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
┃목차┃
┃프롤로그: 기독교인의 3가지 보물의 전수와 전달 6
1장 사도신경이란 무엇인가
2장 창조주 하나님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사오며
3장 예수님의 이름
그
4장 예수님의 탄생 63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5장 예수님의
6장 예수님의 부활
장사한
7장 예수님의 승천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8장 예수님의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9장 성령님의 강림
성령을 믿사오며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11장 죄의
12장 몸의 부활
몸이 다시 사는 것과
13장 영원한 삶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에필로그: 이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으라 220
┃참고문헌 223
┃프롤로그┃
기독교인의 3가지 보물의 전수와 전달
사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은 기독교의 3가지 보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도신경은 우리가 믿는 믿음의 요약이며, 십계명은 우리
가 행해야 하는 행동의 요약이고, 주기도문은 우리가 기도해야 하는
비전의 요약입니다. 즉, 사도신경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고, 십계명
은 기독교 윤리의 핵심이며, 주기도문은 기독교 비전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사도신경은 기독교인의 믿음을 대표하며, 십계명은 기독교
인의 사랑을 대표하며, 주기도문은 기독교인의 소망을 대표합니다.
교회는 지난 2천 년 동안 사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이라는 기
독교의 3대 보물을 전수받고 전달해 주는 일을 지속해 왔습니다. 사
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은 초대교회 때부터 세례받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가르친 내용이며, 특별히 루터와 칼빈 같은 종
교개혁자들이 교인들을 훈련할 때 가장 중요시한 것입니다. 루터의
유명한 대소교리문답은 사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을 가르치는
것이고, 칼빈의 유명한 『기독교강요』의 초판도 사도신경·십계명·
주기도문을 중심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대륙의 개혁파 교회에서
중요하게 사용하는 교리문답서인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도 사도
신경·십계명·주기도문을 가르치는 것이며, 영미 장로교회 전통의
웨스트민스터 대소교리문답서도 사도신경의 확장된 교리 내용과
십계명·주기도문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런 전통은 우리 한국교회에도 이어져 한국교회가 공적으로 사
용하는 찬송가의 표지에 사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을 인쇄해 놓 았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대다수는 주일 오전 예배 시간마다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하며, 주기도문을 찬송으로 만들어 부르
거나, 축도를 하지 않는 예배 시간의 끝을 주기도문으로 마무리하
곤 합니다. 그러나 요즈음 사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의 중요성을
잘 몰라 교회에서 가르치지 않거나, 의미를 잘 모른 채 습관적으로
예배에 사용하는 안타까운 일들도 많이 발생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선배 기독교인들에게 전수받은 기독교의 3대 보물인 사도신경·십
계명·주기도문을 잘 사용해 우리 삶을 기독교인다운 삶으로 만들
어 가야 할 뿐 아니라, 우리 후배 기독교인들에게 기독교의 3대 보 물을 잘 가르치고 전수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저는 사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의 가치와 중요성을 깨닫고 난
후, 2007년에 교회에서 사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 시리즈를 설 교했습니다. 이후 사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의 핵심 내용을 성도
들에게 좀 더 알기 쉽고 친숙하게 소개하기 위해 학습만화라는 형
식을 빌려 2008년에 『만화 사도신경』·『만화 십계명』·『만화 주기
도문』을 발간했습니다. 제 바람대로 사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에 대한 만화 시리즈는 그동안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교회의 중고
등부에서부터 장년부에 이르기까지 성경 공부 교재로도 많이 활용 되었습니다.
이 책은 『만화 사도신경』·『만화 십계명』·『만화 주기도문』을 만
들기 위해 쓴 원고를 기본으로 하고 연도 표기와 같은 간단한 첨가 사항을 붙여 책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 책과 만화 시리즈의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독자 대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기존의 만화 시리즈는 만화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많이 접한 만화라는 형식에 익숙한 분
들이 학습만화라는 장르를 통해 기독교의 중요한 진리를 좀 더 친
근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기존의 사도신경·십계명·주
기도문 만화 시리즈를 접한 많은 분은 만화라는 형식으로도 이렇게
알찬 내용이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면서 적극 활용합 니다.
