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당신 joongang.co.kr
2014년 9월 22일 월요일 제15439호 40판
뇌가 지쳤나요? 빨리 ‘손’을 써야겠군요 커버스토리 정교한 손놀림의 건강효과 현대인의 뇌 건강이 위기에 빠졌다. 청소년의 주의력결핍과 충동성, 중년의 건망증·우울증, 치매는 이미 국민병이 됐다. 뇌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발달시키려는 노력이 없는 탓이다. 팝콘처럼 튀어오르는 강한 자극에만 반응해 감각이 무뎌지는 ‘팝콘브레인’,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에 의존해 전화번호 하나 제대로 외우지 못하는 ‘디지털 치매’ 같은 신조어가 위기에 직면한 뇌를 대변한다. 정체된 뇌를 깨우는 인체의 비밀은 다름 아닌 ‘손’이다. 손글씨 쓰기, 뜨개질, 바느질, 목공예, 악기 연주, 종이 접기, 화초 가꾸기 같은 정교한 손놀림은 뇌와 긴밀하게 교감하는 연결고리다. 어린이 두뇌·인성 발달부터 직장인의 스트레스 해소, 노인의 치매 예방을 돕는 손쉬운 방법이다 .내 몸의 건강 스위치, 손을 깨우면 뇌 건강이 보인다. 글=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사진=김수정 기자
손 많이 쓰면 뇌세포 자극 서울시 도봉구의 한신초등학교. 개교 이래 40여 년째 이어온 글씨 쓰기 교육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학생들은 교사의 지도 아래 연필을 쥘 때 힘을 주 고 빼는 연습, 자음과 모음을 한 획씩 바르게 쓰 는 법을 익힌다. 이 학교 황병무 교장은 “글씨 쓰 기를 하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고 집중력을 높 인다”며 “스마트폰·컴퓨터 같은 즉각적인 반응에 만 익숙했던 학생들의 산만함이 줄고 인내심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한신초등학교는 그간 시행했던 국가 학업성취 도 평가에서 3위권에 드는 등 평균 이상의 학업 성 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황병무 교장은 “몸에 밴 글 씨 쓰기 습관이 끝까지 마무리하는 책임감과 집중 력으로 이어지면서 학습 효과에도 긍정적인 영향 을 미친다”고 말했다. 손을 움직이는 것은 효과적인 두뇌학습법이다. 한국뇌연구원 서유헌(서울대 명예교수) 원장은 “집중·기억·연상·운동능력을 수행하는 뇌의 다양 한 영역을 골고루 자극하는 것이 정교한 손의 움 직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운 것을 표현하라고 시켰을 때 입으로만 말한 아이는 33%를 기억해 낸 반면 손동작을 곁들인 아이는 90%까지 기억 했고, 6개월간 피아노 레슨을 받은 아이의 그림조 각 맞추기 능력은 대조군보다 34% 향상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손동작이 어휘 기억장치의 문을 여는 열쇠이자 인성·정서를 관할하는 전두엽 발 달의 매개라는 것이다. 손과 뇌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이유는 뭘까. 인체의 뼈는 총 206개인데 이 중 4분의 1에 달하는 54개가 양손에 있다. 가천대 길병원 연병길(정신 건강의학과) 교수는 “관절이 많아 세밀하고 다양 한 작업을 하는 손의 움직임은 뇌와 풍부한 신호 를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실제 운동·감각·언어·기억 같은 기능을 통솔하
는 뇌의 중추신경 중 30%는 손의 움직임에 반응 해 활성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성모병원 장수의학센터 유정선(내분비내 과) 교수는 “양손은 신체의 작은 부분이지만 다 리·몸통보다 훨씬 치밀하게 신경망이 분포돼 있 다”고 말했다. 손글씨 쓰기, 뜨개질, 바느질, 목공 예, 그림 그리기, 마술 같은 다양한 손놀림은 뇌세 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증을 예방하는 활동으로 뜨개질 수업을 진행하 고, 손바느질·퀼트 같은 프로그램을 임산부 태교 에 활용하는 이유다. 생활 속 간단한 손운동 연필깎이보다는 칼로 연필을 깎는다. 연필로 종이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 손에 호두알을 꼭 쥐고 굴리면서 손바닥을 자극한다. 손바닥이 얼얼할 때까지 손뼉을 친다.
집중력·성취감 높여 정서 안정 정교한 손놀림은 스트레스를 낮춰 정서를 안정시 킨다. 긴장을 많이 하는 배우·가수들이 무대 뒤에 서 뜨개질로 심신을 다스린다는 일화가 많다. 손 놀림이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첫째 요인은 호르몬 분비와 관련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박영호(신경 과) 교수는 “손을 움직이면 뇌에서는 상황판단·감 정조절에 관여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구조물이 활성화되면서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물질(부신피질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CRH, Corticotropin-Releasing Hormone)의 분비가 감 소해 기분이 안정된다”고 말했다. 둘째 요인은 집중력을 높여 긴장·스트레스를 분산시킨다는 점이다. 유정선 교수는 “뇌는 한꺼 번에 여러 활동에 집중하기 힘든 구조”라며 “손을 움직이는 것이 뇌에서 상당히 많은 영역을 차지하 므로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어진다”고 말했 다. 연병길 교수는 “몰입하게 하는 손놀림 효과는 요가·명상에서 잡념을 없애는 것과 비슷한 기능 을 한다”고 덧붙였다. 셋째 요소는 성취감이다. 손놀림으로 완성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성취감을 주면서 스트레스를 낮 춘다. 연병길 교수는 “다양한 색과 모양을 감상하 면서 도구를 활용해 창작물을 완성하는 것은 미 적 충족감을 주면서 스스로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하게 돼 정서가 안정된다”고 말했다. 노인의 우울
젓가락을 들고 음악에 맞춰 지휘를 해본다.
