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ongang.co.kr/gangnam
2014. 8. 27 ~ 9. 2
당신의 역사 6, 7면
로저 무어와 007 찍은 오순택 맛대맛 라이벌 14, 15면
강북 vs 강남, 최고의 닭볶음탕은 화장품 썰전 16, 17면 江南(강남)은 지역적 의미를 넘어 차별화한 생활 방식을 나타내는 보통명사, 通新(통신)은 새로움과 통한다는 뜻입니다.
남자, 남성용만 쓰란 법 있나요
江南通新(강남통신)은 江南과 通新을 아우르는 중앙일보의 새로운 섹션 제호입니다.
나 키우기 그렇게 힘들어? 커버스토리: 엄마에게 원수, 외계인, 애인 같은 아들 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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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가리키는 32개 언어
40판 제15419호
2
커버 스토리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정말 키우기 힘든지 엄마 25명에게 물었더니
아들, 사람 맞나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천방지축인 아들은 엄마를 미치게 한다. 아들은 원래 그렇게 태어났는데,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단다. 딸은 어떨까. 어릴 적엔 매일매일 내 아이를 빛나게 하는 헤어스타일로 꾸며 주고, 예쁘고 활동하기 편한 옷을 입히며 서로 소꿉놀이하듯 지낸다. 딸이 훌쩍 크면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면서. 한 인터넷 서점 검색창에 ‘아들’이나 ‘남자아이’, 혹은 ‘딸’이나 ‘여자아이’를 검색한 결과만 보면 현실이 이렇다. <오른쪽 하단 표 참고> 이런 관점이 옳으냐하는 문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까지 모두 각자의 판단에 달렸지만, 분명한 건 아들 키우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거다. 정말 그럴까. 아니, 왜 그런 걸까. 남녀 쌍둥이부터 연년생 형제, 또 유아부터 대학생까지, 성향과 연령대가 각기 다른 여러 아들을 둔 엄마 25명에게 직접 물었다. 글=안혜리 기자 hyeree@joongang.co.kr, 취재=윤경희·김소엽·박형수·송정·전민희·정현진·심영주·조한대 기자
엄마에게 아들은 아들 둔 엄마, 특히 형제나 남자 쌍둥 이라도 뒀다면 엄마는 하루가 다르게 전사(戰士)로 거듭난다. 목소리는 커 지고 행동은 거칠어진다. 아들이 엄마 말을 듣지 않 기 때문이다. 아니, 아들이 엄마 말을 진짜로 못 듣 기 때문이다. 초5·초4 연년생 형제를 둔 조윤희(44·서 초동)씨는 “말을 안 듣는 게 제일 힘들다”고 말한다. “단순히 시킨 걸 안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물론 이 건 기본이다) 진짜로 내가 하는 말을 못 듣는 것 같 다. 심지어 혼날 때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그냥 흘려 버린다.” 조씨 혼자의 생각이 아니다. 초1과 2세 형제를 둔 박모(35·분당)씨는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데엔 일체 신경을 안 쓴다”며 “만화책 볼 때 말을 걸면 정 말 안 들리는 건지, 아니면 귀찮아서 대답을 안 하는 건지, 바로 앞에 가서 눈을 마주 보고 ‘지금 너한테 말하는 거야’라고 정확히 콕 집어 말하지 않으면 몇 번을 말해도 대꾸를 안 한다”고 했다. 더 슬픈 건 엄마가 무슨 말 하는지 다 들었다 해도 못 들은 거나 별 차이가 없다는 점. 초2 이란성 쌍둥 이 남매를 둔 김모(43·방배동)씨는 “똑같이 ‘네가 이 러면 엄마가 힘들다’ 고 말해도 딸과 아들의 반응 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예컨대 딸은 바로 수긍하 고 행동을 고치는데, 아들은 “내가 더 힘들어”라면 서 하던 미운 짓을 계속 한단다. 2남1녀(초5 아들·초 2 딸·3세 아들)를 둔 이모(39·홍재동)씨 역시 “아들은 모든 상황마다 말로 일일이 설명하지 않으면 알아듣 지 못한다”고 답답해했다. “딸은 엄마 표정만 봐도 엄 마가 화났으니 조심해야겠다고 상황을 딱 파악하는 데, 아들은 한마디로 눈치가 없다”는 것이다. 평생 한 번도 본 적 없는 대참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 왔을 때도 아들은 딸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초4 딸과 초2 아들을 둔 배수향(39·성수동) 씨는 “딸은 성적을 조금만 나쁘게 받아 와도 내 눈치 를 본다”며 “그런데 아들은 받아쓰기 50점을 받아 오고서도 ‘나보다 못한 애가 2명이나 더 있어’라거 나 ‘20점 받은 애도 있어’라는 식으로 당당하니 답답 하다”고 했다. 이럴 땐 눈치가 없는 건지, 아니면 욕심 이 없는 건지 헷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누가 더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지 내기하다 양 팔에 깁스를 하거나 친구한테 없는 레어템(갖기 어려운 희귀한 것)을 갖 고야 말겠다면서 캐릭터 카드를 계속 사 모으는 식의 엉뚱한 경쟁을 하는 걸 보면 눈치 없다는 쪽에 무게 가 더 실린다. 눈치가 없다는 건 결국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얘 기다. 이럴 땐 분노의 화살이 같은 남자인 남편을 향 하기도 한다. 6세·3세 형제를 둔 김모(41·판교)씨는 “눈치 없는 건 아들이나 남편이나 똑같다”며 “그래서 남편을 ‘큰아들’ 키우기에 빗대나보다”고 했다. 말보다는 뭐든지 몸으로 해결하려는 아들들, 그렇 다면 무슨 일이든 잽싸게 몸을 움직여 할 일을 마칠 까. 정반대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 못 하고 아 무 이유 없이 어디서나 항상 무 조건 뛰면서도 그런데 정작 해 야할 일을 맞닥뜨렸을 때는 그렇 게 느릴 수 없다. 조윤희씨는 “학교 갈 시간이 5분밖에 안 남 았는데 잠옷 입고 놀고 있는 걸 보면 기가 막힌다”며 “빨리 준비 좀 하 라고 소리치면 ‘5분이나 남았는데 왜 화를 내냐’고 하니 속이 터진다”고 했다. 고1 딸과 제15419호 40판
초5 아들을 둔 이은주(48·도곡동)씨는 “아들은 뭘 해 도 우당탕”이라며 “뭘 ‘하지 마라’는 말이 떨어지기 도 전에 이미 와장창 깨먹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 기 전에 먼저 뛰어나가버린다”고 말했다. 고2 딸과 초 6 아들을 둔 윤모(42·분당)씨도 동의한다. 그는 “공부 를 제대로 하려면 차분히 오래 앉아있을 수 있어야 하 는데 아들은 책상 앞에 억지로 앉혀놔도 조금만 지나 면 ‘다 했다’면서 휙 일어서 천방지축 뛰어다닌다”고 했다. 이젠 대학생이 된 아들 하나를 둔 강모(49·일산) 씨는 “애 어릴 때 엉덩이 안 떼고 한 번에 밥을 얌전히 다 먹은 적이 없다”며 “밥 한 숟가락 입에 넣고는 온 집안을 뛰어다니다가 다시 식탁에 오곤 했다”고 했다. 엄마에게 아들은 남자가 여자보다 열등해서 그 런 것이려니 하고 넘기려다가도 아들 키우는 엄마들이 황당한 순간이 여럿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서열 따지는 모습 을 볼 때다. 조윤희씨는 “12살짜리 형이 11살짜리 동생한테 ‘나이 어린 게 왜 이렇게 버릇이 없냐’면서 싸우길 래 ‘난 마흔넷인데, 너희들은 왜 내 말 안듣냐’고 했 다”며 어이없어 했다. 꽤 큰 아들이 집에서 막 벗고 돌아다닐 때도 엄마
겉으론 “아들이 너무해” 말 안 듣고 눈치도 없어 사춘기 되면 반항하며 엄마 눈물 쏙 빼
들은 자기가 뭔 짓을 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여친 생기면 이런 여러 당혹감은 남녀라는 성별 차이에서 기 정신 못 차려 인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자녀양육에 적극적인 친 구 같은 아빠가 많이 등장했다고는 하지만 양육 책임은 여전히 엄마 몫이다. 여자인 엄마가, 남자 인 아들을 다뤄야 하다 보니 당혹스런 순간 투 성이일 수밖에 없다. ‘화성 남자 금성 여자’는 연애하고 결혼하는 남녀 사이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라, 모자(母子) 사이에서도 그대 로 적용되는 셈이다. 그렇다 보니 아들을 이해하려는, 혹은 이 해하라는 책이 쏟아진다. 국내에 번역된 책 만 봐도 저자 국적이 영국(루신다 닐 아들 은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 미국(셰리 풀러 아들은 엄마의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중 국(창랑·위안샤오메이 엄마는 아들을 너무 네가 원숭이냐 모른다), 일본(오야노 메구미 아들은 왜:상 맨날 벗고 다니게 상초월 아들행동설명서) 등 동서양을 가리 지 않고 다양하다. 풍성한 아들 양육서에 비 해 딸 키우기 책은 턱없이 적다. 남자아이 여 자아이(레너드 삭스)나 남자아이 여자아이 키우는 법이 다른 이유(베라 비르켄빌)처럼 딸 양육법은 남자아이와 대비하려는 의도로 언급하 는 정도로 그치는 게 대부분이다. 또 여자아이를 다룬 본격 양육서라고 해도 아들과는 확연히 다르 다. 여자아이 자존감:외모와 몸매 스트레스 벗고 당차게 성장하는 비결(로빈 실버만)이나 여자아 이 예쁘게 키우기(하타노 미키)처럼 딸 자체를 이 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잘 키울지를 막바 로 얘기한다. 여자인 엄마에게 딸은 말 안통하는 외 계인이 아니라 친근한 친구인 거다.
속으론 아들이 너무 예뻐 시대 달라져도 아들딸에 갖는 기대치 달라 여자에 치인다 생각에 더 애틋하게 챙겨 는 난감하다. 배수향씨는 “딸만 셋을 둬서인지 우리 아버지는 집안에서도 항상 옷차림에 조심하셨다”며 “그래서인지 더욱 더 아들이 막 벗고 돌아다니는 걸 보는 게 편치 않고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 다”고 했다. 이러다 더 커서 사춘기가 오면 크게 두 가지 때문에 엄마는 더 힘들어한다. 하나가 여자친구(여친) 문제다. 이은주씨는 “공부하라고 해도 들은 척도 안 하던 초5짜리 아들이 어느 날 방에서 조용히 공부 하길래 웬일인가 했더니 숙제 해오라는 여친 말 듣고 그러는 거더라”며 “화가 나서 머리 쥐어박고 나왔다”고 했다. 이건 약과다. 이젠 대학생이 된 아들을 둔 강모씨 는 “고1 때 여친 생겼다며 아무 때나 히죽거리더니 성 적이 순식간에 곤두박질 쳤다”며 “여자애들은 남친 생겨도 성적 유지하는데 남자애들은 두 가지를 한 꺼번에는 못하는 모양”이라고 했다. 잘 사귀면 그래 도 다행이다. 강씨는 “한번은 여친한테 차 이고는 몇날 며칠을 집에 틀어박혀 짐승처 럼 우는데 그때는 정말 어찌해야 할지 모 르겠더라”고 회상했다. 사춘기의 또 다른 위험요소는 반항이다. 딸 과 달리 엄마가 위협을 느낄 정도다. 중3 아들· 초6 딸 둔 김모(49·우이동)씨는 “조금만 잔소리 를 해도 반항한다”며 “엄마쯤은 힘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 눈빛이 무섭다”고 했다. 그는 “그걸 보면 엄마는 정말 상처받는데 정작 아
엄마에게 아들은 “아들이라 힘든 거요. 그냥 전부 다 ~요. “ (분당 윤모씨) “뭐가 제일 힘드냐니요. 어휴~. (한 동안 침묵) “ (우이동 김모씨) 아들 둔 엄마들끼리 만나면 한참 넋두리를 한 뒤 “아들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진심이 아니다. 뭔가 못하고 부족해서 미 운 게 아니라 여기엔 더 챙겨주고 싶은 애틋함이 담 겨 있다. 또 애초에 아들과 딸에게 원하는 기대치가 다르기에 더 힘들다고 느끼기도 한다. 초5 아들과 중3 딸을 둔 조윤희(44·염창동)씨는 “여자애들은 약아서 혼자 다 알아서 하는데 남자애 들은 어리숙해서 지 밥그릇도 잘 못챙긴다”며 “그러 니 엄마 손이 더 많이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초1 아들과 3세 딸을 둔 최혜선(35·남양주)씨는 “아들은 나중에 자기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번듯한 사람이 되야 하니 딸보다 이런저런 목표를 더 높게 잡는다”고 했다. 초4 아들과 초6 딸을 둔 한승희(42· 성수동)씨도 “과거 남자한테 요구하던 경제적 능력 은 당연히 갖춰야 하는데 가사분담과 여자와 소통도 잘해야 하니 어쩔 땐 안쓰럽다”고 털어놨다. 엄마 없으면 안될 것 같고, 그래서 계속 더 챙겨주 던 아들에게 어느날 여친이 생기면 애인이 변심한 것 처럼 고통스러워하는 엄마도 있다. 대학생 딸과 고1 아들을 둔 김모(47·대치동)씨는 “학교 학부모총회 끝나고 아들 태워 같이 오려고 문 자까지 보냈는데 아들이 먼저 가버렸다”며 “여친이랑 먼저 나갔다는 얘기를 듣고 혼자 운전해서 오는데 살 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아팠다”고 했다. 그는 “남편
어려도 든든해
커버 스토리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아들에겐 지성리더십 요구하고 딸에겐 외모 기대 자료:뉴욕타임스(세스 스티븐스-다비도위츠 분석) 미국 부모가 구글 검색할 때 아들·딸에 대해 각각 뭘 물었나 봤더니 내 아들딸은
아들 123%
아들에 대해 123% 더 많이 질문
딸
천재인가 똑똑한가
78%
멍청한가
52% 46%
뒤쳐졌나
32% 21%
리더인가 행복한가 우울한가
1%
아름다운가 못생겼나
56% 딸에 대해 160% 더 많이 질문
160%
잠시도 가만있지 못 해
은 ‘아들이 애인도 아닌데 왜 그러느냐’지만 난 아 들이 마치 내 아들이 아닌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고 덧붙였다. 겉으로는 원수니, 외계인이니 하며 흉을 봐도 아 들을 향한 엄마의 속내는 상당히 다른 셈이다.
그래도 남자라고 엄마를 보호하려 하네
엄마 왜 화내는 거예요?
