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성경해석학 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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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학적 나선형으로 풀어 가는 해석학적 나선형으로 풀어 가는 그랜트 오즈번은 이번에 새롭게 개정하고 확장한 『성경해석학 총론』에서 신학도들과 현직 목회자들에게 매우 포괄적이면서 구체적인 해석학을 제시한다. 이 책은 철저히 성경 해석의 실제적이고도 유익한 도구로 기획된 책이다. 저자는 본문에 대한 건전한 주해에서 출발해서 성경신학과 조직신학을 발전시키고, 또한 이를 적절히 상황화함 으로써 유익하고 성경적인 설교를 하는 데 필요한 모든 문헌적이고 지적인 도구들을

성경해석학

총론

소개해 준다. 저자는 자신의 해석학을 텍스트에서 컨텍스트로 이어지는 일종의 나선형 모델로 설명

성경해석학

개론

한다. 해석학적 나선형은 본문의 지평과 독자의 지평 사이를 오가면서 해석학의 나선 형이 점점 본문의 의도된 의미와 오늘날을 위한 의의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말한다. 1991년에 출판된 복음주의의 표준적인 저술로 자리매김한 『해석학적 나선형』이 새로 운 세대의 신학도와 목회자의 필요에 맞게 최신화되었다. 포괄 용어에 대한 논쟁을 포

안드레아스 쾨스텐 베르거 지음 김장복 옮김

성경은 역사 속에서의 계시이며, 인간의 언

그랜트 오즈번 지음 임요한 옮김

성경해석학

총론 The Hermeneutical Spiral A Comprehensive Introduction to Biblical Interpretation

그랜트 오즈번 (Grant R. Osborne) 영국 애버딘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 재 미국 일리노이 주에 있는 트리니티 복음주 의 신학교에서 신약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계간 지, 학술논문집, 논문모음집에 수많은 논문들을 기고했을 뿐만 아니라 두 가지 신약 성경 주석 시리즈의 편집자이기도 하다. BECNT시리즈의

함해서 책 전반에서 상당한 개정 작업을 단행했고, 구약 율법과 신약의 구약 사용, 그

그랜트 오즈번 지음 임요한 옮김

리고 참고문헌 목록도 최신화했다.

지은이

『요한계시록』 (부흥과개혁사)을 저술했다.

어와 글의 양식으로 기록되었고, 독자에게 권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점에서 역사 와 문학과 신학의 세 차원을 지닌다. 이 책에 서 저자는 ‘해석학적 삼각형’을 성경해석 과 정을 지배하는 원리로 삼아, 해석의 방법과 실제를 탐구한다. 이 책은 부흥과개혁사에서

“‌ 이 책은 신학교 수준의 표준적인 교과서이며, 신학 서적들 가운데 필수 소장 목록에 포함 될 것이다.” 존 쾰렌버거 3세

옮긴이

임요한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했고, 남아공에 있 는 프레토리아 대학교에서 구약학 박사 학위 (Ph.

“‌ 이 책은 성경 해석의 실제에 대한 최고의 입문서로 수년 동안 함께 해 왔다.” 테드 도어맨

D.)를

받았다. 『구약 주해와 텍스트 언어학』 을

출간한 『성경해석학 총론』 과 더불어, 한국에

저술했고, 『한 권으로 읽는 조나단 에드워즈 신

소개된 해석학 교과서 가운데 가장 실제적인

학』, 『구약과 신약의 관계』, 『NICOT: 창세기

유익을 줄 책이 될 것이다.

1』 (이상 부흥과개혁사)를 번역했다.

ISBN 978-89-6092-468-0 www.rnrbook.com 값 45,000원


목차

개정판 서문

6

감사의 글

9

약어

10

서론

13

제1부 일반 해석학

33

1장 맥락

35

2장 문법

63

3장 의미론

98

4장 구문론

145

5장 역사적 문화적 배경

210


제2부 장르 분석

245

6장 구약 율법

251

7장 내러티브

273

8장 시

307

9장 지혜

337

10장 예언

361

11장 묵시

385

12장 비유

407

13장 서신서

437

14장 신약의 구약 사용

452

제3부 응용 해석학

485

15장 성경신학

487

16장 조직신학

526

17장 설교학 I : 상황화

578

18장 설교학 II : 설교

612

부록 1. 의미의 문제 : 이슈들

656

부록 2. 의미의 문제 : 해결을 향해

706

미주

738


개정판 서문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는 것보다 더 큰 특권이나 기쁨은 없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 죄를 위한 속죄의 희생제물로 자기 아들을 보낼 뿐만 아니 라, 우리 삶에 도전하고 우리 삶을 인도할 계시된 진리를 우리에게 주실 만큼 우리를 충분히 돌보신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가 얼마나 무가치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셨는지 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세상에는 수학이나 과학이 아니라 최종 진리, 곧 하나님의 말씀만이 존재한다 ( 왜냐하면 모든 물리 법칙은 블랙홀에서 쓸모가 없기 때 문이다 ).

이 말씀에서, 이 생명을 통해 우리를 안내하도록 의도된 영원한 원

리가 참으로 발견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가능한 한 신중하게 연 구하는 것은 특권이자 책임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영감으로 된 계시를 연구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나라의 법을 알려 하지도 않 고 법을 어기는 것과 같다. 이것은 큰 재앙을 야기할 수도 있고 야기하기 도 하는 태만인데, 왜냐하면 이런 태도는 우리가 한 나라의 시민이든 천국 의 시민이든 우리나라의 시민으로서 따르기로 약속한 규칙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참고, 빌 3:21 ). 이 책은 어떤 책이든지, 그것을 읽기 위한 해석학적 원리들에 대한 종합 적인 개관을 제공하기 위한 것인데, 더 구체적으로는 성경을 탐구하고 이 해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계속해서 요리의 은유를 들고자 한다. 나는 내

6 성경해석학 총론


학생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급요리를 준비하는 방법을 가르쳐서, 그 들이 자신들에게 맡겨진 양 무리를 위해 단단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참고, 히 5:14 ). 나는 그리스도인들이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한다고 확 신한다. 그래서 나는 교회에서 목사와 교사가 귀중한 성경의 진리를 발견 하고, 곧이어 이 진리를 하나님이 맡기신 무리를 위해 설교와 성경 연구에 도입하는 법을 알려 주고자 한다. 지난 15년 동안 나는 주님이 『해석학의 나선형』 ( Hermeneutical Spiral ) 초판 을 어떻게 사용해 주셨는지를 보고서 매우 가슴이 설레고 즐거웠다. 이제 초판을 최신화하고 그동안 나온 몇 가지 자료들을 추가할 때가 됐다. 연구 자들은 해마다 얼마나 많은 책들이 출판되는지를 보고서 놀란다. 우리는 모든 역사 가운데 가장 폭발적인 지식의 시대에 살고 있다. 컴퓨터를 가지 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사실을 안다. 우리는 성경과 신학 연구에 서,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 지식의 기초를 사실상 두 배, 심지어 세 배까 지 늘렸다. 오늘날처럼 이렇게나 많은 주석, 사전, 백과사전, 논문들이 출 판된 적이 없었다. 나는 지난 15년 동안의 학계의 연구 결과들을 설명하고 자 이 책을 개정할 때, 참고문헌에 300개 이상의 목록을 추가했다. 이 개정판에 첨부한 것들을 나열해 보자면, 첫째, 새로운 두 장을 추가 하여 이 책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 자료를 포함시켰다. ( 1 ) “율법 해석하 기”( 6장 ) 에서는 법령들, 정한 것과 부정한 것에 대한 규례들, 희생제물 제 도를 포함해 오경의 토라 단락들을 해석하는 방법을 고찰한다. ( 2 ) “신약 에서의 구약”( 14장 ) 에서는 신약 저자들이 70인역, 탈굼, 미드라쉬, 쿰란에 서 발견된 것과 같은 패턴을 사용했던 것을 포함해, 이들이 어떻게 구약을 사용했으며 그 다양한 배경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우려 했다. 또한 이 장은 신약 저자들이 옛 언약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이해하는 방 법을 제공하고, 마태복음, 요한복음, 사도행전, 바울 서신, 히브리서, 요한 계시록과 같은 주요 증언들에 나오는 예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모형론과 알레고리, 새로운 의미와 같은 기법들을 추적한다. 둘째, 나는 기존의 장들 안에 새로운 항목을 추가했다. ( 1 ) 서론에 “해 석과 거리의 문제”와 “독자가 해석에서 차지하는 자리”라는 항목을 추 가했다. ( 2 ) 2장 ( 문법 ) 에 상 ( 相 ) 이론 ( aspect

theory ) 에

대한 새로운 항목을

개정판 서문 | 7


추가했을 뿐만 아니라, “본문의 문법 분석”을 추가하고 결론에 중요한 자 료를 추가했다. ( 3 ) 4장 ( 구문론 ) 에 “담화분석과 텍스트 언어학”과 “남녀 포 괄용어 논쟁에 대한 보충 해설” 항목을 추가했다. ( 4 ) 5장 ( 배경 ) 에 중요한 최신 자료들로 거의 모든 항목을 개정했다. ( 5 ) 7장 ( 내러티브 ) 에 “내러티브 자료 해석: 자료, 양식, 편집비평” 항목을 추가했다. ( 6 ) 8장 ( 시 ) 에 “시편 의 구조” 항목을 추가했다. ( 7 ) 9장 ( 지혜 ) 에 전도서 이해에 대한 중요한 자 료를 추가했다. ( 8 ) 10장 ( 예언 ) 에 “예언의 비가”와 정경적 읽기나 공시적 읽기에 대한 짧은 항목뿐만 아니라 예언 전승의 발전에 대한 중요한 자료 를 추가했다. ( 9 ) 11장 ( 묵시 ) 에 “우주의 재-창조”에 대한 자료, 즉 요한계 시록의 세계관과 상징의 해석 부분을 추가했다. ( 10 ) 12장 ( 비유 ) 에 “해석 사”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추가했다. ( 11 ) 15장 ( 성경신학 ) 에 “내러티브 방 법”에 대한 단락뿐만 아니라 이 분야의 역사적 발전에 대한 서론에 많은 양을 추가했다. ( 12 ) 16장 ( 조직신학 ) 에 “포스트모던적 전환”과 “신학적 방 법”에 대한 주요 항목을 추가했다. ( 13 ) 17장 ( 상황화 ) 에 “변화된 교회 문화 발전시키기”라는 항목을 추가했다. ( 14 ) 18장 ( 설교

