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하나님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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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2023 by Reuben Bredenhof

Originally published in English under the title Thank God by Reformation Heritage Books, Grand Rapids, MI, USA.

This Korean edition is translated and used by permission of Reformation Heritage Books through rMaeng2, Seoul, Republic of Korea.

This Korean Edition ⓒ 2025 by Revival and Reformation Press, Seoul, Republic of Korea.

이 한국어판의 저작권은 알맹2를 통하여 Reformation Heritage Books와 독점 계약한

부흥과개혁사에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하여 한국 내에서 보호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발행일 2025년 3월 10일

지은이 루번 브레든호프

옮긴이 김희정

펴낸이 김은주

펴낸곳 부흥과개혁사

편집 권대영 디자인 박슬기 기획 이승영 마케팅 권성직

인쇄소 영진문원

판권 Ⓒ부흥과개혁사 2025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6길 9-20, 2층(서교동)

전화 Tel. 02) 332-7752 Fax. 02) 332-7742

홈페이지 http://rnrbook.com e-mail rnrbook@hanmail.net

ISBN 979-11-94295-40-2 (03230)

등록 1998년 9월 15일 (제13-548호)

는 교회의 부흥과 개혁을 추구합니다. 부흥과개혁사는 부흥과 개혁이 이 시대 한국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으며, 조국 교회의 부흥과 개혁의 방향을 위한 이정표이자, 잠든 교회에는 부흥과 개혁을 촉구하는 나팔 소리요, 깨어난 교회에는 부흥과 개혁의 불길을 지속시키는 장작더미이며, 부흥과 개혁을 꿈꾸며 소망하는 교회들을 하나로 모아 주기 위한 깃발이고자 기독교 출판의 바다에 출항하였습니다.

┃서문 7

┃감사의 글 12

1장 당신이

2장 선하고

5장 감사하는

8장 범사에

2020년 9월 초, 나는 3개월 간의 안식년을 앞두고 있었다. 잠시

목회자의 직무에서 벗어나 휴식을 즐기며 할 일을 적은 목록 중 가

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은 감사에 대한 책을 쓰는 것이었다. 오랫동

안 고민해 온 생각이었으므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충분

한 시간이 생겨 감사했다.

안식년 동안 할 일 목록의 맨 위에서 조금 아래에 하프마라톤도

적어 넣았다. 나는 15년 이상 꾸준히 달리기를 했으므로 비현실적 인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21.1km 경주를 앞두고 나는 훈련을 강화하고 매일 달리기 시간을 늘렸다. 완주할 거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기록은 세우지 못해도 결승선에서 완주자 메달은 받을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9월 초의 화창한 토요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퍼스의 아름다

운 스완 강변에 약 200명의 참가자가 하프마라톤을 뛰기 위해 모 였다. 마라톤 셔츠를 입고, 신발 끈을 묶고, 러닝 젤을 준비하고, 스 포츠 시계를 착용하며 우리는 들뜬 마음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마지막 300m 정도 남은 때까지만 해도 레이스는 정말 잘 풀렸던

것 같다. 그 순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내 발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앞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모두 잃었다. 경주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으므로, 나는 결승선에

꼭 도달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음

이 분명했다. 구경꾼들은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나를 안전하게 바닥에 내려놓고 치료받게 도와주었다.

구급차에 실려 겨우 ( 적어도 부분적으로 ) 정신을 차렸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엄청난 실망감이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완주하지

못하다니! 결승선은 아주 가까웠지만 아주 멀었다. 절망적인 후회와

함께 아내와 딸들에 대한 걱정도 함께 들었다. 내가 바닥에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가는 모습을 보며 가족이 많이 힘들어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당혹감, 불확실성,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 순간 칵테일처

럼 혼합된 불쾌한 감정이 내 몸속을 빠르게 흘렀다. 건강하고 강해

야 할 내가 잔디밭에 쓰러져 있었으니 말이다. 나 자신이 어느 정도

똑똑하다고 생각했지만, 올해가 몇 년도인지, 내 이름의 철자는 어

떻게 되는지 묻는 간호사의 질문에 전혀 답하지 못했다. 그 화창한

토요일을 보낼 계획에는 구급차 탑승, 병원 입원, 각종 혈액 검사,

심장 검사, 정맥 주사 등은 없었다. 하지만 이것들이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너무 싫었다.