뭘해도 사랑스러워
엄마 잔소리가 귀에 안 들려
일러스 트=송 혜영
겉과 속 다른 엄마 이런 엄마 속마음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분석이 하 나 있다. 올초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면에 실린 하버 드대 경제학 박사인 세스 스티븐스-다비도위츠(Seth Stephens-Davidowitz)가 쓴 ‘내 아들은 천재인가’라 는 제목의 기고문이다. 미국 부모의 구글링(검색포털 구글을 통한 검색)을 분석했더니 21세기가 10년 이상 지난 지금도 아들과 딸에게 각각 기대하는 바가 완전 히 다르더라는 내용이다. 예컨대 ‘내 두 살 짜리 아이 는’으로 시작하는 검색문장은 ‘재능을 타고 났나’라 는 질문으로 끝맺는 경우가 많았는데, 주어를 아들·딸 로 각각 따로 썼을 때 빈도에 큰 차이가 났다. ‘내 아 들이 재능 있나’라는 질문이 ‘내 딸이 재능 있나’보다 2.5배 많았던 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들을 주어로 했을 때는 지능이나 학업능력과 관련한 질문이 많았 고, 딸에 대해서는 비만 등 외모에 대한 궁금증이 많 았다. <그래픽 참고> 아들이 딸보다 특별히 명석함을 더 보이거나, 혹은 딸이 아들보다 특별히 더 뚱뚱해서 이런 질문을 한 게 아니다. 현실에서는 여학생이 남학 생보다 영재학교에 11% 더 많이 가고, 과체중 비율은 남학생(33%)이 여학생(30%)보다 더 높다. 또 출산 전 아들·딸 선호도를 봤더니(※이런 내용 의 검색은 주로 여성이 한다) 아들 선호도가 10% 가 량 더 높았다. 지금까지 많은 설문을 통해 엄마는 딸 을 선호한다는 결론을 짓곤 했는데 실제 검색에서 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거다. 똑같이 남매를 둔 같은 학교 학부모인 김은경 (39)·배수향·유혜연(37)·한승희씨는 한참 동 안 아들 흉을 보더니 슬그머니 이렇게 말을 맺 었다. “솔적히 똑같은 짓을 해도 아들이 딸보다 더 귀여워요. 대체 왜 이렇게 통제가 안될까 싶 은데 그래도 예뻐요. 한없이 사랑스럽죠. 딸은 다 잘하는데 가만보면 내 적이야. 애정은 아들 한테 훨씬 훨씬 많아요.” 아들 키우기 힘들다는 건 분명 생물학적인 차이 때 문이기도 하지만 엄마가 아들에게 각별한 애정과 기대 를 한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기대가 큰 만큼 좌절도 크 다. 딸보다 아들 키우기 어렵다는 아우성과 호들갑의 배경에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는 게 혹시 아닐까.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검색했더니 ※빨간 글씨는 육아 관련서, *와 **은 같은 저자의 같은 책, 역사·문학·어린이책 제외 키워드 검색 상위 순서
아들
남자아이
딸
여자아이
1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두려움과 불안을 자신감과 행복으로 바꿔주는 아들 교육법
남자아이 일생을 결정하는 한살부터 일곱살까지 육아법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30년 직장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여자아이 키울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2
아들은 엄마의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남자아이 키울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매일매일 내 아이를 빛나게 하는 여자아이 헤어스타일
3
아들은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 엄마와 남자아이가 함께 행복해지는 관계의 심리학
남자아이 심리백과: 아들의 마음을 알면 아들의 미래가 달라진다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
예쁘고 활동하기 편한 여자아이 옷
아들은 아빠가 키워라
**남자아이 여자아이:부모와 교사들이 꼭 알아야할 성별 차이와 효과적인 교육법
잘 왔어 우리딸: 서효인 산문집
매일 입고 싶은 여자아이 옷
아들 키우는 부모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남자아이 키우기: 엄마들은 알 수 없는 천방지축 아들의 속마음 그 통쾌한 심리처방전
세상의 모든 딸을 위한 책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여자아이 자존감: 외모와 몸매 스트레스 벗고 당차게 성장하는 비결
아들 심리학
0세부터 사춘기까지 남자아이 두뇌코칭: 아들의 두뇌는 엄마가 만든다
딸과 함께 철들다
**남자아이 여자아이: 부모와 교사들이 꼭 알아야할 성별 차이와 효과적인 교육법
7
아들은 왜: 상상초월 아들행동설명서
엄마를 미치게 하는 남자아이 키우는 법: 엄마가 몰랐던 숨겨진 남자아이 특성 15가지
딸과 떠나는 인문학 여행
여자아이는 처음부터 다르다
8
아들아 단 한번뿐인 인생 후회없이 살아라
**남자아이 여자아이 키우는 법이 다른 이유
딸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다
여자아이 예쁘게 키우기
9
큰소리 내지 않고 아들 우아하게 키우기
4 5 6
딸의 자존감: 엄마가 주고 싶은 최고의 선물 40판 제15419호
3
4 이슈 클릭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압구정역 사거리에서 만난 군밤장수 부부 문명국(62)·유효순(62)씨
군밤은 사랑을 싣고 “손님 결혼도 시켰다오” “이 자리에서 2003년부터 했으니 벌써 12년째네요. 꽃게 무역업 하다 접고는 먹고 살려고 시작했어요. 처음엔 군밤 노점 한다니까 다들 놀라더라구요. 특별히 군밤을 팔겠다고 마음먹은 건 아니에요. 사업 망하고 막막할 때 군밤기계 특허낸 친구가 돈 안 받고 그냥 기계를 줬어요. 당시 돈으로 800만원이나 하 던 건데 . 은인이죠. 우리 부부가 돈 버는 재주는 없어도 인복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여기서 장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이 뒤 건물 주인 덕분이에요. ‘성실한 모습이 보기 좋다’며 자릿값 없이 장사할 수 있게 해줬 으니까요. 365일 하루도 안 쉬고 나와서 아침 9시30분부터 밤 12시까지 일하는 걸 예쁘게 봐준 것 같아요. 군밤만 10년 넘게 팔다 보니 이 동네에선 제법 유명해요. 비록 노점이지만 최고의 군밤을 판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밤은 품질 좋은 두 쪽짜리 공주 것만 써요. 왜 사시사철 군밤만 파는지 궁금하다고요. 음 . 다른 이유는 없어요. 잘 팔릴 것보다 제일 잘하는 것을 파는 게 맞다고 생각할 뿐이죠. 한 자리에서 장사를 오래 하다 보니 재밌는 일도 있어요. 한 단골 아가씨는 군밤 사러온 다른 단골 손님 중 매로 결혼에 골인했어요. 그 아가씨, 아니 이젠 애 엄마죠. 아직도 우리집 단골이에요. 처음 장사할 땐 새벽 4시가 되도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밤 11시만 되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 장사가 전처럼은 안돼요. 한의 대를 꿈꾸던 고3 막내딸이 최근 ‘빨리 돈 벌어야겠다’며 지원 학과를 바꾸겠다고 하더라고요. 한편으론 기특하지만 그건 아니라고 봐 요. 앞으로 가든 거꾸로 가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포기하지 말고 일단 두들겨봐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通新 로고 에게는 江南 자는 장하는 인물 등 ’에 싶 들 고 은독 사람 면에 등장하 新이 담은 지 . 通 다 南 니 ‘江 립 매주 에코백을 드 . 쁜 빨간색 락주십시오 를 새긴 예 .co.kr로 연 ng ga on jo @ m na ng ga
만난 사람=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잠실 단지 주민들의 엇갈리는 반응
싱크홀보다 무서운 ‘집값 싱크홀’ 걱정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동상이몽(同床異夢).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인근 잠실 아파트 단지에서는 요즘 집주인과 세 들어 사는 사 람이 똑같은 싱크홀을 놓고도 전혀 다른 반 응을 보이고 있다. 한쪽은 집 값 떨어질까 쉬 쉬하지만, 다른 한쪽은 기왕 이렇게 된 거 집 값이나 좀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지난 21일 방이동 방이 사거리 인도에서 싱크홀이 발견된 것을 마 지막으로 잠실 인근에서는 최근 두 달 새 싱 크홀이 여섯 번이나 발생했다. 가뜩이나 석 촌호수 수위가 갑자기 낮아진 게 인근 제2 롯데월드의 국내 최고층 타워(123층 555m) 공사 때문이 아니냐며 불안해하던 차에 도 로가 잇따라 꺼지니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 다. 이중 석촌지하차도 싱크홀은 지하철 9호 선 터널공사가 원인인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원인을 파악했다지만 불안감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만 커 지고 있다. 자녀 교육 때문에 당분간은 잠실을 떠날 수 없다는 주부 박모(45·잠실2동)씨는 “주위에 서 싱크홀 문제를 얘기하며 ‘이사가야 하지 않느냐’고 얘기하면 착잡하다”고 말했다. 직 장인 김모(39·송파동)씨도 “올 초 비싼 값에 전세계약을 했는데 주위에서 ‘집값 떨어진다’ 는 소문이 파다해 기분이 언짢다”고 했다. 특히 잠실 집주인들은 내심 불안해하면서 도 집값 떨어질까 무서워 이 문제를 공론화하 지 못하는 눈치다. 한 중소 IT회사 대표 김모 (37·잠실 리센츠아파트)씨는 “안 그래도 불경 기로 아파트값이 수억원 떨어진 마당에 싱크 홀 문제가 불거지면 누가 잠실 아파트를 사겠 느냐”며 “재건축 전부터 살던 원주민이라면 모를까 투자 목적으로 대출 끼고 집 산 사람 은 지금 다 곤혹스러워한다”고 분위기를 전 했다. 사실 원주민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35년째 잠실에 산다는 김정순(61·잠실 주공5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앞 싱크홀. 두 달새 여섯 번째다. 주민들은 불안해하면서도 집값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유저 김성진씨]
집주인은 ‘값’ 떨어질까 전전긍긍 세입자 “전세금 깎을 수 있는 기회”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 없어” 분석 우세 단지)씨도 “싱크홀이란 건 지금까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며 “안전문제도 물론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집값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세입자들 사이에선 “잘됐다”는 반응 이 적지 않다. 이모(51·잠실 엘스)씨는 “설령 원인이 밝혀 져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도 향후 1~2년간 은 싱크홀에 대한 우려가 씻기지 않을 것”이 라며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전세값도 떨어 질테니 재계약을 앞둔 입장이라면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인이 전세값을 올려 받기는커녕 세입자가 오히려 가격을 깎을 수 도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이다. 내년 초 재계 약을 앞둔 주부 이모(45·잠실6동 장미아파
트)씨도 “집에 대한 애착은 집주인과 세입자 가 당연히 다르다”며 “일부에서는 제2롯데 월드가 집값 상승 요인이 아니냐고도 하는 데 아직까지는 상승 요인보다는 하락 요인이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잠실 한 아파트에 사 는 김모(37)씨는 한 “반상회에서 한 세입자 가 ‘아파트까지는 아니어도 빌라 한두 채만 무너지면 집값이 대폭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극단적인 얘기까지 하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잠실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제2롯 데월드 개장 후 오히려 잠실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져 있다”며 “싱크홀은 사고가 발생한 지역(석촌동·방이동) 인근에 한정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싱크홀이 잠실 집값에 끼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 다본다. 함영진 부동산114 시장리서치센터장 은 “싱크홀로 인한 불안감 탓에 부동산 가격 이 떨어졌다는 신호는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 았다”며 “주공5단지 재건축과 제2롯데월드
건립에 따른 조망권 침해 등이 싱크홀보다 더 큰 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만약 투 자 매력이 떨어져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전세 값까지 꼭 떨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덧 붙였다. 잠실은 자녀교육 등으로 늘 수요가 있어 집값 하락과 무관하게 집주인이 전세가 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세입자가 꼭 유리 하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잠실 일대는 제2롯데월드 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싱크홀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한다”며 “싱크 홀이 지금보다 더 반복적으로 나타나야 집값 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잠실을 비롯한 송파구의 아파트 매 매와 전세 시세엔 아직까지 별다른 변동이 없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8월 1m²당 630만원에서 올 2월 650만원으로 조 금 상승한 후 8월 25일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 되고 있다. 전세가도 마찬가지다.
싱크홀·동공 발생 일지 2010년 10월 지하철 9호선 송파구간(잠실종합운동장~강동구 둔촌동 보훈병원) 착공 2011년 10월 롯데건설, 송파구 신천동에 ‘제2롯데월드’ 착공 2014년 6월 29일 송파구 방이동 65-4번지 먹자골목 이면도로에 직경 60cm 싱크홀 1 6월 30일 방이동 28-3번지 잠실숯불갈비 앞 직경 50cm 싱크홀 2 7월 4일 방이동 방산초 인근 도로에 직경 50cm 싱크홀 3 7월 21일 잠실종합운동장 동문 앞에 직경 60cm 싱크홀 4 8월 5일 석촌동 석촌지하차도에 직경 2m50cm 대형 싱크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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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 석촌지하차도에 폭 5~8m, 깊이 4~5m, 길이 80m 동공 8월 14일 서울시, “석촌지하차도 싱크홀, 지하철 9호선 터널 공사가 원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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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석촌지하차도에서 동공 5개 추가 발견 8월 21일 방이동 방이사거리 인도에서 싱크홀 추가 발견 6 동공(洞空)=지하에 아무 것도 없이 텅 비어있는 굴 싱크홀(Sink Hole)= 지하수 수면이 내려가는 등 여러 요인으로 지반이 붕 괴돼 생기는 움푹 패인 웅덩이. 동공 윗부분이 무너지면 싱크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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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역사 할리우드 진출 1세대 배우
본드, 제임스 본드 그 옆에 순택, 오 순택 할리우드.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영화세상의 중심이다. 변방 중의 변방 충무로는 늘 할리우드를 꿈꾸기만 했다. 그래서 박중훈·이병헌·정지훈(가수 비)이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 ‘월드스타’라는 낯간지러운 찬사를 보내며 환호했다. 하지만 1974년에 이미 그 대단한 명성의 007 영화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 로저 무어와 함께 출연한 한국 배우가 있었다. 1933년 목포에서 태어나 20대에 미국 유학 후 지금까지 할리우드 영화와 드라마 120여 편에 출연한 오순택(81)씨다. 그는 스스로를 “미국과 한국 어느 곳에서도 주류가 아닌 이방인”이라고 말한다. 자, 그렇다면 오로지 오순택만을 위한 7신(scene)의 영화 한편을 지금 찍어보면 어떨까. 글=조한대 기자 chd@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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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람인 척 하던 광주서중 엘리트 “그땐 내가 세상에서 제일인 줄 알았지.” 오순택은 지역 명문 광주서중학교(현 광 주제일고) 출신이다. “중년의 기차 검표 원이 교복 깃에 달린 광주서중 배지만 보고 경례를 할 정도”였단다. 2남4녀의 넷째로 태어난 그는 원래 목포의 한 공업학교에 다 녔다. 관심도 없는 수학·물리·전기공학만 중점적으 로 가르치는 학교라 성적이 좋지 않았다. 입학 2년 만에 그는 명문 광주 서중으로 편입했다. 목포의 공 업학교 열등생이 어떻게 광주 명문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비결은 영어였다. “영어만 잘하면 다 들 천재라고 했어.” 광주로 간 후 그는 영화 보는 재 미에 푹 빠졌다. 빡빡머리 학생이 영화관에 들락거 리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그는 개의 치 않았다. “줄줄이 단추가 달린 중국 옷에다 빡빡 깎은 머 리 가리려고 빵떡모자(챙이 없는 모자)까지 쓰고 영화를 봤어. 나 같은 애들 잡으러다니는 감찰관 선 생님과 딱 맞닥뜨리기도 했는데 한국말 못 알아 듣 는 연기까지 했다고. 물론 몇 번 쫓겨났지.” 단성사에 살다시피하던 연대 정외과 학생 오순택이 영화에 빠진 건 영어의 힘이 컸다. 영어실력 덕분에 목포서 광주로 갔고, 여기서 영화를 알게 됐으니 말이다. 그는 영문과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연세대 정치 외교학과에 들어갔다. “무슨 대학 무슨 과 가는 건 첫째로 학교가 정하고, 둘째로 부모님이 정하 던 시절이야. 학교랑 부모님이 거기 가라하니 갈 수밖에.” 연세대에 갔지만 친구들은 그를 ‘단성대 학생’ 이라고 했다. 신촌 캠퍼스보다 종로3가에 있던 영 화관 단성사를 더 많이 가서다. 그는 일본 잡지 ‘영어청년(英語靑年)’에 실린 영화 정보를 열심히 봤다가 한두 달 뒤 단성사에서 개봉하면 얼른 달려 가 보곤 했다. 문제는 표 살 돈이었다. 한 번 보는 것 만으로는 성에 안차 항상 한 번 극장에 들어가면 몇 번을 보고 나왔다. 첫 회 영화 표만 한 장 사서 보고는 다음 번 상영까지 화장실 등으로 피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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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슬쩍 들어와 봤다. 아무리 피해다녀도 결국 들 킬 수밖에. “도대체 뭐 하는 놈이냐”는 극장 관리인 불호령에 그는 새카맣게 줄 쳐 놓은 ‘영어청년’ 기 사를 내밀었다. “공부하려고 영화 본다고 했어. 그 다음부터는 그냥 놔두더라고. 물론 손님 많으면 알 아서 계단에서 봤지.” 그렇다고 학업을 아예 놓은 건 아니었다. 그는 국 제사법에 관심이 있었다. 스승은 미 네브라스카대 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서석순 박사였다. 60년 공보 실장(공보처 후신·현 문화체육관광부 전신)을 지낸 인물이기도 하다.
