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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아이쿱생협 10주년 특별호 2013 가을


아이쿱 in 부산, 열 살 생일 열열히 축하해! 부산지역 아이쿱 10주년을 자축하는 조합원들의 포 토메시지를 싣습니다. 부산 4개 생협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포토콘테스트에 도전해주신 조합원 여러 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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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특별호


차례 10주년 특별호 10주년 축하포토메시지 02

아이쿱 in 부산, 열 살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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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스캔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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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10년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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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권익렬 경남물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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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김영숙 쿱베이커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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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이쿱 10년, 활동의 재구성

아이쿱 in 부산 지나온 10년

아이쿱 in 부산 오늘의 10인 17

생산자_ 아이쿱 10년지기, 대광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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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4인의 아이쿱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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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이쿱생협 발기인_ 손효심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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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_ 체험, 공급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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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_ 송은실 해운대마을모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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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_ 김선애 동래아이쿱생협 사무국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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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직원_ 자연드림 매장 양언니 따라잡기 아이쿱 in 부산 다가올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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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이사장, 4인4색 이사장 찜질방 토크 축하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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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셀카는 아메리카노를 싣고~

발행인

이행지, 김동희, 윤현숙, 박은주

발행처

남부산아이쿱생협, 동래아이쿱생협, 푸른바다아이쿱생협, 해운대아이쿱생협

발행일

2013. 10

편집인

남부산 홍보위, 동래 매체소통팀, 푸른바다 홍보위, 해운대 편집위

디자인

미디토리

* 가을호 소식지는 남부산아이쿱생협, 동래아이쿱생협, 푸른바다아이쿱생협, 해운대아이쿱생협이 10주년 특별 호로 공동제작했습니다.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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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 in 부산 지나온 10년

10주년 특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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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푸른바다아이쿱생협 홍보위원회 류경남, 김미현, 여승현, 김민진

기억하시나요? 그때 그 사건

물품스캔들 10

10년전, 그때 그 시절 변변한 포장도 없이 신문지에 둘 둘 말아 공급되던 대파, 심지어 유정란은 깨진 상태 로 공급되던 일은 흔했다. 자연드림 매장 오픈 과 함께 물품도 비약적인 변화를 겪었다. 물 품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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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딱! 걸였어! 의성 양파 혼입 사건 때는 바야흐로 2003년. 경북 의성 친환경 모듬회 대표를 맡고 있던 김씨는 무농 약 양파와 농약 친 양파를 섞어서(혼입) 생협과 유기농 판매 기업에 납품하였다. 1

이 사건이후 유통 인증 시스템(A마크: 생산물이 혼입되지 않고 생산지에서 소비 자 가정에 오는 과정을 실시간 추적하고 이력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하게 되었다. 2. 인정 사정 볼 것 없다. 더불어식품 사건. 2004년 (주)더불어식품은 일부 제품에 수입산 농산물을 혼입하여 제조한 사실 이 적발되었다. 아이쿱생협은 조합원들에게 이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로 인해 조합원의 탈퇴가 이어졌고, 조직 기반이 흔들릴 만큼 큰 어려움을 겪 었다. 하지만 아이쿱 생협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라는 원칙을 져버리지 않았고 이러한 원칙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현재는 가공생산단지를 조성, 식품안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가고 있다.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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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 in 부산 지나온 10년

3. 나라님도 못잡는 배추값, 아이쿱이 잡았다. 배추값이 폭등하던 2011년 김장철. 시중에서 1포기에 16,000원하던 배추를 자 연드림에서는 1,500원에 살 수 있었다. 비결은 가격 안정기금과 계약생산. 조합 비 일부로 가격안정기금을 조성하고 안정적인 계약생산을 실시하여, 마트보다 싼 친환경물품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4. 빨간 지붕 공장은 우리에게 희망입니다. 제3세계농가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공정무역. 아이쿱생협의 커피, 설탕, 후추, 와인, 초콜렛, 마스코바도는 100% 공정무역제품이다. 조합원들이 기부한 벽돌값 하나 하나로 만들어진 필리핀 파나이섬 마스코바도 공장. 그들에게 빨간 지붕 공장은 지속가능한 삶이라는 희망을 주었다.

5. 콜라 너 마저도 아이쿱이니? 첨가물덩어리 수입밀 피자는 이제 그만!! 우리밀에 친환경 채소가 들어간 피자 와 어울리는 콜라 그마저도 아이쿱에서 만들어 냈다. 아이쿱생협은 더 이상 부 식가게가 아니다. 마트와의 이중생활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해 준 아이쿱 가공식 품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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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일본산 유채유, 너 먹어도 되겠니? 유채유는 생협에서 유일하게 부치고 튀길 수 있는 기름이다. 국내에서 화학정제 도 하지 많고 GMO에서도 안전한 기름을 찾기 어렵기에 일본 생협에서 개발한 유채유를 수입하게 된 것이다. 일본에서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금, 아이쿱생협은 수입전 방사능 검사, 부산항 수입통관시 식약청 방사능 검사, 생협 입고 후 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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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 불시 검사에서 방사능이 전혀 검출 되지 않을 때에만 수입하고,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모두 반송조치하고 폐기한다. 유채유는 현재까지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 일본산만 피하면 방사능에 안전할까? 우리 주변의 방사능은? 국적불문 방사능 자체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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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0주년 특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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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7. 술도 자연드림에서 산다! 생협에도 술이 있었나? 있다. 분명히 있다. 그것도 프리미엄급이다. 유기농 햅쌀로 빚은 첨가물 없는 막걸리 2종, 세계최초로 만들어진 남아공 공정 무역 와인3종, 우리보리 재배 장려를 위해 출시한 맥주 2종이다. 제사 때, 야구장 갈 때, 생일 축하 할 때 이제는 자연드림매장에서 한방에 해결된다. 7

8. 널 살리겠어! 우리밀 과거.. 한 줌의 누룩으로 우리밀 자급률을 2%까지 끌어 올린 아이쿱 생협. 최근 정부의 무관심으로 또 다시 우리밀재배가 줄어들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우리 밀 살리기 프로젝트는? 건강에도 좋고 농약 걱정 없는 다양한 형태의 우리밀 식 품을 장바구니에 담아보자.

9. 잠시만요! 조합원님 물품 민원 주시고 가실게요. 8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 조합원들이 직접 기획과 개발과정에 참여하여 만든 물품들이 있다. 생협 유기농유아식, 자연드림 한방화장품 '천년동안애'가 대표적 인 물품이다. 조합원으로 구성된 화장품프로젝트팀이 제품 컨셉 네이밍, 원부재 료선정, 용기 선정까지 전 과정에 걸쳐 참여하여 개발했다. 이정도면 물품민원 도 잘만 하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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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조합원이 달라졌어요! 기쁨 두배 수매선수금 2011년 수매선수금은 생산자에게는 든든한 지원금으로 소비자에게는 경제적 소비수단으로 다가왔다. 카드사에게 갈 수수료가 생산자와 소비자에게로 돌아 가는 선수금 제도. 물품의 안정적 확보와, 계획적인 가계 소비를 도와주는 도우 미가 되고, 결재까지 편리한 1석2조의 완소결제수단이다.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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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 in 부산 지나온 10년

생협을 가능케하는 숨은 손, 물류... 10년의 발자취

글 해운대아이쿱생협 편집위원장 이인숙

생협은 공동구매가 가장 기본적인 사업이다. 생산자, 소 비자 직거래를 통해 유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생협 의 큰 방향. 이러한 직거래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물류는 가장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것인 요소. 생협을 가능케하 는 손, 부산지역 물류 10년의 역사를 돌아보자.

그때 상황은 굉장히 열악했는데 에어컨도 없 고 철판 지붕에다 일부 냉장시설이 전부였으 며 센터 간 입고 차량이 5톤 트럭 1대였고 당 시 경남 물류센터가 관할하는 조합원 수가 5 천명이 채 안 되었다. 2004년 10월부터 경남 물류센터에서 세팅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2000년

2002년

2004년

2000년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류 창고?

