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호_산업통상자원부 경제다반사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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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월 CONTENTS

■펀(FUN)한 경영이 일의 능률을 올린다 ■쑥쑥 자라는 ‘도시락 시장’ 사회·경제·문화의 변화가 한몫 ■스마트폰 OS 진화의 시작인가? 춘추전국시대인가?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추억의 아이템 ‘워크맨’ ■내 마음대로, 조립하는 스마트폰 시대가 온다?! 폰블럭 스마트폰


2014년 1월호 > 通하는 테마

펀(FUN)한 경영이 일의 능률을 올린다 서점에 넘쳐나는 자기계발서들은 한결같이 리더의 자질에 필요한 감각 중 ‘유머’를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 습니다. 언젠가부터 유머는 기업의 경영방식에도 뿌리를 내렸습니다. 딱딱하고 수직적인 조직을 부드럽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것을 바로 ‘펀경영’이라고 말합니다. 임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자발적인 헌신과 창의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과 경직되기 쉬운 경영활동을 보다 재미있게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펀경영의 특징입니다. 개인의 역량 평가에서도 재미있고 역동적 인 사람에게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창의성의 모태는 놀이터 같은 회사 ‘아이디오(IEDO)’ 애플의 마우스를 디자인한 세계적인 디자인기업 아이디오(IEDO)의 대표이사 톰 켈리는 “이노 베이션은 틀에 박힌 딱딱하고 괴로운 작업이 아니라 놀이처럼 즐기는 가운데 뛰어난 창의적 성 과가 꽃피는 것이다. 회사 직원들이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회사의 분위기 조성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펀경영은 바로 직원들이 자신이 일하는 공간을 집처럼 사랑하고, 자율적인 분위기 아래 낡은 규칙을 깨뜨려야 한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아이디오는 틀에 박힌 사고가 아닌, 직원 모두가 대학 캠퍼스의 신입생 같은 자율성과 창의성을 끌어내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1980년도에 애플이 IDEO에 개발 의뢰한 마우스 (사진: IDEO )

아이디오는 직원들의 열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과제를 제시했고, 서로 협력해 문제 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해 팀을 구성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회사 구성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자율과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디오는 계 급과 조직보다는 개인의 가치와 실력, 자율로 일을 처리해 얻는 창의와 이노베이션의 진수를 이 해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갔습니다. 직원들은 누구나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재로 대접받 으며 전망 좋고 쾌적한 공간에서 일을 합니다. 이들은 애플의 마우스를 디자인 할 때 동네 장난감 가게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재미있게 일을 해 나가면서 멋진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톰 켈리는 “이노베이션은 팀·열정·테크놀 로지·일터·우연·모험·재미·경쟁·비전 등이 어우러져야 하며, 최고의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노베이션이 기업문화에 뿌리내려 신나는 일터이자 진지한 놀이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 고 있습니다.


실패를 기념하기 위한 파티를 여는 ‘슈퍼셀’ 실패한 직원을 추궁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티를 열어주며 격려해주는 회사 가 있습니다. 실패로 쉽게 얻을 수 없는 교훈을 얻었으니 이를 기념하자는 취지로 사장이 직접 파 티를 열어주는 것인데요. 이 덕분인지 핀란드의 벤처기업 ‘슈퍼셀’은 모바일 게임 ‘크래시 오브 클랜스’와 ‘헤이데이’로 하루 평균 240만 달러(약 27억 원)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사 실은 이 회사가 생긴지 2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슈퍼셀의 ‘크래시 오브 클랜스’

이 회사의 성공비결은 바로 펀경영을 기반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조직문화와 자 율성을 키워낸 데 있습니다. 슈퍼셀은 10명 정도의 개발자가 모여 자율적으로 작업을 하는데, 각 팀이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개발 후 팀과 아무런 관련이 없 는 다른 부서의 직원이 게임을 테스트해 보고 재미있다고 평가하면 이를 바로 앱스토어에서 시 범 판매를 합니다. 시범 판매가 성공하면 다시 그 게임을 전 세계에 동시 출시합니다. 그들은 몇 번이고 이런 과정을 거쳤고, 네 번 연속 실패했지만 그 누구도 기가 죽지 않았습니다. 슈퍼셀 최 고경영자 일카 파나넨은 “모바일게임으로 돈을 벌려면 돈벌이 자체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실 패를 통해 귀한 교훈을 얻었으니 그것은 축하할 일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처음부터 수 익에 급급하지 않고 여유 있게 시장에 접근한 결과 이런 성공을 얻어낸 것입니다.