쉽게 따라 하는 손가락 체조
1. 손가락 접기 엄지부터 손가락을 하나씩 순서대로 접는다. 양쪽 손가락을 다르게 움직여 뇌에 강한 자극을 준다.
2. 양손으로 숫자 쓰기 양손으로 동시에 숫자를 쓴다. 간단해 보이지만 집중력이 필요하다. 참고도서『1일 1분 손가락 체조』
손 움직이는 만큼 뇌 노화 늦춰 손은 뇌가 노화하는 속도를 늦춰주는 항노화 도 구다. 연병길 교수는 “손을 충분히 쓰지 않아 근 육이 퇴화하면 뇌를 자극하지 못해 그만큼 뇌세 포의 기능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일례로 77~89세의 경미한 기억력 장애가 있는 200명과 인지 장애가 없는 사람을 비교했더니 중 년기에 뜨개질처럼 손을 많이 쓰는 취미를 가졌 던 사람은 기억력 손상이 40%가량 낮았다. 노년 기 이후 같은 취미를 즐겼던 사람도 기억력 손상 이 50%까지 감소했다(메이요클리닉, 2009). 유 정선 교수는 “뇌가 빨리 늙으면 그만큼 육체적인 병으로 이어질 확률 역시 높아진다”고 말했다. 손은 이미 망가진 뇌세포 때문에 저하된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단초이기도 하다. 중풍·뇌졸중 때문에 위축됐던 뇌영역은 손가락 운동을 통해 회복된다(대한뇌졸중학회). 유 교수는 “죽은 뇌 세포의 주변 세포들이 활성화하면서 기능을 대 신한다”며 “말을 더듬었거나 젓가락질이 힘들었 던 후유증이 완화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머리로 생각하며 손끝을 사용하 는 섬세한 작업을 꾸준히 실천할 것을 권했다. 유 교수는 “손바느질만 보더라도 감침질을 했 다가 홀치기를 했다가 예리한 눈초리로 끊임없 이 작업을 따라가면서 손에 찔리지 않도록 주 의해야 한다. 땀이 비틀어지지 않게 주의를 기 울여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라고 말했다. 서유 헌 원장은 “키보드를 치는 것 같은 단순한 활동 보다 끊임없이 생각하며 양손을 정교하게 움직 이는 활동이 뇌의 여러 영역을 동시에 활성화한 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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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 건강한 당신
2014년 9월 22일 월요일
유아는 점토놀이, 10대는 손글씨, 노인은 목공예 뇌세포가 꿈틀 뇌건강 지키는 연령대별 손운동 독일 철학자 칸트는 손을 ‘밖으로 나온 뇌’라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손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습관이 건강을 다지는 초석이다. 뇌 신경망이 깔리는 유아기, 공부하는 어린이,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장년층에게 권하는 손운동을 짚어본다. 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한신초등학교 학생이 원고지에 글씨를 쓰고 있는 모습. [사진=한신초등학교]
조물조물 손을 움직이며 자신의 생각을 자 유롭게 표현하는 점토놀이에는 재미 그 이 상의 의미가 있다. 말랑말랑한 점토를 손으 로 만지고, 다양한 색감을 눈으로 보며 조합 해 또 다른 색상을 만들어 낸다. 오감을 자 극하는 점토놀이는 뇌의 신경망이 폭발적으 로 깔리는 6세 이전에 두뇌·신체·정서발달 을 끌어올리는 열쇠다. 점토놀이로 아이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머릿속의 경험과 생각을 끌어내는 점토놀이 는 크레파스·물감보다 구체적·입체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아이들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상상 한 것을 표현한다. 광주여자대 언어치료학과 한춘근(목동아동발달센터 소장) 교수는 “아 이들은 자신이 상상했던 것을 모형으로 표 현해 냈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며 “성취감이 자신감과 연결돼 아이의 성장에 긍정적인 밑 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지점토공예로 꽃병 만들기.
아이에게 놀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 단이다. 부드러운 점토는 아이의 정서를 안정 시키는 역할을 한다. 손으로 반죽해 주무르 고, 두드리면서 아이의 긴장·스트레스가 완 화된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한 춘근 교수는 “아이들은 자신이 만들어 낸 대 상을 주변에 이야기하고 싶어한다”며 “창작 물을 토의·비교하면서 의사소통 능력이 길러 진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손가락을 섬세하 게 움직이면서 사물을 조작하는 힘을 기른 다. 손·팔의 움직임에 따라 눈이 함께 움직이 면서 시각과 운동기술을 통합하는 기술(협 응력)을 기를 수 있다. 손으로 글씨를 쓰는 학생은 읽는 법을 배 우는 속도가 더 빠르고 정보를 오래 유지한 다. 손글씨에 익숙한 초등학교 2학년 그룹은 읽기·수학 성적 평균 학점이 B인 반면, 서툰 그룹은 C학점이란 추적 조사 결과가 있다 (미 플로리다 국제대학, 2013). 손글씨를 쓰 면 이미지를 형상화하면서 그림을 그려 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미국 인디애나대 카린 제임스 교수, 2013)는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 다. 한국뇌연구원 서유헌(서울대 명예교수) 원장은 “손가락의 감각으로 연필을 쥐는 힘
을 미세하게 조절하면서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손으로 쓰면서 제대로 바르게 적었는 지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이 보다 넓은 뇌 부 위를 자극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베 껴 쓰는 것보다는 긴 글을 대여섯 줄로 요약 해 적어본다든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글 씨쓰기가 더 많은 뇌를 자극해 사고능력을 발달시킨다”고 말했다. 정서가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뜨 개질을 권한다. 뜨개질이 신체의 이완반응을 도와 혈압·심장박동을 낮추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하버드의대). 할리우드 여배우인 세라 제시카 파커와 우 마 서먼, 줄리아 로버츠는 뜨개질로 심적 압 박감을 해소한다고 전했다. 