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드라망 2018년 5월 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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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간행물 신고번호 양천 라 00074

생명살림의 연대 151호 2018년 5월

짱짱의 농사일기 ⑮ 특집 | 협동조합 사이좋은 마을 귀농탐방기 | 강원 화천 임달래 님


사진으로 이야기하기

연잎 한 장 한 장 말아 연등을 밝힙니다. 아픔과 슬픔과 아쉬움들이‘기분 좋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읍니다. _낙성대 보리수법당에서

사진_ 양시영 사진은 사는 것 그리고 살리는 것이다. “짱짱한 아름다움을 위하여”블로그: http://yangssi2000.blog.me


삶의 결을 바닥부터 바꾸는 운동

인드라망이란?“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는 연기적 세계관을 상징하는 말로 그물코마다 유리구슬이 달린 그물의 모습입니다.

생명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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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인드라망 나의 가족 탈출기_김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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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탐방기│강원 화천 임달래 님 비슷한 결을 따라 여기까지 온 삶, 더 기대된다_나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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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우리가 함께하면 알게 되는 것들_최현지

소박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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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의 농사일기 농사는 머리가 아닌 몸으로 기억된다_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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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1 나를 낳은 것은 어머니, 나를 키운 것은…_현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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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2 작은 절 귀정사가 가고 싶은 길_김중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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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는 이웃이 생겼다_정청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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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인터뷰 주용수 구슬님_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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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이야기하기_양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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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소박한 삶 바람불어 좋은 날_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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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추천도서 논밭에서 만나는 곤충, 꼭 없애야 할까?_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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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적다 시를 만나다 <엄마>

살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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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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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의 손길, 고맙습니다. 보내주신 정성 소중히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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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행사·교육 일정 *인드라망 소식지는 푸른 숲을 살리는 재생용지로 만듭니다.

통권 제151호 발행일 2018년 5월 1일 발행인 도법 발행처 인드라망생명공동체 www.indramang.org 편집팀 조선원 허갑열 오창균 나익수 이현이 최현지 정보간행물 신고번호 양천 라 00074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10길 16-23(신정동 144-35번지) 전화 02-576-1886/1866 전송 02-576-1890


삶과 인드라망

나의 가족 탈출기 인간의 성장은 다른 동물에 견주어 더딘 편이라고 한다. 생후 몇 시간 만에 일 어나 자신의 몸을 가누고 몇 개월 안에 생존 기술을 익혀 부모 품을 떠나는 동 물들과 달리, 인간은 십수 년간, 부모의 시각을 빌어 세계를 발견하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규정한다. 나는 나의 부모님의 시각으로, 나의 부모님은 그들의 부 모님의 시각으로… 어쩌면 한 개인의 인생은 특별한 전환이 없는 한, 조상의 삶 을 변주하는 과정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누적된 습관의 노 예에서 벗어나는 삶을 꾸리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나는 인드라망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인드라망 활동가에게는 다양한 자리를 통해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듣고 묻고 반복하여 새 기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 과정을 통해 지난 삶의 궤적을 돌이켜보면, 나는 늘 스스로를 결함 있는 존재로 여기며 결함을 고치고 결핍을 채워 특별하고 완성 된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했고, 내 영혼의 동반자와 특별한 경험을 찾아 어딘 가로 떠났다. 무엇을 결함과 결핍으로 여겨 고치고 채우는 이런 노력을 애써서 했을까? 그동안 나는‘아버지는 나에게 무언가를 해낼 똑똑하고 능력 있는 딸이 되길 기 대한다. 어머니는 나를 이미 힘든 삶에 하나 더 얹어진 부담으로 여긴다.’라는 이야기를 믿고 반복하여 상연하고 있었다. 난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 딸이 되어 어머니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방식으로 어머니를 사랑했고, 아버지의 기대 에 부응하는 믿음직한 딸이 되어 특혜를 얻어냈다. 그렇게 애써 노력하는 것으 로 나의 존재를 정당화했고,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것에 상처받지 않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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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음 밑바닥에는 내가 원하는 것이 전달되지 않음에 대한 절망과 무력 감, 그리고 외로움으로 베어진 가슴의 상처로 깊은 분노와 슬픔이 쌓여갔다. 그 러나 나의 분노를 드러내어 내게 제한되게나마 사랑과 안전을 제공하는 부모님 으로부터 버림받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 분노를 막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도록 가슴을 꽁꽁 묶었다. 가끔 내면의 분노가 드러날 때면, 두려움과 분노 사이의 갈등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나를 바닥으로 끌어 내리는 것 같았다. 특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삶의 활력을 나의 분노와 슬픔을 억누르는 데 사용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십 대부터 난 꾸준히 집을 떠날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몸은 집을 떠났는지 몰라도 마음은 여전히 부모님에게 묶여 있었다. 사 랑에 굶주려 있으면서도 상처받을까 봐 엄마를 외면했듯 사람에게서 멀어지려 는 마음이 컸다. 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나를 보호해줬으면 하는 아버지에 대한 기대는 세상이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기대가 되어 여전히 장소 와 시간을 불문하고 나의 마음을 두드렸다. 내가 원하는 것과 상관없이 굴러가 는 세상과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실망으로 난 수시로 분노했고 상처받았다. 그리고 이 절망감과 슬픔을 지속해서 느끼며 살 수가 없어 가슴을 닫았다. 부모님으로부터 온전한 수용과 보호를 갈구했지만, 좌절했던 기억은 여전하여 내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주무르기도 했다. 누 군가의 부모가 되어도 전혀 모자라지 않을 나이임에도, 여전히 그 늪에 빠져 옴 짝달싹 못 하는 내 모습은 말뚝에 매어 제 자리를 빙빙 도는 짐승이 된 듯한 느 낌을 준다. 전혀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이렇게 유아기적 소망과 기대, 분노, 좌 절, 슬픔 위에 구축된 삶은 허약하고 위태로웠다. 다행스러운 일은 이것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생존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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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인드라망

씩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나라고 생각했던, 부모님에게 생존을 의 지하느라 꽁꽁 묶어두었던 마음을 하나씩 걷어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고 또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발견하는 과정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다른 사람 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요구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다른 사람의 기대와 신뢰 를 저버리지 않는 믿음직한 사람이 되는 것. 이런 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나 는 어떤 사람일까? 살면서 내가 바랐던 보호와 안도감을 느꼈던 때를 기억한다. 무언가 딱 맞아 떨 어지는 느낌, 집에 왔다는 느낌. 그런 느낌을 2013년 아르헨티나 어느 부부의 농장에서 지낼 때 처음 받았다. 유명한 이과수 폭포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그 농장에서 생태 뒷간을 사용하고, 그것을 퇴비로 이용하여 텃밭을 만들고, 생태 건축으로 집을 짓고, 사유지를 가로질러 흐르는 계곡에서 더위에 지친 몸을 씻 었던 그 기억은 행복하고 안전함을 느꼈던 기억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이전에 는 혼자 애써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하고 막막했다. 그런데 그 농장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내가 어느 큰 그룹 안에 속해 있고 내가 들어감으로 써 하나의 원이 완성된 느낌, 비로소 뿌리내린 느낌, 그로 인해 바로 내가 있어 야 할 곳에 있다는 소속감과 안정감, 안도감을 느꼈다. 전 생애를 걸고 내가 찾 아다니던 게 그것이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아마도 공동체 감각이었나 보다. 생명의 공동체 안에서, 생태적 순환에 참여하는 자체로 기쁨과 즐거움, 안정감이 있음을 알았다. 그것을 알게 된 이상 이전처럼 도시의 임금노동자가 되어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돈을 통해 서만 다른 것과 연결되는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아쉽게도 나의 가족 역 시 내가 돌아가고 싶은 공동체가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바란 공동체는 아니었 다. 서로에게 의지하여 각자의 완성을 돕는 온전한 존재로 여기고 존중하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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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우리는 서로를 자신의 기대와 필요를 충족시킬 수단으로 보았다. 나의 가족 을 탈출하여 멀리서 돌이켜보니 그랬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공동체로 산다는 것을 깊이 공부하게 한다. 이곳에 온 것만으로 모든 어려움이 일거에 해결되었으면 좋겠지만, 여기서도 여전히 나의 습관은 나를 휘두르고 사람들과 멀어지고 가까워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다만 이전과 달리 지금은 그 휘둘림에 큰 심리적 손상을 받지 않는다. 여기서 더 나아가 단순히 사람들만의 공동체를 넘어 생명의 공동체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미약하지만, 그 노력으로 생명에 뿌리내린 소속감과 다른 사람이 내게 기 대하는 것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맨얼굴 그대로 존재해도 괜찮다는 안정감을 얻어가고 있다. 비록 시작은 결함을 고치고 결핍을 채우기 위한 탈출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여 정을 통해 지금 여기에 다다랐으니, 인생의 고통도 버릴 것 하나 없다는 생각 이 든다. 생명의 공동체 안에서 자리를 잘 잡아보려는 노력이 마냥 쉽지는 않 지만, 지금 이대로의 내 삶이 꽤 괜찮다. 다 고마운 일이다. 이제는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남들보다 특별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초조하거나 불안하지 않다. 더불어 사는 다른 사람들이 고맙고 그들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하면 삶이 보람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 한켠이 든든해진다. 한 가지 더 소망한다면, 하루 빨리 나의 가족도 이렇게 공동체 안에서 든든하게 사는 삶을 선택하였으면 좋 겠다.

