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십 년간 순수하게 신학적인 윤리학에 대한 관심이 새로워졌다. 신학은 규범적 헤르만 바빙크
인 성경 증거 본문을 단순하게 단편적으로 직접 적용하거나 한두 가지 철학적 윤리 학
개혁교의학
파의 이론에 매달리는 것을 답습했다. 그러나 헤르만 바빙크의 윤리학 출간은 제3의 길을 모색하는 획기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성경뿐 아니라 신학 전통 에도 깊이 침잠하고 예측을 능가하는 통찰로 인해, 오늘날에도 충분히 중요한 대화 상 대이자 도덕적 지혜의 근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바빙크도 개혁주의 교부처럼 도덕적 ‘의무’라는 개념을 활용하고 십계명에 집중하지만, 그러면서도 편파적인 의무론을 윤 리로 제시하지 않는다. 바빙크의 핵심 관념은 ‘행위’가 아니라 ‘삶’이고, 윤리학에 경건
1권 864쪽 40,000원
2권 816쪽 35,000원
을 포함시킴으로써 어느 윤리학보다 더 광범위한 시야를 열어 놓았다. 또한 덕망과 경
3권 800쪽 35,000원
4권 912쪽 40,000원
건의 훈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외에 그리스도를 닮아 간다는 형성적 차원도 눈여겨
색인 224쪽 10,000원
웨인 그루뎀
기독교 윤리학
볼 만하다. 이렇게 중요한 개혁주의의 위업을 편집하여 번역, 출간한 것에 감사와 경 의를 표하는 바다. 이렇게 분량도 큰 데다 쉽게 접근할 수도 없는 책을 명쾌하고 읽기
개혁파 윤리학
함께 읽으면 좋은 책
1 지은이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개혁파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신학자로서 레이든 대학교에서 “츠빙글리의 윤리학”이라는 학위 논문을 제출하고 박 사 학위를 취득했고, 짧은 목회 기간을 제외하고 캄 펀 신학교(1883~1902)와 자유 대학교(1902~1921) 에서 교의학을 가르쳤다. 바빙크는 목회자, 신학자였 을 뿐만 아니라 또한 기독교 철학자이자 정치가로도
윤리학
쉽고 흥미롭게 정리하고 해석해서 매력적인 책을 만들어 주었으니 다음 책도 속히 출
활동했다. 신학만이 아니라 윤리학, 심리학, 교육학 에 관한 저서를 남겼으며, 이러한 저술을 통해 바빙 크는 네덜란드 사회 안에서 기독교적 문화의 갱신을 추구했다. 『개혁교의학』 외에 주요 저서로 『일반은총』 (1894), 『현대의 도덕』(1902), 『소명과 중생』(1903), 『교육학 원리』(1904), 『계시 철학』(1908), 『하나님의
간되길 간절히 바란다.
큰 일』(1909) 등이 있다. 아트 더 브라위너, 캄펀 신학교
엮은이
존 볼트(John Bolt)
존 볼트 박사가 교회를 위해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을 엮은 것은 엄청난 위업이다. 이 책은 바빙크의 『개혁교의학』이 가진 모든 장점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 윤리학에 대 한 개혁주의적 접근의 깊은 지혜도 담고 있다. 이런 책이 얼마나 필요했는가. 목회자, 신학생, 교사, 윤리학자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이 가진 본성을 더 깊이 알고 싶어 상권 496쪽 27,000원 중권 480쪽 26,000원 하권 824쪽 45,000원
했던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도덕 신학이 가진 모든 정수를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하게 전
VOLUME
1
토론토 대학교 세인트 마이클스 칼리지에서 박사 학
인간의 창조와 타락과 회심
기독교 생활 지침
은퇴하였다. 헤르만 바빙크의 저술을 엮어서 펴낸 것 으로 특별한 학문적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해 줄 것이다. 바빙크는 한편으로 그리스도 중심적이며 경건에 초점을 둔 윤리의 패러 옮긴이
다임을 제시하여 인간 본성의 복잡함과 창조, 타락, 구원의 위대한 이야기를 설명한 리처드 백스터
위를 받고 칼빈 신학교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섬기다
박문재
다. 또한 대단히 실천적이고 심지어 깊은 경건에 이르는 통찰을 제시하여 그리스도인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에 장로회신학대학
의 삶이 갖는 여러 차원을 살피게 한다. 이렇게 굉장한 책을 손에 받아들었다는 사실
교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석사 학위를, 대학원에서
에 감사하고 이어 나올 책도 계속 기다린다. 매슈 투이닝가, 칼빈 신학교
헤르만 바빙크 지음
헤르만 바빙크 지음
존 볼트 엮음
존 볼트 엮음
박문재 옮김
박문재 옮김
신학석사 학위를 받았고, 비블리카 아카데미아에서 히브리어, 헬라어, 라틴어 등 고전어를 수학하였다. 특히 청교도 신학에 관심을 갖고 평생 신학을 연구하 며 신학 서적을 번역하는 일에 헌신하였다. 수많은 책 을 번역하였는데, 대표적인 역서로는 라틴어 원전을
1권 개인 윤리(상) 760쪽 40,000원
번역한 칼빈 주석(『공관복음』, 『요한복음』, 『고린도전
2권 개인 윤리(하) 550쪽 30,000원
후서』) 외에, 『변증신학 강요 1』, 『이론과 실천 신학 1,
3권 가정 윤리 520쪽 28,000원 4권 교회 윤리 592쪽 32,000원 5권 사회 윤리 584쪽 32,000원
ISBN 978-89-6092-652-3 978-89-6092-651-6(세트)
www.rnrbook.com 값 42,000원
2』, 『개혁파 조직신학 1, 2』(부흥과개혁사) 등이 있다.
┃목차┃
편집자 서문
6
약어표
17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21
서론
51
1부 회심 이전의 인간
91
1장 인간의 본성과 본질
93
2장 죄의 권세 아래 있는 인간
152
3장 이웃과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아
207
4장 타락한 하나님의 형상
245
5장 인간의 양심
269
6장 죄인과 율법
336
2부 회심한 인간
365
7장 성령 안에서의 삶
367
8장 교회사에 나타난 성령 안에서의 삶
414
9장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습과 성숙
468
10장 그리스도인의 삶과 견인
529
11장 그리스도인의 삶의 병리학
603
12장 그리스도인의 삶의 회복과 완성
667
참고문헌
713
인명색인
753
┃편집자 서문┃
당신이 손에 든 이 책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긴 여정, 계획되지 도 않았고 지금까지 누가 간 적도 없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여정을 걸 어왔다.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헤르만 바빙크가 1883/1884년부터 1902년 가을까지 캄펀의 신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개혁파 윤리학에 대 해 강의한 것을 접근할 수 있게 해 주기 위해 기획된 세 책으로 된 전 집 중 첫 번째 권이다. 이 저작은 방법론적으로는 바빙크의 『개혁교의 학』과 동일하지만, 바빙크가 이 저작을 나중에 출간하려고 계획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1,100쪽에 달하는 ‘손으로 쓴 원고’만을 남겨 두 게 된 것임을 보여 주는 여러 흔적이 있다. 바빙크가 1921년에 죽은 후 에 이 원고는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의 네덜란드 개신교 역사자료 센 터 ( 1800년부터
현재까지 ) 에
있는 바빙크 서고에 잠들어 있다가 2008년에
디르크 판 쾰런에 의해 발견되었다.1 ) 따라서 이 책의 독자는 바빙크의 제자들이 19세기의 마지막 20년에 이 강의를 들은 이후에 신학적 윤리 학에 대한 바빙크의 체계적인 성찰에 접근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은 최초의 사람들에 속한다. 응접실에서 하는 ‘만약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역사를 가 정하는 놀이가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 왔는데, 이 자료가 바빙크 자신 의 손에서 시작해 이렇게 번역본으로 출간되기까지 이어져 온 순례 길 1 ) 이 이야기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이 책에 수록된 디르크 판 쾰런과 존 볼트의 “헤르만 바빙
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를 보라.
6
개혁파 윤리학 1
을 생각하면, 그 놀이를 해 보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다. 두 개 국어의 단어유희를 염두에 두었을 때, 내게 떠오르는 단어는 ‘경이로 움’( wonder ) 이다. 네덜란드어에서 ( 독일어로는
Wunder, ‘분더’ )
이 단어는 ‘기
적’을 의미한다. 나는 ‘기적’이라는 단어를 남용함으로써 이 단어의 가 치를 떨어뜨리지 않게 조심하려 하지만, 이 출간 사업을 진행해 온 나 와 편집진은 전 세계의 교회로 하여금 이 저작을 활용할 수 있게 하 는 작업을 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로운 섭리와 돌보심과 인도하심을 느 끼고 놀라운 경이로움과 경외심을 체험했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 이다. 우리는 과연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을까 하는 마음 을 가지고 있었지만, 시작도 하기 전부터 여러 후원자의 후한 기부로 말미암아 우리는 이 길고 힘든 여정을 위한 충분한 준비를 아주 넉넉하 게 갖출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생각지도 않은 수많은 일이 일어나 이 사 업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적시에 채워질 수 있었다. 우리 모 두는 “못 한 개 때문에……나라가 망했다”2 ) 고 하는 저 유명한 속담과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다고 느낀다. 즉, 일련의 서로 연결된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일이 쌓여 이 저작의 출판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느낀다. 이 시대는 이 출간 사업을 위한 ‘적절한 때’라는 것이 여러 가지 주목할 만 한 방식으로 증명되어 왔다. 네 권으로 된 바빙크의 『개혁교의학』을 번역해 영역본으로 출간하 려 한 사업이 2008년에 완결되지 않았다면, 이 사업도 엄두를 낼 수 없 었을 것이다. 이 영역본의 출간을 기념하고, 아울러 바빙크가 1908년에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 와서 “스토운 강좌”( Stone
Lectures ) 의
일환으로
“계시의 철학” 을 강의한 일의 백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08년 9월에 3 )
칼빈신학대학원의 주관으로 “진주와 누룩: 헤르만 바빙크와 21세기” 를 주제로 한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그리스도를 본 받는 것에 대한 논문을 쓰려고 이 주제에 관한 바빙크의 자료를 조사하
2 ) 이 속담이 통상적으로 영국의 리처드 3세가 1485년에 보스워스 전투에서 전사한 것과 관련된 것
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3 ) Bavinck, Philosophy of Revelation .
편집자 서문
7
던 디르크 판 쾰런 박사는 바빙크 서고에서 『개혁파 윤리학』 원고를 다 른 원고들과 함께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그가 자신의 논문을 발표 하면서 이 원고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보고하자, 전 세계에서 모인 바빙 크를 연구하는 신학자들은 이 원고를 번역해 출간해야 한다는 데 동의 했다. 또한 그들은 각자의 연구와 학문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서로 교 류하는 데 관심이 있는 신학자와 신학생의 네크워크를 창설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도 동의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칼빈신학대학원 안에 설 치된 바빙크 연구소, 바빙크 학회, 매년 발행되는 전자 매체인 <더 바 빙크 리뷰> ( The Bavinck Review ) 다.4 ) 지금까지 말한 것을 요약하면, 『개혁 교의학』 번역과 출간 사업은 이 사업을 완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준 사람들 ( 이 사업을 후원한 출판인을 포함해 ) 을 결집시킴으로써 『개혁파 윤리학』 전집의 번역과 출간을 위한 길을 닦아 놓았다. 또한 그렇게 출간된 『개 혁교의학』에 대한 호평은 윤리학에 관한 이 저작이 출간되기를 열망하 는 신학생, 목회자, 신학자로 이루어진 많은 독자층을 만들었다. 아울러 2008년에 열린 대회에 ‘상당수의’ 바빙크 연구자들이 모 인 것 자체도 정말 놀랄 만한 일이었다. 바빙크가 죽은 지 60년 후인 1982년에 내가 바빙크에 대한 박사 논문을 완성했을 때만 해도, 내 논 문은 바빙크의 신학을 주제로 쓴 겨우 다섯 번째 박사 논문이었다.5 ) 바빙크를 연구하는 신학자들의 ‘학회’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때 이후로 전적으로 바빙크에 초점을 맞추거나, 바빙크의 신학을 분석 해 다른 신학들과 비교하여 바빙크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한 아홉 편 의 박사 논문이 나왔다.6 ) 또한 바빙크의 탄생 150주년인 2004년 10월 4 ) 좀 더 자세한 정보는 https://bavinckinstitute.org/를 보라. 5 ) 이 다섯 편의 박사 논문은 연대순으로 다음과 같다. “Bavinck’s Doctrine of the Covenant”; Heideman, Relation of Revelation and Reason ; Bremmer, Bavinck als Dogmaticus ; Veenhof, Revelatie en inspiratie ; Bolt, Theological Analysis . 하지만 바빙크의 철학, 교육 심 리학, 교육학에 대한 최고 수준의(박사 논문 급의) 학문적 관심은 바빙크가 죽은 직후부터 시작되 었다. 자세한 것은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의 각주 4를 보라. 6 ) Hielema, “Bavinck’s Eschatological Understanding of Redemption”; Gleason, “Centrality of the unio mystica ”; van Keulen, Bijbel en dogmatiek ; van den Belt, Authority of Scripture in Reformed Theology ; Burger, Being in Christ ; de Wit, On the Way to the Loving God ; Mattson, Restored to Our Destiny; Eglinton, Trinity and Organism; Huttinga, Participation and Communicability .
8
개혁파 윤리학 1
28~30일에는 네덜란드의 캄펀에서 바빙크 신학에 대한 국제 대회가 열렸고, 거기에서 발표된 스무 편의 발제 논문이 이 대회의 주제인 “바 빙크와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7 ) 끝으로 영어로 된 바빙 크에 대한 서지 자료를 소개한 책도 나왔다.8 ) 이 모든 것은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을 영어로 번역해 출간하는 것과 관련한 관심과 후원을 위한 여러 조건이 무르익었음을 보여 준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이전에 바빙크의 『개혁교의학』 을 번역해 출간하려 했을 때도, 그 사업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불가능할 것 같아 보였음을 회고하지 않을 수 없다. 바빙크의 『개혁교의학』은 북 미에서 잘 알려져 있고 정평이 나 있었으므로, 그 저작을 영어로 번역 하려는 시도는 일찍부터 있어 왔다.9 ) 윌리엄 헨드릭슨은 이 저작의 두 번째 권의 1부 ( 신론 ) 를 1930년 7월에 완료했지만, 이 영역본은 1951년 에야 출간되었다.10 ) 이 저작의 다른 권들은 번역되지 못했는데, 그 이 유는 아마도 이 기간에 칼빈신학대학원 교수였던 루이스 벌코프가 1906년에서 1944년까지 쓴 자신의 저작들을 통해 바빙크의 『개혁교의 학』의 기본적인 개요를 신학생들에게 소개해 왔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11 ) 벌코프는 1932년에 두 권으로 된 자신의 『개혁교의학』을 출 간했고, 바로 그해에 그 저작의 자매편인 『개혁파 신학 입문』을 별도로 출간했다.12 ) 하지만 자신의 『개혁파 신학 입문』의 서문에서 “벌코프는 자신의 저작의 전체적인 구성은 바빙크의 『개혁교의학』의 첫 번째 권 에 바탕을 둔 것이고, 몇몇 장에서는 바빙크의 논증을 그대로 따랐다는
7 ) Harinck and Neven, Ontmoetingen met Bavinck . 8 ) Gleason, Herman Bavinck . 9 ) 다음을 보라. Bolt, “Bavinck Speaks English,” 120–122. 10 ) 어드만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고, 1977년에 베이커 출판사에서 재출간되었다. 11 ) 루이스 벌코프의 『조직신학』과 바빙크의 『개혁교의학』의 관계를 포함해 루이스 벌코프에 대해 좀 더 자세한 것은 다음을 보라. Zwaanstra, “Louis Berkhof.” 12 ) 어드만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다. 여러 권으로 된 이 저작은 1938년에 “서론“(프롤레고메나)을 제외한 채 『조직신학』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편집되어 단권으로 출간되어 여러 판을 거듭한 후 에, 1996년에 “서론”을 포함한 새로운 판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저작의 전체 또는 일부는 스페인 어, 일본어, 중국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벌코프의 『조직신학』, 특히 이 『조직신학』의 서론(프롤레고메나)의 역사에 대해 자세한 것은 1996년에 출간된 “서론”이 포함 된 벌코프의 『조직신학』에 리처드 멀러가 쓴 서문을 보라.
편집자 서문
9
것을 인정했다.”13 ) 헨리 즈완스트라는 “벌코프의 신학은 본질적으로 헤르만 바빙크의 신학이었다”고 결론을 내린다.14 ) 나는 칼빈신학대학 원의 신학생이었을 때, 벌코프의 『조직신학』을 통해 헤르만 바빙크를 간접적으로 접했다.15 ) 이렇게 벌코프의 『조직신학』이 인기가 있는 상황에서 누가 네 권으 로 된 바빙크의 『개혁교의학』을 영어로 번역할 엄두를 낼 수 있었겠으 며, 어떤 출판사가 벌코프의 경쟁자였던 19세기 말 네덜란드 신학자 의 저작을 출간하는 이 엄청난 사업을 떠맡으려고 했겠는가? 1990년대 에 이르러서 헤르만 바빙크에 대한 기억은 북미 기독교 개혁파교회라 는 상대적으로 작은 교단에 국한되어 있던 네덜란드 이민자로 이루어 진 개혁파 교인들의 공동체에서 사실상 사라졌다. 그런 상황에서 바빙 크의 저작을 필요로 하는 시장을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었겠으며, 누가 바빙크의 저작을 출간하는 데 관심을 가질 수 있었겠는가? 사실을 고 백하면, 당시에 나는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캐나다의 한 출 판사가 내가 바빙크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바빙크 의 『개혁교의학』의 한 단원을 번역한 것을 내게 건네주면서, 이 저작 의 출간과 관련해 자문을 요청해 왔다. 나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 를 들어 그 저작의 출간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내가 1989년 가을 학기 에 칼빈신학대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을 시작했을 때도 이 저작을 번역 해야 한다는 생각은 내게 전혀 없었다. 1930년대에 이 저작을 번역해 출간하려는 시도들도 좌절을 겪었는데, 다른 이유들보다도 특히 전 세 계적인 경제 불황을 겪고 있던 당시에 이전보다도 훨씬 더 늘어난 번역 과 출간에 소요되는 비용을 기꺼이 감당하려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 저작을 번역해 출간하려는 사업에 대한 전망 은 요원했고, 그런 시도가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했다. 그 13 ) Zwaanstra, “Louis Berkhof,” 166. 14 ) Zwaanstra, “Louis Berkhof,” 167. 15 ) 또한 나의 동료 조직신학 교수 중 한 분이자 바빙크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던 안토니 후크마도
수업 중에 자주 바빙크를 언급했고, 심지어 『개혁교의학』에 나오는 몇몇 핵심적인 단락들, 특히 바빙크의 종말론의 마지막 단원 중 하나인 “하나님의 폭넓은 자비하심”(RD , 4:724-727)을 번역 한 것을 우리에게 넘겨주기까지 했다.
