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월간 발행) 제129호
2021 1,2월호
대구참여연대는 회원의 회비 및 후원금으로만 운영됩니다. 후원계좌 : 대구은행 036-04-000437-9 (대구참여연대)
http://www.civilpower.org
│이 한 컷│
노나메기 세상 故 백기완 선생님을 추모하며
<사진작가 : 이민우>
04
권두언
역병의 와중에 두루 강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박호석
05
특별기고
서울중앙지법의 위안부 판결에 대해 │최봉태
07
기획 1
대구경북 행정통합│박한우
10
대구경북행정통합 공론화 어디까지 왔나?│김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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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
공수처 이후의 검찰개혁, 그 과제와 방향│김태일
Acrylic on Canvas (2010)
16
노동현장은 지금
로켓 배송 쿠팡 노동자의 죽음 | 정은정
2010년에 그려진 이 그림은 무엇인가(누
18
Art & Culture
필리핀의 민중이 사랑하는 사람 | 김병호
범이 노려보는 것은 대체 누구일까?
22
정치비평
한국 민주주의의 민주화 | 강우진
가는 흙가루와 각기 굵기가 다른 모래를
24
젠더비평
젠더폭력을 바라보는 시선 | 차우미
27
의정동향
대구 스마트시티를 향한 우려의 시선 | 백경록
31
칼럼
34
청년포커스
버티는 삶에 관하여 | 조영태
36
아! 이 사람
윤종화 전)사무처장 인터뷰 | 조영태
40
이달의 회원
신동완 정희선 회원 인터뷰 | 조영태
42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
유치원의 환영(幻影)Ⅱ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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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참여연대는 지금 대구참여연대 활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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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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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보고
49
회비납부명단
표지이야기 <Equator(赤道)> 김병호作 130X 162cm
군가를) 노려보는 표범을 주제로 한 작품 이다. 제목처럼‘적도’ 의 풍경에 담긴 표
아크릴 물감에 섞어 그린 이 그림은 단순 화된 배경 앞에 원시의 생명이 지닌 힘찬 느낌을 표현하고자한 그림이다. 그러면서 도 누군가를 바라보는 형형한 그 눈빛을 빌려 나는 2010년 당시 시대의‘주적’ 을
‘Merit’로 포장된 특권이 불평등의 핵심 원인 | 김윤상
노려보고 싶었다.
김병호 화가
│권두언│
역병의 와중에 두루 강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박호석 공동대표
대구 참여연대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개혁을 위해 구체적 인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며, 뜻을 함께하는 대구시민들과 연대함으로써 참여 민주사회를 건설할 목적으로 창립되었습니다. 지난해를 돌아봅니다. 먼저, 유해 마스크 퇴출과 안전기준 마련, 제2 대구의료원 설립 공론화 기반 견인, 의료계 진료 거부 규탄 시민행동 선도, 대구참여연대 페이스북 최고 조회 수 기록! 조례제정 시민청원 대구시의회 채택, 자치입법 운동 본격화, ‘대구행복페이’1조 원 발행으로 확대, 연대활동으로서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사업 백지화, 회원들의 적극적참여와 회원 작가들의 헌신적 후원으로 재정 확보에도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문제와 과제도 많이 있었습니다. 권력 감시 의제 집중력의 문제, 사회경제 의제 설정, 지역 운동 연대 질서 내 역할의 과제, 비대면 시기의 효과적인 활동 방식, 사무처 불안정성과 조직 활력의 문제 등이 그것입니다. 정치, 경제개혁의 지체 속에서 참여연대 활동은 시민들이 우리 사회의 개혁을 앞당기기 위한 가장 효과 적이고 적극적인 방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비판적 참여를 넘어 시민들과 소통하고 연대를 더욱 강 화해 나아가야 합니다. 회원의 회비와 시민들의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참여연대입니다. 어려운 가운데 늘 지지와 응원을 아낌없 이 보내주시고 후원 행사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 한해 더욱 힘을 내어 시민주권을 위해, 그리고 참여 민주사회를 위해 지속적인 응원 부탁드립니다. 대구 참여연대는 우리의 희망이고 자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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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서울중앙지법의 위안부 판결(2021.1.8.)에 대해
최봉태 변호사
지난 2021.1.8. 서울중앙지법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주권면 제론을 배척하며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을 명하는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위 재판은 2013.8.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민사조정신청을 하면서 시작이 되었다. 조정이란 판결에 의하지 않고 당사자 간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는 절차이다. 위 조정 절차에서 단순한 배상이 아니라 사죄 자 체가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므로 위자료 액수도 상징적인 금액만 청구하고, 진정한 사과는 대화 를 통해 받고자 시작한 것이다. 일본국을 상대로 한 이번 손해배상 조정은 그 이전에 한국의 원폭 피해자들이 미국 정부와 미국 군수 산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조정을 신청한 것에 용기를 내어 이루어진 것이다. 일부 일본 언론에서는 마치 일 본국을 상대로 한 이번 판결이 일본에 대한 반일적 판결이라고 민족주의적 감정을 조장하기도 하나 그 경 위를 살펴보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한국 사회 민주화 이후 국가폭력에 대한 청산 과정을 통해 중대한 인권침해에 대한 구제 노력을 하여 왔던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보편적 인권구제를 위해 제소된 것이며 이 번 판결도 그 연장선에 있다. 이번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이 가지는 의미는 우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중대한 인권침해의 경우에는 주권 면제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이른바 인권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국가에 의한 인권침해가 자 주 일어나고 있다. 국가권력에 의해 인권이 침해되면 국가권력이 미치는 범위에서는 인권구제가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자국 이외에서 주권면제이론을 통해 그 구제가 거부된다면 피해자가 구제를 받을 길은 사실상 차단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판결은 한국 내에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권위주의 정권에 의해 자 행된 인권침해에 대해 사법을 통한 정의 회복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그다음으로 이번 판결은 이른바 93년 고노 담화의 사실인정을 한 단계 발전시켜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조직적·계획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행위라고 판단하였고, 그것이 국제강행규범을 위반하였다고 법적 책임을 인정하였다. 고노 담화에서 인정한 국가의 관여를 넘어서, 이 사 건 행위로 인하여 일본제국이 달성하려던 목적은 일본 군인들의 신체적?정서적 안정, 군대의 효율적인 통 솔과 통제 등으로 보이며, 군대의 보유와 지휘는 국가의 행위 중 가장 권력적 행위 중 하나에 해당한다는 점, 원고들이 주장하는 이 사건 행위에는 군대 외에도 여러 국가기관이 관여한바, 위와 같은 국가기관들이 사경제주체로서의 이익달성 등을 목적으로 상대방과 동등한 지위에서 이 사건 행위들을 자행한 것은 아니 라고 하는 점, 이 사건 행위의 배경에는 당시 일본제국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기한 법령의 정비, 예산의 배 정 등이 있었다는 점을 사실 인정하여 일본국의 책임을 명확히 한 점에 의의가 있다. -5-
│특별기고│
아울러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 한일외교 합의에 따라서도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점에 의의가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한국 정부가 국가 간의 약속을 어겨 완전 최종적으로 해결된 문제를 다시 문제 삼아 국 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보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전혀 그것이 사실이 아니다. 즉 2015년 합의 당시에 이미 본건은 소송 계속 중이었다. 그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2015년 합의가 이루어진바, 이는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이 2015년 합의의 사정 범위에 들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만약 그 범위에 포함이 되었더라면 일본 정부는 당연히 2013년부터 시작된 본건 재판의 소송중단 혹은 취하를 한국 정부와 협상하였을 것이며 이를 하지 않았다면 일본 외무성은 중대한 직무 유기를 한 셈이다. 실제 2015년 합의는 피해자들이 배상청구권의 주체이자 권 리자 임을 전제로 피해자 구제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외교 당국 간 외교적 이익을 위해 이루 어진 야합이다. 이러한 야합이 2021. 1. 8. 서울중앙지법의 판결로 그 부당성이 드러난 것이지 이번 판결이 2015년 합의에 반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차제에 일본에서는 정확한 사실 보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 이번 판결이 난 이상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는 제2차 판결이 나기 전에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 는 사죄를 향한 협의를 시작하여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 만약 일본 정부가 이번 판결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한일청구권협정 제3조에 따른 협의 절차에 의해 분쟁 을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현재 한·일 간의 마찰은 양국 정부 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양국 행정부, 양국 사법부 판단을 무시하고 있는 양국 행정부 불성실함에 기인하는 것이며 법적으로 보면 법치주의 미성숙에 기인하 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일본 최고재판소의 판시 취지에 따라 자발적으로 피해자 구제에 나서 한·일 간 불필요한 마찰을 해소하여야 한다. 오늘(2021. 1. 22.)은 핵무기금지조약의 발효일이다. 한일 원폭 피해자들의 염원인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 들기 위해 한일청구권협정 제3조에 따른 협의를 성실히 함으로써, 북동아시아 비핵화 실현에 한국과 일본 이 앞장서기를 기원하며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인 원폭 피해자들이 미국 정부와 미국 군산복합체 를 상대로 한 재판에서도 정의가 회복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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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대구경북행정통합
와! TK 통합에 맞서는 반대론자의 도전 박한우 유튜브 빅로컬빅펄스 운영자 https://www.youtube.com/user/hanwoopark
독자들이 제목을 보자마자,‘반대론’ 이라는 단어보다‘도전’ 을 더 주목하기를 나는 바란다. 왜냐하면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지배적 여론으로 인식되면서, 대립하는 견해를 밝히기란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행정통합의 법 제도의 절차적 과정과 재정/세제 이슈에 대해서 문외한이다. 그렇지 만 TBC(대구방송)와 공동으로 행정통합에 관련된 온라인 빅데이터 분석을 수행하였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7LBMrqwcLgs&t=1s) 오늘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반대론의 입장을 펼쳐보고자 한다.(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h0JzMBTp1T8&t=669s) 무엇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빅데이터 결과를 핵심만 정리해 보자. 빅데이터의 출처는 크게 2가지다. 첫째, 포털 뉴스에 올라온 온라인 기사에 대한 댓글이다. 둘째, 유튜브 동영상에 남겨 놓은 댓글이다. 뉴 스와 동영상을 합쳐 총 277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총 1,400건을 분석하였다. 댓글에 나타난 네티즌 입 장을 [그림1]과 같이 4개 유형으로 구분해 보았다. 가로축은 행정통합의 적극성이며, 세로축은 통합을 향 한 추진 속도의 크기이다. [그림1]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4가지 관점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부정적 인식을 지닌 회의론자가 가장 많은 20.51%로 나 타났다.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경계론자가 7.87%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에 낙관적 전망을 지닌 신념주의자와 상황과 실리를 지켜보는 관망주의자는 5.66%와 4.69%로 5% 내외에 머물러 있었다. 대구·경북 행 정통합과 관련 없는 내용이 53.58%를 차 지해서 이 댓글들을 제외하고 다시 분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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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대구경북행정통합
[표1] 댓글에 나타난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 분류 N
%
낙관적 전망을 지닌 신념주의자
64
5.66
상황과 실리를 지켜보는 관망주의자
53
4.69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경계론자
89
7.87
부정적 인식을 지닌 회의론자
232
20.51
대구·경북이 아닌 타지역인
87
7.69
기타
606
53.58
1400
100
[표2]와 [표3]에 정리된 바와 같이 뉴스 기사의 댓글이 유튜브 댓글보다 부정적 인식을 지닌 회의론자 가 적었다. 또한 기사의 댓글에 신념주의자가 17.66%로 유튜브에 비해 약 2배가량 더 많다. [표2] 뉴스 기사 댓글에 나타난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 분류 N
%
낙관적 전망을 지닌 신념주의자
80
17.66
상황과 실리를 지켜보는 관망주의자
52
11.48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경계론자
102
22.52
부정적 인식을 지닌 회의론자
219
48.34
453
100
[표3] 유튜브 동영상 댓글에 나타난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 분류 N
%
낙관적 전망을 지닌 신념주의자
14
9.33
상황과 실리를 지켜보는 관망주의자
16
10.67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경계론자
19
12.67
부정적 인식을 지닌 회의론자
101
67.33
150
100
그럼 시·도민은 댓글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그림2]에서 볼 수 있듯이, 댓글에 자주 사용된 단어 들을 들여다보면‘손해’ , ‘반대 ‘, ‘세금 ‘ 등이 주제어로 등장하였다. 상위 10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왜’ 라는 단어도 12위를 차지하며 빈번히 등장했다. 한편‘메가시티’ 나‘특별자치도’ 에 대한 언급은 미 미한 수준이었다. 개별 단어의 출현 빈도가 아닌, 단어 쌍으로도 접근해 보았다.‘주민-표’단어 쌍이 상 위권에 등장해 시민들의 높은 관심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땅-넓은’ 과‘세금-땅’등과 같은 단어 쌍도 출현 빈도 9위와 10위를 각각 차지했다. 댓글에 숨겨진 정서적 태도를 살펴보면, 시·도민은 긍정어보다 부정어를 더 많이 사용하였다. 단어 사전을 이용하여 우호(6.64%), 적대(26.57%), 중립성(66.79%)을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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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보았다. 공무원, 찬성, 발전, 응원, 예산, 효율 등의 단어가 긍정적 맥락에서 많이 사용되었고, 손해, 반대, 손해, 도지사, 도청 등은 부정어로서 자주 언급되었다. [그림2] 댓글에 자주 등장한 단어들
빅데이터 결과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뉴스 기사를 읽은 사람과 유튜브 영상을 시청한 사람의 반응이 눈 에 띄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시·도민은 행정통합을 대구 손해, 경북 이득의 맥락에서 인식하 고 있었다. 무엇보다도‘왜’ 라고 질문하면서, 행정통합에 대한 시도만의 근본적 의구심을 보여주고 있었 다. 이것은 행정통합이 아직은 시·도민들 사이에서 중대한 관심의 대상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빅데이터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내가 생각하는 반대론의 주된 논지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통합론 자가 강조하는 규모의 경제론이다. 이것의 장점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디지털 시대는 속도의 경제가 지배 하는 세상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효율성이 떨어지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둘째, 서울 수도권 일극 체제는 국가 전체에도 서울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나도 국토의 균형발전 필요성에 두 손 들어 찬성하 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것은 국가혁신체제(NIS, National Innovation System)에 머물러 있을 때 그러하 다. 이제는 바야흐로 글로벌 혁신체제(GIS)이다. 서울도 세계적 경쟁의 가치망, 수요망, 공급망에서 1개의 노드(node)일 뿐이다. 셋째, 대구시와 경북도의 공무원과 기능을 그대로 두고 편제만 바꾸는 통합된 지자 체는 오히려 행정적 비효율성을 낳는다고 생각한다. 역량은 크지만 덩치는 오히려 작은 빅스몰(Big Small) 정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역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의 전염병을 겪고 있는 시기이다. 이러한 재난에 행정통합이 공공보건과 생활경제보다 더 중차대한 이슈인지 묻고 싶다. 이 국난의 시기에 통합 이슈에 대해 시·도민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숙의형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가당 치도 않다. 우리 모두 행정통합의 득과 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엄격한 잣대로 들여다볼 때이다. -9-
│기획│대구경북행정통합
대구경북행정통합 공론화 어디까지 왔나? 김태일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 공동위원장·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들이‘초광역화 전략’ 을 통해 지역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1) 대구, 경북은 시도지사가 행정통합에 합의를 하고 민간이 주도하는 공론화 과정에 이 문제를 맡겼다. (2) 부산, 울산, 경남은 메가시티 비전을 모색하는 가운데 부 산, 경남이 행정통합을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3) 광주, 전남은 행정통합에 합의하고 6대원칙을 발표했다. 다만 최근 공항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생겨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충남, 충북, 대전, 세종은 오래 전부터 메갈로 폴리스 비전을 모색해 왔는데 이것 역시 초광역 생활권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5) 전북도 초광역 메가시티 비전을 모색하고 있다. (6) 강원도도 강원평화특별자치도라는 비전을 선언하였다. 기존의 광역자치단체 수준을 넘어서는 초광역 자치단체의 지위를 얻어서 지역의 미래를 찾자는 전략이다. (7) 제주는 이미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초광역화 전략을 실험하고 있다. 초광역화 전 략은 대세다.
