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AR vol 19,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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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심원건축학술상 SIMWON Architectural Award for Academic Researcher ⓢ 제2차 추천작 발표 : 해당작 없음 ⓢ <심원문화사업회>(이하 사업회)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한 건축가를 통하여 건축의 세계를 이해하고 애정을 갖게 된 기 업가가 그와의 인연을 회억하며 건축의 인문적 토양을 배양하기 위하여 만든 후원회입니다. ⓢ <심원건축학술상>은 사업 회가 벌이는 첫 번째 후원 사업으로 건축 역사와 이론, 건축미학과 비평 분야의 미래가 촉망되는 유망한 신진학자 및 예 비 저술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마련되었습니다. ⓢ <심원건축학술상>은 1년 이내 단행본으로 출판이 가능한 완성 된 연구 성과물로서 아직 발표되지 않은 원고(심사 중이거나 심사를 마친 학위논문은 미 발표작으로 간주함)를 응모받아 그 중 매년 1편의 당선작을 선정하며, 당선작에 대하여는 단행본 출간과 저술 지원비를 후원합니다. ⓢ 공모 요강 ⓢ 당선 작 : 1편(부상 : 상패 및 상금 500만 원과 단행본 출간 및 인세 지급) ⓢ 추천제 운용 방식 : 1/2차 추천작을 중심으로 운 영위원회는 소정의 내부 심사 절차를 통하여 원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지원함. 그 가운데 매년 1 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여 시상함. 최종 당선작 심사에서 탈락한 추천작은 추천일로부터 3년간 추천작의 자격이 유지됨 ⓢ 최종 당선작 결정 : 1/2차 추천작 및 전회 추천작(최종 심사 진출작) 중에서 심사하여 1편을 선정함 ⓢ 당선작 발표 : 2011년 5월 15일(격월간 <와이드AR> 통권 21호 2011년 5-6월호 지면) ⓢ 시상식 : 별도 공지 예정 ⓢ 출판 일정 : 당선 작 발표일로부터 1년 이내 ⓢ 운영위원회 : 배형민, 안창모, 전봉희, 전진삼 ⓢ 주최 : 심원문화사업회 ⓢ 주관 : 심원건 축학술상 운영위원회 ⓢ 기획 및 출판 : 격월간 건축리포트<와이드>|간향미디어랩 ⓢ 후원 : (주)엠에스 오토텍 ⓢ 문 의 : 02-2235-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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街家 KAGA

부산시 금정구 구서1동 444 덕산빌딩 6층 TEL 051)516-4875, FAX 051)516-4865, E-mail : kaga4876@chol.com, www.kaga21.com

㈜ 가가건축사사무소 ARCHITECTS & PLANNERS CO.,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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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건설, 최고의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 이토건설 은 주택업계 20년 경력의 노하우로 창업한 이래 항상 최고만을 고집해 왔으며, 고객의 Best Life에 일조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기업 마인드를 바 탕으로 21세기 최고의 주거 문화와 고부가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고객과 함께 하는 기업이 되고,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여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 진흙泥흙土 | ‘이토’란 사명은 진흙’이’+흙’토’ 두 단어가 결합되어 탄생되었습니다. 모든 건축 자재의 기원이 진흙이라는 데서 착안하여 ‘흙’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열과 성을 다해 시공하고자 하는 저희 회사 임직원 모두의 마음입니다.

Tel : 032-433-9500, FAX : 032-431-2610 (405-220)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동 1456 이토타워 5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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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SINCE 2006|다섯 번째 주제|건축가 초청 강의 ‘시즌 3’ : New POwer ARchitect|<건축가 초청 강의 ‘시즌 3’>는 우리나라의 차세대 건축을 리드할 젊은 건축가들을 초대 하여 그 분들이 현재 관심하고 있는 건축의 주제와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듣고 묻는 시간입니다. 올 해로 5차년도를 맞이하는 땅집사향은 당분간 국내외에서 맹활약하는 ‘젊은 건축가’에 시선을 맞추고 자 합니다. <와이드 AR> 독자님들의 뜨거운 성원과 관심을 기대합니다.|주관 :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주최 : 그림건축, 간향미디어랩|장소 : 그림건축 내 안방마루|도서 협찬 : 시공문화사 spacetime, 수류산방|문의 : 02-2231-3370, 02-2235-1960|* <땅집사향>의 지난 기록과 행사 참 여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카페(카페명 : 와이드AR, 카페 주소 : http://cafe.naver.com/aqlab)

51 ⓦ 1월의 초청 건축가|양수인 (The Living 대표)|주제 : Now We See Now|2011년 1월 12일(수) 저녁 7시 52 ⓦ 2월의초청 건축가|이정훈 (조호건축 대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표)|주제 : 가감의 전략|2011년 2월 16일(수) 저녁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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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 2011 년도 제 2 기 모집]

2010년도 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제1기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에 힘입어 당사는 2011년도를 맞아 다음과 같이 건축저널리즘 워크숍 제2기 과정을 모집합니다. 올해는 지난 1기 프로그램 운용 의 결과를 토대로 교육 기간의 압축과 3단계로 나뉜 코스별 강좌 로 학습 효과를 극대화시키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워크숍 지원 자

The 2nd GANYANG WORKSHOP of

격을 대학 3학년 재학생(휴학생 포함) 이상으로 확대하여 이 분야

Architectural Journalism, 2011

의 직업 세계를 이해코자 하는 많은 대학생들의 참여 열기를 담고 자 하였습니다.

[워크숍 기간 및 강의 장소] ⓦ 2011년 04월~11월 (8개월, 총 10회

[신청 서류 양식 다운로드 방법] 네이버카페 <와이드 AR> ‘저널리

워크숍) 1) 기본코스 : 04월~06월 (월 1회×3개월=3회) 2) 집

즘 워크숍’ 게시판에서 다운로드 가능

중코스 : 08월 중 (1주 연속 4회) 3) 심화코스 : 09월~11월 (월 1회×3개월=3회) ⓦ 워크숍 요일 1) 기본코스・심화코

[서류 제출처] 1) 우편 제출시(신청 마감일 우편 소인까지 인정)

스 : 토요일 오후 2시 2) 집중코스 : 지정 주간 4일 3) 코스

(121-816)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56-2 마젤란21오피스텔 909호

별 매 강좌는 2~3시간 분량의 강의, 실습으로 구성 ⓦ 강의

간향미디어랩 (겉봉에 ‘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지원서’라고 명기

장소 : 서울, 본지 편집실 및 각 취재 현장

바람) 2) 이메일 제출시 e-mail: widear@naver.com

[수강생 모집 개요] ⓦ 모집 인원 : 10인 내외 ⓦ 신청기간 : 2011년

[워크숍 등록] 1) 합격자는 워크숍 참가비를 아래 지정 방법을 통해

02월 28일(월)~3월 12일(토) ⓦ 전형 방법 : 서류 심사 ⓦ 1차 합격

입금함으로써 등록 완료함 (미입금 시, 예비 합격자에게 자격을 부

자 발표 : 03월 19일(네이버 카페 ‘와이드 AR’ 게시판 발표 및 개별

여함) 2) 입금 계좌 : 네이버카페 <와이드 AR> 저널리즘 워크숍 등

통지) ⓦ 1차 합격자 등록기간 : 03월 19일(토)~03월 23일(수) ⓦ

록 메뉴에서 카드 결제 (카드 결제를 통한 등록 완료 후에는 환불 불

추가 합격자 발표 : 03월 26일(발표 : 전과 동) ⓦ 추가 합격자 등록

가를 원칙으로 함)

기간 : 03월 26일(토)~03월 30일(수) ⓦ 최종 합격자 발표 : 03월 31 일(발표 : 전과 동)

[강사진] ⓦ 워크숍 총괄 : 전진삼(본지 발행인, 간향건축저널리즘 공작소장) ⓦ 강사진 : 본지 발행편집인단 구성원을 포함한 국내 건

[워크숍 목표 및 추진 방안] 1) 학생에게 건축 잡지사를 포함한 주

축·미술·디자인잡지 데스크 및 주요 매체에서 활약해 오고 있는

요 언론사 입사를 위한 준비 과정을 제공해 주고, 각 언론사에는 기

기자, 칼럼니스트, 건축 책 저자 및 대학교수로 구성

자로서의 소양과 저널리즘에 입각한 윤리 의식 및 실무 능력에도 충

실한 인력을 공급하고자 한다. 2) 지방대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워크숍 프로그램 개요]

위해 학기 중 주말을 이용한 강의로 진행하며, 방학 중엔 현장 실습

ⓦ 기본코스 (04월~06월)

을 감안, 주중에 워크숍을 진행코 자 한다.

04월 16일(토) : 입교식 및 강의(저널리즘 세미나) 05월 21일(토) : 강의(인문사회교양 세미나 1)

[수료자 장학 특전 등] 1) 최종 과정 수료 시 ‘수료증’ 발급 2) 성적

06월 18일(토) : 강의(기초취재연구)

우수자에 한하여 언론사 취업 시 ‘추천서’ 발급 (단, 전체 워크숍 과

ⓦ 집중코스 (08월)

정 중 70% 이상의 출석자에 한하여 ‘수료증’이 발급됨.)

08월 17일(수)~20일(토) : 강의 및 실습(건축사진강의 / 건축현안 세미나 / 잡지사탐방 / 편집디자인디렉터와의 대화 / 도서유통회

[워크숍 등록비] 등록비 : 35만 원 (용도 : 워크숍 진행비, 강사료 및

사탐방 /전시 및 세미나 현장참여와 취재실습 / 잡지사 데스크 초

자료비로 쓰이게 되며, 과정 중 발생되는 개인별 필요 경비(교통비

청만찬 등)

등)는 각자 부담함을 원칙으로 함)

ⓦ 심화코스(09월~11월) 09월 17일(토) : 강의(인문사회교양 세미나 2)

[신청 자격] : 대학 3학년 재학생(휴학생 포함) 이상으로서 건축, 도

10월 15일(토) : 강의(건축저널리즘 세미나)

시, 디자인, 조경, 인테리어 관련학과 전공생에 한함

11월 19일(토) : 수료식 및 워크숍 전 과정 리뷰

[신청 서류] 1) 자기소개서(양식, 다운로드 받아 활용) 2) 지원동기

[참조 및 전화 문의]

서(양식, 상동) 3) 재(휴)학 증명서

http://cafe.naver.com/aqlab

ⓦ 070-7715-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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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발표 ⓦ 간향미디어랩은 지방(locality), 지역(region), 소수(minority), 진정성(authenticity)에 시선을 둔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이하 ‘와이드 AR’) 의 창간 3주년을 맞이하여 꾸밈건축평론상과 공간건축평론신인상 수상자들의 모임인 건축평론동우회와 손잡고 2010년 5 월 제1회 <와이드 AR> 건축비평상을 제정하고, 한국 건축 평단의 재구축과 새 활력을 모색코자 한 바 있습니다. ⓦ 심사 결과 ⓦ 당선작 : 없음 ⓦ 당선작가에 대하여 상장과 상금(100만 원)을 수여하며, <와이드 AR> 필자로 우대함과 동시에, ‘건축평론동우회’의 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와이드 AR> 건축비평상을 2010년 5월 공모하고 지난 11월 30일 응모작 접수 마감 및 예비 심사 결과, 시행 첫 해 당선작을 선정하지 못하여 주최자로서 안타까움이 큽니다. 금회 응모자들의 이해를 돕고, 향후 본 비평상의 예비 응모자들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본 비평상을 공모 요강 중심으로 리뷰코자 합니다. ⓦ <와이 드 AR> 건축비평상은, ⓦ 응모 방식에 있어서, ⓦ 주평론 1편(200자 원고지 50매 이상~70매 사이 분량으로, A4 용지 출 력 시 참고 도판 등 이미지 포함하여 7매~10매 사이 분량) ⓦ 단평론 1편(상기 기준 적용한 15매 내외 분량으로, A4 용지 출력 시 2매 분량, 이미지 불필요)을 제출케 하였습니다. ⓦ 응모 자격에 있어서, ⓦ 내외국인, 학력, 성별, 연령 등 제한 을 두지 않았으며, ⓦ 제출본에 있어서, ⓦ 주평론 및 단평론(내용은 작품, 인물 등 소재 중심뿐 아니라 건축의 전 영역에 서 일어나는 시의성 있는 문화 현상을 다루는 것이라면 모두 가능함) 응모작은 각기 다른 대상을 다뤄야 하며, 각각 3부씩 출력하여 제출토록 한 바 있습니다. 또한 모든 응모작은 기존 매체(개인 블로그 등 온라인 매체 포함)에 발표되지 않은 응 모자 개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하는 기준을 적용하였습니다. ⓦ 본지는 금회 당선작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 구성에 앞 서서 응모작들의 공모 요강 준수 사항을 사전 검토하는 단계(예비 심사)를 거쳤으며, 그 결과 공모 형식의 다름을 미처 파 악하지 못한 금회의 응모자들 전원이 주평론에 해당하는 단 1편의 응모작 1부만을 보내오는 등 공모 요강에 대한 세심한 독해를 결여하는 심각한 우를 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주관 부서에서는 응모 작 내용 심사(본 심사)의 단계를 생략하고 ‘당선작 없음’을 결정키로 하였습니다. ⓦ 본 비평상의 첫 번째 주인공을 맞는 일은 2011년도 제2회 <와이드 AR> 건축비평상으로 미뤄지고 말았습니다. 올해에도 예비 비평가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참여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 주최 : 간향미디어랩|주관 : 와이드 AR|후원 : 건축평론동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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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 (약칭,

와이드 AR

)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 통권 19호 2011년 1-2월호 ⓦ 2011년 1월 10일 발행 27

Wide Work 김승회+강원필 | 판교 주택 2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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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형에서 출발한 보편성과 특별함 | 김승회

34

ⓦ 작품 | 소나무집, 윤교수댁

POwer ARchitect 57

ⓦ 파워 아키텍트 파일 11 | 김개천 | 알 수 없는 건축

65

ⓦ 파워 아키텍트 파일 12 | 구영민 | 균열(龜裂)의 아틀라스

wiDe Depth Report 74

ⓦ <COMPASS 16 | 이종건> 정기용 건축에 대한 비판적 소고,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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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횡무진 19 | 이용재> 무주 곤충박물관

77

ⓦ <근대 건축 탐사 19 | 손장원> 광주에서 만나는 근대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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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과 영화 19 | 강병국> 발터 루프만 감독의 베를린, 대도시 교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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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계획안 100선 18> 전성은의 THE CUB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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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가 있는 근작 03> 이재혁의 상하 청정 유기농 체험 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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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드 書欌 17 | 안철흥> 유럽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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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진삼 발행인의 <WideAN(Architecture Network)*Club 리포트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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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Issue 1 EXIT, 한국 건축의 길을 찾다, 시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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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th 권형표, 김순주, 민우식(B.A.U. 건축) | The Unmeasurable, and the Measurable

100

ⓦ 5th 정수진(SIE 건축) | 보기-2 ; 움직이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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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th 곽희수(이뎀 건축) | OUT OF CONVEYOR B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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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Issue 2 프리츠커 강국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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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츠커 강국 일본 : 그 유리한 입장에 관한 고찰 | 다나 번트록

113

ⓦ 인터뷰 1 | 미래의 프리츠커 상 한국 수상자를 위한 제언 | 다나 번트록 vs. 전봉희

118

ⓦ 인터뷰 2 | 프리츠커 월계관, 누가 쓰나 | 마르타 쏜느 vs. 전봉희

wIde Issue 3 감응(感應) 정기용 건축 122

ⓦ ‘풍토, 풍경과의 대화’ | 강권정예 widE 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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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구독 신청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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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드 레터 | 정귀원

128

ⓦ 와이드 칼럼 | 백년하청(百年何淸) | 최동규

ⓦ 표2 | Wondoshi ⓦ 표3 | UOS ⓦ 표4 | Mooyong Architecture & Engineers ⓦ 1 | 심원 SIMWON 건축학술상 공고 ⓦ 2 | GanSam ⓦ 3 | Samhyub ⓦ 4 | ONE O ONE ⓦ 5 | SOLTOS ⓦ 6 | Seegan ⓦ 7 | KAGA ⓦ 8 | UrbanEx ⓦ 9 | Dongyang PC ⓦ 10 | UnSangDong ⓦ 11 | UNP ⓦ 12 | 2105 ⓦ 13 | DAN ⓦ 14 | VINE ⓦ 15 | ITTO ⓦ 16 | Spacetime ⓦ 17 |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51·52 ⓦ 18 | EaWes ⓦ 19 | 제2기 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모집공고 ⓦ 20 | VITA Group ⓦ 21 | 제1회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발표 ⓦ 22 | Suryusanbang ⓦ 23 | 목차 ⓦ 24 | 구독신청서 ⓦ 25 | 판권 ⓦ 26 | 영문 초록 ⓦ 로고 글씨 | 김기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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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약칭, <와이드 AR>은 단순히 종이 로 만드는 건축 잡지가 아닙니다. 건축하는 선후배들과 건축을 좋아하는 익명의 팬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함께 새로 운 사건을 만들어 내는 저널입니다. ⓦ 월례 세미나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 건축가들의 이슈가 있는 파티 <ARCHITECTURE BRIDGE>, ⓦ 예비 저널리스트를 양성하는 <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 예비 비평가의 출현을 응원하는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 국내외 건축과 도시를 찾아 떠나는 워크숍 <ARCHI-BUS>, ⓦ 건축 신인 발굴 프로젝트 <W-A-R>, 등의 연속된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또는 파트너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기와 같은 <와이드 AR>이 지 향하는 건축저널리즘은 구독자님 개인과 기업 및 단체의 광고 후원자님들에 의해 완성됩니다.

정기 구독(국내 전용) 신청 방법 안내ⓦ <구독자명(기증하실 경우 기 증자명 포함)>, <배송지 주소>, <구독 희망 시작 월호 및 구독 기간>, <핸드폰 번호>, <이메일 주소>, <입금 예정일>을 적으 시어 ⓦ <와이드 AR> 공식 이메일 : widear@naver.com ⓦ 팩스 : 02-2235-1968 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책은 입금 후 보내드리게 됩니다. 정기 구독을 하시면 전국 어디서나 편안하게 책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당사가 독자 대상으로 벌이는 상기 각종 행사에 우선 초대됩니다. ⓦ 정기 구독 관련 문의 : 070-7715-1960 ⓦ 연간 구독료 ☞ 1년 구독료 55,000원 ☞ 2년 구독 료 105,000원 ☞ 3년 구독료 150,000원 ☞ 4년 구독료 190,000원 ☞ 5년 구독료 225,000원 ⓦ 무통장 입금 방법 ☞ 입금 계좌 : 국민은행, 491001-01-156370 [예금주 : 전진삼(간향미디어랩)] ☞ 구독자와 입금자의 이름이 다를 경우, 꼭 상 기 전화, 팩스, 이메일로 확인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카드 결제 방법 ☞ 네이버카페 : <와이드 AR> 좌측 메뉴판 에서 <정기구독 신용카드 결제>란 이용하시면 편리합니다. ⓦ 광고 문의 : 02-2235-1960 ⓦ <와이드 AR>의 광고는 본 잡 지를 함께 만드는 건축(가)네트워크를 지원합니다. 지면 위에서의 1차적 홍보 효과를 넘어 실질적 수익 효과의 창출을 위 해 데스크가 함께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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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약칭, <와이드 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 발행편집인단 ⓦ 발행인 겸 대표 | 전진삼 ⓦ 편집장 겸 대표 | 정귀원 ⓦ 객원 기자 | 강권정예 ⓦ 발행위원 | 김기중, 박유진, 박종기, 손도문, 신창 훈, 오섬훈, 황순우 ⓦ 대외협력위원 | 박민철, 윤창기, 이영욱, 이충기, 장윤규, 조용귀 ⓦ 고문 | 곽재환, 김정동, 이일훈, 임근배, 임창복, 최동규 ⓦ 자문위원 | 구영민, 박승홍, 박철수, 이종건 ⓦ 편집위원 | 김기수, 김종헌, 김정후, 김태일, 박 준호, 박혜선, 안명준, 유석연, 임지택, 전유창, 정수진, 조정구, 조택연, 함성호 ⓦ 고정칼럼위원 | 강병국, 손장원, 안철흥 ⓦ 영문번역위원 | 조경연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박상일 ⓦ 포토그래퍼 | 남궁선, 진효숙 ⓦ 인쇄 제작 코디네이터 | 김 기현 ⓦ 로고 칼리그래퍼 | 김기충 ⓦ 디자인 | 수류산방(樹流山房 Suryusanbang, 디자이너 이숙기 최종열, 전화 02-7351085, 팩스 02-735-1083) ⓦ 서점유통관리대행 | (주)호평BSA(대표 심상호, 담당 차장 정민우, 전화 02-725-9470~2, 팩스 02-725-9473) ⓦ 제작협력사(인쇄 | 예림인쇄, 종이 | 대림지업사, 출력 | 반도커뮤니케이션스, 제본 | 문종문화사)

호 2011년 1-2월호 ⓦ 2011년 1월 10일 발행 ⓦ 2008년 1월 2일 등록, 서 19 울 마-03187호 ⓦ 2008년 1월 15일 창간 ⓦ 낱권 가격 10,000원, 1년 구독료 55,000원 ⓦ ISSN 1976-7412 ⓦ 간향미디

ⓦ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 ⓦ 통권

어랩 GML ⓦ 발행처 | (121-816)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56-2 마젤란21오피스텔 909호, 대표 전화 02-2235-1960, 팩 스 02-2235-1968 ⓦ 독자지원서비스 | 070-7715-1960 ⓦ 공식 이메일 | widear@naver.com ⓦ 공식 URL | http://cafe. naver.com/aqlab ⓦ 네이버 카페명 | 와이드AR ⓦ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본지에 게재된 기사나 사진의 무단 전재 및 복사, 유포를 금합니다.

다시 3년

와이드 레터 ⓦ ⓦ 2007년 가을, 와이드 창간 준비호를 내며 “천천히, 오래”, “가늘고 길게”를 모토로 어떠한 악조건과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중도에 포기하 지 않고, 묵묵히 우리의 본분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리고 3년! 발행편집인단 의 한결 같은 응원과, 제작/유통 협력 업체의 아낌 없는 수고와, 광고주 여러분들의 거 침없는 신뢰와, 그리고 건축의 진정성을 향한 독자들의 힘이 18권의 책을 세상 밖으로 내놓았다. 너무나 감사하여 말로는 다 표현할 길이 없다. ⓦ 3년을 기점으로 몇 가지 변 화도 있다. 그 동안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준 그림건축을 떠나 와이드 편집실이 동교동에 작은 공간을 마련했다. 실질적인 독립인 셈이다. 떠남의 아쉬움은 매월 그림건축에서 진행되는 ‘건축가 초청 강연’ 땅집사향을 통해 달래 보려 한다. ⓦ 가장 파격적인 변화 는 책값의 인상이다. 만 원이란 가격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독자 제현도 계시겠다. 그러 나 그만큼 책의 질(종이와 내용을 모두 포함하는) 또한 좋아졌고, 더 좋아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 주셨으면 한다. ⓦ 이제, 다시 3년을 준비하며 “가늘고 길게” 버티겠다는 생각은 “굵고 길게”로 바뀌었다. 더 큰 열정으로 건축을 기록하고 말하고, 건축인들과 소통하겠다. 먼 훗날에도 여전히 “저널리즘의 근간을 세우고 사회와의 소통을 전제로 하는 잡지”로 남겨질 수 있도록! ⓦ 글 | (본지 편집장)

정귀원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엣지 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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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WIDE Architecture Report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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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uary-February, 2011

WIDE WORK ⓦ Seung-Hoy KIM’s <Pangyo E11-1 Block Residence> ⓦ Pangyo E11-1 Block Residence is to have the new guideline that solely applies to this block on the strength of residents’ wishes to prevent reckless development and to make an attractive detached housing site. In other words, there are volume limitation due to a height district, restricted several materials, use of timber-louver for privacy, systematic landscape and parking lots, and homogeneous mailbox & doorplate. Architect Seung-Hoy KIM, the co-president of K.Y.W.C. Architects and the professor of Seoul National University, is the very person suggesting the guideline. He, for 12 years, has already done serial works of a public health center in small cities using standardized design, and his two housing works introduced in this issue give us a hint on his directivity of residential paragon that he has wanted to eventually get through the residence research. ISSUE 1 ⓦ Japan as a Pritzker Powerhouse: An Argument for its Advantage ⓦ Dana Buntroc, Associate Professor of 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 and an expert of Japanese architecture, presented the paper of “Japan as a Pritzker Powerhouse: An Argument for its Advantage” at ISAIA held in Kitakyushu, Japan in December 2010. The author objectively writes the advantage of Japanese modern architecture offering the multilateral backgrounds of producing five winners of Pritzker Awards being comparable with the Nobel Prize in architectural circle. Even though awarding an international architecture prize is not the goal of architectural activities, we know that an international assessment and event would be of help to the enhancement of the overall recognition and level as well as social influence in the field of architecture. In addition to the paper, there are also interviews with Dana Buntroc and Martha Thorne(Executive Director of Pritzker Architecture Prize). Bong-Hee JEON, Professor of Seoul National University, interviewed them. ISSUE 2 ⓦ Guyon CHUNG’s Exhibition: A Dialogue with Native Sceneries ⓦ Guyon CHUNG, a well-known architect for Miracle Library and Muju Project, has been holding an exhibition at Ilmin Museum of Art, from November 12th 2010 to January 30th 2011. The exhibition not only shows the outcome of Guyong CHUNG’s architecture, but also summarizes an architect’s growth process, architectural conception and world view through his sketches, notes, scraps and videos. Guyong CHUNG’s “Correspondence” which is a message to the relationship among architecture, society and the general public is very suggestive. ISSUE 3 ⓦ 2010 Wondoshi Academy Seminar: 6 converging events ⓦ The 2010 Wondoshi Academy Seminar named “EXIT: Finding a Way of Korean Architecture_Season 2” came to an end. These converging events leading the works and ideas of young independent architect groups to the public opinion arena in the form of exhibition and forum had three teams in the first half of the year. And another three teams such as Hyung-Pyo KWON, Soon-Joo KIM and Woo-Sik MIN of BAU Architects, Soo-Jin JUNG of Architecture SIE and Hee-Soo KWAK of IDMM Architects followed in the latter half of the year. A vivid record of the forum is reported here. POwer ARchitect’s FILE | Theme of My Architecture Kai-Chun KIM (POAR 11). page 57 Young-Min KOO (POAR 12). page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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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워크 Work 판교 주택 2제 | PANGYO E11-1 BLOCK RESIDENCES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김승회+강원필 판교 11블록은 매력적인 단독주택 주거지를 만들고자 하는 입주자의 희망에 따라 이 블록만을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경영위치 의 김승회는 코디네이터로서 ‘높이 제한과 한정된 재료, 프라이버시를 위한 목재 루버의 사용, 통일된 랜드스케이프/주차장/우편함/문패’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이번 호에 소개되는 두 작품은 ‘같은 전형에서 출발하는 보편성과 특별함의 양 극단’을 보여 준다. 절박 한 삶에 진정을 다하는 태도로 이 시대 집의 전형을 탐구해 온 경영위치가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자. 진행 | 정귀원(본지 편집장) 사진 | 김재경(건축 사진가)

김승회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대학원 졸업. 미시간 대학교 건축학

강원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대학원 졸업. ㈜일건 C&C 건축사사

석사. S.O.M Chicago 및 서울건축 근무. 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무소 및 서울건축 근무. 현 ㈜경영위치 (K.Y.W.C Architects) 건

교수, ㈜경영위치 (K.Y.W.C Architects) 건축사사무소 대표.

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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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E11-1 BLOCK RESIDENCES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전형에서 출발한 보편성과 특별함 1 | 글 | 김승회

판교 주택 2제, 전형에서 출발한 보편성과 특별함 판교 주택의 발표와 더불어 그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집의 ‘전형’으로서 도시 한옥을 탐구하게 된 계기와 1995년 개업 이 후 일산 주택에서 판교 주택에 이르는 ‘집의 전형’을 제안하기 위한 여러 시도, 그리고 판교 주택의 연작이 시작된 단초와 흥미로운 진행 과정들 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건축 주변의 이야기들이 어쩌면 도면만큼이나 집의 생성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어서, 기 어이 이 번다한 문장을 시작하게 되었다. 몇 가지 기억, 인사동과 가회동 1984년 겨울, 건축 초년병으로 처음 일하게 된 사무실은 인사동에 있 었다. 점심과 저녁 시간,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러 다니며 인사동 구석구석을 누빌 수 있었다. 매일 산책을 하면서 인사동 주변의 오래된 도시 조직이 선사하는 축적된 시간의 아름다움과 도시 한옥이 품고 있는 생활 양식의 풍부함에 큰 감명을 받게 되었다. | 다음해 봄, 대학원생이 되 어서는 관심을 인사동에서 북촌 마을로 돌리게 되었고 ‘집’과 ‘마을’로서의 도시한옥과 그 집합 방식에 주목하게 되었다. 특히 길과 마당과 방 으로 이어지는 삶의 장(field, 場)의 전개가 흥미로웠다. | 마침 여름 방학 때 연구실에서 가회동 11번지에 대한 실측 조사를 할 수 있게 되어, 선후배들과 도시 한옥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그해 겨울 방학까지 이어진 조사를 통해 도시 한옥의 융통성, 섬세하고 인 간적인 스케일, 골목의 아름다움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하나의 주거 형식으로서 도시 한옥이 동시대 삶의 요구를 담기 어렵다 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도시 한옥의 형식으로는 밀도와 용적, 새로운 기술의 문제를 경제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이러한 인식은 우리 시대 집의 형식이 어떻게 다시 만들어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져 꽤 오랜 시간을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미래에 건축가가 된 다면 새로운 ‘집의 전형’을 제안해야겠다는 막연한 어떤 목표를 갖게 되었다. | 새롭고 유일하고 특별한 것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에 전형이라는 개념은 이미 유통 기간이 지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럴지라도, 전형을 제안하려는 노력이 종국에 실패와 무위로 돌아간다 할지라도, 그것은 가 야하는 길이고 넘어야 하는 언덕이라고 생각되었다.

① 1986년 건축대전

② 일산 주택 (1995)

③ 방배동 돌체하우스 (1996)

‘현재, 미래 그리고 우리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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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E11-1 BLOCK RESIDENCES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전형에서 출발한 보편성과 특별함 2 | 글 | 김승회 ‘집의 전형’에 대한 실험 전형에 대한 처음의 시도는 1986년 건축대전에 ‘현재, 미래 그리고 우리의 마을’①이라는 제목으로 출품된 주거지 계 획안이다. 도시 한옥에 대한 탐구가 이 시대의 전형이라 할 아파트에 대한 연구로 이어지면서 우리의 주거 문화는 삶의 존엄보다 팔고 팔리는 거래의 미학, 자본의 유통 체제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상황 속에 건축가 지망생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절망감에 치를 떨면서 우리 사회의 새로운 비전에 기초한 새로운 마을을 계획안으로 제안하게 되었다. 이 계획안에 담긴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여 주택 연 작, 이우학교 등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실현되고 있다. | 1995년 설계 사무소를 개업하여 만난 첫 프로젝트가 <일산 주택>②이다. 70평 의 대지에 50평이 약간 넘는 규모, 평당 공사비 300만 원. 중산층 주택의 전형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였다. 도시 한옥이 갖고 있는 몇 가지 미덕, 즉 어떤 대지에도 적응되는 융통성, 다양한 생활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의 조직, 그리고 기능과 조직을 포함하는 구조와 조형의 체계를 새로운 건축의 언어로 나타내고 싶었다. 같은 크기의 단면을 갖고 있는 매스 세 개가 조합되면서 어떤 땅에도 담겨질 수 있은 설계안이었다. 이 설계안 이 갖고 있는 시스템은 그해 있었던 보건복지부 보건소 표준 설계 현상 설계안에 반영되어 당선되고, 실현되는 과정을 통해서 전형이 갖고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경험할 수 있었다. | 일산 주택 이후에도 다세대 주택의 새로운 대안을 찾은 <방배동 돌체하우스>③와 <자곡동 연작>⑧, 삼 대가 함께 사는 집의 구성을 탐구한 <서초동 주택>④과 <방배동 주택>⑥ 그리고 전원 주택의 형식을 제안한 <양평 주택>⑤과 <발트하우스>⑨, 가볍고 에너지가 적게 드는 집을 고안한 <과천 주택>⑦ 등, 끊임없이 집의 전형을 새로이 실험했다. 주택에 대한 전형의 탐구는 언제나 건축의 구법과 시스템, 그리고 공간의 관계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학교와 사무실, 병원과 같은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발전적으로 전개되었다.

④ 서초동 주택 (1997)

⑤ 양평 주택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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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방배동 주택 (2005)


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E11-1 BLOCK RESIDENCES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전형에서 출발한 보편성과 특별함 3 | 글 | 김승회 판교 연작의 시작, 판교 11블록 건축주를 만나다 2008년 여름, 판교의 건축주 그룹이 인터넷 카페에서 결성되고 그들이 건축가 풀(pool)을 선 정하였다. 건축가들과 건축주의 만남 뒤 판교 11블록의 대표가 경영위치 사무실을 찾아왔다. | 그분 말씀을 요약하면, “11블록에 먼저 집을 짓 기로 한 분들이 모두 20가구쯤 되는데 11블록 사람들은 제각각 다른 집의 형태가 아닌 블록 전체가 일관된 조형 언어와 재료가 사용되기를 바 란다 … 그래서 편안한 동네의 풍경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 그래야만 공사비도 절감되리라 생각한다 … 한 사람의 건축가가 설계해 주는 것 이 일관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여 설계를 의뢰하러 왔다.” | 이에 대해 나는 건축가 한 사람이 동시에 20세대를 설계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 므로 같은 판교 건축가 그룹에 있었던 이은석, 정재헌 선생님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11블록의 코디네이터로서 전체 적인 통일성을 지키기 위한 몇 가지 가이드라인⑩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이지만 기존 지구 단위 계획에서 다루지 않은 핵심적인 사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 11블록의 가이드라인은 높이를 제한하자는 것, 이웃 간에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 의 장치를 도입하자는 것, 조경의 일관성을 유지하자는 것, 주차장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게 하자는 것, 외벽 재료의 사용을 제한하자는 것 등 으로 요약할 수 있다. | 금융 위기가 도래하면서 많은 참여 주민들이 착공을 유보한 데다,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집들이 들어서면서 그 의 미는 퇴색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11블록에 지어진 집들 중 가이드라인을 따른 집이 다수여서 판교의 다른 블록에 비해서는 비교적 일관된 느 낌의 경관을 갖고 있다.

