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꾸는 꿈 1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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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발행) 제134호

2021 11,12월호

대구참여연대는 회원의 회비 및 후원금으로만 운영됩니다. 후원계좌 : 대구은행 036-04-000437-9 (대구참여연대)

http://www.civilpower.org


│이 한 컷│

이젠 아름다운 산 그대로이길_ 팔공산 동봉에서 바라본 비로봉

<사진 정용태 참여와소통위원회 위원>


│목차│

04

권두언

동행 │임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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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

불평등 해소! 국가책임 강화! 유권자가 제안하는 3대 방향 13개 정책과제 │불평등끝장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

09

기획 2

대구형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하여 | 엄창옥

13

노동현장은 지금

문재인 정부‘비정규직 제로’약속에도 우리는 아직 차별받는 비정규직| 이학선

15

Art & Culture

기억 | 김병호

18

정치비평

공정한 공정성 담론을 위하여 | 강우진

20

젠더비평

2022년 대선과 젠더 | 차우미

22

의정동향

국비를 74억이나... 대구 여성 구의원이 일냈습니다 | 백경록

25

칼럼

종부세는 나쁜 세금일까? | 김윤상

27

청년포커스

청년활동, 이제는 솔직해져야 할 때 | 조영태

29

이달의 회원

김건예 회원 인터뷰 | 김선희

34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

나의 글쓰기 | 이종득

36

아! 이 사람

이명균 전)예산감시운동본부장 인터뷰 | 김선희

40

대구참여연대는 지금 대구참여연대 활동소식

42

날개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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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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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비납부명단

표지이야기 감자먹는 사람들 The Potato Eaters 1885년 빈센트 반고흐 作 (반고흐미술관, 암스테르담), 캔버스에 유채(81cm x 114cm)


│권두언│

동행

임우당 참여와소통위원회 위원장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에 글을 띄웁니다. 동지가 지나면 낮이 점차 길어지고, 코로나의 끝도 그만큼이나 가 까워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코로나로 서로 카카오톡과 문자로 소통할 수밖에 없는 오늘 문득 어깨를 내어주는 동무들의 추억이 그립습 니다. 그리운 만큼 만나는 기쁨도 큽니다. 얼마 전 후원금 모금행사에 참여해 주신 회원, 시민 여러분!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지와 격려를 해주셨기에 대구참여연대가 오롯이 서 있을 수 있습니다. 이름 하나하 나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이번 호에서 강우진 교수님은 한국 사회에서 교육의 불평등을 넘기 위해서 이번 선거가 시민 공론장을 통 해 공정하게 만들 기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교육뿐만 아니라 자산, 기회, 노동의 불평등도 심화되고 있기에 공정한 공정성 담론은 이 시대의 과제일 것입니다. 마을과 자치, 복지 분권, 청년과 경제의 주제를 가지고 시민포럼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 대구의 2030 플랫 폼을 상상합니다.“돌봄과 청년의 도시로 대구를!”지방소멸의 시대를 준비하는 많은 광역지방 정부의 지속 가능 목표설정이 질 높은 일자리 창출과 청년이 매력 있는 도시로의 확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기고해 주신 필진 여러분! 사무처 활동가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서로 격려하며 행복한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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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Ⅰ│

불평등 해소! 국가책임 강화! 유권자가 제안하는 3대 방향 13개 정책과제 불평등끝장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

2022 대선, 불평등과 양극화 끝장내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사회 전 분야에서 불평등과 양극화가 더욱 극심해졌습니다. 사회경제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돈 있는 사람은 더 많이 벌었고, 저소득 취약계층은 더 많이 어려워지고 고립되었습니 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은 비정규직, 청년·여성 등 취약 노동자에게 집중되었고, 직격탄을 맞은 자 영업자들은 삶이 붕괴될 위기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 사회안전망이 틈새 없이 작동하고 국가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안전망은 구멍이 너무 컸습니다. 급격한 소득감소와 단절의 위기에 놓인 불안정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을 위해 주요 선진국들이 대규모 재정지출로 경제적 파탄을 막아선 것에 비해, 문재인 정부는 한참 부족한 수준의 정책을 펴는 데 그쳤습니다. 돌봄 공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지만, 국 가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병원이 그렇게 많은데도 코로나 환자를 맡을 공공병원은 턱없이 부족해 치료 한 번 받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는 비극적인 일도 발생했습니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에서 우리는 아직 빠져나 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닥칠 위험의 깊이를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 속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집값이 폭 등했고 전체 가구의 절반에 달하는 무주택 시민, 주거 취약계층이 주거권의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자산 불평등은 더 크게 벌어졌고 자산 축적의 기회가 달리 없다는 절망감에 세대를 가리지 않고 영끌, 빚투 행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LH 등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서 드러 난 돈 있고 힘 있는 자들의 이익 카르텔이 국민의 분노와 박탈감을 더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불평등 해소! 국가 책임 강화! 3대 방향 13개 정책과제를 제시합니다. 2022 대선의 핵심 화두는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 국가 책임 강화가 되어야 합니다. 불안한 미래 앞에서 시민들이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에 내몰리고 있는 지금, 불평등을 해소할 대안, 국가와 공공의 역할에 대해 대안을 내놓고 경쟁하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불평등끝장넷은 2022 대선 정책과제로 △ 사회보장의 국가 책임 강화, △부동산 투기 근절과 주거 불평등 완화, △취약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차별 해소 등 3대 방향 13개 과제를 제시합니다. -5-


│기획Ⅰ│

각 정당 후보자들에게 우리가 내놓은 개혁과제에 응답하고 채택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시민들과 함께 주 요 후보자의 정책공약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평가 활동도 펼칠 것입니다. 사느냐 죽느냐, 갈림길에 선 한국 사회의 미래를 주권자가 직접 제시하고 요구해 나가겠습니다.

방향 1 : 사회보장의 국가 책임 강화 1) 최저소득보장 기준 올려 절대빈곤 해소

- 제대로 된 기초생활 보장을 위해 생계급여 보장 수준을 기존 기준중위소득의 30%에서 50%로 상향 조정 - 수급자 선정 기준을 완화하기 위해 자산의 소득산정기준을 높이고,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 자 기준 완전 폐지 - 기초생활수급자 중 자활사업 참여 조건으로 생계급여를 받는 근로능력평가 폐지, 자활 일자리 확대 2) 실업, 질병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소득 보장 강화

- 플랫폼 노동 등 고용 안전망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차기 정부 집권 초기에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제대로 된 실업 부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현재의 기준중위소득 50% 이하·재 산 3억 원 이하 빈곤층으로 설정되어 있는 수급 자격 기준 완화, 1인 가구 생계급여보다 낮은 급여 수 준 인상, 6개월에 그치는 지급 기간 확대 - 누구나 아프면 쉴 수 있도록 상병수당 제도화, 유급병가휴가 도입 3)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국민연금 개혁

- 플랫폼 노동 등 고용 안전망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차기 정부 집권 초기에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제대로 된 실업 부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현재의 기준중위소득 50% 이하· 재산 3억 원 이하 빈곤층으로 설정되어 있는 수급 자격 기준 완화, 1인 가구 생계급여 - 누구나 아프면 쉴 수 있도록 상병수당 제도화, 유급병가휴가 도입, 보다 낮은 급여 수준 인상, 6개월 에 그치는 지급 기간 확대 4) 돌봄의 국가 책임 강화

- 돌봄 분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공공 요양(시설, 재가) 기본공급률제 도입,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 50%, 초등돌봄 이용률 40%까지 확대 등 사회서비스 분야 국공립 시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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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서비스원의 제대로 된 역할 확립을 위해 사회서비스원에 국공립 시설 우선 위탁 법제화, 사회서 비스원 중심으로 시설 공영화 확대 - 사회서비스노동자 적정임금 보장을 위한 표준임금체계 도입 및 상용직 고용 확대 5) 감염병 재난 시대, 공공의료 확충

- 70개 중진료권 중 공공병원이 없는 30개 지역에 공공병원 신설 - 공공의료 확충, 관리일원화 등 공공의료 전달체계 통합 강화를 위해‘공공의료관리청(가칭)’설립 - 필수 의료 병상 간병의 전면 급여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면 확대하는 간병국가책임제 도입 - 온실가스 감축, 과도한 의료비 축소 등을 위해 치료 효과 없고 비싼 영리적 치료행위, 의료기기?의약 품 퇴출 - 의료인력확충 : 간호사 1인당 입원 환자 수 최저기준 제도화, 공공 의과대학 신설 및 국립의대 정원 확대하여 의사 인력 확충, 지역 공공의료기관 의사 의무복무제, 인력 기준 미달 병상 퇴출 6) 사회안전망 강화 재정 확충

-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우선적으로 고소득자 대상 증세 추진(소득세, 법인세 세율 인상) - 실효성 없는 비과세 감면 제도 단계적 폐지(임기 중 매년 축소 목표 수립) 등

방향 2 : 부동산 투기 근절과 주거 불평등 완화 1. 보유세 실효세율 1%로 강화(임기 중 0.5%)

- 자산 불평등 완화 및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종부세 주택분 과세 기준 강화 (1주택자 과세 기준 11억 원을 다시 9억 원으로) - 토지 소유 집중 현상 완화를 위해 종부세 토지분 세율 강화 2. 부동산 불로소득의 환수 제도화

- 토지 투기를 예방하고 유휴토지의 실질적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토지초과이득세 부활(초과 지가 상 승분에 대해 과세기간 3년, 30~50% 세율로 과세) - 개발이익의 공적 환수 강화를 위해 개발부담금 부담률을 50% 수준으로 상향 조정(개발이익환수제 강 화) 3. 공공임대주택 2배로 확대 -7-


│기획Ⅰ│

- 110만 호(2019년 기준)에 불과한 장기공공임대주택을 5년 내 100만 호 추가 공급 - 공공택지는 민간 매각을 금지하고 100% 공공주택으로 공급(장기 공공임대 50% 이상) - 장기공공임대주택 건설 시 교차보조 방식 탈피, 정부 예산과 기금 지원 확대로 재원 조달 4. 임차인의 계속 거주권 보장

- 계약갱신 기간을 최소 10년 이상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추가 개정 - 지역별 표준(공정)임대료와 가이드라인 도입 5.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 전면 적용

- 민간택지 중 투기과열지구 일부 지역에만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 전체에 적용 -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지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도록 택지비 산정기준 개선, 과도하게 부풀려 진 건축비 산정기준 개선

방향 3 : 취약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차별 해소 1. 비정규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노동기본권 보장

- 상시지속 업무에 비정규직 고용 금지,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민간 대기업으로 확대 - 불법파견 근로감독 및 처벌 강화 - 비정규직 사회보험 적용 확대 및 개선 - 노조법상 원청사용자의 개념 확대해 간접고용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단체교섭권 보장 - 노조법상 근로자 범위 확대하여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 2. 5인 미만 사업장 차별 폐지

-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 산업재해가 빈발하는 5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 5인 미만 사업장에 대체공휴일법 전면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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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Ⅱ│

대구형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하여 엄창옥 대구참여연대 공동대표, 경북대 교수

1. CSR의 지향성 21세기에 들어와서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경제 원리에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운동이다. 이런 변화를 불러온 요인은 여럿일 것이지 만 결정적인 요인 세 가지 정도만 들자면, 첫째 요인은 사회의 양극화 심화이다. 이것은 분배의 위기이다. 둘째는 기후변화이다. 근래에는‘기후변화’ 라는 용어로는 부족하여‘기후위기’ 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기후위기는 작금의 생산방식과 삶의 방식이 낳은 결과인데, 이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경 제와 환경이 결합된 위기이다. 셋째는 최근에 연이어 일어나는 바이러스 전염병의 세계적 유행이다. 유독 21세기에 들어와 팬데믹 수준의 바이러스가 연속적으로 출현하고 있다. 2002년의 사스(SARS), 2009년의 신종플루, 2012년의 메르스(MERS)에 이어 2020년의 코로나19가 인류 그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 과정에 서 질병위기가 빈곤 계층에게 보다 위협적임을 경험했다. 이러한 위기의 누적적 경험들이 안전사회로의 전 환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전환의 방향은 단연코‘책임’ 이다. 근대에 들어와 사회는‘권리’ 의 확대로 진화해 왔다면, 21세기에 들어 와서는‘권리’ 의 확대와 더불어‘책임’ 의 확대로 진화해 가고 있다. 근대 이후, 권리의 확대가 위기요인을 누적해왔기 때문이라는 관점에서다. 권리로 인해 만들어진 사회적 위기에 대해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이라는 응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1세기의 책임 담론을 가장 분명하게 정리한 것이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0년에 제정한‘ISO 26000’ 이다. 이 책임 담론은 코펜하겐 회의에서 77개국의 93% 찬성을 얻었으니 세계의 보편 담론으로 자리 잡았 다 할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누구의 책임’

21세기의 새로운 가치규범으로서의 CSR

이며,‘무엇에 대한 책임’ 인가이 다. 먼저, 누구의 책임인가? 이윤 이 창출되는 일련의 경제활동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들 모 두가 위기사회에 대한 책임을 가 -9-


