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요한계시록 신학

Page 1

요한계시록은 엄청난 지식, 정교한 문학 기교, 탁월한 창조적 상상력, 급진

NICNT 요한계시록 로버트 마운스 지음 | 장규성 옮김 | 신국판 양장 538쪽 | 30,000원

다양한 해석과 묵시 문학에 대한 전통적인 접근 을 성실하게 다루고, 극단적인 문자주의와 고도 로 상상력이 풍부한 주관주의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면서, 고대의 본문이 1세기 교회만 아니라 여전히 우리에게도 말하는 것을 듣게 한다.

적인 정치 비평, 심오한 신학을 담은 저술이다. 하지만 신약에 포함된 초기 기 독교의 주요 저술 중에 신데렐라로 머물러 있다. 학자들은 요한계시록에는 별 로 관심을 두지 않고 복음서나 주요 바울 서신에만 집중했다. 이 책은 요한계 시록에 대한 무관심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첫째,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구성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한계 시록의 문학적 구성을 치밀하게 분석해 보면, 본문의 의미가 대단히 함축적이 라는 사실, 본문이 대단히 정교하기에 본문의 의미가 충분히 드러나게 하려면

요한계시록 신학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요한계시록 신학 예언의 절정

지은이

리처드 보컴(Richard John Bauckham) 영국 성공회의 세계적인 신학자다. 조직신학 및 역사신 학자이면서도 신약학자로 더 유명하다. 케임브리지 대 학교에서 공부하고(B. A., M. A., Ph. D.) 리즈 대학교,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가르치다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

반복해서 읽고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둘째, 요한계시록의

에서 은퇴했다. 지금은 케임브리지 대학교 리들리홀 명

그랜트 오즈번 지음 | 김귀탁 옮김 | 신국판 양장 1,024쪽 | 45,000원

구약 사용은 요한계시록 이해의 핵심적인 열쇠다. 유대 주석 관행에 따라 구약

예 교수로 활동 중이다. 그의 저서 『예수와 그 목격자

독자가 요한계시록을 하나로 묶는 신학적 맥락

인유를 규명하고 요한의 구약 해석을 재구성함으로써 요한계시록의 모호한 본

을 따라가는 일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로 본문의

문이 선명해지는 것과 주석가가 계속 오해한 본문이 바르게 해석되는 것을 자

상호 관련성을 다루는 자료도 많고, 요한계시록 전체에 걸쳐 등장하는 단어에 대한 종합적인 설

주 보게 될 것이다. 셋째, 요한계시록은 묵시록이다. 요한계시록 외에 유대 묵 시록과 기독교 묵시록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 결과를 도출할 것이고 이런 방식

명도 풍부하다.

의 연구로 얻은 신선한 빛을 요한계시록에 비출 수 있음을 보여 줄 것이다. 넷

만화 요한계시록 1,2권 세트

째, 요한계시록의 의미는 (구약과의 관계에서) 상호 본문적일 뿐 아니라 (당시

들』은 위더링턴, 뷔르스코그, 레드먼 등 저명한 학자들 이 “복음서 이야기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평가할 정 도로 사복음서에 대한 관점을 바꿔 놓았다. 특히 보컴 의 『요한계시록 신학』은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최고의 요 한계시록 소개서로 인정받고 있다. 옮긴이

세계와의 관계에서도) 상황적이다. 1세기 후반의 정치 현실과 경제 현실을 반

백금산 글 | 김종두 그림 | 신국판 688쪽 | 30,000원

영하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로마 체제의 악이 밝혀진다. 요한계시

목회자에게는 요한계시록 설교와

록을 효과적으로 해석하려면 요한계시록의 배경인 정치와 경제의 역사를 아는

강의를 안심하고 시작할 수 있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도와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며, 일반 성도에게는 요한계시록을 통해 천국여행과 종말여행을 감동

예 : 언의 절정

BECNT 요한계시록

“서론” 중에서

적으로 할 수 있는 최상의 요한계시록 여행 안내서가 될 것이다.

강대훈 경북대학교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고 든콘웰 신학교에서 신약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에 영국

리처드 보컴

브리스톨 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박사학위를 받

지음

았다. 현재 개신대학원대학교에서 신약학 교수로 재직

강대훈

중이며, 부흥과개혁사 번역위원으로 협력하고 있다. 저

옮김

서로는 『마태복음 주석』이 있고, 역서로는 『누가신학』, 『성경신학』, 『NICNT 누가복음』, 『PNTC 누가복음』(이

NSBT 요한계시록 성경신학

상 부흥과개혁사) 등이 있다.

브라이언 탭 지음 | 김귀탁 옮김 | 신국판 372쪽 | 20,000원

리처드 보컴 지음 ┃ 강대훈 옮김

원수를 결정적으로 물리치고 백성을 구원하며 만물을 회복시키는 예수 그리스도의 현재와 미 래의 통치에서 다양한 구약 예언과 패턴이 어떻 게 완성되는지 증명한다. ISBN 978-89-6092-676-9

www.rnrbook.com 값 38,000원


| 목차 |

| 약어 소개 6 | 기존 출간 자료 17 | 서론 19

1장 구조와 구성

29

2장 묵시 전승의 사용

85

3장 공관복음의 파루시아 비유와 요한계시록

149

4장 예수에 대한 경배

181

5장 성령의 역할

217

6장 사자, 어린 양, 용

245


7장 종말론적 지진

275

8장 요한계시록은 기독교 전쟁 두루마리

289

9장 나라들의 회심

323

10장 요한계시록 18장에 나타난 로마의 경제 활동에 대한 비판 451 11장 네로와 짐승

| 참고문헌 588 | 인명 색인 616

507


| 서론 |

요한계시록은 엄청난 지식, 정교한 문학 기교, 탁월한 창조적 상상 력, 급진적인 정치 비평, 심오한 신학을 담은 저술이다. 하지만 신약 에 포함된 초기 기독교의 주요 저술 중에 신데렐라로 머물러 있다. 학자들은 요한계시록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복음서나 주요 바 울 서신에만 집중했다. 이 책은 요한계시록에 대한 무관심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1) 이 책에 들어 있는 논문은 20년 동안 요한계시록에 쏟은 나의 애 정과 연구의 산물이다. 어떤 논문은 이미 여러 학술지에 게재되거나 단행본으로 출간된 적이 있다. 이들 논문을 개정 ( 대부분의 경우 매우 철저하 게 개정 ) 하여

이 책에 하나로 모아 다시 출간한다. 책의 내용 중 3분의

2는 출간된 적이 없다. 독자는 각 장을 한 편의 완결된 논문으로 읽 을 수 있으나 각 장은 서로 연결되기도 한다 ( 독자는 앞뒤 자료를 연결해서 읽을 수 있다 ).

말하자면,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맥락과 역사적 맥락을 통해

요한계시록의 형태와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하나로 연결한 저술 이다. 나는 미출간 논문을 한 편 준비하면서 지난 2년 동안 요한계시 록의 신학을 좀 더 간결하고 체계적인 이야기로 구성하는 작업 ( 또 하나

1) 요한계시록의 최근 연구 동향으로는 Vanni(1980); Schü ssler Fiorenza(1985) 1장;

Böcher(1988)을 보라.

서론

19


의 요한계시록 신학 [The Theology of the Book of Revelation ] ) 을

했다.2) 요한계시록

신학 에서 발전시킨 해석의 많은 부분은 이 책, 요한계시록 신학  ( 예 언의 절정 ) 에서

훨씬 상세히 탐구하고 입증한다. 요한계시록 신학 은

요한계시록의 신학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이 책은 신학을 소홀히 다 루지 않으면서도 문학적 질문과 역사적 질문에 좀 더 집중한다. 이런 질문은 결국 요한계시록의 신학적 메시지와 분리되지 않는다. 따라 서 두 책은 상호보완적이다. 이 책에 수록된 논문을 관통하는 요한계시록 이해 방법에는 적어 도 네 가지 측면의 고려가 필요하다. 첫째,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구 성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한계시록은 언어와 구조의 세부 사항에 대단히 섬세한 관심을 기울여 구성되었다. 이런 식의 구 성에서는 서로 통합되고 연결되는 요한계시록 전체와의 관계를 고 려하지 않은 채 선택한 단어는 전혀 없다. 19세기와 20세기 초의 자 료비평은 편집자가 부적절하게 결합한 여러 이질적인 자료를 분리 하는 것을 연구의 목표로 삼았는데, 이들은 요한계시록이 문학적으 로 얼마나 탁월한 저술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작 업을 시도할 수 있었다.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탁월성은 요한계시록 의 문학적 통일성과 개념적 통일성을 강조하는 최근의 연구를 통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이 의미 전달 수단으로 사용한 독특한 문학 기법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미흡하다. 이 책에서 는 현대 문학 비평에서 얻은 통찰은 제한적으로 사용했다. 이런 통찰 은 매우 이질적인 문헌과 관련해 발전된 것이기 때문이다. 요한계시 록의 문학 특징은 요한 당시 유대인의 주석과 묵시 문헌에 사용된 문학 기법뿐 아니라 저자 고유의 독특한 문학적 창의력에도 뿌리를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요한계시록 자체의 독특한 문학적 특 2) Bauckham(1993).

20

요한계시록 신학


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논문을 통해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구성을 치밀하게 분석해 보면, 본문의 의미가 대단히 함축적이라는 사실, 본문이 대단히 정교하기에 본문의 의미가 충분히 드러나게 하 려면 반복해서 읽고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둘째, 요한계시록의 구약 사용은 요한계시록 이해의 핵심적인 열 쇠다. 요한계시록에 끊임없이 사용되는 인유 ( 引喩 ) 양식은 일부 학자 가 오해하는 것처럼 구약을 무척 잘 알아서 구약 언어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저자가 구약 언어를 제멋대로 사용한 것이 아니다. 요한계 시록은 구체적인 구약 본문을 정교하고 의도적으로 인유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구약 본문의 자료와 해석은 요한계시록 본문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요한계시록은 구약과의 지속적인 상 호 본문 관계를 통해 읽기를 의도한 책이다. 요한은 요한계시록을 예 언 책, 예언 계시의 절정으로 이해하고 저술했다. 이 계시는 구약 예 언의 의미를 모으고 마지막 날에 계시가 어떻게 나타나고 성취될 것 인지 드러낸다. 그러므로 요한계시록은 구약 예언의 많은 부분에 대 한 광범위한 해석을 전제로 전달한다. 구약 인유는 구약 문맥을 상기 시키려는 의도로 사용되고 구약 문맥은 요한계시록이 전하는 의미 에 포함된다. 또한 구약 인유는 구약 예언 본문 전체의 해석을 제시 한다. 이를 위해 때로는 요한계시록의 여러 부분에 사용된 같은 구약 본문에 대한 인유의 연결망을 사용한다. 해석은 대단히 정교하고 당 대 유대식 주석 방법, 특히 게제라 샤바 기법을 사용한다. 게제라 샤 바 기법은 공통 단어나 구를 공유하는 본문을 서로의 관계를 통해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의 여러 논문에서 우리는 유대 주석 관 행에 따라 구약 인유를 규명하고 요한의 구약 해석을 재구성함으로 써 요한계시록의 모호한 본문이 선명해지는 것과 주석가가 계속 오 해한 본문이 바르게 해석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서론

21


셋째, 요한계시록은 묵시록이다. 묵시록의 문학적 배경은 유대 묵 시록 전승과 기독교 묵시록 전승이다. 형태와 내용에 있어 요한계시 록은 이 전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요한계시록과 비정경 묵시록의 관계는 요한계시록과 구약의 관계와 다르다. 요한은 독자가 구약을 알고 있으며 요한계시록을 읽는 과정에서 구약의 자세한 내용을 떠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요한이 구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자주 사용하는 것은 요한의 문학 전략이다. 그러나 비정경 묵시록과의 관 계와 관련해 우리는 요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묵시록을 알았는지 또 는 독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묵시록을 알기를 기대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요한이 많은 비정경 묵시록과 공유하는 전승은 요한이 인유하 는 특정 본문에만 고정될 수 없다. 묵시 문헌 전승은 살아 있는 문학 전승이며, 요한은 대부분 이 전승의 형태와 내용에 의존한다. 물론 오랫동안 학자들도 이런 사실을 인지해 왔다. 그러나 찰스와 벡위스 같은 구세대 학자의 저술 이후에는 요한계시록과 나머지 묵시 문헌 을 비교하거나 대조하는 방식의 연구 또는 요한계시록과 묵시 문헌 에 등장하는 구체적인 문학 전승과 묵시 전승을 추적하는 연구는 거 의 없다. 지난 20년 동안 유대 묵시록과 기독교 묵시록에 대한 우리 의 지식과 이해가 크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진행된 많은 요한계시록 연구를 살펴보면, 최근에는 요한계시록과 다른 문헌과의 타당성 있는 평행 관계를 파악하지 않는다는 인상뿐 아니라 요한계 시록 해석자가 다른 묵시록 본문을 직접 연구하지 않는다는 인상도 받게 된다. 이 책의 논문에서 요한계시록 외에 유대 묵시록과 기독교 묵시록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 결과를 도출할 것이고 이런 방식의 연 구로 얻은 신선한 빛을 요한계시록에 비출 수 있음을 보여 줄 것 이다. 이런 식의 연구가 요한계시록만의 독특함을 부정하는 것은 전 혀 아니다. 정반대다. 이런 연구 방법론은 요한이 일반 묵시 전승을

22

요한계시록 신학


매우 창의적인 방식으로 얼마나 자주 활용했는지, 요한 자신의 목적 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문학적 탁월함을 활용해 당시 문학 장르의 관행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보여 줄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시 비기 독교 유대 문헌인 에스라4서 저자는 요한의 저술 방식과 비슷하게 대단히 차별시되는 탁월한 문학 작품을 저술하기 위해 문학 장르를 직접 활용했다. 이처럼 장르를 창의적으로 발전시킨 저술은 묵시 문 헌을 직접 분석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일반화하는 작업을 통해서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넷째, 요한계시록의 의미는

( 구약과의 관계에서 )