‘일은 놀이다’라고 말하는 ‘사우스웨스트’ 출근할 때 사장이 토끼 모양의 분장을 해 엘리베이터에서 직원들을 놀라게 하고, 직원 면접 때는 유머감각을 주요 채용기준으로 삼고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의 면접관들은 잠옷이나 비 치웨어를 입고 면접을 진행하며 지원자는 선글라스와 같은 액세서리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바로 펀경영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이야기 입니다. 1971년에 설립된 저가 항공사인 이 회사는 수하물 처리속도, 정시 발착, 고객 불평 건수 등 항공사 평가에서 매번 1 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우스웨스트하우스에는 항상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사진: 사우스웨스트 항공 )

포춘지가 선정하는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도 매년 빠짐없이 오릅니다. 그들이 운항하는 비 행기는 무언가 조금 특별합니다. “기내에서는 금연입니다. 흡연하실 분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시어 날개위에서 맘껏 피우시기 바랍니다. 오늘 흡연하면서 보실 영화는 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입니다.” 내릴 때도 마찬가 지 입니다. “내리실 때는 잊으신 물건이 없는지 잘 확인하시고 제발 아이들과 배우자는 놓고 가지 말아주시 기 바랍니다.”라고 기장이 유쾌한 너스레를 떱니다. 이 항공사를 이용한 고객들은 하나같이 ‘정 말 즐거운 경험 이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처럼 사우스웨스트사는 회사의 경쟁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CEO인 허브 켈러허는 ‘일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경영철학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실제 로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지금까지 32년 동안 연속 흑자를 냈고, 아직도 매년 10∼15% 정도씩 놀라운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로 기부한다! ‘안랩’ 국내에도 이런 펀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이 여럿 있습니다. 글로벌 보안 기업 ‘안랩’은 펀경영의 일 환으로 최근 직원의 건강 증진을 위한 사내 캠페인 ‘아자아자! 다이어트 클럽’을 진행했습니다. 이 행사는 약 2개월에 거쳐 전 직원의 17%가 참여했고, 총 300kg의 감량 성과를 거뒀습니다. 참 가자 117명이 16개 팀을 이뤄 진행된 이 캠페인은 직원들의 건강 증진뿐 아니라 1위 팀이 아름 다운 재단에 상금액을 기부하며 미담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안랩의 ‘아자아자!다이어트클럽’ (사진: 안랩 )

참가자들은 불필요한 회식을 최대한 자제했고, 매일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다이어트를 실 천했습니다. 회사측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사내 피트니스센터를 무료로 제공해 누구 나 이용할 수 있게 했고, 식당에서 고단백 저칼로리의 건강도시락을 판매했습니다. 참가자들은 1 인 평균 2.5kg을 감량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1위 팀은 상금 50만원, 공동 2위 팀은 각각 15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안랩은 앞으로도 ‘아자아자! 다이어트 클럽’의 성과를 발판삼아 ‘아자아자! 금연 클럽’ 등 직원들의 건강증진과 즐거운 일터만들기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펼칠 계획이라 고 합니다. 김홍선 대표는 ‘위기의식의 공유’와 ‘펀경영’을 강조하면서 5년째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이색회식의 선두주자 ‘웅진코웨이개발’ 회식에 대한 개념을 180도 바꾼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웅진코웨이개발인데, 이 회사의 팀원들 은 을지로의 한 미용실에서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이색 회식자리를 가지곤 합니다. 통상적으로 행해지던 술과 노래방 회식 대신 이들은 김밥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팀장부터 막내사원까지 염색과 퍼머 등으로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바꾸며 핸드마사지를 받는 것입니다. 헤어스타일도 파 격적입니다. 회색, 보라색 등의 염색과 퍼머로 각자가 한껏 멋을 냅니다. 패션이나 화장품이 아닌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의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로서는 무척 파격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광고파트의 한 직원은 “술 마시고 노래방 가는 것에서 벗어나 팀원들과 특별한 변신을