하나님은 선하고 신실하신 분이므로 나를 그렇게 낮고 비참한 상

황 가운데 그대로 두지 않으셨다. 한두 시간 꽤 암울했던 내 시야는

곧 성령님의 변함없는 임재로 밝아졌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날과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음 날 나는 하나님이 내게 다른 은혜도 주셨지만 감사라는 선물

도 주셨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서 있던 많은 관중이 기꺼이 나를 도운 일에 하나님께 감사

했다. 그중에는 훈련받은 의료진도 있었다.

매우 침착하고 유능한 구급대원의 전문적인 치료에 감사했다.

내 곁에 서서 함께 기도해 주고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알게 해 준

아내 리베카에게 감사했다.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

는 사실에 감사했다.

병원에 있는 시간을 더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빠르게 위로의 쪽

지와 물건을 보내 준 네 딸에게 감사했다.

즉시 사랑의 관심으로 손을 내밀어 주고 기도로 나를 붙들어 준

교회 공동체에 감사했다.

하나님의 말씀, 특히 읽을 성경이 없던 처음 몇 시간 동안 기억할

수 있었던 시편의 강력한 기도문에 감사했다.

우리 가족의 힘든 하루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 주려고 기꺼이

나선 좋은 친구들에게 감사했다.

기도라는 선물, 하나님과 대화할 수 있고 하나님이 항상 가까이

계심을 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건강이 좋다는 사실에, 비록 이 사건이 일어나긴 했지만 하나님이

내게 체력과 활력을 주신 것에 감사했다.

오래 달리지는 못해도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달리기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하나님이 겸손과 의존, 신뢰에 대한 교훈을 은혜롭게 가르쳐 주시

는 것에 감사했다.

하나님의 사랑은 내 조건이나 지위, 업적에 달린 것이 아니라 예

수님으로 말미암아 값없이 주셨으며 영원하다는 확신에 감사했다.

병원에서 심호흡을 하고, 책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할 수 있는 조

용한 며칠의 시간이 감사했다.

신실하신 아버지 하나님께 나는 정말 많은 것에 감사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집필 작업을 시작하기 직전, 사실 5일을 이

렇게 보내며 내 안식년을 시작했다. 감사가 무엇인지 배우는 속성

과정으로 시작했다.

나는 이런 하프마라톤 사건 같은 고난을 ‘제1세계의 문제’로 치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말은 나처럼 부유하고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이 겪는 소위 ‘역경’을 폄하할 때 가끔 사용되는 용

어다. 풀패키지 휴양지에서 당하는 부당한 서비스, 카페에서 너무

구워 딱딱해진 크루아상을 먹은 일, 투자 포트폴리오의 수익에 실

망하여 불평하는 일은 제1세계 사람들이나 겪는 문제다. 우리 같은

사회경제 계층에 속하여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정돈된 삶에서 일어

나는 사소한 불편과 좌절에 불평이나 하면서, 동정심을 갖기란 쉽

지 않다. 하프마라톤 완주 실패는 결코 인생의 큰 시련에 넣을 수 없다. 그럼에도 나와 우리 가족에게 그 주말의 경험은 정말 힘든 일

이었다. 불안하고 겸손해지는 시간이었지만, 하나님은 그 시간을 통

해 나를 부드럽게 가르치고 다듬어 주셨다.

그래서 며칠 동안 병원에서 진료받은 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는 사실에 감사했다. 안식년에 할 일 목록을 작성하고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 책의 지면을 통해 모든 은혜의

하나님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을 향한 더 깊고 진실한 감사를 모든

독자에게 심어 주고 싶다.

┃감사의 글┃

감사에 대한 책을 시작하는 데 수많은 감사의 말을 전하는 일

보다 더 좋은 시작이 있을까?