│기획Ⅱ│

진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산업계와 노동계, 소비자와 NGO, (지방)정부와 기업 지원 및 연구기관들, 그리 고 생산활동이 이루어지는 지역공동체 모두는 이윤을 창출하는 경제 생태계의 일원이면서 동시에 위기사회 를 유발하는 책임주체의 일원이다. 따라서 기업만이 사회적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경제 주체가 그 책임을 가진다는 것이다. 다음은 무엇에 대한 책임인가? 위기사회를 야기하는 다양한 요인들, 말하자면 앞에서 이야기한 사회 양 극화 문제를 유발하는 지배구조와 노동통제의 문제,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환경 문제, 그리고 생산과 소비의 문제, 생산과 소비가 일어나고 있는 공간, 즉 지역공동체의 문제에 대한 책임이다. ISO 26000의 용어로 정 리하면, 기업의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지배구조, 노동현장에서의 인권과 노동 관행, 생산과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공정 거래, 소비자 이슈, 지역 공동체 문제에 관한 참여와 협력 등의 의제들을 사회적 책임의 이슈로 규정하고 있다. 경제주체 모두는 이러한 의제들에 대해 응답해야 하는 책임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의 책임은 자발적 책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 혹은 경제 생태계의 일원으로서의 자발적 책임인 것이다. 그래서 ISO 26000도 <인증제>가 아니고 <자기 검증제>(self-check)이다. 이것이 인 증제보다 더욱 엄중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세계적인 캐주얼 의류 브랜드인 갭(GAP)이 생산과정에서 아동노동을 착취했다는 영국 옵저 버 신문의 2007년 10월 28일자 보도를 사례로 드는 것이 CSR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신문보도 의 내용은 GAP가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대량의 의류를 생산하기 위해 인도의 델리 공장에서 열악한 작업환경, 15시간 이상의 밤샘 노동, 임금 체불 등 강제노동이나 다름없는 아동노동을 고용했다는 것이다. 이 보도가 나간 이후 GAP 불매운동이 전세계적으로 일어났고 매출액의 25% 이상 급락했다. 수년이 지나 도 매출액 회복만이 아니라 브랜드 명성의 회복도 어려웠다. GAP는 더 높은 수준의 다양한 인증서를 비록 갖고 있었다 하더라도 세계 소비자들의 CSR 검증에 실패한 것이다. 21세기의 경제활동에서 기업은 상품의 가격이나 품질만이 아니라 소비자, 노동자, NGO, 정부 그리고 지 역사회의 평가 검증에 기업 명운을 걸어야 하며, 동시에 소비자는 책임소비(SR-Consumption)를, 노동계는 책임노조(SR-Union)를, 책임-NGO를, 책임-지역공동체를 자임해야 한다. 소위 C를 넘어서는 SR사회인 것 이다. 이러한 근거 위에 CSR이 있다. 여기에 시장이 반응한 것이 사회적 책임투자(SRI)이고, 사회적 책임무역(SRT)이며, 사회적 책임조달(SRP) 이다. 말하자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게 투자하겠다는 금융권의 반응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 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무역장벽을 세우겠다는 것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중소기업의 제품을 정부가 우 선 조달하겠다는 시장의 변화이다. 이제 CSR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본적 전략이 되었고, SR을 잘 하는 지역사회가 경쟁력 있는 지역공동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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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구형CSR>란 무엇인가 여기서 우리가 <대구형CSR>을 제

지역중소기업에서 ESG도입 요구가 부적절한 이유

안하는 것은 대구를 SR 잘하는 지역 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다. <대구 형>이라는 전제가 붙는 것은 대구의 경제적 여건이 수도권과는 다르기 때 문에 특별한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 다. 첫째는 대구지역 경제구조는 중소 기업이 압도적 다수를 이루는 구조이 다. 지금 CSR을 검증하는 ISO 26000 의 체크리스트는 대기업에 적합한 구 조로 되어 있고 중소기업의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접근하기에는 심리적 으로도 실제적으로도 불편한 점이 많이 있다. 대구에 있는 대규모 기업이나 공기업은「지속가능보고서」 를 발간하는 등의 CSR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이러한 활동이 대구지역의 중소기업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는 점이 문제이다. 물론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추진하는‘중소기업형 CSR 표준’ 이 있지만, 이것 역시 부담스 러운 측면이 있다. 체크리스트 범위의 방대함, 지속가능보고서 작성의 어려움, 기업 CEO의 인식 부족 등으 로 인해 대구지역 중소기업에게는 아직 요원한 수준이다. 둘째로는 대구지역의 중소기업은 경기침체와 같은 경영상의 어려움이 오면 임금이나 경비 등의 기업비용 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맥락에서 대구지역의 중소기업 근로자 평균임금수준이 전국의 최하위 수준이며, 근로시간 역시 최장의 순위에 랭킹하고 있다. 이러한 대응은 CSR 준수 수준을 악 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대구지역의 중소기업에는 단번에 CSR표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점에서 초·중급 단계의 <대구형CSR> 체크리스트가 필요하다. 셋째로는 대구지역에는 한국의 산업화 초기부터 지역사회에 뿌리 내려 온 토착 기업들이 많이 있다. 그러 나 그 뿌리내림이란 인맥 관계에서의 뿌리내림일 뿐,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뿌리내림이라고는 할 수 없다.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사회적 책임운동으로서 의 <대구형CSR>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대구형CSR>은 대구지역의 중소기업이 실천할 수 있는 맞춤형 ISO26000 체크리스트를 개발하 여 이를 낮은 단계부터 순차적으로 실천하고, 점차 국가수준, 국제수준으로 그 CSR 영역과 정도를 높여가 는 과정을 의미한다. 나아가 <대구형CSR>은 대구지역의 중소기업이 대구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리매김 을 하고, 동시에 대구지역 시민과 지방정부와 함께 CSR 잘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박수를 보내는 행동 방식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대구지역 중소기업의 기업문화가 국제적 표준으로 상향 조정되고, 지역청년 - 11 -


│기획Ⅱ│

들이 지역기업에 동참하여 지역경쟁력을 높여가는 <기업-정부-시민>의 3자 동맹형 CSR 실천운동이 된다.

3. 대구형 CSR를 위하여 이러한 지역적 상황 속에서 <대구형CSR>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대구지 역의 경제주체들, 즉 시민과 기업의 CEO 그리고 지방정부와 지역 공동체가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공유 하는 과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즉 CSR이 이미 세계경제의 표준이 되었고, 이것이 지역경제의 경 쟁력의 원천이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다. 어떤 지역이 보다 먼저 CSR의식을 공유할 것인가가 지역 이니셔 티브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것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학습 속에서 이루어지므로 다양한 형 태의 CSR 교육과 시민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는 <대구형CSR>을 제도화하는 일이다. 기업이 CSR을 기업문화에 내제화하는 데에는 상당한 에 너지와 비용이 소요된다. 이를 지방정부가 제도로써 보완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것은 지방정부의 사회적 책 임(GSR)이기도 하다. 이 제도화 속에서 지역공동체의 CSR의식이 강화될 수 있고, 시민의 사회적 책임소비 가 확대될 수 있으며, 정부의 사회적 책임구매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구형CSR>은 지방정부가 톱-다운으로 제도화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동시에 기업 이 시장의 압력에 의해 마지못해서 CSR을 수행하는 허위 CSR(washing CSR)도 아니어야 한다. <대구형 CSR>이 자발적 검증활동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과 기업이 함께 하고 지방정부가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 는, 앞에서 말했듯이 <기업-정부-시민>의 3자 동맹형 CSR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대구지역 중소기 업이 대구시민의 갈채를 받으면서 CSR을 수행할 수 있고, 시민의 지속적인 감시(모니터링)와 응원이 가능 해진다. 소위 축제형 CSR이다. 최근에 <대구형CSR>을 상의하기 위해 지역에 뿌 리내리고 있는 서너 기업체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모두 큰 관심을 보여주었다. 언론을 통해서만 전해 들었을 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는데, 기회만 되면 같이하고 싶어 했다. 반가운 일이었다. 착하게 제품을 만드는, 또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이미 우 리 앞에 와 있다. 지금은 <대구형CSR>조례 제정으 로 사회적 책임활동을 한 발자국이라도 나아가는 일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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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현장은 지금│

문재인 정부‘비정규직 제로’약속에도 우리는 아직 차별받는 비정규직 대구지역 비정규직 노동자들 연내 해결 촉구 투쟁

이학선 민주노총대구본부 조직차장

2021년도 어느덧 마무리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투쟁의 길에 서 있다. 12월 23일 민주노총 대구지역 본부는 지역 내 투쟁사업장 문제해결을 위해 <2021년 대구지역 투쟁사업장 순환 투쟁>을 진행했다. 지역 조합원 들과 노동자 등 참가자들은 투쟁하는 동지들을 격려하고, 승리를 앞당기기 위해 전 일정에 함께하며 연대했다. 이날 투쟁의 시작은 오전 8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앞에서 고객센터(콜센터) 노동자들의 조속한 정 규직화를 촉구하며 진행되었다.

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콜센터) 노동자들에 대해‘소속기관 정규직 전환’ 이라는 결정을 하고도 그 이행을 미루고 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전(노조, 사용자, 전문가) 협의체 구성에 노동조합의 대표성을 침해하면 서까지‘무노조 대표’ 를 참여시키려 들고 있다. 협의체 구성을 늦추면서 하청업체 입찰공고를 다시 내려고 하 자 노조는“하청업체 계약을 연장하려 들 것이 아니라, 정규직 전환에 속도를 내라.” 고 촉구하며, 특히 28일 퇴 임을 앞둔 김용익 이사장이 임기 내에 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논의를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10시에는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노동자들의 연내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34개의 단체가 참가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장학재단은 여성 노동자들이 29일째 천막 노숙 농성을 벌여오고 있음에도 정규직 전환 논의를 미루고만 있 다. 앞서 당사자도 모르는 사이 불공정, 졸속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위탁 결정을 고용노동부가 재논의하라고 결 정했으나 협의체 구성을 위한 TF는 11월에서야 구성했다. 이후 세 차례의 실무협의를 진행했음에도 여전히 근 로자 대표조차 선출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정대화 이사장 면담을 요청해 연내 직접고용을 결단해 달라고 요청하려 하였으나 1월 중순 이후로 면담을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다. 11시에는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도시공사의 비정규직에 차별을 폐지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대구도시공사는 2019년 단체협약을 통해 전 직종에 대해 자격/근속 수당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올해 지급 했다. 그러나 미화 직종 노동자 등에게 이를 지급하지 않으며 차별했다. 노조는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 하고, 단체협상 위반으로 고소하기도 했으나 사측은 여전히 조금의 태도 변화도 보이지 않고 있다. 수당 차별 뿐 아니라, 무태동 유니버시아드레포츠센터(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도시공사 본사 직원과 비교해 4~5배 - 13 -


│노동현장은 지금│

가량 낮은 임금을 받는다. 센터 직원의 급여는 입사 후 십수 년이 지나도 최저임금에 그친다. 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 사이에서는 도시공사 사원증조차 발급받지 못하는 등 노골적인 차별을 경험했다는 호소도 나왔다. 노동 자들이 소송을 통해 도시공사 직원임을 확인받았으나 대구도시공사의 태도는 바뀌지 않고 있다. 12시에는 동구청에서 생활지원사 해고 철회, 고용안정 쟁취를 위한 집중선전전을 벌였다.

동구에서 일하는 생활지원사가 해고 위기에 처해있다. 해고당사자인 배연희 조합원은 면접관이“명절, 혹서 기, 혹한기에 안부 확인 전화를 수용할 것이냐” 고 묻자“수용하며 근무시간 외에 일하게 되니 시간 외 수당이 있었으면 좋겠다” 고 답했는데 이후 면접에서 탈락했다고 증언했다. 배연희 조합원과 함께 생활하는 노인분 들 은“나한테 잘하는 선생님을 자르는 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며 해고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공공연대노조는“노동권을 침해하려는 의도가 깔린 질문” 이었다며 무조건적으로 수긍하지 않자 해고한 것이 라고 의심하며, 동구청이 민간위탁 노동자를 보호하는 가이드라인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과 위탁기관인 감천 센터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해고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오후 2시에는 영남대학교로 이동해 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 분회 농성 투쟁에 연대했다.