글_ 김한나 생명평화대학 활동가 생명평화대학 1기를 졸업하고, 유명유실(有名有實)한 삶을 살기 위해 인드라망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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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소박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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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_ 이영희 불교귀농학교 18기 돈이 아닌 손으로 살고 싶은, 손살림을 일상의 실천으로 만들려 끙끙대는, 그림 그리는 사람. nearzoo.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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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탐방기

강원 화천 임달래 님

비슷한 결을 따라 여기까지 온 삶, 더 기대된다 30대 초반 청년 농부를 만나기 위해 강원도 화천으로 갔다. 화천에는 귀농한 분 들이 곳곳에 많이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 더구나 이번에 만나기로 한 분은 젊은 여성 농부이기에 어떤 꿈을 품고 귀농을 하였을까 하는 궁금함이 자못 컸 다. 구불구불 백운계곡 길은 초록이 짙어졌다. 두 시간쯤을 가니 사내면 안골마 을에 닿았다. 심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아스파라거스를 돌보다 마중을 나온 청 년 농부 임달래 님을 만났다. 나중에 아스파라거스 옆에는 방울토마토와 민트 를 심을 계획이라고 알려줬다. 아스파라거스에 모이는 벌레들이 방울토마토나 민트 향을 싫어해서란다. 농부에게서 새로운 걸 배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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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읍내 중학교에서 풍물을 가르쳐야 해서 일해야 할 오전에 임달래 님 을 만났다. 이곳 화천은 그의 고향이기도 하다. 다시 화천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은 지는 3년째가 되어 가고 있다. 호박, 오이, 고추 등 가능한 한 자급자족할 수 있는 농사를 지으려 하지만, 벌이를 위해 아스파라거스를 심기도 한다. 아스 파라거스는 3년 뒤에나 수확해서 팔 수 있는데, 마을 어르신이 적극 추천해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안골마을에는 임달래 님 말고도 6명이나 되는 젊은 농부들이 살고 있다고 했다. 잠깐 일손을 내려놓고 집으로 들어와 이야기를 나 누었다. 빽(?)으로 시작된 사회생활 화천이 고향이라는데,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임달래 님은 5살 때 부모님이 입양 을 했다고 한다. 집에는 달래 님 말고도 입양된 동생이 있었고, 장애가 있는 분들 이 어울려 살았다고 한다. 부모님 얘기를 가만 듣고 보니 아버지가 임락경 목사 였다. 그런 관계를 모른 채 만났는데, 이렇게 알게 되니 살짝 놀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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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탐방기

고등학교는 홍성에 있는 풀무학교를 다녔고, 대학은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성 공회대 사회학부를 가고 싶어서 원서를 넣었지만 떨어졌다. 대학 욕심은 없었 기에 전라도 광주에서 배우고 싶었던 장구를 익혔고, 익산에서 선생님을 만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마을굿을 하는 장구 스승 밑에서 먹고 자며 1년 정도 배 운 뒤, 친구 셋을 불러들여 같이 배우며 풍물패 활동을 했다. 이 친구들과는 ‘악’만 있는 풍물을 하지 말고, 마을의 잔치를 비롯해 농경시대 문화가 살아 있 는 풍물패 활동을 하자고 마음을 나누었다. 20대 청년들의 풍물패 활동을 보고 어른들은 더 속도감 있게 대응을 하였다. 곧 장 풍물패 후원회가 만들어지며 청년들보다 앞서가는 듯했다. 풍물패 대표로서 임달래 님은 중간에서 잘 조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젊은 풍물패를 대표했음에도 욕심이 앞선 어른들 편에 서면서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 졌고, 결국 무게감을 견디지 못하고 나와 버렸다고 한다. 영어 공부를 위해서이 기도 했지만, 호주로 도망에 가까운 여행을 가고 말았다. 1년 가까이 여행한 뒤 돌아와‘정농회’ 에서 첫 사회생활을 했다. 2011년 26살 때였다. 아버지를 통해 알게 된 정농회 분이 사람을 뽑는데, 일할 생각 없냐고 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3년 정도의 정농회 생활은 좀 지루했다고 한다. 첫 사회생활이기도 했고, 뭔가 사 업계획서를 쓰고 일을 착착 진행하는 걸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더 크고 싶고 경험해 보고 싶다는 마음에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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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문화원으로 일터를 옮겼다. 역시나 슬로푸드 회원이기도 한 정농회 회 원의 소개로 가게 됐다. 여기도 빽(?)으로 가게 됐다며 임달래 님은 웃음을 보였 다. 인연이 연결되어 비슷한 결로 삶의 무늬가 그려지는 듯했다. 슬로푸드문화원에서는 식생활 교육을 하였다. 들어오고 얼마 되지 않아, 중고 생을 대상으로 하는 식생활 체험교육을 맡았다. 많이 힘들었지만, 당차게 씩씩 하게 일을 해냈겠다 싶었다. 이듬해부터는 아예 교육연구팀에 소속되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맡았다. 미각교육, 지미교육, 푸드컨셔스니스, 요리. 이렇게 네 가지 교육을 동시에 진행하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배움의 욕구 가 채워지는 듯해서 좋았지만, 반복해서 진행되는 교육으로 설렘이 떨어지고 힘든 노동으로만 다가왔다고 한다. 2년이 지나자 뿌리를 잃은 채 머리만 커지는 듯한 자신이 보였고, 빡빡한 교육 프로그램이 힘들고 지쳐 휴직을 하였다. 충전 을 위해 미국의 슬로푸드 문화를 둘러볼 겸 여행을 떠났는데 여행 중 퇴사를 하 게 되었다. 형편이 어려워진 직장에서 퇴사를 권한 것이다. 결국, 청년 농부가 되기 위한 훈련을 한 셈 5년 정도 되는 사회생활 뒤에 곧장 귀농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단다. 언젠 가는 귀농할 생각이었지만, 돌아보니 벌써 3년째가 되어 간다며 웃는 모습에서 앞으로 이어질 이 청년 농부의 삶에 더 많은 기대감이 생겼다. 2015년 초겨울, 갑작스럽게 부모님이 사는‘시골집’으로 왔다. 이곳에서 1년을 ‘시골집’식구들과 농사지으며 살았다. 특히 시골집에 살던 석준 아저씨와 농 사지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한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이곳 안골로 혼자 와서 청년 농부로서 자립의 길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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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탐방기

▲ (우) 미생물을 활용한 자연유기재배에 사용하는 미생물

독립한 첫해 농사는 어땠을까? 달래 님 표현으로는‘망했다’고 한다. 전해에는 아버지도 있고 석준 아저씨도 있어서 탈 없이 농사를 지었다. 그러다 보니 혼자 라는 생각을 못 하고 농사를 크게 벌인 것이다. 결국, 무리를 해서 농사를 짓다 가 몸에 담이 와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 두 달 내내 침과 뜸을 뜨며,‘고추 따 야 하는데, 고추 따야 하는데’하면서 바라만 보다가 농사를 망치고 말았다. 이 일을 계기로 몸을 돌보며 사는 법을 배웠다면서 씩 웃어 주었다. 그리고 그해 가을에 시골집에 살던 농사꾼 석준 아저씨가, 역시나 시골집에 살던 금이 언니 를 아내로 삼고 옆으로 이사를 와서 큰 힘이 돼주고 있다. 올해 농사 계획은 먼저 자급자족할 먹을거리를 짓고, 아스파라거스 옆에 방울 토마토나 민트를 심는 거다. 또 가까이에 6명이나 되는 젊은 농부들이 있기에 공동텃밭을 비롯해 마을에서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기도 한단다. 마을 사람들과 어울림은 어떤지 궁금했는데, 도시나 시골이나 끼리끼리가 아니 면 그다지 어울릴 기회가 없는 듯했다. 이곳은 또 마을일이라 할 만한 게 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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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하단다. 결국, 젊은 귀농인들끼리 어울리며 악기도 하고 뭔가를 모색해야 하 는 셈이다. 이들이 작은 물결을 만들어내는 데 마음이라도 보태고 싶다. 풀무학 교를 졸업한 뒤 뜨거운 20대에 농악, 정농회, 슬로푸드문화원 등을 거치며 임달 래 님은 청년 농부가 되기 위한 훈련을 한 셈이구나 생각하였다. 의도했건 의도 하지 않았건 인연의 끈이 결국 청년 농부로 이끌지 않았나 싶다. 제가 좀 크게 크게 논대요 농사 계획을 비롯해서 화천에서 어떤 꿈을 꾸는지 물었더니 달래 님은‘사람들 이 제게 생각이나 계획이 크대요’하며 말문을 열었다. 최근에‘청년농’지원에 선정이 돼서 올해는 월 100만 원, 다음 해에는 90만 원, 마지막 해에는 80만 원 을 지원받는다고 한다. 덕분에 큰 꿈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청년농 지원할 때 사업계획서에도 썼는데,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게 아니라고 한다. 꾸러미 회원을 모아서 농산물만을 거래하는 게 아니고 그 사람들이 오가며 농사 경험을 나누 는 공간을 만들 생각이라고 한다. 공동생산자가 되게 하겠다는 꿈인 셈이다. 그 래서 농가주택 자금을 빌려 게스트하우스 비슷한 집을 짓고 있다고도 했다. 사회생활에서 보고 겪은 현장 체험, 교육농, 팜레스토랑 등을 담아내는 공간을 그리는 정말 큰 꿈을 설명해 주었다. 농사는 앞으로 경운을 하지 않고, 인공 거 름을 주지 않는 농법을 적용하려고 한다는 얘기도 해주었다. 나름 이름을 붙이 자면, 미생물을 활용한 자연유기재배라고 하였다. 어쩌면 주변에 친구들이 있기에 배움을 나누며 두려움 없이 이런 큰 꿈을 그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꿈을 위해 뚜벅뚜벅 걷는 모습이 나에게도 많은 배움을 주었다. 달래 님은 이게 다 배울 수 있는 아버지와 좋은 친구들이 옆에 있어서 라고 하지만, 달래 님 안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기운이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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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탐방기

▲ 아스파라거스 밭을 살피는 석준 님과 달래 님

앞으로도 혼자 살 생각이냐고 묻자, 달래 님은 지금 비혼으로 살고 있지만, 농 사나 삶에 관한 철학이 비슷한‘파트너’같은 사람을 만나면 결혼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고 한다. 관행처럼 하는 결혼을 애써 할 마음은 아직 없다는 얘기였 다. 노동과 삶을 함께 나누며 동등한‘파트너’가 될 사람을 만나고 그런 파트너 가‘되는’것을 덤으로 곰곰이 생각해 본 만남이었다.

