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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17 2017.05*06


어떻게 공적 신앙을 실천할 것인가

행동하는 기독교

어느 때보다 “세상은 그 독교 신앙을 적극적인 기 !” 필요로 한다

하나님의 영광과 인간의 번영을 위하는 볼프의 성경적·실천적 정치 비전! 다양한 종교와 신념이 공존하는 현실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떤 정책을 견지하고 지지해야 하는가? 복잡한 정치적 선택의 기로에서 성경적이면서도 공공의 유익을 위하는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선택은 어떠해야 하는가?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이 공적 영역에 책임 있게 참여하기 위해 어떤 덕목과 신념들을 가져야 하는지를 사려 깊게 탐구하고 실천적 지혜를 제시한다.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사회라는 ‘함께하는 삶’에 적극적이고 사려 깊은 기여자가 되라고 권한다. 이 책은 양극화에 대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_제임스 스미스(「하나님 나라를 열망하라」 저자) 김회권(숭실대 기독교학과) 해설, 김선욱(숭실대학교), 양희송(청어람ARMC), 이국운(한동대학교) 로널드 사이더(『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 저자) 외 추천 미로슬라브 볼프 라이언 매커널리린츠 | 김명희 옮김 | 무선 362면 | 16,000원 www.ivp.co.kr


2017

2017.08.03(목)~08.09(수)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동아시아 영웅들이 함께하는 EARC2017 대회를 기대하세요! http://earc2017.com


CONTENTS

우 리는

p. 1

2

04

Intro

06

왜 우리에게는 페미니즘이 필요한가 _ 갓페미 기획팀

10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_ D학생기자단

12

젠더 감수성 테스트 _ 정대은

14

우리는 지금··· _ 김성화

16

여성이 겪는 위험에 공감하기 _ 전이슬

18

참 자매는 그 어디에

20

나는 왜 페미니스트가 되었는가1

22

나는 왜 페미니스트가 되었는가2 _ 이슬기

24

Fe:mission _ 국민대 페미니즘 소모임

30

여성과 남성이 공존하는 공간 _ 박한나, 오예인

32

미디어로 보는 페미니즘 _ 신경아

34

페미니즘이 초청하는 ‘길’ _ 백소영

36

일상기도 _ 정한신

38

페미니즘과 그리스도인 _ 김지영

40

발행일, 발행처

왜 우리에게는 페미니즘이 필요한가 p. 06


Fe:mission p. 24

우 리는 지금··· p. 14

참 자매는 그 어디에 p. 18

페미니즘이 초청하는 '길' p. 34

WARNING

페잘알못을 위한 가이드 p. 16 3


n i m e F 성별로

페미니즘

4

ㆍ경 치 정 는 하 생 발 해 인


m s i in

별을 차 적 화 문 회 사 ㆍ 치ㆍ경제

해 견 는 다 없애야 한

나는 페미니스트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맞아,

오늘날의 젠더에는 문제가 있어,

우리는 그 문제를 바로잡아야 해,

우리는 더 잘해야 해, 하고 말하는 사람이라고요. 여자든 남자든, 우리는 모두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창비, 2016, p.52

5


왜 우리에게는 페미니즘이 필요한가

복음을 만나기 전의 나는 인정받기 위해, 행복해지기 위해 ‘진짜 나’를 감추며 살았다. 그 너머에 당연히 멋진 집이 있을 거라고 믿 을 법한 담벼락을 세우듯 말이다. 복음을 만난 후, 나의 담벼락은 무너져 내렸다. 오롯이 나만의 것이던 공간에 초대하지 않은 손님 이 불쑥 드나드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그 첫 손님은 예수님이었 고, 그 이후에는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이상한 사람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손님들을 통해 철저히 감춰져있던 ‘진짜 나’는 비로소 담 너머의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해방이었다. 더 이상 억지로 맞지 않는 옷을 입고서 뒤틀리고 불편한 긴장을 안고 살아 가지 않아도 되었고, 그것을 위해 다른 이들과 경쟁하거나, 착취하 거나, 담쌓고 살아가지 않아도 되었다. ‘진짜 나’로 살아갈 수 있었 다. 심지어 그 모습으로 사랑 받고, 사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복음 은 그렇게 불편한 방식으로, 그러나 참된 회복으로 나를 이끌었다. ‘왜 우리에게는 페미니즘이 필요한가’에 앞서 복음 이야기를 꺼내 놓은 이유는, 페미니즘이 복음과 너무나 유사한 방식으로 찾아와 복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살아낼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페미 니즘이 어떻게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동시에 해방으로 이끌었는 지, 나 자신의 해방을 넘어 세상 모든 이들의 해방에 기여할 수 있 게 해주는지 나누고 싶다.

6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

니즘을 만나며 처음으로 질문하게 된다. “ 진짜 나다운 것은 뭐지?” 담벼락을 발견하

IVF 4년차, 리더로서의 모습이 무르익던

는 순간이다. 누군가 쌓기 시작해, 어느덧

시기에 LTC 조장으로 수련회를 다녀왔다.

나도 동참해 쌓아올린 참하디 참한 담벼락.

세 명의 자매 동생들과 소그룹을 했는데, 2

페미니즘은 한 개인의 모습이 억압되는 현

주차 수련회 둘째 날, 일이 터졌다. 한 친구

실을 수면위로 드러내어 스스로를 누르고

가 갑자기 서러운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

있던 가면을 벗기고, 나다움의 세계로 우리

예쁜 옷 입고 싶은 데... 너무 힘들어요.” 때

를 초대한다. ‘여자답게’, ‘남자답게’라는 벽

로는 개인적 권면으로, 때로는 공식적으로

돌로 쌓아올린 ‘참자매’, ‘참형제’의 담벼락

이루어지는 자매들의 옷차림에 대한 통제

을 부수고 진짜 ‘나다움’이 무엇인지를 찾

가 이 친구에게는 IVF리더로 훈련 받는 수

을 수 있도록 해준다.

련회에서 주저앉아 엉엉 울만큼이나 힘들 고 어려웠던 것이다. 이 사건을 경험하며 나는 처음으로 IVF 공 동체의 문화에 존재하는 균열을 보게 되었 다. 소위 ‘형제들 마음 어렵고 시험드니 짧 은 옷, 비치는 옷은 자제해 달라’고 이야기 하는, 한쪽 성에게만 변화와 배려를 요구하 는 너무나 익숙한 문화가 얼마나 개인의 ' 나다움'을 억압하는지를, 따뜻하고 평화롭 게만 보였던 우리 공동체에도 기울어진 운 동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마주했던 첫 순 간이었다. 돌이켜보면 간사가 된 나에게도 이런 문 제에 자유롭던 시절이 있었다. IVF가 '아웃 오브 안중'이었던 새내기 시절, 나는 '입을 자유'를 맘껏 누리며 꽤 자주 미니스커트를 입고 캠퍼스를 누비곤 했다. 그런 내가 어 느덧 IVF의 문화에 젖어들면서 나의 욕구 를 무비판적으로, 자발적으로 억압하게 되 었고, ‘참 자매’라는 남성의 시각에서 만들 어진 획일적 틀로 자신을, 또는 다른 이를 평가하는 일에도 어떠한 이상함도, 불편함 도 느끼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나 자신'이기보다는 사회에서, 교 회에서, IVF에서 요구하는 '여성'과 '남성'의 틀 안에 들어가기 위해 때로는 깎아내고, 때로는 부풀리며 지내왔던 우리들은 페미

담 너머의 세상과의 만남 그렇게 ‘진짜 나’의 모습이 되어 담 너머의 세상을 바라보니 이상한 것들이 참 많았다. 교회라고, IVF라고 나을 것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이상했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 듯 IVF의 절반 역시 자매일진대, 간사 리더 십이 높아질수록 여성 간사의 비율이 현격 하게 줄어드는 일, 여성들은 부엌에나 보일 듯 말듯 존재하고, 목회자 대부분은 물론이 고 중요하고 주목받는 일에는 언제나 남성 밖에 없는 한국 교회의 보통의 모습... 이상 했다. 불편해졌다. 페미니즘을 만나면서 불편함과 예민함이 라는 감각이 생겨났다. 따뜻하게만 보였던 공동체의 이면에 차마 꺼내지 못한 이야기 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당연하게 여겨졌 던 것들에 질문할 수 있게 되었다. 나 자신 을 넘어 담 너머의 세상에, 나를 담벼락 안 에 가두었던 것들에 질문할 수 있게 된 것 이다. “왜 여성은 목사가 될 수 없지?” “왜 여성은 교회에서, 공동체에서 이런 역할만 맡아야 하지?” 시선을 교회와 IVF 너머로 옮겨보아도 마 찬가지였다. 이전에는 너무나 당연하게 합 리화되어 문제조차 되지 않았던 수많은 ‘여

7


We need Feminism 8


m

성혐오’적 문화와 사건들은 ‘강남역 살인 사건’을 기점으로 페미

회복의 여정에 동참하기 위해 성경, 신앙서적과 함께 페미니즘

니즘을 통해 이름 붙여지고, 비로소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그리

책도 펼쳐보자. 여성과 남성의 관계, 여성의 역할에 대한 하나님

고 우리는 그 한 가운데를 살아가면서 깨어진 세상의 회복을 위

나라의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하나님 나라는 페미니즘

해 부름 받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깊고 본질적인 질문 앞에 서

이 그리는 세상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일

게 된다. “하나님은 여성을 어떤 존재로 만드셨을까?”, “하나님

이 곧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일은 아니지만, 여성이 해방되지 않

은 여성과 남성이 어떤 관계를 맺기를 원하셨을까?”

은 하나님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페미니즘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회복하는 여정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여

하나님은 지금처럼 여성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모습을 보시고

성 혐오의 시대 속에서 하나님이 지으신 우리 자신으로 살아가

결코 ‘보시기에 좋았더라’ 말씀하시지 않을 것이다. 다시 ‘보시기

는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계속해서 하나님 나라의 그림

에 좋았더라’는 말씀하실 수 있으려면, 깨어진 세상의 회복을 위

을 그려갈 수 있다.

한 여정에 동참하려면 페미니즘의 도움이 필요하다. 페미니즘이 일깨운 불편함과 예민함의 감각으로 지금, 여기를 직시하는 일

이 글이 ‘왜 우리에게는 페미니즘이 필요한가’에 대해 충분한 답

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깨

은 아닐 것이다. 다만 페미니즘과 만나는 과정을 조금이라도 익

달아야 한다. 문제를 깨달은 후에야 원래의 그림을 되찾는 여정

숙하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나에게 복음처럼 찾아온 페미니

이 시작된다. 하나님 나라에서 여성과 남성은 어떤 모습으로 존

즘을 전하고 싶다. 온통 불편하게 만들고 나서야 해방으로 인도

재하게 될까? 하나님 나라에서 여성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하는 이 페미니즘을 여러분이 만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복음을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지배 받지 않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여자와 남자가 무조

겪어봤을 익숙한 과정이기에 능히 넘어설 수 있으리라 믿으며···

건 똑같거나 평등한 곳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존중이 사람과 사 람 사이 관계의 틀을 만드는 기준인 세상 말이다. 누구나 타고난 모습 그대로 살 수 있는 세상에서, 평화와 가능성의 세상에서 산 다고 생각해보라.” (벨 훅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서문 中)

드보라, 루디아, 유니아(이상 가명)

신앙서적이 아니라 페미니즘 책의 한 구절이다. 깨어진 세상의

서서울지방회 페미니즘 LGM ‘갓페미’ 기획팀 간사 일동

9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IVF IVF 자작나무숲 자작 숲 7시간 전 나무 #글2122 #아벱숲_뜻밖의평가 #아벱숲_저만기분나쁜가요 얼마 전 남자친구와 길을 걷다가 남자친구의 친구를 만났습니다. 처음 보는 분이라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지나가려는데, 친구 분이 저와 남자친구를 번갈아 쳐다보시더 니 “이야~ 여자친구 훌륭하네~” 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뭐라고 말할 새도 없이 그 말을 남긴 채 사라지셨어요. 그 당시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집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되게 기분나쁘더라구요. 제가 무슨 상품도 아니고 훌륭하다니요. 저에 대해서 뭘 안다고 외모만 보고 말하는 거. 너무한 거 아 닌가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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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외 47명 어피치 헐ㅠㅜ 저도 그런 적 있어요.. 버스 뒷자리에 남자 둘이서 이정도 면 괜찮다니, 봐줄만하니 뭐니 하는데 딱 봐도 저보고 그러는 거 같은 거에 요. 얼마나 기분 나쁘고... 더 보기 · 14 콘 꼭 그렇게 생각해야 되나? 어이없네 진짜. 그냥 이쁘니까 좋게 말해 준거 가지고 이렇게까지 확대해석하는 것도 모자라 이런데다 글 쓰는 건 뭔데? 코니 이봐요 문맹임? 글쓴분이 적어놨잖아요. 본인이 기분나쁘다고.. 네오 @샐리, @브라운 와 가해자에게 공감하는 것 봐 소름... 콘 XX XXX 상황파악도 못하고 나대긴ㅋㅋ 제시카 헐 뭐래 웬 욕?? 샐리 ‘말해준거’는 뭐에요. 무슨 자격으로? 그런 의무감 따위 가질 필요 없으니까 그냥 지나가세요~ 어피치 @제임스 와 전형적인 한남이다....

