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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해 봐

어렵지 않아요 폼 나는 보더 되는 법 지금 10대는 스케이트보드 열풍에 빠져 있다. 보드 입문자가 알아야 할 것 중에는 패션 스타일도 있다. 입어서 멋이 나고 넘어져도 더러워지지 않는 검은색이 보드 패션의 팁. 소중 모델 허예원(서울 송파중 1)양이 검은색 야구점퍼와 카키색 비니로 보드 패션을 완성해봤다. 사진=황정옥 기자

10 기획 - 청소년 동아리 활동 15 새 연재 - 생활 속 발명 이야기 20 나도 북마스터 - 유령놀이

Vol. 80 2014. 11. 10~16

www.소년중앙.com www.facebook.com/wesojoong 소년중앙 위클리는 중앙일보에서 만드는 10대를 위한 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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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광고


소중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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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편집국에서

꿈·열정·추억…동아리 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 낯선 다른 학교 친구들이었지만, 소설을 사랑하는 열정

서클(Circle)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취미나 관심사가 비

저도 고등학생 시절 학교 밖 동아리 활동에 푹 빠진

슷한 사람들이 단체 활동을 하는 모임을 뜻하죠. 요즘

적이 있었습니다. 부모님 몰래 전화선을 컴퓨터에 연결

에는 서클 대신 동아리라고 부릅니다. 자신이 원하는 취

해 PC통신에 접속한 후 소설 동아리를 검색해 가입했던

이번 주 소년중앙은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활동하는

미를 주제로 하는 동아리를 선택해 즐기는 것이 마땅하

기억이 나네요.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당시에는

청소년 동아리들을 만나봤습니다. 다양한 사회 단체를

지만, 안타깝게도 학교에서 반 강제로 시켜서 하는 경우

PC통신이 유행했고, 수많은 동아리가 온라인 상에 우

통해, 혹은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 활약하는 친구들

도 종종 있죠. 자발적으로 하는 봉사활동에 더 큰 진심

후죽순으로 생겨났죠. 월드컵마다 활약하는 축구 응원

입니다. 지루한 학교 수업에서 벗어나 마음이 통하는 친

이 담기는 것처럼, 동아리 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교문

단 ‘붉은악마’도 PC통신의 축구 동아리가 출발점입니

구들과 함께 활동하는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창의적

밖으로 나가 다른 학교 친구들과 교류할 기회를 가지며

다. 저는 통신에서 만난 소설 동아리 회원들과 주말마다

체험활동의 중심을 이루는 동아리는 학창 시절의 소중

원하는 활동을 하는 것도 좋아요.

만나 각자 쓴 소설을 돌려 읽는 활동을 했어요. 이름도

한 추억이니까요.

하나로 뭉쳤다는 공통점이 있었죠.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2014 대한민국 창의·인성 한마당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과 ‘대한민국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이 합쳐진 행사다. ‘꿈을 찾아 떠난 우리끼리 여행이 야기’라는 주제로 전국 초·중·고 300개 동아리 학생들이 발 표·퍼포먼스·전시·합창 등을 할 예정이다. 방문객을 위한 인 성교육 프로그램과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기간 11월 14~17일 | 장소 광주광역시 김대중 컨벤션센터 입장료 무료 | 홈페이지 www.ggumggi.com 제14회 대한민국청소년미디어대전(KYMF)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는 지난 8월 상처·치유·회복을 주 제로 영상 및 사진 공모전을 열어 618편의 작품을 접수했다. KYMF는 이 중 본선에 진출한 30편의 영상과 20편의 사진 을 상영·전시하는 행사다. 방송기자·카피라이터·영화감독·일 러스트 작가 등 현직 미디어 종사자들이 진행하는 진로강연

신정차량기지에서 운행 준비 중인 라바 열차

(miraeya.or.kr에서 신청)도 열릴 예정이다. 기간 11월 20~22일 | 장소 서울 대한극장

라바 열차 타고 돌자, 서울 한 바퀴

입장료 무료 | 홈페이지 www.mediacontest.net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4

“타요 버스는 있는데 라바 열차는 없나요? 라바를 지하

으로만 표현하죠. 항상 티격태격하지만 결국 서로에게

전 세계 게임 회사가 모여 신작을 홍보한다. 올해는 2558개

철에서 만나고 싶어요.” 지난 4월 한 시민이 박원순 서울

기대는 내용으로 마무리됩니다.

부스가 마련돼 역대 최대 규모다. 일반인 참가자들은 BTC

시장의 트위터에 제안한 내용입니다. 이에 박원순 시장

라바 열차는 홀수 칸은 테마존, 짝수 칸은 코믹존으

(Business to Consumer) 부스에서 각종 게임을 체험하거

은 서울 메트로에 라바 열차 검토를 제안했고, 이에 서

로 구성됐습니다. 열차 안에서 옐로우와 레드는 스파게

나 관람할 수 있다. ‘리니지 이터널’‘메이플스토리2’‘서든어

울 메트로는 지하철 개통 40주년을 기념하고 시민에게

티 한 가닥을 서로 먹기 위해 다툼을 벌이고, 출입문을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 위해 지하철 2호선에 라바 열차

닫기 위해 박치기도 합니다. 승객들을 위해 레드카펫 앞

를 운행하기로 합니다.

에서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기도 하죠. 열차 안을 가로

택2’ 등 국내 유명 게임의 후속작 또한 공개될 예정이다. 기간 11월 20~23일 | 장소 부산 벡스코(BEXCO) 입장료 성인 6000원, 청소년 3000원 홈페이지 www.gstar.or.kr

라바는 애벌레 두 마리가 등장하는 국산 코믹 애니메

지르며 코믹한 캐릭터를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여기

이션입니다. 식탐 많고 느릿한 애벌레 옐로우와 성격 급

서 팁 하나! 라바 열차의 전체적인 외관을 보고 싶다면

조던 매터 사진전 -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들

한 레드가 말로 하는 대사 없이 익살스러운 표정과 행동

한강으로 오세요. 지하철 2호선은 한강을 두 번 건너갑

세계적인 무용수들과의 협업을

니다. 당산역과 합정역 사이 당산철교와 잠실나루역과

통해 와이어나 안전장치 없이 하

강변역 사이 잠실철교를 지나는데 각각의 역 근처 한강 시민공원에서 구경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라바 열차는 앞으로 두 달 간 운행할 예정입니다. 평

라바 열차 코믹존 내부 모습

늘을 나는 순간을 포착한 조던 매터의 사진 60여 점과 메이킹 영상을 볼 수 있다. 일상공간에서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역 동적인 춤으로 표현한 모습이 관객의 상상력을 해방시킨다.

일과 토요일은 하루 8번, 일·공휴일은 7번 운행합니다.

매주 월요일 휴관.

보통 1시간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수요일은 열차 정비

기간 11월 23일까지 | 장소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를 위해 쉽니다.

입장료 무료 | 홈페이지 www.artgy.or.kr

글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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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Weekly News 국내외에서 일어난 한 주간의 이슈를 소년중앙이 정리해 보여드립니다. ‘독자 픽업 뉴스’는 소중 독자들이 참여하는 코너입니다. 뉴스를 골라 요약하고 의견을 덧붙여 소중카페(www.소년중앙.com)‘나도 기자다’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소중 ‘위클리 뉴스’에서 다룬 시사 이슈에 대한 의견도 환영합니다. 소중 독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소중 편집국 픽업 뉴스

이주의 키워드

서울, 내년부터 9시 등교

봄·가을방학도 생긴다 내년부터 자율 방학제가 전국 초·중·고교에서 실시된다. 매 월 하루 이틀씩 연휴에 붙이는 단기 방학형, 중간고사를 마 치고 일주일간 쉬는 봄·가을방학형, 겨울방학 시작 시점을 12월 말에서 1월 초로 미루는 장기 방학형 등이다. 각 학교 는 내년 1~2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방학 유형과 시기를 결 정하고, 2015학년도부터 학사 일정을 자율적으로 시행한다. <중앙일보 11월 4일자>

서울 초·중·고교에서 내년 1학기부터 ‘오전 9시 등교’

소 9~11시간은 잠을 자야 한다는 미국 국립수

가 시행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기자회견을

면재단의 권고에 한참 못 미친다.

열어 “학생들의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고 적절한 수 면·휴식을 통해 학습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 라고 말했다. 9시 등교는 진보 교육감들의 대표 공약이 다. 경기도 초·중·고의 96%, 전북은 93%가 9시 등교 를 하고 있다.

<중앙일보 11월 4일자>

신해철 사망, 의료사고 의혹으로

세계적인 수면연구권위자인 윌리엄 디멘트 는 저서 수면의 약속에서 필요 시간보다 모자 란 잠은 ‘수면빚’으로 쌓여 삶의 질은 물론 일이 나 공부의 효율도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또 유 아·아동기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종달새

지난달 27일 가수 신해철씨가 숨졌다. 한 병원에서 수술을

‘9시 등교’는 학생들의 이른 등교 시간에 문제

형’ 수면 리듬을 보이다가 호르몬의 변화가 극

받은 뒤였다. 경찰은 진료기록을 압수 수색해 병원의 과실

가 있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9시 등교는 지난

심한 사춘기를 기점으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여부를 가리고 있다. 한편 국정감사에서 건강보험공단이 수

6월 실시된 교육감 선거를 앞둔 지난 5월 청소

는 ‘올빼미형’으로 변한다고 소개한다.

사기관에 개인의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관행이 비판의 도마 에 올랐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주 장과, 그러면 수사에 차질이 생긴다는 주장이 맞섰다. <중앙일보 11월 5일자>

대선 출마설에 반기문 “사실 아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차기 대선

년 인권 단체에서 실시한 ‘학생이 원하는 교육

9시 등교는 지난 9월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정책’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 1674명 중 1020명

시행됐다. 아침 시간이 여유로워지고 잠잘 시간

의 지지를 받아 20개 정책 후보 중 1위를 차지하

이 늘어 수업에도 집중하게 됐다는 긍정적인 효

기도 했다. 현재 서울 초등학교 등교시간은 8시

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40분, 중학교 8시 20분, 고등학교 8시 안팎이다.

않다. 하교 시간이 늦춰지면서 귀가취침 시간

실제 한국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절대 수면시

도 저절로 늦어지고, 시간 관리가 느슨해져 지 각생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다.

에 출마할지를 놓고 국내 정치권에

간이 부족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3

서 말이 많아지자 급기야 직접 성명

년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평균 수면 시간은

특히 자녀를 집에 두고 먼저 출근해야 하는

서를 내고 출마설을 부인했다. 현직

8시간 19분이다. 중학생은 7시간 12분, 고등학생

맞벌이 가정의 걱정이 크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대통령의 임기가 40개월이나 남았

은 5시간 27분에 그친다. 초등학생 기준으로 최

런 아이들을 위해 아침 동아리 활동, 도서관 세

는데 벌써부터 특정인의 대선 출마 여부가 정치권의 이슈 로 등장한 건 이례적이다. ‘반기문 대망론’이 회자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11월 6일자>

시·군·구 “무상보육으로 파산”

독자 픽업 뉴스

잠 덜 자면 비만 위험 높아

6일 전국 226명의 시장·군수·구청장이 ‘복지 디폴트(지급 불능)’를 선언했다.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같은 국가가 결정 한 재정 부담을 지방에 넘겨 곳간이 빌 지경이라는 이유다. 정부는 추가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상보육 예산 을 놓고 정부와 갈등을 겪는 전국 시·도 교육감들은 긴급대 책회의를 통해 무상보육 예산을 일부 편성하기로 결의했다. <중앙일보 11월 7일자>

잠을 덜 자는 청소년의 비만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

이다. 지각도 더 늘어날 수 있다. 등교 시간이 늦

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만 13~18세 청소년 2685

어지면 상대적으로 ‘아직 시간이 많구나’ 하는

명을 분석해 청소년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을 나눠 비 교한 결과 고등학생(16~18세)은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와 6~7시간 그룹이 7시간 이상 그룹보다 비 만 위험이 각각 2.3배, 1.4배 높았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10월 31일자>

푸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

마음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소년들의 수면시간을 늘리기 위해 서는 학생들 스스로가 바뀔 수 있도록 올바른 정보전달을 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 의 잠을 설치게 하는 원인 중 하나는 카페인 음

청소년들의 취침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많

료다. 밤늦게까지 잠을 쫓아가면서 공부할 때

은 지역이 9시 등교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 또한

즐겨 마시는 것이 카페인 음료인데, 결국 카페

논란이 되고 있다. 9시 등교가 추진되면 청소년

인 섭취와 함께 수면부족까지 일

들의 수면부족이 해결될까? 나는 회의적인 입

으킨다. 여기에 더해, 수면방식에

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35위, 반기

장이다. 등교시간이 8시 30분이든 9시든, 일어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한

문 유엔 사무총장은 40위, 박근혜 대통령이 46위에 올랐다.

나는 시간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다. 추민준(대전 둔원초 6) 학생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가 선정 ‘올해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2년 연속 1위로 뽑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프란치스코 교황,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5위를 차지

<중앙일보 11월 7일자>


뉴시스

뉴스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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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 한자 지난 한 주 동안 신문 1면을 장식했던 기사에서 한자를 뽑았습니다.

