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꿈이 싹트게 하소서
하얀 백지에 내 아름다운 꿈이
또렷이 그려지게 하소서
작은 기도
눈보담도
희디 흰 마음이게 하소서
떠나는 것
고이 돌려보내고
오는 것
순히 맞아들이게 하소서
반짝이는
반짝이는 물결이게 하소서
가이없는 출렁임
그 아래 깊숙이
풀지 못할 신비를 간직케 하소서
몸부림이게 하소서
못견디는 몸부림이게 하소서
엷음 바람결에도
멀리까지 나는 은은하고 서러운
저녁 종소리이게 하소서
허영자
절대주의: 비대상적 구상 Suprematism: Nonobjective Composition
‘절대주의란 이 세계의 모든 형상을 삭제해 버린 무채색의 세계다.’ 라고 한 러시아 화가 카지미르 말레비치는 그의 작품 속 색과 형 태를 현실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현실을 넘어선 순수 감성을 전달하려는 독립된 개체로 사용했다고 한다. 정신적인 것이 물질
적인 것보다 절대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 카지미르 말레비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표현한 그의 작품과 함께 다가올 새봄의 기 운을 함께 그려보자.
Kazimir Severinovich Malevich 카지미르 말레비치 (1878. 2. 23 - 1935. 5. 15)
글 조예린 시인
‘영원’의 시간개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 개념을
가늠해보기 위해 나의 ‘한 살이生’를 ‘찰나’로 셈해 본 적이 있는데
어느 순간 그만 송연해지던 기억이 있다. 영원을 짐작하는 일 자체
가 까마아득히 불가능한 일임을 그 때 깨달았다. 그것은 ‘나’라는 존
재 자체가 유한하기 때문이다. 시간의 지배를 받는 시간 위의 존재
가 시간을 초월한 개념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선線’의 차원
을 살다 죽는 개미에게 ‘공간’을 얘기할 수 없으며 ‘하루’를 살다 죽
는 벌레에게 ‘천 년’을 설명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영원하신
분. 그분은 참으로 시간 그 너머에 계신 분이다.
또한, 공간 그 너머에 계신 분이다. ‘무소부재’란 말. 그 말이 ‘참’
인 것을 그때 나는 언뜻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영원하신 그분
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왜 낮과 밤을 지으셨는가? 왜 우리 앞에
하루를 펼쳐 놓으셨는가?? 그것은 ‘사랑의 신비’이다. 사랑하는 자
는 보폭을 맞추게 되어 있다. 어머니가 아가의 보폭을 맞추는 이치
가 바로 그 ‘사랑의 신비’의 그림자이다. 경계는 사랑이다. 하루라는
경계, 한 달이라는 경계, 일 년이라는 경계. 영원하신 그분은 오늘을
실패한 당신에게 “내일이 있잖니?”라고 말씀하신다. 한 달을 실패한
당신에게 “다음 달엔 해낼 거야”라고 말씀하신다. 그리하여 한 해가
다 끝날 무렵엔 “새해, 새 시작이야!”라고 말씀하신다.
영원하신 그분께서 해와 달과 모든 절기의 경계를 만드시고 “얘
야, 다시 시작해 보자” 하고 격려해 주신다.
그분이 ‘하루’를 지으신 이유를 나처럼 톡톡히 누리는 자도 드물
것이다. 나의 체질을 아시며 내가 다만 진토일 뿐임을 기억하신 일
이 몇 년 전에 있었다. 강원도 인제의 어느 산골에서 나는 가장 가
파른 자아의 꼭대기에 서 있었다. 일년 뒤를 생각해 보았다. 그 삶에
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5년 뒤, 10년 뒤에도 나의 삶은 바
뀔 것 같지가 않았다. 싫었다. 차라리 살고 싶지 않았다. 먹는 시간
오늘을 말 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누리라
을 빼고 하루의 대부분을 기도처에서 개겼다.
“그냥 저를 데려가시면 안 되겠습니까…?” 애원이었다.
“그냥 저를 데려가 주세요…!”
그러던 어느 날 그분께서 내 마음에 말씀하셨다.
“하루만 살거라!” 벌떡 일어섰다. 갑자기 모든 것이 너무도 쉬
워졌다.
‘하루! 그래, 하루는 살 자신이 있다! 하루를 못 살겠니?!’
기도하던 자리를 박차고 거리로 나섰다. 뿌듯하게 자신감이 밀려왔다. 두발을 힘있게 내디디며, 두 팔을 힘차게 내저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나는 ‘하루살이’이다. 딱 하루씩 산다. 그 때 나는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문을 생각했다. 우리를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그리스도께서 왜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고 가르
쳐 주셨을까? 우리의 용량을 아시기 때문이다. 우리 주님은 하
루씩 사는 비결을 이미 가르쳐 주셨던 것이다. 덩달아 성경의
구절들이 떠올랐다.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마라. 잠언27: 1」
「오늘 서 있다가도 내일이면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까지 하느
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너희야 훨씬 더 잘 입히시지 않겠느
냐? /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마태6:30, 34」
내일 일은 내가 내일 염려하는 것이 아니고 ‘내일’이 염려할
것이라고 그분이 속삭이신다. 이 깊은 역설 속에 그분의 want
원함가 숨어 있다. 그분은 우리가 용량을 초과하여 걱정 근심하
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 근심 걱정이 불신앙이라는 말은 참
으로 ‘진실’이다.