10


제이지 @프로도 이거봐봐 싸움각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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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학생의 실제 사연을 페이스북 형식으로 꾸몄습니다. 댓글은 유형별로 지어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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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der sensibility Test

젠더감수성 테스트

당신은 사회적 성별, 즉 젠더에 얼마나 예민한가요? 젠더감수성이라는 말도 처음 듣는데 그걸 테스트해보자고?

쉽게 생각하면 된다. “설거지는 여자가 하는 일이지” 같은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면,

점수가 높게 나오진 않는 다는 것. 단,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도 너무 실망하지 마시라. 문장 하나하나 짚어보면서 점수가 높게 나온 사람들에게 물어볼 것.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다 보면 이미 당신은 페미니스트!

번 호

12

문항

매우 동의 (1)

동의 (2)

보통 (3)

동의 하지 않음(4)

매우 동의하지 않음 (5)

계산 방식

1

모성애가 부성애보다 강하다

1=1

2

남성도 출산-육아휴직이 필요하다

1=5

3

페미니즘이 오히려 양성평등을 방해한다

1=1

4

여성 리더는 집단을 통솔하기 어렵다

1=1

5

직장생활에서 승진시 남성이 여성보다 유 리하다

1=5

6

교회에서 남성들이 시험들지 않도록 여성 들이 단정하게 입어 배려해야한다

1=5

7

명절에 시댁부터 가는 것은 자연스럽다

1=1

8

안타깝지만,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은 어쩔 수 없다

1=1

9

'여배우', '여류작가'라는 말이 불편하다

1=5

10

여성 운전자가 남성 운전자보다 공간지각 능력이 떨어진다

1=1

11

페미니즘은 결국 여성우월주의이다

1=1


12

한 가정의 가장은 남성이 되는 것이 자연 스럽다

1=1

13

전구를 갈아끼우거나 공구를 만지는 일은 남성이 더 잘하는 일이다

1=1

14

남자화장실보다 여자화장실 개수가 많은 것이 당연하다

1=5

15

맞벌이 부부라고 해도 가사는 아내가 조금 더 하는 것이 맞다

1=1

16

여성혐오와 남성혐오는 똑같이 나쁘다

1=1

17

육아는 일차적으로 여성의 영역이다

1=1

18

강남역살인사건은 '여성혐오' 범죄이다

1=5

19

남성이 여성보다 무모하고, 섬세하지 않다

1=1

20

페미니즘은 남녀간 화합이 아니라 성대결 을 부추긴다

1=1

점수 계산

당신의 점수는

· 매우 동의 : 1점, 동의 : 2점, 보통 : 3점, 동의하지 않음 : 4점, 매우 동의하지 않 음 : 5점 · 2, 5, 9, 14, 18 번 문항은 반대로 계산 하세요. (ex. 매우 동의=5점, 동의=4점, 보통=3

점, 동의하지 않음=2점, 매우 동의하지 않음=1점)

점수 · 21~25점 : 걱정되는 수준입니다. 이 점수대는 혹시나 해서 만들어본 점수대거든요. · 26~50점 : 페미니즘 공부가 많이 필요하겠는걸요. 왜 페미니즘이 필요한지 차분히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51~75점 : 한국사회에서 매우매우매우 평균입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것 아시죠? · 76점~100점 : 주변 사람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물어볼 때 답답하겠지만, 친절하게 답해주세요! 정대은 학생기자 경북대 14 13


14


김성화 학생기자 경북대 12 15


페잘알못을 위한 가이드 기초편

여성이 겪는 일상의 위험에 공감하기 주의사항

WARNING

·모든 일상의 위험은 MSG를 가미하지 않은 담백한 실화입니다. (더하면 더했습니다.) ·여성과 남성은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가이드는 ‘일상의 위험’의 ‘기초편’으로써, 빙산의 일각입니다.

일상의 위험 “ 조금이라도 노출이 있는 옷을 입으면 시선강간이 쏟아져요. 특히 할아버지들은 더 노골적이에요.” “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남자가 옆에 있으면 어디든 불편해요. 언제 나를 더듬을지 몰라 불안하고 무서워요. 여자 옆에 앉거나 남자만 앉아있으면 서서가요.” “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가 핸드폰에서 뭐 안 된다며 도와달라고 하시 는데, 야한 거 보여준다는 남자가 생각나서 일단 거절했습니다. 무엇이든 맘 놓고 도와줄 수 없고 의심부터 해야 해서 피곤해요.” “ 밀폐된 장소(택시, 엘리베이터, 강의실, 알바장소 등)에서 남자와 둘이 있게 되면 너무 불안해요. 그 자리를 피하거나 어쩔 수 없을 때에는 계속 긴장하고 있어요.”

16


“밤마다 어딜 이동하는 것 자체가 불안해요.” “심야영화나 여행 같은 여가생활은 안전문제로 맘 놓고 즐기지도 못해요.” “ 언제, 어디에서든 몰카가 있어요. 워터 파크, 길거리, 대중교통, 강의실, 탈의실, 공중화장실, 우 리 집까지. 근데 이 몰카가 잘못된 거라는 생각도 못하는 사람이 많고, 아무런 제재 없이 팔리는 것도 무서워요.” “ 자취하고 있는 여자들끼리 만나면 심장이 철렁했던 순간과 방범 팁을 얘기해요. 그런데 자취하 는 여자들보고 연애 1순위라고 성적대상화를 하는 매체와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보며 너무 화가 났어요.” “ 이성교제를 하는데 나한테 데이트 폭력을 가하지 않을 것부터 따져야 하는 게 서글퍼요. 이건 그 냥 사람이라면 기본인데.” “ 관계가 있는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카톡이나 페이스북에 올린 여자들의 사진을 보면서 자위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본 후로 어디든 제 사진을 함부로 올리기가 무서워요.” “ 성폭력 2차 가해가 심해요. 거의 피해자가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인정받아야 피해자가 돼요. 그렇게 인정받아도 피해자에게서 원인을 찾고 가해자의 죄를 덜어 요. 증명하지 못하면 꽃뱀으로 몰리고 오히려 누명을 씌운 사람이 돼요. 내가 이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는 상황인지 살피면서 또 피해사항 자체도 검열해야 해요.”

공감 한 걸음 이 위험들은 당신이 이해하고 납득할 것이 아닌 겸손하게 받아들여야할 타인 의 고통입니다. 유난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공감능력과 젠더감수성이 낮다는 신호입니다. ‘모든 남자가 이렇지 않다.’라며 잠재적 가해자라는 오명에 화를 내는 것보다 실제적으로 여성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신체적, 경제적, 정서적 폭력을 멈추게 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습니다. 여성을 보호해주는 것이 아니라 보호받지 않아도 될 세상이 훨씬 건강합니다.

· 추천도서: <악어 프로젝트 :남자들만 모르는 성 폭력과 새로운 페미니즘> 만화입니다. 껄껄~ 전이슬 학사 가톨릭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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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자매는 그 어디에 얼마 전 IVF대나무숲에서 기가 막힌 글을 보았다. 공동체에서 한 자매가 성경험 으로 인해 어려운 마음을 나누었나본데, 이 자매를 비롯하여 성적으로 타락한 자 매들이 안타깝다는 요지의 글이었다. 성경험이 있으면 성적으로 타락한 존재라 고 여기는 것도 동의할 수 없지만, 마치 교회 안의 남성은 혼전순결(이 단어도 문 제가 많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그냥 쓴다)을 잘 지키는데 여성은 그렇지 못해 안 타깝다는 뉘앙스의 글에 살포시 ‘웃겨요’를 눌러주었다. 글쓴이는 여성을 순결하 고 고귀한 존재로 대상화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것은 흘러온 역사 속 에서 지난하게 반복되어온 문제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날로 발전해도 대상화 된 여성의 이미지는 변하지 않는다. 세상과의 구별을 외치는 교회는 좀 다를까? 교회 안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교회는 ‘참 자매’라는 이름으로 여성을 대상화한 다. ‘참 자매’란 무엇인가? 그렇다. 여러분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교회 언니’ 혹은 ‘교회 누나’의 모습이다. 심지어 ‘교회 언니 룩’을 판매하는 쇼핑몰이 생겨날 정도 다. 교회를 다니는 여성은 세상에서 요구하는 여성성에 좋은 신앙까지 겸비해야 하는 두 배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IVF공동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캠퍼스에 있었던 시절의 나는 ‘참 자매’의 이미지에서 많이 비껴난 사람이었다. 거칠고, 목 소리 크고, 옳고 그름이 명확하며 호불호가 강한 소위 ‘센 언니’였다. 주변 사람 들이 나를 보는 시선은 ‘멋있다’나 ‘무섭다’였다. 이런 나도 누군가에게 여성으로 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야 다분했기에 ‘참 자매’로 살아볼까 여러 번 시도해봤 지만, 무참히 실패했다. 그 때마다 사람의 존재는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을 깊이 깨달았다. 졸업을 앞두고, 수련회에서 자봉으로 섬겼던 적이 있었다. 찬양팀 세팅을 돕다가 무거운 장비를 홀로 나르고 있는데, 한 남자 간사님이 웃으며 “00야, 그런 건 네가 들지 마~ 남자애들 시켜~” 라고 말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발끈했다. “왜요? 저도 들 수 있는데요? 그런 말씀은 역차별적 발언 아닌가요?” 간사님은 다소 격앙된 목 소리로 말하는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말 을 아꼈다. 물론 그 간사님은 무거운 물건을 들고 있는 내가 진심으로 안쓰러웠을 수 있다. 그러나 마치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이 여성답지 못한 행동으로 규정되는 것 같아 나는 몹시 기분이 나빴다. 교회 안의 이성교제 강의에서도 힘을 쓰는 일 은 형제들에게 부탁함으로서 여성성을 어필하라는 얘기는 넘나 흔한 레퍼토리다. 힘이 세고 약하고는 여성다움을 규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이것은 남성에게도 마찬가지다) 이것 밖에도 남성들의 이야기에 잘 웃어줘라, 리액션을 크게 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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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부당한 여성성은 나열하기 입 아플 정도로 많다. 왜 웃기지 도 않은 것에 웃어가며 남성을 만족시켜야 하는가? 교회 안 여성들의 옷차림 지적 또한 마찬가지다. 파인 옷이나 짧은 치마는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배려하는 마음으로 삼가야 한다는 이야기는 교회 안에서 통용되는 상식 과도 같다. 남성의 성적인 욕구를 배려하기 위해 여성은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자유 도 박탈당한다. 성적인 욕구는 남성에게만 있는가? 교회 안 성적담론도 남성위주다. 남성 자위의 문제는 교회 안에서 용납되지만, 여성 자위의 문제는 잘 이야기하지 않 는다. 여성들이 성적인 담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끄럽고, 온당치 못한 것으로 여겨 지기 때문이다. 교회 안의 여성들은 대상화된 여성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여성답지 못한 여성으로 규정되어 사랑받지 못하게 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랬었다. 그러나 자신이 규정하고 있는 여성의 이미지와 다르다는 이유로 나를 사 랑하지 않는 남성은 만나지 않는 편이 낫다. 혹여나 지금 그런 갈등을 겪고 있다면 스스로 해방되기를 선택하라. 엄청난 자유가 당신을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으리라. ‘참 자매’는 그 어디에도 없다. 참된 여성성을 그 누가 정의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 은 참된 남성성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캠퍼스 공동체에 있을 때는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공론화해서 토론하지 못했다. 불편함은 느끼지만, 그 실체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다. 젠더갈등이 심화되는 요즘, 이 글을 읽는 자매형 제님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공동체 안에서 우리도 모르게 대상화되어 있는 여성성 과 남성성에 대해 깊게 얘기해보자. 함께 이야기하며 서로 마음이 상하거나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남성은 오랜 가부장제 문화 속에서 당연하게 누려온 권력을 포기해 야하는 고통에, 여성은 사랑받지 못할 것만 같은 두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 러나 이것은 우리가 구원과 해방에 이르는 길로 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다. 이 길목에 서있는 나와 여러분 모두를 응원한다. 우리 모두 존재를 존재로 바라보는 눈 을 키우자.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젠더가 아니다. 하나님이 빚으신 ‘나’는 젠더를 초월하여 존재하는 ‘세상에 하나뿐인 나’임을 기억하자. ...여성주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삶을 의미있게 만들고, 지지해준다. 여성주의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의문을 갖게 하고, 스스로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 머리말 중에서.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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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페미니스트가 되었는가 나는 페미니즘과 거리가 꽤 멀었다. 이에 대한 이미지도 좋지 않았다. 이유는 단 순했다. 전문 적인 지식이 필요해 보였기 때문이다. 어렵게 느껴졌다. 나에게 페미 니즘은 똑 부러지게 의사 표시를 할 줄 아는 여성, 진취적인 여성들의 특별한 언어 같았다. 똑단발 머리에, 치마가 아닌 정장 바지 차림에, 소매를 걷어 올린 팔을 번쩍 들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차별에 대해서는 논리적인 의사 표현으로 남성들을 진땀 빠지게 할 것 같은 모습! 이렇게 힘 있어 보이는 여성만이 페미니스트라 할 수 있다 고 생각했다. 그래서 때로는 페미니스트들의 존재 자체가 불편하게 다가왔다. 아이 러니 하게도 불편함도 있었지만, 한편 멋져보이기도 했다. 어디서도 꿇리지 않는, 당당한 신(?)여성! 나도 그런 멋진 여성의 대열에 들어서고 싶기도 했지만, 솔직히 그럴 만한 지식도, 자신감도, 용기도 없었다.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경험한 차별이 나 상처가 특별히 없었고(당시의 기억으로는), 게다가 나는 이성을 좋아 하기 때문 에(당신 페미니스트들은 남자를 싫어하는 줄 알았다) 스스로 평범한 여자라고 여 겼다. 이런 이유들로 나는 페미니즘과는 거리가 먼 사람, 페미니스트가 아니(었)다. ‘나의 세계’에 큰 영향을 준 ‘가정’에는 여자가 참 많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 도 여자들이다. 자녀들을 먹이고 입히고, 키우고, 살림도 할 뿐 아니라 집안의 대 소사를 치르는 것은 여성들(할머니,엄마,이모,고모들)의 몫이었다. 물리적인 힘을 써야 할 때에도 여자들이 똘똘 뭉치면, 거뜬히 해낼 수 있었다. 한편 가정에서 남 성의 위치는 가계를 책임지고, 자리를 지키는 정도. 가정을 둘러싸고 보호하는, 말 없는 울타리 같은 존재처럼 여겨졌다. 없으면 안 되지만 존재의 반짝임은 없었다. 힘차게 반짝이는 것은 여자들이었다. 나도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 나의 세계는 이 런 배경에서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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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나의 세계’에 혼란이 찾아왔다. 학교와 또래 문화 속에