신학 ) 에

“설교에 대한

성경신학”이라는 제목의 항목을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곳곳에서 다양한 분야의 최신 자료와 발견들에 입각해 항목들을 개정하고 재작업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본문의 원 의미를 발 견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관련된 철학적 이슈에 대한 두 부록에는 새로 운 항목을 추가하지 않았지만, 앤서니 티슬턴 ( Anthony 저 ( Kevin

Vanhoozer ),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 Nicholas

Thiselton ),

Wolterstorff )

케빈 밴후

같은 저자들의

중요한 자료들을 이 논의에 통합시켰다. 지난 15년 동안 이 분야에 나온 자료들의 양은 매우 놀랍다. 나는 최신화하고 증보한 이 개정판의 결과로 인해, 2판이 해석학 작업에 서 중대하게 진일보한 것임이 입증될 것이며, 초판보다 더 충실하게 교회 를 도울 것이라고 믿는다. 그랜트 오즈번 ( Grant Osborne )  2006년 6월 19일

8 성경해석학 총론


감사의 글

7년에 걸쳐 책을 쓰다 보니 안타깝게도 초기에 나를 도왔던 사람들이 전부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 인간적 결함으로 인해 여기서 언 급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나는 대부분을 언급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원고의 많은 부분을 입력한 비서들에는 셰리 쿨, 루스 존스, 잉그리드 칫우드, 제 시카 랭겐햄이 있다. 연구에 도움을 준 대학원생 조교들에는 로이스 풀러, 브루스 피스크, 데니스 피셔, 제럴드 바버, 데이비드 팜, 안드레아스 쾨스 텐베르거, 저스틴 퍼먼이 있다. 색인을 준비했고 기한을 맞추려고 최선을 다한 안드레아스에게도 특별히 감사한다. 또한 마크 헨드릭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을 할 줄 아는 그의 재능이 내 자료 와 이 책에 많은 그림을 시각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또한 이 책의 많은 부분을 비평하고 추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동료들인 데니스 매거리, 데 이비드 하워드, 케빈 밴후저, 존 파인버그, 댄 블럭에게 감사한다. 이 책에 나타난 어떤 실수도 이들의 잘못이 아닌 나의 불찰이다! 마지막으로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1년과 영국 캠브리지 틴데일 하우스에서 5개월을 보 낸, 두 놀라운 안식년이 내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 두 기관에 마련된 훌륭 한 도서관은 연구하는 데 특권이자 즐거움이었다. 게다가 내게 안식년을 허락해 준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감사의 글 | 9


약어

AB

Anchor Bible

ABD

Anchor Bible Dictionary

ABQ

American Baptist Quarterly

ATR

Anglican Theological Review

AUSS

Andrews University Seminary Studies

BA

Biblical Archeologist

BECNT ‌ Baker Exegetical Commentaries on the New Testament

BN

Biblische Notizen

BSac

Bibliotheca Sacra

BTB

Biblical Theology Bulletin

BTZ

Berliner Theologische Zeitschrift

CBQ

Catholic Biblical Quarterly

CBQMS

Catholic Biblical Quarterly Monograph Series

CTJ

Calvin Theological Journal

EBC

Expositor’s Bible Commentary

EvJ

Evangelical Journal

EvT

Evangelische Theologie

ExpTim

Expository Times

FOTL

Forms of the Old Testament Literature

GNS

Good News Studies

HBT

Horizons in Biblical Theology

IBS

Irish Biblical Studies

ICC

International Critical Commentary

IDB

Interpreter’s Dictionary of the Bible

IDBSup ‌ Interpreter’s Dictionary of the Bible: Supplementary

10 성경해석학 총론


Volume

IKaZ

Internationale katholische Zeitscrift

Int

Interpretation

ISBE

International Standard Bible Encyclopedia

IVPNTC

InterVarsity Press New Testament Commentaries

JAAR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Religion

JBL

Journal of Biblical Literature

JBR

Journal of Bible and Religion

JETS

Journal of the 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JQR

Jewish Quarterly Review

JR

Journal of Religion

JSNTSup ‌ Journal for the Study of the New Testament: Supplement Series JSOTSup ‌ Journal for the Study of the Old Testament: Supplement Series

JSOT

Journal for the Study of the Old Testament

JTC

Journal for Theology and the Church

JTS

Journal of Theological Studies

NICNT ‌ New International Commentary on the New Testament

NIDOTTE ‌ New International Dictionary of Old Testament Theology and Exegesis NIGTC

New International Greek Testament Commentary

NIVAC NIV Application Commentary NovTSup Supplements to Novum Testamentum

NTS

New Testament Studies

OTE

Old Testament Essays

PhRev

Philosophical Review

PhTod

Philosophy Today

PRSt

Perspectives in Religious Studies

PSB

Princeton Seminary Bulletin

약어 | 11


RevExp

Review and Expositor

RevQ

Revue de Qumran

RSR

Recherches de science religieuse

SBLDS

Society of Biblical Literature Dissertation Series

SBT

Studies in Biblical Theology

ScrHier

Scripta hierosolymitana

SEA°

Svenk exegetisk a rsbok

SJT

Scottish Journal of Theology

SNTSMS ‌ Society for New Testament Studies Monograph Series

ST

Studia theologica

SwJT

Southwestern Journal of Theology

ThTo

Theology Today

TJ

Trinity Journal

TLZ

Theologische Literaturzeitung

TNTC

Tyndale New Testament Commentaries

TOTC

Tyndale Old Testament Commentaries

TS

Theological Studies

TynBul

Tyndale Bulletin

USQR

Union Seminary Quarterly Review

VT

Vetus Testamentum

VTSup

Supplements to Vetus Testamentum

WBC

Word Biblical Commentary

WTJ

Westminster Theological Journal

ZST

Zeitschrift fu r systematische Theologie

ZTK

Zeitschrift fu r Theologie und Kirche

..

12 성경해석학 총론

..


서론

참된 신자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연구하는 것만큼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예를 들어 보자. 누군가가 당신이 성경 연구하는 곳으로 뛰어 들어와서 당신의 교회 뒤뜰에서 금화를 발견했다고 말하며, 게다가 실제 로 조사해 본 결과 금화의 양이 60m 깊이까지 30cm 단위로 점점 더 많아 진다고 말했다고 상상해 보자. 필시 방을 비우는 데 0.1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며, 당신은 단지 땅 표면에서 금화를 모으는 데서 만족하지 않을 것이 다. 곧바로 당신은 땅을 파헤치기 시작할 것이고, 도구 ( 괭이 등 ) 를 구매해서 그 사용법까지도 배우려 들면서 더 깊게 파내려고 할 것이다. 이것이 성경 연구의 실제며, 깊이 들어갈수록 더 큰 보상이 주어진다. 그렇다. 당신은 표면을 건드리는 수준에서도 복을 받겠지만, 당신이 더 깊이 파고들어 더 큰 보물을 찾을 수 있다면 왜 거기에 머물겠는가? 이 책의 목적은 여러분 에게 더 깊이 말씀을 파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고 이 도구의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목표는 하나님의 진리의 궁극적인 보물이다! 해석학은 “해석하다”를 의미하는 헬라어 단어에서 유래한다. 전통적으 로 해석학은 “개별 저자의 의미를 해석하기 위한 원리나 방법을 설명하는 학문”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 정의는 도전받고 있으며, 오늘날 많은 학계 에서는 이 용어를 본문의 원래 의도보다는 본문의 현재적 의미를 밝히는 일에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두 부록의 주제인데, 이 두 부록에서

서론 | 13


나는 원 의미가 적절하고도 필수적인 관심사라고 주장하고, 해석학은 원 의미가 무엇을 의미했는가와 무엇을 의미하는가 둘 다를 포괄한다고 주장 할 것이다. 나는 본문의 의미 ( meaning ) 를 연구하는 작업에 대해 “주해”를 사용하고, 현재적인 의의 ( signifacance ) 를 밝히는 작업에 대해 “해석학”을 사 용하는 오늘날의 관행에 대해서도 반대할 것이다. 오히려 해석학은 종합 적인 용어지만 주해와 “상황화”( contextualization: 오늘날을 위한 본문의 의의를 다른 문 화권에 전달하는 것 ) 는

더 큰 작업에 속한 두 측면이다.

