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체인지온@미디토리 <기록하는마음들> 컨퍼런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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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마음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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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영리미디어컨퍼런스
2 발행일 2021년 12월 1일 발행처 미디토리협동조합 디자인 박정원 dodariproject.com ※ 이 책은 비매품입니다. ※ 이 책에 실린 글과 이미지는 미디토리협동조합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이 책은 다음세대재단, 카카오임팩트,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3 지역, 여성, 아카이브 4강 여성의 기록이 역사가 될 때까지 허나윤 아카이브W 대표 5강 완월동의 역사를 기록하는 이유 정경숙 부산완월동 기록연구소 소장 6강 예술+행동+아카이브 송진희 부산문화예술계 반성폭력활동가 워크숍 [당신이 부산을 기억하는 방법 : 나와 부산의 연대기 작성하기] 아카이브도 생애주기가 있다면 1강 아카이브의 사회적 역할 손동유 (협)아카이빙네트워크연구원 원장 2강 어느날 갑자기, 마을기록관 백복주 화명동 맨발동무도서관 기록 활동가 3강 지속가능한 공동체 아카이브의 조건 배은희 빨간집 대표 질의응답 워크숍 [지속가능한 공동체 아카이브 전략 짜기] 8 16 24 35 41 52 60 68 79 Contents 첫째 날 둘째 날

지역사회의 ‘성장과 변화’의 지층을 쌓아나가는 비영리의 기록 활동과 아카이브를 응원합 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 시민들은 국가재난 상황과 집단적 트라우마를 함께 겪으며 시대의 과오와 아픔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 변화의 과정을 기록하는 것이 다음 세대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구체적으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사회, 비영리, 주민공동체, 커뮤니티 등 전 국적으로 기록 활동가 양성과정이 펼쳐지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구술기록과 다양한 형태의 민간 기록물이 쌓여가기 시작했습니다. 부산도 그러한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특 히 올해는 주목할 만한 아카이브와 기록 활동이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부산이라는 지역성 과 주요 의제가 담긴 여성 서사 아카이브, 공동체를 더 단단하게 모이게 하는 거점으로서의 마을기록관 등으로 그 성과들이 모였습니다. 아카이브에도 생애주기가 있다면 우리의 아카이브는 어느 단계쯤 있을까요? 그렇게 탄생 한 공동체 기록물은 어떻게 보존 또는 관리되고 있을까요? 비영리의 자원은 한정적이고 지 역사회와 공유하려니 한계가 많습니다. 지역의 자산으로 남아 더 오랫동안 많은 세대들을 만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공동체 아카이브가 지속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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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졌습니다. 작은 워크숍에서는 아카이브를 준비 중인 다양한 참여자들이 <지속가능한 공동체아카이 브를 위한 조건>을 현장의 상황에 맞게 구상해보기도 하고, <로컬, 여성, 아카이브>라는 세 가지 공통된 키워드를 가지고 부산이라는 도시의 역사가 나의 연대기 속에서 어떻게 다르 게 기록될 수 있는지 경험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코로나 19로 지난해에는 체인지온@미디토리 아카이브
갔습니다. 올해
요? 올해 체인지온@미디토리에서는 이러한 화두를 가지고 서로에게 질문하며 방향을 찾 아가는 시간을
북(2012-2019)으로 여러분을 찾아
역시 고민이 많았지만 최소한의 거리두기를 지켜내면서 서로의 온기를 주 고받을 수 있는 안전하고 따뜻한 만남이 성사되었습니다. 적은 인원의 규모로 진행되었지 만, 만남 자체만으로도 역대급 소중한 행사로 기억될 것입니다. 여는 글

이렇게 소중한 만남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많은 분이 애써주셨습니다. 체인지온@은 다음세 대재단과 카카오 임팩트의 지역 비영리 생태계에 대한 변함없는 응원과 지지로 매년 안정 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어려운 시국이지만 멀리서 서슴지 않고 참여자 들을 만나러 와주신 손동유(협.아카이빙네트워크연구원)님, 허나윤(페이퍼백 아카이브)님 고맙습니다. 지역에서, 마을에서, 구성원들과 함께 일군 시간을 묵묵히 기록하며 마침내 아 카이브와 기록관이라는 성과를 다채롭게 펼쳐주시고, 미디토리에게도 함께할 수 있는 기 회를 주셨습니다. 백복주(맨발동무도서관)님, 배은희(빨간집)님, 정경숙(완월기록연구소) 님, 송진희(부산문화예술계 반성폭력연대)님, 덕분에 아카이브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소중 한 자산이 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영리가 미디어를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이끄는데 필요한 혁 신적인 생각을 나누는 체인지온@미디토리 행사 취지에 동의하고 협력해주신 부산시민운 동지원센터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아카이브는 흔히 과거를 현재에 보존하는 수단으로 여기지만, 사실 현재를 미래로 운반하 는 기계다.” (보리스 그로이스, 출처: Art Wkrkers: Between Utopia and the Archive) 2021년 지난해에 이어 어려운 시기의 연속이지만 그럴수록 비영리와 공익활동가들의 존 재가 더욱 절실하고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비영리의 선한 힘이 넓고 깊 이가 닿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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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도록 미디토리 또한 지역의 공공미디어로 곁에서 함께 걸어갈게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1년 체인지온@미디토리를 마무리하며, 부산 광안리에서 미디토리협동조합 마음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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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도

7 첫째 날
생애주기가
기록하는 마음들
있다면
손동유 (협)아카이빙네트워크연구원 원장 일상, 지역 및 공동체 등의 민간 아카이빙, 구술채록분야에서 활동 중. 공기록에 비해 중요성이 인식되지 못했던 영역의 아카이빙이 주 관심사 이야기 주제 아카이빙, 아카이브는 왜 활발해지고 있을까요? 아카이브는 우리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아카이브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1. 아카이브의 사회적 역할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카이브, 아카이빙이라는 말을 익숙하게 사용하는 활동가들에게 꼭 드리고 싶 은 말은 “아카이브는 유행처럼 지나가는 일이 아니다”는 확신입니다. 저는 1999년 기록 관리법이 제정되 고, 2000년에 기록 관련 학과들이 생기면서 기록관리학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아카이브라는 단 어는 전공자들에게도 낯설었고, 사회적으로도 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죠. 기록학을 조선시대 사관에 빗 대어 맞지 않은 예를 들어서 설명해야 했죠. 하지만 2021년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아카이브를 이야기하 고 있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공동체아카이브’를 지속하게 하는 요건 - 1. 법과 제도 마련

첫 번째 이유는 법과 제도가 마련되었다는 점입니다. 96년에 정보공개법, 99년에 기록관리법이 제정되었지만 당장은 우리 삶을 바꾸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상당히 많은 것 이 바뀌었고 법 제정이 기여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들이 길을 가다 가 건널목 앞에 공사를 하고 있는 걸 봐요. 처음엔 공사를 하나보다 하고 지나가지만, 공사가 계 속 되면 이상하게 여기고 우리는 항의를 하겠죠? “도대체 무슨 공사를 하는 거냐?” 그런데 관공서 가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자료를 줘봐라”, “지금 무슨 예산으로 뭘 하는 거냐?”, “공 사 주체는 누구냐?”며 시민들이 묻습니다. 이렇게 정보를 원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니 이제는 크고 작은 공사를 할 때 공사명, 시행사 등 공사정보를 담은 안내판을 붙여 놓습니다. 불과 10여 년 전 만 해도 이런 사례가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시민사회에서

공직

묻기 전에 빨리 설명을 하는 게 서로 에게 좋다는 것이 학습되어 공사정보를 바로 안내하는 모습은 학습의 결과인 거죠. 하지만 공무 원 사회에서는 근거가 없으면 이런 일을 하지 않아요. 앞서 말한 두 가지 법이 큰 근거가 되고 있 습니다. 정보공개법은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생산, 소장하고 있는 기록과 정보를 시민들에게 보여 주고 시민들이 이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입니다. 기록관리법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어떤 기록을 만들어야 하고, 어떻게 관리. 유통해야 하는지, 소장하고 있다가 어떻게 서비스해야 하는지를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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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고 항의하고 자료를 달 라고 요구하는 것이 익숙해졌고,
사회에서는 시민들이

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 법과 제도가 없었으면 여전히 시민사회와 공직사회는 알 권리 보장이라 는 측면에서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었을 겁니다. 특히 이 법과 제도는 착한 위정자들이 좋은 생각으로 만들어준 것이 아닙니다. 시민사회의 꾸준 한 요구 속에서 그런 법과 제도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공공의 목적을 가진 일을 할 때 는 기록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갖고 있어야 하는구나’ 그리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하면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구나’라는 것은 생활 속 상식이 되었습니다.

‘공동체아카이브’를 지속하게 하는 요건 - 2. 과학기술

두 번째는 디지털 환경의 변화입니다. 디지털 환경이 급속하게 우리 사회에 자리 잡게 되면서 누 구나 기록을 만드는 대상이 됐다는 것입니다. 기록을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유통, 선별, 평가 를 하고 양질의 기록들, 양질의 정보들을 우리 스스로 골라내고 있어요. 이제 기록과 정보는 과거 처럼 힘 있는 사람들, 싸움에서 이긴 사람들, 돈 많은 사람이 만들어서 자기들만 공유하는 게 아니 라 많은 사람이 스스로 만들고 유통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정보를 많이 가진 것이 힘이 아니 라 공유할 때 더 큰 힘을 갖는다는 것이 생활 속에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

‘공동체아카이브’를 지속하게 하는 요건 - 3. 시민의식 마지막으로는 공동체 영역에서 기록에 관심을 갖게 되는 상황을 눈여겨봅니다. 공동체라는 것의 출현도 그렇습니다. 특히 마을공동체로 대표되는 다양한 공동체를 비롯하여 왜 공동체라는 것이 우리에게 화두가 되고 있을까? 여러 시행착오와 안타까움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체의 도전, 공동체라는 실험은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시기 군 사독재 시절, 그 안에서 어쩔 수 없이 길들어 살아왔던 생활에 대해 우리의 성찰이 깔려있기 때문 입니다. 경쟁에 내몰리고, 간신히 내 가족들만

무엇인지

나의 지역은? 나의 이웃 은? 질문을 던지고 주변을 돌아보는 가운데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자, 공동의 관심사를 함께 해결해보자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 마음은 이웃들과 함께 관계를 돈독히 하는 활동으로 발현되 었고요. 그래서 그런 공동체적 활동을 기념하는 시점에서 ‘10년 동안 우리는 어떤 활동을 해왔는 지 기념하자’ ‘처음에 만났을 때 찍어놓은 사진 없나?’ ‘그때 회의록 남겨놓은 거 없나?’ 자신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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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고 우리 아이들이 잘 먹고 잘 살면 그게 인생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던 우리들이 절차적 민주주의 성장
속에서 자신에 대한 삶의 지향은
이렇게 사는 것이 과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인가? 이게 올바른 관계인가?

과 함께했던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면서 기록을 하나둘씩 모아가려는 노력이 기록 관리학 이나 공공 기관의 기록관과 달리 민간 영역에서 자발적으로 자생적으로 성장해온 것 같습니다. 법과 제도, 과학 기술로 표현되는 문명적 발달, 시민 의식의 성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 와 우리들의 삶에 자리 잡아 나가는 아카이브는 한순간 유행처럼 지나갈 일이 아니라 앞으로 우 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해주는 의미 있는 영역이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과 믿음을 가집니다. 그런 면에서 여러분들이 다양한 배경과 이유로 아카이브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반갑습니다.

기록물의 다양한 성격 우리말 “기록”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보통 명사로 많이 쓰이면서 의미의 혼선들이 있는 것 같 습니다. 아카이빙 관점에서 기록, 기록물은 구분해서 사고해야 합니다. 아카이빙 대상이 되는 기 록물은 이미 생산된 기록물입니다. 공동체나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만들어진 자료집, 팜플렛, 신 분증, 기념품 등이 기록물입니다. 그것들이 잘 정리되지 않아 잠재해 있다가 아카이빙을 하는 과 정에서 수집을 통해 모아지는 이미 생산된 기록물들이 있고요. 수집하는 과정에서 조사를 해보 니, 있어야 하는 데 없다든지 우리가 만들어내지 못한 공백이 있을 때 새롭게 만든 사진이나 영 상, 대표적으로 구술 등을 통해서 기록의 결락을 메우려고 새로 만드는 생산 기록물이 또 하나 있 을 겁니다. 아카이빙에서 관리되는 기록은 생산기록과 수집기록, 크게 두 범주가 있고요. 이것들을 사용해 서 새롭게 만들어내는 콘텐츠들, 즉 책, 전시물, 디지털 아카이브 콘텐츠들은 기록물을 활용하여 새로운 창작물로 만드는 콘텐츠 제작 행위인 거지 원천적인 기록과는 단계 면에서 차이를 두고 대 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구술 채록을 하고 나서 많은 사람과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책을 냅니다. 활 동의 결과를 담은 백서를 낼 때 구술 자료집과 백서를 기록인 것처럼 혼동합니다. 그래서 백서와 구술 자료집에 사용된 원천 데이터 관리를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백서나 구술 자료집은 참 좋은 형태의 기록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사용된 원천 자료들- 녹취본, 영상본, 음성본 등의 로우 데이터(raw data)- 기록물을 잘 보존하고 확보해놓으면 이번에 만든 구술집 말고 다른 측면의 이 야기를 담은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이 책 한 권 내고 말 때 너무 안 타깝습니다. 백서에 사용된 주민들의 이야기, 사진, 영상, 다양한 기념품, 경험, 기억 등 원천 소재 를 백서 한 권에 다 때려 부어 넣고 백서 하나가 아카이브의 모든 것인냥 여길 때 안타깝습니다. 기록물의 성격을 알고 아카이빙 관점에서 원천자료 확보가 미진한 점을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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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물을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보존, 활용하려면

원천 자료들을 확보했을 때 기록물을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보존하면서 활용하려면 기술적인 면 이나 공간적인 면을 민간의 힘으로만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 민간에서 민간 아카이빙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 “서버를 지속적으로 확보한다”, 이것은 비용 면에서도 매우 어려운 일이고요. 만약에 확보한다 하더라도 특정인들의 특별한 희생을 기반으로 하므로 장기성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해결방안은 공공 기록관이 민간에게 기술적 지원을 하고, 공간을 확보하는 지원을 해야 합니다. 광역 기록관이 의무화되었음에도 경남과 서울만 만들어져 있는데요. 앞으로 만들어지는 광역 기록관들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를 민간 영역 아카이빙 지원 으로 해야 합니다. 기술적 지원과 공간의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공공 지원만 기다리고 있 을 순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하자!”

원활한 활용을 위하여

기록의 3요소는 내용, 구조, 맥락이라고 교과서에 나옵니다. 내용과 구조를 확보하는 것은 쉽습니 다. 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피사체가 내용, 사진이라는 형태가 구조입니다. 맥락은 언제, 왜, 어디 를 무슨 이유로 찍었고 그 안에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는가? 라는 내용이 맥락입니다. 맥락을 확 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심지어 내 전화기 안에는 내가 찍은 사진인데도 양이 많아 지고 2~3년 지나면 ‘이거 왜 찍었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 사람이 함께 자료를 모을 때도 사진, 기념품, 책을 확보한 이유를 즉, 맥락을 확보해놓으면 나중에 활용도가 높아지고 기록 의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진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고요. 지금 보여 드리는 표가 표준화된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진에 대한 설명(description), 맥락을 정 리할 때

정도는 확보해야 하는 점을 샘플로 보여 드릴게요. 필요한 요소는 살리고 필요 없을 요

기록물마다 기술(description)을 해놓는 게 필요합니다. 기 록의 장기적인 활용을 위해서 첫 번째로 권해 드리고 싶은 내용이고요. 구술채록의 경우에도 원천기록 로우 데이터(raw data)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여기 사례처럼 질문기록, 신상기록, 또 녹취문, 동의서, 상세 목록 등이 있을 텐데 이런 다양한 기록들을 구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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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버리고 추가할 요소는 추가해서

원활한 활용을 위한 수고 : 기술 (Description) 사례

- 코로나-19 방역 4단계 시기 사천해변 전경 - 여름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사람 수, 시간, 구역 등에 대한 통제를 하는 가운데 많지 않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음 - 평소에는 자유롭게 드나들던 해변 진출입로에 출입통제를 하기 위한 금줄을 설치해 놓음 키워드 인명

사건 강릉시, 사천면, 해수욕장 코로나-19 변경내역

브에서 다루고 확장해나갈 기록의 범주가 대략 이 정도구나 가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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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
변경 한 사람
강릉시청 00과 000주무관이 2021.8.11은 사천해변이 전면통제 되었던 날이므로 사진 속 인물들은 방역지침을 어긴 것이라는 의견을 보내옴
210811_강릉 사천 해변과 해수욕하는 사람들 손동유 원활한 활용을 위한 수고 1 : 기술(Description) 사례
사진이름 강릉 사천 해변과 해수욕하는 사람들 촬영일 2021. 8. 11 (수) 장소 강릉시 사천면 사천해수욕장 촬영자 손 동 유 사진 되는 그때 개별 아카이브마다 분류체계를 짜면 됩니다. 분류체계를 짤 때는 해당 아카이브에 정통한 사람이나 기록 관리나 문 헌 정보를 전공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의논해서 최소한의 분류 체계를 구축하면 됩니다. 공공기
변경 내용 변경 일시 홍길동 2021년 9월 1일
2021. 9. 2.
(출처: 손동유 발표 자료) 별로 하나의 그룹으로 그룹화(grouping)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나중에 활용하는데 있어서도 안 전합니다. 이 관련 기록을 그룹화해서 관리하는 노력, 이건 누가 대신해줄 수 없어요. 기록을 만들 고 다루는 사람들이 직접 해야 하고 노력이 필요해요. 그다음에 분류 체계는 급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도움이 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우리가 아카이
관에서도 분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큰 예산을 들여서 연구용역을 주지만 민간에서는 그렇게 하기 어렵죠. 하지만 기록 정보를 논리적으로 분류해 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도 섭외하세요.. 만나 서 ‘우리는 이런 성격에 이런 유형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어떤 성격의 분류체계를 가지면 좋겠 는지’를 물어보고 의논해서 정했으면 합니다. 이 분류체계는 급하진 않더라도 언젠가는 구축해놓 으면 논리적인 접근이 가능하게 하는 일이라서 필요한 일이라고 말씀드려요.

