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2015년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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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4 2015.03*04


CONtENTS

campus

2

04

캠퍼스 리포트 굳이 고된 길을 가는 너에게 _ 홍보예

06

캠퍼스 리뷰 새벗을 향한 우리의 소망 _ 박해명 외

08

캠퍼스 리서치 간사님들께 물었습니다 _ 정석률

11

그린라이트 너의 시선이 느껴져

14

오지의 세계로 _ 오지현

16

핵심가치 나를 만든 책 이야기 _ 김강산 외


focus+ 18

intro

20

포토에세이 낭만에 대하여 _ 호욱

24

리플달기 낭만이 뭐에요 _ 안상현 외

26

시선 낭만도 테스트 _ 이슬기

28

현장 우리가 사는 이야기 _ 조희태

30

사례 우리가 가진 낭만 _ 황지수 외

32

커버스토리 언젠가 추억할 현재를 선물하는 로맨티스트 _ 정의민

36

일상기도 참된 낭만을 구하며 드리는 기도 _ 정한신

37

intro

38

성경 속 인물 내 안에 있는 게하시 _ 최진승

42

안코멘트 A4 한 장으로 세상 읽기 _ 안성영

44

선교단꿈 리턴즈 MEET 말레이시아 _ 김하연

46

렉티오 미디어 게임하는 女子 _ 강동훈

48

편집실에서 _ 엄창근

view

3


글_홍보예

캠퍼스 리포트

굳이 고된 길을

가는 너에게

너와 내가 대안적 삶을 꿈꾸며 공동체로 살고자 했던 다짐. 우리가 앞으로의 삶에서도 살아내야 할 것들이다. 진로준비는 우리가 경험하고 깨달은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졸업을 앞둔 대부분의 IVFer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칠 거라 생각한다. 우선 막막한 자신의 모습이 당혹스럽다. 각오했건만 역시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그러다가 공동체와 고민을 나눈 후 씁쓸한 마음을 어느 정도 가라앉힌다. 이어서 나를 부르신 하나님이 세상과 캠퍼스에서 만들어낸 이야기들을 떠올리 며 다시금 소망을 품어본다. 그렇지만 걱정은 여전하다. 스펙이란 단어가 이제야 실감이 나는데 당장 취업은 할 수 있는지, 캠퍼스에 서의 기억은 좋은 시절로만 추억될지 아니면 사회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나는 당장 취업 정보가 필요했고, 먹고 살아가는 문제에 짓눌려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던 시기였 다. 그러던 중, IVF 진로준비학교를 알게 되었다. 진로를 준비한다는 것에 여러 의미가 포함되어 있겠 지만, 보다 실제적인 도움이 우선이라고 생각기에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무엇을 얘기해 줄 수 있 을 것인가? 가벼운 마음으로 IVF중앙회관에 도착했다. 오전강의는 김성우 간사님의 “IVF 리더와 진로”로 시작했 다. 공동체로 살아가는 삶에 대해 나눈 후 ‘나에 대해 깨달은 것, 세상과 하나님나라에 대한 여러 단상’ 을 조별로 기록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에 관한 질문은 언제나 어렵지만 조원들의 다양한 생각 을 들으며 자연스레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오후강의로 최웅권 학사님의 “진로선택을 위한 자기탐색”을 들었다. 평소 내면의 세계를 구조화하고, 표현하는 일이 익숙한데도 ‘마음지도 그리기’, ‘나만의 특성 꺼내기’를 적어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4년 동 안 계속 해오던 일이라고 했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가 보다. 4


CAMPUS

하루 동안의 진로준비학교로 인한 변화는 크게 없을 것이다. 그래도 두 번의 강의와 직업군별 학사와의 만남은 우리 가 서 있는 이 길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왜 이 길을 선택했고 어떻게 꾸준히 걸어오게 됐는지 정리하고 돌아볼 수 있었 다. ‘졸업’이라는 변화 속에서 내가 믿는 이 길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이자 먼저 걸어갔던 학사님들의 궤적에 위로를 받 는 시간이었다. 특히 간사님의 삶이 담긴 고백, 그리고 고민에서 그치지 않고 GLC+라는 취업컨설턴트를 세우신 학사 님의 이야기가 큰 격려로 와 닿았다. 다시금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단순히 졸업 후 취업을 넘어선 우리의 진로(進路: 앞으로 나아갈 길). 그건 결코 쉽지 않 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도 다른 관계에서의 부딪힘을 온 몸으로 겪으며 나와 너를 알아갔던 시간, 그 시간들을 함께한 소중한 동역자와 대안적 삶을 꿈꾸며 공동체로 살고자 했던 다짐. 이것이 우리가 해왔던 일이라면 계속해서 이어가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캠퍼스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앞으로의 삶에서도 살아내야 할 것들이다. 진로 준비는 그런 점에서 우리가 경험하고 깨달은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세상이 말하는 효율적인 방법은 없어도 한 영혼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우리만의 방법은 결코 보잘 것 없지 않을 것 이다. ‘해왔던 일을 꾸준히 하기만 하면 된다’는 답이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그 영향력을 경험 했다. 이게 과연 연약해 보이는가? 윤종신의 ‘오르막길’이라는 곡에 이런 가사가 있다.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우리의 선택을 곱씹으며 이 말을 건네고 싶다.

“굳이 고된 이 길을 택한 그대여, 우리 끝까지 함께 걸어가자.”

홍보예 인하대 정치외교 11

5


캠퍼스 리뷰

새벗을 향한 우리의 소망

글_박해명 외

새벗을 향한 우리의 소망. 그것은 하나님이 먼저 우리에게 품으셨던 마음이 아닐까. 그 마음을 전하려 했던 이들의 정겨운 발자취에 귀를 기울여보자.

하나님 나라를 꿈꾸며 겨울이 다가와 하나둘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수련회를 권면해야 하는 때가 왔음을 알았다. 수련회에 대한 이런저 런 생각을 하던 중에 새벗 지체들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새벗수련회가 없어서 일반 수련회를 가자는 말이 부담될 것 같았다. 때마침 한 새벗친구가 와서 물었다. 겨울에는 새벗수련회가 없냐고. 헤아려 보니 새벗친구들이 꽤 있어서 조 금만 더 인원보충을 한다면 새벗수련회를 할 수 있을 듯했다. 마침내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말씀 사경회와 중간 챕터 시간을 빌려 리더들에게 새벗수련회를 해야 하는 이유와 동역을 부 탁했다. 이 요청에 6명의 리더가 지원했고 든든한 이들과 함께 수련회를 준비했다. 아쉽게도 11월에 있었던 조장모임 과 선교 모임으로 인해 다 같이 만나는 것은 어려웠지만, 때마다 모인 사람들끼리 협력해 개개인의 역할 분담을 정했 고 타임 테이블과 2개의 GBS를 만들어냈다. 학기를 끝낸 11월 28일, 3박 4일간의 새벗수련회가 시작되었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미흡한 것 같았다, 간사님 없이 제 대로 할 수 있을지 두려움도 들었다. 하지만 저녁 메시지를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강의하는 리더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새 두려움은 사라지고 살아 숨 쉬는 하나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었다. 열심히 준비는 했지만 지체들의 영접은 쉽지 않았다. 수련회를 통해 지체들의 영접까지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다. 하지만 단순히 영접이라는 것에만 얽매이는 게 섬기는 이들의 태도가 아니다. 나의 하나님을 소개하고, 너의 하나 6


CAMPUS

님을 경험하게 도와주고, 우리의 하나님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영화처럼 하나님을 첫눈에 반하도록 돕는 게 아니라 소개팅을 주선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님과 조금씩 친밀해지고 신뢰할 수 있게끔 돕는 것. 이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필요를 공유하고, 그 필요를 채워가는 과정이 캠퍼스 복음화의 작은 시작임을 깨달았다. 아직은 꿈만 같은 일 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르나, 꾸준히 캠퍼스의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가운데 캠퍼스가 복음화 될 거라고 믿는다. 이파리가 땅에 떨어져 계절이 변하는 것처럼 우리들의 수고와 노력의 땀방울이 캠퍼스에 떨어져 캠퍼스가 변하길 간절히 소망한다. 박해명 한라대 경영학 13

3일간의 룸메이트 2014년 12월 25일.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기뻐하는 성탄절.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던 주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 해 나는 예배를 마치고 불광동 팀수양관으로 향했다. 3일간 진행되는 수도권 연합수련회인 ‘러빙데이즈’를 시작하 는 순간이다. ‘3일간의 룸메이트’라는 주제로 열린 러빙데이즈는 새벗들과 하나님을 잘 모르는 지체들을 위한 수련회로 일반 수련 회처럼 집회 형식이 아니다. 그들을 배려해 다양한 활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복음이 전해지도록 구성 되었다. 특별히 이번에는 수능을 치른 예비 신입생들도 초청하여 대학을 가기 전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자 하였다. 러빙데이즈를 위해 한 달 전부터 리더들과 간사님들은 각자 새벗을 향해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함께 기도로 준비했다. 개인적으로는 작년 여름, 새벗수련회 때 섬겼던 멤버들이 주님을 만났던 일이 너무나 감사했고 은 혜가 되었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기쁨이자 자랑이었기에 이번에도 소망하는 마음 으로 준비했다. 러빙데이즈에서 만나게 된 멤버들은 나와 하나씩 연결고리가 있었다. 한 멤버는 지부 학사님 동생이라서 친동생처럼 친근했고 또 다른 멤버는 나와 비슷한 고민이 있어 함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평소엔 잘 아프지 않은데 러빙데이즈 때만 되면 몸 상태가 안 좋았다. 이번 역시 첫째 날 저 녁, 말씀을 듣던 중 갑자기 목이 쉬는 바람에 삼일 내내 고생했다. 이런 나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힘을 주셨고 신실하 게 수련회를 이끌어 가시며 새벗들의 마음을 만져 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첫날의 어색함을 이겨내고 주 안에서 기쁘 고 풍성한 관계를 누릴 수 있었다. 행복했던 수련회의 마지막 날, 한 멤버가 이런 말을 해주었다. 러빙데이즈를 통해 기독교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이 제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믿어보고 싶다고. 그때의 감격과 감사란!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녹일 정도로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 처음에는 ‘고작 3일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지체들이 적게 왔다는 아쉬움이 마음 한편 에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인간적인 생각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그 시간을 통해 새벗들의 마음을 품으시고 당신 의 사랑을 알도록 하셨다. 또한 사람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수련회를 경험하게 해주셨다. 새벗들이 러빙데이즈에서 보냈던 시간이 씨앗이 되어 후에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맺기를 소망한다. 그리 고 그들을 통해 세상의 빛으로 소금으로 일하실 하나님을 소망하며 감사드린다. 박인애 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 12 7


캠퍼스 리서치

글_정석률

캠퍼스 생활에 만족하나요? 새 학기네요. 날씨는 점점 따스해지고, 꽃은 만발하고, 캠퍼스도 새로운 사람 들로 가득할 것입니다. 낭만을 누리고 싶고 찾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일상 의 소소한 낭만이 우리에게 활력을 주기도 하지만, 그 낭만을 누리기 힘들기도 한 것이 우리의 일상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시나요? 우리가 캠퍼스와 사회 속에서 자신의 삶의 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이에 관한 통계를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 (http://20slab.naeilshot.co.kr)의 통계자료에 도움을 받았답니다.

우리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식주 중 “식”에 관한 만족도 조사결과를 알려드립니다.

밥은 먹고 다니냐?

01

전국 대학생 3,374명이 응답한 통계입니다.