상호 본문적일 뿐 아

니라 ( 당시 세계와의 관계에서도 ) 상황적이다. 상호 본문성과 상황성은 요한 계시록을 해석할 때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과제다. 첫째, 요한계시록 을 독립적인 심미 대상으로 다루는 해석학적 접근은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 요한과 요한의 최초 독자가 살았던 세계를 상황에서 동떨어 진 독립적인 심미 대상으로 이해하는 것은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이 런 식의 접근은 요한계시록에서 고유한 특성을 제거하고 말 것이다. 요한계시록의 특성은 1세기 후반 로마의 패권에 내재해 있던 정치적 우상숭배와 경제적 억압에 대한 예언적 비판일 뿐 아니라, 독자에게 자신들이 살았던 아시아의 로마 속주 도시에서 구체적인 종교, 정치, 경제적 상황에 처해 하나님의 진리와 의를 증언하도록 명령하는 것 이다. 요한계시록 본문이 만들어 내는 세상은 요한과 독자가 살았던 실제 세상에 대한 해석을 반영한다. 요한계시록 본문은 환상의 형태 를 지니고 있지만 당시 세상에 나타나는 대단히 현실적인 특징을 자 주 보여 준다. 둘째, 요한계시록에 사회학 이론을 단순히 적용하여 요한계시록이 사회학적인 결정론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제한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요한계시록이 탁월한 저자의 정교한 문학 작품이고 당시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목적을 고도로 설득력 있게 보

서론

23


여 주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구조적 악에서 근본적으로 이탈할 것 을 요구하는 요한계시록의 사회 전략은 로마 제국이 압제적인 체제 이고, 정치적 우상숭배와 경제적 착취가 이 제국의 특징이라는 인식 에 근거한다. 하나님의 의로운 통치에 대한 요한의 예언적 전망과 신 학적 전망은 로마 체제의 악을 드러낸다. 이 책의 논문을 통해 보게 될 것처럼, 1세기 후반의 정치 현실과 경제 현실을 반영하는 정확하 고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로마 체제의 악이 밝혀진다. 요한계시록을 효과적으로 해석하려면 요한계시록의 배경인 정치와 경제의 역사를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책의 1장 ( “구조와 구성” ) 은 전체적으로 요한계시록의 구체적인 본 문과 관련된 문학 구조와 구성을 다룬다. 1장은 구조 표지를 찾아냄 으로써 요한계시록의 문학 구조를 분석하고, 과거의 연구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한 독특한 문학 기법 두 가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 은 다른 묵시 문헌에도 등장하는 전승을 요한계시 록이 활용하는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요한이 다른 묵시에서 전승을 빌려 오지 않았지만 그런 전승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과 다른 묵시록 저자와 마찬가지로 실제 묵시록과는 독립적인 구술 형태의 전승을 알고 있었음을 보여 줄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전승이 전달된 사 회적 배경을 파악하는 작업을 통해 요한이 기독교 선지자 집단에 속 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사례는 또한 다른 문헌에 있는 전승을 추적하는 작업이 요한계시록의 주석에 중요한 결과를 초래함을 보 여 준다. 3장 ( “공관복음의 파루시아 비유와 요한계시록” ) 은 요한이 유대와 기독교 묵시 사상에 공통적으로 있던 묵시 전승을 사용하는 점을 살피고 복 음서 전승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검토한다.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도 둑 비유와 깨어 있는 종 비유에 대한 인유는 이 비유뿐 아니라 관련 된 비유의 전승이 사용된 맥락과 관련 있으며, 초기 기독교 선지자와

24

요한계시록 신학


복음 전승의 관계를 통해 결론이 도출된다. 4장과 5장은 문학적 구성과 묵시 전승의 사용을 요한계시록 신학 의 두 가지 핵심적인 측면과 관련해 분석한다. 4장 ( “예수에 대한 경배” ) 은 요한계시록의 기독론에 있어 중요하지만 비교적 간과된 요소를 논 의하고, 요한이 하나님에 대한 경배를 예수 그리스도에게 적용한 것 과 하나님에 대한 유일신 사상을 어떻게 연결하는지 보여 준다. 요한 은 신약에서 가장 강력한 고기독론에 해당하는 표현을 위해 묵시 전 승과 묵시 이미지를 사용한다. 전체적으로는 유대계 기독교 세계 안 에서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믿음을 유대인의 유일신론 전통의 신 념 안에 통합시킨다.3) 5장 ( “성령의 역할” ) 은 소수의 성령 관련 내용이 얼 핏 암시하는 것 이상으로 요한계시록이 정교하고 광범위하게 성령 론을 전개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4) 6장 ( “사자, 어린 양, 용” ) 과 7장 ( “종말론적 지진” ) 은 요한계시록의 또 다른 문 학적 특징, 즉 심오한 수준의 시각적 이미지에 집중하며, 주요 이미 지 중 일부에 초점을 맞춘다. 이런 이미지는 환상을 통해 등장하고 상징적 의미를 집중적으로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사자와 어 린 양의 메시아적 이미지, 마귀인 용에 대한 묘사, 요한계시록의 주 요 종말 이미지 중 하나인 지진을 분석할 것이다. 이런 이미지가 요 한의 첫 독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갔는지 연구해 보면, 상호 본문성 과 상황성이 이 이미지에 어떻게 담기는지를 볼 수 있게 된다. 즉 이 미지는 구약을 인유할 뿐 아니라 일곱 교회가 자리 잡고 있던 당시 문화와 역사의 요소를 반영한다. 이런 이미지의 전례를 어느 정도 제 공하는 묵시 전승과 비교해 보면 요한은 대단히 창의적으로 이미지 를 발전시키고 활용한다. 3) 요한계시록의 기독론에 대한 좀 더 포괄적인 설명은 Bauckham(1993) 3장을 보라. 4) 요한계시록의 성령론은 Bauckham(1993) 5장을 보라.

서론

25


8장 ( “요한계시록은 기독교 전쟁 두루마리” ) 은 요한계시록이 묵시 전승에 근거 한 또 다른 이미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해석하는지 분석한다. 요한계 시록에서 이런 이미지는 거룩한 전쟁 모티프를 포함할 뿐 아니라 악 에 대한 하나님의 종말론적 승리에 그리스도인이 참여한다는 주제 도 포함한다.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거룩한 전쟁 모티프에 대한 연구 는 이제까지 주로 악에 대한 하나님 ( 과 어린 양 ) 의 전쟁과 승리 개념에 국한됐다. 요한은 하나님의 백성이 원수를 군사적으로 이길 것이라 는 메시아 전쟁에 대한 유대의 기대 사상을 신중하게 사용하며, 군대 의 폭력이 아니라 순교의 순간까지 신실하게 증언하는 것으로 승리 의 수단을 대체함으로써 유대의 대망 사상을 해석한다. 요한은 군사 적 수단을 거부하면서도 악과 하나님의 충돌에 그리스도인이 적극 적으로 참여하고 어린 양이 이미 얻은 결정적 승리를 따르는 개념을 강조하기 위해 거룩한 전쟁의 이미지를 활용한다. 9장 ( “나라들의 회심” ) 은 8장에서 다룬 교회의 역할 주제를 이어 간다. 요한계시록은 교회가 지상에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함으로 하나님의 목적에 참여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8장은 요한계시록이 독자에게 요 구하는 고난의 증언이 과연 어떤 결과를 들고 올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해석자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세상의 나라를 향한 교회 의 증언은 나라를 파멸하는 심판으로 귀결될 것인가? 아니면 소수 해석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교회의 증언을 통해 나라가 회개하고 참 하나님을 경배할 것인가? 하나님 나라가 올 때 이 나라를 반대하는 용과 짐승 편에 서 있는 자를 모두 제거할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 나라가 올 때 세상의 나라가 하나님 통치 안에 들어갈 것인가? 9장 은 요한계시록이 시편과 구약 후기 선지서에 근거해 유대의 종말론 적 소망 중에 가장 보편주의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음을 자세히 논증 한다. 즉 세상의 모든 나라는 한 분인 참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의

26

요한계시록 신학


백성이 될 것이다. 또한 9장은 만국이 하나님의 목적에 따라 회심하 는 방식을 계시하는 것이 요한계시록의 중심 메시지인 사실을 입증 한다. 어린 양을 따르는 자가 진리를 신실하게 증언하는 일에 참여하 는 것이 회심으로 이끄는 방식이다. 어린 양을 따르는 자는 죽음의 순간에도 진리를 증언하고 이후에 신원을 얻게 된다. 본질적으로 나라가 회심하게 되는 방식에 대한 계시가 인봉된 두루마리의 내용 이다. 어린 양은 하나님의 목적을 담고 있는 인봉된 책을 열었고 요 한은 예언을 통해 책의 내용을 알린다. 9장은 가장 길다. 9장이 요한계시록의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 아마 가장 중요하고 처음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본 책의 제목은 9장으로 설명된다. 9장은 요한이 자기 예언을 구약 예 언 전승의 절정으로 이해했다고 주장한다. 하나님 나라의 최종 도래 를 위한 하나님의 목적을 담은 비밀이 요한이 예수 그리스도에게 전 해 받은 계시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선지자는 모든 나라가 회심하고 참 하나님을 경배할 것을 예고했고 마지막 날에 이방의 권세가 하나 님의 백성을 핍박할 것을 모호하게 예견한 반면, 요한의 예언은 전자 가 후자의 결과라는 사실과 전자와 후자의 핵심이 온갖 반대에 맞서 신실하게 증언하는 과업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어린 양을 따르는 자, 요한의 독자는 이런 증언을 위해 지금 부르심을 받는다. 이 장의 주장은 요한계시록의 구약 사용에 따라 좌우된다. 구약의 핵심적인 인유 전체에 대한 철저한 연구로 최종적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요한이 구약 인유를 미묘하고 정교하게 사용해 중심 메시지를 전달 하는 방식을 정확히 분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요한의 중심 메시지가 무엇인지 거의 파악하지 못하고 넘어갈 때가 많았다. 마지막 10장과 11장은 로마의 압제 체제에 대한 요한계시록의 묘 사와 비판을 다룬다. 요한계시록은 로마의 압제 체제에 맞서 진리와

서론

27


하나님의 의를 증언하라고 교회에 명령한다. 이 체제는 중요한 측면 을 두 가지 갖고 있다. 요한계시록에 묘사된 음녀 바벨론은 도시 로 마를 상징하며, 로마는 타락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제국을 경제적으 로 착취한다. 바다에서 오는 짐승은 제국의 군사적이고 정치적인 지 배로 나타나는 제국의 권세를 상징한다. 제국의 권세는 우상숭배를 통해 권력을 절대화하는 정치적 종교의 지원을 받는다. 따라서 10장 과 11장은 요한계시록의 메시지를 받은 상황에 초점을 맞춘다. 요한 계시록의 메시지는 1세기 말에 아시아의 도시가 경험하던 로마 제국 을 배경으로 주어졌다. 10장 ( “요한계시록 18장에 나타난 로마의 경제 활동에 대한 비 판” ) 은

먼저 요한계시록이 로마의 경제적 압제를 비판하는 것을 강조

할 뿐 아니라 로마와 제국의 경제 관계를 묘사하는 요한계시록 18장 의 내용을 강조한다. 11장 ( “네로와 짐승” ) 은 요한계시록에서 제국의 권 세를 짐승으로 묘사할 때 ( 666이 그 수인 짐승과 동일시되는 ) 네로라는 인물이 핵심이 된다고 주장한다. 요한계시록이 네로의 귀환에 대한 기대를 암시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런 기대를 어떻게 사용하 고 적용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아직 결여된 상태다. 이런 기대 가 이교 문헌과 유대 및 기독교 문헌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요한계시 록과 비교해 세밀하게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요한은 두 개의 상이한 형태의 전설을 매우 창의적으로 사용한다. 요한은 이런 전설에 근거 해 짐승의 역사를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와 대조되는 관점에서 묘사 한다. 요한은 로마 제국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상징적 환상을 통해 당시에 겉으로 드러난 로마 권세의 실제와 하나님의 권세에 대 한 예언적 관점과 숨겨진 실제를 보여 주는 정확한 내용도 함께 다 룬다.

28

요한계시록 신학


1장

구조와 구성

요한계시록은 문학적으로 대단히 복잡하게 구성된 책이다.1) 나는 이 사실을 이 단원뿐만 아니라 다른 단원에서도 명료하게 확인할 것 이다. 요한계시록의 복잡한 구성은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요한계시록을 문학적으로 연구한 주요 저술은 아 직 출간된 것이 없다. 이 단원은 소박한 목적을 두었을 뿐이다. 첫 번 째 소단원은 요한계시록의 문학 구조를 분석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소단원은 요한계시록 전체의 구성에 스며든 무척 상이한 기법 두 가 지를 논의한다. 학계는 지금껏 이런 기법의 사용 정도와 의미도 파악 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이런 기법에 대한 논의는 선구적인 예비 작업 이 될 것이다.2) 처음 한 번만 들어도 책의 메시지를 상당한 정도로 전달하지만 ( 참 1) 더 자세히 연구할수록 요한계시록이 단순히 문학적 통일성으로만 구성된 책이 아니라 사

실상 신약에서 무척 통일성이 확실한 저술 중 하나라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진다. 본 장에 서 논의한 증거만으로도 요한계시록이 상이한 자료로 나눠진다는 이론을 논박하기에 충분 하다. 이런 이론은 거의 신뢰할 수 없지만 여전히 전개되곤 한다. 예, Kraft(1974); Ford (1975). 2) 이 장에서는 논의하지 않지만 요한계시록의 구성에 나타나는 대단히 중요한 특징은 요한 의 구약 사용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는 페케스의 미간행 학위논문이다(1988). 또한 (추가적인 참고문헌과 함께) Beale(1988)과 아래 9장을 보라.