공동체 아카이브 사례 지역을 기록하는 사례를 소개하자면, 동두천 시민 기록관은 동두천 미군 부대와 그 주변에 여러 가지 어려웠던 스토리와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기록했습니다. “이걸로 인해서 동두천의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평이 있을지언정 이것은 우리 지역의 이야기이고, 우리와 함께 하는 이야기이다. 하 늘 아래 함께 살았던 사람의 이야기를 외면하거나 모른척하지 말고 우리의 이야기로 기록에 남기 자.” 그렇게 기록을 남겨가고 있고 년 수가 꽤 됐습니다.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아카이빙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고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입니다. 나만 행복하라고 아카이빙을 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사람을 위한 아카 이빙이 되어야 합니다.

14 공동체 아카이브의 미래 키워드 - 1. 사람 처음도 끝도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간 영역 아카이빙과 구술 채록
분야, 기록을 위한 아카이빙을 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데요. 멋진 기록, 자랑스러운 기록,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기록, 하지만 이런 기록은 기록을 위한 기록

공동체 아카이브의 미래 키워드 - 2. 시대정신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아카이빙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자산, 역사적 자산, 의식적 자산 을 최대한 집약시키는 활동이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우리 사회가 지향하고 열망 하는 시대정신이 반영되는 아카이빙이여야 됩니다. 공동체 아카이브의 미래 키워드 - 3. 문명과 문화적 측면 문화라는 것이 삶의 총체라고도 하고, 문명이라는 것이 기술적 누적분이라고 할 때, 지금 우리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합시다. 지속 가능한 아카이빙을 하기 위해서 길게 함께 갈 수 있는 사 람, 그리고 아카이빙 활동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적 측면 그리고 기술 - 테크닉(technique)이죠. 이 기술은 대단하고 비싼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적으로 할 수 있는 상용화된 최선의 기술들, 저는 지금으로서는 PC와 폰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PC와 폰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몇 프로 나 우리가 사용하고 있을까요? 배울 건 배워서 PC와 폰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활 용해야 합니다. 활용능력을 스스로 갖춰가는 것 또한 지속 가능한 아카이브를 위해서 우리가 해 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카이빙은 그렇게 기능했을 때, 사회적 의미도 있고, 많은 사람에게 확장성도 갖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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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복주 화명동 맨발동무도서관 기록활동가 이야기 주제 화명동에 마을기록관이 탄생하게 된 과정 우리가 바라는 마을기록관의 모습은? 민간과 공공기관이 협력해서 마을기록관을 운영하려면? 2. 어느 날 갑자기, 마을기록관

저는 맨발동무도서관에서 남항시장을 기록하는 상인들의 생애사 구술 프로젝트에 사진을 찍는 스태프로으

로 참석하면서 맨발동무 도서관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기록하는 일들이 재밌고, 잘하진 못해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맨발동무 도서관은 2005년에 마을 주민분과 지역에 책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민간도서관으로 출발했습니다. 맨발동무 도서관은 사립 공공도서관의 역할과 마을도서관이라는 정

체성을 가지고 두 가지 역할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저희는 스스로를 도서관 활동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생애구술사 기록사업

초창기 맨발동무 도서관에서 한 기록은 주로 노인, 여자들을 중심으로 한 생애 구술사입니다. 책 과 늘 함께하는 도서관에서 낸 첫 기록물은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누는 기록을 책으로 낸 것입니다. 동원, 화정복지관 할머니들과 함께 첫 기록물을 냈고요. 대천마을에는 윤씨 집성촌이 있어요. 윤 씨 집안 며느리들만 들어갈 수 있는 경로당이 있는데 함께 밥도 먹고 하면서 라포를 형성하고 마 을에 같이 살면서 관계가 끈끈해지면 우리의 기록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을에 사는 다양한 분들 의 삶을 기록했는데요. 30~40대 여성들이 모여 타로라는 도구를 통해 본인들의 삶을 이야기해보 고 기록한 [도시 여자들의 삶], 40~60대 여성들과 함께 본인의 삶을 기록하는 생애 구술사 사업 을 쭉 해왔습니다. 마을 기록, 내 안에 있는 역사 쓰기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문화재단 지역 특성화 사업을 지원하고 3년 동안 마을과 사람을 기록 합니다. 돈만 벌 순 없어서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일들을 찾았어요. 마을 기록 <대천마을, 사진을 꺼내들다>라는 책을 중심으로 한 기록, 그리고 오늘을 중심으로 한 내 안의 역사 쓰기라는 작업 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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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마을, 사진을 꺼내들다

대천마을의 역사를 사진과 이야기로 담은 마을 아카이브 책입니다. 그 과정을 설명해 드릴께요. 대천마을은 300~400년 전에 생긴 굉장히 오래된 마을입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 마을에 살

아온 사람들과 1970~80년대 택지 개발로 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마을에 이사 온 사람들이 공존 하는 형태가 되었어요. 그 마을 가운데 맨발동무 도서관이 있습니다. 지리적 환경상 저희가 마을 을 기록할 수밖에 없죠. 처음에는 지역 활동가 23명과 함께 마을을 기록해 보자! 고 야심 차게 시 작했습니다. 도서관 활동가를 비롯하여 오래된 부녀회 활동가, 마을에서 오랫동안 자생적으로 있 었던 활동가들이 모여 마을을 기록했습니다. 기록 활동에 앞서 구술 생애사는 무엇인가부터 공부 합니다. 아카이브 A부터 시작해서 아카이브가 무엇인가를 꾸준히 알아갔고요. 스텝들은 매주 목 요일마다 아카이브와 마을 기록, 마을자료를 공부하고, 아카이브와 관련된 책과 이론서를 함께 읽기 시작합니다. 유명한 학예사도 만나고 홍성 풀무학교까지 찾아가서 “도대체 아카이브가 뭐 죠?” “우리는 어떻게 마을 기록을 해야 하죠”를 물어봅니다.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분과 사진 수 업을 하며, 사진의 기본부터 기록 촬영은 어떻게 하는가를 배웠어요. 마을 아카이브 작업 전, [내 안의 아카이브]란 작업을 통해 본인의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아카 이브 의미를 이야기하고 인터뷰 사전 연습도 하면서 실제 인터뷰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마을 분들을 직접 만나러 갑니다. 그분들의 사진을 꺼내서 이야기 듣고 인터뷰 하는 현재 의 모습을 찍고, 여러 세대, 여러 모습의 다양한 시선을 담기 위해서 마을 주민들을 쭉 만납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기록자의 피가 흘러서 이미 마을을 기록하고 있었던 마을의 기록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분들은 도서관 기록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70년 넘게 일기를 쓰신 분은 개 인의 기록이 마을의 기록과 만나면 어떻게 되는지, 사소할 수 있는 개인의 일기가 얼마나 소중한 가를 깨닫게 해주십니다. 사진 찍기를 너무 좋아하는 분은 본인의 어릴 적 모습과 마을이 변화하 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두셨어요. 공무원이라서 업무상 기록도 하셨지만, 그냥 좋아서도 기록하 셨습니다. 라면상자 한가득 담아두시고 ‘언젠가 내가 이 기록을 정리하리~’ 하지만 몸이 아프셔서 정리를 못하다가 마을의 사진을 모으는 맨발동무도서관에 내놓습니다. 이 분이야 말로 사진 기록 자이시죠? 모은 사진을 두고 동네 어르신들이 확인 작업을 합니다. “여기는 롯데마트다” “아니다. 하나로 마트다.” 모두가 함께 합니다. 하지만 사진 양이 너무 방대한 거예요. 스캔은 다 받아놨는데 이걸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다큐 멘터리 사진작가인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그리고 저희 나름의 방법으로 정리합니다. 인터 뷰를 나갔던 지역 활동가들이 모여 본인이 모은 사진과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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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렇게 만난 분은요 ~~~.” <대천마을, 사진을 꺼내들다>는 책은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이 책은 굉장히 과정에 충실했고요. 이 기록물에 대한 자긍심이 있습니다. 책 출간 후 마을 갤러리에서 전시합니다. 컬렉션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진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전시회에서 마을 분들은 없어진 집을 찾았고, 옛날 동네 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출판 기념회를 통해서 서로가 축하하고, 기록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나 눕니다. 책 내용으로 도전 골든벨도 엽니다. ‘대천마을회’ 라는 오래된 마을 어른 모임에 가서 상 금을 후원받습니다. 서로가 마을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죠.

시간을 찍는 아이들 <대천마을, 사진을 꺼내들다>를 보고 자란 마을 아이들이 기록을 합니다. 본인들의 시선으로 어 쩌면 재개발로 사라질 수 있는 마을을 기록합니다. 어른들은 사라질 마을을 찍으라고 하면 집, 고 택을 찍잖아요? 아이들은 쑥, 자기가 자주 가는 식당의 개 그런 걸 글과 함께 남깁니다. 기록이 얼 마나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을 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마을 기록들이 교과과정에 들어갑니다. 지역 알기라는 교과과정을 통해 활동가들이 결합하고, 자료를 공유합니다. 장소와 시간을 기억하는 마을 어른들과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서 마을을 만 나는 활동을 합니다. 마을 아카이브- 마을, 과거와 미래를 잇다 2018년 마을 재개발이 결정됩니다. 저희는 <대천마을, 사진을 꺼내들다> 작업을 하면서 재개발 이 내심 무산되길 바랍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마을을 사랑하고 있고 마을기록관 이야기도 나오 는데 재개발이 무산되지 않을 까하는 바람을 가집니다. 하지만 우리가 너무나 사랑한 감나무 집 과 흙담에 빨간색으로 철거라는 글자가 칠해집니다. 마을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철거라고 안 쓰면 좋겠지만 써야 한다면 빨간색이 아니라 흰색으로 칠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철거 전 마을의 원모습 이 남아있을 때 기록을 해둡니다. 마을에 계신 기자님께 부탁드립니다. 마을에 있는 공동 육아 조 합의 건물이 무너지는 날입니다. 그때도 사진을 찍어둡니다. <대천마을, 사진을 꺼내들다>하면 서 마을 곳곳을 찍어두긴 합니다만 그때는 재개발이 될지 모르고 해둔 스케치입니다. 근데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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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없어지게 되었잖아요. 너무 걱정인 거죠. 그래서 마을에 있는 청년들, 청소년들과 함께 대천마 을에서 무너지는 공간을 기록합니다. 한 집 한 집, 골목 하나, 나무, 그릇까지 기록해둡니다. 친구 들의 시선에 따라 달리 기록되어 집니다. 어떤 친구들은 이사 때 안 가지고 간 달력도 찍습니다.

나의 대천마을, 안녕

“마을의 옛 모습이 사라지는 것이지 마을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우리가 재개발에 부정적이라도 이미 결정된 일이다. 그러면 우리는 새로운 마을을 만나야 한다.”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과 새롭게 온마을 사람들이 우리의 기록과 기억으로 서로 어우러지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화명 2동 주민센터 를 찾아갑니다. 우리가 모았던 사진으로 전시회를 하자. 정씨 문중을 찾아뵙고 마을의 안녕을 고 할 수 있는 전시를 마을에 있는 정씨 문중 제실에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동안의 라 포 형성으로 허락을 얻어냅니다. 아는 예술가와 모든 인력을 동원합니다. 지금 이 모습의 마을에 안녕을 고하는 전시회를 엽니다. 본인들이 사랑하는 마을의 장소를 찍고 그림으로 나타내는 작업 을 하고 <나의 대천마을, 안녕> 하며 우리는 옛날의 마을을 떠나보내게 됩니다.

사진파일 5. 백복주발표자료 (출처: 백복주 발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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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열고 마을의 옛날 사진이 회자되면서 마을기록관에 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옵니

다. “이 사진들을 다 어떻게 할 거야? 더 많이 봤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지?” “마을회관 정도가 마을기록관이 되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기록을 그곳으로 이관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럼 우리의 역할이 끝나고 그 기록관과 함께 기록의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가집니다. 이때만 해도 맨발동무 도서관이 기록관의 주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마을기록관

어느 날 갑자기 마을기록관이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그때는 기록관이라는 말도 쓰지 않고 마을 의 자료를 모아두는 곳이니 역사 자료관이겠지 합니다. 뭔지 모르니 배은희 선생님을 초청해 강 좌를 엽니다. “기록관 말이죠? 저도 잘 모르는데 함께 알아봐요”라고 하시며 함께 이야기도 나누 고 기록 하는 주체에서 조금 소외되었던 60대 여성들과 함께 본인의 삶과 마을이 이어져 있다는 작업도 진행합니다. 이때까지도 맨발동무 도서관이 기록관 사업을 주체적으로 해야 하는 주체인 지는 몰랐습니다. 올 4월에 만들어진 마을기록관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11월 2월에 할 개관식 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기록관”이라고 저희가 제목을 붙인 이유는 이런 이유 때 문입니다.

주민센터는 도서관과의 협업을 통해서 마을의 기록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게 되고 맨발동무 도 서관이 무엇을 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생활문화센터의 컨셉으로 마을기록관을 제안하고 공모가 턱 됩니다. 마을기록관에 대한 어떤 논의도 준비도 운영체계, 운영 예산, 인력 배치에 대 한 계획이 없습니다. “어떻게 할 겁니까?”

되게 당황스러웠어요. 왜냐면 맨발동무도서관은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을 기록관에 잘 이관하고 기록관과 연결되어 우리 역할을 잘하면 되겠다고만 생각했지, 우리가 주체가 될 줄은 몰 랐죠. 하지만 공무원이 어떻게 했던 간에 이건 우리 마을의 기록관입니다. 우리가 모른 척할 수가 없죠. 그래서 마을기록관에서 우리 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사업평가 때 치 열한 토론도 거칩니다. 내부 진통을 겪지만, 맨발동무 도서관은 기록관을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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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요~” 손동유
하신 희생이라는 역할이 우리에게
“맨발동무 도서관이
선생님이 말씀
툭 던져집니다. 도서관은

우리가 어떻게 이 기록관을 운영할 수 있을까?