글_ 나익수 인드라망소식지 편집위원 책을 만듭니다. 녹색 삶을 지향하며 그렇게 살 수 있는 삶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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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우리가 함께하면 알게 되는 것들 협동조합 사이좋은 마을·조상민 님 현대 사회는 소비를 매개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소비로 통용되는 시대에 들 어서게 되면서 건물은 높아지고, 진열된 상품의 가짓수는 많아진다. 공간을 점 유하고 있는 살 것, 볼 것, 향유할 것들 때문에 우리의 오감엔 종종 마비 증상이 온다. 대상 하나하나에 머무는 시간은 순간이 되니 따뜻한 관심을 두고 이들을 응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자세히,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움을 안다던 시인 의 말은 빛을 바랜 지 오래다. 이처럼 소비와 소유는 소외를 낳고, 소외는 우리를 각자의 섬으로 밀어 넣었다. 이런 각자도생의 섬으로부터 탈출하여 서로의 숨결과 몸과 다양한 가치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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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 이것이 우리가 공동체를 목 놓아 이야기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번 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에서는 사이좋게! 함께! 살아가는 <협동조합 사 이좋은 마을>의 조합원이자, 이들의 첫 프로젝트‘사이좋은 카페’의 카페지기 조상민 님을 만나고 왔다. 도시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꿈을 꾸다 조상민 님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30대 초반까 지 예수살이공동체에서 실무자로 활동했다. 예수살이공동체는 소비사회에서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가톨릭 신앙공동체로, 충북 단양에 실현지인‘산 위의 마을’을 건립했다. 공동체에서 만난 선배, 동기들이 취직 후 가 정을 이루면 돈·주거·양육이라는 현실의 장벽에 가로막혀 활동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부분에 아쉬움을 느꼈지만, 이를 해결할 방안이 당시만 해도 뚜렷하지 않았다. 반면, 공동체 활동을 이어나가려는 선배의 다수는 오래되고 훌륭한 공동체를 찾아서 기존 공동체를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야기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나의 삶으로 가져가는 것에 공동체 운동 의 핵심이 있다고 봐요. 예수살이공동체가 10년 정도 되었을 때, 신부님과 신자 들이 같이 살며 농사짓고 신앙생활을 하는 공동체를 충북 단양에 만들기 시작 했어요. 그러다 보니 도시 안에서도 공동체로 살아가려는 활동이 있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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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나 싶었죠. 하지만 간단한 작업이 아니니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어요. 공동 체에서 실무를 그만두면 본격적으로 해봐야겠다 싶었죠.” 선배들의 경험을 비추어보며, 도시에서 청년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근거리 에 이웃하여 함께 사는 (느슨한 형태) 공동 주거, 적더라도 생활이 가능한 경제 활동, 하고 싶은 것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사이좋은 마을, 사이좋은 카페를 열다 2012년 봄, 활동을 그만둔 조상민 님은 공간을 운영함에 있어 몬드라곤 협동조 합의 형태를 생각하게 된다. 때마침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발의되었고 다 음 해 시행될 예정이었으니, 천우신조를 만난 셈이다. 조상민 님은 1년이라는 준비 기간을 같이 할 사람들을 찾아 나섰고, 함께하겠다고 모인 10여 명을 중심 으로 협동조합 준비팀이 꾸려지게 된다. 이들은 협동조합‘사이좋은 마을’의 법인 설립과 창립총회, 사이좋은 마을의 첫 프로젝트인‘사이좋은 카페’의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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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픈까지 꼬박 1년이라는 시간을 발맞춰 달 려갔다. “카페를 열기 위한 공간을 구하기가 제일 힘들었어요. 조합원들이 서울을 비롯해 각 지에 흩어져 살다 보니 접근성이 문제가 된 거죠. 그나마 찾아오기 수월하려면 사 대문 안에 자리해야 하는데, 사대문 안에 서 조건에 맞는 (저렴한 월세, 적당한 유동 인구, 1층 위치, 자연과 만날 수 있는 곳)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꼬박 4~5개 월을 돌아다녔지만, 저희가 가지고 있는

▲ <단 한가지> 전시회

예산에는 턱없이 부족했죠. 그러다 우연히 지나게 된 서촌의 분위기에 이끌려 주변을 산책했는데, 이곳이다 싶었어요. 현재의 공간은 당시 생각했던 조건에 90% 정도 맞는 곳이에요. 운명 같은 만남인 거죠.” 150여 명의 조합원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카페의 보증금, 시설과 소모품 구 입, 인테리어까지 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스럽게 조합원 중 설계랑 시 공을 할 수 있는 분이 있었고, 그분의 품과 장비로 일을 진척시킬 수 있었다. 매 일같이 청년들 5~6명이 모여 인테리어 공사와 회의를 동시에 진행했다. 이렇게 십시일반으로 만들어진 공간인 사이좋은 카페는 9주 정도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14년 봄 문을 열게 된다. 사이좋은 카페는 카페지기 조상민 님과 아르바이트 1~2명, 운영위원 5명, 이사회 8명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이들의 운영 방안은 자연히 국산과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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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 했다. 화학 파우더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여타의 카페와 차별화된 메뉴가 있지는 않지만, 이런 방안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재료를 만들어 사용하기에 믿 고 이용할 수 있다. 또‘산안마을’의 유정란을 판매하고,‘산 위의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 판매도 모색하며 건강한 먹거리 운동도 함께하고 있다. 카페 한 쪽에서는 로스팅도 직접 하고 있어 사이좋은 카페만의 신선한 커피를 늘 맛볼 수 있다. 카페 운영 외에도 각종 소모임을 진행하며, 조합원의 교육과 활동을 지원하고 있 다. 기타 모임, 인왕산 꽃 그리기 모임, 세월호 모임, 살사춤 배우기 등 조합원뿐만 아니라 동네 분들도 함께하는 모임에는 소박, 소소한 만남과 웃음이 늘 함께한다. 사이좋게! 함께! 살아간다는 것 협동조합 준비 모임을 시작할 즈음‘우리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주제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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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션 찾기를 진행한 적이 있다. 각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나누고, 그것을 비슷한 항목끼리 분류하는 작업을 통해서 각양각색의 빛깔 속 공통된 분모를 찾고, 협동조합의 이름과 가야 할 미션을 찾고자 한 것이다. “미션 찾기를 진행하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사이좋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 함 께 살고 싶은 마음임을 알았어요.‘사이좋음’에는 좋은 것뿐만 아니라 싫은 것 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그리는 공동체를 표현한 최고의 말이었기에 자연히 마을의 이름이 되 었죠.” 하지만 함께하는 즐거움이 클수록 어려움도 커져갔다. 준비할 때 함께했던 마 음도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금씩 변했고,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으로 서로의 위치가 달라지면서 생각에 차이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배려하는 마음, 상처 주고 싶지 않은 마음,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이 교차하면서 마음의 매 듭은 꼬였다 풀어지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그 과정을 통해 관계를 지혜롭게 이 어가는 방법을 조금씩 연마할 수 있었다고 한다. 카페를 운영하는 틈틈이 공동 주거를 위한 작업도 조금씩 진척시켰다. 준비팀 을 꾸려 동네별 사전 조사를 진행했고, 접근성·편의시설·교육 환경을 자세히 검토하여 토론했다. 2017년 함께 살 동네(삼선동)를 정한 뒤, 몇몇 친구들과 예 수살이공동체의 공동체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체험터‘밀알공동체’가 이사를 와 삶터를 가꾸는 중이다. 현재까지 사이좋은 마을에서 정리된 마을 구성 방안은 정해진 동네에서 도보로 5~10분 정도의 거리에 모여 살고, 필요한 것들은 살아 가며 하나씩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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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본주의 사회에 맞서 가장 근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사람들과 함께 사 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는 일이 될 거예요. 소비·자본주의 사회에 일대일로 맞서기란 쉽지 않지만, 전혀 다른 규칙과 방법을 가지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은 우리가 충 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삶의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는 데에 큰 의미가 담겨 있어요.” 조금 다르게 살아보기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래오래 바라보는 다 정다감함으로부터, 인간 본성에 깃들어 있는 다양한 마음씨를 살피는 마음씀으 로부터 함께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된다. ■ 사이좋은 마을 누리집 : cafe.daum.net/BINO ■ 사이좋은 카페 누리집 : www.facebook.com/42zoun

글_ 최현지 사무처 활동가 평화가 깃든 세상을 꿈꾸며, 좋은 벗들과 함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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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의 농사일기

농사는 머리가 아닌 몸으로 기억된다 24절기의 다섯 번째인 청명(淸明)은, 하늘이 점차 맑아지는 절기로 농사와 나 들이에 좋은 날이다. 그러나 요즘은 안개처럼 뒤덮인 미세먼지에 가려져 맑은 하늘을 보는 날이 매우 드물고, 답답한 마음에 한숨은 절로 늘어간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속담이 있다. 생명력이 없는 부지깽이 같은 나 무를 꽂아도 싹이 날 정도로 농사짓기에 좋은 날씨라는 뜻이다. 농장에서는 해마다 지역 주민들에게 텃밭 분양을 하고 있다. 봄이 오면 꿈틀거 리는 경작 본능을 누르지 못하고 흙냄새가 그리워져 해마다 주말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다. 거짓이 없는 흙처럼 그들의 얼굴에서 선(善)한 기운을 느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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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욕심을 누르지 못하고‘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인 얼굴도 만나지만, 그 러한 인연은 지속시키지 않는다. 작은 텃밭에서 배운다 또 다른 속담‘한식에 죽으나 청 명에 죽으나’는 한식과 청명은 하루 차이로 별로 달라질 것이 없음을 뜻한다. 지금 농사를 시 작해도 되는지 늦지는 않은지 걱 정스럽게 묻는데, 농사가 처음이 라 몰랐거나 일찍 시작한 사람들 의 훈수에 혼란을 느껴서 그렇 다. 농사는 24절기를 따라가면서 때(時)를 맞추는 것이지 경쟁으로 순위를 결 정하는 운동경기가 아니다. 봄농사는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게 해도 된다. 자급하는 텃밭 농사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농사는 수십 년의 경력이 중요하지 않다. 짧은 기간이라도 다양한 작 물을 경험하는 것은 큰 공부이며 자산이 된다. 농사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기억된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야말로, 내 몸이 농사를 받아들였음이 증명되는 것이다. 그 경험은 일찍 올 수도 있고, 여러 해가 걸릴 수도 있다. 큰 농사는 뭔가 대단하고 전문적인 기술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작은 텃밭 농사에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경험을 하며 많은 것 을 배울 수 있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농사와 건강한 농산물에 대한 농사철학 을 뚜렷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생각하는 농사를 못 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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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의 농사일기