대학교에 입학하던 해, 기숙사 입구에서 여학생이 남성에 의

서 ‘남성’이 곧 ‘힘’을 가진 존재라는 질서는 혼란으로 다가왔

해 흉기에 찔려 크게 다치는 사건을 겪게 됐다. 이후 여학생 기

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을 하셨다. 반장

숙사 일정 거리 안에는 남성 출입이 금지되는 것으로 사건은

은 ‘남자’, 부반장은 ‘여자’여야 한다고. “왜?”라는 질문을 아무

마무리 되었다. 그 일은 충분히 나의 일이 될 수도 있었다. 여

도 하지 않았다. 줄곧 ‘반장’은 남자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부

성으로서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켜야할 필요와 여자로서 갖게

반장은 반장의 결정과 주도를 뒷받침 해주거나, 손과 발이 되

되는 불안을 처음 피부로 느낀 사건이다. 공동체에서 ‘언니’가

어주는 ‘똑똑하고, 야무지게, 순종하는’ 여자아이다. 어느덧 나

되어가면서, 흉흉한 세상으로 부터 우리를 지키는 건 ‘여성, 자

도 그런 여자아이가 되어갔다. 가끔은 웬만한 남자만큼 키가

신’이라는 생각에 ‘여자들’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남자들을 자

크거나, 목소리가 큰 여자 친구들이 반장이 될 때도 있었다. 그

극할 수도 있는 옷차림, 행동을 조심시키는 ‘까다로운 언니’

러나 그건 소수다.

가 되어갔다. 다른 사람뿐 아니라 나를 더 철저히 단속하면서.

신체의 변화와 호르몬의 변화가 시작된 사춘기를 보내며 만

그러나 세상의 민낯을 알게 되면서, 나의 세계는 ‘남성과 여

난 ‘세계’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구분이 더 선명해졌다. 우리

성 사이의 기울어짐’을 몸소 경험하기 시작했다. ‘힘’을 잘못 쓰

를 뜨겁게 한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한 ‘힘(돈, 권력, 물리적인

는 남성들을 보면서, 여성들이 불필요하게 느끼게 되는 ‘공포

힘)있는 남자’와 ‘매력적인(몸매, 외 모, 성격 등) 여자’가 나의

와 불안’을 마주하며 질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자로서 느끼

세계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여자들은 ‘여성스러운 여자’가

는 공포감, 이것이 정상일까? 여성 스스로 하는 단속과 절제

되기 위해 애썼다. 남자들이 원하는 때에, 그들이 원하는 방식

가 과연 답일까?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는 없을

으로 여성스러운 매력을 흘리는 여자가 되고 싶어 했다. 자신

까?”, “하나님은 여성과 남성 사이의 기울어짐을 어떻게 바라

을 가꾸기 시작했다. 한편 남자들은 ‘힘’을 기르기 시작했다.

보고 계실까? 남성과 여성을 어떤 목적으로 만드신 걸까?”등.

남자들은 철이 들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으로 자

여전히 질문을 하는 중이다.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대화의 공

신의 가치를 높이고, 딸린 가족들을 굶어 죽이지 않는 ‘듬직한

간을 만드는 중이다. 다양한 특징을 가진 여성과 남성이 존재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무게를 스스로 짊어지기 시작하더라.

하는 공동체 안에서. 그리고 단속 하느라 애정 어린 눈길로 보 지 못 한 내 얼굴과 몸을 사랑하려 노력 중이다. 지금의 젠더 문

나의 세계에 ‘여성스러움/ 남성스러움’이 정착하는데, 영향을

제는 우리가 각자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게 하기보다 어떤 사람

미친 또 다른 세계는 바로 ‘교회와 공동체’ 다. 신앙심 좋은 ‘자

이어야 하는가를 규정한다. 나는 그 소리에 질문하면서, ‘-스

매/형제’가 되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갖출 좋은 부

러움’이 아니라 자신 본연의 모습대로 평등하게 여김 받는 세

담, 우리를 성장 시키는 부담이라 여겨졌다. ‘참(한) 자매’상이

상,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도 페미니스

존재했다. 누가 만든 것인지 모른 채, 무엇이 참한 것인지 정리

트가 아닐까?’라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나는 페미니스트인가?

되지 못한 채 나 또한 ‘참~한 자매’ 이고 싶었다.

지난 나의 과거를 회개하며, 질문하며, 서성거리는 페미니스트 가 되어가는 중이 아닐까.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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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페미니스트가 되었는가 작년 겨울의 일입니다. 제 여자 친구는 몇 주째 야근을 이어가며 (막차가 끊긴 시간에) 연일 택시를 타고 퇴근했습니다. 매일 피곤하게 야근하는 게 안쓰러웠지만, ‘지하철 타면 피곤할 텐데, 그래도 택시 타면 빨리, 편하게 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저는 의 리상 나름의 야근을 자처하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읽으면서 그 고난에 동참했습니다. 그렇게 책을 다 읽어갈 즈음, 여자 친구에게 ‘나는 밤에 택시 타는 게 너무나 무서운데, 너는 불안하지도 않냐’며 혼났습니다. 저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택시를 타며 공 포나 불안을 느낀 적은 없었거든요. 너무 안락해서 사치는 아닌가? 살짝 걱정하고, 쌩쌩 달리더라도 ‘돈 굳는다, 금방 가겠다.’고 생각했는데,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니! 같은 세 상을 사는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더군요. 세상이 둘로 쪼개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에 발생한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은 그 불안의 실체 를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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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과 여자친구/사람에게 ‘잘’하는 것은 좀 다를 수 있습

게 되었습니다. ‘갓페미’에 참석했던 소수의 남자들은, 공감하

니다. 제 이야기의 포인트는 밤늦게 퇴근하는 여자 친구를 걱

고 환호하며 함께 아파하는 여성들에 둘러싸여 고립감을 느끼

정도 않는 못난 남자친구가 아닙니다. 왜 그 불안을 주로 여자

다가, 이내 이 기분이야말로 여성들이 사회에서 늘 마주하는

만 느끼는지, 남자인 저는 왜 느낀 적이 없는지 입니다.

현실임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성 페미니스트’ 로서 공감하는 능력을 기르자, 더듬거리더라도 한두 마디 말을

그 후로 좋은 친구, 좋은 공동체를 둔 덕에 여성혐오와 페미니

거들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즘에 관한 책을 몇 권 읽게 되었습니다. 페미니즘을 알아가는 경험은 마치 복음을 접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여자뿐 아니

함께 페미니즘 책을 읽은 서서울지방회 간사님들의 자발적 모

라 남자도 해방해주되, 고민하고 불편함을 느끼게 하며, 세상

임, “Book 서울”은 공감하며 한두 마디 꺼내보기에 딱 좋은 공

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식이었습니다.

간이었습니다. 몇 권의 책 읽기와 “갓페미” 집회 참석 이후에 이어진 ‘소그룹’이 진짜 페미니즘의 세계로 저를 인도해준 느

익숙한 풍경이 낯설어졌고, 의문스러워졌습니다. 평소에는 밥

낌입니다. 하나라도 나누려면 자신을 돌아봐야만 했습니다. 무

을 많이 차려 주시는데, 명절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으시는 아

엇보다 안전한 공간과 적극적인 지지의 표현을 기다렸다는 자

빠와 혼자 끙끙대시는 엄마. 남성중창단 연습시간에 남성중

매 간사님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습니다. 작은 실천일지 모르

창이 여성중창보다 낫다는 말을 나누다가 튀어나온 “(반주자)

지만, 남자와 여자,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모여 ‘사

OO는 여자 아니야~ (그러니까 이런 얘기 나눠도 돼)”라는 모

려 깊은 수다’를 나눌 공간을 만드는 일이 첫걸음이 될 수 있

집사님의 재미없는 농담. 교회 N주년 감사예배 때 강단에 나

겠다고 생각합니다.

와 케이크를 자르는 사람은 다 남잔데(목사님, 장로님들), 예 배 후에 케이크를 교인들께 나눠드리는 일은 왜 여선교회장

부담스러운 글이었으나 제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

님께 부탁하는 걸까. 청년부 회장 후보로 나온 3명이 모두 여

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닙’니다. 저는 간신히 ‘여성 혐오자’ 혹

자라고 신기해했다가 그게 뭐가 신기하냐며 여자 친구에게 혼

은 최악을 모면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야 여성

나기도 했습니다.

을 존중하고 평등한 친구로 대하려고 하고, 이야기를 들어주 는 안전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잘하는지 감시하시다가

그러나 한참을 보고 듣는 관찰자 위치에 저 자신을 놓았습니

괜찮아 보이면 우리 남성 동지들도 함께하시면 좋겠다는 바

다. 페미니즘은 마치 3D(쓰리디!!)안경 같은 역할에 머물러 있

람을 품어봅니다.

었습니다. 그렇게 헌신 없는 믿음, 지적인 동의 수준에 머무르 던 ‘신앙’은 결단의 계기를 맞습니다. 서서울지방회 페미니즘

이슬기 서서울지방회 서강대 서울신대 담당간사

LGM ‘갓페미’였습니다. 젠더 문제가 새롭게 보이기는 하지만, 내가 뛰어들 일은 아니다. 내가 뭘 안다고.’ 이런 생각이 곧 남 성 중심의 권력구조에 동조하는 이른바 ‘침묵의 연대’임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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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페미니즘 소모임 ‘Fe:Mission’좌담

호의도 상대방이 받아야 호의인거지 * 이 좌담에 기재된 이름은 가명입니다.