연세대 ‘할리우드 키드’, 50년대 미국 유학 4·19로 국비장학금 끊기자 연기 시작 007 등 영화·드라마 120여 편 출연
Francisco)라고 쓰여 있더라. 팬아메리카항공(팬 암) 비행기표였어. 그땐 미국 가려면 부산 가서 미 국 화물선에 올라가 잡일 해주다 샌디에이고에 도 착하면 도망쳐야 했을 때야. 59년에 비행기 타고 미국 간 사람은 아마 나 밖에 없을 걸.” 그는 이승만 정권 시절 국비장학생으로 미국에 갔다. “큰형님이 그때 이승만 대통령 부인인 프란 체스카 여사 관저 비서였거든.” 정치외교학을 배 운다는 명목이었다. 그는 처음에 UCLA대학원 정 치외교학과에 들어갔다. 하지만 60년 4·19로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면서 돈이 끊겼다. 그는 중대한 선택 을 한다. 전공을 연기로 바꾸기로 말이다. “사실 갑자 기 마음을 바꾼 건 아니야. 국제사법을 공부하고 싶 은 마음도 있었지만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도 항 상 품고 있었거든. 그런데 미국에서 배우 공부하겠 다고 하면 누가 도와주겠어. 미친놈이라고 하지. 그 런데 이젠 나라 돈 받는 것도 아니니까 내가 하고 싶 은 연기공부를 할 수 있잖아. 물론 장학금이 끊기는 일이 없었다면 계속 국제사법을 공부했겠지.” 그는 한국에 있던 가족에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새벽4시까지 부엌일 학교 출입문에서 2시간 쪽잠 그는 제대로 연기공부를 하겠다며 로스앤젤레스에서 72시간 그레이하 운드 버스를 타고 뉴욕에 가 2년제 연기 전문학교인 ‘네이버후드 플레이하우스 스쿨 오브 씨어터’에 들어갔다. 제대로 된 고생의 시작이었다. “낮에는 수업 듣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식 당 부엌에서 일했지. 그러곤 학교 문 여는 오전 6 시까지 학교 출입문에 기대서 2시간 눈을 부쳤어. 학교에만 들어가면 라커룸 벤치나 도서관 소파에 서 자고.” 이렇게 1년을 보냈다. “한국 돌아가 배우를 하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여름방학 동안 캘리포니아 의 한 모텔에 머무르는데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2학 년 진급을 알리는 소식이었다. 1학년 160여 명 중 2학 년 진급 전화받는 20여 명 중에 든 거다. 그러나 행복 하지 않았다. 돈이 문제였다. “한국 돌아가려는데 돈 이 없어서 한국 가는 화물선 일자리 구하는 중이라 고 말했어. 아이쿠, 학교를 1년 더 다닌다는 게 까
마득하더라고.” 다른 학생 같으면 고맙다고 할 상황을 거절하니 학교 측은 적잖이 당황했다. 결국 장학금에 생활 비, 옷 사입을 돈까지 준다는 확답을 듣고나서 한 국행을 접었다. 로저무어와 함께 007에 출연 그는 연기학교 졸업 후 UCLA 대 학원으로 돌아왔다. 대학원 재학 중 65년 연극 ‘라쇼몽’ 주연을 맡아 1년 반 동안 공연했다. 이를 계기로 67년 방영한 CBS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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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에 로저 무어와 007 찍고 리즈 테일러·버그만 만난 원조 한류 스타 “한국 영화계는 왜 내게 흥미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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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단성사 모습. 극장을 많이 가 ‘단성대 학생’으로 불렸다.
“한번은 교수 연구실에 가서 국제사법 관련 원 서를 보고 있었어. 선생님(서 박사)이 영어를 그렇 게 잘 읽느냐, 재미가 있느냐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나보고 이 책을 갖고 있으라면서 틈틈이 ‘어디까지 읽었냐, 설명해보라’고 물었지. 그땐 국제사법이 소 설보다 재밌더라구.” 4·19 때문에 바뀐 인생 대학시절 그는 아버지같이 따르 던 11살 많은 큰형(길영·2006년 작 고)에게 “미국 가서 공부하고 싶다” 는 얘기를 자주 했다. 그의 큰 형은 53년 초대 호주 영사를 지낸 외교관이다. “어느 날 큰형님이 말 없 이 뭔가를 슥 주는 거야. 투 샌프란시스코(To 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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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2006년에 찍은 한국 영화 ‘강적’.
라마 ‘앨리윈터의 마지막 전쟁’에서 월맹군 중위 역 을 맡기도 했다.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린 첫 작 품은 74년작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다. 제임 스 본드(로저 무어)를 돕는 홍콩 주재 정보요원 (힙 경사) 역이었다. 그는 연극 연습하던 복장 그대 로 007 제작·감독을 비롯한 관계자와 캐스팅 인터뷰 를 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다. “운동복 아니면 진에 티셔츠 차림이었을 거야. 에 이전트사가 빨리 와보라며 차를 보냈는데 그런 자리 인 줄도 모르고 갔지. 배우들은 인터뷰 자리에 관계 자 몇 명이 앉아 있는지 보면 배역 비중이 딱 나와. 그런데 10명 가까이 앉아 있었다니까. 질 겁했지. 그 때는 007 개봉 자체가 영화계 ‘빅 이벤트’였던 시절이었어.”
한국계·한국인 헐리우드 진출
1970년 1935년
랜달 덕 김, 찰톤 헤스 톤 주연 ‘하와이언스’ 로 데뷔.
필립 안, 빙 크로스비 주 연 ‘애니씽고즈’로 데 뷔.‘모정(55)’ 등 출연
2001년 성 강, 벤 애플렉 주연 ‘진주만’, 빈 디젤 주연 ‘분노의 질주: 더 맥시 멈(13)’ 등 출연.
2004년
2002년 릭 윤, 피오스 브로스넌 주연 ‘007 어나더데이’, 제라드 버 틀러 주연 ‘백악관 최후의 날 (13)’ 등 출연.
-존 조 ‘해롤드와 쿠마’ 주연,크리스 파인 주연 ‘스타트렉: 더 비기닝(09)’ 등 출연. -칼 윤 조니 메스너 주연 ‘아나콘다2’, 휴 잭맨 주연의 ‘리얼스틸(11) 등 출연. -산드라 오 당시 남편이던 알렉산더 페 인 감독의 ‘사이드웨이’ 등 출연.
2002년 =한국계 배우 출연작
1974년
오순택, 로저무어 주연
=한국 배우 및 감독 작품
제15419호 40판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출연.
1989년
이두용 감독, ‘침묵의 암살자’ 연출.(액션브 라더스·패낙프로덕션 공동 제작)
박중훈, 마크 월 버그 주연 ‘찰리 의 진실’ 출연.
1998년
박중훈, B급 영화 ‘아 메리칸 드래곤’ 출연
2008년 저스틴 전, 크리 스틴 스튜어트 주연 ‘트와일라 잇’ ‘뉴문(09)’ 등 출연.
2009년 이병헌, 채닝 테이텀 주연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으로 데뷔. 브루스 윌리 스 주연 ‘레드: 더 레전드(13)’ 등 출 연.전지현‘블러드’로 데뷔. 에밀 허쉬 2008년 정지훈(비), 주연 ‘스피드레이서’‘닌 자어쌔신(09)’ 출연.
당신의 역사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한국 현대사의 퍼즐 한 조각, 당신 그 특별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QR코드를 스캔하시면 보통 사람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단면을 재구성하는 ‘당신의 역사’시리즈 관련 기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잉그리드 버그만과 엘리자베스 테일러 75~76년 뉴욕 윈터 가든에서 뮤지 컬 ‘태평양 서곡’ 주연을 맡았다. 잉 그리드 버그만과의 추억은 이때 생겼 다. 가부키 분장을 하고 무대 중앙에 선 그가 뒤로 돌아서야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극이 시작된다. 그런데 하필 그때 객석 맨 앞 줄에 앉아 있던 버 그만과 눈이 마주쳤다. 돌아서는 걸 까먹었다. “유 명한 배우잖아. 놀라서 그냥 쳐다보고 서 있었지. 15~20초간 그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어.” 대형 무대 사고를 낸 셈이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무대가 끝난 후 그의 분 장실에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를 찍겠다고 수많은 기자들이 쫓아 왔어. 눈이 녹색 이었는데 매력적이다 못해 매혹적이었다니까.” 엘리 자베스 테일러와 함께 찍은 사진은 당시 국내 언론 에도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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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더글라스 보다 더 주면 그 XX 짓 하겠소 그는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하지 만 제의가 들어온다고 무조건 한 건 아니다. 납득 가지 않는 역할은 마다했다. 마이클 더글라스 주연의 ‘폴링다운(93)’이 대표적이다. “주 인공이 한국인이 하는 편의점에 와서 행패를 부리 는데 카운터 뒤에 숨어 벌벌 떠는 한국인 주인 역 할이었어. 당시 실제로 편의점 하는 한국인 이민 1세 대 부분은 편의점이 전 재 산이야. 그런데 누가 됐든 내 가게에 들어 와 내 물건을 함 부로 하 면 죽 기 아니면 살기 로 덤비지, 무서 워서 숨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 제작사 미팅자리에 서 그는 엄포를 놨다. “나 한테 마이클 더글 라스 보다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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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더 주면 그 XX 짓 해주겠다 그랬어.” 사실상의 거절이었다. 그 역은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폴 챈이 맡았다. 그는 영화 개봉 이후 챈 을 사석에서 만났다. “그 역할이 중국인이었다면 그렇게 했을 거 같냐고 물었어. 그는 손으로 얼굴 을 가리면서 ‘어후, 죄송 합니다’ 이러더라고.” ‘폴 링다운’은 한국 비하 논란 으로 한국에선 4년 뒤 겨 우 개봉했다. 에필로그 미국에서의 36년 연기생 활. 그는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주연 하고 싶 지 않은 배우가 어디 있어. 하 지만 금발의 파란색 눈을 가 진 30대 배우가 가장 잘 팔리 니 주연을 도맡아 하지. 저 정 도 역은 나도 할 수 있는데 까 만 머리 동양인이라 결국 못해 봤지.” 그는 2001년 한국으로 돌아왔 다. 한국예술종합대학·계명대 등 에서 교수를 지냈다. 그러나 한국 에서도 해소되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내가 할리우드에서 활동했잖 아. 그런데 돌아온 지 10년이 넘었 는데 한국 영화계는 내가 있는지 없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에도 흥 미가 없어.” 그가 2001년 이후 출연 한 영화는 박중훈·천정명 주연의 ‘강적(06)’ 한 편뿐이다. 하지만 그 는 여전히 연기하는 배우를 꿈꾸 고 있다.
잉그리드 버그만
2009년 다니엘 헤니, 휴 잭맨 주연 ‘엑 스맨 탄생: 울버 린’으로 데뷔.
2010년
산드라 오, 니콜 키드먼 주 연의 ‘래빗홀’ 등에 출연.
오순택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2011년
‘뮬란’(1998)의 오리지널 영어 버 전에서 뮬란 아버지(왼쪽)를 연기
켄 정, 샤이아 라보프 주연의 ‘트랜스포머3’ 등에 출연.
2012년
했다. 커크 더글라스와 마틴 쉰 주연의
윌 윤 리, 콜린파렐 주연 의 ‘토탈리콜’ 휴 잭맨 주연의 ‘더 울버린(13)’ 등에 출연
‘최후의 카운트다운’(1980)에선 일본 군 조종사로 출연했다. 70년대 중반 브로드웨이 뮤지컬 ‘태평양 서곡’ 주연을 맡았는데, 당시
2013년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분장실로 직접 찾 아오기도 했다.
-김지운 감독 아놀드 슈왈제너거 주연 ‘라스트 스탠드’ 연출. -박찬욱 감독 니콜 키드먼 주연 ‘스토커’ 연출.
로저 무어 주연의 007 시리즈 ‘황금총 을 가진 사나이’에 출연한 지 벌써 40년.
2010년
2012년
이승무 감독·장동 건 ‘워리어스 웨 이’로 데뷔.
배두나, 톰 행크스 주연 ‘클라우드 아 틀라스’로 데뷔.
2014년 봉준호 감독, ‘설국열 차(13)’ 미국 개봉
당시와 똑같은 포즈를 한번 취해봤다.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서 로저 무어와 같이 나온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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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힐링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윤대현 교수의
스트레스 클리닉
매사에 의욕 없다는 42세 회사원
열심히 일하는 당신, 더 열심히 놀아라 복에 겨워 찾아오는 게 권태? Q (중견기업 연구소에 다니는 42 세 기혼 남성) 너무 권태로워 힘듭니다. 군 제대 후 대학원 졸업하고 바로 한 기업 연구 소에 취직해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습니다. 창의성을 요하는 상품 개발 업무인데, 적성 에 잘 맞아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성취감· 만족감도 있었죠. 그런데 최근 회사가 성장 하면서 업무가 크게 늘었습니다. 게다가 상 품 개발이 수익에 직결되다보니 성과에 대 한 중압감이 커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지쳐가면서 웃음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전엔 입에 달고 살던 창의성이나 즐거움이란 단 어가 사치로 여겨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무 엇보다 참기 어려운 건 고강도의 업무가 아 니라 바로 권태로움입니다. 주변 동료나 친 구들에게 이런 고충을 이야기하면 ‘팔자 좋 은 소리 한다’며 오히려 눈치만 주니 고민이 점점 쌓여만 가고 있습니다. 힘든 마음이 권 태로움으로 바뀐 건가요. 대체 이 권태로움 의 정체가 뭔가요. A (뭐든지 괜찮다는, 닥터 윤) 직장인 7000 여명을 대상으로 한 런던칼리지의 최근 연 구 결과, 권태감을 자주 느끼는 사람은 그 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마비로 사망할 확 률이 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권태감이란 뇌가 변화를 느끼지 못할 때 찾 아오는데요. 실제로 변화가 없거나 변화를 잘 못느끼면 심장이 설 수 있다는 말입니다. 자, 변화라는 단어가 어떻게 다가오나요. 요즘 직장인이 싫어하는 단어가 두 개 있는데, 바로 혁신과 회식이 라네요. 우리 뇌가 변화(혁신) 도 즐거움(회식)도 다 싫다며 투 정을 부리는 것 같네요. 뇌는 두 축을 중심으 로 움직입니 다. 하나는 일 하는 축, 다른 하나는 노는 축입니다. 이
두 축은 완전히 따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예 컨대 일도 하면서 놀아야 더 즐겁습니다. 만 약 일하는 뇌는 완전히 끄고 노는 뇌만 작동 시키려 하면 어떨까요. 즐거움이 느껴지기는 커녕 결국 권태로움만 찾아오게 됩니다. 시험 공부하면서 머리 속으로는 다른 하고 싶은 생 각이 가득 차 있을 때, 뇌는 권태감과는 거리 가 멉니다. 하지만 막상 시험이 끝나니 별로 내키지 않습니다. 뇌가 권태로워진 거죠. 직장에서도 똑같습니다. 너무 일하는 뇌 만 오래 작동시켜 뇌가 지치면 권태를 느 낍니다. 이른바 번아웃 신드롬(소진 증후군) 이 찾아온 겁니다. 뇌가 번아웃되면 일에 대 한 의욕이 떨어지고 성취감을 느끼기도 어렵 습니다. 권태로운 뇌가 돼버린 거죠. 해결책은 노는 뇌를 작동시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뇌가 지쳐버리 면 노는 뇌까지 멈추게 해버 립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열 심히 일할수록 또 열심히 놀 아야 합니다. 평소 어떻게 스 트레 스 관리를 하는지 궁금하네요.