현실과 타협하거나 농사를 고된 노동,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는 자괴감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삶의 전환으로 당장 귀농할 수도 있겠지만, 내 몸과 생각이 농사와 맞는 지 긴 호흡으로 알아보는 텃밭농사를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농 사는 몸과 마음이 흐트러짐 없이 하나가 되는 명상과 같다. 24절기의 흐름을 따르는 농사 추위에 약한 작물들은 낮과 밤의 일교차로 냉해(冷害)를 입거나 몸살을 앓는다. 초여름이 시작되 는 5월에는 찬서리가 멈추는 입 하(立夏)절기를 지나고 심는 것 이 작물 생육에 유리하다. 4월 중 순부터 고추, 토마토, 가지와 같 은 추위에 약한 과채류를 노지에 심은 모습을 보는데, 한 절기를 앞서는 너무 이른 농사라고 할 수 있다. 이유를 들어 보면, 다른 사람들이 심고 있어서라거나 조금 빠른 것이 문제가 되겠 냐 싶어서라고 한다. 또 농자재를 판매하는 종묘상에서 모종을 일찍 판매하는 것 도 철부지 농사꾼을 부추긴다. 농사는 제때에 시작하고 관리해야 결실이 좋다. 냉해를 입은 과채류는 쌈채소와 달리 겉으로는 증상이 안 보이는 경우가 많다. 뿌리와 성장점이 냉해를 입으면 보름 이상, 한 달이 지날 무렵에도 생육의 변화 가 없거나 느리다. 약하게 냉해를 입으면 성장을 하더라도 생육 장애와 병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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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취약하며, 수확과 품질도 떨어진다. 제때에 심었더라도 종묘상으로 일찍 출 하되었거나 보온관리가 부실하여 냉해 피해를 본 모종을 구입한 경우를 종종 본다. 냉해가 의심되면 미련 없이 뽑아내고 다시 심는 것이 낫다. 키가 크지 않고 줄 기가 굵으며 잎이 짱짱하게 펼쳐져 있고 상처 없는 깨끗한 것을 선택해야 결과 도 좋다.

글_ 오창균 인드라망소식지 편집위원 흙에서 사람 냄새를 느낄 때 가장 행복한 도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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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1

나를 낳은 것은 어머니, 나를 키운 것은… 나는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생명평화대학에서 4년째 살고 있다. 생명평화대학 은 삶의 전환을 꿈꾸는 청년들이 자기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사상적, 물질적 기반을 제공하고 돕는 대안대학이다. 나는 이 대학 활동가로, 다른 활동가 및 학생으로 온 청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혈연을 기반으로 하는 가족으로부 터 외떨어져서, 결혼으로 새로운 가족을 만들지 않은 채로, 낯선 이들과 어울 려 산다.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여기 살면서 무엇이 가장 힘드냐고. 그러면 망설일 것도 없이‘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곳을 떠나지 않는 이유, 여기가 좋은 가장 큰 이유 또한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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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가족 아닌 사람들을 마주하며 지낸다. 그러니 조그만 갈등이라도 생기면 손톱 밑의 가시처럼 늘 신경이 쓰이고 힘들다. 그래 서 공동체 안에서는 특히나 관계를 잘 맺는 일이 편안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 내는 데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아침마다 사람들에게 잘하자 다짐하고 나름 마 음을 다잡고 방문을 열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맘처럼 잘 되진 않는다. 공동체 안에는 크고 작은 갈등이 종종 생겼다. 화도 내고 울기도 하고 때론 아 프기도 했다. 그래도 공동체를 떠나지 않고 꼭 붙어사는 이유는 뭘까? 함께 살 면서 배운 것이 정말 많고, 편안함과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나에겐 모난 돌처럼 여기저기 부딪히고 깨져서 아팠던 경험이 있다. 그만큼 다 른 이들에게 더 많은 아픔을 주기도 했을 거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 시작하면 서부터 모난 부분이 조금은 둥글어진 것도 같다. 지금은 우리가 뭔가를 배운다는 것은 함께 사는 것을 배우는 거라는 생각을 한 다. 공부는 다른 존재와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일 같다. 그리고 행복은 관계를 잘 맺을 때 가능한 것임을 알았다. 그동안 이걸 잘해 보고 싶어서 책도 읽고 이 리저리 생각도 해 보았지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그냥 같이 살아 보는 것이다. 공동체에서 산다는 것은 이런 배움의 장에 연습도 없이 매일 실전 투입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공동체 안에서 우리 식구들과 오순도순 티격태격 사랑 하고 배우고 성장하며 잘살아 보고 싶다.

글_ 현미선 생명평화대학 활동가 생명평화대학 실무자로 있으며, 대학 식구들과 티격태격 지지고 볶으며 재미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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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2

작은 절 귀정사가 가고 싶은 길 어제 식구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요즘 한참 진행 중인 쉼터 숙소 확충 공사 이야 기를 나누었다. 몇 달 전부터 쉼터에 머무는 정 선생님이 전기를 다룰 줄 알아 전기 공사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자“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 었어요?”하며 다들 놀랐다.“앞으로는 귀정사에 머물기 위해 오는 분들의 직업 과 전문분야를 미리 파악해서 도움을 청할 일을 챙겨 두면 좋겠다.” 귀정사 시 설 관리를 담당하는 문 처사님이 즉각 이 같은 안을 내었다. 다들 좋은 생각이 라 하며 맞장구를 쳤다. 쉼터 숙소 확충 공사는 지난 2년간 귀농학교 주관의‘흙집 짓기 학교’를 통해 만들어졌던 2~3평 규모의 건물 3채를 마무리하여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작 업이다. 흙집 짓기 교육 기간이 일주일 정도로 짧다 보니 바닥과 벽체, 지붕 공 사 등 전체 공정의 약 60% 정도에서 멈춰있던 건물들이다. 귀정사와 사회연대 쉼터에서 마무리 공사를 위한 재료비를 감당하기로 하고 일손은 쉼터 식구들 중심으로 하고 있다. 요즘 귀정사의 크고 작은 일은 이렇듯 쉼터와 협력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마치 물이 웅덩이를 만나면 그 빈 곳을 채우고 흐르듯이 절의 일상 흐름 속에서 부족 한 것이 보이면 누구랄 것 없이 그것을 알아챈 사람이 채워나가고 있다. 공양간 운영에서부터 숙소 관리, 그리고 화장실 청소까지…. 그래서 이제는 절에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큰 행사가 예정되어 있어도 크게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현재 귀정사에 머무는 분들이나 절 살림살이를 꾸려 가는 데 함께하는 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다. 정치적 견해, 종교에 대한 생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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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운동의 참여 정도까지 살아온 이력이 참으로 다양하다. 비슷한 부분이 있다 면 대부분 몸이 아프다는 것 정도이다. 견해는 제각각이고 몸은 온전치 않지만, 함께 사는 존재의 어려운 처지를 외면하지 않고 손을 내미는 데 주저하지 않는 다. 이렇게 귀정사는 동병상련 처지인 사람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작 은 공동체가 되어가고 있다. 공동체 정치적인 견해, 인생을 풀어가는 철학과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한 울 타리를 이루어 사는 것이 공동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나도 한 때는 이런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적이 있다. 물론 나와 비슷한 견해를 지닌 사람들과 관계가 소중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온갖 우여곡절이 따 라붙는 우리 삶의 과정에 결국 각자가 명료하게 지켜 가야 할 것이‘깨달음’ 즉, 세상과 존재를 바라보는 안목의 확장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나와는 전혀 다른 인생 경험이나 견해를 지닌 사람들과 삶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곧 우리 가 지향하는 바와 더욱 부합하지 않을까 싶다. “산속에 가난한 절 있는데, 누구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절이다. 너희 사형사 제(師兄師弟)가 힘을 모아 잘 가꿔 보지 않겠느냐?”오래전, 은사 스님의 제안 이 계기가 되어 인연을 맺게 된 귀정사이다. 다채로운 삶이 함께하는 귀정사를 작은 공동체로 잘 가꿔가기 위한 길이 항상 수월하고 평온한 일상의 연속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여러 곤란과 굴곡이 함께하리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하여 그 과정 하나하나가 안목의 깊 이를 더해주는 작은 깨달음으로 축적되도록 하고, 귀정사가 가고자 하는 길에 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하려고 다섯 가지 원(願)을 세웠다. 이 다섯 가지 발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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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2

숲속의 작은 절 귀정사가 헤쳐 나가야 할 먼 항해의 길을 안내해 주는 북극성이 자 등대이다. 첫째, 부처님과 옛 스승님들이 삶으로 보여주신 중중무진연기의 세계관과 동 체대비행이 절 살림살이의 근본이 되도록 절을 가꿔가겠습니다. 둘째, 만행산-귀정사-산동마을을 한울타리 내 생명의 터전임을 확신하고 마 을 사람들과 고락을 함께 나누며 희망을 키우는 도량이 되겠습니다. 셋째, 더 여유롭고 더 편하고 더 쉬운 길만을 찾으려는 욕망에서 벗어나 자립 적이고 청빈한 살림살이가 일상이 되는 사찰이 되겠습니다. 넷째, 경전 속에서만이 아니라 매순간 다가오는 다양한 사람들과 상황이 우리 의 안목을 넓혀주는 은혜로운 스승임을 놓치지 않고 정신 차려 배워가는 사람 들이 사는 절이 되겠습니다. 다섯째, 우리 사회 탐욕의 불길과 분노의 불길 그리고 어리석음의 불길 속에서 상처받고 지친 사람들에게 쉼과 위로의 손길을 나누고 함께 치유를 모색하는 안식처가 되겠습니다.