“ 마을 기록의 연결, 구술 생애사를 했던 경험 밖에 없는 우리가 어떻게 이 기록관을 운영할 수 있 을까?” 막막한 마음에 평소 관계를 맺고 있던 미디토리와 빨간집에 요청합니다. “기록관이 생겼 다” 이 말만으로도 이분들은 우리를 찾아옵니다. 제가 너무나 애정해서 ‘우리 TF팀’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제안 드렸던 지원 사업은 안하기로 결정했지만 다행히 두 곳의 동의하에 기록관에 대 한 공부를 집중적으로 하기 위해 모입니다. 도서관이 이때까지 해왔던 기록을 돌아보고, 마을기 록관의 방향과 기록관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합니다. 이 TF팀을 만나고 맨발동 무도서관은 어깨가 가벼워지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기록관을 받아들이는 전 과정에서 가장 힘 이 되었던 것은 역시나 사람들이 말하는 연대의 힘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 껴왔기 때문에 이날 만나고 나서 다리 뻗고 잡니다. 맨발동무 도서관 활동가와 TF팀은 우리의 기 록관이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고민합니다. 맨발동무 도서관은 편안한 마음으로 마을기록관의 이름을 지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만들어질 때부터 마을 분들과 함께했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만들어졌으니 이름부터 지어보자며 10대를 4번 정도 만났습니다. 마을기록관이 어떤 곳일까 상상하고, 마을을 기록한 기록물을 공유하고, 이름 을 짓는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개관 전에 이름이 안 지어지더라도 괜찮습니다. 이런 과정 에서의 합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록이 플랫폼이면 좋겠다. 기록이 만나고, 기록하는 사람이 만나는, 누구라도 아주 낮은 문턱으로 들어설 수 있는 곳, 원하는 기록 도구를 만나고 함께 할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다양 한 시선을 만나고 그래서 따로 또 같이 기록의 장을 펼치는 곳, 이렇게 마을기록관이 나갔으면 좋 겠다.” 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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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희 빨갑집 대표 기록하고 책 만드는 빨간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사람들의 기억을 수집하는 구술 기록 작업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하는 개인과 단체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사명감보다는 그냥 재미있어서 합니다. 이야기 주제 지금의 기록이 미래를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습니다. 이 기록이 미래에 가 닿기 위해 어떻게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요? 마을 기록을 사례로 공동체 기록의 지속가능성 요소를 살펴보았던 여정을 공유합니다. 3. 지속가능한 공동체 아카이브의 조건

반갑습니다. 제가 그 빨간집의 대표 배은희입니다. 공동체 아카이브 위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포괄적인 의미로 받아들여 주세요. 마을기록관 연구의 시작 화명동 마을기록관이 생기게 되었고, 맨발동무 도서관이 기록관 활동을 위해 TF팀을 꾸렸습니 다.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 기록과 마을기록관의 상을 함께 고민하자는 마음으로 [지속가능한 마 을 기록을 위한 운영 사례 연구]를 하게 됩니다. 이 논문이 나온 과정이 감동적인데요. 돈도 중요 하지만 지원사업에 맞추기보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정하 고 그에 맞는 사업을 찾는 또 다른 과정을 모색합니다. 그 과정에서 부산연구원에서 하는 시민연 구원 공모사업에 연구 자료를 내게 됩니다. 사실 저는 마을기록관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가 컸습 니다. 웹상의 아카이브는 많이 생겨나지만 전국적으로도 마을기록관이라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 에 정형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번 기회로 머리를 맞대게 된 과정, 그 자체로 좋았습니다. 이 연구의 제목이 [지속가능한 마을 기록 활동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인데요. ‘지속가능성’ 뿐만 아니라 기록 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지도 찾아봤습니다. 부제도 있습니다. ‘파 랑새를 찾아서’ 아시죠? 행복을 찾았는데 결국 내 앞에 있더라. 이 연구도 “필요한 요소는 우리에 게 있더라.”로 결론을 냈지만 사례들을 찾으면서 배운 점, 느낀 점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재원은 어디에서 나오느냐? 아카이브 지원과 관련된 시스템은 거버넌스 체계 안에 들어가 야 더 오래 간다는 내용이 전제로 제안됩니다. 자금 조달 즉 돈이 가장 중요하죠. 필요한 인력도 채용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협업을 하려고 해도 마찬가지죠. 우리가 TF팀을 꾸린 것처럼 공동 체가 기록을 할 때 그 공동체 내에서 모든 게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기록에 관련된 전문 지식인 도 필요하고 기록 내용에 대한 부분도 협업이 필요하고 기록을 생산하는 것에서도 어떤 기록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요소들에 따라 외부와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런 협력을 통해 좀 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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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공동체 아카이브의 11가지 요소 - J Newman(2012) 뉴먼이라는 연구자가 지속가능한 공동체 아카이브의 11가지 요소를 제안합니다. 여기에서 기본 적인 전제는 기록관이나 아카이브를 운영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지속가 능한

나온다는 내용이고요. 접근과 이용 가능성 (Dynamic Approach) 즉 테크놀로지 (technology) 기술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어떤 자원들을 잘 보존하고 보여줄 수 있는가의 내용입니다. 이것도 재원과 관련된 문제죠. 다시 말하면 이 기록물들을 어떻게 사람들 과 더 만날 수 있게 할 것인가 하는 요소입니다. 다음으로 보존 시설이나 공간이 있느냐? 기록 관 행은 어떻게 기록하고 어떻게 보존하는가 하는 매뉴얼이 있느냐? 는 요소이고요. 그다음 공동체 참여는 사실 제일 중요한 내용이죠. 개인이 만든 아카이브도 있지만 공동체 아카 이브라고 하면 공동체의 이슈를 다룰 때 모이는 그룹이겠죠. 그 그룹이 공동체를 대표하느냐? 기 록관도 마찬가지죠. 공동체에 속해있고 엮일 수 있는 사람들의 참여를 얼마나 많이 끌어낼 수 있 는가의 방식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요소 질문

거버넌스

•지방자치단체 및 기초자치단체와의 연계 구조가 있는지?

•조례 제정, 활성화 정책 등이 있는지, 또는 논의되고 있는지?

자금 조달 •공적 지원 또는 모금을 통한 지속적인 재정마련 구조가 있는지?

전담 인력 •마을기록관 운영 및 기록 활동을 전담하는 활동가가 있는지?

협업 •지역 기록관, 도서관, 대학, 역사가, 예술가, 타 마을기록공동체와 협업하는지?

접근과 이용가능성 •기록물을 마을 주민 또는 기록에 관심을 가지는 대상들과 공유하기 위한 방식이나 도구가 있는지?

보존(시설, 공간) •기록물 보존 공간 또는 보존 방법이 마련되어 있는지?

기록 관행

•기록물 생산과 관리를 위한 지침이 있는지? •마을기록 관리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지?

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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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생산, 보존하고 있는지? •어떤 기록물이 있는지? 기록관리전문가 •기록관리전문가를 채용하거나 외부 기록관리전문가와 협업하고 있는지? 외부 지원 •외부 지원 정책 및 지원 사업을 활용하고 있는지? [표 1] 지속가능한 공동체 아카이브의 11가지 요소 - J Newman(2012)(출처:
의적인
공동체 참여 •공동체
구성원의 참여도는 어떠한지? •마을 주민의 참여도는 어떠한지? 기록물
공동체에 가치 있는 기록물을
배은희 발표 자료)
내용이

사례연구 - 서울, 청주 지역 대상

이 지속가능한 요소에 맞는 질문을 정리해서 사례를 가진 지역 여섯 군데로 견학을 갑니다. (코로 나로 2곳은 직접 방문 대신 줌 인터뷰로 대체) 서울기록원, 성북문화원, 해방촌 마을 기록단, 금천 구마을 공동체 기록관을 찾아갔는데요. 처음에는 마을기록관 운영사례를 찾으려고 하니 딱 맞는 마을기록관이 없었어요. 그나마 마을 기록 활동이 있는 서울, 청주 지역으로 갑니다. 왜 마을기록 관이 없는지는 역으로 생각해보면, 국가적으로 공동체 아카이브가 잘 되는 나라가 영국이거든요. 거기는 정책적 지원이 잘 되는데요. 이민자의 나라라서 굉장히 다양한 공동체가 존재하고 나라에 서 화합을 중요시하면서 정책적으로 아카이브가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는 아 직까지 그 정도는 아닌 거죠. 서울은 공동체를 지원하는 “서울시 공동체 종합 지원센터”가 지원하는 사업 중 기록, 마을 아카 이브 영역이 있었어요. 청주 지역은 문화도시로 지정받은 곳이죠. 직지가 유명하니 기록을 중심 으로 한 문화도시를 활성화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동네 기록관을 막 만든 거예요. 왜 갑자기 10 개씩 만들어지나 궁금해서 조사하게 되었습니다. 서울기록원 서울기록원에서는 지원 기관도 만나고 공동체도 만나게 되었어요. 서로 간의 접점과 요구가 잘 맞아 떨어졌는지도 궁금했고요. 서울기록관에 가보시면 2층에 전시관이 있어요. 시민들이 생산 한 기록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데요. 초기에 서울에서 “안녕 분촌 주공아파트”라는 독립잡지 로 시작해서 아파트를 기록하는 팀도 있었고, 주공아파트들이 초기에 만들어졌다가 지금은 사라 지는 중이라 이 과정을 기록하려는 팀도 있었어요. 서울은 민간 기록으로 민주화 운동 사례들이 계속 모아왔고, 그걸 기반으로 기록관을 만들고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서울기록원은 초반에 서울 시정 기록화 사업이란 걸 진행했어요. 서울에 어떤 기록 활동가가 있는지, 단체가 있는지 조사하 고, 설문하고 만나면서 그들의 요구가 뭔지 필요 조사를 합니다. 금천구 마을 아카이브 TF팀이 말 한 건데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매우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거예요. 너무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실전에서 할 수 있는 팁, 출판물이나 영상기록물을 만들기까지의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 하는 팁이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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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여러분들도 매우 필요하신 부분이죠? 고민을 취합하고 몇몇 단체들하 고 MOU를 맺기는 했으나 이후 크게 진행된 바는 없었어요.
본인들
서울기록원도
스스로 준비가

덜 된 상황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지방 기록물관리기관은 공공기록물을 관리하는 역할을 기본으 로 문화 기관으로서 시민들의 기록 플랫폼이 되겠다는 선포도 초반에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견 학을 가기 전 서울기록원이 공동체와 마을 기록원에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요. 서울시 공동체 종합 지원센터 등 MOU를 맺은 기관은 많았지만 실제 협력에서 한계가 많았다 고 합니다. 공동체에서는 딱히 뭘 요구해야 할지 모르고, 기록원에 필요하다고 요청해도 기록원 은 그 요구를 다 수용할 수 없었던 거죠. 예를 들면 기록물 보존을 해줬으면 하는데 서울기록원의 창구는 이미 모자랐던 거죠. 디지털 기록 관련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정도의 지원만 할 수 있었고, 예산 같은 경우는 서울시에 소속되어 있는 행정기관이라, 지원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가 있 었다네요. 그래서 보통은 교육 프로그램, 온라인 디지털 아카이빙 오픈 소스로 만들기, 구술 채록 같은 방법론적인 부분들은 제공하긴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맞게 한 적은 없다고 합니다. 저 희는 실망하고 돌아왔는데요. 거버넌스가 어렵다는 것을 느꼈고, 그다음 성북문화원을 갔습니다.

성북문화원

여러분은 문화원 하면 어떤 거 생각나세요? 제가 어릴 때는 서예 교실, 장구 교실 같은 프로그램을 주로 했는데, 문화원들이 역할을 조금씩 확장해가는 것 같아요. 성북문화원 연합회 홈페이지를 가 면 지역 문화자원 생산 · 수집하는 방법론, 매뉴얼을 만들어서 공개했거든요. 주요 집필자들이 성 북문화원 분들이에요. 연구원이 6명 있었는데 다른 문화원에서 향토 연구하시는 어르신들과 달리 젊은 연구원들이었어요. 이런 연구원을 둔 이유가 성북구가 역사 문화자원이 서울 중에서도 집중 된 곳이라 구에서도 지역을 홍보하는 콘텐츠를 많이 찾았어요. 성북구청의 이런 요구와 잘 맞아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마을 아카이브 작업을 하게 됩니다. 또 이 지역은 문학가들이 많아서 문학가 와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성북구 자료를 수집하고, 독립운동가를 포함하여 성북마을 아카 이브를 만들었어요. 이것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기록 활동을 지원하는데요. 주민들이 만든 인 터뷰집도 있고요. 요즘 마을 기록프로그램은 일괄적으로 모아서 교육 프로그램하고, 나중에 결과 발표회하고 마무리하는 내용인데요. 특이하게 여기는 집단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1대1 지원을 해요. 교육은 한 두 번 정도 진행하고, 개별 주민들과 의논해서 개별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지점이 재미있어요. 저희가 낸 책 커뮤니티 아카이브 만들기라는 책에서도 얘기하는 주민들이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 자기가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을 끌어내는 방법으로 하는 것과 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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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마을 기록단

여기는 구성 자체가 다른 곳과 달라요. 다른 곳은 지역에 있는 기관 또는 마을 공동체이었다면 해 방촌 같은 경우는 외부인은 아니지만 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 디자이너, 연구자들이 모여서 구성하게 됩니다. 재밌는 점은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육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지 않 고, 행정과의 관계에서 벗어나서 수집단과 기획단으로 나뉘어 있는 형태입니다. 기획단은 여기 스 태프인데 자원을 가진 사람,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 건축할 수 있는 사람들로 기획단이 구성되어 있고요. 수집 단은 그 마을 주민만 모집하는 게 아니라 마을 외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게끔 하더 군요. 저희도 힌트를 얻었는데요. 기록가들이 만들고 싶은 기록물 형태에도 기획단이 멘토로 다 른 예술가들도 참여해서 기록을 재밌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2018년 서울문화재단 지원을 받아서 마을 기록 키트를 만듭니다. 키트가 너무 재밌는데요. 시민 들이 기록을 할려면 연구가 필요하고 조사가 필요한데요. 누구나 쉽게 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방

식에 대해서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동안의 기록 방식을 정리하고 개발해서 학교 프로그램으로도 나왔는데요. 역사로 보는 우리 마을, 사람으로 보는 마을, 슈퍼로 보는 마을, 소리, 계단, 사건 사 고 이야기 등이 키트에 들어가 있어요. 틈새 지도 만들기, 기록지도 만들기, 장소 프린팅(물건에 종이를 대고 칠하면 무늬가 나오는 방식)으로 마을 하수구 뚜껑, 간판을 찍어내는 식의 키트를 만 들었어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과정이 있었어요. 마을마다 특성이 다르니 같은 키트를 사용할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각 마을에 맞게 만들다 보니 다른 마을에도 기록 문화를 전 파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 거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주민들에게 내 마을에 대한 자긍심 을 주기도 하고, 외부에서 오신 분들에게는 마을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대요. 하지만 마을 공동체를 튼튼하게 해야겠다는 근본적인 목적은 아니었어요.

옆에

있어 옛날부터

재밌는 건 시민사회 연대체가 제안하면서 기록관이 만들어졌고요. 마을 공동체 지원센터 안에 기록관이 있어요. 구에서 만든 거라 여기 직원은 구비 를 받으면서 활동해요. 여기는 거버넌스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런 지원을 끌어내는데 공 동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더 이상 소방서로 활용되지 않는 곳을 유휴 공간 지원 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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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마을 공동체 기록관 마을 기록관을 검색하면 금천구
기록관만
마을공동체
나와요.
구로공단이
시민사회 운동이 활성화 되어 있는 곳인데요.

으로 만듭니다. 논의 과정도 굉장히 체계적입니다. 시민사회가 의제를 제시하고 주민과 합의를 끌어내고 기관과 협력하는 테이블을 만들어 냅니다. 저희도 힌트를 얻었습니다. 마을 공동체 기 록관이 기본적으로 마을 주민 기록단을 운영하고 금천구에 있는 공동체들의 전시도 지원합니다. 내부가 잘 되어 있고 유튜브 하는 곳도 있는 실질적인 기록관-전시 공간이었어요. 기록관 담당자 가 한 명 있고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어요.

꽃 천지 가덕 동네기록관

청주에는 원래 기록관이 없었는데, 청주 문화도시가 시민기록문화 활성화를 위해서 동네기록관 을 지원 사업 공모로 동네기록관으로 작년에 10곳, 올해 5곳을 지정하게 되면서 생깁니다. 꽃 천 지 가덕 동네기록관은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곳인데요. 청주 문화도시에서 최대 5년간 지원할 수 있고 첫해는 공간지원 3,000만 원, 그 뒤에 최장 4년까지 매년 사업비로 1,000만 원씩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이 팀은 농촌 지역의 특성에 맞게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잘하고 있었지만, 문화도시 사업이 기간이 한정되어 있고 계속 가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 이 지원이 끊겼을 때 이 단위들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나 지원방안이 크게 없는 거예요. 사업을 지원하는 것 뿐이었어요. 주체 단위가 문화재단이라는 지원기관인데, 이런 방식으로 5년을 지원하면서 단 계별 지원은 설계하지 못한 상황이었어요. 저희에게 공동체 기록관의 지원이란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던져주는 지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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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표2] 마을기록관별 아카이브 요소 비교 (출처: 배은희 발표 자료) 맨발동무도서관은 마을기록관 사업을 협업을 통한 활동이 가능하고 지속할 수 있는 자원이 없더 라도 계속 쌓아가면 거버넌스 주체로서도 역할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결론을 내보았습 니다.