취미 찾으려는 노력을 안해서 문제? Q 사실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일 말고는 아무것도 나 스스로를 위해 하는 게 없습니다. 주변에서는 직장 동료나 친구 와 술이라도 한 잔 하며 풀던데, 전 술도 못 마십니다. 친구들은 ‘술도 마시면 는다’며 배우라지만 술을 먹으면 몸이 너무 불편해 스트레스가 더 쌓입니다. 그래서 퇴근 후 아내에게 권태롭다고 얘기해 보기도 하는 데, 아내도 받아 주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 다. 등산, 아니면 차라리 악기을 배워 보라 기에 사실 이것저것 해본 건 많습니다. 그런 데 뭐든 몇 달 하다 보면 금세 시들해집니 다. 재미가 없어서요. 주말에 침대에 누워 실컷 쉬면 좋아지겠지, 싶어 그렇게 해도 월요일에 의욕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오히 려 권태로움만 점점 심해집니다. 권태로움 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 건가요. A 별 의욕없는 사람들한테 스트레스 관리 법을 물으면 대부분 우물쭈물하며 답을 잘 못합니다. 술은 잘 못 마신다면서요. 한 국 남자는 이렇게 스트레 스 관리로 술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그 럼 다시 묻습니다. 취 미가 뭐냐고요. 그럼 정말 대답하는 사람 이 없습니다. 취미. 아마 젊은 사람은 소개팅할 때 나 묻는 말로,
또 앞만 보고 달리는 바쁜 직장인은 그저 팔 자 좋은 소리로 여길 겁니다. 시간적,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언제든 할 수 있는 활동이라 고 생각하면서요. 과연 그럴까요. 저는 삶의 목표 절반은 취미로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미도 능력입니다. 우 리는 굳이 비싼 홈씨어터를 설치하지 않아 도 문화 콘텐트에 대한 취미력만 개발했다 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 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즐거울 거라 는 생각에 시작한 것도 금세 시들시들해집 니다. 왜일까요. 노는 일이 쉽다고 생각하지 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일하는 것 만큼 어렵습니다. 하도 ‘일하는 뇌’만 작동 시키다 보니 ‘노는 뇌’가 잘 작동하지 않게 돼 버린 탓이기도 하지만 나랑 맞는 놀이를 찾는 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런 의미에서 인생의 반은 성취를 위해 열 심히 달린다면, 나머지 반은 취미에 쏟아야 하는 겁니다. 열심히 달릴 때 뇌는 방전됩니 다. 충전시켜줘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습니 다. 가만히 둔다고 뇌는 충전되지 않거든요. 뇌를 충전하려면 뇌를 즐겁게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뇌는 아무 것에나 즐거워하지 않습니 다. 즐겁게 반응하도록 훈련하는 게 바로 취 미생활입니다. 오랜 트레이닝 시간이 필요하 다는 거죠. Q 그렇군요. 돌이켜보니 노는 걸 부정적으로 봤던 것 같습니다. 일은 좋은 것, 노는 건 시간 낭비라는 식으로요. 특히 놀다 보면 남보다 뒤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 불안하기도 했구요. A 맞습니다. 좀 놀면서 뇌를 즐겁게 하려 해 도 일하는 뇌가 자꾸 불안감을 자극합니다. ‘네가 지금 이럴 때냐, 이런 식으로 성공하 겠느냐’면서요. 그러나 성공의 핵심인 창의 성은 노는 뇌에서 나옵니다.
삼겹살에 소주, 권태 물리칠 수 있나? Q 인터넷을 보니 권태는 몸이 축났 기 때문이라며 이것 저것 먹어라 정보가 가득 하더군요. 너무 정보가 많아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항상 에너지 넘치는 친구한테 물으니 자기는 삼겹살에 소주로 스 트레스를 푼다고 하네요. 뭐가 맞는 말인지, 또 마음 관리에 좋은 음식이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마음 관리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이라….
영국정신 의 학 회 지에 실린 논문에 힌트 가 있습니다. 평균 연 령 55세인 런던시 공무원 3486 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우울증 여부를 조사 했더니 과일·채소·생선을 충분히 먹으면 우 울증 발병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 히 음식을 골고루 먹는 습관이 우울증 예방 에 도움이 됐습니다. 연구진은 과일·채소엔
항산화 성분이 많 고, 생선엔 불 포화지방산이 많다 보니 뇌를 튼튼히 해줘 예 방효과를 보는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또 음 식을 골고루 먹으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 게 돼 효과를 봤을 것으로 추측했구요. 반면 가공육이나 초콜릿, 튀긴 음식 등은 우울증 발병 위험을 높혔습니다. 가공식품이 우울증
발병과 상관있다고 알려진 심장혈관질환이나 염증질환 위험도를 올리기 때문일 거라고 연 구진은 추측했습니다. 음식 골고루 먹고 과일·채소·생선을 충분히 먹는 게 우울증을 막을 수 있는 식이요법이라 는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과일·채소만 먹으면 안 좋습니다. 균형이 중요합니다. 가끔 매콤 한 떡볶이나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며 스 트레스를 풀어야겠죠.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빅 데이터로 본 강남
올여름 휴가, 물놀이 하기보다 골프장 더 많이 찾았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올여름, 사람들은 주로 어디서 가장 많이 휴 가를 보냈을까. 흔히 해수욕장이나 폭포·계곡 등 물놀이 장소를 떠올리지만 정답은 골프장 이다. 7월 26일~8월 10일 내비게이션 앱인 SK 플래닛 T맵 서비스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다. 여행·레저 분야 목적지 검색 1위는 전체의 11.1%인 골프장(382만3505건)이었고, 물놀이 장소가 10.8%로 2위(368만5602건)였다. 올해만이 아니다. 여름 휴가철에 물놀이 제15419호 40판
보다 골프장을 택하는 사람은 해마다 느는 추세다. 2012·2013년엔 물놀이 장소가 1위 였지만 매해 줄어 올해는 골프장에 1위를 내줬다. 반면 같은 기간 골프장을 찾는 비율 은 늘었다. SK플래닛 T맵사업부 임동관 매니저는 피 서지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봤다. “바가지 요 금이나 피서 인파로 겪는 스트레스 때문에 물 놀이 장소를 덜 찾게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30~40대 남성이 주 이용고객이라 골프 장이 높게 나온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향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주민에 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T맵에서 강남 3구 를 출발지로 지정한 뒤 여행·레저 분야 목적지 를 검색한 사람들 중 21.5%가 골프장을 찾았 다. 전국 평균(11.1%)의 두 배에 가깝다. 반면 해 수욕장을 찾은 비율은 1.4%로 전국 평균(7.2%) 에 한참 못미친다. 임 매니저는 “강남3구 주민 은 국내에선 오래 머무르는 해수욕장보다 당일 일정이 가능한 놀이시설·수족관·수영장을 더 많이 찾았다”며 “본격적인 휴가는 해외에서 많이 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T 맵 여행·레저 관련 장소 중 검 물놀이(해수욕장·폭포·계곡) 골프장 색 비율, 단위:%
물놀이 줄고 골프장 늘어
14.3
16 9.8 2012
11.1 10.8 2014
11.7 2013
조사기간: 지난 3년간 7월말 8월초 2주(일~일요일)
강남에선 국내 해수욕장 안 가 골프장 해수욕장 강남 3구 전국
21.5% 1.4% 11.1% 7.2%
조사기간:2014년 7 월 26일~8월 10일 자료:SK플래닛 T맵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전면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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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교육 리포트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가톨릭 수도자가 세운 블랙록 칼리지는 아일랜드 명문 사립 중고교 중 하나다. 졸업식 모습. 교내 뮤지컬 공연
이 엄마(아빠)가 쓰는 해외 교육 리포트 시리즈 를 연재합니다. 세계 각지에서 자녀를 키우는 한국 엄마(아 빠)들이 직접 그 나라 교육 시스템과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대해 생생하게 들려 드립니다.
엄마가 쓰는 해외교육 리포트 아일랜드 블랙록 칼리지
공부 잘해야만 우등생인가요, 공 잘
엄마 김보연(오른쪽)씨와 막내아들 제프리
엄마 김보연(47·아일랜드 위클로우)
블랙록 칼리지(Blackrock College) 지역: 아일랜드 더블린 구분: 가톨릭 사립 학교 설립: 1860년 학년: 세컨더리 스쿨(중고등 과정) 학생수: 총원 1248명, 학급당 25~30명 학비: 연 6500유로(한화 약 901만원), 기숙사 생활하면 1만 7200유로(한화 약 2300만원) 홈페이지: www.blackrockcollege.com 전화번호: 353-1-288-8681 주소: Blackrock, co. Dublin 북아일랜드 (영국)
아일랜드
더블린 위클로
아일랜드 사업가 맥도웰(49)과의 사이에 아 들 셋을 뒀다. 영국 런던과 아일랜드 수도 더 블린에서 살다 2007년 더블린 인근의 위클로 우로 왔다. 현재 트리니티 공대에서 석사를 하는 첫째 롭(23)이 이곳의 명문 사립 블랙록 칼리지(Blackrock College·이하 블랙록)를 나온 것을 시작으로 둘째 조니(18)와 막내 제 프리(17)도 각각 6학년(고3)과 5학년(고2)으 로 이 학교에 재학 중이다. 세인트 앤드류스 칼리지(St Andrew’s College Dublin) 같은 명문 남녀공학 세컨더 리 스쿨(한국 중·고 과정)도 있지만 아일랜 드에선 명문일수록 공학보다는 남학교나 여 학교가 많다. 블랙록 역시 154년 전 프랑스에 서 건너온 가톨릭 수도자가 설립한 남학교 다. 교복과 호칭 등에서 전통을 중시하는 면 모가 잘 드러난다. 아일랜드 학교 대부분 학 생이 교사 이름을 자유롭게 부르지만 이 학 교에서는 꼭 선생님(Sir)이라고 부른다. 또 동 문을 챙긴다. 블랙록 재학생 대부분 우리 세 아들처럼 이 학교 부속 초등학교(프라이머 리 스쿨)인 윌로우 파크 스쿨(Willow Park school)을 나오는데, 이 학교는 동문 가족에 게 입학 우선권이 있다. 동문 가족으로 채 우고 자리가 남으면 입학시험을 통해 학생을 뽑는다. 우리는 가족 중 아무도 이 학교 출신 이 없어, 롭이 7세에 전학올 때 시험을 쳐야
블랙록은 럭비로도 유명하다. 거의 해마 다 영국과 아일랜드 고교 럭비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쥘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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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다행히 합격했고, 이 학교에 다니는 롭 덕분에 조니와 제프리는 쉽게 들어갈 수 있 었다. 기숙사가 있지만 대부분 통학한다. 취침 전 1시간은 엄마와 책 읽는 시간 블랙록은 학업은 물론 럭비 잘하는 학교 로도 유명하다. 아일랜드 최고로 꼽히는 브 라이언 오 드리스콜이 졸업생이다. 재학 당시 럭비 동아리 에이스였던 롭과 달리 조니와 제프리는 럭비는 물론 다른 운동에도 큰 관 심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조니는 공부를 파 고 들었다. 아일랜드는 12월 크리스마스 시험 과 4월 부활절 시험(학년말 고사) 성적을 합 해 전체 수석을 정하는데, 지난해엔 전체 차 석을 했다. 곧 장학금을 받고 임페리얼 칼리 지 런던에 진학한다. 조니가 워낙 공부를 잘하다 보니 전형적인 한국 엄마 스타일로 공부를 시킨 줄 아는 사 람이 종종 있다. 천만의 말씀이다. 아이들 어 릴 때는 법대 다니며 공부했고, 진학 후에는 바쁜 변호사 생활을 했기에 공부를 챙겨줄 형편조차 아니었다. 다만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어줬다. 취침 직전 1시간은 엄마와 책 읽는 시간으로 정해뒀다. 막내 제프리는 큰형처럼 운동에 소질이 있 는 것도, 그렇다고 작은 형처럼 뛰어난 학업 성적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대신 미술적 감 각이 뛰어나다. 13세 때 프랑스에 사는 고모 가 그래피티 아트 관련 책을 사준 걸 계기로
엄마의 교육 리포트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연. 학생뿐 아니라 가족도 참여하는 ‘스포츠&패밀리 데이’현장. 학교 전경.
[사진 블랙록 칼리지 홈페이지]
잘 차고 그림 잘 그려도 똑같은 우등생 성적만큼 운동·예술 등 다양한 재능 인정 공부 소질 없는 막내도 예술상 받아 교사들, 직업에 자부심 학생 존중하니 존경 받아
그래피티 아트에 특히 관심이 많다. 너무 깊 이 빠져 한때 시누이를 원망한 적도 있을 정 도다. 우리집 담이란 담은 전부 제프리의 연 습장이다. 친구들 집도 이미 다 제프리 작품 으로 도배가 돼있다. 지금은 제법 경험이 쌓 여 카페 등에서 돈을 받고 그려준다. 용돈을 충분히 벌 정도니 감사할 따름이다. 게다가 학교에서도 그런 점을 높이 사 올해 예술부 문 상까지 줬다. 이처럼 학교에서는 공부에 만 특별대우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부를 못해도 장점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듣기 때문 에 항상 도전심과 자신감이 있다. 뛰어난 성 적으로 우등상을 받든 예술상을 받든 똑같 이 칭찬한다. 공부 잘하는 아이, 운동 잘하 는 아이, 예술 잘하는 아이, 이렇게 자기 장점 을 살려주니 열등감 없이 당당하게 자랄 수 있다.
블랙록을 졸업하고 현재 트리니티 공대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첫째 롭, 맥도 웰·김보연씨 부부, 블랙록에 재학중인 둘째 조니와 막내 제프리(왼쪽부터).
