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i21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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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4=2014. 06+07

침몰 이후 남겨진 삶 여호와여 들으시고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시30:10)

ⓒ 이재웅 | 상명대98

Graduate Christian Fellowship www.onivf.com


목차

침몰 이후 남겨진 삶

소리정음

04 십자가의 길을 기억하자_김성우 07 “야만과 거짓을 중단하세요!” 희생자의 피가 바다에서 울부짖는 소리_박득훈 11 함께 성장하는 계기로 만들어가길_한영주 15 새로운 이야기, 그 소망의 시작인 우리_방현주 18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우리의 고백과 실천 20 북테라피_정성민 22 말씀산책_문춘근

소리지음 28 소리가 만난 사람_신응종 33 당신의 연애자소서_한선미,김효주 36 제이언니의 결혼일기_김용주 38 파란만장한 직장생존기_김작가 40 상연정(常然亭)에서..._홍정환 42 낭만주의자의 영화이야기_정일문

학사의, 학사에 의한, 학사를 위한 동서울학사회 46 일상에서의 만남_이종범 48 하나님나라의 네트워크를 꿈꾸며_김성우 50 흔한 학사들의 흔하지 않은 시도, <북잡담회>_김윤정 52 동서울 학사회, <일상축제>와 <이슈너머>로 세미나판을 접수하다!_김용주 55 안테나 58 편집인의 글

소리이음


깨끗하고 맑은 소리

소리정음 침몰 이후 남겨진 삶

지난 4월 16일 끔직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아까운 생 명의 허망한 죽음을 우리는 속절없이 지켜보았습니다. 한 달여의 시간이 흘렀건만 상황이 수습되기는커녕 갈 수록 탄식과 절망을 안깁니다. 분명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의 삶은 달라질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그리스도 인으로서, 한국사회의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야할까 요. 어려운 상황과 심경에도 불구하고 [소리]의 질문에 필자들이 성심껏 답변해주었습니다. IVF 간사회가 작성 한 선언문도 함께 공유합니다. <소리정음>의 내용은 IVF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04 십자가의 길을 기억하자_김성우

20 북테라피_정성민

07 “야만과 거짓을 중단하세요!”

22 말씀산책_문춘근

희생자의 피가 바다에서 울부짖는 소리_박득훈 11 함께 성장하는 계기로 만들어가길_한영주 15 새로운 이야기, 그 소망의 시작인 우리_방현주 18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우리의 고백과 실천


소리정음‖침몰 이후 남겨진 삶

십자가의 길을 기억하자 김성우│동서울지방회 대표간사 서울시립대 개척멤버로 IVF를 시작하여, 96년부터 동서울 지방에서 시립대, 광운 대, 서울과기대, 한양대, 가천대에서 사역하고 대표간사로 섬겼다. 2004년 미국 켄터키주 남침례신학교에서 M.div를 공부하고, 2007-2009까지 중앙회 학원사 역부 총무로 사역했다. 2010년 동서울에 복귀하여 현재까지 대표간사로 사역 중 이다. 구로구 천왕동에 아내와 딸 셋과 함께 살면서 천왕동 마을공동체의 운영위 원장으로 지내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이유 살면서 여러 번의 대형 참사를 겪어왔다. 비행기가 추락되는 것을 여러 번 보았고, 다리가 끊 어졌으며, 배가 가라앉고, 건물이 붕괴되고, 지하철에 화재가 났다. 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것을 목도했다. 그때마다 참 많이 아팠다. 눈물도 흘렸다. 그리고 분노했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는 지금까지의 여러 참사보다도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여파가 큰 것 같다. 그 이유는 이 참사가 우리 사회의 탐욕스러운 가치관을 낱낱이 보여주는 총체적 결과이기 때문이리라.

돈이 지배하는 돈 세상 신자유주의가 세상을 휘어잡은 이후, 전 세계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람들의 생명을 담 보로 안전과 관련된 각종 규제를 풀고 민영화해왔다. 세월호 참사만 하더라도, 선박연령의 제한 을 30년으로 늦추면서 일본에서는 폐선 처지에 놓인 노후 선박을 수입하여 증개축까지 허락한 데서 그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최대 규모 6천 톤급 여객선을 운항하며 수백 명 의 생명을 책임지는 선장이 계약직이라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IMF 이후 정규직이 줄고 비정규 직 일자리가 양산된 결과는 아닐까. 구조과정을 보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UDT, SSD 등, 해 군 최고의 구조요원들이 해경의 통제 하에 언딘이라는 민간구조 회사에 구조의 주도권을 내어 준 점, 구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인 이틀을 허비해 버렸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 속 에서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민영화와 규제완화 정책들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묻지 않 을 수 없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도 민영화를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왜 국가가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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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 이후 전 세계에서 최근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대형 참사들을 살펴보았다. 하나같 이 돈과 탐욕이 그 원인이었고, 규모는 갈수록 대형화 되었다. 쓰나미라는 자연재해는 막을 수 없을지 몰라도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한 것은 인재였다고 일본국회 사고조사위원회가 밝혔다. 도쿄전력과 정치권의 오랜 유착 비리도 드러나게 되었다. 무허가 건물을 4층에서 8층으로 또 9 층으로 증축하다가 붕괴하여, 천백 명이 죽고 이천오백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부상을 당한 방글 라데시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 역시 글로벌 의류회사에 납품기일을 맞추느라 공장주들은 건물 붕괴 직전까지도 노동자들이 피신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한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떠올리게 한 끔찍한 사건이었다. 터키에서도 탄광사고로 300여 명 이상이 숨졌다. 지금도 전 세계의 소비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에서는 인건비가 싼 어린이, 여성, 가난한 노동자들이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위험에 방치된 채 노동을 하고 있다. 지금도 재벌과 투기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국가의 기간산업을 민영화하려고 발버둥치고 안전 규제를 풀어 가는 중이다. 당장 싼 전기를 사 용하기 위해 노후 되고 연령을 넘긴 핵발전소를 멈추지 못하고 재가동하는 걸 지켜보고만 있는 실정이다. 수백만, 수천만 명의 생명을 담보로 말이다. 돈이 모든 걸 지배하고 생명을 앗아가고 있지만, 내가 직접 당하기 전에는 내 수중의 돈마저 빼앗길까봐 아무 소리도 못 내고 있다. 참말 로 돈 세상이다.

한국 기독교의 책임은 무엇인가 손봉호 교수님은 한 방송 대담에서, 세월호 참사에 한국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가 큰 책임이 있 다고 언급하셨다. 한 사회의 가치를 만들어가고 지켜가는 것이 종교의 역할일진대, 기독교를 비 롯한 한국의 종교가 돈을 능가하는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백프로 공감하는 말씀 이다. 돈이 지배하는 사회, 물질주의가 인명을 경시하는 사회,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체제 아래에 서 사회 안전망이 무너져버린 한국 사회, ‘송파구의 세 모녀’처럼 돈 없으면 죽으면서도 미안해 해야 하는 무서운 사회가 될 때까지 한국의 기독교는 어떤 역할을 해왔는가? 대형교회가 성공한 교회이고, 부자가 되어야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사람이고, 수백 명의 생명 을 빼앗고 부당하게 권력을 강탈한 군사정권을 향해서도 하나님이 세우신 권위에 순복해야 한 다는 성경구절을 들이대던 한국교회, 철저히 힘 있고 돈 있는 자의 편에 섰던 한국 기독교는 세 월호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하늘 보좌를 버리고 낮고 천한 로마의 식민지 유대 땅 말구유에 무력한 아기로 성육신하신 예수, 십자가에서 세상의 죄를 대신지사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을 믿는 예수의 제자가 우리여야 하는데, 오늘날 주님은 물으실 것이다. 누가 나의 제자이냐고.

소금은 소금창고가 아닌 세상 속에 뿌려져야 세상에 예수의 십자가보다 더 높고 숭고한 가치는 없다. 내가 희생하여 남을 살리는 가치보다 더 뛰어난 가치가 무엇이란 말인가? 기독인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십자가의 가치를 믿는 사 람들이다. 그곳에 구원이 있음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그런 십자가의 가치를 믿는 기독인이 한국 사회에는 수백만 명이 있다고 한다. IVF가 배출한 학사만도 1-2만 명이 된다. 한국 기독교인의 숫자를 떠나서 우리 IVF 학사들만 해도 한국 사회를 새롭게 하는 데 충분한 숫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가 점점 타락해가는 것은 세상의 빛이고 소금이어야 할 우리가 등불을 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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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리 정 음


말 아래 두고, 소금을 소금창고 속에 두다가 그 맛을 잃어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세상 속에 예수 십자가의 가치 를 가지고 녹아들어가야 할 소금이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 아예 세상과 관계없이 살거나, 세상에서는 세상의 가 치, 돈의 가치를 따르면서 교회에서만 소금인 척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이웃 속에 더불어 살아야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가 있는 바로 그 지역으로 보냄을 받았다. 그곳에서 땅에 발을 붙이고 이웃들과 더불어 아이를 키우며, 그 지역 속에서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문제들을 그냥 넘 기지 말고 남들보다 더 수고하고 애써서 바로잡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십자가의 가치로 살아가는 것이 다. 우리는 직장과 한국이라는 사회 속으로 보냄 받았다. 생명을 경시하고 돈만 추구하는 돌아버린 세상 속에 십 자가의 가치를 몸소 짊어지고 대속제물로 그곳에 우리를 드려야 한다.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말이다. 영혼을 허공에 던져놓고, 땅에서는 좀비같이 아무 의미 없이 살지 말자. 하나님이 그토록 사랑하 신 세상, 독생자를 주시기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바로 그 세상, 그 세상 속에서, 이웃 속에서, 나를 포기하고 십자 가의 가치가 새겨지도록 소금으로 녹아들자. 세상이 썩지 않도록, 또한 우리가 맛을 잃은 소금으로 밖에 버려져 짓밟히지 않도록 말이다.

잊으려 애쓰지 말자 나를 비롯한 많은 기독인들이 내면의 죄와 아픔의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다가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기도를 통해 세상에서 얻을 수 없는 평안을 맛보고 감격했다. 대학생 때는 그 평안이 사라 질까 두려워, 가급적이면 세상과 거리를 두고 기독교 공동체 안에만 있으려 한 적도 있었다. 수련회와 선교여행 등, 방학이면 각종 기독교 훈련으로 공동체 지체들과 시간을 보냈다. 내면의 평안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면 경험 할 수 없는 참 특별한 선물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돌아보면, 나는 나의 내면의 평안이 깨질까봐 학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포기했다. 공동체의 사랑과 배려의 문화에 익숙해져서 믿지 않는 세상 속의 이웃과는 점점 단절되어갔 다. 조금이라도 내면이 건조해지거나 냉랭해지면 큰 문제라도 생긴 것처럼 조급해하면서도, 친구와 이웃과 사 회 안에서의 관계가 건조해지고 피상적이 되어가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닌 것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시간 이 흐르고 성경을 깊이 알아가면서, 또 사회생활을 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내면의 평안이 우상이 되어 그 평안을 주신 분이 가신 십자가의 길, 희생의 길을 가기보다는 나에게 편한 길, 익숙한 길, 안전한 길만 가 려는 내 모습이었다. 세월호 사건이 장기화되면서 주변의 기독인들로부터 이야기를 듣는다. 이제 그만 슬퍼하고 세월호의 우울함 과 어두움에서 벗어나자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의 영적인 평안, 잃어버린 내면의 평안을 되찾자고 말이다. 그래, 나도 간절히 내면의 평안을 되찾고 싶다. 그런데 내면의 평안을 부르짖기 전에, 우리는 먼저 선한 사마리 아인이 되어 강도만난 이웃과 함께 아파하고, 그들을 위로하고, 우리의 힘을 다해 돕고, 이런 강도 사건이 재발 되지 않도록 깨어진 사회 안전망을 복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진정한 내면의 평안은 예수님의 십자가에 내가 함 께 매달릴 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서둘러 세월호 참사를 잊고자 한다면, 다음번에 강도 만날 사람이 바로 나일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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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리 정 음

소리정음‖침몰 이후 남겨진 삶

“야만과 거짓을 중단하세요!” 희생자의 피가 바다에서 울부짖는 소리 박득훈│새맘교회 전임목사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얼마 후, 영국 킹스크로스 한인교회 담임전도사로 부름 받아 런던 바이 블 칼리지에서 신학을 공부해 국제장로교회(IP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후 영국 더럼대학 교에서 경제정의라는 주제로 기독교사회윤리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국사회에 하나님 의 정의를 실현해가는 길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귀국하여서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신 학위원회에 발을 디뎌 ‘사회정의 운동’과 ‘건강교회 운동’에 참여했고, 점차 교회개혁 운동에 깊 이 몸담게 되었다. 현재는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과 평화누리 상임대표로 섬기고 있다. 저 서로 《돈에서 해방된 교회》(포이에마)가 있다.

누군가 그랬습니다. ‘세월호참사’는 한국전쟁만큼이나 깊은 트라우마를 우리 국민들에게 남길 거라고. 희생자 숫자야 훨씬 적을지 모르나 온 국민이 아이들을 비롯한 승객들이 수장되는 과정 을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그들이 배에서 마지막으로 보내오 는 메시지와 동영상을 고통스럽게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살아 있는 우리는 깊은 슬픔과 함께 참으로 감당키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슬픈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 일까, 누가 책임을 져야 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나, 유족들은 어떻게 치유 받고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그 답을 기어이 찾아내야만 합니다.

애도를 사회의 대변혁을 가져오는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하지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원치 않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각종 물 타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참사는 해상재난이기에 아무리 준비된 국가일지라도 어차피 막기 어려웠던 사고라고, 희생자들은 단지 불운한 사람일 뿐이라 고, 그동안의 슬픔으로 충분하니 이제는 털고 일어나자고 말이죠. 심지어 대통령을 비롯해 몇몇 핵심 당국자들은 경제위축을 우려하면서 국민들에게 이젠 미래로 나아가자는 신호를 보내고 있 습니다. 국민적 애도를 망각의 과정으로 유도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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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이 이런 분위기에 넘어가면 세월호참사 이전과 이후의 대한민국엔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고귀한 생명을 부모들이 보는 앞에서 수장시키고도 아무 런 변화를 일구어내지 못한다면 도대체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일까요?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칩 니다. 그러므로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희생자들을 결코 잊지 않음으로써 국민적 애도를 사회의 대변혁을 가져오는 강력한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성찬예식을 통해 주기적으로 예수님의 죽음을 기억합니다. 마찬가지로 세월 호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자 하나 즉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롯 한 사회적 약자 중 하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자기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씀하 셨기 때문입니다(마 25:31-46). 참사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우리 사 회의 약자그룹에 속한다는 점입니다. 그러기에 성찬에 참여하면서 이들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믿음은 거짓된 것입니다. 저는 희생자의 명단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그들의 이름을 마음 에 담아 하나하나 불러 보려고 합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희생자들을 늘 생생하게 기억 함으로 애도를 사회대변혁의 에너지를 축적하는 과정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바다에서 울부짖는 피의 소리를 들어야 세월호참사는 단순한 천재지변이 아닙니다. 바다가 죽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바다에 수장시킨 것입니다. 가인이 아벨을 죽인 사건이 생각납니다(창 4:1-10). 하나님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가 인에게 “너의 아우의 피가 땅에서 나에게 울부짖는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우리가 가인처 럼 우리 손으로 그들을 죽게 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쉽게 “우리가 세월호 승객을 지키는 자입 니까?”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희생자 들의 피가 바다에서 나에게 울부짖는다.”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한국사회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짧은 세월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라고 말이죠. IMF에 따르면 2013년 한국의 1인 당 국내총생산 규모가 2만4300달러로 세계 33위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는 2008년 41위에 서 8계단 상승한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호참사는 우리 사회의 진실을 보여줍니다. 미국의 저명 한 신학자 라인홀드 니이버가 말한 것처럼, 한 사회가 얼마나 살기 좋은 사회인지, 정의로운 사 회인지를 가장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그 사회의 주변부로 밀 려난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한국사회는 매우 짧은 시간에 소수의 부를 축적하는 데는 온 세상이 놀랄 만큼 귀신같은 재주를 발휘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는 참 으로 무능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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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의 희생자들은 죽음으로 울부짖고 있으며 하나님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십니다. 그들을 울부짖게 만든 우리 사회의 특징을 철학자 김진영 선생은 ‘교양화된 야만’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중세사회에는 영주가 농노를 노골적으로 억압하고 착취했습니다. 군부독재시대에는 저항하는 이들을 감옥에 처넣고 고문하고 죽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에는 그렇 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억압과 착취가 없어 보입니다. 각 개인들은 시장에서 만나 자유롭게 계 약을 맺습니다. 돈과 상품의 교환이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집니다. 물론 상품 중엔 인간의 노동력 도 포함됩니다. 모든 것이 교양 있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럴 듯한 교양의 껍질을 벗겨내면 거기에 야만이라는 속살 이 드러납니다. 최근의 여러 사건을 통해 표면화 되었듯이, 거의 모든 계약에는 약자인 을에 대 한 강자인 갑의 횡포가 담겨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사람들은 갑의 위치로 올라가려고 몸부림 을 치며 치열한 경쟁을 합니다. 갑이 될 수 있는 길은 더 많은 부를 축적하는 것입니다. 부의 축 적에 모든 것을 던지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사람보다 돈을 더 소중히 여기는 습성을 익히게 됩니다. 그런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으나,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 앞에 서 기가 죽고 맙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요구하는 방식대로 살지 않으면 생존자체의 위협을 느끼 기 때문입니다. 이런 흐름을 주도한 당사자들은 자본과 그의 탄탄한 동맹세력입니다. 여기엔 냉혹한 자본주의 를 무분별하게 옹호하는 정부, 언론, 학계, 법조계, 문화예술계, 종교계 등이 포함됩니다. 이들은 각종 규제를 사회의 암이요 원수라며 공격합니다. 비정규직을 양산시키는 제도를 강화시킵니 다. 그러면서 이들은 세월호 선장과 선원처럼 우리에게 말해왔습니다. ‘빈부격차, 걱정할 것 전 혀 없습니다. 각자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십시오. 그러면 마침내 모두 잘 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만히 있지 않은 사람들은 법과 공권력으로 누르고 툭하면 종북좌파 딱지를 붙여 사 회에서 소외시킵니다. 이런 야만과 거짓의 세상에 대해 희생자들의 피가 바다에서 울부짖고 있 습니다. 부디 우리 모두,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이 피의 소리를 가슴으로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 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세월호참사에 대한 국민 각자의 자책이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이들의 면죄부로 작동해서 는 안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지도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켜 이런 참사의 반복을 초 래할 것입니다. 이번 참사의 가장 큰 책임은 당연히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첫째는 이번 참사가 천재가 아니라 인재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헌법이 국민을 재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가장 큰 책임을 행정수반인 대통령에게 부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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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리 정 음


그러나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은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는 책임을 타자와 과거 의 적폐 등에 돌리다가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국무회의 석상에서 사과의 뜻을 표했습니다. 그 러다 참사 34일 만에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다시 사과하면서 재발방지대책안, 진상규명대책안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낭독말미엔 눈물까지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담화문에서조차 박대통령 은 여전히 세월호참사의 직접적인 책임을 치명적 잘못을 저지른 타자들과 산만한 재난대응체 계에 돌렸습니다. 자기에겐 그저 ‘최종 책임’ 말하자면 도의적 책임이 있을 뿐이라면서 비껴갔 습니다. 세월호참사 과정에서 자신과 청와대가 얼마나 무책임하고 무능했는지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전혀 없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되자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버리고 사람보다 대기업의 이 익을 앞세우는 국정기조를 강화해온 자신의 정치적 행보가 세월호참에서 드러난 타자들의 치 명적 잘못과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점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는 희생자와 그 유족들 그리고 국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다 눈물을 흘린 것이 아니었 습니다.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죽은 의인들을 호명하다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들에게서 대한 민국의 희망을 본다며 담화문을 마무리합니다. 이는 세월호참사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대통 령이 보여야 할 눈물도, 할 말도 아닙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희망은 자신이 세월호참사 에 대하여 가장 큰 책임을 철저히 짊어짐으로써 다시는 그런 희생이 요구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 가 만들어져 가는데 있다고 말해야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박 대통령의 정서적 결함이나 리더십 스타일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기 권력을 수 호하려는 정치적 계산의 문제입니다. 민주주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정치적 사안입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권력만 강화되고 밑으로 내려갈수록 책임만 커지는 국가는 권위주의 국가이 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는 인류역사상 기독교적 가치에 가장 가까운 정치체제입니다. 그러므 로 그리스도인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장 큰 책임을 묻는 저항의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이 는 결코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악용하려는 정치적 선동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바울이 명 한대로 ‘양심을 따라’ 국가권력에 대응해야합니다(롬 13:1-7, 특히 5절). 정부가 하나님이 위임 한 공권력을 정의롭게 사용하지 못하면, 그리스도인들은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 예언자들 그리 고 예수님과 사도들(행 4:19; 5:29)처럼 양심의 요구에 따라 “아니요!” 라고 정정당당하게 외쳐 야 합니다. 그에 따른 핍박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혹자는 그리스도인들은 신사참배의 경우처럼 정부가 우상숭배를 요구할 때만 저항해야 한다 고 말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상숭배의 본질은 탐욕이라고 말합니다(골 3:5). 사람의 생명보다 자기 권력을 앞세우면 그건 무서운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곧 우상숭배입니다.