⑦ 과천 주택 (2006)

⑧ 자곡동 연작 (2006~2008)

⑨ 양평 발트하우스 (2006~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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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E11-1 BLOCK RESIDENCES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전형에서 출발한 보편성과 특별함 4 | 글 | 김승회 집의 전형에 요구되는 조건들, 설계의 전제 이 시대 주택에서 요구되는 것은 주거 공간을 통한 자아의 실현이다. 이제, 집은 단순히 방과 거실, 부엌의 조합이 아니다. 가족의 구성원들 각자가 갖고 있는 서로 다른 관심사, 서로 다른 취미를 집이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 공간들이 하나의 집의 윤곽 속에서 배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건축가는 집의 윤곽을 만들어 내면서도 ‘다름’을 공간적인 장치로 담아내야 한다. 다른 것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하나를 이루어야 한다. | 동시에 판교의 주택이 갖고 있는 70평 내외의 대지 크기와 볼륨 의 한계를 생각하면 집을 구성하는 여러 공간들이 매우 효율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낭비되는 공간 없이 경제적으로 마당과 집이 구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세계 그 어느 지역보다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덥고 폭우와 태풍이 있는, 매우 혹독한 우리 기후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다. | 또한 이 시대 집의 전형이 갖추어야 하는 공공을 향한 미덕이 있다. 집은 도시의 일부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적절한 높이와 크기를 가짐으로써 도로 와 주변 주택의 공간적 스케일을 존중해야 하고, 이웃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줄 수 있는 공간의 배려가 필요하다. | ‘집의 전형’이 가져야 하는 여 러 조건들에 대한 탐구를 통해 판교 주택의 연작이 시작되었다. | 여기에 소개되는 두 개의 집, <소나무집>과 <윤교수댁>은 같은 전형에서 출발 한 보편성과 특별함의 양 극단을 보여 준다. | 소나무집은 가장 단순한 박스에서 출발하여 건축주의 요구와 대지와 그 주변의 상황에 부합하는 원리들이 차곡차곡 쌓인 곳이다. 다양한 삶의 조건에 대응하는 과정을 통해 단순한 박스는 변형되고 진화되었다. 그 결과 판교 주택의 보편적 인 모습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전형으로서의 집’으로 만들어졌다. | 윤교수댁은 특별한 형상의 대지에 특별한 형상으로 서 있지만 공간의 관계 나 재료의 사용법, 도시에 반응하는 방식, 기후에 대응하는 전략 등은 집의 전형이 갖추어야 하는 조건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특별함을 담을 수 있는 원리가 보편성이며, 보편성은 특별함 속에서도 자신을 드러낸다. 전형이란 동일한 것을 만들기 위한 형식이 되어서는 안 되며 다양함 과 차이를 포용할 수 있는 하나의 기반으로 작용해야 한다.

⑩ 판교 11블록 가이드라인

볼륨 parking lot

랜드스케이프

재료

우편함 문패 : 독립형

프라이버시

우편함 문패 : 벽체 부착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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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사용의 예


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E11-1 BLOCK RESIDENCES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전형에서 출발한 보편성과 특별함 5 | 글 | 김승회 소나무집, 변형된 박스 소나무집 유형은 판교 11블록에 가장 많은 필지를 차지한다. 70평 내외의 사각형의 대지, 규모와 형태면에서 가장 일반 적인 대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형으로서 집을 가장 많이 의식한 프로젝트가 되었다. 넓은 정원을 원하면서도 경제적인 공사비로 최대한 의 볼륨을 원하는 판교의 건축주들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외피를 가지면서 대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박스 형태가 요구되었다. | 단순 한 박스이지만 삶의 모습은 다양하고 풍부하므로 자연스럽게 박스의 모습은 새롭게 진화되었다. 거실, 부엌, 침실, 다락 등, 서로 다른 높이를 원하는 공간을 따라 다양한 레벨이 생겨났다. 이러한 다양한 레벨은 입면에 투영되어 다양한 높이의 창문으로 표현되며 박스의 형태는 미묘하 게 변화한다. 성격이 다른 마당이 박스 안에 삽입되면서 박스의 형상은 더욱 섬세하게 변형되어 재미있는 형상으로 진화되어 갔다. 전망을 볼 수 있는 2층 발코니, 2층으로 향한 직선 계단이 열려 보이는 볼륨이 큰 보이드, 부부만을 위한 중정, 다락과 이어지는 옥상의 마당 등 여러 공간 이 박스 속에 담겨 있다. | 거실은 3미터의 높은 천장과 9.5미터의 충분한 폭을 갖는 중심 공간으로 남쪽 마당과 만난다. 보조 주방/다용도실과 이어지는 부엌/식당은 거실과 함께 연속된 공간을 구성하지만 거실에 비해 낮은 층고가 구사되면서 공간적으로 구별된다. 개방된 공간에 위치 한 2층 연결 계단은 거실과 자녀방을 이어주며, 자녀방과 부부 침실 사이에 발코니가 있는 가족실이 배치된다. 부부 침실 영역은 독립된 또 하 나의 집으로 인식되도록 레벨과 재료에 있어 차이를 갖게 했다. 또한 부부 욕실과 이어지는 곳에 내밀한 마당을 두었다. 자녀방 상부에 위치한 다락은 옥상의 마당과 이어지며 자녀들을 위한 즐거운 공간을 제공한다. 다락은 심리적 공간으로 흔히 언급되지만, 확실히 호기심과 비밀이 담 긴 특별한 공간이다. | 박스 안에 여러 공간과 기능이 중첩되면서 집은 서로 다른 세계의 공존, 서로 다른 존재가 ‘함께 있음’을 드러낸다. 서로 다른 공간들은 낭비되는 공간을 최소화하는 연결 방식으로 묶여 있어 효율적인 평면을 구성한다. 서로 다른 것을 ‘다른 그대로’ 담아내는 형식, 그리고 그것을 공간의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엮어내려는 의도가 반영되었다. | 이웃 마당에 면한 북측 입면은 루버로 막힌 절제된 창문, 보행자 전용 도로를 면한 서측 입면과 접근로를 면한 동측 입면은 그에 대응하는 꼭 필요한 개구부, 그리고 남측 마당을 향해서는 충분한 크기의 창을 마련하는 방식을 통해 주변 도시적 관계에 집의 포즈를 대응한다. 또한 창문에 설치된 처마는 기후에 대응하는 장치로 작동하며 동시에 창이 있는 내부 공간의 의미를 환기시킨다. 이렇듯 외부의 입면은 내부 활동이 투영되는 표면이자 대면하고 있는 도시적인 상황과 기후 조건에 대응 하는 장치이다. | 외부에 쓰인 재료는 되도록 재료 본래의 특징이 드러나도록 했는데 목재널 거푸집으로 형성한 노출 콘크리트와 좁고 길게 켠 이뻬(Ipe)목을 썼다. 나무의 색이 탈색되면서, 세월이 지나면서, 콘크리트와 비슷한 담담한 회색으로 맞추어지게 될 것이다. 시간에 따라 서로 를 닮아 가는 재료들처럼 판교의 모든 집들이 세월의 흐르며 서로 화목하게 마을을 이루어 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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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E11-1 BLOCK RESIDENCES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전형에서 출발한 보편성과 특별함 6 | 글 | 김승회 윤교수댁, 보편성이 담긴 특별함 윤교수댁은 판교에서 유일한 형태의 대지에 지어졌다. 옆으로 긴 땅에 길의 곡면이 대지의 형상을 지배한다. 대지는 커다란 공공 녹지를 앞에 두고 있는 데다가 남쪽에 막힌 곳이 없어 좋은 전망을 특별히 선호하는 건축주의 요구를 담아내기에 유리했다. | 좁고 긴 땅에 대지 경계면에서 의무적으로 이격해야 하는 거리를 빼고 나면 자연히 마당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1층 면 적을 희생하여 마당을 만들고 2층은 건폐율에 최대한 맞추어 필요한 볼륨을 만들기로 했다. | 그 결과 2층 부부 침실의 일부 공간이 캔틸레버로 돌출되었다. 경사 지붕을 갖는 부부 침실의 돌출된 매스는 하나의 집이 여러 존재의 집합임을 암시한다. 돌출된 공간 아래에 저절로 만들어진 파티오(Patio)는 식당과 이어진 외부 휴식 공간으로 활용된다. | 거실과 식당은 10.8미터 폭의 넓은 공간으로 통합되어 남쪽의 마당과 이어지고 동쪽 끝으로는 게스트룸이 배치된다. 2층으로 열린 공간에 배치된 계단은 좁고 긴 대지의 형상을 따라 길게 놓여 공간의 중심을 형성한다. 복도 와 계단을 따라 만나게 되는 서로 다른 높이와 공간의 볼륨은 이 집의 내부 공간이 생활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같은 2층 이지만 다른 레벨에 놓인 자녀방, 가족실, 부부 침실은 남쪽의 좋은 전망을 누리며 자신의 볼륨을 고유한 형상으로 표현한다. 경사 지붕은 내부 공간에 그대로 투영되어 천장의 변화를 만들고 공간의 단면에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 콘크리트와 목재, 아연판으로 이루어진 몇 개의 공간 덩 어리는 집의 전체 윤곽 안으로 포섭되어 있으면서도 각자가 가진 고유한 특징들을 은유하며 그 독자성을 관철한다. 집은 하나이지만 그 안으로 서로 다른 세계들이 공존하며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장소, 그것이 집의 리얼리티(reality)이며 그것이 우리 삶의 리얼리티이다.

판교 11블록 배치도

소나무집

윤교수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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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소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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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건축 개요 대지 위치 :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 557-3번지 | 지역 지구 : 제1종 전용 주거, 비행 안전 제2구역 | 용도 : 단독 주택(협 의 양도인 택지 주거 전용) | 대지 면적 : 265.00㎡ | 건축 면적 : 131.81㎡ | 연면적 : 237.18㎡ | 건폐율 : 49.74%(법정 50% 이하) | 용적 률 : 89.50%(법정 90% 이하) | 규모 : 지상 2층 | 최고 높이 : 8m | 구조 : 철근 콘크리트조 | 주차 : 2대(법정 2대) | 조경 면적 : 62.74㎡, 23.68%(법정 13.25㎡, 대지 면적의 5%) | 주요 외부 마감 : 노출 콘크리트, 이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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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측 전경. 최소한의 외피를 가지면서 대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박스 형태이다.

처마는 기후에 대응하는 장치이다.

동측에서 본 현관 부분.

36 와이드 AR 19 | 워크 Work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볼륨이 큰 보이드에 놓인 2층 연결 계단. 레벨과 재료가 다른 부부 침실 영역은 독립된 또 하나의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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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널 거푸집으로 형성한 노출 콘크리트와 좁고 길게 켠 이뻬(Ipe)목은 재료 본래의 특징을 드러낸다.

이웃 마당에 면한 북측 입면은 루버로 막힌 절제된 창문을 뒀다.

38 와이드 AR 19 | 워크 Work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2층 연결 계단은 거실과 자녀방을 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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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은 3미터의 높은 천장과 9.5미터의 충분한 폭을 갖는 중심 공간으로 남쪽 마당과 만난다.

부부 욕실과 이어지는 곳에는 내밀한 마당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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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주방

보조 주방

게스트룸 자녀방

부부 침실

거실

가족실

옥상 평면도

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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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면도

42 와이드 AR 19 | 워크 Work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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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보조 주방

부부 중정

거실

자녀방

가족실

다락방

현관

단면도


판교 윤교수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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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수댁 건축 개요 대지 위치 :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 599-4번지 | 지역 지구 : 제1종 전용 주거 | 용도 : 단독 주택(협의 양도인 택지 주거 전용) | 대지 면적 : 271.40㎡ | 건축 면적 : 135.67㎡ | 연면적 : 287.58㎡(용적률 산정용 연면적 : 244.02㎡) | 건폐율 : 49.99%(법정 50% 이하) | 용적률 : 89.91%(법정 90% 이하) | 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최고 높이 : 9.94m | 구조 : 철근 콘크리트조 | 주차 : 2대(법정 2대) | 조경 면적 : 78.72㎡, 29%(법정 13.57㎡, 대지 면적의 5%) | 주요 외부 마감 : 노출 콘크리트, 이뻬, 징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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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와 목재, 아연판은 조화를 이루면서도 독자성을 관철한다.

46 와이드 AR 19 | 워크 Work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좁고 긴 대지의 형상을 따라 길게 놓인 계단은 공간의 중심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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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부부 침실의 일부 공간이 캔틸레버로 돌출되었다. 그 아래 파티오(Patio)는 식당과 이어진 외부 휴식 공간.

48 와이드 AR 19 | 워크 Work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경사 지붕은 내부 공간에 그대로 투영되어 공간의 단면에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계단과 주방 벽면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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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미터 폭의 거실. 정면 좌측에 게스트 룸이 보인다.

북측 입면은 최소한의 창으로 주변 도시적 관계에 집의 포즈를 대응한다.

50 와이드 AR 19 | 워크 Work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1층 평면도

주방

식당

세탁실

게스트룸

거실

2층 평면도

창고 침실

부부 침실

가족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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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식당

침실

창고

현관

창고

창고

게스트룸

침실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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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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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E11-1 BLOCK RESIDENCES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인터뷰 | 못 다한 이야기 1 | 정리 | 정귀원(본지 편집장) ‘판교 단독주택 입주자 모임’ 온라인 카페도 있더라. | 서로 정보 교환도 하고 문제점을 공동으로 풀어보려고 하는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여전히 드나드는 사람도 있는 것 같고. 지금은 와해됐기 때문에 처음과 같은 구속력은 없다. 어쨌거나 굉장히 독특하고 재미난 문화다. 자발적인 모임 이란 점에서 아주 뜻 깊다고 생각한다. | 특히 11블록 카운실의 건축주들은 ‘건축가 매칭’ 이전에 ‘약간은 느슨한 형태의 통일성’으로 공동 설계 가이드라인을 가져가기로 한 것을 나름의 성과로 평가하던데, 애초 그 지역에 대한 다른 밑그림은 없었나. | 물론 지구 단위 계획이 있었지만, 11블록의 가이드라인은 그것이 다루지 않은 부분에 관한 것이다. 판교에 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길을 만들고 필지 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길과 필지 구획은 동네를 형성하는 방식이고, 경관과 주택의 형식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다. 그런데 판교 단독 주택지 의 도시 설계안은 아무리 보아도 우리 마을에 대한 성찰과 미래에 대한 비전, 주택의 형식에 대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다. 다만 국적 불명의 마 을의 구성과 이해할 수 없는 도시 설계 지침이 세워져 있을 뿐이다. 주택지가 새로운 삶의 형식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건축가들의 노력도 필 요하지만 그 이전에 마을에 대한 큰 생각, 길을 만들고 필지를 구획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 집과 집 사이 의 관계라든가, 마을 공동체를 위한 공간 배려가 보이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있겠다. | 이전 작품인 타운하우스에서 커뮤니티 스페이스를 계획할 수 있었던 것은 필지 이용이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판교 주택은 이미 필지가 나누어진 상태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딱 70평이었다. 게다가 담을 만들 수 없게 되어 있다. 두 집 사이에 건축적인 장치를 할 수 없는 게 무슨 주거지인가. 미국처럼 땅덩어리가 크면 몰라도. | 모두가 남쪽 으로 마당을 두려고 했을 텐데, 좁은 땅에서 앞뒤 집의 관계를 푸는 게 어려웠을 것 같다. | 되도록 창을 내지 말고, 창을 내더라도 목재 그릴을 붙여서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려고 했다. 그것은 11블록 가이드라인의 하나이기도 하다. 아무리 작은 집이라도 공동체의 문제는 남아 있고, 가 이드라인을 통해 그것을 해결하려고 했다. | 가이드라인 설정에서 가장 먼저 고려했던 것은 뭔가. | 좁은 땅을 인정하는 것이 전제됐다. 그것으 로부터 어떻게 프라이버시 침해를 최소화할 것인지가 고려됐고, 다음은 건물의 높이다.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서로 절제해야 하는 것들을 찾았 다. 한편으로는 경제성도 헤아렸다. 공동 시공할 때를 대비해서 재료의 사용에 제한을 뒀다. 요약하면, 공동체 모두를 위한 가치를 만드는 것, 프라이버시를 함께 존중하는 방법을 찾는 것, 경제적으로 서로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는 것 등이다. | 가이드라인에 대한 건축주들의 이견은 없 었는지. 요구 사항이 많았을 것 같은데. | 없었다고 할 순 없다. 그러나 건축가를 매우 신임하는 분위기였다. 나는 나대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 속에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 몇 가지 안에 대한 반응이 무척 좋았다. | 11블록은 다른 두 분의 건축가와 함께 진 행된 것으로 안다.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드러나는 것은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완성된 후 11블록 전체 모습은 어떨 것 같은가. | 처 음과 달리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집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대략 열 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필지의 조건이나 여타의 상황이 다르 므로 결과물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큰 원칙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느낌은 비슷할 것이다. 이처럼 개성이 다른 건축가들이 비교 적 닮은 분위기의 건축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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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E11-1 BLOCK RESIDENCES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인터뷰 | 못 다한 이야기 2 | 정리 | 정귀원(본지 편집장) 집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다. 목재(이뻬)와 노출 콘크리트를 주재료로, 동판/석재/징크를 부재료로 지정했다. 기준은 뭐였나. | 두 가지 기준이 있다. 하나는 가공이 덜 된 재료, 또 하나는 착한 가격이다. 노출 콘크리트는 그래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재료에 대한 거부감도 꽤 크기 때문에 목재, (지붕 재료로 쓰일 수 있는) 징크 등을 병행하게 됐다. 또 그것을 기본으로 하되 개별성이 요구될 경우를 생각하여 석재 등으로 여 지를 두었다. | 이러한 재료들이 잘 조화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양한 재료의 변주’를 통해 스케일을 분절, 휴먼 스케일을 구현하려는 시도는 이전 작품들에서도 볼 수 있다. | 가로나 마당에서 집이 사람을 누르는 느낌을 피하고자 했다. 나는 사무실 안에서도 절대 군림하려 들지 않는 다.(웃음) 집은 더더욱 군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모뉴멘트가 필요한 시대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게 필요하고 요구되는 상황이라면 하 겠지만, 지금까지는 그래왔던 것 같다. 하나의 볼륨을 만들 때도 다양하게 분절하는데, 그렇다고 단순히 콜라주의 집합은 아니다. 당연히 질서 가 존재한다. | 마당 역시 프로젝트마다 성격을 달리하며 꾸준한 주제가 되어 왔다. 판교 주택에서 요구되는 마당의 기능은 뭔가. | 과거에는 나 와 바깥 사이에 많은 레이어(layer)들이 존재했고 관계 또한 밀접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바깥은 그저 풍경일 뿐이다. 더구나 머물러 사는 삶이 어려워지면서 내가 머무는 유니트(unit)는 더욱 중요해지고, 반대로 바깥은 나와 상관없는 공간이 되어 왔다. 판교 주택의 마당은 나를 둘러싼 배경으로서의 공간이다. 그것은 옛 마당이 가지는 기능들(특히 작업 공간의 기능)과 차이가 있다. 마당의 작업들이 집 안에서 거의 다 이루어지 기 때문에 오늘날의 마당은 즐기거나 관상을 하거나 혹은 거리를 만들어서 프라이버시를 만들어 내는 그런 공간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 나무집은 건축주가 처음부터 나무를 심는 마당을, 윤교수댁은 바라보고 관조하는 마당을 원했다. | 처음 봤을 때 윤교수댁의 왼쪽 전면으로 불 쑥 튀어나온 매스가 궁금증을 더했다. 그러고 보면, 이전의 집들에도 저건 왜 저렇게 했을까, 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부분들이 있다. | 기 본적으로 새로운 공간에 대한 탐구가 있다. 새로운 삶이 계속 나타나니까 그 삶을 담는 새로운 그릇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윤교수댁의 경우 는 전망에 대한 건축주의 욕구가 컸다. 그런 이유로 건축주는 전면에 공원이 보이는 땅을 선택했고, 나는 그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 소나 무집의 초기 이미지에서 지금보다 긴 캐노피를 볼 수 있다. 이전 작업들에서도 캐노피 혹은 다른 장치들을 통해 진입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엿 볼 수 있는데, 그 생각이 궁금하다. |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참고로, 여주에 설계한 내 개인 서재는 주차장과 집의 거리가 멀다. 일 부러 그런 건데 책을 옮겨야 할 때는 화가 나기도 한다.(웃음) 나는 집은 개인에게 우주의 중심이라고 보고 바깥에서 들어갈 때 문턱이 많으면 그 만큼 중심성이 획득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바깥에서 내 우주의 중심으로 은어와 같이 회귀해 들어갈 때 여러 개의 문턱을 넘어 중심으로 한 걸음 한걸음 가는 거다. 나는 그게 좋고, 가치 있는 일로 보고 있다. 판교 주택은 땅이 너무 작아서 장치를 만들기 힘들고 캐노피마저 잘려 나갔 지만, 접근할 때 한 단 올라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벽에 의해 또 한 번 꺾어지는 어프로치의 흐름을 갖고 있다. | 눈썹과 같은 처마에 대해서도. | 삶의 방식은 변화하지만 풍토, 특히 기후와 같은 환경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의 집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특별한 기후에 대응하는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해 왔을 것이고, 그 결과 처마라는 하나의 장치를 고안해 냈을 것이다. 처마는 여름의 햇빛을 가려 집안을 시원하게 하고 겨울의 햇살을 가득 담아내기도 한다. 들이치는 비를 막아내는 것도 이 처마다. 여기서도 그와 같은 관점이 적용됐다. | 결국 우리 삶이 가지는 한계를 고민하고, 삶의 요구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건축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 집은 절박한 것이다. 건축이란 삶이 가진 절박함의 단서들을 찾고, 진정성으로 그것을 풀어 내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를 테면 땅을 크게 가질 수 없는 한계, 그렇지만 생활 방식의 변화로 요구되는 최대 부피(면 적과 다른)를 한계 속에서 어떻게 받들어 내는가, 하는 것 등이다. |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도 포함되는 거겠고. | 그것 역시 과거와 비교했을 때 변함없는 부분이 있고 또 달라진 게 있다. 판교는 대부분이 핵가족인데, 여전히 자녀들을 인텐시브(intensive)하게 돌보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부부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경향 또한 강하다. 그러한 관계는 부부침실과 자녀방의 공간 구성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부부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 기도 한다. 별도의 마당(소나무집)이나 별채 개념의 돌출된 공간(윤교수댁)을 예로 들 수 있겠다. | 절실한 삶을 정확하게 포착하여 형상화해 내 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듯한데. | 언어로 사랑을 형상화한 좋은 시에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처럼 건축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간혹 컨셉트를 먼저 형상화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결과는 공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보다 삶을 형상화하는 과정 속에 컨셉트가 생기고, 그 속에 건축가 로서의 특별한 표현이 있다고 본다. | 더구나 다양한 구성원들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한 집에서 살아가지 않나. | ’집의 집’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다. 여러 자아로 구성된 가족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담는다는 의미다. 집은 특히 심리적인 공간으로서 여러 종류의 자아가 존재하기 때문에 칙칙하거나 밝거나, 혹은 은폐되거나 개방된 모든 공간이 요구된다. 마당만 하더라도 몇 개의 다른 마당이 필요하지 않나. 관조의 마당, 자녀와 공유하는 마당, 부부만을 위한 마당 등, 좁은 집에서도 여러 개의 오픈 스페이스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것들이 집 안에 있는 여러 집으로 스며 들어 집의 집, 복수성의 집을 구성한다. | 단일한 매스지만 집 안으로 들어서면 굉장히 다양한 장면들이 연출되는 그런 집 말인가. | 밖으로 보이 는 집 말고 안으로 보이는 집에 대한 애착이 있다. 주택뿐 아니라 (부여 리조트처럼) 공공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마드리드의 마이요르 광장(Plaza Mayor)을 예로 들면, 이 광장은 건물의 파사드가 마당을 향해 있고 바깥으로는 다른 어번 블록(urban block) 이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광장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안에 들어와서 보는 거다. 굉장한 힘이 느껴지고 편안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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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E11-1 BLOCK RESIDENCES | 김승회 Seung-Hoy KIM + 강원필 Won-Phil KANG 인터뷰 | 못 다한 이야기 3 | 정리 | 정귀원(본지 편집장) 현실에 기반을 둔 작업을 하지만, 한편으론 그 이상의 것을 탐구하고 있다. 전형이라든가, 지역성이라든가. | 나는 현실을 철저하게 바라보려 하 고, 그것을 인정하려 하는 현실주의자이다. 하지만 그 현실이 우리의 다음은 아니다. 나는 건축가가 하는 모든 행위는 미래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의사에게 환자는 이미 벌어진 사건이지만 건축가의 프로젝트는 언제나 미래에 벌어지는 일이다. 따라서 고민하고 탐구하는 자세가 없이 는 미래를 이야기할 수 없다. | 어쩌면 전형에 대한 탐구가 절제된 형식을 이끈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 일단 불필요한 언어나 장식은 배제하고 싶다. 틀 안에서 고민은 하되 튀거나 억지로 붙이지는 않는다. 장치라는 것을 좋아하는데 최소한의 장치로서 건축이었으면 한다. | 결과물은 지 적이지만 그럼에도 온도가 있다. | 장치가 풍요로운 것은 그 안에 많은 삶을 담기 때문이다. 아무튼 더 따듯해지고 싶다. 무미건조한 것은 별로 다. 불필요한 것은 떼 내더라도 그것이 좀 따듯하고 포근했으면 좋겠다. | “집의 전형을 고민할 기회를 만들어 준 프로젝트” 일산 주택에서부터 전형에 대한 탐구를 꾸준히 해 왔다. 판교 주택도 그 과정일 테고. | 일산 주택에서의 생각은 다음 작업들로 이어졌고, 또 그 이후에 몇 번의 새 로운 관점들과 형태 언어가 등장하는 계기가 있었다. 그 중에서 과천 주택은 환경을 생각하는 가벼운 건축으로 경제성까지 고려한 것인데, 지 금 생각해도 짜릿한 경험이다. 여기 소개된 판교 주택은 사실 새로운 시도라고 하긴 어렵고 방배동 주택의 개념—프라이버시와 가족 커뮤니티 의 충족, 노출 콘크리트와 목재의 조화, 마당 혹은 집 속의 집과 같은—들이 이어져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 앞으로도 지속될 ‘전형의 탐구’, 다 음 집이 기대되는 이유다. | 나는 확실히 주택 설계를 좋아하고 그것을 할 때 행복하다. 현재 설계 중인 주택이 네 개 있다. 그중 하나는 또 다른 실험인데, 완성되면 재미있을 거다. 집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랄까, 진정성 있는 극단(extreme)에 관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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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POwer ARchitect 파일 11 김개천 Kai-Chun KIM | 알 수 없는 건축 | 김개천과의 대화 1

김개천 김개천은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실내디자인학과 교수이며, 한국실내건축가협회(KOSID) 회장으로 건축가이자 실내디자이너이다. 동국대 선 학과에서 선의 조형사상을 전공했으며, 동양적인 조형사상과 현대적 디자인에 관한 연구와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명묵의 건축, 미의 신화, 장자와 공간미학, 무색의 공간, 조선의 미의식 등 건축의 역사와 사상에 관한 저서와 연구가 있다. ‘철학적이고 한국적인 건축가’라는 말을 종종 들어 온 것으로 안다. 무슨 의미에서인가? | 예전에는 철학적이고 한국적인 건축가가 되기 위해 노 력했다. 지금은 오히려 철학적이지 않은 건축가이고 싶다. 한국적인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 시대의 우리는 한국적이지 않은 작품을 해야 한다. 한국적이란 말은 마치 옛날 것의 리바이벌 같은 느낌을 주며, 그러기에 창의적이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건축은 혁신적인 동시에 최초인, 그러 나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싶다. 창조적인 동시에 평범함과 환상을 동시에 갖는, 알 수 없는 것이 되고 싶다. | 평범함과 환상을 동시에 갖는다 는 것은 어떤 것인가? | 사람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면, 어떤 때는 평범하고 어떤 때는 신비롭게 보이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일상적이 고 평범한 것이 현실적 환상으로 실재하는 세계가 매력적이다. 철야 정진을 할 때 평범한 달빛과 가로등 불빛으로만 이루어지는 <만해사>①의 내부 모습도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다. | <국제선센터>②는 전통을 현대화한 것이 아닌가? | 그 건물은 한국적이라기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건물로 한옥이 아닌 한옥이다. 탑과 법당이 붙어 있는데 그러한 건물은 전통에는 존재하지 않는 형식으로 전통인지 현대인지 알 수가 없다.

① 만해사의 낮과 밤


② 국제선센터 외관(왼쪽)과 국제선센터 선방(위)

③ 국민대학교 학술회의장(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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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POwer ARchitect 파일 11 김개천 Kai-Chun KIM | 알 수 없는 건축 | 김개천과의 대화 2

알 수 없는 건축 감은 어디서 얻는가? | 어릴 적 추억이나 어떤 이미지 등에서 영감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영감을 얻기보다는 질문을 할 수 있고 매력적인 답 을 내놓을 수 있는 역량에 관심이 많다. 철학은 그런 생각의 배경이 되고 통로의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행복한 삶은 어떤 것인가의 생각에 따 라 디자인이 달라질 것이다. 속박하고 한정하는 것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집이 행복하게 하는 형식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건축을 하지 않을 까? 창의적이기 위해서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직관적 인식과 영감이 합쳐져 있을 때, 보다 창의적이게 되는데 나의 건축은 대부분 그러한 것에서 발현된 것이다. <국민대학교 학술회의장>③ 같은 경우는 라이프니츠의 둥근 사각형이란 말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형태는 거 의 없는 둥근 사각형으로 빛과 그림자만으로 만들어진 공간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둥근 사각형이다 보니 어떤 모습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 건축은 사는 사람과 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 역할을 하기보다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해야 한다. 나는 타인과 사회 를 위해 봉사하려는 선의 의지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남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인간은 비록 선한 의지라도 간섭 받기 싫어하 고, 누구나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는 환경을 동경한다. 무언가를 위한다는 그 자체가 위압적이고 부담스럽다. 선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정작 자신의 주변과 일상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기 쉽다. 건축이 타인과 사회를 위한 역할을 하기보다는 그곳에 사는 사람과 그 자신을 극대화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야 한다. 일상 속에서 욕구의 순간순간이 지속적으로 실현되는 환경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담담원>④(62페이지)이 그러하다. 특별히 하는 역할이 없다. 그저 미끄러질 뿐이다. 그래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없다. | <동부센트레빌 주택문화관>⑤⑥은 ‘white over white’ 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무슨 연유인가? | ‘white over white’는 백색을 넘은 백색이라는 말로서 그 무엇도 아니라는 의미이다. 흰색 같으면서 다른 색으로 보이고, 직선 같으면서 사선적이고, 기하학적이면서 비기하학적이다. 표현으로 얘기하자면 표현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다. 색과 빛과 형태는 가지고 있으되 소유 하지는 않는 공간을 생각했다. 우리 주변에는 과하게 표현하려는 건축이 많다. 표현한다는 것은 제한 적인 자유를 구가할 뿐이고 역동적인 것은 역동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건축은 너무나 오래 그 자리에 서 있기 때문이다.