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 분회는‘교육과정 개편 중단’ 을 촉구하며 29일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 측 이 2022학년도 교육과정 개편을 추진하며 비정규직 강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이들 이 가르치는 인문·교양 수업은 줄거나 없어지게 되고, 2학기 계약 만료도 앞두고 있어 대량 해고가 우려되고 있다. 조합원은 8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실을 항의 방문했으며, 피케팅을 이어왔음은 물론 10월 20일에 는 영남대 정문 앞에서 전국 비정규교수대회를 열고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전개하기까지 했으나 대학 측은 묵 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민간위탁 철회,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투쟁하는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경산환경지회 투쟁에 함께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내놓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에도 불구하고 경산시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은 하청업체 소속이다. 경산시는 환경미화원 노동자와 수도검침원 노동자를 정규직 전환하는 것이 공 공성,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연구 결과조차 무시한 채 민간위탁 유지를 고집하고 있다.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은 “매일 위험을 무릅쓰고 일한다. 쓰레기 봉지에 들어있는 칼에 피부가 찢어지고 중량물에 부딪혀 뼈가 부러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경산시는 노동자들이 다치든 죽든 쓰레기만 치우면 그만이라는 식” 이라고 호소한 다. 위탁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간접고용의 형태로는 위험한 노동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산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2월 8일부터 시청 주차장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경산시는 직원들을 투입해 ‘행정대집행’ 을 벌이며 천막을 강제 철거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다시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18일째 이어가 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약속이 임기가 끝나가고 있는 현재에도 제대로 이루 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려내고, 올해가 다 가기 전에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불안과 차별 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끝까지 힘써나갈 것을 결의했다. - 14 -


│ART & CULTURE│

기억

김병호 화가 cosmo4189@hanmail.net

예전 TV 프로그램 중 한국인 입양아의 귀환을 주제로 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프로가 있었다. 세계 최 대의 유아 수출국인 한국 정도 되니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겠지만, 그래도 해외로 입양된 아이가 성인이 되어 한국의 부모나 가족을 만나는 그 순간은 충분히 감동이었다. 그들의 아픔이나 애환을 담아 서정적으로 포장된 이 만남이 감동적인 건 당연하고, 또 김제동의 말솜씨가 워 낙 좋아 그 프로를 자주 시청했었다. 특히 첫 방송이 참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프랑스로 입양된 서른 정도의 청년이 반듯하게 자라 착한 미소를 지으며 한국에 왔던 이 에피소드가 뇌리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이유는 그의 행동이 조금 특별해서였기 때문이 리라. 프로그램에 출연한 보통의 입양된 사람들은 주로 헤어진 부모, 그중 생모를 만나는 것이 주된 포맷이었 다면, 첫 회에 출연했던 이 청년은 할머니만을 만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한 가지 더 특이한 것은 보통 입양 아들이 아주 어린 나이에 모국을 떠나지만 이 해맑은 청년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입양이 되어 프랑스인 양부모 에게 자랐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친할머니와의 만남은 뭔가 맨송맨송한 느낌이 역력했다. 보통 가족과 만나는 순간의 입양아들은 자신을 버린 친부모에게 원망에서 그리움 혹은 안타까움 등이 서리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의 요동으로 보는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했던 반면, 이 청년과 할머니의 만남은 감동은 커녕 어색함만이 맴돌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어느 정도 한국에서 자란 후에 떠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고 할머니의 기억 또한 거의 없었으며, 한국어조차 모두 잊어버린 탓에 연세 높은 할머 니와 소통 자체가 힘든 탓도 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는 희미하게 어릴 적 소풍 가는 날 할머니가 싸주신 김밥 이 기억난다고 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조금은 어색하게 할머니의 손도 잡고 잠깐이나마 안아보기도 했던 이 청년은 그저 사람 좋은 미소만 지으며 시종일관 불어로 이야기를 했고, 또 부모에 관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 꽤 호남인 청년이 유일하게 기억하는‘소풍 때 싸 준 할머니의 김밥’때문이었을까? 프로그램은 할머니의 식탁을 이 청 년에게 대접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으려 했다. 하지만 내가 놀란 것은 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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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

프랑스식 문화가 모국의 것처럼 몸에 밴 이 청년이 방송연출에 가까운 할머니의 식탁 장면에서 나는 전혀 예 상치 못했던 광경을 보았다. 모든 것이 기억 속에서 완전히 지워진 채 이방인이 된 청년이 무심히 김밥을 입에 물고 씹는 순간 할머니와의 첫 만남에서조차 어색했던 청년의 얼굴은 일그러지고 어깨까지 들썩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밥을 꾸역꾸역 씹으며 다시 김밥과 떡볶이를 집어 입안으로 가져갔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 물은 기억의 회복이었다. 김밥의 맛이 그에게 찾아준 것은 바로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유년의 삶’ 이었다. 프로그램은 예기치 않게 청년과 할머니의 애환 서린 관계에 끈을 이어주게 되었다. 청년의 눈물은 천 마디 말보다 강렬하게 나에게 다가왔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가슴 시리고 애잔하게 하였을까? ‘맛’ 이란 대체 무엇일까? 인간의 기억은 대부분 시각과 청각으로 각인되는 줄 알았는데 이‘맛’ 이란 것이 이 토록 오랜 시간 동안 가라앉았던 심연(深淵)의 기억을 회복시켜준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감자 먹는 사람들 The Potato Eaters> 1885년 빈센트 반 고흐 作 (반고흐미술관, 암스테르담), 캔버스에 유채(81cm x 114cm)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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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니 이산가족이었던 리 선생님과 귀향하지 않았던 어떤 노인도 오래전 고향에서 먹었던 어머니의 손 맛을 찾고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맛이란 무엇일까? 살아왔던 날이 길어지면서 점점 더 그리운 음식이 생긴 것도 같지만 나는 아직 그 정도를 다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가족들이 하나둘 떠나거나 이방인들처럼 돌아갈 수 없는 먼 고향을 두게 된다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격한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모든 분이 정겨운 일상 안에서 함께 그리운 음식들을 나누며 서로에게 퍼준다 면, 나아가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 더 낮은 곳에서 외롭고 마음 아파하시는 분들과 함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2021년 연말 언저리, 오래된 기억 하나 잡고 이런저런 맛있는 상상을 해본다. 2021. 12. 24. 북성로 작업실에서

*1 -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는 1885년 초,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에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감자 먹는 사람들(De aardappeleters, The Potato Eaters)]을 그렸다. 당시 화가 반 라파르트는 지저분한 색깔을 사용한 이 그림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고흐는“나는 더 어둡고 지저분한 빛깔로 그릴 것이다. 그 탁한 빛깔 속에도 얼마나 밝은 빛이 있는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나는 이 그림에 진실을 담을 것이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고 있는 이들의 삶의 진실을 담아낼 것이다. 사람들의 주름에 배어있는 깊은 삶과 손과 옷에 묻어있는 흙의 의미를 노래할 것이다.” 라고 했다.

목회자의 꿈을 꾸었던 그는 평생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 농부, 직조공이나 광부들에게 관심을 가졌고, 가난하지만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들이 살아가는 풍경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러나 부르주아가 독식했던 성직자의 자리는 헌신 적인 삶의 실천과 지독한 독학에도 불구하고 고흐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등불 아래 손을 뻗어 감자를 먹고 있는 이 사람들이, 바로 땅을 일군 사람들이다. 나는 이 그림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감자 를 먹는 사람들〉 이야말로 나에게는 최고의 그림이다. (반 고흐,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 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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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비평│

공정한 공정성 담론을 위하여

강우진 집행위원장, 경북대 정외과 교수

5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대선판이 열렸다. 큰 판이 열리자 저마다 자신이 혼란과 격동의 한국 사회를 이 끌어갈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흥미로운 것은 전혀 다른 정치적 이념과 정책을 가진 후보자들이 모 두가 공정과 정의를 외친다는 사실이다.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출마 선언문에서“위기의 원인은 불공정 과 양극화입니다. 누군가의 부당이익은 누군가의 손실입니다” 라고 원인은 진단하고“우리가 저성장으로 고 통 받는 것은 바로 불공정과 불평등 때문입니다” 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반면에 국민의힘 윤석렬 후보는 후 보 수락 연설에서“우리 사회의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바라는 민심은 정치신인인 저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고 일갈했다.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 힘 선거대책위에 합류한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우리 는 지금 무능하고 부패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벼랑 끝에 선 민생과 경제를 되살리며 공정과 상식의 기준을 바로 세울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대장정의 출발점에 섰다고 밝혔다. 이쯤 되면 모든 게 공 정이다. 공갈빵처럼 부풀려진 공정성 논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정성 한국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배경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공정성 담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첫 번째 계기는 이명박 정권의 등장 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과정에서 BBK와 도곡동 땅 논란으로 대표되는 심각한 도덕성 논란에 시달렸 다, 집권 후에도 강부자·고소영 내각 논란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을 거치면서 민심 이반을 겪었다. 이 명박 대통령은 집권 3년 차인 2010년 8월 5일 제65주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공정사회를 기치로 내세웠다. 이명박 정부의 갑작스러운 공정사회 국정 담론에 보수적인 언론조차도 전두환 정권의‘정의 사회 구현'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두 번째 계기는 이명박 정부를 계승한 박근혜 정부 4년 차에 발생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였다. 공적으 로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한 신가산제(neo-patrimonialism)의 적나라한 속살을 목도한 국민들은“이게 나 라나"며 분노했다 연인원 1,700여만 명이 광장에서 촛불을 들어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탄핵을 이끌 어냈고 부패한 권력자는 결국 구속되었다. 광장에서 폭발한 시민들의 분노는 단순히 부패하고 무능한 권력 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 민주주의의 불공정성에 대한 누적적인 불만이 박근혜·최순실 게이 트라는 사건사적인 국면을 통해서 표출된 것이다. 사태 이전 한국 사회를 상징했던 수저 담론이 이를 상징 한다. 세 번째 계기는 문재인 정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누적되었던 공정성에 대한 시민들의 요 - 18 -


구가 촛불 광장에서 폭발하였고 문재인 정부는 촛불 대선을 통해서 집권하였다. 문재인 정부의 슬로건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그리고 정의로운 결과였다. 문재인 정부는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서 공정성을 국 정지표로 삼은 첫 번째 정부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공정성의 화두만을 던졌을 뿐 서로 다른 차원에서 충돌하는 공정성 이슈를 제도화할 원칙과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공론장을 마련하는 데 실 패했다. 이에 따라서, 문재인 정부 하에서 공정성 논의는 복합적인 공정성이 다차원적 수준에서 충돌하는 양상을 보여 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나타난 공정성 논의는 몇 가지 특징을 나타낸다. 먼저, 복합적인 공정성 이 매우 협소하게 정의된 '절차적 공정성에 집중하여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정성 논의는 노직 (Robert Nozick)의 시장주의적 공정성 논의를 닮았다. 절차적 공정성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공정성 논의는 종종 개혁에 저항하는 현실 유지의 논리로 귀결된다. 또한 자신(이 속한 집단)의 정당한 몫을 주장하기 위 해서 공정성 논의가 동원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집단)의 주장을 공격하기 위해서 무기화되고 있다. 양극화된 한국 정치의 진영의 정치적 무기로 공정성 담론이 활용되어왔던 것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에 분 노했던 청년층의 목소리는 공정성의 역습이라고 부를만했다. 또한 조국 사태를 통해서 다른 진영에서는 검 찰개혁과 언론개혁을 공정성의 담론으로 주장했다. 진영 간 대립 속에서 정치적 동원의 무기화된 공정성은 목소리가 큰 주류 집단을 더 크게 부각시키고, 소수 집단은 비가시화했다 예를 들어 청년들의 다층적인 삶 은 이십 대 남성(이대남)으로 묶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공정성 가치가 한쪽으로 납작해진 것이다. 이에 더하여 공정성 논의는 한국식 능력주의(meritocracy)와 결합하여 나타났다. 한국 정치사상 최초로 30대 야당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능력주의 논쟁을 정치권에 쏘아 올렸다. 그는 출마 선언 문에서‘실력만 있으면 어떤 차별도 존재하지 않도록 하는 공정함으로 모두의 가슴을 뛰게 만들자’ 고 제안 했다. 나아가 그동안 한국 사회가 만들어 낸 기울어진 운동장을 보정하는 최소한의 장치로 도입된 여성 할 당제를 포함한 다양한 할당제 폐지를 주장했다. 스카이캐슬(Sky Castle) 드라마가 상징하듯이 한국 사회에 서 교육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넘는 징검다리가 아니라 불평 등을 재생산하는 통로가 된 지 오래다. 능력 조차 세습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상황에서 시험으로 환원된 능력주의는 승자에게는 오만을 패자에게는 굴욕만을 줄 뿐이다. 촛불 정부로 자임했던 문재인 정부에서 화두가 된 공정성 논란은 갈등 조정 기제로서 민주주의 역할을 다시 환기한다. 무엇이 기회의 평등인지, 능력을 어떠한 기준으로 측정할 것인지, 여러 가지 이유로 제도적 우대가 필요한 사람들을 어떻게 얼마나 지원할 것인지 공론장을 통해서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노력이 시작 되어야 한다. 이번 대선은 공정하지 않았던 그간의 공정성 담론을 공정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다.

