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study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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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29-10.23 savina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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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study 3
컬러 스터디, 색에 대한 12가지 이야기 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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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 Kang
사비나미술관 전시팀장
사비나미술관의
<컬러 스터디> 전시를 위한 글
Chief Curator at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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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ward for Color Study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석현정
Prof. Hyeon Jeong Suk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문형민
Color Study, Twelve Stories about Colors
Department of Industrial Design, KAIST
Hyungmin Moon
Sandy Skoglund
14 18 22 26 30 34 38 42 46 50
연세대학교
54
Play Makers Lab
박미나 양주혜 정승
조소희
진달래&박우혁 하이브
Bernard Faucon Neil Harbisson
커뮤니케이션대학원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색채연구실
Juhae Yang Seung Jung Sohee Cho Jin Dallae & Park Woohyuk HYBE Bernard Faucon Neil Harbisson Sandy Skoglund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 Arts
플레이 메이커즈 랩 주성욱
MeeNa Park
Yonsei University
58
Sung Wook Ju Color Lab Department of Industrial Design KAIST
4
5
컬러 스터디,
색에 대한 12가지 이야기 강재현
사비나미술관 전시팀장 사비나미술관의 이번 여름 기획전의 주제는
‘색’이다. 최근 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체험의 장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생각은 점차 예술가들은 색을 어떻게 선택하고 사용하는지, 색을 어떻게 해석하고 실험하고 표현하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증폭되었다.
전시는 예술가들이 색을 대하는 태도와 시각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그들이 색을 실험하고 탐구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예술가에게 ‘색(빛)’이란 예술을 표현하는 가장
색을 통한 다양한 시도와 움직임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방식임과 동시에 여러 층위로 예술의 본질과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다른 취미활동에 비해
작품과 제작방식을 ‘Color Study’라는 주제로 심도
현대인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은 컬러링 북은 지난해부터
색연필이나 마커 같은 간단한 재료들만 있으면 장소 제약
없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 더욱 인기가 높아졌다고 한다.
흰 종이 앞에서 그야말로 백지상태가 되는 많은 사람들에게 컬러링 북은 정해진 밑그림 안에서 과감하고 다양한
색을 칠해나가면서 치유의 시간을 갖는 아트 테라피(Art
Therapy)로 나아갔다.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색을 선택한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끝이 없을 것이다. ‘색’이라는 주제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만큼 쉽지
작가적 발언을 내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예술가들의 있게 보여주고자 한다. 그동안 색을 주제로 다룬 다수의 전시가 있었지만 이번 전시는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수단으로서, 혹은 대상을 재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색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사회적, 과학적 맥락으로
접근하여 작가 나름의 개성 있는 방식으로 색을 분석한다. 또한 빛에 의한 공감각적인 체험을 유도하고 색에 대한
관념에서 벗어난 다채로운 실험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본 전시에는 문형민, 박미나, 양주혜, 정승, 조소희,
않은 주제이기도 하다. 인간이 외부로부터 받는 자극 중
진달래&박우혁, 하이브, 베르나르 포콩, 샌디 스코글런드,
공감각적, 감성적, 심리적, 물리적 효과와 그것이 내포하는
사진, 그리고 빛과 사운드가 어우러진 색에 대한 예기치
80% 이상이 시각에 의해 이뤄진다고 하니 색이 지닌 시각적 은유와 상징은 색 자체만큼이나 풍부하고 방대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 경험이나 기억을 통해 연상되는 색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지역적
특성에 따라 그 상징과 기호가 각기 다르다. 사실 본 전시는 단순히 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미술관 안으로 끌어들여 미술관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직접 색을 칠하고 즐기는
닐 하비슨이 참여한다. 이들의 작품은 미술관 전관에 회화와 못한 질문을 던진다. 가령 문형민 작가는 사비나미술관의 21권 전시 도록에 수록된 단어와 색을 분석해
사비나미술관의 특성을 추출한 작품을 색으로 선보인다. 과연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운 색 띠는 사비나미술관의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을까? 박미나는 어린아이의
학습도구로 흔히 사용되는 정형화된 색칠공부 도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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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칠’과 ‘공부’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하며 두 업체가
색과 색, 글자와 글자가 만나 서로 반응하고 상충되어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빛을 인지하는 방식을 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하지만 작가가
작가는 미래에 역사적인 흔적으로 남겨질 문양으로 보고
색을 인식하는 시각을 공감각적으로 전환하며 관객이 이를
생산한 각각의 12색 색연필의 서로 다른 상품가치의 기준에 새로운 가치가 생성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은 색과 21세기 자본주의의 상징인 바코드를 차용한 양주혜
흑백의 색이 아닌, 작가가 그동안 색점 연작을 통해 탐구해 온 12가지의 색을 바코드에 담아낸다. 플라스틱 오브제를
이용한 설치 작업을 선보여 온 정승은 이번 전시에는 황색, 녹색, 적색의 경광등 커버를 5미터 높이로 제작해 전시장 1층에 설치한다. 범세계적으로 각각 경고, 안전, 위험의
표기로 사용되는 이러한 사회적 규범의 의미를 낯선 설치 방식으로 새롭게 환기 시킨다. 이러한 작가들의 관찰력은
추구하는 감성적, 철학적 지점과 맞닿아 있다. 이들은 빛과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그밖에 샌디 스코글런드와 베르나르 포콩은 마치 연극무대를 연출하듯 대상을 낯선
풍경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자아내며 색채가 가진 상징성에 주목한다.
더불어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플레이
메이커즈 랩과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색채연구실과의
협력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색에 대한 체험을 통한 재발견,
우리에게 익숙한 환경이나 대상을 다르게 보게 한다. 우리가 그리고 시각 반응에 대한 이론적 접근을 시도 했다. 또한 보는 것은 색과 형태지만 그 안에는 본질을 찾고자 하는
색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혁신적인 다양한 컬러의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과 색을 통한 각기 다른 해석은 매우
협찬 역시 의미를 갖는다. 필자는 색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수많은 질문과 내용의 층위를 포함한다. 이러한 대상을 흥미로운 지점이다.
조소희는 빨강, 파랑, 노랑 색실을 이용해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증식하는 형태로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가느다란 실선이 겹겹이 공간을 채우는 시간과 노동의
에너지는 마치 빛이 공기를 감싼 듯 전시장을 생동감 있게
바꾸어 놓았다. 선천적으로 전색맹으로 태어난 닐 하비슨은
화장지를 만들어낸 포르투갈 회사인 레노바(Renova)의
생각했지만 정작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이번 전시를 준비 하면서 색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시각을 경험했다. 본
전시는 사회적인 색채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출발했지만
예술가는 색으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일상에서 색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는 전시라 할 수 있다.
2015년 여름, 사나미술관의 Color Study 전시를 통해
색을 인식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특수 제작된 카메라를 통해 색에 대한 작가들의 창의적 발상과 흥미로운 이야기에 귀 색을 소리파장으로 듣고 이를 색으로 변환하는 작업은 이제 소리를 바로 색으로 전환하는 작업으로 발전되었다.
반면, 하이브는 색을 음계로 전환해 관객에게 소리로
들려준다. 하이브의 이번 작업은 색을 이용한 완벽한 연주를 하기 위한 실험이라 할 수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
진달래&박우혁은 색과 알파벳을 결합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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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여 보기를 바란다.
Color Study Twelve Stories about Colors Jaehyun Kang Chief Curator at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The theme of this summer exhibition is ‘color.’ Lately various experiments and movements show the growing interest in color theory. Last year coloring books drew a lot of attention from the people internationally, making them a big issue in modern times. They became popular because they only use simple materials like color pencils and markers with no limitation of space, unlike other hobbies. Faced with an empty white page, people feel blank. However, filling a prepared background drawing with bold and various colors, many people experience therapeutic effects, making it a sort of art therapy. We unconsciously or consciously choose colors in our repetitive daily life. The conversation surrounding color around us is endless. ‘Color’ may seem simple, however, it is not an easy topic. 80% of the stimulations human beings experience come from vision. The emotional, psychological, and physical effects of colors along with metaphoric and symbolic meanings underneath those effects are abundant and vast. Color is suggestive of personal experience and memories. These aspects of color are subjective. Thus, its metaphor and symbolism is different depending on the historic, sociologic, cultural, political, and geographic characteristics of the individual. This exhibition began with the idea of creating a place to experience and celebrate color while bringing more attention to color in society. This thought developed into the questions and curiosities
about how artists choose their colors and how they interpret, experiment, and express with color. This exhibition focuses on the process of artists’ experiments and research surrounding color based on their attitudes and perspectives. To artists, color (light)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ways to express art. It is an essential aspect of art on many different levels. In this exhibition, we tried to show participating artists’ works and works-inprogress to provide a wide spectrum of color as a sort of in-depth Color Study. There were many exhibitions handling color as a central theme. What made this exhibition special was its focus on the sociological and scientific context of color rather than color used as a tool to represent a subject. In this exhibition, artists tried to analyze colors in unique ways that led audiences to have multisensory experiences from light conducted through various out-of-the-box experiments. The exhibiting artists are: Hyungmin Moon, MeeNa Park, Juhae Yang, Seung Jung, Sohee Cho, Jin Dallae & Park Woohyuk, HYBE, Bernard Faucon, Sandy Skoglund, Neil Harbisson. Various installations and experiments on color using light, sound, and moving images are shown throughout the entire museum space. The works ask us unexpected questions. For example, Hyungmin Moon presents works that reflect the characteristics of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by exhibiting statistics from analysis of the colors and words found from twenty-one exhibition catalogs published by Savina Museum. Are the colored banners on the wall of the exhibition hall the color of Savina Museum? MeeNa Park presents a work painted by two sets of twelve color pencils made by two different companies. It br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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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question the standard of each product. She contemplated the meaning of ‘coloring’ and ‘study’ by including color by number notebooks. It is interesting to compare the subtle differences in color and arrangement. Juhae Yang’s works made of barcodes, the symbol of the consumerism in the 21st century. This started from her interest in the process of recognizing the color from the light. Yang sees the barcode as a symbolic representation of history in the future. She created barcodes with twelve colors, instead of the standard black and white. Seung Jung shows installations with plastic objects, the product of modern industrial society. Jung piled yellow, blue, and red signal light covers five meters high on the first floor of the exhibition space. Yellow, green, and red colors are used not only on the street, but also to indicate signs of warning, safe, and danger in daily life. By revealing the inside of the signal lights in her work, the tension from social promises crashes into psychological stability. Sohee Cho filled the exhibition space with red, blue, and yellow colored threads mimicking one gigantic growing tree. The energy of time and labor built up with thin threads filling the space turned the exhibition into a cheerful and lively place. Neil Harbisson and HYBE presented two distinctive works with a similar concept transforming color to sound. As a colorblind, Neil Harbisson used a specially manufactured device to interpret the sound waves of a color and then transformed the sounds to color. HYBE then changed these colors to musical scale to play for audiences. These two artists’ interesting concepts about color are experienced in the exhibition space. Graphic designer duo, Jin Dalla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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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Woohyuk, combine color and alphabet in design. They meet, react and collide. Eventually, the new value is created in those relationships. Sandy Skoglund and Bernard Faucon transformed their object into an unfamiliar scene creating unrealistic images. They both paid attention to the symbolic meaning of the colors selected. In this exhibition, we attempted to uncover the familiarity of color through experimentation. We took a theological approach to the visual response system with the collaboration with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 Arts at Yonsei University, Play Makers Lab, and Color Lab at the Department of Industrial Design at KAIST. Support from Renova, a Portuguese company, was noteworthy because they produced multi-color toilet paper and broke the color stereotype. To the author, I thought I knew a lot about color, however, this exhibition made me realized I didn’t know much at all. While preparing this exhibition, I found new information and vision about color. This exhibition started from a sociological point of view, however, it extended to the broader interest of knowing what artists would like to say about color and the meaning of color in our daily life. We hope that through the summer 2015 exhibition Color Study you have a chance to listen to these twelve artists’ stories about color.
