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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joongang.co.kr

2014년 11월 17일 월요일 제15487호 40판

‘수퍼 대디’ 부담 초보 아빠, 당황하셨어요? 커버스토리 남성도 시달리는 산후우울증세 “딸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쯤 됐나. 어느 날 아이를 들어올리는데 갑자기 무게가 두 배는 되는 것 같더라고요.” 생후 1년 된 아이를 둔 강동일(31·가명)씨 얘기다. 한밤에 아이가 칭얼대면 달래고, 낮에는 정신없이 일하다 일찍 퇴근해 아이 돌보는 일상이 반복됐을 때였다. 강씨는 “마음과 다르게 자꾸 의욕이 없어지고 경제적인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자책감이 들었다”며 “요즘 남자들은 다들 육아에 적극적인데 나는 좋은 아빠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아빠도 약해질 때가 있다. 특히 아빠로서 첫걸음을 뗀 초보 아빠가 그렇다. 묵직한 책임감이 어깨를 누르고, 아이를 중심으로 변하는 환경에 우왕좌왕하면서 어느 날 문득 삶이 막막해진다. 강남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호석 교수는 “산후우울증은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데 알고 보면 남자도 여자 못지않게 출산·육아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요즘처럼 ‘아빠 육아’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아빠의 부담감은 엄마 못지않다. 아빠가 우울하면 아이도 영향을 받는다. 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남자도 여자 못지않게 출산·육아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아빠에게도 공감과 위로가 필요하다.

신동연 객원기자

출산·육아로 인해 생기는 아빠의 신체변화

쿠바드증후군

단기 산후우울증(베이비블루스)

아버지 산후우울증

호르몬 변화

남자들에게 임신한 아내와 비슷한 신체적 불

남성에게도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아기가 태어난 뒤 1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

아이를 돌볼 준비가 남편 몸에서도 일어난다. 남

편이 생기는 것. 남성 입덧이라고도 한다. 메

출산 후에 나타나는 우울감은 몇 시간 내지

된다. 적응 장애에서부터 자살까지 생각하

성호르몬으로 알려진 테스토스테론은 3분의 1

스꺼움·변비·체중 증가·속쓰림·두통·치통이

며칠이면 해결된다. 일반적으로 우울한 기분·

는 중증 우울증까지 증세가 다양하다.

로 감소하면서 공격성이 줄어든다. 반면 공감 능

나타나고 심적으로는 불쾌한 우울감·모호한

피로·지침·불안·식욕부진·불안정한 기분·짜

력을 높이는 옥시토신, 아이를 돌보고 보호하는

두려움 내지 공황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증 등이 있다.

행동을 촉진하는 프로락틴의 수치는 올라간다. 일러스트 강일구

가정내 소외감, 과도한 책임감이 주 요인 아빠가 되는 훈련은 녹록지 않다. 여성 산후 우울증의 주 원인은 갑작스러운 호르몬 변 화인 반면 남성의 산후우울증세는 환경 변 화에 따른 스트레스·책임감 같은 심리적 요 인이 주요 이유다. 서호석 교수는 “아기 위주 로 돌아가는 생활의 변화에서 오는 당혹감, 아내의 관심이 아이에게 쏠리면서 찾아오는 소외감, 양육비에 대한 걱정·불안 등 과도한 책임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빠가 되는 시기는 사회적으로 완전히 자리잡기 전인 경우가 많다.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는 “경제적으로 튼튼한 기반이 없어 새로 부양할 아기에 대 한 책임감이 막연한 불안감으로 이어진다” 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일도 육아도 거뜬히 해내 는 아빠가 좋은 부모상으로 떠오르면서 부 담이 더하다. ‘생각과느낌 클리닉’ 정우열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수퍼대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젊은 아빠도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육아에 참여하지만 적응 과정에 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젖병을 물리고 기저귀를 갈고, 잠을 재우 고 시시때때로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하면 자신감을 잃는다. 하고 싶은 일·계획을 미루 는 생활이 반복되면 자유를 잃은 것 같은 상

실감·압박감도 든다. 서호석 교수는 “산후 첫 1년 동안 3~5%의 아빠가 산후우울증을 겪 는 것으로 알려진다”며 “젊은 아빠가 나이 든 아빠에 비해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 다”고 말했다.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 는 “우리나라에선 육아·좋은아빠에 대해 교 육받지 않고 자라난 남성이 대다수”라며 “조 언을 구할 곳이 마땅치 않고, 스스로 아버지 의 위치를 터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짚 었다. 이렇다 보니 아빠가 당황하면 침착성 을 잃어버린다. 김영훈 교수는 “아이를 보호하는 데 필요 한 방법·절차를 하나하나 습득하기보다 해 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에 혼란스러워 진다”고 말했다. 여기에 낮에는 직장에서 스 트레스를 받고 밤에는 우는 아이를 달래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상황이 반복되면 몸까 지 더 지쳐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아빠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잘 인지하 지 못한다. 정우열 원장은 “남자는 원래 자 신의 감정에 무뎌서 이것이 우울증의 초기 단계인지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라 고 했다. 우울하더라도 ‘남자한테 이런 건 별 문제가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넘긴다. 그러다 감정이 쌓이면 부정적인 생각·행 동으로 표출된다. 경제적인 능력이나 아내를 잘 도와주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자책감, 부 모님은 왜 도와줄 상황이 못 되는지 원망하 는 감정들이다. 기운이 없어 행동이 느려지 고 일에 능률이 떨어지거나 반대로 안절부 절못하고 진득하게 앉아 있지 못하는 등 행 동의 변화로 나타나기도 한다. 서호석 교수 는 “짜증·화가 많아지거나 아기를 귀찮아하 고, 귀가 시간이 늦어지면서 게임·술에 의존 하는 증상도 있다”고 말했다.

아빠의 산후우울증상, 이렇게 나타난다

방치되는 우울감, 게임 중독·짜증으로 표출 아빠의 산후우울증세는 방치되기 쉽다. 아 빠는 엄마와 달리 감정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한다. 정우열 원장은 “아이가 태어나면 엄 마는 주변으로부터 육아가 힘들다는 것에 공감과 위로를 받지만 아빠는 외면받는다” 며 “정서적으로 응원과 지지를 못 받으면 감 정은 더 위축된다”고 말했다.

경제적 능력에 대한 자책감이 든다 왜 결혼했는지 후회되고 아이를 보는 것이 귀찮다 말도 느려지고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 진득하게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며 들락거린다 우울감이 있고 짜증·화가 많아진다 출근시간이 빨라지거나 귀가시간이 늦어진다 술자리가 잦아지고 게임·도박에 몰입한다

아빠가 우울하면 아이 정서 발달에도 악영향 아빠의 산후우울증세는 아이들의 성장 발달 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울한 아빠는 아이에 게 별 관심이 없다. 이런 태도는 아빠와 아이 사이 애착 형성을 방해한다. 옥스퍼드대 폴 람찬디니 팀이 발표한 연구(2005, 2008)에 따 르면 산후우울증을 겪은 아빠를 둔 아이는 만 세 살이 됐을 때 과잉행동을 보이는 비율 이 더 높았고, 이런 영향은 아이들이 어릴수 록 두드러졌다.