왜 이렇게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광역자치단체들이 초광역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가? 그것은 수도권 블랙홀과 지방소멸 에 대응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초광역화를 통해서 중앙정부로부터 보다 많은 재량권과 자원을 확보하여 지역혁신을 도모하 려는 것이다. 초광역화 전략의 핵심은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초광역화를 계기로 이른바 제대로 된‘자치분권 과 균형자원’ 을 획득하고 그것을 가지고 뭔가 새로운 지역의 꿈을 찾아가자는 것이다. 물리학에서 복잡계를 설명하는 명제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많아지면 달라진다.(More is different) 커지면 달라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많이 모이면 뭔가 새로운 것이 만들어진다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좋을 것 같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규모를 키우는데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가지고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것, 즉 혁신이 목표다. 그런 점에서 통합은 진보다.
2021년 행정통합 시도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이전까지 추진되었던‘자치분권과 균형발전’ 노력은 중앙정부의 조치에 기 대하는 청원 방식이었다면 2021년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자기주도적으로‘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을 담을 수 있는 대안을 만 들고 중앙정부에 그것을 요구하는 주체적 운동인 것 같다. 대구와 경북이라는 기존의 광역자치단체를 통합하여 초광역 특 별자치정부를 만들테니 더 많은 권한과 자원을 달라는 주장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21년 대구경북 행정통합 시 도를 역사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시도민 공론화를 통해 다루어나가겠다는 것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행정통합이라는 의제를 시도 민의 뜻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문제를 시도지사가 하향식이 아니라 아래에 서 위로 상향식 절차를 밟아나가겠다는 방침은 칭찬할 일이라고 하겠다. 대구경북행정통합은 시도민의 상상과 판단에 달렸 다. 어떤 행정통합을 하느냐는 시도민의 상상으로 만든다. 행정통합을 하느냐 마느냐는 시도민의 판단으로 결정한다. 대구시 장, 경북지사가 제안은 하였지만 중요한 것은 시도민의 뜻이다.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가 시장, 도지사가 시키는 대 - 10 -
로 일하는 기구가 아니냐는 얘기는 더 이상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위원회는 시도민만 바라보고 간다. 위원회가 행정통합에 찬성하는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공론 과정이 편향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는 데, 그렇지 않다. 위원회에는 행정통 합에 대한 의견 다양성이 존재하고 있다. 찬성론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론자도 있고 유보론자로 있다. 또한 위원회의 모든 결정은 실시간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의 투명성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대구경북행정통합은 크게 세 단계의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첫째는 사회적 합의 과정이다. 시도민의 마음을 모으는 일 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공론화 과정이 그것이다. 여기에서 시도민의 의미 있는 지지를 확인하면 다음 단계로 진입한다. 그것은 둘째,‘행정적 합의 과정’ 이다. 대구시, 경상북도가 행정안전부에 행정통합을 건의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를 검토 하는 시간이다. 이것을 통과하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셋째,‘정치적 합의 과정’ 이다. 대구경북 시도민 주민투표와 국회 입법 과정을 말한다. 이런 관문들을 하나하나 지나서야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니 미리 모든 걸 다 정해 놓고 몰 고 가는 것이 아니냐는 염려도 기우다.
위원회는 그 동안 로드맵도 설계하고 시도민 온라인 열린토론회도 두 차례나 개최했다. 1월30일에는 세 번째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리고 위원회는 시도민의 의견을 모으면서 행정통합 모델을 연구하고 있는데 곧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모 든 일정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최근에, 위원회는 사회적 합의를 확인하는 공론화 과정을 두 달 정도 늘 이고 그 이후 과정도 순연하기로 결정하였다. 따라서 시도민의 판단을 최종 확인하는 절차는 4월말까지, 행정적 합의 과정 은 5월부터, 정치적 합의 과정은 7월 이후에 추진하도록 설계를 변경하였다. 이렇게 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얼굴을 마주하 면서 토론을 할 수 없다는 어려움 때문이다. 또 가능하면 숙의기간을 충분하게 갖는 것이 좋겠다는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용 하였기 때문이다. 늘어난 기간에 위원회는 더 적극적인‘공론홍보’ 를 할 계획이다. 각 가정마다 공론홍보 인쇄물을 배포할 것이며 신문, 방송, SNS 등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하여 시도민들과 대구경북행정 통합에 대해 훨씬 더 깊은 생각을 나누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광역자치단체의 초광역화 전략, 특히 행정통합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 는 사실이다. 바람직한 방향, 전제와 조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행정통합이 지역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위원회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실험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았다. 제주도는‘특별자치도’ 의 지위를 얻 어서 지역사회의 발전 비전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 실험에 대해 많은 문제를 느끼고 있다. 외형은 커졌지만 도 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라는 점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우리 위원회는 대구경북행정통합에 대한 모든 기대와 우려를 시도민들에게 펼쳐놓고 함께 고민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공론의 결과를 정리하여 대구시와 경상북도에 제출할 것이다. 어떤 결론에 도달하든 우리 지역사회는 이 과정을 통해서 시 도민이 지역의 주인이라는‘공론민주주의’ 의 벽돌을 한층 더 쌓게 될 것이다. 510만 시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시 장이며 도지사라는 마음으로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구경북행정통합은 시도민의 삶에 직접 그리고 광범 위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3월초에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가 시도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만든 대구경 북특별자치정부 기본계획 초안이 발표될 것이다. 이것이 나오면 지금보다 더 뜨거운 공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도 민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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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공수처 이후의 검찰개혁, 그 과제와 방향
공수처 이후의 검찰개혁, 그 과제와 방향 김태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선임간사
1. 검찰개혁은 어디에 와 있는가 지난 1월 20일,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이 임명장을 받고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참여연대가 1996년 최초로 제안한 이후 25년이라는 지난한 여정 속에 간신히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그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공수 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제정된 후, 패스트트랙 당시 원내대표로 협상을 주도했던 홍영표 의원은 한 주간지 인터뷰에서“검찰이 막는 법은 못 한다는 게 상식이었다” 고 말했다. 그만큼 검찰의 영향력은 서초동 을 넘어 청와대와 여의도까지 이를 정도로 강대했고, 어느 누구도 검찰에게 함부로 밉보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리고 그 상식을 깬 것이 공수처법의 제정이었다. 이제 검찰이 국회의 입법을 막지 못하고, 검찰총장이 상급자인 법무부장관의 검찰 인사를 막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만큼 검찰개혁의 역사는 민주화 이후 시작되어 공수처 설치를 거치며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21년에는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의 적용, 공수처의 설치, 수사경찰과 치안경찰의 분리 등 달라지 는 제도가 현실에 자리 잡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고 일부의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이후의 검찰개혁을,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를 말해야 한다.
2. 지금까지의 전략과 미비점 검찰을 왜 개혁해야 하는가? 검찰의 권력이 지나치게 강한데다 권한의 행사는 때로 정략적이기까지 해 서, 그 결과가 정치와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거나 심지어는 왜곡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검찰개혁 의 최종적인 목표는 검찰의 권한 행사가 오직 형사 범죄의 처벌과 교정에만 국한되고, 민주공화국의 정치 적 과정들을 교란하거나 왜곡시키는 영향력을 끼치지 않게 함에 있다. 이 전제하에 지금까지 논의되어왔던 권력기관 개혁방안은 크게 두 가지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권 력을 사용한 결과에 대해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여 권한 남용을 방지하는 것, 즉 책임성을 강화하는 전 략이다. 그간 검찰은 무제한적 수사권에 기소권조차도 조직이 독점하고 있어, 제 식구 감싸기식 불기소 처 분을 내려도 외부에서 견제할 방법이 없었다. 검찰 인사마저도 사실상 검사들로만 구성된 검찰국과 검찰 출신 법무부장관 - 민정수석 라인을 통해 이뤄져 왔기 때문에 정치검사들이 아무리 무리한 정치적 수사를 - 12 -
해도 인사로 불이익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승진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제는 법무부장관과 법무부의 탈검 찰화가 상당히 진척되고 있고, 검찰총장이 장관에게 제시하는 인사의견도 과거처럼 절대적이지 않게 되었 다. 또한 향후 공수처가 제대로 가동되고, 검사의 부정부패나 직권남용을 독립적으로 수사 · 기소하게 되 면 검찰의 책임성 문제는 일정하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남은 과제들로는 검찰국을 포함 한 법무부의 완전한 탈검찰화, 검사에 대한 인사 및 징계의 공정성 강화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권력 그 자체를 분산, 축소시켜 남용의 위험 자체를 줄이는 전략이다. 대한민국 검찰은 내사 권, 정보수집권, 수사지휘권, 직접수사권, 영장청구권, 독점적 기소권, 공소유지권, 영장집행권, 형벌집행권 에 이르기까지 형사사법체계의 거의 전 과정에 대해 제한 없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장 덩어리가 크고 부작용이 많은 것으로 주목받은 것은 직접수사권과 독점적 기소권이다. 공수처의 설치로 기 소권 독점에 균열이 생겼지만, 검찰은 여전히 모든 사건에 대해 기소권을 행사한다. 직접수사권의 경우 2021년부터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으로 직접수사 개시 대상이 소위‘6대 범죄’ 로 국한되었지 만, 법무부가 입안한 시행령이 법이 정한 위임의 한계를 넘어 다시 확대해석의 여지를 남겨두었고, 이 때문 에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은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찰의 여전히 강대한 권한을 실제로 어떻게 분산할 것이며,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가 중요한 과 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여권에서는 공수처 이후의 검찰개혁으로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 즉 검찰의 직접수사를 대부분 축소하거나 혹은 폐지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개중에는 검찰을 오직 기소와 공소 유지만 전담하는 기관으로 축소하고,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은 아예 다른 기관으로 옮겨 수사와 기소를 물 리적으로 완전히 분리해내는 방안 등도 제안되고 있다. 김용민 의원이 발의한 공소청법안(이른바 검찰청 폐 지 법률안)과 황운하 의원 등이 발의한 중대범죄수사청(가칭) 설치법 등이 이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권 력의 분산이라는 대전제에 부합하기는 하나, 간과되고 있는 미비점들 또한 적지 않다. 국회가 향후 논의할 때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1) 실제로 부서와 인력이 조정되어야 한다. 문언적으로 검찰에게서 직접수사 기능의 일부를 축소하거나 이관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해당 업무를 수행하던 인력과 조직이 유지되고 있다면 조직의 생리상 권한을 놓지 않기 위해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검찰 내의 직접수사 관련 부서와 인력을 실질적으로 축소하 고, 신설될 기관으로 일부 편입시키는 등 인력의 재배치 작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2) 분산된 각 기관의 수사가 외부 정치 권력의 개입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해당 기관장 의 임명과정에 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직접 개입을 차단하는 방식에 그쳐서는 안 된 다. 공수처법의 경우와 같이 처장의 임기를 보장하고, 수사대상과의 관계에서 공정성을 의심받을만한 인사 가 임용되지 않도록 결격사유를 정교하게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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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향후 분산, 신설될 수사기관들에 대해서도 권력남용을 견제하고 감시할 제도적 장치가 수반되어야 한 다. 국회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외부 감시도 물론 계속되어야겠지만, 조직 내부의 감시도 함께 병행되 어야 한다. 가령 각각의 수사기관 내부에 자율성과 투명성, 개방성이 담보된 가칭 인권수사위원회나 중립성 위원회 등을 설치하고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런 위원회를 설치할 경우에는 반드시 검찰 혹은 해당 수사기관의 조직논리에 포섭되지 않은 외부 시민위원들이 반수 이상의 비 중을 가지고 참여해야 그 취지를 달성할 수 있다. 4) 검찰에게 남아있는 기소권의 견제도 병행되어야 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설치로 검찰의 기소독 점에 일부 균열이 가해졌지만, 여전히 기소권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은 남아있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기소편 의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검찰의 명백히 잘못된 기소 결정에도 제도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 마 이에 대한 견제책으로 재정신청제도가 있지만, 검찰이 불기소처분한 사건에 대해서 고소인만이 법원에 청구할 수 있어 제도의 문턱이 높고, 법원이 인용한다 해도 여전히 검사가 공소유지를 하는 등 실효성이 없 어 사실상 사문화된 제도다. 재정신청제도의 대상을 고소사건에서 고발사건으로 확대하고, 재정담당 변호사 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 또한 기소편의주의에 대한 제도적 대안으로 기소법정주의로의 전환과 기소배심제 의 도입 등이 대두되고 있다. 아직 우리 사회가 이에 대해 하나의 방안을 합의하지는 못했지만, 검찰의 기 소편의주의에 대한 대안 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
3.‘권력 분립’ 의 패러다임을 넘어서 지금까지의 검찰개혁 논의는 주로 권한의 분산, 그리고 분산된 권한의 상호감시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추 고 있다. 상술했듯 그중 일부는 제도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고, 일부는 법안 발의 수준으로 구체화되고 있 으며, 일부는 아직 제대로 시작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설령 상 술한 모든 전략이 정착되어 권력기관의 상호 분립 체제가 완성되더라도 과제는 남는다. 우리는 서로 분리 된 권력들조차 공동의 이익을 위해 결탁, 공익을 파괴하고 시민들을 탄압했던 사례들을 기억하고 있기 때 문이다. 국정농단 사태와 사법농단 사태는 법원이나 검찰이 본분을 망각하고 박근혜 청와대와 협력하거나 그들의 부패를 묵인했던 결과라는 점에서 그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즉 앞으로도 이렇게 분산된 권력 들이 서로를 잘 감시할 것이라는 선의에만 기대할 수는 없다. 권력기관들의 상호견제를 넘어서, 그 모든 기 관에 대해 시민의 감시와 참여를 제도화하고 실질화해야 한다. 검찰개혁, 나아가 권력기관 개혁의 본질도 결국‘권력의 민주화’ 인 것이다. 지금도 검찰에는 수사심의위원회라던가 검찰시민위원회 같은 일부 시민참여 제도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 나 이 제도들은, 그 실질에서는 투명성이나 개방성, 자율성이 전혀 보장되지 않아 사실상 검찰에 의해 자 의적으로 운용될 뿐 아니라, 사안에 따라서는 오히려 검찰의 불합리한 결정에 면죄부를 주고 있는 실정이 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 각 권력기관 내부에 자율성과 투명성이 담보된 시민참여 조직을 구성하고, 이들을 - 14 -
통해 권력 행사의 과정이 시민들의 감시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참여연대가 제안한 바 있는 지방검사장 주민직선제와 같이 선거를 통해 검찰권의 민주화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방안도 고려해보아 야 한다.