먼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마운트나수라 자유개혁교회 협의

회에 큰 감사를 표하고 싶다. 나는 7년 반 동안 이 교회의 담임목사

로 섬길 영광을 누렸다. 목회 사역 15년째를 맞아 장로님들과 집사

님들은 감사하게도 내게 3개월의 안식년을 허락해 주었다. 이 형제

들은 내가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도록 정규 업무에서 벗어날

시간을 주었다. 그들은 이 기간 무언가를 ‘생산’해 내야 하는 압박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배려도 보여 주었다. 물론 내가 뭔가 생

산하길 원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사실, 나는 오랫동안 감사에 대

해 글을 쓰고 싶었고 안식년은 좋은 기회였다. 마운트나수라의 협

의회 장로님들과 집사님들의 관심과 격려와 기도가 없었다면 이 책

은 결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형제 여러분, 감사합니다! 하나님

이 주신 시간 동안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특권이자 기

쁨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이 책을 사용하셔서 웨스턴오스트레일리

아주와 그 너머에 있는 하나님 백성에게 복 주시기를 기도한다.

둘째, 마운트나수라 회중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우리 가족이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에 머무는 동안 여러분과 함께 봉사하고 교

제 나눌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안식년을 보내고 이 책을 마무리하

려 할 때 회중은 관심과 지원으로 나를 축복해 주었다. ‘형제자매 여

러분, 감사합니다!’

셋째, “무엇에 감사합니까?”라는 내 질문에 답해 준 수많은 분에

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좋은 사람들 가운데 다수는 마운트나

수라에 있는 우리 교회뿐 아니라 인근 교회, 더 멀리 다른 시간대와

먼 나라의 교회 사람들이었다. 감사에 대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기

꺼이 공유해 준 모든 대화 상대에게 감사한다. 무엇보다도 하나님

의 선하심과 신실하심에 대한 그들의 개인적인 간증을 들을 수 있

었던 것은 내게 복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사람들의 각본 없고 진심

어린 답변은 내게 큰 감동과 용기를 주었다. 그들의 대답은 이어지

는 페이지에 실린 많은 내용에 색채와 깊이를 더해 주었다.

넷째, 이번에도 이 책의 초고와 수정본을 읽고 훌륭한 피드백을

해 준 분이 많다. 모든 페이지를 꼼꼼히 읽으며 많은 오타와 어색한

문법을 찾아낸, 주 안에서 자매 된 르네 멀더에게 감사한다. 따뜻한

격려와 지혜로운 조언을 해 준 형제이자 동역하는 장로인 엘튼 스

워츠에게도 감사한다. 동료인 아트 밴델든 목사님도 책 전체를 읽

고 특히 고난의 시기에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와 관련된 몇 가지 핵

심 아이디어를 목회적 관점으로 제시해 주었다. 여러 차례 나와 함

께 커피( 그는 차 ) 를 마시며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유용하게 제안해

준 내 친구 데릭 스워츠 박사에게도 감사한다.

이제 딸들은 내 책의 초고를 읽고 곳곳에 의견을 남기는 일상에

익숙해졌다. 딸들은 예리한 편집자이자 이 주제에 대한 좋은 대화 파트너이기도 했다. 이 책을 또 하나의 ‘가족 프로젝트’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복이었다고 생각한다. ‘애비게일, 키라, 사샤, 토리에게

고마워요!’ 물론 아내인 리베카가 이 책에 보탠 모든 도움에 감사

한다. 아내는 내가 이 책을 쓰는 것에 대해 몇 년 동안 이야기했는

지 아는 확실한 증인이다. 그리고 내가 드디어 집필을 시작하자 아

내는 세심한 교정을 통해, 그리고 내용에 대한 많은 토론을 통해 기

꺼이 나를 도와주었다. 우리는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고 리베카와

함께한 이 세월 동안 나는 잠언 18장 22절의 “아내를 얻는 자는 복

을 얻고 여호와께 은총을 받는 자”라는 말씀이 얼마나 참된 말씀인

지 깨닫는 큰 복을 받았다. 나는 리베카라는 선물에 대해 하나님께

자주 감사한다.