미국소아의학회지 연구(2011)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린 아빠는 아기와 거의 놀아주 지 않고 책을 읽어 줄 가능성은 절반에 그쳤 다. 반면에 매질할 가능성은 4배 높았다. 책 을 읽어주지 않은 아이는 두 돌이 됐을 때 또 래 아이보다 구사하는 어휘 수가 훨씬 적었 다. 서호석 교수는 “우울증·불안 장애가 오 거나 또래와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고 부정 적인 정서를 형성하기 쉽다”고 말했다. 아빠도 감정을 지지받는 것이 필요하다. 정성훈 교수는 “아내가 칭찬을 많이 해주고 의욕을 돋워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기저 귀 갈기·분유 타기·아이목욕시키기처럼 육 아의 기본적인 부분을 미리 공부하면서 아 이에 대한 책임감과 변화하는 삶을 자연스 럽게 받아들이도록 준비하는 자세가 도움이 된다. 감정 표현에 서툰 아빠인 만큼 부부가 다양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우울증을 예 방한다.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정 우열 원장은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부관계 가 소홀해지기 쉬운데 이것이 다시 스트레 스로 작용해 우울증으로 이어진다”며 “아이 를 잠시 맡기고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관계기사 S2면 40판 제15487호


S2 건강한 당신

2014년 11월 17일 월요일

초보 아빠들이여, 목욕·기저귀·분유는 미리 배워라 산후우울증 예방·극복법 일곱 가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한다 남성은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것 이전에 감정 자체를 잘 인 지하지 못한다. ‘남자니까’라는 사회문화적 관습 때문에 자신의 감정 에 대해 무디다. 그렇지만 아이가 생기면 남자는 자신이 하고 있는 생 각·행동을 잘 되짚어봐야 한다. 부정적인 감정이 들고, 갑자기 초조해 지거나 의욕이 없어지면서 행동에 변화가 오는지 살핀다. 우울 증상이 있다면 본인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아는 것 자체가 의외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된다.

출산·육아에 따른 아빠의 대처법은 뭘까. 먼저 아내의 관심이 아이에게 쏠릴 수밖에 없고 아기 위주로 생활이 변화한다는 점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육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활비를 적절히 분배할 수 있도록 미리 계획하는 자세도 좋다. 주변에서는 아빠에게 관심·지지를 보내는 것도 잊지않아야 한다. 아빠의 산후우울증을 예방·극복하는 법을 짚어본다. 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점심시간 30분, 햇빛을 쬐어라 점심시간을 이용해 30분 정도 햇빛을 쬐는 것을 습관화해 보 자. 우울증을 치료하는 법 중 하나로 ‘광 치료’가 있다. 병원에서 햇빛 보다 센 빛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다. 가벼운 우울감이 있다면 햇빛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낮에 햇빛을 충분히 쬐면 밤에 숙면을 돕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풍부해진다. 또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라토 닌 분비에도 영향을 미쳐 긍정적인 감정이 형성되도록 돕는다.

스스로 할 일 아이의 조기교육보다 중요한 건 아빠의 육아법 조기교육

육아의 기초인 목욕시키는 법과 기저귀 가는 법, 분유 타는 법 세 가지는 미리 알아둔다. 아이의 조기교육보다 중 요한 건 아빠의 육아법 조기교육이다. 육아의 기초를 미리 학습하면 우왕좌왕하지 않는다. 당혹감을 자신감으로 업그 레이드한다. 아기 위주로 생활이 변한다는 점을 미리 숙지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아이와 밀접하게 신체 접촉을 자주 해야 아기에 대한 강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아이가 나로 인 해 행복을 느끼고 내가 아기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확 인할 때 아빠는 행복하다. 인근 보건소·병원·산후조리원의 건강 프로그램에서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상담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심신의 불편이 지속되면 전문가들은 심리치료를 받을 것을 추천한다. 아빠들은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전문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많다. 약물 치료까지 가지 않더라도 생각의 구조를 바꾸는 인지행동치료 같은 상담 과정만으로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 도 많다.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내려놓고 쉽게 다가갈 필 요가 있다.

아내가 도울 일 아빠는 아이를 보호 하는데 필요한 방법 을 하나하나 습득하 기보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에 혼란스러워진다. 육 아의 기본적인 방법 을 미리 공부하면 도 움이 된다.

작은 일에도 아빠를 격려한다 아빠가 육아를 두려워하는 것은 산후우울증의 주요 이유다. 뜻 대로 잘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육아를 두려워하는 여러 장애물 중 하나가 엄마다. 상당수 엄마는 서투른 아빠 대신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나서서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완벽한 엄마가 있으면 아빠가 비 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처음엔 아기를 위해 뭔가 해주고 싶은 의욕이 넘치는 아빠도 자꾸 의욕이 꺾이는 상황이 반복되면 안 그래도 몸이 힘든데 마음마저 힘들어진다. 아빠의 육아 분담을 단계적으로 높인다 아빠의 육아 분담은 다소 더디게 느껴지더라도 단계적으로 이 뤄지게 한다. 남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일은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다. 맡겨진 일을 불완전하게 수행하는 것을 스스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내는 가장 간단하고 쉬운 일부터 남편에게 충분 히 가르친 뒤 수행하게 해 무리 없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때 어느 정도 과장된 피드백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다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가족의 지지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 가장 큰 지지를 주는 가족 구성원이다. 첫 아이를 보면 아내와 남편이 동시에 우울감이 오는 경우가 많다. 이 럴 때일수록 아이를 잠시 맡겨두고 부부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부 모가 아이와 24시간 같이 있어야 한다는 편견이 있어 힘들어도 아이 를 끌어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몇 시간 떨어져 있다고 해 서 애착 형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길게 보고 아빠·엄마의 관계 를 건강하게 가지고 가는 것이 윈윈하는 전략이다. 기분 전환을 위 해 아내와 함께 산책하러 나가고 요가를 한다든지 마사지를 해주는 스킨십도 좋다. 도움말=생각과 느낌 클리닉 정우열 원장,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 훈 교수 , 참고도서=남자, 죽기로 결심하다