4. 분산, 책임, 감시, 그리고 민주화 검찰개혁은 오랫동안 정권을 가리지 않고 대두되어왔지만, 항상 용두사미로 끝났다.‘검찰을 개혁하자’ 로 시작했으나 결국‘검찰이 개혁한다’ 로 귀결되어왔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언제나 실패였다. 그 어떤 권력기구 도 스스로 개혁하는 것은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설치로 검찰이 반대 하는 법도 국회를 통과하기 시작했다. 검찰개혁이란 곧 권력 개혁이고, 권력은 법과 제도로만이 통제될 수 있는 만큼, 진정한 검찰개혁은 이제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검찰개혁은 여러 가지 권한을 분산 없이 집중해 독점하고 있던 검찰에 의해 현대사가 왜곡, 굴절되어 왔 던 경험의 반성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법 제정 이후 지금까지 검찰개혁에 대한 논의는 검찰이 과 도하게 가지고 있던 권한들을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권력의 분산도 중요하지만 분산된 권력을 어떻게 감시하고, 책임을 물을 것인지도 중요하다. 국회와 시민사회가 항상 감시의 눈을 거 두지 않아야 하겠지만, 권력이 분산될수록 감시대상이 많아지고 물리적인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 다. 이는 입법자들 뿐만이 아니라 시민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이며, 이런 차원에서 결국 앞으로 의 검찰개혁 논의는‘검찰의 민주화’ 를 향해 나아가야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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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현장은 지금│
로켓 배송 쿠팡 노동자의 죽음 칠곡 물류센터 청년 노동자 사망 4개월 만에 산업재해로 인정
정은정 대구노동세상 대표
지난해 10월 12일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27살 노동자가 당일 새벽에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씻으 러 들어간 욕조 안에서 웅크린 채 숨졌다. 고인은 해당 센터에서 1년간 야간 택배 분류일을 하던 일용직 청 년 노동자로 매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며 비정규직 형태로 일했다. 유족은 코로나와 추석으로 인한 물량 폭주로 노동강도가 세져 죽음에 이르렀다고 주장했으나 사인은 제 대로 규명되지 않았고, 쿠팡 측은 보도자료에서‘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대로 일했다’ 며‘과로사가 아니다’ 라고 반박했다. 당시 류호정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는‘회사는 연장근로와 강도 높은 업무를 강 요한 바 없음’ ,‘과로사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름’ 이라며 일용직이라는 고용 형태와 노동시간은 본인의 선택 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나아가 자사 뉴스룸을 통해 고인의 죽음을‘과도한 분류작업으로 인한 과로사’ 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강력하게 대처할 예정” 이라고 밝히기까지 하였다. 고인에 대한 1차 부검에서 사인은‘원인불명 내인성 급사’ 로 나왔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숨졌 다는 것이다. 평소 건강했던 아들이었기에 유족은 부검을 재의뢰했고, 지난달 2차 부검 결과 '급성심근경색' 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심장 근육 손상으로 죽음에 이르렀다는 게 국과수의 최종 소견이었다. 아들의 죽음 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유족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고인이 실제 일한 노동시간은 주 59시간에 해당해 주 52시간을 넘어섰고, 주간 근무에 비해 힘든 노동강도를 고려한 야간근무 가산 30%를 더하면 1년 4개월 동 안 하루 평균 9.5시간에서 많게는 11.5시간 일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숨지기 전 석 달간 최대 일주일 연속 70시간 이상 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상 과로사에 해당하였다. 이 청년 노동자의 죽음은 결국‘산업재해로 인한 사망’ 이라는 결정을 받았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2월 9일 근로복지공단 대구북부지사는 유족이 낸‘유족급여·장의비 청구’심사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대구 북부지사가‘고 장OO의 사망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규정에 의거 업무상의 재해에 의한 사 망으로 결정하고’아울러‘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였음’ 을 알려왔다. 지난해부터 올 1월까지 쿠팡에서는 6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목숨을 잃었다. 2020년 3월 12일 쿠팡 택배 노동자가 배송 중 경기도 어느 빌라의 4층과 5층 사이에 쓰러져 숨졌고, 5월 28일에는 인천 물류센터에서 - 16 -
는 40대 계약직 노동자가 새벽에 화장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7월에는 천안 물 류센터에서 조리사로 일하던 30대 파견 노동자가 퇴근 후 사망했다. 네 번째가 위의 장 모 씨다. 11월에는 마장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50대 납품업체 직원이 갑자기 어지러움을 호소한 뒤 그 자리에서 쓰러져 사망했 다. 이 노동자는 물류 자동화 시스템 설비의 검수 작업을 하던 납품업체 소속으로 숨지기 전 70일 중 41일 동안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 일했다고 한다. 그리고, 올 1월 11일 새벽 5시 15분께 동탄 물류센터에서 택 배 물품을 분류하는 일을 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근무를 마친 후 야외 화장실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 으나 숨을 거두었다. 심장쇼크사로 추정되고 있다. 사망 사고 외에도 지난 5월 부천 신선센터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의식이 없는 상 태에 빠진 노동자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산업재해로 인정된 것은 부천 신선센터 코로나19 감염 건과 칠 곡 물류센터 사망 사고뿐이다. 지난해 5월 부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과 올 1월 기록적인 한파에도 제대로 된 난방 장치도 없이 핫팩에 의지해 밤샘 노동을 했다는 동탄 물류센터의 사정은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가혹한 쿠팡의 노동환경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을 추진하면서 쿠팡은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2배 로 증가했고, 적자 폭도 크게 줄었고, 거액의 투자자금도 새롭게 유치하고 있어 앞으로 더 무섭게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연봉과 상여금을 합해 약 158억 원의 보수를 받아 갔다는 김범석 쿠팡 의장은“앞 으로도 한국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좋은 일자리에 투자해 국내 지역 경제에 지속해 이바지할 것” (2021.02.14. dongA.com)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혁신적 기업가 김범석 의장에게 화려한 기업 성장 스토리의 이면에 선명히 존재하는 가혹한 노동환경에 대해 어떤 전망을 제시할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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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
필리핀의 민중이 사랑하는 사람, 호세 리잘(Jose Rizal, 1861~1896) 마닐라 인트라무로스 산티아고 성곽의 기억
김병호 화가 cosmo4189@hanmail.net
15년 전, 산티아고 성곽을 돌며 나는 현기증을 느꼈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배앓이로 한참 동안 성 벽 위 바닥에 누워 흐르는 땀을 말렸다. 시간마저 늘어진 먼 이국의 낯선 곳, 그곳엔 한글로 새겨진 호세 리잘의 시 가 비석에 기록되어 있었다. 그 비문 <마지막 인사>가 나에게 준 묘한 감정들이 뒤섞여 혼절 직전의 어지러움 속에서도 나는 만감이 교차했다. *이 시는 호세 리잘이 강제망명(추방) 당하던 중 돌연 다시 귀국시킨 제국주의 스페인정부에 의해 마닐라에서 살해되기 하루 전에 쓰인 시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임에도 자신의 죽음을 알고 쓴 터라 애절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자신의 조국 필리핀을 이토록 아름답게 그린 시가 있었던가? 실제로 필리핀은 그렇게도 아름답다.
2006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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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 - 호세 리잘 잘 있거라, 사랑하는 나의 조국, 사랑받는 태양의 고향이여. 동방 바다의 진주, 잃어버린 우리의 에덴동산이여! 나의 이 슬프고 암울한 인생을, 기꺼이 너를 위해 바치리니, 더욱 빛나고, 더욱 신선하고, 더욱 꽃핀 세월이 오도록 너를 위하여도, 나의 행복을 위하여도, 이 한 목숨 바치리라. 전쟁터에서 열광적으로 싸우며, 다른 형제들도 한 점의 의혹도 두려움도 없이 너를 위해 목숨을 바치나니, 장소가 무슨 상관이랴, 사이프러스 나무여, 월계수여, 백합꽃이여, 교수대에서건, 들판에서건, 전쟁에서건, 잔인한 순교대에서건, 내 집과 내 조국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나 다 한 가지. 하늘이 어두운 망토 뒤에서, 벌겋게 달아오르며 마침내 새 날을 알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죽어가노라, 너의 여명을 물들일 꽃물이 필요하다면 거기 나의 피를 부어라, 기꺼이 나의 핏방울을 쏟으리라 밝아오는 햇살에 하나의 빛을 더할 수 있도록. 아직 사춘기 어린 시절의 나의 꿈들로부터 이윽고 활기에 찬 청년 시절의 나의 꿈까지, 내 꿈은 어느 날인가, 동방 바다의 보옥, 오직 너를 보고자 했나니, 눈물을 닦는 그 까만 눈동자, 그리고 찌푸린 이맛살도, 주름살도, 부끄러움의 흔적조차 없이, 높이 쳐든 너의 반짝이는 이마를. 내 인상의 꿈이여, 내 불꽃의 살아있는 열망이여, 이윽고 떠날 채비를 하는 이 영혼이 너에게 소리쳐 건배하노라! 건배! 아, 너의 비상을 위해 추락한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너를 살리기 위해 내가 죽는다는 것, 너의 하늘 아래 죽는다는 것, 그리고 너의 사랑과 매혹의 땅 속에 영원히 잠든다는 것. 나의 무덤 위에, 그 짙게 덮인 소박한 풀잎들 사이 혹시 어느 날 초라한 한 송이 꽃이 싹터 오르는 것을 보거들랑, 그 꽃을 너의 입술에 가져다다오, 거기 나의 영혼에 입맞추어다오 그러면 나는 차가운 무덤 아래서, 나의 이마에 너의 사랑의 숨결, 너의 입김의 따스함을 느끼리니. 달이 와서, 그 보드랍고 고요한 달빛으로 나를 지켜보게 하라, 새벽이 와서, 여명이 그 불빛 광휘를 내게 비추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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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
바람이 와서, 그 아픈 신음 소리로 내 곁에 와 울게 하라, 그리고 무덤 위 내 십자가 위에, 새 한 마리 내려와 앉거든 거기 앉아 소리 높여 너희의 찬가를 부르게 하라. 불타는 태양이 빗방울을 증발시켜, 그대로 순수하게 하늘로 되돌아가게 하라, 나의 절규를 함께 이끌고……. 너의 친구 있거든, 나의 이 철 이른 종말을 울게 하라 그리고 어느 고요한 하오에, 나를 위해 기도하는 자 있거든 기도하라, 너도, 오 나의 조국이여! 나로 하여, 하나님을 쉬게 하리니……. 불행하게 죽어간 모든 분들을 위하여 기도하라, 천하에 없는 고통을 당하고 가신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하라, 고생 속에 신음하는 우리 불쌍한 어머니들을 위하여 기도하라, 고아들과 과부들, 고문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끝내 구원을 받아야 할 너 자신을 위해 기도하라. 그리고 묘지가 어두운 밤에 휩싸일 때 그리고 오직 주검들만이 홀로 남아 밤을 지새울 때, 그 휴식을 방해하지 말라, 그 신비를 흩트리지 말라, 어쩌다 거기 양금소리, 거문고 소리가 교교하게 들리면, 사랑하는 조국이여, 너를 위해 부르는 나의 노래인 줄 알라. 그리고 어느 날 아무도 나의 무덤을 기억하지 못 할 때 나의 무덤임을 알려주는 어느 십자가도 돌도 없을 때, 사람이 괭이로 땅을 갈고 흙을 흐트러뜨려도 좋으니, 그 때의 나의 잿더미는 아무것도 없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들이 만드는 너의 양탄자의 먼지로 남아 있으리니……. 그 때는 네가 나를 잊은들 무슨 상관이리. 너의 대기, 너의 공간, 너의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나는 너의 귀에 은밀히 속삭이는 맑고 떨리는 음악이 되리니……. 나의 신앙의 본질을 끝없이 반추하는 신음소리, 노랫소리, 수런거리는 소리, 색깔, 빛, 향기가 되리니……. 나의 사랑하는 조국이여, 나의 아픔 중의 아픔이여, 사랑하는 필리핀이여, 나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들으라. 여기 너에게 모든 것을 놓고 가노라, 나의 어머니 아버지, 나의 사랑을, 나는 가노라, 종도 살인자도 압제자들도 없는 곳으로, 신앙이 사람을 죽이지 않는 그곳, 오직 하나님만이 왕이신 그곳으로 안녕히 계세요, 어머님 아버님; 잘 있거라, 형제들아, 내 영혼의 피붙이들아, 잃어버린 조각에 사는 내 어린 시절의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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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하고 지친 날을 내 이제 쉬게 되었음을 감사드려다오. 잘 있어요. 다정한 이국의 아가씨, 나의 친구, 나의 즐거움이여 잘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들, 죽는다는 것 쉬는 것. 원래 이 시는 스페인어로 쓰인 것을 번역한 것이다. 수많은 언어로 번역된 <마지막 인사>는 특히 영역본이 현재 가장 많이 읽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영역된 것은 28개나 넘지만 원래 시의 제목은 없었다.