10
개혁파 윤리학 1
래서……. 내가 칼빈신학대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을 시작한 직후에, 박사 과정 을 밟기 위해 한국에서 온 몇몇 신학생이 바빙크의 신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나를 찾아왔다. 그들은 존 브린트에게 필요할 때마다 바빙크의 『개혁교의학』의 중요한 단원들을 번역해 줄 것을 의뢰했다. 그런 요구 가 점점 늘어나자, 브린트는 좀 더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이 저작 전 체를 번역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하고서는 자기가 기꺼이 번역자로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시 칼빈신학대학원장이었던 제임스 더 용은 웨스트미시간에 있는 목회자, 신학교 교수, 베이커 출판 그룹의 회장 리치 베이커를 점심 모임에 초대해 바빙크의 이 저작을 번역하기 위한 협회를 구성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이 모임으로부터 초교파적인 네덜란드 개혁파 번역 협회가 1994년 1월에 설립되었다. 우리는 시험 용 풍선으로 이 저작의 두 단원, 즉 4권 후반부 ( 종말론 ) 를 번역해 1996년 에 『마지막 일들: 현세와 내세를 위한 소망』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고, 2권 후반부 ( 창조론 ) 를 1999년에 『태초에: 창조 신학의 토대』라는 제목으 로 출간했다. 네덜란드 개혁파 번역 협회의 이사진은 이 두 책에 대한 호평에 힘입어, 베이커 출판사의 격려 속에서 이 저작의 네 권 전체를 완결하기로 했고, 1권부터 4권까지를 2003년, 2005년, 2006년, 2008년 에 차례로 출간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바빙크가 자신의 『개혁교의학』 을 개정해 결정판으로 낸 2판에 대한 작업을 끝낸 지 대략 100년 후에 우리의 작업을 완결한 셈이다. 우리가 이 번역 사업을 시작하여 진행하고 있던 바로 그 시기에 칼빈 신학대학원에서는 새로운 박사과정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내 동료이자 친구인 리처드 멀러의 주도 아래 개혁파 신학, 특히 16세기부터 18세 기에 이르는 개신교 정통주의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기관이라는 명성을 차근차근 쌓아 갔다. 바빙크가 19세기 말에 개신교 정통주의를 현대 신 학 및 철학과 접목시켜 만들어 낸 성과물들은 칼빈신학대학원의 그런 노선을 완벽하게 보완해 주는 역할을 했다. 칼빈신학대학원의 대학원 생들은 『개혁교의학』의 번역 작업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취합하는 데
편집자 서문
11
힘을 보탰고, 지금도 계속 『개혁파 윤리학』의 번역 작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개혁파 윤리학』의 번역자이자 편집자인 우리는 이전의 번역 사업에 서는 겪지 않았던 많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이 저작은 출판을 위 해 주의 깊게 편집되고 준비된 본문이 아니었으므로, 우리는 바빙크가 신학생에게 강의하기 위해 사용했던 1,100쪽에 달하는 필사 원고의 복 사본을 가지고 작업을 해야 했다. 이 본문의 많은 대목은 히브리어나 헬라어나 라틴어로 이루어진 일련의 어구들과 핵심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바빙크가 그렇게 개략적으로 요점만을 써 놓은 것들을 서로 맞 추고 보충하여 읽어서 이해할 수 있는 완전한 문장들로 바꾸는 추가적 인 중요한 작업이 필요했다. 편집 과정에서 단어나 어구를 보충해 넣거 나 위치를 바꾸어 완전한 문장으로 바꾸었을 때는 대괄호 안에 넣어 묶 는 것이 학계의 관행이지만, 우리는 아주 꼼꼼하고 엄격한 검증을 거쳐 재구성한 것이므로,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런 관행을 적용하지 않고, 그 렇게 재구성한 것 중 일부 중요한 경우에만 그런 사실을 각주에서 밝 히기로 했다. 또한 소괄호나 대괄호, 외국어로 된 원문의 단어와 어구 와 명칭이 학문적인 관점에서는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는 최종 본 문이 그런 것들로부터 가득 하게 되는 것을 피하려 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약어를 사용해 각주에 표시해 두었다. DO=원문에서 사용된 네덜란드어, FO=원문에서 사용된 프랑스어, GO=원문에서 사용된 독일어, GrO=원문에서 사용된 헬라어, HO=원문 에서 사용된 히브리어, LO=원문에서 사용된 라틴어. ( 종종 바빙크는 네덜란드 어가 아닌 단어를 네덜란드어 단어와 결합해 흥미로운 용어나 어구를 새롭게 만들어 낸다. 네덜 란드어와 독일어를 결합해 만든 ‘zichzelf begründen’이 그런 예다. 우리는 그런 용어나 어구를 DO/GO로 표시했다. )
바빙크가 중요한 성경 용어들에 대한 단어 연구와 분
석을 행한 단원들에서는 예외적으로 그런 외국어들을 각주에 표시하지 않고, 본문에 그대로 두었는데, 이것은 그 외국어들을 본문에서 부각시 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16 ) 『개혁교의학』의 서술 방식에 맞춰 각 장 16 ) 특히 바빙크가 죄의 상태에 있는 인간에 대한 성경적인 표상과 용어를 탐구하는 2장 8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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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에 둔 개요는 편집자가 준비했다. 바빙크의 이 저작에 나오는 장들은 길고 복잡해 바빙크에 대해 잘 알고 주의 깊게 읽는 독자에게조차 큰 도전이므로, 각 장에 대한 개요는 각 장에서 다루는 내용을 전체적으로 보여 주는 지침 역할을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여러분이 주의 깊게 재 구성되어 명료성과 유익성이 배가된 저작을 읽게 된 것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저작의 메시지를 수정하지 않았으므로, 여러분은 우 리가 헤르만 바빙크와 공유하지 않을 수도 있는 편견들과 동의하지 않 을 수도 있는 주장들을 포함해 바빙크의 진정한 목소리를 그대로 듣게 될 것이다. 또한 학문적이고 역사적인 연구를 위해 온전한 원문을 읽고 싶은 사람들은 디르크 판 쾰런이 이 영역본과 동시에 준비해 네덜란드 의 주테르메이르에 있는 부켄센트룸 출판사에서 출간한 네덜란드어 비 평판을 참고할 수 있다. 우리가 이 책을 출간하면서 경험한 ‘기적’의 중요한 부분은 이 번역 사업을 후원해 준 많은 분들과 관련해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느끼는 감 사로부터 온다. 이런 후원과 관련해 우리는 ‘하나님과 그분들에게 진심 으로 감사한다!’ 내가 『개혁교의학』의 편집자로 일을 시작한 때부터 지 금도 계속하여 『개혁파 윤리학』의 편집자로서 일하고 있는 20년이 넘 는 세월 동안, 베이커 아카데믹 ( Baker
Academic ) 은
출판사로서 할 수 있
는 모든 바람직한 일들을 다 해 온 경이로운 동반자였다. 오랜 세월 동 안 네덜란드 개혁파 번역 협회의 이사로 많은 활동을 해 온 짐 키니 부 사장은 『개혁파 윤리학』 번역 사업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이 번역 사업 이 처음에 한 권을 내기로 했다가 지금처럼 세 권으로 내기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유연성을 보여 주고 격려해 준 좋은 친구이자 지혜로운 조언 자였다. 베이커 출판사의 『개혁교의학』 편집팀장인 웰스 터너는 『개혁 파 윤리학』의 번역과 출간을 위한 척후병으로서, 우리가 편집되지 않은 원고를 놓고서 여러 가지 편집상의 문제와 씨름할 때, 유익한 조언을 해 주고 훌륭한 해결책을 제공해 주었다. 또한 이 저작의 1권과 나머지 두 권의 편집 책임자인 팀 웨스트도 참을성 있고 이해가 빠르며 건설적 인 동반자였다. 이 두 분에게 감사한다.
편집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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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개혁파 번역 협회의 이사진은 처음부터 격려와 좋은 조언 과 재정적 지원의 원천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지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네덜란드 개혁파 번역 협회를 후원해 준 많은 이에게 진심으로 감 사를 드린다. 칼빈신학대학원의 헤리티지 기금에서 대준 자금으로 우 리 편집진은 2015년, 2016년, 2017년 여름에 각각 일주일 간 합숙하며 작업하는 것이 가능했다. 리머 박사와 루스 더 브리스 부인17 ) 은 특히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의 카이퍼 센터와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액 턴연구소 ( Acton Institute ) 에 본부를 둔 카이퍼 번역 사업단을 통해 네덜란 드의 신칼빈주의의 업적을 네덜란드어를 사용하지 않는 세계에 알리고 활용하게 하는 더 큰 사업에 통 큰 후원을 계속해 왔다. 또한 그들은 우 리가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을 번역하는 작업을 계속하는 데 자금 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마다 우리를 도와주었다. 이 모든 것과 그 밖의 다른 일들로 말미암아 우리는 리머와 루스에게 감사를 전한다! 이 책은 이들을 위한 것이다. 선한 개혁파 신학의 다음과 같은 여러 친구의 지지가 없었다면, 우리 는 이 작업을 계속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드 잰스마와 케이트 잰스마, 더그 쿨과 캐시 쿨, 레이 멀더와 린다 멀더, 헹크 오턴스와 샤론 오턴 스, 존 스테인과 캔디 스테인, 해리 판 톨과 조안 판 톨, 허버트와 알레 타 슬레거스 재단, 바빙크 협회의 110명이 넘는 회원들.’ 이분들이 보 여 준 친절과 아낌없는 베풂도 우리의 작업을 회고할 때마다 내 마음속 에 떠오르는 중요한 ‘기적’ 중 하나다. 앞에서 말한 여러 가지 이유로 칼빈신학대학원은 이 사업을 위한 최 적의 장소였다. 내게 여러 번에 걸친 안식년과 바빙크 저작의 출간을 위한 휴직을 허락해 준 칼빈신학대학원의 이사진과 교직원에게 감사 한다. 칼빈신학대학원의 여러 신학생도 모호한 출처를 찾아내고, 인터 넷 자료와 링크를 추적하며, 참고문헌을 작성하고, 최종 원고를 검토 해 오류를 잡아 주는 일에서 아주 중요한 도움을 주었는데, 애슐리 스 17 ) 루스 더 브리스는 이 책의 출간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던 2018년 8월 29일에 자신
의 주이자 구주에게로 갔다. 우리는 그를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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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탬-본즈, 디아고 다 실바, 로라 더 용, 게일 도른보스-클로스트라, 제시 카 주스트라, 필립 정, 필립 킴, 앙투안 테론, 에린 주텐담 등이다.18 ) 이 들 중 두 사람은 2015년 여름에 편집진이 일주일 동안 합숙하며 집중 적으로 작업한 기간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2016년과 2017년에도 그 와 같은 작업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그들의 조력이 얼마나 수준 높은 것 이었는지를 잘 보여 준다. 또한 그들은 여름 동안의 집중 작업 기간 외 에 학기 중에도 중요한 번역과 편집 작업을 계속 함께 했다. 제시카 주 스트라, 넬슨 클로스테르만, 앙투안 테론, 디르크 판 쾰런과 함께 이 경 이로운 원고를 가지고 작업한 것은 지적으로나 영적으로나 큰 기쁨이 었다. 우리의 우의, 헤르만 바빙크의 진가에 대한 깊은 공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것은 이 작업의 가장 큰 ‘기적’이다. 끝으로 나는 레이먼드 블랙케터, 해리 분스트라, 앤서니 엘렌바스와 펨케 엘렌바스, 게릿 쉬어즈, 해리 판 다이크에게 감사한다. ‘당신들의 번역 ( 과 편집 ) 솜씨는 이 책이 출간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당 신들의 작업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신들은 히브리어, 헬라 어, 라틴어, 프랑스어, 독일어로 된 단어와 구절을 포함한, 압축되어 있 고 심지어 단편적이기까지 한 필사 원고로 작업해야 했으므로, 그런 어 려움을 극복하고 번역을 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번 역은 고독한 작업이지만, 당신들이 최종적인 결과물을 보고서 그 결과 물을 만들어 내는 데 자신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확인한 것 이 당신들에게 주어지는 나름대로의 상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잘하 셨고,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편집자로서 내 언어적 능력의 한계에 도 달했던 때가 많았는데, 다음의 여러 사람이 그때마다 나를 도와주어 그 한계를 넘을 수 있게 되었다. 라틴어에서는 켄 브래트, 독일어에서는 바바라 카빌, 헬라어에서는 딘 데페와 제프 웨이마, 네덜란드와 독일어 에서는 헤르만 더 브리스, 히브리어 ( 와 네덜란드어 ) 에서는 아리 레더와 칼 보스마, 이 모든 언어와 그 밖의 언어에서는 리처드 멀러 등이다. 디르 18 ) 그들은 미국은 물론이고 남아프리카, 브라질, 인도네시아, 캐나다, 한국을 대표한 국제적인 그룹
이었다는 것도 언급할 만한 가치가 있다.
편집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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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판 쾰런과 나는 J. P. 더 브리스 박사에게도 신세를 졌다. 그는 헤르 만 바빙크의 필사 원고를 디지털 형태로 바꾸어 줌으로써 우리에게 큰 유익을 주었다. 모든 분에게 감사한다! 존 볼트
독자를 위한 유의사항 우리가 기본으로 사용한 영역 성경은 영어표준역 ( English Version ) 이다.
Standard
우리는 바빙크의 저작에 충실하기 위해, 성경 본문을 번역
할 때에 ‘역동적 동일성’을 추구한 번역보다는 좀 더 ‘문자적인’ 번역을 추구한 영역본을 원했다. 다른 영역본을 사용한 경우에는 본문에 분명 하게 표시해 두었다. 인터넷은 우리처럼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또 하나의 ‘기적’ 이다. 인터넷은 참고문헌 자료를 검색하는 일을 훨씬 더 수월하게 해 줄 뿐 아니라 ( 예컨대,
월드캣을 통해 ),
고금의 서지를 디지털화하는 여러 사
업은 우리에게 정말 좋은 선물이 되었다. 나는 특히 구글 북스, 인터넷 아카이브, 하티 트러스트 디지털 도서관에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 우리 는 바빙크가 인용한 대부분의 참고문헌을 온라인상에서 찾아서 볼 수 있음을 발견했다. 그 모든 링크를 우리 각주에 추가했다면, 이 책의 부 피는 상당히 더 늘어나고 값도 비싸져 부담스럽고 덜 매력적인 책이 되 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을 편집할 때 각 장에 대해 온라인상 에 나와 있는 가장 좋은 출처라고 판단한 링크와 각주만으로 이루어진 파일 ( 과 참고문헌 ) 을 만들었다. 이것은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를 조사하려 는 신학생과 신학자의 시간을 많이 줄여 줄 것이고, 연구자가 통상적으 로는 알지 못할 기독교 윤리학적 연구의 역사 속에서 생겨난 중요한 저 작을 추가함으로써 참고문헌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이점을 덤으로 얹 어 줄 것이다. 이 파일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는 칼빈신학대학원 의 바빙크 연구소의 웹사이트인 https://bavinckinstitute.org/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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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디르크 판 쾰런과 존 볼트
헤르만 바빙크 교수와 바빙크의 원고 1882년 8월 24일에 네덜란드 기독교 개혁파교회 총회1 ) 는 헤르만 바빙크를 캄펀 신학교의 교수로 임명했다. 바빙크는 1883년 1월 10일 에 “성스러운 신학이라는 학문”이란 제목의 취임사로 교수직을 시작 했다.2 ) 바빙크가 담당한 주된 분야는 교의학 또는 조직신학이었고, 그 결실이 네 권으로 된 대작인 『개혁교의학』이었다.3 ) 바빙크로 하여금 명성을 떨치게 해 준 이 저작은 그가 남긴 주된 신학적 유산이다.4 )
* 이 해제는 디르크 판 쾰런의 바빙크 연구의 결실로서, 원래는 2008년 9월에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
즈에서 열린 “진주와 누룩: 헤르만 바빙크와 21세기”를 주제로 한 대회에서 발표되었고, TBR 1 (2010): 25-56에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암스테르담과 캄펀의 도서관에 있는 미간행 원고에 대한 소고”(Herman Bavinck’s Reformed Ethics: Some Remarks about Unpublished Manuscripts in the Libraries of Amsterdam and Kampen)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었다. 이 해제 는 존 볼트가 디르크 판 쾰런의 동의와 양해 아래 그 논문을 이 책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이 논문 의 끝부분에 나오는 1인칭으로 된 판단들은 원래 디르크 판 쾰런의 것이고 쾰런의 연구에 토대를 둔 것이지만, 볼트가 공유한 것이다. 1 ) The Christelijke Gereformeerde Kerk. 2 ) Bavinck, De wetenschap der heilige godgeleerdheid . 3 ) G ereformeerde Dogmatiek . 네 권으로 된 이 저작의 초판(Kampen: Bos)은 1895-1901년에 나왔고, 증보개정판인 2판(Kampen: Kok)은 1906-1911년에 출간되었다. 4 ) “신학적”을 강조한 것은 의도적이다. 신학자 바빙크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1921년에 바빙크가 죽 은 후 30여 년 동안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바빙크의 교육 철학과 교육학에 대한 바빙크의 글들은 유럽과 북미에서 바빙크가 죽은 직후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Rombouts, Bavinck, gids bij de studie van zijn paedagogische werken ; Brederveld, Hoofdlijnen der paedagogiek 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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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빙크가 캄펀 신학교에서 교수로 있던 기간에 윤리학도 가 르쳤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바빙크가 자신의 윤리학 강의 를 위해 사용했던 몇몇 문서들은 바빙크 서고에 보관되어 있다.5 ) 예를 들면, 이 서고에는 바빙크가 캄펀 신학교에서 교수직을 시작했을 때 ( 또 는 그 이전 ) 의
것으로 보이는 작은 강의 노트가 있다.6 ) 그 노트에서 바
빙크는 자신의 윤리학 강좌를 다음의 열 개 단원으로 정리해 놓았다. “(1) 죄, (2) 도덕적 피조물로서의 인간, (3) 택하심 ( 그리스도인의 삶의 토대 ), (4) 믿음 (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천이자 조직 원리 ),
(6) 율법 ( 그리스도인의
삶의 규범 ),
(5) 회개 ( 그리스도인의
(7) 자유 ( 그리스도인의
삶의 특권 ),
삶의 시작 ),
(8) 그리스