지진으로 무너진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구조된 할머니가 30여 시간 뜨개질을 하며 공포를 이겨냈다는 일화 도 있다. 감정의 기복을 다스리는데 뜨개질 만 한 게 없다는 얘기다. 뜨개질은 리듬감을 타며 쉬지 않고 열 개 손가락을 골고루 움직인다. 엄지와 검지로 바 늘을 잡고, 새끼손가락에 바늘과 실을 걸친 다. 키보드를 두드리고, 스마트폰을 터치하 는 것과는 또 다른 정교한 손의 감각을 경험 할 수 있다. 한 손만이 아닌 양손을 모두 움직 이는 것, 색색의 실을 보면서 시각적인 아름 다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근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노인에게는 목 공예를 권한다. 나무 조각을 들고 움직이는 활동, 사포로 매끈하게 나뭇결을 다듬고 치 수를 재가며 정교하게 완성시켜 가는 공예 과정은 뇌 자극뿐 아니라 손의 근력까지 키 울 수 있다. 국제성모병원 장수의학센터 유 정선(내분비내과) 센터장은 “국내의 한 연구 에서 90세 이상 장수 노인의 특성을 연구했 더니 가사일·밭일 등 손으로 하는 작업을 많 이 하면 TV시청, 나들이 등 단순 활동만 하 는 노인보다 더 오래 산다는 역학조사가 있 다”고 말했다. 노인은 손으로 물건을 쥐는 힘인 악력이 셀수록 병이 없고 건강하다는 보고도 있다. 하와이 오아후 섬에 사는 일본계 남성 8006 명의 건강과 장수를 추적했더니 85세 이상 장수하는 이들의 평균 악력은 39.5㎏인 데 반해 거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38.6㎏), 85 세 이전에 사망한 사람(38.5㎏)의 악력은 낮 았다(미국 의사협회). 유 교수는 “손을 많이 쓰면 팔·상체 등 신체의 다른 부위에도 영 향을 미치면서 연쇄적으로 건강의 순기능 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목공예는 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로 정서가 안정되는 효 과도 있다”고 말했다.
자투리 시간 활용하는 손가락 운동 ※ 광고 자르기 신문에 딸려오는 전단지, 잡지 광고 등의 그림·사진을 가위로 오린다. 형태가 복잡할수록, 크기가 작을수록 난이도가 올라가고 집중력이 필요하다.
※ 손가락 운동, 이것 기억하세요 뇌세포는 나이와 상관없이 자극을 주면 다시 생성된다. 수공예 등 손끝을 사용하는 섬세한 작업이 좋다.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 매일 조금씩 하는 게 좋다. 한 번에 오래하면 익숙해져서 효과가 줄고 뇌가 피곤해진다. 참고도서『1일 1분 손가락 체조』 제15439호 40판
건강한 당신
2014년 9월 22일 월요일
S3
손발 잘 붓고 소변에 거품 당신 콩팥이 아픈가 봐요
집에서 복막투석할 때 유의점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투석 전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손은 깨끗이 씻은 후 잘 말린다. 투석액이 들어가는 곳과 나가는 곳의 줄을 확인하고 연결한다. 투석 줄을 연결할 때는 손이나 옷·이불이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먼저 배 속에 들어 있는 투석액을 빼낸 후 새로운 투석액을 넣는다. 투석액은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맞춰 사용한다. 하루에 한 번 투석관 주변을 소독한다. 투석관 내부가 외부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자동 투석기기 주변에 먼지나 곰팡이에 오염되지 않도록 청소한다. 콩팥이 망가져 제 기능을 못하면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집에서 복막투석을 하면 낮시간 동안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정희두 프리랜서
소리 없이 서서히 망가지는 콩팥 콩팥은 몸속에 있는 ‘정수기’다. 혈액 속에 있는 노폐물과 남아도는 수분을 걸러내 몸 밖으로 배출한다. 콩팥이 망가지면 우리 몸은 노폐물이 쌓여 오염된다.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없고 쉽게 피로를 느끼며, 소변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온몸이 퉁퉁 붓는다. 요독증·무기력증·빈혈 같은 합병증을 부르기도 한다. 경북대병원 신장내과 김용림 교수는 “혈관덩어리인 콩팥은 소리 없이 서서히 망가져 중증 콩팥병으로 악화될 때까지 방치하기 쉽다”고 말했다. 암보다 무서운 콩팥병과 콩팥을 대체하는 투석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이상 느껴지면 콩팥 70~80% 망가진 상태 직장인 강지연(48·가명·서울 마포구)씨는 몇 주 전부터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 오 전 일과를 끝내기도 전에 체력이 떨어지고, 이 유 없이 손발이 퉁퉁 부어올랐다. 비타민을 챙 겨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좀처럼 나아 지지 않았다. 무기력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강씨는 의외로 중증 콩팥병으로 진단받았다. 콩팥은 가느다란 모세혈관이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리 몸에서 단위면적당 혈액이 가장 많이 공급된다. 그래서 혈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심장보다 빨리 손상을 입는 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동기 교수는 “콩 팥은 나이·혈압·혈당에 예민하다”고 말했다. 혈압이 높아지면 콩팥 혈관은 딱딱하게 굳는 다. 여기에 끈적끈적한 혈액은 노폐물을 거르 는 여과장치인 사구체 기능을 떨어뜨린다. 콩팥에는 이런 사구체가 200만 개나 있다. 사구체가 절반 이상 파괴돼도 노폐물을 걸 러내는 데 별 문제가 없다. 콩팥병 환자 상당 수는 10년 이상 발병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 가 말기에 이르러서야 치료를 시작한다. 김용 림 교수는 “뒤늦게 몸이 이상이 있다고 느꼈 을 때는 콩팥 기능이 70~80% 이상 망가진 상 태”라며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 소변· 혈액 검사를 받아 콩팥 기능을 점검해야 한 다”고 말했다. 평소 소변에 거품이 심하게 생 긴다면 콩팥이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한다. 노폐물·수분 걸러내는 투석치료 정기적으로 콩팥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재생이 힘들다. 노 폐물을 거르는 콩팥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투석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콩팥병 진행을 늦 춰 말기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다. 일반적으로 투석은 콩팥 기능이 15% 이하로 떨어졌을 때