단통법 비웃은 아이폰6 쇼크… 주말 10만원대 판매

端通法 끝 단 4급Ⅱ

통할 통 6급

법 법 5급Ⅱ

부수 (설 립)

부수 (책받침)

부수 (물 수)

단통법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준말. 9시 등교가 첫 시행된 지난 9월 1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 매탄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조회를 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열 받는 단어 단통법은 4월 30일 국회 를 통과했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이 발의(법안을 내놓음) 했으나 실제로는 정부(미래창조과학부)가 가계(가정경제)

이프존 설치, 돌보미 인력 배치, 아침 방과후 활

의 ‘2013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통계’에 따

부담이 되는 통신비를 낮춰보겠다고 만든 법이다. 이 법은

동 등을 마련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르면 학생들의 잠이 부족한 이유는 드라마·영

10월부터 시행됐으나 취지와 달리 스마트폰 가격은 낮아지

별로 수업 시작 전 돌봄교실을 열거나 도서관

화시청, 음악청취, 채팅·문자 메시지, 가정학습

지 않은 채 새 폰을 구입할 때 받는 보조금만 30만원 이하

을 활용해 대비하라고 권할 뿐, 이에 필요한 돌

순”이라고 덧붙였다.

로 줄어들어 소비자 부담만 커졌다.

보미 인력이나 예산안은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초등학교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조희연 서울시교

2~3교시 사이에 놀이 시간을 20~30분 확보한

육감이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에 이어 교육현

다. 대신 1·2교시와 3·4교시를 쉬는 시간 없이 각

장을 혼란 속으로 몰고 가는 것 같다고 비판했

각 묶어 운영한다. 사실상 혁신학교에서 이뤄지

다. 박 대변인은 “9시 등교가 학생들의 건강권

는 ‘블록제 수업’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초등학

과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교에선 9시 등교보다 더 큰 변화일 수 있다.

근거가 미약하다”면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북, 영변에 새 우라늄 공장 가동

稼動 심을 가 1급

움직일 동 7급Ⅱ

부수 (벼 화)

부수 (힘 력)

가동 기계 등을 움직여 일하게 함.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북으로 80㎞ 정도 가면 영변이 나온 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에서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으로 인용되는 아름다운 곳이다. 북한은 여기에서 1980년대부터 핵발전소를 가동했으며, 현재 핵무기 원료로 쓰일 수 있는

한국 아동 삶의 질 OECD 꼴찌

고농축 우라늄(HEU) 시설이 있다. 그런데 원래 있던 우라 늄 공장 옆에 새로운 공장이 생겨 가동된다는 정보가 우리 정부의 정보망에 포착됐다.

우리나라 아동이 스스로 평가하는 삶의 질이 OECD

줄이고, 학생 스스로 학습과 여가활동에 참여

국가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

할 수 있도록 부모와 학교, 그리고 자신이 노력

부가 국내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가구들을 대상 으로 조사한 결과(2013 아동종합실태조사) 아동 스스 로 평가하는 삶의 질이 60.3점으로 나타났다. 한국 바 로 위인 루마니아(76.6%)와도 큰 차이가 났다. <중앙일보 11월 4일자>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한국 인의 대표적인 성격으로 생각하는 ‘빨리빨리’ 문화를 고침으로써, 조바심을 갖지 않고 공부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진심으로 우리 대한민국의 아동과 청소

우리나라가 행복지수나 아동결핍지수 관련 설

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린왕자의 작가

문조사에서 항상 아쉬운 점수를 남기는 이유는

생텍쥐페리는 ‘행복하게 여행하려면 가볍게 여

무엇일까? 이는 공부에 대한 지나친 경쟁과 그

행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에게 주

로 인한 주변 사람들의 심한 압박이 주요 원인

어질 미래를 좀 더 가벼운 마음으

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 준비했으면 좋겠다.

서는 우선 공부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강요를

이유찬(서울 개일초 5) 학생기자

미국 공화당 상·하원 장악… 8년 만에 의회권력 교체

掌握 손바닥 장 3급Ⅱ 쥘 악 2급 부수 (손 수)

부수 (손 수)

장악 손 안에 넣음.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이다. 그런데 대통령 집권 2년 차 에 미국 의회(상원과 하원) 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다. 그래 서 이를 중간선거라고 한다. 4일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야당 인 공화당이 압승(크게 이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 령은 앞으로 상·하원을 휩쓴 공화당을 상대해야 한다. 집권 후반기 레임덕(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대통령이 힘을 못 쓰는 현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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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해 봐

스케이트보드 초보자 가이드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 아니라면 스케이트보드를 배우는 일이 쉬울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10대들은 스케이트보드 열풍에 푹 빠져 있다. 넘어진 곳에서 또 넘어지면서도 보드 위에 오르는 이유는 재미 때문이다. 보드 위에서 균형을 잡고 빠르게 달릴 때의 쾌감, 잘 되지 않던 기술이 성공했을 때의 짜릿함은 느껴본 자만이 알 수 있다. 전문 강사 김민우(34)씨에게 스케이트보드 타는 법을 배워봤다. ‘스케이트보드에 입문하는 10대를 위한 안내서’다.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장진영·우상조 기자 artjan@joongang.co.kr

동행 취재=박준혁(서울 신기초 4) 학생기자, 취재 협조=3VIC(www.3vicmall.com) 홍대점, 김민우 스케이트보드 전문 강사

속도감 즐길까, 기술 뽐낼까 … 목적 따라 보드 고르기부터 보드 고르기

스탠스 와 기본 동 작 익히기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의 자세를 말한

크게 세 종류의 보드가 있다. 스케이트보드와 롱

만든 것이 스케이트보드의 시작이다. 이후 스케

보드, 크루저보드다. ‘입문자는 크루저보드부터

이트보드를 탄 채로 점프를 하거나 회전을 하는

시작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얘기다. 보

기술이 생기며 보드의 앞뒤가 기술에 적합하도

올려놓느냐에 따라 보더의 스탠스가 결정된다. 오

드의 길이나 폭이 타는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

록 휘어졌다. 여러 가지 기술을 선보이기 좋도록

른발이 앞에 오면 ‘구피’, 왼발이 앞에 오면 ‘레귤

지 않으며, 보드를 고르는 절대 기준도 아니다. 주

바퀴 역시 작고 단단하다. 성인용 스케이트보드

러’다. 스노보드·웨이크보드·서핑보드 모두 동일

행과 기술 등 자신의 용도에 맞게 고르면 된다.

의 길이는 보통 30~32인치며 폭은 7.75인치부터 8

한 스탠스가 적용된다. 스탠스를 아직 정하지 않

인치, 8.25인치 등이 있다. 청소년은 키에 맞게 고

았다면 간단한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다리를 어

주행이 목적이다. 일본에서 크게

르면 된다. 마이크로 사이즈는 키 102㎝미만, 미

깨 너비로 벌리고 서 있는 사람을 뒤에서 가볍게

유행하다 3~4년 전 국내에 흘러들어 왔다. 크루저

니 사이즈는 130㎝, 미드 사이즈는

밀어준다. 몸이 넘어지려 할 때 먼저 나가는 발, 즉

1 크루저보드

스탠스

다. 어느 발을 보드 진행 방향의 앞쪽에

보드를 타는 연예인들의 일상이 SNS에 퍼지

160㎝미만에 적합하다.

내 몸의 중심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주는

며 크게 유행이 됐다. 크루저보드는

3 롱보드

발이 ‘앞발’이 된다.

크루저보드보다 더 빠

거친 노면에서도 잘 달릴 수 있게

른 속도를 즐기고 싶다면 롱보드

바퀴가 크고 부드러운 게 특징. 다

가 제격이다. 데크가 길어 주행 시

만 보드를 타고 할 수 있는 기술

흔들림이 덜해 속도감을 즐기기 좋

이 몇 가지 없으며 주행감이 떨

다. 보드를 뒤집었을 때 앞과 뒷바퀴

볼트 바로 앞이다. 발 앞으로 네 개의 볼트가 보이

사이의 거리를 휠베이스라 하는데 휠

게끔 올린다. 그 다음 뒷발을 살짝 들어 앞발로만

인치 미만. 휴대성을 극대화한 보드라 몸집이 작

베이스가 짧으면 턴이 빨라지고 회전반경이 좁

균형을 잡는다. 익숙해지면 뒷발을 앞뒤로 움직여

은 10대 아이들이 주로 많이 타는 편이다. 데크(보

아 주행 시 좌우 흔들림이 생긴다. 롱보드의 길

본다. 실제 주행 시 뒷발로 땅을 밀며 보드를 달릴

드의 몸통이 되는 판)는 나무로 만든 것과 플라스

이는 36인치 이상으로 휠베이스가 길어 물 흐르

수 있게 하는 연습이다.

틱으로 만든 플라스틱 미니 크루저가 있다. 플라

듯 안정감 있게 주행할 수 있다. 또 경사가 있는

푸시 앞발에 체중을 실은 상태에서 뒷발로 땅을

스틱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데크에 체중을 실었

내리막길에서 보드를 타는 ‘다운힐’이나 보드

밀며 보드를 전진시킨다. 이때 뒷발은 땅에 닿도

을 때 휘어짐이 있어 실제 주행은 불편한 편이다.

위에서 춤을 추듯 스텝을 밟는 ‘댄싱’에 적합한

록 바닥을 끌면서 주행한다. 앞발에 무게중심을

2 스케이트보드

보드다.

두고 뒷발로 미는 게 중요하다. 익숙하지 않거나

어지고 안정감이 없다. 길이는 32

1

평평한 나무판에 바퀴를 달아

2

3

주행

앞발에 체중 싣기 앞발을 데크 위에 올

린다. 발의 위치는 데크에 있는 네 개의

겁을 먹으면 중심이 뒷발로 쏠리며 뒤로 넘어질

어디서 연습할까

수 있으니 주의한다. 푸시 오프 ‘푸시’한 후 데크 위에 뒷발까지 올리고

길을 가다 지나는 모든 장소가 보드를 타기 적합

운 곳에서 타는 것은 위험하다. 가급적 집 가까

한지 아닌지로 보이기 시작한다면, 이제 보드 입

운 공원이나 보드를 탈 수 있게 지정된 장소를 이

문자라 불려도 좋다. 그렇다고 아무 장소에서나

용하길 권한다.

보드를 타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차도와 가까

서울에는 뚝섬유원지의 X게임장(익스트림 스 포츠의 약칭인 ‘X-게임’을 줄인 말로 인라인스케 이트·스케이트보드 등을 탈 수 있는 공식 경기장 을 말한다)을 포함해 보라매공원, 서울숲, 일자산 공원, 난지한강공원 등의 X게임장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월드컵공원에 있는 평화의공원, 여의도공원, 동대문 훈련원공원, 홍대 윗잔다리 공원 등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좋다고 소문난

한강 뚝섬유원지에서 연습 중인 박준혁 학생기자.

스팟들이다.

앞발에 체중 싣기

푸시


스케이트보드 초보자 가이드

따라 해 봐

7

김민우는  2006 KLSA 챔피언십 결승 3위, 2009 코리아 익스트림 SK8 리그 트렌지션 부분 2위, 2009 춘천 국제레저Pre경기대회 한국대표선발전 버트 부분 2위 등의 경력을 자랑하는 스케이트보더. 가수 싸이와 에픽하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으며 손담비가 진행하는 방송 ‘뷰티풀 데이즈’에 전문강사로 등장했다. 2005년부터 일반인과 프로지망생, 연예인에게 스케이트보드를 가르치고 있다. 가수 윤도현의 스케이트보드 전담강사이다.

김민우 강사가 말하는 스케이트보드

앞발에 체중 싣고 뒷발로 움직인다 잊는 순간 뒤로 넘어지기 일쑤 난생 처음 스케이트보드를 타본 박준혁 학생기자가 김민 우 강사에게 스케이트보드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특별히 주의할 점이 있나요. “스케이트보드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미국의 경우 3~4살부터 탈 정도로 대중적인 스포츠죠. 하지만 한국은 아직 유행을 타는 게 사실이고, 그래서인 지 안전장비나 교습 없이 혼자서 연습하다 다치는 경우

프론트 사이드와 백 사이드로 나뉜다.

가 종종 있어요. 혼자서 시작한 친구들의 경우 열에 아홉

왼발이 앞발인 레귤러의 경우, 발 앞쪽

은 뒤로 넘어집니다. 보드는 앞발에 체중을 싣고 뒷발로

에 중심을 실으면 오른쪽으로, 뒤꿈치 쪽으로 무게

움직임을 조절하는데, 이것을 몸으로 충분히 익히지 않

중심을 주면 왼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스

으면 뒤로 넘어지기 일쑤죠. 속도가 나거나 놀라면 몸은

본능적으로 뒤로 빠지게 되고, 체중이 실리면서 뒤로 넘

탠스부터 주행, 턴 까지 약 5시간 정도 연습해 익숙

어지게 되는 거예요. 또 보드를 멈추는 법도 중요합니다.

해지면 스케이트보드에 입문했다고 말할 수 있다.