사비나미술관의
<컬러 스터디> 전시를 위한 글 석현정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바야흐로 융합의 시대이다. 이렇게 융합 학문이
최고로 유행하고 있을 때 이 전시가 기획된 것은 참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도록 우리가 진화한 것이다. 색을 보고
느끼는데 ‘선택과 집중’ 방식의 진화를 한 셈이다. 전시에
소개된 닐 하비슨(Neil Harbisson)의 경우 색을 구분할 수 없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약점을 역으로 기회로 만든
대단한 예술가이다. 정상 색각자가 색을 보는 데 소비하는 지적 에너지를 모두 창작 에너지로 삼았으니 대단한 능력으로 재탄생 한 것이다.
둘째, 색은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철저히 객관적일
행운이다. 왜냐하면 색 만큼이나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수 있다. 선홍색을 보며 떠올리는 기억과 감성은 개개인마다
수 없고 에너지, 시신경, 심리가 간과될 수 없다. 또한
속성인지에 대해서는 측정과 기록이 가능하다. 개인적인
주제도 없기 때문이다. 색을 정의 내리자면 빛이 빠질
색은 언어로 소통되므로 언어학이 연관되어 있고 문화나
집단을 상징하는 역할로서도 곳곳에 활용되고 있어 사회적 기호로서의 몫도 단단히 하고 있다. 50년이 넘은 전통을 가진 국제색채학회인 AIC1를 참석해보면 물리학자,
순수예술가, 사회학자, 지질학자, 공학자 등 참으로 다양한
다를 수 있지만, 눈앞에 놓인 선홍색이 정확히 어떤
심리량과 객관적인 물리량 간에 존재하는 연관성을
공부하는 것이 색채 심리이다. 그리고 그 연관성에서 영감을 받은 예술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하이브(HYBE)의
전시 작품 <Project Scriabin>은 색의 개인적인 특성과
객관적인 특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색을 소리로 변환하는
전공자들이 색을 공통 화두로 놓고 서로의 연구를 소개한다. 과정에서 어떤 색인가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측정을 했지만 이곳 사비나미술관의 지난 전시들을 살펴보면 과학과
소리로 변환할 때는 작가의 영감과 느낌에 따랐기 때문이다.
전시에서 그 소통의 매개체를 색으로 정한 것은 어찌 보면
낼 수 있다. 사실 엄청난 돌연변이 현상이 없는 한, 우리
수 있고 누구나 자신의 선호색에 대해서는 분명히 의견을
새로운 안료를 만들어 낼 수는 있지만 새로운 색을 만들어
예술의 접점에서 양쪽을 소통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이번
편리한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색은 거의2 항상 경험할 말할 수 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주제이면서도 대단하고 매력적이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로서 우선, 인간의
오감 중 시각은 뇌 인지 과정의 80%를 차지하며 이 중 색
정보를 처리하는 동안 뇌의 60%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이다. 색을 구분해서 보고 그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에 많은 지적 1
국제 색채 학회(International Color Association)가 주최하는 학술
대회로서 1969년에 처음 개최되었고 4년 마다 콩그레스(congress)를 크게 개최하고 매년 중간 미팅(interim meeting)을 세계 여러 도시에서 번갈아가며 개최한다.
단체 회원은 각 국가별로 공인된 색채 학술 단체만이 가입이 가능한데 우리나라는 (사)
한국색채학회가 회원으로 가입해있다. 그리고 (사)한국색채학회는 2017년 콩그레스를 제주도에 유치하는데 성공하였고 개최를 추진 중에 있다. AIC 홈페이지는 www.aiccolor.org 이다. 2
즉 항상 경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때 뿐만 아니라
아주 어두울 때 주변을 한번 둘러보시라. 형체는 대충 보이지만 알록달록했던 색깔의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에 암소시(暗所視)나 박명시(薄命視)를 입력하고 검색해보자.
셋째, 색만 바꾸어도 새로운 감성적 경험을 만들어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색의 범위는 이미 한정되어 있다3. 낼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검정색 휴지는 어떨까?
파란색 감자 튀김은? 이번 전시에 참여한 베르나르 포콩 (Bernard Faucon)의 작품들에서도 관찰할 수 있듯이
당연하지 않은 색을 보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며, 이 경험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하인즈 사(社)의 보라색 케첩이 매진을 기록한 사건이 그 예이다. 역발상적인 색을 보는 경험은
긴장을 고조시키므로 위험이 따르기도 하지만 분명 새로운 경험임에는 틀림없다. 3
정상 색각을 가진 성인 관찰자가 경험할 수 있는 색의 영역은 국제 조명 위원회가
1931년에 규정한 말굽모양의 색도도(色度圖; Chromaticity Diagram)내에 존재한다.
일상의 각종 디스플레이에서 재현되는 색의 영역은 이 색도도 내에 포함되며 아직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모든 색의 범위를 재현하는 디스플레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색도도 내의 색은 색상과 그 색의 순도(純度; purity)의 구분만 의미가 있는 것이며 색의 밝기 혹은 강도(intensity)는 독립된 차원의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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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반드시 파격적일 만큼 새로운 색 만이 효과가
나는 엄청난 입시 전쟁의 승리자들만 소복하게
있는 것은 아니다. 약간 다른 느낌, 약간 다른 톤(tone)에
모아놓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고백하건데, 우리는 색을
A4 용지를 보라. 무심코 지나치던 백색 A4 용지도 사실
작가가 정확히 꼬집었듯이, 우리는 산업적 질서에 의한
따라서도 사람들의 좋고 싫음에는 큰 차이가 있다. 주변의 한국인이 선호하는 푸르스름함이 섞인 백색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우리 눈에는 노란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종이를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한국 회사의 제품과 애플의 제품을 비교해보자. 같은 주소의
웹페이지를 띄우고 비교를 해 보면 한국 회사의 제품이 더 푸르스름하게 보일 것이다. 우리는 선명한 색보다 백색의
뉘앙스에 대해서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즉 작은 차이에도 다르다고 지각하기 때문에 조금 다른 백색에 대해서 호·불호(好·不好)가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
그리고 약간 다른 색의 효과는 조명에도 적용된다.
필자의 연구팀이 대전의 ‘ㄷ’ 초등학교 4학년들을 대상으로
좀 더 제대로 배우고 그 잠재성을 더 발견해야 한다. 박미나 색체계에 휘둘려 삼원색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6. 박미나 작가의 12색은 마치 기본색 수량의
기초단위로 여겨져 12, 24, 36, 48, 60, 72로 확장되기에
이르고 있다7.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아동들 사이에
위화감 조성을 방지하기 위하여 18가지 이상의 색은 보내지 말라는 당부를 보내왔다. 그럼 12가 아니라 6이 우리가
체감하는 색의 가짓수 확장 단위인가? 색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미술시간에서나 배워야 할 내용이라 생각하여
대충 넘어가다 보니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기초 개념조차 부실한 것이 21세기 우리의 현실이다.
색은 미술 교사의 전담이 아니다. 최근 물리학과와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간 푸르스름해 보이고
뇌공학과 교수님 두 분과 함께『빛의 공학』이라는 책을
요하는 학습이 더 효과적임을 발견한 바 있다. 반대로
있었는지 큰 반성을 했다. 나에게 ‘색’은 빛의 심리적
밝은 조명 아래에서는4 수학 문제 풀이와 같은 집중을 상대방의 얼굴을 마주보며 토론을 하는 학습에서는 약간 노르스름하고 중간 정도의 밝기가5 더 적합했다. 그런데,
실제로 각각의 조명 아래에서 우리의 색지각 시스템은
색순응(色順應; Chromatic Adaptation)을 하기 때문에 조명에 어떤 차이가 발생했는지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 이 연구의 결과는 필립스 사(社)가 주도한 독일에서의
연구 결과와 일관성을 보이기도 했는데, 조명에 대한 우리 신경체계의 반응은 우리가 태양의 변화에 최적화되도록
생활 리듬(Circadian Rhythm)을 맞추도록 진화한데서 원인을 찾는 것이 주요 견해이다.
집필하면서 내가 색을 얼마나 편협한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해석인 것이었다. 그런데 ‘색’은 전자기파 중에 우리
시신경이 반응하는 영역으로도 정의 내릴 수 있고, 자외선과 적외선의 중간 에너지로도 볼 수 있었다. 각자가 색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그만큼의 가치를 기대하게 되고 또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론짓자면 색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많이 수용하고 또 배우고 응용해보면서 나만의 색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비나미술관의 전시는 자신만의 색을 재발견해보는 계기가 아닐까 한다.
이렇듯 종이에서부터 음식, 조명, 디지털 기기까지
색은 우리 주변에서 늘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으며, 약간의
색 변화도 큰 변화와 파급 효과를 야기할 수 있는 잠재성에
대해서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보았다. 그런데, 이렇게 대단한 색을 우리는 제대로 배우고 활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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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 활용된 조명은 6500 K의 색온도에 600 lx의 밝기에 해당하는 LED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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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 활용된 조명은 3500 K의 색온도에 300 lx의 밝기에 해당하는 LED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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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색은 빨강, 노랑, 파랑이 아니다. 일본에서 잘못 시작된 초등학교 미술 교육이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수십 년간 반복되어 온 결과이다. 삼원색은 가산 혼합에서와 감산 혼합의 경우로 구분되어야 하며 가산 혼합에서는 혼합의 결과가 백색이, 가산 혼합의 경우에서는 검정이 되어야 한다. 7
학술적으로 통용되는 기본색은 11개로 구분되며 대부분의 문명권에서는 이 11개에
대한 색 이름이 독립된 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으며 기본색 11가지에 대한 색 이름은 하양, 검정, 빨강, 파랑, 노랑, 초록, 주황, 갈색, 분홍, 보라, 그리고 회색이 포함된다. 색 이름 체계적 구분과 활용 규칙에 대해서는 한국산업표준 KS A 0011에 규정되어 있다.
Forward for Color Study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Prof. Hyeon Jeong Suk Department of Industrial Design, KAIST This is an era of fusion. We are fortunate to have this exhibition when the fusion theory is in its peak because no subject better connects with other fields than color. To define color, light should be included in the discussion and energy, perception, and psychology cannot be overlooked. Color should also be communicated through language, so linguistics also plays a role. Color is utilized as a symbol of culture in many ways, making it a social sign. The International Color Association (AIC)1 has over fifty years of experience showcasing various specialists including physicists, fine artists, sociologists, geologists and engineers who introduce their research with color as a common subject. When we look at the past exhibition of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we find the effort to communicate from the point of view of both science and art. In this exhibition, color as a catalyst to charge discussion seemed to be a convenient choice. Color is experienced almost2 all the time and in various ways based on personal opinion. It is an approachable, strong, and attractive topic and a tool with vast possibilities. The first evidence backing up these possibilities is found among our five senses. Vision takes 80% of our brain’s cognitive processes and 60% of our brain is activated while we process color information. While our brains are recognizing, categorizing, and defining color, we consume a large amount of our intellectual capacity. Humans 1 This is an international colloquium that International Color Association has been hosting every year since 1969. There are congresses in a large scale every four years and interim meetings to be held in different cities every year. Only academic color associations certified by the government can join as members and The Korean Color Association is one of the members. The Korean Color Association will hold the congress in Jeju island in 2017. The official homepage of AIC is www.aic-color.org. 2 It is not always possible to experience. Not only when it is pitch-dark, when it is very dark, take a look around. You will be able to see the outline of the object but the color is hard to see. Search for terms such as scotopic vision and mesopic vision online.