학생식당 만족도. 다음의 각 항목에 대해 긍정적인 대답, 즉 “예”라고 대답한 대학생들의 비율입니다. 음식의 가격은 시설, 맛, 메뉴다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하였을 때 적당하다 32.1%

32.1%

44.1%

음식 가격을 고려하였을 때 학생식당음식은 맛이 있는 편이다 32.5% 음식 가격을 고려하였을 때 학생식당 메뉴는 다양한 편이다 30.1% 수나 좌석이 충분하여 이용함에 불편함이 없다 47.7%

47.7%

청결 및 위생 관리가 잘 되고 있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44.1% 32.5%

시설, 맛, 메뉴다양성에 관해서는 박하게 평가하는군요. 거꾸로 보면 이러한 항목들 에 대해서 60% 정도의 대학생들은 불만족을 표시한 것이니까요. 먹는 게 정말 중요 한데, 학생식당에 대한 만족도가 이렇게 떨어진다면 우리의 삶의 질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30.1%

02

대학생들의 한 주당 아침식사 횟수 16.4% 11.4%

32.8%

0회 16.4% 3회 14.1%

1회 11.4% 4회 9.5%

2회 15.7% 5회 이상 32.8%

아침 든든히 먹고 다니세요? 거의 매일 아침을 챙겨먹는 대학생들의 비율이 32.8% 정 도군요. 우리가 대체적으로 아침에 힘이 없는 이유, 이걸로 설명이 될까요?

15.7%

9.5% 8

14.1%


CAMPUS

아르바이트 하는 대학생들이 많죠? 비싼 등록금, 생활비 해결을 위해서 누구나 한

우리는 알바몬. 이런 시급!

03

번쯤 알바를 생각해보았을 것입니다. 전국 1,187명의 대학생들이 응답하였습니다.

04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습니까?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기 (아르바이트 유경험자 786명의 대답) 25.4%

23.4%

33.7%

66.3%

26.1%

상시로 하고 있다 25.4% 주말에만 하고 있다 25.1% 기회가 있으면 하고 있다 26.1% 25.1%

예 66.3%

05

방학 때만 하고 있다 23.4%

아니오 33.7%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1.3% 0.4% 2.0%

6.2%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50.4% 문화/여가 생활을 즐기기 위해 15.2%

11.3%

사고 싶은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13.1% 다양한 사회경험을 하기 위해 11.3%

50.4%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6.2%

13.1%

주거비를 마련하기 위해 1.3% 일반 대출금 상환을 위해 0.4% 기타 2.0% 15.2%

06

아르바이트 직종별 평균 시급 비교 (아르바이트 유경험자 786명) 구분

평균시급(원)

구분

평균시급(원)

교육, 강사

17,562원

생산, 기능

15,136원

서빙, 주방

6,781원

패밀리 레스토랑

6,666원

해 알바를 하는 비율이 50%를 넘는

프랜차이즈 카페

6,072원

패스트푸드점

6,389원

군요. 만만치 않은 여러분들의 삶이

사무/회계

12,394원

상담, 영업

11,175원

상상이 됩니다. 삶에서 낭만을 찾는

매장관리

8,983원

PC방

7,615원

것이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지만 하

서비스직

8,226원

기타

7,476원

편의점

5,765원

왠지 마음이 짠하네요. 살아가기 위

기 힘든 일일 것 같기도 합니다.

9


전 연령층 996명을 상대로 여기에 대해 조사해놓은 자료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우리

우리 사회에 대한 만족도

07

사회에 대해 충분히 만족하고 계신가요? 한 번 살펴볼까요?

사회구성요소(정치, 경제, 보육, 복지, 안전, 고용수준)에 대한 만족도 대한민국 사회구성요소 만족도 점수 (100점 만점)

08

전체평균

전체평균

30대

40대

50대

30.8점

30.8점

27.8점

30.0점

36.9점

대한민국의 미래 전망에 대한 긍정적 평가 점수 대한민국 사회구성요소 미래전망에 대한 점수 (100점 만점)

09

전체평균

20대

30대

40대

50대

38.0점

35.0점

34.4점

37.9점

45.1점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어느 정도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긍정적 응답률

10

가장 살고 싶은 나라는? 8%

28.4%

9.4%

42.3%

14.6%

22.2% 13% 9.9% 28.8% 20대 28.4%

40대 28.8%

1위 호주 14.6%

4위 미국 9.4%

30대 22.2%

50대 42.3%

2위 스위스 13.0%

5위 캐나다 8.0%

3위 스웨덴 9.9%

어떠셨나요? 흥미로우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밀려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대학가 주제처럼 “낭만에 대하여” 논하고 싶지만 그리 만만치만은 않은 것 같네요. 따스한 봄입니다. 우리 인생의 봄날이 정말 따스함으로 가득차기를 기원합니다.

정석률 IVF 캠퍼스 사역연구소, 자료개발부, [시심] 담당 간사 3개의 직책을 도맡아 손과 발로 섬기는 간사, 저서로는 IVP [성경연구핸드북]이 있다. 10


그린라이트 CAMPUS

너의 시선이

느껴져

자매들의 세계는 그런 법. 질투에 못 이겨 몸서리쳐도, 질투를 받게 돼서 애달파도 차마 말을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이대로 지내자니 숨이 턱턱 막혀오고... 그럼 어쩌라고? 일단 너님의 핵존심에 사부작 뽀시락 스크래치를 내는 자매 간사들의 지혜로운 말빨에 귀를 기울여보자.

11


[무생물 바위]님이 [유리멘탈 개복치], [나만믿 어 강아지], [인기쟁이 돌고래]님을 초대했습니다.

[유리멘탈 개복치] 아!!! 정말 답답했겠네요. 본인은 마음도 없는데 친 구가 자꾸 불편하게해서. 아오... 자꾸 옆에서 그러 면 없던 마음도 생기겠어요....ㅋㅋㅋㅋ 계속 친구

[무생물 바위] 님의 사연

눈치 보느라 모처럼 친하게 지내게 된 형제와의 관 계도 신경 쓰이겠어요.

[나만믿어 강아지] 소극적인 저는 말이 없는 편입니다. 그런 제

그러게요. 형제와의 관계도 그렇고, 이전부터 알

가 어쩌다 같은 공동체의 형제와 친해졌습

고지낸 친구와의 관계도 더 신경이 쓰일 것 같아

니다.

요! 자매는 자매와의 관계가 또 중요하잖아요. 이

문제는 이 형제에게 관심이 있던 자매와의 관계에서 발생했습니다. 그 자매가 갑자기

를 우째...ㅠㅜ

[인기쟁이 돌고래]

제 폰을 검사(?)하기 시작한 겁니다. 마음이 어려웠지만 굳이 숨길 이유는 없어서 보라고

근데 그 형제가 매력적인 형제인가 봐요. 소극적

했습니다. 그래도 자매는 마음이 놓이지 않

이고 말도 없는 자매와 친해지고, 친구의 마음을

았나봅니다. 제가 어떤 약속이 있다고 하면 누굴 만나냐고 물어보고, 그 형제와 제가 먼 저 약속을 잡고 그 자매에게 같이 만나자고 연락을 하면 과민한 반응을 보입니다. 사람들과 같이 어디에 갈 때면 그 형제를 집 중 보호(?)하는 자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

사기도 했으니. 혹시... 나쁜 남좌?ㅋㅋㅋㅋㅋ

[나만믿어 강아지] 누군지 궁금하네요. 그 형제 ㅋㅋㅋㅋㅋㅋㅋ

[유리멘탈 개복치]

다. 어쩌다 할 얘기가 있어서 그 형제와 같

자매는 우정이라 말하는데, 친구는 우정을 의심하

이 걸을 때면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지고, 아

니... 이성과의 관계에서 우정과 사랑이란? 뻔한

니나 다를까 어느새 그 자매가 둘 사이에 와

질문이지만, 이성과 과연 친구가 될 수 있나요? 어

있습니다.

느 정도까지가 '아 우정 관계구나'라고 느끼게 되 는 걸까요?

제가 먼저 "우리 둘 아무 사이도 아니다." 라 고 말하자니 그 자매를 질책하는 것 같아서 최대한 모르는 척하지만 여전히 불편합니 다. 저 말고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는 자매들 이 여럿 있습니다. 그 형제와 같이 있을 때면 그 자매가 너무 초조해해서 혹시 둘이 비밀 로 교제하고 있는 건 아니냐는 의심까지 있 을 정도입니다. 자매의 마음은 십분 이해가 가지만 이런 행동은 좀 아닌 것 같고. 개인 적으로 그 자매와 이야기 할 때 그냥 고백해 버리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인기쟁이 돌고래] 아 그러게요. 공동체에서는 한 사람과 특별한 관 계를 맺는 것 보다, 열린 관계를 추구하잖아요. 여 러 다양한 지체들과 우정관계를 맺으며 자신을 발 견하기도 하고, 공동체성을 경험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ㅋㅋ

그런데 이 열린 관계 속에서 종종 특별한 관계가 맺어지기 때문에 형제와 자매간에 '여기까지가 우 정이고 여기서부터는 특별한 관계다'라고 선을 긋 는 게 어렵기도 하네요...

12


CAMPUS

[유리멘탈 개복치]

[인기쟁이 돌고래]

그래서 저는 단순히 감정이 끌린다는 것만으로 이

ㅋㅋㅋㅋ 자매님이 그 형제에 대해 단순한 우정이

성 교제를 성급하게 시작하는 것보단, 공동체라는

라면! 자매님의 친구를 나무랄 것만 아니라, 잘 도

건강한 울타리 안에서 함께 동역으로 서로를 알아

와주는 건 어떨까요? 친한 이성인 누군가가 옆에

가고, 이해하고... 열린 공간에서 관계하는 게 참

있다면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는 입장에선 불안하

좋은 것 같아요.

고 신경 쓰일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나만믿어 강아지] 저도 공동체 안에서 관계하는 것에 "어디까지"의 기준은 다 다를 수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서 로에게 덕이 될 수 있는 관계로 세워져가는 것에 힘써야한다고 믿어요. 우리의 관계속에서 어떤 것 이 서로에게 덕이 될 수 있을지, 화평케 하는지 지 혜를 구해보는 것이 필요하겠네요.

[유리멘탈 개복치] 맞아요. 먼저 자매의 불편한 마음을 친구와 잘 소 통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친구를 잘 도 와주세요. 만약 여전히 친구가 자매님과 형제와의 사이를 마음 어려워한다면 그 친구를 배려하는 차 원에서 형제와의 우정에서 한걸음 물러나주는 센 스!!! 왜냐하면... 자매님과 형제 사이에서는 잃을 게 없잖아여?ㅋㅋㅋ 친구를 긍휼히 여기고 도와

[인기쟁이 돌고래] 아아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ㅋㅋ 자매는 그 형 제에 대한 이성적인 마음이 없는 게 확실한 거져? 진짜져?ㅋㅋㅋ

[유리멘탈 개복치] 네 맞습니다. 이 부분 갱~장~히 중요합니다ㅋㅋ ㅋ 사연에서 아니라고 말씀하셨지만... 혹시나 해 서여ㅋㅋ 그럼 이야기의 방향은 달라지는 거거든 여. 진짜진짜 아닌데 자꾸 물어봐서 열받으세여? 그럼 현피뜹시다... 사과의 의미로 밥 사드릴게여 뎨동합니다. 녜녜..(급 굽신굽신)ㅋㅋㅋㅋ

주세요ㅠ

주의!! 간사님과의 소통은 기본입니다. 간사님 쏴 랑해여(^.*)ㅋㅋㅋ

[나만믿어 강아지] ㅎㅎ자매님! 공동체 안에서 관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게 당연해요! 잘하고 계신 거예요ㅎㅎ 그렇 지만 속마음에만 담아두다 보면 쌓이고 쌓여서 나 중엔 더 관계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될 수 있 답니다. 용기를 내어 친구와도 마음을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쌀도 서로 부딪쳐야 씻기는 것처럼 우 리도 서로 부딪쳐봐야 서로를 더 이해하면서 성장 할 수 있답니다^^ 혹시 대면이 어렵다면 진심을 담

[나만믿어 강아지]

은 편지도 괜찮지 않을까요? 파이팅!