종혁 : 처음부터 너무 홀리한 거 같긴 하지만..ㅎㅎ 얼마 전에 큐티하면서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 다들 잘 아는 구절일 거야.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해야 한 다’는 그런 내용 말야. 성은 : 에베소서 5장이구나? 물론 그 뒤에 다른 비유를 들어서 남편들에게 아내를 사 랑해라고 말씀하긴 하지만... 왜 아내에게만 ‘복종’이라고 표현하는지... 난 이 구 절이 불편해. 남편도 똑같이 아내에게 복종해야하는 거 아냐? 왜 아내에게만 복 종하라고 할까? 종혁 : 그러게~ 그건 서로에게 하면 될 거 같은데. 왜 그러지? 하연 : 사실 우리도 ‘아내가 남편에게 복종하라’는게 익숙한 말씀이라 그런지 어색하 지 않지만, ‘남편이 아내에게 복종하라’고 하면 ‘엥?’ 하는... 그런 느낌이 남아있 는 거 같아. 미선 : 하긴 그런 분위기가 있긴 하지. 근데 그런 분위기는 왜 생겨난 걸까? 종혁 : 생물학적 특성에 따른 성역할 때문인 거 같기도 하고... 하연 :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종혁 : 음... 그니까. 예를 들면 여자들이 무거운 짐을 들면 안 된다든지 그런 거 말야~ 하연 : 아, ‘여자가 생물학적으로 남자보다 약하니까 배려 받아야 한다.’ 뭐 이런 거 말 하는 거지? 오키 이해했음! 미선 : 하...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살아온 배경이 참 이해가 안가. 왜 여자들은 무 거운 짐을 들면 안 되는 거지? 성은 : 그러니까. 나 카페 알바 할 때 보면, 오십리터 쓰레기봉투를 자주 비워야 되거든? 그러면 사장님이 그 일은 남자들한테만 시키시더라고. 난 그게 너무 싫은 거야. 나도 할 수 있는데, 좀 무시 받는 느낌이 들더라니까? 왜 이건 남자만 해야 돼? 그래서 나는 애들한테ㅋㅋㅋ 너 하지 마. 내가 할게.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 주겠음! 이러면서 내가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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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 : ㅋㅋㅋ나도 어디선 꿇리지 않아~ㅋㅋㅋㅋ 성은 : 나는 이렇게 남자만 무거운 거 들고 다 남자가 해야 되 고. 이런 인식은 진짜 잘못된 거 같아. 여자들도 할 수 있 거든? 근데 왜 여자는 아예 못하게 하냐 이거지. 어른들 이 힘든 일 있을 때 남자애들만 시키는 것도 문제고. 남 자들도 이럴 땐 안하고 싶다고 해야 돼 진짜. 사실 힘든 데 내색 안하고 힘써가며 하는 게 멋있는 거 아니거든... 솔직히 오십리터 쓰레기봉투 비우는 거는 남자든 여자

같이 하자는거지? ㅎㅎ 좋은데?? 하연 : 오 여자들도‘얘가(남자) 들겠지’가 아니라. 같이! 은비 : 대신 자기가 못 들겠는 건 형제들한테 ‘들어줄래?’ 하 면 되겠네. 성은 : 맞아. 못하겠으면 그냥 부탁하면 되는 거지! ‘쟤가 하겠 지~’ 가 아니라! 오 맞아 맞아! 민지 : 그렇지, 여자들도 같이 책임감을 가지고 하면 되는거 같아~!ㅎㅎ

든 늙었든 젊었든 똑같이 무겁고 힘든 일이잖아. 근데 왜

종혁 : 근데, 너무 딱딱하게 구분 짓는 거 아니야? 남자가 들어

이걸 남자만 하라고 하는지...진짜 이해가 안 되고...혹시

준다 할 때, 그냥 진심어린 호의일 수도 있잖아. 너무 칼

남자들도 그렇게 무거운 거 들어주는 게 멋있다고 생각

자르듯이 성역할을 구별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냥 짐

하면서 남성성을 과시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그런 생각

들어주려고 한 건데 그 대상이 여자냐 남자냐에 따라서

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해. 그거 멋있는 거 아니거든ㅋㅋ

요한이한텐 순수한 호의가 되고, 성은이한텐 ‘남성성을

종혁 : 약간, 남자들이 좀 그런 게 있는 거 같아. 권위를 지키 려고...? 성은 : 아 맞아. 근데 그게 진짜 맞아. 그런 말 자주하는 애들 있어. 은비 : 아~ 내가 할게 내가 할게! 이러는 거? 성은 : 근데 그런 거 안 멋있어. 그런 거 멋있다고 칭찬하면 안 돼 ㅋㅋㅋ

과시하는’ 허세가 되는 거면 좀 억울할 거 같아. 요한 : 그건 그래. 남자는 순수하게 호의로 했는데, 그걸 그냥 받아들일 수도 있는 건데 그걸 불편하게 본다는 게...좀... 자매들 : ㅎㅎㅎㅎㅎ그냥 해주지 마 그러면!! 안 해줘도 괜찮 아!!ㅋㅋㅋ 영균 : 아니 근데 호의는 좋은 거잖아. (그냥 사람한테) 내가 뭐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영균 : 근데 그런 거 여자들이 더 예민하지 않아? 여자들이

민지 : 그니까 예를 들면, 하연이가 짐을 들었는데 영균이가 보

좋아하던데. 심쿵 포인트 이런거로 드라마에서도 자주

고 “어, 하연이가 짐을 들었네, 무거워 보이네 . 내가 좀

쓰이잖아.

들어줘야 겠다.” 여기서 끝나야 되는 거지. 하연이가 여

은비 : 맞아. 그렇긴 하지. 근데 이것도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자이기 때문에 들어줘야지 이거 말고.

집단의 인식 차이인 거 같아. 여자애들한테 이런 젠더인

종혁 : 내가 느끼기엔 이게 다른 차별일수도 있는 거 같아. 그렇

식이 없으면 이런 상황일 때 ‘오~ 완전 상남잔데~’이러

다고 아까 말했던 ‘남성성을 과시하려고’ 호의를 베푸는

고. 약간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뭐야~ 왜 그

건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걸 얘기했던 건 아니야.

걸 남자만 들어야 돼’하겠지. 장난으로라도 그 상황을 어

은비 : 그치 그치 그건 맞아. 근데 나는 어떻게 생각하냐면, 일

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그 집단에 젠더 감수성이 있냐

단 사회적으로 남자가 여자를 보호해주는 게 미덕으로

없냐가 갈리는 거 같아.

여겨지는 경우가 많잖아. 그니까 이런 상황에서 불쾌함

민지 : 그럼 우리 이런 법칙을 만드는 건 어때? 우리 공동체에 서도 엘지엠(큰모임)하느라 짐 옮겨야 될 때 무거운 거 많이 옮기잖아~ 그럴 때 남녀 구분 없이 같이 들고 가 기! 이런 거 어때?

을 느끼는 여자들이 있을 수도 있는 거야.. 요한 : 근데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호읜데 그냥 받아들일 수 있 는 거 아니야?? 은비 : “아니 나는 호의를 베풀려고 하는 거니까 불편하게 느

일동 : 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자고?

끼지마.” 이 말에 이미 ‘남자는 “호의”를 베푸는 위치에

민지 : 응응! 그니까 ‘남자니까 무거운건 내가 들게~’ 이게 아

있다.’라는 인식이 들어 있다고 생각해. 이런 말속에서

니고 남자가 들더라도 ‘내가 들고 싶으니까 내가 들게!’

사회적으로 남자가 위에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드러나

라는 생각을 가져보자는 거지. 여자들도 무조건 맡기는

는 거니까 이걸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지.

게 아니라 같이 들고!

이런 상황에서는 ‘여자들이 자존심이 상하거나 불편함

은비 : 아, 그러니까 서로 같이 공동체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을 느낄 수 있겠구나.’까지 생각이 가야된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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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 그럼 남자가 방금 네가 말한 그런 인식을 가지고 호의 를 베풀어도 안 되는 건가? ‘이 여자가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있는 상태에서 호의를 베푸 는 건 상관없지 않아? 민지 : 그니까 일단 뭐든 간에~~ 호의도 상대방이 받아야 호 의인거지! 자매들 : 와 맞아ㅠ 완전 공감! 대박 대박! 형제들 : 아아~~~으음...! 민지 : 그니까 종혁이 네가, 내가 무거운 거 들고 있는데, 들어 주겠대. 그럼 나는 그 호의를 받아. 왜냐면 네가 나를 사 람으로 보고 있다는 거 아니까. 그렇지만 그런 상황에 서 호의를 받는 사람도 있고, 그게 싫어서 호의를 거절 하는 사람도 있다는 거야. 그러면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호의를 안 베풀면 되는 거고~ 은비 : 맞아, 호의는 받아들여야 호의다~!! 종혁, 요한 : 아아~~~ 오... 민지 : 그니까 저 사람이 따지고 말고 뭐 베풀고 자시고 간에, 여자가 호의를 거절하면, ‘아 그냥 저 사람은 호의를 안 받는 사람이구나. 그럼 이런 부분에선 호의 안 베풀어 도 되는 거구나~ㅎㅎ’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아. 종혁 : 아 케바케다...?! 민지 : 응응~ 참고로 난 안압이 높아서 무거운 거 잘 못들거 든ㅋㅋ 의사쌤이 나 무거운 거 들면 녹내장이 올 확률 이 있대 하하하핳ㅋㅋㅋ

n o i ss i M : e F

은비 : 아 나는 이런 얘기 나오면 진짜 공감 가는게, 나는 친구 만나면 내가 집에까지 다 데려다주거든 왜냐면 가는 길 에 같이 얘기하는 게 좋아서ㅎㅎ 근데 이럴 때마다 늘 드는 생각이 뭐냐면 ‘아 내가 여자라서 너무 다행이다 ~’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ㅋㅋ 그 니까 내가 남자면... 종혁 : 아 음... 뭔 말인지 알겠어. 은비 : 또 보통 카페나 음식점 가면 안쪽에 푹신한 자리랑 바깥 에 딱딱한 의자 이렇게 있잖아. 그럼 나는 늘 바깥에 앉 아. 친구를 푹신한데 앉히려고ㅋㅋ 또 그럴 때마다 ‘아 여자라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해. 그니까 내가 남자라면 내가 한 이런 행동을 불편해하는 친구가 있을 수 있는 데, 난 여자니까 내가 안에 앉든 밖에 앉든 아무렇지 않 아서 그게 너무 좋거든. 그런 게 있어. 그래서 내가 종혁 이 널 이해해. 억울한 거 말야. 종혁 : 아니 난 억울한 건 아니고 그냥 궁금했던 거였어. 은비 : ㅋㅋ페미니즘 공부할 때 여자들에겐 이런 부분이 진 짜 중요한 거 같아. 사실 호의를 받을 때면 불편할 때 도 있잖아, 예민해지는 거 같아서 그냥 말 안하고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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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갈 때가 많은데... 불편하더라도 ‘이건 거절해도 되는 거 야..! 말해도 괜찮아..!’ 이렇게 의도적으로 생각 할 필요가 있는 거 같아. 성은 : 오..그렇구만. 그런데 오히려 여자들이 이런 상황에서 남자

려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도 있을거 같 아. 그니까 이런 얘기할 때는 진짜 말을 잘 해야 될 것 같아. 은비 : 맞아 그거 진짜 잘 얘기해줘야 돼... 영균 : 아 나... 나도 말...

들이 알아서 안해주면 ‘와 쟤는 매너가 없네..’ 이런 생각을

일동 : 오 영균이 말한다~!

많이 하잖아. 남자 친구가 카페 가서 먼저 안에 앉으면 나

영균 : 나도 페미니즘에 대해서, 무거운 짐을 남자들만 들어야 되

중에 친구들이랑 “야 내 남자친구는 지가 먼저 안에 앉는

냐. 이런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페미니즘이 보통 여성들

다~ 진짜 웃기지 않냨ㅋㅋㅋ” 이런 거 흔해 진짜. “가방도

의 이야기를 담고 있긴 한데, 여기서 남자들도 페미니즘으

안들어준다.” 이런거 ㅋㅋㅋ

로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있다고 생각해. 이런 상황도 있잖

하연 : 어, 나도 사실 그렇게 생각했었어. 남자랑 길 걸을 때 보통

아. “남자가 이것도 못해?” 이런 거.

남자가 바깥쪽에 걷잖아. 그런데 그런 거 안 해주는 남자들

일동 : 아 맞아 그런 거 있지.

은 ‘아 이 친구는 매너가 별로 없네.’ 이렇게 생각하고.. 교

영균 : 그니까 나는 약간 비리비리하고..

회나 공동체에서 일할 때도 여자가 무거운 거 다 들게 내버

일동 : 아니 어떡해ㅠㅠㅠ왜ㅜㅜ!!

려두면 ‘아 쟤는 왜 저렇게 센스가 없냐..’ 솔직히 이런 생

영균 : 약간 왜소하니까... “남자가 이것도 못해?” 이런 말들 종

각들을 했던 거 같아..ㅎㅎㅎ 이렇게 해주면 뭔가 보호받는

종 듣거든.. 근데 특히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관계에서가

느낌이고 날 신경 써주는 거 같고 그렇잖아...

아니라 일할 때 듣게 되는 이야기들은 좀 무게가 다른 거

은비 : 하핰ㅋㅋㅋ자기고백시간ㅋㅋㅋ

같아. 알바할 때 특히 “야 너 그렇게 일해서 어떡하냐?”이

하연 : 아 그리고 말하다 보니까 생각난건데, 예전에 무한도전에

런 얘기들을 자주 듣게 되면 되게... 그리고 그걸 또 여자들

서 나왔던 어떤 실험인데 본적있어? 무도멤버랑 여자가

이 말해. 여자들이.

길 가는데 뒤에서 차가 왔을 때, 어떤 멤버가 제일 여자를

성은 : 그거 다 나쁜 여자야.

