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하나님 나라와 언약적 관점으로 보는 성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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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blical THEOLOGY

Covenants and the Kingdom of God in Redemptive History


| 목차 |

서문 | 6 저자 서문 | 9 서론 | 12

1장 창조 언약과 하나님 나라 | 35 2장 노아 언약과 하나님 나라 | 93 3장 아브라함 언약과 하나님 나라 | 139 4장 모세 언약과 하나님 나라 | 187 5장 다윗 언약과 하나님 나라 | 267 6장 새 언약과 하나님 나라 | 339 결론 | 423

부록 A. 언약신학과 구약 윤리 : 메러디스 클라인의 침입 윤리 | 432 부록 B. 구속사 시 | 473 참고문헌 | 478


| 서문 |

성경은 처음 시작과 중간과 마지막 결말이 있는 이야기다 ( 그 결말은 얼마나 위대한가! ).

이런 사실은 너무나 당연해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것

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어느 본문을 통해서 든 성경이 담고 있는 내용을 가장 정확히 묘사하고 성경의 전체 메 시지를 파악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이런 사실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 우리 학계에서 성경신학이라 부르는 이 학문 분과는 이른바 성경 메시지의 “유기적인 발전” 안에 있는 성경 메시지에 대한 역사적 추 적을 시도하는 학문이다. 이런 표현은 매우 풍성한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 여기서 “유기적”이란 용어는 성경이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통일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이 같은 표현은 성경이 천 년 이상의 오랜 세월에 걸쳐 기록된 66권이라는 사실에서 발단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성경은 놀라울 만큼 뛰어난 통일성을 드러내 보이는데, 이는 성경이 단일한 신적 저자에 의해 영감된, 수많은 인 간 저자를 통해 기록된 유기적 완전체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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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사용된 두 번째 단어인 “발전”은 성경의 메시지가 정적으로 멈춰 있지 않고, 오히려 생동감 있게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표 현이다. 성경의 메시지는 점점 자라서 무르익게 된다. 이런 성장은 플롯의 통일성 및 등장인물과 더불어, 마치 하나의 이야기가 진행되 어 가는 과정과 같다. 성경 이야기의 경우에, 주권적이고 신적인 왕,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그의 언약 백성이 이야기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이 책에서 시시때때로 인용되고 있는 게할더스 보스 ( Geerhardus Vos ) 는

성경의 유기적 발전에 대해 우리로 하여금 웃음짓게 하는 한

가지 비유를 제시한 적이 있다. 그것은 작은 도토리가 당당한 참나무 로 자라가는 이미지다. 마치 하나의 작은 도토리처럼, 하나님의 계시 는 처음엔 씨앗과 같은 형태로 주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토리는 참나무 도토리지, 뽕나무 씨앗, 헬리콥터 프로펠러 모양의 단풍나무 씨앗, 또는 까치 알이 아니다. 참나무 도토리는 발육해 감에 따라, 잎 사귀를 지닌 작은 싹이 된다. 그 잎사귀는 참나무 잎과 동일한 것으 로 여겨질 수 있는 잎사귀다. 아직은 가지를 울창하게 뻗은 참나무라 고 할 수 없지만, 이 도토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밀한 의미에서 한 그루의 참나무인 것이다. 이 참나무는 생애 전체에 걸쳐서, 유기 적인 통일체로 자라가게 된다. 이는 필연적인 것이다. 창세기부터 요 한계시록까지 이르는 성경의 메시지도 이와 마찬가지다. 성경의 모 든 메시지는 유기적으로 통일되어 있으며, 동시에 발전한다. 이 책에서 전정구 박사가 추적해 보이고자 하는 이야기는 곧 성경 메시지의 유기적 발전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성경 안에서 한 쌍의 주제인 언약과 하나님 나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 박사는 한 시대에서 다음 시대로 이어지는 성경의 내용들을 개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성경의 통일된 메시지에 대한 우리의 고찰과 관련하여,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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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노선 학자들에 의해 지난 수년간 논의된 몇 가지 주요 쟁점들 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논의에 덧붙여, 전 박 사 자신만의 분석을 제시해 보이고 있다. 물론 우리는 이런 과업이 모두 완성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도 곧 보게 되겠지만, 때로 우리는 매우 열정적으로 다양한 해석적 관점들에 대해 논쟁을 벌여 오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전 박사는 태초부터 종말까지 이르 는 하나님의 전체 계시에 대한 주요 노선의 해석으로 독자들을 능숙 하게 안내하고 있다. 처음엔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범주가 놀랄 만큼 방대하게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하건대, 이 책이 성경 자체의 유기적인 축을 제공하는 언약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주안점 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독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 스티브 바우 캘리포니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신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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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서문 |