다섯째, 리포메이션 헤리티지 북스와 함께 또 다른 프로젝트를 진

행하게 되어 감사한다. 제이 콜리어 박사의 편집 지도, 아네트 기센

의 탁월한 교정, 데이비드 울린의 지원에 감사한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말해도 부족하겠지만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하나님이 이 책을 작업할 수 있는 열망과 에너지, 통찰력, 기회를 주

신 것에 감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하나님의 자녀로 양

자 삼으시고 구세주 그리스도와 연합하게 하신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과 한없는 자비에 감사드린다.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다.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감사히 받는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만 돌

린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1장

당신이 가진 것 중에

받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당신이 가진 것 중에 받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이 질문은 우리

가 하던 일을 멈추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 질문을 다시 읽어 보라.

당신이 가진 것 중에 받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이 질문은 우리가

자신을 되돌아보도록 도우며, 심지어 그렇게 하라고 명한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볼 때, 다른 이에게 받은 것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

고 순전히 내 공로로 얻은 것은 얼마나 적은지 우리는 깨닫게 된다.

목록 작성하기

이 질문이 우리의 성찰을 요구하는 데는 적어도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우리가 실제로 무엇을 가졌는가 생각해 보는 것이 유익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퍼스 근처의 한 교회에서 목회

자직을 수락한 후 나와 아내, 그리고 우리 네 딸은 호주로 이주했다.

대륙 간 이동이라는 이 길고 복잡한 과정에는 캐나다 런던에 있는

우리 집 물건의 전체 목록을 작성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었다. 큰 수

송 컨테이너에 실을 모든 물건을 항목별로 정리하고 세어야 했다.

이는 호주 국경 통제소의 엄격한 관리인들이 우리가 국내로 반입하

는 물건을 정확히 알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당신이 내가 했던 것처럼 집 안에 있는 물건 목록을 작성해

본 적이 있다면 그 일이 스프레드시트에 끝도 없이 기록해야 하는

얼마나 지루한 일인지 잘 알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열거해야

했다. 딸들이 소중히 여기는 폴리 포켓( Polly Pockets ) 인형 수집품부

터 부엌의 양푼 믹싱볼 일곱 개, 정원 창고에 있는 녹슨 삽과 대형

망치까지 목록 작성에만 몇 주가 걸렸고, 이사 회사가 그 모든 물건

을 약 12m 높이의 해상 컨테이너에 싣는 것을 지친 채로 지켜보는

데 이틀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후, 우리는 우리가 가진 물건이 얼마

나 많은지 분명히 알게 되었다!

물론 컨테이너에는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으로만 꽉

채워져 있었다. 또 무엇이 있었을까? 정량화하거나 설명할 수 없고, 집계하거나 문서화할 수 없는 것들이다. 예를 들면, 우리 여섯 가족

에게는 개인적으로 또는 함께 공유하는 방대한 추억의 저장소가 있다. 함께 즐겨 부르던 성경 노래, 머틀 해변에서의 봄방학 휴가,

학교에서 성공적으로 해낸 일, 생일과 크리스마스 때 보냈던 즐거

운 가족 축하 행사, 슬프지만 은혜로 가득했던 몇 날들에 대한 기억

이 있다. 그 외에도 아버지의 보살핌 아래 살아온 삶에 대한 기억,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일이 기록할 수는 없지만 무시할 수 없는 추억이 무수히 많다. 또

한 우리에게는 남편과 아내, 어머니와 딸, 딸과 할아버지, 사촌과 사 촌, 친구, 그리스도 안의 형제자매 등 관계의 풍성한 복도 있다. 이

뿐 아니라 우리는 각자 다른 재능을 가졌고, 교훈을 배웠으며, 삶의 계획이 있다. 우리에게는 정말 많은 것이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계시다. 좋아하는 책을 잡듯 하나님

을 손으로 잡을 수는 없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것

이고 우리는 하나님의 것이다. 이 사랑의 관계를 통해 입양, 용서, 새로움, 지혜, 교제, 영생 등 온 우주가 복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하

나님이 주신 구원의 선물을 모두 나열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는 마치 요한이 예수님의 사역에 대한 기록을 마무리하면서 “예

수께서 행하신 일이 이 외에도 많으니 만일 낱낱이 기록된다면 이

세상이라도 이 기록된 책을 두기에 부족할 줄 아노라”( 요 21:25 ) 라고

말한 것과 비슷하다.