보드를 타고 달리기 전에 멈추는 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제대로 배워 타면 안전한 스포츠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주행하는 동작이다. 이때 데크 위에 올린 두 발의 형태는 T자 모양이 된다. 뒷발이 안정적으로 데크

넘어지기

리슬라이드 경

싶네요.”

사면 위에서 무

―스케이트보드는 얼마 정도 타면 바꿔줘야 하나요.

위에 올라온 후에 앞발을 뒷발과 같은 방향(11자)

릎으로 미끄러져 내려오

“선수들은 한 달에 1개 정도 데크를 교체합니다. 선수가

이 되게 바꿔준다. 두 발이 모두 올라왔을 때 무게

는 기술. 간단히 말해 ‘넘

아닌 사람들은 3~4개월도 쓰고, 초보자의 경우엔 1~2년

중심은 데크 중앙이다. 보드를 세울 때는 다시 앞

어지는 동작’이다. 스케이

까지도 쓰죠. 결국 얼마만큼 연습하느냐에 따라 교체 시

발과 뒷발의 형태를 T자로 바꾼 후 앞발에 무게중

트보드를 타는 동안 빈번

심을 옮기고 뒷발을 내린다. 푸시와 푸시 오프를

히 일어나는 동작으로 계

반복하며 주행한다.

속 연습해 익혀두면 좋다. 자세는 발 위에 엉덩이

풋 브레이크 달리는 보드를 멈추는 동작. 주행 중

를 올려두는 느낌으로 무릎을 꿇고(무릎보호대

하는 패션을 반영하는 스포츠가 바로 스케이트보드예요.

에 뒷발을 땅에 대 브레이크를 잡는 행위다. 역시

착용 필수) 앉는다. 상체는 뒤로 젖히고 무릎과 무

지금은 입고 활동하기 편한 캐주얼이 대세입니다. 초보들

앞발에 체중이 실려야 한다. 밑창이 단단하고 마

릎 사이는 안정감 있게 벌린 후 무릎보호대로 땅

은 옷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어느 정도 배우다 스포

찰력이 있는 스케이트보드 슈즈를 신으면 브레이

을 밀며 내려온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리슬라

츠 자체에 집중하게 되면 액세서리나 옷이 오히려 성가셔

크를 잡는데 수월하며, 신발이 빨리 닳는 것을 막

이드는 경사면에서 보드를 버리고 리슬라이딩 하

져요. 액세서리 때문에 부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고요. 주

아준다.

는 동작이다.

기도 달라진다고 볼 수 있죠.”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패션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스케이트보드는 10대들이 쉽게 접하는 스포츠 입니다. 그렇다 보니 힙합·록·일렉트로닉 등 그 시대 유행

로 즐겨 입는 색깔은 있습니다. 검은색이죠. 땀을 많이 흘 리기 때문인데, 땀에 젖거나 넘어져도 티가 나지 않고 빨 기도 쉽기 때문이죠.”

폼 나는 보더가 되기 위한 팁 ‘엘리베이션’

―청소년이 스케이트보드를 배우면 좋은 이유가 있나요.

스케이트보드를 잡기 위해 굳이 허리를 숙이지 말자. 보드 한쪽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경사면을 통칭해 트랜지션이라 불

끝을 발로 눌러 보드를 세운 후 손으로 나머지 끝을 잡는다. 비

러요. 변환한다는 뜻이죠. 트랜지션에서 보드가 위로 올

록 초보이긴 하나, 스케이트보드와 더 친숙해 보이는 느낌이 들

라가는 만큼 앞으로 내려가는 힘을 얻게 되는데, 이것을

것이다. 또 친구들 앞에서 폼을 잡기에도 좋다.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환되 는 물리법칙을 들어 설명해요. 또 점프하고 밑으로 떨어질 때는 중력의 법칙을, 발로 땅을 마찰시켜 보드를 세울 때 는 정지 마찰력을 가지고 이해시키죠. 또 스케이트보드는 생각하면서 움직이는 스포츠예요. 타다 보면 ‘왜 넘어졌 지?’‘왜 속도가 잘 안 나지?’ 등을 자꾸 생각하게 되거든 요. 운동신경이 없어도 생각을 많이 하는 똑똑한 친구라 푸시 오프

풋 브레이크

동영상으로 배우기

면 누구든 탈 수 있습니다.”


8

소중 리포트

‘한국과 유럽, 악기로 만나다’ 특별전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너. 네 거인 듯 네 거 아닌 네 거 같은 나.” 지난 5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과 유럽, 악기로 만나다’ 특별전에서 동서양의 전통 악기를 보고 떠오른 노랫말입니다. 유럽 각지에서 모인 고(古)악기들은 우리네 악기와 닮은 듯 다른 매력을 선보였는데요, 서로 다른 문화 안에서 어떻게 악기가 발전하고 이어져 왔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글=김대원 인턴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김대원 인턴기자·국립국악원 제공

대나무로 만든 대금과 금속 플루트 16세기엔 쌍둥이 같았죠 음을 내는 원리, 모양도 비슷

사용한 반면, 서양인들은 은행나무나 회양목을 깎아 만

전시는 벨기에 브뤼셀 악기 박물관에서 온 고악기 22

들었다.

점과 국립국악원이 보유중인 국악기 16점으로 구성됐

오보에(Oboe)의 원형으로 알려진 트레블 숌(Treble

다. 전통적인 서양의 분류법에 따라 관악기와 현악기로

Shawm) 역시 1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우리나라의 피

구분해 놓았는데, 관악기는 ‘가로로 부는 악기’와 ‘세로

리와 나발을 합쳐놓은 듯한 생김새다. 특이한 점은 동

로 부는 악기’로 나누어 전시했다. 현악기는 손으로 현

서양 모두 세로로 부는 관악기를 연주하기 위해 리드

을 튕겨 연주하는 ‘발현악기’, 활로 현을 긁는 ‘찰현악

(reed)라는 보조장치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 해머로 현을 두드리는 ‘타현악기’로 세분

에서는 이것을 서(舌)라고 부르며 갈대나 대나

만든 홑서(싱글 리드)나 두 장을 겹쳐 만

입구에 들어서자 벽에 적힌 악기의 기

든 겹서(더블 리드)를 쓰는 것도 같다.

원이 눈에 들어왔다. 원시 인류가 일상

2 16세기 독일에서 만들어진 트

18세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달라져

를 발명했다는 내용이다. 소라껍데기를

당겼다 놓으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나

1 1970년대에 제작된 향피리. 국악기는 모두 겹서를 사용한다.

에서 접하는 소리의 특징을 파악해 악기

불면 아름다운 소리가 나고, 활시위를

1

무를 갈아 만든다. 악기에 따라 한 겹으로

화했다.

동서양의 악기를 비교 전시 중인 국립 국악원 국악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며, 속이 빈 항아리를 두드리면 울림소

레블 숌. 오보에의 원형이다.

시대에 따른 악기의 변화 중 가장 눈 에 띈 것은 서양 악기의 ‘금속화’다. 전

3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3

제작된 오보에. 금속 으로 된 키를 장착했다.

2

시된 악기들은 18세기를 기점으로 급

리가 나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관악기·현악기·타악기가

격한 변화를 보였다. 관악기의 경우 손가락으로 구멍을

탄생했다.

막는 대신 키(kye)라는 금속 장치를 덧대었다(플루트·

의 합리적인 문화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번 특별전이 의미하는 바가 바로 여기에 숨어있다.

오보에). 현악기는 동물의 내장을 말려 사용하던 거트

반면 우리 악기는 오랜 세월 변화를 겪지 않았다. 합

어떤 악기든 원형을 비교해보면 음을 내는 원리가 비슷

(gut)현을 철이나 나일론 현으로 바꿨다(류트 기타). 보

주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홀로 자유분방한 연주를 즐겼

하다는 것이다. 시작은 함께였다. 사람들이 살아간 시대

다 정확한 음을 내기 위해서다. 나무나 동물의 내장과

기 때문이다. 연주자들은 매번 소리를 떨거나 꺾는 등

와 정신에 따라 각자 다른 모습으로 변화했을 뿐.

같이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 악기는 습도나 온도에

기교를 달리했다. 즉흥적이고 자연스러움을 중시하는

전시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제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 또, 관악기의 구멍을 손가락으로

동양 문화의 특징이다. 서양식 합주문화를 국악에 접목

작된 플루트(Flute)다. 국악기인 대금(大笒)과 매우 유

막으면 바람이 새어나갈 경우 음정이 바뀐다. 오케스트

하기 시작한 1960년대 국악기의 개량이 시작됐다. 그러

사했다. 가로로 부는 연주방법 뿐 아니라 숨을 불어 넣

라가 유행한 18세기 유럽은 다양한 소리가 조화를 이루

나 어느덧 서양악기와는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많은 악

는 위치, 손가락으로 짚는 구멍까지. 다른 점이라곤 재

는 화성의 시대이기도 했다. 따라서 악기 또한 자신의 위

기가 되어버렸다. 금속제로 변한 플루트와 한결같은 대

료 정도였다. 우리 조상들은 속이 빈 대나무를 그대로

치에서 정확한 음을 내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서양

금이 보여주는 차이가 그러하다. 국립국악원의 신성웅 학예연구사는 “서양 악기는 있 어 보이고 국악기는 없어 보인다는 사람들에게 모든 악 기의 원형이 유사하다는 점과 문화권에 따라 달라졌을

4

뿐 좋고 나쁨은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 한다. 그의 말처럼 국악기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 기타가 아닌 가야금을 뜯으며 노래를 부를 날이 올 수 있을까. 5

4 1970년대에 제작된 대금.

는 것 같았다. 일반 가야금(12현)이 지닌 음역의 한계를

5 16세기 중반 이탈리아의 장인이 만든

넘어 50가지 음을 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립국악

플루트. 대금과 외관이 유사하다.

원에는 이역만리를 넘어 만난 동서양의 악기들이 서로

6 20세기 초 벨기에에서 제작된 플루트. 6

전시관 안에 놓인 ‘25현 가야금’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

금속재질에 키를 갖춘 모습이다.

를 밀고 당기며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칼럼

이태형의 별과 우주이야기 <35> 북쪽 하늘 별자리여행

늦가을 북쪽 하늘은 왕 3명과 왕비 1명이 모인 궁전

북극성 근처에 있어 일 년 내내 볼 수 있는 별자리

북쪽왕관 도마뱀

를 북쪽 하늘의 별자리라 합니다. 국자 모양으로 유명한 북두칠성이나 W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 가 바로 그들입니다. 그렇다고 항상 보이는 것은 또

세페우스

목동 안드로메다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북쪽으로 산이 많아 가을이 작은곰

나 겨울밤에는 북두칠성이 지평선 근처로 내려가

카시오페이아

잘 보이지 않죠. 반대로 봄여름밤에는 카시오페이 사냥개

아가 지평선 근처에 있고요. 지구의 자전으로 별들

기린 삼각형

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기 때문 에 위치가 변한 것 뿐이니 당황할 필요는 없답니다.

큰곰 페르세우스

머리털

황제를 상징하는 북극성 북쪽 하늘의 중심점인 북극

성은 동양에서는 황제를 상징합니다. 카시오페이아

살쾡이

북쪽 별자리

작은사자

마차부

는 에티오피아의 왕비로서 황제인 북극성 근처에 위치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신화에서는 허영심으

황제 주위의 동물 밤하늘에는 사람보다 동물 별자

서양 전설에서 작은곰은 아르카디아 왕국의 왕

로 인해 벌을 받는 불행한 여인으로 묘사되지만 밤

리가 더 많습니다. 그렇다면 북극성 주변에는 어떤

이 된 사냥꾼 아르카스였고, 큰곰자리는 그의 어

하늘에서는 가장 행복한 여인입니다. 남편을 비롯

동물이 있을까요? 왕을 상징하는 동물 중 가장 널

머니인 칼리스토였습니다. 이들 역시 왕족이므로

해 온 가족이 별이 됐기 때문이죠. 카시오페이아는

리 알려진 용입니다. 황제인 북극성에 가장 가까이

북극성 주변의 왕족 별자리 사이에 우리 단군신화

남편인 케페우스 왕의 별자리 뒤를 따라다닙니다.

있을 자격이 있죠. 용자리는 북극성을 휘어 감고

가 낀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별들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일주

케페우스 왕 쪽으로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자, 용 이외에 북극성 주위를 차지할 수 있는 동

별자리판 아시아·유럽 정상회담 황제의 별인 북극성

물은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바로 기린입니다. 기

을 단군의 별로 생각한다면 자연스럽게 이 별을 끼

북극성 근처에는 가장 밝은 일등성, 카펠라가 있

린이라고 하면 아프리카에 사는 가장 키가 큰 포유

고 있는 작은곰자리는 단군의 별자리로 연상되죠.

습니다. 하늘에 보이는 일등성 중 북극성에 가장

류를 떠올리지만, 동양에서는 용과 함께 영험한 동

큰곰자리는 웅녀의 별자리고요. 단군별 왼쪽에는

가깝습니다. 카펠라가는 마차부자리에 포함돼 있

물로 알려진 동물이었습니다. 물론 옛날 사람이 아

상상의 동물 중 가장 길이가 긴 용이, 오른쪽에는 현

죠. 신화에 의하면 마차를 발명한 아테네의 네 번

프리카의 기린을 직접 본 일은 거의 없었을 겁니다.

