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veller] 특집 싱가포르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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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한 도시 싱가포르의 재발견 싱가포르는 작다. 나라가 서울만 하다. 즐길 거리가 한정되어 있다고 어떤 이들은 단정한다. 작아서 변화가 빠르다. 새것에 호기심이 많다. 1년 내내 새 건물이 올라가고 전 세계 보부상들이 싱가포르에 모여 판을 벌인다. 옛것을 지키며 그 사이사이 새로운 문화를 심어놓는 싱가포르의 ‘올드&뉴’ 재발견기. 에디터 류진, 김윤정 포토그래퍼 전재호, 이진호 취재 협조 싱가포르관광청 www.yoursingapore.com 하나투어 www.hanatour.com 스쿠트항공 www.flyscoot.com 이비스호텔 www.ibisho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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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여행자가 꿈꾸는 ‘어느 멋진 날One fine day’의 시나리오가 실현되는 곳이다. 취향, 필요가 제각각이어도 우리가 원하는 답이 모두 준비되어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서 바라본 마리나 베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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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토사 코브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부촌이다. 일요일 오후, 강아지와 산책하는 로컬의 여유로운 한때. 싱가포르 국립박물관의 로비.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

카통 지역 이스트 코스트 로드에 위치한 카페 래빗 캐럿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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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의 클럽 스트리트. 퇴근 시간대가 되면 칵테일 한 잔 걸치러 온 금융맨들로 붐빈다.

하지 레인의 랜드 마크인 거대한 그래피티.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슈퍼트리. May 2014 the travell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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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하루를 열흘처럼 보냈다. 그런데도 싱가포르가 잘 안 보였다. 초행인 탓 일까? 공부는 많이 했다. 뿌리부터 국제도시. 1819년 영국의 토머스 스탬퍼드 래플스 Thomas Stamford Raffles가 동인도회사의 교역소로 만든 후 전 세계적인 항구도시 가 됨.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유럽과 중동 등 사방에서 이주민이 몰려오 면서 오늘날 ‘멜팅 포트melting pot’의 정체성을 완성함. 마침 주위에 다녀온 이들도 많 다. 소회를 물었다. 모든 대답이 다음의 서술어로 끝났다. ‘맛있다, 편하다, 깨끗하다, 안 전하다, 세련됐다, 비싸다.’ 더 없을까? 식민사와 독립사가 뒤엉킨 역사, 그 안에서 터전을 잡은 다민족들이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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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낸 전에 없던 문화 같은 것. 변화 속도가 그 어떤 곳보다 빠른 이 나라의 최근황도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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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했다. 누군가 싱가포르의 ‘정체성’이나 ‘최신’을 물을 때 근사한 답을 내놓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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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전, 키워드를 먼저 뽑았다. 싱가포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희, 미식과 나이트 라 이프를 먼저 골랐다. 새로운 탐험도 해보고 싶었다. 싱가포르 여행의 주제로 생소한 이 슈엔 뭐가 있을까? 누군가 요즘 싱가포르에 아트 페어가 활발히 열린다고 귀띔했다. ‘싱가포르 예술 여행’은 함량 있는, 흥미를 가질 만한 주제다. 변화의 급물살 위에 있는 가장 최근의 이슈이기 때문이다. 경제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달려온 싱가포르 정 부는 향후의 성장 동력을 예술과 문화에 두고 있다. 지난 2010년에 설립한 예술문화전 략보고기구 ACSR(Arts & Culture Strategic Review)는 2025년까지 싱가포르를 르네 상스 시대의 피렌체나 뉴욕, 파리, 런던과 같은 문화 예술 선진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 를 세우고 곳곳에서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을 하고 있다. 1970년대까지 군인들의 캠프 지역이었던 길먼 바락스Gillman Barracks와 프리포트Free Port 창고 지역에 전 세계 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갤러리들을 유치한 것은 프로젝트의 첫 성과. 거기에 스위스 ‘아트 바젤’의 디렉터를 영입해 시작한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동남아시아 현대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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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현재를 조명한 ‘싱가포르 비엔날레’ 등의 국제적인 행사까지, 근래의 움직임들이 이 도시의 아트 신에 불러온 변화-싱가포르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술 전시를 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을 만큼 미술 시장이 열악했다-를 살피고 돌아왔다. 조용한 변화는 로컬들이 주도한다. 오차드 로드Orchard Rd.와 뎀시 힐Dempsey Hill, 홀랜드 빌리지Holland Village 등으로 대표되던 싱가포리언들의 놀이터 지형도가 바뀌 고 있다. 티옹바루Tiong Bahru는 요즘 싱가포르에서 가장 힙한 동네. 2011년, 독립 서 점 북스 액추얼리Books Actually와 싱가포르의 유명한 스페셜티 카페 40 핸즈 커피40 Hands Coffee가 문을 열면서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1년 후 프랑스의 스타 셰프 공트랑 슈리에가 이끄는 티옹바루 베이커리Tiong Bahru Bakery가 문을 열면서 차이나타운 안의 이 작은 디스트릭트는 뉴욕의 브루클린 못지않은 세련된 로컬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로컬조차 잘 모르는, ‘이 제 막 뜨기 시작한 동네’도 찾았다. 부기스Bugis 인근, 잘란 바자르 스타디움Jalan Basar Stadium에 면한 라벤더 스트리트Lavender St.다. 공업사, 물류 창고, 백패커들이 묵는 허름한 호스텔이 가득한 이 거리를 젊은 로컬과 예술가들의 새 놀이터로 만든 건 카페 4 1 싱가포르에서 가장 좁은 골목길 하지 레인에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준 높은 로스팅과 브루잉을 선보이는 신진 카페들이 스무 곳 이상 들어서 있다.

2 리틀 인디아의 아케이드.

‘자연’이야말로 싱가포르에서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키워드다. 무려 100만 평 부지 위

컬러풀한 그래피티가 간판을 대신한다.

에 들어선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는 차치하더라도 북부의 원시림

3 싱가포르 골목의 매력은 갑자기 나타나는 이국적인 풍경에 있다. 4 마리나 베이의 공원. 자전거를 타거나 연을 날리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5 차이나타운, 시선을 사로잡는

조용한 변화는 로컬들이 주도한다. 오차드 로드와 뎀시힐, 홀랜드 빌리지 등으로 대표되던 싱가포리언들의 놀이터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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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맹그로브 정글, 산호초가 있는 낙도, 야생이 살아 있는 습지가 싱가포르에 존재한다 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누군가 “싱가포르스러운 건 뭐야?”하고 물었을 때 그 많은 이미지를 관통할 적절한 한 단어는 지금도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확신하는 건 싱가포르는 여행자가 꿈꾸는 ‘어느

벽화.

멋진 날One fine day’의 시나리오가 모두 실현되는 곳이라는 사실. 먹는 걸 좋아하는

6 센토사 코브, 일요일 오전

사람, 쇼핑을 즐기는 사람, 숲을 걷고 싶은 사람, 바다에서 놀고 싶은 사람… 취향, 필요

브런치를 즐기는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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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셍 홧 하드웨어Chye Seng Huat Hardware’. 이 곳을 필두로 라벤더 스트리트엔 수

7 아랍 스트리트의 한 이슬람 전문 서점.

가 제각각이어도 우리가 원하는 답이 다 준비되어 있다. 여기 <더 트래블러>가 듣고 보 고 경험한 25가지의 힌트를 재료 삼아 당신만의 여행 계획을 짜보길. May 2014 the travell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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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미리 보기

싱가포르에서 만나는 4가지 최신 트렌드

본격적으로 싱가포르 여행을 떠나기 전 알아두어야 할 기본 정보.

1 Art & Culture 아티스트와 힙스터가 모이는 동네, 티옹바루 요즘 싱가포르에서 가장 ‘힙’한 동네. 2011년 싱가포르의 오래된 아파트 단지가 있던 평범한 주거 지역에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 40 핸즈 커피 40Hands Coffee와 독립 서점 북스 액추얼리Books Actually가 들어서면서 소설가와 디자이너, 아티스트들이 티옹바루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거기다 2012년 프랑스의 스타 셰프 공트랑 슈리에가 이끄는 티옹바루 베이커리가 오픈하면서 이 동네를 알리는 데 이바지했다. 용 시악 스트리트Yong Siak St.와 응 훈 숍과 커피 하우스, 트렌디한 바가 늘어서 있다.

3 Night life 비밀스러운 바로의 초대, 보트 키

Getting there MRT EW17 티옹바루 역 하차 후 A 출구로 나와 도보 8분

몰래 운영되던 술집이다. 주차장에서 벨을

스트리트Eng Hoon St.를 따라 아기자기한 디자인

스피키지 바speakeasy bar는 금주령 시대에 울리고 기다리면 문틈으로 확인한 뒤 들여보내는 식이었다. 싱가포르 리버가 흐르는 보트 키Boat Quay 지역에도 입소문으로만 전해지는 스피키지 바가 있다. 더 스피피 대퍼The Spiffy Dapper가 그 곳. 화려한 셰이킹과 불 쇼는 없지만 친구처럼

리버 사파리

반겨주는 수다쟁이 주인과 맛있는 칵테일이 있다. 후끈한 바와 클럽이 있는 클라크 키Clark Quay, 세련된 인테리어의 레스토랑이 줄 선 로버트슨 키Robertson Quay가 부담스럽다면 보트 키로 향할 것을 추천한다. Getting there MRT 클라크 역에서 하차 후 E 출구로 나와 도보 4분

LOCATION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해에

TAX 고급 레스토랑에서 ‘세금 별도’라고 표기되어 있는 경우

둘러싸인 도시 국가다. 전체 면적이 약 710제곱킬로미터로

음식값에 봉사료 10퍼센트, 부가세 7퍼센트가 붙는다. 단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작은 나라다.

