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통하는 창
파리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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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호 / 2009년 9월 2일(수)
無限이 주는 설레임 지난 8월 25일은 갈릴레오 갈릴레이 (Galileo Galilei, 1564-1642)가 자신 이 만든 망원경을 공개(1609년) 한 지 꼭 400년이 되는 역사적인 날이 었습니다. 천제 망원경 발견 및 지동설, 또한 물 체운동에 대한 실험 등 이러한 혁혁 한 갈릴레이의 업적만큼 중요한 것 은, 그가 우리의 시선을 우주로 돌리 게 한 것에 있다고 봅니다. 땅 만을 바라보던 우리의 시선을 우주로 돌 리게 한 것은, 마치 네 발에서 두 발 로 직립하여 세상을 더욱 멀리 바라 볼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넓어진 시 각은 다른 맹수들과 비교하여 육체 적으로 약한 인간이지만, 만물의 영 장이 될 수 있도록 도운 것과 같다고 봅니다. 우주로 향하는 우리의 시선 은 과연 '광대함'과 '무한'이 무엇인지 를 사유하도록 합니다. 시각의 확장 은 세계관, 아니 우주관의 확장과 더 불어 우리의 마음과 정신의 확장을 가져옵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요? 갈릴레이가 전체 망원경을 공개한 400년 前의 그 날인 8월 25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KSLV-1)가 전남 고흥군 나로 우주센터에서 발 사되었습니다. 우리 한국인의 시선을 우주로 돌려 우주적 관점을 지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우주 대장정의 커 다란 첫 발자국이었습니다. 이날 발사된 나로호는 예정된 수순 을 거쳐 과학기술 위성을 지구 궤도 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륙 9분 후 고도 306km에서 분리되어야 할 상단 로켓이 342km에서 분리되었고,
정상적으로 분리된 줄 알았던 위성보 호 덮개의 한 쪽이 분리되지 않았다 는 추정이 나왔습니다. 로켓 발사에 는 성공했으나, 위성을 제 궤도에 진 입시키지 못해 '부분 성공, 부분 실 패' 혹은 '半만의 성공, 半의 실패'가 된 셈입니다. 역시 우주기술의 높은 벽, 후발 주자 로서의 한계 등, 우주 개발의 길이 멀 고 험함을 느낍니다. 이번 실패로 좌 절할 필요는 없으나, 이 실패를 겸허 하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다. 광대 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 우주라면, 부 족함을 알고 인정하게 하는 것도 바 로 이러한 우주적 관점이 주는 것입 니다. 이번 실패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평 가로 앞으로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이번 로켓 발사는 긍정적인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全 세계적으로 로켓 첫 발사 성공률은 25%를 조금 더 넘으며, 반세기가 넘 는 개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주 강 국들도 숱한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 었으며, 또한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주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이제 15년이 조금 넘는 경력의 국가 가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더욱이 우 리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발사 를 했으며, 우주로켓 기술 가운데 가 장 어렵다는 발사체 발사를 정상적 으로 수행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물 론 1992년부터 지금까지 11개의 인 공위성을 발사했지만, 모두 외국 우 주발사장에서 외국 발사체를 이용해 왔었습니다. 또한 나로호의 부품 가 운데 러시아에서 제공한 1단 로켓을 제외하고는, 2단 로켓, 연료통, 위성 본체 등은 모두 국내 기술로 제작되 었으며, 이를 위해 160여개 국내 기 업이 참여함으로 멋진 산학협동(産學 協同)을 이뤄내었습니다. 땅 위를 달 리는 자동차 부품이 2만여개가 넘는 데, 이번 발사체 하나에는 30만여 개 의 부품이 들어갔으며, 이 수많은 부 품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유기적으 로 연결되어 완벽하게 기능을 발휘해 야 발사에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과정을 통해 첨단 우주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한 것은 향후의
신규오픈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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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우주 대장정을 위한 튼튼한 기 반이 될 것입니다. 이번 나리호의 절반의 실패가 과학적 인 극복과 감성적 겸허함을 요구한 다면, 절반의 성공은 우리에게 용기 와 우주관을 선사합니다. 용기, 겸허, 그리고 과학적 극복은 우주 대장정의 여행을 위한 필수품입니다. 이번 나리호의 발사로 얻은 가장 소 중한 것은,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 의 시선이 점점 더 우주로 돌려진다 는 사실입니다. 현재 과학의 발전은 엄청나서 우주 망원경으로130억광 년 前 은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 다. 130년을 살지 못하는 인간이 억 배가 넘는130억년 전의 빛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설레임이자 환희입 니다. 이제 조금( ?) 만 더 멀리 바라 볼 수 있다면, 다시 말해서 7억광년 만 더 멀리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137억년前 발생했던 빅뱅의 비밀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우 주는 신비롭고 환상적이며 광대하고 아름답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이 러한 우주에 우리보다 더 일찍 시선 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다행 한 일입니다. 약 9개월 뒤인 내년 5월에는 이번 발 사체와 똑같은 나로호의 두 번째 시 험발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2018년에는 말 그대로 "순수"한 우리 국산품 로켓이 발사될 예정입니다. 내년의 발사 성공을 기원하며, 오늘 밤하늘에도 찬란하게 펼쳐질 우주의 광경과 무한(無限)이 주는 설레임과 기쁨을 놓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파리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