1월이다. 경계의 축복 속에 다시 새 해이다. 이제 우리 앞으 로 수많은 하루가 펼쳐져 있다. 오늘 실패했는가? 염려하지 마 라. 내일이 있다. 아니, 또 다른 ‘오늘’이 있다. 세상이 낭떠러지
같고 천지가 까마득하고 미래가 온통 안개의 베일로 여겨질
때, 창조주께서 우리를 만드시고 그분의 편지인 성경 속에 넣
어두신 ‘제품사용설명서’를 부디 펼쳐 보라. 한 번 뿐인 인생을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로 사는 것, 우리는 그렇게 디자인된
존재가 아니다! 벗이여, 잊지 말라. 해로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달과 별로 밤을 주관하게 하신 그분께서는 ‘오늘’을 말 할 수 없 는 아름다움으로 누리라 하신다.
존경하올
2015년은 羊의 해입니다. 양은 순박하고 온화하여 한 마리의 양으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만 함께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산양 역시 개척정신이 강 한 동물이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2015년의 변화무쌍한 환경변화에 잘 순응하 면서도 산양처럼 힘차게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15년의 우리병원의 목표는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위한 조직문화 형성과 내 실있는 성장’입니다. 이를 위한 전략과제는 4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성실한 이념수행을 통한 지역사회의 신뢰구축
둘째 자생력 확보를 위한 내실 있는 성장
셋째 고객 서비스가치 증대
넷째 지속적 성과 창출을 위한 조직문화 조성
이상의 과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言必行, 行必果 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성실하게 우리병원의 이념을 수행한다는 것은 의료현장에서 우리의 이념
이 내재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이는 바로 우리 파티마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에 2015년 직원교육은 이념교육의 심화과정이 될 것입니다.
우리병원은 창원 이전 이후 급속한 고도성장을 이루어 왔으나, 이제는 성장이 멈
추고 성숙기로 접어든 시기입니다. 현재 우리가 당면한 성숙기는 빠른 속도로 쇠퇴
기에 접어들거나, 일정기간의 성숙기를 지나 다시 성장기로 도약하느냐 하는 기로
에 서 있으며, 2015년이야 말로 그 결정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이제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직원 여러분! 우리의 저력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도
약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과 희망으로 새해를 시작합시다.
우리병원이 내실 있는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비용의 효율화 가 필요합니다. 의료진은 의료 신규서비스 창출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며, 전 지원부서와 행정부서 역시 비용절감의 노력 또
한 병행 되어야 합니다. 고객 서비스가치를 증대하기 위한 방법으
로는 접수에서부터 진료과정 전반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시간편의
성, 이용편의성을 우선하는 시스템으로 변화되어, 고객이 변모한
우리의 모습을 확실하게 알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해 우리는 취업규칙 개정과 이제까지 경험하지 않았던 중
간관리자의 성과급이라는 큰 변화와 함께 새해를 맞았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와 도전은 우리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줄 수 있
지만, 시대의 변화와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 내야 하는 과제 앞에
서 우리의 결단이 필요했던 것이며, 아울러 직원 여러분의 동의
와 지지, 그리고 우리병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에 진심으
로 동참하여 주시고 협조해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지속적 성과를 창출하는 조직문화가 뿌리내리기 위해
서는 진료과의 성과관리 고도화와 성과책임의 명확화, 성과관리
안정적 정착을 위한 중간관리자 리더십 강화 등의 노력을 통해
합리적 성과관리체계를 이루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혁신의 필수요소는 적극적 자세, 추진력, 위험감수 의지입니다. 열정과 창의성을 가진 우리가 서로의 약점
이나 불평거리를 찾는 대신 서로의 강점을 결합한다면 시너지의
효과를 내는 눈부신 성장을 분명 이룰 것입니다. 고정관념 앞에서 창의성은 사라지고 맙니다. 우리의 업무에서
이제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
고 생각하는 그것 역시 고정관념과 안주하고 싶은 우리 나약함
의 결과일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 안에서 얼마나 많은 고정관
념이 자리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면서 올해에도 병원의 질적 향상
과 안전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도록 합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본과 원칙이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생명을 다루는 병원은 안전한 시스템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
러나 아무리 안전한 시스템과 원칙이 있어도 사용하는 사람이
안전의식을 무시하거나 지키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질
책이 우선시되기보다 개선의 방안과 예방을 논의할 수 있는 근접
오류의 보고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면서 Fatima Bestway
2018을 상기하여 환자의 안전과 우리의 안전을 위한 안전문화
를 이루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상대학교 병원의 개원을 앞둔 2015년은 우리병원의 매우 중
요한 시기입니다. 우리병원이 다시 힘차게 도약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과 희망 안에서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때 우리는 희망을 노래하게 될 것입니다.