evolved to select and concentrate on what we see and feel about color. Neil Harbisson, a participant in this exhibition, cannot classify color. As a great artist, he turned this weakness into possibility. Whereas a person with normal vision uses intellectual energy to see color, Harbisson uses that same energy to create his works rebirthed as an incredible ability. Color is also very personal and objective. The memory of scarlet differs depending on the person and their experience with it, but the chemical elements of scarlet can be measured and recorded. The study of the association between the psychological and physical elements of color is called color psychology. Many artworks are created in relation to that association. For example, HYBE’s work Project Scriabin fully utilizes these subjective and objective characteristics. During the physical process of transferring color to sound, the color was objectively measured and ultimately determined by the artist’s intuition and feeling. Thirdly, we recognize that the change of color can create new emotional experiences. However, unless there is a huge mutation, the range of color we can experience with our bare eyes is limited3. We can make new paints but we cannot create new colors. How about black toilet paper or blue potato fries? As we can observe in Bernard Faucon’s works, seeing unusual colors on familiar objects is a new experience that stimulates people’s curiosity and interest and can bring up new added value. A good example of this is Heinz’s purple ketchup that reportedly sold out. The experience of looking at a color that evokes reverse thinking could raise tensions but is definitely a new experience. On the other hand, an extremely different color choice is not always 3 The area of color that adult viewers with the normal vision can experience is within the horseshoe-shaped Chromaticity Diagram which the International Lighting Association regulated in 1931. The realm of colors represented in various displays in the daily life is within this diagram and there isn’t any display that can cover all the colors human can perceive. The colors within the diagram indicate the difference of the hue and purity of colors. The brightness and intensity of the color is an independent characteri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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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fective. Subtly changes or differences in tone that yield a slightly different feeling can greatly effect people’s preference of color. The typical white A4 paper Koreans prefer is white with a hint of blue, while Japanese prefers regular white with a hint of yellow—a strong yellowish white to our eyes. If you are using a smartphone, compare Korean products with Apple products. If you look at a website through both phones, you will be able to tell the same website looks more blue through the Korean device. We are sensitive to these slightly different white colors because we perceive small differences as huge, which show our preferences towards different white hues. This also applies to slightly different lighting hues. Our research team conducted a research project of 4th grade students at an elementary school in Daejeon, South Korea. The students showed more productivity when they were studying subjects that required high levels of concentration, like math, under a bright bluish lighting4. On the contrary, interactive discussion based classes were more effective under yellowish mid-level lighting5. However, because our color recognition system is under the influence of chromatic adaptation, we cannot actually detect the difference in lighting changes. The same result was found in the research led by Phillips, a German lighting company. The mainstream theory behind this is that our nervous system’s reaction to lighting originated from the evolution of adjustment to the circadian rhythm optimized by the cycle of the sun’s movement. As a teacher of brilliant students who have survived the battle of college entrance exams successfully, I believe that we need to learn more about color and discover its potential. Like Mina Park precisely pointed out, we don’t even accurately know the three primary colors, largely because
4 The lighting used in this experiment is 6500 K (Color Temperature) and 600 lx (Illuminance) LED. 5 The lighting used in this experiment is 3500 K (Color Temperature) and 300 lx (Illuminance) 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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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 force by the industrial color system6. Twelve colors that MeeNa Park selected can be considered basic color elements that can be multiplied and expanded to 12, 24, 36, 48, 60, 72 colors7. In one kindergarten, the teacher sent a notice about colored pencils. Her point was that because it could promote an atmosphere of social disharmony, it was advised that students bring no more than 18 colored pencils to class. Then, what is the standard unit number of primary colors? Is it going to be 6 rather than 12? We have overlooked the basic concept of color because we thought color was something to be learned in elementary school art classes. The education system still lacks the foundation of color theory to correctly teach our children in the 21st century. Color is not only a subject for art teachers to teach. While I was writing a book, The Engineers of Light, with two professors from the physics and brain engineering departments, I realized I had been looking at color from a narrow viewpoint. To me, color was psychological interpretation. However, color can be defined by what electromagnetic wave and which area of the optic nerve it reacts. Also, it can be seen as the energy from the middle of ultraviolet rays and infrared rays. According to how one defines color, it carries the value and functions. In conclusion, I am hoping that we can create our own color by accepting other people’s perspectives on color and learn to apply them. In that sense, the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s exhibition can be an opportunity to find our own color.
6 The three primary colors are not red, yellow, and blue. This wrong idea is the result of the elementary level art education incorrectly started from Japan. Our education program adopted it and it went on for decades. The three primary colors should be separately recognized by the additive color and subtractive color system. In the additive color mixture, the mixture should be white and in the subtractive color mixture, the mixture should be black. 7 The basic color unit used in the academic field is categorized with eleven colors. In the most of the cultural spheres, independent nouns are used for the names of these eleven colors. Korea is not the exception so we call these basic colors as following: white, black, red, blue, yellow, green, orange, brown, pink, purple, and gray. The categories and rules of usage of color names are regulated in Korean Standard (KS A 0011)
λ¬Έν λ―Ό
Hyungmin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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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ers series: 사비나미술관 2005-2015 785x303cm Wall painting 2015
문형민 작업의 핵심은 많은 사람이 가진 보편적 진리나 사회적 통념에 대한 의문을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by
numbers series>는 통계가 갖는 불완전성에 대한 작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by
numbers series: 사비나미술관 2005-2015>이 전시된다. 이는 사비나미술관의 기획전시 도록 21권을 분석한 작업으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도록의 단어와 색을 수집, 분석했다. 결과는
총 10,286개의 문장과 171,729개의 단어로 집계 되었으며, 이중 상위 10개의 단어를
빈도수 비율에 따라 순차적으로 미술관의 벽에
스트라이프로 색면을 분할하였다. 10개의 색채는 사비나미술관의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을까?
이러한 정보조차 알지 못하는 관객은 색으로 가득 찬 가득한 전시장에서 당황할지도 모른다.
문형민의 <by numbers series>는 매월
정기적으로 발행된 잡지에서 단어와 색을 추출해 그 해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된 색으로 전환한다. 이는 대중에 의해 만들어진 유행을 미디어가 읽어내는 것인지, 미디어가
유행을 만들고 대중이 따라가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주로「VOGUE」,「PLAYBOY」,
「TIMES」등의 잡지에서 한 해 동안 쓰인
색상과 문장들을 모두 추출하고 통계를 내고
정렬된 단어와 색이 그 해의 사회적인 이슈를 반영하는가에 대한 실험이다. 작가는 이러한
작품을 통해 우리가 인식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사회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통계라는 객관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1
<by numbers series>
에서 분석과 통계를 색채화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나의 작업은 평소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나 특별한 생각 없이 흘려보내는 것들을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제도나
관습, 통념 혹은 맹목적 신념 또는 다양한 사회현상들이 실제로는
누군가에게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보고 이해하면 할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즉 층위
(Layer)가 많아지도록 한다. 또한 작품은 표면만으로 소통되거나
이해되기 보다는 관객 자신만의
관점이 가진 오류와 오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작품을
표면적으로만 봤을 때 생기는 오해를 이끌어 내고자한다. 다만 표면만을 보고도 시선을 끌 수 있도록
보여지고, 변화되어가며 어떤 영향을 시각적인 완성도에 많은 노력을 주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이러한
기울이는데, 표면을 통해 호기심을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객관적으로
보도록 하고 더욱 새로운 이야기가
현상에 대해 주관적이거나 추상적인 바라보고 작업을 통해 관객에게 되묻는다. 단순히 통계결과를
보여주기 보다는 시각적인 요소에 관심을 먼저 가지도록 색을 강조했다. 2
작업의 제작 과정에 대해
듣고 싶다.
기본적으로 나의 모든 작업은
리서치, 스터디와 데이터 수집에서
시작된다. 주제에 대한 이해 후 가장 어울릴 만한 매체를 찾는다. 매체를 선택할 때는 역사적이거나 미학적
근거를 기준으로 한다. 주제에 대한
유발시켜 작품을 더 집중적으로
끊임없이 드러나는 작업을 만들기를 원한다. 5
이러한 작업을 통해
관람객에게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면
나의 작업은 답을 제시하는 작업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진리로
믿는 사회현상, 제도, 통계 등을 살짝 비틀어 작업으로 제시하고 그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관객에게
되묻는 형식이다. 때문에 관객들이
작가의 의견을 제시하고 강요하는 것 내 작업의 메시지를 표면에서 보다 주제에 대한 질문을 제시하고,
직접적으로 읽어내기 보다는
유도한다.
제시하면서 폭넓게 생각할 수
작업을 보는 관객에게 생각을
3
본 전시에서는
다양한 소스들을 분석하고 의문을 있었으면 좋겠다.
사비나미술관의 기획전 도록을
문형민은 미국 패서디나 아트
과정에서 발견된 특징이 있다면
Center College of Design)을
분석하고 통계화 했는데, 이 무엇인가?
사비나미술관의 도록을 분석하다
센터 컬리지 오브 디자인(Art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대학원(California State
보니 전통적인 매체 보다는 과학이나 University)을 마쳤다. 회화, 사진, 기술에 관한 키워드가 많이 보였고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전시태도보다는 SNS(Social
모순에 대해 질문해왔다. 선명한
근래에 와서는 전통적인 미술관의 Network Service) 등 관객의
참여나 소통을 유도하는 성향의
키워드가 자주 보였다. 다만 이것이 사비나미술관만의 특성인지,
현 시대의 미술관들의 공통적
특성인지에 대한 질문이 또 생겼다. 4
아무런 설명 없이 작품을
이용해 사회의 표면적 형식과 내용적 색, 단순하지만 세련된 구상력으로 비주얼적 완성도를 추구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레이어를 통해
개개인의 취향, 사회적 현상에 대한 내용을 표현한다. 작업에는
‘전문성과 보편성’ 그리고 ‘개인과
사회’가 서로 뒤얽혀 있고, 이에 대한 의심과 질문을 작업의 주요 모태로
대하면 색과 면으로만 이루어진 추상 삼고 있다. 작품으로 보인다. 작가가 의도하는 바인가?
작업을 만들 때 표면과 내용의
모순을 지향한다. 그리고 작업이
하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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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ers series: 사비나미술관 2005-2015 785x303cm Wall painting 2015
박미나
MeeNa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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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lors Drawings III 33x25.5cm(each) Colored pencil on coloring page 2015 12 Colors Drawings IV 33x25.5cm(each) Colored pencil on coloring page 2015
‘정리와 분석’이 천성이라고 말하는 박미나의 작업은 색채를 표현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이용해 색의 산업적 지형도를 구현한다. 작가는 먼저 미술재료인 연필, 색연필, 물감, 볼펜 등을
수집하고 제조사별, 색상별로 분류한다. 색연필과 연필은 컬러링북에, 물감은 캔버스에 색칠한다. 본 전시에서는 작품 <12 Colors Drawings III, IV>를 선보인다. 두 곳의 국내 색연필
회사를 정해 그들이 암묵적으로 정한 12색의
색연필로 색칠공부 노트에 칠하고 이를 순서에 따라 정렬해 설치한 작품이다. 전시장에 2개의 세트를 나란히 배치하여 관람객이 배치순서와 색감의 미묘한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미술재료의 색의 명칭과 배열 순서에 대한
기준은 제조사마다 다르다. 이는 제조사 내부에서 결정하는데, 제품의 색 이름이나 순서는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계속 변한다. 결국 이러한 질서는
소비사회가 낳은 불완전하지만 기능적인 산업적
질서인 것이다. 작가는 그런 산업적 변화의 흐름에 대한 색채의 변화를 기록하고 작품화 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색연필 작업뿐만 아니라 붉은
펜을 모은 <Red> 시리즈와 59개의 검정 물감을 모았던 <2014-Black> 등 박미나 작가가
천착하고 있는 거대한 색채 지형도의 일부를 이미지자료로 확인해 볼 수 있다.
1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을
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나의 작업은 ‘기록’의 중요성에
기반을 둔다. 역사에서의 기록은 과거의 생활양식이나 사건을
유추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나의 작업은 ‘색채’에 대한
기록이다. 나는 작품 제목에 연도를 삽입하여 계속 달라지는 색채의
가변성을 기록한다. 이것은 미술, 아니 더욱 세부적으로는 색채의 지형도를 파악하려는 계속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2
작업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기까지 많은 시간과 수고를
한다. 그래서 수입 유통회사에서 따로 세트를 만들고, 또 국내
물감회사는 여러 가지 세트(한 회사의 12색 세트는 A, B, C로
3가지 버전이 있다)를 만든다고 한다. 이런 특징은 예를 들어
운동하는 사람들이 모든 기구,
장비를 세트로 구비하고자 하는
욕구와 일정 부분 같은 특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12색 물감, 색연필 제조사는 어떤 색을
12색으로 결정하고, 어떠한 잣대로 순서를 정하는지 다 제각각이다. 작업에서 그 차이를 확인하고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이러한 작업
5
재료와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은
하는 목적도 있는가?