잘 보호해주는 지에 관한 실험이었어. 그거 처음 봤을 때

일동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는, ‘와 역시 유재석 매너 있어. 와 노홍철 매너 없다.’ 이렇

영균 : 그런 얘기를 들으면, 뭐라 해야 하지.. 되게 자존심이 상한

게 생각을 했었거든..ㅋㅋ 그런데 이제 페미니즘을 좀 공

다고 해야 하나? 약간 수치심이 들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부하고 나서 보니까 아우~ 못 보겠더라고ㅋㅋ 그래서 그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있는데, 이 사회는 내가 남자이기 때

냥 껐잖아...

문에 해야 되는 일이 정해져 있는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범

은비 : 그거 완전 전형적인 젠더박스ㅋㅋ

위를 넘어서서 해야 되는 일이. 거기서 오는 폭력이 있다고

하연 : 응 그리고 예전에 나는 남자가 매너 있게 해줬으니까, 여자

느껴. 이건 우리끼리, 페미니즘을 배워가는 사람들이 또 같

로서 예쁘고 여성스럽게 꾸며서 나가고, 남자는 자존심을

이 해볼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아.

세워줘야 된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 남자가 무슨 말만 하면

은비 : 맞아 맞아. 진짜 중요하지. 여자가 되게 을이라고 하지만,

사실 재미없어도 맞장구쳐주고 그랬어. 그게 여자의 매너

젠더로서 또 여자가 레이디 뻘스트라는 말에 담겨있는 것

라고 생각했던 거지ㅋㅋ. 근데... 언젠가부터... 그냥 좀 하

처럼 역으로 차별하는 게 있기도 하지. 이건 정말 중요해.

나님을 알아가면서 ‘아 이렇게 다 받는 건 좀 이기적인 마

하연 : 그치. 우리가 그거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해.

음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더라고. 페미니즘

성은 : 그래 영균아 너는 수치스러운 존재가 아닌데... 수치스러

을 접하게 되면서는 이런 인식이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 구나 깨닫게 됐고. 성은 : 음 ,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움을 받게 하는 사회가 문제지. 그건 너의 문제가 아니야. 민지 : 맞아 맞아. 그건 네 문제가 아니지. 은비 : 맞아. 너도 그건 인정하지?

필요가 있는 거 같아. 무거운 거 들어주기, 푹신한 의자 같

영균 : 응!!

은 이야기에 뭐가 문제인지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대

미선 : 그럼 돼써ㅎㅎㅎ

다수잖아. 근데 이런 감수성이 아직 없는 친구들한테 “야

일동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는 너무 젠더개념이 없어.”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아 그래

은비 : 페미니즘을 모르면 자존감과 바로 직결되는 거같아. 자신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기보단, 평가받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뭘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별것도 아닌 걸로?”이렇게 반응하기가 쉬울 거 같고 오히

의 정체성과 자존감과... 미선 : 사회에서 부여하는 그 “여자는 이래야 돼, 남자는 이래야 돼” 이런 것들. 27


하연 : 자존감이라 하니까 생각나는 게 있는데, IVF에서 종종

못하는 거야..ㅋㅋㅋ 그래서 우리가 형제들 보면서 “형

쓰는 ‘참자매’라는 말있잖아. 이것도 자존감에 상처를 많

제들이 우리보다도 못 놀면 어떡해? 남잔데 저렇게 겁

이 주는 거 같아. 예를 들어서 참자매 ‘상’인 친구들은...

이 많아서..” 이런 말들 했었거든...그때..농활 이후로..‘K

“너는 정말 어느 형제가 만나도 아깝지 않을 친구다.” 이

은비 : 음 그니까 젠더 프레임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폭력으로

도 모르게 그 말에 동의하게 된다?ㅋㅋ 그 가치에 익숙

보는 거네. 페미니즘 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저 자매들

해지는거지. ‘참자매가 되어야 좋은 형제를 만난다, 참자

은 그냥 물에서 잘 놀고 이 형제들은 물 싫어하는 그런

매가 되어야 인정받는다.’ 이렇게. 그러다보면 어느새 나

형제들이다. 이렇게 딱 끝나야 하는 건데 말이지. 여기

도 모르게 참자매‘상’이 아닌 내 모습에 자신 없어지더

에 젠더 프레임이 딱 들어가는 순간 서로가 서로를 불편

라. 아 그리고..하나만 더 말해도 돼?

하게 바라보게 되는 거 같아.

종혁 : 두 개도 돼 ㅋ

요한 : 혐오는 보통 그렇게 시작되는 거겠지?

하연 : 나는, 그...음...아 근데 이 말도 좀 너무 예민한거 같긴

영균 : 아마도 남성들이 자신의 권위를 잃고 싶지 않은 것도 일

한데 ㅜㅜ 일동 : ㄴㄴㄴ놉! 그냥 편하게 말해봐. 페미니스트는 프로 불 편러의 과정...! 하연 : 우리 “K대는 형제 리더십이 강해. 형제 리더십의 전통이 있어.” 이런 말 들으면... 은비,미선 : 응?? 누가 그런 말을?

면 있는 것 같아. K대 자매들이 남성성으로 그 형제들의 남성적 권위를 위협한다고 느꼈다면 말이야. 그랬다면 자신의 남성적 권위를 지키려고 K대 자매들을 ‘기 센 자 매’라고 분류해야 했겠지. 반면 K대 자매들도 그 형제들 을 여성화하면서, 그들의 남성적 권위나 남성성을 짓누 르려고 했을 수도 있고... 아 이건 그냥 추측일 뿐이야 ㅎ

민지 : 음, 우리 ‘누가’ 라는 질문은 좀 자제하도록 하자!

성은 : 오..권위? 그건 또 새로운 이야기네.

하연 : 그런 이야기 형제 리더십..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자

민지 : 권위에 대해서 말하자면 할 말이 꽤 많을 거 같아.

매리더십을 무시하려고 한 언급은 아니라는 거 머리로 는 충분히 이해하는데,, 그런데도 마음이 좀 불편하더라

영균 : 아마도. ‘이 사회에 만연한 남성 중심적 권위는 과연 누 가 부여했는가’하는 문제 같은?

구. 공동체를 세워가는데 있어서 형제들이 주도적인 역

민지 : 응. 예전에 무슨 다큐에서 본 게 생각나는데, ‘페미니즘

할을 했을 수는 있어. 하지만 자매들도 같이 한 거잖아.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연세대 남녀

물론 우리 선배들을 보면 형제들이 주로 대표를 많이 했

화장실에 붙이고 뭐라고 적히는지를 반응을 보는 다큐

었고 그분들이 성품이 정말 좋았던 건 사실이야. 리더

였어. 근데, 남자 화장실에 한 남성이 ‘페미니즘은 존중

십도 있고 사람을 잘 배려하고. 근데 이런 부분이 “K대

받되, 여성들은 목소리를 크게 내면 안 된다, 왜냐하면

는 형제 리더십이 강해”라는 말로 뭉뚱그려질 때 마음

남성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라고 적어놨대. 왜 이런

이 불편하더라고.

걸 남성이 규정하는 건지.

민지 : 그러게. “형제 리더십이 강해”이 말에도 어느 정도 성역

성은 : 그런 일은 아주 오래전부터였을 거야. 나도 생각나는게

할이 깔려있는거 같아. 남성들은 당연히 앞에 나서서 잘

있는데 모 대학에서 한 과를 표적조사해서 졸업 후에 여

이끌어야 하는 게 미덕이고, 우리 지부는 그게 잘 되어가

학우와 남학우를 50대 50으로 모아서 직업 조사를 했

고 있다. 이런 얘기일 수도 있겠네.

대. 그런데 남자는 다들 내로라하는 직함이 있는데, 여

성은 : 그런 불편한 얘기를 하자면 정말 끝도 없는 것 같아. 예 전에 농활을 모 대학과 같이 다녀온 후로 “K대 자매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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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자매들이 그렇게 기가 세다’라는 소문이 돌더라고..

런 얘기를 자주 듣잖아. 그걸 옆에서 자주 듣다보면, 나

학우들은 거의 다 직장이 없는 거야.. 그 유능했던 여학 우들이 전부 어디로 갔냐는 거지.

그렇게 기가 세다더라.”라는 말을 자주 들은 적이 있거

요한 : 이 사회가 남성중심이라서...

든. 그 때 같이 간 자매들이 대부분 자기주장도 강하고

은비 : 사회가 이미 남성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거라면, 남녀

에너지가 많은 친구들이여서 농활 내내 소위 ‘기 쎈’ 행

가 평등하게 대우받는 것만 주장하는 게 기계적인 적용

동들을 많이 했지. 특히 같이 계곡 갔을 때가 절정이었는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러니 평등보다는 여성

데ㅋㅋ 우리 자매들이 계속 깊은 곳에서만 엄청 신나게

쪽으로 좀 더 무게를 실어서 권리를 주장해야하지 않을

놀았어. 근데 같이 간 형제들 상당수가 깊은 곳에 오지를

까? 적어도 지금은 말이야.


종혁 : 이러다가 혐오로 이어지는 건 아닐까?

교 공동체 안에서 페미니즘을 잘 모르는 지체들을 위해 함께 공부해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요한 :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 하지만 혐오와 같은 폭 력은 정당화될 수 없을 거 같아. 페미니즘을 공부하지만

미선 : 나도 동감해. 우리가 기독교인이기도 하지만, 또 우리는 이 사회에 속하고 있는 한 사회인으로서 이 사회를 알아

우리가 메갈리아처럼 되면 안 되는 것같이. 영균 : 난 메갈리아에 대해서 감히 판단하지 못하겠어. 물론 부

가야 하는 것 같아.

도덕함도 그들 안에 있을 수 있겠지만, 그들 나름의 상처

종혁 :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처럼 살아가야하

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분명하게, 나는 폭

는데, 한 개인만의 시각으로는 다른 이웃을 그 존재 자

력을 지지하는 게 아냐. ‘폭력’ 이전에 그들이 어떤 피해

체로 사랑하지 못 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 그래서 나는

와 차별, 고통을 당하고 있었는지에 주목하자는 거야. 예

이런 자리에서 새로운 시각들을 익혀가는 게 정말 귀 한 것 같아.

를 들어, 너무 심하게 따돌림과 폭력을 당하던 왕따가 어 쩌다 한 친구를 한 대 때렸다면, 그 왕따를 정죄하기보다

은비 :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은 우리가 얻은 구원을 떵떵거리 며 누리며 사는 게 아니라 억압받고 소외된 자들과 함께

는 정의가 부재한 그 사회를 반성하자는 거야. 민지 : 음 그러면 이런 사회적 반성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공동

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 히 불편해야 하고 마땅히 가난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

체적으로 행동할 노력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요한 : 이런 식으로 모여서 같이 배우고 이야기 나누는 소모임

런 것들이 기독교인으로서 축복인 거 같아. 그래서 페 미니즘을 공부하는 것 같아. 페미니즘을 같이 이야기하

이 제일 좋을 거 같아. 은비 : 맞아. 조금씩 모여서 이 주제를 음지에서 끌어올리는

고 공부하면서, 우리의 삶을 소외되고 억압받는 자들에 대한 관심으로 채워가는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실 거라

게 중요하지. 하연 : 응. 지금은 계속 끌어올릴 때라고 생각해. 이런 차별들

는 생각이 들어!

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우리도 이제야 이런 목소리 들이 올라오는 거잖아. 하연 : 저..우리 이제 벌써 밤이 늦었는데 슬슬 마무리를 해야

마지막으로 전에 읽었던 책에 나왔던 말을 인용하면서 마칩 니다!

할 것 같아~ 민지 : 그럼 마무리 질문은 이게 어때? ‘우리는 왜 기독교인으 로서 페미니즘을 공부해야하는가’

천당 가기 전 이 땅 위에 하늘나라가 임하게 하자는 것이 기독교다. 한국의 기독교는 이 고난의 짐을 지다 못해

일동 : 오~~

전락의 길을 걷는 어린 양을 위해 구레네 시몬이 되었던가?

하연 : 참 하나님의 길을 찾아가고 알아가야 한다면, 공동체 안

그 십자가를 조금이라도 들어주었던가? 그 짓밟힌 허리의

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해야하는데, 절대자의 뜻이

더러움을 씻기 위하여 한 방울 눈물이라도 떨어뜨렸는가?

아닌 개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젠더적인 틀 속에 가두고

그 수그린 고개를 들어 광명을 보도록

서 이뤄지는 폭력들이 만연하잖아. 그런 기독교와 하나

손을 내민 일이 있는가?

님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왜곡 없이 복음을 잘 알리기 위해서 우리는 그것들을 공부해야하는 것 같아.