실의 동물 중 가장 키가 큰 기린이 수호하고 있죠.

째 임금 에릭토니우스가 이 별자리의 주인공입니

그래서인지 기린자리는 상당히 넓은 영역을 차지

다. 일등성을 포함한 21개의 별자리 중 유일하게 왕

하고 있지만 도시에서 찾기란 아주 어렵습니다.

운동을 하므로 케페우스는 카시오페이아의 왼쪽, 반시계 방향으로 앞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의 별자리인 마차부자리가 북극성 가까이에 있는

단군별의 반대편에는 에티오피아의 왕 케페우 스와 왕비 카시오페이아, 그리고 아르고스의 왕 페

용과 기린 주위에는 곰도 두 마리 있습니다. 이

르세우스, 아테네의 왕 에릭토니우스가 마차에 타

두 마리의 곰에 대해서는 우리가 좋을 대로 해석을

고 함께 자리하죠. 마치 하늘에서 열리는 아시아·

카시오페이아와 마차부자리 사이에 또 다른 왕

한번 해볼까요.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최초로 등장

유럽 정상회의 아셈(ASEM) 같지 않나요? 상상이

의 별자리가 있습니다. 카시오페이아의 딸인 안드

하는 임금님인 단군 할아버지는 곰이 사람으로 변

지나치다고요? 하지만 필자와 함께 이런저런 상상

로메다 공주의 남편이자 그리스 남부 아르고스의

한 웅녀에게서 태어났죠. 황제의 별, 북극성을 끌어

을 하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의 머릿속에도 북쪽 하

왕 페르세우스의 별자리입니다. 황제 북극성을 중

안은 별자리는 자식인 작은곰입니다. 그럼 북극성

늘의 별자리들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게 될 겁니다.

심으로 세 명의 왕과 한 명의 왕비가 모인 늦가을

을 가리키는 큰곰자리는 단군을 낳은 웅녀의 별자

천문우주기획 대표

의 북쪽 하늘은 마치 신들의 궁전을 연상시킵니다.

리로 볼 수 있겠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테지요.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9


10

기획

청소년 동아리 활동 이야기

소중 친구들은 학교 밖 동아리에 대해 알고 있나요? 소속 학교와 나이는 다르지만 공통의 취미·관심사를 가진 친구들이 모여 만든 동아리가 참 많답니다. 소년중앙은 이제 막 시작한 새내기 동아리부터 전국 규모의 청소년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중견 동아리까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 팀을 만나봤습니다. 꿈을 찾아, 혹은 적성과 취미를 살리려 시작한 동아리 활동은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까요. 이들에 따르면 누구라도 학교 밖 동아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해요. 동아리 만드는 법과 지원받는 법도 함께 소개합니다.

글=황정옥·김록환 기자 ok76@joongang.co.kr, 사진=우상조 인턴기자

동아리 활동해보고 싶다면 이들처럼…“느낌 아니까”

1 노래 하나로 뭉친 초등생 33명 ‘방배어린이합창단’

동아리 활동은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월요일 오후 5 시에 만나 합창 연습을 한다. 처음 동아리에 가입해 활 동을 시작한 단원들은 기초 발성연습부터 한다. 능숙 한 친구들이 신입 단원들의 연습을 도와주기도 한다.

만나기 힘든 다른 학교 친구와도 매주 합창 연습하며 금세 친해지고 학년 달라도 취미 같으니

학교도 학년도 다른 친구들이지만 알토부터 소프라

서로 어색해하는 일 드물어

노까지 다양한 음역 별로 역할을 나눠 합창을 할 때만 정승연(서울 방일초 4)양은 어릴 때부터 동요 부르기

큼은 하나가 된다. 지휘자 선생님은 화음을 조율하고,

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방배유스센터에 방배어린이합

단원들의 율동을 잡아준다. 승연이는 연습을 할 때면

창단 동아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신청해 단원이 된 지

힘들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다고 말한다.

5년째다. 방배어린이합창단은 2005년에 창단된 합창

“합창은 혼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아니잖아요. 여럿

서로 가르쳐주며 노래를 익힌다. 어린 동생들에게는

동아리로 방배 지역 초등학교 1~6학년 33명으로 구성

이 모여서 하는 단체활동이죠. 그래서 서로를 더 배려

언니들이 도움을 주고, 언니들은 귀여운 동생들과 친

돼 있다. 승연이는 이곳에서 음역대가 높은 소프라노

하고 다른 친구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요.”

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물론 단체활동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3~4분짜리 노래 한 곡을 위해 33명의 어린이들이 합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이 동아리에 들

학교 밖 동아리에서는 좋아하는 합창을 통해 공동체

창하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가만히 서서 노래만

어오는 것을 보니 신기했어요. 나처럼 노래 부르는 것

개념을 자연스레 익힌다. 학교에서는 매일 같은 반 친

부르는 게 아니라 율동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고된 안

자체를 즐기는 친구들이 많다고 생각했죠.”

구들과 함께 지내지만 여기는 다르다. 평소 만나기 힘

무 연습도 필수다. 오랫동안 무대에 서서 노래를 연습

든 다른 학교, 다른 학년 친구들과 몇 년째 매주 만나

하고, 서로 화음을 맞추는 과정에서 다른 파트가 음을

연습을 하다 보니 더 끈끈하다. 이제는 눈빛만

조율하는 동안 가만히 제자리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봐도 서로 통하는 친구가 됐다. 흐트러진

지루할 수 있다. 그래도 노력과 인내의 결과가 멋진 합

단복을 서로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꺼이 참는다. 누군가 강제

동작만 봐도 호흡이 척척 맞는다.

로 시켜서 하는 활동이 아닌, 스스로 좋아하는 취미를

“5·6학년 언니들부터 1학년

선택해 즐기는 덕분이다. 승연이는 다른 친구들에 비

동생들까지 함께 연습을 하

해 노래를 연습할 기회가 많다 보니 실력이 저절로 늘

잖아요. 학년은 다르지만

었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은 재능과 꿈을 찾는 계

모두 노래를 좋아하니까

기도 됐다.

를 맡고 있다.

서로 나이 차이가 난다고

“지금처럼 즐겁게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며 다양

해서 어색해하는 일은 드

한 무대에 서보려고 해요. 어른이 되면 지휘자가 돼 많

물어요.”

은 아이들에게 합창의 즐거움을 가르치고 싶어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이렇게 연습한 결과는 지역 행사나 노래봉사에서 십분 발휘된다. 매달 마지막 날에는 방배유스센터 테 라스에서 ‘마을에서 즐기는 음악회’라는 공연도 연다. 지난달 18일에 열린 국립중앙박물관 주최 청소년 동 아리 문화축제에서는 ‘통일 비빔밥 만들기’란 노래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서로 다른 학교 어린이들이 노 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여 시너지(다른 부분이 합

방배어린이합창단 단원들이 동요 ‘통일 비빔밥 만들기’ 합창 연습을 하며 율동을 펼치고 있다.

쳐져 가치가 더욱 상승되는 것)를 내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동아리 활동 이야기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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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색동애벌레는 경기초등학교 동기동창 9명이 만든 청소년 한글사랑 동아리다. 지도교사 없이 모든 활동을 아이들 스스로 해낸다. 사진은 인터뷰에 참여한 송시완(서울 세화여중 1), 황승빈(서울 이화여대부중 1), 김동훈(서울 윤중중 1) 부원과 변정윤(서울 배화여중1) 회장(왼쪽부터).

원의 활동도 줄었다. 답답해 하던 정윤이의 눈에 한글 문화연대에서 주관하는 우리말 사랑 동아리 2기 모 집 안내가 들어왔다. “저희 동아리는 동갑 친구들끼리 모여서 활동하다 보니 강제성이 없어요. 처음엔 열심히 하던 친구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되더라고요. 단기 목표가 필요했는데, 다행히 우리말 사랑 동아리에는 새롭게 시작하는 팀도 응모할 수 있었어요.” ‘꿈꾸는 색동애벌레’가 우리말 사랑 동아리 2기에 선발되면서 운영 체계가 잡혔다. ‘청소년들의 욕하는 언어문화를 우리가 바꾸자’라는 처음의 거창한 목표

2 지도교사 없는 자기주도형 꿈꾸는 색동애벌레

해서였다. 부모와 대화를 많이 하라거나 욕을 많이

를 버렸다. 대신 ‘동아리 부원부터 먼저 한글을 바로

하면 성적이 떨어진다는 식의 뻔한 이야기가 아닌, 친

알자’는 실천 가능한 계획으로 바꿨다. 아이들은 함께

구들이 몸소 실천할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찾고 싶었다.

공부할 책을 정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정기모임에

아이들은 몇 차례 회의를 통해 설문조사 대상과 문항

서 미리 공부해 온 내용과 한글 관련 기사 스크랩을 공

을 정하고 설문지를 작성했다. 설문조사는 각자 학교

유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일제 시대에 한글을 지키

친구들에게 하기로 했다.

기 위해 노력한 위인들의 이야기도 찾아냈다. 그렇게 동아리는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한글사랑 동아리 꿈꾸는 색동애벌레는 지도교사가

부원들은 조사를 하기 전에는 욕의 뜻을 알려주는

없다. 중학교 1학년 9명이 만든 1년차 새내기 동아리다.

활동과 욕을 다른 단어로 바꿔 말하자는 캠페인을 하

지난달 9일 한글날, 꿈꾸는 색동애벌레는 한글문

경험도 없고, 지도교사도 없으니 모든 일이 맨땅에 헤

려고 계획했다. 아이들이 욕의 본 뜻을 알면 습관처럼

화연대 ‘우리말 사랑 동아리’의 자격으로 광화문에 동

딩이다. 활동계획부터 동아리 운영 규칙까지 모두 학

쓰지는 않을 거라 예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설문조사

아리 부스를 차렸다. 현수막 디자인부터 안내판 설치

생들 스스로 만든다. 때로는 세웠던 계획이 수포로 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욕의 뜻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

까지 부스를 차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아이들 스

아가고 부원끼리 말다툼을 하다 회의가 길어지기도 한

문에 절반이 넘는 친구들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

스로 했다. 그동안 한글 관련 행사들을 찾아 다니며

다. 하지만 아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힘으로 동

욕을 다른 단어로 바꿔 부르면 그 단어도 결국 욕이 될

보고 느꼈던 것들을 토대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외

아리 활동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했다.

국인에게 한글로 이름 써주기’‘바른 우리말 퀴즈’ ‘동

“중학교에 올라가니 아이들이 욕을 서슴없이 하더

야심차게 준비했던 설문조사가 흐지부지 끝나고 이

아리 홍보를 위한 사탕 나눠주기’였다. 외국인들의 관

라고요. 초등학교 때도 욕을 많이 했지만 버스나 거리

렇다할 계획을 세우지 못하자 열심히 참여했던 열성부

심도 끌고 한복의 아름다움도 알릴 겸, 모두가 한복을

같은 공공장소에서는 자제했거든요. ‘청소년들이 습

입었다.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많은 외국인들이 꿈꾸

관처럼 욕하는 문화를 바꿔볼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

는 색동애벌레와 함께 사진을 찍고 한글로 적힌 이름

에 모임을 만들었어요.”

을 받아갔다. 물론 해프닝도 있었다. 사전에 허가를 받

회장을 맡고 있는 변정윤(서울 배화여중 1)양의 설 명이다. 정윤이는 이런 생각을 평소 친하게 지내던 경 기초등학교 동창들에게 알렸고, 뜻을 같이 하는 친구 들이 모여 동아리가 탄생했다. 꿈꾸는 색동애벌레의 첫 활동은 설문조사였다. 친 구들이 왜 욕을 사용하는지 알아보고 원인을 찾기 위

초등학교 동창 9명 모여 활동계획부터 운영 규칙까지 지도교사 없이 스스로 계획실천 좌충우돌하는 것도 경험 돼

아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경복궁 안에서 캠페인을 하 다 쫓겨난 것이다. 행사가 끝난 후 무엇을 느꼈는지를 묻자 아이들은 이구동성 한 목소리를 냈다. “어리니까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뜻이 맞는 친구들이 있다면 일단 한번 시작해보세요. 생각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12

기획

청소년 동아리 활동 이야기

‘유테카’는 청소년 특별활동 소셜 네트워크다. 청소년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사진은 2014년 유테카 청소년 리더단. 왼쪽부터 양은지(경기 삼일상고 3)·신준섭(경기 화홍고 3)· 원서연(경기 용인외고 3)·강상호(서울 경인고 3).