직원 여러분께서 함께 하여 주신 이제까지의 모든 노고와 협
조, 사랑에 감사드리며, 올 한해에도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시고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2015. 1. 2. 병원장 박정애(비안네)수녀
끊임없이 진화하는
파티마가 되길…
든든한 파티마 방긋 웃는 삶의 터전
우리 가족의 행복과 같이 갑니다.
올해는 청양의 해 보드라움의 상징입니다. 동해의 거대한 물결을 쓸어 올리며 떠오르는 진홍색의 신선한 청양의 해. 평화와 행운의 물결로 잔잔히 퍼져 나갑니다.
2015년 365일이라는 하얀 시간의 화폭이 여유롭게 펼쳐 집니다. 올해 무엇을 그려볼까요? 부드러운 말, 건강한 말 한
보따리를 쫙 펼쳐 봅시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잘했 어’, ‘내가 잘못했어’, ‘네 생각은 어때’, ‘첫 마음으로’, ‘행복해’
등 나와 너의 시너지가 되는 옹아리들, 참한 말들이 쏟아져
나와 파티마 뜰에 사람다운 냄새를 물씬 피웠으면 합니다. 말
은 인격 그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윙맨십 정신으로 서로 환한
웃음으로 속을 채웁시다. 어려운 일에 부딪힐 때 나의 도움이
당신의 성공, 당신의 성취가 나의 기쁨이 될 때 얼마나 사는
재미가 짭짤합니까. 우리 모두 반듯한 윙맨이 됩시다.
우리의 영적 정신을 맑게 합시다
우리는 가톨릭이념으로 무장되어 있습니다. ‘치유’, ‘하느님 의 사람’, ‘그리스도처럼…’ 너무나 정겨운 말씀들입니다. 저
는 익명의 신자입니다. 물 붓기에 너무 게으르지만 ‘마음을
받아주십사…’라고 하느님께 자주 기도합니다. 사람 참 약합
니다. 기도는 삶의 동반자입니다. 자신을 알고 신부님께 도움
을 받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는 끊임없이 진화해야 합니다
그대로가 편하기 때문에 생각의 줄을 놓을 때가 종종 있
습니다. 싱싱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똑바른 관습이 자리매김
할 때 더욱 알찬 파티마가 될 것입니다. 올해부터 주위에 우
정의 적들이 으르렁 거릴 겁니다. 최고병원! 그냥 안 됩니다.
파티마의 좌표와 Bestway 2018은 어디쯤 있는지 짚어 봅
시다.
우리는 디자이너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파티마는 산과 강이 접목되어 있어 참 어울립니다.
음악과 시와 그림이 어우러져 고객에게 아늑함을 주는 쉼터
가 많이 있었으면 합니다. 공간과 시각이 맞아 떨어지도록
더 예쁘게 꾸미고 그 속에서 생명에 봉사하는 힐링 디자이
너가 되어 봅시다.
우리는 행복해야 합니다
넉넉한 마음과 녹녹한 살림이 베이스입니다. 우리병원의
경제력은 고객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손님에 대한 지
극 정성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서비스의 끝은 없습니다. 든
든한 파티마 방긋 웃는 삶의 터전 우리 가족의 행복과 같이
갑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몇 마디 ‘합시다’, ‘합시다’가 고리
를 맺어서 사랑의 하트를 만들 때 작게나마 ‘파티마의 샘물
이 되지 않을까’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2015년 오늘도 착깍착깍 지나갑니다.
우리들의 수장 비안네 수녀님과 함께 손에 손 잡고 당당 한 파티마인으로 닥쳐올 비바람을 막으려 꿋꿋하게 걸어 나 갑시다.
을미년 우리 식구 모두 건강하시고 생명의 존엄성을 가까 이서 느끼는 것을 보람으로 여기고 파티마의 존재를 있게
한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드립시다. 올해의 우렁찬 시작의 종
소리와 언덕 넘어 양들의 합창이 하모니를 이르는 군요. ‘엠메에 음메에 얌메에 메에에’
감사합니다.
창원 유일
대장암 적정성 평가 1등급
창원파티마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대장암
적정성 평가에서 창원지역에서는 유일하게 1등급을 받았다.