아!!!!! 혹시나.... 내가 돌아보니 그 형제에 대한 특 별한 감정이 확인되었다면 대학가를 통해 저에게 연락주세요. 다시 상담해드리겠습니다.^^

{혼자서만 끙끙 않던 고민은 이제 그만~

}

그린라이트는 여러분의 사연을 모집합니다. 평소 이성교제, 이래도 아니라고요?? 그럼...... 정말정말 죄송합

성, 호감 있는 사람 등에 관한 고민을 deahakga@ivf.or.kr로

니다 ㅋㅋㅋ

보내어 속 시원히 풀어 주세요. 이름과 학교를 밝히지 않아도 괜찮답니다. 우리, 함께해요.

13


오지의 세계로

그림_오지현

romance

14


CAMPUS

오지현 조선대 애니메이션학 10 15


핵심가치

기독교적 지성

글_김강산 외

우리는 하나님을 전인격적으로 알아가며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실천적 기독교 지성을 개발해야 할 소명이 있습니다.

나를 만든 책 이야기

나에게 쓴 편지

IVFer들에게 존 스토트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두께와 저자, 가

1년 전, SNS를 통해 독서 포스팅을 했었다. 오랜만에 이전에 쓴 포

격까지 감히 읽을 엄두를 못 내게 하는 책인 것 같다. 나도 그렇게

스팅을 읽으니 마치 나에게 쓴 편지같이 느껴진다. 이 편지는 지금

느끼던 사람이었다. 그러던 2013년 여름, 우연히 이 책을 함께 읽

의 나에게 그때의 결단과 다짐답게 살고 있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는 소모임에 초대받았다.

내 가슴은 뜨거움과 먹먹함으로 편지에 답한다. 새 학기 책을 읽고,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

그 모임에서 책을 읽고 순서를 나누어 발제했다. 처음에 받았던 느낌은 ‘도대체 무슨 소리야?’였다. 분명히 한글로 써 있지만 페이

존스토트의 제자도를 다 읽고 정리한 독서노트를 읽는데 심장이

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었다. 그래도 같

두근두근 거린다. 뜨거워진다. 내가 생각했던 삶의 이상향을 보는

이 읽을 사람들이 있었고 다음 모임까지 읽어야할 분량이 있었으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정리 한 게 참 귀하다. 삶으로 살아내야지!

니, 오기를 내서 다시 읽었다. 두세 번 정도 읽으니까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감이 잡혔다. 동시에 짜증도 났다. ‘한 마디로 하면

정말이지, 8개의 모든 파트가 나에게 역동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될 것을 왜 이렇게 질질 끄는 거야!’ 하면서. 하지만 지금은 도심의

나는 그중에서도 '닮음'이 제일 와 닿았다.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

열대야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이 책을 붙잡고 씨름

에 보내신 것같이 나도 그들을 세상에 보내었고, 아버지께서 나를

한 기억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한 줄 한 줄 속에 있는 진리를 발견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 17:18, 20:21) 요컨대, 나

할 때, 말씀을 듣는 것과는 사뭇 다른 감동과 은혜가 휘감고 도는

를 아무데나 보내신 게 아니라 예수님이 오신 것과 같이 다른 사람

것을 경험했다.

의 세상에 들어가라고 하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세상에 들어가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닮으라고 하신다.

한 번 그 맛을 보고 나니 책을 쉽게 놓고 싶지 않았다. 진리에 대한 오개념들이 모두 교정되는 것만 같았다. 동시에 이 책에서 소개되

이번 주는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해서 마저 읽는 데까지 꽤 걸렸다.

는 잘못된 복음에 대한 이해가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

'빨리 읽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지만, 책

지 볼 수 있었다. 또 신기하게도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메시지들이

은 내게 조급해지지 말라고 말한다. 어릴 때 마라톤을 참가한 적

전처럼 위협적으로 다가오지도 않았다. 오히려 가소롭게 보였다.

이 있었다. 힘들고 지쳤지만 기어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처럼 하

우리 하나님은 그 정도 클라스로 축소될 분이 아닌데, 우리 하나님

나님의 길은 고난의 신비로 힘들게 보여도, 감당 못할 만큼의 은

이 진짜 짱짱갓인데!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 다 들어 있는데! 그

혜의 끝이 있겠지!

이후로 내 삶의 진리는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뿌리를 내린 채 계속 자라고 있다. 여러분도 이 상쾌함을 꼭 경험해보시라! 김강산 고려대 경영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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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4.~2014.01.12. 이원혁 연세대 원주캠퍼스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12


CAMPUS

아볼로 클럽 이야기 기독교적 지성은 IVF의 독특한 정체성이 아닐까. 이 사실은 IVF

문제의식과 감각을 기르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주제성구(디모데후서2:15)에도 잘 나타난다. “너는 진리의 말씀 을 옳게 분변하며...” IVF는 하나님께서 주신 지성을 적극적으로

이 실험에서 여러 가지 결과들을 기대할 수 있는데, 먼저 완숙

활용해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사회에 주시는 말씀을 분별해야

한 다중지성인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관찰 할 수 있다.

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또 각기 다른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한 가지 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할 때, 고민의 깊이가 깊어지고 내용이 풍성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기독교적으로 고민한다는 게 무엇인지도 잘 모 른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기독교적인 고민은 기독교적 모양

그렇게 축적된 고민과 씨름은 학부 IVF에도 흘러가 하나의 문화 로 굳어지면서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새만 갖추기 때문이다. 캠퍼스나 직장에서 아침마다 QT모임하 기, 회식자리에서 금주 등 단편적인 모습들이다. 혹은 복음전도

그리스도인은 세상과 화해하기 위해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해

에 대한 압박과 그것을 못하고 있는 죄책감 등이 우리가 하는

야 한다. 이 학문공동체는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살피

고민의 대부분이다.

며 우리가 어느 지점에 있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가 나안 정탐꾼이다. 이 공동체는 전방에서 고군분투하는 IVFer들

아직 우리는 기초체력이 많이 부족하다. 사회 각 분야에서 쌓

에게 전략적 지침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올린 고민의 양도 많지 않고 우리의 생각을 담아내고 정리해 줄 학문적 토대도 약하다. 그래서 지금은 더 많은 실험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공동체의 이름은 ‘아볼로 클럽’이다. 아볼로는 사도행전에 나오는 인물로 성경에 능통한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아볼로 클 럽은 아볼로 선생님처럼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지성의 예리

이런 맥락에서 IVF한국복음주의운동연구소 주최로 하는 이 포

한 날을 세워 하나님나라 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아직 끝나지

럼은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실험을 감행하고 있다. 복

않은 이 실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음을 품고 학문하는 사람들이 학문공동체를 이루어 학문의 절 정에 올랐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관찰하는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는 모든 공동체원들이 공통교양과정(철학,신학,역 사,자연과학,사회과학)을 통해 다중지성훈련을 한다. 이 훈련은 사고를 마비시키는 기존의 주입식교육을 지양하고 각 분야의

김재권 고려대 물리학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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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포커스+intro

하나님 나라는 어린아이와 같은 자의 것 누구나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어린아이의 마음, 낭만 18


FOCUS

20P_ 낭만에 대하여 24P_ 낭만이 뭐에요? 26P_ 낭만도 테스트 28P_ 우리가 사는 이야기 30P_ 우리가 가진 낭만 32P_ 현재를 해석하고 창조하는 힘, 낭만 36P_ 참된 낭만을 구하며 드리는 기도 19


포커스+포토에세이

글_호욱

낭만에 대하여

낭만 浪漫 [발음 : 낭:만] 실현성이 적고 매우 정서적이며 이상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는 심리 상태. 또는 그런 심리 상태로 인한 감미로운 분위기 [네이버 국어사전]

리더 카톡방에 질문을 던졌다. “캠퍼스에서 낭만은 뭐야?”

자체 휴강과 음식 / 잔디밭과 책 with 이성 / 소개팅 / IVF / 벚꽃 아래 데이트 / 자유로운 시간표 / 카페에서 공부 / 빈 세미나실 / 조모임 없는 수업 / 든든한 조장이 있는 조모임/ 빨간날 / A+

사전에 나오는 대로 정말 낭만은 실현성이 적은 무언가 일까? 왜 그렇게 정의된 것일까? 20


FOCUS

얼마 전 아이유와 콜라보레이션을 했던 가수 최백호. 그의 대표곡 “낭만에 대하여” 는 제 2의 전성기를 그에게 가져다주었다. 이 노래가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말한다.

“삶이 낭만적이면 얼마나 좋겠나. 그렇게 못사니까 낭만에 대한 갈증이 있는 거다”

궂은비 내리는날 그야말로 항상 그 카페에 앉아 시럽없는 Hot 아메 한잔에다 짙은 BGM 소릴 들어보렴

밤늦은 캠퍼스에서 그야말로 잔디밭 노천가에서 지나가는 사람은 없을지라도 깊은 마음속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수능의 미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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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는 가장 빠른 노선을 검색해 준다. 심지어 지하철 플랫폼 번호까지. 버스가 오는 시간은 초 단위까지 알 수 있다. 네비게이션만 있으면 낯선 길도 자신 있다. 목적지에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세상.

이런 세상에 여유, 쉼, 느림, 멈춤, 돌아감, 그리고 낭만이라는 단어는 어디에, 어떻게 자리를 잡아야 할까. 나의 삶에 낭만이라는 시간은 있는가. 우리는 낭만에 목마르다. 22


FOCUS

어찌보면…. 그 갈증은 우리에게 불가능한 낭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실현성이 적어 보이지도 않는다. 낭만은 어렵지 않다. 낭만은 주변에 있다. 대신 낭만은 우리에게 작은 용기를 요구한다. 그것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백과 여유. 바쁜 삶을 따라잡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어리석은 침착함.

2015년 1학기. 각자의 낭만을 지키자. 나와 우리만의 낭만 스토리를 써 가보자. 호욱

원주 지방회 연세대 담당간사 훈훈한 외모로 여심을, 핫한 축구 실력으로 남심을 사로잡기를 바라며 캠퍼스와 연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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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리플달기

글_안상현 외

김현석 간사 인천대 05 샤워 물줄기를 맞으며 한참을 멍하니 있는 게 큰 쉼이 된다. 따뜻한 물줄 기가 나를 덮을 때 주님이 나를 덮으 시는 것처럼 평안을 느낀다. “빨리나

낭만이 뭘까요

와!”밖에서 들리는 동거인의 외침이 나의 평안을 깨뜨린다. 이제 너와 나

당신에게 낭만이란?

의 평안을 배운다.

김윤성 학사 협성대 08 사전에서 낭만이란 현실성이 매우 적 고 이상적인 심리 상태라고 한다. 그 래서 나에게 낭만은 CC다. 여친 하 나 못 사귀고 솔로로 졸업해버렸으 니까...

이혜진 간사 동아대 05

추억이 있는 장소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이어 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 창밖에 보이는 풍 경, 분주하던 내 삶의 쉼으로 다가온다. 마음을 녹이는 음악과 함께 집으로 향하는 길은 그야말

장준영 대구대 14

로 낭만!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15년지기 친구들과의 추억이 있는 장소들이 있다. 방학 때마다 함께 고기를 구워먹던 친구네 밭 옆에 있는 시냇가, 초, 중학교 때 매번 방학식이 끝 나자마자 집에 가방을 던져놓고 놀러갔던 장 소들 그곳을 그때 그 친구들과 함께 다시 가 보고싶다.