유럽의 1517년 개신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이를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해 『하나님 나라와 언약적 관점으로 보는 성경신학』을 출간하게 된 것은 필자에게 특별한 영광이다. 필자는 볼리비아, 브라 질, 동북아 지역을 포함한 세계 전역의 선교 현장에 방문해, 성경신 학과 조직신학 분과를 가르칠 기회가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필자는 평신도 지도자, 신학생, 목회자, 그리고 선교 현장의 선교사들을 위 해, 이해하기 쉽고 접근성이 용이한 성경신학에 대한 책을 저술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다양한 간행물에 성경신학 주제와 관련하 여 소논문을 기고하고 출간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필자는 방문교수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 머물었던 2014년 9월 부터 2015년 5월까지의 기간에 이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필자의 방 문교수 과정을 후원하고 도와준 제프리 주 박사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 필자가 필라델피아에 머무는 동안 아름다운 게스트 하우스 를 기꺼이 제공해 주신 스티브 박 박사와 기쁨의 교회 성도들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췌사픽 신학교와 훼이스 신학교의 학생들, 교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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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사진들은 필자의 교수 사역과 저술에 끊임없는 격려와 기 쁨이 되어 왔다. 필자는 교수 사역과 저술 기간에 여러 경건한 지인을 비롯하여, 다 수의 교회들 및 기관들에게서 큰 은혜와 도움을 입었다. 이 책을 완 성하도록 도와준 이들의 기도와 재정적 도움에 특별한 감사를 표하 고자 그들 중 몇 분의 이름만 여기에 언급하고자 한다. 조진모 박사, 홍민기 목사와 그가 전에 사역했던 호산나교회, 강창욱 박사, 김상연 박사, 이오웬 목사와 그가 섬기는 그리스도 중앙장로교회, 채플게이 트 장로교회의 한인 회중, 그리고 웨이앤게이트 재단 ( Way Foundation Inc. ) 에

& Gate

감사를 표하는 바다.

성경신학을 가르치고 저술하는 사역은 필자에게 언제나 큰 기쁨이 다. 무엇보다 성령의 조명하심이야말로 필자의 사고 형성에 가장 중 요한 원천이 되어 왔음을 고백한다. 또한 존 칼빈 ( John Calvin ), 존 오 웬 ( John Owen ), 프란키스쿠스 투레티누스 ( Francis Turretin ), 조나단 에드워 즈 ( Jonathan Bavinck ),

Edwards ),

찰스 하지 ( Charles

Hodge ),

헤르만 바빙크 ( Herman

게할더스 보스 ( Geerhardus Vos ), 코넬리우스 반틸 ( Cornelius Van Til ),

메러디스 클라인 ( Meredith G. Kline ) 등을 통해 제시된 성경신학 및 조직 신학의 사상과 사례들이 필자의 『하나님 나라와 언약적 관점으로 보 는 성경신학』을 형성하는 주축이 되었다. 성경은 정확 무오하고 무 류한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필자는 성경신학과 조직신학 간의 꾸준한 대화와 조화를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여러 면에서 볼 때, 본 서는 성경적, 역사적, 신학적 반성과 숙고의 열매다. 여러 정기 간행물과 잡지의 편집자들은 본서에 수록된 소논문과 구속사 시집을 재발행할 수 있도록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The Abrahamic Covenant and the Kingdom of God.” The Confession­

al Presbyterian 7 (2011) : 123-138, 249-250; “The Covenant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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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on and the Kingdom of God.” The Confessional Presbyterian 9 ( 2013 ) : 123-142; “Covenant Theology and Old Testament Ethics: Meredith G. Kline’s Intrusion Ethics.” Kerux 16/1 ( 2001 ) : 3-32; “The Garden of Eden.” New Horizons 23/7 ( 2002 ) : 21; “Glory in the Midst of Darkness.” Kerux 17/1 ( 2002 ) : 43-44; “The Noahic Covenants and the Kingdom of God.” Mid-America Journal