부터 시작한다. 투석 치료는 투석액과 혈액의 농도 차이를 이용해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한다. 찻잔에 티 백을 넣으면 차의 성분이 미세한 구멍을 통해 물 속으로 우러나와 색이 변하는 확산 원리를 활용한다. 복막을 사이에 두고 노폐물이 투석 액 쪽으로 이동한다. 일정 시간이 지나 혈액 과 투석액의 농도가 같아져 더 이상 이동하지 않으면 투석액을 몸 밖으로 빼낸다. 치료 방법에 따라 크게 복막투석과 혈액투 석 두 가지로 구분한다. 김동기 교수는 “자신 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적절한 투석 치료법 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복막투석은 장 기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복막을 투과막으로 이용한다. 나무 젓가락 굵기만 한 관을 뚫어 집에서 체온과 비슷한 투석액을 자동 복막투 석장치를 이용해 배 속 빈 공간에 넣어 노폐 물과 수분을 걸러낸다. 김용림 교수는 “매일 4~6시간 동안 노폐물을 걸러낸다”며 “콩팥이 노폐물을 걸러내는 속도와 비슷해 신체 친화 적”이라고 말했다. 집에서 쉬거나 잠을 자는 동안에 투석이 가능해 낮시간 동안에는 비교 적 자유롭게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혈액투석은 노폐물이 섞인 혈액을 몸 밖으 로 빼 투석 기계의 인공콩팥 투과막으로 걸러 낸 후 깨끗해진 피를 다시 몸 속으로 넣어준 다. 주 3회씩 병원을 방문해 2~3일 동안 쌓인 노폐물을 4시간에 걸쳐 제거한다. 복막투석 보다 투석 속도가 2배가량 빠른 셈이다. 김동 기 교수는 “혈액투석 후 체중이 2㎏가량 빠진 다”며 “몸이 느끼는 부담이 커 투석 후 피로 감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투석 을 하는 동안 병원에 머물러 있어야 해 일상 생활에 다소 제약이 있다. 전문 의료인이 직접 투석치료를 관리감독해 응급상황이 발생했 을 때 대응하기 쉽다.
주요 투석 방식 비교 자동복막투석
구분
혈액투석
복막 이용
투석 방식
인공콩팥 투석기기 이용
집
투석 장소
병원
4~6시간씩 매일(수면 중 투석 가능)
투석 주기
4시간씩 주 3회
노폐물 배출 속도가 콩팥과비슷해 신체 부담이 적음
신체 부담 여부
제한된 시간에 노폐물을 빨리 배출해 투석 후 피로감 호소
한 달에 1회 정도 병원 진료를 받음 평상시 자유로운 편
일상생활 영향
주 3회 병원 방문. 병원에서 투석을 받아야 하므로 일상생활 제한 40판 제15439호
S4 건강한 당신
2014년 9월 22일 월요일
암·뇌졸중·심장병 한국인 3대 질환, 초음파로 ‘콕’ 잡아내 방사능 걱정 없고 정밀한 ‘제2의 청진기’ 레이저가 개발되기 전, 바닷속 암초와 빙산은 무역과 배의 안전을 위협하는 골칫거리였다. 보이지 않는 해저를 탐사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고주파 음파를 쏘고 되돌아오는 시간과 양을 계산해 해저 지도를 그렸다. 초음파 기술이 시작된 배경이다. 이제 종양이나 막힌 혈관을 확인하는 데 초음파 검사를 활용하는 시대다. 미세혈관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도 잡아내지 못하는 2㎜ 크기의 암 종양을 검출해 낼 만큼 기술은 향상됐다. 가장 좋은 치료는 앞선 진단과 예방활동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영상의료, 그 중심에 초음파 검사가 있다. 박정렬 기자 life@joongang.co.kr
주부 이민진(가명·40·여)씨. 정기검진을 하 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유방암 종양을 발 견했다. X선 검사에서는 하얗게 나와 보이 지 않던 5㎜ 크기의 유방암 종양이 초음파 검사 결과 발견된 것이다. 암을 비롯한 심장 질환·뇌질환 등 한국인 주요 질환의 진단· 예방에 초음파 검사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 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은경 교수는 “초음파 검사는 장기나 근육·혈관까지 진 단 범위가 매우 넓고 안전하다”며 “가장 기 초적이면서 확실한 영상진단 방법이 초음파 검사”라고 말했다. 한국인의 3대 질환, 초음파 검사로 진단 가능 태어난 지 1년 미만의 태아는 뇌를 비롯한 거의 모든 신체 장기 진단에 초음파 검사를 이용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처럼 비슷한 병변 진단에 활용되는 영상진단 장비와 달
리 방사선 피폭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통증과 부작용이 없고 반복 촬영이 가능하 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일반병원에 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 힌다. 초음파 검사를 ‘제2의 청진기’라 부르 는 이유다. 방식은 단순하지만 활용 범위는 매우 넓 다. 강북삼성병원 영상의학과 노명호 교수 는 “몸 안의 장기 이상이나 종양의 발견, 혈 관이나 혈류상태 파악, 근육의 파열까지 초 음파 검사로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상조직과 달리 불규칙한 모양을 지 닌 종양은 CT나 MRI와 견줄 만큼 높은 정 확도를 보인다. 간암·췌장암·담낭암과 유방 암의 검진에 가장 첫째로 이용하는 검사가 초음파 검사다. 김은경 교수는 “초음파 검사만으로도 양 성과 악성 종양을 80%가량 구별할 수 있 다”며 “악성 종양의 확진을 위해 조직검사
김수신의 동안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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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꺼풀, 이마 당기는 수술 함께 하면 주름 싹~ 눈꺼풀이 처지고 눈가에 주름이 많이 생겨 성형외과를 찾은 김수자(60)씨. 쌍꺼풀 수 술을 하면 눈가 주름이 없어지고, 동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쌍꺼풀수 술 후에 눈가 주름이 심해질 수 있다는 설 명을 들었다. 쌍꺼풀수술을 하면 눈을 치 켜뜰 필요가 없어지므로 이마 주름은 완화 된다. 반면 눈썹 위로 올라갔던 피부는 눈 꺼풀 주위로 내려와 눈 앞뒤로 주름이 더 생길 수 있다. 나이가 들어 쌍꺼풀수술을 한 경우 인상이 사나워 보이는 것은 이 때 문이다. 제15439호 40판