⑤ White Bamboo(위) ⑥ 동부센트레빌 주택문화관(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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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POwer ARchitect 파일 11 김개천 Kai-Chun KIM | 알 수 없는 건축 | 김개천과의 대화 3

작품들을 보면 대부분 반듯하고 단순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어떤 철학이 담겨 있는가? | 나는 철학을 담으려 하지 않는다. 선사의 말 중 좋아하 는 것은 ‘할’ 인데 이것은 그냥 고함이다. 의미나 개념을 담는 데 관심이 없다. 의미를 담기보다는 의미를 생성하는 형식에 관심이 많다. 스스로 는 무엇이라 주장하지 않는 형식, 동양의 여백도 사실은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한 형식으로 없기에 더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한다. 건물은 평범한 소재와 기하학적인 형식으로만 되어 있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주장하는 것도 없으나, 배경으로 존재하기도 하고 전경이 되기도 하고 역 동적인 동시에 사라지기도 해야 한다. 이러한 곳에서는 모든 것이 건축이다. | 철학적 관념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실제 작업 현장에서 구체화하는 일도 어려울 것으로 짐작된다. 작가의 의도와 사유가 디자인 과정이나 현장 작업 과정을 거치면서 얼마나 변형되고, 건축가는 어디까지 그것을 용인해야 되는지? | 처음의 생각이 구체화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경제적・기술적 제약과 한계, 그리고 건축주의 이 해에 따라 많은 변경을 거치게 된다. 나의 경우는 건축주나 현장의 요구를 거의 다 들어 주려고 노력한다. 변형되더라도 원래 의도를 더 잘 구현 할 수 있는 다른 형식을 찾으려 한다. 그럴 경우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 <카트러스트>⑦가 그런 경우이다. 경제적 제약 때문에 마치 공장을 짓 는 것처럼 지었다. 중고자동차 매장이니 큰 돈을 들일 수도 없었고 초기안과는 많이 달라졌으나, 가진 것이 거의 없는 건축을 하고 싶었던 원래 생각은 그대로 구현되었다. 이 건물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말을 걸어오기조차 원하지 않는다. 그냥 혼자 있을 뿐이다. 주변과 조화롭지도 않 고 조화에도 관심이 없다. 홀로 존재하면서 주변과 연계되어 있을 뿐인 독자적 연결체를 생각했었다. 건축을 아는, 혹은 모르는 사람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들려주고 듣기도 한다. | 작품 사상을 설명하면서 ‘less but more’ 라는 말을 했다. 그것은 미스의 ‘less is more’ 와 어떻게 다른가? | 나는 황홀한 형식을 좋아한다. ‘황’은 ‘화려할 황’이고, ‘홀’은 ‘쓸쓸한 홀’이다. ‘less but more’는 ‘less’가 되는 동시에 그러나 ‘more’가 되고, ‘more’가 되는 순간 다시 ‘less’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모든 것은 순간적으로만 존재한다. 고정된 것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기에 유동적이며,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자연도 그러하다.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내린다. 갖지 않는 동시에 갖는 것으로 무한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을 원하고 그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동시적으로 존재하면서 확장하며 축소되며 관계 맺고 변화하며 사라진다. | 흔히 건축은 기능과 미 가 합쳐진 예술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기능과 미를 따로 생각하지 않는다. ‘미’가 곧 ‘기능’이며, ‘기능’이 곧 ‘미이다. 아름답지 않은 것은 기능적이지도 않다. 예를 들면 하이힐을 신어 본인이 날씬해 보일 때, 몸도 편안해지지 않나? 건축은 기능과 미를 넘어 일상적인 동 시에 지적이고 예술적이고 신비롭고 천박해야 한다. 그리고 건축 그 이상의 것을 상상하게 해야 한다. 건물 내부에서 우주를 바라보는 공간을 구현하지 않아도 우주가 이미 건축 그 자체에 혼재되어 열려있는 것처럼 영혼과 일상의 즐거운 지배로 탈바꿈한 곳이어야 한다.

← ⑦ 카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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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담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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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건축의 가치에도 관심이 많은데, 유럽 등 외국 건축물의 장대함과 화려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소박한 우리 건축의 특징은 어디서 비롯 된 것이라 보는가? | 서양의 건축은 완성적이고 정립적인 형식, 다시 말해 완성된 절대미를 추구하였다. 불변하고 영원한 것, 즉 완성을 지향하 였으나 오히려 한계를 느끼게 하고 세월에 의해 부서진 느낌이 무한한 느낌을 준다. 서양의 건축과 예술에서는 폐허나 니체의 ‘승리의 여신상’ 등 부러지거나 미완성의 작품에서 오히려 완성을 느낀다. 한국 건축은 무엇이라고 설명하기 힘든 알 수 없는 건축이다. 도식적으로 보기엔 작 으나 느낌으로는 거대하다. 많은 것을 제공하기보다는 무한하게 느낄 수 있는 건축을 원했고, 그 틀을 제공하려는 것이 한국의 건축이다. 퇴계 는 “성인의 마음은 허명(虛明)하여 사방팔방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하였고, 노자는 “아무리 부어도 차지 않고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다”는 천부(天府)의 형식을 얘기하였다. 장대함과 비어 있음이 동시에 존재하고 일상과 우주가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세계이다. 동양에서 최고의 형식이란 특별한 형태가 아니다. 기교가 없이 존재하지 않는 형식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물질에 바탕을 두되 객관적 실체는 없고 무한 한 실체를 만드는 관계적 건축이다. 그러기에 형식은 작고 소박하여 드러내지 않음으로 거대함을 품을 수 있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겉으로는 소박하지만 배후에선 무한하고 장대하다. 눈물을 흘리는 연기를 할 때, 눈물을 흘리지 않고 슬픔을 전달하는 것이 더 슬픈 표현의 연기이듯 동 양은 슬픈 표정조차도 없이 손만 들어 올린다. 한국의 음식도 그러하다. 스스로는 특별한 것을 가지지 않으면서 기다릴 뿐이다. |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는 건축의 근본을 마음과 영혼으로 상상할 뿐이었던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면서 공간은 진동해야 하고 위험한 것을 받아들여야 된다고 하였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일상은 총체적이다. 구체적인 일상을 품으면서 새로운 체험을 하게 하고 신비까지도 내재된 황홀한 삶 을 향하게 하여야 한다. 현대는 비정상을 요구하듯 진동하고 위험한 것도 당연히 요구되는 것이다. 경험적인 동시에 초경험적인 형식이 되어야 한다. 늘어나고 오므라들어 탄력적이기도 하고 변형되고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나 큰 영역을 가지고 큰 변역을 만들어야 한 다.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는 채로 현실적 소유와 욕망을 자극하고 히스토릭하고 히스테릭하기도 하고 놀이와 자극, 비난과 분노, 소유와 욕망, 인상적이고 예술적인 것으로 가득 찬 영원한 변혁과 진보를 요구해야 한다. 일상과 환상을 품는 동시에 잊게 하는 형식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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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POwer ARchitect 파일 11 김개천 Kai-Chun KIM | 알 수 없는 건축 | 김개천과의 대화 5

결국 알 수 없는 건축이란 무엇인가? | 자연의 모습은 제한된 규격과 그것을 넘어서는 무한성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형태를 가진 육체와 형태 를 넘어서는 정신이 함께 있는 인간이 온전하듯, 모든 생명은 형상 너머 무한으로 확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삶을 살되 삶을 있게 하고, 형태를 가지되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보게 하여야 한다. 최고의 미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으로 정의될 수 없는 알 수 없는 것으로 온전히 달성된 형태 속에 발생하는 형태이면서 스스로의 형태를 무화시키므로 무한한 형태에 도달하는 단순성을 가지는 것이다. 개별적이고 열려 있기에 전체적으 로 도달하는 형태들은 다양성을 산출하며, 개별적 순수로 유리되지 않으면서 함께하는 다양하고 유용한 목적에 기여한다. 형상은 개념의 암시 를 넘어서 산출되고 분화한다. 디자이너의 의지는 배제되고 영혼처럼 느껴지는 공간으로 스며들어 신이 되며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거칠고 야 생적인 동시에 온화하고도 조용한 미는 각자의 삶으로 체감되며 욕망을 가지나 지배하지 않는다. 우울함과 그늘은 어디에도 없이 현현하며 존 립하는 과장되지 않는 기쁨이다. 이것은 물아일체하는 듯, 시공 속에 독존 하는 듯 독존하지 않으며 영원의 느낌을 자아내는 상태로 모든 것을 담는 동시에 각자의 크기로 드러나며 다른 것들과 섞이고 합쳐지는 것이다. 마치 각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자연이 서로 섞이어 화려하며 조 화 속에 넘치는 생동의 판타지(Fantasy)를 연출해 내듯 자체의 형식 속에 함몰되지 않고 진행 중인 건축으로 정미하게 혼재되어 그 너머의 형 식으로 동조하고 공명하여 실체가 없는 듯 무한한 실체를 만들어 영기까지 서리게 한다. 건축이 아닌 것, 그 무엇도 아닌 상태는 자족하여 삶 의 극대화를 이루어 내는 것은 물론 그 상태로 아름답고 그 속에서 사는 우리의 생은 신비해진다. | 스스로 생각하는 아름다운 건축, 아름다운 공간의 정의를 듣고 싶다. | 건축이 아니면서 완전히 건축적인 건축. 인간의 사유에 의해 만들어진 이상 형태가 아니라 스스로 형태가 드러나는 형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을 하나로 만들며 시공간을 넘나드는 환상을 갖는 곳, 현실을 품은 신비함이 혼 재되고 융해되어 다른 것을 만들어 내고 다른 것을 전이시키는 곳, 마치 살아 있는 자가 느끼는 천국 같은….

⑧ Cloud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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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POwer ARchitect 파일 12 구영민 Young-Min KOO | 균열(龜裂)의 아틀라스 | Atlas of Crack(s) 1

구영민 구영민은 현재 인하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초빙교수 및 교환교수로 활동 중이다. 헤이리와 인천, 서울에서 3번의 개인전을 가졌고, 블라디보스토크 국제비엔날레와 유네스코 베니스 등의 국제 전시회를 통해서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대 표 작품집으로 『Poetics of Crack(s)』, 『Machine in the Garden』, 『Urban Pagoda』 등이 있으며, 2006년 UIA 공모전 제4지역 대상을 수상하였 다. 저서로는 『틈의 다이얼로그』, 『Imageable Plateau』, 『인천 건축가 30대의 꿈』 등이 있다. 나는 환상(fantasy)을 그리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재해석하고 상상(imagination)을 통해 심상의(imageable) 것들을 기록하는 일에 몰두해 왔 다. 이 작업을 통하여 상투적인 이미지의 환상을 깨고 순수한 정신 작용을 시(poetics)<각주 1>적 영역으로 축소하여 건축적 인식의 탑(cognitive tower)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우주의 이미지가 영원히 파악하기 힘든 상태(elusive)로 남겨지는 것처럼, 내 안에서 구축된 인식의 탑은 무중력 속에서 다층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또는 어떠한 이미지도 찾을 수 없다). 이 인식의 탑은 그 안에 이미 특이점(singularity)이 ‘존속, 내속된 상 태’로서 현실적이지 않으면서 실재적이며, 완성됨보다는 미완성 속에서 차이와 갈라짐, 그리고 이벤트가 접힌 상태의 건축을 탐하는 것이다. <각주 1> poetics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동사로서 단순히 ‘만들다(making)’의 의미를 가진다. 예를 들어 공간을 만들기, 음악 만들기, 건축 만들기, 시작(詩作) 등을 모두 포 함하는 단어이다. 다만, 사람들은 이것을 시학(poetics)의 한 분야인 시(poetry, 단어를 바탕으로 만들기)로서만 연계하여 생각하기 때문에 원래의 의미가 혼동되어 왔다. 그 러나 시학은 단순한 어의상의 정의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다. 시학에 관한 모든 책들은 시학이란 ‘미적 관점에 의해 예술작품을 만들기‘라고 서술하고 있는데, 이는 곧 선(善)

Garden in the Machine; Poetics of Crack-Heyri Art Festival, MOA Gallery.

을 지향하는 사려 깊고 관조적인 통로를 통한 예술 만들기로서 간주되는 것이다. Anthony C. Anthoniades, Poetics of Architecture, Van Nostrand Reinhold: NY,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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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19 | POwer ARchitect 파일 12 | 구영민 Young-Min 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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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den in the Machine; Poetics of Crack-Heyri Art Festival, MOA Gallery.

Garden in the Machine; Poetics of Crack-Heyri Art Festival, MOA Gallery.


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POwer ARchitect 파일 12 구영민 Young-Min KOO | 균열(龜裂)의 아틀라스 | Atlas of Crack(s) 2

균열(龜裂)의 아틀라스 몇 가지 의혹 이 작업이 내거는 근본적인 문제는 대지와 환경, 나아가 우주(cosmos)가 늘 변화하고 있다는 데 있다. 때문에 건축가들은 객관적 실재 속에서 선험(先驗)적인 사실을 확인하기보다는 스스로 경험함으로써 발견되는 것들에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구체적으 로 ‘우주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의 이 모습대로 존재하고 있었는가, 아니면 내가 태어난 이후부터 새롭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역설적인 질 문에 대해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결국 현존하는 건축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고, 언제나 그 바탕에는 ‘대지’라는 거대한 개체와 이 를 바탕으로 구축된 각자의 인식의 탑(cognitive tower)(각주 2)이 존재한다는 것, 역사, 전통, 문화, 또는 사회 심리적 컨텍스트는 항변(恒變)하는 주변부로서 대지와의 연관성을 통해 늘 새롭게 해석된다는 것, 그리고 이들을 토대로 한 건축적 개입(intervention)은 항상 불확정적 가설 속 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건축하는 일로부터 의혹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의혹은 우리의 눈이 이미지에 의해 감금당하고 있다는 사 실에서 비롯된다. 1970년대 이후부터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건축은 발달된 사진술에 의존하여 조작된 이미지로 인간의 지각(知覺)과 만나기 시 작했다. 이미지로서의 건축은 또 다시 시간과 장소, 그리고 정체성을 방치하기 시작했고, 스타일 또는 경향(trend) 등의 이름으로 몰개성(沒個 性)과 획일성을 조장하였다. 오늘날 인터넷의 확산으로 이미지의 폭주가 가속화되었고, 인간은 사고(思考)할 수 있는 여유를 완전히 빼앗겨 버 렸다. 그래서 시인(詩人)의 막내 동생이기를 자처했던 건축가들은 시상(詩想)을 몰수당하고, 주어진 문제를 적절한 형상으로 조작해 내는 모방 자의 노릇을 하게 된 것이다. 건축가들은 문제에 대한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도상화된 익숙한 형태를 통해 그 불안함을 씻는 데 익숙해져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도시가 사회적, 역사적으로 구축되어 온 자연적인 진화 의 결과라는 가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오늘날과 같이 대중 매체, 전자 및 소비를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 그리고 원격 통신 등에 의해 ‘실측 (實測)’의 개념이 위기를 맞게 된 시점에서 계획 평면이나 마스터플랜 등과 같은 관례적인 도시 디자인이나 도시 형태 분석을 통해 현대 도시 에서 일어나는 역동적인 과정을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기, 읽기 그리고 쓰기’에 대한 지속적인 개조를 통해서만이 도 시의 속성을 탐구하고 재해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건축적 ‘개입(intervention)’을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각주 2) Shmueli, Adi The Tower of Babel. Humanities Press; NJ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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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e into the Masquerade City — Imageable PlateAU, Spacebeam Gallery.


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POwer ARchitect 파일 12 구영민 Young-Min KOO | 균열(龜裂)의 아틀라스 | Atlas of Crack(s) 3

유혹(temptation) 그래서 나는 ‘사이[間隙, interstices]’를 탐하는 건축을 추구한다. 그것은 ‘~사이’에 존재하는 개체로서가 아니라 그 역할을 하는 대상으로서의 건축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이(틈)는 간극(間隙)의 의미가 짙다. 간극 속에는 틈이 두 개(혹은 그 이상) 나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 이 단어는 틈을 만들어 가는 메커니즘(隙 : 틀어짐, 갈라짐)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작업자로서의 입장은 기존의 벌려진 틈(건 축 작업)에 또 다른 틈을 삽입하여 끝없이 틀어지게 하는 것이다. 결국 이 작업은 건축 외(外)의 것과 관계 맺음에서 본질을 탐구하고, 행위 주 체의 정체성이 타자들(나 또한 타자들이다), 낯선 언어(나 밖으로 전개되고 있는 시간적 공간적 타자들)들과 지속적으로 만나는 그 현장을 구 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틈이 만들어 내는 다이얼로그는 본질적으로 가역(可逆, reversible)적인 동일자와 타자, 주체와 객체의 이중적인 관계가 만들어 내는 지속적인 탈구(dislocation)의 상태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열려 있는 상태를 구축하는 것이다. 마치 엘 리시츠 키(El Lissitzky)의 프로운(PROUN), 또는 슈비터즈(Kurz Schwitters)의 메르즈바우(Merz Bau)가 각각 회화와 건축, 그리고 조각과 건축 ‘사 이’의 전이(轉移)단계로서의 차원인 것처럼, 사이의 개념을 내포하는 건축은 대상에 내재된 중간성(osculant, 혼합된 대상에 내포된 두 종류의 공통적 특징을 갖는)을 가진다. 따라서 사이의 건축은 어느 것이나 될 수 있는 동시에 아무 것도 될 수 없다. 그것은 스스로 불완성(不完成)의 경지를 추구하는 잠재태이다. 즉, 사이의 건축은 완성되어 대지를 정의하거나 컨텍스트를 반영하면서 스스로 컨텍스트로부터 배신을 당하는 객체로서보다는 이쪽과 저쪽의 ‘차이’를 연장시켜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장치인 것이다. 대지와 건축 사이에서 서로의 경계를 탄력 삼아 각각 의 영역을 감염시키며, 서로의 차이를 해석하게 해 주는 매개체(agency)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이러한 사이(간극)를 조 장하는‘균열(crack)’의 메커니즘을 도입하여 도시와 건축의 관계를 추상화한 작업들이다. 텍스트의 지속적인 와해는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균 열의 과정을 답습한다. 즉, 차연(差延)을 통해서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반복하는 기표와 기의가 새로운 프레임 속에서 의미를 발생시키듯이 , 여기서 균열된 간극은 도시 속에서 관념적으로 ‘채워진 보이드(filled void)’의 모습을 취한다. 능동적 보이드(active void)인 것이다. 때

(각주 3)

문에 모형들은 개념적인 받침대가 없다. 여러 각도에서 보아 무한한 형태와 사고(思考)가 구축되고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때론 매우 충동적( 임의적, arbitrary)이며 비논리적일 수 있다. 그러나 “임의성(카오스)이 스스로 논리를 구축한다(Arbitrariness makes its own logic)”는 가설 을 토대로 스스로 ‘건축을 죽임‘으로써 ‘상상의 대지(imageable plateau)’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작업은 건축의 판타지를 그 리기보다는 실재에 기초한 ‘시적(詩的) 비스타(vista)’를 구축하는 또 다른 차원의 건축에 대한 유혹에서 비롯되었다. 추정(conjecture)과 반박(refutation) ‘새로운 건축’은 도시라는 컨텍스트를 배경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20세기 후반부에 이르러 지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를 배경으로 삶을 영위하게 되면서 도시와 인류, 그리고 건축이 새로운 변증법적 관계를 형성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즉, 현 재의 도시는 이미 새로운 건축의 시나리오를 구축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도시가 역사적으로 연장될 때 그 구조가 시각화 되기 시작한다. 도시의 역사가 전개되는 양상은 연속적으로 ‘틈’을 발생시키는 균열(龜裂, crack)의 작용과 유사하다. 따라서 도시가 성장하는 동안 다각적인 충돌에 의해서 생겨난 균열의 자국을 통해서 도시 구조를 계층화하고 역사의 편린(debris)들이 쌓여간 켜를 관찰할 수 있게 되 는 것이다. 또한 균열의 반복적 메커니즘을 통해 차연의 체계적 작용 즉, 차이의 반복적 회귀 현상을 유추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서양의 기호학 에서 ‘기표(signifier)와 기의(signified)’의 지속적인 분리를 통한 새로운 의미 발생’의 기원을 설명해 준다. 즉, 기호는 지속적으로 다른 기표 에 오염됨으로써 또 다른 의미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서 오염(contamination)은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균열의 본질을 반영한다. 20세기 철학의 기저에는 서양 사람들이 구축해 온 언어학 또는 기호학(Semiology)적 사고가 만연해 있다. 그것은 우주를 인식하는 체계를 언어와 커뮤 니케이션의 이치를 통해 밝혀 보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데리다(Jacques Derrida) 역시 기존을 해체함으로써 그 틈 속에서 숨겨진 비밀을 재발 견하고자 하였다. 마치 연금술사(Alchemist)들이 ‘탐색되지 않은 것’을 통해 미지의 것을 발견하려고 하였듯이, 철학자들 역시 기존에 대해 “낯 설게 하기(estrangement)”를 통해 지각(知覺, perception)의 성격을 규명하는 노력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서양의 언어 구조를 통해 건축을 이해하려는 버릇은 개인적인 건축적 관점에 생소한 지각 작용을 일으키게 한다. 데리다가 일본의 독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해체를 위 한 지각 작용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일본적인 해체를 발견하기”를 독려하고 있듯이, 균열(龜裂)과 틈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지 각 작용을 통해 대지와 건축을 만난다면, 미지의 것을 발견하게 해주는 새로운 개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표의문자(ideogram) 인 한자(漢字)를 사용하는 문화권에서는 오랫동안 균열의 기계 작용을 인정해 왔다. ‘완성’과 ‘불완성’을 반복적으로 회귀하는 문자의 재구성을 통해 그들만의 우주를 그려 왔던 것이다. 한자는 의의소(意義素, semanteme/morpheme)의 조화와 분열을 통해 일시적으로 완성된 상태로부 터 곧 다른 의미로 전향되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 한자를 구성하는 각 의의소들은 독립적인 파편으로서 오로지 문자 간의 보이드(void)를 통해 다른 의의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관계와 차이, 그리고 그 속에 잠재된 해체적 틈새를 통해서 또 다른 기존을 새롭게 인식할 때, 각자는 스스로 우주를 구축하는 ‘인식의 탑(cognitive tower)’을 세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각주 3) Foster, Hal ed. The Anti-Aesthetic: Essays on Postmodern Culture: Bay press, WA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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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e into the Masquerade City — Imageable PlateAU, Spacebeam Gallery.


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POwer ARchitect 파일 12 구영민 Young-Min KOO | 균열(龜裂)의 아틀라스 | Atlas of Crack(s) 4

세 도시의 자극(stimulus)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Le citta invisibili)』은 시작도 끝도 없이 되풀이되는 과 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도시들, 또는 초시공간적인 도시들이 만들어 내는 중층(中層)적 공간 구조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마르코 폴로가 쿠 빌라이 칸에게 모든 도시들이 베니스 한 곳이었음을 고백하는 마지막 대목에서, 칼비노는 도시가 가지는 복합적 이미지와 함께 그 속에 내포된 공시성과 통시성의 다중적 시제 파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즉, 도시(베니스)란 단일(singular)한 것인 동시에 일반(general)적인 것 이며, 현재라는 시제 속에 포함된 과거인 동시에 미래라는 사실을 보여 줌으로써 도시 이미지를 해독하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칼비 노의 반전이 사실상 내 작업의 바탕을 깔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칼비노의 교훈은 도시를 여행하면서 갖가지 상념에 잠기게 해 주었 는데, 그중 비엔나와 맨해튼 지역, 그리고 인천이 균열의 도해를 작성하는 데 커다란 자극이 되었다. 단서(端緖, clue) 도시 공간에 대한 개념은 주로 현재, 기원, 지속성(각주 4) 및 고형부/공허부(solid/void)(각주 5)와 같은 물리적 현상으로 집약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굴레 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진화 및 전개는 ‘도시 역사’라는 범주에 귀속된다. 일반적으로 규범적인 도시 디자인이 추구하 는 고정 관념은 대지를 ‘인식할 수 있는 전체(knowable whole)’로서 보는 것일 것이다. 이러한 고정 관념은 지각할 수 있는 현재, 그리고 대지 의 물리성에만 집착하려 하기 때문에 그 외의 콘텍스트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 작업으로부터 획득된 드로잉과 모형들은 땅 위로 솟아오른 시간으로부터 전개되는 형식적인 대지 분석을 탈피하고, 땅 속으로 스며든 시간 속의 대지를 읽어 내려가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한 일 련의 실험들이다. 즉, 도시의 지배적인 구조 속에 잠재된 열성 형질(劣性 形質)을 탐색하고 변칙적인 상황과 대립성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또한 발견된 속성들을 제거하거나 다듬는 작업이 아니라, 이들을 개념의 전면부에 내세워 확장된 개념으로 연결하고 도시 탐색 노정(路程)의 시발점 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이것은 여행 과정 중 얻어지는 경험과도 같다. 여행이란 결국 불안정과 취약함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실 여행 자체는 일종의 몽타주와 같은 정신 작용을 일으키게 해 준다. 그러므로 모든 여행은 장소와 향기, 그리고 기억이 몽타주된 하나의 정신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 작용은 세계의 지도를 조각조각 잘라 내어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여 재조합한 새로운 지형도와 같다. 따라서 여행 자 체는 새로운 문장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도서관에서 이 책 저 책을 대충 읽은 후, 이를 바탕으로 하이퍼텍스트(Hyper-text) 의 상황으로 연계시키는 작업과 흡사하다. 결국 여행을 통한 새로운 경험의 축적은 구축과 구성의 기법을 차용하며 이는 건축의 구성과 구축으 로 연결하여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과정들은 일정한 단계를 맹목적으로 밟아 가는 건축적 알고리즘과는 거리가 멀다. 도시 공간 의 현재와 기원에 대한 개념을 동요시키기 위하여, 이질적인 스케일과 영역으로부터 발췌한 다양한 텍스트들을 다각적으로 분석, 재조합하는 과정을 밟는다. 그리고 자율적 논리, 시간과 공간의 견지에서 서로를 붕괴 또는 와해시키는 작업을 통하여 새롭고 강제적인 텍스트를 창조하는 것이다. 왜, 어떻게, 그리고 어디서 각 텍스트들이 접목되는가에 대한 동기는 도시 현상에 바탕을 둔 내러티브를 통하여 만들어지게 된다.

(각주 4) 여기서 지속성이란 두 가지 형태의 시간성, 즉 영속성(permanence)과 연속성(persistence)을 내포한다. 이 두 개의 시간성은 일반적으로 혼용되어 쓰이지만 사 실상 뚜렷이 구별되는 개념이다. 연속성은 과거에 세워졌던 오브제가 중간에 수많은 변화를 거쳐 현재의 도시 인공물로서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고찰되는 것이고, 영속성 (permanences)은 과거의 도시가 현재에도 변함없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식 이론의 관점으로부터 과거와 미래 사이의 차이,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과거가 부분적으로 경험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이것은 영속성이 존재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것들은 도시의 경우 과거가 현재에 살아 있다는 의미 이다. Aldo Rossi, The Architecture of the City, The MIT Press, p.59.

Gaze into the Masquerade City — Imageable PlateAU, Spacebeam Gallery.

(각주 5) 도시 속에서 단순하게 건물로서 정의되는 실체이며, 공허부(void)는 건물들 사이의 빈 공간을 의미한다.

71 2011.01.02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POwer ARchitect 파일 12 구영민 Young-Min KOO | 균열(龜裂)의 아틀라스 | Atlas of Crack(s) 5

세 번의 시도(Attempt), 세 번의 전시회 세 번의 전시를 통해 노출된 작업들은 건축의 관례와 전통에 철저하게 관여하고 있는 동시에 그 건축 의 전통에 의해 상상할 수 없고 불가능한 모든 것에 연루된, 폭력적인 것에 매혹되고 있기도 하다. 모든 작업은 건축의 중심 논제이자 목표인 ‘구축’의 법칙을 따르고 있으며, 대지를 바탕으로 소위 ‘생산적 개념 짓기’의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정태적이고 결정적이며, 대상적이고 확정적인 모든 것들을 기존의 컨텍스트로부터 떼어낸 후(de-context), 새로운 관계 및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해 줄 잠재적인 통로를 탐색하고 있는 점이 기정과 다르다. 물론 모든 작업의 바탕에는 일원론적인 확실성과 경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깔려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업은 편향적인 단정을 경계하고, 지속적으로 그리고 스스로 의혹과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불확정적 영역으로의 확장을 도모하며 동적인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다. 이 작업의 음모는 바로 여기에 숨겨져 있다. 보편화된 (동적)요소들이 원래의 컨텍스트로 되돌려진 이후에도 자체적 으로 변전(變轉)과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기존을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고, 영속적인 용해의 과정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동 적인 불확정성은 전통적인 서양의 형이상학적 체계에 대비되는 ‘유목민적’ 사고 체계를 제시하는 일종의 은유다.(각주 6) 글 | 구영민(본지 자문위 원, 인하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각주 6) 동적 불확정성이나 ‘유목민적’ 사고 체계는 조르주 바타이유가 지적한 기표와 기의의 관계를 은유한다. 이들의 관계는 항상 미끄러지면서 그 의미가 확정되지 않고

Atlas of Crack(s) — 울산대학교 문수관 갤러리.

Atlas of Crack(s) — 울산대학교 문수관 갤러리.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의 고리가 형성되는 “사건”과 다르지 않다.

72 와이드 AR 19 | POwer ARchitect 파일 12 | 구영민 Young-Min KOO


와이드 AR 19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 2011.01.02

와이드 19호 뎁스 리포트

074

ⓦ <COMPASS 16 | 이종건> 정기용 건축에 대한 비판적 소고, 첫 번째

075

ⓦ <종횡무진 19 | 이용재> 무주 곤충박물관

077

ⓦ <근대 건축 탐사 19 | 손장원> 광주에서 만나는 근대 학교

080

ⓦ <건축과 영화 19 | 강병국> 베를린, 대도시 교향악

082

ⓦ <주택 계획안 100선 18> 전성은의 THE CUBE HOUSE

088

ⓦ <이슈가 있는 근작 03> 이재혁의 상하 청정 유기농 체험 목장

095

ⓦ <와이드 書欌 17 | 안철흥> 유럽의 발견

096

ⓦ 전진삼 발행인의 <WideAN(Architecture Network)*Club 리포트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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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SS 16 | 이종건

의 그 무엇(혹은 그 무엇을 믿는 자들, 또

정기용 건축에 대한 비판적 소고, 첫 번째

는 그들이 믿는 무엇)을 믿는 행위, 말하 자면 근거 없는 환상을 믿는 행위로서 이 성이 아니라 감성에 정초한다. 따라서, 믿 는 자는 어떤 사실 때문에 믿는 것이 아 니라 이미 믿기 때문에 그것을 뒷받침할 구실을 발견한다. 정기용이 자신의 건축 을 감응이라는 말로 집약하는 것은 그런 시각에서 당연하다. 그는 자신의 체험에

정기용의 건축이 ‘감응’이라는 주제로 서

는 그의 건축관이다. 전시 개막일, 부축을

따르면 “조금씩 제한된 범위에서” 사회적

울 한복판에서 목하 전시 중이다. 사립 미

받은 채 뒤늦게 등장한 그가 행한 강연의

변혁이 가능한데, 그것이 어려운 것은 “

술관이 유독 한 건축가를 지명 초대해서

핵심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

벌이고 있는 전시회라는 점이, 그러한 역

정기용은 단적으로, 건축 모더니스트 혹

이 건축과 공간에 관해 잘못된 고정관념

사가 부재한 우리의 상황에서 좀 유별나

은 모더니즘 건축가다. 모더니즘을 사회

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모

기도 한데,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적 동인으로 풀이한 후, 한국의 병을 진단

든 사람들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이 전시회의 유별성이 오히려 다른 데 있

하고는 그에 대해 처방을 제시하는 양상

그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정기용이

을 보면(모더니스트는 이성의 기획을 통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그의 힘이

라는 범상치 않은 인간(우리의 60대 건축

해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지

미치는 한계 안에서는 그것이 어느 정도

가 세대로는 거의 독보적인 유학파 엘리

녔다), 게다가 모더니즘을 (모든 것을 내

가능하다고 그가 믿는 것은, 바로 감응으

트이자 그와 동시에 대중매체와 가장 넓

포할 수 있을) 보자기에 비유하는 것을 감

로 인해서다.

은 접면을 형성해 온, 프랑스 특유의 사회

안하면, 그 사실은 어김이 없다 하겠다. 그

정기용에 따르면, 자신이 벌인 무주의 모

주의적/좌파적 성향으로 인해 정치권력

리고 바로 그 사실에, 그(와 그의 건축관

든 일은 감응이라는 키워드로 귀결된다.