학부모 참여 행사는 저녁에 블랙록은 학부모 참여가 많다. 최소 한 달 에 한 번 학부모 세미나 를 열고, 1년에 두 번 부모·교사 만남의 날(Parents teacher meeting)을 갖는다. 일하는 엄마는 물론 아 빠까지 참석할 수 있도록 학부모 세미나는 저녁에 열린다. 우리집은 주로 남편이 참석한 다. 세미나에선 청소년 우울증이나 음주, 사 춘기, 인간관계 등 양육에 도움이 되는 주제 를 다룬다. 남편은 음주 세미나가 인상적이었 다고 한다. 아일랜드 최고의 럭비선수였던 강 사가 직접 알코올 중독으로 한순간 나락에 떨어진 사연을 적나라하게 고백하고 청소년 기 음주에 대해 이야기했다. 블랙록은 학부모는 물론 교사도 성적에 대 해선 별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가정통신문에 는 성적에 대한 언급보다 심리상태나 친구 관
계, 진로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물론 집중 적으로 학업 이야기만 하는 날도 있다. 바로 부모·교사 만남의 날이다. 강당에 과목별로 교사가 앉아 있으면 그 교사와 면담하고 싶 은 학부모가 줄을 서서 일대일로 성적과 학 업 태도 등에 대한 상담을 한다. 부모·교사 만 남의 날은 부활절 시험 성적이 발표되는 5월 말과 크리스마스 시험 결과가 나오는 1월 말 에 각각 한다. 아마 한국이라면 성적 관련 상담을 하면 학원부터 찾는 부모가 많을 거다. 하지만 여 기는 다르다. 수학이나 영어 등 공부 관련 학 원에 다니는 학생은 아마 20%도 안 될 거다. 이보다는 승마나 축구 등 예체능 관련 사교 육을 받는다. 이마저도 대회에 나가 실적을 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좋은 취미를 갖 게 해주려는 의도로 보낸다. 현재 블랙록 학 생 1200여 명 가운데 아시아계 학생은 조니와 제프리를 포함해 한국계 3명, 중국계 2명, 인 도계 2명 총 7명이 있다. 대회 자체를 즐기기 보다 실적에 연연하는 건 한국 엄마와 중국 엄마뿐이다. 전환학년제 만족도 높아 최근 진로교육을 강화하는 취지로 한국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도입한다는 얘기 를 들었다. 사실 아일랜드는 전환학년제라는 이름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다. 다 른 점이라면 중1(세컨더리 1학년)이 아니라 4 학년, 그러니까 고1 1년 동안을 학업 부담없 이 직업 체험 등을 한다는 것이다. 제프리는 “학교 생활 중 가장 재밌는 경험” 이라고 늘 말한다. 이 시기에 운전도 배웠고 평소 좋아하는 그래피티 아트와 연계한 영화 제작 수업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프
리처럼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도 있지만 평 소 큰 관심을 갖지 않던 분야에도 부담없이 도전할 수 있어 숨은 적성을 발견하는 계기 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과 학부모 모두 만족도가 높다. 사실 전환학년이 아닌 다른 때도 만족도는 높다. 이는 교사 영향도 크다. 블랙록 교사 대 부분 뚜렷한 직업철학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매우 인격적으로 대한 다. 잘못해 야단칠 때도 함부로 말하는 교사 를 찾기 힘들다. 강압적이거나 고루하지 않으 면서 교사의 위엄을 지킨다고 보면 된다. 그 러니 자연스럽게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대들거나 반항하는 일이 없다. 한번은 이런 적이 있다. 공부 잘하는 조니 가 전체 수석을 놓치고 차석을 한 후 자기 소 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싫다”는 말 을 올린 적이 있었다. 애들이 그 정도의 말은 많이 하지 않나. 게다가 주말이었는데, 교장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다. “조니가 고민이 있 는 듯하니 당장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내용 이었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교육자라 도 자신이 쉬는 주말에 서양 사람이 자기 시 간을 일부러 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담임도 아니고 교장 선생님이 마치 자 기 아들처럼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걸 보고 굉장히 놀랐다. 나는 당시 일 때문에 다 른 지역에 있었는데 “지금 이 문제가 가장 중 요하다”란 교장 선생님 말에 아무 주저없이 곧바로 돌아와 대화를 했다. 아이의 작은 고민 하나도 놓치지 않는 모 습에 어찌 학교에 대한 믿음이 안 생길 수 있 겠나. 정리= 김소엽 기자 lumen@joongang.co.kr
아일랜드의 교육시스템
고교 1학년은 관심 가는 회사 직접 찾아 진로 체험 아일랜드는 대입 전까지 총 8학년인 유치·초 등 과정(프라이머리 스쿨·Primary School) 과 총 6학년인 중·고 과정(세컨더리 스 쿨·Secondary School)으로 크게 나뉜다. 이 중 의무교육은 만 4세(Junior Infants)와 5세 (Senior Infants)부터 세컨더리 스쿨 3학년까 지다. 공립 세컨더리 스쿨을 다니면 고등학교 까지 등록금이 무료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아일랜드 국적이어야 공립에 보낼 수 있다. 사립은 보통 1년에 7000유로(한화 약 971만 원)쯤 든다. 아일랜드 세컨더리 스쿨은 1974년부터 독 특한 전환학년제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 한국 모든 중학교에 도입하는 자유학기제의 원조다. 전환학년제란 세컨더리 스쿨 4학년(고1) 1 년 동안 학업부담에서 벗어나 진로 체험 위 주의 경험을 하는 걸 말한다. 전환학년이 되 면 필수과목(영어·수학·아일랜드어)은 그대
로 공부하지만 선택과목 수가 준다. 또 시험 을 보지 않고 체험 프로그램인 액티비티 수 업을 추가로 한다. 2~4주간 일해보고 싶은 회사 등에서 진로 체험을 하는 거다. 특이한 점은 학생 스스로 진로 체험을 할 직장을 찾 는다는 것이다. 어떤 직장이 있는지를 검색
전환학년, 한국 자유학기제의 원조 시행 초기 학부모 우려로 참여 저조 1993년 13%서 지난해 80%로 늘어 해 이력서를 쓰고 입사 허락을 받은 후 직 장 생활을 하는 모든 과정을 학생 스스로 한다. 많은 한국 학부모가 자유학기제를 우려하 듯 아일랜드 역시 전환학년제 도입 초기엔 학 부모 반대가 적지 않았다. 학교도 탐탁치 않 아 했다. 하지만 아일랜드 교육기술부는 전
환학년제 학교에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하고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학부 모와 학교 설득작업을 꾸준히 해 결국 지지 를 끌어냈다. 93년엔 13%에 불과하던 참여율 이 2013년(아일랜드 경제사회연구소 조사)엔 80%까지 늘었다. 전환학년제는 한국 자유학기제와 달리 의 무가 아닌 선택이다. 또 학교가 전환학년제 를 택해도 학생이 선택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런 경우 4학년을 건너뛰고 3학년에서 곧장 5학년으로 진학한다. 아무 불이익이 없지만 대부분 전환학년제를 택한다고 한다. 대입시험 부담이 없어서가 아니다. 여기도 한국처럼 명문대가 있다. 이런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선 매년 6월에 치르는 대입시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공 통과목은 영어와 고대 아일랜드어·수학·종교 (※아일랜드 국교는 가톨릭). 이밖에 전공별 로 선택 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시험 일정이
학생마다 다 다르다. 의대 지망생이라면 생물 을, 이과계열이라면 물리를 선택하는 식이다. 특이한 점은 모든 과목 시험은 우등과 일반 등급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예컨대 성적이 좋은 학생은 우등 시험지(Honour Paper)로, 그렇지 않으면 보통 시험지(Ordinary Paper) 로 시험을 본다. 우등 시험지로 만점을 받 으면 그대로 인정을 받지만 보통 시험 지라면 만점을 받 아도 100점 중 60 점밖 에 못얻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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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정보 창고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클래식&발레
27일~9월 23일 예매 가능 공연 10편
영국 출신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러셀이 4년 만에 방한합니다. 러셀은 2005년 그래미 클래식 최우수 기악 독주 부문상 수상자이죠. 기타 콰르텟(사중주) 로스로메로스도 비슷한 시기에 한국을 찾는군요. 기타 선율이 만들어내는 애달픈 정취에 빠져보면 건 어떨까요.
정리=조한대 기자 chd@joongang.co.kr
클래식 vs 클래식-정명훈이 지휘하는 아시아필하모닉·서울시립교향악단
같은 지휘자 공연이라도 얼마든지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다. 지휘자 정명훈(가운데)이 다음달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왼쪽)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각각 호흡을 맞춘다. 이들은 각각 어떤 음색을 낼까.
클래식 데이비드 러셀 기타 리사이틀 일시: 10월 22일 수 오후 8시 장소: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특징: 소르 판타지아 3번, 비발디 소나타, 그 라나도스 시적 왈츠,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알베니즈 카탈란 카푸리치오·그라 나다·아스투리아스 연주 출연: 데이비드 러셀(기타) 가격: R석 8만원, S석(휠체어석 동일) 6만원, A 석 4만원, S-BOX석 6만원, A-BOX석 4만원 입장연령: 초등학생 이상 주최: 마스트미미디어 문의: 02-541-2512, www.sac.or.kr 로스로메로스 내한공연 로열 기타 콰르텟 일시: 10월 9일 목 오후 8시 장소: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특징: 산즈의 스페인 모음곡, 로보스의 전주 곡 1·3곡, 알베니즈의 그라나다 등 연주 출연: 로스로메로스 가격: R석 11만원, S석(휠체어석 동일) 7만원, S-BOX석 7만원 입장연령: 초등학생 이상 주최: 아카디아 문의: 02-6249-4500, www.sac.or.kr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 일시: 9월 18일 목 오후 8시 장소: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특징: 바흐 ‘파르티타 2번’, 프랑크 프렐류드 ‘코 랄과 푸가’, 슈만 ‘피아노 소나타 1번’ 등 연주 출연: 김선욱(피아노) 가격: R석(휠체어석 동일) 9만원, S석(휠체어 석 동일) 7만원, A석 5만원, B석 3만원 입장연령: 초등학생 이상 주최: 빈체로 문의: 02-599-5743, www.sac.or.kr 스위스 이탈리안 오케스트라 일시: 9월 27일 토 오후 8시 장소: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특징: 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 멘 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4번’ 출연: 최예은(바이올린), 블라디미르 아쉬케 나지(지휘), 스위스 이탈리안 오케스트라 가격: R석 20만원, S석(휠체어석 동일) 16만 원, A석 12만원, B석(휠체어석 동일) 8만원, C석 5만원 제15419호 40판
같은 지휘자, 다른 오케스트라 정명훈이 지휘하는 아시아필하모닉 vs 서 울시립교향악단. 독일 바이에른 뮌헨, 스페인 레알 마드리 드, 그리고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다 양한 축구팀에서 뛰는 선수들을 쏙쏙 뽑아 같이 1주일 훈련하고 한 팀으로 경기를 한다 면 어떨까. 각 팀에서 오래 호흡을 맞췄던 기 존 팀메이트의 도움 없이도 평소 리그에서 했던 활약을 온전히, 아니 오히려 더 잘 할 수 있을까. 드림팀을 보는 것만으로 기대가 되는 것은 물론 결과도 궁금할 것이다. 바로 이런 클래식판 드림팀 연주가 기 다리고 있다. 9월 10일 오후 8시 예술의전 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아시아 필하모 닉 오케스트라(APO) 공연이다. APO는 1997년 아시아의 단결과 화합이라는 취지 아래 지휘자 정명훈을 중심으로 창단됐다.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아 시아 출신 연주자가 모인 일종의 ‘프로젝 트 오케스트라’다. 아시아 최고 수준 연주 자이지만 새 동료와 짧은 리허설만 한 후 무대에 오르는 만큼 각자의 스타일을 어 떻게 조율해 나갈지 지켜보는 게 흥미로운 감상 포인트의 하나다.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는 공연이 하나 더 있다. 그가 상임 예술감독으로 있는 서울시 립교향악단(SPO) 공연(9월 2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다. 바그너의 4부작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 첫 작품인 ‘라인의 황금’을 콘서트 버전으로 연주한다. 2시간 반 동안 중간입장이나 휴식 없이 진행된 다. 장시간 앉아있어야 할 뿐 아니라 조금이 라도 지각하면 공연을 놓치게 된다는 얘기 다. 부담도 있지만, 방해없이 바그너 음악 에 몰입하고 싶은 음악애호가에게는 분 명 희소식이다. SPO는 APO와 달리 이 단 체만의 고유한 음색을 갖고 있으며 상임 지 휘자의 손끝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준비 가 돼 있다.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의 활기와 는 대비되는 안정감을 기대할 수 있다. APO 공연은 “음악이야말로 말이 통하 지 않아도 국경과 이념, 종교와 문화적 차 이를 넘어 세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매개”라는 정명훈의 평소 신념을 음악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또 연이어 매진 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 팬의 열 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SPO가 연주하는 바 그너도 놓치기 아깝다. 김대환 단국대 교수
입장연령: 초등학생 이상
장소: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주최: 브라보컴
특징: 바흐 환상곡과 푸가 g단조 BWV 542,
문의: 02-3463-2466, www.sac.or.kr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 Op.111, 리스트 12개의 초절 기교 연습곡 연주 출연: 다닐 트리포노프(피아노) 가격: R석 10만원, S석(휠체어석 동일) 8만 원, A석(휠체어석 동일) 6만원, B석 4만원 입장연령: 초등학생 이상 주최: 마스트미디어 문의: 02-541-3183, www.sac.or.kr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일시: 10월 10일 금 오후 7시30분 장소: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특징: 차이콥스키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와 피아노 협주곡 1번 d flat 단조 Op.23, 림 스키 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 Op.35 연주 출연: 유리 테미르카노프(지휘), 상트 페테
테츨라프 콰르텟 일시: 10월 2일 목 오후 8시 장소: 역삼동 LG아트센터 특징: 모차르트 현악4중주 15번 K.421, 비 트만 현악4중주 3번 ‘사냥4중주’, 베토벤 현악4중주 15번 Op.132 연주 출연: 테츨라프 콰르텟 가격: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4만원 입장연령: 만 8세 이상 주최: LG아트센터 문의: 02-2005-0114, www.lgart.com 다닐 트리포노프 피아노 리사이틀 일시: 10월 14일 화 오후 8시
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가격: R석 25만원, S석(휠체어석 동일) 20만 원, A석(휠체어석 동일) 15만원, B석 10만원, C석 7만원 입장연령: 초등학생 이상 주최: 마스트미디어 문의: 02-541-2512, www.sac.or.kr 요요마&실크로드 앙상블 내한공연 일시: 10월 28일 화 오후 8시 장소: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특징: 실크로드 앙상블은 한국·중국·몽골·이 란 등 각국 음악가로 구성, 첼리스트 요요마 가 음악감독이다. 출연: 요요마(첼로), 실크로드 앙상블 가격: R석 18만원, S석(휠체어석 동일) 14만 원, A석(휠체어석 동일) 10만원, B석 5만원 입장연령: 초등학생 이상 주최: 크레디아 인터내셔널 문의: 1577-5266, www.sac.or.kr 머레이 페라이어&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더 필즈 일시: 11월 11일 화 오후 8시 장소: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특징: 멘델스존 신포니아 7번 라단조,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C장조 K.467, 바흐 건반 협주 곡 7번 사단조 BWV 1058, 하이든 놀람 교향곡 출연: 머레이 페라이어(피아노), 아카데미 오 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가격: R석 20만원, S석(휠체어석 동일) 15만 원, A석(휠체어석 동일) 10만원, B석 5만원 입장연령: 초등학생 이상 주최: 크레디아 문의: 1577-5266, www.sac.or.kr 발레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춘향’ 일시: 9월 27·28일 토 오후 3·7시, 일 오후 3시 장소: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특징: 2007년 초연한 유니버설발레단 창작 발레 출연: 김주원·황혜민·강미선(춘향),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엄재용·이동탁(몽룡), 유니버설 발레단 가격: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4만원, B석 2만원, C석 1만원 입장연령: 초등학생 이상 주최: 유니버설발레단 문의: 070-7124-1737, universalballet.com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전면광고
40판 제15419호
13
14 맛대맛 라이벌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닭볶음탕
강북 vs 강남 닭볶음탕. 한국인이 좋아하는 닭고기와 감자·당근·양파 등을 매운 양념에 자박하게 끓여먹는 음식이 죠. 이번에 소개할 집은 각각 강북과 강남의 대표 닭볶음탕 집입니다. 한 곳은 주변의 닭볶음탕 가게가 다 없어진 뒤에도 홀로 남아 50여 년간 종로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강남에 있는 집은 예약 을 받지 않아 줄서서 먹는 가게로 유명합니다. 글=심영주 기자 yjshim@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마늘폭탄’ 덕에 닭볶음탕 골목서 혼자 살아남았네요 1위 종로3가 계림 대표메뉴: 닭볶음탕(1마리·1만9000원) 개점: 50여 년 전(현재 길진영 사장은 1992년 인수) 특징: 종묘광 장공원 맞은편 세운상가 쪽 좁은 골목길에서 50여 년 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집. 닭볶음탕 골목으로 불릴 정도 로 닭볶음탕 가게가 많았지만 현재 이 집만 유일하게 남 았다. 곱게 간 마늘이 주먹 크기 정도나 올라가 단골들 은 ‘마늘폭탄 닭볶음탕’이라는 부른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돈화문로4길 39(종로3가 167번지) 전화번호: 02-2266-6962 좌석수: 120석(룸 1개)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10시 (매주 일요일 휴무) 주차: 없음 (세운전자상가 주차장 이용)
종로3가 왕복 8차선 도로변에서 세운전자상 가 옆길로 들어서면 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펼쳐진다.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 은 골목 양옆으론 오래된 밥집과 여관 등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50여 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닭 볶음탕집 계림은 종로에서 옛 정취가 남아 있는 몇 안되는 식당 중 하나다. 허름한 외관, 20년 넘은 테이블과 의자, 세월의 흔적이 고 스란히 묻어있는 양은냄비, 배불뚝이 브라운 관 TV 등이 찾아오는 손님을 정겹게 반긴다. 청계천 복원 이후 젊은 사람도 많이 찾지만 아무래도 이곳은 나이 지긋한 70~80대 단골 들에게 더욱 특별하다. “동대문 닭한마리 골목처럼 여기도 1980년 대까진 닭볶음탕 골목으로 불렸대요. 그런데 웬일인지 하나둘 문을 닫고 없어져 지금은 여기 하나밖에 안 남았어요. 이 집을 인수한 지 올해로 23년째인데, 일흔 넘은 단골들이 그런 말을 많이 해요. 젊은 시절 싸고 푸짐 하게 먹을 수 있는 닭볶음탕 먹으러 이 골 목에 자주 왔는데 다 없어져 서운하다고. 그나마 우리 집이라도 남아서 고맙다고 말이 죠. 그런데 사실 처음 이 가게를 인수했을 때 는 하도 장사가 안돼서 많이 힘들었어요. 종로3가 닭볶음탕으로 이제 알 만한 사람 은 다 알 만큼 유명해졌지만 길진영(63·여) 사 장 부부가 계림을 92년 인수하고 처음 3개월 은 고난의 세월이었다. 길 사장은 지금 가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 울극장 근처에서 고기 뷔페 식당을 3년 정도 운영했다. 장사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갑자 기 건물주가 바뀌는 바람에 권리금은 못 받고 보증금 몇천만원만 받고 하루 아침에 쫓겨났 다. 한마디로 망한 거나 마찬가지라 수중에 별 로 돈이 없었다. “주인이 바뀐지도 몰랐는데 어느날 갑자기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막막했죠. 뭐 먹고 살 아야 하나 해서. 그러다 남편 계모임 멤버이 던 이 식당 전 주인이 식당을 내놨다는 얘기 를 듣게 됐어요. 문제는 그 양반이랑 건물주 랑 사이가 안 좋았는지 건물주가 가게세를 왕 창 올렸더라고요. 할 수 있나요. 은행빚도 지 고 아는 사람한테 돈도 좀 빌려서 인수를 했 죠. 그런데 막상 장사를 시작하고 보니 손님이 너무 없는 거예요. 몇 개월 동안 마이너스 통 장으로 살았죠. 더는 물러날 데가 없다는 생각에 길 사장 은 전 사장의 닭볶음탕 조리법 대신 자기만 의 색깔을 조금씩 입혔다. 마늘 양을 더 늘리 고 닭고기 찍어 먹는 간장소스도 새로 만들 었다. 닭에 양념이 잘 배도록 손님상에 나가 기 전 미리 한번 더 끓였다. 손님이 서서히 늘 었다. 따라서 형편도 나아졌지만 수시로 고 비가 찾아왔다. “조금 나아질 만 하니까 97년 외환위기가 오고, 그거 겪어내니까 조류독감(2003년)이 다 뭐다 해서 손님이 딱 끊기고. 힘든 순간을 제15419호 40판
길진영 사장은 양 념이 닭에 잘 배도록 손님상에 내기 전에 닭볶음탕을 미리 한번 끓인다. 이 집 닭볶음 탕은 어른 주먹 크기 만큼 쌓인 곱게 간 마 늘이 특징이다. 오래된 테이블과 의자만 봐도 이 집 역사가 훤히 보인다. 좁은 골목길에 있는 계림. 매일 국산 마늘 10kg를 간다.