해석 작업을 적절하게 이해하는 데에는 세 가지 관점이 중요하다. 첫째, 해석학은 과학이다. 왜냐하면 해석학은 해석의 법칙들을 논리적이고 질서 있게 분류한 것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1부 에서 나는 언어학이나 문학비평과 같은 관련 분야에서의 방대한 자료들을 고려해, 해석의 “법칙들”을 재작업할 것이다. 둘째, 해석학은 기술 ( art ) 이 다. 왜냐하면 해석학은 선택된 본문이나 책에 “법칙”을 적용할 상상력과 능력을 요구하는 습득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들은 단순히 교실 에서 배울 수 없으며, 현장에서 폭넓은 훈련을 통해 얻어야 한다. 내가 가 르치는 학생들은 나의 해석학 수업에서 한 편의 설교를 완성하는 데 보 통 25시간이 걸린다. 나는 학생들에게 그들이 3년 동안 설교하고도, 그 시 간의 절반 정도가 더 지나면 더 좋은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해 석학의 본질은 메시지를 준비하는 좋은 기술을 배우는 데 있다. 나는 성 경 자체에서 도출한 많은 예로 해석학적 “기술”을 보여 주려고 노력할 것 이다. 세 번째로 가장 중요한 것은 해석학은 성경을 해석하기 위해 사용될 때, 성령의 인도하심에 의존하는 영적인 행위라는 점이다. 오늘날 학자들 은 성례적인 측면을 거의 하나의 장르로 취급하면서, 매우 자주 성경 연구 의 신성한 차원을 무시하고, 순수하게 문학으로서만 성경에 접근한다. 그러나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하나님의 말씀의 참된 메시지를 적절 하게 간파할 수 없다. 칼 바르트 ( Karl Barth ) 는 성경이 단순히 도구적인 권위 만을 지녔다고 잘못 가르쳤지만, 성경이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통찰의 섬 광”을 통해 인간에게 말씀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옳았다. 우리는 성경을 연구할 때, 인간이 도출한 해석학적 원리만이 아니라, 하나님께 의존해야 한다. “조명”의 교리는 18장에서 더 탐구할 것이다.

14 성경해석학 총론


해석학의 작업에도 세 가지 차원이 있다. 나는 요점을 정의하는 인칭 대 명사의 관점에서 세 가지 차원을 논의하겠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을 의 미했는가”( 주해 ) 라고 물으면서, 3인칭 접근으로 시작하고, 그 다음에 “그것 이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묵상 ) 를 질문하면서, 1인칭으로 옮겨 가며, 마지막으로 “그것이 나에게 의미하는 바를 너와 어떻게 나눌 것인가”( 설 교 ) 를

모색하면서, 2인칭 접근을 한다. 하나만을 시도하면서 다른 것들을

무시할 때, 우리는 결국 잘못된 메시지를 얻게 된다. 3인칭 접근만 하는 사 람은 자기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만 말하면서, 머리는 구름 속에 떠 있 는 채로 신학교 교수들이 될 것이다. 1인칭 접근만 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들에게만 관련지으면서 주관적이게 되고 수도원에만 살게 된 다. 2인칭 접근만 하는 사람 역시 주관적이면서도 항상 자신들을 제외하 고서 모든 사람에게 도전하며, 성경을 몽둥이로 사용한다. 우리는 제시된 순서에 따라 세 가지의 모든 차원에서 성경을 연구해야 한다. 항상 본문의 의미를 찾고, 그 의미를 먼저 우리 자신에게 적용하고, 그 다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그 의미를 나눈다. 이 책의 주요 전제는 성경 해석이 본문에서 문맥으로 가며, 원 의미에서 오늘날 교회를 위한 상황화나 의의 ( significance ) 로 가는 “나선형”을 수반한 다는 것이다. 새 해석학 ( New Hermeneutic ) 이후 학자들은 “해석학적 순환”을 묘사하기를 좋아하는데, 우리가 이 해석학적 원 ( 순환 ) 안에서 본문을 해석 하는 것은 본문이 우리를 해석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언어 사건” 의 공유된 형태 ( gestalt ) 에서 본문의 우선권을 잃기 때문에, 이런 닫힌 원은 위험하다 ( Packer 1983:325~327을 보라 ). 대신에, 나선형은 닫힌 원이 아니라, 본 문의 지평에서 독자의 지평으로 자유롭게 움직이기 때문에 더 좋은 은유 가 된다. 나는 참된 의미를 결코 발견할 수 없는 닫힌 원을 맴돌지 않고, 나선형을 따라 움직이면서 본문이 의도한 의미에 더 근접해 나갈 것이다. 이 작업은 나의 가설들을 다듬고, 그 가설들의 대안적인 해석들에 대해 지 속적으로 도전하고 수정을 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그렇게 하면 오 늘날 우리의 상황을 위한 본문의 의의에 대한 적절한 윤곽에 도달할 수 있 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선형은 끝이 보이지 않은 채로 영원히 위로 빙 빙 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본문의 의미와 오늘날을 위한 본문의 의의가

서론 | 15


점차 가까워지는 원뿔이라는 사실을 주목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경 저자 의 의도된 의미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중요한 출발점이다. 해석학의 임무는 주해에서 시작해야 하지만, 오늘날을 위한 그 의미의 상황화를 주 목할 때에야 비로소 완성된다. 주해와 상황화는 바로 허쉬 ( E.

D. Hirsch ) 가

“의미”( meaning ) 와 “의의”( significance ) 라 부르고, 또는 현대 독자를 위한 의 의뿐만 아니라 저자와 독자 ( “청중 비평”이라고 부름 ) 에게 원래 의도된 의미라고 부르는 것에 수반되는 두 측면이다 ( 1967:103~126 ). 해석학이 중요한 이유는 본문에서 문맥으로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고, 영감된 하나님 말씀의 의미가 본래의 상황 속에서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 에도 신선하고 역동적인 적절성을 지닌 채로 말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 다. 게다가 설교자나 교사는 자신의 주관적인 종교적 견해가 아닌, 하나님 의 말씀을 선포해야 한다. 주도면밀한 정의에 입각한 해석만이 해석자를 본문에 밀착시킬 수 있고 해석학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 세대가 자주 범 하는 기본적인 복음주의적 오류는 “성경 본문을 증거 자료로 사용하기” ( proof-texting ),

즉 원래 영감 된 의미를 고려하지 않고서 단지 본문을 언급

하기만 함으로써 교리나 실천을 “입증”하는 과정에 있다. 많은 구절암송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을 단락의 문맥과 의 미를 무시한 채로 현재의 상황에 피상적으로 적용하게 만든다. 이 두 측 면, 즉 기본적인 의미와 현재와의 관련성 사이의 간격을 잇기 위해서는 정 교함이 필요하다. 나는 이 책에서 의미-의의의 형식 ( meaning-significance

format ) 을

채택했다.

이 개념은 어떤 본문에 대해 저자가 의도한 의미, 즉 변하지 않는 핵심과, 개별 독자들을 위한 본문의 다양한 의의와 함축, 즉 다양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원 의미의 적용에 대한 허쉬의 구분에 기초한다 ( 1976:1~13 ). 이 이 슈는 오늘날 심각한 논쟁의 대상이며,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전제들에 도전한다. 월터 브루그만 ( Walter Brueggemann ) 이 주장하기를, 해석자의 전이 해 ( preunderstanding ) 와 “해석학적 자기 인식”으로 말미암아 원 의미로 돌아 가는 것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 그리고 많은 이에게 그다지 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 “‘그것 이 무엇을 의미했는가’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구분하는 것은…… 점차 무시되거나, 간과되거나 거부된다”( 1984:1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16 성경해석학 총론


책의 전체 전개뿐만 아니라, 부록 1과 부록 2의 논쟁은 이런 의미-의의 형 식이 해석학의 임무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지만 허쉬 의 주장은 “화행 이론”( speech-act

theory ) 이라는,

철학적으로 더 강력한 이

론으로 수정돼야 하는데, 이 화행 이론은 비트겐슈타인 ( Wittgenstein ) 에서 설 ( Searle ) 로 이어지고, 티슬턴과 밴후저에게까지 이어지는데, 발화와 기록 의 소통방식이 모두 세 가지 행위, 즉 발화 행위 ( locutionary; 무엇을 말하는가 ) 와 발화수반 행위 ( illocutionary; 영향을 주는가 ) 의

무엇을 하는가 ) 와

발화효과 행위 ( perlocutionary;

무엇에

차원을 지닌다는 것을 인식하는 운동이다 ( 부록 2를 보라 ). 해석

자는 본문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이 세 차원에서 의미와 의의를 밝히려고 한다. 성경은 “천사의 입”을 통해 계시되지 않았다. 물론 성경은 하나님의 영 감으로 되었지만, 인간의 언어로 기록되고, 인간의 문화 내에서 기록됐다. 언어 자체의 특성상 성경의 명료한 진리는 유비적 언어로 표현된다. 즉 성 경의 절대적 진리는 인간 언어와 고대 히브리인들과 헬라인들의 문화로 둘러싸여 있어서, 우리가 성경 본문을 적절하게 해석하려면 이 문화를 이 해해야 한다. 따라서 성경은 문화의 울타리 너머로 자동적으로 의미를 알 리지 않는다. 게다가 동일한 단락을 해석하는 데에도 학자들이 크게 달라 진다는 사실로 인해,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가 성경 단락을 읽을 때마다 그 의미를 초자연적으로 계시해 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깨닫는다. 복음 진리 는 단순하지만, 구체적인 본문의 원 의미를 밝히는 임무는 복잡하고 고된 작업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일관된 해석을 발전시키고 적용할 때, 이 막 중한 책무를 이행할 수 있다. 우리의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먼저 여러 쟁 점들이 강조돼야 한다.