를 할 때도 초음파 영상을 보며 의심 부위의 조직만을 떼어내기 때문에 정확도를 높이 고 환자의 부담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암과 더불어 현대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가 뇌졸중이다. 일단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면 신체 기능의 이상은 물론 생명도 위협받는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목을 통해 뇌에 80% 이상의 혈류를 공급하 는 경동맥의 모양과 혈류 등을 측정한다. 뇌 졸중 환자 4명 중 3명은 경동맥질환이 있다. 혈류장애나 동맥경화 정도를 진단하면 뇌 졸중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환절기엔 혐심증·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으 로 인한 돌연사의 위험이 커진다. 기온 변화 에 가장 민감한 신체 부위가 심장과 혈관이 다. 급격한 혈관 수축은 심장에 무리를 주면 서 급성 심근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으로 나타난다. 심장질환은 평소에는 특별한 증 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40대 이상이라면 ↗
이럴 때는 눈 주름을 없애겠다고 눈가 피 부를 잘라낼 것이 아니라 이마를 당겨주는 수술을 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한번에 해결 된다. 이마거상술로 불리는 이 수술을 받으 면 처진 눈꺼풀을 교정하면서 이마의 가로 주름뿐만 아니라 미간의 내천(川)자 주름, 그 리고 관자놀이 쪽 주름까지도 섬세하게 없
앨 수 있다. 단순히 피부에 나타난 주름만 제 거하는 것이 아니라 노화된 조직과 근육까지 교정해 주기 때문이다. 처진 피부로 인해 가 려졌던 눈동자가 드러나면서 눈이 시원해지 고 이마나 미간에 잡혔던 주름도 펴지게 돼 인상이 한결 밝고 젊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이마를 당길 때 이마 라인을 따 라 두피 전체를 절개하는 수술을 했다. 이 때문에 수술 규모가 크고 회복 기간이 긴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내시경을 이용하면 서 이런 단점이 개선됐다. 두피 속 5군데를 1~2㎝만 절개해 수술한다. 이 때문에 수술
임신부 필수 영양제 흉터가 거의 없고 출혈이 적으며 일반적인 이마 주름 제거술 후 나타나는 일시적인 감 각 이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내시경 끝에 달린 거울은 확대경이라서 매우 작은 조직까지 세심하게 다룰 수 있고, 주위 조직 손상도 적어 치유 기간도 훨씬 단축된다. 이마거상술은 수면마취로 수술하며 두 시 간 정도 소요된다. 급성 부기, 멍은 1~2주 지 나면 사라져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 감 각이 다시 돌아오면서 자연스러워지는 데 3~6개월 정도 소요된다. 성형외과전문의·의학박사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임신·출산 전에 꼼꼼 히 챙겨야 할 비타민이 있다. 흔히 엽산을 꼽 지만 이와 함께 비타민 D도 반드시 필요하다. 임신부에게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저체중·자 폐아 출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흡기 감염률 도 높아질 뿐만 아니라 아이의 조기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 D는 햇빛을 쬐면 생긴 다. 하지만 오랜 시간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가 노화돼 장시간 햇빛을 쬐기란 쉽지 않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비타민 D 함량이 높은 식품을 권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성인의 비타민 D 섭 취는 여전히 부족하다. 의사들이 비타민 ↗
건강한 당신
2014년 9월 22일 월요일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의 진단에 방사선 피폭이 없고, 응용 범위가 넓은 초음파 검사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은경 교수가 병원을 찾은 20대 남성에게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초음파 검사, 이럴 때는 꼭 경동맥 초음파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과거에 중풍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경우 가족 중 중풍 환자가 있거나 고혈압·당뇨·흡연 등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 간헐적인 감각이상·운동장애·어지럼증 등 뇌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심장 초음파 누워 있거나 잠을 잘 때 숨이 차는 경우 이유 없는 가슴 통증을 느끼는 경우 저혈압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을 때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약물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 갑상선 초음파 쉰 목소리 또는 성대 마비가 지속되는 경우 과거에 두경부에 방사선을 조사한 적이 있을 때 갑상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갑상선 결절(혹)의 크기가 갑자기 커진 경우 복부 초음파 복부 통증 혹은 지속적인 소화불량 혈액 검사에서 간암 수치나 췌장암 수치가 상승했을 때 여성의 경우 복통이나 월경주기가 급격하게 변해 자궁근종이 의심될 때 유방 초음파 유방에 멍울이나 혹이 만져지는 경우 유두분비물이 나오거나 피부의 색이 변화될 때 유방성형술을 받은 뒤 삽입물이나 유방조직을 검사할 때 치밀유방일 경우 이상 소견이 없어도 추가 선별 검사에 이용 신장 초음파 옆구리나 등에 이유 없는 통증을 느낄 때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 시 소변을 보기가 힘들거나 너무 자주 보는 경우 소변을 볼 때 아프거나 끝이 시원하지 않은 경우