그러나 이 책은 만화라는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기존의 만화 시리즈는 어른용 학습만화임에도 불구하고, 학습만화는 어린이용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만화로 된 내용은 그 내
용의 충실도와는 상관없이 아예 접근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습
니다. 그래서 이 책은 만화라는 장르 때문에 오히려 진입장벽을 가
졌던 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둘째, 분량의 차이가 있습니다.
기존의 만화 시리즈는 일반 학습만화에 비해 지문의 내용을 많이
넣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일반 단행본으로 발간하는 것보다는 내용
을 압축하거나 생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용을 좀 더 핵
심적으로 아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만화 글보다 자세하게 내
용이 서술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책은 만화용 지문보다 더 자세하므로 기존의 만화 시리즈에서
아쉽게 느껴졌던 부분이 많이 보충될 것입니다. 어떤 주제로 책을
쓰든지 입문자를 위한 초급용, 좀 더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중급용, 전문가를 위한 고급용으로 구분하려면 내용의 난이도뿐 아
니라 책의 분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서술 분량과 방
식에서 사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을 최대한 간결하고 알기 쉽게
서술하는 ‘입문자를 위한’ 초급용으로 적합합니다.
이 책 기독교의 3가지 보물 시리즈 『사도신경』이 동료 목회자와
신학생에게는 신학 공부와 목회를 위한 설교와 강의의 좋은 동반자 가 되고, 선교사에게는 선교지에서 선교하며 교회를 개척하고 신자
를 양육하는 좋은 지침서가 되고, 일반 성도에게는 기독교인의 믿 음·사랑·소망의 광대한 세계로 여행하는 좋은 안내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신조 또는 신앙고백이란 무엇인가
그러므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기독교인들의 공동체
인 교회는 교회가 믿는 신앙의 내용을 핵심적으로 요약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또한 공적으로 신앙을 고백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기독교가 믿어야 할 신앙의 핵심 내용을 공적으로 고백하는 것을 ‘신앙고백’ 또는 ‘신경’( 또는 신조 ) 이라고 합니다.
2세기 교회는 이런 신앙의 핵심 내용, 즉 신조를 교부들에 따라
‘진리의 기준’, ‘신앙의 기준’, ‘교회의 기준’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
렀습니다. 이런 신조는 교회가 세례 지원자를 교육하거나, 세례 지
원자가 세례를 받기 위해 공적인 신앙고백을 하거나, 이단을 분별 하거나 방지하려 할 때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오늘날 개인적으로 믿는 믿음의 내용이 약간씩 다를 수 있고, 교 회마다 교파마다 믿는 내용이 약간씩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모
든 교회와 모든 기독교인이 반드시 믿어야 할 믿음의 공통 분모는
없을까요? 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개신교, 가톨릭, 정교
회 등 모든 기독교가 공통적으로 믿는 신앙의 내용이 있습니다. 교 파나 교단을 초월해 공통적으로 믿는 ‘보편적’인 신앙 내용이 있습 니다.
이런 보편적인 신조는 크게 세 개가 있습니다.
첫째, 사도신경입니다. 사도신경은 2세기경에 시작되어 8세기경 에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둘째, 니케아 공회와 콘스탄티노플 공회에
서 만들어진 니케아신경입니다. 이것은 325년 니케아공회에서 만
들어져, 381년 콘스탄티노플공회에서 보완되었습니다. 셋째,
451년 칼케돈 공회에서 결정된 칼케돈신경입니다.
그러므로 이 보편적인 세 개의 신조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믿
어야 할 신앙의 내용입니다. 이중에서도 사도신경이 가장 먼저 만
들어진 신조이며, 니케아신경은 사도신경을 확대한 신조이며, 칼케
돈신경은 기독론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신조이므로, 사도신경은 이
세 개의 신조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됩니다.