of Theology 22 ( 2013 ) : 179-209. 제프리 워딩턴 박사는 필자의 원 고를 사전 검토하여 섬세한 교정으로 표현의 질을 향상시켜 주었다. 필자의 전 지도교수 스티브 바우 박사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훌 륭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추천사를 통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본서에 그 어떤 부족한 부분이 남아 있다고 한다면, 이는 모두 전적으로 필자의 책임이다. 2013년 봄, 필자는 가르치는 사역을 위해 남부 캘리포니아를 방문 하던 중, 예기치 못하게 맹장염으로 인한 패혈증을 경험했다. 당시 필자는 거의 3주간 의식을 잃은 채, 시더스-사이나이 메디컬 센터에 입원해 있었다. 하나님이 필자를 기적적으로 치유하셨고, 심지어 의 료진들이 놀라워할 정도로 완전히 회복시키셨다. 그 어려운 시기에 열성으로 기도하며 가족에게 도움을 준 모든 분들의 은혜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주님이 풍성한 은혜를 주시기를 바란 다. 필자와 같이 아무 자격 없는 죄인에게 은혜와 자비를 베푸시고, 모든 필요를 공급하여 주신 주님께 찬양을 올려 드린다. 특히 순례길 일 뿐인 이 땅에서조차 주님은 내게 두 번째 삶의 기회를 허락해 주 셨다.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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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론 |

성경과 구속사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한 세계와 성경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셨다. 사람과 우주를 비롯한 모든 창조 세계에서 나타내신 하나님의 계시 를 우리는 일반 계시라고 부른다. 일반 계시는 하나님이 존재하신다 는 사실을 모든 사람에게 충분히 계시한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하나 님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바울이 로마에 있 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썼듯이, 하나님을 알 만한 것이 모든 사람의 마 음속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 롬 1:18-21 ). 그러나 일반 계시만으로는 구 속의 은혜, 복음, 그리고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와 사탄의 왕국에 각각 주어질 복과 저주라는 하나님의 마지막 상벌 심판의 측면이 드러나 지 않는다. 죄로 인한 영향, 그리고 사람 마음과 영혼의 전적인 부패 때문에, 우리가 성경을 떠나서 태생적으로 복음의 좋은 소식과 하나 님 나라의 실체에 대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하나님은 우리가 특별 계시라고 부르는 성경 말씀을 통해, 창조주와 구속자로 서, 그리고 완성자로서 하나님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 계시하기를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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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워하신다. 이 같은 의미에서, 일반 계시와 특별 계시를 바르게 이해 하고 이 둘을 서로 구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1) 헤르 만 바빙크는 일반 계시와 특별 계시를 적절한 방식으로 서로 구분하 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진술하고 있다. 기독교 신학자들은 일반 계시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에 대 해 만장일치로 확신한다. 펠라기우스주의자들은 자연 계시로 충 분하다고 주장했고, 이후 18세기 합리주의자들과 이신론자들이 그들과 같은 견해를 따랐다. 그러나 일반 계시가 지닌 치명적 결 함은 예수 그리스도, 신적인 은혜, 그리고 죄 사함에 대한 바른 지식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추가적으로, 자연 지식에 는 오류가 없지 않으며, 자연 지식으로 제기되는 주장은 논쟁의 여지가 매우 많다.2)

바빙크는 이같이 말하면서, 일반 계시와 특별 계시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그 성취와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는 통찰력 있는 주장을 제시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일반 계시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하늘의 왕국 과 지상의 왕국”을 서로 연결시켜 줄 뿐 아니라, “창조와 구속을 하나

1) 실존주의 해석학과 신학의 창시자인 칼 바르트는 일반 계시가 차지하는 적절한 위치를 거부

하고 있다. 이는 바르트가 지닌 계시에 대한 개념이 그리스도 일원론에 입각한 비성경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참조, Emil Brunner and Karl Barth, Natural Theology: Comprising “Nature and Grace” by Professor Dr. Emil Brunner and the Reply “No!” by Dr. Karl Barth , trans. Peter Fraenkel (Eugene, OR: Wipf & Stock Publishers, 2002), 67-128. 일반 계시와 특별 계시 간의 구분을 균형 있게 이해하고 있는 관점에 대하여는 다음 문헌을 참고하라. Herman Bavinck, Reformed Dogmatics: Prolegomena , vol. 1. ed. John Bolt. trans. John Vriend (Grand Rapids, MI: Baker Academic, 2003), 301-302; Louis Berkhof, Introduction to Systematic Theology (Grand Rapids, MI: Baker Book House, 1988), 128-143. 2) Bavinck, Reformed Dogmatics: Prolegomena , vol. 1, 30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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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위대한 종말론적 찬미 합주곡으로” 통합해 준다는 것이다. 이런 의 미에서,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의 종말론적 목적, 그리고 일반 계시와 특별 계시 사이의 구분을 정확히 깨닫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일반 계시와 특별 계시를 막론한 모든 계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궁극적인 성취와 그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성경과 그리스도 안 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는 일반 계시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믿음의 찬란한 안목을 제공해 준다. 또한 불신자들과의 대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 준다. 기독교 신앙은 절대로 내세적이라든지 또는 창조에 반(反)하는 것으로 대변될 수 없다. 오히려, 은혜와 자연(이성, 본성)은 기독교 신앙 안에서 합치된다. 그리고 일반 계시는 천상의 왕국과 지상의 왕국을 서로 연결시킨다. 창조와 구속을 하나의 위대한 찬미 합주곡으로 함께 결합시키는 것이다. 은혜가 자연을 회복시키며, 종교적 생활이 인간의 평범한 일상 경험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은 창조와 구 속에서 모두 동일하신 한 분, 사랑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신다. 은혜가 자연을 회복시키는 것이다.3)