2002년 최초의 ‘주소’를 얻다.

2004년 처음으로 ‘우리 땅’을 사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천현대 아파트의 지

3월에 언양읍 동부리에 8평짜리

언양읍 반곡리 250번지. 대지 890평에

하 주차장을 이용해서 1톤 차량으로 물건

창고로 시작해 그해 10월 삼남

건평만 250평 정도로 되는 건물을 샀으

이 들어오면 그것을 직원 1명이 직접 분배

면 교동리 17평 창고로 이전. 직

며 그 당시 직원 수는 11명. 처음에는 다

하는 방식으로 공급을 했던 것이 최초의 경

원 6여명.

이용하지 못 할 정도로 건물이 커서 70평

남 물류 센터. 셋팅, 배송을 모두 직원 1명이 감당하던 시절. 지금의 전자동 시스템과 비교하면 정말 구석 기 시대와 같은 방식이다. 새벽 4시에 출근해 서 어떨 때는 마치는 시간이 밤12시가 되기도 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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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특별호

만 사용하고 150평 정도는 임대를 줬다. 물류 세팅 박스도 없이 비닐 봉지도 좋고 신문지도 좋았다.

이때부터를 본격적인 물류센터의 진행으 로 본다. 같은 해 9월쯤 경남 물류센터 개 소 및 조합원 물류세팅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고 직원 수는 25명으로 늘어났다.


과거 수동식과 다르게 현대식으로 발전되 는 현대 물류의 시초가 되었다. 현재 센터 간 입고 받는 배송 차량이 5톤 트럭으로 약 11대 정도. 공급시간에 대한 문자 연락도 가고 결품이 나면 SMS로 직접 공지가 가 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2006년

2009년

2010년

2006년 좁아도 너~무 좁아!

2009년 부산 배송센터, 많이 컸

2010년 10배의 성장, 아이쿱은 지금도

바꿔줘~

다 아이가!

진화 중!

5월경 건물 전체 250평을

1월경에 건평 110평 규모의 경남

3월 2,300평 규모의 울산, 울주군 두

다 사용하게 되었다. 직원 수

김해시 상동면 매리 384-2번지

서면 구량리 510번지, 현 물류센터 부

는 41명으로 늘어났다.

로 부산 배송센터가 분리 되었

지로 옮기게 되었다. 2008년 이후 매

고 직원 수는 55명.

장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물품

2013년

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 직

공급 명세서라 해서 큰 종이에 물류 세팅 작업한 것을 동그라 미를 쳐서 공급자가 직접 보면 서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

원 수는 약 90명 정도로 늘어났다.

2005년도 당시 영남권 한 해 매출 자체가 약 60억 정도였고 2013년도 현재 는 약 1,000억이다. 지난 8년간 20배 정도가 성장했다. 영남권 하루 매출이 약 3억, 월 매출이 약 90억 정도이며 내년에는 100억 정도를 예상한다. 공급 에 있어, 향후에는 내 물품이 어디로 오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GPS 시스템 을 구축할 예정이다.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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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 in 부산 지나온 10년

글 해운대아이쿱생협 편집위원장 이인숙

10년의 물류사업, 협동조합 생태계의 시작입니다. - 권익렬 경남물류센터장

부산 아이쿱의 물류를 담당하는 경남물류센터. 그 총괄 을 맡고 있는 권익렬 센터장을 만나 물류와 공급의 과정 을 들어 보았다. 물품, 너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 아니 었구나! 첫번째는 공급자가 공급 업무 부분에 있어서 충실하게 진행해야 하고 물품을 조심스럽고 정확하게 다뤄서 공 급해야 된다는 점. 두번째는 자신의 업무처리 부분인 박 스 처리, 조합원 민원, 반품, 친절도, 차량 청결 같은 원칙 들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런 점들을 끊임없이 주문하고 평가하고 조합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 고 있습니다. 다만 시대의 흐름과 변천이 있을 수 있습니 다. 거기에 대해서도 본인들도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해 야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은 경남 물류 센터만의 경 영 원칙이라기보다 아이쿱생협 전체에 해당됩니다. 조합원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이 일을 내 것 같이 하자. 우리가 소유 노동을 이야기하는 것은 본인이 주인의 역 권익렬 센터장

경남 물류 센터, 뭐 하는 곳인가요? 실질적으로 영남 지역의 물품 입고, 유통, 공급, 소비 체 계의 중심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합니다. 영남권의 매장 과 조합원 물품에 대한 공급과 생산지에 대한 물품의 입고, 품질 검사까지 처리합니다. 일부 입고되는 물품 에 대한 품질 검사와 조합원님들의 민원 해결 특히, 반 품 물품에 대한 처리와 A/S까지 취급하고 지역 조합의 가교 역할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것은 조 합원님들이 주문하신 물품을 안전하고 신속, 정확하게 공급하는 역할입니다. 경남 물류 센터의 책임자로서 경영 원칙이나 신념이 있 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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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특별호

할을 하게끔 만드는 것으로 아이쿱생협의 경영원칙이고 경남 물류 센터도 일맥상통 합니다. 현재 물류 센터의 어려운 점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제일 큰 고민은 우리 물품들이 전부 친환경이고 일절 첨 가물이 없다 보니 신선도를 유지하고 다루기가 쉽지 않 다는 것입니다. 특히 온도, 햇빛, 보관 방법, 날씨, 냉장과 냉동 등 다양하게 변화되는 요인에 대해 어떻게 하면 신 선도를 유지하면서 공급할 지, 연구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결품. 1차 농산물은 특성상 작황이 들쭉날쭉 할 수밖에 없죠. 최대한 결품이 나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쉽 지 않습니다. 또 반품에 대한 민원이 발생할 때 아이쿱의 기준에 따라 처리하고 조합원들의 요구가 무리 하지 않 는 거라면 대부분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 신뢰


관계에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만 실제로 제대로 된 협동조합의 예를 보기 어렵습니 다. 그런데 아이쿱생협은 협동조합 기업으로서 여러 가

직원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고 있으신가요?

지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역할들을 우리가 하고 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또 조합원들이 우리가 공급한 물품을

저의 가장 큰 역할입니다. 말은 쉽지만 생각만큼 쉽지

받는 것에 즐거워하시면 그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 했

않고 어렵습니다. 소통만 잘 된다면 어떤 문제도 없을

다고 봅니다.

것 같죠! 면담, 회의, 업무 체계를 정확하게 바로 잡는

처음 1~2명으로 시작했던 직원들이 이제는 100여명으

것, 매뉴얼 계발 등 갖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정답은 없

로 늘어나고 경남 물류센터가 커져 나감으로써 지역 조

는 것 같습니다.

합도 많이 커 나갔습니다. 그렇게 관계되는 모든 사람

다만 중요한 것은 첫번째가 ‘조합원의 입장에서 생각하

들이 가족을 부양하고, 생계를 유지 하는 것을 볼 때 직

라.’ 두번째가 ‘모르면 물어보라’는 대원칙입니다. 직원

장인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사업이 점점 더 켜져 나갈

들이 이 두 가지 원칙만 잘 지킨다면 소통하는 문제도

때마다 어쨌든 제가 하나의 모통이돌이라도 기여했다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싶고 제가 바라는 사항이

는 점이겠죠.

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이쿱생협 안에서의 꿈이 있으시다면? 물류 센터 내의 직원 게시판을 보니 직원들의 공부 모임 도 있던데, 일을 하시다 보면 그럴만한 시간이라든지 여

영남 클러스터를 만들어 스페인의 몬드라곤처럼 협동

유가 되는지요?

조합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이것은 센 터장으로서나 조합원 개인으로서 동일한 바램입니다.

