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inawa journal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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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8 2015

Issue 52

원루트의오키나와 생활기 Okinawa Journal

33rd

Peaceful Love Rock Festival

한여름을 알리는 오키나와 Rock의 축제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뜨거운 여름을 알리는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락 페스티벌인 “오키나와 피스풀 러브 락 페스티벌”이 7월11일과 12일 이틀간 코자 운동공원 야외 스테이지에서 열린다. 1983에 시작해서 서른세번 째를 맞는 긴 역사를 지닌 ROCK 페스티벌. 소들이 싸움을 하던 투우장에 설치된 무대에서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는 다양한 아티스트들, 그 중 한국팀인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라이브가 너무나 기대가 된다.

30회 공연에서 한국의 인디씬의 역사인 크라잉넛이 한국밴드로서 오키 나와 피스풀 러브 락 페스티벌 (이하 피스풀)에 처음으로 참가를 하면 서 31회에서는 옐로우 몬스터즈가 32회에서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연 속으로 오키나와 락의 축제 피스풀에 참가를 하고 있다. 최근 오키나와 가 여행지로서 인기가 많아 지면서 생소했던 오키나와의 역사와 지리 등 다양한 모습이 알려지기 시작하고 있고 그 가운데 미군기지와 뗄 수 없는 인연을 지닌 오키나와의 문화에 있어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과 음악을 통해 이뤄지는 민간차원의 다양한 교류는 역사 속에서 많은 가 치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듯 하다. 미군기지 내 클럽에서 미군들의 악기 연주를 흉내를 내면서 시작된 오키나와 락의 역사는 지금도 오키나와시 중심으로 라이브 하우스 서킷이라는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고 수 많은 라이브 하우스들은 주말마다 각종 장르의 카피곡들을 연주하며 미군들 과 오키나와 매니아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평소 오키나와에 대해 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시면서 도움을 주시고 계신 피스풀 총 프로듀서 인 도쿠야마상을 통해 들은 바로는 1983년 오키나와 출신의 밴드 “무 라사키”의 콘서트로 시작한 피스풀은 초기 사라질 위기에 있었지만 도 쿠야마상이 바톤을 이어받아 총 프로듀서로서 무리를 해서라도 계속 이 끌어 온 것이 올 해 33회를 맞이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늘 술자리에 서 벌어 놓은 것을 피스풀의 적자를 메우는데 쓰고 있다고 농담아닌 진 담을 하시는 도쿠야마상의 열정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올 해는 외국밴 드로서는 한국의 구남이 유일하게 초청이 되었다. 그만큼 도쿠야마상께 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늘 감사할 따름이다. 이틀간 열리는 피스풀의 첫날은 오키나와 출신의 밴드들과 오디션 밴드들 등 비교적 젊은 층을 겨냥한 공연들이 열리고 다음날에는 오키나와를 대표 하는 라커 캇짱밴드와 JET를 비롯해 오키나와 락의 어르신들이 멋진 공연을 선보인다. 투우장을 무대로 만든 덕분에 원형극장 형태의 관람석은 뜨거운 태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정말 Hot한 장소 가 되고, 덕분에 피스풀 현장에서 마시는 시원한 오리온 맥주와 아와모리는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해 준다. 항상 피스풀이 열릴 때가 되면 태풍이 지나가는 시기이기에 민감하게 날씨를 체크하시는 도쿠상의 모습이 다시금 그려지는 지금, 오키나와에서의 Rock한 인생을 만들어 가고 싶은 사람들의 멋진 스트레스 발산의 기회가 될 한 여름의 락의 축제가 너무나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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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Okinawa, 요즘 덥긴 하지만 하늘이 너무 이쁘다 장마전선이 일본 본토쪽으로 이동을 하면서 요며칠 오키나 와는 멋진 날씨를 보여주고 있 다. 뜨거운 태양빛에 덥긴 하 지만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오 히려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하 고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며 하늘을 올려다 보면 일본 내에 서 쾌청일수가 가장 적은 동네 치고는 맑은 하늘이 보여 기분 마저 맑아지는 기분이 들곤 한 다. 올 여름은 왠지 많이 더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Ukulele

Bento by wife

Love

요즘 요녀석을 가지고 놀고 있다. 줄 네개짜리 작고 귀여 운 녀석이 참 기분을 좋게 만 들어 줘서 그나마 다행이다. 오키나와의 산신도 배워야 하 는데 산신 배우기 전에 우치 나구치(방언) 먼저 배워야 할 것 같아서 우선 보류하고 머 리 복잡할 때 요거 들고 눈을 감고 바닷가에서 한곡 뽑아 보는 상상을 해 본다.