거버넌스 체계에 대한 고민

거버넌스 전제로 재정지원을 받을 때 공동체의 역할

전담 인력이 있을 때 운영 안정화, 확장 / 운영위원회의 기능성

지역 자원 개발과 협업의 중요성-창의적 기록 가능

기록의 주인은 시민. 접근성과 이용가능성을 확대의 중요성

외장하드, 클라우드 등 최대한 유실되지 않는 방향의 보존 계획 필요 향후라도 활용될 수 있도록 잘 보존하고, 분류 정리, 관리 지참 마련 필요 공동체 참여는 필수적, 공동체 구성원들이 기록 활동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 모색 마을 기록의 내외부를 구분하기 않기. 연계성에 중점. 마을 기록 교육에 대한 고민 마을의 역사와 생활환경, 공동체의 성격 등에 따라 다양한 기록물 생산 가능 마을 기록활동의 자문을 해 줄 전문가 인프라의 확대 필요 팔길이원칙에 입각한 지원사업 개발 필요

[표3] 마을기록관 운영을 위한 고려사항 (출처: 배은희 발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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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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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도 생애주기가 있다면

질의응답

35 첫째 날
기록하는 마음들

Q : 세 분은 서로 발표를 들으시면서 어떠셨는지?

손동유: 맨발동무도서관과 빨간집, 미디토리가 함께 한 TF팀이 커뮤니티 아카이브를 분석한 연 구는 중요한 작업이다. 기록 활동을 하는 단위의 성격이 되게 다양하다. 기록하는 사람들이 공공 이든 민간이든 문화기관, 행정기관일 수도 있고 공공과 민간 협력 양태도 있듯이 되게 다양한 형 태를 커뮤니티 아카이브 안에서 어떻게 범주화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그 현장을 직 접 방문하고 특징들을 발굴하고 사례의 시사점을 정리한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시도이다. 물론 이 연구에서 대상 기관을 정한 정확한 기준을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정도로 범주화되기 어려운 시기 이 연구가 많이 읽히고 보완되었으면 한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글로 남겨지는 것에 대한 무거움이다. 기록학 분야의 어떤 교수가 공동체 아카이브에 대한 논문을 실었는데, 현장 파악이 전혀 안된 사례를 자기 마음대로 논문에 썼다. 그 내용의 한계를 스스로도 알고 있지만, 문제는 그 논문 내용이 재생산된다는 것이다. 있지 않은 사실이 기정사실로 되는 과정은 가짜 뉴스하고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청주가 기록문화 창의도시 슬로건을 내걸고 문화도시로 지정받았으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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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물을
어떻게든 보존하려고 애쓰고 있다. 반면 관에서는 관심이 없더라. 고군분투하는 지역의 기록 활동가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줄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배은희: 저도 청주의 사례를 어떻게 정리할지 난감했다. 동네 기록관이 몇 군데 지정되었다는 실 적이 중요한 게 아니다. 기록관이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해야 하고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하는지 세심하게 살펴 가면서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도 그런 지원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
과 달리 실행하는 과정은 취지와 다르게 흘러간다. 지금 10개+5개의 동네기록관이 만들어져서 시 민들은 생활사적
만들어내고

각이 든다. 맨발동무 도서관은 석사 논문 준비하면서 처음 만나게 되었고, 마을 재개발 때 소환이 되었는데, 막연하게 알고 있던 마을 기록 과정을 오늘 상세하게 듣고 되어 감동받았다. 제가 마을 이나 공동체 강연을 많이 하는데, 다른 곳에서 요청해서 준비하는 것과 맨발동무 도서관에서 요 청하는 강의는 내용이 달랐다. 오늘 발표를 들으면서 역시나 할 거 다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 다. 앞으로 마을기록관 활동을 고민해야 하는데, 또 다른 영역으로 가는 새로운 단계인 것 같다. 백복주: 오늘 많은 공부를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마을 도서관에서 기록 활동가라는 정체성을 가지 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연구하는 분들은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이다. 연구자를 만나면 우리 기록 활동이 이론적으로 정리해주는 것 같아 좋다. 마을기록관은 구조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TF팀과 계속 고민은 하고 있지만 물어보고 싶다. 나같이 기록을 하는 활동가들이 만나는 자리가 필요하고 만나고 싶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배워가고 싶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가 너무 고맙다.

Q :

고민이 많은 마을 기록 활동가들에게 팁을 알려주신다면?

손동유: 청주는 동네 기록관 분들은 현장에서 재밌게 창의적으로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행정이 준 비하지 못하고, 대처하지 못하고 미래를 그려주지 못해 돈만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역 기록원이 서울과 경남밖에 없는 좀 더 공격적으로 말하자면 여기만 빼고 다른 지역이 법을 어기고 있는 거다. 서울 같은 경우는 2013년에 기초 연구를 시작해서 2019년 5월에 개원을 했으 니까 만 6년 준비기간이 있었다. 준비 기간에서 시간이 더 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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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했다. 절반이라도 300억 정도이다. 어마어마한 돈이다. 아카이브는 없던 걸 만드는 것이라 초기 예산이
이유는 의회에서 반대가 컸다. 정 치적 공격으로 예산도 절반으로 깎여 건물과 부지가 절반이 되는 상황에서
많이 든다. 지금 상황은 ‘이렇게 예산이 많이 드는 지 몰랐다.’라며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 우리가 길게 보고 버텨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니 마을기록관이 들어선다고 하면 공감하고 격려해줘야 한다. 조금 더 나은 사례가 있으면 빨리 공유하고 전파해야 한다. 맨발동무 도서관은 “우린 어떻게 하면 좋을 까요?”라고 하는데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

첫 번째, 성문화된 규칙, 약속을 만들자. “우리 기록관의 사명은 뭐야? 우린 이런 기록을 하기로 하자. 우리가 대상으로 한 기록 범주는 이거야. 기록을 다루는 대략의 흐름은 이거야. 어떤 사람은 어떤 걸 맡기로 해.” 라는 내용을 간단하게라도 한 장의 성문화된 규칙을 단체들이 만들어야 한다. 성문화된 규칙을 가지는 것이 우리 스스로 정체성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으로부터의 다 짐이 우리를 다시 세우게 하고, 더 오래가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전국 기록 활동가 모임에 참석하자. 각 지역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기록 활동가들이 모 임을 가져보자는 요구가 많아 2019년 첫 모임을 했다. 서울기록원에서 60-70명이 모였다. 여러분 처럼 아주 초기 형태의 기록관 활동을하는 분들이 많다. 경험과 고충을 함께 나누면 다른 지역에서도 큰 힘을 받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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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아카이브도 생애주기가 있다면

워크숍

41 첫째 날
기록하는 마음들

워크숍 주제 지속가능한 공동체 아카이브 전략 짜기

배은희 선생님이 발표하신 ‘지속 가능한 아카이브를 위해 필요한 11 가지- 뉴먼“에 나온 11가지 키워드가 적힌 카드를 한 세트씩 나눠드 렸다. 이 키워드는 10년 전 제시된 기준이며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우리 아카이브에 필요한 요소를 11가지 키워드 안에서 골라보고, 11 가지 기준에 속하지 않는 요소를 공란의 핑크카드에 추가로 적어보자. 예를 들자면 여성 인권 아카이브를 한다고 했을 때, 구술 기록을 잘하 기 위해서는 문화다양성 감수성이 정말 중요해라고 생각하시면 카드 에 문화다양성이라고 적으면 된다. 어찌보면 그 키워드가 우리 아카 이브의 차별화된 특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한 협업의 중요성도 말했는데 각 요소에 맞는 전문가 정보도 지금 공유하면 서로에게 도 움이 될 것 같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가 구현하려는 아카이브의 기획 기초 초안이 될 수도 있다. 내년이 되었든 언제가 되었든 아카이브 사업 계획서를 작성할 때 빠르 게 고민을 시작할 수 있는 자료가 되도록 활용하면 좋겠다. 주어진 시간 안에 각자 적어보고, 연사님을 비롯하여 우리가 서로에게 코멘트를 해주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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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맨발동무도서관 - 관장

#공동체 참여 # 거버넌스 #재정 #협업 #공적 접근법 #보존 + #성문화된 규정

#재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밖으로 그 문제를 잘 드러내지는 못한다. 성문화된 규정은 오 늘 손동유 원장님 발표를 통해 알게 되었고, 꼭 챙기려고 한다. #성문화된 규정이 필요한 측면은 첫 번째, 도서관 기록 활동이 모여서 기록관이란 공간이 만들어졌고 기록관에 대한 논의가 행정 과 계속 이루어지지만 오늘과 내일의 이야기 다르더라. 성문화된 규정은 도서관과 행정이 기록관 에 꿈꾸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게 기록되고 성문화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우리는 기록관 을 운영하는 단체가 아니라 도서관을 운영하는 단체다. 도서관의 많은 서비스 중에 기록이 있을 뿐이다. 기록관을 기점을 많은 사업이 정리되긴 했지만 여전히 도서관과 기록관의 역할이 성문화 된 내용이 있어야 한다. 올해 평가 때 이런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발표 2. 부산 촛불 디지털 아카이브- 아키비스트 #숙련된 직원 #아키비스트 #공동체 참여 #동적접근법 #기록관행

우리가 작업하는 부산 촛불 아카이브는 2018년 박근혜 정부 퇴진 운동과 관련한 자료들을 디지 털로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iiiarchives.org) iii는 촛불을 형상화한 거라 쉽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촛불 아카이브의 의미를 확장하여 2002년 부산 지역에 있었던 효순이 미선이 촛 불 집회자료부터 모으고 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촛불 집회의 기원이 되는 집회부터 시작하 자. 그때부터 부산에 있던 촛불 활동을 모으고 있다. 작년에 기초조사를 하고 올해 실제 수집을 하고 있다. 보존기관, 재정은 민주공원이 담당하고 있어서 제외하고, 우리가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이다. 워낙 오래된 사건이 많고 일일이 자료를 찾기 어렵다. 촛불 집회에 시민이 참여했던 의미와 맞닿 아 시민들이 참여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시민이 생성한 자료를 찾기 힘들어서 시민이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디지털 아카이브를 자료를 보면 생산 연도, 생산자, 보관 방법에 관한 정보가 있다. 기록자인 나는 모르겠지만 일반 이용자들이 이런 정보가 필요할까? 저는 그런 사이트를 처음 봤 을 때 되게 딱딱하다란 생각에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2018 년 촛불 아카이브 사업이 시작되었고, 중간에 중단되었다. #디지털아카이브 기술적 구현이 문제 이기도 했지만 촛불 아카이브만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 민주공원에 없다. 또 기록 관리를 전공한 사람들이 담당자가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기록 연구사가 한 명 정도인데 이 아카이브에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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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우리가 항상 경계해야 하는 건 단지 “사업”으로 머무는 것이다. 사업기 간이 끝나면 아카이브 작업이 일회성으로 끝나면 안 될 것 같다. 아카이브 기록물을 활용해서 연 속 사업으로 #추가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시민 구술도 진행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받아 놓은 기록물을 꾸준히 상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제일 필요한 것이 # 공간, #돈이지만 이걸 제외하면 아카이브가 영원히

원하는 매뉴얼에 맞춰서 일을 해 야 하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제발 우리 자립의 #돈으로 눈치 보지 않고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봤으면 좋겠다. 살림이 내년에 20주년이다. 사진, 영상, 성 착취 피해 장부, 일기 등 기록이 엄청 많은데,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잘 모른다. 완월동 기록 연구소는 완월동이란 이름이 붙어있지만, 부 산 성 산업에 대한 모든 기록을 다룰 예정이다. 앞으로 전시를 해야 할 때 이 많은 자료들을 어떻 게 관리하고 어느 곳에 저장할 것인지 고민이 된다. 부산에서는 살림과 성 매매 관련 아카이브 전 시도 하고 2005년부터 부산 예술인들과 협업 작업을 했다. 그 행사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 오늘도 여기 오지 않았다면 다른 선생님들이 하는 기록 작업들을 몰랐을 것이다. 왜 이런 네트워 크가 없는가? 우리는 이런 기록을 했고, 기록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네트워크가 있었으면 좋겠 다. 모든 아카이브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가장 큰 고민이 숙련된 직원을 두느냐, 아키비스트와 협업하느냐의 문제이다. 나는 숙 련된 직원보다 #아키비스트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원은 그 업무를 보다가 그만두면 작 업이 중단된다. 아카비스트 관련 직무 교육을 또 해야 한다. 올해 아키비스트 양성 교육을 했다. 다른 사업과 연결이 되어 일하고 있지만 아카이브 사업이 없다면 이들은 다 흩어질 것이다. 그래 도 아키비스트는 키워두면 주변에 알려서 또 일을 찾아주면 된다. 직원들과 일할 때보다 전시홍 보나 기록물을 알리는데 더 효과적이더라. 완월아카이브 11월 1일에 오픈 예정, 많이 들어와 주시길 바란다. 이 아카이브가 프로젝트로 끝나 는 게 아니라 여성의 문제, 폭력에 대한 여성 피해 문제까지 확대되는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 다. 나는 이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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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겠다. 발표 3.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 활동가 #재정 #공동체 참여 #보존 #동적 접근법 #숙련된 직원 #아키비스트 #기록 관행 #공동체참여 + #네트워크 올해 프로젝트를 받아서 아카이브 사업을 하니 지원금을 준 곳이
살아남는가? 이 부분도 마음 한편에 두고
준히 살펴보면

발표 4. 시민이 운영하는 복지법인 우리마을 매축지 마을 - 사회복지사

#컬렉션 #협업 # 공동체 참여 #외부 지원 #보존 + #지속가능한

우리 법인이 있는 마을,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 재개발 지역이다. 아직 헐리지 않고 남아있는 마을을 어떻게 기록하면 좋을까 고민 중이다. #컬렉션. 어떤 기록이든 지역에 살고 있는 지역성,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들에 가치가 있다고 생 각한다. 그 지역 주민의 기록들, 아까 화명동의 경우처럼 40년 동안 사진을 찍은 분이 있다고 했 는데, 그 사례들 자체가 아카이브의 축이 아닌가 한다. #협업. 사실 한 단체가 아카이브를 하는 것 은 한계가 많아서 부산진구 문화재단과 지금 협업을 하고 있는데, 미디토리 협동조합도 저희와 함 께하면 좋겠다. 그 지역에서 주민들이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살아왔고 어디에서 살아가실 계획 인지 기록해 두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사실 #보관 장소가 어렵다. 별도의 기록관을 설립하지 않 으면 보관하기 어려운데, 재개발이 되고 아파트가 들어온다면 그 지역의 과거를 담을 수 있는 기 록관이 아파트 안에 들어가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공간을 줄까? 재개발의 형태도 아파 트가 아닌 사회 주책들, 지역의 공동체성을 살리면서 함께 사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지속가능한을 저는 ‘과거를 밑바탕 삼아 지속가능한 미래로’라고 표현했다.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뿐만 아니라 이후 세대에도 아카이빙이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 당위성을 인지하려면 교육이 중요하다. 나는 학교 안에서 교과과정으로 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사진 을 찍어서 결과물을 남겨 두는 게 그 자녀들에게도 이어지지 않을까? “투자를 문화로”라는 금융 권 광고처럼 우리는 “아카이브가 문화로”를 표방하여 개인 누구나 일기쓰기부터 시작해서 마을 기록을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시간 이 오래 걸리고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아카이브를 통해서 그런 벽을 이겨낼 수 있을까? 우리 지역

의 사례를 여기 적용해서 풀어본다.