협동조합에서 교육은 공기와도 같습니다. 직원들이 변

그렇게 되면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이 소유노동을 통해

하지 않으면 안 되고 협동조합 자체가 상당한 인문학적

서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또 제가 조합원이다 그러

소양을 요구합니다. 본인의 욕심을 극복하고 타인을 배

면 이곳에서 받는 그런 혜택들이 있겠죠. 주거, 교육, 병

려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식과 지혜, 마음의 결단,

원, 의료 등 모든 것들을 이 곳 내에서 해결할 수 있을

희생 이런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런 것들을 바르게 알

겁니다. 지금 괴산과 구례 클러스터에 이어서 그 다음

지 않고서는 훌륭한 직장인 되지 않을뿐더러 협동조합

은 영남 지역이 되지 않을까요?

인도 되기 어렵습니다. 교육은 회사 차원에서도 끊임없

지난 10년 아이쿱의 성장을 지켜 본 조합원들이라면

이 진행하고 있고 그래야 물품도 소중히 다루고 조합원

앞으로 다가올 생협의 발전도 단순한 꿈이 아니라고 느

들의 입장에서 업무를 이해하게 됩니다.

끼리라 봅니다. 향후에는 의료, 레저, 기타 여가 생활 같 은 것들도 친환경 물품을 저렴하게 공급받는 것처럼 누

여기 근무 하시면서 보람된 점은 무엇일까요?

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러한 혜택들을 다양하게 누리면서 활동도 하고 재미나게 사는 거죠. 저의 꿈은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협동조합 붐이 일어나고 있지

항상 재미나게 사는 겁니다.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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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 in 부산 지나온 10년

글·사진 동래아이쿱생협 매체소통팀장 김혜원

부산지역 활동의 10년을 듣다. - 김영숙 쿱베이커리 대표

10주년을 기념해서 활동의 역사를 정리해야한다고 했을 때, 딱 세글자가 떠올 랐다. “김영숙”. 누구는 사무국장으로 기억하고, 누구는 이사장으로 기억하고, 누구는 대표로 알고 있는 김영숙. 그녀를 만나 아이쿱 10년을 돌아보기로 한다.

둘째를 낳으면서 1999년에 직장을 그만둔 영숙씨. 그때 생협 공급자로 일하던 동생(김영택, 지금은 귀농하심)의 권유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때는 아이쿱이 아 닌 생협연대 시절이. 사무실도 없어서 집에서 활동가 교육도 하고, 이사들의 집 을 돌아가며 이사회를 했다. 그 때는 부산이 하나의 생협이어서 이사회하기도 힘들었다. 이사회를 할 때면 화명동에서 출발해 학장으로 가서 한 명 태우고, 진 구에서 또 태우고 해운대로 가곤했다. 준비위원회를 맡아서 일할 때 조합원이 15명이었 다. 의욕도 있고 좋은 생각들도 갖고 있었지만, 실 무(서류정리, 이사회, 회계 등)를 어떻게 해야하는 지 다들 몰랐다. 그녀는 그 전 직장에서 총무, 경 리, 행사 파트의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

“10 년전이 궁금해요 ~” 그 당시의 공급자는 생협 활 동을 위한 직원이었고 공급, 조합원 가입, 민원업무, 활동 가 발굴 등의 일을 하였다.

무국장은 당연하다는듯이 그에게 맡겨졌다. (당시 조합운영은 사무국장이 도맡 다시피 했다.) 세 가지 파트의 경험을 조합에서 모두 잘 써먹었다. 운명일까? 생 협에 오려고 배운 것처럼 딱 맞아떨어졌다. 그녀가 있음에 부산 지역 아이쿱 활동의 역사가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_부산 아이쿱의 친정엄마, 김영숙 2003년에는 ‘잘먹고 잘사는 법’이 이슈가 되어 사람들이 친환경농산물에 많이 관심을 갖게되었다. 그때 산지 답사를 가는 중에도 상담 전화가 많이 와서 운전 중에 설명하고, 하루에 6-8명씩 가입시키고, 저녁에 집에 가면 장보기 열어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은 위기 때는 자기 능력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는가 지나온 10년을 생각하면... 그립고, 눈물겹고, 웃음이 난다.

보다. 어느 달은 조합 운영비가 42만원 들어온 적도 있었다. 그럴 때는 돈을 내 가며 활동을 이어갔다. 힘든 시기였지만 생각해 보면 너무 재밌었다. 2007년 법인 창립하면서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조합비가 내려가고 조합원들 도 늘어났다. 2008년 부산지역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때도 기억이 생생하다. 무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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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특별호


힘들었다. 매장사업이 처음이라 자금 모으기가 힘겨웠다.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하고 또 했다. 그렇게 첫 매장을 내고 3개월 동안은 밤 12시가 넘어 집에 들 어가는 날이 많았다. 그 시기를 지나고 매장이 잘 되고, 조합원이 많아지면서 활 동가들도 많이 늘었다. 부산 지역의 활동가들은 유난히 열정적인 것 같다. 그래 서 그 힘으로 하나의 푸른바다생협이 동래생협, 남부산생협, 해운대생협으로 나 뉘고 그 만큼 더 성장할 수 있었다.

1

1. 2003년 친환경농산물 홍보 2. 2006년 풍년기원 한마당 3. 2013년 총회 때 공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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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이 150명이었던 시절, 10년 후에 조합원이 만명이나 될까? 되면 참 좋겠 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 만오천명 이상이 협동조합의 울타 3

리에 있다는 것이 감동스럽다. 그렇게 될 동안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했을까?하 는 생각에 뭉클하다. 10년의 이야기를 듣는데, 나 또한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했다. 활동이 그렇게 힘들 었는데, 10년 동안 한결같이 아이쿱을 지킬 수 있었던 힘이 궁금해서 물었다. 초창기 민우회 생협을 만들고 생협에서 활동가로 있던 이혜라님이 있었다. 농업 의 현실과 생협의 발전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며 당당하게 리드하는 이혜라님의 모습에 반했고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아줌마가 아닌 당당한 여성을 본 것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렇게 멋진 분이 나에게 손 글씨로 쓴 크리스마 스 카드를 줬다. “부산 경남지역의 큰 나무가 되어서,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게 해줘라!” 라는 내 용이었다. 그 말을 듣고 안 할 수가 없었다. 그 말 한마디에 희생을 하면서도 활 동을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그 글귀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그녀가 친정엄마 역할을 하게 한 한마디. ‘부산 경남지역의 큰 나무가 되어서 ,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게 해줘라 !’ 선배 활동가를 통해 후배 활동가는 꿈을 꾼다. 그녀가 이혜라님께 반한 것처럼, 나도 그녀에게 반했다. 닮고 싶은 그녀를 따라 후배들의 활동도 이어지리라 믿는다.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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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 in 부산 지나온 10년

정리 동래아이쿱생협 매체소통팀장 김혜원

아이쿱 in 부산,

10년 활동의 재구성

28,000원

25,000원

150명

300명

조합비

조합원

매장

◦150명의 조합원,

연혁

◦1월 부산시민생협 ◦부산지역 5개

부산지역 ‘한국생협 준비위원회 발족 연대’ 준비사전모임 ◦3월 22일 동의대

생협으로 조직분화

◦동래생협 창립총회

◦동래생협,

푸른바다생협 법인창립

상학관에서 푸른바 다생협 창립총회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14

10주년 특별호


18,000원

13,000원

16,000명 9,400명

3,200명

◦ 자연드림 1매장 ◦ 자연드림 2매장 ◦양산생협

화명점 오픈

용호점 오픈

준비위발족

◦200명이 넘는

남부산생협 창립

연산토곡점 오픈

◦자연드림 7매장

◦자연드림 10매장 ◦자연드림 11매장

해운대점 오픈

남천점 오픈

당감점 오픈

◦자연드림 5매장

◦자연드림 8매장

명지점 오픈

반여점 오픈

◦ 자연드림 3매장 ◦자연드림 4매장

부곡점 오픈

◦해운대생협 창립, ◦자연드림 9매장

활동가 활동중 정관점 오픈

◦자연드림 6매장 거제점 오픈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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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 in 부산 오늘의 10인

10주년 특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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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푸른바다아이쿱생협 홍보위원 강금엽

아이쿱 10년지기 베스트프렌드, 대광 F&C - 박기철 생산자

사랑은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곳을 보는 것이라고 했던가? 여기 10년 세월을 한결같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무가 있다. 그 동무가 부산에 있는 것이 너무나 소중하고 자랑스럽다. 아이쿱 10년지기 어묵 생산자 대광F&C 박기철씨, 그는 오늘도 아이쿱과 함께 나란히 걷고 있다.