↘ 정기적으로 심장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계속해서 움직이는 심장의 수축력이나 크기·박동·판막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검사가 초음파 검사다. 3차원 입체 영상으로 혈관 움직임까지 훤히 여성에게 초음파 검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 다. 유방암 조기검진에는 X선을 활용하는 유방촬영술보다 유방 초음파 검사의 정확 도가 더 높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여성은 유 선 조직이 촘촘한 치밀유방을 갖고 있다. 따 라서 유방촬영술로 조직을 찍으면 하얗게 나타나 병변이 있어도 찾기 어렵다. 특히 지 방이 적은 30세 이하의 여성에게서 이런 현 상이 두드러진다. 젊은 여성에게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자궁근종도 간단한 초음파 검사로 진단할 수 있으며 조기 발견 시 수술 없이도 얼마든 지 치료가 가능하다. 노명호 교수는 “자궁
암이나 난소암·유방암의 조기검진에는 CT 만큼 복잡하지 않고, 방사선 피폭도 없는 초 음파 검사를 권한다”고 설명했다. 남성 역시 방광염이나 방광암 진단, 전립선비대증 등 생식기관의 이상을 감별하는 데 초음파 검 사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초음파 검사의 또 다른 매력은 실시간 피 드백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영상이 바로 실 시간으로 출력되므로 결과에 대한 설명을 바로 듣게 돼 환자의 신뢰도가 높아진다. 초 음파 검사 장비의 빠른 성장은 이런 ‘소통의 진료’ 흐름을 앞당기는 원동력이다. 네덜란드 회사인 필립스 초음파시스템 에 픽(EPIQ)의 경우 기존의 평면 초음파 영상 을 3차원으로 구현해 직관성을 높였다. 데 이터 처리 가능 속도를 뜻하는 프레임레이 트(Frame Rate)도 기존보다 5배가량 높아 혈관의 움직임까지 직접 눈으로 확인이 가 능하다.
비타민D 30% 싸게 사세요 ↘ 제제의 섭취를 권하는 배경이다. 종합건강
쇼핑몰 ‘헬스벨’(www.healthbell.net)에서는 비타민D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제품은 하루 한 번 섭취로 비타민D 권장량(50세 이하 성인 5㎍/일, 15세 이하·50세 이상 10㎍/일)을 채워준다. 이 제품은 면역기 능 및 세포 분열에 필요한 아연 을 함유했다. 이벤트 기간에 헬 스벨에서 비타민D를 30% 할인 된 가격(8300원)에 구매할 수 있 다. ▶행사기간 :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문의 : 1644-1884
노안 강좌 듣고 무료검사 받으세요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는 노 안으로 고생하고 있는 중년의 고민을 덜어주 기 위해 오는 27일 오후 2시 병원 2층 아트홀 에서 ‘노안, 수술 최신 치료’를 주제로 건강강 좌 및 무료 검사를 실시한다. 박영순(국제노안연구소장) 대표원장이 직 접 노안 개선을 위한 생활관리, 최신 치료법 등에 대한 강의를 한다. 50명 선착순. 예약 02-514-7557. 노안 및 백내장 환자와 보호자, 일반인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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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톨릭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주천기 학장
의대 교육에 철학인문학 도입 인품 갖춘 의료인 키워야죠 5년여 전 고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을 성공적으로 수 행했던 가톨릭의대·의학전문대학원 주천기(서울성모병 원 안과) 학장. 그는 당시 86세로 선종한 김 추기경의 각 막을 떼어낸 뒤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고 회고했다. 의학 적으로 각막내피 수는 2000개를 넘겨야 생착이 가능하 다. “연세로 보면 불가능했죠. 게다가 백내장 수술을 받 은 상태였습니다.” 그의 간절한 기도 탓이었던지 내피세 포 수가 2008개로 나와 이식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그 는 “자칫 추기경님의 숭고한 뜻이 이뤄지지 못할까 봐 간 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그 이후 주 학자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봉사와 사 랑으로 사회를 밝히는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한 그는 아 프리카 어린이 실명 예방을 위해 케냐로 떠나기도 했고, 열악한 환경의 아이티에선 환자들에게 백내장 수술을 집도했다. 수상한 상금을 그 자리에서 기부한 일화도 알려진다. 참된 의도를 실천하는 그의 가치관은 학장이 되면서 후학 양성에 그대로 반영됐다. ‘굿 닥터’ 양성을 위한 의학교육 개발에 팔을 걷어붙인 것. 주 학장은 “실 력 있는 의사가 최고 의사라는 일념으로 앞만 보고 달 린 때가 있었다. 하지만 추기경님께서 선종 전 세상을 밝히는 의사가 되라고 당부한 뒤 베푸는 삶을 늘 고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추진하는 ‘굿 닥터 프로그램’의 목표는 인 성을 갖춘 인재 양성이다. 그는 “타 분야와 융합하며 글 로벌 오피니언 리더로 성장하려면 인문학적 소양으로 인품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의전원에서 의대로 다시 전환하는 2015년을 기점으로 삼았다. 변화의 구체적인 포석은 ‘진보·융합형 인재 양성’이다. 의대에 입학한 학 생은 철학과 인문학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옴니버스 교 육과정’을 1년 이상 거친다. 매주 수요일은 오로지 ‘인문 학의 날’로 정했다. 주 학장은 “의학·공학·인문사회과학·경영학·법학 등 을 접목한 교육으로 역량·인성을 풍부하게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톨릭대 의대는 서강대와 캠퍼스 공동체 협약을 맺었다. 