29


고, 1:3 )

더 깊이 알아가고 치밀하게 연구할수록 더 충만한 의미를 드러

내도록 의도된 것이 요한계시록이다. 구조를 파악하지 않고서는 요 한계시록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요한이 요한계시록의 기본적인 구조 를 구술 ( 口述 ) 연행 ( 演行 ) 으로 인지할 수 있게 구성했다는 사실을 깨닫 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 장의 첫 번째 소단원에서 우리는 비 교적 처음부터 명확하게 드러나는 문학적 특징에 관심을 둘 것이다. 두 번째 소단원에서는 구술 연행으로 본문을 처음 대했을 때 파악될 수도 있고 파악되지 않을 수도 있는 특징에 관심을 둘 것이다. 이런 특징은 본문 안에 있는 의미의 저수지를 만들도록 도울 것이며, 본문 의 의미는 처음에는 온전히 파악되기 어렵지만 집중해서 거듭 읽고 연구할수록 점점 더 많이 드러나게 된다. 세 번째 소단원에서는 숨겨 진 의미 영역으로 들어갈 것이다. 숨겨진 의미는 치열한 본문 연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와 구별되는 뭔가 비밀스러운 의미를 요한계시록에서 찾아낼 수 있다는 말이 아 니다. 이 소단원에서 논의하는 문학 기법을 통해 본문에 감춰진 의미 는 요한계시록의 표층에 드러나는 메시지와 다른 의미가 아니다. 오 히려 표층의 메시지를 강화한다.3) 요한계시록은 전혀 봉인된 책이 아니다 ( 22:10 ). 요한계시록의 정교한 문학 구성 덕분에 책에 담긴 의미 의 깊이와 밀도는 더욱 심오해지고, 이런 의미는 요한계시록의 문학 적 특징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통해 파악된다.

1. 구조 지금까지 학자는 주요 구획을 나누는 방식을 통해 요한계시록의

3) 요한계시록에 숨겨진 이와 같은 의미에 대한 추가 논의로 아래 11장의 소단원 1을 보라.

30

요한계시록 신학


구조를 식별하려고 다양하게 시도해 왔다.4) 이런 다양한 시도에 나 타난 어려움은 데이비드 바가 말한 것과 같이 “우리의 관심은 책을 나누는 것인데, 요한의 관심은 책을 하나로 묶는 것이었다”라는 사 실에 어느 정도 기인한다.5) 앞으로 보게 될 것처럼 요한은 자신의 저 술을 구성하는 여러 부분을 하나의 문학 작품으로 통합하려고 상당 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청자나 독자가 자신의 환상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한 구조를 제시한다. 이런 구조는 요한의 저술이 전 하는 의미와 밀접하게 연결되며, 우리는 언어 표시를 통해 구조를 파 악할 수 있다고 예상해야 한다. 요한이 우선 독자가 아니라 청자를 위해 저술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 1:3 ). 물론 요한이 어떤 독자는 시간 여유가 있어 자신의 저술을 꼼꼼히 연구할 것이라 고 확실히 예상했을지라도 구술 연행을 의도한 분문6)에서는 선명한 언어 표시가 구조를 정해 주는 것이 분명하다. 책의 주요 구획

요한계시록에는 프롤로그 ( 1:1-8 ) 와 에필로그 ( 22:6-21 ) 가 있다. 프롤로 그는 서간체로 시작하고 요한계시록을 편지로 설정한다 ( 1:4-6 ).7) 에필 로그 역시 서간체의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 22:21 ). 프롤로그와 에필로 그 둘 다 예언 신탁이 나온다. 에필로그가 22장 6절로 시작하는 근거 는 1장 1-3절과 22장 6-7절에 사이에 있는 강한 언어적 유사성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사이에 들어 있는 본문 전체는 주의 날에 밧 모섬에서 요한이 체험한 단일 환상의 경험으로 서술된다 ( 1:9 ). 전문적 4) 요한계시록의 구조와 관련된 중요한 논의는 다음 자료를 보라. Farrer(1949) 2-3장;

Vanni(1971); Yarbro Collins(1976) 1장; Strand(1976); Lambrecht(1980); Schüssler Fiorenza(1985) 6장; Mazzaferri(1989) 330-374. 5) 요한계시록에 있는 이와 같은 숨은 의미에 대한 논의로는 아래 11장의 소단원 1을 보라. 6) 이것의 중요성에 대해 Barr(1986)를 보라. 7) 요한계시록의 장르에 대해 Bauckham(1993)의 1장을 보라.

1장 | 구조와 구성

31


인 표현인 ‘에게노멘 엔 프뉴마티’( ἐγενόμην ἐν πνεύματι, 1:10 ) 는8) 환상 경 험 전체의 시작을 가리킨다. ‘엔 프뉴마티’( ἐν πνεύματι ) 는 이후 요한계 시록에 세 차례 등장하고 ( 4:2; 17:3; 21:10 ) 전체 환상에서 주요 전환점을 이룬다. 4장 2절에는 1장 10절에 있는 것과 같은 표현인 ‘에게노멘 엔 프뉴마티’가 또 나온다. 반면 17장 3절과 21장 10절에 사용된 표 현은 ‘카이 [호 앙겔로스] 아페넹켄 메 엔 프뉴마티’( καὶ 9)

ἀπήνεγκέν μὲ ἐν πνεύματι ) 다.

[ ὁ ἄγγελος ]

따라서 우리가 파악한 구획은 다음과 같다.

부활한 그리스도에 대한 요한의 첫 환상은 1장 9-10절에서 시작 한다. 그리스도는 일곱 교회에 일곱 메시지를 전한다 ( 2-3절 ). 4장 1-2a절에서 요한은 하늘에 올려진다. 이는 환상의 경험을 두 번째로 시작하는 장면이다. 심판 전체의 순서가 첫 번째 하늘 환상 ( 4-5절 ) 부 터 16장의 마지막까지 전개된다. 17장 3절과 21장 10절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동일한 표현은 17장 1-3절과 21장 9-10절이 전반적으로 언어적 평행 관계에 있음을 보여 주는 예다. (17) 1Καὶ ἦλθεν εἷς ἐκ τῶν ἑπτὰ ἀγγέλων τῶν ἐχόντων τὰς

ἑπτὰ φιάλας, καὶ ἐλάλησεν μετʼ ἐμοῦ λέγων, Δεῦρο, δείξω σοι … 3καὶ ἀπήνεγκέν με εἰς ἔρημον ἐν πνεύματι …

(21) 9Καὶ ἦλθεν εἷς ἐκ τῶν ἑπτὰ ἀγγέλων τῶν ἐχόντων

τὰς ἑπτὰ φιάλας τῶν γεμόντων τῶν ἑπτὰ πληγῶν τῶν 8) 이 구에 대해 아래 5장 소단원 1을 보라. 9) 우리는 또한 네 경우에 ‘엔 프뉴마티’(ἐν πνεύματι)가 동사 ‘랄레오’(λαλέω, 1:12; 4:1;

17:1; 21:9, 15)와 매우 가까운 구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요한은 얼핏 평범해 보이는 이 단어(10:3, 4[2회], 8에도 사용되고 13:5, 11, 15에 계시의 사탄적 패러디를 위해 사용 된)를 계시적 강론과 관련해 특별한 목적으로 다시 사용할 것이다. 이는 요한이 동사 ‘데 이크뉘미’(δείκνυμι)를 환상의 계시를 위해 다시 사용하는 것과 같다(1:1; 4:1; 17:1; 21:9, 10; 22:1, 6, 8). 동사가 둘 다 사용되지 않는 것은 구조적 의미에 해당하지만(Mazzaferri [1989] 297-299의 주장과 대조됨) ‘엔 프뉴마티’(ἐν πνεύματι)와 매우 근접하게 사용되 는 동사 ‘랄레오’(λαλέω)는 ‘엔 프뉴마티’의 구조적 의미를 강화한다.

32

요한계시록 신학


ἐσχατῶν, καὶ ἐλάλησεν μετʼ ἐμοῦ λέγων, Δεῦρο, δείξω σοι …

10

καὶ ἀπήνεγκέν με ἐν πνεύματι ἐπὶ ὄρος μέγα καὶ

ὑψηλόν …

(17) 1카이 엘덴 헤이스 에크 톤 헵타 앙겔론 톤 에콘톤 타스 헵타 피알라스, 카이 엘랄레센 메트 에무 레곤, 듀로, 데익소 소 이……3카이 아페넹켄 메 에이스 에레몬 엔 프뉴마티…… (21) 9카이 엘덴 헤이스 에크 톤 헵타 앙겔론 톤 에콘톤 타스 헵타 피알라스 톤 게몬톤 톤 헵타 플레곤 톤 에스카톤, 카이 엘랄 레센 메트 에무 레곤, 듀로, 데익소 소이……10카이 아페넹켄 메 엔 프뉴마티 에피 오로스 메가 카이 휩셀론……

(17) 1“또 일곱 대접을 가진 일곱 천사 중 하나가 와서 내게 말 하여 이르되 이리로 오라……네게 보이리라……3곧 성령으로 나 를 데리고 광야로 가니라……” (21) 9“일곱 대접을 가지고 마지막 일곱 재앙을 담은 일곱 천 사 중 하나가 나아와서 내게 말하여 이르되 이리 오라 내가…… 네게 보이리라 하고……10성령으로 나를 데리고 크고 높은 산으 로 올라가……”

두 환상의 시작이 이처럼 매우 선명하게 평행 관계를 이룬다는 사 실은 동일하게 명확한 평행 관계를 이루는 결론의 지지를 받는다. (19) 9… καὶ λέγει μοι, Οὕτοι οἱ λόγοι ἀληθινοὶ τοῦ θεοῦ

εἰσιν.

10

καὶ ἔπεσα ἔμπροσθεν τῶν ποδῶν αὐτοῦ

προσκυνῆσαι αὐτῷ. καὶ λέγει μοι, Ὅρα μή· σύνδουλός σού

1장 | 구조와 구성

33


εἰμι καὶ τῶν ἀδελφῶν σου τῶν ἐχόντων τὴν μαρτυρίαν Ἰησοῦ · τῷ θεῷ προσκύνησον …

(22) 6Καὶ λέγει μοι, Οὕτοι οἱ λόγοι πιστοὶ καὶ … ἀληθινοὶ

8

… ἔπεσα προσκυνῆσαι ἔμπροσθεν τῶν ποδῶν τοῦ

ἀγγέλου τοῦ δεικνύοντός μοι ταῦτα. 9καὶ λέγει μοι, Ὅρα μή·

σύνδουλός σού εἰμι καὶ τῶν ἀδελφῶν σου τῶν προφητῶν καὶ τῶν τηρούντων τοὺς Λόγους τοῦ βιβλίου τούτου · τῷ

θεῷ προσκύνησον.

(19) 9‘……카이 레게이 모이, 후토이 호이 로고이 알레디노이 투 데우 에이신. 10카이 에페사 엠프로스덴 톤 포돈 아우투 프로 스퀴네사이 아우토. 카이 레게이 모이, 호라 메·쉰둘로스 수 에 이미 카이 톤 아델폰 수 톤 에콘톤 텐 마르튀리안 이에수· 토 데 오 프로스퀴네손……’ (22) 6‘카이 레게이 모이, 후토이 호이 로고이 피스토이 카 이……알레디노이……8……에페사 프로스퀴네사이 엠프로스덴 톤 포돈 투 앙겔루 투 데이크뉘온토스 모이 타우타. 9카이 레게이 모이, 호라 메· 쉰둘로스 수 에이미 카이 톤 아델폰 수 톤 프로페 톤 카이 톤 테룬톤 투스 로구스 투 비블리우 투투· 토 데오 프로스 퀴네손’

(19) 9“……또 내게 말하되 이것은 하나님의 참되신 말씀이라 하기로 10내가 그 발 앞에 엎드려 경배하려 하니 그가 나에게 말 하기를 나는 너와 및 예수의 증언을 받은 네 형제들과 같이 된 종 이니 삼가 그리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경배하라……” (22) 6“또 그가 내게 말하기를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된지라……

34

요한계시록 신학


8

……이 일을 내게 보이던 천사의 발 앞에 경배하려고 엎드렸더

니 9그가 내게 말하기를 나는 너와 네 형제 선지자들과 또 이 두 루마리의 말을 지키는 자들과 함께 된 종이니 그리하지 말고 하 나님께 경배하라 하더라”

구조와 관련된 이런 표시가 평행 관계인 두 단원 ( 17:1-19:10과 22:9 ) 의

1:9-

구조를 설정해 주는 것이 대단히 선명한데도 불구하고 요한

계시록의 구조를 파악하는 많은 시도에서 이런 표시를 간과한 것은 뜻밖이다. 이뿐만 아니라 두 단원은 주제에서도 평행 관계에 있다. 말하자면, 두 단원 모두 요한이 여자로 묘사하는 두 도시를 묘사 한다. 17장 1절-19장 10절에서 요한은 음녀 바벨론과 음녀의 멸망 을 본다. 21장 9절-22장 9절에서 요한은 어린 양의 신부, 즉 하늘에 서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을 본다. 두 단원은 요한계시록 전체가 지향 하는 목적의 절정에 해당한다. 즉 바벨론이 몰락하고 새 예루살렘으 로 대체되는 것이 요한계시록의 절정이다. 평행하는 두 단원이 긴밀 하게 연결된다는 사실은 바벨론의 멸망을 기뻐하는 장면 끝에 등장 하는 어린 양과 신부의 혼인 장면으로도 입증된다 ( 19:7-9a ).10) 우리가 22장 6-9절을 주요 단원인 21장 9절-22장 9절의 결론인 동시에 에필로그의 시작으로 규정한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과거 의 학자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22장 6-9절을 이들 단원 중에 어느 한 단원에만 속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요한의 문학 방법을 오해한 것 이다.11) 요한의 방법 중에는 요한계시록의 단원을 서로 겹치거나 엮 는 방법이 있다. 요한은 정교한 기법을 사용해서 이 단원을 새 예루

10) 두 단원이 구조와 주제 면에서 평행 관계에 있다는 주장은 특히 Giblin(1974)을 보라. 11) 예외가 되는 주목할 만한 학자는 Giblin(1991) 214-217이다. 그러나 기블린의 주장은 내

주장과 약간 다르다.