글_ 김중묵 인드라망수련원장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바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 하려는 열정을 갖고 수련원과 사회연대쉼터 인 드라망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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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는

이웃이 생겼다 마을에 빈집이 늘고 이웃은 줄어간다고, 이러다 마을이 폭삭 주저앉을 것 같다 고 푸념을 늘어놓을 때가 언제였을까. 마침내 2년 전 봄, 새로운 이웃이 이사를 왔다. 당시 나는 셋째 아이를 낳고 집에만 콕 틀어박혀 있을 때라 아이들을 통 해 그 소식을 들었다. “엄마, 소리실 할머니 집이 팔렸나 봐. 수봉 할머니가 그러는데 젊은 사람들이 들어온대.” “방금 트럭이 짐을 잔뜩 싣고 왔어! 진짜로 이사 오나 봐.” “엄마, 그 집에 누나하고 형아도 있다. 내가 안녕 했더니 웃었어.” 아이들은 시시때때로 순찰을 나가 이사 온 집에 대한 정보를 모았고 그 사실을 고스란히 나에게 전달했다. 아저씨가 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주말에만 다녀간다 는 거, 초등 고학년생과 중학생인 남매를 두고 있다는 거, 대대적인 집수리에 들어가서 집이 새로워지고 있다는 거…. 그러면서 그 집 사람들과 안면을 트고 사이가 가까워졌는지 해가 저물도록 놀 다 오는 일도 있었다. 나는 늦게까지 폐를 끼치면 안 된다고 잔소리를 하면서도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아이들을 매개로 은근슬쩍 나도 한 걸음 다가갈 수 있 을 것 같아서였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아이가 엉엉 울면서 돌아왔다. 도대체 무 슨 일이냐고 물으니 큰아이가 훌쩍이며 대답했다. “아저씨가 아이스크림을 주길래 감기 걸려서 안 먹을 거라고 했더니 막 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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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는

게 소리치면서 먹으라고 했어. 그래서 억지로 먹었더니 콧물이 줄줄 나고 너 무 추워.” 온몸이 차디찬 얼음장이 되어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울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내 마음에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왔다.‘이웃이 생겼다고 기뻐했더니 아주 이상한 사람이었구나. 그렇게 폭압적인 이웃이라면 가까워지고 싶지 않다.’나는 앞뒤 재거나 살피지 않고 곧장, 마음속에 단단한 빗장을 걸어 버렸다. 그날 이후로 아이들은 이사 온 집 아저씨가 우리집 옆으로 지나가기만 해도 몸 을 숨겼다. 그 집에 놀러 가는 일도 더는 없었다. 나 역시도 그들과 마주치면 형 식적인 인사만 건넸을 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다. 그런데 엊그제, 여기저기 호박 구덩이를 파고 거기에 넣을 개똥을 쳐내고 있는 데 이사 온 집 아저씨 아줌마가 지나가다 나에게 말을 거는 게 아닌가. 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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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구멍이 확확 열리게 일을 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활짝 웃으며 응대하다가 저녁 먹으러 우리 집에 오시라 초대까지 해버렸다. 안 그래도 할 일이 수두룩한 데 갑자기 손님을 불러들이다니…. 나는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를 하면서도 집 을 치우고 정성 들여 음식을 장만했다. 헌데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도록 올 생각을 안 하지 뭔가. 큰 아이를 보내 어서 오시라 했더니 사정이 생겨 저녁을 같이 먹기 어렵다며 저녁 먹고 나서 차나 한 잔하러 오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말을 들으니 약간 불쾌하기도 하고 맥이 빠지기도 해서 오면 오고 말면 말지 하는 심정으로 내 할 일을 하고 있는데 마 침내 이사 온 집 아저씨와 아줌마가 왔다. 그래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 다. 이 마을에 흘러들어오기까지 서로의 사연을 나누며‘맞아 맞아’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시골살이의 즐거움과 힘겨움을 토로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 서 알게 됐다. 그 집 아저씨의 말투가 좀 거칠기는 해도 마음만은 따뜻한 분이 라는 걸… 아이들이 그분의 거친 표현 방식에 압도되어 지레 겁을 집어먹은 건 지도 모르는데 내가 아이들 말만 듣고 오해를 했다는 걸… 그리고 그 얘기까지 다 털어놓고 나자 비로소 속이 후련했다. 아, 이제 내가 마음 놓고 디딜 수 있는 땅이 한 뼘 더 넓어졌다. 오해가 가고 이 해가 온 자리에 이웃이 심어졌다. 어린나무 한 그루처럼.

글_ 정청라 전남 화순에서 세 아이, 남편, 개 두 마리, 닭 다섯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녹색당원이며 삶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글에 담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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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인터뷰

지금, 이 자리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주용수 구슬님을 소개합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2009년 회원가입을 하고 회비만 내다가 작년 심심학교를 다니며 이제는 마음챙 겨 함께하려는 주용수입니다. 주택을 공급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지금은 병 가를 내고 산내에서 마음과 건강을 챙기며 유유자적, 자유롭게 살고 있어요. Q. 인드라망생명공동체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나요?

존경하는 대학 선배가 2000년 초 실상사작은학교라는 대안학교를 준비하고 있다 고 해서 실상사를 알게 되었어요.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위패를 모셨다 는 소식을 듣고 템플스테이를 왔다가 인드라망을 다시 만났고, 그때 가입을 했죠. Q. 구슬님 삶의 철학이 있다면?

20대엔 사회변혁을 외쳤지만, 어수룩한 데다 망상에 빠져 있었어요. 30대엔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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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려고 싸우며 발버둥쳤는데,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시는 걸 보고 지금껏 뭘 하고 있었나 부끄러워 숨었죠. 40대엔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내가 잘못 살았다는 참 회의 눈물을 흘리며 보냈어요. 작년 심심학교를 다니고부터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 는지 조금 알게 되었어요. 이제부터라도 공부하며 실천하려고 해요.

Q. 근래 내 마음을 움직인 삶의 경험이나 글은?

‘내가 먼저 평화가 되겠습니다.’촛불 혁명의 현장에서 촛불을 들고 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평화로운 모습은 지금도 큰 감동으로 남아있어요. 심심학교 스승님들의 가르침을 통해“삶 속에서 내가 먼저 평화가 되고, 나를 바꾸어야 변화가 온다”는 진리를 알게 되었어요.

Q. 요즘 나의 관심사는?

몇 권 안 되지만, 읽은 책을 다시 읽고 있어요. 그 속에서 길을 찾았고, 그 길을 흔 들리지 않고 걸어가기 위한 마음 공부도 같이 하고 있죠. 또 생명평화대학에서 진 행하는‘안녕 청춘TF 연구모임’에 참여해 청년 주거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있어요.

Q. 나에게 인드라망이란?

삶과 수행을 같이 하는 도반이며, 요즘 많이 인용되는 ‘오래된 미래’라고 생각해 요. 제가 만난 인드라망 구슬님들은 하나같이 평화로운 존재였어요. 처음엔 신선 한 충격이었고 다음엔 감동이었죠. 함께할 수 있어 기쁘고 행복합니다.

Q. 스무 살 인드라망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아주고 싶어요. 어려운 여건이지만,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많은 실험과 실패 속 값진 성과를 일구었다고 생각해요. 그 성과가 우리 사회에 “생명평화”라는 대안 을 제시하고, 만나는 이에게 감동·영감을 주는 아름다운 청년으로 성장했어요.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취재 및 정리_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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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추천도서

논밭에서 만나는 곤충, 꼭 없애야 할까? 《작물을 사랑한 곤충 : 논밭에서 만나는 해충·익충 이야기》 한영식 | 들녘 | 2011 | 일만사천 원 농부가 되면서 농사기술이 아닌 것들에 관해서도 공 부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농사를 시작하는 봄부터 끝나는 늦가을까지 어쩔 수 없이 동 고동락(同苦同樂)하게 되는 공동운명체로는 무수한 풀과 곤충들이 있다. 그들이 사라지면 지구생태계를 유지하는 흙이 황폐해진다 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삶의 영역을 두고 다투는 애증의 관계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의 지표가 되는 곤충의 서식과 밀도는 농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간의 이기적인 관점에서 쓸모없는 풀을 잡초라고 하듯 이, 곤충도 해충(害蟲) 또는 익충(益蟲)으로 구분을 한다. (인간이 붙이기는 했 지만) 그들에게도 이름이 있지만, 다양한 습성으로 지구생태계를 유지하는 존 재가 아닌 하찮은 벌레로 인식되기도 한다. 인간관계도 서로를 알지 못하면 무관심하거나 편견을 가질 수 있듯이, 논밭에 서 자주 만나는 곤충도 보이는 모습만으로 어떤 습성을 가졌는지 모른다.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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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에 도움이 안 되는 불청객으로 오해를 하거나 혐오감을 가질 수도 있다. 농사를 위한 곤충도감 곤충에 관한 공부를 해보자며 처음 펼쳐 든 책이 두꺼운 곤충도감이었다. 다양 하고 많은 곤충에 대한 원색의 사진과 설명에는 절지, 머리, 가슴, 배, 1령, 2령, 3령 등 담겨진 내용이 농사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많이 아쉬웠다. 논밭에서 만나는 해충과 익충이라는 부제가 붙은《작물을 사랑한 곤충》은 밭에 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곤충의 습성과 함께 이들이 농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려주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자주 보는 곤충으로 흙 속에 사는‘굼벵이’라 고 불리는 풍뎅이과에 속하는 애벌레가 있다. 생김새가 비슷해도 모양이 조금 씩 달라서 정체가 궁금했는데, 성충이 되는 풍뎅이에 따라서 굼벵이의 모양이 조금씩 다름을 알았다.