하나님의 특별 계시인 성경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구약과 신약을 포함해 66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유대교에서는 신약 성경을 정경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아 되심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신약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필연적이다. 유대인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히브리 성경인 구약 을 통해 전개된 메시아적 예언의 성취로 오신 메시아가 아니라고 주

3) 앞의 책,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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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는 것이다. 성경은 고유의 특징상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이며, 우 리의 신앙과 신학, 그리고 현세의 삶에 있어서 유일하게 정확 무오하 고 무류한 안내자요 지침서인 것이다.4) 성경이 살아 계신 하나님의 말씀임을 부정하는 “현대 신학자들의 사고”에 반하여, 에드워드 영 ( Edward Young )은 신자들이 성경을 무오하고 무류한 하나님의 말씀 으로 전제해야 함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에, 우리가 성경의 가르침을 실제로 받아들인다고 한다면,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성경의 가르침으로 말미암아 수 치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게 하실 것이다! 성경은 여러 가지 방 식으로, 다방면에서 그 신적인 영감을 주장하며 선포하고 있다. 성경은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그것이 하나님에게서 우리에게 주 어진 것임을 스스로 강조하고 있다. 만일, 우리가 성경을 믿는다 고 고백하는 데 있어서, 정말 진지해지고자 한다면, 성경이 제시 하는 이 같은 주장들을 받아들이고, 대충 얼버무리려 하지 말아 야 할 것이다! 거짓말할 수 없으시고 거짓 없으신 하나님을 따르 자. 또한 하나님은 거짓이 없으심으로,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은 그 자체로 진리임을 믿도록 하자. 전능하신 하나님에게서 주어진 성경 말씀은 무오하며 무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인간이 무슨 반 론을 펼치려 할지라도, 이 중요한 사안을 모호하게 만들려고 제 아무리 애를 쓴다 할지라도, 사안 자체의 특성상, 성경은 하나님 의 말씀 외에 다른 그 무엇이 될 수 없는 것이다.5)

4) 하나님 말씀으로서 성경이 지닌 무류성과 무오성에 대한 성경적, 역사적, 신학적 관점에서의

광범위한 묘사와 분석에 대하여는 다음 문헌을 참고하라. Peter A. Lillback & Richard B. Gaffin Jr., eds., Thy Word Is Still Truth: Essential Writings on the Doctrine of Scripture from the Reformation to Today (Phillipsburg, NJ: P&R Publishing, 2013). 5) Edward J. Young, Thy Word Is Truth: Some Thoughts on the Biblical Doctrine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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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자기 백성들, 즉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신 자 들을 통해 영광받으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이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성경에 깊이 뿌리 내린 세계관을 회 복할 필요가 있다. 다가오는 시대를 간절히 고대하는 신자들에게 현 시대는 순례 중에 있는 시대다. 또한 확고한 성경적 세계관 회복을 위해, 우리는 성경 전반에 걸쳐 전개되고 있는 구속 역사의 방대한 드라마를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성경은 창조, 타락, 구속 그리 고 완성을 통해 구속사를 계시해 보이고 있다. 이렇게 성경에서 계시 되고 있는 역사는 정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역사는 구속사의 패턴에 따라 점진적으로 드러나는 역동적이면서 극적인 이야기다. 이는 신적인 언약 속에서 예기되고 있는 것이다.

언약과 하나님의 나라 성경에서 계시된바, 역사는 하나님의 구속 사역에 깊이 연관돼 있 다. 창세기 11장에서 아브라함을 불러내신 것에서 시작해, 구약 성경 전체는 고대 근동 세계의 문화와 종교, 그리고 그 정치 문맥 등을 다 루고 있다. 그러나 구약에서 계시된 이스라엘 고대 역사는 구속사적 인 역사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오실 메시아, 종말론적 하나님의 나라, 그리고 최후의 심판에 대한 전조들이 나타나 있다. 하나님은 자신의 창조 세계를 다스리기 위해,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속으로 인도해 이를 완성하기 위해, 몇 가지 다양한 언약들을 사용하셨다. 세계사와 구속사 둘 다 하나님이 세우신 다양한 언약들에 의해 신중하게 계획되고 인도함을 받는다.