유족들의 치유를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언론인이나 지도층 인사들이 유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을 서슴없이 쏟아내는 것을 보면 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는 확인사살이나 다름없는 행위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흐름에 강력히 항의해야 합니다. 온 국민이 유족들의 아픔을 끓어않고 그들의 치유를 위해 총 력을 기울이도록 애써야 합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을 실천해야 합니다(롬 12:15). 제발 하나님이 침몰해가는 대한민국호를 불쌍히 여기사 구원해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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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리 정 음

소리정음‖침몰 이후 남겨진 삶

함께 성장하는 계기로 만들어가길 한영주│이화여대92 이화여대IVF의 개척멤버였으며, IVF공동체에서 만난 최규창 (서강대87)과 결혼해 아들 수영(중3)과 딸 수은(초3)을 두었 다. 학문적으로는 인간변화를 촉진하는 치료적 요인에 대한 연구에, 상담자로서는 여성상담 그리고 15세로 대표되는 청 소년상담에 관심이 있다. 또한 이레하우스에서 공동체로 살 면서 함께 살아감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잘 놀지 못하는 사람이라) 지금 여기에서 아이들과 어떻게 재미있게 놀 것인 가에 대한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상담학 과 교수와 15세상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상담전문가로서 조언을 해달라는 원고청탁을 받고는 무척 망설였다. 우선 나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과 분노 사이를 오가고 있었고, 절망적 무력감 속에서도 일상 을 살아내려 안간힘을 쓰는 중이었다. 여전히 상담과 수업을 진행하며 인간의 변화와 희망에 대 해 이야기해야 했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속 소용돌이를 잠재워야 한 다는 의식적, 무의식적 노력을 꽤나 절박하게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라도 여유가 생기면 이 내 세월호 기사를 검색하고, 습관적으로 깊은 한숨과 동시에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 다. 글을 쓴다는 건, 건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 속 뇌관을 공개적으로 들추어내는 일 같아서 부담 스러웠다. 하지만 원고수락을 망설인 더욱 결정적인 이유는, 슬픔을 드러내어 다독이고 서로를 위로하는 것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 과연 우리가 슬프다고 말하고 다독이며 위로해도 되는가? 정말 그 래도 될까 하는 의문 말이다. 꽃다운 아이들이 차가운 바다에 수장되고 있는데, 생떼 같은 아이 들의 주검을 만져야 하는 부모들의 고통이 하늘을 찌르는데, 유족들은 이토록 말도 안 되는 일 을 겪고 있는데... 여기 이렇게 살아서 TV를 시청하는 우리가 과연 마음이 아프다고, 무엇이 힘 들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게다가 이 거대한 참사의 본질에 접근할수록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우 리 자신, 내 안에 있는 무책임과 세속적 욕심, 그리고 거짓을 직면할 수밖에 없는 우리가 무슨 자격으로 다독임과 위로를 운운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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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수락했다. 그날 상담했던 내담자의 말 때문이었다. 그는 “나도 또 하나의 선장이나 선원처럼 되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나의 마음과 생각을 공개적으로 드 러내는 것이 부끄럽고 위험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면 어떤 식으로 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의 죄스러운 마음을 이런 작은 노 력으로나마 덜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서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한마디 말로도 비판 의 도마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저 나의 경험과 한계 내에서 정직하게 들여다보고 조언 을 해보려고 한다. 개인에 따라 반응이 다르기는 하지만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정신적 외상 (trauma)을 경험했다. 기독인 상담자로서 나는 우리의 내면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 가야 할 지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이번 참사는 그동안 우리가 경험한 재난과는 확연히 다른 차별성을 갖는다. 그간 대구지하철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씨랜드 화재 등 수많은 사건을 접해왔지만, 이번 참사처 럼 장시간에 걸쳐 그 현장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경우는 처음이다. 마치 온 몸이 묶인 채 아무 것 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눈앞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지켜본 것과 같다. 게다가 '전원구조'라는 오 보 이후 하루하루 희생자가 늘어가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점진적으로 희망의 끈을 놓아가며 절 망하는 일종의 '충격 스트레스의 만성화' 과정을 경험한 것이다. 특히 사건발생 주간은 고난주간 이었고 그 주일은 부활주일이었는데, 부활주일 예배 때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던가. 그런데 결국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기대가 실망으로, 희망이 절망으로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매일같이 겪어 야 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 스트레스 사건을 겪지만, 그중에서도 인간으로서 감당해낼 수 없 는 수준의 사건을 겪거나 목격하는 경우 이를 외상(trauma)이라 부른다. 내 아이, 내 조카, 내 친 구 같은 어린 학생들이 차가운 물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상황을 속수무책 지켜보면서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다가 내려놓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이미 우리 모두 심리적으로, 영적으로 외상을 입 었다. 뜨거운 불에 한번 강하게 데이는 것도 아프지만, 은근하지만 점차 온도가 높아지는 다리미 에 장시간 살을 대고 있을 때 심각한 화상을 입는 것과 같이, 우리 마음은 상처를 입었고 이는 평 소 개인의 정신건강과는 관계없이 외상반응을 일으킨다.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갑자기 화상을 입으면 부풀어 오르고 쓰린 것처럼, 우리 마음은 감당하기 어려운 외상에 이미 노출되었 고 그에 따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점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아이들이 산 채로 수장되는 것을 지켜봄과 동시에 우리를 지켜줄 거라고 믿었던 가장 기 본적인 체계가 무너져있다는 끔찍한 사실에 직면해야 했다. 무너져도 너무나 심각하게 무너져 있는, 썩어도 너무나 광범위하게 썩어있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만 했다. 선장을 비롯한 선박관계자들의 무책임함과 비윤리성이 정말 이해가 안될 만큼 화가 났지만, 그 걸 한 사람의 잘못으로 돌리기엔 너무 심각하고 광범위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명확히 알아버 렸다. 무능한 정부, 사악한 자본, 비겁한 정권, 거짓 언론... 화가 나고 분통이 터지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단 한 명의 구조자도 없이 한 달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이미 일차적으로 입은 외상 위에 또 하나의 외상, 즉 외상을 다루는 과정에서 이차, 삼차 외상을 입었 다. 성폭행을 당한 아이에게 “알려지면 창피하니까 아무에게도 말 하지 마”와 같은 메시지를 주 어 보호받지 못한다는 불안감과 자신에 대한 수치심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 것과 마찬가지이 다. 어린 시절의 외상경험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가장 오랜 시간 영향을 미치고 고통스럽게 하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이차외상임은 이론적으로, 경험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우리는 수장 현장의 목격자로서 슬프고 아픈 가운데, 무기력한 분노까지 경험해야 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은 화상을 입은 상태에서 날아오는 칼에 찔린 것과 같은 상태이다. 이런 수차례의 외상을 겪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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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플 만하다는 것을 수용하고 맘껏 슬퍼하고 아파해야 한다. 눈물이 나오면 울어야 한다. 화가 나면 소리쳐 화를 표현해야 한다. 그래도 된다. 세월호 사건 이후, 많은 사람들이 멍해지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작은 일에도 신경이 예민 해지면서 가까운 사람들과 괜한 갈등을 겪는다고 한다. 일상을 겨우겨우 살아내긴 하지만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우울한 기분과 무력감, 과도한 불안감과 불면증 등의 증상 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세월호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를 피하고, 전 혀 없는 일처럼 무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이 모든 증상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PTSD)'로 진단되는 증상이다. 특히 과거에 유사한 외상경험이 있거나 심리적 취 약성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더 심각한 증상들을 경험하기도 한다(실제로 3~6주 이후에도 일상에 문제가 있을 만큼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전문적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 전문 가들은 우리나라 국민의 대다수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집단적으로 경 험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고 그 장기적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기본적 믿음이 무너진 것이고, 우리 사회가 '균이 혈관을 타고 들어 가 심리적 죽음에 이를 정도'라는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나 또한 이 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눈 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 상처가 향후 수 년, 수 십 년간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염 려를 갖는다. 기독인들의 경우,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에 대한 믿음의 균열 혹은 무감각으로 영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복되는 슬픔과 분노, 부르짖음과 무응답 그로 인한 무력감은 개인의 신앙을 무 감하게 만들 수 있다. “공의의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이 왜 이렇게 잘못 없는 아이들이 죽도록 내 버려 두었는가?”, “교회와 신앙인들은 왜 이 악한 체제에 침묵하는가?”, “하나님은 왜 우리의 부 르짖음에 응답하시지 않는가?”... 이러한 질문이 담고 있는 하나님과 교회에 대한 실망, 분노는 세월호 참사를 마음으로 겪은 기독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해야 할, 참으로 타당하고 정상 적인 질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질문을 마음속에 묻어버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형 식적인 신앙생활로 돌아간다면, 우리의 영혼은 오히려 굳은 나무토막처럼 하나님과의 생생한 교통이 단절될 수도 있다. 외상의 경험은 반드시 영적인 문제, 실존적인 문제와 만나기 마련이 며, 이 부분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는다면 외상에서의 회복 혹은 더 나아가 외상으로부터의 성 장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시편의 다윗처럼, 하나님께 나아가 이 질문들을 붙들고 묻고 항의하 고 분노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영적인 실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묻어버리지 말고 하 나님과 선배들에게, 또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문을 말로 표현하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 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은 신성모독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신뢰이며,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살아있는 관계일 것이다. 심리적 외상은 고통스러운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내며 회복을 위한 일정기간이 필요하지만, 반 드시 고통과 상흔만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외상경험을 어떻게 대처하고 소화해내는가에 따 라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 PTG)'이 일어난다는 점은 심리학계의 오랜 연구에서 확 인된 결과이다. 마음의 상처를 적절히 대처한다면, 우리 안에 이미 내재되어 있는 회복탄력성 (resilience)을 통해 오히려 몸과 마음이 열리고 성장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죽음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지불한 우리는,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안에 적극 적인 외상 후 성장을 이루어가야 할 것이다. 개인의 내면적 성장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전체 적인 외상 후 성장이 이루어지도록 긴 호흡을 가지고 한걸음씩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외상 후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 실존적 경험 앞 에서 가장 치열하게 우리 자신을 직면하고 성찰하며 행동하는 것이다. 고통을 피하는 데 급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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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나, 성급한 분노를 특정대상(특히 이번에는 선장이나 특정 정치인사, 혹은 기관일 가능성이 높다) 에게 투사하여 과격한 분노를 표출하고 자신의 죄책감을 벗어버리는 데 그치지 않아야 한다. 위 기 상황에 대처하는 개인의 방식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책임의 화살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는 내현화 방식("내 탓이오"), 둘째는 외부에 돌리는 외현화 방식("네 탓이오")이다. 예를 들어, 이번 세월호 참사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느껴야 할 정치인사가 자신 아닌 '타인'의 살 인행위로 책임을 돌려버리는 비양심적인 경우는 오로지 외현화 방식만을 사용하는 극단적 사례 가 된다. 이에 반해, '우리 안의 세월호를 보며 아무 비판도 어떤 행동도 하지 말고 잠잠히 침묵하 며 기도하라'는 거룩한 말씀을 전하고 호된 비판을 받은 목회자의 경우는 내현화 방식만 사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외상 후 성장을 이룩해 내기 위해서, 우리는 자기의 내면을 성찰함과 동시 에 외부상황에 대한 철저하고 정확한 비판과 행동이라는 이 두 가지 방식을 반드시 균형 있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세월호를 만들 수 있는 우리 내면의 악(예를 들어, 황금만능 주의, 몰역사성과 무책임, 거짓, 대충 대충하는 비전문성 등)을 철저히 말씀에 비추어 성찰하고, 그 와 동시에 세월호를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체제의 악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의 말 과 행동으로 맞서야 할 것이다. 외상 후 성장을 위한 또 하나의 핵심은 이 모든 대처를 '나 홀로'가 아닌 '함께' 해간다는 점이다. 함께 울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행동해야 한다. 가장 먼저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외상 후 스트 레스 증상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함께 나누어야 할 것이다. 심리적 어려움은 진심으로 이해해 주는 누군가의 존재로 대부분 해결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마음이 받은 외상경 험의 중대함을 인정하고,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주변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을 읽는 ‘그대’가 먼저 교회에서, 소그룹에서, 모임에서 먼저 열어 보여 고통이 드러나도록 촉진하 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보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슬퍼하거나 분노해서 얻을 것이 없다는 섣부른 판단 하에 마음의 상처를 무시하거나 억압해버리지 않아야 한다.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각자에 게 주어진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서로를 다독이며 위로하는 것이 분명히 필요하다. 이렇게 함께 울고 분노하며 다독일 때, 우리는 함께 행동할 수 있고 성장을 위한 걸음을 지속할 수 있다. 그 행동이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예를 들어, 시청 앞 분향소에 헌화하는 일, 교회의 어려운 청소년에게 밥 한 끼 해주는 일, 옳은 의견에 댓글 달아주는 일 등- 함께 할 때 힘이 생기고, 이 번 참사의 결과를 '외상 후 성장'으로 이끌 수 있는 긴 호흡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너무 쉽게 다독이고, 너무 쉽게 위로하며, 또 너무 쉽게 망각해 버릴까봐 두렵다. 슬픔이 사라지고 분노가 사라지면, 지금 우리가 갖는 이 열망과 결단도 사라질까 두렵다. 하지만 무력감과 죄책감에서 헤매는 것도, 무분별한 분노의 돌을 던지는 폭력도 하나님의 길이 아님을 기억한다. 우리 자신과 현실을 균형 있게 바라보는 겸손과 역사의식으로 세월호의 희생자들의 삶을 우리 삶 속에 살아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들의 희생이 헛된 것이 되지 않도록, 우리 각 자와 사회의 '외상 후 성장'을 이루어내기를 다짐하며 간절히 기도한다. "우리 예수님께서 우리 의 모순 가득한 삶 속에 들어오셔서 모든 것을 바로세우는 일을 행하셨습니다“ (롬7:25, 더 메시 지성경) 아멘! 주님, 그 일을 그치지 말고 우리 안에 계속 행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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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정음‖침몰 이후 남겨진 삶

새로운 이야기, 그 소망의 시작인 우리 방현주│동아대82 1992년 문춘근 학사(부산대83, 목사)와 결혼하여 아 들(희찬)과 부산에서 살고 있다. 가족학을 공부하고 대학에 출강하며, 부산가정법원/고등법원, 건강가정 지원센터 등의 전문상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날은 매우 화창했다. 부산의 한 센터에서 학령기 아동에 대한 강의를 하며, 어른이 아이를 어 떻게 이해하고 대해야 하는지 목소리를 높인 날이었다. 나 역시 교회와 주변의 아이들을 떠올리 며 새삼 마음을 다잡은 날이었다. 강의 후 사고 소식을 들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거야? 그래서 애들은?...’ 여러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었지만 행간에서 뭔지 모 를 큰 혼란이 느껴졌다. 그리고 곧 그 혼란은 현실이 되었다. 이후 계속해서 드러나는 사실은 이 땅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국민, 엄마인 나를 경악하 게 만들었다. 사고에 대처하는 정부의 미온적이고도 매우 부적절한 태도를 보며 어느 날 밤, 나 는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내가 지금껏 살면서 이런 생각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나는 여 기 살고 싶지 않아. 너무 깊은 절망을 느껴. 여자와 아이들에게 천국이라는 캐나다에 살 때도, 그 중에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밴쿠버에 살 때도, 미국에 있을 때도 한국은 늘 돌아가야 하는 곳, 내가 있어야 할 곳이었어. 그런데... 한 번도 이런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나는 여기 살고 싶지 않아.” 대한민국을 패닉에 빠뜨린 이 사고를 나는,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처 음에는 무척 놀라고 당황했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한 달이 다되도록 구조자 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을 보며 희망은 절망으로, 분노로, 비탄으로 응어리졌다. 국민과 전혀 공감 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오히려 총체적인 부패와 무능만을 보여주는 정부에 대해 분노한다. 이런 저런 사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한 시대착오적인 태도에 절망한다. 허울만 있는 부실한 사회 안전 망에 대해 탄식한다. 부패와 부실이 탐욕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그 탐욕으로 인한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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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소외되거나 약한 자들, 더욱이 아이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버린다. 망연자 실 바다를 바라보며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할 수 없는 무력한 자신을 탓할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아리고도 아린 통증이 올라온다. 시신이나 유품을 찾고 사망이 물리적으로 현실화되기 전까지는 슬 퍼할 겨를조차 없는 사람이 가족인데 하물며 부모는 오죽할까. 아이들을 구할 생각이 처음부터 있기는 있었던 것인지, 부패하고 무능한 위정자들을 바꾸고 진정 새로운 변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도 되는 것인지...이 모든 정황이 마음을 답답하게 하고 고통스럽게 했다. 이런 복합적인 감정이 강력한 충격이 되어 심리적 외상으로 자리 잡을 때 이를 ‘트라우마’라고 부른다. 무고한 생명의 희생은 무의미한 비극이라는 점에서 더 견디기 힘들고, 특히 그 죽음이 상식에서 벗어난 너무도 어이없 는 결과로 빚어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인재로 시작하여 관재로 이어진 이 사고는, 사회적 정의가 구현되고 있 다고 보일 때에야 비로소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지금 우리는 집단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지 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이라도 가족처럼 울 수밖에 없다. 이 고통스러운 상황을 통해 한 가지 분명하게 알게 된 것은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일에 무 감각 했는가 하는 점이다.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하기보다는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일에 익 숙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책임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책임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 한다. 오히려 주저 없이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며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아!’라는 전제에 암묵적으로 동참하 고 있었다는 것을 비로소 인식한다. 그러나 우리 자신은 알고 있다, 나도 그렇다는 것을. 일상의 삶에서 나도 원 칙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적당히 둘러대기도 하고 책임에서 요리조리 빠져나가려고 기를 쓴다는 사실을, 거 창한 얘기를 하지만 실제 내가 몸을 움직이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하도록 조종해왔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 모두 의 책임이라는 자성의 목소리에 내 책임을 분산하지 않으려면 나 자신부터 책임에 반응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 다. 이런 ‘나’가 많아질 때 거시적 맥락인 우리의 문화는 달라질 것이다. 그렇게 할 때 경쟁주의, 물질주의, 소비 주의의 늪에 매몰되어 가는 문화에서 생명의 존귀함과 약자에 대한 보호를 우선시 하는 보다 인격적인 문화로 옮겨갈 것이라 기대한다.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예수님은 통분(痛憤)해 하셨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눈물로 표현하셨고, 죄의 결 과인 죽음 그 자체에 격분하셨다. 그리고 마르다에게는 마르다에게 맞게, 마리아에게는 마리아에게 필요한 것 으로 이들에게 다가가셨다. 이렇게 주님은 그들의 아픔에 함께 계시고 치유를 이끌어내셨다. 주님이 보여주신 것처럼 우리 역시 유가족에게, 살아남은 자에게 그리고 우리 서로에게 치유환경이다. 우리는 당분간 이 외상을 끌어안고 살면서 한동안 많이 울어야 할 것 같다. 이것을 이상히 여기지 말자. 너무 섣 불리 다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 때로 아무 것도 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눈물과 시간의 힘을 빌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떠나보내도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를 더 사랑함으로써 위로를 받을 수 있다. 함께 하는 시간을 최선의 것으로 만들며 서로를 고립시키지 않게 하자.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주 접촉하느냐, 사 회적 네트워크의 정도가 어떠냐가 아니라 관계의 질이다. 제도적인 사회 안전망은 약하다 할지라도 관계적 맥 락에 기초한 보호 관계망을 두텁게 하여, 그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힘을 만들고 일상을 만드는 용기를 내자. 이것이 우리의 복원력이 될 것이다. 우리의 상처와 아픔이 우리가 가진 복원력 속에서 어우러져 과거의 상실이 현재와 미래까지 잃어버리게 하지 않게 하자.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강력한 방법 중의 하나는 ‘위로와 이야기하 기’이다. 이 새로운 이야기가 이 일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위로가 되게 하고 마지막 장면이 되게 하자. 기억하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일을 잊지 않겠다는 분 명한 약속이다.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미래를 어떻게 살겠다는 능동적인 결단을 포함한다. 우리는 개인적으 로, 사회적으로 서로 서로 치유환경을 확립하도록 도울 책임이 있다. 이것이 우리가 보여주어야 할 애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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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리 정 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 땅에서 벌어진 비통한 일을 보십시오. 이 일로 엄청난 슬픔과 뼈아픈 고통 을 겪고 있는 자들을 돌아보아 주십시오. 저희 속에 있는 통렬한 아픔을 들여 다보십시오. 이 비극적인 경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저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돌아봅니 다. 저희의 어리석음을 용서해주십시오. 이 일은 인간의 탐욕이 빚은 결과인데 도 사람들은 그것을 먼저 살피기보다는 하나님은 어디 있느냐, 왜 이런 일을 막지 못했느냐고 원망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주님이 지금 저희가 서 있는 이 자리에 통분하는 마음으로 함 께 계신다는 것을 압니다. 주님이 신원해 주십시오. 가진 자들의 욕심으로 인해 가장 보호받아야 마땅했 으나 보호받지 못한 생명들과 그 가족들의 억울함을. 주님이 기억해 주십시오. 어른들의 구조를 애타게 기다렸건만 결국 죽음과 만 나야 했던 아이들의 절박했던 공포를, 부모들의 가슴 속에 맺힌, 아무리 울부 짖고 울부짖어도 결코 멈추어지지 못하는 통곡을. 저희의 마음을 시원케 해주십시오. 대가를 치러야 할 사람이 반드시 그에 상 응하는 대가를 치르고, 보상을 받아야 할 사람이 보상을 받으며 저희가 마땅히 알아야 할 진실을 알게 해주십시오. 저희를 위로해주십시오. 이 땅에서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보게 해주시고 구조 된 자들이 평강 속에 거하게 해주십시오. 잊지 않겠노라고, 기억하겠노라고 말하면서도, 떠나간 혹은 남겨진 아이들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저희의 아이가 안전한 것에 감사하 는 저희들입니다. 이 일로 혹여 마음이 흔들려 자신의 일에 집중하지 못할까 노심초사합니다. 저희의 자기중심성을 보십시오. 저희는 이렇게 연약합니다. 그러나 주님, 이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소 망을 품고 싶습니다. 주님이 부활을 통해 십자가의 의미를 새롭게 하신 것처 럼, 저희도 이 일이 주님의 뜻 안에서 다시 펼쳐지길 원합니다. 이 일에서 저희 를 소외시키지 마시고 저희가 기꺼이 그 도구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기를 원합니다. 아버지의 뜻이 이 땅에서 온전히 이루어져가기를 소망합니다. 모든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온전 히 주님께 있음을 고백하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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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우리의 고백과 실천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건만,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284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었 고 20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과 대한민국 전체는 극도 의 슬픔과 혼란, 분노, 죄책감, 좌절에 빠졌습니다. 사고 발생 및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거짓 과 조작, 자기만 살겠다는 극단적 이기주의, 무책임, 무능, 돈을 위해 생명을 저버리는 추악 한 탐욕, 그리고 관행이라는 이름의 뿌리 깊은 부패 구조는 한국사회의 총체적 타락상을 적 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나라 일꾼으로 부름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하나님 형상으 로 지음 받은 무고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한국사회의 참혹한 현실에 깊은 관심을 갖고 기도하며 책임 있게 행동하기로 다짐합니다.