하며 즐길 수 있는 회식이라 즐겁고, 팀워크도 강화되는 것 같다. 상쾌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근 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웅진코웨이개발의 직원들에게는 많 은 직장인들이 앓고 있는 ‘회식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이 회사는 펀경영의 일환으로 CEO와의 대화를 위한 호프데이, 그리고 4인1조로 팀을 구성하고 국가와 기간, 주제를 제시하면 심사를 통 해 해외연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WAA (Woongjin Advance Abroad)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공하는 회사, 이제는 펀경영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습니다. 미국 상원의원이자 대통령 후보였던 봅 돌은 평소 딱딱한 이미지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얼굴 표정도 그랬지만 그는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과 일하면서 싸움꾼의 이미지를 얻었고,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하면서 대중들 에게 딱딱한 이미지를 심어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의 대선 경쟁 과정에서 좋은 이미지로 변신하려 했지만 그리 큰 효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캘리포니아 유세에서 봅 돌이 실수로 단상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는 일이 있었습 니다. 그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요즘 유행하는 마카레나 춤을 연습해 본 것이다.”며 재치 있게 너 스레를 떨었는데요. 이 한마디의 유머가 그의 이미지를 단번에 바꿔놓았습니다. 비록 대선에서 승리를 하지는 못했지만, 봅 돌은 이 한마디로 우스갯소리를 잘하는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친근 한 이미지를 단번에 대중에게 심어주게 된 것입니다. 기업도 이제 변하고 있습니다. 무겁고 딱딱한 분위기를 벗고 조금 더 수평적인 관계에서 서로 간 의 즐거운 소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펀경영은 직장 내 긍정에너지를 끌어내어 업무를 효율적 으로 하는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긍정의 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베스트셀러의 제목 들이 있습니다. 이 제목들이 말하는 것처럼 기업의 성공은 누구나 일하고 싶은 즐거운 일터를 만 들 때, 가능해지는 것이 아닐까요?

경제다반사(mocienews)|산업통상자원부 블로그 ‘대한민국 경제맥박’ 산업통상자원부 블로그입니다.


2014년 1월호 > 通하는 테마

쑥쑥 자라는 ‘도시락 시장’ 사회·경제·문화의 변화가 한몫 여러분은 ‘도시락’ 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살아온 환경과 시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래도 공 통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어머니의 정성’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전엔 도시락이라고 해봤자 흰 쌀밥에 김 치, 콩자반, 멸치, 김, 소시지, 계란프라이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는데요, 생각해보면 볼품없는 도시락인데도 그 소박함 속에 담긴 밥맛은 그 어떤 레스토랑의 고급 메뉴보다 더 꿀맛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도시락에 얽 힌 재미있는 추억들도 있습니다. 밥을 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팠던 학창시절에는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도시 락을 미리 까먹곤 했는데요, 그러고 보면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옛말이 진리 중의 진리인 듯합니다.


그런데 요즘엔 학교에서는 급식으로 도시락이 사라졌지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는 자리를 넓혀 가고 있다고 합니다. 스스로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한 끼에 만원 가까이 하는 밥값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집에서 손수 도시락을 싸오고, 그럴 수 없는 직장인들은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도시락 시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도시락 산업의 핵심은 저성장·고령화·1인 가구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도시락 시장의 규모 는 약 2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특 히 편의점 도시락은 연평균 44%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도시락 산업의 1위 업체인 한솥도시락은 2008년부터 가맹점수가 매년 10% 이상 늘어나 올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5.2% 늘 전망이라고 합니다.

한솥도시락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도시락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오랜 경기 침체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직장인들의 증가, 둘째, 1인 가구 증가 및 고령화로 인한 라이프스타 일의 변화, 셋째, 여성들의 사회활동 증가에 따른 간편함 추구, 넷째 캠핑 및 레저 활동의 확산으 로 변화된 외식문화 등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기준 1인 가구는 454만 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25.3%를 차 지하며, 2010년을 기준으로 40~50대의 중년 남성이 차지하는 1인 가구의 비율은 17.5%라고 합 니다. 스스로 끼니를 챙겨먹기 어려운 노인들 중에도 1인 가구가 적지 않으며, 이들은 대부분 비 용적, 시간적인 측면 때문에 음식을 만들어 먹기보다 도시락을 사먹는 것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뚜렷한 콘셉트, 신메뉴 개발, 카페형 매장 도입

이렇듯 도시락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도시락 산업에도 새로운 트렌드가 형 성되고 있습니다. 즉, 일찌감치 도시락

사업에 뛰어든 선발업체들은 주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거나 카페형 매장을 도입하는 것이 특징 이고, 뒤늦게 도시락 사업에 합류한 후발업체들은 각자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우며 이미지 차별 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도시락 산업은 선·후발주자 할 것 없이 뚜렷한 콘셉트와 신 메뉴 개발, 카페형 매장 도입이 마치 필수 코스인 것처럼 여겨질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도시락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솥도시락’은 지난 8월 약 1년 여간 준비해온 신메 뉴 ‘한솥닭강정’을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또 일부 매장에서는 스윙타임(점심과 저녁 사이 한가한 시간)을 겨냥해 매장을 카페형으로 꾸며 컵라면, 음료수, 샐러드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본식 수제도시락 (사진 출처: 벤또랑)

이와 함께 도시락에도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일본식 수제도시락을 벤치마킹한 ‘벤토 랑’은 각종 수산물을 넣어 고급화된 도시락 메뉴를 선보이는가 하면, 본죽의 성공 노하우를 발판 삼아 도시락 사업을 론칭한 ‘본도시락’은 프리미엄 영양밥으로 10개월 만에 100호점을 내는 빠 른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일본식 도시락 업체의 움직임도 눈에 띱니다.


