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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JISUNG - NO. 649

2013년 1월 23일(수)

SARL PARISJISUNG 63 rue gergovie 75014 Paris ISSN 1627-9249

세계로 통하는 창

N siret :494 517 394 00016 o

Editeur : Jeong, Nack-Suck 광고문의/기사제보 06 0786 0536

parisjisung@gmail.com

'친절'이 세상을 환하게 만든다. 얼마 전, 차를 몰고 유타 주를 여행하

한데 한국인들은(나도 한국 사람이

다가 한 작은 도시에 들려 저녁식사

지만) 대체로 친절하지가 않는 것 같

를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찾아간 곳

다. 내가 한국 나갔을 때, 길을 잘 몰

은 2층에 있는, 실내장식이 퍽 섬세

라 물으면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사

하게 보이는 작은 식당이었다. 한데

람 많지 않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

우리 내외를 맞아주는 한 웨이트리스

려가, 내가 나가려고 하면, 밖에 서있

의 말과 행동에서 나는 아주 깊은 인

던 사람들이 먼저 우르르 들어와 내

상을 받았다.

가 미처 나가지 못해 당황할 때도 있

그녀는 아주 상냥한 미소로 우리를

었다. 길가다가 어깨를 부딪치고도 '

맞아주며 아담한 테이블로 안내하고

미안하다'는 소리 한마디 없다. 아는

는, 먼저 자기 이름을 '소피(Sophie)

사람끼리는 피차 다정하고 친절하지

라고 소개하며 그 식당에 온 것을 진

만, 낯선 사람에게는 친절을 베풀지

심으로 환영한다는 인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 표정이나 말투에는 그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진정성'이 묻 어나는 태도가 보였다. 음식을 주문 받을 때, 대부분의 식당 에서는 종업원들이 선체로 함으로 손 님은 고개를 들어 쳐다보고 말해야 하고, 웨이트리스(혹은 웨이터)는 내 려다보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한데 그 소피라는 웨이트리스는, 무릎을 굽혀 낮은 자세로, 우리의 눈높이와 똑같 은 위치가 되어 그날의 '스페셜'등 메 뉴 등을 설명하며 아주 친절하게 '오 더'를 받는 것이었다. 식사를 다 마치고 우리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소피는 우리 내외를 엘리 베이터까지 친절하게 안내하고는, 스 위치를 눌러주었다. 기다리고 있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니 그제야 '잘 가라, 즐거운 여행이 되라'는 작별 인 사를 했다. 집 사람은 너무나 그 친절 에 감격하여 허깅을 하며 어깨를 두 드려 주었다. 나는 아주 흐뭇한 마음 을 안고 그곳을 떠났는데, 그날 저녁 계속 기분이 아주 유쾌하였다. (떠날 때 나는 물론 그 웨이트리스에게 좀 많은 팁을 주었다.) 텍사스에 살 때 일이다. 어느 시골 도 시에 갔다가 밤에 길을 잃은 적이 있 었다. 동서남북도 분간이 안 되어 아 주 난감하였다. GPS도 없었고, 또 주 위에는 가게나 지나가는 사람도 없 어서 물어볼 데도 없었다. '픽업트럭' 이 하나 오기에 손을 들었더니 차가 서면서, 카우보이모자를 눌러 쓴 백 인이 얼굴을 내밀며 큰소리로 '뭘 도

와드릴까요?' 한다. "35E 프리웨이 를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 '카우보이' 운전자는 아 주 유쾌한 텍사스 억양으로 "내가 안 내할 테니 나를 따라오라."고 하면서 한 손을 앞으로 힘차게 내뻗었다. 나 는 '땡큐!' 소리치고는 그 '픽업'의 뒤 를 따라갔다. 한참 후에 프리웨이 진 입로가 나타나자 그 카우보이 운전자 는 손을 들어 프리웨이 쪽으로 가라 고 손짓하고는, 오던 길을 되돌려 어 둠속으로 사라졌다. 그때 나는, 아직도 미국에는 자기의 시간 등을 희생하며 남에게 '친절'을 베푸는 '선한 사마리아 인'(Good Samaritan)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며 감사하였다.

않는다. 오히려 경계하는 것 같다. '친절'이란 무엇인가? 영어사전에 는, 우호적인(friendly), 관대한 (generous), 공손한 (hospitable), 따 뜻한 마음(warm hearted), 동정심 (sympathy), 도움을 주는(helpful), 등의 말과 태도라고 되어 있다. 한데 어떤 한국말 사전에서는 간단히 '다 른 사람에게 대하는 마음과 태도가 정답고 상냥함'으로 되어있다. '마음 가짐'이 중요하다. 한국의 백화점 안 내원들은 그 태도가 퍽 친절하다. 하 나 그것은 이른바 '고객접점'(MOT) 을 위한 '교육받은' 기계적 친절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 된 친절만 이 다른 사람에게 감동과 기쁨을 선 사할 수 있다. 그래서 탈무드에는 '인 간관계에서는 똑똑함보다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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