1. 우리는 희생자 가족과 함께 애도합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15). 우리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믿고 구조를 기다리다 차가 운 물속에서 죽어간 희생자들과 함께 웁니다. 그들이 겪었을 공포와 배신감, 그리고 마지막까지 가족 과 친구를 걱정했던 순수한 마음을 생각할 때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습니다. 가족의 죽음을 속절 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는 유족들의 엄청난 슬픔과 무력감, 상처, 분노에 공감하며 웁니다.

2. 우리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세월호의 무리한 개조가 이루어진 배경, 지체 없이 구조에 나섰다면 대부분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지 만 선원들을 비롯한 일부만 구조한 이유, 초기부터 장비와 인력을 제대로 투입하지 않고 늑장을 부린 이유, 피의자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 이유, 거짓 보도와 은폐와 조작을 일삼는 이유, 진상 규명과 신 속 구조를 요구하는 가족들마저 모욕하는 이유, 정부 및 유관 기구들의 무능과 무책임이 철저히 밝 혀져야 합니다. 분명한 진상 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대통령은 경기 침체 등을 언급하며 본질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유가족들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총력으로 지원하며, 정부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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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리 정 음

3. 우리는 회개합니다. 한국사회의 총체적 타락이 세월호 참사를 낳았습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탐욕을 멀리하며 세 상의 소금 역할을 해야 할 한국교회와 기독인들이 도리어 악에 대해 침묵하고 타협했을 뿐 아 니라, 성공주의와 물량주의까지 동원해 가며 앞장섰던 잘못을 하나님과 한국사회 앞에 자백 하며 회개합니다.

4. 우리는 함께 모여 기도하겠습니다. 전국 18개 IVF 지방회와 각종 모임은 물론 전 세계 150여개 IFES 운동체들과 함께 세월호 참 사에 대해 애도하고 기도하며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과 유족들의 아픔에 동참하겠습니 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큰 은혜와 위로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구조 작업에 힘쓰는 분들 과 수습책임을 맡은 분들, 이 일로 고통 받고 있는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더 나아 가 한국사회 가운데 하나님나라의 생명과 정의와 평화가 임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5. 우리는 유족들과 함께하며 섬기겠습니다. 유족들의 정당한 요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력하고, 언제 끝날지 모를 그들의 깊은 상처 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실천하겠습니다. 4.16. 세월호 침몰 이후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부디 한명도 빠짐없이 안전하게 갔다 올 수 있도록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한 여학생의 마지막 기도를 들으며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기억합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불의와 반생명이 지배하는 한국사회가 생명과 정의, 평화가 넘치는 사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헌신하겠습니다.

2014년 5월 16일 한국기독학생회(IVF) 간사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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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테라피‖여러 고민으로 곮치 아픈 그대에게 드리는 책 처방

흑산(黑山) 정성민│울산대 97 주민등록등본에 여자가 셋. 저항과 도전, 인문학적 상상력과 구체적인 생으로 하나님나라를 펼쳐내 는 직장인이자 청년부 간사.

나는 말이나 글로써 정의를 다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다만 인간의 고통과 슬픔과 소망에 대 하여 말하려 한다. 나는, 겨우, 조금 밖에는 말할 수 없 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이나 글로써 설명할 수 없는 그 멀고도 확실한 세계를 향해 피 흘리며 나아간 사람 들을 두려워하고 또 괴로워한다. 나는 여기에서 산다. 김훈, <흑산 387쪽 후기 중> 2014년 고난 주간, 세월호가 침몰했다. 영생, 부활, 소 망, 사랑, 하나님나라. 믿음의 종국을 일컫는 희망적 단어들로부터 일탈해 있는 우리네 삶이 왜소하고 비 루했다. 십 단위로 올라가는 존재의 소멸 앞에 우리의 기도는 무력했다. 그래도 나는 먹고 마셨으며, 많이 울 었지만 자주 웃고, 많이 욕했지만 때론 기도했으며, 예 정된 일정을 따라 하나님을 예배했다. 죽음이 뒤덮은 부활의 계절에 난 다시 김훈의 글을 만났다. 슬픔과 절망을 비껴가지 않고 고스란히 받아내는 김 훈의 글쓰기에 심장이 조여 온다. 아픔과 고통이 시퍼 렇게 살아나고, 분노와 무력감을 가다듬을 수가 없다. 깊은 절망 너머,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살아가야 하 는 우리네 아스라한 희망이 시리다. 삶과 죽음은 서로 닿을 듯 가깝지만 포개어 기록될 수 없었다. 뉴스속보 에서처럼 산 자와 죽은 자는 각각 다른 칸에 기록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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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되었지만, 역사의 한 페이지에 함께 남겨졌다. 그 렇게 우리는 순장(殉葬)되었다. 그래서 내내 질식할 듯 숨이 막혀온 것이라고 난 생각했다. 140여 년 전에 무너져가는 나라의 정치권력은 옛 양 화진 절두산에서 만 명이 넘는 사학(천주교)의 무리를 목을 잘랐다. 베고 또 베어도 천주교 무리들은 죽을 자 리를 찾아 누웠다. 《흑산》은 흑산에 유배된 정약전 과 신유박해 때 제천의 베론성지에서 붙잡혀 순교한 황사영을 중심으로, 산 자와 죽은 자의 이야기를 시리 도록 선명하게 기술했다. 많은 순교자들의 기록을 통 해 확보되고, 작가의 필력으로 인해 살아난 소설의 그 리스도교적 상징과 내포는 섬뜩할 만큼 그 용례가 정 확해 종교적 절망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나는 불경스럽게,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바다 에 잠긴 소녀를 생각했다. 어쩌면 오늘 여기 내가 살 고 있는 이 땅이 빛 없는 흑산(黑山)일지도 모르겠다. 함께 절망하고 아파할 자들과《흑산》을,《흑산》의 문장을 나누고 싶어진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현장 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절망들을 마주 대하고 나면, 혹 닭 울음(소설 마지막 단락 제목) 듣게 될지도 모르 는 일 아닌가.


마노리는 황사영 선비한테서 천주교라는 걸 처음 들었을 때도, 본래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쉽 고 편안하게 들렸다.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 그처 럼 분명한 것을 황 선비는 어째서 두려운 비밀처 럼 싸안고 소리 죽여 귓속말을 하는 것인지, 마노 리는 물어보고 싶었지만 선비에게 먼저 말을 걸 수는 없었다. 346쪽 저것들은 대체 누구인가. 저것들은 왜 저러는가. 왜 죽여도 또 번지는가. 저것들은 어째서 삶을 하 찮게 여기고 한사코 죽을 자리로 나아가는가...... 임금은 그것을 물었으나 신료들은 대답하지 못했 다. 97쪽 -마음이 세상의 근본이며, 세상의 동력이어서, 시 간이 세상을 바꾸지 못하고 세상이 저절로 바뀌지 못하며, 마음의 힘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고 썼 습니다. 60쪽 정조의 물음에 답하는 황사영 황사영은 말과 글로 엮인 생각의 구조를 버렸고, 말의 형식으로 존재하는 인의예지를 떠났다. 황사 영은 흐르는 강물의 저쪽 끝을 생각했고, 다가와 서 새롭게 태어나는 시간을 느꼈다. 94쪽 세월은 사람을 밀쳐내고 스스로 바뀌는 것이지 싶 었다. 대비는 스스로 바뀌는 세월의 힘을 느꼈다. 섭정의 자리에 오르자 대비의 침묵은 말과 문자 로 바뀌었다. 몸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이 권세 를 향한 욕망이라는 것을 대비는 처음에는 몰랐 다. 119쪽 함경도, 평안도의 산악 오지와 경상도의 역참 마 을과 전라도 나주목에 딸린 먼 섬의 백성들도 그 신음과 원성을 글로 적어서 관아에 올렸다. 마을 의 산천과 물산을 달랐으나 신음의 내용은 섬과 산골이 별 차이 없었다. 백성들의 소장은 비변사 까지 올라온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지방 향청의 관아에 쌓였다. 비변사는 그 천한 글을 임금에게 올릴 수는 없었다. 25쪽 -「소학」은 어떻던가? -글이 아니라 몸과 같았 습니다. 스스로 능히 알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랬습니다. 물 뿌려 마당쓸고, 부르면 대답하는 일이 근본이라고 했는데, 그 분명함이 두려웠습니 다. 116쪽 정약전과 창대의 대화 임금과 조정이 스스로 스스로를 세계의 원리로 내 세우며 스스로 자기 근원이며 질서의 원천으로 군 림하면서 현실을 넘어서는 주재자의 신성을 부정 할 때, 인간 세상은 한갓 남루한 왕조일 뿐이며, 창 검으로 무장하고 가두고 때리면서 빼앗고 빼앗기 는 해골의 골짜기다, 그리고 이 무지몽매가 지상에 창궐하는 모든 악의 원천이라는 것, 이 또한 삼 더 하기 사처럼 자명하다... 70쪽 정약종의 가르침 중 무너져야 할 것이 무너지지 않는 것은 이 세상의 가장 큰 무서움이었다. 썩은 것들이 오히려 강력 하고 완강했다. 황사영은 그 완강함이 무서웠다. 256쪽 주여, 매 맞아 죽은 우리 아비의 육신을 우리 아들 이 거두옵니다. 주여, 당신이 십자가에서 죽었을 때 당신의 주검을 거두신 모친의 마음이 어떠했으 리까. 하오니 주여, 우리를 매 맞지 않게 하옵소서. 우리를 매 맞아 죽게 하옵소서. 주여, 우리를 굶어 죽지 않게 하소서. 주여, 우리 어미 아비 자식이 한 데 모여 살게 하소서. 주여, 겁 많은 우리를 주님의 나라로 부르지 마시고 우리들의 마을에 주님의 나 라를 세우소서. 주여, 주를 배반한 자들을 모두 부 르시고 거두시어 당신의 품에 안으소서. 주여 우 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59쪽 오동희의 기도문 어설픈 희망 거세하고 지금은 좀 더 슬퍼할 때, 지 독하게 오늘날 절망의 역사와 공명하고 있는 소설 《김훈 흑산黑山, 학고재, 2011》을 권한다. 아울 러 작가가 이르지 못했을, 여기와 그 곳을 동시에 살아가는 신도(信徒)의 경지로 선후배님들을 초 대한다.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멀고도 확 실한 세계를 향해 피 흘리며 나아가자고. 오늘도 소설 속 등장인물 오동희의 기도문을 읊조린다. “주여, 겁 많은 우리를 주님의 나라로 부르지 마시 고 우리들의 마을에 주님의 나라를 세우소서. 주 여, 우리 어미 아비 자식이 한데 모여 살게 하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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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산책‖말씀과 함께 걷는 우리의 삶

빌레몬서 산책 3.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 인격적으로 문제를 푸는 사람(몬8-12) 문춘근│부산대 83 1992년 방현주(동아대82) 학사와 결혼하여 인생을 공유 중이다. 선물로 받은 아들 희찬을 미국 Emory 대학교에 보내놓고는 신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2008년 사귐의 교회를 개척하여 옆집 아저씨 같은 ‘다 님‘ 목사로서 성도들과 함께 춤추듯 살아가고 있다. 가족학을 전공한 아내와 함께 거닐면서 건강한 가정 을 세우는데 용을 쓰고 있으며 앞으로 옆집 같은 교회를 몇 곳에 더 세우기를 바라고 있다.

사람의 얼굴을 가진 성도와 교회되기 5년의 교회생활, 신앙생활을 하는 동안 세 교회를 거쳤습니다. 성인 교인을 기준으로 1980년대에는 250명 규모의 교회(현재는 150명 규모)를, 1990년대엔 1,200명 정도의 교회(지금은 대략 7,500명 규모)를, 2000년대엔 1,000명가량의 교회(지금은 2,500명 규모)를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 뜻하지 않게 여 섯 명이 함께 교회를 개척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굳이 고생스런 길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이전 의 교회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하게 보이는 ‘사람의 얼굴을 가진’ 성도와 함께 교회 공동체를 이루고픈 마 음 때문이었습니다. 숫자가 적다고 자동적으로 그런 교회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 교회 생활이 늘 재미 있는 경험도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정 한 사람의 얼굴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인격적으 로’ 서로 간의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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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담고 있는 빌레몬서의 오늘 본문을 한 번 보겠습니다.

8 이러므로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아주 담대하게 네게 마땅한 말로 명할 수 있으나 9 도리어 사랑으로써 간구하노라 나이가 많은 나 바울은 지금 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갇힌 자 되어 10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네게 간구하노라 11 그가 전에는 네게 무익하였으나 이제는 나와 네게 유익하므 12 네게 그를 돌려보내노니 그는 내 심복이라

Therefore, although in Christ I could be bold and order you to do what you ought to do, yet I appeal to you on the basis of love. I then, as Paul - an old man and now also a prisoner Christ Jesus I appeal to you for my son Onesimus, who became my son while I was in chains. Formerly he was useless to you, but now he was become useful both to you and to me. I am sending him - who is my very heart - back to you.

이 편지의 제1수신자인 빌레몬을 향해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그의 사랑에 대해 칭찬하던 바울 은 이제 이 짧은 편지의 본론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이 편지를 빌레몬과 그의 집에서 모이던 교회 앞에 보내면서, 바울은 12절에서 보는 것처럼 이미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를 돌려보낸 상태 이고 처음 빌레몬서가 낭독되는 자리에 함께 있었을 것입니다. 편지와 함께 딸려 보낸 사람인 오네시모를 둘러싼 미묘한 관계와 거대한 이슈(로마의 노예제도)가 배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빌레몬서를 쓰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 미묘한 관계의 문제요 거대하고도 민감한 사안이라는 것은 간단히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지금도 감옥에 갇혀 있는 죄수의 몸인데 얼마 전에 오네시모에게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그가 거듭나는 은혜를 받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9하, 10상). 얼마나 오네시모를 귀히 여기는지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10상) 이라고, “그는 내 심복이라”고 소개할 정도입니다. 한 편 바울은 빌레몬에게도 복음을 전하여 예수를 믿게 한 영적인 아버지였습니다(19절 하반절에 서 슬쩍 그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어느새 바울과 빌레몬의 복음의 동역자가 되어 있었고, 신세를 부담 없이 질 수 있는(22절) 영적인 친구가 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바울과 빌레몬의 관계가 아니고, 바울과 오네시모간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오네시모 가 바울을 만나 회심하기 이전에, 주인과 노예 사이였던 빌레몬과 오네시모간의 대단히 유감스 러운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오네시모가 무슨 이유에선지 집을 몰래 뛰쳐나가버린 것 같습니다. 노예로서 자유에 대한 갈망에선지 아니면 삶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 일탈인지, 오네시모는 겁도 없이 자유의 삶을 살려고 도망을 친 것 같습니다. 18절에서 바울이 “그가 만일 네게 불의하였거 나 네게 빚진 것이 있으면 그것을 내 앞으로 계산하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오네시모가 적지 않 은 경제적인 타격을 주인이던 빌레몬에게 입힌 것 같습니다. 당시에 노예는 인권은커녕 재산에 불과한 존재라서 잡히면 그야말로 죽음 외에는 다른 것을 기대할 수 없는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 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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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레몬에게 오네시모는 이름값(‘유익한 사람’)을 못하는 무익한 노예요, 그래서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게 하는 존재요, 노예들의 주인들 사이에서 빌레몬의 명예를 실추시킨 극악무도한 노예였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자기 앞에 나타났을 때 빌레몬은 얼마나 당황하고 분노했을까요? 편지를 읽어보 니 이 도망친 노예가 자기처럼 바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성도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바울이 조심스레 자기 이야기를 펼쳐놓고 있는 동안 빌레몬의 머리는 매우 복잡했을 것입니다. ‘이 제 나는, 도주했다가 되돌아온 노예이자 현재는 복음 안에서 형제가 된 이 노예에게 어떻게 행동해 야 하는가? 다른 집안의 노예들이 보는 앞에서, 그중에는 이미 믿는 노예들도 있는데, 오네시모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안 믿는 내 동료 노예주들에게 미칠 파장은 또 어떻게 한다지?’ 이런 오만 가 지 생각이 스쳐갔겠지요. 빌레몬의 영적 여정에 가장 어렵고 복잡한 문제, 동시에 예수의 자유케 하 는 복음을 가진 사도로서 빌레몬과 오네시모를 각각 열렬히 아끼고 사랑하는 바울은 이 문제를 어 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이것이 바로 미묘하고도 터프한 문제였습니다.