일본식 고급 돈가스 판매점인 사보텐은 자사 주력 제품인 돈가스를 주 메뉴로 한 도시락 ‘사보텐 델리’를 선보였고, 초밥과 우동전문점인 미소야도 방배동과 압구정동에 ‘미소담은 도시락’을 오 픈한 바 있습니다. 이밖에도 1인 가구 소비자를 겨냥한 도시락 전문점 ‘토마토’는 전자레인지 사 용이 가능한 도시락 용기를, 세계 최대 도시락 브랜드인 ‘호토모토’는 업계 최초로 우동 도시락 을,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와 ‘회전초밥 전문점 스시로’에서는 별도의 브랜드 없이 주 메뉴를 활용한 프리미엄급 도시락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을 보면 도시락 산업의 미래가 보인다?

그러면 이렇게 붐을 이루는 우리나라 도시락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도시락의 천국’

이라 불리는 일본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일본 도시락 문화의 대표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에키벤’ 은 철도역이나 기차 안에서 파는 도시락을 말합니다. 일본의 에키벤은 해당 철도 노선의 지역 특 산물을 활용한 2,000가지가 넘는 도시락으로 연간 600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는 이런 도시락과 반찬을 배달해주는 택배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식 사용이 아닌 디저트류의 도시락도 편의점에서 판매되며,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양식 및 간 병식도 도시락 형태로 출시되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경기침체,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등이 도시락 산업 발달의 주요 원인이라니 어쩐지 씁쓸한 느 낌도 없지 않은데요, 우리보다 빨리 고령화와 1인 가구 시대를 맞은 일본처럼 국내의 도시락 산 업도 앞으로 높은 퀄리티와 전문화를 이루는 산업 분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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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호 > 通하는 테마

iOS, 안드로이드에 타이젠, 파이어폭스, 우분투…

스마트폰 OS 진화의 시작인가? 춘추전국시대인가? 스마트폰 탄생 이후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양분됐던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 최근 새로 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삼성과 인텔이 연합한 ‘타이젠’과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캐노니컬의 ‘우분투’ 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부터 연내 상용화를 언급했던 이 새로운 OS들은 각자 뚜렷한 특징을 드러 내며 스마트폰 OS 시장의 춘추전국시대 도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글래스(MWC)’에서는 새로운 스마트 폰 운영체제인 타이젠, 파이어폭스, 우분투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각 OS는 저마다 연내 상용 화를 예고하며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오픈소스를 표방했다 는 공통점도 갖고 있습니다. 앞서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역시 오픈소스라는 장점을 내세워 빠른 속도로 자사의 플랫폼을 시장에 확산시켰습니다. 오픈소스 OS 는 단말기 제조사들이나 기기를 유통할 통신사들이 원하는 대로 차별화 요소를 담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이미 시장을 선점한 애플과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있기 때문에 과거와는 차이가 있 습니다. 따라서 신규 OS들은 기존 시장보다는 틈새시장을 메워가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타이젠, 파이어폭스, 우분투의 특징과 가능성을 알아보겠습니다.

삼성-인텔, 타이젠 연합군 형성 타이젠은 이제까지 하드웨어 제조사였던 삼성전자와 인텔이 연합해 주도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으로 인정받는 두 글로벌 기업이 의기투합했기에 타이젠은 플랫폼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 맵을 제시하는 것도 가장 빨랐습니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몇 해 전 안드로이드의 대안이라 자평 하며 자체 플랫폼인 ‘바다’를 개발했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타이젠은 개방 성과 유연성, 빠른 속도 등의 특징을 내세우고 있지만 관건은 역시 성공적인 앱 생태계 구축에 달 려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타이젠의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입니다. 연내 상용화를 선언했지만, 지난 ‘모바일월드콩글래스’ 이후 새 버전과 제품 개발이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이젠

삼성전자는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5를 타이젠과 안드로이드 두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 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타이젠을 기반으로 한 TV도 개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타이젠 OS를 내장한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삼성이 이렇듯 타이젠 개발에 의 욕을 보이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간 각고의 노력으로 세계적인 IT기업으로 부상했지 만, 여전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부족한 면모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으로서는 소프트 웨어가 중시되는 시대에 독자적인 OS를 개발하지 않으면 글로벌 소프트웨어기업의 영원한 하청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습니다. 반도체와 모바일 분야에서 신화를 이룩한 삼성전자 가 이렇듯 총력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기에 관련업계에서는 ‘앞으로 타이젠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