사도신경의 기원 그러면 사도신경은 성경의 어디에 나오며, 누가 만든 것일까요?
십계명은 출애굽기 20장과 신명기 5장에, 주기도문은 마태복음
6장과 누가복음 11장에 나옵니다. 그런데 사도신경은 성경의 어느
부분에 기록되어 있을까요? 사도신경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
습니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니요? 그렇습니다. 사도신경은
십계명이나 주기도문처럼 성경의 특정 본문에 나오는 내용이 아
니라, 성경에서 우리가 믿어야 할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그러므
로 사도신경은 사도신경의 형태로는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사도신
경에 나오는 내용은 모두 성경에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사도신
경의 뿌리는 성경이며, 사도신경은 성경의 신앙 내용을 요약한 것
입니다.
그런데 성경의 신앙 내용을 요약한 것을 왜 ‘사도신경’이라 부
를까요?
기독교인의 3가지 보물 시리즈 ➊ - 사도신경
기독교 문서에서 ‘사도신경’이라는 말이 처음 나타나는 곳은
390년 암브로시우스가 초안한 것으로 알려진, 교황 시리키우
스( Siricius ) 에게 보낸 밀란 공회의 편지입니다. 또한 사도신경을 사
도들이 작성했다는 이야기는 루피누스( Rufinus ) 가 사도신경에 대해
최초로 해설한 책( 404년 ) 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도들이 사도신경
을 직접 만들었다는 이런 이야기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쓴 것으로 잘
못 알려진 “데 심볼로”( De Symbolo ) 라는 설교 시리즈( 8세기경에 쓰인 것
으로 보임 ) 에는 더 구체적으로 각색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는 예수님
승천하신 후 10일째, 제자들이 유대인을 두려워해 한곳에 모여 있
을 때, 주님이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성령을 보내 주시자, 제자들이
성령이 충만하여 한 마디씩 사도신경의 조항을 말했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말했다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베드로: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 사오며”
안드레: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야고보: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요한: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한 지”
도마: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야고보: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
다가”
빌립: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바돌로매: “성령을 믿사오며”
마태: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시몬: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다대오: “몸이 다시 사는 것과”
맛디아: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이런 전설은 15세기에 여러 학자를 통해 역사적인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칼빈도 사도신경이 사도들이 직접 작성한 것
이라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루터나 칼빈 같은 종교개혁자들이
사도신경을 귀중하게 여기고 해설한 것은 사도들이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도신경의 가치와 중요성이 손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록 사도신경은 사도들이 작성한 것은 아니지만, 사도
들이 가르친 신앙 내용을 가장 잘 요약해 주고 있으므로 ‘사도신경’
이라 불러도 무리가 없습니다.
사도신경의 모체는 로마신경
그러면 사도신경은 언제 어디서 만들어진 것일까요? 사도신경의
모체는 AD 170〜180년에 로마 교회에서 세례식 때 사용한 로마신
경( Symbolum Romanum ) 입니다. 히폴리투스( Hyppolitus ) 가 215년에 쓴
『사도적 전통』이라는 책에는 2세기 후반 로마 교회에서 세례식 때
사용한 로마신경 내용이 다음과 같이 실려 있습니다. 당시 로마 교
회는 세례를 받기 원하는 사람들을 교육하여 부활절 아침 세례식을
베풀 때, 세례 후보자에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에 대한 신앙을 다음
과 같이 문답하고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당신은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을 믿습니까?” “믿습니다.”
“당신은 성령과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
치하에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삼 일 만에 죽은 자 가운
데서 다시 살아나사 하늘에 오르시고 아버지 우편에 앉아 계
시다가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까?”
“믿습니다.”
“당신은 성령과 거룩한 교회와 몸의 부활을 믿습니까?”
“믿습니다.”