레스토랑에서 팁을 주는 문화가 아니므로 따로 언급이 없는

라벤더 스트리트

경우 팁은 주지 않아도 된다. 외국인의 경우 창이 공항에서 HISTORY 1819년 1월 영국의 토머스 스탬퍼드 래플스가 싱가포르를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는데 이때는 하나의 매장에서 1백

동인도회사의 교역소로 만든 이후, 작은 바닷가 마을은

첨부해야 한다.

싱가포르 달러 이상 구매하고 매장에서 작성한 양식을

세계적인 항구가 됐다. 중국, 남아시아, 인도네시아, 말레이 VISA 한국인이 여행을 목적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할 때 비자 없이

반도, 중동의 상인들을 끌어들였고 싱가포르 드림을 꿈꾸며 이주한 사람들이 정착하면서 그들의 고유한 문화와 언어,

보트 키

2 Coffee & Dining 간판 없는 카페의 천국, 라벤더 스트리트

PRICE 싱가포르 달러 표시는 SGD 또는 S$. 동전은 싱가포르

90일 동안 머물 수 있다.

LANGUAGE 싱가포르 인구는 약 500만 명이며 중국계 74.2퍼센트,

센트SC. 1싱가포르 달러는 약 8백30원(2014년 4월 기준). 환율이 수시로 바뀌는 탓에 일반적으로 1싱가포르 달러를

HOW TO GO 싱가포르까지는 여러 항공에서 직항 노선을 가지고 있다.

싱가포르의 원주민인 말레이계 13.4퍼센트, 인도계

9백원 정도로 환산해서 계산하면 편리하다.

싱가포르항공의 경우만 해도 하루에 여러 편이 운행하므로

팬시한 카페가 공존하는 묘한 풍경이 펼쳐진다.

원하는 시간대의 항공편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 직항 기준

2년 전만 해도 한 손으로 꼽을 수 있던 카페가

6시간 소요. 또 스쿠트항공은 저렴한 가격에 항공편을

지금은 20여 개 가까이 늘어나 ‘제2의 티옹바루’로

제공하고 있다. 인천-타이베이-싱가포르 노선을 운항

불리고 있다. 조용한 동네에 변화를 불러일으킨

중이며 아침에 도착해 바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는 스케줄이

건 카페 체 셍 홧 하드웨어. 5년 전 공업용 기계를

장점이다. WEB www.flyscoot.com

팔던 가게를 카페로 변신시켜 직접 로스팅한

문장 끝에 ‘하네요.’란 의미의 중국어 ‘라(∼lah)’를 붙인다.

TRANSPORTATION 싱가포르에서 가장 편리하고 효율적인 교통수단은 MRT다.

예를 들면 ‘I am sorry’는 싱글리시로 ‘Sorry lah’.

우리나라로 치면 지하철이며 4개의 주요 노선과 3개의

PLUG 220~240볼트. 3핀 플러그 방식 멀티어댑터가 필요하다.

관습, 축제까지 함께 들어와 국제도시가 되었다.

9.2퍼센트, 기타 민족 3.2퍼센트로 구성되어 있다. 싱가포르 헌법에 명시된 4가지 공식 언어는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이며 영어를 공식 언어로는 사용한다. 다민족이 함께

TIME DEFFERENCE 한국 시간보다 1시간 느리다.

있다보니 새로운 언어도 탄생했다. 영어와 중국어를 혼합한 싱가포르식 영어 싱글리시singlish를 도처에서 들을 수 있다.

LRT 노선이 운행 중이다. MRT 내에서 음식물을 먹을 경우 CLIMATE 1년 내내 습도와 기온이 높은 아열대성 기후로 평균 기온은

50싱가포르 달러, 인화성 물질 소지 시 5백 싱가포르 달러의

섭씨 24~32도. 6월에서 8월 사이가 가장 덥다. 11월에서

호텔이나 대형 쇼핑몰 앞 택시 정류소를 찾아야 한다. 지정된

MORE INFO 싱가포르 여행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싱가포르관광청

1월은 우기로 스콜이 빈번하다. 여행에 지장을 줄 정도의

장소 외에는 잘 서지 않는다. 택시의 기본요금과 미터 요금은

웹사이트에서 얻을 수 있다.

강우량은 아니다.

비슷하지만 시간과 장소별로 할증료가 붙는다.

WEB www.yoursingapo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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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을 지불해야 하니 염두에 둘 것. 또 택시를 탈 때는

커피 애호가라면 잘란 바자르 스타디움Jalan Basar Stadium에 면한 라벤더 스트리트를 찾아갈 것. 공업사와 값싼 호스텔 사이사이에

티옹바루

4 Nature 도시 속 야생, 리버 사파리 싱가포르에는 100년 이상 된 가로수가 많다. 나무 한 그루도 함부로 벨 수 없도록 국가가 관리하기 때문. 싱가포르의 도시 안에서 자연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이유다. ‘정원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많은 정원, 공원, 도심에서 가까운 해변, 자연보호구역이 탄생했다. 비교적 최근에 오픈한 리버 사파리 또한 도심에서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동물원이다. 싱가포르 북부 야생 숲 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미시시피 강, 메콩 강, 양쯔 강 등 세계 7대 주요 강의 생태계를 재현하며 5000여 마리의 수생 동물을 품고 있다. Getting there MRT NS9 우드랜즈Woodlands 역에서 하차 후 A 출구로 나와 도보 53분(택시 9분)

커피를 판매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체 셍 홧 하드웨어라는 이름도 이전 가게의 흔적이다. 여전히 건물 외관이나 간판도 전혀 손대지 않고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라벤더 스트리트로 카페 투어를 떠나보자. Getting there MRT NE8 파레파크Farrer Park 역에서 하차 후 H 출구로 나와 도보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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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창, 싱가포르 미식의 최전방 차이나타운 끝자락 오래된 3층 건물에 지금 싱가포르에서 가장 주목받는 파인다이닝이 있다. 셰프 앙드레 창Andre Chaing이 제 집처럼 손님을 맞아주는 레스토랑 앙드레Restaurant Andre다. 올해도 그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2014’ 순위에서 6위를 차지해 싱가포르 레스토랑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어떻게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나? 타이완에서 태어났고 13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2년간 중국 요리를 배웠다. 어머니 역시 요리사인데 당시 일본에서 중식당을 운영하셨다. 17세에 프랑스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프렌치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연고도 없는 싱가포르에 와서 정착한 계기는 무엇인가? 30세 생일이 되었을 때 무언가 변화가 필요했다. 그 전에 래플스 호텔에서 게스트 셰프로 초대를 받아 여러 번 싱가포르를 방문한 경험이 있던 터라 스위소텔 더 스탬퍼드의 레스토랑 잔Jaan의 총괄 셰프로 옮겨왔다. 차이나타운의 아주 오래된 집을 레스토랑으로 꾸몄다. 유럽에 있는 레스토랑처럼 한 건물을 통째 가정집처럼 사용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찾아다녔다. 2010년, 100년 가까이 된 건물에 드디어 레스토랑 앙드레를 오픈했다. 손님들이 이곳에 방문할 때 친구 집에 놀러 오는 것처럼 편안하게 느꼈으면 좋겠다. 사람들을 초대하고 요리하고 대접하는 것이 즐겁다. 이곳에서 오면 언제라도 나와 아내를 만날 수 있다. 어떤 요리를 대접하나? 프렌치 누벨 퀴진. 남프랑스에 9년이나 머물렀기 때문에 지중해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정해진 메뉴 없이 그날의 재료에 따라 매일 달라진다. 손님이 극장에 방문하는 것과 같다. 영화의 줄거리를 미리 다 알고 가는 관객은 없지 않는가? 레스토랑을 방문할 때마다 다른 장르의 요리를 맛볼 수 있을 거다. 어떤 날은 로맨스고, 어떤 날은 액션이다. 모든 요리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8가지 요소, 퓨어Pure, 솔트Salt, 아티장Artisan, 사우스South, 텍스처Texture, 유니크Unique, 메모리Memory, 테루아 Terroir와 맞닿아 있다. 오늘의 요리는 어떤 장르인가? 호러? 하하. 농담이다. 요즘은 봄이 막 시작하는 시점이다. 이른 봄의 채소와 꽃, 지금 수확하는 재료를 이용해 요리했다. 색이 다채롭다. 싱가포르에 사계절이 있었던가? 재료는 타이완에 있는 자체 농장에서 공수한다. 아주 작은 뿌리채소가 자라길 기다리고 있다. 마이크로 당근과 마이크로 양배추 같은 것. 정원을 연상시키는 플레이팅이 인상적이다. 자연을 좋아하고 존중한다. 모든 재료는 각자가 가진 고유의 성질이 있으므로 사람이 그걸 온전히 제 맘대로 할 순 없다. 조각할 때 나무의 결대로 조각을 해야 하는 것처럼, 재료 자체의 질감과 아름다움이 살아 있도록 조리한다. 절대 직육면체로 깍둑썰기 하거나 억지로 재단하지 않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레스토랑 앙드레의 첫 번째 손님은 싱가포르의 첫 번째 수상이었던 리콴유다. 오픈

We Make Singapore 싱가포르의 ‘지금’을 만드는 사람들 싱가포르엔 유독 ‘세계 최고’ 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이 많다.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이 나라로 몰려오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주목받는 셰프 앙드레, 영국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 출신의 DJ 탱, 싱가포르의 서브컬처를 부흥시킨 케니 렉, MAD의 관장 자스민 테이를 만났다.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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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의 비서가 전화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리콴유가 변호사였던 시절, 지금 레스토랑 앙드레가 들어선 건물에 위치한 로펌 사무실에서 일했던 것이다. 이 에피소드가 오래된 건물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줬다. 싱가포르의 다이닝 신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 레스토랑 앙드레를 처음 오픈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고급 레스토랑은 호텔에 속해 있었다. 지난 5년간 사람들은 레스토랑 앙드레의 생존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고 지금은 작지만 개성 있고 독립적인 레스토랑을 내는 게 다이닝 신의 트렌드가 되었다. 싱가포르에 필요한 것은 바로 그거다. 싱가포르에만 있고 다른 곳에선 찾을 수 없는 특별한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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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렉, 싱가포르 서브컬처를 찾아서

재스민 테이, 싱가포르 예술이 나아갈 길

케니 렉Kenny Leck은 티옹바루에 위치한 독립 서점 북스 액추얼리의 주인이다. 1930년대

4년 전, 스위스 ‘아트 바젤’의 디렉터 로렌조 루돌프는

아파트의 보존 구역에 싱가포르 로컬 작가, 디자이너, 아티스트들이 모여들게 된 건 북스

싱가포르로 날아와 ‘아트 스테이지Art Stage’를 창립했다.