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모질라 파이어폭스, 저 사양 틈새시장 노려 타이젠이 상용화 선언을 한 상황에서 이보다 먼저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파 이어폭스입니다. 파이어폭스가 탑재된 것은 놀랍게도 LG전자가 브라질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파이어웹’입니다. ‘파 이어웹’은 브라질 외에도 멕시코와 페 루, 우루과이 등 남미 일대로 판매지역 을 확장할 태세입니다. 더구나 이미 스페인, 폴란드, 베네수엘 라, 콜롬비아 등에도 파이어폭스를 탑 재한 스마트폰이 출시된 상태입니다. 이제까지 파이어폭스는 18개 통신사, 6개 하드웨어 제조사 등과 손을 잡았습 니다.

파이어폭스 OS

특히 파이어폭스는 많은 웹 개발자들이 사용해온 리눅스 기반의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파이어폭스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처음 스마트폰을 접하는 사람들을 대상 으로 한 저사양 모델뿐이었지만, LG전자가 ‘파이어웹’을 출시함으로써 상황은 달라지고 있습니 다. 업계에서는 파이어폭스가 애플과 안드로이드에 이은 ‘제3의 운영체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우분투, 하나의OS로 멀티 디바이스를 추구한다 우분투라는 독특한 명칭에는 특별한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우분투는 남아프리카의 반투어에서 유래된 말로 ‘사람들 간의 관계와 헌신에 중점을 둔 윤리 사상’ 또는 ‘인본주의 사상’을 의미합니 다. 그 뜻처럼 우분투는 개방을 중요시하는 개발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실제로 우분투 는 디바이스 확장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안드로이드 폰의 약점을 극복한 OS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안드로이드폰을 대화면 기기에 연결하면 픽셀만 커지고 최적화된 인터 페이스를 제공하지 못하지만, 우분투의 경우는 어떤 크기의 기기든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우분투

우분투는 또한 통신사, 제조사에 따라 사분오열된 앱 장터를 하나로 통합한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 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우분투의 스코프(SCOPES)를 통해 특정한 앱을 찾으면 그 앱이 어느 장터 에 숨어있든 한 곳에서 모두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또 모니터와 연결하면 우분투 운영체제로 전환 돼 PC처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분투에도 문제가 없진 않습니다. 캐노니컬은 우분투 웹사이트를 통해 올해 안에 우분투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상용화를 예고했지만, 우분투 기반 의 스마트폰이 이동통신망에 원활히 연결되지 않는 문제점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타이젠과 파이어폭스, 우분투는 각자 고유의 장점과 개성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2014년에는 이 새로운 OS들이 더욱 향상된 기술과 기능을 갖춰 본격적인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모바일OS의 강자인 애플과 구글의 아성을 뛰어 넘는 새로운 OS가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모바일 OS시장에 새로운 춘추전국시대가 예고되고 있는 것입니다.

경제다반사(mocienews)|산업통상자원부 블로그 ‘대한민국 경제맥박’ 산업통상자원부 블로그입니다.


2013년 12월호 2014년 1월호 > >아날로그 ZOOM 人 시리즈

아날로그 시리즈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추억의 아이템 ‘워크맨’ 작년 한해는 복고열풍이 대단했습니다. 드라마 ‘사랑비’, ‘응답하라 1997’, 영화 ‘건축학개론’ 등 을 보며 우리는 ‘그땐 그랬지’라며 추억에 빠져들었습니다. 특히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아날로그 기기들이 대거 등장해 우리의 향수와 감성을 자극했 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워크맨’과 ‘CD플레이어’ 아닐까 싶습니다. ‘건축학개론’에도 나오듯이 이제훈이 첫사랑 수지와 함께 CD플레이어의 이어폰을 나눠 끼고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들었다면, 지금은 MP3 파일이 든 UBS나 스마트폰 등으로 음악을 즐 기는 것이 익숙한 풍경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980~90년대 아날로그 시대를 넘어 2000년 초 반까지 신세대에게 ‘휴대용 음악시대’를 선사한 워크맨이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 음향기기들 에 밀려 사라지게 된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워크맨의 탄생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 었습니다. 당시 음반 시장의 주류를 이루던 LP레코드는 그 크기 때문에 휴대용으로 만들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배터리로 구동되는 야외용 포터블 전축이 있었지만 그리 보편화 되지 못했 습니다. 때문에 휴대용 음향기기의 개발은 다른 방향으로 시도되었습니다. 1962년 네덜란드의 필립스사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자성테이프로 각종 소리를 담을 수 있는 카 세트테이프를 발표해 대중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카세트테이프는 음질이 떨어 지고 고장도 잦아 음악 감상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 카세트테이 프는 녹음이 간편하고 휴대하기 쉽다는 장점으로 취재나 회의 녹취용, 어학 교육용 같은 용도 로 자신의 영역을 확보해나갔습니다. 그 후 조금씩 기술발전을 거듭하던 카세트테이프가 음향기기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 사건이 일어납니다. 1979년 일본 소니가 ‘워크맨’을 출시한 것입니다. 워크맨의 탄생은 소니의 공동창 업자 이부카 마사루(井深大)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해외출장을 자 주 다니던 이부카는 비행기 안에서 음악을 듣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 갖고 다 니던 카세트테이프 녹음기는 너무 크고 불편했습니다. 결국 이부카는 이에 대한 불만을 공동창