Inspiration (Carlisle, PA: The Banner of Truth Trust, 1991), 9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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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인은 하나님의 언약과 하나님 나라와의 긴밀한 관련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하나님의 언약과 하나님의 나라가 서로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 다는 것을 앞서 언급한 바 있다. 언약을 비준 의식, 문서, 규정된 조항과 절차가 따르는 계약 이행으로 이해하면, 결국 언약은 왕 이신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이루는 통치 수단으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언약과 하나님 나라의 관계는 이보다 더 긴밀하 다. 앞서 보았던 것처럼, 어떤 본문의 경우 ‘베리트’는 언약 내 의 무 조항 및 위반 시 가해지는 제재를 통해 규정된, 실제 역사상에 서 실현된 제도를 가리키기도 한다. 따라서 언약은 하나님의 왕 권을 구현해 내는 특정한 통치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특별 한 언약 백성들에게 그들 고유의 유업인 거룩한 나라를 왕의 하 사로 주는 형태, 또는 만인에게 공통의 유익이 되는 일시적인 현 세계의 질서를 주권적으로 다스리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창 9장에서 노아의 홍수 후 맺은 일반 은혜 언약처럼). 이런 의미에 서, 언약신학의 주요 분과들을 가리키는 데 언약이 사용되고 있 는 것이다.6)

하나님의 언약은 그의 창조 세계와 우주 만물에 대한 섭리적 돌보 심, 세계 역사,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속을 밝히 드러낸 다. 하나님의 언약의 궁극적 목표는 현시대에서 지상의 유토피아를 완성하는 것에 있지 않다. 오히려 그 목표는 마지막 때의 심판과 예 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가시적 실현, 그리고 6) Meredith G. Kline, Kingdom Prologue:Genesis Foundations for a Covenantal

Worldview (Overland Park, KS: Two Age Press, 200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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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 왕국을 영원히 분리해 내는 것에 있다.

역사 비평적 해석과 성경신학 신약 학자, 의사, 음악가였던 알버트 슈바이처 ( Albert

Schweitzer ) 는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선교사다. 슈바이처는 아프리카에서의 봉사 와 희생을 인정받아 195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자신의 저서, 『역사적 예수에 대한 탐구』 ( The

Quest of the Historical Jesus )

서론을 통해,

슈바이처는 예수의 생애에 대한 19세기 독일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역사 비평적 해석을 고찰하면서, “독일 신학이 이뤄 낸 최고의 업적 은 예수의 생애에 대한 비평적 연구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의 책의 서두를 쓰고 있다. 어느 날 장래에, 우리의 문명 시대가 모두 마치고 완성된 채로, 후대의 눈앞에서 펼쳐지게 될 때, 독일 신학은 우리 시대의 정신 적, 영적 삶의 위대하고 독특한 하나의 현상으로 두드러지게 인 식될 것이다. 이는 독일의 학문적 기조 외에는 어느 곳에서도 동 일하게 완전한 수준으로 생명력 있는-철학적 사고, 비평적 혜안, 역사적 통찰, 그리고 종교적 감각의-조건들과 요소들의 복합체 를 결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 없이는 깊이 있는 신학적 사고와 연구가 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독일 신학이 이룬 최고의 업적은 예수의 생애에 대한 비평적 연구다. 이 연구가 여 기서 이루어 놓은 업적은 앞으로 있을 종교적 사고의 환경을 조 성했고 그 추이를 결정했다. 이 업적은 교의 역사에서 부정적인 것이 되었다. 말하자면, 새로운 종교적 사고 체계의 탄생을 위해 기존의 것을 말끔하게 갈아 치웠던 것이다. 이것은 예수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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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nants and the Kingdom of God in Redemptive History


1장 창조 언약과 하나님 나라

하나님은 하늘과 땅의 창조를 통해 그의 영광과 권능을 나타내셨 다. 창조 사역을 통해, 구속주이기 전에 창조주로서 하나님 되심을 먼저 나타내신 것이다. 창세기 1-3장은 창조 기사, 타락, 구속의 시 작, 일반 은혜 언약, 아담과 하와의 에덴동산 추방으로 요약된다.1) 1) 창조 기사 그리고 타락 이후뿐 아니라 타락 이전 아담의 상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다음을