로마 교회는 이렇게 삼위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묻고, ‘믿습니다’ 라고 대답할 때마다 물로 세례식을 베풀었습니다. 이런 형식은 로
마 교회만이 아니라 당시 초대교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형식 입니다. 단지 교회마다 약간씩의 문구 차이는 있었지만, 기본적인
신앙고백의 내용은 거의 같았습니다.
그런데 2세기에 로마 교회가 사용하던 이 세례 신조가 오늘날 우
리가 사용하는 사도신경과 다른 점은 로마 교회의 세례 신조는 문
답식으로 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내용은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로마 교회의 세례신조를 사도신경의 원조라 말할 수 있습니다.
세례식 때 사용한 이런 문답식 세례신조가 4세기경이 되면서 선
언식 세례신조로 변화했습니다. 로마 교회의 선언식 세례 신조를
최초로 문서로 남기고, 주석을 쓴 사람은 4세기 말 인물인 루피누
스( Rufinus ) 입니다. 루피누스가 기록한 사도신경( 404년 ) 본문은 다음
과 같은 선언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1.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사오며
2.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3. 이는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셨으며
4. 본디오 빌라도에게 십자가에 못 박혀 장사한 지
5. 삼 일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시며
6. 하늘에 오르사 아버지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7.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8. 성령과
9. 거룩한 교회와
10.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11. 몸이 다시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이런 루피누스의 본문과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사도신경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열두 번째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라
는 내용이 첨가되어 있다는 것과 항목별로 약간씩의 형용사가 더
추가되어 있음을 제외하면 내용은 거의 같습니다. 로마 교회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교회들도 이와 비슷한 사도신경의 내용을 사용
하다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본문이 최종적으로 확정
된 것은 8세기 때인 약 750년경이었습니다. 이후로는 다른 교회들
도 현재의 본문 형태를 받아들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사도신경은 2세기에 로마 교회에서 세례 때 사
용한 문답식 로마신경을 뿌리로 해서, 4세기경 문답식이 선언식으
로 바뀌고, 8세기에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본문이 확정 된 것으로서, 2세기 로마신경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도신경의 내용
이제 사도신경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사도신경의 내용은
12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2.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3.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4.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 시고 장사한 지
5.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6.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7.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8. 성령을 믿사오며
9.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10.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11. 몸이 다시 사는 것과
12.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아멘
사도신경의 특징
사도신경의 구조에서 볼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도신경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예수님에 대 한 신앙고백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신앙고백은 사도신경 12항목 중
에서 절반인 6항목( 2〜7항 ) 이나 됩니다. 이는 기독교 신앙고백의 출
발이 예수님에 대한 신앙고백으로 시작되었음을 잘 보여 줍니다.
신약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에 대한 최초의 신앙고백 사례는 마태
복음 16장에 나오는 베드로의 신앙고백입니다. 예수님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물으시자,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이것은 신약 시
대 교회사 최초의 ‘예수님에게 대한 신앙고백’입니다. 베드로의 이
고백은 ‘예수님은 주님이십니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예
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는 예수님의 신분에 대한 신앙고
백입니다. 사도행전에는 예수님에 대한 이런 대표적인 신앙고백이
반복해 나옵니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예수님은 주님이십니다.
그래서 사도신경의 가장 기본적인 뿌리가 되는 항목은 두 번째
항목인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입니다. 예수
님은 누구신가에 대한 신앙고백에 이어, 예수님의 탄생( 3항 ), 예수님
의 죽음( 4항 ), 예수님의 부활( 5항 ), 예수님의 승천( 6항 ), 예수님의 재
림( 7항 ) 에 대한 신앙고백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로써 사도신경에 나
오는 예수님에 대한 신앙고백은 가장 간결하면서도 예수님의 신분
과 사역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진술이 되었습니다.
둘째, 사도신경은 삼위일체적인 신앙고백입니다.