도인의 삶의 이타주의적 성격, (9) 그리스도인의 삶과 시민으로서의 삶 의 관계, (10) 그리스도인의 삶과 공동체.”7 ) 서고에는 이 작은 강의 노트 말고도 『개혁파 윤리학』이라는 제목의 1,1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원고도 보관되어 있다.8 ) 바빙크가 쓴 이 원고 가 담긴 여러 권의 노트는 심하게 훼손되어 있고, 많은 쪽이 찢겨 있으 며, 종이는 조각 나 있다. 또한 이 원고는 불완전해서, 그리스도인의 가 정에 대한 논의는 중간에서 갑자기 중단된다. 본문의 난외에는 바빙크 가 초고를 작성하고 나서 여러 번의 강의를 반복하면서 추가한 각주와 나중에 연구했거나 출간된 문헌에 대한 언급이 추가되어 있다. 지금 출 간된 이 저작의 1권과 앞으로 나오게 될 2권과 3권이 토대로 하고 있는 Dr. Herman Bavinck ; van der Zweep, De paedagogiek van Bavinck; Jaarsma, Educational Philosophy of Herman Bavinck ; and van Klinken, Bavinck’s paedagogische beginselen . 5 ) Archive no. 346 of the Historical Documentation Centre, Free University, Amsterdam(이 후에는 “바빙크 서고”로 줄여 표기했다). 이 사료 센터가 문헌 번호를 다시 매겼으므로, 이 책의 바빙크 서고의 문헌 번호는 디르크 판 쾰런, “Bavinck’s Reformed Ethics”에 나온 번호 표기를 수정한 것임을 유의하라. 6 ) 이 노트는 바빙크가 레이던에서 학생으로 공부하던 시절부터 작성한 것일 수 있다. 이 노트에 그 가 기록한 단원들은 그의 박사 논문인 De ethiek van Ulrich Zwingli 를 구성하고 있는 열 개의 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7 ) Bavinck Archives, no. 184. DO: §1. De zonde ; §2. De mens als zedelijk wezen ; §3. De verkiezing (grondslag van het christelijk leven); §4. Het geloof (bron en principe van het christelijk leven); §5. De boete (ontstaan van het christelijk leven); §6. De wet (regel van het christelijk leven); §7. De vrijheid (voorrecht van het christelijk leven); §8. Het altruistisch karakter van het christelijk leven ; §9. De verhouding van het christelijk tot het burgerlijk leven ; §10. Het christelijk leven in de gemeenschap . 8 ) Bavinck Archives, no. 56. DO: Gereformeerde ethie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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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것이 바로 이 원고다. 이 문서의 연대를 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원고가 방대하고, 성경과 16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개신교 신학자에 대한 출처 표시 가 정교한 것으로 보아, 바빙크는 여러 해에 걸쳐 이 원고를 준비한 것 임에 틀림없다. 이 원고는 불완전하고 조악한 형태로 되어 있기는 하지 만, 이 원고 속에는 여러 권 분량의 개혁파 윤리학에 대한 충분한 내용 이 담겨 있다. 원고 자체에 나오는 내용을 토대로 해서는 바빙크가 『개 혁파 윤리학』을 쓴 연대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가 캄펀 신 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1884-1886년과 1894-1895년 동안에 이 『개혁 파 윤리학』 원고를 사용했음을 시사해 주는 관련 증거가 있다. 이 증거 는 손으로 쓴 다른 두 개의 미간행 원고 속에서 발견된다. 첫 번째 원고 인 “개혁파 윤리-바빙크 교수의 수업 노트”는 레인더르 얀 판 더르 베 인 ( 1863-1942 ) 이 쓴 것인데, 그는 1878년 9월부터 1886년 7월까지 캄펀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이 원고의 표제가 있는 쪽에는 그의 서명 이 되어 있다.9 ) 327쪽에 달하는 판 더르 베인의 원고는 원래 두 권으로 되어 있었지만, 불행히도 첫 번째 권은 멸실되었다. 판 더르 베인은 이 두 번째 권의 몇몇 쪽에 자신이 이 수업 노트를 작성한 날짜를 기록해 놓았고, 이것은 이 노트들이 바빙크가 1884-1885년과 1885-1886년 에 윤리학을 강의한 것을 기록한 것임을 보여 주는 증거다. 멸실된 첫 번째 권은 바빙크가 캄펀 신학교에서 교수직을 시작한 첫 해인 18831884년에 한 강의를 기록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원고인 “개혁파 윤리학-바빙크 교수의 수업 노트”는 1983년 에 캄펀에 있는 개신교 신학대학교의 도서관 서고에 등재된 406쪽짜리 원고다.10 ) 불행히도 이 원고의 저자나 출처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없
9 ) DO: “Gereformeerde ethiek. Acroam. van: Prof. Dr. H. Bavinck,” Library of the Protestant
Theological University at Kampen, shelf mark 101A20(이후에는 줄여 GE-Van der Veen 으 로 표기했다). 이것은 다음에 나오는 서지 정보다. van Gelderen and Rozemond, Gegevens betreffende de Theologische Universiteit Kampen, 1854–1994, 110. 10 ) DO: “Gereformeerde ethiek—Dictaat van Prof. Bavinck,” Library of the Protestant Theological University at Kampen, shelf mark E2(이후에는 줄여 GE-Lindeboom 으로 표기 했다).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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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이 도서관에서 1983년에 이 원고를 입수하면서 그 출처를 기록 하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원고가 오랜 세월 동안 이 도 서관에 있었지만, 1983년에 이르러서야 등재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어 느 쪽이 맞든, 캄펀 신학대학교 도서관에 등재된 다른 원고들과 비교해 보면, 이 원고의 저자는 1889-1895에 캄펀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 던 코르넬리스 린데봄 ( 1872-1938 ) 일 가능성이 크다.11 ) 따라서 이 원고가 기록된 연대는 1895년이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12 ) 이 두 원고는 바빙크의 윤리학 강의의 내용을 정교하게 보여 준다. 이 원고들은 아주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모든 문장이 완전한 문장 으로 기록되어 있고, 문법적으로도 정확하다. 문체도 전형적인 바빙크 의 문체다. 예컨대, 어떤 주제에 대해 성경의 근거를 제시할 때는 바빙 크가 『개혁교의학』에서 했던 것과 정확히 동일한 방식으로 행해진다. 따라서 이 원고들의 문체는 이 원고들이 바빙크가 구술한 내용을 그대 로 기록한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또한 판 더르 베인과 린데봄이 쓴 수업 노트의 구조가 바빙크의 『개 혁파 윤리학』 원고의 구성과 거의 같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유사성은 바빙크가 이 윤리학에 대한 강의를 1884-1886년에 했고, 1894-1895년에 다시 한 번 했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 준다. 이런 추 정이 정확하다면, 이 원고는 바빙크가 캄펀 신학교에서 교수로서 강의 를 시작한 초기에 작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1 ) 캄펀 신학교의 신약학 교수였던 루카스 린데봄(1845-1933)의 외아들인 코르넬리우스 린데 봄(1872-1938)은 1889년 9월부터 1895년 7월까지 캄펀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van Gelderen and Rozemond, Gegevens betreffende de Theologische Universiteit Kampen, 1854–1994, 116). 그는 스위스 로잔에서 한 해를 공부한 후에 스프랑(1896), 볼네스(1900), 아 펠도른(1905), 호린험(1908), 암스테르담(1914-1937)에서 목회자로 사역했다. 다음을 보라. Lindeboom and Lindeboom, In uwe voorhoven ; Wielenga, “Ds. C. Lindeboom”; Mulder, “Lindeboom, Cornelis.” 12 ) 이 원고에는 바빙크의 『개혁교의학』 초판본의 1권에 대한 언급이 한 번 나온다(GE-Lindeboom , 38). 1권은 1895년에 출간되었으므로, 이 원고는 1895년이나 그 이후에 기록되었을 것임에 틀림 없다. 코르넬리스 린데봄이 이 원고의 저자라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는 1895년 여름에 캄펀 신학 교를 졸업했으므로, 우리는 이 원고가 기록된 연대를 좀 더 정확하게 1895년으로 확정할 수 있다. 또한 1895년이라는 기록 연대는 이 원고가 불완전한 이유도 설명해 준다. 이 원고는 십계 명에 대한 논의의 중간에서 중단되는데, 바빙크는 린데봄이 신학교를 졸업해 바빙크의 강의에 더 이상 참석하지 않았던 1895년 여름 이후에 이 논의를 이어 갔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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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아울러 바빙크의 강의와 이 학생들의 노트에 기록된 내용 간에는 약 간의 간격이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가 있다. 수업 중이나 수업 후에 이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써 넣은 대목들, 심지어 이 학생들이 자기들 의 교수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대목들이 그것을 시사 해 준다. 린데봄의 노트 150쪽에는 요한복음 6장 29절 ( “믿는 의 일이니라” ) 에
것이 하나님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그 옆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이 성경 구절은 아마도 교수님이 잘못 선택한 것 같다. ‘하나님 의’는 여기에서 목적격적 속격이다.”13 ) 이런 대목들은 이 학생들이 수 업 후에 추가한 것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 학생들이 작성한 노트들 은 바빙크가 1895년에 강의한 개혁파 윤리학을 우리에게 생생하게 보 여 준다. 또한 요한복음 6장 29절에 대한 린데봄의 생각을 적은 글은, 바빙크 가 16세기와 17세기의 개신교 정통주의 시대에 활동한 개신교 신학자 들 ( 개혁파와 루터파 ) 은 물론이고, 좀 더 최근의 18세기와 19세기의 신학자 들을 광범위하게 인용했을 뿐 아니라, 성경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과 성 경 본문에 대한 석의도 반복적으로 행했음을 상기시켜 준다. 이것들은 수강생들이 수업 후에 추가한 것일 가능성이 거의 없으므로, 주된 골 자와 세부적인 내용을 포함한 이 원고들의 구조는 바빙크에게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의 구조 앞에서 언급했듯이, 바빙크는 『개혁파 윤리학』 원고를 여러 해에 걸 쳐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은 그가 『개혁교의학』을 준비했던 기 간과 겹친다. 네 권으로 된 『개혁교의학』은 1895년, 1897년, 1898년, 1901년에 차례로 출간되었다. 따라서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이 여 러 가지 점에서 『개혁교의학』을 닮은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런 유사성을 보여 주는 좋은 예는 이 두 저작의 구조가 비슷하다는 13 ) DO: Deze tekst is wellicht foutief gekozen door den Prof: “Gods” is Gen. Obj. hier .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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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바빙크는 『개혁교의학』을 조직신학과 그 방법론과 구성을 다 루는 서론으로 시작하고,14 ) 그런 후에는 교의학의 역사와 문헌을 다루 는 장을 둔다.15 ) 『개혁파 윤리학』 원고에서도 바빙크는 순서를 바꾸어 개혁파 윤리의 역사와 그 문헌을 개관하는 것으로 시작하기는 하지만 『개혁교의학』의 서론과 비슷한 서론을 두고,16 ) 그런 후에 용어, 구성, 방법론을 다루는 절들을 배치한다.17 ) 바빙크는 “도덕”이라는 용어보다는 “윤리”라는 용어를 더 선호 한다.18 ) 윤리학의 과제는 거듭난 인간 속에서 영적인 삶의 탄생과 발전 과 나타남을 서술하는 것이다.19 ) 달리 말하면, “윤리학은 예수 그리스 도의 은혜의 활동, 즉 한 사람의 삶의 형태 속에서 드러나는 예수 그리 스도의 신적 생명의 내용물에 대한 학문적 서술이다.”20 ) 바빙크는 윤리학과 교의학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둘은 구별된다는 것을 역설한다. 그는 이것을 『개혁교의학』에서 다 음과 같이 표현한다. 교의학은 사람을 위해, 사람에게, 사람 안에서 행하신 하나님 14 ) RD , 1:25–112. 15 ) RD , 1:115–204. 16 ) RE , §1. 17 ) RE , §§2–4. 18 ) RE , §2: “우리가 ‘윤리’[ethiek]라는 용어를 선택한 것은 ‘도덕’[moraal]이라는 용어가 적어도 도덕적 설교[zedepreek]라는 관점에서 이해됨으로써 지니게 된 부정적인 인식[kwade reuk= “악한 냄새”]을 윤리라는 용어는 아직까지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통상적으로 ‘도 덕’은 실천적 도덕, 삶을 위한 규범, 외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귀납적으로 서술하는 것으로 이해 되는 반면, ‘윤리’는 있는 그대로의 것을 좀 더 엄밀하게 학문적이고 연역적으로 표현하는 것으 로 이해된다는 차이가 있다. 실천적 도덕은 사람들의 삶을 규율하는 규범들의 집합이므로, 사람 들이 외적으로 무엇을 행하는지에 대한 귀납적 서술이다. 따라서 윤리학이 더 깊고 근본적이다.” 참고. GE-Lindeboom , 10. 19 ) GE-Lindeboom , 14; 참고. RE , §2: “윤리학이 다루어야 하는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a) 이성적 이고 책임 있는 존재인 인간은 첫 번째 창조의 은사와 능력을 어떻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사용 하고, 은혜의 복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b) 인간은 어떻게 거듭나고, 어떻게 그 삶이 계속 질 병과 시험과 싸움에 종속되는가, (c) 어떻게 윤리적인 삶에서 인간의 행위들(오성, 의지 등)은 자신의 삶의 모든 상황에서 드러나야 할 하나님의 율법을 지향하는가. 달리 말하면, 윤리학은 영 적인 사람의 준비, 출생, 발전, 외적인 나타남을 다룬다.” 20 ) RE , §2; 참고. GE-Lindeboom , 14: “윤리학은 우리의 개인적인 인간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은 혜의 실현[verwerkelijking]에 대한 학문적 서술이다. 달리 말하면, 윤리학은 우리 안에서 하나 님의 구원[heil]의 실현을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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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의 행위들을 기술하는 것이며, 윤리학은 새롭게 된 사람이 이제 그 하나님의 행위를 근거로, 그 능력 안에서 행하는 행위들을 기 술하는 것이다. 교의학에서는 사람이 피동적이어서 받으며 믿는 반면, 윤리학에서는 그가 스스로 행동하며 나선다. 교의학에서는 신앙의 조항들이, 윤리학에서는 십계명의 규범들이 다루어진다. 거기에서는 믿음에 관해, 여기에서는 사랑, 순종, 선한 행위들에 관해 다루어진다. 교의학은 사람에게 하나님이 무엇이며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 교육하며, 그로 하여금 하나님을 그의 창조 자, 구원자, 거룩하게 하는 분으로 알게 한다. 윤리학은 이제 사 람이 하나님께 무엇이며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사람이 어떻게 완전히 지혜와 뜻과 모든 힘을 다해 감사함과 사 랑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헌신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교의 학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체계이며, 윤리학은 하나님에 대한 봉사의 체계다.21 )
『개혁파 윤리학』에서 바빙크는 둘 간의 차이를 똑같은 언어로 서술 한다. 교의학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우리 안에서 행하는 것을 다 룬다. 교의학에서는 하나님이 모든 것이다. 교의학은 하나님에 게서 우리에게 온 말씀으로서 우리 밖에서, 우리 위에서 우리에 게 온 말씀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열어 하나님의 지 시를 수동적으로 경청한다. 윤리학은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자 신의 일을 행할 때, 지금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다룬다. 우리는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 여기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행하는 일들로 말미암아, 그 일들 을 토대로 하여 능동적으로 행한다. 우리는 시편들을 노래함으
21 ) RD , 1:58. 이 본문은 바빙크, 『개혁교의학』 1권, 박태현 옮김 (서울: 부흥과개혁사, 2011), 103을
인용한 것이다(이후로는 『개혁교의학』 1권, 박태현 옮김, 103 형식으로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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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써 하나님에게 감사하고 하나님을 찬송한다. 교의학에서는 하 나님이 우리에게 내려오지만, 윤리학에서는 우리가 하나님에게 로 올라간다. 교의학에서는 하나님이 우리의 것이지만, 윤리학에 서는 우리가 하나님의 것이다. 교의학에서 우리는 우리가 하나 님의 얼굴을 뵙게 될 것임을 알지만, 윤리학에서는 하나님의 이 름이 우리의 이마에 기록될 것이다[계 22:4]. 교의학은 하나님에 게서 나오지만, 윤리학은 하나님에게로 돌아간다. 교의학에서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지만, 윤리학에서는 하나님이 우리를 사 랑한 결과로서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22 )
바빙크는 윤리학의 방법론은 교의학의 방법론과 같다고 말한다. 출발점은 하나님의 계시이고, 성경은 윤리학 지식의 원리이고 규범 이다.23 ) 따라서 윤리학의 방법론은 다음 세 단계로 구분되어야 한다. (1) 성경 자료를 수집하고 조직화하는 것, (2) 이 자료가 교회에서 어떻 게 채택되어 왔는지를 서술하는 것, (3) 우리 시대에 비추어 이 자료를 규범적으로, 또는 단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24 )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 학』에서 사용된 세 단계로 구성된 방법론은 자신이 『개혁교의학』에서 사용한 방법론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바빙크는 자신의 윤리 이론을 구성할 때, 먼저 안토니우스 드리센, 빌럼 테일링크, 캄페기우스 비트링가, 베네딕투스 픽테투스, 페트루스 판 마스트리흐트, 아우구스트 프리드리히 크리스티안 필마어, 한스 라 선 마르텐센, 하인리히 헤페, 아돌프 폰 하를레스 등과 같은 여러 다른 개신교 신학자가 사용한 윤리학의 틀을 논의한다. 이 신학자들이 전체 적으로 거의 같은 구조를 따르고 있다고 말한 후에, 바빙크는 자신도 3부작으로 이루어진 그 비슷한 전통적인 구조를 선택한다.
22 ) 이것은 GE-Lindeboom , 14-15를 번역한 것이다; 참고. RE , §2. 23 ) DO: kenbron , norma ; RE , §4; 참고. GE-Lindeboom , 21. 24 ) RE , §4; 참고. GE-Lindeboom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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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I. 죄, 양심, 도덕의 상태와 관련해 회심 이전의 인간. 이것은 자연 윤리학의 영역이다. II. 회심한 인간: 새 생명의 삶의 준비, 시작, 여러 측면, 상황, 보조수단, 복, 표지, 질병과 죽음, 성취. 이것은 실천신학의 영역이다. III. 거듭난 인간과 가족, 직업, 사회, 국가, 교회.