바깥에서 타문화 간의 연대를 통해 정치

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그리고 감응이라는 말은 언어적으로 심

비판 세력의 일부로 살아오면서 그와 더

리딩 그룹 건축가들)의 건축적 한계와 가

각하게 파헤치지 않아도, 그가 뜻하는 바

불어 참여정부의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능성이 존재한다 하겠다. 우선, 르 코르뷔

로서도 제법 명확하다. 쌍방이 소통한다

형성하기도 했고 한국 건축 사회의 유일

지에처럼 건축을 통해 사회의 질병을 치

는 뜻인데, 그것이 논리가 아니라 느낌을

한 문화 권력이라 할 수 있던 서울건축학

유하고, 그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

토대로 한다는 것이다(정도의 차이만 다

교 집단 ‘안에서’ 활동한, 그리고 생물학

다는, 모더니티의 단지 한 극에 불과한 그

를 뿐, 모든 소통에 느낌이 개입되지 않는

적 나이와 전혀 상관없는 엄청난 지적 호

러한 ‘목가적인’ 프로그램의 관점은, 후기

가?). 그가 소통의 방식에서 굳이 느낌을

기심과 어린아이 같은 천진무구의 낭만성

자본주의 사회의 도래로 인해 더 이상 유

주장하는 것은, 그의 (잘못된) 이해에 따

과 청년의 열정을 지닌 따뜻한 건축가)이

효하지 않다는, 혹은 그 타당성이 의심되

르면, 모더니즘이 인간의 감성적 측면을

가장 강도 높은 삶(죽음을 가장 현실적으

거나 부정된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을 새

배제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모더니즘에

로 대면하며 종국의 삶을 살아가는 절박

삼 지적할 필요가 있다. 후쿠야마의 역사

대한 그의 이해의 착오/오류에 대한 논의

의 순간)을, 그것도 아이러니하게 자신이

의 종언, 니체의 마지막 인간, 리오타르의

는 논지를 유지하기 위해 건너뛰고,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무주 프로젝트라는 건축

거대담론의 소멸, 보들레르와 보드리야르

제시하는 감응의 구체적인 내용에 주목하

여정을 시작한 해와 동일한 1996년 (조중

의 패션으로 바뀐 급진적인 새로움/변화

자. 그는 자신의 감응을 세 가지로 설명한

동의 한 축을 이루는) 전 동아일보 명예회

로 인한 현대성의 종말, 제임슨의 후기 자

다. 첫째, 외지인이지만 무주의 풍경에 감

장 김상만(생전에 고려 시대에서 근대에

본주의 논리로서의 포스트모더니즘 등의

응되어 무주 사람이 되었다. 둘째, 군수

이르는 도자와 서화를 430여 점 수집한

개념들은 그 점을 분명히 제시한다. 그러

와 통했다. 셋째, 주민과 통했다. 우선 그

미디어 자본가)의 업적과 생애를 기리기

니까, 심지어 ‘건축으로써’ 더 나은 세상

가 진정한 무주 사람이 되었는지 아닌지

위해 설립된 일민미술관에서 펼쳐 보이고

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은 이미 담론의 힘

에 대해서는 자신의 주장 이외에는 알 도

있다는 점 말이다. 몇 가지 사실만 들추어

을 상실했다는 말이다. 그러니, 예전에나

리가 없으니 남겨 두고, 군수와 주민과 통

보아도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 사건과 관

믿을 법했던 명제/공리를 지금도 여전히

한 점을 살펴보자. 그런데, 군수와 의기투

련해서 내가 여기서 몇 자 쓰고자 하는 것

굳게 믿고 주장하는 것은 신앙의 양상밖

합한 사실을 두고 그것이 감응이라고 주

은, 그러한 유별성의 구조나 의미가 아니

에 없겠다. 신앙이란, 근본적으로 실체나

장하는 것은 석연치 않다. 혹 그것이 그의

라 감응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펼쳐 보이

현실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바

말대로 감응의 작용이라손 치더라도, 그

Wide AR no.19 : 01-02 2011 Depth


것이 특수한 조건에서의 두 특수한 권력

감응이야말로 우리의 일상의 삶을 제대

자 간의 사건인 한, 별 의미가 없다. 말하

로 포착해서 “자율적으로 조직”할 수 있

도, 교회도, 그리고 지형마저 우리의 생

자면, 그가 아니고서는 의기투합이 일어

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가 “일상

애 동안 심지어 몇 번이고 변한다. 아침을

리의 집은 다르고 변한다. 우리의 시청사

날 수 없는(우리가 배울 수 있는 보편적

이 만드는 문화”에 천착하는 것은, 그것

먹고, 점심을 먹는 것은 어김없지만, 먹

기술이 아닌) 감응이라면 건축적으로 아

이야말로 “가장 하찮고 별 볼일 없는 것

는 음식과 장소, 더 나아가 방식마저 변한

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 마지

들, 하지만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들, 그런

다. 라반(J. Raban)이 1970년대 초의 런

막으로, 주민과 어떻게 통했나? 그의 말

몸짓들이 삶을 지속시키고 문화를 만들어

던의 삶과 관련해서 제시한 ‘부드러운 도

을 인용하면 이렇다. “그냥 주민들한테 물

나가는 원동력”으로서, “위대한 사건이자

시(Soft city)’는 백과사전의 이미지를 띤

어보면 된다. ‘면사무소 짓는데 무슨 공간

역사”를 이루는 ‘집단의 기억’을 담보한다

도시로서, 모든 위계의 감각 혹은 심지어

이 필요합니까?’ 하고 물으면, 열에 아홉

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무주 프

가치의 동질성마저 용해된다는 것을 나타

은 다 ‘목욕탕을 지어 달라’ 한다.” 사용자

로젝트를 설명하는 그의 첫 문장은 이렇

낸다. 정기용이 일상 문화의 지속성을 주

의 요구 사항을 수용한 것을 두고 굳이 감

게 시작된다. “꼭 무주에 국한시키지 않는

장하는 것은, 찰나적이면서도 영구적이라

응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은, 지나친 수

다고 하더라도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

는 보들레르의 현대성의 이중성과 유사하

사다. 자신들의 건축을 하나의 근사한 개

은 지속성의 문제다.” 여기서 지속성이란

지만, 그의 문제는 그 두 차원 간의 거리

념으로 포장하고자 하는 그의 동년배 건

“할아버지가 보던 지속을 아버지가 바라

혹은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 감

축가들 정서와 별다르지 않다. 감응의 건

보았고, 나 또한 같은 지속을 바라볼 수

응의 건축은, 지금 여기의 구체적인 삶의

축을 좀 더 이해해 보기 위해 그가 가장 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오류는 여

속살을 포착하는 하나의 방도가 되겠지

랑스럽게 내세우는 무주 공설운동장의 등

기서 명확하다. 일상이야 영원히 반복되

만, 일상적이면서도 그 일상을 초월하는

나무 구조물을 보자. 이 프로젝트는, 그의

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상을 이루는 형식

어떤 것을 붙잡을 길을 제시할 수 없는 한

말에 따르면, 이중 감응에 의해서 이루어

과 내용들이 영속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

그 한계가 극명하다. ⓦ

졌다. 첫째, 무주군수가 주민들의 불만(군

이다. 우리가 집에서 산다는 것은 어김없

글 | 이종건(본지 자문위원, 경기대학교

수만 본부석에서 비와 햇볕을 피해 앉는

지만, 할아버지의 집과 아버지의 집과 우

건축대학원 교수)

다는 어느 어르신의 나무람)에 귀 기울여 운동장 주변에 등나무 240여 그루를 심은 것이고, 둘째, 그러한 등나무에 집을 지어 주길 바라는 군수의 요청에 그가 응해 등 나무가 타고 올라갈 구조물을 설계한 것 이다. 이 정도라면 여전히 요구 사항의 수 용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여기서 그가 굳 이 감응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그가 “군 수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고, 허공

종횡무진 19 | 이용재

무주 곤충박물관

에서 허우적대는 등나무의 순을 보고” “ 감동”했다는,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수 백 그루의 등나무 줄기는 마치 물에 빠진 사람들이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1960년대 만 해도 무주군 인구는 8만. 자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한반도에 남은

것처럼 들렸다”는 점 때문인 것 같다. 일

꾸 줄고. 지금은 인구 2만 5천으로 꼴찌에

유일한 땅인 거다. 진짜 무진장 좋군. 무

종의 감통(empathy)인 셈이다. 그리하여

서 12번째의 낙후된 동네. 1994년 무주군

진장은 덕유산을 둘러싼 천혜의 오지 무

그는 식물이 주인이 되도록, 식물을 닮게

수 선거. 후보자 김세웅의 프로필이 가슴

주, 진안, 장수 말하는 거죠. 다음 해 지인

설계했다는 것인데, 이로써 그가 동원하

을 친다. 전북 깡촌 생. 초등학교 졸업 후

이 무주로 낙향한다. 마을 회관을 흙으로

는 감응이라는 말의 한계가 여실한 까닭

돈이 없어 신문 배달하면서 중학교 간신

지어 주라. 무주군수 귀에 이 소식이 들어

에, 그것과 연관된 더 크고 중요한 논제

히 입학. 막노동, 버스 조수, 고압가스 기

갔다. 정기용에 대한 뒷조사는 시작되고.

로 옮겨 보자.

사, 냉동 기술사 전전. 서울대 법대 출신

정기용은 경기 중학교 때 공짜로 켄트지

정기용이 자신의 건축에서 그토록 감응을

의 경쟁자 물리치고 당선. 1996년 대한민

를 준다기에 미술부에 들었고, 고등학교

중요시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그

국 건축계의 공익 요원 정기용은 국토 순

에 진학하지 못해 국립도서관에서 검정고

가 주창하는 ‘근접성의 미학’을 위해서인

례에 나섰다. 돈 안 되는 일만 골라 하시는

시 준비. 음, 나랑 같군. 제법 잘 그린다

데, 등나무를 심은 앞서의 경우에서처럼,

분이라. 무주군 안성면의 풍광에 뿅 간다.

는 얘기를 믿고 서울대 미대 입학. 데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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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곤충박물관 — 자료 제공 : 일민미술관

밥 먹듯 휴교하는 학교 근처를 빙빙 돌면

을 만들어 햇볕을 막아 시원한 그늘을 만

이번엔 쓰러져 가는 무주군청 살리기. “정

서 영화나 보고 다니다가 ‘세상이 절박한

든 세계 유일의 ‘등나무 관람석’ 탄생. 이

기용 선생 무주군청 헐고 새 거 하나 만들

데 미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

제 군민 바글바글. 무주군수는 안성면 주

어 주시오.” “아니 멀쩡한 걸 왜 부셔요.

가 들고. 당시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김수

민자치센터도 정기용에게 맡겼다. 정기용

조금 고치면 될 걸.” 정기용은 먼저 청사

근이 강의를 왔다. “대한민국의 인문학적

은 군민들을 직접 만나 물었다. “필요한

를 가득 메운 자동차를 지하로 내려 보내

인 건축은 자연 속에 자연을 완성하는 위

게 뭐지요?” “목욕탕.” 주민자치센터 1층

고, 전면만 깔끔하게 알루미늄 패널 덧대

대한 분야로서…….” 가슴을 친다. 책을

에 목욕탕을 만들었다. 대한민국 3,200개

화장. 건축이 뭐 별 건가. 붉은 벽돌 담장,

뒤졌다. 건축이 뭐지! 19세기의 위대한 공

주민자치센터 중 목욕탕 1호다. 홀수 날

담쟁이넝쿨과 조화를 이루는 이 잔디밭에

예가 윌리엄 모리스의 자서전 발견.

은 남탕, 짝수 날은 여탕으로 운영. 전국

서 무주 군민들은 야유회도 하고 결혼식

1. 충만감을 얻을 수 있는 노동을 할 것.

의 주민자치센터들 난리가 났다. 목욕탕

도 올린다. 신났죠. 네이버를 검색하던 무

2. 사회적 부의 분배를 도울 것.

을 지어 달라 훌라 훌라. 주민들에게는 면

주군수는 뒤로 자빠질 뻔했다. 이웃 함평

3. 환경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

사무소보다 더 필요한 것이 면 단위의 공

이 곤충박물관을 만든대나 뭐래나. 좋다,

역시 가슴을 친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도

중목욕탕이라는 것을 이른바 공간의 전문

우린 그럼 더 크게 간다. 도사를 찾아 물었

예 전공. 1975년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장

가들이란 사람들만 알지 못한 거죠.

다. “곤충박물관이 어디로 가야 대박 날까

식미술학교 실내건축과를 시작으로 1978 년 파리 6대학 건축과, 1982년 8대학 도시 계획과 졸업. 불혹에 이르니 전공이 5개. 이제 세상으로 나가야죠. 1985년 귀국해 ‘기용건축연구소’ 설립. 안성면 진도리 마을 회관 상량식 날 무 주군수가 왔다.“선생님께서 무주같이 작 은 지방자치단체의 건축 일도 하실 수 있 겠습니까?” “그럼요. 전 작은 걸 더 잘해 요.” 1997년 무주군수는 정기용의 손을 잡고 공설 운동장으로 이끈다. 행사를 해 도 군민들이 아무도 안 온다고 통사정. 주 민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군수는 그늘 아 래 있고 우리는 땡볕 아래 앉아 있어야 하 는데 가겠냐.” 정기용은 관람석 뒤편에 등나무 240그루를 심고 철재 기둥 사이 로 타고 올라가게 디자인. 1년 후 등나무 줄기와 잎은 힘차게 뻗었고, 천연의 지붕

무주 곤충박물관 — 자료 제공 : 일민미술관

Wide AR no.19 : 01-02 2011 Depth


요?” “무주구천동이라는 말 들어 봤냐?” “그럼요. 옛날 하도 덕유산의 풍광이 좋아 9천 명의 수도승이 모여 살다 보니 한 번

근대 건축 탐사 19 | 손장원

광주에서 만나는 근대 학교

밥을 지으려고 쌀을 씻으면 계곡 물이 눈 처럼 하얗게 변해 그곳 마을 지명이 아예 설천면이 된 거고. 알겠습니다.” 설천면 3 만 7천 평에 곤충박물관과 반디별천문과

이번 광주 답사에서는 웬만해선 보기 힘

된다. 이때부터 전남의 수부가 된 광주는

학관 등을 갖춘 대규모 반디랜드 조성. 정

든 발레 공연을 관람했다. 광주에서 문화

근대도시로 변모를 거듭하게 된다. 10년

기용의 곤충박물관은 지붕을 경사로와 연

재보호 활동을 펼치는 단체의 배려로 생

뒤인 1905년에는 읍성의 동서통행로와

결해 안과 밖, 지붕과 땅의 경계를 없앰으

각지도 못했던 광주시립무용단 100회 기

남북통행로의 교차로에는 우체국이 세워

로써 마치 흙을 털고 기어 나오는 애벌레

념 공연을 보면서 광주의 정체성을 표현

지고, 1907년에는 ‘성벽처리위원회규정’

처럼 꿈틀거린다. 원래 있었던 건축 같기

하는 ‘예향’의 의미를 잠시 생각했다. 다

반포로 읍성 철거가 시작되어 1916년에

도 하고. 무주 설천면 지역에 자생하는 반

양성과 복합성이 근간인 도시의 특성을

이르러서는 격자형 도로망을 갖추고 있던

딧불이는 천연기념물 제322호. 우리나라

한마디로 정의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

광주읍성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에 서식하는 반딧불이는 8종. 실제로 채

이 아님에도 예향이라는 말이 붙은 걸 보

읍성 도시이던 광주가 근대도시로 변화

집이 되는 것은 애반딧불이, 파파라반딧

면 광주의 예술 수준이 다른 도시에 비해

하면서 일어난 도시 공간적 특성은 도시

불이, 운문산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등 4

높다는 뜻일 게다.

중심부에 해당하는 읍성 일대의 공간 변

종뿐. 반딧불이의 아랫배에서 방출된 루

광주가 전주와 나주를 제치고 호남을 대

화와 당시 한적한 교외이던 양림동 일대

시페린 단백질이 산소와 결합해 산화루시

표하는 대도시로 성장한 것은 근대 문물

에 형성된 선교사 마을에서 찾을 수 있

페린이 되면서 빛을 내는 거죠.

의 유입에 따른 것이나, 대륙에 위치한 탓

다. 읍성과 그 주변에서 일어난 공간 변

정기용의 화두는 ‘감응’이다. 세상에 군

에 항구도시에 비해 근대 문물은 늦게 들

화는 주로 일제의 침략 정책과 궤를 같이

림하는 건축이 아닌, 세상에서 불려 나오

어왔다. 광주가 근대도시로 출발하게 된

하면서 이루어졌다. 성벽이 철거된 읍성

는 건축. 사람들을 모으고, 위로하고 독려

것은 1896년에 단행된 지방관제 개혁이

안에는 전남도청을 비롯한 관공서가 들어

해 삶이 어울려 자랄 수 있는 자리를 마

기점이다. 전라도를 관할하던 나주관찰부

섰고, 그 주위에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상

련한다.

를 폐지하고 1895년까지 나주부에 속한

점이 자리를 잡았다. 읍성을 내준 우리나

무주는 아직도 재정 자립도가 11.5%밖에

군(郡)이었던 광주에 관찰청을 설치하게

라 사람들은 차츰 주변부로 밀려나기 시

되지 않는 가난한 지자체지만, 2008년 경

된다. 이에 따라 관찰청(나중에 전남도청

작했다.

찰서 유치장에 단 한 명도 유치된 이가 없

이 됨)이 광주군 동헌에 자리를 잡았고,

근대기 광주를 상징하는 또 다른 축은 양

는 착한 고장이죠. 반디랜드의 캐릭터는 형

동헌을 내준 광주군청은 객사로 옮기게

림동 일대에 형성된 서양인 마을이다. 광

설지공. 진나라의 차윤은 기름을 구할 수가 없어 여름이면 수십 마리의 반딧불을 주머 니에 담아 그 빛으로 책을 읽었고, 손강은 쌓인 눈빛에 책을 비추어 글을 읽었다. 이 제 정기용의 말을 경청하자. “건축가가 한 일은 원래 거기 있었던 사람들의 요구를 공 간으로 번역한 것이지 그 땅에 없던 뭔가를 새로 창조한 것이 아니다.” ⓦ 글 | 이용재(건축 평론가)

광주 양림동 선교사 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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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 서양 문물이 본격적으로 들어 온 것

일제의 침략 정책과 미국인 선교 사업을

은 1897년 목포 개항 이후의 일이다. 1904

축으로 형성된 근대 광주의 도시 공간에

역에는 총10개의 건축물이 등록문화재로

년 선교사 Eugene Bell(한국명 배유지)

는 이와 관련된 많은 근대건축물이 세워

지정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8개가 학교

과 의사 Clement Owen(한국명 오원)이

졌다. 그런 광주에 현존하는 근대건축물

건축물이다.

양림동에 자리를 잡고 선교 마을을 만들

을 보면 자연스럽게 교육 시설에 눈길이

‘예향’ 광주를 지탱하는 버팀목 가운데 하나

어 나갔다. 인적이 없던 양림동 일대에는

간다. 초등교육기관에서 고등 기관에 이

인 근대 교육 시설을 찾아 길을 나서보자.

1905년부터 1914년까지 3개의 학교, 9동

르기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을 뿐 아

의 선교사 주택과 병원이 세워져 이색적

니라, 그 숫자 또한 만만치 않다. 근대기

서석초등학교

인 경관이 형성되었다. 당시에 세워진 건

광주에 이처럼 많은 교육 시설이 세워지

광주 지역 근대 초등교육기관의 으뜸은 광

물은 지금도 여러 채가 남아 과거의 영화

게 된 이유는 호남인들의 교육적 열정과

주공립보통학교(현 서석초등학교)다. 설

를 상징하고 있다. 또한 선교마을 언덕 위

광주가 근대도시로 변모하는 과정 속에서

립 연도가 1896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에 자리한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 묘역에

찾을 수 있다.

이 학교는 당초 전라남도 관찰부 공립 소

서는 우리나라에 개신교를 전파하기 위해

근대기 광주에 세워진 각급 학교는 우리

학교로 개교했다. 1906년 공립광주보통

분투하던 이들의 묘비를 볼 수 있다. 미

나라 사람들이 다니던 공립학교와 미션스

학교로 개칭하면서 면모를 일신하고 4개

국 개신교의 선교 역사를 한 눈에 확인할

쿨, 그리고 일본인의 자녀를 교육하는 심

학년, 학급 당 50명 규모로 새롭게 출발하

수 있는 양림동 일대는 역사문화마을 조

상학교가 있었다. 이는 다른 도시와 별반

게 된다. 1934년 광주 제1보통학교, 1938

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의 역사성

다른 것이 없지만, 광주에서 찾을 수 있는

년 광주 서석공립심상소학교, 1941년 광

을 살리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작년 4월

특징은 근대기에 세워진 학교 건축물 상

주 서석공립국민학교로 교명이 바뀌었다.

부터 추진되는 이 사업으로 양림동 일대

당수가 현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

근대기 초등교육 기관의 모습을 그대로

는 세기를 넘어 다시금 세인들의 관심이

해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에 세워진 대학

간직하고 있는 이 학교 안에는 무려 3개

몰리고 있다.

건물이 어울려 교육도시 광주로서의 면모

의 건물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광주 서석초등학교

중앙초등학교의 전신

광주 수창초등학교

광주중앙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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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유감없이 표상하고 있다. 현재 광주 지


수창초등학교

것이다. 이 학교보다 더 나중에 세워졌고,

100만㎡가 넘은 광활한 캠퍼스를 메운 여

광주 수창초등학교는 1921년 10월 서방

건물의 격도 약간 떨어지는 수창초등학교

러 건축물 중에서도 인문대 1호관이 가장

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하여 1938년 광주

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것과 달리 이 학

돋보인다. 이 건물은 호남 건축가 1호인

북정공립심상소학교로 개칭되었고, 1950

교 본관은 미 지정 상태인데 그 이유가 궁

김순하 선생 이후 2세대라 할 수 있는 정

년 ‘광주 수창국민학교’가 되었다. 1931년

금하다.

옥진이 설계한 것으로 모더니즘 말기인

5월 준공 당시 ㄱ자 평면으로 세워진 수창

1950년대 중반에 세워졌음에도 고전적

초등학교 본관은 1993년 12월 날개부가

광주교육대학교 본관

조형 모티브가 곳곳에 표현되어 있다.

철거되어 현재는 일자형이다.

1923년 3월 전라남도 도립사범학교로 개

지방마다 국립대학을 설립한 것은 일제의

교한 이 학교는 학생들이 1929년에 일어

제국대학 정책을 연상하게 한다. 학령인

중앙초등학교

난 광주학생독립운동에 대거 참여하게 되

구 감소로 대학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1907년 일본인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 설

자 1930년 폐교되었다. 동아일보는 1931

급격한 사회문화적 변화로 새로운 패러다

립된 이 학교는 일본식 초가 교사에서 출

년 3월 17일에 거행된 졸업식의 비장함을

임이 요구된다. 국립대학 정책 또한 그것

발했다. 초가 교사는 그림에서 보는 것처

기사로 다루었다. 이 건물은 1938년 입학

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럼 지붕 경사도가 매우 급한 일본식 건물

정원 250명의 광주사범학교로 재 개교한

이다. 건물 전면에 설치된 박공형 캐노피

다음 해인 1939년에 건립된 것이다.

와 복도가 특이하다. 광주 지역에 일본인

조선대학교 본관 조선대학교는 해방 후에 설립된 최초의

학교가 비교적 늦게 세워진 것은 20세기

전남대학교 인문관

민립대학이라는 역사를 갖고 있다. 조선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인이 큰 힘을 발휘

1952년에 개교한 전남대는 5·18광주민

대학교 본관은 1947년에 착공하여 한국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1913년이 돼

주화운동의 시발지로 더 유명하다. 1980

전쟁을 거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딛

서야 현재의 위치에 목조 교사를 세워 이

년대 해마다 5월이면 전국에서 대학생들

고 1954년에 완공했다. 등록문화재로 지

전했으며, 본관은 1930년 12월에 세워진

이 모여 군부독재에 항거하던 곳이었다.

정된 건물 중앙 5개의 박공 부분에서 출

광주교육대학교 본관

조선대학교 본관

전남대 인문관

수피아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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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즈브로우 홀

수피아여고 강당

발한 이 건물은 완공 이후 여러 차례의 증 축을 거치면서 현재는 건물 길이가 무려 374m에 달한다. 독특한 형태와 색상으로 광주를 상징하는 건물의 하나이다. 수피아여자고등학교 1908년 유진 벨(Eugene Bell) 목사가 설 립한 여학교이다. 1911년 가을에는 스턴

건축과 영화 19 | 강병국

베를린, 대도시 교향악* Berlin, Symphony of a Great City 발터 루트만 감독 (Walter Ruttmann), 1927년

스 여사가 세상을 떠난 동생 제니 수피아 (Jennie Speer)를 기념하기 위해 5,000달

대도시 베를린의 하루를 새벽부터 밤늦

<아스팔트(Asphalt, 1929)> 등이 있다.

러를 기부하여 수피아 홀(Speer Hall)을

게까지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담아내고

1920년대 초까지 독일 표현주의 영화, 예

세웠다. 이 학교에 ‘수피아’라는 이름이

있는 이 영화는 기록영화의 획기적인 작

를 들어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1919)>과

생긴 유래이다.

품으로 평가 받는다. 최초의 유성영화가

같은 작품은 즉물적 영향(신즉물주의 운

수피아여고 안에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1928년 중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만들어

동)으로 변화를 갖는다. 신즉물주의란 주

윈즈브로우 홀(Winsborough Hall), 수

지기 시작했으니, 이 영화가 제작된 1927

관적인 표현에만 몰입하여 비합리적으로

피아홀, 커티스홀 외에도 여러 채의 근대

년은 무성영화의 마지막 시대에 해당한

흐르는 경향을 가진 표현주의에 대해 즉

건축물이 밀집되어 있다. 최근 ‘우천체육

다. 초기 유성영화는 단지 소리가 나온다

물적인 대상 파악에 의한 실재감의 회복

관’으로 불리기도 했던 수피아여고 강당

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었으므로

을 기도한 운동이다. 따라서 객관적인 합

건물이 철거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소식이

후기 무성영화에 비해 작품성이 많이 떨

목적성과 실용성을 존중하는 경향을 띠

들린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

어진다는 이야기는 굳이 당시 영화를 확

며 신현실주의라고도 한다. 그러나 프리

글 | 손장원(본지 고정집필위원, 재능대

인하지 않아도 가늠될 일이다. 당시 유명

츠 랑의 <메트로폴리스>같은 경우는 제작

학 실내건축과 교수)

*건축물과 관련된 주제나 영화

한 후기 무성영화는 무르나우 감독의 <선

연도가 1927년임에도 불구하고 표현주의

라이즈(Sunrise, 1927)>, 조 메이 감독의

적인 경향이 강하게 남아 있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메트로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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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대도시 교향악 中

전쟁 직후 이러한 즉흥성은 후반으로 갈

감독, 2001)>와 같은 경우, 많은 장면이

도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 영화라

수록 리얼리티와 영속성에 대한 욕망으로

항구와 철도와 물류를 배경으로 하고 있

지만, <베를린, 대도시 교향악>을 보면 당

나타나며, 결국 사회적인 리얼리즘은 판

다. 이는 인천이라는 환경과 공간 속에서

시 베를린의 일상이 하나도 빠짐없이 다

타지로 대체되어 영화에서 공통된 관심사

부대끼며 살아가는 서울 외항의 삶을 상

표현된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이는 주관

가 된다. 즉, 가난이나 굶주림, 더러움, 사

고를 졸업한 4명의 단짝 여고생들의 눈을

적인 해석 없이 리드미컬하게 대도시 생

회적인 차별 등과 더불어 무대를 공공장

통해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활을 몽타주한 루트만 감독의 능력이며,

소로 옮기게 되는데 이를 소위 ‘거리 영화

이렇듯 사람들의 행태와 관련된 사건의

또 일상적 도시의 신(Scene)이 우리 마음

(Street Film)’라고 부른다. 지가 베르토

발단과 전개가 일어나는 곳, 그곳이 바로

속의 잠재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프 감독의 <카메라를 든 사나이(The Man

도시의 장소다. 북촌의 골목에서 놀고 떠

똑같은 길로, 똑같은 시간에 출근해, 똑같

with a Movie Camera, 1929)>를 비롯하

드는 아이들의 모습과, 어머니들의 수다

은 사람을 만나고, 똑같은 일을 하고, 또

여 위에서 언급한 조 메이 감독의 <아스팔

와, 찹쌀 떡 파는 아저씨와, 낮은 창문 너

다시 퇴근하여 똑같은 집으로 돌아오는,

트>나 칼 그루운 감독의 <길(Die Stresse,

머로 청춘 사업을 펼치는 젊은 남녀의 모

매일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1923)>, F.W. 무르나우 감독의 <마지막

습을 옛 영화에서 발견하듯이 말이다. 좁

과연 그럴까? 이 영화는 너무나 당연한 일

웃음(The Last Laugh, 1923)> 등이 이에

은 골목길과 광장, 계단, 재래시장과 작은

상이 이렇게도 많은 행태와 패턴과 변화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가게, 다양한 종류의 건물들….

로 우리의 장소와 시간을 채우고 있음을

건축은 이 ‘거리 영화’에 주목해 볼 필요

칼로 자른 듯하고 스펙터클한 그래픽 일

전해 주고 있다.

가 있다. 우린 흔히 시공간(時空間)이라

변도의 최근 할리우드식 영화와 비교하면

영화는 모두 5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시대적인 상

따분할 수도 있겠지만(위에 언급한 <아스

구성은 시간의 전개를 따른다. 인기척 하

황이 갖는 도시적인 공간을 본다는 점에

팔트(조 메이 감독)>는 재미로서도 할리

나 없는 도시의 새벽. 가끔 아침잠 없는 고

서 영화 속 시공간은 의미가 많다. 가령

우드에 맞설 수 있는 영화다), 그래도 나

양이의 산책이나 바람에 날리는 신문만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당시 도시 철도와 전

는 잔잔한 감동과 아름다운 영상 시와 같

그 정적을 깨는 1부. 하나 둘 서서히 나타

차는 지금과 그 의미가 많이 다르다. 훨

은 일상으로 전해 오는 영화, 사람들의 일

나는 인적들, 어느덧 출근하는 노동자들

씬 더 서민들의 삶과 밀착되어 있으니 생

상적인 행태가 담긴 도시의 공간과 장소

로 도시는 북새통이 된다. 기계는 돌아가

활의 일부고 도시 공간의 일부고 사람 관

를 충실히 보여 준다는 점에서 건축적으

기 시작하고,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인부

계의 일부다. 또한 장소적인 의미도 다르

로 더욱 가치 있는 영화라고 답하고 싶다.

들은 생업 전선에서 시간을 잊는다.

다. 우리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정재은

감독의 의도와 주제에 따라 같은 장소라

새벽은 벌써 아침으로 바뀌고, 등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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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대도시 교향악 中

아이들, 청소를 시작하는 주부들, 바쁜 소 식을 전하려는 우체부들…. 굳게 닫힌 쇼 윈도가 열리고 도시의 곳곳은 하루를 채 비하는 손길로 바쁘다. 신문사의 윤전기 돌아가는 소리와 공사판의 굴착기 소리

주택100선 18

전성은의 THE CUBE HOUSE

가 너무도 시끄럽게 들리는 듯하다.(무성 영화이니 실제 소리는 없고 음악이 흐를 뿐이지만) 마차와 자동차가 엉킨 도로 풍 경, 싸움하는 사람, 연인들의 달콤한 속 삭임, 쇼윈도와 네온사인의 광고, 극장의 재미있는 쇼 등등, 어느 것 하나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것이 없다. 퇴근 이후, 술집 의 모습이나 취객의 모습, 여러 극장들과 쇼, 권투, 스포츠 등의 모습을 그린 마지 막 5부는 8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차이 가 없다. DVD에는 이밖에 루트만 감독의 Opus 1이 추가되어 있는데 영화사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지만 무지한 본인으로서 는 이해하기 어렵다. <베를린, 대도시 교향악>은 파리의 일상을 잘 그려낸 카발칸티(Alberto Cavalcanti) 의 <단지 시간일 뿐(Rien que les heures, 1926)>이나 장 비고(Jean Vigo)의 <니스 를 위하여(Prospos de nice, 1930)>, 그 리고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암스테르담

개념 스케치

을 그려낸 요리스 이벤(Joris Iven)의 <비 (Rain, 1928)>와 흔히 비교되곤 한다. 지

‘바람의 동경’ ‘봄의 동경’ ‘쉼의 동경’ ‘자

금 잠깐 시간이 있다면 요리스 이벤의 <비

아와 만남의 동경’ ‘노스탤지어의 동경’,

>를 보자. 15분 밖에 되지 않으니까. 비 오

전원 생활을 꿈꾸며 사람들이 동경하는

만남 1: 사람 아직도 생생하다. 이 프로젝트의 건축주

는 풍광이 기타 소리와 더불어 이보다 더

다섯 가지 것들, 이는 건축적 환경은 열

로, 우리 사무소에 들어오던 그녀의 모습

아름답게 표현될 순 없다. ⓦ

리고, 사회적 환경으로부터는 닫히고 싶

은 소박하지만 철학이 몸에 배인 단아함

글 | 강병국(본지 고정칼럼위원, 동우건

은 동경을 말한다. 그리고 노스탤지어와

그 자체였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많은 사

축 소장)

같은 동화의 판타지를 꿈꾼다.

람을 만나기보다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

Wide AR no.19 : 01-02 2011 Depth


개념도(initial proposal + final proposal)

소중하다는 신세대 어머니 그녀와, 대외

들에게 전원 생활을 꿈꾸며 발화되는 노스

펼쳐진 대지에 그저 판을 놓다

활동이 많고 사람 만나기를 즐긴다는 은

탤지어가 ‘어디로 돌아가고 싶다’가 아니

첫 번째 접근은 두 개의 판과, 구조를 대

퇴한 그를 위한 집이었다. 이제껏 줄곧 살

라 ‘어디로 가고 싶다’가 아닌지 생각하곤

신하는 세로 판만으로 구성된 편편한 열

던 아파트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그녀의

한다. 마치 새로운 고향을 찾아서…….

고집(설계 당시도 부군께서는 그곳으로

린 매스를 대지 위에 ‘놓기’로 시작되었 다. 이는 대부분의 전원주택이 가지는 경

감을 의심하셨고 내가 부군을 만난 것은

바람의 동경, 봄의 동경 그리고 쉼

제성, 지금까지의 일률적인 아파트 평면

근사한 목소리의 전화가 전부였다)으로,

대도시를 벗어나 위치하는 곳이라 일단

에서 벗어나 얻는 다른 경험, 그리고 칸

견해가 상충되는 노부부의 말년을 위한

첫 번째 대상인 ‘바람의 동경’으로는 무리

으로 이루어진 각기 닫힌 공간이 아닌 판

집이었다. ‘출가한 아들 둘에 출가하지 않

가 없었다. 즉, 공기는 좋았다. 길과 만나

과 판 사이에서 형성되는 열린 매스 공간

은 방송 작가인 신여성인 딸 하나, 그리고

는 곳의 레벨과 대지의 고저 차가 4m 정

을 통해 한껏 인입되는 풍광과, 부부의 모

손자들’이 이 부부의 가족 구성이었다.

도 나서 탁 트인 전경을 볼 수 있으니 ‘봄

든 생활이 만나는 곳에 풍광과의 상호관

만남 2: 환경

의 동경’이 충족되었다. 첫 번째 두 번째 ‘

입이 만드는 새로운 경험의 장치로서 건

동경’의 조건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었

축을 기획했다.