46 발표 5. 원주 영상미디어센터 – 활동가 #거버넌스 #협업 #공동체 참여 #컬렉션 #보존 #외부 지원 #숙련된 직원 우리는 아카이브 클럽과는 다르다. 우리 센터는 조합을 만들어서 원주에 마지막 남은 아카데미 극장을 살리는 운동을 하고 있다. 원주시와 극장주와 매입에 관련된

#거버넌스, 원주시와 원주 안에 있는 많은 단체가 아카데미 극장을 살려야 한다는 공동의 취지를 가지고 있어야겠다. #협업, 원주에도 굉장히 활발하게 아카이브를 하고 하는 곳이 있다. ‘강원 아 카이브 협동조합’이라는 곳이고 독립 출판물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는 ‘원주 독립 출판 교류회’ 와 협업을 통해서 아카데미 극장을 살릴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해 왔다. #공동체 참여. 최근 원주 시 민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아카데미 극장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설문조사 대상 과반수 이 상이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줬다. 그 의견을 바탕으로 시도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 일을 진행하고 있다. 후에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원주가 문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아카이브에 대한 인식이 낮다. 다른 지역을 많이 참고하고 레퍼런스로 삼아 서 나아가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발표 6. 사회적예술 플랫폼 – 신진문화예술행동 흥 예술가 #컬렉션 #네트워크 #전문인력 #테크놀로지 #컬렉션의 뜻이 지역 공공기록물을 공동체만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다 묶어내는 활동 이라 설명했는데, 다른 관점에서 이것을 바라본다면, 어떤 맥락을 가지고 어떤 시대정신을 관통 하고 있는지 어떤 컬렉션으로 만들 것인지에 따라 기록물의 가치가 달라진다로 설명해 본다. 우 리 활동을 어떤 시대정신에 담을 것인가가 엄청 중요하다란 생각이 든다. 더불어 그 시대에 어떤 일들이 있었고, 어떤 이유로 이 예술 작품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기록까지 필요하지 않나? 그 과 정에서 우리만 생산하는 게 아니라 시민사회 의식이 성장해서 그 가치가 인정되고 지역에서 지 속 가능한 지원으로 이어지는 과정까지 간다면 좋지 않나? #네트워크 개인 작업을 하는 예술가 가 많은데, 하나의 공동체에 묶는

#테크놀로 지 기술이 무척 중요해지고, 우리도 멋있게 만들고 싶지만 우리가 그런 능력까지 다 해야만 하는 가에 대한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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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인력 작업을
기록하는 것이 맞느냐는 고민을 한 다. 그리고 예술 행동이란 게 참 다양하다. 어떤 방식으로 어떤 예술로 표현하느냐의 방대하고 다 양한 표현방식을 정리하고 보존하는데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 고민이다.
것은 어렵다. 느슨한 만남을 가지고 같은 가치를 바라보고 할
할 때마다 고민이 되는 것이 예술인들이 기록관 리의 주체가 되는 것이 맞는가? 아키비스트가 예술인 활동을

많은 고민이 있지만 비슷한 부분이 전담 인력이 이걸 다 관리할 것인가, 전문적인 아키비스트와 함께 할 것인가? 란 고민인 것 같다. 참여자가 발표하는 내용을 들은 연사분들의 마무리 발언 부탁한다. 손동유 일단은 선생님들 발표를 들으면서 든 생각은 네트워크, 서로 간의 협력과 정보 공유를 다들 꼭 말 하지 않았어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활동력이 있거나 없거나 가능한 곳으로 한 발 나가 주시는 걸 제안 드린다. 느슨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안건이 없더라도 뭐가 궁금한 지 뭐가 필요한 게 있는지 만나서 이야기하면 좋겠다. “당신들은 어떻게 지냈어? 우리는 이거 해” 이런 식의 대화 를 하면서 지내다 보면 궁금한 것도 생기고 나눠줄 것도 생기고 같이 할 것도 생긴다고 본다. 지 금 모인 이만큼이라도 함께 모임을 하면 좋겠다. 전국의 기록 활동가들도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있다. 아주 간단하게라도 플랫폼을 하나씩 쓸 수 있게 하고, 아카이브 포털을 만들어서 묶 여있는 기록물을 공통으로 검색될 수 있게 한다면 좋겠다. 마침 이런 생각에 우호적인 IT 전문가 들이 있어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이런 자리가 지속되면 새로운 대안을 만들 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까 맥락을 확보하는 기록 - 디스크립션에 대해 한 가지 더 당부하자면 아카이빙 할 때 적절한 표를 만들어 날짜와 키워드를 입력한다. 그때 정확하지 않은 항목은 입력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 중요한 팁이다. 기록하는 사람이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해석해서 정보를 넣어버리면 어떤 게 정확한 정보인지 아닌지 다른 사람이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항목이 비어있으면 다시 조사해서 채우면 된다. 선의와 최선, 의욕적인 기록자의 활동으로 재작업을 하거나 잘못된 기록이 되어버 린다. 정확하지 않으면 비워두는 게 모두의 기록을 위한 길이다.

배은희

지역에서 구청이나 기관들에서 마을기록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 기록물이 나오는 것은 좋지만 마 을 기록이 지속되는 활동은 아니다. 올해는 공동체 아카이브에 대한 요구가 왕성한 한해였다. 저 도 지역에서 공동체 아카이브를 함께 고민할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은 했지만 딱 초대해 야할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는 건 아니었다. 근데 그런 모임을 해보면 좋겠다. 내가 공부한 것도 쓰였으면 좋겠다. 흥에서도 아까 아키비스트에 대한 고민을 나눴는데 아키비스트는 기록 관리를 하는 사람이다. 구술 관련 작업도 우리 아키비스트에게 아카이빙이라는 이름으로 취재작업을 맡 기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사람들이 책이 두꺼우면 싫어한다고 얇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데 이 게 무슨 아카이브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아키비스트이니 기록 관리에 대한 조언을 구하 면 되는데 아카이브에 대해 정확히 모르니 우리에게 구체적인 요구도 하지 않는 것 같다. 단체의 아카이브는 자기 단체가 해야 한다. 기록 관리, 아카이브 방식은 우리와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 지만 기록 주체는 단체여야 한다. 백복주 우리가 다 알고 있지만 기록이란 게 지루하고 호흡이 긴 작업이다. 뭔가 특별하게 예쁜 색으로 드 러나지도 않고, 과정을 다 보여줄 수도 없어서 외롭고 힘든 일이기도 한 것 같다. 다들 아시겠지 만 기록을 하다 보면 고민이 똑같아지더라. 다른 선생님들의 고민이 나의 고민과 맞닿아 있더라. 우리가 함께 모여 앉아서 고민을 나누다 보면 그 고민이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져 해결하려고 하면 훨씬 쉽지 않을까? 같은 고민을 하는 개개인이 작은 곳에서만 앓지 말고 모여서 고민을 눈 덩이처럼 키워 크게 만들어보자. 화명동 마을기록관이 생기면 함께 모여서 느슨하게 만나보자.

50

지역, 여성,

51 둘째 날
기록하는 마음들
아카이브.
허나윤 페이퍼백 아카이브 대표, 아카이브W 운영 이야기 주제 성인지 관점의 도시공간 아카이브 프로젝트 <여자들의 도시 아카이브북: 서울의 기억> 출판 <젠더+시티 트래블> 2020, 2021 도시의 성매매 집결지, 여성인권 역사 아카이브 <선미촌 아카이브북 2000-2020>제작 <1963-2020 천호동 423번지 아카이브북>제작 1. 여성의 기록이 역사가 될 때까지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온 허나윤이라고 합니다. 저는 다양한 일을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반성매매 여 성운동도 했었고, 사회적경제 일도 하고, 작은 여행사를 운영하는 여행기획자이기도 한데 아카이빙 작업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역사가 존재하나 기록되지 않는 여성의 삶을 아카이브하다.

저는 개인적인 필요성으로 아카이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학문적인 공부라든지 소속의 업무 라서 시작한 게 아닙니다. 작업을 하다 보니 기록이 많이 쌓였고 ‘로컬’이라는 부분이 저에게 다 르게 다가왔습니다. 이전에는 로컬 현장에서 뭔가 활동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활동기간이 길어지고 나이를 먹으면서 정리를 해야겠구나 싶었어요. 현장에서의 나의 역사와 나와 관계된 사 람들의 역사가 분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록은 되지 않았다는 걸 깨닫죠. 내 삶의 반경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과 현재 진행형인 여성들의 삶과 이야기를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아 카이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오늘의 키워드가 여성과 지역 또 하나는 기록이죠. 지역이라고 하면 로컬이라고 이야기하죠. 저 한테는 두 가지의 로컬이 있어요. 첫 번째는 여성주의자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봤던 현장인데 요. 내가 사는 곳은 아니지만 굉장한 사명감으로 활동했던 현장이 첫 번째 로컬입니다. 두 번째는 제가 오랫동안 살아온 나의 생활 반경인 서울 은평이라는 지역의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로컬은 성매매 집결지입니다. 성매매 집결지라는 현장은 제가 활동가로서 활동했던 곳이 기도 하고, 여성주의자 연구자로서 삼았던 연구 테마 이기도 합니다. 한동안 다른 곳에서 딴 짓을 하다가 아카이브를 접하게 되었고,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항상 고민하게 되는 현장이죠. 가장 최 근까지 있던 곳이 서울 천호동 집결지인데요. 미아리와 쌍벽을 이루는 곳으로 2020년 뉴타운 지 역으로 지정되고 재개발로 없어졌어요. 그곳에 대한 기록을 남겨 최근에 책으로 내고 전시회도 열 었습니다. 오늘 다른 연사님이 완월동 아카이브 내용을 말씀하실 거라 상세한 내용은 넘어갈게요. 오늘은 제가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의 현장-로컬을 어떻게 아카이빙 하고 있는지를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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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는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이다.”

작년부터 강의도 하고 직접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아카이브는 왜 하냐?”는 질문 을 많이 받습니다. 그럼 저는 “나한테 아카이브는 정치적인 행위이다.”라고 답합니다. 내 개인이 지향하는 정치, 여성주의,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흔히 ‘편협하 다’라고 비판하는데, 편협한 거 맞습니다. 제가 어떤 일을 할 때 여성의 일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고 남성은 아예 대상으로 삼지도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편협하다고 하면 맞다고 답합니다. 아키비스트의 역할이 기록을 남기는 것이라고 하지만 모든 기록을 다 남 길 순 없습니다. 내가 어떤 대상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어떤 기록을 남길 것인가는 중요한 정치적 인 선택입니다. 페미니스트인 저는 여성의 이야기와 여성의 기록을 남기겠다고 선택한 거죠. 그 래서 저의 아카이브는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입니다. 여성은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굉장히 많 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성운동이라는 커다란 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이 사회가 더 나 빠지지 않게, 더 망하지 않게 끌고 온 운동인데 왜 그런 여성의 역사와 활동과 기억들은 기록으로 남지 않을까요? 이것을 누군가 가시화하지 않으면 절대로 기록에 남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저의 정치적인 선택입니다. 저는 아카이브를 연구자적 입장으로 접근하지 않아요. 이걸 어떻게 써먹을까를 고민하면서 아카 이브를 진행했어요. 아카이브는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고, 엄청난 공이 들어가는 작업이 에요. 그렇기에 더더욱 어디에 써먹을 것인지 정확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집결지 아카이브와 은 평구 아카이브를 할 때도 어디에 써먹을 것인가를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기록을 찾아내는 것에 초점을 맞춰 아카이빙 활동을 합니다. ‘여성의 기록이 커뮤니티의 역사가 되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서울 은평구에 대한 아카이브를 시작했는데요. 서울 은평구는 서울 서북 지 역에 있고 홍대, 마포, 종로, 구파발과 가까워요. 경기도 파주와 붙어있는 북한산 자락으로 연결 된 동네이고요. 면적도 그렇고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서울의 외곽지대’라고 도 해요. 강남이나 목동처럼 아파트 단지가 많은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이 은평으로 오면 ‘서울 같 지 않아요. 여기 시골 같아요.’ 라는 말을 해요. 저도 대학교 때부터 들은 얘기이구요. 은평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에 되게 익숙해요. 전형적인 주거지형으로 자연 발생으로 생긴 주거 지역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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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 90년대 생긴 연립 빌라 주택이 많아요. 집값이 오르는 지역이 아니라서 수십 년 동안 계 속 살아온 나이 든 분들이 많아요. 은평을 외곽이다, 변두리다, 서울 같지 않다는 식으로 많이 표 현하는데 그렇다면 이 지역을 도시라는 측면에서 어떤 정체성으로 이야기할까가 고민되었어요. 지방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서울의 단일한 이미지가 있죠. “서울은 집값이 비싸고 사람이 많 다.” 네, 서울은 넓지만 또한 굉장히 다양해요. 특히 은평 같은 경우 주변성을 많이 갖고 있어요. 그렇다면 지역을 어떻게 봐야할까? 개발, 세수, 세금의 측면으로만 지역을 볼 것인가? 여성의 기 억과 이야기를 통해서 로컬을 본다면 어떻게 보일까? 지역이 갖는 주변성을 여성의 시선으로 본 다면 어떻게 보일까? 인구 비율과 소득 수준도 그렇고 선거 때도 은평은 메인에 속하지 않죠. 지자체가 거둬들이는 세 금도 적어요. 장애인, 이주 여성 인구가 많고 아직 재래시장도 많아 소상공인이 많아요. 노인 인구 가 많아 초고령화 지역에 속하죠. 노령인구, 장애인,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많아서 사회복지 시 설도 많고 거기에 종사한 분들도 많아요. 사회적경제 단위들을 위한 혁신파크가 들어서면서 사회 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이 더 늘긴 했지만, 원래 은평에는 사회적경제 관련 인구들이 많이 살고 있 었어요. 스스로 자조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일찍부터 많았고, 돌봄부터 시작해 생활 전반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특정한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은평구민들이 자신의 필 요성에 의해서 직접 만든 협동조합이 되게 많아요. 그렇다면 협동조합이나 풀뿌리는 누가 많이 하 고 있을까요? 여성들이 다 하고 있어요. 애들 키우다가 필요하면 도서관 만들고, 먹거리가 문제되 면 소비자 생협 만들고, 나이 들어감에 따라 아픔과 돌봄이 필요하니 여성주의자들이 의료사회협 동조합도 만들어요. 경기 쪽이랑 가까우니 경기도 넓은 텃밭을 이용하는 텃밭협동조합도 있어요.

여자들의 도시

은평구를 여자들의 도시라고 하는데요. 은평구 인구가 50만 정도인데 지방 소도시보

인구가 많은 편이죠. 한국 지방 소도시 인구 규모가 20~30만 정도이니 은평을 그냥 도시라고

그 은평구에 사는 여성들이 아키비스트 교육을 받아 같이 기록을 남기고 영상을 결 과물로 하는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여자들의 이야기로 지역을 보면 은평의 주변성 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여기 배은희 선생님도 와서 강의를 해 주셨는 데요. 15명 정도의 여성을 인터뷰 하고 영상으로 담는 작업을 했는데 얼마 전 완료했습니다. 여기 서는 젊은 예술가와 어머니 이야기를 함께 볼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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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이야기해요.

첫번째 영상 : https://www.archivew.info/

“당신의 기억이 은평의 역사가 되는 은평 커뮤니티 아카이브 여기 은평 2021 사람의 마을 은평, 오늘의 기억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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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살기 좋은 마을, 우리가 만들어요] – 발달장애인 스포츠문화예술공동체 피터팬 클럽 대표 이승은 -

“ 저희 아이가 장애가 있기 때문에 장애인이 살기 좋은 곳을 찾았거든요. 발달장애인 아이들이 운동도 하고 음악도 하고 자조모임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우리의 세상을 우리가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주는 건 아주 단순해요. ‘일상을 활동하면서 살아간다.’아이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것들을 활동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하나의 이유이고 목표입니다. 은평은 장애인 관련 시설이 많아요. 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보니 장애인에 대한 왜곡된 시각에서 자유롭다고 할까요. 그게 제일 특징이고 편해요. 마을이 아이들을 다 아니까 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보살펴줘요. ”

아까 보셨던 영상에서 인터뷰해주셨던 어머니가 살고 있는 구산동이 은평구에서 장애인 가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에요. 한 편 더 보시죠.

[은평스러운 감성을 노래하고 있어요] –싱어송라이터 레이린-

“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은평구에 대한 감상을 작업화하는 그런 전시였는데요. 은평구만의 감성을 산책을 하면서 느껴봤어요. 가게 앞 의자에 ‘가져가지 마세요’라는 팻말이 붙어있었어요. 그럼‘의자가 저기 왜 있지?’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그 의자에서 잠시 쉬어가시기도 하고 고양 이가 낮잠을 자기도 하는 거예요. 이걸 보고 「가져가지 마세요」란 음악을 만들었어요. 은평구 사람들은 다 아는‘은평구스럽다’는 서울스럽지 않고 좀 더 여유가 있는 곳이란 거죠.