바빙크는 하나님 나라의 “기원, 발전, 완성”에 대한 몇몇 고찰을 통 해 종말론적인 요소를 언급하는 것으로 자신의 윤리학을 끝마치려 했 음을 보여 준다.25 ) 나중에 이 원고에서 바빙크는 2부를 다시 다음 둘로 나눔으로써 윤리학의 그런 구조를 확대시킨다. “회심한 인간과 회심 이 후의 인간.”26 ) 그런 후에 4부, “도덕적 삶이 드러나야 할 삶의 영역들” 을 추가한다. 이 영역본에서는 이 네 부분을 1권-4권으로 지칭할 것 이다.27 )
1부에 대한 간략한 개관 이 해제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개혁파 윤리학』의 주요한 주제와 논 제에 대한 전체적인 개관을 제시하겠다. 위에서 설명한 3부작으로 된 구조는 이 저작이 철저하게 교의학적 성격을 지닌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교의학은 윤리학에 선행하고, 윤리학은 교의학에 철저하게 의존되어 있다. 이런 상관관계는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의 1부인 “회심 이전의 인간”을 읽을 때 확증된다. 1부는 세 개의 장과 열두 개의 절로 나뉜다. 아래의 도표에서 왼쪽 항은 영역본에서 사용한 제목이고,
25 ) RE , §3; 참고. GE-Lindeboom , 18. 26 ) 참고. GE-Lindeboom , 23, 137, 256. 27 ) 영역본의 첫 번째 권에는 1부와 2부가 수록되어 있고, 앞으로 나올 두 번째 권에는 3부가, 세 번
째 책에는 4부가 수록될 것이다. (한글번역본에서는 영역본이 사용한 1권-4권이라는 표기를 따 르지 않고, 원래대로 1부-4부로 표기한다. 영어에서는 첫 번째 권은 “vol.1”로, 1권은 “Book I” 로 다르게 표기되지만, 한글에서는 혼동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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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항은 바빙크가 원래 사용한 네덜란드어로 된 제목이다.28 ) 또한 이 도표는 우리가 바빙크가 윤리학을 기본적으로 4부로 나눈 것을 그 대로 유지하긴 했지만, 일차적으로 각 장의 분량을 가능한 한 고르게 하기 위해 장들을 원래와는 다르게 나누었다는 것도 보여 준다. 그래서 바빙크는 1부를 세 장으로 나누었지만, 영역본에는 여섯 장으로 나뉘 어 있다. 1부: 회심 이전의 인간
Deel 1: De Mensch voor de Bekering
1장: 인간의 본성과 본질
Hoofdstuk 1: De Menschelijke Natuur, op Zichzelf Beschouwd
( 인간의 본질 )
Het Wezen van de Mensch
5절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
De Mensch, Geschapen naar Gods Beeld
6절 인간 본성의 내용
De Inhoud der Menschelijke Natuur
7절 인간의 관계들
De Levensvertrouwingen/Betrekkingen van den Mensch
2장: 죄의 권세 아래 있는 인간
Hoofdstuk 2: De Mensch in de Toestand der Zonde
8절 인간 속의 하나님의 형상의 황폐화
De Oude/Natuurlijke Mensch
9절 죄의 조직 원리와 분류
Beginsel en Verdeeling der Zonden
3장: 이웃과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아
( Hoofdstuk 2의 계속 )
10절 좁은 의미의 이기주의의 죄
Zelfzuchtige Zonden in Engeren Zin
11절 이웃에 대한 죄
Zonden tegen den Naaste
12절 하나님에 대한 죄
Zonden tegen God
4장 타락한 하나님의 형상
Hoofdstuk 3: De Zedelijke Natuur des Menschen in den Toestand der Zonde
13절 타락한 인간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 Het Beeld Gods in den Gevallen Mensch
5장 인간의 양심
( Hoofdstuk 3의 계속 )
14절 양심
Het Geweten
6장 죄인과 율법
( Hoofdstuk 3의 계속 )
15절 율법
De Wet
16절 자연 도덕
De Justitia Civilis
28 ) 바빙크의 원고에 나오는 구분과 제목은 GE-Lindeboom 의 원고에 기록된 것과 거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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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1장인 “그 자체로 고찰한 인간 본성”에서 바빙크는 윤리학에서 아주 중요한 출발점인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에 대한 설명으로 시 작한다. 그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으로부터 다음 세 가지 기 본적인 원리를 도출해 낸다. (1) 인간은 원래 선했다. (2) 하나님을 떠 나 인간의 도덕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3) 인간의 본성은 죄로 말미암아 타락했다. 바빙크는 피히테, 헤겔, 로테, 다윈에 반대하여 이 기본적인 원리들을 옹호한다.29 ) 바빙크는 1부 2장을 죄론에 할애하지만, 교의학에 고유하게 속한 주 제들과 윤리학에서 논의되어야 할 주제들을 구별한다. 그는 “죄의 기 원, 본질, 성격”과 “죄, 즉 죄책과 죄에 대한 형벌로 말미암아 초래된 하 나님과의 변화된 관계”를 교의학에 속한 주제로 보고서 제외한다.30 ) 아울러 요한네스 프란키스쿠스 부데우스 ( 1667-1729 ), 프리드리히 아돌프 람페 ( 1683-1729 ), 아우구스트 프리트리히 크리스티안 필마어 ( 1800-1868 ) 같은 신학자들은 죄론은 신학적 윤리학에서도 다루어야 함을 그에게 가르쳐 주었다.31 ) 바빙크는 죄를 나타내는 성경의 용어들을 광범위하 게 검토하여 죄의 많은 차원과 다양성을 천착한다. 이것이 윤리학에 주 어진 고유한 소임이다. 특히 윤리학은 “하나인 죄의 여러 모습과 형태 와 나타남”을 고찰하는데, 바빙크는 이렇게 묻는다. “그런 다양성과 다 수로부터 어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 모든 것 간에 연관 성이 있는가? 달리 말하면, 모든 죄를 객관적이고 실질적으로 도출해 낼 수 있는 어떤 조직 원리가 있는가?”32 ) 따라서 바빙크는 계속하여 죄의 유형론을 발전시켜 나간다. 그는 자 기중심성을 죄의 “조직 원리”라고 단정하는 저술자들에게 동의하지만, 자아중심성은 “오만함과 불신앙의 문제를 포함한 아주 폭넓은 의미로”
29 ) RE , §5; 참고. GE-Lindeboom , 25–30; 참고. RD , 2:530–562 (12장: “Human Nature”); 바빙
크는 이 장을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한다. “인간의 본성과 본질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 었다]는 데 있다.” 30 ) RE , §8; 바빙크는 RD , 3:25-190에서 이 주제들을 다룬다. 31 ) RE , §8; 참고. GE-Lindeboom , 49; Buddeus, Institutiones Theologiae Moralis ; Lampe, Schets der dadelyke Godt-geleertheid ; Vilmar, Theologische Moral . 32 ) RE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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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해야 하고, “마치 모든 죄가 이 토대로부터 논리적으로 흘러나온다 는 듯이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두 가지 중요한 단서를 붙인다.33 ) 바빙 크는 죄의 다음 세 가지 기본적인 유형을 구별한다. (1) 자기 자신에 대 한 죄, (2) 이웃에 대한 죄, (3) 하나님에 대한 죄. 이 죄의 세 가지 유형 은 각각 또 다시 감각적인 죄와 영적인 죄로 구분될 수 있다.34 ) 따라서 이웃에 대한 죄는 이웃 또는 이웃에게 속한 것을 자기 자신을 위해 사 용하는 죄이고, 이 죄는 감각적인 성격을 지닌 죄일 수도 있고, 영적인 성격을 지닌 죄일 수도 있다. 전자는 이웃의 재산이나 생명에 대한 죄 이고, 후자는 이웃의 선한 평판이나 권위에 대한 죄다.35 ) 따라서 바빙 크의 윤리적 죄론은 자신의 『개혁교의학』에서 다룬 죄론을 보완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3장인 “죄의 상태 속에서 인간의 도덕적 상태”에서 바빙크는 죄가 인간의 본성, 영혼과 육체, 이성, 의지, 감정에 미치는 결과를 서술하고, 본성적인 인간 ( 자연인 ) 에게는 선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다고 결 론을 내린다.36 ) 하나님은 자신의 일반 은혜를 주어서 악을 행하려는 인 간의 성향을 억제함으로써 인간을 보존한다. 타락한 인간조차도 이성 적이고 도덕적인 본성을 소유하고 있고, 이 본성은 각자의 양심을 통해 드러난다.37 ) 양심은 하나님의 율법에 묶여 있으므로, 바빙크는 양심을 33 ) RE , §9. 34 ) RE , §§10–12; 참고. GE-Lindeboom , 70–80. 35 ) RE , §11; 참고. GE-Lindeboom , 75–79. 36 ) RE , §13; 참고. GE-Lindeboom , 86. 37 ) RE , §§13-15; 참고. GE-Lindeboom , 81-91, 124; RD , 3:32. 여기에서 우리는 바빙크가 교의학
과 윤리학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는 탁월한 예를 본다. 바빙크는 『개혁교의학』에서는 3:173에서 창세기 3장에 나오는 아담과 하와의 범죄에 대해 설명한 것을 제외하고는 인간의 양 심에 거의 주목하지 않는다. 타락 후 곧바로 아담과 하와의 눈이 열려, 그들은 자신들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것은 또한 그들이 악을 행했다는 것을 알고 인식했다는 것을 포함한다. 부끄러움은 치욕에 대 한 두려움이며, 잘못된 것이나 부적절한 것에 대한 유쾌하지 못한 고통스런 감정이다. 이러한 부끄러움에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과 그분 앞에 자신을 숨기려는 욕망이 부가된다. 즉, 인간 내부에 양심이 일깨워진다. 엄격히 말하면, 타락 전에 인간 안에는 양심이 없었다. 자신의 존 재와 자신이 반드시 되어야 할 것을 아는 것 사이에 격차가 전혀 없었다. 존재와 자의식은 조 화를 이루었다. 하지만 타락으로 인해 분리되었다. 인간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자신이 다른 존재이어야 하며, 모든 면에서 반드시 하나님의 법과 일치해야 한다는 의식을 여전히 유 지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게 증거한다. 인간은 자신이 반드시 되었어야만 할 존재가 아 니다. 그리고 이 증거는 양심이다(『개혁교의학』 3권, 박태현 옮김,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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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다루고 나서 곧바로 율법 ( 본성적이고
도덕적인 ) 과
율법이 개인, 사회, 국가
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를 다룬다.38 )
2부에 대한 간략한 개관 2부 “회심한 인간”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영적인 삶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을 제시한다. 바빙크는 2부의 내용을 한 개의 장과 열 개의 절로 구 성했다.39 ) 아래 도표에서 왼쪽 항은 영역본에서 사용한 구분과 제목이 고, 오른쪽 항은 네덜란드어로 된 원문에서 사용된 구분과 제목이다.40 ) 2부: 회심한 인간
Deel 2: De Mensch in de Bekering
7장: 성령 안에서의 삶
( Hoofdstuk 1의 계속 )
17절 영적인 삶의 본질 18절 영적인 삶의 기원 19절 영적인 삶의 최초의 기본적인 활동
8장: 교회사에 나타난 성령 안에서의 삶 20절 신비주의, 경건주의, 감리교
9장: 그리스도인의 삶의 형태와 성숙 21절 그리스도인의 삶의 형태: 그리스도를 본받음
De Vorm van het Geestelijk Leven ( De Navolging van Christus )
22절 영적인 삶의 성장
De Ontwikkeling van het Geestelijk Leven
10장: 그리스도의 삶과 견인
( Hoofdstuk 1의 계속 )
23절 보증과 인침
De Verzekering ( en Verzegeling )
11장: 그리스도인의 삶의 병리학
( Hoofdstuk 1의 계속 )
24절 영적인 삶의 질병과 그 뿌리
De Krankheden van het Geestelijk Leven en Hare Oorzaken
바빙크는 14절(이 책 5장)에서 이 주제를 광범위하게 다룬 것은 물론이고, 이미 1881년에 양심 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Het geweten”(ET: Bavinck, “Conscience”). 38 ) RE , §§15–16; 참고. GE-Lindeboom , 124–136. 39 ) RE , §§17-26; 영역본에서는 이것을 여섯 개의 장으로 구분했다. 40 ) 이 개요는 GE-Lindeboom 에 기록된 개요와 실질적으로 같다.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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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그리스도인의 삶의 회복과 완성
( Hoofdstuk 1의 계속 )
25절 회복의 수단
Middelen tot Herstel
26절 영적인 삶의 완성: 죽음에 대한 묵상
Volmaking van ’t Geestelijk Leven: Meditatio Mortis
바빙크에게 윤리학의 기본적인 원리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 즉 성 령을 의지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41 ) 따라서 영적인 삶의 기원 은 거듭남이고 ( §18 ), 영적인 삶의 기본적인 활동은 믿음이다 ( §19 ). 바빙 크는 영적인 삶에 대한 자신의 건설적인 견해를 제시하기 전에, 기독 교 신비주의와 경건주의의 역사 속에서 건강한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부터 벗어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역사적으로 길게 고찰하는 일에 한 절 ( §20 ) 을 할애한다. 그런 영적인 삶의 핵심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에 서 찾아져야 한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은 일생 동안 바빙크의 관심사 였고 그를 사로잡은 주제였다.42 ) 그리스도는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일 뿐 아니라, 본이자 이상이기도 하다고 그는 말한다. 이것이 지닌 함의 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43 )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 은 로마 가톨릭의 수도원들이 가르친 것과는 달리 그리스도가 살아간 방식과 그리스도의 가난, 독신생활, 순종을 문자 그대로 또는 물리적으 로 복제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44 ) 또한 그리스도 를 본받는 것은 모종의 신비주의나 그리스도의 계명을 합리주의적으 로 순종하는 것도 아니다.45 ) 도리어 바빙크에게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 41 ) RE , §17; 참고. GE-Van der Veen , 5; GE-Lindeboom , 139. 42 ) Bolt, Theological Analysis ; Bolt, “Christ and the Law”를 보라. 바빙크는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에 대한 두 편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하나는 신학 교수의 삶을 시작했던 1885-1886년에 발표 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1918년에 발표한 것이었다. 이 두 편의 논문은 영역되어 Bolt, Theological Analysis , 372–440에 수록되어 있다. 43 ) RE , §21; 참고. GE-Van der Veen , 41–42; GE-Lindeboom , 44 ) RE , §21; 참고. GE-Van der Veen , 56–58; GE-Lindeboom , 184–185. 45 ) RE , §21; 참고. GE-Van der Veen , 57-58; GE-Lindeboom , 185; 이 개요는 바빙크가 18851886년에 쓴 “그리스도를 본받음”이라는 논문에서 사용했던 것과 실질적으로 같고, 이것은 이 원고의 저작 연대를 보여 주는 또 다른 증거다. 이 논문은 「자유 교회」(De Vrije Kerk )라는 정기 간행물에 게재되었는데, 이 정기간행물은 교회가 고립 상태에서 벗어나 당시의 문화적이고 학문 적인 도전과 씨름하는 것을 추구했던 “기독교 개혁파의 목소리들”이 한 달에 한 번 펴냈다. 이 정기간행물이 내세운 목표 중 하나는 “피상적이고 건강하지 못한 신비주의에 반대해 좀 더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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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은 “그리스도를 중보자로 인정하는 것”에 있었다. 외적으로 우리의 삶 이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는 것이 되어야 함과 동시에, 우리의 내면에서 는 그리스도의 모습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은 의로 움, 거룩함, 사랑, 인내 같은 미덕으로 드러나야 한다.46 ) 영적인 삶을 다루는 장에서 바빙크는 영적인 삶의 성장, 믿음의 확 신, 영적인 삶의 병리학 ( 즉,
육과 영의 싸움, 유혹, 영적인 버려짐 ),
영적인 삶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책 ( 기도, 묵상, 하나님 말씀을 읽는 것, 찬양, 홀로 있는 것, 금식, 철 야, 서원 ), 끝으로 죽은 후에 영적인 삶의 완성을 연속해 다룬다.47 )
믿음의 확신을 아주 길게 다룬 절48 ) 은 이것이 과연 윤리학의 고유한 주제인지를 의아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바빙크는 이 주제에 대해 역사적으로 자세하게 검토한 후에, 죄에 대해 슬퍼하는 것, 하나님 말씀에 대한 사랑, 하나님을 섬기는 것같이 참된 신자의 표 지49 ) 에 대한 교리를 특히 주목한다. 이 절이 바빙크 시대에 네덜란드 기독교 개혁파교회의 상황,50 ) 이 교단의 신학교 교수로서의 바빙크 자 신의 책임을 반영한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교단이 기존에 속 해 있던 교단에서 탈퇴한 이래로,51 ) 은혜의 표지에 대한 교리는 지역교 회의 영적인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어려운 주제였다. 게다가 이 교리에 대한 논의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추정적 중생론과 관련된 격 렬한 논쟁에 휘말릴 수도 있었다.52 ) 따라서 이 절에 대한 판 더르 베인 과 린데봄의 수업 노트에 바빙크가 프라네커르에서 기독교 개혁파 교 단에 속한 교회에서 목회자로 일했던 시절을 언급한 내용이 나오는 것
적이고 영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바빙크는 1881년부터 1883년까지 이 정기간행물의 편 집자로 일했다(Bolt, Theological Analysis , 80-81). 46 ) RE , §21; 참고. GE-Van der Veen , 58–60; GE-Lindeboom , 185–187. 47 ) RE , §§22–26; 참고. GE-Van der Veen , 60–160; GE-Lindeboom , 187–255. 48 ) RE , §23, “보증과 인침”(10장). 49 ) DO: kentekenen . 50 ) DO: Christelijke Gereformeerde Kerk. 51 ) 이것은 1834년에 네덜란드 개혁파교회(Nederlandse Hervormde Kerk)에서 탈퇴해 기독교 개 혁파교회(Christelijke Gereformeerde Kerk)를 창설한 것을 가리킨다. 1854년에 이 교단은 캄 펀에 독자적인 신학교를 설립했다. 52 ) 다음을 보라. Veenhof, “History of Theology and Spirituality in the Dutch Reformed Churches”; Veenhof, “Discussie over het zelfonderzoek.”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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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일리가 있다! 그것은 바빙크의 “이전 교회에서 이사야 27장 1절에 따라 인침을 받은”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53 ) 판 더르 베인과 린데봄의 수업 노트에는 이것 외에는 바빙크가 프라네커르에서 목회자로 일했던 시절에 대한 다른 언급이 나오지 않는다. 또한 바빙크가 이 절에서 아브라함 카이퍼를 두 번이나 비판한 것은 흥미로운데, 이 비판은 판 더르 베인과 린데봄의 수업 노트에도 기록되 어 있다.54 ) 이른바 추정적 중생에 대한 카이퍼의 견해에 대해서는 기독 교 개혁파 교단에서 심한 논란이 있었다.55 ) 바빙크는 이 교단에서 지도 적인 교사로서의 중요한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카이퍼를 공개 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56 ) 그런데도 바 빙크가 강의실이라는 좀 더 사적인 공간에서는 기꺼이 카이퍼를 비판 했다는 것은 그가 믿음의 확신과 은혜의 표지에 대한 교리를 대단히 중 시했음을 보여 준다.
3부에 대한 간략한 개관 3부와 4부를 번역한 것은 이후에 출간될 것이므로, 여기에서는 1부 와 2부보다 훨씬 더 간략하게 다루겠다. “회심 이후의 인간”이라는
53 ) GE-Van der Veen , 89. RE 에는 나오지 않는 프라네커르에 대한 언급은 바빙크가 원래의 강의 안에는 없는 자신의 목회자 시절에 대한 얘기를 들려준 드문 예다. 판 더르 베인이 자신의 수업 노트에 이 얘기를 기록하면서 감탄부호를 붙인 것은 인상적이다. 사 27:1은 성령의 인침에 대해 말하는 특별한 본문이다. “그날에 여호와께서 그의 견고하고 크고 강한 칼로 날랜 뱀 리워야단 곧 꼬불꼬불한 뱀 리워야단을 벌하시며 바다에 있는 용을 죽이시리라.” 54 ) RE , §22; GE-Van der Veen , 101-103, 113; GE-Lindeboom , 217, 226을 보라. GE-Van der Veen 과 GE-Lindeboom 의 수업 노트의 다른 곳에는 카이퍼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55 ) 이 논쟁에 대한 탁월한 소개 글과 이 논쟁에 대한 바빙크 자신의 관점에 대해서는 Bavinck, Saved by Grace 를 보라; 거기에 나오는 편집자의 해제는 이 논쟁에서 다루어진 역사적이고 신 학적인 쟁점들에 대한 훌륭한 개관이다. 56 ) “공개적으로”를 강조한 것은 의도적이다. 바빙크는 특히 신학에서 다루어야 할 주제들과 자연신 학의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가 카이퍼의 견해와 다르다는 것을 자신의 학생들에게 사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카이퍼에게 보낸 서신(1894년 10월 29일자)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유보적 인 입장을 직접적으로 표현했지만, 그런 후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나는 이 모든 것을 공 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을 주저한다. 어떤 사람들이 당신의 저작을 거기에 나오는 단편적인 말들 을 근거로 해서 논의하고 판단하는 것이 내게는 거슬린다. 나는 그런 비판을 어떤 식으로든 지지 할 마음이 없다”(Bremmer, Bavinck als Dogmaticus , 24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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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제목을 지닌 3부는 다음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 “성화 개 관”( §§27-31 ),57 ) (2) “하나님에 대한 의무”( §§32-35 ), (3) “자신에 대한 의 무”( §§36-42 ), (4) “이웃에 대한 의무”( §§43-49 ). 3부의 핵심어는 “의무”다. 바빙크는 그리스도인과 율법의 관계를 전체적으로 논의한 후에,58 ) 자 기가 로마 가톨릭이 평신도를 위한 일반적인 계명과 성직자를 위한 완 전함의 권고를 구별한 것을 거부하는 이유를 보여 주고,59 ) 이른바 ‘아
디아포라’, 즉 도덕적으로 중립적인 행위를 논의하고 나서,60 ) 마지막으 로 도덕적 의무의 충돌을 다룬다.61 ) 이 주제들은 『개혁교의학』에서 간 략하게 언급되지만,62 ) 『개혁파 윤리학』에서는 폭넓고 자세하게 논의되 는데, 이것은 바빙크가 교의학에 속한 주제들과 윤리학에 속한 주제들 을 의도적으로 구별했음을 보여 주고, 자신의 『개혁파 윤리학』을 『개혁 교의학』의 자매편으로 여겼다는 것도 보여 준다. 3부 2-4장에서 바빙크는 의무론을 십계명과 연결시킨다. 2장에서는 하나님에 대한 의무로 처음 네 계명을 분석하는데, 그중 한 절에서는 4계명과 안식일을 길게 다룬다.63 ) 3장에서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의무를 논의하면서, 먼저 이 의무를 전체적으로 다룬 후에 ( 자기보존, 인, §36 ),
자기애, 자기부
우리 육체의 삶에 대한 의무를 일반적으로 다루고 나서 ( §37 ), 먹
을 것과 마실 것 ( §38 ), 입을 것 ( §39 ), 목숨 자체 ( §40 ) 를 다룬다. 그런 다음 에 바빙크는 7계명, 8계명, 9계명에서 흘러나오는 육신적인 삶에 대한 의무를 고찰한다 ( §41 ). 우리 자신에 대한 우리의 마지막 의무는 우리 영 혼에 대한 의무다 ( §42 ). 끝으로 4장에서 바빙크는 기독교적인 사랑을 논 의하고, 이 의무를 6계명에서 10계명까지와 연결시킨다 ( §§43-49 ).
57 ) 또한 바빙크는 RD , 4:230-272에서 성화라는 주제도 논의한다. 58 ) RE , §27; 참고. GE-Van der Veen , 161–180; GE-Lindeboom , 256–266. 59 ) LO: praecepta , consilia ; RE , §28. 60 ) RE , §29. 61 ) LO: collisio ; RE , §30. 62 ) RD , 4:239, 260. 63 ) RE , §§32–35; 참고. GE-Van der Veen , 268–327; GE-Lindeboom , 325–385.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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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에 대한 간략한 개관 『개혁파 윤리학』의 4부에서 바빙크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여러 분 야에서 어떻게 드러나야 하는지를 논의하려 했다. 유일하게 현존하는 장 ( §§50-58 ) 은 가족에 대한 것이다. 바빙크는 결혼의 의무, 결혼의 장애 물, 친족의 범위, 약혼, 결혼식, 결혼의 본질, 이혼, 남편과 아내의 관계 를 자세하게 설명한다.64 ) 그런 후에 원고는 갑자기 끝나 버린다. 바빙 크는 자녀 양육, 형제와 자매, 우정, 직업, 사회, 국가, 교회 같은 주제를 다루는 장들을 추가했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그의 원고에 나오는 서 론과 바빙크 서고에 있는 또 다른 미간행 문서, 즉 바빙크가 1880년대 또는 1890년대에 자신의 윤리학 강의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문 서에서 추론할 수 있다.65 ) 앞으로 보겠지만, 이 여러 원고들은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단서도 제공해 준다. ‘왜 바빙크는 『개혁파 윤리학』이라는 완성된 단행본을 출간하지 않았는가?’