해석학과 의도된 의미 복음주의 해석학의 목표는 매우 단순하다. 곧 저자/신적 저자 ( 저자=영감을 받은 인간 저자; 신적 저자=본문에 영감을 준 하나님 ) 의

의도를 밝히는 것이다. 현대 비

평학자들은 점차로 본문의 원 의미나 의도된 의미를 발견할 가능성 자체 를 부인한다. 문제는 원 저자들이 기록할 때 명확한 의미를 염두에 뒀지만,

서론 | 17


원 저자들은 자신들이 기록한 것을 명확히 하고 설명하기 위해 더 이상 존 재하지 않으므로, 이제는 이 의미가 우리에게 상실됐다는 것이다. 현대의 독자는 고대의 관점에서 본문을 연구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 본문에 현대 적인 관점을 부여해 읽는다. 그러므로 비평가들은 객관적인 해석이 불가 능하며 저자의 의도된 의미는 영원히 우리에게 상실됐다고 주장한다. 모 든 공동체는 전통으로써 독자에게 본문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며 이 전통이 의미를 산출한다. 이 “의미”는 공동체마다 달라서, 실제로 어떤 본 문이든지 다수의 의미를 지닐 수 있으며, 각 의미는 특수한 해석 관점이나 공동체에 유효하다 ( Stanley Fish ). 사실 이 문제는 매우 실제적이며 복잡하다. 관련된 어려운 철학적 이슈 들 때문에,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부록에서 상세하게 다룰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의미에서 이 책의 모든 장은 이 이슈에 대한 대답이다. 왜냐하면 해 석 과정 자체가 성경 본문의 원래 의도된 의미를 발견하기 위한 토대를 세 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록들은 이론적인 해답을 논의하며, 책 전체는 이 딜레마에 대한 실제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려고 시도한다.

해석과 거리의 문제 기록된 본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대화조차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나는 도시에서 자랐고, 내 아내는 내가 살던 집에서 딱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농 가에서 자랐다. 그러나 종종 우리는 다른 환경 ( 도시/시골 ) 때문에 서로를 오 해한다. 만일 두 당사자가 나라의 다른 곳에서 왔다면 대화는 더 어려워질 것이며, 다른 문화권에서 왔을 때는 대화가 훨씬 어려워질 것이다. 내가 교 수로 재직하고 있는 신학교에는 약 40개의 다른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있 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영어는 제2언어나 제3언어다. 우리의 다른 문화 들 사이의 거리는 정확하게 의사소통하기에 너무나 큰 장벽이 된다. 2천 년의 시간 그리고 제2성전 유대교가 파괴되고 유대교가 자체를 재구성해 야 했던 AD 70년에 중단된 이 문화로 말미암아 이 장벽은 더욱 커진다. 폴 리꾀르 ( Paul

Ricoeur )  는

성경 시대 사람들과 우리 사이에 거리 두

기 ( distanciation ) 의 간격을 이야기한다 ( 부록 1을 보라 ). 우리는 어떻게 스가랴나

18 성경해석학 총론


누가가 말하려고 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이 간격을 잇는가? 많은 이들은 이것을 해석에서 넘을 수 없는 장벽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 책의 목적은 이 간격을 잇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이 간격을 잇는 도구, 즉 문법과 의미로 그 외에도 성경의 배경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윌리엄 클라인 ( William

Klein ),

크레이그 블

롬버그 ( Craig Blomberg ), 로버트 허버드 ( Robert Hubbard, 1993:12~16 ) 는 거리의 네 가지 영역, 곧 시간 ( 이야기[복음서 저자들은 많은 자료를 활용해야 했다. 눅 1:1~4]를 기록한 것과 사용된 단어와 표현에서 ),

문화 (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풍습과 관례 ), 지리 ( 우리가 거의

알지 못하는 국가들과 도시들 ),

언어 ( 구약

시기 전반에 걸쳐 변화를 겪은 히브리어 및 다니엘과

에스라 일부에서 사용된 아람어; 단락들마다 다양한 번역들을 낳는 신약의 헬라어 ) 에

대해 논

의한다. 그러나 이것들이 뛰어넘을 수 없는 장벽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귀납적으로 해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 요소들을 설명하려면 가능한 한 가장 좋은 자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목적이다. 즉 이런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세부 사항을 밝히는 데 필요 한 가장 좋은 자료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오늘날 성경 연구의 심각한 문제는 성경 연구를 우리가 하는 다른 일들 보다 더 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질 좋은 식사를 위해 요리법을 연구하며 목공, 배관공사, 자동차 유지보수 등과 같은 일들을 위 한 설명서를 읽어대며 야단법석을 떤다. 왜 우리는 유독 성경에 대해서는 공부해야 할 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 나는 여러분에게 성경을 당신 의 취미로 삼으라고 도전하고 싶다. 나는 어떤 수준에서는 이 은유를 좋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성경은 취미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점은 다른 수준에서 생각해 볼 만한 문제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취미생 활을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만큼 성경을 연구한다면 어떻겠는 가? 골프채, 골프 수업, 스키 장비와 스키 여행에 쓰는 돈만큼을 성경 연구 에 쏟는다면 어떻겠는가? 그렇다. 백과사전, 주석, 그 밖의 참고 자료들은 비싸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다 그렇다. 문제는 우선순위다. 즉 우리 시간과 돈보다 충분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여러분에게 성경 시대와 저자의 의도의 간격을 이을 수 있는 도구를 얻고 이를 사용하라고 장려하고 싶다.

서론 | 19


성경의 영감과 권위 성경에는 본질적으로 권위에 대한 관념이 내재한다. 이는 구약에서 “여 호와께서 이르시되”라는 어구가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신약에서 사도적 권위가 하나님이 부여하신 것임을 나타내는 분위기가 감도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Grudem 1983:19~59을 보라 ). 물론 정확한 규정 요인이 널리 논의되 고 있지만, 나는 폴 악트마이어 ( Paul

Achtemeier ) 의

더 역동적인 모델보다는

신중하게 표현된 무오의 형태를 긍정할 것인데 ( Feinberg 1979을 보라 ), 악트마 이어는 최초의 사건이 영감 받았을 뿐만 아니라 후대 공동체가 추가한 의 미도 마찬가지로 영감 받았다고 말한다 ( 1980 ). 게다가 악트마이어는 우리 가 오늘날 성경을 읽을 때 우리 스스로 영감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아래 그림은 해석학에 대해 중요한 함축적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우리가 말 씀의 의도된 의미와 멀어질수록 권위의 간격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림 0.1에서 볼 수 있듯이, 본문에서 읽기와 적용으로 나아갈 때, 권위 의 수준은 내려간다. 따라서 우리의 상황화가 가능한 한 우리 해석에 가 깝다는 점과 이것이 결국 본문/저자의 원 의미/의도된 의미에 일치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우리는 위로 움직여야 한다. 설교에서와 매일 그리스 도인의 삶에서 참된 권위를 확립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가능한 대로 우 리의 적용을 우리의 해석에 가깝게 결합하고 우리의 해석이 본문의 취지 에 부합하도록 해석학을 활용하는 것이다. 교회의 역사적 전통과 현대의 해석까지도 영감을 받는다는 악트마이어의 주장은 본문만이 하나님의 말 씀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본문이 우선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정당하게 다 루지 못한다.

수준1

본문

내재적 권위

수준2

해석

이끌어낸 권위

수준3

상황화

적용된 권위

그림 0.1. 권위에 대한 흐름

20 성경해석학 총론


의미는 장르에 의존한다 부록 2와 특별한 해석학에 대한 항목 ( 2부를

보라 ) 에서

논의하겠지만, 한

단락이 발견되는 장르나 문학 유형은 “언어 게임의 규칙”( 비트겐슈타인 ), 즉 우리가 본문을 이해하는 해석학적 원리를 제공한다. 분명히 우리는 시를 이해하는 동일한 방식으로 소설을 해석하지 않는다. 또한 예언 부분에서 나타난 동일한 도식을 지혜문학에서 찾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큰 논쟁을 야기하는데, 왜냐하면 중대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예언서의 많은 부분이 시를 포함하고 다른 부분은 묵시를 포함 한다. 묵시에는 서신 형태의 자료가 있으며 ( 예, 및 병행 구절에 나오는 감람산 강화 ) 와

계 2~3장 ),

복음서 ( 예,

막 13장

서신서 ( 예, 살후 2장 ) 에 묵시 자료가 있다.1) 이

런 이유에서 어떤 이는 장르가 서로 혼합돼 있기 때문에 해석학적 도구로 충분히 사용할 정도로 장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장르 가 해석 장치로서 타당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우리가 다른 장르 안에서 묵시 부분이나 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접근의 실행 가능성을 입증한다 ( 더 자세한 논의에 대해 Osborne 1984을 보라 ). 장르의 존재는 저자의 의도된 의미를 복원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에 서 중요하다 ( 허쉬는

이것을 “고유의 장르”라고 부른다 ).

모든 저자는 메시지를 해독

하게 하는 충분한 규칙을 독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자기 메시지를 특정 장 르에 심는다. 이런 단서들은 독자 ( 또는

청자 ) 를

안내하고 해석을 위한 실마

리를 제공한다. 마가가 예수님의 씨 뿌리는 비유 ( 막

4:1~20 ) 를

기록할 때,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 만한 수단과 맥락 안에 그 비유를 위치시켰다. 우리는 비유가 어떻게 가능하는지 ( 12장을

보라 ) 를

이해하고, 상징들이 마가

복음의 맥락 안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주목함으로써 이 의미를 복원할 수 있다.