대장암은 진단과 치료 방법의 발전으로 치료 성적이 향상
되고 있지만 서구화된 식생활과 인구 노령화 등으로 매년 환 자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대장암 적정성 평가는 전국 266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치료대응력, 환자교육, 방사선치 료, 수술사망률 및 평균 입원일수 등 총 21개의 평가지표를
평가했으며 결과에 따라 1~5등급으로 구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대장암 진료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
키기 위해 2012년부터 대장암 적정성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적정성 평가 1등급 항목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사용 평가
위암·대장암 적정성
급성기 뇌졸중
유소아 급성중이염 항생제
항생제 처방율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 성공
창원파티마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 1월 6일 만성신부
전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신장이식을 마쳤다.
불의의 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 고인의 유족은 생명 나
눔이라는 좋은 뜻에 따라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으며, 고인
은 6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영면했다.
신장은 평소 만성신부전으로 투석을 받고 있건 노씨에
게 성공적으로 이식됐으며, 빠른 회복과 함께 1월 27일 건
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고인이 기증한 장기 중 신장은 창원파티마병원에서 이식
을 마쳤으며, 나머지 심장, 간, 췌장 그리고 나머지 신장은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봉생병원에
전달되어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보건복지부 지정 장기이식센터
창원파티마병원 뇌사자의 장기 이식을 위한 시
설·장비·인력 등의 기준을 갖추고 지난 2014년 보 건복지부로부터 장기이식 의료기관으로 지정되었다.
장기이식센터는 뇌사자의 희망에 따라 장기기증
을 돕고 있으며 회복이 힘든 말기 환자에게 장기이
식을 하여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문의 장기이식센터 270 -1450
키크고 마른 남학생에 흔한 기흉
매년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기흉. 기흉은 무엇인가?
기흉의 발생 원인과 종류에 따른 치료방법을 알아보자.
기흉은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에 구멍이 생겨 흉강 내에 공기가 차서 호흡곤란이나 흉통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 이다.
폐질환이 없는 10~20대 남성 중 키가 크고 마른체형에서
흔히 발생하며, 흡연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율이 높다.
2013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기흉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7년부터 매년 평균 1.9%씩 증가했으며, 2012년
기준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6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흉의 가장 큰 증상은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이다
이와 함께 기침을 동반하기도 한다. 가슴통증은 보통 24시간 내에 호전되며, 호흡곤란
은 이전부터 폐질환이 있거나 기흉의 정도가 클수록 그 정도가 심하게 나타난다.
기흉은 원인에 따라 자연 기흉과 외상성 기흉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기흉은 특별한
외상없이 저절로 발생한 경우로 폐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일차성 기흉과 폐질환
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성 기흉으로 구분하며, 이차성 자연기흉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만성폐쇄성 폐질환과 함께 우리나라의 경우 결핵이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외상성 기
흉은 외상이 원인인 경우로 늑골 골절이나 자상 등으로 인해 발생 한다.
기흉의 진단과 치료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뚜렷한 환자의 경우 문진을 통해 비교적 쉽게 기흉을 진단할 수
있으며 흉부 엑스레이를 통해 발생 범위 확인과 확진을 한다. 하지만 폐 기포의 상태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 또는 폐기종이 심한 환자에 있어서는 기흉이 뚜렷이 보이지
않거나 커다란 기포와 감별이 어려운 경우에는 CT촬영전산화 단층촬영을 시행한다.
치료는 산소요법, 폐쇄식 흉강 삽관술 및 폐 부분 절제술등이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폐쇄식 흉강 삽관술을 하게 된다. 이후 재발, 페포의 크기, 폐 질환의 유무등 그 당시
상황에 따라 폐 부분 절제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외상성 기흉의 경우에는
외상 자체에 대한 치료도 함께 하게 된다.
기흉은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자연 기흉이 처음 발생한 환자의 40~50%는 같은 쪽 혹은 반대쪽 폐에 기흉이 재발
하며, 재발한 기흉을 치료한 환자의 80%이상은 또 다시 기흉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기
흉의 재발을 증가시키는 요소로 입증된 것은 흡연이다. 따라서 자연 기흉으로 인해 치
료를 받은 환자라면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절대 금연해야 한다. 또한 기흉의 치료는 발병 원인과 크기, 폐의 상태, 재발 유무, 발생 당시의 증상 등 다양한 상황이 고려되어 야 하므로 무엇보다
며칠 있으면 설날이다.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료진들은 이런 연휴에 오히려 더 긴장하게 되는데 최근 독감, 노로 바이러스가 크게 유행하는데다가 차를 이용한 이동이 많아지면서 교통사고를 비롯한 외상환 자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환자 중 소아외상 특히 머리 쪽 손상일 경우, 보호자들과 두부 CT 전산화단층촬영 시행여부를 두고
고민하게 되는데, 간혹 무조건 CT를 찍어달라고 요구하는 보호자들도 있다. 물론 CT 검사는 외상 시 뇌
출혈 등의 두부손상을 진단하는데
Q 어른과 아이의 방사선 노출 위험성은 다른가요?