<호세 리잘> 종이 위에 수채, 2008년, 김병호作
호세 리잘(Jose、Rizal) : 호세 리잘은 스페인 치하에서 필리핀의 독립을 주창한 필리핀의 독립지사이다. 의사가 되기 위해 스페인으로 유학을 갔던 그는 마드리드에서 '메리 메 탄헤레'라는 소설을 발표, 식민지 지 배의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식민지 출신의 젊은 유학생이 발표한 한 권의 소설은 당시 자유주의적인 분위기가 팽배해 있던 마드리드의 지식층 사이에서 급속도로 읽혀지게 되었다. 스페인 정부의 추방령에 따 라 필리핀으로 돌아온 리잘은 조국 필리핀의 독립에 대한 열망을 실천에 옮기고자, 필리핀 민족동맹을 결 성하여 반체제 운동의 기수가 된다. 하지만 그의 활동을 주목한 스페인 당국에 체포되어 민다나오 섬으로 유배당한다. 그리고 1896년 필리핀 혁명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되어 현재의 리잘 공원에서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로 처형당했다. 그의 죽음은 필리핀인들의 가슴 깊숙이 감동을 주었으며, 현재까지도 리잘은 필리핀 독 립의 아버지로 추앙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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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비평│
한국 민주주의의 민주화
강우진 경북대 정외과 교수, 대구참여연대 좋은정책네트워크 소장
우리는 민주주의의 위기 시대에 살고 있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수많은 도전과 위기를 극복하면서 발전해 왔다는 점에서 우리가 목도하는 민주주의의 위기는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민주주의의 위 기는 이전의 위기와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 이전의 위기는 현재에도 일부 지역(미얀마와 같은)에서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군부 쿠데타처럼 물리력을 동원한 직접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반면에 최 근 우리가 목도하는 민주주의의 위기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한 학자의 표현을 빌리 자면 스텔스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붕괴시키지 않으면 서도 민주주의의 틀 속에서 민주주의의 명분을 동원해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진행되었다. 러시아의 푸틴, 헝 가리의 빅토르, 터키의 에르도안, 필리핀의 두테르테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트럼프도 예외가 아니다. 민주주 의의 위기를 풍자한 한 시사만화는 민주주의가 무엇인가라는 선생의 질문에 한 학생이 우리의 독재자를 선 출하는 방식이라고 비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민주주의를 경쟁적이고 투명한 선거를 통해서 권력을 교체하는 방 식으로, 매우 좁게 정의하면 한국 민주주의는 가까운 장래에 미얀마나 타이의 사례처럼 민주주의가 붕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국은 군부의 탈정치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대표적인 나라다. 또한 민중봉기의 가능성 또한 매우 낮다. 하지만 한국 민주주의의 다층적인 성격을 잘 들여다보면 한국 민주주의가 중요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성취의 차원을 먼저 살펴보자. 한국은 제3의 물결을 통하여 민주화에 성공한 나라 중 가장 성공적으로 민 주화를 이룩한 나라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2017년 촛불혁명까지 한 세대 동안 한국은 세 번의 정권교체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로 대표되는 외부로부터 불어 닥친 경제위기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소추, 2017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이은 구속과 같은 내부의 정치적 위기를 헌정 중단 없이 극복했다. 한국 민주주의는 제도적인 안정성과 함께 내적인 역동성을 갖춘 드문 사례이다. 2007년 제17대 대선을 통해서 두 번의 정권교체를 평화적으로 완성함으로써 민주주의가 한국에서 유일한 게임의 규칙(동네에서 유일한 게임 only game in town)이 되었다. 또한 한국의 시민들은 제도정치의 병목현상이 심화할 때 종종 촛불 집회를 통해서 저항을 나타내거나 2016~17년 촛불 집회와 같이 이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러한 면에 서 한국은 대의 민주주의와 광장의 민주주의가 적절하게 결합한 예외적인 사례이다. - 22 -
하지만 도전의 모습도 만만치 않다. 세 번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면서 (최소 정의적 기준에서 볼 때) 민 주주의가 공고화되는 동안에도 민주주의 체제를 선호하는 시민들의 비율은 낮을 때는 절반 이하를 기록하 기도 하였으며 가장 높은 경우도 70%를 넘지 못했다(한국민주주의 바로미터, 아시아 바로미터 조사). 더구 나,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제도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더 취약하다. 대표적으로 2000년대 이후 정부 신뢰 수준은 15.14%~29.58% (아시아 바로미터 조사)에 그쳤다. 또한, 정치를 운영하는 정치인에 대한 불신도 다르지 않다. 민주화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 민주주의는 권력의 교체 방식을 중심으로 한 민주 주의 체제의 안정적 제도화와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시민적 지지 결손(deficit)의 지속이라는 양면적인 모습 을 가진다. 이러한 대조적인 결과를 한국 민주주의 역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흥미로운 사실은 민주화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화두는 공정성이라는 사실이다. 가 장 성공적인 민주화 국가에서 공정성 담론이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 는 두 가지 역사적인 조건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적 전개(historical sequence)의 한국적 특성이다. 두루 알듯이 한국은 박정 희 권위주의 정권 시기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이 시기 대기업 중심의 대외 지향적 수출 주도형 한국 형 성장 모델의 기초가 마련되었다. 급속한 산업화 이후 한국은 민주화를 달성했다. 앞선 시대의 급속한 경 제성장과 대비되는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진입한 후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또한 민주화 과정과 전례 없 는 경제위기가 중첩되었다. 이로써 민주화 과정은 불평등의 증가와 사회적 이동성의 하락에 동반하였다. 둘 째, 한국 민주화의 성격이다. 한국 민주주의 이행 과정은 단임제 대통령 직선제 개헌에 초점을 맞추어 여야 간 타협에 의하여 지배되었다. 또한 민주화 이행의 정치적 결과로써 지역 정당 체제가 출현했다. 민주화를 통해서 탄생한 새로운 체제는 지역정당 체제와 결합한 승자독식 체제였다. 민주화와 함께 시민들의 요구는 크게 증가하였지만, 민주화를 통해 탄생한 체제는 시민들의 요구가 정책적으로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편향 된 정치적 대표체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의 정책적 선호가 민주적 선거를 통해서 반영되는 체제다. 민주화 30년을 지나 이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 한국 민주주의는 민주적 선거를 통한 권력 교체 방식의 제도화를 넘어서 민주주의의 정책적 역량을 강화하는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매우 적극적인 정책적 처방 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심화하고 있는 청년 빈곤 문제는 청년들의 학력과 능력이 청년의 사회적 배경에 의해서 좌우되는 현실 속에서 한국 사회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이었던 능력주의(meritocracy)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기울어진 출발선을 바로잡아주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다층적인 수준에서 충돌하고 있는 다양한 공정성 담론은 결국 분배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의 문제 다. 한국 민주주의는 지난 30여 년 동안 안정적인 제도화 과정에도 불구하고 갈등관리 기제로서 매우 취약 했다. 갈등관리 기제로서 한국 민주주의의 역량 강화가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카르텔 체제로 굳어 진 한국 민주주의의 민주화가 필요하다. 민주화 30년 이후 새로운 순환에 접어든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 의 민주화를 위한 운동을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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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폭력을 바라보는 시선
차우미 참여연대 미디어위원, 젠더와마음성장연구소 대표
지난 1월 25일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당 당대표였던 김종철 전 대 표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으며, 정의당 지도부는 성폭력에 대한 무관용의 원칙에 의거하여 당기위에 제 소하고, 직위해제를 의결하였음을 밝혔다. 그 글에서 장혜영 의원은 가해자는 모든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사 죄하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받아들였음을 공표하였다. 한편, 정의당의 젠더인권본부를 맡고 있는 배복주 부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이 다툼의 여지가 없 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며, 가해자인 김종철 대표 또한 모든 사실을 인정하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의당의 당원과 국민께 눈물로 사과를 하였다. 이후 배복주 부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이번 사건을 단순하게 개 인의 일탈 행위로만 규정하지 않는다” 며“조직 문화가 성차별, 성폭력을 용인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조직원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으로 일상적 성차별, 성폭력이 발 생하는 것은 아닌지 등 이런 것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일련의 노력과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앙일보 2021년 1월 26일 기사 인용)며 성차별적 조직문화와 조직원들의 성인지 감수성 대한 성찰을 제고하였다.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자당의 당대표에 의한 성추행피해를 공개적으로 밝힌 장혜영 의원의 용기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장혜영 의원은 본인의 SNS를 통해“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 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습니다. 또한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저는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라고 피해자로서 겪은 심적 고통과 불안을 토로했다. 많은 성폭력 피해여성들 또한 피해의 종류가 어떠하든 인간으로서 자신의 인격과 존엄성이 훼손당하며, 성적 자기결정권과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력이 침해당하는 충격을 겪는다. 그것을 감지하는 것과 고통의 정도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성폭력이 피해자의 고유한 존엄성과 몸의 권리, 성적 자율권이 침탈당하는 폭력 의 경험이자 인권의 침해라는 점에서 모든 피해는 동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서 피해자가 된다는 것은 장혜영 의원이 문제제기 과정에서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했다라고 토로한 것처럼 다양한 2차 가해와 같은 또 다른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하다. 많은 성폭력 피해여성들이 피해사실을 의심 받으며, 조직의 평화를 깨는 트러블메이커가 되기도 하 고, 가해자의 인생을 망친 또 다른 가해자로 몰리기도 한다. 심지어 피해자 스스로 조차 가족에 대해, 조직 - 24 -
에 대해, 주변의 관계에 대해 민폐를 끼친 것 같은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수치심 과 죄책감은 피해자의 몫이 되어 혼란 속에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 또한 많다. 이는 아직도 성폭력 피해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며 가해자에게는 관용의 태도를 보이는 한국사회의 가부장적 문화와 무관하지 않 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장혜영 의원이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으로 자신이 속한 정당의 당대표가 성추행 가 해자이며 자신이 피해자임을 공식화한 것은 매우 용기 있는 결단이었음이 분명하다. 필자 또한 아주 어린 시절 겪었던 성추행 피해로 큰 충격을 겪었지만,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피해가 부모님에게 어떤 상처가 될지를 본능적으로 직감했던 것 같다. 나는 피해사실을 알리는 대신 피해 를 입은 나를 수치스러워 했다. 친척이었던 가해자를 미워하는 대신 훼손당한 나를 미워했다. 서른이 다 되 어서야 여성의전화에서 상담원교육을 받으며 제출한 무기명 설문지를 통해 처음 피해사실을 세상 밖으로 드러내었다. 가끔 생각을 한다. 내가 입은 피해에 대해 누군가“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을 해 주었다면 나는 나를 덜 미워하고 살아올 수 있었을까? 내 존재를 덜 수치스러워하며 살 수 있었을까? 장혜영 의원은 피해사실을 공개함으로써 닥쳐올 부당한 2차 가해를 두려워하면서도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 더 두렵다고 밝혔다.“만일 피해자인 저와 국회의원인 저를 분리해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영원 히 피해사실을 감추고 살아간다면, 저는 거꾸로 이 사건에 영원히 갇혀버릴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제가 겪은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합니다.” (장혜영 의원 페이스북, 1월 25 일, 한국경제 재인용) 장혜영 의원은 피해사실을 공개함으로써 피해자로서 자신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스스로를 치유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상을 회복하고자 한 것이다. 어쩌면 필자는 피해에 대한 고통을 말할 수 없음으로 인해 내 삶의 한 부분을 피해에 가두고 살아야 했었는지도 모른다. 장혜영 의원은 자신의 피해를 공식화 한다는 것이 자신의 회복에 얼마나 중요한 일이며, 그것이 다른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젠더 폭력이 반복되는 한국사회에 갖는 공적 의미를 몸으로부터 통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혜영 의원은 또한 자신의 피해경험에 의해 깨달은 피해자다움의 신화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가장 중 요한 것은‘피해자다움’ 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여성이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성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한, 누구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 니다. 그리고 피해자는 어떤 모습으로나 존재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정해진 모습은 없습니다.. 그저 수많 은‘피해’ 가 있을 뿐입니다. 