은평에 와서 달라진 점은 주위 단골 가게가 많아지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다는 점. 그리고 매일 산책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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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편집을 다 끝내고 교육생과 함께 시사회를 했는데, 모든 영상의 주인공이 불광천 오리 같

다는 소감이 나왔어요. 솔직히 불광천은 서울 어디를 가더라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천변인데요. 인 터뷰 때 은평구 어디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불광천과 오리를 그렇게 꼽더군요. 은평에서 불광천

은 단순한 천변이 아니라 은평구에 오래 살았던 분들이 은평에서의 삶의 기억을 쌓는 곳이고 그 게 불광천 오리에게 응축이 되는 것 같아요. 인터뷰 안에는 제가 은평구라는 로컬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들어있어요. 우리가 공동체 나 마을에서 어떤 삶을 살고, 여성들이 이 공동체를 어떻게 꾸려가고 삶을 유지하는지를 들어보 면 은평을 서울답지 않더라고 하는 주변성과 취약계층이 많은 지역이라는 점이 다르게 보이는 거 죠. 후진 외곽지역이 아니라는 것을 담고 싶었어요. 나머지 영상에 나오는 75세 할머니는 지금도 도시재생센터에 시니어 일자리로 동네 꽃밭 가꾸기를 하고 계신 분이고, 10대 중학생도 나오고, 이주여성인데 은평구 주민자치회 간사 일을 하는 분도 나와요. 이분들을 통해 은평이라는 로컬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영상을 보면 은평이 엄청나게 좋아지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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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숙 완월동기록연구소 소장 <완월동 여자들 : 살아남아 사람을 살리는 여성 연대의 기록> 저자 이야기 주제 완월동의 역사를 여성 인권의 관점으로 기록하기 책과 온라인 아카이브 작업의 차이 아카이브를 시작하려는 비영리단체를 위한 꿀팁 사라져야 하지만 기억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2. 완월동의 역사를 기록하는 이유

제가 오늘 할 이야기가 완월동 아카이브 좌충우돌이거든요. 은평구 사람들 영상을 보면서 되게 부럽네요. 저희는 완월동 동네를 찍기 위해서 드론을 띄웠을 때 신고당하고, 119 소방서 안전 점검할 때 몰래 휴대 폰 동영상을 찍다가 걸려서 쫓겨나고 했는데 저렇게 자유롭게 찍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 각이 들었어요. 완월동 아카이브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완월동 아카이브를 왜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이야기와 살림 활동가들이 완월동에서 어떤 일을 해왔나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제가 < 완월동 여자들>이라는 책을 쓴 사람이거든요. 시간 되시면 <완월동 여자들>이란 책을 사서 읽어 보시면 좋겠다는 홍보를 하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웃음)

완월동은 동양 최대 사창가, 성매매 집결지로서 1904년 일제가 심어 놓은 유곽 지역이죠. 현재 부평동 족발 골목 쪽 안락동이라는 동네가 있었는데, 그 지역에서 시작되어 120년 정도 역사를 가 진 곳입니다. 일본 기생 관광이라든지, 미군과 6.25 때는 유엔군 위안소로 쓰였고, 지금도 완월동 은 건재하고 성매매로서 위상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없어지기 전에 남겨둬야 한다. 그래서 왜 기록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완월동 지역 재개발 이야기가 나오고 이 동네 는 없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없어지기 전에 남겨둬야 한다는 마음에서 완월동 아카이브를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 유명했던 해운대 609나 부전동 300번지 같은 경우도 없어졌거든요. 하 지만 기록이 전혀 없어요. 그렇다면 이곳에서 뭘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완월동이라고 하면 일단 말하기 힘들어합니다. 하고 싶지 않아 합니다. 제 책 <완월동 여자들> 북 콘서트를 할 때 남성 참석자가 거의 없습니다. 남성들이 오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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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들은 알면서 모르는 척 외면합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어떨까요? 여성들 역시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곳입니다.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아요. 부산에 살더라도 10명 중 6~7명은 모릅니다. 그래서 더 욱더 이곳의 이야기를 기록하지 않으면 완월동의 이야기는 사라집니다. 현재 활동가들이 기록을 하고 있는데요. 활동가는 활동을 해야 합니다. 활동가들이 잘 쌓아 둔 것 을 기록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에게 잘 넘겨줘야 합니다. 그래서 활동가와 기록가가 연계되는 활동 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완월동 아카이브는 시작됩니다.

완월동, 우리 지역의 이야기 완월동은 우리 지역의 이야기입니다. 이곳이 불편하든, 듣고 싶지 않더라도 보고 싶지 않고, 하고 싶지 않더라도 우리의 역사, 우리 지역의 이야기입니다. 외면하거나 부정하지 말아야 하고요. 그 래서 기록을 계속 만들어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록 중에는 살림의 문화 활동 부분도 넣었는데요. 그 이유는 이 기록들 또한 쌓아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살림이 내년이면 20주년이 되는데, 완월동 업소에 언니들을 만나러 간 아웃리치 건 수가 1,000건이 넘더라고요. 상담 건만 해도 몇만 건이 됩니다. 우리가 아웃리치하면 언니들만 보 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그 주변 동네가 어떤지 주변 환경이 어떤지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으 면 큰 일 납니다. 쫓겨나거든요. 사진으로 찍지는 못하지만, 마음속에 가슴 속에 담아서 나옵니다. 그럼 그 가슴 속에 담아놓은 이야기는 끄집어내야 하거든요. 활동가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끌어내 는 것이 문화 예술 활동 기록입니다. 문화 예술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록들도 모아뒀습니다. 하지만 제가 소개하는 건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너무 많은 활동이 있었지만 이사할 때 다 버린 거 예요. 그래서 여러분께 먼저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절대 버리지 말자. 버리는 순간 기록이 사라진 다. 버리고자 한다면 조그만 거 하나라도 사진을 찍어두자.” 그렇게 소중한 기록을 만들어갑시다.

다음으로 ‘완월동 기록하다’는 지역 작 가들과 함께 작업한 것으로 완월동 동네를 건축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그리고 ‘당부 프로젝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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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문화 예술 활동 살림이 제일 처음 한 프로젝트는
‘언니야 놀자’입니다. 그

언니들이 만드는 겁니다. 당사자를 인터뷰해서 ‘당사자가 기록하는 완월동’ 빚, 폭력, 고리에 대 한 주제로 언니들은 빚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만들어보는 작업을 했거든요. 이런 것들이 아카이빙 할 때 주된 내용으로 들어갔고요. 그 다음 2014년, 2016년, 2020년에 언니들의 생활상을 심층적 으로 조사한 자료. 올해는 언니들과 함께 마을 주민, 활동가들 인터뷰도 다 들어갑니다. ‘여성 인 권 필드 워크’라고 해서 ‘조사하고 걷고 기록하기’ 라는 작업을 하고 구술 기록 작업도 했습니다. 살림과 함께한 사람들이 집필한 책입니다. 아마 전국적으로 반성매매 운동을 하는 단체 중에 이 렇게 많은 책을 낸 단체는 없을 겁니다. 살림이 직접 책을 낸 것도 있지만 살림과 함께했던 사람들 이 낸 책도 있죠. 그래서 5가지 책이 나왔고요. 영상으로 제작되어 성매매 예방 교육할 때 자료로 사용되는 것도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나요? (박수) 살림의 큰 자부심입니다.

이렇게 많은 활동과 많은 자료가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작년에 송진희 작가님이 제작한 문화예술계 반성폭력 반대 운동 웹 사이트를 보고 힌트를 얻었 어요. 살림 변정희 대표가 “우리도 저렇게 해보면 어떻겠느냐? 우리도 완월동을 온라인에서 구현 해보자.” 그래서 시작하게 됐어요. 국가인권위 공모사업으로 아슬아슬 선정되었고 아카이브 웹 페이지 구축과 온라인 전시회 두 개를 큰 축으로 해서 하게 됐어요. 20년 동안 축적해 놓은 완월 동과 살림의 자료, 학술적으로 정리된 논문, 그 외 이때까지 모아둔 자료들을 올해 정리하면서 모 았습니다. 올해는 구술 기록에 방점을 뒀는데요. 아까 말한 대로 구술을 4회 정도 해서 100명이 넘는 구술 이 있어요. 이 구술을 카테고리로 만들어야 하잖아요. 근데 너무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버리기 힘 들었어요. 보면 이것도 넣어야겠고 저것도 해야겠고 해서 너무 힘든 거예요. 처음 분류 작업할 때 는 1,000개 정도 되었는데 아무리 줄여도 600정도. 이것도 줄이는 사람이 너무 힘들어하는 거예 요. 그래서 잘 줄이는 내가 하겠다고 해서 300개. 저도 힘들었어요.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 하고 너무 다 소중해서 버리기 힘든 거예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294개. 웹페이지를 기술적으로 구 현하는 분이 이것도 너무 많다고 하셨지만 우리는 딱 여기까지다. (웃음) 자료를 정리할 때도 폴 더가 20~30개 정도 있는데 경험이 많은 총 기획자님과 달리 제 입장에서는 ‘저렇게 많은 걸 정리 한다고 혹시 못하는 거 아니야?’ 라고 염려했는데 다행히 정리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아, 하면 된 다. 결국에는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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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월 아카이브 http://www.wanwolwomen.co.kr/

자료들을 함께 보시면 완월동 지도도 옛날 고지도부터 현재까지 사진을 쭉 모아두었어요. 완월동 소개와 완월 아카이브를 만든 사람 소개와 완월 아카이브 소개가 나옵니다. 왜 아카이브 를 만들게 됐고, 어떤 내용으로 하게 되었는가의 전반적인 소개를 파일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여 기 타임라인이 있는데요. 이 타임라인을 남성이 만들었을 때, 기록하는 사람이 만들었을 때, 여성 인권활동가가 했을 때 다 다를 겁니다. 우리는 타임라인을 네 가지 시기로 구성했는데요. 그 제목 을 여성주의 관점에서 정했어요. 예로 마지막 4기를 “여성 인권이 대두되던 시기”처럼 여성의 관 점에서 타임라인 제목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목소리도 들어갑니다. 목소리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활동가 인터뷰, 활동가들은 드러내놓고 인터뷰하기 때문에 상관이 없는데 언니들 인터뷰는 담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당부 프로젝트에서 언니들이 자기 삶에 관해서 썼던 편지와 수기를 시민 참여단들이 대역으로 읽는 모 습을 영상으로 담았거든요. 대역이라서 아쉽기는 하지만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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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드러낼 수는 없었죠. 언 니들은 본인 목소리, 손가락 하나 나오는 것도 상당히 예민하거든요. 저 손가락으로도 누군지 알 거 같다 하고 옷 입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동네 사람들 인터뷰도 제한적이었는데 동네 사람들도 거의 거부를 해요. 왜냐하면 그 동네에 살아야하는데 업주들 눈치 때문에 인터뷰 하지 못한 거죠. 이런 한계들이 있었습니다. 완월동 공간에 대한 사진입니다. 업소 내 공간과 나까이(성매매 알선자) 공간 사진과 옆에 설명 이 들어가는 방식이고요. 완월동 거리 사진에는 표지판(출입 제한 구역 안내)도 있습니다. 물품

사진도 있는데요. 언니들이 썼던 홀복, 언니들 약, 시간을 재는 타이머, 언니들이 앉았던 의자들

이 있고요. 장부도 보시면 하루 매상을 본인이 적어 둔 걸 볼 수 있죠. 그리고 신용보증서, 임대계 약서 등도 모아뒀습니다.

활동가들이 했던 성명서, 제안서도 묶어 놨고요. 그 다음이 기록하는 사람들. 시민 아키비스트 활동가들도 있는데요. 이분들은 완월동 관련 언론사 보도나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해주셨어요. 보 통 ‘완월동’으로 검색하니 1960년대 자료가 나오고 그 이전 자료가 안 나오던데 ‘녹정’이나 ‘미도 리마치’라고 하니 나오더라고요. 일제 시대때 완월동을 불렀던 이름으로 검색하니 1910년부터의 자료가 쭉 나오더라고요. 이것도 웹 페이지에 올라갈 거고요. 시민 활동가들이 완월동에 대해서 생각하는 이미지, 글로 쓴 작업도 함께 소개될 겁니다. 한계 1. 예산 부족 웹페이지를 구축하는 기술은 기술자가 만들지만 기록을 축적해서 기본적인 자료를 만드는 것은 활동가 2~3 사람이 하고 있는데요. 가공하는 게 쉽지 않고 토할 정도로 하고 있어요. 아까 언니 들 홀복 사진도 다 모아서 사진을 찍고 가공하고 거기에 설명도 얹어야 하잖아요. 총기획자 마음 에 안 들면 다시 해야 할 수도 있고 소소하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런데 이 프로젝트 를 위한 예산을 받기 너무 힘든 거예요. 이상하게 여성들이 하는 일, 특히 여성 인권에 관련된 예 산은 너무 적어요. 우리도 이번에 양성 평등기금과 국가인권위 사업 두 개를 통해서 아카이브 구축을 위한 자료 수 집과 웹페이지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단체 활동가들이 간이 작아서 다른 예술가 들이 잡는 예산의 1/10로 움직이고 있어요. 저는 이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시민 단체 활동가들이 프로젝트를 낼 때는 예산을 크게 잡아야 해요. 전체 예산이 적으니 세부 항목 예산도 적고 우리와 함께 작업하는 분들에게도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답을 못 하는 거예요. 한계 2. 네트워크 부재 여성 인권 웹 아카이브 페이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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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권을 다룰
작업할 네트워크가 없더라고요. 기록을 하는 사람은 되게 많지만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는 거예요. 그래서 네트워크가 힘들었어요. 다른 아카이

브 웹페이지를 들어가 봐도 좀 아쉬웠거든요. 부산에서 여성 인권 분야 전시 기획자는 있는데 기 술적으로 구현할 웹 개발자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송진희 작가님이 대전에 있는 사람을 섭외했 어요. 송진희 작가님이 나서지 않았다면 우리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못할 수도 있었겠다 싶어요.

한계 3. 버린 자료들

그다음 문제점이 자료입니다. 있는 자료도 있고, 흩어진 자료도 있고, 사라진 자료도 있는 거예요. 사라진 자료는 ‘아 그거 뭐였더라? 저기 있을 거야.’ 했는데 없는 거예요. 기억을 통해 실마리를 찾 아가면 자료가 몇 개 있기는 해요. 하지만 잘 모아 놨더라면 1, 2차로 계속 자료를 올릴 수 있었는 데 없어져서 안타까웠어요. 한계 4. 지역의 특수성

완월동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주민들은 눈치 보고 여성들은 낙인 때문에 동영상을 제작할 수 없었 던 한계가 있었어요. 완월동 전경을 찍은 영상이나 사진 활용에도 제약이 있어요. 혹시나 공개되 었을 때 업주들이 몰래 찍었다고 살림에 와서 행패를 부릴까 봐 사진을 고르는데도 되게 신중해 져요. 업주들하고 싸우고 나면 완월동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그럼 언니들을 만날 방법이 없고요. 그러다 보니 언니들 상황과 업주들 반발을 고려해서 사진을 고르는 데 한계가 있죠.

아카이브를 하면 활동가들은 업무 과중으로 정말 토할 것 같아요. 그런데 내년이 되면 또 하겠다 는 활동가들을 보면서 정말 대단해요. 부산 지역 여성의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활동을 꾸준

히 이어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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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요.
우리가 오프라인으로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한계 5. 자료 보관 공간 부족 또 안타까운 건 오프라인으로 기록물을 보관할 공간이
그래서 버리고 버리고 하는 거죠.
좋겠어요.

부산 여성 역사를 기억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기 위한 바람

바람

1.

제대로 된 예산을 신청하고 받자. 내 가치를 깎아내리지 말자. 내 가치를 떠나서 같이 하는 상대 의 가치를 올려주자.

바람

2.

여성의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여성 네트워크를 만들자. 사라진 여성이 너무 많고 제대로 된 여성의 역사가 기록된 게 별로 없어요. 그래서 자료를 찾고 만들어내기 위해서 여성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그다음에 여성 기록자, 기획자, 개발자를 많이 발굴해서 지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 을 만들어주자. 우리가 프로젝트를 많이 따와서 이 지역에서 먹고 살 수 있도록 많이 주자는 겁니 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해야 할 거 같아요. 그래야지 개발자들도 부산에서 일하겠죠. 그렇지 않 으면 다 수도권으로 가겠죠. 바람 3. 여성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관하고 전시할 장소를 만들자. 우리 부산에도 전시, 역사를 기록하는 전시 장소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 장소에 가면 여성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하나라도 있겠지 찾 으면 구석진 곳에 하나 정도. 여성의 역사를 구석진 곳이 아니라 크고 당당하게 전시할 수 있는 공 간 하나 만들었으면 합니다.

