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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JISUNG - NO. 561 SARL PARISJISUNG 63 rue gergovie 75014 Paris ISSN 1627-9249 N o siret :494 517 394 00016 Editeur : Jeong, Nack-Suck 광고문의/기사제보 01 4541 5317 06 078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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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6일(수)

세계로 통하는 창

파리지성

희망으로 걸어나 올 수 있기를 일본 대지진과 해일의 참사는 미국 의 9.11 사태와 더불어 제 생애에 지 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큰 비극을 느 끼게 했습니다. 밀도 있는 보도 때문 인지 가까운 이웃나라이어서 그런지 이전에 있었던 많은 재난들보다도 훨 씬 안타까움이 심했습니다. 일본인들 의 특성이기도 하겠지만 그 엄청난 비극 앞에서도 격한 감정을 울부짖 음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슬픔을 자 기 안에 가두어 두고 몇 집 건너 일어 난 비극을 말하듯 하는 그들의 모습 을 보며 오히려 제가 하염없이 눈물 이 났습니다. 내 가족 내형제에게 피 해가 없어서 다행이기도 하지만 차라 리 누구를 붙들고라도 엉엉 울 수 있 으면 좀 답답한 마음이 가실까... 수백 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는 진도 5 내외의 지진을 동경에서 체험 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진으로 흔들 거리는 밤을 보내면서 정말 살 곳이 못 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 만 일본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 것을 그냥 좀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나무 가 흔들리는 정도로 생각할 만큼 지 진에 익숙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번에는 달랐던 것 같습니다. 많은 일 본인들이 자신의 생애에 처음 경험하 는 공포였다고 합니다. 그 공포는 놀 이동산의 롤러코스트를 잘 타는 사람 이라고 해서 비껴갈 수 있는 것이 아 닙니다. 지진을 경험한 사람들은 한 결 같이 말합니다. 원초적으로 파고 드는 공포는 죽음을 느끼게 합니다. 이번 지진 때문에 발생한 쓰나미는

3.11 일본대지진 시속 700Km 가 넘는 속도로 파도 를 실어 밀려들었다고 합니다. 그렇 게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방제 시스 템을 잘 갖춘 일본도 전혀 손을 쓸 수 있는 시간을 못 갖고 비극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해변에 있는 가옥들을 삼키고 산 같은 파도가 마치 검은 악마처럼 내륙으로 밀려드는 모습은 영화라도 그렇게 실감나게 촬영을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차동차를 타 고 도망해도 소용없고 배를 타고 있 어도 소용없었습니다. 그 힘이 얼마 나 대단한지 모든 것이 장난감처럼 넘어지고 쓸려갔습니다. 해변에 모레 성이 파도에 쓸려가는 것이나 해변 에서 떨어진 마을에 있는 집들이 쓰 나미에 쓸려가는 것이나 조금도 다 르지 않았습니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것 중에 하나가 재난의 시간에 나타 내는 일본인의 저력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큰 어려움과 고통에 부딪쳤

어도 자기를 우선하는 이기심이 표 출되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동일한 일을 만났다면 우리는 어떠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나는 어 떻게 했을까 하는 것도 생각해봅니 다. 일본 사람들처럼 질서를 지키고 기다리고 인내하고 자기감정을 절제 하면서 공동의 유익을 구할까... 솔직 히 그러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자동 차에 기름을 조금 넣기 위해서 기다 려도 슈퍼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서 기다려도 앞에 있는 사람이 다 사가 고 없어질지 몰라도 기다리며 또 기 다리는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기다 리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다 사 가지 않는 사람들, 이것이 일본의 저 력인 것 같습니다. 아우성 하며 자기 의 절실함을 호소하고 울부짖어도 누가 뭐라고 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모두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이해하고 기다리는 그들, 반드시 슬 픔을 딛고 일어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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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통화는 창

파리지성

매주 화요일 파리지성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가까우면 단숨에 달려가 조그만 도 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 만 그렇지 못해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일본이 아이티만큼 가난한 나라는 아니지만 지금 일본 은 돈의 문제를 떠나서 많은 나라들, 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 고통을 함께 나누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 각됩니다. 세계 각국에서 나설 것이고 한국에서 도 많은 기관들이 나설 것입니다. 한 국 정부에서도 흉내 내는 정도가 아 니라 일본이 놀랄 만큼 힘을 쓰면 좋 겠습니다. 정부든 민간이든 어떤 모 양으로든지 큰 재난을 만난 일본을 돕는 일에 마음을 보태는 일들에 참 여하는 것이 귀하다고 여겨집니다.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자녀들에게도 잘 설명해주고 어려서부터 타인의 고통에 마음을 함께 하도록 가르치 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집이 무너지고 교량 이 파괴되고 산업 시설이 망가진 재 산상의 피해가 난 것이 아니라 수많 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은 상실감이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 하는 것입 니다. 질병을 통해서 오랜 시간 죽음 을 준비해 온 것도 아니고 어느 날 한 순간에 사라진 가족을 받아드리는 것은 그렇게도 힘들다고 하는데... 많 은 사람들이 기도하고 있는 것을 압 니다. 저도 그들이 어떻게든 희망으 로 걸어 나올 수 있도록 제가 믿는 분 께 기도합니다. <김승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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