성경의 단순성과 명료성 후기 교부 시대의 “신앙의 규칙”( regula 성”( 웹스터:

“명백함”이나 “명확함” ),

fidei )

이후, 교회는 “성경의 명료

즉 성경이 실제로 쉽게 이해될 수 있는가의

서론 | 21


문제와 씨름했다. 성경학자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손에서 성경을 빼앗아간 다는 비판을 자주 들어온 데에는 이유가 없지 않다. 본문이 분해되고 학계 의 수많은 이론의 지배 아래 놓인 후에, 일반 사람들은 호소하듯이 외친 다. “그렇다. 하지만 본문이 나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내가 본문을 연구할 수 있는가?” 분명히 성경 본문을 해석하는 데 선택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는 것을 알면, 대학이나 신학교의 신입생들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거 의 모든 성경 진술에 대해 가능한 많은 해석들을 알게 된, 누군가 성경이 이해하기 쉽다는 원리를 긍정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나무랄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복음 메시지 자체와 해석학적 원리를 혼동하는 것이다. 원 래의 상황에서 우리 시대까지의 문화적 간격을 잇는 작업은 복잡하며, 그 작업의 결과로 의미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루터 ( 『의지의

속박』 [The Bondage of the Will] ) 는

두 영역에서 성경의 기본적인

명료성, 즉 루터가 본문에 문법 규칙 ( 해석학적

원리 ) 을

적용함으로써 이뤄지

는 문법적 측면이라고 부르는 외적 명료성, 그리고 성령이 해석 과정 가 운데 독자에게 조명할 때 이뤄지는 영적 측면이라고 부르는 내적 명료성 을 주장했다. 루터가 명료성을 말할 때는 과정 ( 개별 는 최종적인 산물 ( 복음

메시지 ) 을

본문의 의미를 복원함 ) 보다

의미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 세

기 ( 19세기 ) 에 스코틀랜드 상식철학을 성경에 적용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스스로 성경을 이해할 수 있으며, 본문의 표면은 그 자체로 의미 를 산출하기에 충분하다는 가정을 받아들이게 됐다. 이에 따라 문화적 간 격을 잇는 해석학적 원리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무시됐으며, 개인주의적 해석이 넘쳐났다. 몇 가지 이유에서 이것이 다수의 의미로 이어지고, 때때 로 이단적 견해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명 료성의 원리는 대중적인 성경 해석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오늘날 매우 어려운 상황을 하면서, 해석학적 과정에도 확대됐다. 학문 분과로서의 해 석학은 성경의 본래적인 명료함을 밝히기 위한 복잡한 해석 과정을 요구 한다. 다시 말하지만, 결과는 분명하지만 과정은 그렇지 않으며, 이 원리는 설교에도 적용돼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자체로 혼란을 야기하며, 평범한 사람들은 점점 성경 이 해가 학문적인 엘리트들에게만 제한되는 것인지 정당하게 질문하게 된다.

22 성경해석학 총론


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첫째, 이해에는 많은 수준들이 있다. 즉 묵 상, 기본적인 성경 연구, 설교, 학기 과제, 학위 논문 등이 있다. 각 수준마 다 자체의 타당성과 고유한 절차가 있다. 게다가 이런 다양한 수준들과 관 계된 해석학적 원리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할 수 있다. 해석학 적 원리는 ‘엘리트’에게만 제한되지 않고, 그것을 배우는 데 필요한 흥미 와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기본적인 해석학은 지 역 교회 수준에서 배울 수 있고, 또 배워야 한다. 나는 이 책 곳곳에서 이 런 다양한 수준을 다루기를 희망한다.

성경의 통일성과 다양성 성경의 통일성과 다양성이라는, 이러한 상호 의존적인 두 측면 사이의 균형을 파악하지 못하면, 복음주의자 ( 통일성을 성을 강조하는 )

강조하는 ) 와

비복음주의자 ( 다양

모두가 성경을 잘못 읽게 된다. 성경 언어의 유비적인 형태에

서 다양성이 요구된다. 성경의 책들 가운데 서로 유사한 상황에 전달되는 것들은 거의 없기 때문에, 각 권마다 표현과 강조 면에서 엄청난 다양성을 보인다. 게다가 영감 교리 자체도 우리가 성경 배후에 있는 거룩한 저자들 의 인격을 인식하도록 요구한다. 저자마다 각각 다른 방식으로, 다른 강조 점으로, 그리고 다른 비유적 표현으로 서술한다. 예를 들어, 요한은 중생 개념을 표현하고자 “새로 태어남”이라는 언어를 사용한 반면, 바울은 입 양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또한 바울은 믿음으로만 중생에 이를 수 있게 하 는 믿음 개념을 강조한 반면, 야고보서는 행위로써만 효력 있는 믿음을 가 리킬 수 있는 행위 개념을 강조했다. 이런 것들은 모순된 진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개별 저자들이 다른 강조점을 지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의 핵심은 이 차이점들이 조화시킬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이스라 엘과 초기 교회 내에 있는 여러 전통들의 다양한 표현들 가운데 더욱 깊 은 통일성이 내재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아직 우리는 야 고보나 바울이 표현한 개개의 강조점들을 제거하기 위해, 성경의 통일성 에 대해 섣불리 과장해서 말할 수는 없다. 이런 경우에 병행구절들을 잘 못 사용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이에 따라 한 저자 ( 말하자면, 바울이 ) 가 또 다른

서론 | 23


저자 ( 야고보 ) 에 기초해 해석됨으로써, 틀린 해석을 낳게 될 수도 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다른 표현들 기저에는 결정적인 통일성이 놓여 있다. 내가 믿기로 다양성의 개념은 성경신학의 척추뼈에 해당하는데, 성경신학은 주 해와 조직신학 ( 통일성에

집중하는 )

사이를 연결하는 필수적인 연결고리다. 유

한한 인간은 결코 성경적 진리의 궁극적인 “체계”를 만들어 낼 수 없는 것 이 사실이지만, 성경의 진리를 “체계화”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문제의 해답은 우리가 성경신학을 통해 본문에서 드러나는 체계를 받아들여야 하 고, 성경의 다양한 표현에 내재되어 있는 통일성을 간략하게 포괄하는 성 경적 범주들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의 유비 로마 가톨릭 교회의 “신앙의 규칙”( regula fidei ) 과 대조적으로, 루터는 “신 앙의 유비”( analogia fidei ) 를 제안했다. 루터는 교회 전통이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오직 성경만이 교의를 결정해야 한다고 믿었 다. 루터는 성경의 통일성과 명료성에 기초해, 기본 교리들은 성경의 전체 적인 가르침과 부합해야 하고, 상반되어서는 안 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루터에게 있어서 체계가 여전히 특별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칼빈은 최 종 단계를 취하면서, “성경의 유비”( analogia 제시했다. 밀턴 테리 ( Milton

Terry ) 의

scriptura ) 라는

원리를 대안으로

격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즉 “한 책에

있는 간략한 진술이나 모호한 단락이라 해도 많은 단락들에 의해 분명하 게 확립된 교리를 비껴갈 수는 없다”( 1890:579 ). 나는 교리가 한 단락에 기 초해 세워져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경이 해당 주제에 대해 말하는 모 든 것을 요약해야 한다고 덧붙임으로써 이 주제를 강화할 것이다. 명확하 게 알려주는 단락들이 없을 경우라면 ( 예를 들어, 고전 15:29의 죽은 자를 위한 세례 또 는 눅 16:22~26에 나오는 구획된 하데스 ),

우리는 마땅히 어떤 교의적 진술을 살피

는 일에도 신중해야 한다. 게다가 이런 모든 교리적 진술들 ( 예를 전 ) 은

들어, 그리스도의 주 되심 또는 영원한 안

증거본문이나 “선호하는” 단락들에 기초하기보다 해당 주제에 대해

말하는 모든 본문에 기초해 세워져야 한다. 이런 접근은 “정경 내의 정경”

24 성경해석학 총론


논의를 낳게 되는데, 이 현상은 특정 단락들이 성경에서 도출해 낸 것이 아니라 단지 성경에 부여된 체계에 들어맞는다는 이유로 그런 단락들을 다른 단락들보다 주관적으로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해석자의 선입견을 본문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위험한 상 황이다. 또한 이럴 경우 성경을 잘못 해석하게 된다. 교의에 대해 이론적 으로 ( 즉, 전체적으로 ) 서술하는 성경 진술들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성경 저자의 진술들은 구체적인 교회 상황에서 더 큰 교리를 구체적 인 이슈에 적용하고, 큰 가르침의 어떤 측면을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하는 부분을 부각시킨다. 바로 이 “성경의 유비”가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이다.

독자가 해석에서 차지하는 자리 최근까지 해석학은 이해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독자의 힘을 충분히 고 려하지 않았다. 특히 스코틀랜드의 “상식”을 동원한 독법이 우리 모두 자 신이 읽은 것을 자동적으로 해석할 능력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 준 이후 에, 우리가 읽는 즉시 이해에 도달할 것이라고 너무도 당연시하게 됐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성경을 읽는 일에 “전이해” ( preunderstanding ) 를

동원하는데, “전이해”란 해석자의 배경, 그리고 해석자

에게 인식의 틀을 제공하는, 공동체에서 물려받은 신념과 개념들을 말한 다. 우리는 좀처럼 성경을 읽으면서 진리를 발견하기보다는 더욱 자주 성 경을 우리 신념 체계와 조화시키려고 하며,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신학적 체계에 비추어 성경의 의미를 보려고 한다 ( 16장 “조직신학”을 보라 ). 이것이 전 부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의 전이해는 적이 아니라 동지다. 전이해는 우 리가 읽은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일련의 이해를 제공한다. 이런 의미에 서 우리는 모두 “독자반응” 해석자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의 전 이해가 너무도 쉽게 편견이 돼 버린다는 것이다. 즉, 성경 위에 격자판을 대고서 이미 알고 있는 개념들에 순응시키면서 선험적 이해체계가 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어느 정도 이 개념들을 “보류”할 필요가 있으 며, 본문이 이미 확립된 개념들을 심화하고 때때로 도전하며 심지어 변화 시키도록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독자로서 본문 뒤에 서기보다는 ( 그럴 경우

서론 | 25


본문을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끌고 간다 ) 건네기를 )

본문 앞에 서기를 ( 이에 따라 본문이 우리에게 말을

원한다. 성경의 진리를 탐구하는 일에는 독자의 배경과 개념이 중

요하지만, 이런 것들은 성경에 없는 의미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의미를 탐 구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