오뎅쟁이, 공장을 차리다

어려서는 엄마를 따라 부평동 시장에 가면 매일 오뎅을 사줄 때까지 길거리에 서 실랑이를 벌였다. 대학 시절에는 친구들이 길거리에서 파는 오뎅을 두세 개 먹을 때, 그는 가게에서 팔던 오뎅을 다 먹어버릴 정도로 그렇게 오뎅을 좋아했 다. 그를 보고 친구들이 ‘나중에 너 오뎅공장 해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었다. ‘오뎅쟁이’박기철씨는 현재 대광F&C의 설립자이자 대표이사다. 대광F&C는 봉어 묵, 네모난어묵, 양파어묵 등 낯익은 자연드림 어묵을 생산하는 아이쿱의 대표 생 산지다. 미국에서 MBA과정을 공부하던 그는 1999년에 아버지의 권유로 어묵사업에 뛰 어들었다. 하지만 부산에만 30~60년 된 쟁쟁한 어묵회사들이 40여개가 넘었 고, 대기업의 제품이 마트나 백화점에 납품되고 있는 어묵시장에 그가 끼어들 틈이 있을 리 없었다.

운명적 만남 아이쿱생협

다른 대책이 필요했다. 그는 일본의 선진화된 어묵시장 조사를 나섰고, 일본에 서 판매되는 모든 어묵을 수집했다. 필연이란 이런 곳에서 생기는지... 그냥 지나 칠 수도 있었던 어느 작은 가게 앞에서 같이 동행했던 다른 분들은 ‘저곳에는 살 게 없다.’라고 했는데 ‘그래도 들어가 봅시다.’라고 말한 후 그는 가게에 들어간다. 일본생협 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최대한 첨가물을 줄인 어묵제품을 보았고, 생 산자와 소비자가 중간유통 없이 바로 만날 수 있는 시스템(생협)을 확인할 수 있 었다. 그는 순간 출구를 알 수 없는 깜깜한 동굴에서 한줄기 빛을 본 것처럼 희망 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주위의 어묵계통 선배들에게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일본생협과 유사한 조합 에 문을 두드려 자신의 어묵세상을 얘기했을 때 ‘그건 안돼!’라는 냉대만 받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그의 어묵에 대해 관심과 지지를 보이는 친구를 결 국은 찾아냈고, 2004년 2월 아이쿱생협과 운명적인 인연을 맺게 된다. 해보지도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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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고 안 된다고 말하는 게 가장 싫었던 그는 이제부터 진짜 오기를 발동시키기 시작한다. 생협과 인연을 맺은 초기에는 합성감미료를 빼고 다시마와 멸치엑기스로만 맛 을 낸 어묵을 판매 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고, 소량다품 종 생산과 판매저조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생협 조합원들은 식품첨가물 을 배제한 어묵을 요구했고, 그는 자신과의 약속 그리고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 키기 위해 주위에서 만류하는 ‘절대 안 된다’는 험난한 길에 발을 내딛었다. 아이쿱 in 부산 오늘의 10인

식품첨가물에게 도전장을 내밀다

배에서 어획하자마자 원육에 바로 들어가는 첨가물을 빼야하는 것은 어묵 제조 회사인 대광F&C에게는 너무나도 무모한 도전이었다. 첫 번째로 첨가물 중 솔비 톨을 배제한 제품을 만들었지만 생협 조합원들은 그에 만족하지 않았다. 인산염 도 빼달라는 요청이 계속되었고 그는 여태까지 누구도 하지 않았던 일을 벌이기 시작한다. 대광F&C의 직원들은 인산염을 빼고 어묵을 만들 수 없다고 오히려 사장인 그를 만류했고, 그는 수십 번 흔들렸다. 하지만 “시작을 했으니 끝까지 가보자. 마지막 시도는 해봐야지. 그때도 안 되면 포기할게. 하지만 지금이 마지막은 아닌 것 같 다."라는 말로 직원들을 설득했다. 우선은 베트남 현지의 원재료공장에 투자를 하고 인산염이 들어가는 제품과의 교차오염을 막기 위해 생협제품에 사용될 원육을 제일 먼저 작업해달고 요청 했다. 생협에 납품할 제품의 원재료가 너무 적은 양이라 현지공장을 설득하기 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될 때까지 시도했고 결국은 첨가물을 배제한 원육을 얻 을 수 있었다. 그러나 원양어선에서 잡힌 생선살의 냉동변성을 막기 위해 넣는 인산염을 배제하자 원육의 스펀지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스펀지현상이 일 어난 원육으로 제조된 어묵은 퍽퍽한 식감 때문에 상품화가 될 수 없었다. 만들 어 놓은 어묵을 버리고 또 버렸다... 그는 인산염을 배제한 원육의 변성을 줄이 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도전한다. 일반적으로 현지에서 어육이 한국으로 오기 까지 10~12일정도 걸리는 것을 2년 동안 베트남에 살다시피 하며 베트남 상선 을 설득하고 노력한 끝에 4~5일로 단축하고야 말았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고 도전하지 않았던 것을 그는 해낸 것이다. 이러한 쾌거에 대광의 어묵제조기술이 더해져 식품첨가물을 완전히 배제한 어묵이 탄생되었고, 어묵장이 박기철의 무모한 도전은 결국 한국 어묵계에 큰 획을 그었다.

소비자의 목소리가 들려...

그는 매일같이 생협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대광F&C의 물품에 대한 소 비자의 글들을 살펴본다. 때로는 반가운 글, 때로는 요구와 질타 등이 적혀있지 만 소비자의 이러한 이야기들이 대광F&C가 끊임없이 도전하게 만드는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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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특별호


이 된다고 한다. 그가 소비자와의 소통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고 말하는 이유이 기도 하다. 현재 아이쿱생협의 어묵은 산도조절제를 쓰지 않은 원육과 순수 국내산 야채, 국내산 천연 양념,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해바라기씨유를 사용하고, 각종 화학 합성첨가물 및 유전자 변형재료와 방사선조사식품을 배제해서 만든다. 그리고 일본의 원전사고 이후 수입되어 들어오는 모든 원육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HACCP 인증, EU HACCP 인증, 인산염을 배제한 어묵제조 특 허를 가진 대광F&C... 그의 어묵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이러한 결과 를 모두 이뤄 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믿어준 그리고 자신이 믿고 있는 아이쿱 생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겸손의 웃음을 보인다. “저희 회사는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ing입니다.” 박기철 대표의 말이다. 화학조미료와 식품첨가물이 없어도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맛있는 어묵을 만들기 위해 그는 요즘 ‘맛’에 대한 개발에 푹 빠져있다. 그리고 조만간 아 이쿱생협에 판매되는 어육소시지의 환골탈피(?)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슬그머니 귀띔한다.

대광F&C에게 아이쿱생협이란?