사도신경의 12가지 항목은 삼위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을 기준
으로 크게 3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부. 성부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 1항 )
2부. 성자 예수님에 대한 신앙고백( 2〜7항 )
3부. 성령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 8〜12항 )
사도신경의 구조가 이처럼 삼위일체 하나님 중심적으로 표현된
것은 예수님이 마태복음 28장 18〜20절에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
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고 명령하신 세례식 제정에 뿌리를 두
고 있습니다. 초대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기 위해, 세례받을 사람들에게 성부 하나님과 성자 하나님과 성
령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을, 처음에는 문답식으로 확인하고, 나중
에는 선언식으로 고백하게 한 것입니다.
셋째, 사도신경은 성경 전체의 내용을 창조에서부터 종말에 이르
기까지 역사적인 순서로 요약한 신앙고백입니다.
1항은 창세기 1장 1절을 기초로 천지창조에 대한 신앙고백으로
서 구약성경 전체의 요약이며, 2〜7항은 신약성경 사복음서와 사도
행전에 나타난 예수님의 신분과 사역에 대한 요약이며, 8〜12항은
신약성경 서신서와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성령과 교회와 구원과 종
말에 대한 요약입니다. 사도신경에 나오는 신앙고백을 통해, 우리는
성경 전체를 ‘창조-구원-종말’이라는 시간적인 순서로 가장 핵심적
인 내용을 요약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도신경의 용도
그러면 왜 초대교회는 사도신경을 사용한 것일까요? 사도신경과
같은 ‘믿음의 내용을 요약’한 것은 초대교회의 여러 가지 삶의 정황 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초대교회는 세례식을 베풀기 위해 문답할 때,
설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때, 기도와 찬양 속에 기본적인 신앙
고백을 담아 예배할 때, 귀신을 쫓아낼 때, 교회의 지도자들이 교인
들에게 공식적인 편지를 쓸 때의 인사말 등에 주로 사도신경을 사
용했습니다. 이중 특별히 다음 세 경우에 더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첫째, 사도신경은 세례를 받기 원하는 사람에게 세례문답용 교리 로 사용되었습니다.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기독교로 입문한다는 뜻입니다. 세례를 받
기 원하는 사람은 기독교의 가장 기본적인 신앙을 믿어야만 합
니다. 이 기독교의 기본신앙이 곧 불신자와 신자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기독교인이 믿어야 할 가장 근본적인
신앙 내용이 무엇일까요? 바로 사도신경 속에 담긴 신앙 내용입
니다. 그래서 교회는 세례를 주기 전에 사도신경에 있는 믿음의 내
용을 확인하고 세례를 주었던 것입니다.
둘째, 사도신경은 세례받기 위한 준비자 교육을 위해 사용되었습
니다.
초대교회는 세례를 받고 기독교에 입문하려는 세례 신청자에게
세례를 주기 전에 3년의 세례 준비자 교육을 했습니다. 이 세례 준
비자 교육 기간에 있는 사람을 ‘카테큐멘’이라고 합니다. 이 세례 준
비자 교육에 사용한 것이 사도신경으로서, 교육을 받는 자들에게
암송을 시켰습니다. 특히 4세기에 기독교가 로마제국에 공인되어 국교가 되기 전까지는 이런 사도신경의 내용은 문서가 아니라 세례
받을 사람들에게 구두로 전수되었습니다. 따라서 사도신경은 세례
를 받고 성찬식에 참여할 수 있는 교회의 정회원들에게만 알려져
있었습니다.
셋째, 사도신경은 교회를 공격하려는 이교의 공격과 교회 내부의
이단을 방지하는 데 가장 강력한 방패로 사용되었습니다.
초대교회는 AD 170년부터 250년에 이르기까지 영지주의·마르
키온주의·몬타누스주의 등 여러 이단의 도전을 받았습니다. 초대
교회가 이런 이단들의 도전에 직면해 바른 신앙을 수호하려 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사용한 것이 사도신경입니다. 사도신경은 기독교
신앙의 요약이며 기준입니다. 따라서 이 신앙의 기준을 받아들이면
정통 교회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단이 됩니다. 니케아신경이나
칼케돈신경 역시 이 신조의 내용에는 당대 수많은 이단적인 가르침
을 배격하는 바른 신앙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사도신경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유익
그러면 사도신경은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는
사도신경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첫째, 사도신경은 성경 공부의 열쇠입니다.