송진희 문화기획자/시각예술 작가 문화예술계 반성폭력 활동가 등 여러 포지션에서 활동 중 2020년 문화예술계 미투운동 아카이브 전시 기획 및 출판 작업 진행 이야기 주제 여성 아카이브의 힘 우리 모두 당사자로서 스스로 기록 주체가 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카이브가 운동이 될 때 역사기록, 보존의 의미를 넘어서 아카이브가 소수자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운동성을 가진다는 것을 ‘ 문화예술계 미투운동 기록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 예술과 아카이브 혹시 온라인 아카이브 전시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이렇게 준비해보세요. 3. 예술+행동+아카이브 : 문화예술계 미투운동을 기록하다

정경숙 소장님이 보여주신 완월동 아카이브 작업 창을 보여주실 때 놀랐어요. 지금 저희가 토할 것 같이 하 고 있는 작업 창이거든요. 저희 작업을 보면서 이야기해보았듯이 아카이브라는 게 쉽게 시작할 수는 있지만 시작하고 나면 굉장히 많은 노동 과정과 인력이 필요하다라는 걸 설명해주신 것 같아요. 저는 부산에서 살아가고 있고, 성평등과 관련된 문화기획, 현장에서는 성평등한 예술 환경을 만드는 활동 가로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기록을 꾸준하게 해온 사람은 아닌데요. 부산 지역에서 있었던 문화 예술계 내 미투 사건의 활동가, 당사자, 조력자로서 5∼6년 동안 활동하면서 그 과정들이 지역에서 사적인 영역, 예술가 개인의 투쟁이 아니라 공적인 영역으로 같이 의미를 새길 수 있을까 하는 차원에서 아카이브를 선 택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아카이브에 대한 자료도 많고, 많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제가 올해 아카이브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여성 아카이브 사례가 많지 않았고, 아카이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련된 자료조차 찾을 수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굉장히 많은 아카이브가 늘고 결과물도 많이 생겨난 것 같아요. 오늘은 제가 중심적으로 작업하면서 느꼈던 ‘여성 아카이브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런 ‘아카이브들은 온 라인이란 공간에서 어떻게 시각화해서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카이브, 운동의 한 형태 저는 오늘 저의 활동 중심, 운동적인 형태의 아카이브를 설명하려고 해요. 오늘 참여하신 분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오셨는데, 어떤 고리를 가지고 제 이야기를 설명할까 고민했는데요. “기록”은 인 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구라고 생각하거든요. 마을이든지, 운동이든지, 개인의 기록이라 든지 각각의 기록들이 연결된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록을 시작하는 마음들을 가지고 제 이야기를 따라오시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태어나면 태어났다는 사진을 찍잖아요. 어딘가 학교에 다니고 졸업을 하면 공식적으로 사진을 찍게 되고요. 결혼하면 결혼사진을 찍고 우리가 죽기 전에도 기록하는 사진 을 찍게 되잖아요. 이런 건 왜 하는 걸까요? 저희는 영원하지 않잖아요.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무언가를 남기고 싶고, 기억하기 위해서도 존재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한 과정이 저는 기록이라 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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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부산문화예술계 미투라는 거대한 운동을 기록을 왜 했냐? 기록해야 될 것만 같은 거대한 담 론의 주제라서 기록한 것으로 보이겠지만, 미미할 수 있지만 우리의 목소리 활동이 기록으로 남 겨져야만 할 것 같았어요. 그 마음 안에는 ‘이 운동이 기록되었으면 좋겠다’, ‘남겨졌으면 좋겠다’ 는 아주 기본적인 기록의 마음이 담겨있었어요. 제가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기록을 접 하게 되었는지 소개해드릴게요. 지금은 2018년 문화예술계 미투라는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2016년 “#00계_내_성폭력” 해 시태그 운동이 시작되었어요.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시던 분들이 2016년 10월 22일 이라는 날짜를 각인을 해서 아카이브 페이지를 동시에 같이 만들었어요. 운동이 시작됨과 동시에 아카이 브 페이지도 같이 오픈하게 된 거죠. 이 아카이브 페이지는 지금도 있거든요. 사건들이 일어났을 때 주변 사람들이 건넨 연대의 말, 문장들을 다 기록해놓은 아카이브 페이지예요. 그런데 이 페이지를 굳이 왜 그 시간에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아카이브 페이지를 만들자고 생각 했을까? SNS는 흔적 없이 살아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지금 이 말들이 기록되지 않을 것이라 는 걸 알고 ‘역사적인 많은 순간 속에서 중요한 일들은 사라진다.’ ‘사라지기 때문에 기록해야 한 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이런 말들이 모였을 때 변화를 촉구하는 운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저도 아카이브가 운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자료들이 모였을 때 무언가를 촉구하고 변 화의 행동을 만드는 하나의 운동으로서 아카이브가 작동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이 페이지를 만 든 게 운동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저도 사실 이 발표를 준비하면서 이 웹페이지를 5년 만에 다시 열어봤어요. 인간이기 때문에 잊 고 있었던 기억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 자료에 남아 있는 글들을 보면서 다시금 그때 상황을 떠올 리게 되었고, 그 현장에서 예술가들의 지지 말들, 응원의 말들을 다시 기억하는 순간이 되었어요.

기록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 이 유는 여성들의 서사가 계속 지워지고 있고 쌓이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이 겪는

70 아카이브, 다음 세대 여성들의 징검다리 당시의 예술인들이 현장을 기록하는 아카이브 운동을 시작할 때 저 역시 지역에서 문화예술계 미 투 운동에 같이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시작하였어요. 특이하게도 저는 이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 활동은 반드시

폭력적인 상황들이나 말하는 주체가 되었을 때 여러 현장에서 굉장히 고독한 싸움을 해나가게 되 잖아요. 그런데 그런 과정이 담긴 남아있는 자료가 많지 않은 거예요. 제가 당사자가 되어보니, 부 당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말을 하는데 나에게 돌아오는 백래시는 너무 강하잖아요. 그럴 때 ‘내가 이 말을 어떻게 대응할 수 있지?’, ‘이 말들에 어떻게 맞서서 이야기를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은 들 어요. 어떤 선례나 자료가 있으면 그런 자료를 살펴보면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도움 받 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부산에서 여성운동이 있었고, 그게 어디 가면 자료를 볼 수 있는지, 그 선배들은 어디 가면 만날 수 있는지, 그런 운동이 어떤 식으로 대응했었는지를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너무 답답했고, 황무 지에 혼자 있는 느낌, 그런 걸 너무 강력하게 느끼다 보니 ‘이후에 누군가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혼자 힘들게 서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기록이 되어야 하고 선례가 있어야 하고, 역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래서 내가 하는 활동이나 지역에서 생기는 활동들 은 반드시 기록되어야 한다고 다짐했어요. 그런 기록들이 다음 세대 여성들의 징검다리가 되는 의미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카이브는 하나의 운동으로 자료화 시키고, 기록화 시키고, 역 사화 시키는 문맥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카이브, 사적 영역에 있던 여성의 말하기를 공적 영역으로 드러내다. 기존에 있는 기록물이나 역사 보존의 방식을 보면 생산물들이 남성 중심의 역사적 문맥 안에서 습 득하고 이해하게 되어 있잖아요. 그 속에서 여성들의 기록물들을 찾는 게 쉽지 않은 거죠. 저도 활 동하면서 여성운동을 찾아보고 맥락을 알게 됐지만 그 활동 전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 저 는 아카이브가 소수자에게 정말 필요한 형식이고, 완전 합이 잘 맞는 형태라고 생각해요. 역사화 시키고 기록화 시키는 차원에서 사적 영역에 있던 여성의 말하기를 아카이브라는 공적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는 보물과도 같은 형태라고 여겨요. 그래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그것을 아 카이브 운동으로 나아가는 방법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런 차원에서 저는 두 가지 기록물을 만들었어요. 미투 운동이 5년 정도 과정을 가지고 있어요. 그 과정을 온라인이라는 형태 안에서 복잡하긴 하지만 아카이브도 해야 하고 전시도 하는 형태, 기록물을 만들어서 출판하는 형태의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너무너무 많은데 오늘은 딱 세 가지만 얘기할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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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1. 기록으로 당사자성

넓히기

우리가 어떤 마을을 찾아가서 그분들을 기록해주거나 기록하는 사람이 따로 둘 수 있어요. 하지 만 그 마을에 사는 사람이 기록의 주체가 되고 시민들이 기록의 주체가 되는 당사자성을 확보하는 게 너무 중요하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에 기록이 딱 맞아요. 역할을 주기가 너무 좋고요. 보통 운 동의 현장에 있다 보면 말하는 사람만 당사자라고 하고, 기록하는 사람들만 운동의 주체라고 얘 기하지만 참여하는 사람들도 그 운동의 당사자로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를 고민해야죠. 그래서 그 사람들이 기록하게 만들고 최소한 현장 리뷰라도 쓰게 만드는 것이 그 사람에게 주체성을 주 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저희 미투 운동이 지역에서 소수의 예술인이 한 활동이긴 한데 온라인 전 시를 통해서 다른 작가와 연대를 했어요. 사실 더 하고 싶지만 예산이 없어서 못 했지만 그런 부 분들을 확장하는 게 필요해요.

이슈 2. 예술적 전달 방식 찾기 온라인 아카이브에서 기록적인 텍스트를 분류해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예술적인 형태를 통해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했어요. 우리가 본업이 예술가이기도 해서 예술적인 방법을 찾 는데 주력 했고요. 이슈 3. 공공의 문제로 전환하는 아카이브 운동

자리들이

하지만 아카이브는 굉장히 긴 호흡과 노동의 과정이 필요해요. 그래서 우리가 걸린 작업시간을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있을 수 없는 일을 제가 해냈는데요. 이거 한다고 다른 일을 못 했죠.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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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형태를 어떻게 보여주게 되었느냐의 실무적인 부분인데요.(웹 개발+디자 인: 2개월) 사실 아카이브가
여성들의
계속해서 개인화되고 사적영역으로 물러나게 되는 부분들을 공적 영역으로 끄집어낼 것인가? 온라인에서
붐이 되고 너도나도 아카이브를 한다고 하니깐 나도 아카이브를 해 야지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온라인 아카이브

온라인 아카이브의 경우 두 번의 큰 기획이 필요해요. 하나는 분류에 대한 기획-자료 분류라는 엄 청나고 막대한 기획이 필요하고요. 다른 하나는 웹이라고 하는 매체에서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굉장히 방대한 큰 산맥을 넘어야 해요. 그래서 저는 최소 1년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해요. 제가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당사자였고, 해당 자료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빨리 진행할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웹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그것을 웹 개발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그게 2개월 안에 해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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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모든 시안을 기획자가 짜서 넘겨야한 가능한 작업이에요. 그래서
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면
것 같아요. wrwr-project.com 온라인 아카이브를 준비할 때 중요한 포인트를 세 가지 정도로 설명하는데 1. 성실한 리서치 온라인과 친해져야 해요. 온라인 안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우리가 잘 모르잖아요. 그러므로 계 속해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페이지를 찾고, 핸드폰으로 찍어두고, 리서칭해야 해요. 온라인을 만들
최소 1년

때 웹 개발자한테 무언가를 얘기할 수 있으려면 내가 알고 있어야 요구할 수 있어요. 그래서 서칭

이 중요하고 저도 3개 정도의 유력한 형태의 페이지를 계속 보면서 공부했어요.

2.

아카이브 분류, 자료에서 해답 찾기

서칭을 많이 하면 화려한 플래시, 인터렉션에 혹하게 돼요. 이것이 여러 가지 서칭을 하다 보면 생 기는 오류라고 생각해요. 화려한 웹 기술에 현혹되지 말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자료에서 어떤 것을 살리고, 어떤 것을 죽여서 자료를 쓰고 할 것인지에 대한 변화(variation)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아카이브를 하다보면 막 보여주고 싶잖아요. 하지만 그것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자료가 감당 가 능한지를 살피는 일이 더 중요해요.

3. 이유가 있는 아카이브 시각화

온라인 안에서 이런 식으로 시각화되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를 계속 생각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만든 페이지를 네 가지로 조각낸 건데요. 이것도 자료에 기반한 기획이 50%이고, 이 페이 지 안에서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50%입니다. 첫 번째 조각은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는 당사 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인데요. 부산 지역이라는 특성 안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꼭 들어가야 하는 꼭지로서 기획하게 된 거구요. 두 번째는 우리가 사진이나 영상 자료를 이미 가 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페이지인데요. 기존 자료가 없는데 저런 식으로 만들려고 하면 큰일 나죠. 기존 보유 자료가 있었기 때문에 자료들을 타임라인 형태로 나열하여 운동의 현장을 보여 주는 페이지입니다. 세 번째가 반성폭력 운동이라는 역사를 계속해서 기록해 놓은 것이 있어서 연대기로 보여주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참여한 사람들도 이 변화의 주체로 만들기 위한 페이지를 여는 것, 이렇게 네 가지 기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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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왔고요. 이 기획은 아카이브 자료에 기반한 내용물들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아카이브 페이지를 직접 보면서 설명 드릴께요. wrwr-project.com 우리는 기억한다 우리는 기록한다 (부산문화예술계 미투 운동 기록 프로젝트 온라인 아카이브 전시)

내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어떻게 온라인 시각화할 것이냐는 맥락에서 봐주시면 되는데요. 원래 메 인 페이지가 따로 있었는데 오픈하면 하나의 시퀀스가 더 들어가요. 이건 웹 개발자와 상의를 해 서 결정한 건데요. 이 문맥에서 홈페이지를 열 때와 다른 문맥에서 홈페이지를 여는 메시지가 달 라요. 굉장히 디테일하게 어떤 순서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웹 개발자에게 분명히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퀀스를 세 번 정도 수정을 거쳤어요. 페이지의 핵심 포인트가 해시태그 표시이거든요. 문화예술계_00계 내 성폭력이 해시태그라는 상 징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상징성을 페이지에 글로 다 쓸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이미지로 시각화했 고, 집중된 시각을 담는 것도 미리 기획에 다 포함이 되어 있어요. 이 챕터에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예술인들이 현장에서 했던 말들이 하나씩 플래시로 뜨는 형 태인데, 자료로는 없던 것인데 현장에서 말을 하는 것이 일종의 선언이자 다음 사람이 그 내용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꼭 필요한 카테고리로 기획했어요. 그것을 다시 웹이라는 형태로 어떻게 구현할까 고민해서 만든 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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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살펴보자면 당사자의 말을 인터뷰한 영상물도 원래 있던 자료는 아니에요. 현장에 피 해자는 있는데 ‘미투는 끝났다’라는 말이 많잖아요. 그리고 마치 지난 이야기처럼 되어버리잖아 요. 하지만 우리는 현장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이 피해자인 동시에 동료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싶 어서 이 섹션을 굳이 기획해서 인터뷰도 하고 영상물로 작업하여 전시라는 형태로 보여주게 했죠. 두 번째로 운동의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한 것인데, 여기 보시면 보라색 톤이 자주 계열까지 가거 든요. 이 형태 역시 운동성이라는 현장감을 주기 위한 바리에이션(variation)으로 사용했어요. 단일한 색이 아니라 보라 톤에서 자주 톤까지 그라데이션을 주고, 이를 통해 현장 사진들을 확장 하는 의미를 시각화한 기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연대기를 볼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어요. 이 전시에 참여해주신 분들이 같이 의 견을 나눌 수 있도록 약속문을 받아서 디자인해서 페이지에 올려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고 전 시 소감도 나눌 수 있는 형태로 구성했어요. 웹 페이지를 만드는 다양한 방식이 있겠죠. 카테고리화 할 수 있지만 스크롤이 쭉 내려가는 형태 로 하고 싶은 개발자와 기획자의 마음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흐름이 앞으로 쭉 끝까지 이어졌으 면 한다는 의미가 이 페이지 안에 담겨 있어요. 온라인 아카이브 작업을 할 때 기획이라는 역할, 웹을 분류하는 사람, 웹을 개발하는 사람 이 세 사람의 합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자료를 웹 아카이브에 담고 싶다면 작업 기간은 반드시 1년 이상 걸린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 싶어요. 우리 웹 아카이브는 4월에 오픈했어요.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여성 아카이브 자료가 온라인에 많 아졌어요. 그리고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이 기록물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도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우리는 사실 온라인 형태가 너무 좋았어요. 지역 안에서만 있다 보면 오 프라인에서 전시할 때 50명도 보러 오지 않거든요. 근데 이 온라인 전시를 함으로써 1,000명 넘 게 볼 수 있잖아요. 지역의 특징인 것 같아요. 여성 아카이브도 많이 알리고 온라인이라는 형태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거 같아 지금 만들려고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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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여성, 아카이브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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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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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부산을 기억하는 방법 : 나와 부산의 연대기 작성하기 진행자 : 허나윤

워크숍 주제 그럼 민간에서 소소하지만 우리들의 기록과

출판물이 책의 형태로 나오고, 판매도 가능하지만 무엇보다 책으로 등록되어 학술 전문 서적에 올라가고 중앙독립도서관에 검 색이 되면 공식적인 자료가 된다. 물론 책이 많이 팔리면 좋지만 실제 많이 안 팔려요. 우리가 여 성의 이야기, 여성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긴다고 했을 때 보통은 두 가지 방식을 쓴다. 가장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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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도시 아카이브> 여성들의 서사에 대한 아카이브 결과물 아카이브 방식으로 글로 기록하는 걸 했고, 이 책을 만들기 위해 했던 방법론, 과정을 오늘 워크 숍에서 중요하게 다룰 예정이다. 방법론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다. “아카이브를 어떻게 하 지?”란 질문에 아카이브 전문가들을 만나면 뭔가 방대한 뭔가가 있는 것 같고 돈도 되게 많이 드 는 것 같다. 어쨌든 기록을 남긴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그 기록을 만들어 내는 방법도 창의적으 로 고민해서 지금 우리 그룹이 할 수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아카이브를 해야 한 다. 나는 디지털 아카이를 안 한다. 너무 고생스러운 작업이다. 아까 송작가님 발표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 짧은 시간에 디지털 아카이브를 해냈다는 건 송작가의 엄청난 희생과 노력으로 된 것 이고, 그렇지 않다면 돈이 많아야 한다. 물론 디지털 아카이브는 궁극적으로 기록이 언제까지 남 을 수 있을까? 아카이브라는 것의 지속성과 요즘 콘텐츠를 보는 방식의 전환에서도 확장성이라는 부분을 생각할 때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게 맞다. 하지만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 현실적 인 예산, 시간의 문제가 많아서 이것이야말로 공공의 프로젝트로 진행해야 한다. 아카이브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디서 시작하면 좋을까? 가장 쉬운 게 출판물의 형태인 것 같다.