1장 | 구조와 구성

35


살렘 환상의 결론과 에필로그의 시작으로 설정했다. 22장 6-9절에 서 19장 9b-10절과 언어적으로 평행하지 않은 부분은 1장 1-3절과 언어적으로 평행 관계를 이룬다. 요한은 천사를 경배하려고 거듭 시 도한 부분 속에 요한계시록의 시작에 대한 인유를 엮어서 넣는다. 그 결과로 19장 9b-10절에서는 천사가 가리키는 하나님의 참된 말씀 이 복에 대한 내용 ( 19:9a ) 에 바로 이어서 나오는 반면, 22장 6-9절에 서는 1장 3절처럼 하나님의 참된 말씀이 요한계시록 전체 예언 말씀 이고 천사는 1장 1절이 말한 천사로 드러난다. 어느 독자라도 바벨 론 멸망의 환상을 전체 예언의 결말로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새 예루 살렘 환상의 결론은 틀림없이 전체 예언의 결말도 된다. 17장 1절-19장 10절과 21장 9절-22장 9절 사이에 단원 하나가 들 어가 있다. 이 단원은 한 단원에서 다른 단원으로 전환하는 위치에 놓인 단일 단원이다. 말하자면, 이 단원은 바벨론 멸망과 새 예루살 렘 강하 사이에 들어 있는 사건을 묘사한다. 야브로콜린스는 이 단원 을 각각 ‘카이 에이돈’( καὶ εἴδον ) 으로 시작하는 일곱 개의 환상으로 나

누려고 시도했으나12) 성공하지 못했다. 야브로콜린스는 21장 2절의 ‘카이……에이돈’( καὶ……εἴδον ) 을 이런 도입구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도, 틀림없이 도입구 사례에 해당하는 20장 12절의 ‘카이 에이돈’은 완전히 무시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단원에 21장 2절을 포 함하지 않을 경우 이 표현은 여덟 번 사용됐다 ( 19:11, 17, 19; 20:1, 4, 11, 12; 21:1 ).

따라서 이 표현이 환상의 구획을 표시하려는 의도라면 이 단원

에는 일곱 개가 아니라 여덟 개의 환상이 들어 있는 셈이다. 사실 여 덟 개의 환상은 단원을 나누기에 만족할 만한 방식은 아니다. 요한은 ‘카이 에이돈’ 공식을 구조를 알리는 표시로 의도한 것 같지 않다. 어 쨌든 요한은 단원의 어떤 수가 구조적인 의의를 가지게 할 의도인 12) Yarbro Collins(1976) 15-16. 야브로콜린스는 Farrer(1949) 57의 입장을 따른다.

36

요한계시록 신학


경우라면, 일곱 인, 일곱 나팔, 일곱 대접, 세 번의 화 ( 8:13; 9:12; 11:14 ) 나 공중을 나는 세 천사 ( 14:6-11 ) 처럼 뚜렷하게 목록을 만들어 준다. 구술 연행을 의도한 본문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뚜렷한 목록을 만들어야 했다. 지금까지는 요한계시록의 주요 구획을 밝혔다. (1) 그리스도에 대 한 처음 환상과 교회에 주어진 일곱 메시지 ( 1:9-3:22 ), (2) 하늘에 대한 처음 환상 ( 4-5장 ) 과 이어지는 심판 시리즈 ( 6-16장 ), (3) 음녀 바벨 론 ( 17:1-19:10 ), (4) 바벨론에서 새 예루살렘으로의 전환 ( 19:11-21:8 ), (5) 신 부 새 예루살렘 ( 21:9-22:9 ). 우리는 이 단원 중 다섯 번째 단원 ( 21:922:9 ) 이

에필로그 ( 22:6-21 )와 어떻게 중첩되는지 살펴보았다. 요한이 다

른 단원과 문학적으로 어떻게 연결하는지도 살펴보았다. 4장 1절에 서 요한을 하늘로 부르는 음성은 요한이 1장 10-11절에서 전체 환 상 경험을 시작하는 시점에 들었던 음성과 같다. 이 음성은 4장 1절 을 1장 9-11절에서 시작한 단일 환상 경험의 전환점으로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1장 9절-3장 22절과 이어지는 장을 연결하는 또 하나 의 연결 고리는 3장 21절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내 보좌에 함 께 앉게 하여 주기를 내가 이기고 아버지 보좌에 함께 앉은 것과 같 이 하리라.” 3장 21절은 그리스도가 “이기는 자”에게 준 일곱 개의 약속 중 마지막이다 ( 참고, 2:7, 11, 17, 28; 3:5, 12 ). 다른 약속은 메시지를 받 은 각 교회에 적합한 말과 함께 등장하는 반면 이 마지막 일곱 번째 약속 ( 3:21 ) 은 맨 마지막에 위치한다. 이는 일곱 번째 약속이 특별히 일 곱 번째로 언급되는 라오디게아 교회에 해당하기 때문이 아니라 5장 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승리”와 그리스도가 하늘에서 아버지와 함께 좌정한 장면은 요한이 5장에서 보게 되는 선언과 찬 송의 내용이다. 6-16장의 연속되는 심판은 일곱 대접 재앙에서 절정에 이르고 완

1장 | 구조와 구성

37


2장

묵시 전승의 사용

학자들은 요한계시록과 비정경 유대 묵시록의 관계를 다양하게 이 해했다. 한쪽 극단에서는 요한계시록을 전형적인 유대 묵시록으로 이해하며, 기독교 저자라는 사실이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 고 생각한다.1) 다른 쪽 극단에서는 예언과 묵시를 엄격히 구분하며, 기독교 예언을 구약 예언과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 분류하려고 요 한계시록이 유대 묵시록을 닮은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2) 흔히 이런 논의는 주제와 문학적 형식 면에서 유대 묵시록의 다양성 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다. 그뿐만 아니라 요한계시록과 유대 묵시 록의 관계가 보여 주는 다양한 양상을 충분히 구별하지 못한다. 따라

1) 포드(1975)는 이 견해에 속한 한 가지 입장을 제시했고 그의 견해는 예전 자료 비평 시대

에 큰 인기를 누렸다. 포드는 요한계시록이 사실 (세례 요한의 제자 가운데) 일부 기독교 후손이 만든 유대 묵시록이었다고 주장했다. 요한계시록이 “기독교보다는 유대교에 가 깝다”(불트만의 유명한 진술을 참고하라. “요한계시록의 기독교는 약하게 기독교화된 유 대교로 칭해져야 한다”, [1955] 175)라는 좀 더 일반적인 관점은 초기 기독교가 유대교 와 다른 것이었으나 1세기 기독교는 유대교의 독특한 한 형태였다는 전제에 의존한다. 이 전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2) 가장 최근에는 마차페리(1989)가 주장한다. 요한계시록을 구약 예언의 연속으로 이해하는 그의 견해는 탁월하지만 안타깝게도 유대 묵시에 대한 설명에는 결함이 있다. 쉬슬러 피오 렌차(1985)는 5장에서 예언과 묵시의 양자택일을 거부한다. 타당하다.

85


서 우리는 요한이 신학적 개념을 위해, 상징적 이미지를 위해, 구약 해석 방법을 위해 유대 묵시의 도움을 받았는지 질문할 수 있다. 요 한은 어느 정도 독특성을 보일 수도 있고 묵시 전승의 도움을 받기 도 한다. 요한의 독특성은 어떤 유대 묵시록이 다른 유대 묵시록과의 관계에서 드러내는 독특성과 비슷하다.3) 또는 요한의 독특성은 요한 이 가진 기독교 선지자의 자의식과 메시지에 기인할 수도 있다. 우리 는 두 가지 유형의 독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요한계시록과 유대 묵시록의 관계에 나타난 한 가지 특징은 충분 히 검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요한계시록이 유대 묵시록뿐만 아 니라 후기 기독교 묵시록에도 간혹 등장하는 구체적인 묵시 전승 항 목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들 항목을 유심히 살펴보면 요한이 에녹 1서 같은 구체적인 유대 묵시 작품에 나타나는 항목을 실제로 활용 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주 드러나게 된다.4)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유 대 묵시록 중 일부를 요한이 읽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요한이 어떤 묵시록에 문학적으로 어떻게 의존한 것인지 증명하는 것은 불 가능해 보인다. 우리의 연구 주제인 전승은 주로 유대교와 기독교의 다양한 저술에서 입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 로는 문학적 의존 관계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대단히 어렵다. 좀 더 타당성 있는 방법은 특정 묵시록에 사용되는 여부와 상관없이, 묵시 문헌을 연구하고 생산한 유대교와 기독교 진영에 알려진 전승을 분 석하는 것이다. 묵시 전승의 구체적 항목은 요한계시록과 그 외 유대 저술과 기독 교 저술에 나타나는데, 이런 항목을 자세히 연구하는 작업은 쉽지 3) 요한계시록과 주요 유대 묵시록의 차이는 별로 언급되지 않는데, 이런 차이에 대해 아래

6장 소단원 1을 보라. 4) 예, Charles(1920) 1.lxv, lxxxii-lxxxiii. 논의를 위해 Mazzaferri(1989) 48-49를 참고

하라.

86

요한계시록 신학


않다. 그래서 이런 연구 시도는 드물다. 그런데도 이런 작업은 묵시 문헌의 배경과 구성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고 의미 있는 석의 결과 를 내놓을 수 있다. 이 장에서 우리는 네 가지 사례 연구를 진행하고 자 한다.5)

( 요한계시록이 다른 묵시 문헌에 나타나는 전승을 사용한 예는 이 책의 다른 장에서

다룬다. 특별히 4장, 8장, 11장의 소단원 2-3을 보라. )

사례 연구에 이어 우리는 이런

전승이 전해진 사회 상황을 분석할 것이다.

1. 피와 말(계 14:20b) 우리는 관련성이 확실한 본문의 묶음부터 다루고자 한다. (A) 요한계시록 14장 20b절

καὶ ἐξῆλθεν αἷμα ἐκ τῆς ληνοῦ ἄρχι τῶν χαλινῶν τῶν

ἵππων, ἀπὸ σταδίων χιλίων ἑξακοσίων.

‘카이 엑셀덴 하이마 에크 테스 레누 아르키 톤 칼리논 톤 히

폰, 아포 스타디온 킬리온 헥사코시온.’ “……피가 나서 말 굴레에까지 닿았고 천육백 스다디온에 퍼 졌더라.”

(B) 에녹1서 100:3

“그리고 말이 걸어갈 때 죄인들의 피가 말의 가슴까지 차올랐 고 전차는 높은 곳에서 가라앉을 것이다.”6)

5) 또 하나의 중요한 연구 분야는 구약의 특정 본문에 대한 요한계시록의 해석과 다른 묵시록

에 있는 해석의 유사성에 대한 것이다. 이런 연구는 묵시 공동체에 있었던 성경 주석 전통 을 추적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본 장에서 연구하는 전승은 의도적으로 전승 사례로 선 별한 것이며, 이들 전승은 구약의 해석이 아니다. 6) Knibb(1982) 234의 번역.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87


(C) 에스라4서(에스라6서) 15:35-36

……et erit sanguis a gladio usque ad ventrem equi et

femur hominis et suffraginem cameli.7) ‘……에트 에리트 상귀스 아 글라디오 우스퀘 아드 벤트렘 에 퀴 에트 페무르 호미니스 에트 수프라기넴 카멜리.’ “……말의 배와 사람의 넓적다리와 낙타의 무릎만큼 높게 칼 에서 피가 흘러나올 것이다.”

(D) 긴자(Ginza)

그러자 그 왕이 와서 그의 말을 풀어놓는다. 말은 피가 안장까 지 넘치는 상태로 그들(왕들)을 밟고 넘는다. 피의 소용돌이가 말 의 콧구멍까지 차오른다.8)

(E)9) 팔레스타인 탈무드 타아니트(y. Ta‘an). 4:8

그들은 피가 말의 콧구멍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죽였다. 피는 40세아 무게의 바위들을 굴렸고, 피는 6km 떨어진 바다에 이르 렀다. 미드라시 예레미야애가 랍바 2:2:4

그들은 피가 말의 콧구멍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죽였고, 피는 40세아 [무게의] 돌들을 굴렸고 6km 떨어진 바다로 흘러갔다. 바벨론 탈무드 기틴(b. Giṭṭ.) 57a

그들은 그것[베타르 성] 안에서 남자들과 여자들과 어린이들 7) Bensly(1895) 75의 본문. 8) Petermann(1867) 390-391의 아람어 본문을 Lidzbarski(1925) 417에서 독일어로 번역

한 것. 9) Schäfer(1981) 138-139, 146, 153에 있는 세 본문의 독일어 번역과 178-179에서 이 본

문을 짧게 분석한 내용을 보라. 그는 이 본문을 “전형적으로 과장된 아가다(Aggadah)”로 이해하지만 이 본문이 다른 곳에도 발견되는 모티프를 사용한 사실은 파악하지 못했다.

88

요한계시록 신학


을 살육했다. 그들의 피가 흘러 큰 바다로 쏟아졌다.

(F) 랍비 시몬 벤 요하이의 기도 9

……에돔에서 오는 군대가 그들[에돔 사람들]과 합류할 것이 며, 그들이 와서 말이 넓적다리에 차오른 피에 빠지기까지 아크 레 평원에서 [이스마엘 사람들에 맞서] 전쟁을 벌일 것이다.10) 시 “그날에”

에돔과 이스마엘이 아크레 골짜기에서 싸울 것이다. 말들이 피와 공포에 빠질 때까지.11)

(G) 헬라어 티부르의 시빌의 신탁 183-184

καὶ γενήσονται αἱματοχυσίαι πολλαὶ ὥστε γενέσθαι τὸ

αἷμα εἰς τὸ οτῆθος τῶν ἵππων τοῦ συγκερασθῆναι τὴν θάλασσαν.

