. 현판글씨는 선생께서 쓰셨으며, 도道와 이理를 즐기 고 완성한다는 의미이다. 완락재에서 퇴계의 주옥같은 시가 나오 고 깊은 학문이 나왔기 때문에 이곳은 조선 선비들의 이상향이다.
32. 조국 광복의 꿈 충북 진천 이상설 생가 Birth House of Yi Sang-seol, Jincheon, Chungcheongbuk-do.
이상설李相卨은 1907년 네덜란드 수도 헤이그에서 제2회 만국평화 회의가 개최되자, 고종에 의해 이준·이위종과 함께 파견된 인물이 다. 이후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바치다가 세상을 떠났다. “조국광 복을 이루지 못했으니 몸과 유품은 불태우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 는 유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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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뿌리 깊은 집 경북 안동 도산 이원영목사 생가 Brith House of Yi Won-yeong, Andong, Gyeongsangbuk-do.
안동에 가면 ‘우리나라 고택의 반은 경상북도에 있고, 경상북도 고 택의 반은 안동에 있으며, 안동 고택의 반은 진성이씨이다’라는 이 야기가 회자된다. 조선 최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의 후손들이 하 계를 비롯하여 상계, 원촌, 계남, 의인마을에 집성촌을 이루고 살 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의 진성이씨는 현재 풍산읍 마애리, 와룡면 주하리, 도산면 온 계리·토계리·의촌리·원촌리 등에 살고 있다. 와룡면 주하리에 안동 진성이씨 종택 및 경류정이 있고, 도산면 온혜리에 이계양의 종가 및 노송정老松亭, 퇴계 태실退溪胎室, 이해의 종가인 삼백당三 栢堂이 있다. 그리고 토계리 상계에 퇴계 종택退溪宗宅 및 추월 한수 정秋月寒水亭, 계상서당溪上書堂 등이 있고, 하계에 퇴계 묘소와 퇴 계의 손자 이영도의 종택 및 수졸당守拙堂이 있다. 이 밖에 도산 면 원촌리와 의촌리 등 도산면 일원에 분가한 후손들의 고택이 산 재해 있다.
34. 자연스러움이 주는 단순함 경북 안동 도산 이원영목사 생가 Brith House of Yi Won-yeong, Andong, Gyeongsangbuk-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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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선이 만든 면의 아름다움 경북 나주 홍기헌 가옥 Residence of Hong Gi-heon, Naju, Jeollanam-do.
나주 도래마을은 풍산홍씨豊山洪氏의 집성촌이다. 풍요롭고 예절 바른 어울림의 마을 공동체로 현재 마을에는 18~20세기 초 사이 에 세워진 조선시대 사대부 가옥이 많이 남아 있다. 홍기헌 가옥 은 사랑채는 1732년에, 안채는 1910년에 지어진 남도 양반주택의 전형이다.
36. 인간의 직선과 자연의 곡선이 만나다 경기 화성 정용래 가옥 Residence of Jeong Yong-rae, Hwaseong, Gyeonggi-do.
정용래 가옥은 마주보고 있는 안산이 나락을 쌓아둔 노적가리를 닮 은 형상을 하고 있어 누대로 재복을 누린다는 명당으로 평가받고 있 으며, 실제 부농의 집으로 추정된다. 바로 위에 자리한 정용채 가옥 이 기와집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비록 초가집이지만 기와집으로도 좋을 만큼 숙련된 목수가 고도의 기능을 발휘하여 격조 있고 사대 부의 품위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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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경북대학교박물관 특별전
韓屋의 壁 비대칭의 균형, 그리고 여백 차장섭 총괄 기획 원고·사진 전시 전시보조 행정지원 디자인 발행일 발행처
한기문 한기문 / 이재환 차장섭 이재환 / 최견미 / 구지혜 이한별 / 한솔 / 김미나 / 한승희 유병훈 / 황종진 마르시안스토리 2017년 11월 30일 경북대학교박물관
경북대학교박물관 41566 대구광역시 북구 대학로 80 T. 053. 950. 6537 / 6536 http://museum.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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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s of Hanok, the Traditional Korean House Cha Jang-sup Photograp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