병원리포트

“모발이식 만족한다” 73%  남성이 여성보다 높아 탈모는 대다수 중년의 고민거리다. 스트레 스로 인한 20, 30대 젊은층의 탈모도 증가 추 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탈모 환자는 21만 명으로, 5년 새 약 3만 명 (15.3%)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제 22회 세계모발이식학회에서 발표된 ‘모발이 식술에 대한 한국인 만족도 분석 결과’는 학 계는 물론 탈모인의 눈길을 끌 만했다. 탈모 치료를 특화한 루트모발이식클리닉이 2011년 1월~2012년 12월까지 2년간 모발이식술을 시 행한 환자 2158명 중 755명을 추적 조사했다. 우선 모발이식에 대한 젊은층의 높은 관 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 755명 중 75% 인 568명이 20, 30대였다. 조사자의 모발이식 유형은 다양했다. 루트모발이식클리닉 이윤 주 원장은 “M자형 탈모의 젊은층은 단일 모 발 위주로 고밀도 모발이식술을 시행했다”며 “탈모가 광범위하게 진행된 중장년층은 제 제15487호 40판

한된 모발 수로 가리마를 중심으로 밀도·배 치를 고려해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모발이식술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 다. 전체 환자의 72.5%에 달하는 548명이 ‘만 족한다’고 답했다. 남성은 75%, 여성은 60% 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족은 전 체의 4.5%에 불과했다. 특히 20, 30대의 만족 도가 73%로 높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내 에서 탈모 치료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는 모발이식술의 결과·환자 만족도를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특히 연령대별 탈모 유형에 따른 이식 모발 수를 측정함으 로써 동양인의 모발 이식의 기준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모발이식술은 불만족도가 4.5% 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적인 치료법”이라며 “탈모로 인한 고민을 보다 빠른 시기에 개선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건강한 당신

2014년 11월 17일 월요일

S3

“직장암 수술 상향 평준화  재발률 40%서 10%로” ‘직장암 워크숍’ 이끄는 김남규 연세대 의대 교수 의료계에도 불편한 진실이 있다. 병원마다, 의사마다 치료 성적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료 품질의 차이는 환자에게 불안감과 불신으로 이어진다. 환자들이 서울로, 그것도 유명 병원으로 쏠리는 배경이다. 정부가 의료의 질을 평가하고, 이를 평준화하려는 노력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세대 의대 김남규(외과학교실) 교수는 대장암 분야의 명의로 후학들의 존경을 받는다. 그는 2005년 전국 대장항문외과 임상강사·조교수 등 젊은 외과의사를 대상으로 수술법과 지식을 공유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그의 뜻에 동조하는 몇몇 교수도 멘토로 동참했다. ‘직장암 수술 워크숍’이 그것이다. 매년 50~60명씩 참가해 라이브 서저리(공개 수술)와 토론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550여 명이 대가들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았다. 최근 김 교수는 서울 ‘빅5 병원’과 지방병원, 종합병원의 수술 성적을 평가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치료 성적이 고르게 올라 평준화가 실현된 것이다. <표 참조> 그의 노력이 10년 만에 결실을 본 셈이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직장암 치료 성적에서는 5년 생존율과 국소재발률, 항문보존율 등이 중요하다. 서 울의 주요 대학병원과 지방 대학병원 간 치료 성적에 두드러진 차이가 없다. 이 결 과는 오히려 영국(CLASSIC Trial), 미국 (MSKCC)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거나 오 히려 더 나은 결과다. 더구나 종합병원급이 라도 대학병원과 차이가 없었다. 직장암 수 술에서 수술의 질이 상향 평준화한 셈이다. 지금은 국소재발률이 10%를 밑돌지만 예전 에는 40%대였다.” -치료 성적이 오른 요인은 뭔가. “여러 요소가 있다. 우선 MRI(자기공명 영상촬영)가 보편화됐다. 다른 질환보다 일 찍(2005년) MRI 건강보험 급여가 시작됐다. 병기를 결정하기 수월하고, 국소재발 위험 이 큰 고위험군을 찾아내 수술 전 화학방사 선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 또 수술 테크닉 이 발전했다. 복강경과 로봇 수술이 도입돼 최소침습수술 비율이 증가했다. 현재 직장 암 복강경 수술 적용률은 62.8%에 달한다. 특히 로봇 수술은 직장암 수술처럼 좁은 공 간에서 효과적이다. 더구나 복강경·로봇 수 술 도입은 수술 광경을 스크린으로 훤히 볼 수 있어 수술법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워크숍이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느 정도 밑거름이 됐다.” -어떻게 이런 워크숍을 열게 됐나. “당시 직장암 환자의 수술 후 국소재발률 이 높은 것을 경험했다. 1990년대 말 타병원 에서 수술 후 조기에 재발한 환자를 수술하 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향후 외과의 미래가 될 젊은 외과의사를 대상으로 직장암의 수

2006년 세브란스 새병원에서 열렸던 직장암 수술 워크숍 진행 모습.

[사진 세브란스병원]

연세대 의대 외과학교실 김남규 교수가 직장암 수술에서 중요한 술기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수술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워크숍을 만들었다.

술 원칙을 교육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교수 시절의 답답함과 목마름의 경험도 일조했다. 그 후 학회에서 치료 원칙에 대해 많은 강의를 했고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 러면서 대장항문학회의 후원으로 워크숍을 만들게 됐다.” -어떤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됐나. “초창기에는 핸디 캠으로 일일이 찍으면 서 수술을 했다. 물론 2008년 복강경이 도입 된 후에는 편해졌다. 수술 중 참석자가 ‘왜 그렇게 수술하는지’ 질문을 한다.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한다. 질문은 쌍방향으로 이 뤄진다. 대답에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서로

공부가 된다.” -수술 노하우는 기밀일 수 있는데. “의술은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다르다. 사 람의 생명을 다룬다. 나만 노하우를 갖겠 다? 그건 잘못됐다고 본다. 의술을 전파함 으로써 골고루 향상되면 그것이 좋은 거다. 우리가 환자를 더 많이 보겠다는 욕심과 우 월하다는 것을 보이려는 것은 나쁜 의도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도 어긋난다. 초창기 젊은 의사들은 이젠 중견 교수가 됐다. 그 사람들이 또 후배를 같은 방식으로 교육한 다. 후배들에게 ‘앞으로는 너희가 발전시켜 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 국내 병원 직장암 치료 성적