1. 인격적으로 문제를 푸는 일반적 원칙: ‘그리스도 안에서’ 마땅한 일을 명할 수도(8절) 서로 얼굴과 얼굴로 만나는 교제와 공동체는 복잡하게 얽힌 중요한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요? 바울은 복음의 원리를 생각할 때 “너는 ~~을 해야만 한다”고 주저 없이 명할 수 있다고 말합니 다. 아주 담대하게, 간결하고 명쾌하게 빌레몬에게 명령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근거가 무엇 일까요? 사도라서? 영적 아버지라서? 훨씬 나이 많은 연장자로서? 아닙니다! 오늘 편지에서 바울이 내세우는 근거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입니다! 바울은 빌레몬과 함께 들어가 있는 ‘그리스도 안에서’라고 하는 놀라운 기반 위에 빌레몬에게 대 놓고 명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그 자세를 잠시 내려놓고 있지만 이 ‘그리스도 안에서 명 령/지시’의 원리야말로 사람의 얼굴을 가진 관계와 공동체가 회복하여 보여 주고 누려야 할 모습이 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특히 교회 안에서는 마땅한 말을 할 기회와 권리를 너무 목사들에게만 위임해 버린 것을 아닐까요? 그 결과 교회는 도저히 조직적으로는 자성과 자정이 되지 않는 타락한 조직이 되어버린 것 아닐까요? 모든 비리와 무책임의 온상인 ‘관피아, 해피아, 원피아’같은 조직처 럼, 교회가 대중들에게 ‘교피아’처럼 보이지는 않는지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똘똘 뭉쳐 자기들의 관 심과 이익에만 골몰한 종교 사조직처럼 보이는 교회! 언제쯤 성도들 간에, 필요하다면 성도가 목회 자, 장로들에게 ‘마땅한 일로 명하는’ 그런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의 교회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서로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형제라는 확신이 있다면, 마땅한 일로 서로 명할 수 있는 관계 를 펼쳐 나갈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진심으로 복음 안에서 서로를 바로 잡아주는, 책임져 주는 성숙 한 모습이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 공동체의 특징이 되기를 기도하며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2. 인격적으로 문제를 푸는 사랑의 원칙: 도리어 사랑으로써 간청하다(9-10절) 주의 1. 마땅히 마구 말해도 된다? 바울이 빌레몬 앞에서는 내려놓은 ‘그리스도 안에서 마땅한 일 을 명하는’ 자세는 아주 담대하게 마구 서로 명령하는 권리를 준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바울의 말 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8절에서 “네게 마땅한 일로 명할 수도 있으나” 그리 하지 않습니다. 바울의 선택은 “도리어 사랑으로써 간구하노라”입니다. 간구한다는 표현보다는 간청한다 또는 영 어 표현처럼 어필한다는 말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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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2. 사랑으로써 간청하는 걸 보니 문제를 덮고 간다? 어떤 이들은 빌레몬서를 읽으면서 바울이 복음을 노예 해방이라고 하는 문제에 적용하지 않고 교묘하게 피해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바울은 사랑의 태도와 원칙을 가지고 아주 인격적으로 섬세하게 빌레몬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통해 결국 복음이 개인과 사회의 이슈를 만나면 무슨 일 이 벌어질지 확신하며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바울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사랑의 원리를 빌레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까? 이미 앞에서 본 것처럼 마땅한 일로 명하는 자세를 내려놓습니다. 대신 “어필하는 자세”를 취 합니다. “도리어 사랑으로써(사랑에 기초 위에서) 간구하노라.” 사랑으로 어필한다는 것이 어떻 게 드러납니까? 빌레몬은 이미 알고 있을 텐데 자기가 나이가 많다고 소개합니다. 지금 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갇힌 자라는 사실을 다시 언급합니다. 사도의 권위나 말씀의 권위를 내세우 는 것이 아니라, 외형으로 본다면 가장 처량한 두 가지 모습을 기초로 해서 빌레몬에게 어필(간 청)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에서 우러난 태도가 아닐까요? 또한 10-12절에 보면 그가 얼마나 오네시모를 아끼고 신뢰하는지(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내 심복), 그가 이제는 얼마나 유익한 복 음의 사람이 되어 있는지 소개해 주면서 간구(간청)합니다. 어필합니다. 마땅한 일로 명할 수 있는 문제를 놓고 이렇게까지 하는 동기가 무엇일까요? 조작처럼 보일 지 모르지만 실은 사랑입니다. 사랑의 특징 중 한 가지는 아무리 마땅하고 좋은 일이라 할지라 도 지시하거나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에 본인/당사자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해 서 행동할 수 있도록 옆에 앉아서 돕는 것입니다. 바울은 본문에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지 만, 편지와 함께 옛 주인에게로 돌아간 빌레몬이 직면해야 할 위험을 감지하고 있는 것도 같습 니다. 그래서 전에는 빌레몬에게 무익한 존재였으나 이젠 그리스도 안에서 바울과 빌레몬 두 사 람에게 유익한 존재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사랑의 원리는 강력한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방식 이 아니라, 부드럽다 못해 연약하게 보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인 태도로 사람과 문제에 다가가 게 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결코 곤란한 문제를 비껴가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다음 본문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바울은 이 미묘한 관계와 아주 예민한 문제를 그리스도 안에 서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복음과 노예 형제와의 연결, 용서, 용납의 문제를 끝까지 풀어갈 것 입니다.

인격적으로 복음의 이슈를 풀어가는 공동체를 보고 싶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마땅한 일로’ 권면하는 아주 담대한 공동체는 어디에 있을까요? 더 섬 세하게 그리 명할 수 있지만 사랑으로써 물러서서 낮고 겸손한 모습과 태도로 당사자가 스스 로 결심하고 행할 수 있도록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사랑의 공동체는 어디에 있을까요? 이런 모 습을 주변에서 보기란 매우 힘들지만, 나부터 사랑으로써 어필하는 그리스도안의 사람이 되기 를 바랍니다. 나부터 다른 사람의 어필에 겸손히 주목하는 그리스도 안의 사람이 되기를 소망 합니다. 인격적으로 복음의 문제를 풀어가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리스도의 몸을 꿈꾸며 살아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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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ublic Faith

광장에 선 기독교 공적 신앙이란 무엇인가

“리처드 니버의「그리스도와 문화」이후 가장 중요한 책이다!” “기독교 신념을 확고히 하면서도 복음의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한 그리스도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볼프의 책에서 그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_이만열 숙명여대 명예 교수 백종국(경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근주(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 연구위원), 정재영(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 교수) 추천!

미로슬라브 볼프 지음 | 김명윤 옮김 240면 | 13,000원

믿음의 부모가 알아야 할 임신에서 첫돌까지 육아 이야기

곧 태어날 우리 아기에게 어떤 선물을 줘야 할까 젖병, 기저귀, 유모차, 아기 침대…? 주님과 동행하는 성숙하고 건강한 부모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다! 윌 & 루신다 반 더 하트 부부 김성녀 옮김 256면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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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재(서울평안교회), 김광욱(100주년기념교회), 장원섭・최효미(새내기 부모)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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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마음이 통하는 벗

소리지음 28 소리가 만난 사람_신응종

33 당신의 연애자소서_한선미, 김효주 36 제이언니의 결혼일기_김용주 38 파란만장 직장생존기_김작가 40 상연정(常然亭)에서..._홍정환 42 낭만주의자의 영화이야기_정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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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가 만난 사람 ]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 살아가는 학사와의 인터뷰

학사운동의 역사를 만나다 #5

가치에 공감하는 공간을 꿈꾸며 신응종│경북대85, 대구지방회 Beyond Campus 대표간사 진행 이시종 편집장 / 정리 편집부

이시종 총무가 전하는 ‘학사운동의 역사를 만나다’ 그 다섯 번째 시간에는 신응종 간사를 만나 이야기 를 나누었습니다. 지난 학사회 실행위원 모임에서 각 지방회별 학사운동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때 대구학사회의 나눔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오랜 기 간 대구지역에서 사역하며 학사들의 실제적인 필요 를 채우고자 분투하셨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 다. 이번 만남을 통해 대구학사회의 사역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IVF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그리고 가족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저는 1985년에 경북대에 입학했어요. 행정학을 선택했지만, 고등학교 선생님이 신학교 입학을 추천해줄 정도 로 제 성향은 독특(?)했고, 신앙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했어요. 다른 선교단체에 방문했다가 나오는 길에 만난 어떤 선배가 IVF는 복음과 삶의 통합을 추구하는 공동체라는 말을 해주더군요. 그 선배의 이야기를 따라 IVF에 갔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후 1992년부터 간사생활을 시작했죠. 당시 동기들과 비전을 나누며 행정고시를 치르기 보다는 사람을 바꾸는 일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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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대신대 87학번으로 개척멤버였어요. 아내가 입학한 후에 제가 입대를 해서 학생시절에는 서로를 몰랐 죠. 제가 캠퍼스 사역을 시작했을 당시 아내는 OMF의 간사였는데, IVF 출신의 학사들이 사역하는 단체들을 격 려차 방문하던 중에 아내를 처음 만났습니다. ‘선교대구’라는 대구지역 선교단체 모임에서 만남을 지속했고요. 결정적으로 93년 전국학사수련회에 아내는 당시 몸담은 단체의 홍보를 위해 왔고 저는 선교단체 부스 담당자여 서 그렇게 친해졌습니다. 교제를 시작한 지 139일 만에 결혼하여 딸 셋을 두었습니다.

* 대구지역 학사회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초창기 학사회를 이끄셨던 분들과 활동 내용이 궁금합니다.

학사회는 1991년 쯤, 84, 85학번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는데, 초기 학사모임의 주축은 한국기독교사회(이하 TCF) 모임과 주부모임이었어요. 경북대 사범대 84학번의 세 자매가 졸업 이후 교사 발령을 미루고 6개월 동안 캠퍼스를 섬기며 학사모임에 꿈을 가지고 기도했죠. 그러다 이용세 목사님(강원대78)이 교사 발령을 받아 강원 도에서 대구로 오셨고, TCF가 만들어졌습니다. 한편 박영덕 목사님(경희대75)이 83년에 정식 간사로 세워지기 이전부터 대구지방회를 섬긴 조화영 목사님(경희대77)은 주부모임을 만들어 결혼한 84학번 자매들과 같이 모 였고요. 당시 학사회 전임간사였던 한철호 간사님(강원대75)이 한 번씩 방문하고, 신호기 목사님(건국대84)이 카투사로 대구에 오시며 10여 명이 모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1993년에 신호기 간사님이 학사회 간사로 부임한 후 6년 정도, 학사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 대구지방회 대표간사로 사역하시다가 한때 대구지역 학사회를 담당하셨습니다. 그때의 학사사역의 성과와 한계는 어떻게 정리하셨는지요.

2000년 즈음 대구지방회 멤버십 수가 1,200명 정도여서, 동대구, 남대구, 대구북서의 세 개 지방회로 나누었습 니다. 제가 신학연수를 마치고 대구북서지방회의 대표간사로 복귀했지만 실제적으로는 학사사역을 했죠. 그러 다가 대구지하철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사건 후 세 개 지방회의 대표간사들이 모여 논의하다 보니 각 지방회마 다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 개의 지방회로 재정비를 하고 2003년에 독립적으로 학사회를 만들었죠. 대략 13개의 학사 그룹이 있었는데, 신앙과 생활이 통합된 공동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TCF, 대구 교대IEF모임, 아허모, 학원교사모임, 대기업사원모임, 주부모임, 사회복지팀모임, 가정관련 모임 등, 다양했습니 다. 간사가 열심히 하는 것과 학사가 주도하는 것은 의미가 다른데, 지금 와서 평가하면 캠퍼스와 학사사역의 구 분이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모임의 구성원이 미혼들이다보니 삶의 변화가 많아, 삶의 주기적 흐름의 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웠죠. 대구지역에 IVF 출신 목회자가 사역하는 교회가 생겨나며 학사들이 그쪽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되기도 했고요. 그러던 중 캠퍼스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지방회가 다시 하나로 통합되었습니다. 2008년 12 월, 통합된 지방회의 대표간사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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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로지도학교와 커플학교와 같이 학생과 학사의 실질적인 필요를 채우는 사역을 해오셨습니다. 대구뿐 아니라 전 국에서 많은 강의와 워크숍을 진행하셨고요. 그동안의 사역 이야기와 현재까지 이게 어떻게 이어져오고 있는지 이 야기해 주세요.

학사사역을 위해서는 특정한 장소가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 인 필요 때문에 학사들이 모일 수 있겠다고 봤죠. 욕망은 잘라줘야 하지만 욕구는 채워줘야 하니까요. 가령 비전 캠프를 96년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지금과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었어요. 학생들이 제 품을 떠나 결혼이든 취업이든 진로를 찾는 과정 속에서, 그들의 적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제가 돕다보니 노하우가 쌓여 프로그램이 된 것이죠. 그렇게 시작된 비전캠프는 전국에서 약 60회 정도 진행됐습니다. 전국을 돌며 사역했던 건 학사회 간 사였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대표간사가 된 후에는 캠퍼스와 간사를 돌보기 위해 외부활동을 줄였습니다. 제가 신학연수 때 가정사역을 공부했습니다. 제 인생의 키워드는 청년 그리고 훈련이기 때문에, 배운 내용을 청년에 접목하여 커플학교를 만들었죠. 현재까지 18회를 열어 162쌍을 배출했습니다. 자녀교육을 위한 프로그 램을 만들려는 이유도 학사들의 고민이 자녀교육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inG school’이라는 휴학생 훈련학 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전과 달리 지금은 70~80%의 학생들이 휴학을 하는 추세입니다. 대부분 꿈을 찾아 휴학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니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를 위해 저뿐 아니라 박희강 교수와 정희돈 간사 그리고 박성훈 학사가 함께 사역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저는 사역의 공간을 열고 큰 방향을 설정하는 데 주력하려고 합니다. 평신도는 자신의 사역을 하고 싶 어 합니다. 저는 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헌신시키는 역할을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커플학교를 처음 시작했을 때 회비를 적게 받았는데 이에 따른 적자는 저를 비롯한 강사들이 충당했어요. 이후 졸업생이 자발적인 후원자가 되도록 독려했죠. 시간이 지날수록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교육사업이 아닌 교육사 역을 해야 한다는 저의 철학을 반영한 것입니다. inG school의 박희강 교수도 1기와 함께 지내며 사람이 변화되 는 것을 보고 교육사역의 개념을 이해하더군요. 인생을 걸고 하고 싶다며 고액 연봉 제안을 거절하고 이곳에 남 았습니다. 이런 사역자를 모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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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사들의 삶의 여정을 함께하며 실제적인 필요를 채우는 사역이 기본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계획하 고 있는 세대별 사역에 대해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죄성 때문에 삶이 힘듭니다. 자기중심성에다가 자라오면서 가지게 된 습관과 기질이 있습니 다. 죄와 기질의 문제는 캠퍼스에서 많이 다룹니다. 졸업한 학사들의 삶에는 주기적 흐름이 있어요. 졸 업, 데이트, 결혼, 육아, 승진, 퇴직 같은, 이런 주기적 흐름을 다뤄줄 수 있는 프로그램, 멘토 그리고 공 동체가 필요합니다. 어떤 건 프로그램으로, 어떤 건 멘토가 이런 학사들의 인생 주기를 도와주면 좋겠 죠. 30~40대 모임, 자녀를 위한 모임, 아내를 위한 모임, 남편들의 모임 등과 같이요. 제가 30~40대 사역을 중요시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이들이 10년 후엔 50대가 됩니다. 그땐 자녀가 다 커서 시간적 물질적 여유가 생깁니다. 자신의 분야에 영향력도 생기고요. 그때를 준비하기 위한 사역을 하는 것이죠. 지금 제 또래가 슬슬 명예퇴직을 하고 있어요. 이들이 30대를 도우면 좋겠죠. 지금의 30대는 IVF 전체의 부흥기를 보냈습니다. 대부분 자녀가 초등학생일 텐데, 조금만 더 있으면 교 육에 있어서 심각한 갈등을 겪을 것입니다. 이들을 위해 자녀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준다면 사역이 활 성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현재 평신도 지도자 모임(이하 평지모임)을 하고 계시고, 그들을 앞으로의 대구지역 학사운동의 중심축으 로 삼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취지와 내용을 설명해주시죠.

50대가 되어야 비로소 영향력을 갖출 수 있지만 졸업은 25~30세 즈음에 하죠. 그러면 20년 후에야 다 시 IVF에 회귀합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30~40대가 중요한 건 곧 50대가 되기 때문이에요. 이때 결혼 하고 아이 낳고 직장에서 승진을 하죠. 교회나 바깥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때를 잘 도우면 이 후에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생활이 바쁘다보니 당연히 모임은 잘 안 됩니다. 그러나 이들에겐 멘 토가 필요하죠. 그래서 전 직장에 찾아가 한 두 시간 길게 대화하며 멘토링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 게 10년이 지나면 됩니다. 자녀가 어느 정도 자라 아이 걱정을 하지 않으면 에너지가 생기고 마음껏 사 역할 수 있겠죠. 그래서 지지그룹으로서 ‘평지모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13가정이 모이고 있어요. 우리의 사역을 특정한 공간이나 일정한 예배로 한정하면 모일 수 없지만, 지역이 멀어도 스카이프로 한 달에 한두 번 얘기하는 것으로도 관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학사들이 서울에 있더라도 멘토링은 가능한 거 죠. 지금 모임은 모두에게 개방하고 있진 않습니다. 지속성을 위해서인데요, 세 가지 조건을 우선 내걸 고 있습니다. 먼저 결혼을 해야 하고, 평신도 지도자로 자랄 마음 즉 직장생활과 사역을 함께하겠다는 태도와 아내의 허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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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사님의 휴대전화에는 천명이 넘는 번호가 입력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가며 네트워크의 중심에 계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를 지속하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 네 트워크와 학사운동을 어떻게 연계하실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지난번에 정리해 보니 약 1,560여 명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더군요. 저는 단순한 인맥이 아니라 ‘인맵’을 만들 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연락처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어요. 하나는 목회자 인맵입니다. 대구지 역 담임목사의 세대교체가 이뤄져서 대부분 제 위아래로 세 살 차이가 납니다. 특히 40~50개 정도의 교회의 경 우, 목회자와 인격적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90년대 학번들은 부목사로 20여개 교회로 가있고요. 제 친구들은 하 나둘 장로가 되고 있습니다. 교계 네트워크가 꽤 크게 형성되어 있죠. 또 하나는 전문성을 가진 평신도 인맵인데 요, 이것을 잘 활용하면 학생들의 꿈을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연결해 줄 수 있습니다. 제가 모든 사람을 알 지 못해도 목회자를 통해 소개할 수도 있고요. 학사운동을 하려면 사역자가 한 곳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사들이 지방에 남아야 지방교회를 살릴 수 있어요. 그런데 지방에 남으려면 직업이 있어야겠죠. 서울에 가는 학사들도 사실 막연하게 불안정한 상 태로 가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인맵을 잘 형성해 인격적 관계를 맺고 훈련된 학생들을 매칭하고 싶습니다. 고민 도 많습니다. 세상과 구별된 가치로 싸움을 계속해야 하겠는데, 어찌하면 되겠다 싶다가도 이걸 어쩌나 싶기도 해요. 그래도 연락처를 정리하면서 학사들만 모아도 외롭지 않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 인생의 후반전을 살고 계신데 간사님이 가장 집중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예수님이 바라본 하나님나라의 첫 번째는 가치이고, 두 번째는 가치에 헌신할 함께하는 무리였어요. 세 번째 는 시스템이고, 네 번째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방향은 이제 정해진 것 같습니다. 가치를 어떻게 실 제로 만들 건지에 관심이 많아요. 복음과 삶을 통합시키는 실제적인 프로그램과 그런 사람을 만드는 데 집중하 고 싶습니다. 그게 평신도 지도자겠죠. 현재 저와 이 사역을 함께할 사람이 네 명인데, 서른 명 정도로 커지면 좋 겠습니다. 평지모임에 100가정 정도가 들어와 이들이 10가정씩 맡고, 또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사업장이 50개 정 도 생기고요. 숫자는 상징적이지만 이렇게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인맵을 통해서 공감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어내려 합니다. 여기에는 재정이 필요한데요, 지속 가능한 후원모델을 계속 구상하고 있 습니다. 10년을 내다보며 사역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가치는 물려주는 것이지 제가 계속 가져가는 건 아니더라 고요. 말씀과 삶이 통합되는 사람을 지방에서 많이 세우면 좋겠습니다. 지방이라서 가능한 사역이라는 말을 듣 고 싶어요.