그는 아이쿱생협을 ‘10년 지기 베스트프렌드’라고 당당히 말한다. 그러면서 10 살이 된 부산의 아이쿱생협에게 축하의 한마디를 건넨다. “서로 초심을 잃지 않고 자기자리를 지키며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됩시 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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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 내 삶에 들어오다 오늘을 사는 4인의 아이쿱 조합원

동래생협 K조합원. 5년차 자연드림 부곡점으로 일주일 동 안 리모델링을 하고 재오픈한 당일 화분 한 개가 배달되었 다. "좋은 먹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앙증맞 아이쿱 in 부산 오늘의 10인

은 리본을 달고서. 화분을 보내주신 조합원을 물어물어 취재를 요청했지만, 한사코 쑥스럽다며 밝히기를 꺼리셨다. 감사의 마음을 표 현할 줄 아는 멋진 조합원님, 저희 완전 감동했답니다!

아픈 우리 아이에게 생협의 물품이 아닌 것은 절대 안 먹였 어요.(웃음) 경계성자폐증도 아토피증상도 모두 먹는 것에 의해 그 완치가 좌우된다고 믿거든요. 엄마가 포기하지 않 은 한 아이가 스스로 포기하는 법은 결코 없어요. 생협이 없 었다면 삶의 궤적이 완전 달라졌겠죠. 생협 덕분에 아이도 건강해졌고 이제는 이렇게 유기농 파이 전문점도 경영하게 되었으니까요. 돈이요? 우리 아이에게 줄 수 없는 음식을 판다면 저 ‘김미향’이 아니지요. 힘들어도 쉽게 나를 포기 할 수는 없어요, 그래요 느낌 아니까! ^^

유기농 파이 전문카페 ‘바오밥나무’ 사장 남부산생협의 김

많은 조합원들이 “내 돈 내고 내가 사먹는데...” 라는 생각으

미향 조합원. 아이쿱생협 10년차 조합원이다. 아들 재홍군

로 매장을 이용하는 것 같아요. 어떨 때는 안 좋은 모습도

(13세)이 두 살 때 경계성자폐증과 아토피 진단을 받은 후

보이고, 매장 직원(쿠퍼)들이 힘들어하는 모습도 종종 보았

아이쿱과 인연을 맺었다. 아픈 아이를 둔 대부분의 어머니

어요. 저는 우리 가족이 건강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것만

들이 그렇듯 그녀도 절실함으로 점철된 치유의 터널을 지

으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이번에 감사한 마

났다. 그 지난했던 엄마의 길은 세상 살아가는 큰 원동력

음을 표현한 거죠. 초록색 나무를 보고 조합원들의 마음이

이 되었다. 아이쿱에 대한 믿음이 자신의 신념에 대한 믿

조금은 편안해졌으면 좋겠고, 이 나무를 계기로 감사의 씨

음이 되었기에 이윤은 적어도 유기농 친환경 재료를 고집

앗이 자라났으면 좋겠어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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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특별호


임선희 조합원. 푸른바다생협의 10년지기 활동가다. 2003년 마을지기, 2004년 부산 권역별준비위원장, 2004년부터 2008년 까지 물품위원장, 2009년부터 2년 넘게 용호점 매니저를 맡았다. 현재 푸른바다생협 영도지 역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부산 아이쿱생협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이쿱 과 함께 해온지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재미있는 체험 행사 도 많았고,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도 많았던 시간들이었 습니다. 앞으로도 아이쿱생협과 함께 나눔과 실천을 목표로 열심히 파이팅! 건강한 먹거리를 찾아 왔다가 생협 안에서 제 삶이 바뀌었

해운대아이쿱생협 정기주 조합원은 딸의 기관지염이 먹거

죠. 놀고, 일하고 꿈꾸고 아이쿱이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앞

리를 생협으로 바꾼 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 후 부부가

으로 하고 싶은 거요? 영도 자연드림 매장설립, 영도지역

열열한 아이쿱지지자가 되었다. 온가족이 생협에 적극적

이사장이 꿈이랍니다. 한 10년이면 될 줄 알았는데, 앞으로

인 관심과 참여를 보내는 열혈조합원이다.

10년이면 꼭 이루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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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남부산아이쿱생협 기자단 이지영 진행 남부산아이쿱생협 홍보위 부위원장 심은주/ 기자단 이지영, 최정은

멈추지 않는 열정 부산 아이쿱생협 발기인 손효심 조합원 부산에서 아이쿱생협의 발기인으로, 그 시작을 직접 일군 한 사람손효심조합 원. 현재는 남부산생협 조합원이자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10년의 세월을 아 이쿱과 함께 한 손효심 조합원에게 비춰진 아이쿱생협의 오늘은 어떤 모습일

아이쿱 in 부산 오늘의 10인

까. 그녀에게 들어보자.

10년 전 초기 활동가를 만난다. 독립운동가 같은 단아한 모습이 아닐까 상상하 며 약속 장소에 들어서니 어이쿠, 생각보다 너무 앳된 모습의 그 분이 오셨다. 주름도 하나 없는 그녀 얼굴에는 어쩐지 주부 9단 이상의 내공이 엿보인다. 옴메 기죽어.. 그러나 어떻게 생협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답하는 손효심조합원은 인터 뷰라는 생각을 잊게 할 정도로 편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저희 아이가 아 토피가 아주 심했어요. 그래서 자연요법, 유기농 먹거리등을 직접 찾아 발로 뛰게 된 거죠.” 뭔가 거창한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내심의 추측과는 달리 역시 우리와 같은 엄마의 마음, 아이에 대한 절실함이 그 시작이었다. 10년 전 150여 명의 수급자들 뿐, 제대로 된 조직조차 없던 상황. 부산에서 처음 푸른바다 생협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까? “그땐 우 리 아이를 살리겠다는 엄마의 일념으로 뛰어다녔어요. 생협이 아니고서는 유 기농 식품을 믿고 구할 수 있는 곳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뭘 알고 시작 한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뭔가 사명감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조합원 들의 자세와는 확실히 달랐어요. 운동이었죠. 사회운동.”

지금은 생협의 청년기라고 봅니다 과거의 활동사는 한두 시간 내에 끝날 수 없을 것. 사실 듣고 싶은 것은 아이 쿱 생협의 ‘오늘’에 대해서다. 과거의 활동가들이 오늘의 아이쿱을 미리 보았 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무래도 감개무량에다 생각보다 큰 발전을 이루 었다고 여기지 않을까? 아니면.. “지금은 생협의 청년기라고 봅니다. 물품도 조합원도 많이 늘었을 뿐만 아 니라 매장도 생겼고 그 수도 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아이쿱을 알고 있고 요. 그야말로 활동이 왕성해지는 시기라는 것이죠. 많은 발전을 한 것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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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특별호


이에요. 다만 여기에서 아직 다음 단계로 미처 못 넘어가고 있는 게 아쉽습니 다. 생협은 운동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방사능 문제만 해도 학교급식 문제 등에 생협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어야 합니다. 사회정책 이나 탈핵에 대한 관심도 모두 우리 아이들을 위한 좋은 환경 만들기의 일환 으로, 생협과 무관한 이야기가 결코 아니죠. 내 입에 들어가는 것만 좋은 것으 로 찾는 데서 끝나지 말고 필요하다면 생활정치의 영역에도 적극 나서야 합니 다.” 둘째아이를 낳고 키우며 생협 활동을 접었고 지금은 생업에 쫓겨 적극적인 참여를 못하고 있지만 생협에 대한 열정과 애정만은 현재 진행형이었다. 틈틈 이 참여하는 생협의 여러 행사 때마다 새로운 활동가를 만나게 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제는 기존의 활동가들에게 일이 편중되지 않고 여러 활 동가들이 다양한 활동을 맡아서 개인적인 부담도 줄여주었으면 해요. 그리고 부산의 생협 스스로 지역에 필요한 기구나 활동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에너지 를 가지기를 소망합니다.”