- 함석헌선생님 -

민지 : 나는 한국 기독교의 종교적 폐쇄성을 깨고 싶어서 공부 해. 페미니즘이 하나의 방식이지 않을까. 영균 : 페미니즘을 꼭 기독교로 포장해서 얘기하고 싶지는 않 아.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얘기할 수 있는 부분 같거든. 억울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 어줄 수 있는 것 같고. 또 페미니즘이 여성의 이야기에 만 국한된 게 아니라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론적 으로 정립한 것 같아서... 이런 부분에서 접근하게 돼. 요한 : 예전에 페미니즘에 대해 굳이 기독교적 판단을 하는 것 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기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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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 게임을 되게 오래하는 편이 라 사이퍼즈랑 오버워치를 하고있습 니다~ 아 스팀게임도요 ㅎ 순정파로군요. 암튼 서로 다른 유형의 덕후들 을 만나 영광입니다ㅋ 다 말하자면 끝이 없겠 고 자신의 베스트 게임을 꼽아주세요~ 위쳐3요! 원래 스토리 있는 게임에 굉장히 몰입

여성과 남성이 공존하는 공간

해서 하는 편인데, 스토리가 제일 완성도도 있고 플레이하는 맛도 있었던 게임이었어요! 선택지에 따라 결말이 달라져서 두근두근하면서 게임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사이퍼즈요!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5년 정도 한 거 같은데 클랜사람들과도 친하고 세계 관이 너무 잘 짜여있어서 계속 하게 된 거 같아요 ~ 캐릭터들도 다 개성있고ㅎㅎ 그러고 보니 둘 다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네요? 물론 게임도 재밌지만 2차 창작을 하는 것도 즐 기기 때문에 세계관이랑 캐릭터들 간의 관계도

채팅

그룹채팅 대학가님이 오예인, 박한나님을 초대했습니다. 박한나 충북대 서양화과 12학번

많이 보는 거 같아욤ㅎㅎ 저는 오버워치에서도 신영웅 나올 때 세계관 이야기를 다 찾아보는 편이에요. 뭔가 게임에 몰입감도 주고,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도 들어서 성취감이 배가 돼요 ㅋㅋ

오예인 아주대 건축과 14학번

다들 오버워치를 하셨으니 오버 워치 얘기를 좀 해볼게요. 티어가

안녕하세요~ 여성유저님들 아니, 영웅들!

어떻게 되세요? 최고 점수는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크흠....ㅋㅋㅋㅋ 반갑습니다ㅎㅎ 아주대 건축학과 12학번 오예인입니다~^^ 안녕하세요 충북대 서양화과 14학번 박한나입니다! 평소 게임을 즐겨 하는 편이죠? 제가 알기로 예인자매님은 온/오프라인 게임을 두루 섭렵 한다던데... 입체적인 칼싸움도 하고 ㅎ 최근 재밌게 했던 칼싸움은 위쳐3가 있어요ㅋ

저부터 깔게요ㅋ 어제 1400대로 떨어짐ㅠ 아직 실버ㅜ 저런...ㅠ (난 잘했으나..)10시 전에 했더니 고딩 트 롤들이 많아서 많이 졌어요(내생각임) 경쟁전은 낮에 해야 대학생들이랑 잡혀요~ 저는 2319 골드입니다! 물론 최고점수가요 ㅋ

ㅋㅋ 오프라인 게임으로는 스타듀 밸리, 플래닛

저는 플레티넘과 다이아를 오가는 거 같네욤.. 최

코스터, 메탈기어솔리드, 프로젝트 하이라이즈

고점수는 3100. 이번시즌은 아직 시작안했고..ㅎㅎ

등이 있네요 ㅋ

와.. 대박! 와 진짜 많닼ㅋㅋㅋ 네 모든 게임을 즐겨 합니다~

한나님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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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합니다... 저같은 심해 쪼렙은 울고 갑니다 ㅠ 그럼 어떤 영웅을 즐겨하세요? 저는 힐유저라 메르시, 아나를 제일 많이 해요~


주로 디바랑 메이를 즐겨하는 거 같아요. 궁 한 방이 정말 짜릿하다고 해야 하나?ㅎㅎ 메이는 인성질하기 좋은..ㅋㅋ여러모로 적팀들을 화나 게 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디 사냐”, “목소리만 좋고 돼지인거 아니냐” 하.. 뭔 상관.. 헐 이 자식들 사람이냐... 와 진짜 너무 화나요!!

(토닥토닥)

디바님은 한방이 짜릿해서 그렇고... 메르시님은 왜 힐러를 주로 하세요?

아! 며칠 전에 우리팀에서 여성유저분이 욕먹는 분 위기였어요... 이제 이런 걸 자꾸 침묵하는 것도 마

힐포지션은 다른 포지션보다는 시야가 넓잖아요? 그래서

음에 걸려서 잠깐 고민했었는데, 드디어 욕을 멈추

브리핑하는 맛이 있어요ㅋ 수호천사만 잘 익혀서 생존율

게 하는 법을 알아냈어요~

을 높이면 부활로 전세를 크게 바꿀 수 있는 것도 매력이

오...?! 어떤 거에요?

구요 ㅎㅎ 그리고 아나 궁은 약간 포켓몬하는 기분이랄까 ㅋㅋㅋㅋ 가랏 겐지!!를 외칠 수 있어요 ㅋㅋ 오오 저도 예인님의 포켓몬이 되고 싶어요! ㅋㅋㅋㅋ아웃겨

한조를 하거나 패작을 하는 거임. 메이로 입구를 자꾸 막든지~ ㅋㅋㅋㅋ그럼 더 욕할 거 같은데... ‘나’를 욕하죠 ㅋ

오버워치는 팀 게임이잖아요~

아ㅋㅋㅋㅋ 근데 제 팀원이 그렇게 하면

하다가 재밌거나 빡칠 때는? 제대로 된 패작을 만난 적이 있어요. 시메 순간 이동기를 절벽에 설치해서 줄줄이 낙사함.

게임 지니까 더 화날 거 같아요 ㅋㅋㅋㅋ 하긴 공존하는 방향은 아니네요... 그 여성분도 저를 미친놈이랬어요~

헐 저도 만났어요! 다들 이런 경험이 있구나ㅠ 골드 이하는 5판 중 3판은 패작인 듯...

아웃곀ㅋㅋㅋㅋ 근데 이런 혐오를 당하면서 오버워치를 왜 하는 거에요?

플레 이상 되면 뭐가 달라요?

오버워치가 갓겜이라서요~

그래도 조합 맞추려고 하고 그래요 ㅋ

그건 ㅇㅈ~

브리핑 다해주고~ 부럽다ㅠ 저는 겐트위한 솜브라와 더불어 삽니다~ 저런...ㅠㅜ 지부나 학과 형제들과 같이 할 때도 있어요? 그럼요~ 아는 사람 중에 오버워치하는 사람이 대부분 남자들이라서 같이 할 때가 많아요~ 아는 사람들이랑 팀보로 얘기하면서 해야 이기기도 쉽고 재미도 있죠. 팀보를 자주 하는구나... 저는 여자들이 팀보하는 걸 자주 못 들어본 거 같아요. 그럴만하죠. 모르는 사람이 있는 팀보는 안해요~ 마이크 없는 척 ㅋ 이기거나 편하게 하려면 팀보하는 게 좋을텐데...? 이유가 있나요? 여자인 걸 들키기 싫은 거죠ㅠㅜ

내돈 주고 산 게임인데~ 해야죠 ㅋ ㅇㅈ‘내돈 내고 내가 겜한다’ 이건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죠~ ㅋㅋ물론 남자들 때문에 내가 겜하며 즐길 권리를 포기할 수는 없죠~ 게임 공간 자체를 '남성들의 공간'으로 규정하고 마치 여 성유저가 들어오면 자기들 영역으로 외부인이 들어온 듯 한 분위기를 좀 바꿔야 할 것 같아요. 게임을 하다 보면 동 등한 유저가 아니라 손님 취급 받을 때가 좀 많거든요~ 게 임 공간 자체에 남성의 수가 많다고 해서 거기가 남성들 만의 영토는 아니잖아요? 역시 건축학도라서 공간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시네영~ ㅋㅋㅋ제가 공간감이 좀 있습니당 네, 이상 디바, 메르시님 감사합니다. 이제 겜 시작해 야죠? 제 아이디는 IVFer#****에요. 구원해주세요ㅠ

목소리로 제가 여자인 걸 알면 “목소리

IVF를 달고 다시니는 ㅋㅋㅋ

좋다~ 더 말해봐”는 기본이고.. “아 헐 여자야? (우리팀)졌네~”, “대리했냐” 이런 저런...

우리 셋이 뭉치면 트롤 만날 가능성이 반으로 줄어들겠네요 31


미디어로 보는 페미니즘

누군들 그렇지 않겠냐만은 나는 TV가 좋다. 찌든 일상에 큰 웃음을 주는 예 능도 좋고, 지치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주는 드라마도 좋다. 그런데 언젠가부 터 TV를 보면 삐딱한 마음들이 올라온다. 예전에는 익숙하다는 이유로 당연 하게 여겼던 것들이 실은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고, 미묘하게 불편하지 만 ‘원래 다 그렇지 뭐’하며 넘어갔던 것들이 ‘원래 그런게 어딨어!’라는 언어 를 만나게 되면서부터이다. 삐딱한 마음으로 TV를 보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배우들 최근 몇 년 간, 영화계에서는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를 찾기가 어려웠다. 한국 갤 럽이 조사한 ‘2016년을 빛낸 영화배우’ 10명 중, 여성은 전지현뿐이었다. 10년 전 만 하더라도 다양한 여배우들이 이름을 올린 반면, 2009년 이후부터 해당 순위 에서 여성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소위 ‘남자 영화’의 열풍 속에서 여성 배우들의 역할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서사를 가진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드물고, 그 저 남성 중심의 이야기 속 부속품처럼 존재한다. 20대 여성 배우에게 제시되는 캐릭터는 대부분 첫사랑, 애인, 성노동자이다. 35세 이상 여성 배우의 경우는 부 인이나 엄마, 마담 정도로 훨씬 더 캐릭터의 폭이 좁아진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여배우들끼리 모이면 ‘나도 남자면 좋겠다. 남자 배우들은 양아치도 될 수 있고 변호사도 될 수 있고 다 할 수 있어서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전한다. 그 뿐 이 아니다. 현장에서 여배우는 ‘꽃’이 되어야 한다. 현장에 많은 스태프들의 이목 이 쏠린 상황에서, 모두에게 친절하고 사랑받아야 하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 어야 하는 감정 노동을 암묵적으로 강요받는다. 그리고 팬 서비스 차원에서 성적 으로 대상화되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견뎌야 한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라 는 영화의 네이버 브이앱 생방송 당시, 배우 김윤석이 팬 서비스의 일환으로 여 성 신인 여배우들의 다리를 덮고 있는 담요를 내리겠다는 발언을 했던 일화는 유 명하다. 이렇게 노골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여성 배우들은 영화나 연기에 대한 질문 보다 외모와 성적 매력에 대한 질문을 훨씬 더 많이 받고, 영화와 연기 철학 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더라도 언제나 기사 헤드라인은 “OOO 오늘도 완 벽한 몸매!”, “OOO 조금 부은 듯한 얼굴”로 도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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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원 인스타그램


#그_많던_여자_예능인은_다_어디로_갔을까 무한도전, 1박 2일, 런닝맨, 아는형님, 냉장고를 부탁해… 지금 가장 핫한 예능들의 특징은, 여성이 고정 멤버인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 이다. 여성 멤버가 있다 하더라도, 남자 멤버 4~5명에 단 1명의 여성 이 존재한다. 특히 여성 MC는 더더욱 찾기가 힘들다. 현재 여성들 이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아예 여성 멤버로만 구성 된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제외하고 ‘우리 결혼했어요’나 ‘미운 우리 새끼’, ‘자기야 - 백년손님’같은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결국 애인 이거나, 엄마, 딸, 며느리 등 가족 구성원의 역할로 기능할 때, 그나 마 욕먹지 않고 방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MC와 고정 패널들이 전 부 남성인 프로그램에 여성 게스트가 출연했을 때, 암묵적으로 그녀 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있다. 지나치게 세거나 똑똑해서는 안 된다. 까다롭고 예민해서도 안 된다. 털털하고 쿨하되 노골적으로 망가지 면 안 되고, 마치 꽃처럼 잔잔히 배경에 존재하며 분위기를 화사하 게 만들어야 한다. 아! 애교를 보여 달라고 하면, 그냥 보여줘야 한다. 징징대거나 울지 말고. MBC ‘라디오스타’