* 학사운동에 대한 간사님의 철학과 현재 펼치고 있는 활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구지역의 학사운동이 이끌어갈 다양한 사역 모델을 기대하며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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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연애자소서 ] 당신의 연애에 한선미-김효주 부부가 띄우는 ‘자’상하고 ‘소’상한 편지(書)

Q.당신의 연애자소서 안녕하세요? 이렇게 지면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대략 6개월 정도 교제를 하고 있는 형제입니다. 교제 중 스킨십과 관련한 고민이 생겨서 이렇게 메일을 보내요. 조금 민 망하기는 하지만, 지금 좀 심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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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교회 리더모임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저는, 몇 번의 구애를 통 해 교제를 시작했죠. 그런데 자매는 교제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고 했습니다. 1년 이내에 는 손을 잡지 않는다는 것과 결혼 전에는 안는 것(hug)도 금지라는 겁니다. 자매에게는 첫 번 째 교제였기에 약간 무서워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저도 그 조건을 충분히 지킬 수 있으리라 여겼고 쉽게 받아들였습니다. (사실 이 조건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지 금 생각해 보니, 저 또한 정식으로 시작한 첫 연애인지라 오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욕구에 대해서 말이죠. 그렇게 연애를 시작하고 당연히 처음에는 모든 시간이 매우 행복했습니다. 함께 있는 것만 으로도 좋고,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도 만족이 되었습니다. 물론 스킨십을 하고 싶은 욕구가 종 종 올라오기는 했지만 견딜 만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지난겨울처럼 추운 날 나란히 길을 걷거나 따뜻한 봄날 벚꽃 길에서 손을 잡고 걷는 연인만 봐도 부러웠어요. ‘내가 정말 교제를 하기는 하는 걸까? 이 자매가 날 좋아하기는 하는 걸까?’ 문득문득 이런 생각이 올라왔고 점점 더 괴로워집니다. 그 래서 저의 이런 생각에 대해 진지하게 자매와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자매는 자기를 위해 기다려 줄 수 없느냐고 했고,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교제를 시작할 때 약속해 놓고 지금 와서 이러면 그건 너무 욕심 아니냐고 말씀하실 수도 있 습니다. 하지만 저는 너무 고민이에요. 이 자매는 저와 정말 잘 맞고, 앞으로도 이런 자매는 만 나지 못할 듯싶고, 결혼까지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킨십 문제에 맞닥뜨리면 이 자 매를 계속 만나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두 분의 조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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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미│한성대99 캠퍼스 간사 6년을 포함, 20대를 고스란히 IVF에서 뒹굴거리다가 지금은 살림과 육아에 전념 중이다. 2002년 착하고 성실한 줄 알았던 형제를 만나 열심히 싸우고 화해하고 사랑하고를 무 한 반복하다 그만, 2007년에 결혼까지 해버린 상태다. 하루에 4만 마디쯤은 거뜬히 하고 뜨개 질, 바느질, 독서 외에도 각종 오지랖을 넓혀가고 있는 아줌마.

Answer 아아, 이게 어찌 된 일인가요! 형제님, 지금 무슨 열녀비 받으려 고 바늘로 허벅지 찌르고 계신 건 아니겠죠?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아, 고민입니다. 혹시 자매님의 탄생설화가 “엄마, 아빠가 손만 잡고 잤는데 네 가 생겼다”였을까요? 그래서 손을 잡아서도, 허그를 해서도 안 되는 걸까요?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자매님이 정말 형제님을 사랑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까?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 있는 곳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 가 있습니다. “만지지 마세요. 눈으로만 보세요.” 왜일까요? 아 름답고 사랑스러운 것은 만져보고 쿡 찔러보고 싶은 것이 당 연한 우리의 본능이기 때문이죠. 형제님이 자매님과 좀 더 발전 된 스킨십을 원하는 것은 형제님이 욕정에 사로잡힌 짐승이거 나 음란한 사람이라서가 아닙니다. 자매님이 너무 예쁘고 사랑 스럽기 때문이잖아요. 그렇다면! 자매들이라고 그런 마음이 없 을까요? 자고로 여자란 조신하고 순결해야 하므로, 심지어! 경 건한 자매라면 더더욱 그래야 하기 때문에 자매님도 꾹 참고 계 신 것 맞나요? 아니면 형제님이 싫은데 억지로 만나고 있는 것은 정말 아니겠죠? 소위 그렇게들 말하죠. 스킨십에 후진은 없다고, 한번 불붙으 면 뒤로 돌이키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맞죠. 그래서 아마 자매님 은 많이 두려운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둘의 관계가 하나님이 인 정하시는 안전한 관계로 들어가기까지 (그것이 어쩌면 결혼일 수도 있겠네요) 스킨십의 불을 최대한 늦게 붙이고 싶은 것이겠 죠. 그래서 저는 형제님이 자매님에게 단순히 “손 좀 잡아 보게 해줘, 한번만 안아보게 해줘.”로 대화하기 이전에, 마음에 대해 서 좀 이야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탄생설화에 대한 오 해가 있을 수도 있겠고, 스킨십 문제로 자신이 혹은 타인의 교제 를 보면서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고, 과도한 긴장이 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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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겠죠. 그 마음을 들어주고 이야기하는 데서부터 대화를 시작 해 보세요. 형제님도 솔직하게 말씀하셔야 해요. “나는 지금 저 렇게 손잡고 지나가는 연인들이 정말 부럽다. 내가 내 손을 잡고 가야 할 판이다.” 등등. 자매님도 좀 양보하고 형제님도 적절한 선에서 납득할 만한 수준의 기준과 목표를 정해보면 어떨까요? 이성교제의 POGS를 짜보는 것이죠. 그 분야에 “스킨십”은 반 드시 들어가야 하는 항목이라고 생각해요. 그리스도인들의 성 담론은 중학생 수준에도 못 미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건강한 성인 남녀의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영적 수준에 걸맞은 스킨십 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해요. 결혼을 앞두고 갔던 마지막 청년부 여름 수련회가 기억나네요. 거기서 정말 ‘찐한’ “공동체 훈련”을 했어요. A4 용지 위에 다섯 사람이 두 다리로 서야 하는 게임이었는데요, 우리 조는 난리법 석을 피우며 그 게임에서 통과했어요. 연인관계가 아니었던 청년 부 오빠에게 업혔다가 안겼다가 했죠. 하지만 어느 누구도 어떻 게 저럴 수가 있느냐, 결혼할 여자가 정숙하지 못하다, 그런 말 은 하지 않았어요. 우리에게 스킨십의 기준은 과연 어떻게 정해질까요? 각자 다르 겠죠. 그 누구도 정답이라고 단정하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는 어떨까요? 스킨십으로 인해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거나 하나님 앞에 부끄러워지지 않을 정도, 혹은 훗날 내 자녀에게 떳떳하게 말해 줄 수 있는 정도 말이죠. 남편과 교제 시절에 손을 꼭 잡고 콩닥거리는 마음을 감추느 라 손을 마구 흔들면서 걷던 그 길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 결 혼한 지 7년이 되었지만 저는 아직도 손잡고 걷는 것이 제일 좋 아요. 자매님에게도 형제님에게도 그런 아름다운 추억이 생겼으 면 좋겠어요. 찡긋.


김효주│고려대99 진중하고 과묵한 성격이었으나 하루에 4만 마디 하는 자매를 만나 연애시절 건당 30원하는 문 자메시지 값만 3만원 넘게 나오는 기염을 토했다. 원래는 뭐 하나 꾸준히 하는 게 없는 캐릭터인 데, 한 사람과 6년 연애 후 결혼 그리고 결혼 후 6년 이상을 살고 있다. ‘오늘 점심 뭐 먹지’가 최 대 고민인 회사원 8년차이자 두 돌 지난 딸이 하나 있고 풀코스를 두 번 완주한 초보 마라토너.

Answer ABCDEF, 이렇게 서서 A는 C의 손을 잡습니다. C는 E의 손을 잡고요. B는 D의 손을 잡고 다시 D는 F의 손을 잡습니다. 이렇 게 모두가 이어서 손을 잡으면 둥그런 원이 되겠죠. 무슨 이야 기냐고요? 학부 때 공동체에서 엔딩송을 부를 때 이런 방식으 로 둘러섰습니다. 바로 옆 사람이 아닌 건너 사람의 손을 잡는 이런 방식으로 인 해, 모임이 끝날 때는 항상 예상 가능하지만 정겹고 웃음 터지 는 상황이 연출되곤 했죠. 맘에 들지 않는 친구를 옆에 두고 배 를 신나게 때린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제가 처음으로 LGM에 갔 던 날, 엔딩송을 할 때 두 명의 누나가 서로 저를 자기 옆자리에 두려고 다투는 모습을 보며 흐뭇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 흐뭇함이 배신감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진 않 았지만요. 교회에서 만나 교제하는 거라면, 위와 같은 상황과 비슷한 일 이 많이 일어날 수 있지 않나요? 교회 리더들끼리도 손잡을 일이 많을 텐데, 그 교회는 미니올림픽 때 짝피구는 안 하는지, 혹시 버스라도 같이 타 옆자리에 앉게 되면 어깨까지는 몰라도 “궁둥 이”가 부딪히는 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몇 가지 더 있다는 조 건은 대체 또 뭔지 등등... 지금 제 머리 속에는 형제님께 드리고 픈 질문이 속사포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썰이 길었죠? 사실 진짜로 하고 싶은 한마디를 꾹꾹 누르는 중이었습니다. 이 글을 마칠 때까지 참을 자신이 없으니 그냥 말씀드릴게요. “그럴 거면 걍 헤어져!” 또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 다. “그렇다면 사귀는 게 아닐지도 몰라.” 만약 더 직설적인 얘기 를 듣고 싶으시다면, 편집자를 통해 제 연락처나 메일주소를 알 아보시고 제게 직접 연락을 주세요. 교회라는 공동체에서 듣기 힘든 막말도 괜찮다면요. 교회 문화에서, 그것도 지면을 통해

스킨십을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는 아직도 어색한 느낌이 들어서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게 되네요. 하하. 형제님이 그 자매와 함께 있기만 해도, 그 자매를 바라만 봐도 좋다가 이제 힘들어진 건 지극히 정상입니다. 변한 게 아니라 그 냥 원래대로 돌아온 거예요. 형제 본연의 모습으로요. 도파민 분비가 끝나가고 있는 거죠. 원래 형제의 모습에 맞는 교제 조 건이 필요합니다. 말은 표현의 수단입니다. 그런데 음악을 들을 때는 백 마디 말 로도 표현이 안 되는 감정이 느껴지기도 하죠. 좋은 미술작품 은 감상하는 사람에게 감동을 줍니다. 그런 감동은 말로 주고 받을 수 있는 것과는 또 다른 무엇입니다. 이를테면 손을 지긋 이 잡는 것도 그런 감동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대화의 창문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무엇이 되었든, “대화”가 중요할 것 같 아요. 자유롭게 사랑의 대화를 나누기에는 처음 계약서를 너 무 빡빡하게 쓰신 듯해요. 이쯤에서 재계약 시점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요? 재계약이 잘 안되면 어떻게 하냐고요? 쌍방의 합의 가 잘 안 되면 손 털고 떠나는 게 계약의 본질이란 걸 기억해 주 세요. 제가 좋아하는 책 속의 한 구절을 소개하며 마칠게요. 형 제님, 파이팅!

“기계가 선로를 이탈하는 걸 우리 기술자들은 ‘꽈당’이라고 한 답니다. 내가 꽈당하는 걸 조심한다면 천만의 말씀이지요. 밤이 고 낮이고 나는 전속력으로 내달으며 신명 꼴리는 대로 합니다. 부딪쳐 작살이 난다면 그뿐이죠. 그래 봐야 손해 갈 게 있을까 요? 없어요. 천천히 가면 거기 안 가나요? 물론 가죠. 기왕 갈 바 에는 화끈하게 가자 이겁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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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언니의 결혼일기 ] ‘제이언니’가 남편 그리고 아빠로 살아가며 얻은 반성과 성찰

그렇게 ‘남편’이 된다 김용주│한양대95 한양 IVF 학사이며 SNS에서 '제이언니'로 불린다. 결혼, 출산과 육아의 경험은 나를 '유사 페미니 스트'로 만들었고 그런 생각들을 모아 오마이뉴스에 <제이언니의 아빠일기>를 연재했다. 대인배 아내, 토끼 같은 아들과 함께 일희일비하며 살고 있다.

연애를 할 때도 그랬지만 결혼 후에도 아내는 자주 나에게 고마워했다. 결혼 후 아내의 내면을 좀 더 깊이 알게 되면서 신혼 초에는 관계 자체가 힘들 때도 많았다. 아내는 마치 개학을 앞두고 방학숙제를 해치우는 아이처럼, 나와 만난 이후부터 밀도 있게 내면의 많은 문제와 씨름을 했다. 때로는 며칠을 두문불출하며 집 안에 틀어박혀 있기도 했고 한동안은 심리상담 치료를 받기도 했다. 내가 나름 의지가 되었던지, 아내는 가 끔 농담조로 나에게 ‘아빠, 아빠’라고 말하기도 하고 분위기가 좋을 때는 정말 업어달라며 내 등에 올라타기 도 했다. 하지만 침체되거나 분노에 휩싸이면 소소한 대화중에도 싸움이 커져 밤새 다투기도 했다. 일상적으로 부부 중 한쪽이 심하게 침체되면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솔직히 때로는 그런 아내가 짐처럼 느 껴지기도 했다. 이 여자의 어두운 내면에 잠식당하는 느낌, 나로 기인하지 않은 어떤 우울한 영향 때문에 함 께 힘들어지는 정서가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그것보다는 아내를 통해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이구 나, 혹은 도움을 주는 어떤 존재구나 라는 생각에 속으로는 어떤 우쭐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교회의 테두 리 안에서 생활하다 보면 이런 정서적 도움을 주는 성숙한 인격이야말로 누구나 되고 싶어 하는 ‘궁극적 존 재’가 아니던가. 힘든 일상 중간 중간마다 아내가 고마워하면 나는 때때로 그 기분을 즐겼던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나는 20대 초반부터 내면 정리를 성실히 수행해왔다. 부모 문제라거나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어려 움들은 일찌감치 졸업했고 그 다음 단계로서의 어떤 모범적 신앙인, 사회인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그런 고민들을 잘 정리해서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급기야는 주변 후배들에게도 ‘멘토’를 자처하며 지식을 쌓는 것과 더불어 상담 관련 책들도 읽고 나름의 정답을 찾아주려고 노력했다. 어떤 면에서는 아내 에 대한 나의 태도도 자주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아마도 나는 무의식중에도 우회적으로 아내가 나에게 기 대고 지속적으로 고마워하길 강요했는지도 모른다. 내 기준으로 볼 때 아내는 참 답답한 구석이 많았다. 나는 약속 시간에 늦거나 계획한 일들을 미루는 것을 정말 싫어했지만, 아내는 마치 나보란 듯이 그것들을 자주 지키지 않았다. 아내와 여행을 가도 목적지에 가 는 중에도 흥미로운 곳이 있으면 목적지는 잊은 채 그곳에 머물러서 풍경이나 주변을 즐겼고, 나는 일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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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어질 때마다 긴장하고 불편해했다. 겨울이면 동네 슈퍼에 물건을 사러 나왔다가 길가에서 발견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가져다주거나 바람막이 집을 지어주겠다며 몇 시간을 길바닥에서 허비하기도 했다. 아이가 태어나자 아내는 아이와 길을 걷다가도 아이가 개미집을 발견하면 그곳에 함께 앉아서 한참을 개미나 다른 곤충들을 지켜보며 그것들과 같이 놀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내와 살면서 짜증이 나던 많은 상황들이 다르게 다가왔다. 왠지 모르게 아이와 함께 놀 때마다 나 는 시간에 쫓기듯 불편하고 불안해했다. 함께 여행을 할라 치면 정작 떠난 첫날부터 그다지 즐겁지 않았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고만 싶었다. 따지고 보면 내 삶이 딱 그랬다. 휴가 기간이 다가오면 휴가 계획을 세우고, 아이가 태어날 시기가 다 가오면 육아 계획을, 하다못해 밥을 먹으러 가면 식사 계획을 세우고는 그것을 잘 수행하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뒀다. 그 리고 아내에 비해 나는 사람들의 눈치를 참으로 많이 보는 사람임을 발견했다. 그것이 관계에서는 행동에 대한 어떤 명분 을 찾고자 애쓰는 모습으로, 글을 쓸 때조차 과도하게 방어적인 글쓰기 방식으로 드러나곤 했다. 우리의 결혼생활은, 어서 빨리 밀린 숙제를 마치고 자아를, 나아가 자신의 욕망과 행복을 찾아가는 아내의 몸부림으로 인해 원치 않게 나 또한 깊은 성찰 없이 내면의 문제들을 대충 덮고 앞으로만 나아가려던 내 안의 어떤 관성과 대면하도 록 만든 측면이 있다. 나는 물리적으로는 부모에게서 독립을 했으면서도 인생의 매 단계, 삶의 구석구석에서조차 “잘했어 우리 아들”이라는 환청을 주변 사람들에게 들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러니 삶은 긴장의 연속이며, 꼭 지켜야 할 그 무엇 이었던 셈이다. 물론 그것을 건조하다고 느끼지 않았던 건 그 구조 속에서 나름대로 ‘멘토링 게임’을 즐겼기 때문이다. 성 취감과 함께 관계망도 조성되는 이 구조로 인해 나는 후배들에게도 자주 ‘나를 따르라’고 말할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어떤 끈끈함과 뿌듯함을 누려왔다. 문득 집을 둘러봤다. 마트에서 독감으로 죽어가는 걸 아내가 발견하고 치료해서 키우는 모란앵무와 인터넷 카페에서 버 려진 앵무새들, 그리고 다리를 다쳐서 몰골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던 길고양이 ‘마오’와 또 다른 길고양이 ‘나비’ 는 모두 아내가 데려와서 함께 살고 있는 동물이자 가족이다. 아내는 우리 아이와 더불어 자신의 주변에서 생명을 유심히 바라보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아니 내 입장에서는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싱글 시절, 나는 집에 오면 밀린 일들을 하거나 죽은 시체처럼 잠을 잤다. 나에게 집은 일종의 배터리 충전소 같은 곳이었다. 지금은 집에 오면 많은 생물이 나를 반긴다. 어쩌다보니 나도 가끔 멍하니 그들과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이런 변화가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여전히 나는 일상적으로는 느슨한 아내의 삶이 불편하고 집안의 많은 생명체들이 낯설 때가 더 많다. 아내는 내가 아니듯 나 또한 아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내는 매순간을 집중하며 충분히 누리고 있고 나는 어서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매순간 쫓겨 다니는 것도 같다. 때때로 결혼이란 도대체 뭘까 싶은 마음이 든다. ‘사랑’이라는 달콤한 기표가 벗겨지고, 원하든 원치 않든 결혼은 두 사람 사이에서 어떤 공존의 방 식을 체득하도록 이끈다. 머리가 아닌 온몸으로 타자와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내 속 사람의 또 다른 모습을 발 견한다. 사실 아직은 이 모든 여정이 낯설다. 하지만 이제는 왠지 그 여정이 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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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만장 직장생존기 ] 직장에서 겪는 하루하루의 분투를 담은 에세이

대화의 기술 김작가│필명, J대06 올해로 학사 4년차이자 하나님의 나라를 청소년들과 함께 재미있게 살아가고 싶은 청소년 활동 가. 현재 5명의 팀원들과 함께 파란만장한 직장생활을 경험해가고 있다. (필자와의 합의에 따라 필명을 사용합니다.)