3 세상에 못 할 일은 없다 유테카 고등학생 리더단 유테카(Youth Extracurricular Activity)는 전 세계 120여 개국, 7만여 명의 초·중·고등학생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청소년 특별활동 소셜 네 트워크다. 2009년 ‘우리가 만든 동아리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 참여를 유도하자’라는 취지로 우리나라의 고등학생 9명이 모여 만 들었다. 2010년에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제1회 글로벌 청소년 특별활동 엑스포를 개최 하면서 유테카의 활동은 오프라인으로 확대 됐다. 현재는 학생들이 만든 900여 개의 온라인 동아리와 유테카와 NGO단체, 정부기관, 기업들 이 함께 기획한 다양한 체험과 봉사활동을 소개하 고 있다. 청소년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유테카에는 여러 분야에서 청소년 동아리 활동을 돕는 어른 멘토단이 있지만 주체는 학생이다. 대학생 이 된 유테카 원년멤버들은 매년 동아리 활동을 활발

도 열심히 해야

히 하는 고교생 중에서 청소년 리더단을 선발해 유테

했어요. 동아리 활동

카 운영을 맡긴다. 2014년 유테카를 맡고 있는 청소년

이 학습 동기를 준 셈이죠.

리더단 신준섭(경기 화홍고 3)·강상호(서울 경인고 3)· 원서연(경기 용인외고 3)·양은지(경기 삼일상고 3) 학 생을 만났다. 이들은 유테카 리더단 활동 외에도 다양 한 동아리 활동을 해왔다. 청소년기 동아리 활동이 남 긴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 사람마다 다른 것 같은데, 제 경우엔 동기부여

900여 개 온라인 동아리와 NGO단체정부기관기업과 함께 기획한 다양한 체험과 봉사활동 참여하며 도전하는 기쁨 알고 진로 방향 잡아

가 확실해지니 부담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오히려 내 가 하는 활동을 인정받으려면 좋은 대학을 가야겠다 는 생각도 들고요. ―동아리 활동이 진로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요. (신) 진로에도 영향을 줬지만 무엇보다 삶의 태도

―유테카 리더단 활동 말고도 각자 맡고 있는 동아리가

가 바뀌었어요. 도전 정신이 생긴 거죠. 엑스포를 준비

있다고 들었어요.

하면서는 정말 해낼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는데, 행사

(신준섭 이하 신) 꿈이 심리 쪽이라 또래상담 동아

에서 탈북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가 끝나고 스텝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도전

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어요. 학교가 수원에 있는데,

(양은지 이하 양) 교내 학생회 활동과 수원시 고등

같은 지역 고등학교 상담 동아리 5개가 모여 지역 청소

학교 연합회 활동을 하고 있어요. 수원시 청소년들이

년을 위한 활동도 다양하게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지원하

1일 상담카페를 열어서 그 수익을 지역아동센터에 기

는 활동을 해요.

KBS 스카우트 프로그램을 통해 하림에 입사했어요.

부했어요.

―학교 공부도 힘든데, 이렇게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그 때 자신감과 도전정신, 열정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하는 것이 부담되지는 않나요.

받았어요. 그 모습은 이런 살아있는 동아리 활동을 하

(강상호 이하 강) 2년째 유테카 오프라인 봉사단

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 거든요. (양) 확실히 진로에 도움이 됐어요. 저는 얼마 전에

활동을 하고 있어요. 유테카 봉사단은 어른들이 정해

(양) 저는 취업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놓은 대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스스로 기

다녀요. 초등학교까지는 공부를 잘했는데 중학교에

―일반고·특목고·특성화고 등 다양한 학교 친구들이 모

획해요. 지난 유테카 엑스포에서 인절미를 만들어

들어와서 공부의 목적이 없어 놀기만 했어요. 결국 중

였는데,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팔아 그 수익으로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했어요.

3 때 성적이 엉망이었죠. 인문계고를 가 바닥에서 노느

(양) “저는 내적 갈등이 좀 컸어요. 리더단 오리엔테

(원서연 이하 원) 한놀 주니어와 링크 활동을 해

니 특성화 고등학교를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진학했어

이션에 갔는데 외고·국제고 등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요. 한놀은 ‘한복 문화를 대중화시켜보자’라는 취지

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와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다 모여 있더라고요. 제 주변에는 없는 친구들이었죠.

로 만든 한복 놀이단입니다. 그래서 고등학생들도 참

하면서 비로소 공부의 목적이 생겼어요. ‘넌 답이 없는

처음에는 좀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막상 활동을 하

여할 수 있는 한놀 주니어를 만들었어요. 링크는 캐나

애다’라는 평가를 듣던 내가 ‘기획을 잘하는구나’라

면서 이런 갈등은 사라졌죠. 여기 친구들이 정말 좋거

다에 본부가 있는 NGO단체인데, 링크 서울 커뮤니티

는 칭찬을 받으니 더 잘하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공부

든요. 제가 취업 준비를 하면서 힘들어 할 때도 응원해

면서 발전됐다고 생각해요.


청소년 동아리 활동 이야기

기획

13

박명웅 한국청소년동아리연맹 사무총장이 알려주는

청소년 동아리 활용 노하우 경험하고 느낀 것을 대학입시에 활용하라 최근 입학사정관제와 더불어 동아리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입학사정관제가 학교생 활기록부 전형으로 바뀌며 생활기록부에 동아리 활동을 쓰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에 적을 수 있는 글자 수는 500자로 매우 제한적이다. 아무리 활동을 많이 해도 모두 기록하기 힘들어진다. 반면 자기소개서에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 내용이나 수상 실적 등을 쓸 수 있다. 동 아리 활동이 중요한 이유다. 동아리를 통해 친구들과의 협동과 노력, 갈등 극복, 진로와 연 결된 체험활동과 같은 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 앞으로의 대입에는 수시전형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서는 동 아리 활동을 통한 창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시전형에 지원하 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서가 필수다.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자기 소개서에 쓸 내용이 많지 않을 수 있고, 활동 경험에 따른 학과의 선 택지원동기를 쓸 때도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주고 용기도 줬어요. 지

취미를 주제로 동아리 활동을 한다면 진학에 도움이 되고 진로를

금은 서로 이해하는 친

결정할 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박 사무총장은 “자신의 재

구가 된 것 같아요.”

능을 살려 동아리 활동을 한다면 그 체험이 꿈을 이루는 밑거름

(원) “용인외고를 다

이 될 것”이라며 “서로 배려하고 도와주는 모습은 어떤 과목에서 도 배우기 힘든 인성교육활동이라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닌다고 하면 친구들의 반응이 세 가지죠. 궁금

형제·자매가 없어 외롭다면 동아리 참여로

해하면서 부러워하는 친

재능 찾으며 여가 활동까지

구,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청소년들에게는 협동심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동

구, 싫어하는 친구. 이런 친구들

아리 활동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동아리는 혼자가 아닌 단체로 하는 모임이

의 시선을 느낄 때마다 힘들었어요.

고,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서 경험하

하지만 같은 목적으로 함께 활동을 하면

기 힘든 취미와 여가 활동까지 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숨겨진 재능을 찾을 수 있다는

서 서로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게 됐어요. 지금은 편견 없이 모두 친해요.” (강) “유테카를 처음 만든 선배들은 모두 특목고 학 생이에요. 지난 기수까지도 특목고에 다니는 선배들이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많은 학부모들이 자기 아이들의 특기를 발굴하기 위해 학년별로 다양한 유테카에는 수많은 동아리 가 연결돼 있는 만큼 그 활

동아리 활동을 시키기도 한다.

동도 다양하다. 동물 보호

학교에서는 다양한 동아리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 과정상의

도 그 중 하나다.

동아리 활동은 시간적인 제한이 있거나 지도교사의 전문성에 한계가 있어 외부강사를 데려오기

많았어요. 저희 기수부터 일반고와 특목고가 반반 정

도 한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연합동아리를 구성해 이끌어가는 경우는

도 섞인 것 같아요. 유테카의 정신이 점점 확산된 것이

조금 다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자생적 동아리의 형태를 갖추고 있어 더 적극적으로 참

죠. 고등학교 서열화와 같은 문제는 사회에 나가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출신 대학, 사는 동네, 살고

여하게 되고, 동아리 활동의 주제도 보다 창의적으로 구성돼 외부 대회에서 수상할 가능성이 높 아진다.

있는 아파트 평수 등 다양한 기준으로 줄을 세울 수 있 잖아요. 그래서 이런 연합동아리 활동이 더 필요하다 고 느껴요. 고등학교 때부터 여러 친구와 편견 없이 관 계 맺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동아리 활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신)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한 스펙으로만 생각하 지 말고 진심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세요. 살아가면서 필요한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어요. 협동심·배려심·도 전정신 같은 거죠." (강) 막연하게 ‘도전해 보세요’라고 말하지 않아요.

동아리 활동 참여하거나 도움 받을 수 있는 곳 한국청소년동아리연맹 |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육성단체로, 청소년 동아리 활동 지원 및 육성 사업과 동아리 축제 등을 주최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kyca.net 문의 02-387-0771 서울시립청소년활동진흥센터 | 서울시 초·중·고교 및 청소년관련기관, 시설 소속 동아리를 지 원하고 전문가의 활동 지도와 사후 관리 활동을 통해 동아리 활동을 돕는다. 홈페이지 www.

도전을 위한 첫걸음을 구체적으로 알려줘요. 망설이지

sy0404.or.kr 문의 02-849-0404

말고 사이트에 들어와 일단 시작해보세요.

스스로넷(서울시청소년미디어센터) | 방송·디지털사진·영화·라디오 관련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양) 학생들은 학교가 만든 규칙 안에서 생각하고 성장할 수 밖에 없어요. 유테카는 학교와 상관없이 다

미디어 관련 체험과 교육도 진행 중이다. 홈페이지 www.ssro.net 문의 02-795-8000 미지센터(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 | 4개의 모임 공간을 마련, 청소년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

양한 꿈을 꾸고 키울 수 있는 곳이에요. ‘모두에게 활

도록 해 자치모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세미나실(50명), 작은모임터(14~18명) 등의 시설이 있

동의 기회를 준다’가 유테카의 정신이거든요.

어 예약하면 이용 가능하다. 홈페이지 www.mizy.net 문의 02-75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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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광고


만화로 보는 코딩

글: Ryan Kim 그림: 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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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나오미와의 만남

다음 페이지에 계속

왕연중 소장의 생활 속 발명 이야기

원래 도넛은 고리 모양이 아니었다 도넛은 밀가루·우유·달걀·버

럽게 떠올리는데요, 바로 이 구멍이 ‘발명’입니다.

<1> 도넛과 초코파이

터를 주로 사용하여 만들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좋습니다. 바

1941년 10월 27일, 국제던킨기구가 후원하는 도넛 회의가 진행되

로 이 맛 때문에 어린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랑받

고 있었습니다. 의제는 ‘누가 도넛 구멍을 뚫었는가’였죠. 이 회의

고 있죠. 도넛이 이처럼 많은 사랑을 받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

에는 한슨 크로켓 그레고리의 조카 프레드 크로켓과 인디언 부족

누가 도넛에 구멍 뚫었을까 1941년에 밝혀졌다

습니다. 바로 그 독특한 모양 때문입니다. 대

의 추장 하이 이글이 참가하여 서로 자기 발명

부분의 사람은 도넛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

임을 주장했습니다.

운데 구멍이 뚫린 반지 같은 모양을 자연스

프레드 크로켓은 그의 삼촌 그레고리의 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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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코딩

사례를 자세히 설명하고 나서, 자신이 얼마나 도넛을 즐겨 먹는가

을 쏘았는데, 화살이 그만 그녀가 만들고 있던 도넛에 잘못 맞아

미국 동북부 메인 주 연안에서 선장으로 일했습니다. 소년 시절

를 덧붙여 말했습니다.

서 구멍이 생겼습니다. 이것이 처음으로 도넛에 구멍이 생기게 된

그는 어머니가 만들어 주는 도넛을 몹시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종

“이 자리에 한 잔의 우유와 도넛 한 개가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

사건입니다.”

종 도넛은 가운데 부분이 익지 않은 채로 식탁에 올려졌고, 그레

겠습니다.”

두 사람의 발표가 끝난 뒤 회의장은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고리는 그 원인에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박수에 답례하며 크로켓은 자리에 앉았죠. 이윽고

얼마 뒤 의장은 엄숙한 표정으로 크로켓의 승리를 선언했죠. 왜

‘왜 가운데 부분이 익지 않은 걸까? 골고루 익힐 수 있는 방법이

하이 이글 추장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한슨 크로켓 그레고리가 승리했을까요.

없을까?’

“나의 조상 가운데 한 분께서 어느 날 순례자 주부를 향해 화살

이 논쟁의 승리자 한슨 크로켓 그레고리는 1832년에 태어났어요.

1847년의 어느 날,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도넛을 앞에 두고


만화로 보는 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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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페이지에 계속

생각을 하다가 도넛의 가운데 부분을 포크로 찍었고, 순간 도넛

초코파이의 원조는

에는 구멍이 뚫렸죠.

우리나라 군인이 가장 즐겨 먹거리는 무엇일까요? 십중팔구가 아

‘바로 이거야! 이렇게 하면 도넛을 완전히 익힐 수 있을 거야.’

니라 십중십이 초코파이(Choco Pie)를 꼽습니다. 초코파이만 먹

그레고리는 구멍 뚫린 도넛을 만들어 먹어봤습니다. 도넛은 골고

을 수 있다면 어떤 고된 훈련도 견딜 수 있다고 말하죠. 군인 말고

루 익어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렇게 도넛에는 구멍이 뚫리게

도 남녀노소 모두 즐겨먹는 이 과자는 언제 누가 발명했을까요?