#그것은_썸도_데이트도_아니다 수지를 국민 첫사랑으로 만든 영화 <건축학개론>은, 남성 에게 여성이 첫사랑에서 썅년이 되는 순간을 그려낸다. 납득 이가 가르쳐 준 작업의 정석은 다음과 같다. “여자는 일단 술 을 먹여서 취하게 만들어. 취하면 업어. 침대에 눕혀. 끝.” 극 중에서 서연을 좋아하던 남자 선배는 납득이의 대사 그대로 그녀에게 술을 강제로 먹여 취하게 한 다음, 인사불성이 된 그녀에게 계속해서 키스를 시도하고, 자취방에 데려간다. 그 장면을 모두 지켜본 남자 주인공은 그 상황에서 어떤 행동 도 취하지 않는다. 그것이 그에게는 일종의 썸, 그러니까 작 업의 과정으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연은 승민에 게 썅년이 된다. 자신의 작업에 넘어가지 않고, 다른 남성의 작업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처럼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명백한 폭력의 순간이 ‘썸’과 ‘데이트’로 로맨틱하게 포장된 다. 작년 여름을 뜨겁게 만들었던 드라마 <또! 오해영>도 마 찬가지이다. 극중 9화에서 오해영과 박도경의 격렬한 키스 신이 등장한다. 길에서 둘이 말다툼을 벌인다. 말다툼은 격 렬한 몸싸움으로 이어지고, 이내 남성이 여성을 억지로 벽에 밀치고 양 손목을 위로 올려 붙잡는다. 그리고 키스! 이 장면

TVN드라마 ‘또 오해영’

은 드라마에서 가장 로맨틱한 키스신으로 회자되며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장면 정말 나만 이상해? 그것 은 썸도 데이트도 아니다. 명백한 데이트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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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초청하는 ‘길’ “여성적”이라는 말을 들을 때 어떤 이미지가 생각나세요?” 청중 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나오는 답들이 비슷하다. ‘긴 머리, 레이스 치마, 다정다감한, 리액션이 풍부한, 공감을 잘하는’ 등 아름다운 외모와 관계지향적 단어들이다. “모든 여성이 다 여성적일까요?” 이에 대한 대답도 발랄하기 그지없다. “아뇨~” 서로 친밀도가 높 은 공동체일수록 평소 선머슴아 같다고 구박을 받았음이 분명한 자매들을 향해 장난스런 ‘구박의’(?) 눈짓도 보낸다. 하지만 나의 그 다음 질문에는 일제히 침묵이 흐른다. “만약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질서라면 모든 여성은 ‘여성적’이어야 할 텐데, 요즘엔 왜 그 렇게 ‘센 언니들’이 많아진 걸까요? 소위 문화적으로 ‘남성적’인 특 징이라고 말해지는 것들, 그러니까 냉철하고 이성적이고 주도면 밀하고 추진력 있고, 리액션보다는 액션이 강한 여성들이 많이 만 나게 되지 않느냐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갸 우뚱이다. 그러게, 왜 그럴까? 세상이 말세라 그런가? 반(反)하나 님적인 세상 문화 탓인가? 내가 ‘사회학적 분석’을 펼치게 되는 지점이다. 사실 ‘남성적’이라 고 답한 특성들은, 현대사회에서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학 생, 직장인 등)이라면 남녀 모두에게 요청되는 성품이다. 그렇다 면 우리는 왜 이런 문화적 전제에 사로잡혀 제한된 응시를 하고 있 는 걸까? 가부장제 역사가 무려 5천년이다. 그동안 남성들이 배치 되었던 사회 영역과 여성들이 배치되었던 사회 영역이 크게 달랐 던 까닭이다. 여성은 그동안 압도적으로 ‘가정’에 배치되어 있었기 에 여성에게 기대된 것은 뭔가를 기획하고 밀어붙이는 리더의 모 습보다는 기다리고 품고 격려하고 내조하는 성품이었다. 이를 발 휘하고 내면화해왔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이 자연적 성품이라면, 지금도 마찬가지여야 하는 것 아니겠나! 사자가 기원전 사자, 중세 사자, 요즘 사자의 성품이 다 른가? 요즘에 유난히 ‘센 언니들’이 등장하게 된 것은 제도가 바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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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기 때문이다. 근현대(modern) 사회의 기획은 만인의 평등, 개인의 주권과 자유 경쟁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기획되었다. 당연히 여성들도 ‘만인’이요 ‘개인이지 않 나. 우리나라가 근현대로 진입하면서 양성평등적 초등교육을 실시한 해가 1954년 이다. 제도적 측면에서 남자와 여자가 공교육을 통해 공통교과를 배우기 시작했다. 물론 전근대적 전제는 동력을 잃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영향력을 미친다. 내가 학교 를 다니던 1980년대만 해도 다른 교과목은 공동으로 배워도 가정은 여자, 기술은 남자로 구별되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남녀 모두 기술·가정을 배운다. 숨겨졌던 재능을 발휘하여 참하게 바느질하는 남학생은 옆에서 성질만 부리는 여자 짝궁에 게 “이리 가져와 봐~” 살갑게 말을 건네기도 한다. 직업기회 없을까봐 걱정하는 남 학생에게 “나한테 장가와서 전업주부 해” 이런 작업멘트를 날리는 여학생도 있다. 바야흐로 재능에 따라 직업 선택을 하는 시절이다. 여성의 일, 남성의 일이라는 성 별분업의 벽이 허물어진지 오래다. 그런데 기독교 담론은 어디서 멈춰있나? 기독교 담론은 언제나 성서에 근거하여 신적 권위를 입혀 선포되기 때문에 한번 형성되면 해체나 조정이 어렵다. 그래서 세 상의 변화보다 훨씬 뒤쳐진다. 16~17세기에 시작해서 19세기에 제도화된 근대적 기 획과 ‘선택적 친화력’(elective affinity, 막스 베버의 용어다)을 가지고 형성된 것이 개신교 가정 담론이다. 물론 긍정적인 면은 있다. 중세까지의 여성 응시는 여성혐오 가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똥자루, 암말, 탐욕스런 암늑대, 정액봉지, 이런 방식으 로 여성을 부르던 시절을 끝내고, 하나님의 선물, 영혼의 파트너, 돕는 배필이라는 말로 응시하기 시작했으니, 혁명이라면 혁명 아니겠나. 하지만 개혁신앙 지도자들의 이 애정 어린 호칭과 여성의 영역이 ‘가정’에 있음을 낭만화한 신앙 담론은 매우 심각한 구조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물론 처음엔 드러 나지 않았다. 중세를 막 빠져나온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등한 주체의 능력을 함양할 기회가 없었으니까. 생산노동을 그치고 가정에서 육아와 가사만 ‘전담’(전업주부의 탄생이다)하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러나 근대의 기획가들이 놓친 것은 바 로 자신들이 외쳤던 ‘만인의 평등’과 ‘개인권’, ‘자유경쟁’에 대한 원칙들이 여성에 게도 적용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점차로 공적 영역으로 진입하는 여성들이 늘어 나면서 여성응시는 분열되었다. 내 여자친구가 내 말에 리액션을 하는 것이야 사랑 스럽겠지만, 팀플 멤버가 아이디어는 내놓지 않고 리액션만 하는 것을 ‘여성적’이 라며 칭찬할 수 있겠나? 여성적, 남성적이라는 문화적 기대가 작동하는 공간은 오 직 사적 영역에서이다. 공적 영역에서는 성별 벗어버리고 동등하게 평가받는 세상 이 도래했다. 공적 영역은 살벌한 경쟁의 장이다. 기사도가 다 무엇인가! 여의사, 여 교수라는 말은 여성들이 전문영역으로 넘어오는 것을 신기해하던 과도기의 언어일 뿐, 이제는 누구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탈성적 전문가 개인! 나는 근현대가 양산 하는 인간형을 이렇게 부른다. 성별은 벗어버리고 오직 전문 영역에서 질주하는 개 인이 경쟁력이 있는 세상! 물론 남자도 살기 힘든 세상인 건 맞다. 오늘날 한국에서 청년 세대의 암울함은 남 녀 모두의 몫이다. 그러나 이에 더하여 여성만이 가진 또 하나의 짐은 삶이 구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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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양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남성에게 기대되는 몫

장이다. 다만 ‘사이’ 공간에서 평등하게 마주하고 서로

은 여전히 ‘남성적’이다. 그러나 기독교 가정 담론은

의 답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자는 것이다. 이제 다가

여전히 ‘전업주부’군에게 바라는 내용을 여성에게 ‘신

올 사회는 재능이 통치하는 사회(meritocracy)라 한

적 질서’라고 전한다. 만약 개신교 여성이 현재의 개신

다. 각자의 재능이 협력하여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

교 가정 담론과 전문영역의 일을 함께 병행하고 있다

는 세상이 오고 있다. 물론 모두 ‘중성적’이 되자는 답

면 과로사를 조심해야 할 일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

은 아니다. 문화적 전제들로부터 자유로이, ‘너’의 난대

는 여성은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들을 신앙 안에서 잘

로의 품성을 응시하고 인정하자는 말이다.

양육하는 “돕는 배필”로 사는 것이라는 담론은, 남편 과 아내가 공과 사로 구분되는 이분법적 성역할 분담

무슨 근거로 이리 말하느냐고? 성서가 말한다. 그것

이 삶의 전반적 조건이던 근현대 초기와 중기에 형성

도 무려 창세기에서! 태초에 하나님이 인간을 지으셨

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남성 신학자, 목회자들이 여성

던 그 때에 인간 관계성에 대한 신적 계시는 이미 임했

의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은 채 여성에 ‘대해서’ 이야

다. “돕는 배필(ezer kenegdo)” 그동안 이 단어가 여

기한 것들이다. 가부장제 5천년 동안 여성에게는 말할

성의 발목을 잡은 까닭은 전근대와 근현대초기 가부

기회도, 그들의 의미가 텍스트에 담길 힘도 부여된 바

장들의 문화적 한계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

가 없지 않았나.

움’(ezer)이 무엇인가? 이건 하나님께서 인간을 향한 도움을 주실 때도 사용되는 단어다. 에제르 케네그도,

페미니즘이 이 문명을 새로운 길로 인도할 수 있는 까

직역하면 ‘그의 마주봄 같은 도움’이다. 서로 마주보면

닭은, 공적 세상에서 단 한 번도 제대로 자신들의 시각

무엇이 보일까? 너다. 너의 의미, 너의 꿈, 너의 소망...

과 의미를 이야기해본 적이 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

아울러 너의 부족함, 연약함까지. 사실 그리스도를 믿

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은 지금 현존하는

는 두 사람이 마주보면 이미 교회다. 마태복음 18장 20

가부장제적 힘의 위계를 전복하고 여성이 그 권한을

절을 봐라. 예수께서 그리 말씀하셨다. 남자와 여자는

가지자는 것이 아니다. 미러링은 과도기의 현상이지

왜 마주보도록 지으셨을까?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그

궁극적 목표가 아니다. 너희도 불편하지? 우리가 그동

게 목적이었으면 다른 피조물들처럼 처음부터 쌍으로

안 이렇게 고통 받았어. 너희도 당해봐. 이런 심보로 페

만드셨을 거다. 남자와 여자는 사람이다. 하나님의 형

미니즘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봐! 우리도 하나님

상이다. 자유의지를 가지고 창조성을 가진 존재다. 이

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단독자인데, 왜 우리에 대해 너

땅에 ‘새로움’을 가져올 수 있는 존재다. 생육하고 번성

희들이 규정하고 제한하지? 우리의 말을 들어 봐! 이

하라는 명령이야 뭇 생명이 받은 것이고, 오직 사람만

런 초청인 거다.

이 받은 명령, ‘다스려라(radah)’를 기억해야 한다. 피 조물 중에 유일하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

서구에서 페미니스트들이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기 시

간, 만약 ‘유한’한 인간이 이 비범한 능력으로 혼자 권

작한 것이 1960년대이고, 그 이론들이 우리나라에서

위를 독점하면 어떤 세상을 만들까? 바벨탑은 뻔한 일

전개된 것이 80년대였다. 그러나 그때는 대중적 호응

이다. 성서는 수직적 위계를 수평축으로, 90도 트는 비

을 얻지 못했던 페미니즘이 왜 하필 지금에 와서야 여

전을 노래한다. 뒤집자는 거 아니다. 마주보게 하자는

성 남성 할 것 없이 젊은이들의 관심 주제가 되었을까?

거다. 내가 가진 장점과 재능으로 너를 도와 서로를 건

아빠 혼자 외벌이로는 ‘곰세마리’가 살 수 있는 외부 환

설하자는 거다. 그러니 남자도 여자도 둘이 마주보기

경이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맞벌이를 원한다.(내지

전까지는 아직 모른다. 뭘 도와야 할지. 서로 어떻게 서

는 그래야 산다.) 스스로 서서 자기주장을 할 수 있게

로를 건설해야할지. 그저 우리는 성령 안에서 하나님

된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생각을, 의미를 제도에 반

의 거룩한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안에서 함께 서로

영하자고 외치고 있다. 이게 페미니즘이다.