이동혁 님의 어학 교육을 위한 ‘포터블 카세트’ (사진: 마들렌 응모작)


남궁명화 님의 소니 ‘워크맨’ (사진: 마들렌 응모작)

업자인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에게 털어놓고, 녹음기와 헤드폰을 결합한 휴대용 음악재생 기를 개발하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워크맨 출시 이전에 소니는 ‘프레스맨(Pressman)’이란 카세트테이 프 녹음기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니의 젊은 기술자들은 당시로서는 크기가 가장 작 은 이 제품을 자신들이 가지고 다니기 편한 크기로 개조해 음악을 즐기곤 했습니다. 이런 것을 목격한 모리타 사장과 기술팀장 쿠로키 야스오는 재생 전용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기기의 필요 성을 느껴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어느 것이 맞는 이야기인지 불분명하지만 워크맨이 사용 자의 필요성에 착안해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인 재생 전문 음향기기로서 탄생한 것만큼은 사실 입니다. 이렇게 해서 1979년 7월 1일 일본에서 최초의 워크맨 모델인 ‘TPS-L2’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가격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저렴한 3만3,000 엔이었습니다. 소니는 이 제품에 큰 기대를 걸 었지만 처음 몇 주 동안은 반응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싸고, 크기가 작아 사람들이 성능을 의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황은 곧 바뀌었습니다. 실제 워 크맨을 사용해본 사람들은 그 성능에 감탄해 입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소니의 적극적인 홍보까지 더해져 워크맨은 출시 2개월 만에 초기 생산 물량 3만대가 매진되었습니


다. 이후 워크맨은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워크맨은 녹 음 기능, 라디오 수신 등의 기능을 갖춘 모델을 추가하며 인기를 이어가 1989년까지 전 세계적 으로 5천만대가 판매되었으며, 1992년에는 1억대를 돌파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미니 카세트 플레이어 바람이! 이를 지켜본 파나소닉, 산요, 아이와 등 경쟁사들도 비슷한 제품들을 줄줄이 쏟아내기 시작했 습니다. 1980년대 초반, 우리나라 가전업체들도 워크맨과 같은 미니 카세트 플레이어를 판매 하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마이마이(MyMy)’, LG전자의 ‘아하(AHA)’가 그 대표적인 상 품들입니다.

남궁명화 님의 소니 ‘워크맨’ (사진: 마들렌 응모작)

마이마이는 휴대용 스트레오 카세트로 담배갑 2개 정도의 크기, 무게는 400g정도에 불과했습 니다. 이 기기는 2개의 헤드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아하 는 장시간 재생이 가능하고 음악 장르별로 음질을 조절할 수 있으며 어학학습에 편리하도록 구 간 반복 기능과 자동탐색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해외에서도 방송 수신이 가능하도 록 월드와이드 디지털 튜닝을 내장한 제품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제품들은 워크맨의 아류, ‘짝퉁’이라고 불리며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당시 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환율 차이로 20만~30만 원대가 훌쩍 넘는 워크맨과 달리 10만 원대의 비 교적 저렴한 가격에 비슷한 성능을 지녔고, 라디오도 내장되어 있어 음악과 라디오 청취, 어학 학습이 모두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휴대용 CD 플레이어와 MP3의 화려한 등장

송정희 님의 CD 플레이어와 MP3 사진 (사진: 마들렌 응모작)