막간: 출간의 문제 이미 언급했듯이, 바빙크는 여러 해 동안 자신의 『개혁교의학』과 『개 혁파 윤리학』을 동시에 준비했을 것임에 틀림없고, 그가 교의학에서 다 룰 주제와 윤리학에서 다룰 주제를 명확하게 구분했다는 사실은 그의 64 ) 이 아홉 절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50 가족의 역사, §51 결혼의 의무, §52 결혼의 장애물, §53
친족의 범위, §54 약혼, §55 결혼의 완성, §56 결혼의 본질, §57 이혼, §58 남편과 아내.’ 65 ) Ethiek 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는 이 문서는 바빙크 서고 no. 197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윤리 학” 문서에는 용어들을 다루는 서론적인 절이 먼저 나오고, 그런 후에 철학적 윤리학 개관, 철학 적 윤리학의 주요한 학파들, 철학적 윤리학의 간략한 역사, 철학적 윤리학에 대한 오늘날의 견해 를 다루는 절들이 나온다. 이 절들 다음에는 개혁파 윤리학을 짧게 소개한 다음 세 개의 주된 절 이 나온다. (1) 서론(용어, 개혁파 윤리학의 역사, 개혁파 윤리학의 토대를 다루는 항목들과 함 께). (2) 제목이 없는 첫 번째 부분은 다음과 같이 구분되어 있다. (a) 죄론, (b) 영적인 삶의 기 원, (c) 영적인 삶의 발전, (d) 영적인 삶의 완성, (e) 영적인 삶의 자원, (f) 영적인 삶의 복, (g) 영적인 삶의 규범. (3) “세상에서 드러나는 영적인 삶”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두 번째 부분은 다음과 같이 구분되어 있다. (a) 가족(여기에서 바빙크는 결혼, 일부일처제, 미혼 상태, 재혼, 간 음, 독신, 이혼, 결혼의 의무와 목적과 복, 부모와 자녀, 양육, 교육, 형제와 자매, 인격의 형성, 하 인, 가족의 친구, 우정에 대해 말할 계획을 세운다), (b) 직업, (c) 사회, (d) 국가, (e) 교회, 끝으 로 (f)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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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개혁파 윤리학』을 『개혁교의학』의 자매편으로 구상했음을 보여 준다. 그렇다면 왜 바빙크는 자신의 『개혁파 윤리학』을 완성해서 출간하지 않았는가? 1900년대에 네덜란드 개혁파 교단에서는 개혁파 윤리학 이 절실하게 필요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질문은 한층 더 흥미롭다. 1897년에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의 윤리학 교수였던 빌헬름 게이싱크 는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개혁파 신학과 윤리학”이라는 제목의 취임 사를 행했는데, 거기에서 그는 “우리 시대에 특히 개혁파 윤리학에 대 한 연구가 결핍되어 있다”고 탄식했다.66 ) 바빙크도 그런 필요성을 아 주 잘 알고 있었다. 바빙크는 1902년에 출간된 “오늘날의 도덕”이라는 강연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 교단에는 도덕적 원리들을 논의하고 분명하게 하여 오늘날의 문제에 적용하는 좋은 문헌이 부족 하다. 이렇게 우리는 통탄할 만한 부족을 겪고 있지만, 많은 사람의 협 동 작업을 통해 이 문제가 머지않아 극복되기를 소망한다.”67 ) 윤리학에 대한 문헌의 이런 “결핍”( 게이싱크 ) 과 “통탄할 만한 부족”( 바 빙크” ) 에도
불구하고,68 ) 왜 바빙크는 자신의 『개혁파 윤리학』을 출간하
지 않았던 것인가? 그것은 바빙크가 방금 합류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 교에서 게이싱크는 윤리학을 가르치는 것을 책임지고 있던 동료 교수 였던 까닭에, 아마도 바빙크는 게이싱크를 앞지른다는 인상을 주기를 꺼렸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만일 바빙크가 자신의 『개혁파 윤리학』을 출간했다면, 게이싱크는 아브라함 카이퍼가 바빙크의 『개혁교의학』의 출간으로 말미암아 처하게 된 것과 비슷한 처지가 되었을 것이다. 카이 퍼는 1894년에 세 권으로 된 『성스러운 신학의 백과사전』이라는 저작 을 완성한 후에 개혁교의학에 대한 저작을 저술할 계획을 세워 놓았지 만, 바빙크가 『개혁교의학』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서는 그 계획 을 포기했다.69 ) 게이싱크는 실제로 개혁파 윤리학을 썼지만, 그의 사후 66 ) Geesink, De ethiek in de gereformeerde theologie , 6: “Deze armoede van onzen tijd aan specifiek Gereformeerde ethische studie.” 67 ) Bavinck, Hedendaagsche moraal , 7. 68 ) DO: armoede , jammerlijk tekort . 69 ) Kuyper, Encyclopaedie der heilige godgeleerdheid ; see Stellingwerff, “Over de bibliotheek en de boeken van dr. A. Kuyper.” 카이퍼가 1880년과 1902년 사이에 자유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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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1931년에야 팔렌타인 헵이 그의 저작을 다듬어 출간해 냈다.70 ) 아 니면, 바빙크가 자신의 『개혁파 윤리학』을 출간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 가 있었는가? 아마도 또 하나의 원고가 그 단서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개혁파 윤리학』에 대한 더 용의 원고 바빙크 서고에는 “바빙크 교수의 개혁파 윤리학”이라는 제목이 붙 어 있는 또 하나의 손으로 쓴 원고가 소장되어 있다.71 ) 판 더르 베인과 린데봄의 원고들처럼 이 더 용의 원고도 강의를 기록한 노트들로 이루 어져 있다. 이 원고를 기록한 사람은 1901년에 캄펀 신학교에서 신학 을 공부하기 시작했던 옐러 미힐스 더 용 ( 1874-1927 ) 이다. 1903년에 더 용은 바빙크를 따라 암스테르담으로 와서 자유대학교에서 공부를 계 속했다.72 ) 그런 후에 프리지안인들이 사는 작은 마을들인 파우휨 ( 1906 ), 본스 ( 1913 ), 뒤르스바우더 ( 1918-1924 ) 에서 목회했다.73 ) 더 용은 이 원고의 겉장에 서명하고 “1902년 11월”이라고 날짜를 적어 놓았는데, 이 날짜 는 바빙크가 1902년 12월에 캄펀 신학교에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로 옮기기 몇 주 전이었다.74 ) 더 용이 적어 놓은 날짜는 이 원고가 불 완전한 이유를 설명해 주는데, 그것은 바빙크가 1902년 12월 이후에는 캄펀 신학교에서 이제 더 이상 윤리학을 강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판 더르 베인과 린데봄의 원고들처럼 더 용의 원고도 거기에 기록된 본 교의 학생들에게 한 교의학에 대한 강의는 Dictaten dogmatiek 이라는 제목의 다섯 권으로 된 여러 판본으로 비공식적으로 출간되었다. 70 ) Geesink, Gereformeerde ethiek . 71 ) De Jong, “Gereformeerde ethiek van Profess. Dr. H. Bavinck”(이후에는 줄여 GE-De Jong 으로 표기했다). 캄펀에 있는 개신교 신학대학교 도서관은 GE-De Jong 원고를 손으로 써 서 베낀 복사본을 소장하고 있다(서가 표시 187D15). 이 익명의 복사본은 전에는 자유대학교에 서 오랫동안 교의학 교수로 재직했던 베르카우어의 소유였다. 그는 1940년 10월 11일에 취임사 를 할 때 이 원고를 선물로 받았다. 72 ) Van Gelderen and Rozemond, Gegevens betreffende de Theologische Universiteit Kampen , 122. 73 ) Gemeenten en predikanten , 316; 다음도 보라. van der Meulen, “Ds J. M. de Jong.” 74 ) Van Gelderen and Rozemond, Gegevens betreffende de Theologische Universiteit Kampen ,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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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문이 바빙크의 것이라는 인상을 자주 준다. 심지어 그 원고에는 1인칭 단수형으로 된 동사가 사용된 문장도 나온다.75 ) 331쪽으로 되어 있는 더 용의 원고는 “습관”, “관례”, “관습”, “도덕” 같은 핵심 용어에 대한 정의, 이 용어들 간의 주요한 차이를 다룬 전체 적인 서론으로 시작된다.76 ) 바빙크는 다른 원고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원고에서도 이 학문분야를 지칭하는 데 “도덕”( 독일어로 레’ ) 이라는
Sittenlehre, ‘지텐레
용어보다는 “윤리학”이라는 용어 사용을 더 선호한다.77 ) 윤
리학의 과제는 “우리로 하여금 도덕의 원리와 체계를 보고 알게 하는 것”이다.78 ) 이 전체적인 서론 후에 이 원고는 두 부분, 즉 철학적 윤리 학 ( 18-139쪽 ) 과 신학적 윤리학 ( 139-331쪽 ) 으로 구분된다. 우리가 앞에서 윤리학과 교의학의 관계에 대한 바빙크의 이해 및 이 두 학문분과의 방 법론에 대한 그의 설명에 대해 말한 것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 순서는 의외다. 바빙크는 이 두 학문분과의 관계를 이렇게 말했다. 교의학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그리고 우리 안에서 행하는 것을 다룬다. 교의학에서는 하나님이 모든 것이다. 교의학은 하 나님에게서 우리에게 온 말씀으로서 우리 밖에서, 우리 위에서 우리에게 온 말씀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열어 하나 님의 지시를 수동적으로 경청한다. 윤리학은 하나님이 우리 안 에서 자신의 일을 행할 때, 지금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 인가 하는 문제를 다룬다. 우리는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하는 가? 여기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행하는 일들로 말 미암아, 그리고 그 일들을 토대로 하여 능동적으로 행한다. 우리 는 시편들을 노래함으로써 하나님에게 감사하고 하나님을 찬송 한다.79 ) 75 ) GE-De Jong , 26. 76 ) DO: gewoonte , gebruik , zede , zedelijkheid ; GE-De Jong , 1–12; 참고. 153. 77 ) GE-De Jong , 12–17. 78 ) DO: “Ethiek heeft dus tot taak om ons te doen zien en kennen: Het Principe in de eerste plaats en het systeem van het zedelijke in de tweede plaats” (GE-De Jong , 17). 79 ) RE , §2; 참고. GE-Lindeboom , 14–15.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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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핵심은 이 두 분과학문의 방법론은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출발점은 하나님의 계시이고, 성경은 윤리학을 위한 지식과 규범의 원 리다.80 ) 하지만 이제 바빙크는 철학으로 눈을 돌린다! 바빙크는 고전적인 다음 질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선이라 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선인 이유는 무엇인가?”81 ) 바빙크는 윤리 학은 철학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는 “어떤 사람의 철학 적 윤리학은 그의 철학의 원리들과 일치할 것이다”라고 쓴다.82 ) 바빙 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윤리학을 위해 어떤 체계적인 접근방법을 채택해야 하는지를 알아보려고 철학적 윤리학의 역사를 개략적으로 설 명하는 것으로 나아간다.83 ) 그는 인간 자체 속에서 윤리학을 위한 원리 와 규범을 구한 여섯 가지 철학 체계를 설명하고 분석한다.84 ) 그런 후 에는 인간의 외부에서 윤리학을 위한 원리와 규범을 구한 아홉 가지 철 학 체계를 분석한다.85 ) 끝으로 바빙크는 자신이 “모든 도덕의 절망 또 는 비관주의”라고 부른 것 ( 에두아르트
폰 하르트만,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 을
논의
한다.
86 )
이 설명들은 대체로 가르치기 위한 중립적인 문체로 되어 있고, 바 빙크는 자신의 판단을 유보하고서는 단지 몇몇 경우에만 자신의 논평
80 ) DO: kenbron , norma . 앞에서 보았듯이, 여기에서 세 단계로 이루어진 다음 방법론이 생겨난다.
(1) 성경 자료를 수집하고 체계화하는 것, (2) 이 자료가 교회에서 어떻게 채택되어 왔는지를 서 술하는 것, (3) 우리 자신의 시대에 비추어 이 자료를 규범적으로 또는 단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RE , §4). 81 ) GE-De Jong , 24. 82 ) GE-De Jong , 23, 142. 83 ) GE-De Jong , 25–26. 84 ) 이 여섯 가지 철학 체계는 다음과 같다. (1) 고전 헬라 철학의 합리적 윤리학, (2) 특별한 도덕적 기관인 미덕의 씨 또는 도덕의식의 윤리학(Ralph Cudworth, Henry More, Shaftesbury, Francis Hutcheson), (3) 도덕적 정서의 윤리학(Adam Smith), (4) 미학적 형식주의의 윤리 학(Johann Friedrich Herbart), (5) 실천이성의 윤리학(Immanuel Kant), (6) 직관 인지의 윤 리학(Thomas Reid). GE-De Jong , 26-64. 85 ) 아홉 가지 철학 체계는 다음과 같다. (1) 하나님 중심의 윤리학, (2) 자연 중심의 윤리 학(Heraclitus, Tolstoy, 스토아학파), (3) 정부 중심의 윤리학(Thomas Hobbes), (4) 쾌락주 의(Aristippus), (5) 행복주의(Democritus, Epicurus, Lucretius), (6) 자기수 양(zelfvolmaking)의 윤리학(Spinoza), (7) 공리주의(Jeremy Bentham, John Stuart Mill), (8) 진화론의 윤리학(Charles Darwin, Herbert Spencer), (9) 실증주의(Auguste Comte). GEDe Jong , 64-128. 86 ) GE-De Jong , 129–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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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을 제시한다. 예컨대, 고전 헬라 철학을 다룬 절의 끝부분에서 바빙크 는 많은 스콜라주의 신학자들이 자신의 윤리학을 서술할 때 아리스토 텔레스의 사상을 채택했다고 지적한다. 바빙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 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 후에,87 )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서 유익을 얻을 수 있고”, “아리스토텔레스 의 윤리학은 인간의 도덕은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은사와 능력을 우리 의 도덕적 본성과 부합하고 조화되는 방식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포함 한다고 말하는 기독교 윤리학과 일치하기” 때문에 “본질적인 부분에서 최고의 철학적 윤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아리스토텔레스 의 “유일한 오류는 인간이 자신의 힘으로 이 이상을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고 말한다.88 ) 바빙크는 진화론의 윤리학에 대해 대단 히 비판적이었고, 다윈의 이론들을 반복적으로 신랄하게 반대했다.89 ) 오늘날의 독자는 바빙크가 니체를 거의 무시한 것을 이상하게 여길 것 이다. 바빙크는 종종 니체의 이름을 언급하기는 하지만,90 ) 다른 철학자 들에 비해 니체를 거의 다루지 않은 것은 부적절해 보일 수 있다. 하지 만 1900년경에 니체는 네덜란드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 가 안다면, 바빙크가 왜 그렇게 했는지가 이해가 된다.91 ) 더 용의 원고 두 번째 부분은 신학적 윤리학에 할애되어 있다. 신 학적 윤리학은 두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139-160쪽에는 바빙크 가 제시한 신학적 윤리학에 대한 짧은 개요가 나온다. 바빙크는 190187 ) DO: “Op zichzelf is hiertegen niet zoo groot bezwaar” (GE-De Jong , 36). 88 ) DO: “Ook met de gedachten van Aristoteles kunnen we onze winst doen en zonder twijfel is de Ethiek van Aristoteles de beste philosophische ethiek in hoodzaak; Want wat is het schone er in? Dat hij met de Christenen hierin overeenstemt dat de mensch in het zedelijke al de hem geschonken gaven en krachten harmonisch ontwikkelen moet in overeenstemming met zijne zedelijke natuur. Hij dwaalt alleen daarin dat dat ideaal voor den mensch in eigen kracht bereikbaar zou zijn”; GE-De Jong , 36. 89 ) 예컨대, GE-De Jong , 18, 161, 166, 174, 205, 281, 291–292를 보라. 바빙크는 디음 글에서 다 윈을 자주 신랄하게 비판한다. RD , 2:83, 511–520, 525–526, 535–537; Bavinck, “Evolution”; 참고. de Wit, “Beeld van gorilla.” 90 ) GE-De Jong , 24, 136–138, 176, 251, 267을 보라. 또한 『개혁교의학』에도 니체에 대한 약간의 언급이 나온다. RD , 1:118; 2:44, 89, 210, 526; 3:59, 238, 531; 4:258, 647. 91 ) 우리가 알기로는 아브라함 카이퍼가 1892년에 “경계 허물기”(De verflauwing der grenzen)라 는 제목의 총장 취임사에서 네덜란드에 니체의 철학을 소개했다.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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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에 걸친 자신의 윤리학 강의를 1901년 9월에 철학적 윤리학으 로 시작했을 것이다.92 ) 이 강의안을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으 므로, 바빙크는 1902년 여름 이전에는 자세하고 정교한 신학적 윤리학 강의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기 학생들에게 개요만을 강의했다. 바빙크는 신학적 윤리학의 개요를 다음과 같은 주제들로 이루어진 서론으로 시작한다. “관련 용어, 철학적 윤리학의 부적절성 ( 즉,
철학적 윤
리학은 신학적인 관점에서 말하면 도덕의 규범을 발견할 수 없고, 실천적인 관점에서 말하면 인 간의 이기심을 극복할 수 없다 ),
사와 구성.”
93 )
교의학과 윤리학의 관계, 신학적 윤리학의 역
바빙크는 서론을 끝낸 후에 신학적 윤리학을 다음 세 장
으로 구분한다. (1) “도덕적 주체론”( 열두 론”( 율법과
절로 구성되어 있다 ),94 )
(2) “율법
관련된 폭넓은 주제들을 다루는 네 절과 십계명의 각각의 계명에 할애된 열 개의
절로 구성되어 있다 ),95 ) (3) “도덕의 목적”( 아홉 절로 구성되어 있다 ).96 )
92 ) 하지만 다른 증거는 바빙크가 1901-1902년과 1902-1903년에 신학적 윤리학을 가르쳤음을 시
사해 준다. Handelingen der twee-en-zestigste vergadering , 26; 참고. Almanak van het studentencorps 1903, 37을 보라. 1900-1901년에 바빙크는 철학적 윤리학 부분에 해당하는 “윤리학의 역사 개관”(“Overzicht van de geschiedenis der ethiek”)을 가르쳤을 것이다. Handelingen der een-en-zestigste vergadering , 35를 보고, Almanak van het studentencorps 1902, 33을 참고하라. 아마도 더 용은 자신의 신학 공부를 공식적으로 시작하 기 1년 전에 바빙크의 윤리학 강의를 수강했을 것이다. 93 ) GE-De Jong , 139–145. 94 ) DO: “Deel A: Leer van het zedelijk subject.” 이 절들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형 상으로서의 인간(“De mensch als beeld Gods”), §2 인간에 의한 하나님의 형상의 파 괴(“Verstoring van het beeld Gods door de mensch”), §3 죄의 상황에서 도덕적 피조물로 서의 인간(“De mensch als zedelijk wezen in de toestand der zonde”), §4 인간의 도덕의 내용(“De inhoud van het zedelijke in de mensch”), §5 인간의 도덕적 특질(미덕론)(“De zedelijke kwaliteiten van de mensch [leer van de deugd]”), §6 인간의 도덕적 활동(“De zedelijke handelingen van de mensch”), §7 본성적 도덕의 부적절성(“Ongenoegzaamheid der natuurlijke moraal”), §8 특별 은혜(“Bijzondere genade”), §9 영적인 삶(“‘t Geestelijk leven”), §10 영적인 삶의 성장(“Ontwikkeling van het geestelijk leven”), §11 영 적인 삶과 도덕적 삶의 연관성(“Geestelijk leven in verband met het zedelijk leven”), §12 특별 은사(“Bijzondere gaven”); GE-De Jong , 145. 95 ) DO: “Deel B: Leer van de wet.” 율법론을 일반적으로 다룬 절들은 다음과 같다. §13 감사의 준칙으로서의 율법(“De wet als regel der dankbaarheid”), §14 (도덕적) 율법의 본질(“De natuur der [zede]wet”), §15 율법의 구분(“Verdeeling der wet”), §16 율법을 어 김(“Overtreding der wet”). 17절부터 26절까지는 각각 십계명의 열 가지 계명을 다룬다. 96 ) DO: “Deel C: Het doel van het zedelijke.” 9개의 절은 다음과 같다. §27 도덕의 목적(“Doel der zedelijkheid”), §28 하나님의 영광(“De eere Gods”), §29 개인에게 있어서 도덕적 선의 목적(“Doel van het zedelijk goede van den enkelen mensch”), §30 가족과 도덕적 선(“‘t Zedelijk goede van de familien”), §31 사회와 도덕적 선(“‘t Zedelijk goede in de maatschappij”), §32 사회적 상호작용의 영역과 도덕적 선(“‘t Zedelijk goede in den k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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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이것으로부터 우리는 더 용의 원고와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원 고 간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둘 다 알 수 있다. 이 두 원고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으로 시작하고, 하나님의 나라로 끝난다. 또한 많 은 절들의 주제와 내용이 서로 겹친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차이점들도 있다. 먼저, 여러 부의 제목이 서로 다르다. 『개혁파 윤리학』 원고에서 “회 심 이전의 인간”, “회심한 인간”, “회심 이후의 인간”으로 되어 있는 각 부의 제목은 교의적이고 도식적이다. 반면에 더 용의 원고에서 “도덕 주체론”, “율법론”, “도덕의 목적”으로 되어 있는 각 부의 제목은 좀 더 철학적이다. 둘째, 『개혁파 윤리학』 원고의 1부와 2부가 더 용의 원고 에서는 1장으로 합쳐져 있다. 셋째, 『개혁파 윤리학』 원고의 3부와 4부 는 더 용의 원고에서는 2장과 3장이 되었다. 그 결과 더 용의 원고 구 성은 바빙크가 자신의 『개혁파 윤리학』 원고의 서론에서 개략적으로 설명한 구성과 대체로 일치한다. 끝으로 『개혁파 윤리학』 원고의 1부 에 나오는 죄론은 더 용의 원고에서는 2장으로 옮겨졌다. 더 용의 원 고 161쪽은 1장 1절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에서 번호가 다시 시작된다.97 ) 그 뒤로는 인간의 소명, 타락한 인간, 죄의 구성 원리와 분 류, 죄의 단계와 발전, 타락한 인간 안에서의 하나님의 형상을 자세하 게 설명하는 절들이 이어진다. 이 모든 것은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원고와 그의 강의를 기록한 학생들의 노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을 볼 때, 바빙크는 1902년 여름 이후에 신학적 윤리학에 대한 강의를 다 시 한 번 하려로 결심했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안전한 것으로 보 인다.98 ) 따라서 바빙크는 자신의 『개혁파 윤리학』 1부에서 죄를 다시 van het gezellig leven”), §33 국가(“De staat”), §34 도덕적 관점에서 본 교회(“De kerk uit ze delijk standpunt”), §35 하나님의 나라(“Het rijk Gods”), §32에서 네덜란드어 “gezellig”는 번역하기가 정말 어렵다. 이 단어는 ‘유쾌하고’ ‘즐거우며’ ‘화목하고’ ‘기분좋은’ 상황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가리키고, 가정에 적용될 때는 ‘편안한’ 것을 가리킨다. 이 단어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인간의 형식적이거나 ‘공식적인’ 상호작용이 아니라 비공식적인 사회생활이다. 97 ) GE-De Jong , 161–180. 98 ) 또한 이 결론은 캄펀 신학교의 주임 교수들의 회의록에서 바빙크가 가르칠 과목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1902/1903학년도에 바빙크 교수는 […] 윤리학을 맡을 것이다. 죄 의 상태 속에서 인간의 도덕적 본성론(“Door Prof. Dr. H. Bavinck [zal D.V. in den cursus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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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하므로, 더 용의 원고에서 죄론이 2장에 배치되어 있는 것은 주목 할 만하다. 바빙크가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로 옮겨 가는 일이 자기가 원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임을 깨닫고서 1902년 가을 학 기에 자신의 『개혁파 윤리학』 원고를 다시 사용했다고 보면 이런 반복 은 설명될 수 있다.