서울 대학병원 서울 대학병원 지방 대학병원 지방 대학병원 지방 대학병원 A B C D E

종합병원 F

종합병원 G

환자 수

970명

1058명

780명

417명

1322명

1092명

429명

5년 생존율

82.6%

78.8%

87.5%

70.9%

82.2%

77.5%

90.4%

5년 무병 생존율

75.0%

72.1%

73.1%

64.1%

71.0%

70.5%

72.8%

5년 국소재발률

5.9%

5.5%

8.1%

8.2%

9.5%

4.3%

9.5%

합병증

6.6%

-

7.8%

6.6%

-

-

8.0%

최소침습 수술 비율

94.0%

-

95.0%

75.0%

87.6%

-

56.0%

방사선 치료 비율

26.0%

-

36.0%

25.0%

32.8%

9.0%

3.4%

항문보존율

94.0%

90.0%

88.0%

75.2%

90.7%

77.2%

89.1%

김승연 바른본병원 상지관절센터 원장

오십견이겠지  어깨통증 치료 미루면, 힘줄 봉합 어려워져 어깨 통증이라고 하면 흔히 오십견을 떠올린 다. 하지만 상당수는 어깨 힘줄이 손상되거 나 찢어진 ‘회전근개 파열’이다. 직장인 최모(45·서울 성동구)씨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몇 달 전부터 어깨가 뻐근하고,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증상이 있다가도 며칠 참으면 괜찮아지곤 했다. 하지만 통증이 오는 빈도가 잦아졌다. 최근에는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 것조 차 버거웠다. 검사 결과는 어깨 힘줄이 손상 돼 통증이 발생하는 ‘회전근개 파열’이었다. 바른본병원 상지관절센터 김승연 원장(사 진)은 “무엇보다 어깨 힘줄이 파열되는 질환 인 ‘회전근개 파열’을 오십견으로 오인하고 방치한다”며 초기 진단·치료의 중요성을 강조 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2013년) 에 따르면, 어깨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약 190 만 명 가운데 44%가 충돌증후군 및 회전근개

파열 등 어깨 힘줄이 손상된 질환이었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에 있는 네 개의 힘 줄(회전근개) 일부가 손상된 것이다. 어깨 관 절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이를 지지하는 회전 근개에 염증이 생기고 파열된다. 김승연 원장 은 “어깨는 아프지만 팔을 들 수 있으니 회전 근개 파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힘줄이 파열돼도 팔을 들 수 있는 경우가 많 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회전 근개 파열은 시간이 지나면 범위가 넓어지고 근육이 지방으로 변한다. 이렇게 되면 힘줄 을 봉합해도 다시 회복하기 힘들다. 치료 시 기가 매우 중요한 까닭이다. 부분 파열만 있거나 완전 파열이어도 크 기가 작다면 물리·주사·재활 등 비수술 치료 를 시행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증 상이 계속되거나 힘줄 파열 정도가 심하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힘줄을 봉합하

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관절내시경 봉합술은 피부를 1㎝ 정도만 절개하고, 관절내시경을 넣어 어깨관절 내 부를 들여다보며 힘줄을 꿰매는 방법이다.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로 확인할 수 없는 미세한 손상까지 바로 치료할 수 있다. 수술이 국소마취로 이뤄지는지도 중요하 다. 그래야 고령 환자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도 안심하 고 치료받을 수 있다. 김승연 원장은 “많은 어깨 질환 환 자가 중년 이상의 연령대 에 분포하는 만큼 마취에 대해 상당한 걱정 과 거부감이 있 다”며 “하지 만 국 소마 취로 치료

회전근개 질환 자가진단 테스트 어깨가 아픈 팔로 머리를 말리거나 옷을 입고 벗기가 힘들다. 어깨 통증으로 밤잠을 설치고, 아픈 쪽으로 눕기 힘들다. 팔을 들거나 멀리 뻗을 때 통증이 있다. 등·목·팔꿈치·손까지도 통증이 뻗친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기 어렵고 어깨에 힘이 없다. ※두 가지 이상 해당하면 전문의 진단 꼭 필요.

하면 자가 호흡을 하고 의식이 있는 상태로 치료가 진행되므로 호흡기계 합병증의 위험 이 현저히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수술 다음 날이면 퇴원할 수 있다. 국소마취로 진행하는 어깨관절 내시경 치 료는 회전근개 파열뿐 아니라 석회성건염, 견 관절 탈구, 오십견, 충돌증후군, 초기 관절염 등 대부분의 어깨 질환에 적용한다. 수술 후에는 적절한 운동으로 어깨 관절 기능을 회복시킨다. 김 원장은 “검사·진단· 치료뿐 아니라 재활까지 한번에 이뤄지면 환자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바른본병원 첨단재활센터는 국내 최초로 호주·캐나다의 선진국식 재활치료법을 도입해 특수 제작된 재활 운동기구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 면서 관절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40판 제15487호


S4 건강한 당신

2014년 11월 17일 월요일

TV·컴퓨터 없어 디지털 디톡스, 108배로 근력 강화  심신 단련에 딱이죠 템플스테이의 건강 효과 새벽 3시, 캄캄한 산사(山寺)에서 울려 퍼지는 묵직한 종소리가 적막을 깨뜨린다. 출가 수행자의 하루는 그렇게 속세보다 먼저 시작된다. 새벽 예불을 시작으로 참선·108배·포행(걸으면서 참선하는 것)·울력(노동)·발우공양(식사)·다도 등으로 사찰의 일상이 채워진다. 절에서 행해지는 모든 것이 곧 수행이다. 이런 수행자의 삶을 엿보고, 불교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것이 이른바 템플스테이(templestay)다. 요즘 바쁜 일상을 떠나 지친 심신을 템플스테이로 재충전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힐링과 웰빙을 결합한 휴식 이상의 건강 요소가 피폐해진 현대인의 심신을 회복시킨다는 판단에서다. 나를 찾아 떠나는 산사의 여행, 템플스테이에서 건강 포인트를 찾아본다. 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건강 포인트 하나, 산사의 자연은 ‘그린 닥터’ “사찰은 도시 소음과 인파로부터 차단돼 있 고, 천국을 연상시킬 만큼 아름답다.” 프랑 스 월간지 ‘지오(GEO)‘는 템플스테이를 이 렇게 표현했다. 도심을 제외한 대부분의 템 플스테이는 산사에서 진행된다. 여기에 첫 번째 건강 포인트가 있다. 바로 사찰을 둘러싼 숲·계곡·공기 등의 자연이다.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종민 교수는 “현대인의 오감은 지나친 경쟁과 밀집된 환 경, 과도한 조명 등에 의해 항상 과잉 흥분 된 상태”라며 “자연 속에서는 오감이 안정 돼 평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숲의 공 기 중에 있는 피톤치드·음이온·산소 등은 신 진대사와 뇌 활동을 촉진한다. 면역력을 높 이고 건강을 증진시킨다. 숲이 ‘그린 닥터’로 불리는 이유다. 특히 자연환경의 다양한 요 소는 어린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우 교수는 “틱장애·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게임중독 증세가 있는 어린이 치료에도 긍정 적인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건강 포인트 둘, 먹는 것도 수행 사찰에서는 먹는 것도 수행이다. ‘발우공양’ 이라 부른다. 마음을 다해 음식을 살피고 맛 을 음미하며, 오감을 통해 음식이 자신의 몸 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밥 한 톨도 남기 지 않는다.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불교