참고하라. John Calvin, Genesis (Grand Rapids, MI: Baker Books, 1996), 1:1-3:23; C. John Collins, Genesis 1-4: A Linguistic, Literary, and Theological Commentary (Phillipsburg, NJ: P&R Publishing, 2006); John J. Collins, Introducing to the Hebrew Bible (Minneapolis: Fortress Press, 2004), 67-77; William J. Dumbrell, Covenant and Creation: A Theology of Old Testament Covenants (Eugene, OR: Wipf & Stock Publishers, 1984), 33-39; Jonathan Edwards, A History of Redemption: Containing the Outlines of a Body of Divinity (Lexington, KY: Hard Press, 2011), 2-46; Peter Golding, Covenant Theology: The Key of Theology in Reformed Thought and Tradition (Geanies House, Scotland: Christian Focus Publications), 105-120; Michael Horton, Introducing Covenant Theology (Grand Rapids, MI: Baker Books, 2006), 83-104; Meredith G. Kline, God, Heaven, and Har Magedon: A Covenantal Tale of Cosmos and Telos (Eugene, OR: Wipf & Stock Publishers, 2006), 78-92; idem, Kingdom Prologue: Genesis Foundations for a Covenantal Worldview (Overland Park, KS: Two Age Press, 2000), 8-117; Hans K. LaRondelle, Our Creator Redeemer: An Introduction to Biblical Covenant Theology (Berrien Springs, MI: Andr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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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지금까지 성경 주석가들과 신학자들은 창세기 1-3장 이 언약적 기사로 간주될 수 있는지, 그 타당성 여부에 대한 문제로 끊임없이 논쟁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는 이 논문을 통해 창세기 1-3장이 반드시 언약이라는 조명 아래 해석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논증할 것이다. 하나님은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하나님이 아니라 인격적이고 언약적인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결코 자신이 세우신 언약의 틀 밖에서 창조 사역과 구속 사역, 세계 역사의 주관 을 실행하지 않으신다. 우리는 창세기의 창조 기사를 통해서, 삼위 하나님이 모든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창조 사역에 능동적으로 참여하 셨음을 보게 될 것이다. 창조 기사는 이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내 고 있다. 우리는 비록 이런 창조 사역에서의 삼위 하나님의 참여가 창세기의 창조 기사에서는 간접적으로 계시되고 있지만, 신약 성경 의 증언을 통해 외적으로 확증되고 있음에 주목하며 논문을 입증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언약적 기사를 그 골자로 하여, 창조 언약의 조 명 아래, 창세기 1장 1절-2장 25절에 나타난 하나님의 언약을 조망 하고 연구할 것이다. 또한 창조 언약의 범주 아래, 하나님과 아담 사 이의 언약을 에덴에서의 행위 언약으로 규명하고 연구해 볼 것이다. 아담과 하와가 행위 언약을 깨뜨리고 원죄를 범했을 때, 하나님은 또 University Press, 2005), 3-10; John Murray, The Covenant of Grace: Theological & Biblical Studies (Phillipsburg, NJ: P&R Pubishing, 1988), 12-16; Robertson, The Christ of the Covenants, 67-87; Geerhardus Vos, Biblical Theology: Old and New Testament (Grand Rapids, MI: Eerdmans Publishing Company, 1948), 27-40; Bruce K. Waltke, An Old Testament Theology: An Exegetical, Canonical, and Thematic Approach (Grand Rapids, MI: Zondervan, 2007), 179-268; Gordon J. Wenham, Genesis 1-15, in Word Biblical Commentary, vol. 1 (Waco, TX: Word Books, 1987), 1-91; Michael D. Williams, Far as the Curse Is Found: The Covenant Story of Redemption (Phillipsburg, NJ: P&R Publishing, 2005), 8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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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언약을 세워 주셨다. 이 언약은 행위 언약과는 다른 성격의 언 약인데, 말하자면, 은혜 언약이라 부르는 것이다 ( 창 3:15 ). 은혜 언약의 성립에는 단지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 계시만이 아니라, 구속 역사의 시작까지 포함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창조, 타락, 구속을 포괄 할 수 있는 적절한 역사적 순서는 선 ( 先 ) 율법, 후 ( 後 ) 복음 ( 또는 은혜 ) 이 며 그 반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논증할 것이다. 개혁파 신학자들은 창세기 3장 15절을 은혜 언약으로 규명하며, 이를 구속사의 시작으로 올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했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대부분 학자들은 구속사뿐 아니라 성경적 세계관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구심점이 되는 창세기 3장 16-19절의 일반 은혜 언약 수립에 대해서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런 관 점에서, 우리는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후로 세계사의 근간이 된 일반 은혜 언약의 중요성에 대해 탐구해 볼 것이다.