되었답니다. 생활 속에서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발명이 시작입니다.

초코파이는 1917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 일러스트=김민재

니다. 미국 남부 테네시 주의 ‘채타누가 베이커리’에서 처음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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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코딩

다음 호에 계속

었죠. 당시 이름은 초코파이가 아니라 문파이(Moon Pie)였습니

맛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1년 후, 동양제과는 선진국 제

다. ‘비스킷을 좀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제빵

“바로 이 맛이다. 이런 맛있는 과자를 만들면 국내 시장은 물론

품을 능가하는 초코과자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비스킷과 초

사가 우연히 비스킷에 초콜릿을 바른데서 비롯했죠.

국제 시장도 점유할 수 있을 거야.”

콜릿 그리고 마시멜로가 조화를 이룬 초코파이를 완성한 것이죠.

세계 초코파이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이 자랑하는 우리나

이들은 귀국과 동시에 초콜릿을 입힌 과자를 만들기로 하고 연구

딱딱하고 쉽게 부스러지던 비스킷은 적정 습도의 마시멜로로 한

라 초코파이는 언제 누가 선보였을까요. 이야기는 1970년대 초로

에 들어갔습니다. 연구를 시작할 때는 곧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

결 부드러워졌고, 초콜릿 또한 알맞게 씌워져 맛 또한 그만이었

거슬러 올라갑니다. 해외 선진국에서 시장 조사를 하던 동양제과

는데 결과는 번번이 실패였습니다. 비스킷은 자꾸 부스러졌고 초콜

습니다. 초코파이는 출시하자 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의 오리온) 연구원들은 한 카페에서 초콜릿을 입힌 과자를

릿은 상온에서 녹아 대량으로 제품을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초코파이 신화가 창조된 것이죠.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만화로 보는 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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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나리 선생님의 코딩 교실

나오미와 튜보의 만남

캐릭터 불러오기 스크래치 사이트에서 ‘소년중앙# 현 이와 튜보의 코딩세계 6’을 찾아 프로젝트 페이지를 클 릭해 튜보, 나오미 몸, 나오미 팔, 무대를 내 컴퓨터에

영화처럼 꾸며 봐요

저장해 주세요. 그리고 스크래치 만들기에 들어가 그 림2처럼 ‘스프라이트 파일 업로드 하기’와 ‘배경 파일 업로드 하기’로 저장한 4개 파일을 불러오세요. 튜보는 그림3처럼 스프라이트에서

안녕하세요. 양나리 선생님입니다. 드디어 나오미와 튜보

노란색 원으로 빛을 만들어주고 그

가 만났네요. 오늘은 둘이 만나는 장면을 애니메이션으

림처럼 나오미 팔 스프라이트에서

로 만들어보려고 해요. 지금까지 게임의 요소를 넣은

‘모양 파일 업로드 하기’를 눌러 나

프로젝트를 만들었다면 오늘은 연출 PD가 돼 움직

오미 팔2를 불러오세요.

이는 만화를 만들어봐요.

튜보 크기 조절하기 먼저

말하는 나오미 만들기 이제 나오미를 만들어 볼까요. 나오

튜보를 움직여볼게요. 모양

미 스크립트를 연 후에 나오미 몸의 위치를 초기화시키고 ‘동

을 튜보1로 초기화하고 스

작’에서 [x:( ) y:( )이동하기]블록을 가져와 x는 -255를 y는

크립트로 돌아가 ‘형태’에

-50을 적습니다. 그리고 [( )초 동안 x:( ) y:( )으로 움직이

서 [모양을( )으로 바꾸기]

기]블록을 가져와 (2초)동안 x:(-158)을 y:(-50)으로 움직이기

와 [크기를 ( )%로 정하기]블록을 가져옵니다. [모양을 ( )으로

로 ( )를 채웁니다. 다음 ‘제어’에 들어가 [( )초 기다리기]블

바꾸기]를 우클릭 한 뒤 ( )를 ‘튜보’로 바꾸고 [크기를 ( )%로

록을 가져와 ( )안에 0.8을 입력하고요. 이제 형태에서 [( )

정하기]블록 ( )안에는 숫자 5를 입력합니다. ‘동작’에서 [x:( ),

을 2초 동안 말하기]블록을 가져와 ( )안에 대사를 넣습니다.

y:( ) 이동하기]블록을 가져와 x는 200, y는 -130으로 바꿔 ‘형

선생님은 “네가 튜보로구나..”라는 대사를 넣었어요. 마무리

태’블록 사이에 넣어주세요. ‘이벤트’에 들어가 [클릭했을 때]를

는 역시 ‘이벤트’에 들어가 [클릭했을 때]블록를 맨 위에 올리

블록 맨 위에 올리고 클릭하세요. 그림처럼 완성했다면 튜보가 작

는 거죠. 위그림처럼 되면 성공입니다. 나오미 팔도 자연스럽

아집니다.

게 움직이도록 아래 그림처럼 스크립트를 만들어 보세요.

튜보 움직이게 만들기 자, 이제 튜보 스트립트를 구성해봅시다. 나오미가

튜보가 나오미 손 위로 올라가게 만들기 튜보의 대사

서서히 등장하는 것처럼 튜보도 만들어 볼게요. ‘동작’에 가서 [( )초 동안

가 끝난 후, 나오미가 다음 대사를 말하면 튜보가 움

x:( ) y:( )으로 움직이기]블록을 가져옵니다. 튜보를 서서히 움직이게 하는

직여 나오미 손 위로 올라가도록 코딩을 짜보겠습니다.

블록이죠. 2.5초에 x는 -17, y는 -111를 적어보세요. 튜보의 움직이는 방향과

나오미가 “내 손 위로 올라오렴”이라고 말하면 튜보가

시간이 마음에 안 들면 이 숫자를 조절하면 됩니다. 이제 움직이면서 서서

나오미 손 위로 올라가는 동시에 크기를 작게 만드는

히 커지는 효과를 연출해 보겠습니다. ‘이벤트’에 들어가서 [( ) 방송하기]

거죠. 앞서 배운 튜보가 움직이면서 작

와 [( )을 받았을 때]블록을 가져옵니다. 두 개의 블록이 서로 연동해야 움

아지거나 커지거나 하는 방법을 응용해

직이면서 커지는 효과를 줄 수 있어요. 움직이기와 크기 바꾸기 스크립트를

코딩을 하면 그림처럼 됩니다.

하나의 스트립트 안에서 순차적으로 배치하면 동시에 시작하는 효과를 만 들 수 없어요. 그림처럼 만들면 제대로 코딩이 된 거랍니다.

더 자연스러운 효과를 위해 나오미 팔도 그림 처럼 바꿔줍니다. 나오미 손에 올라간 튜보가 빛나는 효과를 주려 면 이 그림처럼 모양 을 바꿔주면 되겠죠.

오늘 만든 게임을 해보고 싶다면 오늘은 나오미와 튜보가 대화하고 움직이는 것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봤어요. 이번 스크립트에서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대사와 행동을 위한 [방송하기] [( )초 기다리기] [말하기] [( )초 동안 이동하기]입니다. 핵심은 병렬로 스크립트 두 개를 동시에 진행하게 만드는 거죠. 튜보 스크립트에서 [( )초 동 안 움직이기]와 [모양 바꾸기]를 동시에 진행했고 나오미 팔 스크립트에서 [( )초 동안 움직이기]와 [모양 바꾸기]를 동시에 처리했어요. 기억나나요? 스크래치는 직접 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해보다가 어려운 점이 있으면 선생님 e메일(nari@sedulab.org)로 연락주세요. 언제든지 도와줄게요.


20

컬처클럽

소중 책책책 - 무서운 교실 이번 주엔 교실을 주제로 한 두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는 학교의 교실. 가끔은 수업시간이 지루해 딴짓을 하기도 하지만, 쉬는 시간이면 친구들과 함께 어제 집에서 있었던 일로 수다도 떠는 즐거운 곳이죠. 그런데 교실의 친구와 선생님이 어느날 갑자기 이상해진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진=장진영 기자

책따세 선생님, 그리고 소중 북마스터와 함께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세요.

거짓과 공포가 만든 ‘완벽한 교실’ 속에서 사샤의 선택은 책따세 선생님의 추천 류수경 성일중학교 교사

한 학교생활도 달라지고 맙니다. 교실은 공포 그 자체였

들어 학생들을 통제하는데 사용한 것입니다.

습니다. 국가의 영웅이라고 생각했던 아빠가 이웃 사람

사실 이런 상황은 교실만이 아닌 사회에서도, 또 구소

의 밀고로 이유도 모른 채 끌려간 것처럼, 교실 안에서

련이 아니라 현재 다른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도 어린 학생들이 자신이 살기 위해 남에게 누명을 씌우

죠.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오늘날에도 이 세상에는 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교실은 공포와 의심으로 가득

고 밀고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학교 중앙 현관에 있던

무 죄 없는 사람들이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을 선택했다

찬 한 교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무대

스탈린의 동상을 훼손한 용의자를 찾기 위해 담임선생

는 이유로 박해를 받고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는 스탈린 치하(1923~1953)의 구소련입니다. 비밀경찰

님은 학생들에게 종이를 꺼내 의심되는 친구의 이름을

자, 우리 학급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여러분은 어떤

로서 공산주의의 영웅이라 불리는 아버지를 둔 사샤는

적으라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교실 유진 옐친 글·그림, 푸른숲 주니어, 9000원

결정을 할 것 같나요? 내가 의심받지 않기 위해 다른 친

소비에트 소년단에 들어가 아버지처럼 스탈린 동지에

“네가 적은 이름 중에 하나라도 믿을 만하지 못하게

구의 이름을 쓰게 될까요? 아니면 자신의 소신대로 부당

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바로 네가 의심받게

한 상황에 맞서게 될까요? 과연 사샤의 선택은 무엇이었

밤, 옆집 아저씨의 밀고로 사샤의 아빠는 다른 비밀경

될 거야.”

을까요? 또 사샤의 아버지는 누명을 벗을 수 있을지, 스

찰에게 끌려가게 됩니다. 사샤는 그동안 자신이 믿고 있

“바로 그거야, 지나. 네가 확실하게 믿지 못하는 사람

탈린의 동상을 훼손한 범인은 누구였는지, 꼭 이 책을

던 세상에 의문을 품게 되지만 아버지의 누명은 곧 벗

들이 바로 용의자들이야. 바로 네가 써야 할 이름들이지.

읽고 확인해 보기 바랍니다.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와 무

길 수 있을 것이며, 우선 소비에트 소년단

알겠니?”

서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삽화로 인해 한 번 잡으면 단

에 들어가 영웅이 되어야 한다는

학교는 진짜 범인을 찾고 있는 것

믿음을 가지고 다음날 학교로

이 아니었습니다. 본보기가 될 한

책을 덮은 후에는 지금의 세상과 내 모습을 꼭 돌아보

사람만 나오면 되는 것이었죠. 범

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은데도 당연히 옳다고 믿고 있는

인을 찾기 위한 과정을 ‘내가 의심받

것은 없는지, 어떤 일이든 스스로 생각해서 모든 것을

등교합니다. 하지만 늘 선생님 바로 앞자 리에 앉아 총애를 받던 사샤의 완벽

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상황으로 만

숨에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결정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컬처클럽

21

신간도서 읽고 서평도 쓰자! 소년중앙 카페 ‘책을 읽자’ 게시판에서는 매주 새로 나온 따끈따끈한 책을 소중 독자에게 드리는 이벤트를 실시합니다. 재미있게 책을 읽고 후기를 올리면 ‘소중 책책책’ 지면에도 소개됩니다. 지금 방문해보세요. www.소년중앙.com

왕따 유령을 진짜 유령으로 만들어 버린 유령놀이 소중 북마스터 추천 최서윤(화성 예당초 6)

웠다. 이 작품은 한 사건을 네 사람의 관점에서 서술하 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각 장마다 주인공이 바뀌어

유령놀이

각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본다. 예를 들어 1장에서

서화교 글, 소윤경 그림, 살림어린이, 9500원

는 민기가 주인공이 되어 그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서술 처음에는 유령놀이가 친구들끼리 귀신을 흉내 내는 놀

하고, 2장에서는 서준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서술하는

이인 줄 알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유령놀이는 한 아

식이다. 재희가 서준이의 몸을 빌려 엄마와 만나는 장면

이를 유령으로 지목해 따돌리는 놀이었다. 페이지를 넘

에서는 재희의 깊은 후회를 느낄 수 있었다. 민기와 서준

길수록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이 외에도 재희의 관점이나 모든 사건을 지켜보는 소영

민기를 중심으로 한 ‘김 패밀리’는 소심한 성격 탓에

이의 관점으로도 사건을 서술한다. 이러한 구성은 등장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서준이를 괴롭히기 위해 유

인물의 각기 다른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령놀이를 시작한다. 서준이가 유령인 것처럼 모른 체 하

나도 이야기를 한 가지 관점이 아닌 여러 가지 관점으로

기 시작한 것이다. 친구들의 따돌림에 괴로워하던 서준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또 장마다 주인공이 바뀌니 ‘다

이는 어느 날 공원에서 재희를 만난다. 재희는 사람이

음에는 누가,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까’ 하고 다음 이야

아닌 진짜 유령이었다. 공부로 인한 엄마와의 갈등 때문

기에 호기심을 갖게 한다. 읽는 내내 책에서 손을 뗄 수

에 목숨을 끊은 재희는 유령이 되어 ‘땅 위 하늘 아래 세

가 없었다.