피해자는 여러분 곁에 평범하게 존재하는 모든 여성일 수 있습니다.” (장혜영 의원 페이스북, 1월 25일, 한국경제 재인용) 여성에게 큰 고통을 주는 성폭력이 범죄로 인식조차 되지 않았던 오랜 세월, 9세에 불과한 자신을 성폭행 한 이웃집 아저씨를 성인이 되어 찾아가 죽음에 이르게 함으로써 응징한 김**사건은 성폭력피해자가 겪는 고통이 일생에 걸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를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성폭력피해자가 겪는 후유증 과 고통을 알림으로써 성폭력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고, 성폭력을 범죄로 규정하여 성폭력특별법 을 제정하는데 김**사건은 큰 영향을 미쳤다.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피해에 대한 강조는 모든 피해자를 단 -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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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 시선으로 바라보는‘피해자다움’ 의 신화가 생산되는데 영향을 미쳤다.‘피해자다움’ 은 피해자를 전형 화 시킴으로서 피해자다움의 신화에 맞지 않는 다양한 피해자의 피해를 의심하거나 왜곡하는데 일조를 하 였다. 장혜영의원은 자신의 피해경험을 통해 피해자다움의 신화에 도전하고, 가해자가 존재하는 한 모든 여 성이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알린 것이다. 장혜영 의원은‘피해자다움’ 이 존재할 수 없듯이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함에 있어서도 어떤 피해자다움도 강요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피해자다움이 없듯이‘가해자다움’또한 존재하지 않음을,“누구라도 동료 시 민을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음” 을 일갈한다. 이는 지난해 성추행 의혹 속에 삶을 버렸던 전 서울시장의 죽음에 대해 모순과 혼란, 고통의 터널을 지나와야 했 다던 한 여성의원이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수십년 여성운동의 결과 알게 된 분명한 사실, '그럴 리 없는 사람은 없다'라는 것.” 이라고 밝힌 대목과 상통하는 부분이다. 장혜영 의원은 또한“그토록 그럴듯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남성들조차 왜 번번이 눈앞의 여성을 자신 과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것에 이토록 처참히 실패하는가.” 라며 한국사회의 성폭력문제의 해결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도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해답의 일단은 위계적인 젠더, 섹슈얼리티의 권력 구조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성폭력 행위가 직장에서 발생했을 때,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를 넘어서 피해자의 고용조건에 악영향을 미쳐 피해노동자의 노동권, 생존권 등이 침해되는 것이다. 배복주 부대표가 언급했듯이 조직의 젠더 위계적 구조와 실천을 함께 돌아보고, 동료 시민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나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조직 내에서 우리는 어떤 시민적 태도를 취할 것인가를 숙고해야 한다. 남성들에게 권력이 집중되어있는 정치권의 젠더 권력을 여성과 남성으로 끊임없이 분리하고 위계화하는 젠더 시스템이 국회에서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젠더에서 자유로운 신자 유주의적 개인이 아니라 공적 시민성으로 젠더, 계급, 계층, 나이 등 다양한 차이를 가진 개인들이 서로 협 력하고 상호 돌보는 민주주의사회를 추구하는 페미니즘 교육이 필요하다. 젠더 위계 구조를 바탕으로 구성 된 여성성과 남성성의 차이가 공사 영역에서 어떤 차별과 폭력을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는지를 성찰하려 는 노력이 필요하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길거리에서, 친밀한 관계에서도 시민적 주체로서 개인들이 누려야 할 권리와 자유가 침해당하지 않으면서, 차이를 가진 존재들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어떻게 민주적 관 계를 함께 만들어나갈 것인가를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것,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페미 니즘 교육과 젠더폭력예방교육이 필요하다(최기자, 2021년 1월31일, 일다) 진보진영 내에서조차 페미니즘과 여성운동을 분파주의로 폄훼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여성이 존엄한 존재이자 욕망과 인격을 가진 인간으로 서 동등하게 존중받지 못할 때 민주주의도 인간해방도 요원할 것이며, 여성을 향한 젠더폭력도 근절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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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도, 구글에도 안 나오는 대구 디지털시민청 대구 스마트시티를 향한 우려의 시선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센터 운영위원장·대구참여연대 운영위원
▲ 권영진 대구시장은 2016년 1월 15일 뉴델리에서 열린‘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에서“대구시가 추구하는 스마트시티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시민이 행복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대구는‘서마트시티’아이가!” 대구광역시가 지난해 4월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이다. 서마트시티는‘스마트시티(Smart City)’ 를 대구 사투리로 익살스럽게 발음한 것인데, 요즘 대구시가 이걸 밀고 있다. 사투리가 아니고 스마트시티 사업 말이다. 대구시는 2015년부터 스마트시티를 핵심사업으로 적극 추진해 왔다고, 그 결과 눈에 띄는 거창한 성과 들을 냈다고 밝혔다. 2018년 국토교통부의‘스마트시티 혁신성장동력 프로젝트 실증도시’ 로 선정돼 2022 -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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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까지 총 5년간 614억 원을 들인다는 계획으로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수요응대형 교통(DRT), 개인 이 동수단(PM), 주차장 공유시스템처럼 교통수단과 정보통신기술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또한 대구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서비스 실증 등 대형 국책사업을 연달아 유치했다. 보도자료에 소개된 내용에 따르면 그렇다. 특히 산업성장과 시민행복이 함께하는 글로벌 선도도시라는 비전 아래 시민이 스마트시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참여 방안을 모색 중인데, 2020년 5월 중 시민이 시정에 적극 나서는 창구가 될 ‘디지털시민청’개소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였다. 그러나, 이런 장밋빛 소개와는 다르게 대구시의회는 스마트시티 사업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 실 제로 지난 3년간 행정사무감사와 예·결산 심의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그런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보여주 고 있다.
차량과밀 그대로인데, 앱만 만들면 주차난 해소되나 2018년 12월 예산안 심의 당시 경제환경위원회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스마트시티지원센터 운영 지원사업 13억 원과 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시티 조성 확산사업 10억 원 중 시민참여 리빙랩 발굴 등 (일부 내용에) 유사한 부분이 있어, 관련 사업들을 철저히 분석해 특화된 내용으 로 세부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 리빙랩이란‘특정공간·지역을 기반으로 사용자 주도의 개방형 혁신을 위한 공공-민간-시민의 협력체 계 모델’ 이다. 쉽게 말하면 IT 기술 등으로 지역사회 문제를 다 같이 해결한다는 뜻인데, 이게 마치‘신의 손’ 이나 된 것처럼 여기저기 중복 등장하고 있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행정사무감사에서 홍인표 대구시의원(국민의힘, 중구)은 스마트시티 사업 중 ‘약 80개의 주차장을 공유하 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는 계 획을 가리키며‘도시기반시설 을 변경하지 않고 ICT만 접 목해서는 사실상 주차난을 해 소하긴 힘들다’ 고 지적했다. “서구의 암스테르담이나 빈, 바르셀로나, 런던 사례대 로라면 교통체증 감소를 위해 선 500대의 하이브리드 택시
▲ 홍인표 대구시의원(국민의힘, 중구) ⓒ 홍인표 대구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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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투입하고 294대의 전기모터바이크나 개인 전기자동차 같은 1인 교통수단을 도입해야 하는데, 우리는 도시기반시설에는 사실 그런 게 없다.” 도시기반시설의 체질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공유시스템만 설치한다고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냐는 의문이다. 당시 대구시 관계자는‘한정된 예산 때문에 그 정도까지는 힘들다’ 고 답변했다. 덧붙여 대구시 스마트시티과는 2일 필자의 문의에“차가 막히면 도로를 넓히기 위해 공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신호 체계를 개편하거나 앱 등을 이용해 교통 정체를 줄이는 것이 스마트시티의 본질” 이라고 밝 혔다. 친환경적인 대안을 찾는 게 사업의 취지라는 대답이다. 일견 타당한 말이기는 하나, 홍 의원이 방향성을 문제삼은 건 아니다. 근본적 교통 패러다임 개편을 위 한 예산과 계획, 대안시스템 부재에 대한 이야기다. 앱으로 스마트하게 빈 주차 공간을 찾을 수 있더라도, 차량 과밀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주차난이 해소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스마트시티 기반조성사업 또는 연구개발을 보는 견해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다. 뭔 가 듬성 빠진 것 같지만, 어디 이런 일이 한두 번 있는 일인가? 그리고 성과주의에만 매몰되거나, 눈에 보 이는 것에만 치중하지 않고 스마트시티 시스템을 꾸준히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우리가 진짜로 두 눈 똑바로 뜨고 봐야 할 것은 따로 있다. 2019년 5월 중에 개소한다던‘디지털시민 청’ 은 대체 어디 있을까?
간판도, 웹페이지도 없는 디지털시민청 스마트시티 사업을 담당하 는 곳인‘대구스마트시티지원 센터’ 에도 디지털시민청에 대 한 안내문구 하나 없다. 어떻 게 된 일일까? 대구스마트시 티지원센터 문의 결과, 디지털 시민청은 애초 별도의 사업 예산이 없었던 데다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열 수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 대구광역시스마트지원센터. 층별안내도에‘디지털시민청’은 없다. ⓒ 대구광역시스마트지원센터 /백경록
디지털시민청이 곧 열린다 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던 2020년 4월, 대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런 와중에 다음달 개청 소식을 전해놓고는 이제 와서 열지 못하는 이유로 코로나19 탓을 하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 또한 2021년도 예산을 확인해 보니 디지털시민청 운영으로 1억6백만 원이 책정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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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동향│
이번에는 대구시에 물어보니 2020년 연말부터 디지털시민청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시티지원센 터 측은‘아직 못 열었다’ 고 했는데,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안내간판이나 공지, 홍보자료 하나 없이, 대구 시청 홈페이지와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나 구글에 검색해도 웹사이트조차 나오지 않는 디지털시민청이 어딘가에서 운영 중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대한 대구시의 해명을 들어보자. “디지털시민청은‘디지털’인프라로서, 하나의 건물이나 시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2019년 4월 말 부터 스마트시티지원센터에서 www.smartdaegu.kr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공간 리모델링은) 시민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 시민활동 지원, 시민 교육 지원을 위해 지난 해 11월 시청별관 201동 1층 일부를 시민 리빙랩으로 개조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현재까지 본격적인 개방 을 하지 않고 있다.” 시민이 시정에 참여하는 창구인데 별도의 이름을 단 오프라인 시설도, 온라인 공간도 마련하지 않은 상 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더군다나 www.smartdaegu.kr에 대해서는 2020년 4월 보도자료를 다시 참 고할 수밖에 없다. 당시 대구시는“5월 중에 시민이 시정에 적극 참여하는 창구가 될 디지털시민청 개소 를 앞두고 있으며, 대구시 스마트시티지원센터 홈페이지(www.smartdaegu.kr)도 공식 운영 중이다” 라고 밝혔다. 상식있는 시민이라면 스마트시티지원센터 홈페이지 주소를 가지고 우긴다 해도 그게 결코‘디지털시민 청’ 이 될 수 없음을 알 것이다. 심지어 스마트시티지원센터 홈페이지 내부에 디지털시민청으로 따로 분류 한 메뉴도 없다. 참고로 서울시 시민청은 시청사와 삼각산에 별도의 공간이 있으며, 온라인 홈페이지 (www.seoulcitizenshall.kr)도 따로 운영 중이다. 이러한 디지털시민청의 현주소만 봐도‘예산은 쓰이고 있 는데 진행되는 결과물은 잘 보이지 않는다’ 는 대구시의회의 우려가 괜한 걱정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2019년 4월, 대구시는 스마트시티를 이렇게 표현했다. “스마트시티는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상상하면 현실이 되는 도시다. 시민이 꿈꾸는 스마트시티는 알라 딘만의 스마트시티가 아니라, 도시 주체인 대구 시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다.” 그리고 2020년 2월 2일 현재 디지털시민청은 진짜로 알라딘의 요술램프같은 존재가 된 것 같다. 미지의 세계에 있어, 현실에서 도무지 만날 수 없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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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윤상 자유업 학자·경북대 명예교수·대구참여연대 자문위원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기본적으로는 1980년대 이래 신자유주의가 세계를 휩쓸면서 계층 간 격차가 커진 데다가,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주식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다수 국민의 불안감 과 소외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도 불평등에 관한 연구가 많아지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 려진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 교수의 새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 >(Tyranny of Merit)도 최근 소개되었는데, 제목을 달리 번역한다면 <Merit의 전횡> 또는 <불공정한 merit> 정 ▲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 함규 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12월 출간
도가 될 것이다. merit를‘능력’ ,‘실력’등으로 번역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원어를 그대로 씀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샌델 교수는, merit에 따른 분배는 공정하다고들 생각해 왔으나 실은 그렇지 않다
고 지적한다.