(이 글은 <대학지성In&Out>에 실린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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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비평│

2022 대선과 젠더

차우미 참여와소통위원회 위원, 젠더와마음성장연구소 대표

최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신지예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 위원장으로 공식 합류를 발표했다. 신지예 전 대표는 자신의 선대위 합류 명분을‘정권교체를 위한 절박한 심정’ 이라고 표현하며, 윤석열 후보가 여성에 대한 폭력, 안전, 국민 행복권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낸다는 것으로 언론을 통해 밝혔다.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이어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나섰던 신 전 대표를 공개 지지하며 힘을 실었던 손희정 문화평론가와 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 등은 신지예 전 대표에게 보냈던 지지를 철회하며 지지자들에게 사과했다. 자신이 대표로 재임하는 조직과 일말의 논의도 없이 이루어진 신지예 전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없는 선택이기에 지켜보는 심정이 참담하기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한편 최근 여당에서도 젊은 여성 국방과학자를 영입했다가 마녀사냥식 신상털이에 결국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사흘 만에 선대위원장직을 물러나야 했던 불행한 사건도 있었다. 신지예가 대표이던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선대 위원장에 영입된 젊은 학자에 대한 개인적 프라이버시의 보호보다 여당의 인사 검증실패를 더 신랄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내었다. 그 성명이 나온 지 한 달이 채 안 되어 반페미니즘의 선봉에 선 국민의힘 입당을 단행한 한국여성 정치네트워크 신지예 전 대표의 행적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제1야당의 젊은 당 대표는 페미니즘에 대한 젊은 남성 유권자들의 반감을 이용해 진보 진영을 갈라치기 하는 전 략을 구사하며 당 대표로 입성했다. 여권 내에서도 젊은 남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는 심각한 상황이다. 유 권자들의 표를 의식해야만 하는 대선 국면에서 젠더 의제는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유권자의 절반이 여성인데, 아직도 여성들은 사귀던 사람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고, 안전하게 아이 맡길 데가 없어 경력단절을 선택 하거나, 불법 촬영을 비롯한 디지털 성범죄로 인한 불안 속에 살아간다. 이와 같은 현실을 인식하고, 여당의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격화되고 있는 젠더 갈등의 본질은 저성장으로 인한 기회 총량의 부족과 그로 인한 경쟁의 격화가 근본 원인임을 진단한다. 그는 젠더 갈등의 해소를 위해 성장회복을 통해 기회 총량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후보는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을 권리를 주장하며, 여 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이재명 후보의 성평등 정책은 출산과 육아에 큰 부담을 지고 있는 청년층과 여성을 위해 남녀육아휴직 확대, 돌 봄 공백 해소를 위한 예산투자 및 돌봄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 특수 - 20 -


고용,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진 노동자들의 육아휴직을 보장한다. 아빠 육아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육 아휴직 소득대체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자동등록제’ 를 도입해 일하는 부모가 걱정 없이 자녀를 함께 돌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초등학교 3시 동시 하교를 추진하여 아이들은 적절한 돌봄과 교 육을 받고, 부모들의 경력단절이 없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또 성별 임금 공시제를 도입하여 공공기관, 사기업에서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채용에서의 성차별개선 을 제시하고 있다. 여성 청년들이 사회진입단계에서부터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여성의 정치참여에도 힘쓰겠다는 것이다. 만 11세에서 18세까지 무상 생리대를 지급하고, 양질의 공공 산후서비스를 위해 경기도형 공공산후조리원을 전 국으로 확대하는 한편 의료법을 개정하여 산부인과를‘여성건강의학과’ 로 바꾸고 결혼과 출산, 나이에 상관없이 여성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의료환경도 만들겠다고 한다. 최근 발표한 공약에서는 데이트폭력의 반의사불벌 조항을 없애고 데이트폭력 방지를 위한 법 개정 등 젠더폭력 방지책을 내세웠다. 또한 <경기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모델을 전국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대 응 컨트롤 타워를 설치하고, 변형 카메라 관리체계를 구축해 디지털 성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성평등 공약은‘우리 아이 돌봄 플랫폼’ 으로 출생부터 초등학교까지 국가 시스템 을 통한 육아 지원, 부모의 육아휴직 각각 1년 6개월, 긴급보육에 필요한 육아 서비스 확대, 배우자 유급 출산휴가 2배로 확대, 전자발찌 착용 평생 의무화, 임신 출산 전 여성 건강검진을 확대하고 난임 시술 지원 등을 통해 출산 율을 제고하겠다는 내용이다.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는“슈퍼우먼, 원더우먼이 될 필요없이 여성들이 그저 자기 자신이기만 하면 되는 사회를 만들겠다” 는 포부를 밝히며 여성가족부를 성평등부로 격상하고, 여성가족부 권한 강화 및 재정 기능 집중, 특정 성 이 40%를 넘지 않는‘성평등 내각 구성’ , 부부의 출산휴가를 의무할당 하는 슈퍼우먼 방지법, 결혼제도로부터 소 외된 미혼모, 동성 커플의 사회안전망을 위한 동반자 등록법 등을 제안했다.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 속에서 신지예와 같은 영 페미니스트의 국민의힘 입당 등 반동의 분위기에서 젠더 의제 를 위한 목소리는 그 어느 대선보다 취약해진 상황이지만 여당과 정의당의 성평등 정책은 여성의 삶에 보다 섬세 하게 다가가는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특히 여당의 아빠 육아휴직 제도화와 직장 내 성차별을 줄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관리 감독 및 디지털 성범죄 예방대책, 정의당의 슈퍼우먼 방지법과 동반자 등록법은 보다 근원적인 성평 등사회의 진입을 상상하게 한다. 더 나아가 남녀 동수 공천 및 내각 구성으로 여성의 정치참여가 더 확대된다면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는 더 발전해 갈 것이라 믿는다. 후보들의 건승을 빈다. - 21 -


│의정동향│

국비를 74억이나... 대구 여성 구의원이 일냈습니다 3년간 줄기차게 질의, 연구... 중구 최초 구립도서관이 세워지기까지

백경록 운영위원, 대구의정참여센터 운영위원장

오늘은‘구의원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는 지방의원과 주민들에게 대구 중구의회 이경숙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대구에는 8개 구·군이 있습니다. 그중 중구에만 유일하게 구립도서관이 없습니다. 대신 100년 역사를 가 진 시립공공도서관인 중앙도서관이 중구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 대구시는 중앙도서관을 리모델링해 도서관 기능을 없애고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전시관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당시 대구시는 남구 캠프워커 헬기장 반환 부지에 대구 대표도서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 2020년 10월 30일 대구 중구의회에서 구정질의 중인 이경숙 구의원(더불어민주당) ⓒ 대구 중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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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지켜달라” 이경숙 의원은 2018년 11월 26일 중구의회 5분 발언을 통해 이같이 지적합니다.

“중앙도서관은 대구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라면 한 번도 안 가본 이가 없을 정도로 역사적 상징성을 가 지고 있다. 약속장소를 정하면 위치를 물어볼 필요가 없는 장소적 상징성도 있다. 그런 중앙도서관은 중 구에서는 없어지면 안 되는 소중한 기관이다.” 그러면서“중앙도서관 존치 노력은 물론, 중구지역에도 구립 공공도서관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달라” 고 말했습니다. 처음으로 구립 공공도서관을 제안한 겁니다. 이경숙 의원은 중앙도서관 폐관 반대 서명운동과 호소문 발표 등을 진행했고, 현재 대구시는 도서관 기능 을 50% 정도 살리는 쪽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도서관 기능을 살리는 데 대구시의회의 노 력도 많았습니다. 특히 전경원 대구시의원(국민의힘)의 5분 발언, 시정질의 등을 포함해 대구시의회의 도 서관 역할 존치에 대한 노력도 기억해야 합니다. 이런 와중에 2018년 11월~2019년 3월 중구청은 그나마 운영되고 있는 작은 도서관 3곳을 도심재생문화 재단에 위탁하는‘작은도서관 민간위탁 동의안’ 을 중구의회 도시환경위원회(이경숙 위원장)에 제출하는 일도 생깁니다. 중구청은‘중구 작은 도서관의 운영 활성화를 통해 도서관이 지역주민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평생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민간위탁동의안은 결국 통과되지 못합니다.‘작은 도서관의 민간위탁은 기본적으로 공공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도심재생문 화재단 조례에 도서관 사무를 위임받는 조항이 없다’등의 이유였습니다. 2019년 3월 한국사서협회도 성명서를 제출하는데, 내용을 축약하면 이렇습니다.

“2016년 11월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 원회는 전국의 자치단체를 대상으로‘모든 공 공도서관은 공공재이고 비수익시설이며 위탁 대상이 아니다’ 라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지 역사회 지식문화의 공공재인 모든 공립 공공 도서관을 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할 것을 권고 촉구하는‘공공도서관 운영 위탁 추진에 대한 반대 의견서’ 를 발송했다. (...) 위탁 도서관에 서 사서 전문성의 약화는 도서관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져 도서관의 공공성이 훼손될 수

▲ 이경숙 대구 중구의원 ⓒ 이경숙 대구 중구의원 - 23 -


│의정동향│

밖에 없다.” 정치의 힘 중앙도서관의 기능 변경과 작은 도서관을 컨트롤할 거점 역할 공공도서관의 부재를 겪으면서, 이경숙 의 원은 중구민의 지식기반을 마련할 일정 규모의 구립 공공도서관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 3명과 함께‘청라언덕’ 이라는 이름의 연구단체를 결성했고, 첫 번째 연구인‘도서관 건립 타당성 용역’ 에 2천만 원을 투입, 2020년 12월 최종보고회를 엽니다. 물론 주된 결론은‘중구에 도 서관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연이어 2021년 1월에는 도서관 건립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조례를 개정합니다. 이경숙 의원이 대표발의 한‘대구시 중구 도서관 설치 운영 조례 일부 개정조례’이유를 들어보겠습니다.

“2020년 12월 22일 '도서관법'의 개정으로 법이 바뀌었는데 국가는 공립 공공도서관을 설치할 때 생활환 경이 열악하고 재정이 열악한 시·군·구에 우선적으로 설립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법이 개정됐습니다. (...) 이처럼 자금 여력을 정부에서 생활SOC사업에 도서관을 신청하면 설치비와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습 니다. 이 조례 개정은 전국에서 일정 규모의 구립 공공도서관이 한 곳도 없는 부끄러움을 상쇄시키면서 정부와 주민들에게 건립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국가 재정을 받아올 수 있는 디딤돌의 역할을 할 수 있 다고 봅니다.” 그리고 구청 소유 동인 주차장 부지를 물색해 도서관과 주차장을 복합적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내고, 정부 에서 공모하는 생활 SOC 복합화사업 신청을 구청 관련 부서에 요구합니다. 물론 연구용역 결과를 가지고 국회를 뛰어다니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2021년 10월 1일, 국무조정실 주관‘2022년 대구 중구 구립도서관 건립사업’ 이 최종 선정돼 국비 74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기초의원이 3년 동안 줄기차게 5분 자유발언, 구정 질의, 연구단체 결성 및 용역, 조례 개정, 사업 제안 등을 한 결과, 2024년 대구 중구에 최초로 구립도서관이 세워질 예정입니다. 이게 바로 정치의 힘이자 임 무 아닐까요.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2021.12.16.자로 게재된 기사를 재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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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민과 동떨어진 정치와 언론을 개혁해야

김윤상 칼럼니스트, 대구참여연대 자문위원

종합부동산세(약칭: 종부세)가 대선 국면에서 다시

시가로 약 15억 원이 넘어야 종부세 대상이 된다고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종부세 대

보면 된다.

신 국토보유세를 신설하고 그 재원으로 모든 국민 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윤

종부세와 재산세는 과세 대상이 같으므로 이중과세

석열 후보는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

라는 말이 있지만, 이는 오해다. 재산세와 중복되는

자 종부세를 면제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양대 정당

부분은 종부세액에서 공제해주기 때문이다. 또 종부

의 대선 주자가 모두 종부세를 개편한다고 하는데,

세 대상자 중에서 현금 수입이 많지 않은 사람은

그렇다면 종부세는 나쁜 세금일까?

세금을 내기 어려울 수도 있으나, 당사자가 원하면 부동산 처분 시까지 납세를 미룰 수 있게 제도를 보완해주면 간단히 해결된다. 물론 지연된 시간에

종부세란 무엇인가?

대한 이자를 가산해야 한다. 종부세에 대한 말은 많지만 정작 그 내용은 덜 알 려져 있으므로, 우선 종부세를 간략히 소개해둔다.

두 얼굴의 종부세

종부세는 재산세 과세 대상인 주택과 토지를 유형 별로 구분하고 소유자별로 합산하여, 공시가격 합계

종부세에 관한 배경지식은 이 정도로 하고 글머리

액이 유형별 공제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하여

에서 제기한 질문인‘종부세는 나쁜 세금일까?’ 로

부과하는 세금이다. 유형별 공제금액은, 주택은 6억

되돌아가자면, 답은‘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

원(1세대 1주택자는 11억 원), 종합합산 토지(나대

다’ 이다. 종부세는 부동산 보유세인 동시에 고액 부

지·잡종지 등)는 5억 원, 별도합산 토지(상가·사

동산 소유자에게만 매기는 부유세다. 경제학 교과서

무실 부속 토지 등)는 80억 원이다.