CT 촬영 시의 방사선 노출은 성인보다 소아의 경우 더 문제가 된다. 소아는 성인에 비
해 동일한 CT 촬영을 하더라도 암의 발생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성인에 비해 방사
선에 더 민감하고, 체구가 작기 때문에 CT 촬영 시 필요보다 훨씬 많은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 또한 성인에 비해 기대수명이 길기 때문에 수십 년이 지나야 나타나는 손
상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있고, 추후에 다시 방사선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
최근에 CT 기술의 발달로 저선량 CT가 보편화되면서 점차적으로 노출되는 방사선양
이 줄어가는 추세지만, 불필요한 CT 촬영을 반복할 경우 암 발생의 위험이 증가할 것이
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덧붙여 아주 어릴 경우에는 CT 검사 시 진정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CT 검사를 위해서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너무 어리면
협조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약물을 이용하여 수면이나 진정상태를 유도해야 할 수 있다.
적절한 모니터링과 적절한 용법으로 사용하면 비교적 안전하다지만, 부작용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보호자들이 사용을 주저하게 된다.
소아의 경우 방사선 노출의 위험이 있어 CT촬영 신중해야…
Q CT 촬영은 언제 해야하나요?
물론, CT 검사가 꼭 필요한 경우라면 방사선 노출이나 약물의 부작용을 걱정해서는 안 된다. 뇌출혈 같은 손상을 제
때 발견하지 못할 경우의 위험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통상 2세 미만의 소아의 경우, 의식의 저하가 있거나, 신경학적
이상이 있는 경우, 두개골 골절이 있는 경우, 심하게 보채거나 경련이 있는 경우, 6시간 이내 5회 이상의 구토, 1분 이상 의 의식소실, 천문부위가 볼록하게 돋은 경우는 곧바로 CT를 시행하도록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2세 미만의 아이에서 심각한 외상 기전이 아닌 경우로 의식이 정상이고, 머리에 혹이 없거나 있더라도
경미한 정도로 전두부주로 이마부위에만 있을 때, 의식소실이 없거나 있더라도 5초 미만인 경우, 만져지는 두개골 골절이 없
을 때, 보호자가 보기에 아이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는 심각한 손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2세 이상의 경우 에도 거의 비슷한데, 의식소실이나 구토, 기저골 골절의 징후나, 심한 두통이 없으면 역시 심각한 손상의 가능성은 떨어 진다.
이 때 심각한 외상 기전이라 함은 자동차 사고의 경우, 차량이 전복되거나 사람이 차 밖으로 튕겨나가는 경우, 동승자
가 사망한 경우를 의미하며, 보행 중 또는 안전모를 쓰지 않고 자전거를 타다 차에 치이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추락
의 경우는 2세 이하에서는 1m 이상, 그 이상의 나이에서는 2m 이상을 위험한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교통사고라 하
더라도 단순 추돌사고로 아이가 카시트에 잘 고정되어 있었던 경우나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의자나 침대 정도의 높
이에서 떨어지는 경우는 심각한 손상기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런 기전으로 다쳤는데 의식이 정상이면서 아무런 증 상이 없고, 보호자가 보기에도 평소와 다르지 않다면 또한 응급실에서의 진찰에서도
분야가 위염이다.
위염은 급성위염의 경우 대개 스트레스, 약물이나 화학 약품이 원인이 되어 위장 내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발생하므로 원인을 추정할 수 있고 해당 원인이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따라서 이번 특집에서 다루게 되는 위
염은 긴 시간의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만성 위염으로 단순한 소화불량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위암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이다. 이러한 만성 위염에 대한 진단 및 치료, 위암과의 연관 관계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다뤄 보고자 한다.
긴 시간의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만성 위염’
위염의 진단과 분류 내시경으로 관찰되는 위염은 의사마다 진단기준이 많이 차이가 있고 실제로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지 불명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염이라는 진단명은 다소 애매할 수 있
다. 위염의 진단은 그 자체로서의 의미 보다는 위암과 관련된 병변을 찾아내어 조기위암과 의 구별에 더 큰 의미가 있겠다.
1947년 급성과 만성 위염으로 분류하고 만성 위염의 경우 만성표층성위염과 만성위축
성위염 등으로 최초로 분류하기 시작한 이후 여러 연구에 의해 장상피화생, 헬리코박터 파
이로리 감염 등의 여러 개념이 추가되었다. 이러한 학문적 발전을 토대로 병리학적, 내시경
적 소견을 모두 반영하는 1990년 시드니 분류가 제정되었다. 위염의 진단에 있어 하나의
검사 방법으로는 진단되지 않으며 조직검사에 의한 병리적 접근과 내시경을 이용한 종합
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진단에 있어 매우 번잡한 과정이 필요하고 또한
이렇게 세세한 구분이 실제 임상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결국 위염의 진단은
위암의 위험성을 가지는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을
리코박터 파이로리에 의한 위염으로 구분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자가면역성 원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에 의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위축성 위염의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 유전적 요인, 고령, 위부분절제술, 담배, 과도한 음주, 소금에 절인 음식, 비타민C 부족, 색소가 부족한 채소, 무, 양파, 양배추 고탄
수화물 섭취 등의 음식 요인이 알려져 있다.