액추얼리와 케니의 소행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2025년까지 싱가포르를 예술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움직임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대형 서점도 사라져가는 마당에 싱가포르에서 독립 서점을 만나니 무척 반갑다. 언제부터

MADMuseum of Art & Design(이하 MAD)의 관장 재스민

북스 액추얼리를 운영하기 시작했나? 2005년에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온라인으로만

테이Jasmine Tay는 싱가포르 예술의 미래를 준비해왔다.

판매했고 텔록 에이어 스트리트Telok Ayer St., 앙 시앙 스트리트Ann Siang St., 클럽 스트리트Club St.를 거쳐 용 시악 스트리트Yong Siak St.에 정착했다.

미술관이 백화점 안의 상점 같다. 두 살 아이부터 여든 살

티옹바루로 이사한 이유는? 2011년에 이사 왔을 땐 조용하고 운치 있는 동네였다. 당시엔

노인까지, 누구나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미술관을 만들고

1930년대에 지은 아파트와 40 핸즈 커피40 Hands Coffee라는 커피숍만 존재했다.

싶었다. 오차드 로드는 싱가포르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2~3년 사이에 많은 카페와 이웃이 생겼다.

운집하는 지역이다. 만다린 갤러리라는 쇼핑몰에 들어왔다가

어떤 종류의 책을 판매하나? 소설과 문학에 주력하고 있지만 시, 역사, 여행, 에세이 등

물건을 사듯, 혹은 구경만 하고 그냥 나가듯, 가볍게 들를 수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판매한다. 싱가포르 작가의 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

있는 공간을 꾸미고자 했다. MAD에 문과 문턱을 따로 만들지

자신한다. 사람들이 비소설만큼 소설을 많이 읽길 소망한다.

않은 이유다.

북스 액추얼리에서 작은 출판사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매스 페이퍼 프레스Math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했는가? 1993년부터 재스민 파인

Paper Press라는 이름의 출판사다. 10~15 작품 정도가 실린 작은 시집, 3만 자 이하의

아트Jasmine Fine Art 화랑을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짧은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집을 주로 만든다. 신진 작가들에게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를 베이스로 활동하는데 작품을

용기를 주고 유명 작가들이 공백기에 쓴 짧은 글을 세상에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거래하면서 예술 분야에 대한 싱가포르의 저변이 좁다는 걸

다음에 출판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 타블로이드판 사진집을 제작하고 있다. 이미 이란,

알게 됐다. 국민 소득이 5만 달러인 경제 강국인데도 상업

베이징, 홍콩을 주제로 사진집을 출간했다. 더 좁은 단위, 특정 골목을 주제로 사진집을

갤러리가 거의 없거든. 게다가 미술관은 부자들이나 가는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잘 팔릴진 모르겠지만.

곳이라는 편견을 가진 이가 대부분이다. 그 벽을 없애고

싱가포르의 로컬 작가와 디자이너를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하나? 우선 북스 액추얼리로

싶었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 2009년 이곳 만다린

오라. 또 로컬 디자이너의 패션 아이템은 하지 래인Haji Lane에 모여 있다. 시아

갤러리에 첫 문을 열었다.

스트리트Seah St.에 있는 수퍼마마Supermama에서는 로컬 디자이너의 디자인 소품을

지난 5년간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 처음엔 호기심에 일단

만날 수 있다.

들어온다. 둘러보고 그냥 나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런데 반드시 다시 온다. 쇼핑 나온 김에 새로운 전시를 살피거나, 예술가가 만든 매력적인 물건들을 사가는 이들이 많다. 다른 지역에도 MAD가 있나? 5월에 새로운 거처로 자리를 옮긴다. 오차드 로드에 위치한 단독 공간이다. 그 공간에선 어떤 변화 예정되어 있나? 카페와 정원, 아이들이 미술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 아트&디자인 숍, 시가 바, 위스키 바 등 예술을 좀 더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아직도 싱가포르 사람들은 예술에 관심이 거의 없다.

DJ 탱, 싱가포르의 나이트 라이프를 놓치면 안 되는 이유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DJ들의 각축장이다. 리버사이드에 포진한 인기 클럽의 캐스팅 보드만 봐도 라인업이 화려하다. 그중 한 명, 클럽 ‘버터 팩토리’의 레지던스 DJ 탱Tang을

이민자들이 많고, 대부분 먹고사는 일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술관 안에 시가 바를 만들고, 그 공간에 그림을 걸어두고, 사람들이 시가를 피우면서 자연스럽게 예술 작품을

만났다.

감상할 수 있도록 하려는 거다.

싱가포르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 런던의 미니스트리 오브

해 온 일이 궁금하다. 인터랙티브한 전시를 위해 고민한다.

사운드Ministry of Sound(이하 MOS)에서 활동했다. 2005년 싱가포르에 MOS의 지점이 생기면서 이곳에 오게 됐다. 어떤 활동을 했나? MOS를 베이스로 삼고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의 클럽, 뮤직 페스티벌, 패션쇼 등에서 공연을 했다. 2007년 유니버셜 뮤직과 함께 앨범 <Shodown>을 발표하기도 했다. 2008년 MOS가 문을 닫은 후에는 자이카& 레벨Ziaca&Rebel과 같은 클럽을 거쳐 지금 버터 팩토리Butter Factory와 함께하고 있다. DJ로서 느끼는 싱가포르의 매력은 무엇인가? 매주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와 다국적 로컬들이 버터 팩토리 클럽을 찾는다. 그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클러버들을 만족시키는 일이 내겐 흥미로운 도전이다. 버터 팩토리가 지금 싱가포르의 ‘힙’한 클럽 중 하나라고 들었다. 싱가포르관광청에서 ‘베스트 나이트 스폿’으로 꼽기도 했고. 이곳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싱가포르의 클럽 신은 국제적인 수준이다. 런던이나 베를린과 같은 클럽 문화가 발달한 도시와 비교했을 때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도시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DJ들을 싱가포르에서 만나는 일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버터 팩토리 역시 국제적인 DJ들을 자주 초청한다. 그게 인기의 이유인 것 같다. 세계적인 DJ들이 싱가포르로 몰려오는 까닭은 뭘까? 자신이 매료시켜야 할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귀’들, 그리고 폭발적인 반응. DJ에게 그 이상의 이유가 있나? 싱가포르의 밤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은 뭘까? 자신의 취향에 맞는 라운지와 스테이지를 찾아라. 싱가포르는 클럽마다 대부분 장르가 섞이지 않은 독립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싱가포르 클럽 사이의 경쟁을 즐기며 클러빙을 해도 좋겠다. 클럽마다 인테리어, 분위기, 화려한 DJ 라인업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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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좀 더 가까운 것, 쉬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당신이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메리-고-라운드를 설치해 아이들이 탈 수 있게 한다든지, 작가의 대형 피규어를 미니 버전으로 만들어 아이들로 하여금 자기 방식대로 꾸밀 수 있도록 한다든지. 그리고 자체적인 디자인 팀을 꾸려서 작가들의 작품을 디자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문외한이어도, 돈이 없어도 예술을 소비하거나 소유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MAD 이외의 다른 활동은?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아시아의 젊은 작가들을 MAD에서 직접 소개하기도 하지만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SAM과 같은 큰 미술관과 연결시켜주기도 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일 또한 주력하는 활동 중 하나다. 에너지가 대단하다.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게 궁금하다. 싱가포르에서 예술은 아직 ‘지루한 무엇’이다. 사람들이 예술을 대하는 태도도 물질적이고 보수적이다. 짧은 역사, 이민자들이 많은 환경 속에서 예술이 탄생할 수 있는 문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탓이다. MAD가 사람들로 하여금 예술에 관심을 갖게 하는 창구가 됐으면 좋겠다. 언젠가 싱가포르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Art is wearable”이라고 말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May 2014 the travell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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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singapore

4 keywords of Singapore 싱가포르를 새롭게 즐기는 4가지 방법 싱가포르에 원시 열대림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힙스터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뉴욕, 런던, 베를린 못지않은 로컬 문화를 만들고 있다. 그 와중에 상하이, 홍콩에 이어 세계 예술의 허브가 되기 위한 도약에도 한창이다. 아트, 미식, 나이트 라이프, 자연. 싱가포르의 ‘오늘’을 즐기는 4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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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먼 배럭스 Gillman Barracks

1 ART & CULTURE

세계 미술계의 관심이 동남아시아로 향하기 시작하면서 싱가포르 예술계는 급변의 물살을 타고 있다. 2014 싱가포르 아트 페어 ‘아트 스테이지’의

싱가포르 예술은 진화 중

디렉터 로렌조 루돌프는 싱가포르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작가를 세계에 알리는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예술 전략 보고기구Art and Culture Strategic Review(이하

싱가포르 여행 키워드에서 ‘예술’은 뒷전이었다. 홍콩이나 상하이에 비해 저변이 좁은 까닭이다. ‘동남아시아’가 세계 미술계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허브 도시 싱가포르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아트&컬처 플레이스를 찾았다.