가톨릭대 학생은 서강대 의 인문·사회·연구·해외탐방·사회체험 커리큘럼에 참여 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의사-경영학석사(MD-MBA) 를 취득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진료하는 의사를 넘어 의 료경영, 사회보건·지역보건·보건행정 사업, 바이오의약 산업계 경영자, 벤처기업인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리더로 성장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는 지난해 학장으로 취임한 뒤에도 여전히 서울성모 병원 안센터에서 환자를 진료한다. 환자와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다. 국내 각막이식·백내장·노안수술 분야를 이끄는 바쁜 일상에도 연구에 매진한다. 그는 “3년 전 산 업통상자원부로부터 70억원 규모의 연구과제를 받아 레 이저를 이용한 각막수술 로봇을 개발해 곧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각막을 칼로 도려내는 것이 아니라 레이저로 디자인해 정교하게 각막이식이나 백내장 치료 를 할 수 있다. 이는 수입 일변도인 안과 장비의 국산화에 획을 긋는 ‘사건’이다. 첨단을 달리는 안과 기술과는 달리 각막 기증·수술 은 정체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 소식이 알려 지면서 당시 기증자 수는 반짝 늘기도 했다. 그러나 현 재 국내 각막 이식 수술은 한해 1000여 건으로 주저앉 았다. 인구 수로 따져봤을 때 미국의 6분의 1 수준이다. 그마저도 이식 각막의 50%는 수입에 의존한다. 주 학장 은 “추기경님의 뜻이 다시 알려져 각막 기증 운동이 사 회에 확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이런 약 아세요? 진통제 애드빌
복용 15분 만에 통증 사라져 속쓰림도 적어 두통·치통·요통·근육통·생리통. 통증은 평소와 몸 상태 가 다르다는 것을 알리는 일종의 경고다. 피부가 찢기거 나 뼈가 부러졌을 때, 신경·근육·혈액순환 등에 문제가 생 겼을 때 몸이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 통증은 참는 것 그 자체로 스트레스다. 조금이라도 빨리 통증을 억제 하려는 약을 찾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한동안 해외 유학생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탄 해열·진 통제가 있다. 화이자제약에서 판매하는 ‘애드빌’이 주인 공이다. 해외에 다녀왔다면 꼭 사오는 필수품일 정도로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뒤늦게 들어와 아는 사람이 드물지만 2010년 일반의약품 진통제 분야 전 세계 판매 1위 제품이다. 말랑말랑한 연질 캡슐 이 리퀴드(액체) 형태의 이부프로펜 성분을 감싸고 있다. 기존 진통제보다 통증을 완화하는 약효가 빨라 의약품 으로는 드물게 매니어층을 형성하고 있다. 애드빌의 장점은 빠른 진통 효과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 치대연구진이 치통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한 진통 효 과를 측정한 임상시험에서 약을 복용한 지 평균 15분부 터 통증을 줄여주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서 가장 많이 팔리는 타이레놀·게보린 같은 아세트아미노 펜 계열 진통제보다 약효가 나타나는 시점이 빠르다. 특 히 자체 리퀴드 기술을 적용해 같은 이부프로펜 성분보 다 약효 흡수 속도를 2배 이상 끌어올렸다. 치통·감기몸 살로 생긴 통증·긴장성 두통 등 다양한 통증에 아세트아 미노펜보다 빠르고 우수한 진통 완화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안전성도 양호하다. 적정 복용량을 지킨다면 소화불 량·속쓰림 같은 위장장애 위험이 크지 않았다. 대규모 임
상시험에서도 이를 입증했다. 통증 환자 8000여 명을 진 통제 성분에 따라 3그룹(이부프로펜, 아세트아미노펜, 아 스피린)으로 나눠 1주일 동안 진통제를 복용토록 해 안전 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이부프로펜 복용군은 다른 진통 제 복용군에 비해 위장장애가 나타난 비율이 낮았다. 위 장관계 부작용이 생긴 비율은 각각 이부프로펜 그룹 4%, 아세트아미노펜 그룹 5.3%, 아스피린 그룹 7.1%다. 또 위 장관 출혈 환자는 아세트아미노펜 그룹에서 4명, 아스피 린 그룹에서 2명이 생겼지만 이부프로펜을 먹은 환자에 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애드빌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하는 일반의약품 이다. 198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이후 미국·캐나다·호주·프랑스 등 전 세계 50개국에서 판매되 고 있다. 진통제는 복용법을 지키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 적이다. 애드빌은 가벼운 통증이나 감기가 있을 때 통증 강도에 따라 한 번에 3 캡슐씩, 하루 최대 16 캡슐까지 조 절하면서 복용한다. 이때 하루 복용량 3200㎎를 초과하 면 안 된다. 진통제를 먹을 때는 4~6시간 간격을 둔다. 매 일 세 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은 위장출혈이 생길 수 있 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어 주의한다. 40판 제15439호
S6 건강한 당신
2014년 9월 22일 월요일
사망률 20% 낮춘 신약 개발 만성심부전 정복 멀지 않았다 유럽심장학회 임상결과 발표 이번 연구 결과는 심부전 치료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현재 권장되는 표준치료제도 바뀔 것이다. 지난달 3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각국 3만여 명의 심장 전문가가 참석한 이번 학회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주제는 단연 ‘LCZ696(코드명)’였다. ‘사상 최대 규모의 심부전 임상연구’ ‘뛰어난 효과로 인한 임상 조기 종료’ ‘사망률 20% 감소’ 등의 발표에 청중의 질문이 쏟아졌다. 아직 이름조차 지어지지 않은 신약이 언제 시중에 판매되며 가격대는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 향후 심부전 치료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바르셀로나=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2014 유럽심장학회에서 만성심부전 신약 LCZ696의 임상결과가 발표됐다. 신약 투여 그룹은 기존 치료제 투여 그룹보다 사망률이 20% 낮았다. 오경아 기자