지만, 밋밋함이 주조를 이루는 대지라 자 연을 담고 있는 열린 환경과 단 차이의 특

은밀한 정원을 가진, 그것을 향유하는 박

흐린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착해

별함에도 불구하고 그리 매력적이진 않았

스를 끼워 넣다

보니 용인의 대지는 개발업자가 거대 땅

다. 단지가 다 찬다, 해도 면적상 20~30

이 주택이 땅과 만나는 유일한 접점으로,

을 매입, 필지 분할을 하여 한 필지씩 분양

가구 이상은 더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

대지에 놓일 열린 매스의 땅 속 구조로서

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작

아 ‘자아와 만남의 동경’은 해결될 듯 보

단 차이가 나는 곳에 작은 큐브 하나를 ‘끼

은 마을이었다. 아직 그 시작이 얼마 되지

였다. 일단 탁 트인 주변 너머로 자연이 가

워 넣기’로 했다. 이에 단 하나의 강력한

않아 당시 한 8채 정도가 지어져 있었다.

득하니 인생을 대도시의 아파트에서 보낸

세로 판의 관입은 큐브와 외부 공간을 연

주변의 집은, 한 집을 제외하면 보통 상상

건축주의 ‘쉼의 동경’은 해결되리라 생각

결시키고 한정시킴으로써 이 주택만이 가

하는 국적 모를(이국적이라고들 한다) ‘

되는 환경이었다.

지는 은밀한 마당을 생성하고, 사회와 자

박공 지붕을 가진 나무집’들로, 마치 일산

연의 풍광으로부터 은밀하게 고립된 ‘쉼’

의 어떤 마을의 주택들처럼 패러디된 집

의 장소인 부부 침실과 같이 폐쇄성 강한

들이 전원 생활의 ‘동화의 동경’을 안은

만남 3: 땅

공간을 삽입하여 그곳에서만 향유될 수

주인을 품은 채 서 있었다.

있는 장소로 만들었다.

사람들에게는 막연한 동경이 있다. 바닷

그저 놓기, 작은 끼워 넣기

가에 집을 지으면 일명 프로방스 스타일

땅과의 만남에 있어서 차라리 이 밋밋함

이라는 하얀 회벽 집을 상상하고, 산이나

에 순응하는 단순한 형태를 선택했다. 동

전원에 지으면 일명 아메리칸 스타일 혹

화 속 박공 지붕도 가볍게 누르고 재료가

은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라는 뾰족 지붕

꼭 나무여야 한다는 것도 버렸다. 이 환경

처음 오직 부부를 위한 집에서 출가하지

을 가진 나무 집을 상상한다. 이곳에 이미

이 가지고 있는 가장 좋은 조건, ‘바람과

않은 딸의 항시적 공간이 포함되고, 출가

지어져 있는 집들도 ‘그런 나무 집’이었

봄’을 가득히 안자, 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 두 아들 가족을 위한 게스트 룸이 포함

다. 이러한 풍경의 집들을 만날 때면 사람

수용: 볼륨이 커지다

되면서 노부부를 위한 집은 더 이상 소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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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이 아닌 보통의 집이 되었다. 이 과

으로 담았다.

정에서 건축주는 결국 대지 위에 2층을

주택의 큰 구조를 이루는 열린 큐브의 재

요청하고, 나의 달콤한 설득에도 불구하

료는 노출 콘크리트로 큐브의 일체성을

고 은밀한 정원은 사라졌다. 이제까지와

도모하고, 그 속에 숨어 있는 폐쇄되어야

는 다른 생활의 경험이 될, 가장 납작한

할 공간은 파벽돌로 하여 이 모든 재료 외

판으로 구성된 열린 집의 모습은 사라지

에 더 이상 분리나 덧댐 없이 구조, 외부

게 되었다.

재료, 내부 재료의 통일을 이루었다. 2층 에 올라가 있는 큐브는 가벼운 착상을 위 해 나무를 선택하게 되었다.

전환: 열린 큐브로 존재 방법 볼륨이 커지고 보통의 주택이 담아야 할

건축이 존재하는 방식은 참 알 수 없는 것

모든 프로그램이 다 함유되면서 판으로

같다. 이 주택은 2006년에 시작해 기본설

이루어졌던 방식을 결국 큐브로 변환시켰

계까지 끝냈는데, 몇 년간 내가 외국에 가

다. 대신 관통되는 열린 큐브로 본 대지가

게 된 이유로 건축주는 내가 돌아온 이후

가지고 있던 강점인 ‘봄의 동경’의 극대화

에 짓고 싶다 하여 ‘짓기가 유보된 프로젝

를 유지하고, 다만 적층된 각 큐브가 만날

트’였다. 건축 일을 한지 20년이 된 지금

수 있는 전경을 각 방향에서 향유할 수 있

까지 내가 참여하거나 직접 디자인한 주

는 프레임 효과로 한정시키는 방법으로 ‘

택이 12개나 됨에도, 고급 주택의 건축주

선택적 전경’을 담아 내었다. 함유하여 할

들이 요구하는 특수한 은밀성으로 매체에

공간이 많아지면서 판으로만 구성되는 공

발표는 불가했다. 그런 주택만이 주 프로

간의 창출도 어려워졌고 많은 부분이 닫

젝트였던 내게 지어지지 않아서 이렇게

혔다. 이를 각 볼륨을 담을 열린 큐브의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다니, 이 주

겹침 효과로 세로 판의 구성을 시각적으

택이 실재하지 않지만 다른 방식으로나마

로 지속하고, 이것은 또한 열린 큐브 안

세상 밖으로 존재하게 됨에 감사한다. ⓦ

에 보이드 공간을 생성시켜 사라진 은밀

글 | 전성은

한 정원을 다른 장치로 삽입시켰다. 어쩔 수 없는 칸의 생성을 최대한 후퇴시킴으 로써, 외부에서 보이는 모습은 최대한 작 고 납작하게 보일 수 있게 하여 본 주택 이 가지려 하던 원래의 색깔을 다른 방식 최종안 모형

횡단면도+종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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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1층 평면도

지상 2층 평면도

지붕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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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측 입면도

동측 입면도

THD CUBE HOUSE 건축 개요 대지 위치 : 경기도 용인시 군자동 | 대지 면적 : 529.450㎡ | 연면적 : 192.52㎡ | 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구조 : 철근 콘크리트 구조 | 외부 마감 : 노출콘크리트, 목재, 적벽돌 | 내부 마감 : 노출콘크리트, 목재, 적벽돌, 우드 플로어링, 격 자창, 화강석, 페인트 | 설계 기간 : 2006. 9. 1- 2007. 2. 27 | 건축주: 강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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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입면도

북측 입면도

전성은 |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건축공학과,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현재 sAn(주/세상숲건축도시네트워크) 대표,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이다. (주)민설계와 (주)삼우설계에서 실무를 쌓고, (주)한건축사사무소 소장을 거쳐 2003년 개인 오피스 Design Studio SO를 시작하였다. 2009년 뉴욕과 서울에 ARCHITECTURE NETWORK 사무소 sAn(주/세상숲건축도시네 트워크)를 설립하면서 사무소 성격을 달리하고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극장(2002)과 엔텔리전트오피스(2005) 로 KOSID Golden Scale Award 최고 작품상 수상, 2005년 스케쳐스 인 서울로 일본 JCD AWARD 동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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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가 있는 근작 03

비사는 일반 방문자 공간과 체류형 방문

이재혁의 상하 청정 유기농 체험 목장

자 공간, 그리고 저수지 건너편의 목장 외

Sangha Organic Farm Experience

각의 공간이 서로 긴장감 있게 배열되어

부와 시각적으로 연결된다. 관람 공간은 관람자의 체험 동선에 따라 착유실, 축사, 퇴비사, 공방의 순서로 조직했다. 또 각 있어 건물은 독립적이면서도 주변 경관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유기농 우유를 생산 납품

며 198,347㎡의 중심에 위치한다. 실별

하는 상하 지역의 12명 목장주들이 설립

프로그램은 도합 2,304.86㎡로 50여두의

서면 관람자는 건축물이 마치 그곳에 오

한 <고창 청정 유기농 낙농 영농조합>에

소들이 생활하는 축사, 관람이 가능한 착

랫동안 있었던 건물인 듯 느끼게 된다. 이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풍경의 목장에 들어

서 의뢰한 것이다. 조합에서는 농촌의 새

유실, 원유 가공 및 치즈 만들기 체험을 위

처럼 건물 형태가 우리 의식 속에 남아 있

로운 활력소를 찾아 청정 지역 고창의 자

한 공방, 퇴비와 분뇨의 재활용 장소인 퇴

는 어떤 오래된 풍경의 일부를 연상할 수

연환경과 낙농 및 먹을거리를 체험할 수

비사 및 관리인의 거주 공간인 사무실과

있도록 건물 전체의 형상뿐 아니라 각각

있는 '체험 목장'을 계획했고, 이 프로젝

숙소로 이루어진다.

의 재료, 디테일, 색상 등을 세밀하게 조

트는 그 첫 번째 건물인 축사와 퇴비사를

2014년 개장을 목표로 한 ‘체험 목장’ 전

정했다. ⓦ

디자인한 것이다. 건축 부지는 7,596㎡이

체의 마스터플랜이 완성되면 축사 및 퇴

글 | 이재혁(ADMOBE건축 대표)

유기농 체험 목장 개요 대지 위치 :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 용정리 1386-1 | 대지 면적 : 7,596㎡ | 용도 : 동물 및 식물 관련 시설(축사,

퇴비사, 창고, 사무실) | 층수 : 지상 2층 | 구조 : 일반 철골구조 | 외부 마감 : 스기목 위 스테인, 금속 지붕(아이헤어라인), 아키라이트, 알루미늄 창호, 마사토 | 내부 마감 : 축사/퇴비사/창고 - 콘크리트 면 처리(바닥), 스기목 위 스테인(벽) : 착유실 - 인조석, 고흥석 물 갈기(바닥), 타일(벽), PVC 천장재(천장), 사무실/숙직실 - 원목마루, 강화마루(바닥), 석고보드 위 도장(벽) | 최고 높이 : 11.6m | 건 폐율 : 29.27% | 용적률 : 30.34% | 건축 면적 : 2,223㎡ | 연면적의 합계 : 2,304.86㎡(축사 - 1,624.86㎡, 퇴비사 - 680.00㎡) | 건축주 : 고창청정유기농낙농영농조합 | 설계, 감리 : (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이재혁, 정영섭+김범 | 체험 목장 컨설팅 : moku-moku farm | 착유기 : 드라발(주) | 시공사 : (주)케이엔티건설 | 설계 기간 : 2009. 8-2009. 12 | 공사 기간 : 2009. 12-2009. 7 | 건축 설계 담 당 : 홍영애, 임선재, 이병희, 박기원, 이주화, 채거포 | 구조 : TNI엔지니어링 주동현 | 설비 : (주)유영엠이씨 기술사사무소 김성률 | 전기 : (주)건창기술단 김기표 | 토목 : 석남개발주식회사 최교식 | 사진 : 이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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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평면도

2층 평면도(축사)

이재혁 |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였다. 공간건축과 케이씨건축을 거치면서 건축적 사고를 발전시켜오다가 2003년부터 ADMOBE 건축사사무소를 열어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2004년에는 새건축사협의회로부터 신인건축가상을, 2008 년에는 올림픽프라자 리모델링으로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 성리학 자 우계 성혼 선생의 기념관(파주)과 제주 CJ Ninebridges의 Pergola & Pavilion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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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書欌 17 | 안철흥

유럽의 발견

김정후 지음, 동녘 펴냄, 287쪽, 15000원

『유럽의 발견』은 김정후의 전작 『유럽건

라 할 만하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건

축 뒤집어보기』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축에 관한 글을 읽어 나가면서 나는 또 다

『유럽건축 뒤집어보기』의 표지에 사진으

른 문장과 맞닥뜨렸다. ‘건축은 랜드마크

로 큼직하게 소개된 프라하 댄싱하우스를

를 세우는 것이다’라는 문장. 아 그렇구나,

정작 책 속에서 만날 수 없어서 의아스럽

라고 생각했지만 ‘랜드마크’라는 어휘하고

더니 이번 『유럽의 발견』에서 드디어 열

는 잘 사귈 수가 없었다. 인간의 삶에 조화

다섯 주인공 중 하나로 등장했다. 이런 우

와 질서가 필요하듯 도시의 삶에도 조화와

연한 ‘발견’ 때문에 연장선 운운하는 건

질서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랜드마크라는

아니다. 두 책은 여러모로 닮은꼴인데, 그

말에서는 그걸 깨뜨려야겠다는 폭력성이

건 아마도 건축가, 건축 비평가를 거쳐 도

나 조급함이 느껴져서 싫었다. 아마도 그

시학자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저자의

건 오래된 ‘군사 문화’가 건축에 미친 나쁜

을 되돌아봤다. 그 중에서도 나는 오스트

직업적인 태도에서 연유한 바가 클 것이

경험과 그에 따른 피해 의식 때문일지도

리아의 오래된 도시 그라츠에 세워진 ‘쿤

다. 김정후의 시선은 자주 해당 건축물 너

모르겠다. 예술의전당이나 독립기념관처

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의 미술관에 눈길이

머 배경이 되는 도시로 향해 있으며, 그

럼, 우리 시대에 랜드마크로 불렸던 것들

갔다. 그라츠 시는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

도시의 전통이나 문화에 눅진하게 배어든

이 죄다 시민의 일상과 동떨어진 채 무조

는 무어강을 따라 윤택한 동쪽과 낙후된

다. 그런 탓에 그의 설명은 평범하면서도

건 크게 지어서 ‘클라이언트’의 위엄을 돋

서쪽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낙후된 서쪽

맥락이 살아 있고, 그의 물음은 일상적이

보이는 데에 바쳐진 거대 건축물뿐이었으

강가에 세워진 쿤스트하우스는 강 양쪽을

어서 더욱 날카롭다.

니까. 이젠 다 옛날 일이라고? 아니다. 내

잇고 도심에 새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

『유럽건축 뒤집어보기』가 다양한 유럽 건

가 자주 들르는 신문로의 서울역사박물관

획된 프로젝트였다. 마치 『유럽건축 뒤집

축물들을 분석하고 비평하는 반면 『유럽

에는 서울의 모형을 1500분의 1로 축소 전

어보기』에 소개된 런던의 ‘테이트 모던’이

의 발견』은 ‘문화 예술’, ‘랜드마크’, ‘녹

시해 놓은 서울도시모형전시관이 있는데,

그랬던 것처럼. 사진에서 보이는 무어강

색’ 등의 키워드에 맞춰서 상대적으로 덜

거기엔 용산 일대를 빼곡하게 채운 첨탑이

은 청계천보다 좀더 넓은 사이즈다. 런던

알려진 열다섯 곳의 건축물을 집중적으로

나 세계 최고 높이가 될 거라는 잠실의 롯

의 템즈강가에 있는 테이트 모던도 인도

조명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문장은 전

데타워처럼 아직 존재하지도 않은 가상 건

교를 놓아 사람들이 강을 걸어서 건너도

작에 비해 에세이, 혹은 기행문에 좀 더 가

축물들이 미래의 랜드마크라는 이름을 달

록 해 놓았으니 템즈강 또한 ‘사람 사이

깝다. 저자가 2003년에 영국으로 건너가

고 불쑥불쑥 솟아 있다. ‘건설(삽질?) 한

즈’의 강이다. 유럽의 강들이 대부분 그

서 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책의 변

국’의 부박함은 이렇게 뿌리가 깊다.

래서 강가에 선 건축물이 사람들의 품으

화는 흥미롭다. 영국에서 산 지 4년 만에

김정후의 책에서 내 이런 피해 의식을 치

로 쏙 들어온다. 살아 꿈틀거리는 외계 생

펴낸 지난 책에서 이방인의 긴장감 같은

유하기에 충분한 프로젝트를 몇 가지 발

명체를 닮은 쿤스트하우스가 붉은 박공지

것을 엿볼 수 있었다면 이번 책에는 산책

견했다. 리버풀의 ‘앨버트 독’이나 베네치

붕을 인 전통 건축물로 빼곡한 그라츠 시

하는 동네 주민의 여유 같은 게 묻어 있다.

아의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은 한 도시를

내에서 이물감을 뿜어내지 않고 조화롭게

어깨에 힘을 빼라는 말은 소싯적 주먹깨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거대 건축물을 새로

보이는 이유는 상당 부분 사이즈 덕분일

나 써 보지 않은 이들이라도 누구든 들어

짓지 않더라도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웅

것이다. 강 사이즈가 인간적이어서 강 건

봤을 격언인데, 어깨에 힘을 뺀 채 내지르

변한다. 코번트리의 ‘코번트리 대성당’이

너편에서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다

는 주먹이 더 재빠르고 강한 법. 김정후의

나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추모비’는 과거

쿤스트하우스 자체가 이웃한 박공지붕 건

이번 책이 딱 그만해서 읽기엔 편하면서

의 상처를 기억하고 오늘의 전범으로 되

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이니. 그

도 생각거리를 쏠쏠하게 만들어 준다.

살려내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 준다. 시

런 점에서 서울의 한강은 너무 넓다. 한

건축을 정식으로 공부해 본 적이 없는 방

민들의 휴식 공간이 되어 있는 홀로코스트

강 인공섬에 오페라하우스를 건설하겠다

외자의 처지에서 말하자면, 맨 처음 접했

추모비와 스톡홀름의 ‘우드랜드 공원묘지’

는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드는 첫 생각이

던 건축 책에서 ‘건축은 삶을 담는 그릇이

를 보면서 추모 공원 건립 문제로 몇 년째

거길 어떻게 가나 하는 것이었다. 한강처

다’라는 문장을 봤다. 아 그거면 정언명제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의 시민 의식

럼 강폭만 1km가 넘는 강은 인간적인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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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를 벗어나 버려서 테이트 모던이나 쿤 스트하우스처럼 도심 활력 프로젝트로 제 역할을 하기보다는 또 하나의 ‘관광거리’ 로 머물지 않을까. 서울에서 도심 활력 프 로젝트를 계획할 만한 장소는 어디일까.

전진삼 발행인의 WideAN*Club 리포트 04

<COMPOUND BODY> 영문판 출간한 운생동 건축가들

그렇게 『유럽의 발견』은 내게 한국의 현 실을 씁쓸하게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 글 | 안철흥 (본지 고정칼럼위원, 전 시 사인 기자) 문판 <COMPOUND BODY>입니다. 개인적 경험을 밝히면, 연전에 필자가 발행한 건축도서 <AQ 북스> 시리즈의 하나로 동명의 책 <복합체(compound body)>(한글판)를 2005년에 초판 1쇄를 간행하고, 척박한 건축 출판 시장에서 출 간 2개월 만에 2쇄를 찍으며 이 분야의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바로 그 책을 기반으로 그 시점 이후 이들이 수행한 건 축 프로젝트를 보완하여 이번엔 전적으 로 외국 시장을 겨냥한 영문판으로 만들 었다는 점에서 건축집단 운생동의 도발 적이며, 진취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습 니다. 우리나라 건축판의 현재를 돌아볼 때, 특 정 젊은 건축가 또는 건축집단의 편들기 에 익숙지 않음은 물론, 그들을 외국시장 장윤규와 신창훈이 이끄는 건축집단 운생

있습니다.

에 수출하기 위한 전시 기획 이외의 좀 더

동은 우리나라 현대건축의 젊은 세대를

운생동의 결성으로 존재가 두드러진 또

다양하고 세련된 방비가 부재하다는 점은

상징하는 깃발로 통합니다. 그들의 건축

한 사람의 젊은 건축가는 신창훈(40)으로

숙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적 성장 배경은 곧잘 이 땅에서 자생한 건

그는 운생동의 대표이며, <스페이스 코디

의 국내에서 발행되는 건축잡지는 외국

축가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이용되

네이터>-건축과 미술의 작가 네트워크-를

건축가의 트렌드를 국내에 전달하는 데

지요. 소위 해외유학파와 구분되는 토종

운영하고 있는 신진 건축가입니다. 장윤

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마당에 스스

건축집단으로서 그들이 뿜어내는 건축의

규의 명성을 받쳐 주는 충실한 동료이자,

로 우물을 파고 갈증을 해소하려는 운생

세계는 세계 건축의 흐름에 민감히 반응

운생동의 아이콘이 된 장윤규의 그림자를

동의 용기와 과감한 투자에는 절로 고개

함과 동시에 독특한 개성을 지닌다는 점

딛고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굳히며 존재감

를 숙이게 합니다.

에서 특별합니다.

을 키우고 있는 기린아지요.

늘 남보다 한발 앞서서, 제도의 개선과 정

30대 초반에 이미 신세대 건축가로서의

운생동은 건축집단이지만 동시에 <갤러리

책적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들이 옳

재능을 인정받은 장윤규(46)는 그의 건축

정미소>를 운영하고, 예술담론을 펼치는

다고 판단하는 일에 관한 한 지체 없이 저

실험아틀리에 시기를 거쳐 6년 후배인 현

무크 <ACT>를 간행해 오고 있는 건축과

지르고 마는 운생동의 건축하는 태도는 ‘

재의 공동대표 신창훈과 손잡고 운생동을

문화판의 게릴라 집단으로 명명될 만합니

선도적’ 건축집단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결성하기까지 국내 대형 설계집단의 디자

다. 최근 출판업에도 팔을 뻗쳐 <도서출판

족하지요. 이제 이들의 이름 앞에 붙는 ‘

인 디렉터로서 명성을 쌓았습니다. 그는

USD>를 설립한 것도 이들의 꿈이 지속

젊은’이라는 수사는 ‘파워’라는 수사로 대

현재 국민대 건축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

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하는

체되어야 합니다. 운생동은 명실상부 우

이며 여전히 건축디자인과 예술 장르의

것이지요. 그 첫 결실이 <세계건축가시리

리나라를 대표하는 파워건축가 집단입니

최전선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즈>로서 자신들의 건축작품집을 엮은 영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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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

EXIT, 한국 건축의 길을 찾다 시즌 2 6 Converging Events 2010 원도시 아카데미 세미나 4-6전시 2010 WONDOSHI ACADEMY SEMINAR 4th-6th

2010년 원도시 아카데미 세미나 ‘EXIT 한국 건축의 길을 찾다 시즌2’가 막을 내렸다. 젊은 독립 건축가 집단의 작 업과 아이디어를 전시/집담회 형식의 공론의 장으로 이끌었던 이 Converging Events는 상반기 세 팀에 이어 하반 기는 권형표/김순주/민우식으로 구성된 블로그 건축가 집단 BAU 건축, SIE 건축의 정수진, 이뎀도시건축의 곽희 수로 이어졌다. 그 공론의 장에서 있었던 기록을 담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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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B.A.U.건축의 ‘서울 뚝섬 유원지 자벌레관 내 미디어 월과 벤치’ 모형. (아래) B.A.U.건축의 ‘The Unmeasurable, and the Measurable’ 전시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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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th

권형표, 김순주, 민우식(B.A.U. 건축) The Unmeasurable, and the Measurable 전시 | 2010년 9월 6일~12일 집담회 | 2010년 9월 9일 패널 | 구영민・김원식・이종건・이충기

바우(BAU ; Blog Architect Units) 건축은

외의 다른 건축가들과 공동 작업도 제한을

이 도시와 사회 속에서 취하는 태도나 그들

2010년 원도시 아카데미 전시/집담회에 초

두지 않는다.

의 욕구가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하는 설명

대된 여섯 팀 가운데 사무실 개소 이후 연

바우 건축은 건축 언어의 일관성이나 주된

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설사 그들의 이

한이 일 년 정도로 가장 짧다. 그들의 이름

흐름보다는 다양한 상황에 반응하는 건축

름이 바우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사

에서처럼 그들은 블로그를 통해 만났으며,

의 여러 모습과 과정 자체들을 드러내는 것

실 블로그라는 매체가 뉴미디어였던 적이

오랜 기간 대규모 설계 조직에서 잘 훈련

이라 설명한다. 오히려 건축가의 일관성이

있지만, 지금 ‘블로그’만큼 보편적인 미디

받으며 성장했다. 그들이 독립 건축가로 나

필요한가에 반문한다. 집담회의 패널과는

어가 또 어디 있으며, 건축가로서 가질 수

서면서 갈구하는 것은 ‘짓는다(Bau)’는 그

차이가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건축은 예측

있는 보편적인 가치가 ‘짓는다’는 것 말고

자체로, 전시장을 가득 메운 작업들에서 그

할 수 없는 것으로 시작해서, 예측 가능한

또 있을까. 그들이 자신의 건축 작업에서

들의 욕구는 충분히 드러났다. 작은 근린

하나의 행간으로 관통되는 것들, 다른 블

생활 시설에서부터 천안 주류 박물관, 도

로그 건축가들의 공통 분모로 읽힐 수 있

시적 스케일의 금천 패션IT 문화존에 이르

는 주제들에 대해서 듣고 싶어 했던 집담회

기까지, 개인 건축물에서부터 현상 설계 프

의 얘기는 결국 그들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로젝트까지,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를 망

하는 자문자답이 돼 돌아왔다. 그들의 건축

라한 서울 뚝섬 유원지 자벌레관 내 미디

작업이 진정한 사회적 소통을 이루어주지

어 월과 벤치까지. 동시에 집담회라는 공간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안에서 그들의 욕구와 작업이 어디서, 어떤

정리 | 강권정예(본지 객원 기자)

과정으로, 왜 비롯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것 이 필요했다. 흥미로운 것은 바우건축이 카피와 링크로 수많은 자기 복제가 가능한 뉴미디어를 통 해서 시작되었지만, 그들의 작업은 수많은 모형과 스케치를 동반하는 수작업과 고전 적인 미디어를 통해서 진행된다. 그리고 블 로그를 통해 동년배 건축가들과 디자인 소 통과 창작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며, 세상 속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세상과 경계 없는 소통하기를 꿈꾸었다. 어디서든 접속

것이 덧대어지고, 최종적인 결과물이 예측

가능한 블로그는 그러기에 또 좋은 수단이

할 수 없는 것으로 남아야 한다 라는 유명

었다. 반면 그들의 건축 작업은 도시 속에

한 문장 안의 문구에서 따 온 전시 타이틀

서 비교적 오브제로서 성격을 띤다는 점이

‘the unmeasurable, and the measurable’

있다. 한편으로 그들의 작업 공간은 평범

역시 그들의 현재 상황, 디자인을 대변해

한 주택가 건물의 일층에 있어, 이웃들과

주는 것이라 한다.

소통에 주저함이 없고 이웃들에게는 복덕

또한 그들은 건축 작업이 이런 미디어 속성

방과 같은 존재라는 점은 특별하다. 국내

과 연계되는 것을 부정하지만, 그들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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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진의 ‘보기-2; 움직이는 공간’ 전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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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h

정수진(Architecture:SIE) 보기—2 ; 움직이는 공간 전시 | 2010년 10월 4일~10월 10일 집담회 | 2010년 10일 7일 패널 | 구영민・박준호・이종건・함성호

보 기 이번 세미나에 초대된 여섯 팀 가운데

몇 가지 단서를 얻는다. 그것은 시간과 관

보 기 의 연 습 이와 같은 몇 개의 열쇳말들

가장 작은 단위의 사무소 SIE건축의 정수

련된 것으로 왜곡된 뷰의 거리감이 주는 시

은 구체적인 대상이 추상적인 결과로 나오

진 대표는 프랑스 Ecole d’Architecture de

간과, 다초점에 의해 압축된 시간 등이다.

기까지의 과정, 공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Paris-Belleville에서 앙리 시리아니를 사

플로쉬의 사진은 시간의 여정에 따라 관찰

부절히 적용된다. 그는, 이를 테면, 점/선/

사했다. 오늘 세미나의 몇몇 열쇳말이기도

자를 이동하게 하는데, 자연스럽게 흔들린

면들이 빛과 어떤 조화를 이루는지, 벽/바

하지만, 그가 자주 언급하는 공간 만들기,

대상과 모호한 경계는 엄청난 거리를 숨기

닥/천장과 외부와의 관계에 의해 공간들이

시퀀스, 건축적 산책, 시각적 산책 등은 모

고 있으며 진화하는 시선, 즉 시선의 프롬

어떻게 긴장/완화되는지 등을 실제 프로젝

더니즘의 전통이 강한 벨빌의 학풍과 무관

나드(promenade)로 시간의 흐름을 즐기

트를 통해 훈련 중이라고 했다.

하지 않아 보인다.

게 한다. (그러나 시선은 결국 어느 한곳

이날 집담회에서는 발표한 내용과 실제 프

그는 2년 전 이러한 주제로부터 ‘보기’라

로젝트 사이에 연관성이 보이지 않고, 건축

는 큰 타이틀을 추출해 내고, 제주도 여미

적인 이슈들이 1960년대의 모더니즘에 사

지 공원에 휴게용 야외 의자를 만들어 전

로 잡혀 있으며, 자칫 관념의 틀에 갇혀 경

시한 적이 있다.(제1회 여미지 아트 프로

직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오갔다. 이는, 건

젝트, 2009) 어떻게 하면 가로 4m, 세로

축의 즐거움은 건축이 사람에게 말을 걸 때

2.2.m 의자에 공간을 담아낼 수 있을까, 하

이며 그러기에 여전히 공간과 사용자와의

는 단순한 생각은 외피가 드러난 프레임 형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건축가가 앞으로

태의 구조물을 고안해 냈는데, 이 구조물

더 많은 훈련을 통해 깨거나 혹은 고수해야

은 프레임의 안쪽에 앉아 밖을 바라보거나

할 과제가 아닐까.

바깥쪽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게 되어 있으

정리 | 정귀원(본지 편집장)

며, 특히 안쪽에서 밖을 바라보는 것은 건 축가가 말하는 ‘보기’와 관련이 깊다. 언뜻 쇠창살 같기도 한 프레임들은 풍경을 바라 보기에 거추장스러운 요소일 수 있지만, 위 치와 보는 각도에 따라 재미있는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작가의 변이다. 즉 크 기와 방향이 다른 프레임들이 사람의 움직 임에 따라 보이는 대상을 마치 시퀀스처럼 조각 낸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움직임

에 정착된다.) 반면 브레송의 사진은 각각

과 그에 따라 변화하는 시퀀스, 그리고 사

의 구성 요소들이 긴장과 균형으로 “동등한

람과 공간이 그 시퀀스에서 주고받는 다양

의미의 무게”를 지니고 있어 관찰자의 시선

한 감각적 대화는 건축가 정수진의 주요 이

을 고정시키지 않고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슈이기도 한다.

정수진이 브레송의 사진에서 찾은 것은 동

보 기 의 원 인 정수진은 베르나르 플로쉬

시성이라는 단어다. 공간에서의 시간은 연

(Bernard Plossu)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속적인 흐름뿐 아니라 압축된 시간의 응집

(Henri Cartier Bresson)의 사진을 통해

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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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OF CONVEYOR BELT’ 전시장 모습(위)과 한강 가디언스의 석고 모형(아래)

Wide AR no.19 : 01-02 2011 Issue 1


6th

곽희수(이뎀도시건축) OUT OF CONVEYOR BELT 전시 | 2010년 11월 8일~14일 집담회 | 2010년 11월 11일 패널 | 공철・김광수・이기옥・장정제

개념이 먼저냐, 생산이 먼저냐 이런 질문을

것, 즉 정해진 프로세스나 능률적인 컨베

한 게 아니고,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 자기

할 수 있다. 어떤 경우는 생산을 해내고 나중

이어 벨트가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설명

자신의 룰과 틀을 보여준다는 게 중요하다

에 개념을 설명하면 그 둘은 전혀 무관한 설

한다. 또한 조형적 일관성은 형태나 재료에

라는 집담회의 이야기처럼 선회할 여지도

명인가. 창작의 순간이란 언어로 정리가 되

대한 건축가의 미감이기도 하지만 면적이

있을 것이다. 그에게 건축은 다른 건축가와

지 않는다고 보며, 언어로 체계화되고 구조

나 법, 가장 효율적인 건축의 생산 방식과

는 달리 때로는 엔터테인먼트, 때로는 아트

화되지 않는 데에 있다(곽희수).

같은 현실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페어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미디어에서

루트 하우스, 테티스, 그리고 두 동의 한강

설명한다. 그 점에서 구사하는 어휘에서 일

다루는 그의 건축은 때로는 대중적인 호기

가디언스로 대표되는 곽희수의 작업에서는

관성이 있고, 그 일관성을 실현해내는 과정

심을, 때로는 편견을 줄 수 있지만, 분명한

그의 말과는 달리, 건축적 논리와 일관성이

과 현실에서 겪게 되는, 그리고 거기서 깨

것은 건축가 스스로가 건축을 전략적으로

주요하게 부각되었다. 예컨대 한강 가디언

닫게 된 건축가 특유의 방법론이나 대응 방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건축가의

스의 경우 건축가의 레퍼런스는 돗자리와

식들과도 관련이 있어, 결국은 그걸 반영하

안위와 연관이 있다 할지라도.

같은 문화적 이슈였고, 그 레퍼런스에서 건

정리 | 강권정예(본지 객원 기자)

축가의 건축 어휘가 비롯된 것인가, 하는 패널들이 갖는 의문들이 있었다. 패널들은 그의 건축이 어떤 장소에서나 건축물의 형 태적 스타일, 혹은 건축가 개인의 스타일을 아주 철저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보았다. 대 표적인 네 개의 건축물을 보더라도 대지로 부터 공중부양을 하듯 떠 있고 캔틸레버 구 조로 형태가 돌출돼 있다. 두터운 매스는

게 하는 것이다.