아들 시유가 일주일에 두번 도 시락을 싸가는 날이 있는데 기 왕이면 나도 좀 싸달라고 해서 일주일에 두번은 와이프가 싸 준 도시락을 들고 사무실에 나 온다. 벤또 가게에서 파는 것 보다 몇 백배나 정(情)이 들어 가 있는 도시락. 맛있다. 최소 한 일주일에 두번은 행복한 점 심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 다.

아빠 뽀뽀~라고 하니까 볼에 다가 입을 가져다 댄다. 이제 9개월을 넘어선 막내딸이 집 에서 행복바이러스의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요즘 들어 일어 나는 연습을 하느라고 바쁜 녀 석. 그덕분에 여기저기 쿵 하 고 넘어지고 울고 하지만 그런 녀석의 모습이 마냥 행복하게 느껴지는 딸 바보가 바로 나다.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너무나 덥고 에어컨을 틀면 춥고 온도 를 조정하면 왠지 에어컨을 켜 둘 의미가 없어질 것 같은 그 런 뜨거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 다. 비가 오는 것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덥더라도 ‘티다 칸 칸’ (햇빛 쨍쨍의 오키나와 사 투리)의 날들이 좋다. 주로 산 책을 하는 게이트거리를 걷다 보면 회색빛 오래된 건물과 가 로수들의 파란 잎들 그리고 하 늘에 떠다니는 하얀 구름 등의 색감이 너무나도 멋지게 느껴 진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바 다로 달려가 시원한 오리온 맥 주 한잔 마시면서 풍덩 풍덩 물에 들어가 놀고 싶은 마음이 마구 들긴 하지만 꾹꾹 참아본 다. 산책을 하다 너무 더우면 나무 그늘로 햇살을 피해 시원 함을 느껴 보면서 올 여름 지 인들과 바다를 찾아 바바큐를 하면서 하얀 백사장에 앉아 멍 하니 바다를 바라보는 사치스 럽기도 한 멋진 모습들을 그려 보기도 한다. 매일 같은 모습 을 보고 같은 것을 느끼더라도 이런 오키나와의 삶에 감사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점심 먹 고 산책을 하며 Hi Okinawa 라고 괜히 멀쩡한 하늘에게 인 사를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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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Life” 서로 의지를 하며 살아가는 삶 을 산다는 것이 친구라면 새로 운 친구를 만났다. 나보다 나이 는 어리지만 요미탄에서 다이 빙 프리렌서로 일을 하면서 게 스트하우스 준비하고 있는 친 구 아라가키상(별명 해피)이 다.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바다 를 소개하는 다이빙샵들의 대 부분이 일본 본토사람들이고 의외로 오키나와 출신의 다이 버들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고 나름대로 프라이드를 갖고 일 을 하고 있는 “해피”의 이야기 를 해 보기로 하자.

Happy & Sobe po-po위의 사진 왼쪽 뒷편에 멋진 웃음을 선사해 주고 있는 “해피” 와 그 앞의 오키나와 출신으로 홋카이도 닛뽄햄 투수출신인 이토카즈, 작년에 은퇴 후 다이빙샵을 오픈했다. 오른쪽 앞 은 이토카즈의 친구이자 오키나와시 공무원 히가. 아래는 6 일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 중인 요미탄 소베출신 “楚辺ポー ポー소베 뽀뽀”

수 많은 관광객이 오키나와 푸 른동굴로 유명한 온나손 마에 다 미사키를 찾아 다이빙과 스 노클링을 즐긴다. 그 주변 다이 빙샵들은 저마다 친절한 서비 스로 일본인들과 외국인 관광 객들을 맞이하는 일상적인 관 광지의 풍경이지만 이날 프리 랜서 다이버로 오랫동안 일을 했던 “해피”의 말에 의하면 나 이챠(오키나와에서 본토사람 들을 일컫는말)들이 대부분인 다이버들 사이에 우치냔츄(오 키나와사람)인 자신이 물속에 서 손님을 데리고 다이빙을 하 고 있으면 누가 와서 어깨를 잡 아 챈다던지 길을 막는다던지 하는 이지메를 행위를 했다고 한다. 물 밖에서는 인사를 해도 받지도 않고 그만큼 오키나와 바다에서 오키나와 현지인이 다이빙을 하는 것에 대해서 아 이러니하게 불만들이 많았다 고 한다. 그래서 이날 같이 자 리에 참석한 ‘다이빙20’의 오 너 이토카즈에게 “오키나와 출 신으로 다이빙샵을 운영하면 서 관광객들에게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바다를 알려준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 라고 그리고 누가 괴롭히면 자 기에게 말하라고 물속에서 마 스크를 확 잡아 벗겨 버릴테 니....”그말이 얼마나 멋지게 들리던지. 하여튼 개성이 철철 넘치는 친구다. “해피”와는 이