ACSR)’를 만드는 등 국가 차원에서 예술을 장려하고 있다. 예술 지구 길먼 배럭스는 ACSR이 착수한 첫 프로젝트다. 800만 달러(약 870억원)를 투자해 버려진 막사를 갤러리 디스트릭트로 변신시켰다. 15만 에이커의 부지에는 1930년대에 지어진 영국군 막사 14동이 들어서 있다. 각 막사마다 3~4곳의 갤러리를 만난다. 미국의 산다람 타고르, 독일의 마이클 젠슨, 일본의 오타 파인 아트 등 10여 개 국에서 온 총 15개의 상업 갤러리가 있다. 1971년부터 이곳을 사용한 싱가포르 군이 떠난 후 방치된 건물들은 이제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창구로 거듭났다. 예술에 관심이 높은 현지인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중국의 컬렉터들, 신진 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는 싱가포르의 부자 등이 즐겨 찾는다. 5월과 6월에 싱가포르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동남아시아 현대 미술의 현재를 짚는 ‘센터 포 컨템포러리 아트Cantre For Contemporaly Art’ 전을 놓치지 말 것. 숲에 둘러싸인 예술 지구를 산책하면서 한적한 식사나 티타임도 즐겨보자. OPEN 오전 11시~오후 6시(화~토요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 LOCATION 9 Lock Rd. WEB www.gillmanbarracks.com

매드 뮤지엄 오브 아트&디자인 MAD Museum of Art & Design 아티스트이자 파인 아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던 자스민 테이는 예술에 대해 경직된 관념을 가진 싱가포리언에게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뮤지엄을 선보이고 싶었다. 2009년 오차드 로드의 쇼핑몰 ‘만다린 갤러리’에 문을 연 ‘매드 뮤지엄 오브 아트 앤 디자인(이하 매드)’는 그 구상의 결과물이다. 불특정 다수가 자주 방문하며, 문턱이 낮고,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찾던 자스민에게 쇼핑몰은 최적의 입지였다. 그리하여 싱가포르 최초이자 유일의 아트 앤 디자인 뮤지엄이 탄생했다. 매드에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 출신의 예술가,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신예를 소개하고 있다. 중국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화가 장사오강Zhang Xiaogang, 입을 크게 벌리고 하얀 이를 드러낸 채 활짝 웃는 특유의 인물 캐릭터로 유명한 화가 웨민쥔Yue Minjun,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나라 요시토모Nara Yoshitomo 등이 매드를 거쳐간 예술가들.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S.A.M과 협업도 활발하다. 5월에는 오차드 로드에 레스토랑과 카페, 정원, 전시 공간을 한데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단독 미술관으로 새롭게 개관한다. OPEN 오전 11시~오후 9시 LOCATION #03-01 Mandarin Gallery, 333A Orchard Rd. TEL +65-6734-5688 WEB www.madmad.com.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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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드베어&스쿼럴 Threadbare & Squirrel 부기스와 하지래인 사이, 앞은 좁고 뒤로 길쭉한 전형적인 숍 하우스 1, 2층에 스레드베어 & 스쿼럴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수입품의 천국인 싱가포르에서 드물게 로컬 디자이너의 제품을 판매하는 부티크 숍이다. 글로벌 기업이나 대형생산과는 거리가 먼 개성 있는 소규모 숍들이 모여 있는 동네 분위기에 방점을 찍는다.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창의적 디자인의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는 이곳에서 싱가포르 로컬 디자이너의 작품은 90퍼센트를 차지한다. 알&알리샤Al&Alicia, 맥스.탄max.tan, 위켄드 드라이즈Weekend Sundries 등 싱가포르 디자이너의 의류와 말레이시아 디자이너 브랜드, 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액세서리 등을 만나보자. OPEN 오후 12시 30분~8시 30분 LOCATION 660 N Bridge Rd. TEL +65-6396-6738 WEB www.threadbareandsquirrel.com

북스 액추얼리Books Actually 세계 각 도시에서 서점과 레코드 숍이 사라져가고 있는 가운데 10년째 자생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독립 서점을 소개한다. 북스 액추얼리는 싱가포르의 예술가 사이에서 유명한 독립 서점이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케니는

싱가포르 국립 박물관National Museum of Singapore

자연스럽게 서점 주인이 되었다. 2005년, 테록 아이어

싱가포르 국립 박물관을 둘러본 소감. 지루하지 않다.

디자이너, 아티스트들이 단골 손님으로 드나들다 보니 북스

‘국립’이라는 타이틀을 단 곳이 으레 그렇듯 전형적인 공간

액추얼리가 이사하는 지역마다 동네에 힙스터를 끌어모으고

구성, 고루한 전시 주제일 거라는 선입견이 깨졌다. 지난

있다. 티옹 바루가 오래된 주거 지역에서 요즘 뜨는 동네로

2006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진행하며 신관까지 건축한

거듭나게 된 것도 카페 40 핸즈 커피40의 스페셜티 커피와

덕에 규모도 크고 시설도 현대적이다. 싱가포르에 대한 배경

북스 액추얼리 덕분. 문학 관련 서적이 많고 시, 에세이, 여행

지식에 흥미가 끌린다면 이곳만 한 예습장이 없다.

책자, 싱가포르 독립 잡지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찾아볼

공간은 크게 둘로 나뉜다. ‘역사 갤러리’에선 13세기 때의

수 있다. 또한 매스 페이퍼 프레스Math Paper Press라는

유물로 추정되는 ‘싱가포르의 돌Singapore Stones’을

이름의 독자적인 출판사도 운영하며 싱가포르 로컬 작가들의

비롯해 11대 국가 보물, 전쟁사, 이민사, 식민지 역사 등을

책을 출간하고 있다. 서점의 뒤쪽에서는 수집광인 주인이

살필 수 있다. ‘리빙 갤러리’는 패션, 사진, 음식, 영화 등

모은 빈티지 소품을 판매한다.

싱가포르의 라이프스타일에 좀 더 근접한 주제를 다룬다.

OPEN 월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9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일요일 오전 10시~6시 LOCATION 9 Yong Siak St. TEL +65-6222-9195 WEB booksactually.com

대부분의 전시는 미디어 아트, 터치스크린, 어린이 전용 도슨트 프로그램 등의 입체적인 방식으로 관람할 수 있다.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1887년에 지어진 신고전주의 양식의

스트리트Telok Ayer St.에 첫 번째 매장을 연 후 몇 차례의 이사 끝에 2011년 티옹 바루 지역에 정착했다. 문학도,

구관을 둘러보는 것도 흥미롭다. 2차세계대전 당시의 폭격에도 살아남은 구관은 건축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건설자인 토머스 래플스가 각별히 여긴 덕이다. 공간이 아름다워서 시민들의 결혼식, 웨딩 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2015년 싱가포르 독립 50주년을 맞이해 올해 9월부터 부분적으로 보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니 참고할 것. OPEN 싱가포르 역사 갤러리 오전 10시~오후 6시, 싱가포르 리빙 갤러리 오전 10시~오후 8시 LOCATION 93 Stamford Rd. TEL +656332-3659 WEB www.nationalmuseum.sg PRICE 어른 10싱가포르 달러, 학생 5싱가포르 달러 어린이(6세 이하)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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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ASTE

12가지 미식 탐험 미식을 빼고 싱가포르의 매력을 논할 수 있을까? 다양한 국적의 셰프들이 다양한 미각을 만족시키는 도시. 이곳에서만큼은 스스로에게 과식을 허용해야 한다. 허리띠를 풀고, 싱가포르 맛 탐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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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e dining

casual dining

레스토랑 앙드레 Restaurant Andre 레스토랑 앙드레는 셰프 앙드레 창Andre Chiang이 오너 셰프로 활약하고 있는 곳이다. 그는 타이완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유명 셰프들에게 사사한 인물로, 처음 싱가포르에서 일하던 스위소텔 더 스탬퍼드Swissôtel The Stamford의 장을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39위에 올려놓았고, 이후 2010년 자신의 레스토랑을 오픈해 유명세를 더해가고 있다. 2014년에는 ‘아시아 50 베스트

제이미스 이탤리언Jamie’s Italian

레스토랑’에서 6위를 차지해 싱가포르 레스토랑 중

2013년 7월 전까지 아시아에는 제이미 올리버의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런치와 디너는 단일 메뉴로만

레스토랑이 없었다. 비보 시티Vivo City에 들어선

제공되며 디너의 8코스 ‘유니크unique, 퓨어pure,

제이미스 이탤리언은 영국의 스타 셰프 제이미 올리버의

텍스처texture, 메모리memory, 솔트salt, 사우스south,

첫 아시아 진출 신호탄. 제이미 올리버는 대영제국

아티장artisan, 테루아terroir’에 자신의 요리 철학을 오롯이

훈장까지 받은 명실상부 영국의 국민 세프. 네이키드

담아낸다. 매일 주방에서 직접 요리하며 손님을 맞는

셰프naked chef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며 유기농, 제철

앙드레와 테이블 위의 꽃꽂이를 살뜰이 살피는 그의 아내

식품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요리를 추구한다.