이렇듯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공행진 하던 휴대용 음향기기의 인기는 휴대용 CD플레이어와 MP3 플레이어가 등장하면서 사그라지기 시작합니다. 잡음 없이 깨끗한 디지털 음질을 자랑하 는 기기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컴팩트 디스크(Compact Disk)는 레이저 빔으로 디지털신호를 읽어 소리를 재생하기 때문에 잡음 없이 원형에 가까운 음질을 제공하고, 그런 고품질의 음질을 영구적으로 재생할 수 있다 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 테이프와는 달리 원하는 곡을 즉시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무척 편리한 기능이었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을 지닌 CD와 CD플레이어를 개발한 것도 소니였습니다. 1982년 8월 소니는 네 덜란드의 필립스와 합작해 세계 최초의 CD플레이어 ‘CDP-101’을 발매했습니다. 경쟁기업들 도 잇따라 CD플레이어를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CD플레이어는 이후 급속히 보급되어 우리 나라에는 1980년대 중반 처음 소개된 지 몇 년만에 LP판을 대신해 각종 음향기기에 장착되었 고, 휴대용 플레이어가 보급되면서 1990년대 중반까지 워크맨과 함께 휴대용 음향기기 매체로 굳게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개발에 속도가 붙은 디지털 기술은 워크맨과 CD플레이어를 빠르게 시장에서 밀어냈습 니다. 컴퓨터 시대를 맞아 지금도 세상을 풍미하고 있는 MP3파일의 시대가 시작되었기 때문입 니다. 우리나라에 인터넷과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1990년대 후반 MP3플레이어가 세 상에 등장했습니다. MP3플레이어는 각종 음향을 MP3라는 포맷의 디지털 코드로 전환한 파일 을 소리로 출력해주는 기기입니다.

서진 님의 삼성 YEPP MP3 (사진: 마들렌 응모작)


MP3플레이어 개발의 선두주자는 국내 업체인 새한정보시스템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1997년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를 개발하고 1998년 2월 첫 제품인 ‘엠피맨’을 내놓았습니다. 엠피 맨은 손바닥 만한 크기에 무게는 65g에 불과한, 당시로선 획기적인 제품이었습니다. MP3플레 이어는 급속히 사람들 속으로 파고들었고, 이를 만든 이 벤처기업은 국내의 각종 상을 수상하 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MP3플레이어가 워크맨과 CD플레이어를 순식간으로 구시대의 유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엠피맨의 바통을 이은 것은 아이리버입니다. 레인콤이라는 벤처회사가 전신인 아이리버는 2000년 독특한 삼각형 모양의 MP3플레이어 ‘프리즘’을 시판해 단숨에 세계시장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아이리버 MP3플레이어의 2000년 말 시장 점유율은 국내 60%, 세 계 20%에 달했을 정도로 막강했습니다. 아이리버 MP3플레이어는 2001년 10월에 시판되어 201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억대에 가까운 누적 판매량을 기록한 애플의 아이팟(iPod)과 쌍 벽을 이룰 정도로 인기를 누렸습니다.

모든 디지털기기를 흡수 통합한 아이폰과 스마트폰 휴대용 음향기기가 MP3플레이어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사라지기 시작한 워크맨과 CD플레이 어에 마지막 일격을 가한 것은 MP3플레이어였습니다. 하지만 이 MP3플레이어를 하루 아침 에 퇴출시킨 것은 스마트폰이었습니다. MP3플레이어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컴퓨터 좀 만진다고 하는 사람 들은 대부분 휴대폰과 동영상재생기인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 MP3플레이어를 함께 지니고 다녔고, 이를 통합한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의 탄생을 고대했습니다. 이런 세상의 흐름을 가장 빨리 읽고 행동에 옮긴 사람이 바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였습니다. 2005년 아이팟 판매에 주력하던 스티브 잡스는 모든 디지털기기를 융합한 컨버전스 시대가 올 것을 예견하고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 무선 인터넷, PMP, MP3플레이어를 통합한 멀티미 디어기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그는 2년여 기간의 연구 끝에 2007년 6월 디지털기기의 모든 것이 통합된 ‘아이폰’을 발표함으로써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IT기기와 휴대전화에 대한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아이폰은 출시 4년만인 2011년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억대를 돌파하며 해마다 새로운 신화를 써나갔습니다. 세계 휴대폰 시장도 아이 폰이 몰고 온 변화에 맞춰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재편되었습니다. 이렇게 스마트폰이 모든 디지털 기기의 플랫폼으로 발전함에 따라 소니사는 결국 2013년 1월 부터 워크맨의 생산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워크맨은 이제 시장에서 사라지고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해 준 최초의 기계. 음악 향유 문화와 생활패턴을 바꿔 놓은 기계. 오늘날의 MP3, 스마트폰, 아이팟과 같은 음향 기기들의 기반을 제 공해 준 고마운 존재로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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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호 > 通하는 테마

내 마음대로, 조립하는 스마트폰 시대가 온다?!