강해 설교 나는 해석학의 최종적인 목적이 조직신학이 아니라 설교라고 생각한다. 성경의 실제 목적은 설명이 아니라 강해며, 서술이 아니라 선포다. 하나님 의 말씀은 모든 세대에게 말하며, 의미 ( meaning ) 와 의의 ( significance ) 의 관계 가 해석학의 임무를 요약적으로 말해준다. 한 단락이 본래 의도한 의미를 되살리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우리 시대를 위한 본문의 의의를 밝혀야만 한다. 강해는 성경에 기초한 메시지를 의미하며, 대체로 이사야 나 로마서와 같은 한 권의 책을 정해서 회중들에게 연속적으로 전하는 것 을 의미한다. “‘성경’이 이 이슈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가?”라고 질문한 다 음, “‘하나님의 말씀’이 그 이슈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를 회중에게 가 르친다면, 이 과정에서 나타난 주제 메시지는 강해가 될 수 있다. 발터 라이펠트 ( Walter 을 재생산 ),

Liefeld ) 는

강해 메시지가 해석학의 보전 ( 충실하게

본문

응집력 ( 전체에 대한 이해 ), 움직임과 방향 ( 단락의 목적이나 목표에 유의 ), 적

용 ( 단락이 오늘날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에 주목 ) 등의 요소들을 지닌다고 이야기한 다 ( 1984:6~7 ). 이런 특징들이 없다면, 설교는 참된 강해가 될 수 없다. 어떤 이는 강해가 단순히 본문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이런 설 교에서는 프로젝터로 보여 주는 복잡한 슬라이드와 히브리어나 헬라어의 세부 내용을 제시한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설교자의 학식이 드러나는 것에 감명을 받고 돌아가지만, 자신들의 삶은 자주 무감동의 상태로 남겨 져 있으며, 그들 스스로는 결코 성경을 공부할 수 없어서 “전문가”에게 배 우기 위해 속절없이 주일마다 돌아와야 한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중세 시 대로 돌아간다! 참된 강해 설교에서는 청중의 “지평”이 본문의 “지평”과 융합돼야 한다 ( 부록 1에 나오는 가다머의 논의를 보라 ). 만일 설교자가 동시대의 회 중에게 성경의 진리를 전하고자 한다면, 그 설교자는 반드시 성경 저자가

26 성경해석학 총론


성경 구절에 나타난 신학적 진리들을 어떻게 적용하려 했는지를 물어야만 한다. 해돈 로빈슨 ( Haddon

Robinson ) 은

강해 설교를 “자체의 맥락을 지닌 어

떤 본문에 대한 역사적·문법적·문학적 연구를 통해 전달되고 도출되 는 성경의 개념을 전달하는 것인데, 여기서 성령은 이 본문을 먼저 설교자 의 인격에 적용하고, 그 이후에 설교자를 통해 청중에게 전달한다”고 본 다 ( 1980:30 ). 이것은 훌륭한 정의며 우리가 이미 논의한 여러 주제를 다룬 다. 오늘날 강해자들은 먼저 본문이 본래 위치한 상황에서 본문을 대면해 야 하며, 그리고 나서 원 의미가 지닌 의의를 자기 스스로 대면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이것을 청중에게 전달하는데, 먼저는 이 청중에게 성경의 맥 락으로 인도하고, 이후에는 본문이 청중의 개인적인 필요에 어떻게 관련 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설교자들은 매우 자주 한 측면이나 다른 측면을 강조함으로써 설교가 메마른 해설이 되든지, 아니면 다이나믹한 오락거리 가 되고 만다. 본문의 원 의미와 우리의 상황을 위한 현대적 의의라는 두 영역 모두가 강해 설교에서 중요하며, 해석학적 과업의 참된 목표다.

결론 해석의 과정은 열 단계로 이뤄지는데, 이 모든 단계가 차례로 이 책에서 다뤄질 것이다 ( 그림

0.2.를 보라 ).

주해 연구는 귀납적 연구 ( 여기서

대해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기 위해 본문과 직접적으로 소통한다 ) 와

우리는 본문에

연역적 연구 ( 여기서 우리

는 다른 학자들의 결론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우리의 발견들을 다시 수정한다 ) 로

나뉠 수 있다.

연역적 성경 연구는 거시적 수준 ( 책 ) 과 미시적 수준 ( 문단 ) 에서 저자의 메시 지의 구조적 발전을 검토하기 위해, 주로 책과 단락들을 도식화하는 과정 으로 진행되며, 결과적으로 본문에 나타난 의미와 사상적 발전에 대한 예 비 개념에 도달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무비판적으로 다른 사 람들의 견해를 단순히 되풀이하기보다는 ( 수업

과제물을 할 때 흔히 발생하는 문제 )

주해 도구 ( 주석 등 ) 들과 비판적으로 교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역적 연구는 3~6단계를 모두 활용하는데, 각 단계가 서로 구분되어 있 지만 주해 과정에서는 상호 의존적인 측면을 지닌다. 연역적 연구 과정에는

서론 | 27


28 성경해석학 총론

2. 단락의 단선도

그림 0.2. 해석의 열 단계

1.책을 도식화하기

귀납적 연구

5. 구문 연구

4. 의미론 연구

3. 문법 연구

핵심 개념

주경신학 ( Exegetical Theology )

연역적 연구

6. 배경

8. 역사신학

신학 ( Theology )

7. 성경신학

9. 조직신학

10. 설교신학


성경 단락을 고찰하는 우리의 지식적 기반을 심화시키고 본문의 표층 아 래에 놓인 심층적 메시지를 밝히기 위해 모든 도구가 사용된다 ( 문법책, 어휘 사전, 신학사전, 단어 연구서, 지도책, 배경서, 정기 간행물, 주석 등 ).

귀납적 연구에서 도출

된 예비적인 지식과 조사를 통해 밝혀 낸 심화된 지식은 우리가 본문이 본 래 의도한 메시지에 대해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게 될 때 상호작용하면서 서로를 교정해 나간다. 연역적 연구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는 본문에 나오는 단어 기호들에 대한 현대적 의미로부터 우리를 벗어나게 하는 것인데, 우리의 전이해와 사적인 경험으로 인해 우리는 역으로 본문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읽지 않 을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대의 저자가 전달하려고 의도한 의미로 돌 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고대 시기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기 때문 에 이런 주해 도구들 없이 이 작업을 해 나갈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본 문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연역적 측면과 귀납적 측면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배경 연구나 신학적 탐구로 말미암아 우리는 본문의 의미 ( 성 경이 무엇을 의미했는가 ) 에서

상황적 의미 ( 성경이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 로

나아가며, 해석 작업을 완성해 나간다. “해석학의 나선형”은 의도된 원 의 미의 층위에서 우리의 이해가 본문이 의도한 의미를 향해 나선형으로 ( 연역 적 연구와 귀납적 연구의 상호 작용을 통해 )

올라가는 것뿐만 아니라, 상황화의 층위

에서 우리의 적용이 오늘날의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본문의 의의를 적 절하게 이해하도록 나선형으로 ( 성경신학에서 통해 )

조직신학과 설교 신학으로 이동하는 것을

올라간다. 성경신학은 개별 단락들과 책들에 나타난 부분적인 신학

들을 이스라엘과 초기 교회의 원형적 “신학”에 결합시킨다 ( 이로써 구약과 신약 이 통합을 이룬다 ).

역사신학은 역사적 발전의 다양한 단계에서 교회의 도전과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교회가 전 역사에 걸쳐 성경신학을 상황화했던 방식을 연구한다. 조직신학은 현 세대를 위해 최근의 문제들을 다루며, 신 학적 진리를 요약하기 위해 성경신학을 재상황화 한다. 마지막으로 설교 신학 ( 소위

설교 준비가 해석학적 작업의 일부라고 강조하는 ) 은

이 각 단계의 결과들을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실제적인 필요에 적용한다. 그림 0.2.는 유진 나이다 ( Eugene Nida ) 와 찰스 테이버 ( Charles Taber ) 의 번역

서론 | 29


과정 연구 ( 1974 ) 를 번안한 것이다. 이 이론은 개념들을 다른 문화에 전달하 는 일이 결코 계속되는 직선이 아니라는 신념에 기초하는데, 왜냐하면 어 떤 두 언어나 문화도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문자 적인” 접근이나 일원론적 접근은 항상 잘못된 소통을 낳는다. 대신에 모든 소통 단위는 “핵심 개념”이나 기본적인 진술들로 분할되어야 하며, 그리 고 나서 수용자가 속한 문화에 상응하는 표현양식과 사고 패턴과 일치하 게 재형성되어야 한다. 이것은 번역의 기본적인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전 체적인 해석이라는 더욱 광범위한 수준에서도 필요하다. 핵심 개념을 밝 히는 것은 주해적 측면 ( 문법, 의미론, 구문론 ) 이며, 이 핵심 개념들을 재형성함 으로써 오늘날 우리 문화에 동일한 목소리로 말하게 하는 것이 상화화 과 정이다. 독자들은 내가 성경 장르에 대한 논의를 책의 마지막 ( 많은 마지막을 “특수 해석학”으로 둔다 ) 이

해석학 책들이 이

아니라, 일반 해석학의 원리 ( 제1부 ) 를 제시한

다음에 ( 즉, 제2부에 ) 두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장르는 주로 “그것이 무 엇을 의미했는가”( 본문의

본래 의도된 의미 ) 에

주로 관심을 갖기 때문에, 성경

장르에 대한 논의는 논리상 이 지점에 속한다. 아울러 각 장르마다 “사례 연구”를 제시하면서, 주해적인 원리를 성경 문헌의 개별적인 유형에 따라 다시 적용할 것이다.