‘카이 게네손타이 하이마토퀴시아이 폴라이 호스테 게네스다

이 토 하이마 에이스 토 오테도스 톤 히폰 투 슁케라스데나이 텐 달라산.’ “그리고 피를 엄청나게 흘려서 피는 말들의 가슴 높이로 차오 르고 바다와 섞인다.”12) 10) Lewis(1950) 316의 번역. Buchanan(1978) 412의 번역도 참고하라. 이 본문은 13세기

에 있었던 3차 십자군 전쟁에 대한 내용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루이스는 기도에서 이 부분은 10세기 묵시록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9장에 있는 루이스의 평 가(336-337)는 이 시기로 설정하는 데 문제가 있음을 보여 준다. 11) Lewis(1974) 199의 번역. 이 내용은 랍비 시몬 벤 요하이의 기도에 들어 있는 본문과 확 실히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런 이유로 이곳에 포함됐다. 위의 시는 1차 십자군 전쟁 시 기인 12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루이스는 7세기 기록을 지지한다. 이 시와 랍 비 시몬 벤 요하이의 기도가 문학적으로 직접 관련된다면 시는 랍비 벤 요하이의 기도에 의존하는 것이 분명하다. 랍비 벤 요하이의 기도가 유일하게 피가 말들의 넓적다리에 이 를 것이라는 전통적인 모티프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12) Paul Alexander(1967) 20, 28의 본문과 (약간 변경된) 번역.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89


(H) 헬라어 다니엘 묵시록 4장 6-8절=6장 1-3절13)

Καὶ γενήσεται πόλεμος καὶ αἱματοχυσία μεγάλη, οἵα οὐ

γέγονεν ἀπὸ καταβολῆς κόσμου. συγκερασθήσεται γὰρ τὸ αἷμα ἐν τῇ θαλάσσῃ οταδίους δώδεκα. καὶ ἐν ταῖς ῥύμαις τῆς πόλεως ἵπποι βαφήσονται τὸ αἷμα ἑπιπνιγόμενοι.14)

‘카이 게네세타이 폴레모스 카이 하이마토퀴시아 메갈레, 호이

아 우 게고넨 아포 카타볼레스 코스무. 슁케라스데세타이 가르 토 하이마 엔 테 달라세 오타디우스 도데카. 카이 엔 타이스 뤼마 이스 테스 폴레오스 히포이 바페손타이 토 하이마 에피프니고메 노이.’ “그리고 전쟁과 엄청난 피 흘림이 있을 것이다. 세상의 시작 이 래로 그런 일은 없었다. 피가 12스타디온 만큼 바다 안에 섞일 것 이다. 그리고 말들이 도시의 거리들에 차오른 피에 잠겨 익사할 것이다.”

(I) 키프로스 섬에 대한 다니엘의 예언

καὶ μέχρι οτήθους τῶν ἵππων αἷμα ῥεύσει·15) ‘카이 메크리 오테두스 톤 히폰 하이마 류세이·’ “그리고 피가 말들의 가슴까지 차오를 것이다.”

(J) 현자 레오의 신탁 1장 283-288절

Καὶ πληθύνει δὲ τὸ αἷμα

τῶν ἐλθών καὶ εὐσεβῶν τε, 13) 첫 번째 내용은 Zervos(1983)의 번역에 있는 장과 구분에 따른다. 두 번째 내용은

Berger(1976A)의 본문, 독일어 번역, 자세한 주석에 있는 장과 절 구분에 따른다. 14) Berger(1976A) 13-14의 본문. Zervos(1983) 765는 약간 다른 본문을 번역했다. 15) Klostermann(1895) 123(22행)의 번역.

90

요한계시록 신학


[καὶ ] τὴν θάλασσαν κεράσει

σταδίους τετρακοσίους·

καὶ πνιγήσονται καὶ ἵπποι,

ἀναβάται δὲ σύν τούτοις.16)

‘카이 플레뒤네이 데 토 하이마 톤 엘돈 카이 유세본 테, [카이] 텐 달라산 케라세이 스타디우스 테트라코시우스· 카이 프니게손타이 카이 히포이, 아나바타이 데 쉰 투토이스.’ “그리고 이방인들의 피와 경건한 백성의 피가 넘칠 것이며, 피가 400스타디온 만큼 바다와 섞일 것이며, 말들이 익사하고 기수들이 말들과 함께 익사할 것이다.”

(K) 콘스탄티노폴리스에 대한 데마티온의 예언

그곳에는 대학살이 있을 것이다……도시의 모든 구멍과 땅은 피로 채워질 것이다. 심지어 삼 년 된 소가 피에 빠져 죽을 것 이다. 피는 18스타디온 가량 바다 안으로 흘러갈 것이다.17)

16) Legrand(1875) 42의 번역. 17) Berger(1976A) 75의 독일어를 번역했다. 이 저술의 헬라어 본문을 구할 수 없었다. 삼

년 된 소에 대한 내용으로는 헬라어 다니엘 묵시록 4:3=5:15를 참고하라. 본문 G-K와 관 련된 다른 비잔틴 묵시록 본문에 대해 Berger(1976A) 75; Paul Alexander(1985) 68에 서 번역한 슬라브어판 다니엘 4장의 환상을 보라.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91


BC 2세기 또는 1세기(B)부터 중세까지 포함하는 시기에 유대인 과 그리스도인과 ( 한 본문의 경우 ) 만다야인(D)이 기록한 이들 본문은 요 한계시록 14장 20절이 전쟁에서 엄청난 규모의 살육을 말할 때 사용 한 토포스 ( topos  ) 를 활용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 준다.18) 대부분의 경우 이런 본문은 묵시적 예언의 맥락에 등장한다. 전례에 없던 규모 로 죄인이 멸망하게 될 역사의 마지막 전쟁과 관련해 이런 본문이 사용된다 ( 예, B ).19) 후기 묵시록의 많은 곳에서 이런 본문은 역사의 끝 을 향해 달리는 사건의 흐름에서 이전의 전쟁을 묘사한다. 일부 본문 의 경우 위경에 나타난 창작의 관점에서는 전쟁이 미래에 일어나는 사건이지만 저자와 독자의 관점에서는 이미 과거에 일어난 사건 이다 ( F? , H?  ). 즉 중세 초기 묵시록의 편집 결과로 원래는 역사의 최종 사건을 가리키는 내용이 이전의 시간으로 설정된다. 그러나 ( 세 본문 모 두 동일한 전승과 관련이 깊고 베타르의 멸망에 대한 혼합된 전승에 속하는 )

E의 본문은 주

제가 예언에 사용되지 않고 과거 이야기에 사용된 유일한 경우다. 과 거 이야기는 바르 코크바 전쟁 ( AD 135 ) 의 말기에 로마 군대가 베타르 의 거주자를 살육한 사건을 가리킨다. 이는 역사의 사건을 묘사하기 위해 이미 존재하는 묵시 전승에서 하나의 모티프를 차용한 예에 해 당한다. 분명히 토포스를 극단적으로 과장하는 방법은 묵시적 미래 에 가장 잘 어울린다. 이 본문 중 하나(B)의 저술 시기는 확실히 요한계시록 이전이고, 다른 하나(C)는 요한계시록 이전 또는 요한계시록과 같은 시기일 수 도 있다. 이 본문(C)이 포함된 저술 ( 에스라6서를

가리키며, 에스라6서는 원래 에

스라4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라틴어 역본에 들어 있는 에스라4서의 마지막 두 장을 말함 ) 은

AD 3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사건의 내용에 근거해 이 시기의 기록 18) 시빌의 신탁 5:372, 472-473에서 비슷한 피의 이미지를 참고하라. 19) 참고, 락탄티우스, 『신학 강요』 7.19. 이 자료는 이 전승의 남은 부분으로 보인다.

92

요한계시록 신학


으로 자주 평가되지만20) 어떤 학자는 기독교 이전 유대 작품이라고 주장했다.21) 우리 주장은 저술 시기에 좌우되지 않는다. 요한계시록 에 가장 적절한 본문은 요한계시록보다 분명히 늦은 시기의 본문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이전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학자들 은 일반적으로 요한계시록보다 후대의 증거에 근거해 본문을 해석 하기를 주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녹1서 100장 3절이 요한계시록 14장 20절과 가장 적절한 평행 본문으로 간주됐을 뿐 아니라 요한계 시록 14장 20절도 사실상 에녹1서 100장 3절에 의존하는 것으로 간 주되기도 했다.22) 그러나 이것이 사실이 아닌 것은 위의 목록 중 우 리가 다룰 본문이 비록 후대의 저술이지만 분석을 통해 드러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한계시록 14장 20b절은 피에 대해 두 가지 특징을 말한다. (i) 피는

( 말의 굴레까지 )

높이 차올랐다. (ii) 피는 엄청나게 먼 곳까지 흐

른다 ( 1,600스타디아 ). 두 가지 특징 중 첫 번째 특징만 C, D, F, I의 본문 처럼 에녹1서 100장 3절의 특징과 평행 관계를 이룬다(B). 그러나 첫 번째 특징뿐 아니라 두 번째 특징도 베타르에서 일어난 살육을 설명하는 본문에 비슷하게 나타난다(E). 헬라어 티부르의 시빌의 신 탁(G)과 관련 있는 비잔틴 계열의 묵시록(H, J, K)도 마찬가지다. 이 본문에 기록된 거리는 다양하고 모두 요한계시록의 거리보다 훨씬 짧지만, 요한계시록의 경우처럼 구체적인 거리가 언급된다. 더욱이 랍비 문헌의 본문(E)과 비잔틴 계열의 본문(G, H, J, K)은 요한계시 록에 없는 추가적인 특징을 공유한다. 이 특징은 피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 바다로 흘러 들어갈 만큼 먼 거리로 피가 흐르는 것

20) 예, Myers(1974) 349-353; Erbetta(1981) 319; 참고, Duensing(1965) 690. 21) Schrage(1964); Harnisch(1973) 72-74. 22) 예, Mazzaferri(1989) 49.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93


이다. 이런 일치성에 근거해 우리는 본문 G와 본문 H가 언어상 관련 이 매우 깊고 두 본문의 배후에 있는 전승과 관련해 다른 본문보다 두 본문이 더 밀접한 관계를 이루는 것을 알 수 있다. 본문 G만 피가 말의 가슴 높이로 차오르는 것을 언급하고, 본문 H만 피가 바다에 흘러가는 거리를 언급한다. 따라서 두 본문은 공동 출처에 의존하고 있다. 이 책의 편집자 클라우스 베르거에 따르면 다니엘의 헬라어 묵 시록(H)은 AD 801-802년의 저술로 추정되지만23) 망고는24) AD 716-717년을 저술 시기로 보기 때문에 저술 시기에 대한 베르거의 주장에 반대한다. 어쨌든 모든 비잔틴 계열의 묵시록과 같이 다니엘 의 헬라어 묵시록(H)은 더 이른 시기의 내용에 근거해 편집됐다. 헬라어 티부르의 시빌의 신탁(G)의 저술 시기는 이 본문의 편집자 폴 알렉산더의 주장에 따르면 AD 5세기 또는 6세기로 거슬러 올라 간다.25) 이 견해가 정확하다면 두 본문이 의존하는 전승은 더 이른 시기의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불확실한 저술 시기는 우리의 논 증을 위해서는 중요하지 않다. 후대 본문의 정확한 저술 시기와 별개 로 이와 같은 후대 본문이 매우 이른 시기의 묵시 모티프를 보존하 고 있다는 사실은 입증할 수 있다. 우리는 기독교 시대 동안 유대 전승과 기독교 전승이 서로 차용했 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본문 F 중 하나를 포함하는 랍비 시몬 벤 요하이의 기도 같은 중세의 히브리 묵시록은 본문 G-K의 출처가 되는 본문과26) 같은 비잔틴 계열 묵시록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27) 본문 F에만 근거해 이 본문이 요한계시록보다 이른 시기의 유대 묵 23) Berger(1976A) 36-37; Zervos(1983) 756. 24) Mango(1982) 310-313. 25) Paul Alexander(1967) 7, 41-42. 26) 본문 F와 이스마엘 사람의 관계에 대해 Berger(1976A) 75에 인용된 다니엘의 세 번째

헬라어 묵시록, “이스마엘 사람과 로마 사람”을 참고하라. 27) 참고, Berger(1976A) 4.

94

요한계시록 신학


시 전승에서 나왔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러나 베타 르에서 일어난 살육에 대한 랍비 전승(E)이 기독교 본문의 영향을 받았거나 기독교 묵시 본문에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은 가능성이 대 단히 희박하다. 이 전승이 요한계시록 14장 20절을 닮은 것은 요한 계시록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 이 랍비 전승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비잔틴 계열의 본문 ( G-K ) 이 궁극적으로 요한계시록에 의존 한 것으로 간주됐을 것이다. 그러나 비잔틴 계열의 본문은 필수 단어 인 ‘히폰’( ἵππων ) 과 ‘하이마’( αἷμα ) 를 제외하면 요한계시록과 언어상 닮 은 부분을 보이지 않고 요한계시록 14장 20b절의 문맥에 대한 지식 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비잔틴 계열의 본문 ( G, H, J, K ) 이 요한계 시록에는 없는 내용으로 피가 바다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모습을 랍 비 전승(E)과 공유한다는 사실은 비잔틴 본문이 요한계시록에 의존 하는 것이 아니라 베타르의 살육에 대한 랍비 전승도 근거하는 매우 이른 시기의 전승에 의존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이와 같이 피가 흘 러가는 거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점에서 요한계시록 14장 20b절 과 본문 E, G, H, J, K가 닮은 것은 요한계시록보다 앞선 시기의 유 대 전승에 기인함을 말한다. 근본적으로 이 전승에 본문 E, G, H, J, K가 모두 의존한다. 따라서 요한계시록 14장 20b절은 에녹1서 100장 3절이 아니라 에녹1서 100장 3절에 사용되는 것보다 더 자세 한 형태의 토포스에 의존한다. 즉 피가 흐르는 거리를 언급한 내용을 포함한 형태에 의존한다. 요한계시록을 제외한 모든 본문에서 피가 흘러가는 거리는 피가 바닷속으로 흘러가는 내용과 연결하여 표현 되기 때문에, 우리는 구체적으로 거리가 언급될 때는 이런 연결이 언 제나 토포스에 있었고 요한계시록의 저자가 의도적으로 이 연결을 제외시켰다고 추정해야 한다. 바다와 관련된 내용은 팔레스타인 탈 무드 타아니트 4:8과 예레미야애가 랍바 2:2:4(E)에 가장 명확하게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95