에는 토지보유세는 좋은 세금이라고 되어 있다. 시 장경제 이론의 원조인 애덤 스미스도 신자유주의

2021년 종부세 대상자는 작년보다 42% 늘어난 94

이론의 대부인 밀턴 프리드먼도 토지보유세를 찬양

만7천 명으로 국민의 2% 정도이며 부과액은 5조7

하였다. 그렇다면 종부세 중 토지 부분은 좋지만 건

천억 원이다. 종부세는 국세이지만 그 수입은‘부동

물 부분은, 소득세나 부가가치세처럼, 시장 기능을

산교부세’ 로 전국 17개 시·도에 배분된다. 다수

제약한다.

국민은 주택에 관심이 많을 텐데, 공시가격과 실거 래가격 간의 차이를 고려하면, 1세대 1주택의 경우

부유세라는 측면에서도 종부세에 대한 평가는 엇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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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정치인과 언론인이 사익을 위해 종부세를 비 난한다고 추정할 만한 통 계가 있다. <뉴스타파>의 보도에 의하면, 2020년 실 시된 21대 국회의원 당선 자 300명 가운데 이전 5년 간 종부세를 납부한 경력 ▲ 사진 출처. KBS뉴스 <이재명 "국민 반대하면 안한다"는데, 국토보유세 반대 60.2%>(2021.12.01) 방송 캡처

이 있는 사람은 모두 70명 으로 전체의 23%를 차지

린다. 고액 부동산 소유자에 부담을 주어 투기를 억

한다. 또 관훈클럽 회원 중 회원수첩에 자택 주소가

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세금이다. 그러

나와 있는 949명 중 서울 거주자 700명을 분석한

나 토지보유세는 모든 토지에 차별 없이 정률로 부

결과 43.6%가 소위 강남 3구인 강남, 서초, 송파구

과할 때 가장 시장친화적인데, 종부세는 부동산 금

에 거주했다. 전·현직 편집 간부들의 주택 역시 강

액과 주택 수에 따라 차등을 둔다.

남 3구에 집중됐다.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세제를 개편한다면, 좋기도

그런데 종부세 대상자가 아닌 98% 국민 중에도 종

하고 나쁘기도 한 종부세를 단점 없는 세금으로 바

부세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더구나 종

꾸기를 기대한다. 부동산 중 토지에만 부과하는 보

부세와 무관하거나 세액이 얼마 되지도 않는 비수

유세로 하고 투기이익이 생길 수 없을 정도의 높은

도권 주민이 서울 부자들의 불평에 동조하기도 한

세율을 똑같이 적용하면 된다. 그 수입만큼 다른 조

다. 쥐가 고양이를 걱정하는 것 같다. 이런 이상한

세 감면 또는 국민 배당 등의 방식으로 국민에게

모습은 정치와 언론을 장악한 기득권층이 정보를

되돌려주면 조세 저항도 크지 않을 것이다. 부의 과

왜곡하고 여론을 오도하기 때문이 아닐까? 게다가,

도한 편중 문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 부동산만

양대 정당이 진영으로 편을 갈라 국민의 이성적 판

이 아니라 소득, 금융, 주식 등을 망라한 별도의 부

단을 마비시키는 현실에서는 합리적 토론도 어렵다.

유세를 두는 것이 정공법이다. 지금처럼 국민과 동떨어진 정치·언론의 지형을 그 정치와 언론의 개혁이 절실하다

대로 둔다면, 종부세만이 아니라 국정 전반에서, 기 득권 카르텔에 대한 어떤 개혁도 험난한 장애에 부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상하게도 늘 정답이 무시되거

닥칠 수밖에 없다. 민주정치로 위장된 금권정치의

나 극심한 반대에 부닥쳐 왔다. 불완전하나마 종부

폐해를 우리는 늘 봐왔다. 그래서 선거 때가 되면,

세가 도입된 것도, 이런 현실에서는, 기적에 가깝다

억강부약의 개혁 의지와 능력을 갖춘 후보가 당선

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교과서에 다 나와 있는 정

되기를 소원하게 된다.

답을 모르지는 않을 터이니, 기득권층의 이해관계 때문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 26 -


│청년비평│

청년활동, 이제는 솔직해져야 할 때

조영태 대구참여연대 상근활동가

‘청년’ 이 많아지고 있다. 청년단체는 물론이고 각종 위원회도 생겨나고 있다. 출마를 염두하고 있거나 선 언하는 청년도 많아지고 있다. 선거철에만 나타나던‘청년’ 이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이 나타나고 있 으니 좋은 현상임은 틀림없다.‘청년 팔이’ 가 드디어 끝나가는 걸까. 그렇다고 하기엔 두 가지 측면에서 갸우뚱하게 된다. 하나는 늘 이야기하던 기존 정치 권력과 비교해‘청 년’ 의 참여권, 발언권, 결정권 등이 부족한 점이다. 지역을 막론하고 행사의 좋은 그림을 위해 병풍이 됐던 일은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이는 형식은 갖춰지고 있지만, 형식만 갖춰지고 있기에 생겨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청년 스스로가 자기도 모르게‘청년 팔이’ 를 한다는 점이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 조 심스럽지만, 과거‘청년정당’활동부터 지금까지 모호하고 때로는 공허하게 느껴지는 점이다. 청년이 청년을 대변하겠다, 청년 스스로가 청년의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청년의 문제는 이제 청년이 해결 하겠다,……. 많은 곳에서‘청년 팔이’ 를 끝장내겠다며 내세워지는 말들이다. 조금씩 변형을 거쳐 사용되고 있지만, 여기서‘청년’ 은 어떤 청년인지 이제는 묻고 답을 해야 할 때다. 청년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다양성이라고들 말한다. 왜 다양성일까. 청년은 하나로만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별, 지역, 나이, 학력, 직업, 소득 등 청년의 범주 안에서도 청년은 세세하게 나눠진다. 나 역 시‘청년’ 이나 이 범주 안에서도 세세하게 나뉘는 범주에 속할 수 있다. 우스갯소리로 MBTI로도 나눠질 것이다. 예를 들어 시민단체 활동가인 나는 대구에서 태어나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쭉 대구에서 살았다. 현재 서른 살이며 대학은 자퇴했고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가구에서 태어나 지금도 소득수준이 높지 않다. 이런 내가 전체 청년을 대변하겠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마찬가지로 소득수준이 높고 학력이 높으며 큰 기업에 다니고 있는 청년이 청년을 대변하겠다고 하면 역시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결국 자신과 비슷한 범주에 있는 청년들만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놓일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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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비평│

앞서 이야기했듯 청년은 다양하며 청년 문제 역시 다양하다. 청년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눠도 주장하는 게 달라 갈등이 생긴다. 즉,‘청년’ 이라도 각자 대의 하고 싶은 게 다르며 바라보는 해결방법 역시 달라진다. 서로가 생각이 다르고 처한 문제가 다른데 거창하게‘청년’전체를 대표한다는 말이 공허하게 느껴질 수밖 에 없다. 나도 마찬가지고 우리는 모두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감히 이야기하자면 청년 활동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청년’ 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청년’중 누구를 대변할 것인지 말이다. 정치든 사회활동이든 결국 모두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어떤 범주의 누군가 를 대변하는 게 아닌가. 이건 나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사회에는 각종 시민단체와 정당이 많은데 왜‘청년’ 은‘청년’하나여야만 하는가.‘청년’ 을 뭉뚱그려 사용하는 건 그저 청년 팔이에 그칠 뿐 이다.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청년’ 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청년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환경이 필요하다. 각자를 대변하는‘청년’ 들이 많아진다면 자연스럽게 거버넌스 구축과 정치환경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 여겨 진다. 물론 험난하고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겠지만, 그게 민주주의 아니겠는가. 험난했고 또 앞으로도 여전히 험난하겠지만 청년 활동의 영역이 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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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회원│

김건예

회원을 만나다

정리. 대담 김선희 대구참여연대 사무국장

혹시 사무실 쉼터(담소방) 벽면에 걸린 대형 그림 한 점을 혹시 보셨나요? 누가 그렸을까, 다들 한 번쯤 궁금해 하셨 을 것 같습니다. 오늘 그 그림의 주인공 김건예 선생님을 사무실 1층 모디에서 만나 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반갑습니다. 회원들을 위해 선생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화가 김건예입니다. 성주에서 나고 자랐고 대구에서 미술대학을 다녔습니다. 독일서 13년 유학 생 활을 했고, 현재는 예술 활동 사회적기업인‘니나노 프로젝트’임원입니다.

이름이 특이해요. 왠지 예술을 해야 할 것 같은 이름입니다. 어떤 의미가 있나요? 세울 건(建), 밝을 예(叡) 자를 씁니다. 밝음을 세운다는 뜻이지요. 그러니까 예술계의 밝음을 세운다? (웃음)

예술가의 길을 걷는 선생님과 딱 맞는 이름인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는 화가의 꿈을 어릴 때부터 키워 오셨나요? 꿈을 키웠다기보다는 제가 제일 잘하는 게 그림 그리는 거였어요. 초등학교 때는 우리가 만화를 많이 그렸잖아 요. 여자애들은 공주님 같은 그림. 제가 잘 그리니까 애들이 수업 시간에 공책이 하나씩 넘어오고…. 선생님 몰 래 공주 그림 그리다 결국 공부를 못했네요. 당시에 제 그림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간첩이라 할 정도로 나름 제 그림이 인기가 있었습니다. (웃음) 그러고 중학교에 입학하고 미술부에 들어갔죠. 미술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 던 상태에서 미술대회에 나가게 되었고 거기서‘수채화’ 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충격이었 죠. 사는 곳이 시골이라 미술학원도 없었고…. 결국 매일 미술실에 가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러다가 언니가 방학에 대구에 있는 학원을 알아봐 줘서 처음으로 학원을 가게 되었고, 그때부터 제대로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 어요. 언니가 큰 도움을 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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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회원│

대학 졸업 후 독일로 유학을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유학 시절 이야기 좀 해주세요. 졸업하고 바로 가지는 못했습니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유학을 보낼 만큼 집이 부자도 아니어서 반대가 심했 죠. 유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초등학생들 출장 방문수업을 하기도 하고, 언니의 학원을 아버지가 넘겨받아 그곳 을 운영하면서 목돈을 모아 독일로 갔습니다. 하지만 유학 가서 1년 만에 다 탕진했습니다. (웃음) 이후부터 시쳇말로 개고생을 좀 했죠.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랬는데 아무래도 독일어에 익숙하지 못하니까 더 어려웠습니다. 언어에 재능이 없는 편이 아닌데도 독일말도 4년쯤 되니까 그제야 좀 들렸어요. 언어가 들리니 좀 낫더라고요.

유학을 특별히 독일로 가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지금은 외국 화가들의 좋은 그림들이 많이 전시되고 마음만 먹으면 원본 작품들을 볼 수 있는 환경인데 당시에 는 그런 환경이 아니었어요. 당시에 제가 독일의 표현주의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실물 그림들이 너무 보고 싶었 죠. 당시에는 당연히 화가들이 어떤 환경에서 그림을 그렸을까 궁금했던 것 같아요. 몬드리안 화가를 다들 잘 알잖아요. 그 격자무늬에 색깔만 단순하게 넣은 그런 작품. 이게 무슨…. 이러면서 이 정도는 나도 하겠다 하고 한 번씩 말해 봤을 텐데요. 책으로 봤을 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정말 그 작품을 오 리지널로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책에서 보던 느낌과 실제로 보는 느낌의 차이는 어마어마했죠. 그날 미술관에 서 그 작품 앞에서 한 30분은 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파리출생 화가 로트랙(앙리 마리 레이몬드 트루주 로트랙 몽바)을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 그 림을 실물로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봤고 너무 좋았죠. 지금도 약간 직업병 같은 게 있는데 어느 지역을 가던 무조건 그 지역 그 나라의 미술관을 들러봐야 해요. 그래 야 아, 여행을 했구나 싶어집니다. 독일은 시 등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레지던스(주거지)가 있었어요. 계약은 대체로 1년이고 입주작가 공모를 통 해 선발합니다. 살 수 있는 주거공간과 작업실, 생활비를 보조해주었어요. 예술가들에 대한 대접이 좋은 편이죠. 오롯이 그림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습니다. 1년이 지나면 전시회도 열어주고, 우리나라와 달리 유 명작가가 아니어도 그림이 팔렸습니다. 저는 주로 인물화를 그렸어요. 주문받아 그리기도 했고…. 그림 주문을 받을 때는 조건이 있었어요. 일단 제가 사진을 찍고, 제가 원하는 어떤 스타일대로 그리고, 절대 수정은 없다, 처음엔 수정을 좀 했으나 끊임없이 요구 하여 작업하기가 어려워져 조건을 걸 수밖에 없었어요. 레히베르크하우젠에 있을 땐 인물화를 많이 그렸고 인 기도 많았고, 많이 팔리기도 했습니다. (웃음)

그럼 독일에서 활동하다가 언제쯤 돌아오셨어요? 13년을 독일에서 있다가 2008년에 다시 대구로 들어왔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고 비자 문제와 영주권 문제도 있었고요. 처음 학생비자로 있다가 졸업 후 예술인 비자로 5년을 있었고 그 5년 후에는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어요. 남부지역에서 유학하다가 조금 욕심을 내어 베를린으 로 갔는데 이전에 있던 지역보다 대도시다 보니 아무래도 경쟁이 치열했죠. 그래도 시의 담당자를 좋은 분을 만나 레지던스도 어렵지 않게 했으나, 독일이 또 외국인에게 영주권은 좀 까다로워요. 월수입이 어느 정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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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야 했죠. 담당자는 저를 잘 봤는지 고정수입이 어려우면 아르바이트 비자라도 줄 수 있다며 도움을 주었지 만, 세금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것들이 점점 목을 조이기도 했었죠. 그러던 차에 동생의 귀국 권유로 돌아오 게 되었습니다.