헤르만 바빙크, 개혁파 윤리학, 철학적 윤리학 헤르만 바빙크는 학자로서의 자신의 긴 이력 동안에 교의학만이 아 니라 윤리학에도 관심을 가졌다.99 ) 이것은 바빙크가 쓴 다른 글들이 분명하게 보여 준다. 바빙크는 1880년에 울리히 츠빙글리의 윤리학 을 다룬 박사 논문으로 레이던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100 ) 이듬해에 바빙크는 인간의 양심에 대한 두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101 ) 1885-1886년에는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을 다룬 세 편의 일련의 논문 을 썼다.102 ) 1918년에 다시 이 주제를 다루었고, 그 저작을 『그리스도 를 본받는 것과 현대 세계에서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103 ) 바 빙크가 1902년에 한 강연을 『오늘날의 도덕』이라는 소책자로 출간한 것에 대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바 있다. 또한 바빙크가 1915년에 네덜 란드 왕립학술원의 모임에서 행한 “윤리학과 정치학”이라는 제목의 연 설도 들 수 있다.104 ) 끝으로 1차 세계대전 동안에 그가 전쟁 문제에 대 해 쓴 글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105 ) 또한 우리는 바빙크가 캄펀 신학교에서 교수로 있는 동안 윤리학
1902/03 behandeld worden]: [...] Ethiek: De leer van de zedelijke natuur des menschen in den toestand der zonde”); Handelingen der twee-en-zestigste vergadering , 26을 보라. 99 ) 참고. Bolt, “Christ and the Law.” 100 ) Bavinck, De ethiek van Ulrich Zwingli . 101 ) Bavinck, “Het geweten.” 102 ) Bavinck, “De navolging van Christus.” 103 ) Bavinck, De navolging van Christus en het moderne leven . 104 ) Bavinck, “Religion and Politics.” 105 ) van Keulen, “Bavinck and the War Question”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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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을 광범위하고 반복적으로 강의했음을 이미 살펴보았고, 『개혁교의학』 과 『개혁파 윤리학』이 서로 방법론은 유사하고 내용은 구별된다는 사 실은 바빙크가 후자를 전자의 자매편으로 여기고서 이 두 저작을 동시 에 준비했음을 보여 준다는 것도 살펴보았다. 『개혁파 윤리학』 원고를 판 더르 베인과 린데봄의 원고와 비교해 보면, 바빙크가 적어도 18841886년과 1894-1895년에 자신의 『개혁파 윤리학』 원고를 사용해 윤 리학 강의를 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그리고 『개혁파 윤리학』 원고를 더 용의 원고와 비교해 보면 바빙크가 자신의 윤리학의 구성을 놓고 고심 했음이 드러난다는 것을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혁파 윤리학』 서 론에서 그는 자신이 윤리학을 3부작으로 구성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채 택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 세부적으로 다듬는 과정에서 그의 윤리학은 4부로 구성된다. 더 용의 원고는 바빙크가 3부작 구성으 로 다시 되돌아가긴 했지만, “회심 이전의 인간, 회심한 인간, 회심 이 후의 인간”이라는 도식과 결별했음을 보여 준다. 아마도 그는 이 도식 의 교의학적인 단순성이 불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바빙크의 『개혁파 윤 리학』 원고와 더 용의 원고 간의 가장 큰 차이는 철학적 윤리학의 위 치다. 『개혁파 윤리학』 ( 그리고
판 더르 베인과 린데봄의 원고 ) 에서
바빙크는 철
학적 윤리학을 거의 주목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용의 원고에서는 1부 전체가 철학적 윤리학에 할애된다. 이 차이를 근거로 우리는 바빙크가 1901-1902학년도에 처음으로 철 학적 윤리학을 가르쳤다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4부에 대한 간략 한 개관”의 앞부분에서 우리는 1880년대 ( 또는 1890년대 ) 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또 하나의 미간행 원고인 『윤리학』 ( Ethiek ) 을 언급한 바 있다.106 ) 이 원고에서 바빙크는 철학적 윤리학을 전반적으로 논의하면서, 그 역 사에 대한 간략한 개요를 제시하고, 철학적 윤리학에 대한 당시의 견해 를 개관한다.107 ) 거기에서 바빙크는 좀 더 분명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 106 ) Bavinck, Ethiek , Bavinck Archives, no. 197. 107 ) 철학적 윤리학의 역사에 대한 간략한 개요는 다음 세 절로 구분되어 있다. (1) 헬라 철학, (2)
좀 더 최근의 시대(Descartes, Hobbes, Spinoza), (3) 가장 최근의 철학: 비판과 성찰(Kant, Fichte, Hegel, Schleiermacher). 또한 바빙크는 다섯 가지의 “철학적 윤리학에 대한 오늘날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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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하지만, 더 용의 원고와 비교해 보았을 때 이 “윤리학”의 개요는 좀 더 간단하다. 또한 이 “윤리학” 원고는 바빙크가 1901-1902학년도 이 전에 윤리학 강의에서 철학적 윤리학에 주목했음을 보여 준다. 아마도 그는 2년에 걸친 윤리학 강의에서 철학적 윤리학과 신학적 윤리학을 교대로 가르쳤던 것 같다. 바빙크 서고에는 그가 캄펀 신학교에서 지낸 마지막 해들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비교적 작은 분량의 또 하나의 원고가 소장되어 있다.108 ) 이 원고는 서론이 나온 후에 다음 2부로 구분되어 있다. (1) 철학적 윤 리학, (2) 개혁파 윤리학. 철학적 윤리학을 다룬 1부의 여러 절은 간략 하게 기술되어 있다. 더 용의 원고와 비교해 보면 거의 모든 절의 제목 이 같다. 철학적 윤리학을 다룬 1부와 관련해 유일한 변화는 “불교”를 다룬 절과 “무정부주의”를 다룬 절, 이렇게 두 절이 추가되어 있다는 것이다. 바빙크는 1901-1902년에 분량이 작은 이 원고를 자기 앞에 놓 고서 윤리학 강의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원고를 비교해 보면, 철학에 대한 바빙크의 관심은 캄펀 신 학교에 재직하는 동안에 증가했음이 분명하게 드러난다.109 ) 최소한 우 리는 1902년에 이르러서는 철학은 바빙크의 진지한 논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때쯤 해서 바빙크는, 개혁파 윤리학 은 이제 더 이상 철학을 무시할 수 없다고 확신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 인다. 그가 1902년에 자신의 강연 내용을 출간한 『오늘날의 도덕』이라 는 소책자와 1915년에 행한 “윤리학과 정치학”이라는 연설이 이것을 잘 보여 준다. 이 두 소책자와 연설에서는 철학과의 씨름이 중요한 위 치를 차지한다. 아울러 이 두 글에서 우리는 16세기부터 18세기에 이 르는 개신교 신학자들의 글에 대한 언급이 줄어들어 있음을 본다. 『개 혁파 윤리학』 원고 ( 그리고 판 더르 베인과 린데봄의 원고 ) 에는 개신교 “교부들” 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오는 반면, 더 용의 원고에는 드물게 나온다.
의 견해”, 즉 독자적 도덕, 실증주의, 공리주의, 진화론, 비관주의도 다룬다. 108 ) Bavinck, “Gereformeerde Ethiek,” Bavinck Archives, no. 61. 109 ) 철학에 대한 바빙크의 태도를 개관한 것으로는 Veenhof, “De God van de filosofen”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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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개혁파 윤리학』과 더 용의 원고 간의 이 차이는 바빙크가 『개혁파 윤 리학』을 출간하지 않은 이유도 설명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즉, 그는 철학적인 내용을 좀 더 넣어 구성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으므로, 『개 혁파 윤리학』 원고에 이제 더 이상 만족할 수 없었다. 물론 이것은 추 정이다. 우리는 합리적인 의심만을 제시할 뿐이고, 그 이상은 알지 못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것이 합리적인 추정이라고 믿는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바빙크가 자유대학교에서 자신의 생애의 마지막 십 년을 보내면서 이룬 학문적 업적에 대한 진부한 설명이다. 바빙크는 자신의 『개혁교의학』 2판 ( 1911 ) 을 출간한 후에 암스테르담 자 유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에 교의학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렸 고, 그 대신에 문화, 철학, 심리학, 교육학과 관련된 문제로 눈을 돌렸다 고 흔히 주장되어 왔다. 앞에서 개략적으로 살펴본 전체적인 흐름을 보 면 바빙크가 이 시기에 출간한 저작과 관련해 실제로 변화가 있긴 하지 만, 그런 주장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고, 실제로 몇 년 전에 헤오르허 하링크, 케이스 판 더르 코이, 야스퍼르 브레이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네텔렌보스 목사의 견해를 둘러싸고 네덜란드 개혁파교회 ( GKN ) 에서 발생한 교단 내의 갈등에 대해 바빙크가 쓴 글을 출간함으로써 수정되 었다.110 ) 이 글은 바빙크가 교의학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았고, 도리어 네덜란드 개혁파교회의 총회 앞에서 중요한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개입 했음을 보여 준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이 해제에서 검토해 온 바빙 크 서고의 윤리학 원고들은 바빙크가 캄펀 신학교에 재직하는 동안에 이미 철학과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었음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따라서 바빙크의 첫 번째 시기 ( 캄펀 ) 와 두 번째 시기 ( 암스테르담 ) 간의 차이를 과 장해서는 안 되고, 이 두 시기 간의 차이를 “두 바빙크”를 만들어 낸 단 절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얀 베인호프의 주장에 우리는 동의한다.111 )
110 ) Harinck et al., “Als Bavinck nu maar eens kleur bekende .” 111 ) Veenhof, Revelatie en inspiratie , 101; 참고. Harinck, “Een uur lang is het hier brandend
en licht geweest.”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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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우리는 기독교 윤리학에 대한 개념을 교회의 실천과 성찰의 실제 역 사에 의거해 철저하게 처음부터 다시 정립하려 한다. 기독교는 헬라로마 세계 속으로 들어갔고, 그 세계에서는 여러 학파의 철학자가 개인 도덕 및 사회의 공동생활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대답을 제시했다. 그리 스도인들은 높은 수준의 도덕적 행동을 실천하는 사람들로 알려져 있 었고, 인내, 기도, 보속, 사랑, 독신, 결혼 같은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글 을 썼다. 교회가 이 세계에 좀 더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되자, 이 세계도 교회 속으로 들어와 금욕주의적이고 수도원적인 응답을 만들어 냈다. 교회는 자신의 훈육과 보속의 실천의 일환으로 도덕적 가르침을 발전 시켰다. 도덕주의와 율법주의는 실제적인 위험이었다. 중세 신학은 페트루스 롬바르두스, 알베르투스 마그누스, 특히 토마 스 아퀴나스의 저작을 통해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세 가지 신학적 미 덕과 지혜, 정의, 인내, 절제라는 네 가지 주요한 미덕을 포함한 인상적 인 미덕 윤리학을 만들어 냈다. 보나벤투라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좀 더 묵상적이고 영적인 접근방법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지 만, 이 접근방법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요하네스 타울러, 얀 판 라위 스부르크, 토마스 아 켐피스, 『독일 신학』이 발전시킨 사변적 신비주의 로 이어졌다. 종교개혁으로 말미암아 기독교적 또는 신학적 윤리학과 철학적 윤리 학이 분리되어, 전자는 십계명의 율법을 토대로 삼았고, 후자는 아리스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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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도움을 받아 체계를 구성했다. 칼 빈은 성경 윤리학을 자신의 교의학 속에 편입시켰고, 많은 개혁파 사상 가는 그 뒤를 따랐다. 그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도덕적인 문제의 구체 적인 경우나 사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결의론을 발전시킴으로써 그리 스도인의 영적인 삶을 위한 지침을 제시하려 했다. 하지만 개혁파 사상 가들은 ‘실천적인 신학’ 또는 ‘영적인 신학’에 대한 저작이나 그리스도 인에게 요구되는 의무와 실천을 자세하게 서술하는 ‘금욕 신학’에 대한 저작을 쓰는 쪽으로 더 기울어져 있었다. 금욕 신학은 특히 기도, 금식, 철야 등과 같은 경건 훈련의 수단으로 우리를 이끈다. 1750년 이래로 윤리학이라는 분과학문은 행복주의, 공리주의, 합리 주의라는 용어와 동일시되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도덕적인 삶은 인간 의 정신이 자연과 물질의 한계를 이런저런 방식으로 극복하기 위한 자 기결단의 문제가 되었다. 거기에서 종교와 도덕, 교회와 세계의 구별은 사라진다. ‘윤리’라는 용어는 관행이 되어 익숙한 장소, 습관, 행동방식을 나타 내는 헬라어 단어들에서 왔다. ‘도덕’이라는 단어는 라틴어에서 온 것 으로서 공동체 속에서 사람들의 관습적인 생활방식을 가리킨다. 그리 스도인의 삶이라는 것은 한 사회의 관습이나 관행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우리의 규범적인 이해이므로, 우 리는 ‘윤리’라는 용어가 그리스도인의 삶의 현실과 당위에 대한 좀 더 학문적이고 규범적인 명칭이라고 판단한다. 윤리는 진정으로 인간적인 것의 본질인 절대적인 선 개념을 깊고 높게 천착한다. 도덕은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것이어야 하고, 본질적이고 참되게 인간적인 것 의 만개로 귀결되어야 한다. 윤리학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참된 열매를 많이 맺고 경건하게 살다 죽는 기술’이다. 우리의 도덕적인 삶은 하나님과 교제하는 우리의 신앙적인 삶과 동일시되어서는 안 되지만, 분리되어서도 결코 안 된다. 각각의 삶은 서로를 통해 드러나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행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여 주는 증거여야 하기 때문이다. 윤리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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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어떻게 우리의 본성적이고 창조된 은사를 사용하고, 어떻게 은혜의 복 음을 받아들여 거듭나며, 여전히 질병과 유혹과 싸움에 종속되어 있는 우리 삶이 어떻게 하나님의 율법을 지향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우리의 윤리학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오고, 하나님으로 말미암으며, 하나님을 위한 것이다. 신학적인 윤리학은 그렇게 하나님과 관련되어 있고 성령에 의존되어 있다는 점에서 철학적 윤리학과 구별된다. 신학 적 윤리학의 방법론은 교의학의 방법론과 같다. 즉 ‘우리는 성경의 자 료를 수집해, 성경이 죄와 거듭남과 성화 등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를 정리한다. 우리는 기독교회가 자신의 역사 속에서 이 성경 자료를 다 루어 온 방식을 주의 깊게 검토한다. 우리는 이 성경 자료를 추가로 발 전시켜 우리 시대에 적용한다. 윤리학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과정을 다 루므로, 윤리학의 내용은 회심 이전의 인간의 상태 ( 본성적
윤리학 ),
거듭
난 인간 ( 실천신학 ), 여러 사회 영역에서 거듭난 인간의 삶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기독교 윤리학에 대한 역사적 개관
1 )
우리는 윤리학이라는 개념이 기독교회에서 어떤 식으로 생겨나 발전 해 왔는지를 보기 위해 먼저 기독교 윤리학의 역사를 살펴본 후에, 다 음으로 그 역사를 토대로 기독교 윤리학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정립하 려 한다. 윤리라는 개념은 헬라인들 가운데서 생겨났다. 그들은 철학을 변증학 ( 사고,
논리의 원리 ),
자연학 ( 사물들의
존재와 관련된 원리 ),
윤리학 ( 인간의
위에서 무엇이 선한지에 대한 이성과 도덕의 법칙을 찾아내는 것과 관련된 원리 ) 으로
행
구분
했다. 소크라테스는 윤리학의 아버지로서, 윤리학의 토대를 이성과 지 식에서 찾았다. 플라톤은 이것을 심화시켜, 미덕을 혼의 조화 또는 건 강함이라고 불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천적으로 유용하고 실천에서 1 ) 편집자주: 바빙크는 처음에는 “naam en begrip”(직역하면, ‘이름과 개념’ 즉, ‘용어’)이라고 썼다
가 지우고서는 “기독교 윤리학에 대한 역사적 개관”으로 시작한다. 그는 『개혁교의학』에서는 “이 름과 개념”(RD , 1부 1장)을 먼저 서술한 후에 교리의 역사를 3-6장에서 서술했지만, 여기에서는 이렇게 서술 순서를 의도적으로 바꾸었다.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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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러운 질서정연한 도덕을 제시했고, 그 토대를 의지에서 찾았다. 스토아학파는 윤리학의 토대를 성품에서 찾았고, 에피쿠로스학파는 욕 망에서 찾았으며, 플로티누스의 추종자들은 관조에서 찾았다. 도덕이 심화되고 강화되었지만, 삶은 더 나빠졌다. 이 철학적 윤리학의 특징 은 지성주의였다. 대중 가운데서 윤리학은 정치학과 결합되었다. 윤리 학은 언제나 정치적이고 시민적인 정의,2 ) 또는 법이 된 도덕적 관습이 었다. 경건은 절제, 중용, 건전한 판단이었고,3 ) 도덕은 정의4 ) 였는데, 정 의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인정하고 각자에게 각자의 것을5 ) 주는 것이 었다.