계’에 살고 있었다. 인간의 몸으로 부모님과 마지막 인사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이야기의 전개가 급하

를 나누고 싶은 재희는 서준이에게 몸을 바꾸자고 제안

게 이루어졌다는 점이었다. 내용이 압축되어 무언가가

한다. 학교에 다니기 싫었던 서준이는 이 제안을 흔쾌히

고 있을 엄마를 만나기 위해 자살하기 전에 살던 집으로

받아들인다. 재희의 혼이 들어간 서준이는 공부도 잘하

발걸음을 옮기고, 사건의 원흉인 민기는 모든 것을 원래

학생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보았을 ‘왕따’라는 소재를

고 말도 잘하는 아이가 되어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대로 돌려 놓으려 한다. 진짜 서준이를 찾기 위해 유령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나

다. 하지만 친구들이 좋아하는 서준이는 진짜 서준이가

세계에까지 발을 들여놓는 친구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도 왕따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지금 이 순

아니다. 유령놀이 때문에 모든 것이 엉켜버렸다.

그려졌다.

간에도 친구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재희의 혼이 들어간 서준이는 자신이 떠난 뒤 슬퍼하

다양한 등장인물이 만들어내는 갈등구조가 흥미로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있다면 이 책을 읽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주 소중독자 추천 도서 윤두서 박은순 글, 나무숲, 1만

죽은 소녀의 인형 매리 다우닝 한 글, 보물창

원자 유령을 추적하는 수상한 물리 교실 스

500원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 1만1000원 | 망자의 유품에는 영혼이 깃

테파노 산드렐리 글, 길벗어린이, 1만원 | 주

윤두서의 자화상은 머리만 있는 모

들어 있다고 한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사탄

인공 루카와 안나는 남매다. 바닷가에서 사는

습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의 인형이 떠올라 두려웠다. 아버지를 잃은 애

카밀라 이모(천체 물리학자)에게 놀러간 이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X선과

슐리는 엄마와 단 둘이 뭉크턴 밀즈로 이사오

은 빛과 원자, 확률과 파동, 광양자 등에 대한

자외선으로 과학적인 조사를 한 결과 그림의 복원을 하던 도중 실

게 된다. 그녀는 새 집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집 주인인

이야기를 나누며 지식을 쌓는다. 미스터리한 일은 이 와중에 발

수로 얼굴을 제외한 부분이 지워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책은 윤두

쿠퍼 할머니는 어렵고 무섭지만 나이가 어린 크리스티와는 금세

생한다. 루카와 안나는 본의 아니게 낯선 이들의 대화를 몰래 듣

서의 작품과 그에 대한 숨어 있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간다. 정

친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티와 애슐리는 집 앞 정원에

게 되는데 ‘쓴 맛이 나는 아몬드’에 대한 얘기였다. 기차역에서도

치감각도 뛰어났고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당쟁이 극심한 혼란기

서 낡은 인형이 담긴 상자를 발견한다. 상자에는 ‘안나 마리아’

한 젊은 여자가 아몬드향이 나는 강력한 독이라는 ‘시안화칼륨’

를 살았던 윤두서는 집안 종손이라는 위치 때문에 처신에 제약이

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후 애슐리는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에 대해 말하는 소리를 접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루카와 안

많았다. 글과 그림을 통해 세상을 보다 살기 좋게 바꾸고자 하는

인형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모험에 나서게 된다. 과연 인형은

나는 이름 모를 여성에게서 선물로 아몬드를 받게 되고, “영원히

자신의 희망을 마음껏 표현해 보고 싶지 않았을까. 비록 손상됐지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지난 날 실수로 친구와 관계가 틀어진 사

안녕”이라는 인사를 받으며 기차에 오른다. 과연 이들은 아몬드

만 그의 초상화 속에 담긴 그의 정신만큼은 우리에게로 그대로 전

람,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로 인해 가슴아픈 사람이 있다면 이 책

를 어떻게 했을까? 책은 단순히 물리에 대해 설명만 하지 않고,

달되는 것 같다. 시대를 앞서 갔던 선비화가 윤두서의 그림과 그의

을 읽어보기 바란다. 화해와 용서의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기 때

재미있는 이야기와 연결해 이해하기 편하게 구성했다. 여러 번 읽

생이 책 속에 자세하게 나타나 있다.

문이다.

어 볼 마음이 들 만큼 알찬 책이다.

설서윤(전주 아중중 1)

고지우(서울 구남초 6)

이지원(충주 국원초 6)


20

컬처클럽

소중 책책책 - 무서운 교실 이번 주엔 교실을 주제로 한 두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는 학교의 교실. 가끔은 수업시간이 지루해 딴짓을 하기도 하지만, 쉬는 시간이면 친구들과 함께 어제 집에서 있었던 일로 수다도 떠는 즐거운 곳이죠. 그런데 교실의 친구와 선생님이 어느날 갑자기 이상해진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진=장진영 기자

책따세 선생님, 그리고 소중 북마스터와 함께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세요.

거짓과 공포가 만든 ‘완벽한 교실’ 속에서 사샤의 선택은 책따세 선생님의 추천 류수경 성일중학교 교사

한 학교생활도 달라지고 맙니다. 교실은 공포 그 자체였

들어 학생들을 통제하는데 사용한 것입니다.

습니다. 국가의 영웅이라고 생각했던 아빠가 이웃 사람

사실 이런 상황은 교실만이 아닌 사회에서도, 또 구소

의 밀고로 이유도 모른 채 끌려간 것처럼, 교실 안에서

련이 아니라 현재 다른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도 어린 학생들이 자신이 살기 위해 남에게 누명을 씌우

죠.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오늘날에도 이 세상에는 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교실은 공포와 의심으로 가득

고 밀고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학교 중앙 현관에 있던

무 죄 없는 사람들이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을 선택했다

찬 한 교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무대

스탈린의 동상을 훼손한 용의자를 찾기 위해 담임선생

는 이유로 박해를 받고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는 스탈린 치하(1923~1953)의 구소련입니다. 비밀경찰

님은 학생들에게 종이를 꺼내 의심되는 친구의 이름을

자, 우리 학급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여러분은 어떤

로서 공산주의의 영웅이라 불리는 아버지를 둔 사샤는

적으라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교실 유진 옐친 글·그림, 푸른숲 주니어, 9000원

결정을 할 것 같나요? 내가 의심받지 않기 위해 다른 친

소비에트 소년단에 들어가 아버지처럼 스탈린 동지에

“네가 적은 이름 중에 하나라도 믿을 만하지 못하게

구의 이름을 쓰게 될까요? 아니면 자신의 소신대로 부당

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바로 네가 의심받게

한 상황에 맞서게 될까요? 과연 사샤의 선택은 무엇이었

밤, 옆집 아저씨의 밀고로 사샤의 아빠는 다른 비밀경

될 거야.”

을까요? 또 사샤의 아버지는 누명을 벗을 수 있을지, 스

찰에게 끌려가게 됩니다. 사샤는 그동안 자신이 믿고 있

“바로 그거야, 지나. 네가 확실하게 믿지 못하는 사람

탈린의 동상을 훼손한 범인은 누구였는지, 꼭 이 책을

던 세상에 의문을 품게 되지만 아버지의 누명은 곧 벗

들이 바로 용의자들이야. 바로 네가 써야 할 이름들이지.

읽고 확인해 보기 바랍니다.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와 무

길 수 있을 것이며, 우선 소비에트 소년단

알겠니?”

서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삽화로 인해 한 번 잡으면 단

에 들어가 영웅이 되어야 한다는

학교는 진짜 범인을 찾고 있는 것

믿음을 가지고 다음날 학교로

이 아니었습니다. 본보기가 될 한

책을 덮은 후에는 지금의 세상과 내 모습을 꼭 돌아보

사람만 나오면 되는 것이었죠. 범

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은데도 당연히 옳다고 믿고 있는

인을 찾기 위한 과정을 ‘내가 의심받

것은 없는지, 어떤 일이든 스스로 생각해서 모든 것을

등교합니다. 하지만 늘 선생님 바로 앞자 리에 앉아 총애를 받던 사샤의 완벽

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상황으로 만

숨에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결정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컬처클럽

21

신간도서 읽고 서평도 쓰자! 소년중앙 카페 ‘책을 읽자’ 게시판에서는 매주 새로 나온 따끈따끈한 책을 소중 독자에게 드리는 이벤트를 실시합니다. 재미있게 책을 읽고 후기를 올리면 ‘소중 책책책’ 지면에도 소개됩니다. 지금 방문해보세요. www.소년중앙.com

왕따 유령을 진짜 유령으로 만들어 버린 유령놀이 소중 북마스터 추천 최서윤(화성 예당초 6)

웠다. 이 작품은 한 사건을 네 사람의 관점에서 서술하 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각 장마다 주인공이 바뀌어

유령놀이

각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본다. 예를 들어 1장에서

서화교 글, 소윤경 그림, 살림어린이, 9500원

는 민기가 주인공이 되어 그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서술 처음에는 유령놀이가 친구들끼리 귀신을 흉내 내는 놀

하고, 2장에서는 서준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서술하는

이인 줄 알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유령놀이는 한 아

식이다. 재희가 서준이의 몸을 빌려 엄마와 만나는 장면

이를 유령으로 지목해 따돌리는 놀이었다. 페이지를 넘

에서는 재희의 깊은 후회를 느낄 수 있었다. 민기와 서준

길수록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이 외에도 재희의 관점이나 모든 사건을 지켜보는 소영

민기를 중심으로 한 ‘김 패밀리’는 소심한 성격 탓에

이의 관점으로도 사건을 서술한다. 이러한 구성은 등장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서준이를 괴롭히기 위해 유

인물의 각기 다른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령놀이를 시작한다. 서준이가 유령인 것처럼 모른 체 하

나도 이야기를 한 가지 관점이 아닌 여러 가지 관점으로

기 시작한 것이다. 친구들의 따돌림에 괴로워하던 서준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또 장마다 주인공이 바뀌니 ‘다

이는 어느 날 공원에서 재희를 만난다. 재희는 사람이

음에는 누가,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까’ 하고 다음 이야

아닌 진짜 유령이었다. 공부로 인한 엄마와의 갈등 때문

기에 호기심을 갖게 한다. 읽는 내내 책에서 손을 뗄 수

에 목숨을 끊은 재희는 유령이 되어 ‘땅 위 하늘 아래 세

가 없었다.

계’에 살고 있었다. 인간의 몸으로 부모님과 마지막 인사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이야기의 전개가 급하

를 나누고 싶은 재희는 서준이에게 몸을 바꾸자고 제안

게 이루어졌다는 점이었다. 내용이 압축되어 무언가가

한다. 학교에 다니기 싫었던 서준이는 이 제안을 흔쾌히

고 있을 엄마를 만나기 위해 자살하기 전에 살던 집으로

받아들인다. 재희의 혼이 들어간 서준이는 공부도 잘하

발걸음을 옮기고, 사건의 원흉인 민기는 모든 것을 원래

학생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보았을 ‘왕따’라는 소재를

고 말도 잘하는 아이가 되어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대로 돌려 놓으려 한다. 진짜 서준이를 찾기 위해 유령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나

다. 하지만 친구들이 좋아하는 서준이는 진짜 서준이가

세계에까지 발을 들여놓는 친구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도 왕따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지금 이 순

아니다. 유령놀이 때문에 모든 것이 엉켜버렸다.

그려졌다.