윤은진 영남대 11

설렘

안에 누가 있을까? 뭐하고

낭만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갑갑한 세상에

있지? 문 앞에 선 나를 고

서 벗어나 자유와 살아있음을 느끼는, 함께

민케 만들고 또 그 문으로

여서 행복한 그대와 꿈을 그렸던 일로 마음

들어가면 나에게 따뜻하게

한구석이 아려온다. 아려오는 이유는 내가

펼쳐지는 하나님나라.

사랑하는 그대를 기다려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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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은 상지대 14


FOCUS

김경태 학사 부산가톨릭대 04 커피가 업이 되기전, 맛도 모르 고 마신 커피 한잔. 그것은 나를 나긋나긋하게, 혹은 여유롭게 하 기에 충분하다. 나에게 낭만이란 이런 것.

홍은진 간사 이화여대 04 차가운 아침 공기를 뚫고 내달려 도착한 7 시 55분 정문 앞. DPM에 늦을까 조마조마 하며 언니들과 함께 헉헉 거리고 뛰어가던 그 순간의 기억들. 다신 느껴보지 못할 그 때의 순수했던 열정이 낭만이다.

안상현 원주대 09 도로라는 인생의 길을 달리는 자 동차들은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한 다. 남이 이끄는 것이 아닌 내가 이

김진경 학사 서강대 03

끄는 방향으로 나의 낭만을 찾아

나에게 낭만이란 고생하면서 느낀 이상한

운전한다!

행복들. 씻고 자기 불편한 교회 교육관에서 챕터했던 시간들, 모임 후 지친 몸을 싣고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학생들과 주고

김승현 부산대 08

받는 문자가 내겐 낭만이었다.

기대 반 설렘 반 가지고 출발한 여행. 낯선 땅 낯선 사람들이 어느새 내게 다가와 내 가슴을 내 마음을 울리는 따뜻했던 시간.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 는 내 삶이 나에게 준 선물.

김종호 간사 연세대 87 남들 하듯 스펙을 쌓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 면 도태된다고 말하는 것같은 대학사회. 바로 이 곳에서 어울려 놀고 꿈을 이야기하 고 때로는 일탈도 하면서 회복해야할 우리의 특권, 바로 낭만이다. 25


포커스+시선 포커스+현장

글_이슬기

낭만도 테스트

낭만도 테스트라고 들어본 적 있는가. 물론 없을 것이다. 낭만이 뭐냐고? 테스트를 해보면 알 것이다. 대학생활이 그렇게 각박한 것만은 아니다. 알고 보면 우리는 참 낭만적인 사람이다. 그걸 일깨워주기 위해 모 간사는 수없이 고민하며 만들었다. 전혀 낭만적이지 않는 상황에서 낭만을 생각하며 그토록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의 노고를 기리며 겸허하게 V표를 해보자.

해당 항목에 체크해주세요. 1. 친구들과 함께 고생하더라도 그 후에 끈끈한 우애만 느낄 수 있다면 참을 수 있다. 2. 나는 이번 학기에 부담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 3. 때로는 텃밭을 일구거나 농사를 지어보고 싶다. 4. 늘 같은 길보다 새로운 길로 걷는 걸 좋아한다. 5.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는 밤새 이야기하며 놀 수 있다. 6.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밥벌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7. 길에 핀 꽃을 보고선 발길을 멈추곤 한다. 8.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모임에 참석하는 편이다. 9. 의리, 우정을 위해서라면 손해 보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10. 나만 바라봐줄 훈훈한 오빠, 누나가 대학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다. 11. 멍 때리고 쉬엄쉬엄 살아도 괜찮다 싶다. 12. 하고 싶은 동아리가 학교에 없으면 내가 만들고 만다. 13. 여행은 어딜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14. 재밌는 생각이 너무 많아 수업에 집중이 안 될 때가 있다. 15. 날씨 좋은 날은 자체휴강하고 잔디밭에 앉아 놀고 싶다. 16. 확실한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오히려 투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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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D

체크한 항목별로 나의 낭만도를 그림으로 그려봅시다. 아름다운 다이아몬드형을 그리고 있나요?

T : 1, 5, 9, 13 → ( D : 2, 6, 10, 14 → ( S : 3, 7, 11, 15 → ( A : 4, 8, 12, 16 → (

)점

)점

T

1

S 2 3

)점

4

)점

A 점수가 가장 높게 나온 이니셜을 따라 결과를 살펴봅시다.

Together [연대]

Dreamer [공상]

Slowly [자연]

Adventurous [모험]

“더불어 함께~ 이 길을 가세~” 사람들과 함께하기를 기뻐하고 공동체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주는 당신은 화평케 하는 자, 바로 낭만주의자.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어두운 현실 너머로 피어나는 희망을 보는, 늘 엉뚱한 상상으로 행복해하는 당신은 꿈꾸는 낭만주의자 “우리는 느리게 걷자!” 바쁘게 살기를 요구하는 시대 속 한 단면을 붙잡아 즐기는, 여유와 자연스러움을 사랑하는 낭만주의자 “우리, 이거 한번 해볼까”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모험을 즐기는, 주변을 놀라게 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예측불허의 매력을 지닌 낭만주의자

이슬기 서서울 지방회 서강대 담당간사 서강대 S라인의 전설을 잇기 위해 10년 만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입간사. 앞으로 그의 활약을 주목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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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현장 포커스+현장

우리가 사는 이야기

글_조희태

대학을 입학하면서 품고 들어오는 수많은 로망 중에 “친구들과의 자취”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아베퍼들의 로망은 한술 더 떠서, 자취이면서도 조금은 다른, 조금 더 깊은, “공동체 하우스”에서 실현된다.

드문드문 들려오는 기타 소리, 선·후배와의 만남, 다양한 수업, 축제, 미팅, 캠퍼스 커플, 스터 디 그룹, 동기모임, 동아리 활동. 부푼 마음으로 입학했지만 그 낭만은 점차 옅어지고 어느덧 눈치와 경쟁만 남은 캠퍼스를 거닐 무렵, 소그룹 리더 형이 제안을 했다.

“공동체 하우스에서 같이 살아볼래?” 그렇게 공동체 하우스를 시작했다. 막 연한 기대를 품고 6명의 시커먼 형제들 과 단칸방에서 부대꼈다. 그러나 한데 모여 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 다. 코를 많이 고는 형제 때문에 잠들지 못한 형제들도, 그들의 볼멘소리에 미 안해야 했던 코고는 형제도 모두 스트 레스를 받아야만 했다. 어쩔 수 없는 신 체적 특징 뿐 아니라 자라온 환경이 다른 만큼 성향 차이도 분명했다. 세탁기에 빨랫감과 함께 태연하게 신발을 넣는 형제도 있었다. 식습관과 씻는 시간 등 함께 하는 모든 상황 속에서, 굳 이 말하자니 자신이 너무 치졸하고 참자니 울화통 치미는 순간들이 이어졌다. 그렇게 갈등이 켜켜이 쌓여갔다.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기도 했다. 아니, 참 많이 싸웠다. 결국 내가 대학에 환 멸을 느낀 것처럼 공동체하우스에 대한 기대도 저물고 있었다. 하지만 싸우면서 정든다고 했던가. 어찌됐든 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거니, 이해를 해야 할 수밖 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해가 되었다. 어느덧 서로의 물건에서 경계를 내려놓았고, 너 나 할 것 없이 빨래를 널고 개는 등 애정 가득한 오지랖을 넓혔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기피하고 싫 어했던 부분들이 변하여, 서로를 알기 때문에 신뢰하고 세워주며 배려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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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붙들어준 것은 방모임이었다. 일주일에 한번 방모임을 했는데, 그 시간만큼은 진솔한 이야기가 많이 오갔다. 각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나누기도 했 고 공동체 하우스의 재정, 생활용품, 청소, 부족한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곤 했다. 때 로는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면서 눈물을 훔칠 때도 있었고, 자신의 죄와 나약 함을 용기 내어 고백할 때도 있었다. 같이 살기 때문에 줄 수 있는 통찰과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다. 어느 순간부터 한데 어우러진 삶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공동체 하우스는 하나님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공간이 되어갔다. 하 우스를 시작하면서 DPM을 지키자는 약속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귀찮아서 약속 한 걸 후회하기도 했고, 은근슬쩍 불참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다 같이 일 어나니 혼자 빠질 수도 없었다. 돌이켜보면 이것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원동 력이 되었던 것 같다. 또한 함께 살면서 누구 하나 다른 식구라고 보지 않았다. 돈이 없어서 못 들어오는 친 구들에게 우리의 자리를 내어주고 소위 “아싸”라고 불리는 지체도 같이 살아가자고 초 대했다. 누구나 들어와서 서로 가진 것들을 나누고 세우며 지지하는 공동체가 되고 있었다. 넉 넉지 않은 살림에 분홍색 햄을 사서 하루의 허기를 채우는 찌질함과 궁색함도 있었지 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나님 나라를 조금씩 경험하려고 애쓰며 치열 하게 살아냈다. 시간이 지나, 형제들의 입대와 졸업으로 인해 하우스가 없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저 한때의 낭만과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우리가 누렸던 공동체를 후배 들에게 경험 시켜주고 싶어서 또 다시 공동체 하우스를 세우려고 한다. 하나님은 그 공 동체하우스를 통해 나를 세우셨고, 또 다른 공동체로 보내시는 것이다. 함께 하는 사람 들은 예전과 다르지만, 같이 삶을 공유하고 산다는 건 똑같을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세워주기 까지 크나큰 에너지와 버거움이 따르겠지만 우리가 조금이 라도 그리스도의 모습처럼 살기 위해, 살아가 보려고 한다. 나는 이미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고, 이 일의 증인이다.

조희태 고신대 기독교교육학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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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사례 포커스+현장

이것 또한 추억이 되리라

글_황지수 외

{우리가 가진 낭만 : 아웃팅 · 잠포 }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지만 신입생에게는 생소한 단어 아웃팅과 잠포. 그게 뭐냐고 물어보는 신입생을 위해, 소그룹이 뭐냐는 것만큼 당연한 질문에 새삼스러운 답을 해보자.

우리, 아웃팅할래? { 아웃팅 }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함께 놀고, 먹고, 교제하며 공동체성을 누리는 리프레쉬한 시간.

소그룹 멤버들과 한 학기 동안 매주 모여 삶을 나누고 GBS를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서로에 게 익숙해진 것 같았다. 익숙해진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고 싶지 않았다. 익숙함을 벗 어나 낯선 곳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바로 아웃팅이 필요한 순간이다! 힐링을 외치는 멤버들과 멋과 맛이 살아있는 전주로 떠나기로 했다. 디렉터를 세우고, 맛집 담 당자와 회계를 세워 아웃팅을 준비했다. GBS할 때와는 사뭇 다른(?)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렌트카 안에서 지난 소그룹을 돌아보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달리는 차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야외에 나왔다는 사실을 더욱 와 닿게 해서 마음이 들떴다. 그래서인지 첫인상에 관 한 얘기도 좀 더 솔직하고 즐겁게 나눌 수 있었다. 내 영혼에도 이와같은 성령의 새바람이 매 일 불어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옥마을에 도착해서 맛집 담당자의 인도를 따라 풍년제과, 바게트버거, 다우랑 수제만두, 콩 나물 국밥을 먹었다. 비록 돈이 넉넉지 않아서 조금씩 나누었지만 공동체성은 더 크게 누린 것 같았다. 함께 먹고 걷는 동안 평소 수줍음이 많은 우리 소그룹 홍일점에게 꾸준히 사진 찍 히길(?) 권했다. 자매도 들뜬 마음에서인지 의외로 열심히 찍혀주었다. 이렇게 특별하지만 소 소하게 우리만의 추억을 남기고 서로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아웃팅을 통해 특별한 경 험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했고, 미숙한 운전 실력이었지만 아무 탈 없도록 보호 해주신 주님께 감사했다.