덕분에 셰프의 집에 초대받은 기분이 든다.

제이미스 이탤리언은 제이미 올리버가 2008년

OPEN 런치 낮 12시~오후 2시, 디너 오후 7~11시(월요일 휴무) PRICE 런치 1백28싱가포르 달러, 디너 2백98싱가포르 달러 LOCATION 41 Bukit Pasoh Rd. TEL +65-6534-8880 WEB restaurantandre.com

옥스퍼드의 이탤리언 셰프이자 친구인 제나로 콘타르도와 함께 선보이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다. 이탈리아 가정집에서 흔히 먹는 요리들로 메뉴를 구성한다.

솔트 그릴&스카이 바 바이 루크 망간 Salt Grill & Sky Bar by Luke Mangan 호주를 대표하는 스타 셰프 루크 망간이 싱가포르에도 손길을 뻗쳤다. 솔트 그릴&스카이 바 바이 루크 망간은 오차드 로드의 꼭대기에 위치한다. 거대한 우주선처럼 생긴 아이언 오차드ION Orchard의 4층에서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55층에 도착하면 근사한 레스토랑이 나타난다. 아찔한 싱가포르의 전경을 발아래 두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는 건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이다. 루크 망간이 1999년 시드니에 첫 번째로 오픈한 자신의 레스토랑 솔트Salt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곳에서 호주의 식재료와 신선한 싱가포르의 제철 재료를 사용한 컨템퍼러리 요리를 맛보자. 다인종이 섞여

잔Jaan 잔은 스위소텔 더 스탬퍼드 70층에 위치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그릇’을 뜻한다. 수석 셰프였던 앙드레 덕에 싱가포르에서 손꼽히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되었지만 그가 떠난 후에도 프랑스에서 온 젊은 셰프 쥘리앵 로리어Julien Royer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쥘리앵은 프랑스 자연주의 요리의 대부 미셸 브라Michel Bras에게 사사했으며 4대째 농사를 짓는 가정에서 태어나 땅에서 자란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높다. 2014년 아시아 레스토랑의 순위를 매기는

사는 나라답게 다양한 나라의 주방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호주 북부의 열대 바다에서 서식하는 바라문디, 남부의 코핀 베이에서 건져 올린 굴, 남동부 스펜서 만의 새우,

제이미의 인기와 음식 맛에 힘입어 이미 호주, 두바이,

63 셀시우스63 Celsius

스웨덴, 터키 등 전 세계 곳곳에 30여 개의 지점이 나있다.

2013년 11월, 마리나 베이 금융 지구에 새로운 빌딩

아시아에는 싱가포르에 이어 홍콩과 발리에 문을 열

아시아 스퀘어 타워 2가 오픈했다. 동시에 63 셀시우스도

예정이라고. 매장 한쪽에서는 제이미 올리버의 저서,

이 건물 1층에 나타났다. 오픈하자마자 지역 직장인들의

식재료, 식기, 조리 도구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레스토랑, 바, 카페가

OPEN 일~목요일 낮 12시~오후 10시, 금, 토요일 낮 12시~오후 11시 PRICE 크래브 스파게티 16~24.50싱가포르 달러, 와일드 머시룸&스모크드 모차렐라 리소토 16~26.50싱가포르 달러 LOCATION 1 Harbour Front Walk VivoCity #1 TEL +65- 6733-5500 WEB ww.jamieoliver.com/italian/Singapore

한곳에 공존하기 때문. 우려와 달리 식사 메뉴, 칵테일, 커피 모두 맛이 제대로다. 63 셀시우스는 “국경 없는 음식을 정직하게 조리하자”는 모토를 내걸고, 타파스, 파스타, 스테이크, 햄버거 등을 분주하게 만들어낸다. 대표 메뉴는 이탈리아 루니지아나 지방의 전통 파스타 테스타롤리Testaroli, 숯불에 구운 서로인 스테이크Sirloin Steak, 두툼한 소고기 패티 위에 부라타 치즈를 얹은 부라타 버거Burrata Burger다. 커피 메뉴는 유명한 싱가포르 커피 큐레이터인 토니 탄Tony Tan이 책임진다. 저녁에는 야외 테라스에 앉아서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와인을 홀짝일 수 있다. OPEN 월~일요일 오전 7시 30분~오후 11시 LOCATION 12 Marina View Asia Square Tower 2 #01-03 TEL +65-9639-7862 WEB www.63celsius.com.sg

태즈메이니아의 송어 등을 호주에서 직접 공수한다. 런치와 디너 외에도 브레이크 타임에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다. 밤늦게까지 운영하는 바에서 감상하는 오차드 로드의 야경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OPEN 런치 오전 11시~오후 2시, 애프터눈 티 오후 2~6시, 디너 오후 6~10시, 스카이 바 오전 11시~오후 11시 30분 LOCATION 2 Orchard Turn ION Orchard #55-01 & #56-01 TEL +65-6592-5118 WEB www.saltgrill.com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17위를 차지한 바 있다. 쥘리앵 셰프가 선보이는 창의적인 모던 프렌치 퀴진을 맛보고 싶다면 예약은 필수. 자리는 단 40석. 또 장의 아름다운 천장은 쥘리앵의 요리만큼이나 유명하다. 머리 위에는 이탈리아 아티스트 지암파올로 세구소Giampaolo Seguso가 1200조각의 유리를 이어 만든 거대한 샹들리에가 빛나고 창밖으로는 마리나 베이의 환상적인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싱가포르는 드레스 코드에 대해 엄격한 편이므로 남자는 민소매나 발목 위로 올라오는 바지를, 여자의 경우는 플립플롭을 피할 것. OPEN 런치 낮 12시~오후 2시(일요일, 공휴일 휴무), 디너 오후 7~10시(공휴일 휴무) LOCATION Level 70, Equinox Complex, Swissotel The Stamford TEL +65-6837-3322 WEB www.jaan.com.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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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House

윈도실 파이스Windowsill Pies 라벤더 스트리트에 모여든 스페셜티 커피숍 사이에서 유일하게 디저트에 집중하는 카페다. 영국에 체류했던 대표와 실력 좋은 파티시에가 함께 영국식 파이를 만든다. 바나나 무스에 코냑이 가미된 바나나 아몬드 브리틀, 신선한 체리가 듬뿍 들어간 모렐로 체리, 초콜릿 위에 민트 크림을 올린 그래스 호퍼 등 눈으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파이 메뉴는 2~3개월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크래프트 베이커리 & 카페 Craft Bakery & Cafe

철마다 계절 과일을 사용한 파이를 새롭게 내놓는다. 로컬 로스터리 카페 리버티 커피Liberty Coffee의 원두를 사용한 커피와 싱가포르 티 브랜드인 그리폰Gryphon의

싱가포르의 외국인 마을, 홀랜드 빌리지의 풍경은 변화가

티를 파이와 함께 즐기면 금상첨화다.

더디다. 충성도 높은 단골을 거느린 오래된 맛집이 많기

OPEN 화~목요일 오전 11시~오후 9시 30분, 금요일 오전 11시~오후 10시 30분,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10시 30분,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30분 LOCATION 78 Horne Rd. TEL +659004-7827 WEB windowsillpies.sg

때문이다. 크래프트 베이커리&카페는 홀랜드 빌리지의 중심가, 로롱 맘봉 스트리트Lorong Mambog St.에 오랜만에 등장한 새 얼굴. 지난 2013년 7월에 문을 열었다. 싱가포르에서 초콜릿 케이크가 맛있기로 유명한 부티크 베이커리 ‘3 Inch Sin’을 운영하는 ‘더 푸드 크래프트 워크샵’에서 낸 카페다. 홀랜드 빌리지를 산책할 계획이 있다면 크래프트 베이커리의 케이크와 커피를 놓치지 말 것. ‘3 Inch Sin’에서 지난 5년간 선보인

와일드 허니Wild Honey

더 브레이버리 카페 The Bravery Café

점심시간만 되면 만다린 갤러리 3층에 위치한 와일드 허니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긴 줄이 나타난다. 사람들이

2013년 8월에 라벤더 스트리트에 오픈한 카페. 간판을

줄을 선 이유는 단 하나. 온 종일 판매하는 세계 각국의

달지 않아, 오롯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현지 젊은이들과

아침 식사를 맛보기 위해서! 큰 접시에 스크램블드 에그와

눈썰미 좋은 여행객만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잘란

베이컨, 소시지, 구운 토마토, 볶은 버섯을 담은 영국식

보디에 라벤더 인퓨전을 가미하고 마지막에 라벤더

텔아비브 등 낯선 도시의 아침도 여기서 만끽할 수

개조한 듯 빈티지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공간에 생선가게, 치즈 숍, 정육점, 과일가게 같은 식료품점이 늘어서 있다. 방금 생선가게에서 산 초밥에 사케를 곁들여 낮술을 즐기는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파사르 벨라는 싱가포르의 신개념 파머스 마켓이다. 인도네시아어로 시장을 뜻하는 파사르pasar,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을 뜻하는 ‘벨라bella’라는 이름답게 입, 코뿐 아니라 눈도 즐거워지는 시장이다. 2013년 5월에 문 연 이후 로컬 사이에서 ‘주말 나들이 힙 스폿’으로 떠오르고 있다. 먹거리 시장뿐 아니라 디자인 스토어, 꽃집, 향초가게 등도 들어서 있어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장보고 쇼핑하다 지치면 스페셜티 커피숍이나 캐주얼 다이닝에서 배를 채울 것. 싱가포르의 미식, 쇼핑 트렌드의 최신 소식이 궁금하다면. OPEN 상점 오전 9시 30분~오후 7시, 레스토랑 오전 10시~오후 10시 LOCATION 200 Turf Club Rd. TEL +65-6887-0077 WEB www.pasarbe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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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오전 9시~오후 11시 LOCATION 24A Lorong Mambong TEL +65-6467-7710 WEB www.facebook.com/ CraftBakeryCafe

시그니처 메뉴는 거리 이름에서 착안한 ‘라벤더 라테’로

유럽식 아침 식사가 베스트셀러다. 튀니지안, 아라비안,

파사르 벨라에 들어섰다. 런던인가? 브루클린? 창고를

샌드위치와 샐러드 등 간단한 식사도 즐길 수 있다.