위축성 위염의 대표적 진단 방법은 조직검사 방법이다. 하지만 위축성 위염 진단 만을
위한 조직검사 방법은 시간, 비용 등의 이유로 실제 임상에서는 비록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내시경을 이용한 육안 소견에 기초하여 위축성 위염의 유무를 평가하게 된다. 화생성 위염 은 장상피화생으로 유발되는 위염이다. 장상피화생은 위축성 위염의 과정에서 위축된 위
점막이 대장의 상피세포와 유사한 장상피로 치환되어 백색조의 작은 융기가 방생하는 경 우이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위염, 그리고 위암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은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그리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 염 등의 복합적인 원인에 의하여 위암으로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중 헬리코박터 파이
로리 감염은 위 점막에 만성 위염을 일으키고 이어서 위축성 위염, 화생성 위염, 이형성을 거쳐 결국 위암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위암 발생 과정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
려져 왔으며 1994년 WHO에서 1급 발암 물질로 선정된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대부분의 위암은 장형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동유럽, 중부와 남부 아프리카
에서 많이 발생하며 발생률은 지역에 따라 10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지역 차이
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그 중 동아시아형 CagA 독성인자가 있는 균주가 위암에 특히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위암의 발생률이 높은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진단되는 헬리코박 터 파이로리균의 95%가 동아시아 CagA 보유균임이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에서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위암의 연간 발생률이 위축성 위염에서 0.1%, 화생 성 위염의 경우 0.25%, 저도 이형성은 0.6%, 고도 이형성에서는 6%라고 발표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위축성 위염의 유병률은 30%정도이며 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1% 정
도라고 추정된다. 따라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를 제균하여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을 완화시켜 결국 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겠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위암
그러나 국내의 보험기준에 의하면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의 경우 헬리코박터 파이
로리 제균 치료가 발생률이 낮은 유럽과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우리
와 같이 발생률이 높은 일본의 경우 2013년부터 모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자를 치
료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제균 치료를 통해 감염자에게는 위암의 위험성을, 주변 비감염자들
에게는 전염 기회를 줄여줌으로써, 20~30년 후에는 서구 선진국의 위암 유병률과 헬리코 박터 파이로리 감염률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것이 목표다. 향후에는 소아까지 포함한 모든 연령대의 일본 국민을 치료하여 전 감염원을 치료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 암연구소에 의하면 인구 10만 명당 위암 발생률은 한국인이 가장 높고, 일본과 중 국이 그 뒤를 따른다. 발생률이 낮은 지역의 기준과 연구 결과를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며 적절하지 않다고 보인다. 가까운 장래에 국내에서도 일본과 마찬
가지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치료의 대상이 확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결론
만성 위염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하게 되며 진단 및 분류에 있어서도 모호한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실제 임상에서는 비용과 편의성으로 내시경적 소견으로 위염을 분류하게
되나 조직검사와의 일치되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내시경의 기술적 발
전으로 위염을 진단의 정확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염의 진단은 결국 위암과의 관련성이 있는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장상피화생을 확인 하는 것이 핵심 사안이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에 의해 장기간에 거쳐 위축성 위염, 화생성 위염, 이형성을 거쳐 위암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있다. 이러한 진행을 예방하는 데에 여러 연구 결과가 상충되고 있지만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화생성 위염 환자 중에 고위험군, 즉 범위가 넓고 조직학적으로 불완전형 장상피화생, 가 족력이 있거나 흡연을 하는 사람은 1년 간격으로 검사를 권유하고, 그 외의 경우는 2년 간
격으로 내시경을 권유할 것을
只心島 마음을 닮은 섬
지심도
글 배소희 사진 김재홍
지난해 4월에 처음 가본 지심도는 동백꽃이 다 져서 붉은 꽃길을 걸었다. 땅에 떨어져도 당당함과 아름다운 빛을 잃지 않는 동백꽃 오솔길은 환상적이었다. 올해는 첫 배를 타고 섬으로 향했다. 설렘 으로 가득한 마음을 안고 동백나무 숲길로 발걸음을 향했다. 내심 동백꽃을 기대하였는데 꽃이 만개하기는 이른 시기여서인지 꽃은 많이 피지 않았지만 낯익은 풍경으로 반겨주었다.
동백나무 숲길은 손님을 맞이하려고 깨끗하게 청소한 듯 말끔 했다. 새벽비가 그치고 바람비가 쓸어 놓은 것 같은 오솔길을 우 리는 기분 좋게 걸었다. 비에 씻긴 동백잎은 햇살을 받아 윤기를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겨울나무 사이로 숨겨진 사념들, 머뭇거림 을 더듬어 본다. “나 여기 있어요” 라며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는다. 가지마다 핀 꽃눈에는 많은 꽃들이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치 봄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는 듯하다. 축제를 앞둔 폭죽들이 축제를 준비하듯. 얼마 지나지 않으면 나 무마다 폭죽처럼 활짝 피어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으리라.