황지수 충북대 경영학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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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잠포할래? { 잠포 } 야식과 함께 ‘잠을 포기하며 논다’ 의 줄임말. 잠포하면 빠질수 없는 것이 바로 야식이다. 치킨, 피자 우리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줄 야식과 함께 잠포 때 무엇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지 알아보자.

마피아

탁월한 연기와 함께한다면 두 세 시간쯤이야 확 달아나버린다. 리더와 멤버의 구분 없이 메소드 연 기로 빠져드는 우리의 모습에서 완벽할 것 같던 리더들도, 마음을 안 열 것 같던 멤버들도 울고 웃는 놀이 라고 볼 수 있다.

보드게임

* 뱅 : 도둑과 경찰, 마피아가 결합된 보드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누가 무법자인지, 부관인지, 배신자 이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게임을 하다보면 각 지체들의 성향과 성격이 다 드러나게 된다. 그렇기 에 한없이 가까워지기도, 싸우기도 한다. * ‘할리갈리’ : 순발력과 판단력이 요구되기에 잠이 확 달아나는 게임이다. 과열이 되면 의도치 않게 서로의 손을 때리게 되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러운 스킨쉽이 이루어진다. 관심 있는 자매와 함께 해보 시길 권한다.

영화관람

우리는 잠포가 이루어지는 하우스를 순식간에 영화관으로 만들기도 한다. 프로젝트와 맛있는 간식, 우리를 따뜻하게 해줄 이불이면 우리만의 영화관이 만들어진다. 자매들끼리 애절한 영화를 보기도하 고, 형제들끼리 느와르를 보며 남자만의세계를 만들기도 한다.

운동

평소 교제해보지 못했던 형제, 자매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베드민턴을 추천한다. 형제와 자매가 편하게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강점인 배드민턴은 공동체 잠포와 함께할 때 더 즐거울 수 있다.

취업과 스펙으로 점철된 대학세대여. 우리가 공동체로 함께한다면 하룻밤정도는 즐겁고 행복하게 보낼 것이다. 구태 여 함께하는 의미에 대하여, 대학생의 즐거움에 대하여 질문하기보다 먼저 그 속에서 누려보길 바란다. 개강 초 여유 로울 때 삼삼오오 함께 모여 몇 가지 음식과 놀이를 즐겨보자. 우리에게는 잠을 포기한 채 12시간도 보낼 수 있는 젊음 이 있으니까. 바로 지금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낭만을 되찾을 때다.

박성우 홍익대 세종캠퍼스 09, 활동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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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커버스토리 포커스+현장

글_정의민

만 낭

고 하 석 힘, 해 를 하는 재 현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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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얼마 전 강릉에 눈이 조금 내리던 날 나와 초등학생인 세 아들의 눈에 대한 입장은 나무젓가락 갈리듯 극명하게 갈라졌다. 아 들은 한 겨울 신나게 놀 수 있게 눈이 펑펑 내리길 바랐다. 나는 눈이 내리더라도 바로 녹아 사라지는 정도이기를 바랐다. 당장 차로 이동하는 모든 것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지극히 실제적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세 아들의 로망에 찬물을 끼얹는 재미없 는 아빠였다. 로망은 원래 romance를 음차한 '낭만'의 의미로 쓰는데 의미가 확대되어 '바람, 소망, 원하는 것'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그러 나 아직 이런 의미로 국어사전에 등재되지는 않았다. 사전에서는 낭만을 "실현성이 적고 매우 정서적이며 이상적으로 사물을 파 악하는 심리 상태, 또는 그런 심리 상태로 인한 감미로운 분위기"로 설명한다. 아들에게는 흥분되고 감미로울 수 있는 흰 눈이 내게는 불편한 눈이 되었을 때, 내 안에 낭만이 들어설 자리는 이미 좁아져 있었 다. 눈이 내리면 불편해진다며 달가워하지 않는 나의 반응은, 효율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어른 세계가 만들어 놓은 구조에 사고가 고착되어 가는 한 증상이다. 그럴 때 눈이 선물해 주는 낭만은 상업적으로 불편함 없이 잘 세팅해 놓은 스키장에서만 맛볼 수 있 는 것이 되어 버린다. 낭만도 돈을 주고 사야만 하는 것이다. 한 겨울 눈 오는 날에는 지천에 널린 게 눈인데 우리의 빈곤해진 상상력은 지극히 제한적인 영역에서만 낭만을 구한다. 낭만이 빠진 삶은 건조하고 우리의 빈곤한 상상력을 더욱 메마르게 한다. 베데스다 연못의 38년된 병자는 오랫동안 병 나음에 실패했 음에도 불구하고 익숙해져 있는 그 자리를 떠날 상상을 못했다. 이처럼 우리 역시 이미 익숙해진 있는 방식과 구조를 따라 살다 보니 상상할 힘을 잃을 때가 많다. 그러나 아이들의 사고는 이 구조 밖에 있기에 자유롭게 상상한다. 스스로 구조와 의미를 창조할 줄 안다. 그래서 아이들은 규정 되지 않은 공간을 새롭게 창조해 낸다. 우리 동네 아파트 옆에는 작은 산이 하나 있다. 아이들은 그 산으로 올가 가는 30미터의 산길을 자기들만의 썰매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썰매장으로 새롭게 창조된 그 산길은 온 동네 아이들이 저다마 썰매 도구를 가져 와 한바탕 뒹굴며 즐거움을 만끽하는 낭만의 놀이터가 된다. 우리집 세 아들은 썰매도구도 거추장스러운지 아예 몸을 던져 썰매 를 즐겼다. 안전요원이 있는 세팅된 썰매장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세팅되어 있는 틀과 구조를 벗어나 자유 롭게 상상하며 새로운 방향에서 지금을 해석하고 창조할 수 있는 힘이 낭만이라 생각한다. 작년 이맘때 강릉에는 1미터가 넘는 엄청난 눈이 내렸다. 치워도 치워도 계속 쌓이는 눈에 지쳐 제설 작업을 잠시 미룬 나는 생각 을 바꿔 아들과 함께 이글루를 만들었다. 아들 3명이 들어가도 여유로운, 제법 그럴듯한 이글루였다. 세 아들은 나보다 더 흥분했 다. 완성된 이글루 안에서 아이들은 또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새로운 놀이를 했다. 비록 제설은 더뎌졌지만 눈이야 태양이 뜨 면 녹아 감춰진 속살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금이 아니면 해 볼 수 없는 이글루 만들기를 택했다. 이글루의 낭만은 아이들 에게 상상력과 열정을 선물했고, 엄마 몰래 세 아들과 나만이 공감할 수 있는 추억으로 인해 부자지간을 좀 더 끈끈하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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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런 말을 하냐면, 한겨울 폭설처럼 치워도 치워도 길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마치 요즘 대 학생들이 처한 현실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스펙을 쌓고 준비해도 좀처럼 길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 옆에서 지켜보는 나 역시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서 낭만을 찾는 것은 사 치스럽게 여겨진다. 그래서인지 취업난이라는 현실의 매서운 폭설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요즘 대학에서는 이글루를 찾아보기 힘들다. 아니 작은 눈사람조차 보기 어렵다. 저마다 속도, 효율을 방해하는 것은 빨리 치워버리고 목표만을 향해 살길 원한다. 그러나 목표만을 좇아 사는 이 시대 대학생들의 삶은 솔직히 고단하다.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쉬고 싶다"는 말 이다. 젊음이라는 엔진으로 인생이라는 복잡한 기계를 돌리려다 쉽게 지쳐 버리는 것이다. 엔진 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겠지만 과한 힘으로 부딪히는 기계의 마찰음과 과열로 발생하는 매연으로 인해 피로감만 가중될 뿐이다. 엔진이 기계 전체와 유연하게 상호 작용을 하려면 윤활유가 필요 하다. 낭만은 이 윤활유와 같다. 뻑뻑해진 기계를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는 힘이 낭만에게 있다. 나의 대학시절을 추억해 보면 이런 낭만이 곳곳에 배어있음을 느낀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서적 전시회 때 강의실에 전시되어 있던 수백 권의 책을 지키기 위해 강의실에서 잠을 잤다. 그런데 다 음날 형제들의 수고를 헤아린 리더 누나들이 아침 일찍부터 뜨끈한 오뎅국을 끊여왔다. 그 오뎅 국물을 먹고 국물에 담긴 누나들의 사랑도 먹었다. 그러면 밤새 추위가 다 녹아내려 그 날의 피곤 을 이기면서 또 하루를 살았다. 이것이 낭만의 힘이다. 리더가 된 후 복음을 전하기 위해 비그리스 도인 친구들과 각설이 타령을 각색하고 연습해서 관객과 함께 노래하며 신명나게 연기했더랬다. 복음을 우리 민족 서민들의 노래와 스토리로 담아낼 수 있었던 것 역시 내게는 잊히지 않는 낭만 이다. 술을 마시는 이들을 기피했던 기독교 문화가 만연했던 당시, 캠퍼스 잔디밭에 막걸리 마시 던 무리들에게 복음을 이야기하러 다가갈까 말까 망설이던 아벱 후배들을 데리고 과감하게 다가 갔다. 그러자 반갑게 막걸리를 건네주던 이들의 잔을 건네받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예수님에 대 해 진솔하게 이야기했던 것도 내게는 낭만이다. 초가을 낙엽이 서서히 붉게 물들 때 학생회관에 서 바이올린과 기타, 베이스 합주로 찬양이 아닌 대중이 알법한 시인과 촌장의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로 친구들에게 인생을 논하며 행복에의 초대로 초청했던 것도 나에게는 낭만이다. 후배들에 게 멋진 일출을 보여주기 위해 리더들과 함께 새벽녘부터 대관령에 올라갔다. 동이 터올 때 라면 끊여 먹던 기억도 내겐 낭만으로 남아 있다. 수많은 밤을 형들의 자취방에서 잠포하며 보냈던 날 들도, 함께 야식을 만들어 먹고, 이성에 대해 이야기 하다 잠들었던 날들도 나에게는 낭만이다. 돌 아보니 낭만은 나의 캠퍼스 시절을 참 풍요롭게 해 주었다. 그런데 요즘 대학에서는 낭만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취업의 문이 좁아지면서 스펙이 낭만 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스펙만 잘 쌓으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인생을 부드럽게 움직여 갈 수 있 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인생은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연속이 다. 딸을 살리려던 야이로에게 일어난 일을 기억하는가? 안정된 스펙을 가진 그가 가장 다급했 을 그 순간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한 여인이 끼어들어 딸을 살리는 것이 지체됐다. 이처럼 계산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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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FOCUS

계산대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초조하고 다급해 진다. 그러나 예수님은 전혀 다급해 하 지 않으신다. 야이로의 다급함과는 상관없이 오히려 걸음을 멈추신 후 자신의 옷을 만진 여인을 공개적으로 초대하신다. 목표를 향해 가는 여정에서 잠시 멈춰 자신의 옷깃을 살 짝 붙든 사람과 소통하는 것. 그녀의 작은 행동에서 큰 이야기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낭만이다. 낭만은 거름더미에서도 꽃을 피우게 한다. 그리고 의미가 되게 한다. 그 의미는 다음 도약에 힘을 실어 준다. 뒤 늦게 야이로의 집을 향하던 다음 발걸음은 딸이 이미 죽었다는 슬픈 소식 앞에서도 당당하며 절망하지 않는다. 딸의 죽음을 잠자는 것으로 해석하는 전 혀 다른 방식의 관점이야 말로 낭만의 절정이 아니겠는가! 일반적으로 낭만 하면 로맨스를 떠올리겠지만 음악이나 미술사에서 낭만파는 고전주의 의 형식과 합리주의의 이성에 대한 반발에 기초한 예술적 경향이었다. 기존의 형식과 합 리성에 반발하고 저항하여 정신과 감성에 호소하고자 새로운 표현을 시도했던 이들을 낭 만파라 불렀다. 어쩌면 지금의 대학엔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낭만파들이 등장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 다. 나는 아벱 후배들이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제도와 틀에 메이지 않는 새로운 상상력 으로, 모두가 눈을 치워 버려야 할 성가신 것으로 치부할 때 그 눈으로 멋진 이글루를 만들 수 있는 로맨티스트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경직된 대학생활의 윤활제가 되어 훗날에 도 추억될 풍요로운 캠퍼스 시절을 서로에게 선물해 줬으면 좋겠다. 차가운 겨울눈폭풍과 같은 대학 현실 속에서 영화 겨울왕국의 엘사처럼, 추위를 문제로 만 보기보다 멋진 얼음왕국을 재현할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낭만가가 되기를 바란다. 그 렇게 대학생활을 멋드러지게 살아낼 후배들이 되어주기를 부탁한다. 그대들이 만들어갈 캠퍼스 이야기를 마음으로 응원한다.

