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공감각을 깨우다 - 눈, 코, 귀, 입, 몸으로 느끼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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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석 Jang JunSeok

장준석은 글자가 지닌 시각적 조형성과 상징성이 인간의 의식과

이처럼 하나의 단어 안에 공존하는 보편적이고도 개별적인 의미

사고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관한 상호관계성을 탐구하는 작업을

를 탐색하는 작가의 방식은 작품 <투명한 숲>에서 감각의 영역으

선보여 왔다. 작가는 글자를 시각예술의 새로운 표현도구로 활용

로 확장된다. ‘숲’이라는 단어를 볼 때 누군가는 푸른 나무가 우거

하며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으로서의 글자 모양만을 이미지로 구

진 산책로를 떠올리고, 또 다른 사람은 비온 뒤 촉촉하게 젖은 나

현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인 조형성과 언어적인 의미를 동시에

무와 흙 내음을 연상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나무나 풀

구현하며 한글의 확장성을 다각도로 모색한다.

의 형상 대신 투명한 글자 조각만으로 숲을 표현한다. “어느 한 가지 감각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의 생각 속에 있는 숲을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꽃’을 매개로 글자에 내재된 의미와 상

표현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흰 바탕 위에 빼곡하게 담긴

징성을 담은 작품 <Fantasiless>를 선보인다. ‘환상’을 뜻하는

투명한 ‘숲’, 그리고 각양각색의 ‘꽃’은 작품을 마주하는 개개인이

‘Fantasy’와 단어의 뒤에 붙어서 ‘없는’이라는 의미를 추가하는 ‘less’를 결합한 제목을 통해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세계인 환 상처럼, 식물의 한 종류를 지칭하는 단어인 동시에 이상적인 아름

덧칠하는 대상의 빛깔과 모양, 그리고 향기를 담아내며 개인의 경 험과 기억에 따라 글자 안에 존재하는 공감각적인 감상을 연상하 게 한다.

다움을 상징하는 ‘꽃’이라는 단어에 대한 사람들이 느끼는 양가적 감정을 드러낸다.

“꽃에 대한 개개인이 가지는 의미는 사실 너무나 각양각색이다. ‘꽃’의 의미들은 아름다움과 추함, 생명과 죽음, 애틋함과 두려움, 기쁨과 슬픔 등, 긍정과 부정의 경계를 넘나들며 ‘꽃’이라는 하나의 단어 안에 공존한다.” - 장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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