30 성경해석학 총론


[

T . H . E HERMENEUTICAL S . P. I . R . A . L

]


제1부 일반 해석학

THE HERMENEUTICAL S P I R 32 A L제1부 일반 해석학


1부 일반 해석학 1장 맥락 2장 문법 3장 의미론 4장 구문론 5장 역사적 문화적 배경

| 33


T. H . E . H . E . R . M . E . N . E . U . T. I . C . A . L . S . P. I . R . A . L


1 맥락

진지한 성경 연구의 첫 단계는 본문이 속한 더 넓은 맥락을 고려하는 것 이다. 부분적으로 분석하기 전에 전체를 파악할 수 없다면, 해석은 처음부 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진술이든지 그 자체의 맥락과 분리되어 있 는 상태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것에 최선을 다해라”( Give got ) 라고

it all you’ve

말한다면 당신은 “당신이 말한 ‘그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

리고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을 것이다. 명령의 내용이 제 시되는 상황이 없다면, 그 명령은 무의미하다. 성경에서 맥락은 본문 배 후의 상황을 제공한다. 사실 맥락을 떠나서는 의미가 없으며, 가능성 있 는 여러 의미들만 있을 뿐이다. 누군가가 “라이트”( Right ) 라고 크게 말한다. 하지만 당신은 청자로서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는가? 아마도 발 화자는 “이것을 기록하라”( write down ) 또는 “오른쪽”( right ) 을 보라,” “이 의 식 ( rite ) 을 치르자,” “그것이 맞다 ( correct )” 등을 의미했을 것이다. 맥락이 없으면 이 중에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성경 연구의 시작점에서는 두 영역, 즉 역사적 맥락과 논리적 맥락을 고 려해야만 한다. 첫 번째 범주에서 우리는 책이 관여하는 상황이 무엇인지 를 파악하기 위해 성경 책에 대한 입문서를 연구한다. 두 번째 범주 아래 에서는 어떤 책에서 드러나는 사고의 발전을 추적하기 위해 귀납적으로 접근한다. 특정 본문을 면밀히 분석하기 전에 두 측면이 모두 필요하다. 역사적 맥락과 논리적 맥락은 단락의 심층적인 의미를 확립할 수 있는

1장 맥락 | 35


발판을 제공한다. 강력한 발판이 없이는 해석의 체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역사적 맥락 성경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정보는 여러 자료들로부터 얻을 수 있다. 아 마도 가장 좋은 자료 하나를 꼽자면 좋은 주석서의 서론일 것이다. 많은 주석들에는 이슈들에 대해 매우 자세하면서도 최신화된 요약이 들어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폭발적인 수준의 정보들이 있기 때문에, 잘 연구된 최 신 자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된 저작일수록 배경에 관한 자료들을 성경 책에 적용하면서 도출된 최신 이론이나 흥미로운 고고학적 발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것이다. 구약 서론이나 신약 서론에 대한 책도 보통 주석보다 더 광범위한 배경을 다루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 세 번째 자 료는 각 권 이외에도 저자, 주제, 배경에 관한 이슈 등을 다루는 개별 논문 들을 모아 놓은 사전과 백과사전이다. 우리는 고고학 저술과 지도책을 통 해 책의 배경이 되는 지형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여호수 아서나 사사기와 같은 책들에서, 사실상 모든 역사적 내러티브에서 중요 하게 고려해야 할 내용들이다. 구약 신학이나 신약 신학에 대한 책 ( 예, 조지 래드 [George Ladd] 의 책 ) 은

종종 각 권의 신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

지막으로 성경 시대의 관습과 문화를 다루는 책은 본문의 구체적인 강조 점 배후에 있는 역사적 배경을 파악하는 데 매우 가치 있는 자료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본문을 해석하기 위한 예비적인 정보들을 숙지하기 위해 2차 자료를 사용한다. ( 우리는 나중에 주해 연구를 시작할 때 이 정보들을 사용할 것 이다. )

2차 자료에서 모은 정보들은 최종적인 진리는 아니지만, 오히려 우

리가 나중에 해석의 건물을 실제로 세울 때 고칠 수 있는 기본적인 설계 도, 즉 청사진이 된다. 이 개념들은 다른 누군가에 의해 얻어지기도 하고, 우리가 나중에 면밀히 연구를 하다보면 상당 부분 바뀔 수도 있다. 이 예 비적인 읽기의 가치는 이로써 우리가 21세기의 관점에서 벗어나 본문 배 후에 놓인 고대의 상황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36 제1부 일반 해석학


1. ‌ 어떤 의미에서 저자 문제는 문법적-역사적 주해보다 역사비평적 연구 에 중요하다. 그러나 이 측면은 책을 역사적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 움이 된다. 예를 들어, 소선지서를 연구할 때, 우리는 선지자들의 실 제 진술들 배후에 있는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아모스나 스가랴가 언 제, 누구를 대상으로 사역했는지 알 필요가 있다. 2. ‌ 특정 책이 기록된 연대도 본문의 의미를 밝히기 위한 해석적 도구를 제공한다. 다니엘서가 마카비 시대에 기록된 것이라면, 매우 다른 의 미를 지닐 것이다.

( 디벨리우스[Dibelius]가 주장한 대로 )

야고보서가 AD 110

년의 흩어져 있는 교회 공동체에게 말하고 있다면, 매우 다르게 해석 될 것이다. 두 경우 모두에서 나는 전통적인 견해를 주장하며, 이 견 해는 내가 본문을 접근하는 방식에 차이를 낼 것이다. 3. 책이 ‌ 전달되는 공동체는 본문의 의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공동 체가 속한 상황이 책의 내용을 결정한다. 선지서 배후의 상황 ( 예, 이사 야 당시 국가의 상태 ) 은

이 책들의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히브

리서가 유대인 교회에게 쓰였는지, 이방인이나 아니면 유대인과 이방 인이 혼합된 교회에 썼는지에 따라 중요한 차이가 있다. 실제로는 혼 합된 교회를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높지만, 히브리서는 유대적 이슈 를 다룬다. 4. ‌ 목적과 주제는 아마도 해석을 위해 도움이 되는 네 가지 영역 가운데 가장 중요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본문이라도 책에서 다뤄지는 문제 와 상황 및 저자가 이 문제를 다루는 주제들을 기본적으로 알지 못한 채로 본문을 연구해서는 안 된다. 최근에 이르러서야 주석들에서 각 권에 나타난 성경신학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도 해석적 도구로서 매우 유용하다. 우리는 책에 대한 더 폭넓은 관점에 주목으로써 특정 진술들의 세부 내용을 보다 쉽게, 그리고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다. 자료들로부터 모은 정보는 개별 단락들을 통과시키는 필터가 된다. 이 예비 자료는 나중에 본문을 자세히 주해하거나 연구하는 동안 수정될 수 있다. 예비 자료의 목적은 해석의 법칙을 좁힘으로써 우리가 적절한 질문을

1장 맥락 | 37


할 수 있게 하고, 우리가 원 저자의 시대와 문화 및 본문 배후의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21세기의 것을 1세기의 언어에 의미 부여해서 읽지 않도록 통제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논리적 맥락 논리적 맥락은 매우 실제적인 의미에서 해석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나는 수업에서 누군가 잠이 들어 내가 묻는 질문을 듣지 못할 때, “맥락” 으로 대답하면 맞을 확률이 50%일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용어는 그 자체 로 본문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들을 포함한다. 이런 영향들은 단락 자체에 서 바깥으로 움직이는 연속적인 동심원으로 그릴 수 있다 ( 그림 1.1을 보라 ).

그림 1.1. 논리적 맥락

중심에 더 가까워질수록, 본문의 의미에 미치는 영향은 증가한다. 예를 들어, 동심원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장르’는 문학 유형을 확인시켜 주 고, 해석자가 병행 유형들을 확인하게 해 주지만, 이 병행 유형들은 성경의

38 제1부 일반 해석학


나머지 내용이 본문에 미치는 것만큼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는 요한계시록을 묵시 장르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중간기 및 헬레 니즘 시기의 묵시가 중요한 병행 유형을 제공하지만 요한계시록의 상징 들은 대부분 구약에서 가져온 것이다. 반면에, 동심원 중앙에 가장 근접한 ‘직접적인 문맥’은 용어나 개념의 의미를 결정할 때 최종 결정자의 역할을 한다. 바울이 빌립보서 2장에서 하는 것처럼 빌립보서 1장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용어를 사용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 언어는 단순히 이런 식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단어가 많은 의미를 지니며 저자의 용법 은 이전 맥락에서의 용법보다 현재의 맥락에 더 의존하기 때문이다. 좋은 예로, ‘아피에미’라는 동사의 용법이 요한복음 14장 27절의 “평화를 내가 네게 ‘남긴다’( leave )”( 개역개정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 와 요한복음 16장 28절 의 “다시 세상을 ‘떠나’( leaving ) 아버지께로 가노라 하시니”에서 다르게 나 타난다. 두 문장의 ‘아피에미’에 대해 우리가 서로 바꿔서 번역할 수 없는 이유는, 용법이 정확히 반대되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14장 27절에서 예수 님은 제자들에게 무언가를 주고 있으며, 요한복음 16장 28절에서는 무언 가를 ( 자기 자신을! ) 제자들에게서 가져간다. ‘아피에미’의 더 흔한 용법인 “용 서”의 의미 ( 요일 1:9에서처럼 ) 를 이 용어에 적용할 수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 다. 같은 단어가 사용된 다른 단락들은 해당 단어의 의미론적 범위 ( 단어가 가리킬 수 있는 다른 의미들 ) 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가까운 문맥만이 실