▲ 굼벵이로 불리는 풍뎅이과 딱정벌레의 애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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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추천도서

땅속이 생활터전인 굼벵이들은 당연히 작물에 피해를 준다. 특히 검정풍뎅이 과에 속하는 굼벵이들은 농작물 뿌리 근처에서 자주 목격된다. 참검정풍뎅이 와 큰검정풍뎅이는 풍뎅이류 중에서 최대 해충으로 손꼽힌다. 큰검정풍뎅이 는 주로 땅과 근접한 줄기를 갉아먹고 살며 땅콩과 고구마에 피해를 일으킨 다. (본문) 농사에 피해를 주는 굼벵이는 농부들의 경계대상이다. 관행 농사에서는 뿌리 작물 보호를 위해 작물을 심기 전에 토양살충제를 흙 속에 넣기도 한다. 그러 나 굼벵이가 발생하지 않거나 약간의 피해에 그칠 수 있는 토양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것이 깨끗한 흙과 건강한 농산물을 지속 가능할 수 있게 하는 농사다. 굼벵이 발생의 원인 중 하나는 해마다 같은 밭에 동일한 작물을 심는 연작(連 作, 이어짓기)이다. 굼벵이의 서식과 밀도를 높이는 환경이 문제가 되는 것이 다. 완전발효가 안 된 미숙퇴비와 비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문제가 되며, 토 양살충제의 사용으로 먹이사슬이 파괴되어 천적이 사라진 것도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먹고 먹히는 곤충의 세계 농사에서 만나는 곤충들은 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충 을 먹이로 하는 천적 곤충들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들이 누구인지 어 떻게 생겼는지 몰라서 해충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해가 질 무렵에는 숨어 있던 나방이 밭으로 날아오고 뒤를 이어서 수많은 잠자리 떼가 드론처럼 빠르게 움 직이며 나방을 낚아채는 것을 심심찮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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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숲에 숨어 있는 사마귀는 낫처럼 생긴 다리를 세우고 눈을 돌리며 사냥감을 찾는다. 하늘의 제왕 잠자리와 파리매는 날렵한 비행 솜씨와 그물 모양의 다리 로 먹잇감을 포획한다. 땅 위의 포식자 길앞잡이는 빠른 발을 백분 활용하여 순 식간에 먹이를 덥석 문다. 다양한 육식성 곤충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재 빨리 일을 처리하는 곤충계의 진정한 킬러다. (본문) 농사를 통해서 바라보는 곤충들의 세계는 조용하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생 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모습이다. 작물을 돌보면서 살아가는 농부이지만, 그들 과 한 해를 같이 지내면서 느낀 것은 작물이 죽을 만큼 상처를 내는 곤충의 피 해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또한, 그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기다려주면 자연스 럽게 천적에 의해 균형을 맞춘다.

글_ 오창균 인드라망소식지 편집위원 흙에서 사람 냄새를 느낄 때 가장 행복한 도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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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적다 시를 만나다

엄마 김주대

옛날부터 우리 엄마는 나보다 나이가 많았다 나도 이제 꽤 나이 들었다 생각하며 찾아갔는데 홀로 사는 엄마는 어느새 또 나보다 나이가 많아 있었다 흰머리 이고 저만큼 가신 당신을 서둘러 따라가 동무해주지 못하는 그것이 오늘 슬펐다

視詩한 한마디!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의 이마와 눈가엔 잔주름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습니 다. 웃는 주름, 화난 주름, 우는 주름… 다양한 주름들 촘촘히 자리를 잡고 앉아 있습니다. 부모님 얼굴에 주름 한 줄 늘어날 때마다 외로움 한 줄 더해진 것은 아닌지 가슴 쓸어내리며 살핀 지도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오월입니다. 웃는 주 름은 더하고, 외로움은 덜어내는 온정을 서로에게 베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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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캘리그라피!

시 고르고 씀_ 인드라망 시 모임 다달이 한 차례씩 만나 시를 읽고 느낌을 나누는 인드라망 소모임. 캘리그라피_ 두메 최훈 녹색세상을 글씨로 담아내는 인드라망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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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실상사

4월 15일(일) 보현법회가 있던 날, 실상사 주지 스님 이·취임식이 있었습니다 4년 동안 애써 주신 응묵 스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신임 주지 승묵 스님께 애써 주실 것을 당부하는 자리였습니다. 실상사 신도회와 남원불교대학, 조계사 신도님들, 홍제사 군 법당 법우님들 등 많은 분이 오셔서 실상사의 새로운 걸음을 축하해 주셨습니다. 결산을 검토하고, 올해 사업계획 및 예산안 등을 논의하였습니다.

실상사 농장 실상사농장은 올해부터 공동체가 함께 농사를 짓기 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각 영역은 분담금, 활동가 파 견 등 다양한 형태로 결합하여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 매주 수요일 농장운력에 공동체가 더욱 적극적으 로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농사지은 농작물 은 판매보다는 각 영역, 활동가들과 골고루 나눌 예 정입니다. 이를 위해 3월부터 3명의 농장지기가 함 께 마음을 모아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부족하지만, 정성스럽게 내디딘 첫걸음을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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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생명

올해 첫 살래장이 4월 14일 토요일에 열렸습니다 지리산 산내에서는 매월 둘째 주 토요일 느티나무 매장 앞에서 살래장이 열립니다. ‘지리 산의 봄! 씨앗을 나누다. 4월 살래장’이라는 테마로 열린 이번 장은 봄을 알리는 비가 왔 음에도 많은 주민이 참여하였습니다. 장터의 주제이기도 한 토종씨앗 나눔 코너에 관심이 집중되어 준비한 씨앗이 모두 바닥났고, 작은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친환경 세면용품부 터 옷, 장난감, 책 등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했습니다. 또한, 그림 동아리의 작품도 함께 전 시되어 더욱 풍성한 살래장이었답니다.

실상사 작은학교 일주일 정도 집에 다녀왔습니다 다시 학교로 모인 날. 짝축구, 이어달리기, 피구까지! 신나게 뛰어놀며 밀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학교 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담손질(포살)’을 진행합니다. 공동체가 정한 약속을 돌아보며 지키지 못한 약속은 드러내 절하여 참회하고, 앞으로의 한 달을 잘 살겠 다는 다짐을 하는 시간입니다. 이번 포살은 새로운 식구인 1학년 친구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려운 점, 힘든 점을 공동체에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자기를 치유해 나갑 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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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광주도량 선덕사 2018년 4월 22일(일) 선덕사 선지식 법회를 진 행했습니다 이번 법회에서는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교육부장 최희연 강사님을 모시고 미투운동 이야 기를 나누었습니다. 또 성폭력 예방 교육을 듣는 알찬 시간도 더해졌답니다.

수련원 귀정사 숲속의 흙집 3채 마무리 공사 지난 4월 16일부터 쉼터 숙소를 확충하는 공사의 일환으로 3채의 흙집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입니 다. 이 흙집은 지난 2년 동안 귀농학교의 주관으 로 운영되었던‘흙집 짓기 학교’과정을 통해 지 은 집들입니다. 교육 과정이 일주일이다 보니 마 무리 과정이 되어 있질 않아서 사람이 살 수는 없었던 건물입니다. 이 공사가 마무리되면 좀 더 여유로운 숙소 운영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광주전남인드라망 2018 상반기 인드라망 대중공사가 4월 13~14일 선덕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40명 가까운 활동가들이 참여해 인드라망의 활동과 비전을 공유하고,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상·하반기 1회씩 총 2회를 진행하는 활동가 대중공사를 통해 활동가들은 서로의 이야기 를 듣고 공감하고 다독여주며 많은 힘을 얻어갑니 다. 꽃이 피고 지는 예쁜 봄날 일교차가 심합니다. 구슬님들 몸과 마음 잘 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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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대학 4월 16일부터 21일까지 5박 6일 동안 <지리산 퍼머컬처 텃밭 디자인 학교>를 진행했습니다 실상사 농장, 한생명과 협력하여 준비하였고, 생 명평화대학 <청년인생학교> 신입생 두 명도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실상사 농장에 생명평화무늬 텃 밭을 만들고, 봄에 나는 온갖 풀들을 뜯어서 요리 해 먹으며 자연과 깊게 연결되는 시간을 가졌습 니다. 실상사에 오게 되면 실상사농장의 생명평화 텃밭에 꼭 들러주세요!

인드라망생협 <밥상머리 수다>를 시작합니다 인드라망생협은 올해 봄부터 마을카페그물코협동조합, 양천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양 천구지역협동조합과 함께 먹거리 안전성을 위한 “주제가 있는 밥상”을 진행합니다. 9월까 지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는 밥상에서는‘공동육아 부모들과 콩 요리 만들기’,‘양성평등 을 위한 아이들 성교육’,‘청소년, 부모와 팝아트로 힐링하기’,‘먹을거리 안전성과 간식 문화’,‘지역 청년활동가와 나누는 작은 공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 건강한 밥상, 이야기가 있는 밥상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사무처 활동가 2차 명상안내자 과정이 진행됐습니다 많은 식구가 참여하지 못했지만, 모인 활동가들은 그 동안 어떻게 수행을 했는지 나누고, 공부하였습니다. 이번 법공부에서는‘보살의 보석염주’중 보리심과 아 힘사(비폭력), 마음의 7가지 보석(믿음, 보시, 지계, 들음, 참괴, 참회, 지혜)을 배우며 어떤 목적으로 수 행할 것인지 고민하고 새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도 반들과 함께 수행하고 알아차린 마음을 나누며 2차 명상안내자 과정을 유쾌하게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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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의 손길

“회원님들의 손길, 감사합니다!” 인드라망 활동을 위해 기꺼이 마음을 내어 활동해 주신 자원활동가 여러분, 고맙습니다. 귀한 시간 을 내어 도량을 찾아 주시고, 나눔을 실천하시는 회원들 덕분에 인드라망이 더욱 빛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도량 곳곳에 피어난 꽃과 장식된 생물을 보며 봄날의 다양한 빛깔을 맛보고 있습니 다. 얼마 전 상반기 인드라망학림의 마침식을 진행했어요. 한 달 반이라는 기간을 일 주일에 두 번씩 만나 공부하고 마음 나누었던, 즐거움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벌써 마침식을 진행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함께한 시간이 그립지만, 7기 도반님들께 받 은 마음에 힘내어 다음 학림을 알차게 준비하려고 해요. 활동가들이 움직이는 힘은 도량에 자주 마실 오는 도반님들, 구슬님들이 건네주는 이 야기와 마음도 한몫한답니다. 5월, 입하가 지나면 본격적인 초여름이 시작돼요. 이따 금 도량으로 한두 걸음 해주세요^^ 저희는 오늘도~ 지금 이 자리에서 열심히~ 활동 을 이어가겠습니다. 소식지 발송 : 홍현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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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정성 소중히 쓰고 있습니다