창조 언약과 에덴에서의 행위 언약 창조 여섯째 날에 하나님은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 ( imago Dei ) 으로 창 조하셨는데, 이는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에게 하나님 자신의 지혜, 의, 거룩함을 덧입히셨음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이렇게 인류의 마음 에 도덕법을 새겨 넣으셨으며, 그로 인해 아담과 하와는 예배와 노동 의 순종적 삶을 통하여 거룩한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섬 길 수 있었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누렸던 모든 물질적이고 영적인 복은 순전히 하나님의 자비한 선물이었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담 과 하와는 은혜 언약이 아니라, 행위 언약 아래 있었다. 아담과 하와 가 거룩한 에덴동산을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다스리고 관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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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하나님은 그들에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는 구체적인 계명을 주셨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지옥의 심판을 암시하는 것이었다고 한다면, 생명나무는 에덴동산에서 누리게 될 천상의 복락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행위 언약 의 원리 아래에는 복과 저주가 동반된 이중 제재, 즉 상벌 규정이 부 과됨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종말적 천상의 복락과 종말적 지옥의 저주에 대한 전망을 함께 제시한다.

창조주와 6일 창조 하나님의 창조 사역은 초자연적인 과정으로 진행된다. 만일 우리 가 하나님의 6일 창조를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즉 하나님의 섭리 하심 속에 현존하고 있는 세계의 관점에서 연구하려고 한다면, 6일 창조의 본질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데 실패하게 될 것이다. 창세기 1장 1절은 하나님을 창조주로 규명하는 역사적 전문으로 간 주될 수 있다. 또한 이 구절은 무에서의 창조 ( creatio ex nihilo ) 를 약술한 다. 비록 두 개의 창조 기사가 기록되고 있지만 ( 창 1:2-2:24 ), 태초에는 창조주 하나님의 원우주 창조 사건만 단회적으로 있었을 뿐이다. 첫 창조 기사는, 연속적인 여섯 날과 안식일로서의 일곱째 날이 포함된, 연대기적 순서에 따른 하루 24시간 창조 기사를 다룬다 ( 창 1:2-2:3 ). 또 다른 창조 기사는 아담의 창조, 에덴동산의 창설, 아담과의 행위 언 약 체결, 하와의 창조 기사를 다룬다 ( 창 2:4-25 ).2) 창세기 1장 1절은 하 2) 창세기의 창조 기사 “날”( ~Ay )을 î 해석함에 있어 복음주의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나뉜다. 일

부 학자들은 창 1-2장에 나타난 창조 날이 문자적으로 하루 24시간의 날을 가리킨다는 관 점을 지지한다. 어떤 학자들은 창세기의 창조 날을 순차적인 일련의 긴 날들 또는 시대로 읽 는 날-시대(day-age) 이론으로 본문을 해석한다. 또 다른 이들은 창조 날을 연대기적이거 나 하루 24시간도 아닌, 하나의 문학 구조적 관점에서 해석하기도 한다. 세 가지 다른 관점 을 지지하는 이들 간의 방대하고 비평적인 상호 논쟁을 보려면 다음을 참고하라. David G. Hagopian, ed., The Genesis Debate: Three Views on the Days of Creation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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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님이 창세기 1장 2절-2장 3절에서 하늘과 땅을 6일 동안 연이어 창조하신 사건을 요약한 기사가 아니다. 오히려, 창세기 1장 1절은 하나님이 우주 공간과 물, 그리고 천사와 같은 존재들을 창조하신 그 절대적인 시작을 요약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세기 1장 2절은 하늘과 땅의 본래적 창조 이전에 이미 물로 채워져 있었던 혼돈의 가시적인 현상을 묘사한다. 창세기 1장 1절은 하나님이 단지 창조주이실 뿐 아니라, 무에서 유 를 창조하는 창조주이심을 선포한다.3) 이 구절은, 시간, 공간, 물, 그 리고 천사로도 알려진 천상 무리의 절대적 시작점이 되는, 하나님의 무에서의 창조를 약술하고 있다. 이로써 하나님은, 무에서의 창조를