지심도에 가면 모든 것이 벗이 된다
바다와 파도, 동백과 동박새, 후박나무, 대나무 숲과 바람이 어
우러져 벗이 된다. 동백나무에 덩굴식물인 송악이 감아 올라가
는 모습을 보며 더불어 사는 모습에 한참동안 눈길이 머물렀다.
어울림과 더불어 사는 삶이 있는 섬이다. 길가의 낮은 풀잎들의
살랑거림조차 기분을 좋게 한다.
지심도에는 마음으로 보는 풍경과 마음으로 듣는 소리가 있다
조용한 숲길에는 여러 가지 소리를 낮은 몸짓으로 보여준다.
동박새가 동백꽃과 사랑을 속삭이는 소리, 여기 저기서 조심스럽
게 꽃망울을 터뜨리는 소리, 꽃봉오리가 조금씩 자라는 소리, 댓
잎끼리 스치며 쓰다듬는 소리, 동백꽃이 떨어지는 소리들이 하모니를 이룬다. 소리가 소리
를 낳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희망을 낳는 소리로 들린다.
바람이 불어도 바람소리가 들리지 않는 숲길 옆에는 대나무 숲이 있었다. 대나무 숲은
세찬 바람을 걸러주어 순한 바람으로 만들어준다. 그래서 여린 풀들도 잘 자라는 섬이다.
바다를 향해 뻗어 있는 나무 사이를 걸으면 어느새 사람도 바다를 향하게 된다. 보이지 않 는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는 것이 들리는 섬, 무엇인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듯한, 아 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지천에 있는 듯한 섬.
섬은 실제 모습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지심도에 오면 느낀다
오솔길이 곳곳에 이어져 섬으로 들어갈수록 모든 것이 멈춘 듯했다. 일상에서 잡고 있던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멈춤과 쉼이 있는 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몇 달간 행복하리라. 지
심도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직접 만나보면 오래된 벗을 보는 것 같아 푸근해진다. 숲으로
들어갈수록 동백꽃이 숨겨진 보물처럼 고개를 살짝 내밀고 있다. 고결한 사랑이라는 꽃말 이 떠올랐다. 섬 중턱 양지에는 제법 꽃망울을 많이 터뜨린 동백나무를 볼 수 있었다. 곁에 있는 매화나무도 꽃망울을 하나 둘 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간 날은 봄이 온다는 입춘이었다.
동박새 부리가 화살표라고 생각하라고 말한 선장의 말을 떠올리며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본다. 미지의 숲 속으로 들어가면 아픈 역사의 흔적도 마주하게 된다. 지심도에서는 일제
강점기 역사의 흔적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지금도 일본군의 포진지, 방공호, 국일기 게
양대 등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동백나무터널을 지나 전망대에 가면 시야가 트인 바
다와 해식애와 ‘여’까지 만날 수 있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고 해안선 절벽 아래 ‘여’가 모
습을 드러내고 있다. 문득 ‘여‘의 숨겨진 마음을 엿보고 싶었다.
여유로우면서도 시간이 멈춘 듯해서 단지 마음만 있으면 되는 섬이 지심도이다. 고요함
속에 아우성이 있는 역설이 존재하며, 한번 다녀오고도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는 섬. 다
녀오고 나서야 마음뿐인 섬인 지심도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1869~1954
붓 대신 가위를 든 화가 마티스
“어린 아이의 눈으로 삶을 보라! 질병은 독이기보다는 약이다!”