92년 전재산 털고 빚 얻어 인수했는데 파리만 날려 간 마늘을 주먹 크기만큼 얹는 닭볶음탕으로 손님 끌어 “위기는 늘 기회” 자세로 외환위기·조류독감 견뎌 내
마늘은 끓으면서 매운 맛이 사라진다. 대신 국물을 담백하고 시원하게 만든다.
꼽으라고 하면 정말 수도 없이 많아요. 하지만 그때마다 길 사장은 포기하는 대 신 위기를 뚫을 방법을 찾았다. 원래 메뉴 가 닭볶음탕 딱 하나였지만 지금처럼 다양한 점심메뉴를 새로 추가한 것도 조류독감으로 손님이 확 줄었던 위기 때였다. “언제인지 정확히는 기억 안나요. 조류독 감이 워낙 심할 때라 거의 날마다 가게에서 놀기만 하다가 집에 돌아갈 정도로 손님이 없었어요.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점심 때만이라도 팔 수 있는 메뉴를 고민했죠. 반 찬 몇 가지를 뷔페식으로 먹는 것도 시도해 보고, 매운탕도 하고, 이것저것 만들어봤는 데 신통한 게 없었어요. 그러다 내놓은 알탕· 대구탕·부대찌개는 그럭저럭 잘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의 점심메뉴가 나온 거죠. 이제 는 없애고 싶어도 그거 찾는 손님도 꽤 많아 서 못 없애요. 하지만 역시 계림에서 손님이 가장 많이 찾 는 건 닭볶음탕이다. 단골도 많지만 처음 온 손님도 단 한번만에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10 명이면 10명 다 놀란다. 간 마늘이 성인 주먹 크 기만큼 떡하니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늘폭탄 닭볶음탕’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인수하기 전부터 원래 마늘이 좀 많았어요. 전 그것보다 더 많이 넣은 거죠. 매울 거라고 생 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끓으면서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내요. 왜 고기 먹을 때 마늘 구워 보면 알싸한 매운맛이 사라지잖아요. 이렇게 마늘을 많이 넣으려면 매일 하루에 10kg씩 갈아야 한다. 미리 갈아 놓지 못한다. 맛이 떨어져서다. 길 사장은 “마늘은 갈아 놓고 오래 두면 노 린내가 난다”며 “매일 그날 쓸 만큼만 직접 갈아서 쓴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식당 운 영하기가 쉽지 않지만 지금 고생은 고생도 아 니라고 한다. “내 나이 사람들이 다 그렇겠지만 나도 정 말 고생 많이 했어요. 23살에 결혼했는데, 그 뒤로 별의별 장사를 다 해봤다니까요. 달걀 도매상, 구멍가게, 밥집, 쌀장사, 토끼농장, 아 이고~, 따져보니 진짜 안 해본 장사가 없네 요. 아, 결혼하고 바로 얼음장사도 했어요. 당 시엔 집집마다 냉장고가 있는 게 아니라서 얼 음을 다 사서 먹었거든요. 손님이 얼음 사러 오면 톱으로 직접 잘라서 팔고 그랬죠. 길 사장은 요즘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웃 음이 배시시 새나온다. 아들 이성민(34)씨 생 각 때문이다. 댄스 스포츠를 전공해 지도자 생활까지 했는데, 5년 전쯤 가업을 이어받겠 다고 나섰다. 이씨는 그전까지 요리는 전혀 모르고 살았기 때문에 한식과 중식 조리사 자격증부터 땄다. 그리곤 3년을 가게에서 일하며 현장을 배웠다. 배우기만 한 게 아니다. 젊은 사람 특유의 재기 발랄함으로 장사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닭= 국내산, 쌀=국내산’ 등 식재료 원산지를 적어놓 는 판에 ‘사장=국내산’이라고 적어놓는다거나, ‘지나친 음주를 하는 당신, 성공하실 겁니다’ 라는 문구를 적어 손님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다른 식당에서도 흔히 보는 말들이잖아 요. 특별하진 않지만 짧은 순간이나마 손님 이 웃을 수 있다면 좋을 거 같아서 그렇게 바 꿔 봤어요. 2년 전에 충무로에 계림 2호점을 내고 제가 운영하고 있거든요. 금연표시를 손님 기분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99세 이하는 금연’이라고 적 어놨어요. 한 손님이 “100살 넘으면 다시 와 서 꼭 담배 피우겠다”고 웃으면서 말하더라 고요. 그 손님이 100세 넘을 때까지 닭볶음탕 잘 만들어야죠.
맛대맛 라이벌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맛대맛 라이벌 23회 투표 결과 기타: 유림닭볶음탕(가양동), 지리산 (연희동), 홍가네영양센터(안양) 42%
江南通新은 레스토랑 가이드북 다이어리알 이윤화 대표,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배한철 총주방장, 롯데호텔서울 무궁화 천덕상 주방장, 강지영 음식평론 가, 맛집 파워블로거(비밀이야) 배동렬씨의 추천을 받아 5개 식당을 후보로 추
26% 13% 계림 (종로3가)
1·2위 어떻게 선정했나
목포집 (신사동)
성너머집 (성북동)
11% 호수집 (중림동)
5% 항동원조순두부 (오류2동)
렸습니다. 이후 후보 식당 5곳을 7월 23일자 江南通新에 공지한 후 일주일 동안 독자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계림과 목포집이 각각 1,2위로 뽑혔습니다. 라이벌 ‘떡집’ 결과는 9월 3일 발표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비빔밥’ 투표 방법은 19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인은 특별한 비법이 없다는데 늘 줄서야 먹을 수 있는 목포집 닭볶음탕. 국물색깔이 진해서 매울 것 같지만 적당히 칼칼하다
군산댁이 목포집 간판 건 사연? 그놈의 정 때문에 2위 신사동 목포집 대표메뉴: 닭볶음탕(2·3·4인분 각각 2만·3만·4만원), 대구탕(2·3·4인분 각각 2만·3만·4만원), 갈치조림(3만 원) 개점: 1994년 특징: 24시간 영업하는 식당이 별로 없던 90년대 초부터 24시간 영업을 했다. 2012년 에 가장 인기있는 닭볶음탕과 대구탕 등 몇 가지 메뉴 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했다. 이용분 사장은 줄서서 기다리는 손님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예약은 따로 받지 않는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152길 13(신 사동 512-18) 전화번호: 02-549-5119 좌석수: 68 석(룸 없음) 영업시간: 24시간(매주 둘째·넷째 일요일 휴무) 주차: 발레(2000원)
“우리 가게 이름이 목포집이라 주인 고향이 목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난 군산 출신이에요. 처음 장사할 때 매일 아침 가게 를 찾던 한 단골손님 고향이 목포였어요.” 첫인상을 좌우하고 정체성을 나타나는 가 게 이름을 주인과 상관없이 손님 고향으로 짓다니. 신사동 목포집엔 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이용분(65) 사장은 그저 무덤덤하게 “부탁 때문에 지었죠”라고 말한다. 이 사장은 1994년 신사동에서 작은 백반집 을 했다. 테이블 5개 밖에 없는 아주 작은 식 당이었다. 가게 이름도 없이 시작한 터라 간 판을 따로 달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장사하 던 사람이 놓고 간 ‘실내포장마차’라는 간판 을 계속 걸었을 뿐이다. “식당 바로 앞에 변호사 사무실이 있었거 든요. 거기 사무장 하던 아저씨가 매일 아침 우리 집에서 생김치에 밥을 먹었어요. 거의 4~5년을 매일 그랬을 거예요. 아무튼 그 손님 고향이 목포인데, 자기가 맛있게 먹는 밥집 이름이 기왕이면 자기 고향 이름이면 좋겠다 면서 가게 이름을 목포집으로 하면 안 되겠 느냐고 하더라고요. 그 말 듣고 그냥 그렇게 지었어요.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얘기다. 하지만 사람 과의 정(情)을 중요시하는 이 사장 성격을 알
이용분 사장은 단골손님의 부탁을 받고 가게 이름을 목포집이라고 지었다. 식당 내부 육질 좋은 1kg 크기 닭만 사용한다.
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는 자기 식당을 열 기 전 ‘그놈의’ 의리와 정 때문에 한 식당에 서 7년 넘게 일했다고 한다. 군산에서 살던 이 사장 부부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두 아들 교육을 위해 86년 서울로 이사하기로 결심했 다. 그러고는 친언니 부부가 목공소 하던 바 로 이곳 신사동으로 무작정 왔다. 그때 이 사 장 형부가 식당 일자리를 소개해줬다. “보신탕집이었어요. 월급 17만원 받고 일 했어요. 연중무휴도 모자라 24시간 운영하던 집이라 매일 아침 9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 지 일해야 했죠. 일하는 거에 비해 월급이 적 었구요. 그런데도 7년 반이나 일했네요. 당시 이 사장은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식당 출근 전 집에서 1시간 더 일찍 나와 건 물청소 일까지 했다. 두 일을 다 해내느라 하루 3시간씩밖에 못 잤다. 합리적으로 생 각하면 식당 경력이 좀 쌓일 즈음 돈 더 주 는 곳으로 옮기는 게 맞지만 그는 그렇게 하 지 않았다. “남편이 된장·고추장 등을 조금씩 떼다 파 는 장사를 했거든요. 막상 해보니 자본없는 사람에게는 그저 ‘한강에 돌 던지기’더라고 요. 손님은 맨날 외상 하지, 돈은 없는데 팔 물건은 계속 사와야 하지. 외상도 모자라 물 건값 떼먹는 사람도 있지. 결국 손해만 보고 몇 개월 만에 접었어요. 그래서 돈을 더 벌어 야 했던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월급 이 적어도 형부가 처음 소개해 준 곳이기도 하고 주인이 같은 전라도 사람이라 의리 반, 정 반으로 그냥 있었어요. 그런데 그가 일하던 보신탕집이 문을 닫 게 됐고, 이 사장은 7년 동안 배운 실력으 로 보신탕집을 열 작정이었다. 94년 처음 일 하던 보신탕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자리도 잡았다. 하지만 건물주가 “보신탕만은 안된 다”며 반대하는 통에 하는 수없이 백반집을 차린 거다. 순두부·된장·김치찌개 등 15여 가 지를 팔았다. 식당은 비좁았지만 음식솜씨가 소문 나 하루 매출 40만원이 넘을 정도로 장 사가 잘 됐다.
4~5년 매일 오던 단골 부탁으로 상호 정해 1kg 크기 닭만 쓰고 반찬 매일 바꿔 “예약 안 받는 불친절한 집? 이유는…”
“특별한 요리도 없는 밥집이었는데 사람들 이 줄 서서 먹고 가고 그랬다니까요. 그런데 메뉴가 많으니까 조리하기가 너무 힘든 거예 요. 그래서 어째요. 꾀를 내서 같이 섞어서 줘 도 되냐고 물어보곤 했죠. 예를 들어 제육볶 음이랑 오징어 볶음을 시키면 제육이랑 오징 어를 같이 볶아서 주는 식으로요. 그럼 또 그 것도 맛있다고 잘 먹고들 가고 그랬어요. 그렇게 4년을 장사하며 자리를 잡아갔지 만 곧 다른 곳으로 또 옮겨야 했다. 매년 껑 충 뛰는 가게 임대료 때문이었다. 그는 그렇 게 20년 장사하는 동안 신사동에서만 6번 을 옮겨 다녔다. “여긴(신사동) 장사 잘 안 되는 집은 진짜 힘들어요. 가로수길 같은 데도 여러 가게가 금방 생겼다가 없어지곤 하잖아요. 장사 시 작할 때 내가 얼마나 팔아야 유지가 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해요. 그걸 못하면 버틸 수 없어요. 특히 인테리어에 무리하게 투자했다 간 큰일나죠. 다행히 이 사장은 늘 장사가 잘되는 편이 라 그렇게 가게를 옮기면서도 사정이 나쁘지 않았다. 가게를 옮길 때마다 따라오는 단골 도 꾸준했고, 세를 낮춰준 건물주도 있었다. “4번째쯤 옮길 때였나, 어떤 건물주가 나 보고 임대료 낮춰줄 테니 들어와 달라기에 이사갔죠. 원래 그 자리가 고깃집이었는데 장사가 안되다가 내가 들어가고 나서 건물이 살아났죠.
이렇게 계속 가게를 옮기면서도 메뉴는 계 속 유지했다. 처음엔 괜찮았지만 점점 힘이 부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재작년, 그러니까 2012년에 메뉴 중 가장 잘 팔리는 닭볶음탕 과 대구탕 등 6가지를 주메뉴로 남기고 싹 없 앴다. 그 중에서 닭볶음탕이 가장 인기다. 대 체 무슨 비결이 있는 걸까. 하지만 대부분의 ‘엄마손 맛집’이 그렇듯 이집도 특별한 비법은 없다고 손사래 친다. “별다른 비법은 없어요. 그냥 정성껏 만 들 뿐이지. 다만 닭은 무게가 1kg 정도 되는 닭만 써요. 이것보다 더 작으면 너무 살이 없 고 더 크면 고기가 질겨서 맛이 없죠. 반찬 역시 특별한 게 없지만 늘 5가지를 낸다는 원칙 아래 매일 다른 찬을 낸다. 같 은 부침 종류라도 오늘 전이 나갔으면 다음 날은 두부, 그 다음 날은 달걀부침을 내는 식 이다. 정작 손님은 별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 지만 하루도 같은 반찬을 내지 않고 매일 새롭게 만든다는 게 이 사장의 고집이다. 최근엔 원칙이 하나 더 생겼다. 이전에는 오후 7시 이후 예약은 받았지만 3개월 전부터 아예 예약을 받지 않는다. 가게 규모가 작다 보니 예약을 받으면 그냥 찾아오는 손님이 너 무 오래 기다리거나 돌아가야 하는 일이 빈 번하게 발생하기에 내린 결정이다. 그런데 고객을 배려한다고 시작한 바로 이 런 일 때문에 오히려 불친절한 집이라는 오 해를 받기도 한다. 20대 초반부터 어머니를 돕고 있는 작은 아들 구인무(39)씨는 인터넷 에서 이런 글을 발견할 때마다 속상하다고 말한다. “손님이 워낙 많다 보니 원하는 걸 제때 못 갖다 드리는 경우가 있어요. 오래 기다려야 할 때도 있구요. 게다가 예약도 안 된다고 하 니까 불친절하다느니, 돈 많이 벌어서 배가 불렀다느니, 이런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 이 많더라구요. 처음엔 정말 속이 많이 상했 는데 지금은 그냥 마음을 편히 가지려고 노 력해요. 묵묵히 정성을 다하면 마음이 전달 될테니까요. 40판 제154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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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화장품 썰전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여성 로션 vs 남성 로션 남녀용 다 써 본 남성들의 선택은 올해 한국 남성의 그루밍(가꾸기) 열기가 대단합니다. 남성용 화장품 시장도 쑥쑥 크고 있죠.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남자라고 꼭 남성용 화장품을 써야 하는 걸까요. 그래서 롯데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남성로션 3개와 같은 브랜드의 여성 로션 3개, 총 6개를 江南通新 남자들이 품평해봤습니다. 과연 남자들은 뭘 더 좋아할까요. 정리=안혜리 기자 hyeree@joongang.co.kr 섭외 및 진행=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내 아바타는 어떤 브랜드를 선택했을까요 아바타가 제품을 써 본 뒤 다시 사고 싶은 브랜드에 자신의 얼굴 도장을 찍었습니다.