폴딩돼 떠 있고, 작은 매스가 삽입되면서

많은 건축가가 건축을 대하는 것과 실제 건

형태를 만든다. 그리고 어떤 ‘트임’들이 애

축으로 드러나는 것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

매한 각도를 유지하며 중간중간에 삽입돼,

기 때문에, 결국 건축을 접하는 사람으로

바깥과의 소통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언어

하여금 건축을 다르게 인식하게 만든다. 그

와 문법은 프로그램이나 도시적 해석과는

래서 건축 생산의 현장과 건축의 소비 현장

달리 동일하게 반복되는 것으로, 재료 역시

이 더 많은 격차를 만들어 내서, 결국은 건

노출콘크리트로 유지된다. 그리고 굉장히

축을 소비하는 사람들(잠재적인 클라이언

잘 만들어져 힘을 갖지만, 레퍼런스가 말하

트들)과 건축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만났을

는 문화적인 이슈나 도시적 해석, 프로그램

때 더 많은 오해들을 만들어내서 건축의 퀄

과는 무관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리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문화 풍토에

건축가는 작업의 프로세스나 방법이 매 번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곽희수의 작업을 비

선 순환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결말부터

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미

쓰고 과정을 맞춰 가거나 나중에 개념이 만

삶 자체가 예술이 되고 있고 자기가 하는

들어지기도 하며, 전체 구조 방식과 무관

의식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고 현재에서

하게 조잡한 디테일이 만들어지기도 하는

예술과 같은 것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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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

프리츠커 강국 일본 Japan as a Pritzker Powerhouse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비유되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5명이나 배출해 낸 일본 현대 건축의 장점과, 그 국제적 성 과의 배경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이 글은 일본 건축 전문가 다나 번트록 교수(버클리대학교)의 한/중/일 건 축학회 교류회(ISAIA) 발표 논문이다. 이 란의 말미에서 객원 코디네이터로 역할을 해 주신 전봉희 교수(서울대 학교)가 밝히고 있듯이 “이번 기획은 우리 건축계 내부에 추스를 점은 없는지 되돌아 보자는” 생각에서 비롯되었 으며, “국제적인 상의 수상이 건축적 활동의 목표가 될 수는 없지만, 국제적인 평가와 이벤트가 건축 분야에 대 한 전반적인 인식과 수준, 사회적 영향력을 키우는 데 도움”된다는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 논문 이외에 다나 번트 록 교수와, 프리츠커상 집행감독 마르타 쏜느 교수와의 대화를 함께 게재한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전봉희 교수가 직접 인터뷰어로 나섰다. 인터뷰어로서는 물론,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번트록 교수의 논문을 본지에 게재할 수 있 도록 힘써 준 데 대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사진 자료 제공 | 다나 번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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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커 강국 일본: 그 유리한 입장에 관한 고찰 Japan as a Pritzker Powerhouse: An Argument for its Advantage 글 | 다나 번트록(버클리대학교 교수)

서론

제적 교류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살

외 활동을 하였다 :

지난 32년 동안 35명이 건축 분야에서 세

펴보고자 한다.

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 가운데 하나인 프리

우선, 이 글에서 일본의 강한 면모에 기여

츠커상을 수상하였다. 그런데 수상자들의

해 온 4가지 요소를 간략하게 제시하면 다

째 (분명히 시기상조였지만) 회고전을 가 졌다.2)

출생지와 전문가로서의 활동 근거지를 살

1 국제적인 보편 의식(In음과 같다. ◯

펴보면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즉, 일본이

ternational Cosmopolitanism), ◯ 2 문

스 프램톤(Kenneth Frampton)과 관련된

아시아에서 독보적이라는 것이다. 이 상이

화 교류를 위한 국가적 지원(National

뉴욕의 영향력 있는 기관인 건축도시연구

선진 세계의 담론과 빌딩 생산을 지향하는

Support for Cultural Exchange), ◯ 3 외

소(Institute for Architecture and Urban

성향을 갖고 있음으로 해서, 세계 제2의 경

부인이 건축 작업을 평가할 수 있는 지

Studies)는 <일본 건축의 신사조(A New

제대국인 일본이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갖

적인 맥락(An Intellectual Context for

Wave of Japanese Architecture)>를 주최

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본

Outsiders to Assess Built Work), ◯ 4 활

했으며, 1978 전람회에 이소자키가 포함되

은 놀라울 정도의 성공을 보여 주고 있다.

발한 출판 활동(Vigorous Publication)

었다.

이를 테면 5명의 일본 태생 수상자들은 수

(<그림1,2>)

▶ 1978년 파리 Festival

1976년 런던 Art Net Gallery에서 첫 번

피터 아이젠만(Peter Eisenman), 케네

d’Automne와 1979

년 뉴욕 Cooper Hewitt National Design

적인 면에서 미국에 필적하고 있다. 게다 가 일본의 수상자들은 많은 예외성을 보여

국제적인 보편 의식

Museum 에서 열린 <MA: 일본에서의 시

주고 있는데, 즉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유

일본에서 건축 전문가는 거의 그 출발부터

일한 수상자(안도 다다오 安藤忠雄), 최연

글로벌 네트워크 안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

간/공간(MA: Space/Time in Japan)>전 은 경이적인 성공을 보여 주었다.3) 그것

소 수상자(니시자와 류에 西沢立衛), 그리

하고 있다. 좀더 긴 글이라면 지난 150년

은 휴스턴(1979), (프리츠커상 심사위원으

고 단 두 명의 여성 수상자 가운데 한 명(세

을 다룰 수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프리츠

로 참여하기 직전에는) 시카고(1980), 스

지마 가즈요 妹島和世)을 포함하고 있는 것

커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몇 가지 사례를

이 그것이다.

들고자 한다. 건축가이자 지식인인 이소자

웨덴 스톡홀름(1981), 그리고 핀란드 헬싱 키(1981) 등으로 순회 전시를 하였다.4)

어떻게 일본은 그처럼 성공적인 ‘프리츠커

키 아라타는 프리츠커상의 원년인 1979년

이소자키는 자신의 작품이 프리츠커상에

강국’이 되었는가? 이 글은 일본의 이러한

부터 1984년까지 심사위원단의 한 사람이 었다.1) 이 시기에 그는 매우 왕성하게 해

가장 적합한 때 심사위원단으로 재임하여

성공이 전후 활동에서 중요시된 담론과 국

자격이 없었기 때문에 상을 수상하지는 못

1) 프 리츠커 건축상 관련 자료에는 이소자키가 1979년 심사위원단에 합류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최초 수상자인 필립 존슨(Phillip Johnson)의 수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출생지, 학력, 이력 등 수상자 및 심사위원들과 관계된 통계는 프리츠커상의 웹사이트인 http://www. pritzkerprize.com에서 취합하였다(2010년 8월 12일 기준). 2) A rt Net 그 자체는 건축 교류에 호의적 성격을 띤다. 그것은 사적 융자(재정 지원)로써 1973-1979년 사이 피터 쿡(Peter Cook)이 운영한 런던의 갤러리 겸 행사 공간이었다. 행사 참여자들로는 Daniel Libeskind, Rem Koolhaas, Kenneth Frampton, Colin Rowe, Reyner Banham, Konrad Wachsmann, Peter Eisenman, Richard Meier, Zaha Hadid, Bernard Tschumi, Charles Jencks, Joseph Rykwert 외 많은 사람들이 포함되었다. 갤러리가 1977년 새로운 장소로 이전한 이후, <Unbuilt England>와 관련한 <A+U> 특별판 회화전이 열렸다. 도쿄 예술대학의 톰 헤네간(Tom Heneghan) 역시 Art Net 내에서 활동적이기는 하였으나 이소자키가 유일한 일본인 참여자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이 것은 축소된 리스트이다. 1978년까지 초빙교수로 재직했던 4개의 미국 대학들과, 또는 그가 강연하였던 국가의 13개 대학들을 포함할 수도 있 다. 그뿐만 아니라 이소자키는 1978/1979년에 일본 밖의 10여 개 이상의 도시에서 강연을 하였다. Frampton, Kenneth, ed.(1978) <A New Wave of Japanese Architecture>. New York: Institute for Architecture and Urban Studies, p. 48 &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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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맨위 왼쪽) <그림1>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의 출생지(파란 점은 출생지와 활동 근거지가 다른 경우를 나타냄). (맨위 오른쪽) <그림2>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의 홈 오피스 위치(파란 점은 이민 수상자를 나타냄). <그림3> 여성 심사위원과 수상자, <그림4> 일본인 심사위원과 수상자, <그림5>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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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그러나 그는 1981년 미국문예진

적으로 전 수상자들이 많이 참여하는—을

흥원(American Academy and Institute

나라시(奈良市) 동대사(東大寺)에서 개최

년 하네다 공항(羽田空港)에서 자신을 영 접했다고 회상하였다.7)

of Arts and Letters)으로부터 권위 있는

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프

마키가 심사위원단에 합류할 시점에 늘어

Arnold W. Brunner Memorial Prize를 수

리츠커상 관련 인사들에게 관심 작품을 볼

나기는 했지만, 이소자키가 프리츠커상의

상하였다. 시상위원회에는 리처드 마이어

수 있도록 비공식 여행을 하게 한 것이었다.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던 초기에 그는 단 둘

(Richard Meier, 그는 이소자키가 심사위

프리츠커상의 뒷공론 중, 미국 편집인 마

뿐인 건축가 중 한 명이었다. 프리츠커상

원으로 있던 마지막 해에 프리츠커상을 수

틴 필러(Martin Filler)는 프랭크 게리

의 역사에서 나카무라와 같은 출판 쪽의 심

상하였다)가 포함되어 있었다. Brunner상

(Frank Gehry)와 리카르도 레고레타(Ri-

사위원은 더더욱 드물다. 후원자들, 즉 독

의 심사위원회는 Ada Louise Huxtable가

cardo Leggoreta, 당시 프리츠커 심사위

지가들과 깨어 있는 기업 클라이언트들 역

의장을 맡았는데, 그녀는 또한 당시 매우

원)가 여행단으로 나라(奈良)를 여행하던

시 심사위원단의 결정에 없어서는 안 되는

영향력 있는 프리츠커상의 심사위원이기도

1989년에 안도 다다오의 작품들을 방문하

사람들이다. 국제무대에서 일본 건축가들

하였다.(리처드 마이어는 1991년 저술에서

기 희망했던 것을 회상하며 “현지 압력 또

의 적극적인 태도는 심사위원들에게 이러

1970년대 초반에 그와 Huxtable이 이소자 키를 처음 만났다고 회고하였다.5) 그 시절

한 누가 프리츠커상을 수상할 것인가를 결

한 접촉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최근 한 저

정하는 데 숨은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

널리스트는 “피터 팔럼보(Peter Palumbo)

두 상의 상대적 권위를 비교해 본다면, 이

다-그러나, 마틴 필러에 따르면, 일본측에

가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

소자키가 최소한 프리츠커상의 경쟁자로서

서는 마키(그는 심사위원단을 떠난 지 5년

의 섬머 파빌리온(summer pavilion)과 프

고려됐어야 한다는 가정은 온당하다.

후인 1993년에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처

리츠커상 양쪽 모두의 패널 선정 의장이라

31년의 프리츠커상의 역사에서 9년을 제외

럼 좀더 기득권을 가진 건축가들보다 안도

는 사실은 왜 두 프로그램에서 같은 인물들

하고 심사위원단에 항상 일본인이 참석해 왔는데, 이것은 일본 출신의 건축가들이 쉽

가 먼저 선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건의하였 다.6) 안도는 마키가 수상한 지 2년 후인

이 자주 거론되는지에 대해 암시하는 바가 있다”고 지적하였다.8) 이 언급은 2009 서

게 간과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유사한

1995년에서야 프리츠커상을 수상하였다.

펜타인 파빌리온(Serpentine Pavilion)이

결과가 여성 수상자들에서도 사실로 나타

(<그림3,4>)

2010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인 세지마 가즈

나고 있다.

마키와 안도가 프리츠커상을 수상할 때, 나

마키 후미히코(槇文彦)는 이소자키의 뒤를

카무라 토시오(中村敏男氏)가 심사위원단

요와 니시자와 류에에 의해 계획되었다는 사실에 따른 것이었다.9) (<그림5>)

이어 1985-1988년 사이에 이 상의 심사위

으로 재임하였다. 그는 저널 <A+U(建築と

어떤 이들은 이러한 중복 관계를 근친상간

원이었다. 1987년에는 단게 겐조(丹下健三

都)>의 편집인이기도 하였다. 나카무라 역

으로 여길지 모르지만, 단순한 사실은 심사

氏)가 일본 최초로 프리츠커상을 수상하였

시 심사위원으로 합류할 때 이미 국제 건축

위원들이란 그들이 신뢰하여 훗날 그들을

다. 단게는 이소자키와 마키 모두의 스승이

사회에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예로, 리처

당혹시키지 않을 사람을 선발하는 것에 훨

었다. 마키는 또한 1989년도 시상식—통상

드 마이어는 이소자키와 나카무라가 1976

씬 더 수월함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4) Oshima, Ken Tadashi, ed. (2009) <Arata Isozaki> London: Phaidon Press, Ltd., p. 286. 본 내용은 이소자키의 세계화를 더욱 강조하고 있 는데,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국제적 명성을 얻은 인사들을 거명하자면, 사진작가 Yukio Futagawa, 의상 디자이너 Issey Miyake, 무용가 Tatsumi Hijikata와 Min Tanaka 그리고 다른 많은 인사들이 포함된다. 5) M eier, Richard. ‘On Arata Isozaki’ in Stewart, David, ed. (1991) <Arata Isokai 1960/1990 Architecture> Tokyo: Executive Committee for ‘Arata Isozaki: Architecture 1960/1990’ and ‘Architecture with a Capital ‘A’: Metaphor to Stratagem,’ p. 26. 이 에세이는 일본의 환대 관습에 서 생긴 뿌리 깊은 친화력을 매우 설득력 있게 입증하고 있다. 6) Miller, Martin. (26 April 26 and 3 May 1999) ‘Eyes on the Prize’, <The New Republic>, p. 93. N.B., 이 책은 사실 확인이 안된 것을 입증하 는 오류들이 있다. 예를 들면, ‘Todaji’가 ‘Taido-ji’로 표기되고, Ando의 ‘Church of the Light’가 ‘Cavern of the Light’로 불리고 있다. 7) M eier (1991) p. 27. 이것은 상호간 기회의 실례로 <A+U>(‘Richard Meier 교토에서 말하다’, <A+U> n. 68, p. 32-38)에 게재된 1976년 8월 이소자키와 마이어 사이의 대화로 이끌고 있다. 1982 년 뉴욕 Happer & Rowe 출판사 발간, Drew, Philip저 <The Architecture of Arata Isozaki> 의 감사의 글 참조(Drew가 Nakamura에 대한 고마움을 언급). 8) Woodman, Elis “A Womb with a View.” Bdonline.co.uk (2010년 7월 6일 기준). 9) 건 축가들과 후견인들 간 결탁의 또 다른 실례로는 Jacob Rothschild과 로버트 벤투리와의 관계를 들 수 있다. 제이콥은 국립갤러리의 관재 이사 회 의장 겸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이었고, 1991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로버트 벤투리가 같은 해 제이콥의 회사에서 런던 국립갤러리 세인즈베 리 윙(Sainsbury Wing)을 완공한 바 있다. Filler, Martin. (26 April and 3 May 1991) p.92. 참조. 마찬가지로 1983년 제4회 수상자는 아이엠페 이(I.M. Pei)였다. 페이는 1969-1992년 동안 미국국립갤러리의 이사 겸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 초대의장이었던 J. Carter Brown과 친숙했는데, 이 기간은 국립박물관 동관(Pei’s East Wing, 1974-1978) 준공시기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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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ANGEs, the Gropiuses, & others, Kurashiki(1954). Courtesy of Hajime YATSUKA.

the TANGEs, the Gropiuses, & the NOUSEs, Miyajima, Hiroshima(1954). Collrection of Michiko UCHIDA, Tokyo. Courtesy of Yasufumi NAKAMORI.

(위부터) <그림6> <MA: 일본에서의 시간/공간(MA: Space/Time in Japan)> 도록, <그림7> 일본을 방문한 그로피우스. <그림8> 일본 프리츠커상 수상자들과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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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되고 호의에 기반을 둔 관계는 그러한

호주와 영국의 전문 언론에 이소자키와 관

신뢰를 보장한다. 자국의 뿌리 깊은 선물

국립예술기금(U.S. 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의 지원을 받았다.10)

문화(gift culture)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상

2. <MA: 일본에서의 시간/공간(MA: Spa-

적인 이 글에서 이소자키를 사례로 언급한

으로 상호 간 국제교류의 보상 정도로 받아

ce/Time in Japan)>전은 1978년 파리

것은 일찍부터 그가 프리츠커상과 관계를

들이는 일본 건축가들은, 언어 장벽은 다소

의 Festival d’Automne과 1979년 뉴욕의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글이 길어진다면 다

있더라도 오랫동안 해외에서 적극적인 활

Cooper Hewitt National Design Museum

른 프리츠커상 수상자들과 심사위원들에

동을 해왔고 국내에서는 후한 대접을 하는

에서 개최되었다.

대한 유사한 목록들이 제공될 수 있다. 문

호스트(hosts)가 되어 왔다. (<그림6>)

파리 전시는 프랑스 전직 문화부장관이 조 직하였고 일본재단이 후원하였다.11) Coo-

화 교류를 위한 국가적 지원은 건축가들이

련된 몇 편의 글을 기고하였다. 짧고 피상

해외에 알려지는 데 중요하다. (<그림7>)

문화 교류를 위한 강력한 국가적 지원

per Hewitt전시는 일본협회가 계획한 <오

일본은 건축을 포함한 예술과 문화에 유별

늘의 일본>의 일부였는데, 일본협회는 <오

외부인이 건축 작업을 평가할 수 있는

나게 강력한 재정 지원을 한다. 국제 교류의

늘의 일본>을 위해 미국국립예술기금과 미

지적인 맥락

주요 후원자들은 일본재단(Japan Founda-

국국립인문학기금(U.S. National Endow-

일본인이 아닌 대부분이 희미하게나마 일

tion)과 (미국에서는) 일본협회(Japan So-

ment for the Humanities)으로부터 2백만

본 건축 역사의 몇 가지 단면들과 이미 친

ciety)이다. 다른 나라들과의 정치적인 유

달러의 재정 지원을 받았다. <오늘의 일본>

숙하다. 예를 들어, 계리궁(桂離宮, Katsura

대는 일본의 문화 기관들이 전시와 강연을

은 일본협회가 치른 최대 행사로서, 125개

Imperial Retreat) 또는 이세신궁(伊勢神

위해 타국 정부 문화단체들의 지원에 접근 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관이 관련되고 미국 주요 7개 도시에서 530건의 행사가 열렸다.12)

宮, Great Shrine of Ise)은 중요한 역사적 랜드마크로 알려져 있다.16) 일본의 정교

1970년대 후반 이소자키 아라타의 활동에

이소자키의 공헌은 미국 유명 시사주간지

한 공사, 끊임없는 재건 사업, 그리고 기술

대한 나의 단상은, 다른 나라의 재정 지원

적 기량에 관한 전문가의 내러티브(narra-

을 포함한 재정적 지원이 어떻게 이소자키

<뉴스위크>의 기사 <오늘의 일본>에서 조 명되었다.13) 이소자키는 기금 조성의 중

가 해외에서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왔는

요성을 강조하며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이다. 일본은 주요 건축물과 주요 인력을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것은(MA 전시) 로

포함하는 개요 형태의 건축 역사로써, (널

1. <일본 건축의 신사조(A New Wave of

마로 갈 계획이었지만, 그들에겐 유치할 돈

리 알려진) 기본 이야기(내러티브)를 제공

Japanese Architecture)> 1978 전람회는

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모든 곳에서

한다. 최근의 건축은 단게의 영향으로부터

피터 아이젠만, 케네스 프램톤과 밀접한

전시를 열기에는 우리의 부담이 너무 크기

그의 제자들인 마키/이소자키를 거치고 쿠

관계인 뉴욕의 건축도시연구소(Institute

로카와/이토/안도를 지나 오늘날의 강자

for Architecture and Urban Studies)에

때문에 여기서 멈추기로 결정했습니다.(웃 음)”14)

의해 조직되었다. 전람회는 뉴욕 일본협회

더욱이 일본재단이 그 기사를 쓴 인터뷰어

Nishizawa and Associates)에 이르렀다고

(Japan Society)의 도움을 받고, 카탈로그

의 일본 여행 지원을 승인한 결과, 1976년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내러티브)

는 일미친선위원회(Japan-United States

에는 영향력 있는 미국 건축저널 <Progres-

들은 피상적이고 또한 완전히 정확하다고

Friendship Commission)가 제작해 주었

할 수 없지만, 일본인이 아닌 이들에게 평

으며, 그리고 순회전시와 강연은 일본재단

sive Architecture>에 호의적인 이소자키 의 프로필이 게재되었다.15)

(Japan Foundation)과 록펠러 3세 재단기

이 글은 특히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에게

건축가들은 이 이야기(내러티브)가 효과적

금(John D. Rockefeller III Fund), 미국

읽혀졌을 것이고, 거의 같은 시기에 나는

인 것이라고 전적으로 수용할 필요는 없다.

tive)는 중요한 터치포인트(touchpoints)

들, 특히 쿠마 겐코와 SANAA(Sejima +

가의 기초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림8>)

10. Frampton (1978) verso. 11. G uy, Michel. (1978) ‘Encounter with MA’ in <MA: Espace-Temps du Japon>. Paris: Festival d’ Automne, n.p. 박물관 출판물의 마지막 페 이지에는 기관들의 재정적 지원을 포함하여 협조에 대한 감사의 글이 실려 있다: C. Itoh & Co., Ltd.; Mitsukoshi Department Store; Kanebo 12. A uslin, Micheal R. Revised and updated from the original edition by Edwin O. Reischauer. (2007) <Celebrating a Century, 1907-2007>. New York: Japan Society, p. 70-71. 13. D avis, Douglas. (30 April 1979) ‘Japan’s Art of the Moment,’ Newsweek p. 100-101, 103. 매 페이지 마다 이소자키의 전시회가 언급되어 있다. 14. http://www.undo.net (2010년 8월 11일 접속) 15. T aylor, Jennifer. (September 1976) ‘The Unreal Architecture of Arata Isozaki’, <Progressive Architecture> vol. 57, no. 9, p. 72-83 16. 나 는 최근 계리궁에 관한 몇 개의 영문 서적을 포함하여 24권의 책들을 찾았다. 대부분은 지난 60년 동안 출판된 것들이다. 이야기(내러티브)에 대한 출판의 중요성은 다음 논문에서 언급될 것이다.

108 / 109


(위부터) <그림9> 1922년 르 코르뷔지에의 Esprit Nouveau 구독자(과월호 17), <그림10> 1925년 제1호 신건축(왼쪽), 1927년 일본건축학회 발행 팸플릿(오른쪽). 둘 모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건축을 다루고 있다. <그림11> 일본어 전용의 GA Japan

Wide AR no.19 : 01-02 2011 Issue 21


사실 대부분의 일본 프리츠커상 수상자들

하는 시도와 함께 조국을 위해 통상적으로

일본어 전용이다. 다른 출판물들은 전체 혹

은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

공유된 건축 이야기(내러티브) 역시 드러

은 부분적으로 영문을 게재하고 있다. 또한

로써 그들은 스스로를 좀 덜 타성적으로 보

내 왔다. 오늘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스위

GA는 매력적인 대형 판형의 서적들을 많

이도록 만들며, 아이러니하게도 개략적인

스 건축을 자연 재료와 세공화된 구조물—

이 출간한다. 일본 건축가들의 정보와 해

역사는 그들에게 아방가르드적 위치를 부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엄격함을 위한 꼼꼼

외 작품을 혼합 게재함으로써 GA는 일본

여해 주고 있다.

한 성격과 지적인 인식과 관련하여—의 관

건축가들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 놓았다. 또

대부분의 나라들은 기초적인 이야기(내러

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다른 주요 출판사는 신건축사(新建築社)이 다. 그곳은 4종의 정기간행물을 발간하고

티브)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나 예를 들 어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파올로 멘데스 다

활발한 출판 활동

있고, 때때로 부록들을 제공한다 :

로차(Paolo Mendes Rocha, 2006년 수상)

이야기(내러티브)가 국제 교류에서 형성되

▶ 신건축(新建築, 1925년 8월~현재까지),

는 브라질 모더니즘 건축가들이 갖고 있는

고 공유되는 주요한 방법들 중 하나가 출판

공유 의식의 배경과 오스카 니마이어(Os-

이다. 책과 저널은 건축 그 자체보다 쉽게

까지),

car Niemeyer, 1988년 수상) 혹은 루시오

전파된다. 인터넷이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코스타(Lucio Costa)의 작품에 맞서고 있

하겠지만, 지면 출판은 선택적 게재로 메시

성적(音聲的) 접근의 변형으로 Shinken-

는 듯 보인다.

지를 집중적으로 강조할 수 있다. 저널의

chiku 혹은 Sinkenchiku로 불리며 영문 잡

또 모든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이 국가가 제

편집인들은 건축 신작 게재란을 기획한다.

지로 출발함. 1960년 일부 스페인어를 포함

공하는 이야기(내러티브)에 맞선다고 볼

그래서 국내 편집인들은 무엇을 해외에 보

한 것이 최소한 1권 있음. 1965년 7월호부

수는 없다. 개인이 평가를 위한 또 다른 배

여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이해시

터 1990년 12월호까지 Japan Architect는

경을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글렌 머큐

킬 것인가에 영향을 미친다.

월간지였으며 1991년 이후로는 계간지임)

트(Glenn Murcutt, 2002년 수상)는 두 가

메이지 시대의 초기부터 출판은 일본과 세

지 중요한 참조 요소(reference points)를

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20세

1971년 1월부터 현재까지)

적용한다. 호주 중부의 혹독한 사막기후와,

기 초반까지 일본 건축가들은 외국어로 된

신건축사는 또한 4종의 잡지 중 2종이 인

외진 곳에 있는 ‘부쉬(Bush)’족 라이프 스

잡지들을 통해서 세계 건축을 연구하는 데

터뷰와 게스트 에세이(guest essays)를 통

타일의 재료(materials)가 그것이다. 대부

무척 바빴다. (<그림10>)

해 해외 걸작을 소개하고, 일본을 방문하

분의 사람들은 호주의 광대한 사막에 대해

또한 거의 같은 시기에 일본 출판물들은 해

는 유명 건축가들과 관계를 쌓는, 국내 시

알고 있고, 그래서 기후에서 연유된 경량

외로 정보를 퍼뜨리는 일에 부분적으로나

장에 맞게 구성된 책이다. 앞에서 언급한

구조물은 일리가 있다. 머큐트는 또한 원

마 모습을 드러냈다. (<그림9>)

바 있는 A+U의 편집인은 1990년대 대부

시의 옷을 입은 토착민들의 사진과 함께,

오늘날 활자 출판이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

분의 기간 동안 프리츠커상 심사위원이었

황량한 땅에서 사람들을 연결하는 작고 가

다지만, 일본의 상업지들은 일본 신예 건

는데, 그의 국제적 개입은 가능성이 높다.

벼운 평면들에 대한 레퍼런스 안에 부쉬족

축가들의 국제적 감각을 지원하면서 효율

재임 기간 중 A+U 지면에 나온 해외 건축

의 로맨스를 그린다. 내가 믿는 바로는 루

적인 국제 대사로 남아 있다. 좀더 긴 글이

가들의 명단은 그의 영향력을 보여 주는 하

이스 바라간(Luis Barragan)과 스베레 펜

라면, 일본 잡지들의 광범위한 보급에 관해

나의 예이다.

(Sverre Fehn) 역시 그들 조국의 지형학

깊게 다루겠지만, 여기서는 일본 전문가들

내 경험으로 일본 건축가들은 출판이 가능

(topographies)과 문화적 풍요에 대한 우

을 홍보하는 데 있어서 그들의 역할을 간단

할 때 일반적으로 그것을 잘 받아들이다.

리의 지식에 기대어 비유적 의미(allegori-

히 보여 주는 주요한 유력 출판사 두 곳을

대부분 초기 작품들도 포함되는 값비싼 기

cal significance)를 갖는 개인적인 이야기(

알아보고자 한다.

록을 위해 사진 작가들과 함께 일하고, 사

내러티브)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출판사들 중 가장 차별성 있는 곳은

진 자료를 출판이 가능하도록 재빠르게 처

2009년도 수상자인 피터 줌터(Peter Zum-

후타가와 유키오(Yukio FUTAGAWA)가

리하는데, 가끔은 출판사나 작가에게 약간

thor)는 이러한 관점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

설립한 GA(Global Architecture 세계건

의 비용을 치른다. 그렇게 하여 폭 넓은 출

물이다. 개인적 내러티브(목수로서의 경험

축)이다. 이 회사는 현재 8개의 연속간행 물을 출판하고 있다.17) 그 중 GA Japan은

판은 해외에서 그들에 대한 인지도를 끌어

과 스위스 삼림에 관한 언급)를 구축하려고

주택특집(住宅特輯, 1990년 8월~현재 Japan Architect(동일한 잡지에 대한 음

A+U(이전의 건축과 도시(建築と都市)

올린다. (<그림11>, <그림12>)

17. 그 것들은 다음과 같다: <Global Architecture> (October 1970 to the current vol., #77), <GA Houses> (15 November 1976 to the current vol., #117), <GA Document> and ,GA Document Extra> (Summer 1980 to the current vol., #113, with the current vol. of GA Document Extra at #14), <GA Japan Environmental Design> (January 1994 to the current vol., #105), <Global Architect> (The current vol., #18, is on Pritzker Laureates SANAA.), <Residential Masterpieces> (January 2009 to the current vol., #7) and <Global Detail> (two volumes to date).

110 / 111


결론

한 논의는 다른 논문에서 반드시 다루어져

를 형성했다.

마지막으로 다른 글에서 다루어져야 할 부

야 할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그처럼 할 수 있을까? 이 글

분이지만, 다른 상의 경우와는 달리 프리츠

100년 넘게 발전해 온 광범위한 네트워크

은 그들도 의식적으로 시간을 갖고 할 수

커상의 심사위원단은 작품을 보기 위해 여

는 일본 건축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중요한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행을 한다.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은 후 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국제교류

본 작품을 방문하면 거의 실망을 안겨 주

를 위한 정부의 지원과, 강력하고도 국제화

지 않았다. 일본 건축가들은 잘 지은 건축

된 출판계는 담론의 서양 중심지로부터 멀

물을 생산하는 건설산업과의 밀접한 협력

리 떨어져 형성된 건축가들의 의식을 고양

관계로 오랫동안 혜택을 받아 왔다. 실은

시켰다. 건축가들은 국제 관객들에게 접근

지난 10년 간의 변화로, 가장 중요한 이러

가능한 개인 프로필을 개발하는 한편, 그들

한 지원은 쇠퇴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

의 공동 작업(collective work) 역사의 줄기

번역 | 조경연(본지 영문번역위원)

<그림12> 신건축사의 A+U, <그림13> 도쿄에 근거지를 두고 SANAA를 운영하는 세지마 가즈요와 니시자와 류에의 사진이 2010년 수 상자로 프리츠커 건축상 사이트에 등장했다. http://www.pritzkerpriz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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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프리츠커상 한국 수상자를 위해 인터뷰1

Jeon, BongHee

전봉희

I very much appreciate you giving me this chance

먼저, 이번 기회를 통하여 교수님의 논문

to interview you and allowing your paper to reach Korean readers. Your paper deals with the

게재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Japan’s success in Pritzker Prize; it offers a new

교수님의 논문은 일본이 프리츠커 상에서

insight regarding Japanese architectural society

거둔 큰 성공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를

as well as that of the Western world. Your arguments seem especially helpful for my colleagues

통하여 서구는 물론 일본의 건축계에 대해

in Korea who struggle to achieve a reputation.

서도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

First of all, I would like to ask you about the

었습니다. 특히 교수님의 논문은 최근 국제 적인 평가를 받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한 국의 건축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 선, 저는 교수님이 이 논문을 쓰게 된 배경

background of your research, the intention that caused you to write this paper. In your paper you offer a balance: you did not underestimate nor overestimate Japanese success. Of course it’s your primary goal of the paper to uncover the truth. Is there any less obvious goal?

다나 번트록(버클리대학교 건축학과

에 대하여 묻고 싶습니다. 물론 이 논문은

교수) Dana Buntrock(Associate Professor,

일본 건축계의 성공을 객관적으로 분석하

What an interesting question to start with! I

Dept. of Architecture, College of Environ-

여 사실관계를 밝혀내는 것이 기본적인 목

think there is indeed. Asked to speak at a con-

mental Design,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인터뷰어 | 전봉희(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Interviewer | Jeon, BongHee (Professor, Dept. of Architecture, Seoul National University)

적일 것입니다. 교수님은 이 논문에서 일본

Dana Buntrock

ference for the Fulbright Association in Tokyo last summer (2010), I began reflecting on the

의 건축계에 대하여 지나친 과대평가도 혹

importance to society of international exchange.

은 평가절하도 하지 않고 매우 객관적인 자

You may know that in recent years, fewer Japa-

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어찌 보 면 학술적인 논의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 이는데, 이러한 논문을 쓰게 된 의도는 무

nese young people go abroad or really learn a foreign language. In the U.S. today, language programs have been curtailed in schools; international exchange looks to many in both nations like a luxury. I believe it is not.

엇입니까?

This turning inward in two places I love concerns me. We take things for granted at home

다나 번트록

and are blinded to their value to us and others; knowing other cultures well expands our un-

© LeRoy Howard

첫 질문부터 매우 흥미롭습니다. 물론 의

derstanding of what is best for all. As I began to consider the benefits of international exchange,

도가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여름 도쿄에

I turned to this topic.

서 열린 풀브라이트 협회의 컨퍼런스에서

Jeon, BongHee

발표를 요청 받았을 때, 저는 국제적인 교

Second, in your paper, you mentioned four points as factors in Japanese success; international cos-

류가 각 사회에 주는 중요성에 대해 곰곰이

mopolitanism, strong national support, intelle-

생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전 교수님도 아

ctual context, and vigorous publication. And in

시다시피, 최근 일본의 젊은이들은 외국으 로 가거나 외국어를 공부하는 일을 점점 더

conclusion, you added close collaborations with the construction industry as a supporting factor. Is there anything more to be mentioned?