귀국 후에도 꾸준히 전시회를 여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작가전을 하셨는데요, 어떤 주제였나요? 이번 전시는 반반으로 나뉘었어요. 반은 풍경화, 반은 인물화. 풍경화 같은 경우는 제목이‘산’ 이었습니다. 천 모양을 한 산 흉내를 낸 그림이죠. 그게 따져보면 천이지만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이거든요. 조금 비판적인 시각 에서 바라본 풍경화입니다. 요즘은 무엇을 하든 한 단계 오르기가 힘들잖아요. 거기에서 오는 욕구, 갈망 이런 걸 채우기도 힘들고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망이 있고 그래서 산이 되고 싶다거나 이것이 되고 싶다는 그런 것들이 개인마다 다 다르잖아요. 그런 욕망은 다 열려 있고, 어떻게 해석하는지도 열려 있고, 저는 그렇게 먼저 던지는 거죠. 그 모티브를 제가 천으로 잡았을 뿐 그게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무언가도 될 수 있습니다. 그 산에 나비들 도 나오고, 나비 같은 경우는 어떤 희망을 이야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산2 (130.3X193.9cm, Acrylic on Canvas,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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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회원│

선생님 기사를 보니 선생님을‘그리드의 작가’ 라고 표현하더라고요. ‘그리드’ 라는 것은 어떤 표현 방식인가요? ‘그리드’ 는 그냥 작업을 표현하는 하나의 기법이에요. 그러니까 가로세로 붓질을 해서 격자무늬처럼 표현하는 겁니다. 작가들은 자기만의 시그니처가 있는데 그것 때문에 그렇게 수식한 것 같아요. 요즘은 그리드를 좀 적게 쓰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그리드 작업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인물화에도 작업을 하는데 우리나라의 모시 천 이 앞에 하나 가려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러면 그 안에 이제 눈코입 다 보이고….

우리 사무실에 있는 대형 그림도 선생님 작품이죠?. 네, 그건 노태맹 선생님 북 콘서트 때 퍼포먼스로 10분 만에 그린 겁니다. 사실 그때 10분 만에 그리는 퍼포먼 스를 처음 해보는 것이라 이 런저런 연습을 해보기도 했 어요. 쉽지 않았으나 연습하 면서 방법을 찾기도 했고 해 보니 재밌더라고요. 사람들 한테 화가가 직접 그림 그리 는 모습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잖아요. 대중들하고 소통 하기에는 되게 좋았던 것 같 아요. 퍼포먼스 작업은 한 세 번 정도 한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선생님 의 작품들이 더 궁금해집니 다. 일찍 알게 되었다면 전 시회도 다녀왔을 텐데 아쉽 습니다. 선생님은 화가 활동 외에 시민사회 운동 쪽으로 관심을 많이 가지고 활동하 고 있습니다. 학생 때 학생 운동을 하셨거나 혹은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요. 학생운동은 전혀 관계가 없 습니다. 천지 뭘 몰라서…. (웃음) 87학번이다 보니 당시 Grid_YG (Acrylic on Canvas, 162,1X130,3cm, 2010)

에 데모를 굉장히 많이 하기 는 했어요. 당시에 학교에서 - 32 -


등록금 동결 투쟁을 했는데 제대로 참여는 하지 못했습니다. 계기라기보다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제가 이제 주변에 친구를 잘 만난 것 같아요. 예술가들은 좀 이기적인 면 이 있습니다. 저만 바라보고 제 것만 생각하고 나만 잘하면 되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 주변 친구들이 김 채원도 그렇고 김병호도 그렇고, 다들 좋아요. 그들과 만나면서 참여연대도 알게 되고 그랬죠. 예전에는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김병호 작가는 고등학교 때 미술학원 동기예요. 오래된 친구죠. 작업도 여러 번 같이 했고요. 김채원은 사회에서 만났어요.

현재 예술 활동 사회적협동조합‘니나노 프로젝트’ 의 대표로 계십니다. 니나노라는 이름이 참 재미있는데요‘니나 노 프로젝트’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이런저런 문화 예술의 모든 것들 다해요. 영상, 그림, 퍼포먼스, 음악, 공연, 그리고 교육, 활동가들이 다 두루두루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에요. 이 부분은 제가 제일 미안한 부분인데, 제가 대표입니다. 하지만 바지 대표입니다. (웃음) 하는 게 없어요.^^ 일은 실무자들이 다 하고 있죠. 초창기 협동조합 설립 당시 남구청에서 하는 사업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 여성기업일 경우 보조금이 두 배로 나온다고 하는 거예요. 여성기업에는 대표가 여자여야 하고, 그래서 결국 제가 대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반전은 등록하고 상 알아보니 협동조합은 안된 다고 하여 일만 복잡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름은 이름 짓는 과정에서 우연히 나왔고 다들 좋아해서 그렇게 결 정했어요.

대구참여연대 회원으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그리고 참여연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참여연대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김채원을 만나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회원 활동을 많이 한 것은 아니다 보니 특별 한 에피소드가 없네요. 소식지 표지 작업했던 2~3년 했던 기억이 있네요. 제가 정말 글을 못 쓰지만, 작품 소개 글 도 쓰고 했습니다. 이후에 아마 김병호 작가가 하는 것으로 압니다. 전태일과 친구들 설립 당시에는 미술품 판매에 제 작품을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바라는 점은…. (웃음) 없습니다. 잘하고 있으니까요.^^

요즘 관심사나 선생님의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요즘은 저 자신에게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것저것 걸쳐져 있는 것들은 조금씩 정리하고 내년부터는 작업에만 몰두 할까 합니다. 나이는 먹고 해놓은 것은 별로 없고 슬슬 불안해지는 거예요. 귀국 후 계속 작업을 하기는 했으나 이 런저런 일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다니다 보니 작업에 집중을 못 해서 독일에서보다 작업량이 많이 떨어졌어요. 제 작업실이 대구가톨릭병원 맞은편에 있어요. 작업실이 작아서 그림 보관을 위해 작업실 이전도 해야 하고…. 작 가는 자기 작품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해요. 앞으로의 계획은 그러니까 이제는 무조건 작업량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가한테 힘은 작업이거든요. 술도 줄이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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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

나의 글쓰기 이종득 역사교사 duke13@hanmail.net

안녕하세요.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 쓰고 있는 이종득입니다.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신 참여연대 회원 여러분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호에서는 그동안 제가 글을 쓰게 된 계기와 의도 등을 중심으로 얘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2000년대 초부터 구미지역의 모 사립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 하고 있지만 조직이란 게 어디나 불만은 있게 마련이죠. 적당히 눈 감고 있으면 서로가 좋을 수도 있지 만, 정의감에 한 철없는 행동으로 뜻하지 않게 2015년 3월부터 3개월간 출근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습니 다. 겨울방학까지 포함하면 5개월 가까이 될 것 같네요. 당시 억울하고 화도 많이 났지만 더는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 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동전의 양면이 공존하듯이 제 개인적으로는 불행한 일이었지만 제 가족, 특히 아이들에게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때마침 구미에서 대구로 이사를 하였고 막 3살, 6살이 된 아이들의 육아를 위해서는 누군가가 집에 있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어쩌다 시작된 단기 전업주부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애들 챙기고 집안일 하 는 것도 문제지만 평일 대낮에 애들 등·하원 시키고, 아파트 단지를 배회하는 것을 지켜보는 다른 사 람의 시선이 더 신경 쓰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요리를 비롯한 집안일이 점점 익숙해지고, 남 들의 시선도 덜 신경 쓰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건 가장 큰 장점이었 습니다. 주부의 생활이란 하루하루가 거의 비슷했습니다. 아침에 애들 깨워서 밥 먹이고 둘째 어린이집 보내 고, 잠시 후에 첫째 유치원 버스 태워서 등원시키고, 밥상 치우고, 집안 정리하고, 잠시 쉬다가 보면 둘 째가 하원하고, 놀아주다 보면 첫째가 하원하고, 또 놀아주다 보면 저녁이 됩니다. 아침에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30분가량 있으면 첫째 유치원 버스가 도착하였습니다. 둘째를 보내고 잠시 비는 시간에 아이와 저는 놀이터에서 놀거나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둘이 얘 기를 하다 보면 첫째는 매번 재미있는 얘기를 해달라고 졸라댔습니다. 처음엔 어렸을 때 들었거나 책에 서 봤던 얘기를 해주곤 했는데 별로 반응이 좋지 않았고, 금방 소재가 고갈되었지요. 매일 아침 첫째에 게 해줄 얘기를 생각하는 게 약간의 스트레스로 작용하였습니다. 그런데 필요는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던가요? 매일 그렇게 고민을 하다 보니 하나씩 새로운 얘기들이 생각나더군요. 생각난다기보다는 머릿속에서 짜낸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네요. 힘은 들었지만, 아이가 재밌어하니 기분이 좋았고, 내 머리로 이런 상상을 한 데 대한 자부심도 가끔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즐거워할수록 새롭고 무서운 얘기를 해달라는 독촉은 심해졌고, 나의 고민 - 34 -


은 점점 더 깊어져 갔습니다. 그런 고민의 과정에서 새로운 이야기는 하나씩 만들어져 갔습니다. 그렇게 몇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니 한번 들려주고 잊어버리기 아까운 생각이 들어 시간이 날 때마 다 휴대전화나 컴퓨터에 저장해 나갔습니다. 내가 읽어도 형편없는 글이었지만 일단 문서로 입력하고 나니 내심 성취감도 들었지요. 그 후 나는 다시 학교로 복귀했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학교 측의 뒤끝은 없지 않았지만, 일 상은 소중했고, 가족과 동료들에게 폐를 안 끼치기 위해 조용히 열심히 살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의 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살겠다는 나의 다짐은 한동안 잘 유지 되었습니다. 하지만 2017년쯤인가 나는 또 한 번의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참여연대 측에서 전화가 와서 역사 교사이니 역사 관련 얘기를 회지에 써줄 수 있겠냐는 부탁이었습니다. 그동안 딱히 도와준 것도 없으니 이거라도 하자는 생각에서 흔쾌히 승낙했는데 이게 지금까지 거의 5년 동안의 제 삶의 족쇄가 될 줄은 몰랐네요~~^^ 역사 교사라고는 하지만 두 달에 한 번씩 글을 쓴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양심상 다 른 글을 베끼는 건 용납이 안 되고, 시사성이 있으면서 흥미를 끌 만한 주제를 찾아서 쓰기는 쉽지 않았 습니다. 몇 번 쓰다 보니 도저히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할까 하다가 그동안 아이에게 들려주기 위해 만들어놨던 소설이 생각나서 이걸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몇 개 써놨으니 한 2년은 충분히 써먹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나 혼자만의 비밀처럼 갖고 있던 글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준다니 독자들의 반응에 대 한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그 후로‘살아있는 주막’ 부터 시작해 기존에 쓴 글을 다듬어서 여러분들에게 제 글을 소개하게 되었습니 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하나씩 하나씩 완성돼 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생각이 날 때마다 메모를 하고, 원 고에 쫓길 때마다 머리를 짜내어 글을 추가하면서 어느덧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숙제 같은 일이었지만 그동안의 작업은 저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여러분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 던 것 같습니다.

- 35 -


│아, 이 사람!│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명균 전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 (예산감시운동본부장)

정리. 대담 김선희 대구참여연대 사무국장

겨울 초입, 대봉동 김광석 거리 한 카페에서 시간을

어요. 졸업도 제때 못했습니다.

‘원’단위로 쪼개서 일하실 것 같은 이명균 선생님(전

86학번인데 당시에 대학교 내에서도 졸업정원제폐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 위원)을 만났습니다. (그날은 성

운동 등으로 학교가 시끄러웠죠. 87년 6월항쟁도 거

서공동체FM(현 이사장)이 대통령 표창장을 받아 축하

쳤고…. 학과 공부에 관심도 없었고, 또 공부를 할 수

자리가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선생님 반갑습니다. 먼저 회원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

요즘 근황은 어떠세요. 특별히 관심이 있는 이슈가

립니다.

있는지요.

회계학과를 나와 회계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졸업

성서공동체FM 이사장을 어쩌다 맡게 되었는데 성서

후 93년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96년 자격증을 따

공동체FM 방송국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런

고 2년간 수습으로 있다가 신한회계법인으로 옮겨 이

주도적 활동을 위한 공간 문제, 즉 안정적으로 활동

제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현직 외에 현재 성서공동체

할 수 있는 공간확보가 되지 못하고 있어서 여러 단

FM 이사장입니다.