2018년 3월 수지 결산서 수

금액

소계

이월금

전월이월금

6,089,951

6,089,951

회비

11,498,500

경상수익

항 사무실운영비 인건비

출 금액

소계

621,540 6,480,000

자료구입비

25,000

후생복지비

942,892

경상관리비 지급수수료

154,940

교육사업

-

귀농사업

-

회원사업

-

기타

-

회의비

215,750

후원금

-

출장비

123,400

기금사업

-

기타관리비

사업지원금

-

교육사업비

535,500

11,498,500

131,800 8,695,322

조직사업비

1,475,840

-

회원사업비

1,073,380

기타

150,557

홍보사업비

279,000

특별사업

700,000

연대사업비

627,500

특별사업비

833,690

비경상수익

지원금 외부활동수익

535,500

차입금

-

대여금반환

-

기타

1,386,057

-

사업비

기관기구지원비

기금사업 기타

월계

수입 총계 18년 수입 누계

- 4,824,910

차입금 반환

-

오납입 반환

-

외부대여금

-

월계

13,520,232

이월금

5,454,276

지출 총계

18,974,508 54,777,696

12,884,557

18,974,508 53,864,307

-

18년 지출 누계

-

● CMS로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 중 미납분에 대해서는 3개월 전까지 미납 출금을 하고 있습니다. ● 주소가 바뀐 구슬님께서는 누리집에서 정보를 수정하거나, 바뀐 주소와 연락처를 알려주세요!! ● 자동이체 후원 : 사무처에 문의하시면 친절히 안내해드릴게요!! ● 회원가입 문의 : 메일 indramang1@hanmail.net 전화 02-576-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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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생명평화를 위해 보시해주신 구슬들입니다

만의 구슬을 꿰자 3월 신입회원 강정수,박정은,서민정,이은주(충주),이종원,이춘남,이현지,전수경,최현숙,한정숙

회원목록 - 3월 회비 납부해 주신 분 강대규,강대중,강덕순,강동민,강보라,강손주,강수돌,강수형,강영인,강용준,강유진,강종구,강지영,강화석,고명 석,고병헌,고은실,곽우석,구은모,구장현,권기철,권다솜,권도익,권선아,권성실,권순상,권순용,권오현,금산사, 금정길,김경룡,김경숙(의왕),김경예,김경자(강남),김경호,김경희(마포),김귀옥,김기정,김낙희,김남희(파주),김 대성/길은실,김도연(안동),김란영,김만수,김명숙,김명화,김미경(용산),김미경(의령),김미경(주안),김미숙(심심 3기),김미향,김민경,김병주/정영아,김보령,김보민,김복희,김부경,김상률,김상채,김석정,김선애,김선엽,김성 동,김성수(불귀24기),김성수(전주),김성수/이종진,김성일,김성희/조용대,김수,김수경,김순미,김승석,김승열, 김시유,김시향/전상규,김연순,김영옥(강서),김영옥(분당),김영희(고양),김옥희(동작구),김용구,김용식,김우석 (더불어삶),김유미(의왕),김윤미(마포),김윤희,김은경(수지),김은남,김은숙,김은희(계룡),김인복,김잔디,김장 전,김정수,김정순(도봉),김정연,김종숙,김좌웅,김주리,김준권,김중미/최흥찬,김지호,김진강,김진천,김춘우,김 태경,김태균,김태환,김하연,김현숙/이성근,김형균,김형숙,김혜경(분당),김혜란,김호영,김희준,김희태(예천), 나명숙,나익수,남태희,노시춘,노을혜,도법스님,류지호,마정숙,명훈재,문근식,문병국/김계연,미타선원(하림스 님),민경은,민성원,박경선,박경화,박동철,박명구,박미경/고영록,박미경/안형주,박민주/최정훈,박병기(서울), 박상진,박상희(종로),박수환,박순천,박영규,박영선(대전),박영호,박영희,박용규,박용배,박용주,박유미,박윤용, 박윤희,박윤희(성남),박은숙,박인선,박일남/이정자,박재군,박종학,박지선,박진숙(성북),박진신,박진현,박차식 /정혜숙,박찬은,박철규,박해준/염경순,박현숙,박후임,배병국,배영화,배정환,백승준,백향숙,변택주,봉은사,불 광사,상정스님,생명평화대학,서강석,서금주,서석원,서수보/김연수,서주희,서현석,선덕사,설동인,설헌동,설혜 윤,성미선,성연동,성용숙,성종기,성진스님(윤용순),손정옥,송기봉,송미정,송선우,송은주,송지연/민태문,송지 희,송혜주,신승순,신원철,신유정/김문욱,신재열(정애란),신한보경,실상사,심우영,심호석,안경희,안문재,안미 숙,안선주,안수현,안정연,안정혜,안혜영,양난영,양미희,양승익,양시영/박은정,엄대용,여원익,여희동,연성오, 오미정,오진탁,오창균,오행태,오현주,왕영미(왕영옥),왕영술/최명자,용묵스님,우경식,우리옷살림,우정원,원 소영/김태환,원종호,원현경,월정사,위양자,유백식,유선화,유이상,유재림,유현경/조형원,육경영,윤대중,윤덕 영/김춘희,윤미경,윤미순,윤상복,윤유미,윤정인,윤현자,윤효영,은동원,이강구,이건열/이재건,이걸재,이경미, 이경섭/정성화,이경숙,이경순(종로),이경실,이경윤,이경희(수원),이관희,이광희/이금희,이귀선,이규원/박세 진,이기원/이향숙,이기춘,이동언,이동열,이동춘(대전),이동호,이림영옥,이명귀,이명심,이명진,이모정,이미선, 이미연,이미현,이민정,이병성,이병욱,이병인,이봉규(남양주),이상경,이상기(성북),이상동,이상민(파주),이상 정,이상화,이석민,이석재,이선화(과천),이성미/이병석,이성우,이소영,이순우,이승용,이연창,이영민,이영숙(서 울),이영한,이영희,이용미,이용진/장인영,이은,이은미,이은주(보은),이은주(사당),이은주(양천),이은주(충주), 이일구,이장림,이재영,이재희,이정남,이정은(구로),이준경,이지영(마포),이채화,이천호,이춘남,이평래,이학,이 한재,이향민,이현애,이현이/윤동희,이현재,이형숙,이혜정(용인),이화전,이환욱,이효선,인드라망생협,임경도, 임재복,작은학교,장경숙(경기도),장기용,장도원,장상준,장순자,장진수,장희경,전대식,전영호,전원배,전정희, 정계영,정교용,정남수/성경모,정면,정명희,정명희(하동),정묵스님,정봉수,정석우,정세홍,정송미,정순교,정연 철,정영일,정영태(주안),정웅기,정은주,정제봉,정진희,정춘심,정호상,제지현,조경숙/이호균,조경순,조계향,조 규영,조문제,조문희,조미정,조선원,조순례,조순미,조원옥,조윤미,조인옥,조재원/구진아,조정연,조찬욱,조태 임,조행임,조현삼,주경순,주염숙,진미정,진창희,채수광,천기원,최경애,최복순,최수정,최연희,최영규/박연옥, 최요신,최우영,최은아,최은정,최정예,최정은,최충기,최태영,최평식,최현지,최훈,편정자,하성준,하충식,한광용 /장희정,한나래,한생명,한설룡,한숙영,한영미,한주영/윤남진,함지호,해공스님,허갑열,허극,허금희,허용석,허 현정,현영심,홍민철,홍수찬(지각스님),홍승규,홍영숙,홍영진,홍용호,홍진섭,홍태경,홍현경,홍현숙(마포),황남 채,황말희,황명은,황은영,황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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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부 회원 강미다,강은정,강지수,고난순,고영석,권태성,김경미,김경아,김선규,김선아,김선주(순천),김성부,김소운,김송자 (광주),김영봉,김영임(광주),김옥자/설이원,김용성(광주),김유경,김유미(광주),김은숙(광주),김인태,김정아(광주), 김정태(19기),김정희(광주),김종근,김종덕,김주헌,김향화,김화자,김활현,노병암/박경여,노상훈,류성임,문동숙,문 서희,문영숙,문한식,문혜원,박영숙,박윤희(부산),박정출/김우용,박희선(광주),방상영,백경화,서마리아,서판규,송 화숙,신숙,양성미,양옥자(행법스님),양은석,여은영,염준구,오경애,오선옥,원묵스님,유경준,유순종,윤우향,윤종 민,이경순(광주),이영숙(광주),이옥인,이윤희,이중근,이창식,이해모,이혜연,임선현,임진행,임현수,장동권,장흥수, 전금자,전동선,전성수,전향진,정성태,정옥순,정찬희,조배균,조봉태,조태정,진석만,최병욱,최선영,최수아,최점화, 최정준,최홍규,한희정 한생명(남원함양) 회원 각묵스님,강봉주,강태형,고광균,고자연,곽수진,권시은,권오준/김은성,김경림/홍종표,김대웅,김미숙/염성환,김미 영(산내),김미정(산내),김복순(부산),김상수,김소연(남원),김수미,김수정,김영균/윤선영,김영임,김용민,김용현,김 윤정(함양),김은경,김은숙(남원),김은영,김인중,김정오,김종옥,김진희,김태식,김태정,김태훈,김한나,김향진,김현 임,김현지,김희원,노경애,류순영/김경식,류정희,박미경(함양),박세정,박승년,박은영/이강진,박이은실,박형대,서 광석,서동우,서만억,서상남/김미정,서석곤,서영현,석라비,승묵스님,신명화/최영래,신윤상,신정근,신현미,양상은, 양재경,엄혜원,여명화,오정윤,오지영/김성오,용춘란/양운석,원현욱,유현미,윤수민/이귀섭,윤용병,윤정준(산내), 윤지홍,윤희중,응묵스님,이경재/류귀자,이규동,이길동,이덕임,이득규/오혜원,이명희(수지행),이민제/이훤민,이선 진,이수민,이수아,이숙경,이영경,이영준,이은희/송사석,이정훈,이주신,이주희(함양),이지윤,이진순,이창호,이철 승,이해경(이향천),이현정,이현지,이혜경(남원),이혜정(산내),임동석,임송,임희경,장동욱/오선미,장일안,장준모,전 석규,전소영(산내),전순우,전재성,정경아,정경화/조의제,정계임,정대환,정도경,정상길,정상순/윤정준,정용우,정 충식,정현임,정회석/조성미,조경미/이주승,조경숙(남원),조미영/임현택,조봉순,조선희,조숙경,조창숙/윤여정,주 상용,주용수,주지환,지숙현/손성진,진상훈/최윤선,차상영,채윤경,천유라,최귀순,최석민,최세현(남원),최수옥,최 은주(남원),최종식,최혁희,표외숙,하건찬/백혜순,하대덕,하수용,한동훈,한미경/조종환,한승명,한형민,허은정,허 현,현미선,홍현숙(남원),황대중/안수희,황미경,황의동/김영숙