의 자비사상에 근거해 사찰음식은 동물성 식재료를 제한한다. 또 매운 맛을 내는 다섯 가지 채소인 오신채(파·마늘·부추·달래·흥 거)를 금하고, 인공첨가물이나 가공식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템플스테이의 두 번째 건강 포인트는 바로 채식 위주의 사찰음식이다. 각종 인스턴트식 품과 자극적인 맛에 길든 현대인에게 사찰음 식은 천연의 재료로 만들어진 저칼로리 식 단이다. 2004년 동국대 식품영양학과 논문에 따르면 사찰음식의 하루 평균 열량은 1600㎉ 로 성인 에너지섭취량의 82%에 불과하다.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채 소 위주의 사찰음식은 포화지방·콜레스테롤 함량이 낮고 식이섬유소·비타민이 풍부해 비만·고지혈증·당뇨병 등 성인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동국대 의료원과 전통사찰음식연구소가 평창 월정 사 단기 출가자 46명을 대상으로 4주간 사찰 음식 섭취 후 신체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체중이 평균 3.8㎏ 줄었다. 또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183.2㎎/㎗에서 162.2㎎/ ㎗, 혈압은 평균 126/83㎜Hg에서 120/78㎜ Hg으로 감소했다. 건강포인트 셋, 심신 건강 돕는 108배명상 사찰의 주된 일과는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 이다. 108배와 참선(명상)이 대표적이다. 108

스님과 숲길을 걸으며 명상하는 포행(왼쪽)과 지난날의 잘못을 참회하는 불교수행법 108배(오른쪽). 사 찰에서 행해지는 모든 것이 곧 수행이다.

동대문구 부모커뮤티니연합 '동그랗게'의 회원 가족들이 양평 용문사 템플스테이에서 참선(명상)을 체험하는 모습. 명상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를 개선하고 불안·

배는 인간의 번뇌를 상징하는 108이라는 숫자 에서 비롯됐다. 자신을 스스로 낮춰 지난날의 잘못을 참회하고 교만한 마음을 없애는 수행 법이다. 고요한 사유를 뜻하는 참선은 나 자 신을 돌아보고 깨달음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템플스테이의 세 번째 건강 포인트는 바로 이러한 수행법이다. 스님에게는 수행이지만 세속인에게는 운동이자 다이어트법, 또는 스트레스 해소법이 된다. 108배는 배우 고소 영·문소리의 다이어트법으로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적의 108배 건강법’ 저자인 움여성가족한의원 조현주 원장은 “108배는 저강도 유산소운동으로 남자는 144, 여자는 100㎉ 정도를 소모한다”며 “이는 가벼운 수 영·테니스와 맞먹는 효과”라고 말했다. 반복 적으로 엎드렸다가 일어나는 동작은 복부와

하체·척추 주변의 근육을 튼튼하게 한다. 조 원장은 “척추 뼈를 골고루 자극하고 근육을 강화해 허리 통증에 효과적”이라며 “혈액순 환을 개선하고 장 운동을 촉진하며, 폐기능 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단, 관절염이 심해 붓거나 열이 나고 물이 차 있는 사람은 피하 는 것이 좋다. 명상 효과는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 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준환 교수 는 “명상은 감정조절과 관련된 전두엽을 강 화하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호르몬인 도 파민 분비를 촉진한다”고 말했다. 명상 후 불 안·우울 지수가 개선되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진다는 것. 명상이 암환자의 기대수명을 높인다는 미국의 연구결과도 있 다. 장 교수는 “명상치료로 우울·불안·재발

에 대한 공포가 감소해 암환자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있을 시간이다. 눈앞을 가득 채운 컴컴함이 낯설다. TV도 컴퓨터도 없는 텅 빈 방, 처음 에는 어색했지만 창밖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금새 잠들었다. 여전히 캄캄한 새벽 4시, 알람이 울리기 직 전에 눈이 떠진다. 처음 경험하는 새벽예불 108배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남을 시기하고 미워했던 지난날을 참회하 며 절 합니다” “밝고 맑은 마음으로 살아가 길 발원하며 절 합니다”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와 스님의 죽비 소리에 맞춰 한 배 한 배 절을 한다. ‘절 한 번에 지난 내 잘못이 씻어질 수 있다면…’ 왠지 마음이 뜨거워졌다. 10분이 지나자 온

몸에서 열이 나고 땀이 흘렀다. 허벅지 근육 이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이어진 참선 시간.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며 ‘지금 여기의 나 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길게는 하 루 10시간 이상 참선을 이어가는 스님이 한 가지 팁을 전한다. “수행은 잡념, 그리고 잠과의 싸움이죠. 특 히 참선할 때 허리가 굽으면 잠이 쏟아져요. 오른쪽 발을 왼쪽 허벅다리 위에, 왼쪽 발을 오른쪽 허벅다리 위에 놓고 앉는 결가부좌를 해보세요. 이렇게 앉으면 10시간 이상 앉아도 허리가 굽거나 아프지 않습니다.” 어느덧 이틀간의 여정이 마무리됐다. 은행 나무 앞에서의 명상, 스님과 함께 숲길을 걷

건강포인트 넷, 뇌의 휴식 ‘디지털 디톡스’ 사찰에 없는 것이 있다. 바로 TV와 컴퓨터다. 사찰마다 차이가 있지만 수행형 템플스테이 에서는 입소 시 스마트폰을 반납하기도 한 다. 템플스테이의 네 번째 건강 포인트는 바 로 ‘디지털 디톡스’다. 고대안산병원 정신건 강의학과 윤호경 교수는 “현대인의 뇌는 TV· 인터넷·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기기를 통해 끊임없는 정보와 자극에 노출돼 매우 지친 상태”라고 말했다. 뇌가 스스로 회복할 시간 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을 보거나 산책을 하고 라디오를 듣는 아날로그식 방식이 뇌에 휴식을 준다. 20~30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

기자 체험기 양평 용문사 템플스테이 직접 가보니

채식, 새벽 4시 예불, 저녁 9시 취침  “다른 세계에 온 기분” 채소 반찬은 골라내는 철저한 육식주의자, 평소 운동량 ‘제로(0)’에 취미는 잠자기, 시간 적 여유가 생기면 어김없이 소주잔을 기울이 는 애주가…. 누가 봐도 ‘웰빙’과는 거리가 먼 기자가 누구보다 청정한 수행자의 삶을 체험 하기 위해 8일 양평 용문사 템플스테이를 찾 았다. ‘나 같은 사람도 적응할 수 있을까’라 는 의구심과 ‘이번 기회에 건강해졌으면 좋 겠다’는 기대감이 공존했다. 용문산 자락에 둘러싸인 용문사 앞마당 에 들어서니 공기부터 달랐다. 지난 한해에 만 5800여 명이 이곳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 했다. 이날은 동대문구 부모커뮤니티연합인 ‘동그랗게’의 열다섯 가족이 참여했다. 바람 제15487호 40판