체나 활동가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아요. 공간들을 전부 다 해결은 못 하겠지만 최소한 뜻이

선생님께서 특별히 회계를 전공하게 된 이유가 있을

있는 사람들이 좀 힘을 보태서 안정적인 공간을 확보

까요. 정말 숫자는 어렵습니다.^^

해주고 싶다는 고민이 있고, 그래서 그 친구들이 하

특별히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웃음) 학력고사

고자 하는 일들을 자유롭게 해나갈 수 있는 여건이

를 치르고 대게가 그렇듯 성적에 맞춰 전공을 찾았어

마련되면 좋겠어요. 그게 우리 세대가 물러나면서 길

요. 그전에는 회계학과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렇

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 보니 사실 학생 때는 수업을 제대로 듣지도 못했

어떤 정치적인 문제나 특정 영역에서는 제가 사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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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을 더 많이 참여하고 더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는 것

하자는 권유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이제 회계사 공부

도 좋지만 이런 부분들은 후배 혹은 젊은 친구들이

를 하면서, 회계사가 되었으니 이것만 열심히 해야지

많은 고민을 하고 또 주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보

이런 생각보다는 같이 할 수 있는 영역들이 있지 않

고 또 그렇게 하고 있기도 하고요.

을까 고민을 계속하던 차였고 예전에 같이 활동했던

또 요즘은 SNS상의 언어폭력이 심각한 것 같아서 이

사람들과 같이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런 부분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점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결합을 하게 되었습니다.

있어요.

대구참여연대 초기 작은권리찾기 운동이나 예산감시 선생님께서 대표직을 맡고 있으시다 보니 그런 공간

운동본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들었습니다. 대구참여연대의 창립 멤버나 초기 멤버

같습니다. 마을공동체만들기센터에서 방송공간 등에

들은 대체로 활동 영역에서 남다른 기억들이 있더라

대한 지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시민단체

고요. 반짝거리는 그런 그 시절만의 감성들도 있고

에의 공간에 대한 부분은 공기관의 제도적 지원도 필

요. 당시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활동

요한 것 같습니다.

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런 사업(공모사업)도 있긴 하지만 일시적이기도 하

특별한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초기에는 저도 나이가 젊

고, 공간 자체가 임차 공간인 건 마찬가지입니다. 대

었기 때문에 30대 초반에 활동을 하다 보니 액팅이

부분의 시민사회단체 활동들이 임차 공간을 쓸 수밖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왔던 것 같아요.

에 없는 환경에서 또 임차료가 높아지면 부담되고 늘

그 당시에 이런 성격의 시민단체가 대구에서 처음 만

재정 압박을 받는 악순환에 있어요. 어쨌든 그런 것

들어지다 보니까 다들 의욕도 넘치고…. (웃음) 저도

들이 조금 해소될 수 있는 구조가 되었으면 좋겠고

당시엔 현장을 많이 찾아다녔어요. 시민들이 제기하

그 속에서 진짜 젊은 친구들이 씩씩하게 활동할 수

는 문제나 민원들이 사실 저희가 딱히 시원하게 해결

있었으면 좋겠어요.

해 줄 방법은 잘 없어요. 다만, 현장에 찾아가서 이야 기를 들어주고 같이 고민하는 것 자체가 힘이 될 수

다른 단체도 마찬가지지만 대구 시내에서 그런 독립

있는 것들이더라구요. 예산감시 운동 같은 경우는 자

적인 자가 공간들을 확보하기는 경제적으로 좀 어렵

료를 받게 되면 밤새워 자료를 분석하고 검토하고 이

긴 하지요.

것들을 다시 의원들에게 제공하여 문제 제기하면서

그렇죠. 그런데 그런 길들이 전혀 없다고 생각은 안

잘된 결과를 떠나 과정에서 많은 열정을 불살랐던 것

해요. 고민하면서 또 방법을 찾아봐야죠. 그게 제일

같습니다. 전문직에 있으면서도 법원 앞에서 1인시위

큰 고민거리이자 관심거리입니다.

하라고 하면 얼굴 팔고^^ 1인시위하고 그러던 시절이 었지요.

네, 그럼 선생님과 대구참여연대와 인연은 어떻게 시 작되었는지요.

그런 불타는 열정으로 대구참여연대 활동을 같이했

제가 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수습 시작하던 그 시점

던 분들은 누가 있을까요?^^

에 대구참여연대가 만들어졌어요. 처음 사무실은 범

같이 했던 분은 회계사로서는 송창섭 선생님, 변호사

어동 쪽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 당시에 제가 좋

로는 성상희 선생님이 계셨고, 당시 상근자는 아마

아하는 선배들이 참여연대를 시작하면서 저보고 함께

지금 시민재단을 맡고 있는 윤종화였죠. - 37 -


│아, 이 사람!│

선생님께서는 또 현재 여러 시민사회단체에 감사 직

부에 기장을 맡겨 정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힘들고,

책을 여러 곳을 맡고 계십니다. 사실 시민단체 활동

인력이 많지 않다 보니 제때 챙기지 못해 발생하는

가들이 회계 문제로 많이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문제도 있어요.

시민단체들의 회계상태나 단체들의 회계 정리에 대

방문하여 상담을 받아보니 여전히 다들 힘들고, 그런

한 방식, 혹은 개선점이나 문제점이 있다면 어떤 것

과정에서 상담하면서 고민을 나누어보니까 또 활동가

이 있을까요.

들은 되게 좋아해 주더라고요.

성서공동체FM에서는 이사장직을 맡고 있지만 대구시 민재단이나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최근의 전태일과

찾아가는 회계 상담, 되게 좋은 사업^^아이템인 것

친구들에서는 감사직도 겸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사

같아요. 저희도 회원들이나 단체들을 위한 찾아가는

실 공익법인에 대한 공시 의무라든지 이런 것들이 굉

회계 교육을 한번 진행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장히 강화되었어요. 상대적이긴 하나 별도의 (정부)

선생님 강사로 한번 초대해서 진행해볼까요.^^

보조금을 받거나 혹은 공모사업을 하기도 하기 때문

아니요. 그렇게까지는…. (웃음)

에 회비나 사업비를 부정하게 쓰거나 그러지는 않죠.

사실 회계는 재미없는 영역입니다. 한번 들어서 이해

공시에 대한 부분이 옛날보다 작성양식이라는 것들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따라가기 쉽지 않다 보니 다

굉장히 정형화되고 타이트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다

들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막상 엄두를 못 내고 있다는

보니 각 단체 회계담당자들이 무겁게 업무를 처리하

게 맞아요. 저도 이미 기성세대가 되어서 기성세대의

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통장관리 잘하고 돈을

입장에서 보니까 젊은 친구들의 고민과 사회를 보는

엉뚱한 데 쓰지 않고 투명하게 잘 관리만 하면 되었

시각에서 우리 세대와 다르게 벗어나 있더라구요.

다면 이제는 그런 전 과정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던 영국 기자가 한국 사람들은

방식들에 맞춰 다 오픈해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진보와 보수를 이야기하면서 자신은 진보라고 이야기

실무자들이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단체가 크

하는 사람이 사실 보수고 꼰대로 보인다, 되려 기성

든 작든 간에 고유한 특성들의 어려움이 있는 것 같

세대들이 요즘 젊은이들을 자꾸 보수라고 이야기하는

아요.

데 그 친구들이 훨씬 진보적인 것 같더라고 이야기

작년인가 대구시민센터에서 대구지역의 시민사회단체

하더라구요.

들에게 회계와 관련된 상담을 좀 진행해줄 수 있냐는

찾아가는 상담 하면서 젊은 친구들을 의외로 많이 만

제안을 받았어요. 이 경우 사실 회계사무실로 와서

났는데 그 친구들하고 이야기하고 듣는 것들이 상당

방문 상담을 하거나 전화상담을 하는 것보다는 찾아

히 좋았습니다.

가는 방법을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내었습니다. 그래서 2년여 동안은 6~7건 정도는 해당 단체로 직

네, 단체들에 젊은 친구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어서

접 찾아가서 상담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좋은 상담이 되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쉬어가는 질

비영리법인은 사실 영리 사업하는 분들의 회계보다

문으로‘나에게 회계란?’ ^^

더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이게 고유목적사업과 수익

어렵네요. (웃음) 회계는 저를 먹고 살게 해준 것이기

사업에 대한 구분 문제부터 어려워지는데 실제 회계

도 하고, 어찌 보면 회계사가 되었기 때문에 조금 독

사들도 어려워하고 있어요. 그런데 전혀 회계와 관련

특한 영역을 가진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현

없는 실무자들이 일을 진행하고 있다 보니 더 힘든

재의 제 주변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저를 좋게 평가

것 같습니다. 또 재정이 풍족한 상태가 아니니까 외

한다면 (만약에요, 만약 좋게 평가한다면) 그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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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이름 덕분에 그런 전문적인 영역에서 가산점,

겨울에는 그러니까 1월 초쯤(3대 유성우의 하나인)

혹은 플러스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 다

유성우가 떨어지는 시기기도 해요. 추워서 다들 보

른 사람들이 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결국 누군가는

기 힘들기는 하지만 아이들과 같이 보면 좋을 것

해야 하는데 그런 영역에서 제가 저의 재능을 사용

같아요. 지금은 또 오리온자리가 잘 보이는 계절입

할 수 있게 되어 쉽게 받은 평가가 아닐까 합니다.

니다.^^

회계는 사실 어려워요. 지금도 회계환경이 너무 자 주 바뀌어서 인제 그만둬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마지막으로 대구참여연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만두고 다른 것을

제가 특별히 바랄 입장은 아닌 것 같고요. 그때 같

배워 볼까 생각도 했습니다.

이 계셨던 분들이 아직까지 남아서 활동하는 분들 도 계시고 또 새롭게 들어와서 활동하시는 분도 계

어느 분야든 공부는 정말 끝이 없을 것 같아요. 특

시는데 여전히 대구참여연대를 이끌고 조직하고 활

히 회계나 세무 쪽은요.

동하는 분들이 계신다는 게 오히려 저희는 고맙죠.

그만두더라도 공부는 회계가 아니라 정말 다른 것

어쨌든 앞선 선배들이 물러간 자리에 누군가가 여

을 하고 싶습니다. (웃음)

전히 자리를 채우고 있어요. 내용은 아마 예전과는 다른 방식이겠죠 물론 그게 당연하고. 그런 다른 방

일전에 선생님께서 틈틈이 아이들과 별을 보러 다

식들을 찾아서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다 고맙습니

니는 걸 좋아한다고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겨울

다. 지금은 저도 참여연대를 떠나 있고 다른 쪽에서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는 대구 근교의 좋은 장소를

다른 방식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또 시간이 지나

추천해주세요.

면 다른 후배들한테 물려줘야 할 거고….

별을 보는 것은 또 운이 아주 좋아야 해요. 이게 날

참여연대라는 곳이 안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참여연

이 맑아야 하고 날이 맑아도 미세먼지가 적어야 하

대가 한 조직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참여’ 해야 한

고 빛이 없는 데를 가야 하기 때문이죠. 지금은 초

다는 것은 또 어떻게 보면 하나의‘공간’ 이기도 하

저녁 서쪽 하늘 해 질 무렵에 샛별이 밝게 보일 때

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 공간은 어쩌면 비어 있다

예요. 별자리를 조금 안다면 부모님들은 사전에 별

고도 볼 수 있어요. 지금은 회원들과 구성원들이 이

자리에 대한 신화를 공부해서 같이 가는 것도 좋아

렇게 내용을 채워 놓고 있지만, 이분들이 아닌 다른

요. 별자리 신화들이 대부분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

분들이 또 활동하고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니지만, 샛별이나 삼태성에 관한 이야기도 있어요.

그 공간은 또 다른 것들로 채워 질 수 있거든요.

별자리는 상상에 의해서 나오는 거니까 아이들도

참여연대가 예전에는 이랬기 때문에 그걸 꼭 답습

어른들도 재미있게 상상할 수 있어서 더욱 좋죠. 옛

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보고 비워진 공간을 또 그

날 사람들이 상상하던 것과 부모나 아이들이 상상

만의 방식으로 잘 채워서 계속 잘 이어갔으면 좋겠

하는 것들은 또 다르니까….

다는 바람입니다.

추천하자면 군위 한밤마을에서 마을 쪽으로 좀 벗 어나 군위 삼존석굴 사이 그 어드메쯤 어두운 곳에

참여연대가 조직일 수도 있겠으나,‘공간’ 이라고 해주신

서 잘 보이고요. 대구 근처에는 청통IC 내려서 포도

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참 좋은 정의 같아요. 오

밭 쪽으로 들어가면 그쪽에는 가로등이 없어서 잘

늘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시간 내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

보이기도 합니다.

