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inawa journa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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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Nov 2015 Okinawa Journal vol 73

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

강렬한 태양 빛 가득 머금은 꽃들이 활짝 피어있는 요즘 오 키나와 거리의 모습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일본 엔화의 가치가 다시 조금 떨어진 듯 하다. 달러당 엔화 가 121엔을 넘어 122엔대로 다시 변동되었다.

산책을 하면서 또다시 느끼는 것은 오키나와 정말 걸어 다니 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걷 는 게 낯설게 느껴진다.

하늘의 양때구름이 많아서 그 런지 저녁에 소나기가 자주 내 린다. 구름이 멋져서 하늘 볼 날이 많은 요즘이다.

Christmas? 역시 할로윈이 지나고 나니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테마를 갈아입고 있는 숀 윈도. 입동이 지난지 한참인데 아직 오키나와는 덥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배운 절기.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이라는 것은 지구 온 난화의 영향인지 이런 절기와 실제 날씨는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 더군 다나 오키나와는 춘하추동의 사계절에 익숙한 한국사람으로서는 적응하기 힘든 날씨일지도 모른다. 추운 것을 질색하는 나로서는 오키나와의 겨울 날 씨도 춥다고 느끼고 있지만 요즘 크리스마스 트리와 일루미네이션으로 한 창 꾸미기 작업을 하는 오키나와에서의 매년 크리스마스는 왠지 낯설다. 올 해에는 아이들을 위해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서 장식을 해 볼 생각인데 일본에서는 성탄절 휴일이 없고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의 쇼와 텐노 생일로 휴일이 있어 조금 어색해 질 것 같다. 그래도 첫째 시유와 둘째 유나는 벌써 부터 산타할아버지에게 받을 선물들의 목록을 준비하고 있는 듯 하다. 집에 가거나 쇼핑센터에 가면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조목 조목 손가락으로 가리 키거나 설명을 하는 것을 보면 올 해 산타할아버지 선물 사기 위해 고생 좀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맨발에 반바지에 반팔입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크리스마스를 이야기하니 역시 적응 안된다.

네모에서 동그라미로 안경을 바뀌니 왠지 새롭다. 조광렌즈 에서 블루라이트 렌즈로 바꾸 니 선글라스가 필요하다.

핸드폰의 손전등을 켜고 그 위 에 맥주잔을 올려놓고 사진찍 어 올리니 “너 어디서 마시고 있냐?”라고 친구가 묻는다.

화장실 거울에 크리스마스 젤 리스티커를 붙였다. 조금은 크 리스마스 분위기가 나긴 하지 만 벌써부터 선물이 걱정된다.

요 녀석 정말 깨물어주고 싶은 정도로 귀여워서 가끔 실제 깨 물기도 한다. 지금처럼만 아빠 를 좋아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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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마루 330번국도 330번 국도이기에 창문을 열고 회색빛 건물들과 파란색하늘 그리 고 아스팔트가 어울어지는 한폭의 그림을 감상하곤 하는데 오키나와 시로서는 교통의 중심이 되는 도 오키나와시에서 시작해서 나하시 로로 라디오에서는 차량의 소통현 까지 26킬로정도의 도로로 미군 황을 안내해 주곤 한다. 점심을 먹 정의 류큐정부 시절 군도 5호선을 고 산책을 하는 길에 사교가로 유 포함해 여러 도로가 통합되어 이 명한 나카노미치 산에이(마트)에 름지어진 도로로 남부에서 중부지 서 뮤직타운 쪽으로 바라보는 거 역의 관문인 우라소에시, 기노완 리의 모습은 도로와 건물 그리고 시등을 통과한다. 사무실 바로 앞 하늘이 이루어 내는 조화가 정말 멋진 장소이기도 하다. Y번호판 도로가 산산마루라고 불리우는 을 한 미군들의 차량을 비롯해

오키나와에서 유일하게 전체 가 왕복4차선인 330번국도. 산산마루라고 불리우는 오키 나와시 중심 도로이다.

600cc수준의 노란색 번호판 의 경차, 그리고 하얀색 번호 판의 일반승용차와 초록색 번호판의 영업용 승용차들이 한국의 까만색과 흰색, 은색 일색의 차량색과는 달리 빨 주노초파남보 다양한 색상들 이 회색빛의 아스팔트와 조 화를 이루는 330번 국도의 풍경은 오키나와시에 살면서 삶의 한 소재가 되고 있다.