이 불자 추정 수령(나이) 1100~1500년인 용문 사 은행나무에서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한 모녀의 대화가 들려왔다. “엄마~ 나뭇잎 비가 내려요” “코로 냄새 맡 으면서 숨을 깊이 마셔봐. 어때? 산이라서 좋 은 향기가 나지? 서울에선 맡기 힘든 향이야.” 사찰의 시간은 도심의 일상보다 빠르다. 오 후 5시30분 이른 저녁공양 시간, 기자에게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채식 위주의 사찰 음식이다. 이날 메뉴는 밥과 미역국·나물·김 치·버섯볶음·가지 무침·감자볶음. ‘고기’는 없 다. 자극적인 음식이 넘쳐나는 도심에서라면 골라냈을 법한 반찬이다. 하지만 먹다보니 식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졌다. ‘가지가 이렇게

달달한 맛이었나’ ‘나물은 씁쓸하면서도 고 소하네’. 이렇게 채소 반찬만으로 밥 한 그릇 을 비운 건 아마 처음이었을 거다. 산사의 해는 일찍 뜬 만큼 빨리 진다. 오 후 6시15분. 저녁예불 시간을 알리는 법고 (북)·범종·운판·목어의 소리가 산사를 가득 메운다. 이 세상 모든 생명의 행복을 기원하 는 소리다. 예불 후 법당을 나선 사람들이 하늘을 쳐다본다. “우와~별이 쏟아질 것 같 아. 하늘에 별이 이렇게 많았나?” “서울에선 별 바라볼 여유조차 없었지” 스님과의 대화 후 저녁 9시가 되자 사찰을 밝힌 모든 조명 등이 꺼지고 별빛과 달빛만 남았다. 서울에 서는 초저녁, 어쩌면 한창 술잔을 기울이고


건강한 당신

2014년 11월 17일 월요일

S5

인터뷰 김탁 고려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

폐경기 여성, 대상포진 위험  예방 백신 접종을 여성의 몸은 일생 동안 여러 차례 큰 변화를 겪는다. 호 르몬에 따른 초경·출산·폐경이 그것이다. 문제는 이 시기 에 면역력 저하로 발병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특 히 대상포진과 자궁경부암이 여성 건강을 위협한다. 11월 ‘폐경의 달’을 맞아 고려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김탁 교수 에게 여성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에 대해 들었다. -초경과 폐경을 맞으면 특별히 건강관리가 필요한가.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면역력에 영향을 미쳐 각종 질 병에 노출된다. 대표적인 것이 대상포진이다. 여성 대상포 진 환자 네 명 중 한 명은 폐경기를 맞은 50대 여성이다.” -왜 대상포진에 걸리나. “어릴 적 수두를 일으킨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 경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성화한다. 수두 를 앓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상포진 위험성이 있다. 85세까지 인구의 절반은 대상포진을 앓는다는 통계가 있 다. 특히 최근 6년간 환자가 연평균 8.5%씩 늘었다.” -통증이 심하다고 하는데. “바늘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다. 환자의 96%가 급성통증을 겪는다. 만성 암환자의 통증이나 분만통보다 심하다고 한다. 치료 후 길게는 수개월, 수년까지 신경통 이 지속될 수 있다. 60세 이상 환자의 40~70%가 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다. 대상포진 환자 네 명 중 한 명은 안면 대상포진을 겪는데 신경을 타고 안면마비 가 온다. 게다가 대상포진에 걸린 사람은 뇌졸중 발병 위험이 네 배까지 높아진다.” -예방법은 무엇인가. “면역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규칙적 인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이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백신 접 종이다. 국내에서 접종 중인 대상포 진 백신 ‘조스타박스’는 최초이자

유일한 대상포진 예방백신이다. 50세 이상에서 평생 한 번 접종으로 대상포진을 예방한다. 예방률은 77%까지 본 다. 대상포진에 걸리더라도 포진 후 신경통을 줄여 덜 아 프게 지나갈 수 있다.” -초경 이후에도 주의해야 한다던데. “한국 여성의 평균 초경 연령은 11.7세, 성경험 청소년 의 평균 연령은 12.8세다. 초경 직후에 첫 성경험을 한다 는 얘기다. 성경험이 빨라지면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대표적인 바이러스가 HPV(인유두종바이 러스)다. 자궁경부암·외음부암·질암·항문암과 생식기 사 마귀를 유발한다. 특히 자궁경부암 환자 99%에서 HPV 가 발견된다.” -HPV 감염 경로는. “성 접촉이다. 대한의학회지 논문에 따르면 18~79 세 한국 여성 6만775명을 조사한 결과 32.2%가 HPV 에 감염됐다. 특히 18~29세의 감염률은 절반 수준인 49.9%였다.” -자궁경부암은 어떻게 치료하나. “별도 치료법은 없고 HPV에 감염된 부위를 외과적으 로 절제하는 방법뿐이다. 심하면 자궁을 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HPV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 예방법은. “정기검진과 예방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이 다. HPV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3회 접종 으로 자궁경부암의 70%에 달하는 HPV 16형·18 형으로 인한 자궁경부암을 100% 가까이 예방할 수 있다. 단, 첫 성관계 전에 맞는 게 좋다. 미국은 9세부터 맞는다. 자궁경부암 시작이 HPV 감염인 만큼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예 방 접종받는 것이 필요하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전문의 칼럼 이광재 예수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뇌졸중 재활치료, 입원 후 72시간 내에 시행해야 신동연 객원기자

·우울 지수를 낮춘다.

고 멍하게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윤 교수는 “디지털기기만 멀리해도 지친 뇌의 피로도가 감소한다”고 조언했다. 템플스테이의 건강효과를 과학적으로 입 증하려는 시도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서울대의대 정신과학 교실 권준수 교수팀은 2015년까지 성인·청소 년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 전후의 변화를 연 구한다. 휴식과 명상, 사찰음식 섭취 등 템플 스테이가 심신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 를 밝히기 위해서다. 이번 연구에 참여 중인 장준환 교수는 “템플스테이는 휴식이라는 개 념에 ‘멘탈 트레이닝’ ‘멘탈 피트니스’의 효과 가 더해진 것”이라며 “여행을 떠나 단순히 휴 식하는 것 이상의 건강효과를 템플스테이에 서 얻을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고 돌탑을 쌓았던 기억…. 마치 현실과는 동 떨어진 전혀 다른 세계에 다녀온 느낌이다. 다른 참가자 임영신(39)씨는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경험에 심신이 맑아진 느낌” 이라고, 11살 신승효 군은 “채소 반찬 빼고 다른 건 다 좋고 재밌었다”고, 윤희정(25)씨 는 “나 자신을 한걸음 떨어져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다음에 또 놀러오라”는 각산스님의 말씀 에 왠지 떠나는 발걸음이 아쉽다. 산사를 내 려가는 길, 108배 여파로 허벅지가 당겨 발걸 음은 무거웠지만 가슴 한구석의 짐을 일부 내려놓고 온 것처럼 마음은 가벼웠다. 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 사찰에서의 일과표(사찰마다 차이가 있음)