특권은 악성 merit 어느 개인‘갑’ 의 merit는 두 가지 이질적인 성분의 합이다. 하나는 갑의 이익이 곧 사회의 이익으로 연 결되는 성분(A)이고, 다른 하나는 갑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사회에는 이익이 되지 않는 성분(B)이다. B로 인 해 갑이 얻는 이익은 다른 사람의 생산 결과 또는 국민 모두의 공유 자산에서 나올 수밖에 없으므로 B를 ‘특권’ 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처럼 merit는 기여 능력과 특권으로 구성된다. 샌델 교수가 둘을 구분했더라 면 merit의 불공정성을 더 실감 나게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merit의 두 성분 중 우선 특권에 대해 생각해보자. 특권이 공정성 기준으로 보아 정당하지 않음은 새삼 지적할 필요가 없다. 또한 효율성 기준으로도 문제가 있다. 경제학에서는 특권에 의한 이익을 경제지대 - 31 -
│칼럼│
(economic rent)라고 하는데 토지 지대의 개념이 일반화되어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경제지대는“사람들로 하여금 경제활동을 계속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꼭 지불해야 하는 최소한도의 수준을 초과한 소득” 이다. 풀이하자면, 특권이익을 인정한다고 해서 사회가 나아질 것이 없고 특권이익을 모두 징수해도 사회에 아 무런 지장이 없다는 뜻이다. 더구나 특권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특권을 취득하려는 경쟁이 벌어지게 되는 데, 이런 경쟁에 들어가는 비용만큼 사회적 낭비가 발생한다. 즉, 특권은 공정성만이 아니라 사회의 효율성 도 해치는 악성 merit다.
기여 능력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merit를 구성하는 나머지 성분인 사회적 기여 능력은 어떨까? 기여 능력 중에는 본인이 노력하여 형성한 부분도 있고, 본인의 노력·선택과 무관하게 선천적 자질이나 생장 환경 같은‘운’ 에 의해 주어지는 부분도 있다. 본인의 노력으로 성취한 능력에 대해서는 누구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운에 의한 능력 격 차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세계관에 따라 판단이 다를 것이다. 또 효율성 측면에서, 운에 의한 능력도 그 결 과를 노력한 사람에게 보장하면 생산의 인센티브로 작동하게 된다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면 기여 능력이 불평등을 낳기는 하지만 특권만큼 나쁜 merit는 아니고, 따라서 대책의 우선순위도 특권 다음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운에 의한 능력 차이로 인해 불평등이 극심해지는 특수한 경우가 생긴 다면 우선순위를 재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권부터 없애기 merit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은 무엇일까? 첫 째로, 악성 merit인 특권은 당연히 없애거나 줄여 야 하며 부득이 특권이 존재한다면 특권이익을 환 수해서 공유하여야 한다. 다행히도 특권적 제도 중 신분제도와 노예제도는 폐지되었고, 남성특권 이나 전관예우 등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토지소유권이라는 특권에서 생기는 불로소득(지대)은 오히려 더 커지면서 심각한 불 평등을 낳고 있어 안타깝다. 학벌특권도 여전하다. 미국의 학벌특권에 대해
▲ 사진 출처. KBS <한국경제 생존의 조건 - 1부, 불평등이 온다> (2021.1.5)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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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는 샌델 교수가 재미있는 제안을 한다. 명문대 입시를 추첨제로 개혁하자고 한다. 지원자 가운데 수학 능 력이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소수만 제외하고 나머지 지원자 중 추첨으로 최종 합격자를 뽑자는 것이다. 완 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시도해볼 만하다. 필자도 대학 서열화를 줄이기 위해 우선 국립대만이라도 입시의 추첨선발제, 비교적 자유로운 전학제, 공동 학위제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임금·자산 격차 줄이기 둘째로, 임금·자산 등의 격차를 줄이는 대책도 고려해야 하다. 필자는 특권만 없으면 불평등이 대폭 줄 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특권을 단기간에 없애기 어렵거나 다양한 특권이익을 제대로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또 때로는 기여 능력 차이가 심한 불평등을 낳는 특수한 경우도 있고, merit 와 무관하게‘금수저’ 나 복권처럼 순전히 운에 의해 생기는 불평등이 클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하여, 불평등의 원인에 대한 대책만이 아니라 임금, 자산과 같은 결과의 격차를 줄이는 대책도 필요하다. 임금의 경우, 최고임금을 중위임금의 x배 이내로 제한하면 된다. 최고임금을 제한하는‘살찐 고양이법’ 의 외국 사례도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에 심상정 의원이‘최고임금법’ 을 발의하기도 했다. 또 부동산· 주식·금융 등 자산의 경우도 개인의 자산이 국민 평균의 y배가 넘으면 고율의 누진세를 부과하는 것이 좋 겠다. 배율 x, y를 얼마로 할지는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정해야 하겠지만, 필자는 아무리 유능한 사람도 보통 사람의 3배 이상 유능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아 x=5, y=10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럴 수는 없다’ 는 반론이 예상된다. 그러나‘자유’시장경제와‘방치’정글경제는 다르다. 애덤 스미스가 제시한 시장경제는 특권이 없고 개인의 손익이 사회의 손익으로 연결되는 경제 아 닌가? 또 근로·절약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고 염려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글쎄다. 인센티브로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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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비평│
버티는 삶에 관하여
조영태 대구참여연대 상근활동가
지난해 문득 활동가의 삶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적절한 기회가 몇 번 있었다. 실업급여 수급도 끊어져버려 모아둔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던 시기가 있었고, 그 후 청년재단 일경험지원사업으로 시작하게 된 6개월 남짓한 시민단체 활동기간이 끝나가는 시기도 있었다. 계약이 끝나면 딱 서른이 되는 시점이다 보니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는 것에도 지쳤고 지금 떠나지 않으면 영영 활동가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활동영역에서‘나’ 라는 사람이 얼마나 작고 힘없는 존재인지 알게 되었고 바꾸기 힘들 것 같은 이 사회의 부정한 모습에 도망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나’ 라는 사람에 대한 모순적인 모습 과 몇몇 활동가에게서 보이는 실망스러운 모습에 적잖은 회의감마저 생겨‘내가 이러자고 활동하는 건가’ 라는 말이 습관처럼 내뱉어졌다. 활동가로서 살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만큼 활동가로 살아가기 힘든 이유 들은 도처에 널려 있었다. 활동가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야 정치적, 사회적 개혁이나 개선을 위하여 활동하는 사람이라고 하지 만, 삶이란 건 늘 사전적 정의로 명확하게 규정되는 게 아니니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며 의미를 찾아 나서게 된다. 사실‘활동가’ 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불안’ 이다.‘위태로움’ 이기도 하고, 활동 가도 사람인지라 우리가 이야기하는 사회의 정의와 도덕을 스스로가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경제적 문제는 말 할 것도 없으니 말이다. 그 다음 떠오르는 단어와 문장은‘버팀’ 과‘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데 사 실 이 같은 단어들은 모두 활동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활동가의 삶을 그만두겠다고 마음먹은 건 작년이 처음은 아니다. 스물다섯쯤 나는 갑작스럽게 활동을 끝 내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다. 당시는 미군부대 작은 식당에서 파트 타임 일을 하고 있다 미군부대 경비직 으로 이직을 할 때였고 군무원 생활에 크게 관심이 생겼다. 사실상 미군부대 군무원이 되는 건 암암리에 든 든한 뒷배가 있지 않고선 거의 불가능하다 생각하고 있었다. 사장님은 그래도 방법이 있다며 비록 경비직 은 아웃소싱이지만 공부하고 경험 쌓기에 좋고, 경비직으로 시작해서 군무원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시작해보라며 소개시켜 주었다. 단, 야간근무가 격일로 이어지는 만큼 내가 하고 있는 시민사회활동은 못 할 거고 그보다는 조금 더 미래를 위한 일에 투자를 하라고 조언했다. 제안을 받고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활동이 의미 있기는 하지만 무급에다 오히려 돈을 쓰면서 하는 활동 이었고 또 저녁 시간이나 주말을 활용해 활동을 해야 하는데 야간근무와 주말에 일을 하게 되면 당연히 활 - 34 -
동은 못 할 거라고. 지금 생각하면 조금 웃기긴 하지만 당시 통일관련 활동을 하고 있었던 터라 미군부대 일을 꾸준히 하면 언젠가 활동과 부딪히는 지점이 올 수밖에 없겠다고 말이다. 그때도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었지만 생계문제와 미래를 이유로 그만두고자 했는데 그럼에도 그만두지 못 했던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활동종료를 선언하려 했던 즈음 참석한 전국 활동가 송년회 모임에서 만 난 한 지역 활동가와 선생님의 문답이 계기가 됐다. 한 지역 활동가가 나와 비슷한 고민을 30년이 넘는 세 월동안 한 길만 걸으시며 살아온 선생님께 털어놓았더니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 힘들더라도 어떻게든 버티다보면 길이 보이고 방법이 생길 겁니다. 일단 버텨보세요.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됩니다.” 사실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당시 나에게 있어서는 가장 절실한 이야기였다. 활동을 이어가고 싶 은 마음은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있었으니 말이다. 지금도 가끔 그 말을 떠올리면 울컥하게 되는데 지금의 존경받는 선생님의 모습 역시 그‘버팀’ 의 결과였을 테니 말이다. 그때 결심했다. 야간근무든 주말근무든 일단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자고. 선생님 말씀처럼 일단 버텨보 자고. 하지만 나의 결심과 무관하게 입사하고 보니 근무스케줄은 서로 교대가 가능하고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어 근무환경은 사실 활동에 크게 지장이 없었다. 사장님이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작년에 활동을 그만두고자 마음먹었을 때, 신년을 맞이해 재미삼아 사주를 보러 어느 철학관을 찾았다. 철학관 선생님은 내게 무슨 일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지 말고 꼭 버티라고. 버 티고 버티다보면 후에는 정말 잘 될 거라고 했다. 사주 이야기야 뭐 믿거나 말거나지만 스물다섯에 나를 붙 잡았던 말을 다시 그곳에서 듣고 보니 신기하기까지 했다. 정말로 버텼을 때 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말 들을 의지 삼고 핑계 삼아 버텨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삶이 불안하니 뭐 하나 위안 받을 거리라도 있 으면 좋으니 말이다. 스물다섯은 취업문제로 활동을 접고자 했고 서른에는 경제적 문제와 활동에 대한 회의감으로 접고자 했 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요즘은 더 버텨보자는 마음이다. 끝을 보고 싶기도 하고, 활동을 떠난 삶을 잘 살아낼 자신도 없어서 이기도 하다. 가끔 버티는 삶이 억울하고 비참해져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이러다 정말 그만두고 나갈 수도 있겠지만) 여기까지 버텼으니 끝내는 이‘버팀’ 의 답을 찾아내 보 고 싶다. 우리는 버텨야 합니다. 버티는 것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어느 누가 손가락질하고 비웃더라도, 우리는 버티고 버티어 끝내 버티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끝까지 남아야만 합니다. 제 인생이 닳고 닳아 한줌의 비웃음밖에 사지 않더라도 끝내 그거 하 나만은 챙기고 싶습니다. 그래도 쟤 꽤 오래 버텼다, 라는 말말입니다. 마음속에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문장을 한 가지씩 준 비해놓고 끝까지 버팁시다. 허지웅 - 버티는 삶에 관하여 中 - 35 -
│아, 이 사람!│
만나고 싶었습니다 윤종화 대구참여연대 전)사무처장님
정리. 대담 조영태 대구참여연대 상근활동가
회원님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2003년부터 대구참여연대에서 사무처장을 했던 윤종화라고 합니다. 우리 회원님들께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아 반갑고 기쁩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지금은 민간주도의 중간지원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시민센터를 만들어 상임이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는 민간, 행정, 공공기관 등이 합쳐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민간주도로 해결하 는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을 전국에 구축했고 총괄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시민센터와 지역문제해결플랫폼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대구시민센터는 마을공동체사업, 공익활동사업, 공유활동사업, 청년NGO사업 같은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보와 사람, 자원과 사업을 연결해 모델을 발굴하고 전파하며 확산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은 말 그대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주체들이 모여 창조적인 방법이나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만들어가는 단체입니다. 예를 들자면 국가나 시장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못 해 점점 쌓여갔던 문제들, 코로나19로 인해 생기는 불평들의 문제나, 사회가 맞는 새로운 전환의 문제, 크 게는 기후위기문제, 작게는 생활상의 안전, 교육, 주거, 청년문제 등의 해결방법을 구축하고 집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하고 계시는 활동에 보람을 느꼈던 순간과 어려움이 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사실 민간과 공공기관과의 접점은 잘 없었습니다. 공공기관 같은 경우는 사회공헌이나 사회복 지 쪽에 일 - 36 -
부 연결 돼 있지만 직접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을 만나는 경우는 잘 없었습니다. 그렇다보 니 처음 우리가 공공기관을 만났을 때는 서로의 방법과 언어가 달라서 애를 먹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농담 으로 서로의 언어에 대한 번역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근데 이제 3년 정도 지속적인 관 계를 가지다 보니 서로가 서로의 가치를 이해하고 사업을 함께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어 려운 순간을 잘 이겨내고 우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 고 있습니다.