성경은 크게 우리가 믿어야 할 내용과 우리가 행해야 할 내용으
로 구분됩니다. 우리가 믿어야 할 내용이 교리라면, 우리가 행해야
할 내용은 윤리입니다. 그런데 윤리는 항상 교리를 기초로 합니다.
교리가 뿌리라면 윤리는 열매입니다. 윤리는 배운 교리에 따라 실
천해야 할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성경의
교리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오늘날 성경을 권별로 귀납적으로 많이 공부하는데도, 성경 전체
의 핵심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독교 교
리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에 대해,
예수님에 대해, 성령님에 대해, 구원에 대해, 교회에 대해, 종말에
대해 중요한 진리, 즉 교리를 가르쳐 주는 책입니다. 66권 어떤 성
경을 펼치더라도 이런 기본적인 교리가 나옵니다. 따라서 사도신경
을 통해 이런 기본적인 교리 중의 교리를 분명하게 알면, 어떤 성경
이라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기초가 놓입니다. 사도신경은 교리
중의 교리를 요약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도신경은 성경 공부의
마스터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사도신경은 기독교 세계관의 안경입니다.
과거나 현재나 미래를 막론하고 인간이 이 세상에서 매일 살아가
는 삶의 배후에는 인생과 세계를 바라보는 인생관과 세계관이 있습
니다. ‘우주와 인간의 기원과 목적과 의미는 무엇인가? 세상의 악과
인간의 죄성은 어떻게 존재하게 된 것일까? 개인과 역사의 종말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등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 바로 세계관의 핵심
입니다.
사도신경 속에 있는 신앙고백은 하나님의 우주와 인간 창조로부 터 시작해, 몸의 부활과 영생으로 끝나는 종말에 대한 기독교적 세 계관의 핵심입니다.
셋째, 사도신경은 기독교인의 신분증입니다.
사도신경을 고백한다는 것은 지난 2천 년 동안 사도신경을 고백 한 모든 기독교 신자와 내가 같은 신앙을 고백한다는 것을 의미합
니다. 이는 마치 육상경기에서 계주를 할 때, 바통을 다음 주자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습니다. 기독교는 사도들의 시대부터 예수님 재림 할 때까지 계속 다음 세대에게 ‘사도신경’이라는 기독교 신앙의 바
통을 넘겨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사도신경을 고백한다는 것
은 지난 2천 년 동안 이 땅에서 삼위 하나님을 믿고 구원받았던 모
든 기독교인과 같은 신앙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내가 참 기독교
인이라는 증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넷째, 사도신경은 기독교 교육의 기본 교과서입니다.
사도신경은 기독교 교리 중의 교리입니다. 따라서 사도신경은 교
회에서 가장 먼저 배우고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내용입니다.
우리는 사도신경으로 새 신자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초대교회의
전통은 사도신경부터 가르쳐서, 사도신경을 믿음으로 고백하게 한
후에 세례를 주고 기독교인이 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전통
을 오늘에 적용하며, 우리도 교회에 들어온 새 신자에게 기독교의
가장 기초교리인 사도신경부터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사도신경은 이미 예수님을 믿는 부모의 자녀들을 신앙으로
지도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학교나 가
정교육에서 교사나 학생에게, 부모가 자녀에게 필수적으로 가르치
고 확인해야 합니다.
이렇게 사도신경의 내용이 다시 교회나 가정에서 바르게 가르쳐
질 때, 가정과 교회는 하나님 말씀의 토대 위에 바르게 건축될 수
있습니다.
3가지 보물 시리즈 ➊ - 사도신경
창조주 하나님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사오며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
우리가 이 지구에 태어난 순간 우리는 우리보다 먼저 존재하는
수많은 존재를 만나게 됩니다. 지구는 하루에 한 번씩 자전하면서
낮과 밤을 만들며, 일 년에 한 번씩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며 사계절 을 만듭니다. 달은 지구 주위를 한 달에 한 번씩 돌면서 한 달을 만 듭니다. 이렇게 태양·지구·달의 조화 속에 하루·한 달·일 년이 생깁니다.