당신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하나님의 자녀라면 이 중요한 질

문에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세상

의 모든 엑셀 스프레드시트로도 구속받은 죄인들이 받은 풍요로움

을 기록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받는 이의 입장에서

당신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이것이 질문의 첫 번째 부분이다.

것이 무엇인가 17

이제 두 번째 부분은 이것이다. 당신이 받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피상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우리 집 물품 목록을 살펴

보니 내가 힘들게 번 돈으로 그 많은 책과 텔레비전, 침대 침구 등

거의 모든 것을 구매했다고 말할 수 있다. 커피 테이블과 보드게임

몇 개, 오래되고 두툼한 와인 잔 몇 개만 선물로 받았을 뿐이다. 내

가 가진 추억은, 당연히 그 모든 순간을 경험한 것은 나였기에, 나만

의 것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많은 관계는 내가 선택해서 맺은 것이

고,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는 계속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내

강해 설교 능력이나 농구할 때의 슛 능력은 부지런히 공부하고 규

칙적인 연습을 통해 천천히 발전시켜 온 내 기술이다. 이 외에도 더

많은 것이 나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결국, 나는 그것들을 개인적으로 선택하고 습득하고 유지

했다. 내 것은 내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을 피상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개인이

물건을 구매하고 선택한 것들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더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할 질문은 당신 삶

의 모든 것의 근원에 대한 것이다. 실제로 당신의 생명 자체는 어디

서 왔는가? 당신이 가진 것 중 받지 않은 것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이 질문은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처음 했다.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의 신앙의 아버지이자 파트타임 목사

였다. 바울은 이 신자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얼마나 충만한지, 얼마

나 부유한지, 얼마나 특권을 누리는지 깊이 생각하기를 원했다. 그

는 고린도 교인들이 이 모든 복의 진정한 근원을 깊이 생각하기를

원하며 이렇게 물었다.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

이냐”( 고전 4:7 )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이렇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면서 은근

히 그들을 책망하고 있다. 방언을 말하고 병을 고치는 능력을 자랑

하며 자신들이 가진 모든 특권과 이익을 따지는 그들을 바라보며

바울은 마치 “여러분 중에 이 모든 것을 스스로 얻은 분이 있습니 까?”라고 묻는 것 같다. “말해 보세요, 이중 어느 것이라도 당신들이

스스로 얻은 것이 있습니까? 이중 어느 것이 당신들 자신이 가진 선

함의 결과이거나, 당신들이 맺은 노력의 결실이거나, 당신들의 지혜

의 산물입니까?” 그리고 모든 훌륭한 수사적 질문처럼 이 질문은

사람들에게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을 깨닫게 한다. 고린도 교인들이

가진 모든 것은 절대적으로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신 것이었다. 내가

가진 모든 것 역시 절대적으로 선물이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은 그리스도인이 바울의 이 질문을 묵상해

왔다. 이 질문은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 특히 그리스도 안에서 하 나님의 은혜로 구속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의 핵심을 드러

낸다. 이 질문은 교만한 자를 겸손하게 하고, 무지한 자를 깨우치며, 정신이 팔린 자를 다시 집중하게 해 준다.