1순위
2순위
비오템 (여성) 비오템 (남성) 헤라 (여성) 헤라 (남성) 크리니크 (여성) 크리니크 (남성)
많이 팔린 남성용 브랜드 로션은 ● 백화점(롯데백화점 본점)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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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 옴므 위 셀 바이탈라이징 모이스처라이징 에멀전 크리니크 포 맨 모이스처라이징 로션 비오템 아쿠아파워 모이스춰 라이저 ※스킨·에센스 제외
● 드러그스토어(CJ올리브영)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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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독 위 오리지널 모이스처라이저
비오템 여성용
헤라 여성용
크리니크 여성용
중기 “피지 냄새 잡아줘”
경록 “부드럽고 은은한 향” 주호 “보습 제일 잘돼”
진형 “향이 너무 강해”
중기 “두 번 발라야 촉촉”
한대 “유분많아여름엔과해”
중기= 흡수가 잘된다. 세수하고 시간이 지나면 피 지 냄새가 나는데 수풀향이 그걸 잡아주더라. 향 때문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가격은 비슷한데 용량 이 남성용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용기는 남성용이 더 커보이는데 실제론 양은 적다. 뚜껑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주호= 아토피 있는 악건성 피부라 늘 보습 잘되는 로션을 쓴다. 비오템 남성용보다는 보습력이 떨어 졌다. 하지만 미끌거리지 않아 좋았다. 그러면서도 하루종일 피부가 부드럽더라. 한대=남성·여성용 차이보다는 브랜드별 차이가 컸다. 비오템이 가장 가볍다. 유분감이 많은 게 크 리니크고. 복합성 피부라 T존이 번들거리는 게 신경쓰이는데 산뜻해서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유분감이 없다보니 보습효과가 떨어지는 게 아닐 까 싶다. 경록= 품평 브랜드 전부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부 드럽게 잘 발린다. 같은 양을 발라도 남성용은 뻑 뻑해서 여러번 문질러야 하더라. 비오템 여성용은 남자 스킨처럼 시원한 향이다. 현진= 비오템은 여성용·남성용 효과가 비슷하게 좋다. 하지만 남성 향이 더 마음에 든다. 진형= 향이 세다. 비오템 남성용과 비슷하기는 한 데, 남성용이 약한 비누향이라면 이건 그보다 진한 샴푸향 같다. 또 너무 기름지다. 손으로 바르고나서 펜을 잡으면 미끄러질 정도다.
경록= 모든 게 훌륭하다. 특히 향 때문에 골랐다. 부드럽고 은은해, 따뜻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바 르고 잤더니 베개에 약간 묻어 아침까지 기분이 좋았다. 중기= 엄마 생각 나더라. 어릴 때 엄마가 화장품 샘플을 발라주곤 했는데 그때 맡았던 향이다. 전 형적인 여성향이다. 묽어서 흡수는 금방 되는데 촉촉함은 부족하다. 수분감이 부족해 두 번 발라 야 했다. 주호= 향이 좋다. 바르면서 아내 화장품 훔쳐 바르 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헤라 남성용보다 피부가 더 보들거린다. 기분 탓인지 얼굴색이 환해진 것 같다. 지속력은 좀 떨어지지만 헤라 남성용보다는 오래 간다. 현진= 향이 마음에 든다. 은은하고 자극적이지 않 아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헤라는 여성용·남성용 모두 미끌거리지 않고 잘 발린다. 유지력은 남성용 이 더 낫다. 한대= 발림성이 좋아 편하게 바를 수 있다. 다른 제품보다 적게 사용해도 잘 발리더라. 유분감 없 는 제품을 선호하는데 난 좀 미끌거리는 느낌을 받 았다. 헤라 남성용보다는 덜하지만. 진형= 헤라 남성용은 평범한데 이건 좀더 촉촉하 다. 향도 더 좋다.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낫다.
주호= 보습 효과가 제일 좋다. 용기도 쓰기 편하게 생겼다. 전에 쓰던 아라미스가 떠올라 친근한 느낌 이었다. 향은 좀 별로다. 중기= 크리니크는 여성용·남성용이 거의 비슷하 다. 용기만 똑같이 하면 구분 못할 정도다. 꼭 차이 를 집어낸다면 여성용이 좀더 산뜻하게 발린다는 거다. 뭔가 약 같은 냄새가 나는 건 별로다. 진형= 피부에 힘이 실리며 보습효과가 나는 것 같 다. 그런데 뭔가 두텁게 발린다. 또 냄새도 별로라 지속적으로 쓰기엔 부담스럽다. 용기는 편하다. 경록= 겨울이라면 향이 안 좋아도 이걸 쓰겠다. 겨 울이면 얼굴이 정말 많이 당겨서 화장품을 질퍽하 게 바르는데 그럴 때 가장 좋을 것 같다. 여름엔 유 분감 많은 게 단점이지만 겨울엔 장점으로 바뀐다. 용기 모양이 가장 안정적이다. 한대= 지속력이 좋다. 아침에 한번 바르면 저녁 늦 게까지 보습이 된다. 크리니크 남성용보다는 덜하 지만 유분감이 많다. 자외선차단제를 함께 바르기 에는 과하다. 그렇다고 썬크림을 안바를 순 없으니 여름엔 사용하기 어렵다. 난 향은 좋았다. 인공향 같지 않고 성분 그대로의 향 같아서다. 현진= 크리니크는 남성용이 더 뛰어나다. 향이 안 좋은 건 둘다 마찬가지다. 크리니크 드라마티컬리 디퍼런트 모이스처라이징 로션
헤라 아쿠아볼릭 밸런싱 에멀전
브랜드 자체 실험 결과 8주 사용 후 피부 보습막은 54%
올리브에서 추출한 피토스쿠알란 성분이 수분을 공급하
강화, 촉촉함은 2배 가량 높아졌다. 인공향료를 넣지 않
비오템 아쿠아수르스 논스톱 밀키로션
고, 유·수분을 머금는 성질을 가진 미세한 다공성 파우
고 알러지 테스트를 했다. 125mL 4만7000원.
비오템 대표 수분 크림 아쿠아수르스 크림에 히말라야
더 입자가 번들거림을 줄여준다. 피부과 안전성 테스트
산에서 채취한 70여 가지의 미네랄 등을 넣었다. ‘활성
와 논코메도제닉(여드름을 유발하지 않는 특성) 테스트
스파 플랑크톤’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한다. 125mL 4만
를 했다. 120mL 4만2000원.
9000원.
DTRT 로션 디어 매트 보닌 퓨어 마일드 에멀전 XTM 스타일 옴므 에센스 인 로션
헤라 아쿠아볼릭 밸런싱 에멀전
차앤박 옴므 에이케어 로션
● 온라인쇼핑몰(11번가)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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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네즈 옴므
크리니크 드라마티컬리 디퍼런트 모이스처라이징 로션
위 엑티브 워터 에멀전
오딧세이 로맨틱 에멀전 헤라 옴므 셀 브라이트닝 트리트먼트 플루이드
비오템 아쿠아수르스 논스톱 밀키로션
보닌 모노다임 밸런싱 에멀전 아이오페 맨 에이지 에멀전 ※자료: 각 업체, 7월 1~30일 판매 기준
여성용 제15419호 40판
화장품 썰전 17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건성 피부
당신의 아바타가 써봤습니다 44 여성 로션 vs 남성 로션 8월 20일 바디미스트 8월 27일 여성 로션 vs 남성 로션
내 피부 타입과 비슷한 아바타가 누구인지 찾아보세요 이주호(40대 초반) 피부 타입: 수분·유분 모두 부 족한 악건성, 민감성 피부관리: 스킨→크림, 겨울 엔 가끔 마스크. 고민: 아토피로 인한 건조증 선호 화장품: 자극 없는 보습크림
9월 3일 헤어 마스크
헤라 남성용
크리니크 남성용
한대 “T존 안 번들거려”
현진 “무난 단점 없어”
진형 “여드름 고민에 딱”
주호 “피부에 막 씌운듯”
경록 “바를 때 뻑뻑해”
현진 “연고 같은 냄새 별로”
한대= 젤 타입이라 번들거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상 외로 흡수가 빠르면서도 적당히 보습이 되더 라. 시간이 지나도 T존이 번들거리지 않는다. 또 용 기도 바르기 편했다. 여성용에 비해 확실히 바르는 순간 얼굴이 화~ 한 느낌이 든다. 나는 별로 좋아 하지 않지만. 현진= 처음 쓸 때 너무 많이 짜서 할 수 없이 얼굴 에 덕지덕지 발랐는데도 다 흡수되고 미끌거리지 않았다. 향도 제일 좋다. 무난하게 쓰기 좋다. 난 용 기가 오히려 불편했다. 양 조절이 잘 안된다. 진형= 옅은 비누향 같은 향이 마음에 든다. 상큼하 다. 맛으로 비유하면 사과맛 같다고 할까. 원래 아 침에 스킨 바르고 점심 이후엔 미스트 뿌리는데, 이걸 발랐더니 미스트 없이 하루를 지낼 수 있었 다. 하지만 스킨만 쓰는 사람이라면 두꺼운 느낌 때문에 살짝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주호= 피부가 민감해 평소 피지오겔 썼다. 보습 효 과가 비슷하다. 유분이 많아서인지 피부 위에 막이 생기는 느낌이다. 향도 좋다. 중기= 너무 미끌거리고 바로 흡수가 안되는 느낌 이다. 젤 타입이 유분이 적다는 데 난 오히려 많다 고 생각했다. 피부가 너무 촉촉해지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전형적인 남성 향이다. 경록= 향이 마음에 안들었다. 이런 시원한 느낌보 다 부드러운 향이 좋다. 보습력이나 흡수력은 솔직 히 브랜드별 차이는 잘 모르겠더라 그보다는 남성 용이 서로 비슷하고 여성용이 또 서로 비슷하다. 용기가 제일 마음에 든다.
중기= 남자 화장품 치고 순하다. 특히 비오템이랑 비교하면 굉장히 순하다. 묽어서 발림성도 좋다. 흡수가 잘 되니 산뜻하고 가볍게 바를 수 있다. 야근할 때 가끔씩 세수를 하는데 그럴 때 바르면 즉각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현진= 가장 무난하고 편하게 쓸 수 있다. 피부가 뽀 송뽀송해졌다. 촉촉함도 오래 유지된다. 단점 찾기 힘들다. 경록= 용기가 별로다. 하지만 다른 특별한 단점은 없다. 남성용이 전반적으로 바를 때 좀 뻑뻑해서 안 골랐지만 향은 가장 좋다. 한대= 머릿속에 있는 ‘남성로션’에 대한 이미지 그 대로다. 유분감이 상당해 T존 부위가 신경쓰인다. 지복합성 피부에는 안 맞는 것 같다. 무난한 게 단 점 같다. 제품은 나쁘지 않은데 그렇다고 사고 싶 을 만한 특징도 없다. 진형= 품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시중에서 파 는 저가 로션과 차이를 모르겠다. 딱 그냥 로션이 다. 피부에 잘 스며들지 않아 팩을 하고 다니는 느 낌도 들었다. 주호= 바르자마자 느낌이 좋다. 피부에 가볍게 잘 먹는다. 향도 괜찮다. 그런데 2시간만 지나면 그 느 낌이 사라진다. 지속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진형= 흡수력이 굉장히 좋다. 피부가 반들반들해 지더라. 종종 여드름이 나서 고민인데 제품 설명에 ‘여드름이 잘 나는 남자 피부를 위한 화장품이라 는 문구가 있어 마음에 들었다. 다만 양 조절은 힘 들다. 조금만 힘을 줘도 평펑 나온다. 중기= 얼굴이라는 ‘밭’에 뿌리는 영양제같다. 기름 기가 끼는 것 같은 살짝 답답한 느낌이 든다. 그래 서 아침에 쓰기는 부담스럽고 자기 전이라면 좋을 것같다. 자는 동안 내 얼굴을 치유해주는 느낌이 랄까. 피부를 관리할 필요가 있을 때나 겨울에 좋 겠다. 한대= 바르고 잤는데 아침에도 바른 순간의 상태 가 유지됐다. 아침에 일어나면 피부가 번들거리거 나 아예 푸석한데 이건 막 바른 것처럼 촉촉했다. 크리니크는 남성용·여성용 모두 유분감이 많다. T 존은 말할 것도 없고 볼과 턱에도 유분감이 계속 남는다. 현진=피부 상태 개선에는 최고다. 얼굴을 만져보 면 단순히 촉촉함보다 탱탱해진 느낌을 받는다. 적 은 양으로도 잘 발린다. 하지만 연고 같은 냄새가 싫다. 나한테는 크리니크 남성+헤라 남성+비오템 남성을 합치면 최고의 제품이다. 크리니크는 피부 개선, 헤라는 발림성, 비오템은 향이 좋다. 주호= 보습효과는 비오템과 거의 비슷하게 좋다. 용기가 튜브형인 게 자외선차단제나 헤어젤 같아 서 별로다. 아토피때문에 연고를 자주 쓰는데 향이 나 형태가 연고 같은 느낌이 든다. 보습제로는 좋은 데 화장품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다. 경록= 튜브 용기여서 별로였다. 들어서 뚜껑 열고 짜고 닫고 하는 게 불편하다. 아침에 발랐는데 점 심 때까지 흡수가 안 되고 겉돌았다. 여름엔 찐득 한 느낌인데 겨울엔 좋을 것 같다.
헤라 옴므 셀 바이탈라이징 모이스처라이징 에멀전 수분 보유력이 좋은 목화씨 오일 함유. 피부 보습막과 유사한 보호막을 만들어 피부 속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 록 돕는다. 110mL 3만5000원.