날이 처음 같이 술을 하는 자리 였다. 그동안 몇번 일로 만난 적은 있지만 마음을 터놓고 술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음이 많이 맞는다는 느 낌을 받았다. 몇년전에 일본 본 토로 건너가 택배일을 하면서 모은 돈을 전부 투자해 어린시 절 친구들과 같이 다이빙샵과 게스트하우스를 차렸다고 한 다. 자기가 돈을 모두 투자를 하고 친구들은 운영을 도왔는 데 친구들이 자기를 따돌리고 결국 그 샵을 빼앗아 버린 일이 있어 그 이후로 사람들을 믿지 않고 혼자 있는 시간들이 많았 다고 그러기에 오늘 이렇게 좋 은 사람들과 술 한잔 하는 것이 오래간만에 느끼는 행복이라 며 얼큰하게 취한 “해피”는 자 기가 유일하게 힘을 얻고 있는 친구들이 하는 요미탄 소베출 신 밴드 “소베 뽀뽀”의 리허설 이 있다고 거기 가서 술한잔을 하자고 한다. 2차로 리허설이 한창인 라이브하우스로 옮겨 예정에 없던 멋진 밴드와 첫 만 남을 갖고 아와모리와 너무 잘 어울리는 소베 뽀뽀의 오키나 와 음악에 흠뻑 취했다. 결국 이 2차 자리에서 친구들의 리 허설 라이브 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해피”는 취해 잠이 들었 고 남은 사람들은 “해피”의 게 스트하우스로 이동하는 길에 편의점에 들려 맥주캔 몇개를 더 사서 게스트하우스에서 하 지 못했던 이런 저런 수다들로 늦은 밤 시간을 보냈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해피”는 다이 빙 일을 하러 먼저 나섰고, 다 이빙20의 오너 이토카즈는 아 이의 도시락을 만드는 와이프 를 도와주러 일찍 귀가를 했다. 다음에는 스테미너 음식인 요 미탄의 야기(염소)고기를 먹으 러 가자고 한 “해피”의 말이 머 리 속에 빙빙도는 시간이었다. 왠지 어색하지 않은 이런 오키 나와 스타일의 만남이 있어 그 만큼 삶의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 “해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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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 오키나와에서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것은 정말 힘들 것 같다. 버스도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정류 장이 잘 정비된 것도 아니고. 대중교통 이 불편한 오키나와.

유일한 운동, 그냥 걷기 Hibiscus 하이비스커스라고 하는 커다란 잎을 지 닌 남국의 대표적인 꽃. ‘섬세한 아름다 움, 남몰래 간직한 사랑’이란 꽃말이 있 단다. 오키나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 꽃은 오키나와의 현화가 아니란 사실. 오키나와현의 꽃은 데이고이다.

Champuru

휴일 음악을 들으며 동네를 한바퀴 크게 걸어 보는 것도 일상 속 즐거움 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마음에 드는 풍경이 나오면 사진도 찍고, 좋 아하는 음악이나 팟케스트를 들으며 생각의 시간을 가져본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여유가 있으면 자외선에 대한 무장을 하고 1시간반에서 두시간 정도를 걷곤 한다. 집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사탕수수밭이 나오고 그 밭 사이로 언 덕을 지나면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멋진 바다를 향해 언덕을 내려가면 소들이 가득 한 축사가 나오기도 하고 때론 오키나와 특유의 무덤들도 나오기도 한다. 작은 마을 로 내려가다 보면 신성시 여겨지는 나무도 보이고 페인트 간판으로 적혀진 세월이 느 껴지는 매점도 보인다. 그 동네를 지나 바다를 끼고 해중도로편 바다를 보며 걷다보 면 카이드보드와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의 역동적인 모습이 보이고 요나시로 축구장 한켠에는 고등학생들이 축구시합을 하곤 한다. 그리고 야케나 지역으로 들어서면 해 중도로 입구에 자리잡은 타코스 체인점 킹타코스가 자리잡고 있고 그 건너편에는 얼 마전까지 해중도로 입구 마지막 편의점이었던 것이 해중도로 끝 헨자섬에 로손 편의 점이 생기는 바람에 다소 긴장해야되는 페밀리마트가 있다. 여기서 부터 다시 집으로 가는 길은 언덕길로 최고의 난코스. 그늘도 없고 그냥 아스팔트 위를 걸어야 하는지 라 너무나 피곤한 길이지만 여기서 흘리는 땀이 나의 몸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산책의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언덕을 올라 헨나 지역으로 이동하면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을 까 말까 고민을 하게 만들고 조금 참고 10분 정도 더 걸어 집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 하면 녹초가 된다. 그래도 음악과 풍경 그리고 잡념이 어우러지는 이런 산책이 정말 좋다.

오키나와에서 참푸르란 말이 들어간 요 리들을 많아 보는데 볶음요리를 주로 뜻하고 이것 저것 섞은것을 뜻해 짬뽕 에서 유래가 되었다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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