첫째 날

오후 2시 사찰 입소 (시작) 3시 사찰 예절 배우기 4시 사찰 탐방 5시 30분 저녁 공양 6시 15분 타종 체험 및 저녁예불 7시 스님과의 대화·참선 8시 30분 나에게 편지쓰기 9시 취침

둘째 날

오전 3시 기상 4시 새벽예불과 108배·참선 6시 아침 공양 7시 울력(노동) 및 숲길 명상 9시 다도 11시 자연요리 체험 11시 30분 자연요리로 점심공양 오후 12시 30분 퇴소 (끝)

뇌졸중은 합병증이 무섭다. 발병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르거나 반신마비 같은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 다. 급성 뇌졸중을 잘 넘기더라도 여전히 위험하다. 근육 이 서서히 딱딱하게 굳어가면서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 초기에는 근육의 힘이 약해지는 정도다. 시간이 지나면 강직으로 악화한다.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져 몸을 잘 가 누지 못하거나 의사소통이 힘들어진다. 뇌졸중 재활치료 가 중요한 이유다. 뇌졸중 재활치료는 가급적 빨리 시작해야 한다. 미 국·캐나다·호주 등에서는 뇌졸중으로 입원한 후 72시간 이내에 재활평가(NIHSS)를 실시해 향후 치료계획을 세우도록 권고한다. NIHSS는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우울증·삼킴장애·운동능력·인지력·감각 등에 대해 평 가하는 척도다. 이를 통해 뇌졸중 예방을 위한 재활 프 로그램을 계획하고, 환자 상태를 평가해 사회 복귀를 돕는 데 활용한다. 국내 뇌졸중 재활치료도 비슷하다. 2012년 대한뇌신경 재활학회에서 발표한 한국형 뇌졸중 재활치료를 위한 표 준 진료지침에 따르면 늦어도 72시간 이내에 급성 기 뇌졸중 치료를 병행하면서 재활치료를 시작하 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재활 치료는 걸음마 단계다. 환자의 20% 정도만 적절 한 뇌졸중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뇌졸중 사망 률은 심뇌혈관질환 관리 활동과 의료기술 발전으로 점차 줄고 있다. 인구 10만 명 당 뇌졸중 사망률은 2003년 75.3명에서 2013년 50.3명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다.

그만큼 뇌졸중 후유증을 막기 위한 재활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뇌졸중 발병 이후에는 운동능력이 점점 떨어진다. 근 육이 경직돼 원하지 않는데도 팔·다리가 뻣뻣해지고, 팔 을 굽히기도 힘들어진다. 뇌졸중 환자의 50%는 1년 이 내에 운동마비 및 근육경직이 나타난다. 조기 뇌졸중 재 활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근육경직은 관절 운동범 위를 감소시키고 통증을 유발한다. 또 심부정맥혈정증 (DVT)·관절구축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진행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근육경직 치료는 스트레칭·자세교정·약물복용·주사요 법·수술 등 초기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자극을 가해도 신경세포 가 다시 활성화할 가능성이 낮다. 미국·영국 등에서는 근육 경직이 있는 부위에 보툴리 눔을 주사해 뇌졸중 후유증을 관리한다. 말초신경과 근 육 사이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방출하는 것을 억제해 근육이 과도하게 경직되는 것을 완화한다. 기존 약물·수술 재활치료보다 부작용·통증이 적 고 간편하다. 또 특정 근육에만 사용해 효능·안 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메디톡 신 등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된 국산 제품이 시판되면서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뇌졸중 이후에 빠 른 일상 복귀를 위해서는 재활치료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관심이 필요하다. 서남대의대 예수병원 재활의학과 이광재 교수

단신 아주대병원은 20일(목)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본관 지하 1층

(SS빌딩 2층)에서 건강강좌를 개최한다. 자주 발생하는 척추

아주홀에서 ‘알레르기 바로알기’를 주제로 건강강좌를 개최

관절 질환과 척추건강 관리법을 소개한다. 문의 1577-0007

한다. 이날 강좌는 ▶두드러기·약물·알레르기 ▶천식·비염

서울대학교암병원 암건강증진센터는 21일(금) 오후 4시 어

▶아토피 피부염 강의가 진행된다. 문의 031-219-5150

린이병원 1층 임상 제2강의실에서 ‘암! 다시는 걸리지 않

국립교통재활병원은 25일(화) 오후 1시부터 양평군노인복지

기!’를 주제로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의 건강강좌를 마련

관 대강당에서 ‘여기저기 아픈 게 나이 탓일까요?’ ‘치매일

한다. 문의 02- 2072-0077

천연의 재료로 만들어진 채식 위주의 사찰음식. 사

까? 건망증일까? ’ ‘오줌 누기 불편하십니까? ’를 주제로 건

김안과병원은 19일(수) 오후 3시 원내 망막병원 7층 명곡홀에서

진은 뽕잎밥과 콩고기·곰취장아찌·야채전·떡·새송

강강좌를 실시한다. 문의 031-580-5455

익상편(백태)을 주제로 눈 건강강좌를 개최한다. 정재림교수가

이버섯·시금치.

강남자생한방병원은 18일(화) 오전 11시부터 병원 대강당

익상편의 증상·치료·관리법에 대해 강의한다. 문의 1577-2639 40판 제15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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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광고

2014년 11월 17일 월요일


건강한 당신

2014년 11월 1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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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높이는 동충하초 효능, 진시황·양귀비는 알았다 재조명 받는 신비의 버섯 동충하초는 땅에서 자라는 ‘보물’이다. 벌·잠자리·매미·나비·딱정벌레·누에·번데기 등 살아 있는 곤충에 버섯균이 기생해 자라면서 버섯으로 변한다. 곤충 종류에 따라 동충하초도 다양하다. 중국에서는 불로장생을 염원하던 진시황부터 젊음을 갈망했던 양귀비가 동충하초를 즐겨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삼·녹용과 함께 동양 3대 명약으로 손꼽히는 버섯의 제왕 ‘동충하초’에 대해 알아봤다. 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동충하초균을 접종한 후 2주일