과정에 대해 설명 하자면?
대상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특별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일상생활에 녹아
있는 듯하다. 예를 들어 색칠공부는
감상자들로 하여금 색채에
대한 개개인의 인식 차이를 깨닫게 물론 그것도 재미있는 지점이다.
그러나 그런 차이를 인식하는 것은 오로지 감상자의 몫이고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작가론적
외국을 가거나 지방의 새로운 도시에 발언은 없다. 다만 그것에서 나오는 가면 그곳의 서점에 들러 구입한다.
차이를 보여줄 때는 나 자신도
구입하는 동네 문방구는 가장 가주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색연필, 스티커 등을
들락날락하는 곳이기도 하다. 3
본 전시에 출품한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
하나의 작업 안에는 여러 층위의 의미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색칠공부가 가지고 있는 원래
용도(현재 서울에서 찾을 수 있는
대부분의 색칠공부는 만화 캐릭터 도안이 대부분이지만, 색칠 공부 도안의 출발점은 어린아이에게
놀이를 통해 이미지, 문자, 숫자,
패턴, 기호 등을 학습시키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었다)에 대한 이야기,
색칠공부 낱장 이미지 형상의 의미, 그 위에 어떤 색이 어떠한 방법으로 칠해졌는지, 그리고 어떤 재료가 사용되었는지 또 어떠한
재미있고, 관람자도 공감할 수 박미나는 미국 로드 아일랜드 미술대학교(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회화과를 졸업하고, 헌터 대학교 대학원
(Hunter College) 회화과를
마쳤다. 갤러리 엠(2015, 서울),
두산갤러리(2012, 뉴욕), 국제갤러리 (2010, 서울)등 14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국립현대미술관(2014,
과천), 광주 디자인비엔날레(2011), 플라토(2011, 서울), 경기도미술관 (2010, 안산), 마루가메 이노쿠마
겐이치로 현대미술관(2009, 가가와, 일본), 헤더 현대미술관(2009,
텔아비브, 이스라엘) 등에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방법(순서)로 설치되었는지에
따라 여러 교차하는 의미의 발생을 생각하며 작업한다. 4
작품을 통해 물감과 색연필
제조사마다 서로 다른 규칙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규칙에서 작가의 시각으로 발견한 특징이 있다면? 국내 물감회사들의 판매와
소비자들의 성향이 드러난다. 재료를 찾는 과정에서 알게 된 이야기인데,
한국에서는 특히 세트가 잘 팔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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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lors Drawings III 33x25.5cm(each) Colored pencil on coloring page 2015 12 Colors Drawings IV 33x25.5cm(each) Colored pencil on coloring page 2015
양주혜
Juhae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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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shop 100x140cm(each) Digital print on murasec 2013
프랑스 유학시절 읽기 힘든 불어책의 알파벳을
자신의 정해놓은 색으로 지워나가듯 칠을 한 것이 작가가 30여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색점 작업의 출발이다. 하나의 색점 위에 또 다른 색점을
찍어나가면서 지난 시간을 감추고 새로운 시간을 덧입혀 시간을 기록해 왔다. 여기서 색은 작가의 의식과 행위의 패턴이라 할 수 있다.
본 전시에서는 색점 작업의 연장선에 있는 바코드 작업을 선보인다. 기계화된 문명, 자본주의의
상징인 바코드는 작가의 말에 의하면 ‘21세기와 현대문명을 상징하는, 머지않아 역사 속으로
1
색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으로
발전되다 보니 더욱 조직화 되면서
알파벳에 색을 주고 그것으로 일기를 4
기준은 무엇인가?
암호화 하는 작업이었다. 심지어
15가지 색을 주로 사용한다.
내 생각을 남이 읽지 못하도록
나조차도 해독할 수 없을 때까지
피아노의 건반을 연상시키며 색색의 배치가
운율적 패턴을 만든다. QR코드, NFC, 지문인식 등 더욱 첨단화된 인식시스템의 등장으로 점점 그
기능이 사라져가는 바코드는 더 이상 자본주의의 상징이 아닌 양주혜 작가의 조형적 상징으로서 존재할 것이다.
시기별로 다르긴 하지만 색채는 기본색 12색과 더불어 금, 은,
지우고 그리기를 반복하였다. 이것은 동색이다. 쓰는 순서도 정해져 그림을 그리는 게 맞는 일인지에
있다. 파란색으로부터 시작하여
의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결국
황토-연두색을 순서대로 글을 쓰듯
대한 의심과 나 자신에 대한
암호화와 해체의 과정으로 반복되고 있다. 이것이 색점 작업의 시작이다. 색점 작업에서 현재의
이어가는 하나의 방식이라면, 바코드는 미래에 새로운 조형요소로 재탄생 시킨다. 바코드는
작업에서 색을 선택하는
쓰기 시작했다. 이러한 옛 작업들은
앞에서 말한 암호화와 해체의
이루어진 이미지 요소를 패턴화된 색채를 입혀
없어지고 21세기만을 상징하는
색점을 찍으면서 시작되었다. 그것이 문양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2
발견될 한 시대의 흔적이다. 검은색과 흰색으로
바코드 작업은 지금 시기에 적당한
프랑스 유학시절 언어가 통하지 않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바코드는
사라져버릴 문양’이 될지도 모른다. 작가에게
색점은 시간의 축적을 기록하는 과정이자 역사를
방식에 맞춰 변화한 것이다. 또한
바코드 작업으로 어떻게
발전되었는가? 또한 바코드작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숨 쉬는지 알고 싶었기
빨강-노랑-녹색-밤색-하늘-주황-
사용한다. 이 12색은 우리가 흔히
쓰는 색연필 또는 크레파스의 기본 12색이다. 또한 색을 섞지 않고
원색을 사용한다. 디지털 작업에서도 원칙을 지키는데 가끔 상황에 따라
조금씩 바꾸기도 한다. 또한 큐브에 상당히 집착하는데 모든 색점들은
정사각의 큐브 안에 있고 그 큐브는 크기의 규칙이 있다. 0.5, 2, 4, 8,
16, 32, 64cm 단위의 색점들로 맞춰
때문이다. 나에게 그림은 그릴만해서 사용한다. 이번 출품된 작품의 색점 그리는 것이 아니라 숨을 쉬는
행위와 같았다. 그러다 보니 내면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작업이 아닌
크기는 내가 손으로 그릴 수 있는 가장 큰 사이즈의 색점이다.
조형적 사고를 넓히는 방식의
양주혜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나는 기존의 다양한 문양에 관심이
마르세이유 뤼미니 예술·
작업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래서
많고 그것을 나의 작업에 활용한다.
조소과에서 수학하고 프랑스 건축학교(École d’art et
최근에 와서 바코드라는 문양에 색을 d’architecture de Luminy, 입히는 작업이 된 것이다. 바코드는
Marseille)에서 조형예술학 학위
대표적인 문양이라 할 수 있다.
d’expression plstique)와
21세기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바코드의 원리가 흑과 백의 색채를 빛으로 인식하여 정보를 분별하는 것인데, 비물질의 색을 빛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3
바코드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설명과 출품작들의
작업과정에 대한 설명이 듣고 싶다. 인류 문명사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문양들이 있다. 문양이란 단순하지만 그 문화사와 종교적
도상의 집결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반야심경, 화엄경 등의 문양들을
사용했고 퀼트작업도 많이 했다.
그에 비해 본다면 바코드는 최신의 문양이다. 바코드 작업 제작과정은
숫자를 먼저 정하면 그 번호에 맞춰 바코드의 굵기가 나온다. 그리고
(Diplôme national supérieur 파리 8대학(Université Paris 8, Vincenne-Saint-Denis)
에서 조형예술학 박사(Diplôme national de docteur en
arts plastiques)를 취득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선정 이달의
작가전, 아르코미술관 대표작가전
등 20여회의 개인전을 통해 회화와 설치의 영역을 넘나들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오고 있다.
2014년 국립과천과학관 이동통로 제작, 2007년 ‘옥수역: 함께 타는
공공미술’ 벽화작업에 참여하였다. 그 외에도 2006년 ‘광화문
제자리찾기 가림막’ 설치와 2003년 ‘문화관광부 청사 건물’ 설치작업, 2001 ‘이천 세계도자기엑스포’ 상징조형물 등 건축물, 펜스,
색은 과거의 색점 작업과 마찬가지로 행사장, 공공시설물 등 국내외 암호화하여 넣게 되었다. 이후
다양한 장소에서 작가만의
작업하고 완성도 디지털출력하게
1990년 석남미술상을 수상하였다.
손으로 그리지 않고 디지털로 되었다. 비물질성과 연결하는
조형실험을 진행하였다.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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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shop 43x60cm Digital print on murasec 2012
정승
Seung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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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bow From Warned Land 500x20(dia.)cm Warning light, CCTV projection, sound device 2015
정승은 현대사회에서 기능이나 목적에 따라
대량생산된 기계적 산업물들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여 본연의 기능을 제거하고, 기계가
만들어낸 오브제의 추상적인 형태만 취하여
자신의 조형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주로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 <Rainbow From Warned Land>는 원색의 경광등을 긴
막대 형태로 이어 붙여 벽에 기대어 놓고, 맞은편 벽에 높이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CCTV로 촬영한 경광등의 내부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경광등은 보안, 통제, 주위환기
등의 목적으로 설치된다. 또한 그 색은 위험의
빨강, 경고의 노랑, 신뢰의 초록, 양호의 파랑 등 사회적으로 공통된 의미를 지닌다.
작가는 이러한 사회적인 오브제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재조립하고 낯선 공간에 설치하여 관객들의 시선을 색과 오브제의 메카닉에
1
본 전시작품 <Rainbow
From Warned Land>를 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특정 장소의 보안을 위해서
설치되는 경광등은 작동이 되는 순간 평범한 일상에 갑작스런
긴장감을 야기시키는 기능이 있는
오브제이다. 평소 그 특수한 기능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던 중 청계천
멜로디가 함께 들리는 아이러니한 모습이다. 이러한 장치를 통해
얻고자 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끊임없이 스펙터클을 양산해야만 그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현대사회의 일상을 순식간에
드라마틱한 현장으로 바꾸어 놓기를
된 보안등에서 CCTV 카메라와의
대한 염원을 담은 노래의 대표적인
결심하게 되었다.
over the rainbow’라는 곡의
결합을 떠올리며 순식간에 제작을
2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는가?
평소 작품의 소재들을 1년 정도
머릿속에 떠올리며 작품의 완성
예로 쓰이곤 했었던 ‘Somewhere
결합이 지닌 역설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우리의 일상을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돌아보게 하는 계기로 만들 것이다.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경우가
정승은 2006년 파리-세르지
Warned Land> 또한 이런
Supérieure d’Arts de Paris-
대부분이다. <Rainbow From ‘숙성된 아이디어’를 통해서 제작이 결정되었고 이후 접착방법, 전기 혹은 기계부분의 문제점 해결, 영상장비와의 호환 등 일련의
개발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완성 되었다.