앵에서 보냈다. 하루는 마티스의 무료한 생활을 달래주려고 어
머니가 화구와 종이를 사다 주었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그림을
그렸으나 자기도 몰랐던 그림의 재간을 발견하게 된 마티스는
구피Goupil의 ‘회화론’을 읽으며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림에 홀렸다. 자제할 수가 없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일종의 파라다이스로 옮겨진 듯한 착각에 빠졌다.”며 고
백한 마티스는 1891년 22세 때 법률공부를 포기하고 파리의
야수파의 거장 앙리 에밀 브누아 마티스Heinri Émile-Benoit Matisse 는 1869년 프랑스 북부에서 곡물상을 하는 아버지와 아마추어 화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887년 아버지의 희망인 법
률가가 되기 위해 파리에서 법률공부를 하고 법률사무소의 서기
로 일하던 중 1889년 가을 참을 수 없는 복통이 일어나 병원에
가서 진찰한 결과 당시로서는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충수염(맹
장염)이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을 받았으나 이미 복막염으로
번지고 있어 수술 후에도 상당기간 거동할 수 없어 회복기를 보
아카데미에서
그림공부를 했다. 그의 스승 퀴스타브 모로Qustave Moreau의 ‘자신을 표현하라’는 가르침은 마티스가 화가로서 성장 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마티스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마치 휴식의 공간에 있는 듯 편 안하고 안락하다. 색채가 자아내는 감동과 자유, 기쁨을 맛보게 한다. 이러한 기쁨은 노랑색 톤으로 그려진 그의 작품 ‘삶의 기 쁨’에서도 만날 수 있다. ‘삶의 기쁨’은 세계의 시작이자 순결, 솔직, 순수의 시대인 고전 의 황금시대와도 연결된다. 이 작품의 풍경은 전통적 목가의 풍 경이 아니다. 마티스 자신이 경험한 콜리우르의 원시적 세계를 자신의 이상향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작품 속의 원무 또한 카탈 로니아 어부들의 춤에서 영감을 얻었다. 2.5미터가 넘는 큰 화폭
1 삶의 기쁨
2 푸른 누드
3 춤
4 음악
의 ‘삶의 기쁨’은 폐쇄된 수녀원에서 제작되어 세상에 나오게 되
었다. ‘삶의 기쁨’에 대해 마티스는 ‘화가의 노트’에서 “나는 그것
을 평면적인 색으로 그렸다. 그 그림의 특성은 모든 평범한 색의
조화에 기초를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좀 더 표현적이고 직접적
인 조화, 내게 고요한 평면을 제공해 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솔
직하고 단순한 조화로 대치하려고 했다. 적, 녹, 청의 조화는 색채
의 밝은 부분을 등가물로 창조해 내기에 충분했다.”고 밝혔다.
아름다움이란 보여지는 것에 의해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이러
한 즐거움은 1905년에 제작된 ‘춤 1, 2’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삶의 기쁨’에서 화면의 배경에 불과했던 무희들이 화면 가득히
확대되어 굵은 윤곽선과 단순화된 색감, 평면적 화면 구성, 원근
법을 배제한 인물들의 형태로 나타난다. 세 가지의 뚜렷한 색채
는 모든 색채의 정수다. 그러나 마티스는 “녹색을 칠했다고 잔디
를, 파란색을 칠했다고 하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
색감과 정서를 연구한 이토오 히로시의 연구에 따르면 초록은
안정과 너그러움 그리고 젊음을, 파랑은 침착, 쓸쓸함, 명상, 슬픔
을, 빨강은 격정, 열렬, 적극적 노여움, 초조, 기쁨을 의미하며 이
세가지 색은 지상, 천상, 생물을 의미한다.
마티스는 춤과 함께 연작으로 ‘음악’을 동일한 크기와 색감으
로 제작했다. ‘춤’은 여성을, ‘음악’은 남성으로 구성하여 우주를
이루는 두 개의 개념을 함께 묘사하고 있다. 각각의 인물을 다섯
명으로 구성해 ‘5’라는 숫자의 상징성을 강조한다. 5는 5개의 감
각기관, 5개의 손가락, 5개의 신체 말단부분 등 인간에 매우 중요
한 숫자이고 ‘춤’과 ‘음악’의 합인 10은 ‘완전, 완성’을 뜻한다.
마티스는 70세까지는 건강하게 작품 활동을 하다가 1940년
봄에 결장암으로 인한 장폐쇄증이 생겨 사경을 헤매다가 수술로
겨우 생명을 건지지만 수술창의 감염, 탈장, 손가락 관절염 등으
로 퇴원 후에도 일어설 수가 없어 화실로 돌아가지 못하고 침대
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실망하지 않고 가위를 사용하며
색종이를 잘라 즉흥적인 드로잉을 하곤 했다.
“가위는 연필보다 더 감각적이다.”라며 붓대신 가위를 든 마티
스는 색종이 작업을 통하여 색채와 형태를 완벽하게 통합한 ‘푸
른 누드’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단순미의 극치는 파리에서 그림을
배우던 시절 스승인 모로가 “자네는 회화를 단순화할 거야”라는
예언이 놀랍게도 그대로 적중되었다. 질병으로 인해 작업이 어려
운 신체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는 생을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삶을 춤추게 하는 변화와 동행했다. "위대한 예술가들은 위
대한 병자들이다"라는 토마스 만의 말처럼 극심한 질병의 고통도
창작의 의지만큼은 꺾지 못하는 것같다.
우리의 삶은 지도없이 혼자 떠나는 장거리여행이다. 이 여행에
서 질병을 만나게 되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숨어 있음을 마티
스를 통해서 본다. 질병은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도록 이
끌어주기도 하고, 자기 삶과 진지하게 대결하게 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새
롭게 표시하는 법 또한 알려준다. 즉 내가 원하는 것, 나에게 속
한 것, 내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을 항상 가질 수는 없다는 사
실을 깨닫게 한다.
“인간은 자신을 거부하지 않아야 자기 자신을 안다.”
-생텍쥐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