식사를 하는 한 시간, 공식적으로 허락된 쉬는 시간이니만큼 기다려지는 순간이면서 동시에 내게는 가장 곤혹스러운 순 간이기도 하다. 일생에 제일 많이 하는 고민이 ‘점심에 뭘 먹지?’이고 두 번째로 많이 하는 고민이 ‘저녁에 뭘 먹지?’라는 농담처럼, 매일 점심 메뉴를 결정하는 건 정말 곤혹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내가 이 시간이 다가오면 긴장하게 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우리 팀은 주로 식사를 배달시켜 먹는다. 음식이 도착하면 사무실 가운데 있는 테이블에 밥과 반찬을 늘어놓고 옹기종 기 모여앉아 수저를 든다. 그러면 어김없이 사람들의 입이 열리는데, 이유는 밥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말을 하기 위해 서다. 점심시간은 업무적인 이야기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는 대화의 장이다. 주말에 있었던 재미있는 사 건을 소개하는가 하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풀어놓기도 하고, 오늘 입은 옷에 관해 감상을 말하거나 아이들 키우는 일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등, 사소한 일부터 중요한 일까지 온갖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어제 본 뉴스 기사나 개 인적인 생활까지 모든 것이 대화의 반찬이 되는 이곳은 또 하나의 작은 사회이다. 일반적으로 이 시간은 서로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면서 가장 즐거운 시간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매일 이 시간을 남모르는 긴장감으로 보내고 있다. 수많은 대화가 탁구공처럼 오가는 이 시간 동안, 어느 순간에 어떤 말을 해야 할 것인가가 바로 내가 가진 최 대의 고민거리다. “너는 말이 별로 없네.” 내가 사무실에서 종종 듣는 말이다. 좋게 말하면 말을 신중하게 하는 사람이고, 나쁘게 말하면 대화를 할 줄 모르는 사 람이다. 이것은 내가 가진 성향이면서 동시에 내 한계점이기도 했다. 교회나 선교단체처럼 내 모습을 존재 자체로 받아들 여 주는 공동체와 함께 있을 때는 사실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대화가 어렵다거나 내가 말이 없는 사람이라 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그러나 실력과 능력 혹은 인성으로 평가되고 때로는 팀원들 사이에 줄을 세우기도 하는 ‘사회’라 는 곳에 나오자 내 입술은 긴장하고 혀는 마비되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일상적인 대화뿐 아니라 업무적인 대화를 하는 것조차 힘겨워졌다. 팀원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는 있으나 정작 대화에는 잘 참여하지 못하는 내 모습은 나에게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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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사람에게도 소극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말

박 선생님이 먼저 나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거나 묻

이 별로 없는 것은 내가 이 작은 사회 안으로 들어가는 데

기 시작하자 당연하게도 점심시간이 달라졌다. 밥만 먹는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 되었다.

시간이 아니라, 말과 웃음소리로 가득한 화기애애한 시간 이 된 것이다. 금요일 식사 때는 주말에 무엇을 할 것인지

사실 대화라는 것은 정말 쉽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를 주로 물었고, 돌아오는 월요일 식사 때는 주말에 계획했

기울여 듣다가 그것에 관한 내 생각을 조금 덧붙이기만 해

던 일이 즐겁게 진행되었는지를 이야기했다. 대화가 진행

도 얼마든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 소개팅 자

될수록 서로의 관심사나 집안 사정, 자주 만나는 친구들의

리에서 가장 할 말 없게 만드는 화제가 날씨라고 하지만,

관계까지 알게 됐다. 사실 박 선생님과의 대화는 굉장히 유

사실 날씨 이야기만 꺼내도 대화는 쉽게 풀어진다. 좋은 날

쾌하다. 혼자서 대화를 모두 차지하지도 않고 뒤로 빠져서

씨에는 가고 싶은 여행지로, 나쁜 날씨에는 먹고 싶은 음식

관찰하듯 보고 있지도 않다. 누군가가 말을 꺼내면 진지하

으로 대화를 연결할 수 있고, 날씨에 따라 변화되는 기분

게 관심을 기울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면 크게 웃어

을 공감할 수도 있다. 식사하는 시간은 짧아 보이지만, 적

주고, 억울했던 일은 절절하게 토로하고, 한 번 들은 말은

어도 서너 개의 화제들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사라지기 때

잘 기억했다가 다시 묻기도 한다. 박 선생님을 보고 있자

문에 그 중 내가 말을 얹을 수 있는 무수한 순간은 반드시

면 사람들을 대할 때 밀려드는 긴장감을 훌훌 털어버릴 수

존재한다.

도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간단하게 생각하면 간단한 이 ‘대화’라는 것이 복

물론 침묵 속에 밥을 먹던 시절이나 요즘처럼 화기애애하

잡하다 생각하면 또 한없이 복잡해진다. 사람의 입에서 흘

게 밥을 먹을 때나 내 고민은 한결같다. 유달리 말이 없는

러나오는 언어가 그 사람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다른 팀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혹여 이 대화에

말 속에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 그 사람의 인품과 지식수준

서 낙오되지 않을까 하는 긴장은, 대화를 자연스럽게 주도

등, 많은 것이 담겨있기에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는 것은 사

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내 말을

나는 박 선생님을 보면서, 배려는 필요하지만 눈치는 불필

듣게 될 다른 사람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내게서 흘러나올

요한 것이라는 단순한 대화의 기술을 배우고 있다. 그저 누

말들까지도 의식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내 경우, 이런 이

군가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마음을 다해 함께 있는 것만으

유로 대화에 긴장감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생각까지 둔해

로도 그 사람이 속한 대화는 충분히 유쾌해질 수 있는 것

져 할 말을 찾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다.

이 아닐까. 사실 나는 내 안의 긴장감에 신경을 쓰느라 다 른 사람의 이야기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은 아니었

사실 작년까지 우리 사무실의 식사시간은 거의 침묵에 가

을까. 나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 식사

까웠다. 이 주사님은 나보다 더 말이 없는 사람이라 밥을

시간의 대화를 즐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 않

먹는 동안 말 한마디 주고받지 못한 날이 많았고, 김 주사

을까 기대한다.

님이나 임 선생님도 특별히 누가 말을 꺼내지 않는 한 대화 의 장을 열기 위해 애쓰는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올해부터

오늘도 우리 사무실에는 대화의 기술이 넘쳐나는 점심시

박 선생님과 함께 근무를 하게 되면서 갑자기 점심시간의

간이 또 한 번 지나가고 있다. 긴장이 풀어진 나는 심호흡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박 선생님은 체육 전공이라고

을 크게 했다.

해도 믿을 만큼 활달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인데, 수다 스러운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식사 시간을 침묵 속에 내 버려두는 성격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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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연정(常戀亭)에서... ]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이야기

도시 농업 (1) 홍정환│부경대98 하늘가족공동체의 식구들과 더불어 삶을 예술로 가꿔가는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자료개발위원(복사와 컴퓨터 수리담당).

후세포(嗅細胞)는 갑작스런 침입자의 행동에 신속 하게 반응했다. 찰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짧은 시간,

“설탕물과 감자가 살짝 타서 눌어붙은 부분 말이지? 알겠네, 소호당(小好糖).”

침입자의 움직임을 낱낱이 신경 섬유로 전달한 것이

“뭐라고요? 하하하...”

었다. 후세포의 즉각적인 보고와 신경 섬유의 적확한

세 사람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대응이 이상적으로 조화된 덕분에 종자는 흐뭇하게

“나도 같이 웃자꾸나.”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종자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아, 스승님.”

“흠...”

지자가 나타났다. 제자들은 마치 스승의 벼루를 깨뜨

“냄새가 참 좋습니다!” “어서들 오시게.” 종자는 함박웃음을 웃으며 식자와 적자를 맞았다. 식 자는 입맛을 쩝쩝 다시며 물었다.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 어디보자, 감자를 삶으신 게로군요?” “맞네. 자네 생각해서 특별히 설탕도 넣고 삶았다네. 원래는 소금만 넣고 삶는 걸 좋아하지만...” “아, 사형 감사합니다.”

린 학동들처럼 고개를 움츠렸다. “작은 호당선생[小好糖], 무엇이 그래 재미있는지 나 도 좀 알려주시오.” “아이고, 스승님. 말씀 거두어주십시오.” “하하, 녀석 참. 맛있는 걸 먹으려던 참이었구나. 나 는 신경 쓰지 말고 어서들 먹거라.” 지자가 웃음을 터트리자 제자들은 한결 누그러진 표 정으로 감자를 손에 집어 들었다. 종자는 포실하게 삶 아진 감자 하나를 작은 그릇에 담아 스승에게 바쳤다.

식자가 환히 웃자 적자도 한 마디 거들었다.

“스승님도 하나 드시지요.”

“역시 이사형(二師兄)은 단 것을 좋아하십니다. 오죽

“오, 이게 웬 감자더냐?”

하면 스승님께서도 호당선생(好糖先生)이란 과거의

“제자가 이번에 수확한 것이옵니다.”

인물이 다시 돌아오신 것 같다고 말씀하셨겠습니까?”

종자의 말이 끝나자 식자와 적자의 눈이 휘둥그레

“하하, 그래. 그런 말씀을 하셨지. 자자, 식기 전에 몇 개 먹어 보시게. 스승님 것은 내 따로 빼놓을 테니.” “아, 사형 감사합니다. 저는 제일 아래쪽에 있는 놈으 로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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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다. “사형, 언제부터 농사를 지으셨답니까?” “이 친구들... 자네들은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먹기나 하시게들.”


“사형, 그러지 말고 좀 말씀해주십시오.” 식자와 적자가 번갈아가며 질문하니 종자는 마지못 해 대답하는 척 했다. “얼마 전에 이사한 집에서 조그마하게 농사를 시작 해보았지.” “아니, 새로 이사한 댁은 저희도 가보았잖습니까. 온 통 시멘트로 덮인 땅 위에 사시면서 어디서 농사를 지 으신단 말입니까?” 적자는 더욱 놀라 다시 물었다. 종자는 어깨를 으쓱 거렸다. “옥상에 화단이나 텃밭을 꾸밀 수 있는 공간이 두세 평 있더군. 그런데 너무 오래 방치되어 있어서 가시덤 불 투성이라 밭으로 만드는데 애를 좀 먹었네.” “오, 그렇다면 이 감자는 옥상 텃밭에서 수확하신 것 입니까?” “그렇다네. 사놓고 미처 먹지 못한 감자에 싹이 났길 래 쪼개어 심어보았지. 돈으로 치면 한 천 원어치 심었 을까? 예상보다 수확이 많아 나도 놀라고 있네.” 종자와 적자의 대화를 듣고 있던 식자는 놀라 끼어 들었다. “천 원이요? 그것도 남은 감자를 심으신 것이라고 요?” “왜, 남은 거라니 찝찝한가?”

“송구합니다만, 천연 질소비료로는 사람의 오줌을 삭 힌 것이 좋다 해서 빈 병에 받아 한 달 가까이 묵혀두 고 있사옵니다. 이번에는 잘 쓰지 못했으나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앞으로’, 이번에는 안 했고 ‘앞으로’ 쓰 겠다는 말이네!” 종자는 슬그머니 감자를 내려놓던 식자와 적자를 향 해 일갈한 후 말을 이었다. “스승님, 손바닥만한 텃밭 농사를, 그것도 이제 막 시 작한 터라 이런 이야기하는 것이 저어됩니다만, 텃밭 농사를 통해 배우는 것이 참 많사옵니다.” “그래? 그 이야기를 좀 해보 거라.” “예. 스승님께서 ‘주되심(Lordship)은 종교적인 행동 에서만 드러날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드러 나야 한다. 특별히 밥 먹고 잠자고 똥 싸는 일상의 구 체적 영역에서’라는 말씀을 하셨잖습니까?” “내가? 어째 내 말은 나보다 네가 더 잘 기억하는구 나. 계속해 보거라.” “그건 다 메모를 부지런히 해두었기 때문에... 아무튼 스승님, 제자는 이 일을 통해 특별히 똥 싸는 일의 주 되심을 깊이 묵상하게 되었사옵니다.” “아이고 사형, 똥 이야기 좀 그만하십시오.” 적자가 오만상을 찌푸렸지만 종자는 그야말로 한 마 지 멧돼지처럼[猪突的] 앞만 보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사형, 그런 게 아니라... 달리 농사를 지어본 일이 없

“달리 표현하면 ‘똥의 제자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

어 신기해 그럽니다. 저는 심는 감자와 먹는 감자는 아

며, ‘똥으로 세워가는 하나님나라’라고도 할 수 있을

예 다른 종류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것입니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나도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 서 매번 배워가며 하고 있는 중이라네.” 뜨거운 감자를 후후 불어가며 조금씩 먹던 지자는 종 자에게 한 마디 물어보았다. “작은 텃밭이라 해도 비료가 필요할 텐데 그건 어찌 하누?”

“사형... 저도 이젠 정말 힘드옵니다.” 볼이 터지도록 감자를 밀어 넣은 식자가 감자를 씹지 도 뱉지도 못한 채 어눌하게 말했다. 그의 눈망울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그러나... “하면 이제부터 제자가 묵상한 똥 싸는 일의 주되심 에 대해 말씀드리겠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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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주의자의 영화이야기 ] 낭만 가득한 영화 리뷰

가만히 있으라 - 당신은 안전하십니까? 정일문│연세대87 세대를 관통하는 씨네필(cinephile)이자 신앙과 문화의 접점을 모색 하는 물과학자. 좋은 친구이자 상담자인 아내, 토토로를 좋아하는 개구쟁이 딸과 함께 옳고도 아름다운 삶을 꿈꾼다.

<테이크 쉘터(2011)> 미국 오하이오주 작은 도시의 건설기술자 커티스(마

컨테이너 안에 환기 장치와 비상식량까지 마련합니

이클 섀넌)는 아내 사만다(제시카 타스테인), 딸 해나

다. 평소 남편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아내마저도 그의

(토바 스튜어트)와 함께 단란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가

이상행동에 인내심을 잃어갑니다.

장입니다. 딸의 후천성 청각장애 때문에 근심하지만 다행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고 희망에 부풉

제작노트에 따르면 커티스에게 보였던 자연재난은

니다. 고가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커티스는 공사

이유도 모르고 당해야 하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비유

장에서 바위를 뚫고, 사만다는 수공예품을 만들어 시

한 것이라고 합니다. 2008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경

장에 내다 팔지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커티스는 엔

제위기로 하루아침에 직장과 집을 잃고 거리로 내몰

진오일처럼 누런 비가 내리는 꿈, 거대한 폭풍이 밀려

리는 일이 벌어지자 미국 소시민들의 정신적 기반은

오는 꿈에 시달립니다. 단순한 수면장애인줄 알았다

크게 흔들린 게 사실이었지요. 그렇기에 이 영화는 한

가 악몽의 강도가 점점 심해지자 커티스는 패닉상태

개인에게 벌어진 심리극으로 보기보다는 공동체의 불

에 빠져듭니다.

안을 다룬 작품으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물론 영화 는 커티스의 공황장애가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

제프 니콜스 감독이 연출한 <테이크 쉘터(Take

때문이라는 점도 암시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일찍

shelter, 2011)>를 지난 2월 중순에 시네마 리플레이

여의고 어머니마저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후 커티스의

에서 만났습니다. 창세기의 노아 이야기에서 착안하

삶이 어땠을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상상이 되지

였으나 주된 주제는 ‘구원’이 아닌 ‘불안’입니다. 불안

요. 그런데 이처럼 힘든 유년시절이 시작된 시점을 영

으로부터 시작된 악몽, 악몽으로부터 시작된 망상, 망

화에서는 1986년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동진 평론가의

상에 의해 유발된 주인공의 과도한 ‘안전염려증’을 다

해설에 따르면, 1986년은 구(舊)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루고 있습니다.

사고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인류에게 유익을 줘야 할

1)

시설이 사실은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사실 꿈속의 일들이 현실에서도 환영과 환청으로 등장하

을 일깨워준 사건이었죠. 훗날의 인적 재앙들은 이미

면서 커티스의 일상은 무너집니다. 급기야 폭풍으로

거기에 배태(胚胎)해 있었습니다. 1970년대 초에 헨

부터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앞마당을 파고 방

리 나우웬은 핵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불안과 무력감

공호를 설치할 계획을 세우지요. 대출을 받아 구입한

을 다음과 같이 예견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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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Christian Fellowship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인간은 더욱 역설적인 경험에 직면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심장 이식에 의해서 한 인간의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가장 정교하고 값비싼 실험에, 또 한편으로는 식량부족으로 수천 명의 인 간이 죽어가는 것을 도울 수 없는 세계의 무력함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놀랄 만한 속도로 다른 혹성 (惑星)에 여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한 한편으로는 이 지구상에서의 무의미한 전쟁을 중지시킬 수 없 는 무력함에도 직면해 있다. 그리고 인간은 인권과 그리스도교의 윤리성이라는 높은 수준의 논의만이 아니라 브라질, 그리스, 베트남 등의 고문실에도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댐을 세워 개울의 흐름을 바꾸 고, 비옥한 토지를 만들어내는 믿을 수 없는 정도의 재간만이 아니라 또한 인간이 몇 세대를 걸쳐서 만 들어 놓을 수 있는 것을 한 시간에 파괴해 버릴 수 있는 지진, 홍수, 선풍(旋風,tornado)에도 직면하고 있다.2)” 재난 앞에서 인간은 무력감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커티스가 목도한 거대한 토네이도는 실제로 2013년 미국 오클라호마주를 강타, 수많은 어린이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터지는 지진과 쓰나미도 인간의 무력 함을 보여주는 자연재해의 대표적인 사례였죠. 하지만 사람이 막을 수 있는 인적재난의 파괴력도 커져만 갔습 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누출사고는 순식간에 일본 열도를 죽음의 그림자로 뒤덮었습니다. 삼풍백화점, 대 구지하철화재참사 등 수많은 대형참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사라지지 않았 고, 올해 초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로 꽃다운 대학생들이 희생되었지요. 그리고 두달 후 마침내 세월호 침몰이라 는 초대형 참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안전보다 돈이 먼저라는 저급한 생명경시의 풍조가 만들어낸 이 만행을 바라본 한 문학가는 말했습니다.

“수많은 생령,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서, 300명이 넘는 생명들이 물속에서 숨졌거나 실종했음을 알게 된 순간에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한도 끝도 없는, 그래서 설명할 길이 없는 악 속에 침몰해 있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중략) 이 침몰이 정말 악마의 책동에 의한 것이라면 악마는 이 참극을 아주 오래전부터 준비 한 것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3)” 악마는 우리의 마음이 무뎌질 때를 기다렸습니다. 2009년 용산에서 삶의 터전을 지키려던 사람들이 망루에서 불타 숨졌고, 실직한 쌍용차 노동자들 중 스물다섯 명이 비통하게 세상을 떠났지만, 우리는 잠시 애도했을 뿐 막장드라마를 보며 세상이 평화로운 줄만 알았습니다.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기에 깨어있어야 했지만, 경제성장 이라는 목표 하에 안전규제가 완화되어 가는 줄 모르고 있었지요. 하나님의 자리를 찬탈한 맘몬은 지금도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속삭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무력감 과 죄책감에서 벗어나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합니다. ‘하나님의 모상(image of God)’인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구 명조끼를 입고 스스로 몸부림쳐야만 침몰하는 세상에서 탈출할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 자녀들의 희생이 헛된 죽음이 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겠습니다. 1) 메가박스에서 투표를 통해 전년도 최고작 10편을 선정, 재상영하는 행사.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해설과 질의응답이 진행된다. 2) 헨리 나우웬 저, 《상처입은 치유자, Wounded healer, 1972》, 22쪽. 이봉우 역, 분도출판사, 1982. 3) 황현산, 악마의 존재방식, 경향신문 2014.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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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리 지 음


2014 IVF

꿀복음 캠프

swe e t

TRUE STORY

초대의 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소식이야 말로 아이들에게 남겨줄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캠프를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말씀을 가지고 서로 이야기 하고 함께 작업하면서 복음을 정리하고 삶에 깊이 새기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처음 복음을 접하는 친구들,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 모두 초대합니다 - 캠프지기 하현용 목사

캠프 소개 3-5명의 작은모임에 대학생 언니,오빠와 이모,삼촌들이 3박4일동안 함께합니다 (리더 : IVF학생리더 / 청소년관련직 발룬티어)

GBS와 다양한 이들의 OTO, 소그룹 대화를 통해 복음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문의

회비

등록

GROUP

STORY

ACTION

ART

공간설치작업, 짧은여행, 액션메소드를 통한 성경이야기 등 움직이는 캠프입니다 IVF아트캠프 참가자들이 기획한 다양한 창조적 예술활동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를 알아가게 됩니다

캠프기획 하현용 목사 010-2787-6841 / IVF 학사회 캠프행정담당 유신석 간사 070-8275-6343 1차등록 (7월 6일까지) 13만원 / 2차등록 (7월 27일까지) 14만원 Graduate Christian Fellow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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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goo.gl/NEa0dF

소개

www.facebook.com/ggulcamp


서로의 소리를 잇는 공간

소리이음

학사의, 학사에 의한, 학사를 위한

동서울학사회 60여년의 시간 동안 1,500명에 이르는 학사를 배출한 동서울IVF. 그동안 쌓인 노하우와 에너지를 바탕으로 학사들이 자발적인 참여해 만들어진 학사운동이 전국 학사들을 위한 학사운동으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들이 전하는 학사운동의 신명나는 현장을 전합니다.