고대 기독교는 철저하게 타락한 고대 세계에서 생겨났다.6 ) 기독교의 가 장 초기에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의 독특한 삶을 주목했고, 그리스도인 의 행실과 그리스도인이 기독교 특유의 계명과 교훈에 순종하는 동기 를 설명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의 주인 그리스도가 미래에 재림 할 것을 소망하는 가운데 그리스도가 살았던 대로 살았다.7 ) 최초의 기독교 윤리학자는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였고, 그 뒤를 이은 사람은 금욕적 영성주의자가 된 오리게네스였다. 서방 교회에서 는 교회와 좀 더 결합된 도덕을 견지했으므로, 서방 교회의 윤리는 좀 2 ) LO: justitia civilis . 3 ) GrO: σωφροσύνη. 4 ) GrO: δικαιοσύνη. 5 ) LO: suum cuique (‘각자에게 각자의 것을’). 편집자주: 이 용어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왔다. Rhetoric 1366B를 보라. “정의는 각자가 법에 따라 자신의 소유를 누리게 해 주는 미덕이다. 정의 의 반대는 사람들로 하여금 법에 도전하여 다른 사람들의 소유를 누리게 해 주는 불 의다”(Aristotle, Rhetoric [trans. Roberts and Bywater]). 6 ) 편집자주: 기독교 윤리학의 역사에 대한 문헌으로는 참고문헌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저술가들의 저작에서 기독교 윤리학의 역사를 다룬 부분을 보라: W. M. L. de Wette, F. Schleiermacher, A. Wuttke, A. Neander, H. J. Bestmann (1부, 이교 윤리학과 성경 윤리학), E. von Hartmann (Phänomenologie des sittlichen Bewusstseins ), W Gass, C. E. Luthardt(“Die christliche Ethik,” Zöckler, Handbuch der theologischen Wissenschaften), J. T Beck(Vorlesungen , 1:1-75), F. J. Winter(Die Ethik des Clemens von Alexandrien ), J. G. Walch, 각주들에 나오는 문헌. 앞의 목록에서 순서는 바빙크가 정한 것이다. 7 ) 편집자 주: 바빙크는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에 대한 초기 교회의 강조에서부터 기독교 윤리학의 핵 심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발전시킨다. 9장 §21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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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더 실천적이고 유보적이었다. 특히 테르툴리아누스는 인내, 기도, 보속, 순결, 일부일처제 같은 윤리적인 주제에 대한 글을 썼다.8 ) 그에게 윤리 는 미덕에 대한 모든 가르침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 로 말미암아 세상은 교회 속으로 들어왔고, 거기에 대한 반발로 금욕 주의와 함께 수도원주의가 생겨났다. 이 금욕주의의 대표자로는 아타 나시우스, 대 바실리우스의 『금욕 신학』,9 ) 니사의 그레고리우스 등이 있다. 수도사는 진정한 ‘철학자’로 여겨졌다. “감각적인 삶에서 벗어나 는 것이 도덕이 되었다.”10 ) 서방 교회는 좀 더 실천적이었지만, 도덕은 더 율법주의적인 것이 되 었다. 기도, 금식, 구제, 순례 같은 선행 목록이 등장했고, 죽을 죄와 가 벼운 죄의 구별이 만들어졌다. 하나님의 나라는 교회와 동일시된 반 면에, 땅의 영역은 그 자체로는 인정되지 않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여 겨지지 않았다. 이것은 심지어 아우구스티누스도 마찬가지였는데, 그 의 영향력 있는 윤리적 저작으로는 『보편교회의 도덕론』,11 ) 『선의 본질 론』,12 ) 『엔키리디온』13 ) 등이 있다. 교회의 도덕은 이런 것이었다. 악은 금지되고, 선은 명령되며, “그 중간에”14 ) 있는 것은 중립적이고, 완전한 것이 권고된다. 누구나 지켜 야 하는 계명과 완전함의 권고는 서로 구별되었고, 낮은 수준의 미덕 과 높은 수준의 미덕도 서로 구별되었다. 이 구별은 보속론과 짝을 이 8 ) 편집자 주: 테르툴리아누스, 『인내론』(ANF 3:707-714); 『기도론』(ANF 3:681-692); 『회개 론』(ANF 3:657—679); 『순결에 대한 권면』(ANF 4:50-58); 『일부일처제론』(ANF 4:59-73). 9 ) 편집자 주: 바빙크는 단지 헬라어 ἠθικά를 본문에 써 넣기만 했다. Quasten (Patrologia , 3:211) 에 따르면, “Ascetica 는 대 바실리우스의 것인 13편의 글 모음집에 대한 명칭이다.” 이 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신약성경에서 인용한 구절들이 덧붙여진 80가지 규범 또는 도덕적 교 훈(regulae)을 모아 놓은” Moralia (Τὰ ἠθικά)다. 10 ) GO: “Entsinnlichung werd Sittlichkeit.” 편집자 주: 바빙크는 이 구절의 출처를 제시하지 않지 만, Luthardt, Geschichte der christlichen Ethik , 1:6, 16-18에서 인용했을 것이다. 11 ) De moribus ecclesiae et catholicae (ET: On the Morals of the Catholic Church ; NPNF 1 4:41-63). 이 저작은 아우구스티누스가 같은 해(AD 388년)에 쓴 또 하나의 글인 De moribus Manichaeorum (On the Morals of the Manichaeans ; NPNF 1 4:69-89)과 함께 언급되는 것 이 보통이지만, 바빙크는 여기에서 De moribus ecclesiae 라고만 언급한다. 12 ) De natura boni (ET: Concerning the Nature of Good, Against the Manichaeans ; NPNF 1 4:351–365). 13 ) Enchiridion de fide, spe et caritate (ET: The Enchiridion ; NPNF 1 3:237–266). 14 ) GrO: διάφορος.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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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었다. 즉 교회는 죄를 용서하고 보속을 부과한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죄의 경중을 따져 어떤 보속을 부과해야 하는지를 기록해 놓은 “보속 서”( 테오도로스,15 ) 베다16 ) 등 ) 가 생겨났다. 13세기에 라이문트17 ) 가 처음으 로 개발한 결의론은 어떤 것이 죄인지 아닌지, 그 죄의 크기는 어느 정 도이며, 어떤 보속이 부과되어야 하는지를 검토하기 위한 실용적인 방 법이었다. 이렇게 해서 선과 악의 경계는 모호해졌다. 결의론은 개연설 로 귀결되었고, 예수회가 완성했다. 하지만 파스칼은 자신의 『촌부에
18 )
게 보내는 서신』에서 결의론에 반대했다. 베다 베네라빌리스, 세비야의 이시도레, 다마스코스의 요하네스가 교부들의 도덕적인 가르침을 모아 놓은 책19 ) 은 알쿠인의 『미덕과 악덕론』20 ) 과 함께 스콜라주의 신학으로 나아가는 가교 역할을 했다.21 )
15 ) 편집자 주: 668년부터 690년까지 캔터베리 대주교였던 타르소스의 테오도로스(602-690)를 가
리킨다. Charles-Edwards and Lapidge, Penitential of Theodore 를 보라. 16 ) 편집자 주: Ecclesiastical History of the English People 이라는 저작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영국인 수도사 베다(672-735)를 가리킨다. 바빙크는 베다가 보속서를 썼다고 말하지만, 이후로 많은 역사가들이 이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Laistner, “Was Bede the Author of a Penitential?”; 참고. Frantzen, “Englishness of Bede”를 보라. 17 ) 편집자 주: 카탈로니아 출신의 도미니쿠스 수도회의 수사로서 로마 가톨릭교회법의 주요한 구성 부분인 그레고리우스 9세의 교령집을 편찬한 페냐포르트의 라이문트(1175-1275)를 가리킨다. 바빙크는 Zöckler, Handbuch der theologischen Wissenschaften , 3:484에서 인용했다고 밝 힌다. 또한 최클러의 이 저작은 테오도로스와 베다에 대한 바빙크의 언급의 출처인 것으로 보 인다. 18 ) 편집자 주: “개연설”(probabilism)은 도덕 철학에서 양심과 관련된 어떤 문제가 해결하기 어려 운 경우에는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더 개연성이 있다 할지라도, 해도 괜찮다는 개연성이 있기만 하다면 도덕 기준이 충족된 것이라고 보는 견해를 가리키는 데 사용되는 용어다. 개연설은 루이 스 몰리나(1528-1581) 같은 16세기와 17세기의 예수회 신학자가 옹호했지만, 블레즈 파스칼은 자신의 『촌부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개연설을 신랄하게 비판 했다. 19 ) Scintillae patrum . 20 ) De virtutibus et vitiis liber ad Widonem Comitem (PL 101:613–38D). 21 ) 편집자 주: 바빙크는 베다(672/673-735)만을 Scintillae patrum 의 저자로 열거했고, 알쿠인(약 740-804)을 세비야의 이시도레(약 560-636) 및 다마스코스의 요하네스(약 650-750)와 연결시 켰다. 코흐는 자신의 Handbook of Moral Theology , 1:51에서 그들을 다음과 같이 모두 한 묶 음으로 취급한다. “중세 초기의 교회 저술가는 교부들의 도덕적인 가르침을 모아 해설하고 실천 적인 사용을 위해 적용한 Libri Sententiarum, Scintillae Patrum, Sacra Parallela 로 알려진 백 과사전적인 모음집을 펴내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런 저술가로는 성 세비야의 이시도레, 성 다마 스코스의 요하네스, 성 베다, 성 페트루스 다미아누스, 알쿠인을 언급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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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1부
회심 이전의 인간
1장
인간의 본성과 본질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은 우리의 기원, 목적, 운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관한 우리의 대답에 따라 결정된다.1 ) 성경은 ‘하 나님의 형상은 선하게 창조되었다가 타락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받 아야 하는 우리 인간의 본질에 속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그 리스도인에게 도덕적인 선은 고군분투해서 쟁취해야 하는 어떤 목적 또는 이상이 아니라, 선물이고 존재의 상태다. 우리가 선을 행하기 위 해서는 먼저 우리가 선해야 한다. 아담은 선하게 창조되었고, 아담의 타락 후에 둘째 아담은 새로운 의로움과 거룩함이라는 선물을 우리에 게 마련해 주었다. 이런 신앙고백은 오늘날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견해, 즉 우리는 자율 성을 획득하기 위해 애쓰는 우리의 자아와 우리를 제한하는 외부의 자 연을 비롯한 물질세계와의 투쟁을 통해 선하게 되고, 최종 목표는 이성 과 정신에 의해 자연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정면으로 배 치된다. 이것은 하나님 자신도 오직 극복의 과정을 거친 후에야 인격체 가 된다고 보는 범신론적인 세계관의 일부다. 아래에서 위로, 물질적인 1 ) 편집자 주: 바빙크가 이 장에 붙인 제목은 “독자적으로 고찰한 인간의 본성”(De menschelijke natuur op zichzelve beschouwd)이다. 그는 행간에 “인간의 본질”(Het wezen van de mensch)이라는 새로운 제목을 삽입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제목의 의도를 다 담아 내기 위해 이 장에 “인간의 본성과 본질”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1장 │ 인간의 본성과 본질
93
것에서 영적인 것으로, 땅에 속한 것에서 하늘에 속한 것으로, 인간에 서 하나님으로, 눈에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현세적인 것 에서 영원한 것으로의 이런 운동은 계시에 대한 기독교적인 믿음과 정 면으로 배치된다. 그것은 지옥의 심연에서 온 체계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이 우리 인간의 본질에 속한다는 것을 믿는다. 따라서 하나님에게서 분리된 인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과의 어떤 관계 속에 있다. 온전히 진정으로 인간 이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닮아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자인 우 리는 육신과 영혼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둘은 영과 물질 간의 복잡하 고 신비로운 상호적인 작용 가운데서 공존한다. 육신은 영혼 없이는 살 아 있을 수 없고, 영혼은 육신 없이도 존재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것을 이원론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각각의 인격체는 육신과 영 혼의 통일체다. 우리는 ‘나’라고 말할 수 있으므로 인격체다. 점진적으 로 발전하는 이 ‘나’에 대한 우리의 의식은 경이로운 것으로서 이해하 기 불가능한 것이므로 무조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자의식의 두 가지 운동은 이론적인 것 ( 생각하는
것과 아는 것 ) 과
실천적인 것 ( 의지와
행위 ) 이고,
이 둘은 감각을 통해 매개된다. 이 세 가지 능력은 서로 구별되고, 각각 자신만의 법칙을 지니고 있으며, 인격체인 개개인의 자유로운 행위들 이다. 인간이 자신의 외부에 존재하는 것과 맺는 관계는 다음 세 가지다. ‘하나님에 대한 관계 ( 신앙 ), 다른 사람에 대한 관계 ( 도덕 ), 자연에 대한 관 계.’ 사람들은 단순한 개개인으로서 서로 아무 상관도 없이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에 대한 순종과 섬김의 위치에 있는 인류의 구성원들이다. 이것이 참된 신 앙이고, 이 신앙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의거해 있고 그 지식에서 생 겨나며, 이 신앙의 본질은 경건이다. ‘신앙’( religion ) 이라는 단어는 ‘반복 하여 모이다’를 의미하는 라틴어 어근에서 유래했다. 이것은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를 지키려면 반복적으로 알려 주는 것이 필수적임을 우리 에게 상기시켜 준다. 이것은 주의 길로 행하는 객관적인 신앙이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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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기에는 주관적인 신앙인 믿음이 수반되어야 한다. 객관적인 신앙은 주 관적인 믿음의 산물이 아니라 성령의 선물이다. 신앙을 ‘하나님과의 교 제’로 정의해서는 안 된다. 그런 정의는 신앙을 주관적인 것이 되게 하 여 그렇게 만들어진 주관적인 신앙을 극히 중요한 것으로 여기게 만들 고. 객관적인 신앙을 평가절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신앙은 하나님과 인간의 특별한 관계를 토대로 하고 삶 전체에서 표현되는 하나님에 대 한 인간의 특별한 관계 또는 위치다. 태어나기 전부터 가족 가운데서 시작되는 다른 사람에 대한 우리의 관계는 사회와 국가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관계의 모형이다. 이 모든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우리의 삶은 우리의 도덕적인 삶을 구성하고, 우리의 외부에 존재하는 기준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그 기준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우리의 도덕적인 삶은 언제나 우리의 신 앙적인 삶과 연결되어 왔지만, 이 둘은 원래 서로 구별되고, 후자가 전 자를 지배한다. 율법의 두 돌판은 한 입법자한테서 와서 단일한 율법을 구성하지만, 신앙 (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 ) 과
도덕 ( 이웃에
대한 우리의 사랑 ) 을
구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성경은 언제나 이 둘을 밀접하게 연결시키지 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구별한다. 신앙과 도덕의 관계에 대한 두 가지 죄악 되고 잘못된 해석, 즉 이 둘을 절대적으로 분리하는 것과 절 대적으로 동일시하는 것은 둘 다 거짓된 신앙과 형편없는 도덕으로 귀 결된다. 그런 경우에는 도덕이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되어 참된 미덕이 불가능하게 되거나, 하나님이 세상과 동일시되어서 신앙은 윤리에 의 해 완전히 흡수되어 마침내 사라지게 된다. 안식일은 한 주간의 다른 날들에 침투할 수 있고 침투해야 하지만, 이런 안식일의 온전한 침투는 현세에서는 실현될 수 없고 내세를 기다려야 한다.
§5.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 인간은 어떤 존재이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인간의 존재 목적 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다음과 같은 선행하는 질문에
1장 │ 인간의 본성과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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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대답에 달려 있다. ‘인간은 어디로부터 왔는가?’ 기원은 방향과 목 적을 결정한다. 인간은 침팬지와 오랑우탄의 형상이자 자손이라고 말 하는 것과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이자 자손이라고 말하는 것, 인간은 아 래로부터 왔다고 말하는 것과 인간은 위로부터 왔다고 말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이것은 윤리학이라는 분과학문 전체를 지배한다. 인간 이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성경 없이는 불가능하 고, 인간이 어떤 존재이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하는 질문들에 대 답하는 것도 성경 없이는 불가능하다. 성경 없이는 그런 질문들에 대해 단지 추측하고 추정하며 전제하고 철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을 뿐이다. 헬라인들은 인간은 땅에서 우연히 저절로 생겨났다고 생각했다. 모든 경계를 허물고서 모든 것을 일률적이고 획일화하는 유물적인 범신론2 ) 의 영향 아래에서 형성된 오늘날의 사상에서는 인간은 수천 년에 걸친 자연도태와 생존 경쟁을 통해 사라진 일련의 연결고리와 지금은 없어 진 중간 형태의 종들을 거쳐 영장류의 조상으로부터 생겨났다고 주장 한다. 하지만 그 증거를 제시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주장은 과학 적으로 도달한 결론도 아니고, 심지어 종종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기도 하는 가설조차도 아니다. 그런 주장은 단지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무 근거도 없이 전제하는 철학 사상일 뿐이다. 이것은 베를린 대학교의 교수인 뒤 부아레몽이 공개적으로 단언한 말 이다.3 ) 우리는 그런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전제에서 출발하므로 다른 윤리 학에 도달한다. 참된 의미의 윤리학은 다윈의 틀 안에는 존재하지 않 2 ) 편집자 주: 바빙크는 당시에 범신론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대한 큰 위협 중 하나라고 보았다. 특히,
RD , 1:80; 2:408–415, 426–438; 3:42, 236, 299, 529; 4:60, 75, 92, 108, 161, 250, 576, 691, 699, 711을 보라. 3 ) 편집자 주: 바빙크는 여기에서 에밀 뒤 부아레몽이 쓴 논문인 “Naturwissenschaft und Philosophie von Nathusius,” Zeitfragen des christlichen Volkslebens 를 가리킨다. 이 출처를 검증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았다. https://en.wikipedia.org/wiki/Emil_du_Bois-Reymond을 보라. 거기에 언급된 나투시우스는 Natuurwissenschaft und Philosophie: Zur beleuchtung der neuesten materialistchen Kundgebungen du Bois- Reymond u.a. (Heilbronn: Henninger, 1883)의 저자인 마르텡 프리드리히 폰 나투시우스(1843-1906)일 것이다. 바빙크는 자신의 논문인 “Christianity and Natural Science,” 85-87, 101-102에서는 뒤 부아레몽의 견해 를 좀 더 자세하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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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는다.4 ) 인간에 대한 모든 견해는 하나의 공리, 하나의 출발점, 믿음이 나 가설에 따른 명제에서 시작한다. 이것은 다윈도 마찬가지여서, 다윈 이 믿은 명제는 인간은 진화된 동물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는 믿 음에 의거하여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하나님의 자녀라 고 이해한다 ( 행 17:28 ). 이것은 우리가 인간을 검토할 때 모든 것을 통제 하는 확고한 원리, 이후의 모든 논의를 지배하는 전제여야 한다. 인간 을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부르는 것은 인간은 하나님을 닮은 존재, 하나 님의 축소판, 하나님이 각인되어 있는 존재, 하나님의 초상 또는 복사 판이라고 말하는 것이다.5 )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이 하나님과 유사하다 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고, 이 유사성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하나님의 최고의 완전함을 피조물인 우리의 방식으로 드러낸다.6 ) 우리는 우리의 존재 전체와 관련해, 즉 영혼과 그 모든 능력 ( 사고, 감정, 의지 ) 은 물론이고 육신과 관련해서도 하나님의 형상이다.7 ) 따라서 하나님의 형상은 다음과 같은 것에 존재한다. 1. 영혼과 육신을 기저체로 하는 우리 인간의 본질. 2. 이 본질의 역량과 능력들: 아는 것, 느끼는 것, 의지를 사용 하는 것, 행하는 것. 3. 이 본질의 속성과 은사 및 이것들의 역량: 거룩함, 지식, 의 로움.8 )
하지만 이제 다음과 같은 질문이 생겨난다. ‘인간의 본질은 하나님 의 형상이 지닌 그런 속성들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 달리 말하면, 하나
4 ) 편집자 주: 이 대목에서 바빙크의 노트에는 “지난해의 강의를 보라”는 구절이 적혀 있다. 이것은
바빙크가 자신의 강의안을 반복해 사용했음을 보여 준다. 5 ) 편집자 주: RD , 2:531-533을 보라. 6 ) Van Mastricht, Theoretico-Practica Theologia , I.iii.9, §30 [2:99]. 편집자 주: 이 저작을 인용할 때 우리가 사용한 표기 방식에 대한 설명은 서론 §1 “개혁파교회”, 각주 48에 나오는 자세한 설명 을 보라. 여기에서 권과 쪽의 번호는 바빙크가 사용한 1749-1753년 네덜란드어 역본을 따랐다. 7 ) Van Mastricht, Theoretico-Practica Theologia , I.iii.9, §31 [2:99]. 8 ) Van Mastricht, Theoretico-Practica Theologia , I.iii.9, §30–33 [2:99].