바울의 조용한 책망은 구절 후반부에 나오는 이어지는 질문으로

더욱 분명해진다. “너희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같이

자랑하느냐?” 사실, 고린도 교인들은 자신들의 영적 은사를 자랑하 고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들을 칭찬하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모든

것이 자신들의 공로인 것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다른 이가 관대하

게 베푼 것을 받은 사람은 정말 자랑할 것이 없다. 우리가 만약 좋

은 지위, 특별한 특권, 주목할 만한 은사를 누리고 있다면 그것은 모

두 아버지의 자비하심 덕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감히 우리의 지

위나 업적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감사해야 한다. 또한 하나님이 우

리에게 맡기신 것을 쌓아 두거나 낭비하는 이기적인 태도를 보여서

는 안 되며, 베풀어야 한다.

고린도전서 4장 7절과 연결된 질문들은 내 삶과 그 안에 있는 모

든 것을 돌아보게 한다. 스프레드시트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관계의 선물, 공동체적인 것, 정서적, 영적인

것까지 살펴보게 된다. 내가 가진 모든 것,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하

나님이 주신 것임을 알아야 한다. 내가 가진 것 중 하나님이 주지

않으신 것이 무엇이겠는가? 아무것도 없다!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통해 내 구원을 준비하시고 이루셨으므로 내가 잉태된 순간부터,

오래전부터 하나님의 선물은 풍성했다. 나는 항상 받는 쪽에 있

었다. 그리고 이것은 단 하나의 대답만을 남긴다. 바로 감사다.

감사하라

특별한 것을 받았을 때 감사가 올바른 태도라는 것은 모두가 아

는 사실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아주 어릴 때부터 배워야 하

는 주요 어휘 목록에 감사의 말을 포함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거

의 직관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예의

바르고, 사회적으로 적절한 일임을 안다. 이는 그냥 옳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감사하는

것이 옳다. 하나님이 은혜롭게 주신 모든 것, 그리고 하나님의 모든

것에 대해 우리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인정해야 한다. 이

런 감사는 우리에 대한 진실과 하나님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 기

억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다. 우리는 전적으로 합당하지 않은 존

재이며 하나님은 아낌없이 베푸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감사받기를 당연히 기대하는 것처럼,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대로 지으신 우리에게도 감사를 기대하신다. 데살로니 가전서 5장 18절에서 “범사에 감사하라”( 시 107:1; 엡 5:20 참고 ) 라고

하신 것과 같이, 성경에서 하나님은 감사를 반복적으로 명령하고 계신다. 그렇다. 감사는 신성한 명령일 뿐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기

대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 장에서 우리는 감사가 그리스도를 통 해 구속받고 새로워진 사람의 본능적인 반응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감사하게 되며, 이를 베푸신 분께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게 될 것이다.

실로 하나님의 자비에 대해 진정으로 감사함으로 응답하는 일은

단순한 감정이나 일시적인 고마움의 감정 그 이상이다. 감정의 측

면에서 보면 아마도 누구나 쉽고 자연스럽게 감사함에 가까운 감정

을 가질 것이다. 맛있는 식사를 하거나 직장에서 알찬 하루를 보낸

후, 우리는 편히 앉아 “와, 정말 감사해! 참 복 받았어”라고 말한다.

이는 적절한 감정이다. 하지만 이 감사함의 감정을 어디로 향하게

해야 할까? 감사한 마음에서 비롯된 반응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우리 마음의 본성 때문에 그 감정은 빠르게 사라지고 정서는 수그

러든다. 곧 우리는 우리가 받은 좋은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이런 이유로 나는 모든 상황에서 하나님이 주신 감사할 줄 아는

능력을 발전시키고 증진하고 싶다. 이를 행함에 있어 우리가 본성

적으로 감사할 줄 모르고 불만족스러운 사람들임을 나는 인정한다.

감사하는 일에 성장하려면 우리의 타고난 권리의식을 죽이고 습관

적인 불만족을 포기해야 한다. 대신 우리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반응을 키워 가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감사함에 대해 깊이 생각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모든 선하심에

대해 보답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이는 시편 116편에서 시편 기

자가 하나님이 자신을 죽음에서 자비롭게 건지신 일을 말하며 “내

게 주신 모든 은혜를 내가 여호와께 무엇으로 보답할까”( 12절 ) 라고

묻는 것과 같다. 이토록 많은 것을 주신 하나님께 내가 과연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 물론, 하나님께 보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님

을 찬양할 수는 있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받은 사람의 경외심 가득한

반응이다. 비록 하나님께 드리는 우리의 작은 감사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크신 선하심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그 감사의 마

음을 말하고 보여 드리길 원한다.