독점 수입한 커피 빈을 사용한 진한 커피가 특징.

이탤리언 프리슈토를 두르고 달걀과 버섯을 곁들인

파사르 벨라Pasar Bella

매달 싱가포르의 각기 다른 로스터리에서 공수한다.

바자르 스테디움 바로 맞은 편에 있다. 호주 멜버른에서

아침 식사,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굽는 브리오슈 위에

있는데 각 나라의 전통적인 아침 식사 재료를 현대적으로

디저트 중 베스트셀러만 추린 메뉴를 선보인다. 커피는

꽃잎을 뿌리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커피를 다 마시면

해석해서 조리한다. 브리오슈, 잼, 요구르트, 타르트,

래빗 캐럿 건Rabbit Carrot Gun

케이크 등을 직접 만드는 것이 맛의 비결. 특히 메뉴에

앤티크 가구와 작은 꽃병이 놓인 아기자기한 카페 래빗

요리를 젊은 취향으로 재탄생시킨 브레이브 베제딜Brave

자주 등장하는 브리오슈는 빵만 따로 사가고 싶을 만큼

캐럿 건은, 아침에는 클래식한 영국식 브런치를, 점심과

Begedil, 팬케이크에 달콤한 바나나를 곁들인 팬케이크

맛있다. 만다린 갤러리의 매장은 예약도 받지 않으니

저녁에는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로 구성된 유러피언

스톡Pancake Stack은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기다리기 싫다면 식사 시간을 피할 것. 오차드 로드의

코스 요리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래빗 캐럿 건의

스콧스 스퀘어Scotts Square에 다른 지점이 있다.

야심작은 저녁 코스의 메인 메뉴인 시그니처 비프 웰링턴.

OPEN 오전 8시~오후 8시(화요일 휴무) LOCATION 66 Horne Rd. TEL +65-9452-4785 WEB thebravery.com.sg

OPEN 일~목요일 오전 9시~오후 9시(마지막 주문 오후 8시 30분), 금, 토요일 오전 9시~오후 10시(마지막 주문 오후 9시 30분) LOCATION 333A Orchard Rd. #03-02 6 Scotts Square #0301 TEL +65-6235-3900 WEB wildhoney.com.sg

페이스트리에 싼 소고기 안심에 레드 와인 소스와 채소를 곁들인 요리다.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하다. 재밌는 점은

입안에서 은은한 꽃 향기가 맴돈다. 말레이시아 전통

여행자를 위한 숙소로 꾸몄다는 것이다. 밤에는 3개의

체 셍 홧 하드웨어 Chye Seng Huat Hardware

스위트룸에서 묵고 아침에는 1층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전에 공업용 기계를 팔던 이 가게가 5년 전 카페로 변신한

B&B인 셈이다. 아침 메뉴로 주중에는 스크램블드에그,

이후 서울로 치면 을지로와 같은 라벤터 스트리트 부근에

요구르트 등으로 가벼운 식사를, 주말에는 소시지, 버섯,

스페셜티 카페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떤 치장도 없는

구운 토마토, 에그 베네딕트, 프렌치토스트가 한 접시에

평범한 3층 건물에 들어서면 팬시한 분위기의 실내가

담긴 시그니처 브렉퍼스트나 클래식한 영국식 브런치가

나타나 반전을 노린다. 카페에서는 직접 블렌딩하고

준비된다. 또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바로 옆 가게 더

로스팅한 독특한 이름의 커피 넛트+볼트 등을 판매하며

트렌차드 암스The Trenchard Arms에서는 직접 만든

원두도 따로 구매할 수 있다. 1층은 카페, 3층은 커피

크래프트 맥주를 판매한다. 래빗 캐럿 건의 테라스에

스쿨이며 2층에는 싱가포르 로컬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앉아서 마실 수 있다.

소품을 판매하는 타이휫 제너럴 컴퍼니Tyrwhitt General

OPEN 화요일 오후 3시~10시 30분, 수요일 오전 8시 30분~10시 30분, 목~일요일 오전 9시~오후 10시 30분 LOCATION 49 East Coast Rd. TEL +65-6348-8568 WEB www.rabbit-carrot-gun.com

Company가 입점해 있다.

오래된 숍 하우스 1층은 레스토랑으로 이용하고 2층은

OPEN 화~금요일 오전 9시~오후 7시, 토, 일요일 오전 9시~오후 10시(월요일 휴무) LOCATION 150 Tyrwhitt Rd. TEL +65-6396-0609 WEB www.cshhcoffee.com May 2014 the travell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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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팩토리Butter Factory 싱가포르의 트렌드는 매우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 버터 팩토리는 ‘싱가포르의 최신’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클럽. 예술, 디자인,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싱가포르의 힙스터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업계에서 주최하는 ‘힙’한 파티가 종종 열린다. 공간은 크게 둘로 나뉜다. ‘범프Bump’에선 일렉트로닉과 댄스, 팝 뮤직이 주로 흐른다. ‘아트 바Art Bar’에서는 하우스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영국 출신의 DJ 탱을 비롯해 총 4명의 DJ가 싱가포르의 밤을 달군다. 세계적인 DJ들을 게스트로 초청해 자주 파티를 열기도 한다. 2011년 싱가포르관광청이 꼽은 ‘베스트 나이트 스폿’에 선정됐었다. OPEN 수요일 오후 11시~새벽 4시, 목요일 오후 8시~새벽 3시, 금, 토요일 오후 8시~새벽 5시 PRICE 남자 30싱가포르 달러, 여자 25싱가포르 달 러(무료 음료 2잔 포함) LOCATION 2F 1 Fullerton Rd. WEB www.thebutterfactory.com

주크Zouk 주크는 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클럽 중 하나다. 나이트 스폿이 몰려 있는 리버사이드에서도 터줏대감 격. 그렇다고 해서 트렌드에 뒤떨어지거나 올드한 감성의 공간은 아니다. 싱가포르의 클럽 컬처 잡지 <DJ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100대 클럽’ 리스트에서 5위에 랭크됐을 만큼 지금도 건재하다. 싱가포르의 대형 클럽들은 고객들의 각기 다른 취향을 존중하기 위해 독립적인 구조로 공간을 구분한다. 주크 역시 내부를 크게 4개의 구역으로 나눴다. 세계적인 DJ들의 플레이 리스트에 맞춰 몸을 흔들고 싶다면 ‘주크’를 찾을 것. 이른 시간에 클럽을 찾았다면 가볍게 몸을 덥힐 수 있는 ‘와인 바’를, 자정이 지난 절정의 시간대를 뜨겁게 보내고 싶다면 댄스 플로어와 라운지를 갖춘 ‘벨벳 언더그라운드’에 머물기를 추천한다. 힙합과

3 NIGHT LIFE

싱가포르의 잠 못 이루는 밤 싱가포르의 밤, 리버사이드에 나란히 줄지어 선 불빛은 1년 내내 꺼지지 않는다. 그 안엔 달콤한 칵테일, 세계적인 DJ들의 공연, 라이브 밴드의 음악이 흘러넘친다. 잠 대신 당신이 선택해야 할 나이트 스폿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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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 마니아를 위한 ‘퓨처’도 있다. 취향대로 골라 뜨거운 밤을 보내볼 것! OPEN 수요일 오후 9시~새 벽 4시, 금, 토요일 오후 10시 ~새벽 5시(일~화요일 휴 무) PRICE 남자 32싱가포르 달러, 여자 25싱가포르 달 러(수요일 여자 무료입장) LOCATION 17 Jiak Kim St. TEL +65-6738-2988 WEB www.zouk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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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쿄Club Kyo

바티니Bartini

싱가포르를 취재하면서 예술가, DJ, 디자이너, 금융맨 등

싱가포르엔 싱가포르 슬링 말고도 맛있는 칵테일이 많다.

이 도시의 ‘밤 문화’를 만드는 젊은 로컬들을 많이 만났다.

싱가포르식 폰 스타 마티니Porn Star Martini도 칵테일

그들에게 ‘지금 싱가포르에서 가장 뜨는 클럽’을 물었다.

마니아들이 즐겨 마시는 술이다. 바티니의 디렉터 바르나비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모은 곳이 바로 클럽 쿄다.

머독은 라즈베리 향이 톡 쏘는 싱가포르식 폰 스타 마티니를

추천의 첫째 이유. DJ 리스트가 좋다. 매월 영국, 독일, 프랑스,

처음으로 개발한 믹솔로지스트. 초콜릿과 캐러멜 시럽,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서 온 유명한 DJ들이 클럽 쿄의 밤을

에스프레소 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바티니 에스프레소도

달군다. 힙합, 펑크, 하우스,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이곳의 시그니처 칵테일. 싱가포르의 금융맨들이 즐겨 찾는

플레이 리스트를 만날 수 있다.

차이나타운의 클럽 스트리트Club St.에 본점이 위치했다.

무려 1800만 싱가포르 달러가 투자된 만큼 공간도

2호점은 시청 근처의 분 타트 거리Boon Tat St.에, 지난해

고급스럽다. 젠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꾸민 홀에서 파인다이닝

12월 오픈한 3호점은 요즘 싱가포르 로컬 사이에서 ‘뜨는

못지않은 술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점도 매력. 캐주얼한

동네’로 주목받는 케옹사익 로드Keong Saik Rd.에 있다.