또한 태양은 수성·금성·지구·화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 성이라는 8개의 행성과 함께 태양계를 구성하고, 이런 태양계가 최 소 1,000억 개쯤 모여 은하를 구성하며, 이런 은하가 다시 최소 1,000억 개쯤 모여 우주를 구성합니다.
그러므로 우주에 있는 별들은 대략 1,000억 개 × 1,000억 개, 즉
100,000,000,000,000,000,000,000 ( 10의 23승 ) 개쯤 된다고 합
니다( 이 수치는 최소 추정치이며, 관측 장비가 발달할수록 태양계와 은하의 수가 늘
어날 것이다 ). 우리 우주에는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별이 있는 셈
입니다.
이런 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요? 지구의 지름이 1만km, 태양
계의 지름은 1,000억km ( 지구의 100만 배 ), 은하계의 지름은 10만 광
년( 지구의 10조 배, 태양계의 1억 배 ), 우주의 지름은 약 300억 광년이나
된다고 합니다( 은하계의 10만 배 ).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이나 도는 빛
의 속도로 300억 광년을 날아가야 할 만큼 큰 것이 우리가 살고 있
는 우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처럼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천체 가
운데 오직 지구에만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구
에는 현재 확인된 것만 200만 종 이상의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
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200만 종의 다양한 생명체 가운데 인간의 독
특함입니다. 인간은 다른 모든 생명체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인간다
움, 즉 인격을 소유합니다. 인간만이 가진 지성과 감정과 의지라는
인격적인 요소는 인간을 다른 생명체와 완전히 구별해 줍니다.
이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사실은 무엇인가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늘과 땅과 바다, 바람과 물과 불과 흙, 아름다운
꽃과 나무, 바다를 헤엄치는 다양한 물고기와 하늘을 나는 수많은
새, 산과 들판을 누비는 수많은 동물이 있습니다. 특별히 우주와 만
물을 대상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는 독특한 인격을 가
기독교인의 3가지 보물 시리즈 ➊ - 사도신경
진 인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히 이런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이 지구에 있는 이 엄청난 다양
한 생명체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어
디서 와서 어디로 가며 왜 사는가?’ 우주와 만물과 인간의 기원과
본질에 대한 이 물음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물음입니다. 사실 모든
철학과 종교에서는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어 합니다.
성경은 인간의 이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변으로 시작합니다. 성
경 66권의 제일 첫 번째 책인 창세기 1장 1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성경은 하나님이 우주와
만물과 인간을 창조하셨다고 말합니다.
이 짧은 한 구절은 우주와 인간의 기원과 본질을 알고 싶은 사람
에게 번개처럼, 천둥처럼 다가오는 강력한 진리입니다. 이 세상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말, 더 놀라운 말이 있을까요? 이 짧은 한마디 속
에는 우주와 인간의 기원과 본질에 대한 열쇠가 담겨 있습니다.
사도신경의 첫 번째 신앙고백은 바로 이 우주와 인간의 기원에
대한 신앙고백입니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의 계시에 따라 이 우주와 인간을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이 창조하셨다고 믿습니다. 이 신앙
은 기독교의 첫 번째 중요한 신앙고백입니다.
하나님의 천지창조 이야기
하나님의 천지창조에 대한 기사는 창세기 1장 1절〜2장 3절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첫째 날: 천지와 빛의 창조(1:1〜5)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
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
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
누사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
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1:1〜5).
둘째날: 하늘 창조(1:6〜8)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
뉘라 하시고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궁창을 하
늘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 니라(1:6〜8).
셋째날: 바다와 육지 창조(1:9〜13)
하나님이 이르시되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
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부르시
기독교인의 3가지 보물 시리즈 ➊ - 사도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