마치 생협은 그녀라는 열차의 ‘성스러운 엔진’ 비켜갈 수 없는 질문, 그대에게 생협이란? “생협의 물품은 물과 같은 존재고 요, 생협은 나와 분리될 수 없는 그림자?(웃음)” 인터뷰 내내 일관되게 느껴지 는 것은 한마디로 에너지!였다. 그녀에게는 멈출 수 없는 에너지가 강하게 느 껴진다. 마치 ‘그녀라는 열차’를 끌고 가는 ‘성스러운 엔진’이라도 되는 듯이 생협의 정신은 그렇게 그녀에게 탑재되어 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가장 애착 가는 생협의 물품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소 금도, 커피도 좋고 아, 과자요!” 뻥튀기밖에 줄 수 없던 시절에 비해 정말 다양 해졌다고. 요즘은 오히려 너무 맛이 좋아서 걱정이라며 여느 주부들과 다름없 는 웃음으로 인사에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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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체험, 공급 24시!

동래아이쿱생협 매체소통팀장 김혜원

아이쿱의 오늘을 달린다.

아이쿱의 오늘을 가장 핫하게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공급현장이다. 공급자의 하루를 좇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체험해보았다. 아이쿱 in 부산 오늘의 10인

전날 경남물류센터의 피킹작업

6:30 물류를 싣다.

오늘 하루 공급할 조합원 리스트 전날 피킹 작업을 마친 조합원 공급박스 안에 새벽에 도착한 냉장떡, 신선과일, 쌀, 냉동식품, 생수 챙기기

4:50 집을 나서다.

4:00

5:00

6:00

7:00

8:00

조합원들에게 공급할 물품을 가득 채우다

5:30 김해에 위치한 부산배송센터에 도착, 텅 빈 물류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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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아침조회(물품에 대한 공지, 민원사항 등 나누기)

9:00

10:00

11:00


0

이제 ‘공급자’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요즘 매장을 통해 가입한 조합원들은 온라인 공급 자체가 낯설고, 그 나마 온라인 공급을 받으시는 분들도 공급자를 ‘택배아저씨’로 알고 있다. 생협에서는 ‘배달’을 ‘공급’이라고 한다. 단순히 ‘물품 을 날라다 주는 일’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생산지에서 조합 원 손에 물품이 닿기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생협의 큰 축이 바 로 ‘공급’이다. 요즘 가정공급의 상황은 좋지 않다. 매장이 생기면서 공급자의 역할이 줄었기 때문이다. 공급하는 가구 수가 줄어, 전국 150명이던 공급자가 현재 97명으로 줄었다. 또, 예전에는 마을모임 에서 초대도 해주었는데, 요즘은 수고한다는 말도 듣기 어렵다. 가 장 힘든 것은 생수의 공급. 6개 묶음 생수를 한꺼번에 10개씩 주문 하는 경우도 있어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받을 땐 그렇게 반가운 물품들. 그 물품들이 하나 가득 실려 있는

7:50 가정 공급 시작. 하루 평균

공급차량이 이렇게 무섭게 느껴질 줄이야! 공급자와 함께 한 하루,

45가구를 방문한다.

감한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랴, 생협의 정책과 물품 교육받으랴,

생산자만큼이나 생협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공급자임을 실 민원 처리하랴 공급자의 하루는 정신이 없다. 새벽을 여는 공급자 는 오늘도 힘들다. 하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전한다는 자부심이 오 늘도 그들을 달리게 한다.

15:00

16:00

17:00 * 공급자를 위해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하나. 적게 주문한다고 미안해하지 말자. 공급자는 무조건 달려온다. (15000원 이상 주문시 무료 공급) 둘. 무거운 물품들은 가능하면 공급일을 나눠서 주문하자. 여러 번 오는 것 보다 한꺼번에 많은 공급이 더 어렵다. 셋. 조금 늦더라도 이해해주는 마음을 갖자. 공급자는 식사도 미루고 달 려온 것이다.

16:00 배송센터로 복귀

넷. 공급자는 조합원과 한가족. 물품에 대한 건의와 문의도 가능하다. 공급

17:00 공급박스 반납, 민원/ 반품 등의 업무처리, 퇴근

자와 친해지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섯. 감사의 인사와 함께 시원한 물 한잔 드리는 센스~ 공급자의 피곤 함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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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해운대아이쿱생협 편집위원장 이인숙

송은실 마을모임 위원장에게 듣는

활동의 재미 해운대 마을지기위원장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송은실씨에게 아이쿱은 어떤 의미일까? 그가 ‘활동가’로서 느끼고 부딪히는 아이쿱의 오늘을 이야기한다.

아이쿱 in 부산 오늘의 10인

2003년 동래아이쿱생협과 인연을 맺은 송은실 조합원은 2007년에 마을 모임이 분 리되면서 마을 지기를 맡게 되었다. “처음엔 고민 많이 했죠. 하지만 어떤 부채의식 같은 것이 있었어요. 생협 행사와 교육에 참여할 때마다 다른 활동가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이 자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항상 느낄 수 있었거든요. 고마움과 미안함. 저도 이제 빚만 지는 빚쟁이 생 활을 청산할 때가 되었다고 할까요?”

그에게 생협활동이 주는 보람은 무엇일까? “우리 생협에 오카리나 동아리가 있어요. 처음엔 그저 주부들이 악기를 배우겠 다고 모인 취미 동아리였죠. 그런데 지금은 1년이 지나면서 전문가 과정을 거쳐 학 교 방과후 수업에 강의도 나가고 복지관 행사에서 공연도 해요. 얼마나 멋져요?” 활동가에게 안식년이 있었으면 좋겠 어요. 잠시 빽빽한 일정을 비우고 나를 채우고 싶어요. 활동가 마일리지 제도 가 피부에 와 닿으면 좋겠어요. 활동가 들의 자원활동에 팍팍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제도라 기대하고 있어요. 지난 10년, 부산지역 아이쿱들이 양적 인 성장을 이룬 시기라면 향후 10년은 질적인 성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활동가들의 힘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 죠. 그만큼 활동가들의 어깨가 무겁죠.

육아와 출산으로 사회와 단절되기 쉬운 시기, 마을모임과 동아리 활동은 주부들 과 사회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해준다. 생협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인생2막을 시작했다는 분들이 많은 이유다. 작지만 큰 변화. 그저 가정 안으로만 향하던 시선이 사회와 세상으로 넓어진 것 이 생협활동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언제나 그를 지지하고 밀어주는 가족 들은 활동의 원동력. 이제는 그의 달라진 모습에 가족들도 함께 기분 좋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생협활동, 할까 말까? “혹시 활동을 할까말까 망설이는 분들이 계시다면 자신있게 강추합니다! 자기의 그릇을 확인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에요. 그릇이 쓸모가 있다 없다가 아니고 네 모든 세모든 어디든 쓰임새가 있다는 것을, 나를 필요로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느 낄 수 있어요. 내가 부족하다 넘친다 생각치 말고 시작해 보세요. 도전해 보세요!” 부산 아이쿱이 열 살 생일이 되어 이렇게 성장한 것처럼 10년 후 생협 활동가들 도 몰라보게 훌쩍 커있기를 기원한다. 항상 새로운 꿈을 꾸는 청춘 송은실씨는 또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기대와 응원을 함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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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특별호