되살아나는 감사

최근 몇 년 동안 ‘감사’가 인기 있는 주제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다. 소셜 미디어를 잠깐만 살펴보아도 여전히 여러 가지 예쁜 밈

들의 소재가 감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건을 사려는 사람 중 안

목 있는 이라면 ‘감사하라’라는 권면이 적힌 커피잔에서부터 ‘감

사’라고 적힌 거실 벽에 다는 예술 작품에 이르기까지, 감사의 필요

성을 일깨우는 물건들로 집안을 채울 수 있다.

지난 20여 년간 감사는 많은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의 주제가 되

기도 했다. 또한 감사의 심리학에 대한 과학 연구도 크게 늘어났다.

수많은 전문가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감사가 얼마나 중요한

지 강조해 왔다. 예를 들어,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감사

를 표현할 때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결과를 누림을 입증했다. “감사

하면, 분노, 불안, 걱정과 같은 스트레스의 모든 징후가 감소한다.”1)

마찬가지로, 감사하기로 마음먹을 때, 이는 대인관계 속에서 사랑을

풍성하게 하고,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증진하며, 수면 패턴을 개선

하고, 심지어 기대수명도 늘린다고 한다.

심리학자들은 더 많이 감사하기 위해 매일 감사 목록 적기와 같

은 마음 수행을 권장한다. 이런 목록 작성은 우리가 하던 일을 멈추

어 생각하고, 돌아보고, 음미하고, 반응하게 만든다.2) 사람들은 일상

의 분주함 속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이 받은 여러 선물을 돌아보고

그 선물들의 가치와 의미를 음미하며 이에 감사로 반응함으로써 더

1) Janice Kaplan, The Gratitude Diaries (London: Yellow Kite Books, 2015), 194.

2) Charles M. Shelton, The Gratitude Factor:Enhancing Your Life through GratefulLiving (Mahwah, N.J.: HiddenSpring, 2010), 23.

욱 감사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다. 매일 받은 좋은 것들과 고마웠던

일들을 기록하는 감사 일기의 인기는 이와 같은 마음을 보여 준다.

바로 ‘나는 감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

어떤 면에서 감사의 중요성에 대한 이런 광범위한 인식은 주목할

만하다. 성경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자의 삶에 있어 감사가 얼

마나 근본적이어야 하는지를 볼 때,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알

지 못하는 이들도 같은 강조점을 발견한다는 사실은 놀랍다. 실제

로 성찰과 마음 수행을 통해 도움이 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이 없는 감사는 공허한 감사다. ‘가진 좋은 것들에

대해 좋은 감정을 느끼는’ 막연한 생각은 그리스도인이 배우는 감

사와는 전혀 다르다. 하나님을 위한 자리가 거의 없는 접근 방식에

서, 세속적 감사는 주시는 분께 대한 반응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향

상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감사의 수많은 개인적 이점이 너무 많이

강조되어, 감사는 실제로 개인의 행복으로 가는 길이 되어 버린다.

더 감사하는 사람이 됨으로써 나는 내 삶과 전망을 개선할 수 있다

는 것이다. 여러 좋은 선물들에 대한 감사를 통해 나는 좋은 선물들

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기중심적 감사는 참된 감사의 본질을 뒤집어 놓은 것이므

로, 이는 역설적이고, 나는 이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참된 감사란

우리에게 한없는 관대함을 거저 보여 주신 하나님께 드리는 경배의

반응이어야 한다. “삶 속에서 보답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가?”라는 질문에 대해 오스 기네스는 이렇게 말한다. “현대 세계는

그 본질상 당신은 아무것도 빚지지 않았다고 답한다. 반면 기독교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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