새로운 단체를 만드시고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이사님은 또 대구참여연대 창립멤버시잖아요 대구참여연대 창립 스토리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대구참여연대를 만들기 전에 참여민주사회청년광장이라는 청년단체를 3년 정도 운영했습니다. 대체적으로 민주화세대라 할 수 있는 학생운동세대 졸업생과 청년들이 150명 정도 모인 단체였습니다. 어 찌 보면 참여연대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의정감시활동도 하고 청년네트워크 연결도 하고, 여러 가지 정치적 입장에서 발언도 했었습니다. 활동을 하다 보니 한계를 느꼈는데 아무래도 청년들만 있다 보 니 전문성이나 사회적 발언권이나 여러 가지 분석능력이나 기획력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느꼈고 단체에 대 한 진로를 고민하는 시기였습니다. 당시 서울참여연대가 창립되고 활동하고 있었는데 서울과 이러한 고민을 나누다보니 대구참여연대를 만들 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함께할 사람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단체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모집하고자 했는데 당시에는 시민운동이 시민들에게 상당한 주목을 받던 시절이라 교수, 변호 사, 회계사 같은 전문직에 계시는 분들이 함께 해주셨고 회원들도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덕분에 98년 4월 11일 지금은 없어진 대동은행 강당에서 모여서 창립총회를 열었고 대구참여연대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그 때 활동가들은 대부분 20대 후반이었고 전문직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30대 중후반이나 40대 초반이었으니 당시 대구참여연대는 엄청 젊은 조직이었죠.
대구참여연대가 만들어진 이야기를 들으니까 상당히 새롭네요. 창립 후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상근자들이 상당히 열정적으로 활동했고 각자 분야를 맡아 연구하고 일구어 나가서 지역 사회에 빠르게 활 동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 활동을 소개 시켜드리면‘대중교통 버스 요금인하 운동’ 을 진행했고 또 당시 전 화를 설치하면 전화설비비 10만원의 보증금을 내는 게 있었는데 한전에서 돌려주지 않아‘전화설비비 반환 촉구 서명운동’ 도 진행해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장 주목 받았던 건 행정정보공개청구제도가 시행되면서 그늘에 쌓여있던 많은 정보가 공개가 되던 시기 에 총선연대를 만들어 낙천낙선운동이었습니다. 당시 출마자들의 범죄이력을 비롯한 정보공개는 의무가 아 니라 숨기면서 출마할 수 있었지만 행정정보공개청구가 가능해지면서 부적절한 후보자들을 가려낼 수 있었 습니다. 당시 운동은 살인자나 성범죄이력, 군사정권 쿠데타 관련자 같은 부적절한 후보자들의 정보를 모아 공천을 하면 안 되는 후보자를 발표하고, 공천을 받았다면 낙선되어야 할 후보자 리스트를 만들어 공개했 습니다.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지지도 받았고 외국에 소개될 정도로 파급력 있는 운동이었습니다. 실제로 부 적절한 후보자들을 떨어뜨리는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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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사람!│
낙천낙선운동은 워낙 유명해서 알고 있었는데 전화설비비 반환 촉구 운동은 처음 알게 됐네요. 최근 대구 참여연대에서 진행했던 교통카드 충전선수금 사회환원운동과 비슷하게 느껴지는데 혹시 다른 활동도 소개 시켜주실 수 있나요? 활동을 더 소개시켜드리자면 부정부패방지법 제정운동도 했고 시민들이 법을 잘 모르고 내 권리를 어떻게 찾아야할지 잘 몰랐기에 부당한 일을 당하는 일도 많아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어 작은권리찾기운동도 진행 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이야기 드리자면 IMF를 막 지났던 시점이라 전세금을 못 받게 되는 경우도 있어 서 소송을 하는데 도움을 주거나 부동산법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었고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부당하게 청구된 요금을 다시 계산하여 반환하는 소송도 진행했습니다. 큰 사건도 다루긴 했지만 작은 활동도 진행 해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고 덕분에 시민들이 대구참여연대를 엄청 찾아오기도 했었습니다.
당시 활동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낙천낙선운동할 때는 시민들의 지지를 많이 받기는 했지만 그만큼 정치권에게 받는 공격이 많았고 일부 시 민들의 지지철회도 있었습니다. 선거운동에 영향을 주는 만큼 정치적 중립성은 어디까지 허용이 가능한지 에 대한 내부적 마찰도 있었고 당시‘야당 2중대’ 라는 비난과 뒷돈을 받고 움직인다는 음해 섞인 공격도 받다보니 시민들이 지지를 철회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시민단체에 향해지는 공격은 비슷한 것 같네요. 그렇죠. (웃음)
대구참여연대는 이사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20대 후반부터 30대 중후반까지 약 10년 정도 활동을 했고, 젊은 시절의 열정이었고, 함께 만들었고 또 어 려운 시기에 성장하는 시기였던지라 제 삶에서 대구참여연대는 떼려야 뗄 수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참여연대가 아닌 외부에서 참여연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나요? 우리 사회가 투명해지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불평등이 심화되고 내재화된 심각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가령 복지의 사각지대 같은 문제들. 그런 다양한 문제들에 대구참여연대가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운영의 영역 에서 잘 살아남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시를 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필연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구참여연대가 부패나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끊임없이 드러내고 자극을 시키고 시민의 동의를 구해 문제를 해결하게 만드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는 변화가 있지만 사실상 수십 년 동안 정치적 독점체제에서 정치적 다양 성이 배제되는 사실상 비극적인 사회입니다. 그런 사회는 역동적이지 않고 문제를 회피하고 소수의 의견은 전부다 무시되고 맙니다. 사회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며 그 과정에 대구참여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현재 대구참여연대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시하고 견제하고 대안을 만들어내고 제도를 만들어내는 운동도 필요하지만 풀뿌리나 공익적인 요소로 성장하게 만드는 장치도 필요 합니다. 시민센터를 만들게 된 이유도 시민들의 공익적 의식을 높이고 사회 문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 38 -
이사님의 젊은 시절의 참여연대는 이사님이 무언가를 이뤄내고 성장하는 시기였다면, 참여연대 활동으로 이룰 수 없었던 부분들은 시민센터나 다른 방식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나간다고 느 껴지네요. 그렇다면 시민센터와 참여연대는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요? 참여연대형 운동과 제가 하고 있는 운동이 큰 틀에서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삶에 현장. 일터와 삶터에서 시민들이 우리 사회를 위해 참여하고 활동하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활동과 감시와 견제 를 통해 부패를 걷어내고 문제를 바로잡는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사업의 모델링과 운영의 협력을 할 수 있습니다. 청년NGO활동확산사업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 다. 참여연대가 대구시에 제안해서 제도화시켰고 대구시민센터가 운영을 맡았습니다. 그로인해 지난해까지 약 5~60명의 청년들이 사업에 참여했고 약 15명 정도 청년들이 비영리부문, 시민단체에 활동하거나 작은 단체를 만든 청년들도 생겨났습니다. 대구참여연대와 시민센터의 협력으로 시민단체에 새로운 영역을 제시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회원 여러분들의 참여입니다. 대구시민센터의 영역은 시민들의 공익활동을 활성화하는 영역,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영역이고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은 다같이 사회문제에 직접 참여해 재원과 자원 그리고 공간을 시민들이 함께 사용해 문제를 풀어내는 영역입니다. 대구참여연대의 회원들이 이 과정에 참여하시 고 함께 하신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대구참여연대와 이사님이 하고 계시는 일이 함께 잘 어울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내면 좋 겠습니다. 혹시 후배 활동가나 청년활동가에게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이미 잘하고 있어서 딱히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웃음). 그래도 이야기를 하나 한다면 청년활동가들이 활동 과 삶에 순간순간 고민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경제적 문제,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전망 등등. 힘들고 어 려울 때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선배활동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지역에서 다양하게 활동하는 청년들과 교류를 통해 정보도 얻고 즐겁게 놀기도 하고 스스로의 네트워크를 키워나갔으면 합니다. 지금 당장은 길이 안 보이고 불안하더라도 꾸준히 하다보면 방법이 생길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긍심, 자부심도 가지면 좋겠습니다. 어둡고 낮은 곳에 있는 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또래 활동가들에게는 공감을 얻고 선배활동가들에게는 도움 받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웃음). 마지막으로 대구참여연대와 회원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부 탁드립니다. 참여연대 회원들은 대단한 거 같습니다. 매월 지속적으로 사회를 위해서 후원을 한다는 건 사실상 우리 사 회에 대한 애착과 섬세한 마음이 없다면 힘든 일이라 생각합니다. 회비를 내면서 또 시간을 들여 임원으로 활동하기도 하시는데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요청이 하나 있다면 혼자서 회비내고 참여 하시지 말고 일 년에 한 명이라도 회원가입을 시켜주시길 바랍니다.(웃음) 참여연대가 우리 사회에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 참여연대 활동가와 임 원 분들의 고생이 많습니다. 그 만큼 우리 사회가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여연대의 지속적인 발전 을 위해 열심히 힘을 보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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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회원│
신동완·정희선 회원을
만나다
정리. 대담 조영태 대구참여연대 상근활동가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자기소개가 어색하네요. 정희선이구요. 직업은 프리랜서 강사로 청소년들 진로 수업을 하고 있고 봉사로 학생들 상담도 가끔씩 하고 있습니다. 그 전엔 학원강사로 일하다 둘째 생기고부터 전업주부로 10년 넘게 살다가 사이 버대학에서 상담심리를 공부한 후에 자격증 따고 일을 새로 시작한 지는 한 4년 정도 되었네요. 그리고 신동완 입니다. 감정평가사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코로나블루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그냥 멍하게 지냈습니다. 체중도 불어서‘확찐자’ 가 됐구요. 작년엔 좋아하는 영화도 많이 못 봤고 수업도 덜 나갔고. 외부활동이 줄어드니 무력감도 생기고 개인적으로 2020년은 좀 힘들었 어요. 사실 작년 대구 31번 환자 나온 날 시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이런 사태가 1년이 넘어갈 거라곤 생각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21년은 마음의 준비가 됐으니 좀 나을 거란 희망이 있네요.
창립회원이신데 대구참여연대와는 어떤 인연으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정희선) 인연이랄 게 없는 게... 그냥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시작된 것 같아요. 80년대 끝자락에 대학에 입학 해서‘운동 (?)’ 으로 살았었고 그때 시작된, 말 그대로 人연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학교는 다르지만 강금수 선 배와 인연도 벌써 30여년이구요. 참여마당 시절부터 함께 했었는데 사실 그 당시 기억도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 래 되긴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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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완) 저는 87년도에 대학에 입학했고 그 시절을 살았던 전형적인(?)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이 몸에 베여있어 서 참여연대 창립당시 아무런 거부감없이 당연히 가야할 길을 가는 마음으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신동완님은 초기 운영위원, 정희선님은 지금 운영위원으로 20년 넘게 참여연대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특별히 기억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정희선)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한 건 없을 정도로 그 전엔 그냥 회비만 내는 불량 회원이었습니다. 그 부채감 으로 운영위원직 제안이 왔을 때 빚 갚는 마음으로 수락을 했구요. 20주년 기념 콘서트가 좋았고, 제가 한 활동 으로는 오래 전에 소식지에 영화 감상을 기고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인터뷰처럼 참 민망하기 그지 없네요.. 잦 은 이사로 책자가 다 사라져서 그 글들을 못 보는 게 다행스럽다고나 할까요... (신동완) 학교 다닐 때는 운동 (^^)으로서 기본정도는 했는데, 졸업을 하고 난 뒤는 사실 먹고사는 개인적인 부 분에 집중하다 보니 졸업 후에도 시민단체 등에서 계속 활동하는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해서 스스로 부채의식에 빠져 회비만 내는 은둔형 불량회원이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마음이 남아있습니다. 기억나는 일은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전태일 열사 생가 매입할 때 인 것 같네요. 제 가 하는 일과 약간은 관련이 있어 김채원님과 함께 지금 살고계신 분들 만나서 이런저런 몇 차례의 과정을 거 쳐 결실을 보게 되었지요. 계약에 이르는 과정도 그랬지만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모여 계약된 대금을 지급하고 전태일 열사 생가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모든 과정이 정말 감동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구참여연대 소식은 어떻게 접하고 계시나요? 지켜보시는 소감은 어떤가요? (정희선) 저는 단톡방에서 열심히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아마 제 카톡 중에서 제일 활성화 된 방일 걸요? 3 개 방에서 골고루 잘 듣고 있습니다. 다만 바쁘게 하는 일은 참 많은 것 같은데 우리만의 리그를 보는 듯 한 느 낌이랄까.. 참여연대가 조금 더 젊어지면 좋겠다 싶어요. 요즘 TV를 봐도 40 50 세대가 많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없다는 게 많이 아쉬워요.