글 푸른바다아이쿱생협 홍보위원 정혜인

동래아이쿱생협

사진 푸른바다아이쿱생협 홍보위원 강금엽

김선애 사무국 팀장을 만나다 부산 아이쿱생협 10년의 성장을 함께해 온 사무국 직원. 언제나 따뜻한 미소 로 조합원, 활동가를 대하며 지난 세월을 함께 걸어온 이들은 아이쿱생협 부 산을 만드는 동반자다. 고운 피부! 다정하고 편안한 목소리! 동래생협 사무국팀장 김선애 직원은 2009년 9월부터 사무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부산4개 생협 중 가장 오래 일한 직원이다. 아 이쿱생협의 사무국은 어떤 일을 할까? “제가 입사했을 때는 지역생협에서 물품민원전화를 받았어요. 2010년 4월 경 남물류센터가 오픈하면서 물류센터에서 담당하다가, 지금은 군포 상담팀(15776009)에서 맡고 있어요. 지금 사무국 상담업무는 정책이 변경되거나 새로운 시스 템이 도입되면 조합원 모니터링작업(일일이 전화를 걸어 조합원들에게 설명을 하 고 동의를 구하는 일)을 주로 해요. 조합원가입현황, 외상공급현황, 조합비 반환요 청, 연합회에 보낼 사업현황보고, 이사회 보고서 작성, CMS등록, 목적출자금관리, 공금출자금 확인, 활동가 마일리지 관리 등의 일도하고 있어요. 이런 일들을 하면 서 1차 필터링 작업이 저절로 되지요” 신규 조합원 교육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일하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한다. 요즘 새로 가입하는 조합원들은 과거와는 달리 가입교육이 잘 되어 있어서 조합의 정 책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생협이 운영하는 사무국 근무환경과 처우는 어떨까? 직원들의 업무시간은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이다. 지금은, 점심 먹고 바로 일을 하겠다고 퇴근시간을 30분만 당겨달라고 건의한 결 과 오후 5시 30분까지 근무한다. 직원들의 급여도 궁금하다. “신입직원들은 최저임금정도를 받아요. 근무년수에 따라 호봉, 직책수당이 조금 나오고 명절엔 각 50% 상여금이 있구요. 1년 이상 근무하면 퇴직금이 있어요. 호 봉, 직책수당을 제외하면 직원들의 임금이 비슷해요.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어요. 앞으로 더 좋아질 거예요!” 라는 그녀의 바램처럼 앞으로의 10년은 분명히 더 좋 아질 것이다.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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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남부산아이쿱생협 홍보위원 윤찬숙

매장 직원 하루 체험기

자연드림 매장 양언니 따라잡기

지난 10년 간 폭발적인 조합원 확대의 주역은 단연 자연드림 매장이다. 부산 에는 2013년 현재 11개의 자연드림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매장을 통해 아이 쿱의 생생한 오늘을 체험해 보았다. 아이쿱 in 부산 오늘의 10인

양언니가 누구일까요? 우리의 양언니는 용호점 자연드림 매장의 최고참 직원 양영자(50)님이랍니다. 오늘 하루 저는 양언니의 그림자가 되어 함께 할 거에 요. 같이 따라가 보실래요? 용호점의 직원분들은 보통 8시 30분 출근이에요. 물품 검수 맡은 분은 6시 30분에 출근해서 물품의 재고 및 상태를 점검하고 확인합니다. 신선식품 담 당 직원은 정리할 물건이 많아서 8시에 출근하신대요. 다행히(?) 우리의 양언 니는 공산품 담당이라 8시 30분 출근을 하시죠.

우리의 직장의 신, 미스김 수준의 양언니 매장 가득 오늘 들어온 물품을 보면서 사실 저는 아득했어요. 이걸 언제 다 제자리에? ㅠㅠ 그러나 우리의 직장의 신, 미스김 수준의 양언니는 프로답게 척!척!척! 와우 ~ 저는 물품을 살 줄 만 알았지. 어떤 물품이 어디 있는지 몰라 헤매기 일쑤고, 진열하면서 가장 중요한 유통기한 확인조차 까먹기도 했지요. 참! 그거 아세 요? 생협의 모든 물품들은 유통기한이 있어요. 심지어 칫솔까지 있더라구요! 아~ 조합원은 소중하니까요.^^ 9시에 매장 문이 열리자 조합원님들이 제법 많이 오세요. 부지런한 우리 조 합원님들. 신선물품은 항상 빠듯하게 입고되기 때문에 일찍 와야 물건을 살 수 있대요. 가끔 신선식품 매대가 텅 빈 모습을 보면서 무척 당황하셨지요? 알 고 계시듯이 생협은 제철 농산물을 고집하는데요, 생산량이 날씨와 환경에 영 향을 많이 받아요. 물품이 적을 때는 다른 조합원들을 위해 한 개씩만~ 배려하 고 이해하는 그대는 진정한 생협인! 가끔 쇼핑을 마치고 계산하려 하면 계산대에 직원 분이 안 계셔서 또 당황 하셨어요? 용호 매장은 계산과 정리 담당이 따로 있지 않아요. 물품들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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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보면 계산대에 줄이 길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지요. 그럴 때에 우리 조 합원님들, 얼굴 위아래로 주름 새기지 마시구요. 우아한 목소리로 직원 분을 부르시면 빛의 속도로 달려 오신다는거~

매장 체험을 마친 저는 잘 절여진 배추가 되었습니다 매장을 가득 채웠던 물품들이 11시경이 되자 살짝 정리가 되네요. 하지만 창 고 정리도 해야 하고, 진열대 빈자리에 물품도 채워넣어야 해요. 매장 직원 분 들의 체력은 가히 슈퍼급이에요. 일하는 내내 앉을 틈은 커녕, 가만히 서있을 시간도 없었어요. 에구구! 점심시간 30-40 분을 빼고 쉴 새 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3시30분. 오전 근무 마감 시간이 되었네요. 이제 3시30분-10시까지 오후 근무 시간이에요. 오후 팀은 마감이 늦을 때가 많아서 정시 퇴근은 힘드시대 요. ㅠㅠ 매장 체험을 마친 저는 잘 절여진 배추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쇼핑’을 하면 서 무심히 지나쳤던 물품들에 직원 분들의 노고와 손길이 스며있다는 걸 보았 지요. 아... 난 진상 조합원은 되지 말아야지 결심하는 순간이었답니다. * 체험에서 우러난 진상 조합원 비껴가기 1. 물품 교환을 할 때, 영수증 지참은 필수! 2. 자신의 실수로 물품의 하자나 품질이상이 생겼을 경우에는 과감하게 인정하기. 3. 매장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나와 다르지 않음 인식하기.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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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 in 부산 다가올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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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이사장, 그들의 수다에서 아이쿱의 미래를 보다.

4인4색, 이사장 찜질방 토크

부산에는 4개의 아이쿱생협이 있다. 각 조합을 대표하는 이사장 4인과 조합 살림을 꾸려나가는 상임이사 4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부산 아이쿱 10주년을 맞아 피로에 쩔어 있는 그들을 위해 허심탄회한 힐링의 시간을 마련했다.

함께한 이들 남부산생협 이사장 이행지(이), 동래생협 이사장 김동희(김), 푸른바다생협 이사장 윤현 숙(윤), 해운대생협 이사장 박은주(박) 남부산생협 상임이사 홍경숙, 동래생협 상임이사 이효정, 푸른바다생협 상임이사 손유 진, 해운대생협 상임이사 엄지영 진행 및 글 푸른바다생협 홍보편집위원장 김민진(김) 사진 동래생협 매체소통팀장 김혜원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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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렇게 회의석상이 아닌 찜질방에서 만나니까 이사

남부산(이) : 이사장 하면서부터 요리할 여유가 없기도

장이 아닌 옆집 아줌마 같아서 좋네요. 만약 이사장이

하구요, 단식을 한 뒤로는 자연식으로 야채를 그냥 뜯

아니라면 지금 뭐하고들 계실까요?

어먹는 편이예요. 궁즉통이라고 할까요? 바빠서 먹게 된 생채식이 건강에 도움이 돼요.

해운대(박) 생협 안에서 동아리에 나가면서 지금보다

아이쿱 in 부산 다가올 10년

는 한가하게, 곱게 늙어가고 있지 않을까요?

김 상임이사님들은 어떠세요?