작품에 반영된 색과 빛
집중시킨다. 이를 통해 사회적 통념에 가려진 대량생산 체제로 인해 단순화되고 획일화
본 작품을 구성하는 색들인 빨강,
되어가는 현대사회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전시된 작품은 경광등이
빠르게 점멸하는 동시에 부드러운
주변 상가들을 지나치다 우연히 보게 의도했다. 오랜 시간 동안 이상향에
3
개인의 가치와 다양성을 일깨우고, 기계문명의
4
그리고 영상은 어떤 의미이며, 본
작품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파랑, 노랑, 초록, 백색 등은
현대사회에서 그 기능이 뚜렷이
고정된 색들이다. 가장 쉬운 예로 신호등만 하더라도 빨강은 정지,
노랑은 대기 그리고 녹색은 진행을
의미한다. 이 색들의 기능은 장소가 바뀐다고 해도 그 기능이 변경되지 않는 전 세계 공통의 기능이
부여되었다. 도시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 문명의 편의를 위한다는
국립예술학교(École Nationale Cergy)에서 조형예술학 학위
(Diplôme national supérieur d’expression plastique)를
취득 후 귀국하여 서울에서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현재까지 4회의 개인전 및 단체전들에서 선보였던
작업들의 큰 주제는 기계적 사상에 길들여져 있는 현대인들의
단면들을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기념 야외조각 프로젝트 ‘Korea-NRW
Transfer(Kunstmuseum Bonn)’, ‘심리적 오브제전(우양미술관)’, ‘Salon de SEMA전
(서울시립미술관)’ 등을 통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2015년 9월에 있을 호주와의 교류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영상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명아래 그 수는 점점 더 많아지고 우리의 일상은 보다 세분화 되어진 통제에 적응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에 그 본래의 기능성을 제거한
기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기계문명의 발전방향이 과연
올바른지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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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bow From Warned Land 500x20(dia.)cm Warning light, CCTV projection, sound device 2015
조소희
Sohee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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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 색/빛만들기 Variable size Thread 2015
조소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지만
눈여겨보지 않는 두루마리 휴지, 티슈, 실, 거즈,
종이, 양초 등 일상적인 재료를 사용한다. 작가는 이러한 사소한 재료들이 가지고 있는 가벼움과
연약함에 매력을 느낀다. 특히 가는 실을 직조하며 공간을 장악해가는 과정의 미시적인 운동성을 통해 본인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색과 빛의 삼원색과 그 기호들을
바탕으로 한 <색/빛만들기>의 연작 <...where...> 를 선보인다. 한 줄, 두 줄 오랜 시간을 들여 서로 엮어가며 설치하는 작업방식으로 시간의 축적
속에 삼원색으로 짜여진 실은 무게감을 응축하여 자욱한 연기처럼 전시장의 공간을 채운다.
작가에게 삼원색이란 예술이 추구하는 진정한 색과 빛에 대한 메타포이며, 색과 빛은 작가가 지향하는 ‘미(美)’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또한 작가는 최소한의 물질인 실이라는 재료로
비물질의 세계인 색과 빛을 만들어 낸다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지시’하고자 한다. 본 작품을
통해 리듬감 있게 증식하는 아름다움을 응시하는 작가의 미학과 예술가로서의 삶의 태도를 만나볼 수 있다.
1
색실을 이용한 작품을
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내 작업의 기본이 되는 재료들은
대부분 매우 연약한 특성을 지녔다. 예컨대 두루마리휴지, 티슈, 거즈, 양초, 가는 실 등이 그것이다.
나는 이런 사물들을 볼 때 존재의
연약함과 육중함의 아이러니 그리고 아름다움을 오버랩 시키곤 한다.
뿐이다. 나는 이것이 예술과
이미지의 궁극적인 힘 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최소한의
물질인 실을 가지고 비물질의 세계인 색과 빛으로 은유되는 ‘아름다움’을 지시하는 것이 예술가가 하는 일, 즉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실’이라는 재료는 나의 다양한
4
사물’ 중에 하나이고, 또한 시간성을
축적하는 제스처로 보이기도
작업을 아우르는 중요한 ‘연약한 은유할 수 있는 재료다. 2
작품 <…where… - 색/
빛만들기>는 색과 빛의 삼원색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색과 빛이라는 주제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색/빛만들기> 시리즈는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시작되었고, 예술과
예술가가 추구하는 ‘미(美)’에 대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노동집약적인 행위는 시간을
한다. 작품들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내 작업은 현재형의 증식이
생성해내는 리듬, 결 등의 아름다움, 담담하게 응시하고자하는
개인적인 미학이 솔직하게 반영된 작업들이다. 물론 내 작업들이 모두 그런 프로세스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이런 시간의 흐름을
무거운 존재론적 질문을 아주 가벼운 따르는 반복적인 작업들은 한 방식으로 시각화 하는 작업이다.
부분이고, 예술가로서의 태도를
진정한 색과 빛에 대한 메타포이다.
존재를 끊임없이 고양 되어 정점을
삼원색의 재료는 예술이 추구하는 또한 예술은 인간의 미에 관한
활동이며 ‘아름다움’이란 예술에
있어 ‘진리’에 해당하는 원초적인
가치라 생각한다. 내 작업에서 색과
빛이란 예술이 지향하는 ‘미’에 대한 은유이다. 예술가가 진정한 색을 찾아 나간다는 것은 ‘미’를 향한
지탱해 주는 중심 요소들이다. 나는 찍어야하는 목표 지향적 관점으로
인식하는 현대의 휴머니즘적 관점에 저항감이 있다. 지루한 시간이 만들어내는 리듬과
그 운동성 언저리에 배어나오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어떤 서정성을 늘 찾고 있다. 그리고 내가 생산해
여정이자, 이는 예술가가 도달하고픈 내는 이미지를 통해 그것들이 ‘이미지’의 궁극이 되기도 하다.
공명되기를 희망한다.
드로잉, 영상, 공간설치, 회화 등의
조소희는 파리 1대학(Université
그러한 여정의 아름다움을 나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3
비물질인 빛을 물질인
색실로 표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비물질적인 것을 최소한의 물질을 이용하여 표현하려는 것은 내
작업 전반에 드러나는 특징이다.
Paris 1, Panthéon-Sorbonne) 조형예술학 박사(Diplôme
national de docteur en arts) 를 마쳤다. 한국, 프랑스, 스페인에서 ‘사(絲)적 인상’, ‘Salon de
Hyaloplasm’, ‘아홉 개의 사다리’ 등 10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부산비엔날레와 해인아트프로젝트
필연적으로 물질계를 벗어날 수 없는 등 다양한 예술프로젝트에 존재들이 우리가 경험하지 못하는
참여하였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현대미술의
qui file’ 시리즈를 통해 흐르는
비물질을 상상하고 동경하는 것은 역사에서도 예술가들은 비물질의 실체를 꾸준히 실험하고 탐색해 왔지만, 인간은 비물질을 결코
만들어낼 수는 없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다. 이런 지점에서 나는 물질이되 유한성을 드러내고,
사라짐을 향해있는 연약한 사물들이 ‘비물질성’을 지시하고 있다고
느낀다. 예술은 비물질을 ‘만들어’ 내거나 ‘제시’할 수 없고 단지
‘지시’를 통해 상상할 수 있을
활동하며 연이어 전시한 ‘Du fil
시간을 축적하는 ‘진행형 작업형태’ 를 발전시키는 한편 다양한
퍼포먼스와 영상을 제작했다. 제 14회 송은미술대상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벨기에 La Rausche
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2011년에는 노마딕 레지던스 프로그램(바이칼 호수)
에 참여했으며 국립고양스튜디오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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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 색/빛만들기(detail) Variable size Thread 2015 색/빛만들기 Variable size Color pencil 2015
진달래&박우혁
Jin Dallae & Park Woohy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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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 136.8x210cm Neon 2015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진달래&박우혁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안과 밖, 시작과 끝 사이의 통로를 설계하고 기록하는 다양한 작업을 선보여 왔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보편적인 질서와 관습에 의문을
갖고 이 세계를 해석하고 재배열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만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이번 전시에서는 빛을 색의 파장에 따라 분해하여
배열한 스펙트럼 중 원소에 따라 특정한 에너지의 빛만을 방출하는 선 스펙트럼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빛과 색의 특성은 알파벳을 조합하여
무한한 단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언어의 특성과도 일치한다. 사선 형태의 네온으로 구성된 작품 <WH>는 선 스펙트럼을 상징하며 무작위로
선택된 두개의 색과 그에 지정된 두개의 알파벳은 색과 언어의 혼합과 동시에 간섭을 일으킨다.
흰색(white)의 약자이면서 what, who와 같은
의문사의 약자이기도한 작품 제목 <WH>는 알파벳 W와 H, 네온의 두 가지 색이 중첩하며 만들어내는 사물의 새로운 속성을 드러낸다. 즉 이들 작업의 기저를 이루는 사물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담고 있는 것이다.
1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업의
모티프는 무엇인가?
빛은 망막을 자극하는 색의 파장을 가지고 있다. 스펙트럼이란 빛을 파장에 따라 분해하여 배열한
것이다. 스펙트럼은 태양 광선과
같은 빛을 나눈 연속 스펙트럼과 원소에 따라 특정한 에너지의
빛만을 방출하는 선 스펙트럼이
있다. 우리는 특히 이 선 스펙트럼에 주목했다. 원소에서 방출하는 빛은 텍스트의 최소 단위인 알파벳 한
결과는 대개 의미에 부합하는
보편적 색상으로 귀결되며, 그
시점에 우리의 할 일은 그 보편적
기준점으로부터 약간 더 나아가거나 좀 덜 가는 것이다. 디자이너 혹은 작업자가 가진 직업적 기술은
대개 그 보편적 기준점을 스스로의 시각으로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하고, 그 지점에서 벗어나는
정확한 ‘정도’를 아는 것이다. 특별히 선호하는 색은 없다.
개가 가진 에너지와 같다. 또한
4
물질은 마치 몇 개의 알파벳(라틴
작업으로 나뉘는데 두 작업을 대하는
이 원소를 조합하여 만든 새로운
알파벳을 비롯한 거의 모든 언어의 알파벳이다)만으로 조합하는
무한한 언어의 특성과도 일치한다.
그래서 우리는 물리적으로 중첩되어 간섭하는 형태의 알파벳을 고안하였다. 2
두 가지 색으로 빗금의
형태가 결합되는데 작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자소(字素)가 가진 빗금의 형태는 자소 간 결합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성질에 따른 선의 스펙트럼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작위로 선택된 두 개의 색과
지정된 두 개의 알파벳은 중첩된 색과 색, 언어와 언어의 간섭을
일으키고 보는 시각에 따라 의미와 색상이 달라진다. 이들이 결합되어 새로운 성격으로 탄생되는, 사물의
순수미술 분야에서의 전시
활동과 클라이언트에 의한 디자인 차이와 공통적인 태도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의 활동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야기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법을 택한다. 그러므로 그 방법이 때로는 디자인 작업으로, 때로는
전시 등의 활동이 되곤 하는 것이다.
어떤 작업들은 디자인 언어로 충분히 가능한 반면, 어떤 작업들은 좀더 확장된 형식과 복합적인 구조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영상, 음향, 사진, 설치 등의
형식을 동원하게 된다. 그러나 이 복합적 형식들이 디자인을 떠난
새로운 방법인가 아닌가 생각해보면 그건 아닌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디자인과 ‘작업(?)’의 경계를
구분하는 일은 이제 무의미하다. 이런 이유로 우리의 작업은 때론
속성을 만들어 가는 개념을 보여주는 책으로, 신문으로, 설치로, 영상으로 것이다. 색이 섞이는 과정, 알파벳이
다양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혼합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예술공동체 진달래&박우혁은
보는 색상도 서로 다른 색점이 모여
한다. 진달래는 홍익대에서 조소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카이브안녕’의 기획자이며,
섞이는 과정, 서로 간섭하고
인쇄에서나 모니터에서 우리가
만들어낸 색상이다. 이는 우리가
사물의 본질에 대한 의문, 즉 얼마전 이슈가 되었던 착시 현상 드레스 논란에서처럼 우리가 보는 것이
실제인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기도 하다. 3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진달래&박우혁이 추구하는 디자인에서의 색은 어떻게
도출되는가? 특별히 선호하는 색이 있는가?