셔서 감사드립니다. - 39 -


│대구참여연대는 지금│

대구참여연대 활동소식

(11~12월 활동소식)

12.29. [논평] 대구시민의 눈으로 보는 20대 대선(1) 12.28. [논평] 비슬산 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서 반려결정을 환영한다 12.28. [논평] 권영진 시장 3선 도전, 문제해결능력, 혁신과 전환 비전 보여야 12.24. [성명] 박근혜 사면은 정의, 공정의 시대정신 저버린 반역사적 처사 12.24. [논평] 묵묵부답 윤석열 후보자의 답변을 촉구한다 /불평등끝장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 12.07. [기자회견] 김문오 달성군수는 탐욕의 비슬산 케이블카 사업 즉각 중단하라! 12.06. [성명] DGB 김태오 회장 사퇴하고, 대대적 혁신 단행해야 12.02. [기자회견]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 내팽개친 정부를 규탄한다 12.01. [기자회견] 대구지방법원의 이슬람사원 공사재개 결정을 환영하며, 북구청은 재산상 손실과 혐오 차별로 고통을 받는 이슬람 유학생들에게 사과하라!

11.25. [민주시민포럼] 20대 대선과 9대 지방선거 시민사회의 대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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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강연] 배움이:락 이것만 알면 #누구나시민활동가 8강 - 시민의 눈: 대구시의회 들여다보기 11.23. [기자회견] 불평등의 시대에 부자 감세가 웬말이냐 11.23. [긴급기자회견] 병상부족 비상사태 지금 당장 병상·인력 확보하라! 11.16. [강연] 배움이:락 이것만 알면 #누구나시민활동가 7강 -시민의 눈: 대구기초의회 들여다보기 11.10. [발족선언문] 시민의 힘으로 이번 대선에서 불평등, 끝장냅시다! 11.09. [강연] 배움이:락 이것만 알면 #누구나시민활동가 6강 -시민의 불복: 행정심판과 주민소송 11.05. [기자회견]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민사회단체 폄훼와 예산삭감 중단 및 언론의 자유보장촉구 11.02. [강연] 배움이:락 이것만 알면 #누구나시민활동가 5강 -주민이 결정한다: 주민소환과 주민투표

11.01. [성명] 노태우 기념관 건립 주장, 당장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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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창립 23주년 후원금 모금 캠페인 참여자 어려운 중에도 대구참여연대를 후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보내주신 정성과 성금, 소중히 여기며 대구를 바꾸는 일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2022년 임인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강동철 강민구 강우진 공정옥 구인호 김건우 김동은 김동환 김명환 김보영 김성수 김수미 김순진 김승무 김시준(김형섭) 김언호 김영숙 김영철 김영화 김윤상 김중진 김지연 김지형 김채원 김형예(메트로환경) 김형진 김효정 남은주 남채현 노연수 노태맹 도교동 도영주 류규하 류영준 류영철 문용우 문종상 박갑상 박근식 박덕환 박선형 박세정 박용우 박인규 박정민 박종률 박형룡 배은경 백경록 법광스님 서왕균 소영진 송성범 심윤철 엄창옥 원유술 유경권 윤도경 윤병철 윤소원 윤영균 윤지현 이가은 이대곤 이동진 이두옥 이명균 이선영 이선영(원영민) 이소영 이승연 이승익 이영윤 이원준 이재동 이재성 이종우 이창욱 임경희 임성종 장지혁 장현주 정대화 정수홍 정숙자 정은주 정재훈 정혜숙 정희선 조정훈 차우미 채장수 최병덕 최병우 최봉태 최종태 하성협 홍승활 황윤호 (사)자원봉사능력개발원 (주)대구은행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민참사랑봉사단(도시철도공사) 대구YMCA 대구경북고용복지연구원 대구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대구지하철노동조합 대성에 너지㈜ 섬유개발연구원노동조합 성서공동체FM 법무법인우리하나로 법무법인참길 솔텍스(서 정노) 전교조대구지부 커뮤니티와경제 한국가스공사 한국애드(박은경) 환경운동연합 (2021년 12월 28일까지의 납부내역입니다)

[2021년 기부금영수증 발행 안내]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이용 안내 12.28~ 1.5 중 회원님들의 기부내역을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일괄 등록합니다 1.15부터 국세청 간소화서비스에서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국세청 간소화 서비스에 누락이 되었다면 주민번호 확인이 되지 않아 등록하지 못했을 수도 있음을 양해 드리며 그럴 경우, 아래의 연락처나 이메일로 문의 주시면 발송할 수 있도록 하 겠습니다. 사무실 전화 053-427-9780 / 이메일 dgpeople@gmail.net

날개 달기

2021년 11월~12월 마음 주신 분들입니다. 소중한 마음 잊지 않고 더욱 애쓰겠습니다.

[후원해 주신 분]

[10월~12월 회비 재납 및 신규회원]

-장지혁 회원 점심후원

회비재납: 이현숙 정용태

-이두옥 대표 홍시 1박스 및 회의다과 후원

신규가입: 박은경(한국애드) 조덕호 김동창 정대화 김태완 조현주

-문용우 편집위원 참여와소통위원회 회의비 및 점심후원, 사과1박스 후원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박호석 대표 유기농무화과잼, 백련잎차, 회의비 지원 -최종태 회원 후원금 지원 -백경록 회원 활동가 점심 후원 -배은경 회원 활동가 커피 후원 -박종률 부운영위원장 활동가 점심 후원 - 42 -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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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보고│

※ 본 자료는 회계감사의 감사를 받기 전 자료로서 회계감사후 일부 계정 및 계수의 조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 회원·시민 여러분의 회비와 후원금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 44 -


│회비납부명단│

납부하신 회비는 세상을 바꾸는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강경달 강경애 강금수 강동인 강동철/신동주 강선구 강수영 강우진 강재기 강준구 강진효 강현구 경라윤 고춘자 고한용 공정옥 곽연하 곽이화 곽현수 구수용 구인호 권기동 권대용 권대용 권덕기 권미숙/박재범 권상구 권상범 권석우 권수용 권영규 권영래 권영태 권옥자 권재욱 권추경 권택흥 권혁장/추정화 권현준 권흠기 금송민 김갑진 김건예 김건우 김건훈/김향미 김경근 김경원 김경환 김광석/이혜영 김규엽 김규종 김기용/김선희 김남수 김대균 김동명 김동식/박원영 김동창 김동현 김두현 김명호 김명환 김무락 김미경 김미수 김미정 김미정 김민재 김배 김병하 김병호 김보영 김보임 김봉심 김삼/한효정 김상숙 김상호 김석동 김석수 김선영 김선우 김선희 김성구 김성수 김성수 김성택 김소언 김수동 김수옥 김수정 김순규 김순옥 김승주 김신애 김신일 김애화 김억남 김언호 김연희 김영근 김영도 김영록 김영문 김영숙 김영일 김영지 김영진 김영철 김영화 김용원 김우주 김유진 김윤상 김윤정/김수일 김은경 김인하 김일수 김재권 김재승 김재훈 김정미 김정민 김정화 김종건 김종록 김종봉 김주영 김주영 김주욱 김주태 김주희 김준호 김지연 김지일/박선영 김진숙 김진태 김진환 김채원 김철원 김태균 김태석 김태영 김태일 김태환 김해원 김해환/곽이화 김현희 김형섭 김형진 김형태 김혜정 김효정 김효주 김휘수 김희섭 김희윤 김희진/변정호 나순단 남성욱 남영주 남채현 남호진 노경미 노승석 노연수 노태맹 노형석 도근환 도영주 도윤백 류덕제 류보경 류보경 류영준/이영주 류영철 류은경 류지호 류태하 문영곤 문용우 문종상 민정식 박갑상 박건상 박건욱 박경로 박경순 박경순 박경욱 박경욱 박경찬 박근식/강문희 박금동 박노진 박대희 박덕환 박명리 박명호 박민경 박병철 박상화 박선미 박성미 박성민 박성찬 박세정 박송빈 박수열 박순일/이미숙 박시재 박신호 박양주 박여경 박옥순 박완슬 박은경(한국애드) 박은정 박인규 박인철 박재락 박재범/권미숙 박정권 박정민 박정호 박종률 박지윤 박찬국 박찬영 박찬웅 박창호 박청진 박현정 박현탁 박호석 박희동 배갑기 배금정 배대환 배은경 배준석 백경록 백권기 백미숙 백승대 백차흠 서덕교 서보경 서보성 서상득 서상민 서상철 서인찬 서정욱 서준하 서준호 서창환 석민철 석성진 설동진 성상희 성언제 소영진 소유철 손관영 손광락 손대락 손상호 손성봉 손재봉 손창희 손태운 손형민 송명수 송미진 송상욱 송윤식 송해익 신기복 신기완 신도환 신동민 신동민 신동완/정희선 신동주 신동화 신득렬 신미숙 신미정 신성욱 신수정 신숙경 신영숙 신유지 신정석 신중석 신효철 심윤철 안경완 안경욱/박지선 안병학 안상진 안승택 안영배 안정임 안헌수 양선진 /임호성 양영일 양진모 양희 엄창옥 오말임 오문섭 오병현 오신택 오용태 오의식 오철희 오현주 우성문 우웅택 우장한 원준호 유용준 육정미 윤명화 윤문주 윤병철 윤보욱 윤상호 윤성아 윤용희 윤재석 윤정호 윤종화 윤태웅 윤태자 윤호석 이경미 이경상 이경호 이광모 이규호 이근덕 이기락 이기수 이남수 이동기 이동숙 이동인 이동진 이동훈 이두옥 이만호 이명균 이명원 이범정 이병동 이상구 이상돈 이상목 이상수 이상술 이상식 이상원 이상원 이상화 이상훈 이석목 이선영 이선영 이성해 이성훈 이성희 이소영 이순재 이승도 이승수 이승연 이승익 이승후 이연주 이영도 이영도 이영윤 이원준 이윤희 이은아 이은영 이은정 이의호 이재남 이재문 이재성 이재욱 이재일 이재호 이재희 이점미 이정동 이정만 이정수 이정연 이정화 이종길 이종우 이종춘 이종필 이주형 이준우 이준홍 이진희 이창수 이창순 이창화 이창환 이천희 이철환 이춘곤 이태영 이태우 이풍락 이현옥 이형석 이형석 이홍기 이화선/정호태 이화정/최훈태 임성무 임순광 임은희 임현수 임현태 장명기 장밝은 장영훈 장우영 장은우 장준현 장태철 장화환 전승훈 전영주 전창훈 전홍철 정갑환 정강미 정강미 정경열 정규진 정길운 정상기 정선기 정수현 정수홍 정승필 정용태 정용훈 정우근 정우달 정은정 정이성 정일선 정재봉 정재영 정재형 정재훈 정준호 정지욱 정창수 정현숙 정혜숙 정혜숙 정호원 조광진 조덕호 조민경 조병집 조영철 조영태 조용식 조재민 조희래 조희숙 조희재 진금염 진성섭 진수미 진용인 차우미 차인섭 채장수 채장식 채형복 채휘균 천덕우 천용길 최개천 최기현 최나래 최문석 최병덕 최병우 최병학 최병해 최상주 최선애 최신일 최연석 최용환 최유리 최윤호 최은경 최정민 최종태 최진욱 최철영 최현겸 최현진 최혜진 추정화 추호식 태찬인 하만호 하만호 하성협 하유신 하잠동 한경국 한광훈 한대환 한부득 한승균 한승훈 한은영 허노목 허은경 허종 현명호 현호성 홍상익 홍순표 홍영표 홍원대 황성주 황순오 황양운 황정화 연회비납부: 최명규 평생회원 권홍락 김 미 김성희 김은주 김응곤 김영화 성상희/이선례 신숙경 이경옥 이종만 진미화 윤지현 이찬진 ※위 명단은 2021년 10월부터 11월까지 회비가 인출된 명단입니다. 이름 누락 등 기타 오류 발생 시, 사무실로 연락 바랍니다. ☎ 053) 427-9780 담당 : 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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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발행) 통권 134호

2021 11, 12월호

등록번호 대구라01132 등록일 2000년 8월 4일 제호 함께꾸는꿈 간별 격월간 디자인 참디자인 발행일 2021년 12월 31일, 통권 134호

발행처 ‖ 대구시 중구 서성로 14길 59, 2층

■ 풀뿌리주민자치

전화 : 053) 427-9780~1 상담 : 053) 427-9788 팩스 : 053) 427-9723

- 동구주민회

홈페이지 : http://www.civilpower.org

대표 : 박호석

전자우편 : dgpeople@gmail.com

운영위원장 : 양희

후원계좌 : 대구은행 036-04-000437-9 (대구참여연대)

Add. 대구시 동구 입석로 96, 연우빌딩 2층 Cafe : http://cafe.daum.net/dongjumin

■ 참여와소통위원회 위원장 : 문용우 위원 : 강금수 김형진 조영태 차우미 정은정 이범정 최나래 김선희 편집담당 : 김형진

공 동 대 표 ‖ 박호석 이두옥 정혜숙 엄창옥 운 영 위 원 장 ‖ 박경로 사 무 처 장 ‖ 강금수 상 근 활 동 가 ‖ 조영태 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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