폰블럭 스마트폰


누구나 한번쯤 휴대폰을 쓰다가 부품이 고장 나거나 떨어뜨려 낭패를 본 기억이 있을 겁니다. 특히 보드가 나가거나 디스플레이 액정이 깨지면 치러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어떨 때는 차라리 휴대폰을 새것으로 바꾸는 게 더 나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 만 이제는 이런 걱정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조립형PC처럼 자신이 원하는 부 품을 조합해 만드는 스마트폰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조립형 스마트폰은 마치 장난 감 레고처럼 원하는 색상과 모양의 블록을 끼워 맞춘다는 뜻으로 ‘폰블럭(Phoneblock)’이라 고 불립니다. 조립형PC처럼 스마트폰도 조립해서 사용하는 날이 언제 올지, 폰블럭 스마트폰 에 대해 알아봅니다.

데이브 한킨스, 폰블럭을 디자인하다

지난 10월 구글에서 인수한 미국의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가 폰블럭 시대를 열겠다고 발 표하고 난 후 ‘폰블럭’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모토로라는 인 터넷에 폰블럭 가상사진을 공개하며 ‘아라’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 며, 내년쯤엔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모토로라가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 게 된 것에는 네덜란드 출신 디자이너 데이브 한킨스의 영향이 컸습니다.


데이브 한킨스는 “내가 쓰던 스마트폰이 카메라에는 이상이 없는데, 렌즈 모터만 고장난 적이 있다. 자그마한 부품 하나가 고장 났는데 새 제품을 사라고 했다. 작은 부품 하나 때문에 새 제 품을 사야하는 건 낭비다. 자전거가 고장 나면, 통째로 버리지 않고 고장 난 부분을 고쳐서 쓰 지 않는가? 전자제품에도 이런 수리 개념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는 이런 발상으로 폰블럭 디자인을 최초로 계획했습니다. 그렇게 모토로라는 한킨스의 제안 을 받아들여 함께 폰블럭 개발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폰블럭의 원리는?

폰블럭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조립형PC처럼 부품을 모듈별로 조립하면 됩니다. 즉, 스마트폰 의 기본 판에 블록같이 생긴 부품들을 하나씩 끼워 맞춰 완성하는 것이 폰블럭의 기본원리입 니다. 카메라, 키보드, 배터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등이 각각의 모듈로 제작 되어 각 부품을 쉽게 결합되거나 교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폰블럭은 모듈의 한 부분이 고 장 났을 때 이것만 교체하면 새것처럼 쓸 수 있어 무척 효율적입니다. 사용자는 또 자신이 원 하는 모듈과 색상을 다양하게 선택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도 있 습니다. 고화소·고사양의 모듈이 새로 나오면 부분적으로 업그레이드도 가능하기 때문에 스


마트폰을 오랫동안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평소 스마트폰을 쓰면서 불 편하게 느꼈던 점들을 이제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보완, 수정할 수 있으니 사용자들의 입 장에서는 획기적인 아이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을 바꿀 것인가? 지금까지의 스마트폰은 디자인, 기능, 수리 등 모든 부분을 제조사에 의존해야만 했습니다. 하 지만 폰블럭이 출시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스마트폰 모듈화는 누구나 개발과 생산, 유통 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줍니다. 비싼 스마트폰을 대신할 차세대 아이템으로 저가의 다양 한 기기들이 존재하는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를 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폰블럭이 상용화되려면 아직 여러 어려움과 문제점을 극복해야 합니다. 폰블럭은 휴대폰 제조사의 첨단기술과 정밀한 조립기술이 접목되어야 제작 가능합니다. 때문에 이를 분리해서 구성하게 되면 완성도나 완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모든 부품들을 일일이 표준화해야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생산이 되어도 각종 서비스 주 체가 애매해 진다는 문제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90년대 후반 PC가 대중화 되면서 조립 형PC가 세상에 등장했을 때 PC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전문 제조사가 만들던 기 술적 영역을 벗어나 누구나 손쉽고 값싸게 PC를 조립해서 쓸 수 있게 되자 PC가격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소위 브랜드PC로 일컬어지던 기존 PC제조업체에게는 큰 위협이었죠. 그 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제조사들이 완성품 PC가격을 인하해 조립PC와의 가격차를 크게 줄 였습니다. 소비자로서는 신뢰성 있는 브랜드PC를 조립PC와 별 큰 차이 없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죠. 이처럼 새로운 개념의 시작은 소비자들에게 매우 즐거운 소식으로 다가옵니다. 폰블럭이 성 공적으로 출시된다면 앞으로 값비싼 스마트폰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누구나 저렴하고 특색 있는 스마트폰을 자신의 개성에 맞게 사용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소비자 맞춤 시대에 스마 트폰을 내 마음대로 디자인하고, 내가 원하는 기능을 넣어 즐길 수 있는 날이 눈앞으로 다가오 고 있는 것입니다.

경제다반사(mocienews)|산업통상자원부 블로그 ‘대한민국 경제맥박’ 산업통상자원부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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