적으로 타인을 인터뷰한 구술 채록, 녹취록 형태나 재가공하는 글로 남긴다. 인터뷰할 때 그 구술 기록을 영상기록으로 남기기도 한다. 그다음 나의 기록과 역사도 있다. 자기 자신, 당사자의 기록 으로 남기는 것, 글쓰기가 있다. 어떤 사회적 약자가 기록을 남긴다는 방식이 다양하지 않다. 기록이라는 게 자기의 언어, 문자를 가진 남성 주체나 권력을 가진 자가 해왔던 행위이기 때문에 기록의 목적과 남은 기록들이 남성 중심적일 수밖에 없다. 여성들은 자기들 언어를 갖지 못했기에 오랫동안 여성의 이야기가 기록되 지 못했다. 기록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외면되기도 했다. 실제적인 예로 할머니 이야기를 구 술 채록으로 담는 이유는 할머니들이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자기 목소리와 문자를 갖 고 있지 못한 주체들의 이야기와 기록을 기록하는 방식이 구술 채록이다. 현시대에 이루어지고 있는 한 사람의 역사라고 하는 건 과거부터 해서 현재, 미래까지 쭉 연결 된다. 그런 식의 기억을 기록할 때는 글쓰기라는 방식으로 많이 접근한다. 여성들이 글쓰기를 많 이 한다. 온갖 종류의 글쓰기 프로그램에 여성들이 꽉꽉 차 있다. 글쓰기가 여성들의 어떠한 욕구 들을 자극하길래 많이 할까? 여성들이 자기들의 기록과 사례와 이야기들을 글이라는 기록으로 남 겼을 때 기존의 기록들과는 다른 특수성, 굉장히 디테일하고 구체적인 특수성이 나오는 지점들이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한다. 그렇다고 나는 글쓰기 수업을 본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기록하 는 방법 중 텍스트로 기록하는 방법을 선택할 뿐이다. 아카이브적으로 자신의 기억이나 경험을 텍스트로 기록할 때 뭐가 중요한지 어떤 부분에 포커싱 을 둬야 하고, 어떤 기록의 결과물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을 얘기하려고 한다. <여자들 의 도시 아카이브 북> 서울의 기록은 서울에 사는 여성들이 기록하고 싶은 장소, 지금 사는 마을 아니면 옛날에 살았던 동네, 집의 기억을 담았다. 기억이라는 것이 굉장히 물리적인 장소에 얹혀 있더라. 예를 들어 우리 외할머니 동네가 재개발로 없어졌는데 나중에 놀러 가니 어딘가 어딘지 모르겠더라. 어렸을 때 그렇게 쫓아다니던 골목도 노란색 막걸리 주전자에 막걸리를 받으러 다니 고 했었던 시장 골목들이 어딘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장소라는 부분이 물리적으로 없어졌을 때 거기에 담긴 사람들의 기억과 그 기억에 얹혀있는 사람의 역사, 공동체의 삶 이런 것들이 다 같이 없어지고 나중에 기억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사람이 장소에 대한 기억을 남기는 자체가 의미 있 다고 생각하고 서울에 사는 여성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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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여성들은 부산이라는
그다음에 이걸 어떻게
장소, 공간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사적인 기억이 서울도시 개발 역사와 포커싱되는 부분도 있었다.
도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기록하고 싶어 할까?

“아키비스트답게 자기 소개하기 방식”으로 오늘 워크숍을 진행할 거다. 현재부터 시작해서 자기 가 끊고 싶은 시기를 정한다. 보통 10년을 말하는데 자기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시간의 텀으로 잡으면 된다. 시기를 끊는 이유는 태어났을 때부터 기억나는 인생 전부를 기록할 수 없으므로 현 재와 연관성을 갖는 과거 시점부터 지금 나의 이야기를 글쓰기. 하지만 이걸 왜 끊냐고 하면, 자기가 태어났을 때부터 혹은 아니면 기억나는 어떤 시절부터 전부 인생을 기록할 순 없다. 과거는 현재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현재 의미있는 나와 연결되는 어 떤 시점의 과거 이야기, 장소, 기억들이 있다. 그럼 여러분이 원하는 어떤 시점과 장소를 정하자.

저부터 이야기를 해보자면 2021년 10월 29일 나는 왜 여기 부산에서 와서 여러분에게 아카이브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아카이브란 것을 접한 것은 2014년부터 비롯된 것 같다. 2014년 은 세월호 사건이 있었다.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흔들렸던 시기이고 기록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 졌던 것도 세월호 때문이다. 그게 왜 일어났고, 그 순간 무슨 일이 있었고, 그 이후에도 계속 기록 으로 남겼었고, 완결되지 않는 부분도 계속 기록을 남겨나가야 한다는 걸 느꼈을 때가 2014년이 다. 그리고 공정여행사에서 일할 때 네팔에 대지진이 있어서 트래킹을 자주 가던 마을 전체가 함 몰되어 마을 자체가 없어졌다. 지진이 난 다음에 없어진 그 마을을 지나가면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6년 퇴사하고 남의 밑에서 일하는 생활에 마침표를 찍 는다. 그때 강남역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혜화역에서 일어났던 집회와 여러 가지를 보면서 나도 페미니스트였지만 세대가 바뀌었구나라는 걸 느꼈다. 페미니즘 리부트라고 하는 시기죠. 퇴사를 하고 자기 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전에 관심을 가졌 던 반성매매 현장에 다시 관심이 생겼고, 마침 그때 도시재생이라는 붐이 일어나는 시점이다. 성 매매 집결지 아카이브의 좋은 사례라고 언급되는 전주 아카이브 활동에 함께 하게 되었다. 예술 가들이랑 하는 작업에서 진짜 아카이브라고 디테일한 기록을 남겨야 하는 부분에 내가 참여했다. 전주 도시재생 아이디어 공모전에 선정되었고 선미촌을 포함해서 기억의 공간, 아카이브 전시관 을 만들자고 했다. 여성단체가

성매매

동안

성매매 방지법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

선미촌에서 일어났던

영향을 준 것 같다. 장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사회적인 맥락과 연결되는 관계에 있었고 그것들의 영향을 받아서 내가 어떤 것들을 선택하는지를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의 연대기를 쭉 정리하다 보니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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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함께 작업하면서 결과적으로 전주 성매매 집결지에는 선미촌 역사 아카이브 전시관이 들어가 있다. 작년에 선미촌 아카이브 책을
군 산 성매매 집결지에서 큰 화재 사건이 났고, 한국에서
냈다.
다.
운동을 하고 20년
전주
변화를 정리한 아카이브 작업을 했 다. 항상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어떤 네트워크 안에서 사회적인 사건이

기 시작하더라. 은평이라는 지역에서 20년 넘게 살아왔음에도 지역에 대한 아카이브를 시작하니

장소가 완전히 다르게 보였다. “내가 왜 은평을 떠나지 않고 계속 살았는지, 단순히 집이 있었던 게 아니라 내 주변에 이렇게 많은 여성 주체들이 있었기에 내가 편안하게 살고 거주지로 옮기지 않아도 내 삶이 그들에 의해서 지탱되는 부분이 많았구나.” 그러면서 로컬에 대한 이해도를 다시 가지게 되었다. 은평의 다른 여성이야기를 영상에 담아서 이 자리에서 보여주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왜 여기 오게 되었을까? 라는 연대기를 정리해본 것이고 이런 방식의 스토리가 나오게 된다. 이 내용을 글로 옮기게 되면 10년의 역사에 대한 나의 기록이 된다. 개인(=나)의 삶이 역사가 되 고, 여성의 삶이 역사가 되기 위해서 기록하는 것은 구술이나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다. 나의 삶 이 역사가 되는 기록으로 남기 위해서 기록하는 글쓰기를 해보자는 것이 하나의 아카이브 방법 론이다. “한 여성은 한세상이다.” 아카이브 해본 사람들은 다 아는 연표의 중요성. 그래서 연표만 제대로 정리하고 낱낱의 기록만 잘 매칭해도 아카이브의 90% 정도는 완성되었다고 해서 연표 작업에 엄청 공을 들인다. 개인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한 여성은 한세상이다.” 한 여성의 삶에는 온갖 세상의 이야기와 개인만이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다 기록으로 남길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의 삶을 기록해서 남길 때도 선택의 문제가 있듯이 자기 삶을 기록으로 남길 때도 선택 의 문제가 있다. 나의 어떤 부분, 시기, 경험을 기록으로 남길 것인가? 인간의 삶은 굉장히 다층적 이고 다양하다. 어떤 측면에서 잘 기록하려고 하는지 스스로 선택하고 그걸 왜 선택해서 기록하

지점에서부 터 시작해보자. 일본 시니어 대학에서 자서전 쓰기 할 때 시작하는 부분이다. 자기 연표만들기를 기록하기 위해 서 가장 기본적으로 자기 인생의 어떤 점을 기록할 것인가? 가 중요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간관계가 항상 동일하게 유지되지는 않는다. 가족 형태는 동일하게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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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할 때
항상 기록하기를 얘기하 면 “제가 뭘요” “제 얘기가 뭐 중요해요.” 이렇게 말하는데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는
는지에 대한 정당성까지도 본인이 만들어야 한다. 내 삶 자체를 인정받을 만 하고 정당하다고 여 기고
다른 사람들도 받아들인다. 그걸 여성들이 잘 못 한다.

되지만 가족도 역시 관계성이라는 부분을 면밀하게 돌아보면 똑같지 않다. 나의 주변 인간관계 를 돌아보며 내가 혼자 있는 존재가 아니란 걸 느끼는 순간 굉장한 힘을 가지게 된다. 내가 살아 갈 때 많은 동료가 내 옆에 있었고 평생가는 친구는 설사 아니더라도 뭔가를 하고자 할 때 그 뜻 에 동조해주는 사람이 있고, 어려움에 공감해주는 여성 페미니스트들이 있었고, 지금도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관계 자체는 한 인간의 삶에서 내 삶이 그렇게 무의미하지 않 다는 걸 보여준다. # 부산이라는 장소에 나 개인의 역사 기록하기 진행: 개인적인 기억 안에는 항상 사회적인 사건과 시점들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기한테 역사적으로 영향을 끼친 부분을 같이 적고, 그 를 통해 나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적어보자. 액션이 이루어졌을 때의 구체적인 장소가 있다. 내가 활동한 특정한 장소에 대한 부분을 연표와 매칭하면 된다. 그렇게 해서 내가 기억하는 부산과 나의 연대 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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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1.

저의 연표는 되게 간단하고 심플하다. 살림에서 근무한 지 15년 차, 살림을 안 지 20년이 되었다. 2017년 호주에 갔다 귀국했고, 다시 살림에 입사했다. 2018년 성 착취 아동 청소년 사업 담당자 였고 아청법 개정을 위해서 서울을 다니면서 1년 동안 아청법 개정에 열정을 쏟았다. 2019년 상 반기까지 아청법 사업을 하다 도시 재개발과 도시 재생 이슈가 생기면서 집결지 사업을 시작하였 다. 2020년 법인 사무국장으로 발령 나면서 본격적으로 외부 연대 활동도 많이 하게 된다. 2020 년 완월동 아카이브와 살림 아카이브, 전시회를 준비중이다. 지금 여기에 영혼을 갈아넣고 있다. 나의 인생의 80%는 살림인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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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2. 사회적인 부분에 관심이 없어서 부산과의 기록은 나의 경험에만 머문다.
부산에 이사를 왔고 학창 시절을 보낸다. 2014년 대학에 입학하고 여름방학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하던 중 엄 마가 건축문화예술해설사를
작년 전시회 서류를 보면 필요한 게 있는데 그 서류가 어디에 있는지 모 르겠다.” 정말 좋은 기록이지만 찾으면 없는 상황, 그때 근본적인 문제를 깨닫게 되었다. ‘마냥 집
기록에 살림이 있다.
2000년
권했다. 이걸 하면서 부산 전 지역을 다녔다. 2016년~2017년 엄마가 “올해 전시회를 할 건데,

에 갖다 놓는다고 해도 자료가 있다고 할 수 없구나. 이걸 정리하는 게 필요하구나.’ 취준생인 시 기 기록 관리 대학원으로 도망을 간다. 그렇게 입학을 하고 5월 배은희 선생님을 만나 당감동 주 민 구술작업을 하고, 지금은 부산 촛불 아카이브 작업도 함께 한다. 학부가 역사학과 이기도 하고, 행정기록보다는 민간기록을 다루는 것이 더 적성에 맞다. 민간 기록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절실 히 깨닫고 촛불 아카이브와 마을 기록을 하고 있다.

참여자 3. 부산 지도 모양으로 부산에 있는 공간을 보는 형태로 작성했다. 동래구에 태어나서 계속 살았고 2020년에 독립하면서도 동래구에 산다. 여기가 특별한 곳이라 생각이 든다. 지난 10년 정도의 이 야기를 쓰려고 보니 장전동과 반송동에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학교 입학 후 문예패 활동을 하면 서 운동과 음악을 접했다. 거기에서 만난 친구들이 반송동에 있는 마을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었 고 나도 거기에서 같이 일하게 되었다. 희망세상에서 청년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해서 마을 카페 를 내주셔서 청년가치협동조합이라는 공동체를 꾸려 친구들과 같이 활동했다. 거기에서 풀뿌리 운동으로 마을이 새롭게 바뀌는 공간을 찾아내고 기록, 저장하는 작업을 했다. 그 안에서 공동체

를 꾸려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웠다. 거기에서도 운동적인 부분에서 연대하고 활동하는 것 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나는 음악 활동을 계속하면서 메시지를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 만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장전동에 있는 예전 문예패 활동을 했던 선배 들이 하는 신진문화예술행동 흥이라는 곳에 입사한다. 밴드 흥은 연대공연을 하는 팀 활동도 하 고 여러 예술가도 만나는 작업 과정에서 고민을 해소했다. 아카이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예 술 활동을 정리하고 사회적 예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흥에서 SNS 관리, 기록을 하면서 내가 제 대로 잘하고 있나 하는 고민에 이 자리에 참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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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4.

2010년부터 대학 생활을 장전동에서 했다. 2016년 졸업하고 2017년부터 센텀에서 영화를 배우 고 찍고 있다. 이걸 작성하면서 느낀 것은 오히려 더 넓은 단위의 사회적 사건들을 생각하라면 생 각이 나는데 부산에 특정지어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더 생각이 안 나더라. 크게는 세월호 참사와 오거돈 부산시장의 성추행사건이 떠오른다. 부산 서구에서 30년 동안 살았고, 크게는 재개발 이 야기가 많이 있었다. 지금 서구는 재개발 난이다. 크레인이 곳곳에 있고, 내가 태어나서 살던 집 도 15살 때 나왔고, 내가 살던 집에서 나가야 하는 이유도 재개발이 된다는 것이었다. 학교 앞에 아파트가 생겨나서 학생들의 일조권을 해친다고 서명받았던 기억이 난다. 나는 역사학과를 졸업 하고 지금 영화를 만든다.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학과에 갔지만 역사를 진로로 이어갈 생각은 없 었다. 졸업 즈음 신문기자가 되고 싶어 서울에 올라갔다가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부산으로 내려왔 다. 또 내가 뭘 좋아했는지 생각해보다가 영화의 전당에서 워크숍을 들었던 이 기점이 지금에서 가장 많은 변곡점이 되는 시기였다. 그 이후 영화를 만들고 한 이런 관심은 중학교 때 연극부, 방 송부를 했고, 대학교 때는 VJ를 하면서 영상 매체에 관심이 있었고 또 내러티브를 만드는 것에 관 심을 가진 것과 연결된다. 그 이후에는 계속 영화 이야기밖에 없다.

진행자 허나윤

발표 너무 잘 들었다. 이런 작업과 발표는 시간을 들이면 들일수록 구체적인 기억들이 나오더라. 시간을 짧아서 핵심적인 부분이 나왔다. 핵심적인 기록 사이사이에 있는 그 부분들을 찾아내는 것과 그것들의 의미를 담아내는데 아카이브 프로젝트는 해마다 이런 방식으로 하고 있다. 기록 을 한다고 하면서 떠올리는 기억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기억을 채굴한다고 한다. 쪼 으면 쪼울수록 기억이 나온다. 나는 그 역할을 하고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은 저의 쪼임에 기억을 채굴하면서 자기 방식으로 기억이 쌓인다. 그렇게 기억이 쌓이면 훌륭한 시대의 기록이 된다. 누 구나 할 수

남긴 기록이기 때문에 나는 여성들이 자신의 기억을 더 많이 기록하고 다 른 여성의 기억들도 발굴해나가면서 여성의 서사가 역사가 되는 그런 시점들을 계속 만들어갔으 면 좋겠다.
있는 게 아카이브고 어떤 기록을 해도 가치가 있는 게 아카이브이다. 결국은 역사는 기억하고자 하는 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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