제 의미의 가능성을 좁힐 수 있다. 그림 1.1.은 이후의 장들까지도 설명해 준다. 동심원에 속한 두 측면이 종종 “귀납적 성경 연구”라고 불리는 것에 포함된다. 즉 책 전체와 단락을 도식화하는 것이다. 귀납적 접근은 보통 주석과 같은 다른 연구의 보조나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 본문을 집중적으로, 개인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의 미한다. 그 다음에 나는 본문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결론 을 사용하기보다는 즉각적으로 본문에서 이동해 본문의 의미에 대해 나만 의 결론을 내린다. 나는 이런 비판적인 제어력을 동원함으로써 본문을 더 욱 심도 있게 연구할 때 주석과 다른 자료들에 지나친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결론과 대화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의 견해를 형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다른 개념들을 단순히 흉내 내는 데

1장 맥락 | 39


그치고 말 것이다. 서론적인 자료들은 성경 본문 배후에 있는 고대의 상황 으로 인도하며, 나의 귀납적인 연구는 주석들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 는 예비적인 정보들을 제공한다 ( 여기서 나의 귀납적인 연구를 “예비적인” 것이라고 강조 하는 것이 중요한데, 왜냐하면 연구를 진행할 때 도구들을 사용하면 본래의 결정을 심화시키고 종종 교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1)

1. 전체를 연구하기: 책을 도식화하기 지난 30년 동안 문학비평은 성경학계에 매우 귀중한 도움을 주었다. 주 석들은 거의 결속력이 없이 함께 묶여 있는 단어 연구들을 과도하게 강조 함으로써 불균형적인 접근을 조장했다. 그러나 문학비평가들은 부분들이 전체와 동떨어진 채로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본문 전체 의 메시지가 고려될 때라야 부분들이 이 중심적인 메시지의 세부 내용을 위해 연구될 수 있다. 실제로 해석학적 과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 다. 먼저, 예비적인 형태로 생각의 흐름을 분석하기 위해 각 권 전체를 도 식화한다. 그 다음에는, 세부적인 논의를 발견하기 위해 각 부분을 집중적 으로 연구한다. 마지막으로, 부분과 관련해서 전체에 나타난 생각의 발전 을 재작업한다. 우리는 책 전체에서 주요 단락 ( sections ) 으로, 그리고 세부 문단 ( paragraphs ) 으로, 마지막으로 개별 문장(sentences)으로 진행한다. 모티머 아들러 ( Mortimer

Adler ) 와

찰스 반 도렌 ( Charles

적인 책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How

van Doren ) 은

to Read a Book ) 에서

고전

독서의 네 가

지 수준을 논의한다. ( 1 ) 개별 단어와 문장 확인에 집중하는 기초적인 독 서 ( elementary

reading ),

( 2 ) 기본 구조와 주요 개념들을 발견하고자 책을

훑어보는 조사적인 독서 ( inspectional

reading ),

( 3 ) 가능한 한 완벽하게 책

의 메시지를 이해하고자 책을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분석적 독서 ( analytical reading ),

( 4 ) 주제를 면밀하고 독창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비슷한 성격을

지닌 다른 책들과 함께 메시지를 비교하는 종합적 독서 ( syn-topical 1972:16~20 ). 체 ) 뿐만

reading;

앞의 두 수준은 귀납적이며 뒤의 두 수준은 일차 문헌 ( 본문

아니라 이차 문헌 ( 책이나

주제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해석 ) 에

관여하면서

연구-중심적이다. 아들러와 반 도렌은 이 항목의 주제인 조사적인 독서 ( inspectinoal

40 제1부 일반 해석학


reading ) 를

두 가지 측면에서 발전시킨다 ( 1972:32~44 ). 첫째, 예비 독서는 서

론 부분 ( 서문, 목차, 색인 ) 을 검토하고, 그 다음으로 책의 기본적인 흐름과 일 반적인 줄거리를 알아내기 위해 중요한 장과 문단들을 훑어본다. 성경 책 의 경우에는 특정 장들을 정독하고 ( 예,

롬 1, 3, 6, 9, 12장 ),

서론과 각 항목의

소제목 ( 스터디 바이블을 사용한다면 ) 을 훑어보는 작업이 이에 상응한다. 둘째, 표 면적으로 읽기는 개별 문단이나 어려운 개념들을 숙고하기 위해 읽기를 중단하는 일 없이 책을 열심히 끝까지 읽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우리가 특정한 세부 내용에서 길을 잃기 전에, 주요 개념들을 순서대로 짚어 가며 이해할 수 있다. 나는 구조적 발전을 포괄하는, 이런 조사적인 독서를 확장하고, 이 방법 을 “책 도식”( book chart ) 이라고 부르고 싶다 ( Osborne and Woodward 1979:29~32 ). 여기서 좋은 문단 성경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절과 장의 구 분이 결코 영감으로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사실 성경은 1551년까지 절의 구분을 하지 않았는데, 1551년에 파리의 출판업자 스테 파누스 ( Stephanus ) 가 자신의 마지막 헬라어 역본을 출판할 때, 6개월에 걸 쳐 성경 전체를 절로 나눴다. 전승에 따르면, 스테파누스가 말을 타면서 이 절들을 나눴고, 일련의 절 구분은 말이 그의 펜을 밀친 결과라고 전해 진다. 문제는 스테파누스가 이 작업을 피상적이고 급하게 해 버리는 바람 에 많은 구분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테파누스의 버전이 너무 유 명해져서 누구도 이 결과를 손대려고 하지 않았고, 스테파누스가 구분한 형태로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스테파누스가 종종 장절의 구분을 형편없이 처리하긴 했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그의 결정이 옳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 으며, 장과 절을 주변 맥락과 동떨어지게 해석한다. 따라서 우리는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절 구분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문단은 성경 책에 나타난 사고의 발전을 이해하는 열쇠다.2) 나는 성경 연구 방법을 교회 그룹에 가르칠 때, 초보자가 가장 배우기 어려워하는 것이 어떻게 각 문단을 훑어보면서 주요 요점을 요약할 것인 지의 문제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세부 내용에 빠져들어 결코 헤 어 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는 여기서 개관이 필요하며, 학생들은 문단 을 2~3분 안에 ( 훑어보며 ) 읽으면서 6~8단어로 요약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1장 맥락 | 41


해석학적 나선형으로 풀어 가는 해석학적 나선형으로 풀어 가는 그랜트 오즈번은 이번에 새롭게 개정하고 확장한 『성경해석학 총론』에서 신학도들과 현직 목회자들에게 매우 포괄적이면서 구체적인 해석학을 제시한다. 이 책은 철저히 성경 해석의 실제적이고도 유익한 도구로 기획된 책이다. 저자는 본문에 대한 건전한 주해에서 출발해서 성경신학과 조직신학을 발전시키고, 또한 이를 적절히 상황화함 으로써 유익하고 성경적인 설교를 하는 데 필요한 모든 문헌적이고 지적인 도구들을

성경해석학

총론

소개해 준다. 저자는 자신의 해석학을 텍스트에서 컨텍스트로 이어지는 일종의 나선형 모델로 설명

성경해석학

개론

한다. 해석학적 나선형은 본문의 지평과 독자의 지평 사이를 오가면서 해석학의 나선 형이 점점 본문의 의도된 의미와 오늘날을 위한 의의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말한다. 1991년에 출판된 복음주의의 표준적인 저술로 자리매김한 『해석학적 나선형』이 새로 운 세대의 신학도와 목회자의 필요에 맞게 최신화되었다. 포괄 용어에 대한 논쟁을 포

안드레아스 쾨스텐 베르거 지음 김장복 옮김

성경은 역사 속에서의 계시이며, 인간의 언

그랜트 오즈번 지음 임요한 옮김

성경해석학

총론 The Hermeneutical Spiral A Comprehensive Introduction to Biblical Interpretation

그랜트 오즈번 (Grant R. Osborne) 영국 애버딘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 재 미국 일리노이 주에 있는 트리니티 복음주 의 신학교에서 신약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계간 지, 학술논문집, 논문모음집에 수많은 논문들을 기고했을 뿐만 아니라 두 가지 신약 성경 주석 시리즈의 편집자이기도 하다. BECNT시리즈의

함해서 책 전반에서 상당한 개정 작업을 단행했고, 구약 율법과 신약의 구약 사용, 그

그랜트 오즈번 지음 임요한 옮김

리고 참고문헌 목록도 최신화했다.

지은이

『요한계시록』 (부흥과개혁사)을 저술했다.

어와 글의 양식으로 기록되었고, 독자에게 권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점에서 역사 와 문학과 신학의 세 차원을 지닌다. 이 책에 서 저자는 ‘해석학적 삼각형’을 성경해석 과 정을 지배하는 원리로 삼아, 해석의 방법과 실제를 탐구한다. 이 책은 부흥과개혁사에서

“‌ 이 책은 신학교 수준의 표준적인 교과서이며, 신학 서적들 가운데 필수 소장 목록에 포함 될 것이다.” 존 쾰렌버거 3세

옮긴이

임요한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했고, 남아공에 있 는 프레토리아 대학교에서 구약학 박사 학위 (Ph.

“‌ 이 책은 성경 해석의 실제에 대한 최고의 입문서로 수년 동안 함께 해 왔다.” 테드 도어맨

D.)를

받았다. 『구약 주해와 텍스트 언어학』 을

출간한 『성경해석학 총론』 과 더불어, 한국에

저술했고, 『한 권으로 읽는 조나단 에드워즈 신

소개된 해석학 교과서 가운데 가장 실제적인

학』, 『구약과 신약의 관계』, 『NICOT: 창세기

유익을 줄 책이 될 것이다.

1』 (이상 부흥과개혁사)를 번역했다.

ISBN 978-89-6092-468-0 www.rnrbook.com 값 4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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