게을리하고 있습니다. 요즘 미국에서는 학

Dana Buntrock

교의 언어교육 프로그램이 점점 줄어들고

My first book (<Japanese Architecture as a

있습니다. 두 나라에서 국제적인 교류는 사

Collaborative Process>, Spon Press, 2001) thoroughly addressed the issue of careful and

치스러운 일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innovative construction. A conference paper did

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not allow me to do so again in much depth, so

제가 사랑하는 이 두 나라에서 일어나는 이

I concentrated on the other issues. ‑These four points are important to recognize as central to

와 같은 내향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international awareness and engagement with

우리는 우리의 문화만을 당연한 것으로 받

discourse. Without such awareness, the prizes

아들이고, 다른 문화가 그들 혹은 우리에 게 주는 가치에 대해 잊고 있습니다. 하지

acknowledging important international contributions are unlikely, don’t you think? Everyone assumes that China, because of its size

만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일은 무엇이 우리

and economic power, will naturally produce

모두에게 최선인지를 알 수 있도록 도와줍

Pritzker Prize Laureates—but I think this is in-

니다. 그래서 저는 국제적인 교류가 가져다 주는 효용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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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rect. Russia is rich and powerful; its lack of success in this area suggests the viewpoint, based only on numbers, is a fallacy. China, too, will


이런 주제를 잡게 된 것입니다. 전봉희

년간 일본의 건축계를 차례로 이끌어 왔습

have to engage with the rest of the world intel-

니다. 미국의 경우와 비교할 때, 일본의 이

lectually to receive accolades. There is, frankly,

와 같은 위계적 구성 역시 외부에 자국 건 축을 알리는 데 도움을 주었을까요?

no reason Korea might not have a Pritzker Prize laureate before China. Jeon, BongHee From my experience, Japanese society empha-

두 번째로, 이 논문에서 교수님은 일본의 성공 요인으로 네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다나 번트록

즉, 국제적인 보편 의식, 강력한 국가적 지

sizes a hierarchical order. As we can also grasp from your paper, Kenzo Tange, Arata Isozaki, and Fumihiko Maki have been leading Japanese

원, 외부인의 접근을 위한 지적 맥락, 그리

저는 1987년부터 일본을 공부해 왔습니다.

고 활발한 출판 활동 등입니다. 그리고 결

교수님도 짐작하듯이, 아시아의 다른 나라

론부에서 건설 산업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

들과 마찬가지로 일본 사회의 위계적 구조

를 또한 들고 있습니다. 이외에 추가할 만

도 상당히 해체되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한 사항이 있으신지요?

서는 ‘멘토링’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순수한

architectural society one after another for decades. Compared to the United States, did Japan’s hierarchy also play a role in promoting contemporary architecture? Dana Buntrock I have been studying Japan since 1987. As you can imagine, the hierarchical structure of society has loosened a great deal in Japan over

저의 첫 번째 책인 <Japanese Architecture as a Collaborative Pro-cess>(Spon Press,

that time, just as it has elsewhere in Asia. Hav-

© LeRoy Howard

다나 번트록

ing said that, in its purest form, active vertical relationships, which we call “mentoring” in the U.S., benefit everybody involved. Younger people are not only offered guidance and advice, but opportunities to take responsibility and es-

2001)에서 저는 일본 건축의 세심하고 혁

tablish reputations; those with more experience

신적인 특징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였습니

engage with new approaches and new thinking.

다. 학술 대회의 발표 논문에서는 책의 내

Over time, on-going exchanges allow the development of trust and thus more open exchange.

용을 자세히 재론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

So, for example, Toyo ITO, who will be 70 years

래서 그 외의 점들에 대하여 집중한 것입 니다.

old in 2011, makes an effort to help younger architects like So-suke FUJIMOTO exhibit

제가 열거한 네 가지는 모두 국제적인 인식

new work or participate in the development

과 담론에 참여하기 위해 중요한 것들입니

of innovations that they might not have access to on their own—but, importantly, Ito-San

다. 그러한 인식 없이는 수상에 필요한 주

is also intellectually more nibble because of

요한 국제적인 기여는 불가능하겠죠?

these exchanges. My graduate students who have

모든 사람들이 중국이 매우 큰 나라이고 경

interviewed Ito-San always come away unable to believe that he is as old as most of their grand-

제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프리

parents; he is exploring the same challenges to

츠커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architecture they are—but while their work is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

theoretic, his is being built. Some people assume that everyone who has access

각합니다. 러시아도 부유하고 힘이 있는 국

to a leader automatically benefits. This ignores

가지만 이 분야에서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

the nature of successful vertical relationships,

했습니다. 그것은 단지 숫자에 근거한 시

which require greater reciprocal commitment.

각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중

It is those who are most active and able to engage in exchange most deeply who emerge as strongest

국 역시 수상의 영예를 얻기 위해서는 세계

in these relationships. Instead of thinking of

의 다른 지역과 지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형태의 수직적인 관계는 실제로 관련된 모

Kenzo TANGE as paving the way for the next

안됩니다. 솔직하게 말씀 드린다면, 한국이

든 사람들에게 보탬이 됩니다. 젊은 사람은

generation (Fumihiko MAKI, Arata ISOZAKI,

중국보다 먼저 프리츠커 상을 타게 될지도

이를 통해 지도와 조언을 받을 뿐 아니라,

모르겠습니다.

책임 있는 일을 맡거나 평판을 얻을 수 있

young and old, enriched each other intellectu-

는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그 분야의 전문

ally in the exciting postwar era, for example.

전봉희

가라 할지라도 젊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 해 새로운 생각과 접근법을 알게 되기도 합

Kisho KUROKAWA, etc.), it would be wiser to look closely at the way that all these individuals,

Jeon, BongHee In the near future, Korea and (of course) China will turn out some strong candidates for the

제 경험으로는, 일본은 매우 강력하고 위계

니다. 이러한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

Pritzker Prize. For Korea, there seem obstacles

적인 질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논

를 쌓아 가게 되고, 결국은 보다 개방적인

ahead. What do you think is most urgent among

문에서도 언급되었지만 단게 겐조, 이소자

교류로 이어지게 됩니다.

키 아라타, 마키 후미히코 등은 지난 수십

예를 들어 이토 토요의 경우, 그는 2011년

Wide AR no.19 : 01-02 2011 Issue 2

your four (or five) points? Or do you have any suggestions for the jury or future Laureates? Dana Buntrock


이면 70살이 됩니다만, 후지모토 슈스케와

혹시 불비한 점이 있더라도 용서해 주시기

The last time I was in Seoul was nearly twenty

같은 젊은 건축가가 새로운 전시를 하거나

바랍니다.

years ago! So my inexperience may mean that my

혁신적인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그러나 외부인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의 건

도와줍니다. 이러한 일들은 젊은 건축가 개

축가들은 엄청난 경제적 성장 속에서 빨리

forgive me for my naïveté.

인으로서는 할 수 없었을 일들입니다. 하지

짓는 것을 목표로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

However, looking from the outside in, it appears

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토 토요 역시 이러

결과는 적당한, 즉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한 교류를 통해 지적으로 보다 호기심을 갖

있는 모델에 근거한 크고 평범한 건물이었

economic growth. The response has often been

게 된다는 점입니다.

습니다. 생각해 보면, 한국이 외국 건축이

expedient: big, bland buildings, based on mod-

이토 씨를 인터뷰한 우리 대학원 학생들은

론에 의지해 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하나같이 그가 자기 할아버지 정도의 연배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무언가를 보여 주

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토

거나 혹은 상징적 건물을 만들어야겠다는

는 건축에 대해 젊은이들과 똑같이 도전하

생각에 렘 콜하스나 자하 하디드와 같은 외

고 있습니다. 차이라면 젊은이들의 작업은

국의 건축가를 불러오는 경향이 있지만, 솔

이론에 그치지만, 이토의 것은 실제로 지어

직히 말씀 드려서, 한국은 지금 이러한 외

knowing how to get, the best work from these

진다는 점입니다.

국 건축가로부터 훌륭한 작품을 얻어 내지

foreign architects.

리더가 되면 자동으로 이익이 생길 것이라

못하고 있으며, 어쩌면 얻어 내는 방법을

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Korean architectural community or Korean

생각은 성공적인 수직 관계의 본질을 외면

건축이란 분야는 그 사회의 강점들이 반영

society as a whole most value today? The answer

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수직 관계란 훨씬

되었을 때 최고의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더 큰 상호간의 기여와 희생을 요구합니다.

한국의 건축계 혹은 한국 사회가 현재 가장

더 적극적이고 깊게 교류에 참여할 수 있는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 대

사람만이 이러한 관계에서 성공할 수 있습

답은 자신의 문화에 대한 사려 깊은 성찰을

니다. 다음 세대, 즉 마키 후미히코나 이소

요구합니다. 교수님은 아마 제가 이런 식으

자키 아라타, 그리고 구로가와 기쇼 등에게

로 말하는 게 모순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

strengths and riches and can share these in a

길을 열어준 단게 겐조의 경우를 생각하기

르겠습니다. 우리의 대화가 국제적인 교류

way that challenges those as yet unfamiliar with

보다는, 전후 시기의 젊은 건축가들과 나이

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시작했

든 건축가들이 어떻게 서로를 지적으로 성

으니 말입니다.

makes Korea the place it is today—technologi-

장시켰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 더 바람직

하지만 그 반대도 역시 맞습니다. 완전히

cally, socially, and politically—you have no basis

할 것입니다.

성숙한 국제 교류라고 한다면, 우선 각자가

전봉희

answer is only partially helpful to your readers, out of date, or unwise. If so, I hope readers will

that Korean architects have been focusing on the goal of building rapidly in a period of great

els found anywhere in the world. When pressed to be thoughtful, it has perhaps been natural to look to foreign theories as well. When pressed for expressive and iconic work, in recent years there has been an inclination to hire abroad, bringing architects like Rem Koolhaas or Zaha Hadid to Korea—but, frankly, not getting, or

As a field, architecture is of greatest value when we reflect societal strengths. What does the

requires thoughtful reflection regarding one’s own culture. You might find it contradictory for me to respond in this way, considering that we began this discussion by underscoring the importance of international exchange, but the opposite is true. In a genuinely rich international exchange, each side understands its own

them. Without some critical depth and awareness of what makes Korea Korea, that is, what

for international exchange. First: have something to say, to share. Second,

자신의 강점과 특점을 잘 파악한 후, 그러

reach out to share it with those who do not yet

한 강점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상대와의 충

know your culture well. Third, develop the

돌을 통해 서로의 강점을 나누어야 합니다.

means to do so, through financial support and media.

가까운 장래에, 한국과 중국은 프리츠커상

한국을 한국으로 만든 것, 즉 무엇이 한국

의 수상자를 배출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의 사회, 정치, 그리고 과학기술을 오늘과

Now, I would like to turn to the question of

경우 아직도 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습니다.

같은 모습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해 깊게 그

foreign students in American architectural

교수님이 논문에서 지적한 점들을 생각하

리고 심각하게 생각해 보는 것은 국제적인

면, 그 가운데서 어떠한 점이 가장 시급한

교류를 하기 위한 발판입니다. 우선 나눌만

student numbers in American architectural

것일까요? 프리츠커상의 심사위원들을 위

한 무언가를 가져야 합니다. 둘째로, 손을

schools. As an educator, how would you evalu-

하여 무언가 제안 사항이 있으신지요?

뻗어 아직 한국의 문화를 잘 모르는 상대방

다나 번트록

schools. Korea has been one of the top countries, maybe second or third, in rank of foreign

ate the general performance of the Korean students? And, what do you see as the merits of

과 그것을 나누십시오. 그리고 세 번째로

an American architectural education and the

재정적인 지원과 매체를 통해 나누는 수단

Berkeley?

을 키워 가야 합니다. 제가 서울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이 이미 20년 전의 일입니다. 이렇듯 한국에 대해

Jeon, BongHee

Dana Buntrock We have many students from Korea at Berkeley, but I do not have the sense that most get the

전봉희

best out of us. We are a very international community; for example, in my current seminar

선 잘 모르기 때문에 저의 답이 한국의 독 자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너무 옛날

이제 주제를 조금 돌려서, 미국의 건축학교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에 다니는 외국 학생들에 대한 질문을 하겠

114 / 115

(on off-site fabrication), I have nine students, and only a third are from the U.S. The others are from China, Thailand, Spain, Belgium,


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미국에 많은 유학생

으리라 자신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 그래왔

Mexico, and Chile. There was a Korean student

을 보내는 국가의 상위 순위, 아마도 2~3

듯이, 우리는 사회를 ‘만드는’ 중요한 인재

in the classroom on the first day; his experi-

등을 차지하고 있을 텐데, 교육자로서 교

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님은 한국 학생들의 전반적인 성과에 대

단지 특정한 과학적 접근 방법을 익히기 위

language skills were not up to the challenge of a

하여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리고 미국의

해 이곳에 오는 학생들을 너무나 자주 봅

seminar and decided not to take the class. This

건축 교육 일반 그리고 버클리대학의 장점

니다. 심지어 어떤 학생들은 더 피상적으

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로, 단지 자신이 외국에서 시간을 보냈기

the U.S. We value deep critical thinking and

때문에 국제적이다라는 ‘브랜드’를 얻을 수

encourage our students to be able to challenge

다나 번트록

있으리라 기대하고 옵니다. 이러한 학생들 은 버클리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우리

ence would have added a great deal to the class discussion—but he confessed to me he felt his

happens, regrettably, far too often. Berkeley is a very unusual school, even in

the status quo and enrich the intellectual life of the communities they will be a part of now and in the future. We have the world’s leading building scientists; they influence important energy

버클리에도 많은 한국 학생들이 있습니다.

가 제공하는 지적 자극을 간과합니다. 그

그러나 그들 모두가 버클리를 최대한 활용

게 미국 학생이 되었건 한국 학생이 되었

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매우

건 간에, 모두 마찬가지로 학생들은 언어

국제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

로 인해 흔히 스스로를 고립시킵니다. 미

have been important influences in areas such as

어, 제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Off-site Fab-

국 학생들이 영어라는 좁은 세상에 빠져있

regionalism, design for the poor, construction

rication이라는 이름의 세미나에는 9명의

다면,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학생들은

학생이 있는데, 단 3명만이 미국 학생입니

우리의 진정한 강점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

Berkeley led the world to embrace handicapped

다. 나머지는 중국, 태국, 스페인, 벨기에,

는 셈입니다.

accessibility and led my country to value archi-

parts of the larger world. One of my colleagues is also a leader in seismic issues. Our designers

with modest materials like earth and straw, and the reflection of memory in place. Historically,

tectural history beyond our own shores. We want

멕시코 그리고 칠레에서 온 학생들입니다. 첫날에는 한국에서 온 학생도 한 명 있었습

conservation policies at home and in some other

전봉희

to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 we believe we can. We shape the critical thinkers that shape communities, as we have for decades.

니다. 그의 경험이 수업 토론에 크게 도움

Too often, students come to us only for training

을 줄 수도 있었을 텐데, 결국 그 학생은 세

마지막 질문입니다. 교수님은 실무 건축가

미나 수업을 따라가기엔 언어 사용에 어려

이면서 건축 교육자이고 동시에 일본 건축

움이 있다고 제게 말하고는 도중에 수업을

의 전문가입니다. 교수님은 이미 두 권의

as cosmopolitan because of their time abroad.

그만두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일이

일본 현대 건축에 대한 책을 출판하였고,

These students are only engaging with us mini-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본의 현대건축을 미국에 소개하는 데 중

버클리는 미국 내에서도 아주 독특한 학교

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떤 계

or American—allow language to isolate them.

입니다. 버클리는 비판적인 사고에 큰 가치

기가 교수님을 일본 전문가로 만들었나요?

But an American student may be merely paro-

를 두고 학생들이 현재의 상황에 도전하고,

언제 그리고 어떻게 처음 일본 건축을 공부

그들이 현재와 미래에 속하게 될 사회의 지

하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superficially, merely expect to be “branded”

mally, and overlooking the intellectual challenges we can offer. Too often students—Korean

chial; a Korean student who is not conversant in English misses our real strengths. Jeon, BongHee One last question. You are a specialist on

적 생활을 살찌울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습 니다. 우리는 건축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

in some scientific approach—or, even more

다나 번트록

고 수준의 교수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

Japanese architecture as well as a practicing architecture and architectural educator. You have written two books on Japanese contemporary

은 미국은 물론 세계의 여러 지역의 주요

초기에 저는 제 남편이 일본에서 연구할 수

architecture and played a role in introduc-

한 에너지 절감 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

있는 넉넉한 연구비를 받았기 때문에 일본

ing Japanese contemporary architecture in the

다. 제 동료 중에는 지진공학 분야에서 권

에 자주 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따라갈 수

위 있는 학자도 있습니다. 디자인 분야에서

있을 정도로 넉넉한 돈이었습니다. 그때는

Japanese architecture?

는 특히, 지역주의, 빈민을 위한 디자인, 흙

제가 일본어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Dana Buntrock

이나 짚과 같은 값싼 재료를 이용한 건설,

사실 제 남편 역시 일본의 경영 실무를 공

그리고 장소의 기억을 반영하는 등의 분야

부하기 시작했을 때 일본어를 거의 하지 못

fellowships supporting his own research in

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사적으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일본을 더 잘 알아

Japan. There was enough money that I could tag

로 버클리는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부

야겠다는 생각이 커져 갔고, 동시에 내가

문에서 국제적으로 앞선 성과를 보였고, 미

미국이나 다른 영어권에서 배운 것들을 그

국 내에서는 미국에 한정되지 않는 세계의

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도 생겼습니다. 저

Over time, my desire to better know the nation

다양한 건축 역사 분야에서 앞서 있습니다.

는 일본 건축에 대한 언어를 더 많이 배웠

also grew, as well as my interest in sharing what

우리는 세계를 좀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

습니다. (지금도 저는 용접이나 콘크리트

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렇게 할 수 있

거푸집에 대해 읽는 것이 여성 의류 잡지를

Wide AR no.19 : 01-02 2011 Issue 2

United States. What caused you to be a Japan specialist? When and how did you begin to study

I was able to go to Japan often in those early years because my husband received generous

along; I did not speak Japanese back then (and in truth, my husband knew very little when he began studying Japanese business practices).

I learned with others at home and in other English-speaking nations. I learned the language to learn more about Japanese architecture. (I still


읽는 것보다 편합니다.)

하고, 심사에 참가하고, 또 그 외에 많은

am more comfortable reading about welding and

1998년 저는 미국의 과학재단과 일본학술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의 건축계를 배우게

concrete formwork than I am reading a women’s

진흥회에서 주는 연구비를 받아 일본의 협

하십시오. 이것이 필요합니다. 미국으로 오

력적인 건설 실무와 혁신에 미친 영향에 대

기 전에 한국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the U.S. National Science Foundation and the

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해에 저는 중

를 좀더 잘 알게 된다면, 우리는 한국 학생

Japanese Society for the Promotion of Science(日

요한 연구실의 실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직

들을 더 잘 우리 안에 편입시킬 수 있을 것

설적으로 저의 주제가 ‘건축적인 연구’가

입니다. 그리고 교수님 역시 교수님이 있는

I met the head of an important research lab;

아니라고 일축해 버렸습니다. 하지만 현재

영역에서 우리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도움

he straightforwardly dismissed my topic as “not

이 주제는 많은 일본의 출판물에 등장하는

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주요한 주제가 되었습니다. 저의 연구, 그

하지만 국제 교류는 비용을 필요로 합니다.

리고 그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본

특히 미국에서의 지원이 점차 줄어들고 있

인 연구자들로 인해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

는 이때, 경제적, 정치적으로 점차 중요해

습니다.

져 가는 한국에서 경제적 지원을 늘리는 것

보다 최근인 2006-2007년에 저는 풀브라

은 양국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버

example, there were over 40 grantees last year.

이트를 받았습니다. 일본은 풀브라이트의

클리에서, 그리고 미국이나 세계 여러 곳

(See <Japanese Architecture as a Collaborative

주요한 재정 지원국의 하나입니다. 예를 들

에서 진행되는 국제회의에서 교수님과 같

어 작년 시니어 프로그램에는 수혜자가 40

은 학자들을 좀더 많이 만나게 되길 기대

whole exchange, and the inclusion of my paper

명이 넘는 분야도 있었습니다. (<Japanese

합니다.

in a Korean publication, would not be possible

fashion magazine!) In 1998, I received a generous fellowship from

本学術振興会)

to study collaborative construction

practices and their role in innovation. That year

architectural research.” Today, this is a topic highlighted in many Japanese publications. My work, and the value placed on it by many Japanese professionals, led to that change. More recently (2006-2007), I received a Fulbright. Japan is a generous funder of Fulbrights; in various senior categories, for

Process>, Spon Press, 2001) You and I met because you have a Fulbright to be at Berkeley; this

without financial support for us to meet. © LeRoy Howard

Jeon, BongHee To be frank, I envy Japanese who have such a bright and influential scholar like you. And I hope Korea also have one in a near future. What can I (we) do? (Laughs) Dana Buntrock I hope you will find a way to invite scholars (especially young scholars) from my country to come to Korea to study, to lecture, to be on juries and in many other ways to learn more

Architecture as a Collaborative Process>,

전봉희

about the nation’s architectural community. We need it; we would be more able to integrate

Spon Press, 2001 참조) 교수님과 제가 만

your students if we better understood how they

난 것도 교수님이 풀브라이트로 버클리에

오랜 시간 친절한 답변에 감사 드립니다.

오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러한 교

저 역시 교수님의 관심을 일본 이외의 동아

believe, would benefit, too, by engaging us on

류가, 그리고 제 논문이 한국의 잡지에 게

시아 국가들로 확장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your own ground.

were shaped before they came to us. But you, I

International exchange does not come cheap,

재되는 일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두 사람을

though. At a time when the commitment has

만나게 해준 재정적인 지원이 없었더라면

weakened in my own nation, it is even more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important for all of us that it be strengthened in Korea as it grows economically and politically more important. I hope we will see many more

전봉희

scholars like you at UC Berkeley, and at U.S. and international conferences, too! Jeon, BongHee

솔직하게 말씀 드려서, 저는 당신과 같이

Thank you for your kind answers. I sincerely

지적이고 영향력 있는 전문가를 가지고 있

suggest you broaden your concerns to Japan’s

는 일본이 부럽습니다. 한국도 가까운 장래

neighboring countries.

에 미국의 한국 건축 전문가를 가지길 원합 니다.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웃음) 다나 번트록 미국에서 학자, 특히 젊은 학자들을 초청 하기를 바랍니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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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커 월계관, 누가 쓰나 인터뷰2 마르타 쏜느(프리츠커 건축상 집행감독) Martha Thorne(Executive Director of the Pritzker Architecture Prize)

인터뷰어 | 전봉희(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Interviewer | Jeon, BongHee(Professor, Dept. of Architecture, Seoul National University)

전봉희

Jeon, BongHee Thank you for taking the time for this interview.

인터뷰에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

Would you give a brief introduction to the prize - its history, its logistics, its benefits,

선 이 상의 역사와 진행 과정, 의미 등에 대

and significance? In particular, I would like to

하여 간략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특히,

hear how the Pritzker Prize attained the highest

어떻게 프리츠커상이 세계에서 가장 권위

reputation among many similar architectural awards in the world.

있는 상이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하여 듣고

Martha Thorne

싶습니다.

I believe that its strength comes from several factors, both internal-related directly to the

마르타 쏜느

concept and guidelines of the prize-and external ones. By way of a little background, I can tell you about the parameters of the award. The prize

저는 프리츠커상의 강점이 여러 내외부적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는데, 그 중

is conferred annually to a living architect in recognition of a body of built work that embodies the "art of architecture" and makes a signifi-

내부적으로는 상이 추구하는 생각과 이를

cant and consistent contribution to humanity.

위한 지침과 관련이 있습니다. 설명에 앞

An independent jury of experts, which today

서, 수상의 범위에 대해 우선 말씀드리겠

has seven members, interprets the meaning of this phrase, discusses merits of nominees and

습니다. 이 상은 ‘건축의 기술’을 담고 있

carefully deliberates to arrive at the selection of

고, 인류에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공헌을

a laureate. Without a doubt, the jury contrib-

한 작품의 모음에 대한 시상으로, 매년 생 존해 있는 건축가 중 한 명에게 수여됩니 다. 심사위원은 현재 7명으로 구성되어 있 는데 이들은 독립된 전문가 집단이며, 앞서 말한 원칙을 바탕으로 피추천자들의 장점

utes much to the strength and prestige of the prize. The jury discusses at length issues about the prize, architecture and candidates before a decision is reached. And all discussions remain private, and no one from outside the jury, not even members of the Pritzker family are present during deliberations. The jury’s good choices

을 서로 따져 보고 조심스럽게 수상자의 선

over the years have contributed to the strength

정에 들어갑니다. 의심할 바 없이, 이 상의

of the prize. The open nominations process, the

강점과 권위는 심사위원에 크게 기대고 있

international nature of the prize, the impressive ceremony held at different sites throughout the

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상에 대하여, 건축에

world all add to the prize’s recognition.

대하여, 그리고 후보자들에 대하여 최종 결

I also think that the Pritzker Prize was founded

정이 내려질 때까지 충분한 논의를 합니다.

at just the right time. Back in 1979, there were very few other international, independent prizes

모든 토론 내용은 비공개로 이루어지며, 심

for architecture in existence, with a purse of

사위원 외부의 사람은 심지어 프리츠커 집

$100,000. I believe that timing helped the prize

안의 사람이라고 해도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이제까지 심사위원들이 해온 훌

as did the echo it made in the press and the discussion it encouraged. Throughout the years the press has been very generous with its coverage of

륭한 선택은 이 상이 큰 영향력을 가질 수

the Pritzker Architecture Prize. I am personally

있게 해준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그 외에도

very grateful for the extensive coverage that the

개방적인 추천 과정, 이 상이 갖는 국제적

winners receive. Jeon, BongHee

인 성격, 그리고 전 세계의 여러 곳을 순회

I read a brief explanation of the nomination

하며 열리는 인상적인 시상식도 상의 인지

process of the prize on the website of the Pritzker

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Prize. It stated that there is no regular or formal nominator, and that any licensed architect may

이에 덧붙여, 저는 프리츠커상이 매우 적절

submit a nomination. If there are indeed many

한 시기에 제정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프리

nominations, how do you handle this process?

츠커상이 시작된 1979년에는 1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독자적인 국제 건축상이 거의

Martha Thorne Nominations come from all over the globe. I request nominations from more than 200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상이 많은

people--architects, professors, critics, museum

언론에서 다루어지고 인구에 회자되게 된

directors, bloggers, former laureates, etc. Ad-

것에는 그러한 시간적 요인도 있었다고 생 각합니다. 언제나 언론은 프리츠커 건축상

Wide AR no.19 : 01-02 2011 Issue 2

ditionally, any licensed architect may simply send me an e-mail with a nomination without my requesting it. This means that the process is


을 다루는 데 호의적이었습니다. 제 개인적

함께 참석함으로써 서로 얼굴을 맞대는 시

very open. I seek to gather information from a

으로도 수상자가 그렇게 폭넓게 소개되었

간을 가집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상당히

wide variety of sources to assure that we are look-

다는 점에 대하여 고맙게 생각합니다.

자주 정보를 교환하고 최근의 건축 이슈에

전봉희

ing far and wide for architects and examples of quality architecture. While I receive numerous

대하여 논의합니다. 현장을 함께 방문하고

names, you can imagine that many suggestions

해당 건물이 놓인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우

are repeated from year to year. We have been

리 상의 특별한 성격입니다. 심사위원들은

building up the archive over time. Nowadays information is readily available through the

저는 프리츠커상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하

건축에 대해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함께

internet and other sources, which greatly help

여 추천 과정에 대한 간략한 소개 글을 읽었

이야기하는 따뜻한 동료입니다.

me do my job. Jeon, BongHee

습니다. 그에 따르면 추천에는 아무런 공식 적이고 형식적인 자격이 필요 없으며, 등록

As an executive director of the jury, could you

전봉희

talk about the general jury procedure in more detail? For example, how many sites do the

건축사라면 누구나가 추천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추천서 중

건축적 성과, 특히 세계의 여러 다양한 문

에서 어떻게 수상자를 선정해 내는가요?

화적 맥락 속에 놓여 있는 건축적 성과를 객

마르타 쏜느

juries really visit in a year? How often the juries meet at an actual venue and/or online? Martha Thorne

관적으로 평가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

The Jury members, who travel extensively on

므로 프리츠커상은 노벨상으로 치자면 물리

their own and are very knowledgeable about ar-

학상이나 화학상이라기보다는 문학상에 더

chitecture, also travel together for about a week each autumn. This face-to-face time together,

추천은 전세계에서 들어옵니다. 저는 건축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불리한

along with our meetings and attendance at the

가, 교수, 비평가, 박물관 관장, 블로거, 이

점은, 건물이 실제로 지어지는 생산과정은

ceremony, means that we are sharing informa-

전 수상자 등 200명이 넘는 분들에게 추천

언어보다도 다양합니다. 후보작들을 평가할

을 의뢰합니다. 이에 더해서, 등록 건축사

때 가장 주요한 심사 기준은 무엇입니까?

tecture quite often. Our travel as a group to visit sites and also to understand the context of certain buildings is unique to our prize.

라면 저의 요청이 없더라도 이메일을 통해 추천서를 보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추

tion and discussing current issues in archi-

Jeon, BongHee

마르타 쏜느

Architectural accomplishments are very hard to

천 과정은 아주 개방적입니다. 저는 수준

evaluate objectively, especially if they are dis-

높은 건축물과 그 건축가에 대한 다양하고

다시 말하지만, 프리츠커상은 ‘건축의 기술’

tributed in different cultural contexts around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곳으로부

을 담고 있으며, 인류에 지속적이고 의미 있

the world. In this respect, the Pritzker Prize is

터 정보를 구합니다. 예상하시겠지만, 거론

는 공헌을 한 작품들의 모음에 대한 시상입

되는 수많은 이름 중 많은 후보자들은 매해

니다. 여기에 국가적, 지리적 경계는 존재하

a way, there is more diversity in the milieu of

계속해서 추천이 들어옵니다. 우리는 오랜

지 않습니다. 프리츠커상의 명문화된 목적

architectural production in which a building is

기간 아카이브를 구축해 왔고, 최근에는 인

에는 재료, 양식, 경향성, 유형학 등에 대한

터넷 등의 수단을 통하여 훨씬 더 손쉽게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얼마나 좋은 작품

Martha Thorne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인지만을 심사하기 때문에, 당연히 작품은

I have to repeat again the phrase that the

저의 작업을 크게 도와줍니다.

어떤 방법 혹은 어떤 맥락에서도 생겨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수상 이유서를 보면, 심

전봉희

realized than language. What are the main criteria that the jury employs to evaluate the entries?

prize is granted for a body of built work that embodies the "art of architecture" and makes a significant and consistent contribution to humanity. This phrase transcends national or

높이 평가했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또한

geographic boundaries. The stated objectives of

각 수상자들이 다양한 접근 방법을 가지고

주시겠습니까? 예를 들어, 얼마나 많은 대

있다는 점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the Prize make no mention of materials, style, tendencies, typology or anything else. It can be understood that the jury looks for quality and of course, that may be manifested in different ways

상지를 심사위원이 직접 방문하는지, 또는

in different contexts. I think that if one were

전봉희

to read the citations from past years, it would

프라인에서 만나는지요?

become evident the attributes that the jury con-

홈페이지에는 또한 프리츠커상이 건축가를 마르타 쏜느

more than to that of Physics or Chemistry. In

사위원이 각 후보자의 작업에서 어떤 점을

심사 과정에 대하여 좀더 상세하게 설명해

얼마나 자주 심사위원들이 온라인 또는 오

comparable to the Nobel Prize in Literature

위한 것이지 건축 작품에 주는 것이 아니라 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상이 이미 성공

sidered as meritorious in each candidate’s work. It would also be possible to appreciate the wide range of approaches of the different winners. Jeon, BongHee

심사위원들은 많은 곳을 다녀 보았고, 또

한 건축가들로 구성된 작은 내부자 그룹을

The website said the Prize is for the architect

건축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신 분들입니

만들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

not for the work. Then what do you think of the

다. 이들은 매년 가을에 일주일 정도 함께

하십니까? 세계적으로 아직 평판이 없는 건

여행을 하고, 그 외에도 회의나 시상식에

축가를 발굴하기 위하여 노력하신 일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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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ism that the Pritzker Prize has created a small inner club for established star architects? Have you been trying to discover architects who


습니까? 또, 노벨 문학상의 예를 보면, 언어

전봉희

do not have a worldwide reputation? In the case of the Nobel Prize in Literature, many think

권에 따른 일정한 할당이 있다고 생각하는

that a balance among language and region are

사람이 많습니다. 프리츠커상의 경우는 어

번트록 교수는 최근 그의 논문에서 일본이

떻습니까? 역시 대륙간 안배를 통해 프리츠

프리츠커상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둔 요인

Prize? Does it also consider a regional distribu-

커상의 수상자가 하나 혹은 두 개의 문화권

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는 네 가지 요인

tion for the sake of escaping concentration of

에 집중되는 일을 피하려고 하십니까?