지어져가는 과정 중에 있다.(에베소서 2: 22)

여성이 이겨먹겠다는 것은 페미니즘의 본령이 아니 다. 무조건 여자 말을 듣고 반영하라는 것도 아니다. 민주사회는 공적 담론이 자유롭게 토론되고 검토되는 36

백소영 교수 이화여대 기독교사회윤리학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와 배제가 만연한 세상 속에서 드리는 기도 우리를 당신의 형상대로 만드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창조주 하나님, 여성이든 남성이든 인간은 당신의 형상

가치를 누릴 수 있게 하여 주신 창조주 하나님. 우리를 지

이기에 존중받아야 한다는 진리가 우리 안에서 생동하게

극히 사랑하셔서 남자와 여자를 지으시고 서로를 기뻐하

하여 주소서. 남자이든 여자이든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피

며 살도록 하여 주신 하나님. 당신의 그 뜻을 생각하며 감

흘려 하나님 나라의 한 백성으로, 하나님의 가족으로 불러

사를 드립니다.

주셨다는 이 진리를 삶으로 고백하기를 원합니다.

죄로 인하여 깨어지고 부서진 남녀의 관계를 비롯하여

먼저 우리 안에 내면화되어 있는 차별과 혐오와 배제와

사람과 사람 간에 차별과 혐오, 폭력과 배제가 만연하게

폭력에 대하여 직면할 수 있는 눈을 열어주소서. 의식적으

된 반목의 세상 속에 십자가의 화해와 평화로 오신 주님.

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언어와 태도와 행위와 제도를 통하

당신이 열어주신 회복의 소망을 생각하며 감사를 드립니

여 이를 표출하고 구체화함으로써 당신의 사랑 안에 있는

다.

인격들을 훼손한 죄를 회개합니다. 주님, 특별히 지속적 으로 절망과 좌절을 경험하고,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히

주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조성해 주신 사랑의 관

며, 침묵과 순응을 강요당하고, 수많은 한계를 만나야 했

계를 파괴하려는 차별과 혐오와 배제의 모습들이 쓴 뿌리

던 여성들의 경험을 온전히 듣고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

처럼 퍼져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기도합니다. 특별히 여

는 감수성과 공감 능력을, 겸손과 인내를 우리에게 허락하

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혐오와 배제와 폭력에 노출되고, 편

여 주소서. 일상 속에서 잘못된 통념을 걷어내는 일을 위

견과 남성중심적인 통념 속에서 일정한 성역할을 강요당

해 마음과 힘을 모을 수 있기를 원합니다. 특히 신앙의 이

하는 현실을 봅니다. 한 인간이기 이전에 인구 재생산의

름으로 차별과 배제와 억압을 정당화하지 않도록 교회의

도구처럼 취급당하거나 가부장적인 구조가 요구하는 모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변화되고, 신앙 공동체의 생활과 제

습을 연출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 이 땅의 수많은 여성

도 속에서 잘못된 요소를 바꿔나가는데 지혜를 모을 수 있

들을 봅니다. 능력을 갖추고 남성과 동등한 일을 하면서

도록 이끌어 주소서.

도 여성이 취업과 승진과 임금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고, 육아와 가사, 일 모두에서 남성보다 많은 역할과 책임을

창조주 하나님, 십자가의 주님, 화해의 성령님, 서로의 존

요구받는 현실을 봅니다. 외모로 여성을 재단하고 여성

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인정과 존중을 위해서, 진정한 이

의 성을 상품화하며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사

해와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을 위해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회적인 분위기와 미디어의 행태를 봅니다. 심지어 교회에

우리 안에 역사하여 주소서. 그래서 분노와 대립이 아닌

서도 차별과 혐오와 배제, 그리고 폭력이 자행되고, 오히

진정한 대화와 만남으로, 두려움과 거부가 아닌 평안과 용

려 신앙의 이름으로 더욱 강력하게 여성을 억압하는 모습

납으로, 혐오가 아닌 존재에 대한 긍정으로, 폭력이 아닌

이 있음을 봅니다.

평화로 우리를 이끌어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 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정한신 부산대 94, IVF 일상생활사역연구소 기획연구위원, peacemaker99@hanmail.net IVF에서 만난 사랑스러운 아내(한은정, 동아대 99학번)와 두 아들과 더불어 성숙하는 가정을 꿈꾸며 살고 있다. 캠퍼스에서 법학을 가르치고 있으 며, 일상생활사역연구소에서 일터와 삶터를 살아가는 영성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TGIM 운동, ‘일상기도’ 운동 및 ‘일상학교’ 운동에 힘쓰고 있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 일상생활이 곧 예배이며 사역이라는 관점과, 성도들이 보냄받은 곳이 어디든 사역의 현장이며 선교의 장이라는 관점을 나 누기 위하여 연구하고 운동하는 연구소입니다. 일상의 다양한 주제를 기도로 드리는 훈련인 “일상기도”를 더 만나고 싶으신 분은 연구소 홈페이지 (www.1391korea.net)와 페이스북 페이지(1391korea), 또는 블로그(http://missionallife.tistory.com)를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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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과 페미니스트 사이에서 안녕하세요, 저는 홍익대 5년차 리더 김지영입니다. 저는 다른 어떤 곳보다도 IVF에서 먼저 페미니즘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페미니즘은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는 억압과 소외를 직시하는 것이고, 여성 혐오는 공동체와 관련 없는 문제가 아닌 우리가 피부로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매일의 현실’이니까요. 이웃의 아픔과 사회의 불의에 관심을 두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곳이 IVF라면, 페미니즘 또한 공동체 내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이슈라고 생각했어요. 때문에 이렇게 IVF에서도 페미니즘을 다루는 자리들이 생겨난다는 것이 매우 반갑고 다행스럽게 여겨집니다. 여성 혐오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내는 곳에는 마찰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생 각합니다. 이건 사회의 고질적이고 총체적인 문제이기 때문이죠. 때로는 페미 니즘을 지향하는 목소리를 내는 자리에서도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가끔 이 게 대체 누구를 위한 싸움인지 헷갈릴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싸우는 것에 집중 하다 보니 왜 싸우는 것인지를 잊는 경우도 많은 것 같고요. 결국 투쟁의 목적 은 모두의 발전과 평화가 되어야 하는 건데 병폐에 맞서 또 다른 병폐를 부르는 도에 지나친 미러링을 볼 때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모르겠고, 또 내 몸,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는 모토에서도 다른 함정을 보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여성 혐오에 대처하는 태도 또한 분별해야 할 필요성 을 점점 느끼고 있습니다. ‘사회가 나의 신체와 인생마저 억압할 수는 없다.’는 주장에는 저도 매우 찬성 하는 바이지만, 점점 목소리가 왜곡되기 시작하면 ‘난 내 거야’라는 논리 아래 또 다른 희생과 억압을 낳게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됩니다. 낙태에 관한 이 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여러 이유에서 낙태 금지를 반대하 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태아를 생명으로 보지 않는, 그리고 생명을 주관하시 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고들이 낙태 찬성에 힘을 얻게 될 때에 어떤 결과 가 펼쳐질지 조금은 두렵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논의들 속에서 제가 그리스 도인으로서 어떠한 입장을 취하면 도리어 한국교회는, 성경도 여성을 차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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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말을 하곤 하죠. 한국교회가 이런 언어로 인해 세간에 지탄을 받고 있음 에도 불구하고요. 처음에는 저도 여성 혐오에 대해 분노하며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 이 지날수록 결국 제가 주장하는 것은 평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에 게 피해를 주지 마’라는 것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 다. 정말 건강한 페미니즘을 추구하기 위해서 어떻게 그것들을 분별해야 하는 지가 점점 더 큰 과제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페미니즘에 대해 어 떻게 말씀하시는지 궁금했습니다. 성차별적으로 다가오는 말씀을 보면서, 아무 리 시대상을 고려해서 이해하려고 해도 해결할 수 없던 내면의 갈등을 해소하 고 싶었습니다. 말씀을 차별적 도구로 악용해온 기득권층의 목소리가 아닌 진 짜 하나님의 음성이 궁금했습니다. 어떤 문제든지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기 초를 두고 그 기준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진리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적용될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 아니잖아요. 저는 공동체가 말씀에 기초해서 어떻게 페미니즘의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저 대세를 따르려는 것 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동안 우리는 사회의 여러 힘 있는 목소리나 모두가 따르는 흐름에 얼마나 많은 허점이 있는지 IVF를 통해 다각적으로 배워왔잖 아요. 페미니즘 또한 그저 우리의 잇속만 채우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 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페미니즘을 공부하며 충돌했던 부분들을 나누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또 우리조차도 말 씀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결책들을 마련하 면 좋겠습니다. 당장에 급하게 정답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서로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추천해 주기도 하며 함께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열린 공동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입니다. 우리 모두가 용기 내어 씨름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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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작년 11월에 이번호 주제를 ‘페미니즘’으로 정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다가올 이슈 정도일 뿐 크게 와 닿는 주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이왕 주제를 정했으니,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페미니즘 관련 책도 읽고 페미니즘 모임에도 참석하기 시작했 습니다. 그렇게 페미니즘의 길로 초청되었습니다. 의식하지 않아도 ‘왜’라는 질문 이 자꾸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왜 크린토피아 로고는 집안일하는 어머니 그림인 건지, 왜 고무장갑 브랜드 이름이 마미손인지, 왜 요구르트 아저씨는 없는 건지, 왜 TV프로는 남성의 시선인 건지... 일상에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의문이 들었습 니다. 또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관계, 문화, 신앙 등 지금의 나를 만들어 온 것들을 재해석하게 된 겁니다. 무척 혼란스럽지만 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분명히 보이는듯합니다. 그럼에도 매번 잘못하게 됩니다. 그 잘못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 온 것들로부터 온 것입니다. 그래 서 내면에는, 나를 만들어온 모든 것들을 뒤엎는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이 혁명은

<대학가>는 IVF 공식 회보로서 학생 운동 전반과 그리스도인

나를 겸허하게 만들고 때때로 가슴이 먹먹해지게 합니다. 심지어 행동을 동반하게

대학생의 신앙생활을 위한 읽을거리를 싣고 있습니다.

합니다. 오버워치를 해도 여혐 언어를 보면 침묵할 수 없게 되니까요. 한국기독학생회(IVF:Inter-varsity Christian Fellowship)는

페미니즘을 통해 알게 된 것에 침묵하면 마음이 불편해서 자꾸 돌아보게 됩니다.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거죠. 살면서 그 어떤 세계관도 이처럼 큰 영향을 끼친 적

‘캠퍼스와 세상 속의 하나님 나라 운동’의 비전을 가진 복음주의 선교단체입니다.

이 없습니다. 이번 글쓴이 중 한분인 백소영 교수님께서 강의할 때 이런 말을 했 습니다. “한번 알게 되면 돌아올 수 없다.” 동의합니다. 이건 마치... 복음과 같습니 다. 그래서 이번호 곳곳에 페미니즘을 복음과 관련짓는 표현들이 마음에 듭니다. 아직 우리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있기에 서로의 견해가 일치하지 않고 있는 게 사 실입니다. 또 이런 이야기가 낯선 지방회/지부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호를 매우 조심스럽게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상황에서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선까 지 이야기하려고 했습니다.

발행일 | 2017년 5월 15일 발행처 | (사)한국기독학생회 121-837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56-10 전화 | 070-8275-6335 팩스 | 02-333-7361 E-mail | daehakga@ivf.or.kr 발행인 | 주상윤 편집위원장 | 박종서 편집인 | 엄창근 디자인 | 문이선 김아롬새미

우리의 한계를 찾고, 그걸 뛰어넘는 것을 의논해보는 장. 대학가가 나아갈 방향이 아닐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표지 | 전해운 제작 | 김효영 인쇄 | 예원프린팅 편집위원 | 김민영 나정수 배성우 이슬기 이지현 정다은 최지은 학생기자 | 김율 김은미 김성화 김하영 이상영 이유현

엄창근 <대학가> 편집인 | daehakga@ivf.or.kr 40

정대은


전미 도서상, 미국 예술학회상 수상자 마크 트웨인,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문장가 두 편의 장편소설과 서른두 편의 단편소설만으로 문학사의 역사가 된

플래너리 오코너의 대표작이자 첫 장편소설.

현명한 피

위선, 허위, 모순, 부조리로 철저하게 찌들어 있는 종교적 관습과 일상을 반기독교와 반그리스도주의를 자처하는 주인공 헤이즐 모츠의 시선을 따라 해학적인 언어로 무자비하게 풍자하고, 이를 통해 역설적이게도 예수 그리스도와 기독교 구원의 절대성을 강렬하게

“거칠고 섬뜩할 정도로 재미있는 소설” _윌리엄 윌리몬

탐구해 낸 걸작. 차갑고 가차 없는 시선으로 인간의 모순적 내면을 플래너리 오코너 | 허명수 옮김

파헤치고, 읽는 이의 마음을 날카로운 손톱으로

양장 268면 | 13,000원

후벼 판다. -정이현(소설가)

모든 작가와 작가가 되려는 사람,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녀를 꼭 읽어야 한다. www.ivp.co.kr

_《뉴욕 타임스》


IVF 공식 회보 : 한국기독학생회(IVF:Inter-varsity Christian Fellowship)는 ‘캠퍼스와 세상 속의 하나님 나라 운동’의 비전을 가진 복음주의 선교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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