차림보다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어울리는 드레스 코드를

홈페이지보다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벤트와 프로모션

갖추고 찾길 권한다. 홈페이지에서 매주 파티 주제와 DJ

업데이트가 활발하다.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OPEN 오후 5시~새벽 1시 PRICE 폰 스타 마티니 22싱가포르 달러, 바티니 에스프레소 23싱가포르 달러 LOCATION 21 Keong Saik Rd. TEL +65-6221-1025 WEB www.bartini.com.sg

OPEN 수, 목요일 오후 9시~오전 3시, 금, 토요일 오후 9시~늦은 시간까지 PRICE 입장료 남자 25싱가포르 달러, 여자 20싱가포르 달러(무료 음료 1잔 포함) LOCATION 133 Cecil St. Keck Seng Tower #B1-02 TEL +65-8299-8735 WEB clubkyo.com

롱 바Long Bar 평일 낮인데도 래플스 호텔의 롱 바에는 칵테일을 마시는

더 스피피 대퍼The Spiffy Dapper 싱가포르 강가에 위치한 보트 키는 해 질 무렵 가볍게 한잔하려는 직장인들로 붐빈다. 더 스피피 대퍼는 최근 보트 키에서 입소문 난 칵테일 바다. 요즘 런던, 뉴욕, 파리의 ‘힙’한 바가 그러하듯 간판이나 어떤 표식도 없이 인디언 레스토랑 하디Haldi 건물의 2층에 숨어 있다. 비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 비밀의 문을 열면 1920년대로 돌아간 듯한 공간이 나타난다. 어두운 실내에는 1920년대 재즈 음악이 흐르고 일부러 꾸미지 않은 듯 서로 어울리지 않는 소파와 의자, 테이블이 놓여 있다. 그런데 이런 조잡한 모양새가 불편하기보다는 친구네 집에라도 놀러 온 것처럼 편안한 기분을 전해준다. 이곳에서 칵테일을 주문하는 방법. 첫째, 바텐더에게 오늘의 기분을 얘기한다. 둘째, 달짝지근한 맛, 새콤한 맛, 짭조름한 맛 등 어떤 맛을 선호하는지를 알려준다. 그러면 어느새 당신 앞에 창의적인 칵테일이 나타난다. 테킬라에 직접 만든 홈메이드 파인애플 시럽, 레몬주스를 첨가한 비스 니스 섀시스Bee’s Knees Chassis, 시나몬을 가미한 진에 체리 헤링 리큐어, 앙고스투라 비터스, 레몬주스가 들어간 드러그스토어 카우보이Drugstore Cowboy 등을 만끽할 것. 주인와 수다를 떨다보면 직접 담근 메스칼, 히비스커스 꽃으로 담근 술 등 요즘 실험 중인 술을 맛보는 기회도 생긴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칵테일인 싱가포르 슬링의 원조를 찾아 모여든 사람들이다. 싱가포르 슬링은 소설 <달과 6펜스>을 쓴 서머싯 몸이 ‘동양의 신비’라 극찬한 칵테일로, 1915년 롱 바의 바텐더였던 니암 통 분Ngiam Tong Boon이 창조했다. 싱가포르 슬링은 빛깔에 먼저 반하고 맛에 다시 한 번 반한다. 이미 싱가포르 슬링의 레시피가 만천하에 공개되어 싱가포르 전역의 바에서 마실 수 있고 심지어 편의점에서 병으로 판매하기도 하지만 롱 바만큼 고운 플라밍고 색을 내는 곳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싱가포르의 석양을 유리컵에 담은 듯한 싱가포르 슬링은 달고 신 맛이 인상적이다. 원조 싱가포르 슬링의 비법을 살짝 밝히자면 정량을 배합하는 것과 최고급 진, 신선한 파인애플주스를 쓴다는 것. 1920년대 처음 지어질 당시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품고 있는 장소에서 싱가포르의 낭만을 느껴보자. 매일 밤 라이브 밴드가 재즈를 연주해 분위기를 돋우고 바닥에 땅콩 껍질을 마구 버리는 재미있는 전통도 남아 있다. 두 번째 잔은 니암 통 분이 창조한 또 다른 칵테일, 밀리언 달러 칵테일을 선택하는 게 어떨까. OPEN 일~목요일 오전 11시~밤 12시 30분, 금, 토요일 오전 11시~새벽 1시 30분 LOCATION Raffles Hotel 1 Beach Rd. TEL +65-6412-1229 WEB www.raffles.com

점은 모든 칵테일이 20싱가포르 달러 이하라는 점이다. 술값 걱정하느라 취하기 힘든 싱가포르에서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OPEN 월~금요일 오후 6시~밤 12시, 토, 일요일 오후 6시~새벽 3시 LOCATION 2F 61 Boat Quay TEL +65-8233-9810 WEB spiffydapper.com

아발론Avalon 2011년 싱가포르 클럽 신에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할리우드의 유명한 나이트클럽 체인 아발론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싱가포르에 상륙한 것이다. 바닷가에 펼쳐진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유리 섬 둘을 만날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아발론이다. 마리나 베이에 떠 있는 크리스털 파빌리온에서는 매일 밤 댄스파티가 열린다. 1만 7000제곱피트나 되는 너른 장소에 꽉 찬 음악과 공간을 가르는 레이저, 클러버들의 열기는 몸치의 어깨도 들썩이게 할 정도다. 게다가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어 마리나 베이의 화려한 야경을 클럽 안에서 만끽할 수 있다. 아발론에서 자체 제작한 보드카 베이스의 에너지 드링크, 팝Pop도 잊지 말고 마셔보자. 스티브 아이코Steve Aiko 등 전 세계의 유명 DJ를 초청하는 이벤트가 수시로 열리니 홈페이지를 확인할 것. 환상적인 밤을 여는 입장료는 35싱가포르 달러다. OPEN 수~일요일 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6시 LOCATION South Crystal Pavilion Marina Bay Sands 2 Bayfront Ave. TEL +65-6688-7448 WEB www.avalon.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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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스 바이 더 베이 Gardens by The Bay

리버 사파리 River Safari

싱가포르 시내 중심, 마리나 베이Marina Bay에서 5분

2013년 4월, 싱가포르 북부 야생 숲 안에 새로운 둥지가

정도만 더 가면 무려 100만 제곱미터가 넘는 초대형

생겼다. 싱가포르 서북부 지역의 새 얼굴, 리버 사파리다.

공원을 만난다. 지난 2012년 싱가포르 정부가 야심 차게

이곳은 ‘강’을 주제로 한 태마 공원이다. 미시시피 강, 메콩

선보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다. 압도적인 규모의 공원에는

강, 양쯔 강, 콩고 강 등 세계 7대 주요 강의 생태계와

25만 종류가 넘는 희귀 식물이 산다.

아마존 수중 숲을 재현하고 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만끽하기 위해선 전략을 세워야

사파리 내에서는 우리에게 친숙한 수생 동물부터 자연

한다. 갈 곳은 총 세 군데. 베이 사우스Bay South,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 어종까지 총 300여 종,

베이 이스트Bay East, 그리고 둘 사이를 잇는 베이

5000여 마리의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수생 동물뿐 아니라

센트럴Bay Central 지구가 있다. 가장 큰 해안 정원인

강을 터전으로 삼는 육지 동물도 산다. 자이언트 판다

베이 사우스에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시그니처,

숲의 수컷 카이카이Kaikai, 암컷 쟈쟈Jiajia 커플과 레드

미처 하지 못했다. 그 밑동 굵은 나무들은 조경수가 아니다. “최소 100년 이상은 된 나무예요. 싱가포르에서는 나

슈퍼트리 그로브Supertrees Grove가 있다. 최고 건물

판다 한 쌍이 리버 사파리의 스타. 와일드 아마조니아의

무 한 그루도 개인이 함부로 벨 수 없거든요. 다 국가가 직접 관리합니다.” 동행한 가이드가 설명을 붙였다. 고목뿐

16층 높이의 수직 정원으로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이

다람쥐원숭이 숲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장소다.

아니다. 도심에서 30분, 북부로 올라갈수록 거친 숲이 나타났다. 싱가포르에 이런 야생이 있었나?

연상되는 초현실적인 공간이다. 슈퍼트리 사이에 있는

리버 사파리에서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와일드 아마조니아

공중 보행자로를 따라 산책하거나 꼭대기에 있는 바까지

섹션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담수 수족관이 있다. ‘인어’라는

올라가 공원 전체를 조망하는 것도 좋다.

별명을 가진 물고기 매너티를 비롯해 피라냐, 자이언트

점심, 해가 뜨거워질 때쯤엔 클라우드 포레스트Cloud

수달 등 독특한 수생 동물을 만날 수 있다. 리버 사파리를

고 있죠. 안에는 버려진 채석장도 있는데, 그곳에서 암벽 등반을 즐길 수 있다고 하네요.”

Forest와 플라워 돔Flower Dome이 있는 베이 센트럴의

둘러싼 강 위를 유영하며 야생 동물을 만나는 보트 사파리

싱가포르의 면적은 서울만 하다. 국토의 대부분은 도심화됐다. 관광객들은 대개 도시 여행의 유희를 기대하고 싱가

온실The Conservatories로 향하자. 싱가포르의 열기를

‘아마존 리버 퀘스트’도 인기 어트랙션이니 놓치지 말 것.