간에도 친구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재희의 혼이 들어간 서준이는 자신이 떠난 뒤 슬퍼하

다양한 등장인물이 만들어내는 갈등구조가 흥미로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있다면 이 책을 읽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주 소중 독자 추천 도서 윤두서 박은순 글, 나무숲, 1만

죽은 소녀의 인형 매리 다우닝 한 글, 보물창

원자 유령을 추적하는 수상한 물리 교실 스

500원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 1만1000원 | 망자의 유품에는 영혼이 깃

테파노 산드렐리 글, 길벗어린이, 1만원 | 주

윤두서의 자화상은 머리만 있는 모

들어 있다고 한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사탄

인공 루카와 안나는 남매다. 바닷가에서 사는

습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의 인형이 떠올라 두려웠다. 아버지를 잃은 애

카밀라 이모(천체 물리학자)에게 놀러간 이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X선과

슐리는 엄마와 단 둘이 뭉크턴 밀즈로 이사오

은 빛과 원자, 확률과 파동, 광양자 등에 대한

자외선으로 과학적인 조사를 한 결과 그림의 복원을 하던 도중 실

게 된다. 그녀는 새 집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집 주인인

이야기를 나누며 지식을 쌓는다. 미스터리한 일은 이 와중에 발

수로 얼굴을 제외한 부분이 지워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책은 윤두

쿠퍼 할머니는 어렵고 무섭지만 나이가 어린 크리스티와는 금세

생한다. 루카와 안나는 본의 아니게 낯선 이들의 대화를 몰래 듣

서의 작품과 그에 대한 숨어 있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간다. 정

친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티와 애슐리는 집 앞 정원에

게 되는데 ‘쓴 맛이 나는 아몬드’에 대한 얘기였다. 기차역에서도

치감각도 뛰어났고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당쟁이 극심한 혼란기

서 낡은 인형이 담긴 상자를 발견한다. 상자에는 ‘안나 마리아’

한 젊은 여자가 아몬드향이 나는 강력한 독이라는 ‘시안화칼륨’

를 살았던 윤두서는 집안 종손이라는 위치 때문에 처신에 제약이

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후 애슐리는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에 대해 말하는 소리를 접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루카와 안

많았다. 글과 그림을 통해 세상을 보다 살기 좋게 바꾸고자 하는

인형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모험에 나서게 된다. 과연 인형은

나는 이름 모를 여성에게서 선물로 아몬드를 받게 되고, “영원히

자신의 희망을 마음껏 표현해 보고 싶지 않았을까. 비록 손상됐지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지난 날 실수로 친구와 관계가 틀어진 사

안녕”이라는 인사를 받으며 기차에 오른다. 과연 이들은 아몬드

만 그의 초상화 속에 담긴 그의 정신만큼은 우리에게로 그대로 전

람,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로 인해 가슴아픈 사람이 있다면 이 책

를 어떻게 했을까? 책은 단순히 물리에 대해 설명만 하지 않고,

달되는 것 같다. 시대를 앞서 갔던 선비화가 윤두서의 그림과 그의

을 읽어보기 바란다. 화해와 용서의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기 때

재미있는 이야기와 연결해 이해하기 편하게 구성했다. 여러 번 읽

생이 책 속에 자세하게 나타나 있다.

문이다.

어 볼 마음이 들 만큼 알찬 책이다.

설서윤(전주 아중중 1)

고지우(서울 구남초 6)

이지원(충주 국원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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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세상

매주 전국에서 일어난 소중 독자들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우리들 세상’에 소개됩니다. 소중 카페(www.소년중앙.com) ‘나도 기자다’ 게시판에 자유로운 주제로 글을 올려주세요. 예비 작가의 창작 소설도 모집합니다. ‘나도 작가다’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선별해 소중 지면에 싣습니다.

아산나눔재단

학생기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나도 기자다 조유빈(서울 버들초 5) 학생기자

기획부터 판매까지 장사의 모든 것 배웠죠 어린이도 창업을 할 수 있다. 지난 10월 25일 서 울 어린이대공원 잔디광장에서는 ‘도전! 미 래 기업가’라는 행사가 열렸다. 다른 바자회와

1

달리 이곳은 어린이들이 일일 기업가가 돼 직

2

접 물건을 만들어 팔았다. 아산나눔재단과 JA KOREA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행사를 위해

건 제조 방법 등 많은 교육을 받았다.”

손님들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는지 구경만 할

지난 6월부터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청소년수

―사전 창업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판매할 때 적

뿐 거의 사지 않았다. 이후 가격을 4000원으로

련관 등 100여 곳에서 10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용한 사례가 있나.

내렸더니 잘 팔렸다.”

창업교육을 받았다. 창업에 필요한 지식을 공

김새봄 “물건을 사는 사람의 눈길을 끌어야

부하고 마켓에서 판매할 물건을 직접 기획, 제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판매부스를 화려하게

이승준 “물건 판매에 있어 가격은 정말 예민

작한 학생 기업가 김새봄(서울 신월초 6), 천주

장식하고 팀원끼리 커플티도 입고 적극적으로

한 요소 같다. 사람들이 물건과 가격에 대해 각

영(장성 월평초 5), 이승준(장성 중앙초 4) 학생

판매했다.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열심히 소리

자 매우 냉정하게 머릿속으로 계산한 뒤 구입을

을 인터뷰했다.

치며 물건을 홍보했다.”

결정하는 것을 느꼈다.”

―이번 행사에서 무엇을 느꼈나.

“장사의 어려움을 체험했다. 물품을 판매하

―판매한 물품의 제조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천주영 “머리핀을 만들면서 처음에 실수를

는 사람은 정성껏 만들고 잘 팔고 싶지만 소비

천주영 “직접 미래 기업가가 돼 도전해 보고

하도 해서 많이 못 만들었다. 재봉하는 과정에

자들이 우리의 마음을 잘 알지 못했다. 생각보

이런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새

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기 때문에 처음엔 머

다 사람들이 많이 사지 않아 실망하기도 했다.”

1 10월 25일 서울 어린이

리핀 하나 만드는데 이틀이나 걸렸다. 그래도

김새봄 “내가 정성껏 물건을 만들었기 때문

대공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우리의 온갖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것 같다.”

에 부끄러운 마음도 참고 적극적으로 홍보할

―완성된 물건은 잘 팔렸나.

수 있었다. 사회에서도 정직하게 물건을 만든

―이곳에 어떻게 오게 됐나.

로온 경험도 쌓고 싶어서 지원했다. 운좋게 당 첨돼 전라남도에서 이곳까지 왔다.” ―여기를 오기 위해 무슨 교육을 받았나. 이승준 “물건을 잘 판매할 수 있는 홍보교육

부터 판매할 물건을 소개하는 간판 만들기, 물

‘도전! 미래 기업가’ 마켓. 어린이들이 만든 다양한 제 품을 판매하고 있다.

천주영 “우리가 보기엔 예쁘고 좋아서 처음

2 마켓에서 판매한 머리 장 신구.

엔 가격을 개당 7000원으로 정했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손해보지 않고 팔 수 있는 곳이 많아 졌으면 좋겠다.”

표지 모델 뒷 이야기 이번 주 소년중앙 표지 촬영 주제는 스케이트보더들

2

어느 학교에 다녀?

이 주로 입는 ‘스트리트 캐주얼’입니다. 거리에서 만

3

혈액형은?

난 멋쟁이를 연출해봤어요. 검정 레깅스에 엉덩이까

4

뭐든 될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직업은?

지 내려오는 야구 점퍼를 매치하고 국방색 비니로 살

5

좋아하는 연예인?

짝 멋을 부렸습니다. 오늘 패션의 화룡점정은 역시 스

6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케이트보드. 데크의 화사한 꽃무늬 장식 때문에 소중

7

넌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니?

모델 예원이의 얼굴이 더 화사해 보이네요.

8

너의 매력 포인트가 뭐라고 생각해?

9

공부 얘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과

소년중앙 표지모델 허예원의 10문 10답

목은?

1

10 삶의 좌우명이 있다면?

이름이 뭐야?

진행=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모델=소년중앙 학생모델 허예원(서울 송파중 1) 의상협찬=야구 점퍼 아디다스 오리지널, 비니는 3vic 보드 협찬=3vic


우리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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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다

휴대폰 이야기 <1>휴대폰 가방에서 만난 다섯 휴대폰들

“유! 은! 솔!” 나도 기자다 주제형(서울 동북초 6) 학생기자

안중근 의사 기리며 5㎞ 뛰었어요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나래가 은솔이의 어깨를 잡는다. “어…어, 나래구나!” 은솔이는 휴대폰의 톡톡으로 채팅을 하다가 나래를 본다. 갑자기 어깨를 잡는 바람에 놀라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지난 10월 26일 제7회 안중근 평화 마라톤 대 회가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렸다. 안중

“야, 너 어제 웃긴 사진 올렸지? 그거 진 짜 웃겨서 배꼽 빠지는 줄 알았어!”

다은이는 한숨을 폭폭 쉬었다. 요즘 유 행하는 스마트폰을 저도 갖고 싶었다. 그 순간 선생님이 책으로 교탁을 치며 말씀하셨다. “자, 여러분. 지금 8시 40분이니까 휴대 폰 모두 내세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리거 나 휴대폰을 힐끔힐끔 보던 아이들이 선 생님 말씀에 바로 네하고 대답했다. 그

근 평화재단과 청소년 아카데미가 주최하고

나래가 웃는 시늉을 하며 얘기한다.

리고는 언제나처럼 자신의 번호가 적힌

마라톤 타임즈가 주관하는 대회로 해마다 열

“큭큭… 그렇지? 내가 그 사진 찾느라

휴대폰 가방에 자신의 휴대폰을 맡긴다.

린다. 이날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5 주년이기도 했다. 오전 9시부터 행사가 진행되 었는데 마라톤 5㎞, 10㎞, 하프 코스와 웅변대 회가 함께 열렸다. 나도 동북초 컵스카우트 대원들과 선생님, 부모님과 함께 5㎞코스에 참가했다. 평소에는 각자 시간 날 때마다 연습했고 대회 전 일주일 은 아침 일찍 학교에 모여 선생님과 함께 단체 연습을 했다. 5㎞코스는 여의나루를 출발해 당산철교까 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였다. 가장 짧았는데 도 생각보다 힘들었다. 가을의 멋진 단풍을 보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알아?” 나래와 은솔이가 웃음꽃을 피우는 동 안, 또 다른 한 사람도 뛰어왔다.

‘딩동댕동’ 1교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선생 님은 칠판에 수업 내용을 적기 시작한다.

“얘…얘들아~! 가…같이 가자!”

분필로 글씨를 쓰는 소리가 나면서, 휴대

“어, 예진이네! 어서 와! 혹시 다은이랑

폰 가방에서는 한바탕 수다가 시작된다.

슬아는 못 봤니?” 예진이는 헉헉 거리며 나래와 은솔이에 게 말했다. “으응, 봐…봤어…저…저기 횡단보도 건 너고 있을걸? 아이고, 다리야.” 예진이의 말투에 나래와 은솔이는 빵 터지고 말았다.

면서 아침 강바람과 함께 달리니 상쾌했다. 주

다섯 아이들은 함께 학교로 갔다.

위의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완주에 성공했다.

매일 보는 교실 풍경이 펼쳐졌다. 여자

“오랜만에 본다, 얘들아.” “솔직히 오랜만은 아니지. 저번 주 금요 일에는 봤잖아.” “그래도, 이렇게 모이는 것도 이제는 끝 이잖아.” “으아앙, 너희들이 보고 싶을 거야.” “오버하지 마! 방학 끝나면 또 보잖아!” 다섯 목소리가 조잘대지만 다행히도 선 생님과 아이들은 듣질 못한다.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나라사랑을 되새기는

아이들은 휴대폰으로 다른 반 친구들과

“지금껏 자고만 있었는데, 오총사가 모

뜻 깊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보람 있고 뿌듯

톡톡을 하고, 남자아이들은 레이싱 게임

였으니 그간 있었던 이야기하는 거 어때?”

했다. 체력도 단련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을 하는 무리와 권투 게임을 하는 아이들

“오오, 역시 아이디어통 은솔이네 휴대

순국 선열들을 기억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로 나뉘어졌다. 휴대폰을 보며 키득키득 웃고 있는 유린이에게 다은이가 다가갔다. “유린아, 왜 그래? 무슨 웃긴 일 있어?”

폰이군!” “후후, 그럼 누구 먼저 할까?” 휴대폰들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누

“아, 은솔이랑 예진이, 나래랑 톡톡을

가 시작할 것인가. 수다쟁이 휴대폰들도

하다가 셋이 웃긴 사진이랑 만화를 올렸

먼저 말하기는 부끄러운지 입을 꾸욱 다

친한 친구의 생일이 다가왔나요? 어제 싸운 단짝 친

거든. 아, 웃겨. 너도 이거 좀 봐봐. 맨 위에

물었다. 침묵이 계속 머물자, 한 휴대폰이

구에게 화해의 손길을 먼저 내밀고 싶나요? 소중에

는 만화고 그 다음은 사진이야. 어찌나 웃

용기를 내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한다.

사연을 보내주세요. 마주 보고 하기 어려운 말도 글

긴지. 큭큭…”

알립니다

로 쓰면 쉽게 전달되기도 한답니다. 친구에게 하고 싶 은 말을 편지 형식으로 적어 소중 e메일(sojoong@ joongang.co.kr)로 보내주세요. 채택된 글은 소중지 면에 소개됩니다.

다은이는 부러운 표정으로 유린이를

“좋아, 내가 먼저 말할게. 음…이건 조금 부정적인 이야기지만….”

바라보았다. 자신은 슬라이드폰이었기 때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은이네 휴대폰이

문이었다. 슬라이드폰은 전화나 메시지

었다. 여러 휴대폰들이 너무나도 듣고 싶

같은 것만 되고 인터넷은 눈 씻고도 찾아

다는 듯 눈을 초롱초롱 빛낸다. 할 수 없이

볼 수 없었다. 메시지를 받고 주는 속도도

다은이네 휴대폰은 목을 가다듬으며 이

어찌나 느린지 답답할 정도였다.

야기를 시작했다.

“아휴, 부럽다.”

다음 호에 계속

임성은(대구 범어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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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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