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7

Page 1

세계로 통하는 창

파리지성

parisjisung@noos.fr

www.parisjisung.com

SARL PARISJISUNG 63 rue gergovie 75014 Paris ISSN 1627-9249 Editeur : Jeong, Nack-Suck 광고문의/기사제보 01 4541 5317 / 06 0786 0536 No siret :494 517 394 00016

447호 / 2008년 10월 22일(수)

美비자 면제시대 1882년 (고종 19), 제물포(인천)에 서 조선과 미국이 국교와 통상을 목 적으로 '조미(朝美)통상수호조약'을 체결하였고, 그 다음해 1883년 9월, 11명의 對美사절단을 이끈 민영익 이 아서 美대통령을 만났다. 1945년 8월 15일, 미국이 제2차 세 계대전에서 일본을 격파하고 한국 을 해방시키면서, 한미관계가 본격 적으로 시작되었다. 1950년 발발 한 6 . 25 한국전쟁으로 한미 양국 은 3년 동안 함께 싸우면서 전우애 를 나누게 되었으며, 1954년 한미 동맹이 공식 발효되었고, 반세기가 넘는 동맹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한미동맹은 한국경제가 성장하고 민주주의를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 었다. '안보'를 위한 한미동맹은, 점 차적으로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고 공유하는 '가치'동맹으로 무게중심 이 옮겨지고 한국의 경제가 급속도 로 성장하면서 한미관계가 예민해 지고,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2008년 10월 17일 조지 부시 美대 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태 식 주미대사를 비롯, 7개국 대사 를 초청한 가운데 한국을 비롯하 여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 비아,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등 7개 국가가 신규 VWP 가입국이 됐 다고 밝혔으며, "한 달 정도가 지나 면 한국 등 7개국 국민이 비자 없 이 미국을 여행할 수 있을 것"이라 고 설명했다.

'약소국민의 설움'이 아닌가 자문 하게 되었다. 마침내 한국이 VWP 가입국이 되 었다. 이는 바야흐로 미국과 한국의 통상조약이 체결된 지 126년 만에, 그리고 한미의 본격적인 관계가 시 작되고 동맹한지 50년이 넘어서야 이루어졌다. 미비자 면제가 상당히 많이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그 동안 걸맞지 않은 대우를 받아왔던 우리의 자존심이 약간은 회복되는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입국 비자면제는 우선 여권이 반드시 '전자여권'이어야 하고, 관 광 또는 상용 목적이어야 하며, 체 류기간은 90일 이내, 그리고 반드 시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전자여행 허가(ESTA) 절차를 거쳐 입국 승 인을 받아야 한다. 전자여행 허가 는 국토안보부의 전자여행 허가 사 이트(esta.cbp.dhs.gov)에 접속해서 성명과 생년월일, 국적, 성별, 전화 번호, 여권번호 등 17가지 필수 정 보와 주소 등 선택항목 4가지를 입 력하는 것으로, 인터넷 사용이 익 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리 접수도 가능하다. 현재 영문으로 되어 있 는 ESTA 사이트는 한국어 지원을 추가하고 있는 중이다. 한번 허가 를 받으면 향후 2년 동안은 입국 허 가를 다시 받을 필요 없이 미국 방 문이 가능해 진다. 한국인 비자면제는 양국간 인적 교 류 증가와 한인 경제 활성화에 긍

정적 효과를 가져 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이미 여행객 증가에 따 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등 항공사들의 증편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에서 지난해 미국 비자를 새 로 받은 사람은 40만 명이었으 며, 하루 평균 2000건 정도이다. 미국 방문자 수도 연간 90만 명 으로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인이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 한없이 서서 기나긴 줄이 줄어들기를 하루 종일 기다려야 했다. 직원들이 불친절하다는 평 판은 20년간이나 바뀌지 않고, 41개 항목에 답변해야 하는 비 자 신청서는 인내력 테스트였다. 더욱이 9 . 11테러 뒤로는 전자지 문 의무화 등 비자 발급 절차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비자를 받는 과정에 한국인은 '동맹의 관계'가 아닌, 강대국을 방문하기 위한

그래도 마음이 썩 가볍지만은 않 다. '미국비자 면제시대'에 대한 일 말의 의구심 때문이다. 비자면제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한국인의 미 국 방문객이 연간 2배로 폭증할 것 이란 예상이 있으며, 그 중에는 철 지난 아메리칸 드림을 쫓는 불법체 류자와 밀입국 매춘여성이 상당히 끼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9일 열린 국정감사에 서, 뉴욕 및 뉴저지 일원에 거주하 는 한인 인구 가운데 약 25%가 불 법체류 신분으로 추정된다고 뉴욕 총영사관은 밝혔다. 요즈음 유럽 을 비롯한 모든 선진국가에서 불법 체류자를 社會惡으로 취급하는 경 향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제 겨 우 세워진 우리의 자존심이 불미스 러운 일로 다시금 추락되지 않도록 '美비자면제시대'에 따른 대책이 미 리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파리지성>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