나타나며, 피가 바다에 이르기까지 큰 돌이 굴러가는 내용이 추가로 언급된다. 이 개념은 엄청난 양의 피가 강을 만들어 바다로 흘러갔고 먼 길을 거쳐 바다로 흘러들 정도로 강이 거세게 흘렀음을 말한다. 말을 언급하는 토포스의 역본 대부분 말은 큰 전쟁을 위한 말이 확 실하다 ( 본문 H는 예외 ). 이는 요한계시록 14장 20절에도 적용된다. 흐르 는 피의 높이는 순수한 이론적 수치로 측량하지 못하고 ( NRSV의 “어떤 말 의 굴레만큼 높이”는 모호하다 )

실제로 흐르는 핏속에 서 있는 말을 보고 측량

한 것이다 ( “말의 굴레 높이” ). 이 말은 요한계시록 19장 18절에서 짐승의 군대와 그의 동맹이 아마겟돈에서 만왕의 왕에게 맞서 전투를 벌이 려고 타고 있는 말이다. 이처럼 요한은 요한계시록 14장 20절에 있 는 토포스를 사용하여 포도주의 이미지 ( 14:17-20 ) 와 전투의 이미지를 결합한다. 이는 19장 11-21절의 전투 장면을 더 극적으로 묘사할 것 을 예고한다. 피가 포도주 틀에서 흘러가는 것은 살육을 의미할 수 있지만 피가 말의 굴레 높이까지 차오르는 것은 전투에서 일어나는 살육을 훨씬 생생하게 표현한다. 말이

( 본문 J에 따르면 말의 기수와 함께 )

피에 익사하는 내용은 H, J ( 참고, K )

본문에만 언급된다. 이는 토포스가 이차로 발전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후기 비잔틴 계열의 본문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런 특징은 요한계시록 14장 20절에 있는 요점이 아니다. 그래서 14장 20절에서 애굽 군대의 말이 홍해에 빠져 익사한 내용의 출애굽 인유를 찾는 것은 오류다 ( 출 14:28; 15:1 ).28) 출애굽의 사례는 본문 J에 나온다. 요한계 시록의 핵심은 말이 죽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피가 살아남은 말의 굴 레까지 차오를 정도로 피를 흘리고 죽은 인간의 살육 정도가 극심 하다는 것이다. 요한이 토포스를 결합하는 포도주 틀 이미지는 28) Corsini(1983) 271.

96

요한계시록 신학

( 포도주 틀이 “성 밖에”


[ 14:20; 참고, 욜 3:12 ]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

요엘 3장 13절과 이사야 63장

1-6절을 인유한다. 요한은 이사야 63장 6절 ( “내가……그들의 선혈이 땅에 쏟아 지게 하였느니라” ) 과

관련해 피가 바다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토포스를

적절하지 않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요한은 피가 흘러가는 거리 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점에서 토포스를 따랐고 ( 참고, 본문 E, H, J, K ), 이 는 전례 없던 규모의 살육을 다시 한번 알린다. 요한이 ( 다른 어느 토포스 사례보다 훨신 )

구체화한 거리가 상징적으로 적절함은 10과 4의 곱셈으

로 드러난다. 이는 전쟁을 위해 군대를 모으는 온 땅 ( 16:14 ) 의 왕 들 ( 17:12-14 ) 과29) 관련된 수다. 이 군대의 피는 이스라엘 땅 전체를 넘 는 곳까지 흐르고, 이 거리는 1,600스타디온으로 계산할 수 있다.30) 요한은 이 수를 언급하려고 이사야 63장 6절을 사용했을 것이다. 본 연구는 훨씬 후대의 본문이 초기 유대 묵시록과 기독교의 묵시 록 연구에 타당성이 있다는 사실을 제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입증도 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유대교와 기독교에 있는 묵시 전승이 많은 세월이 흐르는 과정에도 계속되고 상대적으 로 보수적으로 유지된 전승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대 본문 연구 는 타당성이 있다. 여러 세기를 거치면서 이전 본문에 있던 자료가 후대 본문에도 다시 사용됐으며, 전통적 개념과 이미지로 구성된 이 야기가 계속해서 사용됐다.31) 물론 후대 분문과 이야기에는 이전 전 승의 혁신도 있었기 때문에 후대 본문에서 모티프의 초기 기원을 주 장할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후대의 묵시록과 그 이전의 묵시 전승의 관계를 적절하게 이해하려면 후대 묵시록에 대한 연구 가 훨씬 구체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본 장에서 연구한

29) 땅을 상징하는 수인 4에 대해 위의 1장 소단원 3을 보라. 30) Charles(1920) 2.26. 31) 참고, Berger(1976B) 14-15.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97


사례는 성경학자가 이런 연구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함 을 보여 준다.

2. 순교자의 수가 차기까지(계 6:9-11) (A) 요한계시록 6장 9-11절

다섯째 인을 떼실 때에 내가 보니 하나님의 말씀과 그들이

9

가진 증거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한 영혼들이 제단 아래에 있어 큰 소리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고 참되신 대주재여 땅에 거하

10

는 자들을 심판하여 우리 피를 갚아 주지 아니하시기를 어느 때 까지 하시려 하나이까 하니 11각각 그들에게 흰 두루마기를 주 시며 이르시되 아직 잠시 동안 쉬되 그들의 동무 종들과 형제들 도 자기처럼 죽임을 당하여 그 수가 차기까지 하라 하시더라 (B) 에녹1서 47장 1-4절

그날에 의인들의 기도와 의인들의 피가 땅에서 영들의 주 앞

1

에 올라갈 것이다. 2그날에 위에 있는 하늘에 거하는 거룩한 자 들이 영들의 주의 이름으로 한 목소리로 연합하고 탄원하고 찬 송하고 감사하고 찬양할 것이다. 이는 쏟아 부어진 의인들의 피 때문이다. 의인들의 기도 ( 때문이다 ), 기도가 영들의 주 앞에 끊어 지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인내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게 될 것이다. 3그리고 그날에 나는 날들의 머리가 영광의 보좌에 앉 아 있는 것을 보았다. 살아 있는 자들의 책들이 그 앞에 열려 있 었다. 그의 모든 군대가 위 하늘에 ( 거하고 ), 그의 회의가 그 앞에 서 있었다. 4그리고 수많은 의가 이르렀고, 의인들의 기도는 들 렸고, 의인들의 피가 영들의 주 앞에 요구된 것으로 거룩한 자

98

요한계시록 신학


들의 마음은 기쁨으로 충만했다. 32) (C) 에스라4서 4장 35-37절

의인들의 영혼들이 그들의 방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이렇

35

게 질문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얼마 동안 이곳에 머물러야 합니까? 언제 우리의 보상을 추수할 수 있습니까?” 36그리고 대 천사 예레미엘이 대답하며 말했다. “너희들과 같은 자들의 수가 완료될 때가 올 것이다. 그분이 저울로 시대를 달고, 37자로 시간 을 재고, 수로 시간을 셀 것이기 때문이다. 그분은 자가 채워지 기 전까지는 그들을 이동하거나 깨우지 않으실 것이다.”33) (D) 바룩2서 23장 4-5a절

아담은 죄를 지었고 태어날 자들에게 죽음이 선고됐을 때 태 어나게 될 수많은 사람이 계수됐다. 그리고 그 수를 위해 살아 있는 자들이 살아갈 장소가 준비되고 죽은 자들이 보존될 장소 가 준비됐다. 정해진 수가 완료되기 전에는 어떤 피조물도 다시 살지 못할 것이다.34) 네 본문은 대략 동시대의 ( 하나는 기독교, 세 개는 유대교의 ) 네 묵시록에 해

32) Knibb(1978) 132-133의 번역. 33) NRSV의 번역. 34) Klijn(1983) 629의 번역. 택함 받은 자의 예정된 수가 차야 한다는 개념에 대한 추가 인

유는 클레멘스1서 2:4; 58:2; 59:2; Didascalia 21; Pistis Sophia 23; 26; 27; 45; 86; 96; 98; 125에도 나온다. Pistis Sophia에 있는 본문은 판위닉(1963)이 연구한 바 있다. 특별 히 흥미로운 본문은 유스티누스, 1변증서 45:1이다. “그가 선하고 의로운 것으로 알고 있 는 자들의 수가 찰 때까지, 그는 그들 때문에 심판을 연기했다.” 이 표현은 수를 채워야 할 필요성을 위의 본문 A, C, D와 같은 방식으로 종말까지 지연되는 개념과 연결한다. 이 문장은 이들 본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관심을 두는 전승을 독립적으로 증언 하는 것이 확실하다.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99


당하기 때문에 네 본문의 상호 관계가 특히 흥미롭다. ( 에녹1서 본문의 경 우 해당 묵시록은 에녹의 비유, 즉 에녹1서 37-71장이다. ) 35)

의 저술로 보인다.

네 본문은 모두 1세기 후반

그러나 네 본문의 연대 순서를 정확히 결정할

수는 없다. 더욱이 네 저술, 특히 요한계시록, 에스라4서, 바룩2서는 이 외에도 서로 닮은 점도 더 있고 공통의 전승도 공유한다. 에스라 4서와 바룩2서가 밀접하게 연결되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서로의 관계를 모두 세 가지 ( 바룩2서에 에스라4서가 의존한다거나 에스라4서에 바룩 2서가 의존한다거나 둘 다 공통의 전승을 공유하는 경우 ) 로 36)

쪽이 먼저인지 결정 내리기는 어렵다.

유추해 볼 수 있지만 어느

그러나 에스라4서와 요한계

시록 사이에는 크게 놀랄 정도로 연결 고리가 존재한다. 학자들은 이 사실을 거의 논의하지 않았다. 보하르트는 바룩2서와 에스라4서의 관계는 요한계시록과 두 책의 관계를 검토해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타당한 주장을 편다.37) 두 책과 요한계시록의 관계를 검토하 면서 에스라4서와 요한계시록의 관계가 바룩2서와 요한계시록의 관 계보다 훨씬 밀접한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네 본문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은 종말의 순간에 “채워질” 사람 의 “수” 개념이다. 네 본문 모두 등장하는 “수” 개념은 ( 명시적이든 내포적 이든 )

“얼마나 걸립니까?”( 즉

“하나님의 종말론적 개입까지 얼마나 걸립니까?” )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주어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요한계시록과 에스라4서에 명시적으로 이 질문이 나오지만 에녹1서에는 “그들의 인내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의인의 기도에 암시

35) 에녹의 비유(에녹1서 37-71)는 네 저술 중에서 연대를 결정하기가 가장 어렵다. AD 1세

기 후반의 저술로 보는 경우로 Knibb(1980); Dunn(1980) 77; Charlesworth(1985A) 108; Schürer(1986) 256-259를 보라. 1세기 초로 생각하는 견해로는 Schürer(1986) 259; Nickelsburg(1981) 221-223; Collins(1984) 143을 보라. 나머지 세 묵시록의 연대 문제는 Bogaert(1980) 49를 보라. 36) 참고, Stone(1990) 39. 37) Bogaert(1980) 50, 67.

100

요한계시록 신학


된다. “얼마나 걸립니까?”라는 질문은 바룩2서에 인용한 본문에는 등 장하지 않지만 주변 문맥에는 등장한다 ( 21:19 ). 인용 본문 ( 23:4-5a ) 에 있 는 바룩의 질문은 하나님의 반응에서 중심 부분에 해당한다. 이와 비 슷하게 에스라4서에서도 에스라는 먼저 “얼마나 걸립니까?”( 4:33 ) 라고 묻고, 천사 우리엘이 답한다. 인용 본문 ( 4:35-37 ) 은 대답의 핵심 부분 이다. “얼마나 걸립니까?”라는 질문은 에스라4서 ( 6:59 ) 와 바룩2서에도 등장한다 ( 81:3 ).38) 이 질문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위해 개입하지 않 거나 지체하는 것 같은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여러 본문에 언급 된다 ( 시 6:3; 13:1-2; 74:10; 79:5; 80:4; 89:46; 90:13; 94:3; 렘 12:4; 합 1:2; 참고, 사 6:11 ). 여 기서 이 질문은 묵시 저자가 하나님의 결정적이고 종말론적인 개입 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묻는 질문이다 ( 단 8:13; 12:6 ). 우리가 관심 을 두는 전승은 적어도 요한계시록과 에스라4서와 바룩2서의 저자 에게는 알려졌을 것이고 이 질문과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승은 전통적인 질문, “얼마나 걸립니까?”에 대한 전통적인 대답으 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네 본문에는 매우 기본적인 유사점 외에 주요 차이점도 존 재한다. 수가 채워져야 하는 사람이 본문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요한 계시록에서는 하나님을 증언하기 위해 죽음에 던져지는 사람을 말 한다. 에녹1서에서는 힘 있는 압제자에게 죽임을 당하는 의인을 가 리킨다 ( 참고,

46장 ) .

에스라4서에서는

(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

의인으로 부

른다. 바룩2서에서는 전부 살아 있는 사람이다. 각 예시는 책 전체의 관심과 관련이 있다. 즉 요한계시록은 죽음의 순간에도 그리스도인 이 신실하게 증언하는 것에, 에녹의 비유는 부자와 권세 있는 자에게 의인이 고통당하는 것에 관심을 둔다. 에스라4서는 소수 의로운 이 38) 바룩2서에 나타난 종말론적 지연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Bauckham(1980) 14-19를

보라.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101


스라엘이 겪을 운명에 특별히 관심을 둔다. 바룩2서는 하나님이 예 정한 인간의 수를 거듭 말한다 ( 참고, 21:10; 48:6 ).39) 네 본문 전부가 아니라 몇 본문이 공유하는 공통점을 살펴보자. 무 엇보다 바룩2서에는 없지만 요한계시록, 에녹1서, 에스라4서에는 전 승이 장면의 형태로 드러난다. 이런 장면에는 하나님의 종말론적 개 입을 열망하는 의로운 사람이 던지는 질문이나 드리는 기도가 나오 고 대답도 나온다. 대답은 사람의 수가 채워진다는 개념과 관련이 있다. 바룩2서는 이 개념을 극화하지 않고 하나님의 주장만으로 표 현한다. 다른 유사점은 네 본문 중 두 본문에만 나타난다. 가장 놀라운 것 은 요한계시록과 에스라4서 사이의 유사점이다. (a) 두 본문에는 “얼마나 걸립니까?”라는 형태의 질문이 나 온다. (b) 두 본문에서 의로우나 죽은 자가 질문한다. (c) 두 본문에서 이들이 답을 얻는다. 답은 효력이 있다. “너 희와 같은 범주에 속한 자들의 수가 채워질 때까지”가 답 이다. (각 본문에서 “너희와 같은 범주에 속한” 사람이라는 개념은 저술 전체의 특 징으로 표현된다. 에스라4서의 경우 8:51, 62 [ 바룩2서 21:24도 ] 를 참고하라. 요한계 시록의 경우 11:18; 19:2, 5, 10; 22:9를 참고하라.)