심부전, 일부 암보다 사망률 높아 심부전은 심장의 수축·이완 기능이 떨어져 전 신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질환이다. 협심증·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이나 심장 근 육 이상(심근병증), 판막질환, 고혈압, 부정맥, 약물 오용 등이 원인이다. 진단 후 1년 사망 률이 15%, 4년 사망률이 30%에 이를 정도(질 병관리본부 심부전 코호트연구, 2011)로 위험 한 질환이다. 대표 증상은 호흡곤란이며 다리 부종, 심각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서 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는심부전 은 평생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암보 다 치명적일 수 있다며 노인인구와 심장위 험요인이 증가하면서 세계적으로 심부전 발 병률도 급증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 전문가들 의 관심이 집중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번 학 회에서 발표된 LCZ696는 만성심부전 치료제 다. 다국적 기업인 노바티스가 개발했다. 2009 년 ‘패러다임-HF’라는 이름으로 임상연구가 시작됐다. 심장 수축 기능에 장애가 있는 만 성심부전(HF-REF) 환자 8442명이 대상이다. 우리나라 환자 80여 명도 포함됐다. 현재까지 진행된 심부전 관련 연구 사상 최대 규모다. 임상효과 명백해 연구 조기 종료 임상연구의 목표는 기존 치료제와의 효과·안 전성 비교. 현재 표준치료제로 사용 중인 ‘에 날라프릴(enalapril)’에 비해 생존율을 15% 이 상 높일 수 있는지 여부였다. LCZ696와 에날 라프릴 투여 그룹으로 나눠 임상이 진행됐다. 결과는 예상 목표치를 뛰어넘었다. LCZ 696그룹은 에날라프릴 그룹보다 심혈관질환 으로 인한 사망률이 20% 낮았다. 에날라프 릴의 치료 효과에 ‘+알파’를 얻은 셈이다. 또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 21% 감소, 모든 원 인에 의한 사망률 16% 감소라는 효과가 나타 났다. 기존 치료제에 비해 월등한 효과가 확 인되면서 전문가로 구성된 데이터모니터링위 원회는 패러다임-HF 임상연구의 조기 종료 를 만장일치로 권고했다. 효과가 명백한 약 물을 더 이상 연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서다. 44개월로 계획된 임상연구는 27개월 만에 조기 종료됐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 국 텍사스사우스웨스턴대학 밀튼 파커 교수
는 “LCZ696의 뛰어난 치료효과는 향후 심 부전 환자 관리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며 “LCZ696가 상용화한다면 기존 치료제 사용을 고수하는 의료진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LCZ696, 심장 유해 증상 막고 보호기전 강화 현재 심부전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크게 세 가지 계열로 구분한다. 안지오텐신전환효 소 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 차 단제(ARB), 베타 차단제(Beta Blocker), 알 도스테론 길항제(MRA)가 속한다. 이 세 가 지 계열의 약물은 안지오텐신(혈압 상승 등 을 유발하는 생리활성물질)을 억제해 혈관 수축을 막거나 과도한 교감신경계 활성에 따 른 혈액 정체, 부종 등 심장의 유해한 작용을 차단하는 데에만 작용해 왔다. 반면 LCZ696는 안지오텐신수용체·네프릴 리신을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작용(ARNI)을 한다. 기존 치료제 효과에 네프릴리신(나트 륨이뇨펩티드 분해효소) 억제 효과가 더해진 것. 유해한 작용을 차단하는 동시에 심장을 건강하게 하는 NP시스템(나트륨이뇨펩티드 시스템)을 향상시킨다. NP시스템은 혈관 확 장, 나트륨뇨 배설, 이뇨작용, 심장 섬유화 방 지 등을 통해 심장의 방어기전을 강화한다. 심부전으로 인한 심장의 부담을 줄이고 심장 근육의 회복을 돕는다. 부작용은 없을까. 파커 교수는 “이상 반 응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에날라프릴 치료군에 비해 저혈압·혈관 부종은 일부 나 타났지만 신장 장애·고칼륨혈증·기침은 적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LCZ696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속 승인 심사가 진행 중이다. 미국은 올 연말까지, 유럽은 내년 초 까지 신약 등록 승인 절차가 진행된다. 학회 에 참석한 분당서울대병원 심장내과 최동주 교수는 “심부전은 증상 악화를 막는 것만으 로도 대단할 정도로 호전이 드문 질환”이라 며 “기존 치료제 대비 사망률 20% 감소라는 결과는 굉장히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지난 10여 년간 다소 정체됐던 심부전 치료제 개 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게 최 교 수의 설명이다.
심부전 치료제 비교 계열 구분
기존 치료제
안지오텐신(혈관수축·혈압상승 등을 유발하는 생리활성물질)을 억제해 혈관수축과 심장조직 섬유화 방지
베타차단제(β-blocker)
교감신경계의 과도한 활성화로 인한 부정맥·심근경색·괴사 등 부작용 차단. 단 서맥·심장차단이 있을 수 있어 각별한 유의 필요
알도스테론(나트륨·칼륨 대사에 관여하는 스테로이드호르몬)을 차단해 칼륨보존 이뇨작용. 단 치명적인 고칼륨혈증 유발 가능. 안지오텐신수용체와 네프릴리신(뉴트럴엔도펩티드분해효소)을 동시에 차단 LCZ696(안지오텐신수용체네프릴 신체에 유해한 증상을 유발하는 수용체(RAAS)를 차단하고 심장을 강화하는 NP시스템 활성화 리신 억제제) 혈관확장, 나트륨뇨 배설, 심장 섬유화 방지 등을 통해 심장의 방어기전 강화 알도스테론 길항제(MRA)
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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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전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ACEI)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RB)
건강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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