디자인 혹은 작업에서 색의 선택은 해당 텍스트의 분석을 통해
이루어진다. 대개 텍스트 분석의
디자인, 설치, 영상, 출판 등의 작업을
디자인을 공부했고, 예술프로젝트
디자인/출판 스튜디오 ‘타입페이지’ 의 대표다. 박우혁은 홍익대와 스위스 바젤디자인학교에서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를 공부했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디자인학과 조교수로 있다. V&A Museum,
국가인권위원회,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그래픽 작업을 했고, 개인전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2015)’, ‘Signal(2014)’, 단체전 ‘AP
MAP(2015)’, ‘구체시 워크룸(2014)’, ‘Artist Portfolio(2013)’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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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 136.8x210cm Neon 2015
하이브
HY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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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Scriabin Variable size Touch monitor, PC, LED, player, digital piano 2015
관객 참여형 설치작품을 다양하게 선보여온
미디어아티스트 하이브(HYBE)는 이번 전시에서 <Project Scriabin>을 선보인다. 작품의 제목에 등장하는 ‘알렉산드르 스크랴빈
(Alexander Scriabin 1872~1915)’은
러시아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스크린에
색채들을 내뿜는 ‘색광(色光) 피아노’를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본 작품은 감각의 해체를 적극적으로 시도한 스크랴빈에게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작품이다. 스크랴빈이 음계를 색으로 번역했다면, 하이브는 역으로 색을 음계로 번역한 것이다. 작품 구현과정을 보면 먼저
관람객이 작품에 설치된 카메라를 이용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게 되고, 원형의 레코드판(LP)
으로 표현된 인터페이스 상에서 이미지의 특정
영역에 대한 평균 색값을 계산한다. 그렇게 나온
색채값은 스크랴빈이 정의 내린 색과 음의 관계를
1
본 전시작품 <Project
Scriabin>을 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1992년 뉴욕에서 유학 중
『Multimedia, Making It
Work』라는 책을 한국어로 초안
번역하는 일을 맡은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 공감각(Synaesthesia)
청각이라는 서로 다른 감각의 경계를 허물어
공감각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공간과 빛, 색, 그리고 소리에 대한 다채널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것이 <Project Scriabin>의 궁극적 목표이며 앞으로 꾸준히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궁금하다. 앞으로 작업에 대한
실현시키려 노력했던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드르 스크랴빈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공감각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인 소리를
통해 특정 색을 인지하게 되는
색청(Colored-Hearing, 色聽)
의 관계를 반대로, 즉 색을 이용한 소리를 만들어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2005년
런던에서 인터렉티브 디지털 미디어 석사과정을 밟던 중 사이언스
뮤지엄의 Dana Centre에서 열린 Takeaway Festival(2005)에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색(빛)에 대한 생각이나 연구방향이 계획이 있다면?
이전에 선보였던 댄 플라빈(Dan Flavin)의 오마주인 <Light
Tree>, 그리고 빛의 크기라는 속성을 매우 오래된 매체인
액정패널(LCD)을 통해 구현한
<IRIS>와 같이 색과 빛은 HYBE의
주요한 창작소재였다. 최근에는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의 빛의 속도라는 속성을 시각적으로 확장시킨
<Moment>라는 관객 참여형 비디오 설치작업을 준비 중이다.
작업을 비로소 처음 발표하면서
하이브의 한창민은 1994년 뉴욕
중이다.
Visual Arts)에서 그래픽디자인
현재까지 간간이 발전시키고 있는 사운드와 색이 결합되어
자동 연주된다. 스크랴빈이 공감각적 연주를
디지털 악기라 할 수 있다. 이 악기를 통해 시각과
relationship)구성을 시도하는
공감각적 경험을 가장 적극적으로
리서치를 통해 알렉산드르
의 오마주이며 변주이자 실험적으로 제작한
관계(Eternally dynamic
4
현상을 처음 알게 되었고, 본인의
이용, 조명을 통해 해당 색이 공간 전체에 퍼짐과 위해 제작한 피아노 ‘Clavier à Lumières’
또다시 색으로 표현되는, 끝없는
이라는 서로 다른 감각간의 전이
2
동시에 색에 대한 음계값이 디지털 피아노로
것, 또한 색에 의해 만들어진 음이
반응하는 장치가 흥미롭다. 작동 원리와 프로세스가 궁금하다.
공감각에 대한 다양한 연구자료 스크랴빈이 음과 색의 전체적인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School of 학위 취득 후 한국방송(KBS)을 포함, 방송디자인 관련 스튜디오에서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로
10여년간 활동하였다. 이후 창작에 있어 평면적 프레임 내의 가상적
공간으로부터 물리적 공간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자 2006년 런던
공감각을 경험한 것이 아닌 부분적인 레이번즈번 컬리지(Ravensbourne 공감각적 경험을 음악의 오도권
College)에서 인터랙티브 디지털
완성시켰음을 알게 되었다.
Media)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Circle of Fifth)에 대입시켜 스크랴빈이 제시한 색청관계를 이용, 색을 소리로 치환함에
있어 Gray(무색-achromatic) 로 특정된 음계 – D#, A# – 를
뉴튼(Newton)의 색상환(Color Wheel)에 대입시킴으로써 색과
소리의 알고리듬을 완성시켰다. 이
미디어(Interactive Digital 현재 새로운 경험을 위한 융합형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공간을
의미하는 하이브(HYBE : Hive
for Hybrid Environment)라는 뉴미디어아트 그룹을 설립하여 활발히 활동 중이다.
모든 과정은 Node 기반의 비주얼 프로그래밍인 Max/MSP를 통해 구현하였다. 3
있는가?
본 작업은 어떤 의미를 담고
색과 음의 공감각적 상호관계
(Synaesthetic interaction)
에 대한 하나의 실험작이다. 하지만 단순한 기술적 구현을 통해 색이 ‘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음악’을 연주할 수 있도록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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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Scriabin Variable size Touch monitor, PC, LED, player, digital piano 2015 <Project Scriabin>의 인터페이스
베르나르 포콩
Bernard Fau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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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Le bassin) 60x60cm Fresson print 1990 미케네의 문(La Porte de Mycènes) 60x60cm Fresson print 1989
연극무대처럼 피사체를 의도적으로 연출하는 메이킹 포토, 미장센 포토 등으로 불리는
연출사진을 최초로 시도한 사진작가로 사진예술의 범위를 확장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마네킹을 이용해 가상의 공간을 구성하고 유년시절의 추억을 재현한 첫 사진집『여름방학(Les
Grandes Vacances)(1980)』을 발표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정사각형의 프레임과
1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우상과 제물 Les Idoles et les Sacrifices(1989-
1991)>시리즈로, 모든 풍경에는 빨간 강물이 흐르고 있다.
작가노트에는 ‘빨간색은 사진 자체의 상처이자 절망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별히 빨간색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피’를 떠올리게 하는 붉은색을 선택했다. 2
본 시리즈에는 사진 매체에
19세기 회화주의 사진에서 사용되었던 목탄인화를
대한 회의감이 드러나 있다. 이후
독창적인 사진미학을 더욱 견고하게 뒷받침 한다.
두고 작업한 것인지 궁금하다. 두
컬러로 프린트하는 프레송 (Fresson) 기법은 그의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미케네의 문(La Porte
de Mycènes)>과 <연못(Le Bassin)>은 <우상과 제물들(Les Idoles et les Sacrifices) (1989-1991)>시리즈에 속하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본 시리즈가 추상과 이상화에 대한 기나긴 여정의 마지막이며 작품 속 빨간색은 사진 그
자체의 절망을 뜻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소년의 이미지와 빨간색 물감이 화면을 지배한듯한
풍경이 대비되며 기록의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정확히 재현할 수 없는 사진이 가진 이중적 속성이 은유적으로 드러난다. 이처럼 끊임없이 사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온 작가는 <이미지의 종말(La fin de l’Image)>을
마지막으로 1995년 사진작업의 중단을 선언한다. 흑백사진이 주를 이루었던
1970년대에 컬러사진을 시작했지만 색 자체의 정확한 재현보다는 빛을 이용한 자연스러운
표현에 주목했던 포콩의 사진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는 사진의 역사에서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다.
선보인 사진작업의 마지막 시리즈 <이미지의 종말 La fin de
l’Image(1993-1995)>를 염두에 시리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이미지의 종말> 시리즈의
의미가 확실하게 전달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사진의 종말에 관련한
역학구도에 내가 기여한 부분이다. <우상과 제물>, <이미지의 종말>
나약함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빨간색으로 나타난 희생은 사진의 상처와 절망 그 자체가 된다.
<이미지의 종말>: 어찌되었든 결국 나의 시도를 끝내야했다. 완결에 대한 강박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것이 이미지의 종말이 되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 중 이보다 더
보편적인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그 단어들은 마치
우리가 처음으로 세상으로 나온 이후 계속되는 대화처럼 무엇과도 다른 것이었다. 그 마지막 이미지들은 수많은 흔적과 추잡함을 감추는 속삭임 같은 단어들과 암호화된
문구들이다. 사진 속 피부와 몸들은 더 이상 어느 특정한 아이의
피부와 몸이 아니게 된다. 그것들은 우리의 잃어버린 아이들의 피부와
신체가 된다. 크고 독특하며 무한히 펼쳐지는 하나의 몸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모든 노스텔지어의 근원인 인생의 유년기이다.
두 시리즈에 짧게 설명하기는 어려워 3
프레송 프린트(Fresson
길게 덧붙인다.
Print)를 주로 사용해왔다. 프레송
긴 순환의 마지막을 아로새긴다.
사진의 색감 표현에 다른 점이
시간에서부터 방 안을 가로지르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상과 제물>은 추상성과 이상화의 프린트 방식의 특징은 무엇이며 이 둘은 해변에서의 즐거운
금빛 햇살로부터 이어졌다.
그 마지막 또한 순수성, 이미지의 힘에 대한 마법 같은 확신에
관한 것이다. 라이프니츠 철학의
연장선상에서 모든 이미지들은 다른 것들과 세계를 담고 있는 것이다.
있는지 이 방식을 선택한 이유가 프레송 프린트의 색감은 내가
원하는 만큼 항상 강하지는 않다.
그러나 프레송 프린트의 최대 장점은 오리지널 슬라이드의 마법 같은
투명한 효과를 제공한다는데 있다.
사진의 기본으로 돌아가거나
4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무장을 하고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당신만이
초상, 풍경 같은 전통적인 장르로
<우상과 제물>시리즈를 만들면서 모든 것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급진적이면서 단순화된 방법이 나를 이미지의 종말로 이끌어 주리라 생각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는 몸, 가식 없는 아름다움을
마주하고자 하였다. 내 스스로의
방식대로 답을 하고자한 삶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삶을 사진으로 다
담아낼 수 없기에 우리는 신(神)을 사진에 담으려 하는 것이 아닌가! <우상과 제물>은 거의 분리가
불가능한 한 쌍이기에 붉은 풍경은 그 정체를 나중에야 드러낸다.
또한 붉은색 풍경은 삶의 치열함을 마주했을 때 겪게 되는 치유할 수
없는 결핍감을 느끼게 하는 사진의
모든 시각예술이 그렇겠지만
사진가에게 색(빛)은 무엇보다도
추구한 색의 표현 기법이나 방식이 있는가?
사진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컬러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 당시는 흑백 사진이 대세였는데 컬러 사진을 고집한 이유는 컬러
영화가 존재하는 이상, 이 세계를
다른 방식으로 담아내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는 색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중요성을 두지 않는다. 사실 나는 색을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빛의 퀄리티와
밀도에 있다. 이는 색을 인지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이기도 하다.
