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와 <앙: 단팥 인생 이야기>
가치 있는 존재 인간 개인의 삶은 여러 가지 색깔로 빛난다. 다른 삶을 동경하거나 꿈꾸지 않는다면 대개 거짓이다. 건강하든 부유하든 평화롭든 활기차든 로맨틱하 든 타인의 삶에서 ‘반짝이는’ 그 무언가를 발견하고, 내 것이 되어 더 윤기 나길 바란다.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와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타인의 삶이 아닌 내 삶에서 반짝이는 빛을 좇으라 귀띔한다.
1926년 2월 1일 ~ 2009년 4월 2일, 한 사람이 멋지게 살았다!
2007년 역사학자 존 말루프(감독)는 시카고 역사를 다룬 책에 삽 입할 옛 거리 사진을 찾기 위해 동네 경매장에 들렀다. 존은 가장 큰 상자를 380달러에 낙찰받았다. 상자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네 거티브필름 15만 장이 들었다. 필름 주인은 ‘비비안 마이어 Vivian Maier)’였다. 비비안이 촬영한 1950~60년대 뉴욕, 시카고 거리 풍경 과 당시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은 존을 매혹했다. 존은 그녀의 작품을 사진 커뮤니티 플리커(Flicker)에 올렸고, 네 티즌은 뜨겁게 호응했다. 천부적 재능과 심미안을 지닌 비비안은 누 구일까? 어디에 있을까? 존은 본격적으로 비비안의 발자취를 좇았 다. 그녀를 알았던 이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비비안은 비밀이 많았 다. 미스터리한 인물이었다. 때론 ‘비브’ ‘미스 스미스’란 이름을 사 용했다. 항상 카메라를 목에 걸고 사진을 찍었으며, 집을 옮길 때마 다 수십 개의 필름 상자를 반드시 챙겼다. 그녀가 찍은 인물 대부분 은 표정이 자연스럽다. 주로 사용했던 카메라 <롤라이 플렉스 Rollei flex>는 뷰파인더가 대상이 아니라 하늘 방향에 달려있어 사람들이 ‘내가 사진 찍히는’ 지를 눈치채기 어려웠다. 그녀는 죽기 전까지 단 한 번도 자기가 찍은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영원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차에 탔을 때처럼 남의 자릴 만들어줘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야 해요. 좌석 끝으로 가줘야 다른 사람이 와서 앉죠.” 타인의 평가
감독 존 말루프
를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사진을 위해 열정을 쏟았던 그녀의 삶은
출연 존 말루프, 비비안 마이어 제작 2015년 미국
고독할지라도 순리대로 흘렀다. 아마도! 2017년 2월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