2018년 연회비 납부해 주신 분 곽만연,권명심,김범용/김진향,김병찬/강양화,김보영(청주),김성희(원주),김정순(이천),김정현,김한나/유성철,박대 철,박승순,백합사김학덕,변강훈,신원철,안미루,양경자,양선배,이경희,이근범/이안순,이남곡,이석주,이용준,이인석 /차영미,이일우,이재관,이정민(파주),이정훈,이창림,전순란,정기효,정윤화,정진철,조봉순,조성철,진영범,채영님,총 무원중앙기록관

‘100인의 마음을 모읍니다 ‘ 특별후원금 강수돌,김성희/조용대,김양주,김○○,김종숙,덕산스님,류영미,무주스님,박병기,박정애,박정출/김우용,법안스님,보문 사,지각스님,선덕사,성전스님,송화숙,수원사,승묵스님,여은영/봉문수,용묵스님,유홍열,윤수민/이귀섭,응묵스님,이경 자,이동춘,이영숙,인광스님,일감스님,전재성,정경득,정념스님,정명희,정은진,조재원,하림스님,지홍스님,직지사,승묵스 님,한마음선원진주지원,한마음선원광주지원,한마음선원대구지원,한마음선원 서울본원,해량스님,행법스님,혜자스님 * 인드라망생명공동체 회비 계좌 안내 농협 100012-55-012462 / 국민 787201-04-027130 (예금주 인드라망생명공동체) ☏ 문의 사무처 02-576-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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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5 행사·교육 일정

4/23-5/6 [작은학교] 세상보기 5/1,8,15,22,29 [인드라망생협] 화요장터 5/1,8,15,29 사찰 문화재 안내자 양성과정(흥선 스님) 5/5-6 [귀정사] 봄맞이 템플 5/11 인드라망 운영위(실상사) 5/11 [선덕사] 연꽃 피는 오월(버스킹 공연 / 아시아문화전당 내 나눔광장) 5/12 [한생명] 살래장 5/12-13 [귀정사] 봄맞이 템플 5/12-13 [생명평화대학] 연찬 워크숍 5/14-16 [귀정사] 산야초 학교 5/18-19 [생명평화대학] 생명평화 교과과정 워크숍 5/20 사찰 문화재 안내자 양성과정 답사(백제의 숨결을 따라서) 5/24

[인드라망생협]“밥상머리 수다-양성평등을 위한 아이들 성교육”

5/24-26 5/26 5/26-27 5/29

[생명평화대학] 지리산 생명평화 순례학교 한국화가 이호신 선생님과 함께하는 승탑순례 [귀정사] 아이와 함께하는 숲 템플스테이 [실상사농장] 손모내기

인드라망교육도량 소모임 일정(서울 양천구 신정동) 양천강서녹색평론모임 : 5월 8일(화) 늦은 7시 누구나 그리는 그림 모임 : 5월 2,9,16,23,30일(매주 수요일) 늦은 7시-9시 *각 소모임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홈페이지나 전화 02-576-1886로 문의하세요.

인드라망생협 소모임 일정(서울 양천구 신정동) 요가 모임 : 매주 월, 수요일 늦은 7시 30분 기타 모임 : 매주 월요일 이른 10시 독서·논술 교실 : 매주 월, 수, 목요일 진행합니다. 손뜨개 : 매주 화요일 이른 10시 / 퀼트 : 매주 수요일 이른 10시 야생화자수 : 매주 목요일 이른 10시 / 인물화 : 매주 금요일 이른 10시 *각 소모임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홈페이지나 전화 02-576-1882로 문의하세요.

한생명 소모임 일정(남원 산내면) 어르신 한글교실 : 매주 월, 화요일 늦은 6시~9시 / 원천리, 중황마을회관, 매동마을회관 서각 모임 : 매주 목요일 늦은 7시 / 느티나무 사랑방 목공 교실 : 격주 일요일 늦은 2시 / 원백일리 목공장 반찬나눔‘게미’: 매월 넷째 주 일요일 이른 9시 / 맛있는 부엌 *각 소모임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한생명 홈페이지나 전화 063-636-5388로 문의하세요.

광주전남인드라망 소모임 일정(광주 동구 산수동) 시 모임 나루터 : 매월 첫째 주 토요일 늦은 7시 씨앗 독서 모임 :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늦은 2시 *각 소모임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다음카페‘광주전남인드라망’이나 전화 062-264-4660로 문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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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지리산 생명평화 순례학교에 초대합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일본 시코쿠 순례길처럼 우리에게는 지리산 둘레길이 있습니다. 도착지를 목표로 경쟁하듯이 걷던 걸음에서 벗어나 온 생명의 평화 를 바라는 순례자가 되어 홀로 함께 지리산 둘레길을 걷습니다. • 기간 : 2018년 4월~6월 매월 1회 ▷ 1차 4/26(목) 늦은 7시~4/28(토) 늦은 4시 ▷ 2차 5/24(목) 늦은 7시~5/26(토) 늦은 4시 ▷ 3차 6/28(목) 늦은 7시~6/30(토) 늦은 4시 • 대상 : 생명이 어울려 사는 것에 관심 있는 청(소)년 • 참가비 : 10만원 • 신청 : 전화 생명평화대학 김한나 010-9301-4580 • 순례자들의 약속 ▷ 걷기 전 의식을 합니다.(몸풀기 운동, 순례 관련 글 읽기, 걷기 약속 확인 등) ▷ 앞사람과 2~3미터 간격을 두고 침묵으로 걷습니다. 혼자 그리고 함께 걷는 길에는 적당 한 간격이 필요합니다. 또한, 침묵으로 걸으며 생명이 어울려 사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 식사하기 전에는 식사 기도를 합니다. ▷ 걸은 후에는 이야기 나눔을 통해 서로의 배움을 나눕니다. ▷ 숙소는 마을회관이 될 수도 있고, 민박집이 될 수도 있고, 텐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순례자는 주어진 대로 잡니다. 또한,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공간을 최소화하여 사용합니다. • 자세한 내용은 생명평화대학 누리집(cafe.daum.net/indramangdaehak)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화로운 작은 숲’귀정사 템플스테이 평화로운 작은 숲 귀정사에서 비우고 내려놓음으로써 나에게 신비롭게 다가오는 여유롭고 평화로운 일상을 가꿔가는 템플스테이 • 문의 : 063-626-0106

템플스테이 이름

주요 프로그램

운영일자

참가비

작은 숲이 주는‘여유’ 숲속명상, 산야초차 만들기, 걷기명상

매월 첫째주 토,일(1박2일) 5만원

평화로운 삶 ‘내려놓음’ 자비명상, 산책, 임종체험, 생명평화100대 절명상

매월 둘째주 토,일(1박2일) 5만원

아이와 함께하는 숲 체험 템플스테이

숲생태체험 및 놀이, 타종체험, 자연생태와 놀이, 명상

매월 셋째주 토,일(1박2일)

자연담금 숲 템플스테이

산야초, 약초 채취, 숲걷기 명상

매월 둘째주 금요일(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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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


‘한반도평화만들기 은빛순례단’ 에 함께해 주세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됩니다. 전쟁은 우리의 생명 과 평화, 우리가 지켜온 모든 것을 앗아갑니다. 지금 한반도는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땅의 주인인 우리가 전쟁의 어두운 먹구름을 걷 어내고 평화를 만들기 위한 대장정에 앞장서야 합니다. ■ 한반도평화만들기 은빛순례단 순례 일정 • 전체 일정 : 2018.3.1~2019.3.1 • 세부 일정 : ▷ 상반기 순례 : 1차 순례(남해안, 동해안, 휴전선 포함하여 광역 단위 걷기 순례와 연찬 모임) - 3월~7월 하순까지 순례 7월 하순~8월 중순 폭서기 휴식 ▷ 하반기 순례 : 2차 순례(걷기 순례와 연찬 모임) - 8월 중순~11월 1차 순례를 하면서 기획 ▷ 동절기 순례 : 3차 순례 - 연찬 중심 지역 순회 활동 ▷ 맺음 행사 : 2019.3.1 기미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일 “한반도 평화만들기 국민선언”으로 마침 ■ 서약에 함께하는 방법 • 다음카페 은빛순례단에서 서약(cafe.daum.net/PeaceOnly1000) • 이름, 생년월일(남/여), 주소, 연락처, 하는 일 다짐과 격려의 말씀을 적어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세요. ▷ 60세 이상은 은빛순례 정회원 60세 미만은 명예회원이 됩니다. • 은빛순례단 후원 계좌 : 농협 351-0980-6910-33(생명평화결사) • 문의 : peaceonly10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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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한마당 2018년 11월 10~11일 실상사 스무 살 인드라망을 축하하는 자리는 구슬 님들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정다운 마음 길 따뜻한 마을 길 함께 가꾸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에 함께 있음이 고마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 교육도량 • 근본도량 실상사 • (사)한생명 ·산내여성농업인센터 • 실상사작은학교 • 남원귀농귀촌학교 • 수련원 귀정사 • 생명평화대학 • 인드라망생협 • 우리옷인드라망 • 광주도량 선덕사 • 광주전남인드라망

Tel 02-576-1886 Tel 063-636-3031 Tel 063-636-5388 Tel 063-636-5399 Tel 063-636-3369 Tel 063-636-4325 Tel 063-626-0106 Tel 070-4155-5688 Tel 02-576-1882 Tel 02-576-1895 Tel 062-263-4660 Tel 062-264-4660

Fax 02-576-1890 www.indramang.org Fax 063-696-3772 www.silsangsa.or.kr Fax 063-636-5390 www.indramang.org/hanlife ·산내들어린이집 Tel 063-636-5385 Fax 063-636-3878 www.jakeun.org cafe.daum.net/jirisannamwonrefarm cafe.daum.net/gwijeongsa cafe.daum.net/indramangdaehak Fax 02-2653-1897 www.indramangcoop.or.kr Fax 02-576-1890 www.indramang.org/woorioht Fax 062-267-4660 cafe.daum.net/suntemple Fax 062-267-4660 cafe.daum.net/gjindram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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