44
프랑스 압트(Apt)에서 태어난
1995년 개인 사진작업의 중단을
Paris 4, Paris-Sorbonne)
2005년까지 전 세계
포콩은 파리 4대학(Université 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1976년부터
사진작업을 시작한 그는 영화감독이 장면을 연출하는듯한 ‘미장센
선언한다. 이후 1997년부터
25개국 청소년들에게 일회용
카메라를 나누어주고 사진을 찍게 한 <내 청춘의 가장 아름다운
(mise en scène) 포토’의 선구자로 날>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주목받았다. 포콩의 사진작업은
‘트루 픽션(True fictions)’을
2011년부터는 자전적 비디오 프로젝트 <The Roads>를
담은 일곱개의 큰 시리즈로 구분되며 진행중이다. 사진 매체 자체에 대한 깊이있는
고찰을 보여준다. 그랑프리 내셔널
사진상(1989), 레오나르도 다빈치상 (1991)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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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Le bassin) 60x60cm Fresson print 1990 미케네의 문(La Porte de Mycènes) 60x60cm Fresson print 1989
Courtesy of Gallery Kong
닐 하비슨
Neil Harbis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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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ur Scores of Barack Obamaâ&#x20AC;&#x2122;s Inaugural Speech 89.5x59.5cm Pigment inkjet print 2013 Portrait of Samuel Nicolausson 89.5x59.5cm Pigment inkjet print 2013
닐 하비슨은 흑백으로만 세상을 보는 선천적인 전색맹(全色盲)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각예술가로 활동하는 사이보그 예술가로 주목받고 있다. 작가는 머리에 영구 장착한
아이보그(Eyeborg) 안테나를 이용하여 색을
소리파장으로 변환하여 듣고, 화면에 재구성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Sound Portrait>과
<Colour Scores>시리즈를 선보인다. <Sound Portrait>시리즈는 아이보그 안테나로 사람
1
활동하고 있다. 아이보그(Eyeborg) 를 사용하여 작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예전부터 나는 흑백으로 그림을
사람 목소리 등 일상의 소리가 색으로 들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선보인 작업이다. 이 시리즈는
대중음악, 클래식 음악, 대통령 연설문 등을 듣고 음의 처음과 끝을 사각형 캔버스에 시각화한다.
스스로 첨단 테크놀로지와 뇌가 결합된 ‘사이보그’, 또는 ‘테크놀로지’ 그 자체라고 지칭하는 작가는
선천적인 색맹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각과 청각을 넘나드는 공감각으로 ‘색’을 인지한다. 하비슨은 비-색맹인이 느낄 수 없는 자신만의 감각으로
색을 느끼고 한 옥타브 당 360음계로 이루어진
‘Sonochromatic Scales’에 대입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의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자극한다.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사진을 고수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나는 테크놀로지를 사용하거나
있는 새로운 감각을 개발하기 위한
중요하다. 또한 아이보그의 안테나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색을 들을
수 있게 되면서 시각예술과 음악은 나에게 새로운 감각이 되었고,
색이 소리가 되고 음악이 색이 되는 새로운 예술형식이 되었다.
방식이나 캔버스 화면 전체를 추상적인 형태로 소리로 인식하는 작가가 전화벨, 텔레비전 소리,
제출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한
테크놀로지이다. 여권사진은 나의
시작했을 때 안테나로 색을 들을 수
달라.
<Colour Scores>시리즈는 세상의 모든 색을
의사 및 주변지인의 탄원서를 정부에
연주해 왔다. 작곡을 공부하기
얼굴을 인식하고, 세로로 긴 그래프선 위에 눈, 색을 구성하는 작업으로 제작된다. 반면
사진을 여권사진으로 사용하기 위해
그렸고 흑백 건반의 악기인 피아노를 착용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바로
2
입술, 머리, 피부 톤 등의 주파수를 기록하는
당신은 전색맹(全色盲)
임에도 불구하고 시각예술가로
아이보그(Eyeborg)는
어떤 원리로 작동되며, 이를 사용한 <Sound Portrait>시리즈의
작업방식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아이보그의 안테나는 2개의 안테나, 하나의 칩, 인터넷 연결 부분 등 총 4개의 장치로 구성되어있다.
안테나에는 색을 감지하는 센서가 달려있으며 이것은 내 앞에
펼쳐지는 색의 파장을 감지하고 칩을 통해 두뇌로 신호를 보내 소리의 형태로 들을 수 있도록
한다. 인터넷 연결부분은 위성을
통해 세계 다른 지역들로부터 온
새로운 정체성을 반영하기 때문에 기계장치가 아닌 나의 신체의 일부분으로 여겨져야 한다. 5
음악이나 연설문을 듣고
색으로 표현한 <Colour Scores> 시리즈나 도시의 대표적인 색을 두 가지로 표현한 <City Colours> 시리즈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향후 진행할 프로젝트가 궁금하다.
내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는 공간과
지속적인 연결고리를 갖는 것이다.
현재 나는 안테나를 위성과 연결하여 공간의 색을 들을 수 있다. 공간의
소리를 듣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두뇌를 계속해서 단련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연주하는 공간의 색을
관객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Space Concert> 퍼포먼스도 진행하고 있다.
색들을 수신할 수 있게 해주어 다른
닐 하비슨은 영국 태생으로 스페인
있다. <Sound Portrait>시리즈의
마타로(Mataró)에서 성장했으며,
대륙이나 장소의 색들을 들을 수
작품은 사람들의 얼굴에 있는 색을
듣고 제작되었다. 대상의 앞에 서서 눈, 입, 피부, 그리고 머리카락에
안테나를 가까이 갖다 대고, 들리는 색의 음들을 적어 내려간다. 각각의 얼굴은 각각의 특징을 지닌 악보와 같다. 최종 작품은 이렇게 해서
북동부 카탈루냐(Cataluña)지방의 2002년 영국 다팅턴 컬리지 오브 아트(Dartington College
of Arts)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회색 톤으로만 세상을 볼 수 있는
선천적 전색맹인 그는 색을 소리로 변환해주는 아이보그(Eyeborg)
안테나를 두개골에 영구 장착하여
만들어진 악보와 얼굴에 관한 음악이 색을 소리로 구별·인식하고 이것을 담긴 음성파일로 구성된다. 3
아이보그(Eyeborg)를
착용하기 전과 착용 후 당신에게
‘색’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졌는가? 나는 여전히 색을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거나 너무나 느리게 움직여 내가 미처 볼 수 없는 하나의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안테나로 색의 에너지를 들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이전이나 지금이나 색은 나에게 여전히 에너지이다. 4
시각예술작품으로 재해석한다. 2010년 안무가 문 리바스
(Moon Rivas)와 사이보그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을 돕기
위한 국제협력단체인 사이보그
파운데이션(Cyborg Foundation) 을 공동 창립하여 사이보그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이보기즘 (Cyborgism)’을 사회·예술
운동으로 확산시키는 것에 힘쓰고 있다.
정부의 재제에도 불구하고
아이보그(Eyeborg) 장치를 착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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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ochromatic Wheel>, 색(빛)의 파장 수치에 따라 대입되는 360개의 음계
49
<City Colours>, 유럽 주요 도시에서 아이보그를 이용해 채집된 두가지 색
<Sound Portrait>, 작업장면
샌디 스코글런드
Sandy Skoglund
50
51
금붕어의 복수(Revenge of the Goldfish) 70×101cm Cibachrome print 1981
Sandy Skoglund, Revenge of the Goldfish ©1981 Individually hand-made ceramic goldfish by the artist, with live models in painted set,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980년대 메이킹 포토, 미장센 포토를
주도한 대표적인 작가로 강렬한 색채 대비와
독특한 연출이 두드러지는 작품이 특징이다.
비현실적이고 드라마틱한 장면들은 1970년대 미국 문화의 상징인 자극적인 광고물에서 큰
영감을 받았으며, 1960년대 팝아트와 옵아트와도 닿아있다. 미장센 포토 시리즈는 1979년
<Hangers>로부터 시작되었고 이때부터 작품 속 색의 비중이 커졌다. 이후 1980년 작가가 직접 조각한 오브제를 만들면서 빛과 색이 어떻게 공간을 결정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기
1
턱시도, 케익, 벽면은 빨간색으로
표현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색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작가의 의도는 무엇인가?
바로 그것이 나의 의도이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고 기대하는 색들을 바꿈으로써 그 의미를 바꾸기를
기대한다. 사물의 색은 그것의 작은 부분일 뿐이다. 그러나 색은 우리가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데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색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유혹하는 듯 흥분시킬 수도 있고, 미미하게 배경에서 존재할 수도 있다.
시작했다.
2
속 신랑과 신부는 빨간색으로 뒤덮인 공간에서
있는가?
본 전시에 소개되는 <웨딩(The Wedding)>
어색한 표정으로 마주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로 나아가는 달콤하면서도 끈적거리는 그들의 첫
발걸음을 보여주기 위해 순백색 대신 빨간색을 선택했다. <금붕어의 복수(Revenge of the
Goldfish)>는 환경오염으로 폐사한 금붕어 떼가 인간을 공격한다는 내용으로 파란색과 주황색의
강렬한 보색대비를 통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모든 오브제를 직접 제작하고 색과
공간구성을 연출하는 자신만의 연출 미학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진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고 기대하는 색에서 탈피한 독특한 색감을 통해 오브제가 내포하고 있는 본래 의미까지 달라지는 것이다.
작품 <The Wedding>에서
장미꽃은 회색으로, 웨딩드레스와
빨간색 벽면은 딸기잼으로
주황색 바닥은 오렌지마멀레이드로 색감을 냈다. 물감이 아닌 이러한 재료를 사용한 특별한 이유가 작품 속 재료들은 두껍고
끈적끈적하다. 또한 매우 달다.
우리는 결혼을 통해 미지의 미래로 큰 걸음을 내딛는다. 희망에
가득차서 달콤하고 끈적한 약속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미래에 대한 생각에 관한 것이다. 3
작품 속 오브제들을 직접
만들고 조각하고 색칠해 실제
모델들과 함께 3차원의 공간에
배치하는 ‘Tableau Photography’ 기법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작업방식과 달리 직접 장면을
연출하면서 작품 속 색의 비중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1979년 이후 <Hangers>와 같은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미장센(mise en scène) 기법의 시작으로 색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내가 수집한 사물들이 가지고 있는
형태와 색을 사용하여 색의 변화를
4
보색대비를 이루거나
강렬한 원색들로 이루어진 작품들은 초현실적이고 연극적 장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기법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궁금하다.
나의 주된 영감은 매우 밝고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광고로
대변되는 1970년대 미국 문화에서 비롯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1960년대의 팝아트, 옵아트와도 연관이 있다. 나는 상업적으로
비상업적인 사진을 만들고자 했다. 다시 말해 어떤 특정 상품 없이 상업광고 사진과 같은 느낌의
이미지를 선보이고자 한 것이다. 5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사진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 컴퓨터 그래픽 작업으로하면 훨씬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랜 시간과 수고에도
불구하고 현장설치를 이어온 이유가 있는가?
인생 자체가 길고 고된 과정이다. 침대에 누워서 모든 것을 상상할 수 있는데 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겠는가. 사실 디지털 매체를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작품을
쉽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최근에 디지털 조각 작업을 하고 있다. 직접 컴퓨터를 활용해 디지털
클레이로 형상을 만들고 있는데,
수개월에 걸쳐서 같은 3D 디지털 파일을 계속 작업 중이다. 이
파일들이 실제 조각으로 만들어
졌을때 친구들은 왜 진짜 찰흙으로 조각하지 않았느냐고 묻곤 한다.
나는 누군가 내 작품을 처음 보는 순간 디지털 작업이라는 인상이
들었으면 한다. 이러한 ‘디지털 인상 (digital impression)’에 대해
1970년대부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통해 공간의 느낌을 다르게 만들 수
1968년 미국 노스햄튼의 스미스
등장시키면서 색을 자연스럽거나
에서 스튜디오 아트와 미술사를
있었다. 또한 실제 모델들을 화면에 부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었다. 1980년대 이후에 조각들을 직접 만들기 시작하면서 색과 공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진적 실제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질문인 ‘어떻게 빛과 색이 공간을 만들어 내는가’에 관심이 있었다.
칼리지(Smith College)
전공했으며 아이오와대학교
대학원(University of Iowa) 에서 필름 메이킹, 멀티미디어,
인탈리오 프린트메이킹(Intaglio printmaking)을 전공하였다.
1972년 뉴욕으로 건너온 그녀는
마크 메이킹(Mark making)과 복사 테크닉을 이용한 반복적이고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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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적인 제작방식으로 개념미술
상업광고와 융합하며 오늘날 그녀가
1970년대 말부터 사진매체를 통해
된다. 현재 미국 뉴저지주의 저지
작가로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개념적인 생각들을 담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관심은 미국 대중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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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알려지게 된 연출사진에 이르게 시티에서 작업하고 있다.