정의민 강릉 지방회 대표간사 찬수, 겸수, 윤수의 친구같은 아빠. 노래와 흥을 즐기고 게임할 때는 흥분한다. 복음에 대한 열정도 남다른 낭만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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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일상기도 포커스+현장

글_정한신

# 참된 낭만을 구하며 드리는 기도 우리를 당신의 형상으로 창조하여 주신 하나님 아

주님, 아름다운 노래와 음악을 들으며, 커피 한잔

버지, 그 놀라우신 솜씨와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을 마시며, 좋은 사람과 길을 걸으며 일상의 낭만을

당신은 우리에게 뛰는 심장과 따뜻한 피를 주셨습

누릴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일터와 도서관에서 눈을

니다. 그래서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사랑받고 사랑

들어 잠시 바라본 창가에서, 매일 걷고 지나치는 길

하는 즐거움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당신을

가에서, 버스 안에서, 충만하게 펼쳐진 당신의 세계

알아갈수록 우리 안에 심겨진 사랑이 꽃피워 향기

속에서 우리의 마음이 노래할 수 있도록 하여 주소

를 냅니다. 우리가 당신을 닮아갈수록 우리 안에 새

서. 내세울 것 없고 가진 것 없어도 당신 안에서 하

겨놓으신 시와 찬미가 아름답게 나타납니다.

나 된 친구들과 밤새워 꿈을 이야기하고 새벽을 맞 는 낭만을 누리기를 원합니다. 마음을 채우는 당신

주님, 당신이 허락하신 모든 아름다운 것을 누리고

의 미소 가운데 맘껏 웃고 울 수 있도록 우리의 마

고백하는 충만한 일상이 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음을 만져주소서.

감정과 정서를 어루만져 자유롭게 하여 주소서. 당 신 안에서 자유로운 마음을 누릴 때 참된 낭만을 누

참 사랑의 주님, 우리에게 자신을 온전히 드리심으

릴 수 있음을 고백합니다.

로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을 주신 당신을 생각하 며 노래합니다. 계산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도록 이

주님, 사람과 삶을 공감하는 마음을 잃게 하고, 참

끌어 주소서. 가슴을 열고 매일 주어지는 것들을 온

사랑의 노래를 시들게 하는 갈한 세상입니다. 취업

전히 느끼게 해주소서. 주님께서 베푸시는 일상의

과 경쟁, 생존과 끝없이 주어지는 목표 가운데 낭만

아름다움을 노래하면서도 보냄받은 사랑의 길을 갈

을 잃어버린 캠퍼스에서 당신으로 인한 낭만을, 공

수 있도록 우리의 손을 잡아 주소서. 우리의 갈한

동체로 인한 낭만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마음에 생명의 샘, 사랑의 샘을 허락해 주소서.

다만 주님, 거짓된 낭만으로 인하여 속박과 기만 속 에서 살지 않도록 이끌어 주소서. 자기도취에 기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낭만, 돈과 자기 과시로 도배된 낭만, 세상과 이웃에

아멘.

대하여 외면하고 그 고통과 슬픔을 공감하지 못한 채 자기만족으로 도피하는 낭만에서 우리를 구하여 주소서. 낭만의 이름으로 현실에서 도피하고 끝없 이 자기 안으로 몰입하거나 자기 연민에 빠지는 모 습에서 돌이키도록 이끌어 주소서. 자신의 낭만을 위해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책임하게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우리를 붙들어 주소서.

정한신 부산대 94, IVF 일상생활사역연구소 기획연구위원 IVF에서 만난 사랑스러운 아내(한은정, 동아대 99학번)와 두 아들과 더불어 성숙하는 가정을 꿈꾸며 살고 있다. 캠퍼스에서 법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일상생활사역연구소에서 일터와 삶터 를 살아가는 영성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TGIM 운동, ‘일상기도’운동에 힘쓰고 있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 일상생활이 곧 예배이며 사역이라는 관점과, 성도들이 보냄받은 곳이 어디든 사역의 현장이며 선교의 장이라는 관점을 나누기 위하여 연구하고 운동하는 연구소입 니다. 일상의 다양한 주제를 기도로 드리는 훈련인 “일상기도”를 더 만나고 싶으신 분은 연구 36

소 홈페이지(www.1391korea.net)와 페이스북 페이지(1391korea)를 방문해 주세요.


VIEW+Intro

VIEW

VIEW

겨우내 얼었던 동방바닥이 녹는다. 38P_ 우리 안에 있는 게하시 42P_ A4 한 장으로 세상 읽기

보고 싶었다.

44P_ 하나님의 훈련은 계속된다 46P_ 형제의 로망, 게임하는 자매 37


성경 속 인물

글_최진승

내 안에 있는 게하시(Gehazi)

우리는 성경을 읽을 때에 이전에 접했거나 들었던 설교가 선입견으로 작용하여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풍성한 의미를 놓칠 때가 있다. 특히 익숙한 이야기일수록 그렇다. 이번 글에서는 구약성경의 엘리사 이야 기 중에서 나아만이 치유를 받고 돌아가는 장면인 열왕기하 5:20-27 의 내용을 게하시의 입장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는 성경의 내러티 브(narrative) 본문을 읽을 때에 일반적으로 저자의 입장에 서거나 혹 은 주인공 입장에 서서 사건을 이해하곤 한다. 하지만 이때의 약점은 본 문을 피상적으로 이해하기 쉽다는 점이다. 다른 등장인물의 입장에 서 서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본문의 사건이 한층 더 가 깝게 느껴진다. 성경본문을 다른 번역본으로 읽을 때의 유익과 유사 하다.1)

1) 익숙한 본문을 타번역본으로 읽는 것 을 ‘낯설게 읽기’라고 부른다. 가령 개역 개정판의 본문을 새번역으로 읽거나 영 어번역본인 NIV로 읽는 방법을 말한다. 낯설게 읽기를 통해 본문에 대한 선입견 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다. 낯설게 읽기는 본문의 의미를 조금 더 온전하게 이해하 기 위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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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 이름은 게하시입니다. 구약성경의 엘리사 선생님을 아는 사람이라면 제 이름도 아마 기억 할 것입니다. 주일학교 어린이들 중에도 저를 아는 아이들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저는 매우 부정적인 인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저를 소개하는 많은 설 교자들은, 재물에 대한 욕심을 부리다가 망한 인물의 전형으로 저를 이야기하곤 합니다. 물론 제가 아람 장관 나아만이 가져온 선물을 탐내어 그에게서 옷과 재물을 받아낸 것은 사실이지 만, 그렇다고 제가 원래부터 속물인간은 아닙니다.

2. 저는 선지자(예언자) 엘리사의 시종으로서 오랫동안 엘리사 선생님을 모시고 다녔습니다. 수 넴여인이 가장 원하는 것은 출산이라고 엘리사 선생님께 알려드린 것도 저였고, 엘리사 선생 님의 명령을 받아 이곳저곳을 여행한 것도 저였습니다. 심지어 나병이 생긴 이후에도 여전히 엘리사 선생님의 시종으로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2) 사람들은 드러나는 엘리사 선생님의 사 역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분이 어떤 지역으로 여행하실 때에 선생님을 수행하거나 선생님이 사역을 하실 때 필요한 것을 챙기는 일, 전국 각지에서 방문하는 수많은 선지자 수련 생들의 먹을 것과 때때로 입을 것을 챙겨야 하는 일은 제가 도맡아서 합니다. 살림을 해 본 일이 있거나 조금이라도 알뜰하게 살아 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안정적인 수입이 없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를 알 것입니다. 여러 산지에서 찾아오는 제자들을 먹 이고 입히고 재우는 일이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엘리사 선생님의 제자들, 선지자 수련 2) 개역개정에서 게하시에게 생긴 질병

생들은 대부분 가난하기 때문에 가르침을 받기 위해 학비나 숙식비를 내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 ‘나병’이라고 번역하고 있지만, 나병으

엘리사 선생님은 그런 학생들을 오는 대로 받으셨지만 정작 살림은 제가 담당해야 했습니다.

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 ‘차라앗’은 ‘각 종 악성 피부질환’을 가리킨다. 반드시 ‘

엘리사 선생님이 일으킨 기적을 아는 사람들은 엘리사 선생님을 모시고 있으면 신나고 즐겁

나병’만을 뜻하지 않는다. 가령 게하시의

기만 하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신기한 경험들을 많

병이 나병이었다면 엘리사의 시종으로

이 했습니다. 하지만 일상은 그런 기적과 축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빨래를 하고 설거

계속 지낼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지를 해야 하듯 반복해서 해야 하는 단순 노동이 더욱 많습니다. 쉽게 말하면 낭만은 짧고 가

병에 걸린 이후인 8장에도 시종으로 등

난과 배고픔은 매우 깁니다. 얼마 전에는 선생님의 제자들이 하도 배가 고파서 들에 나가 채

장한다. 게하시는 일종의 악성 피부질환 을 앓았던 것 같다. 3) 왕하 4:38-41

소를 캐서 함께 끓여먹다가 심한 구토 증세에 하마터면 단체로 급사 할 뻔 했습니다.3) 독풀을 끓였던 것입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 있는 게 아닙니다. 엘리사 선생님을 모시고 살아가는 삶 이 참 고달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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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아벱퍼 이랑이랑 이레동 생! 공동체방에서 같이 살 수 있 도록 허락해줘서 고마워요♡ 우리 함께 사는 동안 맛있는 거 많이많이 먹어요ㅎ.ㅎ! 경기대 배새봄

3. 이렇게 팍팍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중에 아람 군대 장관이 어마어마한 선물을 가지고 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아만은 몸이 회복된 후에 자신이 가지고 왔던 어마어마한 양의 선물을 엘리 사 선생님에게 주고자 했습니다. 끼니 걱정이나 옷에 대한 걱정을 동시에 덜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과부 여인에게 끼니를 부탁해야 하는 민망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선지자에게 서 수련을 받는 가난한 제자들이 훈련받는데 드는 각종 비용을 지불하기에 좋은 재원이 될 수 도 있었습니다. 제가 봤을 때 이런 기회는 앞으로 영영오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회는 하나님이 가난한 우리를 돌봐주신다는 아주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기회를 엘리사 선생님은 발로 차 버렸습니다. 평소에 엘리사 선생님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신중하게 행동하시는 분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만은 선생님의 고집처럼 보 였습니다. 나아만 장군이 자신의 믿음을 고백한 후이기도 했습니다. “이제야 나는 온 세계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왕하 4:15, 새번역). 그러니 선물을 받는다고 해도 이것은 대가가 아니라 감사의 표시일 것입니다. 그런데 엘리사 선생님 은 강권하는 손을 뿌리치고 기어이 거절했습니다. 제 눈에는 선생님의 그 결정이 하나님의 뜻 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감사를 표현하는 게 뭐가 잘못되었습니까? 그래서 저는 속으 로 맹세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 선물들 중에 일부를 받아내고야 말겠다!”(20절).