살균한 후 동충하초를

정도 배양하면 현미 배지가 하얗게

분해 하면서 버섯

동충하초 버섯 자실체가 키가

버섯 자실체가 충분히

재배할 배지를 만든다

변하면서 동충하초가 자란다

자실체를 발아한다

자라고 크기도 풍성해진다

성숙해지면 수확한다

벌레 먹고 자란 약용 버섯 ‘동충하초’ 동충하초는 곤충 기생형 약용버섯이다. 온·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가을에 동충하초균이 살아 있는 곤충의 호흡기나 마디분절을 통해 몸속으로 침입해 겨울 동안 영양분을 섭취하 면서 발육·증식한다. 이후 이듬해 여름철 곤 충의 입이나 등을 뚫고 나와 곤충 형태에 따 라 버섯 자실체를 형성한다. 이런 습성을 본 떠 ‘겨울에는 벌레, 여름에는 풀’이라는 의미 를 지닌 동충하초(冬蟲夏草)로 불린다. 세계 적으로 400여 종의 동충하초가 보고됐으며, 국내에는 70여 종의 동충하초가 자생한다. 동충하초 전문가인 강원대 농업생명과학 대 성재모 명예교수는 “동충하초는 인적이 드문 고원지대에 자생한다. 생육조건이 까다 로워 인공재배가 어렵다”며 “일반인에게는 전설 속 버섯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예로부터 동충하초는 체내 독소를 제거하 고 오장육부의 기능을 원활하게 돕는 고급 한 방 약재로 사용됐다. 면역기능을 높여 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고, 쌓인 피로를 풀어준 다. 일종의 천연 면역증강물질인 셈이다. 중국 청나라 의서 본초종신(本草從新)에는 “동 충하초는 폐를 보호하고 신장을 튼튼하게 해 기침·출혈을 멈추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실제 세계여자육상선수권대회를 휩쓴 중 국 여자육상대표팀 ‘마군단(馬軍團)’은 동충 하초를 먹으면서 고지대에서 강도 높은 훈련 을 견뎠다. 중국에서 진행한 연구에서 동충 하초는 생체에너지 효율을 높여 피로를 빠르 게 회복시키고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암세포 공격하는 면역세포 활성 증가 최근 동충하초의 면역·인지기능이 재조명되 고 있다. 동충하초는 인체 면역기능을 강화하 고 기억력을 높이는 ‘코디세핀(Cordycepin)’ 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동충하초의 주요 성 분인 코디세핀은 1951년 영국 글래스고대학 커닝엄 교수가 처음 보고한 이후 효능·효과 를 지속적으로 연구 중인 천연물질이다. 코디세핀의 효능은 다양하다. 자양강장 효 과뿐 아니라 뇌세포 노화를 막는다. 2013년 중국 화난사범대학교 생명과학팀은 기억·학

현미 배지 영양분을

접종 4주차에는 노란

접종 6주가 지나면

현미에 물을 넣고

동충하초는 번데기·누에·매미 등 살아있는 곤충 에 버섯균이 기생해 자라는 약용버섯이다. 사진 은 번데기에 기생한 밀리타스 동충하초.

습장애를 유발한 쥐에게 동충하초 추출물을 21일 동안 복용토록 했더니 신경세포 사멸을 막아 기억장애를 줄이고 인지능력 저하를 막 았다고 발표했다. 항암 효과도 있다. 체내 저 항력을 높여 폐암·간암·유방암 세포에 관여 하는 암세포 증식을 85% 억제한다는 연구결 과가 보고됐다. 동충하초 대중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바로 ‘현미 동충하초’를 통해서다. 인공재배 가 까다로운 곤충이 아닌 무농약으로 재배한 국내산 현미를 활용한다. 현미를 물에 넣고 가공·살균한 배지에 동충하초 중에서도 기 능성이 뛰어난 번데기 동충하초균을 접종해 대량으로 재배한다. 동충하초 본연의 효능에 현미의 영양성분이 더해 면역력을 높이는 효 과를 강화했다. 현미 동충하초의 효과는 면역세포 활성 정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면역기능을 억 제한 쥐 12마리를 대상으로 현미 동충하초 추출물을 하루 1회씩 12일간 먹였다. 그랬더 니 암을 공격·파괴하는 면역세포인 자연살 해세포(NK Cell·Natural Killer Cel)가 활성 화하면서 면역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됐다. 인 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입증됐다. 건 강한 성인 남성 78명을 현미 동충하초 섭취 군과 가짜약 섭취군 두 그룹으로 나눠 4주 동안 복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현미 동충 하초 복용군은 혈액 속 NK 면역세포 활성 도가 11% 증가했다. 또 인체 내 면역세포는 28% 늘어났다. 성재모 교수는 “현미 동충하초 추출물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외부 침입물질에 대한 초기 방어기전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를 활 용한 제품도 있다. 동아제약에서 판매하는 ‘동충일기’가 대표적이다. 동충하초 건강기 능식품으로는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부터 면역력 증진효과를 인정받았다. 품질·안전관리도 철저하다. 종자부터 재 배·수확·포장·유통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농약·중금속·미생물 등 위해요소를 관리한 원료만 사용한다. 복용 편의성도 뛰어나다. 현미 동충하초를 미세분말로 만들어 알약 형 태로 제조했다. 하루 2회 두 알씩 복용하면 면역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알림

시니어 퀴즈대회 ‘생생한 장원급제’에 참가하세요 65세 이상 노인의 25%가 경도인지장애를 앓 고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치매에 걸릴 확률을 10배나 높입니다. 이 때문에 뇌 건강 관리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습니다. 뇌를 깨우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 니다. 친구와 대화를 하거나 영화·스포츠 관 람 같은 문화생활, 여행, 퀴즈 풀기처럼 간단 한 실천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대한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주관하고, 중 앙일보헬스미디어가 주최하는 시니어 퀴즈대 회 ‘생생한 장원급제’ 예선전이 18일부터 화 성복지타운에서 열립니다. ‘생생한 장원급제’ 는 퀴즈를 통해 두뇌를 자극하고, 인지력 감 퇴를 막는다는 취지에서 기획됐습니다. 예선 전을 통해 선발된 사람은 12월 JTBC 특별편

성 프로그램인 ‘생생한 장원급제’ 방송에 출 연해 마지막 퀴즈 경합을 벌이게 됩니다. 장원 급제한 분에게는 해외여행상품권이 주어집니 다. 또 예선전 당일 복지관을 방문해 경도인지 장애 체크리스트를 작성·제출하면 인지력 개 선을 위한 경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참가는 노인종합복지관을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일정 ▶11월 18일 오후 2시 나래울화성시복합복지 타운(031-8015-7300) ▶19일 오후 2시 서울시립도 봉노인종합복지관(02-993-9900) ▶20일 오후 3 시 강남구립강남노인종합복지관(02-549-7070) ▶ 11월 21일 오후 1시 의왕시아름채노인복지관(031427-0580) ▶11월 25일 오후 1시 시립용산노인종 합복지관(02-794-6100) ▶문의 02-2031-1497 40판 제15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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