비오템 아쿠아파워 모이스처라이저 비오템 고유의 보습 성분인 ‘활성 스파 플랑크톤’과 세 라마이드·시어버터·살구씨 오일과 피부 노화 방지 효과
조진형(20대 후반) 피부 타입: 수분·유분 모두 부 족한 건성 피부관리: 스킨. 외출시 미스트 사용. 고민: 피곤하면 코 주위에 생기는 여드름 선호 화장품: 향이 상큼하고 수분감 많아 번들거 리지 않는 것 김경록(30대 초반) 피부 타입: 수분 적당, 유분 부족한 건성 피부관리: 스킨→로션. 야외 활동시 자외선차단제, 겨울철 엔 에센스. 고민: 없음 선호 화장품: 자극 없는 순한 제품 정현진(30대 중반) 피부 타입: 수분 약간 부족, 유 분 많은 지성, 여드름성 피부관리: 스킨 고민: 여드름과 여드름 흉터 선호 화장품: 너무 묽지 않고 적당한 점성 있는 제품
지성 피부
비오템 남성용
김중기(30대 중반) 피부 타입: 수분·유분 모두 부 족한 건성 피부관리: 하루 한번 진동클렌 저 사용. 로션. 고민: 피지와 팔자주름 선호 화장품 : 끈적이지 않는 제품
조한대(20대 후반) 피부 타입: 수분 부족, 유분 많은 지성 피부관리: 스킨→로션→자외 선차단제 고민: 코 주변 붉은 기와 넓은 모공 선호 화장품: 유분 적고 수분 많은 제품
가 있는 비타민C·E 등 함유 75mL 5만3000원. 크리니크 포 맨 모이스처라이징 로션 피부과 의사가 개발한 보습·진정 로션. 여성보다 여드름 이 잘 나는 남성 피부를 고려해 향료·오일을 넣지 않고 알러지 테스트를 했다. 100mL 4만7000원. 크리니크 포 맨 모이스처라이징 로션 비오템 아쿠아파워 모이스처라이저
헤라 옴므 셀 바이탈라이징 모이스처라이징 에멀전
전문가가 말하는 화장품의 비밀
“남녀 보습 제품, 성분 차이 별로 없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외모에 관심 좀 있다는 남자도 화장품은 ‘남 성용’만 썼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본인 피부 타입에 맞는 화장품이라면 남 성용·여성용을 가리지 않는다. 이니스프리 송 경진 과장은 “여성 화장품을 구입하는 남성 이 늘었다”며 “여성용이 기능적으로 더 세분 화해 있는 데다 뭔가 더 좋을 거라는 기대심 리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남성용과 여성용은 어떻게 다를까. 화장품 개발·생산업체 코스맥스 의 문성준 R&I센터 상무는 “보습 제품만 놓고 보
면 성분 차이는 별로 없다”고 했다. 그는 “하 지만 향과 발림성에서 차이가 난다”고 했다. 남성은 시원한 느낌을 선호하기 때문에 발랐 을 때 가볍고 산뜻한 느낌을 주는 형태로 만 든다는 거다. 또 시원한 느낌이 나는 머스크 나 우드 향을 주로 넣는다. 그렇다면 기능성 화장품은 어떨까. 남성용 은 피지 제거와 모공 케어 효과를 내는 기능 성 제품이 많다. 반면 여성용에는 꼭 안티에 이징 화장품이 아니더라도 항노화 성분이나 보습 성분을 많이 쓴다. 하지만 이런 경계도 최근 무너지고 있다. 문 상무는 “최근 남성도 항노화와 보습에 관심을 가지는 추세”라고 말 했다.
남성용 40판 제154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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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광고
제15419호 40판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라이프
2014년 8월 27일 수요일
江南通新 사용설명서
추석 연휴, 특급호텔 패키지·선물세트 가이드 추석 연휴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 추석엔 무슨 선물이 좋을까요. 찾아갈 고향이 없다면 뭘 하며 지낼까요. 특 급호텔에서 한번에 해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특급호텔은 1병에 5800만원짜리 와인부터 방짜 유기와 침구, 주방장이
아들, 왜 키우기 힘든가
직접 손질한 고기, 10만원 이하 차까지 다양한 선물세트를 준비했습니다. 또 추석은 평소보다 싸게 호텔 패키지를 이용 할 수 있는 기간이죠. 어떤 게 있는지 한번 볼까요. 정리=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숙박패키지(세금·봉사료 별도)
이용권과 롯데 기프트카드 5만원권이 추가된
8900원, 본관 디럭스 룸은 22만 3900원부터(이
패밀리 패키지는 28만원. 02-759-7311~5.
용일에 따라 가격 차이). 더뷰의 조식 2인 이용 권과 피칸스낵 1병 제공. 7일 오후 3시30분엔 송
서울신라호텔은 9월 6~9일 이용가능한 ‘부티크
편 만들기 클래스 참가 가능. 02-2022-0000.
컬렉션’을 판매한다. 디럭스룸 1박, 야외 수영장
인터컨티넨탈(IC)서울은 9월 1~14일 이용가능한
어번 아일랜드 2인 입장권, 와인 25종을 시음하
콘래드 서울은 9월 6~14일 이용가능한 추석 패
는 와이너리 투어 2인 입장권 등 포함. 34만원.
키지를 판매한다. 객실 1박과 윷놀이 이벤트 참여
02-2230-3310.
기회 포함. 윷놀이 결과에 따라 테디베어, 제스트 (뷔페) 조식 이용권, 샴페인, 룸 업그레이드 등의
‘오감만족추석’을 판매한다. 1박 숙박에 하코네 (일식)·테이블34(프렌치)·아시안라이브(한중일인
JW메리어트서울은 9월
혜택이 주어진다. 22만원부터(객실 타입에 따라
도식) 등 호텔 레스토랑 중 한 곳에서 식사할 수
5~10일 이용가능한 ‘선물’
가격 차이). 02-6137-7777.
있는 2인 식사권 등을 준다. 그랜드IC 24만5000
을 판매한다. 수페리어룸 1
원부터, IC코엑스 22만5000원부터. 02-559-
박과 마르퀴스 더말 스파의
서울웨스틴 조선호텔은 9월 5~9일 이용가능한
7777(그랜드IC)·02-3430-8888(IC코엑스).
아로마 딥디슈 스파 트리트
‘가을 밤, 만월’을 판매한다. 객실 1박과 보름달
먼트(1인 1시간), 더 카페 2
모양 문파이, 보름달 도서관(2층 연회장을 ‘열린
인 조식 포함. 38만9000원.
책들’ 도서로 채움)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가격
02-6282-6282.
은 23만원부터. 02-317-0404.
그랜드하얏트서울은 9월 5~9일 이용가능한 추
임피리얼팰리스 서울은 9월 5~16일 이용가능
더플라자는 9월 1~10일 이용가능한 ‘여유만만’을
석 패키지를 판매한다. 그랜드 객실(남산 뷰) 1박
한 ‘보름달’을 판매한다. 디럭스 또는 비즈니스
판매한다. 디럭스룸(시청 뷰) 1박과 카페 더라운지의
과 레스토랑(아카사카·파레스그릴·테라스) 2인
룸 1박에 스킨케어 브랜드 오리지널로우의 쿠션
전통차·다과 세트, 세븐스퀘어(뷔페) 2인 조식, 덕수
저녁 식사 포함. 추석 동안 이태원·명
파쿤데이션 3종 세트(14만원 상당) 포함. 20만
궁 입장권 2매 포함. 19만5000원. 2박 이상 투숙하
동·남산골을 순회하는 셔틀버
5700원(세금·봉사료 포함).
스 무료 운행. 27만원. 객
면 2일째부터 12만원에 이용 가능. 02-310-7710.
실만 이용하는 패키지는 18만원. 02-799-8888.
롯데호텔서울은 9월 1~14일 이용가능한 ‘휴(休)’
그랜드앰버서더서울은 9월 5~10일 이용가능한 ‘추(秋)사랑’을 판매한다. 객실 1박과 룸 서비스 3만원 이용권, 루벨리 레드와인 손 전용팩 등 포
를 판매한다. 슈페리어 객실 1박과 전통 한과, 식 혜(수정과), 텀블러 2개를 주는 베이직 패키지는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은 9월 5~14일 이용가능
함. 16만 2800원부터(객식 타입 따라 가격 차
24만원(세금·봉사료 별도)이다. 조식 뷔페 2인
한 ‘휴식’을 판매한다. 더글라스 하우스는 19만
이). 02-2270-3111~3.
선물세트
JW메리어트서울 서해 천일염으로 섶간(소금을 직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BLT스테이크’의 드
접 뿌리는 것)한 법성포 굴비(35만~106만원), 보리
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집에서 먹을 수 있도록
서울웨스틴 조선호텔 매년 가장 많이 팔리는 추
굴비(36만·43만원). 횡성 더덕(22만·28만원) 등 각
구성한 BLT스테이크 셀렉티드 미트 햄퍼(60만
석선물은 나인스게이트그릴 지영섭 주방장 추
산지 특산품과 헝가리산 거위털 침구(이불 65만원,
원)와 최고급 싱글몰트 위스키 3종으로 구성한
천 와규세트(42만·75만원). 헤븐리 침구(베개 22
배게 17만원 등)등, 02-6282-6738
이스트게이트 햄퍼(100만원)등, 02-2276-3335.
만8000원, 거위털 이불 88만원, 매트리스 260 만7000원), 청경 김수영의 안성맞춤 방짜유기
서울신라호텔 전북 정읍 청보리 먹여 키운 무항
더플라자 특진상 냉장 한우혼합세트(40만~72만
(63만·135만원) 등. 02-317-0054·0055.
생제 인증 한우 프레쉬 세트(65만원)와 해풍으
원)는 매년 품절되는 스테디셀러. 올해는 스테이
로 반건조한 건돔&건민어 세트(35만원), 유기농
크용 한우 티본 추가. 천일염과 인진쑥 분말가루로
인터컨티넨탈 호텔 총지배인 대런 모리쉬 엄선 인
발표차 세트(20만·40만원), 산삼배양근 담은 꿀
염장한(소금물에 담그는 것)
터컨티넨탈 햄퍼(57만원, 올리브오일·하몽·치즈·
세트(38만원) 등. 02-2230-3456·3457.
영광 법성포 굴비(56만~85만
잼 등)와 배한철 총주방장이 고른 명품 육류세트
원), 싱가포르 프리미엄
(대관령 등채 55만
리츠칼튼서울
티 브랜드 TWG 티선
원, 한우 너비아니
지리산 산 양
물세트(12만~44만원)
46만원 등), 엄경자
산삼(8년근 다
등. 02-310-7656.
수석 소믈리에
섯 뿌리 55만원, 최소 3일 전 주문)과 200년 전
의 와인 셀렉
통의 헝가리 브랜드 헤렌드 도자기 세트(69만
W서울 워커힐 이베리코 하몽·고다치즈·블루치즈·
션(2000만원, 5
8000·141만4000원), 중국 운남성 보이차(55
수제초콜릿·까베르네 소비뇽 와인 1병·올리브오일
병) 등. 02-559-
만·77만·180만원) 등. 보이차는 9월 2일까지 예
등이 담긴 스타일세트(35만원) 7종류의 햄퍼세트
약 받아 4일 일괄 배송. 02-3451-8278.
판매. 프랑스 보르도 지방 5대 샤토인 샤토라투르,
7653.
샤토 라핏트 로칠드, 샤토 무똥 로칠드, 샤토 마고, 롯데호텔서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극
쉐라톤그랜드워커힐 자연을 담은 활전복죽(7만
샤토 오브 브리용 2010년 빈티지로 구성한 와우세
찬한 5800만원짜리 샤또 무똥 로칠드 1945
2000원)과 견과류 특선(13만2000원), 홍삼 전복
트(2000만원)도 선보인다. 02-2022-0111.
년산 1병 판매. 명품목장 청보리 황제 한우세
찜(15만원), 명월관 인기 메뉴 장
트(45만~120만원), 기순도 장(醬) 명인의 명
향갈비(38만·48만원), 프리미
품간장·고추장 세트(각 17만원씩), 한춘상 일 미 간장게장(25만원) 등. 02-317-7148·7149.
엄 과일세트(17만·21만원) 등. 02-455-5000.
참 이상합니다. 1970~80년대에 초·중· 고를 다닐 때만 해도 전교 회장은 으레 남자가 했습니다. 각 반 반장도 마찬가 지입니다. 남자가 반장을 하면, 여자가 부반장을 맡았습니다. 투표로 뽑는데 도 예외가 없었죠. 남자 여자 할 것 없 이 다들 그걸 자연스럽다고 여겼구요. 남녀공학 학교에 다니면서 남학생이 여 학생에 치인다거나, 공부를 더 못해 걱 정이라는 말은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남아선호사상이라든 가, 남녀차별, 혹은 유리천장이라는 단 어가 제 귀엔 항상 더 많이 들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아들을 낳 아보니 세상이 완전히 달라져 있더군 요. 특히 학교는 모든 면에서 여학생 이 주도하는 세상입니다. 공부는 물 론 임원 선출 등 모든 면에서 여학생이 남학생을 압도합니다. 똑부러진 여자 애들과 달리 남자애들은 어리숙하기 만 합니다. 맨날 덜렁덜렁 준비물 빼먹 고, 숙제 제대로 못챙기고, 그것도 모 자라 소리 지르며 복도 뛰어다니다 선 생님한테 혼나기 일쑤입니다. 잘못한 만큼만 혼나면 좋으련만, 어떤 여자 선 생님은 시끄럽고 땀냄새 난다고 대놓 고 남학생 싫어하는 티를 내며 더 가혹 하게 혼 내기도 합니다. 공부라도 좀 잘 하면 좋겠는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아무리 시험 못 봐도 삼삼오오 모여 축 구만 하면 좋다고 낄낄댑니다. 그러니 아들 둔 엄마들은 모이기만 하면 “대 체 이 덜떨어진 애들을 어떻게 사람 으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최근 아들 키우기 힘들다는 말이 많 이 들립니다. 아들이, 아니 남자의 본 성이 갑자기 바뀌었을 리는 없을텐데 왜 갑자기 아들 키우기가 그렇게 어렵 게 된 걸까요. 이번 주 江南通新 커버 스토리는 이 런 의문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정말 아 들 키우기가 힘든 것인지, 그렇다면 대 체 그렇게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아들 둔 엄마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들 어보니 아들 키우기 힘든 것, 맞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달라져서라기보다 혹시 아들에게 요구하는 엄마의, 아니 사회 의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은 아닐까요. 지난주 첫선을 보인 ‘당신의 역사’ 가 인상적이었다는 독자 반응이 많았습 니다. 이번 주엔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며 1970년대 로저 무어와 007 시리즈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를 찍기도 했던 원로 배우 오순택씨를 통해 한국 영화의 할 리우드 진출 도전기를 담아냈습니다. ‘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에선 사철 군밤집으로 유명한 압구정동의 부부 군 밤장수를 만났습니다. 한여름에도 군밤 만 고집하는 이유를 직접 확인해 보시죠. 감사합니다. 메트로G팀장=안혜리 기자 hyeree@joongang.co.kr
비빔밥집 추천해 주세요 추첨 후 선물 드립니다 江南通新이 맛집 전문가와 관련 유명 블로거 등에게 추천을 받아, 중복 언급된 상위 리스 트를 독자 여러분에게 알려드립니다. 그 중에 한 곳을 골라 알려주시면 가장 많은 표를 받 은 맛집을 취재해 지면에 소개합니다. 혹시 잘 아는 맛집인데 명단에 없다면 따로 알려주셔 도 좋습니다. 이번 주는 비빔밥집입니다. 아래 추천한 비빔밥집은 다이어리알 이윤화 대 표와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배한철 총주방 장, 롯데호텔 무궁화 천덕상 셰프, 더플라자 허성구 총주방장, 맛집 파워블로거(비밀이야) 배동렬씨, 주식9단 서울맛집 유랑저자 이영
승씨의 의견을 참고해 정했습니다. ①~⑦번 가운데 최고의 비빔밥집을 골라 하나를 체크해 사진을 찍어 1666-2361번으로 보내주세요. 정보이용료는 중앙일보가 부담 합니다. 혹은 해당 번호를 똑같은 번호 16662361로 문자로 보내도 좋습니다. 문자를 보낼 땐 품목과 번호를 동시에 적어주세요. 예를 들어 ‘독자 ○○○ 비빔밥집 1번’ 이런 방식 입니다. 문자 전송료는 독자 부담입니다. 투표에 참여한 독자 가운데 다섯 분에게 추첨을 통해 CJ제일제당의 자일로스설탕·건 강한 올리고당·매실청·요리유·영양균형 핫케
익믹스·자연재료 부침가루 등 7종 ‘백설 건 강을 생각한 선물세트’(3만3000원 상당)를 드립니다. 이번 주 당첨자는 윤효경(7156·휴 대전화 뒷자리), 김진희(7210), 김덕여(0633), 이남령(8072), 정충실(5640)님 입니다. 축하 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공정한 진행을 위해 해당 식당 관계자는 가 급적 참여하지 말아 주십시오.
9월 17일 비빔밥집 독자 ( )은 ( )을 추천합니다. 핸드폰 번호 또는 이메일 ( 1. 고궁(충무로) 2. 들름집(서초동) 3. 무수옥(도봉동) 4. 원조쌀보리밥(예지동·광장시장) 5. 전주유할머니비빔밥(북창동) 6. 충무집(다동) 7. 기타( ), 명단에 없는 나만 의 맛집이 있다면 여기에 적어주세요
)
40판 제15419호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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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19호 40판
2014년 8월 27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