즉, 국제적인 보편 의식, 강력한 국가적 지

마르타 쏜느

taken into account. What about the Pritzker

the Prize laureates in one or two cultures? Martha Thorne

원, 지적 맥락 그리고 활발한 출판 활동을

The Prize is conferred for a “body of built work”

들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이러

and is given to an architect or architects. This

한 것들은 일본을 제외한 다른 비서방 국가

means that, unlike the Aga Kahn Award or others, we are not looking at just one outstand-

이 상은 ‘작품들의 모음’에 수여되며, 그 작

들이 가지기 힘든 것들입니다. 특히 세 번

품들의 건축가가 상을 받습니다. 아가칸상

째의 것, 즉 외부인이 건축 작업에 접근할

region or of a certain tendency. The Pritzker

등과 달리, 프리츠커상은 특정 지역이나 특

수 있는 지적인 맥락은 19세기 이래 일본이

Prize recognizes achievement throughout the

정 경향만을 반영한 탁월한 건물이나 건축

서방세계와 오랜 기간 교류하면서 힘들게

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프리츠커상은 후보

쌓아 올린 역사적 성과입니다. 아시다시피,

don’t think that there is a “small inner club” of

자의 전 이력에 걸친 성취를 평가합니다.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서구화된

architects “waiting in the wings” for the Prize.

우리는 회사나 기업이 아니라 사람에게 상

나라이고 실제로 2차 대전 이전에 근대화를

을 줍니다. 저는 상을 타기 위해 ‘대기하고

겪은 유일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

continue to try to be even more open, more

있는 작은 내부자 그룹’이 있다고는 전혀

을 고려하여, ‘비서방’ 세계에서 이 상으로

informed and more international.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얼마나 다양한

혹은 그 반대 방향으로 접근하는 일을 장려

수상자들이 있었는지를 봐도 이런 점은 쉽

하는 시도를 계획하시는 것이 있습니까?

career of a candidate. We do not give the prize to “firms” or companies, but to people. I sincerely

We only have to look at the variety of the past winners to realize this. However, the Prize must

The jury tries very hard to find relatively unknown architects for consideration. (And, we try to be truly international and informed by having jury members from around the globe.) A

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프리츠커상은 계속해서 더 개방적이고 국제적이며, 더 많

ing building or architecture from a certain

마르타 쏜느

은 정보를 반영한 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

challenge that I face in my service to the Jury is to gather up-to-date and useful information for them from many places and architects including

해야 합니다.

저는 번트록 교수의 최근 논문이 큰 범위

lesser known ones. Publications help, as do col-

심사위원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건축

에서 건축을 성공적으로 교류하고 이해하

leagues who live and work in places we are trying

가들을 발굴하기 위하여 매우 열심히 노력

는 데 도움을 주는 요인들을 지적하였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진정으로

생각합니다. 어떤 분야에서건 복잡한 메시

ever before in the history of the prize. On the

국제적이고 많은 정보를 갖기 위하여 심사

지가 ‘외부인’과 소통되기 어렵다는 사실은

other, some places and professionals are still

위원을 전 세계의 여러 지역 출신으로 구성

분명하며, 그가 지적한 요인들이 일본 건축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의 어려운 점

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외부로 성공적으

the award to a different geographic region each

중 하나는, 다양하고 가끔은 잘 알려지지

로 보내는 데 기여했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year; rather, the correct way seems to be to im-

않은 지역, 그리고 그런 건축가들로부터 최

그의 분석에 전반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저

신의 유용한 정보를 수집해서 심사위원회

는 예외 또한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프

에 제공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알고자 하는

리츠커상이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건

Jeon, BongHee

지역에 머물거나 그곳에서 일을 할 때, 사

축가, 예를 들어 스베르 펜이나 글렌 머큐

In a recent paper, Prof. Dana Buntrock pointed

람들이 출판물에서 정보를 얻듯, 우리도 마

트(그는 아주 작은 사무실을 운영하고 아

찬가지로 출판물의 도움을 받습니다. 상을

직 이메일도 없습니다), 브라질의 파올로

four factors; international cosmopolitanism,

제정한 이래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멘데스 다 로차 등에게 주어졌다는 점을 상

strong national support, intellectual context, and

가 지금처럼 많았던 적은 없지만, 한편으로

기해 드리고 싶습니다.

는 어떤 장소나 건축가들의 경우엔 여전히

저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hard, almost impossible for other non-Western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저는 그 때

교류를 개선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

countries to have these factors working for the

문에 쿼터를 둔다거나 매년 다른 지역에 상

늘날 정보의 흐름은 양과 질의 면에서 놀랄

을 줘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보다

만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

는 지식과 소통을 촉진함으로써 많은 지역

한 정보의 증가가 건축에서의 토론을 다른

endeavor to communicate with the Western world.

의 현실과 건물, 맥락 그리고 전문가들을

맥락과 방향으로 확장시킬 수 있으리라 믿

Japan is, as you know, the first Westernized and

이해하는 것이 바른 방향인 것 같습니다.

습니다. 저는 동료들로부터 지원과 다양한 언어로의 번역을 기대하고 있으며, 또한 건

Wide AR no.19 : 01-02 2011 Issue 2

to learn about. On one hand, there is so much information available on the web, more than

not sufficiently known. I don’t believe that the answer is in quotas or by insisting upon giving

prove knowledge and communication in order to understand realities, buildings, contexts, and professionals in many places.

out several factors in the great success of Japanese architects in the Pritzker Prize. She addressed

vigorous publication. Though I agree with most of her conclusions, frankly speaking, it is very

architect. Especially the third one, “an intellectual context for outsiders to access built works” is a historic outcome of the long time Japanese

modernized country in Asia, the only modernized country in Asia before the end of the Second World War. In this sense, do you think of any


축 잡지와 서적이 더 잘 배포되기를 기대합

attempt for encouraging access from the “non

to improve communication. Today informa-

니다. 분명한 편집 방침을 가지고 있고 수준

Western” world to the Prize and vice versa?

tion flow is increasing in quantity and quality

Martha Thorne

at incredible rates. I believe that it is possible

I think Professor Buntrock’s recent paper

to meaningfully expand the discussion of

움이 될 것입니다. 건축 교육은 지식과 정보

pointed out factors that contribute to successfully

architecture to other contexts and in different

의 공유를 위한 또 다른 방법입니다. 건축학

communicating and understanding architecture

ways. I look to assistance from colleagues and

on a broad scale. Without a doubt, complex

to the translation (into several languages) and

messages in any field are hard to communicate

improved distribution of architectural journals

리고 기타의 국제적인 프로그램을 통하여

to “outsiders” and the factors she points out have

and books. Quality publications that have solid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contributed to successfully sending out clear

editorial ideas and reflect high quality projects

messages about Japanese architecture. While I

are much appreciated. Another way to contribute

generally agree with her analysis, I also think

to knowledge and information sharing is through

that there are exceptions. I like to recall that the

architectural education. Schools have a positive

Pritzker Prize was given to architects not popu-

role to play through student and teacher ex-

larly known, such as Sverre Fehn, Glenn Murcutt

changes, joint workshops and other international

(who has a very small office and still no e-mail)

programs.

Paulo Mendes da Rocha from Brazil….

Jeon, BongHee

I think that one thing we can do right now is

Thank you for your cooperation.

높은 작품들을 다루는 좋은 출판물은 큰 도

교는 교환학생과 교환교수, 합동 워크숍 그

전봉희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나눌만한 그 무엇’과 지적 교류 인터뷰 후기 | 전봉희 번트록 교수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10월

눈길을 끌었다.

일반 대중지에 먼저 실렸어야 좋을지 모

20일에 있었던 버클리대학의 일본학연구

마침 가을이고, 노벨상의 시즌이었다. 최

른다. 사실 일간지와도 접촉을 해 보았지

소 강연회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번트록

근 몇 년 계속되는 현상이지만 시인 고은

만 여전히 한국의 신문은 더 바쁜 소식이

교수는 최근에 출판한 그의 책의 내용을

의 노벨상 수상에 대한 희망과 기대로 언

많다. 동의하기 어렵지만.

중심으로 50분짜리의 짤막한 일본 현대건

론은 한층 들떠 있고, 또 역시 최근 계속되

번트록 교수와 쏜느 교수와의 인터뷰는 각

축에 대한 강의를 하였다. 전통과 현대 혹

는 일본인 과학자의 노벨상 수상으로 한국

각 프리츠커상을 외부와 내부의 시각에서

은 지역성과 보편성을 상대항으로 놓고 일

의 과학계에 재촉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

보고 있어서 흥미롭고 미묘한 시각차를 볼

본 현대건축가의 작품 계보의 스펙트럼을

기도 하다. 그러는 사이 한국인 두 건축가,

수 있지만, 두 사람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보여 주는 이야기였다. 청중은 일본 사회

승효상과 김영준의 작품 모델이 뉴욕 현대

바는 세계 건축계와의 지적인 교환이다. 하

와 문화에 관심을 가진 전문가와 일반인

미술관(MOMA)에 영구 소장된다는 소식

지만 번트록 교수가 잘 지적하였듯이, 더욱

등 다수가 참가하였다. 그 후 번트록 교수

도 건축 잡지의 한쪽 귀퉁이에 실렸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일방향의 흐름이 되지

의 연구실과 집을 차례로 방문하고 여러

프리츠커상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하

않고 쌍방향 교류가 되기 위해선 ‘나눌만한

차례에 걸쳐 만남의 기회를 가졌는데, 곳

지만, 아직 우리 건축계와 프리츠커상을

그 무엇’을 우리 스스로 정리해 내어야 한

곳에서 일본의 문화에 대한 그의 깊이 있

직접 관련 지어서 이야기되는 것은 없다.

다는 점이다. 나아가 그것을 건축적인 체화

는 통찰과 또 공공연한 애정을 느낄 수 있

이번 기획은 이런 상황 속에서 우선 건축

혹은 현재화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것을

었다. 만난 자리에서는 일본에 공통으로

계 내부에 추스를 점은 없는지 되돌아 보

다시 소통 가능한 언어로 비평하여 세계의

가지고 있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와 최

자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국제적인 상

건축 지성계로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근에 서로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한 것 등 많

의 수상이 우리의 건축적 활동의 목표는

러기 위해선 단지 건축가 개인의 노력에 모

은 것이 화제로 올라왔던 것 같다.

될 수 없다. 하지만 국제적인 평가와 이

두 맡길 수는 없고, 역사가와 비평가, 교육

여기에 소개하는 논문은 그가 지난 11월

벤트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계와 언론계의 각 분야에서 각각 제 역할을

일본 키타큐슈에서 열린 한/중/일 삼국의

과 수준, 사회적 영향력을 키우는 데 도움

해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건축학회 교류회(ISAIA)에서 발표한 논

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경험을 통하

기획에 사용된 사진 자료의 제공은 물론,

문이다. 필자는 이 논문을 발표하기 전에

여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지금처럼 건축가

쏜느 교수와의 인터뷰를 주선한 것은 모두

먼저 읽어볼 기회를 가졌는데, 단순히 일

가 단지 건설 공정 중의 가장 소프트한 부

번트록 교수의 노력이다. 좋은 기회를 마

본 현대건축의 장점을 감정적으로 칭송하

분을 담당하는 전문가로 취급되는 상황에

련해 준 번트록 교수에게 감사를 드린다.

지 않고, 다각적인 면에서 그 국제적 성과

서야 좀더 조직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어

의 배경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한 점이

쩌면 이 기획 기사는 건축 전문지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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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3

감응(感應)_ 정기용 건축, ‘풍토, 풍경과의 대화’ 기적의 도서관, 무주 공공 프로젝트 건축가 정기용의 전시가 일민 미술관에서 지난 해 11월부터 석 달 가까이 열 렸다. 정기용의 전시는 그의 세계관과 건축관, 건축가로서 형성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스케치와 글의 형식으로 번안되었다. 건축가이자 교육자, 미술가, 사회활동가 등, 수많은 타이틀이 붙는 그에게는 그만큼 수많은 언어들 이 있다. 그 중 한 부분이 건축가라는 명함이고, 그리고 정기용 스스로 건축가로서 역할을 얘기해 왔었다. 많은 이 들 또한 건축과 사회의 관계,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 그리고 대중과의 관계를 언급한다. 그럼에도 그 울림이 정기 용의 그것 못지 않은 것은 소통의 질과 깊이 때문이고, 소통의 진정성 때문이다. 정기용 건축의 주제이기도 하며 전시의 메시지이기도 한 <감응(感應)—정기용 건축, ‘풍토, 풍경과의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본다. 글 | 강권정예(본 지 객원 기자), 자료 제공 | 일민미술관

Wide AR no.19 : 01-02 2011 Issue 1


소통의 일차적인 언어

보려면 내부 사진 몇 장이 있어야

다. 지인들의 얘기를 옮겨 본다면, 여행이

“건축 전시는 어렵거든요. 전시는

하고 평면도가 나와야 되는데, 건축

나 현장을 가면 스케치이든 다이어그램이

이렇게 해도 되고 저렇게 해도 되고

평면도는 ‘기호’거든요, 그런 것은

든 쉴 새 없이 그려내고, 보이는 장면장면

흘러갈 수 있어요. 그렇지만 유익하고

건축에서 일반 사람은 볼 수가 없어요.

을 숨 쉬듯이 뷰 파인더에 담는다. 예전 같

유용하고 사회에 그래도 발언할 수

집 짓기 전의 약속 도면이지, 그걸로는

이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할 때라면, 한 번

있어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그런

건축을 이해하지 못해요. 그런데 내부

에 몇 상자씩 다 채우고 돌아온다는 것이

전시가 되면 좋죠. 전시의 대상은

공간을 알고 싶은데 외관 사진만 있다,

다. 전시에서는 그가 찍은 사진이 생략돼

전문가가 아니라, 일차적으로 일반

그래서 저는 그게 큰 잘못이라고

있었지만, 그의 글이나 스케치가 마찬 가

대중이에요. 그래서 전시는 재미있고

생각했어요.”

지가 아닌가 한다. 자신도 모르게 찍지 않 을 수 없다고 하지만 메모든 글이든, 순간

쉽고, 유익해야 해요. 또 전시는 메시지가 있어야 해요. 전시를 보고

라고 한다. 그의 말처럼 전시에서 대중과

순간 확신이 선 듯한 내용들은 하나하나가

나온 비전문가들이 ‘아, 건축가가

대화하는 언어는 손을 쓰고 뭔가를 그려내

정확하고 의미가 있다. 어떤 때는 노트를,

공돌이가 아니구나. 건축가란

는 작업들이다. 파라메트릭 디자인이 난무

어떤 때는 스케치를, 어떤 때는 사진을 찍

공학도가 아니라 인문학, 철학,

하는 시대에 그림 잘 그리는 건축가가 촌스

는 것이 일상이고 이미 몸에 베어 있는 것

사회학, 쉽게 얘기하면 사람들의 삶의

러울 수 있을까, 하지만 이미 지어진 건물

이다. 그러면서도 그 메시지는 대상에 대한

전반을 다루는 사람이구나. 두 번째

을 백분의일, 이백분의일 모형으로 다시 보

반응, 조금 더 교감이 있다면 감응이랄 수

건축이 부동산만이 아니구나, 건축이

여주는 것들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글로

있는 것들이다.

한 시대의 문화로 될 수도 있구나. 세

써, 그림으로써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보

그가 봉화 사저를 짓기 위해 현장을 둘러

번째는 건축이 개별적으로는 사유

여주는 것에는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쉽게

볼 때, 좋은 길을 따라 한 많은 세월 걷고

재산인지도 모르지만 공공성이라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이고, 또 볼 수 있는 것

걷다가 건축주가 잊고 있던 연애시절 산보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가 있구나.

들이 있다.

길과 만나면서 다시 가르쳐 주었던 적이 있

끝으로 그래서 건축가들은 그림만

다른 점이 있다면, 작품을 표현하기 위해

다. 좋은 길을 따라, 좋은 땅을 따라 가다

그리는 설계자가 아니라 생각하는

스케치를 하고, 자신의 건축과 언어에 대

보니, 고개를 돌아 화포 높지를 발견한 것

지식인이다’ 그 정도를 이해하고

해 얘기하기 위해 글을 쓰는 디자인 도구

처럼, 집 짓기로 정해진 터 외에 어디서부

나오면 성공적이라고 봐요.”

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스케치는 두 가

터 어디까지 얼마나 감응을 할 것인가는 순

지이다. 하나는 건축이고 하나는 여행이다.

전히 그의 마음인 것 같다. 건축가의 느낌

면밀하게 읽어내려 가면 사회에 대한 얘기,

으로 본다면, 전시 영상인 정재은 감독의 ‘

전시장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은 정기용

도시에 대한 얘기, 그리고 그를 어떻게 실

무주 가는 길’에서처럼 그 길이 얼마나 즐

이 읽었던 건축, 도시, 철학, 사회, 경제 분

천하면 좋겠는가 하는 것들이 있다. 그 역

겁고 경쾌하였을까 싶다. 반면 서울에 대

야의 고전 도서들, 프랑스 유학 시절부터의

시도 Christine M. Boyer의 <Dreaming

인터뷰 영상, 스크랩 한 신문 기사, 그리고

the Rational City: The Myth of Ameri-

스케치와 노트들. 정기용의 내면 세계를 추

can City Planning>나 Kevin Lynch의

측할 수 있는 것들이다. 다른 층은 기적의

<L’lmage de la Cite>, Jules Ferry의 <Les

도서관과 무주 공공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

Comptes Fantastiques D’Haussmann> 같

로, 공간 사용자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 그

은 명저와 고전들을 읽었다. 주목하게 되

의 스케치에서 모티브를 따 온 애니메이션

는 것은 책의 귀퉁이에 필기해 놓은 수많

등이 상영되었고, 또 다른 층은 주요 프로

은 주석과 독서 중에 떠올랐을 생각들의 기

젝트를 정리한 요약본이 있었다. 그의 말에

록이다. 건축가가 사회에 어떤 일을 해야

서처럼, 이번 전시는 어떻게 일반인들에게

하는 지가 구석구석 숨겨져 있다. 그걸 보

다가갈 것인가, 하는 전시의 방법이 내용을

고 그에 대한 얘기를 실천할 수 있으면 어

이루며, 전시물을 하나하나 이어가면 건축

쩌면 건축가가 사회에, 도시에 할 수 있는

가가 어떤 생각으로 건축을 하는가, 하는

일들이 있다.

–전시를 위한 정기용의 인터뷰 중에서

식의 어떤 궤적을 그려내게 된다. 그의 프랑스 유학 시절을 인터뷰한 중에

감응(하늘, 땅, 별, 사람)과 치유 정기용의 스케치를 보면 그 내용이 다양하

“건축 책을 보면 바깥에서 찍은

다. 도시이건 건축이건, 사람이건 자연이

사진만 현란하게 나와 있죠. 안을

건, 그리고 별의 움직임을 기록하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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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공원 개념 스케치


전시장 내부 전경.

Wide AR no.19 : 01-02 2011 Issue 3


한 스케치가 출판물에서나 겨우 인왕산이

끊임없이 스케치가 나오고 현장을 가면 그

아이들은 실재하는 ‘현실’을 더 잘

나 북악산과 같은 자연의 풍경을 볼 수 있

자리에서, 혹은 올라오면서 설계가 다 끝난

포착해낸다. 건축의 내외부 공간을

는 것은 서울이 다른 곳만 하지는 않은 것

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발언과 함께 균형

미끄러지듯 즐겁고 유쾌하게 넘나드는

같다.

을 맞추는 것이 상상력이다. 집도 아니고

아이들의 몸짓 속에 진정한 건축이

‘미디어는 인간 신체의 확장’이라고 한 맥

살아본 집도 아니기 때문에 끊임없이 꿈꿔

있다.

루언의 말대로라면 정기용의 글이나 스케

야 하고 공간의 크기나 비례가 어떨지, 지

치는 ‘감각, 사고, 기억, 신체의 확장’인 셈

어졌을 때 상황이 어떠할 지 끊임없이 상

이다. 모든 미디어는 인간이 지닌 재능의

상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매번 프

전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동영상으로 그

심리적 또는 물리적 확장이듯이 말이다.

로젝트가 다른 이유는, 결국 거기 있는 삶

려지는 건축물과 공간이다. 한 여자 아이가

을 조직하는 것에 대한 것을 놓치지 않기

문을 열고 도서관으로 들어오면서 신고 온

때문이다.

신을 벗어 함에다 넣고, 손을 씻는다. 이어

현실의 지평 전시장의 한 층에는 흙 미장을 한 전시 벽

–<감응의 건축>186쪽

책을 골라 자리에 앉고는 책 읽기 삼매에

에 ‘나무를 찾는 소녀’가 투사된다. 그의 스

건축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것은

빠진다. 그리고 두 남자 아이들은 도서관

케치에서 모티브를 따와 제작된 애니메이

건축시공의 마감을 깔끔하게 한다는

의 램프를 따라 한없이 뛰어 온다. 공간 속

션이다. 흙벽에 대한 메시지는 건축가로서

것이 아니라 건축만이 가질 수 있는

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이 시간에 따라 흐른

부끄러움 같은 것이다. 흙이 언제든지 자연

공간의 고유한 힘을 적절히 드러내어

다. 정재은 감독의 3~5분짜리 이 영상물은

으로 돌아가고 숨쉬는 재료인데, 사라져 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을

순천, 제주, 서귀포, 진해, 정읍, 김해 기적

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자기 반성

의미한다. 필자는 그 건물에 어떠한

의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시간 흐름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흙이라는 재료가 그

내용이 진열되어 있다 하더라도

의 변화에 따른 공간과 사람의 밀착도, 관

의 공간에 어떻게 담겼으면 좋겠다는 얘기

그것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계를 그려낸다. 우리가 익히 보는 전시에서

까지 확대되지 못한 것 같다.

관계없이 벌거벗은 그 자체로

영상들이 건축물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줬다

흙으로 지은 집이라면 자두나무 집이나 영

표상하는 공간의 힘을 표현하고

면, 오로지 건축 안에 있는 사람들과, 사람

월 구인헌 정도를 꼽겠지만, 많은 그의 건

싶었다. 건축가의 이러한 태도는 단지

과 연계된 주변을 담고 있다. 공간은 어린

축이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기적

야심 차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이의 생각을 따라 가고, 아이들은 공간에

의 도서관이 다르고 무주의 프로젝트가 또

–곤충 박물관의 전시 설명 글 중에서,

다르다. 제주 기적의 도서관이 다르고 순

<감응의 건축> 188-189쪽

천 기적의 도서관이 다르다. 사무소의 한

힘을 불어넣는다. 전시 형식과 전시 내용이 절묘한 감성을 불러낸다. 기적의 도서관이 지어지고 나서, 도서관에

직원이 물었던 적이 있다. “저마다 형태도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이유

서 자원 봉사를 하던 ‘아줌마’들은 지금 사

다르고 재료도 다르고, 디테일이 다른 것이

어떻게 보면, 어른들은 ‘형식’을

서가 되어 있고, 그때 ‘어린이’들이 자라서

사무실 입장에서 보더라도 불리한 점이 있 거든요. 그래서 대놓고 물어본 적이 있어 요. 건물의 디테일 하나를 보더라도 건축 가 누군지 여지없이 드러나거든요. 그게 재

무주 등나무 공설운동장 스케치

료에서 오는 것이지, 형태에서 오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가 왜 그렇게 하지 않는 지, 정말 다르기 위해서 하는 것인지, 솔직 히 사무실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 아닌 가, 그렇게 에너지가 넘치세요, 라고 물어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조금 부드럽게 유머 를 섞어 하시는 말씀이 ‘땅이 자기한테 그 렇게 얘기하니까’였어요. ‘제주, 서귀포에 서는 땅이 그렇게 얘기를 했고, 무주에서 는 사람이 그렇게 얘기를 했으니까 프로그 램으로 반영시키는 것이다. 영월은 산이 뒤 에 있어 최대한 주저 않아 있으라 한 것이 다. 그러다 보니 그렇게 나오는 것일 뿐이 다.’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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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제주 기적의 도서관 전경, 순천 기적의 도서관, 정읍 기적의 도서관.

Wide AR no.19 : 01-02 2011 Issue 3


지금 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을 안내

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변화

시민)가 원하는 동시에 땅이 원하는

하고 있다. 순천은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까지도 만들어낸다면 분명 건축의 완성도

건축까지를 포괄하는 것이다.(중략)

더 생겨나 ‘도서관 도시’가 돼 가고 있고, 다

는 그 형태나 외연에 있지는 않아 보인다.

사실 아무리 작은 공공건축이라 해도

른 도시에서도 마을 단위의 작은 도서관 만

우리 대부분은 미학의 하나로 건축을 본다.

건축을 제안한다는 것은 한 사회를

들기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준공 청소 직후에 찍는 사진으로 건축을 보

상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어떠한 인과 관계가 있을지는 모를 일이나,

고 싶어 한다. 그렇지 않을 때 원래 갖고 있

분명한 것은 기적의 도서관 이후에 일어난

는 공간 자체의 가치나 존재감은 사라진다

변화들이란 것이다. 대부분이 책을 읽는 것

고 생각하는 것 같다. 훌륭한 작품으로서

건축가는 의식적으로든

과 도서관이 중요하고, 어린이가 중요하다

건축물을 부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회 속에

무의식적으로든 어떠한 사회를

는 인식의 공감대를 이루고 있으며, 건축가

서 건축을 볼 때 다른 관점이 필요한 것 아

지향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나 단체가 사라져도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닌가 한다. 사람들이 사용하고, 또는 건축

자기가 상정하는 사회가 어떠한

운영하여 그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가고 있

가가 제안한 것보다 더 창의적으로 사용할

사회인지를 깊이 자각하는 것에서

다. 도서관이라는 건축이나 공간을 어떻게

때, 그것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계속 만들어

모든 건축이 시작되어야 하는 것은

사용하고 있고 어떤 매개가 되는지, 전시는

낼 때, 건축은 다른 모습을 한다. 요즘 유행

아닌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고 있는 전국적인 마을 만들기, 농촌 만

이 메시지를 사회와 건축가가 어떻게 소통

들기가 주민 참여를 유도하여 진행되지만,

해야 하는가, 건축가가 사회에 어떤 것을

그 실체나 결과물이 조금 아쉽다 보니 흥이

할 수 있는가, 로 확장해본다면, 사회적으

나지 않기도 한다. 그 점에서 기적의 도서

로는 도서관을, 문화적으로는 어린이게 책

관은 중요한 모델이다.

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된 것이 아 닌가. 그 과정이 사용자들, 6-7개의 집단과

겨울을 보낸 봄 나무는 잎보다 꽃을 먼저

전문가들이 처음부터 긴밀한 화학적인 결

피운다고 한다. 진달래 개나리 목련 같은

합을 이루었고, 매스미디어가 이들을 조명

봄 나무들이꽃을 먼저 피우는 것이, 꽃을

하였다. 그리고 사회적인 공유나 문화적인

피워 봄이 오는 우연인지 봄이 오니 꽃을

공감대를 실체화할 수 있는 건축이 있었다.

피우는 필연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

이를 아우르는 것이 건축의 감응하는 과정

다. 봄 꽃에 눈이 시려울 만큼 감응한다면

이 아닌가 한다.

이제 제대로 된 봄이 오지 않을까.

기적의 도서관이 들어온 이후, 살기 좋은 동네로 주변 아파트 시세에 변화를 끼쳤다

공공건축이란 ‘공공이 발주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람, 주민,

기적의 도서관 스케치

무주 안성면 주민자치센터

126 / 127

–<감응의 건축> 113쪽

–<감응의 건축> 113-114쪽


와이드 19호 | 와이드 칼럼

백년하청(百年何淸) | 최동규 해마다 신년이 되면 각 일간지마다 신춘문예라는 꼭지가 주목된

온 듯 이 프로젝트는 담임 목사의 지대하고 높은 관심으로 현상설

다. 신문 전면에 소설 및 시가 등장하는 것이다. 새 얼굴의 문인

계에 참가한 모든 사무소들이 설계 주제에 대한 설교를 듣는 진풍

이 신데렐라처럼 등장한다. 그런데 어쩌나? 건축계에는 불행하게

경까지 벌어졌다. 그리고 교회 건축위원들의 해외 순방 사례 중 관

도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수많은 공공 건물의 설계경기가 시행되

심이 가는 장면들을 모은 슬라이드도 볼 수 있었다. 개신교 최초의

고 있지만 그때마다 참신한 건축가들이 등장하는 일은 전무하다.

교회로서 자부심에 걸 맞는 진용과 각오를 보여준 셈이었다. 어디

당선자는 늘 등장하는 대형 사무실들의 이름만 눈에 들어올 뿐이

를 둘러봐도 공정무사의 설계경기였다. 그리고 경쟁사인 5개 회사

다. 단지 가끔, 마음 먹고 축제처럼 많은 건축인들이 참여하기를

를 포함 6개 회사의 계획안이 마감일에 제출되었다.

바라는 행사에만 신인들이 등장한다. 2~3년 내에 행해진 몇 개의

통상 한 달 후에나 당선자를 결정하는 관행이 있어 우리는 연말을

비교적 바람직한 건축설계경기를 기억나는 대로 꼽아보면 옛 기

초초하게 보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방법이 변경

무사 자리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노들 섬에 짓는 서울 오페라

되어 제출 후 첫 번 일요일에 설명회를 하고 그날 밤중에 장기간의

하우스 등 몇 개 되지 않는다. 가뭄에 콩 나듯이 가슴 설레게 하는

토론 끝에 당선자를 결정한다고 했다. 이유인즉 시간을 끌면 로비

것 말고는 왜 다른 공공 건물의 설계경기에서는 참신한 건축인들

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설명회 당일 교회 마

이 등장 못 하는가?

당에는 우리가 제출한 안을 포함한, 최종 후보작 두 개만이 일반 신

개인적으로 편찬위원장을 맡고 있는 <건축사>지가 지난해 12월호

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설명회를 마치고 밤 늦게 잠자리에 들

로 통권 500호를 맞았다. 500호 기념 좌담회를 개최했는데, 그걸

었는데, 그 사이 건축위원회로부터 축하한다는 문자가 와 있었다.

통해 얻은 결론은 설계경기에 참여하고자 하는 건축인들을 기죽이

며칠 후 담임 목사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

는 것은 첫째로 과다한 제출물이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만 얻

다. 우리 계획안은 아주 감성적인 계획안이었고 또 하나는 기능적

게 되는 일류 CG 사무실의 환상적인 조감도를 제출할 수 있는 작

인 안이었다고 한다. 심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건축전문가들은 기

은 사무실은 거의 없다. 두 번째로 모든 인맥을 동원한 전천후 사전

능적인 안에 점수를 주었고 그래서 우리 안은 20점이나 차이가 나

로비다. 심심치 않게 돌아다니는 로비의 소문이 이제는 새로운 일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투표하기 전 5분간 담임 목사의 말이 판정

도 아니다. 대형 조직은 그 많은 예비 심사위원 대상자들을 분류하

을 뒤집었다고 한다. “기능은 해결할 수 있지만 감성적인 것은 추

고, 학연이 닿는 직원들을 동원하여 접촉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

가 수정이 불가능하다. 기능이 좋다는 안은 감성적인 부분을 추가

할 수 있었다. 한술 더 떠 이제는 심사 당일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받

하면 전혀 다른 계획안이 되고 기능만 좋은 안은 이곳 교회 대지

은 이로부터 먼저 연락이 올 정도라고 한다. 이런 말들을 들으면 작

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곧 이어진 투표에서

은 사무실들은 아예 참여할 엄두도 못 내고 큰 규모의 프로젝트는

두 명이 기권하고 전원 만장일치로 우리 안이 당선되었다고 했다.

그저 그들만의 잔치로 먼발치에서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그날 투표에 참여한 분들은 대부분 건축에 문외한인 장로들이었는

얼마 전에 대한건축사협회 C이사가 금융감독원에서 나온 건축설

데, 그들에게 생겨난 의구심은 그러면 ‘심사에 참가한 건축 전문가

계용역시장의 현황을 자세한 매출액까지 기록된 상세한 자료를 받

들은 무엇을 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엄정하게 치

아 <건축사>지에 게재한 것을 보았다. 그저 말로만 듣고 심증만 있

러질 줄 알았던 교회 설계경기에도 공공건축 설계경기에 임하던 대

던 무시무시한 결과가 그 안에 있었다. 대한민국 건축설계시장 일

조직의 방법이 동원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고 했

년간의 총매출 규모가 4조원 정도인데, 그 중 52개 대형 사무실이

다. 건축 전문가들에게 사전 접촉의 손길이 닿은 것 아닌가 하는 의

전체의 35%를 소화해내고 있었다. 또 상위 2개 사무실이 2009년

심 말이다. 비전문가들이 아무리 공정하게 한다고 각오를 다진다

기준으로 4,100억 원의 설계 매출을 기록했다. 설계경기 좌담회를

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닌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통해 얻게 된 결론은 제도의 보완도 아니고 첫째도 신뢰, 둘째도 신

현재는 개신교 교회 건축설계경기에도 대형 사무소들이 뛰어들고

뢰, 셋째도 신뢰, 그저 신뢰의 회복이었다. 즉 신뢰받을만한 심사

있다. 이는 그만큼 건축 불경기가 심해서 일의 크기, 종류에 관계

위원의 구성 및 사전 공개, 신뢰받을만한 지침 및 과정, 그리고 심

없이 먹잇감을 찾아 나서고 있다는 반증이다. 정말 힘든 세상이다.

사 후에 투명한 공개 등이다. 법제도가 잘못되어 수시로 고치지만

황하가 깨끗해지는 것이 백 년 걸린다고 해서 백년하청이라는 중

결과적으로 고친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국 속담이 있다. 지금 40여 년 지났으니 앞으로 50년 지나면 설계

끊어내기 위해 할 수 있은 방법이 현재로선 아무 것도 없다는 우울

경기의 풍토가 깨끗해질까?

한 결론이 도출되었다.

글 | 최동규(본지 고문, 서인건축 대표)

다음은 최근에 필자 주변에서 일어난 실제 상황이다. 강북 요지에 S교회 신축 설계경기가 있었다. 일 년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되어

Wide AR no.19 : 01-02 2011 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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