1장 │ 인간의 본성과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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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형상은 인간의 본질이자 본성인 것인가, 아니면 인간의 본성에 덧 붙여진 어떤 것인가? 플라키우스파는 하나님의 형상 ( 그리고 한 그 속성들 ) 은
원의9 ) 를 비롯
인간의 본질과 본성에 속한다고 말한다.10 ) 이 주장은 옳
을 수 없다. 만일 이 주장이 옳다면, 인간이 타락으로 말미암아 원의를 상실한 후로는, 인간의 본질은 상실되고 변화되었다고 말해야 하기 때 문이다. 로마 가톨릭은 인간은 흠 없는 본성,11 ) 즉 본성적으로 의롭지 도 않고 불의하지도 않은 상태로 창조되었고, 원의는 육신과 영혼 간에 본성적으로 존재하는 부조화를 보완하기 위해 “덧붙여진 은사”12 ) 였다 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주장도 옳을 수 없다. 만일 그런 주장이 옳다면, 육신과 영혼 간의 싸움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온 것으로서 본성적이 고 선한 것이 될 것이고, 하나님은 죄의 원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 혁파는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 본성의 총합이자 전체도 아니고 “덧붙여 진 은사”도 아니라고 말한다. 도리어 개혁파 신학에서는 넓은 의미에서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의 본질과 능력들을 포함하지만, 좁은 의미에서 하나님의 형상은 참된 지식, 의로움, 거룩함13 ) 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 한다. 하나님의 형상은 원의로서 본성적으로 인간에게 속하므로, 하나 님의 형상 없이는 하나님의 본질이나 본성은 더 이상 완전할 수 없고 올바를 수 없다. 따라서 하나님의 형상은 플라키우스파가 주장하는 그 런 의미는 아니지만, 인간의 본질에 속한다.14 )
9 ) LO: justitia originalis . 10 ) 편집자 주: 마티아스 플라키우스 일리리쿠스(1520-1575)는 오늘날의 크로아티아 출신의 루터 파 개혁자로서, 인간이 죄를 지어 타락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은 실질적으로 악한 것으로 변화되 었다고 주장했다. 11 ) LO: in puris naturalibus . 12 ) LO: donum superadditum . 편집자 주: 이 대목에 나오는 로마 가톨릭 사상에 대한 바빙크의 비 판은 RD , 2:539-548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바빙크가 로마 가톨릭 사상을 다룬 부분 중에 서 몇몇은 세부적인 것에서, 특히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좀 더 면밀한 검토를 통해 수정될 필 요가 있다. Bolt, Theological Analysis , 172n24, 180n29, 189n50을 보라. 참고. Vos, Aquinas, Calvin, and Contemporary Protestant Thought. 최근에 다음 두 명의 젊은 학자는 바빙크와 토마스 아퀴나스 간의 유사성을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 Sytsma, “Bavinck’s Thomistic Epistemology”; Van Raalte, “Unleavened Morality.” 13 ) 편집자 주: 개혁파 정통 신학에서 원래의 하나님의 형상을 요약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 세 가지 용어는 엡 4:24와 골 2:10을 결합한 것이다. 14 ) Van Mastricht, Theoretico-Practica Theologia , I.iii.9, §44 [2:1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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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이 단언은 윤리학과 관련해 엄청나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 이 유는 첫째 이 단언은 인간은 본성적으로 선하다는 것, 하나님의 형상 은 본성적으로 원래부터 인간에게 속했다는 것, 인간은 이미 선하고 거 룩하며 의로우므로 선하고 거룩하며 의롭게 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늘날의 가르침들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피히테 ( 1762-1814 ) 는 자신의 뛰어난 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도덕은 갈 등에서 생겨난다고 가르쳤다. 지성을 지닌 자아는 절대적으로 자율적 이기를 원하므로 자유와 자족성과 독립성을 추구하지만, 자신이 비자 아 ( non-ego ) 에 의해 제한을 받는 처지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비자아를 정복하고 밀어내야 한다. 자아가 비자아를 지배해야 한다. 이성은 자연 위에 군림해야 하고, 정신은 물질 위에 군림해야 한다. 이렇게 도덕은 갈등과 투쟁과 싸움의 결과다. 따라서 도덕은 그 길의 끝에 있으므로, 출발점이 아니라 최종 목적지다. 자아는 태어나면서부터 비자아에 의 해 제한을 받는다 ( 피히테에게 죄는 제한이므로, 이것은 죄악 된 것이다 ). 마찬가지로 헤겔에게 인간은 처음에는 오직 본성적인 존재이고 본 성적으로 악한 존재다. 따라서 정신인 인간은 본성의 힘으로부터 자신 을 해방시켜야 하고, 본성에 반대하고 본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슐라이 어마허에게도 윤리의 목표는 본성이 이성과 정신이 되는 것이다. 로테 가 자신의 『신학적 윤리학』에서 보여 준 입장도 비슷하다. 그에게 하나 님의 신격은 그 자체가 어떤 과정의 결과다. 왜냐하면 성령은 제3자에 의해 만들어질 수 없고, 자기가 자신의 결과이자 원인15 ) 으로서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도 마찬가지다.16 ) 하나 님은 영들을 간접적으로만 창조할 수 있다. 즉, 하나님은 물질적인 피 조물을 창조하고, 그런 후에 이 피조물은 자기 자신을 물질적 존재로부 터 들어올려 영적인 존재로 나아간다.17 ) 자아는 오직 자기 자신이 만들 어 내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처음부터 자아, 즉 인격체로 나아가게
15 ) LO: sui ipsius effectus, causa sui ; Rothe, Theologische Ethik , §§31, 34. 16 ) Rothe, Theologische Ethik , §47. 17 ) Rothe, Theologische Ethik , §73.
1장 │ 인간의 본성과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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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어 있다. 도덕은 인격체가 정신이 된다는 사실에 존재한다.18 ) 인격적 피조물은 자기 자신을 목적 자체19 ) 로 대해야 하고, 자기 자신을 창조 해야 한다. 로테는 “도덕은 피조물의 자기결정,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 면 이 땅에 창조된 인간의 영역에서 인격적 피조물의 자기결정을 통해 생겨나고 형성되는 것이다”라고 쓴다.20 ) 로테는 이 도덕적 과정21 ) 을 인간이 인격체가 되기 위해 절대적으로, 그리고 독자적으로 스스로 결 정하는 과정이고, 이 과제는 다음과 같이 이중적이라고 말한다. (a) 이 과제는 우리의 물질적 본성과 관련해 물질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우 리의 도구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 도덕적이고,22 ) (b) 우리 자신이 원 인이 되어 우리가 영이 되는 과정이 신앙이라는 점에서, 이 과정은 신 앙적이다.23 ) 이렇게 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행위를 통해 불멸의 존재 가 된다.24 ) 종합해 보면 도덕은 목표이고, 어떤 과정의 결과이며, 인간이 자신의 노력과 자기결단을 통해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이상이라는 것이다. 범 신론, 과정 철학, 진화론 위에 구축된 이 윤리학은 범신론과 아주 많은 수의 핵심 사상을 공유한다. 물리적, 윤리적, 종교적, 시민적, 사회적, 정치적 영역 등 모든 곳에서 더 높은 발전은 더 낮은 것에서 진화한 것 으로 여겨진다. 모든 것은 아래에서 위로, 물질적인 것에서 영적인 것 으로, 땅에 속한 것에서 하늘에 속한 것으로, 인간에서 하나님으로, 눈 에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현세적인 것에서 영원한 것으로 진화한다. 이것은 하나님의 계시와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므로 우리 가 그리스도인으로서 고백하는 것과 정반대된다. 이 사상은 지옥의 심 연에서 온 체계다. 이 사상은 우리 시대의 윤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 18 ) Rothe, Theologische Ethik , §83. 19 ) GO: Selbstzweck . 20 ) GO: Selbstbestimmung ; Rothe, Theologische Ethik , §87. 편집자 주: 바빙크는 이 인용문 뒤
에 다음 두 개의 독일어 단어를 추가한다. kausirte=‘야기되었다’(생겨났다); gewordene=‘되 었다’(형성되었다). 21 ) Rothe, Theologische Ethik , §§93–126. 22 ) Rothe, Theologische Ethik , §§97–113. 23 ) LO: causa sui . 24 ) Rothe, Theologische Ethik , §§10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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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쳐 왔지만, 많은 신자들은 이 사상이 지닌 끔찍한 본질을 인식하지 못 하고, 반성경적인 체계에만 부합하는 이 사상과 관점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다. 이런 식으로 하를레스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목표에 대해 말하고, 마르텐센은 도덕을 하나의 이데아이자 최 종 목표, 의지를 위한 최종적인 과제로 여긴다.25 ) 하지만 도덕에 대한 필마어의 이해는 이것보다 더 낫다.26 ) 이 범신론적 이론들27 ) 과 정반대되는 것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존재로 보는 것이다. 도덕과 선은 인간 위로 아주 멀리 떨 어진 곳에서 떠돌고 있는 인간이 도달해야 할 이상이 아니다. 선은 삶 의 최종 목표이거나 인간의 최종 종착지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 있 는 토대이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다. 선은 우리 앞에 있지 않 고, 우리 위에 있고 우리 뒤에 있다. 우리는 선 안에 두 발로 서 있고, 선 은 우리를 지탱해 준다. 아담은 선하게 되어야 했던 것이 아니라, 이미 선하게 태어났고 계속 선에 머물러야 했었다. 그것은 고군분투하며 어 떤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미 지니고 있는 상태 속에 머 무는 것이었다. 아담은 하나님의 손에 의해 거룩하고 의로우며 지혜롭 게 지음 받았다. 거룩함은 지음 받을 때부터 타고난 것일 수 없고, 자유 로운 자기결단과 행위로 이루어지는 과정의 결과여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완전한 거짓이다. 거룩함은 선물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결코 거룩함을 지닐 수 없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다 함을 얻 게 해 주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지금 단번에 거룩함을 얻는다. 그런 이 유로 도덕적 미덕 ( 거룩함,
하나님의 형상 ) 은
조각들을 잇는 방식으로는 도
달하거나 얻을 수 없는 통으로 짠 한 벌의 옷이다. 도덕적 미덕을 지닌 사람은 누구든지 그 미덕 전체를 지니는 반면에, 도덕적 미덕이 결여 된 사람은 누구든지 그 미덕을 조금도 지니고 있지 않다. 스토아학파는
25 ) Harless, System of Christian Ethics, 5 (§2); Martensen, Christian Ethics, 1:4, 10–13 (§§1, 4). 26 ) Vilmar, Theologische Moral , 1:23–37. 27 ) 편집자 주: 바빙크가 여기에서 “범신론”(pantheism)이라고 부르는 것은 “범재신론”(panentheism)
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범재신론에 대해서는 Cooper, Panentheism 을 보고, 슐라이어 마허에 대해서는 이 저작의 80-89쪽, 셸링과 헤겔에 대해서는 90-119쪽을 보라.
1장 │ 인간의 본성과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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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이미 알았다. 악에서 선으로 가는 것은 통로나 다리로 이어져 있지 않다. 우리는 도약 ( “죽음의 면 생명의 도약 ) 을
도약”이라는 속담에 나오는 표현을 조금 바꾸어 말하
통해서만 선에 도달한다. 범신론의 근본적인 오류는 모
든 경계를 없애 버리고, 서로 반대되는 모든 것을 상대화해서, 죄와 거 룩함, 하나님과 마귀의 차이를 축소하여 단지 정도 차이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 데 있다.28 )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아담은 거룩했 고, 계속 거룩해야 했다고 믿는다. 죄로의 타락이 전진이 아니라 떨어 짐이자 추락이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므로 도덕적 선은 고군분투를 통해 얻어야 할 목적이나 이상이 아니라, 선물이자 존재의 상태다.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나무여야 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29 ) 또한 범신론은 인간과 동물의 차이도 말살해 버 리고서, 인간은 동물적인 상태 ( 사고하지 못하는 것 등 ) 에서 진화했다고 본다. 개혁파 그리스도인은 루터파 그리스도인과는 달리 아담과 관련해 목 표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아담은 아직 목 표에 도달하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아담은 아직 영생을 갖지 않았다. 아담은 아직 죄를 범하지 않을30 )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그런 의 미에서 우리는 아담과 관련해 목표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가 있다. 우리는 이 ‘목표’를 결과로서의 목표로 여기지 않 는다. 아담은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필요가 없었고, 단 지 자신의 본성이 시키는 것을 하기만 하면 되었다. 즉, 자신의 현재 상 태를 유지하기만 하면 되었다. 먹지 말라는 명령은 금지 명령31 ) 이었다. 아담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만 했다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 었다. 28 ) 편집자 주: Kuyper, “Blurring of the Boundaries”를 보라. 29 ) 편집자 주: 마 7:17. 30 ) LO: non posse peccare . 편집자 주: 이 구절은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한 것으로 구속사에 대한
개요에서 네 번째이자 최종적인 상태를 설명한 것이다. 인간의 네 가지 상태를 순서대로 나열하 면 다음과 같다. (1) 죄 없음: 죄를 범할 수 있지만 실제로 범하지 않은 상태(posse peccare aut non peccare), (2) 타락: 죄를 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non posse non peccare), (3) 은혜: 죄를 범할 수 있지만 죄를 범하지 않는 상태(posse peccare aut non peccare), (4) 영광: 죄를 범할 수 없는 상태(non posse peccare); Augustine, Enchiridion 118 (NPNF 1 3:275)을 보라. 31 ) DO: verbo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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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윤리학 1
하나님의 형상이 우리 인간의 본질에 속한다는 주장이 지닌 두 번째 함의는 우리는 하나님 없이는 인간을 이해하거나 생각할 수 없고, 모든 인간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과의 어떤 관계 속에 있다는 것이다. 하 나님은 원형 ( 原型,
archetype ) 이고
모범이며 원형 ( 原形,
original ) 이다.
우리
는 우리의 일상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드러내는 정도만큼만 진정으로 인간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을 신학적으로 바라보아야 하고, 이것은 윤리학에서도 마찬가지다. 도덕의 원리와 기준은 하나님에 대한 인간 의 관계 속에 있다. 우리 시대에서는 이 원리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이 의를 제기한다. 우리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인물은 피히테다. 그는 도 덕의 본질은 자아가 비자아를 지배하고 이성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에 있고, 이 세계는 우리의 도덕적 의무의 질료적인 내용물이라고 본다. 이것은 헤겔도 마찬가지다. 헤겔에 있어서, 정신은 자연에 정신적으로 침투하여 자신의 이성적 내용물을 실현해야 한다. 슐라이어마허에 따 르면, 윤리학의 주제는 자연에 대해 작용하는 이성이고, 로테의 입장 도 비슷하다.32 ) 인간은 자연에 대한 관계와 하나님에 대한 관계 속에 서 존재한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관계가 도덕이고, 하나님에 대한 인 간의 관계는 신앙이다. 인간의 도덕적 과제는 자연을 도구로 삼아서 우 리의 자산이 되게 하는 것, 자연의 도구화다. 여기에서 도덕은 하나의 과정의 결과, 즉 두 ( 상대적인 ) 대립물의 갈등과 투쟁의 산물인 통일의 결 과다. 또한 그들은 선과 도덕은 투쟁을 통해 및 투쟁 후에만 가능하게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도 잘못이다. 왜냐하면 선이 지금 존재하고 미 래에 존재하게 되려면 악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빛은 어둠을 필요로 하고, 하나님은 마귀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장애물이자 제한인 악은 불가피하고 실제로는 이제 악이 아니며, 선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조건이자 필수적인 중간 정류장, 선으로 이행해 나가기 위한 하나의 단 계다. 그리고 이것은 선은 이제 더 이상 선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그런 의미의 선은 자유롭지도 않고 독립적이지도 않으며 영 원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32 ) Rothe, Theologische Ethik , §96–113.
1장 │ 인간의 본성과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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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십 년간 순수하게 신학적인 윤리학에 대한 관심이 새로워졌다. 신학은 규범적 헤르만 바빙크
인 성경 증거 본문을 단순하게 단편적으로 직접 적용하거나 한두 가지 철학적 윤리 학
개혁교의학
파의 이론에 매달리는 것을 답습했다. 그러나 헤르만 바빙크의 윤리학 출간은 제3의 길을 모색하는 획기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성경뿐 아니라 신학 전통 에도 깊이 침잠하고 예측을 능가하는 통찰로 인해, 오늘날에도 충분히 중요한 대화 상 대이자 도덕적 지혜의 근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바빙크도 개혁주의 교부처럼 도덕적 ‘의무’라는 개념을 활용하고 십계명에 집중하지만, 그러면서도 편파적인 의무론을 윤 리로 제시하지 않는다. 바빙크의 핵심 관념은 ‘행위’가 아니라 ‘삶’이고, 윤리학에 경건
1권 864쪽 40,000원
2권 816쪽 35,000원
을 포함시킴으로써 어느 윤리학보다 더 광범위한 시야를 열어 놓았다. 또한 덕망과 경
3권 800쪽 35,000원
4권 912쪽 40,000원
건의 훈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외에 그리스도를 닮아 간다는 형성적 차원도 눈여겨
색인 224쪽 10,000원
웨인 그루뎀
기독교 윤리학
볼 만하다. 이렇게 중요한 개혁주의의 위업을 편집하여 번역, 출간한 것에 감사와 경 의를 표하는 바다. 이렇게 분량도 큰 데다 쉽게 접근할 수도 없는 책을 명쾌하고 읽기
개혁파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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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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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신학자로서 레이든 대학교에서 “츠빙글리의 윤리학”이라는 학위 논문을 제출하고 박 사 학위를 취득했고, 짧은 목회 기간을 제외하고 캄 펀 신학교(1883~1902)와 자유 대학교(1902~1921) 에서 교의학을 가르쳤다. 바빙크는 목회자, 신학자였 을 뿐만 아니라 또한 기독교 철학자이자 정치가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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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흥미롭게 정리하고 해석해서 매력적인 책을 만들어 주었으니 다음 책도 속히 출
활동했다. 신학만이 아니라 윤리학, 심리학, 교육학 에 관한 저서를 남겼으며, 이러한 저술을 통해 바빙 크는 네덜란드 사회 안에서 기독교적 문화의 갱신을 추구했다. 『개혁교의학』 외에 주요 저서로 『일반은총』 (1894), 『현대의 도덕』(1902), 『소명과 중생』(1903), 『교육학 원리』(1904), 『계시 철학』(1908), 『하나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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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E
1
토론토 대학교 세인트 마이클스 칼리지에서 박사 학
인간의 창조와 타락과 회심
기독교 생활 지침
은퇴하였다. 헤르만 바빙크의 저술을 엮어서 펴낸 것 으로 특별한 학문적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해 줄 것이다. 바빙크는 한편으로 그리스도 중심적이며 경건에 초점을 둔 윤리의 패러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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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를 받고 칼빈 신학교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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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또한 대단히 실천적이고 심지어 깊은 경건에 이르는 통찰을 제시하여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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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삶이 갖는 여러 차원을 살피게 한다. 이렇게 굉장한 책을 손에 받아들었다는 사실
교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석사 학위를, 대학원에서
에 감사하고 이어 나올 책도 계속 기다린다. 매슈 투이닝가, 칼빈 신학교
헤르만 바빙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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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트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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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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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석사 학위를 받았고, 비블리카 아카데미아에서 히브리어, 헬라어, 라틴어 등 고전어를 수학하였다. 특히 청교도 신학에 관심을 갖고 평생 신학을 연구하 며 신학 서적을 번역하는 일에 헌신하였다. 수많은 책 을 번역하였는데, 대표적인 역서로는 라틴어 원전을
1권 개인 윤리(상) 760쪽 40,000원
번역한 칼빈 주석(『공관복음』, 『요한복음』, 『고린도전
2권 개인 윤리(하) 550쪽 30,000원
후서』) 외에, 『변증신학 강요 1』, 『이론과 실천 신학 1,
3권 가정 윤리 520쪽 28,000원 4권 교회 윤리 592쪽 32,000원 5권 사회 윤리 584쪽 32,000원
ISBN 978-89-6092-652-3 978-89-6092-651-6(세트)
www.rnrbook.com 값 42,000원
2』, 『개혁파 조직신학 1, 2』(부흥과개혁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