그러나 요한계시록과 에녹1서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39) 이 개념은 또한 랍비 문헌에도 나온다. 예, 창세기 랍바 24:4, “태어나기로 예정된 모든

영혼이 태어나기 전에는 다윗의 아들이 오지 않을 것이다.” Stone(1990) 97 n. 40에 있 는 다른 내용도 참고하라.

102

요한계시록 신학


(a) 두 본문은 악인에게 죽게 된 하나님의 백성에 관심을 둔다. (b) 두 본문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에게 기도한다(반면 에 스라4서에서는 의인의 질문이 하나님에게 묻는 것 같지는 않다).

(c) 기 도는 하나님의 공의가 자신들의 피에 대한 복수로 포현 되기를 구하는 것이다.40) 에스라4서와 바룩2서의 비슷한 점은 다음과 같다. (a) 두 경우 본문은 문맥에서 묵시자가 던지는 “얼마나 걸립 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님이나 천사의)

대답 형식을 취

한다(에스라4서 4:33; 바룩2서 21:19). (b) 두 경우 종말론적 기대는 (요한계시록과 에녹1서의 경우와 달리) 의인 을 위한 복수가 아니라 부활이고 부활에 수반하는 의인을 위한 보상이다(바룩2서에는 악인에 대한 심판도 나온다, 24:1). (c) 두 본문은 사람의 수를 예정한 내용을 강조하고, 이는 두 본문이 마지막 때를 하나님이 결정한 사실을 강조하는 것 에 부합한다. 반면 요한계시록과 에녹1서에는 사람의 수에 대한 예정을 강조하지 않고 추정한다. 에녹1서와 바룩2서는 한 가지 점에서 닮았다. 두 책에서 전승은 “책들”이 “열려 있는” 하나님의 심판 장면과 연결된다 ( 바룩2서에서는 장면 이 인용된 본문 다음에 나온다, 24:1 ).

에녹1서와 에스라4서의 유일한 유사점은

40) 기도의 응답은 요한계시록의 근접 문맥에는 연기되는 것으로 나오지만 8:3-5에서 성도

의 기도에 대한 반응으로 허락된다. 이 응답은 에녹1서 47:3-4의 경우처럼 7장에서 의인 의 수가 채워지는 내용에 이어 나온다.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103


질문하는 사람이 “의로운 자”로 불린다는 점이다. 에녹1서와 에스라4서의 유사점과 에녹1서와 바룩2서의 유사점이 별로 중요하지 않아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라면, 문학적 의존 의 연결 고리를 통해 다른 유사점의 패턴을 설명할 수도 있을 것 이다. 연결 고리는 에녹의 비유→요한계시록→에스라4서→바룩2서 의 순서다. 네 저술 간의 문학적 관계를 보여 주는 이 도식은 ( 구두로든 기록으로든 )

공통 자료 가설을 설정하지 않고도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식이다. 그러나 이는 개연성이 없다. 이 도식을 확실하게 평가하려면 네 저술 모두 공유하는 공통 자료가 들어 있는 다른 본 문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한계시록, 에스라4서, 바룩2서에 있 는 공통 전승 시리즈를 분석한 보하르트는 바룩2서→요한계시록→ 에스라4서와 같은 문학적 의존의 연결 고리를 제안했다. 보하르트는 요한계시록에 대한 에스라4서의 광범위한 의존성을 기독교 묵시록 에 대한 에스라4서 저자의 논쟁적인 반응 형태로 설명한다.41) 그러 나 바룩2서의 위치는 보하르트가 제안하는 세 본문의 관계와 우리가 이제까지 분석한 전승이 요구하는 관계를 양립할 수 없게 만들어 버 린다. 그러므로 우리가 검토한 네 본문 사이의 관계는 서로 직접적인 문 학적 상호 관계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공통 전승에 따른 결과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 이 공통 전승은 각 저자가 사용한 자료에서 이미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요한은 요한계시록 6장 9-11절이 에녹1서 47장 1-4절과 공유하 는 특징과 에스라4서 4장 35-37절과 공유하는 특징을 포함하는 형

41) Bogaert(1980). Bogaert(1969) 26-27은 에스라4서가 바룩2서에 의존했다고 주장한다.

Bogaert(1980)는 이 주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지만 에스라4서가 바룩2서뿐 아니라 요한계시록도 직접 의존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104

요한계시록 신학


태의 전승을 이미 알았을 것이다. 이는 이런 형태의 전승에 이미 요 한계시록 6장 9-11절에 묘사된 장면의 주된 특징이 나타났음을 의 미한다. ‘헤오스 포테’( ἕως πότε; 참고, 에스라4서 4:35 ), ( 요한계시록에서 이곳에만 등장 하는 ) 는 )

‘데스포테스’( δεσπότης;

참고, 에스라4서 4:38 ), ( 요한계시록에서 3:2에서만 사용하

‘플레로도신’( πληρωθῶσιν; 참고, 에스라4서 4:36; 바룩2서 23:5 ) 을 포함한 어휘

의 일부는 전승에서 온 것이지만 대부분은 요한계시록의 특징을 반 영한다 ( 예, θυσιαστηρίου, ‘뒤시아스테리우’; 참고, 8:3-5; 9:13; 11:1; 14:18; 16:7; ἐσφαγμένων,

‘에스파그메논’; 참고, 5:6, 9, 12; 6:4; 13:3, 8; 18:24; διὰ τὸν λόγον τοῦ θεοῦ, ‘디아 톤 로곤 투 데

우’, 참고, 1:9; 20:4; διὰ τὴν μαρτυρίαν ἣν εἶχον, ‘디아 텐 마르튀리안 헨 에이콘’; 참고, 1:9; 12:11; 19:10; 20:4; τῶν κατοικούντων ἐπὶ τῆς γῆς, ‘톤 카토이쿤톤 에피 테스 게스’, 참고, 3:10; 8:13;

11:10; 13:8, 14; 17:8; στολὴ λευκή, ‘스톨레 류케’, 참고, 7:9, 13, 14; ἀναπαύσωνται, ‘아나파우손타

이’, 참고, 14:13; χρόνον μικρόν, ‘크로논 미크론’, 참고, 20:3; σύνδουλοι … ἀδελφοί, ‘쉰둘로 이……아델포이’, 참고, 19:10; 22:9 ).

이런 특징적인 표현은 문체상의 의미보다

더 중요하며, 요한계시록 6장 9-11절과 요한계시록의 다른 본문에 나오는 순교의 주제를 연결한다. ( 우리가 자동으로 희생 제단으로 생각하지만 요한 이 다른 본문에서는 분향단을 가리킬 때 사용하던 단어를 사용한 )

제단 이미지가 보복을

간구하는 순교자의 기도가 성취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본문 ( 8:3-5; 9:13; 14:18; 16:7 ) 을

이 장면과 연결하는 방식에 주목하는 것이 특별히 중요

하다. 마찬가지로 흰옷의 이미지가 순교자의 완전한 수를 하늘의 승 리자로 묘사하는 장면 ( 7:9-17 ) 을 이 장면에 연결한 것도 유의하라. 그 러므로 요한은 요한계시록 전체에 나타나는 순교와 심판의 주제에 대한 자신의 해석 안에 전승을 융합시켰다. 요한은 이 주제를 다루기 위해 종말의 지연 ( 전승의 핵심 ) 에 대한 이해 를 일곱 인 심판의 구성 안에 융합한다.42) 처음 네 인이 열릴 때 네 기수가 상징하는 전통적인 심판이 세상에 집행된다. 하지만 네 심판 42) 참고, Bauckham(1980) 28-36.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105


은 눈에 띄게 절제되며, 땅의 4분의 1에만 영향을 미친다. 땅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기를 기대하는 청자는 순교자의 부르짖음, “얼마나 걸립니까?”를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이는 4장이 청자에게 기대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 인이 열리면서 다시 기대가 솟아오른다. 6장 12-17절의 친근한 묵시 이미지는 심판의 날이 실제로 올 것을 알린다. 그때 순교자의 피를 흘린 압제자에 대한 복수가 집행될 것 이다. 그러나 요한은 다시 한번 청자의 마음을 졸이게 한 다음 일곱 번째 인이 열리는 장면 앞에 긴 권고 ( 7장 ) 를 삽입한다.43) 이 권고는 이미 순교자에게 설명된 종말의 지연을 자세히 극화하고 있다 ( 6:11 ). 임박한 심판 도래 ( 6:17 ) 와 일곱 번째 인이 열리는 장면 사이를 순교자 의 충만한 수 ( 144,000명 ) 가 채운다. 그때 모든 하늘은 침묵하고 하나님 은 성도의 기도를 듣고 드디어 피에 대한 복수를 집행할 것이다 ( 8:1, 3-5; 아래 소단원 4를 보라 ).

이처럼 요한은 처음으로 예언의 핵심 주제를 제

시하기 위해 순교자들의 수가 채워지는 것에 대한 전승을 사용하고 이 전승을 연이은 일곱 인 심판에 융합시킨다. 하나님 나라가 오기 전까지 남아 있는 기간은 하나님의 신실한 백성이 고난과 죽음의 순 간까지 증언해야 하는 기간이다. 요한이 6장 9-11절에서 사용한 전 승은 이런 일이 왜 일어나야 하는지 설명하지 않고 하나님의 예정된 계획에 근거해 설명한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의 나머지 본문에서 요 한은 응답 지연의 의미를 자신에게 주어진 예언 계시로 설명한다. 채 워야 할 순교자의 수는 아무렇게나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순교자의 증언이 하나님의 보편적 나라를 세우려는 목적에서 핵심적인 역할 을 할 것이다.44)

43) 계 7장에 대해 아래 8장 소단원 3과 9장 소단원 3을 보라. 44) 아래 9장을 보라.

106

요한계시록 신학


3. 죽은 자를 내주는 것(계 20:13) (A) 요한계시록 20장 13절

καὶ ἔδωκεν ἡ θάλασσα τοὺς νεκροὺς τοὺς ἐν αὐτῇ,

καὶ ὁ θάνατος καὶ ὁ Ἅιδης ἔδωκεν τοὺς νεκροὺς τους ἐν

αὐτοῖς …

‘카이 에도켄 헤 달라사 투스 네크루스 투스 엔 아우테, 카이 호 다나토스 카이 호 하이데스 에도켄 투스 네크루스 투

스 엔 아우토이스……’ “바다가 그 가운데에서 죽은 자들을 내주고 또 사망과 음부도 그 가운데에서 죽은 자들을 내주매…….” (B) 에녹1서 51장 1절

“그리고 그날에 땅이 맡겨진 것을 돌려줄 것이며 스올은 그곳에 맡겨진 것, 받은 것을 돌려줄 것이며 파멸[아바돈]은 빌린 것을 돌려줄 것이다.”45) (C) 에스라4서 7장 32절

Et terra reddet qui in eam dormiunt

45) Knibb(1978) 135의 번역. Isaac(1983) 36은 주절이 두 개뿐인 에티오피아어 본문 형태

를 선호한다. “그날에 스올은 자신이 받아 맡은 모두를 돌려줄 것이고 지옥[아바돈]은 빌린 모두를 돌려줄 것이다.” 아이작은 이 구절에 있는 본문의 이문을 논한다(1983A) 408. 아이작은 본문의 세 가지 절 형태는 이차적으로 필사자가 에스라4서 7:32(위의 본 문 C)와 조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에녹1서 51:1의 세 가지 절 형태는 『성경 고대사』 3:10(위의 본문 D)에 더 가깝다. 이 본문은 죽은 자의 장소를 가리키는 세 용어(땅, 스올, 아바돈)를 그대로 공유한다. 『성경 고대사』의 에티오피아어 역본은 존재 하지 않으므로 이런 상응 관계는 에티오피아어 본문 전승에 뿌리를 둔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에녹1서 51:1에 있는 세 개의 절로 구성된 본문 형태가 원독법일 가능성이 가 장 크다.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107


et pulvis qui in eo silentio habitant et promptuaria reddent quae eis commendatae sunt animae. ‘에트 테라 레데트 퀴 인 에암 도르미운트 에트 풀비스 퀴 인 에오 실렌티오 하비탄트 에트 프롬프투아리아 레덴트 콰이 에이스 콤멘다타이 순트 아니마이.’ “그리고 땅이 그곳에 자고 있는 자들을 돌려줄 것이며 먼지는 그곳에 조용히 거하는 자들을 돌려줄 것이며 방들은 맡겨진 영혼들을 돌려줄 것이다.” (D) 위 필론, 『성경 고대사』(LAB) 3장 10절

… Et vivificabo mortuos, et erigam dormientes de terra. Et reddet infernus debitum suum et perditio restituet paratecen suam … ‘……에트 비비피카보 모르투오스, 에트 에리감 도르미엔테스 데 테라. 에트 레데트 인페르누스 데비툼 수움 에트 페르디티오 레스티투엣 파라테켄 수암……’ “……그리고 나는 죽은 자들에게 생명을 주며 자는 자들을 땅 에서 일으킬 것이다. 그리고 스올은 빌린 것을 돌려줄 것이며 아바돈은 맡겨진 것을 회복할 것이다……”

108

요한계시록 신학


(E) 바룩2서 21장 23절

“그러므로 죽음의 천사를 꾸짖으시고 당신의 영광이 나타나게 하시고 당신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큰지 알게 하시고 죽음[스올]의 영역이 봉인돼 지금부터는 죽은 자들을 받지 못하게 하시고 영혼의 창고들이 그곳에 갇힌 자들을 회복하게 하소서.”46) (F) 바룩2서 42장 8절

“그리고 먼지가 부름 받고 말을 들을 것이다. ‘네게 속하지 않은 것을 돌려주고 그것의 시간까지 네가 지키고 있는 모두를 일으키라.’”47) (G) 바룩2서 50장 2절

“땅이 죽은 자들을 그때 확실히 돌려줄 것이다. 땅은 가두기 위해 지금은 그들을 받아 두고 있으며, 그들의 모 습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땅은 그들을 돌려주기 위해 받았다. 내가 그들을 땅에 준 그대로 땅은 그들을 일으킬 것이다.”48) (H) 에스라4서 4장 41b-43a절

In inferno promptuaria animarum matrici adsimilata sunt.