46 일상에서의 만남_이종범 48 하나님나라의 네트워크를 꿈꾸며_김성우 50 흔한 학사들의 흔하지 않은 시도, <북잡담회>_김윤정 52 동서울 학사회, <일상축제>와 <이슈너머>로 세미나판을 접수하다!_김용주

55 안테나 58 편집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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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만남

각자의 소명을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학사들의 삶 이야기

같이 가치를 만들다 이종범│건국대 98 6살 다솔이와 4살 다인이의 아빠. 아이들의 이름을 딴 소셜마케팅 ‘다솔인’이라는 1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은 부업이고 육아가 본업이다. 가족과 함께 세계 일주를 해보는 게 꿈이다.

요란하게 울리는 알람소리. 헐레벌떡 일어나 잠에 빠져 있는 큰아이를 깨워 유치원에 보 낸다. 이어서 일어난 둘째를 씻겨서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나만의 여유로운 시간이 펼쳐 진다. 먼저 메일과 SNS를 확인하고, 컴퓨터 앞에 붙어 있는 ‘TO DO’ 목록을 처리해 나간 다. 점심을 먹고 시간이 되면 아내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거나 같이 집에서 밀린 드라마 를 본다. 오후 3시가 되면 유치원에 갔던 첫째가 돌아오고, 잠시 후 어린이집에 갔던 둘째도 돌아온다. 두 아이와 함께 놀다가 저녁을 먹고, 한바탕 장난을 치고 나면 9시쯤 아이들이 잠든다. 이후의 시간은 다시 아내와 둘만의 시간이 시작된다. 끝내지 못한 일을 마무리하면 하루가 후딱 지나가버린다. 참 다행인 것은, 내 일이 인터넷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반복되 는 일상을 지내다 뭔가 새로운 일탈을 원하면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살았던 건 아니다. 이런 삶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새벽같이 나 가서 밤늦게 들어오는 생활을 1년 정도 했다. 돌이 안 된 아이를 키우는 아내와 싸우는 일 이 잦아졌고 아이는 내가 안으려 하면 울기만 했다. 아빠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것 같았다. 회 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집에서 다시 아내의 바가지로 이어졌고, 아빠 얼굴을 못 알아보는 아이를 보며 절망으로 빠져들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회사를 그만 두었다. 그후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 아이와 아내와 함께 지내며 육아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 게 되었다. 아내의 바가지는 단순한 짜증이 아니라 살려달라고 내미는 절박한 손길이었다. 단언컨대 육아는 그 어떤 사회생활보다 비교도 안 될 만큼 힘들다. 하지만 힘든 시간을 둘 이 함께 버텨내며 서로를 많이 이해하게 되었고, 아이들과도 친밀한 시간을 더 많이 보내게 되었다. 악순환이 어느새 선순환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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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Christian Fellowship


그렇다고 모든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경제적인 부분은 여전히 고민이다. 4인 가족이 먹고 살려면 생각보다 돈이 많 이 든다. 아이가 커갈수록 교육비는 더 들고, 경제적 고민 또한 늘어났다. 하지만 정말 먹고 살기 힘들게 되면 그때는 선교 지로 갈 생각이다. 선교를 하러 나가겠다는 것은 아니고, 보통 선교지가 오지에 있고 물가도 싸니까 먹고 사는 데 큰 지장 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도 죽지 않는다. 하지만 예수가 없으면 죽는다. 우리는 IVF를 ‘아이, 배고파’라고 부른다. 학생 때는 배가 고파도 너무 고팠다. 그런데 선배들은 막노동을 뛰어 번 돈으로 그런 배고픔을 참고 기독교 서적을 잔뜩 샀다. 그런 선배들을 보면서, 나중에 과연 먹고 살 수는 있을까 걱정스럽기도 했 다. 하지만 그 선배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잘 먹고 잘 살아간다. 그것도 세상 속의 하나님나라 운동을 하며 정직하고 모범 이 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참으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다. 내가 대학교를 10년 다니다 보니 92학번 선배부터 07학번 새내기까지, 많은 사람을 알고 지냈다. 취업준비생이 된 후배 들은 의외로 선배들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마찬가지로 선배들은 홈커밍데이 때 바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해서 오 기가 어려웠다. 그런 행사만으로는 우리가 서로 알기에 부족했다. 나는 후배들에게 본이 되는 선배들을 소개해주고 싶었 다. 페이스북 안의 ‘원투원그룹’은 그런 의도에서 만들어졌고, 많은 학사님과 간사님, 이사님의 적극적인 참여로 활성화 가 되었다. 원투원그룹의 적극적인 반응에 용기를 얻어, ‘IVF 학사회 페이스북’과 ‘동서울 IVF 학사회 블로그’도 만들었다. 동서울 IVF 학사회 블로그는 얼마 전에 오픈하여 글이 하나씩 올라오고 있다. 이런 공간들이 선배들의 생각과 살아가는 이야기가 후배들에게 전해지고, 서로 소통하여 좋은 시너지를 내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많은 학사님들의 적극적인 참 여가 필요하다. 우리 집 가훈은 “같이 가치를 만들자”이다. 무엇이든 같이 할 때 기쁨은 두 배, 슬픔은 반이 되고, 그 과정이 가치 있어진 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치고 힘들 때 예수님과 함께 일탈을 한다면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오늘 하루 도 하나님의 은혜로 살았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같이 이 길을 걸어가는 수많은 IVF의 동역자로 인해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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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리 이 음


소리이음

학사의, 학사에 의한, 학사를 위한 동서울학사회

하나님나라의 네트워크를 꿈꾸며 김성우│서울시립대90, 동서울지방회 대표간사 발로 뛰어 학사운동의 곳곳을 찾아다니는 동서울 지방회 대표간사. 동서울학사회가 그간 쌓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펼칠 꿈을 전합니다.

다양하고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동서울IVF 학사운동

사회 간사가 만나서, 지방회의 캠퍼스 사역 현황에 대 해서 나누고, 학사들에게는 후배 진로 멘토링을 요청 하였습니다. 졸업하고 바로 취업에 성공하는 비율이

다양한 주제의 책을 선정해 월1회 토크쇼 형식으

채 10%도 안 되는 취업난의 시대이기에 간사들은 성

로 담아내는 <북잡담회> 팟캐스트, 전문 강사를 초

경과 신앙 훈련을 학생들에게 잘 구비시켜 주고, 학사

청하여 팟캐스트로 방송하는 세미나 <이슈너머>, 일

들은 후배들의 진로 준비에 대해 가이드해주면서 함

상생활사역연구소와 함께한 <일상축제> 세미나, 온

께 동역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런 간사회의

라인에서 하나님나라 운동을 확장하고자 한 블로그

요청에 학사들이 적극 참여하여 2010년부터 매년 여

(www.esivf.com), 매년 여름수련회 마지막 날에 열리

름수련회 때마다 20여 개의 학생들 관심 분야에 학사

는 동서울 한가족 큰모임, 학사 임원단 모임, 학사 지

들이 반차나 휴가를 써서 진로 멘토링을 해주기 위해

부대표 모임 등, 동서울IVF 학사운동은 활발하게 펼쳐

찾아오고 있습니다. 또한 기독교에 적대적인 캠퍼스

지고 있습니다.

환경 가운데서 고군분투하는 후배들을 격려하고자 여 름수련회 소망나누기에 200~300여 명의 학사들이 찾

긴 역사, 많은 인원, 그래서 공통분모에서부터 다시 시작된 운동

아와 예배하고 교제하며 후배들을 격려하고 하나 되 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2013년 여름수련회 마지막 날 밤, 멀리서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찾아온 학사

동서울IVF의 역사는 한국IVF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합

들을 향해 학생들이 별이 반짝이는 야외에서 풀벌레

니다. 그간 송인규, 권영석, 김재원, 주희재 등 IVF 운

의 반주 속에 축복하며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을 부

동에 영향을 끼친 많은 학사를 배출해왔습니다. 약 60

를 때, 모든 이가 눈물을 흘리며 함께 하나님을 찬양

여 년간 배출된 1,500명이 넘는, 세대도 다르고 지부

했습니다.

도 다른 학사들을 함께 묶어서 운동을 하기가 결코 쉬

또한 학사대표 모임은 처음에는 약간 어색한 분위기

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를 묶어주는 공통의 끈

였지만, 모임이 진행될수록 각자의 학사모임을 어떻

이 있으니, 바로 IVF후배들을 사랑하는 마음일 것입니

게 하면 활성화 시킬 수 있을지 서로 고민도 나누고 조

다. 그래서 2010년부터 학사대표 모임을 시작했습니

언도 얻고 아이디어도 나누는 동역의 장이 되기도 했

다. 한 학기에 한두 번씩 학사 대표들과 대표간사와 학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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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Christian Fellowship


원 그룹’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4,600여명의 IVF 학사, 학생들이 참여하여 진로 상담 및 원투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동서울학사회에서 직접 운영하 지는 않지만 한국 IVF 전체가 참여하는 학사운동으로 발전한, 동서울발 학사운동이라 자찬하고 있습니다.

학사대표 모임에서 동서울 학사 임원단을 선출하다 2년 간 학사대표 모임을 진행하다 보니, 전체 학사 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방회 차원의 학사운동이 있으 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동서울학 사회 임원단의 필요성도 자연스럽게 대두되었습니다. 2012년 봄 학사대표 모임에서 동서울학사회 임원단으 로 김용주 학사회장, 김정은 부회장, 이재섭 총무를 선 출하였습니다. 학사회 임원단 세 명과 대표간사와 학 사회간사까지, 총 다섯 명은 두세 달에 한 번씩 금요일 저녁에 만나 제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학사운동의 기대를 나누고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울을 넘어 수도권지역까지 넓게 흩어져 사는 학사들의 현 실 속에서, 한두 번하고 지치는 방식이 아닌 즐겁게 꾸 준히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나가자고 의견을 모았습 니다. 그리고 소수의 학사만 회관에 모이는 방식의 운 동보다는 학사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팟캐스트 방송으 로 송출하여, 전 세계 어디에 있든지 관심 있는 학사들 은 누구나 유익을 누리고 학사운동을 일으켜 나갈 수 있는 방식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학사 임원단의 결정이었죠. 이런 과정을 거쳐서 임원단은 <북잡담회 >를 시작하게 되었고, 또 <일상축제>같은 전체 학사를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2014 년 들어서는 <이슈너머> 세미나까지 시작하여 전문성 까지 겸비하게 되었습니다.

동서울을 넘어 한국 IVF와 복음주의권, 그리고, 세상속의 하나님나라 운동으로의 확장 학사-학생 간의 진로 멘토링 관계는 SNS를 이용하

동서울 IVF 블로그(www.esivf.com)는 흩어져있는 학사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하나님나라 운 동을 IVF 경계를 넘어서까지 확장하기 위해 동서울 이 사회에서 제안하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학생, 학사 필진 30여 명이 캠퍼스와 세상속의 하나님나라 이야기를 쓰고 있고, 그 내용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도 공유되고 있습니다. IVF에서 발행하는 6가지의 팟 케스트 방송을 모두 한 페이지에 모아서 손쉽게 원하 는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종범, 육근 웅, 정은정 학사가 주축이 되어 만들고 박지선 학사회 간사가 디렉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종 검색에서 IVF를 알리는 일을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지역과 직종, 관심영역으로 연결된 하나님나라의 네트워크를 꿈꾸며 학사운동은 지역을 초월합니다. 동서울 학사운동은 동서울 학사들이 일상선교사로 파송되어 살아가는 모 든 지역, 모든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 에 소개된 학사운동은 단지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 과합니다. 학사운동은 한 지방회의 경계도 초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동서울 학사들이 대구에서 살면서 하 나님나라 운동을 하고, 대구 학사들이 동서울 지역에 살면서 함께 학사운동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학사운동은 거주기반을 중심으로 하는 지 역 학사운동과, 비슷한 직종을 중심으로 연결된 직종 별 학사운동, 그리고 육아, 교육 등 관심영역 중심으로 연결된 학사운동들이 서로 거미줄처럼 네트워크가 되 어 이곳저곳에서 활발하게 일어나야 합니다. 동서울 학사운동도 그 거미줄의 하나로 연결되어 펼쳐지리라 소망합니다.

여 좀 더 쉽게 다가가고 또한 한국 IVF 전체로 확장해 가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이종범, 이 동훤, 박형철 학사가 주축이 되어 페이스북에서 ‘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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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리 이 음


소리이음

학사의, 학사에 의한, 학사를 위한 동서울학사회

흔한 학사들의 흔하지 않은 시도, 동서울 학사 팟캐스트 <북잡담회> 김윤정│한국외대08 진짜로 취미가 음악듣기인데 이력서에 쓰기에는 너무 평범해서 요즘 고민이 많은 취업준비생

#1. 북잡담회! 북잡담회는 모두의 짐작대로 북(Book)과 잡담의 합성어입니 다. 북잡담회 방송에는 대본이 따로 준비되지 않기 때문에 눈 깜짝할 사이에 이야기가 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된 것이 바로 책입니다. ‘아~ 그렇다면 인문학을 공부하는 모임 같 은 건가?’하고 고마운 오해를 하실 수 있지만, 사실 책은 그다지 이 방송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지 않습니다. 저를 포함한 패널들 은 책에 의존해서 말을 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방송이름이 ‘북 토론회’가 아니라 ‘북잡담회’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013년 3월 16일에 첫 녹음을 한 이후, 총 11회의 모임을 가졌습니다. 가볍게는 이성교제․소개팅․캠퍼스 이야 기, 조금은 진지한 교회․정치이야기, 그리고 학사들의 삶에 밀접한 직장생활과 돈 관리까지, 편식 없이 많은 주 제를 이야기했습니다. 가끔은 분야별 전문가를 모시고 이야기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북잡담회에는 게스트에 대한 특별한 제한이 없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언제든 게스트로 참여하실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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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Christian Fellowship


#2. 녹음과 패널 녹음은 한 달에 한번, 토요일 아침 일찍, IVF중앙회관 6층에서 주로 진행됩니다. 책상을 붙이고 패널들은 옹기 종기 모여 앉습니다. 녹음실도, 커다란 마이크도 없습니다. 단지 에어컨소리까지 통째로 녹음되는 성능 좋은 스 마트폰 하나가 있을 뿐이죠. 녹음이 끝나면 이 모임의 대표인 김용주 학사의 편집을 거쳐 비로소 ‘북잡담회 00 회’가 탄생합니다. 기본적인 패널은 총 6명입니다. 이 모임의 기획자이자 사회자인 김용주 학사대표, 동서울의 대표간사인 김성 우 간사님, 동서울 행정간사 박지선 간사 그리고 저를 포함해서 3명의 학사들이 참여합니다. 패널들은 각자 별 명을 사용하지만 사실 그다지 익명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게스트의 경우는 익명이 잘 보장되지만 패널들의 경우는 이미 신상이 다 밝혀져 있죠.

#3. 최근 이야기 5월 17일에는 <교회의 성(性), 장금해제?> 후기 방송을 하였습니다. 교회와 IVF에서의 성담론은 시대의 흐름 에 비해 여전히 ‘고지식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데, 이 방송은 그야말로 성담론을 새롭게 제시하는 방송이었습니 다. “결혼 전에는 무조건 안 된다”라는, 성에 대한 기존 기독교 성담론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들을 수 있는 시 간이었습니다. IVF에서 들을 수 없었던, 또는 알 수 없었던 성(性)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꼭 들어보시기 를! 절대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4. 누군가 먼저 첫 걸음을 떼길 북잡담회는 그저 학사들과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다, 학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과 용기로 만들 어진 모임입니다. 여기에 멤버로 참가하게 되었을 때 걱정이 많았습니다. 모든 것이 첫 시도였고, 그래서 더 겁 이 났습니다. 이러다 또 다른 학사모임처럼 흐지부지 되지는 않을까 약간의 체념도 있었고요. 하지만 놀랍게도 호응이 좋았고 이렇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1년 2개월 가까이 진행될 줄도 몰랐습니다. 지금도 곳곳에서 학사운동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을 겁니다. 북잡담회를 해보고 나니 아마도 학사운동 이라는 것은 그저 누군가 먼저 한 걸음 떼는 것만으로도 시작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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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이음

학사의, 학사에, 의한 학사를 위한 동서울학사회

동서울 학사회, <일상축제>와 <이슈너머>로 세미나판을 접수하다! 김용주│한양대95 동서울학사회에서 진행 중인 세미나를 취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동서울 지방회의 김용주 이사가 김용주 학사대표를 만나 세미나와 관련된 ‘썰’을 풀어 보았다. (참고로 두 사람은 동명일인으로, 동서울 지방회 대표간사의 회유와 협박으로 일인이역 정신 분열을 겪고 있음을 밝힌다.)

학사회 주관 첫 세미나, <일상 축제> 김용주 이사(이하 김이): 반갑습니다. 처음 봐서 그런지 서먹하네요. 김용주 대표(이하 김대): 어설프게 웃기려고 하지 말고 그냥 질문으 로 바로 가죠. 김이: 그게 좋겠죠?(ㅜㅜ) 학사회에서 세미나를 한다고 하니 신기했 습니다. 김대: 최근 개신교가 ‘개독교’ 취급을 받고 있고 그 연장선상에서 IVF캠퍼스 학생 수도 급감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이제 현실 적으로 학생 수보다 학사 수가 더 많잖아요. 그래서인지 뭔가 판을 깔아주면 뭐라도 할 것 같은 학사 선후배들이 주변에 많더라고요. 일단 뭐라도 해보자 생각했어요. 첫 시도로 세 미나를 한 것이죠. 지나가는 말로 학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로 세미나 한번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더 니, ‘추진력 대마왕’인 김성우 대표간사님이 척척 진행을 하시더군요. 김이: 그분이 원래 좀... 결국 우리도 그분에게 코가 꿴 거 아닙니까. 김대: (끄덕끄덕...) 김이: 세미나를 크게 하셨던데요, 부산의 <일상생활사역연구소>에서도 오셨고요. 김대: 네. 대표간사님이 제안을 하셨고 <일상사>도 흔쾌히 하겠다고 하셔서 사실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전혀 없 었습니다. 특히 저는 학사들을 위한 세미나는 교회와 신학, 기독교 세계관 등, 학부에서 혹은 교회에서 충분히 들어온 것과는 차별화된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보다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그런 화두가 ‘일상’ 이었는데 세미나와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사>, 지성근 소장님 이하 김종수, 정한신, 홍정환 연구원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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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기대보다 훨씬 좋았고요, 동서울 학사들, 이종

김대: 그게 말이죠. <북잡담회>라는 이름으로 팟캐스

범, 김미숙 학사님 강의도 삶의 나눔이 있어서 참 좋

트를 작년 초부터 시작해서 10회 정도를 했거든요. 저

았습니다.

는 하면서도 임원들이 매달 시간을 내서 나올 수 있을

김이: 지금 기획에 대해 자화자찬하시는 거?

까, 얼마나 하다가 그만둬야 할까 노심초사했었는데,

김대: 우회적으로 얘기했는데, 눈치 채신 거?ㅋㅋ 솔

의외로 임원들도 열심히 하고 즐거워하더라고요. 연말

직히 <일상사> 덕분에 세미나의 질이 많이 올라갔고

에 <IVF On Campus> 팟캐스트의 한해 통계를 봤는

요. 솔직히 세미나 자체보다는 동서울 학사들을 한 자

데, 저희 방송이 10위권 안에 4개가 있었고 1위도 저희

리에 모아 서로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

였어요. 황당했죠. 뭐, 기분도 좋았고요.

하고자 하는 게 원래의 취지였습니다. 학사들이 모이

김이: 지금 자랑하시는 거?