요즘 부동산 문제로 떠들썩하고 자녀분도 대학입학을 앞두고 있다고 들었는데 최근 관심 갖고 있는 이슈는 무 엇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정희선) 부동산과 교육 문제는 잡으려고 애쓰면 쓸수록 더 멀어지는 것 같아요. 세상은 다원화 되는데 사람들 의 욕망은 획일화 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은 강남, 수성구. 가고 싶은 대학은 SKY, in 서울로 한정되죠. 그렇다 보니 윗물에선 경쟁이 치열하고 아랫물 사람들은 소외감 내지 열패감을 느끼는 거 아닐까요? 사람들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은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대구참여연대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고인 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이 되어 대구 사람들 사이에, 곳곳에 스며 들면 좋겠습니다!! - 41 -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
수학괴물 이종득 역사교사 duke13@hanmail.net
대구의 어느 아파트. 1천여 세대나 되는 대단지여서 동이 여러 개였고, 한 동은 대략 23층까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101동 6층을 지날 때마다 엘리베이터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입주자 들은 그냥 에어컨 바람이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며칠이 지나자‘으으~’하는 이상한 소리까 지 들리기 시작하였다. 깜짝 놀란 주민들은 관리실에 신고하였고 업체에서 나와 점검을 하였지만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 후로 101동 엘리베이터에서 나던 의문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어느 날부터는 그 옆 동인 103동에 서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6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잠시 멈추더니 지날 때 서늘한 기운 과 함께 아주 저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너는 몇 층에서 왔니?” “15층요.” (두려움에 떠는 목소리) “그럼 몇 층을 내려온 거니?” 9층이라 대답하면 엘리베이터는 다시 1층까지 내려갔지만 잠시 머뭇거리기라도 하면 강하면서도 서늘한 바람이 주민을 덮쳤고 그 바람을 맞은 사람은 며칠 동안 독한 감기에 시달려야 했다. 이상한 건 그 감기는 감기약을 먹어도 낫지를 않고 다음에 엘리베이터에서 문제를 풀어야만 다 낫는 것이었다. 다음에 푸는 문 제는 훨씬 더 어려운 것이어서 한 번에 맞추기는 어려웠다.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몇 번 경험한 주민들은 귀신의 문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쉽게 통과할 수 있었고, 장난기 많은 아이들은 귀신에게 자신의 문제를 내 기도 하였다. 이쯤 되면 귀신은 같은 곳에선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지만 다른 동으로 이동하여 그 곳 주민 들을 괴롭혔다. 수시로 동을 옮겨 다니는 귀신 때문에 그 아파트는 귀신 아파트로 소문이 났고, 주민들은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문제를 풀어야 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이 소문은 대구 매천동의 주원이 집에서 친구들과 재밌게 놀던 지킴이에게도 전해졌다. 급하게 귀신을 잡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아파트에 도착한 지킴이는 각 동을 돌아다니며 엘리베이터를 수 색하였다. 하지만 귀신은 여러 동을 빠르게 옮겨 다니면서 사람들을 괴롭히다보니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친구들과 함께 며칠을 잠복한 끝에 귀신을 찾아낸 지킴이는 그를 쫓아내기 위해 갖은 공격을 가하였다. 괴물을 잡는 데는 눈에 보이는 공격보다는 그의 마음을 이해하고 귀신이 된 이유를 찾는 게 중요하다지 만 이번 귀신은 빠른데다 마음속이 온갖 숫자로 가득 차 있어 수학에 약한 지킴이로서는 그의 마음을 이해 하고 공격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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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귀신은 수학 귀신이고 이기기 위해서는 수학적 공격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학에 약한 지킴이는 수학천재 이주원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주원이는 지킴이의 요청에 급히 아파트에 도착해서 귀신과 대면하였다. 지킴이의 말대로 귀신은 강력한 보호막을 치고 있어서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이겨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주원이는 먼저 귀신이 좋아할 간단한 수학문제로 공격을 하였다. “공원에 참새가 40마리 있다. 잠시 후에 12마리가 날아가면 몇 마리가 남지?” 간단한 문제다보니 귀신은 쉽게 이를 막아낼 뿐 아니라 오히려 좋아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귀신도 주원 이에게 반격을 가하였다. “으하하... 그런 유치한 문제로 나를 이기려고 하느냐? 답은 28마리. 그럼 내가 문제를 내겠다. 버스에 33 명이 타고 있다. 첫 번째 정류장에서 6명이 내리고, 다음 정류장에서 14명이 타면 버스에는 몇 명이 타고 있느냐?” 이런 식으로 주원이과 귀신은 난도를 높여가며 며칠째 공격을 주고받았다. 문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싸움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둘 다 상당한 피로를 느낀 데다 약간의 상처까지 입은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싸우는 것은 무리라고 느낀 주원이는 지킴이로 하여금 일단 귀신이 사람들을 괴롭히 지 못하게 하도록 부탁하고 집에 돌아와 고민을 했다. ‘어떤 문제로 귀신을 공격하지? 어렵고 강력한 문제를 내야 귀신을 한 방에 제압할 수 있을텐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주원이는 잠시 잠이 들었고 꿈을 꾸던 중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문제를 생각해 냈다. 갑자기 잠에서 깬 주원이는 꿈속에서 본 문제를 잊어버리기 전에 급하게 정리하였고 정리가 끝난 후 귀 신의 아파트로 달려갔다. 거기서는 지킴이와 귀신의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다. 귀신과 대면한 주원이는 저번처럼 수학문제로 관심을 자신에게 돌린 후 꿈에서 본 그 문제로 귀신을 공 격하였다. “거꾸로 서면 1/3이 사라지고, 다시 거꾸로 서면 사라진 1/3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무엇이지?” 처음엔 가소롭게 받아들이던 귀신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떠오르지 않자 점점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괴 로워하는 표정이 역력해졌다. 주원이의 공격을 받은 귀신은 점점 더 괴로움의 강도가 커지더니 결국 엘리베이터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고 귀신이 사라진 자리에는 가느다란 연기만이 피어오를 뿐이었다. 그 후 아파트에서는 더 이상 주민을 괴롭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답: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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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참여연대는 지금│
대구참여연대 활동소식
(1~2월 활동소식)
01-05 [보도자료] 대구참여연대, 대구시 조례제·개정 2차 시민청원운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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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회의] 2021 제23차 총회준비위원회 2차회의 개최 01-12 [성명]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인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 01-14 [공동성명] 희대의 국정농단 범죄자 이명박·박근혜 사면 완전한 철회를 요구한다
01-14 [성명] 유해 마스크 문제, 다이텍의 책임은 끝나지 않았다! 01-28 [성명] 동구의회 다선거구 보궐선거 반대한다 개최 01-29 [성명] 대구시의회 제도개혁 TF, 시민참여 보장하라
02-04 [성명] 대구시 자치경찰제 제도 및 운영에 주민참여 보장해야 02-08 [회의] 2021 제23차 총회준비위원회 3차회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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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참여연대는 지금│
02-18 북구청의 이슬람사원 공사중단, 문제있다 02-18 제2대구의료원 설립 시민추진위원회 구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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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기 2020. 12월말~ 2021. 2월 중순, 마음 주신 분들입니다. 소중한 마음 잊지 않고 더욱 애쓰겠습니다.
[후원금 내신 분] 구인호님, 권윤수님, 김형진님, 엄창옥님, 이명균님, 이승익님, 임태상님, 최병우님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물품후원 및 재능기부 하신 분] 강동철 회원 : 사무실 전기를 손봐 주셨습니다. 구인호 회원 : 사무처 활동가들 설 선물을 보내 주셨습니다. 류영준 운영위원: 사무처 활동가들 설 선물을 보내 주셨습니다. 박호석 공동대표: 사무처 활동가들 연말 회식비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정혜숙 공동대표: 사무처 활동가들 설 선물을 보내 주셨습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 사무실에 제주 감귤을 보내 주셨습니다. 최나래 회원 : 사무처 활동가들 회식비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회원가입 하신 분] 김경원님, 김은경님, 문종상님, 오말임님, 이천희님, 정재훈님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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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보고│
※ 본자료는 회계감사의 감사를 받기 전 자료로서 회계감사후 일부 계정 및 계수의 조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회원·시민 여러분의 회비와 후원금 깊이 감사드립니다. - 48 -
│회비납부명단│
납부하신 회비는 세상을 바꾸는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강금수 강동인 강동철/신동주 강선구 강수영 강우진 강재기 강준구 강진호 강현구 경나윤 고춘자 고한용 공정옥 곽연하 곽이화 곽현수 구수용 구인호 권기동 권대용 권덕기 권미숙/박재범 권상구 권상범 권석우 권수용 권수임 권영규 권영래 권영태 권영해 권오혁 권옥자 권재영 권재욱 권추경 권택흥 권혁장/추정화 권현준 권흠기 금송민 김갑진 김건예 김건우 김건훈/김향미 김경근 김경환 김광석/이혜영 김규엽 김규종 김근아 김남수 김대균 김동명 김동현 김명호 김무락 김미경 김미수 김미정 김미정 김민재 김배 김병하 김병호 김보영 김보임 김봉심 김삼/한효정 김상수 김상숙 김상호 김석동 김석수 김선영 김선우 김선희 김성구 김성수 김성태 김성택 김소언 김수동 김수옥 김수정 김숙희 김순규 김순옥 김승주 김신애 김신일 김애화 김억남 김언호 김연희 김영근 김영도 김영록 김영문 김영애 김영일 김영지 김영진 김영철 김영화 김용락 김용원 김우주 김유진 김윤상 김윤정/김수일 김은숙 김은정 김인하 김일수 김재권 김재승 김재훈 김정미 김정민 김정화 김종건 김종록 김종봉 김주영 김주영 김주욱 김주태 김주희 김준호 김지연 김진숙 김진태 김진환 김채원 김철원 김태균 김태석 김태영 김태일 김태환 김학준 김해원 김해환/곽이화 김현희 김형섭 김형진 김형태 김혜정 김효정 김효주 김휘수 김희섭 김희윤 김희진/변정호 나순단 남성욱 남영주 남채현 남호진 노경미 노승석 노연수 노태맹 노형석 도근환 도영주 류덕제 류보경 류영준 /이영주 류영철 류은경 류태하 문경자 문영곤 문용우 박갑상 박건상 박건욱 박경로 박경순 박경욱 박경찬 박근식/강문희 박금동 박노진 박대희 박명리 박명섭 박명호 박민경 박병철 박상화 박선미 박성미 박성민 박성찬 박세정/김은희 박송빈 박수열 박순일/이미숙 박시재 박양주 박여경 박옥순 박완슬 박은정 박은주 박인규 박인철 박재락 박재범/권미숙 박재일 박정민 박정호 박종률 박지윤 박찬국 박찬영 박찬웅 박창호 박청진 박한우 박현정 박현탁 박호석 박희동 배갑기 배금정 배대환 배은경 배준석 백권기 백미숙 백승대 백진욱/이선희 백차흠 변영숙 서덕교 서두진 서보경 서보성 서상득 서상민 서인찬 서정욱 서준하 서준호 서창환 석민철 석성진 성상희 성언제 성재환 소영진 소유철 손관영 손광락 손대락 손상호 손재봉 손창희/홍경미 손태운 손형민 송명수 송미진 송상욱 송윤식 송해익 신기복 신기완 신도환 신동민 신동주 신동화 신득렬 신명희 신미정 신성욱 신수정 신숙경 신영숙 신유지 신윤정 신정석 신중석 신효철 심윤철 안경완 안경욱/박지선 안병학 안상진 안승택 안정임 안헌수 양선진/임호성 양영일 양유선 양진모 양희 엄창옥 오말임 오문섭 오병현 오신택 오용태 오의식 오철희 오현주 우성문 우웅택 우장한 원준호 유경곤 육정미 윤 영 윤명화 윤문주 윤병대 윤병철 윤상호 윤성아 윤영식 윤용희 윤재석 윤정호 윤종화 윤태자 윤호석 이경미 이경상 이경호 이광모 이규호 이균호 이근덕 이기락 이기수 이남훈 이동기 이동인 이동진 이동훈 이두옥 이만호 이명원 이명자/안효용 이미지 이병동 이상구 이상돈 이상목 이상수 이상술 이상식 이상원 이상훈 이서준 이석목 이선영 이성해 이성훈 이성희 이소영 이순재 이승도 이승수 이승연 이승익 이승후 이연주 이영도 이영희 이원준 이윤희 이은아 이은영 이은정 이의호 이재남 이재문 이재성 이재욱 이재일 이재호 이재희 이점미 이정동 이정만 이정수 이정연 이종길 이종우 이종춘 이종필 이주형 이준우 이준홍 이진희 이창수 이창순 이창화 이창환 이천희 이철환 이춘곤 이충기 이태영 이태우 이풍락 이현미 이현옥 이형석 이화선/정호태 이화정/최훈태 임성무 임순광 임현수 임현태 장밝은 장영훈 장우영 장은우 장준현 장태철 장현주 장화환 전승훈 전영주 전창훈 전홍철 정강미 정경열 정규진 정길운 정민경 정상기 정선기 정수홍 정승필 정용훈 정우근 정우달 정은정 정이성 정일선 정재봉 정재영 정재형 정준호 정지욱 정창수 정하진 정현숙 정혜숙 정호원 조광진 조병집 조영철 조영태 조용식 조재민 조정봉 조희래 조희숙 조희재 주보돈 진금염 진성섭 진수미 진용인 진정화 차우미 차인섭 채장수 채장식 채형복 채휘균 천기철/고춘자 천덕우 천용길 최개천 최기현 최나래 최문석 최병덕 최병우 최병학 최병해 최상주 최선애 최신일 최연석 최용환 최유리 최은경 최정민 최종태 최진욱 최철영 최현겸 최현숙 최현진 최혜진 추정화/권혁장 추호식 태찬인 하성협 하영선 하유신 하잠동 한경국 한광훈 한대환 한부득 한상훈 /최경화 한승균 한승훈 한은영 한태수 허 종 허노목 허은경 현명호 현호성 홍상익 홍순표 홍영표 홍원대 황선명 황성주 황순오 황양운 황정화 황중진 평생회원 권흥락 김 미 김성희 김은주 김응곤 김영화 성상희/이선례 신숙경 이경옥 이종만 진미화 윤지현 이찬진
*위 명단은 2021년 1월부터 2월 동안 회비가 인출된 명단입니다. 이름이 없든 등 기타 오류가 있을 시, 사무실로 연락 바랍니다 ☎ 053) 427-9780 담당 : 조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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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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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원장 : 양희
후원계좌 : 대구은행 036-04-000437-9 (대구참여연대)
Add. 대구시 동구 입석로 96, 연우빌딩 2층 Cafe : http://cafe.daum.net/dongjumin
■ 함께 꾸는 꿈 편집위원회 미디어위원장 : 문용우 미디어위원 : 강금수 김형진 조영태 차우미 편집담당 : 김형진
공 동 대 표 ‖ 박호석, 이두옥, 정혜숙 운 영 위 원 장 ‖ 박경로 사 무 처 장 ‖ 강금수 상 근 활 동 가 ‖ 장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