4. 이후에 제가 어떻게 행동했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20-27절). 그 이후에 저는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셨습니다. 나병 을 앓으면서 제 자신에 대해서도 하나님에 대해서도 더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는 점을 여러 분께 고백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고통을 겪은 후에서야 참된 교훈을 얻게 된다는 점을 실감 합니다. 먼저 저는 그 일이(내게 나병이 생긴 일) 있기 전까지 제 자신에 대해 굉장히 낙관적이었습니 다. 저는 제가 엘리사 선생님 곁에서 오랫동안 지내면서 가난하게 살고 검소하게 사는 방식이 훈련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아만 장군이 주려고 했던 선물을 보는 순간 어떤 운명 처럼 그 선물을 꼭 받아야겠다는 강한 열망에 사로잡혔습니다. 저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탐심 이 제 속에서 올라와 저를 사로잡아 이미 발이 나아만 장군을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그 탐심이 처음에는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데서 시작되었지만, 점점 더 안정을 누리고 싶은 집념이 생기더니, 제 자신을 위해서만 물질을 쓰고야 말겠다는 집착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필요를 거론하는 것은 저의 탐욕을 합리화시키기 좋은 변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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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저는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인색한 분으로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했기에 나아만 장군이 이방의 아람 군대 장관임에도 그를 고쳐주시는 것이 이내 못마땅했습니다. 사실 아람은 수없이 우 리 이스라엘을 괴롭힌 나라입니다. 그런데 그런 나라의 군대 장관에게 저주를 퍼붓기는커녕 그의 병을 낫 게 해주시다니요? 제가 그를 ‘이 아람 사람’이라고 비아냥거리며 불렀던 이유도 제 속에 있는 불편한 심기 를 드러낸 말이었습니다(왕하 5:20). 이런 합리화와 원망의 시기를 보낸 후에 엘리사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아만 장 군이 가져온 선물을 몰래 숨겨두고 돌아왔을 때 엘리사 선생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지금이 어찌 은을 받 으며 옷을 받으며 감람원이나 포도원이나 양이나 소나 남종이나 여종을 받을 때이냐”(왕하 5:26). 사실, 처음에는 저의 잘못을 너무 과장해서 질책하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아니, 은과 옷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 만 포도원이나 양이나 소나 종들을 받을 때냐고 말씀하신 것은 제가 저지른 잘못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처 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제 속에 있던 탐욕이 당시 이스라엘의 권력가들과 일반 백성들에게 만연되어 있던 죄라는 것을 알 게 되었습니다. 아합 왕을 비롯한 권력가들과 부자들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타인이 소유한 포도 원과 타인 소유의 종들까지 권력으로 빼앗아 갔습니다. 그들이 겉으로는 야웨 하나님을 섬기는 형식을 띄 었지만 실제 삶에서는 탐욕의 신인 바알을 섬기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에 만연한 이같은 탐욕의 신과의 지루한 싸움을 엘리사 선생님은 홀로 계속 해오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방신을 섬기고 있던 나 아만 장군의 회심은 매우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저의 시각을 완전히 바꾼 사건이었습니다.

5. 왜 이스라엘 시인들이 자주 “하나님은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라고 자주 노래했는지를 이제 야 알 것 같습니다. 비록 이스라엘의 적군의 군대 장관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은 그에게 은혜 베풀기를 원 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저는 하나님의 은혜의 성품을 드러내야 할 사명을 잊은 채 하나님을 대가를 원 하는 분처럼 생각할 여지를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을 왜곡시켜 우상을 섬기도록 부추길 뻔 했습니 다. 저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으로만 여겼던 교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록 지금 저의 몸은 병들었지만, 우 리 하나님은 진노 중에라도 긍휼을 베푸는 분이십니다. 제게 은혜로 주신 것들에 대해 권리를 주장하지 않 겠습니다.

최진승 영남동부 지방회 대표간사 세 명의 딸을 둔 딸부자 아빠. 말씀을 통해 하나님 음성 듣기를 좋아하고 연약한 사람들을 돌보는 데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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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코멘트

글_안성영

A4 한 장으로 세상 읽기

#1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직원들에게 조직적 대선 선거운동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가 확정되어 법정 구속됐다. 1심에서는 정치 개입만을 인정하고 국정원법 위반으로만 유죄가 선고되었는데, 고법에서는 대선 개 입에 대한 선거법 위반까지 유죄를 인정한 것이다. 이는 지난 대선의 선거 부정 논란과 현 정부의 정통성마저 의심될 수 있는 사안이라 정치적 파장이 크게 예상되는 판결이었다. 그러나 이완구 총리 인선 문제, 증세와 복지 논란이 워낙 이슈로 떠올라서 그런지, 아니 면 아직 고법이라서 대법 판결이 남아서인지 모르겠지만, 큰 파장은커녕 미동조차 일어나

Ahn’s COMMENT

지 않았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판결 다음 날인 변호인과의 접견에서 “황당해서 한 숨 도 못 잤다.”라고 말할 정도로 예상치 못한 의미 있는 판결이었지만, 한국 언론과 정치권, 사회는 황당함을 넘어서 생뚱맞은 판결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하긴, 유신헌법을 제정한 김기춘이 대통령 비서실장이고, 쿠테타로 등장한 신군부가 통치권을 확립하기 위해 설치 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경력이 있는 이완구가 국무총리이며, 박종철 고문치사 담당

아무리 황당하지만, 누구처럼 정신이 혼미해서 기억이 정확하지 못하면 안 되는데...

검사였던 박상옥이 대법관 후보자인 나라에서는 이러한 황당함조차 조용히 꼬리 내리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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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_데일리안 스팟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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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말정산으로부터 시작된 증세논란과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했던 ‘증세 없 는 복지’에 대해서 논란이 많다. 특히 전 정부에서부터 법인세 인하, 종합 부동산세 백지화 등 소위 부자감세가 추진된 반면에, 올 초부터 담배 값 인상, 연말정산 환급금 축소로 서민 들의 실질적 증세가 이어지자, 증세 안한다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심 지어 이를 두고 여당의 이재오 의원은 “정부가 담뱃세를 느닷없이 올려 2조~3조 원을 거 둬들이고 연말정산을 해서 거둬들였으면 그게 증세지 무슨 서민들이 정부에 후원금을 준 것이냐”고 지적할 정도였다. 이러한 와중에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회동 직후 실시한 브리핑 에서, 대통령이 “나는 한 번도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발언으 로 더욱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이 ‘내가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은 한 적이 없다’는 워딩은 한 적이 없다”고 진화에 나서며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러한 해프닝 때문인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한 “복지 과잉으로 가면 나태해진

Ahn’s COMMENT 증세는 국민배신? 국민들은 더 세금 낼 수 있는데… 다만, 형평에 맞는 증세와 피부에 와 닿는 복지를 요구할 뿐~~~

다”는 발언은, 네티즌들로부터 “과잉복지 상태가 되어 걱정이나 해봤으면…”, “과잉월급

그림출처_세무회계 으뜸

으로 국회의원들 나태해져…” 등 비판을 넘어 실소를 머금게 하였다.

사진출처_SBS 힐링캠프

#3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을 출간했다. 이를 두고 한동안 친이 계 사람으로 불렸던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모든 사람을 향해서 뺨을 한 대씩 때린 격” 이라고 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면서, ‘세월호 유족의 면담 요청을 거 부한 것도 소통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세월호 유족 분들을 사실 여러 번 만 났다.”고 했다. 두 번이 ‘여러 번’으로 바뀌어 세월호 유족들에겐 또 다시 상처만 되었다. 반면에 지난 연말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보다 더 주목을 받았던 박영규씨는 수상소감 중에 세월호 가족들에게, “세월호 가족 여러분, 용기 잃지 마시고, 우리 내년에 도 힘차게 삽시다.”라고 말하며 위로를 주었고,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최민수씨도

Ahn’s COMMENT 누가 국민의 대표인지… “잊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 습니다.”와 “이젠 지겹다. 중요한 건 경제다.” 중 당신의 선택은? 그리고 당신의 삶은…?

수상거부 입장을 밝히며, “아직도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

사진출처_이명박 자서전 사진출처_한국경제 일러스트 장세희

한의 도리”라며 세월호 참사를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사진출처_데일리안 김유연기자

안성영 IVF 사회부 담당 간사 곁에 있으면 누구보다 이 사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유쾌, 상쾌, 통쾌한 열정이 있어 주변을 매료시키는 매력이 있다. 43


글_김하연

선교단꿈 리턴즈

하나님의 훈련은

계속된다~

부산지방회는 전통적으로 “MEET”라는 선교팀-이하 미트팀-을 일 년에 두 번 파송한다. 여름방학 때는 중국으로, 겨울방학 때는 말레이시아로 보내던 게 어느덧 13번째가 됐다. 지난해 9월부터 모집한 13기 미트팀은 학생들이 하나둘씩 자원하여 간사님과 함께 자매 5명, 형제 3명으 로 8명이 모이게 되었다. 어색한 첫모임도 잠깐일 뿐, 모일 때마다 교제하며 기도로 준비했다. 다행이 부 족할 줄 알았던 재정이 오히려 넘치게 채워졌고, 이때만 해도 은혜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우리에게 내려놓음이라는 훈련을 시키기 시작하셨다. 사사건 건 우리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역지 마저 변경되었다. 이전 팀들과 함께 사역을 하고 관 계를 가졌던 선교사님이 새로운 선교사님으로 바뀌는 바람에 가는 장소가 변경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동·서 말레이시아 두 곳 다 가야했다. 정글마을에 들어가야 해서 케리어가 아닌 배낭을 선택한 우리는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적은 수화물을 신청했었다. 그래서 짐을 다시 그 자리에서 싸야만 했다. 동말 레이시아로 가는 비행기를 탈 때에는 직원과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는 바람에 다시 표를 끊게 되었 고, 결국 늦게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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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낮아졌고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아 직 현대화가 덜 된 산 속 정글마을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기도하는 일과 이동하거나 쉬 는 시간에 찬양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정말이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인해서만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다. 서말레이시아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위해 사역을 하고 계시는 선교사님과 힐라학교와 아프가니스 탄 가정에 갔다. 거기서 그들과 관계 맺고 필요를 채우는 사역을 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내가 할 수 있는 일 과 우리 팀원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이다. 그렇잖아도 하루 하루 사역을 감당하느라 많이 지쳐있던 차에 사역이 익숙해진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정도면 하 나님께 충분히 내려놓은 게 아닐까. 하지만 나는 어느새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익숙함을 좇기 시작했다. 하나님과의 관계와 예배가 갈라졌 다. 사역도 하나님께서 하실 일 보다 내가 할 수 있고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하나님은 그저 묵 묵히 지켜보셨다. 사역은 그런대로 잘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내 마음가운데 기쁨과 감사가 사라져있다는 것을 한국에 온 후 에야 발견하였다. 뭔가 잘못 돼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그동안 준비해왔던 기도제목이, 하나님과 동행하 고 하나님의 임재를 누리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것 이었다. 비록 힘들었지만 정글마을에서 틈틈이 기 도하고 찬양할 때만해도 하나님도 기뻐하셨고, 나도 기뻤다. 하지만 서말레이시아에서 그러지 못했다. 그렇 게 2주간의 사역 안에서 나의 하나님을 경험하였고, 나의 우상도 경험하였다. 하나님과 나 뿐 아니라 서로간의 관계도 그렇다. 비록 2주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무더위 속에 지 쳐가는 가운데 매순간 새롭게 발생하는 일로 긴장하면서 서로의 민낯을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 가운데 사 소한 갈등이 켜켜이 쌓이기도 한다. 그래서 미트팀은 이대로 끝난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종종 모이는 가운데 자연스레 선교여행을 되짚어보게 된다. 지난 시간의 의미를 묻는 가운데 매 상황들이 재해석된다. 그러면서 은연중에 쌓였던 문제들이 드러나 게 되고 해결되는 은혜를 경험한다. 이것 또한 선교 훈련이 아닐까. 우리는 계속해서 나를 알고, 너를 알고, 하나님을 알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훈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하연 고신대 사회복지학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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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티오 미디어