웨딩(The Wedding) 96x122cm Archival inkjet print 1994
Sandy Skoglund, The Wedding ©1994, Floor: orange marmalade; walls: strawberry preserves; individually hand-made ceramic roses in stoneware with silver-grey glaze; live models, Courtesy of Gallery Kong, 개인소장품
정새해, 이병훈, 한다희, 유재희, 정이슬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플레이 메이커즈 랩 지도교수 이현진
Sayhey Chung, Byunghoon Lee, Dahee Han, Jaehee Yoo, Yiseul Jung Play Makers Lab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 Arts, Yonsei University prof. Hyun Jea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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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움 1 Variable size 2 Channel video 2015
이번 전시에 소개된
색채를 마주하도록 하였다. 앞의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잔상이 남은 상태로 어둠 속에서
1
작품들은 새로운 시지각적 체험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우리는 미디어아트 영역을 연구하는 팀으로써 디지털 색채의 물성과 그
작품에서 마주했던 강한 색채의
일정시간 시지각적으로 방황함과
동시에 가느다란 틈으로 새어나오는
LED의 색광을 보며 시지각적 변동의
물성에서 비롯된 색의 경험을 디지털 경험을 유도한다. <채움 1>에서 미디어를 이용해 연구자적 태도로
<채움 2>로 이동하며 ‘수동적
디지털 매체를 통해 셀 수 없이 많은
변환되는 경험을 유도하는 것이다.
탐구하고자 했다. 오늘날 우리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받아들이는데
인식자’에서 ‘능동적 인식자’로
이는 수많은 색의 점(Pixels)을
3
작은 크기의 색 단위가 무수히 모여
무엇인가?
거의 유사한 혹은 현실보다 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시각정보의
본 작품들을 통해
경험하는 것이기도 하다. 픽셀이라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한 장의 프레임을 구성하고, 현실과 선명한 색의 향연을 이룬다. 우리는
디지털 미디어가 전달하는 콘텐츠와 이를 전달하는 매개로서의 색채라는 두 지점으로 바라보았고, 두 지점
사이의 인식차이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2
본 프로젝트에서 시각적으로
보이는 콘텐츠와 색에 대해 좀 더 초점을 맞추어 설명해 달라.
세 작품은 색채의 인지적 인식
(콘텐츠 정보로서의 인식)과 직관적 인식(색채 자체에 대한 인식)이라는 두 가지 다른 인식방식에 대한
각각의 경험을 관객에게 제공하고자 했다. 인지적 인식은 능동적으로
바라보는 행위이며, 직관적 인식은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행위에
해당하는데 이번 세 작품을 통해
색채에 대한 이러한 두 가지 인식
우리의 연구가 출발한 지점은 수용에 있어서 인지적 인식과
직관적 인식이라는 능동적 혹은 수동적 시지각적 태도에 대한
비판적 사유였다. 그리고 시각정보를 전달하는 매개로서의 색 점에
대하여 주목하고, 이를 디지털
색채 이미지에서부터 풀어나갔다. 이로써 우리가 늘 접하는 디지털
색채정보로 공간을 채워보고 상반된 시지각적 경험을 선사하여 관객에게 두 가지 시각 인식에 대한 사유의 장을 제공하고자 한다. 관객으로
하여금 첫 번째 작품에서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경험을 지나 두 번째
공간에서의 일시적인 시지각적
혼란, 그리고 새어나오는 적은 양의
색채를 경험하게 한 것은 궁극적으로 정보에 대한 주체적 인식자가 되기를 제안하고자 함이다.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본 전시에 참여하는 다섯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석·박사
<색채 수집 시리즈> 디지털 영상은 정보들을 색채별로 수집하여
분류하고 편집한 작업으로, 관객은 빠른 화면 전환의 영상을 보면서 시신경에 남는 색의 잔상으로
이미지 정보와 색채정보의 충돌을 경험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인지적 인식과 직관적 인식의 경계가
명의 팀원들은 연세대학교
과정에 있다. 대학원내에서
이현진 교수가 운영하는 플레이
메이커즈 랩(Play Makers Lab)
의 연구원으로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미디어아트, 디자인과
연계된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흐트러지는데, 이러한 경험은 정보와 팀원인 정새해, 이병훈은 영상예술학 이미지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에게
전공 박사과정에 있으며, 한다희,
하는 작품이다.
전공 석사과정에 있다. 특히
능동적인 사고의 어려움을 깨닫게 <채움>연작은 색채 수집
시리즈에서의 색채 값을 추출하여 영상 및 LED 장치로 구현한 설치 작품이다. <채움 1>은 공간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색으로 가득 채워지고 관객은 색 공간에
노출된다. 공간을 통해 강요된 색의 경험으로 급격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반면 <채움 2>는 암실의
공간에서 미세하게 새어나오는
유재희, 정이슬은 미디어아트
정새해와 정이슬은 과학과 예술의 융합교육으로서 미디어아트, 게임
및 소프트웨어 교육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며 이병훈, 한다희, 유재희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전시 콘텐츠
연구 및 기술 구현에 관련된 연구와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또한 팀원 개개인은 작가이자
콘텐츠 제작자, 기획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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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수집 시리즈 Variable size 6 Channel video 2015
주성욱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색채연구실 지도교수 석현정
Sung Wook Ju Color Lab, Department of Industrial Design, KAIST prof. Hyeon Jeong 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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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Fan 15.5x15.5x15(h)cm Acrylic arduino mixed media 2015
1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反對
만들어 낼지 예상해보기도 하고,
色床(반대색상)>과 <Color Fan>을 혹은 이미 회전하고 있는 선풍기가 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서서히 멈추었을 때 드러나는 본연의
색채연구실의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관객은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수년간 음식 색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와 결합하여 ‘Paradoxical color
experience’, 즉 역발상적인 색채
색을 보는 것이 신기하게 느끼고 그 즉시 나타나는 각자의 감성적 반응과 함께 ‘색’에 대한 신선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적용과 그 경험에 대한 반응에
본 전시에 참여하는 KAIST
전시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석현정 교수의 색채연구실에서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색을 사물이나 음식에 적용하고,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와 더불어 컬러에 대한 이론적인 근거와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요인들을 고려하여 제작하게 되었다. 2
두 가지 설치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反對色床(반대색상)>은 오랜
시간 길들여진 인식 속의 전형적인
산업디자인학과 석사과정 주성욱은 연구와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의
색채연구실은 색과 관련된 과학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디자인 실무에 가치 있는 지식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색에 대한 인간의 감성과 인지, 그리고 생리적 반응을 실험
연구하고 그 근거를 토대로 조명, 디스플레이, 그래픽이미지, 제품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고 있다.
색이 아닌 경험 밖의 낯선 색으로 이루어진 각각의 음식 모형이
하얀 식탁 위에 차려진다. 관객은 분홍빛의 키위, 푸른 연어구이 등
예기치 못한 빛깔을 띠는 음식들을 보고 다양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Color Fan>은 여러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날개를 가진
선풍기가 돌아가면서 새로운 색을 만들어낸다. 회전하는 선풍기가
서서히 멈추고, 실제 눈에 보이는
것과는 다른 원래의 모습이 스스로 드러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관객들은 선풍기의 날개를 자유롭게 바꿔보면서 색의 회전혼합을 체험할 수 있다. 3
관객들에게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집에서, 혹은 식당에서 수년간
맛보던 일상의 음식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의외의 색으로
나타나면 어떨까? 누군가는 푸른색 감자튀김을 보고 ‘역겹다’라고 할 수도 있고, ‘재미있다’ 혹은
‘달콤해 보인다’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한편, 형형색색으로
돌아가는 선풍기를 보면서, 유치원 때나 해봤을 법한 색종이 팽이를
떠올릴 수 있다. 선풍기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날개에 칠해진 세가지
反對色床(반대색상) 100x82x7(h)cm PVC epoxy mixed media 2015
색이 혼합되어 어떤 새로운 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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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Fan 15.5x15.5x15(h)cm Acrylic arduino mixed media 2015
레노바 Renova
두성종이 Doosung Paper
1939년 사무용지 전문회사로 시작한 레노바(Renova)는 1950년대
두성종이는 30년 동안 세계 각국의 특수용지, 팬시페이퍼 및 고급 지제품을
첨가된 화장지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디자이너, 아티스트, 기업에서 사용하는 특수용지에서부터 일상생활에서
후반 포르투갈 최초로 화장지를 생산했으며, 세계 최초로 로션과 연고가
사용되는 소모품 중 하나인 화장지를 백색이라는 고정관념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세계 최초로 ‘블랙 화장지’를 만들었습니다.
블랙을 시작으로 레드, 블루, 그린, 옐로우, 오렌지, 핑크 컬러를 순차적으로 개발하였으며 최근 퍼플과 브라운 컬러도 추가되었습니다.
레노바는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화장지(The Sexiest Paper on
Earth)’라는 슬로건처럼 가장 평범할 수 있는 생활용품으로 소비자의
국내에 소개하고 활성화 시키며 한차원 높은 종이문화를 이끌어왔습니다.
더욱 가깝게 사용되는 리빙 지제품까지 그 범위를 더욱 넓혀 가고 있습니다. 두성종이는 레노바의 공식 수입유통사로 레노바 화장지의 혁신적이고 유쾌한 변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종이의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두성종이에서, 종이의 다양한 형태와 끊임없는 가능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감각을 만족시키고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 60여개의 국가에서 판매중인 컬러 화장지는 각 국가의 문화적 성향에 따라 컬러별 판매량에 차이를 보입니다. 캐나다에서는 블루와
옐로우 컬러를 가장 선호하지만 스페인에서 블루와 옐로우는 문화적인 이유로 기피되는 컬러로, 대신 블랙과 핑크를 선호합니다. 모든 화장지
제품은 색소 단계에서부터 인체에 무해한 안정성과 물빠짐에 있어 다방면의 품질 테스트를 거친 후 생산되며 새로운 컬러 또한 깊이 있는 연구과정을 통해 개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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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study
2015.7.29-10.23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참여작가
문형민
Artist
Bernard Faucon
양주혜
HYBE
Hyungmin Moon
Jin Dallae & Park Woohyuk
Juhae Yang
MeeNa Park
박미나 정승
조소희
진달래&박우혁 하이브
Neil Harbisson
Bernard Faucon
Sandy Skoglund
Neil Harbisson
Seung Jung
Sandy Skoglund
Sohee Cho
협력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플레이 메이커즈 랩
Collaborated with Play Makers Lab, Graduate school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색채연구실
총괄
이명옥
책임진행
강재현
기획
교육•홍보 진행
보조진행 디자인
사진촬영 도슨트
번역•감수 테크니션 발행처 발행인 후원 협찬
사비나미술관 학예연구실
of Communication & Arts, Yonsei University Color Lab, Department of Industrial Design, KAIST
박민영
Director
Savina Lee
임지영
Produced by
Savina Museum Curatorial Team
Chief Curator
Jaehyun Kang
Educator/PR
Minyoung Park
김은주, 이진경, 최재혁 진달래&박우혁 강희갑 김영우
정지연 박노춘
사비나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49-4 이명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Renova, 두성종이
이 책에 실린 글과 도판은 작가와 사비나미술관 동의 없이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Assistant Curator Eunju Kim, Jinkyung Lee,
Jaehyeok Choi
Curatorial Assistant Jiyoung Lim Graphic Designer
Jin Dallae & Park Woohyuk
Photographer
Heekap Kang
Docent
Youngwoo Kim
Translator
Jiyeon Jung
Technician
Nochoon Park
Published by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Publisher
Savina Lee
Supported by
Arts Council Korea
Sponsored by
Renova, Doosung Paper
All rights Reserved.
No Part of this publication may not be reproduced or transmitted in any forms by any manners without prior permission from the Artists and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49-4 49-4, Yulgok-ro, Jongno-gu, Seoul, Korea 02 736 4371 www.savina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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