Viejo, CA: Crux Press, 2001), 15-307. 구조적 관점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에 대해서는 다 음을 보라. Mark D. Futato, “Because It Had Rained: A Study of Genesis 2:5-7 with Implications for Gen 2:4-25 and Gen 1:1-2:3,” Westminster Theological Journal 60 (1998), 1-21; Meredith G Kline, “Because It Had Not Rained,” Westminster Theological Journal 20/2 (1958), 146-157; idem, God, Heaven and Har Magedon , 223-250. This article was originally published as “Space and Time in the Genesis Cosmogony,” Perspective on Science and the Christian Faith 48/1 (1996), 2-15. 3) 칼빈은 창 1:1을 다음과 같이 무에서의 창조(creatio ex nihilo)로 매우 설득력 있게 요약한 다. “‘태초’라는 말을 그리스도로 설명하는 것은 매우 경솔한 생각이다. 모세는 여기서 세상 이 지금과 같이 완전한 모습을 갖춘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이 혼돈 가운데서 창조되었음을 주장하려고 했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모세의 말은 ‘하나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실 때 땅은 텅 비어 있었고 황폐했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모세는 ‘창조하시니라’라 는 말로써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것이 지금은 존재한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왜냐하 면 모세는 ‘짜 맞추다’, 혹은 ‘모양을 만들다’라는 단어(히. ‘야차르’)를 쓰지 않고, ‘창조하 다’, ‘지어내다’라는 뜻의 단어(히. ‘바라’)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세가 말하고자 하 는 것은 세상이 무에서부터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무형적인 물체가 영원 전부터 존재했다고 상상하는 사람들의 주장도 일축된다. 실제로 이런 견해는 전에 이방신을 숭배하 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하나의 우화일 뿐이다. 그들은 단지 창조 기사를 잘못 받 아들여 하나님의 진리를 전승에 따라 와전시킨 것이다……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세계가 영 원 전부터 존재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사실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모 세는 하늘과 땅을 ‘혼돈의 덩어리’라고 불렀다. 모세는 2절에서 이것을 ‘수면’이라고 언급했 다. 모세가 이처럼 묘사한 이유는 이 물질이 모든 세계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 라 이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우주의 구분이기도 하다.” Calvin, Genesis, 1:1. 그러나 월 트키는 창 1:1을 창 1:2-23 창조 기사의 요약으로 읽는다. 참조, Waltke, An Old Testament Theology, 179-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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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하고 조물주와 피조물의 구분을 거부했던 고대 근동 지방의 세 계관에 반 ( 反 ) 하여, 자신을 무에서 창조하시는 전능하신 창조주로 계 시하신다.4)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에게 자신이 태초에 무에서부터 하늘과 땅을 창조했다는 사실을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 다. 그럼으로써, 하나님은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구분을 안정적으 로 명확하게 확립하신 것이다. 시편 기자는 태초에 있었던 하나님의 창조 사역을 반추하면서, 하늘과 땅의 창조를 통해 나타난 여호와 하 나님의 신실한 사랑을 찬양하도록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여호와는 기존에 존재하던 어떤 물질로써가 아니라, 완전한 무에서 ( ex nihilo ) 오 직 말씀만으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여호와의 말씀은 정직하며 그가 행하시는 일은 다 진실하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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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는 공의와 정의를 사랑하심이여 세상에는 여호와의 인자하 5

심이 충만하도다 6 여호와의 말씀으로 하늘이 지음이 되었으며 그 만상을 그의 입 기운으로 이루었도다 7 그가 바닷물을 모아 무더기

같이 쌓으시며 깊은 물을 곳간에 두시도다 8 온 땅은 여호와를 두 려워하며 세상의 모든 거민들은 그를 경외할지어다 9 그가 말씀하

4) 고대 근동의 우주 기원론은 범신론적이고 다신교적인 세계관을 지닌다. 이런 세계관은 고대

근동의 창조 신화와 홍수 신화 문헌들에서 반영된다. 이렇듯, 그들의 신화에서는 창세기의 창조 기사가 구분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조물주와 피조물 간의 어떤 구분도 없었다. 고대 근동의 우주 기원론과 그들의 전통 신화에 대한 다양한 기록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하라. Bill T. Arnold & Bryan E. Beyer eds., Readings from the Ancient Near East (Grand Rapids, MI: Baker Academic, 2002), 13-70; James B. Pritchard ed., The Ancient Near East: An Anthology of Texts & Pictures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1), 1-100. 바벨론의 창세기로 알려진 에누마 엘리쉬(Enuma Elish)는 그 대표적인 것으 로, 창세기의 창조 기사와 아마도 가장 유사한 병행을 이룰 것이다. 에누마 엘리쉬 이야기와 성경적 창조 기사의 비교 분석을 위해 다음을 보라. Alexander Heidel, The Babylonian Genesis: The Story of Creation (Chicago, IL: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63); A. R. Millard, “A New Babylonian Genesis Story,” Tyndale Bulletin 18 (1967): 3-18; Waltke, An Old Testament Theology, 197-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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