동래(김) 교육에 매달려서 아이들 잡고 있을 것 같아

이구동성 즉석미역국, 즉석김치찜, 즉석시래기국 등 생

요. 우리 아이들과 가족에게는 제가 이사장을 하는 게

협표 즉석식품을 잘 이용하고 있어요. 생협이 친정이

정말 다행인 것 같네요. 하하.

죠! 하하하

김 전혀 중요한 질문은 아닌 듯하지만(웃음), 김동희 이

김 아이고, 웃고 있지만 왠지 눈물이 나는 이야기네요.

사장님 요즘 점점 이뻐지는데요 비결이 있나요?

이사장님들도 이런 눈물 나는 상황이 있으셨죠?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요?

동래(김) 생협 덕분인 것 같아요. 생협에 쏟는 에너지 도 많지만, 받는 에너지가 커요. 그 게 저를 빛나게 하는

동래(김) 푸른바다가 매장을 열고 조합비가 푸른바다

가 봐요. 굳이 비결을 찾자면 저는 하나초로 아침을 해

와 달라져서 조합원들의 민원이 높았어요. 처음 매장하

결해요. 요즘엔 ‘피부엔 엽록소’와 ‘눈에 베타카로틴’을

려고 했던 건물이 부도가 났고, 계약금 3500만원을 되

꾸준히 먹고 있어요. 그리고 생협에서 배운 풍욕과 단

찾기 위해 쫓아다니고, 매장 오픈은 자꾸 늦어지고. 그

식으로 돈 들이지 않고 내 몸을 관리해요.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김 흔히 이사장 일정표를 보면 이건 웬만한 CEO 수준

남부산(이) 저도 첫 매장 낼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조

이라고 우스개 소리를 하잖아요. 지치고 힘들 때 나를

합원들한테 전화하다가 안 되서 아는 사람들한테 돈 좀

위로해 주는 생협표 소울푸드가 궁금합니다.

차입해달라고 전화하고. 말이 좋아 차입이지 돈 꿔달라 는 거잖아요. 그때 인간관계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해운대(박) : 저만의 비법이라면 마늘지, 매실장아찌 같

같아요. (웃음)

은 오래 숙성시키는 효소음식을 꼽을 수 있겠네요. 올 해 곰취장아찌를 처음 해봤는데 맛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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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박)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보니 감정노동이 제


일 힘들어요. 이사장은 의견을 모으는 작업을 해야 하

남부산(이) 맞아요, 저도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좋

는데, 잘 안될 때는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게 맞나? 하는

은 점만 보려고 노력하다보니 사람들이 좋아지더라고요.

회의가 밀려오죠. 푸른바다(윤) 저 때문에 생협 활동하게 됐다는 사람들 푸른바다(윤) 아무래도 인간이다보니 감정을 잘 다스

을 만났을 때, 내가 하길 잘했구나 생각이 들어요.

리지 못해 힘들었어요. 특히 인간관계 때문에 힘든 점 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를 극복한 후에는 인생의 전

김 잠시만요! 우리 이사장언니, 돌직구 던지고 가실게

환점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잘 처신할 수 있게 되

요~ 사람이 좋다는데... 그림자처럼 붙어지내는 상임이

었네요.

사, 미울 때는 없나요?

김 힘들기만 하면 이 자리에 계실 수 없겠지요? 내가

푸른바다(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희 좀 싸웠습니다.

이사장 하길 잘했다고 생각될 때도 있을텐데요.

1년 반 정도는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라서 좀 힘들었 던 것 같아요. 둘이 참 많이 달랐어요. 저는 꼼꼼하고,

푸른바다(윤) 생협이 성장을 하면서 그 성장 안에 내가

우리 상임이사는 기획력과 추진력이 있죠. 작년에 차타

있다고 느낄 때, 뿌듯하죠.

고 백양터널을 지날 때 통행료를 냈는지 어쩐지도 모를 정도로 열변을 토하면서 지나간 적도 있어요. 시간이 흐

해운대(박) 우리가 해운대생협의 첫 디딤돌이 되었다

르고 서로 닮아가다보니 이제는 안 싸우고 잘 지냅니다.

는 것이 의미가 있네요. 그 힘들다는 매장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행복했답니다.

남부산(이) 그 전 상임이사와 흥분해서 싸운 적이 있었 어요. 딱 한번. 속에 있는 얘기를 하고나서 진짜 친해졌

남부산(이) 많은 경험을 하면서 성장한 나 자신을 발견

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상임이사를 경숙이사님이

했을 때! 오늘같이 (부산문화예술한마당있었던 날) 모

맡아서 해준다고 했을 때는 너무 고마웠고, 싸우기보다

두가 모여 뭔가를 해냈을 때! 힘을 받아요.

는 민망할 정도로 서로 칭찬하는 게 병이라면 병이죠. ‘언니 이런 단어 어떻게 생각했어요?’하면, ‘니가 더 잘

동래(김) 함께 일할 사람들을 살피다보니 다른 사람들

했다’ 하는...하하

의 좋은 점이 보여요. 사람들에게 많이 배우게 되구요. 그럴 때면 스스로 사람됐다고 대견해져요. 이사장을 안

일동 병 맞네요. 심하게 병인데? (웃음)

했으면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에요.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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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이 함께하는 손병호 게임 병원에 가는 횟수가 월1회 이상이면 접어 / 이사장하면서 남편과의 관계가 더 좋아졌으면 접어 / 첫 매장 오픈하기 전날, 한숨도 못 잤으면 접어 / 첫 매장 준비할 때 울어본 사람 접어 / 세탁기 돌리고 빨래 이틀이 지나고 널어본 적 있으면 접어 아이쿱 in 부산 다가올 10년

그 다음 질문을 하기도 전에 손가락을 다 접은 김동 희 이사장. 벌칙으로 우리의 구운 유정란을 머리로 깨다.

김 미래를 보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하는데 이사장

늘어나는 만큼 활동가를 키우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

으로서 10년 뒤 부산의 아이쿱생협, 어떤 모습일까요?

같아요. 해운대 해변엔 공정무역 카페, 달맞이 길에는 조합원이 쉴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만들고 싶어요.

동래(김) 이런 동력으로 계속 된다면 부산에 조합이 10개 정도, 매장도 30호는 되지 않을까요? 식당이나

푸른바다(윤) 요람에서 무덤까지 협동조합 생태계가

어린이집, 센터도 생기고요. 생협이 보편화되는 것. 모

만들어지는 것, 결코 꿈이 아니겠죠. 하지만 헌신적인

두의 바램이겠죠.

활동가가 끊임없이 이어져야 가능할 거예요. 그렇게 되 도록 선배 활동가들의 노력이 있어야겠죠. 지금은 계속

남부산(이) 지금 우리 동네에서는 협동조합으로 식당

성장만 하고 있는데, 언제든 정체기가 올 수도 있겠죠.

도 만들고, 공동체주택(일오집)도 만들어졌어요. 바오

초심을 잃지 않고 활동을 이어간다면 지난 10년이 증

밥나무같은 친구가게도 생겼구요. 10년 후에는 우리가

명하듯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협동조합으로 만들어져 있지 않을까요? 생각하면 너무 신이 나고, 그런 사업들

김 함께 꾸는 꿈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말이 떠오

을 아이쿱이 앞장서서 해낼 게 틀림없어요.

르네요. 오늘, 함께 꿈꿔주신 이사장님들, 상임이사님들 감사드리고 10년 후에 다시 한 번 이런 자리를 마련하

해운대(박) 10년 후에 그런 꿈들을 이루려면 조합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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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좋겠네요. 그때 다시 뵙겠습니다.


축하셀카는 아메리카노를 싣고~ 아이쿱 in 부산 10주년 축하셀카를 보내주신 모든 조 합원님들께 자연드림 공정무역 아메리카노 한 잔씩 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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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생협의 소식지는 재생종이 (그린라이트80g)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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