면 뭐라도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계속했거든요. 근

김대: 이제 막 대놓고 하는 거?ㅋㅋ 아무튼, 원래는 10

데 모임의 장이 없는 거예요. 사실 모임 자체가 없으면

회를 하고 잠시 쉴까 했는데 반응도 좋고 다들 열의가

다들 바빠서 시간 내기 힘들잖아요. 취업도 해야 하고,

있어서 방송은 하되 격월로 세미나를 진행해보자고

취업이 되면 초반에는 일도 많고, 결혼하면 하는 대로,

했죠. 작년에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인원동원과 준비과

아이가 생기면 생기는 대로 각자 시간내기가 어려운

정이 꽤 힘들었고, 꼭 오고 싶어 했는데 시간을 낼 수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흔쾌히 시간을 내서 올 만

없어서 아쉬워했던 학사들을 보면서, 세미나를 녹음해

한 모임이랄까요? 어떤 식으로든 모임의 형태를 만들

서 공유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벙커원라

어내는 게 학사회 임원들의 일이 아닌가 싶어요.

디오>나 <책다방>으로 좋은 강의 많이 듣거든요. 행사

김이: 아쉬웠던 점도 있었을 텐데요.

에 드는 비용과 노력은 줄이고 팟캐스트 공유를 목적

김대: 강의를 했던 김미숙 학사님 지적대로, 육아강의

으로 하는 소규모 세미나를 기획하게 되었죠.

를 여성에게만 시키는 것도 우리가 버려야 할 편견이

김이: <이슈너머>는 무슨 의미죠?

라는 생각을 했고요, 아울러 아이가 있는 자매 학사들

김대: 세미나 <이슈너머>는 졸업생들이 관심을 갖고

이 참석하기 어려운 시간대(주말 저녁)에 모임을 진행

있는 이슈들을 다루되, 그 너머(beyond)까지 짚을 수

한 점도 아쉬웠어요. 자매 학사들에 대한 배려가 더 필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정했어요. 좀 더 친근한 이름

요한 것 같고요. 간사님도 몇 분 스텝으로 참여했는데,

으로 <어깨너머>가 어떨까 생각했다가 조폭스러운(?)

간사님들도 한 축이 되어 학사-학생 간의 연결고리가

느낌이 들어서 접었다는 후문도...

형성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결국 학사회와

김이: 난 <어깨너머> 좋던데.^^ 세미나 일정 등은 다

캠퍼스가 긴밀하게 교제하는 것이 궁극적인 방향성이

른 글에서 더 자세히 알려주시겠죠?

아닐까 싶어요.

김대: 참, 지면을 빌려 행정 담당 박지선 간사님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네요. 이 분이 워낙 업무처리가 빨라 요. 아마 서부 개척시대에 태어났으면 주변 총잡이들

세미나를 팟캐스트로! <이슈너머>

다 죽었을 정도죠.ㅋㅋ 그 외에도 학사회를 알게 모르 게 섬기는 임원, 각 지부 대표님들 사, 사랑합니다.

김이: 올해부터 팟캐스트로 세미나도 시작했던데요.

김이: (아… 오글거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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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리 이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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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Christian Fellowship


6월 안테나 ● 중앙사무국 1. 6월 2일(월)에 정기 실행위원회가 6층세미나실에서 있습니 다. 여러 지방과 많은 학사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학 사회 의사소통구조에 관한 논의를 진행합니다. 2. 2015년에 있을 학사대회의 기획회의를 6월 4일(수)에 가집 니다. 의미 있는 대회를 만들고자 고심하는 기획팀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3. 학사회 사무실이 중앙회관 4층으로 이동했습니다. 찾아오 실 때 참고를 바랍니다.

● 60-70학사회 1. 6월 12일(목) 저녁 7시~9시 반 IVF 중앙회관 좋은땅에서 여름특강을 합니다. 강사는 유제필 학사(서강대75)로 JP컨설 팅 대표입니다. 특강주제는 “변화하는 시대의 리더십”입니 다. 참가비 1만원입니다. 관심 있는 후배 학사들도 참석 가능 합니다. 2. 제5회 6070학사회 여름수련회를 8월 22일(금)~23일(토) 광림세미나하우스에서 진행합니다.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YGM사역부 1. 이철민 간사님이 YGM사역부(수도권지역학사회) 대표간 사로 오시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사역을 위해 기도해주세 요. 2. 매주 화요일 저녁 7시30분 중앙회관 지하 좋은땅에서 LGM이 있습니다. <6월 모임 일정> 6월 3일 성경강해 - 이강일 간사 6월 10일 성경강해 - 이철민 간사 6월 17일 성경강해 - 이철민 간사 6월 24일 성경강해 - 이철민 간사 <7월 모임 안내>

7월 한달간 진로와 직장생활에 관한 주제로 특강, 워크샵, 성경강해가 진행됩니다. 3. 2014년 수도권지역학사회 여름수련회 일시: 2014년 8월 6일(수) ~ 9일(토) 장소: 필그림하우스(경기도 가평군) 주제: 하늘에 물든 우리, 오늘을 살다 주강사: 문태언 목사 (제자들 교회) 특강: 신응종 간사 (대구 학사회) 회비: 15~17만원 예상 등록페이지: http://goo.gl/fp6Vlc (선착순 80명 등록마감)

● 동서울 지방회 1. 동서울IVF 학사를 대상으로 팟캐스트와 세미나를 계속해 서 열고 있습니다. 학사들이 모이는데 힘쓰고 소망을 두고 나

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2. 동서울IVF 블로그를 오픈했습니다. (http://esivf.com) 학사 님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3. 6월 14일(토) 오후 2시 홍대 중앙회관 지하 좋은땅에서 수 도권지방의 학사회가 연합하여 일상생활사역연구소와 함께 < 일상축제 X-미션얼>을 진행합니다. 일상 속의 보냄 받은 선 교사로서의 삶으로 학사님들을 초대합니다. 참여 신청은 윤명 은 간사(북서울 지방회, nsgcf@ivf.or.kr)에게 해주세요.

● 북서울 지방회 1. 북소금(북서울의 소소한 금요일 모임)이 5월 23일 저녁부 터 격주간 진행됩니다. 우리에게 분노와 좌절감을 안겨주었던 사회의 모습들을 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 하고 함께 액션하기 위한 모임입니다. 자세한 주제와 일정은 북서울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 일상생활사역연구소와 수도권 연합 학사회가 함께하는 학 사세미나 <일상축제 미션얼X: 직장내 주되심>이 6월 14일( 토) 오후 2시 IVF중앙회관 좋은땅에서 열립니다. 회비는 1만 원 이며, http://bit.ly/1mNviIz에서 등록하실 수 있습니다. 3. 7월 4일(금) 고신대에서 소망나누기가 있습니다. 소망나누 기 버스, 학사의 밤 등은 추후 공지될 예정입니다.

● 경인 지방회 경인 학사모임<Kindle afresh>에 인천지역과 수도권에 거주하 는 모든 학사님들을 초대합니다. 5월 23일 <공동체>의 불을 다시 켜다 6월 20일 세상<이웃>의 불을 다시 켜다 7월 25일 세상<직장>의 불을 다시 켜다 8월 22일 세상<가정>의 불을 다시 켜다 일시: 매월 셋째 주 혹은 넷째 주 금요일 저녁 7시반 장소: 경인ivf 회관(070-8223-6192)

● 강원(춘천) 지방회 정기 학사모임 안내입니다. 함께하기 원하는 학사님은 아래 일정을 참고해 주세요. 춘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 순회 김아주(한림대05) 010-6381-1635 춘천_신입학사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 7시 / 순회 문예지(한림대08) 010-3903-4028 수원 매월 1회 토요일 저녁 / 수원 최경순(한림대94) 010-9536-0703 부천 매월 1회 토요일 저녁 / 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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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혜(한림대00) 010-9703-8815 평촌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 6시 / 평촌성심병원 김태준(한림대99) 010-5136-5877

● 강릉 지방회 1. 영동지역(강릉, 동해, 삼척) 학사모임이 매월 둘째 주 월요 일 저녁 7시 30분에 강릉IVF 회관에서 있습니다.

● 영남동부 지방회 1. 영남동부IVF 학사수련회 <관계를 바라보다>가 열립니다. 학사님들 모두 모여 함께 예배드림의 기쁨과 좋은 교제를 나 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시: 2014년 6월5일(목)저녁~6월7일(토) 장소: 울산시민교회 교육관4층 강사: 곤도유미(전 KGK 간사) 프로그램: 강의(하나님과의 관계/가족과의 관계/사랑하는 사람과의 관 계/세상과의 관계), 아웃팅(싱글/가족)

회장 이상걸(삼척대89) 010-9440-6224

2. 정기 학사모임 안내입니다.

총무 신승우(강릉89) 017-371-7383

울산 주부학사모임 격주 화요일 10시 30분 박경아 학사 010-6572-2176 포항 주부학사모임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경주 위덕삼성타운 최유정 학사 010-3450-3172 포항 싱글학사모임 격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2. 원주지역 학사모임이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에 있습니다. 회장 강호석(관동대85) 010-7346-7846 부회장 김남학(강릉대90) 010-9053-5017

3. 재경학사회 모임이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IVF 중앙회관 에서 있습니다. 회장 이상석(삼척대90) 010-3923-7273 부회장 김정기(강릉대91) 010-2359-7951

김정우 학사 010-9287-7411

● 충남 지방회 1. 충남IVF 학사예배가 있습니다. 일시: 매월 첫주 목요일 오후 7시 장소: 대학병원교회 문의: 김수환(학사회 대표) 010-9910-9180

2. 충남IVF 학사수련회가 있습니다. 학사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일시: 6월 5일(목)-7일(토) 강사: 이시종 간사님 장소: 태안 신두리수양관 문의: 편태장 010-2035-8071

● 전북 지방회 1. 학사큰모임이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전북IVF 사무실에서 있습니다. 2. 지난 5월 30일(금)~31일(토)에 학사엠티를 다녀왔습니다. 변산대명리조트에서 즐겁고 뜻 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 대구학사회 1. 대구 학사회 정기 소모임 안내입니다. 모임에 함께 하기 원 하는 학사님께선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대구교대 IEF모임 매주 월요일 조현진 010-3536-9814 사회복지팀 모임 매주 화요일 김희연 010-6295-0179 가정피움팀 모임 매주 화요일 정희돈 010-9775-4209 평지 모임 매주 월요일 신응종 010-4513-1391 예사모 모임 (예수님을 사랑하는 아내모임; 평지모임 멤버의 아내들 모임) 매주 목요일

2. 가정피움 무료공개강좌를 진행합니다.

● 광주전남 지방회 1. 신입생 모집으로 수고하는 후배들을 격려하고자 지부마다 방문하여 간식을 전달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 큰 기쁨이 되었 던 시간이었습니다. 2. 정기 학사모임이 매월 마지막 주 주일 저녁 6시 30분에 광 주IVF 사무실에서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3. 학사 기도회가 매월 둘째 주 주일 저녁 7시에 광주IVF 사무 실에서 있습니다. 세상속의 하나님 나라 운동을 위해 함께 기 도하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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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Christian Fellowship

일시: 2014년 6월 17일(화) 저녁 7시 30분~9시 30분 장소: 대구IVF 센터 강사: 정희돈 간사

3. inG school Build up class 2기 수료식이 열립니다. 일시: 2014년 5월 30일(금) 오후 7시 장소: 대구IVF 센터

4. 대구 지방회 온라인 소식지로 학사님과 소통하려 합니다. 스마트폰으로도 접속이 가능하오니 많은 관심과 방문 부탁 드립니다. 온라인소식지는 매달 셋째 주에 업데이트 됩니다. dg.ivfnews.org로 놀러오세요!


● 부산학사회

● 나음누리

1. 부산학사회 정기 소모임 안내입니다. 모임에 함께 참여하기 원하는 학사님들은 아래 모임 일정을 참고해주세요.

의료인 학사들이 지역별로 모이고 있습니다. 모임에 함께하기 원하는 의료인 학사님들은 아래 모임 일정을 참고해주세요.

TGIM(Thanks God It’s Monday) (1달에 2번 일상생활영성과 보냄 받은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모임) 진주점 류재한 010-8529-8216 창원점 정수정 010-3620-9495 서면점 송민규 010-6774-5079 센텀점 최진욱 010-9677-8613 대구점(주부모임) 정수미 010-7538-7757 E.M.포럼(복음주의목회자포럼) 매월 첫째 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해운대미래교회 문춘근 010-5504-5790 박순흠 010-8586-2535 마마클럽(주부학사모임) 매월 1회

·서울지역 평촌한림대병원 모임 격주 수요일 6시 / 이레미즈외과 정성구 010-635-2491 삼성병원 모임 매주 수요일 / 삼성서울병원 이은경 010-8892-8076 아산병원 모임 격주 수요일 / 서동대 학사 집

임지은 010-4143-4936

2. 봄 학사강좌 <특강 예레미야>를 엽니다. 참석하기 원하는 학사님들은 아래 일정을 참고해 주세요. 일시: 6월 5일(목)~6일(금) 장소: 대연성결교회 8층 강사: 김근주 교수 예상인원: 100명

3. 재경(수도권 거주) 학사모임에 참석하기 원하는 학사님들 은 아래 모임 안내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일시: 6월 14일(토) 오후 4~7시 장소: 생명의 빛 광성교회 강사: 문춘근 목사 예상인원: 30명 문의: 배광득 학사(부산91) 010-2591-0383

4. TCIM 거제점의 오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사님들의 많 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GLC 1. GLC가 새 단장을 합니다. 지난 7년 6개월 동안의 사역을 마무리하고 휴지기를 가질 예정입니다. 휴지기 동안 기획팀 을 구성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기 준비합니다. 새로운 GLC를 위해 기도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진행해왔던 <성경의 맥과 얼개>와 <에니어그램>은 계속 진행되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2. 그동안 GLC 소장 이철민 간사는 보직이 변경되어 학사사 역부의 YGM사역부 대표간사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교육운 영을 맡았던 김동민 간사는 5월부로 사역을 마무리했습니다. 새로운 사역으로 섬기게 될 이철민 간사와 사임 후 새로운 진 로를 찾아가는 김동민 간사를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인터넷카페 http://cafe.naver.com/ivfglc 페이스북페이지 IVF리더십센터 glc 교육신청 및 문의 070-8275-6360 glc@ivf.or.kr

민수정 010-8938-3417 대학로 모임 격주 금요일 / 정지영 학사 집 박현덕 010-8950-8903 서울대병원 모임 매월 둘째 주 금요일 / 서울대병원 장예림 010-8632-4597 ·강원지역 춘천·원주 모임 한 달에 한 번 / 원주 지역 학사 집 박인성 010-4148-0902 ·경기지역 (용인)수도통합병원 모임 매주 수요일 / 장소 미정 이은주 010-5075-0704 일동병원 모임 첫째 셋째 화요일 / 국군병원교회 허난설 010-3060-4046 ·영남지역 대구 모임 매주 금요일 / 배기헌 학사 집 최선미 010-6248-8708 부산 모임 매월 둘째 주 목요일 / 장소미정 최정빈 010-5165-9170 모임안내 및 문의 양미희 간사 010-4226-0396 인터넷카페 http://club.cyworld.com/ilgf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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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편집인의 글

눈부신 햇살이, 덧없이 흘러가는 조용한 일상이 서글픈 나날 입니다. 유난히 이 공간에 글을 쓰기가 힘겹습니다. 학사님의 하루는 안녕하신지요. 본래 준비했던 <소리정음>은 전혀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세 월호 참사 이후 내용을 기획하고 실제로 원고를 청탁하기도 했지만, 도저히 계획대로 진행할 수 없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소리]는 (수준 높은 수다로 꼬드기고 등 떠미는) 잡지입니다.

고심 끝에 참사 이후 남겨진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소리]의 볼륨을 높여주세요! 홀로 씨름하며 분투하는 동역자에게 “내가 너를 지지한다”고 외칠 것입니다. 후원금은 전액 [소리]의 제작

지 여러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비로 사용됩니다.

끊임없이 질문하게 되는 요즘, 이번호가 그 단초를 마련해주 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고민과 결정의 과정에 함께해주신 분 들과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감당해주신 모든 필자들께 감사 의 마음을 전합니다.

후원계좌 [우리] 1005-000-990258 / [국민] 760-01-0038-627 (예금주 (사)한국기독학생회) 2014년 3~4월 후원자 명단

날씨가 제법 더워졌습니다. 순식간에 달려온 시간을 돌아보 니 2014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남은 한해를 잘 정비해 기억에 머무는 것을 넘어 삶의 지속적인 변화가 일 궈지면 좋겠습니다.

강상선(*2) 국효숙(*2) 권도균(*2) 김선미(*2) 김재원(*2) 김종수-구한나(*2) 남은경(*2) 명관선(*2) 문성현 민은혜(*2) 박설혜(*2) 박창재(*2) 송인규(*2) 심 선영 여운성(*2) 오규덕(*2) 윤정범-지은실(*2) 윤창근(*2) 이상엽(*2) 이원경 (*2) 이은원 익명 임정하(*2) 전명환(*2) 전선애(*2) 정민경(*2) 정성구(*2) 정 재성 조창훈(*2) 차성원(*2) 최말숙(*2) 최수연(*2) 하현용-용지항(*2) 허성호 (*2) 황석주(*2) 강릉(*2) 경기남(*2) 경남(*2) 남서울(*2) 대구(*2) 대전(*2) 동서울 북서울 부 산 서서울(*2) 영남동부(*2) 원주(*2) 전북(*2) 춘천 충남(*2)

평안을 빕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월 후원하시는 분은 중앙지원부(070-8275-6303)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민혜경│편집인│sori@iv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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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Christian Fellowship

제32권 제3호 통권214호 발행일 2014년 6월 1일 발행처 (사)한국기독학생회 학사사역부 주소 (121-838)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56-10 (서교동) IVF 중앙회관 전화 070-8275-6313 팩스 02-333-7361 발행인 한기수 편집장 이시종 편집인 민혜경 김경아 편집위원 국효숙 김고운 김기인 김지은 윤창근 이상엽 조창훈 한병선 편집디자인 김아롬새미 문이선 그림 김아롬새미 손글씨 강대연 표지 이재웅 제작 김효영 인쇄 예원프린팅


땅에서 부르는 하늘의 노래

시편

최고의 성경학자 톰 라이트, 시편에 숨겨진 하나님 나라를 밝혀내다! “시편의 아름답고도 날카로운 노래들을 통해 우리 삶을 다시 생각하고, 우리 걸음을 다시 정돈하라고 초대한다.” “옛 이스라엘의 기도이자 찬양집인 시편이 한국 교회의 신앙적 세계관을 기초부터 뒤집어 놓을 수 있다는 톰 라이트의 선언은 결코 허세가 아니다.” 권연경(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 류호준(백석대 신학대학원장), 신한열(떼제 공동체 수사), 로완 윌리엄스(전 영국 성공회 캔터베리 대주교), 존 미첨“뉴스위크” ( 편집장) 추천!

톰 라이트 지음 | 백지윤 옮김 230면 | 12,000원

예수 혁명

미지근한 그리스도인을 위한 뜨거운 복음 담론

예수님 말씀대로 사는 삶, 그것은 혁명이다! 기성 세대와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두 복음주의 운동가의 대화를 통해 예수님의 말씀을 액면 그대로 실천함으로써 우리 삶에 실현될‘예수 혁명’ 의 의미와 실천 방향을 들어본다. 셰인 클레어본・토니 캠폴로 지음 안종희 옮김|336면|15,000원

박득훈(새맘교회 목사), 박총「내 ( 삶을 바꾼 한 구절」저자) 추천 www.ivp.co.kr


“내게 인생은 홀로 더듬더듬 찾아가야 하는 그 무엇이었다.”

상실의 이야기를 더 나은 이야기로 써 나가다

우리 시대 최고의 저자 도널드 밀러와 함께

아버지를 찾아, 아버지를 넘어 진짜 삶으로 들어가는 여정!

도널드 밀러 지음 | 이지혜 옮김 256면 | 12,000원

아버지는 중요한 존재다. 우리를 전적으로 긍정하고 인생길을 안내하며 지원해 주는 아버지가 없으면 인간은 말 그대로 넘어질 수밖에 없다. 솔직한 냉소와 유머, 깊은 통찰과 따뜻한 희망으로, 아버지 부재를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써 내려가다! “ 아버지의 부재는 오랜 시간 내 인생에 드리운 어두운 그늘이었다. 진작 이 책이 나왔다면 젊은 날 내 고민도 한결 가벼워졌을 것이다.” _송인수(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김재원(KBS 아나운서), 정선아(연극배우) 추천!

www.i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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