글_강동훈

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 [게임하는 자매 InterView]

자매들에게 묻는다. 이런 말을 들어봤는가. “배틀필드4를 풀옵으로 돌리면…”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형제들은 안다. 연필 쥔 시간보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은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제들은 자매들이 있는 곳에서는 게임 이야기를 좀처럼 꺼내지 않는다. 이런 깨알 같은 배려를 아는지...? 그런데 형제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자매들이 나타났다. 형제들의 로망, IVF에서 게임하는 녀자를 찾았다! 강동훈 아주대 미디어학 08, 학생기자

채팅

롤 클랜 3 강동훈

안녕하세요. 인터뷰를 하게 된 대학가 기자 강동훈 입

홍미인 아주대 기계공학 12

채팅

오예인 아주대 건축학 12

롤 클랜 3 오예인

스카이림 이라던가 어쌔신 크리드 라던가.

홍미인

맞아요. 장난 아님. 그 뭐였지 애인 사귀는 것도 잘

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해요. 홍미인,

오예인

네. 저희는 아주대 12학번 리더 오예인,

하는데.

홍미인이에요. 반가워요. ㅋ 강동훈

인터뷰에 앞서 제가 하는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실 필

오예인

심즈요.

홍미인

헤헤

강동훈

다 말하자면 끝도 없겠고... 기억에 남는 게임 베스트

너 임마.

요는 없어요. 묵비권도 있고 다른 질문을 해도 되고 역 질문을 해도 돼요. 홍미인,

오예인

재밌다ㅋㅋ

를 꼽아주세요~ 오예인

근데 저는 온라인 게임보다 오프라인 게임을 더 많 이 해요.

홍미인

저는 크게 메이플하고 리그오브레전드, 트리스터라 는 게임이요.

홍미인

맞아요. 오예인은 입체적인 칼싸움을 잘해요.

강동훈

입체적인 칼싸움? 그게 뭐죠?

오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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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영전이요. 최근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랑 배틀필 드 정도?


VIEW

채팅

롤 클랜 3 강동훈

다 를 롤(리그오브레전드)을 하셨으니 롤 얘기를 좀 해

채팅

롤 클랜 3 홍미인,

오예인

윽…우웩!

볼게요. 어떤 챔피언을 즐겨하세요? 혹 싫어하는 챔 피언이 있다면?

오예인

롤 하는 자매들이 있듯이 카페에서 수다 떠는 거 좋아하 는 형제들도 있자나요. 타고 나는 거지만 가까워지고

홍미인

저 는 잭스요. 잭스는 잘 크면 정말 쎄요. 공격적으로

싶은 마음만 있다면야… 사랑의 힘으로 이겨낼 수…

상대를 위협할 수 있어요. 싫어하는 건 갱플랭크요. 안

죄송합니다. 그냥 말 섞으면 돼요. 무서워하지 말고.

좋은 추억이 있거든요. 홍미인 오예인

소 라카를 주로 하고 애쉬와 워윅도 가끔 해요. 싫어하

그러니까 그런 거 말고, 형제들 롤 얘기 하는 게 자매 들이 화장품 얘기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는 캐릭은 음… 앨리스요. 곤충이라 징그러워요. 강동훈 강동훈

그 렇구나. 근데 롤은 팀 게임이잖아요. 그럼 혹시 형

근데 게임하는 자매 둘을… 하… 다음 인터뷰는 매니큐어 바르는 형제를 찾아야 하나.

제들이랑 같이 게임해 본적 있어요? 같이 게임하면서

오예인

홍미인

좋았던 점이나 싫었던 점이 있었다면?

오예인

왜 난 롤 얘기 듣는 거도 재밌는데

가 장 좋은 건 같은 팀 플레이어의 욕으로부터 실드를

강동훈

3월이면 신입생 사역 시즌인데 신입생과 함께 게임 하

쳐준다는 것이고 싫은 건 실력 차가 너무 많이 난다는

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까요?

것. 저랑 하면 *심해 탐험 하는 거잖아요.

자매님들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형 제들의 감춰진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오예인

싫었던 건 상대 팀이라도 자비가 없을 때 좀 그랬어

그건 신입생들한테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가~ 누나랑 롤 할래?”

요. 다 죽이고 나서 미안하다고 그러면 맘 상할 때도 있었어요.

강동훈

리더 누나가 “너의 서포터가 되어 힐을 줄게” 이러면 설렐 거 같은데요.

강동훈

오 ! 게임할 때 형제들의 감춰진 인간적인 모습이라 니… 사례를 들어 줄 수 있을까요?

오예인

음… 작년에 신입생들이랑 롤 한번 해봤는데 확실히 친해진 거 같긴 해요. 근데 그 신입생들이 절보고 자꾸

홍미인

평 소에는 잘 만나거나 얘기 나눌 기회가 없었지만 게

피하는 느낌이랄까… 기분 탓 일거에요.

임을 같이하면서 친근한 대화들이 오고가면서 뭔가 벽을 허문 느낌?

홍미인

저는 장단점 다 있다고 봐요. 친해지는 건 탁월하 겠지만 막… 무분별하게 같이 PC방에 계속 있는 다

강동훈

오예인

그 런데 게임하는 형제들을 보면서 다른 자매들은 어

던가… 게임 중에 오고가는 덕이 안 되는 대화도 있

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을 것 같고…

제 가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저는 별로 나쁘게 보진 않

강동훈

아요. 오히려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죠. 근데 너

결국 게임도 과유불급이네요. 마지막으로 형제들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무 많이 하면 안 좋게 보이는 건 사실이에요. 책임감이

강동훈

없어 보인다고 해야 하나?

오예인

게임하는 자매에 대한 형제들의 인식은 어떤가요?

우 리들도 자매들이랑 놀고 싶어요ㅠ 형제들한테 게

강동훈

“이 여자다!” 라든지. 함께 게임한다면 아마 “내가 죽

임 같은 것이 자매에겐 뭐가 있는지 조언 좀 주세요.

더라도 너는 꼭 살아” 이러면서 적의 공격으로부터 필 사적으로 지킬 것 같아요. 몬스터랑 골드도 양보하고.

홍미인

매 니큐어 바르면 끝남.

강동훈

세 상에...형제의 게임이 자매의 매니큐어인가요? “이 색은 너의 색이야” 이러면 되는 건가요? “나 너랑 이

홍미인

딱히 그렇지도 않던데?

오예인

ㅜㅠ

강동훈

ㅠㅜ

야기 하고 싶어서 매니큐어 샀어. 그래서 오늘 바르 고 왔어. 어때?” 형제가 이러면 이상하지 않을까요? *심해: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계급을 심해라고 한다.

- 인터뷰지만 자매들의 요청에 의해 사진을 싣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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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2013년 8월 12일. 공동체하우스 형제들과 옥상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찜질방 같은 하우스에서 자노라니 차라리 모기에게 키스를 받는 게 더 나을 법했죠. 들이대는 모기는 다 자매모기니까요. 데헷~ 그날은 페르세우스자리에서 130년 만에 유성우가 쏟아지던 날이었습니다. 데미안 라이스 형의 Amie 를 BGM으로 해놓고 기다렸습니다. 앜, 세상에! 별똥별이요, 20초 이상 천천히 이동하다가 사라졌습니 다. 또 어떤 것은 아주 길고 진하게 밤하늘을 스윽- 긋고 사라졌구요. 보통 유성이 샤프로 휙 긋는 거라 면, 그건 매직팬으로 긋는 것 같았죠. 사람들의 환호성도 들려왔습니다. 별이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지니 소원이나 말해보자고, 우리는 앞 다퉈 쇠공을 쏘아 올렸습니다. 벤츠에 아이유 같은 여친을 옆자리에 앉히고 드라이브, 단팥빵을 평생 먹는 것, 짝사랑녀에게 고백 성공, 으리 으리한 집에 으리있게 뭉쳐 사는 이야기 등 밤새 썰을 풀었습니다. 알지요. 우리로선 가당치도 않은 이상이라는 걸. 현실은 1인승 경운기도 몰 수 없는데, 모태솔론데, 오늘 도 분홍색 햄 반찬으로 세 끼를 떼웠는데, 월세도 못 내고 있는데, 찜통더위에 선풍기도 없는데! 하지만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현실이 녹록치 않았기 때문에 우리 농담은 더욱 빛났던 거예 요. 우리가 현실을 해학적으로 볼 때, 주어진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됐습니다. 참 감사했습니다. ‘지금이 좋을 때’라는 생각에 가득 차서 행복에 겨워 어찌할 줄 모르던 그날의 서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래서 낭만이 뭐냐구요? 역사상 가장 낭만적이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몰려다니는 거 좋아하고 시비 잘 걸고 술도 좀 먹고, 욕하고 그러면서 곧 잘 울기도 했던… 예수님이요. 나중에 제자들은 그분과 함께 했던 시간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그분의 삶을 따른다는 당신은 현재를 어떻게 보겠습니까? 그러니까 낭만은요… 그냥 느끼세요.

엄창근 <대학가> 편집인 | daehakga@ivf.or.kr

<대학가>는 IVF 공식 회보로서 학생 운동 전반과 그리스도인 대학생의 신앙생활을 위한 읽을거리를 싣고 있습니다. 한국기독학생회(IVF:Inter-varsity Christian Fellowship)는 ‘캠퍼스와 세상 속의 하나님 나라 운동’의 비전을 가진 복음주의 선교단체입니다.

발행일 | 2015년 2월 27일 발행처 | (사)한국기독학생회 121-837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56-10 전화 | 070-8275-6335 팩스 | 02-333-7361 E-mail | daehakga@ivf.or.kr 발행인 | 주상윤 편집위원장 | 박종서 편집인 | 엄창근 디자인 | 문이선 김아롬새미 강은아 표지 | 김영린 제작 | 김효영 인쇄 | 예원프린팅 편집위원 | 김민영 이슬기 신경아 호욱 최지은 김동현 배성우 학생기자 | 유창환 전예진 송동일 강동훈 배새봄



종호간사님의 따숩은 손편지

[대학가]는 여러분의 열정, 용기, 믿음을 응원합니다.

표지 소개_ 뒷전으로 밀려난 낭만에 대하여

Vol.204.2015. 03*04 | 대학가 | 낭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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