에이보 에이사의 도시 오키나와시를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가끔 일본 전체 캐 릭터 대회에 나가 선전을 하기도 하는 에이보는 오키나와시 코자지역 중심에서는 맨홀 뚜껑에도 디자인이 되어 있기도 하고 뮤직타운 1층 에 위치한 오키나와시 관광물산진흥협회의 에이사관에 가면 에이사를 브랜드로 한 다양한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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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com Aeonmall 오키나와의 최대 쇼핑몰 라이컴 이온몰, 오픈 전부터 큰 규모에 이슈가 되었던 이곳을 오픈 후 반년이 지나서야 가보게 되었다. 그것도 해장하러… 오키나와에 왔을 때 미군장교들의 아와세 골프장이었던 곳이 어느덧 반환이 되더니 이제는 어느덧 멋진 리조트형 쇼핑몰로 탈바꿈했다. 류큐정부시절 미군의 사령부가 있어 Ryukyu Command Headquarters 가 있어 그 약자로 이름 지어진 이온몰로 년간 1천만에서 1천8백만명의 이용을 예상하고 있다 고 한다. 이곳을 최근 찾게 된 이유는 푸드코트에 Lee’s kitchen이라고 한국음식을 파는 곳이 있기 때문인데 낮에 점심 으로 해장을 할 수 있는 얼큰한 해물순두부를 팔고 있기 때문이 다. 남들은 쇼핑을 하러 가는데 난 해장하러 가는 게 이상하지 만 나로서는 사람 많고 오키나와 다운 모습이 하나도 없는 곳에 는 별로 매력을 못 느끼기에 굳이 쇼핑을 하러 찾고 싶지는 않 았다. 오픈 당시에는 주차할 곳이 없어서 길게는 한시간 이상 대기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이제는 제법 주차하기가 수 월해 진 것을 보니 예상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 것 같 지는 않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매출이 거의 없는 매장도 있 다고 한다. 관광객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생각보다는 적은 것 같다. 일부 매장의 아이템들이 평소에 오키나와에서 보 지 못했던 것들이 있어 구경하고 구입을 하기에는 좋겠지만 왠 지 일층 몰의 중심인 커다란 수족관이 있는 곳에 막상 서게 되 면 왠지 귀찮아지고 빨리 집에 가고 싶어진다. 평일 점심 가족 들과 모처럼 점심약속을 하고 수족관 앞에 기다리고 있으니 관 광객들은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면세 수속을 하라는 방송 이 중국어, 한국어, 영어 순으로 연이어 나온다. 역시 오키나와 현지인들을 위한 장소는 아닌 듯 하다. [雜念]

요즘 너무 많이 먹는 것 같다. 그만큼 많이 걷기도 하는데 아침, 점심, 저녁을 꼬박 꼬박 챙겨 먹고 있는 상황에서 군것질도 하게 된다. 살이 찌려고 하나…아무래도 지 난주 부터 많았던 술자리의 여파가 크지 않았을까 한다. 이번주 술을 마시는 것을 줄이려고 집에서 이틀에 한번 정도 맥주 캔 하나 마시려고 하니 요즘 왠지 맥주는 별로 맛이 없다. 편의점에서 산 와인으로 한잔 하려고 하니 와인만 마시기에는 왠지 심심해서 냉장고 속 안주를 꺼내게 된다. 다시 배가 부르고 소화가 안된다. 이거 완 전 건강에는 부적절한 먹거리 사이클이다. 요며칠 날씨도 좋은데 주말에 모처럼 운 동삼아 음악 들으며 마음껏 걸어야겠다. 건강을 위한 꾸준한 운동…..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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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inawa Life!

게임에 빠진 시유, 동생과 이 런저런 놀이를 하기 시작한 유 나,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한 유리. 바람 잘 날 없는 일상. 얼마전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세미 모히칸 스타일로 깎은 시 유를 보고 있으니 왠지 나의 얼굴 모습이 보인다. 요즘 드 래곤볼에 빠져 있는 시유. 내 가 중학생때 봤던 그 드래곤볼 을 아들 시유가 다시 보고 있 고 유치원에 갔다가 집에 돌아 오면 드래곤볼 카드와 게임으 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있

어 늘 혼나고 있어 아빠가 싫 다고 하면서도 잠을 자고 있으 면 아빠 곁으로 와서 아빠를

끌어 안아주는 녀석이 귀엽 다.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한 유리는 슬슬 유나의 놀이 상 대가 되어주고 있어 인형을 갖고 서로 놀기도 하고 다투 기도 하면서 집안을 시끄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어 질러 놓은 장난감 같은 것들 이 널부러져 있는 것을 못 보 는 나는 늘 줍고 치우고 있 고….그대로 우는 일 보다는 웃는 일이 가득한 일상을 만들 어 주고 있는 녀석들이기에 감 사하며 행복해 하고 있다. 오 키나와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집안 일 하는 와이프의 대단함에 다시금 존경스러운 마음을 느끼며 나의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오늘도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기대하며 군것질 거리를 사서 집으로 갈것이다.

유나보다 막내 유리가 밥을 더 많이 먹는 것 같다. 심지어 밥을 더 많이 먹고 과자를 챙겨 또 먹는다. 과자를 숨기면 외할아버 지가 만들어준 나무의자를 들고 과자가 있 을 법 한 곳에 의자를 놓고 올라가서 찾기 도 한다. 아이들의 습득능력은정말 대단하 다. 물을 흡수하는 스폰지와 같다. 이럴때 한국어를 가르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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