포르에 온다. 여행자의 기대나 상상보다, 싱가포르엔 녹지가 많다. 2007년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 속에서 싱가포르

피할 수 있는 실내 정원이다. 플라워 돔은 지중해, 남부

OPEN 오전 9시~오후 6시 PRICE 입장권 어른 25싱가포르 달러, 어린이(3~12세) 16싱가포르 달러 (모두 트램 1회 탑승권 포함) LOCATION 80 Mandai Lake Rd. TEL +65-6269-3411 WEB riversafari.com.sg

자연 속의 도시 매일 오후 5시, 뎀시힐의 숲에는 야생 앵무새가 찾아온다. 마천루가 즐비한 오차드 거리에선 등 굽은 고목들이 그늘을 만들어준다. 도시화의 정점에 선 이 나라엔 우리의 상상보다 녹지가 많다. 싱가포르 자체가 자연 속에 들어선 도시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엔 고목古木이 많다. 마천루가 즐비한 시가지에서 키와 둥치가 그렇게 큰 나무를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싱가포르 북부 지역엔 아직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태초의 자연이 남아 있어요. 부킷 티마 자연보호구역Bukit Timah Nature Reserve도 그중 한 곳입니다. 원시 우림 안에 500여 종의 동물과 840여 종의 식물이 군락을 이루

국토의 40퍼센트 이상이 초록색이었다. 2012년 세계적인 전기, 전자 회사 지멘스가 발표한 ‘아시아 녹색 도시 지수

지역, 즉, 말레이시아 사바 주의 키나발루 산과 남미의 고산

킬로미터에 달한다. 경합을 벌인 나머지 21개 도시의 평균치는 39제곱킬로미터. 2배에 가까운 면적이다. 1990년대

지대 등에서 볼 수 있는 시원하고 습한 기후 속 식생을

부터 정부가 추진한 ‘싱가포르 녹색 계획The Singapore Green Plan-Towards a Model Green City’의 성과다.

재현한 클라우드 포레스트 산책까지 마치고 나면 꽤 많은

나 산호초가 무성한 싱가포르의 낙도 풀라우 세마카우Pulau Semakau까지 가지 않더라도 도시 안에서 비교적 쉽 게 자연을 만날 수 있다. 1963년부터 시작된 ‘정원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는 현재 싱가포르의 풍경을 이루는 요소들, 즉 거리의 울창한 고목 가로수, 정원, 공원, 도심에서 불과 3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한 해변과 자연보호구역 등을 만 들어냈다. 싱가포르를 ‘자연 속에 자리 잡은 도시’로 만들어준 가장 최근의, 빛나는 성과 둘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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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꾸며진 곳. 해발 1000~3500미터 사이의 열대 산악

Asian Green City Index’에서 싱가포르는 1위의 영예를 안았다. 국민 1인당 확보 가능 녹지대가 무려 평균 66제곱

무려 287만 6000제곱미터나 되는 숭게이 부로 습지 보호구역Sungei Buloh Wetland Reserve의 맹그로브 숲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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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호주 등의 건조한 기후 지대에서 자라는 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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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있을 것이다. 저녁 나절이 가장 붐비는 곳은 베이 이스트다. 야자수와 잔디밭, 온갖 야생화가 어우러진 이곳에선 산책과 피크닉을 즐기기 좋다. OPEN 실내정원 오전 9시~오후 9시, 야외정원 오전 5시~오후 2시 PRICE 어른 28싱가포르 달러, 어린이(3~12세) 15싱가포르 달러 LOCATION 18 Marina Gardens Drive TEL +65-6420-6848 WEB www.gardensbythebay.org.sg

8 1 싱가포르의 새로운 랜드 마크로 떠오른 슈퍼트리 그로브. 2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플라워 돔. 3, 12 지중해, 남아프리카, 호주 등 건조 기후에서 자라는 꽃들. 4, 5, 7 리버 사파리의 재간둥이들. 8 수생 동물뿐 아니라 강변에 사는 동물들도 만난다. 9 리버 사파리 전경. 11 한낮의 뜨거운 해를 피해 시원한 온실을 산책하는 여행자. 10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실내정원, 클라우드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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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singapore 22 리버 사파리

싱가포르 서북부 지역에 위치한 리버

Singapore Play Map 싱가포르에서 지금 가야 할 곳 25

펑골 공원

사파리. 세계 7대 주요 강의 생태계와 아마존 수중 숲을 재현했다.

비샨 공원

부킷 티마 자연보호구역

싱가포르 전역에서 찾은 아트, 미식, 나이트 라이프, 테마파크 25. 랜드 마크부터 뉴 스폿까지 총집합했다.

싱가포르 아일랜드 컨트리클럽

베독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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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리치 자연보호구역

아랍 스트리트에 위치한 술탄 모스크. 싱가포르에서 가장 크고

파사르 벨라

오래된 이슬람 사원이다.

마리나 베이 1

LOCATION Level 70, Equinox Complex, Swissotel The Stamford TEL +65-6837-3322 WEB www.jaan.com.sg 2

체 셍 홧 하드웨어

싱가포르 식물원

20

17 19 윈도실 파이 18 브레이버리 카페

와일드 허니

크래프트 베이커리&카페

14 바 바이 13 루크 망간

싱가포르 기술디자인대학

16 스레드바레&스쿼럴

15 매드 뮤지엄 오브 아트&디자인

싱가포르 국립박물관

싱가포르 실내 경기장

9 7 더 스피피 대퍼

마리나 베이 골프 코스

8

버터 팩토리

12

25

6 가든스 바이 더

10 클럽 쿄 11 레스토랑 앙드레

베이

싱가포르의 상징,

2 63 셀시우스

멀라이언. 머리는 사자, 몸은 물고기다. 멀라이언 파크에 대형 멀라이언

제이미스 이탤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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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LOCATION 78 Horne Rd. TEL +65-9004-7827

11

레스토랑 앙드레

WEB restaurantandre.com 12 북스 액추얼리

홀랜드 빌리지

LOCATION 9 Yong Siak St. TEL +65-6222-9195

LOCATION 24A LorongMambong TEL +65-6467-7710

WEB booksactually.com

WEB www.facebook.com/ CraftBakeryCafe

아발론

거대한 슈퍼트리가 있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동상이 서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관람차다. 싱가포르 리버를 따라 들어선 싱가포르의 랜드 마크를 감상할 수 있다.

크래프트 베이커리&카페

오차드 로드 13

솔트 그릴&스카이 바 바이

서북부 21

LOCATION Raffles Hotel Beach Rd. TEL +65-6412-1229

LOCATION 2 Orchard Turn, ION Orchard #55-01 & #56-01

LOCATION 200 Turf Club Rd. TEL +65-6887-0077

WEB www.raffles.com 5 싱가포르 국립박물관

TEL +65-6592-5118 WEB www.saltgrill.com

WEB www.pasarbella.com 22 리버 사파리

WEB www.nationalmuseum.sg 6 가든스 바이 더 베이 LOCATION 18 Marina Gardens Drive TEL +65-6420-6848

14

와일드 허니

LOCATION 333A Orchard Rd. #03-02 6 Scotts Square #03-01 TEL +65-6235-3900 WEB wildhoney.com.sg 15

매드 뮤지엄 오브 아트&디자인

파사르 벨라

LOCATION 80 Mandai Lake Rd. TEL +65-6269-3411 WEB riversafari.com.sg 카통+하버프런트 23

래빗 캐럿 건

WEB www.gardensbythebay. org.sg

LOCATION #03-01 Mandarin Gallery 333A Orchard Rd.

LOCATION 49 East Coast Rd. TEL +65-6348-8568

리버사이드

TEL +65-6734-5688 WEB www.madmad.com.sg

WEB www.rabbit-carrot-gun.com 24 제이미스 이탤리언

LOCATION 2F 61 Boat Quay TEL +65-8233-9810

아랍 스트리트+라벤더

LOCATION 1 Harbour Front Walk VivoCity #1

WEB spiffydapper.com 8 버터 팩토리

LOCATION 660 N Bridge Rd. TEL +65-6396-6738

LOCATION 2F 1 Fullerton Rd. TEL +65-6333-8243

WEB www.threadbareand squirrel.com

7

싱가포르 플라이어는

20

루크 망간

롱바

LOCATION 93 Stamford Rd. TEL +65-6332-3659

3 아발론

북스 액추얼리 길먼 바락스

WEB thebravery.com.sg 19 윈도실 파이

TEL +65-9639-7862 WEB www.63celsius.com.sg

4

1 잔

주크

WEB clubkyo.com

WEB windowsillpies.sg

TEL +65-6688-7448 WEB www.avalon.sg

4 롱바

브레이버리 카페

LOCATION 41 Bukit Pasoh Rd. TEL +65-6534-8880

LOCATION South Crystal Pavilion Marina Bay Sands 2

이스트 코스트 파크

18

LOCATION 66 Horne Rd. TEL +65-9452-4785

LOCATION 12 Marina View Asia Square Tower 2 #01-03

3

23 래빗 캐럿 건

클럽 쿄

Bayfront Ave.

5 싱가포르 리버

마린 퍼레이드

63 셀시우스

10

LOCATION 21 KeongSaik Rd. TEL +65-6221-1025

더 스피피 대퍼

WEB www.thebutterfactory.com 9 주크 LOCATION 17 Jiak Kim St. TEL +65-6738-2988 WEB www.zoukclub.com

16

17

스레드바레&스쿼럴

체 셍 홧 하드웨어

LOCATION 150 Tyrwhitt Rd. TEL +65-6396-0609 WEB www.cshhcoffee.com

TEL +65- 6733-5500 WEB ww.jamieoliver.com/italian/ Singapore 25

길먼 바락스

LOCATION 9 Lock Rd. WEB www.gillmanbarrac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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