46) Klijn(1983) 628의 번역. 47) Klijn(1983) 634의 번역. 48) Klijn(1983) 638의 번역.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109


Quemadmodum enim festinavit quae parit effugere necessitatem partus, sic et haec festinat reddere ea quae commendata sunt ab initio. ‘인 인페르노 프롬프투아리아 아니마룸 마트리키 아드시밀라 타 순트. 퀘마드모둠 에님 페스티나비트 콰이 파리트 에푸게레 네케시 타템 파르투스, 시크 에트 하이크 페스티나트 레데레 에아 콰이 콤멘다타 순 트 아브 이니티오.’ “스올에 있는 영혼들의 방들은 자궁과 같다. 산통 중에 있는 여자가 서둘러 산고를 벗어나고자 하는 것처럼 이 장소들도 시작부터 맡겨진 것을 서둘러 돌려주고자 한다.” (I) 위 필론, 『성경 고대사』(LAB) 33:3

… infernus accipiens sibi deposita non restituet nisi

reposcetur ab eo qui deposuit ei … ‘……인페르누스 아키피엔스 시비 데포시타 논 레스티투에트 니시 레포스케투르 아브 에오 퀴 데포수이트 에이……’ “……맡겨진 것을 받은 스올은 그것을 맡긴 자가 돌려 달라고 요구하기 전에는 그것을 회복하지 않을 것이다……” (J) 베드로 묵시록 4장 3-4절

“그가 게헨나에게 그곳의 쇠문들을 열어 그곳에 있는 모두를 돌려주라고 명령할 것이다. 그는 짐승들과 새들에게 그들이 먹 은 모든 육체를 돌려주라고 명령할 것이다.”

110

요한계시록 신학


그가 (모든) 인류가 나타나길 원하기 때문이다……”49) (K) 베드로 묵시록 4장 10-12절

“뿌려진 씨앗들을 보고 이해하라. 땅에 떨어져 건조하고 생명 이 없지만 생명이 되고 열매를 맺는다. 땅은 맡겨진 보증금처럼 돌려준다. 죽어 있는 것은 땅에 뿌려진 씨이며, 생명이 되고 인 간의 생명을 위해 주어진다. 하나님은 심판의 날에 자기를 믿는 자들, 자기가 택하신 자들을 자기가 (세상을) 만든 목적을 위해 얼 마나 많이 일으키시겠는가.”50) (L) 테르툴리아누스, 『육체의 부활』(De Res.) 32.1에 있는 출 처 불명의 인용

Et mandabo piscibus maris et eructuabunt ossa quae sunt comesta, et faciam compaginem ad compaginam et os ad os. ‘에트 만다보 피스키부스 마리스 에트 에룩투아분트 오사 콰이 순트 코메스타, 에트 파키암 콤파기넴 아드 콤파기남 에트 오스 아드 오스.’ “나는 물고기와 바다에게 명령할 것이며,

49) 줄리언 힐스의 번역. 베드로 묵시록의 에티오피아어 역본을 번역한 자료는 내가 번역자

의 허락을 받아 사용한 것으로 A. Yarbro Collins and M. Himmelfarb ed., New Testament Apocrypha , vol. 2 (Sonoma, CA: Polebridge Press, 1993?)로 출간될 예정 이다. 50) 줄리언 힐스의 번역. 땅이 죽은 자들을 돌려준다는 개념은 4:13의 에티오피아어 역본에 도 등장하지만(“심판의 날에 땅이 모든 것을 돌려줄 것이다……”) 에티오피아어 번역자 가 이곳에 소개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본문은 Macarius Magnes, Apocritica 4.6.16의 인용으로 남아 있는 이 구절의 원헬라어 본문에는 나오지 않는다(ἡ γῆ παραστήσει πάντας τῳ θεῷ ἐν ἡμέρᾳ κρίσεως……, ‘헤 게 파라스테세이 판타스 토 데오 엔 헤메라 크리세오스’).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111


그들이 삼킨 뼈들을 토해 낼 것이며, 나는 관절과 관절을 뼈와 뼈를 연결할 것이다.” (M) 시편 1편 20절 미드라시

랍비 베레키아는 가르쳤다. 광야가 말했다. 나는 샤론의 장미 요(아 2:1). “나는 찬양받으실 거룩한 자의 사랑을 받는 자다. 세상

의 모든 좋은 것들이 내 속에 숨겨져 있고 하나님이 그의 복을 내게 주셨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한다. 내가 광야에는 백향목과 싯딤나무와 화석류와 들감람나무를 심고 사막에는 잣나무와 소 나무와 황양목을 함께 두리니(사 41:19). 그리고 찬양받으실 거룩한

분이 이것을 내게 요구하실 때 나는 그가 내게 맡기신 것을 돌 려드릴 것이며, 나는 다시 장미로 피어날 것이며, 그에게 노래를 부를 것이다. 이렇게 기록됐다.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 막이 백합화같이 피어 즐거워하며(사 35:1).

랍비는 내가 샤론의 장미다라고 말한 주체를 땅이라고 가르 쳤다. “나는 사랑받는 자다. 나의 그늘 안에 모든 죽은 자들이 숨어 있다. 그러나 찬양받으실 거룩한 분이 그것을 내게 요구하 실 때 나는 그분에게 그분이 내게 맡기신 것을 돌려드릴 것 이다. 이렇게 말한다. 주의 죽은 자들은 살아나고 그들의 시체들 은 일어나리이다 티끌에 누운 자들아 너희는 깨어 노래하라 주 의 이슬은 빛난 이슬이니 땅이 죽은 자를 내놓으리로다(사

26:19).

그리고 나는 장미로 피어날 것이며, 하나님에게 노래를 부를 것 이다. 이렇게 말한다. 땅 끝에서부터 노래하는 소리가 우리에게 들리기를 ‘의로우신 이에게 영광을 돌리세’ 하도다(사 24:16).”51)

51) Braude(1959) 28-29의 번역. 브로드의 논평은 첫 번째 문단을 광야를 방랑하다 죽어 광

야에 묻힌 세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설명하지만 에녹1서 61:5는 다른 가능성을 암시한다.

112

요한계시록 신학


(N) 미드라시 랍바 아가 2:1:2

랍비 베레키아가 말했다. 이 구절(아 2:1)은 광야가 말한 것이다. 광야가 말했다. “나는 광야다. 나는 사랑을 받는다. 세상의 모든 좋은 것들이 내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한다. 내 가 광야에는 백향목과 싯딤나무를 심고(사 41:19). 하나님은 그것들

을 내 안에 안전하게 지키게 두셨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것들을 내게 요구하실 때 나는 그분에게 맡은 것을 손상되지 않게 돌려 드릴 것이다. 나는 선한 행위로 꽃을 피울 것이며, 그분 앞에 노 래를 부를 것이다. 이렇게 말한다.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막이 백합화같이 피어 즐거워하며(사 35:1).” 랍비의 이름으로 이

렇게 기록됐다. 이 구절은 [이스라엘의] 땅이 말한 것이다. 그 것이 말한다. “나는 그것이며, 나는 사랑을 받는다. 모든 죽은 자들이 내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한다. 주의 죽 은 자들은 살아나고 그들의 시체들은 일어나리이다(사 26:19). 하나

님이 내게 그들을 요구하실 때 나는 그분에게 그들을 돌려드릴 것이다. 그리고 나는 선한 행위로 장미처럼 꽃을 피우고 그분 앞에 새 노래를 부를 것이다. 이렇게 말한다. 땅의 끝에서부터 노래하는 소리가 우리에게 들린다(사 24:16).”52) (O) 피르케 데 랍비 엘리에셀 34

랍비 이스마엘이 말했다. 모든 몸은 땅의 먼지로 부서진다. 한 줌의 흙 외에는 몸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 찬양받으실 거룩 한 분이 땅에게 맡겨진 모든 몸을 돌려 달라고 요청하시는 때, 미래의 생명에서는 반죽과 섞이는 누룩처럼 땅의 먼지와 섞이 게 되는 것이 향상되고 증언하며 온몸을 일으킨다. 찬양받으실 52) Freedman and Max Simon(1939) 92의 번역.

2장 | 묵시 전승의 사용

113


요한계시록은 엄청난 지식, 정교한 문학 기교, 탁월한 창조적 상상력, 급진

NICNT 요한계시록 로버트 마운스 지음 | 장규성 옮김 | 신국판 양장 538쪽 | 30,000원

다양한 해석과 묵시 문학에 대한 전통적인 접근 을 성실하게 다루고, 극단적인 문자주의와 고도 로 상상력이 풍부한 주관주의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면서, 고대의 본문이 1세기 교회만 아니라 여전히 우리에게도 말하는 것을 듣게 한다.

적인 정치 비평, 심오한 신학을 담은 저술이다. 하지만 신약에 포함된 초기 기 독교의 주요 저술 중에 신데렐라로 머물러 있다. 학자들은 요한계시록에는 별 로 관심을 두지 않고 복음서나 주요 바울 서신에만 집중했다. 이 책은 요한계 시록에 대한 무관심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첫째,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구성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한계 시록의 문학적 구성을 치밀하게 분석해 보면, 본문의 의미가 대단히 함축적이 라는 사실, 본문이 대단히 정교하기에 본문의 의미가 충분히 드러나게 하려면

요한계시록 신학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요한계시록 신학 예언의 절정

지은이

리처드 보컴(Richard John Bauckham) 영국 성공회의 세계적인 신학자다. 조직신학 및 역사신 학자이면서도 신약학자로 더 유명하다. 케임브리지 대 학교에서 공부하고(B. A., M. A., Ph. D.) 리즈 대학교,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가르치다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

반복해서 읽고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둘째, 요한계시록의

에서 은퇴했다. 지금은 케임브리지 대학교 리들리홀 명

그랜트 오즈번 지음 | 김귀탁 옮김 | 신국판 양장 1,024쪽 | 45,000원

구약 사용은 요한계시록 이해의 핵심적인 열쇠다. 유대 주석 관행에 따라 구약

예 교수로 활동 중이다. 그의 저서 『예수와 그 목격자

독자가 요한계시록을 하나로 묶는 신학적 맥락

인유를 규명하고 요한의 구약 해석을 재구성함으로써 요한계시록의 모호한 본

을 따라가는 일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로 본문의

문이 선명해지는 것과 주석가가 계속 오해한 본문이 바르게 해석되는 것을 자

상호 관련성을 다루는 자료도 많고, 요한계시록 전체에 걸쳐 등장하는 단어에 대한 종합적인 설

주 보게 될 것이다. 셋째, 요한계시록은 묵시록이다. 요한계시록 외에 유대 묵 시록과 기독교 묵시록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 결과를 도출할 것이고 이런 방식

명도 풍부하다.

의 연구로 얻은 신선한 빛을 요한계시록에 비출 수 있음을 보여 줄 것이다. 넷

만화 요한계시록 1,2권 세트

째, 요한계시록의 의미는 (구약과의 관계에서) 상호 본문적일 뿐 아니라 (당시

들』은 위더링턴, 뷔르스코그, 레드먼 등 저명한 학자들 이 “복음서 이야기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평가할 정 도로 사복음서에 대한 관점을 바꿔 놓았다. 특히 보컴 의 『요한계시록 신학』은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최고의 요 한계시록 소개서로 인정받고 있다. 옮긴이

세계와의 관계에서도) 상황적이다. 1세기 후반의 정치 현실과 경제 현실을 반

백금산 글 | 김종두 그림 | 신국판 688쪽 | 30,000원

영하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로마 체제의 악이 밝혀진다. 요한계시

목회자에게는 요한계시록 설교와

록을 효과적으로 해석하려면 요한계시록의 배경인 정치와 경제의 역사를 아는

강의를 안심하고 시작할 수 있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도와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며, 일반 성도에게는 요한계시록을 통해 천국여행과 종말여행을 감동

예 : 언의 절정

BECNT 요한계시록

“서론” 중에서

적으로 할 수 있는 최상의 요한계시록 여행 안내서가 될 것이다.

강대훈 경북대학교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고 든콘웰 신학교에서 신약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에 영국

리처드 보컴

브리스톨 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박사학위를 받

지음

았다. 현재 개신대학원대학교에서 신약학 교수로 재직

강대훈

중이며, 부흥과개혁사 번역위원으로 협력하고 있다. 저

옮김

서로는 『마태복음 주석』이 있고, 역서로는 『누가신학』, 『성경신학』, 『NICNT 누가복음』, 『PNTC 누가복음』(이

NSBT 요한계시록 성경신학

상 부흥과개혁사) 등이 있다.

브라이언 탭 지음 | 김귀탁 옮김 | 신국판 372쪽 | 20,000원

리처드 보컴 지음 ┃ 강대훈 옮김

원수를 결정적으로 물리치고 백성을 구원하며 만물을 회복시키는 예수 그리스도의 현재와 미 래의 통치에서 다양한 구약 예언과 패턴이 어떻 게 완성되는지 증명한다. ISBN 978-89-6092-676-9

www.rnrbook.com 값 38,000원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